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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아이도 혹시 성조숙증?

    우리 아이도 혹시 성조숙증?

    최근 들어 초등학생의 초경 연령이 빨라지면서 성조숙증 때문에 고민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성조숙증 아이는 2004년 2700명에서 2008년 1만 4700명으로 5년 새 5배 이상 급증했다. 성조숙증은 아이의 사춘기가 너무 빨리 시작되는 질환으로, 보통 여아는 만 8세 전에 유방이 발달하는 경우, 남아는 만 9세 이전에 고환이 커지는 경우가 해당된다. 이 경우 부모들이 고려해야 할 점은 크게 두 가지. 첫째는, 아이가 친구들과 다른 신체 때문에 받는 상처이고, 둘째는 성장판이 일찍 닫히기 때문에 키가 자라지 않을 수 있다는 점. 전문의들은 “초기에는 또래 아이보다 키도 크고 체중도 무겁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절반 가량이 150㎝에도 못 미치게 된다.”고 지적한다. 조기 사춘기의 대부분은 ‘진성’이다. 대부분 원인을 모르지만, 30% 가량은 중추신경계의 질병 때문으로 추정된다. 진성이란 여성의 몸에서 성선 자극 축이 성숙한 상태로, 실제로 배란·임신이 가능한 경우도 있다. ‘가성’은 대부분 난소나 부신의 질병과 관련돼 있다. 이때 2차 성징이 남성화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진성은 빠르면 만 3∼4세에 나타나기도 한다. 원인으로는 중추신경계의 뇌종양·선천성 뇌기형·수두증·뇌염·결핵성 뇌막염·갑상선 저하증 등이 꼽히며, 원인불명인 경우도 많다. 뇌종양이 원인인 경우 두통이 심하며 시야가 좁아지고, 시력이 급속히 나빠질 수 있다. 반면 가성일 경우 여아는 에스트로겐을 분비하는 난소의 종양이 가장 흔한 원인이며, 난소물혹·선천성 부신 과형성·부신종양 등이 나타나는 게 일반적이다. 남아에게서는 선천성 부신 과형성·부신종양·융모성 성선자극호르몬 분비 종양 등이 많다. 이런 증상은 여아가 호르몬이 함유된 크림을 사용하거나, 경구용 피임약을 복용했을 때 나타날 수 있다. 성조숙증의 증상은 성호르몬 증가에 의한 사춘기의 신체적 변화로 나타난다. 여아는 유방이 발달하고 월경이 시작된다. 남아는 고환과 음경이 커지고 색깔도 짙어지며, 목소리가 굵어지고, 수염이 나기 시작한다. 이런 경우 검사를 통해 성조숙증 여부와 종류를 진단할 수 있다. 체격 성장이 매우 빠르거나, 뼈나이(골 연령)가 또래보다 1년 이상 앞선 경우도 성조숙증을 의심할 수 있다. 하지만, 사춘기가 약간 빠르다고 모두 성조숙증은 아니다. 빠른 사춘기라도 정상 범위에 속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의들은 “진단을 위해서는 신체검사는 물론 성장 속도의 변화, 성조숙증의 가족력·출산력·병력·성호르몬 노출 여부 등을 자세히 파악해야 한다.”면서 “아이의 키와 성적 성숙도, 성선자극 호르몬검사, 중추신경계 사진, 복부 초음파검사가 필요하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치료는 원인과 범위, 진행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종양을 수술하는 게 아니라면 대부분 약물을 이용한다. 특히 진성은 약물을 빨리 사용하는 게 좋다. 약제를 통해 평균 사춘기의 연령에 이를 때까지 성선(난소)을 자극하지 못하도록 해 배란을 억제하고, 성장 속도를 늦춘다. 이 경우 대개 치료 1주일 후면 성선 자극호르몬이, 2주일 후에는 성호르몬이 저하되고, 2차 성장도 점차 둔화된다. 사춘기 억제제는 여아는 만11세, 남아는 만 12세 이전에 4주에 한번씩 주사로 투여한다. 이후 정기적으로 뼈나이를 검사해 키가 정상으로 회복되면 치료를 중단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서지영 을지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극과 극 ‘슈퍼리치’ 다룬 신간 2권

    극과 극 ‘슈퍼리치’ 다룬 신간 2권

    ■ 사치열병/로버트 프랭크 지음 미지북스 펴냄 ‘승자 독식 사회’ ‘이코노믹 씽킹’ 등의 저서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로버트 프랭크 미국 코넬대 존슨경영대학원 교수는 신작 ‘사치 열병’(이한 옮김, 미지북스 펴냄)을 통해 현대인의 소비 패턴이 점점 더 ‘과시적’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프랭크 교수는 사치 열병의 주범으로 최상층의 무분별한 소비 행태를 꼽는다. 그리스의 선박왕 아리스토텔레스 오나시스의 초호화 요트인 크리스티나호에는 스위치를 올리면 수영장 위로 모자이크 타일의 무도장이 펼쳐지고, 스위치를 내리면 무도장이 다시 접혀 들어간다. 이 배의 수도꼭지는 순금이고, 높다란 의자에는 향유고래의 음경 포피로 만든 덮개가 씌어 있다. 오나시스의 경쟁자인 니아르코스는 이 사치스러운 전투에서 이기고자 오나시스의 배보다 최소한 15m가 더 긴 요트를 만들었다. 슈퍼리치(superrich·순자산이 280억원 이상인 사람)의 이 같은 소비 패턴은 바이러스처럼 중위 소득 가구, 심지어 하위 소득 가구에까지 확산해 영향을 미친다는 게 프랭크 교수의 진단이다. 최상층의 소비 패턴은 결혼 축의금, 생일 선물,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한 와인의 종류, 구직 면접 때 입어야 하는 옷의 종류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문제는 최상층의 소득 수준은 크게 나아졌지만, 중위 소득 가구와 하위 소득 가구의 살림살이는 그대로이거나 더 나빠졌다는 점. 중위 소득 가구와 하위 소득 가구는 소득에 아랑곳하지 않고 상위층의 소비 수준을 따라잡고자 저축을 줄이거나 빚을 지게 됐고, 그 결과 미국의 개인 저축률은 다른 주요 산업국가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반면 개인 파산 신청은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고 저자는 통렬히 지적한다. 사치 열병을 앓는 사회를 바로잡을 방안으로 그가 제시하는 것은 바로 ‘누진 소비세’다. 누진 소비세는 한 가정이 해마다 지출하는 소비 총액에 근거해 과세하는 것. 각 가정은 일정 금액 이상의 소비에 대해 누진세를 물게 되기 때문에 가장 필요한 것에 먼저 돈을 쓰고, 과시적인 소비는 줄이게 될 것이라는 게 프랭크 교수의 설명이다. 누진 소비세로 소비가 위축되면 경제 불황이 닥치진 않을까. 저자는 소비에 쓰지 않는 돈은 은행에 저축되기 때문에 투자가 늘어 장기적으로는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되고, 정부는 세금으로 마련한 재원을 복지에 쓸 수 있다고 주장한다. 2만 2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슈퍼리치만이 우리를 구할 수 있다/랄프 네이더 지음 꾸리에 펴냄‘슈퍼 리치만이 우리를 구할 수 있다’(랄프 네이더 지음, 강경미 옮김, 꾸리에 펴냄)는 저자가 실현 가능한 유토피아를 꿈꾸며 만든 소설적 비전이다. 1934년 레바논 출신 이민자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네이더는 미국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하고, 31살에 거대기업 제너럴모터스(GM)를 고발한 ‘어떤 속도에서도 안전하지 않다’를 썼다. 자동차 사고로 다리를 절단한 친구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 책으로 그는 GM 사장의 공개 사과를 받아냈다. “소수에서 다수로 권력을 이동시키겠다.”며 1996년부터 네 차례 미국 대통령 선거에 독립당 후보로 출마하기도 했다. 이제 팔순에 이른 저자는 자신이 현실에서 못다 이룬 꿈을 책으로 집대성했다.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 폴 뉴먼, 테드 터너, 배리 딜러, 로스 페로, 버나드 라포포트, 맥스 팔레브스키, 오노 요코 등이 하와이 마우이 섬의 한 호텔에 모인다. 이들의 공통점은 개인자산만 수조원에 이르는, 세계적 부의 상징인 ‘슈퍼 리치’들이란 것이다. 17명의 억만장자는 시장 만능 자본주의와 기업에 대한 특혜가 사회적 불평등과 부정의를 가져온 주범이라고 지목하고, 대기업에 의해 장악된 금권정치를 회복하며 공동체적 가치를 복원하기 위한 ‘대전환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지난해 세계적 부자인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과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시작한 ‘기부서약’ 캠페인이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었다. 미국의 억만장자 40명이 생전이나 사후에 자신의 재산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약속했다는 소식은 신선하면서도 낯선 것이었다. ‘슈퍼 리치’의 저자 네이더는 팔순의 워런 버핏이 “부자들이 많이 가진 것을 내놓는 것도 특권”이라며 다른 억만장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함께 내놓자.”고 설득하는 모습을 마치 실제로 일어난 일처럼 그려낸다. 버핏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부자이지만 부자에 대한 감세 혜택을 중지하라고 대통령에게 요구하고, ‘부자 세금 많이 내기 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책에서 억만장자들은 자선과 기부운동에서 한발 나아가 전면적인 국가개혁을 실현하겠다고 팔소매를 걷어붙인다. 자신을 ‘사회개선론자’라 부르는 이들은 수천만 미국인을 괴롭히는 절대빈곤을 폐지하고, 시장을 떠받치는 하부경제를 강화하며 미국의 오랜 양당 질서를 뒤흔들고 의회를 개혁하는 일을 추진한다. 부자들이 인간 조건의 개선을 위해 매진하는 일을 그려낸 ‘슈퍼 리치’는 한 좌파 몽상가의 꿈을 담은 책이라 치부할 수 있다. 혹은 대통령의 꿈을 접은 노인네가 펼친 상상력의 유희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시민운동가로 산전수전을 다 겪은 네이더가 어떤 경제학자보다도 신랄하게 미국 보험업계의 감춰진 비밀과 메커니즘을 폭로하는 장면에서는 ‘정의란 단호히 움직여야 얻어진다.’는 데 공감하게 될 것이다. 2만 7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일본통신] 홈런폭발 이승엽, 무엇이 달라졌나?

    [일본통신] 홈런폭발 이승엽, 무엇이 달라졌나?

    이승엽의 방망이가 폭발했다. 6일 주니치 드래곤스와의 시범경기(나고야돔)에 5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이승엽은 4회초 시범경기 첫 홈런(솔로)을, 곧이어 5회초엔 1사 1,2루 상황에서 우측 펜스를 원바운드로 맞추는 2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오카다 감독을 미소짓게 했다. 3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시범경기의 활약여부를 놓고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정규시즌을 위한 준비과정의 하나이며 겨울동안 흘린 땀에 대한 테스트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이승엽의 맹타, 그중에서 2루타를 쳐냈던 장면을 되돌아 보면 최근 몇년간 이승엽에게 볼수 없었던 타격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스윙직전, 이승엽의 그립 탑(Grip Top) 위치 타격이 안되는 것은 타이밍이 맞지 않아서다. 하지만 이승엽은 이것에 더해 약점으로 늘 문제가 됐던 곳, 즉 인코스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던게 전체적인 스윙을 갉아 먹게 한 원인중 하나였다. 타자가 인코스 공에 약점이 보이면 배터박스 안쪽까지 타이트하게 붙어서지 못한다. 스윙 각이 짧게 나와야 공략할수 있는 이 코스는 당연히 아웃코스까지 영향을 미치게 돼 있다. 이날 경기 5회초에 터뜨린 이승엽의 2루타는 볼카운트 2-1에서 인코스에 바짝 붙인 공이었다. 주니치 투수 막시모 넬슨이 의도적으로 선택한 볼배합이었는데 앞발을 오픈으로 내딛지 않고 제대로 잡아당겼다. 여기서 한가지 주목할 점은 테이크 백(Take back)시 이승엽의 배트 위치다. 요미우리 시절 이승엽이 부진했던 원인중 하나가 배트를 뒤로 빼는 로드포지션(Load)에서의 시간이 짧아서다. 체중을 뒤로 장전하는 시간이 길지 않다는 것은 공을 자신의 공간까지 끌어 오는게 아닌 마중나가서 가격할 가능성이 크다는 말과 같다. 흔히 타자가 타이밍을 잡을때 하나! 두~울 셋!의 리듬감을 잡는다면 요미우리 시절의 이승엽은 두~울, 즉 배트를 뒤로 빼 체중을 장전하는 시간이 짧았다. 두~울이 아닌 둘!로 끝내며 배트가 발사됐기에 그만큼 무게중심이 급진적인 전방이동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최근 이승엽의 타격하는 모습을 보면 이러한 부분이 보이지 않는다. 특히 이날 주니치전이 그랬다. 넬슨에게 2루타를 쳐낼 때의 이승엽은 배트를 뒤로 잡아당기는 시간이 상당히 길었다. 이것은 그만큼 타석에서 여유가 생겼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승엽의 그립 위치가 이 포지션에서 뒷쪽 귀 위에 머무는 시간이 길면 컨디션이 좋다고 생각하면 된다. ◆ 이승엽에 대한 오카다 감독의 신뢰 야구는 멘탈적인 요소가 매우 중요한 스포츠다. 특히 타격은 심리적인 안정감이 곧바로 성적과 직결되는 경우가 흔한데 지금 이승엽은 천국에서 야구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요미우리 소속으로 시범경기를 뛸때와는 차원이 다르다. 전날(5일) 이승엽은 4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작년 같았으면 다음경기에 선발출전은 고사하고 설사 경기를 뛰더라도 몇타석이나 기회가 갔을지 장담할수 없다. 하지만 이날 이승엽은 이전 경기에서의 무안타에도 불구하고 선발로 출전했다. 이 차이는 엄청나다. 이번에 못치면 라인업에서 빠진다와, 이번에 못쳐도 다음 타석에서 만회를 하겠다는 선수가 갖는 마음가짐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승엽은 개막전(25일)에 맞춰 컨디션을 조절 중이라고 한다. 시범경기에서의 성적에 큰 의미를 두지 않겠다는 뜻이다. 최근 몇년동안 이승엽은 이러한 여유(?)를 만끽한채 시즌을 준비한 적이 거의 없었다. 이것은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의 신뢰에 기반한 것이다. 어떻게 보면 올 시즌 오릭스의 운명은 새로 영입된 외국인 선수, 그중에서도 이승엽의 활약여부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3할-30홈런이 보장된 알렉스 카브레라(소프트뱅크)를 보내고 선택한게 이승엽이기 때문이다. 이날 주니치전에서 오릭스의 리드오프 사카구치 토모타카가 1루 베이스를 밟다 발목 부상을 당했다. 검진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지만 그렇지 않아도 팀내 주축 선수들의 잇단 부상으로 비상이 걸려 있는 상태다. 오릭스가 오프시즌에 가장 많은 외국인 선수를 영입한 것도 대체자원이 부족한 팀내 상황 때문이었다. 그만큼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뜻이다. 부상 선수들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오카다 감독의 타는 목마름을 이승엽이 적셔줘야 한다. 이승엽의 재기는 곧 오릭스 성적을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이기 때문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고전톡톡 다시읽기] (47) 일연의 ‘삼국유사’

    [고전톡톡 다시읽기] (47) 일연의 ‘삼국유사’

    ‘괴·력·난·신(怪力神)’의 사건을 담아낸 역사책 ‘삼국유사’. 승려 일연(1206~1289)은 기이하고 허탄하다는 이유 때문에 버려진 이야기들을 수습하여 ‘삼국사기’와는 다른 ‘또 하나의 삼국 역사’를 구성한다. 증명하기 어렵고 경험의 세계로는 설명이 안 되는, 기껏 설화로나 취급될 법한 이야기들에서 역사의 진실을 보았던 일연. 일연이 아니었다면 ‘괴력난신’의 이야기들은 역사 저편으로 사라져 버렸을 것이다. 삼국유사’의 마치 가공한 듯한 신이한 이야기들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찾아내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이 이야기들을 통해 일연이 전하고 싶었던 바, 역사적 진실과 삶의 역동성을 우리의 현실로 만드는 것. 이것이 ‘삼국유사’와 만나는 방법이 아닐까. ●민족, 여러 인연들의 환상적인 조합 삼국이 고구려, 백제, 신라임엔 틀림없지만 일연은 삼국 이전에 존재했던 국가들의 역사까지 모두 삼국의 역사 안에 포함시킨다. ‘삼국유사’ 기이편의 이야기들은 그 나라가 크든 작든 그 역사가 길든 짧든, 적어도 하나의 국가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이적이 일어나며, 이렇게 만들어진 나라들이 한반도의 역사를 구성했음을 보여준다. 이 때문에 일연은 자료가 전해지는 한, 한반도에 존재했던 그 어떤 나라도 빠뜨리지 않고 기록했다. 단군조선, 위만조선, 마한, 진한, 2부(평주도독부, 동부도위부), 각기 만호씩 되는 72국, 낙랑국, 북대방, 남대방, 말갈, 발해, 이서국, 5가야, 북부여, 동부여, 고구려(졸본부여), 변한과 백제, 진한과 신라, 통일신라, 후삼국 등 ‘삼국유사’에 기록된 상고사는 한반도에 하나의 종족만이 이어져온 것이 아님을 명백하게 보여준다. 무수히 많은 종족들의 이합집산에 의해 오늘날의 한민족이 형성되었다는 사실. 단군, 위만, 주몽, 혁거세, 탈해, 수로 등을 시조로 하는 다양한 종족들이 우리를 구성하는 모든 것임을, 이것이 바로 역사의 진실임을 일연은 웅변하고 있다. 단군조차 환인과 웅녀의 조합으로 탄생했으니, 우리의 뿌리는 과연 어디에서 시작되는 것일까. ‘우리’는 여러 인연들의 환상적인 조합에 의해 만들어진 존재들일 뿐이다. ‘삼국유사’는 근대의 민족 만들기 프로젝트에 의해 강조된 ‘단일민족’의 신화 안에 갇혀있지 않았다. 일연은 한반도를 스쳐간 무수한 인연들 하나하나가 곧 우리의 몸이자 우리의 역사임을 기억할 따름이었다. ●신성불가침의 역사로부터의 탈주 기이편에서 신라 지증왕에 대한 기록을 보자. ‘제22대 지증왕은 음경의 길이가 한자 다섯 치나 되어 알맞은 짝을 찾기 어려웠다. 사자를 삼도에 보내 짝을 구했다. 사자가 모량부 동로수 아래 이르렀을 때 개 두 마리가 북만큼 커다란 똥덩어리 하나를 놓고서 양쪽 끝을 다투어 물어뜯고 있었다. 모량부 상공의 딸이 빨래하다 숲속에 숨어서 누고 간 것이다. 그 처자는 키가 일곱자 다섯 치나 되었다. 왕이 수레를 보내 맞이하여 왕후로 삼았다.’ 왕후 간택에 관련된 이야기가 참으로 질박하다. 왕의 혼사담이 이처럼 고상하지 않기도 힘들 것이다. 그렇지만 일연은 이 일을 역사적 사건으로 남겼다. 비상하게 큰 신체를 소유한 남자와 여자의 생물학적인 만남. 왕의 생활도 덧칠하지 않으면 이렇게 소박하고 단순한 것인지 모른다. 한편 김부식은 지증왕이 ‘몸집이 크고 담력이 남보다 뛰어났다.’고 기술했다. ‘국가’와 ‘권력’에 대해 기술하는 역사는 자연인의 얼굴에 근엄한 표상을 입힌다. 일연은 왕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도 국가, 권력, 이름으로 포섭 불가능한 삶의 영역을 전해준다. 기이한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왕의 신비한 표상을 무너뜨리는 이 역설. 비현실적이지만 지나치게 일상적인 이야기를 통해 일연은 신성불가침의 역사로부터 저만치 탈주해버린다. ●역사에서 삶의 윤리로 승화 어떻게 하면 천지를 ‘울릴’ 수 있을까? 삼국유사는 천지를 감동시킨 사람들의 역사를 기술함으로써 이에 대해 답해준다. 감통(感通) 부분이다. ‘경덕왕 때 귀진의 집에 욱면이란 여종은 주인을 따라 미타사의 뜰에서 염불했다. 주인은 이를 미워해 매일 저녁 곡식 두 섬을 찧게 했다. 욱면은 초저녁에 곡식을 다 찧고는 쉬지 않고 염불했다. 잠이 들까봐 뜰 양쪽에 말뚝을 세우고 두 손바닥을 뚫어 노끈을 꿴 다음 이를 양쪽 말뚝에 매고 합장했다. 마침내 진신으로 변해 연화대에 올라 서쪽으로 올라갔다.’ 일연이 기록한 이 사건은 불교에 관한 역사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일연은 불교의 역사를 말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종교의 이적을 통해 결국은 삶의 윤리를 말한다. 출가승, 재가자, 빈부귀천을 막론하고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 단 조건이 있다. 간절하고 절박한 염원과 실천만이 부처가 되는 기적을 불러온다는 것. ‘신라 성종 때 부처가 되기 위해 백월산의 무등골로 들어간 노힐부득과 달달박박. 각기 암자를 짓고 미륵과 미타불을 염원했다. 어느 날 스물 쯤 되는 아리따운 낭자가 한밤중에 암자로 찾아온다. 달달박박은 청정 도량에 여자를 들일 수 없다며 낭자를 내친다. 반면에 노힐부득은 한밤 깊은 골짜기에 찾아든 중생을 보살피는 것도 보살행이라 여겨 낭자를 거두어 준다. 게다가 해산하는 낭자를 도와 짚자리를 깔아주고 목욕까지 시켜준다. 이 낭자는 관음보살의 현신. 덕분에 노힐부득은 미륵존상이 된다. 뒤늦게 깨달은 달달박박은 노힐부득의 도움으로 무량수불이 된다.’ 탑상(塔像) 부분이다. 불성(佛性)의 깨달음은 사건이 일어나는 그 현장에서 실현된다. 여자를 피한다고 청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한밤중에 여자를 내치는 것은 오히려 여색(女色)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반증이다. 이건 수행에 있어서 하수다. 여자가 옆에 있어도 유혹이 일어나지 않아야 진정한 수행자다. 노힐부득은 그 어떤 상황에서든 자유자재함으로써 보살행을 실천하여 부처가 되었다. 그러나 달달박박은 마음은 자유롭지 않은 채 불법에만 매인 결과 보살행은 펼치지도 못했다. 이 이야기는 일상 그 한가운데가 수행처이자 깨달음의 장임을 역설하는, 삶의 태도와 윤리에 대한 기록이다. ‘삼국유사’는 ‘괴력난신의 이야기’를 계열화함으로써 사실에 입각한 역사주의의 객관성과 합리성을 포기해 버린다. 대신 이야기 속 여기저기서 마주하는 역사적 진실과 삶의 방식에 대해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놓는다. 기실 역사책에 기술된 객관적 사건들은 ‘사실’에 근거하지만 늘 ‘그 무엇을 위한’ 사실들이라는 점에서 객관적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역사적 사실의 선택이 여전히 국가, 민족, 권력 관계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현실에선 더더욱 그렇다. 그럴 바엔 일연처럼 역사주의의 객관이라는 엄정성을 과감하게 버리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 ‘삼국유사’를 읽고나면, 이질적인 삶의 욕망과 힘들을 어떻게 하면 국가주의에 포섭당하지 않은 채 기억할 수 있을지를 절실하게 묻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길진숙 수유+너머 강원 연구원
  • [굿모닝 닥터] 바나나 음경

    50대 중년 남성이 얼굴이 바나나처럼 샛노랗게 질려 비뇨기과 외래를 방문했다. 1~2년 전부터 자신의 성기가 발기 시 바나나처럼 휘어진다는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발기됐을 때 음경에 통증을 동반해 발기가 제대로 되지 않고 이로 인해 삽입도 불가능하다고 호소했다. 이는 전형적인 페이로니병으로 음경이 바나나처럼 휘어 있어 ‘바나나 음경’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페이로니병은 음경해면체를 둘러싸는 백막의 표층이 손상을 받아 흉터가 생기면서 탄력성을 잃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는 격렬한 성교 시 음경이 손상을 받아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이러한 손상으로 염증 반응이 발생하고 이것이 진행되면 딱딱한 결절이 남게 된다. 심한 경우 발기 시 통증이 발생하게 되고, 성관계 시에도 본인 또는 배우자가 통증을 느낄 수 있다. 특별히 이러한 증상이 없더라도 음경이 휜 것에 대해 심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심인성 발기 부전이 발생하는 경우 조기에 비뇨기과 전문의와 상의 후 이에 대한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는 크게 약물 요법과 수술적 교정 방법이 있다. 일차적인 치료로는 약물 요법을 시행하게 된다. 비타민 E, 혈류개선제, 항섬유화 약물, 방사선 치료, 스테로이드 약물 국소주사 등이 있다. 이러한 약물요법은 초기 병변의 치료에 효과적이며 최소 3개월에서 1년 가까이 시도된다. 수술은 결절 절제 후 진피나 혈관 같은 인체 조직이나 인공재료 등으로 결손 부위를 이식해 주는 방법이 주로 시행된다. 페이로니병이 한국인에게 흔하진 않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지만 증상이 있어도 비뇨기과를 방문하지 않는 환자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페이로니병 역시 조기 진단이 중요하며, 조기에 치료를 시행할수록 예후도 좋다. 이형래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비뇨기과 교수
  • [굿모닝 닥터] 발기부전 치료법들

    현재 국내에는 120만명에 이르는 발기부전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실제 병원을 찾는 환자는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 우리 사회의 왜곡된 성의식 때문에 발기부전을 기능 이상에 의한 질병으로 인식하기보다 혼자서 겪고 마는 고민 정도로 치부하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아내에게도 이런 사실을 숨겨 이런저런 핑계로 잠자리를 회피하다가 심각한 가정 위기를 자초하기도 한다. 발기부전 치료는 크게 성 치료, 약물 및 수술요법 등으로 구분한다. 성 치료는 일부 심인성 환자에게 해당되는 방법으로, 성행위에 영향을 주는 불안감을 해소하고, 배우자와의 신뢰를 통해 발기력을 복구하는 치료법이다. 약물 요법은 약을 먹는 경구적 요법과 주사나 패치 형태의 비경구적 요법으로 나뉜다. 예전부터 사용해 온 ‘트라조돈’이란 경구용 약물이 있지만 가장 흔한 것은 실데나필이다. 비아그라 등 최근 다양한 상품명으로 나와 있는 약제가 여기에 해당된다. 발기를 위해서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야 한다. 성적인 자극에 의해 대뇌의 특정 부위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이 음경으로 가는 동맥혈을 증가시키면 음경해면체라는 특수 조직이 확장되면서 발기가 이뤄진다. 특히 실데나필류는 중추신경이 아닌 음경해면체에 직접 작용해 발기를 유발할 뿐 아니라 효과가 뛰어나고 성적인 자극이나 충동이 없으면 발기가 유발되지 않는 등 인체의 생리현상과 유사한 것도 장점이다. 모든 병이 그렇지만 발기부전도 환자의 개인별 특성에 따라 치료법이 선택되는 게 옳다. 이형래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비뇨기과 교수
  • [굿모닝 닥터] 발기 부전의 원인들

    지난 4월 무렵, 결혼을 1달 앞둔 예비 신랑이 병원을 찾았다. 발기부전 때문에 고민이 큰데, 결혼 전에 꼭 치료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환자로서는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어서 결혼까지 미룰 생각을 했단다. 그 환자는 여지껏 여자라고는 모르고 살아온 순진하고 숫기없는 청년이었다. 중매로 결혼 상대를 만났고, 결혼 날까지 잡은 터여서 최근 술김에 성 관계를 시도했으나 발기가 안 되더라는 것이었다. 그날 이후 고민이 깊어져 결혼 상대자를 만날 의욕마저 사라지더란다. 사실, 그날 밤의 일은 극히 정상적인 현상이다. 만취한 상태에서는 누구나 발기가 되지 않는다. 일단 환자에게는 아무 걱정 말고 결혼하라고 일러줬다. 흔히 말하는 발기부전은 발기력의 감퇴 또는 상실이 최소 6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성관계의 절반 이상에서 발기의 문제 때문에 성관계를 갖지 못하거나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발기부전은 심인성과 기질성으로 구분하는데, 심인성은 갑자기 발생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멀쩡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문제가 생기면 심인성을 의심할 수 있다. 원인은 정신적 충격이나 배우자의 매력 결여, 우울증, 불안감, 성적 공포나 강박 등을 들 수 있다. 기질성은 신체적 문제가 원인이다. 당뇨병이 대표적인데, 음경으로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나 신경계 이상 등이 원인이다. 고혈압도 마찬가진데, 일부 고혈압 치료제는 실제 발기기능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정상인은 나이가 들면서 남성 호르몬이 줄어 내분비성 발기부전이 오는데, 사람마다 편차가 커 80 고령에 매주 성관계를 갖는가 하면 부부관계를 전혀 못 갖는 50대도 있다. 필자 생각으로는 이 모든 것이 자업자득이다. 평소 건강한 심신을 가지면 나이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인간의 능력이다. 이형래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비뇨기과 교수
  • 김태균 두마리 토끼를 잡을수 있을까?

    김태균 두마리 토끼를 잡을수 있을까?

    올스타전 이후 이틀간의 달콤한 휴식을 취한 김태균(치바 롯데)이 27일 세이부 라이온스와의 3연전을 시작으로 후반기에 돌입한다. 일본진출 첫해치곤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준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아직 김태균은 갈길이 멀다. 전반기 막판 떨어졌던 체력과 타격밸런스 그리고 일정하지 못한 타격자세등도 꾸준함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전반기 내내 리그 1위를 달리던 팀 성적이 3위까지 추락한 것도 회복시켜야 하는 막중한 임무까지 부여된 상태다. 김태균 개인 성적 못지 않게 팀 순위가 중요한 이유는 다른곳에 있지 않다. 4번타자로서 맹타를 휘둘렀던 시기와 슬럼프 기미를 보였던 시기의 팀 성적이 그대로 일치했기 때문이다. 치바 롯데는 선발 투수력이 리그 경쟁팀들에 비해 떨어진다. 시즌 초반에는 활화산과 같은 팀타선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약한 투수력이 묻혀간듯한 느낌이었지만 타격은 믿을것이 못된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공존하는 타격의 특성상 팀 전력 안정의 선결 과제는 투수력에 있다. 시즌 후반기에 김태균은 자신의 기록 향상과 더불어 팀의 1위 탈환이란 두마리 토끼를 잡을수 있을까. ◆ 약한 선발, 더 약한 백업, 아주 약한 선수층 선발투수들인 오미네 유타,카라카와 유키는 올 시즌 팀 전력의 핵심이었다. 이 두명의 선수는 드래프트 1순위로 팀에 입단했을만큼 전도유망한 투수들로 이들의 성장은 곧 팀 미래와 직결된다. 하지만 지금 이 선수들은 1군에 없다. 카라카와는 요코하마와의 교류전(5월 13일)에서 손가락 골절상을 당해 언제 복귀할지 불투명하고 오미네는 전반기 막판 부진으로 인해 2군으로 내려갔다. 문제는 이들을 대신해 한경기를 믿고 맡길만한 투수들이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그나마 시즌중 요코하마에서 현금을 주고 데려온 요시미 유지라도 있어서 다행일 정도다. 치바 롯데에서 확실히 믿을수 있는 선발 투수는 나루세 요시히사-와타나베 순스케-빌 머피다. 하지만 나루세는 양리그 통틀어 가장 많은 피홈런(24개)이 불안요소고, 와타나베는 좋을때와 나쁠때의 굴곡이 심하다. 외국인 투수 머피는 불펜투수로 써먹으려고 데려온 선수인데 팀 사정이 말해주듯 이젠 어느새 선발 한축을 담당하게 됐다. 올 시즌 전 니시무라 감독이 구상했던 선발 로테이션이 제대로 맞아 떨어지지 않고 있는셈이다. 다행인 점은 베테랑 오노 신고가 곧 팀에 합류한다는 소식이 위안거리다. 세이부의 막강한 3인방 투수들인 와쿠이 히데아키-호아시 카즈유키-키시 타카유키, 그리고 소프트뱅크의 스기우치 토시야-와다 츠요시-데니스 홀튼의 풍부한 선발자원과 비교하면 확실히 그 무게감이 떨어지는 치바 롯데다. 어떻게 보면 지금 퍼시픽리그는 선발투수들의 활약이 팀 순위를 결정하고 있다고도 볼수 있다. ◆ 김태균과 오마츠의 분발이 후반기 핵심 전반기 막판 부진했던 것은 김태균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후반기때 팀의 4번타자를 맡았던 오마츠 쇼이츠도 동반 부진했다. 아이러니 한점은 한경기에서 맹타를 휘두르면 다음경기에선 부진한 패턴까지도 이 둘은 비슷했다. 또한 김태균이 라쿠텐전에서 매우 약한 모습을 보여줬듯이 오마츠는 소프트뱅크전에서 유독 부진했다. 팀에서 나란히 4-5번 타순에 배치된 이 선수들이 부진하면 팀 득점력이 떨어질수 밖에 없다. 3번타순에 배치된 이구치 타다히토의 후반기 성적도 관심거리중 하나다. 지난해 이구치는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로 갈수록 성적이 내리막이었다. 후반기에 4번타순을 오마츠에게 뺏긴것도 이때문이다. 올해 우리나이로 37살인 이구치의 체력이 걱정되는 것도 괜한 우려가 아니다. 전반기 막판 맹타를 휘두르며 다시 3할 타율(.302)에 복귀한 이구치가 리그 출루율 1위(.433)를 후반기에도 유지할수 있느냐가 중심타선의 시너지효과에도 큰 영향을 끼칠것으로 예상된다. 부상에서 돌아온 오기노 타카시, 변함없는 타격실력을 보여주고 있는 이마에 토시아키(타율 .312) 그리고 올 시즌 최고의 한해를 보내고 있는 리드오프 니시오카 츠요시(타율 .341)가 건재하기에 김태균과 오마츠의 분전만 더해진다면 타격만큼은 걱정이 없는 치바 롯데다. 올해 퍼시픽리그는 리그 꼴찌인 라쿠텐(40승 48패)를 제외하고 1위 세이부와 5위 오릭스와의 승차는 겨우 6.5경기차에 불과하다. 어느 한팀이 연패를 당하거나 연승을 하게 되면 1위로 뛰어오르거나 하위권으로 추락할수 있다는 뜻이다. 꼴찌 라쿠텐 역시 부상에서 회복돼 곧 복귀할 예정인 타나카 마사히로까지 합류하게 되면 충분히 치고 나갈 잠재력이 있는 팀이다. 이렇듯 치바 롯데가 김태균의 활약에 웃고 우는 것은 피말리는 팀 순위싸움의 핵심에 놓여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개인성적이 팀 순위보다 우선일순 없다. 물론 국내 팬들은 팀보다는 김태균의 활약이 먼저겠지만 팀 성적이 좋아야 김태균의 입지도 동반 상승된다는 점을 잊어선 안될듯 싶다. 후반기 김태균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굿모닝 닥터] ‘바나나 음경’

    말 못할 고민을 안고 살던 50대 중반의 김 모씨. 그가 병원을 찾은 이유는 발기 때 음경이 오른쪽으로 심하게 휘기 때문이다. 음경이 휘면서 정상적인 성생활이 어려웠다. 물론 통증도 따랐다. 문제는 2년쯤 전부터 시작됐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병원을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그의 음경을 살펴보니 부분적으로 딱딱하게 굳어진 섬유성 판이 표피에서 만져졌다. 이렇게 딱딱해진 부위가 유연성을 잃어 발기 때 팽창이 되지 않기 때문에 마치 활 모양으로 굽는 것이다. 바로 음경만곡증(페이로니씨병)이다. 주로 45~60세에 발병하며, 성인 1%가량이 가진 병이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성교나 사고로 음경이 손상을 입은 후에 주로 발생하는 양상을 보인다. 안타깝게도 아직 완벽한 치유법이 없다. 딱딱해진 조직 속으로 고용량의 스테로이드나 베라파밀이라는 혈압약을 투여하면 증상이 다소 호전된다. 비타민E나 콜히친 등의 약물치료법도 있으나 그다지 효과는 없는 편이다. 이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수술을 고려하기도 한다. 병변이 생긴 뒤 6개월~1년 후에도 호전이 없을 때가 수술 적기다. 휘어진 음경의 반대편을 줄여주기도 하고, 아예 딱딱해진 병변 조직을 제거한 뒤 이곳을 신체의 다른 부위에서 가져온 이식조직으로 덮어주는 수술도 있다. 이 수술은 약간의 음경 굴곡이 남을 수는 있지만 효과는 좋은 편이다. 그러나 이 경우 시술 후 발기부전의 위험성이 있으므로 수술을 고려하고 있다면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해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페이로니씨병의 고통. 이로 인한 고민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용기를 내어 비뇨기과 전문의를 찾아가자. 이형래 경희대 동서신의학 병원 비뇨기과 교수
  • 이다해, 응원사진 공개 “나이지리아전은 미국서”

    이다해, 응원사진 공개 “나이지리아전은 미국서”

    배우 이다해가 남아공 월드컵 한국의 마지막 경기를 미국에서 관람하게 된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이다해는 지난 19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2010 남아공 월드컵 한국 대 아르헨티나 전 당시 붉은색 하이탑 의상을 입고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응원하는 사진을 공개하며 “나이지리아와의 경기는 미국에서 응원하겠다.”고 근황을 알렸다. 이날 이다해는 ‘상암경기장으로~’라는 제목의 사진 속에서 붉은악마 응원복을 입은 채 차에 앉아 경기장으로 향하는 사진을 공개하며 “응원하러 고고씽”이라고 들뜬 기분을 전했다. 이어 ‘뜨거운 열기’라는 제목의 사진 속에선 지인과 함께 상암월드컵 경기장에 앉아 있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다해는 “전반전 한골 넣었을때, 지구밖으로 날아갈뻔했어요~”라고 월드컵 응원열기를 전했다. 또 다른 사진에서 이다해는 “이번에는 졌지만 다음경기 꼭 이길 거죠. 나이지리아와의 경기는 미국에서 응원하겠습니다.”라며 자신의 미국행 소식을 전했다. 사진 = 이다해 미니홈피 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이다해, 붉은악마 변신 “응원하러 고고씽”

    이다해, 붉은악마 변신 “응원하러 고고씽”

    배우 이다해가 붉은악마로 변신해 월드컵 응원에 동참했다. 이다해는 지난 19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2010 남아공 월드컵 한국 대 아르헨티나 전 당시 붉은색 하이탑 의상을 입고 상암월드컵 경기장으로 향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상암경기장으로~’라는 제목의 사진 속에서 이다해는 붉은악마 응원복을 입은 채 차에 앉아 있다. 사진과 함께 이다해는 “응원하러 고고씽”이라고 들뜬 기분을 전했다. 이어 ‘뜨거운 열기’라는 제목의 사진 속에선 지인과 함께 상암월드컵 경기장에 앉아 있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다해는 “전반전 한골 넣었을때, 지구밖으로 날아갈뻔했어요~”라고 월드컵 응원열기를 전했다. 또 다른 사진에서 이다해는 “이번에는 졌지만 다음경기 꼭 이길거죠. 나이지리아와의 경기는 미국에서 응원하겠습니다.”라며 자신의 미국행을 함께 알리기도 했다. 사진 = 이다해 미니홈피 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굿모닝 닥터] 음경에도 골절이?

    예전 레지던트 수련 시절, 밤마다 응급실을 찾는 비뇨기과 환자들로 인해 밤잠을 설치거나 날밤을 새우곤 했었다. 스트레스도 많았지만 보람 또한 느낄 수 있던 시절이었다. 비뇨기과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은 “비뇨기과에 무슨 응급환자가 있겠어?”라고 여기기도 한다. 실제로 흔히 맹장염이라는 충수염으로 갑자기 배가 아파서 응급수술을 받았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하지만 실제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 중에는 충수염 환자보다 요로결석 환자가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 밖에도 많은 환자들이 비뇨기과적인 원인으로 응급실을 찾는다. 특히 교통사고 환자 중 콩팥이나 방광이 파열돼 비뇨기과에서 응급수술을 하는 사례는 흔하다. 심야에 응급실을 찾는 비뇨기질환자 중 가장 난감한 경우는 음경이 골절된 환자들이다. 음경골절에 의구심을 가진 이들이 더러 있다. 골절은 일반적으로 뼈가 부러지는 것인데, “뼈도 없는 성기가 골절이라니….” 하고 의아해한다. 의학적으로는 음경의 손상을 음경골절이라고 표현한다. 사람의 음경은 백막이라는 단단한 막으로 둘러싸여 있다. 성적인 자극을 받으면 단단하고 탄성이 있는 백막으로 혈액이 유입되고, 이로 인해 마치 뼈가 있는 것처럼 단단하게 발기가 되는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외력이 작용하면 파열되기 쉽다. 주로 성교 중에 음경골절이 생기는 것은 이 때문이다. 딱 소리와 함께 마치 뼈가 부러지듯 음경에 심한 통증이 오고, 낫처럼 구부러지기 때문에 의학적으로 ‘골절’이라고 한다. 적지 않은 남성 환자들이 음경골절로 고통을 겪으면서도 부끄럽게 여겨 치료를 꺼린다. 하지만 음경골절은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음경만곡증이나 발기부전증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지난달에도 이런 환자 때문에 밤중에 응급수술을 했다. 음경골절은 생각보다 치료가 어렵지 않다. 손상된 정도에 따라 요도손상 여부를 확인하고, 음경 주변의 혈종을 제거한 뒤 백막을 봉합해 주면 별다른 후유증 없이 치료가 된다. 이형래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비뇨기과
  • “그걸 잘라?” 한달간 ‘죽지않은 남성’ 어쩌나

    “그걸 잘라?” 한달간 ‘죽지않은 남성’ 어쩌나

    프리아피즘 증상 때문에 병원을 찾아간 입원한 남자가 성기를 절단해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줄행랑을 치는 사건이 중미 도미니카에서 발생했다. 프리아피즘은 성적 흥분과 관계없이 음경의 발기가 장시간 지속되는 증상이다. 23일(이하 현지시간) 도미니카 언론에 따르면 루이스라는 이름을 가진 45세 남자가 도미니카공화국 산토 도밍고 북부의 한 병원에 입원한 건 3주 전. 남자는 프리아피즘 때문에 걸음조차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로 병원에 들어왔다. 병원은 진단 결과 “성적 흥분제를 과도하게 복용해 발생한 부작용으로 판명됐다.”면서 치료를 시작했지만 상태는 좀처럼 호전되지 않았다. 발기 상태가 1달 가까이 지속되자 병원은 결국 치료불가 판정을 내리고 성기를 절단하는 수술을 검토하게 됐다. 하지만 결정을 내린 의사들이 절단수술 권하자 남자는 그길로 병원에서 탈출(?)했다. 평생 프리아피즘 증상을 안고 사는 한이 있어도 잘라버릴 수는 없다면서 잔뜩 겁에 질려 줄행랑을 친 것. 남자는 병원을 빠져나온 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성기가 괴저를 일으켜 잘라야 한다는 말을 듣고 공포감을 느껴 병원을 나왔다.”면서 “의사들은 절단만이 유일한 치료법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잘라버리고는 결코 살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부인에게 절대 수술동의서에 사인을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면서 “민간치료를 통해 반드시 증상을 고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프리아피즘에 걸린 원인에 대해 남자는 “병원은 성적 흥분제를 많이 먹었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결코 그런 일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굿모닝 닥터] 성기 주변에 물집이…

    P씨는 이제 30대 중반의 남성이다. 2~3년 전부터 몸이 피곤하면 성기 주변에 오돌토돌한 물집이 잡혀 터지는 일이 반복되었다. 근심스런 맘에 인터넷을 찾아보니 성병의 일종인 ‘성기 헤르페스’ 같다는 생각이 들어 병원을 찾았다. 살펴보니 성기 주변에 여러 개의 작은 물집이 보였다. 환자에게 성기 헤르페스의 가능성을 설명하고, 바이러스 배양검사와 함께 항바이러스 제재를 처방했다. 성기에 물집이 생길 경우, 1차성 매독·성기 헤르페스·연성하감·성병성 림프육아종 등을 생각할 수 있다. 각각의 질병은 성기의 물집이 통증이나 전신증상 동반 여부와 물집의 모양 등으로 구분이 가능하며, 확진은 원인균이나 바이러스 배양을 통해 가능하다. 이중 성기 헤르페스는 단순포진바이러스에 의한 성기감염으로, 대부분은 감염자와의 성관계나 키스, 피부 상처를 통해서 감염된다. 여성의 음부 헤르페스는 성 접촉 후 4일 가량의 잠복기 후 감기와 비슷한 발열 등의 증상으로 나타나며, 남자는 음경 표면이나 포피 안쪽에, 여자는 소음순·질벽 등에 통증을 동반한 물집이 생긴다. 감염은 첫 병변이 생긴 뒤 3개월까지도 가능하다. 따라서 성기의 병변이 없어졌어도 감염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성기의 물집은 24시간 이내에 터지면서 자연 치유되는 듯 하다가 재발을 반복한다. 치료에는 항바이러스 제재를 사용하지만 약물치료를 해도 재발 가능성은 남는다. 예방을 위해서는 피부병변이 있는 경우 절대 성교를 해서는 안되며, 이후에도 상당 기간 콘돔을 사용해야 한다. 여성이 임신 전에 감염된 경우 신생아 전파는 드물지만, 임신 중에 감염된 경우 태아에게 직접 감염되거나, 분만 중 감염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제왕절개를 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형래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비뇨기과
  • [시론]선열하, 이 나라를 보소서/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시론]선열하, 이 나라를 보소서/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다시 3·1절을 맞는다. 어김없이 오전 10시에 사이렌이 울리면서 1분간 ‘순국선열 및 호국 영령’에 대한 묵념을 올릴 것이다. 그리고 세련된 기념사와 우아한 독립유공자 포상, 장엄한 ‘기미독립선언문’ 낭독 등이 끝나면 “이날은 우리의 의(義)요 생명이요 교훈”으로 “선열하, 이 나라를 보소서, 동포야, 이 날을 길이 빛내자.”는 ‘삼일절 노래’를 부르고는 만세 삼창을 끝으로 뿔뿔이 제 갈 길로 흩어질 것이다. 묵념의 순간만이라도 순국선열들의 고통과 염원을 상기했던가. 식민통치 압제 아래서 2000여회에 이르는, 그리고 세계 최대의 평화적인 만세 시위운동 참가자 200여만명의 함성에 귀 기울였던가. 3·1운동 후 1년간 피살 7500여, 부상 4만여, 피체 5만여, 가옥 소각 700여, 교회 소각 60여, 학교 소각 3, 헌병 즉결 태형 1만여, 약식 태형 1500여…. 인류 역사상 가장 잔인했던 일제 침략자들의 각종 고문들, 대나무 바늘로 손톱 밑 찌르기, 시신과 함께 잠재우기, 철사를 달구어 남자 성기나 여자 음문·유방 난자, 발가벗겨 담뱃불과 다리미로 지지기, 기름종이를 국부에 삽입하여 불붙이기 등등…. 그런데도 신문은 일본인 순사가 시위 군중에게 음경 절단을 당했다는 등 허위 기사로 ‘불법 폭력 시위’라 우겼고 일부 비뚤어진 동포는 거기에 동조하기도 했다. 아니, 그런 비뚤어진 동포가 그때만 있었고 오늘에는 없을까. 그런 만행에도 식민통치의 경제 개발로 우리나라가 더 살기 좋아졌다는 논리에 따르면 3·1운동은 ‘불법 난동’일 뿐이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이라는 헌법전문처럼 ‘삼일정신’은 근대 민족혁명사의 모태이다. ‘기미독립선언문’은 “조선의 독립국임과 조선인의 자주민”임을 천명하면서 “인류 평등의 대의”와 “전 인류 공존동생권(同生權)”을 위한 세계평화를 주창한다. 이어 “침략주의, 강권주의”를 구시대의 유물로 타매(唾罵)하고 “아아, 신천지가 안전에 전개되도다. 위력(威力)의 시대가 거(去)하고 도의의 시대가 내(來) 하도다.”고 절규한다. ‘기미독립선언문’은 세계사적 관점으로 보면 한 나라가 남의 나라의 예속에서 벗어나야 될 당위성을 밝힌 미국의 ‘독립선언문’(1774)이나, 현대 인권사상의 교본인 프랑스의 ‘인권선언문’(1789)에 뒤지지 않는 명문이다. 약간 번잡스러운 앞의 글이나, 너무 간결한 법률 조항인 뒤의 글이 지닌 아쉬움을 극복하고 유려 장엄한 문체로 인권과 독립정신 이념에다 민주화와 도덕의식 강조, 세계평화사상을 동시에 접합시킨 게 ‘기미독립선언문’이다. 글쓴이와 민족대표 33인 중 3명이 ‘친일인명사전’에 올라 옥에 티로 거슬리지만 그 정신은 고전적인 ‘홍익사상’을 제치고 근대 국민국가의 기본 이념으로 굳건히 자리잡았다. 그것은 상하이 임시정부와 국내외의 여러 항일투쟁 세력들이 삼일정신을 면면히 승계하면서 친일반민족행위를 가차없이 비판해 왔기 때문에 가능했다. 헌법전문은 삼일정신을 이어받은 유일한 적통으로 ‘4·19 민주이념’을 거론하고 있다. 그러나 역사학은 이미 ‘5·18광주민주화운동’이나 ‘6월 민주화운동’ 역시 삼일정신과 4·19 민주이념의 계승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런 찬연한 민족 민주주의 이념의 모태인 3·1운동을 기리는 ‘3·1문화상’ 역대 수상자 가운데 13명의 친일파가 있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많은 친일파 명의의 기념사업이나 포상제도 역시 헌법전문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선열하, 이 나라를 보소서.”라는 삼일절 노래 가사는 선열들에게 이 나라를 봐달라고 할 만큼 우리가 떳떳하지 못함을 자책하는 표현일까. 아니면 살아 있는 우리 힘으로는 헝클어진 이 나라를 어쩔 수 없으니 돌아가신 당신들께서 다시 민족을 굽어 살펴달라는 애원일까. 아무래도 우리는 아직까지 “이 날을 길이 빛내자.”고 할 수 없을 것 같다.
  • [씨줄날줄]모노즈쿠리 정신/육철수 논설위원

    코트라(KOTRA)는 지난해 11월 일본 제조업의 명가로 알려진 닛신식품, 교세라, 야노특수자동차 등 10개 회사를 국내에 소개한 적이 있다. ‘일본 사람들은 왜 물건을 잘 만들까-모노즈쿠리 명가의 비법 해부’란 간행물을 통해서다. 코트라는 이 책자에서 최근 일본경제가 여러 난관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것은 모노즈쿠리(物作り) 정신으로 무장한 세계 최고의 제조업체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모노즈쿠리는 ‘물건 만들기’란 뜻이다. 더 깊은 의미는 ‘혼신의 힘을 다해 최고의 물건을 만든다.’는 것이다.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한 일본의 독특한 제조문화다. 이는 일본 제조업의 혼(魂)이자 세계 최고의 명품을 많이 만들어낸 일본의 자존심이다. 닛신식품은 1958년 인스턴트 라면을 만들었고 1971년엔 세계 최초로 컵라면을 개발해 식문화에 대혁명을 몰고온 기업이다. 전 세계 세라믹 시장의 70%를 점유한 교세라는 기술력보다 ‘마음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모노즈쿠리 정신을 보여준 대표적 기업이다. 도요타, 소니, 파나소닉 등도 모노즈쿠리 정신을 앞세워 명성을 이어왔다. 품질경영에 관한 한 세계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일본이 요즘 말이 아니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 기업인 도요타가 가속페달(액셀러레이터) 결함으로 1000만대를 리콜한 데 이어 혼다도 65만대를 리콜했다. 일본항공(JAL)의 추락에 이은 자동차 회사들의 잇따른 리콜로 일본 열도는 충격과 허탈감에 휩싸여 있다. 왜 그랬을까? 미국의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 원인을 모노즈쿠리 정신의 퇴색에서 찾았다. 세계 경제계는 ‘일본병’과 ‘대기업병’에 원인이 있다고 진단했다. 일본병이란 죽도록 일해도 상류층이 못 되고(근로자의 40%가 비정규직), 기업은 리더십과 창의력을 잃었으며, 정부는 재정 적자(GDP 대비 부채 218%)에 허덕이고, 정치·외교는 내성적이 되어가는 현상이다. 기업이 커지면서 상하좌우 간 의사소통의 벽이 생기고 조직이 경직화하는 대기업병도 일본 굴지 기업들의 몰락을 재촉한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세계 1위를 달리던 도요타가 다른 부품도 아니고 ‘가속페달’이 고장난 것은 의미심장한 상징성을 지닌다. 승자의 자만심에 빠져 비전 제시를 소홀히 하고 비용절감에 매달리다 급기야 차가 멈춰버린 것이다. 이들의 눈에는 이미 몇년 전부터 켜진 경고등이 보이지 않았다. 잘나갈 때 조심하라더니, 우리 기업들에 이보다 더 교훈적인 전철(前轍)은 없을 것이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굿모닝 닥터] 아이 ‘고추’에 고름이…

    지난주 3살 된 사내 아이가 엄마등에 업혀 병원을 찾았다. 오줌을 눌 때마다 고추 끝이 아프다고 울고, 고름이 나온다고 했다. 살펴보니 고추 끝이 빨갛게 변해 있고 누런 고름이 묻어 났다. 귀두 포피의 염증 때문이었다. 이런 사례도 있다. 젊은 엄마가 2살 된 남아를 데리고 응급실로 왔다. 소변을 볼 때마다 자지러지게 울어대 놀라서 응급실을 찾았지만 소변검사 결과 염증수치만 약간 높을 뿐 다 정상이었다. 이들의 문제는 귀두 포피의 염증이었다. 귀두와 포피가 빨갛게 붓고, 요도 입구도 부종으로 붓는다. 심하면 통증과 배뇨 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애들을 종종 본다. 남아는 태어날 때 피부껍질이 귀두를 덮는 포경상태를 한다. 그러다 성장하면서 귀두가 포피를 제치고 서서히 노출되며, 발기 상태에서는 귀두가 완전히 드러난다. 하지만 아이 때는 포피가 귀두를 덮고 있어 세균 증식이 쉽고, 염증도 잘 생긴다. 가벼운 귀두 포피염은 하루에 2∼3회 물로 깨끗이 씻어 국소적인 청결 상태를 유지하고, 포피 내부를 노출시켜 습하지 않게 하며, 귀두와 포피 사이에 항생제 연고를 바르거나 먹는 항생제를 사용하면 대부분 쉽게 치료가 된다. 하지만 심한 경우에는 절개해 고름을 빼내는 치료를 해야 배뇨 곤란을 덜 수 있다. 이런 증상은 어느 정도 자라 귀두가 드러날 때까지 반복되는데, 이 때문에 아예 초등학생 때 음경 피부와 포피를 적당하게 제거하는 포경수술을 해주기도 한다. 가장 바람직한 염증 예방법은 청결이다. 평소 깨끗이 씻는 습관을 길러 귀두 주변에 분비물이 끼거나 세균이 증식하지 않도록 해줘야 한다. 또 귀두와 포피를 잘 말려주면 대부분은 별 문제가 없다. 그래도 아이가 소변을 볼 때마다 아프다거나 고추 끝에서 고름이 묻어나면 놀라지 말고 비뇨기과를 찾으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이형래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비뇨기과 교수
  • [굿모닝 닥터] 요도협착 재발잦아 지속 관리해야

    그는 마흔 여덟의 중년 남성 환자였다.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사고를 당해 골반뼈가 심하게 부서져 있었다. 사고 후 3시간이 지나 병원에 도착했는데, 그 사이 한 번도 소변을 못 봤다고 했다. 환자의 요도 끝에는 혈흔이 남아있었고, 하복부를 만져보니 팽창한 방광이 만져졌다. 즉시 요도조영술을 시행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요도 중간부가 손상을 입은 상태였다. 요도는 방광에서 음경을 통해 외부로 이어지는 ‘오줌길’이다. 이런 요도가 손상되는 사고가 늘고 있다. 대부분의 요도 손상 환자들은 골반뼈의 손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며, 골반 골절환자의 10% 정도는 요도 손상을 동반한다. 요도 협착은 이 오줌길이 막히는 경우로, 원인은 많지만 앞의 환자처럼 외상으로 요도가 손상된 후 생기는 합병증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외상으로 인한 요도협착의 경우 손상이 심하지 않으면 도뇨관을 삽입하지만, 대부분 복합 손상이 많고, 요도 손상이 심해 상부치골 방광루 설치술을 시행해야 한다. 이 시술은 배꼽과 치골 사이의 아랫배에 구멍을 뚫어 방광으로 직접 소변줄이 들어가게 만드는 것이다. 3개월 정도 경과 후 협착된 요도를 넓히기 위해 내시경적 요도 확장술을 시도하는데, 협착 부위가 길 경우에는 요도재건술을 통해 새 요도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요도협착의 가장 큰 문제는 수술에 성공해도 재발이 잦다는 점이다. 요도는 한번 상처를 받으면 협착이 생기고 이를 수술이나 내시경적 치료 또는 확장을 하더라도 손상 전과 같은 상태로 만들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여러 차례 요도 확장수술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계속되는 치료가 환자에게는 고통스러운 일이겠지만, 힘들다고 치료를 포기하면 배뇨장애는 물론 방광 기능까지 위협하게 된다. 요도협착이 전문의의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형래 동서신의학병원 비뇨기과 교수
  • [굿모닝 닥터]포경수술, 에이즈 예방한다

    우리나라 남성들은 대부분 포경수술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갖고 있다. 난생처음 수술대에 오를 때의 두려움이나, 수술 후 컵을 대고 어기적거리며 걸어야 했던 그런 기억이다. 그런 고통을 감수하고라도 꼭 포경수술을 해야 하는가. 필자가 젊은 엄마들로부터 자주 듣는 질문이다. 그동안 의사들은 포경수술의 이유로 성기의 청결과 발육을 꼽았다. 하지만 2008년부터는 한 가지 이유를 덧붙일 수 있게 됐다. 바로 에이즈(AIDS) 예방이다. 에이즈가 창궐하고 있는 아프리카의 우간다와 케냐에서 2004∼06년에 실시한 역학조사에서는 포경수술이 이성 간의 성행위에 의한 에이즈바이러스 감염 위험을 50% 이상 줄인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그해 타임지는 10대 의학 혁신 중 하나로 포경수술이 에이즈를 예방한다는 사실을 꼽았으며, 월스트리트저널도 남아공에서 포경수술을 받지 않은 쪽이 포경수술을 받은 쪽보다 에이즈 감염률이 3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그런가 하면 미 보건당국은 에이즈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남성 신생아에게 포경수술을 권장하는 방안을 고려중 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포경수술이 어떻게 에이즈를 예방한다는 것일까. 포경수술은 음경을 둘러싼 표피를 제거해 음경의 귀두부를 드러내는 수술이다. 이때 귀두 표피의 특수세포가 함께 제거되면서 에이즈 바이러스의 감염을 차단·예방하게 된다는 설이 가장 설득력이 있는 견해다. 포경수술로 음경 피부 안쪽에서 번식하는 세균을 억제해 청결을 유지할 수 있고, 성병·매독·자궁경부암 바이러스 등의 감염도 막을 수도 있다. 여기에다 에이즈까지 예방한다니 포경수술을 적극 고려해봄직 하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의 고통스런 기억을 넘어서. 이형래 동서신의학병원 비뇨기과 교수
  • [굿모닝 닥터] ‘쩍벌남’의 속내

    지하철이나 사우나·목욕탕엘 가면 옆사람을 배려하지 않고 다리를 쩍 벌려 앉는 ‘쩍벌남’들이 적지 않다. 대부분 자신의 심벌에 큰 자부심을 가진 사람들로 여겨진다. 반면 사람을 피하던가 수건으로 가린 남성도 적지 않다. 열등감 탓일 수 있다. 남성의 성기는 평상시와 발기된 상태의 차이가 크다. 성적으로 흥분하면 스펀지 같은 해면체에 평소의 7∼8배나 되는 혈액이 유입돼 음경이 단단해지면서 커진다. 따라서 평소의 크기가 전체 성기의 크기는 아니다. 그럼에도 많은 남성들은 자기 성기가 작다고 여긴다. 그렇다면 작은 음경이란 어느 정도일까? 일반적인 ‘왜소 음경’은 평균 길이보다 2배 이상 짧은 것을 뜻한다. 그러면 한국인의 음경 평균은? 전문적인 연구는 없지만, 1998년 20대를 기준으로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발기 전 6.1㎝, 발기 때 10.8㎝였다. 이를 기준으로 본다면 3.5∼5.6㎝ 정도면 왜소 음경으로 볼 수 있다. 음경 크기는 선 자세에서 치골 윗부분 음경이 시작되는 곳부터 귀두 끝까지를 말한다. 1998년 한 연구에서 이 기준을 적용했더니 156명의 환자 중 1명만 왜소 음경이었다. 그러나 같은 연구에서 대상군의 25%는 자신의 성기가 ‘아주 작다’거나 ‘작다’고 답했다. 왜 많은 남성들이 자신의 성기에 대해 왜곡된 생각을 갖고 있을까? 자신의 성기는 위에서 내려다보기 때문에 실제 길이보다 20∼30%는 작게 보인다. 또 흔히 ‘야동’이라는 포르노물의 비정상적인 남성 성기와 비교하는 것도 문제다. 게다가 비만하면 성기가 살에 묻혀 2∼3㎝는 더 작아보이기도 한다. 따라서 무조건 자신의 성기가 작다고 여기기에 앞서 먼저 크기를 재볼 필요가 있다. 정말 작다면 그 때 대책을 세워도 늦지 않다. 비만하다면 살 속에 숨은 ‘명품 1인치’를 찾기 위해 살 빼는 노력을 해야 하고, 그래도 부족하다면 전문의를 찾아 해결책을 모색하면 된다. 이형래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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