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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의 폭력에 맞서는 두 노인의 모험

    일본의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오에 겐자부로(73)의 장편 ‘책이여, 안녕!’(서은혜 옮김, 청어람미디어 펴냄)이 출간됐다.‘체인지링’(2000년),‘우울한 얼굴의 아이’(2002년)에 이어 3부작 시리즈의 완결판. 핵무기로 상징되는 국가의 거대 폭력에 맞서기 위한 두 노인의 모의 테러사건을 다룬 모험소설이다. 주인공은 소설가 고기토와 그의 고향친구이자 재능이 넘치는 건축가인 시게루. 이들은 거대 폭력에 맞서 기꺼이 ‘최소 단위’의 폭력이 되기로 결심한 젊은이들을 교육하고 계획을 실행해 나간다. 시게루는 개인 단위의 폭파장치를 만들고, 고기토는 테러과정을 그대로 담아낸 소설을 펴내기로 한다.1970년 발표한 ‘히로시마 노트’ 등을 통해 핵무기에 대한 저항의 목소리를 꾸준히 내온 작가는 그러나 “자폭 테러에는 반대한다.”면서 “소설가의 상상은 언제나 기괴한 일탈을 포함할 뿐”이라고 말한다. 세상의 폭력에 낙담하지만 희망의 ‘징후’를 읽으려는 고기토는 작가 자신의 분신이라고 할 수 있다. 소설의 마지막은 이렇게 끝맺는다.“노인은 탐험자가 되어야 해/현세의 장소는 문제가 안 되지/우리는 조용조용히 움직이기 시작해야 해” T S 엘리어트의 시구에 있는 말이다. 죽음이 예정된 삶의 모순, 세상과의 부조화 속에서도 이를 보듬고 희망을 찾아 나가야 한다는 메시지다.1만 2000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신라 사람·현대 한국인의 성과 사랑

    신라 사람·현대 한국인의 성과 사랑

    인간의 성모럴을 담아낸 소설 두권이 나란히 나왔다. 심윤경(사진 왼쪽·36)의 ‘서라벌 사람들’(실천문학사)과 김경원(오른쪽·46)의 ‘와인이 있는 침대’(문학의문학). 이들 두 작품은 시대적 배경이 고대와 현대라는 현격한 시차를 두고 있지만, 인류 보편의 가치인 사랑 혹은 성을 정면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서라벌 사람들’은 신라시대의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신화적 상상력을 덧입혀 태어난 다섯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그런 만큼 선덕여왕은 다이애나비, 화랑은 비보이, 무열왕은 카우치 포테이토(TV나 보면서 빈둥거리는 사람), 원효대사는 서태지로 그려졌다. 신라시대의 이야기이지만 현대적인 감각을 가미한 상상력 덕분에 신라인들이 눈앞에서 놀이 마당을 펼치고 있는 것처럼 생동감이 넘친다. “우리 전통문화의 근간이 되는 유교와 불교가 낯설고 참신한 외래문화였던 시점, 다시 말해 기존의 토착종교와 충돌하던 시점을 조명해보고 싶었습니다.” 작가는 그런 시대를 찾다가 신라시대 순교자 이차돈까지 거슬러 올라갔고, 잘 알려진 이차돈과 맞서는 토착종교 세력의 상징적인 인물이 없을까 고민하다 지증왕의 부인인 여걸 연제부인을 만나게 됐다고 말한다. “이렇게 만난 연제부인에 좀더 카리스마를 부여, 이차돈과의 불꽃 튀는 충돌을 그린 게 단편 ‘연제태후’였고, 이를 좀더 폭넓게 다루다 보니 연작소설로 이어졌습니다.” 소설에는 ‘연제태후’ 외에 신라 제일의 미소년 준랑 이야기를 다룬 ‘준랑의 혼인’, 백성들이 우러러 섬겼던 선덕여왕과 왕자 인문을 다룬 ‘변신’, 엄숙하기까지 했던 교합례 모습을 생생히 묘사한 ‘혜성가’, 헤드스핀(머리를 땅에 대고 물구나무 선 채 회전하는 것) 모습을 보여주는 원효대사를 등장시킨 ‘천관사’ 등이 실렸다. “우국충정의 이미지가 덧씌워진 화랑에 대해 새로운 해석을 하고 싶었어요. 한데 우연히 신문을 보다가 우리 젊은이들의 비보잉이 세계적 수준이라는 기사를 보고, 그 맥이 전통문화에 닿아있지 않을까 생각했죠. 사물놀이나 농악 등에 화랑의 피가 섞여 있을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소설은 성에 관한 묘사가 너무나 대담해 문예지 ‘실천문학’ 연재 당시 ‘선데이 서라벌’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작가는 남녀의 성행위 모습이 장식된 토우장식 장경호 등 유물과 삼국유사의 행간을 읽으면서 소설의 모티프를 얻었다고 말했다. “현대물에서도 굳건한 입지를 만들고 싶다.”는 그는 “현재 산동네에는 가난한 사람들이 살고 경치가 좋은 아랫동네에는 부자들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경계의 이야기를 다룬 장편을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9800원. ‘와인이 있는 침대’는 결혼을 거부한 채 살아가는 서른세살의 프리랜서 기자 다현과 주변 인물의 농도 짙은 사랑 이야기이다. 작가는 “와인을 매개로 쉽게 산화하지 않는 현대인의 ‘불멸의 사랑’을 말하고 싶었다.”고 집필 동기를 밝힌다. 다현은 어느 날 ‘21세기 유망직업’이라는 기사를 쓰기 위해 항공관제사 ‘연우’를 취재하면서 그에게서 남다른 매력과 신비감을 느낀다. 와인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늘 와인을 옆에 두고 있는 연우와 다현의 사랑은 그윽하게 숙성된 와인을 닮았다. 반면 무엇에 얽매이지 않고 적당히 즐기는 사랑에 익숙한 잡지사 편집장 ‘은혜’ 등 주변인물의 사랑은 산화하기 쉬운 와인과 같다. 그는 “사랑과 와인을 나란히 놓는다면 주인공들의 사랑은 책의 말미에 등장하는 불멸의 와인 ‘마데이라’와 같은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소설은 풍부한 와인 상식을 담고 있다. 이런 까닭에 와인 입문서처럼 흥미롭게 읽힌다. 작가는 “와인에 대해 따로 공부한 적은 없고 소설을 쓰는 과정에서 와인에 대해 배웠다.”며 “항상 침대 옆에 와인을 두고 즐기지만 소설을 쓰는 동안은 와인보다 폭탄주를 즐겼다.”고 털어놨다. 그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품격 있는 문학을 하고 싶다.”며 “장편 하나와 중편 하나를 준비 중”이라고 귀띔했다.1만원. 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탄핵의 역사’ 뒤안길로… ‘실용의 정치’ 전면에

    ‘탄핵의 역사’ 뒤안길로… ‘실용의 정치’ 전면에

    29일로 17대 국회의 임기가 끝나고 30일 18대 국회의 막이 오른다.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망과 탄핵 바람 속에서 출범한 17대 국회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새로운 얼굴의 국회가 또 다른 4년의 대장정을 시작한다. 여의도를 떠나는 낙선자들은 재기를 위해 암중모색 중이고,18대 새내기 당선자들은 4년간의 의정활동을 설계하느라 분주하다. 낙선자들의 향후 계획을 들어보고, 또 서울신문이 총선 직후 발간한 ‘18대 국회의원 인물정보’를 통해 나타난 선량들의 면면도 살펴봤다. 초선 당선자들도 30일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점을 감안해 의원으로 표기했다. 정당팀 ■ 등원에 부푼 18대 “헬로~” 개성파가 온다 17대 비례대표 한 명은 동료 의원을 관찰한 뒤 “그렇게 일찍 일어나는지, 또 그렇게 밥을 여러 차례 먹는지 미처 몰랐다.”고 고백했다. 그의 말처럼 한 사람, 한 사람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은 꼭두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일정에 쫓긴다.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다. 바쁜 일정을 쪼개 취미를 계발하고, 도전을 즐기고, 대중들과 소통하는 면모까지 봤을 때 이들이 토막잠을 자면서도 활기를 유지하는 비결을 이해하게 된다.18대에도 이색 취미와 독창적인 안목을 가진, 개성 넘치는 의원들이 개원일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마라톤은 나의 힘” 굴곡 있는 역사의 복판에 서게 되는 정치인과 ‘자신과의 싸움’인 마라톤은 궁합이 맞는 것일까.‘마라톤홀릭’ 증세를 보이는 국회의원들이 이번에도 18대 국회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 18일 서울신문 마라톤대회에 참가해 가뿐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 한나라당 박진(서울 종로) 의원은 마라톤 경험을 살려 ‘돌고래 다이어트’라는 책을 냈다. 같은 당 원희룡(서울 양천갑) 의원은 9차례, 통합민주당 양승조(충남 천안갑) 의원은 6차례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다. 한나라당의 초선 김용태(서울 양천을) 의원도 20여개 대회에 참가한 ‘마라톤 마니아’이다. 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인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윈드서핑, 같은 당 신학용(인천 계양갑) 의원은 필드하키 등 이색 스포츠를 즐겼다. ●“내 취미는 술마시기” 이색 취미도 눈길을 끈다. 한나라당 김성태(서울 강서을) 의원은 취미가 술마시기라고 밝혔다. 그의 관심 분야는 정규직·비정규직 차별 해소이다. 김 의원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비정규직 차별 문제 해결이 시급한 셈이다. 같은 당 이범래(서울 구로갑) 의원은 사진촬영에, 이종구(서울 강남갑) 의원은 바둑에 조예가 깊다. 같은 당 김효재(서울 성북을) 의원은 무선통신 3급 자격증을 보유했다. 생활 속에서 취미를 발견한 의원들도 많다. 한나라당 고승덕(서울 서초을) 의원의 취미는 마트에서 장보기이고, 같은 당 나경원(서울 중구) 의원의 취미는 자녀들과 놀기이다. 민주당 이미경(서울 은평갑) 의원은 사람 화합시키기를 취미로 꼽았다.17대 막바지 원내공보부대표를 맡은 민주당 최재성(경기 남양주갑) 의원의 취미는 ‘대화’, 즉 소통이다. 민주당 신낙균·최영희 비례대표의 취미는 꽃 가꾸기, 김희철(서울 관악을) 의원의 취미는 돌 모으기이다. 분류하자면 ‘자연주의 의원’들인 셈이다. ●장 보는 의원, 시 쓰는 의원 예술적 재능을 갖춘 의원들은 국회가 열리기 전부터 화제에 올랐다. 민주당 김성순(서울 송파병) 의원은 2권의 시집과 2권의 수상록을 낸 시인이다. 한나라당 윤석용(서울 강동을) 의원도 시집을 발표한 바 있다. 장애를 극복한 한의사인 윤 의원은 가수 등록증도 보유했다. 같은 당 비례대표인 조윤선 대변인은 베스트셀러가 된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의 작가이기도 하다. ●분식파·구내식당파 서울신문 발간 ‘18대 국회의원 인물정보’를 보면 기존에 각인된 이미지를 깨는 면모들도 포착된다.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권영진(서울 노원을) 의원은 순박한 외모에 걸맞게 안동국수와 엄나무 닭곰탕을 즐긴다고 했다. 민주당 김성곤(전남 여수갑) 의원은 바닷가 출신답게 생선초밥을 꼽았다. 무소속 이인기(경북 고령·성주·칠곡) 의원은 좋아하는 음식으로 국회 구내식당 음식을 지목해 눈길을 끌었다. ■ 18대의원 이색 인맥 서울신문이 발간한 ‘18대 국회의원 인물 정보’를 통해 공개된 의원들의 ‘친한 사람’을 살펴보면, 이들이 분야를 가리지 않고 폭넓은 인맥을 자산으로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정치적으로 맞서는 다른 당 의원들과도 친한 의원들이 많아 눈길을 끌었다. 이들이 18대 국회를 화합으로 이끄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나라당 박진(서울 종로) 의원은 친한 사람으로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인 박원순 변호사와 참여정부 시절 동북아시대위원장을 지낸 문정인 연세대 교수, 자유신당 창당준비위원이었던 이정훈 연세대 교수를 꼽았다. 재선의 한나라당 나경원(서울 중구) 의원은 자유선진당 비례대표인 이영애 의원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이 의원은 법조선배다. 한나라당 이주영(경남 마산갑) 의원과 민주당 이낙연(전남 함평·영광·장성) 의원도 막역한 사이다. 두 의원은 이미 개원에 앞서 ‘일류국가헌법연구회’라는 초당파적 연구 단체를 출범하는 데 뜻을 같이했다. 통합민주당 김진표(수원 영통) 의원은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를, 같은 당 박상천(전남 고흥·보성) 대표는 한나라당 박희태 의원을 ‘인맥’에 포함시켰다. 유명인사들과의 친분을 과시한 의원도 많았다. 민주당 박병석(대전 서갑) 의원은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와, 같은 당 안민석(경기 오산) 의원은 요가로 유명한 원정혜 박사와 친하다고 밝혔다. 친박연대에는 유독 같은 혈액형을 가진 이들이 모여 있어 눈길을 끌었다. 혈액형을 공개한 비례대표 가운데 서청원·송영선·김을동·노철래 의원이 모두 A형이다.A형이 속 깊고 신중한 성격이라는 속설을 믿는다면, 이들이 총선 과정에서 얼마나 깊은 고민에 빠졌을지 가늠해 볼 만하다. ■ 짐싸고 떠나는 17대 “아듀~” 권토중래 꿈꾸며… 지난 4·9 총선에서 낙선한 17대 의원들은 각자 새로운 삶을 설계하고 있다. 대학교수와 변호사 등 전문직 출신 의원들은 생업으로 돌아가고,4년 뒤의 ‘권토중래’(捲土重來)를 꿈꾸며 외국으로 떠나는 의원들도 속출하고 있다. 정치권 외곽에서 사실상 정치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낙선자들도 많다. 여의도를 떠나는 이들의 절절한 고별사도 이채롭다. ●본업으로 컴백 17대 국회에서 로스쿨 법안 통과를 주도한 통합민주당 이은영 의원은 한국외대 법학과 교수로 돌아간다. 이 의원은 “승리하면 조금 배울 수 있고 패배하면 모든 걸 배울 수 있다.”는 고별사를 남기고 후학양성과 법학교육 발전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변호사 출신인 같은 당 최재천 의원은 법조계에서도 정치와의 인연을 끊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이웃들 편에서 꿋꿋하게 정치를 하지 못했다. 오만하고 독단적인 태도를 반성한다.”는 장문의 반성문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다음달 15일부터 미니 홈피인 ‘싸이월드’에서 정치관련 논평을 지속적으로 발표하겠다는 각오다. 미국 변호사 출신인 서혜석 의원도 법률회사로 옮기며 4년 뒤를 도모할 계획이다. ●외국행 엑소더스 유학과 휴식 등을 이유로 한 외국행 러시도 이어지고 있다.“장수는 전장을 떠나지 않는다.”던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은 지난 26일 미국 워싱턴의 존스홉킨스대로 떠났으며, 같은 당 김재원 의원은 29일 중국 베이징대 연구교수 자격으로 1년 동안의 유학길에 오른다. 김 의원은 향후 국내에 정치분야 연구소를 세울 포부도 내비쳤다. 민주당 이계안 의원은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 객원연구생으로 유학을 떠난다. 그는 “희망과 열정을 다시 찾아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 가졌던 초심을 되살리겠다.”는 고별사를 전했다. ●정치권 복귀 대기 한나라당 출신 낙선자들은 청와대나 정부로의 ‘부름’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이방호 의원은 서울시의원으로 재직 중인 딸의 사무실에 출근하며 정치상황을 관망 중이다.‘이명박 입’으로 활약한 박형준 의원은 대변인 시절과 17대 대선 과정을 담은 내용의 책을 집필할 계획이다.7월 전당대회 전까지는 국내에 머물면서 향후 거취를 알아볼 예정이다. 진보신당 심상정 공동대표는 혁신재창당 작업과 함께 진보운동을 지속하며 2010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출마를 준비할 계획이다. 노회찬 공동대표는 강연 등 대중활동을 통해 18대 국회에서 원외정당인 당의 조직력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탈 여의도’ 행보 여의도를 떠나 원외에서 활발한 정치 활동을 모색하는 낙선자들도 많다. 관가나 산하단체로 갈 수 없는 야당 의원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무소속 이해찬 의원은 지난 3월 말 연구재단인 ‘광장’을 발족한 데 이어 잡지 발간을 계획하는 등 진보세력 부활에 주력하고 있다. 무소속 유시민 의원은 경북대에서 ‘교양 경제학’을 강의할 예정이다. 지지자들에게 “은혜는 돌에 새기고 원수는 물에 새기며 살겠다.”며 고별사를 전했다. 무소속 안영근 의원은 지역구인 인천 남동구에서 직장인 밴드를 결성했다. 미술 관련 유통회사에 취직한 뒤 정치인을 전혀 만나지 않는 등 이색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당팀 이종락·전광삼·구혜영·나길회·홍희경·김지훈·한상우·구동회기자 jr@seoul.co.kr
  • [기고] 교육수장의 책임있는 행동을 기대하며/최원호 한영신학대 겸임교수

    [기고] 교육수장의 책임있는 행동을 기대하며/최원호 한영신학대 겸임교수

    최근 교육과학기술부 간부들이 스승의 날을 맞아 모교를 방문하여 특별교부금을 지원한 것 때문에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스승의 날의 본래 취지를 살리고 스승의 은혜를 기리는 차원에서 해당 주무 부처인 교과부 장관과 실·국장들이 일선학교를 방문하는 것 자체에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 오히려 비난과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교과부가 처신을 잘못하였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교육수장은 마땅히 자신이 책임져야 할 일을 실·국장 탓으로 돌리고 있어 교육 가족의 가슴에 못을 박고 있다. 교과부 간부들의 일선학교 방문의 취지를 살리고 이번과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실에 유념해야 한다. 첫째, 대상 학교 선정에 보다 공정성을 기해야 한다. 장·차관을 비롯한 이들의 출신 모교만을 대상 학교로 선정해야 할 이유는 없다. 이번에 교과부 간부들이 학교를 방문하여 특별교부금을 선심성으로 집행한 것 자체가 온 국민들의 질타를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은 대상 학교에 대표성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차후에 학교 방문을 할 때는 국민 모두가 납득할 만한 사유를 들어 대상 학교를 선정해야 하고 특별교부금을 지원한다면 분명한 원칙과 기준에 따라 당당하게 집행해야 한다. 가령 특수학교를 비롯한 도서벽지 지역, 화재 등의 사고로 인해 슬픔을 당한 학교, 특별한 특기 적성 학교, 성폭력 예방 우수 학교, 각종 경진대회 우수 학교, 안전 학교 등 정부를 대신하여 격려해야 할 학교가 한두 곳이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이들 학교를 최우선적으로 선정해야 할 것이다. 둘째, 비록 연중행사일지라도 교원들의 명예를 높이고 사기를 진작하는 차원에서라도 교원들에게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촌지 때문에 교문을 걸어 잠그고 학교 행사를 생략하거나 앞당겨서 할 것이 아니라 그들로 하여금 모범 교원에 대한 스승의 날 기념 교과부 장관 표창장을 직접 학교로 찾아가 대신 전수하도록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교원들에게는 최고의 사기 진작책이 될 것이다. 직접 교육 현장을 찾아가서 표창하는 것은 교원을 존경하는 풍토를 조성하는 데 일조할 수 있다. 교원을 존경하는 풍토는 ‘불조심’ 같은 그럴 듯한 표어나 문서로 세워지는 것이 아니라 행동에서 나온다. 교육 관료로서 교원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하거나 축하를 받는 자리가 아니라 교원을 섬기는 자리가 될 때 현장방문의 의미는 한층 높아질 것이다. 셋째, 당초의 취지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교육수장이 책임있는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 이런 제도를 도입한 것은 교육정책 입안 책임자들의 보다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한 것인 만큼 이를 보다 활성화시켜야 한다. 이번에 김도연 교과부 장관은 그동안 소임을 다한 수많은 교육수장들의 리더십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장관의 지시를 이행한 해당 간부를 인사조치하겠다는 발상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제 발등 찍기나 다름없다. 실·국장을 막론하고 교육수장의 명령 없이 자신의 소신을 펼칠 간 큰 간부가 어디 있단 말인가. 아랫사람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한 이런 모습은 지도자로서 바람직해 보이지도 않고 교육가족으로부터 환영받지도 못한다. 교과부 실·국장 간부들을 비롯한 직원들이 교육수장을 믿고 일하기는커녕 오히려 교육수장 앞에서 복지부동할 수밖에 없도록 한 셈이 되었기에 총제적인 교육난국을 타개하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스럽다. 부하직원을 문책하기에 앞서 자신의 신중하지 못한 부덕의 소치로 생각하여 보다 겸허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 한, 산적한 교육현안을 해결할 실마리를 찾기 어려울 것이다. 최원호 한영신학대 겸임교수
  • [25일 TV 하이라이트]

    ●영상앨범 산(KBS1 오전 7시) 호주 동부 최남단에 위치한 타즈매니아. 섬의 40% 이상이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유산 목록에 올라있다. 일년 내내 강수량이 풍부하고 울창한 숲과 비옥한 농토가 많아 호주에서 가장 푸른 주로 알려져 있다. 개성있는 연기로 사랑받고 있는 탤런트 강래연과 함께 지구에 얼마 남지 않은 낙원의 섬 타즈매니아로 떠난다.●생로병사의 비밀(KBS1 오후 10시20분) 세계 학자들이 주목하는 장수의 섬, 사르데냐. 이탈리아의 중서부에 위치한 인구 160만명의 이 섬에는 100세가 넘은 장수인구가 무려 240명이나 된다. 우리나라의 100세 이상 여자와 남자의 장수 비율 12:1과는 달리, 이 나라는 2:1로 남성 장수인구가 대단히 많다. 사르데냐의 장수비결을 알아본다.●대결! 노래가 좋다(KBS2 오전 8시30분) 김성은을 비롯한 여자 연예인들 사이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가수 하동균이 자신의 이상형에 대해 밝힌다. 한국의 마이클 잭슨, 박남정이 출연해 함께 한 시대를 풍미했던 라이벌 가수 심신의 ‘오직 하나뿐인 그대’와 당시 그의 인기곡 ‘사랑의 불시착’을 부른다.●신비한 TV 서프라이즈(MBC 오전 10시50분) 1945년 영국.2차 대전 중 독일의 패배와 함께 투항한 마지막 유보트 U-234. 그 유보트에는 두 명의 일본인 장교가 자결을 불사하면서까지 지키려 했던 비밀이 있었다. 그것은 자칫 2차 세계 대전의 결말까지도 바꿔놓을 만한 엄청난 것이었는데…. 과연, 유보트에 담긴 이 엄청난 비밀은 무엇일까.●굿모닝 세상은 지금(SBS 오전 7시35분) ‘환경병’이라 불리는 알레르기 질환. 대기오염과 각종 화학물질 사용의 증가로 알레르기 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면역력이 약한 9세 이하 어린이나 65세 이상 노년층 발병률이 높다. 우리 몸이 얼마나 많은 세균에 노출되어 있는지를 측정해본다. 또 우리의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행복합니다(SBS 오후 8시50분) 이세영은 지숙에게 정말 박 상무의 여자인지를 묻고, 지숙은 자신이 바로 상욱의 여자임을 어렵게 고백한다. 이세영은 20년을 한 식구로 키워줬는데 은혜를 어떻게 이렇게 갚을 수가 있냐며 당장 사라지라고 노발대발한다. 한편 상욱은 안 집사의 집에 지숙이 사랑이를 감춰놨다는 사실을 알고 찾아온다.●희망풍경(EBS 오전 6시) 37살의 최훈상씨는 장애를 가진 쌍둥이 딸을 키우는 이혼녀다. 웃는 모습이 예쁜 하빈이에게는 ‘미소공주’, 분홍색을 좋아하는 하린이에게는 ‘핑크공주’란 애칭으로 부른다. 두 딸을 돌보느라 하루 24시간이 모자란 훈상씨. 서로 의지하며 알콩달콩 살아가고 있는 엄마와 쌍둥이 공주님들의 희망찾기를 들여다본다.●인사이드 월드(YTN 오후 5시30분) 과테말라와 멕시코는 현재 심각한 수질오염에 직면해 있다. 무분별한 벌채, 촌락에서 나오는 쓰레기, 커피 산업 등이 그 원인이다. 커피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원두를 맑은 물에서 발효시켜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생겨난 엄청난 양의 산성 커피 폐수가 하천에 방류되고 있다.
  • 박수진 “‘슈가’ 꼬리표 떼고 연기자 거듭나겠다”

    박수진 “‘슈가’ 꼬리표 떼고 연기자 거듭나겠다”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 대 초는 그야말로 아이돌 그룹의 전성시대였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의 의지나 재능 보다는 대형 기획사에 의해 움직이는 꼭두각시에 불과했으며 실력이 아닌 비주얼에 중심을 둔 가수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의 이런 형태도 2000년대 초반 실력 있는 가수들의 등장과 함께 위기를 맞았다. 그리고 이들 그룹은 해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기에 이르렀으며 각자의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보컬을 맞고 있던 일부 멤버는 솔로앨범을 발표해 성공을 거두기도 했으나 그렇지 못했던 멤버들은 연기자로의 변신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들의 변신이 모두 성공적이었던 것만은 아니다. 핑클의 멤버 성유리와 베이비복스의 멤버 윤은혜 등은 짧은 연기 경력에도 불구하고 단숨에 주연을 맡는 데 성공했으나 연기력 논란을 빗겨갈 수는 없었다. 2002년 아유미, 황정음, 한예원, 박수진 네 명의 여성 멤버로 데뷔한 그룹 슈가의 경우도 비슷했다. 이들은 그룹 해체 후 모두 뿔뿔이 흩어졌다. 팀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았던 아유미는 솔로앨범을 발표하며 인기를 얻었지만 연기자로 변신한 황정음은 가수 출신 연기자의 연기력 논란에 불을 지폈다. 그러나 나머지 두 멤버 한예원과 박수진은 이들에 비해 잠잠했던 것이 사실이다. 얼마전 종영한 SBS ‘온에어’에서 체리 역을 맡았던 한예원이 주목 받기 전까지는 말이다. # 아이돌 그룹의 멤버에서 연기자로 홀로서기 한예원이 ‘온에어’로 관심을 받기 시작하면서 슈가의 전 멤버 박수진 또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2007년 엄정화, 오지호 주연의 SBS ‘칼잡이 오수정’을 통해 연기자로 변신한 박수진을 기억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박수진은 같은 해 출연했던 MBC 에브리원 ‘와인따는 악마씨’와 얼마전 종영한 MBC ‘누구세요’ 후속 2부작 가족드라마 ‘우리들의 해피엔딩’에서 꾸준한 연기 활동을 해오며 호평을 얻었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아직 연기자 박수진을 기억하지 못하는 데 대해 박수진은 “아직 갈 길이 멀어 조바심이 나기도 한다. 하지만 조급하게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며 “처음부터 비중 있는 역할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계단씩 올라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느긋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내 스스로 준비가 됐다고 느꼈을 때 주연을 맡고 싶다.”며 “앞으로 평생 연기자의 길을 걸을 것이기에 기초가 다져진 후에 대중 앞에 당당하게 설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박수진은 “가수 활동을 해오면서 굳혀진 이미지 때문에 힘들기도 하다.”며 “기회가 된다면 어떠한 파격적인 변신도 시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 한예원과 라이벌 경쟁 박수진에게 슈가는 꼬리표와 같다. 아직 대중에게 박수진은 슈가의 멤버로 기억된다. 벌써 연예계 데뷔 7년째에 접어들지만 그 중 5년은 슈가로 활동 해왔기 때문이다. 박수진은 “슈가 탈퇴 후 혼자 여행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주로 일본으로 갔는데 멤버들과 활동을 위해 왔을 때와는 색다른 기분이었다.”며 “멤버들이랑 함께 왔던 길을 혼자 걷고 있으니 옛날 생각이 나면서 뭉클해지기도 했다.”고 잠시 과거를 회상했다. 또한 그는 멤버들이 먼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데 대해 “언제 누가 먼저 주목 받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것이다.”고 말하며 “몇 년 동안 동거동락 해온 멤버들이 인기를 얻는다는 건 내게도 기분 좋은 일”이라고 밝혔다. 반면 박수진은 올 연말 한예원과 나란히 신인상 후보에 오른다면 어떨 것 같냐는 질문에는 “내가 타면 좋겠다.”고 웃어 보이며 “정말 타고 싶지만 그것은 대중의 몫인 것 같다.”고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 이미연 선배님은 내 연기 인생의 롤모델 박수진은 2002년 연예계에 데뷔했지만 연기 경력은 고작 2년밖에 되지 않은 신인이다. 박수진은 “가수를 그만두고 연기자로 전업하면서 다시 신인이 된 기분이었다. 내 앞에 놓여진 현실을 극복하는 것이 최우선 이었기 때문에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원래 내 꿈은 연기자였다. 처음 캐스팅이 되어 소속사에 들어왔을 때도 연기자가 되기 위해 준비 중이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슈가에 합류하게 됐고 그것 또한 연기자로 성장하기 위한 기회라 여겼다.”고 말하며 자신의 꿈에 대해 분명히 했다. 한편 박수진은 “이미연 선배님이 내 연기 인생의 롤모델이다. 청순할 것 만 같았던 캐릭터라 여겼는데 다양한 연기 변신은 물론 극과 극을 오가는 감정 연기를 훌륭하게 해내시는 것 같다.”고 이를 본받고 싶다고 전했다. 서울신문 NTN 서미연 기자 / 사진 = 한윤종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구한말 글꾼’ 이건창의 작문이론서

    ‘구한말 글꾼’ 이건창의 작문이론서

    명미당(明美堂) 이건창(1852∼98). 창강(滄江) 김택영, 매천(梅泉) 황현과 더불어 구한말 3대 문장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고종은 그를 당대 최고의 글꾼으로 꼽았다.“글을 짓는 데 그대가 꼭 필요하다.(중략) 다만 대원군을 위하여 명백하게 사실을 밝혀 이 글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한 글자를 볼 때마다 한 방울의 눈물을 흘릴 수 있도록 하라.” 임오군란 당시 대원군이 청나라에 압송되자 고종은 청 황제에게 바칠 주문(奏文)을 그에게 특별 주문했다. ●시에서 산문까지 다양한 장르 소개 그럼에도 이건창을 기억하는 이는 드물다. 그의 세계를 복원하려는 후사가들의 노력도 이렇다할 게 없었다. 이건창 명문(名文)의 표정을 읽을 수 있는 길은 그래서 더욱 감감했다.‘조선의 마지막 문장’(송희준 엮어옮김, 글항아리 펴냄)이 오래 막혀 있던 그 길을 뚫었다. 대구의 재야 한학자가 작정하고 수년을 매달려 어렵기로 소문난 ‘명미당집’을 국내 처음 완역했다. 그 가운데 눈에 띄는 글들을 엄선, 해설을 덧붙인 것이 이 책이다. 시와 산문을 통해 이건창의 다양한 글맛을 느낄 수 있다. 이건창은 강화도의 명문가 집안에서 태어났다. 조부는 당시 이조판서를 지낸 이시원. 조부에게서 어려서부터 한학을 배워 10세에 사서삼경을 통독했고 15세에 역대 최연소 문과 합격자의 기록을 세웠다.26세에 충청도 안렴사(암행어사)가 된 그는 당대를 주름잡는 ‘리얼리스트 문필가’로 이름을 얻었다. 암행을 하는 과정에서 죄인을 신문한 아픈 마음을 달랜 시 ‘녹수작(錄囚作)’ 등은 한국 사실주의 문학의 최고봉으로 손색없다는 게 책의 주장이다. ●담백한 문장으로 백성들의 삶도 묘사 책은 이건창을 빌려 구한말의 사회문화상을 두루 살피는 요령을 빛낸다.“다만 뜻이 연속하고 관통하게 하여 분명하고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어조사 따위의 쓸데없는 말을 구사할 겨를이 없으며, 속어 사용을 꺼릴 겨를이 없다. 다만 바른 뜻을 놓쳐버리는 것과 하고자 하는 말을 싣지 못했는가를 염려해야 한다.” ‘언어를 다듬는 법’‘말과 뜻이 서로 넘침이 없게 하는 법’‘소리와 리듬을 울리는 법’ 등 문장을 다듬는 구체적 기술들이 1부에서 소개된다. 문장이 쉽고 단순해야 정밀함을 표현할 수 있음을 말한 ‘정매하과록서(征邁夏課錄序)’ 등 조선 최고 문장가의 작문이론은 여전히 현재적 가치를 지닌다. 책에는 그가 남긴 180여편의 산문 가운데 50여편이 등장한다. 학문적 깊이를 가늠케 하는 글도 여럿 있다. 사육신 전기를 통해 충성과 절의에 대해 논한 글들이 대표적이다.‘육신사략(六身事略)’편에서는 세종의 은혜를 가장 두텁게 입은 신숙주가 단종을 배신하고 세조를 도운 까닭에 사육신과 생육신으로 맞서는 정치논리에서 비판적 대상이 됐음에 주목하기도 했다. 명성왕후가 시해된 지 한달이 지났는데도 아무도 상복을 입지 않는 세태를 한탄해 왕에게 올린 상소문, 러시아 공관으로 거처를 옮긴 고종에게 하루빨리 나와서 궁을 지키라 읍소한 장문의 글 등에 어지러운 구한말이 여실히 투사됐다.1만 6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17) 헝가리 출신 청안 스님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17) 헝가리 출신 청안 스님

    2005년 입적한 숭산 스님은 생전 5만여명에 달하는 외국인을 제자로 삼았다. 한낱 공허한 말에 얽매여 머물지 않는 그의 실천행 법문에 감화된 많은 지식인들이 출가해 수행 중이거나 한국불교 포교에 앞장서고 있다. 헝가리 출신의 청안(42·淸眼) 스님도 그중 한 사람. 헝가리에 머물면서도 틈틈이 불교TV 강의와 법문집 ‘꽃과 벌´(김영사)을 통해 국내에 이름이 알려져 숭산 제자 중 가장 대중에게 인기높은 ‘스타 스님´이다. 출가 전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무명에 흔들리는 사람들의 ‘본래불성(本來佛性)´을 찾아 주기 위해 고국 헝가리에 유럽 최초의 한국식 사찰 원광사(www.wonkwangsa.net)를 짓는 불사에 매달려 있는 청안 스님. ‘나의 마음이 깨끗해지면 세상이 하나가 된다.´는 숭산 스님의 ‘세계일화(世界一花)´ 사상을 몸으로 펴가는, 한국불교의 대표격 국제포교사이다. ●모든 것을 내려놓으라는 ‘방하´ 한마디에 깨달음 얻어 하안거(夏安居) 결제를 사흘 앞둔 16일 오전. 수소문끝에 조계사 일주문에서 만난, 훤칠하게 키가 큰 스님은 환하게 웃으며 손을 모았다. 나란히 찻집으로 향하는 길에서도 ‘스타 스님´을 알아본 신도가 거푸 인사를 하는 바람에 여러 번을 멈춰서야 했다. 지난해 11월 숭산 스님 3주기 행사 때 한국에 들어온 이후 6개월 만의 방한. “안거를 나기 위해 들어 왔느냐.”고 묻자 “현실적인 이유” 때문”이라며 헝가리 부다페스트 외곽에 짓고 있는 원광사 이야기부터 꺼낸다. “한국식 그대로 절을 지으려니 꼼꼼히 챙길 게 많아요. 벌써 두어차례 다녀갔지만 공을 들일수록 손볼 것이 생겨납니다. 이번엔 서까래와 기와 때문에 헝가리 와공들을 대동하고 절집들을 돌면서 전문가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양양 낙산사에서 대목장을 만나 ‘한 수´ 배웠지만 출국하는 23일까지 찾아야 할 사찰과 만날 사람들이 많아 바쁘단다. 헝가리의 신도 6명도 함께 들어와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을 백담사에서 지냈다. 백담사는 숭산 스님이 조실로 주석했던 곳. 스승의 흔적과 정신이 고스란히 스며 있으니 응당 여느 사찰과는 달리 각별할 것이다. 헝가리 중산층 가정, 의사 아버지 밑에서 유복하게 자라난 그가 숭산을 만나 삶의 모든 것을 송두리째 바꾼 이유는 무엇일까. 무슨 말을 들었기에 그토록 자신을 괴롭혀 왔던 혼란을 단박에 털고 벼락 같은 깨침에 닿았을까. 숭산의 제자들이 대부분 그랬던 것처럼 청안도 그 유명한 법문 ‘방하(放下)´를 입에 올린다. “오직 모를 뿐, 그저 내려 놓아라. 그런 다음 그냥 하라(Just do it).” ‘내가 누구이고 무엇 때문에 이곳에 이렇게 살고 있느냐.´는 보편적인 의문이라면 누구나가 한번쯤은 품었을 터. 하지만 그냥 모든 것을 내려 놓으라는 ‘방하´ 한마디에 벼락 같은 해법을 찾았으니 예사 법기(法器)는 아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엘테(Elte)대학에서 영어와 헝가리어를 전공한 어학도. ‘내가 누구인가.´라는 근원적인 의문에 더해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 것인지, 어떤 것이 좋고 어떤 것이 나쁘냐는 삶에 대한 고민과 의심에 끊임없이 시달렸단다. 이런저런 철학·심리학 책들을 뒤졌고 종교인들의 조언도 받았지만 답을 얻을 수는 없었다. 절친한 친구로부터 소개받은 관음선종 선방을 다니며 참선을 하다가 선방을 찾은 숭산 스님 법문 자리에서 문답을 통해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 없었던 마음의 안정을 얻었다고 한다. “실체가 아닌 나와 모든 것에 대한 집착을 버릴 때 진짜 나를 보게 된다. 본디 내 안에 있는 이 불성을 닦게 되면 마음이 맑아지고 세상도 밝아지게 된다.” 헛된 생각에 휘둘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 세상을 바라볼 때 나와 세상에 얽힌 매듭과 관계가 풀린다는 말은 당시 무슨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큰 충격이었다. 대학시절 영어 교생으로 있던 어느 날. 수업을 마친 뒤 무심코 학교 잔디밭에 환하게 쏟아지는 빛을 보면서 불현듯 ‘스님´될 생각이 들었고 참선 수행에 깊숙이 빠져 들었다고 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통역사로 일하던 중 숭산 스님이 세운 관음선종의 본산인 미국 프로비던스 선원 겨울 안거를 나면서 결국 출가를 결심, 해인사에서 행자교육을 받고 사미계를 받았다. 이후 통도사에서 비구계를 받았고 서울 화계사에서 2000년까지 수행 끝에 고국 헝가리로 돌아갔다고 한다. ●숭산스님의 ‘세계일화´ 이어 유럽에 한국불교 전파 한국불교가 좋아 한국 비구가 되었으니 한국에 머무는 게 바른 길이 아닐까. 비구계를 받은 ‘한국 스님´으로 꼬박꼬박 안거도 참여했지만 굳이 헝가리를 택한 이유를 들려 준다. “비구계를 받고 나서 적지 않은 갈등이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출가 전의 나같은 속인들을 위해 길잡이를 할까, 아니면 헝가리를 터전삼아 유럽 포교에 나설까를 놓고 많이 고민했습니다.” 1999년 숭산 스님으로부터 외국인 스님으론 사실상 최고 경지인 지도법사 인가를 받고 이듬해 결국 고심 끝에 헝가리를 택했다.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리투아니아, 체코, 폴란드 등 발닿는 대로 유럽 각지를 돌며 포교에 나섰다고 한다. “고국으로부터 받은 은혜를 갚는다는 뜻도 있지요. 헝가리서 받은 내 몸과 교육, 집, 음식…. 이런 것들을 부처님 법(佛法)으로 갚자는 것이지요.” 헝가리에서 처음 3년간은 집시들을 위한 작은 선원에서 기거했다. 그러던 중 숭산 스님이 세운 관음선종 사찰들이 유독 유럽에만 없다는 사실을 알고는 스님과 주민들이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원광사를 짓기 시작한 것이다. 대웅전이며 크고 작은 선방, 탑, 요사채 등 한국 전통사찰 양식 그대로 지으려니 공사가 더디다. 2006년 선방 상량식을 갖고 식당이며 목욕탕 같은 우선 필요한 부대시설을 갖추었지만 주 건물인 대웅전과 명부전, 선방을 다 세워놓기엔 아직 갈길이 멀다. 한국불교를 온전히 담고 알리려면 그 그릇(원광사)부터 제대로 만들어야 한단다. 불교 십이인연(十二因緣)의 하나로 모든 사물이 무상(無常)·무아(無我)함을 모르고 갈애(渴愛)를 일으켜 윤회(輪廻)의 원인이 된다는 근본적 번뇌 무명(無明). 24년간의 무명에서 깨어나 한 줄기 빛과도 같은 깨침을 얻었다는 뜻이 담겼을까. 스님이 그토록 애착을 갖는 원광사의 이름 뜻이 궁금해졌다. 이름은 누가 지었을까. “관세음보살이 이름을 점지해 주셨다.”며 웃음을 피우더니 이내 정색을 한다. “헝가리를 비롯한 유럽 사람들은 한국불교와 일본, 티베트 불교의 차이점을 모르지요. 그 모르는 상태에서 제가 숭산 스님에게 받았던 것처럼 한국불교를 통한 깨침을 얻게 해주는 게 제 소명입니다.” 예상대로 그랬다. ‘모든 사람이 각자 갖고 있는 불성을 닦아 지혜와 자비, 보시행을 이뤄 세상을 밝히자.´ 본래의 빛, 불성을 찾아가는 공간이다. 출가의 원을 세운 지 어언 20여년.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원적인 의문과 무명의 번뇌는 말끔히 소멸한 것일까. 오래 전에 제 이름을 잊어 버렸다는 청안 스님. 그는 스님의 본분은 끊임없이 수행하는 것뿐이라고 거듭 말한다. “끊임없이 버리고 내려 놓는 것이지요. 오직 모를 뿐 그냥 할 뿐입니다.” 한국불교를 삶의 또 다른 길로 선택한 푸른 눈의 납자가 가꾸는 ‘세계일화´의 꽃은 소문대로 튼실했다. 끊임없이 ‘스타 스님´을 찾는 손 전화의 울림들이 인터뷰를 힘들게 한다. 결국 스님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는 누구인가의 전화를 받고는 서둘러 일어서며 한 마디를 남긴다. ‘Just do it´. 글·사진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청안 스님은 ●1966년 헝가리 출생 ●1990년 참선 수행 시작 ●1991년 숭산 스님 법문 듣고 불교 귀의 ●1992년 부다페스트 엘테(Elte)대학 졸업 ●1993년 미국 프로비던스 선 센터서 동안거 중 출가 결심 ●1994년 한국 입국 ●1995년 해인사서 사미계 수지, 이후 2000년까지 화계사서 수행 ●1996년 통도사서 비구계 수지 ●1999년 숭산스님으로부터 지도법사 인가 ●2000년 헝가리 귀국, 관음선원 주지 취임, 유럽 각지 돌며 참선지도 ●현재 부다페스트 외곽에 원광사 건립 불사 중
  • 민효린, ‘마이티마우스’ 뮤직비디오 주인공

    민효린, ‘마이티마우스’ 뮤직비디오 주인공

    ‘명품코’ 민효린이 남성 듀오 ‘마이티마우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2008년 상반기 타이틀 곡 ‘사랑해’로 최고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신인 남성 그룹 ‘마이티마우스’ 가 1집 정규앨범 발매를 앞두고 타이틀 곡 ‘에너지(가제)’의 뮤직 비디오 촬영을 위한 여주인공으로 민효린을 선택한 것. 마이티마우스는 “민효린의 ‘Touch me’ 뮤직비디오를 보고 깜찍하고 발랄한 모습에 매료됐다. ‘에너지’의 뮤직비디오 컨셉에 잘 어울릴 것 같아 출연 제의를 했고 민효린도 흔쾌히 응해줬다.”고 캐스팅 배경을 설명했다. 윤은혜의 피쳐링으로 화제를 모은 타이틀 곡 ‘사랑해’가 수록된 데뷔 싱글 ‘마이티 마우스’가 발매 2주 만에 무서운 속도로 상위권 차트에 진입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마이티마우스인 만큼 이번 뮤직비디오와 1집 정규 타이틀 곡 역시 가요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빠른 템포의 곡에 맞춰 코믹하고 경쾌한 분위기가 어우러진 이번 뮤직비디오에서 민효린은 귀엽고 발랄한 모습을 연출하며 마이티마우스와 호흡을 맞췄다. 민효린과 마이티마우스는 5월 초 뮤직비디오 촬영을 마쳤으며 ‘마이티 마우스’의 정규 앨범이 발매되는 시점에 맞춰 팬들에게 선공개될 예정이다. 사진=엑스타운 서울신문NTN 김경민 기자 star@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가르침 은혜’ 연말에 기려요

    “스승의 날인데 뭐 안가져가도 되니.” 엄마가 걱정스레 묻는다. 명색이 스승의 날인데 조그마한 선물이라도 쥐어 보내야 할 것 같다는 노파심에서다. 하지만 손휘조(18)양은 웃음지으며 답한다.“엄마 몰랐구나. 우리 학교 스승의 날은 연말에 있잖아.” 서울 관악구 숭의여고에서는 스승의 날이 12월29일이다. 다른 학교가 스승의 날로 보내는 15일은 이 학교 1,2학년 학생들에게는 ‘수학여행 떠나는 날’,3학년에게는 ‘졸업앨범 찍는 날’이다. 숭의여고는 3년 전부터 스승의 날을 겨울방학 하루 전날로 정해놓고 있다. 숭의여고가 흰눈 오는 스승의 날을 택한 것은 새학기 들어 5월까지의 기간이 교사와 학생 서로가 잘 알 만큼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 때문이다. 진정한 ‘감사의 마음’이 생기지 않을 뿐더러 촌지나 고액 선물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 학교 3학년생인 손양은 “선생님과 학생이 서로를 잘 알지 못하다보니 학부모와 학생 입장에선 선생님에게 이름을 각인시키기 위해 좋은 선물을 건넬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연말 스승의 날에는 선생님께 더욱 감사한 마음이 생기게 되고 큰 추억으로 남는다.”고 귀띔했다. 학생들의 성적평가가 끝난 다음이기 때문에 학부모들의 마음도 한결 가볍다. 아이들의 내신에 민감한 학부모들이지만, 눈치를 봐가며 ‘값비싼 선물’을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우남일 교감은 “학기 초인 5월에는 스승의 날이 상업적으로 퇴색해 촌지는 물론 편애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학부모와 학생 모두 ‘연말 스승의 날’을 만족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조용기목사 사역 50주년 출판기념회

    조용기목사 사역 50주년 출판기념회

    14일 원로목사로 추대돼 은퇴하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72) 목사의 사역 50주년 겸 교회 창립 50년을 기념하는 출판기념회가 13일 오후 6시 서울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성대하게 열렸다. 이날 행사를 계기로 ‘여의도순복음교회 50년사’를 비롯해 조 목사 설교집과 선교화보집,‘신약성경강해전집’ 등 100여권이 함께 출간됐다. 행사는 책자 헌정과 선교비 전달에 이어 김장환 극동방송사장,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상득 국회부의장,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의 축사 순으로 진행됐다. 행사에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엄신형 목사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권오성 목사, 대학생선교회(CCC) 설립자 김준곤 목사, 극동방송 사장 김장환 목사,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 등 교계 지도자와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를 비롯한 각계인사 800여명이 참석했다. 조용기 목사는 인사말을 통해 “1958년 대조동 산기슭에서 하나님에게 젊음을 바친 후로 쉼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다.”면서 “폐병에 걸린 보잘 것 없는 소년을 택해 종으로 삼으신 주님이 주신 꿈을 품었을 뿐인데 여의도순복음교회가 75만 성도를 이루며 세계 최대 교회로 성장한 것은 오로지 하나님이 베푸신 은혜”라고 소회를 밝혔다. 한편 원로목사로 추대되는 조 목사의 후임 담임목사직은 이영훈(54) 목사가 승계해 오는 21일 취임예배를 갖는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안방극장 ★ 그들이 돌아온다

    안방극장 ★ 그들이 돌아온다

    영화계 불황이 지속되면서 안방극장이 유례없는 특수를 누리고 있다. 화려한 스타들의 복귀 사연과 연기 변신의 면모도 다 제각각이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먼저, 개인적 아픔을 딛고 복귀하는 배우들이 눈에 띈다. 한동안 악성 루머와 소송에 시달렸던 김선아, 불의의 사고로 지난 3월 친동생을 잃은 이동건이 그들. 두 사람은 MBC 새 월·화드라마 ‘밤이면 밤마다’(6월 방영예정)의 주연으로 호흡을 맞춘다. 김선아는 올초 가수 N씨와의 루머에 연루됐던 데다 촬영이 중단된 영화의 제작사로부터 법정소송을 당해 마음고생을 겪었다. 지난 1월 사고로 동생(김창익)을 잃은 김창완 또한 슬픔을 딛고 SBS 수·목 사극 ‘일지매’(21일 첫 방영)에 출연한다. 스크린 대표 스타들을 오랜만에 안방에서 볼 수 있는 것도 큰 기쁨이다. 영화배우 김지수는 방송사 아나운서국을 배경으로 한 KBS 2TV 수·목극 ‘태양의 여자’로 5월 안방극장을 찾아온다. 근 3년만의 드라마 복귀다. 송혜교, 최강희도 모처럼만에 돌아온다. 방송사 PD들의 삶을 담는 KBS 2TV 월·화극 ‘그들이 사는 세상’(11월 예정)이 송혜교가 선택한 4년만의 복귀작. 최강희는 30대 초반 도시여성들의 고민을 다루는 SBS ‘달콤한 나의 도시’(6월6일 첫 방영)에서 만날 수 있다. 여성캐릭터를 확장한 대표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을 잇는 주인공도 탄생할까. 지난해 남장여자로 분해 ‘커프 열풍’을 일으켰던 윤은혜처럼 담대한 인물형으로 여성캐릭터의 스펙트럼을 넓히려는 시도들이 두드러진다. 문근영은 SBS 사극 ‘바람의 화원’(10월 예정)에서 여자임을 숨기고 남자로 사는 조선시대 천재화가 신윤복 역할을 맡는다. 고현정도 이 대열에 가세한다.100억원이 넘게 투입될 SBS 대작 ‘대물’(8월 예정)에서 여성대통령이 된다. 손예진은 14일 첫 방송되는 MBC 수·목극 ‘스포트라이트’에서 방송사 사회부 기자가 되어 돌아온다. 지난해 시청자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인기드라마 출연진의 색다른 변신도 벌써부터 마음을 설레게 한다.‘개와 늑대의 시간’의 이준기와 ‘케세라세라’의 문정혁은 각각 SBS ‘일지매’,KBS 2TV ‘최강칠우’의 타이틀롤을 맡았다. 김명민과 이지아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뮤직드라마 MBC ‘베토벤 바이러스’(하반기 예정)에서 전작을 뛰어넘는 호연을 선보이겠다는 야심이 대단하다.‘쩐의 전쟁’ 박신양은 ‘바람의 화원’ 김홍도 역으로 또 다시 흥행바람을 몰아볼 작정. 골수 팬들을 낳았던 마니아 드라마 ‘메리대구 공방전’의 이하나는 KBS ‘태양의 여자’로 1년여만에 시청자들을 만난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영원한 YMCA맨’ 전택부 선생이 말하는 스승 스코필드 박사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영원한 YMCA맨’ 전택부 선생이 말하는 스승 스코필드 박사

    ‘아, 스코필드 박사님/호랑이 할아버지 사모합니다./병상에 누워계실 때 찾아가 문안 드리면 ‘난 호랑이가 아니요, 고양이요’/임종이 가까워져서 찾아가 문안드리면/‘난 고양이가 아니요, 참새요.’하며 눈시울을 적시던 호랑이 할아버지, 지금도 할아버지를 사모합니다.’ 올해 아흔이 넘은 할아버지가 38년 전에 떠난 스승을 그리워하며 쓴 추모시 중 일부이다. 스코필드 박사는 프랭크 윌리엄 스코필드(Frank W.Schofield)로 일제 강점기 때 우리나라에서 의료, 선교, 독립운동 보도 등의 활동을 한 영국 출생의 캐나다인이다. 한국의 3·1운동을 적극 지지해 ‘34번째 민족대표’로 불렸고, 외국인으로는 유일하게 국립현충원에 안장됐다. 지난달 10일, 주한 캐나다대사관 1층 로비에서 스코필드 박사를 기리는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스코필드 박사가 1970년 4월12일 81세로 세상을 떠날 때 그의 임종을 끝까지 지켜봤던 오리 전택부(93) 선생은 이날 행사장에서 ‘호랑이 할아버지, 영원히 사랑합니다’라고 다시 한번 읊어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이날은 또 ‘호랑이 스코필드 동우회’(회장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 발족식도 함께 열려 캐나다 대사관 신축건물 1층을 ‘스코필드 홀’로 명명했다. 행사에는 데이비드 피터슨 캐나다 토론토대 총장, 김국주 광복회 회장, 김한중 연세대 총장 등의 인사가 참석했다.‘호랑이 스코필드’는 한국명 ‘석호필(石虎弼)’의 ‘호(虎)’와 그의 강직한 성품을 기리는 뜻에서 이름 지었다. ‘영원한 YMCA맨’으로 불리는 오리 전택부 선생. 그는 해마다 이맘때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두 사람이 있다. 스승 스코필드 박사와의 각별한 사제지간의 정이 그 첫번째. 그리고 ‘스승의 은혜’의 노랫말을 지은 아동문학가 강소천이다. 소천과는 한 고향에서 태어나 학교를 같이 다녔다. 함흥 영생고보 시절, 소천은 일본인 교사의 조선학생 차별대우에 항의해 동맹휴학을 주동했다가 퇴학당한 친구 오리 전택부를 통해 항일사상을 길렀다. 둘은 6·25전쟁으로 헤어졌다가 휴전 직후 서울에서 다시 만났는데, 오리는 기독교계에서 운영하는 어린이 잡지 ‘새벗’의 주간으로 있었다.1955년 오리가 ‘사상계’로 옮길 때 소천을 새벗의 주간으로 추천할 정도로 절친했다. 스승의 날을 앞두고,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도곡리에서 노년을 보내는 오리를 만났다. 그의 아호는 ‘전택부’의 오리 ‘부(鳧)’에서 따왔다. 어린 시절 오리의 부모가 귀엽다는 이유로 “오리야, 오리야!”라고도 불렀다. 한자로는 ‘나의 동리’라는 뜻에서 ‘오리(吾里)’로 적는다. 그의 집에 들어서자, 맨 먼저 벽에 걸린 김동리 선생의 친필 ‘낙도안덕(樂道安德)’이라는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궁금해 하자 오리는 “1975년 YMCA총무를 퇴임하면서 ‘무슨 재미로 사나’라는 에세이집을 출간했을 때 동리가 축사한 뒤 직접 써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스코필드 박사는 우리보다 더 우리 민족을 사랑하고 아꼈다며 스승을 회상했다. “2001년 4월20일, 주한 캐나다 대사관 주최로 스코필드 박사의 유품 전시회가 있었지요. 이때 보관해왔던 유서원문과 유품을 기증했습니다. 나더러 조사(弔詞)를 하라고 하기에 (앞에 언급된)‘호랑이 할아버지 사모합니다.’라고 읊었더니 그걸 전시장에 액자를 만들어 내걸더군요.” 스코필드 박사와의 인연은 오리가 서울YMCA총무를 맡았을 때였다. 당시 전택보 YMCA 이사장이 빈털터리나 다름없는데다 소아마비로 다리까지 불편해 절뚝거리는 스코필드 박사에게 승용차를 선뜻 선물했다. 이때 스코필드 박사는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면서 YMCA를 왕래했고 오리는 그를 스승으로 모셨다. ▶3·1운동 때 스코필드 박사는 어떤 역할을 했나요. “그 분이 1916년 선교사로 한국에 왔다가 3·1만세 때 죽거나 다친 많은 시민들을 위해 구호활동에 앞장섰습니다. 당시에는 세브란스병원 의과대학 교수였지요. 특히 경기도 화성군 제암리 사건 때 일본의 만행을 세상에 폭로했지요. 오늘 새로 밝힐 것도 있습니다. 그해 4월15일 3·1운동에 대한 보복으로 일본 병사들이 제암리 외에 화성군 수촌마을까지 급습했습니다. 교회당과 집집마다 사람을 가둬놓고 불을 질렀지요. 무차별 총질로 사람들이 집 밖으로 나와 불도 못 끄고 마을의 42가구 중 40가구의 식구들이 대부분 불에 타 죽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스코필드 박사는 자전거로 수촌마을을 오고가며 부상자들을 치료했지요. 이로 인해 스코필드 박사는 국외로 추방됐는데 ‘끌 수 없는 불꽃’이란 책을 써서 한민족의 의거를 세계만방에 알렸지요. 광복 이후 우리 정부의 초청으로 한국에 와서 훈장을 받았습니다.” 오리는 이같은 스코필드 박사의 뜻을 기리기 위해 1976년 4월19일 수촌마을에 3·1운동 기념비를 세웠다. 이때 직접 비문을 지었다.‘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기고, 인생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고 하더니, 여기 마을 사람들은 호랑이와 의좋게 오래 살며, 길이 길이 낙원을 이루리라.’ ▶스코필드 박사는 동물도 무척 아꼈다고 하던데요. “맞아요. 하루는 침통한 표정으로 가만히 앉아 있기에 까닭을 물었더니 ‘내 동생이 죽었어.’라고 대답하더군요. 그래서 ‘캐나다에서 동생소식이 왔나요?’라고 다시 물었더니 ‘아니야, 내 동생이 창경원에 있잖아. 창경원에 문제 많아요, 그래서 내 동생이 죽었어.’라고 해요. 그날 아침 신문에 호랑이 한 마리가 죽었다는 신문을 보고 슬퍼했던 것입니다.” ▶유서에는 무엇이 담겨 있었나요. “모 고아원에 돈 얼마 주고,YMCA에는 얼마 주고, 누구누구에게는 얼마를 주라는 것이었습니다. 지갑을 열어봤더니 미화로 2500달러밖에 없었는데 주라는 돈은 4000달러 이상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돈을 더 보태 유서대로 했지요. 평생 가난하게 살면서도 그 분은 많은 학생들과 고아들에게 돈을 주면서 ‘돈 없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야.’라고 하셨지요.” 스코필드 박사는 월남 이상재 선생을 무척 존경했다고 한다. 그리고 캐나다 출신 선교사 게일(G.S.Gale·연동교회 창설자)과 에비슨(O.R.Avison·세브란스의전 창설자) 등이 토론토대학의 선배이자 한국 YMCA창설자였기 때문에 오리에게 YMCA회관 재건에 쓰라며 30달러,50달러씩 돈을 자주 주었다고 한다. “돌아가실 때까지 그분은 서울대 관사에서 혼자 사셨지요. 자식 얘기가 나오면 ‘한국에 아들과 딸들이 많이 있잖아요.’라고 했습니다. 연금과 지지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돈으로 여생을 보냈지만 1년 내내 옷 한 벌 사 입지 않고 그 돈을 모았다가 불우 이웃을 위해 썼습니다.” 오리는 스코필드 박사의 유지를 제대로 받들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다고 몇번 되뇌었다. 오리는 서울에서 살다가 두 달 전에 도곡리로 이사를 왔다. 서울여대 교수로 있는 아들이 새로 집을 지어 아버지를 모시고 살고 있는 것. 오리는 “아들이 어릴 적 우리 고향집처럼 지었어.”라면서 “나는 일제때 공산주의자였지…, 문익환, 장준하 등도 다 내 친구이고 후배였는데 먼저 갔어.”라고 덧없는 세월을 잠시 떠올린다. 그는 최근 ‘에세이문학’ 봄호에 자신의 마지막 글 ‘상사화의 비밀’이라는 수필을 썼다고 했다.100세까지 건강하게 사시라고 하자 “(인심)쓰는 김에 넉넉하게 200살로 하면 안 되겠나.”며 웃는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마당까지 배웅나온 오리는 “참, 스승의 날이라고 했지, 독립운동가였던 여천 이용설(1895∼1993) 선생 있잖아. 그분도 스코필드 박사를 스승으로 무척 존경했다고 꼭 좀 써줘.3·1운동으로 일본 경찰에 쫓길 때 스코필드 박사가 많이 도와주셨거든.”이라고 했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맛있는 다~이어트

    맛있는 다~이어트

    옷차림이 얇아지면서 미처 덜어내지 못한 군살이 신경 쓰이는 시기다. 때를 맞춰 각 화장품 업체들의 슬리밍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바르기만 하면 정말 살이 빠지냐는 간절한 물음에 ‘3개월 이상 꾸준히(!) 발라야 한다’는 강박성 조건이 달린다. 효과를 보지 못했다면 사용자의 게으름이 주범으로 꼽힐 수밖에. 가시적인 효과에 대한 의문에도 불구하고 슬리밍 제품들이 잘 팔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이 정도라도 해야 하지 않나. 보디 로션 바르는 셈 친다.’하는 심리적 위로가 작용하는 것. 이렇듯 여름철이 다가올 때마다 슬리밍 제품 열전이 펼쳐지는데 올해는 ‘먹는 슬리밍 제품’까지 더해져 노출의 계절을 앞두고 여심을 흔들고 있다. ●꾸준한 섭취와 운동 병행하면 슬~슬 빠져요 일명 ‘뷰티푸드’ 또는 ‘헬스푸드’라고 불리는 ‘먹는 화장품’이 등장한 것은 대략 4∼5년 전이다. 기미, 주근깨를 완화시켜주는 미백 또는 안색 개선 제품이 많았으나 최근 들어서는 살을 빼주는 제품으로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과거 제약·식품회사가 주도했던 먹는 화장품 시장에서 미용과 직접적인 연관을 가지고 있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화장품 업체들의 기능성 미용식이 큰 인기를 얻어 가고 있다. 뷰티푸드가 제품군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DHC코리아는 지난 3월 올 여름을 겨냥해 신제품 키토산을 내놨다. 바다참게 껍질의 주성분인 키토산에 고려 인삼과 쌀 배아를 배합하여 콜레스테롤 축적을 방지하고 필요없는 지방을 분해함으로써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90개에 6500원으로 지갑 열기에도 만만하다. 아모레퍼시픽의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비비 프로그램’도 신제품 ‘에스라이트 슬리머’를 출시했다. 상큼한 딸기맛의 앰플형 액상 제품으로 하루에 한번 마시면 날씬한 허리와 복부를 갖게 해준다고 한다.‘소녀장사’에서 날로 날씬해지고 예뻐지고 있는 윤은혜를 모델로 기용해 여심을 자극하고 있다.●식사대용으로 맛·영양 듬뿍 ‘먹는 재미’ 쏠쏠 한방을 컨셉트로 삼아 차별화를 둔 LG생활건강의 ‘청윤진’은 주름완화, 노화방지에 효과 있다는 ‘엘-스킨케어’로 짭짤한 재미를 봤다. 지난해 매출이 300억대. 올해 400억대를 목표로 방문 판매만 해오던 것에서 전문뷰티숍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여기에 탄력 받아 두 가지 다이어트 제품,‘화이버 in Nature’와 ‘엘 치아씨드 다이어트’를 선보였다. 전자는 장의 기능을 원활히 해주는 제품이고, 후자는 하루 한번 식사 대용으로 섭취하며 체중을 조절할 수 있는 제품이다.1포에 115㎉로 가벼우면서도 하루에 필요한 필수 영양소(미네랄, 비타민, 단백질, 오메가3 지방산, 섬유소 등)가 함유되어 있다. 바나나맛 등 4가지 맛으로 구성돼 먹기에도 부담없다. 진주목걸이로 유명한 미키모토에서 만든 미키모토 코스메틱도 독소를 배출하고 신체 균형을 도와주는 ‘DD서포트’를 내놨다. 떠먹는 것과 알약 형태 2종으로 구성된 이 제품은 30일을 복용하면 체내 독소를 제거하고 신진대사를 회복해 몸을 가볍게 만들어 준다. 과연 먹으면 빠질까. 바르는 슬리밍 제품에 대한 답과 똑같다. 꾸준히 복용하고 운동과 병행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 세상에 노력 없이 얻어지는 것은 없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1급 재산공개] 비서관 38% 재산고지 거부

    대통령실 비서관의 재산고지 거부율은 비서관 34명 가운데 13명(38%)으로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때 재산고지 거부율 29.7%에 비해 훨씬 높아졌다. 야당과 시민단체들의 비난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비서관들은 고지 거부 이유로 직계 존비속들의 독립생계유지를 내세우고 있다. 특히 최대 자산가 비서관 ‘빅 4’ 모두 재산고지 거부를 택하는 등 재산이 많을수록 재산고지를 거부하는 이들이 많았다. 청와대 비서관 중 97억원을 신고해 최대 자산가로 등극한 김은혜 부대변인은 시어머니의 재산고지를 거부했다. 이어 59억원을 보유,2위에 오른 김태효 대외전략 비서관 역시 어머니의 재산을 공개하지 않았다.3위인 장용석 민정 1비서관은 41억여원의 재산을 공개했지만 어머니의 재산고지는 거부했다.40억원대 재산가로 4위를 기록한 김강욱 민정2비서관 역시 어머니의 재산은 밝히지 않았다. 김백준 총무비서관은 장·차남, 양유석 방송통신비서관은 장남(미 시민권자)의 재산신고 고지를 거부했다. 김준경 금융비서관과 송종호 중소기업비서관은 부모, 김휴종 문화예술비서관·이선용 환경비서관 등은 어머니의 재산을 공개하지 않았다. 72억원대의 재산을 지닌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역시 장남과 손녀 2명의 재산을 밝히지 않았다.30억원대 자산가인 이종구 금융위원회 상임위원도 고지거부를 선택했다. 이번에도 각종 회원권이나 그림, 보석 등 이색재산을 가진 공직자들이 많았다. 회원권 최다 보유자인 최시중 위원장은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골프·콘도, 헬스회원권 등 모두 7개 회원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이용준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구한말의 천재화가 장승업의 그림이 포함된 병풍 한점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승태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배우자가 1캐럿 다이아몬드 반지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이성구 공정거래위원회 규제개혁추진단장은 목걸이, 반지 등 1100만원어치의 보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김휴종 문화예술비서관은 본인, 배우자, 장·차녀 명의로 순금 451g(1172만원 상당)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10억이상 예금 5명 靑 비서진 ‘저축광’?

    10억이상 예금 5명 靑 비서진 ‘저축광’?

    새 정부 출범 이후 임용된 대통령실 비서관들 중 상당수가 10억원 이상의 예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3월1일 이후 신규 임명자중 1급 이상 고위직 재산등록 신고내역’에 따르면 공개대상자 73명의 재산평균액은 17억 6558만 3000원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재산은 직계 존비속을 뺀 본인·배우자만 기준으로 할 때는 16억 5906만원으로 다소 낮아졌다. 하지만 이는 지난달 24일 정기공개때 발표된 참여정부 1급 이상 고위공직자들의 평균재산액 11억 8000만원보다 6억여원 많은 액수다. 대통령실의 경우 김백준 총무비서관을 포함한 대통령실 비서관 34명의 재산평균액은 17억 9678만원에 달했으며, 본인·배우자만의 재산은 16억 4257만원으로 신고됐다. 이번 공개자 가운데 최고 자산가는 김은혜 대통령실 부대변인으로 97억 3156만원을 신고했으며, 이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72억 4897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두 사람을 포함해 30억원대 이상 자산가는 11명이었다. 이번 공개에선 상당수 비서관들이 거액의 예금을 신고해 눈길을 끌었다. 김태효 대외전략비서관이 28억원, 강훈 법무비서관이 24억원, 장용석 민정1비서관이 16억원, 김은혜 부대변인이 15억원의 예금을 등록했다. 한편 김준경 대통령실 금융비서관이 혁신도시 투기 바람이 한창 일던 2005년 충북 제천시에 땅 투기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서울신문 취재팀이 이날 등기부등본과 현지 취재에서 확인한 결과 김 비서관은 2005년 7월11일 큰딸(24) 명의로 충북 제천시 금성면 양화리 504 일대 7547㎡(약 2287평)의 임야를 구입했다. 본적과 출생지가 모두 서울이기 때문에 제천에는 아무런 연고가 없는 셈이다. 제천은 첨단산업단지 조성과 혁신도시 예정지로 유력시되면서 2004년부터 부동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양화리는 옛 건설교통부가 2004년 7월 개발촉진지구로 지정한 봉양읍·백곡면과 인접해 있다. 그래서 당시 인근에는 ‘기획부동산’ 바람이 일었고 2005년 한 해 토지거래가 전해보다 150%가량 늘었다. 2005년 9월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기도 했다. 김 비서관은 땅을 산 지 5개월 만인 2005년 12월 1필지를 5필지로 분할했다. 제천의 O부동산 관계자는 “필지를 쪼개서 파는 건 땅을 팔기 쉽게 하기 위한 기획부동산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연고가 없는 사람이 샀으면 투기 목적 말고 뭐가 있겠느냐.”고 말했다.S부동산 관계자는 “현 시세라면 실거래가가 2억원 정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비서관은 공시지가로 1300만여원이라고 신고했다. 김 비서관은 이에 대해 “아버지와 외조부로부터 증여받은 돈을 저축했다가 큰딸 명의로 구입한 데다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투기 목적이 아니다. 필지 분할도 자녀에게 나눠줄 경우를 고려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병기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도 땅투기 논란에 휩싸였다. 이 상임위원은 부인명의로 강원 평창군 진부면에 있는 논과 밭 2803㎡(약 847평)를 신고했다. 지난 97년 구입한 이 땅은 96년 개정된 농지법에 따라 영농계획서를 제출하는 등 직접 농사를 지어야만 살 수 있지만 이 상임위원측은 농사를 짓지 않았다. 임창용 이재훈 황비웅기자 제천 이천열기자 nomad@seoul.co.kr
  • [1급 재산공개] 靑 비서관 60% ‘버블세븐 부동산’

    [1급 재산공개] 靑 비서관 60% ‘버블세븐 부동산’

    7일 재산이 드러난 청와대 1급 비서관들 중 60%가 서울의 강남·서초·송파, 경기도 분당·용인 등 이른바 ‘버블 세븐’ 지역에 부동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평균 재산은 17억 9677만원으로 나타나 청와대 수석들에 이어 ‘부자 청와대’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상당수가 소득이 없는 자녀 명의로 땅을 사거나 거액의 예금을 보유해 세금 탈루 의혹도 일고 있다. 다만 소문과 달리 ‘100억원대 자산가’는 없었다. ●땅보다 고가아파트로 재산 형성 청와대 비서관들은 ‘땅’보다는 ‘고가 아파트’로 재산을 형성하고 있었다. 평균적으로 총재산의 70% 이상이 아파트, 상가 등 건물이었다. 특히 비서관 34명 가운데 20명이 버블세븐 지역에 아파트 등을 소유했다. 김태효 대외전략비서관은 서울 서초동, 강남구 신사동 등에 34억 8062만원 상당의 건물을 보유했다. 강훈 법무비서관도 12억 4800만원 상당의 송파구 문정동 소재 훼미리아파트를, 김강욱 민정2비서관은 19억 3000만원 상당의 도곡동 타워팰리스를 부부 공동명의로 보유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백준 총무비서관은 용인시 수지와 서울 서초구에 아파트와 오피스텔, 아파트 분양권 등 3건의 부동산을 신고했다. 장용석 민정1비서관과 김준경 금융비서관도 각각 서초구, 강남구 등에 본인과 배우자 명의의 고가 아파트를 신고했다. ●부동산 투기·탈세 의혹도 김준경 금융비서관은 2005년 충북 제천의 무연고 임야를 소득이 없는 장녀(당시 21세) 명의로 취득한 뒤 기존 1필지를 5필지로 분할해 투기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김 비서관은 “딸이 큰아버지로부터 1억원을 증여받고 딸 명의로 부은 적금으로 임야를 매입했다. 위장전입 등 실정법 위반도 없다.”고 설명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그러나 무슨 용도로 샀는지에 대한 해명은 없었다. 박영준 기획조정비서관은 지난해 5월 서울 용산구 신계동 재개발 지역에서 공시지가 7억 3000만원 상당의 대지와 함께 재개발 아파트 입주권을 갖는 무허가 주택을 샀다. 그러나 “재산세를 납부했고, 시세차익을 본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강훈 비서관은 98년부터 최근까지 20대 초반인 아들(23세)과 딸(21세)에게 증여한 각각 2억 3000만원과 1억 8000만원의 예금을 신고했다. 그러나 10여년 동안 증여세를 내지 않다가 이번 재산등록 이후 자진 납부한 것으로 나타나 탈세의도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상협 미래비전비서관은 경기도 파주 소재 배우자 명의의 땅이 지난해 2월 밭에서 대지로 지목이 변경됐다. 김 비서관은 “토지공사에서 주택단지로 조성된 것을 분양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대변인 14개월 아들 1105만원 예금 청와대 비서관 중 김은혜 부대변인이 가장 많은 97억 3155만 9000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국제변호사인 남편의 재산인 서울 대치동 다봉타워빌딩 등이 대거 포함됐다. 그러나 이는 공시지가 기준이어서 시가로 환산하면 총재산은 100억원대를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김 부대변인은 14개월 된 장남의 명의로 1105만원의 예금을 신고해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 김태효 비서관 59억 3292만원, 강훈 비서관 47억 5104만원, 장용석 비서관 41억 4914만원, 김강욱 비서관 40억 7719만원, 김준경 비서관 31억 7936만원 등 6명은 30억원대 재력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억원 이상을 보유한 비서관도 신혜경 국토해양비서관, 김두우 정무2비서관, 김백준 비서관, 이선용 환경비서관 등 4명이다. 노연홍 보건복지비서관은 1억 8426만원을 신고해 최하위였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신일스승상’ 수상 교사 7명 선정

    학교법인 신일학원 신일스승상위원회(위원장 정원식 전 국무총리)는 7일 교육현장에서 본분을 다하고 있는 평교사 7명을 ‘제7회 신일스승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시상식은 10일 오전 11시 서울 미아동 신일학원 캠퍼스 차이코프스키홀에서 열린다.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변병직(서울맹학교 교사) 한명상(서울 미림여자정보과학고 교사) 안선남(경기 은혜고 교사) 이옥근(경복고 교사) 이경란(인천 문학초 교사) 박관수(서울 증산초 교사) 김현영(경기 포승중 교사)
  • 강재섭 “쇠고기 국민기구 구성을”

    미국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 조치와 관련해 정부는 나름의 후속 대책을 제시했지만, 한나라당은 성에 차지 않는다며 질책했다. 한나라당은 광우병 소 차단을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냈지만, 정부는 “검토해 보겠다.”며 즉답을 내놓지 않았다. 국회에서 6일 열린 최고 당정 고위협의회 풍경이다. 한나라당은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발생할 경우 등이 생기면 개정 또는 재협상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찾도록 촉구했다. 이 과정을 한나라당은 ‘재협상’이라고, 정부는 ‘개정’이라고 표현해 혼선이 빚어졌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협의회에서 “‘광우병 괴담’으로까지 번진 쇠고기 문제에 대해 국민의 오해와 불신, 불안을 깨끗이 씻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다.”면서 “지금 당장 재협상하기는 어렵고, 특별법을 만드는 것은 국제 관례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한승수 총리는 “미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개정안은 국제기준과 과학적 근거에 따라 이뤄졌다.”면서 “정부는 총리와 관계 장관 직을 걸고라도 국민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는 생산적 토론을 보장하지만, 허위사실 유포행위나 불법시위 등을 통해 의도적으로 사회 불안을 조성하는 행위에는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했다. 2시간 가까이 진행된 협의회를 마친 뒤 당정은 미 쇠고기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를 확인했다.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은 “당은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후속조치 위주로 짜여졌고, 추상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당은 광우병의 발생이 현저하다고 보는 경우 재협상 가능성이 있는지 물어봤다.”고 전했다. 하지만 곧이어 민동석 농림수산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이 한나라당의 발표를 뒤집으며 “재협상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민 정책관의 발표는 한나라당이 재협상이라는 단어를 쓰며 협의회 결과를 설명한 뒤에 나왔다. 민 정책관은 재협상 불가 입장을 밝히며 “특별한 상황이 있을 경우 수입위생조건 개정 요구를 할 수 있다.”며 ‘개정’ 가능성은 열어뒀다. 재협상은 지난 18일 타결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 조건을 무효화하고 국내 고시 이전에 다시 협상하는 것이고, 개정은 이번 수입조건이 시행되는 가운데 상황이 변해 새 수입조건을 맺은 것을 말한다는 설명이다. 개정이든 재협상이든 당장 전면 재협상을 하지 않는다는 당정의 결정에 야당은 비난을 퍼부었다. 통합민주당 유은혜 부대변인은 “고위 당정은 국민과 야당의 재협상 요구를 물타기 위한 쇼였고, 국민이 속아 넘어갈 때까지 거짓해명을 하겠다는 끝장 사기극”이라고 논평했다.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광우병 발생 위험이 현저하다고 판단하는 주체가 미국이라면 말장난에 불과한 얘기”라면서 “검역주권은 말 바꾸기로 찾을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꼬집었다.홍희경 구동회기자 saloo@seoul.co.kr
  • [병자호란 다시 읽기] (70) 홍타이지,황제가 되다

    [병자호란 다시 읽기] (70) 홍타이지,황제가 되다

    평소 여진족을 오랑캐라고 멸시했던 조선이 홍타이지를 황제로 추대하는 데 동참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데 후금의 힘이 이미 명마저 넘어선 상황에서 조선의 선택은 국가의 존망까지 걸어야 하는 모험일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신중하고 주도면밀한 대응이 필요했다. 하지만 평안감사에게 보내는 인조의 유시문(諭示文)을 조선 영토 안에서 용골대 일행에게 빼앗긴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국가 운영 체계에 나사가 풀려 있다는 방증이었다. 반면 조선의 ‘본심’을 간파한 홍타이지는 느긋하게 조선을 조롱하기 시작했다. ●1636년 홍타이지,帝位에 오르다 인조가 평안감사 홍명구(洪命耉)에게 보낸 유시문의 내용은 대충 이러했다.‘정묘년에 부득이 하여 강화를 맺은 것도 부끄러운데 지금 그들이 황제를 칭하려 하니 존망을 돌보지 않고 절교(絶交)할 수밖에 없다. 팔도의 관찰사들은 이 소식을 들으면 죽기를 맹서하고 싸워 원수를 갚을지어다. 각처의 백성들에게도 알려 용사들을 격려시키고 서로 도와 나라의 은혜에 보답하라.’ 용골대가 가져온 인조의 유시문을 보았을 때 후금의 여러 버일러들은 당장 군사를 일으켜 조선을 섬멸하자며 흥분했다. 홍타이지는 차분했다. 그는 버일러들을 만류하며 먼저 조선에 사람을 보내 속내를 떠보라고 지시했다. 이윽고 1636년 4월11일 여명, 홍타이지는 백관들을 이끌고 심양성의 천단(天壇)으로 나아갔다. 자신이 제위에 오른다는 사실을 천지에 고하기 위해서였다. 홍타이지는 대신들과 함께 제단에 삼궤구고두례(三九叩頭禮)를 행했다. 세 번 무릎을 꿇고 아홉 번 머리를 조아리는 의식이었다. 홍타이지가 북쪽을 향해 꿇어 앉은 상태에서 제관이 축문을 읽었다. ‘유세차 병자년 4월11일, 만주국 황제 신(臣) 홍타이지는 황천후토신(皇天后土臣)에게 고하나이다…. 제가 대위(大位)를 이은 지 10년, 하늘의 도움으로 조부의 기업(基業)을 어깨에 메고 조선을 정복하고 몽골을 통일하여 다시 옥새를 얻었습니다…. 이제 내외 신민의 추대를 받아 천자(天子) 자리에 올라 나라 이름을 대청(大淸), 연호를 고쳐 숭덕(崇德) 원년으로 삼았음을 삼가 아뢰옵니다.’ 연호를 천총(天聰)에서 숭덕으로 고치고 대청제국의 황제 자리에 올랐다는 사실은 이해가 되지만 ‘조선을 정복’ 운운한 것은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아직 병자호란은 일어나지도 않았고 조선은 명분상 분명 형제국이었다. 그럼에도 ‘조선을 정복’했다고 한 것은 당시 조선이 이미 자신들의 수중에 있다고 여기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었다. 또 자신들에게 도무지 고개를 숙이려 들지 않는 조선에 대해 그만큼 아쉬움을 느끼고 있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다. ●조선사신, 황제즉위식서 고개 숙이기를 거부하다 천지에 고하는 의식을 마친 뒤 천단 동편에 즉위 식장이 꾸려졌다. 홍타이지는 단상에 놓인 금 의자로 올라가 앉았고 여러 버일러들과 대신들은 좌우로 줄을 지어 늘어섰다. 이윽고 찬례관(贊禮官)의 외침에 따라 만몽한(滿蒙漢) 출신의 신료들은 일제히 홍타이지에게 삼궤구고두례를 행한 뒤 꿇어 앉았다. 곧이어 만주, 몽골, 한인들을 대표하는 신료들이 각각 만주어, 몽골어, 한문으로 된 표문(表文, 신하가 임금에게 올리는 글)을 받들고 단(壇)의 동쪽에 섰다. 여러 무리들을 향해 표문의 내용이 낭독되었다.‘우리 황상께서는 하늘의 뜻과 백성의 여망을 따르고, 덕을 닦아 조선을 복종시키고 몽골을 통일하여 다시 옥새를 얻으셨다…. 큰 이름과 업적이 천하에 드날리니 한마음으로 추대하여 관온인성황제(寬溫仁聖皇帝)라는 존호를 올린다.’ 낭독이 끝나자 신료들은 다시 삼궤구고두례를 행한 뒤 기립했다. 여기서도 ‘조선을 정복’했다는 내용이 반복되었다.‘관대하고 따뜻하며 어질고 성스러운’ 황제의 조선 출병이 머지 않았음을 암시하는 것이었을까? 당시 식장에는 조선에서 온 춘신사(春信使) 나덕헌(羅德憲)과 이확(李廓)도 있었다. 두 사람은 즉위식이 진행되는 내내 홍타이지에게 절을 하지 않았다. 조선은 아직 형제국이지 청에 신속(臣屬)하는 나라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만주와 몽골인들은 물론, 조선이 상국으로 섬기는 명 출신 신료들까지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던 식장의 분위기를 고려할 때 두 사람의 행동은 결코 쉽지 않은 것이었다. ●홍타이지 “째째하게 사신죽이지 않겠다” 같이 도열해 있던 청의 신료들이 발끈했을 것임은 불 보듯 뻔한 것이었다. 두 사람을 죽이라는 목소리까지 나왔던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홍타이지는 만류했다. 그는 ‘이 일은 조선 국왕이 양국 사이에 틈을 만들기 위해 일부러 꾸민 것이다. 내가 만일 사신들을 죽이면 조선 국왕은 내가 맹약을 어겼다고 할 것이다. 나는 한 때의 하찮은 분노 때문에 사신을 죽이지 않겠다.’고 신료들을 다독였다. 끝까지 고개를 숙이지 않은 나덕헌과 이확의 용기도 대단한 것이었지만, 조선에 먼저 절교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하지 않으려 했던 홍타이지의 외교적 안목 또한 만만치 않은 것이었다. 홍타이지는 두 사신이 귀국할 때 인조에게 선사하는 초피(貂皮)를 비롯하여 은과 인삼 등을 들려 보냈다. 의외였다. 군사를 일으키기에 앞서 마지막으로 예의를 차리려는 수순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확과 나덕헌에게 들려준 국서는 불만으로 가득 차 있었다. 우선 용골대 일행이 서울에 갔을 때, 조선이 몽골 출신 버일러들을 만나 주지 않은 것에 불만을 토로했다. 자신에게 허락을 받고 들어갔던 사람들을 만나 주지 않은 것은 두 나라 사이에 틈을 만드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두 나라 사이에는 본래 원한이 없었는데 1619년 조선이 명을 도와 후금을 공격하는 군대를 파견했던 것, 이후 명나라 사람들을 받아들이고 그들에게 식량을 준 것 때문에 정묘호란이 일어나게 되었다고 회고했다. 또 정묘호란 당시 가짜 왕제(王弟)를 진짜인 것처럼 속여 볼모로 보낸 것, 자신이 강홍립과 함께 돌려 보낸 한인들을 명으로 압송해 버린 것, 맹약을 맺은 이후에는 명나라 사람들을 조선 영토로 들이지 않겠다고 약속해 놓고 그것을 어긴 것 등등. 홍타이지의 불만은 이어졌다. ●“인조 자제 볼모로 안 보내면 공격하겠다” 홍타이지가 특히 맹렬히 비난한 것은 공유덕, 경중명과 관련된 사안이었다. 그들이 귀순해 올 때 조선이 명을 도와 그들을 차단하려고 시도했던 것은 전쟁의 단초를 여는 행위였다고 규정했다. 흥미로운 것은 조선 신료들을 비난하고 조롱한 점이었다. 그는 인조의 신료들을 가리켜 ‘책을 읽었지만 백성과 나라를 위해 경륜을 발휘할 줄은 모르면서 한갓 허언(虛言)만 일삼는 소인배들’이라고 매도했다.‘세상 물정을 모르는’ 그들 서생(書生)들이 10년 간 이어져온 화의를 폐기하고 전쟁의 단서를 열었다고 비난했다. 작심한 듯한 홍타이지의 발언은 이어졌다.‘왕은 지금 덕과 의리를 닦지 않고 해도(海島)의 험준함만 믿고 있으며 서생들의 말을 듣고 형제의 화호를 깨뜨리고 있다.’ 홍타이지는 훈계를 늘어 놓았다.‘몽골의 차하르(察哈爾) 한도 덕을 닦지 않고 간신들의 말에 따라 내게 전쟁을 걸었다가 쫓기는 몸이 되고, 끝내는 신료들에게 배신당했다.’고. 이어 조선이 ‘후금을 원수’라고 한 이상 자신은 전쟁을 통해 강약과 승부를 겨룰 뿐 사신들을 죽이는 쩨쩨한 짓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조에게, 스스로 죄를 깨우쳤다면 자제를 볼모로 보내라고 요구했다. 그렇지 않으면 군대를 일으켜 쳐들어 가겠다고 협박했다. 홍타이지는 자신이 군대를 움직이는 날짜까지 명시했다. 사실상의 최후 통첩이었다. 조선이 홍타이지의 요구대로 볼모를 보내지 않는 이상 전쟁은 피할 수 없었다. 전쟁이 터지면 강화도로 들어가는 것말고는 이렇다 할 대책이 없었던 조선, 그나마 그 계획조차 이미 청에 읽혀 버린 조선의 대책은 과연 무엇일까.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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