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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떻게 지내세요] 위암·심장병 투병생활 ‘산장의 여인’ 권혜경씨

    ‘산장의 여인’이라는 추억의 노래가 있다.‘아무도 날 찾는 이 없는 외로운 이 산장에/단풍잎만 채곡채곡 떨어져 쌓여 있네/세상에 버림받고 사랑마저 물리친 몸/병들어 쓰라린 가슴을 부여안고/나 홀로 재생의 길 찾으며 외로이 살아가네’ 누가 불렀을까. 권혜경(75)씨. 충북 청원군 남이면 외천리.‘산장의 여인’을 부른 업보 때문인지 노랫말처럼 아무도 찾는 이 없이 홀로 지내고 있었다. 수소문 끝에 권씨의 집을 찾았다. 가요평론가인 박성서씨와 ‘잘 있거라 나는 간다’로 시작되는 ‘대전부르스’의 안정애(70)씨가 동행했다. 병마와 싸운다는 권씨에게 잠시나마 위로를 하겠다는 마음에서였다. 서울에서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두시간여 지나 청원 톨케이트를 빠져나왔다. 남이 파출소에 들러 권씨의 집을 물었더니 “아, 산장의 여인 그 분요.”하면서 친절하게 안내해준다. 꼬불꼬불 시골길을 걸어 막다른 산골짜기 외딴집에 도착했다. 앞마당에는 5월의 풀이 무성했다.“권 선생님” 하면서 대문을 두들겼다. 두번째 소리를 듣고서야 “누구요?”하면서 문을 열었다. 백발이었다. 이윽고 “나 이렇게 살아, 어여 들어와.”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진을 찍지 말라고 몇번 당부했다. 집안에는 달마대사 그림이 여기저기 붙어 있었다. 권씨는 “밤에는 부처와 예수가 찾아오지.”하면서 득도의 경지에 이른 사람처럼 툭 뱉었다. 권씨는 지난 1994년 5월에 이곳으로 이사왔다고 했다. 시장기를 느꼈는지 “동네 자장면집에 가자.”고 했다. 대문밖으로 나왔다.10여평의 마당 한 쪽에 움푹 팬 구덩이가 눈에 들어왔다. 권씨는 “저긴 직접 내가 팠지, 나중에 누워야 할 곳이거든.”이라고 했다. 이어 중식당. 마침 비가 쏟아졌다.‘배갈’ 술잔이 오고 갔다. 옆에 앉은 안씨가 권씨에게 “언니는 그때 은행원 출신으로 가요계에 데뷔해 여러가지로 품격을 높였지.”라고 했다. 권씨는 “야, 그러지 마라. 요즘 젊은 사람들 우쭐대면 안돼, 함께 살면서 좋은 분위기 만들어야 해.”라고 했다. 권씨는 또 “나 많이 아팠거든, 하지만 이렇게 멀쩡해 걱정하지 마.”라는 말로 안심을 시켰다. 권씨는 강원도 삼척 출생. 세무서장을 지낸 부친을 따라 어릴 적 경기도 의정부에서 자랐다. 서울대 성악과를 나온 그녀는 조흥은행에 입사했다. 하지만 타고난 끼는 못 속였다.26세때 KBS라디오 전속가수 모집에 ‘대니보이’를 불러 뽑혔다. 이른바 오페라 가수에서 ‘딴따라’로 변신했던 것. 워낙 목소리가 좋아 작곡가 이재호씨가 ‘산장의 여인’을 권씨에게 선물했다. 이 때가 56년 6월. 이 노래를 부른 지 6일 만에 권씨는 일약 스타가 됐다. 이어 ‘호반의 벤치’ ‘동심초’ ‘물새 우는 해변’ 등으로 60년대를 주름잡았다. 노래인생 50년. 흔한 연애 한번도 하지 않았다. 두시간여 얘기를 나눴다. 권씨는 “공기 좋은 곳에 살다 보니 위암과 심장병도 다 나았어.”라고 거듭 말했다.‘산장의 여인’을 듣고 싶다고 했더니 기꺼이 목청을 돋운다.75세의 원로였지만 목소리는 20대였다. 박수소리가 끝나자 “서울 가거든 소식 전하지 말라.”고 했다. 청원 김문기자 km@seoul.co.kr
  • 카드 사용액 부풀려 부정환급 은행원 줄징계 예고

    은행원들이 신용카드 사용액을 부풀려 연말정산때 소득공제를 더 많이 받아온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은행들은 이같은 ‘부정환급’ 사태와 관련, 금융감독원의 지시에 따라 해당 직원들에 대해 면직·감봉 등의 중징계를 내리기로 해 초유의 은행원 대량 징계가 예고되고 있다. 20일 금감원과 은행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3월 은행 직원들이 카드 사용액을 부풀리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8개 시중은행과 6개 지방은행, 농협과 수협, 카드사 등 금융기관에 내부감사를 지시했다. 금감원은 또 징계 수위가 은행별로 다르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있는 점을 감안, 중징계로 맞출 것을 권고했다. 은행원들은 카드 사용액 부풀리기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카드사용액 증명서류가 점포마다 마련돼 있고, 은행원들은 이를 쉽게 가져다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김경운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영화 ‘남극일기’의 송강호

    영화 ‘남극일기’의 송강호

    그가 출연한 영화가 빛나는 이유는 스크린 위로 ‘배우’송강호가 아닌 배우 ‘송강호’가 보이기 때문이다. 그는 주어진 캐릭터에 녹아들기보다는 캐릭터를 자신만의 연기 스타일로 흡수해 버리는 탁월한 능력을 지녔다. 어리버리한 조직 두목(넘버3), 어눌하고 소심한 은행원(반칙왕), 인정과 의리를 지닌 북한군(공동경비구역 JSA), 촌스럽지만 우직한 시골형사(살인의 추억) 등 그의 연기 궤적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송강호표 영화’란 새로운 장르에 맞닥뜨리게 된다. 19일 개봉하는 영화 ‘남극일기’(감독 임필성, 주연 송강호·유지태)에서도 마지막 장면까지 그의 잔상을 진하게 느낄 수 있다. 남극을 배경으로 탐험대원들이 겪는 미스터리와 공포를 다룬 이 작품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탐험대 대장 최도형. 동료 대원들이 의문의 사고로 하나둘씩 숨지는 상황속에서도 정복욕에 사로잡혀 광기어린, 전혀 딴 사람이 돼 간다. 최근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에서 열린 기자시사회에서 그를 만났다. “다른 영화와 달리 기댈 곳이 없었어요. 배우들과 합숙을 하며 따로 대본 연습을 하고 수없이 토론도 했죠.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었고, 매우 색다르고 난이도 높은 작업이었어요.”다양한 장면 연출이 불가능한 남극이 배경인데다 고작 6명의 인물이 2시간 동안 관객을 집중시켜야 하기 때문에 연기의 밀도감을 높이는 데 주력했단다. “어렵게 촬영한 이번 영화가 배우 송강호에게 어떤 의미로 남을 것인가?”라고 묻자, 표정이 조금 굳어진다. 전작 ‘효자동 이발사’에서 보여준 기대 이하의 흥행 결과가 아직 머릿속에 남아있는 걸까.“잘 될 때도 있고, 잘 안될 때도 있는 것 아닌가요? 전 ‘관객들이 어떻게 볼까?’하고 우려하지 않아요. 부족하지만 항상 매 작품 최선을 다하려 노력하죠.” ‘남극일기’는 ‘빙우’같은 멜로물이나,‘K2’·‘버티칼 리미트’ 같은 산악 액션영화와 궤를 달리한다.‘도달불능점’에 도달하기 위한 인간의 욕망과 심리를 그리고 있다. 때문에 “예술성에 너무 치중한 것 아니냐?”는 질문이 튀어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안전한 흥행공식을 따르지 않았다고 해서 대중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역으로 생각하면 그것이 바로 대중성이죠. 관객은 늘 새로운 자극과 감동을 얻기 위해 극장을 찾거든요.” ‘살인의 추억’이나 ‘올드보이’도 안전한 공식을 따른 영화는 아니지 않으냐며 자신감을 내비친다. 그는 지나친 탐욕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점점 피폐해져가는 최도형 역을 ‘튀지는 않지만, 무리없이’ 표현해 냈다. 조금 꼬집자면 전작들에서와 달리 남극이란 거대한 배경과 밋밋한 이야기 전개 속에 그의 존재가 묻혀 보인다는 것. 하지만 그는 “정답을 갖고 연기하지 않았다.”고 잘라 말한다. “그가 왜 미쳐가는지 미리 답안을 보고 연기하지 않았어요. 보시는 분들이 나름대로의 시선으로 해석하시는 게 정답이죠.” 촬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장면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는 “뉴질랜드 현지 촬영 전체가 어려웠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촬영 난이도보다는 겨울이다 보니까 금방 해가 지더라고요. 당일 예정된 분량을 다 소화해야 촬영 스케줄이 어긋나지 않는데, 시간이 부족해 굉장히 애를 먹었어요. 연기하는데 굉장한 스트레스가 됐죠.” 영화속에서처럼 출연 배우들 사이의 ‘맏형’으로서 촬영장에서 감독 못지않게 대들보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송강호. 동료 조연 배우들의 연기 노력에도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한다.“차가운 영화지만 뜨겁게 볼 수 있는 영화예요. 많은 분들이 오셔서 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사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제작기간 6년·제작비100억원 대작 영화 ‘남극일기’속 송강호는 ‘살인의 추억’이나 ‘효자동 이발사’에서 보여준 모습과 달리 눈빛부터 다르다.‘퀭한’표정과 조금은 야윈 모습. 그는 광기어린 주인공의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하기 위해 촬영에 들어가기에 앞서 다이어트를 해 8㎏을 감량했다. 수염도 길렀다.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야위어 가는 캐릭터를 연기해야 했기 때문. 그는 “남극이라는 극한의 땅이 또 하나의 캐릭터로 살아나는 것이 이 영화의 매력”이라면서 “배우 자신도 극한의 상황에 도전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남극일기’는 다른 영화와 달리 힘든 촬영 여정을 겪었다.6년여의 제작 기간과 100억원 가까운 제작비가 들어간 이 영화는 지난 99년 시나리오 집필과 함께 시작됐다. 지난 2003년 주인공 송강호와 유지태가 캐스팅됐고, 이들은 이후 4개월 동안 두 차례에 걸쳐 체력 및 탐험 체험 훈련을 받았다. 이후 2개월여의 뉴질랜드 현지 로케. 전체 분량의 70%가량이 뉴질랜드 스노 팜, 마운틴 가비 등 설원에서 촬영됐다. 변덕스러운 날씨와 현지 적응 관계로 촬영 일정이 지연되면서 임필성 감독은 스트레스성 당뇨까지 걸렸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은행들 ‘위안貨 골머리’

    은행들 ‘위안貨 골머리’

    시중은행들이 평가절상이 임박한 위안화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외화 암거래시장에서 위안화 품귀현상이 빚어진다는 소식에 일부 은행고객들도 “위안화를 대량 매입할 수 없느냐.”고 문의해 오고 있다. 이와 더불어 22만여명에 이르는 조선족동포 등 화교권 외국인 노동자들은 “위안화 가치가 오르면 중국에 있는 가족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액수의 돈을 받게 되는 것 아니냐.”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어 이들을 진정시키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위안화 투자 위험해요” 개인환전상이 밀집한 서울 남대문시장 주변에는 요즘 위안화를 찾아 볼 수 없다. 위안화 보유자들이 값이 오를 때까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환전상 이모(50)씨는 “올초까지만 해도 하루에 50만∼100만위안씩 거래했는데 요즘에는 팔겠다는 사람은 없고, 사겠다는 사람만 많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은행고객들도 덩달아 시중은행을 찾아 위안화 매입을 문의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을 바꾸겠다는 고객도 있다.”면서 “이들을 설득하느라 외환담당 직원들이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위안화 투자는 전혀 매력이 없을뿐더러 위험하기까지 하다.”라고 충고하고 있다. 평가절상 여부가 불투명한 데다 달러나 엔화처럼 은행간 거래를 통한 외환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너무나 많은 변수가 도사리고 있어 아직 투자가치가 있는 화폐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유통량이 극히 적기 때문에 환전수수료가 비싸 자칫 손해볼 수도 있다. 실제로 17일 1위안을 살 때는 127.57원을 내야 하고,1위안을 팔면 110.57원만 받을 수 있어 차액(스프레드)이 17원이나 된다. 외환은행 환율연구소 관계자는 “비록 위안화가 절상되더라도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 국내의 위안화 보유자는 절상 효과를 거의 볼 수 없다.”면서 “환전 수수료까지 포함하면 오히려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송금 안심하세요” 중국에서 온 이주노동자들이 밀집한 서울 구로동이나 영등포구 대림동, 경기도 안산 파주 문산 등의 시중은행 지점들은 외국인 노동자들의 위안화 절상 불안감을 해소하느라 바삐 움직이고 있다. 한국에서 받은 월급의 90% 이상을 달러로 바꿔 중국에 송금해온 이들은 위안화가 절상되면 결국 중국에 있는 가족들이 이전보다 훨씬 적은 액수의 돈을 쥐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들로부터 환전수수료를 받아 짭짤한 재미를 봐온 지역 은행지점들은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상담을 부쩍 강화했다. 외환은행은 대림동 지점에 중국교포 출신 은행원을 배치해 상담하고 있다.25개의 외국인 노동자 특화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국민은행도 본점에서 고용한 중국인 은행원들을 가동해 노동자들에게 조언을 해주고 있다. 은행들은 주로 위안화의 평가절상은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닌 데다 이미 상당부분 절상 효과가 시장에 반영됐고, 중국 현지의 달러화 선호 현상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래도 불안하면 일단 송금을 서두를 것을 권유하기도 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중국 노동자들이 느끼는 불안은 지극히 막연한 것”이라면서 “고객보호 차원에서 이들에게 다양한 환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부고]

    ●이용득(한국노총 위원장)씨 모친상 10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2일 오전 9시 (02)3010-2411 ●문정인(동북아시대위원장) 경석(자영업)성종(한라대 교수)씨 모친상 9일 오후 8시50분 제주의료원, 발인 13일 오전 8시 (064-720-2192) ●곽영헌(전 경기초등학교 교장·인창의숙 재단이사)씨 별세 운상(보광정형외과 원장)만상(㈜세창 개발사업부 이사)순화(경기대 교수)정화(재미)씨 부친상 김응모(성균관대 교수)씨 빙부상 10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3일 오전 7시30분 (02)3410-6920 ●김선희(YTN 편집부 기자)씨 모친상 9일 의정부 성모병원, 발인 13일 오전 10시 (031)847-9934 ●洪熙敏(아시아나항공 본사 부장)씨 별세 承秀(신한은행 행원)씨 부친상 10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2일 오전 7시 (02)3010-2266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70)인천 제물포, 천년의 역사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70)인천 제물포, 천년의 역사

    중국을 겨냥하여 ‘서해안 시대’를 부르짖고 있지만 그 보다 훨씬 이전부터 인천은 서해안의 대중국 창구이자 교두보였다. 강화 고인돌과 단군의 유향(遺香)이 전해지고, 기원전 1세기로 추정되는, 미추홀과 비류백제로 상징되는 해양세력의 거점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오늘날 인천시의 남동갯벌, 도장리에서 승학천을 따라 이어지는 저지대는 바닷물이 들어오거나 습지였기에 문학산과 승학산이야말로 지리·환경적으로 초기국가 단계의 도읍지로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었다. 백제시대에는 대외 창구로 기능하여 오늘날 인천시 연수구 옥련동의 능허대를 거점으로 해 중국과 넘나들었다. 한강 하류인 인천을 출발하여 덕적도를 거쳐 산둥반도 등주에 이르는 등주항로야말로 당나라 소정방이 백제를 칠때 이용한 바로 그 항로이다. 오늘날 능허대는 아파트촌에 뒤덮이고 말았으나 조선 후기 읍지에 ‘백제조천시발선처(百濟朝天時發船處)라 하였듯 역사의 현장이 아닐수 없다. 그러나 인천이 한반도 역사에서 본격적으로 ‘뜬’ 것은 역시나 조선시대가 아닐까. 수도 한양에 이르는 입구, 이른바 인후지지(咽喉之地)로 온갖 역사의 영욕을 지켜보았다. 서해 뱃사람들에게 ‘행주참을 댄다.’는 말이 전해진다. 조수, 즉 밀물이 몰려들면 바닷물은 강물 위로 뜨고 바다로 내려가는 강물은 밑으로 깔리는 원리를 적절하게 이용하여 인천쪽에서 한강을 거슬러 행주나루를 거쳐 마포까지 직행하는 뱃길 노정을 이르는 말이다. 바로 그 뱃길을 따라서 열강들이 빈번하게 침범을 강행했으니, 지금도 남아있는 수많은 포대가 이를 웅변해준다. 대개의 개항장이 시련을 겪으며 탄생했지만 인천만큼 열강들의 침략의 손길이 가장 강력하고도 직접 뻗친 곳이 또 있으랴. 한반도에 세워진 최초의 등대인 팔미도등대는 바로 이런 개항의 역사를 잘 설명해주는 증거물이다. 조선에 진출하려는 열강들은 인천 해역에서 군사적 충돌을 일으켰다. 병인양요(1866)와 신미양요(1871)가 그것으로, 선조들은 이들의 도래를 온몸으로 싸워 막았다. 그러나 일본은 메이지유신 이후에 조선 진출의 기선을 제압하고자 운요호(雲揚號)사건(1875)을 감행했고, 끝내 조일수호조약(강화도조약·1876)으로 문을 열게 되었음은 교과서적 상식이다. 구미 열강과도 수호통상조약을 맺게 되니 은둔국 조선은 갑자기 봇물 터진 외압을 직접 받게 된다. 한적한 어촌에 불과하던 제물포는 하룻밤 새 개항장으로 둔갑하여 1883년에 인천해관과 감리서가 설치되고, 각국 영사관과 외국인 조계들이 설치되기에 이른다. 청일전쟁, 노일전쟁 등 일본의 전쟁을 위하여 조선땅을 내준 꼴이 됐으니, 이후 일본군의 군화발이 인천항을 자기 땅처럼 짓밟았다. 1892년,‘일본 밖에서 일본인 손에 의해 이루어진 가장 완벽한 일본책’으로 자평하는 ‘인천사정’이란 책자는 당시 ‘일본 영사관이 일장기를 아주 높게 휘날릴 수 있는 좋은 위치에서 장엄하고 수려하게 인천항을 삼킬 듯 바라보고 있다.’고 썼다. 정말 그들은 인천항을 강제로 개항시키고, 삼켜버렸다. 그 후 우체국, 경찰서, 일본거류지의회, 인천상법회의소, 무역상조합, 잡화상조합, 영어소학교, 공립소학교, 교토의 본원사(本願寺), 공립병원와 강제병원, 정미소, 제물구락부, 조선신보, 활자소, 그리고 제일국립은행, 제18국립은행, 제58국립은행, 일한무역상사, 우선주식회사의 일본지점 등이 속속 들어섰다. 대불호텔과 이태호텔, 수월루 등의 여관도 들어섰다.‘근래 불경기라는 소리가 인천항의 온 시가를 뒤덮는 데도 꽃은 붉고 버들은 푸르러(花紅柳綠) 흥청대기 이를 데 없으니 술집에는 어린 소녀들도 많았다.’고 한 기록도 있다. 이로써 유곽이 번창하여 도심까지 집창촌이 뻗어 나가 항구를 드나드는 뭇사내들을 유혹하였다. 교회도 빠질 수 없었으니 영국 성공회를 필두로 답동성당, 내리교회 등이 속속 들어섰다. 수출입세를 관장한 해관(海關)만큼은 조선정부 관할이었다. 물론 해관 운영에 ‘왕초보’였기에 대대로 영국, 독일, 일본인 등이 도맡아 했고 그들은 그야말로 ‘엿장사 마음대로’ 개항장을 농락하였다. 일본인들이 잘못된 협약서를 근거로 세금을 내지 않고 부를 축적했던 수탈 과정은 일상적인 일이었다. 당시 수입된 면직물은 대부분 영국제로 일본인이 수출을 독점했는데 영국도 저렴한 세금을 관철시켰다. 제국주의 경제침탈의 전형적인 모습이 인천항에서 관철되었다. 개항 당시 서울은 ‘좋지 않은 분위기였기’ 때문에 일본에서 인천에 들어와 사는 사람이 적었고, 총인구 2649명 중 쓰시마, 나가사키 사람들, 그리고 시모노세키가 위치한 야마구치(山口), 규슈의 오이타(大分)사람들이 주류였다. 일제침략기를 통해 대개 한반도에서 가까운 규슈 등지에서 집중적으로 건너왔음을 말해준다. 그래서 그쪽 방언들이 즐겨 쓰였으며, 도쿄, 오사카, 쓰시마 등 여러 곳의 언어가 섞인 것을 ‘인천어’라 부르기도 했다. 이후 인천에는 관리 세관원 은행원 회사원 무역상 중개인 운수업 하역업 여관 요리점 목욕탕 음식점 양주집 일본주점 약국 의사 사진사 이발업 재봉업 활판인쇄업 세탁소 양조장 대장간 오락실 과자점 창고업 고용직과 잡상 목수 석공 농업 등 온갖 직종 종사자들이 모여 들었다. 이들은 일확천금의 꿈을 안고 장차 식민지가 될 조선에 진출했기 때문에 러일전쟁·청일전쟁 등이 터졌을때는 자발적으로 전선구호와 간호 등에 힘을 보탰으며 스스로 무장하기도 하였다. 그러한 즉, 개항장에 나와 있던 일본거류민들을 순수한 의미로만 볼 일이 아니다. 일본의 관민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면서 식민지 개척의 첨병으로 움직였다.‘생돈’이 생기는 만큼 화려한 의복과 음식으로 사치를 부렸다. 웅장한 반양반일(半洋半日) 가옥들이 앞다퉈 들어섰다. 개항장은 일본거류지, 각국거류지, 중국거류지로 삼분되었고 지금도 그 흔적이 확연하다. 은행건물 등이 남아있는 일본인 거리, 음식점이 즐비한 중국인 거리가 그것이다. 각국 거류지라고는 해도 19세기말에는 영국인 7명, 독일인 13명, 미국인 4명, 프랑스인 3명, 이탈리아인 1명 등이 거주했을 뿐이고 대개 일본·중국인들이었다. 그런데 각국거류지 회의는 인구비례가 아니라 국적별로 참여하도록 했으며, 서양인들이 헤게모니를 쥐고 있었다. 게다가 회의조차 영어로 진행하니 일본인들로서는 못마땅한 일이 하나, 둘이 아니었다. 결국 일본인들은 대대적인 간척을 통해 땅을 확보, 도심을 불려나갔다. 오늘날 인천항 주변이 대부분 간척지인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그렇다면 조선인들의 대응은 전무하였던가. 인천 출신의 역사학자 임학성(고려대민족문화연구원) 교수는 “인천객주협회를 모체로 1897년에 설립된 인천항신상협회는 민족 상인의 상권을 옹호·신장하였다.”고 지적한다. 인천시 역사자료관 역사문화연구실에서 역주한 ‘인천개항25년사’(1907)를 보면, 조선인들은 오늘로 치면 송월·전·복성·인현·경·신포·답·신생·사·유·신흥·선화·도원동 등에 몰려살았던 것으로 추측된다. 개항 초기에는 중국인과 일본인의 상권 경쟁이 치열했다. 중국인들은 특유의 근면과 상업적 재기를 토대로 일본에 맞섰다. 그러나 청일전쟁에서 패하면서 결국 중국 상권도 몰락했다. 그럼에도 일정 시간이 지나자 중국인들은 다시금 성실하게 상권을 챙기기 시작했다. 오늘날 인천시가 중국인거리를 대대적으로 조성할 수 있는 터전은 이같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다. 사람들은 중국인들이 중국집이나 운영하고 살았을 것으로 짐작하지만 그들은 옥양목 같은 옷감장사에 남다른 재주를 발휘하여 상권을 장악해 ‘비단장사 왕서방’이란 별칭까지 얻었다. 조선의 쌀을 싸게 사들여 일본에 되팔아 엄청난 돈을 거머쥔 자들이 생겨났으며, 경인철도가 부설되자 서울을 오가는 보따리장사는 물론이고 석유장사 등으로 일본인들 역시 큰 돈을 벌어들였다. 군인들이 자주 부르는 ‘인천의 성냥공장’이란 노래도 당시 이후 첨단 공장인 성냥공장이 인천에 많았음을 방증하며, 그만큼 선진적 공장이 가장 먼저 시작된 곳의 하나였다는 증거 아니겠는가. 이제 인천은 일본인 대신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드나드는 길목이 되었다. 역사는 돌고 돈다는 사실을 확인시키거니와 산둥반도 등지를 오가는 페리에서 사람과 짐을 쏟아내고 있는 중이다. 중국인 거리에 가면 대하소설 삼국지를 연작 벽화로 그려놓아 길거리를 걸으면서 책읽기를 끝낼 수 있게 해놨다. 게다가 원조자장면집을 아예 자장면 박물관으로 개관할 예정이라니 다른 것은 몰라도 그 박물관만큼은 ‘대박’이 예감된다. 하고많은 박물관 중에 자장면 박물관은 특이성도 돋보이지만 인천에 딱 어울리는 까닭이다. 김춘선 인천해양수산청장은 “거대한 대중국 서해시대의 거점이기도 하지만 대북 통일시대의 거점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실제로 남포, 해주 등지를 오가는 화물선들이 끊임없이 사람과 물건을 실어나르고 있다. 북핵문제 등으로 긴장이 조성되고 있지만 바닷길만큼은 항상 열려 있어 민족화합에도 이바지하는 셈이다. 인천항의 고민이 없는 것이 아니다.1970년대에 대대적으로 건설된 파나마식운하의 물을 가두었다 풀어 놓는 갑문이 낙후해 머잖아 막대한 재원을 투입해야 할 형편이다. 갑문으로 가보니 5만t,10만t급의 거대한 선박들이 오가는 모습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그러나 인천항도 이제는 외항시대로 접어들었다.“인천항도 북항 등을 대대적으로 건설,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돌이켜 보면, 일제시대의 인천은 그야말로 동아시아의 중심이었다. 고베와 나가사키 쓰시마 부산 원산 톈진 블라디보스토크 등을 잇는 정기연락선이 오고갔으니 지금보다도 훨씬 바다를 통한 국제간 교역이 활발했음을 알 수 있다. 중국, 러시아와의 교류가 근자에 이뤄졌음을 감안할 때, 바다를 통한 교류는 무려 반세기나 묶여 있다가 재개된 셈이다. 당시 인천은 ‘완연한 한국의 요코하마’로 불렸다. 국제 첨단 신도시로 개발되는 송도신도시가 완공되면 인근 인천공항과 더불어 인천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 분명하니 돌고 도는 역사의 변화가 다시 온 몸으로 느껴진다.
  • 토종보험사, 외국계 잡았다

    방카슈랑스 시장에서 토종 보험사들이 시행 초기에 강세를 보이던 외국계 보험사들에 역전승을 거두었다. 토종 보험사들은 지난 2003년 9월 방카슈랑스가 처음 도입됐을 당시에는 선진국형 판매방식에 당황하며 주춤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시일이 지나면서 꾸준히 바닥을 다지는 판매전략을 구사해 외국계를 따돌렸다. 오는 7월부터는 은행 등 보험사 이외 창구에서 판매하는 보험상품이 확대되는 2단계 방카슈랑스가 시작되기 때문에 시장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토종이 외국계 밀어내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4회계연도 기간중인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16개 생명보험사는 방카슈랑스 판매를 통해 총 42만 1869건,1006억 3100만원의 초회보험료 수입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초회보험료는 보험 가입후 고객들이 처음 낸 보험료 수입으로, 보험상품의 시장점유율을 측정할 때 사용된다. 최고 실적을 거둔 곳은 167억 7400만원의 수입을 올린 교보생명으로 전체 시장의 16.7%를 차지했다. 교보는 방카슈랑스 시행 초기(2003년 9월∼2004년 7월)에는 삼성생명,AIG생명에 이어 3위(13.8%)에 그쳤었다. 교보에 이어 대한생명이 시장점유율 14.3%로 전년보다 4단계 뛰어 2위에 올랐고, 신한금융지주와 프랑스 카디프생명의 합작사인 SH&C는 11.5%로 방카슈랑스 전문보험사답게 9위에서 3위로 뛰어 올랐다. 전년에 10위(3.0%)에 머물렀던 흥국생명도 마케팅 전략에 힘입어 4위로 껑충 뛰었다.KB생명은 방카슈랑스 최대 판매처(전체의 21.5%)인 국민은행을 등에 업고 5위(10.0%)에 올랐다. 2003년엔 AIG생명이 2위,ING생명이 8위를 기록하는 등 10위권 안에 2개의 외국계가 있었으나 이번엔 모두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토종 마케팅으로 승부 토종 보험사들은 방카슈랑스 시행 초기만 해도 잘 짜여져 있던 설계사 조직만 믿고 은행들과는 달리 새 판매망을 확보하는 데 소홀히 했다. 반면 상품은 우수하지만 판매망이 취약한 외국계들은 국내외 은행을 가리지 않고 제휴를 맺었다.AIG생명은 무려 11개 은행과 재빨리 제휴해 방카슈랑스 시장의 강자로 떠올랐다.1단계 시행에서 판매가 허용된 변액보험 등 저축성 보험과 연금보험은 장기상품으로, 법인고객 등의 신뢰가 두터운 외국계에 몰릴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교보생명은 방카슈랑스와 인터넷 등 새로운 판매망 확충에 집중할 것을 선언했다. 지난달 28일 우리은행과 방카슈랑스 판매에 제휴함으로써 12개 시중·지방은행과 손을 잡았다. 또 12개 증권사와 63개 상호저축은행과도 제휴를 했다. 새로 도입된 ‘BA(방카슈랑스 어드바이저)’제도도 주효했다. 마케팅 전문가 8명으로 구성된 BA들은 은행을 돌며 은행원들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판매 기법과 고객과의 대화 요령 등을 교육했다. 이는 보험판매를 대행하고 있는 은행원들에게 다른 보험사의 상품을 제치고 자신이 보다 잘 아는 보험상품을 은행 고객에게 소개하도록 만드는 효과를 가져왔다. 흥국생명도 지난달 30일까지 13개 은행과 제휴했다. ●재반격에 나선 외국계 오는 7월부터 은행에서 상해·건강·암보험(만기환급형 제외)까지 판매가 허용되는 방카슈랑스 2단계가 시행되면 토종 보험사들이 시행 3차 연도까지 우위를 지킬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상해·건강·암보험시장은 대체로 토종사들이 우위에 있지만 이들 상품의 상당수가 만기환급형 상품이기 때문이다. 외국계들은 원금을 돌려주지 않는 대신에 보험금의 적용 범위를 철저히 지키고 연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 외국계들도 제휴사를 늘리고 마케팅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메트라이프생명이 지난달 신한은행과 제휴해 제휴사를 5개로 늘렸다.ING는 국내 프로축구 경기를, 뉴욕생명은 오페라 공연을 각각 후원했다. 덕분에 지난 3월 한달동안 잠정 집계된 방카슈랑스 판매실적에서 메트라이프(1위),ING(3위),AIG(6위) 등 외국계 3개사가 10위권에 다시 진입했다. 국내 보험사 관계자는 “외국계가 국내 보험사를 뒤따라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만큼 이번엔 거꾸로 국내 보험사들이 외국계보다 뛰어난 신상품을 개발해 정면으로 승부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은행 大戰에 뱅커들 ‘탈진’

    은행 大戰에 뱅커들 ‘탈진’

    은행들의 신상품 ‘밀어내기’로 은행원들이 탈진 상태에 빠졌다. 치열한 실적경쟁의 압박 때문에 대부분의 은행원들은 무조건 팔고 보자는 식으로 판매에 나서 고객들은 충분한 정보 없이 금융상품을 사는 실정이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8개 시중은행이 최근 2개월 동안 출시한 신상품은 무려 117종이나 된다.K은행은 리더스정기예금, 소호프리론, 무배당 마이스타 외화연금보험 등 26종의 신상품을 내놓아 단연 최고를 기록했다. 최근 잇따라 출시한 독도 관련 상품은 하룻밤새 만들어지기도 했다. 상품의 종류도 전통적인 예금이나 대출보다는 수입이 짭짤한 채권이나 주식과 연계된 투자신탁, 외화예금, 보험 상품 등에 쏠리고 있다. 은행들은 “전산시스템의 선진화와 직원들의 업무능력 향상으로 상품 개발 주기가 빨라지고, 판매도 효율적으로 되고 있다.”고 자랑하지만 은행원들의 노동강도 강화와 서비스의 질 저하라는 부작용도 심각하다. 입사 11년차의 은행원 임모(38)씨의 말을 들어보면 신상품 경쟁은 가히 살인적이다. 은행별로 차이가 나지만 일단 신상품을 개발하면 본점에서는 영업본부별로 수백억원의 매출액을 할당하고, 다시 지점별로 수천만원씩 목표액을 설정한다. 이 목표액은 고스란히 행원들에게 전가돼 새로운 상품이 나올 때마다 은행원들은 수백만원의 할당액을 떠안게 된다. 은행들은 한 달에 한번씩 신상품 교육을 시키지만 대부분 형식적이어서 은행원들은 이를 ‘민방위 교육’이라고 부른다. 은행원들은 머릿속에 10여개의 상품을 그리고 있다가 고객이 오면 마진이 가장 많이 남는 순으로 3개 정도를 집중 소개한다. 특히 보험상품의 경우 판매액의 30∼60%를 은행이 차지할 정도로 은행들은 보험상품 판매를 적극 독려하고 있다. 보험상품의 경우 판매 직원은 지점당 2명으로 제한돼 있지만 이를 지키는 은행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임씨는 “보험만큼 수익이 좋은 게 없는데 어느 은행이 규정을 지키겠느냐.”고 말했다. 임씨는 또 “주가나 환율과 연계된 상품은 고객이 많은 리스크(위험)를 떠안아야 하지만 수익률만 알려줄 뿐 위험 요소는 거의 설명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대출, 예금, 투자신탁 등으로 직원들의 업무가 나뉘었지만 지금은 신입행원들까지 모든 업무를 해야 한다. 임씨는 “은행은 ‘원스톱서비스’라며 창구 통합을 자랑하지만 고객의 입장에서 보면 서비스의 질은 과거에 비해 훨씬 떨어졌다.”고 실토했다. 은행원들은 업무 과부화를 노조에 호소하기도 하지만 노조 역시 ‘은행 전쟁’에서 자유롭지 못해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은행 노조는 업무량을 줄여 서비스의 질을 개선하기보다는 추가 업무에 따른 성과급 따내기에 치중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산업노조 관계자는 “은행원의 업무과부하가 위험 수위까지 온 것은 사실이지만 각 지부별로 처한 상황이 달라 일괄대처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한 은행원은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은행원의 위상이 바닥에 떨어졌다가 요즘 다시 인기직종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속빈 강정”이라면서 “최근 속출하는 은행원들의 횡령 사고도 치열해져만 가는 은행들의 전쟁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은행원들 “PB가 꿈”

    은행원들 “PB가 꿈”

    10년차 은행원 김모(39)씨는 요즘 하루 24시간이 짧다. 새벽에는 골프를 배우고, 출·퇴근 전철 안에서는 심리학 서적을 읽는다. 밤에는 동료들과 투자분석사 자격증 공부모임을 갖고 있다. 김씨가 이토록 자신을 닦달하는 이유는 새로운 꿈이 생겼기 때문이다. 반복적인 은행원 생활로 무기력해져만 가던 김씨에게 도전정신을 불어넣은 것은 바로 프라이빗뱅커(PB)의 꿈. 은행들이 저마다 갑부들의 자산을 관리해 주는 PB 사업에 열을 올리는 요즘 프라이빗뱅커는 많은 은행원들의 꿈이 되고 있다. ●미래 보장되고 몸값 높아져 인기 상한가 PB는 전통적인 은행원 개념을 뛰어넘는다.1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굴리는 부자 고객의 금융 포트폴리오는 물론, 집안 대소사와 취미까지 챙겨주는 펀드매니저이자 생활설계사이다. 증권이나 부동산 투자는 기본이고 세금, 상속까지 조언해 줘야 한다. 고객의 취미가 미술품 수집이면 그림을 볼 줄 아는 안목도 가져야 하고, 유언장을 작성하거나 중매를 서야 할 때도 있다. 맡은 일만 잘 하면 정년은 보장되는 은행원들이 굳이 PB가 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의 ‘몸값’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PB들이 월급 외에 약간의 성과급만 받지만 PB사업 경쟁이 치열해 질수록 PB의 몸값은 올라가게 돼 있다. 실제로 PB 업무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한 하나은행 PB들이 수억원의 연봉을 받고 경쟁 은행으로 팔려가고 있다. 하나은행 PB사업본부 장재원 팀장은 “한국에서도 조만간 미국처럼 은행에 소속되지 않은 개인 PB들이 나타날 것”이라면서 “PB는 은행원들의 마지막 기착지가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PB되기는 하늘의 별따기 하나은행 신한은행 한국씨티은행이 국내 PB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기업은행과 농협은 물론 산업은행까지 뛰어들 정도로 PB사업 경쟁은 치열해 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은행들은 PB 인력을 발굴하고 키우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 은행들은 대부분 신입행원을 뽑을 때부터 PB요원을 염두에 두고 지원자를 받는다. 기존 행원들 중에서도 매년 예비PB를 선발해 집중적으로 교육시킨다. 예비PB가 되기 위해서는 대체로 자산관리 및 투자, 부동산 분야의 자격증 3개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은행별로 약간씩 다르지만 증권이나 부동산 외에 와인 시음법, 도자기 투자, 승마, 보석감정, 명품감별법, 음악감상, 해외 여행정보 등으로 꾸려진 PB전문과정도 운영된다. 예비PB가 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올초 신한은행은 42명의 예비PB를 선발했는데 경쟁률이 10대 1이었다. 부유층을 집중 공략하고 있는 한국씨티은행 PB사업 관계자는 “PB의 성공 요건은 해박한 지식이 아니라 인간관계”라면서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해결할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를 얼마나 많이 구성하느냐에 따라 PB의 몸값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한국 중산층 美닭공장 인부로

    부산에서 학원을 운영했던 김모(42)씨는 현재 미 조지아주 남동부 클랙스턴이라는 소도시의 닭고기 가공공장에서 시간당 7달러를 받으며 20㎝짜리 도살용 칼로 닭날개 떼어내는 일을 하고 있다. 대학을 나와 비교적 안정된 삶을 영위하던 한국의 화이트칼라들이 미국 최하층 주민이 하던 일을 떠맡는 현상을 24일(현지시간) 일간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투션’이 집중 조명했다. 두 명의 자녀가 있는 김씨는 부산에서 일요일이면 테니스를 치거나 교외 드라이브를 다닐 정도로 안정된 삶을 꾸려왔다. 김씨는 “공장 일이 힘들다.”면서도 “자녀교육과 더 나은 삶을 위해 계속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공장에는 김씨 외에도 대졸 출신 한국인 30여명이 일하고 있다. 모두 1년간 공장에서 일하고 생계비를 자체 조달하는 조건으로 임시 이민비자를 받아 입국했다. 비자받는 데 1만달러(1000만원)가 들었다. 도착 후 6주 안에 영주권이 나오며,5년 뒤에는 시민권을 신청할 수 있기에 1년만 고생하자는 각오들이다. 다국적기업 영업사원이었던 우모(42)씨도 5년 전 실직, 식당을 열었으나 여의치 않자 미국 이주를 결심했다. 브로커에게 돈을 건넨 지 3년이나 흘렀지만 소식이 없자 보증인을 구하고서야 비로소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다. 우씨는 현재 에어컨 수리 기술을 배우고 있으며 생활비는 닭공장에 취업한 부인이 대고 있다. 그는 “한국 경제는 무너졌으며 근로자들은 희망이 사라졌다고 생각한다. 자영업도 마찬가지다. 좋은 일자리를 찾고자 (미국에)왔다.”고 말했다. 이 공장이 한국인 이주자를 취업시킨 것은 지난 1월부터였다. 인부의 절반을 차지하는 히스패닉계로도 충당할 수 없어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고 한국인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알선업체 대표는 이들 한국인이 평균 20만달러(2억원)를 들고 입국한다고 전했다. 은행원, 교사, 관리직 출신 한국인 이민자 가족이 애틀랜타 국제공항에 도착하는 매주 월요일 아침에는 이들 가족과 짐을 실어나르는 행렬이 주민들 눈에 띌 정도다. 도착하자마자 이들은 인터넷 전용선을 깔고 운전면허 사무소, 보건당국, 학교, 상점을 거친 다음 맨 마지막으로 공장을 찾는다고 신문은 전했다. 랭스턴의 한 초등학교는 재학생 700명 가운데 한국 학생이 연말에는 11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들에게 영어수업을 따로 시킬 예산과 스쿨버스, 교실 확충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히스패닉계도 일자리를 뺏길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한국인들을 노골적으로 경계하고 있다. 한국인으로는 이 공장에 처음 왔다는 김모씨는 “많은 사람들이 오고 싶어한다. 내 친척도 올 예정”이라고 말했다.80∼90년대 메릴랜드, 버지니아, 델라웨어주의 닭공장에서 일한 한국인들이 모두 떠난 것처럼 이곳의 한국인 역시 공장 일을 마치면 애틀랜타, 워싱턴, 뉴욕 등으로 옮겨가게 될 것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보험사 독립대리점 ‘전성시대’

    국내 보험사들이 혹독한 구조조정 한파를 겪고 있다. 반면 보험상품 전문 판매법인인 독립대리점들은 나날이 덩치가 커지고 있어 대조적이다. 소비자들의 안목이 높아지면서 질 좋은 금융상품만을 찾는 소비자들이 부쩍 늘고 있는 추세에 따른 기류 변화다. ●부장급 대거퇴직… 현장인력 보강 대한생명은 지난달 본사 직원 450여명을 명예퇴직시키는 대규모 인력구조조정 및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조직을 슬림화하고 현장 영업에 집중하기 위한 조치였다. 부장급이 중심인 명예퇴직 대상자들은 퇴직금 외에 20개월치의 위로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 경험이 있는 남은 간부들도 영업소장 등 현장에 배치했다. 사장-전무-본부장인 의사결정구조도 전무총괄제를 폐지하고 사장-본부장으로 단순화했다. 본부장도 8명에서 7명으로 줄였다. 동양생명도 지난달 말까지 부장, 차장급 희망퇴직자를 모집,50여명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장급은 7000만원의 위로금이, 차장급은 순차적으로 기본급 24개월치를 각각 지급받을 예정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1월 부장급을 대상으로 독립대리점과 유사한 AM(에이전시 마케팅) 점포장 공모를 실시,20여명을 선발했다. 이들은 퇴사후 삼성생명의 상품을 주로 취급하는 비전속 대리점을 차렸다. ●전략·지식·경험 중시 지난 1월 희망퇴직을 실시한 흥국생명과 현대해상 등은 강제해고 논란에 휩싸이면서 노조가 파업을 계속하는 등 물의를 빚고 있다. 회사측은 “노조가 시장의 빠른 변화를 무시한다.”고 불만이다. 이에 대해 노조는 “경영악화의 책임을 사원들에게 돌리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와는 달리 방카슈랑스 등 새 영업 방식으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는 외국계 생명보험사들은 오히려 임직원 수를 늘리고 있다. 전체 23개 생보사의 임직원수는 지난 1월말 2만 6126명으로 2002년 1월에 비해 9.9% 감소했다. 하지만 11개 외국계 생보사는 4467명으로 12.8% 늘었다. 보험사들은 소속 임직원이나 설계사를 줄이면서도 은행원 출신 퇴직자에게는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보험영업이 단순한 보험상품 판매에서 펀드투자, 자산운용 등으로 넓어지면서 은행원 출신의 전문지식과 근무 경험이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소비자 밀착형 영업 먹혀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자유롭게 취급할 수 있는 독립대리점(GA)은 전문성을 인정받아 더욱 번창하고 있다. 독립대리점은 외국계 보험사 등을 다니던 컨설턴트 등이 독립해 만든 선진국형 보험판매 전문법인. 현재 15개 법인이 성업중이다. 국내 독립대리점 1호인 KFG는 지난 2001년 설립 당시 직원이 15명이었으나 4년만에 27개 지점,830명으로 늘었다. 매출액도 11억원에서 지난해 145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250억원을 목표로 정했다.2003년에 각각 50명,20명으로 시작한 TFC와 K-리치도 8개 지점 180명,4개 지점 100명으로 영업력을 확장했다. 독립대리점은 소비자의 보험상품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장기적으로 보험사가 판매망을 독립대리점에 아웃소싱함으로써 비용감소에 따른 보험료 인하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KFG 최덕상 공동대표는 “앞으로 소비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금융상품을 비교하고 선택하기 때문에 ‘금융상품의 슈퍼마켓’을 표방하는 GA에 대한 신뢰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의회]강동구에 ‘팔망미인’ 있었네

    수의사를 거쳐 출판인, 은행원, 기업체 해외법인 대표, 공인 물류관리사, 별정직 공무원으로 ‘1인 7역’을 해낸 기초의회 의원이 있어 화제다. 서울 강동구의회 주현식(53·암사3동) 의원이 그 주인공이다. 우리나라 최고 명문 S대 수의학과 출신인 그는 1980년 대학을 나올 때까지만 해도 수의사로서의 삶이 굳어지는 듯이 보였다. 직업인으로서는 편안한 길이 보장됐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스카우트 인생’이지요” 그러나 적성에 맞지 않는 게 문제였다. 마침내 가업(家業)인 출판업에 뛰어들었다.76년부터 4년간 의학·간호학을 전문으로 한 S출판사를 운영하던 그는 형에게 자리를 물려줬다. 당시만 해도 내로라하는 직업이었던 은행원으로의 변신을 꾀하기 위해서였다. “이리저리 많이 옮겨다니게 된 제 일터 편력을 ‘스카우트 인생’이라고 줄여 말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처럼 특이한 경력을 지닌 주 의원은 또다시 한국상업은행 공채에 응시해 83년엔 서울 동대문지점장 대리까지 올랐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세계적 인명사전 ‘후즈 후’에 등재되기도 88년부터 국내 굴지의 H상사로부터 입사 제의를 받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현지법인 관리본부장을 거쳐 96년엔 본사 건설사업본부장을 맡았다. 이듬해에는 독학으로 공인물류사 자격증을 따내는 등 2000년까지 1년여간 건설부문에 종사하게 된다. 주 의원은 94년 미국의 세계적 인명사전인 ‘인터내셔널 후즈 후(International Who’s who)’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해외에서 일어난 일이라 국내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웬만한 인물로서는 이름을 올리기 어려운 사전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유명인사라는 점을 보란듯 국제사회에 알린 것이다. 그는 “6년 4개월간 미국에서 우리나라 업체의 본부장을 맡은 적이 있다.”면서 “내놓기 뭣하지만 이 때 어려운 이들을 돕는 모임에서 내내 힘쓴 게 인정받은 셈”이라고 말했다. 김충환(51·서울 강동갑·한나라당) 의원이 강동구청장으로 있던 2000년부터 2002년 6·13지방선거로 4대 기초의회에 진출하기까지 2년간 비서실장 공백을 채운 적도 있다. 주 의원은 “강동은 지난 지방선거 때 다른 정당의 낙선자가 당선자를 위해 축하 플래카드를 내거는 등 아름다운 정치의 모습을 보여준 고장”이라면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큰 무대에 나아가 주민들이 염원하는 진짜 정치에 힘쓰고 싶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큐! 아름다운 노년] ①일하는 실버 영원한 젊음

    [큐! 아름다운 노년] ①일하는 실버 영원한 젊음

    지난 3월15일 오전 서울 노원구 불암산 초입. 숲생태해설사 정문환(66)씨 등 ‘종로시니어클럽’ 회원들의 발걸음은 젊은이와 다름 없었다. 대부분 환갑을 넘겼지만 얼굴에는 생기가 잔뜩 묻어났고, 잎이 떨어진 나무를 바라보는 두눈에도 생기가 넘쳐났다.“일하면 젊어져요.” 산을 내려오던 중 한 여성 회원이 던진 말이 더욱 가슴에 와 닿았다. ●정예 멤버 대부분 문인 숲생태해설사들의 모임인 종로시니어클럽은 모두 59명의 회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 숲생태학습에는 회장인 정씨를 비롯해 이광희(66), 이일선(62·여), 이윤옥(69·여), 국승윤(57·여), 이춘자(60·여), 정찬영(65·여)씨 등 모두 7명이 참여했다. 꼬박꼬박 얼굴을 비추는 이들이 클럽의 ‘정예 멤버’라고 한다. 멤버 대부분은 문인이다.33년간 경찰생활을 하다 1994년 정년퇴임한 정 회장은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회원이다. 경기도 이천시청에서 30년간 공직자 생활을 하다 퇴직한 이광희씨는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돌아본 인생’이란 수필집도 냈다. 은행원이었던 이윤옥씨와 미8군에서 30년간 근무한 정찬영(시인)씨도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회원이다. 문인의 마음과 눈으로 나무와 꽃을 바라보고 이를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설명해 주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숲생태해설사로 나선 것은 2001년 6월. 노원구 재현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불암산에서 처음 실시했다. 숲생태해설사 활동의 효시(嚆矢)였던 셈이다. 정 회장은 “퇴직하고 여러 일을 생각하다가 혜화동 성공회 지성희 신부가 숲생태해설사를 모집한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발걸음을 옮긴 게 이 일을 하게 된 계기였다.”고 말했다. ●일과 함께 건강도 좋아져 회원들은 건강과 삶의 활력을 되찾은 게 무엇보다 소중하다고 털어놨다. 이춘자씨는 “혈압이 높아 약을 먹어도 떨어지지 않았는데 숲생태해설사로 일하면서 혈색도 좋아지고 혈압도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자랑했다. 회원들은 너도나도 젊어졌다고 한목소리다. 이일선씨는 “무릎이 아팠는데 이제는 말끔하게 가셨다.”면서 “좋은 공기 마시고 학생들과 대화할 수 있는 게 즐거움”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일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도 대단하다. 학생들에게 우리의 소중한 자연을 가르친다는 것이 기쁨 중의 기쁨이라고 했다. 국씨는 “자연과 대화할 수 있어 행복하고 생명이 귀중하다는 것을 느낀다.”면서 “작품의 소재로도 많이 활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숲생태해설은 일요일을 제외하고 평일과 토요일 어느날이든 학교에서 일정을 잡아주면 나간다.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2시간동안 학습이 이뤄진다. 처음에는 중·고교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했지만 지금은 초등학교로까지 확대될 만큼 학교에서도 인기있는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 100회 이상 숲생태해설을 했다. 불암산, 수락산, 북한산, 안산 등 서울시내 산뿐만 아니라 경기도 양평의 풍류산, 축령산 등도 다녀왔다. 현재는 전국적으로 네트워크화돼 전국 각지에서 실시되고 있다. 4월부터 11월까지가 본격적인 시즌이다. 대신 비시즌에는 매주 한 차례 연구모임을 한다. 숲과 풀, 나무 등에 대한 심층연구가 이때 이루어진다. 또 광릉수목원 등에서 펼쳐지는 수목연구도 이들이 거쳐야 할 필수 코스다. ●“보수 좀더 많았으면 좋겠어” 회원들은 너나할 것 없이 노력 만큼 소득이 보장되기를 기대했다. 즐겁게 산에서 내려오던 이들도 ‘얼마를 버느냐.’라는 질문을 받자 표정이 이내 굳어졌다. 정 회장은 “초창기에는 숲생태해설 1회에 4만원을 받았는데 지금은 절반 수준인 2만원에 불과하다.”면서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줬으면 합당한 대우를 해줘야 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회원들은 우리가 무슨 100만원,200만원을 바라겠느냐면서도 적정한 수입을 요구했다. 월 30만∼40만원을 적정선으로 제시했다. 국씨는 “학생과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오지 돈 보고는 못 나온다.”고 말했다. 숲생태해설사에 대한 예산은 국비와 시비, 구비 등으로 짜여진다. 그러다 보니 서울시내 일부 구청(종로, 도봉, 서대문, 관악, 강남)은 관내 노인들만을 대상으로 숲생태해설사를 선정, 운영한다. 정 회장은 “숲생태해설사를 하나의 노인직업으로 제도화하고 이에 걸맞은 예산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 “나도 60대” 최선길 도봉구청장 “과부 사정은 과부가 아는 것 아닙니까.” 노인 일자리 창출에 열성을 보이고 있는 이유를 묻자 최선길(66) 서울 도봉구청장은 이렇게 말하며 크게 웃었다. 그는 그러면서도 “단순히 생물학적 나이가 많아 노인 일자리를 만드는 데 관심을 가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기업만 바라볼 수 없고 이제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최 구청장은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현 상황을 볼 때 노인문제, 특히 일자리 문제는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면서 “중앙정부나 지자체가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될 단계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얼마있으면 고령사회로 접어드는 만큼 노인의 노동력을 활용, 총체적 생산성을 높일 때 국가적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주장도 폈다. 그의 이런 마인드는 도봉구를 노인 일자리 만들기 모델 자치구로 자리매김시켰다. 지난해에는 보건복지부로부터 전국 최우수 노인인력지원기관으로 선정돼 3000만원의 인센티브를 받는 기쁨도 누렸다. 도봉구의 노인일자리 사업은 다양하다. 지난해부터 운영되고 있는 공동세탁장은 노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쌍문1동 경로당 등 3곳에 마련된 공동세탁장에는 모두 45명의 노인들이 세탁일을 하고 있다. 구는 대형세탁기를 지원했고, 노인들은 식당과 여관 등지에서 나오는 수건과 이불 등을 세탁해 주고 월 10만 정도의 용돈을 번다. 최 구청장은 “경로당은 더 이상 고스톱 치는 곳이 아니다.”며 일하는 경로당으로의 개편을 강조했다. 지금까지 65세 이상 노인 68명을 선발해 어린이공원과 마을마당 47곳의 관리를 맡겼다. 집 가까운 곳의 공원에 출근해 시설물 상태를 점검한 뒤 구청에 보고하고 청소를 하는 일이다. 구에서는 이들에게 10만∼16만원의 급료를 지급한다. 또 지난달 18일에는 노인일자리사업 발대식을 갖고 지역환경지킴이로 일한 87명 등 모두 157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최 구청장은 “지자체는 이제 사회적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면서 “노인들에게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과 낚싯대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65세 이상 취업 통계자료도 없어 현재 65세 이상 노인들에 대한 취업률과 보수 등 공식적인 자료는 정부조차 가지고 있지 않을 정도로 취약하다. 경제활동인구에서도 제외돼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노인지원과 유병희 사무관은 3일 “65세에서 74세까지를 취업가능자로 분류하고 있다.”면서 “300여만명 가운데 30% 정도가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일부 연구조사에 나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하는 노인 대부분은 취업이나 개인사업 등 사회적 일자리 차원이 아니라 사실상 평생직업이나 다름없는 농·임·어업에 종사하고 있는 형편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3만 5127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대부분 국비·지방비를 투입한 공익형 일자리다. 환경지킴이, 숲·문화재 해설, 공원관리인 등이다. 올해도 국비와 지방비 425억원을 투입해 3만 5000개의 노인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유 사무관은 “65∼74세 노인 중 일자리를 달라고 요구하거나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는 숫자는 30만명 정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부는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 일자리 정책이나 사업은 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고령자(55∼64세)에 대한 정책은 관심분야다. 조만간 ‘고령자종합대책’을 세워 발표할 계획이다. 2003년 현재 55∼64세 고용률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평균인 50.8%를 약간 웃도는 57.8%다. 하지만 미국, 일본, 스웨덴 등과 비교하면 낮은 수치다. 고령 취업자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훨씬 많다. 업종별로는 농림어업, 광업 및 부동산, 임대업 등에 취업 비중이 높은 편이다. 전문성을 요하는 통신업, 금융·보험업 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수백조원 위조채권 사기 은행원등에 7억대 뜯어

    서울 경찰청 외사과는 2일 브로커로부터 구입한 수백조원대 위조채권을 미국 재무부에서 발행한 것으로 속여 은행 지점장 등으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수억원을 뜯어낸 황모(54·여)씨 등 2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유모(54)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황씨 등은 ‘전세계금융연합’이라는 유령단체를 만든 뒤 지난 2003년 12월 당시 H은행 D동 지점장이었던 박모(51)씨에게 한국 돈으로 10조원에 이르는 유고슬라비아 위조수표를 보여 주고 “이 수표를 세탁하고 있는데 금융전문가가 필요하다.”고 꾀어 투자금 명목으로 6억여원을 받아내는 등 9명으로부터 7억 8000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은행직원까지 속일 정도로 정교하게 위조된 채권은 지난해 7월 브로커를 통해 300만원에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음악 통해 문신 합법화 외칠래요”

    “음악 통해 문신 합법화 외칠래요”

    “3년째 바늘을 잡지도 못하고 있어요. 말이 집행유예죠. 예술의 자유도 없는 한국 사회가 감옥이 아니겠어요.” 서울 대림동의 한 카페에서 자신의 심경을 털어놓던 문신 작가(타투이스트·Tattoist) 김건원씨의 눈가가 가늘게 떨렸다. 김건원씨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타투이스트. 중학교 때 좋아하던 록 음악 뮤지션이 새긴 문신을 보고 자연스럽게 끌려 들어갔다. 성신여대 서양미술학과에 재학 중이던 98년에는 ‘예술로서의 문신’을 위해 ‘전업’을 선언했다. 김씨는 이후 ‘조폭 마누라’,‘달마야 놀자’ 등 각종 영화에서 문신 분장을 맡았다. 프랑스와 일본 등에서 열린 타투 컨벤션에 초대되는 등 외국까지 이름을 알렸다. 시련이 시작된 것은 지난 2003년 6월. 무면허 의료시술 혐의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한 청년이 병역 기피를 목적으로 문신을 받았다가 적발된 게 화근이 됐다. 결국 그해 8월 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수원지법과 대법원에 항소와 상고를 했지만 모두 기각당했다. 문신만 알던 김씨는 이후 문신 합법화 ‘운동가’로 변모했다. 김씨가 느끼는 가장 큰 벽은 ‘문신은 조폭만 하는 것’이라는 일반의 오해다. 오랜 유교 문화도 걸림돌이고, 정체성의 혼돈에 따른 일탈이 문신으로 반영된다는 편견도 문제다. “연예인과 학생은 물론 교수, 스포츠선수, 은행원 등 다양한 사람들이 제게 문신을 받았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의지에 따라 스스로의 모습을 결정하고, 몸을 통해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강한 매력을 느끼죠. 자기 피부에 영혼을 새기는(Soul on Your Skin) 게 문신인 만큼, 판단력과 의지가 없으면 할 수 없습니다.” 김씨의 앞으로의 계획은 음악 등을 통해 문신의 합법화를 역설하는 것이다. 법적인 해결이 안될 경우 예술을 통해 여론을 우호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다. 오는 5월에는 자작곡을 들고 가수 이상은씨, 전인권씨 등과 함께 타투 뮤직 페스티벌을 열기로 했다. 김씨는 “랩 뮤직을 통해 ‘타투는 타투이스트에게, 진료는 의사에게’라는 메시지를 직접 전할 것”이라면서 “언젠가는 문신도 찢어진 청바지나 피어싱처럼 하나의 문화적 양식으로 인정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불법 해외송금 11개銀 76명 개입

    해외 부동산 취득 등을 위해 거액의 외화를 해외에 불법송금한 법인과 개인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적발규모는 714억원에 이르며,11개 은행 76명의 직원이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0월 전국 13개 은행,127개 영업점을 대상으로 불법 외환유출 관련 조사를 벌여 98건(기업 16개, 개인 82명),6148만 2000달러(714억원)의 불법 외환거래를 적발했다고 23일 밝혔다.10만달러 이상 해외송금이 주요 조사대상이었다. 금감원은 김모씨 등 4명을 탈세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15개 기업과 개인 80명(검찰고발 3명 포함)에 대해 과태료 부과 및 최장 1년의 외국환거래정지 등 행정처분을 내렸다. 특히 기업체 1곳과 행정처분을 받은 2명을 포함한 개인 8명의 명단을 국세청에 통보, 세무조사에 반영하도록 했다. 적발된 은행원 76명 가운데 해외송금에 필요한 자금출처 확인서를 첨부하지 않는 등 불법송금을 눈감아준 5명의 명단을 검찰에 통보하고,41명에 대해 정직 3개월 등 문책조치를 하도록 했다. 또 외환·하나·조흥·신한·국민·제일·우리·기업·한국씨티·부산은행과 농협 등 11곳에 대해 과태료를 물리고 금융정보분석원(FIU)에 통보했다. 이번에 적발된 불법 해외송금 자금의 상당수는 국세청의 세금 부과를 피하고 자금원이 드러나는 것을 꺼리는 도피성 자금인 것으로 분석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부는 은행 저금리를 피해 해외에 송금된 것으로 보이나 국내 여유자금의 해외유출이라는 점에서 내수경기의 회복을 가로막는 한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불법송금의 주요 유형은 ▲해외 현지법인에 골프장 건설 자본금 등을 투자하면서 외국환은행에 미신고 ▲해외 부동산을 취득하면서 현지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았으나 한국은행에 미신고 ▲제3자 명의의 외화 매각 등이다. 주요 위반사례인 김모씨의 경우 지난 2003년 6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캐나다에 거주하는 교포 박모씨 등 3명을 통해 해외지급보증 신용장(Stand-by L/C)을 이용하는 등의 수법으로 해외투자 신고 없이 7억 5000만원 상당을 불법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한 시중은행은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환전 브로커 3명이 불법으로 제공한 5288명의 이름으로 약 408억원을 매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금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포함해 지난해 적발된 불법 외환거래 규모는 모두 1237억원(미화 1억 648만 5000달러)에 달했다고 덧붙였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열정 하나로 ‘큰일’ 벌인다

    열정 하나로 ‘큰일’ 벌인다

    하루 일을 끝내고 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할 오후 7시 무렵. 서울 신림동에 위치한 한 교회의 꼭대기 작은 방이 시끌벅적해진다. 하나 둘씩 공간을 채우러 들어오는 사람들의 얼굴이 상기된 것은 추위 때문만은 아니다. ‘꿈은 이루어진다.’ 진부하지만 뮤지컬 동호회 ‘레씽 뮤지컬’(letsingmusical.cyworld.com) 회원들에게 이보다 더 절실하게 다가오는 말이 또 있을까. 초라하고 작은 방은 이들의 뮤지컬을 향한 꿈이 익어가는 곳이다. “뮤지컬에 대한 애정은 전문배우 못지 않다.”는 열성 회원 11명이 22일 드디어 ‘큰 일’을 벌인다. 성신여대 인근 작은극장에서 오후 4시·7시30분 두 차례 뮤지컬 갈라 콘서트 ‘Sing Legato(싱 레가토)’를 여는 것. ●교사·은행원·배우 지망생까지 초등학교 교사부터 은행원, 일반 회사원, 뮤지컬 배우 지망생까지 뮤지컬에 푹 빠진 것 말고는 공통점이 없는 이들이 뜻을 같이 했다. 동호회장인 뮤지컬 배우 한유진씨를 따라 기초 발성을 배우고 뮤지컬 넘버 하나씩을 섭렵하다 보니 그동안 쌓은 실력을 무대에서 뽐내보고 싶어졌다. ●뮤지컬 명곡 선사 ‘갈라 콘서트’ 1시간20분 동안 ‘페임’ ‘그리스’ ‘지킬 앤 하이드’ ‘지하철 1호선’ 등 인기 뮤지컬의 주인공이 돼 주옥같은 명곡들을 직접 부를 예정. 이를 위해 자비까지 털었다.“그냥 우리끼리 하는 소박한 공연인데….” 극장측에서 보도자료를 내고 기자까지 찾아오니 마음이 두 배로 부담스럽단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공연. 달콤한 저녁시간을 고스란히 바쳐 두 달째 연습 중이다. 여전히 부족하다고 엄살을 떨었지만 이들이 들려주는 ‘그리스’의 ‘유 아 더 원 댓 아이 원트(You’re the one that I want)’는 수준급이다. 풍부한 성량으로 ‘지킬 앤 하이드’의 ‘디스 이즈 더 모멘트(This Is The Moment)’를 그럴싸하게 뽑아낸 총무 최보철씨.“조승우보다 낫다.”는 여성 회원들의 칭찬이 빈말이 아니었다. “여기 모인 사람들은 취미로 하고 있지만 꿈을 버리지 못한 사람들, 뭔가 미련이 남은 사람들이죠.” 원년 멤버 이송년씨의 말. 오후 11시까지 계속되는 연습을 위해 직장(삼성전자)이 있는 기흥에서부터 달려온다. 집에서 AR(녹음용 테이프)까지 틀어놓고 연습하는 열성파.“선생님(한유진)이 진짜 배우들은 하루 10시간씩 연습한다며 이 정도면 괜찮다고 하지만 그래도 욕심이 나죠.” ●동호회 5년전 결성 “뮤지컬 사랑 배우 못지않다” ‘레씽 뮤지컬’의 역사는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뮤지컬 ‘지하철 1호선’ 등에서 단역으로 출연했던 한유진씨는 일반인들과 뮤지컬에 대한 관심을 나누고 싶어 동호회를 만들었다. 뮤지컬 넘버들을 직접 불러보고 싶어하는 회원들을 위해 지난해 2월부터 기초발성반을,11월부터 레퍼토리반을 주 1회 운영해왔다.“일반인들이 무대에 선다는 것은 굉장히 설레는 일이죠. 오늘(13일) 문자 메시지를 받았는데 ‘천년의 기회’라고 표현을 했더라고요. 그 정도로 우리 모두에게 대단한 ‘사건’이에요.(웃음)”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외국계 보험사로 금융맨들 몰린다

    외국계 보험사로 금융맨들 몰린다

    외국계 보험사에 은행·증권맨들이 몰리고 있다. 은행원 등이 보험사에 재취업하는 형태라기보다는 주로 외국계 보험사의 보험상품과 각종 투자상품까지 취급하는 자영업자(일명 금융 딜러)로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외국계 보험사들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더욱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고소득 보장과 구조조정 회피 은행원 경력 6년차인 김모(31·여)씨는 최근 은행을 그만두고, 외국계 생명보험사들과 상품판매 계약을 하고 마진을 챙기는 ‘금융 딜러’로 나섰다. 김씨는 프라이빗뱅킹(PB) 업무를 통해 VIP 고객을 개인적으로 관리하는 유능한 직원으로,1억원에 가까운 연봉을 포기하고 공동 운영되는 딜러 조직에 합류했다. 딜러조직 관계자는 “은행에서는 방카슈랑스 1건을 성사시키면 1만∼2만원의 수당을 받지만 딜러가 되면 40만∼50만원을 챙길 수 있다.”고 김씨의 전직 이유를 설명했다. 안정된 직장을 포기하는 은행원들과 달리 증권맨들은 구조조정 한파를 피하기 위해 외국계 보험사로 눈을 돌리는 이들이 많다. 증권사의 체질개선을 위해 인원감축 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1위인 삼성증권마저 최근 16개 지점을 폐쇄하고 인력조정에 나섰다. 한 증권사 팀장은 “증시가 활황이어도 현재 인력의 10∼20%는 불필요하다.”면서 “증권맨들은 자본운용에 대해 기존 보험 영업인들보다 노하우가 많아 변화된 보험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상품개발력에 새 판매망마저 장악 우려 외국계 보험사들은 종신보험으로 국내에 교두보를 확보한 뒤 보험에 투자개념을 가미한 변액보험으로 보험시장 장악을 노리고 있다. 외국계는 탁월한 상품 개발력에다 새로운 판매망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이른바 ‘보험아줌마’를 앞세운 보험영업망은 국내 보험사들의 강점이었으나 이마저 위협받게 됐다. 보험판매 방식은 보험아줌마로 통하는 영업사원 제도와 보험사에 전속된 자영업자인 에이전시 제도가 있다. 이 제도는 외국계에서 운영된다. 아울러 각 보험사와 다중 판매계약을 해 이익을 내는 대리점 등이 있다. 이는 1년씩 계약하는 자동차보험, 개별영업이 쉽지 않은 화재보험 등을 취급하는 손해보험사들이 주로 운영하고 있다. 외국계들은 에이전시와 대리점 방식을 결합한 금융딜러 제도에 주목하고 있다. 즉 금융딜러는 한 개 보험사에 전속되지 않고 몇몇 보험사와 공동으로 계약을 해 대리점처럼 수익을 보험사와 나누는 판매방식이다. 방카슈랑스의 경우 금융딜러는 은행과 판매마진을 나눌 필요가 없고, 보험사와의 사전 판매계약을 통해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소비자들도 보다 싼 보험료 혜택을 볼 수도 있다. 금융 딜러를 외국계들이 직접 육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품설명 등에 적극 협조함으로써 저변 확충을 후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트라이프는 금융 딜러를 적극 활용할 방침을 세우는 한편 금융 딜러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지난해 말 ‘분권형 지점제’를 도입했다. 시범운영중인 서울 강남구 청담동 등 2곳의 지점장은 회사 소속이면서도 금융 딜러처럼 인사·예산권을 독자적으로 갖고 있다. 지점의 분점까지 개설할 수 있다. ●외국계 탓할 수 없다 외국계 보험사의 생보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7.4%에 이른다. 지난 1998년에는 1%에 불과했으나 해마다 30% 이상씩 신장되면서 올해는 3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외국계 최고경영인(CEO)은 신년사에서 “한국은 미국을 제외한 세계 3대 보험시장”이라면서 “1∼2년안에 한국시장의 50%를 외국계 보험사들이 확보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트라이프는 오는 20일 SK생명 지분 97%를 인수할 예정이다. 뉴브리지캐피탈도 삼성생명 지분 18%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49%의 지분을 매각할 예정인 동양생명도 외국계 보험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개발원 이태열 팀장은 “외국계는 방카슈랑스, 변액보험 등 판매망과 상품 개발에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어 국내 보험사들이 기존 방식만 고집하면 시장을 빼앗길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한 보험사 관계자도 “외국계 보험사를 탓하기보다는 국내 보험사들이 시장변화에 너무 둔하고 현재의 과점체제에 자만심을 갖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고액예치자 살해 은행원 영장

    경북 경주경찰서는 9일 고액을 예치한 고객을 살해하고 시체를 유기한 모 은행 차장 김모(40·경주시 안강읍)씨에 대해 강도살인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지난해 11월15일 오전 1시쯤 경북 경주시 황성동 유림숲 앞 도로에서 자신의 고객인 유모(47·여)씨를 목졸라 살해하고 시체를 모포로 덮어뒀다가 같은달 24일 계곡 낭떠러지에 던져 유기한 혐의다. 경찰조사 결과 김씨는 2002년 8월부터 3억 5000여만원을 은행에 예치한 유씨에게 자금관리를 해주겠다고 접근, 임의로 돈을 유용하다 발각된 뒤 유씨로부터 “은행에 얘기하겠다.”는 압박을 받자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주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나눔세상] ‘스티븐호킹병’ 환자 돕는 은행원

    [나눔세상] ‘스티븐호킹병’ 환자 돕는 은행원

    “세상을 움직이는 힘은 돈이 아니라 희망이더군요.” 우리은행 개인여신팀 김영관(47) 부부장 등 10명의 은행원은 지난 6일 서울 연남동 근육디스트로피 환우들의 모임 ‘잔디회’를 찾았다. 매달 한 차례씩 찾아가 진작에 익숙해진 자원봉사의 발걸음이다. 잔디회라는 이름은 비바람에도 다시 일어서는 잔디에 자신을 빗댄 한 환우의 시에서 따왔다. 근육디스트로피는 영국의 천체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앓고 있는 바로 그 병. 근육이 퇴화하면서 몸이 굳어지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은행원들은 이 난치병 환자들을 만나면서 희망이 가진 힘을 믿게 됐다. 이런 깨달음을 얻은 것만으로도 삶의 큰 변화를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 은행원들이 환우들과 처음 대면한 것은 2002년 3월. 바깥 나들이가 쉽지 않은 환우들과 영화를 보러 나섰다. 첫 만남은 이마와 등에 땀이 배어나올 정도로 쉽지 않았다. 은행원들은 15명의 환우들을 한 명씩 업고 극장 계단을 올랐다. 심용환(42) 가계여신센터 차장은 “등에 업힌 환우의 고개가 행여 젖혀지지나 않을까 내내 팔목에 잔뜩 힘을 주어야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기업여신센터 박순영(26)씨는 “환우를 의자에 앉힌 뒤 혹 다리가 굳을까봐 10분마다 자세를 바꿔주었다.”면서 “영화 대신 내내 웃음짓는 환우만 바라봤던 기억이 난다.”고 미소를 지었다. 지난해 6월에는 어린이 환우 15명과 용인의 놀이공원을 찾기도 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아이들은 생애 첫 소풍에 마냥 들뜬 모습이었다. 은행원들은 “집에서는 좀처럼 하늘도 볼 수 없는 아이들이 넓은 곳에서 하늘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워한 소중한 체험이었다.”고 기억했다. 그동안 이별의 아픔도 겪었다. 환우 한 사람이 지난해 5월 세상을 떠난 것이다. 자원봉사는 우연찮은 만남에서 출발했다. 김 부부장은 2001년 10월 본점 개인여신팀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당시 팀장이었던 나선화(57) 신용회복센터장을 만났다. 나 센터장 역시 35살 되던 해 발병한 근육디스트로피 환우. 나 센터장은 고통 속에서도 은행업무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등 근육디스트로피 환자들의 희망이 되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서울 중구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 대강당에서는 또 하나의 사랑이 결실을 맺었다. 이 은행 합창단이 환우들과 자원봉사자들을 위한 연주회를 가진 것. 합창단 단장인 김 부부장은 “회사 안팎에서 환우들에 대한 따뜻한 관심을 일으키고 용기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현직 임직원으로 이루어진 합창단은 이 연주회에서 마련한 후원금으로 휠체어 10대를 환우들에게 선물했다. 이경은(35) 여신심사센터 과장은 “식사에서 대소변, 목욕까지 힘이 부칠 때도 있지만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자원봉사자만이 누릴 수 있는 기쁨을 털어놨다. 잔디회 (02)337-1808, 후원계좌 우리은행 1005-700-904755.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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