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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미소에 갇혀 골병든 감정노동자 보호 시동

    최근 서비스업종에서 일하다 우울증에 걸린 근로자에 대해 회사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첫 판결이 나왔다. 서울남부지법 민사 8단독 이예슬 판사는 지난해 3월 휴대전화를 잃어버린 상담 고객으로부터 폭언을 들은 6년차 상담원 조모(32)씨에게 고객에 대한 사과와 징계 처분을 내린 회사 측에 72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조씨가 회사 측의 징계 이후 퇴직한 뒤 우울증이 심해져 자살 시도에까지 이른 것에 대해 피해를 배상하라는 취지다. 당시 판결은 서비스업종 회사가 근로자의 직무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고객의 무리한 요구나 폭언으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하도록 적극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는 면에서 주목받았다. 하지만 서비스 직군의 스트레스 관리에 대한 논의는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판매 종사자, 은행원, 승무원, 전화 상담원 등 고객을 직접 대하는 직업군의 근로자들은 여전히 회사 측을 비롯해 어디에도 하소연할 곳을 못 찾고 막무가내식의 고객을 상대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은 정부, 기업, 소비자가 서비스 직군의 스트레스를 이해하고 인식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덕연 공단 직업건강실 차장은 5일 “서비스 직군 근로자 가운데 많은 수가 정신적 스트레스가 누적돼 얼굴은 웃지만 마음은 우울한 상태로 식욕, 성욕이 떨어지는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을 앓고 있다”면서 “기업들의 고객 제일주의가 과잉 서비스를 양산시키고, 일부 소비자들의 과도한 서비스 요구가 직원들의 고통과 피해를 더 커지게 한다”고 설명했다. 공단은 롯데, 신세계, 현대, AK, 갤러리아 등 5대 백화점과 업무협약을 맺고 판매 사원을 위한 ‘자기 보호 매뉴얼’을 작성해 고객 응대 지침에 반영하도록 했다. ‘자기 보호 매뉴얼’에는 고객으로부터 심각한 괴롭힘을 당했을 때 대응법 등이 담길 예정이다. 공단은 또 콜센터 상담원과 이·미용 종사자 등을 위한 ‘직업건강 가이드라인’을 연말까지 개발하기로 했다. 사업장을 찾아 시행하는 직무 스트레스 예방 교육도 지난해 8590곳에서 이뤄졌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씨줄날줄] 트위터 회장님/안미현 논설위원

    재벌가(家) 가운데 유난히 스펙이 좋은 집안이 있다. 두산가다. ‘KS’(경기고-서울대)에 유학파 경영학 석사(MBA)가 수두룩하다. “재물은 훔쳐갈 수 있어도 머릿속에 든 것은 훔쳐갈 수 없다”며 자식 교육을 강조한 가풍 영향이다. 두산가의 독특한 가풍은 하나 더 있다. 은행원 경력이다. 계열사에서 곧바로 경영수업을 받기보다는 한국은행, 한국투자금융(현 하나은행) 등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2, 3세들이 많다. 이 또한 “남의 눈칫밥을 먹어봐야 한다”며 자식들에게 은행 근무를 적극 권한 고(故) 박두병 초대회장의 영향이 컸다.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미국 보스턴대 MBA, 외환은행 근무 등의 이력을 지닌 박용만(58) 두산그룹 회장이 오는 21일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에 취임한다. 박 회장의 아버지(박두병)와 형(박용성)도 대한상의 회장을 지낸 점을 떠올리면 두산가와 상의의 인연은 참으로 각별하다. 여기에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과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경제단체의 만남이라는 또 다른 의미도 있다. 두산그룹은 박승직 창업주가 1896년 8월 1일 서울 종로에 ‘박승직상점’을 차린 것이 시초다. 포목상으로 큰돈을 번 박승직은 장남(두병)의 이름자인 말 두(斗)와 뫼 산(山)을 합쳐 사명을 새로 지었다. “한말 한말 쌓아올려 산같이 커지라”는 뜻이었다. 대한상의는 1884년 설립된 한성상업회의소가 모태다. 대기업 중심인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달리 대한상의는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까지 두루 회원사(14만개)로 둔, 명실상부한 경제단체의 맏형이다. 대한상의를 새로 이끌게 된 박 회장은 ‘트위터 회장님’으로도 유명하다. 16만 팔로어를 거느린 파워 트위터리안이다. 탈모 방지 샴푸를 썼다가 고생한 일, 만우절에 임직원들 골탕 먹인 일 등을 격의 없이 올린다. 그러다가 ‘사고’도 친다. 미모의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에게 “깍두기 먹다 침 튀는 소리 말고 당장 사무실로 오라”고 했다가 백배사죄해야 했다. 열 받게 한 직원에게 트위트를 한다는 게 잘못 보낸 것이다. 얼마 전에는 점심 때 회사 앞 냉면집을 찾았다가 지갑이 없어 외상값 5만원을 그은 뒤 두산 배지를 단 초면의 직원에게 돈을 꿔 갚은 일화로도 화제에 올랐다. 요즘 재계는 경제민주화 등으로 정부와의 관계가 편치 않다. 잇단 재벌 총수들의 구속에 국민들의 시선도 싸늘하다. 기업가정신은 갈수록 약해지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주문하는 목소리는 높다. 소통하는 최고경영자(CEO)의 대명사인 박 회장이 정부와 재계, 기업과 국민 사이에 새바람을 일으키길 기대해 본다. 안미현 논설위원 hyun@seoul.co.kr
  • [사설] 새 수익모델 못찾는 은행들, 연봉은 너무 높다

    은행권의 임금 수준이 도마에 올랐다. 수익성 악화를 수수료 인상으로 메우려는 움직임에 대해 여당인 새누리당이 강하게 비판하는 등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 경영 합리화 없는 은행들의 ‘탐욕’을 간과할 수 없다는 기류가 강하다. 은행들은 땅 짚고 헤엄치기식 영업을 하면서도 고임금 혜택을 누리는 행태에 대한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기 바란다. 사용자 대표인 은행장들은 오늘 긴급 모임을 갖고 임금 인상안에 대해 의견을 조율할 예정이다. 이들은 수익성 악화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판단 아래 노조 측에 동결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요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전국 36개 산하기관 노조위원장들은 다음 달 열릴 5차 교섭을 앞두고 내일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어서 이미 제시한 8.1% 인상안의 수정 여부가 주목된다. 노사는 대내외 경제 환경의 변화를 잘 고려해 합리적인 판단을 하기 바란다. 우리는 은행들이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 고객들의 주머니를 털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은행원 1인당 생산성은 뒷걸음질치고 있는데도 연봉은 도시근로자에 비해 두 배가 넘고, 대기업보다도 많은 점을 이유로 들었다. 정우택·심재철 새누리당 최고위원도 어제 은행들이 수익성 악화의 원인을 내부에서 찾지 않고 국민에게 떠넘기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은행들의 경영 여건은 쉽게 개선될 조짐이 없다. 가계부채와 기업 부실, 글로벌 저금리 때문이다.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하루빨리 개선해야 한다. 국내 6개 시중은행의 1인당 자산액은 2009년 194억원에서 지난해 214억원으로 평균 10.7% 늘었다. 반면 직원 평균 연봉은 32.7% 증가했다. 자산 생산성에 비해 연봉이 3배 이상 올랐다. 모바일과 인터넷 뱅킹 사용자들이 급증하고 있지만 영업지점은 2007년 7216개에서 지난해 7576개로 오히려 늘었다. 인구가 1억 2000만명이 넘는 일본에 비해 3.6배 많다. 은행의 체질 개선이 절실히 요구되는 이유다. 은행들은 중소기업 지원과 고용 창출 등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비 절감 외에 안정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수익모델을 개발하는 데 더욱 주력해야 한다.
  • 은행 노사 임금 정면충돌

    은행 노사가 임금 인상안을 두고 정면으로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사측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동결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금융권 고임금 논란이 일면서 당국이 점검에 나선 것도 이유가 됐다. 반면 노조 측은 8.1% 인상안을 요구한 상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 사용자 대표들은 23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모여 임금 인상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임금 교섭을 앞두고 매년 3~4회 주기적으로 있는 회동이지만 경영 사정이 열악한 만큼 동결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사측 대표는 박병원 은행연합회장, 리처드 힐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장, 김종준 하나은행장, 홍기택 산업은행장, 성세환 부산은행장, 김종화 금융결제원장 등 6명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행장들이 임금 동결·삭감 여부와 폭을 정해 다음 교섭 때 노조에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최근 은행권 고임금에 대한 여론과 성과 체계에 대한 금융감독 당국의 점검 등을 의식해 임금 인상 폭을 최대한 낮추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도 사측 대표 회동에 맞서 24일 노조위원장 36명이 모이는 대책 회의를 연다. 노조는 올해 임금 인상안을 8.1%로 제시했다. 한 은행 노조위원장은 “은행권 수익이 떨어진 데는 관치금융 탓이 크다”면서 “금융감독 당국이나 사용자 측은 은행원 급여를 손 볼 게 아니라 사업 다각화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반기에 금융노조 산하 지부의 노조위원장 선거가 예정돼 노조가 동결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없다. 다만 인상 폭을 줄일 수는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금융권 경기가 좋지 않은 것은 노조 측도 알고 있다. 공기업 임금 인상 수준(2.8%)에서 협상할 수는 있지만 물가 인상 등을 고려할 때 동결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男행원 연봉 1억240만원… 女행원 5460만원

    男행원 연봉 1억240만원… 女행원 5460만원

    은행원 연봉이 고임금 논란에 휩싸이자 금융감독 당국이 은행권의 성과 체계에 대한 전면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은행원의 평균 연봉은 7000만원을 넘고, 차장급은 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민·우리·신한·하나·외환은행 등 대형 시중은행 직원(임원 제외)의 연봉은 평균 7840만원이다. 지난해 삼성전자 직원 평균 연봉인 7000만원보다 840만원 많다. 은행 직원의 약 30%가 무기계약직인 점을 고려하면 정규직 직원들의 연봉은 이보다 훨씬 높아진다. 성별로 나눠 보면 차이는 더 크다. 남성 직원은 정규직 비율이 90% 이상인데, 평균 연봉은 지난해 말 기준 1억 240만원이다. 이에 비해 계약직 직원이 30%를 넘는 여성 직원의 연봉은 평균 5460만원으로 남성 직원의 절반에 불과하다. 실제 연봉은 남자 직원을 기준으로 할 경우 외환은행 1억 2220만원, 하나은행 1억 400만원, 국민은행 1억원, 신한은행 9500만원, 우리은행 9100만원이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지난해 내놓은 ‘금융인력 기초통계 분석 보고서’를 보면 급여를 1억원 이상 받는 금융권 직원의 비율은 전체의 9.9%다. 이는 은행은 물론 보험, 증권 등을 합친 비율이다. 국내 금융기관은 근무 경력이 급여에 큰 영향을 미친다. 국내 은행의 40대 이상 직원 비율(46.3%)이 외국계 은행(31.6%)이나 보험회사(38.5%), 증권·선물회사(38.0%)보다 월등히 높은 점을 고려하면 은행의 ‘억대 연봉자’는 다른 업종보다 상당히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자 은행원은 15년 정도 일해 차장이나 차장대우가 되면 연봉 1억원가량을 받는다. 2000년 입행해 올해 14년차인 은행원 A씨는 지난해 연봉 8600만원을 받았다. 또 다른 은행원 B씨(2002년 입행)도 9000만원을 받았다. 은행권 관계자는 “입행 후 15년 정도가 지나 차장급이 되고 성과평가 S등급을 받으면 연봉 1억원을 찍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점장은 1억원을 상회하는데 고과가 좋으면 1억 5000만원을 넘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결국 금융감독 당국이 금융지주와 은행에 대해 전면적인 성과 체계 점검에 돌입했다. 은행이 점포 정리, 인원 감축, 인건비 효율화 등 자구 노력 없이 수수료를 인상한다는 비판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금융감독 당국 관계자는 “은행들에 새로운 수익 모델 개발을 요구했으며 점포 정리나 임금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 악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면서 “임금 문제는 감독 당국이 개입할 사안이 아니지만 연봉 성과 체계를 전면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어 문제 적발 시 임원의 연봉이 조정되고 일부 직원들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일본 참의원 선거 현장을 가다] (중) 도쿄 신주쿠 표심은

    [일본 참의원 선거 현장을 가다] (중) 도쿄 신주쿠 표심은

    참의원(상원) 선거를 이틀 앞둔 19일 오후 일본 도쿄 신주쿠. 자민당 비례대표로 이번 선거에 출마한 외식업체 ‘와타미’의 창업자 와타나베 미키가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었다. 바람 한 점 없이 햇볕만 내리쬐는 길거리에서 와타나베가 연신 허리를 굽혀 인사했지만 행인들은 별 관심이 없다는 듯 지나치기에 바빴다. 일찌감치 자민당 쪽으로 분위기가 기울어져서일까. 이번 선거는 투표율이 50%를 밑돌아 2007년(58.64%)이나 2010년(57.92%)보다 낮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승리를 자신하는 와타나베는 “자민당이 주는 안정감이 국민들의 지지를 얻는 이유”라고 말했지만 유세장을 지나던 일본 국민들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역시나 문제는 경제였다. 자민당을 이끄는 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에 일말의 기대를 걸고 있었다. 50대 은행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마쓰다 히로시는 “일본 경제는 막다른 길에 다다랐다. 이 위기를 탈출할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기 때문에 아베와 자민당이 지지를 받는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아베노믹스가 성공할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일단 분위기는 띄웠지만 경기가 살아났는지는 모르겠다. 나도 보너스는 조금 올랐지만 기본급은 그대로다. 기본급이 올라야 경기가 나아졌다고 말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잃어버린 20년’을 탈출할 수 있다는 희망은 가졌지만 그 희망이 아직 실현되지 않은 단계에서 일본 국민들은 불안해하고 있었다. 신주쿠역에서 만난 한 40대 남성은 “아베노믹스는 매스컴에서 띄우니까 좋아 보이는 것 같다”면서 “제발 경제가 나아졌으면 좋겠지만 아직 나는 경기 회복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씁쓸해했다. 경제 이외의 다른 정책에 대해서는 일본 국민들이 큰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60대 주부인 요네야마 유리코는 “헌법 개정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어 자세히 모르겠다”면서 “아베 총리는 온화해 보이지만 그런 사안에 대해서는 고집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위안부 소녀상과 윤봉길 의사 순국비 등에 ‘말뚝 테러’를 한 스즈키 노부유키가 도쿄도 선거에 출마한 것에 대해 “누군지 모르겠다”며 생뚱맞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자민당 외에 대안이 없다’는 실망감 속에 대부분의 국민들은 자민당과 공명당이 이번 선거에 포함되지 않는 의석을 합해 과반수(122석)를 무난히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자민당 단독 과반은 힘들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었다. 한편 이날 아베 총리는 오전부터 미에현과 지바현을 돌며 막판 유세전에 진력했다. 민주당은 가이에다 반리 대표 등이 효고현과 후쿠오카현, 히로시마시에서 선거 운동을 이어갔다. 아베 총리는 20일 전자상가가 밀집된 아키하바라역 앞에서 마지막 연설을 할 예정이다. 최근 20~30대의 자민당 지지율이 높아진 만큼 젊은층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글 사진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사설] 은행 수익성 나빠지니 고객 주머니부터 터나

    금융감독원이 은행 수수료 재책정 작업에 착수했다. 송금·타행 인출·수표 발행 등 서비스별로 원가를 분석해 은행권 공동 또는 은행별 수수료 모범규준을 만들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원가산정 방식 등도 모범규준에 담아 외부 회계법인과 소비자단체의 검증을 거치도록 할 모양이다. 언뜻 보면 합리적 행정지도로 비쳐진다. 하지만 전후 맥락을 놓고 보면 본말이 전도됐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수수료 문제가 불거진 것은 얼마 전 최수현 금감원장이 “은행들의 수익이 나빠져 어렵다. 수수료를 현실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하면서다. 최 원장은 수수료 등 비(非)이자 수익 비중이 30~40%인 선진국 은행에 비해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준 12%에 불과하다고도 지적했다. 하지만 최근 1년 새 거의 반 토막 난(3조 3000억원→1조 8000억원) 은행권의 순익이 비단 수수료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지난해 국내 시중은행 직원의 평균 연봉은 7560만원이다. 통계청이 조사한 도시근로자 평균 연봉(3600만원)의 두 배가 넘는다. 국내 10대 그룹 대표기업 평균 연봉(6600만원)보다도 많다. 금융지주 회장의 연봉은 20억~3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은행원 1인당 생산성은 계속 뒷걸음질치고 있다. 그런데도 고액 연봉 구조는 그대로 놔둔 채 손쉬운 수수료부터 올리겠다는 것은 만만한 고객들의 주머니를 털어 급한 불을 끄겠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 같은 행태를 관리감독해야 할 금감원이 오히려 앞장서 멍석을 펴주고 있는 것에 우리는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자신의 통장에 돈을 넣어도 자산을 안전하게 지켜준다는 명목으로 계좌 유지 수수료 등을 받는 선진국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의 수수료 인심이 비교적 후한 것은 사실이다. 원가에 비해 과도하게 비싼 것도 있어 보이는 만큼 수수료 체계를 손볼 필요는 있다. 하지만 그에 앞서 은행 임직원의 성과보수 체계부터 점검해야 한다. 인구 수에 비해 너무 많은 지점망과 대출 리스크 분석기법 선진화, 잦은 금융사고 예방대책 등에 대한 근본적 고민도 요구된다. 고객들이 공감할 만한 자구 노력이 선행되지 않는 한 결코 고통 분담에 선선히 나서지 않을 것임을 은행들과 감독당국은 명심하기 바란다.
  • 외국인 출신 첫 국내은행 정규직 직원 박로이씨

    외국인 출신 첫 국내은행 정규직 직원 박로이씨

    “충북 진천에 출장 중이었는데 갑자기 지점장님께서 전화를 하셨더라고요. 제가 정규직으로 채용된다는 거예요. 상상도 못했던 일이 일어난 거죠.” 기업은행이 11일 발표한 정기 인사에서 네팔 출신 박로이(35)씨가 외국인 출신 최초의 국내 은행 정규직 직원이 됐다. 박씨는 지난해 4월 다문화가정 결혼 이주민 특별채용으로 입행한 뒤 1년 3개월 만에 정규직으로 임용됐다. 당시 뽑힌 12명 중 정규직으로 전환된 사람은 그가 유일하다. 기업은행은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와 글로벌 사업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중구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만난 박씨는 서글서글한 인상에 능숙한 한국어 실력을 뽐냈다. 모국어인 네팔어와 한국어에 더해 영어, 파키스탄어, 인도어까지 5개국 말을 구사하는 그는 명문 인도 델리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그가 정규직으로 채용될 수 있었던 건 단지 ‘스펙’이 아닌 ‘열정’ 덕분이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자리한 서울 서여의도지점에서 외국인 고객 대상 업무를 맡은 그는 지점에만 가만히 앉아 있지 않았다. 평일에는 중기중앙회 연수원에서 연수받는 외국인을 찾아 화성, 안성, 양평, 진천 등지를 돌았다. 주말에는 네팔인이 많이 모이는 동대문으로 향했다. 김포, 화성 등 공장 밀집지역도 수시로 찾았다. 상품 안내 책자를 10개 국어로 만들어서 돌리기도 했다. 통장, 신용카드, 스마트폰 뱅킹 등 그의 손으로 1년간 개설한 계좌만 3만개에 이른다. 이 일로 그는 조준희 기업은행장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 “외국인 노동자들은 금융 거래 경험이 없어 계좌, 송금, 이체 등을 잘 몰라요. 금융 정보를 알려준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설명했더니 저절로 실적이 쑥쑥 오르더군요.” 그는 대학 동창이 일하고 있는 네팔인베스트먼트은행과 환거래 계약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한국에서 고향으로 월급을 보내는 외국인들의 수수료를 낮춰주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했다. 박씨는 대학 시절 인도로 배낭여행 온 한국인 여성을 만나 2004년 결혼과 함께 입국했다. 본명인 다와널브 셀파 대신 아내의 성(姓)과 국내학원 영어강사 때 썼던 예명을 딴 박로이라는 이름으로 2007년 귀화했다. 그동안 출입국관리사무소, 외국인종합안내센터, 네팔 대사관에서 일했다. 박씨는 “한국도 그렇지만 인도와 네팔에서 은행원은 선망의 대상”이라면서 “경영학을 전공했으니 금융을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이 항상 있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이달 말 연수가 끝나면 다른 은행원처럼 일반 창구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을 비쳤다. 수신, 여신, 외환 등 기본기를 다지고 싶어서다. “한국 중소기업의 인도 진출이 늘고 있어요. 언젠가 기업은행 인도 사무소에 가서 한국 기업이 정착하는 데 돕고 싶습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새정부 들어 은행권 대학생 인턴제 유명무실

    새정부 들어 은행권 대학생 인턴제 유명무실

    이명박 정부가 적극적으로 장려했던 은행권의 ‘대학생 인턴제도’가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대학생 인턴제에 대한 정부의 강요와 압박이 사라지자 은행들이 슬그머니 채용 비중을 줄이고 있다. 정규직 전환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어서 인턴 참가 학생들이 해당 은행의 취업까지 이어진 사례는 극히 드물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대학생 3~4학년 150명을 대상으로 ‘KB 하계 인턴십’을 지난 1일부터 운영하고 있다. 지난 2월 ‘KB 동계 인턴십’에 참여한 150명을 포함하면 올해 총 인원은 300명. 2009년 850명, 2010년 3300명, 2011년 345명, 2012년 450명에 비하면 대폭 줄어든 수준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2010년 당시엔 청년 실업이라는 사회적 이슈와 맞물리면서 채용 인원을 대폭 늘렸다”면서 “300명 정도가 적정 수준인 만큼 올해엔 그 수준에 맞춰 인원을 줄였다”고 밝혔다. 다른 은행도 사정은 비슷하다. 우리은행은 ‘청년인턴십’이란 프로그램을 통해 2009년에 1350명, 2010년 1500명, 2011년 1500명을 뽑았다. 하지만 지난해엔 ‘대학생 신용회복 인턴체험 프로그램’이란 이름으로 500명을 선발한 게 전부다. 올해는 이보다 더 줄어든 약 200명을 뽑을 계획이다. 대학생 인턴제도를 폐지한 은행도 있다. 신한은행은 2009년에 대학생 인턴 500여명을 뽑았지만 그 이후로 이 제도를 폐지했다. 영업과 창구 업무가 많은 은행 사무의 특성상 대학생 인턴이 할 수 있는 일이 극히 제한된다는 이유에서다. 외환은행도 올해는 대학생 인턴을 뽑지 않기로 했다. 은행권의 대학생 인턴은 일정 급여를 받으며 실무를 익히고 정규직 입사에 도움을 주고자 시작됐다. 하지만 실제로 인턴에 참여해 정규직에 입사한 직원은 손으로 꼽힌다. 실제로 우리은행 인턴 참가자 중 2009년에 50명, 2010년 60명, 2011년 60명 정도가 정규직으로 입사했다. 약 4%만이 정규직에 입사한 셈이다. 씨티은행은 2011년에 대학생 인턴 97명을 선발했지만 정규직으로 입사한 참가자는 1명에 그쳤다. 이 제도를 통해 청년실업을 해결하겠다는 본래의 취지가 무색해진 것이다. 이처럼 정규직 전환 비율이 낮은 이유는 인턴제도 참가자 중 일정 비율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주는 조건이 없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우수 인턴 행원 5%에 한해 정규직 지원 시 서류전형과 필기시험을 면제해 주고 있는 게 전부다. 타 은행들은 정규직 지원 시 일정 정도의 혜택을 지원할 뿐 구체적인 기준은 알리지 않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학생 인턴프로그램은 대학생들이 은행 업무를 이해하고 직장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다”면서 “타 업권과 마찬가지로 정규직 전환을 전제로 한 인턴십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또 “돈을 다루다 보니 인턴에게 은행 업무를 가르치는 것도 한계가 있다”면서 “차라리 고졸을 뽑아 창구에서 가르쳐 은행원으로 키우는 게 인건비가 훨씬 적게 드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경제 블로그] SC은행 ‘정년 연장 프로그램’ 논란

    [경제 블로그] SC은행 ‘정년 연장 프로그램’ 논란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이 지난달 업계 최초로 도입한 ‘정년 연장형 은퇴프로그램’의 신청 결과가 공개됐습니다. 현재 만 58세인 정년을 62세로 늘린다는 게 이 프로그램의 핵심이어서 금융권 안팎에서 높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실적이 초라합니다. 신청자가 고작 20명입니다. 전체 대상자가 1000여명인 걸 감안하면 2%에 불과합니다. 왜 그럴까요? 가장 큰 원인으로 ‘실적 기준’이 높다는 데 의견이 모입니다.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직원들은 영업을 전문으로 하는 신규사업팀에 자동으로 배치됩니다. 성과에 따라 급여가 달라지는 부서입니다. 직전 연도 연봉의 2배에 해당하는 영업실적을 올려야만 기존 연봉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영업 실적이 목표치를 밑돌면 최대 30%까지 연봉이 깎이기도 합니다. 연봉이 1억원이라면 2억원을 벌어야 기존 연봉을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이지요. 순이자마진(NIM)이 1%라면 신규대출 200억원을 유치해야만 2억원 실적을 올릴 수 있습니다. 사실 영업지점에 나가 있는 은행원들은 자기 연봉의 2~3배는 너끈히 벌어들입니다. 하지만 이는 지점에 소속돼 있어 자기 거래 고객이 있을 때의 얘깁니다. 아무런 밑바탕이 없으면 제 아무리 수완이 좋아도 첫해에 연봉의 두배 이상을 벌기는 어렵습니다. “사실상 보험설계사와 같은 일을 하는데 10년 넘게 사무직을 해온 내가 현장에 나가서 연봉의 두배 이상의 실적을 낼 수 있겠습니까.” SC은행 한 직원의 푸념입니다. 이쯤 되면 사실상 연봉피크제가 아니냐는 지적도 무리는 아닙니다. SC은행은 “신청 대상자가 부풀려졌다”고 주장합니다. 시범기간인 만큼 ‘눈치보기’도 영향을 끼쳤다고 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15년 이상 근무한 직원 가운데 부장급은 48세 이상, 팀장급은 45세 이상이면 신청할 수 있습니다. 54세까지 신청하지 않으면 기존 정년(58세)이 적용됩니다. SC은행 관계자는 “신청자들을 살펴보면 54세가 대부분”이라면서 “이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승진할 수 없기 때문에 40대 후반이나 50대 초반인 직원들은 무리하게 이 프로그램을 신청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합니다. 이 프로그램 신청은 분기마다 받고 있습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고액 위조지폐 늘어나는 대한민국… 5년새 범죄 2배로

    고액 위조지폐 늘어나는 대한민국… 5년새 범죄 2배로

    최근 전직 경찰과 현직 은행원이 100억원짜리 위조수표 범죄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회 전반에 깔린 한탕주의 정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위조지폐 범죄는 수법이 점점 대담하고 교묘해지면서 지난 5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검거율은 바닥을 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경제가 어려울수록 위조지폐 범죄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우리 사회에 한탕주의 정신이 만연해 있는 게 주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박억선 외환은행 위변조센터 차장은 2일 “위조지폐 범죄의 경우 형량이 낮은 데다 시중에서 복합기 등 위조에 사용되는 기계를 손쉽게 구입할 수 있어 두 번, 세 번 재범이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경제가 어렵고 삶이 팍팍해지면서 위폐로 한탕하자는 식의 고액 위조지폐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위조지폐 사건의 발생 건수는 2008년 3644건에서 2012년 8202건으로 5년 사이 2배 이상 늘었다. 연도별로 보면 2009년 4389건, 2010년 5440건, 2011년 7899건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경찰의 검거율은 5년 연속 5%를 밑돌았다. 2008년 5%였던 검거율은 지난해 3.2%로 떨어졌다. 2011년에는 1.9%를 기록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문이 돈에 묻었다고 해도 돈이 여러 사람들의 손을 거치다 보니 신고나 인지가 아니면 범인을 잡기가 어렵다”면서 “신고가 들어오지 않으면 수사하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고 기계가 발달할수록 수법도 교묘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 관계자는 “수표의 경우 직원들이 일련번호와 금액이 위조되지 않았는지 다시 한번 확인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전문가들은 한탕주의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한편 위폐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박 차장은 “조폐공사가 위조방지 장치를 정교하게 만드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지만 개인 스스로도 위폐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본인이 갖고 있는 돈은 본인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상인들이 위폐 번호를 적어 놓고 돈을 받을 때마다 확인을 한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100억 위조수표’ 수배자 1명 자수

    100억원 위조수표 인출 사기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공개수배된 김영남(47)씨가 1일 자수했다. 사건 발생 20일 만이다. 경기지방경찰청 전담수사팀은 이날 오후 1시 30분쯤 김씨가 자수하겠다며 경기경찰청에 자진출두해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범행 경위 등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함께 공개수배된 나경술(51)·최영길(60)·김규범(47)씨 등과 공모해 지난달 12일 국민은행 수원 정자점에서 1억원짜리를 100억원짜리로 변조한 수표를 제시, 전액 인출해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100억원 가운데 1억원을 자신의 몫으로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수원지법은 1억원짜리 수표를 발행해 준 은행원 김모(42) 차장을 구속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100억 위조수표로 감별기까지 속였다 했더니…현직은행원 가담 정황

    변조한 100억원짜리 수표를 현금으로 바꿔 달아난 영화 같은 사건에 은행 직원이 가담한 정황이 포착됐다. 경기지방경찰청 전담수사팀은 30일 국민은행 서울 모 지점 대부담당 김모(42)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로 긴급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지난 11일 국민은행 수원 정자지점에서 주범 나모(51)씨의 공범이 현금으로 찾아간 100억원짜리 수표를 변조하는 데 동원된 1억 110만원짜리 자기앞수표를 부정 발급해 준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1억 110만원짜리 자기앞수표를 받아 달라는 나씨의 부탁을 받고 은행을 찾은 A씨를 자신의 창구로 직접 불러 수표를 건네고 사전에 나씨와 수차례 전화 통화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김씨는 “평소 은행 거래로 알고 있던 나씨와 통화한 적은 있지만 사건과는 무관하다”며 부인하고 있다. 나씨의 공범은 A씨가 김씨로부터 받은 이 자기앞수표의 발행 번호와 금액을 변조해 은행에 제시한 뒤 100억원을 현금으로 찾아 달아났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번호표를 받고 대기하는 A씨를 손짓으로 불러 수표를 건네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찍혔고 A씨가 은행에 들어가기 직전 나씨와 수차례 통화한 기록이 있어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받은 변조된 100억원짜리 수표에 대한 중간 감정 결과에서도 김씨의 범행 가담 정황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국과수는 이날 변조된 100억원짜리 수표에서 발행 번호가 덧씌워진 흔적을 찾았지만 액면 금액이 변조된 흔적은 찾을 수 없다는 중간 감정 결과를 경찰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김씨가 1억 110만원짜리 자기앞수표를 A씨에게 발급해 줄 때 변조가 용의하도록 액면 금액이 적히지 않은 ‘백지수표’를 건넸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깔깔깔]

    ●은행원과 할머니 할머니가 통장과 도장이 찍힌 청구서를 은행원에게 내밀며 돈을 찾으려고 했다. 은행원이 하는 말, “청구서 도장과 통장 도장이 다릅니다. 통장 도장을 가지고 와야 합니다.” 할머니는 급하게 오느라 실수했다며 통장을 맡기고는 금방 온다고 하면서 갔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던 할머니가 은행 문을 닫을 때쯤 헐레벌떡 들어오며 은행원에게 애원하듯이 말했다. “아가씨, 미안한데 반장 도장으로는 안 될까? 아무리 찾아도 통장을 만날 수가 없어서….” ●난센스 퀴즈 ▶하얀 구름이 나무젓가락에 살짝 걸린 것은? 솜사탕. ▶세상에 태어나서 머리 한번 안 잘라 본 것은? 붓. ▶세상에서 가장 추운 차는? 아이차.
  • [사설] 40년 엔고 버텨낸 일본 기업서 배울 때

    코트라가 어제 ‘일본 엔고 극복사례가 주는 엔저원고 시대의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결론부터 요약하자면 40년 엔고(엔화가치 강세)를 버텨낸 일본 기업의 생존 비결을 연구해 지금의 원고(원화가치 강세) 시대를 극복하자는 것이다. 원화환율이 조금만 떨어져도 수출 채산성 악화 공식을 들이밀며 외환당국의 환율 방어부터 요구하는 주장에 익숙해 온 터라 코트라의 보고서는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코트라는 공사(公社)이기는 하지만 무역투자진흥이라는 사명에서 보듯 기업 친화적인 조직이다. 따라서 국내 기업들은 코트라의 충고를 원론적인 얘기로 흘려들을 게 아니라 반면교사의 쓴소리로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집권하면서 엔화가치는 달러당 100엔선을 돌파하며 급격한 약세로 돌아섰지만, 그 전에는 1973년부터 40년 동안 무려 400%나 절상됐다. 불과 2년 전인 2011년 10월 31일에는 달러당 75.32엔으로 전후(戰後) 최저치를 찍기도 했다. 이 기간 동안 마쓰다자동차는 소형차와 대형차에 동일한 설계 배치를 적용해 단가를 낮추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부터는 주요 차종의 미국 생산을 중단하고 국내 공장에서 생산·수출하는 체제로 바꿨다. 그럼에도 올 1분기 미국 고객의 자동차 재구매율 조사에서 포르쉐, 캐딜락에 이어 세 번째로 가장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토요타자동차는 JIT(Just In Time), 칸반(적시에 상품을 출시하는 스케줄링 시스템) 등 생산시스템 개혁으로 맞섰다. 아사히는 ‘맛있는 맥주’에 집중해 1987년 ‘슈퍼 드라이’라는 히트상품을 만들어 냈다. 맥주에 문외한인 은행원 출신의 최고경영자(히구치 히로타로)가 업계 화두이던 용기 경쟁에서 탈피해 핵심인 ‘맛’에 승부를 건 성공스토리는 지금도 회자되는 유명한 얘기다. 특별히 주목해야 할 대목은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일본 기업들은 단순한 원가 절감에만 주력했지만 그 이후부터는 차별화된 제품과 기술력 강화 등으로 엔고 시대를 이겨냈다는 사실이다. 결국 원고를 극복할 근본적 해법도 신기술, 신상품, 신서비스 개척 등 체질 개선에 있다는 점을 국내 기업들은 다시 한 번 명심하기 바란다.
  • [박현갑의 시시콜콜] ‘직장의 신, 리더십의 비밀’ 온라인서 알 순 없나

    [박현갑의 시시콜콜] ‘직장의 신, 리더십의 비밀’ 온라인서 알 순 없나

    중·고등학교 입시부터 대학입시까지 1차에서 줄줄이 낙방의 눈물을 흘린 ‘2차 전문가’. 직원 1만 6000명에 200조원이 넘는 예금을 관리하는 은행장. 이순우 우리은행장의 드라마틱한 어제와 오늘이다. 이 은행장이 지난 3일 연세대 백양관 대강당에서 리더십 특별강연을 했다. 강연 주제는 얼마 전 종영된 인기 방송드라마 직장의 신을 본뜬 ‘직장의 신, 리더십의 비밀’이었다. 1학년 여학생, 군 입대와 사회생활 등 4년간 공백 끝에 지난 2월 복학한 2학년 남학생, 대학원 박사과정생 등 500여명의 학생들이 참석했다. 이 은행장은 2001년 10월 리더십 연구와 교육을 위한 전문기관으로 설립했다는 이 대학 리더십센터에서 마련한 리더십 특별강연 75번째 손님이었다. 이 은행장은 경북 경주 출신으로 대구고와 성균관대 법대를 나왔다. 대학 졸업 직후인 1977년 옛 상업은행에 들어와 말단 은행원에서 은행장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학창시절 입시에서 잇단 실패를 경험했던 그가 어떻게 최고의 자리인 은행장에 오르게 됐을까. 이 은행장이 이날 소개한 비결은 3가지. 겸손, 배려, 성실이었다. 이 은행장은 “그때 조금만 더 참고 견뎠다면 결과는 달라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은행에 와서는 수없이 많았던 ‘마지막일지 모르는 순간’에도 최선을 다했다.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그리고 30분만 더 버틴다는 생각으로 매사에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불안과 고통이 뒤섞인 학창 시절을 보냈음직한 은행장의 인간적 면모에 학생들은 알게 모르게 동질감을 느끼며 용기와 위로를 얻는 모습이었다. 대학이 미래 지도자 양성을 위해 명사들을 강연에 초대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좋은 자극이 될 수 있어 바람직하다. 아쉬운 대목은 이날 강연장을 찾지 않은 학생과 일반인들은 이런 명사의 인생 경험담을 듣지 못한다는 점이다. 평생교육 시대를 맞아 이런 특강은 물론 대학 강의도 온라인으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을 것이다. 모바일 시대에는 지금처럼 물리적 공간에 기반한 학교중심의 교육 시스템에 적지 않은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 전통적 학교가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2000년대 초부터 미국의 하버드나 MIT대학 등에서는 사회공헌 실천을 위해 교수 강의는 물론 시험문제도 인터넷에 올리고 있다. 철학·기술·오락·디자인 등에 관련된 전문가 강연회를 개최하고 있는 미국의 비영리 재단인 테드(TED·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의 강연은 전 세계인들이 온라인에서 즐겨 보는 영상으로, 모바일 시대 지식공유의 대표적인 사례다. 인터넷 강국의 국내 대학가도 강의 개방 및 공유에 좀 더 의지를 보이길 기대한다.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 英 중앙은행 총재 “퇴임하면 댄스 배울 것”

    “영국 중앙은행 총재 자리에서 물러나면 댄스 레슨을 받겠다고 아내와 약속했다.” 오는 6월 말 퇴임을 앞둔 머빈 킹(65) 영국 중앙은행(BOE) 총재가 2일(현지시간) BBC 라디오 프로그램 ‘데저트아일랜드디스크’에 출연, 자신의 퇴임 이후 계획에 대해 밝혔다. 킹 총재는 “항상 일에만 매달려 사느라 자신의 개인 생활을 희생한 데 대해 슬픔을 느낀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데저트아일랜드디스크’는 유명 인사들이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무인도에 홀로 남게 됐을 때 듣고 싶은 음악 8곡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킹 총재가 제일 먼저 고른 곡은 1941년 뮤지컬 ‘레이디 인 더 다크’에 나온 ‘마이 십’(My Ship)으로, 부인 바버라 멜란더와 결혼식을 올릴 당시 축하 음악으로 연주됐던 곡이라고 밝혔다. 그 밖에 킹 총재가 선정한 곡은 대부분 클래식 음악인데 그는 그중에서도 “베토벤 교향곡 7번 A장조를 들을 때마다 춤을 추고 싶어진다”고 전했다. 킹 총재는 또 과거에 비해 은행원이 되려는 젊은이들이 줄어드는 것에 대해 기쁨을 표했다. 그는 “(젊은 사람들이) 사회의 많은 부분에 큰 피해를 끼치는 방식으로 돈을 벌기를 바라지 않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미주통신] 은행 강도 “여자야 남자야?”… 헷갈리네

    [미주통신] 은행 강도 “여자야 남자야?”… 헷갈리네

    지난 20일(현지 시각) 미국 아이오와 주에 있는 스튜어트 지역의 한 은행에 밝은 초록색 드레스를 입은 젊은 여성이 몸매를 과시하며 나타났다. 하지만 그녀(?)는 은행 강도로 돌변했다. 은행원을 위협하여 현금을 챙긴 후 대기하고 있는 승합차를 타고 유유히 사라지고 말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현지 경찰은 즉각 감시카메라에 찍힌 용의자의 사진을 공개하며 키 165cm 전후의 젊은 여성을 공개 수배하고 나섰다. 하지만 문제는 그다음에 발생했다. 공개된 사진을 본 많은 누리꾼은 이 여성은 여자가 아니라 여장을 한 남자라고 주장을 하고 나선 것. 일부 누리꾼은 공개된 여러 장의 사진을 정밀 분석하며 “눈썹이나 얼굴 안면 근육 등을 보아 가발을 쓰고 여장을 한 남자임이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일부는 “사진을 정밀 확대한 결과, 굵은 아담 애플(목젖)이 확인되고 다리도 남자의 다리가 분명하다.”며 여장을 한 남자라는 주장을 거들고 나섰다. 하지만 일부 누리꾼들은 “여자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논란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현지 경찰은 이러한 논란에 대한 답변을 내놓지 않은 채,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사진=여장을 한 남자라는 의혹이 제기된 은행 강도(현지 경찰서 제공)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돈에 굶주렸나?…개미떼, 현금 2억원 갉아먹어

    돈에 굶주렸나?…개미떼, 현금 2억원 갉아먹어

    돈에 ‘굶주린 것’은 인간 만이 아닌 것 같다. 최근 인도의 한 은행에 보관된 거액의 현금을 흰개미들이 몽땅 갉아 먹어 화제가 되고 있다. 피해액만 무려 1000만 루피(약 2억원)로 신고된 화제의 사건은 인도 북부 바라반키시의 한 은행에서 발생했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흰개미들의 먹잇감이 된 거액의 현금은 돈 보관용 강철 상자에 들어 있었으며 은행원 중 한명이 이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그러나 체포할 범인도 없는 황당한 사건에 난감해 하기는 마찬가지. 현지 경찰은 “개미떼가 현금을 갉아 먹은 것은 분명하다.” 면서 “현재 수사는 강철로 된 상자 속으로 어떻게 개미떼가 들어갔는지에 초점을 두고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인도에서 개미떼로 인한 은행 피해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에도 이 지역에서 개미떼가 은행에 침입해 서류와 장비들을 갉아먹는 소동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자료사진 인터넷뉴스팀   
  • [씨줄날줄] 감정노동& 집단지성/정기홍 논설위원

    2009년 개봉작 ‘핸드폰’은 서비스업 종사자가 자신의 감정을 억누른 채 고객들을 대하는 고통을 그려내 주목받았다. 대형마트의 주임(박용우 역)은 웃음이란 마스크를 쓰고 언제나 손님을 살갑게 맞이한다. 어느 날 손님이 두고 간 꺼진 휴대전화를 찾아주려고 전원을 켜는 순간 “돌려줄 거면 전화를 받아야 할 거 아냐”라는 어처구니없는 목소리를 듣게 되고 그에 상응한 화풀이를 한다는 내용이다. 서비스업 등에 종사하는 감정노동자의 애환을 리얼하게 그려낸 영화다. 멀티소비의 시대, 어느 직종에서나 손님은 왕이고 종사자는 시녀처럼 행동해야 살아남는다. 미국의 사회학자 앨리 러셀 혹실드는 1983년 자신의 저서 ‘통제된 마음’(The Managed Heart)에서 델타항공 여승무원들의 고통지수를 조사한 뒤 이를 감정노동(Emotional Labor)이란 용어로 정의했다. 감정노동자는 배우가 연기를 하듯 자신의 속내를 감추고 항시 웃어야 한다. 1970년대 이후 서비스업의 번창으로 산업에서 행동과 말이 중요 변수로 등장하면서 생겨난 현상이다. 감정노동 직종은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승무원과 은행원, 간호사, 식당 종업원, 텔레마케터, 마트 점원 등 매우 다양하다. 가사노동을 하는 주부의 ‘돌봄 노동’도 넓은 의미에서 감정노동에 속한다. 기업체 못지않은 지방 관청 창구의 친절도 ‘행정 권위’가 ‘공적 웃음’으로 옷을 갈아입은 감정노동의 또 다른 일면이다. 문제는 성희롱과 욕설을 견뎌내며 미소를 머금고 나긋나긋한 말과 몸짓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 최근 사회복지사들의 잇단 자살은 이들이 얼마나 큰 고통을 감내해 왔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전국 콜센터 상담원 2명 중 1명이 스트레스와 우울증 등의 증상을 보인다니 그야말로 억지 웃음을 짓다가 병을 얻은 꼴 아닌가. 며칠 전 대기업 임원이 항공사 여승무원을 폭행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 기업은 당사자의 사표를 수리하는 등 뒷수습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 황당한 사건 이후 네티즌들이 신상털기에 나서 파장을 더하고 있다.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집단지성의 힘이 기업의 사과를 받아내는 데 적잖은 영향을 끼친 게 사실이다. 차제에 감정노동자의 방어권과 휴식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으면 좋겠다. 선진 외국에서는 감정노동 현장에서 발생하는 정신적 상처를 산업재해로 인정한다. 우리는 관련 법안이 국회에 몇 달째 계류돼 있다. 입법화를 서둘러야 한다. 인간의 감정까지 상품화하는 우리 사회의 천박함이 부끄럽기는 하지만.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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