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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미은하레일 사업 백지화

    국내 최초의 도심 관광용 모노레일로 관심을 모았던 인천 월미은하레일이 백지화 수순을 밟고 있다. 20일 인천시 산하 공기업인 인천교통공사에 따르면 개통을 앞두고 잦은 사고가 발생한 월미은하레일 사업을 중단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인천교통공사가 853억원을 투자한 월미은하레일은 당초 2009년 7월 개통할 계획이었지만 설계와 다른 시공이 문제돼 개통이 1년간 미뤄졌다. 더욱이 이런 와중에 지난해 4월 시범운행 중 추돌사고가 발생했고, 8월에도 차량 지지대인 안내륜과 차량 하부가 부서지는 사고로 시범운행이 중단된 뒤 개통이 무기한 연기됐다. 인천교통공사 관계자는 “국내외 전문가들이 월미은하레일을 점검한 결과 안전운행이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시민검증위원회를 구성해 오는 6, 7월까지 최종 점검을 하고, 개통 불가가 확정되면 시공사를 상대로 공사대금 전액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월미은하레일은 경인선 인천역~월미문화의 거리~월미공원~인천역을 순환하는 6.1㎞ 구간에 노면에서 6~17m 높이로 세워진 궤도를 따라 무인 자동운전차량을 운행하는 방식이다. 인천교통공사와 월미은하레일 시공사인 한신공영은 각각 서로에 대해 공기 지연에 따른 배상과 추가공사비 등을 요구하는 중재신청을 지난해 말 대한상사중재원에 제기했고, 이에 대해 공사는 4억 300만원, 한신공영은 42억 9800만원을 상대방에게 지급하라는 결정이 내려졌다. 인천교통공사가 월미은하레일 사업을 최종 포기하고, 이 사업에 투입한 853억원 가운데 상당부분을 회수하지 못할 경우 ‘혈세 낭비’를 둘러싼 책임론과 이미 설치된 궤도에 대한 철거책임 공방도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태양보다 무려 66억배 규모 괴물 ‘블랙홀’

    태양보다 무려 66억배 규모 괴물 ‘블랙홀’

    지금까지 크기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진 블랙홀의 정확한 무게가 측정됐다고 사이언스뉴스 등 해외매체가 보도했다. 태양계 인근에서 가장 큰 블랙홀은 타원은하인 ‘M87‘ 중심부에 있는 것으로, 지금까지는 그 질량이 태양의 30억 배 정도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칼 게파르트 미국 텍사스대학 교수의 연구팀은 이 블랙홀의 실제 질량은 태양의 66억배에 달하며, 이는 그동안 과학자들이 생각해 온 것보다 2배 이상 더 차이가 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 블랙홀은 지구에서 5400만 광년 떨어져 있으며, 정확한 질량과 크기는 텍사스에 있는 맥도날드 천문대와 하와이에 있는 ‘Gemini North’ 망원경 등을 이용해 측정했다. 연구팀은 ‘괴물급’ 블랙홀이 수많은 블랙홀들이 모여 이뤄졌고, 현재 은하계 중심에 있는 블랙홀의 질량보다 1000배 가량 더 많이 나간다고 설명했다. 게파르트 박사는 지난 12일 미국천문학협의회(American Astronomical Society)의 모임에서 이같이 밝히고 “우리 태양계 전체를 집어 삼킬 수 있을 만큼 엄청난 크기”라고 말했다. 또 “이번 성과는 우리가 블랙홀이라 부르는 것이 알려진 것처럼 실제로 모든 에너지를 내뿜거나 흡수하는 능력을 가졌는지를 밝혀내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사진=M87 은하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시골 등 한국적 정서와 향수 벽화 느낌 드는 은은한 여운

    시골 등 한국적 정서와 향수 벽화 느낌 드는 은은한 여운

    은은한 밑작업을 통해 한국적 정서와 향수를 그려내는 원로작가 박돈(83) 화백의 개인전 ‘태초를 열다’가 오는 26일까지 서울 전농동 롯데갤러리 청량리점에서 열린다. 황해도 장연 태생으로 1949년 월남한 박 화백은 분단과 전쟁의 갈등기를 온몸으로 겪었음에도 그림에서만큼은 동양적 정갈함을 유지한 작품을 선보여왔다. 시골풍경이나 초가집, 닭, 오리, 비둘기 등을 소재로 택한 것이 대표적이다. 유채물감을 엷게 스며들게 하는 밑바탕 작업을 통해 그림이 전체적으로 토벽 벽화 느낌이 나면서도 은은하게 여운을 남기도록 한 것은 박 화백만의 특기로 평가받는다. 전시에서는 추상적 화법에 몰두했던 초기작품에서부터 1970년대 전환기 이후 황토색이 진하게 우러나는 후기작까지 모두 40여점이 전시된다. 서울 전시 이후 롯데갤러리 부산본점(28일~2월 24일)과 광주점(2월 26일~3월 15일)에서도 전시가 열린다. (02)3707-2890.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서울신문 2011 신춘문예-동화 당선작] 디자인 보이/이현숙

    [서울신문 2011 신춘문예-동화 당선작] 디자인 보이/이현숙

    상쾌한 냄새에 눈을 떴다. 햇빛 반사율 17프로, 은은하게 펼쳐진 햇살 무늬 빛과 방안 공기를 채운 나무 향은 마치 숲 속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생생했다. 어젯밤 잠들기 전 설정해 놓은 기상 프로그램 중 2번 ‘숲 속 통나무집’이다. ‘해변의 아침’이나 ‘강변의 산책’ 등 몇 가지 중에 선택한 것이다. 자고 일어나는 장소로는 자연이 제일 좋은 건가? 프로그램에는 산이며 강, 바다 일색이었다. 몸의 상태가 좋다. 역시 자연스러운 게 좋은 건가 보다. 집은 벌써 깨끗하게 정리정돈되어 있었다. 벽걸이 화면으로 엄마 얼굴이 보였다. “령아, 식탁 위에 있는 것 먹고 화상 수업은 빼먹지 마. 너 요즘 수업시간에 늦는다는 정보가 엄마 블로그에 떴더라. 그리고 몸 디자인!” 한쪽 눈을 찡긋하는 엄마 얼굴이 보였다. 오호! 바로 오늘이다. 나는 쾌재를 부르며 집을 나섰다. 아파트 현관에 파란색 새 자동차 씽씽이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갈 곳은 이미 입력되어 있다. 내가 타자마자 씽씽이가 소리 없이 움직였다. 오늘은 몸 디자인을 위해 전신성형병원에 들르는 날이다. 몸 디자인은 21세기 중반 성장기 아이들의 필수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안 하는 아이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될 거다. 키가 자라는 속도에 맞추어 성장판을 조절하고 팔다리와 몸의 각 부위를 보기 좋게 가꾸는데, 원한다면 얼굴 프로그램과 병행하기도 한다. 나는 얼마 전에 몸 디자인을 시작했다. 얼굴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다른 아이들보다 한참 늦었지만 조르지 않았으면 열세 살인 지금도 방치되고 있을 거다. 엄마는 이런 면으로 보면 너무 유행을 모르는 것 같다. 요즘 이 프로그램 없이 크는 아이가 어디 있다고. 오래전부터 얼굴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 아이들도 많은데 말이다. 차창 밖으로 새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얼마 전 지은 쇼핑몰이다. 화려한 외관이 한눈에 들어왔다. ‘참, 생일선물!’ 오늘 저녁에 하나의 생일파티가 있는 걸 깜빡했다. 얼른 선물을 사 놓아야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씽씽이의 몸체가 흔들리는가 싶더니 바닥으로 살짝 내려앉았다. “씽씽. 왜 이래? 무슨 일이야?” 얼마 전 출시된 컨셉트 카인 씽씽이는 모든 기능이 전자동이고 차체 문제까지도 스스로 진단하는 최신 자기부상 승용차다. 바닥에 촘촘하게 장치된 전자석에 씽씽이의 센서가 반응해 자유롭게 이동하는 거다. -차체 이상 발견, 잠시 기다려 주세요. 스피커에서 씽씽이의 기계음이 나왔다. “아이 참, 왜 하필 지금이야?” 발을 동동거리며 팔짱을 끼는데 차창으로 어떤 남자애가 다가오는 게 보였다. 톡톡. 나보다 나이가 좀 많아 보이는 남자애가 차창을 두드렸다. 씽씽이의 스피커에서는 제작회사에 상황을 전하는 기계음이 계속 들렸다. 열까 말까 잠시 망설이다 차창을 내렸다. 헉. 숨이 멎는 줄 알았다. 조각한 듯 아름다운 얼굴 하나가 내 눈앞에 있었기 때문이다. “네 차 고장 났지? 내 차 때문이야.” 보기와는 달리 묵직한 목소리였다. “내 차에 문제가 생겨 네 차까지…….” 나는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내 눈엔 햇빛에 반짝이는 머릿결과 자그맣게 떨리는 속눈썹만 보였다. “아예, 괜찮아요. 제작사와 연락이 되니까 알아서 할 거예요. 우리 차는 최신…….” 내 말에 남자애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아찔한 미소였다. 그 애의 차에서는 바이올린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곧바로 도착한 정비사 아저씨들이 씽씽이를 점검했다. 문제는 자체 내장된 메모리와 블랙박스로 파악이 될 것이다. 정비사 아저씨가 아빠와 통화하는 얘기를 들으니 남자애의 차량 자기가 지나치게 높아져 옆에 있던 우리 차가 이상 작동한 것이라고 했다. ‘첨단 자동차가 이렇게 쉽게 고장이 나나?’ 첨단이라면 뭐든지 완벽하고 그럴듯한 줄 알았는데 지금 씽씽이를 보니 그런 것도 아닌 것 같다. 나는 제작사에서 지원하는 비상차를 거절하고 걸었다. 병원을 향하는 동안 내 머릿속은 아까 보았던 남자애로 가득 찼다. 반듯한 눈, 코, 입에 떨리는 속눈썹은 내가 생각하는 이상형 그 자체였다. 정말 인형 같은 모습이었다. 근데 그런 애의 취향이 나이든 할아버지처럼 늘어지는 바이올린 음악이라니. 그 애의 차에서 흘러나오던 바이올린 음악을 떠올리니 피식 웃음이 나왔다. 바이올린 소리가 다시 들리는 것 같았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간간이 오가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보였다. 다시 귀를 기울였다. 그 소리는 쇼핑몰 중 어딘가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나는 줄지어선 가게들을 훑어보았다. 모퉁이 끝에 어떤 할아버지가 들어가는 가게가 있었다. 골동품 가게였다. 새 쇼핑몰에 골동품 가게? 궁금한 맘으로 골동품 가게로 걸어갔다. 아침인데도 사람들이 많았다. 대부분 할아버지 할머니였다. 주름진 얼굴이었지만 밝아 보였다. 가게에는 가지런히 정리된 오래된 물건과 바이올린 선율이 가득 차 있었다. 바이올린 소리가 미끄러질 듯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가게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내 맘도 편안해졌다. “오케이! 정했어. 하나의 생일선물은 이 음악!” 나는 바로 음원을 구입하고 하나에게 파일로 보냈다. ‘히히 계집애 펄쩍 뛰겠지? 웬 케케묵은 음악이냐고? 오늘 이 언니에게 영감을 준 음악이니 영광인 줄 알아라. 지하나.’ “야아. 너무 멋지다. 하나야, 이번엔 성공이구나. 축하해.” 생일잔치의 주인공인 하나가 딱 달라붙은 은색 스타킹에 흰 레이스 목도리를 두르고 나타났다. 아이들이 우르르 하나 앞으로 다가갔다. 동그랗게 커진 눈과 오똑한 코, 주먹만큼 작고 갸름해진 얼굴이 완전히 사이버 아바타 같았다. 아이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와! 지하나. 정말 멋져.” 오래전에 얼굴 프로그램에 들어간 하나는 우리의 관심 대상 1호였다. 하나의 성공은 우리의 성공과 다르지 않았다. 나와 몇몇 아이들이 하나를 에워쌌다. “응, 이번엔 꽤 달라 보이지? 맞아. 프로그램 디자이너를 좀 바꿨어.” 어깨에 잔뜩 힘을 주며 고개를 쳐드는 하나는 이미 미스테라였다. 지구상의 모든 여자들이 우러러본다는 현세대의 여신. 안 그런 사람들도 있지만 말이다. 아이들은 하나 옆에 딱 달라붙어 부담스러울 정도로 요리조리 살펴보았다. 아이들의 표정은 감탄과 부러움 일색이었다. 하나가 공기 중으로 떠오를 것만 같았다. 내 머릿속에도 내 얼굴의 밑그림이 그려졌다. 지하나. 잘 돼도 너무 잘 됐다. 초대가수의 노래가 시작되자 아이들이 자리에 앉았다. 자리에는 알록달록한 알탱캡슐이 보기 좋게 접시에 담겨 있었다. 하나가 앞으로 나가 마이크를 잡았다. “여러분, 여러분 앞에 놓인 알탱캡슐이 보이시죠? 이 알탱캡슐은 얼마 남지 않은 북극빙하를 녹인 순수한 물과 필수영양소들이 혼합된 첨단제품이에요. 오늘 이 자리를 빛내려 우리 아빠가 북극 마에니 지방에 직접 주문한 거죠. 어때요?” 하나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아이들이 함성을 지르며 알탱캡슐을 들여다보았다. 짓궂은 아이들은 알탱캡슐을 서로 던지고 입으로 받아먹기도 했다. 또 첨단이냐 싶었다. 알탱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어쩜 알탱에도 이런 센스라니. 알탱캡슐은 색깔도 가지각색이었지만 모양도 하나하나가 다 달랐다. 곰돌이, 별, 달과 같은 모양에서 자동차, 로켓과 우주선 그리고 알 수 없는 모양까지……. 역시 각기 다른 모양이 보기 좋다. 나는 곰돌이 모양의 알탱캡슐을 하나 집어 들었다. “령아. 정말 대단하지 않냐? 이런 최신 캡슐, 어디 가서 우리가 먹어 보냐? 지하나 정말 대단해.” 지현이가 소곤거리자 옆에 있던 세리가 말했다. “치, 하나가 대단하니? 걔네 아빠가 대단한 거지. 그나저나 하나 얼굴 말이야. 저거 열두 번 성형한 거래. 그야말로 대단하지 않냐?” 친구들은 칭찬인지 시샘인지 모를 말들을 떠들어댔다. “야, 령. 넌 얼굴 프로그래밍 어떻게 할 거니?” 나는 세리의 말에 그냥 알탱캡슐만 뒤적거렸다. 한숨이 나왔다. 열두 번이라니…. 놀라 입을 떡 벌릴 엄마 얼굴이 떠올랐다. 우리 집은 그럴 만한 처지가 못 된다. 초대가수들이 들어가자 아까와는 다른 음악이 나왔다. “뭐 이런 음악이래? 여기가 무슨 골동품가게냐? 선사시대도 아니고.” 세리가 투덜거렸다. 내가 하나에게 선물한 바이올린 음악이었다. “이게 어때서? 얼마나 고상하냐? 물 흐르듯이 아주 자연스럽고 말이야” 내 말에 세리가 콧방귀를 뀌었다. 하나가 이쪽으로 걸어오는 게 보였다. “령, 어때? 네가 선물한 음악인데. 마음에 드니? 친구들도 아주 좋아하는 거 같지?” 하나가 비아냥거렸다. 무안했다. 친구들 앞이라 더 그랬다. 그래서 나도 하나에게 질세라 허리를 펴고 또박또박 말했다. “하나야. 자라는 아이들일수록 마음을 진정시키고 편안하게 하는 이런 고전음악을 자주 들어줘야 한단다.” “뭐? 잘도 둘러댄다. 아무튼 이 음악 아주 생뚱맞았어. 너나 가져.” 하나가 쌀쌀맞게 말했다. 기운이 쪽 빠졌다. 그 멋진 남자애를 네가 봤어야 하는데. 조각 같은 얼굴에 바이올린 소리가 얼마나 잘 어울렸는지 말이야. 그때였다. 하나의 뒤로 어떤 사람이 다가오는 게 보였다. 내 눈이 휘둥그레지자 하나도 내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어, 오빠 왔구나?” 하나의 사촌 오빠였다. 하나는 우리에게 사촌 오빠를 소개했다. 내 차례가 되자 나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억누르며 말했다. “저, 저 기억하세요? 오늘 아침에 차가 고장 나서……. 참, 이 음악 좋아하시죠? 헤헤 이거 오빠 차에서 나오던 음악이잖아요.” “네? 누구? 무슨 말을 하는 건지…….” 하나의 사촌 오빠는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당황스러웠다. 다시 보니 우리 또래는 아닌 것 같고 어른스러운 맵시가 나는 것이 고등학생쯤으로 보였다. 근데 처음 보는 것 같은 저 눈빛은 뭐야? 하나와 사촌 오빠는 옆에 있는 우리는 아랑곳없이 자기들끼리 얘기를 나누었다. 나는 슬그머니 내 자리에 앉았다. 지현이와 세리도 분위기에 맞춰 자리에 앉았지만 역시 관심은 하나의 사촌 오빠에게 있었다. 누가 봐도 멋지겠지. 나는 가수를 보는 체하며 사촌오빠를 훔쳐보았다. 역시 잘 생겼다. 음악은 어느새 최신 곡, 사이버 아이돌 ‘트웬퓨릿’의 노래로 바뀌어 있었다. 아이들은 소리를 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들썩거렸다. 하나를 보니 속이 쓰리고 사촌오빠에게 무시를 당하고 나니 내 기분은 완전 맥이 빠졌다. 나는 일찌감치 파티장을 빠져나왔다. 새로 개장한 쇼핑몰은 사람들로 북새통이었다. 개장행사가 있는지 건물입구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그리고 눈길을 끄는 가게들은 어찌나 많은지. 가게진열장을 구경하느라 기웃거리는데 누군가 내 어깨를 부딪치며 지나갔다. 인상을 찌푸리며 돌아보니 하나의 사촌 오빠였다. 친구들과 건들거리며 몰려가는 폼이 아까 하고는 많이 달라보였다. 고개를 싹 돌리고 모른 척했다. 알은체하고 싶지 않았다. 습도와 온도가 적절하게 조절된 병원은 쾌적했다. 화상전화로 예약과 시술에 관한 얘기는 다 끝났지만 최종적으로 내 실제 얼굴을 측정하기 위해 들른 것이다. 예약시간이 조금 남아 있어 나는 병원 현관을 어슬렁거렸다. 현관에 있는 화면에서는 아까부터 같은 광고가 반복되고 있었다. -가을맞이 토털프로그램 대할인. 흘려 듣다 생각해 보니 지금이 가을인가 여름인가 헷갈렸다. 온도와 습도는 늘 알맞게 조절되고 나무와 풀들도 시스템에 의해 늘 푸르고 생생하기 때문이다. -가을맞이 재디자인! 얼굴을 말끔히 다시 고쳐 드립니다. 그럼 그렇지. 역시 얼굴 프로그램이었다. 고개를 끄덕거리며 뒤돌아보는데 자동문이 열리며 하나의 사촌 오빠가 들어왔다. 나는 못 본 척 고개를 돌렸다. 뒤이어 들어오는 사람이 보였다. 닮은 얼굴이었다. ‘어? 하나의 사촌 오빠가 쌍둥이인가?’ 키는 조금 달랐지만 얼굴은 비슷했다. 나를 스치고 지나가는 오빠들의 뒷모습을 멀뚱히 바라보았다. 키와 덩치가 다른 쌍둥이도 많으니까. 고개를 돌리고 의자에 앉으려는데 또 몇몇 사람이 들어오는 게 보였다. 하나, 둘, 셋, 넷……. 어떻게 된 일이지? 하나의 사촌 오빠들이 이렇게나 많아? 눈이 휘둥그레지고 다리에 힘이 빠졌다. -가을맞이 재디자인! 얼굴을 말끔히 다시 고쳐 드립니다. 인기 절정 ○○디자이너! 서두르세요. 기간은 오늘까지!!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등 뒤에서 울리는 광고 문구가 귓가에 맴돌았다. 어지러웠다. ‘그럼 나는 하나의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안 예뻐져도 괜찮아. 그냥 생긴 대로 살래. 병원을 나서는 발걸음이 빨라졌다. 달렸다. 선사시대까지라도 달릴 수 있을 것 같았다. 하늘이 파랬다. <끝>
  • [KBS연기대상] 이다해 - 한은정 ‘파격드레스’

    [KBS연기대상] 이다해 - 한은정 ‘파격드레스’

    이다해와 한은정, 박민영, 문근영 등 2010년 KBS 연기대상을 찾은 여배우들은 시스루룩과 직접 노출을 통한 파격드레스로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한 몸에 받았다. 지난 12월 31일 오후 9시 50분부터 서울 여의도 KBS신관 TV공개홀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2010 KBS 연기대상은 2011년 신묘년 새해로 접어든 1월 1일 새벽까지 배우 송중기와 이다해, 최수종의 사회로 진행됐다. 시상식에 앞서 레드카펫에 선 여배우들은 드레스 자태와 포즈로 팬들과 인사를 나눴다. ◆ 이다해ㆍ한은정 ‘시스루룩’ 파격드레스 섹시미↑ 올해 KBS 연기대상의 ‘안방마님’ 이다해와 ‘구미호 여우누이뎐’으로 미니시리즈 부문 우수연기상을 수상한 한은정은 시스루룩 드레스로 직접 노출보다 은근함이 더 섹시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다해는 3부로 진행된 KBS 연기대상을 위해 총 3벌의 드레스를 갈아입으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중 가장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은 레드카펫과 1부 진행을 위해 선택한 골드 컬러의 시스루룩 드레스였다. 스킨 컬러 소재에 금빛 자수로 화려함을 더한 이다해의 드레스는 속살이 은은하게 비치는 효과를 일으켜 파격적인 섹시미를 부각시켰다. 또한 오른쪽 팔과 가슴 윗부분은 맨살을 그대로 드러냈고, 가슴의 클래비지 라인을 선보이며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과시하기도 했다. ‘구미호’ 한은정은 블랙 롱 드레스를 선택했다. 한은정의 드레스는 가슴을 하트형으로 감싸는 튜브톱 디자인에 시스루 소재의 어깨 끈을 더했다. 또한 뒷면은 깊이 파인 디자인에 골반께 리본장식을 더해 자칫 밋밋할 수 있는 디자인에 포인트를 더했다. ◆ 문근영ㆍ박민영ㆍ오윤아 ‘상체노출’ 단아 vs 섹시 올해 최우수연기상, 인기상 수상에 빛나는 문근영과 우수연기상, 네티즌상을 수상한 박민영은 튜브톱 드레스로 어깨 라인을 드러내며 단아한 미모를 과시했다. 반면 오윤아는 캐미솔 톱 디자인의 드레스로 글래머러스한 가슴 라인을 드러냈고 김소은은 초미니 드레스로 각선미를 과시했다. 문근영은 은은한 무늬가 들어간 화이트 컬러의 튜브톱 드레스로 깨끗하고 단아한 매력을 전했다. 단정하게 묶은 머리와 액세서리를 최대한 배제한 스타일링은 다소 심심했지만 문근 영 특유의 순수한 모습을 최대한 부각시켰다. 박민영은 튜브톱 디자인의 피치 핑크 컬러 드레스로 특유의 사랑스러움을 강조했다. 우아하게 떨어지는 시폰 소재의 드레스는 반짝이는 큐빅 장식으로 화사함을 더했고, 꽃 모양의 귀걸이와 반지, 얇은 뱅글과 화이트 클러치 등 액세서리를 활용해 포인트를 줬다. 오윤아는 캐미솔 톱 디자인의 화이트 드레스를 선택했다.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갖춘 오윤아는 상반신의 클래비지 라인을 공개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 레드카펫 위에서 재킷을 벗으며 파격적인 초미니 드레스로 화호를 자아낸 김소은은 숨겨둔 각선미를 자랑했다. 한편 2010 KBS 연기대상에는 이병헌, 김갑수, 장혁, 문근영, 박유천, 유아인, 윤시윤, 주원 등 톱스타들이 총출동해 자리를 빛냈다. 또한 그룹 JYJ의 첫 번째 공중파 방송 무대와 이시영, 오지은, 김하은, 티아라 지연 등의 섹시 댄스, 윤시윤, 주원, 유진 등 ‘제빵왕 김탁구’ 출연진의 난타 공연 등 화려한 축하 공연 무대를 꾸몄다. ▼ 이하 2010 KBS 연기대상 수상자 및 수상작 ▶대상=장혁 ▶최우수연기상=김갑수·문근영·전인화 ▶우수연기상 미니시리즈=김수로·한은정 ▶우수연기상 중편드라마=오지호·박민영 ▶우수연기상 특별기획·장편드라마=윤시윤·유진 ▶우수연기상 연속극=이종혁·김지영 ▶조연상=성동일·이보희 ▶신인연기상=박유천·오지은·이시영 ▶인기상=송중기·문근영 ▶청소년연기상=오재무·김유정·서신애 ▶특집·단막극상=이선균·손현주·정유미 ▶베스트커플상=장혁·이다해, 장근석·문근영, 윤시윤·이영아, 송중기·유아인, 박유천·박민영 ▶네티즌상=박유천·장근석·박민영 ▶작가상=강은경(제빵왕 김탁구)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 사진=이대선 기자
  • 2010년 강타한 패션 아이템

    2010년 강타한 패션 아이템

    “이제 패션은 과거와 달리 짧은 시간에 급격하게 변화하지 않아요. 지난해 즐겨 입던 옷에 올해 유행하는 아이템을 손쉽게 맞춰 입을 수 있지요. 계절이 시작되는 시기에 새로운 패션 아이템을 마련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H&M의 수석 디자이너 앤 소피 조핸슨이 2011년 봄에 유행할 여성복 경향을 소개하면서 한 말이다. 그는 새봄에 1960~70년대 풍의 베이지나 흰색의 셔츠, 재킷, 치마 등 클래식한 옷들을 사면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렇다면 2010년 유행한 패션은 어떤 것이 있을까. H&M 디자이너의 말처럼 몇년 동안 반복됐던 유행이 올해도 재현됐다. ●올 유행패션, 내년에도 인기 쭈욱~ 먼저 봄에는 청·청 패션이 화제가 됐다. 1980년대 이미 유행했던 청·청 패션은 청 셔츠에 바지나 치마를 입는 것으로 ‘촌스럽다.’라는 논란도 있었지만 청 블라우스에 청 치마 차림은 귀엽다는 평을 낳으며 인기를 끌었다. 여름에 유행했던 패션 아이템은 실용적인 젤리 슈즈와 점프 슈트(아래위가 붙은 바지)였다. 둘 다 올해 처음 유행한 아이템은 아니었다. 2~3년 전부터 꾸준히 인기를 끌었다. 패션 브랜드 모스키노는 2011년 봄·여름 신상품 설명회에서도 새 젤리 슈즈 디자인을 선보였다. 방수 기능이 있는 데다 시원하기까지 한 젤리 슈즈는 더욱 진화한 디자인으로 내년 여름에도 사랑받을 전망이다. 가을·겨울을 주도한 유행 패션은 밀리터리 룩과 호피 무늬다. 호피 무늬는 올해가 호랑이해(경인년)이다 보니 봄부터 화제였다. 속옷이나 외투 등에 주로 사용됐던 호피 무늬는 가을로 접어들면서 블라우스, 목도리, 신발, 가방 등 다양한 품목으로 발전했다. 밀리터리 룩은 내년에도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패션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올겨울에도 밀리터리 룩은 야상(야전 상의 스타일의 웃옷), 워커 부츠 등의 아이템으로 최신 유행을 이끌고 있다. ●‘현빈 반짝이 추리닝’ 인기 폭발 봄부터 유행했던 또 다른 패션 경향인 스포티즘은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인기와 맞물려 반짝이(스팽글) 트레이닝복의 유행을 낳았다. 운동복을 평상복으로도 입을 수 있게끔 한 스포티즘은 월드컵,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몰렸던 올해 패션 경향을 주도했다. ‘시크릿 가든’에서 주인공 김주원(현빈)이 “이태리 장인이 한땀 한땀 떴다.”라고 주장했던 반짝이 트레이닝복은 현빈의 스타일리스트가 만든 것이다. 서울 동대문 시장과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현빈이 입은 것과 똑같은 반짝이 트레이닝복이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심지어 아동복도 나왔다. 10여년 전부터 뛰어난 방한 기능으로 인기를 끈 일명 ‘못난이 부츠’(어그 부츠)는 이제 겨울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양상이다. 하지만 최근 어그 부츠가 눈과 비, 염화칼슘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드러나면서 대안으로 패딩 부츠가 떠오르고 있다. 2~3년 전부터 유행한 러버덕 등의 패딩 부츠는 올해 더욱 세련되고 날씬해 보이는 디자인에 재활용 소재 등을 사용해 인기다. ●공항패션·청담동 며느리룩 화제 2010년에 화제가 됐던 패션 관련 단어를 꼽자면 단연 ‘공항 패션’과 ‘청담동 며느리 룩’이다. 공항 패션은 스타들이 공항을 드나들 때 입은 옷이 인터넷을 통해 화제를 모으면서 자연스럽게 정착된 신조어다. 청담동 며느리 룩이란 말은 지춘희 디자이너의 옷을 세련되게 소화했던 배우 심은하의 패션을 필두로 회자되기 시작했다. 올해는 드라마 ‘나는 전설이다’의 김정은, ‘매리는 외박중’의 문근영, ‘황금물고기’의 조윤희 등이 2010년 청담동 며느리 룩으로 화제를 모았다. 공항 패션은 패션 화보나 광고 사진처럼 정형화된 스타일이 아닌 스타들의 일상적인 패션을 엿볼 수 있는 창구다. 평소 스타의 패션 감각을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보통 사람들도 손쉽게 따라할 수 있는 아이템이 많다. 더러 영화배우 장동건·고소영 부부나 이영애처럼 공항 패션이 명품 브랜드의 뜻하지 않은 홍보 기회가 되기도 한다. 한 패션 블로거는 “잡지 화보에서 보여주는 어려운 멋 내기 조합보다는 몇 가지 아이템만으로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스타들의 평소 모습이 최고의 패션 교과서”라며 공항 패션을 예찬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서울광장] 대북정책 강온 포트 폴리오 다시 짜야/구본영 수석논설위원

    [서울광장] 대북정책 강온 포트 폴리오 다시 짜야/구본영 수석논설위원

    며칠 전 외신을 타고 온 한 장의 야경(夜景) 사진에 ‘필’이 꽂혔다. 미국 해군연구소가 지난 10월 말 촬영한 한반도 위성 사진이다. 중국과 일본의 환한 밤풍경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가운데 남쪽 전역도 휘황한 불빛에 휩싸여 있었다. 이에 비해 북녘은 칠흑 같은 어둠 속이었다. 아스라이 먼 은하계의 별빛처럼 평양에서만 희미한 빛이 보일 뿐이었다. 분단 65년간 남북의 궤적을 극명하게 보여준 단면도였다. 하기야 불야성(不夜城)을 이루는 남쪽 도시엔들 어디 부조리와 문젯거리가 없으랴. 하지만 대한민국 밤의 조도는 세계 11∼14위권의 국내총생산에 필적한다. 반면 낮엔 강성대국의 깃발로 뒤덮이지만, 밤엔 전등 하나 켤 여력도 없어 암흑 천지로 변하는 게 조선인민공화국의 남루한 초상화다. 사실 북한식 주체경제는 이미 파산상태다. 주민들에 대한 식량배급을 포기한 마당에 더 이상 사회주의 체제라고 하기도 민망하다. 에너지와 식량 등 중국이 놓아주는 수액주사와 남한과의 경협으로 버티고 있는 형편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이를 아예 모르진 않을 게다. 오히려 그런 절망적 상황 때문에 핵개발에 매달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북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시찰했던 미국의 지그프리트 헤커 박사는 최근 “북한이 당장에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다. 이런 북을 상대로 통일을 추구해야 하는 게 남의 비극이다. 부시행정부 때 북한을 다뤘던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서 “북한 사람들이 이상하긴 해도 미친 건 아니다.”라고 했다. 북 수뇌부의 입장에선 핵위협이나 대남 무력 도발도 세습체제를 지켜내기 위한, 사력을 다한 곡예일 뿐이란 얘기다. 우리의 수병 46명을 수장시킨 북의 천안함 폭침이 그런 엄연한 현실을 일깨웠다. 생때같은 젊은 해병 2명과 민간인 2명이 희생된 연평도 사태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대북 접근법과 통일 전략을 전면 재점검하라는 경보음이란 점에서다. 그런 맥락에서 “햇볕정책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라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언급을 주목한다. 얼떨결이었는지, 작심한 건지는 모르나 필자는 사안의 정곡을 찔렀다고 본다. 당내 지지기반을 잃을까봐 그의 측근들은 “햇볕론의 포기가 아니다.”라고 곧 물타기에 나섰지만…. 햇볕정책은 본래 이솝우화를 빗댄 수사다. “나그네의 옷을 벗기는 것은 찬바람이 아닌 따스한 햇볕”이란 함의는 남북관계 개선에 ‘일정 부분’ 주효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지난 10여년 동안 수조원을 들여 햇볕을 쪼였지만, 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진 못했다. 북이 개혁·개방을 택해 옷을 벗긴커녕 핵·미사일 개발로 겹겹이 갑옷을 껴입고 있는 형국 아닌가. 한 북한 전문가의 지적처럼, ‘선샤인(Sunshine) 정책’이 북을 무장해제하는 게 아니라 김정일의 구두 광을 내는 ‘슈샤인(Shoeshine) 정책’이 돼선 곤란한 일이다. 이쯤에서 서독이 주도한 독일 통일의 교훈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 지난 10여년간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는 동서독 교류를 강조한 브란트 총리의 동방정책만을 통독의 견인차로 부각시키려는 경향이 뚜렷했다. 동방정책 이상으로, 시장경제 강화와 서방과의 결속을 통한 경제·군사력의 대 동독 우위를 추구한 아데나워 총리의 서방정책이 통일의 밑거름이었는데도 말이다. 까닭에 새로이 정립해야 할 대북 정책 패러다임도 단선적이어선 안 된다. ‘햇볕’(교류·협력)과 ‘찬바람’(힘의 우위·도발 억제), 즉 강온을 적절히 배합한 정책 포트폴리오를 마련해야 한다. 개인의 자산관리 때도 분산 투자하면서 민족공동체의 명운이 걸린 남북관계를 다루면서 외골수 정책으로 위험을 자초할 이유는 없다. 전쟁이 아니라면, 가용한 모든 정책을 입체적으로 추진해야 할 시점이다. 대북 지원을 하되 북한정권보다는 주민에 초점을 맞춰 최대한 북한체제를 변화시켜 나가는 데 주력할 때다. kby7@seoul.co.kr
  • 오합지졸 아이들 엉뚱발랄 성탄극

    오합지졸 아이들 엉뚱발랄 성탄극

    해외, 특히 미국이나 영국의 가족 영화를 보면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아이들이 펼치는 공연 장면을 이따금 접할 수 있다. 학부모를 비롯한 온 가족, 온 마을 사람들이 함께하는 학예회 자리다. 최근 이런 장면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로맨틱 코미디 ‘러브 액츄얼리’(2003)가 아니었을까. 꼬마 샘(토머스 생스터)이 짝사랑하는 조안나(올리비아 올슨)의 마음을 얻기 위해 학예회에서 열심히 드럼을 치는 모습과 머라이어 캐리의 캐럴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를 열창하는 조안나의 모습이 생생하다. ‘러브 액츄얼리’가 제각각 진행되던 일곱 가지 사랑 이야기들이 한데 얽히는 공간으로 성탄절 학예회를 선택했다면 23일 개봉하는 영국산(産) 가족 영화 ‘크리스마스 스타!’는 오로지 학예회를 준비해 가는 과정에 주목한다. 한때 제니퍼, 고든과 함께 아동극 배우의 꿈을 키우던 매든스. 연인 제니퍼는 영화 제작자의 꿈을 이룬다며 미국 할리우드로 떠나버린 지 오래다. 초등학교 교사가 된 매든스는 성탄극을 연출했다가 혹평을 받는다. 반면 이웃 학교 교사가 된 고든이 만든 성탄극은 해마다 박수 갈채를 받는다. 이런 과정을 겪으며 매든스는 크리스마스와 인연을 끊고 지낸다. 어느 날 교장 선생이 매든스에게 뜬금없이 성탄극 연출을 맡기고, 우연히 재회한 고든에게 자존심 상해 있던 매든스는 제니퍼가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들을 데리고 자신의 성탄극을 보러 오기로 했다는 거짓말을 한다. 학교는 물론 온 마을이 매든스의 거짓말로 술렁이고 일은 점점 더 커져만 간다. ‘크리스마스 스타!’는 성탄절에 온 가족이 함께 즐기기에 제격인 작품이다. 관객들은 심드렁하게 살아 가는 어른과 무엇을 하든 한없이 어설퍼 보이던 아이들이 온갖 소동을 거치며 크리스마스의 작은 기적을 일궈 내는 과정을 지켜 보게 된다. 내용 전개는 유치하고 뻔하다. 오합지졸이었던 아이들이 어엿한 솜씨를 갖추는 과정도 비약이 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2차 세계대전 때 폭격으로 무너진 중세의 코벤트리 성당에서 펼쳐지는 마지막 공연 장면은 한없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러브 액츄얼리’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등에 출연한 마틴 프리먼이 주인공 매든스로 나와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 준다. 성탄극 준비를 위한 보조교사 파피로 등장하는 마크 우턴의 다양한 표정 연기도 돋보인다. 올해 서울국제가족영상축제 개막작이었다. ‘크리스마스 스타!’와는 관련이 없는 팁 하나. 토머스 생스터의 요즘 모습을 접하고 싶다면 ‘노웨어 보이’를 볼 것. 존 레넌의 청춘 시절을 다룬 이 영화에서 생스터는 폴 매카트니로 나온다. 106분. 전체 관람가.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충무로 스타작가 오페라를 탐하다

    충무로 스타작가 오페라를 탐하다

    지난해부터 국립오페라단이 준비해 온 창작 오페라 ‘아랑’이 16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무대에 올랐다. 애초 60분짜리 소극장 공연에서 90분 분량의 중극장용으로 커졌고, 시각적으로도 더 화려해졌다. 이런 ‘아랑’의 진화 뒤에는 오은희(44) 작가가 있다. 영화 ‘내 마음의 풍금’(1999), ‘오! 해피 데이’(2003), ‘주문진’(2010)을 비롯해 흥행 뮤지컬 ‘동숭동 연가’, ‘사랑은 비를 타고’ 등의 대본을 쓴 스타 작가다. 너무 대중적인 게 오히려 비판의 소지가 되곤 했던 오 작가가 대중성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오페라 영역으로 넘어오다니, 사뭇 의외다. 지난 13일 서울 태평로 서울신문 본사에서 그를 만나 ‘이유 있는 도전기’를 들어 봤다. ●“우리말이 오페라에 안 맞는다?” 먼저 처음 도전한 오페라 대본을 끝낸 소감부터 물었다. “영화나 뮤지컬보다 운율적으로 쓰면 되니 오히려 더 편하게 느껴지던 데요.” 뜻밖의 대답이다. 우리말은 발음이나 음절, 억양이 서구 언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명확하고 분절적이라 오페라에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이 엄연히 존재하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 운율적으로 쓰면 돼 편했다? 부연 설명이 따라온다. “우리말은 끝에 ‘다’가 많이 붙는데 그럼 좀 딱딱해져요. 이럴 땐 도치법을 쓰는 거죠. 가령 ‘너는 보았다’를 ‘보았다 너는’으로 바꾸면 울림소리인 ‘는’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대수롭지 않게 말하지만 우리말을 부드럽게 바꾸기 위해 애쓴 노력이 전해져 온다. 오 작가는 “그런데 작업을 하다 보니 ‘익숙함’이 가장 큰 적이었다.”고 정색하며 말했다. “이탈리아 오페라가 워낙 인기 있어 익숙해진 것일 뿐 우리말에도 좋은 음절이 많아요. 20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말은 랩과 어울리지 않는다고들 했어요. 하지만 서태지(의 출현) 이후 랩은 우리 대중가요의 주요 레퍼토리가 됐잖아요. 대중화가 되고 익숙해지면 얘기는 달라져요. 오페라도 그런 과정을 거칠 수 있다고 봅니다.” ●“영화와 오페라의 차이는 자유로움” 영화 작업과의 차이를 물었다. “자유로움!” 이어지는 설명. “영화는 산업예술인 동시에 감독예술입니다. 제가 쓴다고 끝나는 게 아니에요. 투자자들도 생각해야 하고 캐스팅에 따라 대본도 달라집니다. 원래 ‘내 마음의 풍금’은 배우 심은하를 염두에 둔 영화였는데, 주연 배우가 전도연으로 바뀌었어요. 그러면서 대본도 그(전도연) 이미지에 맞게 더 발랄해졌습니다. 오페라는 상대적으로 이런 점에서 자유롭더라고요. (‘아랑’을 쓰면서) 극 속의 인물에만 신경 썼습니다.” 그의 손으로 넘어오면서 ‘아랑’의 스토리 라인은 많이 바뀌었다. 원래 이야기에 따르면 아랑은 음흉한 유모와 지방관아 심부름꾼의 흉계로 칼에 맞아 죽는다. 오 작가는 유모를 ‘시월이’라는 시종으로, 관아 심부름꾼을 김 판서의 아들 ‘김유석’으로 바꿨다. 시월이는 아랑의 어릴 적 친구였지만 아버지가 역모에 휘말리면서 노비로 전락했고, 김유석은 아랑을 연모하는 선비다. 왜 이렇게 바꿔 놨을까. “이야기가 조금 잔잔해 욕망이라는 코드를 넣고 싶었습니다. 시월이는 노비이지만 과거 양반이었기 때문에 신분 상승의 욕망이 큰 팜므파탈로, 김유석은 도덕률이 강했던 선비 사회에서 (억누르고 있던) 사랑의 욕망을 분출하고 싶은 인물로요. 그러면서 캐릭터가 좀 더 명확히 대비됐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아랑 전설의 ‘정절’ 코드가 싫었단다. 결국 아랑도 정절을 중시했던 조선 사회에서 욕망에 희생된 인물이라는 게 오 작가의 말이다. 여기에는 현대인의 욕망이 중첩된다. 아랑의 현대적 해석인 셈.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를 좋아한다는 오 작가는 “인간의 속성을 깊게 파고들 수 있는 있는 게 오페라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했다. “솔직히 영화 같은 대중예술은 한계가 있어요. 다만 오페라도 비주얼 요소를 좀 더 강조해 대중의 흥미를 유발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러면 대중들도 그 에너지를 사랑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글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객원칼럼] 공손수를 심는 마음/박명재 CHA 의과학대 총장·전 행정자치부 장관

    [객원칼럼] 공손수를 심는 마음/박명재 CHA 의과학대 총장·전 행정자치부 장관

    공손수(公孫樹)는 은행나무의 다른 이름이다. 여기서 공(公)은 남을 높이는 말이고 손(孫)은 손자를, 수(樹)는 살아 있는 나무를 일컫는 말이다. 은행나무가 자라 열매를 맺고 그 수확이 가장 풍성한 시기는 식재 후 대략 80년 내지 150년이라고 한다. 적어도 손자대에 가서야 그 수확의 결실을 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은행나무는 손자와 그 후대를 위하여 심는 나무라 하여 공손수라 이름이 붙게 되었다. 은행나무는 보통 수령이 1000년 이상 가며, 약 2억년 전 고생대 이래로부터 그 모습이 변하지 않아 진화론을 쓴 찰스 다윈은 그 불가사의함을 일컬어 ‘살아 있는 화석’이라고 하였다. 이 밖에도 은행나무는 암수가 따로 있어(雌雄異株) 봄철 수나무의 화분이 2㎞까지 바람을 타고 날아 수정을 하며, 강한 내화성으로 불에 잘 타지도 않고 나무와 잎이 병충해에도 강한 식물이다. 또한 나무의 형태가 웅장하고 생김과 모습이 아름답고 고결하여 우리나라 성균관대학교는 그 잎을 교표로, 일본 도쿄대학교는 교목으로 삼고 있다. 한 가지 덧붙인다면 단풍이 든 은행잎은 어느 꽃보다도 아름다워 김동리(東里)는 “무슨 꽃이 이에서 더욱 꽃다우랴.”하며 절찬하였다. 그러나 이보다도 우리에게 더 감동을 주는 것은 옛사람들이 공손수란 이름을 붙여 손자대와 그 후를 생각하며 나무를 심었던 갸륵한 마음과 정성이다. 공손수를 심었던 그들의 가르침을 되새기며 깨달음을 찾아본다. 먼저, 눈앞의 이익이나 당대의 수확을 기대했다면 속성의 유실수를 식재했을 텐데 가문과 후손들의 미래에 대비한 계획과 투자, 소위 후대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수목 선택의 예지와 탁월함을 엿볼 수 있다. 당장의 수확과 단번의 승부를 기대하고 바라는 현대인의 조급증과 성급함 그리고 단견적 실용주의를 경계하는 좋은 가르침이 된다. 옛사람들은 적어도 100년 이후를 기약하는 기다림과 인내, 먼 장래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가지고 은행나무를 심었다. 1년을 내다보면 곡식을 심고 10년을 내다보면 나무를 심고 100년을 내다보면 사람(인재)을 심는다고 하였듯이, 은행나무 식재는 단순히 나무의 식재가 아닌 손자와 그 후손을 위한 기대와 희망 그리고 인내의 씨뿌림과 가꿈이었다. 옛사람들이 나무를 심고 80년 내지 100년 후의 수확을 기대하는 진득함과 기다림이 가장 돋보이는 대목이다. 우리들이 가끔 유럽여행을 하면서 무려 수백년에 걸쳐 건축이 이루어진 고풍스러운 성당과 교회를 보게 되며, 아직까지도 몇백년에 걸쳐 계속되고 있는 건축물을 또한 만나게 된다. 비록 이처럼 장구하고 거대한 건축물에는 못 미칠지라도 후손의 먼 미래를 생각하며 한 그루의 작은 은행나무를 심었던 우리네 조상들의 소박한 사랑이 은행잎 색깔만큼이나 아름답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 국가 백년대계 운운하는 우리사회의 어떤 제도나 정책, 사업이 이토록 영구성과 지속성을 지닐 수 있단 말인가. 나무를 심는 조상들과 함께 그 수확을 재촉하거나 조급해하지 않고 함께 기다리며 인내했던 후손들의 참고 기다림이 또한 감동적이다. 또한 가지 의미를 찾아본다면 나무 자체의 고결함과 끈질긴 생명력, 병충해에 대한 강한 면역력 그리고 은행잎의 아름다운 자태와 고상한 조락까지, 은행나무의 외면과 내면의 기품과 좋은 점들을 후손들이 본받고 닮기를 바랐던 후손에 대한 은근한 희망과 사랑이다. 화려하고 현란한 부귀와 성공보다 은은하고 끈질기며 고결한 삶을 원했던 조상의 소박하고 담백한 인생관이 더욱 돋보인다. 분주하고 야단스러웠던 한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올해 마지막 칼럼을 쓰면서 공손수를 심었던 옛사람들의 깊은 지혜와 정성, 생각들을 돌아보며 새해에는 우리의 미래와 다음 세대를 위한 희망과 사랑의 공손수를 각자의 마음속과 사회 곳곳, 특히 국가의 운명과 국민의 안위가 걸려 있는 국가안보 분야에 더욱 깊고 튼튼하게 심어 가기를 기대해 본다.
  • 에르메스 대기명단 콧대를 꺾어버리다

    프랑스 브랜드 에르메스의 버킨 가방은 돈이 있어도 쉽게 살 수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매장에 가면 직원들이 “웨이팅 리스트조차 마감됐다.”고 말해 손님들의 울화를 돋운다. ‘에르메스 길들이기’(마이클 토넬로 지음, 공진호 옮김, 마음산책 펴냄)는 연간 100개 이상의 에르메스 버킨 가방을 사 인터넷 쇼핑몰 이베이에서 팔아치운 남성의 무용담이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 등 재벌부터 심은하, 이영애와 같은 여배우들이 들고 다니는 버킨 가방은 정말 사기 어려운 것일까. 광고 사진 전문 미용사로 일하던 미국인 토넬로는 무작정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끌려 이주했다가 먹고살 일이 막막해지는 낭패에 부딪힌다. 우연히 99달러에 산 폴로 랄프 로렌 스카프를 이베이의 온라인 경매에 부쳤다가 430달러라는 이해할 수 없는 값에 팔아치운 토넬로는 곧 이베이의 파워셀러로 등극한다. 그에게 가장 큰 이윤을 안겨준 것은 버킨 가방이었다. 토넬로는 1999년부터 에르메스 스카프를 이베이에서 팔기 시작했는데 에르메스는 2002년에서야 인터넷 사이트를 열었다. 그는 인구 7만명의 소국(小國) 안도라부터 프랑스의 남부 시골, 이탈리아 카프리섬, 남미에 이르기까지 버킨 가방을 사려고 전 세계를 돌아다닌다. 토넬로는 에르메스 직원들이 창고에서 버킨 가방을 꺼내도록 구슬리는 ‘마법의 기술’을 찾아내는 데 성공한다. 일단 프라다 양복을 빼입고 1000달러짜리 에르메스 팔찌를 찬다. 생산 연도가 오래되어 희귀한 디자인의 에르메스 스카프를 10장 이상 사서 1만 달러 정도 돈을 쓴 다음 어머니의 생일이라고 운을 떼면 직원들은 기꺼이 버킨 가방을 가져왔다. 그는 스카프는 장당 100~200달러, 버킨 가방은 5000달러 정도의 이윤을 남기고 이베이에서 다시 팔아치웠다. 7500~2만 5000달러(850만~3000만원)의 버킨 가방은 하루 이틀 만에 모두 팔렸다. 일 년 동안 160만 달러어치의 에르메스 물품을 사들여 5년간 이베이서 팔았지만 정작 미국 뉴욕에서는 어머니를 위한 버킨 가방을 사지 못하는 아이러니를 겪기도 한다. 파자마를 입고 밥벌이를 한 토넬로는 ‘웨이팅 리스트’나 버킨 가방이 이미 예약됐다는 건 모두 에르메스의 마케팅 전략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1만 4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NASA, ‘블랙홀’ 가상사진 충격 공개

    NASA, ‘블랙홀’ 가상사진 충격 공개

    미항공우주국(NASA)이 우주의 불가사의한 현상인 블랙홀의 가상 사진을 공개했다. 8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공개된 사진은 ‘투 미크론 올 스카이 서베이(2MASS)’ 적외선 전천 탐지 기술로 촬영된 원본사진에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블랙홀의 모습을 나타냈다고. 블랙홀은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인 빛도 중력에 영향을 받는다에 근거를 둔 것으로, 천체의 밀도가 극단적으로 높으면 빛이 천체 속으로 빨려 들어가 나오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블랙홀은 우주에서 홀로 존재한다면 빛이 빨려 들어가 찾을 수 없다. 하지만 다른 별과 쌍성 관계를 이룬다면 관측할 수 있다. 쌍성이란 두 개 이상의 항성이 중력 관계에 묶여 있는 별을 말한다. 실제로 구상성단(globular cluster), 은하(Milky way), 퀘이사(Quasar) 등의 중심에서도 블랙홀이 있다는 간접적인 증거도 나타나기도 했다. 파리의 천체물리 대학(IAP)의 알랭 리아주엘로는 “이 사진은 블랙홀 근처에서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을 컴퓨터로 만들어 본 것”이라며 “블랙홀 근처까지 접근할 수만 있다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블랙홀은 너무나도 강한 중력을 가지고 있어서 빛마저 블랙홀 쪽으로 끌어당겨 시각적인 왜곡을 일으킨다.”며 “블랙홀을 나타낸 사진 속의 나타낸 일반 별은 빛의 굴절에 따라 블랙홀 양쪽에서 적어도 두 개의 상인 쌍성을 이룬다.”고 덧붙였다. 알랭 리아주엘로가 컴퓨터로 구현한 블랙홀의 가상사진은 주위의 빛이 어떻게 굴절하는지 보여준다. 가운데 위치한 블랙홀은 원본 사진의 대마젤란 은하(Large Magellanic Cloud) 중심부와 거의 일치한다. 사진=데일리 메일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고전 톡톡 다시 읽기] 이탁오에게 글쓰기란

    [고전 톡톡 다시 읽기] 이탁오에게 글쓰기란

    이탁오의 제자 왕본아에 따르면, “선생(이탁오)은 한평생 읽지 않은 책이 없고 가슴 속에 품었다가 토해내지 않은 말이 없었다. 읽지 않은 책이 없었다 함은 마치 먹고 마시는 일에 기갈난 사람처럼 굴어 충분히 배부르지 않으면 그만두지 않은 것을 말한다.” 책을 이처럼 절실하게 읽은 사람이라면 글 또한 그렇게 쓸 것이 분명하다. 아니나 다를까, “그 분은 토해내지 않은 말이 없었는데, 흡사 음식물을 먹다가 목에 걸리기라도 한 듯 죄다 구토로 토해내지 않으면 또한 멈추지 않으셨다.”고 한다. 이탁오에게 글쓰기란 일종의 ‘토하기’였다. 토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신체의 반응인 것처럼, 글쓰기는 생각과 감정이 저절로 분출되는 것이어야 한다. 그런 글만이 누군가를 울릴 수도 웃길 수도, 화나게 할 수도 위로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글쓰기를 이탁오는 ‘동심’에 빗대어 말한다. 법칙에 얽매이지 않고 앎에 구속되지 않은 아이만이 세계를 진심으로 보고,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언어로 말할 수 있다. 성인(聖人)은 그런 점에서 ‘동심’을 간직한 자들이었다. 세상의 글 잘하는 사람은 모두가 처음부터 글 짓는 데 뜻을 둔 것은 아니었다. 그 가슴 속에 차마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괴이한 말들이 무수히 고여 있고, 그의 목구멍에는 말하고 싶지만 감히 토해낼 수 없는 말들이 걸려 있으며, 그 입가에는 꺼내놓고 싶지만 무슨 말로 형용해야 좋을지 알 수 없는 것들이 허다한데, 그런 말들이 오랜 세월 축적되면 더 이상 막을 수 없는 형세가 된다. 그랬을 때 일단 그럴싸한 풍경을 보면 감정이 솟구치고 눈길 닿는 사물마다 탄식이 흘러나온다. 이렇게 해서 쏟아져 나온 옥구슬 같은 어휘들은 은하수에 빛나며 회전하는 별들처럼 하늘에 찬란한 무늬를 수놓게 된다. 굶주린 사람처럼 읽고, 토하듯이 써라! 어떤 법도 모르는, 아니 법 따위는 가볍게 무시해 버리는 아이처럼 진심을 다해 써라! 그런 글은 마음에서 마음으로 통한다는 게 이탁오의 가르침이다.
  • [주말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EBS 일요일 오후 11시) 결혼 비디오 촬영기사 춘희(심은하)는 결혼식 촬영 때마다 마주치는 보좌관, 인공(안성기)을 남몰래 사랑한다. 어느날 그녀의 방에 갑자기 들이닥친 남자, 철수(이성재). 마지막 휴가를 함께 보내려고 애인인 다혜(송선미)의 방을 찾았지만 그녀는 이미 그 방을 떠나고 없다. 철수는 다혜를 만나기 위해 그 방에 눌러 앉고, 춘희는 혼자만의 공간에 침범한 철수가 싫다. 철수는 다혜를 만나지만 그녀는 다른 사람과의 결혼을 앞두고 있다. 춘희는 그런 그가 안쓰럽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게 아프다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철수는 그녀가 사랑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가 생각하는 사랑은 체온을 나누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춘희가 매일 밤 무엇인가를 끄적이고 있는 것을 본 철수는 춘희의 글을 훔쳐 본다. 그녀가 누군가를 혼자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챈 철수는 그녀의 사랑방식이 탐탁지 않다. 철수는 그녀의 글 속으로 들어가 그녀의 사랑을 바꾸려 한다. ●퍼펙트 스트레인저(SBS 토요일 밤 1시 10분) 카페테리아의 웨이트리스로 일하고 금요일 밤이면 친구들과 어울려 술집으로 향하는, 평범한 삶을 사는 독신여성 멜라니. 평소와 다름없어 보이던 어느 날, 그녀는 지금까지 상대해오던 이들과 다른 한 남자를 만나게 된다. 세심하며 매력적이기까지 한 그 남자와 밤을 보내기 위해 술집을 나서는 멜라니. 그가 안내한 곳은 부둣가에 정박되어 있는 자신의 보트다. 그녀는 로맨틱한 분위기에 한껏 젖어 들고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다 그만 잠이 들고 만다. 잠에서 깬 멜라니는 그들이 항해중임을 깨닫게 되고, 남자는 그녀를 외딴 섬의 오두막집으로 데려간다. 뒤늦게 자신이 납치된 것임을 깨닫고 경악하는 멜라니. 남자가 잠든 사이 탈출을 시도하지만 그는 깨어나고, 당황한 그녀는 들고 있던 칼로 남자를 찌르고 만다. ●모범시민(KBS1 토요일 밤 12시 55분) 아내, 딸과 함께 화목한 가정을 이끌어가던 클라이드 셸턴은 어느 날, 집에 쳐들어온 강도 다비와 에임스에게 아내와 딸을 모두 잃는다. 눈앞에서 아내와 딸이 무참히 살해되는 걸 목격한 클라이드는 1년 동안 재판을 끌면서 수백 만 달러를 쏟아 붓는다. 하지만, 자신의 증언은 의식이 불분명했다는 이유로, 강도의 정액과 피는 영장 없이 수거됐다는 이유로 증거 채택이 거부되면서 재판에서 질 위기에 처한다. 이에 검사인 닉 라이스는 죄질이 훨씬 나쁜 다비와 협상을 해, 에임스의 사형을 확정짓고 다비는 3급 살인으로 사형을 면하게 만든다. 다비와의 협상을 극구 반대했던 클라이드는 결국 다비가 3급살인 형을 받고, 몇 년 후 풀려나게 되자 혼자 복수를 준비하기 시작하는데….
  • “생물 살 수 있는 슈퍼지구 수兆개”

    “생물 살 수 있는 슈퍼지구 수兆개”

    우주 속 별이 과학자들이 추정했던 것보다 3배가량 많고 적색왜성을 도는 ‘슈퍼지구’(지구와 비슷한 생명체 서식 조건을 갖춘 행성)도 수조(兆)개에 이른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2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피터 반 도쿰 예일대 교수의 연구팀이 최근 하와이 케크 천문대의 고성능 망원경으로 지구에서 5000만~3억 광년 떨어진 8개의 대형 타원은하를 표본 삼아 들여다보니 예상보다 20배 많은 적색왜성이 있었다. 또 이번 발견을 근거로 우주 속 별의 개수가 기존 추정치보다 3배 많은 3X10의23승(300000000000000000000000)개에 이르고 적색왜성 주위를 도는 슈퍼지구도 수조개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적색왜성은 보통 만들어진 지 100억년 이상 된 나이든 별로, 질량이 태양의 10~20%에 불과해 어둡다. 학자들은 지금껏 우리 은하와 인접 은하 밖에서는 적색왜성을 찾아내지 못했고 우주 공간에 얼마나 많은 적색왜성이 있는지 밝혀내지 못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늙은 은하에는 젊은 은하들에 비해 20배나 많은 적색왜성들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면서 “적색왜성을 도는 행성은 제법 늙은 별들로 (환경이 안정돼) 복잡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버드 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 연구소 과학자들은 지구에서 42광년 떨어진 별 GJ1214를 도는 행성 GJ1214b의 대기를 분석한 결과 이 행성이 수증기나 두꺼운 연기와 안개 등으로 덮여 있어 태양계 행성 중 해왕성과 비슷했다고 2일 네이처지를 통해 밝혔다. 이 혜성은 2009년 발견 뒤 ‘슈퍼지구’로 주목받았다. 연구진은 “행성에서 수증기가 발견됐으나 GJ1214b는 생명이 살 만한 환경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이번 발견은 향후 연구 방향을 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씨줄날줄] 외계 생명체 소동/김성호 논설위원

    지구 밖에도 지적 능력을 갖춘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외계인설은 가설일 뿐이다. 그럼에도 외계인과 연관된 미확인비행물체(UFO)의 출몰사진은 곳곳에 등장한다. 외계인 목격담과 추측성 주장도 무성하다. 이런 주장이나 추측의 바탕에는 ‘지구는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우주의 한 부분’이란 이론이 있다. 우리 은하에만 2000억∼3000억개의 별이 있고 우주엔 이런 은하가 수천억개나 된다면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외계인 논란의 시초는 1947년 미국 ‘로스웰 사건’으로 모아진다. 뉴멕시코주 로스웰 북서쪽에 추락한 괴물체에서 발견된 정체불명의 시체 4구. 미국 항공기지가 공군 기상관측용 기구로 결론냈지만 소문은 번져 갔다. 잔해에서 외계인 시체를 보았다는 목격담과 외계인 해부 비디오설이 파다하게 유포되고 생존 외계인이 네바다주 극비 연구소 ‘51지역’에서 UFO 기술을 전수했다는 설까지. 심지어는 케네디 대통령 암살과 아폴로11호의 달착륙 장면 조작설로도 연결짓는다. 미확인 소문과 괴담에 대해 미항공우주국(NASA)은 “인간처럼 진화한 형태의 생물체 정보는 없다.”고 일축한다. 그런데 외계인 존재의 인정과 대비로 경향이 기우는 것 같다. 유엔은 외계인을 맞을 지구대표인 UFO 대사를 임명했고, NASA도 외계인 정체 확인과 행성 간 이민 내용을 사명에 포함시키고 있다. 실제로 NASA는 외계인 탐사를 목적으로 케플러 궤도 망원경을 설치해 라디오 수신장치를 대폭 강화하는 추세다. NASA의 ‘중대 발표’가 지구촌을 흔들어 놓았다. “외계생명체 증거를 탐색하는 노력에 충격적 영향을 줄 발견”이란 예고로 메가톤급 관심을 모은 자리. 발표 내용은 외계 생명체의 존재가 아닌, 지구에서의 새로운 슈퍼미생물 발견이다. 지구와 전혀 다른 환경에서도 미지의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음을 확인시킨 정도이니 먹을 것 없는 잔치로 끝난 셈이다. ‘초록색 외계인’ 같은 공상 수준의 존재에 기대를 품었던 이들은 퍽 실망했을 것 같다. 지난봄 방송에서 “외계생명체는 분명히 존재한다.”고 했던 스티븐 호킹 박사는 근저에 이런 말을 보탰다. “우주는 창조주의 뜻이 아니라 무(無)의 상태에서 탄생했다.” ‘과학은 신을 불필요하게 만들 것’이란 박사의 주장이 과학, 종교의 충돌에 국한하진 않을 터. 작은 지구에 몸과 마음을 가두는 편협을 거두라는 경고가 아닐까. UFO 대사가 임무를 수행할 날도 요원하진 않을 듯한데.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길섶에서] 숲향기/이춘규 논설위원

    황량한 겨울, 숲향기가 그리워지면 경기도 양평 그 산에 간다. 그곳에는 솔향기를 물씬 뿜어내는 솔숲이 유혹하고 있다. 한 60대 남성이 그 솔밭에서 “야! 솔냄새 죽여준다. 어릴 때 그 향기지?”라며 동의를 구한다. 동행한 사람들도 유년의 기억을 끄집어낸 듯 탄성을 질러댄다. 숲향기는 계절·장소마다 다르다. 봄 숲은 갖은 꽃향기가 낭자하다. 생강나무꽃, 은방울꽃 향기는 은은하다. 여름 숲에서는 녹음이 뿜어내는 짙고 신선한 향기들이 영혼을 맑게 해준다. 가을 숲은 농익은 향기가 숨까지 멎게 하곤 한다. 겨울 숲은 낙엽 발효하는 냄새가 정겹다. 눈 덮인 숲 향기는 알싸한 기분에 젖게 한다. 숲 향기는 사계절 내내 새로움을 뽐낸다. 숲 향기에 빨려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치유의 숲이 전국에 확산되고 있다. 편백나무숲, 금강송숲이 건강한 향기로 사람들을 부른다. 하지만 가을 지리산. 높은 바위지대 금마타리는 인분 냄새를 풍긴다. 모두 같은 숲처럼 보이지만 숲마다 향기가 다르다. 숲은 살아 있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안드로메다, 은하2개 충돌로 탄생”

    우리 은하와 가장 가까운 나선형 은하 안드로메다는 두개의 작은 은하가 충돌해 생겨난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6일 BBC 뉴스에 따르면 프랑스, 중국 등이 참여한 국제연구진은 안드로메다의 진화 과정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재현한 결과 약 90억년 전 두개의 은하가 충돌한 뒤 55억여년 전 합쳐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천체물리학 저널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안드로메다가 은하 간 합병의 결과일 가능성은 이전부터 제기돼 왔으나 구체적 시기까지 밝힌 연구 결과가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연구를 주도한 프랑스의 프랑수와 해머 박사는 “지금까지 과학계는 우주 끝의 은하들을 발견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우리 은하와 가까운 ‘국부 은하군’에 관한 정보에는 허점이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안드로메다의 대표적 특성인 가스와 먼지 고리를 포함한 크고 얇은 원반 및 커다란 중앙 팽대부, 늙은 별들로 이루어진 거대한 흐름 등을 재현해냈다. 연구진은 “우리 은하도 이 같은 방식으로 탄생했으며 그 시기는 안드로메다가 생기기 훨씬 이전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빅뱅 前 우주 없었다? 또 다른 우주 있었다!

    빅뱅 前 우주 없었다? 또 다른 우주 있었다!

    ‘우주 이전에 또 다른 우주가 있었다.’ 빅뱅(우주 대폭발) 이전에 벌어진 사건의 흔적이 담긴 증거를 현 우주에서 찾았다는 유명 과학자들의 주장이 나왔다. 지금의 우주가 탄생하기 전에 또 다른 우주가 있었다는 내용으로, 이는 ‘무(無)’에서 우주가 탄생했다는 기존 가설을 뒤집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로저 펜로즈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 등이 이끄는 연구진은 ‘우주 배경복사’를 관찰, 분석해 배경복사 변화가 비정상적으로 낮은 은하단 주변에서 137억년 전 빅뱅이 발생하기 이전에 일어난 사건의 흔적을 담은 고리 모양을 발견했다고 오픈 액세스 웹사이트 아카이브(arXiv)에 29일 발표했다. 배경복사는 우주 공간을 채우고 있는 전파로, 40만년 전 만들어져 ‘우주의 화석’이라고 불린다. 우주 탄생의 표준 모델인 빅뱅 이론은 대폭발 이전의 상태에 대해 뚜렷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펜로즈 교수는 이번 발견이 자신이 주장해온 ‘공형순환우주론’(Conformal Cyclic Cosmology·CCC이론)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CCC이론은 우주가 태초의 작은 점에서 시작했다고 보는 급팽창론과 달리 ‘이온’(aeon·빅뱅 이후의 현세) 이전에 또 다른 이온이 있었을 것으로 가정한다. 즉, 빅뱅 이전에 이미 또 다른 우주(이온)가 있었으며 이전 ‘우주’의 말기에 대폭발이 발생, 지금의 우주가 만들어졌다는 주장이다. 펜로즈 교수는 ‘이온’이 끊임없이 이어진다고 주장해 왔다. 이번 연구는 은하 중심부에 있는 여러 블랙홀이 합쳐지면서 엄청난 에너지가 분출됐으며 CCC 이론에 따라 특정 물체가 긴 세월에 걸쳐 한 번 이상 똑같은 과정을 거쳤을 수 있고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에너지 충격파가 바깥으로 방출됐을 것이라는 가정에서 시작했다. 연구진은 분석을 통해 가설을 뒷받침하는 동심원을 보여주는 12건의 사례를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 가운데 일부는 동심원을 5개나 지니고 있다고 밝히고, 이는 과거의 ‘이온’, 즉 전세 때 특정 물체가 5차례 대사건을 겪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펜로즈 교수는 무질서하고 광대한 우주에서 질서정연한 고리가 발견된 것은 빅뱅 이전에 사건이 있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국 BBC방송은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일부 학자가 “(CCC이론은) 기존 표준을 뒤엎는 혁명적 이론으로 이번 연구에서 가설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찾은 것으로 보이는 만큼 배경복사에 관한 정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미술·전시

    ●박진아-스냅라이프 12월 19일까지 서울 신문로2가 성곡미술관. 야외나 밤풍경, 미술관의 전시 준비, 친구들과의 모임 등 카메라가 포착한 일상의 순간을 캔버스에 재구성한 작품. (02)737-7650. ●Odd Place 12월 12일까지 서울 통의동 아트사이드. 이세현, 고르카 모하메드(스페인), 저스틴 폰마니(인도) 등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다국적 작가들의 회화, 설치, 사진, 영상 등 40여점.(02)725-1020. ●박은하-Ecce Homo 12월 5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컨템포러리. 노숙자, 걸인 등 소외계층을 전면에 배치해 사회 시스템과 현대인의 욕망을 비판적으로 표현.(02)72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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