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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31부대서 인체 실험”… 76년 만에 드러난 부대장 자백

    태평양전쟁 시기 만주에 있던 일본 관동군 731부대 부대장이 패전 후 미군에 제출한 서면 진술서에서 세균무기(생화학무기) 사용 연구와 인체실험을 한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하얼빈에 있는 731부대 범죄증거 전시관의 진청민 관장은 731부대 부대장이었던 기타노 마사지(1894~1986) 중장의 진술서 사본을 처음 공개했다. 원본은 미국 국립문서보관소에 보관돼 있다. 기타노 중장은 731부대 창설자 이시이 시로 중장에 이은 두 번째 부대장으로 1942~45년 731부대에 재직했다. 그는 패전 후 미군의 심문을 받은 뒤 서면으로 제출한 진술서에서 이시이 중장에 대한 사항, 부대 임무, 편제, 연구 성과, 세균무기 등 5개 부문에 대해 진술했다. 기타노는 전임자인 이시이 중장이 관동군 근무 명령에 없는 내용으로 연구했고 부대원 일부를 조직해 비밀리에 세균무기 연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당초 전염병 예방 차원에서 연구를 했지만 나중에는 국제인도주의 등을 위반한 세균무기 연구를 했고 결국 비밀부대가 됐다고 했다. 기타노는 전시 일본 의학 및 의약 잡지에 발표한 논문이 확인된 것만 59편인데 이 가운데 최소 2편은 인체실험을 한 뒤 작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일부 논문에는 인체실험을 하고도 ‘원숭이’ 같은 용어로 은폐했다고 했다. 진 관장은 “기타노는 미국 측의 조사 목적이 처벌이 아닌 세균전 데이터 확보에 있음을 간파한 뒤 많은 진술을 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기타노는 731부대 만행의 책임자였지만 패전 후 기소 및 처벌을 받지 않았다. 그는 패전 후 수용소 생활을 했지만 1946년 1월 석방돼 일본으로 귀국한 뒤 제약회사 임원으로 일했다.
  • [사설] 서욱, 국방장관 아닌 ‘사과장관’ 호칭 부끄럽지 않나

    서욱 국방부 장관 경질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여성·청소년단체들은 공군 성추행 부사관 사망 사건에 이어 해군 성추행 사망 사건까지 발생하자 군 최고 지휘 책임자인 서 장관의 경질을 군통수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에게 공개 요구하고 나섰다.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서 장관 책임론이 거센 상황이다. 도무지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 군내 성기강 문란 행태를 감안하면 리더십 부재로 영(令)이 서지 않는 서 장관의 거취는 이미 정해졌다고 본다. 서 장관은 지난 13일 해군 여군 중사가 성추행 피해 신고 후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있어선 안 될 일이 발생한 데 대해 유족과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그러면서 과거 유사 성추행 피해 사례, 생전 피해자의 추가적인 피해 호소 여부와 조치 사항, 2차 가해 및 은폐·축소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사를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석 달 전인 5월 말 공군 여군 부사관 성추행 사망 사건 때에도 서 장관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철저한 수사 및 재발 방지책 마련을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공군 사건 수사가 채 마무리되지 않았는데도 유사 사건이 재발했다. 군대가 장관의 명령과 지휘도 무시한 채 성범죄를 무시로 자행하고 서로 감싸 주는 집단이 아니고서야 이럴 수는 없다. 서 장관은 지난해 9월 취임 이후 이번까지 무려 일곱 번이나 대국민 사과를 했다. 경계 실패, 장병 부실 급식, 청해부대 집단감염, 그리고 빈발한 성추행 사건까지 사유도 다양하다. 게다가 하나하나가 책임을 지고 옷을 벗어도 이상하지 않은 대형 사건들이다. 오죽하면 국방장관이라는 호칭보다 ‘사과장관’이 더 어울린다는 비아냥까지 군 안팎에서 나오겠는가. 군의 기강은 안보의 핵심이다. 기강이 풀어질 대로 풀어진 군대가 어떻게 나라를 지킬 수 있겠는가. 기강 해이로 사고가 빈발하는 군대를 국민이 어떻게 믿을 수 있나. 임명권자이자 군통수권자인 문 대통령이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그보다 앞서 서 장관이 진정 책임 있는 4성 장군 출신 장관이라면 임명권자의 부담을 덜 수 있게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게 맞다.
  • 이창동·홍상수·봉준호 영화 속 ‘신령한 존재’를 사유하다

    이창동·홍상수·봉준호 영화 속 ‘신령한 존재’를 사유하다

    입추 지나고 가을바람이 조금씩 불어오던 날 오후 서울 홍익대 앞 솔출판사에서 임우기 대표를 만났다. 그는 박경리 ‘토지’를 비롯해 ‘카프카 전집’, ‘버지니아 울프 전집’, 김성동의 ‘국수’ 등을 펴낸 유명 출판인이자, 누구와도 닮지 않은 독자적 혜안으로 한국문학을 해석해 온 문학평론가이기도 하다. 최근 그가 이창동·홍상수·봉준호 감독을 다룬 첫 영화평론집 ‘한국영화 세 감독’을 냈다. 영화를 잘 보지 않고, 영화이론도 공부한 적 없다는 게 그의 고백이다. “어느 식당에서 ‘기생충’ 오스카상 수상 뉴스를 보는데 동석했던 한 영화평론가가 유역문예론의 시각에서 봉 감독 영화평을 써 보라는 권유를 했던 게 우연한 계기가 됐어요.”뜻밖의 제안을 처음엔 웃어넘겼는데 가만 생각해 보니 문학이든 영화든 비평적 해석을 내놓아야만 ‘유역문예론’이 인정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스치더라는 것이었다. “영화에 별 관심이 없던 스스로에게 의심을 가지면서도 세 감독의 영화를 하나하나 찾아보고 분석하면서 영화비평을 즐거이 썼습니다. 이 책은 제가 입론한 유역문예론에 입각해 영화비평 방법론을 찾으려는 비평가로서의 책임과 도전에서 비롯됐던 거죠.” 그가 주창하는 유역문예론이 무엇인지 궁금증이 일 만도 하다. “오랫동안 우리 문학예술계에는 서구이론이 무차별적으로 수입돼 전통사상이나 문화를 경시하는 풍조가 퍼져 있었어요. 서구이론을 전적으로 거부하자는 게 아니라 저마다 살고 있는 자기 자리가 활동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것이 유역문예론의 기초입니다.” 그렇다면 왜 ‘지역’이 아니고 ‘유역’(流域)일까? “저마다 고유성을 지키면서 네트워크를 이루어 교류하는, ‘지역’보다 넓고 유동적인 개념으로서 ‘유역’ 의식”이라고 부연했다. 이렇게 보면 문학에서 획일적으로 표준어를 강요해 온 근대의식이나 서구문예를 표준으로 삼아 추종하는 이론체계는 근본적 도전을 받게 된다. 임우기는 ‘유역의 작가는 근원에 능히 통한다’는 명제를 통해 자신의 문예이론을 축성해 왔다. 이때 ‘근원’이란 작가가 살아온 역사성과 분리될 수 없는 본래성을 가리킨다. 가령 영화 ‘마더’에서 한국인의 집단무의식의 원형을 이루는 무당 에너지가 작용하는 지점은 봉준호 영화의 근원을 잘 보여 준다. 봉준호 영화에서 무당 알레고리가 활용된 것은 그 안에 영성을 탐색하는 의식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 “이창동 영화에는 전통 굿에서 보는 빙의나 제의의 모티브가 감춰져 있고, 홍상수 영화에는 세속의 삶에서 억압받는 무의식이 자연과 끊임없이 소통을 꾀하려는 지향이 숨어 있습니다. 이 또한 신령한 존재로서의 인간관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걸출한 세 감독은 저마다 고유하고 개성적인 연출 역량을 발휘하고 있음에도 자기 안에서 영성의 상상력을 찾는 ‘자재연원’(自在淵源)의 자세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라는 거였다. 서사적 스토리라인을 주로 읽어냈던 그동안의 영화 독법을 넘어서는 ‘근원’의 발견이 그렇게 가능해졌다.●문청에서 출판인으로, 동학과의 만남으로 임우기는 대전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자랐다. 대학에서는 독문학을 전공했다. “그때만 해도 문학, 그것도 비평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학창 시절 문학공부를 그다지 열심히 하지도 않았고요. 그러다가 1980년대 들어 문학에 늦바람이 난 ‘문청 늦깎이’가 된 거죠.” 그때 평론가 김현 선생이 그를 문학과지성사로 이끌어 주었는데 선생은 그를 비평가로서도 인정해 준 분이었다. 출판사 대표로 ‘토지’ 신판 출간을 위해 박경리 선생과 만나게 된 것이 큰 전환점이 됐다. 그런데 박경리 선생의 계획에 따라 토지문화재단을 만들고 선생 뜻에 따라 초대 상임이사를 맡아야 했는데, 박 선생 주위에는 나중에 이명박 정권 수립에 공신이 될 폴리페서나 관리들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많은 갈등을 겪다가 건강이상까지 겹쳐 그는 선생과 헤어지게 됐는데 그때까지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한다.“1990년대 초 김지하 선생과 대화를 하게 된 것도 제 비평적 사유와 감성을 벼리게 한 중요한 계기였습니다. 선생은 처음으로 제 마음에 수운(水雲) 동학의 씨를 뿌려 준 분입니다.” 그는 막 시작한 출판사업에 쫓겨 사느라 동학을 공부할 겨를도 마음도 없었다. 이 땅의 문화예술이 풍요로워지기 위해서는 전통 샤머니즘의 부활이 중요하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을 뿐이었다. 그 과정에서 동학을 만나게 된 것은 전적으로 김지하 선생의 영향이었다는 것이다. 유역문예론으로 돌아와 그 핵심을 물었더니 ‘자재연원’과 ‘원시반본’을 들었다. “특별히 ‘원시반본’의 정신은 원시적이고 신령한 것을 회복해 가는 과정에서 자본에 의한 비관적 근대문명을 극복해 가는 길을 찾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기존의 서구 중심 문예이론이나 형식을 반성적으로 되돌아보게 됩니다.” 가령 그는 시에서 사투리나 속어 같은 비표준어를 쓰는 언어의식이 퍽 귀하다고 말한다. 소설에서 유역의 대화를 모두 표준어로 처리한 것은 한국문학의 명백한 퇴행이라고 단호하게 일갈한다. “일상 속에 감추어진 ‘자연의 조화(造化)’를 발견함으로써 홍상수 영화는 플롯 논리에 갇힌 ‘닫힌 영화’가 아니라 자연의 순환을 닮은 ‘열린 영화’의 가능성을 보여 줄 수 있었습니다.”●‘최령자’로 승화해 가는 개벽의 모토 그렇다면 유역문예론은 그동안 한국문학을 추동해 온 역사주의와는 어떻게 병립할 수 있을까? “역사주의가 반독재 민주주의를 향한 도정에서 끼친 공로는 말할 수 없이 크지요. 다만 우리의 근대문학예술이 과도하게 서구사상이나 이론에 의존적인 점에 대한 저항, 그리고 역사주의의 건강한 비판기능이 퇴락하고 점점 반동적 이데올로기로 퇴화할 조짐을 보이는 상황을 극복할 필요가 제기되는 가운데 유역문예론이 비롯된 것입니다.” 서구사상 일변도에서 탈피하고 역사주의를 비판적으로 극복하는 미학적 요청이 유역문예론의 근간이라는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요즘 인문학에서 영성 같은 전근대적 개념들이 빈번히 나오고 있고 최근엔 원로 문학평론가 백낙청 선생이 ‘서양의 개벽사상가 D H 로런스’(2020)라는 두툼한 연구서를 내기도 했다. 특히 ‘개벽’이라는 개념이 심심찮게 쓰이는 걸 보는데 임우기 역시 ‘한국영화 세 감독’에서 동학의 ‘다시 개벽’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그는 문학예술과 개벽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고 있을까? “원시반본을 통한 ‘최령자’(最靈者)로 승화하는 것이 개벽의 조건이자 이 시대 문예활동의 과제입니다. 가장 신령한 존재라는 뜻의 ‘최령자’는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하는 무위자연 사상, 공(空) 사상, 음양론 등과 밀접히 연결됩니다. 최령자의 원형적 존재는 샤먼이지요.” 세 감독에게서 이러한 심오한 사상을 찾아낸 것 역시 영화를 통해 숨은 최령자의 가능성을 밝혀내고 각자 최령자 되기에 참여하는 작업이라고 그는 넌지시 말한다.●어두운 그늘 속에서 포착되는 ‘은미한 특이성’ “작품의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특별히 영화 플롯에 감추어진 작은 일탈에 주목해야 합니다. 작품의 그늘 즉 잘 꾸며진 내용과 형식 모두에 은밀하게 숨어 있는 특이성, 은미한 이질성을 살피는 게 필요하고 여기에 작가의 내면적 고통이 은폐돼 있을 가능성을 찾아내자는 거죠.” 그는 문학평론집 ‘그늘에 대하여’(1996)에서 이미 전통 판소리에서 착상한 ‘그늘’을 중요한 비평적 개념으로 내세웠다. 뛰어난 소리꾼은 자기 내면의 고통을 극복하는 가운데 ‘득음’을 하게 되는데 이때 귀명창들은 소리에 그늘이 있는지 없는지를 가려 소리의 수준과 진실함을 평한다고 한다. “잘 빚어진 작품의 매끈한 구조보다 어두운 그늘 속의 ‘은미한 특이성’을 포착하고 그것을 깊이 살피는 것이 중요하지요.” 이러한 사유는 문학평론집 ‘네오 샤먼으로서의 작가’(2016)를 거쳐 이번 영화평론집까지 관류하는 그의 뚜렷한 지론이 된 셈이다. 그 착상과 비전에 많은 분들의 관심이 이어지기를 바란다. 앞으로 그는 주위 분들과 함께 시작하는 ‘문예 웹진’ 창간 작업을 돕고, 틈틈이 등산하고, 전국을 돌며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나 대화할 계획을 내비친다. 평론가를 만나는 일은 역시 어려운 개념적 소통 과정을 이렇게 겪는다. 그럼에도 이 척박한 시대에 외롭고 높고 쓸쓸한, 한없이 우뚝한 고집으로 서 있는 그를 만날 수 있었던 은미(隱微)한 행복의 시간이었다.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 공군 이어 해군서도 비극...발본색원은 말뿐이었나[국방수첩]

    공군 이어 해군서도 비극...발본색원은 말뿐이었나[국방수첩]

    공군 사건 못지 않게 큰 충격‘학습효과’ 없는 군에 실망감국방부 훈령이 법령보다 우선? 수사심의위 등 각종 대책에도유사 사건 반복..다른 처방 필요“군생활하면서 이렇게 희한하게, 해괴하게, 무능하게, 이상하게 조치한 예가 있었나요?” 지난 6월 9일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보고 자리에서 군 출신 의원은 공군 성추행 피해 사망 사건과 관련해 각 군 수뇌부를 향해 똑같은 질문을 던졌다. 공군 참모차장, 육군 참모총장에 이어 해군 참모총장 순서. 당시 부석종 해군 참모총장은 “저도 공감한다. 이런 일 없었다”고 했다. “공군의 문제라고만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군도 자유롭지 않다”는 또 다른 군 출신 의원의 질문에는 “아주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저희들도 특별신고기간을 해서 발본색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군에서도 서욱 국방부 장관의 표현을 빌리자면,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발생했다. 애초부터 ‘발본색원’은 불가능했다. 국방위 위원들이 다시 같은 질문을 던진다면, 부 총장은 어떤 답변을 내놓을까.●믿었던 해군에서...난감한 국방부 공군 성추행 피해 사망 사건 수사를 위해 국방부 검찰단, 조사본부, 감사관실 등 3개 기관이 동원됐지만 지난달 중간 수사결과에 대해선 미흡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후 국방부는 해군 검찰단장을 특임군검사로 앉히고 공군본부 법무실의 직무유기 혐의 등에 대한 수사를 맡겼다. 벼랑 끝에 몰린 국방부가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해군은 당분간 아무 일 없을 것이라고 보고 해군 검찰단장을 공군 사건에 투입한 것인데, 해군에서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으니 군 당국 입장에선 원대복귀시킬 수도 없고 난감한 상황이 돼버렸다. 이번 해군 여군 중사 사망 사건은 공군 사건 못지 않게 국민적 충격이 크다. 그 난리가 났는데도 ‘학습효과’ 없는 군에 대한 실망감은 말할 수 없을 정도다. 현재로선 신속한 수사를 통해 의혹을 해소하는 길밖에 없는데 수사 의지가 강한 지에 대해선 의문이다. 서 장관 지시대로 추가적인 2차 가해나 은폐, 축소 여부를 비롯해 지휘부 보고 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수사하려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수사팀이 꾸려져야 한다. 공군 사건의 교훈이기도 하다. 그런데 서 장관은 “국방부 조사본부와 해군 중앙수사대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특별수사팀을 편성해 철저히 수사하라”고 지시했을 뿐, 수사 주체를 국방부로 이관하지 않았다. 특별수사팀이라는 요란한 수식어가 달렸지만 해군 차원에서 수사하는 것은 달라지지 않은 셈이다.●해군은 스스로 의혹을 해소할까 해군은 14일 여군 중사와 같은 부대에서 근무했던 A상사에 대한 신병을 확보하면서 관련 혐의로 ‘군인 등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했다. 2차 가해 의혹에 대해선 수사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피해자가 지난 5월 27일 주임상사에게 성추행 피해 발생 상황을 전했지만, 즉각 가해자·피해자 분리 조치 등 후속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이유로 ‘피해자의 의사’를 들고 있다. 피해자가 원치 않아 정식 사건 처리를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관련 규정으로 국방부 훈령인 ‘부대관리훈령’을 댔다. 이 훈령 245조 5항에는 ‘(성폭력 피해) 신고를 받은 때에는 1·2단계 상급부대와 각 군 본부 양성평등센터(국방부 양성평등정책과)에 이를 보고해야 한다. 다만 피해자가 분명히 밝힌 의사에 반해 본 조항에 따른 업무 등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나와 있다. 원래 이 규정은 “각 신고를 받은 때에는 2단계 상급부대까지 이를 보고해야 한다”고 돼 있었는데 지난해 10월 개정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군인복무기본법)은 신고의무 조항(43조)에서 “군인은, 성추행 및 성폭력 행위를 한 사실을 알게 된 경우에는 즉시 상관에게 보고하거나 군인권보호관 또는 군 수사기관 등에 신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부대관리훈령이 상위 법령인 군인복무기본법과 충돌하는 지점인데, 행정규칙인 국방부 훈령이 법령을 우선할 수는 없다. 피해자 보호 차원에서 기본법 개정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과는 별개로, 현 법 체계 내에서는 훈령을 앞세워 조치 미흡에 대한 비판을 피해 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공군 사건 때는 각종 위원회 만들었는데 국방부는 공군 사건이 언론에 공개되자 군검찰 수사에 대한 국민 신뢰를 제고한다며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군검찰 수사심의위원회를 만들었다. 수사심의위 결정은 법적 구속력이 없어도 수사기관의 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위원들의 전문성, 독립성, 객관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군은 수사심의위 설치 발표(6월 3일)부터 위원 위촉식(6월 11일)까지 불과 8일 만에 끝내버렸다. 성폭력 피해 특별신고기간 추가 운영, 국방부 인사복지실장을 TF장으로 한 ‘성폭력 예방 제도개선 전담팀’ 운영 등 후속 대책도 쏟아졌다. 병영문화 혁신을 위한 민관군 합동위원회도 출범했다. 군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건 다 해본 셈인데, 이번 해군 사건을 계기로 추가 대책을 내놓으려고 할 수 있다. 육·해·공군 중에서 양성평등센터를 처음 만든 곳도 해군이다. 해군은 올 초 각급 지휘관에 부여된 검찰 지휘권을 유일하게 참모총장으로 일원화시켰다. 시스템을 갖춰놓아도 과거와 똑같은 사건이 반복된다면 다른 처방을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다. 15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되는 여군 중사에 대한 진정한 명예 회복을 위해서도 달라진 군의 모습을 보여야 할 때다.
  • 이재명 “軍 성추행 사건 또…몇명이 더 죽어야 하나”

    이재명 “軍 성추행 사건 또…몇명이 더 죽어야 하나”

    대통령선거 더불어민주당 경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공군에 이어 해군에서도 여군 부사관이 성추행 피해를 신고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벌어지자 “반복되는 군대 내 성범죄에 대한 근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14일 이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들의 공분을 샀던 공군 성추행 피해자 사망사건이 일어난 지 석 달도 채 되지 않아 해군에서도 성추행을 당한 여군 중사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정말 개탄스럽다”면서 “몇 명이나 더 죽어야 합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공군 성추행 사건과 판박이였다”면서 “성추행 사실을 신고하고 5일 만에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군의 방조, 묵인 하에 견디다 못해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피해 발생시 즉각 가해자 분리 등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수십 년째 반복되는 군내 성추행과 2차 가해 문제를 이대로 둬서는 안 된다”면서 “강력한 예방대책과 피해구제 시스템 개선을 포함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군의 특수성을 반영하는 사건이 아닌 성범죄 등에 대해선 발생 및 신고 즉시 민간 수사와 재판을 받도록 해 은폐, 축소 행위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면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제도정비로 다시는 이런 불행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여야 정치권이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이 지사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글을 마무리 했다. 한편 성추행 피해 신고 뒤 극단적 선택을 한 해군 여성 부사관 사건과 관련해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 부사관이 14일 구속됐다. 인천의 한 도서 지역 부대에서 근무하던 A 중사는 지난 5월 27일 상관으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입고 이를 주임 상사에 알렸으나 가해자와 분리되지 않은 채 같은 부대에서 근무해왔다. 이후 사건 발생 77일 만인 지난 12일 오후 부대 내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 ‘사망 해군 중사 성추행’ 가해자, 오늘 구속 여부 결정

    ‘사망 해군 중사 성추행’ 가해자, 오늘 구속 여부 결정

    부대 상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한 뒤 극단 선택을 한 해군 여군 중사 사건과 관련해 가해 부사관의 구속 여부가 14일 결정될 전망이다. 해군 군사법원은 이날 오전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 군사법원에서 인천의 한 도서 지역 부대 소속 A 상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A 상사는 지난 5월 27일 식당에서 같은 부대 후임인 여군 중사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직후 피해자는 상관인 주임상사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면서 ‘외부에 알리지 않길 원한다’고 말해 당시에는 정식 수사가 이뤄지진 않았다. 그러나 두 달이 지난 8월 9일 마음을 바꿔 정식 신고를 했고, 해군 군사경찰은 지난 11일 A 상사를 군인등강제추행 혐의로 입건했다. 정식 신고를 결심하기 전까지 가해 부사관과 같은 부대에서 계속 마주해야 했던 피해자는 이달 9일 피해 사실을 보고한 후, 소속 부대를 옮길 수 있었다. 성추행 피해가 발생한 지 72일 만이었다. 이후 피해자는 12일 경기 평택 2함대 인근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중사 사건 때와 마찬가지로 군내 회유와 은폐, 축소 시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는 이유다. 국방부 조사본부와 해군중앙수사대는 A 중사가 사망하기까지 해당 부대나 해군본부의 신고 및 보고체계나 피해자 보호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전날 피해자가 생전 유족과 나눴던 문자메시지 등을 공개하면서 피해자가 가해자와 분리되지 않은 채 함께 근무하는 과정에서 A 상사의 업무상 따돌림, 업무 배제 등 2차 가해가 이뤄졌고, 이로 인해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앞서 주임상사는 피해자로부터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재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최초 신고를 받고 5월 말 가해자를 불러 ‘행동거지를 조심하라’는 경고를 주는 선으로 마무리했다. 때문에 A 상사가 보고 사실을 알아채고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영장실질심사 결과는 이날 중 나올 것으로 보인다.
  • 섬 근무 자원했던 해군 여중사...유족 “우리 아이 마지막 피해자로 남길”

    섬 근무 자원했던 해군 여중사...유족 “우리 아이 마지막 피해자로 남길”

    부임 3일 만에 성추행 피해 발생72일 후 부대장 면담 요청, 신고2차 가해 의혹 제기...수사력 집중피의자에 영장 청구...곧 결론날듯부대 상사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고 신고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진 해군 여군 A중사 사망 사건의 의혹 중 하나는 성추행 피해 발생 시점부터 피해자의 정식 신고 결심까지 70여일 간 무슨 일이 있었느냐다.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이 사건을 보고받은 뒤 “한치의 의혹이 없도록 철저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했는데, 과연 이 의혹이 군 수사로 밝혀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해군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A중사는 지난 5월 27일 성추행 피해 당일, 주임상사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하면서도 외부로 알려지는 걸 꺼려했다고 한다. 그러나 72일 만인 지난 7일 토요일, A중사는 감시대장(대위)과 1차 면담을 한 뒤, 기지장(부대장)과의 2차 면담에서 피해 사실을 알렸다. 면담은 A중사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그러면서도 정식 보고 여부에 대해선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심적 부담감이 상당했음을 알 수 있다. A중사는 주말 동안 고민을 한 뒤 9일 부대장에게 정식 보고를 요청했다. 또 자신이 자원해서 근무하고 있던 섬에서 육상으로 전출을 희망했다. A중사가 이 부대에 부임한 것은 지난 5월 24일이다. 섬 지역에서 근무한 건 이번이 두 번째라고 한다. 그러나 3일 만인 5월 27일, 상사와 부대 밖으로 점심 식사를 하러 나갔다가 이 사건이 발생했다. A중사는 일단 주임상사에게는 보고를 했다. 주임상사와는 과거 근무 인연이 있어 가까운 사이였다고 한다. 이후 주임상사는 가해자를 불러 피해자를 언급하지 않은 채 “행동을 조심하라”고 경고를 했다. 해군 측은 “이후 어떠한 성폭력 언행은 없었다”고 설명했지만, 당시 가해자·피해자 분리 조치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 군 관계자 설명에 따르면 A중사는 대인 관계, 상하 관계도 좋고 열심히 근무하겠다는 의욕도 강했다고 한다. 해군 측은 또 지난 6월 30일 유선으로 A중사와 상담관이 통화했을 때도 피해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했다. “10년 이상 군 생활하는 중사로 별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다. 70여일이 지난 뒤 피해 신고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한 설명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부대장 면담 과정에서 피해자가 “그간 힘들었다”는 얘기를 했는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군 관계자는 “수사를 통해 명확히 밝혀야 할 내용”이라고만 했다.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전날 A중사 유가족을 만난 사실을 공개하며 “유족이 성추행 이후 부대 내 가해자의 지속적인 따돌림과 괴롭힘이 있었다고 알렸다”고 전했다. 하 의원은 지난 3일 피해자가 유족에 보낸 메시지도 공개했다. 여기에는 “일해야 하는데 (B상사가) 자꾸 배제하고 그래서 오늘 그냥 부대에 신고하려고 전화했다. 내가 스트레스 받아서 안 될 것 같다. 신경 쓰실 건 아니고 그래도 알고는 계셔야 할 것 같다”는 내용이 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부대장 면담(8월 7일) 전에 피해자의 추가적인 피해 호소 여부와 조치, ▲2차 가해 및 은폐·축소 여부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사를 하라고 지시한 만큼, 이 부분은 국방부 조사본부와 해군 중앙수사대로 구성된 특별수사팀에서도 집중적으로 파헤칠 것으로 보인다. 일단 피의자로 전환된 B상사에 대해선 군인 등 강제추행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다. 유족 측은 가해자에 대해 엄정하고 강력한 처벌을 당부하면서 “두 번 다시 이런 일 발생하지 않게, 우리 아이가 마지막 피해자로 남을 수 있도록 재발방지를 바란다”는 입장을 해군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 서욱 장관 “해군 여중사 사망 있어서는 안 될 일...유족·국민께 송구”

    서욱 장관 “해군 여중사 사망 있어서는 안 될 일...유족·국민께 송구”

    서욱 “한 치 의혹 없도록 철저 수사”추가적 피해 호소 여부 등 수사 지시서욱 국방부 장관은 13일 해군 여군 중사가 성추행 피해 신고 후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있어선 안 될 일이 발생한 데 대해 유족과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국방부 관계자가 전했다. 이날 국방부에 따르면 서 장관은 이번 사건을 보고받고 ▲과거 유사한 성추행 피해 사례가 있었는지 ▲부대장 면담(8월 7일) 전에 피해자의 추가적인 피해 호소 여부와 호소가 있었다면 조치가 있었는지 ▲2차 가해 및 은폐·축소 여부 등이 있었는지에 대해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사를 하라고 지시했다. 서 장관은 또 “사안의 엄중함을 고려해 국방부 조사본부와 해군 중앙수사대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특별수사팀을 편성하고, 한 치의 의혹이 없도록 철저히 수사해 유족과 국민께 소상히 밝히겠다”고 말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앞서 해군은 같은 부대 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한 모 부대 소속 A중사가 전날 부대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A중사는 지난 7일 부대장과의 면담에서 피해 사실을 알렸고, 이틀 뒤 사건이 정식 보고돼 같은 날 육상 부대로 파견조치됐다. 이 사건은 ‘공군 부사관 성추행 피해 사망 사건’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발생해 큰 충격을 주고 있다.
  • 경찰의 강간·폭행으로 숨진 멕시코 청년 사건, 시 당국이 뇌물로 은폐 시도

    경찰의 강간·폭행으로 숨진 멕시코 청년 사건, 시 당국이 뇌물로 은폐 시도

    시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 경찰이 20대 젊은 청년에게 강간과 구타 등을 휘둘러 숨지게 한 사실이 알려져 멕시코 전역에서 항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유가족으로부터 충격적인 주장이 나왔다. 멕시코뉴스데일리 등 현지 언론의 9일 보도에 따르면 유카탄주 메리다 소속 경찰 4명은 23세 청년 호세 에두아르도 라벨로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최근 체포됐다. 지난달 21일, 경찰들은 일자리 면접을 가던 라벨로의 길을 막고 순찰차에 태운 뒤, 차량 안에서 강간과 폭행을 저질렀다. 이후 그를 경찰서로 이송한 경찰들은 다시 고문에 가까운 폭행을 저지른 뒤 그를 석방했다. 그는 강간과 폭행의 후유증을 앓다 지난 3일 병원에서 사망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 일주일 만이었다. 사인은 다발성 장기 손상 증후군 및 다중 외상이었다.지난 7일, 가해자 경찰 4명은 체포돼 조사를 받기 시작했는데, 문제는 사건이 발생한 메리다시의 시장이 해당 사건을 축소·은폐하기 위해 피해 청년의 어머니에게 고액의 뇌물을 제안한 사실을 폭로하면서 더욱 불거졌다. 유카탄타임스 등 현지 언론의 12일 보도에 따르면, 사망한 라벨로의 어머니는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아들의 죽음에 대한 조사 중단에 협조하는 대가로 메리다 시장으로부터 뇌물 12만 5000달러(한화 약 1억 4610만원)을 제안받았다”고 주장했다. 피해 청년 어머니는 “지난 11일 메리다 시청에서 시장과 약 1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다. 당시 시청 직원들은 내가 변호사와 동행하지 못하도록 했다. 나는 가두는 것 같았다”면서 “나는 이 사건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을 법적으로 구금하고 기소할 것을 촉구했다”고 말했다.이어 “우리 가족에게 유카탄 주 법무부장관에게 제출한 사건 보고서를 철회해 달라며 뇌물을 제안했다”면서 “가해자는 경찰 4명만이 아니다. 그들의 상사와 이를 목격한 다른 경찰들을 포함해 더 많은 사람들이 유죄선고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리다 시장 등 시 당국은 해당 주장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뒤 피해 청년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져 시민들의 분노를 더욱 자아냈다. 항구도시인 베라크루즈에 거주하던 이 청년은 일자리를 찾아 메리다로 건너왔다. 메리다는 멕시코에서 가장 안전한 지역으로 꼽혔지만, 꿈 많은 20대 청년에게는 그렇지 못했다.그가 어머니에게 도움을 청했을 때, 베라크루즈에 있던 어머니는 아들이 있는 메리다까지 갈 돈이 없었다. 친인척의 도움을 받아 돈을 구해 아들 곁으로 달려갔지만, 이미 사건이 발생한 지 3일이나 지난 후였다. 최초로 방문한 병원에서는 X레이를 찍을 돈이 없어 유카탄주 법무부장관실을 직접 찾아가 호소한 뒤에야 의료 지원을 받을 수 있었지만 상태가 이미 악화된 후였다. 해당 사건은 유카탄 주민들과 비영리 단체의 시위를 촉발했다. 시위대는 현지시간으로 8일 집회를 열고 “경찰은 우리를 보호하지 않는다. 그들은 우리를 강간하고 죽이고 있다”며 가해 경찰 처벌 및 경찰 조직의 개혁을 요구했다.
  • 신도 자녀들 회초리·주먹 폭행…목사 부부 항소심서 석방 왜

    신도 자녀들 회초리·주먹 폭행…목사 부부 항소심서 석방 왜

    교회 신도의 자녀들을 회초리나 주먹으로 심하게 때려 학대한 목사 부부가 항소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됐다. 인천지법 형사항소3부(한대균 부장판사)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목사 A(41)씨와 그의 아내 B(35)씨에게 각각 징역 2년 4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같이 이들에게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하고 5년간 아동 관련 기관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어린 피해 아동들의 신체를 학대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특히 일부 피해 아동의 경우 심한 상처를 입었는데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고,사건을 은폐하거나 축소하기에 급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1심 법정에서까지 범행을 부인하던 피고인들이 항소심에서는 모두 자백하고 반성했다”며 “과거에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피해 아동들의 부모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목사 A씨는 2019년 3∼5월 인천시 연수구 한 지역아동센터 사무실에서 주먹으로 C(당시 6세)양의 얼굴을 폭행하는 등 아동 6명을 때려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부인 B씨도 2018년부터 이듬해 5월까지 해당 지역아동센터에서 C양의 언니 D(당시 9세) 등 아동 7명을 9차례 회초리나 손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이들은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는다거나 거짓말을 했다며 피해 아동들을 학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목사인 A씨는 2015년부터 인천에서 교회를 아내와 함께 운영했으며 2018년부터는 지역아동센터도 설립해 교회 신도의 자녀들을 맡아 돌보던 중 범행을 저질렀다.
  • 또, 성추행 피해자의 죽음… 이번엔 해군

    또, 성추행 피해자의 죽음… 이번엔 해군

    여중사, 숨진 채 발견… 극단 선택 추정공군 성추행 드러난 5월 말 상관이 추행 7일 부대장 보고 뒤 9일 타 부대로 파견가해자·피해자 분리 조치 등 따져 봐야 부대 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한 해군 여군 A중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공군 성추행 피해 사망 사건 수사가 끝나기도 전에 또다시 군 내 부사관 사망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12일 해군에 따르면 성추행 피해 신고 후 부대를 옮긴 A중사는 이날 오후 부대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파견 조치가 있은 지 3일 만이다. A중사는 지난 5월 27일 민간의 한 식당에서 B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중사는 사건 발생 당일 주임상사에게 곧바로 이런 내용을 보고했다. 보고 당시 B상사에 대한 주의 조치를 희망한다면서도 피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은 원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희망에 따라 주의 조치가 이뤄졌는지는 수사를 통해 확인이 돼야 할 부분이다. 이후 A중사는 지난 7일 부대장과의 면담에서 피해 사실을 재차 알렸다. 이틀 뒤인 9일에는 피해자 요청에 따라 사건이 정식 보고됐다. 섬에 위치한 부대에서 근무하던 A중사가 육지 부대로 파견된 것도 이때다. 가해자·피해자 분리 등 후속 조치가 최초 피해 보고 이후 즉각 이뤄졌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A중사에 대한 군사경찰의 피해자 조사는 10일 진행됐다. 해군은 피해자 조사 때 성고충 상담관이 동석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A중사의 요청에 따라 국선변호인(민간인)도 선임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조사 과정에서 변호인 조력을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음날인 11일에는 B상사에 대한 수사도 시작됐다.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을 비롯한 지휘부 보고는 피해자가 숨진 뒤 이뤄졌다. 부 총장은 보고를 받은 즉시 엄정 수사를 지시하고, 서욱 국방부 장관에도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 이후 서 장관 지시에 따라 이날 국방부 조사본부와 해군 중앙수사대가 수사에 투입됐다. 해군은 “철저히 수사해 관련 법에 따라 엄중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건은 타 부대로 전속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이모 중사 사망 사건과 비슷한 부분이 있어,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말 공군 성추행 피해 사망 사건이 언론에 공개됐을 때 초기 부실수사·늑장·은폐 의혹이 불거지면서 공군참모총장이 옷을 벗는 등 군은 곤혹을 치렀다. 이에 국방부는 지난 6월 11일 군검찰 수사심의위원회까지 새로 꾸리고 “환골탈태하겠다”며 다짐을 했지만 2개월 만에 또 여중사 사망 사건이 발생한 셈이다. 군의 자정능력에 대한 비판이 커질 경우 서 장관 등 지휘부 책임론도 제기될 전망이다.
  • 이번엔 해군 여중사, “상사에 성추행” 신고 뒤 극단 선택 (종합)

    이번엔 해군 여중사, “상사에 성추행” 신고 뒤 극단 선택 (종합)

    숨진 A중사, 5월 민간 식당서 상사에 성추행상관에 피해사실 알렸지만 뒤늦게 정식 보고사건 발생 두달여 뒤 육상 부대로 파견조치 가해자-피해자 늑장 후속조치 의혹 제기5월 공군 여중사도 성추행 신고 후 사망또 다시 비극이 일어났다. 공군 성추행 피해 부사관 사망 사건 수사가 끝나기도 전에 부대 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한 해군 여군 A 중사가 12일 부대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공군에서 여군 중사가 상관들에게 수차례 성추행을 당한 뒤 조직적 회유와 은폐 속에 목숨을 끊어 사회적 논란이 됐었다. 부대 숙소서 발견…유서 발견 안돼해군 “극단적 선택 추정” 해군에 따르면 A 중사는 같은 부대 B 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한 뒤 B 상사와 분리된 상태였으며, 가해자인 B 상사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A 중사는 이날 오후 부대 숙소에서 발견됐으며 유서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군 관계자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진행된 수사에서 A 중사는 지난 5월 27일 민간 식당에서 B 상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발생 직후에도 상관인 주임 상사에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정식 신고는 하지 않았다. 당시 A 중사는 ‘피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 중사는 이후 지난 7일 부대장과의 면담에서 ‘B 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사실이 있다’며 피해 사실을 재차 알렸고 이틀 뒤 피해자 요청에 따라 사건이 정식 보고됐다. 피해 사실이 외부로 알려질까 극도로 조심하던 피해자가 뒤늦게 정식 신고를 희망했다는 점에서 5월 27일∼8월 7일 사이 벌어진 일이 수사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가해자 제때 분리 조치 의문 성추행 피해자와 가해자 분리 조치 등 후속조치가 제때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의문이다. 섬에 위치한 부대에서 근무하던 A 중사는 지난 9일에서야 육상 부대로 파견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은 현재까지는 피해자가 8월 7일 부대장 면담 과정에서 육상 부대로 파견을 희망해 9일 정식 신고 접수와 함께 본인 요청에 따라 다른 부대로 전속 조치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5월 27일 이미 부대 관계자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다는 점에서, 부대 자체적으로 즉각적인 분리 조처가 이뤄졌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피해 당사자가 ‘노출을 꺼렸다’는 게 군의 설명이지만, 가해자 분리와 그 사실이 외부로 유출되는 건 별개의 문제다. 피해 사실의 유출 방지는 기본이며, 즉각적인 분리 조처가 이뤄졌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지휘부엔 성추행 피해자 숨진 뒤 보고서욱 장관, 국방부와 해군에 수사 지시 해군은 이튿날인 10일 A 중사의 요청에 따라 국선변호인(민간인)을 선임해 법률상담 지원에 필요한 절차를 마쳤다고 한다. 군사경찰은 또 같은 날 성고충 상담관이 동석한 상태에서 A 중사에 대한 피해자 조사를 실시했고, 다음날인 11일 B 상사에 대한 수사에 돌입했다고 해군 관계자가 전했다. 그러나 A중사가 이 과정에서 국선변호인의 조력을 받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지휘 보고 계통을 통한 보고 시점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을 비롯한 지휘부 보고는 피해자가 숨진 뒤에야 이뤄졌다. 부 총장은 보고를 받은 즉시 엄정 수사를 지시하고,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 이어 서 장관 지시에 따라 국방부 조사본부와 해군 중앙수사대가 수사에 투입됐다고 해군 관계자는 전했다. ‘2021년도 국방부의 성폭력 예방활동지침’에 따르면 부사관 이상 사건이 발생한 경우 각 군 양성평등센터에서 국방부 양성평등과로 보고하게 돼 있다. 국방부 조사본부와 해군 중앙수사대는 이번 사건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 관련 법에 따라 엄중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공군에서도 상관에 의한 성추행 사건이 발생해 여군 부사관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공군 이 중사 성추행 사망 사건의 충격이 여전한 상황에서 두 달 남짓 만에 또다시 성추행 피해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군의 성폭력 대응 매뉴얼이 허술할 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도 안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공군 여중사, 성추행 뒤 신고하고도조직적 회유·합의 종용 끝 극단 선택 억지로 불려나간 회식 후 강제추행상관 “없던 일로 해주면 안 돼?” 회유“살면서 한번 겪을 수 있는 일이야” 충남 서산 소재 공군부대 소속 이모 중사는 결혼을 앞두고 올 3월 선임인 C 중사에 의해 억지로 저녁 회식에 불려나간 뒤 숙소로 돌아오는 차량 뒷자리에서 강제추행을 당했다. 이 중사는 이러한 피해사실을 정식으로 상관에게 신고했지만, 오히려 상관들은 “없던 일로 해주면 안 되겠느냐”며 C 중사와의 합의를 종용하거나 “살면서 한번 겪을 수 있는 일”이라며 회유를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사는 스스로 신고를 하고 적극 도움을 요청하고도 공군의 조직적인 회유와 은폐 속에 두 달여만인 지난 5월 22일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부사관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며 당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청원은 하루 만에 25만명 이상이 청원에 동의했다. 당시 서욱 국방부 장관은 장례식장에 직접 가서 유가족을 위로하고 군 부대 내 성범죄 재발 방지 의지를 거듭 밝혔지만 또 다시 해군 여중사가 성추행 신고 뒤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군 기강 문제와 미숙한 대응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군 중사 사건을 계기로 병영문화 폐습을 전반적으로 개선하라는 지시까지 내린 상황에서 성범죄가 반복된 것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사면초가 알리바바…中 사정기관까지 비판 가세

    사면초가 알리바바…中 사정기관까지 비판 가세

    중국의 대표적 정보기술(IT) 기업인 알리바바가 사내 성폭력 사건을 부적절하게 처리해 비난받는 가운데 중국의 최고 사정기관까지 알리바바 비판에 합세했다. 창업자 마윈이 사면초가에 빠진 모양새다. 중국공산당 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와 국가감찰위원회(감찰위)는 10일 공동으로 발표한 평론에서 “법적 처벌의 문제를 떠나 이번 사건의 배후에 암묵적인 관행이 자리잡고 있어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평론은 “(피해자) 여성 측 진술에 따르면 상사가 고객사와의 술자리에 동석을 요구했고 술에 취해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했다”며 “사건 발생 뒤 윗선에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반응이 미온적이었고 결국 인터넷을 통해 폭로됐다”고 지적했다. 두 위원회는 “이번 사건에서 나타난 불량한 직장 질서와 이해하기 힘든 술자리 문화 등 문제는 (기업들에) 암묵적 관행이 만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업무를 핑계로 한 강제 출장과 음주 강요 등은 (기업의) 관리권을 남용한 것으로서 병적인 가치관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산당 기구인 기율위와 국가 기구인 감찰위는 이름은 다르지만 사실상 하나의 기관이다. 기율위와 감찰위는 당원과 공직자의 각종 비위를 최우선 조사할 수 있어 공안이나 검찰 등 정식 수사기관보다 강력한 힘을 갖는다. 두 기관은 비위 의혹이 있는 당원이나 공직자를 영장 없이 데려다 기한 없이 조사할 수 있다. 중국 관영매체들도 알리바바를 강력히 성토하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운영하는 인터넷 매체 ‘타랑칭녠’은 9일 “알리바바가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 인터넷 공간에서 홍보 조직을 동원해 내부 성폭력 사건이 이슈화하는 것을 막으려 했을 것으로 의심하는 이들이 많다”며 “한국의 재벌처럼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는 망상을 버려라. 여기는 중국”이라고 주장했다. 타랑칭녠은 “이번 사건 진행 과정에서 네티즌들은 ‘권력만 새장에 가둬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도 새장에 가둬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며 “크다고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망상을 하지 말아야 한다. 거인이 사회적 의무를 지키지 못하면 비즈니스 전쟁에서 져서 타도되는 것이 아니라 한 인민에 의해 타도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알리바바 사내 성폭력 사건이 큰 사회적 이슈가 됐다. 한 알리바바 여성 직원이 출장 중 상사와 고객사 관계자로부터 성폭력을 당했지만 회사 측이 미온적 대처로 일관했다고 폭로하면서 알리바바를 향한 사회적 여론이 크게 악화했다. 일각에서는 마윈이 창업한 알리바바가 중국 당국 규제의 핵심 대상이 된 상황에서 사내 성폭력 은폐 의혹까지 불거져 더욱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 성추행 쿠오모 뉴욕주 지사 “물러나겠다. 내 잘못은 없지만”

    성추행 쿠오모 뉴욕주 지사 “물러나겠다. 내 잘못은 없지만”

    성추행 의혹으로 사면초가에 몰렸던 앤드루 쿠오모(64) 미국 뉴욕주 지사가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퇴 선언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주 행정이 돌아가게 하기 위해 물러나는 것이며 뉴욕주 검찰의 수사 결과에 정치적 동기가 없는지 조사해야 한다는 등 책임을 떠넘기려는 의도마저 엿보인다. 쿠오모 지사는 10일(현지시간) 생중계된 TV 연설을 통해 “나는 뉴욕을 사랑하고, 뉴욕에 방해가 되고 싶지 않다”며 “업무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정확한 사퇴 시점은 2주 뒤인 24일이 된다고 덧붙였다. 전·현직 보좌관 등 모두 11명의 여성을 성추행했다는 뉴욕주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가 나온 지 일주일 만에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주지사직을 유지하면서 정략적인 공격에 맞서 싸울 경우 주정부가 마비될 수 있어 내가 물러서 정부가 정부로 돌아가도록 하는 게 최선”이라며 “나는 여러분을 위해 일한다. 여러분을 위해 옳은 일을 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에너지를 낭비해서는 안 된다”며 “내가 원인이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쿠오모 지사는 성추행 피해 사실을 공개한 직원들에게 “너무 가깝게 생각했다.불쾌한 마음이 들게 했다”며 사과하면서도 자신은 성추행 의도가 없었고, 뉴욕주 검찰이 정치적 의도에 따라 조사를 진행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날 회견에서도 “나는 무심코 여성, 그리고 남성을 끌어안고 입을 맞춘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또 세 딸을 언급하면서 “내가 고의로 여성에게 무례하게 굴거나 여성이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대한 적이 결코 없고,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딸들이 진심으로 알아주길 바란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아빠가 실수를 했고 이제 사과를 했다. 이번 일로부터 많이 배웠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 뉴욕이 미국의 코로나19 최대 발병원이 됐을 때 솔직하고 가감 없는 기자회견을 통해 일약 스타로 떠올라 민주당의 잠재적 대권 주자로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뒤 양로원에서의 사망자 축소·은폐 의혹이 불거졌고, 5개월 전부터 전직 보좌관 등이 잇따라 성희롱과 성추행을 폭로했다. 자신의 방역 리더십을 비망록으로 출판해 수백만 달러 돈벌이를 했다는 추문까지 터져나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민주당 동료들마저 그가 물러나야 한다고 등을 돌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상원의 초당적 인프라 법안 통과에 관한 기자회견을 갖던 중 쿠오모 지사 관련 질문이 나오자 “지사의 결정을 존중한다”, “그가 내린 결정을 존중한다”고 답했다. 그 뒤 쿠오모 지사의 사퇴가 민주당에 미칠 영향에 관한 질문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그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답을 되풀이했다. 마리오 전 뉴욕주 지사의 아들로 화려하게 ‘아빠 덕’를 봤고, 로버트 케네디 전 법무장관의 딸 케리와 결혼한 쿠오모 지사는 이제 야인으로 돌아가 주검찰과 치열한 싸움을 벌이게 됐다. 주 검찰은 일주일 전 수사 결과 발표 때 기소하지 않겠으며 피해자들의 민사 소송을 기대한다고 했는데 그의 사퇴로 기소될지도 모르게 됐다. 캐시 호컬 부지사가 대행하게 돼 처음으로 여성이 뉴욕주 행정을 이끌게 된 점도 역설적이다.
  • 4차 유행중에 강릉서 풀 파티 적발하고도 과태료 부과 못한다?

    4차 유행중에 강릉서 풀 파티 적발하고도 과태료 부과 못한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 와중에 방역수칙을 어기며 풀 파티에 참여한 사람들이 적발됐지만 이들에게 과태료 처분을 못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과태료 부과를 위해 필요한 개인정보 파악이 어려워서다. 10일 강릉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강릉의 한 호텔에서 마스크도 제대로 쓰지 않고 풀파티를 벌인 사람들이 적발됐다. 시가 이들에게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었으나 호텔측이 준 참가자 20여명의 명단에는 이름과 전화번호만 있었다. 과태료 고지서 발송을 위해 필요한 주민등록번호와 주소가 없던 것이다. 시는 과태료 부과가 어렵게 되자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지만 협조할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경찰 관계자는 “과태료 부과는 지자체 고유업무로 형사입건해 수사할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라며 “이 때문에 통신사에 전화번호를 넘겨 주민번호와 주소를 파악하는 등의 수사를 진행할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자체가 역학조사 방해를 위해 사실을 은폐한 단서 등을 달아 수사를 의뢰했다면 상황이 다를수도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결국 시는 호텔측이 제공한 참가자 명단을 보고 전화를 걸어 주민번호와 주소를 파악하고 있지만 전화를 받지않아 애를 먹고 있다. 시는 일단 호텔에 대해서만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10일간 영업정지 명령을 내리고, 과태료 150만원을 부과했다. 영업정지는 10일로 종료된다. 강릉시 관계자는 “경찰 입장을 존중하지만, 법적으로 아쉬운 점이 있다”면서 “불특정 장소에서 문을 걸어 놓고 방역수칙을 위반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데 이들을 어떻게 처벌할 수 있겠냐”고 토로했다. 지난해 9월 청주에서도 50명 이상 집합금지 명령을 어기고 포커게임을 한 현장이 적발됐지만 참가자들을 특정하지 못해 과태료를 부과하지 못했다. 시가 경찰에 협조요청을 했지만 수사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도움을 받지 못해서다. 청주시 관계자는 “지자체 직원들이 현장에서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면 이를 거부하는 등 어려움이 많다”며 “경찰이 현장에 같이 가거나 수사협조를 해주면 좋은데 답답한 실정”이라고 했다.
  • “몸이 붕 떴다가 떨어지면서 ‘쿵’…유도부 아들이 전치 32주”

    “몸이 붕 떴다가 떨어지면서 ‘쿵’…유도부 아들이 전치 32주”

    고교 유도부 4명, 후배 폭행“운동 포기할 정도로 다쳐” 전북 익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유도부원간 학교폭력(학폭)이 발생해 피해 학생이 중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 중이다. 피해학생 가족들은 학교 측이 사건을 은폐하기 급급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8일 전국학부모연대와 피해 학생 부모의 말을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9시 익산의 한 고교 강당에서 이 학교 유도부원인 1학년 A군이 상급생 유도부원 4명으로부터 폭력을 당해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A군은 당시 유도 훈련을 마치고 강당 단상 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2학년생 유도부원 4명이 높이 1m의 강당아래로 그를 던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모두 나이가 같은 친구지만 김군이 중학교 때 1년을 쉬고 고교에 입학해 선후배 사이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쿵’ 소리가 나며 1m 아래로 떨어진 A군은 중추신경이 다쳐 전신이 마비되는 등 전치 32주 진단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A군 어머니는 “간식을 기다리며 쉬고 있던 아들에게 상급생 중 한 명이 텀블링하자고 했고, 이를 거부하자 3명을 더 불러서 팔과 다리를 잡아 아래로 던졌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는데도 저지른 명백한 학교 폭력으로, 아들은 유도를 포기해야 할 정도로 크게 다쳤다”고 주장했다. “가해학생들은 구호조치도 하지 않았다” A군 어머니는 학교의 대응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아들의 몸이 붕 떴다가 떨어지면서 ‘쿵’ 소리가 났는데도 가해학생들은 구호조치를 하지 않았고, 3학년 주장이 119를 불러 긴급호송시켰다”며 “훈련시간에는 코치나 감독이 반드시 입회해야 하는데 관리자들은 자리에 없었다. 만일 관리자가 자리에 있었다면 폭력이 일어나지도, 아들이 다치지도 않았을 것”고 비판했다. 가해학생 가운데 1명은 중학교 시절에도 A군 얼굴을 주먹으로 폭행한 전력이 있다고 학부모연대는 밝혔다. 피해학생 가족들은 교육청의 학교폭력심의위원회 개최를 요구하고 민·형사상 책임도 물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국학부모연대 김수정 간사는 “운동부 학생이 운동을 포기하고 누워 있어야만 한다는 심각한 진단을 받았는데도 학교 측은 회유와 (사건을) 무마할 생각이 더 큰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학교폭력을 근절시키기 위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익산경찰서는 학교폭력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사건이 발생한 학교 측은 가해 학생 등을 불러 진상을 파악하고 있다.
  • “아들 구타 사망 숨기기 급급한 軍, 국가에 책임 없다는 법원에 절망”

    “아들 구타 사망 숨기기 급급한 軍, 국가에 책임 없다는 법원에 절망”

    입대 120일만에 모진 구타로 사망軍 “만두 먹다가 질식사” 은폐 시도군 인권단체 의료기록 입수해 폭로 군사법원 1심서 ‘상해치사’만 유죄2심서 ‘살인죄’ 적용 대법원서 확정법원 4년만에 주범 배상책임만 인정“승주 죽음 헛되지 않게 계속 싸울 것”“피고 대한민국에 대한 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대한민국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가 부담한다.” 2013년 12월 9일 밝게 웃으며 군대에 간 스무살 막내아들 승주가 4개월 만인 이듬해 4월 6일 부모님과 다시 마주했다. 군 병원을 떠돌다 민간병원 병상에 누운 승주의 몸은 이미 뻣뻣하게 굳고 차갑게 식어 있었다. 군은 ‘윤승주 일병이 만두를 먹다 기도가 막혀 질식사했다’고 했다. 가족들은 군의 말을 믿었다. 선임병들의 잔혹한 구타가 있었다는 언론의 보도가 나오기 전 3개월 동안 그저 ‘황망한 죽음’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렇게 7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나는 사이 ‘윤 일병 사건’으로 분노했던 국민들은 기억 속에서 승주를 잊어 갔고, 사법부는 군 당국의 조직적인 은폐 시도가 있었음에도 지난 7월 22일 한 청년의 죽음에 국가의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다. 재판 직후 “사법부는 죽었습니다. 그 나물에 그 밥입니다”라며 울먹였던 고(故) 윤승주 일병의 어머니 안미자(66)씨를 지난 2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첫 면회 오지 말라더니 이틀 뒤 주검으로 7년이라는 세월에 가슴이 제법 단단해졌는지 안씨는 질문을 조심스러워하는 기자에게 생각보다 담담하게 아들의 참혹했던 사건을 설명했다. 하지만 ‘윤승주 일병이 아닌 막내아들 승주는 어떤 아들이었나’라는 질문에 안씨의 말문이 막혔다. 깊은 한숨과 함께 애써 의연한 모습을 보이려 노력하던 안씨의 두 눈이 순식간에 붉게 충혈됐다. 어머니의 기억을 함께 더듬고자 나란히 앉은 둘째 딸이자 윤 일병의 누나 주영(31)씨의 마스크도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에 흥건히 젖어 있었다. “옆에 승주 누나도 있지만, 집안의 막내면서도 어쩌면 가장 어른스러운 아이였어요. 간혹 제가 딸들과 싸우고 서운해하거나 힘들어하면 늘 승주가 중간에서 양쪽을 다독여 주며 풀어 줬죠. 대학에서는 기숙사에서 같이 지내던 친구들과 함께 자취를 하고 과대표를 할 정도로 교우관계도 좋았던 그런 아이였어요.” 다정했던 아들이 선임병들의 모진 구타와 가혹행위로 의식을 잃고 세상과의 희미한 마지막 끈을 쥐고 있을 때, 그를 편하게 보내 준 이들도 가족과 친구들이었다. 2014년 4월 6일 밤 병원 후송 당시 이미 심장이 제대로 뛰지 않던 승주는 누나가 휴대전화로 들려주는 친구들의 목소리를 듣자 마지막으로 짧고 미세한 심장 박동을 보인 뒤 세상을 떠났다. 그렇게 승주는 입대 120일 만에 고인이 됐다. “4월 6일 그날, 남편한테 전화가 왔어요. 승주가 의식을 잃어서 병원으로 가고 있다고… 그런데 저는 그때도 심각한 일이라고 생각은 안 했어요. 원래 그 전날, 5일에 승주 입대 후 첫 면회가 예정됐다가 취소됐는데 그래서 저는 이렇게 병원에서라도 볼 수 있게 해 주려나 보다 그렇게만 생각했었죠. 그게 마지막이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어머니 안씨는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승주가 선임병들에게 끌려다니며 지옥 같은 시간을 보내기 전인 2014년 4월 5일로 되돌리고 싶다. 식목일이자 토요일이었던 그날은 원래 윤 일병과 가족들의 첫 면회가 예정돼 있었다. 윤 일병은 첫 면회를 앞두고 ‘밖에서 먹던 과자가 먹고 싶다’며 들뜬 채로 가족을 기다렸다. 아들과의 통화에서 함께 생활하는 내무반 선임들의 수까지 확인한 안씨 역시 아들은 물론 선임들과 함께 먹을 음식과 과자까지 모두 마련하고 부대로 출발하는 날만을 손꼽았다. 그런데 면회 일은 다가오는데 아들에게 도통 연락이 오지 않았다. 면회 하루 전날까지도 아무런 연락이 없자 안씨는 부대에서 안내받은 비상연락망으로 전화했다. 전화는 부대 간부의 방으로 연결됐고, 어찌 된 영문인지 윤 일병이 그 간부와 함께 있어 바로 전화를 넘겨받았다. “엄마 왜 여기로 전화했어. 여기로 전화하면 안 돼. 안 돼 엄마… 내일은 안 돼. 내일 훈련이 잡혀서 산으로 가서 여기 없어. 4월은 안 돼. 오지 마.” 윤 일병은 자세한 설명 없이 그저 ‘훈련’이라는 말만 반복하며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그렇게 첫 면회가 무산되고 다음날, 이번에는 부대에서 윤 일병의 아버지에게 연락이 왔다. 윤 일병이 만두를 먹다 의식을 잃고 쓰러져 군 병원으로 후송 중이라는 내용이었다. 안씨는 당장 차를 몰아 부대에서 알려 준 연천의료원으로 향했다. 그러나 부대는 ‘윤 일병이 국군양주병원으로 이송 중이니 양주병원으로 오라’더니 이어 ‘의정부 성모병원으로 이송 중이다’라고 이송 상황을 알려 왔다. “우리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승주는 이미 의식도 없고, 숨도 쉬지 않고 차갑게 굳어 있었어요. 이미 죽은 상태로 도착한 거죠. ”●몸 곳곳에 피멍에도 군은 ‘딴소리’ 병원에 함께 온 윤 일병의 두 누나는 동생의 몸 곳곳에 선명한 피멍과 긁힌 상처 등을 보며 “구타가 있었던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지만, 사복 차림의 헌병대 관계자는 별 대꾸 없이 윤 일병의 사진만 찍어 갔다. 육군은 윤 일병의 사망이 선고된 7일 오후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사인은) 음식물이 기도를 막아 발생한 뇌손상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도 그대로 보고됐으나 정작 윤 일병 부검은 군의 공식 발표 이후인 8일 오후에 진행됐다. 윤 일병 사건은 당시 군의 발표 이후 잊혀져 갔다. 하지만 약 3개월 뒤 비영리 민간단체 ‘군인권센터’가 윤 일병의 의료기록과 군 내 사고 처리 기록 등을 입수하면서 군이 은폐하려 했던 내용이 폭로되기 시작했다. 언론의 취재가 다시 집중되자 군도 그제야 진상 파악에 나섰다. 그 결과 ‘기도폐쇄성 질식사’라던 윤 일병의 사인은 ‘과다 출혈에 의한 속발성 쇼크사’로 뒤집혔다. 자대 배치 직후부터 지속된 선임병들의 집단 구타로 사망에 이르게 됐다는 것이다. 윤 일병의 사인이 명확함에도 군검찰은 애초 선임병들에게 살인죄가 아닌 처벌 수위가 훨씬 가벼운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해 이들을 군사재판에 넘겼다가 여론의 비난이 빗발치자 재판 중 살인 혐의로 공소장을 변경했다. 그러나 1심을 맡은 육군 3군사령부 보통군사법원은 “선임병들에게 살인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상해치사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다. 그나마 2심인 고등군사법원은 선임병들의 살인의 고의를 인정해 살인죄를 적용했고, 이후 대법원은 2016년 8월 주범에게 징역 4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가해자 처벌에만 3년, 국가 소송 4년 가해자 처벌에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지만, 윤 일병 가족들의 싸움은 그 순간부터 다시 시작됐다. 가족은 건강히 군에 보낸 아들이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책임은 물론 사건 초기 군의 은폐와 부실 대응의 책임을 물으려고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렇게 또 4년, 자식을 잃은 가족들의 국가를 상대로 한 지난한 법정싸움이 이어졌다. 안씨는 “어차피 군이라는 조직은 군사경찰도 군검찰도, 군사재판부도 ‘한통속’이라 민간 법원에 한 가닥 희망을 걸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민사33부(부장 정철민)는 지난달 주범의 손해배상 책임만을 인정하는 ‘유족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안씨는 이를 두고 ‘사실상 전부 패소한 판결’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군의 잘못과 책임을 전혀 인정하지 않은 군사재판의 부당함을 민간 재판에 호소한 것인데 ‘군사재판부가 아니라고 판단했으니 국가의 책임은 없다’는 게 민간 법원의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제 인생은 이미 2014년 4월에 끝났어요. 삶의 끈을 놓아버리고 싶기도 했지만, 너무 아프고 무섭게 떠난 승주를 위해… 나중에 승주를 다시 만났을 때 ‘너의 죽음이 헛되지 않았다’고 말해 주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겁니다.” 아들의 사건이 있기 전 이른바 진보적 시민단체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하고 있었다던 안씨는 현재 군인권센터의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며 비슷한 처지의 다른 유가족들을 돕고 있다.
  • ‘무능’ ‘은폐’…도마 오른 경찰 수사력

    ‘무능’ ‘은폐’…도마 오른 경찰 수사력

    검찰로부터 수사권을 넘겨받은 경찰 수사력이 ‘무능’ ‘은폐’ 등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7일 대전지검에 따르면 생후 20개월 된 딸을 살해하고 시신을 아이스박스에 넣어 방치한 양모(29)씨는 친부가 아닌 의붓아버지로 밝혀졌다. 경찰은 언론에 줄곧 ‘친부’라고 밝혔다. 의붓아버지라는 사실은 검찰이 아동학대 살해 혐의 등으로 구속된 양씨를 법원에 기소하는 과정에서 언론에 의해 알려졌다. 경찰이 유전자(DNA) 검사로 중요한 이 부분을 확인하고도 감춰왔기 때문이다.대전경찰청은 지난달 9일 사건이 터지고 도주한 양씨를 사흘 후에 검거하고도 여전히 친부로 알고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에도 ‘친부’라고 적시했다. 게다가 아버지가 딸을 성폭행까지 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유전자 검사를 한 후에도 이를 알리지 않은 채 계속 ‘친부’라고 밝혀왔다. 경찰의 은폐로 중요한 이 부분이 왜곡됐다 기소 과정에서 뒤늦게 드러나 불신을 낳는 상황을 자초했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 송치 전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양씨의 유전자 검사 결과를 구두로 통보 받았지만 양씨 부부가 친딸로 알고 있었고, 관계 법상 규정을 고려해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면서 “성폭행 혐의 부분은 양씨가 계속 부인하다 거짓말탐지기 검사에서 ‘거짓말한다’고 나와 실토했지만 자백 뿐 증거가 없어 공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는 ‘국민의 알권리’를 우선해서 관련 법 안에서 수사 내용 공개 여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양씨는 지난 6월 15일 새벽 대전 대덕구 자신의 집에서 생후 20개월 딸이 잠 자지 않고 울자 이불로 덮은 뒤 주먹과 발로 수십 차례 마구 폭행해 숨지게한 뒤 아내 정모(26)씨와 함께 시신을 아이스박스에 넣어 집 안 화장실에 방치했다. 양씨는 지난달 9일 오전 5시쯤 집을 찾아온 장모가 경찰에 신고하자 도주한 뒤 대전 중구 한 모텔에 숨어있다 붙잡혀 아내와 함께 구속됐다.지난해 6월 충남 천안에서 터진 ‘의붓아들 여행용 가방 사망사건’도 경찰 수사력에 문제를 드러냈다. 경찰이 계모를 아동학대치사로 송치하자 검찰이 범행을 더 캐내 ‘살인죄’로 바꾼 것이다. 경찰은 계모 성모(43)씨가 지난해 6월 1일 낮 12쯤부터 오후 7시 25분까지 천안시 서북구 자신의 아파트에서 의붓아들 A(9)군이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여행용 가방에 감금한 뒤 소변이 흘러나오자 밥은 물론 물 한 모금 안주고 더 작은 가방으로 옮겨 넣어 숨지게했다면서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를 넘겨 받은 검찰은 추가 조사를 통해 성씨가 친자식들과 함께 A군을 감금한 가방 위에서 뜀을 뛰고 “엄마, 숨이 안 쉬어져요”라고 애원하자 오히려 헤어드라이기로 뜨거운 바람까지 넣은 사실을 밝혀낸 뒤 죄명을 살인죄로 변경해 기소했다. 검찰은 “사망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했는 데도 가방 위에서 뜀을 뛴 뒤 40여분 간 구호조치를 하지 않고 방치했다”고 살인죄임을 분명히했다. 결국 성씨는 징역 25년형을 확정 받았다. 대전경찰청의 한 경찰관은 “검찰이 그동안 큰 사건을 많이 다뤄 수사 기법이 풍부하다”며 “경찰이 그 정도의 수사능력을 갖추려면 앞으로 10년은 지나야 한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 공수처, 최재형 ‘직권남용’ 고발 사건 檢 이첩

    공수처, 최재형 ‘직권남용’ 고발 사건 檢 이첩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고발된 직권남용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공수처가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연루된 ‘라임 술접대 은폐 의혹’ 사건도 이첩하면서 일각에서는 “대선 후보에 대한 수사를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6일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시시민행동(사세행)에 따르면 공수처는 지난달 28일 최 전 원장 고발 사건을 대검찰청으로 단순이첩했다. 앞서 사세행은 지난 6월 최 전 원장이 정치적 야심 때문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특채 의혹 및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을 과잉 감사했다고 주장하며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공수처의 이첩 결정을 두고 사세행은 이날 “형평성에 어긋나는 매우 이중적인 행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고위공직자범죄를 성역 없이 엄정하게 수사하라는 국민적 요청으로 설립된 공수처가 유력 대선 예비후보와 관련한 사건을 검·경에 이첩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며 “만일 정치적으로 부담스러워서 회피하는 거라면 공수처의 설립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공수처는 최근 윤 전 총장이 고발된 라임 술접대 사건 부실수사 의혹도 검찰에 이첩했다. 윤 전 총장과 관련된 여러 고발 사건 중 공수처는 옵티머스 펀드 사기 부실 수사 의혹과 한명숙 전 총리 모해위증교사 수사 방해 의혹만 정식으로 입건하고 수사 중이다. 다만 아직 고발인 조사 등 본격적인 수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 [임창용 칼럼] 차라리 ‘언론징벌법’으로 바꾸든가

    [임창용 칼럼] 차라리 ‘언론징벌법’으로 바꾸든가

    지난 2월 국정농단 은폐 관련 2심 재판부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주요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허탈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오랜 기간 의혹을 추적한 기자들도 허탈했다. 우 전 수석은 국정농단 은폐와 자신에 대한 감찰을 방해한 ‘이석수 감찰 훼방’ 혐의, 문체부에 대한 부당한 감찰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수감 생활까지 한 우 전 수석으로선 억울할 법도 하겠다. 갖가지 의혹을 쏟아낸 언론에 대한 원망도 컸을 게다. 그가 무죄 판결을 받았으니 기자들의 취재와 의혹 제기가 잘못된 것일까. 일부 과한 부분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대부분은 정당한 취재와 보도를 했다고 본다. 그는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국정농단 관련 각종 의혹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연결될 위치에 있었고, 의심을 살 만한 정황이 적지 않았다. 우 전 수석은 기자들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고 언론사에는 손해배상도 청구했다. 일부 승소했다. 하지만 대부분 정정 보도나 소액 배상 등에 그쳤다. 법원에선 권력 감시와 비판이라는 언론의 본령과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기자들이 제한된 정보를 다소 부풀리거나 일부 오류가 기사에 섞이더라도 책임을 묻는 데 상당히 신중하다. 뜬금없이 국정농단 얘기를 꺼낸 건 여당이 최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강행 처리한 ‘언론중재법’ 개정안 때문이다. 개정안은 고의나 중대과실로 인한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손해(인격권 침해나 정신적 고통도 포함)액의 5배까지 배상하도록 했다. 손해액을 산정하기 어려우면 언론사 매출액 1만분의1에서 1000분의1을 곱한 금액 등을 고려한다고 돼 있다. 이 배상액 하한선 규정은 위헌에 가깝다. 고의성이나 중대과실 입증을 미국과는 달리 언론에 전가한다. 만약 이 개정안이 박근혜 정부 때 시행됐다면 기자들이 우 전 수석 사건을 비롯한 국정농단 의혹들을 제대로 보도할 수 있었을까? 어려웠을 것이다. 권력이나 대기업의 비리 취재는 정확한 정보 접근이 어렵다. 취재가 부족할 경우 관련된 정황이나 개연성에 기대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렇다 보니 의혹 제기가 수사로 이어져도 막상 재판에선 무죄로 이어지기 일쑤다. 실제로 국정농단 의혹에 대한 사건은 상당수가 무죄 판결로 이어졌다. 지난해 10월 대법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정농단 사건 가운데 1심 판결이 나온 95건 중 15건이 무죄 판결을 받았다. 무죄율 약 15.8%로 일반 형사사건 1심 무죄율 3.14%의 5배를 넘는 수치다. 결국 언론이 제기했던 상당수 의혹 제기가 허위이거나 과장이었고, 검찰도 유죄를 입증할 만큼 수사를 충분히 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당시 국정농단 의혹에 연루된 인사들은 청와대와 국가정보원 등 권력 핵심에 있었다.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배제가 있었다면 이들은 의혹을 취재하는 기자나 언론사에 대해 손해배상 소송을 무차별적으로 쏟아내 보도를 위축시켰을 것이다. 국정농단 수사의 단초가 된 JTBC의 ‘최순실의 태블릿’ 보도 등 국정농단 사건의 주요 의혹은 언론 보도로 시작해 수사로 이어졌다. 징벌적 손배 소송이 남발될 환경이었다면 상당수 의혹은 취재 과정에서 덮였을 것이다. 어느 기자가 자신과 소속 언론에 치명적 손해를 입힐지도 모르는 위험을 감수하고 의혹과 혐의 단계에서 기사를 쓸 수 있겠나. 법정에 서는 기자는 갈수록 늘고 있다. 언론중재위원회가 매년 발간하는 ‘언론관련 판결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매체별 민사소송 건수가 2008년 116건에서 2019년 334건으로 3배나 늘었다. 같은 기간 조정 사건은 954건에서 3544건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현행 법체계에서도 언론은 적지 않은 소송 부담을 안고 있다. 여기에 징벌적 성격이 강한 이번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상황은 훨씬 악화할 것이다. 진실을 파헤치는 부담스런 취재는 기피될 것이다. 정권과 정치인, 재력가 등 힘있는 이들에 대한 언론의 감시망이 느슨해지면서 사회 전반의 부패를 부추길 것이다. 언론중재법 제1조를 보자. 언론 보도로 인하여 침해되는 명예나 권리에 다툼이 있는 경우 이를 조정하고 중재하는 구제 제도를 확립해 언론의 자유와 공적 책임을 조화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돼 있다. 징벌적 손배제가 조정과 중재, 그리고 자유와 책임의 조화를 지향한다고 볼 수 있나. 개정안은 철회돼야 한다. 끝내 강행하겠다면 법 이름을 ‘언론징벌법’으로 바꾸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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