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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대선자금 수사 기업 타격 없게

    지난해 12월의 대통령 선거에 사용된 선거자금 소용돌이에 정신을 차리지 못할 지경이다.후보마다 유난히 깨끗한 체하며 치렀던 선거라서 국민들은 자고 나면 불거지는 대선자금 소동에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혼돈의 1차 책임은 대통령 선거를 빙자해 기업에서 돈을 가져다 써 놓고 그것도 부족해 축소,은폐하려는 정치권에 있다.그러나 검찰도 혼돈의 책임을 면키 어렵다.SK를 비롯한 이른바 5대 그룹 등에 대한 수사를 미적거리는 사이 의혹은 증폭되고 혼돈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자금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한나라당 이재현 전 재정국장의 구속 영장에서 SK 이외의 다른 기업체로부터도 불법 자금을 받은 의혹이 있다고 적시했다.민주당 일부의 대선자금도 정상적이지 않아 보이는 대목이 있다고 밝혔다.이런데도 문제의 불법 정치자금을 외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SK 자금은 수사 대상이 되고,다른 기업 자금은 대상이 아니란 말인가.검찰은 불법 정치자금에 연루된 모든 기업에 대해 즉각 수사를 확대해야 한다.대선을 빌미로 거둔 돈의 행방을 밝혀 외국에 빌딩을 샀다는 의혹을 풀어 내야 한다. 검찰은 정치권에 유입된 불법 자금에 수사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이번 수사는 정치권의 몰염치한 정치자금 모금 행태를 바로 잡자는데 있는 것이다.경제 여건이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행여 기업 경영이 위축되거나 타격을 입어서는 안된다.기업에 돈을 요구하고 가져간 정치권이 잘못이다.그렇다고 기업에 무조건 면죄부를 주어선 안된다.강권에 못 이겨 돈을 주었다면 그 사정을 충분히 배려해야 한다는 것이다.‘돈 주고 뺨 맞는’ 어처구니 없는 불상사는 없어야 하겠다.아무쪼록 불법 정치자금 구조를 적법 구조로 바꾸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 性 쉬쉬할수록 꼬이고 양지로 나오면 활력소 / 스티븐 벡텔·로렌스 로이 스테인스共著 ‘성의학 사전’

    문제는 우리가 성(性)에 대해 솔직하지 못하다는 점이다.전통적인 윤리관의 문제이기도 하고,그런 윤리관에 속박돼 살아오는 동안 체질화된 관행이기도 하다.그러나 아무리 쉬쉬하고 감춰도 성문제는 결코 은폐할 수 없고,은닉되지도 않는다.오히려 그 금기적 통제와 은밀함이 수많은 왜곡을 낳지 않았는가? 지금,성의 문제는 결코 개인적인 취향이나 기호 차원의 논의가 아니다.해마다 수십만 건의 강간사건이 발생하고,아동 성폭력은 끊일 줄 모르며 사이버 온라인을 파이프라인 삼아 포르노 산업은 번창하고 있다.모두가 왜곡된 성문화의 단면들이다.그러면 이런 성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 해답은 간단하다.먼저,수천년 동안 음지에서 끊임없이 자기복제를 거듭해 온 퇴폐와 문란의 성,그리고 그런 문화를 배태한 기만적 윤리의식을 이제는 양지로 끌어내야 한다.부모와 자식,남편과 아내가 부담없이 성문제를 말하고 함께 고민해야 한다.밝은 곳에서 풀어낸 답은 음지의 그것과 달리 음탕하거나 눅눅하지 않다.왜냐하면 그것은 바른 답이기 때문이다.다음으로,양지의 성담론을 가능하게 하는 텍스트가 사회적 공기(公器)로 제공되어야 한다.이런 점에서 미국의 의학 프리랜서 스티븐 벡텔과 로렌스 로이 스테인스가 공동집필한 새 책 ‘성의학사전’(도서출판 이채)은 눈여겨 볼만 하다.번역은 이화여대 의대를 같은 해 졸업한 이화의료원 목동병원 전공의 정진희, 이화의료원 동대문병원 전공의 장혜정, 순천향대 부속 부천병원 전공의 조희정씨가 맡았다.3명의 여성 전공의가 번역,출간한 ‘남성 성지식서’라는 점이 이채롭다. 책은 남성의 입장에서 기술됐지만 매춘,성추행,일부일처제,개방결혼 등 사회성 강한 주제에 대한 논의를 담았다는 점에서 단순한 의학텍스트로 간주하는 것은 섣부르다.오히려 성문화의 개방을 전제로 한 생산적 담론의 집적이라는 관점이 더 옳을 것이다. 예컨대,잠복기가 최고 40년에 이르는 매독은 중증으로 발전할 경우 ‘죄값을 치른다.’고 할 정도로 치명적인 성병이지만 그 병증을 알고 심각성을 우려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현대 의학에의 막연한 신뢰인지는 모르지만,대부분의 사람들은 매독을 흔한 성병쯤으로 간주하기 일쑤다.그러나 부모로부터 매독균이 감염된 태아의 40%는 죽는다.치사율 7∼8%의 사스 때문에 공포에 떨었던 인류를 새삼 전율케 하는 사망률이 아닐 수 없다. 사실,현대 의학으로도 후기에 접어든 매독은 완치할 수 없다.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전설적인 마피아 보스였던 알 카포네와 히틀러,빈센트 반 고흐,베토벤과 콜럼버스,나폴레옹과 고갱 그리고 보들레르와 무솔리니….이들 모두 매독이라는 질병에 노후가 망가진 사람들이다.책은 이런 매독의 병증과 치료법 등을 관련 소사(小史)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 ‘사전’이라는 책 제목에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남녀의 신체 특성과 ‘좋은 건강,좋은 섹스’,‘보다 나은 섹스를 위한 테크닉’,‘사랑을 위한 준비’ 등 성을 둘러싼 과학적이고 기능적인 주제가 있는가 하면 각종 성병과 성 관련 질환,그리고 나와 우리의 성 문제를 근원적으로 돌아보게 하는 주제의 글을 실어 사전의 답답함을 벗겨냈다. “그래도 성은 드러내놓고 말하기엔 뭔가 찜찜해.”라고여기는 사람이 있다면 이런 어록이 도움이 될까.“섹스는 영혼을 재생시키기 위한 9가지 이유 중의 하나다.나머지는 중요하지 않다.”(미국 작가 헨리 밀러) “섹슈얼리티에 대한 경멸은 삶에 대한 범죄이다.”(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2만원. 심재억기자 jeshim@
  • 대선자금 공방 / 민주당 우리당 주장 노캠프 4대 의혹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대선자금 이전투구가 점입가경이다.민주당은 29일 노무현 대통령의 지난해 대선자금 회계감사 결과를 중간 발표하면서 허위 회계처리 등 4대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이와 함께 “오늘은 맛보기일 뿐,놀랄 만한 게 앞으로 나올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민주당 일각에서는 한나라당의 불법 SK비자금 100억원 수수 문제가 희석되고,범여권의 분열이 가중된다는 점 때문에 곤혹스러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민주당의 일부 실무자는 노관규 당 예결위원장의 발표가 신빙성이 약하다고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128억원 허위 회계처리했는가 노 위원장은 이날 열린우리당으로 간 이상수 전 대선 총무본부장이 민주당 경리국에 지시,대선자금 128억 5000만원 상당을 허위 회계처리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대선 당시 민주당은 의원들은 물론 사무처의 상당수 실무급 인사들이 반노(反盧) 성향을 보여 회계문제가 당 경리국장과 친(親)노무현 성향인 선대위의 재정국장으로 이원화돼 있었다. 노 위원장은 그동안 회계감사 결과 73억 6000만원상당을 대선 선대본부에서 임의로 사용한 뒤 중앙당에서 당무비용으로 사용한 것처럼 허위 회계처리됐으며,중앙당 통장 명의를 빌려 34억 9000만원을 자금세탁,선대위 재정국에 넘겼다는 의혹도 제기했다.또 20억원을 중앙당에서 차입한 것으로 허위 회계처리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반면 대선 때 민주당 선대위 재정국장이었던 열린우리당 김홍섭 총무팀장은 128억원 부분은 명백한 허위로 73억원은 정당활동비로 선거 때 지급한 돈이고,회계보고 때 정당 회계에 포함시켰다고 해명했다.34억원은 시·도지부에서 중앙당 경리국을 통해 선대본부에 들어와 회계보고를 했고,20억원은 지난해 11월27일 선거운동개시일 전에 차입한 것으로 정당활동비에 산입,선관위에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무정액 영수증,거액 조달수단? 민주당측은 이상수 의원이 가져간 제주도지부후원회 무정액 영수증 363장의 문제점을 강조했다.이 무정액(無定額·액수를 적지 않음) 영수증은 1억,혹은 2억원도 기재하여 발행할 수 있기 때문에 최대 700억원대의 불법자금도 조달할 수 있다는주장이다. 열린우리당이 공개 및 반환을 거부하면 363장의 영수증 속에는 엄청난 대선자금 비밀이 있다고 믿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즉 이 영수증들을 SK비자금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로부터 받은 불법자금 영수증으로 발급했거나,당선축하금으로 의심되는 자금을 받아 변칙처리하고 은폐한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후원금 편법 처리 노무현 후보 선대위는 지난해 12월 초 민주당 중앙당에서 모금한 후원금 149억여원을 4개 시·도지부 후원회 명의의 영수증을 이용해 편법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민주당 서울·경기·인천·제주 등 4개 시·도지부에 따르면 후보단일화 직후 선대위 요청으로 후원금 영수증을 넘겨줬고 ▲서울 42억여원 ▲인천 36억여원 ▲경기 41억여원 ▲제주 29억여원 등으로 분산 처리됐다.특히 이상수 의원이 보관 중인 것으로 알려진 제주도지부 후원회의 무정액 영수증 363장은 이에 포함돼 있지 않아 의혹을 사고 있다. ●대선 축하금,잔금이 있었는가 민주당측은 이상수 의원이 올해 중앙당 경상비 조로 중앙당 경리국에 출처불명의 45억원을 두 차례에 걸쳐 제공했는데,이 돈도 많은 의문점이 있다고 몰아붙였다.이 자금이 대선잔여금이거나 당선축하금일 수 있으며 ‘당선축하금 돈벼락’의 진위를 밝힐 열쇠라는 주장이다.또 대선 잔여금 6억 4700만원,미지급금 6억 1400만원 등 12억 6000여만원을 이상수 의원이 둘려주지 않고 있다며 반환을 촉구했다.이 돈이 우리당 창당자금으로 전용됐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우리당측은 45억원은 평소 후원회에서 모금해 쓴 것이고,중앙당 후원회에 자료가 모두 있으며,매달 당운영비로 썼다고 해명했다.45억원 제공자는 기업 및 개인이 포함돼 있으며,12억 6000만원 반환요구는 납득하기 어렵고 그중 6억원은 외상값이기 때문에 반환필요가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또 지난 1월 17억원이 제주시지부 후원회에 입금됐다며 돈세탁이나 당선축하금 의혹을 제기했지만 우리당측은 “대선기간 중 이상수 의원이 받은 후원금을 갖고 있다가 입금한 것으로, 대선잔금이 아닌 후원금이며 현행 정치자금법상 후원금은 받은 뒤 1년 이내만 입금시키면 하자가 없다.”고 주장했다.이 돈 역시 당 경상비로 썼고,모두 영수증처리했다는 것이다. ●남겨진 3개 문서상자가 단서? 민주당이 이날 결정적으로 의혹을 제기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당 관계자가 실수로,혹은 미필적 고의로 대선자금 관련 장부 세 상자를 민주당에 남겨놓고 갔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이 영수증철 등 서류 속에서 지난 7월 공개한 대선자금 내역이 잘못됐다는 결정적인 단서가 포착됐고,이날 중간발표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것이다. 한 당직자는 “남겨진 서류속에는 대단한 내용이 있고,우리는 그 서류를 검찰에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우리당에서 이 서류상자들을 되가져가기 위해 비밀탈취 작전을 시도했다는 의혹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춘규 김상연기자 taein@
  • 민주 ‘정치자금 사면’ 성토/ “부패정치 야합… 강력 저지”

    민주당은 청와대와 한나라당 일각에서 노무현 대통령·이회창 전 대통령후보의 대선자금 문제와 노 대통령 재신임 문제를 일괄타결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과 관련,‘부패정치 야합’이라며 강력 저지를 선언했다. 열린우리당 관계자들이 다수 연루돼 있는 노 대통령의 대선자금과 국민적 의혹이 쏠린 한나라당 불법대선자금 문제는 국정조사 및 특검을 통해 진실을 밝혀 재발을 방지하는 게 순리이지 정치적인 거래를 통해 서로 주고받는 것은 야합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민주당은 24일 최고위원·상임고문 연석회의와 의원총회를 열어 ‘대선자금 고해성사 후 사면론’을 성토했다. 박상천 대표는 “노 대통령이 위헌적인 재신임 국민투표로 국민을 위협하고 한나라당과 야합해 대선자금 비리를 덮으려고 한다.”면서 “대선자금을 빙자해 최도술씨 11억원 수수와 부산경제인들의 300억원 뇌물의혹 등 엄청난 뇌물사건을 덮으려 든다면 국정조사를 발동하고 특검을 도입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조순형 비상대책위원장도 “사면하려는입법은 국민의 공감을 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으며,최명헌 최고위원은 “노 대통령 주변의 총체적 비리를 이 기회에 은폐하려는 것”이라고 가세했다.다른 참석자들은 “법치질서에 대한 부정”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김성순 대변인은 일괄타결론에 대해 “부패원조당인 한나라당과 부패 신장개업당이라는 지적을 받는 열린우리당측이 부도덕한 대선자금 비리문제를 적당히 덮고 가려는 속셈을 부려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유종필 대변인도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은 부패 1중대와 2중대로서 부패 은폐를 위해 공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춘규기자 taein@
  • [사설] ‘사면법’ 논의보다 고백이 먼저다

    불법 대선 자금 문제로 정치 불신이 최고조에 달한 것은 비리 당사자들이 문제의 심각함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데 있다.SK로부터 100억원을 받은 최돈웅 의원과 한나라당은 그 돈의 사용처를 밝히라는 빗발 같은 여론에 묵묵부답이다.한나라당뿐 아니라 민주당과 열린우리당도 불법 정치 자금과 관련해 수사를 받고 있지만 이렇다 할 변명조차 없다.정치권의 비리 문제는 누가 더 더럽고 덜 더럽고를 가리는 게임이 아니다.잘못에 대해서 솔직히 고백하고 깨끗하게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정치권이 불법 대선 자금에 대해 고해성사하는 심정으로 공개하라고 거듭 촉구했다.자기 반성이 없는 정경유착 근절이나,정치 개혁 주장은 공허한 말장난일 뿐이기 때문이다.노무현 대통령이 오늘부터 정당 대표들과 연쇄 회담을 갖는다.재신임,이라크 파병 문제 등 회담에서 논의해야 될 현안들이 많지만 대선 자금 문제만큼은 반드시 공개하겠다는 해법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다른 현안들은 국론이 분열된 사안이어서 논란이 있을 수 있겠지만 대선 자금은 ‘고백하라’는 국론이 일치돼 있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아울러 대선 자금 공개와 관련,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공개 후 사면’이라는 특별법은 성급할 뿐 아니라 국민 정서와 거리가 멀다는 점을 지적한다.확인도 공개도 안 된 사안에 대해 미리 사면을 얘기한다는 것은 법치주의와 어긋나는 일이다.자신들의 잘못을 자신들이 사면하는 것도 주객이 바뀐 일이다.정치권은 먼저 검찰의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고,성역없이 대선 자금을 공개한 뒤 국민의 뜻을 물어야 한다.지금 정치권은 조직 폭력배 취급을 받을 정도로 위기에 처해 있다.정치권이 이 위기를 정당한 방법으로 돌파하지 않는다면 정치권이 내세우는 개혁이니,깨끗한 정치니 하는 기회는 오지 않는다.각 당들이 선거공영제와 정치자금법 개정 등 정치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하지만 과거를 은폐하고서는 미래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 살인범 만든 ‘억지수사’/법원, 7명살해 혐의 3인조 무죄 선고

    7명의 시민을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3인조 연쇄 강도살해범이 강도살해 및 강도치사 혐의에 대해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특히 강도살해 등 혐의는 경찰이 수사단계에서 범행수법이 유사하다는 이유로 미제사건을 이들에게 억지로 전가한 의혹이 제기돼 끼워맞추기식 수사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신영철)는 3인조 연쇄살해범으로 몰린 홍모(27)·김모(28)·윤모(29) 피고인에게 7명을 살해한 혐의에 대해 1심대로 무죄를 선고하고 강도상해 등 혐의만 인정,징역 9∼15년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극형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체포된 지 하루도 안돼 범행을 자백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고 피고인들이 강압적 상태에서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진술한 정황이 엿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간 진술에 어긋난 부분이 많고 범행 당시 피고인들의 알리바이 조사 결과 피고인들이 범행장소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경찰이 미제사건을 제시하면서 엄하게 추궁하자마지못해 자백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교도소 동기이자 친구 사이인 이들은 지난해 2월 경기도 용인에서 승용차 안에서 데이트하던 30대 연인을 살해한 뒤 불을 질러 범행을 은폐한 혐의(강도살인),지난해 2∼4월 서울에서 5명의 무고한 시민을 둔기로 때린 후 숨지게 한 혐의(강도치사),그밖에 강도상해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수지김’ 구상권 청구대상 장세동씨 / 8억 빌라 지난달 처분

    홍콩에서 피살된 ‘수지김’에 대한 국가 배상판결과 관련,구상권 청구대상으로 잠정 결정된 장세동 전 국가안전기획부장이 판결 선고 후인 지난달 말 자신 명의의 서울 서초동 빌라(공시가 7억여원)를 처분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같은 구상권 청구 대상인 전희찬 전 안기부 대공수사국장도 지난달 초 개인명의 부동산 11억원 상당을 처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장씨와 전씨가 자신 명의의 부동산을 처분한 것이 가압류를 피하기 위한 조치일 수 있어 이들을 상대로 사해행위취소 소송을 검토중이다.강제집행면탈 혐의로 수사하는 방안까지 거론되고 있다.지난 8월 중순 배상판결이 나자 검찰은 장씨와 전씨를 비롯,당시 사건 은폐에 관여한 것으로 파악된 이학봉 전 안기부 2차장,이해구 전 1차장,정주년 전 해외파트 담당국장,윤태식씨 등 6명을 구상권 청구대상으로 통보받았다.검찰은 이들중 본인 명의로 부동산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된 이학봉씨와 이해구씨의 시가 6억원,8억원짜리 부동산을 가압류키로 했다.장씨는 이에 대해 “살고 있는 빌라가 재개발을 추진중인데 주민들이 내 집이 가압류 당할 경우 재개발에 차질이 생길 것을 걱정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빌라의 나머지 세대 거주자 8명에게 8억원을 받고 집을 팔았다.”고 해명했다.장씨는 “현재 전세로 그 집에 그대로 살고 있으며 집을 판 돈 8억원 중 전세대금과 변호사 비용 등을 빼고는 고스란히 통장에 들어있어 집팔기 전후 재산변동은 없다.”면서 가압류 회피 의혹을 부인했다.한편 장씨는 지난해 11월 대통령선거에 입후보할 당시 재산을 38억 1046만 3000원으로 신고했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최도술 원칙대로 수사 盧대통령 지난달 지시/청와대 대변인 밝혀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달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SK비자금 연루 의혹에 대해 강금실 법무장관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원칙대로 수사하라.”고 지시했었다고 윤태영 대변인이 14일 밝혔다. 윤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해 보고를 받고도 은폐했다는 등의 얘기가 있는 것 같은데,노 대통령은 ‘원칙대로 수사하라.’고 지시했다.”면서 “검찰이 최 전 비서관을 소환조사하는 등 원칙대로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재신임투표 정치개혁과 연계 1월말 실시 검토

    한나라·민주 “먼저 측근비리 규명” 강력 반발 청와대는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국민투표를 이르면 내년 1월 말에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관련기사 3·4·5·6면 노 대통령은 전날 국무위원과 청와대 수석·보좌관이 낸 일괄사표를 즉각 반려했다. 청와대는 국민투표법을 일부 손질하거나 특별법을 만들어 재신임 투표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일각에서는 순수 재신임투표가 위헌 논란이 있는 점을 감안,중·대선거구제 등 정치개혁과 연계된 정책 국민투표 실시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야당은 재신임 투표와 정책의 연계에 반대하고 있다.특히 투표에 앞서 노 대통령 측근비리 의혹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와 특검 실시를 요구하고 나섬으로써 국민투표 실시 자체가 불투명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유인태 청와대 정무수석은 “내년 1월 말이나 2월 초에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1월 말 국민투표를 해 불신임을 받으면,4월 총선 전에 새 대통령선거를 치르면 된다는 것이다. 유 수석은 “대통령 재신임투표를 총선때 같이 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으며 이때 불신임을 받으면 6월에 대통령선거를 실시하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유 수석은 이어 “지역구도 타파를 위한 중·대선거구제,독일식 정당명부제 도입을 전제로 해 책임총리제 실시를 약속하는 방안을 내걸어 국민투표에 부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야당측이 받아들이겠느냐.”고 말해 정책투표 추진의 어려움을 밝혔다. 윤태영 대변인도 “정치개혁 방안을 재신임 문제와 연계시키는 방안을 논의한 바 없다.”고 말했다. 앞서 노 대통령은 지난 11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재신임 방식과 관련,“국민투표에 의한 방법이 가장 분명할 것”이라며 “논의 여하에 따라서는 국민투표법을 손질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연내 국민투표 실시’를 당론으로 채택,구체적인 추진 방안과 시기를 노 대통령이 제시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이에 앞서 최도술씨 등 주변인사의 비리 의혹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최병렬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노 대통령이 최 전 비서관 비리의혹을 사전에 보고받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재신임 추진의사를 밝힌 것이라면 이는 탄핵감으로,노 대통령은 국민투표에 앞서 측근 비리의혹에 대해 낱낱이 진상을 밝히고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박상천 대표도 회견을 갖고 “노 대통령이 (측근비리에 대한) 검찰수사 이전에 재신임 발언을 함으로써 검찰이 위축돼 이 사건의 진상을 제대로 수사하지 못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즉각적인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4당 대표회담을 갖자고 제의했다.당초 국민투표에 반대했던 통합신당측은 일단 노 대통령의 의지를 존중키로 하는 한편 재신임 절차가 정치개혁의 전기가 돼야 한다며 SK비자금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곽태헌 진경호기자 tiger@
  • “휴대전화 도청 불안… 차라리 유선전화 사용”/휴대용 비화기 불티

    정부의 휴대전화 도청 가능성 은폐 의혹으로 ‘도청 공포’가 다시 확산되면서 도청을 막을 수 있는 비화기(秘話機)의 판매와 구입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최근 거론되는 휴대전화 비화기는 국내생산이 안되는 데다 수입도 당국의 승인을 받도록 돼 있어,시중에서 쉽게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따라서 유선전화 비화기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것이다. 상당수 기업과 정치인은 휴대전화의 도청 가능성이 제기되자,휴대전화 대신 유선전화에 탈부착이 가능한 고가의 휴대용 비화기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일반인까지 이 장치에 관심을 보이면서 제조업체들은 시가의 절반 수준인 70만∼80만원 짜리 보급형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정감사 등에서 도청문제가 제기되면서 비화기에 대한 제품 판매와 문의가 평소보다 30% 이상 증가했다.국내 비화기 전문업체 ㈜컴섹 호정환(45)사장은 “언론보도 이후 평소보다 20여건이나 늘어나 하루 평균 50∼60건씩 구입 문의가 들어온다.”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한 이후 1000대 이상을 팔았다.”고 밝혔다.도청방지시스템 수입업체 영화무역 성준기(41)사장도 “휴대전화 도청을 막을 수 있겠냐는 문의가 며칠전부터 하루 평균 10여건씩 들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주로 기업체와 정치인이 대량 구입 비화기 수요자는 상당수가 기업체와 고급정보를 다루는 정치인이며,이들은 입소문을 통해 업체에 연락해 “진짜 도청이 안되느냐.”고 확인한 뒤 한대에 150만원이나 하는 제품을 수십개씩 대량으로 구입하고 있다.정치인들은 대부분 보좌진을 시켜 “업무상 수십명과 비밀 통화를 하는데,대량으로 구입하고 싶으니 저렴하게 해달라.”고 문의한다.기업인들은 주로 “수십곳의 거래처에 돌리려고 한다.”며 물품을 구입한다. 비화기는 사전 크기로 전화기 옆에 부착해서 사용하며,휴대가 가능해 집이나 사무실로 옮겨 쓸 수도 있다. ●휴대전화용 비화기 사용도 어렵다 휴대전화용 비화기는 얼마전 국내 일부 업체가 개발했지만,시중 판매는 안되고 있다.휴대전화 제조업체인 ‘팬택&큐리텔’관계자는 “지난 2월 비화 휴대전화 2대를 만들어 시연회를 가졌지만,시장성이 나빠 생산을 포기했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일부 업체들도 이같은 장치를 개발했을 수 있지만,정통부에 형식 승인을 신청한 건수는 현재 없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이와 관련,권영세(權寧世·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6일 정보통신부 국감에서 “국가정보원이 사업을 불허하는 바람에 시중에 배포된 시제품 200여개를 긴급 회수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영표 유영규기자 tomcat@
  • 폐연료봉 8000개 재처리땐 핵무기 4~6개 생산 가능

    2일 북한 외무성의 플루토늄 ‘용도변경’ 발표가 사실일 경우 북한이 핵 개발에 한걸음 더 나아간 것으로,영변 5메가와트 원자로에서 추출한 플루토늄의 사용 용도를 평화적 원자력 개발에서 군사무기 개발 목적으로 명백하게 전환한 것을 의미한다. 한 핵개발 전문가는 “북한이 그동안 재처리한 플루토늄을 액체상태로 보관해 오다가 최근 무기 생산을 목적으로 금속화한 것 같다.”고 말했다. 플루토늄을 금속화했을 경우 북한의 핵 개발 단계는 실제로 폭탄을 조립하는 일만 남게 된다.다만 고폭실험을 했느냐의 문제가 남아있지만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만일 북한이 비밀리에 고폭실험까지 마쳤다면 실제로 핵 폭탄을 만드는 데까지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북한이 밟을 수순으로 핵보유 국가로 인정받기 위해 핵보유를 공식선언하거나 핵 실험을 전격 실시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통일연구원의 정영태 선임연구위원은 “핵 실험은 기술적으로 오래 걸리는 데다 한반도 주변 상황도 좋지 않아 북측이 거기까지 가지는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8000개의 폐연료봉을 모두 재처리할 경우 플루토늄 28∼35㎏이 나오고,대략 4∼6개의 핵 무기를 만들 수 있다.한·미 양국은 지금까지 북한이 영변 원자로에서 폐연료봉의 봉인을 뜯고 이를 차량을 통해 어디론가 옮겼다는 사실은 시인해 왔다.일부 지적대로 영변 이외 산악지역에서 클립톤 85가스의 차단 등 재처리 증거 은폐 수준을 향상시킨,발전된 형태의 핵재처리 시설이 존재하고 폐연료봉을 실은 차량이 그곳으로 이동했다면 북한의 핵재처리 완료 주장이 사실일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도운기자 dawn@
  • [열린세상] 펀드의 보유주식 공개를

    지난 6월20일 K기업은 친족그룹 계열사들의 지분을 대규모로 취득하였다고 발표하였다.지분 취득규모가 거의 3000억원에 이르렀으며 동 금액은 그동안 K기업의 타법인 출자금 총액의 67%에 해당하는 것이었다.언론사들은 K기업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여 예전부터 투신사 단독사모펀드를 통해 사실상 보유하고 있던 주식들을 단순히 넘겨받은 것이라고 전했다.단독사모펀드인 만큼 펀드 보유주식에 대한 의결권 행사에 있어서도 거의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쳤을 것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고 나서 여러 가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특히,투신사 펀드가 금융당국과 투자자로부터 기업의 출자내역을 은폐하는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공정거래위원회는 자산규모 5조원 이상의 대규모기업집단에 속한 회사들에 대해서 출자총액이 원칙적으로 순자산의 25%를 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그런데 펀드를 통한 간접출자는 이러한 규제를 무력화시킬 우려가 있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는 증권거래법상 5% 이상의 지분을 취득하는 경우 발생하는 대량보유신고의무를 회피하거나,기업집단이 계열 분리된 다른 기업집단에 대해서 계속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통로로 이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응하여 투자신탁운용회사와 뮤추얼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종목의 이름과 수량을 금융당국과 투자자들에게 정기적으로 보고 및 공시할 필요성이 서서히 인식되고 있다. 지난달 23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재벌소속 금융보험회사를 대상으로 계열사 보유주식에 대한 의결권행사 실태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2002년 1월 공정거래법 제11조 개정으로 계열사 보유주식에 대해서도 의결권 행사가 제한적으로 허용되었는데 재벌소속 금융보험회사가 올해 주주총회에서 과연 해당 법조문에 부합되게 의결권을 행사하였는지 점검하겠다는 것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재벌소속 금융보험회사가 ‘고유계정’을 통해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주식정보를 정기적으로 보고받기 때문에 동 계정을 통한 의결권 행사 실태점검에 있어서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재벌소속 금융보험회사가 ‘신탁계정’을 통해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주식에 대해서는 실태점검이 과연 가능한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2002년 4월 정부는 증권투자신탁업법과 증권투자회사법도 개정하여 재벌소속 금융회사가 신탁계정을 통해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주식에 대해서도 제한적으로 의결권 행사를 허용하였다.그러나 현행법상 투자신탁운용사와 뮤추얼펀드는 주식포트폴리오 내에서 보유하고 있는 주식종목을 투자자들은 물론이고 금융당국에 대해서도 보고할 의무가 없어서 금융당국이 과연 의결권행사에 대한 실태점검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예컨대,현행 증권투자신탁업법과 그 시행령은 신탁재산에서 5% 또는 10억원 이상을 보유하는 주식의 발행법인에 대해서 의결권행사 공시의무를 부과하고 있다.동 공시의무에 대해 효과적으로 감독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어느 종목을 5% 또는 10억원 이상 보유하고 있는지 금융당국이 알고 있어야 하는데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참고로,뮤추얼펀드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에서는 반기마다 보유주식 종목을 감독당국에 보고해야 하고,최근에는 그 보고주기를 분기로 앞당기려는 움직임이 있다.일각에서는 이러한 공시가 펀드의 투자전략 노출과 외부투자자들의 무임승차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지만 공시보고서 작성기준일자와 실제 공시일자 사이에 60일의 시차를 둠으로써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펀드의 보유주식 공시는 비단 각종 정부규제의 효과성 담보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오히려 보다 중요한 이유는 일반 투자자들에 대한 펀드의 책임성을 제고시키고,이들 투자자들의 투자판단에 도움을 준다는데 있다.펀드운용이 실제 약속한 투자지침에 따라 이루어지는지 투자자들이 효과적으로 감시할 수 있도록 해줄 뿐만 아니라,복수의 펀드를 보유한 투자자의 경우,단일 종목에 자신이 얼마만큼 노출되어 있는지 알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김 우 찬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좋은기업지배구조硏 부소장
  • 형사계장 부인 ‘잔혹피살’

    현직 경찰간부 부인이 온몸을 흉기로 찔려 살해된 사건이 발생,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6일 오전 2시20분쯤 부산 수영구 광안동 박모(53·부산 모경찰서 형사계장)씨가 세들어 사는 2층 집에서 부인 김모(46)씨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김씨는 작은 방에서 이불을 덮어쓴 채 가슴과 옆구리 등 수십 군데를 흉기에 찔렸으며,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범인이 지른 불로 인해 시체 일부가 불에 탔다. 김씨는 이웃 주민들의 화재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 등에 의해 발견됐는데 당시 남편 박씨는 경찰서에서 당직근무 중이었다.또 공무원 시험준비중인 큰아들(26)은 외출했고,작은아들(24)은 경찰 임용을 위해 교육중이어서 집을 떠나 있었다. 경찰은 피해품이 없고 김씨가 무참히 살해된 점으로 미뤄 남편 박씨의 사건처리 등을 둘러싸고 앙심을 품은 사람의 소행이거나 조직폭력배의 보복사건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주변인물들을 상대로 수사를 펴고 있다.한편 경찰은 현장에서 길이 20㎝가량의 과도를 수거,지문 등 감식작업을 벌이고 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軍 횡령비리 장성등 7명 입건/육군회관 횡령 방조… 체육부대 지원금 전용

    국방부내 복지시설인 육군회관을 관리하는 육군 복지근무지원단의 전직 단장(준장급) 4명이 부하직원의 공금 횡령비리를 방조한 것으로 드러났다.또 현직 사단장을 포함한 장성 2명과 예비역 장성 1명이 체육부대장 재직시 외부기관의 지원금을 수천만원씩 빼돌린 혐의로 보직 해임됐다. 육군 중앙수사단은 8일 복지근무지원단장 재직시 육군회관 관리소장 성모(구속중) 원사의 수입금 착복사건을 방조한 김모(육사 31기) 준장 등 전직 지원단장 4명을 업무상 횡령 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군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 원사가 1996년부터 지난 3월까지 7년여동안 육군회관에서 열린 결혼식행사를 장부에서 누락하는 등의 수법으로 5억여원을 횡령한 사실을 알고도 묵인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성 원사는 횡령액 중 1억 5000만원은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의 물품 구입이나 시설 보수비에 쓰는 등 상당액을 ‘공적’으로 사용했다고 주장,역대 총장들도 횡령 방조 혐의로 사법처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일각에서는 국방부가 육군 전직총장들의 개입 가능성까지 있는 ‘대형’사건의 수사를 총장 직할의 중앙수사단에 맡긴 것 자체가 수사 의지가 없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방부 합동조사단도 국군체육부대장 허모 준장과 사단장 이모 소장 등 현역 장성 2명과 대령 1명 등 전·현직 체육부대장 3명을 외부 지원금 1억 20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보직해임조치했다.또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윤모 예비역 준장은 경찰에 사건을 넘겼다. 이들은 체육부대장으로 있던 1998년 10월부터 최근까지 민간 체육협회 및 단체들로부터 제공받은 지원금 가운데 각각 1000만∼4000만원씩 횡령한 뒤 이를 은폐하기 위해 허위 영수증을 발급한 혐의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수지김 유족 배상금 어디 쓰나/공권력 피해자돕기 2억 쾌척

    법무부가 항소를 포기함에 따라 살해당한 뒤 간첩누명을 썼던 수지김(본명 김옥분)씨 유족들은 이달 중순쯤 손해배상금 42억원을 받는다.살해범 윤태식씨가 5일 손해배상금 일부에 대해 항소했지만,국가가 항소를 포기한 만큼 배상금 액수는 변하지 않는다.유족들은 배상금의 일부를 기증하고,소송비용으로 쓴 뒤 남은 것을 똑같이 나눠 갖기로 했다. 지난해 5월 손해배상소송을 서울지법에 청구할 때 유족들은 배상금 가운데 2억여원을 사회에 기증하기로 합의했다.유족들은 최근 가족회의를 갖고 “판결의 사회적 의미를 고려,공익활동에 더 많은 배상금을 사용하자.”고 의견을 모았다.2000년 살해범 윤씨를 검찰에 고소한 뒤 뜻밖의 사고로 숨진 수지김씨의 오빠 김만식씨의 넋을 기리고,또다른 공권력 피해자들이 진실을 밝히도록 돕고 싶다는 게 유족들의 뜻이다. 유족들은 또 민사소송을 낼 때 흔쾌히 인지대 2700만원을 빌려준 독지가의 돈도 갚고,지난 3년간 민·형사 소송을 담당했던 모든 변호사 등에게도 수임료를 지급할 계획이다.나머지 돈은 6가족 10명이 골고루 나눠 생활기반을 마련하는데 사용하기로 했다. 한편 살해범 윤씨는 이날 “국가가 수지김 사건을 주도적으로 조작·은폐했다.”면서 “결국 나도 희생자인데 1심에 충분히 다투지 못했다.”며 손해배상금 일부에 대해 항소했다. 서울고검 관계자는 “국가기관의 조직적 불법행위가 재발해선 안된다는 항소포기 취지에 변함이 없다.”면서 배상금 지급 방침을 재확인했다. 정은주기자 ejung@
  • [씨줄날줄] 교수 권인숙

    질풍노도 같은 80년대 민주화의 흐름을 돌이켜 볼 때 잊혀지지 않는 이름이 둘 있다.한 명은 죽어서 민주화의 에너지를 폭발시킨 박종철,또 한 명은 살아서 독재 권력의 악마와 같은 얼굴을 드러내 보인 권인숙이다.그 권인숙씨가 17년만에 교수가 되어 강단에 섰다. 권씨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시계를 옛날로 돌려보자.1986년 7월 서울대 제적 학생으로 위장취업한 권모양이 부천경찰서에서 수사를 받으며 성고문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이 주장에 대해 거짓말탐지기까지 동원한 수사 끝에 검찰은 ‘성적 모욕행위는 없었다.’,‘급진세력이 혁명을 위해 성(性)까지 도구로 사용한다.’고 발표했다.나중에 밝혀지지만 검찰 경찰 안기부 등이 참여하는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열어 몽땅 거짓말을 꾸며낸 것이었다.결국 올림픽이 열리는 88년 재수사를 벌이고서야 진실이 드러났지만 성고문 수사,진실은폐,뒤집어씌우기 등 독재권력의 추악함은 끝이 없었다. 권씨는 지난해 말 펴낸 자전적 에세이집 ‘선택’에서 “역사가 나라는 한 개인의 어깨 위를 누르는 무게가너무 무겁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한다.미국으로 유학을 떠나기 전 노동인권회관을 운영하면서도 노동자들과 교감하는 즐거움을 맛본 기억이 없다고 털어놓았다.그 무렵의 활동과 관련해서는 “개인의 감정이나 자의식,한계를 인정하고 보호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은커녕 생각조차 하기 힘든 시기였다.”고 술회한다.운동권 집단정서에는 껄끄럽게 들릴 발언을 솔직하게 던지는 권씨에게는 터부화된 집단논리를 벗어나는 내면의 힘이 있는 것 같다. 반미시위가 거리를 휩쓸던 지난해 말 ‘선택’을 출판하기 위해 일시 귀국, “무조건 미국을 미워해서는 안 돼.”라고 말한다거나 99년 한 잡지에 쓴 글을 통해선 운동권 학생 출신들이 민중 민족을 내세우면서도 권위의식이 몸 깊숙이 배어 있다고 비판하면서 “우리가 살아온 시대의 변태성이 아직도 우리를 깊게 규정하고 있다.”고 진단한 말도 울림이 깊다. 이제 교수 권인숙은 군대가 사회,특히 여성들에게 미친 영향이라든가 조선족 여성들에 대해 연구하겠다고 포부를 밝히고 있다.권 교수가 ‘영혼이 자유로운 학자’로서 우리앞에 우뚝서는 것을 보는 일은 작지 않은 기쁨이다. 강석진 논설위원
  • 뉴스플러스 / 野 “양길승파문 국감서 진상 규명”

    한나라당 ‘양길승 로비 축소·은폐사건 진상조사단’은 3일 기자회견을 갖고 “검찰은 김도훈 검사를 구속하면서 100만원 수표 10장과 현금 등 2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가 있다고 밝혔으나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국정감사를 통해 진상을 가리겠다고 밝혔다.
  • 책 / 미국사의 전설,거짓말,날조된 신화들-리처드 솅크먼 지음

    미국의 초월주의 사상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결국 중요한 것만 기억에 남는다.”고 했지만,미국인의 역사 인식은 이와 사뭇 다르다.미국인들이 기억하는 역사적 지식은 상당 부분이 신화적인 것이다.시간이 흐르면서 객관적인 사실은 퇴색해 버리고 근거없는 신화는 계속 살아 남는다.‘자유의 종’ 이야기라든가 에이브러햄 링컨과 앤 루틀리지의 낭만적인 사랑에 관한 헛소문 같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요컨대 ‘미국식’ 신화는 세계를 인식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신화가 아니라,역사적 정통성의 부재와 침략과 정복의 역사를 은폐하기 위한 신화인 것이다. ‘미국사의 전설,거짓말,날조된 신화들’(리처드 솅크먼 지음.이종인 옮김,미래M&B 펴냄)은 미국인들이 자신들의 치부와 허점을 감추기 위해 만들어낸 미국 역사의 가면과 거품을 가차없이 벗겨낸다.에미상을 수상한 저널리스트 출신 작가인 저자는 미국사에 드리워진 신화의 아우라를 특유의 우상파괴적인 글쓰기로 거둬낸다. ●건국의 아버지들은 反민주주의자였다 미국인들이 존경해 마지않는 건국의 아버지들(Founding Fathers).미국인들은 독립선언문을 작성하고 독립전쟁을 일으키고 헌법을 물려준 이 건국세대는 정치적 음모나 중상모략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다.그런 만큼 건국의 아버지를 비판하는 역사가들은 백안시당한다.심지어 미국 서부 유타주의 모르몬교 지도자들은 헌법은 신의 영감을 받아 작성된 문서라고 가르치고 있다.유타에 살면서 건국의 아버지들을 “정치가들”이라고 부르면 그것은 필경 언쟁의 빌미가 된다. 그러나 저자에 따르면 건국의 아버지들은 한결같이 민주주의에 부정적이었다.미국의 독립선언문 서명자로 매디슨 행정부의 부통령을 지낸 엘브리지 게리는 이른바 게리맨더링의 효시가 된 인물.또 3대 대통령을 지낸 토머스 제퍼슨은 말 따로 행동 따로였으며 매관매직을 일삼았다.제퍼슨은 인권을 강력하게 옹호한 정치가이긴 했지만,자신이 민주주의자임을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그는 평생 공화주의자로 불리는 것을 좋아했다. 화가들의 그림 또한 거짓 신화를 양산하는 데 한몫했다.‘잔인한 위인’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초상화는 여러 개가 있지만 그 어떤 것도 원래의 모습이라 할 수 없다.콜럼버스가 살아 있을 때 제작된 초상화는 단 한 점도 없기 때문이다.미국 독립혁명 지도자 패트릭 헨리의 초상화는 그의 사후 16년이 지나 그려졌으며,초대 대통령 워싱턴의 초상화는 신격화된 양상까지 보인다.19세기에 제작된 워싱턴의 흉상은 너무 이상화된 나머지 백악관에서는 한동안 ‘무명의 인물’로 간주되기도 했다. ●그림으로 거짓 신화를 정당화 초상화 못지않게 왜곡된 것이 전쟁,특히 독립전쟁과 관련된 그림들이다.독일 화가 에마누엘 로이체의 ‘델러웨어 강을 가로지르는 워싱턴’이 그 두드러진 예.워싱턴이 델러웨어 강을 건넌 것은 사실이지만 그림에서 묘사된 것처럼 우아하면서도 감동적인 모습으로 건너지는 않았다.의회에서 아직 채택되지 않은 미국 국기가 배에서 휘날리는 것도 의문을 낳는다. 미국은 과연 인종의 용광로인가.미국은 초기 이민자들에게 대단한 텃세를 부렸다.19세기 초 아일랜드계 가톨릭 신자들이 건너왔을 때 개신교 신자들은 “교황이 미국을 파괴하기 위해 피묻은 손을 뻗쳤다.”고 성토했고 필라델피아에서는 폭동을 일으켰다.나중에 남유럽이나 동유럽 사람들이 이민 왔을 때도 보수적인 미국인들은 마치 범죄자 무리가 침범한 것처럼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유서 깊은 뉴잉글랜드 가문 후손인 시인 토머스 베일리는 이렇게 한탄했다.“오,자유,하얀 여신이여! 저렇게 문을 마구 열어 놔둬도 되는 것입니까?” 흥미로운 것은 미국인들이 20세기 들어 비로소 미국을 용광로로 자각했다는 사실이다.그 전의 미국인들이 자신들을 ‘단일민족’으로 생각했는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당시 영국의 관습과 가치가 우세했지만 다른 나라들의 문화도 그에 못지않은 영향을 끼쳤다.‘용광로’라는 말은 1908년까지 만들어지지 않았으며,1934년이 지나서야 웹스터 사전에 올랐다. 미국은 ‘호색의 역사’를 지닌 나라다.미국인은 식민지 시대의 청교도들이 매우 금욕적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들은 섹스에 관대했다.현대 미국인만큼 성적 부도덕을 허용하진 않았지만,외설추방운동을 편 개혁가앤서니 컴스톡 같은 도덕주의자들이 주장한 것처럼 폐쇄적이지도 않았다.매사추세츠주의 점잖은 마을인 콩코드에서 독립전쟁전 20년 사이에 태어난 아기의 3분의1이 사생아였다는 사실은 퍽 시사적이다. ●성관계에 관대했던 청교도들 청교도들은 섹스로부터 자녀를 지키려고 크게 노력하지도 않았다.약혼중인 남녀가 옷을 입은 채 한 침대에서 자는 ‘번들링(bundling)’ 관습은 종종 성관계로 이어졌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관습은 널리 퍼졌다.아무튼 청교도는 1600년대에 미국에 정착한 다른 종교그룹들에 비해 도덕적 엄격함만 내세우는 편협한 종교집단은 아니었다. 미국인들은 잘 알려져 있듯이 역사에 대해 어둡다.때론 미국 헌법의 첫 10개 수정조항이 권리장전으로 공포된 것이라는 사실도 모른다.그들은 정작 기억해야 할 것은 잊어버리고 잊어버려도 좋은 ‘신화적인’ 것은 곧잘 기억한다.문제는 저자의 지적대로 “신화는 보호색이 너무 강해 지적해내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1만 1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진실은 반드시 승리하는 법입니다”/‘수지김’ 3년 무료변론 전해철 변호사

    “피해를 당한 국민 스스로 국가의 위법행위를 밝혀내 보상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싶었습니다.” 해철(41) 변호사는 ‘수지김 사건’의 진실을 찾기 위해 무료로 변론을 해왔다.3년 전 수지김(본명 김옥분)씨 오빠인 고 김만식씨가 윤태식씨를 검찰에 고소할 때부터 사건을 맡아 국가가 유족들에게 손해배상금 42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이끌어냈다.금전적인 보상이 14년간 겪어온 유족들의 고통을 완전히 삭여줄 수는 없었지만 국가가 잘못을 인정했다는 것은 그동안 사건에 쏟은 열성의 결실이었다. ●3년 전 수지김 오빠와 처음 만나 전 변호사가 수지김 사건을 접한 것은 2000년 3월.법무법인 해마루에서 한솥밥을 먹던 이덕우 변호사가 “도와줘야 할 사람”이라며 김만식씨와 부인 이명수씨를 소개해줬다.김씨는 쉰이 갓넘은 나이에도 얼굴에 깊은 주름이 패어 동생 일로 몹시 고통을 겪은 듯했다.김씨는 내성적인 성격 탓에 소주잔을 연거푸 마신 뒤에야 겨우 입을 열었다.확인된 대로 87년 1년 홍콩에서 여동생 수지김씨가 남편 윤태식씨에게 살해당했고,윤씨가 이를 숨기기 위해 여동생을 간첩으로 몰았다는 얘기였다.국가안전기획부도 조직적으로 사건을 은폐했다는 것이다.살해범 윤씨는 벤처기업 경영자로 변신해 있었다. “고문치사 사건 등 수많은 시국사건을 맡아봤지만,이 사건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황당한 얘기였습니다.” 전 변호사는 사건 발생 후 홍콩 경찰이 수지김씨의 시신을 발견하고 윤태식씨를 유력 용의자로 지목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그러나 정부가 ‘공안사범’이란 이유로 수사협조를 거부했다는 것도 알아냈다.당시 정부는 ‘서울대생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으로 돌파구가 필요했던 상황이었다. 전 변호사는 2000년 3월9일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 자격으로 사건을 맡아 서울지검에 윤씨를 살인 혐의로 고소했다.서울지검 외사부 강인철 검사를 찾아가 전 변호사는 언론사 취재자료 등을 넘겨줬다.술에 의지해 고통을 잊으려 했던 유족들의 지난 세월도 전해줬다.강 검사도 홍콩 경찰이 보낸 수사자료를 직접 번역하는 등 의욕적으로 수사했다. 그러나 위기가 찾아왔다.2000년7월 김만식씨가 어이없는 교통사고로 숨진 것이다.다른 유족들을 찾아갔지만,“긁어 부스럼을 만들고 싶지 않다.”면서 손사래를 쳤다.강 검사도 갑작스러운 인사이동으로 사건에서 손을 떼게 됐다.게다가 윤씨는 변호인을 통해 “고소인이 이미 사망한데다 앞길 창창한 경제인을 수사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이의를 제기하며 거세게 반격했다. ●“국가 위법행위 피해보상 길 열어” 전 변호사는 다시 소매를 걷어붙였다.변협 명의로 성명서를 발표하고 국가가 조직적으로 은폐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결국 검찰은 윤씨를 소환한 끝에 진실을 찾아내 2001년 11월 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수지김이 사망한 지 14년10개월,공소시효 만료를 한달 남짓 남긴 시점이었다. 윤씨는 법정에서 줄곧 무죄를 주장,유족들의 치를 떨게 했다.1심에서 징역 18년을 선고받자 윤씨는 태도를 바꿔 합의를 제의했다.현금,주식 등 5억원을 주겠다고 했다.유족 대부분이 하루 끼니를 걱정할 만큼 경제적으로 어려웠지만 거절했다. “유족들은 ‘진솔한 사죄의 모습’을 보이지않는 한 돈을 받을 수 없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윤씨는 2심에서 징역 15년6월을 선고받았고,지난 5월 대법원에서 형 확정 판결을 받았다. ●“국가 위법행위 피해보상 길 열어” 전 변호사는 싸움을 멈추지 않았다.2002년 5월 국가가 저지른 불법행위에 대해 손해배상금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냈다.“모든 진실이 밝혀진 뒤에도 국가가 유족들에게 사과 한마디 없는 현실을 그냥 두고볼 수 없었습니다.” 국가와 윤씨,그리고 사건 발생 당시 안기부장이던 장세동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108억원을 청구했다.인지대는 법원 소송구조 신청과 독지가의 도움으로 겨우 마련했다.유족들의 피해사실을 정확히 알리기 위해 서울대 양현아 교수팀이 나섰다. 교수는 종군위안부 할머니들의 피해사실을 녹취,법원에 증거로 제출한 전문가.다섯달 동안 유족 10명과 함께 생활하며 유족들의 고통스러운 삶을 고스란히 담았다.6남매는 모두 안기부에서 혹독한 조사를 받은 뒤 극심한 후유증으로 피폐한 삶을 살았다.큰언니는 ‘간첩가족’이란 이유로 전매청에서 해직된 뒤 정신질환을 앓다 숨졌다.결혼한 여동생들은 시댁의 갖은 핍박과 주위의 질시로 대부분 이혼하거나 집에서 쫓겨났다.조카들도 학교에서 따돌림당하다 자퇴했다.‘간첩의 씨앗’이라며 시댁식구들에게 버림받은 아이도 있었다.유족들은 신분을 숨기기 위해 서로 연락을 끊고 타향과 산사(山寺)에서 흩어져 살았다.그렇게 14년이 흘렀다. 원고와 피고는 소멸시효를 두고 치열하게 다퉜다.정부는 수지김이 사망한 날로부터 10년이 지났기에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주장했다.전 변호사는 ‘신의성실의 원칙’을 내세웠다.국민을 보호해야 할 국가가 위법행위를 하고도 반성하기는커녕 국민들이 뒤늦게 속은 사실을 알았기에 배상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신의에 어긋난다는 것이다.또 최근까지 안기부가 윤태식씨를 보호·관리했다는 점을 들어 위법행위의 지속성을 증명했다.“하지만 장세동씨의 경우 87년에 안기부를 떠났기 때문에 위법행위를 증명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했습니다. 결국 마지막에 장세동씨 부분만 소송을 취하했지요.” ●“국가 위법행위 피해보상 길 열어” 법원은 전 변호사의 주장을 받아들여 “진실을 밝혀야 할 국가가 시간이 지났다고 배상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결했다.또 국가의 고의적 잘못을 인정,배상금도 이례적으로 한 가족당 7억원씩 42억원으로 산정했다.유족들은 “이제야 한을 풀게 됐다.”며 흐느꼈다.배상금의 일부는 사회에 기증하기로 했다.전 변호사는 “60∼80년대 국가가 주도한 위법행위로 고통받은 피해자들도 배상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라고 평가했다.그가 새삼 느낀 것은 ‘진실은 반드시 승리한다.’는 사실이었다. 정은주기자 ejung@
  • 장세동씨등에 구상권 검토 법무부 ‘수지 김 배상’관련

    법무부와 서울고검 송무부(부장 徐州洪)는 지난 87년 윤태식씨에 의해 살해됐지만 북한 간첩이라는 누명을 썼던 ‘수지김’(본명 김옥분)씨 유족에 대한 국가배상 판결이 내려짐에 따라 당시 이 사건에 관여한 안기부 관계자 등을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고검 관계자는 “관련 공무원의 직무상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에 한해 구상권을 청구한다.”고 말했다. 서울고검은 일단 수지김 사건의 수사·재판기록 등을 분석,구상권 청구 대상자 범위를 조율하고 있다. 또 구상권 행사를 위한 가압류·가처분 등 재산보전 조치도 고려하고 있다. 이 사건에 대한 조작·은폐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장세동 당시 안기부장,이해구 2차장,전해찬 대공수사국장 등이 구상권 청구 대상에 우선적으로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87년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과 관련,고문경관들을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해 1억9000만원을 받은 바 있다. 홍지민기자 ica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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