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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학교 성폭력 은폐자 파면하라/강지원 변호사

    익산에서 또다시 학생 집단성폭력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6월13일 익산J중학교 남학생 2명은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을 도루코칼로 위협해 성폭행했다는 것이다. 이 J중학교는 지난 4월, 그로부터 1년여전에 일어났던 학생 집단성폭력사건을 은폐했다가 뒤늦게 들통이 났던 바로 그 학교다. 은폐 사건의 진상은 지난 7월6일 밤 방송된 KBS2 TV 추적 60분에서 관계자들의 생생한 진술에 의해 사실로 드러났다. 경위는 이렇다. 이 사건은 지난해 5월5일 이후 8월까지 4차례에 걸쳐 4개 중학교 남학생 8명에 의해 여중생에게 저질러졌다. 그들은 밖에서 순서를 정하기 위해 가위, 바위, 보까지 했다. 불량서클 명칭은 ‘끝없는 질주’였다. 이 사건은 그로부터 1년도 더 지난, 금년 4월에야 경찰수사에 의해 전모가 밝혀졌다. 피해자의 부모도 그제서야 처음 알게 되었다. 그런데 부모를 더욱 기막히게 한 것은 학교당국은 훨씬 전부터 사건내막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측은 부모에게 일체 비밀에 부친 채 다른 이유를 들어 타학교로 전학가라고 강요했고 부모는 응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8월까지 그같은 끔찍한 일을 당한 피해 여중생은 9월 들어 가출, 무단결석을 보름 정도 했다. 그러곤 9월말 학교에서 조사를 받았다. 이때 학생의 기억으로는 학교측이 무단결석사실과 함께 “○○○와 안 좋은 소문이 있던데 사실이냐.”며 집단성폭력사건을 물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은 할 수 없이 “예”라고 대답했고 나중에는 자술서까지 써냈다고 한다. 그러나 학교측은 이 부분에 대해 당시 성폭력사실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고 주장해 왔다. 학교측의 이같은 변명은 새빨간 거짓말로 드러났다. 다른 중학교에 다니는 한 가해학생 부모가 지난해 10월7일 학교에 불려가 그같은 사실을 통보받았고 그날 J중학교 관계자도 그 학교에 왔었다고 진술했다. 피해자무료법률지원팀은 그외에도 생생한 증언들을 이미 확보해 놓은 상태다. 자,이런데도 학교측은 계속 ‘오리발’을 내밀 것인가. 그래서 이제는 ‘기억이 잘 안 난다.’고 빠져 나갈 생각인가. 또 성폭력이 아니라 단순한 성관계인 줄, 심지어 화간인 줄 알았다고 계속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할 것인가? 도대체 한 장소에서 한 명도 아닌 8명이 교대로 그랬는데도 화간이었다고? 그리고 당시에 여학생이 반항을 안 한 점이 이상하다고? 그렇다면 그것이 반항을 안 한 것인지, 못한 것인지 그 기막힌 상황에서의 여자아이의 심리를 그렇게도 상상할 수 없단 말인가? 그 아이는 지금도 언제 치유될지 모를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대인공포증, 불면증,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그런데 그게 화간이었다고? 그래서 은폐조작했다고? 그게 바로 교육자의 양심이고 교육적 조치란 말인가? 도대체 교육부장관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전북도 교육감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선진국에서 이같은 일이 일어났다면 2차,3차 재발을 막기 위해 이미 총력전에 나섰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 나라 교육계 지도자들은 하나같이 나 몰라라 하고 있다. 아니 직위해제 2달만에 어느새 복직까지 시켜 줘 네티즌들의 몰매까지 맞고 있다. 이래서는 안 된다. 그러니 똑같은 사건들이 또 발생하는 것이다. 더 말할 것이 없다. 지난 사건부터 전면 재조사하라. 그리고 은폐관계자들을 색출해 가차없이 파면하라. 직접 조사했다며 은폐가 없다고 보도자료를 낸 익산교육청 책임자들, 공립·사립을 막론하고 학교책임자들을 모두 파면하라. 세상에 사건사고는 늘 있기 마련이다. 문제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똑 부러지게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그중의 한 가지가 범죄보다 더 나쁜, 은폐라는 더 큰 범죄를 막는 일이다. 피해여중생은 나에게 편지를 보냈다.“선생님의 ‘선’자는 먼저 ‘선’자 아닌가요? 저보다 적어도 10년은 더 사신 분들이 그러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드네요.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선생님들이 더 원망스러워요. 제 억울함을 풀어 주실 거죠?”라고. 강지원 변호사
  • “로브, CIA요원 신분누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중앙정보부(CIA) 비밀 요원의 신원이 언론에 공개된 이른바 ‘리크게이트’의 누설자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최측근 참모인 칼 로브 백악관 부비서실장 겸 정치보좌관임이 사실상 확인됐다. 이에 따라 백악관은 정치적 보복을 위해 국가안보 관련법을 위반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거짓말까지 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타임의 매튜 쿠퍼 기자에게 CIA 비밀요원 발레리 플레임에 관해 이야기해준 취재원이 로브라는 사실을 그의 변호인인 로버트 러스킨 변호사가 시인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브 부비서실장은 리크게이트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패트릭 핏제럴드 특별검사와 쿠퍼측 변호사의 요청에 따라 쿠퍼 기자가 법정에서 자신에 관해 증언하는 것을 허용했다고 뉴스위크는 러스킨 변호사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리크게이트는 조지프 윌슨 전 이라크 주재 미국 대리대사가 이라크의 핵 물질 구입 시도 의혹을 부인하는 글을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후 몇몇 언론에 윌슨 전 대사의 부인 플레임이 대량살상무기(WMD) 업무를 담당하는 CIA 비밀요원이라는 점을 지적한 보도가 잇따라 법적으로 보호받도록 돼 있는 비밀요원의 신분이 누설된 사건이다. 로브 부실장은 ‘리크게이트’가 확대된 뒤 “플레임과 윌슨에 관해 어떤 기자와도 이야기한 적이 없다.”고 언론과의 인터뷰 등에서 말해왔다. 뉴스위크는 쿠퍼 기자가 로브 부실장으로부터 플레임에 관해 이야기를 들은 뒤 이를 담당 데스크에게 보고한 이메일도 입수해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이메일에서 쿠퍼 기자는 “로브 부실장과 초특급 비밀의 백그라운드에 관해 이야기했다.”면서 “이 내용을 보도할 때는 로브는 물론 백악관도 인용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또다른 기자가 CIA에 관련 내용을 확인토록 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했다.쿠퍼 기자의 이메일은 이어 “로브는 이라크의 우라늄 구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윌슨의 니제르 현지조사는 조지 테닛 CIA 국장이나 딕 체니 부통령의 승인을 받은 것이 아니며 이를 승인한 사람은 CIA에서 WMD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것이 분명한 윌슨의 아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뉴스위크는 쿠퍼 기자의 메일에는 로브 부실장이 플레임의 이름을 들먹였거나 그녀가 비밀요원임을 알고 있었다는 암시는 없지만 ‘리크게이트’의 기폭제가 된 칼럼니스트 로버트 노박의 보도를 통해 플레임의 신분이 처음으로 공개되기 전에 로브가 쿠퍼 기자에게 이에 관해 이야기한 사실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로브와 가까운 한 소식통은 그러나 “쿠퍼 기자의 메일을 읽어보면 로브가 전달한 정보는 플레임의 신원을 누설하기 위한 조직적 노력의 일환이 아니라 타임이 그릇된 것으로 밝혀진 내용을 보도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노력임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한편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10일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려온 플레임 및 남편 윌슨과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논란의 중심에서 벗어나려고 애쓰고 있는 플레임은 워싱턴의 고급 주택가에 있는 집에서 “나는 아이들의 저녁을 준비하는 엄마일 뿐”이라며 “남편과 말하는 게 좋겠다”고 기자를 피했다고 전했다. 날씬하고 매력적인 금발머리의 플레임은 실제로 부엌에서 5세 쌍둥이 자녀들을 위해 스테이크를 요리하고 있었다고 한다. 남편 윌슨은 워싱턴기념비가 내려다 보이는 집에서 친구들에게 술을 따르고 있었으며 외관상으로는 시끄러운 리크게이트와 아무 상관없는듯 고요하고 평화로운 한 가정의 모습이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플레임은 지난 1년간의 무보수 휴가를 끝내고 최근 버지니아주 랭글리에 있는 CIA 본부에 복귀했다. 그녀는 이제 비밀요원이 아니지만 어떤 업무를 맡고 있는가는 여전히 비밀로 분류돼 있다. 윌슨은 리크게이트로 구속된 뉴욕타임스의 주디스 밀러 기자와 아내 플레임이 자신을 겨냥한 ‘더러운 음모’의 피해자라며 아내의 신원을 폭로한 로브 부실장이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dawn@seoul.co.kr
  • “84년 軍총기사고 2건 조사할수도” 국방부 과거사위원장 밝혀

    군사정권 시절 철저히 은폐됐던 군부대 총기사고에 대한 진상 규명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방부 과거사위원회 이해동 위원장은 4일 C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연천 최전방 GP 총기사고와 유사한 사건이 지난 84년에 발생했다.”며 “앞으로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조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런데 하나는 발표된 것이고 하나는 발표되지 않은 것도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고 말해 진상이 은폐된 총기사건이 지난 84년에만 두 건이 있었음을 시사했다.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대한민국은 산재공화국] 안전망 ‘구멍’…10년간 손실 86조

    [대한민국은 산재공화국] 안전망 ‘구멍’…10년간 손실 86조

    산업현장 안전망에 구멍이 뚫려 있다. 지난 10년간 산업재해 손실액이 86조원에 이르는 등 경제적 비용이 엄청나다. 이같은 손실액은 해마다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어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때문에 산업현장에 ‘안전 원칙’이 지켜지는 풍토 조성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안전에 빨간불이 켜진 산업현장의 상황과 이에 따른 정부의 대책 등을 알아본다. ●지난해 손실액 인천공항 2개 건설비용 한국산업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 10년간(1995∼2004년) 산재로 인한 인적·물적 손실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재해자수는 73만 9390명으로 의정부시(39만)와 평택시(37만)의 인구를 합한 규모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2만 6206명이 사망했다. 이 기간동안 경제적 손실액은 86조 6655억원에 이른다. 산재발생이 최고조를 이룬 지난해 통계 수치를 보면 산재로 인한 손실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쉽게 알 수 있다. 재해자 8만 8874명(하루 243명꼴) 중 하루 7.7명꼴인 2825명이 사망했다. 이는 경제규모가 비슷한 선진국과 비교하면 아주 높은 수치다. 우리나라의 사망만인율(근로자 1만명당 사망률)은 2.70으로 독일(0.26). 일본(0.31), 미국(0.40)에 비해 6∼10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경제적 손실액은 14조 3000억원으로 노사분규로 인한 생산차질액 2조 4972억원의 약 5배에 달한다. 이는 100억원짜리 공장을 1420개, 인천국제공항을 2개 건설할 수 있는 금액이다. 한국노동연구원 선한승 선임연구위원은 “기업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산업현장의 안전보건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경제의 주역인 노동자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직장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재, 건설·제조업에 집중 우리나라의 산재발생 구조는 취약하기 짝이 없다.50인 미만 사업장이 전체 산재의 7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재해자 8만 8874명 가운데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6만 423명(68%)이 발생했다.“전문인력 부족, 열악한 작업환경 등이 주된 이유”라고 노동부 정순호 안전정책과장은 분석했다. 산재 사망자의 절반 정도가 건설업에 집중돼 있으며 제조업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또 고령화시대가 가속화되면서 50세 이상 고령노동자의 재해발생도 점차 늘고 있다. 연령별 산업재해 발생현황(2002∼2004년)을 보면 전체 산업재해 발생건수 중 50세 이상 고령노동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25.1%에서 2001년 27.6%,2002년 29.7%,2003년 30.0%,2004년 30.7%로 점차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50세 이상 고령자의 산재 사망 비중도 산재 사망자 대비 2000년 42.5%에서 매년 증가해 2004년 46.4%로 거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여성근로자 재해 발생도 늘어나는 추세다. 또 입사 6개월 미만자가 전체 재해자수의 절반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팔 걷고 나선 정부 노동부는 산업현장의 안전확보를 통한 산재발생을 줄이기 위해 법률 개정작업에 나섰다. 사업주의 안전·보건조치 강화가 포인트다. 안전보건조치 소홀로 인한 근로자 사망시 사업주에 대한 처벌수준을 현행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서 ‘10년 이하 징역 또는 5억원 이하 벌금’으로 대폭 상향조정하기로 했다. 또 사망사고가 다발하는 건설 및 제조업에 대해서는 특별관리키로 했다. 노동부는 이같은 내용의 ‘산업안전보건법 개정법률안’을 지난달 13일 입법예고했으며 개정법률안을 오는 9월 정기국회에 제출, 내년 9월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안전보호구 착용의 생활화를 통한 재해 예방에도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부터 대대적으로 안전보호구 착용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산업안전보건 강조주간 행사 풍성 노동부와 한국산업안전공단(이사장 박길상)은 1∼7일을 산업안전보건 강조주간으로 설정하고 다채로운 행사를 벌이고 있다. 일본과 미국, 독일에서도 매년 10월 우리나라와 비슷한 행사를 개최한다. 일본에서는 전국노동안전위생대회, 미국에서는 산업안전보건청(OSHA) 주관으로 전미안전대회, 독일에서는 연방산재예방기관연합회가 산업안전보건대회를 연다. 국내 행사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지난달 29일부터 2일까지 서울 코엑스(COEX) 태평양홀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안전기기·작업환경개선·소방산업 전시회’다. 올해가 23회째인 이번 전시회에는 우리나라를 비롯,13개국에서 178개 안전 관련 업체가 참가하고 있다. 전시회에서는 첨단 안전장비와 작업환경개선 설비를 한눈에 보면서 국내외 기술 수준을 비교할 수 있다. 1일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는 산재예방유공자에 대한 포상이 있다. 동탑산업훈장을 받은 청림산업(주) 박태복(52) 사장은 1999년 10월 회사설립 이후 5년여 동안 무재해를 기록했다. 또 같은 날 코엑스 콘퍼런스센터에서는 산업안전공단 주관으로 안전보건분야 기술 세미나가 열린다. 모두 7가지 주제로 나뉘어진 세미나에서는 산재 감소를 위한 건설안전 제도 개선과 산재 은폐의 원인 및 대안 등이 다각도로 논의된다. 롯데월드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1일까지 3일간 열리고 있는 제4차 아·태지구 건설안전 국제회의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3대 주제는 ▲건설업의 안전보건경영 시스템 ▲추락, 낙하·비래, 감전 및 붕괴방지 대책 ▲아·태 안전보건 공동조직 구성 및 활동 등이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열린세상] 미국의 양식 수준/김민환 고려대 신문방송학 교수

    2003년 10월 미국 오하이오주의 이리호 호반의 도시 톨레도에서 발행하는 ‘블레이드’라는 지방신문은 나흘에 걸쳐 탐사보도 특집을 냈다.1967년 5월부터 11월까지 미국의 정예부대인 타이거 포스(Tiger Force)가 남부 베트남의 한 지역에서 무자비하게 양민을 학살했다는 내용이었다. 오래전의 일이지만 사건 내용이 너무 끔찍해 독자들은 미국인의 양식 수준 자체에 회의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신문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45명으로 구성된 타이거 포스 대원들은 적진 깊숙이 침투해 작전을 펼치면서 한 마을에 들어가 비무장 상태의 양민을 대상으로 총격을 가했다. 양민들이 지하 대피소로 피신하자 요원들은 수류탄을 던져 넣었다. 대원들은 살아남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견디기 어려운 고문을 자행했으며, 대원 일부는 희생자들의 두개골, 금니, 혹은 귀 등을 기념품으로 챙겼다. 영화에서나 봄직한 끔찍한 일이 실제로 일어난 것이다. 사실 이 사건은 1971년에 이미 미군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편 일이 있다. 수사당국은 베트남전의 전쟁범죄 사건으로는 최장 기간인 4년 반 동안이나 조사를 벌이고도 단 한 명도 기소하지 않았다. 수사 당국은 수사 의지가 없었다. 수사 요원들은 대원들에게 묵비권을 행사하도록 권유했다. 군 당국은 단지 병장 한 명에 대해 징계를 내리는 것으로 이 사건을 마무리지었다. 그러나 그 병장은 학살에 가담한 군인이 아니라 학살 사건을 뒤늦게 전해 듣고 상부에 보고한 군인이었다. 타이거 포스 대원들이 영아를 목 졸라 숨지게 했다는 사실을 보고하면서, 남으로부터 들은 얘기를 마치 직접 목격한 것처럼 말했다는 게 그 병장에 대한 징계 사유였다. 미군 당국이 철저히 은폐한 이 사건을 ‘블레이드’는 치밀한 추적을 통해 36년 만에 만천하에 폭로했다.‘블레이드’는 베트남의 같은 지역에서 1968년 3월에도 500명이 넘는 민간인을 미군이 학살한 사건이 일어났다고 밝히고, 군 당국이 1967년의 사건을 제대로 처리했다면 같은 일이 거듭해서 일어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블레이드’는 1967년의 이 학살사건에 관한 정보를 입수한 뒤 대대적인 탐사보도를 펼 것인지에 대해 여러 차례 토론했다. 때마침 미국이 이라크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시점이라서 월남전 학살 문제를 터트리면 부시 정부나 군부가 곤혹스러워할 수 있는 사안이었다. 그러나 편집진은 “사실(fact)이 있으면 기사가 있어야 한다.”는 교과서적인 원칙에 충실하기로 했다. 특히 군(軍)이라는 견갑(堅甲)을 들추고 사실을 밝힌다는 것은 언론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 아닌가? ‘블레이드’의 마이클 살라 기자와 미츠 위쓰 기자는 장장 8개월간 이 사건에 매달렸다. 그들은 베트남 현지 취재까지 마치고 10월에 이 사건을 터트렸다. 이름 없는 지방신문인 ‘블레이드’의 탐사보도 내용을 다른 매체들이 곧 받아썼다.NPR라는 라디오 방송이 인용 보도한 데 이어, 뉴욕의 고급 잡지인 ‘뉴요커’가 비중 있게 다뤘다. 주요 텔레비전 네트워크와 케이블 텔레비전, 주요 일간신문과 잡지 등도 잇따라 보도했다. 마침내 ‘블레이드’는 이 보도로 작년에 영예의 퓰리처상 탐사보도상을 받았다. 베트남에서 양민을 학살한 것이 미국의 양식 수준이다. 이 사건을 전해 듣고 상부에 보고한 병장을 징계 처분한 것이 미국의 양식 수준이다. 한 지방신문이 미군의 베트남 양민학살 사건을 대서특필한 바로 그 무렵에 베트남전 베테랑보다 마흔 살 어린 병사들이 이라크 병사를 괴롭힌 사건이 연달아 터졌다. 이것 역시 미국의 양식 수준이다. 그러나 이라크와 전쟁을 치르는 시점에서 베트남전 학살 사건을 폭로할 수 있는 것이 또한 미국의 양식 수준이다. 지방신문이 보도한 내용을 중앙의 매체가 기꺼이 받아 쓰는 것이 미국의 양식 수준이며, 이런 기사에 대해 가장 영광스러운 상을 주는 것 역시 미국의 양식 수준이다. 우리 양식 수준의 바닥은 어디쯤이고, 천장은 어디쯤일까? 김민환 고려대 신문방송학 교수
  • [그 영화 어때?] 새달 7일개봉 ‘어썰트 13’

    스케일을 살리려 요란한 시각효과로 ‘뻥’을 치는 액션영화에 질렸다면 ‘어썰트 13’(Assault on Precinct 13·새달 7일 개봉)을 챙겨봄직하다. 액션의 부피를 키우려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시각을 교란(?)시키는 액션물들과는 확실히 좀 다른 구석이 있다. 실제상황을 보고 있는 듯 사실감 넘치는 영화 속 액션 시퀀스들이 진지한 감상을 보장한다. 악질 죄수들을 호송중인 경찰버스가 디트로이트의 극심한 폭설 때문에 인근 13구역 경찰서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그곳의 경사 제이크(에단 호크)는 어쩔 수 없이 그들을 수용했으나, 내심 불안하기만 하다. 수년 전 범인검거 현장에서 자신의 실수로 동료들이 목숨을 잃은 사건 이후 죄책감으로 소심한 경찰로 전락한 제이크. 그도 그럴 것이 호송 중인 범죄자들 가운데는 디트로이트 최대 마약조직의 우두머리이자 경찰들을 잔인하게 살해하기로 악명높은 비숍(로렌스 피시번)이 끼어있다. 영화는 배우들과 관객을 폭설로 고립된 허름한 경찰서 안으로 순식간에 몰아넣고는 빗장을 채워버린다. 이내 정체불명의 무장세력들이 경찰서 밖에서 무차별 공격을 해오고, 영문도 모른 채 갇힌 이들은 처절한 생존의 동거를 시작한다. 폐쇄된 공간에서 본의 아니게 ‘한 배’를 탄 경찰들과 죄수들이 의기투합한다는 기발한 설정이 관객의 흥미를 곱절로 부풀린다. 무장세력이 비숍을 구출하려는 그의 조직원들일 거란 ‘상식적’ 추론을 허락하지 않는 영화는 슬쩍 음모론을 끌어들여 액션극의 밀도를 높인다. 비숍을 비호하며 거액을 빼돌려온 비리 경찰 듀발(가브리엘 번)일당이, 비밀을 영원히 은폐하려는 계산에서 아예 비숍을 제거하기로 음모를 꾸민 것. 경찰서를 경찰들이 공격하고, 일군의 범죄자들이 그 공간을 사수하려는 아이로닉한 설정은 이래저래 효력이 크다. 통념적 선악의 역할극에서 벗어난 영화 속 캐릭터들이 선사하는 감상의 묘미가 기대 이상이다. 공적을 물리치느라 제이크와 비숍이 ‘기묘한’ 우정을 쌓아가는 몇몇 대목은 실소가 터질 만큼 억지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경찰서 안의 내부고발자 등 막판의 짜릿한 반전이 범죄액션의 양감을 풍성하게 살려주기에 별 무리가 없다. ‘매트릭스’ 시리즈에서 모피어스 역으로 나왔던 로렌스 피시번이 이 영화에서 대단히 새로운 면모를 보였다는 점도 특기사항. 무지막지한 근육질 살인범이 됐으나, 중후하고 강렬한 눈빛이 에단 호크보다 더 오래 ‘우리 편’ 영웅으로 잔상에 남는다. 서스펜스 액션영화의 거장 존 카펜터 감독의 1976년 화제작 ‘분노의 13번가’를 리메이크했다.2002년 그래미상 3개 부문 후보에 올랐던 세계적 힙합스타 자룰이 도박사기꾼 스마일리 역으로 나온다. 장 프랑수아 리쉐 감독.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열린세상] 불륜을 꿈꾸는 ‘아주 특별한’ 이유/임옥희 여성문화이론연구소 대표

    한사기꾼이 있었다. 그는 불륜을 폭로하겠다는 협박전화를 공무원들에게 무작위로 걸었다. 전화를 받은 공무원들은 열 명 중 한 명꼴로 범인이 불러준 계좌로 송금을 해주었다. 공무원들이 하수인지 아니면 범인이 고수인지는 모르겠지만, 구태의연한 코미디였음은 분명했다. 이 소식과 접하면서 여자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노희경 작가의 ‘유행가가 되리’라는 드라마에서 남편이 바람피웠다고 몇 년 동안 파르르 떠는 친구 윤여정을 보면서 박원숙은 그까짓 남편 좀 빌려주면 어때서라고 심드렁한 반응을 보인다. 불륜의 공화국에서 여자들이 가족을 유지, 보수, 수리하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방어기제의 하나가 남편을 대여하면서도 제때에 반납되기만 하면 모른 척 무시하는 것이었다. 사회 현상으로서 불륜은 금기를 위반하고픈 유혹이다. 유혹이 없었더라면 에덴동산은 영원했겠지만 인류 역사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시간이 영원히 멈춘 권태로운 천국에서, 두 사람은 서로에게 얼마나 지겨웠을까. 그런데 이브가 뱀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게 됨으로써 사태는 한순간에 뒤집혔다. 남자는 힘들여 땅을 갈고, 여자는 목숨걸고 아이를 낳았다. 남자의 몸은 땀방울로 반짝거렸고, 여자의 눈은 생기로 떨렸다. 아이의 눈동자 속에 자신들의 기억을 남겨 둔 채 그들은 죽을 수 있었다. 이브의 유혹으로 비로소 신성가족이 형성되었다. 이처럼 금기의 위반은 사태를 발생시키는 동인이 된다. 불륜의 유혹을 금하는 제도와 법은 개인의 삶에 질서와 안정을 가져다 주지만 바로 그 때문에 권태와 삶의 화석화를 동반하기도 한다. 사람들에게는 안정과 조화와 질서에 대한 욕구만큼이나 반복과 권태와 예측 가능한 삶을 견딜 수 없어하는 모순적인 충동이 공존한다. 도처에 편재한 사랑은 엄청난 축복으로 간주되지만, 일단 결혼하고 나면 배우자와의 배타적이고 독점적인 사랑만이 허용된다. 사랑의 감정은 일생에 단 한 번 일어나는 일회적인 것이 아니다. 배우자라는 한 사람에게만 영원히 유지되는 감정도 아니다. 사랑의 감정이 축복이라지만 결혼제도로 묶이면 혼외의 사랑은 발생하지 말아야 할 사태이며 저주가 된다. 문제는 금기가 없는 사랑은 갈망도 소멸시킨다는 데 있다. 그래서 셰익스피어는 결혼제도 안에서 진정한 사랑의 도전이 불륜이라고까지 말한다. 더 이상 그 날이 그 날이 아닌, 새로운 나날이 되도록 만들어 주는데 불륜의 유혹만큼 자극적인 것이 있을까. 정신분석학적인 설명에 따르면 불륜은 불륜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무슨 일이 있더라도 대면하고 싶지 않은 ‘어떤 것’을 감추기 위한 핑계이다. 그 ‘어떤 것’은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정신분석학에 따르면 인생의 끝에서 마주치게 될 죽음과 만나고 싶지 않다는 무의식적 욕망이 불륜을 꿈꾸도록 만드는 ‘특별한’ 이유가 된다. 이 경우 불륜은 죽음과 허무를 지연시키는 아름다운 유혹으로 포장된다. 삶의 공허와 무의 심연을 가려줄 베일과 환상의 역할을 불륜이 대행해 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경우 불륜이 이처럼 삶의 실존적 우울과 적나라한 진실을 은폐하기 위한 ‘아주 특별한’ 시적인 이유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닐 것이다. 다수 남성들에게 불륜은 들키지만 않는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사소한 것이다. 일례로, 열 명에 한 명꼴의 남성들에게 불륜은 자신의 능력과 권력과 재력과 정력을 확인하고 즐기는 방식이 된다. 처벌을 피하고 체면만 유지될 수 있다면, 불륜은 기존 가족제도를 유지시키는 수단으로 기능한다. 이렇게 본다면 우리 사회에서 불륜은 제도적인 일부일처제가 포용할 수 없는 잉여를 해결해주는 위선적인 방식과 다르지 않다. 남자는 불륜을 행하고 여자는 불륜을 무시함으로써, 세속적인 신성가족을 유지하기 위해 남녀 모두 불륜을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그 사실을 앞장서서 보여준 것이 저출산 시대를 걱정하는 참여정부의 공무원들이지 않았을까. 임옥희 여성문화이론연구소 대표
  • [사설] 형식적 부적격교사 퇴출제는 안된다

    김진표 교육부총리와 교원·학부모단체의 대표들이 만나 부적격교사 퇴출 방안을 연내 시행한다고 합의한 것은 하나의 진전임에 틀림없다. 교원단체들의 속내야 어떻든 일단은 학부모들, 즉 국민의 빗발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져 부적격교사 퇴출의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문제이다. 교사퇴출 제도가 형식적으로 운영돼, 어차피 지금 기준으로도 교직을 떠나야 할 사람들만 그 대상에 오른다면 이는 나머지 부적격교사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꼴이 될 것이다. 따라서 교육부·교원단체·학부모단체 등 3자가 합의한 원칙을 바탕으로 구체적이고도 폭넓은 퇴출 기준을 정해야 한다. ‘3자 합의’에 따라 교육부가 1차로 규정한 부적격교사 범위는 비리·범법 행위자와 신체·정신적 질환자에 국한돼 있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 학부모단체 요구처럼 학생들에게 과도한 체벌을 하거나 상습적으로 인격 침해를 하는 교사를 포함시키는 등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 교사의 적격성을 가장 잘 아는 사람도, 부적격교사에 의한 직접적인 피해자도 학생들이다. 그렇다고 학생들이 기준을 마련하고 퇴출 대상을 고르는 일을 직접 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학생 의견을 대변할 학부모들이 주도적 역할을 맡아야 하며 당연히 그 의견을 대폭 수용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부적격교사들이 자리를 유지해온 데는 교장 등 관리직의 방관·은폐가 적잖은 몫을 한 것이 사실이다. 관리직이 교사의 비리·범법 행위를 알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거나, 학교의 명예 등을 핑계로 은폐하려 한 사실이 드러나면 똑같이 책임을 묻도록 규정해야 한다. 부적격교사 퇴출에 관한 합의가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교원평가제를 도입하는 대신 실효성이 떨어지는 ‘퇴출’쪽으로 교육부·교원단체들이 방향을 틀었다는 의혹의 눈길을 보낸다. 교육부건 교원단체건 ‘눈 가리고 아웅’식으로 이 문제를 넘어가려고 하다가는 더욱 큰 국민의 압박에 부딪치게 될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 “中 조류독감으로 100명 이상 사망”

    |홍콩 연합|중국 서부 칭하이(靑海)성에 조류독감이 퍼져 100명 이상이 사망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가 2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2003년 중국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생을 처음으로 보도한 미국의 중국어판 인터넷 뉴스 ‘복순’ 보도를 인용해 중국이 조류독감 확산을 은폐하고 있다고 전했다.복순은 지난 5월25일 “칭하이성 주민들이 4월 중순부터 조류독감에 감염되기 시작해 5월1일 노동절 연휴 당시 관광객 6명이 숨졌다.”고 보도하고 쓰촨(泗川)성 출신 사망자 3명의 이름을 공개했다. 복순은 또 익명을 요구한 중국 당국자가 폭로한 사실이라면서 “지금까지 모두 121명이 조류독감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하고 “이중 11명은 방역당국에서 파견된 요원들”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5월26일 칭하이성 자연보호구역에서 조류독감으로 죽은 기러기와 새들이 519마리라고 밝히고 그러나 사람이 조류독감이나 원인불명의 폐렴에 감염된 사례는 없다고 부인했다. 피터 코딩리 세계보건기구(WHO) 공보관은 “우리는 지난 몇 주 동안 복순이 보도한 것을 아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그러나 독자적으로 확인한 것은 아직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복순은 지난 5일 인터넷에 올린 기사에서 칭하이성 현장에서 관광객으로 위장해 조류독감 실태를 취재하던 기자 9명 중 8명이 중국 공안에 검거됐다고 발표했다.
  • [임영숙 칼럼] 아들을 軍에 보낸 어미 마음

    [임영숙 칼럼] 아들을 軍에 보낸 어미 마음

    생때같은 자식을 어처구니없는 총기난사 참극으로 잃은 부모 마음을 누가 위로해줄 수 있을까. 많지도 않은 군대 봉급을 모아 휴가 나올 때 디지털 카메라나 씨암탉을 사오던 그 착하디착한 아이들이 비명횡사한 것도 원통한데, 그들이 불명예스럽게도 이른바 ‘언어폭력’을 휘두른 ‘가해자´ 로 지목됐으니 그 기막힌 심정을 누가 다독여줄 수 있겠는가. 내 아들도 군대에 보낸 어미로서 그분들께 머리 숙여 조의를 표하며 숨진 여덟 장병들의 명복을 빈다. 또 공포의 현장에서 살아 남은 병사들의 부모들은 얼마나 애태우고 있을까. 그때 받은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았을텐데, 최종수사결과 발표장의 증언대에까지 세워진 아이들의 모습을 TV로 보며 얼마나 가슴 졸였을까. 한편 엄청난 사고를 저지른 김 일병의 부모 마음은 어떠할까. 김 일병의 고등학교 때 선생님은 그가 조용하고 평범한 아이였는데 그런 일을 저질렀다니 믿을 수 없다고 했지만, 아들을 잘못 키운 죄인이 돼 누구에게 하소연도 할 수 없을 그 처지는 또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그분들의 손도 잡아드리고 싶다. 경기도 연천군 중부전선 최전방 경계초소(GP)에서 지난 주말 발생한 사건은, 아들을 군대에 보낸 부모들은 어느 쪽 부모의 처지에라도 졸지에 당면할 수 있음을 일깨운다. 가해자조차 피해자일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 우리 군대의 상황이라니…. 군대 가기 싫어하는 아이의 등을 떠밀다시피 보낸 것이 7개월 전이다. 대학생이 되자 ‘엄마’란 호칭을 ‘어머니’로 바꾸었던 녀석은, 논산 훈련소에 입소하던 날 애써 의젓한 척했다. 나 역시 그애 마음이 약해질까봐 억지로 웃어 보였다. 아이가 훈련소를 떠난 다음 훈련병에게 인분을 먹인 사건이 터졌지만 극히 예외적인 돌출사건이려니 여겼다. 아들이 배치된 부대가 후방이고 특히 내무반 분위기가 좋다고 해서 안심했다. 그러나 지금은 불안하다. 말로는 항상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 마세요.”하지만 혹시 무슨 문제가 없을까. 그래 지난번 면회 갔을 때 아이 얼굴이 약간 어두워 보였었는데….“엄마 아빠에게도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으면 군종 신부님께 고해성사하듯이 말씀드려라.”했더니 그애 얼굴이 밝아졌었지. 혹시 무슨 일이 있으면 어쩌나. 이번 참사의 원인을 두고 일부에서 성추행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는데…. 별의별 생각이 다 든다. 아이가 후방부대에 있는데도 이러한데 총기사고 위험이 있는 전방부대에 아들을 보낸 부모들의 마음은 얼마나 불안할까 싶다. 20년 전에도 같은 부대에서 똑같은 참극이 일어났으나 당시 군사정권 아래서 은폐됐었다는 것이 연천 참사 이후 밝혀지고 다른 부대에서도 총기 난사사고가 있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불행한 사고가 계속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이번 사건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서 효과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 병사의 개인적 성격결함에 초점을 맞춘 듯한 군 당국의 최종수사결과 발표는 미진한 느낌을 준다. 서둘러 덮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의 급격한 변화를 따라잡지 못한 병영문화를 비롯해 군 내부의 심각한 문제점들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그 해결방안에 대해 다양한 논의들이 이루어졌다. 모병제든, 지원제든, 복무기간의 축소든,GP 근무자에 대한 엄격한 심사와 획기적인 인센티브 제공이든 간에 가능한 모든 방안을 검토하고 즉각 실천에 옮길 수 있는 것부터 실행해 가야 할 것이다. 언제까지 군대가 자식 보내기 두려운 곳이어야 하는가. 지금 군대에 아들을 보낸 부모는 물론이고 앞으로 아들을 군대에 보내야 할 이 땅의 모든 부모들을 불안감에서 벗어나게 해달라. 논설고문 ysi@seoul.co.kr
  • [사설] 국방장관 사의, 군 일신 계기돼야

    윤광웅 국방장관이 총기난사 참극에 책임을 지고 어제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일단 사표수리 결정을 유보했지만 윤 장관의 책임은 면할 수 없다. 군은 꼬리를 물고 있는 의혹을 해소해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땅에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고 자식을 안심하고 군대에 보낼 수 있는 풍토를 확립해야 한다. 이번 사건 처리 과정에서 군이 보여준 태도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었다. 선임병의 언어폭력에 격분한 우발적 범행이라고 섣부른 발표를 했다가 하루 만에 계획적 범행이라고 뒤집었다. 일부 병사들이 청소년 축구 TV중계를 시청했다는 사실도 유족들의 지적으로 밝혀졌다. 사건 발생 이틀 만에 부상자가 2명 더 있다고 밝힌 것도 선뜻 이해가 안 간다.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결과를 보면 사건이 난 부대에 구타와 병사들 간 금전 거래 등 군기문란 행위까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난다.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수류탄 투척과 총기난사 과정, 변칙적 병력 운용 등 사건 전반에 의혹이 가시지 않고 있는 이유가 된다. 윤 장관은 사건 다음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는 등 발빠른 대처를 했다. 그러나 사태 수습과정은 아직도 군이 뭔가를 감추려 하거나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불신감을 떨치지 못하게 한다. 국방부가 사고 수사본부를 새로 구성해 철저한 보강수사를 하기로 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유족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내놓아야 할 것이다. 군은 인분 사건, 자살사건 등이 발생할 때마다 사과와 재발방지를 다짐했다. 하지만 이제는 웬만한 약속으로는 국민을 설득하기 어렵게 됐다. 읍참마속의 결의로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주고 실효성있는 병영문화 개선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 아내 토막살해 3년간 안방 은폐

    말다툼 끝에 아내를 살해한 뒤 사체를 토막내 안방 등에 묻어 3년 남짓 범행을 은폐하고 빌린 돈을 갚지 않는다는 이유로 내연녀까지 살해한 60대 남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영도경찰서는 17일 아내와 내연녀를 각각 살해하고 유기한 혐의(살인 등)로 권모(66·목수·부산 영도구)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권씨는 지난 2002년 10월28일 오후 3시쯤 집 뒤편 자신의 목공소에서 평소 아내 손모(당시 55세)씨가 도박을 하며 집을 자주 비운다며 말다툼을 벌이다 손씨가 자신을 무시하는데 격분, 목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안방 구들장 아래에 묻은 혐의다. 권씨는 1주일뒤 가출신고를 하고 그동안 시신이 묻혀 있는 집에서 혼자 생활해 왔다. 권씨는 2003년 1월 집 보수공사를 하면서 묻혀 있는 아내의 시신을 꺼내 거실 현관쪽에 묻으려다 비좁자 목공소에 있던 공구로 시신을 머리와 몸통으로 분리해 안방과 거실 현관쪽에 각각 묻었다. 권씨는 손씨가 살해되기전 가입해 놓은 4개의 생명보험이 가출신고 이후 5년이 지나면 실종으로 처리돼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매달 20만원 상당의 보험료를 납입해 왔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의혹만 더 키운 ‘감싸원’

    의혹만 더 키운 ‘감싸원’

    16일 발표된 감사원의 행담도 개발 의혹 감사결과는 ‘부실감사’‘눈치감사’라는 비난 속에 감사원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줬다는 지적이다. 문정인·정찬용씨 등 청와대 핵심 인사들을 수사요청 대상에서 제쳐둔 것을 빼고라도 감사원은 언론이 제기한 의혹을 넘어서는 새로운 조사내용을 내놓지 못했다. 철도청의 러시아 유전개발 감사에 이어 행담도 감사마저 부실논란을 빚자 일각에서는 ‘감사 무용론’마저 제기하고 있다. 감사가 진행되는 동안 관련자들이 입을 맞추고 물증을 은폐했을 가능성을 들어 “처음부터 검찰 수사에 맡겨야 한다.”는 얘기도 그래서 나오는 것 같다. 지위를 이용한 위력(威力)행위의 불법성을 제쳐놓은 채 직무범위를 벗어난 행위(월권)를 직권남용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법 해석도 국민 정서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사건 전말 도로공사는 1999년 10월 행담도를 위락단지로 조성하기 위해 싱가포르 에콘사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그러나 에콘사는 2001년 11월 EKI란 회사를 설립한 뒤 행담도 개발사업을 넘겼다. 에콘사가 파견했던 김재복 사장은 2002년 2월 EKI 지분을 인수했다. 이때부터 김 사장의 전방위 로비가 시작된다. 도공은 지난해 1월 EKI측과 1억 500만달러의 지분을 인수하겠다는 내용의 불공정 계약을 체결했다. 오점록 전 도공 사장은 이사회의 반대에도 이 계약을 체결했다. 김 사장은 지난해 5∼6월 정찬용씨와 문정인씨를 만났고,7월에는 동북아시대위원회와 행담도 개발사업에 대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EKI는 3억달러의 자금조달을 위해 지난해 9월에는 문씨로부터 추천서를 받는다. 추천서를 받았지만 자금조달에는 실패했다. 지난 2월15일에는 EKI와 도공이 채권발행을 놓고 갈등을 빚자 문씨와 당시 동북아위 기조실장이던 정태인 전 국민경제비서관, 정찬용씨 등이 중재에 나섰다. 결국 EKI 발행 채권은 정통부 우정사업본부(6000만달러) 등이 전량 매입했다. ●남은 의혹 행담도 개발은 의문점투성이다. 우선 도공이 왜 EKI와 불공정 계약을 체결했는지다. 행담도 개발사업에 대한 지분을 10%만 갖고 있으면서도 도공은 2009년 EKI가 지분인수를 요구하면 1억 500만달러의 지분을 인수하겠다는 계약을 체결했다.10%의 지분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떠안기에는 부담스러운 액수다. EKI가 지난 2월 발행한 채권 8300만달러를 우정사업본부와 한국교직원공제회가 전량 매입한 과정도 석연치 않다. 감사결과 두 기관은 회사채 조건확인을 소홀히 했다. 이들 두 기관이 채권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는지도 확인돼야 할 부분이다. 문정인씨 아들이 지난 1월 행담도개발에 취업한 배경도 여전히 궁금증을 낳고 있다. 김 사장은 문씨의 아들이 영어도 잘하고 능력도 있어 채용했다고 하지만 문씨 아들이 미국에서 받던 연봉도 포기하고 월급도 제대로 안 나오는 회사에 입사했다는 점이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다른 이면 계약이 있었는지가 제기되는 의혹이다. 정찬용씨와 김재복 사장이 처음 만난 시점도 풀려야 할 대목이다. 김 사장은 정씨를 2003년 9월 처음 만났다고 주장한 반면 정씨는 지난해 5월이라고 맞서고 있다. 도공이 EKI와 불공정 계약을 체결한 시점은 2004년 1월이다. 만약 김 사장 주장대로 정찬용씨를 2003년 9월 처음 만났다면 정씨는 도공과 EKI간 불공정 계약 등에 관여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진경호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김前차관 ‘이광재의원 개입’ 은폐”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의 철도청(현 철도공사) 유전사업 개입사실을 김세호(52·구속) 전 건설교통부 차관이 은폐하려 했다는 주장이 13일 제기됐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강형주) 심리로 열린 유전사업 투자의혹 사건에 대한 첫 공판에서 검찰은 왕영용(49·구속) 철도청 사업개발본부장을 상대로 이같은 내용을 신문했다. 왕 본부장은 “지난 3월말 김 전 차관이 ‘어떤 차원에서든 이 의원이 유전사업에 개입됐다는 사실을 밝히지 말라.’는 내용의 전화를 걸어 온 적이 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예.”라고 짧게 대답했다.3월말은 감사원 감사가 막바지에 이른 시기로 이 때부터 유전사업 의혹에 대한 언론보도가 잇따랐다. 이에 대해 김 전 차관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는 등 자신에게 쏟아진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한편 이날 전대월(43·구속) 하이앤드 대표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 의원의 선거참모 최모(48)씨는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이 의원이 전씨를 찾아가 선거지지를 요청했다고 시인했다. 최씨는 검찰이 “지난해 3월초 이 의원과 또 다른 선거참모 지모(50)씨가 함께 전씨가 개발 중인 콘도에 찾아가 40∼50분간 머물면서 선거에 협조해 달라는 내용의 대화를 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최씨와 같은 혐의로 기소된 지씨는 “콘도에서 전씨를 만났지만, 이 자리에서 총선지지를 부탁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씨티그룹, 엔론 집단소송에 굴복

    세계 최대의 금융회사인 미국의 씨티그룹은 4년 전 파산한 에너지회사 엔론의 회계부정에 대해 일정 부분 책임을 인정, 투자자들에게 20억달러(2조원)를 지급하기로 했다고 지난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지난 2001년 12월 엔론의 파산 직후부터 집단소송에 시달려온 씨티그룹은 이날 1997년 9월부터 파산 직전까지 엔론의 주식과 채권을 매입한 투자자들에게 이같이 소송 화해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씨티그룹이 지급하기로 한 액수는 이 회사가 지난해 월드컴 투자자들에게 지급한 25억 8000만달러에 이어 두번째 규모다. 소송단은 그동안 엔론이 실적을 부풀리고 해외 기업망으로부터 빌린 빚을 은폐한 사실을 씨티그룹 등 많은 투자은행들이 방조하고 묵인한 결과 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회계부정을 저지른 기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씨티그룹이 보상하겠다고 나선 것은 기업의 윤리적 책임을 확대해석했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것으로 보인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대기업들 産災 상습 은폐

    현대와 삼성, 두산중공업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상습적으로 산업재해(산재)를 은폐해오다 적발됐다. 노동부 정순호 안전정책과장은 “지난 2003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말까지 2회 이상 산재를 은폐한 16개 사업장을 적발, 검찰에 송치했다.”며 “이 가운데는 삼성중공업과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이 대거 포함돼 있다.”고 12일 밝혔다. ㈜현대미포조선(울산시 방어동)은 지난 2003년 7월1일부터 지난해 6월30일까지 무려 10차례나 산재를 은폐했으며,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은 2003년 7월부터 그해 12월까지 6개월 동안 9차례나 산재를 숨겨오다 적발됐다. 또한 삼성중공업(경남 거제시)은 2003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8차례, 두산중공업(경남 창원시)은 지난해 1월부터 6월까지 4차례, 현대중공업(울산시 전하동)은 2003년 7월부터 같은해 12월 말까지 3차례나 산재를 은폐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도 지난해 3차례 산재를 은폐, 검찰에 송치됐다. 노동부 관계자는 “산재를 은폐하다 적발되면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그치지만 있는 그대로 보고할 경우 산재보험요율이 오르고 지도감독대상에 포함되는 등 기업입장에서 보면 은폐하다 적발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평통사 “여중생 사망 미군·검찰서 왜곡했다”

    평통사 “여중생 사망 미군·검찰서 왜곡했다”

    “장갑차 운전병이 사각지대 때문에 두 여중생을 보지 못했다는 것과 당시 통신 장비 고장으로 관제병의 경고를 듣지 못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2002년 6월13일 경기도 양주에서 미군 장갑차에 여중생이 치여 사망한 사건의 진상이 주한미군과 한국 검찰에 의해 은폐·왜곡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은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7층 환경재단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시 수사기록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대법원은 지난달 27일 신효순양의 아버지 신현수, 심미선양의 아버지 심수보, 전 여중생 범대위 상임공동대표인 홍근수 목사를 청구인으로 한 수사기록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시민단체 평통사에 따르면 주한미군과 검찰의 발표와 달리 당시 운전병은 여중생들을 볼 수 있었지만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2002년 9월3일 검찰이 미군에 넘긴 수사 자료에는 ‘운전병은 사각지대를 벗어난 지점에서 걷고 있던 피해 여중생들을 충분히 볼 수 있었음’이라고 명시돼 있다. 또 운전병이 여중생들을 발견한 관제병의 경고를 통신장애로 듣지 못했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고 평통사는 주장했다. 통신정비병이 출발 30분전 장비를 테스트한 결과 정상적으로 작동했다고 진술했으며 운전병은 엔진 소음 위로 관제병이 ‘오 마이 갓 스톱.(앗, 정지)’ 이라고 소리치는 것을 들었다고 진술했다는 것이 수사자료에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野, 김희선 ‘민족정기’ 회장 사퇴 촉구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이 열린우리당 김희선 의원에 대해 정무위원장과 ‘민족정기를 세우는 국회의원 모임’ 회장직의 사퇴를 공식 촉구하고 나섰다. ●“선친 친일시절 계속 거짓말” 김무성 유승민 김정훈 나경원 의원 등 한나라당 정무위원들은 현충일인 6일 국립묘지 참배를 마친 뒤 “김 의원이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라는 거짓말로 유권자를 속였고, 진실이 백일하에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거짓과 위선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퇴 촉구 이유로는 ▲일제 고문경찰의 딸이 보훈정책을 맡고 있는 국회 정무위원장 자리에 앉은 점 ▲열린우리당은 모든 과정을 알고서도 진실을 은폐하려 하고 어떤 징계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는 점 ▲청와대가 5월31일 공식 출범한 친일반민족 진상규명위의 사무실 현판식에 김 의원을 버젓이 참여케 한 점 등을 적시했다. 이들은 “김 의원과 열린우리당이 중국전문여행사 대표인 양모씨에게 조사를 의뢰한 결과 김 의원의 할아버지는 김학규 장군이 아니고, 아버지 김일련(가나이 에이이치)은 독립군을 고문 탄압한 만주국 유하경찰서 특무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김의원 “한나라 친일 원죄 희석용 공세”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친일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한나라당이 원죄를 희석시키고, 반역사적이고 추악한 정치공세로 과거청산 물줄기를 바꾸려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오영식 원내 공보부대표도 논평에서 “규명되지 않은 가족사로 국회의 현직 상임위원장을 인신공격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정략적인 정치 공세”라며 한나라당과 강재섭 원내대표의 즉각 사과와 발언 취소를 촉구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학교가 시험 부정행위 은폐”

    인천의 한 고등학교 교사들이 학교측이 일부 학생의 시험 부정행위를 은폐하고 있다며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31일 인천의 K고교에 따르면 지난 4월30일∼지난 4일 실시된 1학년 중간고사(8개 과목)에서 A군(16)과 B군(16)의 부정행위 사실을 밝혀내고 징계조치했다. 학교측은 이들 학생에 대한 답안지 채점과정에서 실력이 뒤떨어진 A군의 국사시험 점수(91점)가 B군의 점수와 동일하고, 답안지 문항의 정·오답도 똑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 따라 학교측은 이들 학생에 대한 1차 조사에서 “과목당 5만원씩 모두 20만원을 주고 받기로 하고 미리 부정행위를 모의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그러나 해당 학생과 학부모 참관 하에 실시한 2,3차 조사에서 이들은 “답안지를 보고 부정행위를 했지만, 두 과목(국사, 수학)만 베꼈다.”,“결코 답안지를 보여주거나 부정행위를 공모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이 학교 전체 교사(79명) 중 43명은 “담당교과 교사의 1차조사 진술서는 외면한 채 학생들이 말을 바꾼 2,3차 진술서만을 토대로 학교측이 부정행위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등 은폐를 시도하고 있다.”며 지난 27일 교육인적자원부와 인천시교육청에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감사요청서를 제출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사과받기 원하시니…”

    19일 오전 한나라당 염창동당사에 발신자 불명의 사과상자가 택배로 배달돼 한차례 소동이 빚어졌다. 신문지 한장으로 윗면이 가려진 채 기자들에게 전달된 5㎏들이 사과상자의 신문지를 걷어냈더니 윗면에 수신자와 발신자를 짐작케 하는 메모가 적힌 A4 용지 3장이 붙어 있었다. ●“사과드리오니 사과받으시오” 메모 상자 오른편에 가로방향으로 붙은 A4용지 2장에는 ‘사과받기를 그토록 간절하게 원하시니, 사과를 드리오니 사과를 받으시오. 김대업 보냄’이라는 똑같은 내용의 메모가 적혀 있었다. 또 왼쪽에 붙은 A4용지에는 ‘한나라당 의원 김문수·김무성·전여옥·박근혜’라고 수신인이 적혀 있었고, 그 아래에는 ‘사과상자 속에 서신 재중’이라는 메모가 붙어 있었다. 메모 내용이 사실이라면 지난 2002년 대선 때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은폐의혹을 제기했다가 최근 대법원으로부터 배상판결을 받은 김 씨가 보냈다는 얘기다. 한나라당 당직자들은 발끈했다. 이정현 부대변인은 상자 안의 내용물과 서신 확인을 요구하는 기자들을 제지하며 “사기꾼 김대업을 쫓아서 정치를 희화화해서는 안된다.”며 “사과상자 안의 서신 내용은 공개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대업씨 발송여부 확인 필요 못느껴” 그는 이어 “상자를 보낸 사람이 ‘병풍(兵風)’의 주범인 김대업인지 아닌지 확인해야 할 이유도 없고, 설령 김대업이 보냈다 하더라도 한나라당을 괴롭힌 사람이 보낸 것이 사과인지 독이 묻은 떡인지, 그보다 더한 흉기가 들었는지 확인할 필요는 없다.”며 사과상자를 서둘러 폐기처분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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