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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교수 너무 많은 것 모르더라”

    MBC ‘PD수첩’ 제작진이 지난 27일 발행된 MBC 노보를 통해 황우석 교수 연구 관련 취재 후기를 공개했다. 한학수 PD와 함께 미국 피츠버그 대학에서 김선종 연구원을 인터뷰했던 김보슬 PD는 이날 특별기고문에서 “6월 초 제보를 받고 두 달 가량 사전 조사를 끝낸 뒤 ‘PD수첩’ 팀원에게조차 비밀로 한 채 본격 취재를 시작했다.”면서 “취재 대상 목록만 150페이지가 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 연구원과 만날 당시 정황에 대해서는 “짧은 시간 안에 결코 얻기 쉽지 않은 증언을 들어야 한다는 조급한 마음이 무리한 취재를 하게끔 만들었던 것 같다.”면서 “김 연구원은 신원 보장에 대한 확답을 받고서야 비로소 중요한 증언을 하기 시작했다.”고 했다.●MBC “YTN, 유전자 불일치 알고도 보도 안해”김 PD는 또 “황 교수는 미리 준비해온 듯 답을 이야기하기도 했지만 예상치 못한 질문에 연구진들과 혼선을 빚기도 했다.”면서 “논문의 제1저자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것을 모르더라.”고 사전 취재 이후 황 교수를 인터뷰했을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취재 윤리를 어겨 사과까지 한 MBC는 연일 YTN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MBC는 27일 ‘뉴스데스크’를 통해 황 교수팀이 김 연구원에게 돈을 전달한 사실과 관련,“YTN이 전달 과정에 관여했고 취재 비용도 제공받는 한편, 김 연구원의 논문 조작 증언도 은폐했다.”고 보도했다.28일에도 “YTN이 황 교수 측으로부터 줄기세포를 건네받아 MBC와는 별도로 검증했다.”면서 “불일치 결과를 알았는데 보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YTN은 “사실과 다른 보도로 명예를 훼손한다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강력하게 반발했다.YTN은 “세관 신고를 하지 않으려고 돈을 나눠서 가지고 갔을 뿐, 출처나 용도는 몰랐다.”면서 “항공료도 취재기자가 공항에서 현금으로 지불했다.”고 강조했다. 별도 검증 의혹에 대해서는 “황 교수 팀이 따로 검증을 의뢰하는 과정을 취재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국정원, 김연구원에 돈 전달 직원개입 시인한편 황 교수가 지난 달과 이달 초 두 차례 미국에 있던 김선종 연구원 등에게 총 4만 달러를 건네주는 과정에 국정원 직원이 개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정원은 지난 27일 돈 전달에 직원이 개입한 의혹이 불거지자 전면 부인했지만 이날 황 교수 경호를 담당했던 직원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구혜영·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경찰청장 거취’ 반쪽국회 변수로

    27일 노무현 대통령과 허준영 경찰청장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정치권은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허 청장의 거취에 대한 노 대통령의 입장유보 방침에 대해서는 ‘무책임하다.’는 성토가 쏟아졌다. 특히 지난달 전용철 농민의 사망 직후부터 허 청장의 해임을 촉구한 민주노동당은 향후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고 전용철·홍덕표 농민의 사망사건이 ‘반쪽’ 국회의 향후 운영일정에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나라당도 자체 진상조사를 실시해 은폐된 사실이 있다면 엄중한 책임을 묻는다는 방침이다. 농촌지역 출신 국회의원 모임도 금명간 회동을 갖고 현 정권의 공권력 남용사태 전반에 대한 국정조사권 발동을 계획하고 있다. 민노당 심상정 의원단 수석부대표는 “허 청장 경질 등 책임있는 후속조치가 따르지 않는다면 향후 국회 운영을 거부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구상찬 부대변인은 “노 대통령과 허 청장은 대책없는 사과로 일관했다.”고 비판하면서 “책임자의 경질 문제를 떠나 유족들에게 마땅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하며 농업대책도 확고히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은 때늦은 감은 있지만 환영한다.”면서도 “실질적인 책임자인 경찰청장을 경질하지 않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며 책임회피”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민주당과 민노당을 끌어들여 예산안 등을 처리하려는 열린우리당은 노 대통령의 사과문 발표가 적절했다고 평가했다. 오영식 공보부대표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은 매우 의미있고, 존중받을 일이다.”면서 “이번 일이 공권력 행사와 인권 보호의 문제에 대해 성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구혜영 박지연기자 koohy@seoul.co.kr
  • [사설] 허준영 경찰청장 즉각 사퇴해야

    지난달 15일 서울 여의도 집회에 참석했다가 숨진 두 농민의 사인이 경찰 과잉진압으로 밝혀졌다.70에 가까운 홍덕표씨의 경우 뒤쫓아온 경찰의 방패에 뒷목을 맞았다는 조사결과까지 드러났다. 국가인권위는 엊그제 이같이 잠정결론을 내리고 검찰에 정식수사를 의뢰했다. 예상 안 했던 바는 아니지만 착잡함을 금할 수 없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경찰로부터 시민이 ‘죽임’을 당한 꼴이다. 일반국민은 물론 깊은 슬픔과 시름에 빠져있는 유가족들의 마음을 어찌 달랠 수 있을까. 이처럼 심각한 상황인데도 정부의 대응을 보면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노무현 대통령은 어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과 함께 책임자 문책 및 국가배상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허준영 경찰청장은 대국민사과를 한 뒤 “책임은 통감하지만 사퇴는 안 한다.”고 당당히 말했다. 앞서 인권위는 농민시위 진압과정의 지휘선상에 있는 서울청장 등에 대한 징계를 권고했다. 이기묵 서울청장은 어제 사의를 표했다. 하지만 서울청장의 징계는 최소한의 경고였을 뿐이다. 이같은 미봉책으로는 성난 농심(農心)은 물론 일반여론을 잠재울 수 없다. 더 큰 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다. 허 청장은 사건 초기부터 발뺌하기에 급급했다.“시위현장에서 넘어져 숨졌다.”는 등 안일하게 대응했다. 또 서울경찰청이 진상조사에 나섰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결과도 내놓지 못했다. 국가 공권력은 특수한 권력이다. 폭력시위 등의 정황도 있지만 공권력이 그 정도를 넘어서 은폐한 사실까지 드러났는데 이정도 수습으로 끝내겠다는 게 말이 되는가. 허 청장은 ‘임기제’를 핑계대고 있다. 그것은 명분이 되지 않는다. 임기제를 먼저 도입한 검찰총수가 물러난 사례도 참여정부 들어 두 번이나 있다.노대통령이 “문책권한이 없다.”며 “경찰청장 책임은 본인이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딱한 일이다. 대통령이 사과까지 하게 하면서 자리에 연연해하는 듯한 모습은 보기에 좋지 않다. 허 청장은 즉각 사퇴해 경찰 쇄신과 국민신뢰의 회복 길을 터주기 바란다.
  • [줄기세포 ‘진실게임’] 靑 ‘줄기세포 오염’ 1년간 침묵

    [줄기세포 ‘진실게임’] 靑 ‘줄기세포 오염’ 1년간 침묵

    서울대 황우석 교수가 줄기세포의 오염사실을 통보한 정부 당국은 박기영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 참모들은 줄기세포 연구의 결함을 알고도 노무현 대통령에게는 보고하지 않았으며, 일부에서는 청와대의 축소·은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의 사과와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 박기영 보좌관의 파면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황 교수 파문’은 청와대와 정치권으로 확산되는 조짐이다. ●“노 대통령이 직접 해명해야” 박기영 보좌관은 황 교수로부터 서울대 실험실 내 배아줄기세포 오염 사실을 지난 1월에 구두로 보고받았으며, 대체공간 마련 등 후속대책을 강구했다고 17일 최인호 부대변인 명의의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황 교수가 전날 오염사실을 정부 당국에 알렸다고 공개했으나, 주무부처인 과학기술부는 보고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하면서 황 교수가 보고한 정부 창구에 관심이 모아져 오던 터였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은 이날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청와대는 황 박사와 동지인 것처럼 선전하는 등 과잉 홍보를 해놓고 문제점이 드러나니까 축소·은폐까지 한 것”이라며 “노 대통령이 직접 나서 해명해야 하는데 만약 스스로 밝히지 않으면 국회가 할 수도 있고 감사원도 감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보좌관은 “(서울대) 생명공학연구동이 완성되기 전까지 사용할 수 있는 (실험실) 대체 공간을 찾는 데 협조했고, 이후 황 교수측에서 서울대 내에 대체공간을 마련했다.”는 후속대책 내용을 밝혔다. 박 보좌관은 “이후 오염방지 시설이 어떠한지 점검하기 위해 직접 방문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포배양 실험에서 오염은 가끔 발생할 수 있는 일이지만 오염된 세포가 죽게 되어 매우 아쉽다고 생각했다.”며 “서울대 가건물 실험실이 오염을 철저히 방지할 수 없는 시설임을 우려해 과기부 지원으로 생명공학연구동 설립 계획이 이미 수립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 보좌관은 줄기세포 오염사실을 노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김병준 실장,“PD수첩 팀과 황 교수간 중재 시도한 적 없어” 김병준 정책실장도 지난달 28일 MBC PD수첩 팀과 황 교수팀의 줄기세포 검증과정에서 양측의 중재역을 맡았던 김형태 변호사를 만났다고 밝혔다. 김병준 실장은 면담후 황 교수측에 ‘어떤 방식으로든 의혹 해소에 적극 나서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권유했으며, 황인성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을 통해 김 변호사에게 이런 권유사실을 알려줬다. 김 실장은 “이를 갖고 논문의 진위 의혹을 청와대가 은폐·방치하기 위해 (내가) 황 교수와 MBC간에 중재를 시도한 것이 아니냐고 일부 언론에서 보도하고 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박정현 이종수기자 jhpark@seoul.co.kr
  • [불법도청 수사결과] 안기부·국정원 도청 수사일지

    ▲7월22일 MBC 뉴스데스크 X파일 보도▲25일 참여연대, 삼성 등 불법 대선자금 제공 관련자 20여명 고발, 검찰 수사착수▲26일 홍석현 주미대사 사의, 안기부 도청조직 미림팀장 공운영씨 자해▲28일 공운영·박인회씨 구속영장▲8월4일 천용택 전 국정원장 자택 압수수색▲5일 국정원 대국민 사과문,MBC 이상호 기자 검찰 출석▲9일 이학수 삼성부회장 검찰 출석▲19일 국정원 압수수색▲23일 천용택씨 불법감청 일부 시인▲9월1일 김기섭 전 안기부 차장 소환 ▲20일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 김현철씨 소환▲10월4일 이수일 전 국정원 2차장 피의자 신분 소환▲8일 김은성씨 구속▲28일 임동원 전 국정원장 피의자 신분 소환▲11월9일 신건 전 국정원장 피의자 신분 소환▲12일 홍석현 전 주미대사 귀국▲14일 김은성씨 첫 공판 “신건 전 원장이 도청 은폐 지시”▲15일 임·신 전 국정원장 구속▲16일 홍 전 주미대사 피고발인 신분 소환▲20일 이수일 전 국정원 2차장 자살▲12월2일 임동원·신건씨 구속기소▲9일 홍 전주미대사 비공개 2차 소환▲14일 검찰 중간수사 결과 발표
  • 소총분실부대 수류탄 6발도 비어

    지난 8일 K-2 소총 2정을 분실했던 강원도 고성군 육군 모 부대에서 실탄과 함께 수류탄도 없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 관계자는 11일 “K-2 소총 2정을 분실한 율곡부대 예하 모 대대에 대한 정밀조사 과정에서 실탄 700여발과 수류탄 6발이 비는 것으로 나타나 현재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서에 적힌 실탄 및 수류탄 숫자와 부대가 보유하고 있는 숫자가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군은 8일 “소총만 분실되고 부대원과 탄약에는 이상이 없다.”고 설명했지만 10일 실탄 수백발이 비는 사실이 알려진 데 이어 수류탄까지 없어진 사실이 밝혀져 사고 자체를 은폐하려 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연합뉴스
  • [인혁당·민청학련 사건 전모] “법원 무죄판결로 명예회복·보상을”

    31년 만에 드러난 인혁당과 민청학련 사건의 진실 앞에 피해자와 유족은 묵은 세월에 대한 회한을 쏟아냈다. 시민단체는 환영과 함께 정부 차원의 보상을 촉구했다. 인혁당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강창덕(79·대구 동변동)씨는 7일 “죽기 전에 진실이 밝혀져 기쁘다.”면서 “누명을 벗지 못하고 사형당한 여덟 분도 기뻐하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나경일(76·대구 범어동)씨는 고문 후유증으로 오른쪽 다리가 마비되는 고통을 겪고 있다. 사형을 당한 고 하재완씨의 부인 이영교(70·대구 방촌동)씨는 “남편이 사형당한 후 2남3녀를 키우면서 ‘빨갱이 가족’이라는 손가락질까지 받아야 했다.”면서 “이제 고문과 사건조작 당사자의 양심 고백이 뒤따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혁당 재건위 사건에 연루돼 15년형을 선고받았던 임구호(57·대구 시지동)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포함한 당시 정권 핵심부의 가담 여부까지 확인하지 못한 것은 유감”이라고 아쉬워했다. 유가족들은 이날 오후 인혁당 사건으로 사형이 집행된 8명 중 4명이 안장돼 있는 경북 칠곡군 현대공원 묘지를 참배했다. 시민단체들은 ‘국가범죄’에 대한 역사적 심판과 향후 재발 방지책 마련을 촉구했다. 참여연대 이태호 정책실장은 “과거 군사정권이 자행해 온 조작과 은폐, 고문 등 도덕성 추락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래군 인권운동사랑방 간사는 “국정원의 발표는 환영하지만 피해자들의 고통까지 지워진 것은 아니다.”라며 “법원에서 무죄확정 판결을 내려 이들의 명예를 회복하는 동시에 대통령의 사과와 보상방안 마련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대구 황경근 서울 안동환기자 kkhwang@seoul.co.kr
  • [데스크시각] 싱가포르는 중국의 미래인가?/ 이석우 국제부차장

    ‘싱가포르는 중국인 깡패 항구도시(rogue Chinese port)?’ 에드워드 휘틀럼 전 호주 총리가 최근 싱가포르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2일 베트남계 호주 청년 응웬 투옹 반(25)의 교수형을 강행하려는 싱가포르 정부에 대한 반감을 표시한 것이다. 휘틀럼은 앞서 “응웬의 목숨만은 살려달라.”는 탄원을 싱가포르 정부에 전했지만 “법은 지켜져야 한다.”는 낙담스러운 답변을 들어야 했다. 존 하워드 총리, 헬렌 클라크 뉴질랜드 총리 등의 탄원에도 답변은 마찬가지였다. 헤로인 396g을 소지하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범죄 경력없는 20대 외국청년을 목매단다는 것을 서구인들은 ‘깡패국가’나 할 수 있는 ‘야만행위’라며 이해할 수 없어 한다. 응웬은 2002년 12월 헤로인 소지 혐의로 싱가포르 공항에서 체포됐었다. 그러나 싱가포르 정부는 당당하고 결연하다. 엄정한 법집행을 통해서만 질서를 지킬 수 있다는 태도다. 지난 93년 국제적 비난 속에도 마이클 페이란 15세의 미국인 소년을 도로표지판을 훼손하고 승용차 20여대에 스프레이를 뿌렸다는 이유로 엉덩이를 까고 곤장을 치는 태형에 처한 유명한 사건도 같은 논리속에서 이해할 수 있다. 지난 65년 말레이시아에서 독립한 뒤 개인소득 2만달러의 경제적 번영을 이뤄낸 싱가포르는 아시아적 상황과 문화적 특성을 강조하면서 나름의 법집행 논리를 양보하지 않는다. 서구적 인권과 민주주의가 모든 곳에 다 적합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리콴유(李光耀)전 총리의 30년 장기집권, 인민행동당의 1당 지배, 강력한 행정력, 사형제도가 범죄예방에 효율적이란 발상, 인구당 세계 최고의 사형 건수…. 그러면서도 깨끗하고 효율적인 정부와 반석 위의 경제. 권위주의 체제의 성취에 자신만만한 이같은 논리는 인권과 민주주의와 관련된 국제사회의 압력을 막아내는 수단으로 일부국가들에 ‘애용’돼 왔다. 지난달 20일 베이징 미·중 정상회담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의 정치·종교 자유의 확대 요구에 후진타오 주석은 “나름의 문화·전통과 국가 상황이 있다.”고 응수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공산당 1당 통치와 자본주의 시장경제란 어색한 ‘동거’속에서 그간의 성취만큼 거대한 후유증과 도전에 직면한 중국 지도부는 싱가포르식 모델에서 활로를 찾으려는 모습이다.‘서구식 민주주의’에 의존치 않더라도 법제도의 확립을 통해 1당 통치의 번영과 안정을 구가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다. 중국 지도부가 장쩌민 집권 말기부터 ‘법치국가 건설’을 소리높여 외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인구 435만명의 제주도 절반 크기만한 도시국가가 13억 대국의 발전 모델이 되고있다는 게 아이러니지만 중국의 관심과 열정은 상상외로 높다. 경제특구 등 경제개혁의 아이디어를 홍콩에서 얻어왔다면 정치·사회 운영은 싱가포르에서 배워오겠다는 태도처럼 보인다. 효율적인 정부와 경제적 번영, 그러한 모든 것을 감독하고 지도하는 강력한 1당 체제…. 중국 공산당에게는 매력적인 유혹으로 다가오는 모양이다. 하지만 거대한 중국의 복잡한 문제들을 작은 도시국가인 싱가포르식으로 명쾌하게 해결해 나갈 수 있을까. 지난주 헤이룽장성 쑹화강의 오염사건은 감시받지 못한 권력의 문제를 돌아보게 한다. 행정 미숙이라기보다는 권력에 대한 감시·통제의 공백상태에서 사고는 터져나왔다. 고의적인 은폐와 보도 통제, 정부 발표에 대한 만연된 회의…. 독점된 권력에 대한 불신의 깊이를 확인하는 계기였다. 최근 다시 고개를 들고있는 ‘중국위협론’에는 중국의 지향점과 의도에 대한 일부 국가들의 불신과 회의가 짙게 깔려있다. 인류 보편가치에 대한 존중보다 ‘국가적 특수성’을 앞세운다면 이런 불신과 회의를 불식시키기는 어려울지도 모른다. 중국이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지도국가로 우뚝 서기 위해선 특수성보다는 보편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다. 그것은 국내문제에서도 그렇지만 탈북자 처리, 고구려사 문제, 무역마찰 등 주변국과의 현안처리에서도 그러해야 할 것이다. 국제사회의 한 축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중국이 21세기를 새로운 발상으로 열어 나갔으면 한다. 이석우 국제부차장 jun88@seoul.co.kr
  • “故전용철씨 부검 소견 경찰이 왜곡전달 유감”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쌀비준 반대 농민집회에 참석한 뒤 9일만에 사망한 고(故) 전용철씨의 부검 소견이 왜곡 전달됐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단 수석부대표는 “국과수 이원태 소장과 서중석 중부분소 분소장이 민노당 의원들을 면담한 자리에서 부검 결과가 밖으로 알려지는 과정에서 일정한 왜곡이 있었다며 유감을 표시했다.”고 말했다.심 수석부대표는 “경찰의 외력이나 타격이 없었다고 한 적도 없다.”면서 “직접적 사인이 전도에 의한 뇌출혈이지만 경찰의 과잉 진압과 관련되지 않은 것처럼 해석되는 것은 잘못됐다.”고 서 분소장이 말했다고 전했다. 서 분소장은 “일선 경찰서에 부검 소견서를 제출한 것 외에는 사인과 관련해 별도 입장을 전달한 바 없다.”면서 “넘어지는 과정에서 어떤 외력이 가해졌는지는 수사를 통해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경찰과 검찰에 전달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심 수석부대표는 “경찰이 국과수의 소견을 임의로 해석해 전씨의 사인이 경찰의 과잉 진압과 상관없다는 식으로 은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열린우리당 최규성·한나라당 김영덕·민노당 강기갑·자민련 김낙성·무소속 류근찬 의원 등 농촌 출신 의원모임 소속 의원들은 이날 서울대 병원에 마련된 전용철씨 빈소를 방문,“1일 기자회견을 갖고 의혹 규명을 위해 국회 차원의 진상 조사단을 구성하고 의원 서명운동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러 하바로프스크 ‘단수’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상수원 오염으로 인한 전면 단수조치 3일째인 25일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시는 취수장의 니트로벤젠 농도가 아직도 국가안전표준의 28배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헤이룽강이 통과하는 러시아 극동 하바로프스크시(市)는 오는 30일부터 나흘 동안 수돗물을 공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 비상대책위원회는 25일 회의를 열고 오는 30일부터 새달 3일까지 냉온수 공급을 중단하기로 결정했으며 가정마다 5일분의 식수를 저장해둘 것을 요구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얼빈시 환경보호 당국이 이날 아침 7시 쑹화(松花)강 하얼빈시 구간 초입에서 검사를 실시한 결과 인체 발암물질의 하나인 니트로벤젠 농도가 침강과 희석조치로 전날에 비해 낮아졌음에도 ℓ당 0.4943㎎으로 안전표준을 28.08배나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4일에는 중국 남서부의 충칭(重慶)에서 제2의 화학공장 폭발사고가 발생,10여명의 사상자를 내고 1만명이 넘는 주민과 학생들이 대피했다. 사고가 난 공장은 안전물 관리 허가증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중국 정부의 부실한 환경 관리에 국제적 비난이 쏟아질 전망이다. 중국 신문들도 25일자를 통해 하얼빈시가 단수조치 발표를 전후해 취한 조치의 부적절성을 지적했으며, 외신들은 중국 정부의 은폐 의혹에 강한 비판을 제기했다.중국 신문들은 쑹화강 오염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과 관련, 폭발사고가 일어난 지방 환경보호 당국의 독직 또는 사고 회사와의 유착 가능성을 강력하게 제기하기도 했다. 중국 언론은 지난 21일 이후 하얼빈시에서 벌어졌던 생수·식품 등 생필품 사재기와 탈출 현상은 진정됐으나 일부 시민들의 심리적 공황상태는 아직 남아 있다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으로 24일부터 24시간 상담전화를 개설, 자격증을 가진 심리상담 전문가들을 배치했다고 전했다.oilman@seoul.co.kr
  • 이름 쉽게 고친다

    대법원 2부(주심 이강국 대법관)는 23일 K모(35)씨가 “이름에 쓰인 한자가 희귀한 글자여서 혼동되거나 여자 이름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며 낸 개명허가 신청에서 개명을 불허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성명권은 헌법상 행복추구권과 인격권의 내용을 이루는 것이므로 본인의 주관적 의사가 존중돼야 한다.”면서 “범죄 은폐나 법적제재 회피 등 불순한 의도가 없는 한 원칙적으로 개명을 허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름은 부모에 의해 일방적으로 결정되고 본인이 심각한 고통을 받는 경우도 있는 데도 평생 그 이름을 갖고 살아갈 것을 강요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사설] 도청 단죄에 정치반발 안된다

    국민의 정부 시절 국정원장을 지낸 임동원·신건씨가 어젯밤 구속됐다. 도청 근절을 그리도 다짐하던 김대중 정부가 뒤로는 이들 국정원장을 필두로 도청에 앞장섰다는 검찰의 수사결과는 충격을 넘어 좌절감마저 안겨준다. 김대중 전 대통령 진영이 강력 반발하고, 청와대와 여당마저 이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선 것을 보면서 과연 이 시대에 법치가 설 땅이 있기나 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어젯밤 구속된 두 사람의 혐의는 엄중히 단죄해야 마땅한 범죄다. 자신들의 휘하에서 국정원이 대통령 친ㆍ인척 등 주요 인사 1800여명을 상시 도청했고,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한 사실이 드러나기까지 이들은 부인과 거짓말로 일관했다. 심지어 범죄를 은폐하려 하기까지 했다. 국민들을 그동안 기망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도 동교동측은 국민들에게 한마디 사과하기는 커녕 “무도하고 형평에 어긋난다.”며 구속영장을 취소하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 국민의 정부측은 김영삼 정부 시절 안기부 불법도청을 들먹이며 형평성을 거론했다.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하지 못한다지만 안기부 도청 역시 비난 받아 마땅한 범죄행위다. 죄질은 더 나빴다고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형평성 운운하며 면죄를 주장하는 것은 모든 범죄를 처벌하기 전엔 어떤 범죄도 처벌해선 안된다는 논리나 다름없다. 청와대와 여당이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유감의 뜻을 밝힌 것도 검찰의 공정수사를 위협하는 부적절한 대응이다. 검찰의 향후 수사뿐 아니라 사법부의 심판에까지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즉각 중단해야 한다. 여당은 강정구 교수 불구속 처리와 비교하는 주장을 펴기도 하지만 개인의 사상·학문의 자유 영역과 국가기관의 조직적 범죄를 같은 선상에 놓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국가기관의 불법행위를 단죄하는 데 정치권이 이해득실을 따져 왈가왈부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호남정서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호남을 모독하는 일이다. 검찰 수사에 대한 간섭이 열린우리당 창당의 초심은 결코 아닐 것이다.
  • “DJ지시 어기고 불법도청 주도”

    “DJ지시 어기고 불법도청 주도”

    불법도청의 책임자는 결국 정보기관의 최고 사령탑인 임동원·신건 두 전직 국정원장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도청과 정치개입 금지를 선언했던 DJ정부는 도덕성에 큰 흠집을 남기게 됐다. 그러나 김대중 대통령은 사실상 도청에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두 원장이 국정원 도청의 최고 책임자 검찰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이미 구속기소된 김은성 전 국정원 2차장에 대해 “국정원장을 보좌하는 위치일 뿐이며 도청의 최고책임자는 원장”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임씨의 경우 대북 관련 사안뿐 아니라 국내 정치에도 상당한 관여를 한 정황을 포착했다. 임씨의 재임시절(99년 12월∼2001년 3월)에 유선중계통신망 감청장비(R2)에 정치인 등 감청대상 번호를 대량 입력해 본격적으로 사용했고, 이동식 휴대전화감청장비(CAS) 20세트를 개발했으며 운영지침까지 만들어 사용했다고 밝혔다. 또 임씨는 수시로 현안에 대해 첩보수집을 지시하고 관심을 표명하는 등 도청에 적극 관여했다고 덧붙였다. 신씨의 경우 전임 국정원장인 임씨에 이어 R2를 통해 정·재계 등 국내 주요 인사에 대한 도청을 체계적으로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특히 신씨가 ‘자신은 감청장비를 폐기한 국정원장’임을 강조했지만 감청장비 폐기는 통비법이 개정돼 어쩔 수 없이 폐기한 것으로 ‘증거 인멸 시도’로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 관계자는 “감청장비를 국회 정보위에 신고하게 되는 등 개정 통비법이 시행되기 전에 이뤄진 것으로 자발적 폐기가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 신씨가 국정원 직원들에게 도청사실 은폐를 지시한 점 등도 영장 청구에 고려됐다. 검찰 관계자는 “국정원장들이 도청 사실을 인정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는 모습을 기대했지만 도청을 부인하는 종전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고 말했다. ●DJ, 도청 활용 의혹은 남아 검찰은 두 원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함으로써 김대중 대통령의 도청 관여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상 혐의가 없다는 것으로 결론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두 전 원장이 김 전 대통령의 도청금지 지시를 어겼다는 부분을 강조했다. 검찰 관계자는 “도청을 금지한 대통령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임씨 등은 도청을 계속함은 물론 새로운 유형의 도청까지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와 여권 관계자들이 국정원장을 통해 도청 내용을 보고받았다는 의혹은 남아 있어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할 부분이다. 김효섭 박지윤기자 newworld@seoul.co.kr
  • “임동원씨 지시로 정치개입”

    김은성 전 국정원 2차장은 법정에서 두 원장의 정치 개입과 도청 은폐를 폭로하는 폭탄발언을 했다. 영장이 청구된 신건·임동원씨가 정치에 개입하고 불법도청을 한 실상을 작심한 듯 공개했다.●임동원, 정치개입 지시 김 전 차장은 임 전 원장 지시로 각종 국내정치에 개입한 사실을 소상하게 진술했다. 김 전 차장은 우선 2000년 6월 임 전 원장의 지시로 당시 민주당 장성민 의원을 서울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 안가로 불렀다. 당시 장 의원은 공천문제에 깊숙이 개입한 권노갑 고문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던 상황이다.“장 의원이 사실이 아닌 얘기를 떠들고 다녀 청와대가 불쾌해한다. 경고해라.”라는 임 전 원장의 지시를 받은 김 전 차장은 장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장 의원이 급격히 개혁을 추구한다는 우려가 있다.”며 우회적으로 경고했다. 같은해 12월에는 DJ 3남인 홍걸씨의 재산문제 등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동교동’에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던 한나라당 이신범 전 의원을 만났다. 역시 임 전 원장 지시였다. 김 전 차장은 “왜 H3(홍걸씨)를 못살게 구느냐. 당신도 DJ 밑에 있었는데 좀 봐줘라.”며 이 전 의원을 회유했다고 밝혔다. 비슷한 시기 ‘안풍’ 수사가 진행되던 때에는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비서실장이었던 주진우 전 의원을 만나 협조를 부탁하기도 했다. 황장엽씨의 동향에 대한 임 전 원장의 높은 관심에 따라 국정원은 2001년 초 이철승씨와 황씨간 전화통화를 비롯, 상당기간 황씨 전화를 도청하고, 관련 회의도 수시로 열었다.●신건,“진술 번복하라” 이같은 정치개입은 사실상 불법 도청의 산물로 보인다. 임 전 원장 등이 ‘통신첩보 보고서’를 열람한 뒤 필요에 따라 김 전 차장에게 정치개입을 지시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김 전 차장도 “정치인 관련 통신첩보는 거의 대부분 원장에게 보고됐다.”고 주장했다.B급 첩보를 제외한 A급 첩보를 모아서 매일 한두차례 원장에게 보고했다는 것이다. 보고서 하단에 감청 시각까지 적혀 있어 도청정보라는 사실을 원장들이 잘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검찰 신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신 전 원장의 경우, 이번 사건이 불거진 이후 검찰 조사를 받고 나온 국정원 간부들을 만나 진술을 번복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있다고 폭로했다.9월23일 검찰조사를 받고 나온 김모 전 국정원 8국장을 다음날 자신과 함께 만나 진술 내용을 들은 뒤 “다음 조사에서는 진술을 번복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김 전 차장은 신 전 원장과 지난 8월부터 여러 차례 접촉했다고 전했다.홍희경 박지윤기자saloo@seoul.co.kr
  • [사설] 충격적인 軍 진료기록부 조작

    전역 후 보름 만에 위암으로 숨진 노충국씨에 대한 군 진료기록부가 조작된 것으로 드러나 일파만파다. 군 당국은 엊그제 노씨에 대한 군복무 중 진료기록부 원본이 변조된 사실을 털어놓았다. 발표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작성된 최초의 진료차트에는 ‘위암의증’이라는 기록이 없었다고 한다. 담당 군의관이 당시 노씨에게 발암 의심을 설명했다는 부분도 노씨 유가족이 진료기록부 사본을 요구한 7월 말 이후에 기재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휘계통에서는 이런 사실을 몰랐으며 군의관이 혼자서 진료기록을 변조했다는 주장이다. 며칠전 군은 변조 진료기록을 근거로 노씨 사망에는 군의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고 발표했었다. 뒤늦게 엉터리 진료기록이 밝혀졌으니 군은 결과적으로 거짓말을 한 셈이 됐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군의 발표도 석연찮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엄격한 명령과 보고계통이 생명인 군에서 임관 3개월된 담당 군의관이 상부의 지시 없이 독단으로 진료기록부를 변조하는 게 가능한 일인가. 군 수사기관이 엄정하게 수사를 벌인다니 지휘계통의 책임소재가 조만간 가려질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잖아도 군 의료진 및 시설이 형편없어 장병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고 비판받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도 모자라 드러난 문제조차 위기 모면에만 급급한다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번질 수 있다. 군은 조직적인 조작·은폐 의혹이 없다고 예단할 게 아니라 진실부터 가려야 할 것이다. 그런 다음 군 의료체계 전반의 문제를 하나하나 개선해 나가는 것이 순서다. 그것이 병든 몸으로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숨진 노씨에 대한 국가적 예우이기도 하다.
  • “통킹만 2차공격 없었다”

    미국 정보당국이 1964년 베트남전 개전에 결정적 계기가 된 이른바 ‘통킹만 사건’의 정보가 왜곡됐다는 사실을 밝혀냈으면서도 이라크 정보 왜곡과 맞물려 비판이 가중될 것을 우려,5년 가까이 고의적으로 은폐해왔다고 뉴욕 타임스가 31일 보도했다. ‘통킹만 사건’은 1964년 8월2일과 4일 북베트남측이 통킹만에 주둔 중이던 미군 구축함을 2차례에 걸쳐 공격한 사건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미 의회가 같은 달 7일 전면전이 필요하다는 당시 린든 존슨 미 대통령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본격적인 베트남전에 돌입하게 된다. 미 국가안보국(NSA) 산하 ‘암호해독술 역사센터’의 로버트 한요크 박사는 통킹만 사건에서 8월4일의 2차 공격은 아예 없었으며, 이는 당시 미군이 입수한 북베트남측의 암호를 잘못 해석한 결과라는 점을 지난 2001년 초 밝혀내 비밀 내부 문건을 통해 상부에 보고했다. 한요크 박사는 역사학자들과 함께 이 문제를 논의한 뒤 2002년부터 이 내용을 일반에 공개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그러나 행정부 고위관료들은 2003년 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 관련 정보 왜곡이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베트남전 정보 왜곡 사실까지 공개될 경우 비난이 가중될 것을 우려, 지금까지 이를 비밀에 부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정보기관의 한 관계자는 “고위층에서 처음에는 이 문건 공개를 긍정적으로 검토했으나 이라크전 정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입장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미국이 전쟁을 확대하기 위해 통킹만 사건을 유도·조작했다는 점은 이미 밝혀진 사실이지만, 북베트남이 2차 공격을 하지 않았고 미 정보당국이 일부러 이를 숨겼다는 게 밝혀진 것은 처음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많은 역사학자들은 통킹만 사건이 아니었더라도 존슨 대통령은 베트남전을 벌였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당시 국방장관으로 핵심적 위치에 있었던 로버트 맥나마라는 “(통킹만 사건에 대한) 정보보고서가 전쟁 확대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대정부 첫 질문부터 정체성

    여야는 24일 대정부 질문으로 무대를 바꿔서 ‘정체성 공방’을 가파르게 이어갔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현 정권의 정체성’을 추궁하며 강정구 교수의 사법처리를 둘러싸고 불거진 정체성 공방을 재점화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이를 ‘군사정권의 유품’으로 일축하면서 검찰 지휘권을 발동한 천정배 법무장관을 옹호했다. ●“朴대표 黨장악력 높이려는 전략” ‘질문 1호’로 나선 열린우리당 유선호 의원은 “박근혜 대표가 국가 정체성 논란을 제기한 것은 이명박 서울시장에게 추월당하자 이념 대결로 보수층을 결집하고 당 장악력을 높이려는 정략”이라고 기선 제압에 나섰다. ●“적화는 됐고 통일만 남았다” 이에 한나라당 안택수 의원은 “적화는 됐고, 통일만 남았다.”는 우파 지식인의 탄식을 인용한 뒤 “수구꼴통좌파 인사를 정권 차원에서 비호하고 두둔하고 나섬으로써 국민들은 뒤통수를 해머로 한대 두들겨 맞은 것과 같은 큰 충격을 받았다.”고 개탄했다. 안 의원은 천 장관의 해임 촉구와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같은 당 권철현 의원도 “21세기 맹아(盲兒)인 강정구 교수의 주장은 신(新)색깔론이며 명백한 이념폭력”이라고 규정하고 “불구속 수사를 지휘한 배경은 실정(失政) 은폐·호도를 위한 국면 전환용이고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대북 ‘러브콜’, 지지층 결집과 검찰 장악”이라고 가세했다. 그러자 열린우리당 우원식 의원은 “이번 논란이 10·26 재선거에 이익이 될지 모르지만 유신 시대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며 ‘박근혜 때리기’에 나섰다. 같은 당 윤호중 의원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겨냥,“자유와 인권을 우선시 하는 정부에 대해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체제를 파괴하고 있다는 독설을 퍼붓고 있다.”고 역공을 가했다. ●강재섭 “상임위 결석땐 교체” 이날 한나라당의 강공은 강재섭 원내대표의 ‘집안 단속’으로 재개됐다. 그는 이날 상임운영위에서 “오늘은 잔소리를 해야겠다.”면서 “노무현 정권이 반자유민주주의, 반시장경제, 반통합으로 가고 있는데 강력한 반대, 척결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박 대표의 ‘나홀로 투쟁’에 적극 동참할 것을 주문했다. 강 대표는 이어 “정보위 등 민감한 위원회에 있으면서 참석률이 낮든지, 강력 투쟁에 정신력이 부족한 분은 상임위를 교체할 것”이라며 강력한 경고로 의원들의 안이함을 질타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오늘의 눈] ‘상주참사’ 수사결과 유감/한찬규 지방자치뉴스부 차장

    20일 경찰이 경북 상주시민운동장 압사사고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했다.17일간의 수사를 통해 사고원인을 밝혀내고 관련자 10명을 사법처리했다. 김근수 시장을 불구속입건하고 MBC PD를 5차례 소환조사하는 등 성역없이 수사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 수사결과가 미흡하다는 불만의 목소리는 높다. 행사전 상주경찰서 경비교통과장이 출입문을 개방할 것을 요구했음에도 MBC PD가 묵살했다는 부문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밝히지 못했다.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어서 사실규명은 별의미가 없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하지만 행사 리허설전에 시간의 여유를 갖고 시민들을 입장시켰다면 과연 대형참사가 일어날 수 있었겠느냐는 의문에 대해서는 명쾌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사법처리 대상자에 MBC 관계자가 한명도 포함되지 않은 것도 유족들을 분노케 했다. 김 시장의 매제인 국제문화진흥협회 회장이 행사위탁을 받는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는지를 파헤치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행사전 경비인력 요청을 받았는데도 공문이 없다는 이유로 묵살한 것과 관련, 경찰은 정당한 법집행이라고 주장했다. 공연장 안전관리의 1차적인 책임은 주최측에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수사결과 발표직후 유족들은 책임소재 규명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상주경찰서를 항의 방문했다. 행사의 최고 책임자인 김 시장을 구속하지 않았고 경찰,MBC 관계자의 책임을 묻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유족들은 “경찰 내부에서 이번 사건을 은폐·축소하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보이는 만큼 철저한 재수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사고 발생직후 경찰은 행사의 수익과 무관하기 때문에 경비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밝혀왔다. 경찰이 상주경찰서장을 직위해제한 점 외에는 어떠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사실도 이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사건을 검찰에서 수사했다면 똑같은 결과가 나왔겠느냐는 유족들의 울분에 대해 경찰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한찬규 지방자치뉴스부 차장 cghan@seoul.co.kr
  • “이라크침공 잘못” 대처도 비판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이라크전을 비판하는 발언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14일자 영국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대처 전 총리는 6개월 전 로드 팰럼보 전 영국 의회 예술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이라크전이 사담 후세인의 무기에 대한 그릇된 정보에 기초했다.”고 비판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처음 나온 것으로 자신의 80회 생일인 13일(현지시간) 런던에서 열린 생일 파티에 토니 블레어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발언 내용이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공개돼 주변을 당황케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보수당의 수장이었던 그는 원래 이라크전 개전 당시 노동당 소속인 블레어 총리의 참전 결정을 환영하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참전 명분이었던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대량살상무기(WMD) 은폐가 전혀 근거 없는 것으로 드러나자 의문을 제기했다는 것이다. 대처 전 총리는 ‘만약 당신이라면 이라크를 침공했겠느냐.’는 팰럼보의 질문에 “나는 정치인이기 전에 과학자”라면서 “과학자로서 어떤 사실과 증거가 필요한지 알고 점검 또 점검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어떤 사실도, 증거도 없었다.”면서 “정치인으로서 가장 심각한 결정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는 전장에 병사를 내보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대처 전 총리는 그러나 후세인이 쿠웨이트를 침공했을 당시 축출됐어야 했다고 믿고 있다고 인디펜던트는 덧붙였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버나드 쇼 이래 英최고 극작가”…전문가가 본 핀터

    해럴드 핀터는 톰 스토파드, 앨런 액본과 함께 영국의 가장 뛰어난 현존 극작가로 알려져 있으며 오늘날 세계 극문학계에서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일부 비평가들에 의해 사실주의 작가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나 기본적으로 핀터의 작품은 부조리 전통을 따르고 있다. 이는 핀터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 적지 않다. 유대인이었던 그는 감수성이 예민한 어린 시절부터 파시즘의 위협을 피해 늘 도피해야 하는 불안한 생활을 했고, 눈앞에서 자행되는 살상과 폭행의 상황에 직접 노출되면서 인간 실존의 위기와 부조리함을 깊이 인식하게 되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버나드 쇼 이래 영국 최고의 극작가로 평가받는 핀터의 극 작품은 목적이나 의미를 상실한 현대인의 불안감과 소외된 삶을 다루는 부조리극의 전통을 따르고 있다. 그는 구체적인 현실을 배경으로 작품을 썼지만 부조리극의 수법을 사용하여 관객들을 당황하고 난해하게 한다. 이러한 난해성은 극중 인물들의 언어와 모호한 행동으로 구체화되는데 그들은 성격이 명확하지 않고 논리적으로 쉽게 알 수 없는 행동을 할 뿐 아니라 일관성이 결여되고 진실을 떠난 언어로 극을 발전시켜 나가기 때문이다. 이러한 언어와 행동으로 그들 사이에 진정한 의사소통은 항상 모호한 상태로 남게 된다. 이러한 부조리성에 핀터는 하나의 장치를 덧붙이고 있다. 바로 권력의 문제이다. 앞서 핀터의 극에 나타나는 등장인물들은 불확실한 대화와 행동과 성격으로 의사소통을 이루지 못한다고 했다. 이는 개인들이 자신들의 정체를 은폐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이 자신들의 정체를 감추는 이유는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장치로 기능한다. 그의 작품에서 이러한 주도권 장악을 위한 갈등은 권력다툼에서부터 성의 우위를 점하려는 남녀간의 갈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김선욱(연극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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