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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경찰, 살아 있는 권력 앞에선 설설 기나

    청와대 행정관인 김모씨와 장모씨가 방송통신위원회 신모 과장과 함께 종합유선방송 사업자인 티브로드 측에게서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당초 이 사건은 청와대 행정관들이 룸살롱에서 술을 얻어먹고 이차로 성접대를 받았다는 정도로 알려졌다. 그러나 티브로드가 케이블TV 업체 합병을 추진하면서 그와 관련해 힘을 쓸 만한 인물들에게 향응을 베풀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의혹은 ‘성상납 로비’ 쪽으로 확산됐다. 그런데도 경찰은 로비 의혹을 밝히는 일은 수사 범위 밖이라고 도외시하는 등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기는커녕 덮어 두기에 급급해하는 행태를 보였다. 하긴 특정 사건을 축소·은폐하려는 듯한 경찰의 행태가 이번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장자연 리스트’ 수사에서도 경찰은 문건을 보거나 보도한 기자들을 불러들여 조사하면서도 유족들이 진즉에 고소한 유력인사들에 대한 조사는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게다가 대상자들이 술자리에 동석했다는 이유만으로는 범죄 혐의를 판단할 수 없다는 둥 일부 피고소인에 대해서는 소환하는 대신 출장조사를 하겠다는 둥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한다. 청와대 행정관들이 업무와 관련해 성접대를 받았다든지, 사회 유력인사가 연예기획사와 결탁해 여성 연기자에게 성 상납을 요구한 것은 결코 용서할 수 없는 범죄이다. 그런데도 경찰은 ‘힘 있는 자들’을 수사하는 건 제 일이 아닌 양 시간만 끌고 있다. 그렇잖아도 경찰 내부에 각종 비리가 잇달아 터져 강희락 경찰청장은 취임 직후 조직쇄신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쇄신안이 아니다. 경찰이 ‘살아 있는 권력’을 보통 사람들과 다름없이 치죄할 때만 경찰관 스스로 ‘민중의 지팡이’로 거듭날 테고 국민은 경찰을 다시 신뢰할 것이다.
  • ‘性매매 靑행정관’ 업체서 접대 의혹

    성매매 혐의로 입건된 청와대 행정관이 자신의 업무와 관련이 있는 방송통신위원회 간부와 함께 케이블업체 관계자에게서 술 접대를 받고 여종업원과 모텔까지 같이 간 것으로 30일 알려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마포경찰서는 이날 술집 여종업원과 성매매를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전 청와대 행정관 김모(43)씨를 이르면 31일 재소환해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김씨는 휴대전화 전원을 꺼둔 채 지방으로 내려가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다. 김씨와 또 다른 청와대 행정관 장모씨, 방통위 관계자 신모씨 등 세 명은 지난 24일 서울 마포구의 한 유흥주점에서 케이블업체 관계자와 함께 술을 마셨으며 김씨는 여종업원과 함께 모텔로 갔다가 잠복 중이던 경찰에 붙잡혔다. 술값 등은 업체 관계자가 모두 지불한 것으로 파악됐다.한편 경찰은 사건 이후 김씨 등이 안마시술소에서 적발됐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모텔에 있었다는 식으로 말을 바꾸고 숫자도 두 명에서 한 명으로 줄이는 등 앞뒤가 맞지 않는 발표를 해 사건 자체를 축소·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이에 대해 경찰은 “청와대 등으로부터 외압은 없었으며 지금은 성매매 혐의에 대한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향응 등 나머지는 부수적으로 조사해야 할 상황이고 현재로서는 수사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기고] 외신의 ‘한국 때리기’ 전략적 대응을/유재웅 을지대 홍보디자인과 교수

    [기고] 외신의 ‘한국 때리기’ 전략적 대응을/유재웅 을지대 홍보디자인과 교수

    최근까지 계속된 외신의 ‘한국 때리기’가 심상치 않다. 미국의 유력 경제지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얼마 전 “한국 정부가 위기를 은폐하는 데만 급급하다.”고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도 지난달 “한국 경제의 위험도가 국가부도 위기에 내몰린 헝가리, 폴란드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유력 경제지인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의 단기 외채가 외환보유액에 거의 육박해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고 한국의 외환 상환능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재정기획부 장·차관이 직접 나서서 해명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이 외신의 논조를 바꾸는 데 얼마나 먹혀들지 속단하기 어렵다. 유력한 외신의 보도는 세계 여론의 향배를 결정하는 데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비단 최근의 현안인 경제문제를 떠나 남북문제, 군사, 외교 등 국가경영 전반에 외신이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 이번 기회에 보다 근본적인 외신관리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현안이 생기면 불끄기에 급급한 단기처방 중심으로 외신문제에 대처하는 방식을 반복해 왔기 때문이다. 외신대응은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오보나 왜곡보도에 대한 대응은 소극적 차원이다. 보다 적극적인 방법은 한국에 대한 정확하고 호의적인 보도가 자주 나오도록 하는 것이다. 외신의 건설적인 비판은 적극적으로 수렴해 정책에 반영한다는 전제 하에 다음과 같은 외신강화 대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첫째, 국가 차원에서 외신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 일부 부처의 외신 대변인을 보강하는 차원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신속한 외신 모니터링부터 시작해 적기에 적절한 정보와 자료가 외신에 제공되고 이해를 구하는 노력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각 부처를 조직적으로 아우를 수 있는 차원에서의 외신 총괄 창구가 필요하다. 둘째, 민관협력 체제를 공고히 하는 문제이다. 한국 경제 등 한국 문제를 들여다보는 외신은 정부 당국자의 말만 듣고 보도하는 것은 아니다. 외신이 한국에 대해 주로 관심을 갖는 분야는 경제·남북·외교 등 몇몇 분야에 집중돼 있다. 이러한 주 관심분야의 정부, 학계, 연구소 등에 외신과의 대화와 협조가 가능한 인적 네트워크를 파악해 국익 차원의 대외신협조체계를 구축해 실행에 옮기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때로는 중립적인 민간 연구기관이나 전문가의 한마디가 정부 당국자의 말보다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셋째, 외신용 콘텐츠 문제이다. 정부 각 부처는 국내 언론에 치우쳐 있어 외신에 대한 배려가 소홀한 경향이 있다. 이에 대한 외신의 누적된 불만이 상당하다. 외신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최소한 국·영문 자료가 동시에 배포되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민감한 사안일수록 언론이 1보를 내보내면서 어떻게 개념과 성격을 규정하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이미 외신에서 이를 규정한 다음에 유려한 번역문이 나와 봐야 타이밍을 놓치는 것이 된다. 넷째, 평소 관리와 협조가 중요하다. 평소에 외신과 돈독한 협조관계를 이룩해 신뢰관계를 구축해 놓는 것이 위기관리의 첩경이기도 하다. 외신은 서울에서만 노력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특히 유력 언론이 소재하고 있는 지역의 공관장들 역할이 막중하다. 공관장이 높은 우선순위를 갖고 외신을 챙긴다면 한국을 바라보는 외신의 논조도 많이 달라질 것이다. 늦었다고 할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 유재웅 을지대 홍보디자인과 교수
  • 알맹이 빠진 민노총 ‘성폭력 보고서’

    민주노총이 20일 ‘성폭력 파문 보고서’를 공개했지만 사건 경위와 은폐 조장 등 사건의 핵심인 조사내용은 뺀 채 공개해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민노총이 자체 진상규명특별위원회의 보고서를 공개한 것은 전날 12시간에 걸친 중앙집행위원회의 마라톤 회의 끝에 결정된 조치다. 하지만 공개된 보고서에는 진상위의 문제 진단과 권고안만 들어있을 뿐 구체적인 사건 경위가 빠져 있다. 특히 은폐를 조장한 5명 가운데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전·현직 간부 2명의 이름과 직책 등이 제외됐다. 때문에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대적인 조직 쇄신을 다짐했던 민노총의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민노총 우문숙 대변인은 “현재 검찰이 이석행 전 위원장 은닉 및 성폭력 사건을 조사하고 있어 불필요한 오해를 막기 위해 일부만 공개한다.”면서 “검찰 수사가 끝나는 대로 보고서 전문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진상위는 보고서를 통해 “성폭력 사건이 일어나면, 발생 원인과 해결책을 찾아 조직 성찰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전제한 뒤, “민주노총이 사건 수습에 급급한 모습을 보여 문제를 확대시키고 피해자에게 더 큰 고통을 주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성폭력 사건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2차 가해’에 대한 잘못된 이해가 오히려 사건을 왜곡하고 문제 해결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성폭력 파문의 해결책으로 성평등 미래위원회(가칭)를 설치할 것을 권고했다. 또 반성폭력 감수성 제고를 위한 체계적인 교육방안과 성차별적 조직문화 혁신을 위해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민주노총 ‘성폭력 사태 보고서’ 오늘 공개

    민주노총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합원에 대한 성폭력 파문의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성폭력 사태 보고서’를 20일 공개키로 했다.  민주노총은 전날 오후 2시부터 이날 새벽까지 진행된 중앙집행위원회의에서 진상규명특별위원회의 성폭력 보고서를 채택,이날 오후 언론에 공개하고 사건의 은폐를 조장한 민노총 조합원들에 대한 징계를 해당 연맹·노조에 권고하겠다고 발표했다.  민주노총은 “진상규명특위의 조사 결과를 겸허하게 수용하고 이러한 사태의 재발 방지를 약속한다는 차원에서 보고서를 공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비공개로 열린 이날 회의에서는 보고서 공개여부를 놓고 관계자들 사이에 갑론을박이 벌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회의에 앞서 대부분 위원들이 보고서 공개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19일 공개를 결정할 예정으로 알려졌었지만 논의 과정에서 “피해자의 입장이 곤란해질 수 있다.”는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아 회의에 진통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하지만 한 관계자는 “임성규 비상대책위원장의 공개 의사가 확고해 논의 끝에 결국 보고서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보고서 공개는 피해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최소한의 선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말해 내용 전체가 아닌 일부 공개에 그칠 것임을 시사했다  공개될 보고서에는 가해자 외에 사건 은폐 조장에 가담한 노조원 5명 중 신원이 특정되지 않은 민주노총 전·현직 간부 2명에 대한 성(姓)과 직책 등이 명시될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민주노총 진상규명특위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사건 처리 과정에서 전교조 등 민주노총 간부들의 ‘조직적 은폐 조장 행위’가 있었다.”며 “성폭력 사건 은폐를 시도하거나 허위진술을 강요한 관련자 5명에 대한 징계 권고안을 민주노총에 제출했다.”고 발표했다.하지만 이 조사결과 발표문에서는 사건을 은폐 조장한 인물로 피해자가 속한 전교조 전·현직 간부는 직책과 성을 밝혔지만 나머지 민노총 소속 전·현직 간부 2명은 누락시켜 ‘감싸주기’ 의혹이 제기됐었다.  민주노총은 “진상규명특위가 성폭력 사건을 언론에 유출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유발한 데 대한 조사가 미흡했다.”는 결론을 이끌어냈지만 더 이상 추가 조사는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민주노총은 사건 은폐를 시도한 조합원 5명에 대해서는 해당 노조나 연맹 측에 징계를 권고하고 최종 징계 수위를 결정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또 민주노총 차원의 조직적 은폐 조장 행위는 없었다는 방향으로 최종 입장을 정리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장자연 리스트에 유력 일간지 대표 포함?

    스스로 목숨을 끊은 탤런트 장자연(29)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성상납 명부의 윤곽이 서서히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KBS는 19일 ‘뉴스 9’ 방송을 통해 유력 일간지 대표 A씨가 이 명단에 포함돼 있으며, 해당 언론사가 이를 고의로 은폐하려 한 정황이 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KBS는 “장자연의 문건에 기획사 대표였던 김모(42) 씨와 언론사 인사가 자신을 접대에 불러 잠자리를 요구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면서 “해당 신문사가 문건의 존재와 내용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또 “이 신문사의 한 중견 기자가 장자연 관련 문건을 눈으로 확인했다.”고 함께 문건을 본 다른 기자가 증언했으며 “이 경우 자기 회사 유력인사에 대한 내용을 알고도 보도를 덮은 셈”이란 이 기자의 해석까지 곁들여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 신문사의 한 기자가 어제(18일) 오후 장씨 유족의 차량에 ‘장씨 소속사 전 대표인 김모 씨와 전 매니저 유장호 씨 양측 모두가 자신이 소속된 신문사에 모든 자료를 넘겼다.”는 내용의 메모를 남겼다고 방송은 전했다. 해당 기자는 메모를 남긴 것은 맞지만, 내용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WBC] ‘일본전’ 꼭 이기는 게 최선일까 교황 “콘돔반대” 발언 후폭풍 ’사랑의 곳간’ 푸드뱅크, 바닥이 보인다 한국계 등 여기자 둘,북한군에 억류 춘정에 취한 얼룩말 밤낮없이 ‘러브모드’
  • 서세원, 유씨 기자회견 제지 진실은?

    개그맨이자 연예기획사 대표인 서세원(53)씨가 장자연씨의 전 매니저가 입원한 병실을 찾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서씨는 18일 0시30분쯤 장씨의 전 매니저인 유장호씨를 찾아가 이날 오후에 예정된 기자회견을 막으려고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서씨는 유씨에게 “기자회견을 취소하고 숨어 있어라.”라며 이른바 ‘장자연 문건’을 은폐하려고 한 의도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서씨는 “명단에 있는 사람의 이름이 다 공개돼 그 사람들은 난리가 났다.”면서 “작전을 잘 세워야 한다.”고 이번 사건에 대한 대처 방법을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서씨는 유씨가 이날 오후 3시로 예정한 기자회견을 만류했으며 “무슨 일이 생기면 우리 연예계에서 다 막아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주간지 ‘시사인’의 인터넷판은 “병실을 방문한 서씨와 동행한 사람은 본지 기자이고, 서씨는 자살을 시도한 유씨를 위로차 방문한 것”이라면서 “서씨는 유씨의 기자회견을 막은 것이 아니라 기자회견을 하려면 변호인 등을 준비하고 불필요한 말을 하지 말라는 등 일반적인 조언을 한 것”이라고 보도했다.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민노총 ‘성폭력’ 조직적 은폐 있었다

    민주노총 일부 간부들이 조직 내 성폭행 미수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했던 사실이 자체조사 결과 드러났다. 피해자가 속한 조직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전 위원장인 정모씨도 사건을 축소·은폐한 책임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노총 성폭력사건 진상규명특별위원회(위원장 배성태 민주노총 경기본부장)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민주노총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달 19일부터 지난 12일까지 벌여온 ‘성폭력 사건 진상규명특별위원회’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진상규명특위는 “민노총 이석행 전 위원장의 수배·은닉 대책회의의 일부 관련자들이 성폭력 사건이 발생한 초기에 관련 사실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공론화를 통한 사건 해결을 막았다.”면서 “이들은 조직보호 논리를 앞세워 피해자에게 허위진술을 강요하는 등 조직적으로 은폐를 조장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피해자 조직(전교조)의 최고 책임자인 정씨는 피해자에 대한 배려 없이 정치적 파장과 조직이 입을 타격을 언급하면서 피해자에게 고통을 가중시켰다는 점에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가해자인 김모씨에 대해서도 “스스로 술에 만취했다고 하지만 폐쇄회로(CC)TV 등 실증 자료를 볼 때 주장에 신빙성이 없고 형식적인 사과로 피해자에게 지속적인 모멸감을 줬다.”고 지적했다. 진상규명특위는 이에 따라 민노총 중앙회에 성폭력 은폐·축소 관련자와 피해자의 동의 없는 진술 강요자 5명에 대한 징계를 권고하고 민노총과 전교조측에 피해자에 대한 정신적·물질적인 보상과 사과조치를 요구했다. 장형우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사설] 민주노총 도덕성 회복에 명운 걸라

    민주노총이 1995년 출범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그제 열린 ‘민주노총 혁신을 위한 대토론회’에서 정윤광 노동전선 정책위원은 이를 “암덩이가 온몸으로 급속히 퍼져 곧 사망할 수준”이라고 비유했다. 이대로 가다간 발전은커녕 생존자체가 어렵다는 소리가 나오게 된 이유는 여러가지다. 민노총은 내부 파벌싸움과 강경투쟁 노선 고수로 산별 조직원들의 반발을 샀다. 지도부는 리더십을 확립하지 못했고 방향도 제시하지 못했다.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해 노사상생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상황인데도 강성 노선만을 고집했다.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민노총의 도덕성의 상실이다. 민노총은 올 들어 핵심 간부의 성폭력 파문으로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었다. 더구나 민노총 지도부는 가해자를 징계하기보다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하려고 했다는 것이 자체 조사 결과 드러났다. 민노총 초대 사무총장 출신인 고 권용목 뉴라이트신노동연합 상임대표가 쓴 ‘민주노총 충격보고서’는 민노총의 부패상과 도덕성 상실이 어느 정도로 심각한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지도부가 공금 5억 2000만원을 빼돌려 주식에 투자하고, 취업을 미끼로 뒷돈을 받고, 임단협을 미끼로 회사측으로부터 뒷돈을 받는 등 그야말로 부패·비리 백화점이다. 비민주적이고 권력화된 지도부, 현실을 외면한 강경투쟁과 자기합리화에 여념이 없는 민노총을 노조원들이 외면하는 것은 당연하다. 민노총 조합원수는 2006년 75만명에서 지난해 65만명으로 줄었다. 최근에도 주력 노조들의 노선이탈이 줄을 이었다. ‘죽을 위기’에 처한 민노총이 회생할 수 있는 처방은 단 한가지다. 도덕성 회복뿐이다. 국민과 노조원들의 신뢰를 잃은 민노총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용산구 직원도 장애인보조금 횡령

    서울 양천구청에 이어 용산구청에서도 담당 직원이 장애인에게 지급할 보조금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상급자들이 부하 직원의 횡령사실을 확인하고도 사건을 은폐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더하고 있다.서울시는 양천구 복지예산 횡령사건 이후 감사원의 샘플링 감사를 받고 있는 강남구와 노원구를 제외한 23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특별감사를 한 결과 용산구 기능직 여직원 송모(42·8급)씨도 장애인 보조금을 횡령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9일 밝혔다. 시는 송씨를 검찰에 고발하고 송씨와 횡령사실을 은폐한 당시 과장(5급)과 팀장(6급) 등 2명에 대해 직위해제했다. 송씨는 2003년 6월부터 2005년 11월까지 사회복지과에 근무하면서 보조금의 지급 대상자와 금액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총 126차례에 걸쳐 1억 1773만 8000원을 빼돌렸다. 송씨는 이 돈을 자신과 모친 명의 통장에 입금했다가 2005년 11월 상급자에게 발각된 뒤 1억 25만원을 변제했다. 그러나 송씨의 횡령 사실은 관리·감독 책임을 피하려는 상급자들의 묵인 아래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송씨는 “모친이 뇌암에 걸려 병원비를 마련하느라 공금을 유용했다가 나중에 채워 놓으려고 했다.”면서 “지난 몇년간 모두 변제했는 줄 알았는데 계산 착오로 1700여만원을 변제하지 못했다.”고 변명했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처·장모 살해 고통 면하려 살인”

    경기 서남부지역에서 부녀자 9명을 살해하고 장모집에 불을 지른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강호순(39)에 대한 1심 첫 재판이 6일 오후 수원지법 안산지원 401호 법정에서 제1형사부(이태수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검찰은 이날 공소요지 진술에서 “강호순은 처 명의로 여러 개의 보험에 가입한 뒤 장모 집에 불을 질러 잠자고 있던 처와 장모를 살해하고 4억 8000여만원의 보험금을 타냈다.”면서 “특히 처와 장모를 살해한 심리적 고통을 모면하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거나 노래방에서 일하는 도우미를 상대로 살인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강호순은 누구든 유혹해 성관계를 가질 수 있다는 왜곡된 여성관을 갖고 있으며 거부할 경우 살해했다.”면서 “지난 1월에는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그동안 범행에 사용했던 자신의 에쿠스와 무쏘승용차에 불을 질러 증거를 은폐하려 했다.”고 덧붙였다.검찰이 공소요지를 낭독하는 동안 녹두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선 강호순은 고개를 숙이고 눈을 감은 채 묵묵히 들었다. 재판부는 2차 공판을 오는 11일 오후 2시 같은 법정에서 열고 이어 16일에도 다시 재판을 열어 집중심리제 적용 등 구체적인 일정을 확정하기로 했다.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월드이슈] 고문 비디오테이프 90여개 파기 CIA 은폐 의혹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포로심문 과정을 담은 비디오 테이프 90여개를 파기한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 되고 있다. 문제의 테이프에는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시절 포로수용소 등에서 물고문을 하는 장면 등이 담겨 있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미 언론들은 3일 CIA가 인권침해 논란이나 고문행위의 증거를 없애기 위해 이를 의도적으로 파기한 것으로 추정돼 CIA의 도덕성이 다시 한번 도마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사실은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이 인권관련 소송을 진행하면서 당국을 상대로 관련 테이프의 제출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재판부에 제출한 서한을 통해 밝혀졌다. ●부시 시절 물고문 장면 등 담겨 있어 이와 관련, 연방검찰은 “CIA가 비디오 테이프의 존재와 함께 파기 사실도 확인했다.”면서 “92개의 비디오 테이프가 파기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재판장 엘빈 헬러스타인 판사 앞으로 전해진 서한에서 CIA는 관련 소송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정리하고 있으며, 거기에는 파기된 기록들의 목록과 내용물에 대한 사항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정부측은 비디오 테이프 존재 사실 자체를 부인했으나, 언론 보도가 잇따르자 심문과정을 담은 비디오 테이프 2개와 오디오 테이프 1개가 있다고 말을 바꿔 왔다. ACLU측은 “이번에 드러난 사실은 CIA가 자신들의 불법행위를 은폐하기 위해 조직적인 시도를 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포로 인권문제 상당기간 논란될 듯 CIA와 미 정부 당국의 포로 인권 문제는 앞으로 상당기간 논란이 될 전망이다. 미 법무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 존 던햄 연방검사를 책임자로 임명해 연방수사국(FBI)과 함께 조사를 벌이도록 했다. ACLU측도 부시 행정부 당시 포로들의 고문을 허가한 정부 고위관리의 신원 및 영장 없는 도청과 관련한 책임자 등에 대해서도 끈질기게 추적해 나갈 방침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문학, 정치 그리고 현실과 소통하라”

    ‘문학의 위기’는 십년 남짓 동안 지루할 만큼 반복돼온 화두다. 그래서 ‘문학 위기론’ 자체가 위기로 느껴질 지경이다. 하지만 문학의 위기 징후가 쉬 가시지 않고 심화되고 있음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부에서 빠져나와 거리를 두고 바라보기는 결코 만만치 않다. 줄탁동시(?啄同時·병아리가 부화하려면 달걀 안팎에서 동시에 쪼아야 한다는 것), 외부의 자극이 필요한 이유다. 2004년 국내에 소개된 일본의 문학평론가 가라타니 고진의 화두 ‘근대문학의 종언’은 거의 핵폭탄급이었다. 문학의 기능과 역할, 향후 존립 자체의 가능성 등 고진이 툭 던진 주장은 4년 남짓 지난 지금도 여전히 한국의 평론가들을 ‘고진 찬반 담론’의 테두리에 가둬 놓고 있을 정도다. 여기에 지난해 말 우리나라를 방문한 알제리 출신 프랑스 철학자 자크 랑시에르가 던진 ‘문학의 정치성’이라는 화두까지 가세하면서 문학 논쟁의 시대를 예고했다. ‘문학의 정치성’이란 단순한 현실 참여문학이 아닌, 사회와 세계를 서술하고 재편성하는 기능으로서 문학의 역할을 의미한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듯 문학동네, 문학수첩, 창작과비평, 문학과사회, 오늘의문예비평 등 계간 문예지들은 최근 발행한 봄호에서 일제히 문학과 정치의 상관 관계를 들고 나왔다. 문학동네 58호는 특집기획 ‘2009, 문학성의 새로운 구성’에서 이 문제를 두고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문학평론가 서영채는 ‘역설의 생산-문학성에 대한 성찰’을 주제로 우리식 담론 설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좀더 생산적인 것은 우리 내부에서 제기되는 질문들을 바로 보는 일”이라고 새로운 모색에 대한 절실성을 언급했다. 서영채는 ‘고진의 논리적 허실을 떠나 문학종언론이 (문학의) 사회적 영향력 상실로 사유된다면 매우 순진한 발상’이라면서 ‘문학성(문학다움)이란…그것의 존재에 대한 의심 속에서만, 긴장의 손길 속에서만, 문학의 구체적 사용 속에서만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속성이고, 문학성은 완성되고 파악되는 순간 곧 죽음을 맞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래서 그는 “문학성의 죽음이라는 테제는 곧 문학의 잠재적 생명력의 상징이자 소생을 예고하는 지표로 받아들여져야 할 것”이라면서 “문학성의 죽음은…오히려 환영해야 할 어떤 것”이라고 해석했다. 차미령은 ‘소설과 정치’를 주제로 한 글에서 “어떻게 (현실 또는 정치와) 더 깊숙하게 소통할 수 있을까를 소설은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위와 같은 요구는, 소설이 대중들이 여가 시간에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읽을거리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시장의 요구와 왕왕 뒤섞여 버린다.”면서 현재 문학이 처한 위기의 단면을 보여 줬다. 그는 ‘우리는 모두 용산의 철거민들’이라는 명제로 “타자의 눈으로 보고, 타자의 입으로 말하며, 타자의 귀로 들을 때…(문학의) 정치적 주체는 태어난다.”고 랑시에르가 내놓은 ‘(공동체와) 불가능한 동일시’ 논리를 우리의 처지와 실정 속에서 변주했다. 문학과사회 85호는 프랑스 파리 1대학 철학과 박사과정에 있는 양창렬이 지난달 랑시에르와 현지에서 인터뷰를 가진 뒤 쓴 글을 특별기고 형식으로 실었다. 철학자로서 랑시에르의 저작은 국내에 무수히 번역되고 있지만, 그의 문학론을 구체적으로 접할 수 있는 저작 ‘문학의 정치’, ‘말 없는 말’, ‘단어들의 살’ 등은 아직 소개되지 않았다. 발자크와 플로베르, 빅토르 위고 등 작가들을 통한 랑시에르의 문학관을 간략하게나마 접할 수 있다. 문학수첩 25호 역시 고봉준, 정영훈, 허병식, 조연정, 백지은 등 5명의 문학평론가를 통해 특집기획 ‘한국문학에 던지는 새로운 제안’을 내놓았다. 하정일 원광대 교수는 오늘의문예비평 72호에서 ‘학문의 식민성과 기원의 은폐’를 주제로 삼아 ‘일본발 수입 담론의 관행’에 문제를 제기했다. 일종의 메타비평(평론에 대한 평론)으로 국내 평단에서 상대화의 노력을 발견하지 못한 점을 안타까워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진보에 길을 묻다 7] “민주노총 위기는 계급연대·사회연대에 소홀했던 탓…비정규직에 따듯한 손 내밀어라”

    [진보에 길을 묻다 7] “민주노총 위기는 계급연대·사회연대에 소홀했던 탓…비정규직에 따듯한 손 내밀어라”

    ”비정규직과 미조직 노동자들을 위한 사업에 민주노총의 예산과 인력 50% 이상을 배정해야 한다.그래야만 그동안 잃어버린 운동성을 회복하고 계급연대와 사회연대를 통해 본연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다.”  22년을 노동현장에서 활동가로 살아온 한석호(45) 진보신당 확대운영위원은 최근 성폭력 파문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민주노총의 활로를 찾기 위해선 이 방법밖에 없다고 단언했다.’진보에 길을 묻다’ 시리즈 7회 주인공으로 지난 23일 서울신문과 만난 그는 민주노총이 지금의 어려움에 처하게 된 원인을 “일부의 권력화 문제,정파간 갈등도 있고 투쟁력과 협상력이 떨어진 문제도 있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것은 운동성의 상실”이라며 “2000년대 초반부터 노동운동의 위기가 운운될 때 수많은 대책과 논의,대안들이 언급됐지만 그 가운데 10%라도 실행됐다면 작금의 상황에 몰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말부터 인터넷 매체 ‘레디앙’에 ‘한석호의 노동운동과 나’란 제목의 자기 성찰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는 한석호 위원은 성폭력 파문이 현장활동가들에게 가져온 엄청난 심리적 타격을 소개하면서 “민주노총이 대기업 중심의 조직된 노동자(조합원)만을 대상으로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한 조직이란 인식을 바꾸지 않고선 한발짝도 전진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처음 운동을 결심하게 만들었던 아버지와 지금 운동의 동력이 되고 있는 딸 등 내밀한 얘기도 털어놓았다.  그는 사실 민주노동당 분당을 가장 앞장서 주창하고 이를 관철시켰던 인물.분당 기획 문서 ‘진보신당을 창당하자’를 작성했다.그래서 1년이 지난 지금도 민주노동당의 다수파인 자주파로부터 ‘분열주의자’란 숱한 ‘악플’을 받고 있다.그는 끝까지 함께 가야 한다고 했던 노회찬 심상정 진보신당 공동대표 등을 격렬한 논쟁 끝에 돌려놓은 과정을 돌아보며 “자주파가 드러낸 종북주의와 패권주의 문제는 일반인이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었고 “오랜 시간 누적된 문제”여서 분당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또 분당을 통해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영향력이 약화됐다는 다수의 관측과 달리 “오히려 쓸모없는 내부 논쟁에 기진맥진하는 대신 자기 정체성을 찾아나가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노동운동에 뛰어든 지 22년 동안 민주노조운동과 진보정당운동을 매개하는 데 한몫 했다고 자부하는 그는 “보궐선거 등의 계기를 통해 선거연합 등은 생각해볼 수 있겠지만 먼저 민주노동당이 과거 종북주의나 패권주의에서 탈피했다는 것이 확인되기 전까지 다시 합치는 일은 어렵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또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반(反)MB 전선 구축에 대한 사회적 압력이 드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민주당과도 힘을 합치는 식의 통합 논의에는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오히려 미조직 노동자와 비정규직,기층 민중 등의 계급연대와 사회연대를 통해 진보정당 건설의 기반 확대에 힘을 집중하는 것이 더 절실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운동권내 지위를 스스로 매긴다면.  대중적으로 유명하지도 않고 내세울 것도 없는 사람이다.추진력 있는 조직가,투쟁 전문가이며 노동운동 진영의 분류법을 따르자면 중앙파의 핵심 참모 중 한 사람이며 정당운동 진영 분류법을 따르면 평등파의 영향력 있는 활동가 가운데 한 사람으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중앙파의 핵심 참모 그룹이라면 지금은 지도자급이 됐지만 심상정과 연구자로 돌아선 손낙구,신언직,이근원 등 너댓 사람을 포함시킬 수 있을 것 같다.  ●조직운동가로서 민주노조운동 20년을 평가한다면.  1987년 대파업투쟁 이후 대중적 노동조합운동 시대가 시작돼 민주노조운동의 토대가 구축됐다면 90년에는 전노협 시대가 열려 민주노조운동을 사수하기 위한 선봉대로서 핵심 역량을 구축하던 단계였다.95년 민주노총 시대가 열리면서 민주노조운동이 ‘시민권’을 획득하며 양적으로 확산됐다.  민주노조의 임투와 단협 투쟁은 사회적으로 전체 노동자의 임금을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었으며 노조 사수 투쟁은 민주주의를 확장하는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97년 IMF 체제 이후 형식적 민주주의가 갖춰지고 노조가 시민권을 얻고 자본이 노동자를 정규직과 비정규직,대기업과 중소기업,남성과 여성등으로 분핱통치하면서 조직된 노동자,조합원들만의 투쟁은 ‘자기 밥그릇 챙기기’란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현재 민주노조운동을 비관적으로 요약하자면 ‘육지와 연결된 다리마저 끊어진 섬’이라고 할 수 있다.따라서 비정규직이나 국민들과 만나려면 헤엄을 치든 쪽배를 타든 택일해야 할 상황이다.80만 조합원을 거느린 조직으로 양적인 면에서 성장했지만 질적으로는 저하됐다고 단적으로 표현할 수 있겠다.  ●성폭력 사건으로 민주노총 위상에 금이 갔다.어떻게 보는지.  한마디로 참담하다.운동한답시고 돈도 못 벌고 가족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영예를 얻지 못하면서도 단 하나,우리 사회를 살기 좋은 사회로 만드는 데 이바지한다는 자부심 하나로 버텼는데 딸에게도 노동운동을 한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없도록 만들어버렸다.  이번 사태를 둘러싸고 크게 세 가지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첫째 조직강화특위장이라는 핵심간부에 의해 성폭력 사건이 저질러졌다는 점,그것도 직장에서 쫓겨나고 감옥에 갈 수 있는 상황에서도 수배 중인 위원장의 도피를 도운 여성 조합원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은 그 자체로 용납이 안 된다  더 큰 문제는 그 사건을 접수한 집행부의 태도였다.2차 진상조사위의 조사 결과를 보아야겠지만 피해자측의 기자회견이 사실이라면 피해자들을 더욱 큰 고통으로 밀어넣었던 것은 신속하고 엄격하게 처리했어야 할 지도부가 오히려 사건을 은폐하고 감추려고 했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를 찾아가 회유하려 했다는,2차 가해를 가했다는 점이다.운동이나 인권을 떠나 상식적으로 용납이 안 된다.  마지막으로 사건이 처음 언론에 보도됐을 때 그 책임을 언론에 떠넘기고, 집행부 책임을 회피하고 자리를 보존하기 위해 “개인적 문제이므로 조직 차원에서 사과할 것이 없다.”, “상대 정파가 집행부를 몰아내기 위해 사퇴 공세를 취하고 있다.”는 등으로 책임을 회피하려고 했던 것이 민주노총이 ‘막장’ 상태에 이르렀다고 보았다.  ●2005년 강승규 전 부위원장 비리 이후 또 지도부가 총사퇴했다.  입이 백개라도 할 말이 없다.강승규 파문 이후 4년 만에 또 문제가 발생했다.시민권을 획득한 민주노총이 운동성을 상실한 필연적인 결과라고 본다.운동성을 상실한 운동에 권력만 남고 자기 밥그릇 챙기기만 남았다.근본적인 혁신을 하지 않는 다면 민주노총은 또다시 이런 곤혹스러운 상황에 맞닥뜨릴 것이다. ●운동권이 비판하던 정부의 회전문 인사가 민주노총에도 있다는 지적이 있던데.  민주노총이 시민권을 획득한 뒤 운동성을 상실하고 권력화 성향만 일부 남아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많은 활동가들이 묵묵히 헌신하고 있는 점이다.권력의 위치에 올라갈 생각도 없이 노력하는 이들까지 도매금으로 넘어가는 건 가슴아픈 일이다.  우리가 한국노총을 비판할 때 커다란 논거였던 하나가 전임이 해제돼도 한국노총을 기웃거리거나 권력을 좇아 가거나 한다는 것이었다.그러나 한국노총만큼 많거나 일상화되지는 않지만 있다.전임자 역할이 끝나면 사업장,현장으로 돌아가 일을 하고 또 역할이 주어지면 나와야 하는데 무슨 선거다,직책을 맡아야 할 일이 있으면 서로 맡겠다고 다투는 일이 발생한다.  전임이 끝났는데도 현장으로 복귀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성폭력 파문의 당사자도 현장으로 돌아가지 않고 기웃거리다 이런 일을 저지른 것이다.스스로 운동성을 버린 상태였다.  다행인 것은 안 그런 이도 많다는 것이다.금속연맹 위원장을 하면서 2002년 발전파업 이후 지도부가 총사퇴했을 때 백순환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장은 전임으로 8~9년 역할을 한 뒤 대우조선으로 내려가 작업복을 입고 그라인더를 잡았다.한화 매각이 논의되자 위원장 출마자가 경험있는 이도 필요하다며 단위 사업장 부위원장으로 도와달라고 하자 민주노총 비대위원장까지 맡았으면서도 기꺼이 응해 돌아왔다.현장 노동자들은 참으로 존경할 만하다고 하고 다른 이도 저렇게 해야 하는데 라고 입을 모은다.  ●일부에선 정파간 갈등이 문제의 본질인 것처럼 보도했는데.  민주노총에 정파 문제 있는 것 맞지만, 원인과 이유를 따지지 않고 모든 것을 정파문제로 치부하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성폭력 사건에 국한하면 정파 문제는 “정파적 이해로 해석한 집행부의 문제”였다고 판단하고 있다.사퇴한 국민파 집행부와 경쟁하는 이른바 중앙파와 현장파는 오히려 공세를 취하지 않고 입조심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총사퇴 공방이 벌어진 시발점은 국민파 안의 세 가지 부류 가운데 한 부류 안에서 였다.정파관계가 작용했다기보다는 사퇴하지 않으려고 하는 이가 그런 식으로 대응했다.  ●과연 무엇이 잘못된 건가.  투쟁력도 없고 협상력도 없고 전노협 시절과 비교하면 내부 조합원들로부터도 신뢰를 얻지 못하고 노사정위를 찬성하든 반대하든 교섭력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지금까지 네 차례 지도부 총사퇴를 동일한 시각에서 접근하던데 엄밀히 분류할 필요가 있다.1998년 1기 노사정 합의,2002년 발전노조 총파업 이후 지도부 총사퇴는 투쟁과정의 오류에 책임을 지는 내부적이었던 것인 반면 2005년 강승규 비리, 2009년 성폭력에 따른 총사퇴는 외부에서 밀려온 거대한 쓰나미였다.  문제의 심각성은 쓰나미가 몰려왔는데도 민주노총은 국민들로부터 고립돼 있고 조직 바깥의 90%가 넘는 비정규,미조직 노동자들에게 자기 밥그릇만 챙기는 조직으로 인식되고 있는 점이다.  ●활로를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민주노총에는 권력화 문제도 있고 정파간 갈등 문제도 있다.투쟁력과 교섭력이 약한 문제도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것은 운동성을 잃었다는 것이다.  계급연대와 사회연대에 소홀했다는 것이다.또 국민들의 삶을 옥죄고 있는 교육, 의료, 주택, 노후 등의 복지문제, 21세기의 새로운 가치인 여성, 소수자, 생태문제 등 사회 다른 부문에 연대하지 않고 있다.이 지점에서 노동운동 모두의 반성이 있어야 한다.  비정규직, 미조직 사업에 실제 역량을 투입하는 것이다.민주노총 예산과 인력의 절반을 비정규, 미조직 사업에 투입해야 한다.복지와 21세기의 가치와 연대하여 투쟁하는 것이며 그렇게 싸우다 보면 비리,성폭력,권력화의 문제나 정파간 갈등도 해소되는 것이다. ●민주노동당 분당이나 민주노총의 방향 상실 등에 대한 현장활동가들의 소회는. 어제도 노동운동 활동가들과 파주 감악산에 갔는데 “노동운동한다고 말하기 창피하다.”는 반응이 대다수다.”청춘이 아깝다.“조합원들에게 미안하다.”는 반응도 있다.자리를 탐하지도 않고 이름도 없이 열심히 살아온 이들이 왜 이런 고통을 느껴야 하는지 자괴하는 분위기다.그래도 활동가들이라 제 버릇 남 못 준다고 어떻게 이 상황을 극복할 것인지 얘기를 나눴다.  나같은 경우 “딸이 커서 보다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희생하고 헌신했는데 이제 딸이 비정규직이나 실업자가 되는 세상을 물려주게 생겼다는 자괴감이 드는 것이다.  ●지나치게 아파해선 안 될 것 같은데.  지금까지는 그렇다고 해도 앞으로 극복될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이면 의욕을 보일 수 있겠다 싶은데 과연 그게 될까.민주노총이 지금은 혁신을 얘기하고 대안을 내놓고 있는데 이게 소나기 피해보자에 그치고 관심에서 멀어지고 나면 언제 우리가 혁신을 고민했느냐는 식으로 나오지 않을가 싶어서다.이 사건 때문이 아니라 그 고통은 더 내적으로 상처를 주면서 스스로를 갉아먹을 것 같다.강단을 길러야겠다.2000년대 초반부터 노동운동의 위기론이 나오면서 혁신하자는 좋은 내용들,수많은 분석들,대책들을 다 내놓았는데 그 중에 10%만 실천했어도 오늘처럼 고립된 상황은 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 많은 과제들을 실천하지 못하고 딱 하나,직선제라도 해보자 했는데 이 직선제가 어쩌면 조직을 초토화,식물 상태에 빠뜨리고,복수노조와 맞물려 치유할 수 없는 분열을 경험하지 않을까,그런 분석들 때문에 아파했던 것 같다.(계속)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메릴린치 보너스 잔치…美법원, 진실공개 명령

    미국 뉴욕주 대법원이 23일(현지시간) 메릴린치 전 최고경영자(CEO)인 존 테인에게 메릴린치가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에 매각되기 직전,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한 것과 관련된 진실을 밝히라고 명령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뉴욕 검찰은 “테인이 매각 직전 직원들에게 지급된 36억달러(약 5조 4000억원)의 보너스에 대한 내용을 밝히기를 거부하고 있다.”면서 관련 증언을 하도록 명령할 것을 대법원에 요청한 바 있다. 테인의 변호사인 앤드루 레반더는 “테인이 지난 19일 법원 증언에서는 BoA의 요청에 따라 보너스 지급에 대한 세부 사항을 밝히지 않았지만, 법원이 명령한다면 24일 증언에서는 관련 질문에 답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어 “법원이 BoA의 요청을 받아들임에 따라 24일 증언에서 밝혀질 내용도 새달 13일까지는 공개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증언 내용을 계속 비밀로 부칠지 여부는 판사가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 검찰은 메릴린치가 BoA와의 합병 완료 직전에 임직원들에게 거액의 연말 보너스를 지급한 것과 회사의 부실한 재무 상태를 투자자들에게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메릴린치는 지난 분기 70억달러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히면서 임직원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했지만, 직후 150억달러 이상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지방시대] 산업단지 전선 지중화 비용분담 수용을/박창호 부산도시공사 감사

    [지방시대] 산업단지 전선 지중화 비용분담 수용을/박창호 부산도시공사 감사

    “목포 대불공단 전봇대를 기억하십니까.”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 복지부동이 만연했던 사회 각 분야에 경종을 울린 적시타가 아니었던가. ‘대불공단 전봇대’는 기업 규제의 은유적 상징어요, 탁상행정에 대한 통렬한 질책으로 회상된다. 공단에 전기를 공급해 동력을 일으키는 것이 전봇대의 역할이건만, 되레 물류 운반의 훼방꾼 노릇을 했다니 이런 아이러니가 없었다. 당시 대통령직 인수위는 발칵 뒤집혔고, 권력과 여론의 질타 속에 전봇대는 단박에 나동그라졌다. 이보다 중요한 것은 전봇대가 기업 활동에 훼방꾼이 되든 말든 나와 무관하면 대충대충 간다는 ‘마음의 전봇대’가 엄청 크다는 점을 깨달은 것이었다. 이제 ‘대불공단 전봇대’는 얼마나 뽑혔을까. 산업단지의 기업 규제는 얼마나 개선됐으며 기업하기 좋은 환경으로 얼마나 탈바꿈하고 있는가. 마침 25일이면 이명박 정부는 집권 2년차를 맞는다. ‘친기업 정부’의 규제 개혁 성적표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한 해 동안 정책성 규제를 포함해 1795건의 규제개혁 과제를 발굴했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도 경제 활성화의 발목을 잡는 ‘대불공단의 전봇대’들은 곳곳에 널려 있다. 집단이기주의 속에 은닉·은폐된 ‘전봇대’들이 있는가 하면 각 이익집단 간의 허울뿐인 명분의 틈바구니에서 기생하는 ‘전봇대’들이 지역 경제 살리기의 대세를 거스른다. 실제로 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 내 산업단지 조성사업에도 시급히 뽑혀야 할 ‘전봇대’가 엄존하니 안타까움이 이만저만 아니다. 화전·미음산업단지 내 전기 지중화 시설 공사와 관련, 한전과 부산도시공사 간의 분담금 문제가 적절한 사례다. 지난해 7월 개정된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지중화 시설은 전기공급자(한국전력공사)와 시설 설치 요청자(부산도시공사)가 50%씩 비용을 분담하게 되어 있다. 여기다 소관 부처인 지식경제부도 최근 전기공급자와 시행자가 절반씩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판단을 내린 바 있다. 문제는 한전의 태도다. 한전은 화전지구가 2005년 경제자유구역 실시계획 승인을 받은 만큼 개정 법령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다. 법률 불소급의 원칙에 어긋나므로 비용의 100%를 시행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전이 상위 부처의 판단조차 외면하고 자기 입장만 강변할 경우 산업단지 조성사업은 차질이 불가피하다. 지중화 작업이 지연되면 화전지구는 예정된 올해 말 준공이 어렵다. 공기 지연은 필연적으로 자재 및 인건비 상승과 금융비용의 증가를 초래한다. 산단 조성원가가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기업 경영에 ‘대못’이 아니라 ‘전봇대’를 박는 형국이라는 비유가 나옴 직도 하다. 그러잖아도 입주 예정 기업들의 반발도 예사롭지 않다. 부산시 기계공업협동조합 등은 이미 감사원에 기업 민원을 제기했다. ‘규제 전봇대’를 뽑아 달라는 진정에 대해 감사원도 긍정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지중화시설 비용은 화전·미음지구를 합해 300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생각하기에 따라 그리 큰 돈이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비용의 많고 적음은 사안의 핵심이 아니다. 한전은 화전·미음지구 지중화 시설공사비를 도시공사와 각각 절반씩 부담하는 것이 순리임을 수용해야 한다. 최근 능동적 조직개편으로 모범 공기업을 지향하는 한전이 ‘규제 전봇대’ 뽑기에 기꺼이 동참해 주리라 믿는다. ‘대불 공단 전봇대’의 교훈은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이념과 정파의 구별은 물론 소멸시효가 없다는 것이다.박창호 부산도시공사 감사
  • 흔들리는 국가범죄 소멸시효

    흔들리는 국가범죄 소멸시효

    국가 범죄의 희생자들이 국가의 인권침해 사실을 밝히고도 피해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나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등이 국가가 조직적으로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규명해도, 정부가 “피해자가 소송을 늦게 냈다.”며 손해배상을 거부하고 대법원이 이 같은 국가의 소멸시효 주장을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은 손해를 안 날부터 3년(민법)이나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5년(예산회계법)이 지나면 소멸한다. 하지만 국가 범죄는 대부분 군사정권 때 저질러져 최근에야 진실이 밝혀진 터라 ‘세월의 장벽’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가의 소멸시효 주장을 배척하는 하급심 판결이 잇달아 대법원 판례에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지난 1949년 12월24일 육군 제2사단이 공비를 토벌한다며 경북 문경 석달마을 주민을 무차별 사살했다. 전체 마을주민 127명 중 86명이 숨졌으며, 사망자 70%가 힘 없는 어린이·노인·여성이었다. 당시 군은 게릴라가 국군으로 위장해 학살을 저질렀다고 보고하고 사건을 은폐했다. 그러나 2007년 6월 과거사정리위는 “국군이 비무장 민간인을 무자비하게 학살한 사건”이라고 실체를 규명했다. 이에 따라 채의진(71)씨 등 유족 4명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은 “소멸시효가 지났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 같은 판결은 대법원이 ‘국가 범죄’를 개인간 분쟁과 똑같이 다루는 데서 비롯된다. 대법원은 국가가 반인권적 범죄를 저지르고도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며 배상을 거부하는 것을 권리남용으로 보지 않는다. 1996년 12월 삼청교육대 사건이나 지난해 6월 거창 양민학살사건 또한 국가의 소멸시효 주장을 받아들여 국가가 배상할 의무가 없다고 판결했다. 국가의 소멸시효 주장을 배척한 수지김 사건과 서울대 최종길 교수 사건, 인혁당 재건위 사건 등은 국가가 상소를 포기해 대법원 판례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하급심에서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국가가 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저버리고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 늦게라도 그 대가를 반드시 치러야 한다는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전쟁 초기에 군·경에 집단 학살된 울산 보도연맹 희생자 407명의 유족이 낸 소송에서 서울중앙지법은 “국가의 소멸시효 항변을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국가가 200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1994년 5월 군부대에서 숨진 손모(사망 당시 19세) 이병의 유족이 낸 소송에서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군 의문사 사건으로는 처음으로, 국가의 소멸시효 주장을 배척했다. 1965년 논산 훈련소에서 구타로 사망한 고모(사망 당시 22세)씨 유족이 낸 소송에서도 “국민의 생명을 침해하고 증거를 은폐한 국가가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권리남용”이라고 판단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女談餘談] 나는 부끄럽지 않은 기자인가?/김미경 정치부 기자

    [女談餘談] 나는 부끄럽지 않은 기자인가?/김미경 정치부 기자

    ‘잃어버린 아들을 찾으려는 끈질긴 모정’을 그린 미국 영화 ‘체인질링’이 요즘 상영 영화 중 주목받고 있다. 납치 등 강력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의 모순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연쇄살인범 강호순 사건과 ‘용산 참사’ 등에서 보여준 우리 경찰의 문제점과 오버랩된다. 영화를 보면서 기자로서 더욱 눈길이 간 것은 경찰의 수사를 취재, 보도하는 기자들의 모습이었다. 경찰은 사라진 아이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무마하기 위해 다른 아이를 데려오고, 자신의 아들이 아니라는 주인공과 억지로 기자들 앞에서 사진을 찍게 한다. 다음날 신문에는 ‘경찰의 노력으로 모자(母子) 상봉’ 기사가 대문짝만 하게 실린다. 취재원이 사실을 숨기고 언론이 이를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여론이 어떻게 왜곡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이 영화를 다시 떠올리게 하는 사건이 터졌다. 청와대 한 행정관이 경찰청 홍보담당관 등에게 보낸 용산 참사 관련 홍보지침이 공개된 것이다. 이 지침은 ‘용산사태를 통해 촛불시위를 확산하려는 반정부단체에 대응하기 위해 군포연쇄살인사건 수사내용을 더 적극적으로 홍보하라.’며 온라인 홍보 강화를 비롯, 연쇄살인사건 담당 형사 인터뷰, 증거물 사진 등 추가정보 공개, 드라마 CSI와 경찰청 과학수사팀의 비교, 수색에 동원된 전·의경의 수기 등을 예로 들고 있다. 특히 ‘언론이 경찰의 입만 바라보는 실정이니 계속 기삿거리를 제공해 촛불을 차단하는 데 만전을 기해 달라.’는 부분은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올 정도다. ‘여론의 창’인 언론의 눈을 가려 잘못을 은폐하려는 정부의 파렴치함에 격분해 나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힘들게 언론사에 입사해 올해로 기자 생활 12년 차가 됐다. ‘사실만을 전달해야 하는’ 기자로서 부끄럽지 않게 살고 있는지, 불의와 타협하고 있지는 않은지 뒤돌아본다. 또 앞으로도 진실만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해 본다. 김미경 정치부 기자 chaplin7@seoul.co.kr
  • 민노총 성폭력 진상특위 구성

    민주노총은 18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성폭력 사건 관련 진상규명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번 진상특위는 다음달 4일까지 15일간 성폭력 파문 및 은폐 의혹, 2차 가해 주장 등 전반적인 의혹을 재조사한다. 조사가 미흡할 경우 중앙위원회의 동의를 얻어 7일간 조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특위는 공정성 확보를 위해 배성태 민노총 경기본부장을 위원장으로 여성위원회 위원, 외부전문가 등 5명으로 구성됐다. 세계화반대 여성연대 활동가인 엄혜진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김인숙 변호사 등이 외부인사로 참여한다. 그러나 진상특위가 철저히 비공개로 운영될 예정이어서 쟁점인 성폭력 은폐 및 2차 가해 의혹이 투명하게 해소되겠느냐는 논란도 일고 있다. 민노총 우문숙 대변인은 “19일 첫 공식회의가 열리지만 현재 검찰조사가 진행 중이고 언론 노출에 민감한 사항이 포함돼 있어 비공개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조직 간부가 은폐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교조로선 조직의 명운을 걸고 진상특위 조사 결과를 기다리게 됐다. 전교조 관계자는 “지금 우리는 살얼음판 분위기다. 특위위원장의 입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처지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재연 강병철기자 oscal@seoul.co.kr
  • [데스크 시각] ‘용산 특검’ 與 당당히 수용해야/박찬구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용산 특검’ 與 당당히 수용해야/박찬구 정치부 차장

    그날, 무너진 건 망루뿐만이 아니었다. 사람답게 살고, 또 그렇게 죽을 수 있다는 빈자(貧者)의 믿음과 최소한의 권리가 외면당했다. 국가가 서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켜줄 것이라는, 소박한 바람이 사그라졌다. 망루의 절박한 사투는 공권력과 용역이 합작한 몰상식한 진압 작전에 사위어갔다. 그날 이후, ‘실용’과 ‘경제’의 구호로 포장된 정부를 향한 신뢰와 기대도 무너졌다. “이런 나라에 정말 살기 싫어요.” 유족의 외침에는 메아리가 없다. 오히려 참사의 본질을 왜곡하고, 호도하려는 시도와 징후가 불거지고 있다. 정부는 그들이 왜 망루에 올랐는지 고민하기보다, 망루에서 어떻게 행동했는지만 놓고 되돌이표를 그리고 있다. 신뢰가 곤두박질치고, 본질이 가려진 시대에 다시 정치의 본연을 생각한다. 격랑과 비바람에 시달리는 뱃사람에게 365일 일관되게 직선의 불빛을 비춰주는 등대의 희생과 헌신에서 정치의 역할을 떠올린다. 그날 이후, 권력의 출혈을 감수하고라도 여권이 참사의 본질과 진상을 제대로 짚어나갔다면 시위대가 도심 거리에서 겨울밤을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집권 여당의 지도자들이 제 몸을 사리지 않고 권력 핵심과 공권력에 직언하고 잘잘못을 따졌다면, 스스로 그토록 중요하다고 되뇌던 2월 입법국회가 지금처럼 ‘용산 국회’로 점철되지 않았을 것이다. 되레 여권은 정권의 안정을 얘기한다. 야당이 용산 참사를 빌미로 위기를 부추긴다고 강변한다. 집권 2년차의 속도전과 효율을 강조한다. ‘실용’이 대북 정책에서 빛이 바래고, 믿음을 잃은 정부의 경제정책이 참화를 부를 것이라는 경고가 빗발쳐도, 여권은 마이동풍이다. 먹고 살기 힘든 세상에 가치가 무엇이고, 권리가 무엇이냐며 일상(日常)을 좇는 무감각한 행태와 다르지 않다. 유한한 정권의 위기보다 더 치명적인 건 신뢰 상실의 위기이며, 5년간의 권력보다 더 준엄한 건 국민과 생명의 가치라는 이성적인 판단을 현 여권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청와대 홍보지침 이메일 파문에서 정부는 “모른다.”, “사실무근이다.”, “공문이 아니다.”라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렸다. 국민을 우습게 알지 않고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메일을 보낸 청와대 행정관 한 사람의 사퇴로, 정부는 5공(共)식 여론 조작을 연상시키는 엄청난 사안을 서둘러 덮으려 한다. 온당치 않다. 일개 청와대 행정관이 개인 아이디어 차원에서 공조직인 경찰에 홍보지침을 내려보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경찰 내부에서는 진실을 은폐하고 왜곡하기 위해 말맞추기가 자행됐다는 의혹과 제보가 야당에 쏟아지고 있다. 이마저 반(反)이명박 세력의 정치 공세로 몰아붙일 것인가. 귀를 닫고 눈을 감는다고 진실이 영원히 묻히는 건 아니다. 불신과 의혹은 고스란히 현 정부에 ‘성난 민심’이라는 재앙으로 부메랑처럼 돌아갈 것이다. 이미 늦었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여권이 지금이라도 야당의 특검과 국정조사 요구를 당당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야당의 주장에 공감하는 익명의 다수도 엄연히 여권이 안고 가야 할 국민이다. 특검이든, 국정조사든 피할수록 의혹은 쌓여가고 불신은 깊어진다. 털어서 문제가 없다면, 도려낼 건 도려낸다면, 여권의 정책 행보가 한결 가뿐해질 것이다. 굳이 의혹 덩어리를 안고 위험한 질주를 감행할 이유가 있는가. 70, 80년대 개발의 속도전은 90년대를 붕괴의 시대로 만들었다. 다리가 무너지고, 백화점이 동강나고, 건물이 내려앉았다. 죽어간 사람의 수를 헤아릴 수조차 없었다. 망루의 붕괴는 신뢰와 가치를 상실한 21세기형 속도전의 결말을 예고하는 불길한 단초일 수 있다. 무엇을, 왜 망설이는가. 박찬구 정치부 차장 c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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