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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샘 성폭행 피해 여직원 “회식 후 모텔로..” 화장실 몰카까지

    한샘 성폭행 피해 여직원 “회식 후 모텔로..” 화장실 몰카까지

    종합가구업체 한샘의 신입 여직원이 동료 직원으로부터 성폭행과 몰래카메라(몰카) 촬영 피해 등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4일 한샘에 따르면 이 회사 여직원 A 씨는 최근 포털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지난 1월 교육 담당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교육 담당 직원이 회식 후 나를 모텔로 불러내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사건 직후에는 경찰과 회사 인사위원회에서 성폭행이 아니라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사건 이튿날 둘이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서도 성폭행이 아니라 합의로 성관계를 맺었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3월 교육 담당자의 성폭행 혐의가 없는 것으로 판단해 검찰에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했고 검찰은 불기소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샘은 교육 담당자에게는 정직 3개월 징계를, A 씨는 진술 번복을 이유로 6개월 감봉 처분을 내렸다가 A 씨 입장을 고려해 감봉 처분을 무효로 했다. 애초 성폭행 혐의를 받았던 직원은 현재 타 사업부에 근무하고 있으며 A 씨는 지난 2일 2개월 휴직 뒤 복귀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인사팀장은 A 씨에게 허위진술을 강요하고 성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가 해고됐다. 이 사건에 앞서 A 씨는 회사 화장실에서 동기로부터 몰카 피해를 보기도 했다. 회사는 몰카를 촬영한 직원을 해고했다. 앞서 A 씨는 최근 포털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지난 1월 교육 담당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교육 담당 직원이 회식 후 나를 모텔로 불러내 성폭행했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동료 남직원에게 ‘화장실 몰카’ 피해를 당했으며, 이후 몰카 사건을 경찰에 신고하는 과정에서 다른 남직원의 도움을 받았으나 그가 신입사원 회식 뒤 자신을 모텔에서 강간했다고 말했다. 한샘 경영지원 총괄 이영식 사장은 이날 “회사가 어린 신입 여사원의 권익을 결과적으로 지켜주지 못한 부분은 어떠한 변명으로도 도의적 책임을 면할 수 없다.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면서 “회사는 사건을 은폐·축소·왜곡하려는 어떤 시도도 하지 않았다. 필요하다면 공적 기관의 조사라도 받겠으며 회사 잘못에 대해서는 걸맞은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모든 여사원이 인격적으로 존중받고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여사원들을 위한 법무·심리상담 전문가도 배치해 이런 고통을 겪지 않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샘 성폭행 사건…피해자, 회사로부터 감봉·풍기문란 징계

    한샘 성폭행 사건…피해자, 회사로부터 감봉·풍기문란 징계

    국내 가구기업 한샘에서 발생한 교육담당자의 신입사원 성폭행 사건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피해 직원은 인터넷에 올린 글을 통해 회사 측이 ‘가해자 형사 처벌과 회사 징계를 바라지 않는다’는 가이드라인을 잡아 주고, 이에 더해 회사로부터 감봉과 풍기문란 징계까지 받았다고 주장했다. 3일 경찰과 한샘 등에 따르면 A씨는 입사 다음 달인 지난 1월 회식 후 B씨한테 성폭행을 당했다. 가해자인 남직원 B씨는 직원 교육담당자로 A씨의 업무 교육을 담당했다. 불미스러운 일은 계속 됐다. 회사 인사팀장인 D씨는 A씨에게 사건에 대한 허위진술을 요구했고, 성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 사건에 앞서 A씨는 회사 화장실에서 동료 C씨로부터 몰래 촬영을 당하는 일도 겪었다. A씨는 글에서 “갑자기 인사팀이 개입하더니 강제로 성폭행을 당했지만 처벌은 원치 않는다, 강제 수준은 아니었고 형사 처벌과 회사 징계를 원하지 않는다 등의 가이드라인을 잡아줬다”고 주장했다. A씨 주장에 따르면 A씨는 사건에 대해 논의하자던 D팀장을 따라 부산에 있는 한 리조트로 따라갔다. D팀장은 이 자리에서 A씨에게 성희롱을 시도했다. A씨의 신고로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고, 한샘 측은 같은 달 24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B씨의 징계 해고를 의결했다. B씨는 징계 내용에 대한 재심을 청구했다. 인사위원회는 다음 달 3일 인사위원회를 다시 열어 A씨가 B씨에 대한 형사고소를 취하한 점을 고려, 해고 조치를 철회했다. B씨는 타 부서로 이동했다. D팀장은 허위 진술 요구와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신고를 받아들여 징계해고됐다. 피해자였던 A씨는 진술 번복 등을 이유로 감봉과 풍기문란 징계를 받았다. 한샘은 이러한 징계 사실을 사내에 공지문 형식으로 알렸다. 회사 측은 징계문에서 이 사건을 ‘교육담당자 성폭행 사건’이라고 명시했다. 피해자의 글을 통해 사건이 알려지며 온라인 상에는 징계 수준이 낮다고 한샘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샘 측은 사태를 축소·은폐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팀장이 상급자이다보니 진술을 번복하라는 압박으로 받아들였던 것 같다”며 “회사는 진위 여부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D팀장이 잘못했다고 인지하고 해고처리를 했다”고 설명했다. 또 B씨에 대해서는 “A씨가 해고 조치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해 해고는 철회한 상황”이라며 “A씨가 회사에 대한 하소연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복직을 앞두고 마음이 답답해서 얘기를 들어달라는 차원에서 글을 올린 것으로 알고 있다. 본인 역시 더 이상 사태가 커지는 것을 원치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샘 관계자는 “경찰에서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이번 사건에 대한 회사의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김서연 기자 wk@seoul.co.kr
  • 방문진, 고영주 이사장 불신임…해임도 건의하기로 결정(종합)

    방문진, 고영주 이사장 불신임…해임도 건의하기로 결정(종합)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회에서 MBC의 대주주인 고영주 이사장에 대한 불신임안과 이사직 해임 건의안이 가결됐다.방문진 이사진은 2일 서울 여의도 방문진 사무실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었다. 전체 이사 9명 중 6명만 참석한 가운데 찬성 5명, 기권 1명으로 고 이사장에 대한 불신임 안건이 통과됐다. 이사회에 고 전 이사장은 불참했다. 이완기 이사가 의장 대행을 맡았다. 야권 추천 권혁철·이인철 이사는 안건 상정 절차와 내용에 문제가 있다며 불신임 안건을 두고 토론하던 도중 퇴장했다. 이인철 이사는 “이사장 불신임을 의결할 수 있다는 근거가 없고 우리와 동등한 지위를 가진 이사를 우리가 해임을 건의할 근거도 없다”며 불신임 안건을 처리해서는 안 된다고 반발했다. 방문진의 여권 추천 유기철·이완기·최강욱 이사 3명은 지난달 23일 고 이사장에 대해 부당노동행위 모의·교사 및 방송법 위반, MBC의 불법경영과 경영진의 부도덕 은폐·비호 등 총 5가지 사유를 명시해 불신임 결의의 건을 제출했다. 방문진 이사진은 이어 방송통신위원회에 고 전 이사장의 이사직 해임을 건의하는 안건도 의결했다. 고 전 이사장의 이사직 해임 건의안 표결에는 야권 추천 김광동 이사도 퇴장해 여권 추천 이사 5명만 참여한 상태로 진행됐다. 방문진 이사회는 “당사자의 직접 소명을 듣는 절차를 거쳐야한다”는 김광동 이사의 주장에 따라 고 전 이사장과 통화했으나, 그는 “건강상 문제로 참석이 어려우며 기회가 되면 다음 정기이사회에 출석하겠다”는 입장만을 내놨다. 이에 최강욱 이사는 “불신임안이 제출된지 오랜 시간이 지났고 소명의 기회를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며 표결 진행을 주장했다. 불신임안 가결로 고 전 이사장은 당분간 비상임 이사로만 활동하게 된다. 또 해임 건의안이 의결됨에 따라 방문진은 방통위에 그의 해임을 건의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공석이 된 방문진 이사장직에는 이완기 이사가 호선으로 선출됐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야권 이사들의 반발로 결정이 계속 미뤄진 2016년 MBC 경영평가보고서 채택 안건도 상정돼 1차 수정본을 최종 보고서로 채택하기로 의결했다. 또 이르면 8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지난 1일 제출된 김장겸 MBC 사장 해임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이날 방문진의 의결에 따라 경영진 퇴진 등을 요구하며 지난 9월 4일부터 60일째 파업 중인 MBC 사태도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MBC노조)는 1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파업 59일차 집회에서 “김 사장 해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며 “김 사장이 해임되는 즉시 총파업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고 전 이사장은 지난달 27일 국감에서 “이사 자리를 그만두면 (내가 비리가 있어 물러나는 것이란 오해를) 해명할 기회가 없어진다”며 사실상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향후 방통위가 고 전 이사장을 해임했을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 역시 “자진 사퇴는 없다”는 의사를 밝혀왔고 검찰에서 조사 중인 MBC 경영진의 부당노동행위 혐의와 관련해 자신은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사회에서 해임이 최종 결정돼도 해임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 MBC노조는 이날 방문진 이사회의 결정에 대해 “방문진이 고 전 이사장에 대한 해임 건의안까지 의결했으므로, 방통위는 즉각 고 전 이사장을 이사에서 해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또 “오늘 통과된 2016년 MBC경영평가보고서는 김 사장이 보도본부장으로 재임하던 시기 MBC 보도의 공정성 훼손과 뉴스 사유화 등의 문제를 적시하고 있어 김 사장의 중대 해임 사유가 공식화 된 것”이라며 “방문진은 빠른 시일 안에 김 사장을 해임하라”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검찰 ‘국정원 수사 방해’ 장호중 검사 등 5명 구속영장 청구

    검찰 ‘국정원 수사 방해’ 장호중 검사 등 5명 구속영장 청구

    박근혜 정부 집권 시절 검찰의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와 재판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과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 등의 구속영장이 2일 청구됐다.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전담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은 공무집행방해·위증교사 등의 혐의로 장 연구위원과 서 전 차장,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 이제영 대전고검 검사, 고일현 전 국정원 국익전략실장 등 5명의 구속영장을 이날 청구했다고 밝혔다. 단일 사건으로 현직 검사 3명의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들은 모두 국정원 현안 태스크포스(TF)의 구성원들이다. 이들은 2013년 검찰의 국정원 압수수색 및 수사에 대비해 가짜 사무실을 마련하고 수사와 재판 과정에 직원들에게 허위 진술·증언을 시키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정원은 2013년 4월 무렵 윤석열 현 서울중앙지검장이 이끌던 특별수사팀이 수사망을 좁혀오자 당시 감찰실장이던 장 연구위원, 법률보좌관이던 변 검사, 파견 검사 신분이던 이 검사, 서 차장, 고 전 실장, 문정욱 전 국익정보국장, 하경준 대변인 등 7명이 참여한 현안 TF를 꾸려 대응에 나섰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31일 문 전 국장을 구속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보다 재판이 훨씬 더 긴 기간 이뤄졌다”면서 “수사 방해에 국한하기보다는 사법 방해 내지는 수사·재판 관여 행위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특히 장 연구위원 등 검사 3명이 ‘댓글 사건’ 은폐에 깊숙이 개입했다고 보고 이들 전원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 여부는 오는 4일쯤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결정될 전망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남아공축구협회장 24년 전 여가수를 성폭행했다는 의혹 제기

    남아공축구협회장 24년 전 여가수를 성폭행했다는 의혹 제기

    대니 조르단(66) 남아프리카공화국축구협회장이 24년 전 가수 겸 국회의원이었던 제니퍼 퍼거슨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일단 부인했다고 영국 BBC가 1일(현지시간) 전했다. 스웨덴에서 남편과 살고 있는 퍼거슨은 지난 1994년 포트 엘리자베스의 한 호텔에서 조르단이 자신을 “힘으로 눌러”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넬슨 만델라가 이끄는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만찬 파티에 초대돼 공연을 한 뒤 “들뜨고 행복한” 상태에서 자신의 객실을 찾아온 조르단에게 당했다고 블로그를 통해 털어놓았다. 나아가 그녀는 남아공의 유명 성직자 폴 베린이 자신과 조르단 회장 사이에 정의를 회복할 수 있도록 중재해 달라고 제안했다.하지만 조르단 회장은 변호인을 통해 중재 제안을 거절하고 법정에서 진실을 가리자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성명을 통해 조르단 회장이 퍼거슨의 주장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으며 중재란 “한 법률은 유력한 정치인 편이고 다른 법률은 대중 편을 드는 것을 은폐할 수 있다”며 “그녀가 제기하는 의혹은 모든 이해 당사자들이 보호받는 법정에서 무효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퍼거슨도 “일련의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조만간 이를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처음 의혹을 제기한 뒤 조르단에게 비슷하게 당한 두 여성의 사례를 파악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조르단은 명망있는 ANC 당원이며 2010년 남아공월드컵 유치에 앞장선 인물이다. 2015년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남아공 유치팀이 대회 개최권을 빌미로 1000만달러의 뇌물을 살포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조르단과 남아공 정부는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야당이 정권 교체를 이룬 지난해까지 포트 엘리자베스가 포함된 넬슨 만델라 베이 시장을 지냈다. 퍼거슨은 백인 통치 시절 징병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여 금지곡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권은희 ‘김용판 재판 위증 혐의’ 2심도 무죄…법원 “증거 부족”

    권은희 ‘김용판 재판 위증 혐의’ 2심도 무죄…법원 “증거 부족”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과 관련해 기소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재판에서 위증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김대웅)는 모해위증 혐의로 기소된 권 의원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1일 무죄를 선고했다. 모해위증죄는 형사사건의 피의자나 피고인에게 불이익을 줄 목적으로 법정 증인이 허위 진술을 했을 때 처벌하는 조항이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발생 당시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던 권 의원은 2012년 수사 축소·은폐 지시 혐의(경찰공무원법 위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로 기소된 김 전 청장의 하급심 재판에서 그의 유죄를 뒷받침하는 거짓 증언을 한 혐의(모해위증)로 2015년 8월 불구속 기소됐다. 김 전 청장의 공판에서 권 의원은 “김 전 청장이 전화를 걸어 국정원 직원(김모씨)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보류하라고 종용했다”고 진술했다. 또 당시 서울경찰청이 김씨의 컴퓨터 분석 과정에서 김씨가 지정하는 파일만 열람하려 했다는 취지의 증언도 했다. 이어 서울경찰청의 지시에 따라 2012년 대선 사흘 전 ‘국정원 측의 혐의가 없다’는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게 됐다고도 진술했다. 지난해 8월 1심 재판부는 권 의원의 증언이 일부 객관적 사실과 배치되는 측면이 있기는 하나 허위진술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항소심 재판부도 “이 사건의 공소사실은 모두 이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거나 없기 때문에 무죄로 판단하는 게 정당하다”면서 “증인의 증언이 기억에 반하는 허위 진술인지는 증언의 단편적인 구절에 구애될 게 아니다. 증언 전체의 취지가 객관적 사실과 일치되고 기억에 반하는 진술이 아니라면 사소한 부분이 불일치해도 위증이 될 수 없고, 법률적 평가나 단순한 의견에 지나지 않으면 위증죄에서 말하는 허위진술이라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권 의원은 선고 직후 “국정원 댓글 사건과 관련해서 국정원에 파견된 검사들조차 ‘수사 방해’에 일조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는데 그 당시에 얼마나 검찰이 편파적으로 일련의 사건들을 다뤄왔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라면서 “더 정확한 실체가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 의원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박근혜 정부의 검찰이 권 의원에게 무리하게 위증 혐의를 적용해 기소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기무사 ‘5·18 특수본’ 소속 당시 문무일 검찰총장도 사찰

    기무사 ‘5·18 특수본’ 소속 당시 문무일 검찰총장도 사찰

    1996년 국군 기무사령부가 당시 전두환·노태우씨를 수사하던 문무일 검사(현 검찰총장)를 사찰하고 수사팀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낸 문건이 발견됐다. 기무사는 또 당시 헌법재판소 재판관과 연구관까지 광범위하게 뒷조사한 것으로 드러났다.이런 사실은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5·18 특수부 문무일 검사, 동생이 희생된 피해자 가족’이라는 제목의 문건에 의해 확인됐다고 연합뉴스가 31일 보도했다. 1996년 1월 작성된 이 문건에서 기무사는 “서울지검의 5·18 특별수사본부 소속 문 검사는 5·18 당시 동생이 계엄군에 의해 희생된 피해자 가족으로 알려져 피의자 측의 기피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1995년 11월 30일에 출범한 검찰 ‘12·12 사건 및 5·18 사건’ 특별수사본부는 1979년 12·12 쿠데타(전두환·노태우를 앞세운 신군부 세력이 ‘쿠데타’를 일으킨 사건)와 1980년 5·18 민주화 운동 ‘유혈 진압 및 학살’의 주범인 전씨와 노씨를 그 해 12월 21일에 기소했다. 두 사람에게는 반란수괴·내란수괴·내란모의참여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기무사는 또 문건에서 “문 검사는 61년 광주시 북구 유동에서 출생해 80년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고대 법대를 거쳐 86년 사법시험에 합격, 헌재 서울지검 특수2부에 소속돼 있으나 서울지검 특수부가 5·18 특별수사본부로 편성돼 5·18 수사검사로 참여(하고 있다)”면서 “5·18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동생이 계엄군 발포로 사망해 현재 피해자 가족 신분으로 5·18 수사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기무사는 특히 “수사검사가 고소·고발인과 특별한 관계에 있으면 다른 검사로 교체하는 것이 관행”이라면서 문 검사를 수사팀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다만 기무사는 “문 검사의 경우 피의자 측에서 문제를 삼거나 이의 제기를 하지 않아 검찰에서 교체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당시 문 검사는 특별수사본부에서 전씨의 비자금 관련 혐의를 전담한 수사팀에 배치돼 사실상 5·18 수사에는 관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또 이에 앞서 기무사가 헌법재판소를 사찰한 정황이 담긴 문건 2종을 함께 공개했다. 검찰은 특별수사본부가 출범하기 전인 1995년 7월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며 전씨와 노씨를 불기소 처분했고, 고소·고발인들은 불기소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헌재에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하지만 헌재가 공소시효 만료를 이유로 각하 결정할 것이라는 정보가 새면서 청구인들이 소송을 취하해 심판이 중단됐다. 기무사는 이와 관련해 ‘헌재 연구관, 5·18 검찰 결정에 부정적 인식’이라는 문건에서 “연령이 비교적 젊은 계층의 연구관 상당수가 검찰의 결정 처분과 5·18 사건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헌재가 젊은 연구관들의 의견에 따라 검찰의 불기소 처분을 취소할까 우려한 것이다. 이후 헌재 결정 내용이 유출되자 기무사는 ‘5·18 관련 헌재 결정내용 사전 누설자 조승형 지목’이라는 문건에서 “조승형 재판관은 전남 장흥 출신으로, 김대중 총재 비서실장을 지낸 후 평민당 추천으로 재판관에 임명됐다”고 지목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문민정부가 들어서도 검사나 헌법재판관이 기무사의 사찰 대상이었다는 점은 충격적”이라면서 “전두환 정권에서 별동대 역할을 한 기무사가 민주화 이후에도 진실 은폐에 앞장섰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단독] 특례업종 폐지 논의 어디까지

    누가 김부장을 죽였나 서울신문 특별기획 2017년 대한민국 과로 리포트 <5>시내·외버스 제외 합의… 대상 26→10개로 추진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근로시간 단축’의 필요성을 강력히 표명하면서 56년간 합법적 ‘무제한 노동’을 가능하게 했던 26개 특례업종의 축소·폐지 논의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특례업종 노동자가 전체 업종의 절반(49.5%·837만명)을 차지하는 현실에서 근로기준법상 최대 근로시간 단축(주당 최대 68시간→52시간)만 논의하는 건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법정 근로시간이 줄어도 특례업종이 그대로 남는다면 노사 합의로 얼마든지 연장근로시간을 늘릴 수 있다. 특례업종은 1961년 개정된 근로기준법에 최초로 규정된 뒤 계속 유지되고 있다. 2011년 8월 발족한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내 근로시간특례업종개선위원회가 ‘(특례업종) 범위가 불분명하고 산업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다’며 기존 12개 업종을 26개로 ‘재분류’한 게 변화의 전부다. 이후 정부의 근로시간특례업종개선위원회가 2011년부터 2012년 초까지 약 6개월간의 토론 끝에 특례업종 수를 10개 업종만 남기는 안을 구체화했지만 노사정 합의안이 아닌 공익위원 안이라 흐지부지됐다. 2015년 9월에는 ‘근로시간 특례업종을 현행 26개 업종에서 10개 업종으로 축소한다’는 내용의 ‘노사정 합의문’만 내고 끝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2015년의 노사 합의 사항을 번복할 생각은 없지만 10개를 어떤 업종으로 할지는 업종별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7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는 특례업종을 10종으로 줄이자고 잠정 합의했지만 5년 전 공익위원안과 큰 차이가 없는 상태다. 특례업종으로 계속 유지될 10개 업종 중 하나인 육상운송 및 파이프라인 운송업에서 최근 사망 사고가 발생한 시내·시외·마을·농어촌 버스를 제외하기로 한 점이 그나마 새롭다. 환노위 관계자는 “당시 가합의한 내용도 의결을 거친 게 아니라 확정 사항은 아니다. 11월에 환노위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ikik@seoul.co.kr 유대근·김헌주·이범수·홍인기·오세진 기자 서울신문은 기업과 사회가 노동자에 과로를 강요하거나 은폐하는 현실을 집중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독자들이 회사에서 겪은 과로 강요 사례나 과도한 업무량을 감추기 위한 꼼수, 산업재해 승인 과정에서 겪은 문제점 등 부조리가 있었다면 dynamic@seoul.co.kr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 [단독] 月 313시간 밤낮 없는 ‘몽롱 택시’… 깜빡, 그 순간 흉기가 되었다

    [단독] 月 313시간 밤낮 없는 ‘몽롱 택시’… 깜빡, 그 순간 흉기가 되었다

    누가 김부장을 죽였나 서울신문 특별기획 2017년 대한민국 과로 리포트 <5>치명적 실수 부르는 과로… 특례업종 종사자들의 아찔한 장시간 노동 실태는운수업, 보건업 등 특정 업종 노동자에게 시간 제한 없이 업무를 시킬 수 있는 ‘근로시간 특례제도’는 노동자 건강뿐 아니라 시민 안전까지 위협한다. 지난해 7월에는 영동고속도로에서 ‘과로 버스’가 승용차를 들이받아 20대 여성 4명이 숨졌고, 지난 9월에는 법인택시 운전사가 졸음운전을 했다가 배관 공사 현장을 덮쳐 공사장 노동자 2명이 사망했다.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전공의와 간호사는 수면부족 탓에 몽롱한 상태로 일한다. 서울신문과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동으로 입수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6개 특례업종 가운데 택시·버스 등 ‘육상 운송 및 파이프라인 운송업’에서 과로사한 노동자(2014~2016년 35명·승인기준)가 전체의 27.1%로 가장 많았다. ‘보건업’도 과로사 승인은 4건이었지만 신청이 32건이나 됐다. 시민 안전과 직결된 특례업종 종사자의 장시간 노동 실태를 살펴봤다. ●“시동 거는 순간 빚… 그래도 먹고 살려면” “100원짜리 인생이에요. 미터기 딸깍 올라가는 것만 봐야 하니까 100원에 목매는 처지죠.” 17년차 법인택시 기사 장모(60)씨는 오랜 시간 운전하는 이유를 묻자 “돈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돈욕심에 자발적으로 과로하는 것으로 매도할 수 없다. 사납금(회사에 지불하는 돈) 제도와 특례업종의 폐해에 대해 들어 보면 불가피한 과로임을 알게 된다. 법인택시 기사들은 하루 사납금 13만 3500원(서울 지역 평균)을 맞추고 나서야 수입을 가져갈 수 있다. 이 때문에 택시 기사들은 “출근해서 시동을 켜는 순간 빚이 13만원 생긴다”, “종일 운전하면서 그날 진 빚을 갚은 뒤에 돈을 버는 꼴”이라고 하소연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돌아다니면 서울에서 대구까지 거리(약 288㎞)와 맞먹는 268.3㎞를 운전한다. 이렇게 매일 장거리를 뛰어야 한 달에 157만 6000원을 손에 쥔다. ‘2016년 서울시 택시 기사 노동실태 연구’에 따르면 택시 기사의 79.3%가 택시 운전이 곧 생계수단이라고 답했다. 보통 한 달에 사나흘만 쉬고 313.4시간을 일해도 수입이 1인가구 중위소득(2016년 기준 162만 4831원)에 미치지 못했다. 생계 유지를 위한 장시간 운전은 택시 기사들의 건강을 해친다. 실태조사에서 택시 기사 중 75.1%는 만성피로를 앓고 있었고 시력장애(63.0%)와 수면장애(61.2%)를 호소하는 사람도 많았다. 심지어 목숨을 잃기도 한다. 법인택시 기사로 5년간 일했던 이모씨는 2015년 7월 뇌출혈로 사망했다. 하루 5시간만 자고 평균 11시간가량 운전대를 잡았고, 한 달에 3일 정도 쉬었다. 이씨의 동생은 근로복지공단에 “형의 죽음을 산업재해로 인정해 달라”고 신청했지만 승인받지 못했다. 피로에 찌든 기사가 모는 택시는 길 위의 흉기가 된다. 교통안전공단 자료를 보면 법인택시가 낸 교통사고는 지난해 1만 5690건으로 전체 사업용자동차 교통사고(4만 9041건)의 32.0%였다. 개인택시 6148건, 시내버스 5910건, 전세버스 1090건, 고속버스 188건 등 대중교통 가운데 가장 많았다.●전공의들 ‘꾸벅꾸벅’… 환자는 ‘불안불안’ 병원 등에서 일하는 보건 종사자들도 특례업종에 속해 무한 노동한다. 특히 전공의(레지던트)와 수련의(인턴)의 과로가 심각하다. 이들은 입원 환자의 건강을 시시각각 체크하고, 때맞춰 알맞은 처방을 내리는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지난 4월 전국 전공의 176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전공의 수련 및 근무환경 실태조사 보고서’에는 주 100시간을 초과해 근무하는 전공의가 16.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87.3시간으로 지난해 12월 시행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전공의법)에서 제한하고 있는 주 80시간을 넘어섰다. 일반 노동자의 법정근로시간은 주말근무와 연장근로를 모두 더해도 주당 68시간을 넘길 수 없다. 보통 전공의들은 새벽 5시 출근한다. 정식 근무시간은 담당교수와 회진하는 오전 7시부터지만 밤 사이 환자의 상태에 이상이 없었는지 차트를 체크하고 머릿속에 입력해 놔야 한다. 전공의 1명당 환자 30~40명을 맡다 보니 시간이 늘 부족하다.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근무하는 당직도 이틀에 한 번꼴이다. 레지던트는 간호사, 인턴 등으로부터 오는 ‘콜’(호출)을 많을 때는 200통씩 받다 보니 항상 몽롱하다. 10명 중 약 2명이 한 달 동안 하루도 못 쉰다고 할 정도로 업무 강도가 세다. 과로는 자연스레 실수로 이어진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레지던트 2년차 김모(30)씨는 당직 때 겪은 아찔한 경험을 털어놨다. “잠깐 눈을 붙였는데 간호사 전화가 왔어요. ‘환자가 배가 아프다고 한다’는 겁니다. 잠결에 소화불량 환자라고 생각해서 ‘진통제 주고 잘 지켜보라’고 했는데 다음날 보니 장이 손상된 다른 환자였어요. 응급수술 가능성이 있는 환자에게 진통제만 준 거죠.” 김형렬 가톨릭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전공의 가운데 월급 250만원에 주 140시간 일하는 경우도 있다. 의사 내에서도 임금 격차가 상당하다”면서 “노동시간을 줄이려면 의사를 많이 채용해야 하는데 병원 수가가 오르고 국민 부담이 늘어나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쉴 틈 없는 간호사… “이직하고 싶다” 간호사들의 과로도 전공의 못지않다. 환자를 가까이에서 돌보다 보니 ‘밥 먹을 시간조차 없다’, ‘화장실 가는 것도 눈치 보인다’는 호소가 나온다. 하루 종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말이 ‘잠시만요’일 정도다. 환자의 부름에 바로 응대하지 못하니 불친절하다는 비판이 날아온다. 서울의 한 국립대 병원에서 일하는 7년차 간호사 김모(34)씨는 “‘데이’(주간) 근무 시작은 오전 7시 30분이지만 1시간 전에는 나와야 ‘약상’(약을 환자 처방전과 맞추는 작업)을 펴놓을 수 있다”면서 “환자 15~20명의 상태를 확인하고 정해진 시간에 혈압 재고, 약물 주입을 하다 보면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5월 공개된 ‘2017 보건의료노동자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2만 545명(간호사 1만 6943명)의 응답자 중 57.5%가 최근 3개월간 이직을 고려했는데 주된 이유(40.1%)로 ‘열악한 근무조건·노동강도’를 꼽았다. 주 1회 이상 밥을 거른다고 답한 노동자는 48.7%였고 평균 식사 시간은 20분 미만(35.3%)이었다. 이들은 동료에게 업무가 가중될까봐 아이를 갖는 것조차도 고민을 거듭해야 한다. 한미정 보건의료노조 사무처장은 “지난해 7월부터 ‘환자안전법’(안전사고 발생 때 그 내용을 자율 보고하도록 한 내용)이 시행됐지만 여전히 의료사고가 비일비재하다”며 “불이익을 우려해 쉬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운수업, 보건업 모두 사람을 많이 뽑아서 교대제를 잘 운영하면 (특례업종으로 남아 있어도) 문제가 되지 않는데 아직은 인력 확충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영세한 민간 업체들이 많다”면서 “우선 정부가 이 업종의 공영성을 높이는 방안으로 체질 개선을 해야 근로시간 상한제 등의 대안도 현실적으로 실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bulse46@seoul.co.kr 유대근·김헌주·이범수·홍인기·오세진 기자 서울신문은 기업과 사회가 노동자에 과로를 강요하거나 은폐하는 현실을 집중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독자들이 회사에서 겪은 과로 강요 사례나 과도한 업무량을 감추기 위한 꼼수, 산업재해 승인 과정에서 겪은 문제점 등 부조리가 있었다면 dynamic@seoul.co.kr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 檢 “롯데 비리 최대 수혜” 신동빈에 징역 10년 구형

    檢 “롯데 비리 최대 수혜” 신동빈에 징역 10년 구형

    신동주 5년, 신영자·서미경 7년 신회장 측 “신격호 지시” 반박 신회장 “국민께 사죄” 최후진술회사 자금 횡령 등 총수 일가의 경영비리 의혹으로 기소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검찰이 징역 10년과 벌금 1000억원을 구형했다. 형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에게는 징역 5년에 벌금 125억원이 구형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 김상동) 심리로 30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롯데 총수 일가에 대해 “기업 자금으로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데 장기간에 걸쳐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한 점이 드러났다”면서 “엄정한 형사 책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어 “피고인들은 ‘모든 것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책임이고 그 뜻을 거스를 수 없었다’고 주장하는데, 엄정한 처벌이 없다면 피고인들은 어떤 부분이 자신들의 책임인지 앞으로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 회장은 총수 일가에 509억여원의 ‘공짜 급여’를 지급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와 롯데시네마 매점에 영업이익을 몰아줘 회사 자금 774억여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 부실화한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에 다른 계열사를 동원하는 등 회사에 1345억여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특경가법상 배임)를 받는다. 검찰은 신 회장을 두고 “가장 높은 수준의 형사처벌을 해야 한다”면서 “가족들의 불법 이익 취득에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고 경영권을 공고히 한 데 따른 이익의 최대 수혜자”라고 지목했다. 이어 “특히 피에스넷 배임은 신 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경영 실패를 은폐하기 위해 계열사에 손해를 전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신 회장 측 변호인은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와 관련해 신 회장이 관여하거나 직접적 이익을 얻은 적이 없고 회사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위배 정도가 경미하다”면서 “이는 그룹 내 절대적인 권한을 가진 신 총괄회장의 지시로 이뤄진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신 회장은 최후 진술에서 “사회적 물의를 빚어 임직원들과 국민들께 머리 숙여 사죄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은 오너가의 소유물이 아닌 사회의 공공재라는 믿음을 위해 노력했고 과거 잘못된 관행과 가족 관련 문제를 바로잡아 투명한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일본어로 최후 진술을 한 신 전 부회장도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면서 특히 “아버지가 현재 건강이 매우 악화된 상황이라는 점을 참작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검찰은 신 총괄회장으로부터 주식을 증여받는 과정에서 706억여원의 증여세를 내지 않은 혐의 등으로 함께 기소된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에게 징역 7년과 벌금 2200억원, 신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에게 징역 7년과 벌금 1200억원을 구형했다. 신 총괄회장에 대한 결심 공판은 다음달 1일 별도로 열린다. 한편 롯데그룹 측은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날 “아직 재판부의 선고가 남아 있는 만큼 구체적인 입장을 언급하기는 이른 것 같다. 향후 재판 과정을 지켜보겠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며 말을 아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단독] 버스·택시기사 등 특례업종 매달 3.6명씩 ‘과로사 비극’

    [단독] 버스·택시기사 등 특례업종 매달 3.6명씩 ‘과로사 비극’

    누가 김부장을 죽였나 서울신문 특별기획 2017년 대한민국 과로 리포트 <5> 서울신문·한정애 의원실 분석올해에만 집배원 15명이 과로사·과로자살로 숨졌고 경부고속도로에서 졸음운전으로 다중 추돌사고를 낸 버스 기사는 전날 16시간을 운전한 뒤 6시간도 못 잔 채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 살인적 장시간 노동을 견디지 못한 드라마 ‘혼술남녀’의 이한빛 PD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근로기준법 59조가 규정한 ‘특례업종’ 노동자라는 점이다. 특례업종제도는 노사 간 합의만 있으면 근로기준법상 연장근로 시간(주 12시간)과 휴식시간(4시간 이상 근로 때 30분) 규정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 이 때문에 ‘노동자 무제한 이용권’이라고 비판받으며 폐기 주장이 계속됐다. 이 특례업종 노동자들이 장시간 노동으로 쓰러져가는 현실이 정부 공식 통계로 처음 확인됐다. 30일 서울신문과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동으로 입수·분석한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4~2016년 특례업종 종사자의 과로사(뇌심혈관계 질환 사망자) 신청 487건 가운데 129건(승인율 26.5%)이 산재 승인받았다. 매달 3.6명의 특례업종 노동자가 긴 노동에 지쳐 목숨을 잃었다는 얘기다. 같은 기간 정부로부터 과로사로 인정받은 전체 노동자(459명·승인 기준) 중 28.1%가 특례업종 노동자다. 특례업종 종사자의 과로사 실태가 정확하게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고용보험과 산재보험 미가입자는 제외됐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버스·택시 등 육상 운송 및 파이프라인 운송업에서는 3년간 134건의 과로사 산재 신청이 접수됐고, 이 가운데 35건이 인정받았다. 26개의 특례업종 가운데 가장 많은 신청·승인 건수다. 이 업종 노동자의 과로사 만인율(종사자 1만명당 과로 사망자 수)은 0.77명으로 전체 업종 평균(0.27명)보다 3배 가까이 높았다. 다른 업종보다 과로사가 3배나 많았다는 의미다. 간호사·의사 등 보건업 종사자의 과로사 승인 건수는 4건뿐이었지만 신청은 32건이나 됐다. 또 사회복지서비스업도 17건의 산재 신청이 접수돼 1건이 승인됐다. 공영 우편업은 지난해 과로사한 5명이 포함되지 않았음에도 사망만인율이 2.08명으로 업종 평균의 8배나 됐다. 특례업종 지정의 취지는 ‘공중의 편의와 안전을 이유로 특정업종의 노동시간은 별도로 제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무제한 노동을 국가가 허락한 탓에 버스·택시 기사 등 운수 인력과 간호사·의사 등 보건 인력이 과로하는 탓에 국민 생명과 안전이 되려 위협받는 셈이다. 특례업종의 상용근로자 비율은 64.2%(837만명 중 538만명)로 전체 근로자 중 상용근로자 비율 71.8%(1692만명 중 1215만명)보다 낮았다. 특례업종 노동자 중에 상당수가 임시·일용직이어서 산재보험 등 사회안전망에 가입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얘기로 드러나지 않은 죽음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명이 과로사한 집배원(공영 우편업)은 공무원 연금 보상을 받기 때문에 산재로 집계되지 않았다. 한정애 의원은 “‘특례’라는 명칭이 무색할 정도로 절반에 가까운 노동자들이 근로시간 규제를 받지 않는다”며 “특히 보건업, 운수업, 사회복지서비스업 등에서의 장시간 노동은 노동자 자신의 소중한 생명뿐 아니라 시민들의 안전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ikik@seoul.co.kr 유대근·김헌주·이범수·홍인기·오세진 기자 서울신문은 기업과 사회가 노동자에 과로를 강요하거나 은폐하는 현실을 집중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독자들이 회사에서 겪은 과로 강요 사례나 과도한 업무량을 감추기 위한 꼼수, 산업재해 승인 과정에서 겪은 문제점 등 부조리가 있었다면 dynamic@seoul.co.kr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 [단독] 전공의 폭행 병원, 지원금 1억원 삭감한다

    [단독] 전공의 폭행 병원, 지원금 1억원 삭감한다

    정부 의료질평가지원금 대폭 조정 추진현재는 최대 과태료 100만원이 고작 정부가 수련병원의 고질적 폭력문화를 뿌리 뽑기 위해 전공의 폭행사건이 발생하는 병원의 지원금을 1억원 이상 삭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지금까지는 전공의 폭행사건이 벌어져도 금전적 제재 방안은 과태료 100만원이 전부였다.3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전공의 폭력을 제도적으로 억제하기 위해 의료질평가지원금을 대폭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기관이 불이익을 체감할 수 있도록 1억원 이상 의료질평가지원금을 삭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전공의 폭행 사건이 불거진 전북대병원은 2년간 전공의 모집 중단과 현행법상 최대인 과태료 100만원 처분을 받았다. 의료질평가지원금은 선택진료비 폐지로 줄어드는 병원 수익을 보전해 주기 위해 2015년 9월 복지부가 마련한 제도다. 의료의 질과 환자의 안전, 공공성, 의료전달체계, 교육수련, 연구개발 등 5개 지표를 평가해 점수가 높으면 더 많은 지원금을 준다. 지난해 병원 전체 지원금 예산은 5000억원이다. 현재 의료질 평가 항목 중 교육수련 분야 항목의 비중은 8%로 예산은 400억원 규모다. 올해 기준으로 1등급을 받으면 입원환자 1명당 지원금으로 1260원을 지급한다. 최상위 의료기관인 상급종합병원 중 1등급은 34곳, 2등급은 9곳이었다. 종합병원은 1등급 3곳, 2등급 47곳, 3등급 92곳이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등급별 지원금 격차를 최대한 벌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전공의 폭행에 금전적 제재 방안을 연계하는 이유는 수련병원의 자정활동으로는 악습을 근절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안치현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은 “가해자가 가벼운 처벌만 받고 다시 돌아오면 나머지 기간을 같이 근무해야 하는데 어떻게 문제제기를 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현재는 전공의가 불합리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수련병원 이동을 신청해도 병원장의 허가 없이 이동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의료법상 수련병원 이동 사유에는 ‘폭행’이라는 항목조차 없고 ‘그 밖의 사유’로 돼 있다. 물론 폭행을 이유로 공개적으로 수련병원 이동을 신청한 사례는 지난 5년간 단 1건도 없다. 지난 6월 국민의당 최도자 의원은 피해 전공의를 복지부 장관 지시로 이동시킬 수 있도록 한 전공의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대한병원협회가 강력 반발하는 등 마찰이 계속되고 있다. 근무여건이 좋은 특정 대형병원으로 전공의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문제 제기가 봉쇄된 구조는 폭력의 대물림을 낳았다. 전북대병원에서 근무하다 폭행 문제를 공개한 A(33)씨는 “2015년 다른 폭행사건으로 벌금형을 받고 병원을 나간 가해자 B씨를 만나 폭행피해 사실을 전했더니 ‘과거와 변한 게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사건을 은폐하거나 축소하는 사례가 많다 보니 기본적인 대응 매뉴얼이 있는 병원도 극소수다. 안 회장은 “전국에 100곳이 넘는 수련병원이 있는데 성폭력이나 폭행사건 대응 매뉴얼을 달라고 공문을 보냈더니 17곳만 자료를 제출했다”며 “심지어 이들 기관도 ‘피해자와 가해자의 분리’ 같은 기본조항도 마련하지 않은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전공의협의회와 논의해 병원 차원의 대응지침을 마련해 배포하겠다”고 밝혔다.업무량이 많고 의원 개원이 쉽지 않은 데다 늘 수술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외과계열은 수련 포기율이 높다. 이는 외과 특유의 도제식 교육 중 발생하는 각종 폭언, 폭행 경험과도 관련이 있다. 의료정책연구소의 ‘2017년 전공의 수련 및 근무환경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외과계열 전공의가 교수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10.3%, 내과계열은 4.3%였다. 상급 연차 전공의에게 맞았다는 비율도 외과계열이 9.9%, 내과계열은 2.3%로 외과계열이 훨씬 높았다. 병원협회는 2015년 폭행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가천대 길병원 정형외과에 전공의 정원 감축 조치를 취했지만 올해는 전북대병원과 부산대병원 정형외과에서 폭행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외과계열 인력 부족 개선 등 구조적인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사설] 트럼프 방한 전 北 도발설, 파국 자초하지 말라

    북한 노동신문이 그제 “우리의 국가 핵전력 건설은 이미 최종 완성을 위한 목표가 전부 달성된 단계”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미국 본토를 타격할 핵미사일 개발을 마쳤다는 것이다. 지난 9월 15일 태평양 해상으로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발사한 직후 김정은이 “우리가 어떻게 핵전력 목표를 달성하는지 분명히 보여 줄 것”이라고 공언한 뒤로 40여일째 추가 도발을 이어 가지 않은 상황에서 다소 생뚱맞다 싶은 주장을 내세운 것이다. 이를 두고 북한이 미국의 강도 높은 압박에 사실상 추가 도발을 포기한 채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주말 북방한계선(NLL)을 넘은 우리측 어선을 나포 6일 만에 순순히 송환한 것이나 중국 공산당 19차 전국대표회의 전후로 잇따라 축전을 보내며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하고 김정은이 평양 화장품공장을 시찰한 장면을 방송에 내보내며 일상적 분위기를 연출한 점 등이 근거로 꼽힌다. 미국이 B1B 폭격기 등 핵심 전략자산을 대거 한반도로 투입하고 유엔과 별도로 세 차례에 걸쳐 독자 제재안을 추가하며 강도 높은 압박을 이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받는 압박은 실제로 상당한 것으로 관측된다. 단적으로 지난 7일 노동당 7기 2차 전원회의 연설에서 김정은이 미국의 제재를 언급하며 자력갱생을 거듭 강조한 것이 그 방증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이런 북한의 모습에 정반대의 해석이 따르기도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태평양 해상으로 핵을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쏴 올림으로써 미 본토 타격 능력을 과시하는 ‘최종적 도발’을 도모하고 있고, 이를 은폐하려 유화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들이 목표로 한 핵보유국 지위를 미국 등으로부터 확고히 인정받기 위해 여전히 결정적 한 방이 필요한 북으로서는 그 ‘거사’의 적기를 트럼프의 아시아 순방 시점으로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최전방이라 할 동북아로 향한 상황에서라면 설령 태평양 핵실험을 단행하더라도 미국이 자국 정상의 신병 안전 문제로 인해 섣불리 군사적 대응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라는 것이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그제 1000여기의 핵미사일을 보유한 마이노트 공군기지를 방문, “미국과 동맹국들을 지키기 위해 압도적 무력을 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정은의 섣부른 오판으로 한반도의 평화가 파국으로 치닫는 일은 없어야 한다. 북의 자제를 거듭 강력히 촉구한다.
  • [단독] 2주동안 휴일 ‘0’… 공사기간 단축·실적 압박에 ‘만신창이’

    [단독] 2주동안 휴일 ‘0’… 공사기간 단축·실적 압박에 ‘만신창이’

    연장 근무와 실적 경쟁, 명예퇴직 압박 등이 일상인 우리 사회에서 과로사 위협에서 자유로운 직업은 없다. 정부의 공식 문서를 분석한 결과 건설업과 금융업에 켜진 경고등이 특히 강력해 보인다. 현장 관계자들은 “기업들이 비용은 한 푼이라도 아끼고, 수익은 극대화하려다 보니 노동자 건강은 안중에도 없다”고 토로한다.“원청 건설사 간부가 현장 나와서 공정회의를 하는 날엔 분위기가 살벌해요. 공사 기간 줄이라는 건데, 쌍소리는 기본이죠.” 국내 건설 대기업 하청업체 소속인 중간관리자 A씨는 2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공기 단축 압박이 만성화된 험악한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빠듯한 일정에서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공정 만회 대책을 내놓으라’며 인간 이하의 취급하기 일쑤”라고 말했다. 매일 아침 6시 출근해 12시간씩 일하는 그에게 쉬는 날이라곤 2주일에 하루 정도가 전부다. A씨는 “그나마 쉬는 날에도 공정표 작성과 서류작업을 해야 한다”면서 “스트레스로 온몸이 만신창이가 됐다”고 털어놨다.●“과로로 쓰러져도 치료비만 주고 끝내” A씨가 겪는 현실은 서울신문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근로복지공단이 2008~2017년 6월 처리한 뇌심혈관계 질환(과로사) 신청 사건 6381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에서도 확인됐다. 과로사 신청이 5건 이상 접수됐고, 2건 이상 승인된 국내 사업장은 모두 31곳이었는데 이 중 13곳이 건설사였다. 과로사 승인자가 가장 많은 기업은 현대건설로 9건(승인건 기준)이었고 2위 GS건설(8건), 3위 롯데건설(6건)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간 건설업 종사자 중 뇌혈관 질환으로 사망했다며 산재 신청을 한 건 800건이었는데 이 중 155건(19.4%)만 과로사 판단을 받았다. 건설업계에서는 최저가를 써내야 건설 물량을 낙찰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단가를 낮추려 하고, 착공을 한 뒤에는 무리한 속도전을 강요한다. 이런 사이 현장 노동자들은 허덕이고 쓰러진다. 한 노동자는 “공사를 너무 빨리 끝내려다 보니 건물 품질은 엉망이 되고 노동자가 죽어 나가는 게 모든 건설사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건설 노동자가 처한 상황은 서울신문이 입수한 현대건설 하청업체 용접공 B씨의 ‘업무상질병판정서’에도 드러난다. B씨는 2012년 8월 현장에서 급성 심장사로 숨졌다. 복지공단이 작성한 판정서에 따르면 그는 공기가 지연되면서 업무가 몰려 14일째 휴일 없이 일했다. 최고 기온 30.9도에 이르고 장마가 겹친 당시 그는 두꺼운 작업복을 입고 용접 작업을 했다. 현장소장과 싸우기까지 한 것이 고혈압을 악화시켜 결국 심장이 멈췄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건설 일용직 중에는 고령에 영양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이 많고 중간관리자들은 직무 스트레스가 크다”고 말했다. 나이든 노동자들이 공기에 쫓겨 밤늦게 일하다 보니 과로로 쓰러지는 일이 흔하다는 얘기다. 더 큰 문제는 건설업 특성상 은폐되는 과로 산재가 더 많을 것이라는 점이다. 홍원표 건설노조 교육선전부장은 “전문 건설사들은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지 않고 ‘오야지’(인력을 제공하는 무등록업자)를 통해 구한다”고 말했다. 이 노동자가 과로 등으로 쓰러지면 치료비만 주고 끝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산재가 쌓이면 공사 수주 때 불리해지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과로 실태도 심각하다. 과로사 다발 사업장 31곳 중 5곳이 금융보험업이었다. IBK기업은행에서는 최근 10년간 직원 6명에 대해 과로사 관련 산재 신청이 들어왔고 이 중 5명이 인정됐다. 은행 중 가장 많은 숫자다. 또 NH농협은행에서도 3명이 과로사로 승인받았고,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에서도 각각 2명씩 과로사한 것으로 결론 났다. 금융업에서는 같은 기간 160명이 과로사 신청을 했고, 승인율은 31.9%(51명)를 보였다. 지난해 3월에는 입사 2년차 우리은행 직원인 C(당시 30)씨가 사내 단합대회 중 사망했다. 산행 뒤 약수터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다가 쓰러진 것이다. 사인은 뇌출혈이었다. C씨의 업무상질병판정서에 따르면 가계대출업무를 하던 그는 동료의 휴직으로 여신·예금·카드 등 업무까지 맡고 있었다. 개학 철이라 신입생 학생증 카드 발급 업무가 더해졌고, 본사 감사부서가 “2월 말까지 개인연금 담보대출 전산자료와 대출 약정서 보관 유무를 확인하라”는 지시까지 내려 단합대회 전날에도 밤 11시 54분에야 퇴근했다. 오랜만에 맞은 휴일에는 쉬지 못하고 산에 올랐다가 변을 당했다. 당시 우리은행 측은 과로가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복지공단은 격무 탓에 평소 운동할 시간이 없던 C씨가 만성 과로와 갑작스러운 산행으로 혈압이 치솟아 사망했다며 과로사로 인정했다. ●“실적경쟁 피해는 고객에게 전가”  은행권 관계자들은 “사내 온라인 게시판에 과로사로 추정되는 부고가 잊을 만하면 올라온다”고 말했다. 과도한 실적 압박과 승진 부담이 직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악명 높은 금융권의 핵심성과지표(KPI)가 과열 경쟁을 부추긴다. KPI란 은행이 각 지점이나 직원별 업무성과를 평가하는 지표인데 수익 규모, 판매 실적, 신규 거래 고객 수 증감 등 평가항목이 100여개에 달한다. 한 시중은행 직원인 “KPI 달성률은 인사고과와 직결돼 승진 문이 좁은 부지점장 이상급은 매우 민감하다”면서 “덩달아 부하 직원들도 강한 압박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은행 직원들 사이에서는 “KPI 지표에 남북통일을 목표로 넣으면 통일도 이룰 수 있다”는 농담까지 돈다. 실적 경쟁의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에 전가된다. 금융경제연구소가 14개 은행 직원 7만 420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87%는 “고객 이익보다 KPI 실적 평가에 유리한 상품을 판 적이 있다”고 답했다. 특별기획팀 dynamic@seoul.co.kr 유대근·김헌주·이범수·홍인기·오세진 기자 ■ 서울신문은 기업과 사회가 노동자에 과로를 강요하거나 은폐하는 현실을 집중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독자들이 회사에서 겪은 과로 강요 사례나 과도한 업무량을 감추기 위한 꼼수, 산업재해 승인 과정에서 겪은 문제점 등 부조리가 있었다면 dynamic@seoul.co.kr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 [단독] 건설·금융업 노동자 과로사 특히 많았다

    [단독] 건설·금융업 노동자 과로사 특히 많았다

    현대건설·GS건설·롯데건설 順… IBK기업은행 등 승인율 높아 장시간 노동과 업무 스트레스 탓에 쓰러지는 노동자 건강 문제가 사회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건설업과 금융업 종사 노동자의 과로사가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서울신문은 29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근로복지공단이 2008~2017년 6월 처리한 뇌심혈관계 질환(과로사) 신청·승인 사건을 전수 분석해 이런 결과를 확인했다. 이 기간 “업무상 과로하다가 숨졌다”며 유족이 복지공단에 산업재해 급여를 신청한 건 6381건에 달한다. 산재 신청이 접수되면 근로복지공단은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를 열어 사망이 업무와 관련이 있는지 살펴보고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전체 사업장 가운데 직원의 과로사 신청이 5건 이상 접수됐고, 2건 이상 승인된 사업장은 모두 31곳이었다. 이 중 13곳이 건설사였다. 과로사 승인자가 가장 많은 기업은 현대건설로 9건(승인건 기준)이었고 2위 GS건설(8건), 3위 롯데건설(6건)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간 건설업 종사자 중 뇌혈관 질환으로 사망했다며 산재 신청을 한 건 800건이었는데 이 중 155건(19.4%)만 과로사 판단을 받았다. 회사별 통계에는 원청 건설사·하청업체 직원이 모두 포함됐다.금융권에도 과로로 사망한 직장인이 많았다. 과로사 다발 사업장 31곳 중 5곳이 금융보험업이었다. IBK기업은행에서는 최근 10년간 직원 6명에 대해 과로사 관련 산재 신청을 했고, 이 중 5명이 인정됐다. 은행 중 가장 많은 숫자다. 또 NH농협은행에서도 3명이 과로사로 승인받았고,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에서도 각각 2명씩 과로사한 것으로 결론 났다. 금융업에서는 같은 기간 160명이 과로사 신청을 했고, 승인율은 31.9%(51명)를 보였다. 노동계 전문가들은 건설업계에 횡행한 비용 절감 압박이나 금융회사 직원들을 옥죄는 실적 강요 체계가 과로사를 낳고 있다고 해석했다. 조기홍 한국노총 산업안전보건연구소 본부장은 “건설업계에는 공기 단축과 설계 변경이 횡행해 노동자들이 과로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창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부위원장은 “은행권은 핵심성과지표(KPI)로 업무성과를 평가하는 체계가 경쟁을 과열시켜 직원들이 과로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면서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노동계의 만찬 때도 지나친 경쟁의 부작용을 막아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우리는 (과로사) 유족들이 산재 신청하면 적극적으로 자료 협조해 승인율이 높은 것”이라면서 “2012년 PC오프제(오후 6시에 컴퓨터 전원이 자동으로 꺼지는 제도)를 은행권 최초로 도입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특별기획팀 dynamic@seoul.co.kr ■ 서울신문은 기업과 사회가 노동자에 과로를 강요하거나 은폐하는 현실을 집중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독자들이 회사에서 겪은 과로 강요 사례나 과도한 업무량을 감추기 위한 꼼수, 산업재해 승인 과정에서 겪은 문제점 등 부조리가 있었다면 dynamic@seoul.co.kr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 검찰 ‘국정원 공작’ 수사 중대국면…김관진·우병우 조사 임박

    검찰 ‘국정원 공작’ 수사 중대국면…김관진·우병우 조사 임박

    이명박·박근혜 정부 국가정보원과 군의 ‘정치 공작’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조만간 김관진 전 국방장관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전담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곧 김 전 장관과 우 전 수석, 그리고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 등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라고 연합뉴스가 29일 전했다. 앞서 지난 11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연제욱·옥도경 전 국군 사이버사령관은 “과거 사이버사의 댓글 활동을 김관진 당시 국방장관에게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적이 있다. 전직 두 사령관의 진술은 검찰이 확보한 증거와도 일치한다. 수사팀은 옥 전 사령관과 이태하 군 사이버사령부 530심리전단장이 2014년 7월 나눈 통화 녹취록에서 “국방부 장관에 사이버 작전 내용을 보고했다”, “(댓글 활동을) 장관이 시킨 것”이라는 내용을 확보했다. 연 전 사령관은 2011년 2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후임인 옥 전 사령관은 2014년 4월까지 사이버사령관으로 일했다. 김 전 장관의 재임 기간은 2010년 12월부터 2014년 6월까지다. 이에 따라 검찰은 김 전 장관을 불러 조사하면서 군의 ‘댓글 공작’ 활동에 관여했는지를 집중 추궁할 전망이다. 김 전 장관을 고리로 이명박 정부 청와대까지 수사가 뻗어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검찰 수사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이미 재판을 받고 있는 우 전 수석도 다시 검찰 조사를 받을 전망이다. 우 전 수석은 지난해 최순실씨의 존재가 알려지고 미르·K스포츠재단 강제 모금 정황이 드러났음에도 직무 감찰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고 진상을 은폐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석수 당시 특별감찰관이 재단 강제 모금 의혹 내사와 우 전 수석의 가족회사 ‘정강’과 관련된 개인 비리 의혹 조사를 벌이자 ‘감찰을 그만두지 않으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위협해 특별감찰관의 직무수행을 방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외에도 우 전 수석은 문화체육관광부 국장·과장 6명과 감사담당관 백모씨를 좌천시키도록 외압을 행사한 혐의, 세월호 참사 당시 해양경찰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검찰이 수사에 나섰을 때 개입하고도 국회에서 위증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런데 최근 검찰이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우 전 수석의 지시를 계기로 국정원이 문체부와 공조 체제를 갖추고 블랙리스트를 관리하게 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씨는 이명박 정부에서 국익전략실 팀장을 지내면서 반값 등록금을 주장한 당시 야권 정치인을 비판하고, 이른바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에 거론된 인사들을 방송에서 하차시키거나 소속 기획사를 세무조사하도록 유도한 공작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국익정보국장으로 재직하며 정부에 비판적인 성향의 문화예술계 관계자들의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이들을 견제하는 공작을 실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가 수사 의뢰한 ’비선 보고‘ 의혹과 관련해 우 전 수석이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과 이광구 우리은행장,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문체부 간부 등의 사찰에 깊숙이 관여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검찰의 블랙리스트 수사에서 국정원이 관여했다는 의혹은 수사기간의 한계 등으로 수사 대상에서 배제됐고, 우 전 수석도 구체적인 혐의가 포착되지 않아 기소되지 않았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인천 환경단체 “부평 미군기지 오염, 미군이 정화해라”

    인천 환경단체 “부평 미군기지 오염, 미군이 정화해라”

    인천 부평 미군기지 ‘캠프 마켓’의 토지와 지하수가 발암물질인 다이옥신 등에 오염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인천 지역 환경단체가 27일 “미군이 오염 물질을 정화하고 부지를 반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인천녹색연합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과거에 제기됐던 캠프 마켓 내 고엽제와 폴리염화바이페닐 등 독성물질 처리 의혹이 모두 사실로 드러났다”며 “미군은 즉각 사과하고 오염 정화 뒤 부지를 반환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그동안 미군기지 오염 자료를 비공개하다가 오염된 채 돌려받았다”며 “환경부는 즉각 위해성 평가보고서 일부가 아닌 전체를 공개하고 오염자 부담의 원칙을 적용해 미군 측에 오염 정화를 요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독성이 강해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다이옥신류는 캠프마켓 내 33개 조사지점 중 7개 지점의 토양 시료에서 1000pg-TEQ/g(피코그램 : 1조분의 1g)을 초과했다. 최고 농도는 1만347 pg-TEQ/g에 달했다. 지하수에서는 석유계총탄화수소와 발암성 화학물질 트라이클로로에틸렌이 검출됐고 구리, 납, 비소, 아연, 니켈, 카드뮴, 6가 크롬, 수은 등의 중금속 오염도 확인됐다. 캠프 마켓의 오염 논란은 이미 미 육군 보고서나 미 국방성 자료 등을 통해 꾸준히 알려져 왔다. 재미언론인 안치용씨가 입수한 미 육군 공병단 보고서에는 1987∼1989년 캠프 마켓 내 군수품 재활용센터에서 수은폐기물과 석면 등 맹독성 물질이 처리된 사실이 담겼다. 현재 한·미 양측은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캠프 마켓 총면적 47만 9622㎡ 중 22만 8793㎡에 대한 반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부지를 반환받는 우리나라는 SOFA 공동환경평가절차에 따라 2015년과 2016년 2차례에 걸쳐 환경현장조사를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명박 아들’ 프로필 삭제된 이시형, 래퍼 더블케이와는 가족?

    ‘이명박 아들’ 프로필 삭제된 이시형, 래퍼 더블케이와는 가족?

    이명박 전 대통령의 네이버 인물정보 검색에서 ‘아들 이시형’씨 정보가 삭제돼 조작·은폐 의혹이 이는 가운데 이시형씨와 래퍼 더블케이(본명 손창일)의 관계가 27일 화제다.이시형씨와 Mnet ‘쇼미더머니 시즌6’에 출연한 더블케이는 매형-처남 관계다. 2014년 10월 이시형씨는 더블케이의 누나 손진아씨와 신라호텔에서 비공개로 결혼식을 올렸다. 손씨는 시형씨와 미국 유학 시절 인연을 맺고 10여 년 간 교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씨는 고교시절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미 동부지역 소재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했고, 시형씨는 연세대를 다니다가 중퇴하고 펜실베니아 주립대로 유학을 갔다. 더블케이는 아버지가 서울 소재 대학병원에서 일하는 의사로, 어머니가 부동산 재력가 집안 출신으로 알려지며 ‘힙합계 금수저’로 불리기도 했다. 한편 이명박 전 대통령의 네이버 ‘인물정보’ 검색에서 아들 시형씨가 삭제된 이유는 이 전 대통령 측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드러났다. 네이버 관계자는 26일 “이 전 대통령 측이 시형씨에 관한 내용을 네이버 인물정보에서 제외해달라고 요청해와 이를 반영한 적이 있다”면서 다만 해당 요청이 이뤄진 시기나 정확한 요청인이 누구인지 등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독] 男 41분 vs 女 200.4분…남편들 “다 그렇게 살아”

    [단독] 男 41분 vs 女 200.4분…남편들 “다 그렇게 살아”

    누가 김부장을 죽였나 서울신문 특별기획 2017년 대한민국 과로 리포트 <4> 슈퍼우먼 콤플렉스에 짓눌린 워킹맘 236만명의 국내 워킹맘(미성년 자녀를 키우며 직장에 다니는 여성)들은 하루 두 번 출근한다. 낮에는 회사가, 밤에는 가정이 일터다. 가사노동 강도가 직장업무와 비교해 덜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사실상 ‘투잡’을 뛰는 셈이다. 1990년대 말 900만명 남짓이던 여성 경제활동인구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고용 불안정 탓에 빠르게 늘어 1152만명(2016년)이 됐다. 하지만 육아는 여성 몫이라는 인식은 여전하다. 일과 가정을 모두 잘 챙기길 기대받는 여성들은 일상적 과로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심각하면 우울증 등 건강 악화로 이어지기도 한다. ‘슈퍼우먼’이 되길 강요받는 사회에서 쓰러질 듯 버티는 워킹맘들의 이야기를 들었다.“복직해봤자 보상 없는 야근과 철야근무가 계속되겠죠. 아기도 최선을 다해 보살피고 싶은데 둘 다 잘할 자신이 없네요.” 중소 음향업체에 다니는 워킹맘 장인실(가명·36)씨는 최근 퇴사를 결심했다. 가계 소득이 반 토막 나는 일이라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좋은 엄마이자 훌륭한 직원이 동시에 될 방법은 없어 보였다. 육아휴직을 1년가량 쓸 때도 사내 분위기가 싸늘했는데, 직장에 복귀하면 얼마나 더 눈치를 봐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장씨는 “4년 일했지만 업무량으로 보면 6~7년치는 해낸 것 같다”면서 “오전 7시에 출근해 새벽 2시 넘어 퇴근하는 날이 1년에 절반 이상이었는데 아이를 키우며 그렇게 살 순 없다”고 말했다. 장씨의 고민은 특별하지 않다. 가정 등을 챙기려 일을 그만둔 ‘경력단절여성’은 190만 6000명(54세 이하·2016년 기준)이다. 반면 어떻게든 버텨가며 일과 가정을 모두 도맡는 엄마들도 많다. 이들을 기다리는 건 무한노동이다. 15년차 직장인이자 두 초등학생의 엄마인 이인영(가명·39)씨의 주당 노동시간은 약 75시간이다. 회사 업무와 가사노동 시간을 합친 수치다. 법정노동시간(52시간·연장근로 포함)을 훌쩍 넘는다. 숨 돌릴 틈 없이 하루를 보내는데 늘 시간이 부족한 ‘시간거지’다. 매일 새벽 5시 30분 일어나 대충 씻고 저녁까지 먹을 음식을 넉넉히 만든다. 야근이 많아 아이들의 저녁상을 미리 봐놔야 해서다. 딸과 아들을 깨워 밥을 먹인 뒤 회사에 도착하면 오전 8시. 정규 근무시간 내 업무를 끝마치려면 의자에서 일어날 틈이 없다. 칼퇴근하는 날엔 오후 7시가 조금 넘어 집에 도착하는데, 작업복인 앞치마를 두르고 가사노동자로 변신해야 한다. 저녁상 차리기, 설거지, 청소·빨래에 아이들 숙제 봐주기, 다음날 준비물까지 챙겨주고 나면 벽시계 시침은 ‘12’를 가리킨다.아내와 남편 모두 일하는 사회에서 중요한 것은 ‘팀플레이’다. 하지만 남성의 가사 참여는 여전히 부족하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보고서 ‘맞벌이 여성의 일·가정 양립 갈등과 건강영향 연구’(2013년)를 보면 맞벌이 남성의 하루 가사노동시간은 41분으로 여성 200.4분과 격차가 컸다. 4살배기 아들을 키우는 워킹맘 이효진(가명·33)씨는 “남편은 빨래, 설거지, 분리수거 등 단순한 집안일을 주로 한다”면서 “가짓수만 따지면 가사분담이 잘 되는 것 같지만 질적으로는 그렇지 못하다”고 털어놨다. 아이 로션은 무엇을 살지, 동네 소아과는 어디가 좋은지, 저녁상에 올릴 음식 재료는 무엇으로 할지, 심지어 어느 은행 금리가 높은지 등 정보를 찾고 고민하는 일은 아내 이씨의 몫이다. 서울신문이 기혼남성 129명에 온라인 설문조사한 결과 빨래, 청소, 분리수거 등을 한다는 응답은 많았지만 육아를 주도적으로 한다는 비율은 12.6%뿐이었다. 이씨는 남편에게 간혹 힘들다고 하소연하지만 “다 그렇게 산다”는 공허한 말만 돌아온다. 이런 현실에서 국내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아이 수)이 ‘1.17명’이라는 건 당연한 일이다. 국가는 이런 저출산 탓에 생산가능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인구절벽을 우려하지만, 당장 절벽 앞에 내몰린 워킹맘은 이를 걱정할 여유조차 없다. “야근, 잔업만 없어도 당장 둘째를 갖겠다”고 말하는 워킹맘이 적지 않다. 이효진씨는 “나라에서 아이를 책임져준다고 해서 낳았는데 당장 맡길 어린이집조차 구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하소연했다. 과로와 시간 부족 속에서 워킹맘의 몸과 마음엔 피로가 쌓여간다. 기혼여성 222명에게 ‘워킹맘’하면 떠오르는 감정을 물었더니 ‘정신없다’(67.6%·복수응답), ‘부담된다’(59.9%), ‘두렵다’(23.9%), ‘불안하다’(16.7%) 등 부정적 어휘를 주로 선택했다. ‘정신없다’를 택한 한 30대 여성은 “24시간 쉴 수 없다. 아이가 울거나 깨면 같이 깨고 화장실 가고 물 마시는 것까지 다 도와야 한다. 아이가 없는 시간에는 직장과 집안일, 장보기 등을 챙기느라 1분 1초라도 멈추면 아이와 가사, 직장 중 하나가 무너진다”고 말했다. ‘부담된다’를 택한 또 다른 30대 여성 응답자는 “워킹맘은 일하고 있지만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지 못한다는 부담감과 미안함을 항상 가진다”고 했다. ‘외롭다’고 답한 40대 여성은 “난 슈퍼우먼도 아니고, 되고 싶지도 않은데 이해받지 못해 외롭다”고 토로했다. 자신을 챙기지 못한 채 과로하다 보면 마음의 병을 앓기도 한다. 4살과 3살 자녀를 키우는 김신애(35)씨는 ‘독박 육아’(누구의 도움없이 아이를 홀로 키우는 육아) 탓에 직장 생활을 포기하고 재택 근무하며 개인 사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남편은 자정이 다돼 귀가하는 탓에 육아와 집안일을 혼자 감당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불안감에 시달렸다. 그러다 우울증이 찾아왔다. 김씨는 “첫째를 낳고 우울증에 걸렸는데 그게 호르몬 변화 때문인 줄 알았다. 그런데 8주가 지나도 호전되지 않아 지금껏 약 먹고 있다”면서 “산후 우울증이 아닌 육아 우울증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집에 하루 종일 있다 보면 “감옥에 갇혔다는 생각까지 든다”고 했다. 가사노동을 도맡는 ‘전업맘’은 워킹맘보다 노동량이 덜하지만 일로 인정 못받는 ‘그림자 노동’을 해 고립감이 크다. 기혼여성들은 전업맘 하면 ‘힘들다’(50.9%·복수응답)거나 ‘우울하다’(49.1%), ‘외롭다’(45.0%), ‘불안하다’(38.7%) 등 암울한 감정을 먼저 떠올렸다. 쓰러질 것 같으면서도 회사를 그만두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한 40대 여성 응답자는 “지금은 자녀양육과 가사로 바쁘지만 아이들이 성장한 뒤 어떤 커리어(직업적 성취)도 남지 않을 것이 우울하고, 남편 벌이만 믿기엔 불안하다”고 답했다. 다른 30대 여성은 “사회적으로 격리된 느낌이다. 분명히 노는 건 아닌데 권리를 주장하지 못하고, 사회 생활하는 친구나 남편과도 괴리된다”고 말했다. 저출산이라는 재앙 앞에 일하는 엄마들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각종 제도가 생겼지만 현실에서는 잘 작동하지 않는다. 비영리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의 이고은 공동대표는 “육아휴직하려면 잘릴까 봐 불안해해야 하는 게 너절한 현실”이라면서 “특히 고용이 불안정한 비정규직 여성은 임신하고 출산하면 회사를 그만두는 게 당연한 수순처럼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용노동부와 건강보험공단이 연계해 모성보호 위반 사업장을 수시로 점검하는 ‘스마트 근로감독’ 제도를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별기획팀 5sjin@seoul.co.kr 유대근·김헌주·이범수·홍인기·오세진 기자 서울신문은 기업과 사회가 노동자에 과로를 강요하거나 은폐하는 현실을 집중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독자들이 회사에서 겪은 과로 강요 사례나 과도한 업무량을 감추기 위한 꼼수, 산업재해 승인 과정에서 겪은 문제점 등 부조리가 있었다면 dynamic@seoul.co.kr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 [단독] 급증하는 ‘전업대디’ 17만명…女는 “불안해” 男은 “부러워” 두 시선

    누가 김부장을 죽였나 서울신문 특별기획 2017년 대한민국 과로 리포트 <4> 슈퍼우먼 콤플렉스에 짓눌린 워킹맘 자녀 양육과 집안일을 전담하는 아빠를 뜻하는 ‘전업대디’. 한국의 전업대디는 지난해 8월 기준 16만 9000명(남성 중 육아·가사를 이유로 경제활동하지 않는 인구)이다. 한 해 전 14만 4000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2만 5000명이 증가했다. 단순히 생각하면 아빠든, 엄마든 더 적합한 사람이 가정을 챙기는 게 이상적지만 전업대디를 바라보는 기혼남녀들의 생각은 예상보다 복잡했다. 서울신문이 지난 12일부터 21일까지 기혼 남녀 351명(여성 222명·남성 129명)에게 전업대디에 대해 느끼는 감정을 물었다. 남성 응답자들은 가장 와닿는 감정으로 ‘부럽다’(11.6%)를 꼽았다. ‘슬프다’와 ‘외롭다’가 각 9.3%, ‘부담된다’가 7.8%로 뒤를 이었다. ‘부럽다’고 답한 남성들은 “경제적 부담만 없다면 전업대디를 하고 싶다”, “여유롭게 살 것 같다”, “아이가 학교만 간다면 내 시간이 많을 것 같다”는 이유를 들었다. ‘슬프다’고 답한 남성은 워킹대디가 “전통적인 남성 역할에 반하기에 사회적으로 부정적 평가를 받는 것 같다”거나 “아빠라면 경제적인 활동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여성들이 전업대디라는 말을 들을 때 가장 와닿는 단어로 ‘불안하다’(18.0%)를 꼽았고 ‘부담된다’(12.2%), ‘힘들다’(9.0%) 등 부정적 감정을 꼽았다. 여성들이 전업대디에 대해 불안하거나 부담된다고 느낀 건 노동시장에서 여성의 입지가 그만큼 열악한 탓이다. 설문조사에서 ‘불안하다’거나 ‘부담된다’고 응답한 여성들은 “전업대디가 멋있지만 (여성이) 남자만큼 돈 벌 수 없는 국내 구조 때문에 경제적으로 불안하다”거나 “여자가 직장을 다니면 남자보다 급여도 적고 승진도 어렵기 때문에 경제적 이유로 불안함을 느낀다”고 답했다. 여성 일자리 중 다수는 질이 높지 않기 때문에 남편이 가사·육아를 전담하는 상황이 불안감으로 연결되는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해 시급한 제도로 ‘노동시간 단축’(69.8%)과 ‘차별 없는 일자리 환경 구축’(36.0%)을 들었다. 남성들도 ‘노동시간의 단축’(65.1%)을 가장 선호했고 ‘국공립 육아시설 확충’(37.2%)이 다음이었다. 여성에게 차별적인 직장 문화 등에서 비롯된 여성 과로 문제 해결을 위해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장기적으로 모든 사업장에서 남성들의 육아휴직 사용을 의무화하고 육아휴직 급여액 인상 등을 통해 남성의 돌봄·가사노동 참여를 확대하고 돌봄·가사노동이 남녀 모두의 일로 인식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5sjin@seoul.co.kr 유대근·김헌주·이범수·홍인기·오세진 기자 서울신문은 기업과 사회가 노동자에 과로를 강요하거나 은폐하는 현실을 집중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독자들이 회사에서 겪은 과로 강요 사례나 과도한 업무량을 감추기 위한 꼼수, 산업재해 승인 과정에서 겪은 문제점 등 부조리가 있었다면 dynamic@seoul.co.kr로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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