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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풍문쇼’ 이매리 폭로, 7년 공백기 이유 “드라마 제작진 부상 은폐”

    ‘풍문쇼’ 이매리 폭로, 7년 공백기 이유 “드라마 제작진 부상 은폐”

    MC 출신 배우 이매리가 과거 드라마 제작진의 은폐에 대해 폭로했다.4일 방송된 채널A ‘풍문으로 들었쇼(풍문쇼)’에는 이매리가 출연해 7년간 공백기를 가진 이유를 밝혔다. 과거 한 드라마를 찍다가 부상을 당했지만 제작진이 이를 은폐했다고. 이매리는 “오고무를 치는 장면이 있었는데 사비로 배워야 한다고 해서 열심히 했다”며 “두 달 뒤에 타이틀 장면을 찍는다더니 일정이 두 달씩 계속 밀려 총 8개월 동안 다른 걸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중요 장면이라 열심히 하다 보니 무릎에 물이 찼다. 쉬어야 하는데 보호대를 하고 연습할 수밖에 없었다. 다리가 안 나았다”고 설명했다. 이매리는 이 때문에 개인 지도비로 600만원, 재활 치료 비용으로 몇천만원이 들었지만 제작진이 부상 은폐를 종용했다고 폭로했다. 이매리에 따르면 제작진은 “그렇게 열심히 할 줄 몰랐다. 보험이 안 돼 있는데 발설하지 말라”면서 “출연료만 주면 안 되겠냐”고 말했다. 이매리는 “나중엔 약 때문에 얼굴이 부어서 방송사는 출연을 고민했다. 임성한 작가님이 같이 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당시 저는 뜨는 것보다 무사히 드라마를 끝내는 게 목표였다”고 회상했다. 또 “2년 뒤 방송 고위 관계자들 만나는 자리가 있었다. 치료 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기회를 달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런데 얘기를 들어주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한 번 갑을 관계면 영원한 갑을’이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너무 화가 나서 ‘너희 가만 안 두겠다’고 했더니 당시 투병 중이던 아빠를 언급하며 ‘왜 안 죽냐’고 하더라. 은폐시키려 하고 나한테 다 떠넘기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매리 1994년 MBC 3기 공채 전문 MC로 데뷔해 여러 방송에서 활약했다. 이후 연기자로 전향해 드라마 ‘내조의 여왕’ ‘신기생뎐’에 나왔다. 2011년 이후 돌연 연예계 활동을 중단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번잡해질까봐” 일본 교육당국, 자살학생 ‘왕따’ 사실 은폐 파문

    “번잡해질까봐” 일본 교육당국, 자살학생 ‘왕따’ 사실 은폐 파문

    일본 교육당국이 자살한 여중생이 생전 왕따를 당했다는 사실을 은폐할 것을 학교 측에 지시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당국이 은폐를 지시한 이유에 대해 어이없게도 “번잡해질 것 같아서”라고 설명하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4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효고현 고베시 교육위원회는 관내 여중생의 자살과 관련해 교육위원회 직원이 학교 측에 자살 학생이 생전 왕따를 당했다는 사실을 감출 것을 지시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전날 밝혔다. 고베시 소재 학교에 재학 중이던 이 여학생은 2016년 10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학교 측은 여학생이 숨진 지 5일 뒤 반 친구들을 면담한 결과, 숨진 여학생이 왕따를 당했다는 사실과 함께 가해 학생이 누구인지를 파악해 메모를 남겼다. 그러나 유족과 교육당국 사이에서 창구 역할을 했던 교육위원회의 ‘수석 지도주사’(과장급)가 이 메모를 공개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이에 학교 측은 자살 원인을 조사한 ‘제3자 위원회’나 숨진 학생의 부모에게 메모의 존재를 알리지 않았다. 문제의 직원이 반 친구들의 왕따 가해 사실을 숨기도록 지시한 이유는 어처구니없게도 ‘사무처리가 번잡해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었다. 교육위원회는 “문제의 직원이 메모의 존재가 밝혀지면 유족이 정보공개 청구를 다시 할 것이라며 사무 처리가 번잡해질 것을 걱정한 모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당 직원은 그 순간의 ‘번잡함’은 피했을지 몰라도, 이후 숨진 학생의 유족들이 지자체와 교육당국에 자살의 진상을 제대로 밝혀줄 것을 끊임없이 요구하면서 더 길고 긴 갈등의 소용돌이를 낳았다. 자살 학생의 어머니는 “학교와 교육위원회가 왕따 사실을 감추려고 메모를 함께 은폐했다”면서 “배신당했다는 생각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종교·인종·편견 넘어…영화, 여성을 말하다

    종교·인종·편견 넘어…영화, 여성을 말하다

    아랍·여성 영화제 등 특별 섹션 여혐·미투 등 다룬 작품 선보여 ‘허스토리’ ‘마녀’ ‘여중생A’ 등 여성의 서사 내세운 작품들 개봉 최근 세계를 휩쓴 ‘미투 운동’이 사회와 개인의 인식을 바꿔 가는 가운데 영화제, 스크린에서도 여성들의 목소리를 담은 기획과 작품들이 잇따르고 있다.올해 7회째를 맞은 아랍영화제(6월 1~6일)는 동시대 아랍 여성들의 목소리를 국내 관객들에게 전한다. 올해 마련한 특별섹션 ‘포커스 2018: 일어서다. 말하다, 외치다’를 통해서다. 특별 섹션에서는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은폐됐던 성폭력 문제와 일상이 된 여성혐오를 다룬 영화들을 앞세운다. 칸국제영화제에 두 차례 초청됐던 튀니지 여성 감독 카우테르 벤 하니아 감독이 내한해 자신의 영화 ‘튀니지의 샬라’(2014), ‘뷰티 앤 더 독스’(2017)를 선보이며 아랍 여성들의 변화와 변화를 위한 움직임을 들려준다. ‘뷰티 앤 더 독스’는 2012년 성폭력 피해 여성이 경찰에게 2차 가해를 당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폭력적인 관료제와 여성을 억압하는 사회 구조를 예리하게 발가벗긴다. ‘튀니지의 샬라’는 여성들의 옷차림이 불경하다는 이유로 여성의 엉덩이를 면도날로 긋고 달아나는 여성 혐오 범죄자 ‘샬라’의 정체를 감독이 직접 좇는 모큐멘터리다. 박은진 아랍영화제 프로그래머는 “국내에서도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여성혐오에 대한 공포, 남성 중심 사회의 폐해 등이 되풀이되는 만큼 아랍 여성의 목소리를 담은 영화에서 국내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이라며 “한국뿐 아니라 우리와 멀다고 생각했던, 공고하게 여성에 대한 편견이 있는 사회라 생각했던 아랍까지, 전 세계에서 변화의 바람이 있다는 걸 영화를 통해 목도하며 우리의 현실을 포개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한국영화계에 역량 있는 여성 영화인들을 발굴하고 소외됐던 여성 영화들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춰 온 국제여성영화제도 올해 20돌을 맞았다. 오는 7일까지 서울 신촌 메가박스에서 열리는 여성영화제의 섹션 ‘쟁점들’에선 미투 운동, 디지털 성폭력, 낙태 등 최근 뜨거운 현안 3가지를 키워드로 정해 이를 성찰할 수 있는 작품들을 내놨다.1944년 소작농이자 한 아이의 엄마인 레시 테일러가 미국 앨라배마주에서 여섯 명의 흑인에게 강간을 당한 뒤 침묵을 요구하는 이들을 고발한 사건을 다룬 ‘레시 테일러의 #미투’, 미투 운동에 대한 즉각적인 응답의 의미로 감상할 수 있는 국내 여성 감독들의 단편 세 편(관찰과 기억, 혀, 모래놀이) 등이 소개된다. 이달 들어 스크린에서도 여성 주인공을 내세운 ‘여성들의 서사’가 유독 강세다. 강유정 영화평론가는 “전 세계적으로 벌어진 미투 운동과 맞물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뿐 아니라 칸영화제에서도 여성 서사들의 힘을 실어주는 경향이 뚜렷했다”며 “이렇듯 여성 주인공들을 내세우거나 여성 감독들이 연출한 작품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여성 영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던 과거 전향적인 시도들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최초로 배상 판결을 받아낸 관부재판(1992~1998년)을 다룬 ‘허스토리’, 여주인공을 내세운 영화로는 드물게 미스터리 액션을 펼치는 ‘마녀’, 여중생의 성장을 다룬 ‘여중생A’ 등이 관객들을 찾아간다. 지난해 호평을 얻은 ‘아이 캔 스피크’가 위안부 문제를 중반 이후부터 꺼내고 남성 조력자(이제훈)의 도움을 받았다면, ‘허스토리’는 일본 정부와 오롯이 맞선 위안부 할머니들의 목소리와 분투를 전면에 내세웠다.외화에서도 이런 경향은 두드러진다. 백설공주의 모델이 될 만큼 아름다운 외모로 이름을 떨쳤지만 ‘주파수 도약 기술’을 발명해 오늘날 와이파이, 블루투스, 첨단군사기술을 있게 한 헤디 라마의 생을 다룬 ‘밤쉘’이 7일 개봉한다. 자택에 따로 작업실을 둘 만큼 발명에 몰두하며 여성을 외모로만 판단하려는 세상의 편견을 돌파하려 했던 그의 삶 자체가 드라마틱해 다큐멘터리가 극영화처럼 느껴진다. 샌드라 불럭, 케이트 블란쳇, 앤 해서웨이 등 할리우드를 이끄는 여배우 8명을 포진시킨 케이퍼 무비 ‘오션스8’, 여성의 자존감 문제를 유쾌하게 그려낸 코미디 ‘아이 필 프리티’ 등도 여심 공략에 나선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사법농단’ 해결책 빠진 반쪽 사과…관련자 고발·수사 이어질까

    ‘사법농단’ 해결책 빠진 반쪽 사과…관련자 고발·수사 이어질까

    김명수 내부의견 청취 후 고발 결정 대다수 판사들 외부 개입 거부감 소장파는 제3기관 통한 조사 제안김명수 대법원장이 31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각계의 의견을 종합해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상 조치를 결정한다고 밝히면서 실제 형사 고발이나 수사 의뢰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과 사법 절차의 최종 판단을 담당하는 대법원이 검찰에 비위를 고발하는 것 자체가 유죄의 심증을 굳힐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사법부의 재판 거래 의혹에 대해 사과했다. 지난 25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특별조사단이 조사 결과를 내놓은 지 6일 만이다. 발표 이후 28일에는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대법원장의 대국민 사과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판 거래 의혹이 확산되면서 KTX 해고 승무원들이 대법원장 면담을 요구하다 대법정을 기습 점거하는 등 관련 재판 당사자들의 재판 불복 움직임이 격화되자 사태 수습을 위해 대국민 담화를 내놓은 것이다. 김 대법원장은 오는 5일 열리는 사법발전위원회, 7일 전국법원장간담회, 11일 전국법관대표회의 의견을 듣고 이번 사태에 대한 검찰 고발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김 대법원장 취임 후 개혁 성향의 판사 위주로 구성된 만큼 검찰 수사 촉구 의견을 낼 가능성이 있다. 앞서 최기상 전국법관대표회의 의장은 법원 내부통신망 코트넷에 “전국법관대표회의 의장으로서 대법원장에게 이번 조사 결과에서 드러난 헌정 유린 행위의 관련자들에 대해 그 책임에 상응하는 엄정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다수 일선 판사들은 검찰 수사를 통한 외부 개입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 소장파 판사들마저 특조단의 조사 결과에 문제가 있다면서도 내부 추가 조사나 제3의 기관을 통한 조사가 적합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김 대법원장이 대국민 담화에서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정작 사태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 방안은 빠졌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재판 개입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가 제대로 규명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사과하고, 또 책임자를 처벌하기 위한 형사 조치는 뒤로 미뤘다는 것이다. 법원행정처 문건에서 사법 거래 사례로 거론된 피해자들도 담화문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송재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형사 고발과 당시 대법관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조붕구 키코피해기업공동대책위원장은 “관련자들을 형사 고발하고 청문회, 특검까지 가야 하는 사안”이라며 “판결에 참여한 적폐 판사들도 국회에서 탄핵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승하 철도노조 KTX승무지부 지부장은 “판사회의 등 관련 회의가 끝난 이후 내놓는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했다. 그간 대법원장의 대국민 사과는 모두 법조 비리와 연관 있었다. 1995년 2월 윤관 대법원장은 인천지법 집달관 비리 사건으로 대국민 사과를 했다. 당시 인천지법 집달관 사무소 전 소장과 사무원 등 10여명이 300억원에 달하는 경매 입찰 보증금을 횡령했는데, 법원은 이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은폐하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2006년 8월 이용훈 대법원장도 법조 브로커 김홍수 사건으로 고개를 숙였다. 차관급인 고법 부장판사가 법조 브로커에게 1억 3000만원을 받고 다른 재판부 사건에 개입한 혐의로 구속된 사건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2016년 9월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전 대표로부터 뒷돈을 받은 김수천 부장판사 뇌물 비리 사건이 터지자 대국민 사과문을 내야 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사법행정권 남용과 관련해 두 차례 사과했다. 지난 1월 판사 블랙리스트 2차 조사인 추가조사위원회 발표 이후 법원행정처의 법관 뒷조사 정황이 밝혀지자 입장문을 내고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에 큰 상처를 준 것에 대해 대법원장으로서 마음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전국의 각급 법원을 대표하는 전국법관대표회의 소속 대표 판사들은 특조단 문건을 대표회의에 모두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 29일부터 이날까지 코트넷 게시판에서 특조단이 조사한 법원행정처 내부 문건을 공개하는 방안을 두고 투표를 진행했다. 앞서 특조단은 대표회의에 문건 공개가 아닌 문건 열람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표회의 관계자는 “문건 내용을 제대로 분석하기 위해 단순 열람이 아니라 복사, 저장, 소지할 수 있게 해 달라고 공식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문건 공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11일 전국법관대표회의 임시회의에서 문건 공개 요구 안건을 의결할 방침이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6억 뒷돈 트레이드에 횡령·성폭행 논란… 넥센, 일그러진 ‘영웅들’

    프로야구 넥센이 연일 사건사고에 휩싸인 채 ‘모럴 해저드’의 늪에 빠져 비틀거리고 있다. 이번에는 구단이 돈을 받고 선수를 팔면서 이를 속여 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넥센은 올 초 이장석 전 대표가 사기와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유죄 판정을 받고 수감돼 구설에 휘말렸다. 최근에는 팀의 핵심 선수인 박동원과 조상우가 성폭행 혐의에 연루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현금 트레이드 은폐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넥센의 이미지는 바닥까지 추락했다. 팬들의 비난은 물론 강력한 징계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지난해 KT·NC와 이면계약 적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넥센이 지난해 7월 KT로부터 투수 정대현, 서의태를 받는 대신 우타 거포 윤석민을 내주는 과정에서 비공식적으로 현금 5억원을 받았으며 NC에 좌완투수 강윤구를 내주고 투수 김한별을 받으면서 1억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KBO 규약상 ‘현금 트레이드’가 규정 위반은 아니다. 그러나 넥센은 지난해 트레이드를 하면서 현금 거래가 포함된 사실은 알리지 않았다. 돈이 오고 간 사실을 숨기고 KBO에 허위 ‘양도·양수 계약서’를 제출했다가 적발된 건 프로야구 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는 명백한 이면계약으로 규약 위반에 해당된다. 이 전 대표와 고형욱 넥센 단장이 확보한 자금의 일부를 ‘인센티브’ 명목으로 챙겼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현금 받아 숨기고 허위 서류 제출 넥센의 현금 트레이드 논란은 과거에도 끊이지 않았다. 모기업이 없는 시민구단인 넥센은 창단 초기 여러 차례 대규모 현금 트레이드를 통해 심각한 재정난을 해결하려고 했다. 2008년 넥센은 30억원에 에이스 장원삼을 삼성으로 트레이드하려 했지만 KBO와 구단들의 반대에 직면해 실패했다. 넥센은 2009년부터 재정난을 이유로 ‘폭탄 세일’을 시작했다. 이택근(LG)↔박영복·강병우·현금 25억원, 이현승(두산)↔금민철·현금 10억원, 장원삼(삼성)↔김상수·박성훈·현금 20억원, 마일영(한화)↔마정길·현금 3억원 등 4건의 트레이드가 이 시기에 이뤄졌다. 이후 비난이 쏟아지자 넥센은 공식적인 현금 트레이드를 더이상 추진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논란으로 나머지 트레이드까지 의심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넥센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22건의 트레이드를 진행했다. 같은 기간 모든 구단 가운데 최다 건수다. ●KBO, 기금 환수·집중 조사 예고 KBO는 “야구 규약에 따라 넥센이 트레이드를 하며 받은 현금 6억원을 야구발전기금으로 전액 환수 조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해당 트레이드에 대해서는 선수가 직접 개입되거나 이득을 취하지 않았으므로 무효로 하지 않기로 했다. 또 금융, 수사, 회계 등 전문가들로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구단 및 관련 담당자를 상벌위원회에 회부하고 과거 넥센의 트레이드를 집중적으로 파헤칠 예정이다. 넥센은 이날 “KBO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면서 “내부적으로도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사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왜 거부 못하냐고요? 우리에게 카메라는 흉기예요”···모델의 하소연

    “왜 거부 못하냐고요? 우리에게 카메라는 흉기예요”···모델의 하소연

    “면접할 때 촬영 콘셉트를 설명하다가 갑자기 ‘터치(스킨십)하게 해주면 시급을 올려주겠다’면서 시급 10만원 이상을 불렀어요. 그러다가 성관계를 요구하면서 ‘시급을 20만원 이상 쳐주겠다’는 거예요. 스킨십을 해야 서로 편한 분위기가 만들어져 촬영 때도 잘 하지 않겠냐면서요.”29일 만난 모델 A씨는 최근 한 사진작가에게서 받은 불쾌한 제안을 털어놨다. 작가는 “딱 2시간만 만나면 40만~50만원을 그냥 벌어가는 거 아니냐”면서 오히려 좋은 제안을 한 듯한 표정이었다. “스킨십을 해서 서로 편한 분위기를 만들어야 촬영도 잘 하지 않겠냐고 하더라고요. 기분이 정말 더러워서 얼른 그 자리를 떴습니다.” 수년 동안 모델 활동을 한 A씨에게 이런 제안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또 다른 사진작가가 비키니 수영복 촬영을 하다가 느닷없이 “개인적으로 소장만 하겠다. 절대 보장한다”면서 상의 탈의를 요구했다. 그때도 A씨는 거절했다. A씨처럼 작가의 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모델은 많지 않다. 이런 제안은 대부분 경력이 짧은 모델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행여 거절했다가 일거리가 사라질까, 해코지를 당할까 두려울 수밖에 없는 약자를 향해 음흉한 손길을 건넨다. 최근 불거진 ‘스튜디오 비공개 촬영회 성폭력 사건’도 이런 구조 속에서 벌어진 일이다. 비록 피해자와 가해자가 진실공방을 벌이는 양상이 됐지만, 비공개 촬영회에서 성폭력은 분명히 존재한다. “이거 다 알고 있던 건데”, “프로 작가들도 아닌데 말해봤자 금방 묻히지”, “워낙 뿌리 깊은 문화처럼 자리 잡았는데 달라지겠어?” 이런 생각 속에서 사진계에 만연한 성폭력 문제는 개선되지 않는다. ‘언젠가 터지긴 하겠지’라면서도 묵인했던 것은 일부 치부가 전체의 문제로 확대되는 것을 우려했을 수도 있고, 자연스럽게 문화로 자리잡아 무감각해졌던 것일 수도 있다. 어떻게 폭력이 발생하고, 왜 성폭력이 은폐됐는지, 무엇이 성폭력 범죄 고발을 어렵게 하는 것일까. 페미니스트 사진작가 모임 ‘유토피아’의 곽예인 대표는 “밀폐된 공간에서는 스튜디오 실장 또는 사진작가가 어떤 짓을 할지 몰라 당장 저항을 할 수 없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고 망설이는 중에 이미 신체 일부가 카메라에 찍혀 ‘사진을 유포하겠다’는 협박을 받는 일이 정말 많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페이지 ‘미투 대나무숲’에 올라온 한 피해 사례도 여기에 해당한다. 아르바이트 일자리를 찾다가 피팅 모델 구인 광고를 발견한 B씨는 면접을 보러 한 스튜디오를 찾았다. 면접장소는 침대가 있는 촬영실이었다. B씨는 실장에게 짧은 원피스를 받아 들고는 한참을 고민했다고 했다.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실장을 급기야 B씨에게 옷을 벗으라고 요구했고, 성추행과 성희롱이 이어졌다. “다시는 가고 싶지 않았지만 이미 사진이 찍힌 상태였고, 계속 걸려오는 전화에 무서워서 다시 두 번 정도를 갔었습니다. 그때마다 40~50대 정도로 보이는 남성 여러 명이 카메라를 들고 서 있었고, 저는 침대, 소파에서 그들이 요구하는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하지만 사회는 저항하지 않은 피해자가 느낀 혼란을 ‘결국 네가 원해서 한 것 아니냐’는 동의의 증거로 간주하기 일쑤다. 흉기를 들고 있지도 않은데 저항하지 못한 ‘두려움’을 단순히 ‘순응’으로 해석한 것이다. 곽 대표는 “모델들에게는 사진작가의 카메라가 흉기”라고 일축했다. “저항할 수 없게 하는, 억지로라도 웃음을 띠게 만드는 흉기죠. 사진에는 그 미소만 남습니다. 결국 ‘저런 사진도 웃으며 찍는 애’로 낙인이 찍히는 거죠.” 모델들은 사이버 성폭력의 피해자로 이어지기도 한다. 일거리를 찾으러 모델 구직 사이트나 인터넷 카페에 프로필과 사진을 올리면 연락을 해오는 10명 중 9명은 노출 컨셉을 요구한다. 또 성기 또는 특정 애무 행위를 가리키며 성희롱 발언을 서슴지 않는다. ‘유토피아’의 김지혜 작가는 “아마추어 모델은 사진계에서 최약체”라고 단언했다. 업계 규모가 좁다보니 소문이 금새 퍼질 수 있는 구조라 모델이 생태계 사슬의 바닥에서 올라오지 못한다. “사진계가 돌아가는 사정에 대해 잘 모르고, 인맥도 없다보니 ‘말을 듣지 않으면 내가 아는 사람들에게 다 말해서 널 데뷔도 못하게 만들어버리겠다’는 사진작가들의 협박이 가능하다”고 김 작가는 부연했다. 모델 일이 생업인 사람들에게는 이런 소문이 앞으로의 커리어에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스튜디오의 도를 넘는 요구에 맞서기가 거의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 피해를 호소하는 모델들의 한결같은 사정이다. “보통 촬영 계약서를 안 써요. 요구했다가 ‘까다로운 애’로 찍히면 일을 못 받으니까요. 계약서를 쓴다고 해도 촬영 일자·장소·컨셉까지만 나와 있지 촬영 포즈, 노출 수위까지 적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처음엔 ‘프로필 사진을 찍어주겠다’, ‘네가 특별히 예쁘다’라고 구슬려서 사진을 찍은 다음에 그 사진을 포르노 사이트에 팔아 넘기는 경우도 많아요. 이러면 정말 인생 자체가 끝인 거예요.”3년 전 ‘합정 모 스튜디오 비공개 촬영회’에서 성폭력을 당했다고 지난 17일에 폭로한 C씨도 계약서를 갖고 있었지만, 결국 촬영회 때 찍은 사진은 한 야동 사이트에 유포되고 말았다. 곽 대표는 “정말 놀랐던 것은 중·고교생 등 미성년자를 상대로도 이런 범죄를 많이 저지른다는 것”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최근 유명 사진작가 ‘로타’와 배병우씨의 성폭력 사건이 불거지기 전부터 사진계에서는 성폭력 사건이 계속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사진계에는 성폭력 사건을 처리할 징계 장치와 분쟁 해결 기구가 전혀 없는 실정이다. 김 작가는 “협회(한국사진작가협회·한국프로작가협회)가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움직이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면서 “사진계에 여성 인권 문제를 다루는 별도의 기구나 단체가 없다보니 만일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 사실을 공론화한다 해도 본인이 혼자 다 해결해야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오히려 공론화가 사이버 불링(Cyber Bullying·모바일로 언어폭력을 가하거나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행위)을 야기할 수도 있다. 괴롭힘과 의심을 받는 쪽은 결국 또 피해자일 뿐이다. 곽 대표는 로타·배병우 작가의 사건을 떠올리면서 “성폭력 가해자가 유명인이라면 ‘이들의 명성을 이용한 악의적인 공격’이라던가, ‘양쪽 말을 다 들어봐야 한다’는 식의 가해자 옹호 발언도 적지 않게 나온다”고 했다.‘스튜디오 비공개 촬영회 성폭력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스튜디오 실장이 피해 모델 C씨와 주고 받은 카톡 대화 내용을 언론에 흘렸다. 공개된 메시지에는 일단 E씨가 스튜디오 실장에게 먼저 연락해 촬영 약속을 잡았다는 내용만 보인다. 일부 언론은 강제 촬영이 아니었다는 피의자의 주장만을 강화해 사실장 ‘2차 가해’를 하고 있다. C씨는 또다시 한 언론과 인터뷰에 나서 “실장이 ‘내가 네 사진을 갖고 있다. 생각 잘해라’ 항상 이렇게 얘기했다. 협박으로밖에 안 들렸다”면서 “가장 무서운 건 유출이었다. ‘그러면 내가 저 사람들 심기를 건들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컸다”고 밝혔다. 양측의 진실은 수사를 통해 밝혀질 전망이다. 그러나 ‘사진계의 최약체’ 아마추어 모델을 노리는 업계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성폭력 피해자는 계속 양산될 수밖에 없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경찰, ‘대선 때부터 1년치’ 김경수 통화 내역 확보

    경찰, ‘대선 때부터 1년치’ 김경수 통화 내역 확보

    경찰이 ‘더불어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에 연루된 김경수(민주당 경남지사 후보) 전 의원의 통화 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따르면 경찰은 김 전 의원에 대한 ‘통신영장’을 발부받아 그가 가입한 이동통신사를 상대로 영장을 집행했다. 그 결과 19대 대선이 치러진 시점인 지난해 5월부터 최근까지 1년치 통화 내역을 확보했다.  경찰은 김 전 의원의 통화 내역을 분석해 사건의 주범인 ‘드루킹’ 김동원(49·구속기소)씨와 김 전 의원 사이의 접촉 빈도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현재 김 전 의원은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을 암묵적으로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24일 김 전 의원에 대한 통신·금융계좌 추적 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이 기각해 통화 내역 등을 들여다보지 못했다. 금융계좌 압수수색 영장은 이번에도 법원에서 기각됐다.  경찰이 뒤늦게 김 전 의원 수사에 속도를 높이고 있지만, 그를 재소환 조사하는 것은 현재로선 불투명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김 전 의원이 이미 경남지사 후보 등록을 하고 선거전에 나섰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은 공무원의 선거 중립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선거 기간 동안에는 관례적으로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소환 조사’는 하지 않고 있다.  아울러 경찰은 지난달 17일 드루킹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으로부터 김 전 의원을 소개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앞서 이철성 경찰청장은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송 비서관과 드루킹의 접촉 사실에 대해 “몰랐다”고 말했다. 이 청장이 정말 몰랐다면 경찰의 보고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경찰청장 패싱’ 논란이 불거진 것도 이 대목에서다. 이 청장이 알면서도 “몰랐다”고 했다면 김 전 의원에 대한 수사를 축소·은폐하려는 의도가 있었음을 인정하는 셈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임은정 검사, ‘성폭력 은폐’ 의혹 옛 검찰 수뇌부 고발

    임은정 검사, ‘성폭력 은폐’ 의혹 옛 검찰 수뇌부 고발

    검찰 내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을 제대로 감찰하지 않았다며 현직 검사가 김진태 전 검찰총장 등 옛 검찰 고위 간부들을 고발했다.의정부지검 임은정 검사는 25일 검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2015년 김모 전 부장검사, 진모 전 검사의 성폭력 범죄를 수사하지 않고 진 전 검사에 대한 감찰을 중단했다”며 당시 대검 간부들에 대한 고발장을 우편으로 접수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에 접수된 고발장에는 2015년 당시 김진태 검찰총장과 김수남 대검 차장, 이준호 감찰본부장 등 6명을 피고발인으로 적었다고 임 검사는 설명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2015년 후배 여검사를 아이스크림에 빗대 성희롱을 했다가 언론에 알려져 사직했다. 진 전 검사도 같은해 검찰 후배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사직했다. 이들은 당시 별다른 징계를 받지 않았으나 최근 꾸려진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 수사를 통해 재판에 넘겨졌다. 임 검사는 “(해당 사건은) 2015년 3월22일부터 대검 감찰제보시스템을 통해 검찰의 조직적 일탈에 대한 감찰과 수사를 수차례 요청했으나, 5월4일 당시 김진태 총장 결재를 받아 감찰을 중단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또 “(당시) 관계자들의 비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답 메일로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임 검사는 이달 초 “(2015년 당시 검찰 수뇌부에 대한) 실질적 조치가 없으면 이들을 직권남용·직무유기 등으로 형사 고발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임 검사는 “2015년 당시 검찰의 조직적 일탈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현 대검의 입장이기도 해 결국 (검찰은 이번 고발 사건을) 불기소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재정신청을 통해 검찰권과 지휘권은 권력이 아니라 남용하거나 유기할 수 없는 숭고한 의무이고 막중한 책임임을 증명하겠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임은정 검사 “검찰 내 성폭력 은폐” 전·현직 검사 무더기 고발

    임은정 검사 “검찰 내 성폭력 은폐” 전·현직 검사 무더기 고발

    임은정(44·연수원 30기) 서울북부지검 부부장검사가 2015년 후배 여검사를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는 진모(41) 전 검사에 대한 조직적 비호가 있었다며 전·현직 검사들을 무더기로 고발했다.임 검사는 25일 오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를 통해 “진 전 검사의 성폭력 범죄를 수사하지 않고 감찰을 중단했다”며 김진태 당시 검찰총장과 김수남 당시 대검차장을 비롯해 이모 당시 감찰본부장, 장모 당시 감찰1과장, 오모 당시 서울남부지검장, 김모 당시 부장검사 등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접수했다고 밝혔다. 앞서 임 검사는 지난 4일 “감찰 무마에 가담한 것으로 보이는 검찰 수뇌부에 대한 감찰과 수사를 다시 요청했다”며 “실질적인 조치가 없으면 이들을 직권남용·직무유기 등으로 형사 고발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서울남부지검 재직 중 술자리에서 후배 2명을 성추행한 의혹을 받는 진 전 검사는 당시 대검 감찰을 받았으나 아무런 징계 없이 사표를 제출하고 대기업 법무팀에 취직했다. 서지현 검사의 미투 폭로를 계기로 발족한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은 지난달 24일 진 전 검사를 강제추행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지만, 당시 대검 감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혹은 결론을 내지 않아 ‘부실 수사’ 논란이 일었다. 법무부 성희롱·성범죄 대책위원회(위원장 권인숙)는 “당시 감찰라인이 피해자의 진술 녹음파일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의혹에 대해 제대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임 검사는 “진상조사단에서 몇몇 검사들의 개인적 일탈에 대하여만 수사할 뿐, 검찰의 조직적 은폐 범행에 대하여는 제대로 수사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해 지난 3월 22일 대검 감찰제보시스템을 통해 2015년 검찰의 조직적 일탈에 대한 감찰과 수사를 요청했다”면서 “그러나 지난 4일 당시 김진태 검찰총장의 결재를 받아 감찰을 중단한 사안으로 관계자들의 비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답변 메일과 구두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검사의 책임이 무엇인지 그분들에게, 그리하여 검찰 조직에 엄중히 묻고자 한다”고 고발 배경을 설명했다. 임 검사는 “2015년 당시 검찰의 조직적 일탈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현 대검의 입장이기에 결국 불기소 결정할 것이 예상된다”면서도 “재정신청을 통해 검찰권과 지휘권은 권력이 아니라 남용하거나 유기할 수 없는 숭고한 의무이고 막중한 책임임을 증명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대검은 문무일 검찰총장 주재로 서울 및 수도권 소재 지방검찰청 검사장 정례 간담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간담회에선 최근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단장 양부남 광주지검장) 항명 사태 대책 마련 등이 주요 안건으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항명 사태와 관련해 지난 21일엔 전국 고검장들이 대검에 모여 긴급 간담회를 가지기도 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진에어 엔진 결함 알고도 비행 강행”

    “진에어 엔진 결함 알고도 비행 강행”

    법무부 산하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소환 조사했다. 조 전 부사장이 수사당국에 출두한 것은 2014년 12월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이후 3년 5개월 만이다. 관세청은 이날 밀수 혐의로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에 따라 지난달 출국금지 및 정지 조치가 취해진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한진그룹 세 모녀 모두 외국행이 원천 봉쇄됐다.조 전 부사장은 모친인 이 이사장과 함께 대한항공 연수생으로 가장해 입국시킨 필리핀인들을 가사도우미로 불법 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국은 조 회장의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과 조 전 부사장의 이촌동 집에서 일한 외국인 가사도우미가 지난 10여년간 20여명에 이른다고 보고 있다.이날 낮 12시 55분쯤 양천구 서울출입국외국인청에 도착한 조 전 부사장은 취재진 앞에서 고개를 숙인 채 “물의를 일으켜 죄송합니다”라고만 답하고 조사실로 향한 뒤 오후 9시 55분쯤 귀가했다. 이날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김종오)는 국세청이 고발한 조 회장 일가의 수백억원대 상속세 탈루 의혹과 관련해 중구 소공동 한진빌딩 내 한진칼, 정석기업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조 회장의 동생인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과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의 자택도 포함됐다. 조 회장 일가에 대한 폭로도 이어졌다. 대한항공 직원연대는 진에어 측이 지난해 비행기의 중대한 엔진 결함에도 수익을 위해 비행을 강행했다고 폭로했다. 지난해 9월 19일 괌에서 인천으로 돌아오는 항공기의 왼쪽 엔진에 문제가 있었지만, 이를 단순 지시계통 결함으로 조작해 은폐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진에어 측은 “해당 항공기는 잔여 연료에 의해 연무 현상이 발생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진에어, 엔진 결함 숨기고 비행 강행” 직원들 의혹 제기

    “진에어, 엔진 결함 숨기고 비행 강행” 직원들 의혹 제기

    진에어가 지난해 9월 여객기에 중대한 엔진 결함이 발생했는데도 운항 시간을 맞추기 위해 이를 숨기고 위험한 비행을 강행했다는 의혹이 직원들에 의해 제기됐다.24일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들로 구성된 ‘대한항공직원연대’는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해 9월 19일 관을 떠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LJ642편에서 이 같은 일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진에어 직원의 제보를 바탕으로 제기된 의혹에 따르면 당시 LJ642편에 투입된 B777 여객기가 괌 공항에 도착할 때부터 엔진에 문제가 있었다. 항공기는 공항에 도착하면 모든 엔진을 끄고 승객을 내리게 해야 하는데, 당시 기장이 엔진을 끄려고 했지만 왼쪽 1번 엔진이 꺼지지 않고 계속 가동됐다는 것이다. 직원연대는 “엔진이 정지하지 않는 것은 엔진으로 들어가는 연료 공급 계통에 결함이 생겼다는 것”이라면서 “비행 중에 엔진에 불이 나면 조종사 비상조치로 엔진으로 공급되는 연료를 차단해야 하는데, 연료 공급 계통에 문제가 있다면 이것이 불가능해져 엔진 폭발 등 더 위험한 사태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여객기는 약 70분 뒤 다시 인천으로 돌아가는 일정을 그대로 소화했다. 직원연대는 “엔진의 중대 결함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단순 지시 계통 결함으로 조작, 곧바로 비행에 투입했다”면서 “절대 비행에 투입해서는 안 되는 중대 결함을 은폐하고 많은 승객의 생명과 안전이 걸려 있는 위험한 비행을 강행했다. 이는 경영진과 당시 정비본부장에 의해 자행된 위법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진에어는 “당시 괌 공항 도착 후 엔진이 정상적으로 정지됐고, 정지 후 연료 공급관에 남아 있는 잔여 연료에 의해 연무 현상이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당시 정비 교범 및 제작사 지침에 의한 점검을 진행했으며, 엔진 시운전 결과 결함 해소가 확인돼 준비됐던 대체편은 취소하고 정상 운항했다”고 설명했다. 진에어는 당시 이 상황에 대해 국토교통부에 ‘B777 항공기 엔진 정지 후 연기 발생’이라고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는 현재 이 사고를 다시 조사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진에어가 제출한 보고서와 해당 여객기에 남아 있는 운항·정비 데이터 등을 종합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당시 진에어가 엔진의 중대 결함을 숨기고 허위 보고하고 비행을 강행했는지, 아니면 가벼운 연무가 발생해 이를 해소하고 안전하게 비행했는지 충분히 밝혀낼 수 있다”면서 “조만간 조사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MB의 10분 법정 항변…“삼성 뇌물 혐의는 충격이고 모욕”

    MB의 10분 법정 항변…“삼성 뇌물 혐의는 충격이고 모욕”

    정장 차림에 ‘716’ 표식 배지 서류봉투 든 채 법정 들어서 檢 “다스 실소유주는 MB” MB “국가개입 온당치 못해”“다스는 피고인의 지시로 설립됐고, 피고인이 운영 관련 현황을 듣고 결정했습니다. 이 사실은 피고인에 의해 은폐됐습니다.”(검찰) “형님과 처남이 다스를 만든 뒤 소유·경영을 둘러싼 어떤 다툼도 없었는데 국가가 개입하는 게 온당한가 의문을 갖습니다.”(이명박 전 대통령)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정계선) 심리로 23일 열린 첫 공판에서 남색 정장 차림 이 전 대통령은 서류봉투를 든 채 법정에 들어섰다. 지난 3월 22일 구속된 뒤 두 달여 만이다. 이 전 대통령은 수갑과 포승줄 없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이동했다. 1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갑을 찬 채 법정에 나오던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넥타이는 매지 않았고, 양복 왼쪽 깃에 수인번호 ‘716’이 적힌 구치소 표식 배지가 붙었다. 이 전 대통령은 재판장이 신원을 확인하며 직업을 묻자 “무직”이라고 답했다. 방청석에는 이 전 대통령의 세 딸이 검은색 계열의 옷을 입고 나와 재판을 지켜봤다. 부인 김윤옥 여사와 아들 이시형씨는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이 “무리한 기소”라며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로 약 10분 동안 입장문을 읽은 뒤 검찰과 변호인단 간 공방이 본격화됐다. 입장문을 읽는 동안 이 전 대통령은 기침을 여러 번 했고, 중간에 물을 마시기도 했다. 검찰은 법정에서 이 전 대통령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공개하며 압박을 시도했다. 검찰은 “주주 명의뿐 아니라 창업계획 수립, 자본금 조달 등 설립 주도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다스 소유권을 가려야 한다”면서 “측근 진술과 법인카드 사용 내역, 비자금 세탁이 이 전 대통령 소유인 영포빌딩에서 이뤄진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전 대통령이 다스 실소유주”라고 강조했다. 2008년 BBK 특검이 다스 직원의 120억원대 회삿돈 횡령 사실을 파악했지만 다스 측에서 이를 유야무야 넘긴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재임 중 다스의 미국 소송 비용을 삼성전자가 대납한 뇌물 혐의와 관련해 검찰은 현지 로펌인 에이킨검프 변호사가 이 전 대통령 측근인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에게 보낸 수임료 연체 통보 이메일, 공여자인 이학수 전 삼성 부회장의 진술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통령 측은 다스 실소유주 의혹에 대해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다며 형님 회사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변호인 측은 “검찰은 다스와 관련된 비자금 횡령 혐의, 법인세 포탈 혐의, 삼성의 미국 소송 비용 대납 의혹 등에 대해 이 전 대통령 책임을 묻기 위해 이 전 대통령을 다스 실소유자라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검찰이 BBK 특검 수사와 전혀 다른 결론을 내렸는데 입증이 충분했는지 다투겠다”고 예고했다.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의혹에 대해 뇌물죄를 적용한 것을 놓고 이 전 대통령은 직접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사면을 대가로 뇌물이 오갔다는 검찰 설명에 대해 이 전 대통령은 “충격이고 모욕”이라면서 “평창올림픽 유치를 위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이 회장을 사면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기획관이 이 전 부회장을 청와대 본관에 데려와 자신을 만나게 했다는 김 전 기획관의 검찰 진술에 대해 이 전 대통령은 “이건희가 들어왔다면 모를까, 이학수를 대통령이 있는 내 방에 데려왔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재판이 모두 끝나자 방청석 앞줄에 앉은 지인들에게 “내가 오늘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아네. 나도 모르는…”이라고 말하며 검찰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28일 오전에 열린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문체부 “심석희, 코치에게 수십차례 폭행 당해”

    문체부 “심석희, 코치에게 수십차례 폭행 당해”

    23일 문화체육관광부가 23일 발표한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대한 감사 결과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가 코치로부터 발과 주먹으로 수십 차례나 폭행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이날 문체부의 감사 결과에 따르면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는 대표선수 강화훈련 기간 중에 여러 차례에 걸쳐 심석희에게 폭행을 행사했다. 대통령이 선수촌을 방문했던 당일 2018년 1월 17일 조재범 코치 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대표 지도자들도 폭행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심석희가 몸살감기로 병원에 갔다고 대한체육회에 거짓 보고하기도 했다.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후 연맹은 스포츠공정위원회를 통해 곧바로 영구제명 징계를 내렸으나, 문체부는 공정위 절차에 하자가 있어 추후에 조 전 코치가 이의를 제기할 소지가 있다며 재심의를 권고했다. 문체부는 “폭행 수단과 폭행 정도를 감안하고, 또한 가족들의 의사를 존중해 2018년 5월 16일 자로 수사기관에 수사 의뢰를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가 국제대회 기간 중 해외 숙소 또는 식당에서 후배 국가대표 선수들에 대해 폭행과 가혹행위를 했다는 진술이 있었다”고 문체부는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커버스토리] 1명이 2907건 폭탄 민원… 공무원은 게시판이 무섭다

    [커버스토리] 1명이 2907건 폭탄 민원… 공무원은 게시판이 무섭다

    # 빠른 처리·정책 반영… 靑청원게시판이 연 소통 “담당 공무원을 찾아가 사정을 설명해도 안 돼 국민신문고 홈페이지에 올렸더니, 3일 만에 해결됐습니다.”올해 초 충남의 부모님 집을 찾았던 직장인 김모(35)씨는 바로 옆에서 방음벽도 없이 건축공사를 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부모님이 해당 관청을 찾아 사정을 설명했고 담당 공무원도 현장에 나왔지만, 조치는 없었다는 말도 전해들었다. 그는 “공사를 하려면 적어도 바로 옆에 붙은 주택 사이에 방음벽은 세워야 하지 않나 싶어 국민신문고에 글을 올렸다”며 “며칠 후에 해당 관청에서 건설업자와 조율을 하라며 중재를 해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제가 생기면 담당 공무원을 찾아 전화하고 부탁했던 부모님도 온라인 민원 처리가 오히려 더 신속한 것을 보고 놀랐다”며 “정부도 국민과 소통하는 쪽으로 점차 바뀌는 것 같다”고 말했다.온라인 소통이 ‘문재인 정부 국민소통 시스템’의 차별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소통 플랫폼은 8개월간 1억뷰가 넘었고 국민 청원·제안 사이트는 청와대의 답변 기준인 20만명의 지지를 받으려는 국민들로 연일 뜨겁다. 현장 공무원들도 국민의 목소리를 보다 투명하고 많이 정책에 반영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뜨거운 소통’이 항상 달가운 것만은 아니다. 지나친 억지·반복 민원이나 민원 현장에서 벌어지는 소위 ‘폭력 민원’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 다산신도시 택배·전안법 수정도 ‘온라인 소통 힘’ 국토교통부는 최근 다산신도시 택배 논란으로 ‘온라인 소통의 힘’을 경험했다. 지난달 이곳에서는 후진하는 택배 차량에 아이가 치일 뻔한 사고가 일어났고, 입주민들은 단지 내 택배차량 출입을 막았다. 반발한 택배회사는 단지 입구에 배송물을 쌓아 두고 돌아갔고 입주민들이 집단 항의했다. 국토부는 ‘실버 택배’ 투입으로 양측을 중재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특정 단지 택배 문제 해결에 왜 세금을 투입하느냐”는 시민들의 항의가 쏟아졌다. 이 주장은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랐고, 28만여명이 참여했다. 결국 국토부는 다산신도시 실버택배 도입 계획을 철회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전안법·전기용품안전관리법과 품질경영및공산품안전관리법의 통합 법안)도 소상공인의 집단 의견 개진으로 내용이 수정됐다. 본래는 전기용품뿐 아니라 가방·의류·잡화 등 신체에 직접 닿는 공산품 및 생활용품까지 국가통합인증마크(KC) 인증 취득을 의무화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소상공인들은 이 법이 시행되면 외부 전문 기관에 돈을 내고 검사를 맡겨야 한다며 반발했다. 결국 의류·잡화 등은 KC 인증을 별도로 받지 않아도 판매가 가능하도록 했다. # 인터넷 기사 도배·장난성 민원글 게시에 골머리 다만 온라인상의 반복 민원 및 불만성 민원은 담당 공무원에게 큰 스트레스다. 교육부의 한 공무원은 “한 민원인이 매일 요지가 없는 민원을 국민신문고로 신청하는데, 지난해에만 2907건을 냈다”며 “꼭 접수 처리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기획재정부의 한 사무관은 “상속세가 잘못 부과됐다며 하루에 10여차례씩 온라인 게시판에 민원을 올리는 시민이 있었는데, 법원에서 판결이 나도 같은 행위를 반복했다”며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 제23조에 따라 내부 종결처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터넷에서 기사를 복사해 붙여넣거나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사진을 첨부해 도배하는 경우 등 장난성 민원도 꽤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정부 부처의 민원 담당 공무원은 “민원인들은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에 민원을 올리는 시간이 얼마 안 걸릴 수 있지만, 그런 부분조차도 공무원들은 접수 및 처리 절차를 거쳐야 해서 소모적인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재벌 저격수’로 불리는 김상조 위원장 취임 이후, 지난해 하반기 온라인 민원이 2만 9000여건이나 접수됐다. 2016년 하반기보다 50.6%나 증가한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그동안 은폐됐던 불공정 행위가 수면 위로 드러나자, 관련 민원도 늘어나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법과 원칙에 따라 사건을 처리했음에도 일부에서 ‘공정위가 대기업을 봐주고 있다’고 비난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처리돼야 경제민주화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답답한 마음도 감추지 않았다. 그는 “1시간 넘게 전화를 끊지 않고, 인격 모독적인 발언과 욕설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여성가족부는 악성 루머가 골치다. 여가부 명칭을 양성가족부 등으로 바꾸라는 민원은 단골손님이다. 최근 내놓은 ‘양성평등기본법’에서 ‘성평등’이란 단어 표기를 ‘양성평등’으로 바꾸지 않은 것이 동성애, 동성혼, 제3의 성을 인정하기 때문이라는 민원도 국민신문고를 통해 수천건씩 들어오고 있다. 여가부 관계자는 “법률상 용어인 성평등을 그대로 차용한 것”이라며 답답해했다. 현장의 폭력 민원이나 편견도 큰 고충이다. 한 고용노동청에서는 한 사업주가 서류를 조사하던 공무원과 실랑이 끝에 차량으로 공무원을 들이받고 도주해 해당 공무원이 진단 2주의 상처를 입었다. 다른 고용센터에서는 한 민원인이 구직급여 신청 과정에서 불만을 제기하고 1m 폭의 민원대를 뛰어넘어 담당 공무원의 머리카락을 움켜쥔 일이 있었다. 또 한진 총수 일가의 밀수 의혹이 불거진 후 세관 현장 직원들은 “조현민·조현아는 봐주면서, 왜 돈 없고 백 없는 서민만 검사하냐”는 비아냥을 받기 일쑤다. #정책 장애 될 수도… 무조건 소통보다 질적 향상을 공무원들이 말한 대처법은 주로 ‘인내’다. 한 경찰관(경위)은 “말도 안 되는 민원과 같은 말이 계속 되풀이되는 민원에 짜증이 나지만 단칼에 거절했다가 조직 전체가 욕을 먹을까 싶어 끝까지 청취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수사 민원은 다르다”며 “수사 진행 중에 윗선에서 이런저런 메시지가 전달되면 오히려 더 수사를 철저하게 하게 된다”고 전했다. 소통을 무작정 늘리는 것보다 질적 향상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경제 부처 관계자는 “국민소통이 확대되면서 과거보다 정책이 잘 실현돼야 하지만, 일부 정책은 이해 관계자 사이의 첨예한 의견 조율 때문에 오히려 지연되거나 추진이 힘들어질 때도 있다”며 “소통 확대가 오히려 예측 가능한 정책 추진의 장애물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 이경주 기자 dlrudwn@seoul.co.kr 서울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5·18 진상규명위원회 활동 과제는?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이하 진상규명법)이 오는 9월 14일부터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 법안의 1장 총칙 1조는 “국가권력에 의한 인권 유린·폭력·학살·암매장 사건 등을 조사해 왜곡 또는 은폐된 진실을 규명함으로써 국민통합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했다. 이는 일부 극우 단체의 ‘5·18 폭동’‘북한군 개입설’ 등 실상 왜곡에 따른 논란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정부는 이 법안에 따라 독립적인 진상규명위원회를 발족, 5·18의 실상을 조사한 뒤 그 결과를 공식 국가보고서로 내놓을 방침이다. 1988년 국회 5·18청문회(광주특위)와 1995년 검찰수사,2007년 국방부 과거사위,2017년 국방부의 헬기사격 관련 조사특위 등 5·18 진상규명을 위한 정부기관의 활동이 4차례 이상 진행됐지만 최초 발포 명령자 등 핵심 의문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탓이다. 진상규명위원회는 국회의장 1명과 여·야 정당이 각각 추천하는 4명 등 모두 9명으로 구성된다.그 아래 50명으로 구성된 사무처를 둔다. 위원회는 가해자·참고인·제보자 등을 강제 소환할 수 있는 동행명령장 발부 등 준 사법권을 갖는다. 송선태 국방부 진상규명 특별법시행 전담팀(TF) 자문위원은 “이 법안은 5·18 당시 자행된 각종 국가폭력과 인권 유린행위 뿐만아니라 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인정된 사안에 대해 추가 조사할 수 있도록 했다”며 “진상 규명을 위한 마지막 기회란 판단으로 위원회 활동을 적극 뒷받침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구성될 진상규명위원회는 5·18 당시 발포명령자와 암매장 여부 등 핵심 의혹에 대한 재조사에 착수한다. 발포명령자 규명은 진실찾기의 핵심이다. 진상규명법은 단순히 5·18의 진상을 밝히는데 그치지 않고 주요 책임자에 대해 소추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놨다. 관심의 초점은 역시 당시 신군부 실권자였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다. 전씨는 1997년 대법원의 ‘5·18 내란사건’ 판결을 통해 내란수괴·뇌란목적살인죄 등으로 형사처벌됐다. 전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1980년 5월 27일 전남도청 진압작전에 국한됐다. 이 때문에 5월 21일~26일 사이 광주시민에 대한 집단 발포에 전씨가 개입한 사실이 추가로 밝혀질 경우 형사처벌을 해도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씨는 그간 이뤄진 모든 조사에서 군 지휘계통상 유력한 용의선상에 올랐으나 객관적 증거 부족으로 ‘발포명령자’로 특정되지는 않았다. 그는 검찰 조사에 “5·18 당시 광주에서 진행된 상황은 나와는 무관하다”“모른다”로 발뺌했다. 지난 2007년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조사 결과, 전남 도청앞 집단발포가 이뤄진 5월 21일 주영복 국방부장관과 이희성 계엄사령관 등이 참석한 대책회의 문건에서 전두환씨의 ‘발포명령’을 암시하는 메모가 드러나기도 했다. 군 과거사위원회는 당시 보안사의 ‘광주권 충정작전간 군 지시 및 조치사항’ 문서에서 ‘전 각하(全 閣下): 초병에 대해 난동시에 군인복무규율에 의거 자위권 발동 강조’란 수기 메모를 확인, 공개한 바 있다. 이 메모에서 ‘전 각하’는 전두환씨를 지칭하고 있고, 당일인 21일 오후 1시쯤 전남도청앞 집단발포가 이뤄졌다. 이후인 21일 오후 8시30분쯤 계엄사령부를 통해 공식 자위권 발동명령이 현장 지휘관에 하달된다. 자위권은 24일 오후 6시 종료된다. 즉, 21일 오후 8시30분~24일 오후 6시 69시간 30분 동안 자위권 명목의 발포가 허용된 셈이다. 자위권 발령에 근거한다면 5월 20일 광주역 발포, 21일 오후 1시 도청앞 집단 발포는 불법이다. 자위권 공식 발령에 앞서 진행된 ‘전 각하의 자위권 강조’의 의미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최초 발포명령자를 특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5·18 당시 신고된 행불자의 암매장 논란도 지난 38년간 풀지 못한 숙제로 꼽힌다. 현재 5·18행불자로 지위가 인정된 사람은 82명으로, 이 가운데 6명은 망월동 5·18 구묘역에 안장된 것으로 밝혀졌고, 나머지 76명의 흔적은 지금껏 오리무중이다. 5·18기념재단이 지난해 말~올 초 사이 북구 옛 광주교도소 일대와 동구 너릿재 등 암매장 제보가 집중된 후보지를 ?었으나 시신 발굴에 실패했다. 암매장 관련 증언은 넘쳐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개발로 인한 지형 변형 등이 발굴의 난제로 꼽힌다. 양민 학살 역시 진상이 규명되지 않고 있다. 1980년 5월 23일 오전 9시쯤 11공수여단 병력은 광주동구 지원동 녹동마을 앞길에서 시민군이 탑승한 미니버스에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박모(당시 18세.여) 양 등 10여명이 사망했다. 부상당한 남자 2명은 인근 주남마을 뒷산으로 끌려가 즉결 총살됐다. 같은달 24일 오후 1시30분쯤 남구 송암동 저수지에서 놀던 방모(당시 13세)군과 놀이터에 있던 전모(당시 10세) 군 등 2명이 계엄군의 총에 맞아 숨졌다. 같은날 오후 2시쯤 송암동 남선연탄공장 부근에서 계엄군끼리 오인사격으로 9명이 사망했다. 계엄군은 시민군을 색출한다는 명목으로 부근 민가를 뒤져 마을청년 권모(당시 33세)씨 등 4명을 사살했다. 그러나 지금껏 이들 민간인에 대해 발포 명령을 내리거나 총격을 실행한 가해자를 특정하거나 책임을 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밖에 광주 진압작전시 특전사 위주로 운영된 군 지휘계통의 이원화, 무고한 시민에 대한 고문,여성 성폭행,북한군 개입설,헬기사격 명령자,시민군 무장 시점 조작 여부 등에 대한 조사도 이뤄진다. 1985년 안기부 주도의 ‘80위원회’, 1988년 국방부의 ‘511연구위원회’ 등이 저지른 5·18에 대한 왜곡과 증거물 훼손·조작 관련자 등을 찾아 책임을 묻는다. 표-5·18민주화운동 진상 규명활동 일지 ?1988년~1989년 국회 청문회(광주특위) ?1995년 7월 시민단체, 전두환·노태우 등 책임자 고발(검찰,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공소권 없음 결론) ?1995년 11월 12·12 및 5·18사건 특별수사본부 발족,재수사. 전두환 등 신군부 핵심 관계자 90여명 기소 ?1997년 4월 대법원 판결, 전두환·노태우 등 16명 내란수괴,내란목적살인죄 등 확정 ?2007년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 주남마을 미니버스총격 사건 등 조사 ?2017년 국방부 헬기사격 및 전투기출격 대기 관련 특조위, 헬기사격 확인 ?2018년 9월 진상규명특별법에 따른 진상규명위원회 출범,국가 보고서 작성 예정.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지시받았다는 드루킹, 소설이라는 김경수… 진실게임 가열

    지시받았다는 드루킹, 소설이라는 김경수… 진실게임 가열

    댓글 조작 혐의로 구속 기소된 ‘드루킹’ 김동원(49)씨가 옥중 편지를 통해 김경수(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 후보) 전 의원이 댓글 조작 사건의 최종 지시자이자 ‘주범’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 전 의원은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소설 같은 얘기”라고 반박했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어 김 전 의원에 대한 재소환 조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드루킹은 변호인을 통해 18일 언론에 공개한 옥중 편지에서 “2016년 10월 경기 파주의 사무실(느릅나무 출판사)로 찾아온 김 전 의원에게 매크로 프로그램인 ‘킹크랩’을 시연했고 김 전 의원도 직접 확인했다”고 폭로했다. 이어 “김 전 의원에게 고개를 끄덕여서라도 허락해 달라고 하자 김 전 의원이 고개를 끄덕여 ‘진행하겠다’고 말했다”면서 “김 전 의원은 ‘뭘 이런 걸 보여 주고 그러냐 그냥 알아서 하지’라고 해 ‘그럼 못 보신 걸로 하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 전 의원이 지난 4일 경찰의 참고인 조사에서 “댓글 순위 조작은 언론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고 진술한 것과 정면 배치되는 대목이다. 드루킹은 김 전 의원의 보좌관인 한모(49)씨에게 준 500만원에 대해 “한씨가 아내에게 보낼 텔레그램 메시지를 실수로 잘못 보내 교묘하게 돈을 요구했다”면서 “김 전 의원과의 관계를 생각해 생활비로 쓰라고 500만원을 마련해 줬다”고 말했다. ‘오사카 총영사’ 등 인사 청탁과 관련해서는 “김 전 의원에게 인사 문제로 7개월 이상 농락당했다”면서 “지난 3월 18일 김 전 의원에게 20일쯤 언론에 털어놓겠다고 알리자 21일 경찰에게 압수수색을 당했고 체포됐다”고 밝혔다. 드루킹은 또 경찰과 검찰이 수사를 축소,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르는 검사가 ‘김경수와 관련된 진술은 빼라’고 지시했다고 들었다”면서 “검찰은 저와 경공모에게 혐의를 뒤집어씌우려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전 의원이 경찰에 소환된다면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받고 대질심문도 원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전 의원은 이날 부산 민주공원에서 기자들에게 “이렇게 소설 같은 얘기를 바로 기사화해도 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거리낄 게 있다면 선거에 나선다는 게 말이 안 된다. 이걸로 선거판을 흔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저와 경남도민을 잘못 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 측 제윤경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브로커의 ‘황당 소설’에 속을 국민은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드루킹의 ‘축소 수사’ 주장에 대해 “드루킹의 면담을 모두 녹화·녹음했고 경찰에도 이런 내용을 알렸으며 필요하면 공개할 용의도 있다”면서 “(드루킹의 의혹 제기에 대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반박했다. 경찰은 “지난 17일 드루킹에 대한 접견조사를 했고 제기된 의혹에 대해 엄정하게 수사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검찰과 경찰 모두 김 전 의원의 의혹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기업 손잡은 인문학, 비판 정신을 잃다

    기업 손잡은 인문학, 비판 정신을 잃다

    反기업 인문학/박민영 지음/인물과사상사/356쪽/1만 7000원2011년 3월 애플의 아이패드2 발표회장. 스티브 잡스는 무대 위 스크린에 교차로 표지판 영상을 띄웠다.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는 표지판에는 ‘인문학’과 ‘기술’이라 적혀 있었다. 그는 심각한 얼굴로 “사람들은 그동안 기술을 따라잡으려 애썼지만, 반대로 기술이 사람을 찾아와야 한다”면서 “애플은 언제나 이 둘이 만나는 지점에 존재했다”고 강조했다. 스티브 잡스가 명실상부 ‘융합형 인재’의 아이콘으로 등극하는 순간이었다. 사람들은 이후 ‘융합’ 하면 인문학과 기술공학을 떠올렸다. 노동을 착취하고 조세를 회피하는가 하면, 시장 독과점으로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리는 애플과 스티브 잡스에 대한 비판은 슬그머니 가려졌다.한국에 10여년 전부터 ‘인문학’이라는 유령이 떠돌고 있다. 인문학 열풍이라며 각종 책과 강연이 쏟아진다. 대기업은 너나 할 것 없이 인문학적 인재를 뽑겠다며 아우성이다. 그러나 정작 인문학의 출발점인 대학가에는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라든가 ‘인구론’(인문계 졸업자 구십 퍼센트는 논다) 같은 신조어가 씁쓸한 현실을 대변한다.문화평론가 박민영은 신작 ‘반기업 인문학’에서 이런 현상의 중심에 ‘기업 인문학’이 있다고 주장한다. 책에 따르면 기업 인문학은 ‘기업의 이익과 자기계발에 복무하는 인문학’을 가리킨다. 존재 그 자체가 목적인 정통 인문학과 달리, 기업 인문학은 생존과 출세, 성공과 경제적 이익과 같은 목적을 향한다. 저자가 생각하는 인문학의 본질은 ‘전복적인 도전’이고 인문학적 사고는 ‘반성, 회의, 비판’이 핵심이다. 그렇다면 사회 전반에 물질주의나 과학기술 중심주의, 경쟁체제 등에 대한 반대의 기운이 느껴져야 하는데 그런 분위기가 감지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인문학 열풍의 실체는 기업 인문학 열풍이고, 이 기업 인문학이 교묘하고 영악한 논리로 주류적 사고에 영합하게 만든다고 경고한다. 저자는 이를 위해 대학과 진보 인문학자, 그리고 기업 등에 날 선 칼을 겨눈다. 취업이 안 된다는 이유로 대학가에 인문사회과학은 이미 밀려났다. 정부에서도 이공계열을 키우고 인문계열은 축소하라며 대학에 뭉칫돈을 쥐여 준다. 인문학자는 비정규직 강사 자리조차 구하기 어렵다. 진보 지식인이 인문학을 매개로 기업과 관계를 맺는 모습을 지적한 부분은 이 책의 백미다. 저자는 ‘시대의 스승’으로 불리는 신영복 교수가 2008년 성공회대 인문학습원 원장으로 ‘CEO를 위한 인문학 과정’을 개설한 것에 관해 날 선 비판을 날린다. 당시 강좌에는 이학수 삼성전자 고문, 김연배 한화그룹 부회장, 김태구 넥솔(전 대우자동차) 회장, 이병남 LG 인화원 원장이 강의를 들었다. 강의는 진보 학자인 진중권, 강헌, 유홍준 등이 나섰다. 이 밖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김호기 교수, 정승일 사회민주주의센터 대표가 회당 500만원에 이르는 고액의 강연료를 받으며 삼성 사장단을 대상으로 강연한 사례도 꼬집었다. 고액 강연이 좌파 지식인의 몸값을 올리고, 언론은 기업문화를 칭찬했다. 이처럼 인문학이 자본가와 진보 인문학자 사이에 가교 역할을 하지만 어떤 변화를 불렀는지 생각해 보라는 저자의 비판은 곱씹어 볼 만하다. ‘또 하나의 가족’을 외친 삼성은 정작 노조를 탄압하고,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급성 백혈병에 걸린 노동자 산재 처리조차 하지 않는다. ‘사람이 미래’라던 두산도 20대 신입사원들에게 희망퇴직을 강요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오히려 ‘반인문학적’ 모습을 드러냈다. 얼마 전부터 유행하는 ‘빅 히스토리’ 역시 비판을 피해 가기 어렵다.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인 빌 게이츠가 빅 히스토리에 관심을 둔 이유에 대해 저자는 “융합학문의 ‘끝판왕’이었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거대 역사를 다룬 빅 히스토리가 민족, 국민, 계급, 성 구별을 하지 않고 자본가와 노동자의 구별도 하지 않도록 하면서 권력을 둘러싼 정치적 문제들을 은폐하는 효과를 부른다는 점에 주목했다. 유명 인문학자들을 거론하며 시원하게 비판하는 저자의 의견에 어느 정도 동의하더라도, 정작 인문학이 어떻게 이를 이겨낼지에 관해서는 대안이 없어 아쉽다. 싸구려 강사들이 짜깁기한 얄팍한 인문학을 들고 나와 유튜브나 팟캐스트를 기웃거리는 꼬락서니도 보기 싫지만, 정통 인문학이 반드시 해답은 아니라는 생각이 슬며시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틸러슨 “진실 숨기는 지도자 때문에 美민주주의 쇠퇴”

    틸러슨 “진실 숨기는 지도자 때문에 美민주주의 쇠퇴”

    렉스 틸러슨 전 미국 국무장관이 자신을 경질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듯한 말을 던졌다.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백악관에서 쫓겨난 이후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등장한 그는 진실을 은폐하는 지도자, 도덕성이 결여된 지도자 등을 거론하며 “미국 민주주의가 쇠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틸러슨 전 장관은 버지니아주 렉싱턴의 버지니아 군사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우리의 지도자들이 진실을 은폐하려 하거나, 우리가 사실에 기반을 두지 않은 현실을 받아들이면, 우리는 미국 시민으로서 자유를 포기하는 것”이라면서 “조그만 거짓이나 과장이 문제다. 사소한 문제에서조차 진실이 흔들리면 미국이 흔들리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인으로서 우리가 지도자들의 윤리·도덕성의 위기를 지적하지 않으면 미국의 민주주의는 쇠퇴기에 접어든다”고 밝혔다. NYT는 틸러슨 전 장관의 이날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틸러슨 전 장관은 재임 기간 대북문제나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등 주요 외교안보 현안 및 정책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이견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멍청이’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는 등 불화 끝에 경질당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법무·검찰 여직원 10명 중 6명 “성폭력 피해”

    67%가 문제제기 않고 넘어가 “피해자 탓하거나 불이익 우려” 법무부 및 산하기관에 근무하는 여성 10명 중 6명이 성희롱이나 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 성희롱·성범죄 대책위원회(위원장 권인숙)는 17일 이 같은 내용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지현 검사의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를 계기로 지난 2월 출범한 대책위는 성폭력 실태 전수조사 및 권고안 마련 등의 활동을 했다. 대책위는 법무부 본부조직은 물론 검찰청, 교도소·구치소, 출입국·외국인청 등 전국의 법무부 소속기관에서 일하는 여성 8194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였고, 이 중 90%인 7407명이 설문에 응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61.6%가 성희롱, 성범죄 피해를 당했다고 답했다. 미투 운동이 본격화하기 이전의 조사 결과이긴 하지만 2015년 여성가족부가 전국 공공기관·민간 사업체 직원 7844명과 성희롱 대처 업무 담당자 16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성희롱 실태조사에서 9.6%가 피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것과 비교하면 심각한 수준이다. 이번 전수조사에서 22.1%는 포옹, 입맞춤 등 의도적인 신체 접촉을 경험했다고 답변했다. 피해를 봤지만 참고 넘어간 비율은 66.5%에 달했다. 응답자들은 공식 문제 제기가 힘든 이유로 ‘피해자를 탓하거나 행실을 문제 삼는 분위기 때문에’, ‘조직에 부적합한 인물로 취급당할 수 있어서’, ‘근무평정 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거 같아서’, ‘과거에도 엄정하게 처리되는 사례를 보지 못해서’ 등을 꼽았다. 대책위는 성범죄가 발생했을 때 안전하고 실효성 있게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법무부 장관 직속의 담당기구(성희롱 등 고충처리 담당관)를 설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조직 보호를 명목으로 각 기관에서 피해 사실을 은폐하는 사례를 막고자 내부 결재 없이 법무부에 직보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또한 70% 이상이 외부 전문가로 구성되는 성평등위원회에서 성희롱 여부 판단 및 수사의뢰, 징계요구 등의 역할을 수행할 것을 조언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김경수 의혹’ 확인조차 거부한 경찰

    ‘김경수 의혹’ 확인조차 거부한 경찰

    “드루킹에 센다이 총영사직 제안” 언론 보도에 ‘확인 불가’ 입장만 김 후보 측은 “허위 보도” 반발‘더불어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의 주범인 드루킹 김동원(49·구속기소)씨와 김경수 전 민주당 의원을 둘러싼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정작 수사를 맡은 경찰은 관련 사실 확인을 외면하면서 김 전 의원의 눈치만 살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윤경 김경수 민주당 경남지사 후보 대변인은 16일 성명을 내고 ”김 후보가 드루킹에게 일본 센다이 총영사를 제안했다는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언론사는 단순한 인사 추천을 마치 인사에 직접 개입하고 청탁이라도 한 것처럼 침소봉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 사정 당국 관계자는 “드루킹이 오사카 총영사로 임명해 달라는 청탁이 거절당한 뒤 김 전 의원이 전화로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드루킹은 센다이 총영사직이 ‘한직’이라며 김 전 의원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확인해 주기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이 그동안 보도 내용이 명백히 틀렸으면 “틀렸다”고 밝혀 왔다는 점에서 이날 경찰의 ‘확인 불가’ 입장은 의혹이 사실이라는 쪽에 무게를 싣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배경에서 경찰이 수사를 통해 파악한 내용이 김 전 의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을 우려해 숨기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이 드루킹 수사에서 김 전 의원을 비호한 흔적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경찰은 지난 2월 7일 수사에 착수했지만 지난 3월 중순 드루킹이 김 전 의원에게 인사청탁이 거절된 것에 대한 불만과 함께 이런 사실을 언론에 공개하겠다는 내용의 협박 메시지를 보낸 뒤에야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단 3일 만에 드루킹을 체포했지만 사건은 은폐됐고, 시간은 계속 흘러 23일이 더 지났다. 이 사건은 4월 13일 언론 보도를 통해 세상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야권에서는 “경찰은 드루킹 일당이 민주당원이라는 사실이 공개되면 현 정권에 누가 될까 봐 사건을 숨겼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의원 측은 이날 이번 사건의 본질이 ‘인사 청탁’이 아닌 ‘댓글 조작’에 있다는 취지의 성명을 냈다. 경찰도 이와 똑같은 시각으로 ‘9만건’이라는 댓글 조작 규모를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했다. 하지만 수사 결과 드루킹 일당이 댓글 조작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을 도운 목적은 결국 ‘인사 청탁’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향후 특검 수사도 드루킹 일당의 ‘인사 청탁’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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