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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인사이트] 검은 악마를 보았다…교황청은 눈감았다

    [글로벌 인사이트] 검은 악마를 보았다…교황청은 눈감았다

    ‘사제복을 입은 ‘짐승들’이 어린 영혼들을 사냥하는 동안 교회 권력은 이를 은폐하고 침묵을 강요했다.’세계 각지에서 가톨릭 사제들의 오랜, 그리고 은밀한 성 학대 행위 사건의 실체는 이 한 줄의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지난해 미국 가톨릭주교회의(USCCB) 보고서에 따르면 1950년부터 2016년 5월까지 미국에서 성추행을 저지른 사제는 최소 6721명이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 교회에서 근무한 전체 사제 11만 6690명의 5.8%다. 사제 100명 중 6명꼴로 성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피해자는 1만 8565명으로 집계됐다. 두 얼굴의 사제들은 저항할 힘이 없는 아이들을 표적으로 삼았다. 캐나다, 필리핀, 벨기에, 프랑스, 오스트리아, 뉴질랜드, 아르헨티나, 영국 등 전 세계 곳곳에서 사제들의 성범죄 전모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가톨릭 사제들의 성 학대는 1985년 길버트 고드 신부 사건을 통해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고드 신부는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1974~1983년 어린이 37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혐의를 인정하고 20년형을 선고받았다. 2002년 미 보스턴 대교구 소속 사제들의 민낯이 만천하에 드러나기 전까지 성추문은 일부 사제들의 일탈 행위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미국 유력지인 일간 보스턴글로브를 통해 알려진 이 사건은 할리우드 영화로도 제작됐다. 2002년 보스턴에서 사제 235명이 1940년부터 60년간 1000명 이상의 어린이를 성적으로 학대한 사실이 드러났고, 일그러진 집단적 이상 행동의 배경에는 교회가 도사리고 있었다. 교회가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하려고 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세상은 거대한 충격을 받았다. 지난달에는 미 펜실베이니아주 성추문이 불거졌다. 펜실베이니아주 검찰 조사 결과 앨런타운, 피츠버그 등 6개 교구 사제 300여명이 1940년대부터 최근까지 70여년에 걸쳐 1000명 이상의 어린이를 성폭행하거나 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교구들이 사건을 해결하기보다는 숨기기에 급급했다는 점은 보스턴 사건과 동일했다.가톨릭 교회는 가해자들을 응징하고 피해자들을 치유하기보다는 사건 자체를 무마하는 데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은 것으로 드러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CNN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교회의 성 학대를 추적하는 미국의 비영리 단체 ‘비숍 어카운터빌리티’를 인용해 교회와 보험회사가 사제의 성 학대 소송 등으로 1980년대부터 최근까지 지출한 금액은 미국에서만 약 38억 달러(약 4조 2541억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각국 의회 등에 로비를 한 정황도 있다. 사제들의 성 학대는 미국 내 가톨릭 교회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2009년 아일랜드 정부는 성당, 수도원 학교 등지에서 발생한 아동 성추행을 망라한 ‘머피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1975년부터 30년간 1만 5000건의 범행이 보고됐다. 아일랜드 정부는 “성 학대·강간·폭력은 아일랜드 가톨릭 기숙학교와 고아원에서 70여년간 만연해 있던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칠레 검찰은 1960년 이후 아동 178명을 포함한 총 266명에게 성적 학대를 하거나 은폐한 혐의로 사제와 신도 등 158명을 수사 중이다. AP통신 등은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성년자 성추행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크리스티안 프렉트 주교의 성직을 박탈했다고 전했다. 프렉트 신부는 1970년대 아구스토 피노체트 전 독재정권에 저항해 인권단체를 이끈 인물이어서 칠레 내에서도 파문이 커지고 있다. 2012년 교회의 성 학대 사실을 조사하는 독립 기구 ‘왕립 조사위원회’를 발족한 호주에서는 1980~2015년 호주 어린이 4444명이 사제 및 남녀 수사, 교회 관계자들에게 성추행과 성적 학대 피해를 입었다. 가해자 2000여명 가운데 572명이 사제다. 이는 호주 사제의 7%에 해당된다. 일부 교구에서는 사제의 15%가 아동 성 학대를 저질렀다는 충격적 보고도 있었다. 현재 호주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측근인 조지 펠 추기경의 아동 성 학대 재판이 진행 중이다. 펠 추기경은 성폭행 1건을 포함해 최소 3건의 성범죄 혐의를 받는다. 독일주교회에서도 사제 1670명이 1946~2014년 성폭행을 포함해 최소 3766건의 성추행을 저질렀다. 피해자 대부분이 남성이었으며 13세 이하가 절반을 넘었다. 6건은 성폭행이었다. 이쯤 되면 가톨릭 교회 내에서 성 학대는 거의 일상적인 범죄 수준이다. 그럼에도 바티칸 교황청은 이를 은폐하고 수수방관했다. 소탈하고 가식 없는 행보로 대중의 사랑을 받아 온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 의혹에 연루돼 리더십에 회복 불가능한 상처를 입었다. 지난달 26일 카를로 마리아 비가노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3년부터 시어도어 매캐릭 전 미 추기경의 성범죄를 알았으며, 이를 모른 척했다고 폭로했다. 매캐릭 전 추기경은 50여년 전 10대 소년과 어린 사제를 성 학대했다는 혐의를 받고 지난 7월 사임했다. 바티칸 등 교회 지도부는 사제들의 범죄를 어떻게 숨겼을까. 미 온라인매체 쿼츠는 펜실베이니아주 성 학대 당시 교회가 ‘7단계 법칙’에 따라 은폐했다고 분석했다. 펜실베이니아주 일부 교구들은 “성폭행 또는 강간 등 직접적 단어 대신 ‘부적절한 접촉’ 또는 ‘경계 문제’ 등의 용어를 사용할 것”, “가해 사제를 전보조치할 때는 신자들에게 직접적 원인을 알리지 말고 ‘병가’ 등의 이유로 설명할 것”, “성폭행 사제에게 주택, 생활비를 지원할 것”, “사제의 포식(성 학대) 사실이 신도들에게 밝혀졌을 때에도 그를 면직하지 말고 그가 아동 성 학대자라는 사실을 모르는 지역으로 전보할 것” 등 7개의 구체적 지침에 따라 움직였다. 교회가 은폐에 총력을 기울이는 동안 피해자들의 영혼은 부서졌다. 짐 부치는 여덟 살 때 미 메릴랜드주 클린턴의 성요한 성당에서 사제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학대는 4년간 이어졌다. 그는 ABC뉴스에 “그때는 그것이 내 잘못인 줄로만 알았다. 나는 오랫동안 하나님을 미워했다. 그러나 내게 그런 짓을 한 것은 한 남자였지 하나님의 은혜와 자비가 아니었다”고 털어놓았다. 부치는 한때 약물 중독에 빠졌고 강도 등 혐의로 복역했다. 교회 신도들도 깊은 상처를 받았다. 최근 워싱턴포스트(WP)는 2015년 미 여론조사 기업 퓨리서치의 연구를 인용해 “가톨릭 신앙을 잃은 27%가 그 이유로 사제 성 학대 추문을 꼽았다. 개신교로 개종한 가톨릭 신도 21%도 같은 이유로 가톨릭을 등졌다”고 보도했다.호주의 비영리 연구전문매체 ‘더 컨버세이션’은 사제의 성 학대 및 은폐 원인으로 교회의 보수성, 계층 구조, 책임 회피, 로비 등 4가지를 꼽았다. 더 컨버세이션에 따르면 교회는 일선 사제의 비행에 대한 책임이 교구를 포함해 가톨릭 전반으로 확대되는 것을 두려워해 은폐에 나선다. 또 평신도·사제·고위 성직자로 엄격하게 구분되는 계층 구조가 상위 계층에게 ‘절대적 순종’이라는 무기를 준다. 이 무기는 상위 계층이 하위 계층을 학대하는 데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때로 교회는 ‘악마의 유혹’에 넘어간 것이라면서 사제 개인의 문제로 돌린다. 뉴저지주의 존 밤브릭 신부는 최근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열다섯 살 때 사제에게 반복적으로 성 학대를 당했다. 학대를 당한 지 11년 뒤 가해 사제를 뉴욕 대교구에 고발했다. 한 주교는 ‘한여름 밤의 로맨스’라며 나의 아픔을 무시했다. 주위 사람들은 나를 비난했다”고 폭로했다. 밤브릭 신부는 주교 등 교회 권력 선출 과정에 일반 신도가 참여해야 하며, 주교 임명 시 자질을 엄격히 심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日자위대 기밀문서, 인공지능(AI)이 관리한다…日방위성, 2021년부터

    日자위대 기밀문서, 인공지능(AI)이 관리한다…日방위성, 2021년부터

    일본 방위성이 2021년부터 인공지능(AI)을 통해 행정문서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도입한다. 자위대의 이라크 파병일지 은폐 파문 등으로 드러난 허술한 공문서 관리 문제를 AI를 통해 해소한다는 것이다. 마이니치신문은 17일 “방위성이 AI 기술을 활용한 행정문서 관리 시스템을 2021년부터 도입하기로 하고 내년 예산부터 558억엔(약 5500억원)을 편성했으며, 정보통신과에 ‘AI 기획팀’(가칭)도 신설한다”고 보도했다. 일본 중앙부처 중 AI 문서관리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방위성이 처음이라고 마이니치는 설명했다.그동안 방위성은 국회 질의답변 과정 등에서 문서 은폐 및 관리 허술 등 문제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특히 지난 4월 이라크에 파병돼 활동했던 육상자위대의 활동일지를 지난해 3월 파악하고도 1년여 동안 숨겼던 것으로 드러나 큰 파문이 일었다. 방위성 조사 결과, 이 내용은 이라크 파병과 직접 관련이 없는 ‘교훈업무 각종자료’로 분류돼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방위성은 종이문서의 전자화를 추진하고 서버들을 통합해 파일명이나 내용에 따라 바로 검색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특히 과거의 문서 공개·비공개 사례를 AI에 학습시킴으로써 기밀자료나 개인정보 등을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고 자동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마이니치는 “현재 방위성 안에는 행정문서를 다루는 시스템이 조직이나 용도별로 60~70개에 이르고 데이터를 저장하는 서버도 별도로 구축돼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해 왔다”고 설명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평양정상회담 D-1] 美 “러, 대북 제재 위반 은폐”…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

    ‘北 공해상 밀무역’ 러 관여 보고서 갈등 美 ‘선 비핵화·후 제재 해제’ 원칙 재확인 北, 시리아 등 분쟁지역 무기 수출 정황 미국이 대북 제재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다음달 개최로 예상되는 2차 북·미 정상회담 논의의 핵심이 될 북한의 구체적 비핵화 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해 ‘선 비핵화, 후 제재 해제’ 원칙의 명확한 시그널을 보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 정부는 유엔의 대북 제재 이행과 집행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17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를 소집했다고 AP통신이 14일 전했다. 미측은 러시아·중국 등 일부 국가가 대북 제재를 방해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대사는 대북 제재를 감시하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보고서 내용이 러시아의 압력으로 수정됐다며 러시아를 강하게 비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국무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대북 제재를 감시하는 대북제재위 보고서 내용을 바꾸려고 함으로써 유엔 안보리 결의를 약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시도를 했다”고 지적했다. 헤일리 대사도 성명에서 ‘러시아가 자국의 대북 제재 위반을 은폐하려 했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대북제재위의 중간 점검 보고서에 북한으로 들어가는 석유제품의 선박 대 선박 환적이 급증했으며, 일부는 러시아도 관여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내용이 담기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이에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러대사가 지난달 31일 “보고서의 여러 항목과 작성 과정에 동의할 수 없어 보고서 채택 논의를 중단시켰다”고 밝히면서 미국과 러시아의 논쟁이 가열됐다. 미 정부는 또 동맹국들과 다국적 연합을 구성, 북한의 해상 밀무역 감시 강화에 나설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이는 주로 공해상에서 이뤄지는 선박 대 선박의 불법 환적을 차단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WSJ는 “동맹국들이 북한의 제재 위반 감시를 위해 군함이나 군용기를 투입할 예정”이라면서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 연합에는 영국과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프랑스를 비롯해 일본과 한국도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WSJ은 그러나 다국적 연합 출범의 구체적인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WSJ는 이와 함께 유엔 전문가패널의 기밀 보고서를 인용, “북한이 시리아, 예멘, 리비아 등 세계 분쟁지역에 탱크와 탄도미사일, 대전차 시스템 등을 수출했다”고 전했다. 또 러시아와 중국 선박이 관련된 경로로 북한의 연료 수입이 급증했고, 조직적으로 감시를 피해 북한에서 중국으로 석탄 수송이 이뤄진 사례도 다수 파악됐다고 밝혔다. 전문가패널은 “북한의 불법 석탄 수출과 (북한의) 석유제품, 원유 수입 제한 위반 등이 유엔의 대북 제재를 무력화시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부산시, 30년 만에 ‘형제복지원 사건’ 사과…피해자들 “행동으로 보여달라”

    부산시, 30년 만에 ‘형제복지원 사건’ 사과…피해자들 “행동으로 보여달라”

    박정희·전두환 정권 시절 발생한 대표적인 인권유린 사건인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해 부산시가 16일 공식 사과했다. 무슨 이유에서일까. ‘형제복지원 사건’이란 1975년부터 1987년까지 정부가 시민들을 당시 부산 북구 주례동에 있었던 사회복지시설인 형제복지원에 강제로 연행하고, 복지원이 시민들을 감금해 국가의 방조 아래 강제노역·구타·학대·성폭력·살인 등 인권 유린을 자행한 사건이다. 1987년 당시 형제복지원에 수용된 인원만 최소 3164명이었고, 12년 동안 확인된 사망자 숫자만 최소 551명이다. 1980년 삼청교육 과정에서 사망한 54명의 열 배에 가까운 숫자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부산시는 복지시설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을 소홀히 함으로써 시민의 인권을 보호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면서 “부산시를 대표하는 시장으로서, 너무나 늦었지만, 시민여러분과 누구보다 피해자와 그 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형제복지원 사건의 진상은 반드시 규명되어야 한다”면서 “피해 사실을 국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피해자들의 상처를 위로하며, 실추된 명예를 회복시켜야 한다. 나아가 실질적인 피해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1987년 형제복지원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을 당시 검찰과 부산시는 이 사건을 축소·은폐시켰다. 이 사건을 수사했던 담당 검사(김용원 변호사·당시 부산지검 울산지청(지금의 울산지검) 검사)는 형제복지원 원장 박인근씨를 구속한 다음 날인 1987년 1월 18일 당시 부산시장(김주호)으로부터 직접 전화를 받아 “박 원장을 구속하면 안 된다. 바로 석방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또 원생들을 조사하기 위해 부산지검 차장검사(송종의 전 법제처장)에게 승인을 받으러 갔지만 “뭘 수사를 해. 당장 철수시켜”라는 대답을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피해 생존자 한종선씨가 국회 앞 1인 시위(2012년 5월~2013년 2월)와 ‘살아남은 아이’라는 책을 통해 이 사건의 실상을 알리면서, 사회의 무관심에 눌려 숨죽이고 살던 많은 피해 생존자들이 어렵게 자기의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피해 생존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현재 ‘형제복지원 사건 특별법안’(내무부 훈령 등에 의한 형제복지원 피해사건 진상 규명 법률안)과 ‘과거사정리법안’(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다. 그러나 형제복지원 사건 특별법안은 지난 19대 국회 때 발의된 법안임에도 지금까지 공포되지 못했고, 과거사정리법안도 답보 상태다. 오 시장은 “진상규명과 피해 보상의 핵심은 특별법 제정이다. 부산시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형제복지원 특별법’을 조속히 통과시켜 주실 것을 강력히 요청 드린다”면서 “이를 위해 부산 지역 국회의원은 물론 소관 (국회) 상임위(상임위원회)인 행안위(행정안전위원회) 위원, 그리고 특별법 제정을 공동 발의해 주신 모든 의원들과도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오 시장은 “형제복지원 사건 희생자의 넋을 추모하며, 피해자와 가족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깊은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도 피해자들에게 사과의 말을 전했다. 박 의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시민을 대표하는 부산시의회 의장으로서 피해자분의 오랜 고통과 기나긴 싸움에 힘이 돼 드리지 못한 점을 사과드린다”면서 “시의회 차원에서 참혹한 진상을 밝혀 피해 생존자들과 희생된 분들의 억울함을 풀고 피해보상, 명예회복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희생자들의 억울함과 생존 피해자들의 명예를 회복하는 것은 비단 피해자, 유족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역사의 진실을 밝혀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라면서 “우리 사회가 생명, 인권의 존엄함을 되새겨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 생존자·실종자·유가족 모임은 “사과라는 것은 일방적이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사과가 아니라 강요이자 또 다른 폭력이다. 우리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들은 아직 그 어떤 누구도 용서할 준비가 안 되어 있다”면서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했다. 피해 생존자들은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규명이 될 때까지 일체 시민들의 세금을 추모 사업, 위령제에 쓰지말 것 △부산시에 흩어져 있는 형제복지원 사건 자료를 모두 찾아 줄 것 △당시 박인근 형제복지원 원장에게 거의 무상으로 지원했던 땅의 가치를 현시세에 맞게 돌려받을 것 △부산에 있는 피해생존자들의 현 실태 조사를 시 차원에서 지원할 것 △피해 생존자들이 모여 기록하고 증언할 수 있는 상담 창구를 열어줄 것 △부산에 인권조례를 만들어 형제복지원 사건을 알릴 수 있는 인권교육의 장이 될 수 있게 현장의 기관을 만들 것을 촉구했다. 이밖에도 △시장 직속의 추진위를 꾸려 피해생존자 모임과 같이 회의를 하고 뜻을 공유할 것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형제복지원 사건 특별법안을 통과시켜 줄 것을 부산시 차원에서 강력하게 전달할 것도 요구했다.앞서 대검찰청 산하 검찰개혁위원회가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형제복지원 사건을 ‘비상상고’하라고 지난 13일 권고했다. 비상상고란 형사사건 확정판결에 법령 위반이 발견된 경우 검찰총장이 잘못을 바로잡아 달라며 대법원에 직접 상고하는 비상 절차다. 박인근(2016년 사망 당시 85세)씨는 특수감금과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돼 1987년 6월 1심에서 징역 10년과 벌금 6억 8178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1989년 징역 2년 6개월형이 최종 확정됐다. 당시 대법원은 박씨의 특수감금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美, 北비핵화 없인 제재 완화 없다…IT인력 송출 차단 이어 러시아 위반 비난

    美, 北비핵화 없인 제재 완화 없다…IT인력 송출 차단 이어 러시아 위반 비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조율하는 가운데 북한의 우방인 러시아와 중국의 주도로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가 이완될 조짐을 보이자 강력하게 제동을 걸고 나섰다. 북한 핵·미사일 개발의 자금줄인 정보통신(IT) 노동자 국외 송출과 관련한 중국·러시아 기업에 대한 제재를 가한데 이어, 러시아가 대북 제제 조치 위반을 은폐하고 있다고 거듭 비난해 미국과 러시아의 신경전도 격화되고 있다.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1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러시아가 유엔의 독자적인 (대북제재) 보고서를 자의적으로 수정하고 방해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 러시아를 포함한 모든 회원국들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완전히 이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 러시아가 대북제재 조치 위반을 은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난 유엔 안보리에 제출된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 보고서엔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 계획을 중단하지 않았고, 석유제품의 불법 환적을 늘림으로써 유엔 제재를 위반하고 있다’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러시아 측은 이 같은 보고서 내용을 수정하기 위해 전문가 패널들에 압력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 패널들은 러시아 측의 요구로 보고서에서 대북제재 위반으로 기소된 러시아인들에 관한 사항을 삭제했다고 한다. 헤일리 대사는 “마땅히 독립적이어야 할 보고서 내용이 러시아의 압력 때문에 변경되고 있다”며 “반드시 보고서 원문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엔 주재 러시아 대표부의 표도르 스트르쥐좁스키 대변인은 이에 대해 러시아가 여러 차례 보고서의 수정을 요구했고, 이로 인해 보고서의 질이 높아졌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말했다. 이어 “이제 우리는 유엔 안보리에서 보고서를 회람하는데 아무런 장애도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유엔의 한 외교관은 ‘수정 보고서’에서 러시아의 제재위반 의심행위에 대한 일부 문구가 사라졌다고 전했다. 보고서가 채택되려면 상임이사국 5개국을 포함한 안보리 15개 이사국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미국이 반대하고 있어 ‘수정 보고서’의 채택은 불투명한 상태다. 앞서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PAC)은 이날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의 자금줄인 정보기술(IT) 노동자 국외 송출과 관련, 북한인 1명과 중국·러시아 기업 2곳에 대한 독자제재를 단행했다. 북한의 사이버 테러와 관련해 지난 6일 북한 해커를 처음 기소한 데 이어 일주일 만에 나온 추가 제재다. OPAC은 이날 북한 국적 기업인 정성화(48)와 중국에 있는 IT업체인 옌볜실버스타, 그리고 이 회사의 러시아 소재 위장기업인 볼라시스실버스타를 각각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발표했다. 재무부에 따르면 두 회사가 명목상으로는 각각 중국인과 러시아인에 의해 운영되지만, 실제로는 북한인들에 의해 운영·통제되고 있다. 옌볜실버스타 최고경영자(CEO)를 맡은 정성화는 중국과 러시아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의 흐름을 관리했다. 특히 볼라시스실버스타는 북한 IT 인력과 옌볜실버스타 근로자들이 지난해 중반 설립했으며, 1년 새 수십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재무부는 정성화와 두 업체가 북한 정부 또는 노동당의 돈벌이를 위한 북한 노동자 송출과 고용을 금지토록 한 미국의 행정명령(13722·13810호)을 위반했다고 제재 배경을 설명했다. 미 정부는 북한에 유입된 자금은 핵·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에 사용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성명에서 “이번 조치는 제3국에 있는 위장기업에서 신분을 숨기고 일하는 북한 IT 노동자들에 의해 북한으로 불법 자금이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며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달성할 때까지 제재 시행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조율 등 북미 간 비핵화 담판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상황이지만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 전까지는 제재를 지속해 북한을 압박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미 행정부는 지난달에도 정제유 환적 선박 제재 등 북한에 대해 세 차례 제재를 가했다. 재무부는 북한이 웹사이트·앱 개발, 보안 소프트웨어, 생체인식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IT서비스와 제품을 해외에 판매하고 있다면서 “IT산업이 다른 산업보다 북한 노동력이 개입될 위험이 커진 만큼 기업들은 위장기업, 가명 등 북한 기업이 사용하는 기만적인 행태를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메르스 확진자, 공항 검역관에게 쿠웨이트 병원 방문 이력 숨겼다

    메르스 확진자, 공항 검역관에게 쿠웨이트 병원 방문 이력 숨겼다

    고의로 숨겼다면 징역·벌금형 질본, 논란 일자 “병원 안 갔다 해” 의심환자 11명 모두 ‘음성’ 판정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 A(61)씨가 공항 검역관에게 쿠웨이트 현지 병원 방문 이력을 말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만약 의도적이었다면 처벌 받을 수도 있는 중대 사안이다. 감염병 예방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거짓 진술을 하거나 고의로 사실을 누락, 은폐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도록 하고 있다. ●확진자 아내 마스크 착용 진실공방 13일 홍철호 자유한국당 의원이 질병관리본부에 요청해 제출받은 ‘환자와 검역관의 대화록’에 따르면 환자는 “현지 병원을 방문한 이력이나 약 복용 사실이 없다”고 검역관에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와 질병관리본부는 A씨가 지난달 28일 복통과 설사를 처음 경험했고 이달 4일과 6일 두 차례 현지 의료기관을 찾아 치료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A씨가 검역과정에 쿠웨이트 현지 병원 방문 이력을 알리지 않은 사실은 공개하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홍 의원의 자료 공개로 논란이 일자 뒤늦게 이 내용이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결국 형식적인 검역을 한 질병관리본부와 메르스 환자 모두 방역망이 뚫릴 위기를 자초한 셈이다. 홍 의원은 “중동국가 입국자 중 일부 의심 증상이라도 반복적으로 나타나면 검역관의 자체 판단에 의해 검체 채취와 혈액 검사를 의무적으로 실시할 수 있도록 검역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마스크 착용과 관련한 진실 공방도 벌어졌다. A씨의 아내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마스크를 쓰고 나온 것은) 2년 전 폐렴을 앓아 면역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라며 “남편이 마스크를 쓰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9일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역학조사관은 메르스 대책회의에서 “(A씨가 아내에게) 공항으로 마중 나올 때 마스크를 착용하고 오라고 말했다”고 전한 바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삼성서울병원 의사의 권유로 마스크를 착용했다는) 역학조사 결과엔 변동이 없다”고 강조했다. 환자 가족(아내)이 ‘면역력이 약해져 스스로 마스크를 썼다’는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님을 내비쳤다. ●감염 경로도 여전히 오리무중 감염 경로 추적도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쿠웨이트 보건부는 지난 12일(현지시간) “환자가 접촉한 것으로 파악되는 모든 사람이 메르스 반응 조사에서 음성으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반면 질병관리본부는 “A씨는 두바이는 환승을 위해 짧은 시간만 머물렀다. 잠복기 등을 고려하면 쿠웨이트 현지에 있을 때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한편 메르스 환자와 접촉한 의심환자 11명은 이날까지 모두 바이러스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밀접접촉자는 21명, 일상접촉자는 전날보다 4명이 감소한 431명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잊힌 국가 범죄 ‘형제복지원 사건’, 30년 만에 진실 바로잡힐까

    잊힌 국가 범죄 ‘형제복지원 사건’, 30년 만에 진실 바로잡힐까

    박정희·전두환 정권 시절 발생한 대표적인 인권유린 사건인 ‘형제복지원 사건’이 약 30년 만에 다시 사법부의 판단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검찰청 산하 검찰개혁위원회가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형제복지원 사건을 ‘비상상고’하라고 13일 권고했다. 비상상고란 형사사건 확정판결에 법령 위반이 발견된 경우 검찰총장이 잘못을 바로잡아 달라며 대법원에 직접 상고하는 비상 절차다. 피해 생존자들은 검찰개혁위의 결정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형제복지원 사건’이란 1975년부터 1987년까지 정부가 시민들을 사회복지시설인 형제복지원에 강제로 연행하고, 복지원이 시민들을 감금해 국가의 방조 아래 강제노역·구타·학대·성폭력·살인 등 인권 유린을 자행한 사건이다. 1987년 당시 형제복지원에 수용된 인원만 최소 3164명이었고, 12년 동안 확인된 사망자 숫자만 최소 551명이다. 1980년 삼청교육 과정에서 사망한 54명의 열 배에 가까운 숫자다. 검찰개혁위는 이날 “위헌·위법인 ‘내무부 훈령 410호’를 적용해 형제복지원 원장 박인근 등 원생들에 대한 특수감금 행위를 형법상 정당행위로 보고 무죄로 판단한 당시(1989년) 판결은 형사소송법이 비상상고의 대상으로 규정한 ‘법령위반의 심판’에 해당한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고 권고 사유를 밝혔다. 검찰개혁위가 언급한 ‘내무부 훈령 410호’란 1975년 12월 15일에 발령된 훈령으로, 이름은 ‘부랑인의 신고, 단속, 수용, 보호와 귀향 및 사후 관리에 관한 업무처리지침’이다. 박정희·전두환 군사정권 시절 ‘사회정화 작업’의 일환으로 적용된 이 훈령은 ‘일정한 정주가 없이 관광업소, 접객업소, 역, 버스터미널 등 많은 사람들이 모이거나 통행하는 곳과 주택가를 배회하거나 좌정하여 구걸 또는 물품을 강매함으로써 통행인을 괴롭히는 사람’을 ‘부랑인’으로 따로 규정했지만, 사실상 모든 시민이 정부의 단속 대상이 됐다. 형제복지원의 원장이었던 박인근씨는 특수감금과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돼 1987년 6월 1심에서 징역 10년과 벌금 6억 8178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1989년 징역 2년 6개월형이 최종 확정됐다. 당시 대법원은 박씨의 특수감금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검찰개혁위는 “형제복지원 사건 조사 결과 검찰권 남용과 그로 인한 인권침해 사실이 밝혀지면 검찰총장이 직접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를 해야한다”고도 권고했다.1987년 1월 박씨를 구속했던 당시 김용원 검사(현재 변호사)는 검찰 지휘부가 이 사건을 축소·은폐시켰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부산지검 울산지청(지금의 울산지검)에서 근무하던 1986년 12월 21일 지인과 경남 울주군 삼정리에 있는 야산(울주 작업장)을 지나가다가 허름한 옷을 입은 청년들이 괭이와 삽을 들고 땅을 파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들 주위를 몸집이 큰 개들과 몽둥이를 든 사람들이 둘러싸고 있었다.중대한 범죄라고 생각했던 김 변호사는 내사에 착수했고, 형제복지원 원생 180여명이 박씨 소유의 야산에 감금된 채 임금 없이 하루에 10시간 이상 강제 노역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원생들로부터 형제복지원 안에서 벌어진 일들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김 변호사는 울주 작업장에서 강제 노역한 원생들뿐만 아니라 부산 형제복지원 안에 수용된 원생들도 모두 조사하기 위해 부산지검 차장검사에게 승인을 받으러 갔다. 하지만 “뭘 수사를 해. 당장 철수시켜”라는 대답을 들었다고 한다. 또 “울주군 작업장에서 맞아 죽은 원생의 사망 원인을 신부전증이라고 허위로 기재한 형제복지원 의사를 구속하려고 했지만, 검찰총장 동생이라는 사람이 나타나 당시 부산지검장에게 청탁해 불구속 수사 지휘가 떨어졌다”고 김 변호사는 밝혔다. 문 총장이 검찰개혁위의 권고에 따라 비상상고를 청구하면 형제복지원 사건 재판이 열렸던 1987년 이후로는 31년 만에, 무죄 확정 판결이 나온 때로부터는 29년 만에 대법원의 사건 심리가 다시 이뤄지는 셈이다. 검찰개혁위의 비상상고 권고 소식이 전해지자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 생존자들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 생존자·실종자·유가족 모임은 성명을 통해 “사람이 죄도 짓지않은 상태에서 그렇게 막 사람을 구금해도 되느냐고 말해주는 사람도 없었고, 사회에 나와서도 좋은 사람 얼굴로 우리들에게 ‘부랑인’이라 낙인찍던 사람들의 배제를 처절하게 겪어왔다”면서 “우리는 아무런 이유 없이 형제복지원에서 인권 유린을 당한 사실에 그 어떤 진상규명과 사과도 받지 못하고 풀려났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비상상고를 법원으로 제출하여 잘못 잡힌 과거를 바로 잡아가주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황규관의 고동소리] 기후변화와 언어

    [황규관의 고동소리] 기후변화와 언어

    올여름은 지나치게 더웠다. 작년에 이미 혼이 난 터라 가족에게 올해에는 에어컨을 마련해주겠다고 큰소리를 쳤지만, 그게 그만 지켜지지 않았다. 어릴 적의 여름은 여러 개의 이미지가 기억의 단층을 이루고 있다. 일단 여름의 초입은 장맛비로 말미암은 ‘물난리’이다. 붉은 황토물이 내와 강을 넘실대다 못해 범람해 들판을 삼키고 아랫마을이 침수되기도 했다. 장마가 끝나 황토물이 빠지면 강물은 치렁치렁해져 우리 같은 깨복쟁이들의 놀이터가 되었다. 그리고 느닷없는 소나기와 으르렁대는 천둥과 ‘뇌신’(雷神). 군대를 막 제대한 동네 형이 강둑에서 번개에 맞아 사망해 동네가 한동안 슬픔에 잠긴 일도 있었다.그러나 이런 기억들은 이제 한낱 부스러기가 되어 아스라할 뿐 현재의 여름은 그 더위 자체만으로도 많은 사람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올여름이 얼마나 더웠는지를 복기하기 위한 수치와 수사를 동원하는 일은 굳이 필요치 않을 것 같다. 심지어 태풍이 우리의 상공을 뒤덮고 있던 뜨거운 고기압을 이기지 못하고 배회하다 비실비실 사라진 일도 있잖은가. 이른바 기후변화가 이제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기상학자들의 예견이 있고, 이렇게 지속적으로 온도가 올라가면 20년 안에 고등생물이 절멸한다는 다소 파국적인 경고를 하는 과학자도 있다. 기후변화의 근본적인 원인이 자본주의 근대문명에 있다는 진단은 매우 신빙성이 있다. 자본주의 산업 시설과 생활이 뿜어내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가 구체적 원인이라는 사실은 많은 과학자가 공통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바이다. 반대로 인간 등 동물계의 생명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산소를 공급하는 나무의 입지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나무에 대한 그릇된 인식이 꽤 넓게 퍼져 있는 오늘날, 장소를 가리지 않고 벌어지고 있는 개발 현장에서 산이 뭉개지고 나무가 뿌리째 뽑히는 일은 흔한 현상이 되었다. 정부가 기후변화에 대해 내놓은 정책이랄까 방책은, 거의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이다. 혹자들은 지구적 현상에 대한민국이라는 한 나라가 무슨 힘이 있겠느냐고 하겠지만, 나는 이런 인식들이 모여서 결국 지금의 사태를 초래했다고 본다. 올여름 내내 내 귀에 들린 것은 에어컨과 전기료 타령뿐이었다. 이에 대해 세세하게 따지는 것은 내가 가진 달란트를 넘어서는 일이기도 하고 이 자리에서는 여러모로 무리가 있다. 다만 내가 요즘 골똘히 생각 중인 것은, 지구의 기후변화와 우리의 내면 간의 관계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엄혹한 현실과 인간의 자아는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가, 하는 것이다. 그것을 입증할 구체적인 사례와 데이터가 내게는 없다. 다만 일상생활이나 소셜미디어, 그리고 가끔 찾아 읽는 문학작품을 통해 그것의 일단을 가만히 더듬어봤을 때, 인간의 자아 또는 언어가 세계의 타락에 일조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시인 김수영은 언어는 민중의 생활 현실에서 생성된다고 했다. 다시 말하면 언어 자체가 역사적 산물이란 뜻이다. 그런데 우리가 쓰는 언어가 역으로 삶의 양태를 변화시킨다는 명제도 가능한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이런 역설 앞에서 우리는 여러 가지로 난감하지만, 언어에는 세계를 변화시킬 역량이 아직은 존재한다는 뜻도 된다. 만물은 물, 불, 흙, 공기로 구성되어 있다고 주장한 이는 고대 시칠리아 태생의 철학자 엠페도클레스였다. 그의 주장은 훗날 정교하게 분석적인 언어들에 의해 까마득히 잊히고 말았지만, 결국 물, 불, 흙, 공기를 망가뜨린 대가를 우리는 톡톡히 치르고 있다. 철학적으로는 모르겠지만, 삶의 윤리 차원에서 엠페도클레스의 자연철학은 옳았다. 오늘날 시인들은 ‘깊은’ 자연을 노래하지 않는다. 도리어 자연을 배척함으로써 현대성을 얻고자 한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의 삶이 대부분 ‘균질적인’ 근대 도시 공간에서 꾸려지고 있다는 사실을 은폐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는 동안에 우리의 언어는 우리가 사는 도시의 바깥으로 또는 심연으로 향해야 했다. 그랬을 때만이 언어는 생명과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 교황, 오늘 ‘아동 성학대 사태’ 입 연다

    교황, 오늘 ‘아동 성학대 사태’ 입 연다

    주교단, 내년 2월 아동성학대 근절 논의가톨릭 사제들의 잇단 아동 성학대 추문 속에서도 ‘침묵’과 ‘기도’를 강조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번 사태를 정면 돌파하기로 결심한 것일까. 12일 AFP, AP 통신 등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이 13일 아동 성학대 은폐 의혹에 대한 규명을 줄기차게 요구한 대니얼 디나르도 추기경을 만난다. 또 내년 2월 21~24일에는 전 세계 주교단을 바티칸으로 불러 모아 아동 성학대 근절 대책을 논의한다. 그간 프란치스코 교황은 무대응 원칙을 지켜왔으나 분위기 변화가 감지된다. 미국 가톨릭 주교회 의장인 디나르도 추기경은 지난달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학대 은폐에 가담했다는 주장이 나온 이후 “증거에 기반한 (교황의) 확실한 답변이 필요하다”며 면담을 요구하며 교황을 압박해 왔다. 교황을 보좌하는 그룹인 추기경자문단은 이번 의혹에 대한 해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측근이자 성학대 은폐의 핵심으로 지목되는 미 워싱턴DC 교구 대주교 도널드 우얼(77) 추기경이 조만간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자신의 사임을 논의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독일 출신 게오르그 겐스바인 대주교는 이날 “가톨릭 교회 역시 혼란에 가득 찬 채 우리 자신들의 ‘9·11’을 목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편 AFP 통신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일이 내년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고 이날 전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한류열풍’ 이용한 연예기획사···상속세 1천억 안 낸 사주 적발

    ‘한류열풍’ 이용한 연예기획사···상속세 1천억 안 낸 사주 적발

    국내의 한 연예기획사는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 한류 스타의 공연을 개최했다. 공연은 대성공이었다. 수입금만 70억원에 달했다. 연예기획사의 사주 A씨는 법인세를 피할 목적으로 수입금을 홍콩의 한 법인 계좌로 송금해 은닉했다. 홍콩 회사는 A씨가 설립한 페이퍼컴퍼니였다. A씨는 이런 방식으로 수십억원의 세금을 회피할 수 있었지만 결국 국세청에 덜미를 잡혔다. 국세청은 A씨의 연예기획사에 법인세 등 90억원을 추징하고 A씨가 차명으로 보유한 해외금융계좌에 대해 과태료 20억원을 부과했다. A씨와 그의 연예기획사는 조세포탈 혐의로 검찰에 고발까지 당했다. 국세청은 구체적인 역외탈세 혐의가 있는 법인 65개와 개인 28명 등 총 93명에 대해 전국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12일 밝혔다. 김명준 국세청 조사국장은 “조사 대상에는 의사·교수 등 사회 지도층이 다수 포함돼있다. 펀드매니저와 연예인도 일부 조사 대상”이라고 말했다. 국내 한 법인의 사주는 자녀가 유학하는 국가에 현지 법인을 세우고 이 법인과 해외 시장조사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매달 용역비 명목으로 일정액의 대금도 보냈다. 하지만 이 계약은 모두 가짜였다. 계약에 따른 거래대금은 해외에 장기 체류 중인 사주 일가의 호화 생활을 위한 자금으로 쓰였다. 현지 법인 명의의 신용카드도 자녀의 유학비용 등에 사용된 것으로 국세청은 파악하고 있다.다른 한 기업의 사주는 자녀가 유학 중인 국가의 현지 법인에 제품을 저가로 수출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몰아줬다. 그리고 유학 중인 자녀를 현지 법인의 직원으로 허위 채용한 뒤 체류비와 급여 형식으로 유학비용을 제공했다가 국세청의 조사 대상에 올랐다. 한 내국법인의 사주는 선친이 해외에서 조성한 비자금을 선친의 사망일 전에 빼낸 뒤 ‘홀쭉해진’ 선친의 해외 비자금 계좌를 자신 명의로 변경했다. 이런 방식으로 그가 탈루한 상속세만 1000억원대에 달했다. 국세청은 이 사주로부터 상속세를 모두 추징했다. 또 해외금융계좌 미신고 과태료 40억원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국세청은 구체적인 조사 대상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지만, 비자금 규모와 탈루 세액 규모가 상당하다는 점에서 국내 유력 대기업 중 한 곳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다른 한 기업의 사주는 비자금을 조성할 목적으로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BVI)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 그리고 홍콩에 설립한 법인이 BVI 법인의 투자를 받는 형식을 취해 BVI가 거둬들이는 투자 수익이 사주로 흘러드는 구조를 교묘히 은폐했다. 사주는 다른 법인 간 거래 과정에 홍콩법인을 끼워 넣고 원가를 낮춰 공급하는 방식으로 홍콩법인에 이익을 몰아줬다. 국세청은 이 사주가 소유한 법인에 약 500억원의 법인세를 추징하고 법인과 사주를 조세포탈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국세청이 지난해 12월 이후 지금까지 76건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여 이 중 58건에 대해 5408억원의 세금을 추징한 상태다. 김명준 국세청 조사국장은 “‘역외탈세는 반드시 적발된다’는 인식이 확고히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지원금 60억원 횡령,기사 채용 뒷돈 받은 부산 시내버스회사 3곳 적발

    부산시 지원금을 횡령하고 운전기사 채용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부산 시내버스 회사 3곳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시내버스 회사 3곳의 대표와 임원,노조간부,취업 알선 브로커 등 41명을 지방보조금법 위반과 배임증재,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버스회사는 대표와 회사 간부 등 6명은 2007년 10월∼2016년 1월 친인척을 직원인 것처럼 허위로 서류를 작성하고 부산시 지원금 25억원을 타낸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또 회사 공금 10억원을 횡령하고 세차 비용을 거짓으로 청구하는 수법으로 1억3000만원,유류비 단가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12억원을 가로챘으며 버스 운전기사 4명을 채용하면서 그 대가로 3980만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B 버스회사 대표 이모(59)씨는 는 친형을 직원인 것처럼 꾸며 부산시 지원금 9억3000만원을 챙기고 법인카드로 1억3000만원을 부정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이 회사에서도 버스 운전기사 2명 채용에 뒷돈 1000만원이 오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C 회사 노조간부는 올해 4월 한 운전기사가 취업 대가로 노조지부장에게 1800만원을 준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하자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협박,비리를 은폐하려고 했다.이들은 운전기사 3명 채용 대가로 1800만원을 챙긴 혐의도 받는다. 경찰은 외국으로 달아난 조폭을 공동협박 혐의로 지명 수배했다. 경찰은 부산시청 대중교통과와 버스운송사업조합에 이들 비리 버스회사에 대한 제도개선을 요청했다. 부산시는 2007년부터 버스 준공영제를 시행하고 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檢 “양승태,이미 통보한 재판부 결정문까지 취소시켰다”

    檢 “양승태,이미 통보한 재판부 결정문까지 취소시켰다”

    사립학교 연금법 한정위헌→ 단순위헌 내부망서 결정문 검색 안 되게 은폐도 유해용 “하드 파기 후 쓰레기통에 버려” 양승태 대법원장이 일선 법원 재판부가 위헌법률심판제청을 결정한 사안을 취소·변경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간 검찰 수사를 통해 법원행정처가 법원의 재판 일정을 미루도록 하는 등 소송 절차나 과정에 개입한 정황은 여럿 드러났지만, 이미 결정문까지 써 놓은 일선 재판부의 결정을 뒤집은 정황이 포착된 것은 처음이다. 당사자에게 결정문이 송달된 상황이었지만 재판부는 행정처 요구에 따라 결정을 취소했다. 11일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2015년 서울남부지법 재판부가 사립학교 교직원 연금법 31조 2항에 대해 한정위헌 취지로 결정을 내린 뒤 다시 단순위헌으로 바꾼 사실을 파악했다. 검찰은 양 대법원장이 결정을 취소시키라고 지시했다는 관련자 진술과 문건 등을 확보했다. 헌법재판소로 결정문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행정처가 이를 인지해 결정을 바꾸도록 남부지법에 압력을 넣은 것이다. 당시는 대법원이 헌재의 한정위헌 결정에 대해 기속력을 인정하지 않아 대법원과 헌재의 갈등이 깊었다. 한정위헌은 법률을 특정한 방향으로 해석하는 경우에 한해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재 결정의 한 형태로, 법원의 해석이 위헌이라는 의미다. 결정문을 취소·변경하는 과정에서 재판장은 당사자에게 직접 연락해 불만이 있는지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행정처는 전산정보국을 동원해 내부 전산망(코트넷)에서 결정문이 열람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당시 전산정보국 등을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사건은 결국 단순위헌 취지로 위헌법률심판제청됐다. 헌재는 2016년 2월 공중보건의 복무기한을 교직원 재직 기간에 합산하지 못하도록 한 사립학교 교직원 연금법 31조 2항이 평등원칙에 위배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했다.검찰은 12일 오전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 김현석 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등을 잇따라 소환한다.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현재 변호사)도 소환한다. 이 전 실장은 강제징용 피해자들 민사소송을 법관 해외파견 등과 거래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연구관은 선임재판연구관 시절 통합진보당 관련 문건을 행정처로부터 건네받아 유 전 연구관에게 전달한 의혹을 받는다. 한편 검찰은 이날 대법원 기밀 자료를 유출한 의혹을 받고 있는 유 전 연구관 사무실을 2차 압수수색했으나, 이미 컴퓨터 하드디스크가 폐기된 상태였다. 유 전 연구관은 하드디스크를 본체에서 빼내 가위로 드라이버를 파기해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법원에서 영장 심사를 미루는 동안 형사 사건 증거물인 대법원 자료가 고의로 파기된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며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법시스템이 보란듯이 무력화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영장 재청구는 당초 담당한 판사가 아닌 다른 판사가 담당하도록 돼 있는데, 재청구한 8일 근무자가 최초 담당한 이언학 판사였고, 다른 판사인 명재권 판사는 구속영장 업무로 처리하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메르스환자, 감염 숨겼나… 공항 온 아내와 다른 차 타고 병원 갔다

    메르스환자, 감염 숨겼나… 공항 온 아내와 다른 차 타고 병원 갔다

    확진환자는 택시 타고 아내는 자가용 이용 입국 전 복통·설사로 두번 병원 치료받아 삼성서울병원 의사에게 전화로 증상 호소 질본, 3년 전 메르스 이후 전담팀 등 설치 1차 관문 검역소 뚫려 미숙한 체계 드러내 일상접촉 외국인 50여명 소재파악 안 돼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가 고의로 증상을 숨기면 속수무책으로 방역망이 뚫릴 수 있다는 점에서 처벌 강화 등의 대응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는 감염병 예방법에 따라 정당한 사유 없이 역학조사를 거부하거나 거짓 진술을 하고 고의로 사실을 누락, 은폐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된다. 10일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메르스 환자 A(61)씨는 귀국 전 지인인 삼성서울병원 의사 권유로 자신의 아내에게 전화로 마스크를 착용한 뒤 마중 나오라고 당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검역관에게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또 A씨는 지인 조언을 듣고 공항에서 병원으로 이동할 때 자신의 차량이 아닌 리무진 택시를 이용했다. A씨는 “몸이 불편해 누울 수 있는 택시가 필요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휠체어를 타고 입국해 몸을 가누지도 못할 정도로 증세가 심했는데 검역대를 무사 통과한 이유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심지어 마중 나온 부인은 자가용을 이용해 서로 다른 차량으로 병원에 간 사실도 확인됐다.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메르스 확진 환자가 공항에서 삼성서울병원으로 이동하며 자가용으로 마중 나온 부인과 다른 차량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다만 A씨가 공항 검역대를 통과할 때 열을 감지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서울시 측은 “수액이나 약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A씨는 쿠웨이트 출장 중 20명의 한국인 직원들이 함께 머무르는 숙소에서 생활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8월 28일 복통과 설사가 발생해 9월 4일과 6일 두 차례에 걸쳐 현지 의료기관을 찾아 치료를 받았다. A씨는 쿠웨이트에서 삼성서울병원 의사와 전화통화를 하며 전신 쇠약과 설사 증상 등을 호소했다. 서울시 역학조사관은 “확진환자 본인만 설사와 복통 증상이 있었다고 한다”며 “(같이 머문 이들과) 활동력이 동일한데 환자 혼자만 왜 그랬을까 여쭤 봤지만 별다른 게 없다고 끝까지 말해서 좀 더 면밀하고 능동적 조사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메르스 확진환자가 진실을 충분히 이야기하고 있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역학조사가 좀 더 치밀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감염병 대응 조직을 강화하는 데 집중해 왔다. 지난 6월 수립한 ‘제2차 감염병 예방관리 기본계획’(2018~2022년)은 시·도 감염병관리사업지원단 확대, 시·군·구 보건소 감염병 전담팀 설치 등을 담았다. 그러나 정작 국경 1차 관문인 검역소에서조차 환자를 걸러내지 못해 미숙한 체계를 드러냈다. 현재 서울 10명, 인천 7명, 경기 2명, 부산·광주 각 1명 등 21명의 밀접 접촉자는 시설이나 자택에서 격리된 채 보건소 공무원이 1대1로 관리하고 있다. 지자체 공무원들이 1대1로 건강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일상 접촉자는 당초 440명에서 417명으로 줄었다. 질병관리본부는 “외국인과 승무원 등이 출국해 (일상 접촉자가)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상 접촉자 중 외국인 50여명은 현재 소재 파악이 안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쿠웨이트 한국대사관도 A씨가 근무한 쿠웨이트 현장을 추적 조사 중이다. 대사관 관계자는 “A씨와 직·간접으로 접촉한 10여명을 생활 격리하고 증상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쿠웨이트 메르스 위험국’ 분류하고도 무사 통과

    확진자, 마중 오는 아내에게 마스크 당부 현지서 韓직원 20명과 생활… 10명 격리 ‘발열·기침’ 국내 접촉자 6명은 모두 음성 보건당국이 지난 4월 쿠웨이트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위험국가’로 분류해 놓고도 ‘열이 없다’는 이유로 검역 과정에서 메르스 환자 A(61)씨를 통과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스스로 감염 가능성을 인지했음에도 당국에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은폐 의혹이 제기됐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에도 부산에서 열이 없는 메르스 환자가 뒤늦게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가 있어 하루 빨리 검역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0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전국 13개 국립검역소는 지난 4월 26일 ‘검역 발전 워크숍’에서 쿠웨이트를 비롯해 중동 13개국을 메르스 위험 국가에 포함했다. 그럼에도 이 국가들을 방문한 입국자가 의료기관을 찾을 때만 해당 병원에 해외 여행력을 제공할 뿐 검역 과정에서는 오로지 검역관 개인의 역량에 맡겨 놓고 있다. 메르스 환자 대부분이 고열에 시달리지만 정상 체온이거나 잠복기 환자도 있는 만큼 위험 국가를 방문한 입국자들을 대상으로 좀 더 엄격하고 세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주대 산학협력단이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확진 판정을 받은 186명을 조사한 결과 정상 체온인 환자가 4.8%였다. 2015년 6월 부산의 첫 메르스 환자로 판명된 P씨는 체온이 36.5도로 정상이라는 이유로 병·의원 3곳을 전전했고 뒤늦게 격리치료를 받던 중 8일 만에 사망했다. 환자 A씨는 지인인 삼성서울병원 의사의 권유에 따라 부인에게 “공항에 마중 나올 때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권했다. 또 인천공항에서 삼성서울병원으로 이동할 때는 부인과 다른 차량을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가 어느 정도 메르스 감염을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한편 A씨와 같은 비행기에 탑승했다가 기침과 발열 증상으로 의심환자로 분류된 6명은 1차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고, 특히 영국인 여성(24)은 2차 검사에서도 음성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기준으로 밀접 접촉자 21명, 일상 접촉자가 417명이라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이낙연 총리, 가산동·상도동 사고 현장 방문 “위험 은폐 말라”

    이낙연 총리, 가산동·상도동 사고 현장 방문 “위험 은폐 말라”

    이낙연 국무총리가 서울 가산동 지반침하 및 상도동 옹벽 붕괴 사고와 관련 “시공회사나 지자체는 혹시라도 위험을 은폐, 호도, 축소하려 하지 말고 확실히 처리하라”라고 강조했다. 이낙연 총리는 8일 저녁 가산동과 상도동 사고 현장을 방문한 뒤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이처럼 밝혔다. 이낙연 총리는 “지자체는 공사 허가나 안전 진단을 서류로만 하지 말고, 현장을 보고 주민들의 말씀도 들어서 하라. 지하 안전관리특별법을 엄격히 이행하라”라면서 “시공사나 지자체의 잘못에 대해서는 책임을 무겁게 묻겠다”고 경고했다. 이낙연 총리는 당초 이날 오전 페이스북 글을 통해 “서울 가산동 지반침하, 상도동 옹벽붕괴.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내일(9일) 조용히 상도동에 들르겠다. 보고받지 않을 테니 준비하지 말고 현장 수습에 전념하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튿날까지 기다릴 수 없다고 판단, 이날 광주·전남 지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직후 오후 7시 20분쯤 가산동 현장을, 오후 8시 5분쯤 상도동 현장을 차례로 방문했다. 이낙연 총리는 가산동 현장에서는 주민 대표들의 의견을 들었고, 상도동에서는 야간 공사 중인 작업자들을 격려했다. 이낙연 총리는 수습 상황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보고 방문 시점을 언론에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 또 총리실 직원들도 동행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 현장 방문에는 손병석 국토교통부 1차관과 금천구청장, 동작구청장이 함께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성심맹아원 김주희양의문사 사건 은폐축소 규탄

    성심맹아원 김주희양의문사 사건 은폐축소 규탄

    충주성심맹아원 김주희양 의문사사건 진상규명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7일 성심맹아원의 불성실한 태도를 규탄하며 성실한 대화를 촉구했다. 이날 성심맹아원 앞에서 은폐축소 규탄대회를 가진 대책위는 “사건발생 당시 원장과 당일 담당교사는 ‘과실은 있지만 죽음에는 책임이 없다’며 면죄부를 받은 상황”이라며 “이는 하루하루 지옥 같은 삶을 살고 있는 고 김주희 양의 부모님과는 전혀 다른 삶”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이어 “김 양이 상처를 남기고 사망해 대책위가 최근 관련자료를 요청했지만 맹아원은 이 상처에 대한 해명은커녕 관련기록의 공개마저 거부하고 있다”며 “심지어 맹아원을 운영중인 수녀회는 대책위와의 만남도 피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담당교사는 장애아동을 돌볼 의무를 다하지 않은 과실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담당교사를 파면하라”고 요구했다. 이 사건은 2012년 11월 8일 성심맹아원 기숙사에서 발생했다. 11살이던 김양은 의자 팔걸이와 등받이에 목이 끼여 숨진 채 발견됐다. 부자연스러운 자세였다. 맹아원 등의 권유로 화장이 진행되면서 부검은 이뤄지지 않았다, 검찰은 시설 원장과 담당교사였던 강모(44·여)씨 등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조사했으나 김양의 죽음과 뚜렷한 인과관계가 없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이에 유족이 반발하며 재정신청을 냈고, 이 가운데 일부가 수용돼 재판이 시작됐다. 1심 재판부는 “응급조치를 제때 하지 않은 과실이 인정된다”며 강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감양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은 과실은 인정되지만, 그 과실로 김양이 사망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장애아동이 기숙사 안에서 목숨을 잃었지만 책임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게 되자 진상 규명을 위한 대책위가 구성됐다. 충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사설] 20년 구형받은 MB, 이제라도 진정으로 속죄해야

    검찰이 350억원대의 다스 자금 횡령과 110억원대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20년과 벌금 150억원, 추징금 111억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국민에게 위임받은 대통령의 직무권한을 사익 추구 수단으로 남용해 헌법 가치를 훼손했다”며 “전례를 찾기 어려운 부패 사건으로 엄정한 법의 심판이 불가피하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를 사실상 지배하면서 349억원을 횡령하고, 직원의 횡령금을 돌려받는 과정에서 31억원대 법인세를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삼성전자로부터 다스의 미국 소송비 약 68억원,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7억원,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에게서 자리 대가로 36억여원 등 110억원대 뇌물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국가기록원에 넘겨야 할 청와대 문건을 빼돌린 혐의까지 모두 16가지 공소사실로 기소됐다. 검찰은 “다스 실제 주인이 누구인지 잘 알면서도 철저히 은폐하고 국민을 기만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제17대 대통령에 취임할 수 있었다”며 “취임 후에도 갖은 범죄를 저지른 것이 확인됐음에도 철저히 부정하는 모습을 보이는 데 국민의 한 사람으로 참담한 마음”이라고 질타했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 초기부터 정치보복 프레임을 내세워 억울함을 주장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검찰 조사에도 한 차례만 응했을 뿐이고 법정 신문에 응하지 않는 등 사실상 재판 거부로 일관했다. 이는 전직 대통령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라고 할 수 없다. 이 전 대통령은 어제 최후진술에서 “부정부패, 정경유착은 제가 가장 싫어하는 것으로, 이를 경계하며 살아온 저에게는 너무나 치욕적인 일”이라고 항변했다. “다스 주식은 한 주도 가진 적 없고, 집 한 채가 전 재산”이라고도 했다.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정황과 핵심 측근들의 진술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궤변이다. ‘정권이 아니라 이권을 잡았다’는 험악한 말이 나돌 정도로 대통령 권력을 불법적 자금 수수의 수단으로 삼고도 끝까지 반성하지 않는 이 전 대통령에게 재판부의 준엄한 심판만이 남아 있다.
  • 자동차 제작결함 은폐·늑장 리콜 땐 ‘매출액 3%’ 과징금

    자동차 제작결함 은폐·늑장 리콜 땐 ‘매출액 3%’ 과징금

    징벌적 손해배상액 3배→최대 10배↑ 자료 제출 불응 제작사 과태료도 상향 BMW 화재 사고 소급 적용 어려울 듯 부품 평균 2배 이상 결함 시 강제리콜 법 개정안 통과 땐 내년 1월부터 시행이르면 내년부터 자동차 결함을 은폐·축소하거나 ‘늑장 리콜’을 하는 제작사에 매출액의 3%까지 과징금이 부과된다. 또 제작사가 결함을 알고도 제대로 조치하지 않아 소비자의 생명이나 신체, 재산에 손해를 끼칠 경우 손해액의 5~10배를 배상해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6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주재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의 ‘자동차 리콜 대응체계 혁신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방안은 BMW 화재 사건 당시 제작사에 대한 제재 수단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마련됐다. 우선 자동차관리법에 제작 결함 은폐·축소에 대한 과징금(매출액의 3%) 부과 근거가 신설된다. 현행 ‘10년 이상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 규정보다 처벌 수위를 올린 것이다. 늑장 리콜 시 부과되는 과징금도 현행 매출액의 1%에서 3%로 상향 조정된다. BMW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3조 6337억원, 판매 대수는 5만 9624대였다. 제작사가 고의로 불법행위를 할 경우 피해자가 입은 손해보다 훨씬 큰 금액을 배상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도 강화된다. 지금은 피해자의 생명과 신체 손해에 대해서만 배상하도록 돼 있지만 앞으로는 재산 손해가 추가된다. 현행 손해액의 3배인 배상액 역시 5~10배 이상으로 올릴 방침이다. 김경욱 국토부 교통물류실장은 “손해액의 5배 또는 10배를 배상하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며 국회 입법 과정에서 최종 결정될 것”이라면서 “정부의 목표대로 이번 정기국회에서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이르면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등 외국의 경우 배상 한도가 아예 없거나 10배 이상으로 설정됐다는 점에서 처벌 수위가 여전히 높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국토부는 “국내 다른 법 사례를 고려해 과징금 규모를 정했으며 업계가 충분히 압박을 느낄 정도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마련된 방안을 BMW에 소급 적용하는 문제와 관련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BMW 차량 화재 사고의 경우 소급 적용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또 정부의 자료 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는 제작사에 부과하는 과태료는 건당 1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오른다. 앞서 BMW 측은 화재 사건과 관련한 정부의 자료 제출 요구를 거절하거나 부실한 자료를 제출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아울러 잇단 차량 화재처럼 국민 불안이 커질 경우 국토부 장관이 직접 운행 제한 조치를 내리거나 해당 차량의 판매를 중지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된다. 제작 결함에 대한 자동차안전연구원의 조사가 시작되면 제작사는 의무적으로 결함 유무를 소명해야 한다. 특정 제작사의 주요 부품에서 평균 수준의 2배 이상 결함이 나타나면 강제 리콜을 추진할 수 있다. 리콜에 대한 사후 관리도 강화한다. 리콜이 시작된 후 6개월∼1년이 지나도록 차량 소유자의 리콜 참여가 저조할 경우 제작사가 리콜 사실을 다시 우편, 문자, 신문 공고를 통해 계속 알려야 한다. 자동차 결함 관련 조사를 맡은 자동차안전연구원의 위상도 강화한다. 이를 위해 현재 교통안전공단 내에 소속돼 있는 연구원의 위상을 전문연구기관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검찰, 이명박 전 대통령에 징역 20년 구형…벌금 150억·추징금 111억

    검찰, 이명박 전 대통령에 징역 20년 구형…벌금 150억·추징금 111억

    다스 자금 횡령과 삼성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검찰이 징역 20년에 벌금 150억원, 추징금 111억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정계선)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통령의 결심 공판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운 부패 사건으로 엄정한 법의 심판이 불가피하다”면서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이 사건은 최고 권력자였던 제17대 대통령의 총체적 비리 행각이 낱낱이 드러난 권력형 비리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를 사실상 지배하면서 349억원가량을 횡령하고, 직원의 횡령금을 돌려받는 과정에서도 31억원대 법인세를 포탈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삼성전자로부터 다스의 미국 소송비 약 68억원, 재임 기간 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 7억원 상당,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김소남 전 의원 등에게서 직위 제공을 대가로 36억여원 등 110억원대 뇌물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또 퇴임 뒤 국가기록원에 넘겼어야 할 청와대 생산 문건을 빼돌린 혐의까지 모두 16가지의 공소사실로 기소됐다. 검찰은 “피고인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국민에게 위임받은 대통령의 직무권한을 사익 추구 수단으로 남용해 헌법 가치를 훼손했다”면서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범죄로 구속된 역대 네번째 대통령으로 기록돼 헌정사에 오점을 남겼다”고 밝혔다. 또 “무관하다고 강변하던 다스를 사금고처럼 이용하고 권한을 부당히 사용해 사적 이익을 취한 것이 드러나 대통령의 공정성과 청렴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여지 없이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다스 실제 주인이 누구인지 잘 알면서도 철저히 은폐하고 국민을 기만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제17대 대통령에 취임할 수 있었다”면서 “취임 후에도 갖은 범죄를 저지른 것이 확인됐음에도 철저히 부정하는 모습을 보이는 데 국민의 한 사람으로 참담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삼성 뇌물 혐의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본분을 망각하고 재벌과 유착한 것으로 최고 권력자의 극단적인 모럴 해저드 사례”라고 비판했다. 각종 청탁을 대가로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두고는 “국민의 여망을 담아 위임한 권한을 당연한 전리품처럼 여기고 남용했다”면서 “전례를 찾기 어려운 부패 사건으로 엄정한 법의 심판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그리고 “피고인은 퇴임 후에도 중대 범죄를 은폐하고 정치적 입지를 유지하는 데에만 몰두하는 등 책임 회피에 급급한 태도를 보였다”면서 “검찰 조사에도 한 차례만 응하고 추가 조사와 법정 신문을 거부하는 등 범행에 대해 전직 대통령으로서 책임 있는 답변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선고는 이 전 대통령의 구속 만기인 10월 8일 자정 이전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강호순 사건 키워라” MB청와대, 용산참사 ‘물타기’ 했다

    “강호순 사건 키워라” MB청와대, 용산참사 ‘물타기’ 했다

    국민 시선 돌려 ‘이슈 흐리기’ 지시 정황 사이버 요원 900명 동원 ‘댓글 여론조작’ 특공대 1제대장 “작전 연기해야” 요청에 경찰 지휘부 “겁먹었냐, 물대포 쏘면 돼” 유류 화재 진압용 소방차 조차 없이 강행경찰관 1명과 철거민 5명이 숨진 2009년 용산참사의 결정적 원인은 당시 경찰 지휘부의 무리한 작전 지시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참사 직후 ‘댓글 여론 조작단’을 운영했고, 청와대는 ‘강호순 연쇄살인사건’을 활용해 국민의 시선을 돌리려 한 사실도 밝혀졌다.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5일 이런 내용의 용산참사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용산참사는 2009년 1월 20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남일당 빌딩에서 한강로 재개발 사업 관련 이주 대책을 요구하며 농성 중이던 철거민 32명을 경찰이 강제진압하다 6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진상조사위에 따르면 사건 발생 하루 전인 19일 새벽 3시 철거민들은 남일당 망루 농성에 돌입했다. 김수정 당시 서울경찰청 차장 등은 대책회의를 열고 ‘대테러 진압’을 주요 임무로 하는 경찰특공대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그날 밤 경찰청장 후보자였던 김석기 당시 서울경찰청장(현 자유한국당 의원)은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며 ‘20일 오전 6시 30분’ 경찰특공대의 남일당 진압 작전 계획을 승인했다. 작전 계획서에는 망루에 시너, 화염병 등 위험물이 많고 농성자들이 분신·투신·자해 등을 할 우려가 있다는 예측이 언급됐다. 또 대형 크레인 2대, 에어매트, 소방차 등 152개 장비를 투입한다는 내용도 계획서에 명시됐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 투입된 크레인은 1대뿐이었고, 에어매트는 설치되지 않았다. 유류로 인한 화재 진압용 화학 소방차도 투입되지 않았다. 특공대원들은 현장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고, 예행연습도 없이 투입됐다. 특공대 1제대장은 서울청 경비계장에게 “작전을 연기해야 한다”고 건의했으나, 경비계장은 “겁먹어서 못 올라가는 것이냐. 밑에서 물포를 쏘면 될 것 아니냐”며 묵살했다. 20일 오전 6시 30분 작전이 시작됐다. 특공대는 오전 6시 58분쯤 망루에 1차 진입했고, 농성자들이 화염병을 던지며 저항하면서 1차 화재가 발생했다. 인화물질 폭발 가능성이 있었지만, 경찰은 작전을 중단하지 않고 곧바로 2차 진입을 시도했다. 이후 다시 화재가 발생했고 농성자 5명과 특공대원 1명이 사망했다. 김 청장은 작전 당시 7차례에 걸쳐 상황보고를 받았다. 진상조사위는 “2차 진입은 특공대원과 농성자의 생명을 무시한 무리한 작전이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전국의 사이버 수사요원 900명을 동원해 용산참사와 관련한 경찰 비판 글에 댓글을 다는 등 인터넷 여론도 조작했다. 경찰청 수사국은 경비국, 정보국과 협조해 ‘용산 철거 현장 화재 사고 관련 조치 및 향후 대응 방안´이라는 문건을 작성했다. 경찰청 일일추진사항 지시 문서의 붙임에는 ‘공권력이 정당하게 집행됐다는 것에 대한 국민의 인식 제고 및 홍보’ 등 김 청장의 지시 사항이 담겨 있었다. 경찰은 또 이 사건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간부 검사와 6개 언론사 관계자에 대한 접촉을 시도하며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했다. 같은 해 2월 11일에는 당시 청와대 행정관이 경찰청 홍보담당관에게 “사건의 파장을 막으려면 강호순 연쇄살인사건을 적극 활용하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경찰이 이를 실제 이행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진상조사위는 “당시 경찰 지휘부에 대한 혐의는 이미 공소시효가 만료돼 수사를 권고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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