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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의 양심이 폭로한 우한 비극 60일

    중국의 양심이 폭로한 우한 비극 60일

    2019년 12월 말부터 우한의 화난수산시장에선 의문의 폐렴 환자들이 대거 발생했다. 중국 당국은 1월 20일 이전까지 “사람 간에는 전염되지 않으며, 막을 수 있고 통제 가능하다”고 했지만, 역병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팬데믹이 된 이 코로나19는 초창기에 진원지의 이름을 따 ‘우한 폐렴’으로 불렸다. 바로 그 우한에서 “코로나19는 상식과 객관성이 결여된 사회가 빚어낸 ‘인재’(人災)”라고 고발한 중국 작가가 있다. 소설가 팡팡은 코로나19로 도시가 봉쇄된 지 사흘째인 1월 25일부터 우한의 참상과 중국 정부의 은폐, 관리들의 안일한 대응과 시민들의 절규 등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에 낱낱이 기록했다. 우한 봉쇄가 62일 만에 풀린 지난 3월 24일까지 60건의 글이 연재됐고, 이 기록을 엮어 15개국에서 출판한 단행본이 ‘우한일기’다. 당국은 인구 900만 도시를 통째로 봉쇄했고, 시민들은 집에 갇힌 채 공포에 떨었다. 의사 리원량은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최초로 경고했다가 탄압을 받았다(치료의 최전선에서 활동하다 결국 그 자신도 감염돼 사망했다). 부모가 확진자로 격리되자 집에 혼자 남은 뇌성마비 아이는 굶어 죽고, 수백 수천의 시신들이 장례 절차 없이 비닐에 싸인 채 화물트럭에 실려나간다. 고발이 이어질수록 당국의 검열은 강화돼 그의 웨이보가 차단되고 일부 네티즌은 ‘매국노’라고 공격했다. 하지만 저자는 이에 굴하지 않고 당국의 안일함과 무책임을 집요하게 추적했다. 소설이라기보다는 저널리즘 진수를 보는 느낌이다. 대다수 중국 네티즌들은 팡팡의 일기를 댓글로 각자 이어 올리기도 했다. “한 나라의 문명 수준을 말할 때는 국가에 얼마나 높은 건물이 있고 무기가 얼마나 강하고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약자들에 대한 국가의 태도다.” 저자의 말은,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하철 구의역 스크린 도어 사망 사고를 개인 탓으로 돌려 물의를 빚은 한국 사회에도 유효한 명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여성단체→남인순→젠더특보 거쳐 박원순에게 유출됐다

    여성단체→남인순→젠더특보 거쳐 박원순에게 유출됐다

    검찰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소 정황이 여성단체와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당시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를 거쳐 박 전 시장에게 전달된 것으로 파악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임 특보는 구체적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여러 차례 여성단체와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서울북부지검에 따르면 검찰은 박 전 시장으로부터 역방향으로 거슬러 올라가 유출 경로를 추적했다. 그 결과 피소 사실이 피해자 변호인인 김재련 변호사→여성단체→남 의원→임 특보→박 전 시장 순으로 전달된 것을 확인했다. 김 변호사는 지난 7월 7일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에게 박 전 시장을 ‘미투’(#Me too)로 고소할 예정이라며 지원을 요청했다. 이 소장은 같은 날 한국여성단체연합(여성연합) 공동대표 A씨에게 전화해 이를 알렸고, A씨는 다음날인 8일 오전 여성연합 상임대표 B씨에게 전했다. B대표는 이를 남 의원에게 전달하고, 남 의원은 소식을 들은 직후인 오전 10시 33분쯤 임 특보에게 “박 전 시장 관련 불미스러운 얘기가 도는 듯한데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물었다. 임 특보는 관련 내용을 확인하고자 이 소장에게 연락했지만 이 소장은 함구했다. 이후 B대표로부터 ‘김 변호사와 여성단체가 접촉 중’이라고 들었다. 대략적 내용을 파악한 임 특보는 이날 오후 3시 박 전 시장과 독대했다. 이 자리에서 “시장 관련 불미스럽거나 안 좋은 얘기가 돈다는데 아는 것이 있느냐”, “4월 성폭행 사건 이후 피해자와 연락한 사실이 있느냐”고 묻자 박 전 시장은 “없다”고 부인했다. ‘4월 사건’은 서울시장 비서실 전 직원이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를 성폭행한 것으로 알려진 사건이다. 하지만 8시간 뒤 박 전 시장은 입장을 바꿨다. 박 전 시장은 이날 오후 11시 서울시장 공관으로 임 특보와 기획비서관을 불러 “4월 사건 이전 피해자와의 문자가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했다. 다음날인 9일 오전 9시 15분쯤 박 전 시장은 공관에서 비서실장에게 “피해자가 여성단체와 뭘 하려는 것 같다. 고발이 예상되고, 빠르면 오늘내일 언론에 공개될 것 같다”며 “시장직을 던지고 대처할 예정”이라고 했다. 당시 피해자 측은 전날인 8일 오후 4시 30분쯤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하고, 9일 오전 2시 30분까지 조사를 받은 상태였다. 박 전 시장은 비서실장이 떠나고 약 40분 뒤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는 메모를 남기고 공관을 빠져나왔다. 오후 3시 39분쯤 휴대전화 신호가 끊긴 박 전 시장은 다음날 0시 1분쯤 서울 종로구 북악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검찰 관계자는 “특보와 국회의원은 공무원이지만 개인적 관계를 통해 정보를 취득해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박 전 시장 피소 사실 유출 혐의로 고발된 경찰, 검찰, 청와대 관계자에 대해 전원 불기소(혐의 없음) 처분했다. 서울시장 위력성폭력 사건 공동행동은 “박 전 시장은 피해자가 누구인지, 문제 행동과 시기를 알고 인정했다. 이를 은폐하고 침묵한 책임자는 사죄하라”면서 “특보의 연락을 받고 B대표가 의원에게 알렸을 가능성을 확인한 즉시 피해자 지원에 해당 단체를 배제하고 소명·평가·징계 등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여성연합은 “B대표를 직무 배제하고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피해자와 공동행동에 사과한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유출과 관련해 “남 의원 측에서 피해자에게 사과한 바 없다”고 덧붙였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박원순 수사 ‘혐의없음’ 종료에 시민단체 “경찰 진실 은폐” 주장

    박원순 수사 ‘혐의없음’ 종료에 시민단체 “경찰 진실 은폐” 주장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방임·방조 및 변사와 관련된 경찰 수사가 5개월만에 ‘혐의 없음’으로 마무리 되자 시민단체가 “진실을 은폐하고 있다”며 경찰에 박 전 시장과 관련된 수사 내용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30일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경찰은 지난 5개월 간 피해자의 진술과 피해자가 제출한 증거를 살폈고 피해자의 진술을 뒷받침하는 참고인 조사도 진행했다. 하지만 경찰은 피해자가 고발한 피의사실이 사실인 지를 밝힐 수 있는 수사내용에 대해서는 ‘공소권 없음’과 ‘고인과 유가족의 명예’를 근거로 아무것도 밝히지 않았다”며 “피해자의 진술을 공공연하게 부인하는 자들에 대한 불기소 송치 의견만을 밝혀 피해자를 더 극심한 사회적 압박과 2차 가해의 상황으로 내몰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경찰의 이번 발표는 숨진 박원순 전 시장과 2차 가해의 근원지인 서울시 사람들의 편에 서 있는 것”이라며 “경찰이 진실을 밝히지 못하는 이유는 박원순 성폭력을 비호하는 권력의 압력에 굴복했기 때문이라고 단언한다”고 주장했다. 또 “진실과 피해자의 구명 앞에 수사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려면, 경찰은 지금 당장 피해자의 진실을 밝힐 수 있는 수사내용을 오늘 당장 공개하라”며 “ 경찰은 진실의 은폐는 그 자체로 범죄행위이고 역사와 국민의 심판을 반드시 받을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는 “46명의 경찰은 5개월 동안 수사한 끝에 낸 결과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초라했다”며 “적어도 경찰이 피해자 진술, 참고인 진술, 증거자료들을 분석했고 그를 토대로 피해자 진술은 뒷받침 된다고 정도는 발표할 것이라 믿었다”고 규탄했다. 이어 “고인과 그 유가족의 명예를 고려해서 사망동기를 밝힐 수 없다는 경찰에게 묻는다. 피해자에 대한 고려는 어디에 있나”고 물었다. 또 오성규 서울시 전 비서실장이 경찰 조사 결과에 대해 ‘고소인 측과 지원 여성단체의 주장이 거짓이거나 억지인 것이 드러났다’고 말했다면서 이에 대해서 “성폭력 피해자는 어떤 피해를 받아도 가해자가 죽으면 사법구제조차 받지 못하고 공격을 당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신 대표는 “경찰이 수사권을 가져올 역량이나 되는지 이제는 의심스럽다”며 윤석열 검찰총장과 최재형 감사원장에게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의 실체를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박 전 시장, 사망 전날 “문제될 소지 있다” 인정“이 파고는 내가 넘기 힘들 것 같다” 마지막 메시지 한편 경찰 수사가 사실관계를 밝히지 못한 채 종결됐지만 검찰 수사에서는 피소 유출 과정과 극단선택에 이르게 된 정황 등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관련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며 새국면을 맞고 있다. 서울북부지검이 30일 발표한 ‘박 전 시장 피소사실 유출 의혹 관련 고발사건 수사결과 설명자료’에 따르면 박 전 시장이 자신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사안을 전해들은 것은 그의 극단적 선택 전날(7월 9일)인 7월 8일이었다. 검찰에 따르면 이날(8일) 오후 3시쯤 박 전 시장은 임순영 전 서울시 젠더특보로부터 ‘시장님 관련해서 불미스럽거나 안 좋은 이야기가 돈다는 것 같은데 아시는 것이 있냐’는 이야기를 처음 전해듣게 됐다. 임 전 특보는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전달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박 전 시장은 이때까지만 해도 ‘그런 것 없다’고 대답했다. 재차 ‘4월 성폭행 사건 이후 피해자와 연락한 사실이 있으시냐’는 임 전 특보의 질문에도 ‘없다’라고 거듭 부정했다. 하지만 박 전 시장은 당일 밤 늦은 시간 급히 회의를 소집한 이후 임 전 특보 등 측근들에게 ‘문제될 소지가 있다’고 인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회의에서는 박 전 시장은 ‘피해자와 4월 사건(피해자가 다른 서울시 직원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사건) 이전에 문자를 주고받은 것이 있는데 문제를 삼으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나타났다. 당시 박 전 시장은 고 전 비서실장에게 ‘(피해자 측이) 고발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말도 했다. 이를 감안하면 △자신이 피해자에게 성추행 등 불미스러운 일을 고발할 빌미를 제공했다고 판단 △피해자와 여성단체가 고발 혹은 단체행동을 할 일에서 자신이 시장직을 던질 만큼 강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측된다. 성추행 고발 빌미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이후 박 전 시장은 오전 10시 44분쯤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는 유서성 메모를 남겼다. 오후 1시 24분쯤에는 임 전 특보에게 ‘아무래도 이 파고는 내가 넘기 힘들 것 같다’는 내용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오후 1시 39분쯤에는 고 전 비서실장에게 ‘이 모든 걸 혼자 감당하기 버겁다’고 전화를 한 뒤 북악산으로 향했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검찰은 이번 수사 과정에 대해 “사안의 중대성 및 실체적 진실의 확인 필요성을 감안하여 필요한 모든 수사를 철저히 진행하되 유출경로에 대한 다양한 의혹이 제기된 점, 관련자들의 인권침해를 최소화할 필요성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박 전 시장을 시점으로 역방향으로 유출경로를 찾는 수사방식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아베의 침통한 연말…‘스가 정권 위기의 주범’ 거센 내부 비난

    아베의 침통한 연말…‘스가 정권 위기의 주범’ 거센 내부 비난

    유권자에게 향응을 제공하고 이 사실을 은폐한 혐의를 받는 ‘벚꽃을 보는 모임’ 전야제 관련 검찰 수사에서 아베 신조(66) 전 일본 총리가 불기소 처분을 받았지만, 사실상 재기 불능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30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가 지난 9월까지 총재(총리)를 지낸 집권 자민당 내부에서는 “총리를 그만두고도 당에 폐를 끼칠 생각인가“, “코로나 대책에서 정부·여당이 일치단결해야 할 시점에 아베 전 총리 때문에 너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등 비판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이달 들어 스가 요시히데 정권이 여론조사 기관마다 전월대비 15%포인트 이상의 지지율 하락에 시달리고 있는 데에는 코로나19 부실대응 외에도 ‘벚꽃을 보는 모임’ 파문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당내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동안 일본 정가에서는 아베가 자신이 속해 있던 당내 최대 파벌 세이와정책연구회에 언제 복귀하느냐가 최대 관심사 중 하나였다. 아베는 총재직 수행을 이유로 파벌을 떠나 있었다. 호소다 히로유키 중의원 의원이 영수를 맡고 있어 ‘호소다파’로 흔히 불리는 세이와정책연구회는 보수층을 중심으로 아직 지명도가 높은 아베가 후임 수장에 등극, ‘아베파’로 변신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실제로 그는 지난달 11일 자민당 의원들로 구성된 ‘포스트코로나 경제정책을 생각하는 의원연맹’ 회장에 취임하는 등 광폭행보를 보여왔다. 아베는 지난 9월 퇴임 후 공식적으로는 “자민당 전체의 지원을 받았기 때문에 당분간 (파벌 복귀보다는) 한 의원으로서 활동에 전념하고자 한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여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지인들에게 “내년에 중의원 선거가 끝나면 파벌로 되돌아간다. 그때는 회장 자격으로 복귀할 것”이라고며 스스로 아베파의 수장이 될 야심을 숨기지 않아 왔다고 한다. 그런 다음의 선택지는 크게 2개였다. 집권당 최대 파벌의 영수로서 내년 9월 차기 총재(총리) 선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킹메이커’가 될 것이냐, 스스로 총재 선거에 출마해 1차(2006~2007년), 2차(2012~2020년)에 이어 ‘제3차 집권’에 나설 것이냐였다. 그러나 이번 검찰 수사로 정치자금규정법 위반 등 현행법 위반 의혹 외에 지난 1년간 국회에서 줄곧 거짓말을 해 온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게 됐다. 내년에 치러질 중의원 선거에서 지역구(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나가토시)에 출마하면 당선은 가능하겠지만, 호소다파를 접수해 아베파로 바꾸는 것까지는 불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스가 정권에 뚜렷한 호재가 없어 당분간 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정권 지지율에 향후 행보가 연동돼 있는 아베도 자신의 후임자 못지 않게 스산한 2021년의 시작을 맞아야할 듯 하다. 정가에서는 아베가 총리직에서 물러난 지금도 현실인식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한 것 아니냐는 냉소가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벚꽃을 보는 모임’ 전야제 관련 의혹과 허위 국회답변에 대한 해명을 위해 지난 24일 중의원 의원회관에서 연 기자회견이었다. 회견 시간을 총리 시절과 똑같은 오후 6시로 정한 것이나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장황하게 설명하고 정작 기자들의 질문에는 짧게 답하면서 다음 일정을 이유로 회견을 일찍 끝내버리는 행태가 반복됐다. 기자회견 진행도 아베 총리 시절의 하세가와 에이이치 전 내각 공보관이 맡았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콘서트장 청중 다닥다닥인데… 中 “우한 6개월째 코로나 0명”

    콘서트장 청중 다닥다닥인데… 中 “우한 6개월째 코로나 0명”

    전 세계를 ‘전염병과의 전쟁’으로 몰아넣은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처음 발견된 지 1년이 됐다. 화난수산물도매시장에서 ‘원인불명 폐렴’이 처음 보고된 후베이성 우한은 지난 1월 23일부터 4월 7일까지 76일간 도시 전체를 봉쇄하는 극단적 조치로 확산세에 제동을 걸고 일상을 회복했다. 하지만 바이러스로 4000명 가까이 숨지며 ‘세계 첫 집단 발병지’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주민들의 정서적 고통 역시 치유해야 할 과제로 보인다. 서울신문은 우한을 직접 둘러보고 실태를 확인했다. ●70일간 봉쇄… 5~6월 시민 1000만명 전수검사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 우한 도심 쇼핑몰 ‘위위예리’에 수천명의 인파가 넘실거렸다. 주민들을 위한 무료 콘서트가 열리고 있었다. 이들은 더이상 코로나19가 걱정되지 않는 듯 다닥다닥 붙어 앉아 행사를 즐겼다. 서울의 명동과 같은 번화가인 한제에도 25일 수만명이 운집했다. 대형 백화점 ‘완다플라자’에도 코로나19 발생 전과 다름없이 많은 고객이 찾아왔다. 왕훙(인플루언서)이 소개한 맛집마다 수십m씩 장사진을 이뤘다. 거리에서 만난 한 대학생은 “현재 전 세계에서 감염병 걱정 없이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도시는 우한밖에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시민들은 대체로 마스크를 잘 착용했지만 일부는 답답한 듯 얼굴 밑으로 마스크를 내려 코나 입을 드러냈다. 한커우역에서 만난 택시기사 위안위예진(61)은 “코로나19 통제가 잘되고 있기는 하지만 최근 마스크를 쓰지 않는 젊은이들이 하나둘 눈에 띄어 걱정이 된다”고 전했다. 바이러스가 유행 중인 다른 나라에서 볼 때는 놀라운 모습이지만 우한 시민들은 대체로 중국 정부의 성과를 신뢰하고 방역 지침을 순조롭게 따르는 듯했다. 앞서 우한시는 지난 5월 15일부터 6월 1일까지 시민 1000만명을 상대로 코로나19 전수 검사를 실시했다. 여기서 300여명의 무증상 감염자를 찾아낸 뒤로 더이상 확진환자는 나오지 않고 있다. 기자가 만난 우한 시민들은 “손씻기 등 정부의 방역 지침만 잘 따르면 감염병이 다시 퍼져도 큰 문제없이 이겨낼 수 있다”고 낙관했다. 김윤희 코트라 우한무역관장은 “우한에서는 6개월가량 추가 감염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동향만 본다면 지금 이곳이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다는 당국의 주장은 틀린 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의사 리원량(1986∼2020)이 일하던 우한중심병원을 찾아갔다. 그는 코로나19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으로 알렸다가 공안에 끌려가 반성문 격인 ‘훈계서’에 서명했다. 감염병 발생 초기에 이를 은폐·축소하려던 중국 당국의 어두운 모습을 드러낸 상징적 인물로 평가받는다. 안과 의사인 리원량은 화난수산물시장 도매시장에서 온 환자를 돌보다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세상을 떠났다.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병원 1층 복도에 병원의 역사를 소개하는 전시 코너가 있었지만 리원량에 관한 전시물은 붙어 있지 않았다. 그가 사망한 뒤 중국 정부가 국가와 사회를 위해 목숨을 잃은 인물에게 부여되는 최고 등급 명예인 ‘열사’ 칭호를 부여했지만, 병원 어디에도 그의 흔적은 남아 있지 않았다. 우한중심병원 바로 옆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왕시핑(45)은 ‘전 세계가 리원량을 기억하고 있다’는 말에 놀라며 “그는 분명 훌륭한 일을 한 영웅이다. 다만 나는 그에 대해 잘 모른다”고 말했다.●코로나 알린 시민기자 장잔에 징역 4년형 선고 익명을 요구한 우한 교민은 “리원량은 의도치 않게 국가 시스템의 치부를 드러냈다. 정부와 병원 측에서 그를 기념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국이 그를 억지로 지우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그를 부각시키지 않음으로써 사람들의 뇌리에서 서서히 잊혀지기를 원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감염병 사태 당시 중국 당국에 ‘호루라기’를 분 이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날 상하이 인민법원은 전직 변호사 겸 시민기자인 장잔(37)에게 공공질서를 어지럽힌 혐의로 징역 4년형을 선고했다. 올해 2월 우한을 찾은 그는 유튜브를 통해 바이러스 확산의 심각성을 외부에 알리다가 체포됐다. 기자는 리원량의 아내 푸쉐제와 우한 여성활동가 궈징, ‘우한일기’ 저자 팡팡 등에게 수차례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어떤 대답도 듣지 못했다.●‘우한이 감염병 발원지’라고 시민들 안 믿어 중국 당국은 코로나19 확산 초기만 해도 전염병 확산 상황을 외부에 숨기다가 사태를 키웠다는 비난을 받았다.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에는 이례적으로 정부를 대놓고 비판하는 글이 넘쳐 났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우한에서 모두 3869명이 숨졌다. 중국 전체 사망자(4634명)의 83%에 달한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코로나 환자가 속출하자 아이러니하게도 중국은 ‘세계에서 방역 성과가 가장 좋은 국가’가 됐다. 이제는 바이러스가 중국 밖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을 주장하며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다. 올해 3월 자오리젠 외교부 대변인이 “지난해 10월 우한에서 열린 세계군인체육대회에 참가한 미국 군인이 바이러스를 퍼뜨렸다”고 주장한 것이 대표적이다. 도시 봉쇄 당시 우한의 실태를 고발한 작가 팡팡에 대한 평가도 크게 바뀌었다. 사태 초기만 해도 찬반양론이 대립했지만 지금은 대부분 비판 일색이다. 작가가 그렇게 비난하던 중국 정부가 세계 최고의 방역 성과를 거뒀는데 여기에는 왜 침묵하느냐는 이유다. 실제로 그의 웨이보에는 “미국에서 하루에 코로나19 사망자가 3000명이 넘는다. ‘우한일기’는 쓰면서 ‘뉴욕일기’, ‘런던일기’는 왜 안 쓰냐”는 비아냥이 쏟아지고 있다. 코로나19가 처음 확인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우한 시민들의 가슴 깊은 곳에 새겨진 공포의 기억은 사라지지 않았다. 바이러스의 최초 발견지로 알려진 화난시장은 지금도 출입금지 구역으로 남아 있다. 상점들은 가림막과 외벽으로 격리돼 대부분 폐쇄됐다. 안내판과 간판마저 모두 사라져 21세기 최악의 전염병으로 기록될 코로나19가 처음 퍼진 곳이라는 사실을 알기 힘들었다.감염병의 숙주로 알려진 박쥐나 천산갑 등을 팔던 곳들도 모두 사라졌다. 당시 이런 동물을 조리해 먹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중국에서도 큰 충격이었다. ‘우리가 왜 저런 음식까지 먹어야 하느냐’는 자성론이 거셌다. 우한에서 활동하는 한국 교민은 “남자들이 ‘이런 (희한한) 음식도 먹어 봤다’는 사실을 과시하고자 야생동물을 맛본 뒤 이를 자랑하곤 했다”면서 “코로나19 사태로 원시적 식습관에 대한 질타가 상당했다. 최소한 우한에서 그런 음식은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고 전했다.한커우 짱한취의 국제광장에서 만난 30대 여성은 ‘6개월 넘게 우한에서 단 한 사람의 확진자도 나오지 않았다’는 뉴스에 대해 “정부 발표로는 그렇지만…”이라며 쑥스럽게 웃었다. 우한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중국 공산당의 주장을 100% 신뢰하는 것은 아니라는 속내다. 한 교민은 “봉쇄 해제 뒤로 상당수 주민이 폐소공포증을 호소한다. 70일 넘게 집안에 갇혀 지내 정신적 고통이 상당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일부는 지나가는 앰뷸런스나 방역복을 입은 의료진만 봐도 ‘감염병이 또 퍼지는 것 아니냐’며 극도의 공포를 드러낸다. 하지만 이런 내용은 중국 언론에 일절 보도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글 사진 우한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콘서트장 청중 다닥다닥인데… 中 “우한 6개월째 코로나 0명”

    콘서트장 청중 다닥다닥인데… 中 “우한 6개월째 코로나 0명”

    전 세계를 ‘전염병과의 전쟁’으로 몰아넣은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처음 발견된 지 1년이 됐다. 감염자를 처음 보고한 후베이성 우한은 극단적인 통제로 확산세에 제동을 걸고 빠르게 일상을 회복했다. 하지만 바이러스로 4000명 가까이 숨지며 ‘세계 첫 집단 발병지’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70일이 넘는 도시 봉쇄로 인한 주민들의 정서적 고통 역시 치유해야 할 과제로 보인다. 서울신문은 우한을 둘러보고 실태를 직접 확인했다. ●70일간 봉쇄… 5~6월 시민 1000만명 전수검사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 우한 도심 쇼핑몰 ‘위위예리’에 수천명의 인파가 넘실거렸다. 주민들을 위한 무료 콘서트가 열리고 있었다. 이들은 더이상 코로나19가 걱정되지 않는 듯 다닥다닥 붙어 앉아 행사를 즐겼다. 서울의 명동과 같은 번화가인 한제에도 25일 수만명이 운집했다. 대형 백화점 ‘완다플라자’에도 코로나19 발생 전과 다름없이 많은 고객이 찾아왔다. 왕훙(인플루언서)이 소개한 맛집마다 수십m씩 장사진을 이뤘다. 거리에서 만난 한 대학생은 “현재 전 세계에서 감염병 걱정 없이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도시는 우한밖에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시민들은 대체로 마스크를 잘 쓰고 있었지만 일부는 답답한 듯 얼굴 밑으로 마스크를 내려 코나 입을 드러냈다. 택시기사 위안위예진(61)은 “코로나19 통제가 잘되고 있기는 하지만 최근 마스크를 쓰지 않는 젊은이들이 하나둘 눈에 띄어 걱정이 크다”고 우려했다. 바이러스가 유행 중인 다른 나라에서 볼 때는 놀라운 모습이지만 우한 시민들은 대체로 중국 정부를 믿고 있는 듯했다. 앞서 우한시는 지난 5월 15일부터 6월 1일까지 시민 1000만명을 상대로 코로나19 전수 검사를 실시했다. 여기서 300여명의 무증상 감염자를 찾아낸 뒤로 더이상 확진환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세계 어느 대도시에서도 우한과 같은 전수 검사가 이뤄진 적이 없기에 대부분 우한 시민들은 이곳이 다른 어느 곳보다 안전하다고 여기고 있었다. 기자가 만난 우한 시민들은 “손씻기 등 정부의 방역 지침만 잘 따르면 감염병이 다시 퍼져도 큰 문제없이 이겨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김윤희 코트라 우한무역관장은 “우한에서는 6개월가량 감염자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최소한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로만 본다면 지금 이곳이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다는 주장은 틀린 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코로나 알린 리원량 열사 칭호에도 흔적 없어 의사 리원량(1986∼2020)이 일하던 우한중심병원을 찾아갔다. 그는 코로나19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으로 알렸다가 공안에 끌려가 반성문인 ‘훈계서’에 서명한 인물이다. 감염병 발생 초기에 이를 은폐·축소하려던 중국 당국의 어두운 모습을 드러낸 상징적 인물로 평가받는다. 안과 의사인 리원량은 화난수산물시장 도매시장에서 온 환자를 돌보다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세상을 떠났다.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병원 1층 복도에 병원의 역사를 소개하는 전시 코너가 있었지만 리원량에 관한 전시물은 붙어 있지 않았다. 사후 그에게 국가와 사회를 위해 목숨을 잃은 인물에게 부여되는 최고 등급 명예인 ‘열사’ 칭호가 부여됐음에도 우한중심병원 어디에도 그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익명을 요구한 우한 교민은 “중국 정부가 리원량을 열사로 지정했지만 국가 시스템의 치부를 드러낸 인물이기에 기념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국이 그를 억지로 지우려는 것은 아니다. 그저 그를 의도적으로 부각시키지 않음으로써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지기를 원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우한중심병원 바로 옆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왕시핑(45)은 ‘전 세계가 리원량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며 “그는 분명 훌륭한 일을 한 영웅이다. 다만 나는 그에 대해 잘 모른다”고 말했다. 기자는 리원량의 아내 푸쉐제, 도시 봉쇄 당시 우한의 실상을 폭로한 ‘우한일기’의 저자 팡팡 등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어떤 대답도 듣지 못했다. 감염병 사태 당시 정부 대응에 ‘호루라기’를 분 이들이기에 공식적으로 나서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우한이 감염병 발원지’라고 시민들 안 믿어 중국 당국은 코로나19 확산 초기만 해도 전염병 확산 상황을 숨기다가 사태를 키웠다는 비난을 받았다.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에는 정부를 대놓고 비판하는 글이 넘쳐 났다. 갑작스러운 봉쇄 선포로 우한에서는 많은 환자가 병원 문턱을 가 보지도 못하고 생을 마감하는 비극이 벌어졌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우한에서 모두 3869명이 숨졌다. 이는 중국 전체 사망자(4634명)의 83%에 달한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중국은 아이러니하게도 ‘세계에서 방역 성과가 가장 좋은 국가’라는 점을 내세워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미국을 비판하고 있다. 중국은 올해 초부터 꾸준히 바이러스가 중국 밖에서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중국 기원설을 인정하지 않는다. 지난 3월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해 10월 우한에서 열린 세계군인체육대회에 참가한 미국 군인이 바이러스를 퍼뜨렸다”고 주장한 것이 대표적이다. 작가 팡팡에 대한 내부 평가도 크게 바뀌었다. 과거에는 찬반양론이 대립했지만 지금은 사실상 비난 일색이다. 작가가 그렇게 비난하던 중국 정부가 세계 최고의 방역 성과를 냈음에도 여기에는 왜 침묵하느냐는 이유다. 실제로 그의 웨이보에는 “미국에서 하루에 코로나19 사망자가 3000명이 넘는다. ‘우한일기’는 쓰면서 ‘뉴욕일기’, ‘런던일기’는 왜 안 쓰냐”는 비아냥이 쏟아진다. 완다플라자에서 만난 30대 시민은 “지금도 수입 냉동식품 포장지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된다고 들었다”면서 “(우한이 감염병 발원지라는 주장은) 아직 확인된 사실이 아니다. 외국에서 퍼트린 거짓 소문을 무조건 믿지 말라”고 했다. 코로나19 발생 1년이 지났지만 우한 시민들의 가슴 깊은 곳에 새겨진 트라우마는 지워지지 않았다. 바이러스의 최초 발견지로 알려진 화난수산시장은 지금도 출입금지 구역으로 남아 있다. 상점들은 가림막과 외벽으로 격리돼 대부분 폐쇄됐다. 안내판과 간판마저 모두 사라져 21세기 최악의 전염병으로 기록될 코로나19가 시작된 곳이라는 것을 알기 힘들었다. 박쥐나 천산갑 등 야생동물을 팔던 가게도 모두 사라졌다. 당시 이런 동물을 조리해 먹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중국에서도 큰 충격이었다. ‘우리가 왜 저런 음식까지 먹어야 하느냐’는 자성론이 일었다. 우한에서 활동 중인 한승훈 둥하이연구소 연구원은 “이곳 남자들이 ‘이런 (희한한) 음식도 먹어 봤다’는 사실을 과시하려는 목적으로 맛보곤 했다”면서 “코로나19 사태로 이곳 주민들도 충격이 컸다. 최소한 우한에서는 그런 음식은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고 말했다. 우한에서 만난 30대 여성은 6개월 넘게 이곳에서 단 한 사람의 확진자도 나오지 않았지만 중국 정부의 발표에 대해 “정부 발표로는 그렇지만…”이라며 말을 아꼈다. 우한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공산당의 주장을 100% 신뢰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한 교민은 “상당수 중국인이 봉쇄 해제 뒤로 폐소공포증을 호소한다. 70일 넘게 집안에 갇혀 지내 정신적 고통이 상당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일부는 앰뷸런스만 봐도 ‘감염병이 또 퍼지는 것 아니냐’며 극도의 공포를 드러낸다. 하지만 이런 내용은 중국 언론에 일절 보도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글 사진 우한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제약사·정부에 불신 깊은 佛… 1호 접종 생중계 없이 진행

    “백신은 무료로 접종할 수 있고, 의무가 아닙니다. 우리 연구자와 의사를 신뢰합시다.” 최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가 회복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의 일부다. 이날부터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전역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전염병과의 전쟁을 끝낼 수 있다는 희망이 커져 가지만, 프랑스만은 예외다.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피해가 손꼽힐 정도로 큰 데도 백신의 효능과 정부에 대한 깊은 불신 탓이다. AP통신은 이날 “유럽 전역에서 이번 주 ‘팡파르’를 울리며 대대적으로 접종 계획을 알렸지만, 백신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팽배한 프랑스에선 정부가 보다 저자세로 접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에선 수도권 일드프랑스 센생드니주의 병원 산하 장기 요양시설에 사는 모리세트(78)를 시작으로 고령층에게 백신을 접종했지만, 다른 국가와 달리 접종 첫날 모습을 생중계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현장에는 정부 고위 관료도 나오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인한 누적 사망자가 6만명을 넘었는데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건 부작용에 대한 우려와 함께 백신이 거대 제약사의 돈벌이 수단이라는 편견이 깊어서다. 프랑스에선 2010년 무렵부터 백신을 비롯한 항생제, 우울증 등 의약품 부작용을 거대 제약사가 은폐하고, 폭리를 취한다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실제 지난달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와 세계경제포럼이 백신을 맞을 의향이 있는 사람의 비율을 조사한 결과 프랑스는 절반을 겨우 넘는 54%에 불과했다. AP는 “극좌와 극우 정치인들이 백신 우려에 기름을 부었지만, 최근 국가 보건 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온건 성향의 유권자 사이에서도 이 같은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접종 첫날 “우리는 계몽주의의 국가이자 백신의 선구자 파스퇴르의 국가”라고 하면서도 백신 접종이 의무가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해 자연스럽게 불신이 해소되길 바라는 자세를 취했다. 한편 4억 5000만명 국민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시작한 EU 27개국은 집단면역을 위해 인구의 70%까지 접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접종은 방역 최전선의 의료 종사자와 고령자, 요양원 거주자 등에게 우선 이뤄지며, 일반 시민은 내년 봄이나 여름부터 접종을 받을 전망이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에 따르면 EU 27개국에서는 12월 중순 기준 누적 확진자 1400만명, 사망자 33만 6000명가량을 기록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우한 시 코로나 실태 처음 폭로한 中 시민기자 ‘징역 4년 형’

    우한 시 코로나 실태 처음 폭로한 中 시민기자 ‘징역 4년 형’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코로나19의 첫 발병 소식을 SNS를 통해 알렸던 한 시민기자가 결국 징역 4년 형을 선고받았다. 28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외신은 우한 시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방식을 비판했다가 지난 5월 공공질서 문란죄 혐의 등으로 구금됐던 장잔(张展·37)이 이날 상하이 푸둥신구 법원에서 열린 공판에서 징역 4년 형을 선고받았다고 보도했다.   우한 발 코로나의 실태를 세계에 알린 변호사 출신인 장 씨는 지난 2월 1일 우한에 도착해 코로나19의 첫 발병에 관한 보도를 시작했다. 장 씨는 코로나19가 한창 확산할 때 우한바이러스연구소(WIV)와 화장터 그리고 병원 등 당시 가장 민감한 장소들을 방문해 실상을 영상으로 전했다.특히 장 씨는 경비가 삼엄한 우한바이러스연구소의 외관을 보여줬는데 이 시설은 당시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출이 의심됐던 곳이다. 장 씨는 "당국이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은폐하고 있고 이를 보도하는 언론을 통제하고 있다"고 비판해오다 지난 5월 14일 우한에서 실종됐다. 이후 장 씨는 지난 6월 상하이에서 체포됐으며 이에 항의하기 위해 구치소에서 단식 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족쇄와 수갑을 차고 강제로 유동식을 공급받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지 당국은 장씨가 위챗과 트위터, 유튜브 등 인터넷으로 거짓정보를 퍼뜨리고 우한의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악의적으로 보도한 점과 공공질서를 어지럽힌 점 등을 들어 기소했으며 결국 징역 4년 형을 선고받았다. 한편 장 씨는 코로나19 근원지로 여겨지고 있는 우한에서 긴급 보도를 전한 뒤 대중 앞에서 사라진 네 번째 독립 언론인으로 알려져있다. 그녀 이전에는 천추스(陳秋實·35)와 팡빈(方斌·25) 그리고 리저화(李澤華·25) 시민기자 3명이 같은 혐의로 체포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코로나 진원 눈총·비대면 전환… ‘안식처’ 못 되고 정체성만 흔들

    코로나 진원 눈총·비대면 전환… ‘안식처’ 못 되고 정체성만 흔들

    대구 신천지發 1차 대유행 비난 빗발전광훈 목사 집회 후 2차 유행 현실화“종교, 사회 안전 위협 우려 인식 생겨” 천주교 미사 이어 불교 법회까지 중단 온라인예배 늘어 헌금 최대 80% 감소“믿음 약화… 내년 교세 위축 지속될 듯”올 한 해 바람 잘 날 없던 종교계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어느 때보다 심각한 정체성의 위기를 맞았다. 안식을 줘야 할 종교 활동이 코로나19의 매개라는 오명을 쓴 것은 물론, 일부 종교인들이 정치·이념 논쟁에 휘말리고 구설수에 오르며 권위는 추락했다. 한자리에 모여 예배·미사·법회 등을 할 수 없게 되면서 재정이나 결속력 차원에서 종교계 전체의 위축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 2월 18일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대구교회 신도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함께 예배를 봤던 신도들 사이에서 확진자가 속출해 코로나19 1차 대유행이 시작됐다. 평소 기성 개신교단으로부터 이단으로 규정되고 베일에 싸여 있던 신천지 교회는 집단 감염 사태로 조명받으면서 교리와 포교 활동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특히 신천지를 빠져나온 신도들이 신격화, 위장 포교 등 문제점을 폭로하면서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이어 이만희 총회장은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조사 방해 혐의 등으로 검찰에 구속됐다. 신천지 교회가 역학조사를 위한 요구에 전 신도 명단 일부를 은폐한 채 제공했다는 의혹 때문이다.극우 성향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회장이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도 거침없는 반정부 발언과 신성모독으로 눈총을 받았다. 지난 8월 15일 강행된 광화문 집회에는 전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 신도들이 다수 참가했고, 우려하던 2차 집단 감염은 현실이 됐다. 전 목사는 코로나19에 감염된 뒤에도 마스크를 내리고 통화를 하는 등 방역에 협조하지 않고, 종교의 정치세력화에만 몰두해 비판의 대상이 됐다. 교계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관계자는 “정치권이 제 역할을 못하는 상황에서 개신교가 내부 갈등을 보이고 국민들에게 안식을 주지 못한 것은 반성해야 할 점”이라고 말했다. 이창익 한신대 종교문화학과 연구교수는 “신천지와 전광훈 목사 사태 등으로 이전까지 개인적 차원의 믿음으로 여겨졌던 종교가 사회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코로나19로 전 국민이 어려운 상황에서 평소 청렴과 무소유를 강조하던 ‘불교계의 스타’ 혜민 스님이 남산의 고급저택 등을 보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종교 활동을 통한 감염 우려가 확산되자 모여서 함께 기도하는 전통적 종교집회도 크게 위축됐다. 지난 2월 말 한국 천주교회는 236년 역사상 처음으로 모든 교구에서 미사를 중단했다. 불교도 법회와 성지순례, 템플스테이 등 모든 활동을 멈췄다.개신교도 대형 교회를 중심으로 비대면 온라인 예배로의 전환을 서둘렀다. 일부 교회는 자동차 극장처럼 운동장에 세운 차 안에서 목사의 설교를 듣는 ‘승차 예배’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개별 교회 중심의 개신교계에선 예배 방식을 두고 대처 방식이 제각각이었다. 일부 교회들은 방역지침을 무시한 채 종전처럼 예배를 진행해 개신교계에 대한 여론 악화로 이어지기도 했다. 종교 단체로 유입되는 기부금이나 헌금도 대폭 줄었다. 조계종은 사찰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략 30% 정도의 문화재 관람료가 줄었을 것으로 추산한다. 기도비가 가장 많이 접수되는 9월 중순 백중기도 수입도 절반 이상 줄었다. 개신교도 대형 교회의 경우 30% 이상, 지역 소형 교회는 80%까지 헌금액이 줄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종교계에 기둥이 된 원로들도 하나둘 세상을 떠났다. 천주교에선 민주화운동에 헌신했던 김병상 몬시뇰(원로 사목)과 198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방한 당시 한국어 교사 역할을 했던 장익 주교가 지난 4월과 8월 각각 선종했다. 6월에는 하루 5분만이라도 참선을 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설파해 온 혜광당 종산 대종사가 원적했다. 9월에는 금란교회를 세계 최대 감리교회로 키운 김홍도 목사가 소천했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올해 비대면 예배가 일상화되면서 신성에 대한 믿음도 약화돼 내년에도 종교계에 전반적인 교세 위축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주호영 “‘묻지마 공수처’ 동의하면 역사의 죄인” 秋에 편지

    주호영 “‘묻지마 공수처’ 동의하면 역사의 죄인” 秋에 편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들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 개정 공수처법 시행으로 야당의 거부권이 무력화된 상태에서 공수처장 임명에 협조하지 말 것을 호소한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주 원내대표는 편지에서 “이 정권의 ‘묻지마 공수처 출범’에 동의해준다면, 우리 모두 역사의 죄인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대통령의 영향력 아래 놓인 공수처라면 별도로 만들 이유가 없어진다”며 “산 권력을 견제하기는커녕 살아있는 권력의 사냥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추천위가 ‘새해 벽두에 공수처를 출범시켜야 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시간표를 따라야 할 이유가 있나. 서둘러서는 안 된다”며 “추천위에 새로 후보들을 추천하고, 하나하나 엄밀하게 검증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더 나은 후보는 없는지 정성껏 찾아보고 당사자가 거절한다면 함께 나서서 설득해야 한다. 추천위원 모두가 공감하는 사람이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과거 자신이 당론과 달리 공수처 설치에 찬성했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그는 “단, 공수처장이 대통령의 인사권에서 벗어나야 한다. 야당이 사실상 공수처장 임명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덧붙였다.이어 야당의 비토권 무력화에 대해선 “불행하게도 현 정권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공수처장을 임명하기 위해 자신의 약속도 내팽개치고 법적·제도적 장치를 완비했다”며 현 정권과 얽힌 비리 사건은 은폐될 것이 자명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편지는 밀봉된 친전 형태로 야당 측 후보추천위원을 포함해 조재연 법원행정처장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이찬희 대한변협회장 등 당연직 위원들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측 추천위원들에게는 국민의힘에서 연락처를 파악하지 못해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이 같은 설득에도 28일 열리는 추천위 회의에서 공수처장 후보자가 의결된다면 바로 법원에 집행정지 신청을 내 의결의 효력을 정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정경심 재판부 탄핵하라” vs “사법부 판결 존중해야”

    “정경심 재판부 탄핵하라” vs “사법부 판결 존중해야”

    與 지지자들 “檢 증거에만 의존한 판결”1심 재판부 탄핵 청원에 12만여명 몰려野 지지자들 “부정한 행위에 사필귀정재판부에 대한 부당한 공격 중단해야”법원이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한 것을 두고 여론이 또다시 둘로 쪼개졌다. 여당을 지지하는 시민들은 검찰의 무리한 수사 결과를 사실로 인정한 재판부를 탄핵해야 한다며 분노했고 이와 시각을 달리하는 시민들과 야당은 정 교수의 법정구속이 ‘사필귀정’이며 사법부의 판결을 존중해야 한다고 맞섰다. 24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전날부터 법원을 비난하는 청원이 올라오고 있다. ‘정경심 1심 재판부의 탄핵을 요구한다’는 제목의 청원에는 이날 오후 3시 기준 12만여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정 교수 1심 재판부에 대해 “34차례에 걸친 공판을 진행했음에도 검찰의 정황 증거와 진술조서에만 일방적으로 의지했다”며 “재판부가 ‘무죄추정의 원칙’도 무시했다. 탄핵소추안의 발의를 요청한다”고 적었다. 또 다른 청원인은 “1년 동안 재판하면서 검찰의 헛발질만 드러나고 확실한 증거는 드러나지 않았다”며 “1심 결과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다. 정 교수는 무죄”라고 강변했다. 이 청원에는 1만여명이 동의했다. 김한메 사법정의바로세우기 시민행동 상임대표는 “변호인들의 해명은 모두 배척당하고 검찰에 유리한 증거와 검찰의 논리로만 구성된 일방적인 판결”이라며 “재판은 양측 증거가 유사하게 채택이 돼야 하지만 이번 판결은 공정성이 무너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팽팽히 맞섰다. 이종배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법세련) 대표는 “재판부가 특히 입시의 공정성이라는 측면에서 정 교수에게 중형을 내린 것은 누군가의 부정한 방법으로 정당한 노력이 물거품이 된 행위에 대해 사필귀정을 보여 준 것”이라며 “공정한 재판에도 법치와 삼권분립을 위협하는 재판부에 대한 공격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형량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세게 나왔다”며 “애초에 사법적 문제를 정치화한 게 패착이며 명백한 사실조차도 인정하지 않고 위증을 하거나 묵비를 행사하니, 재판부에서 피고 측이 진실을 은폐하고 호도한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에 대한 사법부의 판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권력형 비리는 아니라는 목소리도 있다. 조상호 변호사는 이날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애초에 윤석열 검찰총장이 이 사건을 사모펀드 시장에서 부정한 자본이 결합해서 대규모 부정이익을 취득하려고 했던 사건으로 규정하고 수사를 했지만, 결국 이 부분은 초라하게 끝나 버렸다”며 “온 나라를 뒤흔들어 놓은 점을 생각하면 용두사미로 끝난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日아베 고향주민들 “우리지역 출신인 게 수치스러워”…檢수사에

    日아베 고향주민들 “우리지역 출신인 게 수치스러워”…檢수사에

    아베 신조(66) 전 일본 총리가 정부 행사인 ‘벚꽃을 보는 모임’의 전야제를 통해 유권자에 향응을 제공하고 이 사실을 은폐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가운데 그의 지역구 주민들이 실망과 분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그가 지난해 11월 사태가 불거진 이후 줄곧 국회에서 거짓답변을 해온 데 대해 비난이 집중되고 있다. 24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시와 나가토시 등 아베의 지역구에서는 전야제 의혹 및 거짓답변과 관련해 유권자들 사이에 싸늘한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아사히는 시모노세키역 근처의 아베 사무소는 검찰의 아베 직접조사 사실이 전해진 22일 사람들의 발길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2017년과 2018년 ‘벚꽃을 보는 모임’ 전야제에 참석했던 80대 남성 지지자는 “비서에게 맡겼기 때문에 (전야제 비용 대납 등을) 몰랐다는 것은 이치에 닿지 않는다”며 아베의 책임을 지적했다. 그는 “본인이 자기 사무소나 전야제가 열렸던 호텔 측에 확인했더라면 충분히 알 수 있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고 허위답변을 계속한 것은 비정상적”이라고 진정성에 의문을 나타냈다.70대 남성은 아베가 수사 대상이 된 데 대해 “조슈인으로서 극히 부끄럽다”고 개탄했다. ‘조슈’는 야마구치현의 예전 명칭으로, 메이지 유신 주도세력의 본산이었다. 초대 총리인 이토 히로부미를 비롯해 일본 역대 총리를 가장 많이 배출한 곳으로, 근현대사 형성에 크게 기여했다는 자부심이 강하다. 그는 “깨끗하게 진실을 말하기 바란다. 비공개가 아니라 국민의 눈에 보이는 곳에서 명쾌한 설명을 듣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 지방의원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숨김없이 말하지 않으면 국민이 납득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실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벚꽃을 보는 모임 문제의 진실을 찾는 시모노세키·나가토 시민의 모임’을 이끄는 도요시마 고지(65) 공동대표는 “총리의 자리에 있으면서 국회에 나와 국민을 계속 속여 온 데 따른 도의적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검찰이 아베의 비서만 약식기소하고 아베 본인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 방침을 세웠다는 보도와 관련해 “정치인에게 책임이 미치지 않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며 “(위증시 처벌을 받을 수 있는) 국회 증인소환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 ‘벚꽃을 보는 모임’ 전야제 의혹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는 매년 도쿄 도심공원 신주쿠교엔에서 열리는 정부 주최 봄맞이 행사 ‘벚꽃을 보는 모임’에 자기 지역구(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나가토시) 사람들을 초청하면서 하루 전 고급호텔에서 전야제를 가졌다. 호텔을 빌리다 보니 1인당 최소 1만엔 이상 경비가 들었지만, 주최 측이 실제로 참가자들에게 받은 돈은 5000엔밖에 안 됐다. 정치인이 자기 선거구 유권자에게 기부하는 것은 공직선거법에 저촉되고, 이 사실을 기록하지 않고 은폐한 것은 정치자금규정법 위반에 해당된다. 이에 변호사 등 900여명은 지난 5월 아베 등을 검찰에 고발했고 도쿄지검 특수부가 수사에 착수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인도 신부와 수녀가 28년 전 젊은 수녀 살해했는데 그 이유가…

    인도 신부와 수녀가 28년 전 젊은 수녀 살해했는데 그 이유가…

    인도의 가톨릭 신부와 수녀가 28년 전에 자신들의 애정 행각을 우연히 목격한 스물한 살 수녀를 살해하고 증거를 은폐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1992년 3월 27일(이하 현지시간) 남부 코타얌의 성 피우 10세 수도원의 우물에서 압하야 수녀의 주검이 발견됐다. 현지 경찰은 극단을 선택한 것이라고 짐작했다. 가족과 시민단체들이 그녀가 극단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고 문제를 제기해 결국 다시 수사가 시작됐다. 이듬해 중앙수사국(CBI)은 압하야 수녀가 살해됐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용의자를 특정하지도 못했다. 2008년 최고법원의 명령을 받들어 CBI는 토마스 코투르(69) 신부와 세피(55) 수녀, 호세 푸스리카일 신부를 체포해 기소했다. 나중에 세 사람은 보석 석방됐고 지루한 법정 공방이 이어졌다. 세피 수녀와 역시 적절치 못한 관계를 맺고 있었던 푸스리카일 신부는 둘의 범행을 도운 것으로 의심받았지만 나중에 증거 부족으로 풀려났다. 결국 법원은 23일 압하야 수녀를 살해한 혐의로 코투르 신부와 세피 수녀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그날 아침 우물 물을 길으려고 일찍 일어나자마자 부엌에 들어갔던 압하야 수녀가 두 사람이 애무하는 모습을 보게 됐고, 자신들의 과오가 들통날 것을 두려워한 두 사람이 함께 살해한 뒤 시신을 우물 안에 던져 자살한 것처럼 보이게 했다고 유죄를 인정했다. 세피 수녀는 아직도 판결에 대해 이렇다 할 얘기를 하지 않고 있으며 코투르 신부는 무고하다고 항변했다. 그는 법정 밖에서 취재진에게 “잘못한 게 없다. 하느님이 나와 함께 계신다”고 말했다. 인권 운동가 조몬 푸센푸라칼은 “압하야 수녀 사건이 마침내 정의를 되찾았다. 그녀는 편안히 잠들 것”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정경심 ‘징역 4년’…진중권 “형량 예상보다 세” 역대급 논평[전문]

    정경심 ‘징역 4년’…진중권 “형량 예상보다 세” 역대급 논평[전문]

    진중권 “내 싸움은 이제 끝”“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입니다”진중권, 페이스북 ‘휴식기’ 시사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자녀 입시 비리와 사모펀드 관련 의혹으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1심에서 징역 4년에 벌금 5억원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자 평소보다 긴 글로 페이스북을 통해 논평했다. 24일 진 전 교수는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법원 선고 직후 페이스북에 “내 싸움은 이제 끝났다”며 “이것으로 제 페이스북 포스팅을 마치겠다”며 작별을 고했다. 그는 앞서 페이스북은 물론 언론 기고 칼럼, 강연 등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및 그를 매개로 한 여러 인물 및 사건들을 주요 비판 대상으로 삼아왔다. 진 전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흑서 팀 권경애 변호사와 김경율 회계사에게 지난 2월에 들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판결”이라고 운을 뗐다. 조국흑서는 진 전 교수가 권 변호사, 김 회계사, 서민 단국대 교수 등과 함께 펴낸 책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또 다른 이름이다. “정 교수 형량, 예상했던 것보다 더 세게 나왔다” 진 전 교수는 “다만 (정 교수에 대한) 형량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세게 나왔다. 피고와 변호인단이 그동안 법정에서 불량한 태도가 양형에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어 “애초에 사법적 문제를 정치화한 게 패착이었다”며 “명백한 사실조차도 인정하지 않고 위증을 하거나 묵비를 행사하니, 재판부에서 피고 측이 진실을 은폐하고 호도한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 전 교수는 “판결문에 중에서 증인들에 대한 부분이 주목할 만하다. 조국-정경심 부부가 자기 측 증인들을 거의 가스라이팅 수준으로 진실을 가리는 데에 활용하고 있다는 게 명백해 보였다는 얘기”라고 주장하며 “그래서 도주의 우려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 교수를 구속시킨 것”이라고 했다. 가스라이팅은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그 사람이 스스로 의심하게 만듦으로써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를 뜻한다. 그러면서 “2심에서는 정치적 장난은 그만 치고, 인정할 건 인정하는 가운데 철저히 법리에 입각한 변호전략을 짜는 게 좋을 거다. 어차피 2심에서는 대개 양형을 다투잖나. 지지자들을 매트릭스에 가둬놓기 위해 거짓말을 계속하면, 형량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것”이라며 “하지만 이미 사안을 정치화해 놓은 상황이라, 이제 와서 혐의를 인정하는 것도 쉽지 않을 거다. 그들의 거짓말을 철떡 같이 믿고 있던 지지자들은 어떻게 실망 시킬 수 있겠는가. 그러니 ‘못 먹어도 고’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또 “문제는 그렇게 정치적 기동을 할수록 정 교수와 조 전 장관은 법적으로 불리해진다는 데에 있다. 이번 판결에는 조 전 장관의 혐의를 확인하는 부분도 있다”며 “그러니 조 전 장관은 자신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 봐야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학교에 사직서를 낸 것이 작년 12월 19일. 얼추 1년이 지났네요. 거짓이 진실을 집어삼키는 것을 보고 이러다가 사회가 위험해지겠다고 생각해 시작한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사실이 사실의 지위를 되찾는 데에 무려 1년이 걸렸다”며 “이로써 내 싸움은 끝났다”고 적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부장판사 임정엽)는 이날 정 교수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억원을 선고하고, 1억3800여만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특히 입시비리 관련 혐의는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다음은 진중권 전 교수 페이스북 글 전문 1. 조국흑서 팀 권경애 변호사와 김경율 회계사에게 지난 2월에 들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판결입니다. 다만 형량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세게 나왔습니다. 피고와 변호인단이 그동안 법정에서 불량한 태도가 양형에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애초에 사법적 문제를 정치화한 게 패착이었죠. 작년 여기에 그게 현명하지 않은 짓이라 글을 올렸던 기억이 납니다. 명백한 사실조차도 인정하지 않고 위증을 하거나 묵비를 행사하니, 재판부에서 피고 측이 진실을 은폐하고 호도한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겠죠. 판결문에 중에서 증인들에 대한 부분이 주목할 만합니다. 조국-정경심 부부가 자기 측 증인들을 거의 가스라이팅 수준으로 진실을 가리는 데에 활용하고 있다는 게 명백해 보였다는 얘깁니다. 그래서 도주의 우려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교수가 구속된 겁니다. 2심에서는 정치적 장난은 그만 치고, 인정할 건 인정하는 가운데 철저히 법리에 입각한 변호전략을 짜는 게 좋을 겁니다. 어차피 2심에서는 대개 양형을 다투잖아요. 지지자들을 매트릭스에 가둬놓기 위해 거짓말을 계속하면, 형량이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거죠. 하지만 이미 사안을 정치화해 놓은 상황이라, 이제와서 혐의를 인정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겁니다. 그들의 거짓말을 철떡 같이 믿고 있던 지지자들은 어떻게 실망시킬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못 먹어도 고’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문제는 그렇게 정치적 기동을 할 수록 정교수와 조 전 장관은 법적으로 불리해진다는 데에 있습니다. 이번 판결에는 조 전 장관의 혐의를 확인하는 부분도 있거든요. 그러니 조 전 장관은 자신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 봐야 합니다. 2. 학교에 사직서를 낸 것이 작년 12월 19일. 얼추 1년이 지났네요. 이로써 내 싸움은 끝났습니다. 거짓이 진실을 집어삼키는 것을 보고, 이러다가 사회가 위험해지겠다고 생각해 시작한 일이었습니다. 사실이 사실의 지위를 되찾는 데에 무려 1년이 걸렸습니다. 진정한 의미의 민주주의는 투표장이 아니라 일하는 현장에서 확인되는 겁니다. 누군가 사실을 말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둬야 한다면, 그 사회는 민주주의 사회가 아닌 겁니다. 상사의 부당한 명령을 거부했다고 쫒겨나야 한다면, 그 사회는 민주주의 사회가 아닌 겁니다. 그동안 거짓을 사실로 둔갑시킨 수 많은 사람들이 생각납니다. 빤히 알면서도 대중을 속여온 더불어민주당의 의원들, 조국을 비호하기 위해 사실을 날조해가며 공작까지 벌인 열린민주당의 정치인들, 이들의 정치적 사기행각을 묵인해 온 대통령을 비판합니다. 위조된 표창장을 진짜로 둔갑시킨 MBC의 PD수첩, 이상한 증인들 내세워 진실을 호도해온 TBS의 뉴스 공장, 조국 일가의 비위를 비호하기 위해 여론을 왜곡해 온 다양한 어용매체들, 그리고 그 매체들을 이용해 국민을 속여온 수많은 어용기자들을 비판합니다. 또한 감시자의 역할을 저버리고 외려 권력의 사기극에 협조한 시민단체들, 성명서와 탄원서로 조국 일가의 비리를 변명하고 비호해 온 문인들, 그리고 여론을 왜곡하기 위해 온갖 궤변을 늘어놓으며 곡학아세를 해온 어용 지식인들. 이들 모두를 비판합니다. 그리고 나의 ‘특별한 비판’은 사실을 말하는 이들을 집단으로 이지메 해 온 대통령의 극성팬들, 민주당의 극렬 지지자들에게 돌리고 싶습니다. 알고 보면 불쌍한 사람들입니다. 많이 늦었지만 이제라도 이들이 망상에서 벗어나 현실을 직시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3.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고 당정청과 지지자들이 생각을 바꾸지는 않을 겁니다. 그들의 정신은 이미 사실과 논리의 영역을 떠났으니까요. ‘세계관적 사유’를 하는 이들은 개별사실에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 세계관 안에서 인지부조화를 해결하는 방식을 기필코 찾아내죠. 그들을 설득하는 것은 사이비종교에 빠진 신도를 ‘개종’시키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입니다. 세계관 전체를 교체해야 가능한 일이니까요. 게다가 ‘인간은 합리적 동물이 아니라 합리화하는 동물’이라 자신의 어리석음을 인정하기보다는 변명을 찾는 데에 더 능하니까요. 정의롭고 평등하고 자유로운 세상은 먼 훗날에 도달할지 모르는 텔로스가 아닙니다. 정의와 평등과 자유는 이미 그 세상을 만드는 ‘과정’ 속에 구현되어야 하는 겁니다. 허위와 날조를 통해서만 이룰 수 있는 대의라면, 그 대의는 처음부터 그릇된 대의인 것입니다. ‘그릇된 대의’는 대개 일부 기득층의 사적 이익을 공동체 전체의 공리로 포장한 것에 불과합니다. 언젠가 대깨문 사이트에서 댓글 하나를 보고 ‘울컥’한 적이 있습니다.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부동산대책 때문에 전세에서 월세로 쫒겨났을 때는 문프를 원망도 했지만, 지금은 마음을 추스리고 그분을 다시 지지하기로 했습니다’ 대통령이 국민을 지키는 게 아니라 국민이 대통령을 지켜주는 이상한 나라가 됐습니다. 가난한 서민들이 이미 가질 만큼 가진 사람들의 특권을 지켜주는 이상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들이 ‘개혁’의 대의를 자신들의 사익에 악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화국’이라는 말은 ‘공적 사안’을 뜻하는 라틴어 ‘res publica’에서 온 것입니다. 잊지 맙시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입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옵니다. 국민은 주권자입니다. 우리는 일부 특권층의 사익에 봉사하는 신민이 아닙니다. 이것으로 제 페이스북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가끔 들어와 안부는 전하겠습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벚꽃스캔들’ 아베 불기소 방침…日 “의원직 사퇴” 압박 최고조

    ‘벚꽃스캔들’ 아베 불기소 방침…日 “의원직 사퇴” 압박 최고조

    유권자들에게 향응을 제공하고 이 사실을 은폐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 온 아베 신조(66) 전 일본 총리가 결국 무혐의 처분을 받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또 다른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23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이 사건을 다뤄 온 도쿄지검 특수부는 지난 21일 아베에 대한 직접 조사를 끝으로 수사를 종결하기로 했다. 아베에 대해서는 혐의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하고, ‘아베신조후원회’ 대표를 맡고 있는 그의 비서 정도만 약식기소할 방침이다. 아베는 매년 도쿄 도심에서 열리는 정부 주최 봄맞이 행사 ‘벚꽃을 보는 모임’에 자기 지역구(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나가토시) 사람들을 부르면서 하루 전 고급호텔에서 전야제를 가졌다. 호텔을 빌리다 보니 1인당 최소 1만엔 이상 경비가 들었지만, 주최 측이 실제로 참가자들에게 받은 돈은 5000엔밖에 안 됐다. 정치인이 자기 선거구 유권자에게 기부하는 것은 공직선거법에 저촉되고, 이 사실을 기록하지 않고 은폐한 것은 정치자금규정법 위반에 해당된다. 이에 변호사 등 900여명은 지난 5월 아베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검찰은 “나는 관련 내용을 전혀 모르고 있었고, 모두 비서진이 한 일이다”는 아베의 진술을 수용해 형사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이는 커다란 반발과 후폭풍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고발을 주도했던 요네쿠라 요코 변호사는 “아베 본인이 전야제의 자금 집행 과정을 몰랐을 리가 절대로 없다”고 일축했다. 고발인들은 검찰의 불기소가 최종 확정될 경우 검찰심사회에 이번 결정이 타당한지 심사를 요청할 방침이다. 형사처벌 여부와 별도로 정치생명 자체에 대한 압박도 거세질 전망이다. 도쿄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아베 전 총리 자신이 진실 확인을 소홀히 하고 사실과 다른 답변을 국회에서 반복한 죄는 무겁다고 할 수밖에 없다. 이것만으로도 의원직에서 사퇴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아베 정권을 줄곧 지지해 온 니혼게이자이신문, 산케이신문 등도 “아베의 책임이 큰 만큼 진상이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는 싸늘한 논조를 보였다. 아베는 이번 일로 회복하기 힘든 상처를 입을 가능성이 커졌다. 그는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의 악화를 이유로 지난 9월 총리직에서 물러났지만, 사퇴 직후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이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등 보수 지지층에 존재감을 보이려 노력해 왔다. 지난달에는 자신과 가까운 의원들을 모아 ‘포스트 코로나19 경제정책를 생각하는 의원연맹’을 결성, 스스로 회장에 취임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그가 내년 9월 자민당 총재직(총리)에 세번째 도전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어왔다. 그러나 이번 검찰 수사로 당내에서는 “아베의 재등장은 물건나갔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가뜩이나 코로나19 부실대응에 따른 지지율 하락에 시달리고 있는 스가 요시히데 총리도 설상가상의 부담을 안게 됐다. 본인이 아베 정권 때 관방장관으로서 아베의 허위답변을 그대로 인용해 사태 무마를 주도했다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이번 사안의 처리방향에 따라 향후 민심 이반이 한층 가속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정경심, 1심서 징역 4년…‘입시비리’ 전부 유죄(종합)

    정경심, 1심서 징역 4년…‘입시비리’ 전부 유죄(종합)

    사모펀드 의혹과 증거인멸 등 일부 혐의는 무죄딸 허위 인턴증명서에 조국 전 장관 공모 인정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1심 재판에서 자녀 입시비리 관련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부장 임정엽 권성수 김선희)는 23일 모두 15개 혐의로 기소된 정경심 교수에게 징역 4년에 벌금 5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1억 4000만원의 추징금도 부과했다. 지난 5월 구속 기간 만료로 석방된 이래 줄곧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온 정경심 교수는 이날 선고 후 법정구속됐다. 재판부는 입시비리 혐의와 관련해서는 정경심 교수의 모든 혐의를 인정했고, 사모펀드 의혹과 증거인멸에 대해서는 일부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정경심 교수는 2013~2014년 동양대 총장 명의의 표창장을 비롯해 서류를 위조하거나 허위로 발급받아 딸의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제출해 입학전형 업무를 방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단국대의과학연구소 체험활동 등 모든 확인서가 허위”라며 “피고인(정경심)은 자기소개서와 표창장을 의학전문대학원 등에 제출하는 데 적극 가담했고 입시비리 관련 공소사실은 모두 유죄”라고 밝혔다. 특히 뜨거운 쟁점이 됐던 동양대 표창장과 관련해 “이 사건 표창장은 다른 상장과 일련번호의 위치, 상장번호 기재 형식 등이 다르다. 무엇보다 인주가 동양대 인주와 다르다”면서 “위조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정경심 교수 측은 “컴퓨터를 할 줄 몰라 위조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사모펀드와 관련해서는 정경심 교수가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PE가 투자한 2차 전지업체 WFM과 관련된 미공개 정보를 사전에 취득해 이익을 봤다는 혐의와 재산내역을 은폐할 의도로 차명계좌를 개설한 혐의를 유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조국 전 장관이 민정수석에 취임해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재산 의무가 생기자 주식 등을 은폐하고 제출 의무를 면탈하려 차명계좌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다만 정경심 교수가 허위 컨설팅 계약을 맺어 조국 전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씨로부터 돈을 받아 횡령에 가담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봤다. 재판부는 “조범동씨가 피고인(정경심)에게 받은 10억원은 모두 투자금”이라면서도 “코링크PE 자금을 횡령을 주선하거나 종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경심 교수가 조범동씨와 공모해 금융위원회에 출자약정 금액을 부풀려 거짓 변경 보고했다는 혐의도 무죄가 선고됐다. 한편 증거인멸·위조·은닉 등의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사실별로 각기 다른 판단이 나왔다. 우선 정경심 교수가 코링크PE 직원들에게 펀드 운용보고서를 위조하도록 지시했다는 혐의에는 “합리적인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자산관리인 김경록씨를 시켜 동양대 사무실 자료 등을 은닉하도록 했다는 부분도 “정경심 교수는 김씨와 반출 행위를 함께해 공동정범에 해당한다”며 “증거은닉교사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코링크PE가 보관하던 정경심 교수의 동생 관련 자료를 삭제하도록 지시한 것은 코링크PE 측과 공모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봤다.재판부는 입시비리와 관련해 “과감해진 범행 방법에 비춰볼 때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우리 사회가 입시 시스템에 갖고 있던 믿음과 기대를 저버리게 하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해 비난 가능성도 매우 크다”고 질타했다. 또 딸의 서울대 인턴십 증명서와 관련해 “증인들의 법정진술 등을 보면 딸 조모씨는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관련 세미나에 참석한 사실이 없어 관련 기재내용은 모두 허위”라며 “정경심 교수가 딸의 인턴확인서를 위해 조국 전 장관과 공모한 것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재산신고 등에 성실하게 임할 법적 의무가 있음에도 자신과 가족의 재산을 늘리려 타인 계좌를 빌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하고 범죄수익을 은닉했다”며 “시장 질서를 흔드는 중대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나발니에 속은 러 암살요원 “속옷에 독 묻혔다”

    나발니에 속은 러 암살요원 “속옷에 독 묻혔다”

    “사실은… 독을 조금 더 많이 묻혔습니다… 속옷 안쪽에요… 비상착륙 없이 3시간 비행을 했다면 결과는 달랐을 겁니다.” 러시아 야권 정치인 알렉세이 나발니 독살을 지난 8월 직접 시도했다고 의심받는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이 전모를 사실상 자백하는 음성이 공개됐다. FSB 독살팀 요원인 콘스탄틴 쿠드랴프체프는 FSB 본부 번호로 걸려온 전화를 받고, 독을 사용한 방법부터 은폐 노력까지 자세히 설명했다. 쿠드랴프체프의 통화 상대는 러시아 안전보장회의(NSC) 고위 인사인 척 연기한 나발니 본인이었다. 독일에서 해독 치료 중인 나발니는 자신에 대한 취재를 돕던 중 직접 전화기를 잡았다. CNN과 탐사보도 웹사이트 벨링켓은 21일(현지시간) 통화 내용을 보도하며, 3년 이상 나발니 독살을 기획한 독극물팀 요원 6~10명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나발니는 암살 실패 이유를 상부에 보고해야 한다며 45분 통화 내내 쿠드랴프체프를 몰아세웠다. 우선 독을 어디에 묻혔는지 묻자, 쿠드랴프체프는 “속옷”이라고 답하다 “사타구니 안쪽”이라고 부연했다. 혹시 독을 너무 조금 묻힌 것은 아닌지 추궁하자 쿠드랴프체프는 “내가 알기로 우리는 조금 더 사용했다”고 반박했다. 나발니가 목숨을 건지자 요원들은 독살 시도 닷새 뒤 비상착륙 지점인 옴스크로 가 나발니 속옷을 확보, 해독제로 독의 흔적을 제거했다고 쿠드랴프체프는 털어놨다. 나발니가 ‘그 옷 때문에 놀랄 일은 없겠나’라고 거듭 묻자 쿠드랴프체프는 “그래서 우리가 몇 번이나 그곳에 갔다”고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인 나발니는 8월 20일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향하던 기내에서 노비촉 중독으로 의식을 잃었다. 나발니는 비상착륙한 옴스크에서 치료받다 독일로 이송돼 약 3주 만에 의식을 회복하고 재활 치료 중이다. 독일을 비롯해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에 해명을 촉구하고 있지만, 푸틴 대통령은 “만약 우리가 암살하려 했다면 임무를 완수했을 것”이라거나 “독일 또는 나발니의 자작극”이라고 오리발을 내밀고 있다. 이번 보도에 대해서도 FSB 공보실은 “FSB와 직원들의 명예를 깎아내리기 위해 계획된 가짜 동영상 도발”이라고 주장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임효진의 입덕일지] “이거 봤어?” 2020년 방송 이슈 연말정산②

    [임효진의 입덕일지] “이거 봤어?” 2020년 방송 이슈 연말정산②

    (기사 ①에서 이어집니다. [임효진의 입덕일지] “이거 봤어?” 2020년 방송 이슈 연말정산① ) 7월 ▶tvN ‘신박한 정리’, 채널A ‘애로부부’코로나19 확산세로 집에 있는 날들이 많아지면서 tvN 예능 ‘신박한 정리’가 화제를 모았다. 연예계 대표 정리의 달인인 신애라와 공간 크리에이터 이지영을 필두로 한 연예인의 집 정리를 돕는 이 프로그램은 단번에 화제를 모으며 첫 회 이후 꾸준한 시청률 상승세를 보였다. 정리의 기본은 ‘비움’이었다. 바쁜 일상 속에 나도 모르게 집 한 켠에 쌓아 둔 물건들은 수납해야 할 것, 추억하는 것에서 ‘짐’으로 전락했다. 더 이상 내게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은 비우고, 오래된 것들은 사진으로 남기면서 집을 비우자 소중한 물건들이 더욱 돋보이게 됐다. 사람과 생활패턴이 모두 다른 만큼 이지영 크리에이터는 정리를 통해 새로운 공간과 인테리어를 창출해낸다. ‘부부의 세계’가 매운맛 드라마였다면, 매운맛 예능은 ‘애로부부’였다. 채널A ‘애로부부’는 에로는 사라지고 애로만 남은 부부들을 위한 앞담화 토크쇼 프로그램이다. 특히 ‘속터뷰’ 코너는 실제 부부들이 출연해 자신들의 부부관계에 대한 동상이몽을 거침없이 말하는 콘셉트로 화제를 모았다. 부부관계에 대한 적나라한 이야기에 다소 불편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이에 ‘애로부부’ 김진 PD는 “선정적으로 하려는 것이 아닌 진짜 부부의 이야기를 건강하게 다루고 싶었다”고 말했다. 8월 ▶tvN ‘비밀의 숲2’‘비밀의 숲’ 시즌2는 검경수사권 조정 최전선의 대척점에서 다시 만난 검사 황시목(조승우)과 형사 한여진(배두나)이 은폐된 사건들의 진실로 다가가는 내부 비밀 추적극이다. 시즌1에 이어 시즌2도 탄탄한 마니아층의 호응 속에 종영했다. 팬들이 가장 기다렸던 것은 승우조와 두나배의 조합이었다. 서로를 ‘승우조’와 ‘두나배’로 부르는 조승우와 배두나는 드라마에서는 물론 메이킹 등 현실에서도 찰떡 케미를 보이며 팬들에 웃음을 선사했다. 믿고 보는 이들의 연기는 극 중 캐릭터의 공조에서 빛났다. 시즌2에서는 새로운 인물로 합류한 배우 전혜진이 톡톡히 한몫을 했다. 카리스마 있으면서도 귀여운 매력을 선보인 전혜진은 ‘샤이니 최’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반면 시즌1에서 인기를 얻은 ‘서동재’ 역의 배우 이준혁은 극의 흐름상 등장신이 많지 않아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9월 ▶MBC ‘놀면 뭐하니’ 환불원정대올 9월은 센 언니들이 장악했다. 못 받은 환불도 받아줄 것처럼 겉으로는 센 언니들 같지만 속은 여린 엄정화, 이효리, 제시, 화사가 뭉쳐 프로젝트 그룹 ‘환불원정대’를 결성했다. 활동 전성기도, 활동 시기도, 나이도 다르지만 음악으로 하나가 된 이들은 ‘Don’t touch me’ 신곡 발매를 위한 과정에 최선을 다했다. 솔로 가수인 엄정화와 제시는 안무 동선을 맞추는 것을 어려워했지만 수많은 연습 끝에 안무를 익혔다. 서울과 제주도를 오간 이효리는 리더로서 힘든 부분들을 이해하고 보듬었으며, 막내 화사는 이에 최고의 보컬과 안무로 보답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랜선 공연으로 활동을 마무리한 환불원정대는 팬들과의 호흡을 갈망하는 간절한 모습으로 보는 이들에게 감동까지 선사했다. 10월 ▶JTBC ‘히든싱어6’JTBC ‘히든싱어’가 2년 만에 돌아왔다. ‘히든싱어’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수와 그 가수의 목소리부터 창법까지 완벽하게 소화 가능한 모창 도전자가 노래 대결을 하는 음악 프로그램이다. 목소리를 듣고 원조 가수를 찾는 것이 프로그램의 묘미다. 김연자, 김원준, 비, 화사, 장윤정, 장범준, 이소라 등이 출연한 시즌6는 유독 원조 가수들의 우승이 어려웠다. 그만큼 모창 도전자들의 실력이 쟁쟁했다. 특히 비 모창도전자 김현우와 장범준 모창도전자 편해준은 역대급 싱크로율을 보이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두 사람은 ‘히든싱어’ 왕중왕전에서 최종 1, 2위를 거머쥐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11월 ▶tvN ‘산후조리원’tvN 드라마 ‘산후조리원’은 출산 직전 과정부터 출산 직후 산모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려내 화제를 모았다. 아이를 낳은 이후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도 포기해야 하는 모습, 출산 후 달라진 몸에 적응하기 바쁜 모습, 회음부 통증에 제대로 앉지도 못하는 모습 등 언뜻 알고 있었지만 자세히 알지 못했던 부분을 드라마는 유쾌한 장면으로 풀어냈다. 산후조리원에서 지내는 아빠들의 모습도 재밌는 관전 포인트였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엄지원은 물론 박하선, 장혜진, 윤박, 최리, 임화영, 최수민 등 출연 배우들에도 많은 관심이 쏠렸다. 12월 ▶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TV조선 예능 ‘우리 이혼했어요’는 올해의 또다른 매운맛 예능이다. 과거 가상 부부들의 가상 결혼생활을 다룬 MBC ‘우리 결혼했어요’와는 달리, ‘우리 이혼했어요’에서는 이혼 후 다시 만난 부부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다룬다. 이들은 대화를 통해 왜 이혼에 다다르게 됐는지, 어떤 고민들이 있었는지, 어떤 아픔들이 있었는지 마주한다. 과거를 다시 마주하는 것은 그들에게 아픔으로 오기도 했으며, 서로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게 했다. 달라지지 않는 상대방의 모습에 다시 상처받기도 하고, 이혼 후 잊고 지내던 답답함도 다시 마주하게 된다. 부부만이 아는 부부문제는 누군가가 해결책을 제시할 수 없는 문제인 만큼 패널들도 서로의 심정에 공감하는 것 외에는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다만 그들이 행복하기만을 바랄 뿐이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대국민사과’ 몰린 아베, 자민당 지지율 회복할까

    ‘대국민사과’ 몰린 아베, 자민당 지지율 회복할까

    유권자들에게 향응을 제공하고 이 사실을 은폐한 혐의(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규정법 위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결국 국회에 불려 나와 자기 입장을 밝혀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그가 자신의 거짓말을 인정하고 ‘대국민 사과’를 할지 주목되는 가운데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집권 자민당은 아베 측이 정부 행사인 ‘벚꽃을 보는 모임’ 전야제 행사에서 지역구 유권자들의 경비를 일부 대신 납부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당사자를 국회로 소환해 설명을 듣기로 했다. 그동안 야당의 소환 요구에 완강히 거부해 온 자민당이 입장을 바꾼 것은 야당의 공격이 장기화돼 스가 요시히데 정권 국정 운영에 부담을 주고 내년에 치러질 차기 중의원 총선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다. 요미우리는 “정권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는 것도 자민당의 입장 선회에 영향을 미쳤다”며 “(스가 정권이) 지지율 회복을 위해 아베 전 총리를 (제물로) 바치려 한다”는 아베 측 의원의 볼멘소리를 전했다. 아베는 그동안 전야제 비용 대납 사실을 전면 부인해 왔으나 최근 검찰 수사에서 이 발언들이 대부분 거짓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교도통신은 “아베 전 총리가 국회에서 허위 답변에 대해 사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마이니치신문은 지난 19일 “검찰이 연내에라도 아베 전 총리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리는 방향으로 내부 협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함께 수사를 받아 온 제1공설비서 등 2명은 약식기소하되 아베에 대해서는 ‘비용 대납에 대한 직접지시의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면죄부를 줄 방침이라는 것이다. 이 경우 봐주기 수사라는 야권의 공격에 직면할 수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기업 연좌제” vs “법안 왜곡 말라”

    “기업 연좌제” vs “법안 왜곡 말라”

    경제단체들 “산안법 시행 1년도 안 돼중소기업 위주 피해 속출할 것”주장시민단체 “원청 책임 물어 오히려 도움”산업재해 사망 사고가 발생한 사업장과 사업주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입법을 앞두고 경영계가 ‘기업 연좌제’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중대재해법의 연내 처리를 위해 국회 앞에서 6일째 단식농성을 벌이는 시민사회단체들은 경제인들이 법안 내용을 왜곡한 주장을 펴고 있다며 비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등 30개 경제단체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재해법은 모든 사망 사고에 대해 인과관계 증명 없이 경영책임자와 원청에 책임을 부과한다”면서 “이는 관리 범위를 벗어난 불가능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묻는 연좌제”라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시민사회단체는 사실과 거리가 멀다고 반박했다. 사업주가 예상할 수 있는 필요한 안전·보건조치를 다한다면 노동자가 사망해도 중대재해법을 적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용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변호사는 “현행 환경범죄의 단속 및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도 개연성이 충분하면 인과관계를 인정한다”면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안은 5년 동안 중대재해법 위반 사실이 3차례 적발됐거나 이를 은폐하려는 사업장은 형사 책임을 물릴 수 있다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경제단체들은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이 시행된 지 1년도 안 됐는데 추가로 기업 처벌법을 만드는 것에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기업 벌금, 경영책임자의 처벌, 영업정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과하는 산안법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처벌법안”이라고 주장했다. 시민단체들은 산안법만으로는 중대재해 기업을 처벌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산안법은 안전보건 의무를 어긴 기업에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 등을 부과하도록 했지만, 실제로는 집행유예와 벌금형이 전체 선고의 90%로 대부분이다. 반면 정의당이 발의한 중대재해법안은 사망 사고 시 사업주 등에게 최대 3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이다. 호주에서는 사망 시 최대 징역 25년형을 부과한다. 캐나다는 부상재해 시 징역 10년, 사망 사고 시 무기징역도 선고할 수 있다. 영국은 징벌적 벌금을 부과한다. 경제단체들은 “산업 규제에 대한 대응이 어려운 중소기업은 문 닫는 곳이 속출할 것”이라며 “사망 사고 감소를 위해서는 처벌보다 예방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시민사회계는 기업의 책임을 무겁게 해야 안전 관리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는 유인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은 “그동안 원청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해도 하청만 책임을 졌다”면서 “법이 제정되면 원청이 산업안전 관리비를 현실적으로 책정할 것이므로 중소기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원청이 없는 소규모 사업장은 정부의 제도적 지원을 병행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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