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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퇴 시사했던 표도르 “은퇴 안한다···더 싸울 것”

    은퇴 시사했던 표도르 “은퇴 안한다···더 싸울 것”

     ‘격투기 황제’ 표도르 에밀리아넨코(35·러시아)가 “계속 싸우겠다.”고 입장을 재정리했다. 그는 지난 13일(한국시간) 안토니오 실바(브라질)에 일방적으로 패한 뒤 은퇴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16일 스포츠전문 사이트인 ESPN이 모스크바 언론을 인용한 바에 따르면, 표도르는 “성급하게 은퇴를 선언했다.”라고 발히고 “나는 아직 몇 경기를 더 치를 수 있다.”라고 말했다.  표도르는 은퇴의 뜻을 밝히기는 했지만 격투기 대회 스트라이크포스와의 계약은 남아있다. 표도르는 이번에 패한 스트라이크포스 토너먼트에 대체 요원으로 투입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스트라이크포스의 CEO인 스콧 코커도 “표도르가 계속 뛰고 싶다면 스트라이크포스 헤비급 8강전인 알리스타 오브레임과 프브치시오 베르둠의 경기에서 패한 선수와 경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표도르는 13일 미국 뉴저지에서 열린 스트라이크포스 월드그랑프리 헤비급 8강전에서 실바에게 TKO로 진 뒤 “이제는 떠날 때가 온 것 같다.”라면서 “경기 초반부터 무언가 잘못 돌아가고 있었는데 나는 수습해낼 수 없었다.”라고 낙담한 채 은퇴 의지를 내비쳤다.  한편 표도르는 지난해 6월 브라질 출신 베르둠에게 10년 만에 패하면서 ‘무적 시대’를 마감했다. 표도르는 종합격투기에서 31승3패1무효를 기록하고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유럽 젊은피 펄펄… 미드필드 ‘박 터진다’

    유럽 젊은피 펄펄… 미드필드 ‘박 터진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젊은 피’가 펄펄 끓고 있다. 이제 누가 대표팀의 주전인지 섣불리 단정 짓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 됐다. 특히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은퇴로 세대교체 가속도가 붙은 미드필드에서의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 K-리그는 아직 개막조차 하지 않았는데,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는 유럽파들의 활약상만으로도 조광래 감독이 행복한 고민에 빠질 정도다. ●이청용, 남태희 나란히 도움 구자철(22·볼프스부르크)이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른 데 이어 14일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볼턴의 이청용(23)과 프랑스 르 샹피오나 발랑시엔의 남태희(20)가 각각 시즌 7호와 2호 도움을 기록했다. 남태희는 지난 10일 터키와의 평가전에서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이청용을 대신해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물론 소속팀에서 남태희의 포지션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지만 현재까지 대표팀에서 같은 포지션을 소화한 둘이 보란 듯이, 그것도 거의 동시에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셈이다. 대표팀 주전 경쟁의 단면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끊임없이 패스하고,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조광래식 축구’에서 사실 ‘4-4-2’나 ‘4-2-3-1’ 등의 포메이션은 숫자에 불과하다. 그러나 조 감독은 타깃형 스트라이커에 의존하기보다 활발한 미드필드 플레이를 통해 기회를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로 5명의 미드필더를 두는 4-2-3-1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그런데 기성용(22·셀틱)과 이용래(25·수원)가 차지한 수비형 미드필더 두 자리 외에 공격형 미드필더 세 자리는 여전히 확정적이지 않다. ●‘멀티 플레이어’만 살아남는다 지난달 아시안컵에서의 맹활약으로 구자철이 공격형 미드필더 및 섀도 스트라이커 자리를 굳히는 듯했다. 하지만 터키전에서 구자철은 원래 박지성의 자리였던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나섰고,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벤치에는 왼쪽 측면에 특화된 김보경(22·세레소 오사카)이 출격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조 감독은 구자철을 중앙으로 옮긴 뒤 박주영(26·AS모나코)과 지동원(20·전남)에게 차례로 왼쪽 측면을 맡겼다. 박주영은 소속팀에서 가끔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뛰기도 하지만 전형적인 중앙 공격자원이고, 지동원도 마찬가지다. ‘스페셜리스트’를 투입하지 않은 조 감독의 의도는 분명했다. 시시때때로 자리를 바꾸는 ‘패싱게임’에서 주전은 중앙 및 측면 미드필더를 소화하는 동시에 공격수의 역할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 감독이 대표팀을 이끄는 동안 이 ‘멀티 플레이어 우선의 원칙’은 계속 지켜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원칙에 부합하는 선수는 넘쳐난다. 남태희와 함께 손흥민(19·함부르크)도 측면뿐만 아니라 중앙 미드필더 및 최전방 공격수로 활용이 가능하다. ‘황태자’에서 ‘조커’로 변신한 윤빛가람(21·경남)도 수비력만 보강한다면 중원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결론적으로 구자철, 박주영, 지동원도 다른 선수들의 기량이 올라오면 자리를 내 줄 수밖에 없는 구도다. 뜨거운 젊은 피들의 치열한 경쟁이 한국 축구의 ‘제2 황금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브라질 축구스타 호나우두 은퇴시사

    “플레이를 생각하지만 실제로 해낼 수가 없다. 축구를 계속하고 싶지만, 더 이상 할 수 없다.” 영웅의 끝은 이보다 더 초라할 수 없었다. 1990년대 세계를 풍미한 브라질 축구 스타 호나우두(35·코린티안스)가 부상과 기량 쇠퇴를 이기지 못하고 은퇴를 선언한다. 브라질 일간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 인터넷판은 호나우두가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은퇴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14일 보도했다. 애초 올 시즌을 마친 뒤 은퇴하려던 그가 일정을 앞당긴 이유는 더욱 궁색하다. 지난 3일 코린티안스가 남미클럽대항전인 코파 리베르타도레스에서 32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쏟아지는 팬들의 협박을 이기지 못한 것. 이 대회는 남미에서 브라질 팀이 아직 우승하지 못한 유일한 메이저 대회였다. 32강은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어이없이 탈락하자 팬들은 분노했다. 선수들의 차를 부수고 팀 버스에 돌을 던졌다. 호나우두는 이때 “팬들의 폭력 때문에 은퇴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호나우두의 공식 은퇴 선언 소문은 동료 수비수 호베르투 카를로스(38)가 팀을 떠나기로 한 지 이틀 만에 나온 것이다. 한때 펠레에 이어 최고의 축구 선수로 칭송받은 호나우두는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서서히 빛을 잃어 갔다. 1993년 브라질 크루제이루에 입단해 프로 무대에 데뷔한 그는 이듬해 PSV아인트호벤(네덜란드)으로 이적, 유럽으로 진출했다. 두 시즌 동안 42골을 몰아 넣은 호나우두는 스페인의 명문 FC바르셀로나로 옮겨 49경기 47골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남긴다. 이후 인테르 밀란, 레알 마드리드, AC밀란 등 내로라하는 명문 축구팀에서 활약하며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입지를 굳힌다. 그는 2002년 한·일 월드컵 결승전에서만 두골을 기록해 브라질의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3번의 월드컵에 출전해 15골로 역대 통산 최다 득점왕 기록을 갖고 있기도 하다. 1996년과 1997년, 2002년에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수여하는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그러나 1999년 11월 경기 도중 무릎 십자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을 입었고, 다음해 4월 또다시 무릎 부상을 당했다. 2005년에는 체중이 갑자기 불어 ‘뚱보’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실망스러운 플레이를 보여준 이후 한번도 국가대표로 소집되지 못했다. 2009년 브라질리안컵에서 코린티안스의 우승에 일조한 뒤 나라의 부름을 받았지만 체력과 기량 모두 떨어진 플레이를 보여줬다. 호나우두는 97번의 A매치에 출장해 62골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이후 ‘노골’에 시달렸다. 현지 언론은 일단 호나우두가 적어도 계약 기간이 만료되는 올해 말까지는 팀에 남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돌아온 이정수 녹슬지 않았네

    쇼트트랙 짬짜미 파문에 휘말려 출전 정지 제재를 받았던 이정수(22·단국대)가 복귀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정수는 14일 강원 춘천 의암빙상장에서 벌어진 제92회 동계체육대회 쇼트트랙 남자 대학부 1500m 결승에 충남 대표로 출전, 2분 23초 10을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대구 대표 김태훈(한국체대)은 은메달을, 서울 대표 김윤재(고려대)는 동메달을 따냈다. 실전이 부족했지만 노련한 레이스 운영과 탁월한 힘은 여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레이스 중반 선두로 치고 나와 스피드를 올리며 한 차례도 추월을 허용하지 않고 결승선을 끊었다. 이정수는 지난해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2관왕에 오르며 스타가 됐다. 하지만 바로 세계선수권대회 대표 선발전의 승부조작에 연루되면서 자격 정지 6개월의 제재를 받았다. 이에 따라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하지 못한 그는 카자흐스탄 알마티-아스타나 아시안게임과 유니버시아드 등 선수 생활에 한번밖에 없을지도 모를 대회를 건너뛰게 됐다. 그는 15일 500m와 16일 3000m 계주에 출전해 체전 3관왕에 도전한다. 이정수는 “지난해 파문 때문에 너무 많이 울면서 흔들렸기에 걱정도 많이 했지만 다음 올림픽까지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만으로 뛰었다.”면서 “고양 훈련장에서 국가대표 때만큼 훈련하면서 이를 악물고 소치(2014년 동계올림픽)가 있다고 마음속으로 되뇌었다.”고 말했다. 안현수(26·성남시청)는 경기 대표로 나서 금·은메달을 수확하면서 부활의 의지를 다졌다. 남자 일반부 3000m 결승에서 2분 29초 47을 기록, 우승했다. 앞서 열린 1500m 결승에선 은메달을 땄다. 은퇴를 선언한 진선유(23·단국대)는 여자 대학부 3000m 결승에서 동메달을 거둬들였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 안기헌 전 삼성단장 내정

    “구단들이 어떤 것을 필요로 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속이 알찬 프로연맹을 만드는 데 힘쓰겠습니다.” 안기헌 전 수원 단장이 14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실무를 책임질 사무총장에 내정됐다. 연맹은 새 총재인 정몽규(49)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프로축구는 구단의 것만이 아니다. 결국 팬을 위한 것이고 팬을 많이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취임 일성을 밝힘에 따라 K-리그 최단기간 400만 관중 달성 기록을 세웠던 안기헌 전 단장을 사무총장으로 영입하게 됐다. 경신고와 포항제철에서 축구화를 신었던 안 내정자는 차범근 전 수원 감독과 고교 동기이며 그의 아버지는 1948년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대표로 뛰었던 고(故) 안종수 선생이다. 현역 은퇴한 뒤 1982년 포철 주무로 나서 1995년 창단을 준비하던 수원의 사무국장을 맡아 2000년부터 부단장을 지냈다. 2004년 단장에 오르면서 두루 현장을 경험했다. 수원에서 4차례 정규리그 우승(1998·1999·2004·2008년)과 2001년과 2002년에 2회 연속 아시안 클럽컵(AFC 챔피언스리그 전신) 우승을 경험한 그는 지난해 12월 사임하며 야인으로 돌아갔다가 2개월여 만에 K-리그에 복귀하게 됐다. 안 내정자는 연합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K-리그가 명품 리그로 재탄생하기 위해선 팬들의 사랑을 받고 관심을 끌어낼 수 있는 사업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회원사들의 결속과 유대 강화가 절실하다. 속이 알찬 리그로 만들어야 한다. 2013년 K-리그 승강제 도입을 앞두고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경기력 강화를 위해선 구단과 연맹이 각자 역할을 제대로 해야만 한다.”며 “구단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면서 연맹과 구단의 조정자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격투 황제 표도르 “떠나야 할 시점”

    격투 황제 표도르 “떠나야 할 시점”

    ‘격투황제’가 무너졌다. 에밀리아넨코 표도르가 또다시 충격패를 당했다. 표도르는 13일 미국 이스트러더포드 아이조드센터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스트라이크포스 헤비급 토너먼트’에서 안토니오 실바에게 2라운드 TKO패를 당했다. 10년 가까이 무패행진을 이어갔던 표도르는 최근 8개월 사이 2차례 패배를 기록했다. 심리적 충격이 컸다. 은퇴까지 시사했다. 경기가 끝난 뒤 표도르는 스포츠 전문채널 ESPN과의 인터뷰에서 “아마도 지금이 떠나야 할 시점인 것 같다. 그동안 대단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이 모든 게 신의 뜻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제 격투기 팬들은 더 이상 표도르가 경기장에 서는 모습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 변명이 필요없는 완벽한 패배였다. 특히 하위 포지션 방어는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표도르는 경기 초반 펀치 세례로 실바를 몰아붙였다. 그러나 정타가 없었다. 가격점을 찾지 못하고 상대 가드 위에 주먹이 꽂혔다. 허공을 가르는 주먹도 많았다. 오히려 간간이 던지는 실바의 카운터펀치는 표도르의 얼굴을 정확히 때렸다. 표도르의 펀치는 오래가지 못했다. 펀치가 잦아들자 실바는 곧바로 그라운드를 노렸다. 2라운드 시작하자마자 표도르는 실바에게 테이크다운을 내줬다. 밑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벗어나질 못했다. 15㎏에 이르는 체중 차도 문제였지만 실바의 그라운드 실력에 완전히 압도당했다. 실바는 아예 가지고 놀았다. 리어네이키드 초크, 니바 등 다양한 서브미션 기술을 시험하듯 걸었다. 표도르 위에 올라탄 채 무차별적인 파운딩 펀치를 날리기도 했다. 표도르는 간신히 2라운드를 버텼지만 이미 승부는 기울었다. 오른쪽 눈이 찢어지고 피멍이 들었다. 만신창이 상태였다. 표도르의 상태를 점검한 의사는 경기를 중단시켰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피플 인 스포츠]제2 이만기? 별명 싫어요…제2 이슬기! 만들 겁니다

    [피플 인 스포츠]제2 이만기? 별명 싫어요…제2 이슬기! 만들 겁니다

    한때 ‘제2의 이만기’로 불리던 씨름 선수는 일본 스모 경기장 관중석에 앉아 있었다. 유심히 선수들 움직임을 관찰했다. 몸을 웅크렸다 일어나면서 맞붙었다. 밀고 뺨 때리고 다시 밀고… 단순했다. 나름대로 중심 이동에 상대 힘을 이용하는 모습이 가끔 보였다. 그래도 단순했다. 관중들은 환호했지만 씨름 선수는 하품했다. “이건 내 길이 아니구나. 돌아가자.” 대회가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떴다. 딱 3년 전 일이다. 2011년 설날백두장사 이슬기는 그때 스모장에서 자신의 진로를 고민했다. 그만큼 힘들었던 시기였다. 이유는 복합적이었다. 이슬기는 지난 2007년 현대삼호중공업 씨름단에 입단했다. 마지막 남은 프로팀이었다. 한때 화려했던 민속씨름은 이미 몇년 전부터 급격히 인기를 잃어가고 있었다. 관중은 줄어들고 텔레비전 방송도 끊겼다. 씨름협회는 이리저리 찢어져 힘싸움 중이었다. “이제 씨름은 끝났다.”는 얘기가 공공연했다. 한평생 씨름만 해온 선수 입장에선 곤혹스러운 상황이었다. 이슬기가 입단하던 해, 팀은 대회에조차 참가할 수가 없었다. 프로팀이 단 하나 남으면서 위치가 애매해졌다. 대한씨름협회는 프로팀의 대회 참가를 허가하지 않았다. 1년을 그냥 허송세월했다. 이듬해에야 출전 길이 열렸다. 그러나 운동하다 후방십자인대가 찢어졌다. 쉬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늘어난 몸무게를 인대가 감당하질 못했다. 다시 1년을 꼬박 재활에 매달려야 했다. 지루하고도 외로운 시간이었다. 미래가 안 보였다. 이때 고민이 찾아왔다. “제 처지도, 몸담은 씨름의 상황도 모두 안 좋았습니다. 다른 직업을 찾아야 할까 고민이 많이 되더군요.” 그래서 스모 경기장에까지 찾아갔다. 현재 한국 씨름 무제한급(백두급) 장사는 한때 스모 선수로 전향까지 고민해야 했다. “하도 답답해서 가봤는데 그래도 제 길은 씨름이다 싶더라고요. 기술도 없고 재미도 없고… 관광 한번 잘하고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이슬기에겐 씨름이 전부였다. 2009년부터 대회 출전을 시작했다. 성적은 좋지 않았다. 몸무게가 너무 늘었다. 대학 시절까지 이슬기는 빠르고 유연한 씨름 스타일을 보여줬다. 전성기 이만기를 연상시켰다. 그래서 별명도 제2의 이만기였다. 프로 입단해선 몸이 불면서 원래 스타일을 잃었다. “130㎏ 초반 정도 나가던 몸무게가 160㎏ 가까이 늘었으니까요. 당연히 기술 씨름이 안 되지요.” 그래서 밀고 당기는 힘싸움 씨름을 구사했다. 성적이 잘 나올 리가 없었다 지난해부터 조금씩 원래 모습을 찾아갔다. 서서히 몸무게를 줄였다. 몸놀림이 빨라지고 특유의 기술이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해 추석장사대회 백두급 결승에 진출했다. ‘모래판의 황제’ 이태현과 맞붙었다. 0-3 완패. 분했다. “아직 많이 멀었구나 생각했습니다.” 이슬기는 이때부터 이를 갈았다. 그리고 올해 설날장사대회 백두급 결승. 다시 이태현과 만났다. 바라던 그림 그대로였다. “추석 이후 매일 이태현 선배와 결승에서 만나는 꿈을 꿨습니다. 제 상상 속에선 항상 제가 이겼습니다.” 실제로 이슬기는 이태현을 눌렀다. 기술씨름의 진수를 보여줬다. 승부가 결정 나던 마지막 넷째판. 이슬기는 먼저 상대 오른쪽을 들었다. 속임동작이었다. 이태현은 왼쪽으로 돌면서 위에서 누르려 했다. 그때 빈틈을 노렸다. 이슬기는 상대 벌어진 다리에 안다리를 넣었다. 그 순간 징이 울리고 축포가 터졌다. 이슬기는 “아직 남은 목표가 크다.”고 했다. “씨름판의 세대교체를 완성하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이태현 선배 세대 선수들을 제가 은퇴시킬 겁니다.” 포부가 당찼다. 더 당찬 목표도 덧붙였다. “제2의 이만기라는 별명도 싫습니다. 더 잘해서 제2의 이슬기라는 말을 만들 겁니다.” 27살 장사가 주먹을 불끈 쥐었다. 글 사진 양산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황제’가 무너졌다…표도르, 충격의 TKO패에 은퇴 시사

    ‘황제’가 무너졌다…표도르, 충격의 TKO패에 은퇴 시사

    ’격투기의 황제’ 에밀리아넨코 표도르(러시아)가 또 무너졌다. 완벽한 패배였다. 표도르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이스트러더포드 아이조드센터에서 열린 미국 종합격투기 ‘스트라이크포스’ 헤비급 토너먼트 8강전에서 안토니오 실바(브라질)에게 일방적으로 몰린 끝에 2라운드 종료 닥터스톱 TKO패 했다. 표도르는 지난 해 6월 파브리시우 베우둠에게 당했던 패배에 이어 2연패 했다. 이로써 실바는 4월에 열리는 이 대회에서 파브리시우 베우둠(브라질) 대 알리스타 오브레임(네덜란드)의 승자와 4강전을 치른다. 표도르는 1라운드 초반부터 거칠게 선제공격에 나섰지만 실바는 노련하게 표도르의 펀치를 피하면서 반격을 펼쳤다. 실바는 표도르를 클린치로 압박하면서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었다. 1라운드 막판에는 테이크다운까지 성공시켰다. 2라운드에서 실바는 표도르를 완전히 압도했다. 그라운드 실력에서 표도르는 실바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체격과 힘에서 열세인데다 기술 역시 실바가 월등히 앞섰다. 2라운드가 끝났을 때 표도르의 오른쪽 눈은 크게 찢어져 만신창이가 됐다. 2라운드가 끝나고 3라운드가 시작됐지만 케이지사이드 닥터는 표도르의 부상이 심각하다고 판단, 경기를 중단시켰다. 한편 표도르는 경기를 마친 뒤 “떠날 시간이 됐다.”며 은퇴를 시사했다. 1976년생인 표도르는 출전한 8명의 중 가장 나이가 많고 체격이 가장 작다. 이 때문에 계약상 남은 경기만을 소화하고 은퇴를 선언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동계체천] 뜨는 ☆ 지는 ☆ 돌아오는 ☆

    [동계체천] 뜨는 ☆ 지는 ☆ 돌아오는 ☆

    ‘별이 뜬다…별이 진다…별이 돌아온다….’ 오는 15일 개막하는 제92회 전국동계체육대회에 겨울 스타들이 총출동한다. 지난해 밴쿠버올림픽의 영웅들은 물론, 지난 6일 끝난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의 주인공들이 나서 열기를 이어간다. 나흘간 치러지는 이번 대회는 서울과 강원, 전북 등에서 나뉘어 열린다. 선수 3366명에 임원 197명 등 총 3563명이 참가, 얼음을 지치고 눈밭을 달린다. ●‘짬짜미 파문’ 이정수· 곽윤기 출전 가장 관심을 끄는 건 쇼트트랙이다. 이호석(고양시청)·성시백(용인시청)·조해리(고양시청)·박승희(수원경성고) 등 국가대표는 빠진다. 러시아-독일 등에서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에 출전하기 때문. ‘국대’가 없다고 무시하면 큰코 다친다. 밴쿠버올림픽 2관왕 이정수(단국대)가 돌아온다. ‘짬짜미 파문’으로 지난해 자격정지 6개월을 받은 뒤 처음 출전하는 공식경기다. 당시 사건에 연루됐던 곽윤기(연세대)도 복귀한다. 남자대학부 1500m(14일)·500m(15일)·1000m(16일) 등에 출전한다. ●안현수 컴백… 진선유 은퇴전 안현수(성남시청)도 스케이트 끈을 조였다. 토리노올림픽 3관왕이자 세계선수권 5연패(2003~2007년)의 주인공으로 부활을 선언했다. 2008년 1월 무릎뼈가 부러지는 부상 이후 부침을 겪어 왔지만, 이번 동계체전에서 건재함을 과시한 뒤 태극마크까지 노린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안현수와 나란히 토리노올림픽 3관왕에 올랐던 진선유(단국대)는 동계체전을 마지막으로 정든 링크를 떠난다. 진선유는 2008년 2월 ISU월드컵 대회 도중 오른쪽 발목이 꺾이는 부상을 당한 뒤 후유증에 시달려 왔다. 밴쿠버올림픽에서 여자부 ‘노골드’를 보며 재기를 꿈꿨지만, 대표선발전이 타임레이스로 바뀌어 고배를 마셨다. 1500m와 3000m에서 우승했지만, 다른 종목 순위가 낮아 종합점수에서 밀린 것. 결국 이번 대회를 끝으로 미련 없이 떠나기로 했다. ●설원 AG 메달리스트 우글우글 설원은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들이 주름잡는다. 가장 관심을 끄는 건 크로스컨트리 사상 첫 ‘노다지’를 캐낸 이채원(하이원)이다. 지난해 4관왕 등 동계체전 금메달만 벌써 45개를 따냈다. ‘알파인 지존’ 허승욱의 동계체전 최다 금메달(43개) 기록도 갈아치웠다. 2008년과 지난해 대회 최우수선수(MVP)도 꿰찼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기세가 한창 오른 이번엔 더욱 뜨겁다. 멤버가 없어 계주종목엔 출전하지 못하지만, 클래식 5㎞(16일)와 프리 10㎞(17일), 복합까지 3관왕이 예상된다. 아시안게임 알파인 슈퍼대회전과 활강에서 2관왕을 차지한 김선주(경기도체육회), 알파인 슈퍼복합 금메달 정동현(한국체대)도 국내평정을 자신했다. 독보적인 기량을 가진 만큼 금메달 수확이 유력하다. 한편 이번 대회엔 체전 종목에 속하지 못한 스키점프와 프리스타일(모글)이 시범종목으로 채택돼 팬들의 눈길을 끌 예정이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피플 인 스포츠] ‘버럭’ 박희상 우리캐피탈 감독

    [피플 인 스포츠] ‘버럭’ 박희상 우리캐피탈 감독

    “더 빨리 때리란 말이야!” 11일 서울 장충체육관. 고함이 코트를 번개같이 가른다. 그 주인공은 박희상(39) 우리캐피탈 감독. 요즘 프로배구판에서 단연 화제가 되는 ‘샤우팅’이다. 로커가 혼신의 힘을 다해 고음을 내듯 작전타임 때마다 박 감독이 선수들에게 열정적으로 지시하는 장면이 TV중계에 잡힌 뒤 이슈가 됐다. ‘버럭 희상’이란 별명도 덩달아 생겼다. “저도 힘들어요, 목 아프고. 하지만 제가 생동감 있게 해야 선수들도 힘이 나고 집중도 하죠.” 코트에서 만난 박 감독은 겸연쩍게 웃는다. 웃는 모습은 현역 때와 똑같다. 공수에 두루 능해 ‘배구도사’란 애칭을 얻었던 그는 깔끔한 플레이로 인기몰이를 했다. 이미지 관리하려면 소리는 그만 질러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으니 “이미지가 중요한가요, 이기는 게 중요하죠.”란 답이 돌아온다. 사실 그의 샤우팅은 승부욕 때문이다. 박 감독은 “이기고 싶다.”고 했다. “이기려고 훈련해서 시합하는 거잖아요. 승패는 종이 한장 차이지만 그 조그만 차이를 극복해서 이기는 게 프로의 목적이죠.” 이기든 지든 경기 내용이 만족스럽지 못하면 박 감독은 ‘응징’을 한다. “선수별로 시합 때 안 됐던 부분을 다시 연습합니다. 될 때까지 하고 또 해요.” 욕심이 있으니 몸으로 뛴다. 박 감독은 연습 때 16명의 선수들에게 공을 직접 때려준다. 하루에 500~600개 남짓 된다. 어깨가 아파 파스를 붙이기도 한다. 선수들에게 체력으로 지지 않으려고 틈날 때마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하고 산도 탄다. 박 감독의 승부욕은 ‘첫 마음’을 잃어버리지 않으려는 것이기도 하다. 2008년 창단된 신생팀 우리캐피탈은 감독 박희상의 첫 무대다. 2003년 은퇴한 뒤 2008년 7월 우리캐피탈 수석 코치로 프로배구판에 다시 돌아왔다. 어깨와 무릎 부상으로 예상보다 빨리 은퇴해야 했던 그로서는 사무치게 그리운 곳이었다. 박 감독은 은퇴한 뒤 인하대 코치를 1년 반 하다 김포공항에서 대한항공 발권 매니저로 4년간 근무하기도 했다. “배구가 너무 하고 싶었죠. 하지만 코치 제의를 받았을 때 두렵기도 했어요. 선수는 열정만 있으면 되지만 지도자는 공부해야 하잖아요. 감독 대행이 됐을 때도 무한한 책임감을 느꼈죠. 이 친구들과 저는 이제 같은 목적이 있어요.” 우리캐피탈에 4라운드, 특히 12일 대한항공전은 올 시즌을 결판 짓는 승부처다. 대한항공전에서 졌는데 13일 삼성화재가 현대캐피탈을 이기게 되면 우리캐피탈은 5위로 고꾸라지게 된다. 박 감독은 “올스타전 휴식기 동안 4라운드의 중요성을 인식시켰어요. 외국인 선수 없이 팀이 이만큼 해준 것도 고맙지만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려면 7~8승은 더해야 합니다.”라며 전의를 불태웠다. 박 감독은 올스타전 휴식기 동안 선수들에게 정신력을 강조했다고 한다. 올 시즌 우리캐피탈은 유독 다 잡은 경기를 많이 놓쳤다. 지난해 12월 12일 현대캐피탈, 지난달 2일과 27일 상무신협과 LIG손보와의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졌다. 박철우가 살아난 삼성화재가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뼈아픈 점이다. “이제부터는 한 게임 한 게임 놓칠 수가 없습니다. 조그만 실수도 용납이 안 되는 거죠. 최선을 다해서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팬들에게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글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초대형 은퇴연구소 출범

    초대형 은퇴연구소 출범

    삼성생명은 10일 서울 태평로 본사 24층에서 박근희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현판식을 갖고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를 정식 개소했다. 국내 금융권에서 이러한 연구소가 문을 연 것은 처음은 아니지만 기존 연구소들이 대개 10명 안팎으로 운영되는 것과는 달리 100여명의 매머드급 연구 인력을 구축할 예정이라 비상한 관심을 끈다. 기존에 운영했던 퇴직연금연구소와 은퇴연구소를 합쳐 새로 출범한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연구조사팀, 퇴직연금팀 등 5개팀과 학계 인사 및 전문가로 구성된 10명 내외의 외부 자문위원단이 연구 활동을 벌이게 된다. 일단 40여명으로 출범하지만 올해 안에 연구 인력만 100여명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자산관리 등 재무적인 연구는 물론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대한 벤치마킹을 통해 국내 은퇴 문화의 문제점도 연구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이와 관련한 국제 심포지엄이나 콘퍼런스 등을 개최할 계획이다. 또 은퇴 정보 웹사이트를 열어 노후 준비를 위한 각종 정보를 공유하고, 맞춤형 상담 서비스도 제공할 방침이다. 초대 소장을 맡은 우재룡 소장은 “은퇴 설계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정립하고 ‘선진형 은퇴설계 모델’을 개발해 건전한 은퇴 문화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떠난 지성, 무리한 해외파 차출 줄일까

    우리는 지난달 ‘산소탱크’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떠나보냈다. 태극마크를 뗀 박지성은 그러나 맨유에서 계속 선수생활을 이어간다. “대표팀에서 더 뛸 수도 있지만 경기력 유지를 위해 소속팀에 전념하겠다.”는 쿨한(?) 패러다임을 한국 축구에 처음 도입한 것이다. 박지성은 그동안 장거리 비행과 잦은 경기출전으로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 시달렸다. 팬들은 ‘캡틴 박’의 결정을 아쉬워하면서도 존중했다. 박지성 은퇴기사 댓글 중 가장 큰 지지를 얻은 말은 이랬다. “지성이형, 정말 중요한 경기 때 가끔씩만 뛰어주시면 안 돼요?” 월드컵이나 한·일전 같은 경기 때라도 그라운드를 밟아달라는 말이다. 팬들 말처럼 무게감 있는 경기에만 가끔씩 출전하면 안 될까. 적어도 한국에서는 어려운 얘기다. ‘국가대표’는 한국 축구선수로서 최고의 영광으로 꼽힌다. 우리 선수들은 나라가 부르면 무조건 달려가는 게 당연한 풍토에서 공을 차 왔다. 그게 사명감이고 애국심이다. “이번 A매치엔 부르지 마세요. 시즌일정이 촘촘해서 좀 쉬어야 할 것 같아요.”라는 말을 할 수 있는 건방진(?) 선수는 없다. 더욱이 30살 이상 나이가 많은 감독에게 그런 의사를 표명하는 건 불가능하다. 태극전사들은 지난달 아시안컵에서 6경기를 치렀다. 연장 혈투를 두번이나 했고, 경기 일정도 빡빡해 선수들은 체력이 완전 소진됐다. 특히 한창 시즌 중인 유럽 해외파의 고충은 더했다. 이청용(볼턴)·차두리·기성용(이상 셀틱) 등은 휴식도 없이 소속팀에서 1~2경기를 소화했다. 그런데 10일 A매치데이에 맞춰 ‘또’ 국가의 부름을 받았다. 소속팀에서는 난색을 표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공식 A매치라 규정상 문제는 없다. 그러나 몸값을 지불하는 구단 입장에선 아시안컵이다 A매치다 해서 이래저래 자리를 비우는 게 유쾌할 리는 없다. 클럽 소속감이 강한 유럽이라 더욱 그렇다. 게다가 소집된 해외파의 컨디션은 ‘꽝’이었다. 차두리는 심한 감기몸살로, 이청용은 무릎 부상으로 제대로 훈련에 참여하지도 못했다. 박찬하 KBS N해설위원은 “조광래 감독의 배려가 필요하다. 베스트 멤버로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검증된 선수를 무리하게 호출할 필요는 없다.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차원으로 이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클럽들과 윈·윈할 수 있는 유연한 소집을 생각해야 할 시점”이라고도 덧붙였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목표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조직력을 가다듬어야 하는 조광래호에 너무 한가한 소리일까. 하지만 긴 안목에서 보면 선수 보호, 신인 발굴 등 장점도 결코 적지 않아 보인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박지성 은퇴 아쉬워… 박주영 주장 잘할 것”

    “박지성 은퇴 아쉬워… 박주영 주장 잘할 것”

    한국 축구를 사랑했던 두 외국인 감독이 지금은 나란히 ‘형제의 나라’ 터키 축구를 위해 헌신하고 있다. 그 주인공은 거스 히딩크(65·네덜란드)와 세뇰 귀네슈(59·터키) 감독이다. 히딩크 감독은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신화’를 창조하면서 세계적 지도자로 공인받았고, 역시 당시 터키 대표팀을 이끌며 또 다른 4강 신화를 일궈냈던 귀네슈 감독은 2007년부터 3년 동안 프로축구 K-리그 FC서울을 지휘하면서 박주영(AS모나코)과 이청용(볼턴), 기성용(셀틱)을 키워 내는 등 한국과 인연이 각별하다. 그리고 현재는 각각 터키 대표팀과 고향의 프로축구팀 트라브존스포르를 이끌고 있다. 이 두 거장이 한국과 터키의 친선 평가전(10일)을 앞둔 9일 한국 선수단을 만나 여전한 한국사랑을 드러냈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은 내게 아주 특별한 팀이다. 10년 전에 한국 대표팀과 함께 일하면서 멋진 시간을 보냈다.”면서 “최근 아시안컵에서 한국이 아주 좋은 경기를 했다. 세대교체를 통해 새로운 팀이 됐는데 특히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매력적이었다.”고 후한 평가를 내렸다. 또 현재 대표팀에 남아 있는 유일한 2002년 멤버인 차두리(31·셀틱)에 대해 “그동안 많이 발전하고 선수로서 좋은 경력을 쌓았고, 지난해 월드컵에서도 멋진 활약을 펼쳤다.”고 칭찬했고, “박지성과 이영표가 은퇴하는 바람에 이번 경기에서 보지 못해 아쉽다.”며 진한 애정을 나타냈다. 그는 최근 유로2012 조별리그 및 네덜란드와의 평가전에서 3경기 연속 무득점 패배로 곤경에 처했지만, 특유의 뚝심으로 터키의 세대교체를 이끌어가고 있다. 한국 대표팀 감독 취임 초기와 비슷한 모습이다. 이번 시즌 팀의 터키 슈퍼리그 선두질주를 이끄는 귀네슈 감독은 “나의 홈구장(후세인 아브니 아케르 경기장)에서 트라브존스포르 선수 6명에 FC서울 시절 박주영, 이청용, 기성용까지 모두 9명의 선수가 경기를 펼치게 됐다.”면서 흡족한 미소를 지었고, 한국의 새 주장 박주영에게 꽃다발을 직접 안기며 “주장 역할에 잘 어울리는 훌륭한 선수다. 이제 주장이 됐으니 단순한 한명의 선수가 아니라 리더로 책임감을 느끼고 잘해 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력이 있다면 프로 1~3년 차의 나이 어린 선수도 경기에서 뛸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면서 “한국 선수들이 백패스를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 뒤를 보기보다는 항상 앞을 내다보고 공격을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한국 축구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2002년 월드컵, 한국, 터키, 그리고 변함없는 한국 사랑 등 기분 좋은 인연으로 이어진 두 ‘축구도사’의 앞날을 지켜볼 따름이다. 트라브존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라경민 대교서 지도자 첫발 “금메달리스트 키우고파”

    “못 이룬 꿈을 후배들을 통해 이루고 싶다.” ‘비운의 셔틀퀸’ 라경민(35)이 지도자로 첫발을 내디디면서 토해 낸 의미심장한 한마디다. 라경민은 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친정팀 대교눈높이 여자배드민턴팀 감독대행(코치)으로 공식 취임했다. 라 감독대행은 “1999년 창단 멤버로 입단할 때처럼 설렘 반 두려움 반”이라고 밝혔다. 라 감독대행은 세계가 인정한 셔틀콕의 여왕. 남편인 김동문과 짝을 이룬 혼합복식에서 2000년대 중반까지 최강으로 군림했다. 국제대회 70연승, 14개 대회 연속 우승 등 대기록을 보유한 배드민턴의 전설이다. 하지만 그에게 씻기지 않는 앙금이 남아 있다. 유독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한 것. 박주봉과 짝을 이룬 1996애틀랜타올림픽에서 은메달, 김동문과 함께한 2000시드니올림픽과 2004아테네올림픽에서 믿기지 않는 패배로 비운의 스타로 불렸다. 그가 “후배들을 잘 키워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만들고 싶다.”고 한 말이 의미를 더하는 이유다. 2007년 은퇴한 라경민은 남편을 따라 캐나다 유학길에 올랐다. 라경민은 3년 6개월 만에 캐나다 이민 생활을 접고 제2의 배드민턴 인생을 이어가게 됐다. 김동문도 오는 6월 귀국해 학업을 계속할 예정이다. 라 감독대행은 “5살과 4살 된 두 아이가 있다. 지도자 권유를 받고 아이들이 어려 고민했지만, 남편이 밀어줬고 늘 꿈꿔왔던 일이라 받아들였다. 지도자로 성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내 축구인생의 또 다른 출발점이자 종착점”

    “내 축구인생의 또 다른 출발점이자 종착점”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반납한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자선재단 ‘제이에스 파운데이션’(이하 박지성 재단)을 설립, 사회공헌사업에 나선다. 박지성이 이사장인 박지성 재단은 7일 “한국 축구의 세계화와 축구를 통한 행복 나눔을 비전으로 삼아 축구 외교를 펼칠 수 있는 다양한 자선 프로그램을 개발해 실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7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재단 설립 인가를 받은 박지성 재단에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추신수(클리블랜드)와 역도 영웅 장미란(고양시청)을 비롯해 프로농구 KCC의 허재 감독과 영화배우 정준호, 김선아, 가수 김흥국 등 스포츠와 연예계 스타들이 발기인으로 나섰다. 재단은 첫 번째 사업으로 오는 6월 15일 베트남에서 박지성을 포함한 국내외 유명 축구 선수들이 참가하는 자선 경기인 ‘아시안 드림컵’을 개최하기로 했다. 아시안 드림컵에는 이청용(볼턴)과 기성용(셀틱) 등 유럽에서 활약하는 태극전사들과 현역에서 은퇴한 일본의 축구스타 나카타 히데도시 등 전·현직 일본 대표팀 선수들도 참가할 예정이다. 재단은 이번 행사를 통해 동남아시아의 유소년 축구 지원 사업을 펼치기 위한 청사진을 마련했다. 어려운 환경에서 운동하는 유소년과 청소년 축구 선수를 위한 장학금 지원과 다양한 자선기금 모금행사도 펼친다. 박지성은 “한국과 아시아 축구에 도움을 줄 방법을 오랫동안 준비한 끝에 재단을 설립하게 됐다.”며 “내 축구 인생의 또 다른 출발점이자 종착점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NFL] 워드 ‘명예의 전당’ 입성 좌절

    하인스 워드(35·피츠버그)가 슈퍼볼 우승 반지에 입을 맞추는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까. 피츠버그 스틸러스가 7일 미국 텍사스 주 알링턴의 카우보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45회 미국 프로풋볼(NFL) 슈퍼볼에서 그린베이 패커스에 25-31로 패했다. 이로써 피츠버그는 2006년과 2009년에 이어 통산 세 번째 챔피언 등극의 꿈을 접어야 했다. 워드 개인도 명예의 전당 문 앞에서 입성이 좌절됐다. 2년 만에 슈퍼볼 정상에 도전했던 피츠버그의 꿈은 포스트시즌 돌풍을 일으킨 그린베이 앞에서 물거품이 됐다. 그린베이는 올 시즌 10승 6패를 기록, 내셔널콘퍼런스(NFC) 와일드카드를 받아 가까스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포스트시즌에서 잇따라 강팀을 제압하고 슈퍼볼 무대에 올랐다. 1990년 이후 와일드카드로 진출한 팀이 슈퍼볼에서 우승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와이드 리시버인 워드는 패스를 7번 받아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78야드를 전진하며 맏형다운 맹활약을 펼쳤다. 3-21로 크게 뒤지던 2쿼터를 1분 45초 남기고는 쿼터백 벤 로슬리스버거의 8야드짜리 패스를 받아 천금 같은 터치다운도 성공시켰다. 2006년 시애틀 시호크스와의 슈퍼볼에서 그에게 생애 첫 최우수선수(MVP)를 안겨줬던 터치다운 이후 처음이다. 큰형의 터치다운에 힘입어 피츠버그는 3쿼터부터 대추격전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번 패배는 워드에게도 진한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은퇴가 거론되는 마당에 명예의 전당으로 갈 좋은 기회를 놓쳐서다. 지금껏 슈퍼볼 우승을 세 차례나 하고 명예의 전당으로 가지 않은 와이드 리시버는 한 명도 없었다. 이미 전성기가 한참 지난 워드인 만큼 내년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워드는 슈퍼볼 직전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승패와 관계없이 내년에도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고 있을 것”이라면서 떠도는 은퇴설을 일축했다. 여전히 워드는 팀 안에서 ‘정신적 지주’다. 특급 스타가 없어도 피츠버그가 NFL에서 정상권을 유지하는 비결인 탄탄한 조직력의 중심엔 워드가 있다. 그는 NFL 13시즌 내내 피츠버그에서 뛰며 총 954차례 패스를 받아 1만 1702야드를 전진했다. 두 기록 모두 역대 피츠버그 공격수 최다 기록이다. 워드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석선장 회복 네티즌 관심 김태우·아이유 맞선 호응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석선장 회복 네티즌 관심 김태우·아이유 맞선 호응

    길고 달콤한 설 연휴가 끼어 있었던 2월 첫째주엔 박지성, 기성용, 구자철 등 스포츠 스타 관련 검색어가 상위권에 다수 올랐다. 1위는 ‘아덴만 여명작전’ 중 해적에게 총격을 당한 석해균(58) 삼호주얼리호 선장 관련 소식이 차지했다. 현재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석 선장은 지난 3일 오전 의식을 회복했으나 18시간만에 호흡 곤란으로 인공호흡기를 다시 부착했다. 석 선장은 치료가 예상보다 길어져 완치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숙정의원·탤런트 전태수 폭행 충격 지난달 31일 국가대표팀 은퇴 선언을 한 한국 축구의 간판스타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2위에 올랐다. 2000년 4월 아시안컵 1차 예선 라오스전에서 처음 국가대표로 나선 지 11년 만이다. 그는 ‘한국인의 정신’을 가장 큰 교훈으로 삼고 국가대표팀을 떠난다고 밝혔다. 2일 SBS 설특집 프로그램 ‘스타맞선’(왼쪽)에 출연한 아이유와 김태우는 3위를 차지했다. 이들은 홍대 거리에서 강추위 속에서도 나란히 방한모자를 쓰고 손을 잡고 데이트를 즐기는 등 다정한 모습을 보였으며, 듀엣곡으로 호흡을 맞춰 호응을 얻었다. 1일 주민센터 여직원을 폭행한 민노당 이숙정 성남시 의원이 검색어 4위에 올랐다. 이 의원은 지난달 27일 주민센터 여직원이 자신의 이름을 모른다는 이유로 폭언과 폭행을 가한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줬다. 지난달 29일 폭행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된 영화배우 하지원의 동생인 탤런트 전태수가 검색어 5위에 올랐다. 당시 만취 상태로 택시를 타고 귀가하던 전태수는 기사와 시비가 붙자 욕설과 폭언을 하며 택시기사를 발로 걷어차고 경찰에게까지 폭력을 휘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전태수는 출연 중인 MBC 일일시트콤 ‘몽땅 내사랑’에서 자진 하차하고 자숙하겠다고 밝혔다. ●기성용 친누나 미모 화제 축구 국가대표팀 기성용 선수의 친누나가 6위를 차지했다. 기 선수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트위터에 친누나와 함께 찍은 사진(오른쪽)을 공개했다. 기성용과 다정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사진 속 친누나는 뛰어난 미모로 네티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난해 사상 최대를 기록한 대졸 실업자 관련 뉴스가 7위에 올랐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졸 실업자는 34만 6000명으로 200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다. 2000년 23만명이었던 대졸 실업자수는 불과 10년 만에 11만 6000명이나 늘어났다. 지난 3일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불구속 입건된 개그맨 황현희가 검색어 8위를 차지했다. 당시 황현희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취소 수치인 0.12%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는 현재 출연 중인 KBS ‘개그콘서트’의 ‘굿모닝, 한글’ 하차가 확정됐다. 독일 분데스리가에 입성하는 축구선수 구자철(22)이 검색어 9위에 올랐다. 구 선수는 2008~2009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팀 볼프스부르크로 이적한다고 전해져 화제다. 계약기간은 3년 6개월로 연봉은 50만 달러(약 5억 6000만원) 선으로 알려졌다. 개그맨 이수근의 8.5등신 사진이 검색어 10위에 올랐다. 이 사진은 이수근이 쇼핑몰 오픈 당시 촬영한 사진으로 포토샵을 활용해 얼굴 크기는 줄이고 키는 늘려 164㎝ 키의 이수근이 8.5등신으로 둔갑해 화제를 모았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NFL] 워드, 세번째 반지 낄까

    미프로풋볼(NFL)의 한국계 스타 하인스 워드(35·피츠버그)가 생애 세 번째 슈퍼볼 정상에 도전한다. 피츠버그 스틸러스는 7일 오전 8시 30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카우보이스 스타디움에서 NFL 슈퍼볼 우승컵을 놓고 그린베이 패커스와 단판 승부를 벌인다. 그 중심에 ‘전설’ 워드가 있는 것. 1998년 데뷔한 워드는 피츠버그에서만 14년째 뛰는 프랜차이즈 스타. 이미 두번의 우승 반지를 꼈고 통산 4차례 올스타에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2006년 슈퍼볼에서는 5차례 패스를 받아 123야드를 전진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는 터치다운으로 최우수선수(MVP)로 우뚝 섰다. 한국인 어머니 김영희씨 손에서 자란 ‘하프 코리안’ 워드는 이후 자신이 태어난 한국을 방문, 차별받는 혼혈아동을 위해 ‘하인스 워드 구호재단’을 설립하는 등 어머니 나라에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와이드 리시버인 그는 이번 시즌 들어 755야드 전진에 패스 리시브 59회에 그치고, 시즌 중 뇌진탕 사고를 당하기도 했지만 정규리그 16경기에 모두 출전해 팀을 슈퍼볼로 이끌었다. 때로는 어린 후배들을 다그치는 무서운 멘토 역할도 서슴지 않는다. 하지만 잇단 부상과 나이 탓에 은퇴설이 불거지자, 최근 워드는 “은퇴란 없다. 슈퍼볼에서 이기든 지든 다음 시즌에도 뛸 것”이라며 소문을 일축했다. “날 얕잡아 봤다간 큰코다칠 것”이라며 그린베이에 경고장을 날리기도 했다. 피츠버그 구단 사상 최다 터치다운(83개)과 패스 리시빙(954개)을 기록한 워드가 이날 우승반지를 끼면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가능성이 높다. 와이드 리시버로 세 번 이상 우승을 거둔 선수들은 모두 명예의 전당에 올랐기 때문. 피츠버그는 NFL 역대 최다 우승(6회)으로 2000년대 최고 명문 구단으로 자리매김했다. 반면 그린베이는 1960년대 명문팀으로 콘퍼런스 우승만 12번을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 슈퍼볼 우승은 1995~96시즌이 마지막이어서 신구 명문구단의 맞대결인 셈.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피플 인 스포츠] K-리그 시민구단 새모델 도전 허정무 인천 감독

    [피플 인 스포츠] K-리그 시민구단 새모델 도전 허정무 인천 감독

    프로축구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의 허정무(56) 감독은 지난해 남아공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하며 한국 축구사에 길이 남을 ‘대업’을 이뤘다. 그런데 월드컵 이후 그의 행보는 상식 밖이었다. 대한축구협회의 대표팀 감독 유임 권유를 고사하더니, 지난해 8월 연고도 없는 인천의 사령탑을 맡았다. 인천은 대기업 스폰서가 없는 시민구단이라 허 감독의 명성에 걸맞게 대우를 해줄 수 없었다. 그렇다고 인천이 K-리그 우승에 도전할 만한 전력을 갖춘 팀도 아니었다. 모든 게 의문투성이였다. 그리고 5개월이 흘렀다. 지난달 30일 올 시즌을 대비한 인천의 전지훈련지인 괌에서 허 감독을 만났다. ●“시민구단의 모범 되겠다” 3주 동안 남태평양의 따가운 태양 아래 지내다 보니 얼굴은 까무잡잡해졌지만 훈련 중인 선수들을 향한 허 감독의 눈빛은 날카로웠다. 또 기대만큼 움직이지 못하는 선수를 독려하는 목소리는 카랑카랑했다. 선수들은 체력훈련 뒤 곧바로 전술훈련에 돌입했다. ‘지옥훈련’이었다. 그래도 선수들은 허 감독의 눈에 들기 위해 열심히 뛰었다. 허 감독은 “겨울에 힘들게 훈련한 것이 시즌 막판에 힘을 발휘한다.”면서 “지난 시즌 후반기에 인천은 전반에 세 골을 넣고도 후반에 네 골을 내줘 지는 팀이었다.”고 체력훈련에 공을 들이는 이유를 설명했다. 또 “좋은 성적을 내려면 좋은 선수들이 많아야 되는데 형편이 넉넉지 않은 시민구단에서 그건 불가능하다.”면서 “그래서 선수들 간의 치열한 경쟁으로 주전과 비주전의 실력 격차를 줄이는 데 훈련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왜 인천에 와서 사서 고생을 하냐.’고 물었더니 허 감독은 뜬금없이 “시민구단이 살아야 된다.”고 답했다. 그는 “시민구단은 한국 축구의 새로운 모델인데, 아직 자리를 못 잡고 있다. 지원이 대기업 구단만큼 좋지 않아 좋은 선수들을 확보하기 힘들어서 성적은 대부분 하위권이다. 성적이 좋지 않다 보니 지원은 계속 줄어든다.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데, 2013년부터 승강제가 시행된다.”면서 “송영길 인천시장과 인천 구단의 끈질긴 구애를 뿌리칠 수 없기도 했지만, 인천을 모범적인 시민구단으로 만들어 보임으로써 K-리그에 시민구단이 뿌리를 내리는 데 힘을 보태고 싶은 희망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가 ‘인천행 급행열차’를 탄 것은 한국 축구를 위한 ’새로운 도전’이었던 셈이다. 올 시즌 목표로 리그 우승을 내건 허 감독은 ‘우공이산’(愚公移山)을 이야기했다. 그는 “지난 시즌 11위였던 우리가 우승하겠다고 했을 때 대부분 속으로 웃었을 것이다.”면서 “하지만 우승을 목표로 어리석을 만큼 꾸준하고 변함없이 노력하다 보면 우승권에 들어갈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요령 피우지 않고 우직하게 걸어온 그의 축구 인생이 그대로 묻어나는 이야기였다. 그러면 허 감독 취임 뒤 인천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김봉길 수석코치는 “체계가 생겼다.”고 간단하게 설명했다. 클럽하우스가 없어 ‘자유분방한 팀’이라는 불가피한 별명이 붙었던 인천. 하지만 허 감독이 온 뒤 팀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는 것이 구단 프런트와 선수들의 설명이다. 허 감독은 오합지졸처럼 제각각이던 선수단을 꽉 틀어쥐었고, 인천은 공동의 목표인 우승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대표팀 두 번 맡으니 100년 내공 쌓여 허 감독은 ‘독이 든 성배’라는 대표팀 감독을 두 번이나 맡았다. 1998년 처음 대표팀을 맡아 2000년 아시안컵 직후 사퇴한 대표팀 1기 시절 허 감독은 이제는 ‘레전드’가 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영표(알 힐랄), 설기현(포항) 등을 처음 발탁했다. 당시 주변의 많은 비난에도 불구하고 허 감독이 발탁한 이들은 이후 10년 동안 한국 축구의 ‘황금시대’를 이끌었다. 또 핌 베어벡 감독 이후 다시 대표팀을 맡은 허 감독은 2008년 기성용(셀틱)과 이청용(볼턴) 등 당시 갓 스무살밖에 되지 않은 유망주들을 발탁했다. “너무 어리다.”는 주변의 우려에도 이들은 남아공월드컵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고, 이영표-박지성 이후의 대표팀을 이끌어 갈 재목들로 성장했다. 그러고 보니 허 감독은 욕먹으면서 남(거스 히딩크와 조광래 감독) 좋은 일만 해 준 지도자였다. 그는 “내가 잘 뽑은 게 아니라, 그 선수들이 잘한 것일 뿐”이라며 “어쨌든 대표팀 감독 한 번 하면 50년의 내공이 쌓인다. 그걸 두 번이나 했으니 벌써 100살은 넘은 셈”이라며 웃었다. 허 감독은 “대표팀 감독으로 있으면서 함께 훈련할 시간이 많지 않았던 것이 아쉽다.”면서 “그래도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 가서 당당하게 우리 선수들이 제 기량을 남김없이 보여줬다는 사실이 너무 기뻤다.”고 말했다. 1986년 멕시코월드컵 당시 선수로 출전해 실력은 못 보여주고 사람만 쫓아다니다 디에고 마라도나 허벅지 한 번 걷어차고 돌아오는 데 만족해야 했던 그때와 지금의 한국 축구는 확실히 다르다는 뜻이었다. ●세대교체 자연스럽게 진행돼야 그는 박지성, 이영표의 은퇴에 대해 “언제 다시 쓰일지도 모르는데 너무 딱 잘라서 은퇴라고 하니까 좀 아쉽다.”면서 “그래도 자기들이 알아서 잘 결정했겠지.”라고 했다. 또 “지성이, 영표가 2014년 브라질월드컵 때에 돌아오지 않는 것이 제일 좋은 거니까.”라며 “세대교체는 하는 듯 하지 않는 듯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것이 제일 좋다. 경험 많은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가르쳐 주고 그러면서 물 흐르듯….”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후임자에게 잔소리가 될까 봐 신중한 모습이었다. 대표팀 감독 당시 전술적인 측면에서 부족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에 대해 “‘미드필드를 두껍게’, ‘공격을 날카롭게’ 등 이야기로는 그럴듯하지만 경기장에서 그런 전술을 실현하는 것은 조기축구라도 한 번 해본 사람이라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안다.”면서 “특히 선수 특성을 잘 아는 프로팀이 아닌 대표팀 감독에게는 더더욱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 “그래도 그런 지적은 악플에 비하면 고마웠다.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를 제공해 줬다.”고 덧붙였다. 마음고생이 많기는 많았던 모양이다. ‘대표팀 때보다 부담은 덜하지 않으냐.’고 물었더니 허 감독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부담이 더 크다. 지켜보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잘해야 된다.”고 말했다. 그래도 선수들과 함께 웃으며 땀 흘리는 모습은 ‘두 골 타이’를 매고 있을 때보다는 편안해 보였다. 글 사진 괌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캡틴 박, 당신이 있어 행복했습니다”

    “캡틴 박, 당신이 있어 행복했습니다”

    떠날 때를 알고 물러나는 ‘캡틴’의 뒷모습은 아름다웠다.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이 축구 국가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박지성은 31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늘 날짜로 대표팀에서 은퇴하기로 했음을 조심스럽게 밝힌다. 국가를 대표해 축구 선수로 활동하는 것은 무한한 영광이며 자랑이었다.”면서 “아직 이른 나이라고 생각하지만 지금 결정이 한국 축구는 물론 나를 위해서도 가장 좋은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26일 일본과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A매치 100경기를 채워 ‘센추리클럽’에 가입한 박지성은 이로써 정들었던 대표팀을 떠났다. 박지성은 당장 오는 9일 벌어질 터키와의 평가전 명단에서 이미 은퇴를 선언한 이영표(34·알 힐랄)와 함께 제외됐다. ●한국축구 황금시대 이끌어 박지성은 “팬 여러분의 사랑과 관심을 통해 축구 선수로서 많은 영광과 행복을 누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실 한국 축구 팬은 박지성 때문에 행복했다. 2000년 4월 5일 라오스와의 아시안컵 1차 예선에서 조용히 A매치에 데뷔했던 박지성은 11년 동안 대표팀에 무한한 활력을 불어넣었다. 또 월드컵 등 중요한 경기마다 골을 터트리며 한국 축구의 ‘황금시대’를 이끌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 조별리그 포르투갈전에서 한국의 사상 첫 16강 진출을 확정 짓는 환상적인 결승골, 2006년 독일대회 프랑스전 동점골, 2010년 남아공대회 그리스전 쐐기골을 넣은 박지성은 월드컵 세 대회 연속골을 기록한 최초의 아시아 선수가 됐다. 박지성은 국가대표뿐만 아니라 프로축구선수로도 완벽한 성공을 거뒀다. 박지성은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네덜란드를 거쳐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에 성공했고, 세계 최고의 클럽인 맨유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펼쳐 변방에 있던 한국 축구를 세계 무대의 중심으로 이끌었다. 그의 성공은 박주영(AS모나코), 이청용(볼턴), 기성용(셀틱) 등 수많은 후배들의 유럽 무대 진출에 신호탄이 됐다. ●부상 부담 털고 세대교체 위해 결단 한국 축구의 ‘아이콘’을 넘어 ‘아시아의 영웅’이 된 박지성도 두 차례에 걸친 오른 무릎 수술의 후유증을 언제까지 참을 수만은 없었다. 대표팀 차출에 따른 장기간 비행, 격렬한 경기 등 스트레스 요인이 많아지면 그의 오른 무릎에는 어김없이 물이 차올랐다. 그래도 태극마크를 쉽게 내려놓을 수 없었다. 그러자 맨유 구단이 나서 “더 무리하면 선수 생명이 줄어든다.”고 경고했다. 박지성은 “만약 (무릎) 부상이 없었다면 체력적인 부분에서 힘들다고 해도 대표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은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지동원(전남), 구자철(제주), 손흥민(함부르크) 등 어리지만 유능한 후배들의 경기력을 이번 아시안컵 경기를 함께 뛰며 직접 확인함으로써 홀가분한 마음으로 은퇴를 결심할 수 있었다. 그는 “21살 때,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세대교체를 통해 후배들에게 좋은 기회를 주는 것은 필요하다.”면서 “현재로선 다시 대표팀에 복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 2014년 브라질월드컵 불참 의사를 명확히 했다. 하지만 박지성은 한국 축구를 위한 헌신을 그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오늘 대한민국 대표팀이 뛰는 그라운드를 떠나겠지만 다른 방향을 통해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새롭게 도전하겠다.”면서 “설사 그 도전이 지금보다 더 힘들고 험한 여정을 가야 할지라도 포기하지 않고 성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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