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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C 베테랑 타자 이호준, 한국시리즈 출장 ‘최고령’ 신기록

    NC 베테랑 타자 이호준, 한국시리즈 출장 ‘최고령’ 신기록

    NC 다이노스 베테랑 타자 이호준이 한국시리즈 최고령 출장 기록을 새로 세웠다. 이호준은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한국시리즈 1차전에 NC의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햇다. 이호준은 이날 40세 8개월 21일의 나이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이전 최고령 선수는 2014년 당시 40세 6개월 3일 나이의 진갑용(삼성 라이온즈 은퇴)이었다. 이호준은 이번 시리즈에서 홈런을 치면 한국시리즈를 포함한 포스트시즌 최고령 홈런 신기록도 세운다. 현재 포스트시즌 최고령 홈런은 SK 와이번스 시절 최동수(40세 1개월 17일)가 보유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염소 ·펠레·램지… 저주, 또 다른 흥미

    염소 ·펠레·램지… 저주, 또 다른 흥미

    ‘염소의 저주’에 시달리는 시카고 컵스와 ‘와후 추장의 저주’를 품고 있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WS)에서 격돌하면서 스포츠계에 떠도는 저주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각 종목마다 오랫동안 우승을 하지 못한 팀들에는 ‘~의 저주’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실력이 부족한 탓을 저주로 돌리려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저주를 풀고 우승한다’는 동화 같은 스토리가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스포츠계에서 회자되고 있는 각종 저주를 알아봤다. MLB에서 저주의 원조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밤비노의 저주’다. 밤비노는 전설적인 강타자 베이브 루스의 애칭이다. 보스턴은 1920년 베이비 루스를 라이벌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한 뒤 한 차례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1918년 마지막 우승을 차지한 보스턴은 86년 만인 2004년에야 밤비노의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제 MLB에서는 어느 팀이 다음 저주에서 벗어날지가 관심이다. 시카고가 108년 동안 지속된 염소의 저주를 풀 수 있을지, 클리블랜드가 68년 동안 이어온 와후 추장의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관심이다. ●‘71년 vs 68년’ 둘 중 하나는 무조건 恨푼다 시카고의 저주는 1945년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시카고와 디트로이트의 월드시리즈에서 빌리 시아니스라는 시카고 팬이 애완용 염소 ‘머피’를 야구장에 데려왔다가 쫓겨나면서 ‘염소의 저주’가 시작됐다. 그는 “망할 컵스는 더이상 우승하지 못할 것”이라고 저주를 퍼부었고, 시카고는 1945년 월드시리즈에서 패한 후 71년간 월드시리즈에 진출하지도 못했다. 결국 시카고는 밤비노의 저주를 푼 테오 엡스타인 전 보스턴 단장을 사장으로 영입했다. 클리블랜드 역시 1951년 팀 마스코트인 와후 추장의 색깔을 노란색에서 빨간색으로 교체하고 표정도 우스꽝스럽게 바꾸면서 인종차별 논란과 함께 ‘와후 추장의 저주’에 빠졌다. 1948년 이후 월 드시리즈를 제패하지 못한 클리블랜드도 밤비노의 저주를 푼 테리 프랑코나 전 보스턴 감독을 감독으로 모셨다. 결국 과거 밤비노의 저주를 푼 두 사람이 다른 팀의 저주를 풀기 위해 이번에는 적으로 만난 셈이다. AP통신은 28일 클리블랜드가 MLB사무국과 인종차별 비난을 받고 있는 마스코트인 ‘와후 추장’의 얼굴색을 바꾸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내 프로야구에도 ‘이영민 타격상의 저주’가 있다. 이영민 타격상은 일제강점기 천재 야구선수로 명성이 높았던 고(故) 이영민을 기리기 위해 1958년 제정한 상으로 고교 무대에서 1년간 가장 높은 타율을 거둔 선수에게 주어진다. 한마디로 ‘될성 부른 고교타자’에게 주는 상인데 아이러니하게 수상자 중에 프로에서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다. 1980년 수상자 김건우는 부상 후유증으로 선수 생활을 조기에 마감했고 1991년 수상자 강혁은 이중 계약 파동이라는 아픔을 겪었다. 뛰어난 실력 덕분에 고교 시절 너무 혹사를 당한 것이 독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SK 최정(2004년 수상), 볼티모어의 김현수(2005년 수상) 등 걸출한 선수가 나오면서 ‘이제 저주가 풀린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日 프로야구 한신 ‘KFC 할아버지의 저주’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는 ‘커널 샌더스의 저주’에 시달리고 있다. 1985년 한신이 창단 최초로 재팬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자 홈팬들은 도톤보리 강에 모여 선수 이름을 한 명씩 외치며 해당 선수와 비슷하게 생긴 사람을 강에 빠트리는 세리머니를 했다. 흥에 겨운 뒤풀이를 진행하던 팬들은 정규리그 타격 3관왕이자 최우수선수에 뽑힌 외국인 타자 랜디 배스의 이름에서 잠시 멈칫거렸다. 배스와 비슷하게 생긴 사람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때 누군가 ‘KFC 할아버지’로 불리는 KFC의 창업자 커널 샌더스의 동상을 햄버거 가게 앞에서 발견하고 배스처럼 수염이 있는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강에 던져버렸다. 이후 한신의 성적은 하위권으로 곤두박질쳤다. 2003년과 2005년에는 센트럴리그 우승과 함께 재팬시리즈까지 올라갔으나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저주를 풀고 싶었던 팬들은 샌더스 동상을 강에서 꺼내기 위한 시도를 했고 2009년 3월 안경과 왼손이 사라진 모습의 샌더스를 찾아냈다. 팬들은 이 동상을 한신의 홈구장인 고시엔구장 앞 KFC 매장에 전시를 해놨다. 하지만 한신은 또다시 2014년 재팬시리즈에서 쓴맛을 봤다. 올해에도 64승3무76패로 리그 4위를 기록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펠레가 점찍으면 조기탈락… ‘저주의 대명사’ 축구에서는 ‘펠레의 저주’가 유명하다. ‘축구 황제’ 펠레가 월드컵 우승 후보를 꼽으면 그 팀은 우승은커녕 조기에 탈락했다. 1974년 서독월드컵에서 펠레는 아르헨티나의 결승 진출을 점쳤지만 8강에서 네덜란드에 대패했다.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는 우승후보로 꼽은 콜롬비아가 조별 리그에서 탈락했고,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을 예상한 브라질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올해 유로 2016에서는 우승후보에서 제외했던 포르투갈이 우승했다. ‘램지의 저주’도 유명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의 에런 램지가 2011년 이후 골을 넣으면 유명인들이 사망한다는 것이다. 2011년 5월 1일 램지가 골을 넣자 다음날 알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라덴이 미군에 사살됐다. 그해 10월2일 램지의 골이 터지자 3일 뒤 애플의 창립자 스티브 잡스가 사망했고, 같은 달 19일에 램지가 다시 골을 넣자 다음날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죽었다. 2014년 8월 할리우드 명배우 로빈 윌리엄스, 2016년 1월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스네이프 교수 역를 맡았던 배우 앨런 릭먼도 램지의 골이 터진 시기와 비슷하게 숨을 거뒀다. ●마스터스 파3 콘테스트 우승자는 ‘찜찜’ 미국프로농구(NBA)에는 ‘등번호 1번의 저주’, ‘6순위 픽의 저주’가 유명하다. 등번호 1번의 저주는 1993년 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로 골든스테이트에 입단해 곧바로 올랜도로 이적했던 페니 하더웨이가 등번호 1번을 달고 루키시즌 활약했지만 1997시즌 무릎 부상 이후 이 팀 저 팀을 떠돌다 은퇴했다. 1997년 드래프트 1라운드 9순위로 토론토에 입단한 등번호 1번 티맥(트레이시 맥그레이디)은 2004년 12월 9일 샌안토니오전 37초 동안 13득점을 올려 ‘티맥 타임’이란 신조어를 낳았다. 2002~03시즌에는 평균 32.1득점으로 득점왕에 올랐지만 그 뒤 등 부상으로 초라하게 은퇴했다. 2003년 신인왕이었던 아마레 스타더마이어는 처음 32번을 달았지만 샤킬 오닐이 피닉스로 이적하자 5년 동안 1억 달러를 받고 뉴욕 닉스로 이적해 1번을 달았다. 곧바로 그의 커리어는 급전직하, 닉스의 방출 후보 1순위이자, 먹튀, 2000만 달러짜리 벤치 멤버 등 온갖 비난을 들었다. 6번픽의 저주는 1978년 래리 버드 이후 1라운드 6순위로 드래프트에 지명된 선수는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인데 실제로 1979년부터 2007년까지 죽 6번픽을 나열해 보면 ‘아 그 친구’ 할 만한 선수가 하나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골프에는 ‘마스터스 파3 콘테스트의 저주’가 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개막 전날 열리는 ‘파3 콘테스트’ 우승자는 본 대회에서 그린 재킷을 입지 못한다는 징크스가 있다. 실제 지난 50여년간 파3 콘테스트 우승자가 그린 재킷을 입은 적이 없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최순실 조카 장유진 도움 있었던 듯”…허승욱 동계스포트영제센터 회장 밝혀

    “최순실 조카 장유진 도움 있었던 듯”…허승욱 동계스포트영제센터 회장 밝혀

    사단법인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설립 과정에서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의 조카인 장시호(개명 전 장유진)씨의 도움이 있었던 것 같다는 증언이 나왔다. 허승욱(44) 동계스포츠영재센터 회장은 28일 연합뉴스를 통해 “제가 올해 6월부터 회장을 맡은 이후 장시호씨가 사무총장을 맡았거나 이 단체에서 공식 직책을 갖지 않았다”면서 “다만 이 단체가 처음에 사단법인 설립이 잘 안 되고 그럴 때 도움을 준 것 같기는 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설립된 동계스포츠영재센터는 올해까지 6억 7000만원의 예산을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로부터 받아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이 단체의 사무총장을 맡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특혜 의혹이 더욱 짙어지는 상황이다. 이 단체는 스키 국가대표 출신 허승욱 씨가 회장을 맡고 있고, 전무이사로는 빙상 국가대표 출신 이규혁 스포츠토토 빙상팀 감독의 이름이 등재돼 있다. 허 회장은 “이 단체의 취지는 어린 선수들을 육성해서 동계 스포츠를 활성화하고 그러다 보면 은퇴 선수들의 일자리 창출도 되겠다는 생각으로 시작된 것”이라며 “장시호 씨가 전임 (박재혁) 회장님과 안면이 있어서 도움을 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허 회장은 “이게 사실 최근 정국에 맞물려서 나쁘게 보일 수 있지만, 스키와 같은 비인기 종목 입장에서는 좋은 사업”이라며 “어린 선수들 육성해서 외국 전지훈련을 보내주고 대회 출전도 시켜준다고 하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어린 선수들 뉴질랜드 전지훈련에 예산이 많이 들어온 것은 사실이지만 사실 그 예산이 개인적인 돈이나 출처를 알 수 없는 곳에서 나온 것도 아니고 문체부 예산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평창 올림픽 앞두고 지원을 많이 해주는구나’라고 여길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허 회장은 “문체부 예산은 카드로 지급됐다”며 “만일 제가 조사를 받게 되면 영수증을 다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키 쪽에서는 전체적으로 유명한 선수 출신들은 영재캠프에서 다 코치를 했었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예산 과다지급 논란에 대해서는 “인원수에 비해 많이 나왔다고 볼 수 있지만 사실 스키 훈련을 제대로 하려면 그 정도 들어가는 것도 맞다”고 반박했다. 스키의 경우 올해 초 유소년 선수 5명과 지도자 2명 등 7명이 뉴질랜드 전지훈련을 약 45일간 다녀오면서 1억 6500만 원의 예산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중국 시진핑 1인체제 개막…‘자아비판’ 확대하겠다 밝혀

    중국 시진핑 1인체제 개막…‘자아비판’ 확대하겠다 밝혀

    중국이 27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를 핵심 지도자로 격상시키며 시진핑 ‘1인 지도’ 체제의 개막을 사실상 공식 선언했다. 중국 공산당은 이날 폐막한 제18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8기 6중전회) 공보(결과문)에서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이란 표현을 처음으로 사용했다. 덩샤오핑(鄧小平·1904∼1997), 장쩌민(江澤民) 시절 사용됐다가 후진타오(胡錦濤·2003-2013) 집권기에는 사라졌던 ‘핵심’이란 칭호가 시 주석에게 붙은 것은 기존의 집단지도체제에서 벗어나 ‘1인체제’가 막을 올렸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공산당은 공보에서 “당의 영도를 견지하려면 당 중앙의 집중된 통일적 영도가 우선돼야 한다”며 “한 국가, 한 정당에서 ‘영도(지도) 핵심’은 지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시 주석에게 핵심이란 칭호를 부여한 것이 기존의 집단지도(집체영도) 체제를 완전히 부정하는 것은 아니란 점도 분명히 했다. 이는 정치국 상무위원 7인을 중심으로 한 체제의 윤곽은 앞으로도 계속 유지하겠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 등 공산당 지도부와 350여명의 당 중앙위원·후보위원들은 6중전회 기간 시 주석의 ‘4대전면’(四個全面) 지침의 하나인 전면적인 종엄치당과 반(反)부패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중국 지도부는 이를 제도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로 당내 정치생활 준칙과 당내 감독조례 개정안을 심의해 통과시켰다. 또 중국 지도부는 이번 6중전회를 통해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의 위상도 대폭 강화하는 한편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 전 국가주석 시절 상당한 비판을 받았던 ‘자아비판’의 중요성도 집중 부각했다. 마오쩌둥 집권 당시 상당한 폐해를 낳았던 자아비판을 앞으로 시 주석 체제에서 광범위하게 실시하겠다는 메시지를 피력한 것이다. 공산당은 “당내 감독에는 금지구역이나 예외가 없다”며 기율을 위반할 경우 고위간부에게도 성역 없는 조사나 처벌이 이뤄질 것이란 점도 분명히 했다. 차기 지도부 인선을 놓고 치열한 탐색전이 펼쳐친 이번 회의에서 중국 공산당의 관례였던 ‘7상8하’(七上八下·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은퇴한다) 규정에 변화가 생겼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번 회의에서 중국 지도부는 왕민(王珉) 전 랴오닝(遼寧)성 서기와 뤼시원(呂錫文·여) 전 베이징(北京)시 당위원회 부서기와 판창미(范長秘) 전 란저우(蘭州)군구 부정치위원, 뉴즈중(牛志忠) 무경부대 부사령원의 당적을 박탈했다. 이어 후보위원이던 자오셴겅(趙憲庚) 중국공학원 부원장과 셴후이(咸輝) 닝샤(寧夏)회족자치구 주석을 새로운 중앙위원으로 승격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프로야구] 넥센 새 사령탑 장정석… 지도자 경험 없는 파격

    [프로야구] 넥센 새 사령탑 장정석… 지도자 경험 없는 파격

    프로야구 넥센이 27일 구단 운영팀장 장정석(43)을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1996년 현대에서 데뷔, 2002년부터 KIA에서 뛰다 2004년 은퇴했다. 장 신임 감독은 2005년부터 줄곧 구단 직원으로만 일했고 지도자 경험이 전혀 없어 파격으로 받아들여진다. 2008년 전력분석원으로 일하다 2009년부터 운영팀장과 1군 매니저를 겸했고, 지난해와 올해는 운영팀장 업무만 봤다. 지도자 경력 없이 곧바로 사령탑에 앉은 건 해설자로 활동하다 1986년 35세의 나이에 청보 핀토스 감독에 취임한 허구연 이후 처음이다. 이장석 구단 대표는 “이미 각 파트에 코치와 프런트를 갖췄다. 이해관계를 조율할 필드 매니저가 필요했고, 장정석 감독이 적임”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SK는 트레이 힐만(53) 미국프로야구 휴스턴 벤치 코치를 새 사령탑으로 영입했다. 계약 조건은 2년간 계약금 4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등 모두 160만 달러(약 18억 2000만원)다.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에 이어 KBO리그 두 번째이자 SK의 첫 외국인 감독이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시진핑에게 ‘핵심’ 지위 첫 부여, 1인 체제 개막… 절대 권력 예고

    집단지도체제 사실상 ‘유명무실’ 왕치산 유임·장기 집권 꾀할 듯 인민일보 “통일 영도 지키려는 뜻” 중국 공산당이 27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겸 당 총서기에게 ‘핵심’이란 수식어를 처음으로 부여했다. 중국 공산당은 이날 폐막한 제18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8기 6중전회) 공보(결과문)에서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이란 표현을 처음으로 사용했다. 덩샤오핑, 장쩌민 시절 사용됐다가 후진타오 집권기에는 사라졌던 ‘핵심’이란 수식어가 시 주석에게 붙은 것은 1인지도 체제가 사실상 공식 선언된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중앙위원회는 “18차 당 대회 이래 시 주석을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이 전면적인 ‘종엄치당’(從嚴治黨·엄격한 당 관리)을 결연히 추진하면서 부패 척결, 당내 정치생활 정화 등을 통해 당심과 민심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또 “당의 영도를 견지하려면 당 중앙의 집중된 통일적 영도가 우선돼야 한다”면서 “한 국가, 한 정당에서 ‘영도(지도)핵심’은 지극히 중요하다”고 핵심 지도자의 필요성을 부각시켰다. 이와 관련, 인민일보는 공보 발표와 동시에 논평을 내고 “당 중앙 전체회의에서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한 당 중앙’이라는 용어를 제시한 것은 당의 지도 강화를 견지하는 근본적 보증이며 당의 단결과 집중 통일 영도를 지키려는 중대한 의미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위는 그러나 집단지도(집체영도)체제의 틀을 무너뜨리지는 않았다. 집단지도체제를 규정한 ‘당내 정치생활에 관한 약간의 준칙’ 제2조를 폐기할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을 일축한 것이다. 중앙위원회는 “당 조직의 근본 원칙인 민주 집중제를 유지하려면 집체영도 제도를 견지해야 한다”면서 “어떠한 개인도, 어떠한 이유로도 집체영도를 위반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시 주석은 집단지도체제의 형식을 유지한 채 끊임없는 사정 작업을 통해 권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이 당의 ‘핵심’에 공식적으로 오르면서 7명의 정치국 상무위원이 권력을 나눠 갖는 중국 특유의 집단지도 체제는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상무위원의 업무분장을 규정한 당장이 내년 당 대회에서 수정될 수도 있다. 특히 시 주석이 칠상팔하(七上八下·68세 이상의 국가 지도자는 은퇴함)의 불문율을 깨고 내년 당 대회에서 왕치산(68)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를 상무위원에 유임시켜 본인의 집권 연장까지 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측근인 왕양 부총리, 왕후닝 중앙정책연구실 주임, 리잔수 중앙판공청 주임 등을 상무위원회에 입성시켜 독주체제를 완성할 수도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청년들 귀농·귀촌 성공모델 만들겠다”

    “청년들 귀농·귀촌 성공모델 만들겠다”

    “사업자금 지원·맞춤 정보 제공” 김재수(59)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27일 “청년 비즈니스 성공 모델을 창출하기 위해 기존 귀농·귀촌 지원 대책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귀농·귀촌 대책은 주로 40~50대나 베이비부머 은퇴자에 초점을 맞췄는데 앞으로는 청년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귀농·귀촌 대책을 추진하겠다”며 이처럼 말했다. 농식품부는 다음달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거쳐 고령화로 활력을 잃어 가는 농촌을 살리기 위해 20~30대 청년 중심의 귀농·귀촌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 장관은 “귀농 청년들의 사업 자금을 지원하고 귀농·귀촌 통합 플랫폼을 만들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또 쌀 과잉 생산을 막기 위해 농업진흥지역(절대농지)의 해제를 주장하는 의견에 대해 “농지는 농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국민의 재산권과도 관계가 있다”면서 “전체 농지의 48%에 이르는 절대농지를 풀면 농촌을 부동산 투기장으로 만들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전력분석관 차두리, 슈틸리케호 ‘반전 카드’ 될까

    차 “선수들 자신감부터 키울 것” 베테랑 골잡이 정조국 선발 눈독 위기에 빠진 축구대표팀이 ´소통´과 ´관록´에서 해법을 찾는다. 대한축구협회는 27일 대표팀 수비수 출신 차두리(36·은퇴)를 대표팀 전력분석관으로 선임했다. 이용수 협회 기술위원장은 “대표팀이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풍부한 경험과 능력을 갖춘 그의 합류가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전력 분석은 물론 코치진과 선수들의 가교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울리 슈틸리케(독일) 감독과 카를로스 아르무아(아르헨티나) 수석코치는 스페인어 통역을 사이에 두고 선수들과 대화했는데 앞으로는 독일어에 능한 차 분석관을 통해 감독의 의중이 곧바로 선수들에게 전달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팬들과의 소통에도 차 분석관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차 분석관은 대표팀 코치 선임에 필요한 유럽축구연맹(UEFA) A급 지도자 자격증 대신 B급 지도자 자격증만 갖고 있어 코치가 아닌 스태프로 합류하게 됐다. 지도자 연수 중이던 독일에서 전날 귀국한 차 분석관은 이날 오후 서울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 강당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란전 패배 이후 대표팀 선수들이 불안해하고 자신감도 떨어져 있다. 지금은 전력 분석보다 자신감 회복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선수들에게 각자의 가치와 임무를 각인시켜 자신감을 키워주는 게 내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캐나다와의 평가전,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예선 5차전에 뛸 명단을 오는 31일 발표한다. 그는 최근 K리그 클래식 광주FC의 경기를 두 차례나 찾아 득점 선두 정조국(32)을 선발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대표팀은 수비수 곽태휘(35), 권순태(32), 염기훈(33)을 제외하고는 20대 선수들을 주로 선발해 왔는데 일정 부분 수정을 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모바일픽] 머리카락으로 SNS 평정한 ‘슈퍼모델 개’

    [모바일픽] 머리카락으로 SNS 평정한 ‘슈퍼모델 개’

    '부드럽고 윤기나는 머리카락, 바람에 흩날리면 언뜻언뜻 드러나는 그윽한 눈빛, 그리고 기품 잃지 않게 우아하면서도 당당한 자태' 호주 시드니에 사는 아프간하운드 종 개 티(Tea)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개'라는 별칭을 얻으며 사회적연결망서비스(SNS)의 스타로 떠올랐다. 최근 영국 매체 텔레그라프는 루크 카바나가 페이스북에 올린 올해 5살 암컷 개 티의 사진이 일으킨 티 삶의 변화에 대해 소개했다. 물론 티는 애견인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하긴 했다. 그동안 여러 개 쇼에서 자신의 자태를 뽐내왔다. 풍성한 털은 아름다운 색채미를 더욱 부각시켰던 그의 매력 포인트 1호. 일반적으로 암컷 아프간하운드는 수컷에 비해 털이 빈약할 수밖에 없지만 티는 그러한 한계조차 뛰어넘었다. SNS에서 화제가 되면서 티에게는 각종 문의와 요청이 쇄도했다. 개 사료와 샴푸 모델 섭외 요청이 쏟아지고, 그의 사진을 상업적으로 쓸 수 있는지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주인 카바나는 티의 모델로서 일에서 곧 은퇴시킨다는 계획이다. 사람으로 치면 정상에서 박수 받을 때 은퇴하는 셈이다. 카바나는 "각종 쇼 등에 참가하려면 준비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하는데, 이는 가족과 함께 지내는 시간을 줄이게 만든다"면서 "배우나 모델로서 지내지 않더라도 티는 나와 우리 가족에게 영원한 왕비와도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넥센, 제4대 감독에 장정석 선임…현장 지도자로 첫 발걸음

    넥센, 제4대 감독에 장정석 선임…현장 지도자로 첫 발걸음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가 27일 제4대 감독으로 장정석(43)을 선임했다. 계약 기간 3년에 계약금 2억원, 연봉 2억원으로 총액 8억원이다. 덕수상고와 중앙대를 졸업한 장 감독은 1996년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해 현역 생활을 시작했다. 현대에서 2001년까지 뛴 장정석은 2002년 KIA 타이거즈로 팀을 옮겼고, 2004년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했다. 현대에서 프런트로 새 야구인생을 시작한 장 감독은 2008년 히어로즈로 바뀐 뒤에도 구단에 남아 있었고, 올해는 운영팀장으로 현장에서 호흡했다. 줄곧 프런트로 일한 장 감독은 현장 지도자 경험이 없다. 장 감독은 “현장 야구와 프런트 야구의 구분이 의미가 없어졌다. 특히 감독 1인 중심의 야구가 아닌 각 파트가 역량을 갖추고 여기서 나온 힘이 결집할 때 최고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운영 철학을 공개했다. 이장석 대표이사는 “준플레이오프 종료 뒤부터 신임감독 선임을 결정한 26일까지 후보군을 놓고 많은 고민을 했다”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선입견과 편견이 없는, 그래서 열린 마음과 자세로 귀를 열고 코치진과 함께 선수단을 이끌 인재였다”고 선임 기준을 밝혔다. 현장 경험이 부족할 거라는 지적에 이 대표이사는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 오히려 현장에서 보여준 게 없어서 선입견이 없는, 하얀 캔버스와 같아서 여러 조언을 거부감없이 받아들일 인물이다. 이미 우리는 제대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코치진과 프런트를 구성했고, 이해관계를 풀어갈 필드 매니저가 필요했다. 장정석 신임감독은 그 적임자”라고 덧붙였다. 장정석 신임감독 취임식은 31일 오전 11시 30분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릴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김인식 WBC 감독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김인식 WBC 감독

    1회말-야구 시작 1년 만에 올해의 선수·실업야구 신인상… 무리한 투구로 24세 은퇴 올해 한국 프로야구는 출범 34년 만에 최고 전성기를 맞았다. 국내 프로 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관중 800만 시대를 열었고, 메이저리그 못지않은 최신 구장과 돔구장도 들어섰다. 이 폭발적인 야구 열풍 뒤에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사령탑을 맡은 김인식 감독이 있다. 지난해 그가 이끈 프리미어12 대표팀이 감동적인 우승을 안겨 주면서 올 시즌 개막 전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해보다 높았다. 그가 한국을 WBC 준우승,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이끌 때마다 같은 현상이 반복됐고 이제 프로야구는 한국 최고 인기 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한국 야구사(史)와 함께한 그의 야구인생은 올해로 57년째. 내년 3월 열리는 WBC를 준비하느라 여전히 바쁜 김 감독을 지난 19일 서울 잠실구장 인근에 있는 한 카페에서 만났다. 평생을 야구와 인연을 맺으려 그랬는지 어린 시절부터 야구하는 모습을 보고 자랐다. 성북구 동소문동에서 태어났는데 집 근처에 야구로 유명한 경동고등학교가 있었다. 당시 한성대 가는 쪽에 개천이 있었는데 거기서 공 던지기를 하면서 놀던 기억이 난다. 야구는 중학교 2학년 때 시작했다. 배문중학교에 진학하면서 자연스럽게 야구선수가 됐다. 내가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연식야구’라 해서 곰보처럼 구멍이 숭숭 난 고무공으로 야구를 했다. 나는 우완투수였고 야구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대한체육회 선정 야구 부문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당시에 나보다 잘하는 선수는 많았는데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한국전쟁 직후 모두가 어려웠던 시절이라서 집에서는 내가 야구를 하든 말든 관심이 없었다. 6남매(3남3녀) 중 차남이었는데 내가 4살 때 한국전쟁이 터졌고 전쟁 직후라 많이 힘들었던 시기다. 야구뿐만 아니라 모든 종목이 열악했다. 야구 붐이 일어나기 시작한 건 내가 고등학교 2학년 때, 그러니까 1963년 한국이 제5회 아시아야구대회를 개최해 우승하고 나서부터다. TV중계를 하니까 그때서야 집에서도 좀 관심을 갖더라. 우승 직후 실업야구팀이 연거푸 생겨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야구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니 실제 야구를 하는 선수들에 비해 팀이 많이 생겼다. 한일, 제일, 기업, 농협, 조흥 등 각 은행이 야구단을 만들었고 서울시청, 인천시청, 체신부, 상무까지 팀이 13개나 됐다. 이듬해 팀은 11개로 줄었고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는 9개팀으로 정리돼 있었다. 나는 야구를 꽤 하는 축에 속했고, 졸업하기도 전에 한일은행 관리기업체였던 크라운맥주에 스카우트됐다. 또 운이 좋게도 1965년 실업야구에 데뷔하자마자 신인왕에 뽑혔다. 젊은 나이에 빨리 빛을 보는 계기가 됐다. 1967년 7회 아시아야구대회에도 동기들 중 가장 먼저 합류하게 됐다. 당시 대표팀 주축은 2~3년 선배인 김설곤, 김청호, 최관수 등이었고 김응용 전 감독은 대표팀에서 중간 정도 위치에 있었다. 가장 위 선배들로는 재일동포 출신 신영준, 김영덕 등이 있었다. 5회 대회 때도 재일동포 선수들이 대표팀에 합류하면서 전력이 보강돼 우승할 수 있었고 이후 야구 붐이 일기 시작했으니 실제로 한국야구발전에 영향을 많이 준 분들이다. 물론 일본야구가 가장 수준이 높았지만 그땐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가 국제대회에 나와 해볼 만했다. 그 외에 대만, 필리핀 등이 참가했다. 필리핀은 야구 수준이 꽤 높았는데 이후 경제가 어려워져 야구를 안 하게 됐고 중국은 1990년대 후반이 되어서야 야구를 시작했다. 3회말-최강 해태팀 코치로 4년 내내 우승… 꼴찌팀 쌍방울 감독 시절 쓰라림 통해 탄탄해져 어쨌든 실업야구계에서 10년간 최고 강팀으로 군림했던 한일은행에서 선수생활을 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야구 잘하면 연봉 많이 받고, 이런 것도 없었다. 야구단 소속 선수도 일반 직원과 같았고 호봉제였다. 연차가 쌓일수록 월급이 올라갔다. 야구 관두면 직원으로 남을 수 있었다. 실제로 야구를 관두고 지점장까지 올라간 사람들도 많았다. 나도 일찍 어깨를 다쳐서 야구를 그만두고 군 제대 후 은행에서 일했다. 어깨가 망가진 건 무리한 투구, 연속 투구를 했기 때문이다. 당시 실업리그 외에도 실업 우승팀, 준우승팀, 미군 4개팀, 육군, 해병대팀이 참여하는 8군 리그도 뛰어야 했다. 여기에 전국체전, 군실업대회, 각종 지방 대회 등 작은 토너먼트 대회까지 나가야 해서 우승, 준우승 하는 팀은 게임 수가 상당히 많았다. 투수 로테이션이 물론 있었지만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오늘 던지고 내일 또 던지라 하면 어쩔 수 없었다.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일본에서도 원래 초창기 때는 무리한 투구를 많이 했다. 메이저리그 처음 시작할 무렵 전설적인 투수 사이영이 7000이닝 던지지 않았나. 일본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한국이 투수들 역할 분담하는 것을 빨리 터득한 편이다. 은행에서 일을 하다 모교인 배문고에서 연락이 와 지도자 인생을 시작했다. 이후 상문고를 거쳐 동국대에서 1985년까지 감독을 하다가 김응용 전 감독과의 인연으로 이듬해 프로야구 해태 코치로 옮겨 4년 내내 우승을 경험했다. 1990년에는 신생팀 쌍방울 감독으로 부임해 3년간 지도했다. 창단 첫해는 2군에서 뛰었고 이후 LG와 공동 6위를 했는데, 아마 공동 6위 해서 스포츠조선 올해의 감독상 받은 건 내가 처음일 거다. 지금처럼 자유계약선수(FA)나 외국인선수 제도가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당시에는 그런 게 없어 창단팀이 성적을 잘 내기가 힘들었다. 쌍방울 감독 생활을 하며 많은 것을 느꼈다. 지나고 보니 그때 꼴찌팀 감독으로 겪은 시련이 내 야구 인생에 엄청난 도움이 됐던 것 같다. 해태에서는 우승만 해보지 않았나. 야구는 기본적으로 전력이 세면 이기는 것이다. 100게임이 넘어가는 정규리그는 더욱 그렇다. 어떻게 보면 해태 시절 선수들에게 크게 해준 것도 없었는데 강팀이기 때문에 늘 이겼다. 그런데 약팀 감독으로 있다 보니 지는 횟수가 많아지더라. 감독이라는 자리는 이겨도 보고 지기도 해 봐야 한다. 400패는 해 봐야 뭔가 느끼는 것이 있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잘나가다가 쓰라림도 겪어 봐야 탄탄해질 수 있다. 전력이 약한 팀은 지고 있다가 7·8회에 기껏 동점까지 따라붙었는데 마지막에 1점 뒤집혀서 진다. 강팀은 마지막에 뒤집어서 끝낸다. 과거 삼성은 6회까지만 리드하면 무조건 그 승리를 지켰지만 지금은 6회 이후에 역전되지 않나. 이것이 바로 전력상의 문제다. 류중일 (전 삼성) 감독도 몇 년 잘했는데 갑자기 전력이 뚝 떨어졌다. 아마 본인도 굴곡을 겪고 더 탄탄해질 것이다. OB(현 두산)제자였던 김태형 두산 감독도 지금은 전력이 세니 잘 이기지만 오히려 야구는 져 봐야 늘 수 있다. 계속 이기다가 어느 날 전력이 약해졌을 때 당황하게 되는데, 차라리 미리 내려와 보면 전력이 약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있게 된다. 6회말-부담 큰 국가대표 감독 벌써 5번째… 우완 투수 없어 내년 WBC 1차예선 통과 목표 약팀이었지만 쌍방울 시절이 기억에 가장 많이 남는다. 특히 1991년 여름 해태와의 경기를 잊을 수 없다. 우리 팀에 김원형이라고 고등학교 갓 졸업하고 입단한 투수가 있었다. 선발로 키우려고 계속 기용했는데 1승8패, 9패까지 갔다. 말이 많았지만 나는 그래도 김원형이 커야 된다는 생각에 계속 선발투수로 내보냈다. 그런데 이날 김원형이 당대 최고의 투수인 선동열하고 맞대결을 하게 된 거다. 결과는 1-0으로 우리가 이겼다. 그 후 김원형이 6연승을 하고 ‘어린왕자’라며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내가 팀을 떠난 뒤에도 김원형은 오랫동안 투수로 활약했다. 이걸 보고 사람들은 ‘믿음의 야구’라고 하더라. 쌍방울 이후 OB에 가서 9년 동안 우승을 두 번 했다. 1년 뒤부터 한화를 맡아 한화에 5년 있었다. 한화 있을 때 뇌경색이 왔다. 당시에는 엄지손가락 까딱까딱 움직이는 것도 못했는데 한 달 만에 퇴원해서 전지훈련에 갔으니 기적이 일어났던 것 같다. 지금은 건강이 아주 많이 좋아졌다. 그때 야구를 관두려고 했는데 한화 김승연 회장이 계속 하라고 독려해 줬고 그게 늘 고맙다. 두산이 내가 감독할 때 우승하고 이번에 우승했더라. (내년 열리는 WBC) 국가대표도 두산 선수들이 제일 많기도 하고, 현재 가장 전력이 세다. 아마추어, 프로, 국가대표팀 감독을 두루 거쳤지만 역시 국가대표 감독 자리가 부담이 제일 크다.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감독으로 국가대표 감독직도 벌써 다섯 번째다. 사실 지난해 프리미어12 대회 끝나고 공항에서 인터뷰하면서 “이제는 젊은 감독이 대표팀을 맡아야 할 때”라고 넌지시 그만하겠다는 뜻을 비췄었는데 결국 또 내가 하게 됐다. 실은 젊은 감독들 몇 명 추천했는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해 달라고 해 수락했다. 물론 이 자리가 보람은 있다. WBC 1회 때 미국을 이겼을 때는 “아, 우리도 메이저리그를 상대로 할 수 있구나”라는 자신감을 얻었다. 일본과도 10번 정도 싸워 많이 이겼다. 지금은 상대전적이 비슷할 것이다. 일본 언론에서는 내가 경기 전 선수들에게 무엇을 강조하는지 궁금해하는데 그때마다 선수들에게 한마디도 안 한다고 대답한다. 실제로 일본전을 앞두고는 그냥 놔두는 편이다. 선수들도 일본전은 각자 다 느낌이 있어서 오히려 내가 이 말 저 말 하고 강조하다 보면 선수들이 긴장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WBC는 걱정이 많다. 그동안 우리가 4강도 가고 준우승도 했으니 국민 눈높이는 높아졌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 봐야 알겠지만 WBC는 메이저리거 등 최고의 선수들만 나오는 대회이지 않나. 대회 수준으로 치면 ‘WBC-프리미어12-올림픽’ 순이다. 일본에서는 오타니 쇼헤이(닛폰햄) 같은 선수도 나오고 하는데 부러운 게 사실이다. 솔직히 지난 프리미어12는 우리가 우승했고, 잘했지만 오타니의 벽이 높았다. 인정한다. 야구에서는 투수가 제일 중요한데 최근 몇 년 동안 우완투수가 없어 고민이다. 일단 이번 대회는 1차 예선 통과에 최선을 다하는 게 목표다. 그래야 2차도 갈 수 있는 것이니까. WBC 끝난 뒤에 무엇을 할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 프로에서 불러주면 갈 생각이 있다. 야구가 묘한 게 한번 빠지면 못 빠져 나와. 조현석 체육부장 hyun68@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김인식 WBC 감독은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사령탑을 맡은 김인식(69) 감독은 특유의 뚝심과 인화력으로 ‘인내와 믿음의 야구’를 펼치는 명장이다. 선수 시절 촉망받는 우완투수였지만 해병대에 입대한 뒤 어깨 부상을 당해 24세에 은퇴했다. 아마추어 지도자 시절 동국대를 대학 최강팀으로 올려놔 지도력을 인정받았고 두산 감독으로 한국시리즈에서 두 차례 우승했다. 국가대표 감독으로도 한국을 WBC 준우승, 프리미어12 우승 등으로 이끌었다. ▲1947년 5월 1일 서울 출생 ▲배문중-배문고 ▲1965년 크라운맥주(한일은행) 입단, 최우수신인선수상 ▲1967년 제7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한국 대표팀 ▲1972년 현역 은퇴 ▲1973~77년 배문고 감독 ▲1978~80년 상문고 감독 ▲1982~85년 동국대 감독 ▲1986~89년 해태 타이거즈 코치 ▲1990~92년 쌍방울 레이더스 감독 ▲1995~2003년 두산 베어스 감독 ▲2002년 제14회 부산 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 ▲2004~09년 한화 이글스 감독 ▲2006년 제1회 WBC 국가대표팀 감독 ▲2009년 제2회 WBC 국가대표팀 감독 ▲2015년 프리미어12 국가대표팀 감독 ▲제4회 WBC 국가대표팀 감독
  • “당신 클럽에 게이 선수가 뛴다면?” 영국 축구팬 8%는 “응원 그만둘 것”

    “당신 클럽에 게이 선수가 뛴다면?” 영국 축구팬 8%는 “응원 그만둘 것”

     잉글랜드와 웨일스, 스코틀랜드의 스포츠 팬들 가운데 8%는 자신이 응원하는 클럽이 동성애자 선수를 영입하면 응원을 그만 두겠다고 했다. 그러나 82%의 응답자는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BBC 라디오5는 26일 오후(현지시간) 방송하는 ´애프터눈 에디션´을 통해 4000명 이상 참여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축구팬의 71%는 클럽들이 동성애 공격에 대해 팬들에게 더많은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스포츠팬의 12%는 라이벌 팀에서 뛰던 선수가 자신의 클럽에 가세했을 때 불편함을 느낄 것이라고 답해 동성애자 선수가 가세했을 때 불편함을 느낄 것이라는 응답 8%를 웃돌았다. 그들 가운데 57%는 동성애자 선수라면 다른 이들이 비슷한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커밍아웃을 해야 하고, 18%는 동성애자 선수들이 “각자의 영역에 계속 두어야 한다”고 믿고 있고, 15%는 팀에 동성애자 선수가 있으면 팀 동료들이 불편해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지난주 그렉 클라크 잉글랜드 축구협회(FA) 회장은 팬들로부터 “심각한 유린”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선수들을 커밍아웃하도록 부추기는 데 “조심하고” 있다고 의원들에게 털어놓았다. 이어 커밍아웃하는 데 “편안함”을 느끼지 못하는 선수들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개인적으로 부끄러웠으며” 경기 도중 동성애에 대한 공격적인 행동을 “엄하게 단속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프리미어리그 노리치와 블랙번, 첼시 등에서 뛰었던 공격수 크리스 수튼은 8%의 ´동굴인(caveman)´들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 곳에서 (클라크 회장이) 쉽게 빠져나가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 8%는 축구 그라운드에 발을 들여놓아선 안된다“며 ”이런 사람들이 누군가가 커밍아웃할지 안할지를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 사회의 미친 구석“이라고 개탄했다.  시모네 파운드 프로축구선수협회(PFA) 산하 기회균등 및 다양성 위원회 위원장은 PFA와 FA가 동성애자 선수들이 눈에 많이 띄지 않는다는 이유로 ”어느 특정한 그룹으로 비난하지는 않는다“며 ”15년 넘게 축구 분야에서 일했는데 동성애 및 양성애자 등에 대해 이해하고 수용하는 문화의 변화를 분명히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잉글랜드 최초의 커밍아웃 프로 선수는 1990년 단행한 저스틴 파샤누였다. 하지만 그는 37세이던 1998년 자살했다. 그 뒤 잉글랜드에서 현역으로 뛰는 남자 프로선수가 커밍아웃한 경우는 없었다. 독일 대표팀과 애스턴빌라에서 뛰었던 토마스 히츨스페저가 2014년 1월 자신의 성 정체성을 공개 표명했지만 현역 활동을 마무리한 뒤였다. 리즈 유나이티드에서 윙어로 뒤었던 미국인 로비 로저스는 은퇴를 선언하면서 동시에 자신이 게이였다고 고백했는데 커밍아웃을 하고도 경기를 뛰기 ”불가능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달 뒤 잉글랜드 여자축구대표팀의 주장이었던 케이시 스토니가 파샤누 이후 첫 번째로 커밍아웃한 현역 프로 선수가 됐다. 리버풀 레전드였던 글렌 하이센의 아들이며 스웨덴 하부리그 선수였던 안톤 하이센은 2011년 스웨덴 축구 잡지와 인터뷰를 통해 동성애자임을 천명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청강문화산업대 뮤지컬스쿨, 창작뮤지컬 ‘템페스트-번지점프를 하다’ 무대에

    청강문화산업대 뮤지컬스쿨, 창작뮤지컬 ‘템페스트-번지점프를 하다’ 무대에

    우리나라 뮤지컬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창작뮤지컬을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중 창작뮤지컬은 2014년 기준으로 39.4%로, 대부분 해외 유명작품을 수입해 공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뮤지컬스쿨이 프로제작자들도 어려워하는 창작뮤지컬을 선보여 화제가 되고 있다. 청강대 뮤지컬스쿨은 대학로 동양예술극장에서 창작뮤지컬 ‘템페스트’와 화제의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를 무대에 올린다. 10월 26일부터 11월 2일까지 무료로 만날 수 있는 ‘번지점프를 하다’는 청강대 뮤지컬스쿨의 제작역량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 ‘번지점프를 하다’는 순수하게 학생들로만 이뤄진 프로덕션을 통해 새로운 시각의 연출이 돋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2015년 뮤지컬스쿨에서 초연 이후 재연이 될 정도로 개성 있는 연출과 탄탄한 제작시스템이 호평을 받았다. 주인공 인우 역은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주인공으로 화제가 됐던 박준휘 졸업생이 캐스팅됐고, 그 외 2~3학년 전공심화 재학생 17명이 출연하며 제작에도 19명의 학생들이 참여한다. 11월 12일과 13일 무대에 오르는 ‘템페스트’는 청강대 뮤지컬스쿨 전공심화과정의 최문경 학생이 극본을 맡았고 총감독 및 연출은 뮤지컬스쿨 원장인 최성신 교수가 책임졌다. 오랜 연기 경험과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스쿨 출강교수, 졸업생, 재학생으로 구성된 배우들과 무대제작, 조명, 음향, 영상의 재학생 스텝의 뜨거운 열정으로 탄생한 ‘템페스트’는 청강 뮤지컬스쿨의 교육과정 내에서 창작된 우수한 극본을 청강 뮤지컬스쿨의 공연프로덕션 시스템으로 제작하여 상업공연장에서 선보인다는 점에서 특히 눈길을 끈다. ‘템페스트’는 세익스피어가 은퇴하기 전에 지은 희극으로 세익스피어의 마지막 잠언이 담긴 최후의 걸작으로 불린다. 음모로 쫓겨난 밀라노 대공 프로스페로가 마법의 힘을 얻어 복수의 기회를 얻지만, 화해와 용서를 택하고 모든 것을 원상태로 돌려놓는 것이 주요 줄거리다. 현재 국내 대학에서 만들어지는 창작뮤지컬 공연은 대학 내에서 실험하는 수준이거나 졸업 공연으로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선보이는 이벤트성 공연이 대부분이다. 반면 청강대뮤지컬스쿨의 창작공연은 대학생 아마추어 공연의 수준을 훨씬 뛰어 넘어 상업공연 수준의 작품성과 대중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뮤지컬스쿨 원장 최성신 교수는 26일 “본교의 창작뮤지컬은 현장공연 프로덕션 시스템과 동일하게 제작되기 때문에 다른 대학공연에서 찾아보기 힘든 높은 완성도를 보인다”며 “2014년부터 뮤지컬 1차 창작에 대한 미래전략사업을 수립하고 극본부터 무대, 연출, 연기 등 전분야에 걸쳐 심도 있는 교육을 진행한 결과, 뛰어난 작품이 탄생하게 됐다. 이번 작품을 통해 우리는 앞으로 예술을 토론하고 뮤지컬을 창작하는 교육공동체로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新전원일기] 굳이 따지자면 그래서 꾸지뽕… 행복은 찌찌뽕

    [新전원일기] 굳이 따지자면 그래서 꾸지뽕… 행복은 찌찌뽕

    한 동네에서 태어나 함께 컸다. 동네 형 아우 사이로 여름에는 마을 앞 개천에서 멱을 감고, 겨울에는 같이 얼음을 지치던 열 명의 소년은 이제 60여년이 지난 후 백발의 노인이 되었다. 겉모습은 모두들 많이 변했지만, 아직도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오랜 세월 동고동락하면서 쌓아온 이들의 우정, 그리고 비옥한 고향 땅의 청정한 환경이다. 고향에서 꾸지뽕을 재배하면서 건강하고 풍요로운 노년의 삶을 일궈보자는 목표로 출발한 ‘밀양 꾸지뽕 영농조합’. 경남 밀양시 산외면 금천리에 위치한 이 영농조합은 65세부터 75세까지, 평균 연령 68세의 조합원 10명이 모여 만든 마을기업인 동시에 정이 넘치는 마을 공동체다. #뽕나무과에 속하지만 열매 모양·쓰임새 달라 마을 초입에 들어서자마자 ‘밀양 꾸지뽕 영농조합 법인’이라는 간판이 내걸린 커다란 회색 조립식 건물이 보인다. 사무실로 들어서자 영농조합의 대표를 맡고 있는 김병순(69)씨가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김 대표 외에도 조합원 서너 명이 소파에 둘러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었다. 테이블에 놓인 종이컵에 담긴 음료에 눈이 갔다. 커피인 줄 알았는데, 연한 연두색을 띠는 차였다. “꾸지뽕 오차입니다. 한번 드셔 보세요.” 단단한 체구와 가지런한 치아가 인상적인 김 대표가 차를 내주었다. 내일모레 일흔을 바라보는 연세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말을 건네자, 오랜 세월 꾸지뽕 잎과 가지를 끓인 꾸지뽕 차를 물처럼 마신 효과가 나타난 것이라며 꾸지뽕 차를 권한다. 냉장 보관으로 미리 시원하게 만들어 놓은 차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처음 들이켰을 때는 구수한 맛이었고, 뒷맛은 조금 묵직한 여운이 혀끝에 남았다. 꾸지뽕 차를 장복하면 변비와 피부 미용에 좋다는 김 대표의 설명에 한 잔을 더 청했다. 냉장고에서 차가 담긴 물병과 함께 꾸지뽕 열매도 나왔다. 제법 알이 굵은 붉은 선홍색 열매를 한 입에 물었다. 씹을 때마다 부드러운 생과에서 달콤한 과실즙이 새어 나왔다. 오디나 산딸기보다는 훨씬 더 달콤한 향이 강했다. 열매는 물론 잎, 가지, 뿌리까지… 버릴 것이 하나도 없이 쓰인다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꾸지뽕’이라는 작물의 매력에 빠지게 되는 순간이었다. 꾸지뽕은 뽕나무과에 속하는 나무지만, 생김새나 쓰임새가 뽕나무와는 다르다.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가지와 줄기에 가시가 있다는 것이다. 꾸지뽕 열매도 뽕나무의 오디과로 분류하기는 하지만 모양이나 크기가 전혀 다르다. 오디열매 한 알은 손톱만 한 크기에 불과하지만, 꾸지뽕 과실은 호두과자 정도 되는 크기에 붉은색을 띤다. 야산에 지천으로 열리던 이 붉은 열매에 붙일 적절한 이름을 찾지 못해 굳이 따지자면 뽕과에 속한다는 뜻으로 꾸지뽕이라 부르기 시작한 것이 이 열매의 이름이 붙여진 유래로 전해진다. 꾸지뽕은 본래 남부지방의 야산에서 많이 자라던 야생나무다. 특히 밀양시 산외면 금천리는 야생 꾸지뽕나무가 지천으로 열리던 곳으로 유명했다. 이 지역의 일조량과 기후가 꾸지뽕이 자라는 데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을 뒷산에 널려 있던 꾸지뽕나무였기에 이 지역에서 꾸지뽕을 직접 재배하던 농민들은 30여년 전만 해도 소수에 불과했다. 그런데 항암, 항염증, 혈당 조절 등 건강에 꾸지뽕이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야생 꾸지뽕을 찾기가 갈수록 어려워졌다. 2000년대 이후 웰빙 열풍이 불면서 꾸지뽕을 직접 재배해 보자는 마을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깻잎농사가 주 소득원이었던 이 마을 사람들이 소득 작물로 꾸지뽕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웰빙 열풍과 함께 꾸지뽕을 찾는 소비자들이 생겨나기 시작한 시점부터였습니다.” 밀양은 전국 최대 규모의 꾸지뽕 산지이자, 꾸지뽕 시배지(始培地)이기도 하다. 암나무, 수나무가 따로 있어 재배가 까다로운 꾸지뽕 나무의 특성을 연구한 결과 10년 전 이 지역에서 전국 최초로 암·수나무 접목묘 개발에 성공했다. 밀양시 농업기술센터의 지원도 도움이 됐다. 또 이 지역의 수질과 토양도 양질의 꾸지뽕 재배를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풍부한 일조량과 일교차가 큰 환경이 맛과 향이 뛰어난 꾸지뽕 재배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빽빽한 햇볕의 도시, 밀양(密陽)에서 햇볕을 한껏 받으며 자란 꾸지뽕은 밀양 꾸지뽕 영농조합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전국 각지의 소비자들에게 직거래 위주로 판매되고 있다. #한 동네서 자란 조합원 10명… 정으로 뭉친 마을 기업 ‘밀양 꾸지뽕 영농조합’은 밀양시 산외면에서 꾸지뽕을 재배하던 10명의 농민이 힘을 합쳐 2011년에 설립한 농업 회사다. 2013년에는 경남도가 지정한 마을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조합원 10명이 3500만원씩 출자하고 농림축산식품부에서 8억원가량을 지원받아 법인 부지를 매입하고, 냉동 창고, 선별장, 건조시설 등을 갖춘 사업장을 구축했다. 농사는 가구별로 따로 짓되, 출하와 가공, 판매 등을 함께 하는 시스템이다. 김 대표가 현재 대표직을 맡고 있지만, 나머지 조합원 모두 이사 자격을 갖고 공동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조합원 10명이 단순히 이익 관계만으로 모인 것은 아니다. 이들은 어려서부터 한동네에서 자란 ‘동네 친구들’이기도 하다. 막내와 최고 10살까지 차이 나는 형, 아우 사이지만 예순을 넘으면 이제 가는 순서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으니 친구나 마찬가지라며 사무실에 둘러앉은 조합원들이 미소를 짓는다. 태어나 이 동네를 한 번도 떠나지 않고 평생 농부로 살았던 이도 있고, 객지에서 다른 일을 하다가 은퇴 후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이도 있다. 젊은 시절 서로 다른 꿈을 꾸다가 노년에 고향에서 다시 의기투합해 같은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예순 넘어서 새로 창업을 하게 된 셈인데, 꾸지뽕이 늙어서도 큰 힘 들이지 않고 지을 수 있는 작물이라는 것도 선택의 이유가 되었어요. 게으른 농부에게 적합한 농사라고나 할까. 병충해나 태풍에도 강해 크게 손이 안 가는 작물이에요. 나무가 자라는 데 5~6년 걸리지만 그 이후에는 잡풀 제거와 전지 작업에만 조금 신경 쓰면 되는 수준으로 관리가 쉽습니다.” #무농약·친환경 고수… 항암·항염증·혈당 조절에 효과 평생 이 마을에서 깻잎 농사를 짓다가 힘에 부쳐 꾸지뽕으로 갈아탔다는 박종선(66) 조합원의 말이다. 그는 조합원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꾸지뽕 농사를 짓고 있다. 깻잎 농사가 본업이었을 때는 1년 내내 비닐하우스 안에서 허리 펼 날이 없었는데, 깻잎 하우스를 정리한 후에는 친구들과 어울릴 짬이 생겨서 좋다고 했다. 각 조합원들의 농장에서 출하되는 꾸지뽕은 전량 조합에서 수매해 공동으로 판매하고 있다. 재배량에 따라 배분되는 소득 규모는 조금씩 다른데, 재배 규모가 큰 박씨의 경우 연 1억 5000만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밀양 꾸지뽕 영농조합의 전체 꾸지뽕 재배면적은 3만 4000㎡ 규모다. 연간 총생산량은 40t으로 매출은 7억~8억원으로 출하량에 따라 조합원들의 소득 배분가 달라지는 시스템이다. 똑같은 돈을 내고 출자한 회사인데 가져가는 돈이 서로 다른 문제로 질투나 갈등이 생기지는 않느냐고 묻자 그런 일은 절대 없다는 대답이 이구동성으로 들려온다. “농사 잘 지어서 돈 많이 벌면 좋지. 그걸 왜 질투해요. 우리는 그런 거 하나도 없어요.” 무농약·친환경 농법을 고수하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자연 그대로의 꾸지뽕을 전하겠다는 사명감과 본인들 또한 건강한 노년을 보내고 싶다는 조합원들의 마음이 반영된 것이다. “이제 우리도 나이가 들어서 독한 농약을 치면서 농사를 지으면 몸이 버티질 못할 것 같아요. 다들 큰돈을 벌겠다는 욕심으로 꾸지뽕 영농조합에 참여한 것이 아니거든요. 몸에 좋다는 꾸지뽕을 직접 재배해 먹고, 남은 인생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내고 싶은 마음이 더 큽니다.” 욕심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여러 가공식품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조합원들의 열정은 놀랍다. 베리류의 특성상 생과를 판매하기 어려운 꾸지뽕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첨단 냉동 시설을 갖추는 한편 꾸지뽕 효소, 식초, 막걸리 등도 머지않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시판 중인 꾸지뽕 열매진액의 시장 반응이 좋은 것도 새로운 가공식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됐다. #“대중적으로 더 알려져 의학적 연구 활발해졌으면” 조합원들의 꿈은 꾸지뽕에 대한 의학적 연구가 좀더 활발해지고 대중적으로 꾸지뽕이 더 알려졌으면 하는 것이다. 이들은 꾸지뽕을 광고하기가 쉽지 않다는 어려움을 토로한다. 꾸지뽕나무에는 ‘플로보노이드’가 함유돼 있어 항염 효과에 탁월하고, 칼슘과 마그네슘 등 미네랄이 풍부해 혈당 조절에도 좋은 효과를 발휘한다. 또 꾸지뽕 열매는 자궁암, 자궁염, 냉증 생리불순, 신경통 등에 효능이 있어 예로부터 여성 질병의 성약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러한 꾸지뽕의 효능은 민간에서는 입소문으로 알려져 있지만 특정 질병의 치료에 효능이 있는지에 관한 명확한 임상 실험 등 의학적 연구가 아직 미비한 실정이다. “‘동의보감’과 ‘본초강목’ 등 한의학 서적에는 꾸지뽕의 약리 작용이 기술돼 있습니다. 실제로 본초강목에는 꾸지뽕나무가 각종 암에 좋은 약초로 언급되어 있기도 하지요. 하지만 현대 의학에서 임상으로 증명된 사실이 아니니 과대 광고라는 제재를 받을 위험이 크죠. 열심히 농사를 짓다 보면 언젠가는 꾸지뽕이 얼마나 좋은지 전 국민이 알아 줄 날도 오지 않을까 합니다.” 붉은 열매를 주렁주렁 매단 채 따사로운 가을볕을 받고 있는 꾸지뽕나무가 즐비하게 늘어선 마을 곳곳에서 음악을 틀어놓은 채 한창 꾸지뽕을 수확 중인 농민들의 모습을 한참 바라보았다. 평균 나이 68세에 이르는 노인들이 저리도 꼿꼿한 자세와 밝은 표정으로 농사일을 하고 있는 것 자체가 어쩌면 꾸지뽕의 효능을 증명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들수록 일거리와 친구가 필요하다는 말이 있지 않던가. 글쓴이 소설가 김유담 부산 출생.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201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핀 캐리’로 등단.
  • ‘자살률 최저’ 자치구 서초구 비결은 경험자의 공감 상담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 ‘치유밥상’, ‘내 마음이 가장 추웠던 날’. 언뜻 들으면 문학소설 제목 같지만, 실제로는 서울 서초구가 운영 중인 자살예방 사업의 치유 프로그램들이다. 취업경쟁, 생존경쟁 속에 강도는 달라도 현대인 누구나 우울증을 겪기 마련이다. 서초구는 우울증과 자살 예방을 위해 권위적·수직적 상담이 아닌 ‘다가서는 치유·상담’을 해 오고 있다. 상담·치유 경험이 있는 구민이 직접 상담자로 나서 경험을 나누거나, 취약계층·홀몸 어르신을 직접 찾아가는 방식이다. 또 우울증·자살 비율이 높은 베이비붐 세대를 대상으로 충남 아산시 휴양림에서 1박2일 코스로 힐링 캠프를 무료 제공하기도 한다. 은퇴 후 활기찬 제2의 인생설계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치유 경험있는 구민이 찾아가는 상담 이런 노력에 힘입어 서초구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서울에서 자살률이 가장 낮은 자치구로 꼽혔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5 사망원인통계’ 자료에 따르면, 서초구의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15.4명으로, 전국 평균 자살률(26.5명)보다 10명 이상 낮았다. 서울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자치구(30.6명)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서초구는 지난해에도 서울에서 가장 자살률이 낮은 구로 조사됐다. 서초구 관계자는 “2013년부터 경찰서, 소방서, 종교기관 등 18개 기관과 시민단체들이 ‘자살예방 협의체’를 만들어 자살예방을 위해 힘쓴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구는 자살률이 높은 동을 ‘집중 관리동’으로 정하고, 주민센터와 유관기관, 주민들이 ‘자살예방 지킴이’와 1대1 돌봄 활동, 독서토론, 캠페인 등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초 10만명당 자살률 15.4명 서울 최저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자살은 예방이 가장 중요한 만큼 지역사회가 함께 어려움에 부닥친 주민이 언제든 도움받을 수 있는 체계를 갖춰 소중한 목숨을 살리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은? 묵묵히 삶 살아가는 ‘당신’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은? 묵묵히 삶 살아가는 ‘당신’

    해방되던 해에 태어난 최평열씨는 평범한 인생을 살아온 70대 노인이다. 경제발전시대의 대한민국 가장들이 그랬듯이 30여년간 열심히 일하며 가족을 부양했고 공기업의 과장을 끝으로 은퇴했다. 최수앙 작가는 그런 아버지의 일대기를 기념하는 특별관을 만들기로 한다. 작가 6명으로 모조 기념사업회를 조직해 ‘범인(凡人) 최평열씨’를 위한 조각, 회화 등의 작품을 만들고 화려한 액자와 좌대를 설치했다. 서울역사의 귀빈식당이 있던 곳에 마련된 ‘최평열 과장 기념관’에서 평범한 최 과장은 영웅적인 삶을 산 인물로 재탄생한다. ●12월4일까지 40일간 열려 최 작가는 “개인사라기보다는 평범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하는 프로젝트였다”면서 “평범함과 비범함의 차이가 무엇인가, 이 시대에 과연 영웅의 가치가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을 던져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평열 과장 기념관’은 누구든지 영웅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와 더불어 한 시대의 영웅이 어떻게 조작되고 탄생하는지를 보여 준다. 오늘날 우리들의 진정한 영웅에 대한 이야기를 전시, 공연, 영화, 워크숍 등의 프로그램으로 풀어내는 ‘페스티벌284:영웅본색’전이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리고 있다. 행사는 8개국 24개팀 70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전시와 공연 및 다양한 관객 참여프로그램, 영화 상영 등으로 꾸며지는 융·복합 예술페스티벌이다. 전시를 기획한 신수진 예술감독은 “요즘 젊은이들에게 꿈이라는 불씨를 살리고자 우리 가까이에 있는 영웅을 찾아 누구나 영웅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제시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평범한 사람들의 영웅적 삶’에 관한 세 가지 주제를 바탕으로 구성된다. 우선 역사적 인물들에 대한 재해석과 영웅적 면모에 대한 고찰이 담긴 작품들을 통해 영웅의 필요조건을 돌아본다. 권오상 작가는 건물 1층 로비에 설치한 사진조각 작품을 통해 누구나 영웅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박찬호, 김혜자 같은 유명인과 일반인을 뒤섞어 놓음으로써 영웅의 조건이나 평가는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최수앙 작가 외 5인으로 이뤄진 모조기념사업회의 작업은 ‘평범한 사람들의 영웅적 삶’이라는 전시 주제를 더욱 극명하게 드러낸다. 역사 속 인물 같은 거창한 존재가 아닌 ‘우리들의 작고도 큰 영웅’을 조명하기도 한다. 이기일 작가는 영국 밴드 비틀스 마니아들로부터 각종 사료를 모았다. 1960~1970년대 한국 대중음악의 진화를 이끈 밴드 ‘히식스’(He6)의 대형 사진을 걸어둠으로써 비틀스 신드롬이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소비됐는지도 보여 준다. 중국 작가 장웨이는 ‘가상극장’ 연작 중 ‘영웅’, ‘빅스타’, ‘미지의 여인’ 14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중국인 300여명을 촬영한 인물사진에서 일부분을 가져다 컴퓨터로 조합해 스티브 잡스, 앤젤리나 졸리, 마이클 잭슨, 오드리 헵번 등 해외 유명인의 얼굴을 만들었다. 세 번째 파트에서는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속에 품은 영웅의 이야기를 다양한 작품과 관객참여프로그램으로 경험할 수 있다. 장지우 작가는 자신을 가상의 영웅으로 만든 작품 ‘지우맨’을 선보인다. 장 작가의 전시 공간은 이부자리에 만화책이 뒤엉킨 흔한 자취방 모습이다. ‘20세기 소년’, ‘후뢰시맨’ 등 영웅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만화책과 만화영화 테이프들이 꼽혀 있는 책장을 밀어젖히면 비밀의 공간이 나타난다. 평범한 청년 장지우가 지구를 지키는 ‘지우맨’으로 거듭나 악당을 물리친다는 판타지가 실현되는 공간이다. 작가는 이를 통해 우리가 곧 영웅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일반인 참여 프로젝트도 전시는 실외 공간에서도 이어진다. 강우규 열사의 동상이 서 있는 바깥 광장에 설치된 건축가 김광수의 파빌리온 프로젝트는 작가와 일반인 참가자들이 사진을 주고받으며 완성해 나가는 작품이다. 참가자가 자신의 영웅 사진을 찍어 보내면 작가가 이를 액자로 제작해 집으로 발송해 주고 참가자는 다시 이 액자를 자신의 생활공간에 놓고 사진을 찍어 작가에게 되돌려 보내주는 식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파빌리온에는 이렇게 주고받은 사진들이 전시돼 다른 사람들은 과연 누구를 영웅으로 생각하는지를 엿볼 기회를 준다. 오는 12월 4일까지 40일간 진행되는 이번 페스티벌에선 전시 외에 연극, 서커스, 인형극, 무용공연과 ‘여인의 향기’, ‘카사블랑카’, ‘스팅’ 등 24편의 영화를 상영하는 시네마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모든 행사는 무료다. 글 사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OECD 가입 20년 만에 GDP 3배… 삶의 질 향상 ‘숙제’

    OECD 가입 20년 만에 GDP 3배… 삶의 질 향상 ‘숙제’

    무역규모 세계 15위→ 6위로 뛰어 1인 GDP 작년 3만 4549弗 22위 성장 둔화… 성장률 2년째 2%대 고령화 심각… 생산성 더 높여야 25일은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협정에 서명한 지 만 20년 되는 날이다. 1996년 10월 김영삼 정부는 OECD 가입을 선언하며 “명실상부한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고 자축했다. 우리나라가 29번째로 합류한 OECD는 부자 나라들의 모임으로 여겨졌다. OECD 회원국이 된다는 것은 곧 개발도상국 꼬리표를 뗀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OECD 가입으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 한국 경제의 위상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거시경제 측면에서는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가파른 성장을 거듭했다. 하지만 급격한 고령화와 저출산, 생산성 약화는 미래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삶의 질’ 개선이란 측면에서 보면 경제의 외형적 확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많다. ●성장률 7.6%서 작년 2.6%로 낮아져 1996년 5574억 달러에 불과했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지난해 1조 4000억 달러로 거의 3배가 됐다. 국민의 소득 수준을 말해 주는 1인당 GDP도 35개 회원국 중 27위(1만 4428달러)에서 지난해 22위(3만 4549달러)로 올라섰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수출은 1996년 1297억 1500만 달러에서 2015년 5267억 5700만 달러로, 수입은 1503억 3900만 달러에서 4364억 9900만 달러로 수출입 규모가 15위권에서 6위권으로 뛰었다. 그러나 한때 OECD에서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한 나라로 꼽혔던 우리나라는 최근 들어 성장 동력의 약화가 뚜렷해졌다. 1996년 7.6%에 달했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2.6%로 내려앉았다. 올해에도 2년 연속 2%대 성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은 4.9%에서 0.7%로 감소했다. 한국은 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빨리 늙어 가는 나라’이기도 하다. 2014년 기준 만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12.7%로 멕시코, 터키, 칠레 다음으로 적지만 2050년이 되면 일본, 스페인과 함께 고령 인구가 70%가 넘는 나라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가임기 여성 1명이 낳는 아이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은 1.21명으로 OECD에서 가장 낮다. OECD는 최근 한국의 가입 20주년을 맞아 낸 보고서에서 “급격한 고령화와 저출산은 은퇴자를 부양할 근로자 수가 크게 감소한다는 뜻으로 예상되는 노동 투입 감소를 상쇄하려면 생산성 증가 속도를 더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OECD는 한국 GDP의 59%를 차지하고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서비스업 분야의 생산성이 대기업 위주인 제조업 생산성의 절반에 그치는 점도 과제로 꼽았다. ●성장 촉진·불평등 감소 개혁 추진해야 개인의 행복과 삶의 질 개선도 시급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회지표에서 한국의 자살률은 OECD 내 1위, 도로사망률은 미국에 이은 2위를 유지하고 있다. 근로자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2124시간으로 멕시코 다음으로 길다.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은 “한국은 노령 인구 빈곤 문제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등 넘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면서 “포용적 성장의 길을 계속 가려면 성장 촉진과 불평등 감소를 위해 상생적 개혁을 우선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가톨릭신부 위자료 판결, 사랑했지만 신부(神父)였기에…“약혼 성립, 위자료 줘야”

    가톨릭신부 위자료 판결, 사랑했지만 신부(神父)였기에…“약혼 성립, 위자료 줘야”

    가톨릭 교회에서 사제 서품을 받은 신부가 오랜 기간 만난 여성에게 “헤어지자”고 말했다가 위자료를 물어주게 됐다. 23일 서울가정법원 가사3부(부장 최은주)는 A(여)씨가 신부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B씨의 배상 책임을 일부 인정, 위자료 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일본에 사는 A씨는 2007년 2월 일본 여행을 온 B씨를 안내했다. A씨는 이듬해부터 서울에 일정한 거처를 마련해 양국을 오가며 B씨와 자주 만났고 두 사람은 가까워졌다. B씨도 2014년까지 19차례 가량 A씨를 만나기 위해 일본을 찾았다. 자신의 신용카드를 쓰라고 주기도 했고, A씨의 생일엔 편지봉투에 ‘부인’, ‘남편’이란 호칭을 적기도 했다. 또 A씨와 함께 그 자녀들을 데리고 해외 여행을 다녀오는 등 가족 행사에도 함께 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B씨는 A씨에게 결별을 통보했다. 두 사람의 오랜 교제를 아는 한 신자가 A씨에게 관계를 끊으라고 말한 게 단초였다. B씨는 “신부로 살기로 교회에 약속했다. 교회로부터의 요청이고 응답이다”라는 메시지를 남긴 채 일방적으로 관계를 끊었다. 이에 A씨는 “B씨가 65세가 되면 신부 지위에서 은퇴하고 혼인 신고를 하자고 했다”며 “사실혼 관계를 부당하게 파기하고 약혼을 일방적으로 깼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두 사람의 혼인생활 실체가 있었다고 보기는 부족하다며 사실혼 주장은 물리쳤다. 그러나 “두 사람 서로의 가족에게 상대방을 소개하고 교류하며 장차 혼인하겠다는 진실한 합의에 따라 교제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혼인의 예약으로서 약혼이 성립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약혼 사실을 인정했다. 이어 “그런데도 피고는 성의 있는 해명이나 납득할만한 조치를 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파혼을 통보하고 연락을 끊었다”며 “피고의 책임으로 약혼이 파탄 남으로써 원고가 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이 명백하므로 위자료 지급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B씨는 이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측에 따르면 그는 현재 징계 조치로 휴직 상태로 알려졌다. 서울대교구 측은 “사제서품식에서 중요한 서약 중 하나가 결혼하지 않고 교회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것”이라며 “사목 일선에서 물러난다 해도 지켜야 하는 교회법”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손학규 민주당 탈당…더민주 내 측근들에게 “따라오라고는 못 하겠다”

    손학규 민주당 탈당…더민주 내 측근들에게 “따라오라고는 못 하겠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20일 정계복귀를 공식 선언했다. 특히 손 전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손 전 대표가 정계에 복귀하면 당적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이날 기자회견 직전에 손 전 대표는 여의도의 한 찻집에서 이종걸, 강창일, 양승조, 오제세, 조정식, 이찬열, 전혜숙, 강훈식, 고용진, 김병욱, 정춘숙 등 의원들과 만났고 이 자리에서 탈당 의사를 처음 전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시작했던 이 모임은 이내 충격과 침묵 속으로 빠져들었다. 일부 의원들은 “탈당을 해서 어떤 효과가 있겠나, 이렇게 혼자 가면 어떡하느냐, 명분이 고조될 때가 있을 텐데 꼭 지금이어야 하느냐, 조금 더 시간을 갖고 검토해달라”는 등 강하게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손 전 대표는 이미 결심을 굳힌 상황이었다. 그는 의원들에게 “정계 은퇴한 사람이 다시 돌아왔는데 무슨 미련과 기득권을 갖겠느냐. 다 내려놓아야겠다”며 “내가 가진 약간의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순수성이 생기는 것이 아니겠느냐”라면서 뜻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따라오라는 얘기는 못 하겠다. 지금 있는 자리에서 대한민국과 정치의 새판을 짜는 일을 같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동반 탈당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의원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전혜숙 의원은 모임 후 기자들과 만나 “동의할 수 없다. 우리가 원하는 건 민주당에 계시면서 시민단체를 다 안고 가는 것이고 손 전 대표라면 국민의당도 품에 안을 수 있다는 생각”이라면서 “의원들과 대화가 안 된 상태에서 정한 게 문제다. 정치가 여의도에서 시작하는 데 의원들의 지지 없이 어떻게 대통령이 되겠나. 통합의 정치를 해야지 버리는 정치를 하면 안 된다”라고 격앙된 감정을 토로했다. 이렇듯 주위를 놀라게 한 손 전 대표의 탈당 선언은 이번 대선을 향한 사실상의 ‘배수진’으로 보인다. 손 전 대표 측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꺼번에 확 내려놓아야 진정성에 대한 신뢰를 만들 수 있다”며 “최근 한달여 동안 탈당에 대해 집중적으로 고민한 끝에 결심했다”고 말했다. 내년에 만 70세가 되는 손 전 대표는 이번 대선을 그간의 굴곡진 정치역정의 마지막 장을 장식할 사실상 최후의 기회로 여기고 각오를 불태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93년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의해 발탁돼 정계에 입문한 이후 지난 2007년 17대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방식에 반발해 대통합민주신당으로 옮기는 모험을 감행했다. 본인 스스로 “시베리아를 넘어가겠다”고 표현할 정도로 일생일대의 승부수를 걸었지만 17, 18대 대선 경선에서 연거푸 쓴잔을 들며 본선 무대를 밟아보지도 못했다. 이제 ‘3수’이자 마지막 도전이 유력한 이번 대선에서 지난번 못지않은 두 번째 승부수이자 모험을 택했다는 관측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프로농구] 1000경기, 불세출의 꾸준함

    [프로농구] 1000경기, 불세출의 꾸준함

    주희정 22경기만 더 출전하면 사상 최초 1000경기 대기록 김주성 10000득점 달성 눈앞 헤인즈 3000리바운드 -71개 “그 선수 아직도 뛰고 있어요?” 이런 소리를 들을 법한 주희정(39·삼성)이 22일 오리온-KCC(고양)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막을 올리는 2016~17 KCC 프로농구에서 불멸의 기록에 도전한다. 프로 19년차인 그가 지난 시즌까지 978경기에 출장해 사상 초유의 1000경기 출전에 22경기만 남겨 두고 있다. 역대 2위 추승균(42) KCC 감독의 738경기보다 240경기나 많다. 서장훈(은퇴·688경기)과 임재현(은퇴·651경기)은 물론, 현역 두 번째인 김주성(동부·635경기)과도 한참 거리가 있다. 2007~08시즌부터 여섯 시즌 내내 모든 경기에 나섰고, 지난 시즌에도 정규리그 54경기를 모두 뛰었다. 2012~13시즌부터는 경기당 출전 시간이 10분대로 줄었다가 지난 시즌 24분 이상으로 회복됐다. 올 시즌 초반 부상만 당하지 않으면 3라운드 후반이나 4라운드 초반 대업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까마득한 후배들보다 훨씬 적은 2억원의 연봉을 받지만 헌신적이고 솔선수범하는 그는 스틸과 어시스트, 3점슛에서 KBL 역사를 새로 써 나간다. 스틸 부문은 1487개로 역대 1위를 달려 13개만 더하면 통산 1500개 고지에 오른다. 현역 2위 양동근(모비스)이 785개로 절반 수준이다. 어시스트는 5317개로 역대 1위인데 현역으로는 양동근이 2586개로 역시 절반밖에 안된다. 3점 슛은 1135개를 성공해 문경은 SK 감독(1669개)에 이어 역대 2위이며 현역으로는 김효범(KCC)이 778개로 멀찍이서 뒤를 쫓고 있다. 이 밖에 양동근은 통산 500경기 출전에 단 한 경기를 남겨 두고 있고, 지난 시즌 1000블록을 넘어선 김주성(동부)이 통산 9497득점으로 부상 없이 출전한다면 서장훈(1만 3231점)과 추승균(1만 19점)에 이어 역대 세 번째 1만 득점을 노려볼 수 있다. 애런 헤인즈(오리온)는 2929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 3000리바운드에 71개가 모자란다. 헤인즈가 내처 테렌스 레더(전 전자랜드)의 3054개를 넘어서면 역대 다섯 번째이자 외국인 선수로는 조니 맥도웰(전 모비스)에 이어 두 번째 리바운더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한편 김진(55) LG 감독은 통산 400승에 ‘-8’, 추일승(53) 오리온 감독은 300승에 ‘-15’, 문경은(45) 감독이 200승에 ‘-43’만 남겨 두고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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