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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제도개혁 합의 실패

    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은 3일 EU 정상회담을 앞두고 조직 확대 이전에 마련해야 하는 개혁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브뤼셀에서 회담했으나 돌파구를 여는데 실패했다고 위베르 베드랭 프랑스 외무장관이 밝혔다. EU 외무장관협의회 의장인 베드랭 장관은 “어느 한가지 쟁점에 관해서도 돌파구가 마련됐다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그러나 베드랭장관은 “우리는 니스에서 도전에 맞설 태세가 돼 있으며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말해 7일 프랑스 니스에서 열리는 EU 정상회담에 여전히 희망을 걸고 있음을 밝혔다. 핵심적인 쟁점 가운데 하나는 각료협의회에서 각국이 행사할 수 있는 투표권을 어떻게 재배분하느냐는 문제다.인구 8,000만명의 독일은인구 6,000만명인 프랑스에 비해 더 많은 투표권을 행사해야 한다고주장하는 반면 프랑스는 영국,이탈리아와 더불어 양국이 동일한 투표권을 보유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또 EU 각료회의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분야를 축소하는 문제와 관련해서도 영국이 사회정책과이민 등에 대해,프랑스가 서비스의 국제교역에 대해, 스페인이 빈곤지역 지원문제에 대해 각각 거부권 적용 제외에 반대하는 등 각국의이해관계에 따라 의견대립을 빚고 있다. 브뤼셀 DPA AFP 연합
  • 金대통령 “건전한 소비는 미덕”

    ‘건전한 소비는 미덕’ 경제를 살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최근 사회 일각에서 번지고 있는 불안심리를 극도로 경계하면서 ‘소비’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목되고 있다. 김 대통령은 지난 2일 강원지역 인사 초청오찬에서 미국의 저명한경제학자인 예일대 폴 케네디 교수가 펴낸 ‘강대국의 흥망’을 인용,경제원리를 설명했다.이 책은 일본 경제가 침체한 첫번째 원인을 소비 위축에서 찾고 있다. 김 대통령은 “돈 있는 일본 사람들이 금리가 낮은데도 은행에 돈을넣고 초라한 집에 산다”면서 “일본 정부는 집도 짓고 물건을 사라고 권장하는데 국민들이 따르지 않고 있다”고 소개했다.경제를 불안해하면서 예금만 하는데 이것이 문제이며,우리나라에서도 같은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통령도 소비에서 ‘해법(解法)’을 찾았다.“돈 쓸 능력이 있는 사람은 지금 소비해야 한다”면서 “돈이 풀려 시중에 나가야 경기가 좋아지고,이것이 경제원리”라고 시장경제이론을 역설했다. 소비가 팽창할 때 우려되는 것은인플레 대목이다.이에 대해 김 대통령은 “정부도 인플레가 안되는 범위 내에서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우려를 불식시켰다. 김 대통령은 또 최근의 경제상황에 대해 국민들이 너무 겁내는 점을안타까워했다.겁을 내면 심리적으로 위축되고,소비가 일어나지 않아경기가 둔화되기 때문이다.이 경우 제조업의 생산 감소와 함께 실업이 늘어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여기에는 심리적 영향이 무엇보다 크므로 경제관련 보도는 신중히할 필요가 있다”는 게 청와대측의 주문이기도 하다. 오풍연기자
  • 방송 또 선정성!

    지난 8월 박지원 당시 문화부장관이 ‘장관자리를 걸고’ 퇴폐 프로와의 전쟁을 선포한 뒤 잠깐 주춤했던 방송의 선정성이 다시 위험수위로 ‘원위치’하고 있다. ‘시청률 조사를 더 이상 않겠다’는 결의는 잠시뿐,지상파·케이블TV 가릴 것 없이 너도나도 ‘성(性) 끼워팔기’에 정신없이 뛰고 나섰다.그러나 정작 TV프로의 선정성 여부를 가려내고 제재조치를 취해야할 방송위원회의 자세는 소극적이다.경고,시청자에 대한 사과방송 등징계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방송사들은 ‘꿀밤 한대 맞는다’는 식이다. 지난주 SBS ‘한밤의 TV연예’.인기가수 백지영씨의 포르노테이프에대해 상대편 남자의 진술을 여과없이 내보내 프로그램의 ‘성가’를드높였다.‘한밤…’은 연예인 사생활을 시시콜콜 파헤친다는 비난이끊이지 않지만, 그 덕분에 연예 정보프로그램 중 시청률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청자 사과,연출정지 명령을 받는 등 화려한 전력의 인천방송(iTV)‘김형곤쇼’는 결국 방송위원회의 ‘프로그램 중지 명령’이라는 극약처방을 받았다.지나친성적묘사와 전직 대통령에 대한희화화가 그 이유다.그러나 제작진은 ‘우리보다 더한 곳도 얼마든지많은데’하며 사뭇 억울하다는 표정이다. “힘없는 방송사라 시범 케이스로 당했다”는 얘기도 일부에서 들린다. 케이블TV의 선정성은 지상파 TV를 능가한다.뮤직비디오,수입영화의외설적인 내용은 말할 것도 없다.아예 ‘성인 취향’을 내세우고 자체 프로그램을 방송하는 곳도 있다.특히 코미디TV의 ‘라이브 색시(色時)쇼’프로는 차마 눈뜨고 볼 수가 없을 지경.진행을 맡은 컬트삼총사는 초미니에 끈티 차림의 ‘야한걸’들을 앉혀놓고 스타킹을 신겨주는가 하면,이들의 몸속에 얼음을 집어넣고 온몸을 더듬으며 누가빨리 꺼내나를 겨룬다. 패자에 대한 벌칙은 여성출연자 입에 물린 바나나를 손 안대고 까먹기다. 코미디TV도 지난 10월부터 수차례 경고를 받았지만 끄떡없다.한 관계자는 “김형곤쇼가 방송중지 당한 게 남의 일 같지는 않지만 우리식대로 밀고 나갈 생각”이라며 아예 배째라식이다. 방송진흥원 최영묵 연구팀장은 “지상파는 케이블을,케이블은인터넷방송을 벤치마킹하며 자극적인 소재를 찾아 경쟁만 할 뿐 브레이크가없다”고 지적한다. 방송위원회가 올 출범후 내린 주의, 경고,시청자사과 등 제재는 총 600여 건이나 된다. 그러나 형식적인 수준에 그쳐별 실효가 없다는 지적이 비등하고 있다. 내년 1월부터 실시되는 프로그램 등급제 역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더 심화시킬 우려도 많다.‘19세 이상가’등으로 등급을 표시하게 되면 TV는 아마 지금보다 더 많은 선정·폭력물을 보여줄 공산이 크기때문이다. 방송위원회의 제구실이 절실해지고 있다. 허윤주기자 rara@
  • 기술자격증으로 취업난 탈출!

    노동부가 확정한 2001년 ‘국가기술자격 시험’은 모두 581개 종목이다.기술사 2회,기능장 2회,기사 3회,산업기사 3회,기능사 4회,워드프로세서 3회,전자상거래 관리사 2회 등이 시행된다. 시행계획은 오는 30일 중앙 일간지에 공고된다.내년엔 극심한 실업난까지 겹쳐 대학수능시험의 10배인 총 608만명이 응시할 것으로 보인다. [시험제도 개선] 노동부는 ‘공신력있는 시험’‘국민에게 편리한 시험’‘효율적인 시험’을 목표로 정기 시험 시행 횟수를 29회에서 19회로 축소할 방침이다.노동부 관계자는 “종래 너무 잦은 시험으로응시자의 수험준비가 소홀해지는 경향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미용,정보처리,워드프로세서 분야 응시자는 언제 어디서나 응시하도록 상시시험을 강화했다.‘1인 2자격 갖기시험’을 활성화한다는 취지에서 여유 시간이 없는 재직근로자는 자신이 근무하는 산업현장에서 시험을 실행하도록 했다.수요자 중심의 ‘원스톱 서비스’ 개념이다.64년부터 시행,670만명이 취득한 주산·부기 국가시험은 내년에 폐지된다. [사이버 행정서비스 확대] 이제까지 공개되지 않은 국가기술 자격시험의 점수를 인터넷과 자동전화응답(ARS) 등을 통해 개인에게 공개한다.워드프로세서와 컴퓨터 활용능력 등 응시자가 많은 IT분야 시험은인터넷을 통해 원서접수와 합격자 발표를 한다. [상시시험] 정보기기와 미용,한식조리,지게차운전,굴삭기운전,정보처리,워드프로세서,양식조리기능사 등 8개 종목은 공·휴일을 제외하고연중 접수한다. [수시시험] 실업자 대상 훈련과정 등 국가인력 정책 추진과 관련,정기시험으로 대처하기 어려운 ‘기능사’ 종목이 해당된다.관계기관의요청에 의하되 정기시험 일정과 중복되지 않도록 조정할 방침이다. [정기시험] 기술사·기능장·기능사 등 568개 종목이다.업무량이 균등하게 집행될 수 있도록 조정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오일만기자 oilman@
  • 기로의 대우車 ‘막바지 고비’

    대우자동차 사태가 법원의 ‘노사 합의서 제출 요구’로 새 국면을맞고 있다. 법원이 당초 27일로 예정된 회사정리절차 개시여부 결정을 28일로하루 늦추기로 함으로써 노사의 대타협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그러나노조가 쟁의발생을 결의하는 등 배수진을 치고 있어 노사간의 최종합의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법원,왜 소명자료 요구했나 ‘청산’보다는 ‘법정관리’로 가닥을잡겠다는 의지를 노사 양측에 내보인 것으로 풀이된다.그런 만큼 노사간의 합의서를 반드시 내달라는 것이다.합의서 제출이 안되면 청산절차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경고성 메시지로도 받아들여진다.사실상 최후통첩인 셈이다.소명자료 제출시한을 오는 28일까지로 명시한것도 노사 양측에 사태수습을 위해 마지막 기회를 주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수세에 몰린 노조 노조는 지난 24일 열린 대의원대회에서 쟁의발생을 결의하고,27일까지 교섭에 응하되 다시 실패할 경우 이날 오후 대의원대회를 속개,총 파업 여부 등 향후 대응책을 논의키로 했다.조합원들에게 27일 오전 10시까지부평공장에 비상출근할 것을 통보해놓은 상태다. 그러나 겉으로는 이같이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속사정은 다르다.우선 법원의 요구가 부담스럽다.법원이 청산절차를 밟겠다고 나서면 당장 최대의 이슈인 ‘고용유지’는 보장되지 않는다. 그나마 직원들은 퇴직금도 제대로 받기 어려워진다.청산절차를 밟을경우 법적으로 퇴직금은 3개월치 밖에 보장받지 못한다. 이 때문에 노조가 막판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감안,사측이 내놓은인력감축안을 전면 또는 부분적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얘기가 나온다.군산공장(상용차부문)이 선뜻 자구안에 합의한 것도노조측에 명분을 주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협력업체들,기대감 보여 지난 25일 320억원의 회사채 만기로 부도위기에 직면했던 최대 협력업체 한국델파이가 산업은행의 지원으로한숨돌렸지만,다른 업체들의 사정은 나아진 게 없다.협력업체들은 정부·채권단,법원까지 나선 마당에 빠르면 27일쯤에는 노사간에 대타협안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병철기자 bcjoo@
  • [대한시론] 친미와 반미의 허구적 인식

    미국에 대한 비판이나 이의제기를,한국의 매카시스트는 “반미는 용공이고 좌경이며 결국 빨갱이”라고 물아붙여왔다.국제관계에서 각나라가 국가이익을 겨루는 경우에는 냉정하여 인연이나 정리에 구애되지 않는다.그런데 이 당연한 사실이 우리에겐 통하지 않은 채 친미일변도의 가치기준이 독판무대가 되어 왔다. 미국이 1945년 일제로부터 해방시켜준 은인이고 1950년 전쟁에서 구원해준 혈맹이란 사실이 우리 대미관의 전부로서 압도하다시피 해왔다.그런데 미국뿐이 아니라 어느 외국에 대해서도 그런한 자세와 정서는 유치한 정치인식이다.나라 사이에는 영원한 벗도 없고 적도 없다.이 현실에 눈을 크게 뜨고 땅에 발붙이고 서야 한다.이것이 실리주의 이전에 아주 정상적인 정치인식이다. 우리의 국제관계 인식이나 외교감각이 감상적 굴레에 얽혀 친미와반미의 인식에 머무르게 된 연유를 따져보면,우선 서양열강과의 교류이전에 중국 중심의 사대교린(事大交隣)에 머물렀던 국제실정 인식수준에서 철저하게 탈피하지 못한 데 문제가 있다. 조선시대의 중국이현재론 미국으로 대체된 격이다. 조선때 명나라가 쇠망해가고 새로이청나라가 중원의 주인이 될 당시, 우리는 임진난리에 은혜를 입고 유교 모국이란 명분 때문에 시세를 거슬러 청나라로부터 두번 침략당했다.19세기 서구 제국주의 열강이 아시아에 발을 들여놓아 국제질서가재편되는 시기에도 조선 양반지배층은 소중화를 자처해 위정척사를고집하다 서양 앞잡이가 된 일본 제국주의에게 침략당했다. 이전에 우리는 아셈이란 거창한 국제회의를 치러냈고 그 성과도 평가할 만하다.그러면서도 외국 정상 등 귀빈에게 잘 보이려고 지나치게 허식을 부리는 무리는 하지 않았나 하는 불안도 있다.국제거래에서는 외교도 결국 장사 이상의 실리 챙기기이기 때문이다.그래서 국제관계 인식은 봉건적 정서에 젖어 있어도 안되고 냉전시대의 매카시스트적·친미일변도식의 편파된 시각으로 쏠려도 안된다.그러한 정치인식은 유아적 인식수준이고,심하면 한정치산자(限定治産者)의 지능수준으로 전락되어 결국은 나라 일을 망치기 때문이다. 과거 우리 지도층의 국제관계 인식의 유아적 순진성 때문에 치명상을 입은 일은,1905년 러·일전쟁 당시 미국이 필리핀 보존을 위해 일본 제국주의와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맺어 조선을 팔아넘긴 사정을몰랐던 비극적 사건을 들 수 있다. 1919년 3·1운동 당시에는 윌슨의 민족자결주의가 아시아 민족의 해방이라고 또 한번의 크나큰 착각에 사로잡혀서 미국을 짝사랑했다.당시 미 국무부 주변을 맴돌며 외교를 통한 독립에 앞장선 이승만식 친미 일변도의 외교가 그후 우리의 국제관계 인식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결국 외국에 대한 정치인식이 바르게 깨어나는 계기가 된 것은 1980년 광주민주항쟁을 겪으면서다.참으로 수업료치곤 막대한 희생의 대가였다.당시에 미국정부는 자기의 국익기준으로 신군부집단에 손을들어주고,한국민족의 민주화투쟁은 불안하다고 봐서 묵살한 것이다. 여기서 일부 학생이 미 대사관 건물을 점거·방화하는 등 반발하지만이 문제는 국제관계의 인식차원에서 냉정하게 미국의 실체와 입장을분석해볼 수밖에 없다. 국제관계에서 제 나라 이익을 지키고 주장하느라 미국과 갈등을 빚는 일은 언제고 있을 수 있다.우리 정부는 그런 일을 극력 피하려는나머지 입지를 양보해선 안된다.또 다른 문제는,미국 비판을 모두 위험시해서 용공으로 몰아붙여 공격하는 것은 정상적인 사고방식이 못된다는 점이다.물론 매카시스트들은 지금은 정권의 밖에서 오히려 정권측을 때리는 수단으로 친미정서를 이용한다.그래서 현직 대통령에게까지도 반미적이란 딱지를 붙이려 해서 여당대표가 진땀을 흘리며항변해야 하는 실정이다.오히려 DJ의 친미성이 지나친 것 아닌가 걱정인데 말이다. 어쨌든 색맹(色盲)의 국제관계 인식이나 함량미달의 한정치산적 또는 유아적 지능으로 정치를 대하는 것은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선 실격이다.정치는 장난이 아니다.그리고 정치는 개인의 분풀이 무대가되기엔 너무나 중대한 나랏일이기 때문이다. 한상범 동국대교수·헌법학
  • 오늘 낮까지 눈·비

    17일은 전국이 흐리고 비나 눈이 온 뒤 오후에 갤 전망이다.대설경보가 발령된 강원 중·북부 산간지방은 최고 40㎝ 이상의 많은 눈이,강원 남부 산간과 경북 북부지방도 10㎝ 정도의 눈이 예상된다.충청이남지방은 5∼15㎜,강원 동해안지방에는 최고 40㎜ 이상의 비가 예상된다. 눈·비가 그친 뒤 18일에는 일부 지방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등 춥겠다. 기상청은 16일 “강원 산간과 경북 북부지방에는 눈이,그밖의 지방에는 눈이나 비가 17일 낮까지 이어질 것”이라면서 “18일에는 일부지방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일시적인 추위가 오겠다”고 예보했다. 기상청은 “이번 강설·강우 형태는 강원 영동지방의 지형적 특성으로 인한 전형적인 것”이라면서 “차가운 대륙성 고기압이 동해상으로 확장하면서 한반도 상공의 저기압과 부딪혀 형성된 습하고 찬 북동기류가 태백산맥에 부딪혀 강원 영동지방에 많은 눈과 비를 내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이에 앞서 이날 오후 4시30분을 기해 강원 중·북부 산간지방에 대설경보를 내렸다.이날밤 9시 현재 미시령·설악산 중청봉35㎝를 비롯,대관령 25.8㎝,진부령 20.5㎝,한계령 15㎝의 눈이 내렸다. 이 눈으로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원암파견소에서 미시령 정상에 이르는 6.5㎞ 구간의 차량운행이 오후 5시부터 전면 통제돼 차량들은인근 진부령과 한계령으로 우회했다. 관계당국은 미시령 구간은 제설작업을 실시한 뒤 17일 오전중으로차량 통행을 재개할 예정이다.하지만 밤부터 기온이 급격히 내려가면서 노면이 얼 것으로 보고 산간지역 운행 차량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전영우기자 ywchun@
  • [네티즌 칼럼] 신문 인터넷과 함께하라

    네티즌 칼럼을 쓰는 필자로서 대한매일 지면에 실린 내 글을 보기위해 신문을 샀다.신문 가판대에 신문이 없어 여러 곳을 돌아 겨우구한 신문을 들추며 솔직히 신문,이래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평범한 편집에 평이한 기사내용도 마뜩하지 않았다.비단 대한매일이라는 특정신문만 지칭하는 말이 아니다.거의 모든 신문들이 원래 지녔던 신문으로서의 품격을 모두 잃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보도 중심주의 측면에서 본다 하더라도 현대는 새삼 보도기사를 쓰지 않아도 정보가 넘치고 있는 시대다.굳이 신문지면을 통하지 않더라도 세계 구석구석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누구보다 빠르게 인터넷에서 검색해볼 수 있고 사건이나 사안에 대한 논평조차 인터넷에서전광석화처럼 자유롭게 개진되고 있는 세상이다. 그러므로 과거 기자들의 중요 자질이었던 사실을 객관적으로 정확히추구하고 시비를 명백히 하는 비판정신과 책임감,풍부한 창조성이란이제 기자들에게만 국한된 자질이 아니고,모든 정보를 다루는 일반인들에게도 공통으로 요구되는 자질이 돼 버렸다.시대가 이렇게 변하면 시대에 부응하는 역할이 바뀐다는 것은 상식이다.이 상식을 상식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때,구태의연이라는 비난을 받게 된다. 내 주변 사람들 중에도 그리 나이가 들지도 않았는데 인터넷 뱅킹을해보라고 권하면,“그거 해킹당할 우려가 있어서 위험하다며?”하며안전한 통장과 도장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꽤 많이 있다. 이들에게는 공통적으로 발상의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발상의 전환이란 새로운 시대가 열리면 적응하는 능력도 되지만,사실은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한 원동력이 되는 사고의 혁명이다. 특히 시대의 흐름을 선도해야 할 신문이 그런다면 기막힌 일이 아닐수 없다. 기존의 관념은 더하기의 개념이다.하나에 하나를 더하면 둘이라는 계산법으로는 열까지 채우기까지 구태의연을 면할 수 없다.목표치가 얼마인가,미래 전망의 최고치가 어디인가를 먼저 산출해야 한다.그 목표치 열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하나와의 차이 아홉을 어떤 식으로 보충할 것인가에 대한 파격적인 계산법이 나오지 않고는 혁명이란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마침 대한매일이 직선 편집국장을 선출하고 새로운 의욕으로 심기일전하고 있는 것은 매우 적절한 일이라고 생각한다.이제부터 하나 둘개혁을 시작해야 한다.가장 잘 팔리는 수익성 있는 신문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라도 과감한 개혁만이 살 길이다. “길은 어디 있는가?”라고 묻는다면 나는 과감히 ‘인터넷과 함께하는 일’이라고 대답하겠다.하지만 다른 신문 흉내내기에 그쳐서는 안된다.앞서 나가야 한다. 컴퓨터가 아무리 발달하고 인터넷에 아무리 정보가 넘치고 있어도 컴퓨터나 인터넷 강의록은 책으로 쓰여진다. 여기에 지면의 중요성이 있다.지면을 가진 신문에서 해야 할 일은인터넷으로의 요령있는 안내역할로 바뀌어야 한다.인터넷이라는 세계는 아직도 채 열리지 않은 미지의 세계다.그 파워나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 신대륙이다.이 미지로 향하는 길에서 대한매일과 인터넷·네티즌이 잘 결합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을 수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안윤미 소설가 ym1209@hanmail.net
  • SBS 의학드라마 ‘메디컬센터’ 주연 감우성·김상경

    지난 22일 시작한 SBS 의학드라마 ‘메디컬 센터’.외과 전문의들의 일과 사랑을 그리는 이 드라마의 중심축은 환자들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가장 이상적인 의사상의 승재와 진지함이란 찾아볼 수 없지만 의학지식이나 기술이 모두 뛰어난 현일이다.역할도 상반되지만감우성과 김상경 등 두 주연의 성격도 정반대다.닮은 점이 있긴 하다.둘다 MBC에서 주로 활동해왔고 5남매의 막내라는 점이다. 감우성(30)은 부드럽고 이지적이다.그가 맡아온 역들도 이 범주를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그를 시청자들에게 확실하게 각인시킨 드라마는 지난 가을 교사와 제자의 사랑을 그린 MBC ‘사랑해 당신을’이다.감우성은 여기서 선화(채림)의 사랑을 받아들이고 그와 결혼하는 형준역을 맡아 뭇 남성들의 질시어린 시선을 받았다. 91년 MBC 공채 20기로 뽑힌 그는 청춘드라마 ‘우리들의 천국’으로 데뷔했다.당시 서울대 동양화과 출신이라 화제가 되기도 했다.그동안 화장품 외판사원의 성공과 사랑을 다룬 ‘예감’,산에 도전하는형제의 이야기를 그린 ‘산’ 등에 출연했다. 지금은 MBC 아침드라마 ‘눈으로 말해요’에서 연상의 여인과 티격태격 사랑을 나누는 역을 맡고 있다. 전문직 연기에 도전하기는 이번이 처음인 셈이다.데뷔 초 아침드라마에서 보건의로 나와 가운 한번 걸쳐 본 게 전부다.“연기하는 것자체도 아직 어려운데 의사답게 보여야 한다는 점도 큰 부담입니다. 의사처럼 보일려고 애는 쓰지만 당분간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군요. ” 연기활동을 하면서 처음으로 MBC ‘눈으로 말해요’와 겹치기 출연을 하게 돼 걱정이 크다. 의료파업에 관해 의견을 묻자 무척 말을 아끼며 “의사도 먹고 살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입니다.정부가 중립적 입장에서 노력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나는 환쟁이 출신이라 원래 의사는 싫다”면서도 “드라마 때문에의사들을 만나고 병원에 들락거리다 보니 의사는 아무나 할 수 있는것이 아니고 의사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는 의사가 신이더라”며의사에 대한 두터운 애정을 보여줬다. 앞으로 바람은 ‘메디컬 센터’가 끝나는 내년 가을 개인 전시회를열고 괜찮은 영화 한편 찍어보는 것.감우성은 중학교 때 본 ‘디어헌터’를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로 꼽았다. SBS ‘경찰특공대’에서 킬러 김환역을 맡았던 김상경.정확한 사격솜씨와 날카로운 눈빛연기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98년 법률전문 드라마 MBC‘애드버킷’이 데뷔작이다.“올 10월이 딱 만 2년”이라고 말할 정도로 새내기다.당시 완전 신인인 김상경에게는 제법 큰 배역.그래서인지 김상경은 ‘애드버킷’의 연출자 이승렬PD를 은인이라고 말한다.그 뒤 MBC ‘마지막 전쟁’,KBS2‘초대’ 등에서 돈많고 일 잘하고 프로정신이 뛰어난 인물을 연기해왔다.본인 스스로도 MBC 일일극 ‘날마다 행복해’에서 맡은 속옷회사 직원이 가장 우유부단했다고 기억한다. “제 이미지가 강한가 봐요.평범한 것 같으면서도 그렇지 않고 잘생긴 편도 아니잖아요.” 그럼 연기 폭이 넓어서 좋지 않냐고 되묻자 냉큼 그렇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182㎝의 큰 키에 헬스와 수영은 물론 골프 수상스키 승마 패러글라이딩 산악자전거 등 웬만한 운동은 다 섭렵한 만능 스포츠맨이다.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뒤 특전사에서 군생활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강한 이미지가 수긍이 간다. 의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드라마 때문에 의사들에게‘데이트는 언제 하느냐’,‘잠은 얼마나 어디서 자느냐’ 등을 물어보곤 했는데 진짜 불쌍하더라구요”라면서도 “그래도 의료파업은 잘못됐다”고 입장을 뚜렷이 밝힌다. 앞으로 하고 싶은 배역은 딱히 정해진 것은 없다.단 영화 ‘JSA 공동경비구역’처럼 구성이 아주 뛰어난 드라마에 출연하고 싶다.“‘JSA’는 어느 배우가 잘 했다기 보다 그들을 하나로 묶어내는 구성이뛰어났다”고 평하는 김상경은 출연 섭외가 오면 자신의 역할보다는전체 구성이 어떤 가를 먼저 검토한다. 전경하기자 lark3@
  • 새 영화/ 노블리

    채 소녀티도 못벗은 어린 여자가 남산만한 배를 끌어안은 모습이 어째 위태위태하다.미혼모가 되고만 열일곱살의 노블리(나탈리 포트만).다섯살때 고아가 된 그의 운명은 여전히 꼬이기만 한다.건달같은 남자친구는 줄행랑쳐 버리고,수중에 남은 재산은 5달러50센트와 폴라로이드 카메라 한 대 뿐이다. 휴먼드라마 ‘노블리’는 미국 작가 빌리 레츠의 96년작(Where The Heart Is)이 원작이다.98년 TV프로그램 ‘오프라 윈프리쇼’에 소개된후 일약 베스트셀러가 된 소설을 잽싸게 나꿔챈 이는 TV프로듀서 출신인 매트 윌리암스.영화는 그의 데뷔작이다. 출산일이 내일모레.오갈 데 없는 노블리가 사람들 몰래 잠자리를 마련한 곳은 월마트 매장이다.판매용 매트와 라디오,알람시계 등을 천연덕스레 갖다 쓰고는 언젠간 갚아야 할 물건목록을 만들어 놓는 그는 누가봐도 선량하고 깜찍한 미혼모다. 한밤중 월마트 안에서 혼자 낳게된 아이를 받아준 은인은 마을도서관의 총각 사서 포니(제임스 프레인).영화는 그렇게 가까워진 두 사람이 사랑을 맺기까지의 여정을 큰줄기로 잡았다.그리고는 결함없는 삶이란 세상에 없으며,음지가 양지될 날이 곧 올 거라고 희망의 메시지를 띄운다. 주인공을 떠받치는 주변 캐릭터들이 유난히 돋보인다.한가지씩 결함을 갖고 있으되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건강한 생활력을 지녔다는 점에서 그들은 닮은꼴이다. 병든 누나를 돌보느라 학업을 접고 시골에 눌러앉은 포니는 순수한사랑에 열정을 바칠 줄 안다.아이 다섯 딸린 이혼녀 간호사 렉시(애슐리 주드).울타리가 돼줄 남자를 찾겠다며 아둥바둥 속물근성을 드러내지만,노블리와 진한 우정을 나눌 만큼 심성은 따뜻하다. 톱스타 애슐리 주드가 기꺼이 조연을 택한 이유가 감잡힌다.지적이면서도 육감적인 관능을 뿜어내던 그녀가 삶의 때가 꼬질꼬질한 ‘억척어멈’을 연기하리라고는 상상못했을 것이다.나탈리 포트만은 ‘레옹’에서 장 르노와 함께 다니던 마틸다역의 그 소녀다.14일 개봉.
  • [대한시론] 北 조명록차수의 워싱턴 방문

    다 알다시피 한반도 분단은 남과 북의 제도상 모순(대립)과 함께 북·미간의 군사적 모순이 겹쳐 있는 이중구조로 돼 있다.이 두가지 모순중에서 남북간의 제도적 모순은 상용적(相容的)인 것으로서 민족단합을 통해 얼마든지 화해·협력·공존이 가능한 반면,북·미간의 군사적 모순은 반드시 극복(克服)돼야 할 불상용적 모순이다.오늘날 한반도 분단을 강제하고 민족의 불행과 고통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 바로 북·미간의 적대적 모순인 것이다. 이런 것을 고려할 때 9일부터 열릴 북·미간의 보다 높은 고위급회담은 한반도 문제해결에서 결정적 의미를 가진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것 같다.그간 북·미간에는 공식·비공식적으로 관계개선을 위한 회담을 지속해 왔는데 지난 1988년 12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참사관급 회담이 첫번째 시도였다.그후 같은 회담이 계속되면서 차관급(고위급)회담으로 발전했고 오늘에 와서는 그보다 높은 고위급회담으로격상됐다. 이 과정에서 북·미간에는 1994년 전쟁 일보직전이라는 최악의 상태에까지 달한 적도 있었다.그리고북한의 핵동결을 위한 기본합의서이행이 순조롭지 못한 상태에서 금창리 핵시설 의혹과 미사일(북은인공위성이라고 주장) 발사라는 새로운 상황이 전개되자 미국은 페리조정관으로 하여금 보다 포괄적이며 구체화된 해결방안을 모색토록했다.이렇게 해서 작성된 방안이 ‘페리권고안’‘페리프로세스’로불려지고 있다.그 내용은 한마디로 북한은 미국의 관심과 우려(핵과미사일)를 해소하고 미국은 북한과 관계개선을 추진하며 그리하여 한반도의 냉전을 종식시킨다는 것으로 돼 있다. 지난해 9월 의회보고를 마친 페리 조정관은 기자회견에서 ‘40여년간 한반도를 덮어온 전쟁의 위협이라는 검은 구름이 걷히기 시작했다’고 권고안 발표에 따른 자신의 심정을 토로한 바 있다.미국은 이러한 내용의 대북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북한에 더 높은 고위급 회담을제의했으며 그 실현을 위한 북·미간 접촉이 지속됐다. 지난 1일 미 국무부는 대변인을 통해 북한의 조명록 차수(국방위 제1 부위원장)가 김정일 국방위원장 특사자격으로 9일부터 12일까지 워싱턴을 방문해클린턴 미국 대통령을 예방하고 올브라이트 국무장관과 회담을 한다고 발표했다.이는 미국이 ‘페리프로세스’ 추진을 위해 그간 북한에 제의한 보다 높은 고위급회담 개최를 의미한다.미국이 제의한 지 1년만에 실현된 셈이다.이 회담에서는 이미 합의한 바있는 핵동결,경수로지원,연락사무소 설치 등을 골자로 하는 북·미기본합의서 이행문제와 미사일 개발 중단,테러지원국 해제 등 관계개선에 관한 현안들이 폭넓게 토의될 것이며 앞으로 북·미간에 해결해나갈 문제와 함께 이를 위한 새로운 회담 방식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조명록 차수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자격으로 워싱턴을 방문한다는 점이다.오늘날 북한의 모든 정치는 김정일 위원장이 창조한 선군정치(선군정치) 선군혁명영도라는정치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그러므로 국방위원회가 북한 권력의 핵심이 되고 있으며 그 핵심권력의 제2인자가 바로 조명록 차수인 것이다.따라서 조명록 차수의 워싱턴 방문은 김정일 위원장의 북·미간적대적 모순관계를 해소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으며 또한 고위급회담의 비중을 높임으로써 합의내용에 대해 미국으로하여금 보다 신뢰를 갖도록 하자는 데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것 같다. 이처럼 북·미 관계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으며 이번회담을 통해 반세기 이상 지속해온 적대적 모순관계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될 것이다.앞으로 진전의 속도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한편 북·미 관계개선은 6·25전쟁의 종식으로 연결되며 따라서 지금의휴전상태를 평화상태로 전환하는 문제가 당면과제로 부상된다. 불원간 이 문제에 관한 제반조치들이 취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지금까지 한반도 문제에서 ‘모순’의 성격과 해결의 순서로보아 북·미 관계가 기본축(軸)이었는데 앞으로는 그것이 보조축으로격하되고 보조축이었던 남북관계가 기본축으로 격상될 것이 분명하다.이렇게 격상된 기본축이 중심이 돼 6·15 남북공동선언을 자주적으로 이행해 나갈 때 민족대단합에 기초한 민족중심의 통일은 순조롭게달성될 것이다.앞으로 진행될 북·미 고위급회담이 한반도 문제 해결에 막강한 영향을 준다는 것을 감안할 때 바람직한 결실이 있기를 기대해 마지 않는다. 김남식 경실련 통일협회 고문
  • [각료에세이] 열린마음으로/ ‘빠름’과 ‘느림’

    두꺼운 책 한권 분량의 원고를 탈고해 교정까지 마치고 출판사로 넘기기 직전 낱말 하나를 잘못 쓴 사실을 뒤늦게 발견했다고 치자.이를 테면 ‘고려’로 써야 할 것을 실수로 죄다 ‘고구려’로 적었다.옛날 같았으면 낭패도 이런 낭패가 없다.잘못을 바로잡자면 원고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면서 일일이 ‘고구려’를 찾아내 ‘고려’로 바꿔야 한다. 오늘날 이런 실수는 클릭 두번으로 간단히 해결된다.워드 프로세서화면 메뉴바에서 ‘찾기/바꾸기’ 항목을 찾아 클릭하면 창(窓)이 뜬다. 그러면 ‘찾을 문자열’과 ‘바꿀 문자열’을 써 넣을 공간이 위 아래로 나란히 나타난다.윗칸에 ‘고구려,아랫칸에 ‘고려’라고 쓴 다음 커서를 움직여 ‘모두 바꾸기’ 단추 위에 놓고 클릭하면 컴퓨터가 순식간에 모든 교정작업을 대신해 준다. 멀리갈 것 없이 이것이 바로 디지털의 힘이다.디지털 신호에 따라움직이는 컴퓨터는 지능이 없는 기계이므로 한글을 읽지 못한다.지능만 없는 게 아니라 의지도 없는 쇠붙이에 불과한 까닭에 당연히 학습할 능력도 의욕도 없다. 그러나 이 기계는 ‘0’과 ‘1’의 조합(組合)인 디지털신호라면 그것이 한글이건 영어건 자동적으로 읽어내게끔 프로그램되어 있다.그것도 전광석화처럼 순간적으로 판독해 낸다.디지털은 빠르다. 안정적 수입이 보장되는 대기업을 그만두고 상대적으로 봉급이 적은인터넷 벤처기업으로 옮기는 젊은이들 가운데는 잘 하면 목돈을 손에쥘 수 있는 스톡옵션에 이끌려 전직을 결심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자의반타의반으로 스톡옵션 행사를 포기하는 사례가 쏟아지고 있다.주식값 폭락으로 옵션이 오히려 손해인 경우가 자의파(自意派)라면,통상 입사 후 3년인 옵션행사 가능시점이 도래하기도 전에 회사가 문을 닫는 경우는 타의파(他意派)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 시대에는 어지러울 정도로 모든 것이 빠르게 돌아간다. 대부분의 민주국가에서 정치인들은 4년만에 한번씩 유권자의 심판을 받는다.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다른 이야기를 들려 준다.세계화와 디지털화의 불가피성을 논한 저서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에서 그는,오늘날 진짜 유권자는 클릭 한 번으로 국제 투자자본을 빛의 속도로 이 나라에서 저 나라로 옮기는 ‘전자투자가’집단이라고 소개한다.시장에서는 평가가 광속으로 이뤄진다는 것이다. 빠름은 적절한 느림으로 완충될 때에만 현기증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이른 아침 ‘서둘러’ 식사를 마치고 아파트 주변을 최대한 ‘느리게’ 거닐어 본다.디지털 시대 속도전에 출전할 힘을 기르기 위해. 田允喆 기획예산처장관
  • 애주가 입맛 고급화

    소주와 막걸리는 덜 팔리고 위스키와 맥주 판매는 늘고 있다.술소비 패턴이 고급화하고 있는데다 소주 세율은 인상되고 위스키 세율은인하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국세청이 4일 밝힌 주요 물품 출고(판매) 동향에 따르면 소주는 올들어 지난 7월까지 44만7,771㎘(두홉들이 약12억4,000만병)가 출고돼 지난해보다 14.9% 감소했다.막걸리 출고량도 8.9% 줄었다. 그러나 위스키는 7월에만 지난해보다 55.4% 출고량이 느는 등 올들어 21.8%나 늘었다.출고량은 7,163㎘로 500㎖병 기준으로 1,430여만병.맥주 판매도 올들어 11.1% 증가했다. 국세청은 “소주 소비량은 지난해 국민 1인당 한달 평균 4.6병에서올해는 3.6병으로 줄어든 대신 맥주는 5.7병에서 6.3병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한편 유종(油鍾)간 가격차로 휘발유 소비는 1.5% 감소한 반면 LPG는 12.9% 증가했다.7월까지 에어컨 판매량도 531만대로 지난해보다 무려 42.7%가 늘었다. 손성진기자 sonsj@
  • 北·美 관계 개선 급물살 탄다

    조명록 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인민군 차수)의 미국 방문으로북·미 관계가 급진전할 전망이다. 북한 군부의 실권자며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에 이어 북한의 사실상의 제2인자인 조 부위원장의방문으로 두나라의 주요 현안에 대한 돌파구가 기대된다.주요 쟁점을전망해 본다. ◆테러 지원국 해제. 북·미 관계정상화와 북한의 국제사회 진출을 위해 해결돼야 할 선결과제다.북한은 지난 88년 대한항공 폭파사건 이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됐으며 리비아 등과 함께 블랙리스트에 올라있다. 북한은 우선적으로 테러국에서 해제해 달라는 입장이다.반면 미국은필요조치들의 선행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테러국에 대해 원조·차관 등을 금지하고 있어 테러국 해제없이는 본격적인 경제제재 완화와국제기구 가입 등이 불가능하다. 미국의 제시하고 있는 선결조건은 ▲테러협약 가입 ▲지난 6개월동안 테러를 지원하지않았다는 선언 ▲현재는 물론 앞으로도 테러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확약 ▲과거행위에 대한 적절한 조치 등이다. 이에 대해 북한은 잘못한 것이 없는데 무엇을 시인하라는 것이냐며이 문제의 구체적인 협의를 거부하고 있다.과거사에 대해 북·미가어떤식으로 처리하고 향후 발생할 문제에 대한 어떤 수준에서 다짐을받는가가 관심거리다. ◆ 미사일 문제. 북한과 미국은 지난해 9월말 베를린합의를 통해 ‘북한의 미사일발사 유보’에 합의했다. 미국이 북한에 대해 경제제재를 완화하고 이에대해 북한은 미사일발사를 유보한다는 것이었다. 베를린합의는 말 그대로 발사 유보조치며 개발과 판매 등에 대한 협의는 아직 진행되고 있다.미국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 및 제3세계 판매가 미국 등 국제사회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보고 북한에 개발 및 판매포기 압력을 가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미사일의 개발,판매는 기술발달 및 경제적 이익을 위한 주권사항에 해당한다며 국제사회의 간섭에 반발하고 있다.미국이 북한의 개발·판매를 원치않는다면 30억달러 이상의 경제적 대가 혹은인공위성 개발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북한은 미사일개발 포기문제를 최대의 정치·경제적 효과를 달성하기위한 카드로 활용중이다. 미국도 경제제재 완화,경제원조 등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개발을 저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중장기적으론 의견접근이 예상된다. ◆ 경제제재. 미국의 점진·단계적인 접근에 대해 북한은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전면적인 경제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미국기업들의 대북 투자를위한 각종 조치들의 보장도 요구하고 있다.대북수출에 대한 미국의자금지원도 북측이 요구하고 있는 항목중 하나다. 미국은 북한이 핵·미사일개발을 중단하고 확실한 투명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면 완전한 경제제재 완화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있다.미국 행정부는 지난 99년 9월 적성국교역법·방산물자법·수출관리법등 3개법에 근거,행정부처의 재량으로 결정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의대북 경제완화조치를 취했다. 북한상품의 미국반입·민간 및 상업용 자금의 송금과 선박·항공기를 이용한 여객화물운송도 가능해진 상태다.사회간접자본 건설에 대한 투자도 허용됐다.앞서 미국은 수출관리법을 개정,인도주의적 차원의 지원과 민간인의 여행을 허용한 바 있다.이어 95년엔 여행,언론취재,금융거래 등 일부품목의 교역을 허용하는등 제재해제의 폭을 넓혀나가고 있다. ◆ 연락사무소. 연락사무소 부분은 조명록 부위원장의 이번 방문에서 원칙적 합의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안.양측이 대화통로 확대 필요성을 느끼면서설치가능성이 높아가고 있다.다만 북측이 이를 또하나의 카드로 이용하려는 모습을 보이는데다 대선을 앞둔 미국쪽에선 야당인 공화당쪽의 반대가 높은 것이 변수다. 북·미는 지난 95년 제네바 핵합의에서 연락사무소 설치를 합의했었다.그후 설치비용 문제 등의 시비로 연기돼 왔으며 미사일발사 재개등으로 협의가 지연돼 왔다. 연락사무소가 평양·워싱턴에 설치되면 영사업무를 처리하게 된다. 사실상 현재 제네바·뉴욕 등을 통로로 진행되는 두나라의 상설 협의채널이 된다는 의미가 크다.행낭의 전달과 이용,관계자들의 행동반경에 대한 자유부여의 폭 등도 논란거리다.미국측의 판문점을 통한 행랑 이용도 쟁점이 된 일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한의 심장부 평양에 미국 성조기가걸리기 까지는 미사일 문제를 비롯해 해결해야 할 현안이 많다며 실제 개설에는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석우기자 swlee@
  • [우리학원 명강사] 태학관 고시일본어 최철규씨

    신림동 고시가의 강사들은 너나없이 최고를 자부한다.최고라는 자부심이 없다면 이곳에서 배겨내기 쉽지 않다. 하지만 태학관 법정연구원 고시 일본어 최철규(崔喆奎·41)강사는말뿐인 ‘최고’를 거부한다.그는 명실상부하게 10년 동안 ‘고시 일본어’의 최고 자리를 지키고 있다.그럼에도 처음 그는 인터뷰를 완곡하게 거절했다. “4년쯤 지나면서 ‘내가 전국에서 최고’라는 자신감을 가졌는데시간이 지날수록 어려움을 느낍니다” 지난 90년 11월 일본에서 4년간의 대학원 공부를 마친 뒤 태학관에서 일본어 강사를 공채한다는 소식에 별 생각 없이 응모한 것이 10년의 세월을 훌쩍 넘기게 됐다. 일본어라면 누구보다 자신있었으나 막상 시작한 고시 일본어는 만만치 않았다.처음에는 강의를 준비하느라 두 시간도 못자기 일쑤였다고 한다.인기 과목도 아니고 고시생의 필수과목도 아닌지라 어려움은많았지만 수강생들과 함께 공부한다는 기분으로 끊임없이 노력했다. 최 강사는 “지금껏 그때만큼 열심히 공부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고 돌아본다.이제까지그가 쓴 일본어 교재도 다섯권에 달한다. 그의 명성은 일본어를 선택한 수험생 대부분이 최 강사의 책으로 공부한다는 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그러면서도 최 강사는 한 번 맺은인연을 소중히 여겨 법조계에 있는 제자들이 수시로 찾아오곤 한다. 최 강사가 당면한 문제는 사법시험제도 개정안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외국어 과목이 영어로 단일화됐다는 점이다.지난 7월21일 ‘사법시험법 및 사법시험법 시행령 제정안 공청회’안에 따르면 외국어 선택은 영어로 통일된다.2006년이 되면 최 강사는 신림동 고시촌에서 존립 근거를 잃는다.불안해할 법도 한데 최 강사는 의외로 느긋하다. 그는 “학원 강사로서 자리를 잡은 곳이 신림동이지만 뭐 할 일이없겠느냐”면서 “학생들이 나를 원할 때까지 신림동에 남아 있음은물론이고 대학 강의나 집필 등을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 강사는 ‘머지않아’ 장학재단을 만들려 한다.어려운 처지에서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오롯한 계획에서 그는 다시 최고를 꿈꾼다. 박록삼기자
  • [대한시론] 차세대 인터넷 개발과 구축

    2000년 들어 웹(WWW:World Wide Web) 기반의 사이버(Cyber) 공간은인터넷 서비스의 콘텐츠가 다양하게 확산되면서 마치 우주처럼 팽창해 나가고 있다.한편,인터넷 응용 서비스가 다양해지고 고품질의 고속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현재 구축되어 있는 인터넷 망은 품질·기능·속도 면에서 많은 한계를 보이고 있다. 궁극적으로 차세대 정보통신 인프라에서 기대되는 서비스의 특성은‘어떤 종류의 서비스,언제 어디서나,거의 실시간에 가까운 빠르기로,값싸게’ 제공되는 정보 서비스라야 한다. 예측에 따르면 2003년 쯤에는 인터넷 이용으로 발생하는 통신망의비음성 정보량이 전체 전송용량의 80%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98년이후 우리나라 인터넷에 의한 통신량은 10개월마다 거의 배로 증가하고 있다. 미래의 인터넷은 이와 같은 트래픽의 증가를 감당할수 있고,신뢰도높은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고성능의 통신망 구축을요구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선진국가에서는 차세대 인터넷이 구축될 2010년이후에는 인터넷을 통해 경제·행정·사회·문화·교육 등 일상생활업무가 사이버공간에서 실시간으로 평범하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반 국민이 현재 이동전화요금 정도의 경제적 부담으로 무한히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으며,서비스 속도도 세계 어느 곳에 있는 정보든지 즉시 첫 페이지를 스크린에 받아볼 수 있는,현재보다 1,000∼1만배 가량 빠른 서비스를 받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특히 무역·금융·행정·군사 등의 영역에서는 안전하고 신뢰성있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이용정보의 보호 및 보안에 관한 사이버 레드테이프(Cyber Redtape) 절차를 거쳐 실시간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품질보증을 할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차세대 인터넷 핵심기술 개발을 위한 소규모의 선행 연구를 작년부터 수행하고 있다.차세대 인터넷이 개발되기 전까지 우리나라가 구축할 100단위 기가비트대의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사업은 크게 초고속 국가망과 초고속 공중망으로 구분하여 구축되고 있으며,이를 위해 ETRI가 개발한 ATM교환기와 10 기가비트급 광전송로를 설치해 인터넷서비스(IP Over ATM)를 제공하게 되며,2002년부터는 2단계로 MPLS(Multi Protocol LabelSwitching)와 100 기가비트급 광전송로를 구축하여 고속인터넷 서비스로 확대된다. 차세대 인터넷 상에서의 응용서비스로는 전자상거래가 주가 될 것이며,가상현실,원격교육,원격진료 등의 서비스가 생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차세대 인터넷 개발과 함께 도래할 사회 환경변화에 대비한 법 ·제도·정책의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기술적인 문제가 모두 해결된다고 할지라도 법과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지 않아 사용자들에게 불편과 혼란을 준다면 차세대 인터넷 서비스에 의한 정보화사회 성숙은지연되거나 축소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하나의 현안으로 등장하고 있는 사항은,글로벌 규모로 구축되는 각양각색의 각국 정보통신 인프라의 효율적인 상호접속과 기준에 맞는 서비스가 범 세계적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국제규제 제도를설정하는 일이다. 전자상거래와 관련해 전자영수증이나 전자서명 등에 대한 법과 제도적인 인증문제도 국제기준 하에 마련되어야 한다.개인정보 유출에 관한 보안문제 역시 중요하다.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통해 개개인의 구매성향,거래 및 구매 내역,구매자 신분정보 등이 쉽게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이를 위해 기술적으로 암호화를 보장해야 하며,이와 함께 법·제도적으로 개인정보유출방지법 등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차세대 인터넷과 관련해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기술표준이다.표준화되지 않는 기술 및 응용방식은 확산이 제한적이며 궁극적으로 도태될 수밖에 없으므로 기술 및 응용방식 개발은 표준화와 연계해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정선종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
  • 마루야마·가토 대담집 ‘번역과 일본의 근대’

    일본의 메이지 시대는 번역이 홍수를 이룬 시대였다.불과 6∼7년 사이에 거의 모든 영역에 걸쳐 수만 권의 책이 번역돼 나왔다.몽테스키외의 ‘법의 정신’과 함께 근대법의 주요 고전으로 꼽히는 헨리 휘턴의 ‘만국공법’(Elements of International Law)’은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이 책은 중국에서는 관청에나 비치돼 있는 정도였으며,한국에서는 아직 번역도 되지 않았다.일본인들이 ‘근대’에 얼마나 발빠르게 대응했는가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번역은 근대화 과정의 일본 사회와 문화에 무엇보다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일본 학계의 천황’으로 불린 정치학자 마루야마 마사오와 문예비평가 가토 슈이치가 주고받은 문답을 엮은 ‘번역과 일본의 근대’(임성모 옮김,이산 펴냄)는 이러한 인식 아래 씌어진 ‘번역의 사상사’다. 메이지 시대 번역서들이 양산된 것은 가토의 표현대로 “졌다고 생각하면 바로 상대국에 유학생을 보낸다”는 일본인들의 극적인 사고방식에 힘입은 바 크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토 히로부미나 이노우에 가오루 같은인물도존왕양이론(尊王攘夷論)을 주장하다 미국·영국·네덜란드·프랑스등 4개국 연합함대에 패배한 조슈 번(藩)이 영국에 파견한 유학생이었다.가토는 “일본이 패전을 겪고 하루 아침에 변하는 것은 실로 극적일 정도”라고 말한다.이것은 서양에 졌다고 스스로 깨달은 순간,존왕양이의 쇄국 이데올로기를 버리고 막부를 몰아낸 메이지 유신의정신과도 일맥 상통한다. 이 책은 번역은 재창조의 과정임을 보여준다.우리가 사용하는 번역어는 우리의 독자적인 번역과정을 거친 것이라기보다는 일본어와 외국어 사이의 일대일 대응관계를 그대로 빌려 온 것이 대부분이다.일본에서 소사이어티(society)의 번역어가 정착되기까지는 근대 일본의정신적 궤적 만큼이나 복잡한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우리는 그 과정을 건너뛴 채 소사이어티=사회라는 하나의 공식 같은 결과만을 받아들인다.그런 만큼 ‘계약관계에 의해 성립된인간집단’이라는 고유한 의미를 제대로 알기 어렵다.단어대 단어가아니라 의미대 의미의 번역이 중요하다고 한 키케로의 말은 귀기울일만하다. 메이지 초기에는 서양문화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번역밖에없다는 번역주의가 팽배했다. 늘 그렇듯이 그때에도 오역이 적지 않았다.이 책에서는 사회진화론을 제창한 영국의 보수적인 사상가 허버트 스펜서의 ‘사회정학(Social Statics)’이 엉뚱하게 ‘사회평권론’으로 번역되면서 급진적인자유민권운동가들의 성전이 된 일화가 소개된다.번역의 오류를 경계하기 위해서다. 또한 번역주의보다 한층 과격한 주장인 모리 아리노리의 ‘영어국어화론’에 대해서도 언급한다.일본어의 뼈대인 야마토 말에는 추상어가 없기 때문에 야마토 말만으로는 서양문명을 일본 것으로 만들 수없다는 게 그 요지.‘영어공용화론’이 공공연하게 제기되고 있는 우리에게도 많은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이 책은 번역은 단순한 어학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언어의 문화를 주체적으로 수용하는 과정임을새삼 일깨워준다. 김종면기자 jmkim@
  • 화장실·담벽 낙서·길거리 음악테이프 ‘추억속으로’

    컴퓨터가 화장실과 길거리를 깨끗하게 만들었다? 공공 화장실의 욕설이 사라지고 있다.PC통신망과 인터넷 홈페이지마다 운영하는 게시판이 익명의 담벼락 낙서장을 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80년대에는 반독재 구호나 사상 논쟁으로,90년대에는 인생이나 이성교제 문제,취업에 대한 고민과 음란한 낙서 등으로 눈을 둘 곳조차마땅치 않을 정도였지만 이제는 옛말이다. 인터넷에 욕과 음담패설만을 쓰는 사이트도 등장했다.‘욕한마디’라는 사이트에서 아이디 ‘뜨거운 백설기’는 “안보는데서 욕을 하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엄청 도움이 된다”고 적고 있다.‘욕한마디’의 방명록에는 “엄마 앞에서 못하는 욕을 하고 나니 스트레스가풀린다”는 글도 올라 있다.‘실컷 욕하고 정신차리라는’ac18.com사이트에서 뽑은 이번 달 최고의 욕은 ‘국회의원보다 못한 놈’이다. 서울대 사회대 학생회는 최근 화장실 낙서의 대자보 기능을 부활하기 위해 종이와 필기구를 화장실에 비치했지만 별다른 반응을 얻지못했다. 화장실을 문화공간으로 변모시키자는 운동이확산되면서 화장실의욕설과 음담패설을 포함한 ‘속찌꺼기’ 배출의 장으로서의 기능은인터넷으로 더욱 빠르게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 김모군(25·경영학과 3학년)은 “비록 인터넷 게시판은 음란성 글로 오염되고 있지만 최근 화장실이 선진국처럼 깨끗한 문화공간으로 변하는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서울 도심의 보도블록 한 귀퉁이에서 흔히 볼 수 있던 ‘길거리표카세트 테이프’를 파는 손수레도 요즘에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이제 컴퓨터 음악 파일인 MP3만 있으면 누구나 인터넷 사이트 ‘소리바다’와 ‘냅스터’에 접속해 상대편이 갖고 있는 MP3파일을 내려받아 음악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생 최경은(崔慶恩·26)씨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듣고 싶은신곡이 있으면 길거리에서 테이프를 샀으나 요즘에는 공짜에다 신곡도 빠르게 수록되는 MP3파일을 다운 받는다”고 말했다. 서울 구의동 테크노마트 등 전자상가에는 상점마다 MP3플레이어를사려는 청소년들이 하루 10여명씩 몰린다. 가요계는 불법복제 테이프를 팔던 길거리 손수레가 사라져 크게 반겼다가 다시 고민에 빠졌다.MP3로 음악을 다운받아 저작료를 못 받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한국음악저작권협회 김동현(31)씨는 “9,10월 중 소리바다 등의 운영자를 상대로 저작권 소송을 내겠다”고 말했다. 김경운 윤창수기자 kkwoon@
  • [해외 항일전적지를 찾아서](6) 孫貞道목사 활동지 吉林

    중국 길림성의 성도(省都) 장춘(長春)에서 ‘장길(長吉)고속도로’를 타고 동쪽으로 45분쯤 달리면 길림(吉林)에 도착한다.길림은 중국의 동북지방에서 가장 역사가 오랜 도시 가운데 하나로 만주국 시절일본인들은 길림을 일본의 고도 경도(京都)에 빗대 ‘소경도(小京都)’라고 불렀다.백두산 천지에서 발원하여 길림 도심을 ‘S자’로 휘감아 도는 송화강(松花江)은 엄동설한에도 얼지 않는다.이는 근처에풍만(豊滿)발전소가 있기 때문이다.겨울철 송화강에 피어오르는 수증기는 찬공기와 어우러져 강 주변의 나무에 은백색의 얼음꽃을 피우는데 이는 길림의 대표적인 겨울 풍물로 꼽힌다. 길림은 일제강점기 우리 항일투사들이 독립운동을 전개했던 곳이기도 하다.특히 정의부 계통의 독립운동가들은 이곳을 본거지로 삼았고참의부나 신민부의 거두들도 이곳에서 활약했다.독립운동가들이 길림에 운집하게 된 데는 나름의 배경이 있다.당시 길림은 북만주 일대에서 우리 동포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던 곳이었다.일제의 탄압을 피해 고국땅을 떠나 만주행에 오른 동포들은 대개 길림선을 통해 만주오지로 들어갔는데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길림에 주저앉았다. 또 하나는 길림이 심양,장춘,연길 등으로 통하는 교통의 요충지이면서도 남만주철도와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외부의 영향이 덜미치는,소위 ‘소왕국’과 같은 곳이었다.길림이 한 때‘비적(匪賊)의 소굴’로 불린 것은 이 때문이다.게다가 이 지역의 중국 군벌들은일제에 항거하는 조선인 독립운동가들에게 호의를 갖고 있어서 독립운동가들에게는 ‘천혜의 요지’이나 마찬가지였던 셈이다. 1924년 11월 만주 길림성 유하현(柳河縣)에서 조직된 정의부의 간부 가운데 상당수는 이곳 길림에서 활동하였다.집행위원회 위원장 현익철(일명 현묵관)을 비롯해 지방부 위원장 김리대,군사부 위원장 이웅,그리고 별동대 대장 이동훈,경무과장 김구(金球)등이 모두 길림에서활동하였다. 길림은 또 1919년 11월 창립된 의열단(단장 金元鳳)의 창립지이자고려혁명당 역시 1926년 4월 이곳 길림에서 창립됐다.의열단의 창립지인 길림성 파호문(把虎門)밖 중국인 농부 반(潘)씨집은 이미 헐린상태며,고려혁명당 창립지인 길림성성(城) 영남반점은 현재 길림시북경로 179번지 길림시건축설계원 건물로 사용되고 있다.김이삼(金利三) 기자가 피살된 동아여관은 현재 정춘집단공사 길림시 분공사(分公司,길림시 회덕가 90호 소재) 건물로 사용되고 있다. 한편 길림에서 활동한 항일운동가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인물로 해석 손정도(孫貞道·1872∼1931) 목사를 들 수 있다.평남 강서출신인손 목사는 평양 숭실전문학교를 졸업한 뒤 1910년 선교사로 만주에파견된 이후 1931년 길림에서 병사할 때까지 일생을 오점없이 독립운동에 투신한 애국자다.1912년 선교활동을 벌이던 하얼빈에서 일제가조작한 ‘가쓰라(桂太郞)공작 암살모의사건’에 연루돼 전남 강진에서 ‘거주제한 1년’의 유배형을 산 손 목사는 1919년 3·1의거에 참여하였다가 상해로 망명하였다.그 해 4월 상해에서 대한민국 임시의정원이 구성되자 이동녕 초대 의장에 이어 의장에 선출되었으며,21년에는 임시정부 임시국무원 교통총장에 임명되었다. 그러나 손 목사는 임시정부가 여러 파벌로 나뉘어 세력다툼이 치열해지자 이듬해 임정을 박차고 나와 북만주 길림으로 향하였다. 길림시내 우마항(牛馬巷) 서광(曙光)골목에 예배당을 건립한 손 목사는교회를 거점으로 선교사업과 함께 애국계몽운동을 전개하였다.당시 손목사는 길림지역 조선인들의 정신적 지주였으며 그의 예배당·자택은독립운동가들의 비밀 아지트나 마찬가지였다.취재팀이 손 목사의 집터와 예배당을 찾았을 때 이들은 모두 헐린 뒤였으며, 일대는 아파트단지 공사가 한창이었다.(예배당은 인근에 새로 건립돼 있음)현재의주소로는 길림시 선영구(船營區) 청도가(靑島街) 춘광호동(春光胡洞)일대로 동네이름마저 서광호동에서 춘광호동으로 바뀌어 있었다. 한 주민에 따르면,“2년전 서광호동 골목이 헐리면서 동네이름도바뀌었다”고 했다. 손 목사의 길림 시절과 관련해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하나 있다. 바로 북한의 김일성(본명 김성주) 주석이다.당시 손 목사는 ‘소년김성주’의 후견인이자 그를 항일운동의 길로 안내한 정신적 스승이었다고 할 수 있다.1926년평양의 창덕학교(소학교)를 졸업한 김성주 소년은 민족주의 단체인 정의부가 화전(樺甸)에서 설립한 화성의숙(華成義塾)에 입학했다.당시 숙장(塾長)은 천도교도이자 항일운동가인 최동오(崔東旿)선생이었는데 최 선생은 86년 월북한 최덕신(崔德新) 전외무장관의 부친이다.(금년 8·15 이산가족 상봉때 북측 단장을맡은 류미영씨는 최 전장관의 부인이다.)그러나 그해 6월 부친의 갑작스런 별세의 충격으로 학업을 중단한 그는 이듬해 길림으로 건너와 육문(毓文)중학에 입학했는데 그는 당시 부친의 친구인 손 목사의지도와 후원을 받으며 생활하였다. 특히 공산주의 성향의 독서회를 이끌던 그가 중국 군벌에 체포되자손 목사는 감옥으로 사식과 침구를 제공하는 한편 군벌에게 뇌물을주면서까지 그의 석방을 위해 노력하였다.그 덕에 그는 감옥에 들어간지 7개월만인 30년 5월초에 출감했다.김 주석은 생전에 남긴 자신의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제2권첫머리의 ‘손정도 목사’편에서 “손 목사의 도움으로 제 때에 감옥에서 석방되지 않았더라면 10년쯤 감옥생활을 더 했을 것”이라며 “손 목사는 내 생명의 은인”이라고 회고했다. 길림시내 송화강변에 위치한 육문중학에는 그가 다닌 옛 육문중학의 구지(舊址)가 신관 뒷편에 원형대로 보존돼 있다.길림시는 92년 이곳을 ‘중점 문물 보호단위’로 지정,관리하고 있다.350평 규모의 ‘구지’에는 당시의 교사(校舍)·온실 등이 거의 원형대로 남아 있다. 마당 한가운데는 92년에 건립한 김 주석의 동상이 서 있다.동상 뒷편에 위치한 교사에는 당시 김 주석이 공부하던 교실이 ‘김일성동지독서기념실’로 꾸며져 있다.‘구지’ 관리자인 왕쑹린(王松林·52)주임은 “김일성 동지는 1927∼30년 이곳에서 공부를 했으며 당시 키가 작았던 탓인지 자리가 제일 앞줄이었다”고 말했다.왕 주임은 취재팀에게 “중국에 파견나온 북한 공직자들이 더러 방문하는 예는 있지만 남한 국적자가 방문하기는 처음”이라고 밝혔다. 한편 손 목사의 후손들은 해방후 김 주석과는 ‘서로 다른 길’을걸었다.장남 원일씨(元一·작고)는 초대 해군참모총장과 국방부장관을 지냈으며,3녀인실씨(仁實·작고)는 YWCA 회장,통일원 고문,한국적십자사 부총재 등을 지냈다.길림시절 김 주석과 형제처럼 지낸 차남 원태씨(元泰·86)는 의대 교수출신으로 현재 미국 네브래스카주오마하에 거주하고 있는데,그는 지난 91년 방북해 김 주석과 60년만에 극적으로 상봉한 바 있다. 길림(중국) 정운현기자 jwh59@
  • [대한광장] 백범의 은인 강화사람 김주경

    우리는 독립운동사에서 뚜렷한 발자국을 남긴 많은 인물들을 기억하고 있다.그러나 이들 활약의 이면에는 이름없는 이들의 도움이 있었다. 이런 인물로 백범 김구 선생이 평생의 은인으로 생각하였던 강화의 의인 김주경을 들 수 있다.김주경은 자는 경득으로 원래 강화관아의 서리였다.1866년 병인양요 이후 대원군이 강화에 3,000명의 별무사를 양성하고 섬 주위에석루를 쌓고,진무영을 세우던 때,김주경은 군수품 창고지기 일을 맡고 있었다.김주경은 어릴 때부터 사람됨이 호방하여 독서는 아니하고 도박을 일삼았는데,강화 포구의 고깃배들을 돌아다니면서 투전을 하여 수십만냥을 벌었다. 그 돈으로 각 관청의 하급관속들을 매수하여 전부 자신의 지휘명령을 받도록 해놓고,원근에서 용기와 지략이 있다는 사람은 모두 식구로 만들었다.그는 양반이라 해도 비리를 저지르면 가차없이 혼을 내주었다. 김주경은 백범 김구가 치하포에서 명성황후를 살해한 일인 쓰치다를 처단하고,인천 감옥에 갇히자 김창수(김구의 본명)의 구명을 위해 전 재산을 탕진하게 된다.국모의 원수를 갚기 위하여 의거한 김구의 가상한 뜻에 동감하여김구를 살려내기 위하여 한규설(당시 외무대신)을 찾아갔고,7,8개월 동안 김구의 석방을 위한 소송비용으로 그의 전 재산이 바닥이 났다. 그는 재산이 다 탕진되자 동지를 규합하여 관용선을 탈취하여 해적질을 계획하였다.이것이 강화군수에게 알려지자 노령 해삼위(블라디보스토크) 방면으로 도주하였다.김주경은 김구를 탈옥시키기 위해 지하조직을 만들기도 했다.여기에 가담했던 인물들은 후에 모두 노령 서북간도 상해 등지로 망명하여 독립운동에 투신했다. 한편 인천감영 감옥에서 탈출에 성공한 김구는 강화 김주경의 집에 찾아가석달 동안 서당을 열고 그를 기다렸으나 만나지 못했다.일설에 의하면 김주경은 강화를 떠난 후 10여년 동안 붓파는 행상을 하면서 수만금을 모아 독립운동 자금으로 제공하려 하였으나 불행히도 성사치 못하고 객사하였다고 한다.김구의 독립운동에는 김주경과 같은 실천적인 협력자가 있었다.1947년 상해에서 귀국한 김구는 강화 남운통에 있는 김주경의 셋째 동생 진경의 집을방문하여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그 집이 바로 46년 전 김구가 변성명하고 그의 사랑에서 석달 동안 사숙을 열었던 곳이었다.이날 한말 이동휘가 세운 합일학교 운동장에서 김구선생 환영회와 강연이 있었는데,김구는 김주경을 그리워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8월은 광복절이 있는 달이며,민족을 생각해볼 달이다.독립운동을 하는 데는3가지가 있어야 한다.이념과 지도부 형성과 조직,인적·물적 후원 등이다. 김주경은 많이 배우지는 못했지만 백범 김구를 도와 자기가 할 수 있는 독립운동의 방략을 찾아 매진한 인물이라고 생각된다.백범은 김주경을 평하기를 “강화에는 두 사람의 인물이 있는데,양반 중에는 이건창이요, 상놈 중에는 김주경”이라 했다. 강화에는 우리가 찾아볼 유적지가 여러 곳이 있다.광성보,초지진,덕진진 같은 전적지와 함께 강화학파의 이건창의 생가나 또한 민중으로 의인의 삶을산 김주경의 집을 찾아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서굉일 한신대교수·국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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