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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단 신설’ 열 올리는 지자체

    ‘재단 신설’ 열 올리는 지자체

    자치단체마다 산하에 각종 재단 또는 공사를 새로 설립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해당 업무가 꼭 필요하면 조직을 신설할 수도 있지만 지방예산 긴축기에 업무 중복과 예산 낭비라는 주민 지적을 받고 있다. 선거 조직에 대한 구시대적인 보은 인사용이라는 오해까지 낳고 있다. 7일 전국 자치단체에 따르면 대전시는 대전복지재단을 신설하고 초대 대표이사를 공모한 결과, 퇴직한 대전시 고위 간부 등이 응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7월 초대 이사장에는 김화중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선임됐다. 직원 21명으로 구성된 재단은 시에서 연간 20억원씩 지원을 받는다. 또 재단에는 염홍철 시장의 핵심 정책인 ‘복지만두레팀’이 있는데 시청에도 비슷한 조직이 있어 중복 논란을 빚고 있다. ●대전시장 1년간 재단 등 4개 설립 신설된 대전마케팅공사도 오는 14일부터 사장 공모에 들어간다. 도시 브랜드 및 마케팅 사업 육성을 목표로 다음 달 1일 발족하는 공사는 설립 자본금 15억원을 시로부터 전액 출자받았다. 공사는 사장 등 임원진 11명과 직원 99명으로 구성된다. 염 시장은 이와 관련해 최근 “선거 때 도와준 사람에게 사장 자리를 주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취임 후 측근에 대한 보은 인사를 많이 한 탓에 의심을 사고 있다. 게다가 이 공사는 “공사에 편입되는 엑스포과학공원은 자본 잠식 상태, 컨벤션뷰로는 당기순익 적자인데 뚜렷한 수익구조 없이 성급하게 추진된다.”는 비판마저 받고 있다. 대전시는 이 밖에 지난 7월 10억원을 들여 퇴직 공무원을 원장으로 앉힌 대전평생교육진흥원을 개원했고, 내년 초 고암미술문화재단도 문을 열기로 했다. 시장 취임 1년여 만에 재단·공사만 4곳이 만들어진 것이다. 광주시도 각종 재단 3개를 만들었다. 직원 82명으로 설립된 광주문화재단은 문화중심도시 조성 프로젝트와 각종 전시, 공연 문화사업을 주도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으나 기존 행정조직 및 비엔날레 재단 등과 업무가 중복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6월 출범한 광주여성재단은 직원 23명 중 일부가 지방선거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인사로 채워져 여성 정책 개발 등의 당초 설립 취지와 달리 외곽 선거조직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충북 문화재단 대표 학력 논란 경북도는 지난 7월 보건복지정책과 효율적인 예산 분배 연구를 명분으로 ‘경북행복재단’을 출범시켰다. 도가 15억 700만원을 출연했고 매년 운영비를 지원한다. 오는 11월쯤 가칭 ‘경북관광공사’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우근민 제주지사도 ‘제주해운공사’ 설립에 발벗고 나섰다. 충북도의 문화재단은 설립되자마자 초대 대표이사의 학력 위조 논란을 빚은 후 현재 대표직이 공석이다. 금홍섭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재단·공사 설립 전에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면서 “이러다 인사청문회를 도입하자는 말도 나오겠다.”고 우려했다. 대전 이천열기자·전국종합 sky@seoul.co.kr
  • 양승태 “사법부 급격한 변화 반대 재판제도 등 깊이 있는 검토 필요”

    양승태 “사법부 급격한 변화 반대 재판제도 등 깊이 있는 검토 필요”

    양승태 대법원장 후보자는 6일 “사법부의 급격한 변화는 바람직하지 않고, 사법부의 속성과도 맞지 않다.”고 밝혔다. 양 후보자는 이날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대법원장으로서의 소신과 철학을 묻는 한나라당 박민식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이어 박 의원이 “대법원장이 법관의 인사·보직권을 모두 가져 제왕적이라는 말까지 나온다.”고 지적하자, 양 후보자는 “법관 수가 2500~3000명인 현실에서 혼자 처리하기는 너무 커졌다.”면서 “효율적인 면에서 고등법원장이나 각 지역에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개선 의지를 보였다. 청문회 모두발언에서는 “이제는 재판 제도와 절차, 심급 구조, 법원 조직 등 기존 사법구조 전반에 관해 새로운 시각에서 깊이 있는 검토를 할 단계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양 후보자가 사법부에 대한 급진적 개혁보다 점진적 변화를 시도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나라당 박준선 의원은 “대법원장은 인품과 지혜를 모두 갖춰야 하는 자리”라면서 “법관들의 가장 큰 문제는 뭐라고 생각하는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양 후보자는 “법관들은 부지런히 일하고 있다”면서도 “‘어떤 방법으로 일해야 하는지’ 깊은 생각을 가지고 일한다면 국민들에게 더 큰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여당 의원들은 사법부 개혁 문제를 집중 질의한 반면 야당 의원들은 양 후보자의 도덕성 검증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양 후보자가 1989년 경기 안성시 일죽면 소재 밭 982㎡를 취득하면서 주소를 허위 기재했다가 매각할 때 정정한 점을 놓고 시세 차익을 노린 위장전입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민주당 김학재 의원이 “당시의 농지 매매증명원은 허위로 작성된 것인가.”라고 캐묻자, 그는 “사실이 아니라는 것은 맞다.”고 시인했다. 또 토지 매입 이유에 대해서도 “제주지법 부장판사로 근무하는 동안 지금은 사별한 처가 이웃의 권유를 받아 저축하는 셈으로 마련한 것”이라면서 재산 증식 수단이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농민이 아니었음에도 토지를 매입한 것과 관련해서는 “고인을 들먹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지만 나는 당시 매수 사실을 알지 못했다.”면서 “매수 후 얘기를 듣고 ‘왜 매수했느냐. 빨리 처분하자’고 티격태격한 일도 있었다.”고 선을 그었다. 야당 의원들은 양 후보자의 정치적 성향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일부 시민단체에서 양 후보자의 보수성이 강하다고 우려한다.”고 거론했다. 양 후보자는 이에 “30여년 동안 재판을 하면서 이념적인 면을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법치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 의원이 전관예우의 문제점을 지적하자, 양 후보자는 “확실한 자료에 근거할 순 없지만 최근 전관들이 불리한 양형을 받는다는 걸 전해 들었다.”면서 “변호사들의 능력과 법관들의 판단력을 냉정하게 평가해 달라.”고 당부했다. 국회는 7일까지 이틀간 인사청문회를 실시한 뒤 9일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임명동의안이 통과되면 양 후보자는 향후 6년 동안 법원을 이끌어 나갈 수장으로서 역할을 하게 된다. 한편 사상 첫 대법원장 인사청문회였던 2005년 이용훈 당시 후보에게 제기됐던 이른바 ‘코드인사, 보은인사’ 등의 논란이 이번 청문회에서는 예상 외로 적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관가 포커스] 거세지는 ‘어청수 불가론’

    [관가 포커스] 거세지는 ‘어청수 불가론’

    어청수 전 경찰청장이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한 것과 관련, 환경단체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야당 의원들까지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어 이사장은 “더욱 낮은 자세로 업무에 임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31일 국립공원을 지키는시민의 모임(국시모)은 “국립공원은 생태다양성과 생명 평화적 가치가 우선하는 곳”이라면서 “우리 시대 아집과 불소통의 아이콘인 전 경찰청장을 국립공원관리공단 수장에 앉힌 것은 ‘보은인사’의 전형”이라고 정부를 비난했다. 국시모 윤주옥 사무처장은 “명박산성으로 이름을 날린 사람을 환경부가 앞장서 ‘국립공원 훼손을 방지하고 갈등 해소에 적임자’라고 칭송하고 나선 점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임명 철회를 하지 않는다면 국립공원은 개발과 갈등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회 환노위 소속 민주·민노당 의원들도 성명을 통해 ‘어 이사장의 임명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의원들은 퇴진 이유로 ▲불통의 상징 명박산성의 고안자 ▲전문성 부재 ▲촛불시위 공권력 남용 비인도적 진압 ▲ 불교계와 불화를 일으킨 당사자란 점 등을 꼽았다. 환경연합과 환경정의·녹색연합도 전날 논평을 통해 “어 이사장 임명은 ‘보은인사, 회전문인사’의 전형을 보여줬다.”면서 “환경부장관은 어 이사장 임명을 철회하고, 국립공원을 보존하는 데 적합한 인물을 새로 찾아나서라.”고 촉구했다. 어 이사장은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면서 “부족한 지식은 여러 전문가 그룹과 임직원들의 의견을 들어 공원관리를 합리적으로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과거 불교계와 불미스러웠던 일은 경찰청장이란 임무를 수행하다 보니 고충이 있었다.”고 토로하며 “앞으로 불교계를 비롯한 환경단체들과도 원활히 소통하기 위해 더욱 낮은 자세로 업무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리틀 빅4’ 20·21기 대거 하마평

    한상대 검찰총장 체제를 뒷받침할 일선 검사 인사가 오는 26일쯤 단행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부장검사인 대검찰청 수사기획관·공안기획관, 서울중앙지검 2차장과 3차장 등 이른바 ‘리틀 빅4’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이들은 실제로 수사 방향의 큰 줄기를 잡아 수사를 지휘하기 때문에 검사장 못지않게 중요하다. 특히 검사장 승진을 위한 ‘에스컬레이터 보직’이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22일 법무부와 검찰 등에 따르면 대검 중수부장을 보좌하는 수사기획관에는 김기동(47·사법연수원 21기) 대검 검찰기획단장이 부각되고 있다. 김 단장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을 지낸 ‘특수통’이다. 하지만 BBK 사건을 수사했던 적이 있어 보은인사라는 비판을 받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박정식(50·연수원 20기) 부천지청 차장검사도 물망에 오른다. 경북고를 나온 대구·경북(TK) 출신인 데다 연수원 19기에서 수사기획관이 이미 2명이나 나온 탓에 20기를 건너뛸 가능성이 나오고 있어 발탁 여부는 미지수다. 각종 공안 사건을 맡을 서울중앙지검 2차장에는 이금로(46·연수원 20기·국회 파견) 서울고검 검사와 정점식(46·연수원 20기) 부산지검 2차장이 거론되고 있다. 이 검사는 대검 공안연구관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문위원을 지냈다. 정 차장도 대검 공안1과장과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을 지낸 ‘공안통’이다. 최근 안태근(46·연수원 20기) 서울고검 검사도 2차장 경쟁 대열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2차장과 대검 공안기획관으로 나눠 보임될 가능성도 높다. 이진한(48·연수원 21기)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도 공안기획관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특수 및 금융비리 사건을 지휘할 중앙지검 3차장에는 전현준(46·연수원 20기) 대검 범죄정보기획관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부장도 지내 3차장 적임자란 평을 받고 있다. 박 차장검사도 3차장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린다. 검사장 배출 문턱에 선 연수원 19기 검사 일부는 대검 선임연구관으로 자리를 이동하고, 일부는 지청장으로 나가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19기들을 수사기획관 및 서울중앙지검 2·3차장에 앉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연수원 19기가 주요 보직을 또 맡는 데 대한 부정적인 기류도 적지않다. 한편 김승식(43·연수원 21기) 대검찰청 감찰1과장과 박철(45·연수원 22기)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장, 이상철(49·연수원 23기) 법무부 국가송무과장 등 3명은 개인 사정 등으로 사표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오이석·최재헌기자 hot@seoul.co.kr
  • [테마로 본 공직사회] (12) 공공기관장 공모 허와 실

    [테마로 본 공직사회] (12) 공공기관장 공모 허와 실

    공공기관장 공모를 보면 정부 인사의 투명성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보은인사, 낙하산 인사 시비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도 이 같은 비난 여론을 감안, 기관장 계약경영제 도입과 공기업 선진화 방안 추진 등 나름대로 개선을 했다. 하지만 민간인 출신 기관장 탄생 등 일부 개선책에도 불구하고 ‘낙점인사’ 논란은 여전하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연말까지 117개 기관장의 임기가 끝난다. 특히 이달부터 9월 사이에만 75개 기관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현 정부의 마지막 기관장 인사로 누가 선임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 산하기관장 자리를 둘러싼 공직 사회의 움직임을 과거 정부와 비교해 살펴본다. ●매립지공사 사상 최대 11대1 경쟁률 환경부 산하기관인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 공모에는 11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과거에는 큰 관심이 없던 데다 지원자도 3명 안팎에 그쳤다. 지원자들 부류도 다양하다. 고위공무원과 현직 교수, 폐기물 협회 관계자, 전 인천시와 서울시 구청장과 부구청장 등이 응모했다. 특히 현 사장도 응모해 인선 열기를 뜨겁게 달궜다. 매립지가 인천시 관할 구역에 있다는 점과 공유수면 매립면허권이 서울시에 있다는 점에서 두 지자체를 대표한 후보들도 적임자임을 내세워 응모한 것으로 보인다. 매립지공사는 이달 초 신임 사장 공모에 나섰다. 하지만 압축된 후보 간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아 후임자 선정에 진통을 겪고 있다. 조춘구 현 사장의 임기는 지난 20일로 종료됐으나 선임이 늦어지고 있다. 청와대에서는 전병성 전 기상청장과 조 현 사장을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 모두 입김이 세서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는 후문이다. 전 전 청장은 환경부에서 환경전략실장까지 역임했고, 현 정부 들어 기상청장을 거쳐 배경 또만 만만치 않다. 조 사장 역시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한국환경자원공사 전무이사, 감사 등으로 환경부와 인연이 깊다. 환경부 산하기관은 수도권매립지 외에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나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공모도 마감했다. 여기에도 8명이나 응모해 예비시험인 면접에서부터 경쟁이 치열했다는 전언이다. 환경부 정책기획관, 물환경정책국장을 거쳐 최근까지 소속 기관인 국립환경과학원에 재직했던 윤승준 원장의 발탁이 확실시된다. 이 외에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임기도 이달 말로 만료됨에 따라 공모가 진행 중이다. 벌써부터 내정자 이름 등이 거론되면서 공모가 형식적인 것 아니냐는 비아냥거림도 흘러 나온다. 한국철도시설공단(철도공단)은 지난 13일 이사장 공모에 들어갔다. 현 조현용 이사장의 임기는 다음달 7일이다. 브라질 고속철도 건설사업 등 현안을 앞두고 있어 조 이사장의 유임설이 제기됐지만 교체가 확정되면서 공모에 들어갔다. 일부에서는 국토해양부 전 간부인 K씨가 내정됐다는 말이 떠돌고 있다. ●경제부 산하 20여명도 잇단 교체 지식경제부 산하 기관장들도 잇따라 임기가 만료돼 수장 교체가 유력하다. 한국전력과 에너지관리공단, 금융 공기업인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투자공사, 예탁결제원, 기술보증기금 등의 수장들 임기가 끝나가기 때문이다. 강영원 한국석유공사 사장과 김신종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 정승일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등은 연임으로 가닥을 잡았다. 김건호 수자원공사 사장도 연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전력은 다음 달 26일 임기가 만료되는 김쌍수 사장 후임 선정을 위한 공모 절차에 착수했다. 이재훈·김영학 전 지경부 2차관과 이현순 전 현대기아차 부회장, 김주성 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 등이 유력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이번에 바뀌게 될 기관장의 임기는 다음 정부까지 일정 기간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항간에는 그동안 챙겨 주지 못한 사람들이나 내년 총선을 앞둔 보은 인사나 낙하산 인사가 기관장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이런 점 때문에 공모자들의 면면도 정권 초기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현 정부 초기인 2008년 한국전력 사장 공모에는 22명이나 응모했다. LG전자 부회장 출신인 현 사장을 비롯, 전직 관료나 학계 출신 등 다양한 부류에서 지원자들이 몰려 들었다. 코트라(KOTRA) 사장직도 마찬가지였다. 재계와 민간기업인, 무역 전문가 등 총 49명이나 경쟁대열에 합류했다. 갓 출범한 정부가 공기업 기관장에 민간 기업인이나 전문가들을 우대한다는 것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퇴직자 들러리 세우기도 최근 마감한 한전 후임 사장 공모 마감 결과 김중겸 전 현대건설 사장을 포함해 3명이 응모했고, 코트라 응모자도 9명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공모 열기가 식은 것에 대해 “후임자를 내정한 상황에서 공모제에 들러리 서는것을 꺼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내정설이 파다한 가운데서도 공모에 응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이에 대해 전직 한 공직자는 명쾌한 해답을 제시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기관장 공모는 2배수가 최소 요건이고, 단독 응모는 재공모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면서 “기관장 자리는 거의 다 내정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내정된 사람만 응모하면 어색하기 때문에 들러리를 세우게 된다는 것. 그는 이 때문에 “부처 총무과에서 기관운영계획 등 필요한 관련 서류를 다 준비해 놓고, 들러리 설 사람은 학교 졸업증명서와 성적증명서 등만 떼오면 된다.”며 “해당 기관은 면접 날 나오지 않을까봐 차량을 보내주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는데, 들러리는 그 부처를 떠난 사람들이 서게 된다.”고 밝혔다. 중앙대 황윤원 행정학과 교수는 “기관장을 뽑을 때면 공모라는 절차를 거치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임명이나 다름없다.”면서 “과거 고려시대나 조선시대 ‘엽관제’처럼 업적이나 공적이 아닌 정부에 대한 충성과 공헌도에 따라 내정자가 정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공공기관의 특성에 따라 정부가 필요한 사람을 꼭 앉혀야 한다면 형식적인 공모제를 없애고 정부가 임명하는 편이 더 나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부처종합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큰오빠 같은 그의 눈빛 잊은 적 없어요”

    “큰오빠 같은 루이스의 눈빛은 잊은 적이 없어요.” 혼혈이라는 이유로 학교에서조차 쫓겨났던 15살 소녀 김인순은 1972년 어느 날 네 살 많은 미군 로널드 루이스를 만났다. 늘 혼자였던 소녀가 안쓰러웠던 그는 다른 미군들과 옷도 사주고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줬다. 38년이 흐른 지금 이 소녀는 ‘인순이’라는 이름의 대한민국 대표 가수가 됐지만 자신을 친동생처럼 대해 줬던 루이스를 잊은 적이 없다. 루이스도 마찬가지였다. 재회의 희망을 포기한 이들에게 미국 장성과 소셜네트워크사이트 페이스북의 도움으로 기적이 일어났다고 AP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연차 미국을 방문한 인순이는 16일 델라웨어주 노스웰밍턴에 사는 루이스를 보자마자 눈물을 터뜨렸다. ‘당신 없이는 저는 아무것도 아닙니다.’(Without You, I’m Nothing)라는 문구가 새겨진 동상과 꽃을 선물한 인순이는 앨범을 받고 또다시 글썽였다. ‘나중에 만날 때 돌려 달라.’고 건넸던 어린 시절 자신의 사진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서 인순이는 한 주민의 요청으로 즉석에서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불렀고 지켜보던 모든 이들이 눈물을 흘렸다고 통신은 전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산사태 참변 직전 두 가족 4명 목숨 구해

    30~40년 만에 내린 폭우 중에 전남 순천의 한 면장이 산사태로 참변을 겪기 직전의 두 가족 4명의 목숨을 구했다. 지난 9일 밤 9시쯤 하루동안 408㎜의 폭우가 내려 순천시 해룡면 신대리 산두마을 뒷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박태학(60), 임계순(68·여)씨 등 집 2채가 완전히 매몰되고 말았다. 그러나 박씨와 부인(46), 아들(9) 등 박씨 일가족 3명과 임씨 등 4명은 산사태 발생 7시간 전에 미리 대피함으로써, 참변을 면했다. 이처럼 4명이 목숨을 구할 수 있었던 것은 앞서 현장을 찾은 정용배(54) 해룡면장의 사태에 대한 예견과 이에 따른 신속한 대피 조치가 있어서 가능했다. 정 면장은 이날 새벽부터 물폭탄이 터지자 직원 2명을 데리고 관할 지역을 순찰하다가 산두마을에 산사태 위험이 있다는 보고를 받고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갔다. 박씨 집 바로 뒤 경사진 산 언덕에서 빗물이 폭포수처럼 흘러내리고 일부 수목이 널브러져 있는 등 산사태의 긴박한 징후가 엿보였다. 정 면장은 이들 2가구를 포함, 인근 3가구 등 5가구의 가족들을 신속히 마을회관으로 대피시켰다. 1시간 뒤 큰 소나무 1그루를 포함한 일부 흙더미가 임씨 집을 덮치는 등 산사태가 진행되기 시작했고, 오후 9시쯤에는 거대한 흙더미가 두 집을 통째로 집어삼키고야 말았다. 목숨을 구한 임씨는 “생각만 해도 몸서리가 친다.”며 “정 면장 등 공무원들이 생명의 은인”이라며 거듭 고마움을 표시했다. 순천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가무악극 ‘화선 김홍도’ 배삼식 작가 인터뷰

    가무악극 ‘화선 김홍도’ 배삼식 작가 인터뷰

    “아, 그래요? 이게 뭐냐며 다들 걱정인데…. 하하. 하여튼 고맙습니다.” 대본 보자마자 인터뷰하고 싶어졌다, 했더니 반색한다. 조선시대 화가 김홍도를 다루는데 정작 김홍도는 없다. 김홍도는 없는데 김홍도는 다 들어 있다. 손진책 연출의 표현을 빌리자면 “참 영리하게 썼다.” 오는 8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무대에 오르는 가무악극 ‘화선(畵仙) 김홍도’ 얘기다. 극본을 쓴 배삼식(41) 동덕여대 문 예창작과 교수를 서울 태평로 서울신문 사옥에서 만났다. →국립극장이 하는 ‘국가브랜드’ 공연인데 영웅적이지 않아 인상적이다. -그런 도식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국가브랜드 공연은 자칫 위인전이나 민족주의로 흐를 위험이 있다. 그래서 처음부터 김홍도는 비워두고 작품을 쓰겠다고 작정했다. 김홍도가 떡 하니 무대에 살아나오는 순간, 공연을 위한 작품(의 재미는) 망가진다고 생각했다. 작품 배경은 김홍도가 죽은 지 50년 뒤다. 주인공은 김홍도의 그림에 홀딱 반한 50대 영감 ‘김동지’와 ‘손수재’다. ‘동지’는 고어(古語)로 먹고살 만한 중늙은이를, ‘수재’는 노총각을 뜻한다. 두 늙은이가 아옹다옹하며 김홍도의 그림 속을 여행하는 것이 극의 중심 얼개다. →이색 접근법이라 말들이 많았겠다. -야단 많이 맞았다. 하하. 예술가 하면 고뇌와 갈등을 먼저 떠올리는데 내가 본 김홍도는 평생 보고 들은 것을 붓 안에 담아두고 싶었던 사람일 뿐이다. 그래서 작품에도 천진난만한 어린아이 모습으로만 잠깐 등장시켰다. 김홍도가 왜 없냐고들 하시지만, 그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은 김홍도의 직접 출연이 아니라, 김홍도를 사랑했던 사람들이 그를 기억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주인공들이 그림 속을 여행한다는 점에서, 영화 ‘전우치’가 떠올랐다. -그런가. 영화는 못봤다. 청나라 문인 포송령(蒲松龄)이 기이한 이야기들을 모아서 쓴 ‘요재지의’(聊斋志异)라는 책에 보면 그림 속에 들어갔다 나온 이야기가 있다. 거기서 힌트를 얻었다. →영화와 달리 무대 위에서 그림 속 여행을 표현해야 한다. 스태프들이 무척 힘들어 할 것 같다. (김홍도의 그림에 등장하는 새나 짐승들의 움직임을 영상으로 무대에 투사할 계획이다.) -하하. 맞다. 기본적으로 김홍도의 그림이 살아움직이는 무대를 구상했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국가브랜드 공연이란게 단발성이 아니라 몇년간 이어지면서 완성도를 차차 높여나가는 것이 아니겠나. 그렇게 발전해가길 바란다. →작품에도 잘 녹아들었지만, 김홍도에 대한 비판은 대개 두가지다. 문기(文氣)가 약하다는 것, 그가 그린 민속화 등장인물들이 모두 웃고 있는 것은 김홍도가 정조의 관제어용화가라서 그렇다는 점이다.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내가 내린 결론은 현실세계의 결핍을 보상받고자 하는 인간의 보편적인 욕구에 초점을 맞추자는 것이었다. 김홍도도 그런 마음을 담아 그림을 그렸고, 그걸 보는 사람들도 그런 면에 반한게 아닐까. 그리고 김홍도는 어릴 적부터 이름난 화가였기 때문에 평생을 주문제작에 매달렸다. 오늘날까지 전하는 것은 300점이지만, 실제로는 1만 2000여점 이상 그렸을 것이란 연구결과가 있다. 지금 남아 있는 것만으로 김홍도의 세계는 이런 것이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말년에 선화(仙畵)를 많이 그렸다는 점도 참고했다. →두 늙은이가 여행하는 그림으로 ‘서당’, ‘씨름’, ‘무동’처럼 대중적 작품을 골랐다. 일부러 그렇게 한 것인가. -모든 그림을 다 보여줄 수는 없고 좋은 그림은 많고 하니 어떻게 할까 고민했다. 처음엔 말년 선화 한폭을 정해서 착상에서 완성까지의 과정을 풀어내는 방식을 생각했다. 그런데 국가브랜드 공연이고 하니 널리 알려진 작품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대신 말년에 그린 추성부도를 작품의 시작과 끝에 배치했다. →공연계에서 독보적 작가로 꼽힌다. 그런 작가를 손진책 예술감독 때문에 국립극장이 너무 독점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지난 작품 ‘3월의 눈’도 국립극장과 함께 했다. -나로서는 고마운 분이다. 10여년간 연출과 작가로 인연을 맺으면서 나를 단 한번도 가르쳐야 할 후배로 대하지 않았다. 언제나 같은 일을 하는 동반자로 여겨줬다. 개인적으로 ‘열하일기만보’(2007년작) 때가 최대 위기였다. 그 전엔 내 작품이 서사적 힘이 딸린다는 자괴감 때문에 내 공연도 내가 부끄러워서 끝까지 못봤다. 이것마저 안되면 작가 생활 접겠다 생각하고, 마지막이니까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거 다 해보자 해서 쓴게 그 작품이었다. 그 때 손진책 연출이 이걸 어떻게 무대에 올리냐며 한달간 고민했다. 그게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작가 생활을 계속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은인이기도 하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하하하. →올해 또 어떤 작품을 쓰나. -너무 많이 써서 고민이다. ‘3월의 눈’ 같은 경우 1주일만에 썼다고 바깥에다 대고 말하기는 했지만, 삼청동에서 6~7년 직접 살았던 경험과 언젠가 이런거 한번쯤은 써봐야지 하고 생각해왔던 오랜 구상이 함께 녹아들었기 때문에 1주일만에 쓸 수 있었던 거다. 빨리 괜찮은 작품을 써야 한다는 궁지에 몰리니까 그렇게 써지기도 하더라. 그렇게 오래 삭히고 묵혀야 좋은 놈이 하나 나오는 건데, 지금은 묵힐 시간이 없다. →그건 작가가 알아서 해결해야 할 고민이고(웃음). 잔인하겠지만 관객 입장에서는 하나라도 더 보고 싶다. -하하하. 안 그래도 하반기에 김동현 연출과 하기로 한 작품이 있다. 벌을 소재로 쓸 생각이다. 지난해 구제역으로 난리였는데, 그만큼 주목을 못받아서 그렇지 토종벌의 95%가 사라졌단다. 그걸 모티프로 이야기를 풀어가보고 싶다. 이번에 종강도 했으니 정말 정말 열심히 써야한다. →이러다 극본 청탁 피하려 절에라도 가는거 아니냐. -지난해 2학기 때부터 대학강의까지 맡았다. 강의하면서 쓰려니까 정말 힘들다. 진짜 그렇게라도 해볼까. 하하하. →극작가로서 10여년 살았다. 다 때려치우고 싶은 위기도 넘어섰고 위치도 단단하다. 궁극적으로 어떤 극작가가 되고 싶은가. -연극의 가장 큰 매력은 편견의 각축장이라는 점이다. 어느 누구도 단정적으로 옳거나 단정적으로 틀리지 않다. 작가 역시 매한가지다. 내가 세상을 안다, 그래서 무대를 통해 이런 세상을 보여주겠다 하는 순간 작가로서는 끝이라 생각한다. 세상 모든 주장을 하나의 편견으로, 동시에 나의 주장 역시 편견의 하나로 객관화시킬 수 있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싶다. 거기에 걸맞는 적당한 표현 형식도 구축하고 싶다. 아, 그런데 말하고 나니 너무 낯부끄러운 얘기다. 이거 쓰지 말아달라.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30일 개봉 독립영화 ‘도약선생’ 주연 박혁권

    30일 개봉 독립영화 ‘도약선생’ 주연 박혁권

    “얼굴은 본 것 같다는데 이름은 모르세요. 그러니까 무명 배우죠. 조금씩은 나아지는 것 같아요. 인생 전체의 큰 그래프를 봤을 때는 원하는 쪽으로 가고 있는 거죠.” 대뜸 무명 배우란다. “제가 뭐든지 좀 늦는 편이에요.”라고도 했다. “운전면허는 3년 전에 땄고 결혼은 못 했어요. 폰뱅킹, 자동이체는 불안해서 못 하고 휴대전화는 지금도 017이에요.”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한참을 돌아서 23살에 서울예대에 들어갔다. 영화배우로 데뷔한 건 33살 때인 2004년이니 출발은 한참 늦었다. 그런데도 초조한 기색은 없다. 최근 충무로의 ‘신 스틸러’(주연 못지않은 명연기를 펼치는 조연)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한편 독립영화계에서는 ‘큰 배우’로 입지를 굳힌 박혁권(40) 얘기다. ‘혜화, 동’, ‘시선 너머’에 이어 그가 주연한 또 다른 독립영화 ‘도약선생’이 오는 30일 개봉한다. 독립영화계의 스타 감독으로 불리는 윤성호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에서 “장대높이뛰기의 목적은 높은 곳,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 신을 만나 답을 듣고 내려오는 것”이라고 외치는, 엉뚱한 장대높이뛰기 코치 전영록 역을 맡았다. 박혁권은 최근 드라마 ‘드림하이’에서 수지 아빠로, ‘마이 프린세스’에선 김태희 아빠로 출연한 데 이어 9월 방송 예정인 미스터리 사극 ‘뿌리깊은 나무’에도 캐스팅되는 등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지난 21일 서울 압구정동 카페에서 박혁권을 만났다. ●충무로의 ‘주연같은 조연’ 부각 →윤성호 감독과는 ‘은하해방전선’(2007) 등 벌써 4편이나 같이 작업을 해서 ‘윤성호의 페르소나’란 얘기도 있는데. -실은 6편을 같이 했다. 윤 감독이 서강대 다닐 때 처음 찍은 단편 ‘삼천포 가는 길’과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작품 ‘졸업영화’도 같이했다. 처음 만난 건 연극을 하던 2001년쯤인데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고 싶어서 공부한다는 기분으로 단편영화 오디션을 봤다. 윤 감독이 부르면 웬만하면 다 한다. →10년을 지켜본 윤 감독은 어떤 사람인가. -처음 ‘삼천포 가는 길’ 시나리오를 봤는데 너무 재밌더라. 똘똘한 친구의 느낌이었다. 그땐 내가 잘 풀리면 윤 감독을 끌어 주고 유학 보내 공부도 시키고 싶었다. 그런데 굳이 내가 안 끌어 줘도 잘하고 있더라. →최근 2년 동안 ‘가족계획’ ‘혜화, 동’ ‘도약선생’ 등 독립영화를 8편이나 찍었다. -음… 식당으로 치면 가게 문을 연 지 오래됐으니까 지나가다 우연히 들른 손님도 있고, 한 번 들른 손님이 또 먹어 볼까 하고 찾는 거랑 비슷하다. 웬만하면 하는 게 예의다. 물론 내가 작은 영화에 출연할 때는 몸값을 동결시킨 영향도 있을 거다. 단편은 담배 1보루, 독립영화는 기름값만 받는다(웃음). →‘도약선생’도 기름값만 받았나.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의 제작 지원도 받고 해서 여건이 빡빡하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기름값에다 몇 달치 월세도 챙겼다. 하하. →인터뷰를 보고 제작자들이 ‘누구 영화는 기름값만 받고, 누구는 월세도 얹어 받느냐.’고 따지겠다. -그런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라고 매니지먼트 회사에 들어온 것 아닌가(웃음). →옛날 얘기 좀 해 보자. 어쩌다가 1971년생이 94학번이 된 건가. -고등학교 2학년을 딱 이틀 다녔다. 가출하면 보통 1주일쯤 지나 돈이 떨어져 집으로 가는데 난 레스토랑 웨이터 같은 일을 계속했다. 몇 년을 그렇게 살다가 1993년에 산울림 소극장 단원 모집 광고를 봤다. 고교 때 연극반을 했지만, 기본기가 없어서 힘들었다. 뭐가 이상한지는 아는데 어떻게 고칠 수 있는지 모르니까 주눅이 들고 많이 울었다. 1년쯤 지나 제대로 해봐야겠다 싶어 서울예대에 진학했다. →배우를 직업으로 삼겠다고 결심한 건 언제부터인가. -2002년 극단 학전의 록뮤지컬 ‘지하철 1호선’을 했는데 김민기 선생님의 기대치에 못 미치니까 너무 힘들었다. 그 뒤로 고(故) 박광정 선배가 만든 파크라는 극단에 2년쯤 있었다. 뮤지컬을 주로 했는데 전체 연습이 끝나고 혼자 두 시간씩 더하고 그랬다. 연기하는 재미를 처음 느꼈다. ●드라마·사극으로 활동 반경 넓혀 →한참 재미를 느낄 때라면서 왜 영화로 옮겼나. -연극을 할 때는 영화·TV는 쳐다보지도 않는다고 했다. 영화를 선택하게 됐을 때는 TV 드라마는 절대 안 한다고 했다. 그런데 결국 다 하게 됐다. 내가 줏대가 없다(웃음). →상업영화 데뷔작 ‘시실리 2㎞’(2004)의 빡빡머리 조폭이 강한 인상을 남겼다. -오디션을 봤다. ‘지금부터 소승과 눈을 마주치는 분들은 사바세계와 안녕입니다~ 지금 저를 보셨죠. XX님아~’란 대사를 읽었는데 심사위원 뒤에 앉아 있던 사람이 데굴데굴 구르더라. 알고 보니 임창정씨였다. 다음 날 형의 소속사에서 같이 해보자고 전화가 왔다. 형이 은인이다. 그런데 ‘시실리 2㎞’ 이후로도 잘 풀리지는 않았다. 그래도 대접은 달라졌다. 영화사에 프로필을 건네러 가면 전에는 힐끗 쳐다보고 ‘거기 놓고 가세요.’라고 했는데, 이후로는 ‘아~ 그분이시구나. 녹차 드실래요, 커피 드실래요.’라고 묻더라(웃음). →풀릴 듯 풀릴 듯하면서도 잘 안 풀린 것 같다. -인생에 기회가 세 번 온다는데 ‘시실리 2㎞’는 그냥 지나갔다. 그 다음이 드라마 ‘하얀거탑’(2007)이다. ‘국경의 남쪽’(2006)을 하고 나서 안판석 감독님이 드라마를 한다길래 평범한 안부 인사를 가장해 전화를 드렸다(웃음). ‘하얀거탑’이 끝나고 영화판으로 돌아오니 알아서 출연료를 2배 올려 줬다. →드라마와 상업영화, 독립영화를 넘나들고 있다. 어떤 현장이 가장 편한가. -상업영화가 주문을 받아 그대로 찍어 낸다면 독립영화는 같이 창작하는 재미가 있다. 드라마는 호흡이 너무 빨라서 힘들다. 내가 워밍업이 오래 걸리는 스타일이라 NG 내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이 늘 있다. 역으로 그래서 재밌을 때도 있다. ‘한번 해보자.’는 식으로 도전하는 재미가 있다. →배우로서 목표가 있다면. -안정된 수입과 인지도다(웃음). 직업이니까 돈 얘기하는 게 창피할 건 없다. 지금은 월세를 살고 있는데 전세로 옮기고, 내 집도 있으면 좋겠다. 가장 좋아하는 배우가 로버트 드니로와 신구 선생님이다. 그분들은 기복이 없다. 어떤 역을 맡아도 3루타 이상은 때린다. 절대 삼진은 안 당한다. 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주인의 생명을 구한 ‘초능력 양’ 화제

    주인의 생명을 구한 ‘초능력 양’ 화제

    영국의 양 한마리가 주인 생명을 구해 ‘초능력 양’으로 불리며 영웅대접을 받고 있다. 영국 언론에 의하면 화제의 주인공은 영국 남서부 윌트셔 주(州) 워톤 바셋에 사는 5살 된 코츠월드 종인 ‘알피’(Alfie). 알피의 주인인 에마 터너(41)는 5년 전 알피가 태어날 때 죽은 어미를 대신해서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알피가 이상한 행동을 한 것은 작년 10월. 순하디 순한 알피에게 약을 먹이는데 심하게 반항했다. 평소에 너무나 순하고 착한 양이었는데 그날은 3명이 붙잡아야 했다. 알피는 유난히 터너를 향해 달려들었고, 그녀의 가슴을 머리로 들이 받았다. 그로부터 며칠 후, 알피가 들이받은 그녀의 가슴에 상처가 났다. 상처를 확인하던 터너를 당혹하게 한 것은 알피가 만든 상처가 아니라 그 상처아래 느껴지는 혹이었다. 병원을 찾아가 정밀검사를 받은 터너는 유방암 초기단계였다. 병원의 의사와 간호사들 모두 터너가 혹을 발견하게 된 과정을 듣고는 놀라워했다.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알피가 생명의 은인”이라고 했다. 작년 10월부터 시작된 그녀의 항암치료는 올해 4월까지 이어졌고 현재는 정규적인 검사를 하고 있다. 터너는 알피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음을 믿으며 ‘초능력 양’이라는 페이스북을 개설했다. 그녀의 사연은 페이스북 사용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고 언론의 관심으로 이어져 알피는 일약 주인을 구한 ‘초능력 양’으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터너는 “알피가 아니었으면 초기단계에서 암을 발견하지 못했을 것” 이라며 “ 알피는 나의 영웅”이라고 말했다. 사진=알피의 페이스북(Psychic Sheep)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김경태 tvbodaga@hanmail.net
  • “백혈병 완치 희망에 그치면 안돼…사망률 0%목표 임상시험 준비중”

    “백혈병 완치 희망에 그치면 안돼…사망률 0%목표 임상시험 준비중”

    “이제는 모든 의료인이 백혈병을 완치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치료 목표를 가질 수 있게 됐다. 아직은 희망이지만 그 희망이 빠르게 구체화되고 있다. 놀라운 진전이다.” 그는 이렇게 확신했다. 그의 표정은 진지했다. 잠시도 쉴 틈이 없었다. 식사 중에도 환자들이 다가와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며 도움을 청했다. 자리라도 옮길라 치면 사진을 찍자며 환자들이 몰려 왔다. 백혈병 치료의 세계적 권위자로 꼽히는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김동욱 교수는 백혈병 환자들에게 ‘영원한 멘토’였다. 그는 밥 먹고 자는 시간을 쪼개 환자들에게 조언을 하는 등 기꺼이 그들의 아픔을 껴안았다. 환자들은 그런 그를 ‘생명의 은인’이라고 불렀다. 김 교수는 “이제 백혈병 연구의 핵심은 생명 연장이 아니라 완치이며, 이런 점에 주목해 암의 줄기세포까지 공격하는 항암제의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백혈병 치료의 슈퍼스타 격인 ‘글리벡’이 만성 백혈병 환자의 사망률을 2%대로 낮췄다면 이제는 그 다음 목표를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김 교수는 국내 환자들이 언제든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도 자신의 연구로 얻은 성과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외국 제약회사에서 신약을 개발하면 해외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한 후 4, 5년이 지나야 상품화된다. 환자들은 이런 문제로 속을 태운다. 그러나 국내 환자들은 이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김 교수의 연구가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으면서 다국적 제약사의 임상시험이 국내에서 바로 수행되기 때문이다. 최첨단 약을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김 교수는 “5년 전부터 국내 제약사와 함께 새로운 연구를 시작해 지금은 인도, 태국도 임상시험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2, 3년 이내에 지금의 비싼 약 대신 저렴한 치료약을 복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김 교수는 명동성모병원(현 서울성모병원) 레지던트 시절에 백혈병 병동을 맡으면서 백혈병에 인생을 걸어 보자는 다짐을 했다고 회고했다. 김 교수는 당시 전체 백혈병 환자의 10%도 안 되는 만성 백혈병을 연구 목표로 삼은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처음에는 서서히 진행되다가 갑자기 증상이 심해져 막상 백혈병 진단을 받을 때는 시한부 삶이 되곤 하는데, 거기에는 특정 유전자가 작용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 믿음이 나를 이 길로 이끌었고, 지금도 그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김 교수는 가족 같은 루산우회 환우들에게서 많은 것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낮고 담담한 목소리로 “게을러지면 안 된다. 내가 공부나 연구에 게으르면 아픈 사람들에게 중요한 정보를 빨리 전해주지 못한다.”면서 스스로를 다그친다고 했다. 그런 그의 얼굴에서 환자에게 다가가려는 ‘참 의사’의 향기가 느껴졌다. 미덥고 든든한 희망의 향기. 금산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오늘의 눈] 정부의 대북정보 부재가 언론탓?/김미경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정부의 대북정보 부재가 언론탓?/김미경 정치부 기자

    지난 20일 언론은 대혼란을 겪었다. 오전 9시쯤 청와대 관계자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후계자인 김정은의 중국 방문을 확인한 뒤 8시간 만인 오후 5시쯤 “김정은이 아니라 김정일이 방중했다.”고 정정하는 소동을 벌였다. 추가 확인을 위해 외교통상부 담당 과장에게 물었더니 “우리가 누구라고 공식 확인했었나. 언론이 괜히 앞서 나간 것이지, 김정은 얼굴 보고 썼느냐.”며 언론 탓으로 돌렸다. 김 위원장의 방중을 알고도 8시간 동안 확인해 주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알아서 판단해라.”고 답했다. 최근 만난 정부 고위당국자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그는 “누가 갔는지 정확히 알기 어려운 상황에서 언론이 경쟁적으로 문의하니까 누군가가 김정은일 것이라고 얘기한 것 같다.”며 “언론이 정부를 다그치니까 할 수 없이 얘기하다 보니 혼선을 빚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대북 정보 부재는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다. 8시간 만에 김 위원장의 방중을 확인한 청와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지난해 두 번이나 갔으니 설마 또 갔겠나 싶어 김정은인 줄 알았다.”며 정보의 한계를 드러냈다. 언론의 비판이 이어지자 정부 당국자들은 정보 부재 및 미숙한 대응이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언론 탓을 하고 나선 것이다. 이번 사건은 정부가 북한 문제를 이슈화하기 위한 ‘언론 플레이’였다는 지적도 있다. 언론이 김정은 방중을 앞다퉈 보도했을 때, 사실을 알게 됐으면서도 문제를 부각시키기 위해 방관했다는 것이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20일 낮 12시쯤 김 위원장이 갔다는 정보가 들어왔는데 말 못할 사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지난해 8월 26일 방중 시 김 위원장이 0시쯤 국경을 넘었다고 자세히 밝혀 언론을 자극했다. 정보당국은 지난 2월 김 위원장의 차남 김정철이 싱가포르에서 에릭 클랩튼 공연을 본 것을 언론에 흘려 포퓰리즘이란 지적을 받았다. 정부가 땅에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려면 언론 탓을 하거나 언론 플레이를 할 것이 아니라,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 대북 정보력 강화에 힘써야 할 것이다. chaplin7@seoul.co.kr
  • [김정일 전격 訪中] 어제 오전엔 “김정은 방중”→오후 5시쯤 “김정일 방중”

    [김정일 전격 訪中] 어제 오전엔 “김정은 방중”→오후 5시쯤 “김정일 방중”

    김정은? 김정일? 20일 ‘김정은(얼굴 위) 전격방중→김정일(아래) 방중’으로 뒤바뀔 때까지 정부 당국과 국내 언론은 한바탕 소동을 빚었다. 이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했다는 뉴스가 처음 알려진 것은 오전 9시 11분. 국내의 한 언론이 중국 특파원발 기사로 ‘북(北) 김정은, 투먼 통해 방중’이라는 긴급 뉴스를 타전했다. 투먼 현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보도였다. ●정부관계자 “설마 또…” 정부 당국은 김정은 방중 소식을 처음엔 즉각 확인해 주지 못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오전에 김정은의 방중 사실 여부를 묻자 “오늘 새벽 북한의 고위급 인사가 열차를 타고 중국에 간 건 맞다. 그러나 김정은 부위원장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 “청와대가 공식확인해 주기는 어렵다. 시간이 지나면 중국이 공식발표하지 않겠느냐.”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조금 뒤 정부의 핵심 관계자를 통해 “김정은인 것 같다.”는 확인이 이뤄지면서 ‘김정은 방중’은 팩트(fact)로 인정되며 ‘김정은 방북 의의’, ‘향후 전망’ 같은 관련 뉴스가 이어졌다. 이때까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동행 여부는 불확실했지만, 적어도 김정은 부위원장의 방중은 확실한 것처럼 굳혀지는 분위기였다. 그러다 갑자기 오후 5시 넘어 국내 다른 언론이 “방중 인사는 김정일 위원장”이라고 사실관계를 뒤집으면서 혼란은 극에 달했다. 앞서 김정은 부위원장의 방중을 확인해 줬던 핵심 관계자는 다시 “(방중 인사는) 김정일 위원장이 맞다. 방중단은 70여명 규모이며, 김정은 부위원장은 동행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 “투먼 지나 무단장 숙소(호텔)에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앞서 김정은 부위원장으로 오인한 것에 대해서는 “김정일 위원장이 지난해 두 번이나 중국에 갔으니까, 설마 또 갔겠나 싶어서 김정은 부위원장인 줄 알았다.”고 설명했다. ●작년 ‘김정일 방중 임박’ 오보 앞서 우리 정부는 ‘김정일 방중’과 관련해 지난해에도 ‘오보’를 냈다. 청와대는 지난해 3월 31일 브리핑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에 대한 질문에 “구체적인 정황은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다만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언론들은 이를 근거로 “김정일 방중 임박”이라는 기사를 쏟아냈지만, 정작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은 한 달여가 지난 5월 3일에서야 이뤄졌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해외 뮤지션들이 그리워하는 무대 ‘서울재즈페스티벌’ 새달 9일 개막

    해외 뮤지션들이 그리워하는 무대 ‘서울재즈페스티벌’ 새달 9일 개막

    “한국 공연은 매번 기대된다. 다시 페스티벌을 찾을 수 있어 행복하다.”(팻 메스니) “관객들의 에너지는 대단했고, 우리는 무대를 즐겼다.”(세르지오 멘데스) “아직도 세종문화회관 공연을 얘기하곤 한다. 값을 매길 수 없는 경험이었다.”(바우터 하멜) 점잔 빼는 관객들이 주를 이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순식간에 스탠딩 공연장으로 뒤바꿔 놓는 마법은 서울재즈페스티벌의 매력이다. 국내 최고(最古)의 재즈축제인 자라섬 재즈페스티벌과는 또 다른 개성 때문에 해외 뮤지션들도 이 무대를 그리워한다. ●팻 메스니와 친구들 다음 달 9일 시작되는 제5회 서울재즈페스티벌의 간판은 10~11일 ‘팻 메스니 앤드 프렌즈’다. 미국의 기타리스트 팻 메스니(57)는 6회 연속 수상 포함, 총 17회의 그래미 수상과 33차례의 노미네이션을 기록한 퓨전재즈의 거장이다. 최근 20여년 동안 재즈계의 큰 물줄기를 바꿔 놓았다. 제1회 페스티벌 때 참석했던 그는 이번에 주최 측의 제안을 받자 단박에 승 낙했다고 한다. 특히 이번에는 ‘재즈의 달인’들과 호흡을 맞춰 더욱 기대가 크다. 1970년대 포스트모던 재즈의 선구자이자 미국 버클리음대 교수인 비브라폰 연주자 게리 버튼(68)은 19살 풋내기 메스니를 발굴한 은인이다. 전설적인 베이시스트 스티브 스왈로(70)는 오랜 동안 버튼과 호흡을 맞춘 지음(知音)이다. 재즈계에서 가장 ‘핫한’ 드러머로 꼽히는 안토니오 산체스(40)는 막내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미·일 재즈 디바 ‘맞짱’ 미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여성 재즈 보컬 카산드라 윌슨(56)과 게이코 리(46)는 페스티벌 마지막날(12일) 정면 충돌한다. 게이코 리가 먼저 오르고 휴식 이후 윌슨이 서는 만큼 서로의 무대에 대한 팬들의 반응에 귀를 쫑긋 세울 터. 윌슨은 12살 때 작곡을 시작했고, 30살 때인 1985년 재즈 전문 음반사인 JMT에서 데뷔했다. 1992년 그래미 최우수 재즈보컬 퍼포먼스상, 2009년에는 최우수 재즈보컬 앨범상을 받았다. 재일교포 3세인 게이코 리(한국명 이경자)는 우연히 재즈 아티스트 그레이디 테이트의 눈에 띄어 1995년 데뷔앨범 ‘이매진’(Imagine)을 발표했다. 맑고 미성이 대부분인 일본 재즈계에 묵직한 중저음대의 음색으로 입지를 다졌다. 재즈페스티벌과 교집합을 선뜻 찾기는 어렵지만 페스티벌 서막(9일)은 박칼린(44)이 책임진다. 탭 댄스와 노래 실력을 선보인다. 5만 5000~16만 5000원. (02)563-0595.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유아용 백신에도 수은 들어 있대요

    중금속 오염 낙지 문제로 나라가 떠들썩했던 때가 엊그제다. 어류, 특히 참치와 같은 대형 어류들의 중금속 오염 문제는 사실상 일상의 영역이 된 지 이미 오래다. 최근엔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확산으로 생태가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대부분의 일본산 식품도 각 국에서 천덕꾸러기 신세다. 이제 자신이 텃밭에서 손수 가꾼 농산물 외에 믿고 먹을 먹거리가 없는 세상이 됐다. 우리 주변에는 소리 없이 몸속에 쌓여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하는 중금속들이 있다. 수은·납·카드뮴·비소 등이 대표적이다. ‘중금속 오염의 진실’(오모리 다카시 지음, 서승철 옮김, 에코리브르 펴냄)은 이런 중금속들이 어떤 성질을 갖고 있고, 어떤 질병을 유발하며, 어떻게 하면 체내에 쌓이는 것을 방지하고, 이미 체내에 쌓인 중금속들을 어떻게 밖으로 배출할 수 있는지 자세히 알려준다. 중금속은 석면처럼 호흡기를 통해 인체로 들어오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우리가 먹는 음식이나 물을 통해 쌓인다. 누구라도 아주 쉽게 중금속에 노출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수은은 거의 모든 인류의 몸에서 검출된다고 할 만큼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수은이 뇌신경을 침범할 경우 시각과 청각, 언어 등에 장애가 생길 수 있다. 몇몇 증상이 겹칠 때도 있고, 심한 경우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그런데 충격적인 것은 중국과 우리나라가 배출하는 수은의 양이 전 세계 배출량의 50% 이상을 차지한다는 사실(25쪽)이다. 중국과 우리나라의 석탄 화력발전소에서 배출하는 연간 약 600t의 수은 가스가 편서풍을 타고 일본 등 전 세계로 퍼져 나간다는 것. 대기 중으로 배출된 수은 중 일부는 땅에 내려앉아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일부는 비를 만나 바다와 강을 오염시킨다. 또 일부는 피부나 호흡기를 통해 직접 인체로 흡수되기도 한다. 우리가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낙진 피해를 우려하기 훨씬 이전부터 일본인들은 우리와 중국에서 날아온 중금속의 피해를 걱정하고 있었던 셈이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유아용 백신에도 수은이 들어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백신을 만드는 대부분의 제약사가 잡균 증식을 막기 위해 티메로살이란 방부제를 사용하는데, 이게 바로 에틸수은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틸수은 성분의 절반은 수은이고 나머지는 유기물로 구성돼 있다. 뇌신경 조직에 커다란 장애를 일으키는 게 메틸수은인데, 에틸수은은 이것과 매우 흡사한 구조를 이루고 있으면서도 정작 독성에 대해서는 밝혀진 것이 거의 없다.(27쪽) 저자는 또 납과 카드뮴, 비소 등 중금속의 인체 오염 실태와 폐해도 낱낱이 파헤친다. 아울러 책 말미에는 각종 채소류와 보조제 등을 이용해 몸속에 축적된 중금속을 배출시키는 디톡스 요법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1만 1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野4당 “강만수 산은회장 철회하라”

    야4당이 강만수 대통령 경제특보의 산업은행금융지주 회장 임명 소식에 하나로 뭉쳤다. 민주당, 자유선진당, 미래희망연대, 창조한국당 등 야당 소속 국회 정무위원들은 18일 공동성명서를 내고 “측근·보은인사, 강 대통령 특보의 산은금융지주 회장 임명을 즉각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야4당 정무위원들은 성명서에서 “강 특보가 과거 재무부에 재직했고, 기획재정부 장관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산업은행 민영화 추진 등을 위한 적임자라고 볼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전날 청와대에 강 특보를 차기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으로 임명해 줄 것을 제청했다. 정무위원들은 “강 특보가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이며 경제 과외 교사였는지는 모르지만 외환위기 경제위기를 초래한 주범이자 지난 3년간 실패한 ‘MB노믹스’의 주역”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MB 정부 관치 금융의 완결편”이라고 지적했다. 정무위원들은 “국내 주요 3대 금융지주사(KB·우리·하나금융)의 회장이 이 대통령의 친구이자 대학 동문으로 이뤄져 있어 산은지주까지 측근이 되면 관치금융과 정경유착이 될 게 불 보듯 뻔하다.”면서 “한국 경제는 퇴행의 길로 들어설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고시 기수가 높고 장관 출신의 강 특보가 차관급인 산업은행장으로 가는 데 대해 금융당국이 제대로 감시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강 특보는 행정고시 8회,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행시 23회다. 정무위원들은 “기수가 한참 높고 대통령 측근인 ‘최고위급 실세 행장’에 대해 금융당국이 적정하게 감독할지 의문”이라면서 “금융위는 벌써부터 강 특보에 대한 연봉인상 등 최고 대우를 해 주겠다고 한다.”며 측근·보은인사라고 꼬집었다. 우제창 민주당 의원은 “강 특보는 고려대 출신 MB 측근 금융권 장악의 종결자”라면서 “임명을 즉각 취소하고 정치적 중립성을 지닌 전문가를 선임하되 최소한 산은지주회장과 산업은행장은 분리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인사 정도 하는 사이… 누군가 나를 모함하는 것”

    김정기(51) 전 주상하이 총영사는 덩신밍과의 관계에 대해 “인사 정도 하는 사이일 뿐 특별한 친분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유출된 사진들도 그와 공식적인 자리에서 찍은 것이며, 유출된 자료들도 원본을 바꾼 것으로, 누군가가 나를 모함하려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유출 사진은 공식석상 사진일뿐” 2년 9개월간 총영사 직을 마치고 지난 3일 귀국한 김 전 총영사는 8일 전화 인터뷰에서 덩신밍과 다정히 찍은 사진들에 대해 “행사 참석차 호텔에 갔다가 만나 이뤄진 의례적인 촬영”이라고 주장했다. 또 자신이 소유한 개인 연락처가 사진파일로 유출된 것에 대해서는 “지난 3년간 관저 안방 책상 서랍에 넣어놓고 꺼내보지도 않았던 것”이라며 “원본을 바탕으로 다시 만들어 고딕체가 명조체가 됐고, 크기도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개인 연락처 중 김윤옥 여사에 대한 전화번호가 원본에는 없는데 유출된 자료에는 나온 것으로 보아 누군가가 고의로 만든 것으로 보인다.”며 정보기관 등의 모함설을 제기했다. 그는 “만일 내가 자료를 누군가에게 넘겼다면 잘 정리해서 줬겠지 사진으로 찍어서 파일로 줬겠냐.”며 “나를 음해하려는 누군가가 관저에 침입해서 촬영해 유출시킨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해명했다. ●“관저 침입 자료 촬영 유출한 것” 미국 변호사 출신으로 한나라당 국제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지낸 김 전 총영사는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서울선거대책위원회 조직본부장을 역임했다. 이 때문에 2008년 5월 총영사로 임명될 때 ‘보은인사’라는 지적을 받았다. 한 외교 소식통은 “김 전 총영사가 외교관 출신이 아닌 데다가 나이도 젊어 조직을 장악하지 못했다.”며 “직원 및 교민들과도 사이가 원만한 편은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김 전 총영사는 9일 외교부 기자실을 방문, 직접 해명하려고 했으나 외교부 측과 협의해 일정을 취소했다. 한편,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이런 일이 발생해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잘못된 일에 대해 책임을 묻고 관리감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보은인사’ 논란 불안했나?

    ‘보은인사’ 논란 불안했나?

    미국·일본 신임 총영사들이 서둘러 짐을 싸서 떠나는 이유는? 외교통상부 춘계 공관장 인사를 통해 최근 임명된 미·일 지역 신임 총영사들이 예정보다 3주가량 먼저 짐을 싸서 출국하게 돼 눈길을 끈다. 정부 당국자는 28일 “신임 총영사들이 당초 3월 하순 본부에서 열리는 총영사회의에 참석한 뒤 말경에 출국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앞당겨 초순에 떠나게 됐다.”며 “이들 중 한명이 사정상 서둘러 떠나겠다고 해서 부임 날짜를 맞추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예정보다 3주 먼저 부임 이와 관련, ‘보은 인사’로 논란이 됐던 김석기 신임 주오사카 총영사가 지난 1월 10일 총영사로 내정된 뒤 임명 직후 하루라도 빨리 떠나겠다는 의사를 청와대 등에 전달했으며, 이 같은 요청이 받아들여져 부임 날짜를 조정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김 총영사가 서울지방경찰청장이던 지난 2009년 1월 경찰청장으로 내정된 뒤 용산 참사의 책임론이 불거져 낙마했던 경험이 있어 총영사에 내정된 뒤 인사 논란이 불거지자 불안해했던 것으로 안다.”며 “이에 따라 하루라도 빨리 부임할 수 있도록 청와대 등에 요청했고, 그 결과 함께 임명된 미·일 지역 총영사 6명이 함께 부임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재입국… “예산낭비” 지적 김 총영사와 함께 다른 총영사들도 예정보다 빨리 각 공관에 부임하게 되면서 오는 21~23일 본부에서 열리는 총영사회의 참석을 위해 다시 귀국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외교 소식통은 “부임 일자를 앞당기면 현지 상황 적응 등에 장점도 있지만 총영사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다시 들어와야 하는 것은 예산 낭비라는 지적도 있다.”고 꼬집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측근·보은인사가 문제… 인재풀 늘려야”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의 사퇴로 이어진 인사파동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을 꼽았다. 측근 중심의 기용이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이다. 지난해 8월 말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 등 공직 후보자들이 줄줄이 낙마하면서 청와대에서 인사검증 기준을 강화하는 등 제도적 해결에 노력했지만, 결국 인재 풀이 확대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중앙대 이상돈 교수는 “감사원장이나 장관 등 고위 공직자의 경우 객관적으로 자격이 있다고 납득이 가는 사람들을 앉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그런데 이 정부에서는 인사의 기준이 아예 붕괴됐고, 사적 관계에 의해 이뤄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중도성향 인사도 임용해야” 세종대 이남영 교수도 “이 정부는 우선 인력풀이 좁은 데다 그 안에서도 다소 흠집 있는 사람을 쓰는 관행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정도면 괜찮겠지.”하는 안일한 인식이 만연해 있다는 얘기다. 이 교수는 “기본적으로 보은인사가 아닌 능력을 바탕으로 한 인사를 해야 한다.”면서 “빚을 갚겠다는 생각으로 한 자리씩 주면 결국 내부 갈등만 증폭된다.”고 강조했다. 폭넓은 인재 풀을 갖춰 중도 성향의 인사까지 임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명지대 신율 교수는 “어떤 정권이든 후반기로 갈수록 레임덕(권력누수현상)을 막기 위해 측근을 기용하려고 한다.”면서 “그렇게 한다고 레임덕이 막아지지 않는다는 사실 역시 역대 정권을 통해 알 수 있는데도 똑같은 잘못을 반복한다.”고 비판했다. ●“당·청관계 더이상 대안 없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특히 당·청관계에 대해서는 “더이상 대안이 없다.”며 갈등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상돈 교수는 “한나라당 내 비주류 집단인 친박계나 소장파가 아닌 주류에서 먼저 부적격 판정을 내린 것은 자멸의 징조를 보인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 교수도 “수습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오사카 총영사 김석기, 호놀룰루 총영사 서영길

    오사카 총영사 김석기, 호놀룰루 총영사 서영길

    정부는 10일 오사카 총영사에 김석기(위) 전 서울경찰청장을 내정하는 등 춘계 해외 공관장 42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정부는 상대국의 아그레망(동의)을 필요로 하는 대사 27명과 총영사 8명은 아그레망이 완료되는 2월 말쯤 명단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인사는 추계 공관장 인사보다 2배가량 규모가 커졌고 김 전 청장을 비롯해 외부인 5명이 총영사에 내정됐다. 일부 인사에 대해서는 ‘보은인사’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 전 청장은 2009년 당시 용산 참사를 총지휘했던 인물로 사건 진압 중 사망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김 내정자는 오사카와 도쿄에서 각각 3년씩 근무한 경력이 있고, 일본어 구사능력과 업무관리 능력이 우수해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 2008년 최중경 당시 기획재정부 1차관이 주필리핀 대사에 내정됐다가 지난해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복귀했던 전례가 있어 김 전 청장에 대한 ‘보은인사’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호놀룰루 총영사에 내정된 서영길(아래) 전 해군사관학교장은 1999년 6월 제1차 연평해전 당시 해군작전사령관을 지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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