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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주시 ‘24대1’ 청원경찰 합격자는 선거캠프 인사

    이승훈 충북 청주시장 선거캠프 참여 인사가 시청과 산하기관에 속속 입성한 데 이어 시의 청원경찰에도 채용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청주시에 따르면 지난 9월 실시된 청원경찰 공개채용 최종 합격자 2명 가운데 1명이 이 시장의 새누리당 후보 시절 캠프에서 운전을 맡았던 A(30)씨다. 당시 경쟁률은 무려 24대1이었다. 시는 결원이 발생해 공개채용을 했고 서류심사와 면접 등의 공정한 절차를 거쳐 A씨를 채용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 시장이 취임 뒤 측근 챙기기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청원경찰 채용도 곱지 않게 보는 이가 적지 않다. 김용규 시의원은 “시장 측근이라고 무조건 공개채용에서 배제돼서는 안 되지만 이번의 경우 특혜 의혹이 제기될 만도 하다”면서 “어떤 과정을 통해 채용됐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의 측근이 시청과 산하기관에 들어온 것은 지난 7월 이 시장 취임 뒤 여러 차례 있었다. 시 자원봉사센터장, 시 체육회 사무국장, 시 장애인체육회 사무국장, 시 생활체육회 사무국장에 캠프 관계자가 기용됐다. 시와 관련된 체육단체 3곳의 핵심 보직이 모두 이 시장 사람으로 채워졌다. 또한 신설된 시 체육회 상근부회장 자리와 시 정책보좌관 인사를 두고도 논란이 일었다. 이 시장의 선거운동을 도왔던 정우택 의원과 가까운 사람들이 발탁돼서다. 이 때문에 보은인사를 위해 자리를 만든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돌았다. 이 시장은 정 의원의 충북지사 재직 시절 정무부지사로 일했다. 시 정책보좌관실에서 일하는 직원 1명도 이 시장 캠프에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효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정책국장은 “인사 잡음은 조직의 공직 기강 해이로 이어지는 만큼 인사는 신중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고일준 시 정책보좌관은 “자원봉사센터장과 체육단체 사무국장에 기용된 인사들은 모두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라며 “측근이라고 무조건 비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TV 하이라이트]

    ■VJ 특공대(KBS2 밤 9시 50분) 생선 대가리, 고기 꼬리 부위로 만든 ‘어두육미’ 요리가 공개된다. 생선 대가리 맛의 진수를 보여 준다는 경기도의 한 식당. 불판 위에 잔뜩 올라간 뚝배기를 꽉 채운 건 다름 아닌 동태 대가리다. 동태의 구수한 맛은 다 대가리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가 하면 새로운 맛에 도전장을 내민 식당이 있었으니, 바삭하게 튀겨낸 대구 대가리 튀김인데….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3(FOX 밤 1시) 마녀 학교로 수많은 좀비가 몰려오고, 방심하던 루크는 좀비의 공격에 부상을 입고 만다. 조이는 기지를 발휘해 좀비를 격퇴하고 마리 라보의 주술은 깨진다. 한편 화장실에서 누군가의 공격을 받은 코딜리아는 결국 실명한다. 마녀 의회는 심각한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피오나에게 수장 자리를 내놓으라고 통보한다. ■책도둑(캐치온 밤 8시 45분) 1938년 독일. 소녀 리젤은 한스 부부에게 입양된다. 상처투성이 리젤은 자상한 한스에게 글을 배우고, 함께 책을 읽으면서 마음의 위안을 찾는다. 어느 날 한스는 은인의 아들 유대인 청년 맥스를 지하실에 숨겨 주게 되고, 리젤은 맥스를 위해 책을 구해다 주며 자신만의 단어로 바깥 풍경을 들려준다. 한편 2차 대전은 점점 격렬해지고 유대인에 대한 핍박도 거세지는데….
  • [경제 블로그] 기업은행은 보은인사 처리장?

    [경제 블로그] 기업은행은 보은인사 처리장?

    올해 한참 인기를 모았던 영화배우 김보성의 ‘의리 시리즈’를 보는 듯합니다. 최근 기업은행 감사에 임명된 이수룡 전 서울보증보험 부사장의 행보를 보면 정치권의 의리가 얼마나 끈끈한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이 신임 감사는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 캠프에 몸담았던 인사입니다. 지난달 28일 김옥찬 신임 사장이 선임된 서울보증 사장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현 정부 최고 실세가 밀어 준다는 소문과 함께 KB금융 회장 자리 대신 서울보증으로 진로를 틀었던 김 사장과 더불어 이 신임 감사 역시 막판까지 유력 후보로 거론됐습니다. 정치권은 ‘안타깝게’ 서울보증 사장 자리 입성에 실패한 이 신임 감사에 대한 ‘논공행상’을 잊지 않았습니다. 지난달 30일 이 전 부사장을 기업은행 감사 자리에 낙점했습니다. 기업은행의 감사직은 금융위원장이 임명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치권의 보이지 않는 입김 덕분에 은행업 근무 경험이 전혀 없는 이 신임 감사가 국책은행의 경영권을 감시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습니다. 이 신임 감사뿐만이 아닙니다. 기업은행 계열사의 감사·사외이사 자리는 최근 수년간 정피아(정치인+마피아)들로부터 각광받는 놀이터로 변질됐습니다. 최고경영자(CEO)에 비해 눈에 덜 띄고 연봉 등 처우가 좋아 정피아의 과녁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양종오 IBK캐피탈 감사(국민행복추진위원회)와 서동기 IBK자산운용 사외이사(국민희망포럼), 한희수 IBK저축은행 사외이사(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상임특보)는 모두 지난 대선 때 박 대통령 캠프나 지지 모임에서 활동했던 ‘개국공신’들입니다. 전 정권의 보은인사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명박 정부 때 청와대 중소기업비서관을 지낸 한미숙씨는 정권 말기였던 2012년 12월 기업은행 사외이사에 선임됐습니다. 조용 기업은행 사외이사도 한나라당 대표 특보 출신입니다. 이쯤 되면 ‘기업은행=보은인사 처리장’이라는 얘기가 나올 법도 합니다. 국민 세금을 지원받는 국책은행의 감사·사외이사 자리가 정피아들의 노후 보장 창구로 전락하는 현실이 서글플 따름입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나치 위험에서 구출된 ‘아이들’ 75년 만에 105세 은인에 박수

    나치 위험에서 구출된 ‘아이들’ 75년 만에 105세 은인에 박수

    휠체어에 앉은 백발의 영국 노신사가 행사장에 들어서자 참석자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박수로 환영했다. 밀로스 제만 체코 대통령도 허리를 굽힌 채 최대한 예의를 갖춰 그를 맞이했다. 28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성에서 올해 105세인 니컬러스 윈턴 경을 위한 훈장 수여식이 열렸다. 제2차세계대전 직전인 1939년 체코 유대인 어린이 669명을 학살 위협에서 구해낸 공로에 대한 체코 정부의 ‘뒤늦은 보은’이었다. 윈턴 경은 “아이들을 받아 준 영국인과 아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나치에 맞서 싸운 체코인에게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75년 전 그가 구해 낸 아이들은 80대 노인이 돼 생명의 은인인 윈턴 경에게 박수를 보냈다. BBC는 “영국의 평범한 할아버지가 체코에서 막대한 존경과 환대를 받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체코 국방장관은 거동이 불편해 휠체어를 타는 윈턴 경을 모시기 위해 특별 전용기를 보냈다. 2차 대전 당시 영국 공군에서 복무한 윈턴 경은 조종석에 들어가 보는 작은 호사를 누렸다. 그가 아이들을 구해 내기 위해 사무실로 썼던 바츨라프 광장에 있는 아트데코 호텔도 방문했다. 이날 체코 정부 최고 훈장인 ‘백사자 국가훈장’을 받은 윈턴 경은 “나는 조금 도왔을 뿐이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제만 대통령은 “훈장을 너무 늦게 드린 것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체코 정부는 윈턴 경이 어린이에게 삶과 자유의 기회를 줬다면서 윈턴 경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는 작업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독일계 유대인 부모를 둔 윈턴 경은 1909년 영국에서 태어났다. 런던증권거래소에서 주식중개인으로 일하던 1938년 겨울 스위스로 스키 여행을 떠나려던 그에게 유대인 난민캠프에서 일하는 친구가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했다. 29살에 불과했던 그는 망설임 없이 바로 프라하로 떠났다. 윈턴 경은 자비를 털어 양부모가 될 영국의 후원 가정을 모집하고 프라하에서 런던까지 운행하는 기차 8대를 예약했다. 부모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사망하자 난민 캠프에서 생활하던 어린이들이었다. 1939년 초부터 그해 9월까지 영국에 무사히 도착한 유대인 어린이 699명은 대부분 영국 가정에, 일부는 스웨덴에 입양됐다. 그가 구하지 않았더라면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윈턴 경의 선행은 비밀에 부쳐졌다가 1988년 남편이 몰래 보관해 온 자료를 발견한 부인을 통해 BBC ‘대츠 라이프’에 방송되며 세상에 알려졌다. 2002년 토니 블레어 총리가 그를 ‘영국의 쉰들러’라고 칭송했고, 2003년에는 영국 왕실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총 맞은 경찰 “성경책 덕분에 살았어요”

    총 맞은 경찰 “성경책 덕분에 살았어요”

    작은 성경책이 기적을 냈다. 정복을 입고 근무하던 경찰관이 총격 테러를 당했지만 성경책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 아르헨티나 차코 주의 마차가이라는 곳에서 최근에 벌어진 사건이다. 야간 순찰 중이던 경찰관 펠리페 레보요는 속도를 늦추고 다가서는 자동차를 발견했다. 경찰에 접근한 자동차에는 얼굴을 확인하기 힘든 두 명의 남자가 타고 있었다. 그런 자동차를 이상하게 쳐다보는 경찰을 향해 남자 중 한 명이 "펠리페!"라고 이름을 불렀다. 경찰이 자동차를 향해 다가서는 순간 조수석에 타고 있던 남자가 총을 꺼내 방아쇠를 당겼다. 갑작스럽게 공격을 당한 경찰은 총을 꺼내 응사했다. 총격전 끝에 자동차는 도주했지만 총을 맞은 경찰은 병원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경찰은 말짱했다. 생명의 은인은 경찰이 앞주머니에 넣고 다니던 포켓성경책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총격전이 벌어지기 전 괴한은 자동차에 다가선 경찰에게 두 발을 발포했다. 한 발은 빗나갔지만 또 다른 한 발은 경찰의 왼쪽 가슴을 때렸다. 총상을 입을 수 있었던 경찰을 보호한 건 주머니에 들어 있던 성경책이었다. 총탄은 성경책을 파고 들다 피부 바로 앞에서 멈췄다. 가벼운 상처만 입은 경찰은 치료를 받고 그날로 퇴원했다. 한편 경찰은 원한관계 등으로 인한 사건으로 보고 총격 테러의 용의자를 찾고 있다. 사진=인포바에 임석훈 남미 통신원 juanlimmx@naver.com
  • 58세 베테랑 경위가 캐나다 구했다

    58세 베테랑 경위가 캐나다 구했다

    “의원들과 보좌진들은 그에게 목숨을 빚졌다.”(크레이그 스콧 의원) “그는 생명의 은인이자 진정한 영웅이다.”(피터 매케이 법무부 장관) 올해 쉰여덟인 백발의 한 의회 경위에게 국민적인 찬사가 쏟아졌다. 주인공은 캐나다의 영웅으로 떠오른 케빈 비커스. 그는 22일(현지시간) 오타와 국회의사당의 총기 난사 사건 현장에서 결정적인 순간 범인을 사살해 대형 참사를 막은 인물이다. CBC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비커스는 이날 오전 스티브 하퍼 총리와 여당 의원 등 30여 명이 논의를 하고 있던 회의실 바로 바깥에서 총기 난사범 마이클 제하프-비보를 사살했다. 만일 그가 비보를 막지 않았더라면 총리를 비롯한 유력 정치인들이 대거 희생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정치인들은 앞다퉈 그를 칭송하고 있다. 엘리자베스 메이 캐나다 녹색당 대표는 “비커스는 좋은 사람이다. 그가 친구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는 트위터 글을 남겼다(CBS뉴스). 비커스의 사촌인 키스 역시 “그답게 행동했을 뿐”이라며 “평소 애국심과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비커스는 왕립기마경찰대(RCMP)에서 30년간 복무한 뒤 2005년 의회의 보안 책임자로 임명됐다. 이듬해 의회 고위직을 보호하고 건물의 안전과 보안을 책임지는 자리까지 올랐다. 평소에는 귀빈 방문 의전을 담당한다. 지난달 22일 박근혜 대통령이 캐나다 의회를 방문했을 당시 방명록 서명을 안내하기도 했다. RCMP에 복무하던 시절,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캐나다를 방문했을 때 경호 임무에 투입돼 여왕의 즉위 60주년 기념 메달도 받았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신흥기업 ⑤ 휠라] 서울고 동문 김석원·임내규 등과 각별…구본무 회장과도 친분

    [재계 인맥 대해부 신흥기업 ⑤ 휠라] 서울고 동문 김석원·임내규 등과 각별…구본무 회장과도 친분

    윤윤수 휠라글로벌 및 아쿠쉬네트 회장은 ‘글로벌 마당발’이다. 남을 배려하고 겸손하며 소탈한 성격이어서 오랜 우정을 간직한 사람이 많다. 사실 비즈니스맨에게 인맥은 가장 중요한 밑천이다. 그 또한 “사업을 한답시고 뛰어다니며 여러 차례 어려움을 겪었는데 그럴 때마다 주변으로부터 뜻밖의 도움을 받아 큰 힘이 됐다”고 말한다. 사업 관계로 만났더라도 한번 맺은 인연을 소중하게 지켜오고 있다. 요즘 새삼 부각된 ‘의리’를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여긴다. 그가 ‘의리의 사나이’임이 증명된 일화가 있다. 지난 8월 서울 반포동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자신의 고희연에 프로야구팀 두산베어스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두산베어스를 20년간 한결같이 후원해 온 휠라의 의리는 야구계는 물론 비즈니스 세계에서 줄곧 회자됐다. 감사의 표시로 두산베어스는 등번호 ‘70’이 새겨진 팀 유니폼에 야구팀 전원의 사인을 담아 윤 회장에게 선물해 칠순 잔치의 현장을 더욱 훈훈하게 만들었다. 윤 회장의 가장 큰 인맥은 서울고다. 윤 회장은 서울고 16회다. 1974년 고교 평준화가 시행되기 전 경기고, 경복고와 더불어 ‘3대 명문고’로 통한 만큼 각계에 퍼져 있는 동문이 쟁쟁하다. 비교적 조용하게 학창시절을 보낸 윤 회장의 학교와 동기에 대한 사랑은 남다르다. 동문 또는 16회 동기 행사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물론 각종 물품 협찬 및 후원금 투척도 마다하지 않는다. 최근 졸업 50주년을 기념하는 여러 가지 행사와 모임이 많은데 해외 출장만 아니면 늘 참석해 친분을 나누려고 노력한다. 동기들 가운데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 박성현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장, 정영우 전 태영인더스트리 사장, 산업자원부 차관(2003년)을 지낸 임내규 차세대컴퓨팅협회 회장 등과 각별한 사이다. 지난해 작고한 소설가 최인호씨와는 꽤 깊은 우정을 나눴다. 2010년 최씨의 권유로 가톨릭 세례도 받았다. 최씨가 그의 대부(代父)였다. 다른 서울고 동기들과 함께 정기적으로 부부 동반 모임도 가질 정도로 친분이 두터웠다. 재계와 문학계에서 활동해 이질적으로 보였던 두 사람의 관계는 2001년 대담집 ‘춘아, 춘아, 옥단춘아, 네 아버지 어디 갔니?’가 나오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명사 26명이 2명씩 짝을 지어 한 주제를 놓고 이야기를 나눈 이 책에서 두 사람은 ‘정승처럼 벌어야 정승처럼 쓴다’는 주제로 경영관과 인생관을 풀어냈다. 윤 회장은 한때 최씨의 ‘상도’(商道)를 즐겨 읽으며 ‘비즈니스는 이(利)가 아니라 의(義)를 추구해야 한다’라는 대목을 금과옥조로 여겼다. 서울고 후배로 이민주(67·20회) 에이트넘파트너스 회장, 김석(61·24회) 삼성증권 사장 등과도 가깝게 지낸다. 외국어대 동문 중에선 KBS 뉴스 앵커를 지낸 최동호(75) 대양학원 이사장,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을 지낸 권순한(72) 한국외대총동문회장을 자주 만난다. 그는 “늘 외대에서 정말 많이 배웠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LG그룹의 구본무(70) 회장과도 친분이 두텁다. 윤 회장은 구 회장에 대해 “같은 연배인 데다 공통의 친구들이 많아 가까워졌다”며 “평소에도 늘 각별하게 챙겨 주시는 고마운 분”이라고 말했다. 부산 신발업체인 태광실업을 운영하던 동갑내기 박연차(70) 회장을 ‘평생의 은인’으로 꼽는다. 박 회장은 1990년대 휠라코리아가 부도 위기에 몰렸을 때 사업자금이 모자란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5000만원을 건네준 일화로 유명하다. 그런 인연으로 2009년 박 회장이 세금 포탈 혐의로 재판을 받을 때 증인으로 출석하는 등 고달픈 일을 당하기도 했지만 지금도 변치 않는 우정을 가꿔 오고 있다. 정치계에서 그는 선거철만 되면 몸값이 치솟는 기업인이다. 올해 지방선거 때도 그의 고향인 경기 화성 출마 후보자로 거론되기도 했다. 여당, 야당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친분을 쌓고 있으며 후원금도 곧잘 낸다. 윤 회장은 정세균(65)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든든한 후원자이기도 하다. 정 의원이 ㈜쌍용 뉴욕지사에 근무할 때 인연을 맺어 20년 넘게 교분을 나누고 있다. 2010년 민주당 최고위원이었던 정 의원이 대선캠프 역할을 하던 국민시대 준비위원회에 참여하기도 했다. 새누리당 쪽에서는 윤상현(53) 의원을 들 수 있다. 연배 차이가 많이 나는 두 사람의 교집합은 ‘칠원윤씨’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윤씨 중의 하나로 작곡가 윤이상씨가 같은 집안 출신이다. 윤 의원이 윤 회장에게 수시로 전화하며 안부를 전한다고 한다. 초대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지낸 윤병철(78)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윤원기 대동통운 사장도 같은 문중이라 형제처럼 지낸다. 국제 스포츠계의 ‘큰손’인 만큼 윤 회장의 인맥은 국경을 초월한다. 세계양궁연맹의 톰 딜런 사무총장, 최근 휠라가 후원 협약을 맺은 네덜란드 빙상연맹의 폴 샌더스 사무총장과도 친분이 두텁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김성주 “기업 경험 살려 적십자사 위상 높이겠다”

    “21세기형 새로운 이미지 구축을 통해 적십자 ‘한류시대’를 열어나가겠습니다.”김성주 대한적십자사(한적) 총재는 16일 서울 중구 소파로 한적 본사에서 열린 28대 총재 취임식에서 “글로벌 기업 경영 경험을 최대한 살려 임기 동안 대한적십자사가 선도적 인도주의 운동체로 설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총재는 이어 “적극적인 국제공조를 통해 대한적십자사의 위상과 인도주의 사업 활동폭을 넓히고 원만하고 활발한 대북교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취임식이 끝나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적 총재 선출이 박근혜 정부의 ‘보은인사’가 아니냐는 질문에 “보은인사였다면 (한적에)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한적 총재 자리를 명예라고 생각지 않고 일과 봉사로 보여 드리겠다”고 말했다. 또 ‘적십자 회비 논란’과 관련해 월드비전,성주재단 등을 통해 많은 봉사와 후원을 하면서도 “제 머릿속에서 적십자회비가 잊혀 있었던 것 같다”라며 “무엇보다도 국민에게 잊혀가는 적십자사를 가장 멋진 봉사단체로 리브랜딩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지난달 24일 열린 한적 중앙위원회에서 중앙위원들의 만장일치로 선출됐으며 지난 14일 취약계층을 위한 제빵봉사로 첫 공식업무를 시작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공공기관장 무더기 공백 언제까지 둘 건가

    지난 1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공공기관장의 장기 공백과 관련해 웃지 못할 일이 있었다.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은 나선화 문화재청장에게 “(한국전통문화대학) 총장 선임을 왜 안 하십니까”라며 7개월이나 공석인 이유를 따져 물었다. 이에 나 총장이 “청와대에서 결재가 나오지 않는다”고 답하자 한 의원은 되레 “그렇게 말씀하시면 큰일 나지요”라고 했다. 한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을 ‘누나’라고 부른다고 알려진 대표적인 친박 의원이다. 그런 그가 정부의 공공기관장 인사에서 청와대 탓에 병목현상이 일어나는 실상을 제대로 알지 못한 듯하니 쓴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다. 여당 인사도 공공기관장의 장기공백을 비판할 정도이니 청와대의 인사권 실종은 심각한 수준이다. 장기 공석이거나 기관장 임기가 끝났으나 후임 인사 지체로 전임자가 계속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까지 포함하면 기관장이 공석인 기관은 지난 9월 말 현재 45곳에 이른다. 전체 공공기관(304개)의 15%나 된다. 한국체육대 총장(19개월), 한국예술인복지재단 대표(12개월),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9개월),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9개월), 강원랜드 사장(8개월), 국가기록원 원장(8개월), 기초과학연구원 원장(8개월),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과 국제방송교류재단 사장(4개월) 등이 장기 공석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와 영화진흥위원회, 인천항만공사, 우체국금융개발원 등은 3~4개월 전 임기가 만료됐는데 후임자가 없어 전직자가 계속 일하고 있다. 업무가 제대로 될 리 없다. 공공기관의 1급 이상의 인사는 관련 부처에서 후보자를 2~3배수 올리면 최종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낙점한다. 그 과정에서 청와대가 관여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청와대로 올라간 인사파일이 돌아오지 않는 이유가 문제다. 박홍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지난 3월 국가평생교육진흥원장에 취임한 기영화 원장은 3차 공모 만에 임명됐는데 사실은 지난해 10월 1차 공모 때 서류전형에서 탈락했던 인사라고 한다. 대선캠프 출신 기 원장에 대한 ‘보은인사’ 을 하려고 두 번이나 더 공모절차를 진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시간과 인력, 세금 낭비는 둘째 문제다. 5년간 적십자회비를 내지 않고 한국적십자사 총재에 임명된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도 전 새누리당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으로 ‘보은인사’ 논란의 중심에 있다. 야당은 “‘만만회’ 등 청와대 문고리 권력의 인사 농단”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세월호 참사 이후 ‘관피아’ 낙하산은 줄었지만 ‘정피아’ 낙하산은 그대로다. 공공기관장을 장기공백 상태로 두는 게 정피아를 보내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 더는 꼼수를 써서는 안 된다.
  • 성민 결혼 발표 “좋은인연 김사은과 12월 결혼합니다”

    성민 결혼 발표 “좋은인연 김사은과 12월 결혼합니다”

    슈퍼주니어 멤버 성민(28)이 뮤지컬배우 김사은의 결혼 소식을 전했다. 14일 한 매체는 측근의 말을 인용해 “슈퍼주니어 성민과 김사은이 오는 12월 1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웨딩홀 더 라움에서 비공개 결혼식을 올린다”고 보도했다. 성민은 14일 슈퍼주니어 홈페이지에 “여러분, 제가 좋은 인연을 만나서 12월 13일 결혼을 합니다. 오늘 갑작스럽게 들린 소식에 많이 당황하고 놀랐을 여러분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파요”라며 해당 사실을 인정했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 저를 도와주신 모든 분들 그리고 저의 결정을 믿고 존중해준 멤버들과 회사에게도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입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활동하면서 여러분의 사랑에 보답하는 성민이가 될게요”라고 덧붙였다. 슈퍼주니어 성민 김사은은 지난 9월 열애 사실을 인정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말 뮤지컬 ‘삼총사’에 함께 출연하며 만나 연인 사이로 발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슈퍼주니어 성민의 결혼 발표에 슈퍼주니어 리더인 이특의 발언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이특은 지난 8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서 MC 김구라로부터 JTBC ‘썰전’의 MC 자리를 제안 받았다. 갑작스런 제안에 이특은 “SM 얘기가 많이 나와서”라고 망설였다. 김구라가 “더 이상 나올 것도 없지 않나? 제시카가 끝 아니냐?”고 묻자 “그게 끝인 거 같죠?”라는 의미심장한 답변으로 멤버들을 당황케 한 바 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사설] 靑 비서관 사칭극 결국 낙하산 토양 탓 아닌가

    대한민국 사회는 지금 인사에 관한 한 치유하기 어려울 정도의 중증을 앓고 있다. 공공이든 민간이든 영역을 가리지 않고 막무가내로 펼져지는 낙하산 난리통에 하루도 영일이 없을 지경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직후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는 없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 눈앞에 어떤 인사가 전개되고 있는가. 전문성이라곤 찾아보기 힘든 인물을 한국관광공사 감사 자리에 앉혀 ‘코미디 인사의 절정’이란 비판을 자초하더니 적십자비도 제대로 안 낸 사람을 전광석화처럼 대한적십자사 총재로 지명해 ‘보은인사의 끝판왕’이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자리를 놓고도 ‘친박 낙하산’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혁신을 그토록 외쳤건만 그 핵심이라 할 인사 문제에 있어서는 오히려 퇴보하는 양상마저 보이고 있으니 안타까운 노릇이다. 마침내 타임머신을 타고 수십년 전 권위주의 시절로 돌아간 듯한 착각이 들 만한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청와대 이재만 총무비서관을 사칭해 대기업에 취업한 사기꾼이 그제 구속 기소됐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권력 실세를 사칭한 전화 한 통에 대우건설은 그를 1년 동안 부장으로 일하게 했고, 해고된 후에는 같은 수법으로 KT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취업을 부탁했다가 덜미를 잡혔다고 한다. 청와대 사칭 범죄는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청와대 교육비서관이라고 속여 대학총장 등을 상대로 금품을 요구해 18억원을 가로채려던 지방대 교수가 구속되기도 했다. 도대체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이런 전근대적인 인사범죄가 일어나는 것인가. ‘대한민국, 이대로는 안 된다’며 국가 대혁신을 다짐하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반칙과 특권이 용납되지 않는 사회, 확고한 인사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이야말로 국가혁신의 요체다. 전문성이나 자질보다는 정치적 인연에 따른 낙하산 인사가 여전히 위세를 떨친다면 권력만능, 권력종속 풍조는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그런 정신적 불구화의 사회로 가서는 안 된다. 잇단 ‘그들만의 인사’로 말미암아 국민의 냉소와 불신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가만히 앉아서 바보가 된 기업은 물론 폐쇄적 인사 체질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청와대도 성찰의 계기로 삼아야 마땅하다. ‘문고리 권력’이니 뭐니 하는 음습한 말부터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고질적인 낙하산 인사야말로 권력 사칭 범죄를 부추기는 토양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김성주 대한적십자 총재 후보, 5년간 적십자 회비 한푼도 안내

    김성주 대한적십자 총재 후보, 5년간 적십자 회비 한푼도 안내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 후보자가 최근 5년간 적십자 회비를 납부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총재 후보자 추천에서 결정까지 걸린 시간은 단 11분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용익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일 “대한적십자사에 확인한 결과 총재로 내정된 김성주 후보자는 적십자 회비 납부 조회가 가능한 최근 5년간 단 한 차례도 회비를 납부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기업을 하면서 적십자 활동에 아무 관심이 없어 회비도 납부하지 않는 총재가 어떻게 국민을 상대로 회비 납부 독려를 하고, 사회봉사 및 구호사업과 남북교류 등의 중요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을 이끌어 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김 의원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총재 선출을 위한 중앙위원회 회의록’을 제출받아 확인한 결과, 김성주 후보자가 결정되는 데 걸린 시간은 11분이었다. 회의록을 보면 대한적십자사는 지난 24일 중앙위원 28명 중 21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전 7시 30분에 중앙위원회를 개회한 뒤 총재 선출을 위한 ‘7인의 전형위원회’를 구성했다. 정회 뒤 오전 8시 3분에 열린 전형위원회는 김성주 후보자를 단수로 추천하고 검토한 뒤 오전 8시 14분에 회의를 마쳤다. 김 의원은 “대한적십자사 총재 후보자를 단 11분 만에 어떻게 검증한 것인지 놀라울 따름이다. 대선 공신 낙하산 인사에 대해 적십자사 중앙위원회가 거수기 노릇을 충실하게 한 것”이라며 “김 후보자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패션 브랜드 MCM으로 유명한 성주그룹의 오너 김성주 후보자는 지난 대선 때 새누리당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을 지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읽어라, 청춘] 이광수 ‘무정’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읽어라, 청춘] 이광수 ‘무정’

    1917년에 발표된 춘원 이광수의 ‘무정’은 한국 근대문학의 시초로 꼽히는 순한글 장편소설로, 현대문학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근대적인 개인주의·자유주의 사상을 담고 있고 문체도 구어체를 구사한다. 또 근대화를 겪고 있는 20세기 초 혼란스러운 사회현실에 대응하는 젊은 지식인의 자유연애, 결혼 및 근대적 자아 각성의 문제를 심도 있게 풀어나가고 있다. 1917년 1월 1일부터 6월까지 총 126회에 걸쳐 ‘매일신보’에 연재됐다. 경성학교 영어교사인 이형식과 김 장로의 딸 선형, 박 진사의 딸 영채가 주요 인물이다. 이형식이 선형의 영어를 가르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선형은 정신 여학교를 졸업하고, 내년에 미국 유학을 가려고 준비 중이다. 그러던 어느 날 형식의 집에 박 진사의 딸 영채가 찾아온다. 박 진사는 어릴 적 부모를 잃고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던 형식을 거두어 공부를 가르쳐 준 은인이었다. 7년 전 박 진사는 강도사건에 연루돼 감옥에 들어가게 됐고, 형식은 박 진사의 집을 나와 동경에 유학한 뒤 교사가 됐다. 그 당시 헤어졌던 영채는 외가에서 천대를 받다 뛰쳐나와 기생이 됐다. 영채는 아버지가 정해준 형식을 천생 배필로 삼아 정절을 지켜왔고, 그를 만나기 위해 찾아온 것이다. 그 후 영채는 경성학교 교주 김 남작의 아들 김현수와 배 학감에게 순결을 빼앗기게 되자 죽기를 작정하고 평양으로 떠난다. 형식은 영채를 좇아 평양에 갔으나 만나지 못하고 돌아왔는데, 김 장로에게 선형과 결혼해 미국으로 유학할 것을 권유받고 약혼을 하게 된다. 영채는 기차에서 병욱을 만난다. 병욱은 일본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하는 유학생이었다. 그의 설득으로 영채는 새로운 삶을 살기로 결심한다. 영채와 병욱이 일본으로 가는 기차를 탔을 때, 우연히 미국 유학을 떠나는 형식과 선형을 만난다. 서로 그간의 오해를 풀던 중 수해가 일어나 기차는 삼랑진역에 멈추게 되고 이들은 자선음악회를 열어 수재민을 돕는다. 그리고 조선을 문명화하기 위한 서로의 포부를 다지며 각자 유학의 길을 떠나게 된다. 우리는 ‘무정’을 두 가지 관점으로 접근해 볼 수 있다. 자유연애에 대한 의미와 이광수가 제시하는 계몽적 성격이다. 이 책의 배경이 되는 1910년대는 일제강점기로 무단통치하에 근대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계몽소설이자 연애소설로 평가되는 이 책을 혹자는 ‘연애 없는 연애소설’이라고 평가한다. 당시는 보수적, 전통적 결혼에서 자유연애라는 새로운 풍조로 넘어가는 과도기였기 때문에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주인공들이 서로 믿음과 사랑이 없는 결혼관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선형의 경우 신식 교육을 받고 미국 유학을 생각하면서도 결혼 상대방은 아버지의 선택에 복종해 따르는 전근대적 의식의 소유자다. 형식은 선형을 사랑하는 대상이기보다 보호해 주어야 할 대상으로 생각하며, 기생이 된 영채의 정절을 의심하는 봉건적 의식이 강했다. 그러면서도 선형과의 결혼에 사랑이 없음을 걱정해 “선형씨는 나를 사랑하십니까?”라는 질문을 하기도 하며, 막상 영채가 죽으러 떠나자 정절보다는 사람의 생명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인다. 영채도 부모님이 정해준 대상이라는 이유로 형식을 마음속에 품고 정절을 지킨다. 그리고 그것이 불가능해지자 죽기를 결심한다. 병욱은 영채에게 그러한 마음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므로 낡은 사상의 속박에서 벗어나 참생활을 열라고 설득한다. 이렇게 ‘무정’에서는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에서 주체적인 사랑의 관념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자유연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당시 유림들은 이 글의 연재를 항의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광수가 ‘무정’이라는 제목을 붙인 이유는 무엇일까. 형식이 죽으러 떠난 영채를 찾아 평양으로 갔으나 찾지 못하고 돌아온 뒤 선형과 결혼하게 되자 주인집 노파가 형식에게 무정하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또 마지막에 기차에서 만난 형식과 영채는 조선을 문명사회로 이끌기로 다짐하면서 “어둡던 세상이 평생 어두울 것이 아니요, 무정하던 세상이 평생 무정할 것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 힘으로 밝게 하고 유정하게 하고 즐겁게 하고 가멸게 하고 굳세게 할 것이로다”라고 입을 모은다. 이광수는 형식과 영채, 선형을 통해 당시 젊은이들이 사랑을 뛰어넘어 조선의 문명화를 주도해야 함을 강조하고자 했다. 주인공들이 한마음으로 지향한 문명사회란 어떤 모습이었을까. 영채는 기생 월화와 함께 평양 패성학교장 함상모의 연설을 듣게 됐는데 연설 도중 “… 여러분의 조상은 결코 여러분과 같이 마음이 썩어지지 아니하였고 여러분과 같이 게으르고 기운 없지 아니하였소…. 새로운 정신과 새로운 기운으로 새로운 평양성과 새로운 을밀대를 쌓으샤이다”라는 부분이 나온다. 우리 민족은 게으르고 미개하므로 깨우쳐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그리고 형식을 통해 조선을 계몽하는 유일한 방법은 교육이라고 말한다. 문명이란 과학, 철학, 종교, 예술, 정치, 경제, 산업, 사회제도 등을 총칭하는 것으로 주인공들이 각자 일본과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는 것도 문명화된 서양과 일본을 배워서 교육으로 조선을 계몽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은 일제 강점기라는 당시의 현실을 감안했을 때 명확하게 한계를 가진 인식이었다. 식민지 시기 조선인이 지향해야 할 계몽의 목표는 조선의 해방이다. 진정한 의미의 계몽이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갖추고 스스로 이성을 사용해 세상을 바꾸는 것이다. 하지만 이광수의 계몽은 서양과 일본이 만들어 놓은 근대지식을 대중에게 교육하는 것이었다. 문학작품을 볼 때 작가가 처한 시대상황과 작가의 삶을 분리시켜 평가할 수 없다. 이광수는 ‘무정’을 쓴 지 5년 뒤인 1922년에 ‘민족개조론’을 발표하며 조선의 민족성을 비판했다. 이 글은 조선 민족을 게으르고 미개한 것으로 파악하는 식민사관의 맥락과 닿아 있다. 그 의식의 단초는 ‘무정’ 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현재 당면하고 있는 시대적 과제를 제대로 인식함은 미래를 이끌어가는 지식인의 중요한 책무다. 이광수가 살았던 식민지 시기의 과제는 문명계몽과 동시에 민족의 독립이었다. 이광수는 이를 간과했고 결국 친일의 길을 걷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가 풀어나가야 할 현재의 ‘무정’한 진실은 무엇일까. 이광수가 강조했던 계몽을 현재적 관점에서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해방 이후 우리는 급속한 경제성장을 위해 극단적인 경쟁사회 속에서 노출돼 살아왔다. 하지만 21세기는 경쟁이 아닌 개성을 존중하는 다양성의 시대, 약자와 강자가 공존하는 시대, 주체적인 의식 속에서 창조적인 의식이 강조되는 시대다. 그러므로 현재의 계몽이란 작품의 배경이 되었던 시기와 같은 과학기술을 전제로 한 문명화가 아닌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것이 21세기 진정한 의미의 ‘무정’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읽어라 청춘’은 격주로 게재됩니다.
  • [사설] 적십자사 총재마저 보은인사라니

    차기 대한적십자사(한적) 총재에 지난 대선 때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이 선출됐다. 한적 중앙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뽑혀 대통령의 인준절차만 남았다고 한다. 사실상 대통령이 낙점하는 자리다. 하지만 인도주의를 실천하는 적십자 운동의 기본 취지나 정신으로 볼 때 기업인 출신이, 그것도 특정 대선후보의 당선을 위해 뛴 인물이 한적 총재를 맡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한마디로 대한제국 이래 109년 역사의 한적을 보은인사의 수단쯤으로 여기는 오만하고 황당한 발상이라 할 만하다. 한적은 구호·사회봉사 활동은 물론 이산가족·대북지원 등 남북 간 인도주의 사업을 추진하는 곳이다. 정치와 이념을 초월한 대북교류 활동으로 그나마 경색된 남북 관계의 통로 역할을 해왔다. 과거 한적 총재를 경륜과 덕망, 사회적 신임을 고루 갖춘 원로들이 맡은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김 회장은 기본적으로 공공성과는 거리가 먼 사적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인 출신인 데다 남북 관계 등 적십자사 관련 경력도 전무하다. 어떤 경우에도 정치적·이념적 성격을 띤 논쟁에 개입하지 않고, 자발적 구호운동으로서 어떤 이익도 추구하지 않는다는 국제적십자운동의 기본원칙 또한 김 회장의 이력과 어울리지 않는다. 오로지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뛰었다는 것 말고는 김 회장이 한적 총재에 앉을 만한 연관성을 찾기 힘들다. 그뿐인가. 선대위원장 당시 김 회장은 상식과 통념에 반하는 각종 언행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내가 영계를 좋아한다’, ‘여성들은 질질 짜기나 한다’, ‘나는 애 젖 먹이면서 주방에 앉아 웰빙 진생쿠키를 만들었다’라며 성희롱과 여성·청년 구직자 비하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공인의 자격이 있을까 싶을 정도의 얕고 가벼운 인식이다. 현 정권은 틈만 나면 비정상과 적폐의 청산을 외치면서도 최소한의 전문성도 갖추지 않은 인물을 각종 노른자위 자리에 내려 보내는 자가당착의 인사를 자행해 왔다. 한적의 정신이나 원칙과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김 회장을 한적 총재에 앉히는 것은 야당의 지적대로 ‘보은인사, 낙하산 인사의 끝판왕이자 화룡점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첩과 독선의 인사는 분열과 불신으로 귀결될 뿐이라는 사실은 현 정부의 잇따른 인사참사가 주는 교훈이다. 이제라도 박 대통령이 낙점을 재고하든지, 김 회장 스스로 한적 총재가 자신의 그릇에 맞는 자리인지를 고심하고 거취를 정리하는 게 마땅하다.
  • [문소영의 시시콜콜] 낙관론 사라진 사회에서 고급인력 떠난다

    [문소영의 시시콜콜] 낙관론 사라진 사회에서 고급인력 떠난다

    30대 초반의 김모씨는 캐나다 정부의 창업지원 덕분에 지난해 가을 가족과 캐나다로 떠났다. 캐나다 연방정부가 올 4월 공식적으로 ‘스타트업 비자 프로그램’을 시작했지만, 그는 지난해 시험 운영 때 지원해 영주권을 받았다. 이 프로그램의 조건은 첫째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를 받았을 것, 둘째 캐나다에서 창업할 것, 셋째 중급이상의 영어 실력 등이다. 정보통신(IT) 관련 개발자인 김씨는 이 조건을 쉽게 만족시켰다. 누군가는 자녀 영어 사교육비가 들지 않으니 좋겠다고 우스갯소리도 했다. 캐나다는 이 프로그램으로 연간 2750명의 고급 IT 인력을 흡수해 일자리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IT 개발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캐나다뿐만 아니라 영국과 호주, 프랑스, 독일 등 주요 선진국에서 비슷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프랑스는 올해 ‘스타트업 비자 프로그램’을 입법하고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중국에서는 한국의 게임사를 지원하는 인큐베이팅 업체가 등장했다. 자본과 노동의 이동에서 경계가 무너진 지구촌에서 노마드 정신으로 무장한 인재들은 좋은 조건을 찾아 이리저리 이동하고 있다. 문제는 선진국들의 영주권까지 제공하는 창업지원프로그램에 ‘IT 강국’으로 소문난 한국의 고급 인력의 마음도 들썩거리고 있다는 것이다. 혹자는 “정부가 창조경제를 지원하는데 왜 외국으로 떠나느냐”고 묻는다. 하지만 젊은이들에게 현재의 한국은 암담하거나 답답한 미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살 1위이자, 저출산율 1위 국가다. ‘대통령 모독’이 거론되자 검찰이 인터넷 등에 대대적 단속에 나서는 표현의 자유가 억압되는 나라다. 정부의 검열을 걱정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자들은 국내기업인 카카오톡을 떠나 미국의 바이버나 독일의 텔레그램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른바 ‘SNS 이민·망명’이다. 창조경제를 주창하면서 정부가 국내 IT 기업의 미래를 고사시키니 우습다. 또 정권 창출에 기여한 인물을 적재적소를 따지지 않고 공기업 기관장 등으로 보내고 있다.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김성주 MCM 대표를 총리급인 대한적십자사 총재로 보내고, 자니 윤씨를 한국관광공사 감사로 임명하는 등의 ‘보은인사’는 두고두고 논란이다. 실력보다 스펙을 따지는 것도 젊은 인력의 해외 이탈을 부추긴다. 정부 감사에서 걸리지만 않으면 된다는 식의 창업 지원을 선발한다면 지원서류 작성에 최적화된 ‘세금 도둑’을 양산할 뿐이다. IT고급인력을 유출하며 국가경쟁력 거론은 무의미하다. symun@seoul.co.kr
  • 대한적십자사 새 총재에 김성주씨… 첫 기업인 파격속 보은인사 논란도

    대한적십자사 새 총재에 김성주씨… 첫 기업인 파격속 보은인사 논란도

    새 대한적십자사(한적) 총재에 기업인으로는 처음으로 김성주(57) 성주그룹 회장이 선출됐다. 한적은 24일 중앙위원회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김 회장을 임기 3년의 차기 총재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역대 최연소이자 기업인으로는 처음으로, 여성으로는 현 유중근 총재에 이어 두 번째로 한적 총재직을 맡는다. 에너지 기업인 대성그룹의 창업주 고(故) 김수근 회장의 막내딸로 태어난 김 회장은 연세대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 대학원, 영국 런던 정경대 대학원에서 사회학·국제정치학·경제학 등을 공부했으며 미국 애머스트대에서 명예 인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업인자문위원회(ABAC) 위원, 월드비전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적 관계자는 “김 회장은 성폭력·가정폭력 피해자와 한부모 가족, 북한이탈 여성, 미혼모 등 여성과 아동 복지 증진에 기여하고 해외구호사업을 통한 세계평화 발전에 노력해 왔다”고 선출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한적 업무와 연관성이 적은 기업인 출신으로 대표적인 ‘커리어 우먼’인 김 회장이 한적 총재로 적절한지 자질 논란도 제기된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바 있어 ‘보은 인사’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그는 당초 대선 직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합류하지 않겠다며 사업으로 돌아가 ‘아름다운 퇴장’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최근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를 도운 원로 방송인 자니 윤씨가 한국관광공사 감사에 임명되는 등 보은 인사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제주, 산하 기관장 임기 도지사와 맞춘다

    앞으로 제주도 산하 공기업 및 출연·출자 기관장은 도지사와 임기를 함께하게 된다. 이는 지방선거 때마다 불거지는 전임 단체장이 임명한 기관장 솎아내기와 버티기, 임기 말 단체장 측근 낙하산 보은인사 등의 논란을 없애기 위한 것이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11일 오재윤 제주도개발공사 사장, 차우진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강기권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사장의 사표를 전격 수리했다. 이들은 전임 우근민 지사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이다. 또 공영민 제주발전연구원장, 박성진 제주신용보증재단 이사장, 고자명 제주도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부이사장도 교체했다. 도는 최근 재신임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지역 8개 공기업 및 출연·출자 기관장에게 일괄 사표 제출을 요구했었다. 임기가 많이 남은 현혜순 제주여성가족연구원장(2017년 3월 27일)과 김일환 제주테크노파크 원장(2016년 10월 13일)은 재신임을 받았고 사표를 제출하지 않은 이문교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도 재신임됐다. 하지만 공영민 제주발전연구원장은 임기(2016년 7월 31일)가 2년 가까이 남았지만 전격 교체됐다. 원 지사는 “앞으로 기관장의 임기를 도지사와 함께하도록 제도화해 책임정치, 책임행정을 구현하겠다”며 “새로운 지방정부가 들어서면 새로운 단체장의 철학에 맞게 책임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요 기관장 인사 청문회를 도입해 기관장 인사를 둘러싼 각종 오해와 분열을 해소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도는 조만간 공모를 통해 이들 6개 기관장을 새로 선임할 예정이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은인 품에 뛰어들어 진한 포옹 나누는 사자

    은인 품에 뛰어들어 진한 포옹 나누는 사자

    사자와 진한 포옹을 나누며 인사를 하는 남성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영국 텔레그라프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사자가 남성의 품 안으로 뛰어드는 아찔한 순간이 포착됐다면서 해당 영상을 소개했다. 영상을 보면, 후드티를 입은 한 남성이 펜스에 다가오자 사자가 밖으로 나오려고 몸부림을 친다. 잠시 후, 남성이 펜스 문을 열어주자 사자는 쏜살같이 달려나오더니 덮치듯 그의 품 안에 안긴다. 사자는 남성이 보고 싶었다는 듯 그를 꼭 끌어안더니 몸을 비벼댄다. 이에 남성도 “좋은 아침”이라고 인사를 건넨다. 보도에 따르면, 영상 속 남성은 아프리카 남부 보스와나에서 사자 보호 운동 ‘모디사 야생동물 프로젝트(Modisa Wildlife Project)’를 진행하고 있는 독일 출신 환경 보호 활동가 발렌틴 그루너. 그는 2012년 초, 탈수 상태인 체중 2kg의 사자를 발견해 현재까지 길러왔으며 작년에는 사자와 포옹하는 사진을 공개해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한편, 사자와 진한 포옹을 나누는 해당 영상은 지난달 21일 유튜브에 게시된 이후 240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은 “사자가 잡아먹으려고 하는 줄 알았다”, “사자와 인간의 우정이 감동적이다”라는 댓글을 남기고 있다. 사진·영상=J Hawk Daily/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수출입銀 감사에 ‘친박’ 공명재 교수

    은행장에 이어 감사까지…. 수출입은행의 ‘관피아’가 떠난 자리에 잇따라 서강대 출신 친박 인사가 임명되면서 뒷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 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5개월간 공석이었던 한국수출입은행 감사에 공명재 계명대 경영학과 교수가 임명됐다. 그동안 수출입은행의 행장과 감사 자리는 기획재정부 출신 관료들이 거의 독식해 왔다. 직전 김용환 전 행장과 배선영 전 감사도 ‘모피아’(옛 재무부 출신을 마피아와 합성해 부르는 말) 출신이다. 하지만 지난 3월 취임한 이덕훈 행장에 이어 이번에 임명된 공 교수는 공교롭게 같은 서강대 경제학과 출신의 친박 인사다. 신임 공 감사는 2012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대선캠프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소속 힘찬경제추진위원단의 위원을 지냈다. 홍기택 산은금융지주회장, 최연혜 코레일 사장도 역시 힘찬경제추진위원 출신으로 임명 과정에서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었다. 서강바른금융인포럼, 서강금융인회(서금회) 등에서 활동해 온 대표적인 친박 인사인 이 행장이 임명됐을 때도 수은 노조는 ‘보은인사’라고 반대하며 출근 저지에 나서기도 했다. 수출입은행장의 연봉은 1억 8100여만원, 감사의 연봉은 1억 4490여만원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은행장을 친박 인사로 임명한 것도 모자라 은행의 업무를 감시해야 하는 감사 자리에 연이어 친박 인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했다”면서 “이러다 수은이 ‘박(朴)피아’의 총본산이 될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외정책금융의 경험이 없는 인물이 낙하산으로 임명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임명은 철회돼야 하며 이번 인사가 타당한 인사인지 9월 정기국회와 국정감사에서 따져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수출입은행 노조 관계자도 “서강대 경제학과 동문인데 은행장을 견제해야 할 감사 역할에 충실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나에겐 평생 세 명의 은인이 있다”

    “나에겐 평생 세 명의 은인이 있다”

    1990년대 후반 국내 화단의 독보적 수채화 작가로 등극한 정우범(왼쪽·68) 화백은 “평생 세 명의 은인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잔뜩 찌푸린 하늘이 뚝뚝 굵은 빗방울을 떨어뜨리려는 찰나였다. “광주교대 부속 초등학교에서 6년간 교사로 일하다 박차고 나와 닥치는 대로 그림만 그리던 때였어요. 전업작가로 나서니 마음은 홀가분한데 수년간 벌이가 없어 불안했던 때였죠.” 그때 작가에게 손을 내민 사람은 국내 태권도 1호 박사인 고(故) 이기정씨. 이씨의 소개로 세계 태권도대회가 열린 미국 올랜도에서 첫 해외 개인전을 열었다. 이를 인연으로 미국 워싱턴의 갤러리와 전속계약을 맺고 잠시 미국에서 활동했다. 당시 금호재단 고(故) 이강재 부이사장과의 만남은 작가를 미술계에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다. 광주의 선술집에서 우연히 동석한 이 부이사장은 그의 그림에 푹 빠졌고, 1년간 지역 최고 월간지였던 ‘금호문화’ 표지에 그림을 그리도록 배려했다. 작가가 무심코 그려온 강원 춘천의 은주사 스케치가 도움이 됐다. 주위의 질시와 함께 스타 작가란 꼬리표는 이때부터 따라다녔다. 마지막 후원자는 아내다. 작가는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미대 진학을 포기하고 광주사범학교에 진학해 교사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적성에 맞을 리 없었다. 정규 미술교육을 받진 않았으나, 연필과 붓을 손에서 놓지 않던 그는 무작정 전업작가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 “3년간 말리던 아내가 지쳐 허락했고 화가가 될 수 있었죠.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던 아내의 뒷바라지가 없었다면 여행 좋아하고 그림만 그리던 제가 어떻게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겠습니까.” 작가의 작업도 삶과 마찬가지로 플러스와 마이너스의 반복이다. 물감을 캔버스에 칠하고 한참을 기다리다 다시 스프레이로 물을 뿌려 곳곳에 스며들게 한다. 이때 캔버스의 수분이 넘치면 화장지를 얹어 색감을 조율한다. 이렇게 수차례 같은 작업을 반복해야 피가 모세혈관을 타고 캔버스를 흐르듯 깊고 풍부한 색감이 완성된다는 것이다. 밀도 높은 색감의 표현을 위해 최근 아크릴 물감을 섞어 쓰기도 한다. 작가는 순간적 감흥이 시키는 대로 물에 적신 고급 수채화 용지에 유화 붓을 짧게 잘라 만든 갈필 붓으로 춤을 추듯 툭툭 치면서 작업한다. 위도 아래도 없이 완성된 추상적 이미지는 자연의 신비를 드러낸다. 다음달 2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선화랑에서 이어지는 개인전 ‘판타지아’에는 작가가 그린 30여점의 수채화가 나왔다. 500호짜리 야생화 대작을 통해 “수채화는 크기에 제한이 있다”는 편견도 깼다. 작가는 최근 타이완 쑨원미술관에서 초대전 제의를 받았다. 한국 작가로는 처음이다. 그는 “매일 뒷산을 산책하는데 지천에 깔린 풀꽃들이 아침과 저녁이 모두 다르더라. 모두 귀한 생명이고 작품의 대상”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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