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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녀별곡」시리즈 펴낸 서정범교수(인터뷰)

    ◎“36년간 채집한 무속인의 삶을 소설화” 『우리말의 뿌리를 찾는 과정에서 들은 재미나는 이야기들을 혼자만 알기엔 너무 아까워 이렇게 책으로 내게 되었습니다』 최근 무속인들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무녀별곡」(한나라간)시리즈에 묶어낸 국어학자 서정범교수(경희대).무속인들의 삶과 사랑을 장편소설 형식으로 담아낸 「무녀별곡」시리즈 제1권 「나비소녀의 사랑이야기」는 무녀들의 지순한 사랑이야기를 싣고 있으며,제2권 「우리 사랑 이승에서 저승으로」는 이승과 저승을 뛰어넘는 무녀들의 순애보적 사랑을,제3권 「새타니와 질거버리」는 무녀들의 삶과 고통을 간직한 괴기스럽고 신비한 이야기들을 수록하고 있다. 서교수는 36년간 3천여명의 무속인들을 만나 채집한 이야기들의 결정판인 「무녀별곡」이 언어심리학과 언어사회학적 접근으로 우리말의 어원을 찾으려했던 국어연구의 부산물임을 우선 밝혔다. 『우리말의 어원에 관한 자료가 전무한 실정에서 태고적에는 어느 문화나 샤머니즘과 함께 번성했다는 사실에 착안했지요』 서교수는 은어·속어에 대한 연구와 함께 무속어의 연구를 통해 원시시대의 우리말에까지 거슬러 올라가 우리말의 조어법과 변천법칙을 밝히고 이같은 성과를 「우리말의 뿌리」라는 책으로 펴내기도 했다. 『인간의 생과 사에 다리를 놓는 건 「사랑」입니다.「사랑」이야말로 인간생명의 원동력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제가 무속인들을 만나서 얻은 큰 성과입니다』 서교수는 「무녀별곡」이 『일본어와 일본신의 고향은 한국』이라는 자신의 주장에 대한 구체적인 실증자료를 수록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일본 신도는 한국 샤며니즘을 형식화·조직화한 것』이라는 서교수의 주장은 일본 「고사기」를 새롭게 해석,지난 5월 일본에서 펴낸 그의 저서 「한국어로 읽고 푸는 고사기」의 주제이기도 하다. 「무녀별곡」시리즈 제4·5권을 준비하고 있는 서교수는 이를 바탕으로 어원사전을 만들 예정이며 나아가 「일본사람들이 잃어버린 일본어」에 대해서도 책을 펴내겠다는 포부를 갖고있다.
  • 새로 밝혀진 북녘 은어(북한 이모저모)

    ◎김정일 돌망치·올챙이등 10여개/평안북도 북데기/황해도 물렁이/평안남도 깍쟁이/자강도 돌감자/강원도 똥갈매기/함경도 활랑꿍이 북한 사회에서 성행하고 있는 은어가 또다시 밝혀졌다. 최근의 귀순자 등에 의해 이번에 밝혀진 북한사회의 은어는 대략 20개인데 특히 그 가운데는 북한 각 지방의 「별칭」도 포함돼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에 새롭게 밝혀진 대표적인 은어와 각 지방별 별칭은 다음과 같다. ▲고급과자=누룽지▲뻥까우리=농촌 출신 병사들▲빵통군대=군인들이 입대할 때 화물열차를 타고 오는데서 비롯▲각일=상등병(계급장 모양에서 유래)▲유보도 대장=바람난 여자를 많은 사람들이 걸어다니는 산책로로 비유한 말▲일등인민·이등인민=일등인민은 북송된 재일동포들,이등인민은 소련에서 돌아온 주민을 일컫고 있는데 이 은어는 이들의 옷차림이 품질면에서 차이가 많다는데서 유래하고 있다▲단독치기=러시아에 간 벌목공이 외화벌이를 위해 모든 일을 혼자서 다 처리한다는데서 비롯됐다▲남이야=「남한출신 사람이야」의 준말▲말찌=사투리▲자유주의자=일은 열심히 하지 않고 껄렁대며 놀기만 하는 사람▲염소대조탕=소금국▲차라병=극도의 영양실조로 아기가 배만 볼록 나오게 되는 병▲북데기=평안북도(털털하고 여유가 있다는 말에서 연유)▲물렁이=황해도(게으르고 느리다는 뜻에서 비롯)▲깍쟁이=평안남도(손해보는 짓은 절대 하지 않는다는 인식에서 유래)▲돌감자=자강도 및 양강도(촌스럽고 아둔하다는 뜻)▲똥 갈매기=강원도(원산 바닷가 생활을 빗댄 말)▲할랑꿍이=함경도(러시아 말처럼 억양이 세 알아듣기 어려운 데서 비롯). 한편 김정일과 관련된 은어로는 10개정도가 많이 쓰이고 있는데 「돌망치」「뻘눈이」「올챙이」「윗분」「햇네기」등이다.
  • 한강과 물고기/최선록 본사 편집위원(굄돌)

    한강물이 썩어 생물이 생존할 수 없는 「죽음의 강」으로 변하고 있다.지난 6월 중순부터 뚝섬에서 성산대교에 이르는 한강물에는 더럽고 흐린 물에도 비교적 잘 사는 누치 잉어 붕어 등 민물고기가 6차례나 떼죽음을 당해 자연을 사랑하는 시민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1천8백만 수도권 주민들의 생명수이자 젖줄인 한강물은 50년대말까지만 해도 서울시와 강연안 모든 지역의 상수원으로 청징한 물을 공급해왔고 주민들의 스케이트 수영 낚시 뱃놀이 산책 천렵 등의 휴식처로서 사랑받아 왔던 아름다운 하천이었다. 그 무렵 국내 어류학자들의 조사에 의하면 서울을 굽이쳐 흐르는 한강에는 깨끗하고 맑은 물(BOD3ppm이하)에만 사는 은어 빙어 버들치 갈겨니 끄리 치리 피라미 모래무지 어름치 중고기 몰개 메기 황쏘가리 각시붕어 참붕어 가물치 등 80여종의 다양한 물고기가 서식했었다. 그러나 60년대초에 들어와 한강은 급속한 인구증가와 늘어난 생산공장의 가동으로 도시의 생활하수와 공장폐수가 대량 흘러들어 오면서 오염되기 시작했다.또 상류의 광산에서 흘러나온 폐수와 목장에서 내버리는 가축폐수 및 농작물에 뿌렸던 농약과 비료는 흡수되지 못한 채 개울이나 저수지를 거쳐 강물에 유입,수질오염을 더욱 가중시켰다.게다가 한강 종합개발과정에서 강밑의 골재채취는 인위적으로 물을 흐리게 할 뿐 아니라 태양광선의 수중조사를 차단,물고기의 소멸을 가져왔다. 현재 서울근교 한강에 서식중인 물고기는 오탁수에 강한 잉어 붕어 누치 강준치 미꾸라지 등 토착어종과 수입어종인 배스 블루길을 합쳐 20여종에 불과하다.결국 30여년동안 한강에서 60여종의 물고기가 멸종됐거나 자취를 감춘 셈이다. 앞으로 무슨 일이 있더라도 더이상 한강 물고기의 떼죽음과 멸종을 막아야 한다.물고기가 살 수 없는 강에서는 사람도 생존할 수 없고 한번 없어진 물고기는 다시 나타나지 않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다. 맑고 깨끗한 물 보존에는 한강수계의 생활하수·공장폐수·수질검사·수돗물 생산·수자원 보호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행정체계가 필요하다.또 한강주변의 모든 저수지에는 반드시 어도를 설치,물고기들이 자유롭게 한강을 드나들 수 있어야 한다.
  • 컴퓨터로 음란프로 제공/20대 구속

    ◎1만원씩 받고 회원60여명 모집/고교생등 2명 입건 서울지검 남부지청 수사과는 27일 윤석원씨(25·컴퓨터학원생·성동구 금호동 2가 219)를 음화반포및 소지혐의로 구속하고 이모군(17·고교2년)등 2명을 같은 혐의로 입건하는 한편 정모씨(20·대학생)등 4명을 수배했다. 윤씨는 지난 3월부터 한국통신·데이콤 등에서 컴퓨터통신 가입자들의 정보교환을 위해 개설한 공인전자게시판(BBS)대화프로그램을 이용해 비밀리에 모집한 회원 60여명에게 1만원씩을 받고 「게이샤」등 7백50여가지의 외국음란 컴퓨터프로그램을 전송해 주고 1백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있다. 이들은 한국통신의 「코텔」,데이콤의 「천리안」등 공인컴퓨터통신망에 「야동」(야한 동우회)이라는 은어로 회원 모집광고를 내 회원들을 모집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 노 대통령 전당대회리셉션 격려사(요지)

    ◎“계파의 작은흐름 벗어나 정권재창출의 바다로” 우리당은 어제 참으로 중대한 결정을 내렸습니다.다음 대통령 경선에 나설 우리당의 후보로 김영삼 동지를 압도적 지지로 선출했습니다.대의원 여러분의 결정은 현명한 것이었습니다.김동지는 2년전 오직 구국의 한마음으로 스스로를 던져 「3당 합당」의 결단을 내린 분입니다. 나는 김동지에게서 나라와 겨레의 장래를 진정으로 걱정하는 지사의 풍모를 보았습니다. 김동지가 후보로 선출된 것은 집권당의 대표최고위원으로 나를 도와 정치안정을 이루고 국정을 원만하게 이끌어 온 데 대한 당원과 국민 모두의 총체적 평가일 것입니다. 나는 풍부한 정치적 경륜과 국정운영 경험을 가진 김동지야말로 이 시대를 이끌어갈 이 나라의 지도자라고 확신합니다. 어제 우리 민자당의 대통령후보 경선이 다소의 흠이 있다고 그 정치적·역사적 의의가 과소평가되어서는 결코 안될 것입니다. 4천4백18표대2천2백14표…투표결과가 말해주듯 경선은 분명히 경선입니다.지난날과 같은 물리력에 의한 통합이 아닌 화학적 융합의 시도가 처음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기대에는 못미쳤지만 분명히 우리 민주정치는 새로운 기원을 이룩했습니다.이번 전당대회는 대통령 선거로 가는 길목일 뿐입니다. 그동안 치열했던 경선과정에서 빚어졌던 동지들 사이에 감정대립과 갈등이 있다면 이제 그것을 모두 풀어야 합니다. 정권재창출이라는 큰 강,큰 바다에 이르기 위해 이제는 계파니 지분이니 하는 작은 흐름에서 벗어나야 합니다.우리당은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하여 다가오는 대통령선거에서 반드시 승리를 거둘 것입니다.
  • 철쭉꽃 활짝… 지리산은 “진홍빛”/이달초 산자락서부터 곱게 물들여

    ◎해발 1,600m 세석평전 일대는 “장관”/불일폭포·노고단 진해·칠선계곡도 황홀경 국립공원 지이산이 진홍빛으로 타오르고 있다.진달래 뒤를 이어 지난주부터 산자락을 곱게 물들이기 시작한 철쭉이 온 산을 뒤덮고 있다.보는이의 마음을 행복에 젖게하는 이 철쭉의 핑크빛 행진은 이달말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금강산과 같이 철따라 고운 옷을 갈아입는다고 해서 남악이라고도 불리는 지이산.해발1천9백15m의 천왕봉을 주봉으로 반약봉(1천7백51m)과 노고단(1천5백7m)이 3대 고봉을 이루고 1천m가 넘는 봉우리만도 30여개에 이른다.행정구역상으로 전남 구례군과 전북 남원군 경남 산청 하동 함양군등 3개도 5개군 16개면에 걸쳐 있으며 동서길이가 60㎞,남북 32㎞,둘레가 3백20㎞나 되는 엄청나게 넓은 산이기도 하다. 특히 1천5백m가 넘는 제석봉과 촉대봉 영신봉 덕평봉 명선봉 토끼봉등에는 아름다운 산수화가 가는 곳마다 널려있다. 그 가운데서도 노고단의 운해 세석철쭉 반약낙조 천왕일출 벽소명월 불일폭포 연하선경 칠선계곡 피아골단풍 섬진청류등은 지이산10경으로 손꼽힌다. 해마다 이맘때 해발 1천6백m의 세석평전을 온통 붉은 빛으로 수놓고 있는 철쭉은 비경중의 비경이며 김강산을 방불케하는 청학봉과 백학봉사이 백척단애에서 쏟아내는 불일폭포의 물줄기는 비말과 함께 오색무지개를 산하에 드리워 절경을 이룬다.그런가 하면 노고단에 피어나는 운해는 산과 계곡을 메우고 바다를 이루어 지이산에 오르는 등산객들을 황홀경으로 몰아 넣는다. 이와함께 세석에서 천왕봉으로 뻗어나간 준령의 기암괴석사이에 군락을 이루어 철마다 아름다움을 뽐내는 야생화와 원시림으로 뒤덮인 계곡의 선녀탕,폭포와 폭포가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칠선계곡도 다른 곳에서는 느낄 수 없는 무릉도원에 속한다. 게다가 자가용을 이용하면 서울에서도 노고단을 하룻만에 다녀올 수도 있다.구례읍→천은사→성삼재간 23㎞의 산길도로에 아스팔트가 깔렸기 때문이다.그래서 휴일이면 노고단입구 성삼재(해발 1천90m)마루턱에는 전남북과 경남북은 물론이고 서울 경기번호판을 단 자가용들이 하루종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성삼재에서 노고단까지는 3㎞.천천히 걸어도 40분이면 오를 수 있다.그러나 성삼재 마루턱의 주차장 수용능력이 2백여대로 좁아 관광시즌에는 차댈 곳이 없는 것이 한가지 흠이다.지난 88년에 개통된 2차선 관통도로는 구례 천은사로부터 성삼재 영마루에서 노고단 등산로로 연결되며 하산길은 심원계곡의 비경지대인 달궁→반선→산내로 내려가 남원읍으로 진입한다. 따라서 서울에서는 호남고속도로를 거쳐 남해고속도로 곡성인터체인지에서 곡성쪽으로 내려 구례까지 간 다음 이 관광도로를 따라가면 하루해가 빠듯하지만 노고단절경을 즐길 수 있다.전주쪽에서는 남원↓주천→심원→성삼재 포장도로를 거쳐 노고단에 오른다.구례나 남원에서 1박하면 주말 1박2일로 지리산 철쭉과 화엄사 천은사 하동 쌍계사등 비경을 눈이 시리게 만끽할 수 있다.구례에서는 섬진강 은어와 산채비빔밥 등 별미를 맛볼 수도 있다.귀로에는 이지방 특산물인 작설차와 고사리,토종꿀의 쇼핑도 즐길 수 있다.
  • 간첩보다 치밀한 보안망 구축/「사노맹」의 조직과 보위활동

    ◎음어·약어 사용,조직노출 막아/자살용독극물·가스총등 비치/지하인쇄소 운영… 사무전산화도 추진 「사로맹」은 90년과 91년 두차례의 조직개편작업을 거치면서 전국적인 조직망을 구축,비밀아지트를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특히 위장된 조직명칭과 음어등을 개발,사용하는 등 철저하게 조직의 노출을 피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중앙조직은 최고기구인 중앙위원회와 중앙상임집행위원회,조직국,정책국과 파견조직 등으로 구성돼있다. 중앙상임집행위원회 직속기관으로 「남한 사회주의 과학원」을 두고 사회주의 이념을 연구,전파하고 선전·선동무크지 「우리사상」을 발간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총책의 부설기관인 비서실·전산부·시각매체연구소를 갖춰 조직내 사무전산화를 추진하면서 비디오·컴퓨터 그래픽 등 시각매체를 이용한 선전·선동물을 제작해왔다. 기획실로도 불리는 조직국은 중앙조직과 각지방위원회를 관리하고 공단지역에 핵심조직원을 파견해 「공장소조」를 결성하고 지도하는 임무를 수행하면서 대외적으로 「사노맹 구속자가족 석방대책위원회」를 지도하는 활동을 맡아왔다. 연구실로도 불리는 정책국은 「사노맹」의 투쟁지침을 정립,각조직에 제공하고 대내외 선전·선동사업을 위한 집필과 대외기고등을 맡고있다.「계몽사」라는 위장명칭을 사칭하는 지하인쇄소를 두고 「노동자의 벗」출판사를 운영해왔다. 지방조직은 광역개념으로 수도권·영남·중부·호남등 4개권역으로 나눠 각권역별로 조직국·정책국등을 두면서 학원가·공장·단체등에 침투된 하부조직을 관리해왔다. 이들은 조직의 위장을 위해 수도권위원회를 「제일물산」이란 위장명칭으로 부르는등 각종위장명칭과 은어를 개발,사용해왔다. 서울지역을 「KOEX」,동부지역공장소조를 「아모레」로,민중당파견망을 「우성건설」,호남준비위원회를 「한양교통」등의 명칭으로 위장했다. 「사로맹」조직원들은 「빨치산의 후예답게 죽음으로써 조직을 사수한다」는 결의를 다지면서 「선진활동가의 10대수칙」이라는 조직보위지침을 생활화하고 있다. 이들은 조직의 사수를 위해 ▲청산가리등을 이용한 자살용 독극물을 개발하고 ▲비밀아지트에 가스총·도검류 등을 비치,수사관들의 검거에 대비해왔을 뿐아니라 ▲음어·약어 사용,무인 포스트운영등 간첩조직을 능가하는 2중·3중의 보안장치를 마련,비밀활동을 생활화해왔다는게 수사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조직원 선발은 각 지방위원회별로 ▲혁명적 프롤레타리아사상의 숙지정도 ▲전위조직원으로서 조직지도능력 및 사업추진역량 ▲비밀활동수행능력등 45개 항목에 이르는 심사기준에 따라 심사한뒤 중앙위에 보고해 최종 승인을 받아 뽑는 방식을 택해왔다. 「사로맹」은 또 모든 조직원을 공장·대학등 각분야에 점조직 형태로 침투시켜 세포단위로 활동하도록 해 횡적 연락관계를 차단,조직의 비밀을 최대한 유지해왔다.
  • 청소년범죄 어른보고 배운다/가치관 혼란… 갈수록 연소·흉포화

    ◎“배금주의·마약류에 죄의식 마비/공덕심 길러주기 노력 절실”/전문가/덕망인사의 「동네향장」 활동 성과/서울종암서 청소년들의 탈선범죄가 잇따라 보다 적극적인 선도활동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5월은 청소년의 달이어서 정부는 물론 각급 사회단체들이 갖가지 선도활동을 벌이고 있는데도 사태는 좀처럼 호전되지 않고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가정과 학교,그리고 우리사회 전체가 혼연일체가 되어 청소년들을 한가족처럼 돌보는 보다 따뜻한 사회환경의 조성 및 청소년범죄유발요인들에 대한 철저한 단속이 시급하다고 촉구하고 있다. 서울 노량진경찰서는 6일 대낮 빈집을 골라 털어온 노모군(19·서울 영등포구 신길동)등 여고생 2명이 낀 10대 소년소녀 15명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날 서울 구로경찰서에 붙잡혀 역시 구속영장이 신청된 안모군(15·고교1년)등 고교생 5명은 지난 4일 상오3시쯤 강서구 화곡본동의 한 문방구점(주인 윤준현·31)에서 모형비행기·천체망원경·현금 10만원등 50여만원어치의 금품을 훔치는등 5차례에 걸쳐 4백여만원어치의 금품을 털었었다. 또 5일 하오4시쯤 구로구 고척2동 박모양(19)의 자취방에서는 조모군(17)이 최모양(18)과 함께 공업용본드 1통을 나눠마신뒤 환각상태에서 옆방에 세든 주부 이모씨(23)를 폭행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90년 8만3천2백69건이던 청소년범죄는 지난해엔 8만5천2백7건으로 한햇동안 1천9백38건이 늘었으며 전체범죄의 6·5%를 차지하면서 갈수록 흉포화·연소화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청소년 범죄에대해 서울대 조흥식교수(40·청소년복지 전공)는 『청소년범죄의 주된 원인은 사회전체의 가치관혼돈때문이며 어른들의 배금주의영향으로 죄의식조차 별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면서 『사회적 가치관의 확립과 다수를 위한 학교교육에서 소수의 문제학생들도 이탈되지않고 함께 살아가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덕여대 김종협총장(61)은 『청소년범죄의 책임은 배금주의와 개인주의에 빠진 어른들에게 있다』면서 『청소년탈선을 막는 길은어른들 자신이 공동체의식을 갖고 올바르게 어른노릇을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 종암경찰서는 이날 지역주민가운데 덕망있는 60세 이상의 노인들을 선정,청소년선도활동을 펼치도록 하는 「모범향장제도」를 도입,42명의 향장을 뽑았다. 경찰은 이들 향장을 관내 21개파출소에 2명씩 배치,경찰관과 함께 대낮에 주택가등을 순찰하다 불량청소년이 발견되면 1m30㎝길이의 향장봉으로 직접 「훈육의 매」를 드는 등 선도활동을 펼치도록 하는 한편 경찰서까지 갈 필요가 없는 크고작은 다툼은 그 자리에서 해결하는 역할을 맡기기로 했다.
  • 박형규목사 「친 북한발언」 물의/미 대학 심포지엄서 한국정부 매도

    ◎“남은 미제앞잡이,북은 민족주체 확립”/“너무 지나친 이야기”… 교포들 항의 소동 샌프란시스코 소재 캘리포니아대학(UC버클리대)에서 지난주에 열린 「한반도 통일전망 심포지엄」에 남측 대표로 참석했던 제일교회 박형규목사가 한국정부와 정치인들을 일방적으로 매도하고 북한은 자주성을 지키고 있다고 치켜세운 발언을 해 심포지엄이 끝난 뒤에도 교포들로부터 심한 질책을 받고 있다. 박목사는 지난 10일 샌프란시스코 연합 감리교회에서 남북한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예배가 끝나고 교인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한국은 민주화가 됐다고 하지만 아직도 수많은 정치범이 감옥에 있다고 말한뒤 『한국 정치인은 미국 국익을 위해 정치했지 한국 국익을 위해 정치한 사람없다』면서 『한국은 정부수립후부터 미국에서 무상으로 무기를 지원받았기 때문에 자주성이 결여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18일 현재 언론과 참석 교민들이 전하고 있다. 그는 이어 옆자리에 앉은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박영수 부위원장에게 『북한은어떻습니까』하고 질문,박부위원장이 『북조선은 소련에서 돈을 주고 무기를 사왔다』고 답하자 『보십시오. 북한은 이랬기 때문에 자주성을 지키고 있지 않습니까』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북을 저쪽으로 남한을 이쪽으로 비교해 가던 중 『이북은 해방이후 일제시대의 친일파를 다 제거해 민족주체를 확립했으며 이북 사람 모두가 평등하게 먹고입고 교육받고 사회보장을 받고 있다』고 말하고 남한을 미제국주의 앞잡이로,주체성도 없는 불평등한 나라로 부각시켰다고 예배에 참석했던 한 교민은 전했다. 박목사가 이같이 말하자 이자리에 참석했던 교포들이 『지나친 일방적 이야기』라며 강력히 항의해 교회 안이 소란해져 같이 참석했던 이영희교수와 북한의 조국통일평화위원회 박영수 부위원장이 분위기를 가라앉혀 예배를 마쳤다. 박목사는 이날의 소란을 의식해서인지 16일 심포지엄에서는 「이념과 체제의 차이를 극복하는 길」이라는 제목의 주제발표에서 『민족의 분단을 초래한 역사적 책임을 묻지 말고 지금은 분단 극복의 길을 찾을 때』라고방향을 제시했다. ○박목사 현지보도 부인 한편 샌프란시스코에 머물고 있는 박목사는 19일 이같은 현지 언론 보도내용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전면 부인했다.
  • 교육계의 「금품청탁」(사설)

    우리는 윤형섭 교육부장관의 교육계 인사청탁에 관한 최근의 발언에 충격을 느낀다. 인사철을 맞아 인사권자에게 금품제공을 해가며 인사청탁을 하는 사례가 있어 적발되면 엄벌하겠다는 선언을 장관이 직설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능계입시의 비리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놀라고 분노를 느꼈다. 그래도 예능계 교육은 특수분야다. 그러나 초중등교육계의 교장 교감 장학관 연구관 등의 교육계 인사들이 「돈보따리를 싸들고」 장관집까지 찾아다니는 일이 있다는 것은 한심스러워 말문이 막힌다. 지난 시대에는 더러 그런 소문들이 있었다. 「생기는게 많은」 지역이나 학교로 전보되기 위해 줄을 대고,뇌물 공세를 한다는 소문도 무성했고,그런 일에 연루되어 교육계 고위공직자가 불명예스런 퇴직도 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적어도 그런 관행은 없어진줄 알았다. 그런데 「장천감오」따위 희한한 은어까지 떠돌며 여전히 그런 관행들이 저질러지고 있는 모양이다. 교육자의 타락은 우리사회의 도덕수준이 질식하기 직전까지 와 있음을 뜻하는 일이다. 『2세 교육을 맡은 일부 공직자들의 이런 행위는 용서할 수 없다』는 장관의 말은 원리이고 원칙이다. 우리에게 더욱 큰 충격을 주는 것은 때가 바로 이때이기 때문이다. 입시부정의 충격이 엄청난 진동으로 사회를 강타하여 아직도 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고 수서사건이 거기에 덮쳐서 우리 모두 공멸의 위기를 실감할 지경에 있다. 연일 자성과 자정의 의지를 촉구하며 이 오염의 수렁에서 헤어나오기를 갈망하는 중인 이런 때에 금품을 싸들고 인사청탁을 다니는 교육자가,장관이 호통을 쳐야 할 만큼 있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다. 「정상배」로도 지칭될 수 있는 국회의원이나 예술소매상으로도 불릴수 있는 예능계 선생들에게 거는 도덕덕 기대와 「교장선생님」에게 거는 도덕적 덕목은 판이할 만큼 차이가 있다. 교장운동에는 천만원이 들고 교감이 되자면 5백만원은 들여야 한다는 식의 음성조어가 널리 번져있을 정도라는 것은 비리의 확산과 착근이 얼마나 집요한가를 보여주는 증거다. 교육부장관도 필경은 너무 놀란 나머지 실무국실장 회의에서 언성을 높인 듯하다. 오히려 불이익을 주는 명단으로 치부하겠다고 한 윤장관의 태도에 우리도 전폭 동감한다. 뇌물을 쓰면서까지 어떤 자리로 가겠다고 욕심을 내는 것은,그「자리」로 가면 투기한 뇌물을 되찾고도 훨씬 남을 만한 이익을 계산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학부형과 거래하여 금품을 챙긴 경우보다 더 근원적이고 조직적인 비리의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들에게 어리고 가소성 있는 우리 2세들을 어떻게 맡기겠는가. 이런 일이 바로잡히지 않는다면 우리는 앞날이 암담하다. 청탁이 먹혀들지 않는다면 돈보따리를 싸들고 다니는 사람이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인사권을 가진 쪽부터가 확실하게 정화되지 않으면 바로잡히지 않는다. 교육부가 기왕에 칼을 뽑아든 셈이므로 내친 김에 단호하고 엄격한 결과가 가시화하기를 고대한다. 몇몇 더럽혀진 교육자가 전체 교육풍토를 휘저어놓지 못하도록 반드시 의지를 관철하도록 당부한다.
  • 「독존」 버리고 「타협」 익혀야/새해 대담

    ◎우리 정치문화 선진화의 길은 어디에/이기 집착은 갈등 조장,파국만 초래/보스 중심의 「사랑방정당」 사라져야/위정자 선택·감시는 국민의 몫… 지자제 선거 공명해야 제구실 기대/이용필 진덕규 ▲이용필교수=오늘의 한국 정치현실은 건국후 6공화국에 이르기까지 지난 42년간 5∼6차례 헌정중단을 겪었던 우리 헌정사의 명암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여야 정치갈등이 심화되는 반면 현안문제는 타협이 안되고 이것이 다시 정치갈등을 증폭시켜 그 결과 헌정 중단이라는 파국을 자주 겪어온 것이 우리 헌정사의 두드러진 특징이었습니다. 그러나 5공이후 6공화국에 들어서면서 이같은 정치갈등이 지나치게 심화돼 공존의 여지조차 없어지면 곤란하다는 인식이 여야 지도자간에 고조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예컨대 지난 여름 야당의 의원직 사퇴도 상호 파국은 피해야 한다는 인식 때문에,3∼4개월의 국회공전은 있었지만 국회 복귀로 종결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선진국의 민주주의가 장구한 세월을 통해다듬어져 온데 비해 우리는 민주화를 위한 「학습과정」 자체가 짧았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 지도자들의 정치기술이 미숙한데다 명분에만 집착,실리를 놓쳐 파국을 초래하곤 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중산층이나 지식층의 정치감각이 크게 세련되는 등 우리 국민의 정치의식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사실입니다. 정치적 갈등을 포함해 사회 각 부문의 갈등 팽배로 지난봄 한때 「총체적 위기」라고 할 정도의 위기국면을 맞았으나 이를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었던 것도 그에 힘입었다고 할 수 있겠지요. ○“권력은 공유” 인식을 정치 지도자들도 이같은 국민의식 수준에 맞춰 동시적이든 계기적이든 권력을 공유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생각이 바뀌어야 하고 이는 지도자간 신뢰구축이 선행돼야 가능하다고 하겠습니다. ▲진덕규교수=해방이후 40여년간의 정치사를 되돌아보면 정권장악에서 집권기를 거쳐 붕괴,몰락에 이르기까지 일정한 유형을 답습해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정권의 획득 및 고착화 과정에서 상당한 분파성과특정영역에 대한 인사치중 현상이 나타나 일반 국민들의 정치욕구와는 간격이 생기고 국민불만이 누적됨에 따라 권력구조는 더욱 경직화하고 소수 집중화돼 왔습니다. 국민들의 정치체제 변혁요구가 강해지고 마침내 시민저항이나 쿠데타 등에 의해 정권이 붕괴되면 다시 소수세력이 국민합의를 무시한 채 정권을 장악하는 식으로 정치변동의 단순반복적 성격이었지요. 이로써 이른바 6월 민주항쟁을 계기로 국민들의 직접선거에 의해 탄생된 6공화국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높았습니다. 그러나 그 후의 정치과정은 국민의식과 괴리를 보여 총체적 위기의 형태로 나타났습니다. 국민욕구를 수용하고 부응하는 정치라기 보다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한 채 지체 내지 유예시킴에 따라 정치혼란이 사회 각 부문의 혼란으로 이어져 파국이 초래되고 있는 것이지요. ▲이교수=우리 정치가 이처럼 답보상태에 있는 요인을 3∼4가지로 분석해 볼 수 있습니다. 가장 주된 요인으로는 고도의 산업화 과정에서 사회적 갈등은 심화·증폭되는데 비해 이를 수렴·해소시키는 제도권정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사실을 지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광주 민주화운동의 해결이 지연되었다든가 최근 안면도 핵처리시설 문제로 말미암은 주민들의 과격시위운동이 좋은 예입니다. 특히 후자의 경우 사전에 행정적·정책적 수단으로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이같은 갈등을 초래한 것은 우리 정치체제의 관리능력의 부족이라고 봐도 좋을 것입니다. 우리 정치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두번째 요인으로는 정당정치·의회정치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5공에서 6공으로 넘어오면서 체제변화는 아니지만 평화적 정권교체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은 우리 헌정사에서 획기적 경험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6·29로 6공의 정통성 문제가 해결돼 부분적으로 민주화가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한편 완전한 민주화가 지연되고 있는 것은 정당간 정권교체 경험이 없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또 근자에 진보세력이 정당 간판을 달고 제도권으로 들어와 다행이지만 아직 제도권·비제도권으로 나뉘어 있다는 것 자체가 의회정치를 마비시키는 요인입니다. 대중사회에서 정당정치를 확립하려면 당내 민주주의가 선행돼야 하고 당내 민주주의는 정당의 보스가 일방적 공천권 행사 등 전권을 갖는데서 벗어나 중간보스제가 정착돼야 가능하다는 생각입니다. 로버트 달이 말한 권력정치의 다원화가 이뤄져야 정권교체시 등 변혁기에 힘의 공백도 메울수 있는 겁니다. 즉 정권교체기의 레임덕 현상이랄까,권력의 누수를 줄여 정권교체를 스무스하게 해주는 중간보스제를 통한 권력의 다원화가 이뤄져야 하는데도 우리 정치 지도자들은 이를 소홀히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치가 그나마 현상유지라도 하고 있는 것은 조금 전에도 얘기했듯이 저변이 넓어진 중산층과 지식층이 정치의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국민의견 수렴 미흡 ▲진교수=우리나라의 정치현실을 5가지 정도의 영역을 중심으로 되짚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정치 이데올로기 측면에서 이념만 자유민주주의 민족주의 정의사회구현일 뿐 현실성이 결여돼 있어요. 추상적인 논의에 머물다 보니 정치목표나 이데올로기가 없는 사회로 떠돌고 있는 셈이지요. 정치 엘리트의 성격면에서는 보스의 자의성에 의해 충원되는 직업정치인들이 모든 영역을 다 지배하려다 보니 한계를 느끼게 되고 정치엘리트와 국민들간의 의식이나 능력 격차가 없어지거나 역전된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선진국에서는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최소한 일정 영역의 전문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정치 제도화에 있어서도 국민정당 대중정당 민중정당이나 압력단체를 기간 조직으로 하는 정당이 없고 보스중심의 사랑방정당으로서 특정인의 권력창출기능만 하고 있는 현실이지요. 의회도 국민 다수의 의견마저 반영하지 못한 채 요식절차의 기능만 수행할 뿐이어서 의회와 사회의 괴리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정치 과정으로서의 선거는 국민들이 서로 다른 생각을 합치는 축제의 성격을 지니고 있으나 우리의 현실은 서로의 위치만 확인하는 분열 전주곡으로서 국민 의사와 관계없는 특정 지도자의 정당성만 부여해주는 역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치문화를 살펴볼 때 중산층,특히 지식인들이 이제까지 보여준 태도는 비판을 전제로 논리성과 윤리성을 확보하면서 대안을 제시하기 보다는 논리나 대안없는 비판절대주의나 맹목적 지지일변도였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이 누적되면서 총체적으로 급격히 부각된 것이 최근 1∼2년의 정치현상입니다. 이러한 문제의 개선여부는 우리의 자구노력에 의해 좌우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젠 「삶의 질」 향상 ▲이교수=20세기 후반기 들어 선진민주주의 국가부터 통치력의 한계가 노출되기 시작하고 있어요. 인간이 갖고 있는 자원은 제한된데 비해 인구는 엄청나게 증가돼 갈등은 더 심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이같은 흐름은 우리 정치에도 그대로 투영되고 있습니다. 즉 정치체제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는 시간이 갈수록 누적되고 있는데 반해 관리능력은 이에 못미치고 있지요. 예컨대 우루과이라운드 협상·무역마찰 등 우리 정치체제에 누적되는 중압감(정치적 스트레스)은 국민 대다수의 협조 없이는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여서 졸속으로 결정된다면 체제관리에 굉장한 문제를 초래하게됩니다. 또 우리 정치에 있어서 봄만 되면 과거 춘궁기나 풍토병처럼 위기가 오는 것에 대한 심각한 진단이 선행돼야 할 것입니다. 우리 정치가 갖고 있는 정치과정상 일종의 간헐적 스트레스에 대해 집권층이나 야당세력이 충분히 인식을 않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진교수=통치능력의 위기문제가 심각합니다. 우리 사회의 40대 이상에게는 좋든 나쁘든 자기귀속 이데올로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공중분해돼 이념공백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40대 미만은 상업주의적 자본주의 문화의 침투로 인해 감각세대로 돌변,인내라는 고전적 의미의 가치관 붕괴를 초래했지요. 국민들의 정치적 요구도 크게 달라져서 부당한 간섭을 배제하려는 예전의 「삶의 영역보장」 단계에서 「삶의 질 고양」 및 정치요구 차원으로 높아졌습니다. 평등의식과 열정적 참여의지를 바탕으로 한 대등한 정치참여 요구에 대해 기존의 제도와 정치권 및 권력구조로 대응,극복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올라가는 국민 욕구수준을 정치권력 구조가 따라잡지 못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지요. 때문에 정치영역이 의사당에서 거리로 옮겨가고 있으며 비제도권의 존재는 곧 제도권의 통치능력 한계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정치는 마냥 표류하는데 가까스로 이 사회를 지켜가는 힘은 정치 이외의 다른 영역에서 나오지 않나 하는 느낌입니다. ▲이교수=우리 정치가 표류하고 있는 것은 의회가 국민대표적 기능이나 정책적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방금 지적하신 바처럼 삶의 질을 높이는 것과 동떨어진 권력 헤게모니 쟁탈 내지는 갈등조장으로 끝나고 있지요. ○개혁만이 안정도모 자유민주주의의 강점은 선거제도와 시장경제 원리가 적절하게 결합이 돼야 극대화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 여야 지도자들은 개인의 집권과 당리당략에만 집착하다 보니 선거와 시장경제 원리의 조합이라는 효용을 망각하고 있습니다. 민주화가 꾸준히 지속돼 더 나은 삶의 질을 유도할 수 있는 정치의 장이 마련돼야 합니다. 앞으로 지자제가 실시되면 또 한번의 소란과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같은 과정은어쩔 수 없이 한번은 겪어야 하겠지만 자제제 선거에 있어서도 정권적·당략적 입장에 집착하다 보면 우리 민주주의의 장래는 더욱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사실에 유념해야 합니다. ▲진교수=개혁이 없으면 정치는 오히려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개혁이 정치안정을 가져오고 안정이 있어야 국가가 발전할 수 있지요. 그러나 6공화국은 안정면에서 한계에 와있고 개혁은 더디며 발전은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습니다. 이같은 현상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정치가와 국민들 사이의 의사합의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난번 3당 통합만 해도 특정 정치권력의 재창조가 아니라 국가 정치발전을 위한 신사고의 소산이라고 당사자들이 주장했던 기억이 나는데 얼마후 내각책임제개헌 합의각서가 있느니,차기 대권주자가 누구라느니 하는 등 국민의사와 관계없는 권력거래로 비침에 따라 국민들의 정치환멸만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지자제 문제만 해도 바람직하고 합리적인 제도를 논의하기 보다는 당리당략에 이용하려다보니 국민과 자꾸 멀어지게 되는것이지요. 정치가들만의 게임으로는 미래가 밝아질 수 없습니다. 정치 지도자를 불신하는 국민감정은 요즘의 윤리·도덕적 위기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느낌입니다. ○양보하면 서로 이득 ▲이교수=민주주의가 제대로 뿌리내리려면 정치 지도자간의 신뢰구축이 전제돼야 합니다. 정치 지도자들이 피차 조금씩 양보하면 서로 큰 이득을 볼 수 있는데도 상호 양보를 안해 똑같이 손해를 보는 「죄수들의 딜레마」와 같은 상태로 빠져들고 있어요. 정치가 불안하니 경제가 제대로 뻗어나갈 수 없고,노사문제가 확산되고 각종 부조리 등 사회악이 독버섯처럼 돋아나고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정치공백에서 비롯되고 있습니다. 하루 속히 정당정치가 궤도에 진입할 수 있도록 우리 정치 지도자들이 더욱 노력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또 브란트 전 서독총리가 지적했듯이 민주주의가 곧 방종이라는 생각으로 흐르거나 개인이 너무 자기 이익추구에만 급급하다 보면 민주주의는 파국을 맞게 되고 「독재의 바다」가 생기게 마련이지요. ▲진교수=대처 영국총리에도전했던 해즐타인의 경우와 바웬사 폴란드 대통령의 등장은 우리에게 시사해주는 바가 큽니다. 해즐타인은 50대에 총리가 되기로 목표를 정한 야심가입니다. 어려서부터 총리당선을 목표로 잡는다는 것이 얼마나 치졸한 얘기입니까. 국민의 인정과 지지를 받아야만 대권을 차지할 수 있다는 생각보다는 목표를 미리 정하고 이 목표달성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고방식이 우리 정치 지도자들의 모습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바웬사가 노조지도자로서 폴란드 민주화에 기여한 것은 인정하지만 바웬사의 영역은 거기서 끝나야 합니다. 정치 지도자의 전문영역이 따로 있기 때문이지요. 바웬사의 정치권력 욕심이 폴란드에 어떤 이익을 가져다줄지 의문입니다. 우리 정치 지도자들도 이제는 인내와 관용과 타협의 길을 열어야 합니다. 과거 우리 정치체제는 이전의 권력구조를 희생으로 삼지 않은 경우가 없었습니다. 이 사실은 우리가 인내와 관용을 갖고 하나의 장에서 역량을 경주해 협의하고 경쟁하기 보다는 분열과 소수화의 길을 걸어왔다는 얘기고 이것이 바로 우리 정치사회의 해결과제입니다. ▲이교수=마거릿 대처 전 영국총리가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를 못하고 2차 투표에 나서려다 결국 포기한 결정은 참으로 슬기롭게 여겨졌습니다. 바웬사의 경우도 사회주의 체제속에서 노동운동을 활성화시켜 오늘의 폴란드 민주화에 결정적 기여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의 역할은 그것으로 끝났으면 좋았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어쨌든 우리 사회에서도 대처의 경우처럼 참신한 쇼크가 있어야 더 밝은 정치를 기약할 수 있을 겁니다. 우리 정치의 가장 큰 문제점의 하나는 정치 지도자들이 게임의 룰도 안 지키면서 나 아니면 안된다는 유아독존식 사고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다가오는 21세기에는 있을 수 없는 일로 여야 지도자들의 인식의 전환이 절실한 때입니다. ▲진교수=범국민적인 인식의 전환이 가장 절실한 시점이 바로 올해지요. 올 봄에 지자제 선거가 실시되고 연말부터 총선 분위기가 무르익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6공화국 중반기로서 레임덕 현상이 불가피하고 무정부주의에 가까운자기규제결핍 상황에서 선거를 치러야 하는 여건은 우리 정치를 매우 걱정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기에 국민과 정치가의 의식과 실천의 대전환이 중요한 겁니다. 국민은 인식전환이 가능한 정치 지도자를 선별하고 감시해야 하고 정치 지도자는 국민선도 책임을 져야합니다. 6공화국이 추진해온 북방정책의 결과로 우리 사회가 이념공백을 자초한 것 또한 사실이지요. 지하철 구내에서는 『공산주의자나 간첩신고는 안기부에』라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오는데 남북한 총리회담과 문화·체육교류 관계로 서울에 우글우글한 「공산주의자」는 왜 신고대상이 안되는지에 대한 논리적 설득작업이 생략됐기 때문에 이데올로기의 공백이 생겨난 것입니다. ○대안있는 비판 중요 사회지도급 인사들도 정치 지도자를 비판하기는 하지만 이데올로기 문제가 심각했을 때 관념이 아닌 현실을 연구한 학자가 몇이나 되며 언론은 상업주의에 치우치지 않고 국민의 알권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을 다했습니까. 종교는 기복 종교로서가 아니라 국민의 정신적 가치확립을 위해 얼마나 매진했을까요. 우리 사회의 기성제도 정치가 한계에 다다름에 따라 시민운동에 기대를 걸게됩니다. 정당차원과는 달리 직업 및 이익·사회단체가 활성화돼야 합니다. 차기 대권주자를 밀실에서 뽑고 또 그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의식에 제약이 가해져야 합니다. 지도자는 국민이 선출하는 것이지 밀실에서 뽑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선거가 선동정치의 포로가 되어서는 안되고 올바른 국민의사를 반영하는 수단이 돼야하며 자신의 책임을 다하는 대안있는 비판이 중요합니다. ▲이교수=우리 민족은 맨 주먹으로 이만큼이나마 경제적 성장을 이룬 것만 보더라도 뛰어난 민족임에 틀림없습니다. 우리 국민이 이같은 훌륭한 자질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물꼬를 트는 것이야말로 우리 지도자들의 소임입니다. 이같은 맥락에서 정치 지도자들이야말로 앞서 말한대로 나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자기 희생을 감수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다시 말해 정치인들이 씨는 뿌리되 수확은 다른 사람이 거둘수도 있다는 식으로 신사고를 해야만 민주주의가 정착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단군 이래 처음 맞이한 성장의 호기에서 아르헨티나처럼 하루 아침에 주저앉지 않으려면 그만큼 정치 지도자들의 자기 희생이 뒤따라야 한다는 얘기지요.
  • 「부인」들이 「머리를 얹는」세상/송정숙 본사 논설위원(서울칼럼)

    『…그날이 나 머리 얹는 날이었잖아. 모처럼 머리 얹어 주겠다고 나오라는 데 안나갈 수도 없고… 그래서 나갔지』 매력적인 30대 주부들 여러명이 모여 환담중인 가운데 하나가 하는 말이었다. 우연히 이웃해 앉았다가 그말을 듣고는 적이 당황했다. 머리를 얹다니… 멀쩡한 기혼의 주부가 그게 무슨 소린줄이나 알고 쓴 말일까 싶었던 것이다. 사전식으로 하면 이 말은 땋은 머리를 틀어올려 쪽을 찐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말은 관용적으로 뉘앙스가 많이 다르게 씌어왔다. 「부인」으로서의 정식 지위를 얻기 어려운 처지의 여자가 어떤 남자에 의해 내연의 방법으로 「어른」이 된다는 뜻이다. 『그 한량이 머리 얹어준 명월관 동기가 수두룩하다』­따위로 쓰인 것이다. 그런데 이들 젊고 당당한 「법적 아내들」이 느닷없이 머리를 얹었다고 깔깔거리며 떠든다는 건 무슨 소린가. 그것이 골프에 관한 은어라는 것은 알 사람을 안다. 인도어에서 시작한 초심자가 처음으로 필드에 나가 그린에서 데뷔하는 행사를 그렇게들 부른다. 그러나 그것은 골프인구의 주류가 남성이던 때,남자들끼리 사이에서 만들어진 속어다. 우리에게서 골프란 애당초 상류계층의 도락으로 출발했으므로 옛날 한량의 용어를 빌어왔다는 일은 애교도 있어 보인다. 그러던 것을 요즘들어 부쩍 확대되어 가는 여성골퍼에게 그대로 적용하려니까 이런 현상이 생겼을 것이다. 「동기 머리 얹어주기」 같은 한량놀음은 이제 풍화해 버렸으니 「머리 얹어주기」라는 말의 쓰임새는 골프에서 더 오래 시민권을 얻게 될지도 모르겠다. 젊은이들의 이런 언어생활에 문득문득 당혹을 느끼는 세대도 이제 점점 스러질 터인즉 더욱 쉽게 그리 될 것이다. 그러고보면 우리에게는 그런 말들이 이미 많이 생긴 듯하다. 이를테면 『물건너갔다』도 그런 것이다. 『내각제 물건너갔다』라는 제목이 주먹만한 활자로 신문머리를 누비고,TV뉴스 벽두에 흥분한 목소리로 달려나오기도 한다. 이말이 빈번하게 출몰할 무렵,주변의 젊은이에게 이말의 뜻을 아느냐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그는 아주 간단히 『이제 다 끝난 일이다』­그런 뜻이 아니냐고 대답했다. 그말이 『송아지 물건너갔다』를 원형으로 하는 말이라는 것을 아는가고 다시 물었더니,그런 말도 있었느냐고 몹시 생소해했다. 따라갈 수 없는 간격으로서의 「물」을 건너가 버렸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뜻을 전달하므로 어원같은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는 생각인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왜 「송아지」가 그앞에 붙는지 제대로 알려주는 자료를 발견할 수는 없다. 속담사전에도 『송아지 물건너…』만 나올 뿐이다. 홍수때 떠내려오는 송아지를 건지려는 사람에게 재바른 송아지가 강건너 언덕으로 올라가 버렸으니 단념하라고 말해주던 데서 생겨난 말이라고 이야기해 주시던 옛날 어른들의 기억을 어렴풋이 미뤄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머리 얹다」든 「물건너갔다」든 요즈음식으로도 충분히 통한다. 그러나 그말에 배어 있는 비유의 맛은 우리의 독특한 정서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아름다운 정서다. 이런 정서들은 우리가슴에 그윽한 향취를 내며 맑고 깊은 우물을 파놓는다. 우리의 정서가 배어 있는 말 중에는 「머리」와 관계된게 많은 것 같다. 「귀밑머리 마주 푼 사이」도 그중의 하나다. 옛날에는 성례 안한 처녀 총각은 모두 머리를 땋았었다. 어린 나이에 머리를 땋자면 자라는 중의 귀밑머리가 자꾸만 빠져나와 흐트러진다. 그걸 가뜬하게 하기 위해 먼저 양쪽 귀밑머리를 따로따로 종종종 땋는다. 그것을 뒤로 모아 하나로 땋아서 댕기를 물리는 것이다. 그렇게 어린나이에 신랑각시가 되어 혼례를 치르게 되면 피차에 귀밑머리를 풀어 상투도 틀고,쪽도 찌고서 초례청에 서게 된다. 서로가 상대의 귀밑머리를 풀게한 사이이므로 「마주 푼 사이」이다. 이런 사이는 세상풍파에 씻겨 질깃해진 성인끼리의 사이와는 다르다. 순진하고 본질적이어서,오뉘처럼,살붙이처럼 심오한 배필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귀밑머리 마주 풀고 만나서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해로하는 사이』가 혼인의 덕담중 가장 큰 것이었던 옛날은 지금 사람들에게 미소를 머금게 한다. 한밤중이나 비바람속에 길을 나서려는 무리한 행동을 보면 옛날 어른들은 『무슨 머리 풀 일이 났다고』 그렇게 서두르느냐고 나무라셨다. 「머리 풀 일」,그것은 상을 당한다는 뜻이었다. 우체부가 외할머니 부고를 대문설주에 끼워놓고 가던 날의 어머니를 기억한다. 고꾸라지듯 툇마루 끝에 주저앉으시며 은비녀부터 뽑으셨다. 자주색 옷고름을 떼고 앞섶을 바늘로 여미실 때에는 철철 흐르는 눈물 때문에 헛손질을 하셨었다. 아득하게 멀어져간 옛날 저쪽에서,홀연히 보석처럼 이런 기억들이 빛을 발하는 것은 그 격식있는 풍속의 정서 때문일 것이다. 옛분들이 아무렇게나 되는대로 사시지 않고 그런 의식을 생활속에 실천하셨다는 일은 우리의 마음을 고상하고 윤택하게 해준다. 「송아지 물건너가다」처럼 그 시대의 삶의 정서가 밴 말도 우리를 윤기 있게 한다. 성경말씀 중에는 『부자가 천당에 이르는 일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기보다 어렵다』라는 말이 있다. 우연한 기회에 이말의 생성배경에 관한 것을 읽은 일이 있다. 예수의 시대의 유대에는 왕궁을 중심으로 성이 있었다. 밤이 되면 성문은 닫혀서 사람들이 드나들지 못한다. 부득이 드나들려면 성문밑으로 난 비좁은 개구멍 같은 것을 통과해야 했다. 이 구멍의 별명이 「바늘구멍」이었다고 한다. 그 시대의 주요한 짐승이었던 커다란 낙타가 그 구멍을 통과한다는 것은 불가능할 만큼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이 정도의 비유라면 1㎜도 안되는 크기의 진짜 「바늘구멍」을 낙타가 통과한다는 것보다는 훨씬 가능성이 있다. 당시의 부자들도 이정도라면 처음부터 체념하고 노력을 포기하지는 않을 수 있었을 것이다. 말이라는 그릇에 담긴 뜻은 어차피 세월을 따라 풍화하고 화석이 된다. 아주 사그라지기 전에 모아두고 되새겨보는 일은 민족문화의 수맥을 마르지 않게 하는 일일 것이다. 「게리맨더링」이니 「필리버스터」 같은 용어를 멋부리기 위해 인용하는 사람들이 우리사회에는 많이 있지만 밑도 끝도 없이 「물건너갔다」고 조각나 버린 말을 되찾는 이는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까 찾고 싶어도 찾을만한 전거도 찾기 어려워져 간다. 골프가 서양식 한량들의 놀이이므로 옛날 같으면 명월관 기생 머리 얹어주기 경쟁하던 한량끼리였을 남성들이 그말을 활용하는 것에는 그 나름의 운치도 있음직하다. 그러나 당당한 합법적 아내들이 『나 오늘 머리 얹었다』고 깔깔거리며 좋아하는 일은 좀 당황스럽다. 이런 감성은 낡은 것이어서 점점 사라져버릴 운명에 있다는 예감까지 겹쳐서 쓸쓸하고 슬퍼지기도 한다. 개발의 불도저 밑에서 사금파리가 되어 뒹구는 백자 파편을 보는 것 같은 슬픔이다.
  • 미ㆍ북한 접촉에 대한 시각(사설)

    동유럽을 중심한 사회주의권 내부의 정세변화로 국제적 고립에 몰려있는 북한이 요즘 다시 미국과 일본에 접근을 시도하는 듯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과거와 달리 두드러진 사례로는 먼저 북한이 대미관계개선의 일환으로 한국전쟁 당시 사망한 미군5명의 유해를 곧 미측에 보내리라는 사실이다. 또 미국측으로서는 오는 17일부터 조지 워싱턴대 중소문제연구소 주최로 열리는 국제학술회의에 북한 노동당 대남 담당비서겸 조평통위원장인 허담이 참석을 희망해올 경우 미 입국을 허용하리라는 것이다. 미군의 유해반환은 미ㆍ북한간 해묵은 현안으로 언제라도 해결가능한 사안이다. 궁금한 것은 허담의 경우 「미 입국허용」과 「참석희망」을 놓고 미ㆍ북한사이에 어느정도의 사전논의가 있었겠느냐 하는 점이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미측의 입장도 유연한 것이 현재로서 확실할 것 같다. 그러나 공식적인 태도는 유보한채 아직은 양쪽의 관계개선에 있어서는 남북한신뢰구축,핵협정조인등 북한측의 태도변화가 전제돼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우고 있는 것 같다.어느 경우이든 북한이 스스로 국제적 고립을 벗어나고 또 그들이 원한다면 그것을 도와줄 수 있다는 입장인 것이다. 우리역시 그러한 사태변화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는다. 사실 요즘 들어서는 88년이래 북경을 무대로 간헐적으로 열려오다가 지난 연초 북한이 팀스피리트훈련을 트집잡아 외면해오던 미ㆍ북한접촉을 재개하려는 쌍방의 움직임이 전해지기 시작했다. 북한쪽은 또 얼마전 학술단체대표를 일본에 파견하여 「일ㆍ북한관계개선을 위한 구체적 계획」을 제시하고 비밀교섭을 시작하자고 제안했다고 전해진다. 북한이 은밀하지만 과거에 비해 구체적 행동으로 미일과 관계개선을 모색하는 것은 국제관계의 급격한 변화로 초래된 그들의 외교적 위기를 극복하려는데 그 목적이 있음은 분명하다. 북한의 그러한 자세변화가 사실이라면 그것은 한반도문제해결을 위한 국제적 여건과 분위기 조성에도 도움이 될뿐더러 지금은 거의 중단상태에 있는 남북대화와 교류의 재개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라고 보는 것이다. 국제무대에서의 북한의 고립과 좌절감은어제 오늘에 시작된것이 아니다. 특히 최근에는 한국이 동유럽 6개국과는 물론 몽고와도 외교관계를 수립했고 소련과의 수교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소ㆍ중국과는 경제를 비롯하여 여러분야에 걸쳐 교류를 확대하고 있음을 놓고 북한이 그들 입장에서 더이상 고립속의 방관을 계속해서는 안되리라는 결론에 이르렀을 수도 있다. 북한의 선택은 바로 그것이다. 북한역시 그들의 대남 적화전략이 낡은 시대의 유물임을 인식한다면 작금년에 걸친 동유럽 사회주의 세계의 엄청난 변화를 활용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인식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미ㆍ소ㆍ중ㆍ일등 한반도 유관국가들도 북한의 그러한 선택을 부추기고 도와줄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 역시 이 세계적인 개혁과 개방시대에 한반도의 남북한이 더이상 비평화적 분쟁지역으로 남아있기를 원치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그 변화의 물결을 거스르지 말아야 한다.
  • 부동산투기와 재벌의 땅 사재기(사설)

    재벌들의 땅 사재기는 가히 경제위기를 초월하고 국민여론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행위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우리경제는 구조적 불황으로 국면전환이 있었고 물가마저 불안하여 안정기조가 위협받기 시작했다. 3년동안 지속되었던 노사분규도 뚜렷한 진정국면을 보이지 않아 산업평화의 정착이 주요 경제과제로 남아 있었다. 더욱이 원화절상과 노사분규로 3년동안 지속돼온 흑자경제가 중대한 위협을 받기 시작했던 것은 우리 모두가 익히 알고 있는 일이다. 기업들은 경제상황을 위기로 보았고 경기부양대책을 끊임없이 요구해 왔다. 원화를 절하하고 금리를 인하하며 특별설비자금을 확대하라는 주장이 잇따랐었다. 한편으로 부동산투기가 재연되어 어떻게 하면 투기를 억제할 수 있을 것인가에 비상한 관심이 쏠려 있었다. 그 대안으로 토지공개념도입과 관련 세제개혁이 제시되었고 이에 대한 열띤 공방이 오갔다. 기득계층의 강력한 반발이 있었지만 국민 대다수의 여망에 따라 토지관련 3개 입법이 국회에서 통과되어 올해부터 시행되기에 이르렀다. 89년은어느 해보다 부동산투기억제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가 거센 해였다. 그런 상황속에서 재벌들이 땅 투기에 열을 올렸다는 것은 매우 충격적이다. 30대 재벌이 작년 한햇동안 새로 사들인 부동산이 2조4천억원에 달했다. 이 금액은 신규매입부동산에서 매각 부동산을 뺀 순취득액이고 매입액 기준으로는 3조8천억원에 이른다. 은행의 여신관리를 받고 있는 이들 대기업이 불황인데도 88년보다 금액기준으로 6.5%나 땅을 더 사들였다는데 놀라움이 더해진다. 이들 30대 재벌이 갖고 있는 부동산은 작년말 현재 1억2천만평이다. 이 규모는 대구시와 비슷하다. 금액으로는 13조1천3백91억원에 이른다. 특히 상위 10대 재벌이 갖고 있는 땅이 30대 재벌이 갖고 있는 땅 면적의 77%에 해당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30대 재벌기업들은 방대한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로 은행의 최대 채무자이다. 지난해말 현재 30대 재벌의 은행대출 총액은 전체의 14.7%를 점하고 있다. 지급보증까지 합친 여신은 18.3%선이다. 대출기준으로 13조원,여신기준으로 17조5천억원을 은행으로부터 빌려 쓰고 있다. 대기업들이 결국 빚내어 부동산 사재기를 해온 셈이다. 이같은 대기업들의 부동산매입현황과 소유현황은 부동산투기 재연의 원인을 직접적으로 시사해 주는 것이다. 기업이 부동산의 최대 수요자이고 소유자임이 밝혀진 셈이다. 대기업들이 부동산에 손을 대면 투기가 일어나지 않을 수 없게 되어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4·14 부동산투기억제대책에 기업부동산투기억제에 관한 조치가 전혀 없다. 오히려 사원용 임대주택건설을 촉진한다는 명목으로 신규 부동산 취득의 길을 넓혀 놓았다. 또 4·4 경제활성화 조치로 대기업에 대한 여신규제가 완화되었다. 최근의 일련의 조치는 역설적으로 말해서 기업의 부동산투기를 부추기고 있다 하겠다. 부동산투기의 주요한 관건을 쥐고 있는 대기업들의 부동산 매입을 제도적으로 억제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부동산투기를 잡겠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정부가 진정으로 부동산 투기를 잡으려 한다면 기업의 부동산과다보유 억제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기업의 비업무용부동산 판정기준을 강화하고 부동산을 과다하게 보유한 기업의 경우 차입금 이자에 대하여 손비처리를 인정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부동산을 임직원 명의로 위장 취득한 기업과 자금을 유용하여 부동산을 불법 취득한 기업의 경우 그 명단을 공개하는 동시에 기업경영이 사실상 불가능하리 만큼 금융과 세제면에서 불이익이 돌아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특히 4·14 부동산투기억제대책에 의하여 설치키로 되어 있는 부동산투기행위 정보관리센터에 대기업을 별도로 관리하는 상설기구를 두어 운용하기 바란다. 금융기관에 맡겨 관리하겠다는 안이한 정책자세는 버려야 한다. 대기업의 부동산 탐욕은 특별대책 없이 치유될 수가 없기 때문이다.
  • 청와대ㆍ민자각계파 내분수습 움직임

    ◎“위험수위”판단…돌파구 모색에 부산/「선 박장관 퇴진­후 청와대면담」방침고수 민주계/「개인차원 얘기」강조…4자회동 성사 기대 청와대/「반민주계 범민정 연합론」대두속 진화작업 민정계/예상밖 파장에 당혹…후유증 최소하 전력 박정무 박철언정무1장관의 「폭탄발언」으로 증폭된 민자당내 민정ㆍ민주계간 내분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당 주요인사들의 수습노력이 가시화되고 있다. 청와대측은 노태우대통령과 김영삼ㆍ김종필최고위원,박태준최고위원대행의 4자회동을 주내에 성사시켜 이번 사태를 마무리 지을 것을 희망하고 있고 김종필최고위원을 비롯한 각 계파 중진들도 수습을 위한 막후절충을 시작했다. 그러나 민주계측은 박장관의 퇴진없이는 문제가 해결될 수 없음을 강조하고 있고 보다 근본적으로는 이번 사태가 향후 당권경쟁과 맞물려 있어 내분양상이 쉽사리 진정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 ○…청와대측은 박철언정무1장관의 발언 파문이 조기에 수습되어 민자당이 정상가동 되기를 강력히 희망. ○노대통령 “수습”당부 이와관련,노대통령은 11일 저녁 박준병사무총장과 이종찬ㆍ김윤환ㆍ이춘구ㆍ이한동의원등 민정계 중진의원들을 청와대로 불러 만찬을 함께 하며 당내분 수습에 이들이 적극 나서 주도록 당부. 이날 청와대 회동은 노대통령과 중진들과의 만찬에 이어 중진 5인만이 따로 모임을 갖는 형식으로 2시간가량 진행됐는데 노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3당 통합후 일부 민정계 중진들이 당일을 모른채하고 뒷짐만 지고 있는 경향이 있다고 힐난조로 언급했다는 것. 노대통령은 그러나 내분수습의 구체적 방안은 적시하지 않은채 절충과 설득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는 당부만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박장관을 그만 두게 할 의사는 없는 것 같았다는 전문. 청와대측은 박장관의 발언에 『김영삼최고위원측이 대통령이나 정무장관을 적으로 몰고 간다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한 대목을 놓고 박장관이 사전에 노대통령과 어떤 형태로든 교감을 가진끝에 「포문」을 연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분석에 매우 신경이 쓰이는 눈치. 노재봉비서실장은 이에대해 『박장관의 발언은어느 누구와도 협의 하지 않은 개인차원의 얘기』임을 강조하고 김최고위원에게는 박준병사무총장을 통해 이같은 뜻을 전달. 노대통령이 박장관의 발언에 진노했다거나 박장관을 엄히 문책하겠다는 얘기를 했다는 후문은 없으며 아무런 의사표시 없이 묵묵히 전말만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박장관의 거취문제에 대해 이번주 내로 있을 노대통령과 김영삼ㆍ김종필최고위원과의 회동결과에 따라 다소 유동성은 있을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는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알아서 할일』이라면서도 「퇴진」보다는 「역할축소」및 「근신령」수준일 것이라고 관측. 주내 청와대 회동과 관련,최창윤정무수석은 『최고위원들이 사안의수습을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청와대회담은 그들의 의견을 듣고 당에서 요구하는 시기에 맞춰 이뤄질 것』이라며 『회담시기가 이번 주말을 넘기지 않았으면 한다』고 주내 회동성사를 희망. 최수석은 또 『이왕 청와대에서 최고위원들이 모인다면 박태준최고위원권한대행도 참석하는 것이 모양도 좋지 않겠느냐』고 피력. ▷민정계◁ ○…민자당의 내분이 박철언장관의 발언으로 급속히 확산되자 민정계중진들은 박장관과 민주계를 겨냥한 직접적인 언급을 삼간 채 당내결속과 화합을 거듭 강조하며 진화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 ○직접적인 언급은 삼가 박태준최고위원대행은 이날 경북 영양ㆍ봉화지구당 개편대회에서 치사를 통해 최근의 당내갈등 표출이 3당통합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상호자제를 촉구했으며 박준병총장도 『당내에서 정책이나 이념문제 등을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면 그래도 모양이 나았을 텐데』라고 아쉬움을 표시하면서도 청와대 회동에서 해결의 실마리가 풀릴 것을 기대. 이종찬ㆍ김윤환ㆍ이춘구ㆍ이한동의원등 민정계 중진의원들은 이날 노대통령으로부터 직접 갈등해소를 위한 중재에 나서도록 지시받고 나름대로 대민주계 접촉을 시도할 움직임. 이중에서도 구민정총무시절 야권인사와 친분이 두터웠던 김윤환의원이 가장 적극적이며 김의원은 12일중 민주계의 김동영총무를 만나는 것을 시작으로 민주계 인사와의 연쇄접촉을 가질 예정. 지방에 머물다 청와대의 연락을 받고 급거 귀경한 이종찬의원도 당내분 수습을 위한 노력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고 이춘구ㆍ이한동의원도 민주계와의 대화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 한때 박장관의 「독주」를 막기위해 공동보조를 취하기도 했던 이들 중진의원들 사이에서는 이번 내분에서 민주계가 승리할 경우 당권이 넘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때문에 「반민주계 범민정연합」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대두 ▷민주계◁ ○…민자당내 민주계는 청와대와 민정계의 다양한 채널을 통해 『박장관 발언이 노태우대통령의 뜻이 아니다』는 요지의 해명을 접하고는 「선 박장관 퇴진 후 청와대 면담」쪽으로 전략의 방향을 잡아가는 인상. ○연합전선 구축을 모색 민주계측은 특히 그동안 중립적 위치를 지키던 김종필최고위원이 박장관 발언을 계기로 반박라인에 동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김영삼최고위원의 기자회견을 통해 청와대 3자회동 선호입장을 피력하는등 김종필최고위원과의 연합전선 구축을 모색. 김영삼최고위원은 청와대와 민정계 중진들로 부터 오는 「위무」전화를 일체 받지 않은 채 『내가 왜 이런 꼴을 당해야 하느냐』며 자신이 직접 강경대응 하겠다고 비분강개 했으나 측근들이 『직접 나서면 모양이 우습다』고 만류. 이에따라 김최고위원은 당기강 확립ㆍ개혁요구ㆍ공작정치근절 등 「일반론」만을 개진하고 측근들이 집중적으로 박장관에 대한 공세를 퍼붓는다는 전략. 황병태의원은 『김최고위원으로서는 이번 사태가 건곤일척의 싸움』이라고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한뒤 『노대통령과 박장관간의 인간적 관계를 알고 있으나 이번은 노대통령이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이라며 박장관의 퇴진없이는 문제가 해결될 수 없음을 강조. 황의원은 이어 『김종필최고위원측과 접촉을 통해 김최고위원이 우리를 지원한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천군만마를 얻은 격』이라고 피력. 민주계의 한 중진의원은 또 『표면에 박장관이 있으나 문제는 보다 근본적』이라고 노대통령에게까지 화살을 돌리며 『모든 정보를 박장관이 독점하고 노대통령의 주변을완전히 둘러싸고 있는 형국인데 이 같은 정보의 통로와 권력의 행사 방식을 고쳐야 한다』고 주장. 이 중진의원은 『아직도 청와대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같다』고 청와대측의 각성을 촉구. 박장관의 발언해명과 인책을 요구했던 민주계 11명의원중 서청원의원은 13일로 예정된 자신의 서울 동작갑지구당 개편대회를 『이같은 분위기에서는 도저히 개최할 수 없다』며 무기연기토록 지구당에 지시하는 등 민주계일부에서 정상적 당무할동을 조직적으로 보이콧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 ▷박장관◁ ○…박철언장관은 자신의 발언이 예상 이상으로 증폭돼 일파만파의 조짐을 보이자 청와대ㆍ민정계중진 등을 비롯,각계에 발언의 진의를 해명하면서 사태수습에 도움을 요청하는등 후유증 극소화에 노력. ○측근들,심야 대책회의 박장관은 11일 상오 기자들에게 『새 정치체제의 확립을 위해 스스로 인내하고 자제할 것을 다짐한다』고 전제한 뒤 『김영삼최고위원을 정치 대선배로 잘 받들어 모시겠다는 나의 기본자세를 잘 인식 시켜 달라』고 당부.그는 『어제 저녁부터 부산에 있는 김동영총무와 통화를 하려 했으나 연결이 되지않아 황병태의원과 통화,발언의 진위와 보도배경 등을 설명했다』면서 『황의원은 「보도된 내용을 보고 매우 걱정했으며 당혹스러웠다. 박장관의 뜻을 김최고위원에게 전하겠다」고 답변했다』고 소개. 박장관은 또 『10일 하오 신문을 보고 곧바로 박태준최고위원대행,박준병총장,청와대 등에 발언의 참뜻과 경위 등을 설명하고 오해와 파문이 없도록 요청했다』고 전하고 『당권다툼이나 권력싸움을 하는 것 같아 국민들에게 송구스럽다』고 부연. 이에앞서 박장관은 10일 밤 강재섭ㆍ나창주의원 등 핵심측근들과 서울 양재동 자택에서 심야대책회의를 갖고 민주계측의 공세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한 뒤 우선 사태수습에 주력키로 결론을 내렸다고 한 참석자가 전언. 이 참석자는 민주계측을 성토하는 발언도 많았지만 서로 자제하는 것이 대국적 견지에서 바람직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면서 『그러나 민주계 의원들이 공식ㆍ비공식 모임에서 박장관에게 공격을 가할 경우 박장관의 참모인 우리가 맞대응 하기로 했다』고 설명.
  • 상경 여중생 5일째 “행불”

    겨울방학을 맞아 서울 친척집에 다니러 왔던 전남 완도군 금일중 3년 최모양(16)이 서울역에서 행방불명된지 5일째 연락이 없어 3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최양의 작은어머니 임모씨(32ㆍ서울 동대문구 장안동)는 『지난달 30일 하오5시쯤 최양이 서울역에 도착해 마중나와 달라고 전화를 해 역으로 나갔으나 만나지 못한 뒤 소식이 끊겼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하오7시쯤 20대 남자가 임씨집에 전화를 걸어 『최양 작은집이 맞느냐』고 물은뒤 급히 전화를 끊었으며 최양이 스스로 가출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가족들의 말에 따라 처음 서울에 온 최양이 인신매매단에 납치된 것이 아닌가보고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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