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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송유관공사 이강명 사장(공기업 최고경영자에 듣는다)

    ◎“준국토 송유관 연결… 에너지 대동맥 구축”/수도권 남부저유소 내년 완공… 경질유 70% 수송 담당/소비량 증가 대비… 성남∼영종도∼울산·부산구간 등 건설 추진/국내업체 통합→축적된 노하우 상품화→해외진출 포부 『송유관 사업은 중요합니다.송유관이 없으면 고속도로는 온통 유조차로 뒤덮힐 것입니다.그렇게 되면 고속도로의 정체로 물류비가 많이 들고 차량 통행증가로 환경오염도 가중될 것입니다.또 송유관사업은 석유수급의 불안요인을 원천적으로 해소시켜 줍니다』 이강명 대한송유관공사 사장은 송유관업무와는 무관한 사람이다.20년 가까이 권력의 핵심부에서 일해왔기 때문이다. 그는 서울시에서 공무원생활을 하다 지난 79년 청와대로 들어간뒤 17년동안 총무분야를 담당해왔다.강산이 두번 바뀌는 동안 청와대 주인은 5명,비서실장은 18명이 바뀌었다. ○17년간 청와대서 근무 ­청와대에서 오래 있게된 무슨 이유라도 있습니까. ▲대통령을 모시는 업무에 사명감과 긍지를 갖고 열심히 일하다 보니 38살의 나이가 55살이 됐습니다.정치적인 외풍과는 관련이 없는 총무비서로 일했기 때문에 격변기에도 신분상의 변화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윗분을 모시는 입장에서 조직을 이끌어 가는 입장으로 바뀌었습니다.조직을 관리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습니까. ▲청와대에서 근무할 때에도 총무비서 소속 직원의 3분의2를 관장했습니다.청와대 근무 경험이 직원들을 관리하고 통솔하는 데 많은 보탬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공사에 부임한 이후 소감을 말씀해 주십시오. ▲먼저 책임감이 앞섭니다.솔직이 이 곳으로 오기 전에는 송유관공사가 어떤 회사인지 잘 몰랐습니다. 그러나 업무를 파악해보니 우리 공사가 매우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전국 송유관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국가경제에 꼭 필요한 에너지 대동맥의 역할을 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공사지연 막대한 손실 ­경기도 성남시에 설치하는 수도권 남부저유소 건설공사가 위험시설물에 대한 님비현상으로 착공이 지연돼 왔습니다. ▲당초 92년에 착공,94년 말에 완공하려던 남부저유소가 입지선정 단계부터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94년 1월에야 저유소 입지가 결정됐습니다.성남시에서도 건축허가를 1년이상 유보하는 바람에 지난 5월에야 착공할수 있었습니다.8월말 현재 건설공정은 42%로 내년 6월말 완공됩니다.공기가 2년반 늦어지게 된 셈이죠.공기지연으로 건설비용,이자 등 2천억원이상이 추가소요되는 것은 물론 기존에 완공된 송유관시설도 활용하지 못해 국가경제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주민들과 합의는 했습니까. ▲지역 주민들이 무조건 반대에서 주거환경 개선 및 복지시설 지원 등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선회,공사에서 우선 20억원을 성남시에 예치하고 공사에 들어갔습니다.구체적인 지원방안을 놓고 시의 중재아래 주민들과 협상을 계속하고 있습니다.5개 주변부락중 2개 부락과는 협상을 완료했으나 나머지 3개 부락은 주민들간의 의견 불일치로 협상이 지연되고 있습니다.빠른 시일안에 합의가 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대학로 집단민원 해소 ­앞으로 님비현상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 ▲집단민원을 해소하는 길은 지속적인 대화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생각합니다.솔직하게 털어놓아 주민들의 이해를 구하고 대신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이해 당사자들에게는 응분의 보상을 해줌으로써 민원을 해소하도록 하겠습니다. ­현재의 송유관시설 현황은. ▲전국 송유관 사업은 크게 경인송유관과 남북송유관으로 나뉘어집니다. 경인송유관은 지난 92년말 완공,운영중에 있습니다.인천∼김포공항,인천∼고양시에 이르는 55㎞의 송유관과 수도권 북부저유소가 포함됩니다. 남북송유관은 여천에서 대전을 경유,서울까지 연결되는 4백61㎞의 호남구간과 온산에서 대전을 거쳐 서울까지 연결되는 4백39㎞의 영남구간,그리고 대전저유소 및 수도권 남부 저유소를 말합니다.대전이남 구간은 지난해 6월 완공돼 부분 운영중에 있습니다.내년에 수도권 남부저유소가 준공되면 대전에서 서울까지 구간이 가동돼 전국적인 수송체계를 갖추게 됩니다. ­송유관은 국내 석유수송 물량의 어느 정도를 담당합니까. ▲미국,유럽 등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송유관의 수송분담률이 50%를 넘고 있습니다.반면 우리나라는 현재 전국 경질유 수요의 20%인 하루 19만8천배럴을 송유관으로 운송하고 있습니다.그러나 전국 송유관이 본격 가동되면 전국 경질유 수요의 70%이상을 송유관이 맡게 됩니다. ­석유소비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추가 건설계획은 없습니까. ▲인천 국제 신공항건설에 따른 항공유 수송을 위해 성남에서 영종도까지 1백12㎞의 송유관을 99년말까지 건설하기 위해 현재 조사설계중에 있습니다.대구 및 경북지역의 석유소비량 증가에 대비,경북 칠곡군에 저유소를 건설하기 위해 관련 인허가업무가 진행되고 있습니다.또 부산과 경남지역의 수요증가에 대비,울산에서 부산간 송유관건설에 대한 경제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종단관 필요 ­통일에 대비한 계획도 세워야 할 것으로 보는데요.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습니다.그러나 통일이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북한지역의 석유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선 한반도 종단 송유관건설이 필요할 것으로 봅니다. ­송유관 관련시설의 안전책은어떻게 확보하고 있습니까. ▲저유소는 국제 표준규격인 미국석유협회,미국화재예방협회 등의 설계기준을 적용,최첨단 안전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특히 탱크내·외부 및 주변에 최첨단 소화시설이 설치돼 24시간 사전 감시하고 있으며 불이 나면 화재현장이나 통제실 어느 곳에서도 작동이 가능한 전자동 소화망이 갖춰져 있습니다.또 방유벽이 이중으로 돼 있어 최악의 사태가 발생해도 유류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건설되고 있습니다. 송유관 및 저유소의 모든 시설은 스카다시스템이라는 최신 컴퓨터를 이용,안전하게 관리 감시하고 있습니다.스카다시스템은 송유관의 압력,유량,온도변화는 물론 극소량의 누유까지 자동으로 감지,사고발생 요인을 사전에 제거하게 돼 있습니다.이와 함께 모든 송유관시설은 외부 안전검사기관인 가스안전공사로부터 정기적으로 안전검사를 받고 있으며 외국 안전검사 전문기관으로부터 2∼3중으로 안전진단을 받았습니다. ○안전관리 전담부 신설 최근에는 공사에 안전관리 전담부서를 신설,직원의 긴급 대처능력 향상과안전의식을 생활화하고 있습니다. ­송유관공사의 경영수지는. ▲송유관사업은 특성상 초기에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자본집약적 산업인데다 수도권 남부저유소 사업이 늦어져 현재로서는 어려움이 많습니다.그러나 남북송유관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2000년에는 경영이 정상화될 것으로 봅니다. ­내년에 남북송유관 사업이 완공되면 사업다각화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는데요. ▲우선 이원화돼 있는 국내 송유관사업을 단일화하기 위해 한국송유관주식회사와 통합을 단행할 계획입니다.다음에는 송유관 건설 및 운영에서 축적된 노하우를 상품화,해외로 진출할 생각입니다.송유관사업과 관계되는 엔지니어링,관리용역사업에 참여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 송금수수료 대폭 오른다/조흥은행 최고 11배/타은행도 뒤따를 듯

    은행들의 송금수수료가 대폭 오른다. 조흥은행은 5일 최저수수료는 높이고 최고수수료는 낮게 조정하는 등 송금수수료 체계를 바꿔 이날부터 시행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A은행의 고객이 조흥은행의 현금자동지급기(CD)를 통해 같은어음교환 지역에 있는 A은행의 계좌로 돈을 옮길때에는 수수료가 종전에는 건당 2백원이었지만 8백∼2천2백원으로 최고 1천%까지 올랐다. 또 같은 어음교환지역내의 조흥은행 영업점을 통해 조흥은행 통장으로 무통장 입금을 할 때에는 종전에는 수수료가 2백50원이었지만 금액에 따라 6백∼1천8백원으로 최고 6백20% 올랐다. 선발은행인 조흥은행의 송금수수료 인상에 따라 상업,한일,신한,한미은행 등도 모두 비슷한 수준으로 송금수수료를 실질적으로 올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중기상대 사기 극성/「어음 고의부도」 등 3년간 1백개기업 피해

    중소기업을 상대로 한 사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그러나 법적 처벌이 쉽지 않아 피해를 당한 중소기업인들은 발만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경기도 군포시에서 가스보일러 부품업체인 M사 사장이었던 김모씨(여·55)는 동업사기에 말려들어 회사를 송두리째 빼앗기고 자신은 기소중지자로 경찰의 수배를 받고 있다.지난 93년 내수부진과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부도위기를 맞자 회사를 살릴 요량으로 채무를 변제하는 조건으로 김모씨(43)와 동업계약을 맺었다.동업자 김씨는 그러나 94년 4월 회사를 자기명의로 이전하고 채권자를 내세워 2억원대의 기계를 처분한 다음 공장 임대보증금 마저 빼내 자취를 감추었다.김사장은 95년초 결국 1억8천여만원의 부도를 내 회사도 날리고 자신은 경찰의 수배를 받게 됐다. 아파트 배기후드 생산업체인 N기계의 윤모사장(59)은 어음사기에 피해를 본 케이스.윤사장은 2년여 거래해오던 거래처 사장이 윤씨 명의의 어음 20장을 빌려간 다음 이를 사채업자에게 할인,현금화해 달아나 피해를 보았다.5∼6개 업체가 이와 유사한 어음사기로 입은 손실이 대략 60억∼70억원선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기도 안양시의 맹모씨(31)는 회사매매 사기범에 걸려 회사를 빼앗긴 케이스.재정난을 겪던 맹씨는 자신이 낸 회사매각공고를 보고 찾아온 박모씨(53)등 3명과 지난해 11월 매매계약을 체결했으나 매매대금으로 받은어음이 부도나 결국 회사를 날렸다. 이처럼 중소기업인을 상대로 한 동업,회사매매 및 물품사기 등은 최근 들어 부쩍 늘고 있는 추세다.부도를 낸뒤 재기를 모색중인 기업인들의 모임인 팔기회에 따르면 지난 93년초 피해사례를 접수한 이후 월평균 3∼4명의 중소기업인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으며 전화상담도 월평균 15건에 이른다.지난 3년간 줄잡아 1백여명이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팔기회 윤한기 사무국장(58)은 『사기범들이 사기죄가 성립될 수 있는 근거를 남기지 않아 피해가 속출하는데다 다수의 중소기업인들이 기소중지자로 당국의 수배를 받아 제대로 대응도 하지 못하고 애써 일궈온 기업체를 빼앗긴 경우가 허다하다』며 당국의 대응책마련을 촉구했다.〈박희준기자〉
  • 「PC통신과 청소년일탈행위 극복대책」안철수 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장

    ◎“「컴퓨터 윤리교육」 정규교과 채택을”/해킹·바이라스 침투 막을 제도적 장치 시급/해커 묵인­영웅시하면 더 많은 범죄자 생겨 한국과학기자클럽은 30일 한국과학기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정보화사회­역기능과 극복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가졌다.이날 토론회에서 안철수 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장이 발표한 「PC통신의 대중화로 인한 청소년의 일탈행위와 극복대책」을 요약,소개한다. 컴퓨터는 어느 틈엔가 우리 생활 깊숙이 뿌리를 내리게 되었다.그러나 컴퓨터가 우리생활의 일부분으로 자리잡음에 따라 그 역기능도 점점 커지고 있으며 중요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해커(hacker)란 지난 50년대말 MIT에서 만들어진 은어로 한군데 집중해서 파고드는 행위를 뜻하는 「hack」란 단어의 파생어다.즉 작업과정 그 자체에서 느껴지는 순수한 즐거움 이외에는 어떠한 건설적인 목표도 갖지 않고 작업에만 몰두하는 학생을 지칭하는 말이다. 해커라는 말을 들으면 사람들은 흔히 부정적인 면을 떠올린다.그러나 해커도 나쁜 사람만 모여 있는 집단은 아니다.그중에 나쁜 길로 들어선 사람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많은 해커가 순수하게 컴퓨터공부에만 몰두하고 있으며 그들은 전세계적으로 컴퓨터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기도 하다. 최근에는 해커라는 말과 함께 사이버펑크라는 말도 자주 사용하고 있다.사이버펑크란 사이버네틱스와 펑크가 합쳐진 말로 컴퓨터에 대한 전문지식을 가지고 일반관습이나 기존질서에 대항하는 사람을 말한다.그러나 그들의 의도는 기존사회제도를 전적으로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살아갈 수 있는 좋은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일부해커와 사이버펑크가 사회에 끼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언론·교육기관·가정이 합심해서 이를 위한 협조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첫째,정규교육과정에서 정보화윤리교육을 시행해야 한다.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초등학교때부터 컴퓨터윤리시간을 따로 두거나 컴퓨터교과서에 컴퓨터윤리에 관한 내용부터 실어 교육해야 할 것이다. 둘째,엄격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컴퓨터바이러스 제작자의 경우 그가 만든 바이러스를 다른 사람에게 직접 배포한 증거가 없다면 별다른 제재조치를 가할 수 없게 되어 있으며 해킹기법이나 컴퓨터바이러스 제작법에 관한 책을 쓰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셋째,언론에서 해커를 선도해나가야 한다.이들 해커의 행위를 도덕적으로 눈감아주고 오히려 천재나 정보화사회의 영웅처럼 보도한다면 이를 모델로 하는 더 많은 범죄자가 생겨날 것이다. 넷째,부모도 자녀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주어야 한다.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컴퓨터를 청소년의 방에서 거실로 옮기는 일이다.가족이 공유하는 공간으로 컴퓨터를 옮겨놓고 같이 사용하면 많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 정부·언론·교육기관·가정이 합심해서 정보화사회의 역기능방지를 위한 공조체제를 갖추고 공동으로 노력하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더욱 풍요로운 정보화사회를 맞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통계자료로 본 오늘의 북한/평통,분야별 현황 공개

    ◎식량­생산량 수요의 절반 수준/군사력­정규·예비군 남한의 1.6배/당간부 횡포·생활고 풍자 은어 성행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18일 최근 북한의 분야별 현황 등을 「북한의 오늘」이라는 자료를 통해 공개했다.주요 내용을 요약한다. ▷식량◁ 북한의 식량수요는 연간 6백50만∼6백70만t에 이르지만,생산량은 90년 4백82만t,91년 4백43만t,92년 4백27만t,93년 3백88만t 등으로 감소해 만성적인 식량부족을 보일 수밖에 없다. 식량배급 기준은 직위에 따라 다르다.특수군인(경보병)과 중노동자는 8백g,노동당과 정부기관의 간부,군인은 7백g,일반노동자와 사무원,대학생은 6백g,고등중학생 5백g,인민학생 4백g,부양가족등 무직자 3백g,유치원 이하 3백∼1백g등이다.당과 정부 간부가 받는 식량은 1백% 흰쌀이다.또 특수군인의 경우 백미와 잡곡이 7대3이며,나머지는 쌀과 잡곡이 2대8이다. 매월 15일 각 직장에서 배급하는 카드로 「전쟁비축미」로 2일분을 뺀 13일분의 식량을 받도록 되어있다.그러나 실제로는 13일분에서도 다시 「절약미」 명목으로 10%가공제되며,평양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그나마도 원활치 않은 실정이다. ▷군사력◁ 북한의 정규군은 1백4만명,예비전력은 6백61만7천명으로 우리의 정규군과 예비군에 비해 각각 1.6배씩 많다.물론 국민총생산(17.8대 1)등 기본적인 경제기반은 우리가 월등히 앞선다.지난해 군사비는 우리가 1백30억달러로 북한의 56억달러보다 많다. ▷화학무기◁ 북한은 60년대부터 독자적으로 신경·수포·질식·혈액작용제등 화학무기를 개발해왔다.현재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화학무기 생산시설은 신의주·만포 등 8개소,연구시설은 흥남등에 3개소,저장시설은 사리원등에 6개소가 있다.화학무기 발사수단은 박격포·야포·방사포등과 미사일·항공기·지뢰 등 다양하게 개발돼 있다.특히 AN―2,IL―28기와 전폭기를 사용한 대규모 살포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은어◁ 당정간부의 횡포를 풍자하고,생활고를 반영하는 은어들이 계속 성행하고 있다. ▲고도=키가 작은 김정일이 굽 높은 구두를 신고 다니는 것을 비꼬는 말. ▲김인백 동무=김일성은 인간 백정이다는 말을 줄인것. ▲다마네기 정책=당국의 정책이 너무 구태의연하여 아무리 벗겨도 내용이 같다는 말. ▲콩사탕=공산당이란 발음을 변형시킨 말.콩사탕 때문에 입맛 버렸다는 말은 공산당 때문에 일생을 잡쳤다는 뜻. ▲무 3형제=무 한가지로 만든 무국 무김치 무찐지 등 3가지 반찬. ▲떼레비 깍쟁이=TV가 있는 집 아이들이 보여주지 않을 때 하는 말. ▲3백%=처녀가 시집가면 직장,가정,남편과의 관계에서 모두 1백%를 해야 한다는 뜻. ▲구들공사=자식을 많이 낳아야 배급을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부부관계를 많이 해야 한다는데서 생긴 말. ▲공동변소=외국인이나 해외여행자를 상대로 매춘행위를 하는 여성.〈이도운 기자〉
  • ’95 풍미한 말·말·말…/「통치자금」 검은 돈의 대명사로

    ◎교도소 수감자 「개털」·「범털」에 「봉황털」 추가/대형사고 빗댄 「무서워」 시리즈 무섭게 번져/「태우는 기가막혀」·「방랑하는 전삿갓」 애창 어처구니없는 사건·사고가 잇따른 올해에도 사건·사고의 파문만큼이나 숱한 신조어가 생겼다.특히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과 관련된 다양한 유행어들이 대중가요의 변형이나 매스컴을 타고 세인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이 가운데 가장 인기를 끈 것은 「통치자금」.대통령의 통치차원에서 불가피하게 사용하게 된 돈이란 점을 강조하기 위해 나온 이 용어는 시중에서 탈법을 위해 회계장부에 올리지 않은채 숨긴 「검은 돈」의 대명사로 활용됐다.「안방비자금」은 「통치자금」의 아류.김옥숙씨가 노씨와는 별도로 수백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해 관리하고 있다는 의혹을 빗댄 말로 주부들끼리 계모임 등에서 『안방비자금(남편몰래 갖고 있는 돈)으로 한턱 써라』는 말로 통용되기도 했다. 전직 대통령의 구속사태와 관련한 대중가요 변형도 세태풍자에 한몫 거들었다.「태우는 기가 막혀」 「방랑하는 전삿갓」등이 그 예다.「태우는 기가 막혀」는 듀엣 「육각수」가 부른 「흥보가 기가 막혀」의 변종이며 「방랑하는 김삿갓」은 가수 명국환이 부른 「방랑시인 김삿갓」에서 나온 것.전두환씨가 장교시절 이 노래를 애창했다는 일화가 MBC 정치드라마 「제4공화국」에서 소개된뒤 유행병처럼 번졌다.또 전직대통령이 수감된 교도소내 재소자들사이에는 「개털·범털」에 이어 「봉황털」이란 신조어가 등장했다.청와대 집무실의 봉황그림을 본떠 전직대통령을 「봉황털」로 불러야 한다는 일부 재소자들의 조소섞인 말이다. 또 삼풍백화점붕괴사고와 대구도시가스폭발사고 등도 「무서워」시리즈와 「부실·사고공화국」「우째 이런 일이…」등의 유행어를 낳았다.「무서워」(무서운 전쟁)시리즈는 「무섭소」(무서운 소) 「무섭데이」(무서운 날)등 시리즈로 이어지면서 무섭게 번졌고 「우째 이런 일이…」는 잇단 참사에 대한 짜증의 발산어로 일이 잘 풀리지 않을때 자연스레 등장한 지방사투리로 3년 연속 유행어목록에 올랐다.「부실·사고공화국」은 미국 CNN,일본 NHK등 전세계 언론들이 삼풍백화점붕괴사고를 다루면서 붙여준 이름. 삼풍참사때 극적으로 생환한 최명석군과 유지환·박승현양등이 구조된뒤 첫마디로 건넨 「콜라를 먹고 싶어요」 「커피를 주세요」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어요」 등은 발랄한 X세대를 「인스턴트 매니아세대」로 인식되기도 했다. 대학가도 전직대통령의 구속과 관련된 신조어가 압권이었다.광고를 본뜬 「아무도 이 사람을 대통령으로 기억하지 않습니다.우리는 그를 범죄자로 기억합니다」는 올해 최고의 「카피」로 떠올랐으며 전직대통령은 「대도령」으로 바뀌었다.「땡전·땡노뉴스」의 부활도 관심을 끌었다.전씨·노씨 관련기사가 5·6공당시 대통령동정기사보다 더 많이 보도된 것을 빗댄 것으로 대학학보에까지 올랐다. 이밖에 「어솨요」(어서 오세요)「글쿤요」(그렇군요) 「방가방가」(반갑습니다) 「시로」(싫어요)등 PC통신용 은어는 일상어로 자리잡았다. 또 세태변화를 반영한 유행어로는 「간 큰 남자」 「머피의 법칙」등이 대표적이다.작가 김한길씨가 유행의 불길을댕긴 「간 큰 남자시리즈」는 슈퍼우먼시대를 살아가는 가부장들의 몸부림을 그려 폭넓은 공감을 얻은 끝에 같은 이름의 TV드라마까지 나왔다.
  • 눈썰매장 주말부터 잇따라 “개장”

    ◎누구나 즐길수 있어 가족 레포츠로 인기/「바가지형」 안전… 어린이들 타기에 적당/요금 어른 6,000∼1만원 어린이 5,000∼9,000원 어린 시절 엉성하게 만든 썰매를 타고 눈덮인 동내 언덕에서 미끄러져 내려오며 즐거워했던 「눈썰매」가 가족 레포츠로 자리를 잡았다. 스키·스케이트 등의 겨울레포츠처럼 특별한 장비나 기술이 필요없고 가벼운 주머니로도 즐길 수 있어 인기를 더하고 있다. 발로 속도와 방향 등을 조절하는 바가지형 눈썰매는 안전해 어린이들이 타기에 적당하다.스키판 모양의 양날을 단 스키썰매는 경사가 급하고 코스의 난이도가 높은 곳에서 시속 50㎞의 스피드를 낼 수 있어 청소년이나 성인들에게 제격이다. 올 눈썰매장은 전국 놀이공원과 스키장을 중심으로 잇따라 개장,동심의 세계로 초대한다. 3만평 부지에 연간 1백만명이 찾는 눈썰매의 메카 용인 자연농원은 9일 개장된다.4인승 리프트를 이용,산 정상에 올라 5백20m의 스키썰매와 2백m의 눈썰매,1백m·70m짜리 유아용 등 모두 6개 코스에서 즐길 수 있다.눈썰매 이용요금은어른 1만원,어린이 9천원,유치원생이하 7천원이다. 대구 우방타워랜드 눈썰매장은 오는 20일 첫 선을 보인다. 7천5백평 부지에 길이 1백20m,폭 18m로 16명이 한꺼번에 출발할 수 있는 규모이다.교통이 편리한 도심에 자리잡고 있어 평일 하오8시,주말 하오 10시까지 개장된다.어른 6천원,어린이 5천원. 과천 서울랜드는 국민학생 이하의 어린이 전용 눈썰매장 「산타 눈놀이터」를 조성했다. 45m의 슬로프를 타고 눈썰매를 즐기며 썰매장 아래쪽에 수북이 쌓인 눈으로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도 벌일 수 있도록 이색 「눈놀이 공간」을 마련했다.이용요금은 무료. 8일 새로 문을 여는 현대성우리조트 눈썰매장은 길이 1백20m,폭 20m로 경사가 완만해 가족이 함께 동심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상오 9시부터 하오 5시까지 당일권을 구입하면 수시로 눈썰매장을 이용할 수 있다.
  • “뇌물준 기업명단 수사 끝나면 발표”/노씨 수사­중수부장 문답

    ◎“노씨 변호사 추가소명자료 안냈다/부동산 3백억 신명수씨등이 관리” 안강민 중수부장은 15일 하오 노태우 전대통령이 재소환된뒤 가진 브리핑에서 노씨의 사법처리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유보했으나 수사가 마무리단계에 들어서인지 밝은 표정이었다.다음은 안중수부장과의 일문일답. ­노씨의 조사신분은 무엇인가. ▲(뜸을 들이더니)피조사자다. ­노씨 재소환 통보는 언제했나. ▲14일 저녁에 했다.누구를 통했는지는 밝히지 않겠다.적당한 방법으로 했다. ­노씨의 사법처리 여부에 관심이 많은데. ▲수사를 하고나서 결정할 사안이다. ­부동산 관련수사는. ▲노씨의 비자금 가운데 동방유량 신명수회장 소유의 동남타워,센터빌딩에 90년8월∼12월 사이에 2백30억원,노재우씨 소유의 동호빌딩,미락냉장에 88년∼92년사이에 1백25억원등 모두 3백55억원이 유입된 사실이 확인됐다. ­노씨가 제출한 소명자료에 없는 비자금인가. ▲그렇다.노씨가 밝힌 1천8백57억원외에 추가로 확인된 것이다.부동산유입 비자금으로는 처음으로 확인된 것이다. ­노씨가 고의적으로 비자금을 빼돌렸나,아니면 신회장등에게 준 것인가. ▲(잠깐 생각하고나서)신회장등이 관리하고 있는 재산으로 보면 된다. ­노씨를 철야조사하나. ▲수십번 물어도 대답은 똑같다(수사 진척 속도에 따라 다르다는 의미). ­이현우씨등 다른 사람과 대질신문하나. ▲…. ­3∼4개 기업이 노씨에게 뇌물을 준 것으로 확인했다던데. ▲신문에 나온 얘기지 내가 확인해 준 것은 아니다.수사가 끝나면 발표한다. ­노씨가 추가 소명자료를 냈나. ▲변호사가 낸 것은 없다.본인(노씨)이 냈는지는 모르겠다. ­16일 부르는 기업인이 있나. ▲있을수도 없을수도 있다.잘 모르겠다. ­16일부터 기업인 2차소환에 들어가나. ▲(말을 돌려)첫 소환하는 기업인에 대해서는 출두시기를 알려주겠다. ­처음으로 「재소환」하는 기업인을 말하는 것인가. ▲…. ­스위스 은행 비밀계좌 수사는. ▲보고받지 못했다. ­이현우·금진호씨를 재소환,사법처리하나. ▲수사진행 과정에 따라 처리되는 문제다.지금은 뭐라 말할수 없다. ­담당검사는. ▲1차 때와 마찬가지다.문영호2과장과 김진태검사다. ­부동산 유입자금을 밝혀냈다면 밝혀낸 비자금조성액이 늘어나는 것인가. ▲그렇다고 단정할 수 없다.계좌를 이동했을 수도 있다. ­전직대통령 구속도 법무장관 승인사항인가. ▲(규정을)봐야 되겠다.(웃으며)고약하게 묻는다. ­신명수,노재우씨는 범죄혐의가 있나. ▲검토해 보지 않았다. ­(노씨에 대한)참고인조사가 피의자 조사로 바뀔 수 있나. ▲이제 그만 끝내자. ­노씨가 오늘 조사에서는 얘기를 좀 할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나. ▲내가 좀 둔해서 잘 모르겠다(웃음). ­지금이 노씨를 구속하기에 적기라는 말이 있는데. ▲(웃음으로 답변을 대신) ◎최명선 대검차장 일문일답/“노 전 대통령 수사 이쯤서 정리 필요”/“김옥숙씨 관련 부동산 조사중/기업인은 별도로 일괄처리 하게될것” 최명선 대검차장은 15일 상오 안강민 중수부장이 노 전대통령의 재소환 사실을 발표한 직후 가진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신문들이 오늘은 뭐라고 쓸지 궁금하다.재소환만으로 보도하진 않을 것 아니냐』면서 16일쯤 노전대통령을 구속할 방침임을 강력히 시사했다.다음은 차장실에서 있었던 최대검차장과의 일문일답. ­노전대통령소환을 언제 결정했나. ▲정확하지는 않으나 지난 주말부터 이번 주쯤 재소환해야겠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왜 15일로 정했나. ▲사실 어제 통보하려고 했는데 그럴 경우 강택민중국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도 있고 해서 오늘 통보했다.또 오늘 한·중 정상의 조찬회담이 있는데 노전대통령이야기가 나오면 나라망신 아닌가.이것 저것 고려했다. ­오늘 들어오면 구속하나. ▲조사해야 할것이 너무 많다.기업부문에 대해서도 그렇고. ­오늘 돌아갈 가능성은. ▲조사해봐야 안다.나도 반쯤 기자가 다됐다.신문들이 오늘 뭐라고 쓸까 궁금하다.소환만으로는 안쓰겠지. ­내일쯤 구속하지 않겠나. ▲속단할 수 없다.조사내용이 많다.검찰이 뭐라고 말할 수 없다. ­빨리 끝내야 하지 않겠나. ▲검찰도 지쳤다.대충 이쯤에서 정리해야할 필요가 있어서 노 전대통령을 부르게 된것이다. ­기업체들은어떻게 하나. ▲노전대통령 이외의 사람들에 대해서는 전혀 결정된 바가 없다.특히 기업들에 대해서는 별도로 일괄처리하게 될 것 같다. ­영장이 청구되면 혐의사실이 들어가야 할텐데. ▲영장과 공소장은 완전 별개다.영장은 구속하기 위한 최소한의 혐의다.기업으로부터 받은 혐의가 안들어 갈 수는 없을 것이다.대표적인 혐의 1∼2건이 들어가면 되지 않겠나. ­사전영장을 청구하나. ▲사람이 이곳에 있는데 뭐하러 사전영장을 청구하겠나. ­기업인들을 재소환하나.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다.노전대통령이 뭐라고 이야기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꼭 그럴 필요가 있겠나. ­김우중회장은 왜 출국했나. ▲사업상 나가야 한다는데 막을 도리가 있나.그 안에 사법처리할 일이 있으면 들어오라고 하면 된다. ­김옥숙씨는 어떤가. ▲부동산부분을 조사중이다. ­이현우·금진호씨등 관련자들은 어떻게 처벌하나. ▲거기까지는 가지 않았다. ­청와대와 교감이 있었나.정치권에서는 전혀 모르고 있던데. ▲전혀 이야기한 바 없다. ­16일쯤 대통령의사과성명이 있다던데. ▲처음 듣는 소리다. ­대선자금 등은 노전대통령사법처리와 별개로 계속하나. ▲그래야 겠지(분명치 않음).
  • 비자금과 비책(외언내언)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사건이후 증권가에 비자금의 첫 자인 「비」자를 놓고 갖가지 은유적인 풀이가 나돌고 있다.비자금의 비자는 「비밀리 할 비」인데 검찰의 조사가 진행되자 비자금 건넨 기업인들은 그 돈이 자기돈 아니라며 비자를 「아닐 비」로 바꿔 비자금으로 부르고 싶은 심정일 것이라는 것. 검찰수사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대형이권을 따내려고 뇌물성 돈을 노대통령에게 건넨 재벌기업 총수 10여명이 사법처리될 것이라는 풍문이 나돌면서는 「아닐 비」자가 다시 「슬플 비」로 변해 비자금으로 바뀌고 있다고 한다. 또 증권가에서는 이현우전청와대 경호실장이 밝힌 것으로 알려진 노전대통령의 재벌총수 독대리스트를 비책이라 부르고 있다.비책이란 이조시대 각종성금 등 준소세 징수대상자의 명단을 일컫는 말이다. 퇴임하여 떠나는 구관사또가 새로 부임하는 신관사또에게 비책을 인계하는 것은 하나의 관례.신관사또는 그 책의 두께를 보고 부임한 고을에 얼마나 많은 부자가 있는지를 가늠했다는 것이다.비책의 두께가 두꺼우면 그 고을은 부자고을이고 얇으면 가난한 고을로 생각했다고 한다. 이 은어는 소위 이현우리스트에 국내 굴지의 재벌총수 명단이 들어 있는 것이 사실이고 총수들이 적지않은 돈을 각종성금 명목으로 노전대통령에게 주었다면 그 리스트는 이조때의 비책과 비슷하다는 데서 연유되고 있다. 그동안 일부 재벌들은 정경유착의 고리용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것이 사실이다.비자금 조성의 일반적 방법은 물건을 팔고 매출장부에 판매대금을 누락시켜 조성하거나 납품가격을 조작하는 방법이 있다.또 국제화시대를 맞아 대기업들은 해외현지 법인이나 지사를 통해 단가를 조작하여 비자금을 만들기도 한다. 이번 노 전 대통령 비자금사건을 계기로 재계가 진정으로 비자금을 슬픔을 안겨주는 비자금으로 인식,자성하고 검은 돈인 비자금은 절대로 조성하지 않았으면 한다.
  • 6공 비자금 파문­돈세탁 수법·과정

    ◎「수표 바꿔치기」로 조직적 돈세탁/신한은,다른 수표와 거래내역 맞조작/연희동측 “흔적 남기지말라” 부탁설도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 4백85억원의 돈세탁과정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신한은행 이우근 전서소문지점장과 이태진 전경호실 경리과장 등 관계자에 대한 소환조사에서 은행측이 조직적으로 「수표바꿔치기」수법으로 돈세탁을 한 사실을 밝혀내고 9개 시중은행과 2개 단자사에 대해서도 계좌추적작업을 벌이고 있다. 「수표바꿔치기」는 한 고객이 입금을 위해 사용한 수표 대신 전혀 관계가 없는 다른 사람의 수표로 바꾼 뒤 거래내역을 조장하는 「돈세탁」의 하나다. 이 수법은 돈세탁전문가들에게 「끊어치기」란 은어로 통한다.가령 A라는 사람이 B에게서 고액의 수표를 받았을 때 A는 은행창구가 아닌 지점장 등 은행 고위층에게 수표를 제시하고 입금액수가 기록된 예금통장을 받아간다.수표를 받은 은행은 당일 다른 고객이 입금시킨 수표를 모아 A로부터 받은 수표를 다른 고객의 거래내역서에,다른 고객의 수표를 A의 거래내역서에 기록함으로써 A와 B의 연결고리를 끊는 수법이다. 그러나 「금융실명제 긴급명령」이나 은행법등 현행 법률에는 「수표바꿔치기」 등 돈세탁방법에 대한 처벌규정이 없고 단지 은행내규에 의해 자체징계규정만 있어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가장 고전적인 돈세탁수법은 「거액자금조성→수표인출→예금→현금인출→사용」의 과정을 거친다.수표소지자(고객)또는 그 대리인이 사채시장이나 증권시장·시중은행을 직접 돌면서 소액수표및 현금으로 쪼개거나 합치는 수법도 등장한다. 이밖에 돈세탁수법에는 수표를 여러 지점에서 차례로 넣고 빼기를 반복,수표번호를 자르는 이른바 「도레미탕」과 「검은 돈」을 만드는 사람에게 수표를 주면서 발행번호는 다른 사람의 계좌에서 나간 것처럼 꾸미는 「수표박치기」도 있다. 노전대통령측은 신한은행측에 4백85억원을 예치시키면서 「흔적」을 남기지 않도록 「돈세탁」을 부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 사명을 띤 인물이 이전지점장과 이화구 전차장이다. 검찰은 이미 소환조사를 받은 이현우 전경호실장으로부터 『대개 1억·5억·10억단위의 수표를 받아 계좌에 넣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신한은행에 예치된 수표의 마이크로필름을 판독한 결과 10여개 시중은행에서 발행된 1천만∼1억원짜리 수표가 무더기로 입금돼 있는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이를 위해 93년2월1일자 각 은행이 보관중인 타점권 마이크로필름을 정밀분석,필름에 담긴 수표의 발행은행과 일자,이서자 인적사항 등을 캐고 있다. 그러나 수표추적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이와 관련,검찰 관계자는 『바꿔친 수표를 구분해내고 명확한 출처조사까지 마무리하려면 수표 한장씩 일일이 대조하고 발행은행의 거래내역까지 확인해야 한다』면서 『최소 2주에 3개월가량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확대에 숨죽인 금융권/금융 관계자들 시은 명동지점 「세탁장소」 관측/“불똥 튈라” 재계선 「6공과의 인연 지우기」 부심 금융권은 25일 검찰의 비자금계좌추적이 11개 은행과 2개 투금사로 확대되자 관련설 부인에 급급하던 전날과 달리 숨죽인 채 수사에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관련 금융기관은 비자금사태가 어떤 식으로 종결될지 몰라 전전긍긍해 했고,재계는 6공과의 「인연지우기」에 부심하는 모습이었다. ○…금융계 인사들은 전날 압수수색영장의 내용이 「93년2월1일 신한 등 7개 은행의 명동지점과 서울은행 본점 등 11개 은행과 2개 투금사에 입금된 타점권과 마이크로필름 전부」인 것으로 보아 93년2월1일 이들 금융기관에 동일인명의로 된 정체불명의 자금이 대규모로 입금된 것으로 추정. 이들은 『계좌명이 적시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신한은행 서소문지점이 수표를 맞교환하면서 대체한 수표와는 다른 자금이 이들 점포의 계좌로 입금된 것』으로 보고 검찰이 6공비자금에 대한 정보를 상당량 확보한 것으로 분석.시중은행 명동지점은 하루 교환되는 어음과 수표만 6천억∼7천억원에 이르는데다 투금사가 주고객이어서 비자금을 세탁하기 위해 명동지점을 활용한 것으로 관측. ○…은행감독원은 검찰이 11개 금융기관에 대해 계좌추적에 들어가면서도 당초 파견한 검사역 3명 외에 추가파견요청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비자금실체를 상당분 확보했거나,아니면 대국민 홍보용으로 계좌추적하는 것으로 파악. 한 관계자는 『11개 금융기관을 수색하려면 최소한 검사역 10명이상을 추가로 파견요청했어야 한다』며 『막후에서 정치적 해결을 모색하면서 겉으로 계좌추적에 열을 올리는 듯 보이게 하는 양동작전인 것 같다』고 분석.그는 김기수검찰총장이 검찰조사에 앞서 노전대통령이 비자금전모를 공개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발언을 증거로 제시. ○…금융계는 이현우 전경호실장이 나응찬 신한은행장에게 비자금의 관리를 부탁한 점을 들어 당시 집권층과 각별한 관계이던 박기진제일은행장에게도 같은 부탁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6공말 이원조전의원과 가장 각별한 관계에 있던 은행은 신한은행과 제일은행이었다』며 『비자금이 행장라인을 통해 심복인 지점장에게 전달된 경로로 볼 때 제일은행에도 이같은 통로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 ○…비자금파문은 한편으로 재계의 「6공청산」으로 이어지는 분위기.S그룹관계자는 『인사철과 맞물려 비자금사건이 터져 6공 때부터 행정부나 정계인사와의 교류가 주임무인 대관업무 담당임원의 보직변경이 예상된다』며 『이번 파문이 임원의 세대교체를 촉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언급. 이같은 분위기는 노전대통령 재임기간중 1천억원이상의 대형공사를 따내 수십억대의 비자금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건설업체를 계열사로 둔 그룹에서 두드러지고 있다.원전건설과 관련,뇌물제공혐의로 관계자가 유죄판결을 받은 모그룹은 그룹총수가 노전대통령과 악수하는 사진이 언론에 실릴 경우 그룹이미지에 나쁜 영향을 준다며 관련사진의 유출을 통제.
  • “대만­중국 직항 승인”/대만 정부/46년만에 운항 재개

    【대북 로이터 연합】 대만은 13일 중국∼대만 여객노선의 직접 취항을 사실상 허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유조현 대만 교통부장은 이날 TV로 생중계된 입법원 답변에서 연전 행정원장이 마카오 항공의 마카오 경유 대만∼중국노선 운항을 승인했다고 말했다. 이는 대만이 지난 49년 이후 견지해온 3불정책 중 하나인 불운항정책을 대폭 완화하는 것으로 중국 국영 중국국제항공공사가 5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마카오 항공은 마카오 경유시 여객기의 편 번호만 교체,대만∼중국노선을 운항하게 된다. 유부장은 그러나 이같은 결정이 불운항정책의 폐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주장하면서 『2개의 다른 편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중국∼대만 노선을 여행하는 승객들은 홍콩같은 제3국에서 비행기를 바꿔타야 하지만 이번 조치로 비행기를 갈아탈 필요가 없게 됐다. 또 이번 조치로 지난 49년 이후 처음으로 중국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여객기가 합법적으로 대만에 착륙하게 됐다. 대북의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대만으로 비행하게 됐다는 것은어떤 방식을 취했든 매우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하면서 『다른 항공사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부장은 이날 중국이 소유하고 있는 홍콩의 드래곤 항공도 홍콩에서 편 번호를 교체할 경우 장래에 중국∼대만 노선을 운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 대미 차협상과 국민 정서/김재영 워싱턴 특파원(오늘의 눈)

    국익이 걸린 문제를 놓고 다른 나라와 성공적인 협상을 벌이기도 어렵지만 협상결과를 같은 나라사람에게 충분히 이해시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전쟁이 아닌 협상은 타협과 양보를 뜻할 터인데 아무리 작은 양보라도 국익이 결부되면 국민들은 깊이 헤아리기보다 먼저 감정이 앞선다. 28일 미국과 자동차협상을 마무리지은 한국 협상팀은 워싱턴 한국대사관에서 한국특파원들에게 협상결과를 열심히 설명했다.가끔 지나치게 열심히라는 인상이 들 정도였는데 이번 자동차협상을 같은 한국인한테 차분하고 냉정하게 설명하기란 노련한 베테랑관료라도 어렵기는 할 것이다.성공적으로 피했다고 하는 미국의 「우선협상대상국관행」이라는 것은 두번 생각해도 감잡기 어려운 외교적 둔사인 반면 양보한 세액인하와 중대형자동차 시장은 최소한이라지만 생각할 것도 없이 금방 와닿은 우리의 이익이다. 같은 한국인에게 설명할 때의 열과 성을 배가해서 미국협상팀을 설득했을 것으로 믿고싶은 이번 협상팀은 설명과정에서 파악컨대 「1백대1」과 「조세주권」이란두 구절을 협상강행의 정신적 지주로 삼은 듯 하다.지난해 우리가 미국에 20만대의 자동차를 판 대신 우리는 미국차를 그의 1백분의 1인 2천대만 샀다.애국심이 아무리 많아도 이 1백대1 현황판을 들이대고서 이런저런 일을 해달라는 미국의 요구를 그냥 터무니없다고 우길 재주는 없다는 것이다. 이번 협상결과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협상팀은 『조세주권만은 지킨다』는 말을 기회있을 때마다 강조했다.단위당 세금을 몇십원,몇백원은 내려줄 수 있으나 세제나 세율등 제도자체를 고치라는 미국의 말은 「우선협상대상국관행」 몇개가 쏟아져도 들어주지 않겠다는 각오였다. 협상팀이 비장한 어조로 합창하듯 되풀이하는 「조세주권」 결의를 듣다보면 몇십원,몇백원 세액인하의 전체규모와 장기적 영향을 문제삼거나 따져묻는다는 게 쫀쫀해 보일 지경이다.그러나 협상팀의 지주인 「1백대1」과 「조세주권」은 단순논리의 자기마취제일 수도 있을 것이다. 협상성공을 위해 자기마취가 필요할 수 있는 협상팀은 그렇다 치고,국민들은어떤가.협상을 위한 국익양보를 깊이 헤아릴까.아니면 국내 자동차시장 개방 같은 건 나몰라라 하고 자동차세인하로 인한 난데없는 금전이득을 먼저 셈하지는 않을 것인가.
  • 북,인민군 선무활동 강화/최근 군부대 위문공연 부쩍 늘어

    ◎군기강 해이… 농가 식량절취 사고 급증/토기 저하 막게 김정일 「현지지도」 늘려 북한당국이 최근 인민군에 대한 각종 선무활동에 부심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우선 각급 군부대에 대한 위문공연의 횟수가 잦아지고 있는 것이 확인된다.이같은 위문공연은 인민무력부 직속의 군협주단,군단 및 훈련소의 기동예술 선전대 등이 담당하고 있다. 이들 공연에서는 김일성에 대한 추모공연과 함께 김정일에 대한 충성을 다짐하는 가요,춤,연극 등이 주레퍼토리로 등장하고 있다.따라서 최근 부쩍 활발해진 군부대 위문공연은 김일성 사망 이후 김정일의 군부 선무작업의 일환임을 짐작케 한다. 그러나 김정일의 군장악력 제고 목적 이외에도 북한당국으로 하여금 군에 대한 선무활동 강화를 불가피하게 하는 요인은 또 있다.즉 해를 거듭할수록 심화되고 있는 경제난으로 인민군의 사기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는데 따른 고육책의 성격도 있는 것이다. 올들어 북한을 방문한 해외동포들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인민군의 기강 해이로 인한 각종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이다.예컨대 인민군이 농가나 협동농장 창고 등에 몰래 들어가 가축이나 식량을 절취하는 따위의 일탈행위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주·부식은 물론 피복·기초의약품 등 인민군을 위한 각종 보급이 최악의 상황으로 나빠진데 일차적으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군간부들에 의해 저질러지는 각종 군내부 비리가 인민군 병사들의 일탈행위를 증가시키는 간접적 요인이라는 지적이다.최근 인민군 내에서 유행하는 각종 은어들이 이를 적나라하게 반영하고 있다.이를테면 『인민무력부에서는 무조건 떼어먹고,군단에서는 군말없이 떼어먹고,사단에선 사정없이 떼어먹고…,소대에서는 소리없이 떼어먹는다』라는 유행어가 이를 말해준다.군대내 정치지도원이나 중대장급들이 사병급식중 일부를 가로채는 일을 풍자한 「먹세중위」나 군관들이 장가갈 준비를 위해 군수물자를 빼돌리는 것을 비꼰 「보따리장사」라는 신조어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올들어 김정일의 군부대에 대한 이른바 「현지지도」 횟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인민군 내부의 이같은 속사정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김정일은 금년 들어 불과 21차례 공개석상에 등장했으나 그중 군관련 행사가 13차례를 차지했다.김정일은 사상최대의 수해로 겪고 있는 와중에도 지난 13일 최전방인 인민군 제839군부대 민경초소를 시찰,군오락회 공연을 관람하는 등 인민군에 대한 위무작업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는 듯한 인상이다.
  • 2번째 창작집 「남쪽 계단을 보라」 출간 윤대녕씨(인터뷰)

    ◎“신화적 상상력보다 사람이야기 쓰려 노력” 『자기 글이 오롯이 마음에 드는 작가란 없겠지만 먼젓번 창작집 때보다는 마음의 부담이 한결 줄었어요.그땐 주제를 알아듣게 전하지 못하면 어쩌나 조바심이 컸었는 데 저도 어느 덧 스타일을 찾아가나 봅니다』 젊은 작가 윤대녕씨(33)가 두번째 작품집 「남쪽 계단을 보라」를 세계사에서 펴냈다.지난해 초 첫 창작집 「은어낚시 통신」으로 90년대식 글쓰기의 한 유형을 보여주었던 작가가 1년넘게 써온 중·단편들을 모은 것. 표제작을 비롯,「가족사진첩」「사막의 거리,바다의 거리」「지나가는 자의 초상」「피아노와 백합의 사막」 등 8편을 실은 이번 작품집은 작가의 말이 아니더라도 「은어낚시통신」보다 훨씬 편안하게 읽힌다.특유의 문체가 이루는 팽팽한 시적 긴장감은 그대로지만 도저히 어째볼 수 없을 듯하던 사람사이의 격절감은 누그러졌기 때문이다. 수록작품중 「신라의 푸른 길」에선 저마다 삶의 고비에 선 기혼남녀가 동해를 따라가는 고속버스 여행의 우연한 동행이 되었다가 2천여년전역시 이 길에서 「헌화가」의 주인공이 됐던 신라의 수로부인과 노인 비슷한 마음이 되어 헤어진다.여자 주인공의 입을 빌려 「바다는 해안선이 있어서 아름다운 걸 거예요.땅도 아닌 물도 아닌」이라고 말하게 하는 지은이는 사람사이에 서로 삼투할 수 없는 해안선의 존재를 여전히 의식하고 있는 듯 하다.그 틈입 불가능성은 물론 이번의 몇몇 작품들에서 서로의 마음을 부대끼게 하는 사막이 돼 나타나기도 한다.하지만 이처럼 그 해안선이 사람의 조건 그 자체로 편안하게 받아들여지기도 하는 것은 이전의 윤대녕소설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첫번째 책의 작품을 쓸때만 해도 신화적 상상력에 붙들려 사람이 잘 안보였어요.그에 비해 이번 작품들은 땅으로,사람쪽으로 내려오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한 결과입니다.덜 거칠고 덜 고통스럽게 읽힌다니 다행이군요』 지난해 첫 장편 「옛날 영화를 보러 갔다」를 발표하기도 했던 그는 얼마전부터 두번째 장편의 집필에 들어가 있다.
  • 정원식 민자당 서울시장 후보/관훈클럽 특별회견 일문일답

    ◎나는 분별있는 “NO”를 할수있는 사람/서민촌서 오래살아 「민원」 해소책 터득/전교조에 강경대응… 우리교육 구했다 민자당의 정원식 서울시장후보는 24일 관훈클럽초청 특별회견에서 구상하고 있는 서울시정의 방향을 자신감 있게 펼쳐 보였다.다음은 일문일답 요지다. ­총리를 지내놓고 민선서울시장까지 하려는 것은 욕심이 아닌가. ▲김영삼 대통령의 간곡한 권유를 받고 며칠을 고민한 끝에 생애 마지막 봉사를 하겠다고 결심하게 됐다. ­민자당으로는 정후보가 승산 없는 카드라는 시각도 있는데. ▲서울은 야성이 강하지만 지난 광역선거때는 여당이 압승했다.서울시민은 현명하게 판단하는 자질을 갖고 있다. ­김대통령의 신임을 받은 배경은. ▲지난 2년반동안 개인적인 관계를 지속,독대기회가 많았다.27년동안 화곡동 서민주택단지에 살며 느낀 교통·환경문제를 대통령에게 개진해왔다.여기에 깊은 인상을 받았는지도 모른다. ­문교장관 재직 때 1천5백여명의 교사가 교단을 떠났는데. ▲당시 교원노조에 가입한 1만5천명의 교사 가운데상당수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을 했다.여러 차례 설득 끝에 1만3천5백여명은 탈퇴했지만 1천4백60여명이 조직에 얽매여 나오지 못했다.이후 복직을 위해 애썼다.전교조문제는 어느 면에서 교육을 구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당시 대응방안에 후회는 없다.다만 제자와 후배를 교단에서 떠나보내면서 인간적 고뇌가 있었다. ­91년 외대사건은 광역의회선거를 위해 자청한 것이라는데. ▲국회에서 일부 야당의원이 그같은 이야기를 했다.그러나 평생 살아온 내 삶을 이해한다면 그렇게 책략을 부릴 사람으로 보지는 않을 것이다. ­92년 평양에 갔을 때 술에 취하는 바람에 훈령조작이 가능했다던데. ▲당시는 정말 정신을 바짝 차리고 회담에 임해도 평양측에 이용당하지 않을까 할 만큼 긴장을 풀 수 없는 상황이었다.술에 취하는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었다. ­교육학자로서 「교육시장」을 선언할 뜻은. ▲교육은 외형적·제도적·내재적 측면에서 바라보아야 한다.그러나 우리는 제도만 바꾸면 해결된다고 생각한다.무엇보다도 교육재정이 중요하다.앞으로GNP의 5%이상을 교육에 투자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또 내재적 문제는 해방직후 중학생대상의 엘리트교육을 지금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데 있다.현재 중학생의 30%는 교과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그 문제에 대해서는 교육학자로서 책임이 있지 않나. ▲그렇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실업고의 비율을 높여야 한다.우리는 인문계가 68%에 달한다.평준화 이후 돈안드는 인문계 고등학교만 늘리다 보니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 ­자녀에게 과외를 시킨 적이 있나.과외비는 얼마나 썼나. ▲딸만 넷을 두고 있다.셋째딸이 음악을 하기 때문에 첼로 레슨을 시키는데 적지않은 돈이 들었다.그러나 다른 과외는 시키지 않았다. ­교수시절 학점이 짜 인기가 없었다는데 서울시민의 인기를 얻을 수 있는가. ▲30년동안 교수생활을 하며 원칙을 고수,학점이 짰다.그러나 강의가 불충실하다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예산및 인허가권등의 권한이 구청장에게 있는 데 공약을 남발하는 것이 아닌가. ▲물·쓰레기·도로·교량건설문제등어느 하나 다른 기관과 연결되지 않은 것이 없다.서울시장에게는 이런 것을 조정해주는 역할이 필요하다. ­서울시 부채가 4조3백억원인데 해결책은. ▲부채의 85%가 지하철에서 온 것이다.지하철 자체에서 이를 갚는 노력을 해야 하며 자동차주행세 신설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승용차 10부제 연장에 대한 견해는.남산 제모습 찾기 차원에서 하얏트호텔을 철거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10부제 연장은 장기적인 차원에서 검토해야 할 문제다.남산 외인아파트 철거 때 1천8백억원이 들어갔는데 그런 일을 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딸만 넷을 둔 것은 남아선호사상 때문이 아닌가.여성교육투자에 대한 견해는. ▲나는 둘로 그치려 했다.부모님의 기대로 한번만 더,한번만 더 하다가 넷이 됐다.(웃음)그러나 딸들은 모두 자식이 하나인데 다 아들이다.세상은 참 공평하다고 생각했다.여성이 전문직에 진출하려면 탁아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따라서 산후휴가제가 아니라 산후휴직제가 제도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교부장관과 총리 재임시절 「노」라고 말한적이 있는가. ▲「노」라고 한 적도 적지 않다.나는 사사건건 「노」라고 하는 사람이 아니라 분별있는 「노」를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정원식·조순 후보 관훈토론 평가/시정진단·처방에 비슷한 인식/논리정연… 능란한 말솜씨 발휘/정/어눌한 언변… 차가움 다소완화/조/10부제 연장 지금은 확답 유보/정/“필요하다면 계속해야” 긍정적/조/주행세 지방세 전환 재정확보/정/담배세·종토세 세목조정 주장/조/탁명환씨사건 생겨 교회 옮겨/정/이념문제 연루 간접으로 시인/조 『마음 편하게 살 수 있는 서울』(정원식 후보),『깨끗한 서울,포청천 시장』(조순 후보). 민자·민주 양당의 서울시장 후보들이 23∼24일 이틀동안 관훈토론회에서 내세운 슬로건이다.두 후보들은 앞으로 서울시정을 이끌어 나가기 위한 포부와 개인신상문제 등을 놓고 때로는 껄끄럽기도 한 패널리스트들의 질문공세에 소신으로 맞섰다. 민자당의 정 후보는 논리정연하고 때로는 지나칠 정도로 능란한 말솜씨를 유감없이 발휘했고,민주당의 조 후보는 조금은어눌한 언변으로 차가운 인상을 다소 누그러뜨렸다는게 TV 녹화중계로 두 후보를 대한 유권자들의 대체적 평가다. 67세 동갑인 때문인지 두 후보는 여야라는 입지 차이를 뛰어넘어 서울시의 문제점에 대한 진단과 처방에서는 비슷한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후보는 공약으로 ▲교통난 해소 ▲주택난 해소 ▲환경개선 ▲민생치안 확립 ▲안전사고 예방 등 5대 과제를 제시했다.조후보는 ▲교통난 해소 ▲안전대책 마련 ▲부정 척결 등 3대 과제를 해결하겠다고 선언했다.두 후보는 이밖에 노인·여성·교육문제 등 짚고 넘어갈 것은 빠뜨리지 않았다. 구체적 사안에 들어가서는 두 사람이 다소 입장차이를 보였다. 교통난 해소방안 가운데 10부제 연장문제를 놓고 정후보는 『지금 답변하기 어렵다』고 확답을 유보했고,조후보는 『필요하다면 계속 해야』라는 조심스런 입장을 피력했다.서울시청 이전계획에 대해 정후보는 『시민 합의만 되면 지금도 괜찮다』고 했고,조후보는 『민선시장에게 넘겨야 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서울시의 재정확보 방안으로 정후보는 자동차 주행세를 지방세로 전환할 것을 제시했고,조후보는 담배소비세와 종합토지세의 세목 조정을 제시했다. 두 후보를 곤혹스럽게 만든 것은 「전력」과 관련한 집요한 질문공세였다. 정후보는 문교부장관 재직시 전교조 해직사태에 대해 『체제수호 차원에서 불가피한 조치였다』라고 해명했다.한국외국어대 밀가루 세례사건이 당시 광역선거 분위기를 반전시키려는 여권의 의도적 전술이 아니었느냐는 시각에는 『순수한 마음에서 마지막 강연을 한 것』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탁명환씨 사건으로 대성교회를 떠나 김영삼대통령이 장로로 있는 서울 충현교회로 옮긴 데 대해 『불미스러운 사건이 생겨 충현교회 목사로 있는 가까운 친구의 권유를 받아서』라고 교회를 옮긴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민주당의 조후보는 육사교수로 재직할 때 이념문제로 재판을 받은 전력이 제기되자 『재판에서 무죄선고를 받은뒤 6년동안 근무했다』며 그 문제 거론이 음해라고 강조했다.또 경기중 재학시 「독서회」사건이란 이념관련 사건으로 졸업을 하지못한게 사실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에선 『그 당시에는 그런 학생이 굉장히 많았고 후에 올바른 교육을 받고 훌륭한 국민이 되지 않았느냐』고 답해 그의 음해 주장에도 불구하고 질문을 간접시인하는 결과가 되기도 했다.
  • 「낙법­놀이·33」으로 본사제정 공초문학상 수상 홍윤숙 시인

    ◎“나이 70에 받는 복된 선물 기뻐요”/47년 등단… 인간의 아픔 보듬어 안는 자세로 시작 『나이 칠십 먹어 새롭게 상을 타려니 공연히 쑥스럽네요.하지만 제 문학 일생에 주시는 복된 선물로 알고 감사히 받겠습니다』 서울신문사가 제정한 공초문학상 제3회 수상자로 선정된 홍윤숙(70)시인은 마냥 기쁘기보다 옷 매무시를 가다듬게 된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지난 47년 스물셋 나이로 시단에 데뷔,끊일듯 끊일듯 이어온 문학과의 인연이 어느새 50년이 다 되었다.문학과 함께 젊은 날과 중년을 보내고 문학에 기대 황혼을 맞게 된 셈.오랜 나날의 두터운 온축으로 시인은 이제 기쁨과 슬픔에도 큰 진폭으로 흔들리지 않는 무심의 영토에라도 들어선듯 하다. 『물론 상을 타면 좋기 한량없지요.하지만 우리 문학하는 사람 가운데 상받으려고 글쓰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우리는 목소리가 우러나는 대로 그저 시집을 쌓아가는 것 뿐이고 그러다 찾아오는 상이란 뜻밖의 횡재같은 것이지요』 그러나 시인의 시세계는 수굿하고 초연한 평상시의 모습과 전혀다르다.그의 시는 사람으로 태어난 아픔을 누구보다 크게 앓으면서도 흠집난 그 삶을 결국 품어안고 마는 「치열한 사랑」의 세계다.시인의 이런 실존적인 성향이 그대로 드러나기는 이번 수상작「낙법­놀이·33」도 마찬가지.사람된 삶의 아픔을 터득했기에 「돌무더기 무너지는 아슬한 석양의 벼랑에 서서 떨어지는 모과의 향기를 아름답게」 느끼는 역설이 가능한 것. 『젊을 때는 사는 일에 허덕여 나이 먹고 났을 때를 챙겨볼 여가가 없지요.그러나 막상 인생의 하류에 당도하고 보니 그때 그렇게 허둥대지 말았어야 했는데,라는 회한이 절로 밀려오데요.담담하게 고백하는 심정으로 시를 썼어요.인생에 자신만만한 구두점을 찍을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 시를 포함,놀이 연작시 65편 등 78편을 수록한 시집 「낙법놀이」는 「낙화」의 아찔한 절망감과 싸워온 시인의 삶의 자취다. 이처럼 지난날을 회한속에 돌아보는 시인이지만 젊은 작가들에겐 너그러운 점수를 주고 싶단다. 『요즘 작가들의 실험적인 시나 소설들을 나름대로 뜻있다고 생각합니다.문학이란 본디 다양성을 먹고 자라는 것 아니겠어요.하지만 마지막엔 문학의 본원적인 자리,원형으로 돌아가게 될거라고 생각합니다.제가 써온 정통시만이 유일한 원형은 아닐테지만 결국 문학도 고향을 꿈꾸니까…』 최근엔 윤대녕의 「은어낚시 통신」을 재미있게 읽었다고.후배의 작품에 대해 『단순한 듯하면서도 상식을 뛰어넘는 소재와 시각이 산뜻했고 필치도 신선했다』고 촌평한다. 『누구나 자신도 모르는 탤런트를 갖고 있고 우연한 계기로 이것이 싹트면서 삶의 길을 결정하는 것 같다』는 시인은 『지나고보니 나도 스스로의 선택보다는 우연에 더 큰 부채를 진 것 같다』고 문학에 꿈을 품었던 스무살 무렵을 에둘러 회고했다. 『아무튼 문학이 없었으면 뭘 먹고 살았을지 막막해요.글쓰는 것 빼고는 재주라곤 없었으니….다시 태어나도 이런 사정은 마찬가지겠지요』 「독실한」이라는 단서를 접고 카톨릭 신자라고 밝히는 홍시인은 『늘 회의하고 구속에 투덜거리는 「불량」신앙인이었다』면서도 『이처럼 끊임없이 묻고 싸웠기에 오히려 절대자에게 한발 더 다가갈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한다. 『이 나이에 욕심이 있다면 그건 허욕일테지요.그저 건강이 허락하는 한 쓸수있는 데까지 쓸 생각이에요』 무성했던 잎을 떨쳐버리고도 거칠 것 없이 곧게 선 겨울나무와 같은 느낌을 주는 이 시인의 문학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이다. ◎심사평/40여년 쓴 작품서 묵은 포도주 향기/수상작 「낙법…」뛰어난 상상력 발휘 시인 홍윤숙이 우리 시단에 등장한 것은 19 50년대 중반기로 알려져 있다.그러니까 이 시인의 시력은 줄잡아도 40년이 넘는다. 한 시인이 오랜 세월 시작활동을 했다는 것은 두가지 의미를 갖는다.긍정적인 각도에서 볼때 그의 시는 오래 묵은 포도주처럼 좋은 방향을 가질수 있다.그러나 이런 경우 끼어 들 수 있는 부작용도 생각될 수 있다.자칫 그의 시가 안이해질지도 모른다는 부정적 그림자가 그것이다. 시인 홍윤숙은 후자와 같은 우리 생각을 문자 그대로 기우에 그치게 하는 경우다.오랜 시력에도 불구하고 사물을 포착하는 그의 눈길은 여전히 매섭고 맵짜다.또한 그것을 도마위에 올려 요리하는 손길 역시 날래고 훌륭하다. 뿐만 아니라 이번에 수상작으로 추거된 「낙법놀이」에는 한국시단이 가져야 할 좋은 시의 또하나 자격요건이 내포되어 있다.널리 알려진대로 현대에 와서 시는 서정시를 가리킨다.그런데 서정시는 그 속성이 사적인 세계를 노래하는 것과 함께 형태가 축약적인데 있다.이런 속성 때문에 서정시는 자칫 편향된 노래가 되기 쉽고 소수 호사가들의 애장품으로 떨어질 공산도 크다. 그런데 시인 홍윤숙은 그런 부정적 가능성을 정서의 보편성 확보로 극복했다.또한 신선한 시상제시로 그의 시가 많은 사람에게 애송될 수 있게 해주었다.특히 「낙법­놀이·33」에서 시인 홍윤숙은 모과향기의 「낙하」를 우리 자신의 한계의식과 일체화시키기에 성공했다.이 기법,상상력에 박수를 보내면서 이번 수상을 축하한다.
  • 이시대 얘기꾼/이문열·윤대녕에 비판의 소리

    ◎「소설과 사상」·「동서문학」등 문예지 두작가 근작에 비평의 글/이/작가 주관 깊게 개입… 긴장·치열성 부족/윤/피상적으로 「신화」 차용,몰역사성만 돌출 소설가 이문열씨(47)와 윤대녕씨(33)에 대한 비판의 글이 문예지에 잇따라 발표됐다.계간 「소설과 사상」「세계의 문학」「동서문학」 최근호는 이문열·윤대녕씨 작품에 대한 비판적인 평들을 게재하고 있다. 두 사람은 각각 자기 세대에서 최고로 꼽히는 작가들.이문열씨는 최근 창작집 「아우와의 만남」을 출간 두달여만에 6쇄(쇄당 1만부씩)까지 찍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으며 윤대녕씨도 창작집 「은어낚시 통신」에 이어 올해 초 펴낸 장편소설 「옛날 영화를 보러갔다」로 평단의 큰 관심을 모았다.따라서 이들에 대한 비판은 문단은 물론 일반독자에게도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두 작가에 대한 계간지의 비판은 먼저 이문열의 경우 90년대 작품들이 예전의 소설들에 비해 긴장감이 떨어지고 작가의 주관이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는 것.문학평론가 김만수씨는 「소설과 사상」에 기고한「시인과 소설가의 차이」라는 논문에서 『「아우와의 만남」「시인과 도둑」 등 90년대 이문열 작품들은 긴장과 치열성이 부족하며 상투성으로 떨어진 「가짜 화해의 소설」들』이라고 비판했다.그는 이같은 결과가 초기 이문열작품을 돋보이게 하고 그를 상대주의를 고수한 비판적 지성이자 전위로 만들었던 「방법적 회의」정신의 퇴색에서 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즉 스스로를 부정하고 회의하는 긴장의 정신이 결여돼 있고,작가 스스로 80년대 진보적 민족진영과의 불화와 같은 시대와의 대결을 포기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문열은 90년대에 이르러서는 더 이상 시대와 불화하지 않는다.그는 어느 때부터인지 이미 우리시대의 문학에서 상당히 영향력이 강한,한 사람의 중요한 「심판원」이 되어 버렸다.이제 그는 더 이상 「전위」가 아니라 그가 비난해 마지않았던 「중심」이 되어 버린 것이다』 김씨는 이문열씨에게 『겸허의 미덕과 철저한 분석정신으로 긴장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충고했다. 문학평론가 김경수씨는 「관념적 시점과 해석으로서의소설쓰기」(「세계의 문학」)에서 이문열씨의 서술태도에 비판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김씨는 『이문열의 90년대 소설들이 연대기적인 인물의 삶을 추적하면서 그 앞뒤에 주석을 서슴없이 다는 등 이야기보다는 그것을 전달하는 작가의 해석적 시점을 앞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이같은 글쓰기가 세상에 대한 직접적인 말 건넴을 지향하는 작가의 자의식을 본격적으로 드러낸 것이지만 소설쓰기에 있어선 불확실한 기법이며 작품내용의 현실성마저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윤대녕에 대한 비판의 글들은 그의 작품들이 「시원으로의 회귀」라는 소설의 주제를 주관적 수준인 작가의 담론으로 풀어갈 뿐 현실의 구체적인 모습으로 소설에서 천착하고 있지 않다는 것.문학평론가 김경수씨는 「윤대녕 소설을 비판한다」(「소설과 사상」)라는 글에서 『윤대녕의 장편 「옛날영화…」에서 주제를 이끌어내기 위한 고대 영원회귀 제의의식이 그 심오한 뜻이 간과되고 피상적으로만 차용되고 있어 작가의 몰역사성과 염세적 세계관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문학평론가 황광수씨도 「영원회귀와 삶의 재생」(「동서문학」)이란 글을 통해 『「옛날영화…」의 소설공간이 「역사」에 대한 강한 부정을 드러내고 있는데도 등장인물이 후기자본주의 사회의 소비문화를 거부감없이 향유하는 등 우리시대에 대한 대안적 기능을 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역사도피로 흘렀다』고 꼬집었다.
  • 처벌과 포상/이원재 경기대교수·경제학(굄돌)

    2월 들어 교통범칙금이 대폭 인상되었다. 질서나 규칙을 지키도록 하는 강제적 방법으로서 처벌은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며,처벌이 강력할수록 그 효과는 극대화된다.그러나 처벌은 끊임없는 감시를 전제로 한다.감시가 소홀하면 질서나 규칙은 무시되기 일쑤다.교통경찰이 서 있는 도로에서는 누구도 교통규칙을 위반할 엄두를 내지 않는다.교통경찰이 없는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충실한 운전자라도 한번쯤은 교통규칙을 지키지 않으려는 유혹에 빠져들 수 있는 것이다.이러한 의식이 체질화되면 우리 사회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뿌리내릴 수 없는 산성사회로 될 것이다. 질서나 규칙을 지키도록 하는 또 하나의 수단은 포상제도를 도입하는 방법이다.이 방법은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적을 수 있어도 규칙을 지키는 것이 득이 된다는 관념이 형성되면 자발적으로 질서를 지키려고 할 것이다. 불량한 소수의 운전자들 때문에 선량한 다수의 운전자들이 무거운 피해를 입도록 방치해서는 안된다. 그러면,어떻게 하면 좋을까? 처벌과 동시에 포상제도를 도입하는 방법은어떨까? 예컨대 자동차보험제도를 원용하여 1년간 한번도 교통규칙을 어기지 않는 운전자에게는 일정한 포상점수를 주고 그 다음해에 경미한 위반을 하면 범칙금을 징수하는 대신 포상점수를 감점처리 하도록 하는 것이다.이 제도를 실시하는데는 번거로움이 많을 것이다.그러나 규칙을 스스로 지키려는 행동이 지속화되면 우리 사회의 선진화는 그만큼 빨라질 것이다.
  • 릴리 전주한 미대사가 본 「북한의 오늘」

    ◎“북한의 대미강경정책은 계산된 전략”/외자유치 힘쓰지만 나진·선봉외 개방안해/「김일성 조문 불허」 사과요구는 협상술책/한국재벌의 보다 적극적인 대북투자 기대/지원받은 중유로 18개월 중단됐던 발전소 가동 제임스 릴리 전 주한대사(67)는 지난 14일부터 21일까지 1주일간 평양을 방문,김영남 외교부장 김용순 노동당비서 등 북측 고위관리들을 만났다.한국대사에 이어 중국대사를 거친 릴리 대사는 현재 워싱턴의 유수한 싱크탱크의 하나인 미 엔터프라이즈연구소의 아시아연구소장을 맡고 있다.그는 조지 워싱턴대와 북한의 평화군축연구소간의 세미나 참석및 인적 교류 사업의 일환으로 이 대학의 시거연구소 김영진교수,존 홉킨스대학 국제정치학부의 돈 오버도퍼 전 워싱턴포스트기자,토컬 패터슨 전 백악관안보보좌관실 동아태담당관 등과 함께 방북했다.릴리 대사는 25일(한국시간 26일 상오)서울신문과 단독회견을 갖고 자신의 평양체류시 보고 들은 것에 대해 소상하게 밝혔다. ­우선 북한에서의 자세한 체류일정은 어떠했는지. ▲지난 14일저녁 6시 북경으로부터 평양에 도착했다.공항에서 평화군축연구소 김영홍 부소장의 영접을 받았는데 통역과 조씨라고 하는 사람을 대동했다.조씨는 머리 스타일이나 몸집,생김새가 꼭 김정일을 닮아 처음에는 우리가 김정일을 만나게 되는구나고 하고 착각할 정도였다.그들은 텔레비전 카메라로 우리 일행을 촬영했고 이어 호텔에 가는 길에 김일성동상이 있으니 가보겠느냐고 묻길래 『그러자』고 말했다.우리는 차에서 내려 동상을 보고는 그냥 떠났다.절을 하거나 꽃다발을 바치거나 하지는 않았다. ­다음날은 일요일인데 무엇을 했는가. ▲북한 외교부 회의실에서 북한측의 평화군축연구소 관계자들과 회의를 가졌고 저녁에는 만찬이 베풀어졌다.이날은 나의 67회 생일이었는데 그들이 먼저 알고 축배를 제의하기도 했다.그들은 나의 집안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나의 두 형님이 1934년부터 36년까지 3년동안 평양의 외국인학교에 다녔다고 말하자 그들은 그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은 물론 내가 중국의 청도에서 태어났으며 중국에서 자랐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우리 일행은 귀빈 대우를 받았는데 벤츠 승용차를 제공해 주었고 평양의 고려호텔 26층에 있는 방 3개가 있는 슈이트객실을 숙소로 제공했다.김영진교수도 27층의 방 3개짜리 객실에 머물렀다. ­16일 이후에는 무엇을 했나. ▲16일부터 20일까지는 매일 수시간씩 회의를 하거나 북측 인사들을 만났다.외교부의 이영철 미주국장에서부터 송부부장,김영남부장을 만났고 김용순노동당비서도 면담했다.김영남부장과는 3시간 동안 얘기를 나눴다.송낙안 일본국장도 만났다. ­평양 바깥지역으로 나가보았는가. ▲오직 단군릉만 가보았을 뿐이다.우리 일행은 평양 외에 원산·함흥·청진·나진·선봉·신의주·남포·개성 등 어느 곳이든 가보자고 요청했으나 그들은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우리는 군부지도자들과 김정일을 만나보자고 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김정일체제를 어떻게 평가하는가.김정일이 현재 북한을 장악하고 있다고 보는가. ▲우리가 만난 사람은 누구든지 김정일이 국정을 장악하고 있을 뿐아니라 현장지도는 물론 경제·군사부문에 관해직접 명령을 내린다고 말했다.북한의 모든 분야가 그의 책임 아래 있다는 것이다.우리 일행의 이번 북한 방문도 김정일이 개인적으로 승인을 했다고 들었다.그들은 「위대한 지도자 김일성」에 대한 애도 기간이 3년까지도 갈 수 있다고 말했다. ­3년이나 되는 긴 기간을 애도기간으로 갖는다는 것은 아무래도…. ○금년중 중대발표설 ▲그래서 그들에게 『그 말은 앞으로 김정일이 3년간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냐』고 묻자 그들은 『그 질문에 대답은 할 수 없으나 당신들은 계속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들은 이어 금년에 중대한 정치적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그들은 당신들이 원하는대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나 김정일에 대한 것으로 속단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우리는 재차 김정일이 기존의 군최고사령관직 외에 국가주석직과 당총비서직에는 왜 아직도 취임하지 않느냐고 물었으나 아직도 애도기간이고 김정일이 상중에 급히 다른 자리로 옮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동안 미군헬기 조종사 홀 준위의 석방결정 직전 북한 군부와 외교관리들간에 심각한 갈등이 있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평양에 머무르는 동안 그같은 흔적을 느꼈는가. ▲군부와 외교부간에 큰 어려움이 있었다는 증거를 본 적이 없다.평양을 방문했던 리처드슨 하원의원 같은 이는 그같은 갈등을 헬기 조종사 석방 교섭 과정에서 계속 얘기해왔으나 내 생각으로는 그같은 해석은 자의적인 것으로 본다.논쟁을 하려는 것은 아니나 지난 77년에는 헬기사고 이틀만에 조종사들을 송환해 주었으나 이번에는 13일이나 걸린데 대한 이유가 필요해서 갖다붙인 것이 아닌가 한다. 내가 보기로는 북한으로선 강경노선의 인식을 차제에 보여주는 것이 그들의 이해에 유리하다고 판단했던 때문인 것같다.이같은 수법은 과거 중국이나 여타 국가에서 구사해온 오랜 수법중의 하나다.북한 내부의 강온노선이 헬기조종사 석방 문제로 갈등을 일으켰다는 말은 설득력이 없는 것같다. ­북한의 김정일체제는 이제 개방을 시작하고 있으며 이는 주체사상의 포기로 가는 길이라고 할 수 있는가. ▲북한의 주체사상은 밤낮은 물론 매시간마다 외쳐대는 말이다.그들은 주체사상이 성공적이라는 말을 중단해본 적이 없다.동구나 러시아가 실패를 한것은 그들은 사회주의를 제일 첫번째로 내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북한은 다만 나진·선봉지역을 사회주의 시장경제지역으로 만들겠다는 것이지 이를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함흥이나 청진 등으로 확대한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사실이 아니다.그들은 나진·선봉지구를 「사회주의 시장경제지역」으로 개발하고 외국의 자본을 이곳에 끌어들이려고 하고 있다.한국의 삼성도 이곳에 통신커뮤니케이션 센터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줄로 믿는다.그들은 코카콜라나 독일·스웨덴 등지로부터 돈을 끌어들이려고 애쓰고 있다.그러나 북한국토의 99%는 계속 옛날과 다름이 없다. ­북한의 경제가 최근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는데 그들은 어떻게 보고 있는가. ○마이너스성장 부인 ▲그같은 마이너스 성장을 해본 적이 없다고 대답하고 있다.지난 86년부터 93년까지의 제3차 7개년계획 동안에 약 1.5배의 생산성 향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예를 들어 전기는 1.6배,석탄은 1.4배,강철은 1.3배 등으로 수치를 제시했다. ­북한이 남북대화를 재개할 것이라는 어떤 시사를 받은 것은 없는가. ▲북한은 미국과는 관계를 증진시키고 반면 한국과는 관계를 동결하자는 입장이었다.그들은 한국을 계속 격하시키고 한·미간을 격리시키려는 전술을 펴고 있다.북한은 남북대화의 재개에 장애물을 설치,3가지의 전제조건을 달고있다.첫째는 김일성사후 한국정부가 취한 태도에 대한 사과를 해야 하고 둘째는 한국의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라는 것이다.셋째는 장기수 포로(미전향 장기복역자)의 송환을 요구하고 있다. ­그것이 북한 관리들의 공식이었나. ▲하급,상급관리 할 것 없이 똑같은 소리였다.우리들은 신속한 남북대화의 재개가 핵합의의 이행 과정에서 필수적이라고 수차 강조했다.북한의 전제조건 제시에 대해 그러한 자세는 합의의 정신과는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또 우리는 지난 91년 남북한간에 합의한 「화해와 한반도 비핵화선언」을 실천함으로써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구축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이밖에 비무장지대에서의 긴장완화·신뢰구축·비방 중지 등을 촉구했다. ­북한이 남북대화 재개와 관련,그같이 전제조건을 제시하는 것은 남한이나 미국측으로부터 좀더 이득을 보기 위한 협상 카드의 성격은 아닌가. ▲대체로 협상전술용이라는 측면이 강하나 또 일면으로 북한 고위관리들의 남한에 대한 분개를 표시한 것이라는 면도 있을 수 있다.그들의 심중을 정확히 알아내기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북한이 이같은 행동을 왜 취하는가를 따져보면 지난 40년 동안 북한이 취해온 전형적인 협상 기교의 하나였거나 약속의 실천을 봉쇄하기 위해 상대방이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제시하기도 한 것이다. ○한미간 격리전술 펴 ­북한이 한국형 경수로의 제공을 거부하고 있는데 이번에 그들의 속셈을 파악했는가. ▲경수로 문제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논의가 없었다.그러나 우리는 남한의 협력이 핵합의의 실천에 필수불가결한 것이며 북한이 남한에 제동을 걸 수는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전했다.또 북한의 핵투명성이 검증되어야 함을 다시 강조했다. ­미국 정부가 지난주말 북한에 대한 경제·통신제재의 일부를 완화했는데 북한측의 반응을 들어보았는가. ▲북한측은 오래 전에 했어야 되는데 시간이 많이 지났다며 자신들은 모든 것을 다 풀었는데 미측은 아직 제대로 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들은 미국의 중소기업 2개가 나진·선봉지구 입주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들은 미국이 투자를 계속 미루면 유럽이 먼저 들어올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실감은 나지 않았다.우리는 북한더러 실제로 투자를 유치하려면 입주업체가 이득을 남길 수 있도록 경쟁 여건을 조성해주어야 하며 이들 업체가 막연히 북한을 도와줄 것이라는 생각을 버리라고 충고했다. 우리가 평양에 머물고 있을 때 미북합의에 의한 중유의 첫 선적분이 들어왔는데 그들은 유류가 없어 지난 18개월간 가동을 중지했던 나진·선봉지구의 2백메가와트 발전소를 돌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재벌이 북한의 나진·선봉지역에 투자하기 위해 진출하는 것을 북한당국은어떻게 보고 있는가. ▲한국재벌의 참여를 환영하고는 있으나 재벌업체들이 아직 적극적이지 못하다고 말한다.그들은 나진·선봉지구에 통신정보센터를 세우려는 삼성에 대해 좋게 보고 있다.북측은 한국측에서 말은 많이 하는데 별로 기여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중앙일보의 기자가 연변의 행상으로 가장,북한에 들어가 그들의 비참한 생활상을 보도했는데 북한측이 이에 어떻게 반응했는가. ▲그들이 한마디로 사실이 아니며 영양부족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그들은 농업에 제일 첫 우선순위를 두고 정책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2인자는 누구이며 대사가 만난 김영남·김용순·김정우 등은 실세인가. ▲우리가 만난 그들 세사람은 적어도 북한의 정책결정 그룹의 일원인 것은 분명한 것같다.특히 노동당비서이자 남북한대화의 책임을 맡고 있는 김용순은 김일성사망 직전 성사된 남북정상회담 교섭을 위한 북측 대표로 만나는 사람마다 그는 「막강한 자리」에 있다고 말했다.그는 김정일과 매우 가까운 인물로 치부되고 있다.또 대외경제위부위원장직을 맡고 있는 김정우는 김일성주석이 사망하기 바로 전날 그에게 나진·선봉지구 사업에 관해 직접 브리핑을 했다.우리는 텔레비전으로 그 광경을 보았다.본인도 그것을 시인했다. ­평양을 1주일 방문하고 온 소감은.가장 놀라운 것은 무엇이었나. ▲개인숭배의 교조주의가 만들어낸 엄청난 결과에 놀랐을 뿐이다.73년 모택동 시절 문화혁명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치던 당시 중국에 있었지만 지금의 북한과 같은 일은 없었다.북한은 훨씬 더 광신도의 집단같은 것이었다.5차선의 도로에 자동차를 한대로 볼 수 없는 것이나 어마어마한 대형빌딩과 그 앞에서 조그만 비를 들고 비질을 하는 모습 등은 참으로 괴기스러운 것이었다. □약력 ▲중국출생.51년 예일대,72년 조지 워싱턴대학원 졸업 ▲75년 중국주재 미CIA책임자 ▲81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정무조정관 ▲84∼85년 국방부 국제안보담당 고문 ▲85∼86년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부차관보 ▲86∼88년 한국주재 대사 ▲89∼91년 중국주재 대사 ▲91∼92년 국방부 차관보 ▲현재 미국 엔터프라이즈연구소 아시아연구소장
  • 북한을 다루는 방법/황병선 정치2부장(데스크 시각)

    미군 헬기사건은 30일 생존 조종사가 귀환함으로써 13일만에 일단락 됐다.북에 억류돼 있던 보비 홀 준위가 고국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게 된 것은 인도적 차원에서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조종사의 귀환이 밝은 뉴스임에 틀림없으나 진행돼온 송환교섭과 그 결과는 한국민에게 여러가지 찜찜한 뒷맛을 남겼다.솔직히 앞으로 미­북 관계가 정상화 됐을 때 남·북한과 미국의 3각관계가 어떻게 전개돼 나갈지 걱정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헬기사건이 핵타결로 북­미간 대화가 공식·본격화하고 있는 국면에서 돌발적으로 발생했기 때문에 그 수습과정과 결과는 한국민의 지대한 관심의 대상일수 밖에 없었다.특히 미­북간 핵협상이 한국측 입장을 충분히 반영치 않은 가운데 서둘러 타결됐다는 불만이 아직도 가라앉지 않고있는 실정이어서 한국민의 시선은 날카로울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번 헬기사건에 임하는 미국의 모습은 처음부터 무척 저자세인 데다 매우 허둥댄다는 인상을 주었다.물론 실수를 저질러 헬기가 북한 영공으로 들어갔다는 사실 자체는잘못을 저지른 것으로 볼수 있다.그러나 방북중인 하원의원을 통해 대통령이 직접 송환교섭을 벌이는 양태에다 주한미군사령관이 쉽사리 잘못을 사과하는 서한을 보내는 모습등 침착한 대응자세와는 거리가 멀었다.끝내는 이제까지 방북했던 미국관리중 가장 고위급인 부차관보가 평양으로 달려가 쩔쩔매다 남북방향조차 제대로 가늠할줄 모르는 조종사 한명을 데리고 돌아온 결과가 됐다. 미­북간 합의사항 이행을 놓고 아쉬운 것이 어느 쪽인가.인도적 차원에서 억류중인 조종사를 하루라도 빨리 송환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일수도 있다.그러나 보다 큰 국익을 생각한다면 냉정한 자세로 비무장의 헬기가 연습비행중 항로를 이탈한 상황인데 충분한 경고조치없이 격추시켜 1명의 귀한 목숨을 앗아간 북한의 잔인성을 먼저 지적한뒤 차근차근 문제를 풀어나갔더라면 당당한 송환이 가능했을 것이다. 70년대 카터행정부 때 주한미군철수 문제,남·북한과 미국간 3자회담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도 두드러 졌듯 한반도,특히 북한문제를 다루는 민주당 행정부의 모습은어딘지 어색하고 순진해보여 마음을 놓기 힘든 경우가 적지않다.인권문제 중시등 인도주의를 강조하면서도 그들에게 너무나도 생소한 때문인지 극단적 비인도·권위주의정권과 마주치면 따끔하게 제대로 요리를 해내지 못하는 것 같다. 30일 홀 준위의 송환과 함께 워싱턴과 평양에서 공개된 일부 대목에 차이가 나는 두갈래의 「미­북 양해문」을 보면서 우리의 우려가 단지 기우가 아니라는 확신을 갖게 된다.미국이 「진정한 유감」이라고 표현하고 북한은 이를 「진심의 사죄」라고 하는 정도의 차이는 이해할만한 일이라고 접어두자. 그러나 북한이 평양방송을 통해 북­미간에 『한반도의 평화과 안전에 위협을 주는 사건을 막기 위해 판문점에서 군부접촉을 계속한다』『남조선에 남아있는 전쟁포로인 비전향장기수들이 빨리 송환되도록 필요한 배려를 하기로 했다』는 등의 내용을 합의사항이라고 밝히자 상황은 복잡해졌다. 미측은 이번에 조종사송환을 위해 판문점에서 있었던 미­북장성회담 정도의 접촉을 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는 충분한 해명이 되지 못한다.북한이 자신들을 침략자로 규정한 유엔과 체결한 정전협정을 미국과의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려 함은 주지의 사실이다.결국 북한은 「양해문」을 통해 남측을 배제한 평화협정에로 한걸음 진전했다고 자평할 것이 분명하다. 더구나 비전향장기수문제를,그것도 한국이 배제된 자리에서 조종사 송환문제와 결부시켜 거론했다면 이는 어떤 명분으로도 설명이 불가능한 어불성설이 아닐수 없다. 한­미 양측은 차제에 이같이 논란의 소지가 있는 대목을 포함,북­미핵타결이후 누적돼온 오해의 소지를 깨끗이 제거해야 한다.또 남북한과 미국 3자관계에 있어 북한의 이간책이 먹혀 들거나 한­미간 오해로 뜻밖의 심각한 상황,「불편한 관계」가 초래될 수 있다는 경각심도 공유해야 할것 같다. 다만 한국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을 다루는데 있어 오랜경험과 노하우로 한국이 「한수위」임을 인정받아 한반도문제 논의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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