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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자치단체, 벤처펀드 손떼야

    서울시와 부산시 등 광역자치단체들이 최근 잇따라 ‘창업투자조합’이라는형태의 벤처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극히 위험한 행동이다.벤처펀드는 말 그대로 위험도가 높아 자칫 국민의 세금을 날릴 가능성이 큰 점에서 행정기관이 손댈 분야가 아니라고 본다. 서울시는 예산 50억원을 출연하고 민간창업투자회사와 기관투자가들을 끌어들여 오는 6월 총 125억원 규모의 ‘서울창업투자조합’을 만들 것으로 보도됐다.지방재정법상 자치단체의 조합 직접출자가 금지된 점에서 서울시는 산하 ‘서울산업진흥재단’출연을 통해 우회적으로 벤처펀드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한다.부산시도 이미 10억원을 출자,총 60억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4월중출범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시도 지난 1월 20억원을 출자한 데이어 제2의 벤처펀드 투자도 계획중이라고 한다.각 지자체가 벤처펀드에 직접 출자하는 규모는 전국적으로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지자체들은 투자 이유로 지역내 벤처·중소기업 육성과 이들의 자금난 해소를 들고 있지만 현실을 잘못 파악한 것이다. 무엇보다 지난 2월말까지 벤처기업에 돈을 대겠다고 설립된 창업투자회사수는 100개를 돌파할 정도로 민간부문의 투자 의욕은 강하다.오히려 상당수의창투사들은 적절한 투자 대상을 찾지 못해 자금이 남아도는 상황이다.중소기업청은 미국의 창업투자회사가 500개 미만인 현실에 비춰 국내에서는 투자과잉기미까지 있다고 우려하는 실정이다.이런 마당에 지자체들까지 잇따라투자에 나서는 것은 자금의 공급 과잉을 부채질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고 부화뇌동형의 ‘전시행정’으로 비쳐질 공산도 있다. 더욱이 벤처기업들은 5%정도의 극소수만 살아남는,그야말로 투기적인 대상인 점에서 국민의 세금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할 행정기관이 손대기에는 적절치 않다.벤처펀드에 투자해서 손해보면 어쩔 것인가.일부 관리들은 “투자해서 큰 수익을 올려 지방 살림을 살찌울 수 있다”고 반론을 펼지 모르지만지자체 살림의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벤처캐피털회사식으로 운영하는 것은어떤 경우라도 용납되지 않으며 방어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른 길이라고 본다. 더욱이 벤처펀드 투자가 금지된 법을 피해 우회적으로 투자하는 지자체의탈법행동은 비난받을 만하다.지자체들은 벤처펀드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에서손을 떼는 대신 부족한 정보통신 분야의 인력 양성과 활발한 투자 여건 조성 등 간접적인 지원 역할에 머물러야 한다.또 이번 기회에 산업자원부나 중소기업청과 중복된 지자체들의 중소기업 지원 역할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 [21세기 문화프론트라인](7)퀴어문화

    *최초 전문잡지 '버디'편집장 한채윤씨. 지난 95년 연세대 사회학과 학생인 서동진씨(34·현재 대학원 박사과정)가국내 처음으로 대중매체를 통해 커밍아웃(친지나 동료들에게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알리는 행위)을 감행한 이래 ‘이성애 제도에서 소외된 성적 소수자’를 가리키는 퀴어운동이 양적 팽창을 이루었다. 21일 오후 신촌의 한 레즈비언바에서 만난 한채윤씨(29)는 직업적인 동성애이론가겸 실천가로 불려지길 원한다.“퀴어운동의 외연이 확대됐지만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성적 소수’임을 자각케 하고 동성애를 양지로 끌어낸 것이 지난 운동의 성과였다면 이제는 이를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정착시키는노력이 필요합니다.”부산에서 태어나 대학을 다니던 그녀는 성적 정체성을 깨닫고 부모를 제외한 형제와 친구들에게 커밍아웃을 했다.그뒤 서울에 올라와 98년 2월 우리나라 최초의 동성애 전문잡지 ‘버디’(www.buddy79.com)를 창간하는 작업을 주도했고 편집장으로서 지금까지 16호를 발간했다.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상 버티기 어려운 일을 해낸 그로부터 퀴어문제의 오늘과 내일에 관해 들어보았다.사진촬영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인터뷰는 성사됐다. ●동성애자 동호회와 인터넷사이트가 100군데를 넘어서는 등 퀴어운동이 성장한 배경은. 익명성이 보장되고 정보가 쉽게 공유되는 사이버 공간이 확보된 점을 들 수있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서씨를 비롯한 많은 이들의 커밍아웃이다.평생 버림받고 고립된 생활을 해야 한다는 부담에서 과감히 벗어남으로써 다른 이의용기를 북돋웠다는 점이 그렇다. ●성정치학은 무엇인가. ‘성은 곧 본능’이라는 고착된 믿음을 가진 이들에게 오늘날 성개념의 상당부분이 정치적으로 조작됐다는 점을 폭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이는 산업혁명이후 노동력 재생산을 기대할 수 없게 되자 동성애 문제에 국가권력이 개입하기 시작한 점에서도 알 수 있다.변태라는 개념이 19세기에 출현한 점도흥미롭다. ●한계는 없는가. 성정치학적인 접근은 답보상태다.현실적인 퀴어이론은 또다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연세대 대학원을 나온 지식권력이,또 서울대·고려대 학생들이 커밍아웃을 하는 데 대해 한 수 접고 들어간다.그전까지는 변태라고 일축하면그만이었는데,지식인들이 커밍아웃을 하자 움찔한 상태이다.‘보수로 찍힐까 봐’말못하는 지식인들이 많다.마음에서 우러나서 퀴어를 받아들인 것이 아니다. ●앞으로의 활동방향은. ‘버디’는 존재한다는 자체로 퀴어운동의 참호 구실을 한다.잡지와 인터넷홈페이지,연극,영화 등 매개체를 계속 늘려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여성단체 등과도 교류해 소외된 이들을 돕는 데 나설 것이다.예를 들어 퀴어와 전혀관계없는 일처럼 보이는 호주제 폐지와 같은 운동에도 동참할 수 있어야 한다.노동운동에서도 퀴어는 좋은 운동요소가 될 수 있다. 다양한 성이 존재하는 현실을 인정하는 것은 페미니즘 진영에도 도움이 된다.남성과 여성으로 나뉜 이분법적 대결구도를 타파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퀴어는 훌륭한 무기가 될 수 있다. ●퀴어의 참뜻은. 사람은 일반적으로 동성에 관해선 잘 안다고 여기지만 그렇지 않다.자신이모르는 것을 정확히 인정해야 한다.동성애든 이성애든 객관화하고 논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동성애도 이성애와 마찬가지로 사랑의 감정이 우선해야 하는데 아직도 많은이들은 퀴어를 섹스로 보는 측면이 있다.여성으로서 여성을 사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나는 하나의 축복으로 받아들인다. 그녀는 헤어지면서 “성은 고착된 개념이 아니다.성의 다양성 등을 더욱 진지하게 접근하고 논의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퀴어에는,우리가더 알아야 할 것들이 ‘발견’을 기다린 채 숨어 있다. 임병선기자 bsnim@. *퀴어란 '性的 소수집단이나 개인 지칭'. 퀴어(Queer)는 이성애가 지배적인 사회에서 소외된 성적 소수집단이나 개인을 지칭하는 말.여기에는 동성애자·양성애자·성전환자 등이 포함된다.우리말로는 일반과 다르다는 뜻에서 이반(異般)이라고 부른다.일반이라는 단어를 패러디한 일종의 은어다.퀴어문화,퀴어 정체성,퀴어 정치학….그 폭넓은 쓰임새에서 보듯,퀴어는 이제 현대를 읽는 단서요 오늘을 말하는 화두다.퀴어는 동성애자뿐 아니라 양성애자와 성전환자도 포괄한다.하지만 퀴어논의는주로 동성애 문제에 집중된다. 한국의 동성애자 운동은 1994년 시작됐다.이 운동은 동성애를 단순한 성적취향의 문제가 아닌,성적 정체성의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게이 모임인 ‘친구사이’,레즈비언 모임인 ‘끼리끼리’등이 탄생했으며,‘마음001’(서울대)‘컴 투게더’(연세대)‘사람과 사람’(고려대)등 대학가동성애 모임이 잇따라 생겨났다.이태원 등지의 ‘핑크 경제’도 한층 생기를 띠게 됐다. 그러나 이성애 중심의 주류문화에 도전하는 동성애자 문화가 곧바로 가시적인 대항문화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보수적인 한국사회에서 동성애는 여전히 금기의 대상이다.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드러내는 것,즉 ‘커밍아웃(Coming Out)을 감행하는 데는 적잖은 용기가 필요하다. 동성애는 더이상 퀴어의 사전적 의미대로 이상하고 수상쩍은 것이 아니다.90년대 중반들어 동성애라는 소재는 영화나 문학작품 등에서 곧잘 다뤄졌다.한 예로 박재호감독의 영화 ‘내일로 흐르는 강’(1995)은 국내에서 동성애를진지하게 다룬 첫 영화로 기억할 만하다.이영화는 동성애를 가족제도의 연장선상에서 봄으로써 동성애 담론의 수준을 한단계 높여줬다.‘차이의 시선,부정의 시선’이란 주제로 열린 98년의 제1회 서울 퀴어영화제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상영작 대부분이 매진되는 등 화제를 모았다.올해는 제2회 퀴어영화제가 열릴 예정이다.‘아이다호’‘카우걸 블루스’의 구스 반 산트 감독이 이반(異般)단체의 지원을 받아 영화를 찍었듯이,퀴어 시네마가 활성화하려면 동성애공동체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동성애를 다룬 최근 문학작품으로는 전경린의 단편 ‘다섯번째 질서와 여섯번째 질서 사이에 세워진 목조 마네킹 헥토르와 안드로마케’를 꼽을 수 있다.소설의 여주인공 금주는숨겨둔 애인이 동성애자임을 알고 당황한다.그는 결국 동성애를 이해하게 되지만 묘한 공허감만은 떨쳐버리지 못한다. 동성애자를 다룬 영화든 소설이든 그것이 퀴어문화의 이름으로 불리기 위해서는 진정한 의미의 ‘성의 정치학’을 구현해야 한다.그동안 우리 문예작품 속의 동성애는 정형화한 이미지로 재현되거나 두리뭉실하게묘사돼온 측면이 강하다.성적 소수집단의 이미지와 언어를 면밀하게 파악,퀴어문화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것이 긴요하다. 김종면기자 jmkim@.
  • 개인 인권 먼저냐, 알권리 우선인가

    개인의 인권이 앞서는가,알권리가 우선인가. 오는 12일 밤 10시55분 방영할 예정이었던 SBS ‘그것이 알고 싶다-누가 수지 킴을 죽였나’(홍성주 기획 남상문 연출)편이 법원의 방송중지 가처분 결정을 받게됨으로써 가처분제도의 적절성을 둘러싼 해묵은 논쟁이 재연될 조짐이다. 벤처기업 대표 윤모씨(47)는 9일 “SBS 제작진이 나를 아내 수지 킴의 살인범으로 지목하는 방향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며 “이 프로를 방영하게 되면 그동안 쌓아온 명예를 하루아침에 잃게 된다”고 가처분 신청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SBS 제작진은 윤씨와 처음 접촉한 것이 지난 1월22일이었던 점에 비추어볼 때 납득할 수없다는 입장이다.“피할 이유가 있느냐”며 기꺼이 취재에 응했던 윤씨가 돌연 방영을 사흘 앞둔 시점에서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은어떻게든 방영을 연기시키겠다는 의도로밖에 볼수없다는 것이다.남PD는 “가처분 신청제도는 사실상 방송에 대한 사전검열을 인정한 것”이라며 이는 ‘검열철폐’라는 시대적 흐름에 역행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87년 1월 홍콩주재 상사원이었던 윤씨는 북한의 미인계 공작에 넘어가납북될 뻔 했다가 싱가포르에서 극적으로 탈출했다.당시 언론은 아내 수지킴이 미인계를 써서 윤씨를 북한측에 넘기려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20여일 후 수지 킴이 자신의 아파트에서 피살체로 발견되자 사건이복잡하게 엉켰다.홍콩 경찰은 윤씨가 납치당일 한국대사관으로 피신했다는주장과 달리 미국대사관을 거쳐 탈출했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고 그의 거짓말의 동기를 캐묻기 위해 한국경찰에 신병인도를 요청했다.또 수지 킴이살해된 시기에 윤씨가 홍콩에 머무르고 있었던 사실도 확인했다. 제작진은 윤씨의 범행을 입증할 증거를 홍콩경찰이 확보했음을 확인했지만구체적으로 밝힐 단계는 아니라고 말했다. 남PD는 “우리도 자문변호사로부터 조언을 들으며 개인의 인격권을 훼손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히고 프로그램의 핵심인 윤씨의 혐의사실을 방송하지 못하도록 법원의 결정이 내려질 경우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임병선기자 bsnim@
  • [김삼웅 칼럼] 예술혼과 전문가정신

    “우리 인생은 예술에 의하여 짧은 수명을 연장할 수 있으니 가야금의 곡조에서는 오늘날까지도 오히려 우륵의 유음(遺音)을, 석굴암의 조각에서는 오늘날까지도 오히려 김대성의 수택(手澤)을 찾을 것이다. 혜원(惠園)의 풍속화에는 혜원의 넋이 뛰어놀고 단원(檀園)의 영(靈)이 움직이니 인간은 불후의 예술을 창작함으로 말미암아 불사(不死)의 생명을 향유할 것이다.” 호암 문일평선생의 짧은 글에서 우리는 새삼 ‘예술(가)의 수명’을 느끼게 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예술가의 삶은 고달프다. 춥고 배고픔을 숙명처럼 받아들인다. 그래서 버나드 쇼는 “참된 예술가는 아내를 굶기고 아이들을 신발도 못 신기고 70세가 되는 어머니에게 살림을 거들게 하면서 자기의예술 이외의 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오늘 이땅의 예술가들의 생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일부 사이비 예술가들은 입시부정, 가짜 그림 유통 등 비리를 통해 배를 불리지만 ‘참된 예술가’들은 여전히 춥고 배고프다. 올해 문화예산이 국가 총예산의 1%수준을 넘었다고 화제가 되어도 음지의문화예술인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서울 대학로 소극장이 하루가멀게 문을 닫고 헌책방은 이제 ‘희귀업종’이 되었으며 인문출판사들도 폐업이 속출한다는 소식이며 판소리 등 국악계의 어려움도 겹겹이다. ‘문화의 세기’원년을 맞아 정부의 철저한 보호대책이 요구된다. 전문가 대접받는 사회를 우리가 21세기 국제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각분야의 전문가를 길러야 한다. 국가정책으로도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도 ‘전설적’인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 예술분야는 특히 그러하다. 중국 남조시대 양나라 화가 장승요(張僧繇)는 산수화·금수화를 특히 잘 그렸다. 그의 매 그림이 마치 살아있는 듯하여 비둘기가 놀라 달아났다 한다. 안락사(安樂寺)의 네 백룡 벽화를 그렸는데 그 중 두마리는 눈동자에 점을찍자 곧 하늘로 날아갔다 한다. 화룡점정(畵龍點睛)의 성어는 이로부터 생겼다. 당나라 화가 오도현(吳道玄)은 궁중화가로서 인물화·산수화를 잘 그렸다. 당대인들은 그를 화성(畵聖)이라 불렀다. 어느날 그는 자신이그린 산수도속으로 걸어들어가서 나오지 않았다는 전설이 남는다. 신라의 화성 솔거는 황룡사의 노송도(老松圖)를 그렸는데 얼마나 실감나게그렸던지 새들이 착각하고 날아들다가 벽에 부딪혔다고 한다. 이날치(李捺致)는 조선후기의 판소리 명창이다. 쉰 목소리와 같이 걸걸한소리인 수리성으로 성량이 컸으며, 울리고 웃기는 형용동작으로 사람들을 사로잡았다. 그가 새타령을 부르면 새들이 몰려와 어깨와 손바닥에 앉았다고전한다. 왜 전설같은 사람들의 얘기를 하느냐고 힐난할지 모르겠다. 두가지 이유다. 하나는 자신의 예술에 ‘미치는’ 장인정신이 중요하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자존을 지키면서 민족혼을 잇는 것이 바로 예술인의 본령임을 말하고자함이다. 며칠전 가족과 함께 임권택감독의 ‘춘향뎐’을 관람했다. 임감독의 치열한 ‘장인정신’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16세 소녀와 19세 소년의 ‘뜨거운’ 정사장면은 아무리 흥행을 위한 ‘양념’이라 하더라도 너무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술(가)이 타락하면 최근 여고생이 알몸으로 극중에 등장한 연극 ‘로리타’와 노골적인 섹스장면을 담은 영화 ‘거짓말’에는 비교가 안된다지만 ‘판소리 고전 예술영화’까지 벗기는 것이어야 하는가 생각할 때 우울하기만 했다. 한쪽에서는 원조교제와 10대 윤락녀 단속에 나서고 다른쪽에서는 예술의 이름으로 미성년음란물이 판치게 되면 우리 예술의 정체성은 어디서 찾을 것이며 청소년은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걱정이다. 오지호(吳之湖)화백은 말한다.“만일 예술이 추(醜)와 타협할 때 그것은 우상은 될 수 있으되 이미 예술은 아니다. 만일 과학이 비진리와 타협할 때 그것은 미신은 될 수 있으되 이미 과학이 아닌 것과 같다. 그러므로 예술에는 오직 ‘철저’가 있을 뿐이요, ‘애매(曖昧)’가 있을 수 없다. 거기에는오직 ‘결단’이 있을 뿐이요 ‘준순(浚巡)’이 허용되지 않는다.” (‘예술가와 지조’) 우리 예술인들의 예술혼과 전문가정신이 아쉽다. 김삼웅 주필
  • 핸드볼 드림팀 “인기 짱”

    [야마가(일본) 김민수 특파원] ‘드림팀’으로 불리는 한국 남자핸드볼팀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일본 구마모토시 시립종합체육관에서 벌어지고 있는시드니올림픽 예선전을 겸한 제9회 아시아 남자핸드볼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이 대만과 이란을 상대로 현란한 패스워크와 비하인드 어시스트 등 화려한 개인기를 선보여 일본팬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일본 매스컴은 대회 개막전부터 남녀 각 1장뿐인 올림픽 티켓을 놓고 한국과 일본의 한판 승부가 될 것을 예상,한국팀 소개에 열을 올렸었다.게다가지난 25일 야마가시에서 벌어진 여자 한일전에서 일본이 한국에 대패하자 한국 남자팀을 집중 조명,인기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한국 남자팀은 이른바 ‘드림팀’.‘해외파’들을 한데 모은 사상 최강의팀으로 평가된다.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고 있는 윤경신(27·굼머스바흐),스위스에서 뛰는 조치효(30)·이석형(29·이상 빈터투어)·조범연(29·그라스 호퍼),일본에서 진가를 더하고 있는 백원철(23)과 박성립(27·이상 다이도 스틸) 등 6명이 그들. 핸드볼협회는 “이들 맴버는 이후 10년내 재구성되기 힘든 이상적인 팀이며 시드니올림픽 진출은 물론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도 노려볼만 하다”고 자랑하고 있다. 일본 매스컴과 팬들로부터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백플레이어 윤경신과 백원철.윤경신은 203㎝의 큰 키에서 뿜어내는 고공포가 일품인 데다 순발력과 센스까지 갖춘 ‘월드스타’로 일본의 ‘경계대상 1호’다.지난해 한체대를 졸업하고 곧바로 일본에 진출한 백원철은 비교적 단신(180㎝)이지만 송곳같은어시스트와 돌파력,예측불허의 슛팅 등 눈부신 개인기로 상대를 압도하는 만능 플레이어다.이들이 환상의 플레이를 펼치자 핸드볼의 묘미를 만끽하려는일본팬들이 한국전에 몰리고 있는 것.사이드공격수 조치효(187㎝)와 조범연(184㎝) 등이 득점력을 배가시키고 골키퍼 이석형(198㎝)은 큰 키와 천부적인 감각으로 공을 걷어내기 일쑤여서 ‘드림팀’으로 손색이 없다. 선수단은 당초 지나친 개인기로 조직력이 흐트러질 것을 우려할 정도였다. 그러나 갈수록 짜임새를 더해 오는 30일 일본전에 기대를부풀리고 있다. kimms@
  • [외언내언] 사이버 도박

    도박은 예기치 못하는 결과가 가져올 위험이 있더라도 승산에 기대를 거는내기이다.동전을 던져 앞면에 내기를 거는 순수하게 우연에만 의존하는 방법은 원시적인 도박 형태로 윷놀이와 주사위·룰렛·블랙잭 등이 이에 속한다. 경마와 포커·화투 등과 같은 내기는 게임방법에 대한 일정한 지식과 규칙을활용하여 게임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끌어가는 노력과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부터 투전(鬪전)과 마작(麻雀)이 대표적 도박으로 꼽혀왔으나 개화와 더불어 화투와 카드로 바뀌었다.전래의 놀음기구인 투전은 손가락 크기의 폭에 길이가 5치 정도의 두꺼운 종이에 새와 동물,곤충과 고기,문자와 시구 등을 그려 끗수를 표시한 것으로 40장이 한 벌로 사용되었다고한다.농한기 농촌에서는 집문서·땅문서 등을 걸고 투전이 유행해 사회적인질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태백지구 탄광촌 개발사업으로 추진되는 카지노는 17세기 등장한 도박장으로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되어 있다.카지노는 미국의 경우 네바다·뉴저지주에서만 허용하고 있으며 남미와 유럽의 경우 도시에서는 일절 허용하지 않고 휴양지에서만 운영을 하도록 하고 있다.카지노에서는 룰렛·슬롯머신·카드게임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이중 포커게임은어느 카지노에서나 인기 있는 게임으로 자리를 굳혔다.카지노에서 일확천금의 행운을 차지한 예가 가끔 화제가 되기도 하나 거액을 날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인터넷의 보급과 더불어 카지노와 접목된 사이버 카지노가 국내 사회 구석구석으로 파고들어 문제가 되고 있다.경찰이 지난 주말 적발한 불법사이버 카지노업체들은 미국 사이버 카지노업체와 계약을 하고 14개 도박사이트를 개설,국내 네티즌 20여만명이 이를 이용,100만달러가 넘는 외화가 신용카드를 통해 외국으로 유출됐다는 것이다. 놀라운 것은 도박사이트 접속자 중에는 전국의 시·도청,교육청,금융기관,공기업,학교 등 인터넷 전용선이 설치된 관공서와 기업체 직원들이 망라돼있다는 점이다.많은 이용자들이 근무시간에 도박을 벌인 것으로 나타나 사이버도박이 시와 때를 안가리고 사회 전체에 광범위하게 만연돼 있는 것으로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더욱이 국내 개설자를 통하지 않고 직접 외국 사이버 카지노 사이트와 접속해 도박해온 네티즌 수와 유출 외화액은 추정도 불가능하다는 점이다.컴푸터보급과 더불어 시공(時空)을 뛰어넘어 만연하고 있는 사이버 도박을 차단하기 위한 법률 보완과 장치가 시급하다.전국의 안방과 사무실이 도박장으로바뀌기 전에 말이다. 이기백 논설위원 kbl@
  • 정도상 장편 ‘푸른방’-정준 실화소설 ‘땅끝맨’

    항간에 성공적인 삶이 있듯 소설 동네에는 성공적인 ‘소설적 삶’이 있다. 소설 밖 인생과는 달리 소설 속 인생의 성패는 작가의 솜씨 하나에 좌우된다. 소설에 나오는 삶,소설 속 인생은 독자들의 평균적인 삶과 비교할 때 유별나게 우여곡절과 사연이 많다.그래서 소설에 이끌릴 터이나,사연과 우여곡절이 겹치다 보면 작중 인생의 리얼리티와 진실성이 손상받을 수 있다. 최근에 출간된 정도상의 장편소설 ‘푸른 방’(한울)과 정준의 실화소설 ‘땅끝맨’(뿌리와날개)의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사연많은 인생들이다.나름대로 재미가 있어 독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소설들이다.그러나 두 작품의 ‘소설적 삶’에는 흠이 많이 잡힌다. ‘푸른 방’의 남녀 주인공은 작가가 말하듯이 한국인으로 20세기를 살아오면서 생길 수 있는 역사적 상처를 거의 빠짐없이 지니고 있다.남자의 아버지는 일제 징용에 희생되었고 원폭 피해로 어머니,큰형,할아버지 그리고 네살짜리 아들을 잃었다. 자신은 월남전 참전의 심리적 외상과 함께 고엽제후유증을 앓고 있으며 독일 광부로 취업하면서 순수하게 통일운동에 몸담다가 간첩으로 찍혀 남쪽 고향에는 발도 디딜 수 없게 됐다.여자는 월북 아버지 때문에 시늉으로라도 정상적인 성장과정을 가질 기회를 박탈당했으며 간호사로 독일로 와 남자 주인공과 결혼했으나 북의 아버지 문제에 휘말릴 수 밖에 없게 된다. 이처럼 ‘푸른 방’의 주인공들은 역사적으로 박복하고 같은 또래의 한국인에 비해서도 매우 재수가 없는 케이스다.문제는 이 상처많은 삶의 보편성 여부가 아니라 이 상처와 삶들이 소설 속에서 생생하게 살아나 있는가 하는 점이다.주인공들의 역사적 상처는 장시간의 연대기로서 깊이 침전된 탓에 현재 상태로 분기(奮起)될 계기가 주어져야 하는데 작가가 동원한 현재화의 장치(여자 동성애)는 엉뚱해 보인다.독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풍속이라서가 아니라 누적된 상처와는 본질적으로 연이 없기 때문이다. ‘푸른 방’을 가득 채우고 있는 상처의 리스트들은 현재의 살을 재생시키지 못해 끝내 과거의 뼈로 남아있는 인상이다.이에 반해 정준의 ‘땅끝맨’이 이야기하는 과거의 삶은 상당부분 팔팔 살아서 움직인다.이 작품은 지난50년대 중반 부산의 최빈곤층에서 태어난 한 남자가 살아온 이야기다. 주인공은 흔한 말로 운수가 기박해 불행과 좌절로 점철되는 길을 걸어왔다. 운없고 아무리 애써도 가난한 삶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이 어디 한둘이겠느냐만서도 주인공의 박복하고 불우한 팔자가 너무도 거세고 완강해 인간사의 부조리를 적시하려는 우화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물론 이 작품은 실화소설이란 표제가 말하듯 실제의 삶을 그대로 기록한 측면이 강하다.‘땅끝맨’의 고난은 일견 ‘푸른 방’의 상처보다 절실하게 다가온다.이 점이 이 작품의 매력이지만 한계이기도 하다.즉 ‘땅끝맨’의 매력은 픽션보다는 넌픽션 성격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야기가 뒤로 갈수록 소설화의 빈약함이 두드러져 독자들의 관심이 약해진다. 고생 끝에 극적으로 ‘안토니오 꼬레아’란 역사소설을 완성시킨 정준이란특정 개인의 고난사가 불굴의 의지를 배경으로 자못 감동적이지만 이 기구한 삶은어떤 소설적 전형으로 크지 못하고 개인적 차원에 머무르고 만다.소설화의 여지가 처음부터 좁은 실화소설이기 때문이다. 외적 사연이 많은 주인공 소설은 90년대부터 사적 감수성이나 심리 소설의물살에 밀려 멀리 떠내려 갔다.‘푸른 방’이나 ‘땅끝맨’이 어떤 새 기류의 전조라고 말하기는 이르다.다만 사연 소설을 새롭게 쓰고 싶은 작가들은성공적인 ‘소설적 삶’의 두께와 폭을 더 정밀하게 궁구해야 할 것이다. 김재영기자 kjykjy@
  • 박헌수감독 ‘주노명 베이커리’

    권태로운 일상에 지친 커플.이들의 박제된 삶 속에 비집고 들어온 불륜의 사랑.박헌수감독의 영화 ‘주노명 베이커리’(15일 개봉)는 불륜을 고리로 삶의 활력을 되찾는 두 부부의 사랑이야기다.‘해피엔드’가 불륜의 끝이 죽음임을 보여주는 회색톤 영화라면,‘주노명 베이커리’는 불륜도 때론 삶의 윤활유가 될 수 있다는 역설을 담은 코믹 영화다. 자신의 행복을 한번도 의심해 본 적이 없는 빵굽는 남자 주노명(최민수)은어느날 갑자기 한숨을 토해내는 아내 정희(황신혜)를 보고 당황한다.아내의우울은 빵집 고객인 3류소설가 무석(여균동)에 대한 사무친 그리움 때문.이를 눈치챈 주노명은 무석의 아내 해숙(이미연)을 찾아가 남편에게 내린 ‘빵집금족령’을 풀어달라고 애원한다.업치락뒤치락 하는 사이 이들 또한 사랑의 늪으로 빠져든다. ‘주노명 베이커리’는 상대의 배우자에게 사랑을 느끼는 두 부부의 성적 모험을 그렸다는 점에서 스와핑(swapping·부부교환)을 소재로 한 영화처럼 보인다.그러나 자극적이고 유희적인 섹스코드로 접근해가는 기존의스와핑물과는 다르다. 성적인 일탈을 그리되 어디까지나 참사랑을 어떻게 지켜내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아량과 이해를 핵심어로 한 ‘주노명 베이커리’의 불륜 공식은 “맛있는 빵을 만드는 것은 아름다운 사랑을 하는 것과 같다”는 주노명의 내레이션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살다보면 언제라도 도둑처럼 찾아올 수 있는 것이 불륜이다.그래서인지 이영화는 불륜을 그리 무겁게 다루지 않는다.나른한 삶에 창조적인 긴장을 불어넣어주는 통과의례 정도로 그린다.주인공 주노명은 아내가 외간남자와 만나는 것을 묵인한다.아내의 가슴에 고인 울기를 풀어주려고 외도를 도와주기까지 한다. 줄거리는 그렇다치고 주연배우들의 연기 또한 영화의 리얼리티를 크게 해친다.최민수의 바보스런 연기와 여균동의 어눌한 연기는 장난에 가까울 정도로 작위적이다.희극을 가장한 ‘사이비 희극’이다.‘웃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영화를 끝없는 넌센스의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주노명 베이커리’는 삼부파이낸스 사태로 한때 제작중단 위기에 처했지만 시네마서비스가 판권을 넘겨받아 무난히 제작을 마쳤다. 김종면기자 jmkim@
  • 익산시 감사과 박종식씨, ‘행정심판소송 실무 편람’ 발간

    전북 익산시 기획감사과 박종식(朴鍾植·52·6급) 법무담당이 각종 행정 쟁송 과정에서 소송 수행 공무원의 지침서 역할을 하게 될 ‘행정 심판·소송실무 편람’을 펴냈다. 500여쪽 분량의 이 책자는 시민들에게 발생할수 있는 각종 민사소송 등 분쟁의 처리 절차까지 체계적으로 정리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지난 97년부터 이 부서에 근무한 그는 그동안 행정 쟁송 관련 업무를 맡아왔지만 법률 전문가가 아닌데다 마땅한 지침서도 없어 업무 수행에 적잖은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각종 판례와 자료들을 시의 재정 지원을 받아 출간하게 된 것. 한편 익산시는 이 책자를 읍면동과 시청 민원실 등에 비치할 방침이다. 익산 조승진기자 redtrain@
  • [외언내언] 북한산 ‘비아그라’

    북한산‘비아그라’로 불리는 정력제‘가루지기’가 오는 10일부터 국내에서 본격 시판된다.이 제품 수입사인 씨피코 국제교역에 따르면 건강식품 총판회사인 헬스피아가 가루지기 독점판매권을 갖고 우수 중소기업제품 판매회사인 태산 등 대리점을 통해 전국에 판매한다는 것이다.씨피코는 지난해 7월말 북한의 조선만년총보건회사와 상호협력과 학술교류,세계시장 공동개척 등을 내용으로 하는‘합작경영협의서’를 교환했고 지난 연말부터 가루지기 시범판매를 시작했으며 반응이 좋아 최근 수입량을 늘려 본격적으로 판매에 들어가게 됐다. 가루지기는 북한 조선장수문제연구소가 연구개발한 강장제로 산삼과 녹용·토사자·영지·달개비·당귀 등 귀한 약재가 많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조선장수문제연구소는 김일성(金日成) 생존시 그의 건강을 보호하는 종합연구를 전담했던 권위있는 의학연구기관이다.북한산 토종 강장식품인 가루지기가 국내에서 본격 시판됨에 따라 수입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와의 한판 힘겨루기가 벌어지게 된 셈이다.가루지기는 분류상 의약품이 아닌 인삼음료이기 때문에 전국 어디서나 자유롭게 구입할 수 있어 앞으로 잠자리에서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널리 애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비아그라는 전세계적으로 폭발적인 화제를 뿌린 의약품으로 지난해 10월 한국에 상륙한 이후 크게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의사의 진단서와 처방이 있어야 하는 절차상의 번거로움과 사용상 부작용 등으로 고개를 숙인 상태.한국화이자사가 지난해 비아그라를 국내 시판하면서 50억원 어치를출하했지만 현재까지 단 한건의 추가주문이 없는 상태라고 한다.식품의약청이 최근 의사 진단없이 종합건강진단 판정만으로 비아그라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해 판매량은 다소 늘어날 전망이다. 가루지기란 이름이 생소하지만 본래는 오래 전부터 정력의 상징으로 표현되고 있는 은어(隱語)다.신재효(申在孝)가 개작한 판소리 여섯 또는 열두마당중 하나인‘변강쇠타령’의 다른 이름이‘가루지기타령’이다.전라도 잡놈인 변강쇠와 평안도 음녀(淫女)인 옹녀가 만나 지리산에서 살면서 나누었던 뜨거운 사랑과 죽음을 묘사한 타령으로 판소리 형태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그런 연유로 해서 북한이 대표적 강장제 이름을 가루지기로 붙였는지 모르겠다.아무튼 토종 강장식품과 수입 발기부전 치료제의 한판 힘겨루기에도 관심이 가지만 정신노동과 다양한 스트레스 속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들의 건강식품 수요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북한 정력제 가루지기 시판의미를 조용히 음미해볼 만하다고 본다. [張淸洙논설위원
  • [여성 선언] 여자도 군대 가라고?

    그럼 여자들도 평등하게 군대에 가라! 군필자 가산점제도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심기가 상한 많은 남자들이 거의 반사적으로 외친 주장이다.이로써 여성과 군대라는 매우 복잡미묘한 문제가 마침내 공론의 장에 등장하게 됐다.최근까지 군대는 의심할 여지없는 남성의 영역이었다.출산과 육아가 여성의 영역이었듯이.남성과 여성은 이른바 ‘신성한 국방의 의무’와 ‘신성한 어머니의 의무’를 통해 나름대로 국가의 존속과 안보에 기여해왔다. 하지만 남성지배사회에서 군인들은 사회적 명예와 각종 유무형의 특권을 보상받았지만 어머니들은 사적인 영역에 은폐된 채 아무런 사회적 대가도 받지 못했다.흥분한 남성들은 ‘2년 몇개월의 피눈물나는 군대생활을 너희 여자들이 이해할 수 있느냐’고 억울함을 호소한다.그렇다면 그들은 ‘출산과정의 고통과 완전히 무력한 한 생명을 탈없이 키우기 위해 최소 수년간 자유로운 자신의 삶을 유보당해야 하는 여성의 처지’를 이해하고 있는가?‘군생활로 머리가 녹슬어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얻기 힘들다’는 그들과 육아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힘들게 쌓아온 직업경력을 포기해야 하는 여성들 중 누구의 불이익이 더 클 것인가? 여자도 군대에 가라는 주장에는 좀 뻔뻔스러운 구석도 있다.전쟁과 군대는남자들이 일으키고 만들어 온 것이고 여자들은 지금까지 ‘그들의 역사’에서 오히려 희생자 노릇을 했을 뿐이다.자기들이 일방적으로 만들어 놓은 반인륜적 싸움판에 왜 ‘평등하게’ 끼어들지 않느냐고 눈을 부라리는 모습은어쩐지 우습다.하지만 원인이야 어찌 됐든 여자라고 해서 국방과 무관하다는 얘기는 아니다.여성의 주도 아래 성역할 구분이 크게 흐려지고 ‘신성한 어머니’보다는 동등한 인간으로 살고자 하는 여성들이 대세를 이루면서 이제군대도 더이상 금녀의 구역이 아니게 되었다. 전세계적으로 군대 내에서 여군이 차지하는 비중과 군대에 가고 싶어하는여성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으며 군의 고위직도 차츰 여성에게 자리를 내주고 있다.미국에서는 여성 3성장군이 나왔고 프랑스에서는 여성 해군사령관이 등장했으며 노르웨이에서는 여성 잠수함함장이 출현했다.이처럼 군이 여성에게 다양한 문호를 개방하고 있는 현실은 여학생 사관학교 입학 허용 등에서 보듯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여성의 군대진출에 대한 여성의 시각은 크게 둘로 나뉜다.하나는 동등권적,혹은 자유주의적 시각에서 찬성하는 입장이다.첨단기술전쟁이란 특징을 지닌 현대전에서 여성의 능력이 남성보다 못할 게 없고 군대조직과 문화가 남성권력의 유지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현실에서 여성의 진입을 막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여성의 동참으로 군대가 덜 폭력적이고 더 인간적인 조직으로바뀔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한다.반대하는 쪽은 여성의 군 진출이 동등권과는 상관이 없으며 결국 사회의 군대화를 강화시킬 뿐이라고 주장한다.군대는 하루 빨리 없어져야 할 필요악이며 여성의 역할은 평화운동을 통한 군축 내지 군대 해체에 있다는 생각이다. 지금까지 나는 후자의 입장을 지지해왔다.하지만 며칠전 PC통신에 들어갔다 나온 후로 생각이 달라졌다.여성단체가 ‘군의 사기를 꺾기 위해 북한이 지원하는 이적단체’이며 위헌소송을 제기한 여대생들이 ‘빨갱이’라니,하루라도 빨리 여자도 군대에 가자고 주장해 페미니스트들이 ‘빨갱이’가 아님을 증명해야할 것이 아닌가? 단,조건이 있다.징병제든 지원병제든 여자도 남자와 똑같이 국방에 기여하게 한다면 여자를 남자보다 열등하게 취급하는 호주제는 즉각 폐지돼야 한다.또 출산까지 담당해 국가에 더 많은 기여를 하는 여성들의 ‘사기’를 위해 국회의석의 최소 50%는 여성몫으로 할당해야할 것이며 맞벌이 부부의 가사와 육아 분담의무를 법제화해야 할 것이다.아니,어쩌면 그러지 않아도 되겠다.군생활을 통해 ‘진짜 가시내’로 단련된 여성들이 그 정도의 일을 해결하기 위해 멀리 있는 법까지 필요로 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김신명숙‘if' 편집위원·작가
  • [대한시론] 새 천년 첫해의 선택

    내게 있어서 21세기 새 천년 맞이는 장밋빛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다.‘세계화’라는 지구단위 시장화나 정보기술의 혁명으로 생긴 변화는 예전 못지않게 ‘힘센 놈이 싹쓸이하는 세상’을 만들었다.아무리 ‘신자유주의’라는구호로 미화해도 그 그늘을 보아야 한다.약한 나라나 개화에 뒤처진 개인은어느 때보다 가혹한 운명이 기다리고 있다. 우리가 개인으로서나,또는 겨레(민족)로서나 살아남을 전략과 전술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무엇보다 식민지 잔재와 함께 반세기 동안 이어온 부패독재구조의 틀을 깨고 정치,경제,법제,사회 등 모든 부문의 개혁을 단행하는것이다.이 개혁을 주도하는 정치적 주축이 바로 서야 한다.그것은 당장 새해의 국회의원 선거를 올바로 치르는 일과 연관된다. 우리는 해방후 반세기 동안 선거를 통해 정치권력에 국민의 이름으로 정통성을 인정해왔다.그래서 총칼로 밤중에 정권을 강탈한 자들도 선거라고 하는 정치적 격식만은 어떻게든 갖추려고 했다.여기서 선거가 끊임없이 우민정치로 조작되었다.이 점은 우리 스스로가 부끄러워하고 반성해야 할 일이다. 그 동안의 경과를 보아라.미군정시대의 ‘통역정치’는 그렇다 치고,이승만시대의 친일관료의 득세와 횡포,그리고 군사정권의 보다 사납고 교활한 지배로 넘어왔다.군사정권은 친일파 군인들이 주도하게 되자 학자·교수들을 먼저 들러리로 이용하고,선전기술자로 언론인이 이에 따르고,개발독재의 설계에 경제기술관료가 조력하고,탄압의 칼날은 법기술자인 율사가 앞장을 섰고,명망가라는 얼굴팔린 마음 약하고 줏대없는 이들이 심부름을 했다. 이들은 대개 일본제국시대부터 시세영합과 출세의 천재적 재능을 발휘해오며 민족을 배반해왔다.이들이 독재의 공범자로 거든 선거란 타락선거로 표현할 수 있다.돈이 판치고,거짓말과 속임수가 난무하는 난장판이고,학연·지연·혈연이란 연줄로 엮어지는 선거이며,각종 구실로 먹이고 주는 잔치선거판이었다.이 선거운동 과정에서 각종 거짓말과 무책임에 이르러선 말문이 막힐 정도이다.그래서 대선 당시에 나는 정당 및 후보의 ‘정치공약등록 책임제’를 제안했다.공약의 요지와 그법령요강,재정염출근거와 시행효과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등기시켜서 사전 통제하고 사후 책임을 부과하자는 것이었다.정상적 정치풍토라면 이런 제안은 필요도 없을 것이다. 공식선거가 ‘바보놀이’로 전락되어 유명 탤런트 후보가 표를 모아서 당선되는 것도 특이한 현상이 아니라,지금에는 각 정당이 표 모으는 인기있는 얼굴을 찾기에 이르렀다.선거의 쇼화(흥행화)현상이 절정을 달린다.선거가 흥행이 되고,정치가 연극이 되고,정치인이 배우가 되는 시대성을 아주 거역할순 없다.그러나 정치가 놀이로 가볍게 다루어지고,특히 ‘바보놀이’가 되면 나라일을 망친다.자기 운명을 투전판 노름 정도로 다루는 민중의 정치수준이 나라꼴을 제대로 갖추게 할 순 없다.더더구나 21세기에 말이다. 정치에서 만성고질병의 하나로 정치인의 부정축재가 있다.나라금고 도둑에게 나라금고 열쇠를 맡기는 것은 후진국에서만 볼 수 있다.스위스은행의 도금고 애용자가 누구인가? 마피아와 독재자들 아닌가? 시민사회의 정치는 공적 업무이고 헌신이며 봉사이다.돈벌이가아니다.정치인은 자기 몸을 불살라서 자기 사명을 다하는 데서 보람을 느낀다.그래서 공인으로서 존경을 받는다. 우리에게도 그러한 정치인이 있어야 한다.머리에 든 것이 없는 소영웅주의자나 속물적 출세주의자가 정치판을 넘실대며 국민이 그들에게 속으면 나라가 어지럽게 된다.그래서 우리는 정치인의 책임윤리를 말하지 않는가? 우리주변을 돌아볼 적에 독재에 아부 추종하고 무능으로 해를 끼쳤으며 부정축재로 지탄을 받은 자들이 아직도 국민을 속이며 날뛰고 있다.정상배가 활개짓하는 정치판을 그대로 두고선 21세기의 길을 갈 수 없다.정치판에 끼어드는좀벌레를 털어내는 풍토를 만들어야 국민이 살아남는다. 韓相範 동국대교수·법학
  • 월드컵 개최 사회·경제적 효과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가 공동개최국 한국과 일본에 가져다 줄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특히 88서울올림픽 이후 14년만에 국제스포츠의 빅이벤트를 열게되는 한국에는 어떤 이익을 가져다 줄까.또 그동안 월드컵을 치른 나라들은어떤 성과를 올렸을까. 월드컵은 올림픽보다 더욱 큰 영향을 미친다.건설 관광 기업홍보 광고 정보통신 스포츠마케팅 방송기술 등 갖가지 부문에서의 엄청난 유발효과로 상업성에서는 오히려 올림픽을 능가한다.따라서 한·일 월드컵은 양국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나라로 만들어 주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이미 세계인의 관심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 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 맞춰져 있다.30여만명에 이르는 관광객이 움직이고 연인원 320억명의 전 세계 TV시청자가이를 지켜볼 것이다.2002년월드컵은 그 자체만으로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특급상품’이다. 경제적인 면만 해도 복권·기념주화 판매 관광수입 등으로 양국의 경제발전에 크게 이바지할 전망이다.한국관광공사는 외국관광객이 올해 500만명을 돌파하고2002년 월드컵을 치르면 한국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2003년에는 7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관광수입도 2003년에는 120억달러로 예상한다. 이는 98프랑스월드컵과 비교해보면 잘 드러난다.프랑스월드컵 기간 동안 순수 월드컵 관광객은 50만명으로 추정됐다.외래관광객 증가율은 30%였다.대회가 열린 6월 중 호텔 객실당 수입이 31.6% 증가,월드컵 관광수입만 30억달러로 추정됐다.또 1만5,000여명의 신규 고용이 창출돼 실업율이 11%로 다소 완화되고 여타 산업부문 전반에 걸쳐 매출증가세가 나타나는 등 2/4분기의 산업활동이 0.8%포인트 신장됐다.낙후돼 있던 지방도시들이 인근 지역의 월드컵 개최로 활기를 찾는 등 지역 균형발전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다. 문제는 아시아권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2002년 월드컵이 과연 종전과 같은효과를 나타낼 것인가 하는 점이다.이에 대해 월드컵조직위원회는 2002년 월드컵에도 유럽과 남미의 축구팬들이 변함없이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 월드컵은 남북 화해 무드 조성에도 일정부분 기여할 전망이다.한국이단독개최를 목표로 유치전을 펼칠 때부터 누누이 강조한 분산개최를 통한 세계평화기여라는 주장은 여전히 유효하다.몇가지 현실적 과제가 선결되어야 하지만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회장은 남북간 정치적인 해결방안이 마련되면 실현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그는 올 4월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과 함께 방북할 예정이라 주목을 끌고 있다. 한국은 또 월드컵을 통해 세계 축구무대의 주역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지닐수 있게 됐다.대한축구협회와 프로축구연맹은 현재 10개에 머물고 있는 프로축구팀이 2002년 월드컵까지는 적어도 12∼16개는 돼야한다고 보고 창단을적극 권유하고 있어 축구문화의 성장에도 기대가 큰 것이다. 곽영완기자 kwyoung@
  • [사설] 총재회담 성사시켜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지난 19일 정치권의 정쟁거리들을 연내에 마무리짓겠다고 말한 데 대해 이회창(李會昌)한나라당총재도 21일 새해에는 국민에게희망을 주는 정치를 하자고 대통령에게 제안하겠다며 화답한 이후 여야는 총재회담을 올해 안에 성사시키기 위해 물밑 접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준영(朴晙塋)청와대공보수석과 한나라당 하순봉(河舜鳳)사무총장이 비록 ‘정치현안들이 정리되는 것’을 전제로는 하고 있지만 총재회담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한나라당이 ‘정리돼야 한다’며 총재회담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있는 정치현안들이다. 한나라당은 선거법 협상을 비롯해서 언론문건 국정조사와 ‘세풍’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선자금조사, 그리고 정형근(鄭亨根)의원처리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먼저 언론문건에 대한 국정조사문제를 보자.여야는 이 문제에 대한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로 이미 합의했음에도 정 의원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문제가 걸림돌이 돼 진척을 보지 못하다가 지난 정기국회가끝날 무렵에 와서야 뒤늦게 정 의원이 증인으로 출석하겠다고 나섰다. 게다가 한나라당은 당초 주장했던 청와대 관계자들의 증인채택을 연계시키고 있다.여권이 설혹 이같은 주장을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고작 11일 동안의 국정조사에서 무슨 대단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국민은 한나라당이 이 문제를 내년 초까지 쟁점화하겠다는 의도로밖에 보지 않는다. ‘세풍사건’도 그렇다.국가의 징세권을 불법 선거자금 모금에 악용한 죄질도 문제지만,이 문제는 이미 법원이 심리를 하고 있는 사건이다.정 의원사건은 또 어떤가. 정 의원은 국민회의말고도 제3자에 의해 명예훼손과 고문 등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국민회의가 고소를 취하하더라도 제3자 고소 부분은어떻게 할 것인가.이 문제들은 엄정한 의미에서 정치적 타협의 대상이 될 수없다. 그러나 국민을 괴롭혀온 정치쟁점들이 새해에도 연장되는 것을 원치않는다.때문에 국민은 이같은 타협을 일단 용납할 것이다.선거법 협상은 역시 가장 큰 걸림돌이다. 여야간은 물론 공동여당간에도 의견 차이가 크다.공동여당은 단일안 마련에 최선을 다해야 하고, 이와 관련해 자민련 쪽의 대승적 결단을 기대한다. 한나라당 또한 공동여당간의 견해 차이를 틈타 많은 것을 얻어내려 해서는 안된다. 여야는 총재회담의 성사를 위해 피차 욕심을 버리기 바란다.연말까지 시간이 많지 않다. 총재회담으로 고질적인 우리 정치풍토가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겠지만 올해가 다 가기 전에 총재회담이 성사돼 적어도 새해 새 아침에는 정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기미나마 보였으면 싶다.그것은 국민에 대한 정치권의 도리이기도 하다.
  • 방송언어, 외래·비속어등 오염 심각

    국내 공중파3사의 방송언어가 외래어와 비속어·은어,선정적·극단적 용어로오염돼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한국방송진흥원이 KBS·MBC·SBS의 뉴스·토크쇼·버라이어티쇼·시트콤·코미디 등 20개 프로그램의 지난달 8∼14일 방송분을 분석한 결과 쇼·코미디등에서는 비속어와 은어,뉴스에서는 극단적 언어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특히 외래어의 불필요한 남용,잘못된 조어나 의미전달 등은 장르를 불문하고만연해 있었다. '트라블'(KBS2 '행복채널'), '스테이'(MBC '임성훈 이영자입니다') '오늘의 토킹 어바웃 추억' (KBS2 '서세원쇼')등 우리말을 제쳐두고 굳이 영어를 쓴 경우.한회 방송에 '샤프' '터프' '카리스마' '엔터테이너'등 숱한 영어가 난무한 예(SBS '한선교 정은아의 좋은 아침'), 남녀의 만남주선에 예약이라는 뜻의 '부킹'(SBS '이홍렬쇼')을 갖다 붙인 잘못된 경우, '웨딩사업'(MBC 뉴스데스크), '쓰리단계'(MBC '10시 임성훈 이영자입니다), '메르시, 오 마이 갓'같은 억지조어(SBS '코미디 살리기')까지 판쳤다. 비속어 사용은 특히 시트콤과코미디에서 심각한 지경인 것으로 나타났다.'저 지지배,띵까띵까하니'(MBC '점프'), '몰래 꼰질러.내가 꼭 잡아다 족쳐버릴 꺼야'(SBS '순풍 산부인과')등 의미가 왜곡될 정도의 비어·속어 복합사례가 문제로 지적됐다. '당근이지' '한 춤, 땡땡이야'(MBC '점프')등 은어도 수시로 쓰이고 있었다. 출연자들의 성격·능력·외모 등을 비하함으로써 가학성 웃음을 강요하는 불손어도 큰 문제로 지적됐다. '김흥국씨도 혼란스럽지만 번칠이도 엄청 혼란스럽네요' (SBS '한선교 정은아의 좋은 아침')라며 출연자 아들까지 비하하거나 '장사에 도움이 안되는 주인공의 독특한 캐릭터'(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아니, 가만 보니까 학교 다니셨을 때 폭력서클 보스 짱 이사람 같아요' (KBS2 '감성채널 21')라며 출연자 능력·외모를 비난하는 사례가 비일비재였다. 뉴스 프로그램에서는 '천지도 쓰레기 천지' '덤핑 수입품 홍수'(KBS 9시 뉴스) '벼랑끝 치닫는다' (MBC뉴스데스크) '불법개조 기승' '전방위 압박수사'(SBS 8시 뉴스)등 제목과 리포트에서의 용어 극단화가문제로 지적됐다. 손정숙기자 jssohn@
  • [대한광장] 산을 활용하는 법을 생각하자

    “새 천년에는 바다로 향하자!” 아시아 대륙에 맹장(盲腸)처럼 붙어 있는한반도.그마저 일본열도에 포위당해 답답해 보이기 그지없다.그러나 지도책을 거꾸로 놓고 보면 태평양을 향해 쭉 뻗은 한반도가 보인다.그래서 새 천년의 한국은 바다로 진출해야 한다고 한다.멋진 가능성이다. 필자는 또 하나의 다른 가능성을 제시하고 싶다.“새 천년에는 산으로 향하자!” 그렇다.가난과 절망에 찌든 화전민들의 산,흉악한 산적들이나 숨어살았다던 산,땔감 정도나 주울 수 있던 산.이토록 ‘하찮던’ 산에 한국의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툭하면 한국이 조그만 땅덩어리라고 한다.비좁은 땅에서 옥신각신 산다고 한다.평지가 국토의 30%밖에 안된다고 하기도하고 인구밀도가 세계 몇 번째 간다는 통계를 별 생각 없이 되풀이한다. 과연 그런가? “평지가 국토의 30%밖에 안 된다”는 소리는 평지만이 쓸모있다는 전제를 달고 있다.물론 논밭 갈아먹고 살던 농경시대 사고방식의 산물이다.지식기반사회를 향하고 있는 현재 이렇게 평지만을 선호하는 발언은어리석다.땅 면적을 달리 생각할 시대가 왔다.이제 우리는 거꾸로 “산이 국토의 70%나 된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구겨진 종이 한 장은 보잘것없이 작다.주먹 하나보다도 작기 때문이다.그러나 그 구겨진 종이를 펴 보자.펴진 면적은 두 손을 활짝 벌린 것보다 더 넓다.이렇듯 한국의 땅 면적은 하늘에서 내려다 볼 때(지도책에 그려진 평면도)는 작아 보여도,그 구겨진 땅(산)을 다 폈다고 할 적에,사람이 발을 디딜수 있는 땅의 면적을 계산해보면 한국은 사실 엄청 넓은 나라다. 한국이 비좁게 느껴지는 이유는 우리 모두가 평지에만 몰려 살기 때문이다. 평지에서 농사짓다가 평지에 세워진 공장에서 일해야 했기 때문이다.산은 그저 물품과 사람의 유통을 가로막는 장애물이었기에 깎아 버리거나 구멍을 팠다.산을 일부러 찾는 일은 성묘,등산,절 구경,단풍 구경 등이다.이제 우리는 산을 배고픔을 달래는 소원빌기나 눈요기용 정도로 생각하지 말고 배와 마음과 머리를 채워주는 소중한 자원으로 적극 개발해야 할 것이다. 록 클라이밍,핸드 글라이딩,마운트바이킹 등 새로운 레크리에이션이나 스포츠가 등장하기도 한다.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앞으로 관광과 스포츠 이외에 산 자체의 특성을 이용하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올 것이다.여기에 한국의 희망이 있다.왜냐하면 한국만큼 쓰임새 많은 산을 보유한 나라가 드물기 때문이다. 한국보다 더 높은 산을 가진 나라는 많다.미국과 캐나다에는 로키,이탈리아와 프랑스와 독일에는 알프스,인도와 티베트에는 히말라야,페루와 아르헨티나와 칠레에는 안데스 등이 있다.우리가 듣지도 보지도 못한 산도 많다.그러나 외국의 산과 한국의 산과는 질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외국의 장엄한 산은 멋있어 구경가기에는 좋지만 그 산들은 하나같이 인간이 살수 있는 곳이 아니다.그 반대로 한국의 산은 어디를 가도 물이 있고 풀이 있어 사람이 살 수 있다.한국은 산은 생명을 가능케 하고 삶을 충족시키는 ‘금수강산’인 것이다. 외국의 산은 광산업이나 관광산업 이외의 가능성이 별로 없지만 한국의 산에는 엄청난 가능성이 숨어 있다.이제껏 산을 허물어 간척지를 메우는 등 2차원 평지로 많이 개척해 왔지만 아직 산을 3차원 그 자체로 쓰는 방법은 세계 누구도 별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우리가 먼저 산 쓰는 방법을 개발하면세계 최고의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가능성은 필자가 한국과 세계 여러 나라를 두루 다니면서 내린 결론이다.황당한 면이 있기는 하지만 허황한 공상만은 아닐 것이다.우리 모두 산 쓰는 방법을 생각해 보자.엉뚱하고 기발한 생각을 할 줄 아는 우리 어린이들에게도 물어보자. 趙 璧 미시간공대교수·기계공학
  • 신당 개혁세력 고민 많다

    여권이 추진중인 ‘새천년 민주신당(가칭)’에 참여한 개혁세력들은 요즘고민이 많다.국민회의와 자민련 합당에는 거의가 찬성쪽으로 돌아섰다.그렇지만 입지 약화가 걱정된다.소수군단으로 전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창당 과정에서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 터여서 더하다. 이들 제3세력들은 2여(與)합당을 대세로 인정하고 있다.어떤 이들은 적극적으로 합당 불가피론을 제기한다.여류 소설가인 유시춘(柳時春)창당준비위원은 “국민의 정부가 휘청거리는 것은 국회내 안정의석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개혁완성을 위해 공동여당 합당은 필수”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신당을 만드는 과정부터 다소 불만스럽다.역할이 기대치에 못미치기 때문이다.이창복(李昌馥)창당준비위고문이 비판논조의 기자회견을 예정했다가 취소한 것도 이런 배경을 깔고 있다. 이재정(李在禎)총무위원장은 “이 고문은 옷사건 등 부정부패 고리를 끊지못하고 있는 것을 지적하고,신당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려고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2여(與)+α’합당방식에 민감하다.‘곁가지’가 될 수 없다는 자존심을 내세운다.그래서인지 자민련측에 요구사항도 적지 않다. 이총무위원장은 “공동여당이 합당하려면 신당에 흡수통합하는 형식이 더바람직하다”고 밝혔다.또 김종필(金鍾泌)총리가 신당총재를 맡을 수 있다는점을 받아들이면서도 ‘민주적 절차’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시춘 준비위원은 “과거의 자민련이 이데올로기적 알레르기를 뛰어 넘어야 한다”고 요구했다.도천수(都天洙)민주개혁국민연합사무총장은 “김총리가 일정 역할을 갖게 될 경우 신당 내부에 민주화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말했다. 박대출기자 dcpark@ *이재정 창준위총무위원장 인터뷰 이재정(李在禎·성공회대 총장)새천년 민주신당 창당준비위 총무위원장은 10일 대한매일과 인터뷰에서 정치권의 관심사인 국민회의·자민련간 합당에대해 “효율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합당이 반드시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했다.이와 함께 신당의 최고 의결기구인 당 지도부는 어떤 형태로든 경선을 해야한다는 의견을 피력,관심을 끌었다. ■자민련과의 합당에 대한 신당의 입장은. 대통령 임기가 끝날 때까지 공조를 해 나가야 한다.합당 여부는 16대 총선의 공동 여당의 승리와는 별개로 생각해야 한다.무엇보다 그동안 국정운영을 효율적으로 했느냐를 따져야 한다.이런 차원에서 다소 부정적이며 국가 경영에 미흡하지 않았느냐는 생각이 든다.따라서 양당의 통합은 효율적인 국가운영과 21세기 새로운 정치를 위해 반드시 이뤄져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합당의 방법에 대한 견해는. 국민회의가 정치적 기득권을 포기하고 1대1 통합원칙에 따라 개혁적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과 당을 만드는 것과 같은 정신이면 좋겠다.1대1 원칙은 지분에 연연하는 수치적 개념이 아니라 상호존중 평등의 입장이다.과거 정치적관행의 적폐를 다 버리고 새로운 정치적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합당을 하면 김종필(金鍾泌)총리가 총재를 맡는다는 말이 나도는데. 신당은 여당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총재를 맡는 것이 당연하다.그러나 대통령이 당의 업무를 보지 못하니까 최고의 논의 구조와 결의 구조를 만들어야한다.또 당 지도부는 경선을 통해 구성돼야 한다.김총리가 경선을 통해 당의어떤 책임을 맡게 되면 이의를 달 수 없을 것이다. ■총선을 앞두고 경선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는데. 나는 가능하다고 본다.지도부 전체를 경선하기 보다는,가령 지도부의 최고위원이면 최고위원단,부총재면 부총재단을 5명,7명,또는 9명으로 가정해 볼때 이 중 50%는 권역별 지역 대표로 선출하고,다른 몇사람은 지역 대표성의보완적 조치로써 임명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다.그래야만 전국 정당으로서의이미지와 대표성을 지닐 수 있다. ■당헌 당규에는 경선제도를 규정해놓고 이번에는 경선을 유보하는 방안은어떨지. 공동여당의 입장에서 김총리와 자민련 총재에 대해 정치적·실제적 예우가있어야 한다.경선도 여러 형태가 있을 수 있다.일례로 대의원 직접선거,또는 일정한 정도의 전형위원회를 구성할 수도 있다.경선의 방법론은 상황에 따라 효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고 본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지역구에서 출마한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그 지역에11년 살고 있기 때문에 혹자는 그렇게 이야기한다.어떤 사람은수도권에서 출마하거나 비례대표로 나서라는 의견도 있다.성직자로서 백의종군하라는 의견도 있다.결국은 당에 들어 왔으니 당의 결정에 따를 것이다.개인 의견은 당분간 유보하고 좋은 당을 만드는데 매진할 생각이다. ■신당의 미래는 어떻게 보는가. 희망이 있다.국민회의가 기득권을 포기한 것이나,민주화로 결집된 정치적가치,논의구조 활성화 등이 그렇다.새롭게 참여한 사람들의 열정도 대단하다.새로운 당이 새로운 면모를 가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강동형기자 yunbin@
  • [이색부서 이색공무원] 통일부 정보자료담당관실

    “‘순풍산부인과’가 뭐하는 프로입니까” 밤마다 북한 텔레비전만 보느라정작 우리 TV드라마를 볼 시간조차 없는 한 통일부 공무원의 반문이다. 통일부 정보자료담당관실 직원들의 주업무 가운데 하나가 북한방송 모니터링이다.이들중 최병섭(崔炳燮·40)씨는 82년부터 17년 동안이나 북한 텔레비전 보기를 업으로 삼아온 베테랑. 그는 북한 드라마도 근래 들어 ‘부화사건’(연애사건을 가리키는 북한 은어)을 과감히 다루는 편이라고 전한다.“나무를 사이에 두고 빙빙 돌다 키스하는 장면 등 우리의 60∼70년대 영화속에 나오는 장면들을 심심찮게 볼 수있다”는 것이다. 북한사회 저변에서 꿈틀거리는 미세한 변화의 물결이 정보자료담당관실을빠져나갈 수는 없다.이처럼 정보자료담당관실의 역할은 북한미디어들을 통해북한사회의 변화상을 읽는 일이다.이것들이 모여 정부의 통일정책 수립의 밑거름이 된다. 박경석(朴京石)과장과 강석승(姜錫勝) · 윤현중(尹鉉仲)사무관, 기영창(奇永昌) · 최병섭(崔炳燮) · 김병수(金炳洙)·황영한(黃永漢) · 조은선(趙銀仙)씨 등이 그 주역들이다. 북한 텔레비전방송은 뉴스·드라마 할 것 없이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북한체제에 대한 선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강성대국 건설’등 구호에서구호로 이어져 나간다. 하지만 최근 경제재건 캠페인성 프로그램도 부쩍 늘고 있다는 직원들의 귀띔이다.감자농사혁명이니,짐승기르기운동이니 하는 프로그램들이 그것이다. 특히 사료부족으로 북한이 벌이고 있는 ‘풀 먹는’ 집짐승 기르기운동을지켜보노라면 보릿고개를 힘겹게 넘던 우리의 과거가 연상된다고 한다.충북단양이 고향인 최병섭씨의 경우 중학교 수업료 7,000원을 토끼를 길러 마련했단다. 이들 직원이 적은 인원으로 북한의 전 매체를 커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무엇보다 지루하기 짝이 없는 내용을 꾹꾹 참으며 보고 듣는 일 자체가상당한 고역이다. 북한방송을 전면 개방하면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이 있을 것인지를 슬쩍 물어보았다.손인교(孫仁敎)정보분석국장과 박경석과장 등 간부들과 직원들의대답은 한결같다.“처음엔 호기심으로 보겠지만 뻔한내용인데 누가 보겠느냐”는 반문이었다. 광화문의 통일부 정보자료센터에서 북한위성방송 시청을 허용한 지 한달째인 지난달 28일까지 찾은 손님은 불과 85명이었다는 후문이다.다만 “북한TV를 보고 식량난에 허덕이는 북한동포들에 대한 동정심이라도 생긴다면 그나마 다행일 것”이라는 한 직원의 말이 취재 기자의 가슴을 아리게 했다. 구본영기자 kby7@
  • [해양한국 장보고에서 21세기까지](24)남제주 종묘시험장

    무분별한 남획과 국제어업질서의 변화,산업화에 따른 연안오염으로 어업생산여건은 악화 일로에 있다.기르는 어업의 육성이 시급한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신품종 어류의 개발과 수산자원의 조성이다. 제주도 남제주군 남원읍 위미리의 국립수산진흥원 남제주수산종묘시험장(장장 李正義)은 고갈된 우리 바다를 풍요롭게 가꾸고 우리 수산업의 경쟁력을키울 차세대 양식품종을 개발하는 현장이다. 종묘(種苗)생산동,종(種)보존동,선발사육동,산란제어동 등 각 기능별로 분류된 연구동에는 참돔,돌돔,넙치,조피볼락,쏨뱅이,큰민어 등 동중국해와 우리나라 남쪽 바다에서 주로 서식하는 물고기 23종이 어종별·연령별로 수조를 가득 채우고 있다. “종묘는 나무로 치면 묘목과도 같습니다.알을 만들어 어린 물고기를 만드는 것은 하루 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으로 어미를 사육,양질의수정란을 확보하는 것에서 비롯됩니다.”남제주시험장 양상근(梁相根)연구실장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새로운 양식 어종을 발굴하고 해당 어종에 대한 생태·생리학적 특징을 파악,우량 종묘를인위적으로 생산하는 것이 종묘시험장의 핵심업무라고 설명한다. 이곳에서 생산된 종묘는 연안자원 조성을 위해 방류되거나 양식어가에 분양된다.올 한해만도 참돔 10만마리,돌돔 13만마리,큰민어 10만마리를 생산해방류 및 시험 분양했다.잘 키운 어미에서 나온 이들 3종의 수정란 5,800만여개를 전국 66개 양식장에 무상분양했다. 종묘시험장에서는 큰민어나 독가시치처럼 지역 특성에 맞는 신품종 양식어종을 개발하는 것 외에 특정 어류를 여러 세대에 걸쳐 키워 가면서 좋은 품종을 식별,거듭 교배함으로써 인위적으로 품종개량을 시도한다.생산성이 높은 우량 종묘를 얻기 위한 것으로 전문용어로는 선발육종(選拔育種)이라고한다. 노르웨이의 연어와 일본의 참돔이 성공적인 선발육종 사업의 결과로 꼽힌다. 남제주시험장의 경우 참돔과 돌돔,큰민어를 이런 목적으로 장기간 키우고 있다. 양식 측면에서는 가치가 없지만 생태적으로 의미가 있는 고유어종을 보존하는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양실장은 “연안어장의 오염이 심해지고 외국산종묘들이 지속적으로 반입될 경우 우리 연안에 살고 있는 고유종이 멸종될가능성은 그만큼 커진다”며 “종묘시험장에서는 지속적인 양식에서 올 수있는 유전적인 열성화에 대응하고 우리 연안 환경에 맞는 어종을 개발하기위해 우수한 형질의 국내 어종 보존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수산진흥원 산하 종묘시험장은 15곳(도립 3곳 포함).지금까지 45종의새로운 품종에 대한 양식종묘 생산기술이 개발됐다. 신품종 개발의 목적은 성장이 빠르고 내병성이 강하며 맛과 색깔 등에서 기존 품종보다 뛰어난 품종으로 개량하는데 있다. 현재 강릉시험장에서는 강원 연안의 해역에 적합한 한해성 신품종인 코끼리 조개와 동해안의 자연산 바윗굴에 대한 대량종묘생산 방법을 개발 중이다. 울진시험장에서는 은어,전복,쥐노래미의 종묘양산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태안시험장에서는 피조개와 비단가리비,키조개 등 패류 양식어가의 소득원이될 신품종의 인공종묘생산 연구가 한창이다. 정부는 기르는 어업의 기반시설이자 자원조성의 선도적 역할을 하는 종묘시험장을 오는 2004년까지 매년 15개소씩 늘려 모두 90개로 확충할 계획이다. 함혜리기자 lotus@ ■바다목장이란 어떤것인가 바다가 갖고 있는 생산잠재력을 무궁무진하다.이를 극대화시켜 필요한 식량자원을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바다목장이 21세기 안정된 식량공급을 위한 대안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바다목장은 바다를 육상의 목장이나 농장으로 간주해 무차별 남획으로 고갈돼 가는 어패류를 가축이나 농작물과 같이 사육·관리하면서 안정적으로 확보해 간다는 구상에서 출발했다. 기존의 가두리 양식장처럼 물고기를 가두는 것이 아니라 넓은 바다를 물고기들에게 울타리없는 초원처럼 제공한다.해당 해역에 적합한 고급 어·패류를 육성해 방류한 뒤 이들 어패류가 멀리 이동하지 않고 그 해역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어장환경을 조성해 준다.자연상태의 환경에서 어패류를 기르는새로운 개념의 생산시스템이다.바다목장의 최종적인 목표는 여러 종류의 어패류가 공존하면서 증식을 지속해 나가는복합형 배양시스템의 구축이다. 한국해양연구소 안희도(安熙道)책임연구원은 “자원의 고갈을 막고 어민의소득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연근해 생물자원에 대한 관리기술의 고도화가급선무”라며 “바다목장 시설이야말로 21세기의 미래식량자원으로서 수산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첩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다목장에는 물고기를 한곳에 모을 수 있는 음향시설과 자동먹이 공급장치,초음파탐지기,인공 수중림 등이 설치된다.바다목장 시설의 유지 관리에는여러가지 복합적인 제어기술이 요구되며 개발과 실용화에는 막대한 자금이소요된다.때문에 국가적인 차원의 지원하에서만 가능하다. 우리나라도 지난 98년부터 9개년 계획으로 총 연구비 300여억원을 들여 경상남도 통영 해역에 시범적으로 바다목장화 연구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악화된 어업구조를 개선하고 연안생물자원을 종합적으로 개발해 보자는 의도에서다.통영시 산양면 일대 해역은 동·서·북쪽 3면이 크고 작은 해면으로 둘러쌓인 지형적인 특성과 연평균 섭씨 15도의 수온 등이 바다목장의 최적지로 꼽힌다. 해양수산부는 오는 2004년까지 통영을 포함해 동·서·남해 및 제주도 등 5개 지역에 바다목장을 시범적으로 개발운영할 방침이다.이어 2010년경에는우리나라 전 연안에 10여개의 바다목장을 조성,2011년에는 기르는 어업을 통해 전체 수산물 생산량의 49%를 생산할 계획이다. 제주 함혜리기자 ■[인터뷰] 남제주 수산종묘시험장 李正義박사 국립수산진흥원 남제주수산종묘시험장장 이정의(李正義·42)박사는 최근 고수익 신품종으로 떠오르고 있는 큰민어의 종묘생산과 양식기술 개발을 국내최초로 성공시킨 장본인이다.16년째 물고기의 생태와 종묘생산 기술을 연구중이다. 우리나라의 바다고기 양식은 넙치와 조피볼락(우럭) 등 몇몇 어종에 국한돼 있다.이 때문에 다양한 소비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할 뿐 아니라 양식어민들은 홍수출하에 따른 가격폭락 등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그는 “품종을 다양화시키기 위해 상품성이 높은 새로운 양식어종의 개발이 시급하다”고 말했다.그가 고급 양식어종 개발대상으로 꼽은 것이 큰민어다.야생의 물고기를 키워 알을 받고 부화시켜 키운다는 것은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은 작업이다.알이 부화돼 종묘로 될 때에는 밤을 새우기 일쑤다. 산소가 조금이라도 부족하면 순식간에 애써 키운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한다. 일본에서 수입된 종묘 200여마리를 분양받아 사육을 시작한 지 7년만인 지난 해에 자연산란 및 종묘생산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하지만 한번 기술개발에 성공하면 그 효과는 기하급수적입니다.올해 전국 35개 양식장에 무상분양한 큰민어 수정란이 805만개인데 수정란의 부화 가능성을 25%라고 쳐도 경제적 가치는 165억원정도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내년부터는 큰민어가 주요 양식어종으로 정착,연간 약 1,000t이 생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박사가 이끄는 시험장 연구팀은 올해 제주연안의 정착성 해산어류인 ‘독가시치’의 인공종묘 생산기술 개발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독가시치는 제주도 연안과 동중국해,동남아시아에 분포하는 난류성 어종으로 입이 작은 것이 특징.“기존의 해산어류 종묘생산 방식을 탈피,야외수조에서 식물성과 동물성 플랑크톤을 혼합배양하면서 생태계를 조성시켜 먹이사슬이 자연스럽게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환경친화적인 방법을 적용했습니다.” 그는 독가시치 양식기술을 어업인들에게 이전해 소득원으로 보급시키고 이번에 개발된 새로운 종묘생산 모델을 능성어,자바리,붉바리,범돔 등 아열대성 고급어종의 종묘생산에 적용시키는 2단계 연구도 계획하고 있다.이박사는 “연안의 수산자원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며 “자원을 인위적으로 생산,자원을 회복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주 함혜리기자
  • [20세기 문명기행](7) 지구를 벗어나 우주로

    인류는 아주 오래 전부터 우주여행을 꿈꾸어 왔지만 그 꿈이 현실로 다가온것은 20세기 중반 이후에 이르러서다.‘지구는 푸르렀다’는 옛 소련(이하소련)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의 한마디와 함께 시작된 우주를 향한 인류의 도전은 8년만에 아폴로의 달착륙이라는 위대한 성과로 1차 결실을 맺는다. ■미·소간의 냉전이 낳은 부산물 미국과 소련의 우주개발 경쟁이 수면위로 떠오른 것은 1957년 10월4일 소련이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하면서부터.소련의 인공위성 발사성공은 미국이 소련에게 우주개발에서 선두를 빼앗겼을 뿐 아니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경쟁에서도 소련이 앞질렀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미국은 스푸트니크 발사충격으로 창설된 국립항공우주국(NASA)의 주도 아래 인류역사상 최초의 유인 우주비행을 준비했다.하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1961년 4월12일 소련의 보스토크 로켓은 최초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이 타고있는 소형 우주선 ‘제비’를 싣고 인공위성 궤도로 날아갔다.미국은 그로부터 3주 뒤 1인승 우주선 ‘머큐리’캡슐로 지구궤도 우주비행에 성공했다. ■달 과학의 큰 진전 당시 미국과 소련의 관계는 쿠바사태로 최악이었다.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린 케네디 대통령은 미국의 미래를 우주경쟁의 기반 위에 세우기로 결의를 굳히고 61년 5월25일 ‘60년대 안에 인간을 달에 착륙시키고,무사히 귀환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미국의 자존심을 건 대계획이기도 했지만 그것은어디까지나 정치적인 프로그램이었다. 유인달착륙계획은 ‘아폴로 계획’으로 명명됐다.NASA는 가능한 모든 인력을 동원할 수 있으며,예산도 충분하게 지원받는다는 특권을 누리며 소련에대한 추격전을 시작했다.9년간 250억달러라는 막대한 돈이 들어간 이 계획으로 1969년 7월20일 아폴로 11호를 타고 간 미국 우주비행사 루이 암스트롱이 달표면에 인간의 첫 발자국을 남겼다.1972년 12월 가장 긴 달착륙 비행(22시간)의 기록을 남긴 아폴로 17호까지 미국은 6차례 달탐사에 나서 ‘달 과학’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경쟁에서 협력의 시대로 70년대 들어 미·소 두나라는 우주개발을 둘러싼 무한경쟁을 마감한다.75년 7월15일 지구궤도에서 소련의 소유즈 19호와 미국의 아폴로 18호가 도킹에성공,공동실험을 하는 등 우주협력 시대를 열었다.하지만 계속되는 달 착륙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세계인의 관심이 시들해지면서 미국의 우주개발비용도 급속히 줄어들었다.전세계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준 아폴로계획도 조용히막을 내렸다. ■우주를 향한 진출은 계속된다 암스트롱의 달착륙 이후에도 인류의 우주개발에 대한 관심과 노력은 계속됐다.본격적인 우주여행을 실현시키기 위한 ‘인간의 우주장기체류’가 새로운 목표로 떠올랐다.소련은 우주정거장 개발에 박차를 가해 71년 ‘살루트’를,86년엔 ‘미르’를 발사했다.아폴로 이후 미국의 우주계획은 침체됐지만 81년 최초의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를 발사했다.인간이 또 다른 천체에 발을내딛는 극적인 사건은 없었으나 화성 목성 토성 등 행성에 대한 탐사는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함혜리기자 lotus@ *항공우주산업 2015년 세계10위 목표 우리나라 우주개발 기술은 90년대 인공위성에대한 연구가 활성화되면서 비약적으로 성장했다.특히 1900년대를 마감하는 올 한해는 인공위성 자력개발원년에 접어든 뜻깊은 해로 기록된다. 지난 5월26일 설계부터 위성운용에 이르기까지 모두 우리 기술로 이뤄진 첫 인공위성 ‘우리별 3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됐기 때문이다.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위성센터(센터장 成檀根교수)가 개발한 과학실험위성 우리별 3호는 현재 지상 760㎞ 상공에서 지구관측과 한반도 지역 위성촬영 등 각종 실험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성의 경우 국내 경제의 발전과 소득증가에 따른 방송,통신수요가 급증하면서 방송통신위성의 상업화 가능성이 높아져 무궁화 1,2호가 95년과96년 발사됐고 지난 9월 3호기가 발사돼 운용 중이다. 정부는 국내 우주기술개발을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지난 해 ‘우주개발중장기계획’을 확정했다.이 계획의 핵심이 다목적 실용위성사업이다. 지난 94년부터 5년동안 1,991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첫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1호’가 다음 달 발사를 앞두고 있다. 발사체 분야에서는 아직 이렇다할 실적이 없다.88년 과학관측 로켓에 대한기반연구를 시작으로 93년 1단형 과학로켓,98년 2단형 과학로켓 발사에 성공한 정도다.정부는 2003년까지 독자적인 실용위성 설계능력을 확보하고 2005년에는 자력으로 소형인공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킬 수 있는 발사체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함혜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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