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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씨랜드 어린 천사들의 묵시

    인류는 불의 발견을 통하여 비로소 찬란한 문명을 만들고 유지시킬 수 있었다.그러나,동전의 양면과 같이 불 또한 창조성 이면에 소멸성을 지니고 있어종종 우리네 삶의 터전을 잿더미로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불의 양면성 중에서 부정적인 측면인 불의 재앙,즉 ‘화재(火災)’를 소재로 한 설치미술전이열려 그곳에 가 보았다. 지난달 말까지 광화문 일민미술관(구 동아일보 사옥)에서 열린 작가 임영선의 설치미술 ‘천사의 방’(Room of Angel)이다.이 작품은 10여개월전 수많은 어린 생명을 앗아간 ‘씨랜드 화재참사’와 작가 본인의 작업실이 화재로소실된 비극적 상황을 연계하여 형상화한 작품이었다. 제1전시실의 어두운 조명과 음산한 소리,불에 타다 남은 갖가지 잔해들,흉하게 일그러진 두상(頭像)들은 마치 ‘공포의 방’을 연상케 했다.이 방은화재로 전소해버린 작가의 작업실 현장을 그대로 옮겨와 작품화한 것인데 화재의 참혹성과 그 파괴력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제2전시실에는 ‘천사의 손’이라는 주제로 씨랜드화재 참사로 목숨을 잃은 아이들 17명의 두상을 실리콘으로 만들어 글리세린으로 채운 유리상자 속에 넣고,그 밑의 스피커를 통해 아이들을 그리는 가족들의 음성이 흘러나오도록 작품이 설치돼 있었다.방 전체가 어두운 가운데 오직 아이들의 모습만이 빛을 받으며 부유하여 천사의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었다. 제3전시실에서는 ‘천사의 방’이라는 제목으로 아이들의 생전의 모습을 소형 TV 브라운관을 통해 보여주고 있었는데,밝게 뛰노는 천진난만한 그 모습을 보며 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얼마나 가슴이 저미었는지 모른다. 화재라는 소재를 가지고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 개인의 비극적 경험과 사회적 사건을 연결시켜 예술로 구현한 이 작품을 감상하면서 23명의 생명을 앗아간 씨랜드 수련원 화재시 아이들이 겪었을 그 끔찍한 고통과 아이들을 한순간에 잃어버린 부모들의 울부짖음이 떠올라 마음이 매우 착잡하였다. 이번 전시작품은 안전에 둔감하고 부정부패로 얼룩진 기성세대에게 강력한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목전의 이익에 눈이 멀어 부실공사를하고 안전대책을 소홀히 한 관계공무원의 무책임에 의해 초래된 비극적 참사를 생명중심의 관점에서 재현하여 참사의 주범인 어른들에게 그러한 비극이 다시는일어나지 않도록 하라는 사회정화의 기능을 하고 있다. 또한,화재로 희생된 아이들의 넋을 달래는 진혼의 역할도 동시에 수행하고있다. 우리는 지금 대망의 2000년대에 선진국의 대열에 진입하기를 희망하고 있다.선진국의 척도는 물질적 풍요 이상으로 사회의 기본질서와 국민 개개인의삶의 질에 더 큰 비중을 둔다고 한다.그러한 관점에서 볼 때,우리의 현실은어떠한가.선진국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연이은 화성 씨랜드 및 인천 호프집 화재와 같은 대형참사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과연 선진국을 지향한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이제 우리 어른들은 반성해야 한다.씨랜드의 어린 천사들의 묵시에 따라 그무엇보다도 안전한 사회건설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그것만이 어처구니 없게희생된 어린 천사들을 위로하는 길이며,선진국으로 향하는 첫걸음을 내딛는것이다. 아픔을 되새기는 고통에도 불구하고 작품에 협조해 준 유족과 어려운 여건에서도 훌륭한 작품을 완성해 낸 작가,이런 공익적인 전시회를 기획한 미술관 측에 관람자의 한사람으로서 진심으로 감사함을 전하며,세상을 짧게 살다간 어린 천사들의 명복을 빈다. 오상현 한국화재보험협회 이사장
  • ‘안데르센의 절규’

    ‘안데르센의 절규’(안나 니즈미 지음 황소연 옮김·좋은책만들기)는 불행했던 천재 작가의 슬픈 광기를 파헤친 공포 판타지이다. ‘인어공주’나 ‘미운 오리새끼’ 등을 써,전세계 어린이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덴마크의 동화작가 안데르센(Hans Christian Andersen 1805∼1875)은 가난한 구두장이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정신병으로 죽었고,아버지 보다 열다섯살이나 나이가 많은어머니는 천박한 여자였다.안데르센은 배우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열네살부터떠돌이 생활을 하며 몇 번인가 절망의 늪에 빠졌었다. 이 책은 주옥같은 작품을 남긴 안데르센의 내면 세계를 좆아 간다.그는 자신의 과거를 노출시키지 않으려 애썼으며 때로는 다른 사람들이 알아차리지못하게 왜곡하기까지 했다. 때문에 그의 작품은 여느 동화와는 다르게 무겁다.모든 것을 바쳐 사랑하는 사람 곁에 다가가지만 결혼할 수 없거나(인어공주),결혼하기는 하지만 곧죽음을 당한다(얼음공주).마음 속의 할머니 외에는 아무도 돌봐 줄 사람이없고(성냥팔이 소녀),최선의 노력을다하지만 불태워지고 만다(외다리 장난감 병정). 다행히 후원자를 만나 동화작가로 성공하지만 그의 비극은 무의식적인 고통과 실패를 거듭했던 자신의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었다. 이 책의 저자는 원작과 달리 ‘인어공주’의 마지막 부분을 모든 것을 앗아가 버린 왕자와 그 신부를 인어공주가 살해하는 것으로 바꾸어 안데르센의속마음을 노출시킨다.물론 그 의식의 흐름 속에는 삶에 대한 분노와 세상에대한 억울함이 배어 있다. 저자는 안데르센 동화와 개인의 삶을 비교 분석함으로써 제한된 능력을 지닌 천재의 고독한 삶을 우리에게 제시해 주고 있다.이 책은 한 인간의 고통이 어떻게 작품으로 승화될 수 있는지 그 흐름을 따라 다시 한번 안데르센동화 속으로 흥미로운 여행을 떠나게 한다. 김명승기자 mskim@
  • 美 ‘피의 금요일’ 배경·전망

    인터넷경제 거품 붕괴 장세로의 전환 신호탄인가.지난 14일 뉴욕증권시장에서 나스닥·다우존스 지수가 일제히 사상 최대 낙폭으로 무너지자 월요일 개장을 앞둔 전세계 증시가 이같은 우려감에 초긴장하고 있다. ■폭락요인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상회,0.7%를 기록했다는 발표가 도화선이 됐다.이에 따라 금리인상을 우려한 기관들이 대량매도에 나섰고 대출자금을 떼일 것을 우려한 증권사들의 ‘마진콜’(증거금 청구:개인투자자에게 빌려준 투자자금중 일정비율을 현금상환토록 요구하는 것)까지 겹치면서 하락폭이 깊어졌다.특히 CPI의 주요지표인 핵심지수가 예상치 두배인0.4%까지 뛰었다는 발표가 나오자 물가인상 압력에 직면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내달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5% 인상할수도 있다는 전망으로 시장이 더욱 위축됐다. ■나스닥,어디까지 하락할 것인가 나스닥의 바닥이 어디인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마다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단지 향후 시장에 전같은 첨단기술주의 활황 장세가 재현되기는 힘들다는 것만은 대부분 동의하는 분위기다.나스닥은지난 일주일 동안 25% 빠졌으며 최고치(5048.72-3월10일) 대비로는 35% 하락했다.그래도 첨단기술주 상승세가 하늘을 찌르던 5개월전 수준으로 돌려놓은정도다. 메릴린치 증권사 인터넷업종 분석가인 헨리 블로짓은 “인터넷 기업중 아직도 고평가 상태인 것이 수두룩하다”면서 “(거품이 걷히려면)아직멀었다”고 단언했다. ■블랙 먼데이 올까 1929년과 1987년 전례로 볼 때 파국을 부르는 증시하락은 보통 월요일에 터졌다.때문에 전문가들은 월요일 미 증시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일부에서는 한 주 내내 첨단기술주 폭락장이 이어졌음에도 개인투자자들의 ‘패닉’ 투매로까지 이어지지 않았고 인터넷경제의 실물성장세가 완전히 꺾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체질개선에 대한 확신만 생기면 저점매수층은 두터울 것으로 기대한다.그럼에도 미증시와의 뚜렷한 동조화 속에 13년만의 ‘블랙 먼데이’가 닥친다면 세계증시에의 파장은어마어마할 전망이다. 손정숙기자 jssohn@. * 美주가대폭락사태 국내증시 영향 얼마나. 미국 주가의 대폭락으로 우리 증시도 적지않은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지난주 말 미국과 같은 날에 장이 열린 유럽과 중남미 증시의 동반폭락세를 보더라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투신권 등 기관투자가들이 주식을 살 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사실상 장을 지탱하고 있는 외국인투자자들이 동요한다면 충격은 훨씬 더 클 수 있다.실제 올들어 이달 11일까지 6조여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던 외국인들은 미국의 주가 폭락이 본격화된 이후인 12일,14일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을 합쳐 각각 1,248억원,2,437억원어치를 순매도하는 심상치 않은움직임을 보였다. 대형 글로벌 펀드가 주류인 외국인투자자들은 아무래도 미국쪽 상황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주가폭락세가 계속돼 미국내 펀드 가입자들이 대거 환매요구에 나설 경우 한국 등 세계시장에서 주식을 팔아 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당장에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주는 영향은 막연한 심리적 불안이다.특히 이번 미 증시의 폭락세가 첨단기술주 위주로 전개되고 있다는 점에서국내 증시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대우증권 이종우 애널리스트는 “직전 저점인 종합지수 780선(99년 8월),코스닥지수 180선(2000년 1월)의 붕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비관적인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낙관적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미국 경제가 연착륙(Soft-Landing)에 성공만 한다면,세계 경제에 큰 충격 없이 미국내 투자자금이일본 등 아시아로 이전할 것이란 분석이다.이는 미국의 경기가 퇴조기에 접어든 반면,아시아는 이제 호황기 초입에 들어섰다는 분석과 맞물려 있다. 어쨌든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의 운명은 18일 새벽(한국시각)의 미국 증시가‘블랙 먼데이’가 될지 여부에 달려있다. 김상연기자 carlos@
  • 성남 이상윤 천금같은 결승골

    성남 일화가 행운의 1승을 보태며 B조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성남은 29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대한화재컵 대회 B조 홈경기에서 전남 드래곤즈에 일방적으로 밀리는 경기를 펼치고도 이상윤의 결승골 한방으로 1-0,한골차의 쑥스러운 승리를 낚았다.성남은 이로써 2승1패 승점 6으로 이날 경기를 쉰 부산 아이콘스와 공동선두를 이뤘다.이상윤은 전남쪽으로 확연히 대세가 기운 듯했던 후반 중반 천금 같은 결승골을 넣어 최고의 희열을 만끽했다. 이상윤은 전남의 파상 공세가 이어지던 후반 24분 이석경이 만들어준 상대골키퍼와의 1대1 상황을 침착하게 골로 연결시켜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이상윤은 골키퍼 정면에서 날린 오른발 슛이 골키퍼 몸에 맞고 튀어나오자 수비 한명을 제치고 돌아서며 다시 오른발 슛,그물을 갈랐다. 전반에 대등한 경기를 펼친 뒤 후반 들어 상대를 매섭게 몰아붙인 전남은어이 없는 패배로 2승2패(승점3)를 기록했다. 전남은 후반 11분과 13분 김도근·세자르의 슈팅이 잇따라 크로스바를 맞고나오는 등 골운이 따르지 않아 아쉽게 승수를 추가하는데 실패했다. 브라질출신 용병 세자르는 후반 17분에도 상대 골키퍼와 정면으로 맞선 상황에서위협적인 슈팅을 날리는 등 전·후반을 통틀어 여러차례 결정적 찬스를 맞았으나 볼이 골키퍼 몸에 맞거나 골대를 맞는 거듭된 불운에 눈물을 삼켜야 했다. 전남은 또 후반 18분 노상래가 골문 앞 왼쪽에서 김도근의 볼을 받아 회심의 슈팅을 날렸으나 이마저도 반대편 골포스트를 살짝 벗어나는 등 골운과인연이 멀었다. 반면 성남은 후반 13분 수비가 발로 백패스한 공을 골키퍼 김해운이 손으로쳐내는 반칙으로 페널티 에리어 안에서 간접 프리킥을 허용하고, 종료 12분전 김상식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하는 등 후반전 내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드러냈다. 포항에서 열린 A조 경기에서는 부천이 조진호의 연장전 골든골로 포항을 2-1로 물리쳤다.조진호는 혼자서 2골을 넣어 승리의 수훈갑이 됐다. 박해옥기자 hop@
  • ‘미니黨’청년진보당 서울 全선거구 출마

    16대 총선 후보등록 결과 ‘미니 정당’인 청년진보당이 서울지역 45개 선거구에서 한 곳도 빠짐없이 출마해 눈길을 모았다. 청년진보당 후보들의 평균 연령은 29세.모두 ‘젊은피’들로 구성돼 있다. 이화숙(李和淑·구로을·25세)후보를 비롯,이번 총선에 출마하는 최연소 10위까지를 차지했다. 여성 후보도 전체 31명중 12명이나 청년진보당에서 배출했다.이자영(李慈英·광진을)후보와 설정은(^^鉦殷·강동을)후보의 경우 ‘맨손’ 출마에도 불구하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7∼9%의 지지율을 얻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청년진보당은 후보등록비용 9여억원(1인당 2,000만원)을 마련하는 데 많은어려움이 있었다.지난 14일부터 지하철역 등에서 ‘진보후보 국민공천운동’등을 벌이며 성금을 십시일반으로 모았다. 선거운동 방식도 톡톡 튄다.29일 종묘에서 신촌까지 자전거 선거운동을 벌였다.지난 주말에는 신촌역 부근에서 ‘얼굴에 페인트칠하기’ 행사를 벌이며 젊은 유권자 끌어들이기에 나섰다. 최광숙기자 bori@
  • [사설] 헌정파괴 妄言 자제하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김대중(金大中)대통령 하야관련 발언에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가세하고 나와 총선정국을 어지럽히고 있다.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에서 느닷없이 불거져나온 ‘대통령 하야론’ 앞에 국민들은어안이 벙벙하다.도대체 말도 되지 않는 주장이기 때문이다. 이총재는 관권선거 의혹을 제기하면서 “총선 뒤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국민들의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는 문제의 발언을 했다. 민주당이 ‘헌정파괴적 망언’이라며 강력히 비난하는 가운데 김전대통령은 이총재를 거들고나섰다. 두 사람이 손을 잡고 김대통령에 상처를 입히기로 작정한 듯한 말투였다.그러자 민주당은 이총재와 김전대통령에 대해 “나라를 망친 사람들이다시 나라를 망치려 든다”며 “(그들이)과연 국내에 살 자격이 있는가”라고 비난했다.이렇게 되자 김전대통령은 ‘네로 같은 폭군’을 들먹이며 김대통령의 하야를 노골적으로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국민들은 “국내에서 살 자격이 있느냐”는 막말로 대응한 민주당의 태도는그것대로 지적하면서도,이총재와 김전대통령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한나라당은 터무니 없이 국가부채를 늘려잡고 외자유치를 국부유출로 왜곡,국가신인도를 떨어뜨려서 어쩌자는 것인가.그렇게 해서라도 총선에 승리하겠다는말인가.대통령 하야 주장은 또 무슨 망발인가.대통령의 임기가 헌법에 보장돼 있다는 것을 대통령을 지낸 사람과 대법관 출신이 모른다는 말인가.아무리 총선 승리에 집착했더라도 헌정파괴적 망언을 드러내놓고 할 수 있는가. 뿐만 아니다.‘북한 대통령’ 운운 하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한나라당이 도대체 이성을 가진 공당(公黨)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김전대통령은 국정 최고책임자로 나라를 망친 끝에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를 불러온 장본인이다.국민 앞에 속죄하는 뜻에서라도 입을 다물고 있는 게옳다.무슨 할 말이 있다고 박종웅의원의 입을 빌려 ‘통인(通引)정치’를 하고 있는가.그것도 부족해서 이제는 전면에 나설 것이라고 한다.그러나 부산·경남 정서를 등에 업고 정치를 재개하는 것은 망국적 지역감정을 악화시켜정치발전을 가로막을 뿐이다.김전대통령은 이번 총선과 다음 대선에서 어떤역할을 하겠다는 망집(妄執)을 버리고 김대통령과의 부질없는 대결의식을 접어야 한다. 총선을 눈앞에 둔 국민들은 이총재와 김전대통령이 헌정파괴적 망언으로 총선 분위기를 더이상 흐리지 말도록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 [사설] 북방한계선 유린 좌시못해

    북한은 23일 인민군 해군사령부 중대보도를 통해‘서해5도 통항질서(通航秩序)’라는 것을 공포함으로써 또다시 서해상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북한이 일방적으로 공포한 통항질서는 백령도를 비롯한 서해5도 출입은 자신들이지정한 수로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이다.만약 통항질서가 지켜지지 않을경우 “혁명무력은 경고없는 행동으로 대답할 것”이라는 협박성 발언까지했다.북한의 이번 통항질서 공포는 지난 53년 휴전협정 체결시 유엔사측이설정한 북방한계선(NLL)의 무효화 기도를 위한 계획된 도발행위다. 지난해 6월 서해교전사태 이후 초래된 긴장분위기가 9개월만에 다시 악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특히 북한의 이번 조치는 북방한계선 유린행위일 뿐만 아니라 휴전협정을 위반한 고의적 도발행위라는 점에서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서해5도 주민들의 통항과 이 지역에 주둔하고 있는병력의 이동배치 등 안보문제와 직결되고 있어 자칫 대규모 군사충돌 사태가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북한이 국제해양법 상에도 없는 요상한 개념의 통항질서라는 것을 공포한저의에는 몇가지 현실적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본다.막대한 경제적 이익이 걸려 있는 꽃게잡이 철을 맞아 꽃게어장을 확보하려는 속셈이 강하다.또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전격적으로 발표함으로써 남한의 정치·사회적 불안을 야기시키려는 전형적 대남전략 의도가 깔려 있다. 이번 조치를 담보로 남한과 미국으로부터 최대한의 양보를 얻어내려는 목적도 함께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그리고 북방한계선 문제를 공론화해서 휴전협정을 파기시키고 미국과의 평화협정체결을 위한 고도의 압박전술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이와함께 서해5도에 대한 관할권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북한 내부의 침체된분위기를 전환시켜 보려는 등 다목적 카드를 마련하기 위한 조치라고 볼 수있겠다.정부는 북한의 이같은 의도를 정확히 간파하고 냉철한 자세로 대처해야 한다.무엇보다 지난해와 같은 군사적 충돌은 없어야 할 것이다.북방한계선 문제수역에 남북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함으로써 돌파구를 찾는 것도바람직한 방안이다.이번 조치가 4·13총선에 악용돼서는 안되며 위기를 기회로만드는 전향적 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북한은 서해상에서의 무모한도발을 자제하고 남북기본합의서에 따라 합법적 해결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북한이 이같은 합리적 방법을 외면하고 일방적 해상군사수역을 선포한 것은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북한은 무모한 도발모험을 즉각 중단하고한반도 평화정착에 협력하기 바란다.
  • [사설] 火葬은 늘고 있는데

    장례문화가 매장(埋葬) 중심의 오랜 관습에서 점차 벗어나 화장(火葬)으로바뀌고 있다.지난 98년 작고한 최종현(崔鍾賢)SK그룹 회장의 화장 유언을 계기로 사회 지도층과 종교·사회단체들의 참여가 늘고 화장에 대한 일반적인인식도 많이 좋아지고 있는 결과이다.전국의 묘지면적이 서울 여의도의 100배에 이르는 데다 해마다 여의도보다 큰 국토가 묘지로 잠식되고 있는 현실에서 화장의 증가는 바람직한 현상이다. 서울의 경우 지난 98년 이전까지 30% 수준에 불과했던 화장률이 지난해에는43%로 늘어난 데 이어 올 들어서는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어서고 있다고 한다.화장의 증가 추세는 서울뿐 아니라 대도시를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니 더욱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최근의 한 여론조사 결과 화장을 원하는 사람이 6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처럼 확산되고 있는 화장중심의 장례문화가 뿌리를 내리게 하기 위해 좀더 많은 지원과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한 시점이다. 가뜩이나 좁은 국토가 더 이상 묘지로 잠식되는 것을 그대로 두어서는안된다.매장을 최대한 억제하고 화장을 늘리는 것만이 해결책이다.화장은 국토의효율적인 관리 차원에서뿐 아니라 장례비용을 절약하고 후손들의 묘지 관리부담을 크게 덜어주는 효과도 있다. 공원처럼 잘 꾸며진 납골당은 묘지보다오히려 낫다고 할 수 있다.조상을 번듯한 묘지에 모셔야 후손의 도리를 다한다는 인식은 바뀌어야 한다.앞으로는 매장을 한다 하더라도 개정된 묘지법에따라 60년간의 매장 허용기간이 지나면 어차피 납골당에 다시 옮겨야 한다. 화장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은 급속히 개선되고 있는데 이를 수용할 수 있는시설이 부족해 문제다. 화장장이 턱없이 모자라 늘어나는 화장 수요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수도권의 경우 4곳의 화장장이 있으나 급증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그나마 시설이 낡아 이용자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는 실정이다.증설이 시급하지만 혐오 시설이라는 이유로 주민들의 반대가 심해 부지조차 선정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한다. 화장장과 납골당 등 시설이 뒤따르지 못하는 한 장례문화의 개선은어렵다. 요란한 캠페인이나 지원도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앞장서 필요한 시설의 확충을 서둘러야 한다.주민들이나 이용자들이 기꺼이받아들일 정도로 장례시설을 현대화하고 잘 가꾸어야 한다.장례시설에 대한주민들의 인식을 바꾸고 설득하는 노력도 다해야 할 것이다.화장문화 정착은더이상 미룰 수 없는 우리 모두의 과제이다.
  • [사설] 자치단체, 벤처펀드 손떼야

    서울시와 부산시 등 광역자치단체들이 최근 잇따라 ‘창업투자조합’이라는형태의 벤처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극히 위험한 행동이다.벤처펀드는 말 그대로 위험도가 높아 자칫 국민의 세금을 날릴 가능성이 큰 점에서 행정기관이 손댈 분야가 아니라고 본다. 서울시는 예산 50억원을 출연하고 민간창업투자회사와 기관투자가들을 끌어들여 오는 6월 총 125억원 규모의 ‘서울창업투자조합’을 만들 것으로 보도됐다.지방재정법상 자치단체의 조합 직접출자가 금지된 점에서 서울시는 산하 ‘서울산업진흥재단’출연을 통해 우회적으로 벤처펀드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한다.부산시도 이미 10억원을 출자,총 60억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4월중출범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시도 지난 1월 20억원을 출자한 데이어 제2의 벤처펀드 투자도 계획중이라고 한다.각 지자체가 벤처펀드에 직접 출자하는 규모는 전국적으로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지자체들은 투자 이유로 지역내 벤처·중소기업 육성과 이들의 자금난 해소를 들고 있지만 현실을 잘못 파악한 것이다. 무엇보다 지난 2월말까지 벤처기업에 돈을 대겠다고 설립된 창업투자회사수는 100개를 돌파할 정도로 민간부문의 투자 의욕은 강하다.오히려 상당수의창투사들은 적절한 투자 대상을 찾지 못해 자금이 남아도는 상황이다.중소기업청은 미국의 창업투자회사가 500개 미만인 현실에 비춰 국내에서는 투자과잉기미까지 있다고 우려하는 실정이다.이런 마당에 지자체들까지 잇따라투자에 나서는 것은 자금의 공급 과잉을 부채질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고 부화뇌동형의 ‘전시행정’으로 비쳐질 공산도 있다. 더욱이 벤처기업들은 5%정도의 극소수만 살아남는,그야말로 투기적인 대상인 점에서 국민의 세금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할 행정기관이 손대기에는 적절치 않다.벤처펀드에 투자해서 손해보면 어쩔 것인가.일부 관리들은 “투자해서 큰 수익을 올려 지방 살림을 살찌울 수 있다”고 반론을 펼지 모르지만지자체 살림의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벤처캐피털회사식으로 운영하는 것은어떤 경우라도 용납되지 않으며 방어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른 길이라고 본다. 더욱이 벤처펀드 투자가 금지된 법을 피해 우회적으로 투자하는 지자체의탈법행동은 비난받을 만하다.지자체들은 벤처펀드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에서손을 떼는 대신 부족한 정보통신 분야의 인력 양성과 활발한 투자 여건 조성 등 간접적인 지원 역할에 머물러야 한다.또 이번 기회에 산업자원부나 중소기업청과 중복된 지자체들의 중소기업 지원 역할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 [21세기 문화프론트라인](7)퀴어문화

    *최초 전문잡지 '버디'편집장 한채윤씨. 지난 95년 연세대 사회학과 학생인 서동진씨(34·현재 대학원 박사과정)가국내 처음으로 대중매체를 통해 커밍아웃(친지나 동료들에게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알리는 행위)을 감행한 이래 ‘이성애 제도에서 소외된 성적 소수자’를 가리키는 퀴어운동이 양적 팽창을 이루었다. 21일 오후 신촌의 한 레즈비언바에서 만난 한채윤씨(29)는 직업적인 동성애이론가겸 실천가로 불려지길 원한다.“퀴어운동의 외연이 확대됐지만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성적 소수’임을 자각케 하고 동성애를 양지로 끌어낸 것이 지난 운동의 성과였다면 이제는 이를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정착시키는노력이 필요합니다.”부산에서 태어나 대학을 다니던 그녀는 성적 정체성을 깨닫고 부모를 제외한 형제와 친구들에게 커밍아웃을 했다.그뒤 서울에 올라와 98년 2월 우리나라 최초의 동성애 전문잡지 ‘버디’(www.buddy79.com)를 창간하는 작업을 주도했고 편집장으로서 지금까지 16호를 발간했다.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상 버티기 어려운 일을 해낸 그로부터 퀴어문제의 오늘과 내일에 관해 들어보았다.사진촬영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인터뷰는 성사됐다. ●동성애자 동호회와 인터넷사이트가 100군데를 넘어서는 등 퀴어운동이 성장한 배경은. 익명성이 보장되고 정보가 쉽게 공유되는 사이버 공간이 확보된 점을 들 수있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서씨를 비롯한 많은 이들의 커밍아웃이다.평생 버림받고 고립된 생활을 해야 한다는 부담에서 과감히 벗어남으로써 다른 이의용기를 북돋웠다는 점이 그렇다. ●성정치학은 무엇인가. ‘성은 곧 본능’이라는 고착된 믿음을 가진 이들에게 오늘날 성개념의 상당부분이 정치적으로 조작됐다는 점을 폭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이는 산업혁명이후 노동력 재생산을 기대할 수 없게 되자 동성애 문제에 국가권력이 개입하기 시작한 점에서도 알 수 있다.변태라는 개념이 19세기에 출현한 점도흥미롭다. ●한계는 없는가. 성정치학적인 접근은 답보상태다.현실적인 퀴어이론은 또다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연세대 대학원을 나온 지식권력이,또 서울대·고려대 학생들이 커밍아웃을 하는 데 대해 한 수 접고 들어간다.그전까지는 변태라고 일축하면그만이었는데,지식인들이 커밍아웃을 하자 움찔한 상태이다.‘보수로 찍힐까 봐’말못하는 지식인들이 많다.마음에서 우러나서 퀴어를 받아들인 것이 아니다. ●앞으로의 활동방향은. ‘버디’는 존재한다는 자체로 퀴어운동의 참호 구실을 한다.잡지와 인터넷홈페이지,연극,영화 등 매개체를 계속 늘려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여성단체 등과도 교류해 소외된 이들을 돕는 데 나설 것이다.예를 들어 퀴어와 전혀관계없는 일처럼 보이는 호주제 폐지와 같은 운동에도 동참할 수 있어야 한다.노동운동에서도 퀴어는 좋은 운동요소가 될 수 있다. 다양한 성이 존재하는 현실을 인정하는 것은 페미니즘 진영에도 도움이 된다.남성과 여성으로 나뉜 이분법적 대결구도를 타파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퀴어는 훌륭한 무기가 될 수 있다. ●퀴어의 참뜻은. 사람은 일반적으로 동성에 관해선 잘 안다고 여기지만 그렇지 않다.자신이모르는 것을 정확히 인정해야 한다.동성애든 이성애든 객관화하고 논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동성애도 이성애와 마찬가지로 사랑의 감정이 우선해야 하는데 아직도 많은이들은 퀴어를 섹스로 보는 측면이 있다.여성으로서 여성을 사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나는 하나의 축복으로 받아들인다. 그녀는 헤어지면서 “성은 고착된 개념이 아니다.성의 다양성 등을 더욱 진지하게 접근하고 논의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퀴어에는,우리가더 알아야 할 것들이 ‘발견’을 기다린 채 숨어 있다. 임병선기자 bsnim@. *퀴어란 '性的 소수집단이나 개인 지칭'. 퀴어(Queer)는 이성애가 지배적인 사회에서 소외된 성적 소수집단이나 개인을 지칭하는 말.여기에는 동성애자·양성애자·성전환자 등이 포함된다.우리말로는 일반과 다르다는 뜻에서 이반(異般)이라고 부른다.일반이라는 단어를 패러디한 일종의 은어다.퀴어문화,퀴어 정체성,퀴어 정치학….그 폭넓은 쓰임새에서 보듯,퀴어는 이제 현대를 읽는 단서요 오늘을 말하는 화두다.퀴어는 동성애자뿐 아니라 양성애자와 성전환자도 포괄한다.하지만 퀴어논의는주로 동성애 문제에 집중된다. 한국의 동성애자 운동은 1994년 시작됐다.이 운동은 동성애를 단순한 성적취향의 문제가 아닌,성적 정체성의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게이 모임인 ‘친구사이’,레즈비언 모임인 ‘끼리끼리’등이 탄생했으며,‘마음001’(서울대)‘컴 투게더’(연세대)‘사람과 사람’(고려대)등 대학가동성애 모임이 잇따라 생겨났다.이태원 등지의 ‘핑크 경제’도 한층 생기를 띠게 됐다. 그러나 이성애 중심의 주류문화에 도전하는 동성애자 문화가 곧바로 가시적인 대항문화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보수적인 한국사회에서 동성애는 여전히 금기의 대상이다.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드러내는 것,즉 ‘커밍아웃(Coming Out)을 감행하는 데는 적잖은 용기가 필요하다. 동성애는 더이상 퀴어의 사전적 의미대로 이상하고 수상쩍은 것이 아니다.90년대 중반들어 동성애라는 소재는 영화나 문학작품 등에서 곧잘 다뤄졌다.한 예로 박재호감독의 영화 ‘내일로 흐르는 강’(1995)은 국내에서 동성애를진지하게 다룬 첫 영화로 기억할 만하다.이영화는 동성애를 가족제도의 연장선상에서 봄으로써 동성애 담론의 수준을 한단계 높여줬다.‘차이의 시선,부정의 시선’이란 주제로 열린 98년의 제1회 서울 퀴어영화제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상영작 대부분이 매진되는 등 화제를 모았다.올해는 제2회 퀴어영화제가 열릴 예정이다.‘아이다호’‘카우걸 블루스’의 구스 반 산트 감독이 이반(異般)단체의 지원을 받아 영화를 찍었듯이,퀴어 시네마가 활성화하려면 동성애공동체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동성애를 다룬 최근 문학작품으로는 전경린의 단편 ‘다섯번째 질서와 여섯번째 질서 사이에 세워진 목조 마네킹 헥토르와 안드로마케’를 꼽을 수 있다.소설의 여주인공 금주는숨겨둔 애인이 동성애자임을 알고 당황한다.그는 결국 동성애를 이해하게 되지만 묘한 공허감만은 떨쳐버리지 못한다. 동성애자를 다룬 영화든 소설이든 그것이 퀴어문화의 이름으로 불리기 위해서는 진정한 의미의 ‘성의 정치학’을 구현해야 한다.그동안 우리 문예작품 속의 동성애는 정형화한 이미지로 재현되거나 두리뭉실하게묘사돼온 측면이 강하다.성적 소수집단의 이미지와 언어를 면밀하게 파악,퀴어문화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것이 긴요하다. 김종면기자 jmkim@.
  • 개인 인권 먼저냐, 알권리 우선인가

    개인의 인권이 앞서는가,알권리가 우선인가. 오는 12일 밤 10시55분 방영할 예정이었던 SBS ‘그것이 알고 싶다-누가 수지 킴을 죽였나’(홍성주 기획 남상문 연출)편이 법원의 방송중지 가처분 결정을 받게됨으로써 가처분제도의 적절성을 둘러싼 해묵은 논쟁이 재연될 조짐이다. 벤처기업 대표 윤모씨(47)는 9일 “SBS 제작진이 나를 아내 수지 킴의 살인범으로 지목하는 방향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며 “이 프로를 방영하게 되면 그동안 쌓아온 명예를 하루아침에 잃게 된다”고 가처분 신청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SBS 제작진은 윤씨와 처음 접촉한 것이 지난 1월22일이었던 점에 비추어볼 때 납득할 수없다는 입장이다.“피할 이유가 있느냐”며 기꺼이 취재에 응했던 윤씨가 돌연 방영을 사흘 앞둔 시점에서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은어떻게든 방영을 연기시키겠다는 의도로밖에 볼수없다는 것이다.남PD는 “가처분 신청제도는 사실상 방송에 대한 사전검열을 인정한 것”이라며 이는 ‘검열철폐’라는 시대적 흐름에 역행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87년 1월 홍콩주재 상사원이었던 윤씨는 북한의 미인계 공작에 넘어가납북될 뻔 했다가 싱가포르에서 극적으로 탈출했다.당시 언론은 아내 수지킴이 미인계를 써서 윤씨를 북한측에 넘기려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20여일 후 수지 킴이 자신의 아파트에서 피살체로 발견되자 사건이복잡하게 엉켰다.홍콩 경찰은 윤씨가 납치당일 한국대사관으로 피신했다는주장과 달리 미국대사관을 거쳐 탈출했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고 그의 거짓말의 동기를 캐묻기 위해 한국경찰에 신병인도를 요청했다.또 수지 킴이살해된 시기에 윤씨가 홍콩에 머무르고 있었던 사실도 확인했다. 제작진은 윤씨의 범행을 입증할 증거를 홍콩경찰이 확보했음을 확인했지만구체적으로 밝힐 단계는 아니라고 말했다. 남PD는 “우리도 자문변호사로부터 조언을 들으며 개인의 인격권을 훼손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히고 프로그램의 핵심인 윤씨의 혐의사실을 방송하지 못하도록 법원의 결정이 내려질 경우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임병선기자 bsnim@
  • [김삼웅 칼럼] 예술혼과 전문가정신

    “우리 인생은 예술에 의하여 짧은 수명을 연장할 수 있으니 가야금의 곡조에서는 오늘날까지도 오히려 우륵의 유음(遺音)을, 석굴암의 조각에서는 오늘날까지도 오히려 김대성의 수택(手澤)을 찾을 것이다. 혜원(惠園)의 풍속화에는 혜원의 넋이 뛰어놀고 단원(檀園)의 영(靈)이 움직이니 인간은 불후의 예술을 창작함으로 말미암아 불사(不死)의 생명을 향유할 것이다.” 호암 문일평선생의 짧은 글에서 우리는 새삼 ‘예술(가)의 수명’을 느끼게 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예술가의 삶은 고달프다. 춥고 배고픔을 숙명처럼 받아들인다. 그래서 버나드 쇼는 “참된 예술가는 아내를 굶기고 아이들을 신발도 못 신기고 70세가 되는 어머니에게 살림을 거들게 하면서 자기의예술 이외의 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오늘 이땅의 예술가들의 생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일부 사이비 예술가들은 입시부정, 가짜 그림 유통 등 비리를 통해 배를 불리지만 ‘참된 예술가’들은 여전히 춥고 배고프다. 올해 문화예산이 국가 총예산의 1%수준을 넘었다고 화제가 되어도 음지의문화예술인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서울 대학로 소극장이 하루가멀게 문을 닫고 헌책방은 이제 ‘희귀업종’이 되었으며 인문출판사들도 폐업이 속출한다는 소식이며 판소리 등 국악계의 어려움도 겹겹이다. ‘문화의 세기’원년을 맞아 정부의 철저한 보호대책이 요구된다. 전문가 대접받는 사회를 우리가 21세기 국제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각분야의 전문가를 길러야 한다. 국가정책으로도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도 ‘전설적’인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 예술분야는 특히 그러하다. 중국 남조시대 양나라 화가 장승요(張僧繇)는 산수화·금수화를 특히 잘 그렸다. 그의 매 그림이 마치 살아있는 듯하여 비둘기가 놀라 달아났다 한다. 안락사(安樂寺)의 네 백룡 벽화를 그렸는데 그 중 두마리는 눈동자에 점을찍자 곧 하늘로 날아갔다 한다. 화룡점정(畵龍點睛)의 성어는 이로부터 생겼다. 당나라 화가 오도현(吳道玄)은 궁중화가로서 인물화·산수화를 잘 그렸다. 당대인들은 그를 화성(畵聖)이라 불렀다. 어느날 그는 자신이그린 산수도속으로 걸어들어가서 나오지 않았다는 전설이 남는다. 신라의 화성 솔거는 황룡사의 노송도(老松圖)를 그렸는데 얼마나 실감나게그렸던지 새들이 착각하고 날아들다가 벽에 부딪혔다고 한다. 이날치(李捺致)는 조선후기의 판소리 명창이다. 쉰 목소리와 같이 걸걸한소리인 수리성으로 성량이 컸으며, 울리고 웃기는 형용동작으로 사람들을 사로잡았다. 그가 새타령을 부르면 새들이 몰려와 어깨와 손바닥에 앉았다고전한다. 왜 전설같은 사람들의 얘기를 하느냐고 힐난할지 모르겠다. 두가지 이유다. 하나는 자신의 예술에 ‘미치는’ 장인정신이 중요하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자존을 지키면서 민족혼을 잇는 것이 바로 예술인의 본령임을 말하고자함이다. 며칠전 가족과 함께 임권택감독의 ‘춘향뎐’을 관람했다. 임감독의 치열한 ‘장인정신’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16세 소녀와 19세 소년의 ‘뜨거운’ 정사장면은 아무리 흥행을 위한 ‘양념’이라 하더라도 너무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술(가)이 타락하면 최근 여고생이 알몸으로 극중에 등장한 연극 ‘로리타’와 노골적인 섹스장면을 담은 영화 ‘거짓말’에는 비교가 안된다지만 ‘판소리 고전 예술영화’까지 벗기는 것이어야 하는가 생각할 때 우울하기만 했다. 한쪽에서는 원조교제와 10대 윤락녀 단속에 나서고 다른쪽에서는 예술의 이름으로 미성년음란물이 판치게 되면 우리 예술의 정체성은 어디서 찾을 것이며 청소년은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걱정이다. 오지호(吳之湖)화백은 말한다.“만일 예술이 추(醜)와 타협할 때 그것은 우상은 될 수 있으되 이미 예술은 아니다. 만일 과학이 비진리와 타협할 때 그것은 미신은 될 수 있으되 이미 과학이 아닌 것과 같다. 그러므로 예술에는 오직 ‘철저’가 있을 뿐이요, ‘애매(曖昧)’가 있을 수 없다. 거기에는오직 ‘결단’이 있을 뿐이요 ‘준순(浚巡)’이 허용되지 않는다.” (‘예술가와 지조’) 우리 예술인들의 예술혼과 전문가정신이 아쉽다. 김삼웅 주필
  • 핸드볼 드림팀 “인기 짱”

    [야마가(일본) 김민수 특파원] ‘드림팀’으로 불리는 한국 남자핸드볼팀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일본 구마모토시 시립종합체육관에서 벌어지고 있는시드니올림픽 예선전을 겸한 제9회 아시아 남자핸드볼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이 대만과 이란을 상대로 현란한 패스워크와 비하인드 어시스트 등 화려한 개인기를 선보여 일본팬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일본 매스컴은 대회 개막전부터 남녀 각 1장뿐인 올림픽 티켓을 놓고 한국과 일본의 한판 승부가 될 것을 예상,한국팀 소개에 열을 올렸었다.게다가지난 25일 야마가시에서 벌어진 여자 한일전에서 일본이 한국에 대패하자 한국 남자팀을 집중 조명,인기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한국 남자팀은 이른바 ‘드림팀’.‘해외파’들을 한데 모은 사상 최강의팀으로 평가된다.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고 있는 윤경신(27·굼머스바흐),스위스에서 뛰는 조치효(30)·이석형(29·이상 빈터투어)·조범연(29·그라스 호퍼),일본에서 진가를 더하고 있는 백원철(23)과 박성립(27·이상 다이도 스틸) 등 6명이 그들. 핸드볼협회는 “이들 맴버는 이후 10년내 재구성되기 힘든 이상적인 팀이며 시드니올림픽 진출은 물론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도 노려볼만 하다”고 자랑하고 있다. 일본 매스컴과 팬들로부터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백플레이어 윤경신과 백원철.윤경신은 203㎝의 큰 키에서 뿜어내는 고공포가 일품인 데다 순발력과 센스까지 갖춘 ‘월드스타’로 일본의 ‘경계대상 1호’다.지난해 한체대를 졸업하고 곧바로 일본에 진출한 백원철은 비교적 단신(180㎝)이지만 송곳같은어시스트와 돌파력,예측불허의 슛팅 등 눈부신 개인기로 상대를 압도하는 만능 플레이어다.이들이 환상의 플레이를 펼치자 핸드볼의 묘미를 만끽하려는일본팬들이 한국전에 몰리고 있는 것.사이드공격수 조치효(187㎝)와 조범연(184㎝) 등이 득점력을 배가시키고 골키퍼 이석형(198㎝)은 큰 키와 천부적인 감각으로 공을 걷어내기 일쑤여서 ‘드림팀’으로 손색이 없다. 선수단은 당초 지나친 개인기로 조직력이 흐트러질 것을 우려할 정도였다. 그러나 갈수록 짜임새를 더해 오는 30일 일본전에 기대를부풀리고 있다. kimms@
  • [외언내언] 사이버 도박

    도박은 예기치 못하는 결과가 가져올 위험이 있더라도 승산에 기대를 거는내기이다.동전을 던져 앞면에 내기를 거는 순수하게 우연에만 의존하는 방법은 원시적인 도박 형태로 윷놀이와 주사위·룰렛·블랙잭 등이 이에 속한다. 경마와 포커·화투 등과 같은 내기는 게임방법에 대한 일정한 지식과 규칙을활용하여 게임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끌어가는 노력과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부터 투전(鬪전)과 마작(麻雀)이 대표적 도박으로 꼽혀왔으나 개화와 더불어 화투와 카드로 바뀌었다.전래의 놀음기구인 투전은 손가락 크기의 폭에 길이가 5치 정도의 두꺼운 종이에 새와 동물,곤충과 고기,문자와 시구 등을 그려 끗수를 표시한 것으로 40장이 한 벌로 사용되었다고한다.농한기 농촌에서는 집문서·땅문서 등을 걸고 투전이 유행해 사회적인질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태백지구 탄광촌 개발사업으로 추진되는 카지노는 17세기 등장한 도박장으로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되어 있다.카지노는 미국의 경우 네바다·뉴저지주에서만 허용하고 있으며 남미와 유럽의 경우 도시에서는 일절 허용하지 않고 휴양지에서만 운영을 하도록 하고 있다.카지노에서는 룰렛·슬롯머신·카드게임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이중 포커게임은어느 카지노에서나 인기 있는 게임으로 자리를 굳혔다.카지노에서 일확천금의 행운을 차지한 예가 가끔 화제가 되기도 하나 거액을 날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인터넷의 보급과 더불어 카지노와 접목된 사이버 카지노가 국내 사회 구석구석으로 파고들어 문제가 되고 있다.경찰이 지난 주말 적발한 불법사이버 카지노업체들은 미국 사이버 카지노업체와 계약을 하고 14개 도박사이트를 개설,국내 네티즌 20여만명이 이를 이용,100만달러가 넘는 외화가 신용카드를 통해 외국으로 유출됐다는 것이다. 놀라운 것은 도박사이트 접속자 중에는 전국의 시·도청,교육청,금융기관,공기업,학교 등 인터넷 전용선이 설치된 관공서와 기업체 직원들이 망라돼있다는 점이다.많은 이용자들이 근무시간에 도박을 벌인 것으로 나타나 사이버도박이 시와 때를 안가리고 사회 전체에 광범위하게 만연돼 있는 것으로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더욱이 국내 개설자를 통하지 않고 직접 외국 사이버 카지노 사이트와 접속해 도박해온 네티즌 수와 유출 외화액은 추정도 불가능하다는 점이다.컴푸터보급과 더불어 시공(時空)을 뛰어넘어 만연하고 있는 사이버 도박을 차단하기 위한 법률 보완과 장치가 시급하다.전국의 안방과 사무실이 도박장으로바뀌기 전에 말이다. 이기백 논설위원 kbl@
  • 정도상 장편 ‘푸른방’-정준 실화소설 ‘땅끝맨’

    항간에 성공적인 삶이 있듯 소설 동네에는 성공적인 ‘소설적 삶’이 있다. 소설 밖 인생과는 달리 소설 속 인생의 성패는 작가의 솜씨 하나에 좌우된다. 소설에 나오는 삶,소설 속 인생은 독자들의 평균적인 삶과 비교할 때 유별나게 우여곡절과 사연이 많다.그래서 소설에 이끌릴 터이나,사연과 우여곡절이 겹치다 보면 작중 인생의 리얼리티와 진실성이 손상받을 수 있다. 최근에 출간된 정도상의 장편소설 ‘푸른 방’(한울)과 정준의 실화소설 ‘땅끝맨’(뿌리와날개)의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사연많은 인생들이다.나름대로 재미가 있어 독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소설들이다.그러나 두 작품의 ‘소설적 삶’에는 흠이 많이 잡힌다. ‘푸른 방’의 남녀 주인공은 작가가 말하듯이 한국인으로 20세기를 살아오면서 생길 수 있는 역사적 상처를 거의 빠짐없이 지니고 있다.남자의 아버지는 일제 징용에 희생되었고 원폭 피해로 어머니,큰형,할아버지 그리고 네살짜리 아들을 잃었다. 자신은 월남전 참전의 심리적 외상과 함께 고엽제후유증을 앓고 있으며 독일 광부로 취업하면서 순수하게 통일운동에 몸담다가 간첩으로 찍혀 남쪽 고향에는 발도 디딜 수 없게 됐다.여자는 월북 아버지 때문에 시늉으로라도 정상적인 성장과정을 가질 기회를 박탈당했으며 간호사로 독일로 와 남자 주인공과 결혼했으나 북의 아버지 문제에 휘말릴 수 밖에 없게 된다. 이처럼 ‘푸른 방’의 주인공들은 역사적으로 박복하고 같은 또래의 한국인에 비해서도 매우 재수가 없는 케이스다.문제는 이 상처많은 삶의 보편성 여부가 아니라 이 상처와 삶들이 소설 속에서 생생하게 살아나 있는가 하는 점이다.주인공들의 역사적 상처는 장시간의 연대기로서 깊이 침전된 탓에 현재 상태로 분기(奮起)될 계기가 주어져야 하는데 작가가 동원한 현재화의 장치(여자 동성애)는 엉뚱해 보인다.독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풍속이라서가 아니라 누적된 상처와는 본질적으로 연이 없기 때문이다. ‘푸른 방’을 가득 채우고 있는 상처의 리스트들은 현재의 살을 재생시키지 못해 끝내 과거의 뼈로 남아있는 인상이다.이에 반해 정준의 ‘땅끝맨’이 이야기하는 과거의 삶은 상당부분 팔팔 살아서 움직인다.이 작품은 지난50년대 중반 부산의 최빈곤층에서 태어난 한 남자가 살아온 이야기다. 주인공은 흔한 말로 운수가 기박해 불행과 좌절로 점철되는 길을 걸어왔다. 운없고 아무리 애써도 가난한 삶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이 어디 한둘이겠느냐만서도 주인공의 박복하고 불우한 팔자가 너무도 거세고 완강해 인간사의 부조리를 적시하려는 우화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물론 이 작품은 실화소설이란 표제가 말하듯 실제의 삶을 그대로 기록한 측면이 강하다.‘땅끝맨’의 고난은 일견 ‘푸른 방’의 상처보다 절실하게 다가온다.이 점이 이 작품의 매력이지만 한계이기도 하다.즉 ‘땅끝맨’의 매력은 픽션보다는 넌픽션 성격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야기가 뒤로 갈수록 소설화의 빈약함이 두드러져 독자들의 관심이 약해진다. 고생 끝에 극적으로 ‘안토니오 꼬레아’란 역사소설을 완성시킨 정준이란특정 개인의 고난사가 불굴의 의지를 배경으로 자못 감동적이지만 이 기구한 삶은어떤 소설적 전형으로 크지 못하고 개인적 차원에 머무르고 만다.소설화의 여지가 처음부터 좁은 실화소설이기 때문이다. 외적 사연이 많은 주인공 소설은 90년대부터 사적 감수성이나 심리 소설의물살에 밀려 멀리 떠내려 갔다.‘푸른 방’이나 ‘땅끝맨’이 어떤 새 기류의 전조라고 말하기는 이르다.다만 사연 소설을 새롭게 쓰고 싶은 작가들은성공적인 ‘소설적 삶’의 두께와 폭을 더 정밀하게 궁구해야 할 것이다. 김재영기자 kjykjy@
  • 익산시 감사과 박종식씨, ‘행정심판소송 실무 편람’ 발간

    전북 익산시 기획감사과 박종식(朴鍾植·52·6급) 법무담당이 각종 행정 쟁송 과정에서 소송 수행 공무원의 지침서 역할을 하게 될 ‘행정 심판·소송실무 편람’을 펴냈다. 500여쪽 분량의 이 책자는 시민들에게 발생할수 있는 각종 민사소송 등 분쟁의 처리 절차까지 체계적으로 정리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지난 97년부터 이 부서에 근무한 그는 그동안 행정 쟁송 관련 업무를 맡아왔지만 법률 전문가가 아닌데다 마땅한 지침서도 없어 업무 수행에 적잖은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각종 판례와 자료들을 시의 재정 지원을 받아 출간하게 된 것. 한편 익산시는 이 책자를 읍면동과 시청 민원실 등에 비치할 방침이다. 익산 조승진기자 redtrain@
  • 박헌수감독 ‘주노명 베이커리’

    권태로운 일상에 지친 커플.이들의 박제된 삶 속에 비집고 들어온 불륜의 사랑.박헌수감독의 영화 ‘주노명 베이커리’(15일 개봉)는 불륜을 고리로 삶의 활력을 되찾는 두 부부의 사랑이야기다.‘해피엔드’가 불륜의 끝이 죽음임을 보여주는 회색톤 영화라면,‘주노명 베이커리’는 불륜도 때론 삶의 윤활유가 될 수 있다는 역설을 담은 코믹 영화다. 자신의 행복을 한번도 의심해 본 적이 없는 빵굽는 남자 주노명(최민수)은어느날 갑자기 한숨을 토해내는 아내 정희(황신혜)를 보고 당황한다.아내의우울은 빵집 고객인 3류소설가 무석(여균동)에 대한 사무친 그리움 때문.이를 눈치챈 주노명은 무석의 아내 해숙(이미연)을 찾아가 남편에게 내린 ‘빵집금족령’을 풀어달라고 애원한다.업치락뒤치락 하는 사이 이들 또한 사랑의 늪으로 빠져든다. ‘주노명 베이커리’는 상대의 배우자에게 사랑을 느끼는 두 부부의 성적 모험을 그렸다는 점에서 스와핑(swapping·부부교환)을 소재로 한 영화처럼 보인다.그러나 자극적이고 유희적인 섹스코드로 접근해가는 기존의스와핑물과는 다르다. 성적인 일탈을 그리되 어디까지나 참사랑을 어떻게 지켜내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아량과 이해를 핵심어로 한 ‘주노명 베이커리’의 불륜 공식은 “맛있는 빵을 만드는 것은 아름다운 사랑을 하는 것과 같다”는 주노명의 내레이션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살다보면 언제라도 도둑처럼 찾아올 수 있는 것이 불륜이다.그래서인지 이영화는 불륜을 그리 무겁게 다루지 않는다.나른한 삶에 창조적인 긴장을 불어넣어주는 통과의례 정도로 그린다.주인공 주노명은 아내가 외간남자와 만나는 것을 묵인한다.아내의 가슴에 고인 울기를 풀어주려고 외도를 도와주기까지 한다. 줄거리는 그렇다치고 주연배우들의 연기 또한 영화의 리얼리티를 크게 해친다.최민수의 바보스런 연기와 여균동의 어눌한 연기는 장난에 가까울 정도로 작위적이다.희극을 가장한 ‘사이비 희극’이다.‘웃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영화를 끝없는 넌센스의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주노명 베이커리’는 삼부파이낸스 사태로 한때 제작중단 위기에 처했지만 시네마서비스가 판권을 넘겨받아 무난히 제작을 마쳤다. 김종면기자 jmkim@
  • [외언내언] 북한산 ‘비아그라’

    북한산‘비아그라’로 불리는 정력제‘가루지기’가 오는 10일부터 국내에서 본격 시판된다.이 제품 수입사인 씨피코 국제교역에 따르면 건강식품 총판회사인 헬스피아가 가루지기 독점판매권을 갖고 우수 중소기업제품 판매회사인 태산 등 대리점을 통해 전국에 판매한다는 것이다.씨피코는 지난해 7월말 북한의 조선만년총보건회사와 상호협력과 학술교류,세계시장 공동개척 등을 내용으로 하는‘합작경영협의서’를 교환했고 지난 연말부터 가루지기 시범판매를 시작했으며 반응이 좋아 최근 수입량을 늘려 본격적으로 판매에 들어가게 됐다. 가루지기는 북한 조선장수문제연구소가 연구개발한 강장제로 산삼과 녹용·토사자·영지·달개비·당귀 등 귀한 약재가 많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조선장수문제연구소는 김일성(金日成) 생존시 그의 건강을 보호하는 종합연구를 전담했던 권위있는 의학연구기관이다.북한산 토종 강장식품인 가루지기가 국내에서 본격 시판됨에 따라 수입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와의 한판 힘겨루기가 벌어지게 된 셈이다.가루지기는 분류상 의약품이 아닌 인삼음료이기 때문에 전국 어디서나 자유롭게 구입할 수 있어 앞으로 잠자리에서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널리 애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비아그라는 전세계적으로 폭발적인 화제를 뿌린 의약품으로 지난해 10월 한국에 상륙한 이후 크게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의사의 진단서와 처방이 있어야 하는 절차상의 번거로움과 사용상 부작용 등으로 고개를 숙인 상태.한국화이자사가 지난해 비아그라를 국내 시판하면서 50억원 어치를출하했지만 현재까지 단 한건의 추가주문이 없는 상태라고 한다.식품의약청이 최근 의사 진단없이 종합건강진단 판정만으로 비아그라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해 판매량은 다소 늘어날 전망이다. 가루지기란 이름이 생소하지만 본래는 오래 전부터 정력의 상징으로 표현되고 있는 은어(隱語)다.신재효(申在孝)가 개작한 판소리 여섯 또는 열두마당중 하나인‘변강쇠타령’의 다른 이름이‘가루지기타령’이다.전라도 잡놈인 변강쇠와 평안도 음녀(淫女)인 옹녀가 만나 지리산에서 살면서 나누었던 뜨거운 사랑과 죽음을 묘사한 타령으로 판소리 형태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그런 연유로 해서 북한이 대표적 강장제 이름을 가루지기로 붙였는지 모르겠다.아무튼 토종 강장식품과 수입 발기부전 치료제의 한판 힘겨루기에도 관심이 가지만 정신노동과 다양한 스트레스 속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들의 건강식품 수요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북한 정력제 가루지기 시판의미를 조용히 음미해볼 만하다고 본다. [張淸洙논설위원
  • [여성 선언] 여자도 군대 가라고?

    그럼 여자들도 평등하게 군대에 가라! 군필자 가산점제도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심기가 상한 많은 남자들이 거의 반사적으로 외친 주장이다.이로써 여성과 군대라는 매우 복잡미묘한 문제가 마침내 공론의 장에 등장하게 됐다.최근까지 군대는 의심할 여지없는 남성의 영역이었다.출산과 육아가 여성의 영역이었듯이.남성과 여성은 이른바 ‘신성한 국방의 의무’와 ‘신성한 어머니의 의무’를 통해 나름대로 국가의 존속과 안보에 기여해왔다. 하지만 남성지배사회에서 군인들은 사회적 명예와 각종 유무형의 특권을 보상받았지만 어머니들은 사적인 영역에 은폐된 채 아무런 사회적 대가도 받지 못했다.흥분한 남성들은 ‘2년 몇개월의 피눈물나는 군대생활을 너희 여자들이 이해할 수 있느냐’고 억울함을 호소한다.그렇다면 그들은 ‘출산과정의 고통과 완전히 무력한 한 생명을 탈없이 키우기 위해 최소 수년간 자유로운 자신의 삶을 유보당해야 하는 여성의 처지’를 이해하고 있는가?‘군생활로 머리가 녹슬어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얻기 힘들다’는 그들과 육아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힘들게 쌓아온 직업경력을 포기해야 하는 여성들 중 누구의 불이익이 더 클 것인가? 여자도 군대에 가라는 주장에는 좀 뻔뻔스러운 구석도 있다.전쟁과 군대는남자들이 일으키고 만들어 온 것이고 여자들은 지금까지 ‘그들의 역사’에서 오히려 희생자 노릇을 했을 뿐이다.자기들이 일방적으로 만들어 놓은 반인륜적 싸움판에 왜 ‘평등하게’ 끼어들지 않느냐고 눈을 부라리는 모습은어쩐지 우습다.하지만 원인이야 어찌 됐든 여자라고 해서 국방과 무관하다는 얘기는 아니다.여성의 주도 아래 성역할 구분이 크게 흐려지고 ‘신성한 어머니’보다는 동등한 인간으로 살고자 하는 여성들이 대세를 이루면서 이제군대도 더이상 금녀의 구역이 아니게 되었다. 전세계적으로 군대 내에서 여군이 차지하는 비중과 군대에 가고 싶어하는여성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으며 군의 고위직도 차츰 여성에게 자리를 내주고 있다.미국에서는 여성 3성장군이 나왔고 프랑스에서는 여성 해군사령관이 등장했으며 노르웨이에서는 여성 잠수함함장이 출현했다.이처럼 군이 여성에게 다양한 문호를 개방하고 있는 현실은 여학생 사관학교 입학 허용 등에서 보듯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여성의 군대진출에 대한 여성의 시각은 크게 둘로 나뉜다.하나는 동등권적,혹은 자유주의적 시각에서 찬성하는 입장이다.첨단기술전쟁이란 특징을 지닌 현대전에서 여성의 능력이 남성보다 못할 게 없고 군대조직과 문화가 남성권력의 유지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현실에서 여성의 진입을 막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여성의 동참으로 군대가 덜 폭력적이고 더 인간적인 조직으로바뀔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한다.반대하는 쪽은 여성의 군 진출이 동등권과는 상관이 없으며 결국 사회의 군대화를 강화시킬 뿐이라고 주장한다.군대는 하루 빨리 없어져야 할 필요악이며 여성의 역할은 평화운동을 통한 군축 내지 군대 해체에 있다는 생각이다. 지금까지 나는 후자의 입장을 지지해왔다.하지만 며칠전 PC통신에 들어갔다 나온 후로 생각이 달라졌다.여성단체가 ‘군의 사기를 꺾기 위해 북한이 지원하는 이적단체’이며 위헌소송을 제기한 여대생들이 ‘빨갱이’라니,하루라도 빨리 여자도 군대에 가자고 주장해 페미니스트들이 ‘빨갱이’가 아님을 증명해야할 것이 아닌가? 단,조건이 있다.징병제든 지원병제든 여자도 남자와 똑같이 국방에 기여하게 한다면 여자를 남자보다 열등하게 취급하는 호주제는 즉각 폐지돼야 한다.또 출산까지 담당해 국가에 더 많은 기여를 하는 여성들의 ‘사기’를 위해 국회의석의 최소 50%는 여성몫으로 할당해야할 것이며 맞벌이 부부의 가사와 육아 분담의무를 법제화해야 할 것이다.아니,어쩌면 그러지 않아도 되겠다.군생활을 통해 ‘진짜 가시내’로 단련된 여성들이 그 정도의 일을 해결하기 위해 멀리 있는 법까지 필요로 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김신명숙‘if' 편집위원·작가
  • [대한시론] 새 천년 첫해의 선택

    내게 있어서 21세기 새 천년 맞이는 장밋빛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다.‘세계화’라는 지구단위 시장화나 정보기술의 혁명으로 생긴 변화는 예전 못지않게 ‘힘센 놈이 싹쓸이하는 세상’을 만들었다.아무리 ‘신자유주의’라는구호로 미화해도 그 그늘을 보아야 한다.약한 나라나 개화에 뒤처진 개인은어느 때보다 가혹한 운명이 기다리고 있다. 우리가 개인으로서나,또는 겨레(민족)로서나 살아남을 전략과 전술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무엇보다 식민지 잔재와 함께 반세기 동안 이어온 부패독재구조의 틀을 깨고 정치,경제,법제,사회 등 모든 부문의 개혁을 단행하는것이다.이 개혁을 주도하는 정치적 주축이 바로 서야 한다.그것은 당장 새해의 국회의원 선거를 올바로 치르는 일과 연관된다. 우리는 해방후 반세기 동안 선거를 통해 정치권력에 국민의 이름으로 정통성을 인정해왔다.그래서 총칼로 밤중에 정권을 강탈한 자들도 선거라고 하는 정치적 격식만은 어떻게든 갖추려고 했다.여기서 선거가 끊임없이 우민정치로 조작되었다.이 점은 우리 스스로가 부끄러워하고 반성해야 할 일이다. 그 동안의 경과를 보아라.미군정시대의 ‘통역정치’는 그렇다 치고,이승만시대의 친일관료의 득세와 횡포,그리고 군사정권의 보다 사납고 교활한 지배로 넘어왔다.군사정권은 친일파 군인들이 주도하게 되자 학자·교수들을 먼저 들러리로 이용하고,선전기술자로 언론인이 이에 따르고,개발독재의 설계에 경제기술관료가 조력하고,탄압의 칼날은 법기술자인 율사가 앞장을 섰고,명망가라는 얼굴팔린 마음 약하고 줏대없는 이들이 심부름을 했다. 이들은 대개 일본제국시대부터 시세영합과 출세의 천재적 재능을 발휘해오며 민족을 배반해왔다.이들이 독재의 공범자로 거든 선거란 타락선거로 표현할 수 있다.돈이 판치고,거짓말과 속임수가 난무하는 난장판이고,학연·지연·혈연이란 연줄로 엮어지는 선거이며,각종 구실로 먹이고 주는 잔치선거판이었다.이 선거운동 과정에서 각종 거짓말과 무책임에 이르러선 말문이 막힐 정도이다.그래서 대선 당시에 나는 정당 및 후보의 ‘정치공약등록 책임제’를 제안했다.공약의 요지와 그법령요강,재정염출근거와 시행효과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등기시켜서 사전 통제하고 사후 책임을 부과하자는 것이었다.정상적 정치풍토라면 이런 제안은 필요도 없을 것이다. 공식선거가 ‘바보놀이’로 전락되어 유명 탤런트 후보가 표를 모아서 당선되는 것도 특이한 현상이 아니라,지금에는 각 정당이 표 모으는 인기있는 얼굴을 찾기에 이르렀다.선거의 쇼화(흥행화)현상이 절정을 달린다.선거가 흥행이 되고,정치가 연극이 되고,정치인이 배우가 되는 시대성을 아주 거역할순 없다.그러나 정치가 놀이로 가볍게 다루어지고,특히 ‘바보놀이’가 되면 나라일을 망친다.자기 운명을 투전판 노름 정도로 다루는 민중의 정치수준이 나라꼴을 제대로 갖추게 할 순 없다.더더구나 21세기에 말이다. 정치에서 만성고질병의 하나로 정치인의 부정축재가 있다.나라금고 도둑에게 나라금고 열쇠를 맡기는 것은 후진국에서만 볼 수 있다.스위스은행의 도금고 애용자가 누구인가? 마피아와 독재자들 아닌가? 시민사회의 정치는 공적 업무이고 헌신이며 봉사이다.돈벌이가아니다.정치인은 자기 몸을 불살라서 자기 사명을 다하는 데서 보람을 느낀다.그래서 공인으로서 존경을 받는다. 우리에게도 그러한 정치인이 있어야 한다.머리에 든 것이 없는 소영웅주의자나 속물적 출세주의자가 정치판을 넘실대며 국민이 그들에게 속으면 나라가 어지럽게 된다.그래서 우리는 정치인의 책임윤리를 말하지 않는가? 우리주변을 돌아볼 적에 독재에 아부 추종하고 무능으로 해를 끼쳤으며 부정축재로 지탄을 받은 자들이 아직도 국민을 속이며 날뛰고 있다.정상배가 활개짓하는 정치판을 그대로 두고선 21세기의 길을 갈 수 없다.정치판에 끼어드는좀벌레를 털어내는 풍토를 만들어야 국민이 살아남는다. 韓相範 동국대교수·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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