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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꼴통… 병신… 죽을래…”교단 폭언 심각

    “공부도 못하면서 왜 떠들어.” “넌 왜 그 모양이야.그것도 몰라.” 교사들은 수업중 학생들에게 이같은 폭언을 자주 퍼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학생들은 폭언을 듣기 싫어하지만 교사들은 학생들의 반응에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고 습관적으로 폭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사실은 전직 교사인 이재아(29)씨가 25일 한양대 교육대학원 석사학위 논문으로 제출한 ‘교단 폭언 실태조사 연구’ 결과 밝혀졌다.이씨는 경기도 E중학교와 J고교 학생 285명과 교사 7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했다. 우선 교사가 수업 중 폭언을 사용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조사대상 학생의 3분의1 이상이 ‘교사들이 사용한다.’고 대답했다.구체적으로 보면 학생의 31.8%는 ‘조금 있다.’고 했고,4.21%는 ‘아주 많다.’고 답했다. 그러나 교사들에게 폭언을 사용하느냐고 묻자,겨우 25.4%가 ‘그렇다.’고 응답해 학생들의 인식과 11% 포인트 정도 차이를 보였다. 폭언을 쓰면 교육 효과가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27.0%가 ‘전혀 없다.’,24.2%가 ‘별로 없다.’고 답했다.교사 스스로 폭언의 교육적 효과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면서도 폭언을 일삼고 있음을 보여준다.학생들은 폭언의 교육적 효과에 대해 ‘아주 많다.’가 5.7%였고 ‘조금 있다.’는 18.5%에 그쳤다. 폭언을 들었을 때 감정상태를 묻는 질문에는 ‘아주 불쾌하다.’는 반응이 43.9%로 가장 많았다.이어 22.0%가 ‘듣기 싫다.’,15.0%가 ‘조금 불쾌하다.’고 응답했다.그러나 조사대상 교사의 51.4%는 ‘상황에 따라 폭언이 필요하다.’고 답해 역시 학생들과 큰 인식 차이를 보였다. 학생들이 많이 듣는 폭언의 유형은 ▲‘뭐가 될래’ 등의 무시 ▲‘죽을래.’ ‘맞을래.’ ‘오늘 끝장을 보자.’ 등의 위협 ▲‘바보’ ‘병신’ ‘날라리 같은 X’ 등 욕설 ▲‘꼴통’ ‘싸가지’ ‘또라이’ 등 비속어 ▲‘꼬붕’ ‘왕따’ 등 은어였다. 이영표기자 tomcat@
  • “키는 짜리몽땅해서”… 쫄따구·갈참등 비속어/‘병영 언어폭력’ 형사처벌

    앞으로 육군 장병들이 인격을 모독하는 언어폭력이나 상스러운 비·속어 등을 사용하다 적발되면 형사처벌이나 징계처분을 받게 된다. 또 신참병들에게 악을 쓰며 반복적으로 관등성명을 대도록 강요하거나,턱을 들고 허공을 바라보며 쉰 목소리로 경례 구호를 외치도록 시키는 상급자는 외출·외박이 제한된다.육군은 17일 최근 병영내 사고와 관련,자존심이 강한 신세대 장병의 인격 존중과 건전한 언어문화 정착 등이 담긴 ‘사고예방 종합대책’을 전국 각급 부대에 시달했다. 이에 따르면 장병들의 자존심과 인격에 치명적인 상처를 주는 폭언과 욕설,협박성 발언 등을 하면 최고 3년 이하의 징역을 받게 된다.개인 능력을 무시하거나 신체적 약점을 비화하는 ‘키는 짜리몽땅해서 하는 일이 그게 뭐냐.’ ‘네 자식이 너 닮을까 걱정된다.’ ‘너 군기교육 갈래,영창 갈래.’ 등이 금지 대상으로 지적된 언어폭력의 대표적인 유형이다. 또 신병을 지칭하는 ‘쫄따구’ ‘얼라’ 등과 전역이 임박한 병사를 일컫는 ‘갈참’ ‘왕고’,직속 상관들과 관련된 ‘쏘탬(소대장을 지칭하는 은어)’ ‘중빵(중대장을 지칭하는 은어)’,‘사장님(사단장을 지칭하는 은어)’ 등의 저속어와 은어,군인답지 않은 비어 등도 근절대상으로 제시됐다. 이와 함께 병영내 관행이던 고참병의 후임병에 대한 심부름 시키기와 식기세척 강요,얼차려 등이 전면 불허된다. 이등병에 대한 TV시청·PX이용 금지와 코골이 병사 침상 외곽으로 옮기기 등도 형사입건 대상으로,1∼5년 징역형을 받거나 외출·외박을 제한받게 된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코드’다른 남남북녀 좌충우돌 코드맞추기/‘남남북녀’ 어떤영화

    “당근이지”“여기 어디 당근이 어디 있습네까?”/“뻐꾸기 날렸는데(‘유혹의 메시지를 보내다’는 뜻의 은어) 삽질이라니…”“언제 뻐꾸기를 날렸시요 삽질만 했지.” 의사소통이 힘든 신세대 남남북녀(南男北女)가 만나서 빚는 해프닝과 진솔한 사랑이야기.‘몽정기’로 인기를 모은 정초신 감독의 신작 ‘남남북녀’(제작 아시아라인·14일 개봉)는 이색적인 만남이 빚는 웃음이 가득하다. 도입부에서 영화는 남북한을 넘나들며 남남(南男) 김철수(조인성)와 북녀(北女) 오영희(김사랑)가 만나기까지의 과정을 스케치한다.철수는 학점 대신 ‘걸 사냥 건수’만 채우다 졸업이 힘들어진 날라리 고고학과 학생.졸업을 위해 옌볜(延邊)에서 진행되는 남북 대학생 공동 고분발굴단의 일원으로 참가했다가 북한의 모범생 영희에게 첫눈에 반한다.대놓고 사랑을 고백하는 자유주의자 남남과 주체사상으로 무장된 딱딱한 북녀의 사랑이 쉬울 리 없다. 서로 다른 문화를 호흡해온 둘은 여러가지 소동 속에서 갈등을 겪은 뒤 마침내 ‘진정성의 다리’에서 만난다.철수는 일회성이 아닌 진솔한 사랑을,영희는 그의 순수함에 끌리는 마음을 확인한다.그러나 분단의 장벽은 너무 높아서 둘의 사랑만으로 넘기엔 벅차다.이후 영화는 사랑을 이루려는 철수의 순애보에 무게를 두면서 멜로로 치닫는다. 그러다 보니 코미디와 멜로 어느 한쪽도 만족시키지 못한 채 어중간한 상태에서 끝났다는 인상을 준다.마치 보따리만 펼쳐놓은 채 제대로 싸지 못한 느낌을 주면서 영화는 끝난다. 옌볜족 가이드 강일평으로 나온 공형진은 여전히 빛나는 조연이다.사투리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는 유유자적한 연기에다,특유의 입심으로 배꼽을 잡게 만들면서 주연 조인성과 김사랑이 보여준 연기의 틈새를 잘 메워준다. 이종수기자
  • [길섶에서] 청탁의 공존

    주말 오후 서울 청계천과 중랑천이 만나 한줄기를 이루는 성동교 주변의 한강 지류를 거닐다 깜짝 놀랐다.갈대밭을 스쳐 콘크리트 제방 경사면을 걷다 물이 비교적 맑다고 느낀 순간,물속의 희미한 형체에 눈이 번쩍 띄었다.수심 50㎝ 안팎의 모래바닥에 자갈이 있는 물속을 20∼30㎝ 크기의 물고기 네댓마리가 헤엄치고 노는 것이 아닌가. 어어! 여기에도 연어가 사나? 손으로 잡아볼 요량으로 얼른 물속에 뛰어들었지만 고기가 사람을 잡지.잉어 한마리와 은어(銀魚)로 추정되는 다른 물고기는 인간의 발 근처까진 유유자적하다가 손을 내밀라치면 달아났다. 조선시대 임금이 뚝섬을 행차하거나 사냥을 나갈 때 건넜다는 살곶이 다리 아래 쪽이다.성동교와의 중간에 수중보가 설치된 탓인지 위쪽 검붉은 3급수에서는 강태공들이 씨알 굵은 참붕어를 낚기에 바쁘다.그 아래쪽에선 큰 물고기떼가 노닐고…. 한강에 붕어와 예기치 못한 은어가 공생하고 있다.혼탁한 인간사회에서 가끔 은어를 보고 싶다. 박선화 논설위원
  • Q&A로 미리 보는 터미네이터3 / 돌아온 ‘그’ … 혈투상대는 ‘女’

    터미네이터가 돌아왔다. 1991년 2편이 나온 지 12년 만에 만들어진 ‘터미네이터 3’(Terminator3:Rise of the machines)가 오는 25일 국내 개봉된다.강산이 변했을 세월이니 터미네이터도 달라졌을 법하다.그러나 외모나 성능은 예전 그대로다.극장에서 1,2편을 보고 열광했던 30대 ‘터미네이터 세대’가 10여년 전 추억을 복기할 정도다. 대신,터미네이터를 둘러싼 환경은 화려해졌다.할리우드가 12년 만에 벼르고 별러 내놓은 후속작이니 물량 공세가 오죽했을까. 극의 주요 설정은 어떻게 달라졌나. -2편에서 어머니의 도움으로 천신만고끝에 살아 남은 미래의 지구영웅 존 코너(닉 스탈)는 이제 어엿한 청년이 됐다.하지만 정상적인 삶의 소유자는 아니다.미지의 위협에 대한 불안감으로 진정제에 의지한 채 외부와의 접촉을 일체 끊고 막노동판을 전전한다. 영화의 정확한 시간배경은 코너가 암살기계 ‘T-1000’의 위협에서 벗어난 10년 뒤.2편에서 살벌하게 경고했던 ‘심판의 날’은 다행히 아직 오지 않았으며,코너는 학창시절 친구이자 미래의 동반자인케이트 브루스터(클레어 데인즈)를 만난다. ●액션·특수효과등 한층 업그레이드 터미네이터는 2편에서처럼 여전히 ‘인간편’인가.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변함없이 연기한 터미네이터는 이번에도 인간,정확히는 존 코너의 목숨을 지켜주려 미래에서 온 기계인간이다.3편에서 눈이 확 뜨이는 캐릭터 설정은 ‘악당 터미네이터’가 여성이란 점.미래인류의 지도자인 코너를 암살하라는 기계집단의 특명을 받고 미래에서 파견온 살인병기 ‘T-X’(크리스타나 로켄)다. 1,2편과 감독이 다른 만큼 전반적인 분위기도 달라졌을텐데. -3편의 감독은 재난액션 ‘U-571’을 통해 블록버스터 제조에 재능을 인정받은 조나단 모스토.제임스 카메론 감독으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은 그는 장기를 십분 살려 영화를 ‘스펙터클 액션 버라이어티쇼’로 특화시켰다.코너를 보호하는 터미네이터와 T-X의 도입부 추격신은 통쾌한 스피드액션 그 자체다.슈워제네거가 가장 힘들게 촬영했다고 고백한,터미네이터가 크레인에 매달려 달리는 장면도 볼 만하다. 액션의 규모나 화면 묘사력은어느 정도인가. -컴퓨터그래픽이나 특수효과 등의 볼거리는 확연히 업그레이드돼 누가봐도 블록버스터급이다.T-X가 동력에 녹아내리는 장면 등은 탄성이 터질 만큼 정교하고 사실적이다.액션팬들에게 더욱 반가울 대목.특수효과가 가미된 기계인간의 맞대결이 한순간도 멈추지 않을 만큼 액션의 강도가 높다. ●메시지는 어두운 운명론적 분위기로 여자 터미네이터의 등장이 아무래도 눈길을 끈다. -터미네이터가 10여년전 단종된 구식모델이어서 능력이 제한된 것과는 달리 여자 터미네이터 T-X는 주변기계들을 파괴하고 조종하는 가공할 능력까지 지녔다.모델 출신의 무명배우 크리스타나 로켄이 1만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됐는데,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빼어난 미모에 감정표현이 전혀 없는 기계인간의 얼굴,로봇처럼 미세하게 규격화된 몸놀림 등이 보는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2편에서는 지구 ‘심판의 날’까지도 인간의지로 바꿀 수 있다는 낙관론을 폈는데. -3편의 메시지는 한결 어두운 운명론적 분위기로 돌아섰다.“미래는 인류가 스스로 기록하는 역사”라며 능동적으로 인류운명을 개척하던 2편때와는 사뭇 다르다.끝내 핵전쟁이 일어나고 ‘스카이넷’(인간을 멸망시키려는 기계 네트워크)과의 한판 결전을 피할 수 없게 됐다는 체념적 결론에는 가슴이 서늘해진다. ●55세 슈워제네거 투혼 박수받을만 아널드 슈워제네거의 활약상은 여전한 지. -슈워제네거의 올해 나이는 55세.열심히 몸을 날리지만 얼핏얼핏 주름살이 도드라져 보이는 건 어쩔 수 없어뵌다.상대역인 크리스타나 로켄(23)과 무려 32세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박수를 보내야 할 투혼이다.상영시간 1시간 48분. 황수정기자 sjh@
  • 식민시대 문인 51명 글밭 산책/방민호 선집 ‘모던 수필’

    “나는 옛 선배들의 산문들에서 오늘의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마음가짐을 얻을 수 있었다.내 삶이 고통스럽고 내 마음이 공허에 빠졌을 때 그 ‘낡은’ 지면들은 내게 한 가닥 위안이었다.” 소장 평론가 방민호(38)가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서 엮은 ‘모던 수필’(향연)은,문학이란 외길에서 불변의 지혜를 찾으려는 노력의 산물이다.그가 식민지시대 문학인 51명의 산문 91편에서 캐낸 것은 “사랑과 돈과 술”이 아니라 그에게 “살아갈 힘”이었다. ‘모던 수필’의 미덕은 작가의 세계관을 막론하고 다양한 경향의 작가를 포함한 점이다.강경애 나혜석 등 여류 예술가를 비롯,김남천 임화 박영희 이기영 지하련 한설야 등 카프(KAPF·조선프로예술가동맹)계열의 작가,이광수 김기림 이태준 정지용 등 당대의 문장가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문인들을 아우른다.1부는 생활의 감각에 관한 것.보슬보슬 내리는 눈 꽃송이를 감상하느라 바늘에 찔리는 장면(강경애),평양 냉면에 담긴 갖가지 풍속과 정경(김남천),그믐달 예찬(나도향)을 지나다 보면 글밭 산책길은어느새 별을 보고도 흥분과 감동을 잊은 세태를 걱정하는 목소리(김동인)와 만난다.이렇듯 ‘모던 수필’의 글들은 읽다 보면 세월의 차이를 잊을 만큼 살아 숨쉰다.이 생생함은 작가들이 생활인으로서 느끼는 애환(2부),서구문화의 급작스러운 유입으로 나타나는 문화의 변화에 대한 단상(3부)에서 명징하게 나타난다.또 요절한 문인 6명에 대한 기억과 조사,예술에 대한 성찰을 담은 4부는 울림이 크다.모더니즘의 정수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이태준의 유명한 표현 “책(冊)만은 ‘책’보다 ‘冊’으로 쓰고 싶다.‘책’보다 ‘冊’이 더 아름답고 더 책답다.”에서 글 읽는 맛은 정점에 이른다. 이종수기자
  • [녹색공간] 붉은귀거북 방기 대책을

    경기도 안성 칠장사는 의상대사가 세운 신라고찰이다.이 절의 중흥기는 혜소국사가 이곳에 머물던 고려 초기이다.혜소는 안성 출신으로,25세때 승과에 급제하고 말년에 문종의 왕사가 된 당대의 고승이다.대웅전 뒤쪽 언덕에 그의 비(碑)가 비각 속에 잠들어 있다. 그의 행장을 기록한 비문에 방생 이야기가 있어 눈길을 끈다.내용인 즉,전국을 운수하던 중 속리산 아래 큰 냇가를 지나게 되었다.마침 사람들이 고기를 잡고 있었다.망태기 속에 담긴 고기들이 헐떡거리며 죽어가는 것을 본 그는 측은지심이 생겼다.해서 그동안 탁발한 식량을 사람들에게 모두 주고 물고기를 얻어 냇물에 놓아주었다는 내용이다.방생(放生)의 전형을 보여주는 일화이다. 방생은 한국불교의 오랜 전통이다.살생은 생명을 죽이는 것뿐 아니라 죽음을 방관하는 행위까지 포함한다.불살생계는 생명을 죽이지 않겠다는 소극적 차원을 넘어 죽음에 이른 생명을 살려내는 적극적인 방생까지 포함한다.경전의 예를 보면 대개 방생물들은 가뭄과 같은 천재지변에 의해 죽어가는 것을 살려준 것이었다.방생은 내적(內的)으로 자기 성찰(省察)과 적덕(積德)의 기회를 주고,사회적으로는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좋은 전통이다. 그러나 조선시대 들어와 숭유배불이라는 시대적 배경과 맞물려 재의식(齋儀式)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방생이 기복성(祈福性)이 끼어들어 점차 본질로부터 멀어지게 된 것이다.많은 이들이 복을 빌기 위해 시장에서 물고기와 거북 등을 사다가 놓아주는 것이다.순수무위의 방생이 ‘give and take’의 작위적 방생으로 변질된 것이다. 얼마 전에 경주 감은사 옛터가 있는 대종천을 탐사한 적이 있었다.대종천은 봄이면 큰가시고기와 은어가 올라오는 생명의 젖줄이다.그런데 거기서 등짝에 흰 글씨로 ‘기축생 ○○○’이라고 쓴 붉은귀거북(청거북)을 발견하고는 크게 상심했다.방생의 기복성 측면에서도 ‘이게 아니다.’ 싶었지만,외래종인 붉은귀거북이 세수대야만하게 자라는 동안 대종천의 담수어류 생태계를 얼마나 교란시켰는지를 상상하면 끔찍했다. 최근 방생이 논란이 되는 원인은 방생 자체가 아니라 예전과 달라진시대상황과 환경상황에 있다.붉은귀거북은 1980년대 초 정부의 허가를 얻어 업자들이 애완용으로 대량 수입해 들어온 것이다.통계에 따르면 지난 5년간 600만마리 가까이 수입되었다고 한다.다행히 지난해부터 수입금지 품목으로 지정되고,불교계에서도 방생지침을 만들어 붉은귀거북 방생을 금지하고 있지만,아직도 시중에서는 애완용으로 판매되고 있다. 어린 붉은귀거북은 처음엔 귀엽지만,몸집이 커지면 집안에 배설물로 인한 악취가 풍기고,관리하기가 귀찮아져서 강이나 연못 등에 몰래 갖다버리는 예가 많다.도시 주변에서 발견되는 붉은귀거북은 모두 그렇게 버려진 것들이다.현재 각 가정에서 기르는 대개의 붉은귀거북은 머지않아 연못이나 하천으로 몰래 버려질 것이다. 정부 당국은 외래종 수입을 무분별하게 허가한 책임이 있는 만큼 애완용 붉은귀거북의 잠재적 방기(放棄)에 대한 대책도 강구해야 할 것이다.다만 과거 황소개구리 때려잡기식으로 붉은귀거북을 무차별 학살하는 어리석음은 없어야 할 것이다.생명경시 풍조를 부추기기보다는 차라리외국에서처럼 붉은귀거북에 대한 불임시술이 더 생명적일 수 있다. 김 재 일 두레생태기행 대표
  • 피서철 바글바글한 인파에 지쳤다면 “한적한 원시림 계곡 어때요”

    피서철이 다가온다.요즘엔 고급 리조트니,워터파크니 해서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장소를 찾는 사람이 많아졌지만,원시림 덮인 계곡에서 얼음처럼 찬 물에 발 담그고 노는 전통적 피서법은 여전히 매력적이다.비교적 한적하면서도 울창한 숲과 비경을 갖춘 청정 계곡을 소개한다. ●물한계곡(충북 영동군) 웅장하지는 않지만 울창한 원시림이 계곡을 덮어 햇살 한 줄기 비집고 들어올 틈을 주지 않는 곳이다.민주지산(1242m) 등 고봉들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으며,길이가 20㎞에 달할 만큼 계곡이 깊다. 계곡을 따라 나 있는 등산로를 올라가면 충북 영동,경북 김천,전북 무주에 걸쳐 있는 삼도봉(1176m)과 민주지산,석기봉(1200m)으로 이어진다.계곡 일대는 새와 물고기들의 천국.계곡을 덮고 있는 숲엔 후투티,꾀꼬리,덤불해오라기,소쩍새,노랑할미새 등 수십종의 새들이 둥지를 틀고 살아간다.물속엔 쉬리,돌고니,갈겨니,동사리,퉁가리 등이 어우러져 산다. 예로부터 삼도봉∼석기봉∼민주지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인기있는 종주 코스.특시 삼도봉과 석기봉 정상을 있는 능선에는 봄엔 진달래와 철쭉,가을엔 단풍나무들이 군락을 이루어 등산객들의 발길이 잦다. 경부고속도로 황간IC에서 빠져 49번 도로를 타고 상촌면 방향으로 30분 정도 달리면 물한계곡 이정표가 나온다.물한계곡 일대에 호도나무 민박집(043-745-3475) 등 민박집이 많다.문의 영동군청(〃-742-2101). ●왕피천계곡(경북 울진군) 왕피천은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오지다.성류굴 남서쪽인 영양군 수비면에서 발원해 약 20㎞를 뻗어나가다가 불영천과 합류해 동해로 흘러든다. 끊어질듯 험한 산길로 인해 중·하류에서만 억척스러운 피서객,낚시꾼들이 드문드문 눈에 띌 뿐 상류에선 좀처럼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 오지 트레킹 명소로 꼽힌다.왕피천 상류엔 바위가 많은 만큼 소(沼)도 많다.허벅지 정도로 얕은 곳이 대부분이지만 가슴 또는 키를 넘길 만큼 깊은 곳도 있다.물속엔 은어 피라미,쏘가리 등 각종 민물고기들이 산다.유리처럼 투명한 물 속에 얼굴을 담그고 눈을 뜬 채 둥둥 떠내려가다 보면 사람 구경 처음하는 겁없는 물고기들이 달려들어 다리를 톡톡 쪼아대기도 한다. 중앙고속도로 영주IC에서 빠져 36번 국도를 타고 봉화를 거쳐 불영계곡을 끼고 달리다 보면 오른쪽으로 왕피리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나온다.울진에서 7번 해안도로를 타고 삼척방향으로 가다가 구산3리로 빠져도 된다.구산리 민박안내소(054-788-3811)에서 민박을 알아 볼 수 있다.울진군청(〃-782-1501). ●금당계곡(강원도 평창) 평창군 대화면 개수리 금당산(1173m) 기슭에 자리하고 있다.몇년 전 까지만 해도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가 최근 래프팅 명소로 알려지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영동고속도로 장평IC에서 빠지자 마자 장평교가 나오는데,다리 밑으로 힘차게 흐르는 물길이 금당계곡이다.북쪽으로부터 10여㎞ 내려온 물은 이곳을 거쳐 굽이굽이 20여㎞를 더 흘러 평창강과 합류한다. 장평교부터 계곡을 따라 승용차 2대가 겨우 비켜갈 만한 비포장도로가 개수리까지 이어져 있어 차를 타고도 계곡의 비경을 즐길 수 있다. 특히 금당산을 끼고 굽이치는 계곡 주변엔 갖가지 모양의 기암과 노송이 발길을멈추게 한다.계곡물엔 쉬리,꺽지 등 1급수 물고기들이 서식하고,물가엔 들꽃이 지천으로 피어 운치를 더한다. 계곡 주변에 ‘재래버덩’(033-332-4784) 등 민박집이 10여곳 있다.국립평창청소년수련원(〃-333-8830)에 예약하면 일반인도 숙박이 가능하다. 임창용기자 sdargon@
  • [씨줄날줄] 악어와 악어새

    악어와 악어새의 공생 비밀은 무얼까.악어가 잇속의 기생충과 찌꺼기를 제공하면 악어새는 안전을 보호받으며 먹잇감을 확보한다.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동·식물의 세계에서 동종·이종간 공존공생 관계를 발견하는 건 신비롭다.개미와 진딧물,조개와 속살이게,말미잘과 흰동가리,까치상어와 빨판상어 등도 상생(相生)의 좋은 예이다. 재래시장과 백화점이 처음 손을 잡는다고 한다.국내 최대 건어물 판매시장인 서울 중부시장이 오는 7월4일부터 현대백화점의 서울 5개점 식품관에 전용매장을 연다.15평 크기에 그동안 백화점에서는 볼수 없던 은어포·말린 다랑어 등과 김·멸치·오징어 등의 상품을 판다.백화점은 싸고 질좋은 건어물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고,재래시장은 대형 유통망을 통해 고객의 발길을 잡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공존모델을 제시해 준다.상권과 소비자를 놓고 서로 아옹다옹 다투는 처지였지만 소비침체로 고객이 없는 탓인지 확 달라지고 있다. 국내외 경제활동에 있어 이러한 ‘적과의 동침’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국내 굴지의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서로의 경쟁력 있는 상품을 교환판매하고 있다.삼성은 LG의 가스오븐레인지와 식기세척기를,LG는 삼성의 디지털캠코더를 파는 식이다.나아가 서로의 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생산하고,물류기지와 백색가전 제품을 공동판매하는 방식이다.소니,샤프 등 외국 가전사들에 대항하기 위해 경쟁사와 손잡은 생존전략이다.소니와 IBM 등 미국과 일본의 4개 반도체 업체들이 차세대 반도체를 공동개발하고 핵심기술까지 공유키로 한 사실은 무엇을 말하는가. 삼양사가 유방암 치료제를 경쟁업체인 CJ의 유통망을 통해 판매하거나,유한양행과 대한제당이 바이오 분야의 연구개발과 사업화를 제휴한 것도 윈-윈 게임에 속한다.방카슈랑스 도입을 앞두고 삼성생명과 우리은행이 계약을 맺은 것은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자는 것이다.공생관계는 미국과 시리아,이란과 미국처럼 영원한 적과 동지가 따로 없는 국제정치 무대에선 더욱 노골적이다.국익이 최상의 가치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요즘 이념과 지역,세대,노사간에 지칠 줄 모르고 싸우고 있다.무엇을 위한 것일까.악어와 악어새에게 부끄럽다. 박선화 논설위원
  • 편집자에게/ 방송이 ‘언어파괴’ 앞장서면 안돼

    -‘KBS2 ‘막말’ 가장 심하다’기사(대한매일 6월17일자 29면)를 읽고 요즘 학교에서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알아듣지 못할 때가 종종 있다.이럴 때 더욱 크게 세대 차이를 느끼는 것은 비단 나만의 정서는 아닐 것이다.인터넷 카페의 게시판을 들여다보면 이런 이질감은 더욱 커진다.일본어,숫자,특수 기호 등을 조합한 일명 도깨비 문자들이 판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이러한 현상들을 두고 어떤 이들은 정보화 사회가 가져 온 불가피한 산물이며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가볍게 여기기도 하지만,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옛날에도 청소년들만 사용하는 은어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이렇게까지 언어 규범의 근본을 흔들어 놓을 정도까지는 아니었기 때문이다.규범의 무시와 파괴!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이러한 도덕적 해이가 청소년들의 언어 생활에서 고스란히 재연되고 있다고 단정한다면 과연 지나친 억측일까? 여기에 아주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 바로 방송 매체이다.영향력이 막강한 방송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잘못된 말이나 비속어들을 사용하고 있으니,방송의 영향을 많이 받는 요즘 청소년들이 무엇을 보고 생각하겠는가! TV 드라마에 흡연 장면을 방영하지 않기로 한 용기와 지혜가 언어 분야에도 적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그래서 더욱 간절하다. 이두희 서울사대부고 교사
  • [지식창고]“신조어·속어·은어·채팅용어 모를땐 ‘의사사전’ 클릭해 보세요”

    ‘얼굴 핥는 자’?‘facelicker’가 무슨 뜻일까.답은 ‘키스 후에 목욕수건이 필요할 정도로 진하게 키스하는 사람’이다.모르는 단어라고 긴장하지 마시라.권위있는 사전에는 절대로 실리지 않는,시험에는 안 나올 단어다. 인터넷을 돌아다니거나,외국 채팅 사이트에서 시간을 때우다보면 사전에도 나오지 않는 단어와 속어,약어들이 횡행한다.‘의사(擬似)사전’(www.pseudodictionary.com)은 그런 단어들의 뜻을 알고싶을 때 유용한 사이트.신조어,속어,은어,채팅용어,약어 등이 알파벳 순으로 활용예문과 함께 실려 있다. 평소 속어를 즐겨쓰던 캐나다 청년 폴 자비스와 가렛 톰슨이 재미삼아 만든 사이트지만,네티즌들의 동참으로 현재는 1만 5000여개의 단어가 등록된 거대 사전이 되었다. 조건만 맞추면 누구나 새로운 단어 만들기에 동참할 수 있다.첫째,‘웹스터’나 ‘옥스퍼드’처럼 권위적인 사전에는 없는 단어야만 한다.또 지나치게 성적이거나 약물과 관련된 단어,인종차별적인 표현도 등록할 수 없다.이외에는 단어의 뜻과 예문 등만 써넣으면 얼마든지 등록할 수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언어오염을 부추긴다.”느니 “사회적 약속인 ‘정상적’인 언어를 파괴하려는 전복의도가 의심스럽다.’며 비판하지만 폴 자비스의 말처럼 이 사이트의 목표는 그저 다같이 즐겨보자는 것일 뿐. ‘의사사전’의 4000번째 단어인 ‘4000번째 단어(4000th word)’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 붙어있다.“이것이 의사사전에 4000번째로 등록된 단어라니,좋았어!”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고,즐겨보자. 채수범기자 lokavid@
  • 공무원 행동강령 시행 4주째 접대 줄긴 했지만…/ 은밀해진 접대문화

    한끼 식사값이 3만원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 공무원행동강령이 9일로 시행 4주째를 맞았다.공직사회는 외형상 ‘접대 사절’을 내걸면서 크게 변화하는 것처럼 비쳐진다. 하지만 한꺼풀 벗기고 들어가면 식사 인원 부풀리기,경조사비 대납,‘카드깡’ 등의 편법 아이디어들이 속출하고 있다.반 공개적이던 접대문화가 은밀하게 바뀌었을 뿐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부패방지위원회는 오는 8월 말까지 320개 각급 행정기관의 행동강령을 점검해 비현실적인 조항을 수정하라고 권고할 방침이다. ●접대문화 줄기는 했는데 행동강령을 어기는 첫 사례로 적발되면 ‘시범 케이스’로 중징계를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한 공무원들은 오해 살 만한 행동은 자제하면서 납작 엎드린 모습이다. 중앙부처의 한 국장급 간부는 “행동강령이 시행된 뒤 오해를 살 수 있는 골프나 식사모임에 아예 나가지 않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경조사비와 접대비의 상한액을 빗대 업자와의 식사를 ‘3만원짜리 모임’,경조사는 ‘5만원짜리 행사’라는 은어도나오고 있다.경기도의 한 구청 공무원은 “얼마전 아들 결혼식을 치른 직장 상사는 관내 업자들에게 식장에 오지 못하도록 하는가 하면,부하 직원들에게도 ‘내 목을 자르려면 5만원 이상 부조금을 내라.’는 말을 농담반 진담반으로 던졌다.”고 말했다. 공무원들이 ‘접대 사절’에 나서면서 과천청사 구내식당 이용률은 평소 3000여명에서 행동강령이 시행된 뒤 3500∼3600명으로 15% 이상 늘었다. ●더욱 은밀해진 접대 그렇다고 접대문화가 아주 사라진 것은 아니고 일부에서는 더욱 은밀해지고 있다.행동강령 규정을 피하기 위한 아이디어들은 ‘식사비 꿰맞추기’와 ‘그린피(골프장 이용료) 편법 납부’,‘경조사비 대납’ 등으로 더욱 교묘해졌다.자비 골프 가능이라는 행동강령 내용을 들어 공무원들의 골프는 최근들어 재개된 분위기다. 중앙부처 한 공무원은 “일부 공무원은 그린피를 자기 신용카드로 계산한 뒤 나중에 업자로부터 현금으로 돌려받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골프를 치다 적발되더라도 신용카드 영수증이 있어 접대를 받지 않았다고 발뺌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일선 구청 공무원은 “공무원이 업자들에게 친·인척 경조사비 대납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관급공사를 맡은 한 업체 관계자는 “공무원들의 공개적인 접대 요구는 줄었지만 은밀한 요구는 여전하다.”면서 “얼마전 담당 공무원 1명과 식사를 했는데 식사비가 30만원이 나오자 그 공무원은 직원 10명과 식사를 한 것처럼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카드깡’도 마다 않는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카드깡’으로 업무추진비의 상당 부분을 편법으로 현금화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서울시내 한 자치구 직원들은 현금이 필요할 경우에 대비해 회식 등 공식적인 모임을 가지면서 식사비용을 신용카드로 지불한 뒤 실제 액수보다 더 많은 금액을 결제하는 수법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관계자는 “예를 들어 외부인사를 접대하면서 50만원을 썼지만 밤늦게 귀가하는 (접대)상대를 택시로 모시려면 카드비용을 80만원까지 부풀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경북도내 기초자치단체 한 간부는 “최근 부서의 업무추진비를 ‘카드깡’ 수법으로 현금화하다가 부하 직원이 항의하는 바람에 무척 당황한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지자체들은 신용카드로 단골 음식점이나 단란주점에서 5∼20% 정도의 수수료를 내면서 식대 및 접대비 명목으로 거짓 결제한 뒤,차액만큼을 현금으로 지급받는 방식을 이용하는 것으로 전해진다.특히 이런 방식의 ‘카드깡’은 업무감사 등에 대비,노출이 덜한 부서별 행사에 집중된다고 한다. 관계자는 “이렇게 마련된 현금은 주로 간부 공무원 또는 부서 명의의 경조사비,각종 기관·단체 등에 대한 후원 및 격려금,상급기관(직원) 방문시 답례비 등으로 지출된다.”고 소개했다. 서무담당 직원들이 이런저런 영수증을 모아 현금 판공비를 채우는 일은 전통적인 수법에 해당된다. ●비현실적 조항 수정에 나선다 부방위 행동강령팀 관계자는 “행동강령이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일부 문제점이 드러나고는 있지만,행동강령이 각 기관에 정착돼 가고 있는 상태”라면서 “오는 8월 말까지 각 기관의 행동강령을점검해 현실성이 떨어지거나 애매한 조항의 경우 내용을 심사해 해당 기관에 수정을 권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연말에는 각 기관들의 행동강령 이행실태를 점검,공무원들의 비위사실을 적발할 경우 각 기관에 징계를 요청할 계획이다. 하지만 부방위가 공직사회의 편법 실태를 반영해 행동강령을 얼마나 현실성있게 보완할지는 미지수다. 대구 김상화·조현석기자 hyun68@
  • [LOOK 아시아]4부 21세기 변해야 한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000년 ‘우리가 10년 뒤에 무엇을 먹고 살아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이 회장 말처럼 우리의 성장동력이었던 조선 철강 섬유 등 전통산업이 첨단산업에 밀려 갈수록 경쟁력을 잃어가면서 고부가가치산업 창출이 최대 과제가 되고 있다.과연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치열한 국제경쟁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이런 점에서 최근 정·재계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제조업·서비스업의 산업구조 개편이 관심을 끌고 있다. ●우리산업의 세계적 위상 우리나라 주력산업의 세계적 위상은 그리 낮지 않다.2001년 기준으로 조선 세계 2위,반도체 3위,섬유·석유화학 4위,자동차 5위,철강 6위 등이다.그러나 고가첨단제품은 선진국과 기술격차가 크고,저가범용 제품은 중국에 추격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과거와 같이 학습과 모방에 의한 따라잡기전략(catch-up)을 선도전략(front-runner)으로 역할을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제조업의 차세대 성장동력 최근 산업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등이 차세대 10대 성장동력산업을 정했다.스마트홈(홈네트워크 등),디지털가전(차세대 디지털TV 등),Post-PC(텔레메틱스 등),비메모리반도체(인텔리전트SOC),전자부품소재(유기EL등),바이오(바이오신 소재),BIT융합기술(바이오칩 등),항공우주(다목적헬기 등) 등이다.이들 성장 동력산업으로 2012년까지 생산 3665억달러,수출 188억달러,75만 7000명의 신규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삼성종합기술원 손욱 원장은 “2010년 산업 4강,국민소득 3만달러의 선진 한국을 지향하기 위해서는 국가혁신시스템을 일류화해야 한다.”면서 “특히 융합·복합의 시대에는 모든 산업이 성장산업이기 때문에 성장동력을 어떻게 육성하는가 하는 국가혁신시스템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이를 위해 ‘산·학·연 R&D 클러스터’ 구축에 주력하고 있는 선진국의 모델을 원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인호 무역연구소 무역전략팀장은 “우리나라 수출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2.54%에서 2010년에는 3.26%로 높아지는 등 세계속의한국 위상은 수출 여부에 달려 있다.”며 “수출을 주도할 세계일류 상품의 개발과 함께 새로운 수출동력을 창출할 부품·소재산업 육성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비스산업 육성이 관건 서비스산업은 2001년 GDP의 54%,고용의 62%를 차지할 만큼 우리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1990년대 이후 고용창출은 서비스산업이 거의 주도해왔다고 할 수 있다. 이같은 관점에서 정부는 서비스산업 육성을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그러나 체계적인 분석이 뒤따르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는 2001년 서비스산업 분야별 TF팀을 구성해 세제·금융·물류·유통·사업서비스·기술계학원·SI·관광·문화·엔터테인먼트·스포츠·디자인 등 11개 분야의 경쟁력강화대책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지난해에는 세계무역기구(WTO)의 도하개발어젠다(DDA)협상에 대비해 중점분야를 선정했고,디자인·직업훈련·산재보험·종자·종묘·해운·환경·SI등에 대한 대책을 마련했다.법률·교육·의료·문화 등 사회문화 분야는 주무부처별로 협의를 거쳐 추진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싱가포르나 일본처럼 국가경쟁력확보 차원에서 전체적으로 재점검을 해봐야 한다.”면서 “특히 외국인투자자를 위해 각종 규제 철폐및 완화조치를 취하고,서비스업을 제조업과 차별화하는 정책적 접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주병철 기자 bcjoo@ ■싱가포르·일본 국가전략 우리나라의 경쟁상대인 싱가포르와 일본은 우리보다 먼저 21세기 국가생존전략 등을 짜는 등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다. ●싱가포르 지난 2월 2018년까지의 향후 15년간 국가전략을 담은 보고서(싱가포르 국가비전 2018)를 발표했다.‘지역허브국가’‘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는 것이 목표다. 제조업 육성정책으로 전기,화학,생의학,교통 등을 4대 중점 육성 분야로 정했다.전기는 광산업,나노테크의 R&D(연구 개발) 및 역량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교통은 바다와 항공의 연계성을 최대한 활용하고 항만하역서비스를 특화시켜 나간다는 전략이다. 서비스분야는 기존의 강점을 집중 육성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무역은 국제무역허브로,물류는 선도적인 국제통합 물류허브로,IT는 디지털허브로,금융은 금융센터 육성 등으로 구체화시켰다.특히 서비스인력의 전문교육을 강화하고,취업 이후 재교육 과정을 적극 도입키로 했다.관광산업의 경우 국제호텔경영학교를 설립해 석사학위과정을 신설했다. ●일본 정부가 아닌 경제단체인 경단련이 국가전략비전을 제시했다.80년대 일본의 힘을 상징하던 ‘Made In Japan’에서 탈피해 기술혁신을 촉진하고 세계의 힘을 활용하여 일본이 창출하는 가치를 최대화하기 위한 ‘Made By Japan’이 핵심이다. 동아시아 유대강화로 글로벌경쟁에 도전한다는 차원에서 ‘5가지 자유’와 ‘2가지 협력’을 전략으로 삼았다. ‘5가지 자유’는 동아시아 자유경제권내의 활력을 높이기 위해 상품·서비스·사람·자금·정보 등 5개 생산요소의 이동을 자유화하는 것이다. 주병철기자@ ■상품·서비스무역 균형성장 ‘복합무역’새 가능성 제시 현오석 무협 무역연구소장 지금 세계 경제환경은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을 정도로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세계화와 정보화의 물결은어느 국가도 예외없이 경제전쟁이라는 전장(戰場)으로 내몰고 있다.이와 함께 중국경제의 급격한 부상은 세계경제에 또 하나의 새로운 충격을 가하며 우리나라에 큰 위협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이러한 상황에서 앞으로 우리 산업의 살길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의 급속한 산업화로 우리의 수출시장은 빠르게 잠식당하고 있다.지난해 미국과 일본시장에서 중국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10.8%,18.3%에 이르렀던데 비해 우리는 각각 3.1%,4.6% 수준에 머물렀다.또한 중국은 이제 첨단산업 분야에 있어서도 무서운 기세로 우리를 추격하고 있다.중국을 비롯한 개도국들과의 기술격차가 점차 소멸된다는 것은 치열한 경쟁의 무대에서 곧 도태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우리 수출의 역동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수출단가의 지속적인 하락을 들 수 있다.이 결과 지난 2월의 교역조건은 사상 최악으로 떨어졌다.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상품을 고부가가치화하려는 노력을 상대적으로 게을리한 결과 단순 저가제품의 물량 중심 수출구조를낳은 것이다.그러나 이제는 이러한 수출구조에서 벗어나는 한 차원 높은 무역전략을 모색해야만 한다.이러한 의미에서 복합무역이야말로 우리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줄 수 있다. 복합무역이란 상품무역과 서비스무역이 균형을 이루면서 상호 보완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것을 말한다.과거 원자재를 수입해 이를 단순 가공하여 재수출하는 식의 전략과는 차원을 달리한다.이미 세계 경제의 흐름은 지식집약·소프트화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선진국일수록 서비스 산업이 전체 GDP(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전세계적으로 서비스 무역의 비중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과거에 비해 서비스 수출 규모가 크게 증가하기는 했으나 만년 적자국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지난해 우리나라 서비스수지 적자규모는 74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결국 우리가 상품무역으로 힘들게 벌어들인 외화가 서비스 무역으로 인해 안타깝게 새나가고 있는 것이다.휴대전화는 한 대당 가격의 5∼10%가 로열티로 해외에 나가고 디지털TV의 경우에는 대당 20∼25달러가 해외에 지불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물류,관광,금융,교육 등의 서비스 산업을 발전시켜 복합무역을 실현함으로써 우리 무역의 폭을 넓혀나가야만 한다.이미 동북아 경제중심의 실현은 신정부의 핵심과제로 채택되어 국민적 공감대를 얻어가고 있다.무엇보다 우리는 물류와 관광의 동북아 중심지가 되기 위한 천혜의 지정학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 부산항·광양항과 인천공항을 활용해 현재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동북아 지역의 물동량을 흡수하면서 동북아 물류의 중심지로 발돋움해 나가야 한다.항만에서 컨테이너를 환적하는 것만으로도 컨테이너 1개당 200달러의 소득이 생긴다.또한 우리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매력적인 관광 상품으로 개발해 중국과 일본 등 인근의 잠재 관광수요를 우리의 관광수입으로 현실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이와 더불어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지로서의 역할도 추구해 나가야 한다.즉,동북아 경제중심 전략에 있어 복합무역은 그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서비스 산업의 발전은 단순히 서비스 수출의 증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상품 고도화를 더욱 촉진해 상품무역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물류산업의 발전은 수출산업의 물류비 절감을 가져올 것이고 관광산업의 발전을 통해 우리나라의 이미지가 제고된다면 이는 곧 수출증대로 이어질 것이다.물론 서비스 산업의 발전을 꾀하면서 동시에 정보기술(IT),나노기술(NT),생명공학(BT) 등의 차세대 유망산업 분야에서의 기술개발과 전문인력 육성에도 적극 투자해 제조업의 경쟁력과 부가가치를 극대화해 나가야 한다.이렇듯 전통산업과 IT산업의 접목을 통해 제조업을 고도화해 상품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동시에 서비스 산업의 개발을 통해 복합무역을 실현해 갈 때 우리산업의 새로운 활로는 열릴 것이다.
  • 시인 임영조씨 별세

    시인 임영조(任永祚)씨가 28일 오후 5시30분 서울 강남성모병원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58세. 1945년 충남 보령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뒤 70년 ‘월간문학’신인상에 ‘출항’이,71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목수의 노래’가 당선돼 등단했다. 서라벌문학상(91년),현대문학상(93년),소월시문학상(94년)을 수상했고,시집으로 ‘바람이 남긴 은어’‘그림자를 지우며’‘갈대는 배후가 없다’‘귀로 웃는 집’‘시인의 모자’ 등을 남겼다. 발인은 30일 오전 10시,장지는 경기도 광탄 종로성당 묘지.(02)590-2135.
  • 꼬부라진 등줄기… 푹 파인 주름…‘깡촌’ 할머니들의 삶

    속절없는 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마음좋은 세상이 이미 아니다.깊고 쓴 한숨의 결이 제목에 배어나는 ‘책 한권으로도 모자랄 여자 이야기’(디새집 펴냄)는 그래서 덜컥 안쓰러운 마음부터 쏠린다. 사진작가인 유동영·허경민씨가 몇년동안 ‘깡촌’을 뒤지고 뒤져 구술(口述)로 이끌어낸,늙은 촌부들의 인생 고백담.이름없이 늙었으며,책 한권으로도 모자랄 만치 신산하고 기막힌 한살이를 살았다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아닌 6명의 ‘여자’들.고통과 인내로 삶의 굳은살이 박힌 할머니들의 이야기는,어느새 묵직한 삶의 위안으로 돌아온다. 강원·충청·경상·전라도를 돌며 만난 할머니들의 회고담은 억척스런 구어체 사투리 원형대로 재생됐다.책을 펼치자마자 영화같고 소설같은 인생유전을 만난다.전라도 고흥 선정마을의 금산댁 할머니(81).열일곱살에 시집온 할머니가 둘째를 가졌을 즈음이었나.일본군에 강제징집된 남편은 8년을 기다려도 감감무소식.이웃집의 씨받이가 돼서라도 자식 둘을 건사할 길을 찾아야 했고,그날 이후 50여년을 ‘작은어매’로 불리며 천근만근의 멍에를 지고 살아야 했다.시어머니는 왜 또 그렇게 자주 매를 들었던지.“잘못한 거이 없어도 잘못했다 그러고.그른 기 시집살이제.일도 마이(많이) 시키고.어떤 때는 눈에서 눈물이 펑펑 받게 해.그라믄 혼자 정지(부엌)에 가서 울제.” 경남 거창 구수마을의 대습댁 할머니(71)의 내력도 소설책 한질로 풀어내고도 남는다.열네살짜리 꼬마신부는 스물세살의 아저씨같은 신랑과 얼굴 한번 못보고 평생가약을 맺었다.“내 등허리는 한번도 안 어(비었어).” 결혼한 이듬해부터 마흔세살이 될 때까지 아들딸을 11명이나 낳았으니 허리가 잘록할 날이 있었을 리 없다. 청무같은 젊은 시절을 못 먹어서 입이 돌아갈 만큼 민망한 가난으로 접었다.시어머니에게 작대기로 두들겨 맞으며 보냈던 모진 시집살이는 또 어땠나.“뭐이가 맘에 안 들었는지.자기 딴엔 뭐 내가 잘못한 게 있어서 뚜드러 팼제.” 풍상에 찌든 삶을 살아내고도 여전히 원망 한줄 없다. 친정집 입 하나 덜어주자고 ‘시집’이 뭔지도 모르고 민며느리로 팔려오다시피 했던 어린여자,캄캄해지도록 들일을 하고 들어와선 헛간에서 혼자 아이를 낳았던 젊은 여자,도망간 며느리 대신 손자에게 젖을 물려야 했던 늙은 여자….이땅의 ‘어미’들의 묵은 이야기들은,참 신기하다.논으로 밭으로 산자락으로 민들레처럼 엎드리다 볼품없이 꼬부라진 등줄기,거북등처럼 쩍쩍 갈라진 손등이 그대로 푸근한 위로가 되는 것은.8500원. 황수정기자 sjh@
  • [열린세상] 대학출입기자 재고할 때다

    새 정부가 언론을 ‘통제’하겠다고 나섰다.청와대와 정부부처를 상대로 한 언론사의 취재관행도 바꾸고 상위 몇 개 신문의 시장점유율도 조정하려는 시도를 내비쳤다.대의명분과 실천적 지혜가 의심스럽기는 하지만 그런 정책과 방침을 세우는 정서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새 정부의 탄생에 적대적이었던 거대언론의 논조를 언론권력의 횡포로 여길 수도 있었을 것이다.또한 ‘자전거 구독’,‘선풍기 보급’ 등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외형적인 팽창을 거듭한 신문의 영업 관행을 바로잡겠다는 의도도 납득할 수 있다.어쩌면 언론과 정부의 마찰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언론과 정부는 적당한 긴장관계에 있어야만 한다.그것이 자유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다.뿐만 아니라 언론과 정부권력 상호간에는 물론 자본권력과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여야 한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제도권력,언론권력,자본권력 사이에 적정한 견제와 균형이 이루어져야만 국민생활이 편하게 된다. 어떤 경우에나 언론은 진실을 보도할 때만 국민의 신뢰를 얻고 늘 정론을 펼 때만 역사적 책임을 다한다.그렇다면 우리의 언론은 진실을 보도하고 정론을 펴는가? 근본적인 의문을 가지는 사람이 적지 않다.의도적인 거짓이야 있을까만 치열한 취재 경쟁의 부산물일지도 모르는 과장,오보,왜곡이 적지 않다.신문마다 특호활자와 현란한 제목을 남발하여 모든 신문이 ‘스포츠신문’을 닮아가고 있다. 아직도 독자는 신문에 언론이 전하는 ‘남의 이야기’를 진실로 받아들인다.자신의 이야기가 보도될 때 비로소 참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무소불위의 언론권력은 실로 위세당당하다.‘아니면 그만’식으로 명백한 오보를 바로잡는 정정보도에도 지극히 인색하다. 대학의 행정을 담당하는 사람의 애로 중의 하나가 언론문제다. 우리나라 대학에 특유한 현상 중에 하나가 대학에 기자가 상주하다시피 하고 있다는 것이다.전형적인 경우에 관할 경찰서와 함께 담당하고 있다.공권력이 대학과 청년을 유린하던 불행하던 시절의 유산이다.그 시절에 대학의 사건은 곧바로 학생이 경찰에 연행되어 갔다는 것을 의미했다. 학술활동이 중심이어야할 대학 소식을 시국사건 중심으로 전하던 불행한 시절의 유습은 아직도 청산되지 않고 있다. ‘사쓰 마와리’(경찰서 기웃대기)라는 은어가 통용되듯이 경찰서와 함께 대학은 비교적 경력이 짧은 사건담당기자의 취재력을 시험하는 장이 되기도 한다.그러니까 대학의 문제점을 캐내는 일에 주력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대학에 몸담고 있는 사람의 눈으로 볼 때 언론이 전하는 대학 소식은 왜곡되기 십상이라는 것이다.특히 ‘국민의 정부’ 이후에 더욱 심해졌다는 느낌이다. 아주 드물게 학술활동을 성의 있게 챙기는 고마운 기자도 있지만 그마저도 지면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언제부턴가 대학마다 앞다투어 ‘홍보’에 열을 올리게 되니 결과적으로 더욱 과장,왜곡,오보의 위험이 높아졌다. 누가 뭐래도 대학은 나라의 장래가 걸린 곳이다.대학의 잘못을 꾸짖을 때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앞서야 한다. 보기 싫으니 어느 대학을 없애라,지식인으로 자처하는 사람들의 입에서도 공공연히 오르내리는 저급의 대중민주주의 정서가 행여라도 학문과 지식을 경시하는 풍조로 이어진다면 나라 전체가 큰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언론도 대학을 취재하는 방향을 바꾸어야 할 것이다.대학을 사랑하는 마음이 충만한 유능한 학술기자가 대학에서 일어나는 지성의 소식을 찬찬하게 국민에게 전해 줄 그날이 언제나 오려나. 쾌청한 날씨에 어울리지 않는 우울로 여는 5월의 아침이다. 안 경 환 서울법대학장
  • 사회 플러스 / 왕피천 생태계보전지역 지정 추진

    경북 영양군과 울진군 일대의 왕피천 유역이 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지정될 전망이다.환경부와 국립환경연구원은 이 지역을 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지정하기 위해 산림청을 비롯,관계기관과 협의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왕피천은 영양군 수비면에서 발원,동해로 흐르는 길이 68.5㎞의 하천으로 연어·은어·황어 등 희귀성 어족을 비롯해 멸종위기 야생 보호종인 고란초와 노랑무늬붓꽃·금강소나무 등이 서식하고 있다.
  • 문학평론가 이남호교수 ‘옛우물에서의 은어낚시’

    문학평론가인 이남호 고려대 교수가 90년대 단편소설의 고갱이를 모은 ‘옛우물에서의 은어낚시’(작가정신)를 펴냈다. ‘1990년대 한국 단편 소설선’이란 부제가 말하듯 엮은이가 89년부터 2001년 사이에 발표된 단편소설 가운데 22편의 월척을 낚은 것이다.이 교수는 “1부는 보편적인 기준으로 선별한 것이고 2부는 시대적 성격이 강한 작품들”이라고 설명한다.그의 의도는 ‘옛우물’과 ‘은어낚시 통신’을 합친 책 제목에 그대로 드러난다. ‘옛우물’의 작가 오정희는 감도 높은 문체로 ‘문학 입문생의 교과서’로 불린다.‘옛우물’은 여성성이라는 보편적 소재를 탁월하게 그렸다는 평을 받는다.이런 보편적인 문학적 결실의 대열에 조성기의 ‘통도사 가는 길’,이윤기의 ‘숨은 그림 찾기1-직선과 곡선’등이 뒤를 잇는다 한편 윤대녕의 ‘은어낚시 통신’은 90년대 문학정신을 가장 잘 담고 있는 작품이라는 것.이 교수는 “새로운 시대의 인식과 감수성을 보여준 작품”이라며 가볍고 경쾌한 문체를 치켜세운다.이 계보에 신경숙의 ‘배드민턴 치는여자’,은희경의 ‘아내의 상자’ 등이 10년 전의 문단풍경을 돋을새김해준다. 엮은이는 90년대가 내면성과 일상성에 대한 탐구와 더불어 신세대적 감수성의 거침없는 표출로 21세기 문학의 지평을 열어젖힌 시대로 ‘옛우물에서의 은어낚시’에 비유할 수 있다고 말한다.1만 5000원.
  • [식후경] 압록 북쪽 강변 ‘별천지’ 26년 손맛 담긴 참게장

    섬진강 압록 유역엔 참게음식을 내는 집들이 몰려 있다.이는 예부터 압록에서 참게가 가장 많이 잡힐 뿐만 아니라 맛도 좋아 압록 참게를 최고로 치기 때문.많은 음식점들 중 압록 북쪽 강변에 위치한 ‘별천지’(061-362-8746)의 주인 이영이(52)씨의 손맛은 인근에서 정평이 나 있다.이씨는 참게장으로 남도음식축제에서 대상을 타기도 했다. 26년째 참게장을 담가왔다는 이씨는 우선 압록에서 나오는 참게만을 쓴다.참게가 주로 나오는 10∼12월,봄게가 나오는 음력 2월엔 게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고,이때 사들인 게로 게장을 담가 연중 손님들에게 낸다.게장은 전통 간장과 진간장을 반씩 섞어 끓여 부었다가 식히는 과정을 8회 반복하는 방식으로 만든다.참게장은 사실 간장맛이 전부다.크기가 워낙 작기 때문에 게살 씹는 맛은 느끼기 어렵다. 참게장 백반은 게의 크기에 따라 5000원,1만원짜리 두 가지.가격에 상관없이 돈나물 무침,은어튀김,데친 두릅,고사리나물,도토리묵 등 18가지 반찬이 함께 나온다.밥과 반찬은 별도로 값을 지불하지 않아도 추가해준다.게장을 사가는 손님도 많다.큰 것은 5만원에 다섯마리,잔 것은 10마리 준다.식당 앞 마당엔 손님들에게 게장을 담아줄 항아리가 가득하다. 참게탕은 냄비 크기별로 3만∼4만 5000원 받는데,둘이 먹으면 3만원짜리가 적당하다. 임창용기자
  • 대구 지하철 참사/구조대원들 맹활약,화염·유독가스속 목숨건 구조

    “마치 거대한 굴뚝에 들어간 듯 앞이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이렇게 심한 화재현장은 난생 처음이었습니다.” 산소마스크와 방화복을 착용한 채 대구지하철 화재 현장에서 구조작업을 펴던 대구 중부소방서 119 구조대 최종보(35)씨는 현장의 참담함을 이렇게 설명했다. 사건이 발생하자 소방서 등 관련 기관 3200여명의 인력들이 화재현장을 누비며 구조작업에 들어갔다.응급구조대만도 900명이 넘었다.현장 주변 도로는 지원나온 200여대의 구급차·소방차 등으로 가득 찼다. 구조대원들이 지하계단으로 들어서자마자 지하철 내부는 화염에 뒤덮여 접근이 쉽지 않았다.더욱이 시커먼 매연이 중앙로 역사를 메우고 있어 앞을 분간조차 하지 못할 정도였다.중앙로역에 정차한 전동차 12량이 타면서 내는 유독가스였다. 때문에 지하 3층에 있는 열차 탑승지점에는 구조대원들이 랜턴을 이용,간신히 앞을 살피며 쓰러진 승객들을 구조할 수 있었다.하지만 역구내는 정전이 된 데다 매연으로 가득 차 랜턴 불빛으로도 확인이 되지 않았다. 구조대원들은 칠흑 같은어둠 속에서 지하철 주변과 계단 등 역사 곳곳을 손으로 만지며 수색,사람이 만져지면 밖으로 업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누가 있느냐.”고 고함을 질러 사람을 확인했으나 대부분 연기에 질식돼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 최씨는 “지하철이 정차해 있던 지하 3층과 2층 사무실 인근 등 지하철 곳곳에는 살려달라는 비명소리와 함께 많은 사람들이 널브러져 있었고 일부 지역엔 지하철에서 탈출을 시도하다 쓰러진 듯 선로 곳곳에도 의식을 잃고 누워 있었다.”며 안타까워했다. 대구소방본부측은 지하철 구내로 환풍기를 연결,매연을 뽑아냈다.사고 발생 4시간쯤 지나 전동차의 화재가 잦아든 뒤에야 매연도 어느 정도 줄었다.구조대원들이 본격적인 구조작업에 들어갔을 때 승강장 일대에서는 10여명의 사망자가 발견되기도 했다.지휘본부에는 경북대병원의 정제명 응급의학과장을 비롯한 10여명의 의료진이 대기,구조활동 과정에서 일어날지도 모를 상황에 대비하기도 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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