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은어
    2026-08-12
    검색기록 지우기
  • 여름철
    2026-08-12
    검색기록 지우기
  • 최나연
    2026-08-12
    검색기록 지우기
  • 학과
    2026-08-12
    검색기록 지우기
  • 보유자
    2026-08-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336
  • [14일 TV 하이라이트]

    ●수요예술무대(밤 1시10분) 첫 무대는 세계적 명성의 소프라노 신영옥이 아름다운 음색으로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는다.그리고 오랜만에 롤러코스터가 2집 앨범을 들고 나왔다.일본의 신예 히라하라 아야카가 출연해 데뷔곡 ‘Jupiter’를 들려준다.마지막 무대로 국내 뉴에이지 음악을 대표하는 이루마의 감미로운 피아노 연주를 들어본다. ●사이언스+(오전 8시30분) 미적 기능에만 치중했던 디자인은 이제 인간을 위한,인간 공학의 개념을 도입하는 등 첨단 과학기술과 밀접하게 결합하고 있다.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무의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전화기,면도기,칫솔 등도 인간 공학이 낳은 작품들이다.21세기 한국 경제의 부가가치를 높일 디자인 과학의 중요성,발전을 위한 해결 과제 등을 살펴본다. ●일과 사람들(오후 8시20분) 자동차영업사원에 대해 알아본다.자동차 영업은 단순히 자동차만 파는 게 아니다.자동차 차종별 장·단점과 각종 서비스에 관해 충분히 알고 고객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르노삼성자동차에 입사해 3년 연속 최고 판매왕 자리를 차지한 김용만씨를 초대해 판매왕이 되기까지의 노하우와 고객관리 비결 등을 들어본다. ●인생극장 오 마이 갓(오후 10시50분) 세상의 사랑은 모두 아름답다? 만일 남자와 남자가 사랑을 한다면? 여기 바로 그런 남자의 이야기가 있다.여자를 사랑하고 싶지만 사랑할 수 없는 남자 기섭.그에게 여자를 사랑할 수 없는 현실은 절망이다.그런 그에게 다가온 새로운 사람은 남자 민형,그는 자신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세상에 도전장을 내민다. ●파란만장 미스김 10억 만들기(오후 10시5분) 영훈이 우경의 결혼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 작은 아버지는 영훈과는 어떤 사이냐고 묻는다.지희의 결혼식에 간 은재는 엉망이었던 자신의 결혼식을 떠올리고 침울해한다.무열은 은재의 기분을 풀어주려고 어머니가 있는 별장으로 바람을 쐬러 가자고 한다.별장에 도착한 은재는 우경과 함께 온 영훈을 보고 놀란다. ●꽃보다 아름다워(오후 10시)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버스에서 재수는 피곤에 지쳐 잠이 들고,엄마는 낯선 할머니를 우식 할머니로 생각하고 버스에서 내린다.뒤늦게 잠에 서 깬 재수는 엄마를 찾지만 엄마는 보이지 않는다.마냥 할머니를 쫓아가던 엄마는 할머니가 집으로 들어가자 길거리를 헤매고,재수는 엄마를 잃어버린 자책에 괴로워한다. ●환경스페셜(오후 10시) 생과 사를 가르는 먹이경쟁,그들만의 독특한 사냥비법이 있다.먹이를 향해 무서운 속도로 급강하하는 매는 천부적인 사냥꾼이다.수중보를 거슬러 오르는 은어의 물길을 가로막고 선 해오라기.백로 역시 은어의 길을 알고 몰려든다.먹고 먹히는 동물들의 세계,포식자들의 강인한 생명력과 대자연의 숨겨진 진면목을 살펴본다. ˝
  • [조정래의 세상보기] 봄보다 찬란한 민주주의 세상을 위하여

    세상 돌아가는 것이 요즈음처럼 마음 흐뭇한 때는 일찍이 없었다.50년이 넘는 추한 돈선거의 역사가 그야말로 일소되고 있기 때문이다.텔레비전 뉴스에서는 날마다 깨끗해지고 맑아지는 선거 현장들을 보여주고 있다.돈을 뿌려댄 혼탁과 타락의 꼴이 말끔하게 없어진 그 장면들을 보면서 누구나 이제 나라가 좀 제대로 되어 간다는 안도감을 느끼고 기쁨을 맛볼 것이다. 우리는 돈선거가 추방되고 있는 현실을 확인하면서 ‘저렇게 하면 되는 것을!’ ‘왜 진작 하지 못했을까!’ 이런 감탄과 회한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관광버스들이 줄지어 달리는 꼴들이 없어졌다.큰 식당에서 대낮부터 술취해 뒤엉키고 비틀거리는 꼴들이 없어졌다.운동원들이 떼지어 다니며 발악적으로 소리지르는 꼴도 없어졌다.길마다 쓰레기더미가 되도록 선전지 뿌려대던 꼴도 없어졌다.천지개벽이라고 해도 좋고,기적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세상이 달라졌다.이것은 혁명이다.참된 민주주의가 실현되고 있는 혁명이다.새 역사가 창조되고 있는 혁명이다. 만원짜리 밥을 얻어먹다 들키면 50배의 과태료인 50만원을 물어야 한다.물론 유권자만 그런 중벌을 받는 것이 아니다.식사를 제공한 후보자는 더 호된 처벌을 받게 된다.그동안 지방 서너 곳에서 그런 사태가 실제로 벌어졌다.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그렇게 엄단을 서슴지 않았고,지금 새로 실시되고 있는 선거법은 그런 식의 엄한 규제가 280여가지라고 한다.지난 16대 총선에서도 당연한 것처럼 ‘50 당,30 낙’이라는 말이 퍼졌었다.50억원을 쓰면 당선이요,30억원을 쓰면 낙선이라는 은어였다.그 타락의 극치 속에서,50억원을 쓰고 당선된 자가 국회의원질 4년 동안에 본전 50억원을 뽑고,차기 선거운동에 쓸 50억원까지 챙긴다는 소문을 국민치고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그러기를 50년 넘게 하면서 정치는 썩고,국민은 곯고,나라는 망조가 들었던 것이다. 그런데,그리 좋은 선거법을 통과시켰으니 16대 국회의원들은 얼마나 장한가.그랬으면 얼마나 좋았으랴.그러나 그 반대였다.수백개 시민단체들이 연합으로 개정 선거법을 발의했는데 국회의원들은 해를 넘겨가며 자기들에게 유리하게 주무르고 뜯어고쳐 전혀 딴 법으로 만신창이를 만들어 버렸다.시민단체들이 분노해 일어났고,국회 불신의 국민 여론이 불붙어 올랐다.그 막다른 벼랑에 몰린 국회의원들은 어찌할 수 없이 시민단체들이 발의한 원안대로 통과시켰던 것이다. 새 선거법은 썩고 병든 정치를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우리 국민들의 단호한 의지가 만들어낸 것이었다. 정직하게 법을 만들고,그 법을 양심적으로 지키고,그리고 엄정하게 시행하면 세상은 이렇게 금방 달라지지 않는가.드디어 우리는 이 봄보다 찬란한 순금의 민주주의 세상을 열어젖혔다.그러나 모든 것이 완벽하게 실현된 것은 아니다.돈선거에는 제동을 걸었는데,흑색선전이 난무하는 것은 막아내기 어려운 모양이다.어찌 첫 술에 배부르기를 바랄 수 있으랴.좋은 목적을 위하여 법은 얼마든지 수정·보완·개정할 수 있다.인간적인 좋은 법일수록 많은 손질을 거쳤다는 것은 세계 법률의 역사가 잘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새 정치의 봄을 기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선거는 며칠 더 남았고,어쨌거나 이기려고 혈안이 된 자들이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르기 때문이다.새 선거법의 실한 열매를 따기 위해서는 세 가지 힘이 하나로 뭉쳐져야 한다.첫째 국민 모두가 눈 부릅뜨고 범법행위들을 철저하게 감시·감독해야 한다.둘째 선관위에서는 국민들이 만족하도록 모든 위법행위들을 샅샅이 그리고 가차없이 색출해 내야 한다.셋째 검찰에서는 적발된 위법자들에 대해서 냉엄한 심판을 내려야 한다. 특히 검찰은 지난 대선자금 수사를 통해서 건국 이후 최초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했고,많은 박수를 받았다.검찰의 엄정한 수사,국민이 위임한 권한을 바르게 쓰는 그 길이야말로 검찰이 살고,나라가 사는 길이다.엄한 법집행으로 보궐선거 지역을 많이 낼수록 국민들의 박수갈채는 뜨겁게 진동할 것이다.˝
  • [조정래의 세상보기] 봄보다 찬란한 민주주의 세상을 위하여

    세상 돌아가는 것이 요즈음처럼 마음 흐뭇한 때는 일찍이 없었다.50년이 넘는 추한 돈선거의 역사가 그야말로 일소되고 있기 때문이다.텔레비전 뉴스에서는 날마다 깨끗해지고 맑아지는 선거 현장들을 보여주고 있다.돈을 뿌려댄 혼탁과 타락의 꼴이 말끔하게 없어진 그 장면들을 보면서 누구나 이제 나라가 좀 제대로 되어 간다는 안도감을 느끼고 기쁨을 맛볼 것이다. 우리는 돈선거가 추방되고 있는 현실을 확인하면서 ‘저렇게 하면 되는 것을!’ ‘왜 진작 하지 못했을까!’ 이런 감탄과 회한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관광버스들이 줄지어 달리는 꼴들이 없어졌다.큰 식당에서 대낮부터 술취해 뒤엉키고 비틀거리는 꼴들이 없어졌다.운동원들이 떼지어 다니며 발악적으로 소리지르는 꼴도 없어졌다.길마다 쓰레기더미가 되도록 선전지 뿌려대던 꼴도 없어졌다.천지개벽이라고 해도 좋고,기적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세상이 달라졌다.이것은 혁명이다.참된 민주주의가 실현되고 있는 혁명이다.새 역사가 창조되고 있는 혁명이다. 만원짜리 밥을 얻어먹다 들키면 50배의 과태료인 50만원을 물어야 한다.물론 유권자만 그런 중벌을 받는 것이 아니다.식사를 제공한 후보자는 더 호된 처벌을 받게 된다.그동안 지방 서너 곳에서 그런 사태가 실제로 벌어졌다.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그렇게 엄단을 서슴지 않았고,지금 새로 실시되고 있는 선거법은 그런 식의 엄한 규제가 280여가지라고 한다.지난 16대 총선에서도 당연한 것처럼 ‘50 당,30 낙’이라는 말이 퍼졌었다.50억원을 쓰면 당선이요,30억원을 쓰면 낙선이라는 은어였다.그 타락의 극치 속에서,50억원을 쓰고 당선된 자가 국회의원질 4년 동안에 본전 50억원을 뽑고,차기 선거운동에 쓸 50억원까지 챙긴다는 소문을 국민치고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그러기를 50년 넘게 하면서 정치는 썩고,국민은 곯고,나라는 망조가 들었던 것이다. 그런데,그리 좋은 선거법을 통과시켰으니 16대 국회의원들은 얼마나 장한가.그랬으면 얼마나 좋았으랴.그러나 그 반대였다.수백개 시민단체들이 연합으로 개정 선거법을 발의했는데 국회의원들은 해를 넘겨가며 자기들에게 유리하게 주무르고 뜯어고쳐 전혀 딴 법으로 만신창이를 만들어 버렸다.시민단체들이 분노해 일어났고,국회 불신의 국민 여론이 불붙어 올랐다.그 막다른 벼랑에 몰린 국회의원들은 어찌할 수 없이 시민단체들이 발의한 원안대로 통과시켰던 것이다. 새 선거법은 썩고 병든 정치를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우리 국민들의 단호한 의지가 만들어낸 것이었다. 정직하게 법을 만들고,그 법을 양심적으로 지키고,그리고 엄정하게 시행하면 세상은 이렇게 금방 달라지지 않는가.드디어 우리는 이 봄보다 찬란한 순금의 민주주의 세상을 열어젖혔다.그러나 모든 것이 완벽하게 실현된 것은 아니다.돈선거에는 제동을 걸었는데,흑색선전이 난무하는 것은 막아내기 어려운 모양이다.어찌 첫 술에 배부르기를 바랄 수 있으랴.좋은 목적을 위하여 법은 얼마든지 수정·보완·개정할 수 있다.인간적인 좋은 법일수록 많은 손질을 거쳤다는 것은 세계 법률의 역사가 잘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새 정치의 봄을 기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선거는 며칠 더 남았고,어쨌거나 이기려고 혈안이 된 자들이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르기 때문이다.새 선거법의 실한 열매를 따기 위해서는 세 가지 힘이 하나로 뭉쳐져야 한다.첫째 국민 모두가 눈 부릅뜨고 범법행위들을 철저하게 감시·감독해야 한다.둘째 선관위에서는 국민들이 만족하도록 모든 위법행위들을 샅샅이 그리고 가차없이 색출해 내야 한다.셋째 검찰에서는 적발된 위법자들에 대해서 냉엄한 심판을 내려야 한다. 특히 검찰은 지난 대선자금 수사를 통해서 건국 이후 최초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했고,많은 박수를 받았다.검찰의 엄정한 수사,국민이 위임한 권한을 바르게 쓰는 그 길이야말로 검찰이 살고,나라가 사는 길이다.엄한 법집행으로 보궐선거 지역을 많이 낼수록 국민들의 박수갈채는 뜨겁게 진동할 것이다.
  • ‘범죄의 재구성’ 관객과 감독 퍼즐 맞추기

    15일 개봉하는 ‘범죄의 재구성’(제작 싸이더스)은 정교한 퍼즐게임을 푸는 것 같은 범죄 스릴러 영화다.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최동훈 감독은 짜임새 있는 구성과 속도감 있는 전개 등 신인답지 않은 노련한 솜씨로 관객의 시선을 빨아들인다. 감독은 일단 ‘한국은행 50억 사기대출’이라는 사건의 현장을 툭 던져 놓는다.주범 창혁(박신양)은 경찰 추적을 피해 도주하다 사망한 것처럼 처리한다.돈의 행방 역시 오리무중이다.이후 촘촘한 그물을 던지며 ‘범죄의 재구성’에 나선다.잔뜩 궁금증을 자아낸 뒤 조금씩 강도를 높여가며 관객의 머리를 고문(?)하는 식이다. 범죄를 재구성하는 주역은 두 명.범죄를 저지른 사기단의 대부인 김선생(백윤식)과 수사를 맡은 차반장(천호진)이다.물론 관점은 다르다.김선생은 손에 거의 넣었다 놓쳐버린 돈을 찾느라 혈안이 된 ‘비분 강개파’.차반장은 김선생을 비롯,나머지 범인들의 체포에 열중한다.두 사람의 시선을 따라다니며 영화는 시간 순서에 따라 범인들을 추적하면서 중간중간에 범죄 구성과정을 회상신으로 비춘다. 영화의 모티프는 1996년 경북 구미의 한국은행 사기 사건.사기 전과자인 창혁은 출소하자마자 한국은행을 털 계획을 갖고 ‘사기계의 전설’로 통하는 김선생을 찾아간다.창혁의 카드에 공감한 김선생은 잡학다식한 떠벌이 얼매(이문식)와 제비 김철수(박원상),그리고 화폐 위조의 달인 휘발유(김상호) 등으로 팀을 만든다. 위조한 50억원의 당좌수표를 갖고 일반 은행원과 현금 호송원으로 위장한 일당은 한국은행에서 현금과 무기명채권으로 교환한 뒤 문을 나서는데,갑자기 정체불명의 여인이 제보전화를 하면서 범죄는 ‘절반의 성공’에 그친다.한편 김선생의 동거녀로 사기극에 합류한 ‘구로동 샤론 스톤’ 서인경(염정아)은 동생 창혁의 사망보험금을 타게된 창호(박신양)의 돈을 노리고 그에게 접근한다. 사건의 진상이 한꺼풀씩 벗겨지면서 영화는 범죄를 재구성하는 한 주범이 창혁임을 암시한다.하지만 김선생이 창혁의 옛 애인을 찾아가 형인 창호가 이미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될 때까지 최동훈 감독의 ‘사기극’은 거의 완벽하다.창혁의 실체에 대한 낌새를 조금씩 노출해 영화의 밀도를 높여간다.일당의 존재가 하나 둘 밝혀지고 그들의 증언과 테이프 등의 자료에 기대면서 톱니처럼 맞물린 범죄 퍼즐을 정교하게 맞춰간다.그에 비례해 관객의 궁금증도 조금씩 증폭된다. 꼬일 대로 꼬인 채 물고 물리는 사건 전개,앞 장면의 대사를 받아 다른 상황으로 이어지는 편집 방식 등 최동훈 감독의 세련된 연출력이 돋보인다.직접 취재하면서 건져 올린 생생한 ‘업계 은어’와 치밀한 시나리오,사기의 먹이사슬을 빠르고 활기차게 이어가는 힘은 할리우드 영화 탓에 높아질 대로 높아진 ‘관객의 눈맛’을 결코 실망시키지 않는다.목소리를 빼고는 창호·창혁 1인2역 캐릭터를 잘 소화한 박신양의 연기에다 염정아·백윤식·이문식 등 개성파 연기자들의 개인기와 팀워크로 빚는 ‘연기 화음’도 영화에의 몰두를 도와준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길섶에서] 우리가 가진 것/양승현 경영기획실장

    흔히들 ‘든자리보다 난자리가 더 크다.’고 한다.새로 집안에 들어온 새색시인 작은어머니보다 지난해 건넛마을로 시집간 고모의 난자리가 훨씬 크고 썰렁해보인다.시집가던 전날밤,서럽게 울던 잔상이 그대로 남아 고모의 빈자리는 항상 그리움과 애잔함으로 가슴을 멍하게 만들곤 했다. 그때마다 곁에 있는 작은 것들도 소중하게 여기자고 수없이 마음다짐을 했건만,지천명(知天命)의 연륜이 쌓이도록 여전히 어리석다.손에 쥐고있을 때는 까맣게 잊고 지내다가 정작 잃고나서야 그 값어치와 소중함을 깨우치게 되니…. 얼마전 글쓰는 것과 관계없는 곳으로 인사발령이 났다.직장에 매인 사람의 숙명 비슷한 것을 느끼면서도 갑자기 몰려드는 허허함은 어쩔 수 없었다.그래도 준비한 칼럼을 계속 쓸 요량으로 취재수첩을 들척이고 있었는데,‘오늘자 발령이어서 안 된다.’는 대답이다.서운하거나 야박하기보다 ‘내가 지닌,우리 모두가 가진 것’의 크기가 어찌나 커보이던지…. 다시 되돌아가지 못할 시간의 무게와 가치를 반추해보면서 삶의 한없는 지혜를 또 배운다. 양승현 경영기획실장˝
  • 네번째 소설집 ‘누가‘ 펴낸 윤대녕

    지난해 4월 창작에 전념하러 제주로 내려간 윤대녕이 네 번째 소설집 ‘누가 걸어간다’(문학동네)를 들고 서울에 들렀다. 5년 만에 낸 작품집은 지난해 쓴 4편 등 6편의 작품을 모은 것인데 “중·단편을 정기적으로 쓰는 게 문학적 긴장과 감각을 유지하는 데 좋았다.”고 말했다.제주 생활에서 나온 여유와 성찰 덕분인 것으로 보인다. “(제주로 내려간 것은)문학적 환경을 바꾸려는 시도였는데 냉정해지고 객관적이 되면서 집중력과 문학적 내구력이 늘고 글에 대한 허영심도 가셨다.”고 스스로 진단했다.번잡한 도심을 벗어나 자기 속으로 더 들어간 덕분에 작가의 창작 열기는 더 그윽해지고 치열해진 듯 “매년 중·단편 3∼4편을 쓰고 한 사람이 죽어가는 과정을 통해 우주·시간에 대한 아름다운 생명의 고독감을 다룰,쓸 만한 장편도 쓸 계획”이라고 들려준다. 작가는 90년 ‘문학사상’신인상으로 등단한 뒤 ‘옛날 영화를 보러 갔다’‘달의 지평선’‘미란’‘눈의 여행자’ 등 장편과 ‘은어 낚시 통신’‘남쪽 계단을 보라’ 등 중·단편을 가로질러 왔는데 그 차이를 물었더니 “단편이 문학하는 느낌을 더 주지만 힘은 더 든다.200∼300장 분량이 제일 편하다.”고 고백했다. 이번 작품집에는 ‘걷는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흑백 텔레비전 꺼짐’의 일도와 정원은 서울 도심의 새천년 맞이행사장 주위를,‘찔레꽃 기념관’의 주인공 소설가와 같은 오피스텔에 사는 여자 방송작가는 남산의 찔레꽃을 보러 무작정 비 오는 심야의 도심을 걸어간다.‘낯선 이와 거리에서 서로 고함’의 남자는 아예 무작정 걷는다.작가는 그 ‘걸음 속 대화와 묘사’로 인물들의 내면과 삶의 흔적을 비춘다.그들은 대개 자기 정체성을 잃고 현실에서 표류하는데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자아를 잃어버린 하원(‘흑백 텔레비전‘),출생과 관련해 심한 열등감을 갖고 있는 독신녀나 현실에서 탈출구가 봉쇄된 탈영병(표제작),문학적 가치가 무시되는 현실에서 방황하는 예술가(‘찔레꽃 기념관’) 등의 모습으로 투영된다.해설을 쓴 평론가 이남호(고려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정체성의 위기를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문제로 제기하면서,그 현상과 원인을 정치적·문화적·사회적·존재론적으로 다양하게 탐구한다.”라고 분석한다. 이런 작품세계는 ‘무더운 밤의 사라짐’‘낯선 이와 거리에서 서로 고함’에서도 잘 나타난다.‘올빼미와의 대화’는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인 듯한 사나이와 대화를 시도하면서 자아를 찾으려고 모색한다.이에 대해 작가는 “유독 걷는 것을 좋아한다.”며 “삶의 경계를 걸으면서 자아이면서 타자,그림자이면서 내 자신의 모습을 담았다.”고 설명한다. 이번 작품들은 이전에 보이던 과감한 생략이 많이 줄어 눈길을 끈다.‘시적(詩的)’이라는 평까지 듣던 그의 세계에 설명이 늘어났다.작가는 그에 대해 “아마 불교적 취향 때문에 가능하면 설명을 줄이고 공간과 여백을 키워서 그런 평을 들었는데 내심 달갑지 않았다.”면서 “그 점을 의식한 것은 아니지만 차츰 달라진다.생활 얘기도 늘리고 서사구조도 취하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자기 나이를 관통하는 달라진 찰나의 느낌을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며 “늘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하면서 나이에 걸맞은 소설을 쓸 계획”이라고 의욕을 비친다. 글 이종수기자 vielee@˝
  • “자살 도미노 일어날라” 범털들 감시 전전긍긍

    “‘범털(수감중인 거물급 인사를 지칭하는 은어)’들의 동태를 24시간 감시하라.” 수감중이거나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지도층 피의자들의 자살 사건이 잇따르자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8월 고 정몽헌 현대회장의 자살 이후 지난달 고 안상영 부산시장에 이어 11일 대우건설 남상국 전 사장까지 채 1년도 안돼 수사를 받거나 수감중인 재벌회장과 전문경영인,그리고 고위관료 등 3명이 잇따라 자살했다. 대선자금 수사를 맡고 있는 대검의 한 관계자는 12일 “이번 수사 과정에서도 일부 기업인들이 ‘집에 유서를 쓰고 왔다.’거나 ‘이 자리에서 죽어버리겠다.’는 말로 수사팀을 곤혹스럽게 한 사례가 있었다.”고 토로했다.고 안상영 시장 자살 이후 이런 사례가 늘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특히 고위관료나 기업인들의 경우,자신의 비리 혐의가 공개되거나 자신의 진술로 인해 여러 사람들이 구속될 경우,심리적 공황 상태에 빠지곤 한다.”면서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피의자들을 수사할 때는 더욱 조심스러워진다.”고 덧붙였다. 대검은 남 전 사장 자살을 계기로 아직 처리하지 못한 일부 기업 총수급 인사들이나 정치인들에 대한 수사에 더욱 신중을 기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법무부 관계자는 “정신과 전문의 등 민간 전문가들과의 합동세미나를 통해 새로운 수사기법을 개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라고 말했다.구치소측은 수감중인 ‘범털’에 대해 지난달 고 안 시장 사건 이후 더욱 주의깊은 관찰을 하고 있다. 지난해 이후 현재까지 서울구치소와 영등포구치소 등에 수감된 고위층 인사는 현역 국회의원과 재벌회장 등을 포함,40명이 넘는다.이들 중에는 박지원 전 청와대비서실장이 실명 위기에 놓여 있는 등 건강상으로도 심각한 상태인 인사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교정 당국은 상실감에 따른 우울증 등으로 수감중인 고위층 인사들이 자살시도를 할 경우에 대비,정신적으로 불안정한 고위층 인사에 대해서는 1대1 밀착계호를 벌이고 있다. 박홍환기자 stinger@˝
  • ‘불의타’ ‘날선무기’… 모르면 고시촌선 간첩

    “불의타를 맞아 날선 무기 한 번 못써보고 주저앉다니….” 이 말에 ‘무협지 대사인가?’하고 고개를 갸우뚱 한다면 일반인,동병상련의 안타까움을 느낀다면 고시생이다. ‘불의타’,‘날선무기’ 등은 사법시험,행정고시 등을 준비하는 수험생들만의 은어다.‘불의타(不意打)’는 예상치 못한 의외의 문제에 시험을 망쳤다는 말이다. ‘날선 무기’는 시험을 위해 준비한 자신만의 장기라는 뜻이고,날선 무기를 써보지 못했다는 것은 자신있는 분야에서 문제가 나오지 않아 성적이 시원치 않다는 얘기다. ‘생동차(生同次)’는 처음 사시나 행시를 치른 첫 해에 1·2차 필기시험을 단번에 합격하는 것이다.시험을 한번이라도 치른 다음에 1·2차를 동시에 합격하면 ‘동차’라고 불린다. ‘유예생’은 1차 시험에 합격한 이듬해 2차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을 가리킨다.1차 시험이 유예됐다는 뜻이다.‘한문자’는 ‘두문자’와 같이 쓰인다.예를 들어 살인죄의 구성요건 등을 외울 때 문장의 첫 글자 또는 눈에 쉽게 들어오는 한 글자를 따 만든 조어.암기를 위한 수험생들의 전략 중 하나다. ‘단문화’는 기본서의 긴 문장을 외우기 쉽게 짧은 문장으로 만드는 것이고,‘단문집’이라는 일종의 요약자료도 출판돼 있다.‘예비순환’은 1차시험에 합격한 해에 2차시험 준비를 하는 기간이고,이듬해 2차 준비를 하는 기간은 ‘본순환’이라고 한다. 고시촌의 은어는 누가 언제부터 썼는지 확실치 않지만 서울 신림동 고시촌에서 자생적으로 생겨났다는 게 정설이다.한 고시생은 “처음 고시를 준비하는 수험생이 고시관련 인터넷 게시판에서 대화를 하다가 이런 은어를 이해하지 못하면 괜한 오해를 사기도 한다.”고 말했다. 강혜승기자˝
  • [일요영화]

    ●오발탄(EBS 오후 11시) 60년대 대표적 감독인 유현목 감독의 대표작이자 한국영화 최고 걸작 중 하나로 평가받는 작품. 김진규·최무룡·문정숙 주연.한국 전쟁 직후 1950년대의 불안한 시대상을 탁월한 리얼리즘의 시각으로 조명한 문제작.상영 한달만에 반사회적이고 내용이 어둡다는 이유로 1년 이상 상영이 중지됐다. 가난한 계리사로 한 집안의 가장인 철호는 정신착란증을 앓고 있는 노모를 모시고 산다.양쪽에 난 사랑니로 치통을 앓는 그는 충치 뽑을 여유도 없이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간다.그의 아내는 만삭의 몸으로 생활의 고단함에 찌들려 산다.전쟁에서 부상당한 남동생 영호는 상이 군인들과 어울리며 울분을 삭인다.그의 여동생은 밤마다 몸을 팔기 위해 거리로 나가며,막내는 빈곤을 견디지 못해 신문팔이로 나선다. 절망에 빠진 영호는 권총을 구해 은행을 털다 경찰에 붙잡히고 철호의 아내는 출산 중에 사망한다.치통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한 철호는 치과에서 앓던 이를 뽑고 택시에 몸을 싣지만 막상 갈 곳이 없다.그는 완전히 방향감각을 잃은 오발탄이다. 이영표기자 tomcat@ ●보일러 룸(KBS1 오후 11시25분) 미국 월 스트리트를 배경으로 사기 투자 수법으로 막대한 이익을 남기는 사기 브로커 조직에 들어간 젊은이를 그렸다.‘보일러 룸’은 사기 브로커 조직을 가리키는 은어.불법 카지노를 운영하는 19살 세스.어느날 카지노 고객의 소개로 주식 중개 회사인 제이티 말린사에 취업하게 된다.제이티 말린사는 ‘보일러 룸’.전화로 고객을 구워삶는 데 소질을 보인 세스는 한번 주식중개에 성공하자 맹렬히 실력을 발휘하고 큰 돈을 만지기 시작한다.동시에 보일러 룸의 어두운 면을 알아가는데…. ●투캅스3(SBS 오후11시55분) 김보성,권민중 주연.어느덧 고참이 돼 새로운 파트너를 맞게된 이형사.신참 최형사는 이형사처럼 경찰학교를 수석 졸업한 여형사다.이형사는 최형사가 여자라며 험한 일에서 빼주려 하지만 최형사는 고참의 배려를 무시하고 현장으로 뛰어든다.이형사는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최형사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최형사는 여자라는 이유로 자신을 푸대접하는 이형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그러던 중 그들에게 범인 검거를 위해 잠복근무를 하라는 명령이 떨어진다.˝
  • 우리당 중앙위원도 ‘얼짱’ 바람/윤선희·김희숙씨 당무위원 선출

    열린우리당은 1일 16개 시·도지부장과 여성·청년·장애인 위원장을 비롯한 73명의 중앙위원(당무위원 격)을 최종 선출했다. 이 가운데 젊은 ‘얼짱(얼굴이 아주 잘생겼다는 뜻의 은어)’으로 불려온 윤선희(사진 위·28)·김희숙(사진 아래·32)씨가 나란히 당무위원으로 선출돼 파란의 주인공이 됐다. 비(非)운동권 출신인 두 사람은 젊은 세대에 과감히 문호를 개방했던 개혁당을 통해 정치에 입문한 공통점을 안고 있다. 미혼으로 연세대 노어과를 졸업한 김씨는 경기 파주지역에서 지구당 활동을 하다가 중앙위원에까지 출마했다. 역시 미혼으로 포항공대 출신인 윤씨는 과거 인터넷투표로 진행된 개혁당 집행위원(최고위원) 경선에서 유시민 의원에 이어 차점 당선되면서 정치권에 ‘얼짱 신드롬’을 예고했었다. 그러나 이번 경선의 경우 현장 연설은 금지된 채 당보 배포나 인터넷 정견 게시만 허용됐다는 점에서 ‘이미지 선거’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도 있다.하지만 김·윤씨의 지지자들은 ‘얼짱 선거’라는 지적에 동의하지 않는다.김씨 지지자인김현주씨는 “지난해 개혁당 토론회에서 김씨의 거침없는 태도와 명석한 언변을 보고 깊은 인상을 갖게 됐다.”고 주장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범털’들의 죄와 벌/장관·의원·재벌회장등 30여명… 서울구치소 독방 북적

    ‘범털(수감중인 거물급 인사를 지칭하는 은어)’들로 구치소가 전에 없이 붐비고 있다. 집행유예를 받거나 교도소로 옮겨간 사람들을 빼고도 지난해부터 서울구치소와 영등포구치소에 수감된 ‘저명 인사’는 줄잡아 30여명에 이른다.전직 국회의원,장관,국세청장,재벌 회장,은행장,대통령 측근인 이들은 권력의 무상함을 실감하고 있는 구치소에서 추운 겨울을 보내고 설도 쇠야 한다.구치소의 대우는 일반 수감자들과 동일하지만 ‘독방’에 수감되며 특별면회를 자주하는 것 정도가 다른 점이다. 서울구치소에는 독방이 300여개나 있어 수용시설이 부족할 지경은 아니지만 구치소측은 유명인사들의 잇단 입소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지난 9일에는 개소 이래 처음으로 현역 의원 8명이 무더기로 입소했다.‘범털’들은 비교적 구치소 생활에 담담하게 적응하는 편이지만 일부는 건강이 좋지 않거나 억울한 심경을 감추지 못하며 우울한 마음으로 명절을 맞고 있다. ●고달픈 심신,‘독서’로 달래 온 나라를 뒤흔든 대형 비리사건에 연루된 이들은 수감된 뒤몸과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 지난해 8월 수감된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은 당뇨 합병증을 앓아 시력이 떨어지고 발가락까지 곪는 병을 앓아 치료받고 있다.한 측근은 “힐러리와 레이건 전 미 대통령이 쓴 책과 뉴스위크,타임 등 영어책을 읽으며 마음의 평정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백내장 증세가 악화되고 있다고 한다. 민주당 정대철 의원과 이훈평 의원은 고혈압 증상으로 약을 복용하고 있다.이 의원은 ‘로마인 이야기’와 영어회화책 등을 읽을 시간이 있지만 정 의원은 검찰에 불려가 보강조사를 받느라 그만한 여유도 없다.한나라당 박주천 의원은 틱낫한 스님의 책과 수필집 ‘나무’,성경책을 읽으며 수감의 충격을 가라앉히고 있는 중이다. 박주선 민주당 의원은 얼굴이 붓는 증세에 시달리고 있다.재독 철학자 송두율 교수는 최근까지도 천식과 대장종양 제거수술의 후유증을 앓았다.부인 정정희씨는 “복잡한 공판에 지친 탓인지 명쾌하게 쓰여진 독일책을 넣어달라고 한다.”고 말했다. ●측근,가족들 거의 매일 면회하며 수발 권노갑 전 고문의 경우 동료 의원 등 지인들이 돌아가며 면회를 온다.박지원 전 실장은 부인과 딸이 거의 매일 면회를 온다.측근을 통한 특별면회 신청 횟수가 많아 구치소측도 골치아파할 정도다.송 교수는 가족과 대책위 관계자,독일에서 수학했던 지인들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찾고 있다. SK측은 서울구치소 인근에 사무실을 임대해 직원 2∼3명이 상주하면서 손길승 그룹회장을 ‘수발’하고 있다.SK 관계자는 “새벽에 일어나 침상을 정돈하고 평소 하던 대로 심신수련과 명상을 한다.”고 전했다.ROTC 1기로 임관한 장교생활이 도움된다고 한다. ●“누명을 벗고 싶다” 수감생활의 어려움보다 이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은 비리 인사로 낙인찍혀 정치사회적 생명에 타격을 입는 것이다.박 전 비서실장측은 106장짜리 항소이유서를 작성했다.소동기 변호사는 “대북송금 사건은 합당한 처벌을 받겠지만 현대비자금 150억원 수수는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박주천 의원은 당의 공천심사에서 제외되는 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김해익 보좌관은“최병렬 대표에게 공판이 진행도 안 됐는데 비리정치인으로 몰고가 공천에서 제외하려는 데 항의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박주선 의원은 “하늘이 왜 내게 벌을 내리는지 모르겠다.”는 탄식을 자주 한다고 한다. ●“아무래도 부담스럽지 않겠나” 이들은 모두 다른 사동에 분리된 독방에 수감돼 있다.운동은 하루 한시간씩 20여평의 공간에서 혼자 걷거나 뛰면서 한다. 구치소 관계자는 “전직 대통령도 왔다간 곳인데 특별히 부담스러울 게 뭐 있겠느냐.”면서도 “사회적인 관심이 쏠려 수용관리상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또 다른 관계자는 “직원들이 호송하는 일도 많아지고 조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인력운영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강충식 구혜영 정은주기자 koohy@
  • 70년대 ‘고딩’을 아시나요/16일 개봉 말죽거리 잔혹사

    90년대 초 시집과 영화로 ‘압구정 키드’에 관심을 두었던 유하(41)감독의 시선이 이번엔 ‘이소룡 키드’로 향했다. 16일 개봉하는 ‘말죽거리 잔혹사’(제작 싸이더스)는 고교 2년생 현수(권상우)가 성장하는 아픔을 다룬 영화다.“누구나 인생에서 추억에 남는 시절이 있다.”라는 대사로 문을 여는 이 ‘추억 영화’의 관건은 그 추억이 얼마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가다.그래서인지 유하 감독은 ‘보편적 추억의 저장소’인 고교시절을 골랐다. 영화는 78년 서울의 정문고를 배경으로 ‘이소룡의 절권도’로 상징되는 당시 청소년들의 풍속도와 가슴 설레는 짝사랑을 축으로 촘촘하게 짜여진다.전체적 분위기는 검은 교복이 가득한 흑백사진 앨범을 보는 것 같다. 앨범의 주인공 현수는 약간 소심한 성격의 전학온 학생.이런 저런 계기로 학교 짱(싸움을 제일 잘하는 학생을 뜻하는 은어) 우식(이정진)과 빨간책(음란 서적)을 공급하는 햄버그(박효준) 등과 친해진다.그러다 버스 속에서 은주(한가인)를 보고 첫눈에 반해 가슴앓이를 하지만 우연히 상급생들에게 희롱당하는 은주를 구해준 우식의 적극적 애정 공세에 은주의 마음이 쏠리면서 현수의 속앓이는 깊어간다. 115분의 상영시간은 단추 한두개를 풀어젖힌 ‘검은 교복’에 담긴 추억을 되살려주는 다양한 소도구들로 채워진다.생생하게 되살려낸 고교생들의 은어,콩나물 시루같은 통학 버스,선도부의 복장검사,옥상 위의 맞장뜨기,사복 차림으로 들어간 ‘고고장’과 원스텝 춤 등을 섬세하게 비춘다. 영화는 교실 안 낡은 음화의 재현에서 성큼 나아가 ‘이소룡 키드’를 억압하는 사회의 모순도 슬쩍 건드린다.‘말죽거리’는 재개발과 졸부로 대변되는 당시 천민자본주의를 암시한다.개발과 속도로 치닫던 ‘말죽거리 사회상’은 한창 상상력을 꽃피울 나이의 예민한 감성을 억누르는 ‘잔혹사’를 낳는다.학교를 지배하는 성적 제일주의를 향한 규율과 통제,사학 재단의 권위적 행태,부모의 위상이 학생에게도 대물림되는 모순 등은 “대한민국 학교 X같아.”라는 현수의 말로 압축된다.이 질식할듯한 공기 속에서 10대들은 이소룡의 쌍절곤과 괴음,입장불가의고고장에서 ‘탈주의 몸부림’을 찾았음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그러나 너무 많은 것을 얘기하려고 한 탓인지 메시지는 분산되고 흐릿하다.현수의 방황과 사랑을 넘나드는 대목은 늘어진다.또 우식과 소원해진 뒤 현수와 가까워지던 은주가 우식의 가출에 합류한 상황 설정도 애매하다. 그렇다고 이런 느슨함이 영화의 빛을 가리지는 못한다.세련되지 못해서 더 자연스러운 잇단 액션 신과 만화경같은 고교 풍속도는 눈길을 강하게 빨아들인다.영화 전반에 흐르는 ‘아름다웠던 시절’은 관객을 회상에 젖게 한다.그 색깔은 30대 이상에게는 ‘쌍절곤’과 70년대 팝송 등에서 떠오르는 아스라함으로,비슷한 시기를 ‘컬러 교복’으로 보냈거나 입고 있는 세대에게는 형이나 아버지 때의 진기한 풍경으로 다가올 것이다. 이종수기자 vielee@
  • “北核 철저한 사찰 위해 추가의정서 필요”엘바라데이 IAEA사무총장 본지 단독 인터뷰

    북한 핵문제 해소를 위한 후속 6자회담의 연내 개최가 결국 불발될 전망이다.북한핵 문제가 미국과 북한 사이의 공방으로 진행되면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주무기관이면서도 사실상 뒷전으로 밀려난 감이 없지 않았다.하지만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은 IAEA는 북한핵 문제 해결에 있어 분명한 원칙과 가이드라인을 갖고 있다.바로 핵비확산에 대한 국제적 약속은 지켜져야 하며 철저한 사찰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본지 국제부 김균미 차장이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IAEA본부에서 모하메드 엘바라데이(61) 사무총장을 만나 북한핵 해법에 대한 그의 생각과 충고를 들어 보았다. 북한의 핵 저지능력과 관련해 정확한 정보부재로 상충되는 보도들이 나오고 있다.북한의 핵 저지능력에 대한 IAEA 평가는. -IAEA 사무총장으로서 북한 핵 저지능력에 대한 평가란 없다.IAEA 사찰단원들이 지난해 12월 북한에서 추방됐다.사찰단원들이 현장이 있지 않는 한,(현지에서) 검증을 하지 않는 한 IAEA는 특정 국가의 핵 개발 상태에 대해 평가할 수 있는 입장이 못 된다.같은 맥락에서 북한의 핵 저지능력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할 수 있는 입장이 안 된다. 북한의 NPT(핵확산금지조약)와 관련한 법적 지위는 무엇인가.탈퇴선언으로 더 이상 회원국이 아닌가. -이 문제는 IAEA가 아닌 NPT회원국들이 결정할 사안이다.북한의 NPT 지위 문제를 놓고 내가 알기로는 회원국간에 의견이 갈리고 있다.유럽 회원국가들은 북한이 아직 NPT 회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다른 회원국들은 더 이상 회원이 아니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아직까지는 북한의 NPT 탈퇴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 회원국이 탈퇴를 선언하고 90일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발효토록 돼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그렇다면 북한은 NPT에서 탈퇴했다고 봐야 하지 않나. -현재 회원국간에 절차상 문제를 놓고 논란이 오가고 있는 것으로 안다.회원국이 탈퇴하려면 특정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북한이 이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았다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다.탈퇴의사를 공개적으로 선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회원국들에 개별 통보를 해야 하는데,아직 이같은 사실을 공식 통보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회원국들이 있어 논란의 소지가 남아 있는 것이다.하지만 몇가지 실리적 이유들 때문에 NPT 회원국들이 이 문제를 더 이상 거론하지 않고 있다.(탈퇴 여부를 명확히 해서 얻는 실익이 없다는 설명이다.) 북한이 NPT에 남아 있으면 6자회담에서 북핵 문제가 합의에 도달할 경우 IAEA가 북한에 대한 핵사찰을 재개하기가 쉽기 때문인가. -그것도 한 이유가 될 수 있다. 탈퇴했다 재가입할 경우 IAEA가 빠른 시일내에 사찰을 재개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 아닌가. -그렇지 않다.일단 북핵 사찰 재개를 통보하면 실제로 사찰재개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북핵 결의안은 북한이 탈퇴했는지 아닌지의 문제가 아니다.현재 북한이 NPT 회원국인지 아닌지 여부가 분명치 않지만,북한이 회원국들과 NPT회원으로서의 의무를 다시 이행할 것을 합의하면 북한의 법적 지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북한이 미국 등과 6자회담에서 안전보장과 경제적 지원의 대가로 핵 개발 프로그램의 ‘되돌이킬 수 없고 검증가능한 해체’에 합의할 경우 북한 핵 프로그램은어떤 과정을 거쳐 해체되나.그 과정에서 IAEA의 역할과 북한 핵 프로그램의 완전한 해체까지는 시일이 얼마나 걸릴 것으로 보나. -무엇보다도 6자회담에서 관련 당사국들이 합의를 해야 한다.합의에 따라 IAEA가 북한 핵 시설 및 프로그램에 대한 사찰을 할 수 있을 것이다.핵 시설들이 평화적인 목적으로만 사용되는 지를 검증하게 될 것이다.적확하고 보다 광범위한 사찰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추가 의정서’ 체결과 북한의 전폭적인 협조가 필요하다.현재로서는 북한이 해체대상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북한 현지에 가서 직접 본 뒤에 판단을 하게 될 것이다.핵재처리시설의 가동 상태와 우라늄 농축시설 실태 등 북한이 지금까지 주장했던 핵 개발 프로그램들을 들여다보게 될 것이다.가장 중요한 것은 IAEA가 북한에 되돌아가서 북한의 모든 핵 개발활동을 사찰할 수 있는 광범위한(포괄적인) 권한을 갖고 핵시설을 검증하는 것이다.북한은 모든 시설을 공개해야 한다.사찰기간은 전적으로 우리가 얼마나 많이 보느냐에 달려 있다. 북핵 시설의 ‘되돌이킬 수 없는’ 해체라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북한이 계속해서 IAEA 사찰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북한이 다시 핵 프로그램을 개발하지 않는다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검증이 반드시 필요하다.핵 프로그램의 재가동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한 보다 강력한 검증체제를 뜻한다.해체된 핵 관련시설의 외국 반출을 뜻할 수도 있다.민간용 핵발전소를 포함한 모든 핵시설까지 해체,해외로 이전할 것인지 등 논의과정에서 반출 대상을 명확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사찰단이 북한에 상주하며 모든 것을 계속해서 검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북한에 대한 핵사찰이 재개될 경우 1994년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어떤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나. -당시 최대 실수는 북한에 대한 사찰이 매우 제한적이었으며,전면 사찰을 북한이 경수로 주요 부품을 확보한 뒤로 미뤘다는 것이다.1994년부터 2000년까지 IAEA는 북한에 대한 일반 사찰만 실시할 수 있었다.그 기간 북한은 다양한 핵 활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따라서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사찰 첫 날부터 북한의 모든 핵시설 및 프로그램에 대한 광범위하고 강력한 검증을 해야 한다. 이라크 상황에서 볼 수 있듯 아무리 IAEA가 전면적인 사찰을 실시하겠다고 작정을 해도 해당 국가가 얼마나 협조적으로 나오느냐가 중요한데. -앞서도 언급했지만 북한에 대한 보다 폭넓은 핵사찰을 내용으로 하는 NPT 추가의정서를 최소한 체결해야 한다.추가의정서에 따르면 IAEA는 핵 개발이 의심되는 모든 시설을 사찰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북한이 추가의정서에 서명하고도 사찰에 적극 협조하지 않아 사찰단원들이 임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게 되면 IAEA는 핵 관련 시설들이 평화적인 목적을 띤 것으로 볼 수 없다고 결론지을 수밖에 없다.그렇게 되면 국제사회가 이에 따른 결론을 내리게 될 것이다. 유엔 안보리 차원의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가 북한이 핵사찰에 적극 협조하도록 압박을 가하는 게 효과적일 것으로 보나. -상황에 따라 경제적 지원이나 안전보장 등 인센티브와 경제제재·고립정책 등 강경책간에 균형을 맞추느냐가 결정된다고 본다.현재 북한 핵과 관련해서는 이같은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외교력과 검증 권한 등 국제사회가 갖고 있는 모든 수단을 어떻게 최대한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북핵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진행중인 6자회담에 대해서는 만족하나. -대화를 통해 북한 핵위기를 해소하려는 노력에 대해서는 만족한다.하지만 회담 진행속도가 너무 느리다.좀더 빠르게 진행돼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대화를 수년씩 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핵비확산 노력에 대한 최대의 위협이자 도전이다.북한은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북한은 한마디로 국제사회에 나쁜 선례가 되고 있다.하지 말아야 할 것은 모두 했다.예를 들어 북한은 NPT에 가입한 뒤 임계실험실만 사찰하는 부분안정조치협정에 서명하는데 7년이나 걸렸다.그때도 신고된 시설에 한해서만 사찰을 받기로 합의한 것이 최대의 잘못이었다.1994년에 전면 사찰 시기를 유예하기로 합의한 것도 잘못이다.북한이 핵카드로 국제사회를 협박한 것도 잘못이다.따라서 이번에 국제사회가 북한 핵 문제에어떻게 대처하느냐는 앞으로 유사한 경우에 대비해 매우 중요하다. 핵개발 의혹이 불거진 이란이 최근 IAEA와 추가의정서를 체결하기로 합의한 것이 북한에 무엇을 시사하나. -이란의 경우 모든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 대화로 문제를 해결했다.북한의 경우에도 먼저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가능한 방법을 강구하고 그렇게 하고도 실패할 경우 제재를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개인적으로 대화를 통한 해법이 강압적인 방법보다 효과적이고 지속적이라고 믿는다.강압적인 방법은 상대방이 지하로 숨어들어 은밀하게 핵개발을 하게 만든다.따라서 이번의 이란의 경우는 좋은 선례가 된다고 본다. 인도나 파키스탄,이스라엘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 현재의 NPT체제로는 핵 확산을 막는데 한계가 많다.현재 NPT체제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국제적인 핵확산체제의 필요성을 둘러싼 논쟁이 시작됐는데. -현재의 NPT체제에 한계가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NPT에 가입하지 않은 국가들에 대해서는 핵무기를 통제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앞으로는 NPT 회원국들이 보유하고 있는 무기급 핵 물질을 줄이고 궁극적으로 제거하는 쪽으로 노력을 기울여가야 한다.동시에 이들 핵보유 3개국이 핵비확산을 추구하는 국제사회의 틀안으로 들어오도록 해야 한다.NPT에 가입할 가능성은 낮고 새로운 국제사회 포럼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미국은 소형 핵무기 개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다른 나라들도 비슷한 결정을 내려 새로운 핵무기 경쟁에 돌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IAEA가 NPT체제내 합법적인 핵확산을 비롯해 늘어나고 있는 대량살상무기 위협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나. -미국과 같은 핵보유국에 대해서는 IAEA가 사찰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국제사회가 핵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지금처럼 중요한 시점에 미국이 훨씬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소형 핵무기를 개발한다면 이는 국제사회에 잘못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이 문제는 NPT총회에서 보다 심도있게 다뤄질 것으로 본다. 대담·정리 빈(오스트리아) 김균미특파원
  • ‘원조 발바리’ 검거 이번에도 ‘헛다리’/대전 연쇄 성폭행범 DNA와 달라

    “‘원조’ 발바리를 잡아라.” 경찰이 이번에도 허탕을 쳤다.유력한 용의자로 보였던 강모(36)씨의 DNA가 피해여성들로부터 채취한 범인의 것과 다르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식결과가 20일 나왔다.충남경찰청이 지난 6월5일 일선 경찰서의 사건을 인수받아 전담반을 차린 뒤 건진 첫 작품(?)이 허무하게 무너진 것이다. ‘발바리’는 원룸에 사는 여성만을 골라 성폭행한 뒤 돈을 빼앗는 연쇄 강간범.99년 도입된 DNA 감식 수사결과 대전·청주지역에서 일어난 46건이 한 명에 의해 저질러진 것으로 밝혀졌다.2001년에는 대전에서 100여건을 저지른 범인도 붙잡혔지만 ‘원조’는 90년대 중반부터 범행을 저질러 발바리라는 은어까지 만들어냈다. 경찰은 이번에 기대가 컸었다.룸살롱 종업원 등 대부분의 피해여성들이 한결같이 “대물(大物)이었다.”고 진술한 것에 비해 강씨의 것이 작기는 했지만 ‘키가 165㎝ 이하이고,몸이 날렵한 30대 남자’ ‘몸에서 악취가 난다’ ‘혈액형은 AB형’ 등이 일치했기 때문. 원조 발바리가 남긴 단서는 DNA 감식이 가능한 정액과 머리카락,2001년 5월 대전 오정동에서 찍힌 CCTV 화면뿐이다.지문도 안 남겼다. 발바리는 트레이닝복 차림에 모자와 마스크를 쓴 채 여자가 문을 열 때 순식간에 따라 들어가거나 잠잘 때 환풍기 등을 통해 침입,흉기로 위협하고 수건이나 커튼을 찢어 손발을 묶은 뒤 범행을 했다.성폭행 후에는 현금만 챙겼고 수표나 귀중품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장희석 충남경찰청 기동수사대장은 “지식수준은 떨어지지만 머리가 비상하고 치밀한 성격으로 보인다.”며 “주로 금·토·일요일 아침이나 비가 오기 전날에 범행을 한 점으로 미뤄 감각이 뛰어난 정신병자의 소행으로도 보인다.”고 말했다.경찰은 이에 따라 ‘내일은 비가 내린다.’고 기상예보한 날이면 어김없이 잠복에 들어갔으나 번번이 헛수고였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
  • “술빚기 18년째 매달려 전통주 맥 이어가야죠”박록담 한국전통주연구소 소장

    우리 전통주는 술 빚는 방법이 대략적으로나마 전해오는 것이 600여가지다.이 가운데 3분의 2가 넘는 420여가지를 직접 재현한 이가 있다. 박록담(朴碌潭·본명 德焄·45)한국전통주연구소장은 우리 술 재현에 18년째 빠져 있다.서울 은평구 지하철 녹번역 근처의 전통주연구소는 입구부터 술익는 구수한 냄새로 코끝이 간질간질하다. ●우리술 420여가지 재현 그의 ‘술방’엔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술독과 500여개의 보관용 작은 술병들,소줏고리(증류기)·용수(술거르는 대바구니)·주합(나들이용 술과 안주통) 등 양조 도구들이 빼곡하다. 우리 술은 이름만 들어도 감흥이 인다.눈꽃이 핀 듯한 백화주(白花酒),연꽃 향기가 은근한 하향주(荷香酒),매실 향에 톡쏘는 맛의 호산춘(壺山春)….지난 1986년 이후 그가 재현한 술이다.“제대로 빚어졌는지는 우리 술의 이름으로 대개 알 수 있지요.”그가 지금까지 빚은 술을 쌀로 환산하면 6t이 넘는다. 이렇듯 그가 우리 술에 빠진 데는 순전히 효심 때문이다.“84년 취직한 이후 술 욕심이 많았던 아버지께 술을 자주 사다드렸지요.하지만 과음한 다음날 숙취에 시달리는 것을 보고 건강을 해치지 않는 술을 찾다가 그만 전통주에 빠졌지요.” 그는 주량이 양주 한병에 이르는 부친(65)을 위해 건강에 좋은 술을 찾아나섰다.당시 실낱같이 이어지던 밀주를 사드렸더니 “술이 참 좋다.어디서 난 것이냐.”며 관심을 보였다.이에 신이 난 그는 우리 술을 찾아 전국을 헤매는 탐주여행을 시작했다. 시골의 할머니들에게 ‘술을 빚어달라.’고 쌀을 미리 보내기도 했고,누룩을 빚고 고두밥을 찌면서 할머니들과 며칠씩 보냈다.그래서 ‘미친놈’이란 소리도 들었고 오해도 많이 받았다.“‘우리 집안 대대로 내려오면서 빚는 술인데 내가 죽고 나면 이 아까운 것을 누가 이을까.’하는 것이 당시 할머니들의 공통된 푸념이었습니다.” “사라지는 우리 술을 보존하기 위해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에 그는 술 빚는 법을 배우기로 했다.대학 졸업 이후 2년째 다니던 서울청소년지도육성회도 그만뒀다. ●좋은 전통주는 상품화해야 그가 술을 빚는 데는 타고난 구석이 좀 있었던듯 보였다.무안 박씨 해남파 37대 종손인 그의 집 가양주(家釀酒)는 좁쌀소주.어려서부터 할머니와 어머니가 술빚는 것을 봐왔기 때문이다. 그가 혼자서 빚은 최초 술은 석탄주(惜呑酒).떡을 만들어 술 빚는 방법을 적은 ‘주방문(酒方文)’은 전해 오지만 술은 이미 실전됐다.발효와 숙성이 제대로 되지 않아 6번의 실패를 거듭한 끝에 7번째 성공했다.사과 향기가 감도는 향은 이름 그대로 ‘삼키기가 아까웠다.’당시 촬영차 왔던 모방송 스태프진이 술을 더 달라고 간청해왔다. 이어 동정춘(洞廷春)을 빚었다.개떡으로 밑술을 만드는 동정춘은 물을 전혀 쓰지 않는 것이 특징.물이 없는 탓에 고두밥이 바짝 말라버리는 바람에 서너번 허탕 끝에 ‘조청 빛깔에 자두꽃 향이 나는’ 술을 완성했다.“쌀 1말을 쓰면 청주가 1되 반(2.7ℓ) 정도 나오는 귀한 술이지요.” 하지만 맛과 향이 좋은 전통주가 제대로 대중화되지 못하고 있다.포도주 감별사(소믈리에)에다 일본술 사케 감별사까지 활개치면서 우리 술이 서양에서 들어온 위스키나 포도주보다 저급한 술로 치부되는 게 현실이다. 또 주세법의 규정과 제약도 전통주의 대중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집에서 우리 술을 빚어 마시는 것은 되지만 시장이나 음식점에서 파는 것은 안 된다는 것이지요.좋은 전통주의 상품화를 허용해야 합니다.”그리고 완성된 술의 품질에 대해 검사를 하고,세금을 부과하면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과거,우리 술은 차례와 제사를 위해 집집마다 빚던 가양주가 대부분이었다.하지만 1907년 조선통감부의 주세령에 의해 가양주가 금지됐고,밀주 단속이 거셌다.때문에 당시엔 이웃간에 ‘술있느냐.’는 말 대신 ‘호랭이(호랑이) 있느냐’,‘벽 있느냐’는 등의 은어가 쓰였다고 한다. 이후 쌀의 재고량이 넘쳐난 1987년에서야 비로소 양곡관리법의 규제가 풀렸고,자가양조가 가능하게 됐다.80년 동안 계속된 규제 탓에 전통주의 맥이 서서히 끊어졌고,공장에서 획일적으로 만든 막걸리나 동동주처럼 우리 술은 맛과 향이 좋지 않고 숙취가 남는 술로 인식됐다.그러나 경주 교동법주,안동소주,서울 삼해주처럼 당국의 단속을 피해 제조된 밀주들은 그런 편견을 이겨냈다. ●전통주 전문학교 세우는게 꿈 시중에 나오는 우리 술은 150여가지에 이른다.그도 한때 우리 술의 상업화를 시도했다.하지만 양조법을 전수받고는 사라져버리는 사기와 배신을 몇차례 당했다.“결혼 이후 외식 한번 못한” 그의 호주머니를 털어서 운영되는 연구소와 탐주 탓에 가정 불화도 잦았다.술에 넌더리를 칠법도 하지만 그의 우리 술 사랑은 변하지 않았다.지금도 술빚는 도구들이 보이는 대로 사 모으고 있다.“전통 도구들이 사라지는 게 아깝잖아요.다음에 술 박물관이라도 생기면 기증할 생각에….” 술독에 빠져 사는 인생이지만 그는 정작 술을 못한다.주량은 소주 서너잔.“맛 본 술을 모두 뱉어버립니다.좋은 술만 맛보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술을 맛보는 경우도 많지요.”그의 코끝은 늘 조금 빨갛다.지난 2000년 3월 설립된 전통주연구소의 수강생들이 붙여준 별명은 ‘빨강코’다. 전통주 전문학교를 세우는 것이 그의 꿈이란다.“술빚는 이론과 실습을 체계적으로 공부하고,전문가를 육성하자는 것이지요.정부가 우리 술에 신경을 써야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명주(銘酒)가 나올 수 있습니다.” 이기철기자 chuli@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
  • [씨줄날줄] 며느리 성적표

    속담집을 보면 딸 속담은 30개 남짓한 반면 며느리는 60개로 두배 가량 된다.일본도 각각 열댓개와 30여개로 비율은 비슷하다.그러나 영어 딸 속담은 50여개이나 며느리 속담은 두개뿐이다.동·서양 문화의 차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며느리 속담 가운데 단연 으뜸은 고부갈등이다.‘죽 먹은 설거지는 딸에게 시키고,비빔그릇 설거지는 며느리에게 시킨다.’‘굿하고 싶어도 맏며느리 춤추는 꼴보기 싫어 안한다.’‘열 사위는 밉지 않아도 한 며느리는 밉다.’는 등이 대표적이다.그럼에도 ‘사위 사랑은 장모,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장모는 사위가 곰보라도 예뻐하고,시아버지는 며느리가 뻐드렁니에 애꾸라도 예뻐한다.’는 속담처럼 시아버지와 며느리의 관계는 증(憎)보다 애(愛)에 가깝다.심리학자들은 이를 외디푸스 콤플렉스의 전형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때마침 어제 열린 전윤철 감사원장 후보 인사청문회에 앞서 인사청문회 특위가 전 후보 본인과 배우자는 말할 것도 없고 두 아들과 며느리의 초·중·고교 학생생활기록부와 대학 성적증명서까지 요구했다고 해서 빈축을 사고 있다.특위 관계자는 전 후보의 장남(34세)이 올 5월에 매입한 서울 강남의 7억 2000만원짜리 아파트 자금 출처를 추궁하는 자료로 필요했다고 말한다.장남과 며느리의 학업 성적이 얼마나 특출했으면 그 나이에 그 정도의 아파트와 3억 8000만원이나 되는 예금과 유가증권을 축적했는지 캐물으려고 했다는 것이다.두 아들과 며느리가 생활기록부에는 성적·질병·인성 등 민감한 분야가 많다는 이유로 거부함에 따라 자료 제출은 무산됐다. 감사원장 후보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검증하는 청문회에 아들과 며느리의 성적표까지 필요했느냐는 ‘사생활 침해’ 논란의 소지도 있으나 재산 형성과정 역시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장남이 집 살 때까지 받은 연봉이 2억9000만원을 넘고 며느리도 번듯한 직장에 다녔으며 은행대출금도 있다지만 그것만으로는 명쾌하게 설명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특위 위원들이 공세의 빌미를 잡기 위해 며느리의 성적표까지 요구했다는 것은 지나친 것 같다.시아버지의 심정은어떠했을까. 우득정 논설위원
  • 경력20년이상 공무원 “민원도우미로 나섰죠”/송파구 문턱 낮추기 관심

    “아직도 구청 문턱이 높다고요?” 민선 단체장 10돌을 앞두고 ‘주민 감동’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송파구(구청장 이유택)가 ‘구청 100배 즐기기’ 10대 주제를 설정,구민들을 대상으로 홍보전을 펴고 있다.역점사업들을 소개한다. ●친절행정 출발점 도우미 지하철 2·8호선을 환승하는 잠실역 인근인 구청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이들이 있다.도우미들이다.민원안내 도우미,호적민원 전산 도우미,바로바로 도우미 등 이름도 갖가지다. 특이한 부문은 20년 이상 경력을 갖춘 6급 이상 베테랑 공무원들로 이뤄진 바로바로 도우미로 각종 민원상담 업무를 맡는다. ●자연의 숨결을 들려줘요 2층 민원실 토종 민물고기 수족관에는 연못과 늪,하천 등에서나 볼 수 있는 30여종 2000여마리의 민물고기들이 반갑게 손님을 맞는다. 쉬리,피라미,미꾸라지,돌고기,모래무지,우렁,참붕어,은어,꺽지,퉁가리 등 작게는 2㎝부터 크게는 20㎝까지 다양한 크기의 민물고기가 헤엄치고 있다. ●난 영화보러 구청 간다 2층 구정홍보관 영상실에서는 매일 낮 12시,오후 3시 두 차례씩 작품성과 흥행순위 등을 고려해 자체 선정한 우수영화가 상영된다. 최신 우수 영화를 1주일에 한 편씩 번갈아 가며 72인치 대형 스크린에서 볼 수 있다. ●발길 잡는 ‘거리문고’ 구 청사 북측 담장변 30여평의 빈 땅에 자리한 거리문고에는 3500여권의 도서가 구비돼 있다. 지난 한해만도 1만 5000여명이 2만 1500여권을 대여해 갔을 정도로 인기다.이용객은 하루 평균 100여명.대여료도 권당 300원으로 저렴할 뿐 아니라 지하철역에서 걸어서 2∼3분 거리에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잘 먹고 잘 살자?” 구내식당도 밝은 우드그레인으로 장식된 기둥과 고급 데코타일이 깔린 바닥으로 3차원 컨셉트를 충족시킨다.연면적 205평에 최대 23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최신식 주방 자동화 시설도 자랑거리다.전문 영양사가 1주일치씩 짜는 식단은 같은 음식이 나오지 않도록 배려했다.한끼 식사에 직원 1500원,방문객 2500원. 문홍범 총무과장은 “민원인들의 만족감은 물론,직원들이 일할 마음이 돼야 궁극적으로 친절행정에 최선을 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설 개선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 [열린세상] 말(言語)의 돌연변이

    한 시간만이라도 케이블 텔레비전 음악프로그램을 시청한 사람이라면 화면아래 무수히 깔리는 낯선 외래어에 놀라지 않을 수 없게 된다.이른바 외계어로 지칭되는 ‘ㅊㅋㅊㅋ’ ‘감소ㅑ’는 일상적인 용어가 돼버렸고 머리가 허연 장년들도 “반갑다”는 말을 ‘방가방가’ 해야만 시대감각에 뒤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착각하기 십상이다. 최근 한 대학교수가 내놓은 TV 오락프로그램 진행자들의 언어사용 분석에 보면 그들은 외래어 비속어 은어 사투리 차별적 언어와 비난언어,비격식언어와 극단적 언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가뜩이나 TV에 자막으로 찍히는 알파벳과 혼란스러운 단어들이 국어 말살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는 실정이다.잘못된 방송 언어,인터넷 언어가 바른 언어생활을 해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시청자들의 의식에 교묘하게 작용해서 사고방식과 가치관을 혼란시킨다는 것이 문제다. 청소년들은 인터넷 세상에서 그들만의 특이한 공간을 만들고 그 재미안에 몰두하기 위해 자신들만의 특정 문자를 무작위로 만들어 내고 있다.영어한자 일본어까지 합세한 말들은 반말도 존칭도 아닌 일그러진 기형언어들이 주류를 이룬다.작은 미꾸라지 한마리가 잔잔한 호수를 흙탕물로 만들듯이 철자법도 띄어쓰기도 받침도 무시한 국적 모를 합성 부호들이 우리 언어의 정연한 질서를 마구잡이로 파헤쳐 놓는 것이다.지적 능력과 변별력이 부족한 청소년들의 인터넷 통신체제는 온라인 특유의 익명성에 기댄 채 언어폭력,한글파괴,음란물,폭력물을 빠르게 전파시키고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의 접근을 완강하게 따돌리고 싶어한다.철자법도 제대로 익히지 못한 청소년들의 외계어 남발은 더이상 한때의 열병으로 가볍게 치부할 수 없는 심각한 수준이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나 비속어 유행어 욕설은 있었고 때와 장소에 따라 재치있는 유행어 한마디는 정신이 번쩍들게 하는 청량제가 되기도 한다.그러나 뻔뻔스러운 것이 솔직한 것처럼 오도되어 전에는 입에 담지 않았던 오물이나 목숨을 내건 극단적인 표현들이 영화제목으로 버젓이 등장하고 있다.내용에서도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이 말끝마다 수식되고화면 가득히 토하는 장면,더러운 발바닥을 객석에 흔들거나 벌거벗고 헐떡거리는 장면이 빈번하게 자행된다.대학생은 물론 교복을 입은 어린 학생들이 등장하는 영화도 예외는 아니어서 우리나라는 욕설밖에는 다른 언어가 없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욕설이 등장하면 폭력이 등장하고 욕설이 심해질수록 폭력은 가중되기 마련이다.상스럽고 천박한 것이 리얼리즘인가.우리 사회가 사납고 횡포한 쪽으로만 치닫는 것 같아 등골이 오싹해지지 않을 수 없다. 말이면 다 말은 아니다.말은 옥구슬처럼 영롱할 수도 있지만 잘못 사용하면 시궁창의 오물처럼 더럽고 추악해진다.넘치는 말의 파도속에서 우리의 정신은 말의 폭력과 난무에 짓밟혀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진 지 오래다.이제 어느 특정 사회를 지칭하지 않더라도 언어 폭력은 우리 사회 전체를 흔드는 새로운 악이 되어 스펀지 같은 흡수력으로 강하게 퍼져나가고 있다. 한 나라의 국어의 힘은 그 민족을 일시에 단결시킬 뿐만 아니라 민족의 자존심으로서 다른 민족과 구별되는 중요한 표지가 된다. 따라서 한민족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언어와 운명을 같이하게 되는 것이다.시궁창 같은 오물언어와 운명을 함께해야 한다면 그것은 크게 불행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때마침 독서의 계절이다.병영언어 폭력,교단언어 폭력에 대한 제재가 있은 후 서울 서초구에서는 공무원들에게 ‘고운말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들었다.최근 진행된 국회 본회의에서의 욕설,고성이 제소되기도 했다.청소년들에게 제대로 된 고전을 읽히고 반듯하고 바르고 당당하게 말하는 법과 글쓰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꼬이고 비틀린 말은 그 심성이 병들고 비뚤어져 있음을 일깨워 아름다운 말과 글로 민족의 정체성과 자존심을 세워주는 일이 중요하다.외계어로 지칭되는 돌연변이 언어는 또 다른 형태로 세대간의 단절을 초래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 세 기 영상등급위원회 위원 前대한매일 논설위원
  • 區경계주민 복지 ‘업그레이드’/동작구 상도5동에 숲공원 조성 관악산 연결 구름다리 계획도

    동작구(구청장 김우중)가 구계(區界)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자치구간 경계가 주택가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갈라지는 등 모호하게 결정된 경우가 많아 자칫 경계선 부근에 사는 주민들을 위한 복지시설 건설 등에 소홀할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구는 상도5동 123의 91 2941㎡(890평)에 대한 마을 숲 조성사업을 이달 중 시작한다.이곳은 아파트단지 담장을 경계로 관악구와 나눠진다.따라서 숲 조성이 완료되면 동작구 삼호아파트 1400여가구는 물론,관악구 봉천2동 봉현초등 학생들과 현대아파트 1850여가구 등 관악구의 대단위 주택가 주민들도 함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동작구는 1994년 서울시가 도시계획시설로 고시한 뒤 미개발 부지로 남아 있는 이 곳에 토지보상비 26억원 등 40억여원을 들여 내년 6월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최근 서울시에 도심 ‘마을 숲’ 조성사업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교부금 35억원 지원을 요청했다. 동작본동 등에 걸쳐 있는 까치산공원과 관악산을 잇는 ‘구름다리’ 건설사업도 계획하고 있다.폭 45m,길이 60m인 구름다리는 공원개발 종합방안이 나오는 대로 20억원을 투입해 착공한다. 이 다리에는 잔디,꽃 등 식물을 심은 아기자기한 화단과 동물들이 도로교통의 위험을 피해 서식처를 옮겨 다닐 수 있도록 한 생태도로(Eco-bridge)가 들어선다. 공사가 끝나면 동작구민들이 간선도로를 거치는 불편없이 곧바로 관악산 경관을 즐기며 등산할 수 있고,관악구민들도 도심 야산에 마련된 멋진 휴식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구계 개발사업은 아니지만 동작구 시설로 다른 자치구민에게 도움을 주는 사례는 또 있다.보라매공원내 주민체육센터 프로그램이 좋은 예다.멧돌의 원리를 응용한 멧돌체조 강좌의 회원은 현재 동작구민 220명,관악구민 240명,영등포구민 110명이다.한국무용 강좌 회원 150여명 중에도 동작구민은 60명인 반면 관악·영등포구민은 각 45명으로 다른 구민이 많다. 김경규 동작부구청장은 “자치구가 펼치는 사업 가운데는 결과적으로 관내 주민보다 다른 구민에게 혜택이 더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면서 “특히 공원녹지 확충 등 주민 생활환경 사업은어느 구민들이 수혜자인가를 떠나 시민 전체의 편익과 직결되기 때문에 민선시대 자치구들이 갈수록 인식을 달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 [씨줄날줄] 남북 언어장벽

    남북의 말과 글이 분단 반세기를 넘기면서 ‘억이 막힐(기가 막힐)’ 정도로 달라지고 있다고 한다.한국어문교열기자협회는 15일 지난 4∼8월 북한 초·중·고 교과서를 분석한 결과 문법과 한자어 외래어 전문용어 등에서 남북간 언어 차이가 매우 컸다고 밝혔다.일부는 번역이 없으면 뜻이 통하지 않을 정도라는 것.‘꽝포쟁이(허풍쟁이)’ ‘물참봉이 된(물에 흠뻑 젖은)’ ‘내굴(연기)’ ‘삼촌어머님(작은 어머님)’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또 다른 조사에 따르면 ‘국어대사전(이희승편)’과 북한 ‘현대조선말사전’을 대조·분석한 결과 북한사전에 실린 13만 단어 가운데 5만여개가 국어대사전에 없었다.다시 말해 북한에서 쓰는 낱말의 38% 가량이 남한에는 생소한 단어들이다. 하지만 남북 언어의 이질화로 인한 당혹감은 북한 주민들에게 더 심각한 문제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실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말을 80% 정도밖에 이해하지 못했다.남조선어에는 영어단어가 너무 많이 섞여 있었다.”고후일담을 털어놓았다고 한다.북한 언론이 최근 남한 젊은이들 사이에 ‘방가(반가워요)’ ‘추카(축하)’ 등 인터넷 언어가 유행하는 데 대해 조잡하고 비속한 은어와 국적불명의 외국어가 범람하고 있다며 맹비난을 퍼부은 것도 언어 이질화에 대한 반발일 수 있다. 이에 대해 국어연구원 전수태 학예연구관은 “어문규범 차이 때문에 표기가 다른 어휘들이 일부 있지만 전체적으로 의사소통에 큰 지장이 없다.”면서 “5000년 동안 같은 언어를 사용해온 민족인데,그까짓 50여년의 간극은 그리 크지 않다”고 일축했다.한 실향민 2세도 “생소하다고 지적된 북한 단어들 가운데 상당수가 지금도 집에서 쓰는 말”이라고 말했다. 말과 글이 다르면 남이다.말과 글은 그 사회 구성원들의 정신과 가치관을 담는 그릇이요,민족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기본요소이기 때문이다.따라서 남북 언어의 이질화는 남북 주민의 사고와 행동양식,의식구조의 이질화라는 민족적인 문제로 파급될 수 있다.남북을 가로막는 철조망은 언젠가 거둬내면 그만이지만 민족의 혼을 가르는언어의 이질화는 쉽게 치유되지 않는다.남북이 더 늦기 전에 공동의 언어통일 작업에 착수하기를 기대한다. 김인철 논설위원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