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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 서식어류 57종으로 늘어

    한강에 자리잡은 인공산란장이 한강의 어종을 풍성하게 하는 데 한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1일 “90년대 말까지 불과 30여종에 머물던 한강 어류가 인공어초의 설치 등으로 최근 57종까지 늘어났다.”면서 “특히 메기와 쏘가리, 뱀장어, 모래무지 등 먹이사슬에서 상위에 있는 어종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먹이 사슬의 상위에 있는 어종의 증가는 해당지역의 어류 개체수가 크게 늘었다는 것을 방증한다. 시는 어종 조사 등을 통해 종합적인 한강 어류지도를 만들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한강의 어종이 다양해질 수 있었던 이유로 국내 최초로 시도된 인공어초 등 민물어류 인공산란장의 역할이 컸음을 지적한다. 한강사업본부 오형민 생태팀장은 “상·하류 할 것 없이 12곳에서 산란은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인공산란장은 가로 45m, 세로 50m 크기로 부표 아래 합성섬유로 만든 인공수초를 매다는 방식. 올해는 4월25일 탄천, 중랑천, 밤섬, 선유도 등 한강 12개 지점에 설치했다. 한편 한강에서는 쏘가리 산란기인 5월20일∼7월10일 쏘가리 낚시가 전면 금지되며, 위반할 경우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이밖에도 한강 서식 어류 중 천연기념물 제190호 황쏘가리, 멸종위기야생동물 Ⅱ급 남생이, 포획금지야생동물인 자라와 서울시 보호종인 황복, 꺽정이, 은어 등은 포획이 금지돼 있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그들만의 무분별시위 감동은 없고 짜증만…”

    “그들만의 무분별시위 감동은 없고 짜증만…”

    “집회·시위가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 아니라 ‘짜증’을 주는 것이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현직 시민운동가가 시민·사회단체들의 무분별한 집회·시위문화에 대해 애정어린 쓴소리를 했다. 24일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가 6개월 단위로 발간하는 ‘시민과 세계’에 따르면 안진걸 희망제작소 사회창안팀장이 오는 31일 발간되는 시민과 세계 11호에 ‘소통과 연대의 집회를 위하여’라는 글을 기고했다. 그는 글을 통해 “집회·시위는 허가 대상이 아닌 절대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헌법적 권리”라고 전제한 뒤 현재 집회·시위 문화에 대해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시민들은 교통체증, 행사장을 뒤덮은 깃발, 경찰과 벌어지는 충돌, 소음, 화형식 등에 큰 거리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시민·사회단체 스스로 집회·시위문화에 성찰할 점은 없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먼저 “집회 시간이 너무 길고 발언 내용도 비슷한데다 연사가 너무 많이 나온다. 내빈 소개도 많고 연설은 너무 거칠고 운동권 은어를 남발한다. 구호는 늘 ‘촉구한다.’는 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집회에 일반 시민들이 참여할 틈이 없다.”면서 “지나가는 시민뿐 아니라 집회를 막으러 온 경찰마저도 감동시키려 했던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집회장에 수십∼수백개나 되는 깃발은 국민들에게는 늘 조직된 사람들만 집회하는 걸로 비치기 때문에 ‘매번 하던 사람들이 또 데모한다.’는 핀잔과 조롱을 듣게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집회 소음에 대해서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종일 엄청나게 큰 음향으로 집회를 하고 노래나 녹음된 육성을 틀어놓는데 이는 지지가 아니라 반감의 대상이 되고 만다.”고 밝혔다. 집회로 인해 발생하는 교통체증 문제에 대해서는 “길이 막힌 당사자나 국민들의 짜증이 민주사회에서 참을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설 정도까지 이르렀다면 깊이 반성해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25일 TV 하이라이트]

    ●아시아의 창(KBS1 밤 1시25분) 고립된 지리적 조건 때문에 인접해 있는 인도와 중국뿐 아니라 서방세계의 영향을 받지 않아 자신들만의 독특한 문화와 전통을 지켜온 나라 부탄. 그러나 최근 서구문명이 들어오면서 부탄에서도 조금씩 변화의 물결이 일어나고 있다. 그 변화 속에 자신들만의 전통을 지키고자 하는 부탄인들의 노력을 들어본다. ●좋은 나라 운동본부(KBS2 오후 8시50분) 약 2억원의 세금을 미납한 체납자. 체납자는 시가 5억원의 집에 거주하고 있다. 또 다른 체납자는 10년간 1억 3000만원의 세금납부를 미뤄오고 있다. 아들과 공동명의로 하던 사업에서 발생한 세금이지만 아들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납세의무를 무시하는 고액세금체납자들의 비양심을 추적한다. ●나쁜여자 착한여자(MBC 오후 7시45분) 서경은 소영과의 결혼을 다시한번 생각하라며 애원하지만, 태현은 자신이 힘들 때 손 내밀어준 여자가 소영이라며 보란듯이 잘 살겠다고 한다. 세영은 당장 고소를 취하하라는 건우에게 가족들도 다 데려가버리라고 한다. 경선은 당당한 세영에게 할 말이 없고, 못난 놈이라며 건우를 탓한다. ●신동엽의 있다! 없다?(SBS 오후 6시50분) 불 파마, 식칼로 커트하기, 낫으로 커트하기 등 이색적인 미용실 헤어디자이너가 자랑하는 오징어 먹물 파마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한다. 발가락으로 매달려 사는 박쥐인간이 우리나라에 존재한다고 하는데 사실인지도 알아본다. 또 우리나라 모래사장 위에 지어진 학교가 있는지 없는지도 지켜본다. ●60분-부모(EBS 오전 10시) 결혼 전에는 한결같고, 듬직해보였던 남편. 하지만 결혼 후 말도 없고 물어보는 말만 간신히 대답하는 남편이 답답하다. 남편과의 갈등으로 큰아이에게 화풀이를 하는 건 아닌지, 남편과의 깊어가는 감정의 골을 풀고 싶은데…. 강성경씨가 안고 있는 문제의 원인과 배경을 찾아보고,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본다. ●라이프n조이(YTN 오후 8시35분) 지리산 국립공원과 한려해상공원을 끼고 있는 청정의 땅 하동. 섬진강 맑은 강줄기 따라 자연경관은 더없이 수려하고, 푸른 5월의 들판에는 초록빛 야생차가 장관을 이룬다. 물이 맑고 공해가 적어 어딜 가나 최고의 휴식을 만끽할 수 있는 곳, 섬진강 진품 요리 은어와 참게는 그야말로 별미다.
  • [재보선 당선 기초단체장] 엄태항 경북 봉화군수

    “봉화 군민의 자긍심과 지역 발전에 대한 강한 욕구를 확인한 승리였습니다.” 한나라당의 텃밭인 경북 지역에서 무소속으로 경북 봉화군수에 당선된 엄태항(59) 후보는 “민선 1·2기 군수를 지내며 이룩한 성과를 주민들이 투표를 통해 평가했다.”며 승리의 공을 주민들에게 돌렸다. 엄 당선자는 “이번 선거는 한나라당 군수 후보가 아닌 대통령 후보들과의 힘든 싸움이었다.”고 선거운동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을 토로했다. 엄 당선자는 “무엇보다도 선거를 통해 빚어진 갈등을 하루빨리 치유하고 정체된 봉화군이 활력을 되찾는 것이 시급하다.”면서 “농·축산물 브랜드 사업 확대와 송이·은어축제 육성, 골프장·래프팅장·스키장·산악레포츠장 유치 등을 통해 침체된 지역경제를 되살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지역 현안인 인구 감소와 고령화, 열악한 교육환경 등의 문제를 푸는 데도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중앙대 약학과·사회개발대학원 ▲민선 1·2대 봉화군수 ▲경북도의회 의원 ▲경북 북부지역 11개 시장·군수협의회장 ▲중앙대 총동창회 상임이사. 봉화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신안 청정 개펄이 좋아요”

    전남 신안군의 청정 개펄이 대륙을 이동한 철새들의 중요한 중간 기착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신안군과 홍도철새연구센터에 따르면 흑산도 등 군내 일원에 대한 생태 조사 결과, 호주와 뉴질랜드 등에서 부착한 가락지(철새 이동 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부착하는 표지)를 매단 도요새, 물떼새 20여 개체 등 모두 10여만 마리가 관찰됐다.발견된 철새는 큰뒷부리도요, 붉은어깨도요, 알락꼬리마도요, 마도요, 중부리도요, 뒷부리도요, 흰물떼새, 꺅도요, 개꿩, 쇠제비갈매기 등이다. 이 철새들은 호주에서 월동한 뒤 러시아 시베리아 등지에서 번식하는 종이다.특히 천연기념물 제326호인 검은머리물떼새와 멸종위기 1종인 저어새, 노랑부리저어새, 황새, 검은 머리갈매기 등 희귀 조류가 최근 압해도와 비금도, 흑산도 진리 배낭기미 습지에서 관찰돼 관심을 끌고 있다. 신안군 관계자는 “섬 지역에서 천연기념물인 저어새와 황새 등이 발견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면서 “철새가 중간 기착지로 찾는 군내 청정 개펄과 흑산도 진리 배낭기미 습지 생태 보전을 위해 대책을 마련 중이다.”고 밝혔다.신안 남기창기자kcnam@seoul.co.kr
  • “신안 청정 개펄이 좋아요”

    전남 신안군의 청정 개펄이 대륙을 이동한 철새들의 중요한 중간 기착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신안군과 홍도철새연구센터에 따르면 흑산도 등 군내 일원에 대한 생태 조사 결과, 호주와 뉴질랜드 등에서 부착한 가락지(철새 이동 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부착하는 표지)를 매단 도요새, 물떼새 20여 개체 등 모두 10여만 마리가 관찰됐다. 발견된 철새는 큰뒷부리도요, 붉은어깨도요, 알락꼬리마도요, 마도요, 중부리도요, 뒷부리도요, 흰물떼새, 꺅도요, 개꿩, 쇠제비갈매기 등이다. 이 철새들은 호주에서 월동한 뒤 러시아 시베리아 등지에서 번식하는 종이다. 특히 천연기념물 제326호인 검은머리물떼새와 멸종위기 1종인 저어새, 노랑부리저어새, 황새, 검은 머리갈매기 등 희귀 조류가 최근 압해도와 비금도, 흑산도 진리 배낭기미 습지에서 관찰돼 관심을 끌고 있다. 신안군 관계자는 “섬 지역에서 천연기념물인 저어새와 황새 등이 발견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면서 “철새가 중간 기착지로 찾는 군내 청정 개펄과 흑산도 진리 배낭기미 습지 생태 보전을 위해 대책을 마련 중이다.”고 밝혔다.신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국내 ‘대표 어장’ 굳힌다

    국내 ‘대표 어장’ 굳힌다

    충주호는 쏘가리와 뱀장어, 대청호는 은어의 국내 ‘대표어장’으로 육성된다. 13일 충북도에 따르면 매년 7만∼8만마리씩 방류하던 쏘가리, 뱀장어, 은어 치어를 올부터 10만마리로 확대하고 10년 뒤에는 각각 150만∼200만마리로 대폭 늘릴 방침이다. 충주호는 매년 수도권에 반입되는 쏘가리 공급량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어획량도 지난해 모두 52t이 잡혀 전국 생산량(99t)의 52%에 달했다.2004년도에는 전국 생산량 93t 가운데 53t으로 57%를 차지하는 등 국내 최대의 생산지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뱀장어도 지난해 12t이 잡혀 46t이던 전국 생산량의 26%를 차지했다.2004년에는 15t이 잡혀 전국 생산량 37t의 40%를 넘었다. 대청호에서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200t의 은어가 매년 잡히면서 전국 최대 산지로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 뱀장어 가격은 1000원 안팎의 치어(10∼15㎝)가 3년 뒤에 1㎏까지 자라면 15만원, 쏘가리는 1000원 정도인 3∼4㎝ 크기의 치어가 3년쯤 자라 1㎏에 이르면 3만∼5만원을 각각 호가할 만큼 상당히 높다. 몸무게가 20∼30㎏ 나가는 수십년 묵은 뱀장어는 값이 정해져 있지 않다. 도는 이들 물고기의 생산량을 더 늘려 어민소득을 높이고 메카로서의 지역 이미지를 드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뱀장어와 은어는 바다와 민물을 오가는 회귀성 어류. 뱀장어는 한강과 남한강을 거쳐 충주호로 들어오다 1985년 충주댐이 만들어지면서 길이 끊겼다. 이 때문에 충북도에서 80년대 말부터 치어를 방류했다. 은어도 당초 대청호에 살지 않았으나 1997년부터 수백만개의 인공수정란 등을 방류하면서 서식하기 시작했다. 도는 연간 5억여원인 치어방류 사업비를 해마다 20∼30%씩 늘려 10년 뒤인 2017년에는 15억원에서 20억원으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충북도 이병배 수산담당은 “매년 4∼5월 충주호에서 전국 쏘가리루어 낚시대회를 열고 있고 대청호도 올해 가을부터 은어축제를 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이벤트를 통해 ‘쏘가리나 은어를 먹으려면 충주호나 대청호로 가야 한다.’는 이미지를 심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김종면 기자의 책 안 세상 책 밖 풍경] 新사자성어 유감

    “네 편한 대로 이야기 하여라.” “물론 아직 열공해야 될 학생이라 대략난감이지만요….” 지난해 화제를 모은 TV드라마 ‘궁’에 나오는 대사다. 신세대 황태자비와 황후의 첫 대면을 그린 이 장면은 드라마 속 허구이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 어문생활의 한 단면을 보여 주는 상징적인 대사이기도 하다. 열공은 뭐고 대략난감은 또 뭔가. 열심히 공부하는 게 열공이고, 난처하고 민망한 상황에 쓰이는 말이 대략난감임은 눈치로도 금방 알 수 있다. 그런데 왜 좋은 말들을 놔두고 이런 억지 조어를 써야 하는가. 최근 엉터리 사자성어들이 곳곳에 나돌고 있다. 인터넷뿐 아니라 심지어 신문기사에서조차 철없는 넷키즈들이나 쓸 법한 생경한 말들을 예사로 사용하고 있다. 튀는 것만 능사로 아는 댓글문화의 폐해이다.슬픈 일을 안구에 완전히 습기가 찼다는 의미에서 완전안습(完全眼濕)이라고 하는가 하면, 하루 세끼 모두 라면으로 때우는 것을 면식수행(麵食修行)이라고 한다. 어이상실은 어이없다는 말이다. 혹자는 언어의 경제라고 강변하지만 이것은 명백한 언어의 파괴요, 민족어의 훼손이다. 지난 2001년 교수신문에서 ‘올해의 사자성어’를 선정해 발표한 이래 너도나도 자신의 의지가 담긴 사자성어를 내놓는 게 유행이 됐다. 때로는 국면을 호도하는 편리한 화두로 ‘악용’되기도 한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최근 한나라당 탈당을 앞두고 백척간두(百尺竿頭)에서 한발짝 더 나아가겠다고 했다. 백자나 되는 높은 장대 위에 매달려 그는 과연 어디로 어떻게 나아갔는가. 참뜻을 해치는 무분별한 고사성어의 사용은 자제돼야 한다. 더구나 뿌리도 없이 마구 만들어진 사자성어의 경우는 두말할 나위도 없다. 언어는 사회의 거울이다. 지금 천박한 말들이 유행한다면 이 시대가 그만큼 경조부박하다는 얘기다. 유의해야 할 것은 그런 말들이 섣불리 국어사전에 올라 우리 말·글 대접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영국 옥스퍼드영어사전(OED)의 예를 참고할 만하다.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옥스퍼드영어사전은 1928년 완간된 후 79년 만인 올해 처음으로 전면 개정된다. 쏟아져 나오는 신조어를 포함시켜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 사전은 포르노 서적에 나오는 단어까지 꼼꼼히 검토해 은어, 속어, 비어도 골라 싣지만 ‘장난기’어린 우리의 신 사자성어 같은 말들은 논외다.영국에서는 지금 ‘쉬운 영어 운동(Plain English Campaign)’이 한창이다. 투명하고 간결한 문장을 쓰는 공공기관이나 기업 등의 문서에는 ‘크리스털 마크’를 붙여줘 국민이 신뢰할 수 있도록 한다. 반면 어렵고 모호한 문장을 사용하는 기관에는 ‘골든 불(Golden Bull)’상을 줘 경각심을 불러 일으킨다. 이 캠페인은 시민운동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우리도 그런 운동이 필요하다.무심코 재미삼아 만들어 쓰는 말이 국어를 멍들게 한다.jmkim@seoul.co.kr
  • [책꽂이]

    ●율리시스(제임스 조이스 지음, 김종건 옮김, 생각의나무 펴냄) 아일랜드 더블린을 배경으로 1904년 6월16일 오전 8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단 하루(정확히 18시간) 동안 전개되는 등장인물의 일상을 그렸다. 리오폴드 블룸과 그의 아내 몰리 블룸, 예술가를 꿈꾸는 스티븐 디덜러스가 중심인물. 저자가 1906년 구상을 시작,1914년 말부터 집필에 들어가 8년만인 1922년에 출간한 대작이다. 영어 외에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등 10여개의 외국어가 사용된 이 소설에는 고어와 폐어, 속어, 비어, 은어 등이 뒤섞여 있어 읽기가 쉽지 않다.3만 8000원.●충만한 힘(파블로 네루다 지음, 정현종 옮김, 문학동네 펴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칠레 시인 네루다가 만년에 펴낸 시집. 독재자 곤살레스 비델라 정권이 무너진 뒤, 네루다가 칠레로 돌아와 10여년간 산티아고 해안가의 작은 섬 이슬라 네그라에서 머물며 쓴 시들을 묶었다.‘시인의 의무’ ‘다림질을 기리는 노래’ ‘알스트로메리아’등 30여편이 실렸다.7500원.●체 게바라 시집(체 게바라 지음, 이산하 엮음, 노마드북스 펴냄) ‘20세기의 가장 완전한 인간’으로 평가받는 체 게바라(1928∼1967)가 남긴 일기 등 산문 가운데 ‘시적인 것’을 뽑아 시 형태로 꾸민 책. 체 게바라의 혁명에 대한 열정, 인간적 번민과 사랑을 엿볼 수 있다.1987년 제주 4·3사건을 다룬 장편서사시 ‘한라산’으로 필화사건을 겪은 ‘체 게바라 마니아’ 이산하 시인이 2002년 ‘먼 저편’이라는 제목으로 펴낸 책의 개정판.8500원.●심우도(이설산 지음, 연인M&B 펴냄) 심우도(尋牛圖)는 본성을 찾아 수행하는 단계를 동자나 스님이 소를 찾는 것에 비유해 묘사한 불교 선종화. 석가세존은 성불하기 전에 고타마 태자라 불렸는데, 고타마는 바로 소를 뜻한다.‘달이 구름을 벗어나다’ ‘뒤에 오는 이도 없고 앞에 가는 이도 없다’ ‘미륵의 문을 활짝 열다’ 등 9편의 구도소설 작품이 실렸다.1만원.●튤슈를 사랑한다는 것은(아지즈 네신 지음, 이난아 옮김, 푸른숲 펴냄) 권위있는 국제 풍자문학상인 황금종려상(이탈리아), 황금고슴도치상(불가리아) 등을 수상한 터키의 국민작가 아지즈 네신(본명 메흐멧 누스렛)의 단편집. 표제작을 비롯해 ‘품을 수 없는, 안길 수 없는’ ‘찰나에 만나다’ 등 6편이 실렸다.9500원.
  • [서울신문 신춘문예-평론 당선작] 당선소감

    돌이켜보건대, 내 삶에는 작고 큰 여러 변화들이 많았던 것 같다. 고등학교 무렵엔 허랑방탕한 청소년으로, 학부 때엔 혁명을 낙관하는 계몽주의자로, 대학원 시절엔 권위주의적 담론을 거부하는 자유인으로 살고자 했으며, 지금은 성실하려 애를 쓰건만 결코 그렇게 될 수 없는 남편과 아빠로 살고 있으니까 말이다. 부끄럽지만, 이 가운데에는 누군가의 지식과 고통과 상처를 빌려 그것이 내 것인 양 가장했던 시절도 있었고, 독한 마음으로 세상과 절연하고자 했었던 치기어린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이 모두가 ‘나’인 것 또한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지금의 ‘나’는 이 모든 ‘나’들에게 “그래, 부디 잘 살자”는 한 시인의 말을 전하고 싶다. 감사드려야 할 분들이 많다. 먼저 모자란 글을 뽑아주신 황현산 선생님과 문흥술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實學(실학)’의 의미를 몸소 깨우쳐 주셨던 김인환 선생님이 계시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선생님을 뵙게 되면 늘 감사하고 송구스럽다. 그리고 글쓰기가 두렵다. 선생님께 누를 끼치지 않는 제자가 되려고 노력하겠다. 대학원 시절 따가운 질책으로 엄정한 글쓰기를 고민하게 해주셨던 송하춘 선생님, 서종택 선생님, 최동호 선생님께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 박사 논문 심사 과정에서 노고를 아껴주시지 않았던 황종연 선생님, 이희중 선생님, 이창민 선생님께도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을 올린다. 학부 시절부터 지금까지 모자란 제자를 아껴주셨던 김명인 선생님과 김헌선 선생님께도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자신보다 자식들을 더 사랑하시는 아버지께, 두 아이를 키우느라 지금도 갖은 고행을 감내하고 계시는 어머니와 장모님께, 또 고향의 작은어머니께, 눈물겹도록 헌신적인 아내 신정에게, 그리고 탈 없이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는 창원과 민서에게 마지막 감사의 말을 전한다. 이 글을 뽑아주신 선생님들께, 나를 기억하고 있는 모든 분들께 부끄럽지 않은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다. 이찬 ●약력 ▲1970년 충북 진천 출생 ▲1997년 경기대 국문과 졸업 ▲2005년 고대 국문과 박사, 고대 국문과 강사
  • [희망 2007 새벽을 여는 사람들] (3) 응급실 근무 인턴 의사 박현주씨

    [희망 2007 새벽을 여는 사람들] (3) 응급실 근무 인턴 의사 박현주씨

    2007년 새해를 축복하는 축제가 벌어지던 구랍 31일과 지난 1일 새벽 사이. 서울 양천구 목동 이화여대 의과대학부속 목동병원 응급의료센터는 ‘야전 병원’을 방불케 했다. 응급센터 밖에는 긴박함을 알리는 구급차 사이렌 소리가, 센터 내부에는 분주하게 움직이는 의료진의 다급한 목소리와 환자들의 신음 소리만이 감돌았다. 전국이 새해를 맞느라 들떠 있었지만 응급센터는 1분 1초의 여유도 느껴지지 않았다. ●“1주에 비번은 단 7시간 뿐” 응급센터에서는 긴장된 표정으로 정성껏 환자를 돌보는 한 의사가 유달리 눈길을 끌었다.6년 과정의 이화여대 의과대학을 막 졸업한 박현주(27)씨. 그는 지난해 2월 인턴 생활을 시작한 새내기 의사다. “죽을 것처럼 힘들다가도 혼수 상태에 빠져 있던 할아버지가 호전돼 저에게 손 흔들며 일반 병실로 옮기실 때, 보호자 분이 제 손을 꼬옥 쥐고 고맙다고 할 때는 쌓인 피로가 싹 사라지죠.” 그는 응급센터 생활에 대해 조금만 방심해도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전쟁터에 떨어진 이등병과 비슷한 심정이라고 말했다.1주일에 세 번은 ‘24시간+α’ 근무를 하고 나머지 세 번은 15시간을 일하는 살인적인 스케줄이다.1주일에 한 번인 ‘오프(비번)’도 7시간뿐, 밀린 잠을 보충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이다. 밤이 깊어지자 응급센터는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소아 응급실의 갓난아기 울음소리는 안쓰럽도록 계속됐다. 성인 응급실에는 구급차가 쉬지 않고 환자들을 토해냈다. 밤 10시 45분,119구급차가 들어오자 또다시 긴장감이 감돌았다. 다행히 배에 가스가 차고 혈변이 나오는 평범한(?) 50대 환자로 밝혀지자 “말리그네.”라며 담당의를 제외한 나머지는 고개를 돌렸다.“원래 이 날씨에 119차 타고 오면 심근경색 환자 정도인데…”라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말리그는 ‘악성(malignancy)’에서 나온 은어로 ‘별 것 아닌데 유난을 떠는 환자(혹은 캐릭터)’를 뜻한다. 자정이 되자 곳곳에서 문자메시지를 알리는 ‘삐리릭∼’소리가 울렸다. 병원 안에서 종일 사투를 벌이는 그에게도 바깥 세상과 이어진 끈이 있었던 셈이다. 짬을 내 문자 메시지에 대한 답장을 보내던 그는 “제일 친한 친구도 3주일 전에 만난 게 전부예요. 물론 다른 친구들이 부럽진 않아요. 제가 좋아하는 건데요.”라고 말했다. ●“두경부암 권위자가 되는 날까지 잠은 아껴둘래요.” 이날 오전 10시부터 자정까지 응급실에서 발바닥이 퉁퉁 부르트도록 뛰어다닌 그는 1시간 동안의 꿀 같은 휴식을 뒤로하고 내과로 올라갔다.1일 오후 6시까지 당직근무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병동에서 호출이 오면 총알처럼 튀어가야 해서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쏟아지는 잠을 쫓아 가며 환자를 돌보던 그는 “가장 힘든 기억이요?내과를 돌 때였는데 새벽 4시에 호출받아 두 시간 동안 심폐소생술하고 나서 저도 모르게 펑펑 울었어요. 왜 아무도 알아 주지 않을까란 생각에 서럽기도 했고요.”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로 그의 응급실 근무는 끝났다.1월부터는 내과로 옮기게 된다. 응급실에서 일한 지난 한 달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누구였을까. “배 아파서 오신 분을 ‘배돌이’‘배순이’라고 불러요. 신경은 많이 쓰이지만 괜찮은 편이에요. 문제는 ‘술탱이(술에 취해 온 환자들)’들이죠. 링거를 놓으면 맘대로 주사 바늘을 빼버리고 행패를 부리니 기피 대상 1호예요.”라고 귀띔했다. 그의 꿈은 아직까지 국내에서 미개척 분야에 해당하는 ‘두경부암(頭頸部癌·구강이나 후두에 발생하는 암)’의 최고 권위자가 되는 것. 유난히 도전 정신이 강한 그에게 딱 떨어지는 목표란 생각이 들었다. “새해 소망이요.2월말부터 인턴 딱지 떼고 레지던트 1년차가 되는데 더 열심히 뛰어야죠. 이제 꿈을 향한 첫 계단에 올라섰을 뿐인데요.”라며 활짝 웃었다. 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누가 좋아서 삥땅을 하나

    누가 좋아서 삥땅을 하나

    『삥땅?』유식한 체하기 좋아하는 친구를 그거 혹시 「프랑스」의 유명한 「샹송」가수의 원산지 발음이 아닐까 넘겨 짚을지 모르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전혀 우리나라에서만 통용되는 낱말이고 그것도 국어사전을 뒤져 보아야 나오지 않는 개운찮은 뒷맛을 가진 치사한 낱말. 4월 28일 서울 YMCA 강당에서 열린 색다른 모임-「버스」여차장의 「삥땅」의 정의와 그 슬프기조차한 내력을 들어보면-. 「버스」차장을 3년동안 해온 한 아가씨가 어느 날 한국노사문제연구협회 회장 박청산(朴靑山)씨를 찾아와 눈물겨운 호소를 했다. 『저는 3년 동안 「버스」차장을 해 온 19세의 여차장 입니다. 또한 하느님의 말씀을 생명보다 더 소중히 믿고 있는 기독교 신자입니다. 그런데 저는 매일 죄악과 양심의 갈림길에서 괴로와 하고 있읍니다. 차장을 하면서 어쩔 수 없이 저지르지 않으면 안되는 「삥땅」 때문입니다. 하루 3백여원 씩을 회사의 눈을 피해서 빼 가지는 「삥땅」 수입이 없으면 저의 집안은 살 수가 없읍니다. 그러나 그런 도둑질을 하면서 제가 어떻게 하느님의 딸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겠읍니까? 아무래도 저는 교회 나가는 것을 그만 두어야 하겠읍니다. 양심상 괴로워서 도저히 더 이상 나갈수가 없읍니다』 이 애절한 소녀의 호소를 들은 박씨는 그냥 넘겨버리기에는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었다. 그래서 찾아가 의논한 사람이 천주교 원주 교구장으로 있는 지학순(池學淳) 주교이었다. 이 두사람이 뜻을 모아 마련한 것이 YMCA 에서 가진 『여차장의 「삥땅」에 대한 심포지움』이라는 색다른 모임이었다. 우선 「삥땅」 의 정의부터 내려보면 「별로 힘 들이지 않고 얻어지는 조그만 소득」 쯤으로 풀이 할 수가 있다. 차장의 경우 승객으로부터 받은 요금 중에서 얼마를 빼서 실례해 버리는 것을 뜻한다. 「택시」운전사의 경우에는 그날의 수입 중에서 차주에게 입금시키기로 돼있는 액수(대개 하루 6천원 정도)를 제한 나머지를 뜻한다. 그러므로 「택시」운전사의 경우 영업이 부진한 날이면 자칫 자기 주머니의 돈 까지 보태서 차주에게 입금시켜야 할 때도 있게 된다. 「삥땅」의 어원은 화투노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섰다에서 「삥」이라고 하면 송학 즉 1자를 이른다. 이 「삥」자만 갖게되면 이른바 족보축에 끼는 「9삥」「장삥」「4삥」「1·2」「삥땅」(1땅) 등이 될 확률이 많아서 노름꾼에게는 행운의 패. 그리고 「땅」은 두말할 것도 없이 섰다판에서는 임금이다. 이 「삥」과 「땅」이 합해서 「삥땅」이라는 묘한 발음의 복합어를 만든것. 일설에는 「삥땅」의 「삥」은 남의 것을 가로챈다는 뜻의 은어이고 「땅」은 「일당(日當)」의 「당」이 강하게 발음된 것이라고 풀이하기도 한다. 즉 그날의 정당한 보수와 부수입을 뜻한다는 것인데 어느 설이든 간에 정당하지 못한 수입이란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삥땅」의 역사는 멀리 1·4 후퇴 직후로 까지 거슬러 올라 간다. 그때는 운수업 한 사람치고 돈 벌지 못하면 병신이라고 할 만큼 운수업계의 황금기. 군용「트럭」을 헐값에 불하받아 「드럼」통을 펴서 얹어놓으면 갈데 없이 「버스」가 되었고 그렇게 해서 굴린 「버스」가 석달만 지나면 어김 없이 또 한대의 「버스」를 만들만큼 돈이 굴러 들어 왔다는 「기막히게 좋은 시절」이었다. 눈사람처럼 돈이 불어나는데 신이 난 차주들이 운전사와 차장 조수에게 몇푼씩의 막걸리 값을 쥐어주곤 했던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 이 몇푼의 막걸리값 「선심」이 「삥땅」의 초기 형태였다. 이 차주의 「선심」은 운수업의 기업화와 함께 서서히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그대신 그때까지 수동적으로 「선심」을 누려 오던 종업원들이 능동적인 방법에 의해서 수입을 가로채는 형태로 발전해갔다. 바야흐로 본격적인 「삥땅」시대의 문이 열린 것이다. 그러나 몇년 전 까지만 해도 「버스」의 차장은 남자들로서 그들은 「삥땅」에 대한 욕심보다는 운전기술을 배우겠다는데 더 관심을 두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었다. 그런데 남차장의 시대가 가고 여차장의 시대가 오면서부터는 갑자기 「삥땅」이 각광(?)을 받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여자의 경우 남자와는 달리 오로지 보수에만 관심이 있었기 때문. 하루 18시간을 일해야 하는 고달픈 중노동에 비해 월급은 고작 6천~7천원. 그것도 식비 숙박비 등을 제하고 나면 4~5천원밖에 손에 쥘 수 없는 실정이니 어쩔수 없이 「삥땅」에의 유혹을 받을 수밖에 없고 또 그것이 없으면 도저히 생활을 지탱해 나갈 수 없는 형편이다. 「삥땅」을 눈 감아 준다는 조건으로 정기적인 여감독들이 「세금」을 받아내고 있다는 것은 확실히 놀라운 일이다. 「삥땅」은 비단 운수업계에만 있는 현상은 아니다. 그래서 이날 「심포지움」에서 연세대의 이계준(李桂俊)목사는 『큼직한 부패에 비한다면 여차장의 「삥땅」쯤 문제가 되지도 않는다. 다만 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에 있는 여차장들이 죄악감에 사로잡혀 괴로워하고 있어 장래의 어머니가 될 그들의 정신위생이 크게 염려될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심포지움」에서 주장한 「삥땅」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1)적정시간의 근로 (2)적정임금 (3)경영자의 합리적인 기업운영 (4)환경시설의 개선 (5)여감독제도의 폐지 (6)운수업의 대기업화내지 공영화 (7)노동조합의 강력한 단결력 등이었다. [선데이서울 70년 5월 10일호 제3권 19호 통권 제 84호]
  • 곡성 기차마을로의 초대

    곡성 기차마을로의 초대

    눈꽃 기차여행을 빼고, 겨울여행에 대해 논하지 말라!지난 17일 전국에 폭설이 내리면서 진정한 겨울이 찾아왔다. 며칠 전 친구와 함께 전라남도 곡성군의 기차마을을 다녀왔다. 설경이 너무 아름다워 이 겨울에 그 곳으로 초대한다. 서울 용산역에서 여수행 열차를 타고 곡성역에서 내렸다. 안내판을 따라 700m 정도 걸어가니 흰눈에 쌓인 기차마을이 보였다.1933년에 지어진 구 곡성역(기차마을)부터 가정역(청소년 야영장 입구)까지 약 10㎞ 구간에 전국 유일의 관광용 증기기관차를 운행하고 있다. 또한 구 곡성역 일대에 기차모형과 조형물, 그리고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에 사용된 증기기관차 등으로 철도공원을 조성해 가족나들이에 안성맞춤의 장소로 변모해 있다. 글 사진 곡성 박준규 철도여행가 현재 운행중인 증기기관차는 1960년대 우리나라에서 운행하던 것과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실제는 디젤 기관차. 어렸을 적 기차를 타고 다녔던 추억과 고향의 정취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외형은 미카형 증기기관차를 본뜬 듯하다.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위로 하얀 증기가 나오고, 특유의 기적을 울리기도 한다. 속도는 시속 30∼40㎞. 기관차 2량에 객차 3량으로 이루어져 있다. 총 312명이 탑승할 수 있다. 기차마을에서 가정역까지 25분 정도 소요되며,20여분을 머문 다음 되돌아 간다. 운행은 하루 2∼4회. 자, 기차표도 샀으니, 출발해 볼까. 역명판과 대합실 등이 온통 나무로 만들어져 마치 시간여행을 하는 듯하다. 영화촬영장으로 쓰였던 각종 도구들도 잘 보존되어 있다. 기차는 정확히 오후 2시에 힘찬 기적소리를 내며 출발했다. 건널목을 지날 때, 차단기에서 주의를 알리는 ‘땡땡∼’ 하는 소리며, 빨간색의 철교 등 구 전라선 철길을 원형 그대로 잘 보존해 놓았다. 이런 원시적인 철길에 하얀 눈이 펑펑 쏟아지는 설국, 바로 옆으로는 17번 국도와 섬진강이 나란히 달리니 어린아이처럼 마냥 즐겁지 않을 수 있겠는가. 멋진 풍경을 정신없이 눈과 카메라에 담았다. 게다가 위의 창문이 열리니 시원하기까지 하다. 만약 입석으로 탄다면? 객실에서 서서 가도 되지만, 시원하고 상쾌한 강바람을 맞으며, 객차와 객차 사이의 통로에 앉아서 가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단, 안전사고에는 반드시 유의해야 한다. 열차는 완충장치가 되어 있지 않으므로 철길 이음매를 달릴 때 엉덩이가 조금은 아플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것도 기차에 대한 어렸을 적 향수를 떠올리게 한다. # 레일바이크도 탈 수 있어요 천천히 25분여를 달려 가정역에 도착했다. 아래로 대칭미가 뛰어난 두가현수교가 보인다. 사람만 다닐 수 있어 사진을 찍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눈 쌓인 두가현수교를 뒤뚱뒤뚱 건너면 청소년야영장과 폐교를 손질한 녹색 농촌체험학교를 볼 수 있다. 다리 왼쪽에는 효녀 심청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전통마을을 조성중이다. 다시 기차에 올랐다. 정차시간 20분 동안 얼마나 많은 눈이 내렸는지, 기차 앞이 온통 눈천지로 변했다. 증기기관차를 타보았으니, 이제 철로 자전거체험을 해볼 차례. 일명 레일바이크다. 한 대에 4명까지 탑승할 수 있다.1회 이용요금은 2000원. 내년엔 3000원으로 오를 예정이다. 곡성 레일바이크의 거리는 약 510m. 정선 레일바이크나 문경 레일바이크에 비해 거리가 다소 짧다. 레일바이크 외에도 하늘자전거,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랜드가 설치되어 있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촬영을 위해 1960년대의 증기기관차와 2004년 3월31일까지 운행되었던 추억의 통일호, 그리고 영화 ‘아이스케키(2006년 개봉)’ 세트장 등은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구경도 다 했으니 이제 맛있는 먹거리를 찾아볼까. 철도공원 내의 기차카페나 초가에서 토속음식도 좋지만, 시간을 내 곡성읍내의 맛집을 찾아가는 것도 좋을 듯하다. 곡성역 앞 식당에서는 증기기관차 승차권을 소지한 사람에게 10% 할인혜택을 준다. 곡성의 대표적인 먹거리는 참게.23년 전 개업한 이래 남도요리명장대회에서 8번이나 상을 탄 새수궁가든(061-363-4633)은 게장으로 유명한 집. 너무 짜지도 맵지도 않은 게장맛이 신기하기만 하다. 새송이 버섯도 별미. 대표 메뉴는 6만원짜리 ‘닭잡아먹는 참게탕’. 은어조림(소)은 2만 5000원, 참게+메기탕(대)은 3만 5000원을 받는다. # 가는 길 용산, 영등포역에서 평일은 12회(새마을호 3회, 무궁화호 9회), 주말엔 총 13회 운행. 무궁화호 4시간20분 소요. 요금은 무궁화호 2만1000원, 새마을호 3만 900원(편도). # 증기기관차 인터넷(www.gstrain.co.kr)으로도 좌석예약이 가능하다. 하루 3회 운행. 어른은 왕복 5000원, 어린이는 왕복 4000원을 받는다.20명 이상 단체, 국가유공자, 청소년 등은 할인해 준다.23일∼내년 1월1일까지 50% 특별할인행사도 벌인다. 매주 월요일은 휴무.(061)360-8850,8378. ■ “여기도 좋아요” 눈꽃 여행지 5곳 # 태백산 도립공원(강원 태백) 눈꽃여행 하면 태백산! 천제단의 장엄한 일출, 천년의 세월에도 끄떡없이 서있는 주목 등이 장관이다. 당골광장에서는 내년 1월26일∼2월4일까지 눈축제도 열린다. 충북 제천에서 태백까지 태백선 열차 차창으로 펼쳐지는 눈꽃세상도 볼 만하다. 무궁화호가 청량리역에서 태백역까지 하루 7회 운행한다.1만 5200원.4시간 소요. 태백 시외버스터미널에서 33번 버스를 타면 당골광장까지 갈 수 있다. 태백시 문화관광과(festival.taebaek.go.kr) 033-550-2081∼5. # 승부역(경북 봉화)과 추전역(강원 태백) 추전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해발 855m에 위치한 역.‘하늘도 세 평, 마당도 세 평’으로 알려진 승부역은 오지중 오지다. 두 곳 모두 서울에서 한번에 가는 열차가 없어, 패키지 여행이 적합하다. 환상선 열차(당일)가 1월13일∼2월11일까지 매일 출발한다. 요금은 주중 성인 3만 6000원, 어린이 3만 3000원. 주말엔 성인 3만 9000원, 어린이 3만 6000원. 인터넷 예매시 2000원 할인. 경인관광여행사(www.ktx7788.co.kr)032-343-7788,080-343-7788. # 덕유산 국립공원(전북 무주) 설경 하면 빠지지 않는 곳. 무주리조트(063-322-9000)에서 곤돌라를 타고 해발 1522m의 설천봉에 가면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1614m)까지 20분 만에 오를 수 있다. 등산을 할 경우,5∼6시간 정도 소용된다. 서울역과 영등포역에서 부산·마산행 등의 열차를 타고 영동역에서 내려, 영동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무주구천동행 버스(하루 9회,1시간30분 소요)를 이용하면 된다. 덕유산국립공원(www.npa.or.kr/gyu)063-322-3174. # 대관령(강원 평창) 대관령 삼양목장(033-336-0885,1234)과 양떼목장(033-335-1966)이 대표 관광지. 삼양목장은 동해가 한눈에 보이는 동해전망대,‘태극기 휘날리며’ 등의 영화촬영지 등 볼거리가 많은 곳. 산악오토바이(ATV)체험도 가능하다. 양떼목장은 눈덮인 드넓은 초지가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곳이다. 엉덩이 썰매 등의 놀이도 할 수 있다. 이곳 역시 경인관광여행사 등에서 운영하는 패키지 여행상품이 적합하다. # 소백산 부석사(경북 풍기) 영남의 대표절집 부석사. 무량수전 등 뛰어난 건축물들을 자랑한다.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마치 소백산맥이 부석사를 향해 숭배하는 듯한 형상. 흰눈에 쌓인 소백산을 바라보는 경치가 일품이다. 부석사 관광 후 풍기온천에서 목욕을 하며 여행의 피로를 달래는 것도 좋다. 청량리역에서 안동행 열차를 타고 풍기역에서 내린 다음, 부석사행 버스에 오르면 된다. 약 50분 소요. 풍기온천은 20분 정도 걸린다. 박준규의 기차여행기(www.traintrip.wo.to)와 기차여행기를 적는 사람들(cafe.daum.net/traintripwrite)참조.
  • 벤젠 환경기준 신규 설정

    대기 환경 기준에 발암성 물질인 벤젠이 포함되고, 미세먼지와 이산화질소의 환경 기준도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된다. <서울신문 11월2일자 보도> 환경부는 환경정책기본법시행령을 이같이 개정하고 내년 1월부터 적용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미세먼지의 연간 평균치는 현행 70㎍/㎥에서 50㎍/㎥로,24시간 평균치는 150㎍/㎥에서 100㎍/㎥으로 각각 상향 조정된다. 이산화질소는 연간 평균치가 0.05에서 0.03으로,24시간 평균치는 0.08에서 0.06으로,1시간 평균치는 0.15에서 0.10으로 강화된다. 이산화질소 기준치는 1983년 제정된 이후 24년 만에 바뀌는 것이다. 벤젠은 유럽연합(EU) 수준인 5㎍/㎥으로 규제하기로 했다. 다만 측정장비 확충 등을 고려, 오는 2010년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정부는 또 수질의 등급별 지표종을 도입하고 건강 보호 항목을 기존 9개에서 17개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생물 지표종은 ▲수질 등급 ‘매우 좋음∼좋음’이 산천어·금강모치·열목어·버들치 ▲‘좋음∼보통’은 쉬리·갈겨니·은어·쏘가리 ▲‘보통∼약간 나쁨’은 피라미·끄리·모래무지·참붕어 ▲‘약간 나쁨∼매우 나쁨’은 붕어·잉어 등이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동해안 도루묵·양미리 축제

    동해안 도루묵·양미리 축제

    생선을 등급별로 나눈다면 아마도 꼴등은 도맡아 차지할 게다. 양미리와 도루묵 얘기다. 동해안 지역에서는 ‘개도 물고 다닐 만큼 흔한’ 생선이라선지, 맛과 영양 등에서 제대로 평가를 받고 있지 못하는 듯하다. 볼품없이 생긴 외모도 그런 혹평에 일조를 하리라. 오징어나 명태처럼 사람들이 많이 찾는 물고기는 아니지만, 연근해 어자원이 하루가 다르게 고갈되어 가는 요즘, 그나마 어부들에게 ‘한철농사’로 제법 짭짤한 소득을 안겨 주는 녀석들이다. 강원도 북부의 7번국도변 동해안 항포구에는 요즘 제철만난 양미리와 도루묵들이 넘쳐난다. 주민들은 물론, 제철생선을 맛보려는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며 주말에는 파시를 이루기도 한다. 속초시 일대에서 ‘제 1회 양미리 축제’가 열리고 있다.1만원이면 양미리와 도루묵이 한 접시다. 어디 그뿐이랴. 바람에 실려오는 갯 냄새와 나지막히 부르는 속초 아낙네의 호객소리도 정겹다.♪자∼떠나자. 동해바다로.3등완행열차를 타고∼. 글 사진 속초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지난 23일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설악산 미시령. 울산바위 주변을 흰색으로 덧칠해 놓은 겨울이 하산을 서두르고 있다. 아직 단풍을 벗지 않은 산아래 나무들도 한바탕 삭풍으로 후려치면 금세 앙상한 가지만 드러낼 듯하다. 계절은 벌써 초겨울. 하지만 동해바다는 펄떡이는 도루묵과 양미리로 가득차 오히려 따스하게 느껴진다. # 부드럽고 고소한 도루묵 ‘말짱 도루묵’이란 말이 있다.‘애써 일을 끝내놨더니 망조가 들어 그르친 상황’을 일컫는다. 조선시대 전쟁통에 피란을 가던 임금이 먹고는 은어(銀魚)라고 이름을 붙였다가, 전쟁이 끝난 다음 먹어 보니 옛날 그 맛이 아니어서 “도루 물리라.”고 해서 도루묵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얘기도 전해 온다. 이리저리 차이고 비하되는 물고기지만, 무·쑥갓·파·마늘 등 갖은 양념을 넣어 끓여 낸 도루묵찌개 맛을 보면 생각이 바뀐다. 도루묵은 수심 200∼400m정도의 모래섞인 펄 바닥에 서식한다. 휴가철이 끝나는 9∼10월에 떼지어 나타나,11∼12월이면 본격적인 산란기로 접어든다. 알이 막 들어차기 시작하는 10월부터 겨울을 지나는 이맘때쯤 가장 제맛을 낸다. 노란 배에 터질 듯 알이 가득하고, 살 또한 부드럽기 그지없다. 비린내가 거의 없는데다 뒷맛이 고소하고 깔끔하다. 요즘 잡히는 도루묵은 암컷이나 수컷 모두 기름져, 석쇠에 얹어 구우면 투명할 만큼 맑은 기름이 배어난다. 애주가라면 도루묵 허리쯤 뚝 자른 다음, 능히 소주 두어잔은 들이킬 법하다. 도루묵은 산란기가 되면 딱딱해진 알을 해초에 잔뜩 산란해 놓는다. 이맘때면 파도에 밀려온 도루묵알이 거품처럼 해변을 뒤덮기도 한다. 알을 주워다 팔기도 하고,‘창경바리’라 해서 유리상자로 물 속을 들여다 보며 해초에 붙은 알을 채취하기도 한다. 고성에서 속초, 양양, 강릉 등으로 이어지는 강원도 북부가 도루묵의 고향. 그 아래쪽에서도 잡히기는 하지만, 양이 적을 뿐 아니라, 맛도 덜하다. 도루묵 조리법은 의외로 다양하다. 가장 일반적인 것은 역시 찌개. 찌그러진 양은 냄비에 무을 깔고 갓 걷어 올린 도루묵을 얹은 다음, 파·마늘 등 갖은 양념에 굵은 소금으로 맛을 낸 도루묵찌개는 한 시인의 표현처럼 ‘삶의 국물 맛’이다. 비리지 않고 담백한 것이 특징. 살짝 말린 다음 볶아 먹어도 맛있다.‘세꼬시’로 먹는 도루묵회도 별미. 담백하기 이를 데 없다. 별미 중의 별미는 역시 소금구이. 통통하게 알이 밴 도루묵을 석쇠에 올려놓고 노릇노릇해질 때까지 구은 다음,‘톡톡’ 알터지는 소리를 곁들여 먹는 소금구이야말로 힘들여 동해안을 찾은 보람을 느끼게 해준다. # 너무 흔해 대접 못받는 양미리 도루묵과 함께 겨울철 별미 대표어종으로 꼽히는 양미리도 제 대접을 못받기는 마찬가지다. 이유는 단 하나, 너무 흔하기 때문이다. 양미리는 10∼12월에 어장이 형성돼, 고성에서부터 강릉에 이르기까지 동해안 전역에서 세력을 떨친다. 대표적인 산지는 속초항과 주문진항, 그리고 강릉의 사천항. 속초시 동명항에는 수복기념탑 옆에 ‘양미리 부두’가 따로 마련되어 있을 정도다. 양미리가 가득 걸린 그물을 실은 어선이 돌아오면 항구에는 생기가 돈다. 이때 쯤이면 양미리를 그물에서 떼어내는 진풍경이 부두 전체에서 펼쳐진다. 도루묵과 마찬가지로 11∼12월 중순까지가 제철. 그 이후 시장에 나오는 것은 말린 냉동 양미리다. 흔하다고 해서 맛이 없는 것은 아닐 터. 소금구이나 조림, 회 등 다양한 방법으로 먹을 수 있다. 회를 제외한 다른 음식을 만들 때는 뼈째 조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꾸덕꾸덕하게 말린 다음 볶거나 구워 먹으며, 날것으로 김치찌개를 끓이기도 한다.‘바다 미꾸라지’라는 별명에 걸맞게 곱게 갈아서 추어탕처럼 먹기도 한다. 식해도 만들어 먹는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별미는 통통하게 알을 밴 놈을 골라 굵은 소금을 뿌린 다음, 숯불에 구워먹는 소금구이. 밥반찬은 물론 술안주로도 그만이다. 양미리는 모래속에 묻혀 사는 까나리과의 1년생 물고기다. 주로 12월에 많이 잡히며, 이 시기에 산란하고 일생을 마친다. 육고기에 들어있는 성분이 대부분 있을 뿐 아니라, 단백질도 쇠고기에 뒤지지 않을 정도여서 겨울철 건강식으로 각광받는다. 등 푸른 생선답게 불포화 지방산과 숙취 해소를 돕는 아스파라긴 등의 필수 아미노산, 그리고 DHA와 노화방지 핵산 등이 풍부하다. # 여행정보 ‘양미리 축제’가 열리고 있는 속초시 동명항에서는 건조 양미리 40마리를 3000원, 생물 60마리를 5000원에 팔고 있다. 도루묵은 20마리 1만 5000∼2만 5000원. 이 축제는 다음달 20일까지 열린다.(033)639-2735.
  • [하재봉의 영화읽기] 타짜

    [하재봉의 영화읽기] 타짜

    <범죄의 재구성>으로, 최근 한국영화에서 가장 성공적인 데뷔를 한 최동훈 감독의 두 번째 작품 <타짜>는, 허영만 김세영의 만화를 영화화 한 것이다. 《스포츠 조선》에 4년 동안 연재되었던 방대한 스케일의 4부작 원작 만화(1부 지리산 작두, 2부 신의 손, 3부 원 아이드 잭, 4부 밸제붑의 노래) 중에서 최동훈 감독은 주인공 고니의 욕망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1부를 영화로 옮겼다. 그러나 각색 과정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타짜, 화투를 가지고 노는 노름판 세계에서 최고수를 일컫는 은어인 이 용어에서도 알 수 있듯이, <타짜>는 단순히 화투판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세상 이야기만은 아니다. 일종의 장인 영화, 가령 로댕의 연인이며 그 자신 뛰어난 조각가였던 <까미유 끌로델>이나 모차르트와 살리에르의 라이벌 의식에 초점을 맞춰서 내러티브를 풀어간 <아마데우스> 혹은 판소리 장인의 비장한 삶을 그린 임권택의 <서편제>처럼, 최고의 경지에 오른 전문도박사 <타짜>에는 한 분야를 집중적으로 파고 들어 뛰어난 성취를 이룬 장인들의 치열한 혼을 담으려는 야망이 숨겨 있다. 그러나 최동훈 감독의 야망은 부분적으로만 성공을 거두었다. <타짜>는 화투, 꽃으로 하는 싸움이라는 뜻의 전통적인 노름에 몰입해서 예술의 경지에 오른 사람들을 보여주는 진짜 장인 영화는 되지 못한다. 전작 <범죄의 재구성>에 비해 여유 있는 편집(<범죄의 재구성>은 1시간 58분, <타짜>는 2시간 25분)으로 훨씬 대중적인 영화를 만들고 있지만, 장인들의 삶과 어떤 경지를 보여주겠다는 최동훈 감독의 야심은 실현되지 않는다. 4부작 원작만화 중에서 훨씬 더 드라마틱하고 장중한 3부나 4부보다는, 이야기의 시작이 되는 1부 지리산 작두를 영화화 한 최동훈 감독은, 타고난 승부사인 고니와 그의 스승인 전설적 타짜 평경장, 그리고 고니의 길동무인 서민형 타짜 고광렬, 도박의 꽃이자 설계자인 정마담 등 4명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재구성했다. 특히 원작에 비해서 팜므파탈 분위기를 강조한 정마담의 비중이 늘어났다. 그리고 원작만화의 배경이 되는 시대를 1960년대와 70년대에서 1990년대 중반으로 옮겨 놓았다. 시대상이 충실히 반영된 원작만화에 비해서 골프와 BMW 승용차 트렁크에 돈을 숨기고 다니는 내용으로 바뀌었지만 아쉬운 부분이다. <타짜>는 늘어난 런닝 타임만큼 웃음과 재미는 물론 김혜수의 풍만한 젖가슴 노출까지, 팬서비스 정신에 입각해서 종합선물세트를 선사하며 대중성은 확보했지만, 노름판의 꾼들이 아니라, 한 분야를 파고 드는 장인들의 치열한 삶은 형상화하는 데 실패했다. 허영만 김세영 원작만화는 인간의 허황된 욕망이라는 주제가 강하게 부각되어 있다. 그러나 최동훈 감독은 타짜들의 장인의식에 더 애정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었다. 가구공작 직원인 고니는 가구공장 한켠에서 박무석 일행이 벌이는 화투판에 우연히 끼어든다. 그는 삼 년 동안 일하면서 모아 두었던 돈을 섰다판에서 전부 날린다. 나중에는 이혼하고 돌아온 누나가 장롱 깊숙이 넣어둔 위자료까지 모두 들고 화투판에 갔다가 모두 날린다. 그것이 전문도박사들의 짜고 친 한판이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고 집을 나와 박무석 일행을 찾아다니는 고니는, 우연히 전설적 고수인 평경장을 만나고 그의 제자가 된다. 자신이 잃었던 돈의 다섯 배를 따면 화투를 그만두겠다고 그는 스승과 다짐을 한다. 스승으로부터 비법을 물려받고 수많은 훈련 끝에 타짜가 된 고니는 지방을 돌며 원정게임을 하다가 장마담과 만나게 된다. 고니는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스승인 평경장과 헤어져서 정마담과 한 팀이 되기로 한다. 그러나 고니와 헤어져 기차를 타고 가던 평경장은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 고니는 경찰의 도박 단속을 피하던 중 입담의 최고수인 고광렬을 만나게 되고, 정마담과는 헤어진다. 욕망에 사로 잡힌 고니와는 달리 고광렬은 직장인 마인드로 화투를 하는 타짜. 두 사람은 함께 전국을 돌며 도박판을 휩쓸고 다닌다. 고니는 빚에 시달리는 술집주인 화란을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또 자신을 화투판으로 끌어들였던 박무석과 그의 보스인 곽철용을 찾아내 복수를 한다. 곽철용은 전설적 타짜이며 평경장의 라이벌이었던 아귀를 끌어 들여 고니와 대결케 한다. 아귀는 정마담을 이용하여 화란과 안정된 삶을 살아가려는 고니와 고광렬을 화투판으로 유혹한다. 잔혹한 죽음의 타짜 아귀와 고니는 이제 마지막 한판을 벌인다. 평범한 가구공장 직원인 고니(조승우 분)가 이 시대 최고의 타짜가 되기까지의 험난한 인생 여정을 그리고 있는 <타짜>의 재미는, 새로운 소재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하고 개성적인 인물군상의 충돌에서 발생한다.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유해진이다. 그 자신 최고의 타짜 중 한 사람이며 고니의 친구 고광렬로 등장하는 유해진은, 미워할 수 없는 수다와 입담, 뛰어난 개인기로 살벌한 노름판의 긴장감을 풀어헤친다. 그것은 영화 속의 역할이면서 동시에 영화 밖의 관객과의 싸움에서도 기선을 제압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물론 고니 역의 조승우가 발휘하는 놀라운 카리스마와 탄력성 있는 매력, 깊은 내면 연기는, 그가 송강호, 최민식, 설경구 등 빅3의 뒤를 잇는 한국 남자 배우의 정상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고 있다. 또 <얼굴 없는 미녀>로 연기자로 거듭난 김혜수의 깊은 내공과 농염한 연기는 그녀가 평범하게 세월을 보낸 것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인식시켜 준다. <범죄의 재구성>에서 팜므 파탈 역으로 등장한 염정아와는 또 다르게, 김혜수만의 매력과 넉넉함, 그리고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포용력으로 상황을 끌고 가는 장마담 역을 수행하고 있다. 노름판의 설계자이면서 영화 전체의 내러티브를 큰 그림으로 끌고 가는 김혜수 역은 보여지는 것 이상이다. 그리고 50이 넘어 배우로 재발견 된, 고니의 스승 평경장 역의 백윤식 역시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독특한 캐릭터로 우리를 충족시켜 준다. 그러나 가장 빛나는 사람은 유해진이다. 그는 조승우의 옆에서 그의 카리스마가 돋보이도록 양념 구실을 하고 있으며, 극의 긴장과 이완 사이의 완충 역할을 해주고 있다. 유해진이 없는 <타짜>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주연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 한 사람의 눈에 들어오는 배우는, 영화의 후반부에 커다란 비중으로 등장하는 아귀 역의 김윤석이다. <천하장사 마돈나>에서는 아시안게임 동메달리스트 권투선수 출신이지만 지금은 중장비 기사이며 알콜중독자로 살아가는 주인공의 아버지로 등장해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주었던 그는, 무서운 내공으로 조승우의 반대편에서 영화의 힘을 균형 감각 있게 받쳐주고 있다. 4부작 중 1부만을 어렵게 각색해서 영화화 한 데서도 알 수 있듯이, <타짜>는 시리즈물을 계산하고 만들어진 것이다. 흥행 여부에 따라서 속편이 제작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영화의 마지막을 보면 속편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라스베가스로 건너간 고니가 공중전화를 하는 마지막 씬은 속편이 만들어질 경우, 화투가 아니라 카드를 갖고 노는 포커가 등장할 수 있다는 암시를 주고 있다. 결국 문제는 욕망이다. 인간의 끝없는 욕망이 갖는 허무함을 표현하기 위해 최동훈 감독은 노름판에 경찰이 들이닥치자 황급히 삽으로 현금다발을 자루에 퍼 담는 모습이라든가, 노름에 중독된 여자들이 화장실 다녀오는 시간이 아까워 수치심도 잊고 휴지통에 엉덩이를 깔고 앉아 오줌을 누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인간의 탐욕이 얼마나 헛된 것인지 얼마나 인간성을 파멸시키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월간 <삶과꿈> 2006.11 구독문의:02-319-3791
  • [주말탐방] 산림청 산림항공본부

    [주말탐방] 산림청 산림항공본부

    “산불진화, 우리가 책임집니다.” 한해 600여건꼴로 발생하는 산불 진화의 90% 이상을 맡고 있는 산림청 산하 산림항공본부(본부장 조건호). 민방위대나 공무원 등을 동원하는 인력 위주에서 벗어나, 헬기와 정예인력 만으로 산불을 조기진압하는 선진기법이 도입되면서 산불 진화의 중추기관으로 자리잡았다. 경기도 김포본부와 전국 7개 관리소에서 총 45대의 산불진화용 헬리콥터와 48명으로 구성된 8개팀의 공중진화대를 운용하고 있다. 산불진화 외에 조난구조와 산림방제활동 등의 임무도 수행하고 있다. 가을철 산불조심기간을 맞아 산불진화 훈련이 실시된 충북 진천관리소를 찾았다. ■ 2000년 동해안 산불때 5일간 100시간 사투 ‘生生’ “바람과 연기가 공중진화 대원들의 가장 큰 적이죠. 대형산불은 대부분 강풍을 동반하는데, 열기와 함께 강풍이 몰아닥칠 때는 몸조차 가누기가 힘듭니다. 작년 강원도 양양 낙산사 화재 때는 현장으로 진입하던 카모프 헬기가 강풍때문에 뒤로 300m가량 맥없이 밀려나는 장면을 목격하기도 했습니다. 자연의 힘 앞에서 인간의 무력함이 여실히 드러나는 상황이었죠.” 진화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조창호(36) ‘불사조’팀장이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산불진화 경험담을 하나둘 꺼내놓았다. 조 팀장은 공중진화대 창설멤버로 1997년 이후 200회 이상 산불현장에 투입돼 진화의 선봉장역할을 수행한 베테랑 요원.“여의도의 80배에 달하는 면적을 잿더미로 만들었던 2000년 강원도 동해안 산불은 헬기를 타고 산불 가장자리를 도는 데만 40분가량 걸릴 정도로 규모가 컸죠.” 울진원자력발전소까지 불이 번지지 않도록 진화선을 구축하라는 임무를 부여받은 불사조팀 대원들이 삼척시 근덕면 야산에 도착하자 매케한 연기가 이들을 맞았다. 금방이라도 삼척 시내를 집어삼킬 듯 기세등등한 화마와 이를 저지하려는 대원들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연기 속에서 혀를 낼름거리는 화염, 여기저기서 굴러 떨어지는 통나무와 낙석 등은 수시로 대원들의 생명을 위협했다. “‘뱀꼬리’(산불의 가장자리를 뜻하는 은어)를 따라 이동하며 잡목 등 가연물들을 제거한 다음, 흙이 나올 때까지 두꺼운 낙엽층을 파헤쳐 폭 1.2m 이상의 진화선을 만들었습니다. 잠도 제대로 못자고 소금으로 간만 맞춘 주먹밥을 먹어가며 5일 동안 꼬박 100시간 가까이 사투를 벌였죠. 얼마나 불갈퀴질을 했는지 근육경련이 오는 대원들이 속출했습니다.” 진화대원들은 1분 동안 대략 40차례 불갈퀴질을 한다. 휴식시간 등을 제외해도 5일동안 최소한 20만번 이상 불갈퀴질을 한 셈이다. 꺼질 줄 모르고 타올랐던 동해안 산불은 진화대원들의 이런 초인적인 노력으로 마침내 7일간의 생을 마감했다. “대형산불이 한번 나면 내 생애에는 다시 이런 아름다운 산을 볼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산불예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요.” ■ 火線넘은 비행 불사조로 비상 山불의 3요소인 열과 산소, 그리고 가연물 등을 없애는 산불진화 훈련과정은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다. 공중에서 소화액이 섞인 물로 열과 산소를 제압하는 진화헬기가 공군이라면, 공중진화 대원들은 지상에서 임목이나 낙엽층 등 가연물들을 제거해 진화선을 구축하는 지상군의 역할을 했다. 많은 인력이 투입돼 우왕좌왕하던 예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산불상황 발생. 대형헬기 2대와 공중진화 대원들은 즉시 출동하라.” 지난달 24일 오후 1시46분. 진천관리소 산불 상황실에 옥성리 일대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상황방송 후 브리핑을 통해 임무를 부여받은 공중진화대 조창호(36) 팀장 등 불사조팀 대원들이 정확히 15분만에 631호 카모프 헬기에 올라탔다. 정글칼과 불갈퀴, 방염텐트 등 무게만도 20㎏에 달하는 각종 장비가 대원들의 몸을 휘감았다. 화재현장에 도착한 헬기가 20m 상공에서 하버링(정지비행)을 하자, 대원들이 능숙한 자세로 레펠을 시작했다. 군 특수부대 출신답게 채 2분이 못돼 대원 모두가 지상에 내려섰다. 한 달에 한 번 꾸준히 군부대에서 레펠훈련을 받아온 결과다. 대원들이 안전하게 내려간 것을 확인한 손정훈(53) 기장은 김포본부 산불방지종합상황실에 헬기지원요청을 하는 한편, 물을 담기 위해 인근의 옥정저수지로 향했다. 헬기가 수면으로 접근해 가자 무지개와 함께 물보라가 일었다.1m남짓 높이에서 하버링을 하며 물을 담기 시작했다. 금방이라도 물에 빠질 것같은 아슬아슬한 순간이다. 손 기장은 “산불진화 현장에서는 더 아찔한 상황이 많다.”며 “시야가 불량한 화선(火線)에서 비행하다 보면 간혹 헬기끼리 공중충돌할 만큼 근접하게 된다.”고 말했다. 1분20초 만에 3000ℓ의 물을 담은 헬기가 수면위로 힘차게 솟아 올랐다. 이제는 적당한 위치에서 ‘물폭탄’을 투하할 차례. 바람의 방향 등을 감안해 투하각도를 결정한 손 기장이 적당량의 소화액이 섞인 물을 투하했다. 탄착군을 형성하며 지상으로 쏟아져 내려간 물폭탄은 정확하게 목표지점을 타격했다. 한편 지상에 내려온 불사조팀 대원들은 진화선 구축작업을 벌이고 있다. 조 팀장을 포함해 6명의 대원들에게 각각의 임무가 주어져 있다. 조 팀장의 지휘아래 1번 개척조는 정글칼로 임목 등을 제거해 이동통로를 확보하고,2∼4번 진화조는 불갈퀴를 이용해 진화선을 구축한다. 그리고 마지막 5번 잔불정리조는 진화선의 이상유무를 확인함과 더불어 잔불을 정리한다. 선두의 조 팀장이 전방에 펼쳐진 화세(火勢)가 이동하는 데 장애가 될 만큼 강력하다고 판단되자 지체없이 진화헬기에 물폭탄 투하를 요청했다. 실제 화재현장에서는 GPS(위성항법장치)나 나침반 등을 이용해 헬기에 물투하 지점의 좌표를 알려주기도 한다. 물폭탄에 두들겨맞아 불의 기세가 수그러들자 대원들은 진화선 구축작업을 계속해 나갔다. 손 기장이 헬기지원을 요청한 후 35분 만에 원주관리소 소속 카모프 헬기 1대가 진화작업에 합류했다. 곧이어 김포본부에서 날아온 대형헬기 1대까지 가세하면서 편대를 이룬 헬기들은 한 방향으로 비행선을 그리며 산불을 공략해 갔다. 화마의 숨통을 끊은 것은 마지막에 합류한 강릉관리소 소속의 초대형 헬기 S64-E. 물탱크 용량만도 1만ℓ에 달한다. 카모프 헬기의 3배가 넘는 엄청난 양이다.S64-E가 불의 머리를 향해 물대포를 쏘아대자 불의 기세가 급속도로 약해져 갔다. 이때 시간이 오후 5시30분. 지상과 공중에서의 입체작전을 통해 약 4시간 만에 산불은 완전히 꺼졌다. 훈련현장을 둘러본 조건호(56)본부장은 “2010년까지 보유헬기는 60대, 공중진화대는 두 배 이상 확충할 계획”이라며 “지방 관리소도 3개소 정도 추가해 전국 어느 지역이건 30분 안에 출동할 수 있는 체계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 공중진화대원은 軍특수부대출신 대재앙으로 기록된 1996년 강원도 고성산불 이후 산불진화 정예요원 양성을 목적으로 이듬해인 97년 창설됐다. 산불발생시 헬기를 타고 신속하게 화재현장에 투입돼 진화선을 구축하는 등 산불진화의 최첨병 역할을 맡고 있다. 대형산불이 나면 대원 각자가 흩어져 민·관 합동진화인력들을 지휘하기도 한다. 산불진화와 조난구조가 주임무이지만, 병해충 방제나 화물공수 등의 임무도 하고 있다. 인원은 총 48명. 헬기 레펠 등에 능한 군 특수부대 출신들로 구성됐다. 미국, 캐나다 등 산림 선진국에서 산불진화 교육을 받기도 했다. 팀장 포함 6명이 1개팀을 이뤄 김포본부를 비롯한 전국 8개 지역에 분산배치돼 활약 중이다.
  • ‘인터넷’ 대남공작 채널로 악용

    `일심회 사건’의 열쇠는 공안 당국이 압수한 장민호(44·구속)씨의 이메일 속에 있다.공안당국은 safeXXX.net,fastXXX.fm,ausXXX.edu 등 3개 계정에 마련된 장씨의 이메일 주소 6개를 압수해 분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장씨가 북한 공작원으로부터 교육받은 통신방법 등이 입력된 USB도 확보해 분석 중이다. 공안 관계자는 “장씨가 중국에서 만난 북한 기술지도원으로부터 자택, 사무실을 피해 동네 PC방에서 인터넷을 통해 교신하라는 지령을 받고 이를 실행했다.”고 말했다.당국은 ‘일심회 사건’ 관련자들이 대부분 IT 관련 산업에 몸담았던 점을 감안, 이들이 당국의 감청·검열 등을 피해 북한과 교신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공안 관계자에 따르면 장씨는 1996년 12월쯤 비밀아지트인 중국 베이징 소재 동욱화원 ‘30XX호’에서 북한의 기술지도원을 만나 인터넷 메일 통신방법이 담긴 CD를 전달받았다.장씨는 북한에서 모르스통신 기술도 배웠지만 ‘상선’인 북한공작원은 인터넷을 통해 교신하라고 지시했다. 인터넷을 이용한 것은 단파 통신의 경우 공안 당국의 감청 가능성이 높고, 국내 공작활동이 약화되면서 무인매설지(드보크)를 이용한 접선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북한은 장씨에게 공안 당국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미국, 호주 등지에 마련된 계정을 사용하게 했으며, 내용도 은어나 암호 등으로 위장하도록 했다. 지난 98년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지원센터부장을 하던 때 만들었던 계정을 통해 손정목, 이정훈(모두 구속)씨의 방중 일정을 논의하기도 했다.2001년 9월 이들의 방중 일정을 인터넷으로 조정하다 “실제 접선 날짜는 메일로 확정된 일시에 하루를 더한다.”는 원칙을 잊고 날짜를 잘못 계산해 접선 일정이 연기되기도 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지난해 초 장씨는 동욱화원에서 만난 기술지도원으로부터 통신교육을 다시 받았으며, 북한공작원은 장씨에게 “월·화는 대북 통신을, 금·토는 지령을 수신하되 모르스통신은 보조수단으로 삼고 인터넷 통신에 매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28일 TV 하이라이트]

    ●라이프 n 조이(YTN 오전 8시30분) 가을철 경기도 양평으로 문화 여행을 떠나본다. 문화예술의 거리로 지정된 강하면 강변가의 미술관을 찾아가 미술이며 사진 등 멋진 예술품 감상에 흠뻑 젖어본다.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다양한 체험 행사도 즐겨본다. 순백의 도자 위에 자연의 문양을 새기며 예술가의 멋과 재미도 직접 느껴본다.   ●책 읽어주는 여자, 밑줄 긋는 남자(EBS 오후 9시30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을 소개한다. 이 책은 일반인들이 흔히 알고 있는 백과사전과는 전혀 다른 구성과 내용이 특징이다. 구석구석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있는 독특한 책을 통해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것이 알고 싶다(SBS 오후 11시5분) 도박판의 은어인 ‘타짜’는 사기도박으로 사람들을 속이는 전문 기술자를 가리키는 말로 통한다. 타짜들은 과연 어떤 기술을 갖고 있으며 어떤 방식으로 사람들을 속이는 것일까. 그들은 왜 타짜가 되었으며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전·현직 타짜들의 경험담을 통해 도박에 얽힌 문제를 풀어본다.   ●누나(MBC 오후 7시50분) 수아엄마는 건우 엄마를 찾아가 건우가 자고 간 날 이후로 수아가 먹지도 자지도 않는다고 말한다. 건우가 수아에게 실수했음을 확신하게 된 건우 엄마는 아들에게 책임질 일을 했으면 책임져야 한다고 말한다. 한편 수아 엄마는 수아에게도 학교에 가지 않고 있으면 기별이 올 거라며 그냥 아픈 척 누워 있으라고 한다.   ●소문난 칠공주(KBS2 오후 7시55분) 종칠은 태자가 도착하지 않는 바람에 수술을 받지 못한다. 뒤늦게 병원에 도착한 찬순이 동의서를 작성해 수술이 시작된다. 심한 출혈 탓에 수혈을 받지만 보관 중인 혈액이 모자란다. 병원에 도착해 종칠의 상태를 묻던 태자는 수혈이 필요하다는 말에 자신이 종칠과 혈액형이 같다며 선뜻 나선다.   ●파워 인터뷰(KBS1 오후 11시20분) 추미애 전 의원이 2년 만에 돌아왔다. 아직 본격적인 정치행보를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정치권의 손짓은 벌써부터 뜨겁다. 차기 대선을 1년여 앞두고 정치적 유동성이 커진 시점이어서 그녀를 바라보는 세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귀국한 지 두 달 만에 TV와 대화를 시도하는 추미애 전 의원을 만나본다.
  • 儒林(715)-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61)

    儒林(715)-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61)

    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61) 그러므로 그토록 그리워하던 매분이 마침내 자신의 곁으로 돌아오자 퇴계가 매화를 ‘빙설 같은 그 얼굴(氷雪容)’로 표현했던 것은 문자 그대로 눈처럼 깨끗하고 결백하였던 두향을 떠올리면서 실제로는 두향의 모습을 노래하였던 것이 아닐까. 또한 퇴계는 한성에서 그 매분과 이별할 때 증답가(贈答歌)를 통해 매화의 입을 빌려 다음과 같이 노래하지 않았던가. “임이 돌아간 뒤에 천향을 피우리라(待公歸去發天香)” 천향(天香). 문자 그대로 천하제일의 향기를 가리키는 말. 천향이란 말도 원래 ‘천향국색(天香國色)’이란 말에서 나온 것.‘천하제일의 향기와 자색’을 가리키는 말로서 ‘모란꽃’을 비유한 용어지만 또한 ‘절세의 미인’을 가리키는 은어이기도 한 것이다. 특히 ‘삼국지’에 나오는 왕윤의 가기(歌妓)였던 초선(貂蟬)을 ‘천향국색’으로 불렀던 것이다. 왕윤은 간신 동탁을 죽이기 위해서 초선을 동탁에게 진상하는 한편 동탁의 호위대장이었던 여포에게도 추파를 보이게 함으로써 삼각관계를 통한 미인계로 동탁을 제거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로써 ‘천향’이라 함은 삼국지에 나오는 초선과 같은 절세미인을 가리키는 것으로 퇴계가 매분을 마치 그 절세미인처럼 사랑하고 있음을 뜻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2년 전 두향이가 보내준 그 매분이야말로 퇴계에게 있어 ‘빙설 같은 그 얼굴’이었으며, 천하제일의 향기였던 것이다. 퇴계는 그 매분을 볼 때마다 20여 년 전 단양군수를 끝낼 때 마지막으로 본 두향의 ‘얼음과 눈’같은 얼굴을 떠올렸으며, 또한 그 매분을 볼 때마다 두향의 향기를 떠올릴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비록 퇴계는 남의 눈이 있어 그 매분을 ‘매형(梅兄)’이라고 부르고 있었지만 실제로 그 매분은 퇴계에게 있어 ‘매처(梅妻)’였던 것이다. 퇴계는 서탁 위에 놓인 매분을 쳐다보며 생각하였다. ―이제 너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며칠이 남지 않았구나. 예부터 조선의 선비들은 ‘구구소한도(九九消寒圖)’란 그림을 벽에 붙여두고 봄을 기다렸다. 동지로부터 날짜를 세기 시작하여 81일간이 구구에 해당하는 것이다. 흰 매화 꽃 81개를 그려놓고 매일 한 봉오리씩 붉은 색을 칠해서 81일째가 되면 백매가 모두 홍매로 변하는 그림으로 이때가 대충 3월12일 무렵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물끄러미 매분을 바라보면서 퇴계는 중얼거리며 말하였다. ―봄이 올 때까지 내가 살 수 있어 너의 빙설 같은 얼굴을 다시 볼 수 있을 것인가. 네가 뿜어대는 천하제일의 향기를 내가 다시 맡을 수 있을 것인가. 두향이가 보내준 최고의 백매. 육화(六花)의 엽이 모두 흰눈처럼 새하얀 단엽(單葉)으로 매화를 좋아하던 퇴계로서도 처음 보는 빙기옥골(氷肌玉骨)의 그 얼굴을 다시 볼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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