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은어
    2026-06-14
    검색기록 지우기
  • 메가
    2026-06-14
    검색기록 지우기
  • 숭실대
    2026-06-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322
  • “난 마스크 안써!”…미국판 김여사 ‘카렌’을 아시나요?

    “난 마스크 안써!”…미국판 김여사 ‘카렌’을 아시나요?

    코로나19로 세계에서 가장 큰 피해를 받고있는 미국에서 현지 언론은 물론 트위터 등 각종 소셜미디어에 종종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카렌이다. '카렌’(Karen)은 교양있고 고상한 척하지만 내면에는 우월주의와 차별주의를 지닌 백인 중년 여성을 의미하는 은어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김여사'나 '된장녀'처럼 여성 비하 표현에 해당하는 것. 최근 미 현지언론은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간) 오리건 주 힐스버러에서 일명 '코스트코 카렌'이 등장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한 백인 중년 여성은 마스크를 한 쪽 귀에만 걸친 채 대형마트인 코스트코에 들어갔다가 직원의 제지를 받았다.이에 마스크 착용을 놓고 다툼이 일었고 여성은 바닥에 주저않아 소란을 피웠다. 여성은 "나는 미국인으로 (마스크를 쓰지 않을) 헌법적 권리가 있다"고 외쳤다. 이후 이 중년 여성은 SNS를 타고 '코스트코 카렌'이 됐다.지난달 28일에도 콜로라드 주에서 한 주유소 편의점에서 이같은 일이 있었다. 한 백인 중년 여성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편의점에 들어갔다가 직원과 다툼이 인 것. 편의점 직원은 여성에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고 부탁했지만 화가 난 여성은 “정말 웃겨, 마스크를 쓰라는 법은 없다”고 소리치며 판매대에 침까지 뱉고 나가버렸다. 이후 이 여성은 '주유소 카렌'으로 불린다. 이외에도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반려견 목줄을 매달라”고 부탁한 흑인 남성을 “흑인이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고 경찰에 신고한 ‘센트럴파크 카렌’. 샌프란시스코의 부촌인 퍼시픽하이츠의 자신의 담장에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고 적는 필리핀계 주민에게 “남의 집을 훼손한다”고 경찰에 신고한 ‘화장품회사 CEO 카렌’ 등 코로나19와 인종갈등과 관련된 다양한 ‘카렌들’이 뉴스에 등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미국인들은 소위 '진상짓'하는 백인 여성에 카렌이라는 이름을 붙였을까? 이에 대해서는 많은 인터넷 용어들처럼 명확한 기원을 찾기 힘들다. 다만 현지언론은 지난 2005년 방송된 데인 쿡의 코미디 스페셜에서 "모든 그룹에는 카렌이 있고 항상 도체 백을 들고있다"는 말을 유력한 기원으로 보고있다. 캔자스 주립대의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 연구가인 헤더 수잔 우즈 교수는 "사람의 이기심과 불평하고 싶은 욕망이 카렌이라는 단어의 정의"라면서 "카렌은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고 자신의 기준에 따라 세계가 존재하며 목적 달성을 위해 기꺼이 타인을 위험에 빠뜨리거나 비하한다"고 설명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야간작전 병사 생존율 높여라” 추억으로 남은 ‘전투복 칼주름’

    “야간작전 병사 생존율 높여라” 추억으로 남은 ‘전투복 칼주름’

    40대 이상 군 복무자라면 아마 ‘전투복 칼주름’에 대한 추억 하나쯤 갖고 있을 겁니다. 멋을 부리기 위해 다리미로 밤잠까지 설쳐 가며 옷에 주름을 잡는 모습은 해외에서는 보기 힘든 아주 독특한 문화였습니다. 이런 칼주름 잡기 문화는 2011년 완전히 금지됐습니다. 왜 갑자기 전투복 다림질이 사라졌을까요. 2일 군과 국방기술품질원에 따르면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디지털무늬 전투복이 보급되면서 2014년에는 ‘개구리복’으로 불리던 구형 얼룩무늬 전투복이 군에서 완전히 사라졌습니다.얼룩무늬 전투복은 한국의 자연경관을 적용한 녹색, 갈색, 검은색, 카키색(탁한 황갈색) 등 4가지 색상을 넓게 펴 바르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여름에는 위장 효과가 높았지만 겨울과 도시, 숲에서는 위장 효과가 낮았습니다.●현재는 사계절·하계절 전투복 따로 지급 특히 위장색 사이 경계선이 너무 뚜렷해 경계가 모호한 ‘픽셀’ 형태의 디지털무늬를 적용한 미국, 러시아 등 군사 강국의 전투복에 비해 기능이 뒤처지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2008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새로 흙색, 침엽수색, 수풀색, 나무줄기색, 목탄색 등 5가지 색상을 적용한 ‘디지털무늬 전투복’을 개발하게 됩니다. 신형 전투복에는 야간 투시장비의 기술발달에 대응하기 위해 ‘적외선 산란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야간 투시장비는 밤에도 존재하는 가시광과 일부 근적외선 대역의 미약한 빛을 증폭시켜 눈으로 볼 수 있게 합니다. 그래서 야간 작전을 하는 병사들의 생존율을 높이려면 전투복에 적외선 산란 기능을 포함시켜야 합니다. 실제로 한국군 전투복은 야간 투시장비 감지 가능 근적외선 파장영역인 1100㎚를 넘어 1260㎚까지 야간위장 성능을 확보했습니다. 군이 장병들에게 다림질을 하지 못하게 한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열을 가하면 적외선 산란 기능과 방수 기능 등 전투복의 기능성이 사라집니다. 일부 장병들은 “신형 전투복은 구김이 적어 다림질할 필요가 없다”고 여겼지만, 실제로는 기능성에 초점을 맞춘 지침 때문이었던 겁니다. 이런 높은 기능성에도 불구하고 2012년 ‘사계절 전투복’이 땀 배출과 통풍이 안 돼 ‘찜통 전투복’이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사계절 전투복과 하계절 전투복을 따로 지급합니다. 정부 연구진은 현재 미군 전투복처럼 방염 기능과 내구성을 강화한 제품을 개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겨울에 장병들이 착용하는 ‘방한복 상의 내피’(방상내피)의 변화도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방상내피를 우리는 흔히 ‘깔깔이’라고 부릅니다. 겉감과 안감 사이에 솜을 넣고 누빈 것으로, 보온성을 강화해 겨울이 오면 최고의 관심을 받는 군용 피복입니다.●전역자 지급품에 포함… 전역 때 챙기기도 2018년 국방부는 군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퍼진 ‘깔깔이’라는 은어를 ‘방상내피’로 바꾸는 행정용어 순화 캠페인까지 벌였습니다. 하지만 큰 효과를 보진 못한 것 같습니다. 지난 수십년간 사용된 데다 입에 착 감기는 발음의 유혹을 떨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럼 이 ‘깔깔이’라는 단어는 도대체 어디에서 왔을까요. 과거 방상내피는 ‘카키색’이었는데 이 때문에 ‘칼칼이’라고 불렸다가 ‘깔깔이’로 바뀌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또 과거 방상내피 질이 좋지 않아 겉면이 이 빠진 칼날처럼 거칠다고 해 ‘칼칼이’로 불리다가 ‘깔깔이’로 바뀌었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우리 군은 광복 후 창군 과정에 미군으로부터 군복을 지원받아 입었는데, 그중에 ‘M1941 야전 재킷’과 내피가 있었습니다. 방상내피의 시초인 이 내피 안감은 ‘울 원단’을 사용해 제작됐고, 울 원단의 특성상 피부에 닿았을 때 느낌이 까칠까칠해 ‘깔깔이’로 불렸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이후 탈부착 가능한 모자와 방한내피가 포함돼 보온성을 크게 높인 미군 군복 ‘M65 파커’가 대량 보급됐는데 나일론 소재로 만들어진 이 방한내피가 본격적으로 깔깔이로 불리기 시작했습니다. 방상내피는 장병들에게 인기가 많아 일부는 전역할 때 군에서 가지고 나오기도 합니다. 방상내피는 전역자 지급품 목록에 포함돼 있어 외부 반출이 가능한 제품입니다. 전역 이후에도 집에서 흔히 이용할 정도로 방상내피가 사랑받는 이유는 얇고 가벼우면서 보온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방상내피는 안감과 겉감 사이에 솜털, 우레탄폼 등을 넣어 마름모꼴의 ‘다이아몬드 무늬’가 생기도록 바느질을 하는 ‘누빔 기법’으로 제조합니다. 누빔이 된 천 중간에 공기층이 형성돼 열이 밖으로 잘 방출되지 않도록 합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국가들이 이런 방식을 이용합니다. ●2018년부터는 디지털무늬 방상내피 보급 하지만 최전방 지역의 혹한은 방상내피로도 견디기 어렵습니다. GOP(일반전초)에서 근무했던 분들이라면 몸속을 파고드는 칼바람을 기억할 겁니다. 이때는 2010년부터 보급한 ‘기능성 방상내피’를 사용합니다. 기능성 방상내피는 최대 50~60도의 온도를 내는 ‘발열체 판’을 등 부위에 넣을 수 있습니다. 6시간 동안 발열 효과가 있고 온도를 4단계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혹독한 겨울을 나게 해줘 ‘슈깔’(슈퍼깔깔이)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과거엔 방상내피 허리에 고무줄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단추형, 지퍼형으로 차츰 개선됐습니다. 또 2011년 디지털무늬 전투복이 보급되면서 노란색 방상내피 대신 갈색 방상내피로 진화했고 솜을 더 얇게 넣어 활동성은 높이면서도 목깃을 부착하고 지퍼를 목 끝까지 올릴 수 있게 해 보온성을 강화했다고 합니다. 2018년부터는 디지털무늬 방상내피가 생산돼 보급되기 시작했습니다. 해군은 자체적으로 검은색 방상내피를 사용합니다. 전투복은 또 한 번의 진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군은 2023년 도입을 목표로 전투복, 방탄복 등 피복류 10종을 개선하는 ‘워리어 플랫폼’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생활하기에도 편리하고 장병 생존성도 더 높여 주는 좋은 제품을 개발해 보급하길 기대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상장되자 ‘따상’ 친 SK바이오팜… 하반기 공모주 ‘흥행 더블’의 꿈

    상장되자 ‘따상’ 친 SK바이오팜… 하반기 공모주 ‘흥행 더블’의 꿈

    빅히트엔터·카카오게임즈 등 IPO 예고환불받은 SK 청약금 30조 재투자 가능성“잘된 사례만 보고 묻지마 투자는 금물” 지난달 공모주 청약에서 역대급 흥행을 기록했던 SK바이오팜이 2일 주식시장에 데뷔하면서 다시 화려한 조명을 받았다. 상장 첫날 상한가를 치며 이날만큼은 사고 싶어도 쉽게 못 사는 주식이 됐다. 하반기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대어급들이 기업공개(IPO)를 예고하고 있어 상장주 바람이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날 상장한 SK바이오팜은 주식시장 문이 열리자마자 매수 주문이 쏟아지며 시초가(9만 8000원) 대비 가격제한폭(29.59%)까지 급등해 12만 7000원을 기록한 뒤 장 마감 때까지 떨어지지 않았다. 시초가란 장이 열리기 직전인 오전 8시 30분~9시 공모가의 90~200% 사이에서 매수·매도 호가를 접수해 합치되는 가격에서 결정된다. SK바이오팜 주식은 최고점에서 시초가가 정해졌다. 결과적으로 이 회사는 ‘따상’(상장 첫날 공모가의 2배로 시초가가 정해지고 개장 뒤 상한가까지 기록한 것을 뜻하는 주식시장 은어)을 친 것이다. 주가 급등으로 SK바이오팜의 시가총액은 이날 9조 9458억원으로 불었다. 코스피 시총 순위 26위(우선주 미포함)에 해당한다. 또 지난달 청약을 통해 SK바이오팜 주식을 손에 쥔 투자자는 이날 하루만 1주당 2.6배(160%)의 수익을 얻었다. 우리사주 배정 물량으로 평균 1만 1820주를 얻은 이 회사 직원들도 ‘대박’의 꿈을 꾸게 됐다. 공모가 기준으로 보면 5억 7918만원인데 이날 평가금액이 15억 114만원까지 뛰어오르면서 1인당 9억 2196만원의 평가 차익을 확보했다. 다만 임직원은 보호예수기간인 1년 동안 팔 수 없다. 조정우 대표는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상장 기념식에서 “지금 꿈꾸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초기 단기 급등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매우 높아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SK그룹 계열사인 SK바이오팜은 국내 제약사 가운데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신약을 기술 수출하지 않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직접 판매 허가를 신청해 승인을 얻어냈다.이제 하반기 공모시장으로 눈길이 쏠린다. 세계적 아이돌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의 게임 전문 자회사인 카카오게임즈 등이 공모를 계획하고 있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SK바이오팜 청약 증거금 31조원 중 약 30조원이 환불됐는데 이 가운데 상당액이 주식시장에 남아 있을 것으로 보여 다른 공모청약 투자에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저금리와 부동산시장 규제 등으로 갈 곳 잃은 투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려 증시 투자자 예탁금이 50조원을 뛰어넘은 것도 호재다. 하지만 잘된 사례들만 보고 묻지마식 투자를 해서는 안 된다. 공모주들이 장기적으로는 성과가 좋지 않은 사례도 적지 않다. 2014년 12월 상장한 삼성생명은 공모가가 11만원이었지만 현재 4만 5300원(2일 종가 기준)이다. 결국 기업 가치를 잘 따져 보고 장기적 관점에서 가치 투자를 해야 안전하다는 얘기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상장되자 ‘따상’ 친 SK바이오팜…하반기 공모주 ‘흥행 더블’의 꿈

    상장되자 ‘따상’ 친 SK바이오팜…하반기 공모주 ‘흥행 더블’의 꿈

    시초가 9만 8000원·상한가 ‘화려한 데뷔’단숨에 시총 10조 육박…코스피 26위로자사주 산 임직원 1인당 8억 벌어 ‘대박’ 빅히트 엔터·카카오게임즈 등 IPO예고환불받은 SK 청약금 30조 재투자 가능성“잘된 사례만 보고 묻지마 투자는 금물”지난달 공모주 청약에서 역대급 흥행을 기록했던 SK바이오팜이 2일 주식시장에 데뷔하면서 다시 화려한 조명을 받았다. 상장 첫날 상한가를 치며 이날만큼은 사고 싶어도 쉽게 못 사는 주식이 됐다. 하반기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대어급들이 기업공개(IPO)를 예고하고 있어 상장주 바람이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날 상장한 SK바이오팜은 주식시장 문이 열리자마자 매수 주문이 쏟아지며 시초가(9만 8000원) 대비 가격제한폭(29.59%)까지 급등해 12만 7000원을 기록한 뒤 장마감 때까지 떨어지지 않았다. 시초가란 장이 열리기 직전인 오전 8시 30분~9시 공모가의 90~200% 사이에서 매수·매도 호가를 접수해 합치되는 가격에서 결정된다. SK바이오팜 주식은 최고점에서 시초가가 정해졌다. 결과적으로 이 회사는 ‘따상’(상장 첫날 공모가의 2배로 시초가가 정해지고 개장 뒤 상한가까지 기록한 것을 뜻하는 주식시장 은어)을 친 것이다. 주가 급등으로 SK바이오팜의 시가총액은 이날 9조 9458억원으로 불었다. 코스피 시총 순위 26위(우선주 미포함)에 해당한다. 또 지난달 청약을 통해 SK바이오팜 주식을 손에 쥔 투자자는 이날 하루만 1주당 2.6배(160%)의 수익을 얻었다. 우리사주 배정 물량으로 평균 1만 1820주를 얻은 이 회사 직원들도 ‘대박’의 꿈을 꾸게 됐다. 공모가 기준으로 보면 5억 7918만원인데 이날 평가금액이 15억 114만원까지 뛰어오르면서 1인당 9억 2196만원의 평가 차익을 확보했다. 다만 임직원들은 보호예수기간인 1년 동안 팔 수 없다. 조정우 대표는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상장 기념식에서 “지금 꿈꾸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초기 단기 급등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매우 높아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SK그룹 계열사인 SK바이오팜은 국내 제약사 가운데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신약을 기술 수출하지 않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직접 판매 허가를 신청해 승인을 얻어 냈다. 이제 하반기 공모시장으로 눈길이 쏠린다. 세계적인 아이돌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의 게임 전문 자회사인 카카오게임즈 등이 공모를 계획하고 있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SK바이오팜 청약 증거금 31조원 중 약 30조원이 환불됐는데 이 가운데 상당액이 주식시장에 남아 있을 것으로 보여 다른 공모청약 투자에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저금리와 부동산시장 규제 등으로 갈 곳 잃은 투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려 증시 투자자 예탁금이 50조원을 뛰어넘은 것도 호재다. 하지만 잘된 사례들만 보고 묻지마식 투자를 해서는 안 된다. 공모주들이 장기적으로는 성과가 좋지 않은 사례도 적지 않다. 2014년 12월 상장한 삼성생명은 공모가가 11만원이었지만 현재 4만 5300원(2일 종가 기준)이다. 결국 기업 가치를 잘 따져 보고 장기적 관점에서 가치 투자를 해야 안전하다는 얘기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마스크 착용’하라는 편의점 직원에게 침 뱉은 美 중년 여성 논란 (영상)

    ‘마스크 착용’하라는 편의점 직원에게 침 뱉은 美 중년 여성 논란 (영상)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주유소 편의점 직원에게 침을 뱉는 미국의 백인 중년 여성에게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29일 미국 뉴스위크의 보도에 의하면 이 여성에게는 ‘주유소 카렌’이라는 별명이 붙여질 정도다. 지난 28일 미국 콜로라드 주에서 한 트위터 이용자(@Jillcatt)는 주유소 편의점에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바로 앞에 있던 백인의 중년여성이 편의점 직원과 다툼이 시작되는 것을 목격했다. 편의점 직원은 중년 여성에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백인 중년 여성은 무척 화가 난 듯 편의점 직원의 판매대에 대고 침을 뱉었다. 그녀는 “정말 웃겨, 마스크를 쓰라는 법은 없다”고 소리치며 편의점을 나갔다. 편의점 직원은 침착하게 “그런 법이 있다”고 대답했다.트위터 이용자는 이 장면을 담아 “카렌에 대해서 들어는 보았지만, 내 주변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이 여성은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는 직원에게 침을 뱉었다. 정말 울고싶은 심정”이라는 글과 함께 올렸다. 해당 트위터는 SNS를 타고 순식간에 퍼져 나갔고 미국 언론에까지 보도되었다. 해당 여성에게는 ‘주유소 카렌’이라는 별명까지 붙혀졌다. ‘카렌’(Karen)은 교양있고 고상한 척하지만 내면에는 우월주의와 차별주의를 지닌 백인 중년 여성을 의미하는 은어이다. 뉴욕 센트럴 파크에서 “반려견 목줄을 매달라”고 정중하게 부탁하는 흑인남성을 경찰에 “흑인 남성이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고 신고한 ‘센트럴 파크 카렌’. 그리고 샌프란시스코의 부촌인 퍼시픽하이츠의 자신의 담장에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고 적는 필리핀계 주민에게 “남의 집을 훼손한다”고 경찰에 신고한 ‘화장품회사 CEO 카렌’에 이르기까지 최근 흑백 인종갈등과 코로나19와 관련되어 미국의 다양한 ‘카렌들’이 뉴스에 등장하고 있다. 김경태 해외통신원 tvbodaga@gmail.com
  • “벤츠 살 수 있다던데요” 열일곱, 채굴꾼이 됐다

    “벤츠 살 수 있다던데요” 열일곱, 채굴꾼이 됐다

    “한국에선 지금 거래가 안 되지만 중국에선 제가 모은 코인으로 벤츠랑 아이폰을 산 사람도 많다던데요.” 서울에 거주하는 고등학생 최모(18)양은 매일 밤 스마트폰에 설치한 암호화폐 채굴 프로그램을 작동한 후 잠자리에 든다. “제2의 비트코인이 될 대박 코인”이라고 철석같이 믿는 최양이 지난 4월 말부터 채굴로 모은 P코인은 18일 기준 총 173개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열어 하루 한 번 버튼을 눌러야 24시간 연속 채굴되기 때문에 최양은 알람까지 맞춰 놓고 프로그램을 실행한다.서울신문 탐사기획부 취재 결과 스마트폰이나 학교 컴퓨터실 PC 등에 코인 채굴 프로그램을 설치해 친구나 선후배들에게 “추천인으로 입력해 달라”고 요구하는 중고교생들이 급증하고 있다. 충북 청주에 사는 정모(17)군은 “채굴 속도를 높이려면 추천인을 등록하도록 프로그램돼 있다”며 “한 명씩 등록할 때마다 채굴 속도가 20%씩 빨라지고 5명이면 100%로 두 배가 된다. 친구들에게 무자본으로 돈을 벌 수 있다고 적극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양 역시 “처음에는 용돈이 부족해 채굴을 시작했지만 코인 모으는 재미로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인 등록을 요구한다”고 했다. 아직 상장한 국가는 없지만 P코인을 채굴하는 학생들은 큰돈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최양은 “지금은 P코인 1개의 가치가 1달러 정도이지만 상장되면 비트코인 못지않을 것”이라고 했다. 충남 당진에 사는 김모(17)양은 “매일 꾸준히 모아 성인이 된 후 현금화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들을 코인의 세계로 끌어들인 건 다름아닌 코인 발행사들이다. 업체들은 ‘학생들의 용돈 벌이가 된다. 누구나 코인으로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식의 자극적인 홍보 문구를 앞세워 미성년자들을 채굴 앱의 회원으로 모집해 왔다. 대표적인 코인이 지난해 중고생들을 채굴 경쟁에 내몰았던 ‘B코인’이다. 이 코인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만 연동하면 스마트폰이나 PC만으로 초기비용 없이 채굴이 가능하다고 홍보했다. 학생들은 집, 학교 등 주변 사람들의 스마트폰과 PC로 채굴량 높이기에 열중했다. 뿐만 아니라 피라미드 구조로 지급되는 추천 수당도 학생들을 현혹하기에 충분했다. B코인 홍보 자료에 따르면 가입자 한 명당 가중치는 0.5점, 한 단계를 건너뛴 간접 추천에도 0.25점을 준다. 업체는 점수에 따라 채굴 효용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보안전문업체 ‘S2W랩’ 김승회 연구원은 “다단계 구조 등 비즈니스 모델 자체부터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B코인은 지난해 3월 중소 거래소 3곳에 상장했다가 2개월 만에 자진 상장 폐지했다. B코인은 신규 코인으로 교환이 불가능해진 후 업계 은어로 이른바 ‘데이터 쪼가리’로 전락했다. B코인 관계자는 “1년 전부터 채굴 서비스가 종료됐고 가중치도 없어진 지 오래”라면서 “다른 사업을 개발해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현재 성행하고 있는 채굴 프로그램 방식의 P코인도 B코인과 같은 수순을 밟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 같은 코인들은 학생들 간의 ‘상납 구조’를 만든다. ‘물건이나 돈을 뺏는 게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동급생이나 후배들에게 코인을 강압적으로 요구하기 때문이다. 미성년자 신분이어서 공식적으로 코인 거래가 불가능하지만 오픈 채팅방 등을 통해 P2P(개인 간 개인) 장외 거래로 주고받는다. 포털이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일진들이 추천인 코드를 입력하라고 귀찮게 한다”는 호소글이 최근까지 게시됐다. 한 암호화폐 홍보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코인을 빼앗거나 상납받아 술과 담배를 사는 데 쓴다는 얘기도 많다”고 전했다. 미성년자들의 코인 거래는 위험도가 높다. 채굴의 과몰입뿐 아니라 학교폭력 문제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일선 학교나 교육당국은 이 같은 내용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주석 서울시교육청 민주생활시민과 장학사는 “코인 갈취나 상납 등과 관련된 신고 내용은 없다”며 “이 같은 상황들이 적발된다면 학교폭력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고교생들은 암호화폐에 대해 제대로 배우고 싶다는 희망도 나타냈다. 김양은 “어른들이 걱정하는 것처럼 멋모르고 뛰어들어 코인에 중독되는 것보다 차라리 코인이 어떤 것인지, 유의할 게 무엇인지 학교에서 가르쳐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탐사기획부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 고혜지·이태권 기자 서울신문 탐사기획부는 암호화폐(가상자산)와 연관된 각종 범죄 및 피해자들을 다룬 ‘2020 암호화폐 범죄를 쫓다’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거래소 비리와 다단계 투자 사기, 자금세탁·증여, 다크웹 성착취물·마약 등 범죄와 관련된 암호화폐 은닉 수익 등에 관한 제보(tamsa@seoul.co.kr)를 부탁드립니다.
  • “벤츠 살 수 있다던데요” 열일곱, 채굴꾼이 됐다

    “벤츠 살 수 있다던데요” 열일곱, 채굴꾼이 됐다

    ④ 교실까지 덮친 ‘코인의 욕망’“한국에선 지금 거래가 안 되지만 중국에선 제가 모은 코인으로 벤츠랑 아이폰을 산 사람도 많다던데요.” 서울에 거주하는 고등학생 최모(18)양은 매일 밤 스마트폰에 설치한 암호화폐 채굴 프로그램을 작동한 후 잠자리에 든다. “제2의 비트코인이 될 대박 코인”이라고 철석같이 믿는 최양이 지난 4월 말부터 채굴로 모은 P코인은 18일 기준 총 173개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열어 하루 한 번 버튼을 눌러야 24시간 연속 채굴되기 때문에 최양은 알람까지 맞춰 놓고 프로그램을 실행한다. 서울신문 탐사기획부 취재 결과 스마트폰이나 학교 컴퓨터실 PC 등에 코인 채굴 프로그램을 설치해 친구나 선후배들에게 “추천인으로 입력해 달라”고 요구하는 중고교생들이 급증하고 있다. 충북 청주에 사는 정모(17)군은 “채굴 속도를 높이려면 추천인을 등록하도록 프로그램돼 있다”며 “한 명씩 등록할 때마다 채굴 속도가 20%씩 빨라지고 5명이면 100%로 두 배가 된다. 친구들에게 무자본으로 돈을 벌 수 있다고 적극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양 역시 “처음에는 용돈이 부족해 채굴을 시작했지만 코인 모으는 재미로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인 등록을 요구한다”고 했다. 중국에서 상장됐다고 알려진 P코인은 국내 상장이 되지 않았지만 코인을 채굴하는 학생들은 큰돈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최양은 “지금은 P코인 1개의 가치가 1달러 정도이지만 상장되면 비트코인 못지않을 것”이라고 했다. 충남 당진에 사는 김모(17)양은 “매일 꾸준히 모아 성인이 된 후 현금화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들을 코인의 세계로 끌어들인 건 다름아닌 코인 발행사들이다. 업체들은 ‘학생들의 용돈 벌이가 된다. 누구나 코인으로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식의 자극적인 홍보 문구를 앞세워 미성년자들을 채굴 앱의 회원으로 모집해 왔다.대표적인 코인이 지난해 중고생들을 채굴 경쟁에 내몰았던 ‘B코인’이다. 이 코인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만 연동하면 스마트폰이나 PC만으로 초기비용 없이 채굴이 가능하다고 홍보했다. 학생들은 집, 학교 등 주변 사람들의 스마트폰과 PC로 채굴량 높이기에 열중했다. 뿐만 아니라 피라미드 구조로 지급되는 추천 수당도 학생들을 현혹하기에 충분했다. B코인 홍보 자료에 따르면 가입자 한 명당 가중치는 0.5점, 한 단계를 건너뛴 간접 추천에도 0.25점을 준다. 업체는 점수에 따라 채굴 효용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보안전문업체 ‘S2W랩’ 김승회 연구원은 “다단계 구조 등 비즈니스 모델 자체부터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B코인은 지난해 3월 중소 거래소 3곳에 상장했다가 2개월 만에 자진 상장 폐지했다. B코인은 신규 코인으로 교환이 불가능해진 후 업계 은어로 이른바 ‘데이터 쪼가리’로 전락했다. B코인 관계자는 “1년 전부터 채굴 서비스가 종료됐고 가중치도 없어진 지 오래”라면서 “다른 사업을 개발해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현재 성행하고 있는 중국의 채굴 프로그램 방식의 P코인도 B코인과 같은 수순을 밟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 같은 코인들은 학생들 간의 ‘상납 구조’를 만든다. ‘물건이나 돈을 뺏는 게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동급생이나 후배들에게 코인을 강압적으로 요구하기 때문이다. 미성년자 신분이어서 공식적으로 코인 거래가 불가능하지만 오픈 채팅방 등을 통해 P2P(개인 간 개인) 장외 거래로 주고받는다. 포털이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일진들이 추천인 코드를 입력하라고 귀찮게 한다”는 호소글이 최근까지 게시됐다. 한 암호화폐 홍보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코인을 빼앗거나 상납받아 술과 담배를 사는 데 쓴다는 얘기도 많다”고 전했다. 미성년자들의 코인 거래는 위험도가 높다. 채굴의 과몰입뿐 아니라 학교폭력 문제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일선 학교나 교육당국은 이 같은 내용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주석 서울시교육청 민주생활시민과 장학사는 “코인 갈취나 상납 등과 관련된 신고 내용은 없다”며 “이 같은 상황들이 적발된다면 학교폭력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고교생들은 암호화폐에 대해 제대로 배우고 싶다는 희망도 나타냈다. 김양은 “어른들이 걱정하는 것처럼 멋모르고 뛰어들어 코인에 중독되는 것보다 차라리 코인이 어떤 것인지, 유의할 게 무엇인지 학교에서 가르쳐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서울신문 탐사기획부는 암호화폐(가상자산)와 연관된 각종 범죄 및 피해자들을 다룬 ‘2020 암호화폐 범죄를 쫓다’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거래소 비리와 다단계 투자 사기, 자금세탁·증여, 다크웹 성착취물·마약 등 범죄와 관련된 암호화폐 은닉 수익 등에 관한 제보(tamsa@seoul.co.kr)를 부탁드립니다.
  • “용돈 벌어볼래?” 그 말에…채굴지옥·코인셔틀에 빠진 10대들

    “용돈 벌어볼래?” 그 말에…채굴지옥·코인셔틀에 빠진 10대들

    SNS 연동 미성년자도 24시간 게임하듯업체는 추천 수당 미끼로 채굴 부추겨상납구조 변질로 신종 학교폭력 우려도“한국에선 지금 거래가 안 되지만 중국에선 제가 모은 코인으로 벤츠랑 아이폰을 산 사람도 많다던데요” 서울에 거주하는 고등학생 최모(18)양은 매일 밤 스마트폰에 설치한 암호화폐 채굴 프로그램을 작동한 후 잠자리에 든다. “제2의 비트코인이 될 대박 코인”이라고 철썩같이 믿는 최양이 지난 4월 말부터 채굴로 모은 P코인은 18일 기준 총 173개다. 스마트폰 앱을 열어 하루 한번 버튼을 눌러야 24시간 연속 채굴되기 때문에 최양은 알람까지 맞춰 프로그램을 실행한다. “중국선 코인으로 벤츠·아이폰 산다던데요” 서울신문 탐사기획부 취재 결과 스마트폰이나 학교 컴퓨터실 PC 등에 코인 채굴 프로그램을 설치해 친구나 선후배들에게 “추천인으로 입력해달라”라고 요구하는 중고교생들이 급증하고 있다. 충북 청주에 사는 정모(17)군은 “채굴 속도를 높이려면 추천인을 등록하도록 프로그램돼 있다”며 “한 명씩 등록할 때마다 채굴 속도가 20%씩 빨라지고 5명이면 100%로 두배가 된다. 친구들에게 무자본으로 돈을 벌수 있다고 적극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양 역시 “처음에는 용돈이 부족해 채굴을 시작했지만 코인 모으는 재미로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인 등록을 요구한다”고 했다. 아직 상장된 국가는 없지만 P코인을 채굴하는 학생들은 큰 돈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최양은 “지금은 P코인 1개의 가치가 1달러 정도이지만 상장되면 비트코인 못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충남 당진에 사는 김모(17)양은 “매일 꾸준히 모아 성인이 된 후 현금화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성인되면 현금화? “데이터 쪼가리 될 수도” 이들을 코인의 세계로 끌어들인 건 다름아닌 코인 발행사들이다. 업체들은 ‘학생들의 용돈벌이가 된다. 누구나 코인으로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식의 자극적인 홍보 문구를 앞세워 미성년자들을 채굴 앱의 회원으로 모집해왔다. 대표적인 코인이 지난해 중고생들을 채굴 경쟁에 내몰았던 ‘B코인’이다. 이 코인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만 연동하면 스마트폰이나 PC만으로 초기비용 없이 채굴이 가능하다고 홍보했다. 학생들은 집, 학교 등 주변 사람들의 스마트폰과 PC로 채굴량 높이기에 열중했다. 뿐만 아니라 피라미드 구조로 지급되는 추천 수당도 학생들을 현혹하기에 충분했다. B코인 홍보 자료에 따르면 가입자 한 명당 가중치는 0.5점, 한 단계를 건너 뛴 간접 추천에도 0.25점을 준다. 업체는 점수에 따라 채굴 효용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보안전문업체 ‘S2W랩’ 김승회 연구원은 “다단계 구조 등 비즈니스 모델 자체부터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B코인은 지난해 3월 중소 거래소 3곳에 상장했다가 2개월만에 자진 상장 폐지했다. B코인은 신규 코인으로 교환이 불가능해진 후 업계 은어로 이른바 ‘데이터 쪼가리’로 전락했다. B코인 관계자는 “1년 전부터 채굴 서비스가 종료됐고 가중치도 없어진 지 오래”라면서 “다른 사업을 개발해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현재 성행하고 있는 채굴 프로그램 방식의 P코인도 B코인과 같은 수순을 밟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 같은 코인들은 학생들간의 ‘상납 구조’를 만든다. ‘물건이나 돈을 뺏는게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동급생이나 후배들에게 코인을 강압적으로 요구하기 때문이다. 미성년자 신분이어서 공식적으로 코인 거래가 불가능하지만 오픈 채팅방 등을 통해 P2P(개인 간 개인) 장외 거래로 주고 받는다. 포털이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일진들이 추천인 코드를 입력하라고 귀찮게 한다”라는 호소글이 최근까지 게시됐다. 한 암호화폐 홍보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코인을 빼앗거나 상납받아 술과 담배를 사는 데 쓴다는 얘기도 많다”고 전했다. 온라인선 “당했다”… 당국은 “신고는 아직” 미성년자들의 코인 거래는 위험도가 높다. 채굴의 과몰입 뿐 아니라 학교 폭력 문제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일선 학교나 교육당국은 이 같은 내용은 전혀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주석 서울시교육청 민주생활시민과 장학사는 “코인 갈취나 상납 등과 관련된 신고 내용은 없다”며 “이 같은 상황들이 적발된다면 학교폭력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고교생들은 암호화폐에 대해 제대로 배우고 싶다는 희망도 나타낸다. 김양은 “어른들이 걱정하는 것처럼 멋모르고 뛰어들어 코인에 중독되는 것보다 차라리 코인이 어떤 것인지 유의할 게 무엇인지 학교에서 가르쳐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본 기획물은 한국 언론학회-SNU 팩트체크 센터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서울신문 탐사기획부는 암호화폐(가상자산)와 연관된 각종 범죄 및 피해자들을 다룬 ‘2020 암호화폐 범죄를 쫓다’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거래소 비리와 다단계 투자 사기, 자금세탁·증여, 다크웹 성착취물·마약 등 범죄와 관련된 암호화폐 은닉 수익 등에 관한 제보(tamsa@seoul.co.kr)를 부탁드립니다.
  • 채팅앱에 버젓이 “페이 드림”…성매매글 무더기 적발

    채팅앱에 버젓이 “페이 드림”…성매매글 무더기 적발

    450건 적발해 계정 이용해지 요구3세 이용가 앱에 ‘술친구’ 문구도 채팅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은어나 초성어를 써 성매매를 유도한 게시물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일부 채팅앱은 유아도 사용 가능한 등급을 받고도 음주를 조장하는 문구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채팅앱의 성매매 정보를 중점 모니터링한 결과 가격조건 등을 제시하며 성매매를 유도한 정보 450건을 적발했다고 9일 밝혔다. 이에 따라 전날 열린 통심심의소위원회에서는 이들 정보를 게시한 계정에 대해 이용 해지하도록 시정 요구했다. 모니터링 결과 이들 게시물은 ‘여성분 페이 드림’, ‘긴 나잇’ 등 성행위 문구와 가격 조건을 은어나 초성어로 제시하며 성매매를 유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방심위는 또 스마트폰 앱 마켓에서 유통 중인 채팅앱을 조사한 결과 청소년에게 부적절한 교제를 조장할 수 있는 채팅앱 명칭이나 소개 문구를 다수 확인했다. 이들은 ‘마약’, ‘엔조이’, ‘비밀친구’ 등 문구를 사용했고, ‘만 3세 이상’ 등급의 채팅앱이 ‘술친구’와 같은 부적절한 표현을 쓰는가 하면 소개팅 사이트로 연동한 사례도 있었다. 방심위는 이번 모니터링 조사를 결과로 채팅앱에 대한 모니터링과 심의를 강화하고 앱 마켓 사업자와 청소년 보호를 강화할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순천시 동천에서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 등 449종 생물 확인

    순천시 동천에서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 등 449종 생물 확인

    순천시 동천에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 등 449종의 생물이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순천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도심 속 동천과 죽도봉에서 수달과 구렁이, 흰목물떼새 등 멸종위기 야생동물과 천연기념물 등을 관찰했다고 27일 밝혔다. 순천시민 생물다양성 대탐사 ‘바이오블리츠’ 행사를 주관한 순천시민생물다양성 대탐사 시민위원회는 지난 23일부터 이틀 동안 동천 일대에서 시민과 학생, 어린이, 전문가등 150여명이 24시간 동안 서식 생물종을 탐사했다. 생물다양성 탐사에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동물Ⅰ급 수달과 구렁이, Ⅱ급 흰목물떼새가 관찰됐다. 두견이, 소쩍새, 솔부엉이, 원앙 등 천연기념물 9종도 확인됐다. 특히 하천의 생태복원 지표종인 ‘은어’가 발견됐다. 지난 20년간 순천시가 하천 환경개선과 수질관리에 투자한 노력이 결실을 보고 있다는 평이다. 이번 바이오블리츠에는 가족단위로 참가한 시민들이 많아 생태보전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참여한 어린이들은 동천 곳곳에서 벌어진 ‘생물종 보물찾기’ 재미에 흠뻑 빠져들기도 했다. 곤충 탐사팀에 참여한 한 어린이는 “오늘 곤충박물관에 다녀온 것 같아요”라고 즐거워했다. 다른 한 시민은 “가까이 사는 동네 하천에 동식물이 다양하게 서식하고 있다는 게 신기하고 많이 배웠다”고 참여소감을 전했다. 이번 바이오블리츠를 통해 확인되고 기록된 생물다양성 자료는 보고서로 발간된다. 도심 속 생태축 연결과 동천 생물다양성보전을 위한 다양한 사업에 활용될 예정이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이주원의 군(軍)고구마] 군대는 왜 ‘가라’에 익숙할까…軍 좀먹는 ‘편의주의’

    [이주원의 군(軍)고구마] 군대는 왜 ‘가라’에 익숙할까…軍 좀먹는 ‘편의주의’

    ‘가라.’ ‘절차를 무시하다’, ‘대충하다’라는 뜻의 군대 은어다. 통상 해야 하는 일을 편하게 하려고 할 때 “가라 친다” 또는 “가라로 하자”고 표현한다. 단어를 순화하면 ‘편의주의’쯤 될 것이다. 가라가 군대에서 어떤 경우에 쓰이는지 보자. 최근 육군 모 부대들을 대상으로 재물조사가 있었다. 상급부대가 하급부대의 장비 관리 실태를 평가한 것이다. 하지만 조사가 끝나고 일부 부대에서 뒷말이 무성했다. 조사를 받은 A부대의 경우 파손되거나 잃어버린 장비 현황을 거짓 없이 그대로 보고했다. 하지만 B부대는 다른 부대에서 상태가 좋은 장비를 빌려와 그것으로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 조사나 검열을 앞두면 정해진 장비 보유 목록과 실제로 보유하고 있는 현황을 맞추기 위해 장비를 빌려 오는 ‘꼼수’가 흔히 벌어진다.결과는 어땠을까. 현실을 그대로 보고한 A부대장은 경고장을 받았다. 반면 허위로 보고한 B부대는 오히려 표창장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A부대원들의 사기가 바닥까지 떨어진 것은 당연했다. 군 소식통은 “전투력을 높이자고 하는 것인데도 취지가 무색하게 정작 가라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상급부대에서 점검을 나올 때만 가라 치는 게 아니다. 일상적인 부대 운영에서도 이는 매우 흔한 방식이다. 매주 수요일 오전이면 군은 장병들을 대상으로 ‘정신전력’ 교육을 한다. 국가관, 대적관 등 장병들이 군인으로서의 자세를 확립하게끔 3시간 동안 교육이 이뤄진다. 하지만 일부 부대들은 바쁜 부대 운영을 핑계로 ‘부대운영일지’에만 “O시부터 O시까지 정신교육을 실시했음”이라고 적는다. 실제로 장병들은 진지공사를 나가거나 작업을 위해 어디론가 뿔뿔이 사라져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후 상급부대에서 교육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점검을 오면, 부대는 조작된 운영일지를 제출해 평가를 받고는 한다. 부대 상황병들에게는 상황일지를 가라로 적는 방법도 능력이다. 때로는 가라를 제대로 치지 못했다고 혼나기도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군대 가라’ 사례는 무궁무진하다. 병사들이 각종 서류에 간부 대신 서명을 하거나, 정해진 경계작전 코스를 모두 순찰하지 않았지만 일지에는 정상으로 기록하기도 한다. 군은 왜 가라에 익숙한 것일까. 군인들은 상급부대에서 끊임없이 내려오는 점검과 업무 지시가 부담스럽다고 한다. 훈련, 회의 등 바쁜 부대운영에 어쩔 수 없이 보여 주기식 업무를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가라가 만연한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사단급 이상 상급부대는 연·대대급 예하부대에 업무지시를 하며 ‘찍어누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말단부대로 갈수록 현행 작전만 하는데도 업무 피로가 누적된다. 상급부대의 잦은 점검과 지시 등은 가뜩이나 폭발적인 부대운영 스케줄을 더욱 가중시킨다. 하급부대에서 “현장의 상황을 무시하고 지시를 내린다”는 불만이 커지는 이유다. 전방부대의 한 장교는 “지시 이행에 필요한 시간이 하루라면 상급부대는 두 시간 만에 끝내라고 한다”며 “인원이 50명 필요하다면 막상 운용 가능 인원은 10여명인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상급부대가 정한 업무 기준에 맞추려면 어쩔 수 없이 행정 편의주의를 고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군대는 당장이라도 전쟁이 나면 적과 싸워야 하는 조직이다. 그만큼 평상시에도 완벽한 대비태세가 강하게 요구된다. 가라로 부대를 운영한다면 상급부대로부터 당장은 좋은 점수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간부들의 인사고과 관리에도 편리한 게 사실이다. 또 빡빡한 부대 운영때문에 어느 정도 융통성이 필요한 상황도 있다. 하지만 정작 부대가 나서 싸워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어떨까. 그동안 FM이라 불리는 야전교범을 무시하고 상당 부분을 편의주의에 의존했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날 수 있다는 것을 군은 잊지 말아야 한다. ‘사회의 첫 과정’이라는 군대가 20대 초반의 젊은 청춘들에게 엉뚱한 것을 가르치고 있는 현실은 아닌지 고민해 봐야 한다.
  • 수렁에 빠진 ‘야잘잘’… 술렁이는 그라운드

    수렁에 빠진 ‘야잘잘’… 술렁이는 그라운드

    프로야구 시즌 초반 각 팀을 대표하는 주축 선수들이 상당수 동반 부진에 빠져 있다. ‘야잘잘’(야구는 잘하는 사람이 잘한다)이라는 야구계 은어처럼 잘하는 선수의 성적은 결국 제자리를 찾아가는 경향이 강해 일시적 부진일 수도 있지만 해당 선수들은 마침 에이징 커브(나이에 따른 기량 저하)가 우려되는 시기여서 각 팀의 고민이 큰 눈치다. 팀의 확고한 주전 선수인 만큼 대체 자원이 마땅치 않은 것도 어려운 문제다. 한화는 20년간 부동의 중심타자였던 김태균(38)이 타율 0.103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타율 0.347로 펄펄 날고 있는 동갑내기 절친 이대호(롯데)와 상반된 성적을 보이고 있다. 결국 한용덕 한화 감독은 20일 kt전을 앞두고 김태균을 2군으로 내려보냈다. 삼성의 주전 포수인 강민호(35)는 자유계약선수(FA)로 2018시즌부터 삼성에 합류한 뒤 해가 거듭될수록 성적이 하락하고 있다. 이적 첫해 0.269의 타율로 선방했지만 지난해 0.234로 타율이 뚝 떨어졌고 올해는 0.161로 시즌을 출발하고 있다. LG도 주전 유격수 오지환(30)이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FA로 40억원에 계약했지만 0.171로 몸값에 비해 성적이 초라하다. 타율 0.140의 최정(33·SK), 0.180의 박병호(34·키움) 등 주요 선수들도 약속이라도 한 듯 1할대 타율에 허덕이고 있다. 30대 초반의 오지환은 예외로 하더라도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30대 중·후반이라는 점에서 일시적인 부진인지 에이징 커브를 겪는 것인지 알 수 없어 구단들의 고민이 크다. 에이징 커브는 해가 거듭될수록 급격하게 성적으로 나타나는 만큼 일시적 부진이 아니라 실제 기량 하락일 경우 각 구단의 전력 공백도 커지게 된다. 아직까지 대다수 감독들은 신뢰를 거두지 않는 모습이다. 손혁 키움 감독은 지난 19일 “박병호는 살아날 것이다. 박병호는 박병호다”라며 믿음을 드러냈다. 그러나 선수들에 대한 믿음 이면에는 백업 자원이 없는 현실적인 상황도 문제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구단마다 리빌딩을 외치지만 붙박이 주전을 밀어내고 과감하게 기용되는 선수들도 거의 없는 데다 대체 선수로 나서는 선수들의 실력도 크게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시즌 초반 나타난 주축 선수들의 부진이 회복된다면 다행이지만 시즌 내내 이어진다면 각 구단의 고민도 길어질 수밖에 없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아무이슈]‘정봉주 성추행’으로 신상 털렸는데…재판 2년에 배상금 달랑 100만원

    [아무이슈]‘정봉주 성추행’으로 신상 털렸는데…재판 2년에 배상금 달랑 100만원

    ‘코(성형) 하면 예쁘겠네’, ‘성적으로 너무 문란한 기자인가?’, ‘대가리에 든 게 없다’, ‘쓰레기’, ‘XXXX(여성의 생식기)’…. 회사원 A씨는 2018년 3월 황당한 일을 겪었다. 당시 성추행 논란에 휩싸였던 정봉주 전 의원의 지지자들이 의혹을 제기한 여성이 누구인지 밝히겠다며 A씨를 ‘신상 털이’했기 때문이다. A씨는 눈 깜짝할 사이 정 전 의원을 음해하고자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꽃뱀’이 돼 있었다. 이름과 사진이 퍼졌고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이름이 오르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A씨는 자정이 넘어서까지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공개적으로 나와서 법적 시비를 갈라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부모님이 놀라실까 두려웠고, 너무 황당하고 화가 났다”고 A씨는 말했다. 그는 해당 사건과 무관한 일반인이었다.● 신상 털이에 ‘혐의 없다’는 檢 A씨는 당시 게시자 60여명을 허위사실유포,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55명이 특정돼 검찰에 송치됐지만, 결과는 ‘혐의 없음’. A씨는 19일 “해당 검사가 상식과 법 감정은 엄연히 다르다는 이야기를 해왔다”면서 “엉뚱한 사람의 신상이 털렸는데도 처벌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기가 막혔다”고 말했다. A씨는 1년 후 이들 가운데 2명을 특정해 모욕죄 혐의로 민사소송을 진행했다. 해외 계정이 많아 신원을 특정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는 제대로 된 사과를 받고 선례를 남겨 인터넷상의 수많은 ‘2차 가해’, ‘마녀 사냥’을 막고 싶었다고 했다. 민사 비용은 한국여성민우회가 도왔다. 사건 발생부터 판결까지 2년.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이들에게 손해배상금 1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A씨는 그동안 불면증을 얻었고 소셜미디어(SNS) 활동도 접었다. ● 반성 없는 그들…정 전 의원 방송서 “벌금 모아 주자” 발언까지 A씨의 법률 대리인에 따르면 피고인 중 한 명은 “전혀 반성하지 않는 태도”였고, 나머지 한 명은 “반성의 기미는 있었다”고 한다. ‘전혀 반성하지 않는 태도’의 피고인은 “억울한 정치인이 탄생하지 않도록 글을 쓴 거다. 대의 때문에 그런 거라 나는 잘못이 없다”며 수차례의 내용 증명도 받지 않았다. 여성의 생식기 은어를 사용하며 글을 올렸던 다른 한 명은 “진심으로 사과는 드린다. 그러나 모욕은 아니다. 생활이 어렵다. 기각해달라”고 했다. A씨의 법률 대리인은 “사과라고 했지만 사실상 전혀 반성하지 않았다. 아직도 인터넷에 일부 허위게시물이 남아 있는데, 피해자가 들인 시간과 돈과 비교하면 처벌이 약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정 전 의원은 방송에서 ‘모금 운동’을 언급하기도 했다. “다른 분으로 오해되어서 얼굴 나온 A씨란 분인데. 그분 신상 털이 한 분이 꽤 많아요. 60명 입건됐다는 기사가 나왔는데 방송 빌어 신상 털이 하거나 부정적 댓글 쓰면 검찰 조사 들어가게 되면 불리할 수 있으니까… 어떤 분이 (정 전 의원 팬카페 ‘정봉주와 미래권력들’에) 오늘 글을 올렸더라고요. 사과하는 게 법적 다툼하는데 유리하다. 신상털이에 참가했던 분이 계신다면 사과 글을 올리고요. 또 그분이 제안한 게 만약 벌금 내는 상황이 오면 우리가 십시일반 모을 테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60명 입건된 분들이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 그런 게 아니고 (물론) 저를 도와주려고 하는 것도 있지만, 자꾸만 진실이 아닌 걸로 몰려가면 안 되지 않나 이런 뜻으로 했기 때문에 그분들 우리가 좀 함께 도와주고 보호해줘야 할 거 같아요.” - 팟캐스트 정치신세계 445회 정 전 의원 발언 중 (2018.3.14.) 당시 정 전 의원의 팟캐스트 발언 내용을 전해 들었다는 A씨는 “엉뚱한 사람을 괴롭히고선 모금해서 벌금을 보충하겠다는 발상에 어이가 없었다”면서 “법적 다툼에 유리하다고 하는 사과가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 ‘법’으로 사과 강제 못하나 A씨는 악플러들로부터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했다. A씨는 “인터넷을 통한 2차 가해나 신상 털기에 대한 처벌이 더 강력하게 작용할 필요가 있다”면서 “죄를 지었으면 반성을 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은 왜 ‘사과’를 강제 하지 못할까. 고문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본인이 하기 싫은 사죄를 강제하는 것은 개인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판단”이라면서 “피고인이 스스로 우러나서 사과하지 않는 이상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을 어루만지기 위한 그 이상의 조치는 기대할 수 없는 것이 우리나라 법체계의 한계”라고 설명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모욕죄가 인정돼도 블로그, 카페, SNS 등에 퍼 나른 허위게시물을 추적해서 삭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우리 법제가 인터넷 환경 등 변화한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무분별한 모욕이나 개인정보 침해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 악플러 법적 처벌 어디까지 와있나 현행법상 악플러는 사이버 명예훼손죄와 형법상 모욕죄를 적용해 처벌할 수 있지만 대부분 벌금형에 그쳐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따른다. 처벌을 하려 해도 대형 포털을 제외한 익명게시판이나 해외계정의 경우 악플러를 특정하기도 어려운 구조다.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해 10월 “표현의 자유를 넘어 언어폭력의 자유, 손가락 살인의 자유까지 허용될 수는 없다”면서 인터넷 준 실명제 관련 법안을 발의했지만 이미 위헌 결정이 난 인터넷 실명제와 크게 내용이 다르지 않아 통과 가능성은 미지수다. 모욕죄를 법정에 두는 나라는 일본 독일 오스트리아 우리나라 정도다. 더불어민주당과 참여연대 등 진보성향 단체들은 모욕(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라는 것 자체가 명예훼손(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구체적 사실 혹은 허위사실의 적시)과 달리 주관적이고 추상적인 측면이 있다 보니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며 폐지를 주장해왔다. 헌법재판소는 2011년과 2013년, 2016년 모욕죄에 대해 세 차례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아무 : [관형사] 어떤 사람이나 사물 따위를 특별히 정하지 않고 이를 때 쓰는 말. 아무이슈는 서울신문 기자들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사회 전반의 이슈에 대해 자유롭게 취재해 이야기를 풀어놓는 공간입니다.
  • 추억이 된 칼주름…‘전투복 다림질’이 사라진 이유 [밀리터리 인사이드]

    추억이 된 칼주름…‘전투복 다림질’이 사라진 이유 [밀리터리 인사이드]

    다림질하면 ‘적외선 산란 기술’ 사라져2011년부터 병사 다림질 전면 금지방상내피, ‘누빔’에서 ‘발열체’까지 진화 40대 이상 군복무자라면 아마 ‘전투복 칼주름’에 대한 추억 하나쯤 갖고 있을 겁니다. 멋을 부리기 위해 다리미로 밤잠까지 설쳐가며 옷에 주름을 잡는 모습은 해외에서는 보기 힘든 아주 독특한 문화였습니다. 이런 칼주름 잡기 문화는 2011년 완전히 금지됐습니다. 왜 갑자기 전투복 다림질이 사라졌을까요. 10일 군과 국방기술품질원에 따르면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디지털무늬 전투복이 보급되면서 2014년에는 ‘개구리복’으로 불리던 구형 얼룩무늬 전투복이 군에서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얼룩무늬 전투복은 한국의 자연경관을 적용한 녹색, 갈색, 검정색, 카키색(탁한 황갈색) 등 4가지 색상을 넓게 펴 바르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여름에는 위장효과가 높았지만 겨울과 도시, 숲에서는 위장효과가 낮았습니다. ●신형 전투복에 숨겨진 ‘적외선 산란 기술’ 특히 위장색 사이 경계선이 너무 뚜렷해 경계가 모호한 ‘픽셀’ 형태의 디지털무늬를 적용한 미국, 러시아 등에 비해 기능이 뒤쳐지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2008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새로 흙색, 침엽수색, 수풀색, 나무줄기색, 목탄색 등 5가지 색상을 추출하고 지형 형태에 따른 위장무늬를 개발하게 됩니다. 신형 전투복에는 야간 투시장비의 기술발달에 대응하기 위해 ‘적외선 산란 기술’도 적용했습니다. 야간 투시장비는 밤에도 존재하는 가시광과 일부 근적외선 대역의 미약한 빛을 증폭시켜 눈으로 볼 수 있게 합니다. 그래서 야간 작전을 하는 병사들의 생존율을 높이려면 전투복에 적외선 산란 기능을 포함시켜야 합니다. 실제로 한국군 전투복은 야간 투시장비 감지 가능 근적외선 파장영역인 1100㎚를 넘어 1260㎚까지 야간위장 성능을 확보했습니다. 군이 장병들에게 다림질을 하지 못하게 한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열을 가하면 적외선 산란 기능과 방수 기능 등 전투복 기능성이 사라집니다. 일부 장병들은 “신형 전투복은 구김이 적어 다림질을 할 필요가 없다”고 여겼지만, 실제로는 기능성에 초점을 맞춘 지침 때문이었던 겁니다.이런 높은 기능성에도 불구하고 2012년 ‘사계절 전투복’이 땀 배출과 통풍이 안돼 ‘찜톡 전투복’이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사계절 전투복과 하계절 전투복을 따로 지급합니다. 정부 연구진은 현재 미군 전투복처럼 방염 기능과 내구성을 강화한 제품을 개발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겨울에 장병들이 착용하는 ‘방한복 상의 내피’(방상내피)의 변화도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방상내피를 우리는 흔히 ‘깔깔이’라고 부릅니다. 겉감과 안감 사이에 솜을 넣고 누빈 것으로, 보온성을 강화해 겨울이 오면 최고의 관심을 받는 군용 피복입니다. ●방상내피의 진화…전역 때 갖고 나오기도 2018년 국방부는 군은 물론 사회에도 널리 퍼진 ‘깔깔이’라는 은어를 ‘방상내피’로 바꾸는 행정용어 순화 캠페인까지 벌였는데, 적어도 일반 국민이나 군인들의 입에선 큰 효과를 보진 못한 것 같습니다. 지난 수십년간 사용된 데다, 입에 착 감기는 발음의 유혹을 떨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럼 이 ‘깔깔이’라는 단어는 도대체 어디에서 왔을까요. 과거 방상내피는 카키색이었는데 이 때문에 ‘칼칼이’라고 불렸다가 ‘깔깔이’로 바뀌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또 과거 방상내피 질이 좋지 않아 겉면이 이빠진 칼날처럼 거칠다고 해 ‘칼칼이’로 불리다가 ‘깔깔이’로 바뀌었다는 설명도 전해집니다. 우리 군은 광복 후 창군 과정에 미군으로부터 군복을 지원받아 입었는데, 그 중에 ‘M1941 야전 재킷’과 내피가 있었습니다. 방상내피의 시초인 이 내피 안감은 ‘울 원단’을 사용해 제작됐고, 울 원단의 특성상 피부에 닿았을 때 느낌이 까칠까칠해 ‘깔깔이’로 불렸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이후 탈부착 가능한 모자와 방한내피가 포함돼 보온성을 크게 높인 미군 군복 ‘M65 파커’가 대량 보급됐는데, 나일론 소재로 만들어진 이 방한내피가 본격적으로 깔깔이로 불리기 시작했습니다.방상내피는 장병들에게 인기가 많아 일부는 전역할 때 군에서 가지고 나오기도 합니다. 방상내피는 전역자 지급품 목록에 포함돼 있어 외부 반출이 가능한 제품입니다. 전역 이후까지 전역자들이 이용할 정도로 방상내피가 사랑받는 이유는 얇고 가벼우면서 보온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방상내피는 안감과 겉감 사이에 솜털, 우레탄 폼 등을 넣어서 마름모꼴의 ‘다이아몬드 무늬’가 생기도록 바느질을 하는 누빔 기법으로 제조합니다. 누빔이 된 천 중간에 공기층이 형성돼 열이 밖으로 잘 방출되지 않도록 합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국가들이 이런 방식을 이용합니다. ●혹한기에도 ‘발열체’ 넣어 야외근무 가능 하지만 최전방 지역의 혹한에는 방상내피로도 견디기 어렵습니다. GOP(일반전초)에서 근무했던 분들이라면 몸 속을 파고드는 그 칼바람을 기억할 겁니다.이 때는 2010년부터 보급한 ‘기능성 방상내피’를 사용합니다. 기능성 방상내피는 최대 50~60도의 온도를 내는 ‘발열체 판’을 등 부위에 넣을 수 있습니다. 6시간 동안 발열 효과가 있고, 온도 조절을 4단계로 할 수 있습니다. 혹독한 겨울을 나게 해줘 ‘슈깔’(슈퍼깔깔이)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과거엔 방상내피 허리에 고무줄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단추형, 지퍼형으로 차츰 개선됐습니다. 또 2011년 디지털무늬 전투복이 보급되면서 노란색 방상내피 대신 갈색 방상내피로 진화했고 2018년부터는 디지털무늬 방상내피가 생산돼 보급되기 시작했습니다. 해군은 자체적으로 검은색 방상내피를 사용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일본에서 700㎞ 날아온 ‘섬촉새’ 이동 경로 첫 확인

    일본에서 700㎞ 날아온 ‘섬촉새’ 이동 경로 첫 확인

    우리나라 소매물도 등 남해안 섬 지역에서 월동하거나 통과하는 새로 알려진 ‘섬촉새’의 이동 경로가 첫 확인됐다.28일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올해 3월 3일 한려해상국립공원 통영 소매물도에서 포획된 가락지(인식표)가 부착된 섬촉새는 일본에서 700㎞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락지 정보를 확인한 결과 일본 야마시나조류연구소가 지난해 10월 24일 일본 후쿠이현 나카이케미 습지에서 방사한 개체로 최종 확인됐다. 촉새의 아종인 섬촉새는 일본과 사할린, 쿠릴열도 등에서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섬촉새는 일본에서 태어나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보내기 위해 이동한 것으로 추정됐다. 한편 국립공원공단은 2005년부터 철새 이동경로를 밝히기 위해 철새 가락지부착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254종, 8만 8764개체의 조류에 일련번호가 기록된 가락지를 부착했다. 이를 통해 이동경로가 확인된 새는 21종, 34개체로 우리나라와 일본 간 이동 개체가 10종, 19개체로 56%를 차지했다. 일본 나가사키현에서 전남 신안 흑산도로 날아온 ‘되새’가 478㎞를 이동해 가장 짧았고 호주 브룸만에서 날아온 ‘붉은어깨도요’는 이동거리가 직선거리로 5839㎞에 달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빈곤은 돈 아닌, 의지할 사람이 없는 것

    빈곤은 돈 아닌, 의지할 사람이 없는 것

    불황으로 해고당한 계약직 주인공 거리로 내몰리는 과정 생생하게 그려 ‘대졸’ 간판, 갑질·성희롱 피해 못 막아 10년 넘게 생활고 겪은 작가 경험 바탕 처절한 ‘청년 홈리스’ 삶 속 희망 담아 하얀 바탕에 처연한 뒤통수. 세로로 내려오는 ‘신을 기다리고 있어’라는 글자. 얼핏 보면 신에게 고통의 근원을 물었던 영화 ‘밀양’(2007)이 생각나는 표지다. 그러나 일본 작가 하타노 도모미의 신작 소설 ‘신을 기다리고 있어’가 말하는 ‘신’은 하늘에 계신 절대자가 아니다. 갈 곳 없는 여성들에게 잠자리나 돈을 제공하고 데이트나 성관계를 요구하는 남성들을 가리키는 일본 사회의 은어다.소설은 문구 회사에서 파견계약직으로 일하던 미즈코시 아이가 일방적인 해고를 통보받는 것에서 시작된다. 근로계약 당시에는 노동자파견법에 의거해 ‘3년 후 정규직 전환’을 약속받았으나 때가 되자 경기 불황을 이유로 가장 먼저 가차 없이 ‘잘렸다’. 살고 있던 방의 월세를 지탱할 수 없게 되자 보증금이라도 건지기 위해 가방 하나 짊어지고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이때부터 아이의 주거지는 만화카페다. 낮 동안은 중개업소에서 연결해 준 아르바이트장에서 하루 단위로 일하고, 밤에는 맡겨 뒀던 가방을 챙겨 만화카페의 1인실에 몸을 누인다. ‘신을 기다리고 있어’는 왜 건강한 사람이 그러고 있느냐는 물음, 왜 부모에게는 연락하지 않았느냐는 의심에 적극 답한다. 실제 아이는 몇 개월간 계속된 거리의 생활도 버텨 낼 만큼 몸이 부실하지 않다. 그러나 정신건강은 이미 나빠질 대로 나빠져 있다. “건강한 사람이 왜 그러고 있어”라는 세상의 추궁에 마음은 더없이 쪼그라들었다. 도쿄에서도 나쁘지 않은 대학을 나왔다는 간판을 달고서도 갑질과 성희롱, 열악한 근무 환경, 노동법 위반이 만연한 일터를 피해 아이가 갈 수 있는 곳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대졸 여성’이라는 간판은 일일 아르바이트장에서도 그를 작게 만들었다. 책은 정규직을 바라고 파견계약직도 꺼리던 아이가 일일 아르바이트에서 즉석만남 카페로, 남성들에게 돈을 받고 차를 마시는 정도의 가벼운 데이트만 하다 호텔로 향하는 ‘2차’를 고민하기까지의 과정을 곡진하게 그린다. 이 과정을 거쳐 아이는 여성 홈리스를 취재하겠다며 다가온 사회학도에게 무조건적인 경계만 드러내고, 거듭 ‘2차’를 요구하는 남성은 사랑으로 여길 만큼 피아 식별도 불분명해진다. 이 와중에 단 하나 남은 혈육인 아버지는 어머니의 사후 불륜 여성과 함께 가정을 꾸려 연락이 끊긴 지 오래다. 그럼에도 한 가지 희망은 아이가 극한 상황 속에서도 주변을 돌보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가령 빚쟁이들에게 쫓겨 도망간 남편 대신 혼자 아이 둘을 키우는 싱글맘 사치, 친아빠에게 성적 학대를 당하고 거리로 내몰린 청소년 나기를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를 끊임없이 고민한다. 같은 맥락에서 결국 아이를 구하는 것도 주변의 돌봄이다. 연락이 끊긴 아이를 부단히 찾고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이는 죽마고우 야마미야다. ‘빈곤은 돈이 없는 것이 아니다. 의지할 사람이 없는 것이다’(309쪽)라는 아이의 언설은 그래서 소중하고 뼈아프다. 국내에서 처음 소개되는 하타노 도모미는 젊은 세대와 여성의 삶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이야기를 선보이는 작가다. ‘신을 기다리고 있어’는 작가로서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하기까지 10년 넘게 생활고를 겪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썼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정종수의 풍속 엿보기] 선거와 도참설

    [정종수의 풍속 엿보기] 선거와 도참설

    4·15 총선이 다가오고 있다. 표면적으론 ‘공명선거’를 외치지만 이렇다 할 정책 대결은 온데간데없이 상대를 깎아내리는 네거티브 공방만 무성하다. 상대의 아픈 곳을 들추어내 소금 뿌리기에 열을 올리는 모습은 그래도 양반이다.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애니메이션이나 유튜브 방송의 사생결단식 네거티브 공방은 선거의 도를 넘어선 지 오래다. 옛날에도 상대를 흠집내거나 관심 끌려는 구호나 슬로건이 없었던 건 아니다. 소위 도참설(국가의 흥망성쇠와 인물의 출현에 대해 은어적이고 비유적으로 예언한 설)이 그것이다. 그래도 거기엔 애교나 예언, 징조와 같은 은유적 품격이 있었다. 삼국시대 말 ‘백제는 만월, 신라는 초승달’이라 해 백제는 망하고 신라는 흥한다고 했다. 만월은 곧 기우니 쇠망을, 초승달은 점점 커져 만월이 되니 성함을 뜻한다. 도참설은 왕권이 약해지고 권신들의 반란이 끊이지 않았던 고려 중기와 고려말에 성행했다. 개성 땅은 지기(땅의 기운)가 다해 망할 것이라는 ‘개성 지기쇠왕설’이나 고려 왕씨의 집권은 12대로 끝난다는 ‘용손십이진설’(龍孫十二盡說), 왕조의 성씨가 이씨로 바뀐다는 ‘경유십팔자설’(更有十八子設) 등이 그것이다. 개성의 지기쇠왕설은 천도론의 부각으로 “한양은 장차 이씨가 도읍할 땅이다”라고 한 참설이 널리 퍼지자, 조정에서는 이씨의 왕기를 누르기 위해 한양에 이씨를 상징하는 오얏나무(李)를 심어 놓고 무성해지면 이씨 성을 가진 사람을 시켜 베어 버리곤 했다. 또 왕은 1년에 한 번 반드시 한양 땅을 밟고 지금의 경복궁 터에 임금의 옷인 용봉장을 묻어 한양의 지기와 이씨의 왕기를 누르고자 했다. 도참설은 고려 말 이성계의 조선 개국을 합리화하기 위해 더욱 널리 유포됐다. 심지어 꿈을 이용하기도 했다. 태조 이성계가 왕이 되기 전 꿈을 꾸었는데 ‘닭 여러 마리가 일시에 울 때 다 쓰러져 가는 집에 서까래 세 개를 지고 들어가는데, 꽃이 떨어지고 거울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무학대사의 해몽이 걸작이다. “여러 집의 닭이 일시에 함께 운 것은 고귀위(高貴位)로 높고 귀한 자리에 오른다는 뜻이요, 서까래 세 개를 진 것은 왕(王) 자요, 꽃이 떨어진다는 것은 열매가 생김이고, 거울이 떨어질 때는 당연히 소리가 나니 왕이 될 징조라고 했다. 또 한번 꿈속에서 어떤 사람이 찾아와서 지리산 바위 속에서 얻었다는 책을 바치며 책 속에 ‘목자가 돼지를 타고 내려와서 다시 삼한의 지경을 바로잡는다’라는 글귀가 있다고 했다. 이를 풀면 목자(木子)는 이(李=木+子) 자로 이씨 성의 이성계를 가리킨다. 돼지 저(猪)는 을해를 가리키는 것으로, 이씨 성을 가진 사람이 돼지해인 을해년에 태어나 왕위에 오른다는 뜻이다. 이성계가 태어난 해가 바로 을해년 돼지해이다. 이성계는 꿈속의 예언처럼 조선을 건국했다. 고려 때 서운관에 간직한 비기 중 하나인 ‘구변진단지도’에도 ‘건목득자’(建木得子)라는 글귀가 나온다. 즉 나무를 세워 아들을 얻는다는 것이다. 목자(木子)를 조합하면 이(李)가 되며 반대로 풀면 십팔자(十+八+子=李)로 이씨 성을 가진 사람이 왕이 된다는 뜻이다. 이를 십팔자위왕설(十八子爲王設)이라고도 한다. 이러한 사실들은 서거정의 ‘필원잡기’와 이긍익의 ‘연려실기술’에 전해온다. 참설은 왕조 변혁기나 정적을 물리치고 사회가 어지러울 때 민심을 회유하는 수단으로 많이 이용됐다. 태조 이성계 역시 도참설을 유포해 고려의 멸망과 새 왕조의 탄생을 암시하면서 민심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끌었다. 도참설은 정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사회가 제 기능을 잃거나, 경제가 도탄에 빠져 민중의 심리가 불안해질 때 나타난다.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전대미문의 창궐 속에서도 이를 바로잡을 구세주와 같은 인물 출현의 갈망이 곧 오늘날 선거가 아니겠는가.
  • [포토] ‘살크업’ 망언 김한솔의 몸매

    [포토] ‘살크업’ 망언 김한솔의 몸매

    비키니여신 김한솔이 최근 자신의 SNS에 사진을 게재하며 근황을 전했다. 김한솔은 “(코로나19 때문에) 4월까지 살크업 되겠다”는 글을 게시하며 본격적으로 운동을 못 하고 있는 아쉬움도 전했다. ‘살크업’은 운동을 못 해서 살이 찌는 현상을 벌크업에 비유해 표현한 은어다. 하지만 공개된 사진에서 김한솔은 ‘살크업’이라는 말이 무색한 변함없는 몸매를 자랑하고 있다. 피트니스 대회 등 보통 3월부터 시작되는 시즌은 처음엔 4월로 연기됐지만 코로나19의 기세가 꺾이지 않아 5월로 미뤄진 상황이다. 한국최고의 인기를 자랑하고 있는 머슬마니아도 4월 상반기 대회를 취소했고, 가장 많은 지역대회를 치루는 피트니스스타도 시즌을 5월로 시작하게 됐다. 한편, 김한솔은 2028년 머슬마니아 대회에서 미즈 비키니 부문 4위, 커머셜 모델 부문 2위를 차지하며 차세대 ‘머슬퀸’, ‘비키니여신’으로 자리 잡았다. 미스코리아 출신이기도 한 김한솔은 최근에는 유튜브에 개인방송을 개설해 팬들과 다양한 주제로 소통하고 있다. 사진=김한솔 SNS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과천시, 방역마스크 ‘1매씩’ 모든 시민에 무료 제공

    과천시, 방역마스크 ‘1매씩’ 모든 시민에 무료 제공

    경기도 과천시가 시민 모두게 마스크를 무료로 나눠준다. 시는 시민 5만 8253명 전원에게 마스크 1매씩을 배부한다고 12일 밝혔다. 시는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방역마스크 구입에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을 위해 마스크 5만 8300여장을 자제 확보했다. 재난관리기금 5200여만원을 들여 생산업체와 마스크 공급 계약을 했다. 방역마스크 생산량의 80%에 해당하는 공적 물량이 약국에서 판매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마스크 구입은어려운 실정이다. 시는 오는 13일까지 5만여장, 14일에 나머지 수량을 확보해 6개동 주민센터에서 마련한 배부장소 16곳을 통해 전 가구에 배부한다. 13일은 14시부터 20시까지, 14일에는 10시부터 18시까지 배부한다. 해당 기간 내에 수령하지 못한 시민은 오는 31일 이내에 거주지 주민센터를 방문하면 받을 수 있다. 마스크 배부에는 각 동주민센터 직원들과 통장, 자원봉사자 등 300여 명이 투입될 예정이다. 한편 과천시보건소는 그동안 노인과 어린이, 장애인 등 건강취약계층에게 1만 8426매의 방역마스크를 배부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희귀 겨울 철새 ‘검은어깨매’ 전북에서 처음 관찰

    희귀 겨울 철새 ‘검은어깨매’가 전북지역에서 처음으로 관찰됐다. 전북지방환경청은 지난 9일 만경강과 동진강에서 검은어깨매 3마리를 발견했다고 12일 밝혔다. 검은죽지솔개로도 불리는 검은어깨매는 국내에서는 2013년 서울 강서습지생태공원, 2014년 경기 여주, 2015년 경기 양평, 2019년 경기 화성, 인천 백령도 등지에서 관찰됐다. 전북에서 관찰된 것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은어깨매는 과거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열대 아시아의 반사막 등 열대·아열대 지역에서 주로 서식했으나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남유럽과 동아시아까지 영역을 넓힌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환경청 관계자는 “동진강과 만경강 주변에는 넓은 농경지가 있어 들쥐나 참새, 멧새 등의 먹이가 풍부해 검은어깨매가 꾸준히 관찰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모니터링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