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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4시간 ‘편의점 뱅킹’ 가성비 앞세우면 승산 있다”

    “24시간 ‘편의점 뱅킹’ 가성비 앞세우면 승산 있다”

    일반은행보다 금리 조건 좋아 예금·대출 모두 이용땐 이중 혜택 “요즘 사람들은 똑같은 상품도 실시간 가격 비교로 더 싸게 사고, 같은 길도 모바일 지도를 찾아 1분이라도 먼저 가려고 하지 않습니까. 이런 요구에 꼭 필요한 은행이 인터넷 전문은행입니다.”심성훈(53) 케이뱅크 초대 행장은 1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가성비와 효율성을 중요하게 따지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인터넷 전문은행이 부합할 수 있다”며 “정보통신기술(ICT)로 무장한 인터넷은행이 4차 산업혁명과 함께 국내 은행산업의 메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점포를 두지 않고 온라인으로만 영업하는 인터넷 전문은행으로 국내에서 처음 본인가를 얻은 케이뱅크는 다음달 출범을 앞두고 최종 점검을 하고 있다. KT 출신의 심 행장은 2013년 KT시너지경영실장을 맡아 금융·미디어·유통·렌털 등 서로 다른 산업 분야 그룹사들과 ICT 기반으로 융합 전략을 수립하고 사업 모델 개발을 직접 이끈 경험이 있다. 그는 1990년대 초 일일이 컴퓨터 명령어를 쳐야 인터넷을 할 수 있었던 PC통신 시절부터 해외 사이트를 검색해 인터넷 쇼핑을 하던 ‘해외 직구’ 1세대이기도 하다. 당시 미국 사이트를 뒤져 반값으로 구매한 트레버 피노크 지휘의 모차르트 후기 교향곡 세트를 요즘도 즐겨 듣는다. 심 행장은 “인터넷은행의 가장 큰 특징은 무형의 디지털 재화를 상품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이뱅크가 선보일 대표적인 상품으로 예금 이자 대신에 음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뮤직 케이’를 소개했다. 예컨대 케이뱅크 고객이 이자를 받을 때 현금 대신 뮤직케이를 선택하면 일반 이용 금액보다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음악뿐만 아니라 동영상, 게임 아이템, 데이터(통신) 쿠폰 등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심 행장은 덧붙였다. 은행 점포가 없는 대신 인건비와 관리 비용을 줄여 고객들의 혜택을 최대화할 수 있다는 점도 인터넷은행의 강점이다. 일반 은행보다 예금 이자는 높이고, 대출 금리는 낮추는 만큼 예금과 대출을 모두 이용하는 고객은 이중 금리 혜택을 누릴 수 있다. KT와 GS리테일 등이 주주사로 참여하고 있는 케이뱅크는 ‘24시 365일 편의점뱅킹’을 특징으로 내세운다. 전국 1만 500여개의 GS편의점을 활용해 무(無)점포의 한계를 상쇄하겠다는 전략이다. 심 행장은 “최근 시중은행들이 모바일뱅킹을 활성화하고 있지만 24시간 모바일 체제를 구축한 인터넷은행을 따라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주주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고객들은 언제 어디서든 은행 업무를 볼 수 있고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예컨대 24시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해 밤에 대출 신청을 하고 다음날 오전 출근길에 편의점에서 현금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한다는 설명이다. 그러자면 은산분리(기업의 은행자본 소유 제한) 완화와 법인 고객 비대면 거래는 풀어야 할 과제다. 심 행장은 “내년부터는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니치마켓(틈새시장)을 발굴해 나갈 것”이라며 “향후 기업 간(B2B) 대출이나 크라우드펀딩 등을 활용해 중소기업으로 대출을 확대하는 방안들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전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경제 알지 못해도 쉬워요] K뱅크·카카오뱅크, 혁신 속도 못 내는 까닭은…

    [경제 알지 못해도 쉬워요] K뱅크·카카오뱅크, 혁신 속도 못 내는 까닭은…

    다음달 중 K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출범할 예정입니다. 지난달 은행 본인가를 신청한 카카오뱅크도 뒤이어 문을 열 예정이지요. 그런데 인터넷전문은행이 국민은행이나 신한은행 같은 일반 시중은행들과 똑같은 건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네요. 국회에서 인터넷은행에 한해 ‘은산분리’를 완화하네 마네 싸우는 건 또 왜일까요?‘은산분리’란 말 그대로 은행자본과 산업자본을 엄격히 분리한다는 겁니다. 즉 일반 대기업(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하거나 지배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인데요. 우리나라 현행법은 산업자본이 가질 수 있는 은행 지분을 최대 10%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은행 경영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지분, 즉 의결권 있는 지분은 4%에 불과합니다. 삼성증권, 롯데보험, 현대카드 등은 있어도 삼성은행, 한화은행 등이 없는 이유는 바로 여기 있습니다. 그런데 이거랑 인터넷전문은행이 무슨 상관이냐고요? K뱅크와 카카오뱅크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K뱅크는 정보통신기업인 KT가, 카카오뱅크는 인터넷 포털서비스 카카오가 각각 주도하는 은행입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지점(오프라인)만 없을 뿐 대출이나 예금 업무 등을 취급하는 건 일반 시중은행과 똑같습니다. 모든 게 인터넷으로 이뤄지니 각종 수수료는 더 싸고 예금이자는 더 줄 수 있다는 게 경쟁력의 근원입니다. 미국이나 일본 등에서는 이미 2000년대 초반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했습니다. 문제는 은산분리 규정입니다. 일부 진영은 인터넷전문은행도 은행이니 똑같이 은산분리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또 다른 진영은 전통적인 은행 형식을 깬 새로운 시도이니 별도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고 반박합니다. 후자 진영은 앞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을 점점 키워 나가려면 KT나 카카오가 대주주가 돼 자본금도 늘리고 여러 가지 서비스를 도입해야 하는데 고작 4% 지분 가지고는 도저히 대주주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 한도를 대폭 완화하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동양 사태’(동양그룹이 동양증권 등을 통해 자금난을 편법 해결하려다 투자자들의 피해를 키운 사례)에서 보듯 기업 오너가 인터넷전문은행을 사금고로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정 산업자본이 인터넷전문은행을 갖고 싶으면 이런 지분 제약이 없는 저축은행으로 하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그러나 반대 측에서는 지역을 기반으로 두고 활동하는 저축은행과 공간 제약 없이 모바일·인터넷으로 영업하는 인터넷은행은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고 반박합니다. 임형석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인터넷은행이 금융산업의 메기가 돼 주기를 바란다면 은산분리 규제도 탄력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면서 “사금고 전락 우려 등은 대주주와의 거래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방법 등으로 풀면 된다”고 주장합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2016 경제정책 그 후] 은산분리 완화·차별화·보안 인터넷전문은행 앞 허들 셋

    [2016 경제정책 그 후] 은산분리 완화·차별화·보안 인터넷전문은행 앞 허들 셋

    ICT기업 주도 혁신 이끌려면 산업자본 지분 소유 확대 필요 지난 14일 금융위원회는 K뱅크의 은행업 본인가를 승인했다. 24년 만에 나오는 새 은행인 동시에 우리나라 최초의 인터넷 전문은행이다. K뱅크와 함께 예비인가를 신청했던 카카오뱅크도 이달 말 본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이로써 우리 금융권은 오랜 숙원을 해결했지만 많은 이들이 우려하는 반쪽 인터넷은행이 되지 않으려면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시작은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자본 소유 제한) 완화부터다. 금융권은 수년 전부터 국내 은행산업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예대마진(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 간 차익)으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 데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이미 2~3개 은행과 거래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일도 만만찮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 당국이 새 은행의 출범을 허락한 것은 인터넷은행이 ‘땅 따먹기식 경쟁’에서 벗어나 제3의 길을 모색하라는 취지다. 전문가들은 그러자면 세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 은산분리 완화다. 현행 은행법은 은행이 기업의 사금고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4% 이상 의결권 있는 은행 지분을 산업자본이 갖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은행은 정보통신이 결합한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기존 은행들과는 성격이 다르다. 오정근 건국대 IT·금융학과 교수는 “인터넷은행이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들어와 사업을 이끌어야 가능하다”면서 “K뱅크와 카카오뱅크의 경우 각각 KT와 카카오가 최대 주주가 돼야 경영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KT는 K뱅크 지분의 8%,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의 10%를 갖고 있다. 은행법상 은산분리에 대해 예외 규정을 두는 것에 줄곧 반대하던 야당 국회의원들이 최근 인터넷 전문은행 특례법 제정안을 들고 나오면서 특례법 제정안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례법에서는 산업자본이 인터넷은행의 지분을 34%까지 소유할 수 있도록 하면서 2대 주주 역할을 허용했다. 내년 상반기 중 K뱅크와 카카오뱅크가 모두 출범하면 기존 은행과 얼마나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일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K뱅크와 카카오뱅크 모두 10%대 중금리 대출과 이자를 음원이나 콘텐츠 등으로 지급하는 디지털 이자 등의 서비스가 눈에 띈다. 하지만 최근에는 시중은행들도 다양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고, 비대면 계좌 개설도 가능해지면서 인터넷은행이 기존 인터넷뱅킹과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반응도 적지 않다. 한 시중 은행 관계자는 “만일 인터넷은행이 기업금융이나 주택담보대출에 주력하기 시작하면 제 살 깎아먹기로 전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정보보호와 해킹 방어 등 전산의 보안 시스템도 반드시 담보돼야 한다. 보안업계에서는 인터넷은행이 출범하면 금융권을 겨냥한 디도스 등 사이버 공격이 나타날 수 있어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1호 인터넷은행 ‘K뱅크’ 끝내 반쪽 출범

    1호 인터넷은행 ‘K뱅크’ 끝내 반쪽 출범

    은산분리법 개정안 국회서 막혀 건전성 기준·자본금 확충 과제로 인터넷전문은행인 ‘K뱅크’가 14일 은행업 인가를 받았다. 1992년 평화은행 이후 24년 만의 은행업 신규 진출이다. 당초 금융산업 지형도를 변화시킬 ‘메기’가 될 것이란 기대와 달리 ‘반쪽짜리 출범’에 그치게 됐다.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 한도(현행 4%)를 완화하는 은산분리법 개정안이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해서다. K뱅크는 출범과 동시에 일반 은행과 똑같은 잣대의 건전성 기준을 적용받고 자본금 확충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내년 1~2월 서비스 개시 목표 금융위원회는 이날 정례회의를 열고 K뱅크의 은행업 본인가를 통과시켰다.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이다. 또 다른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사업자인 카카오뱅크도 연내 본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K뱅크는 준비기간을 거쳐 내년 1월 말이나 2월 초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KT, 우리은행, NH투자증권, GS리테일, 한화생명보험 등이 주요 주주다. 자본금은 2500억원이다. 심성훈 K뱅크 초대 행장은 “100% 비대면으로 24시간 365일 이용 가능한 은행을 지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한 혁신과 차별화로 10년 후 자산 15조원 규모의 ‘넘버1’ 모바일 은행이 되겠다는 게 청사진이다. 주요 사업모델은 중금리 대출이다. 기존 금융권의 신용등급 4~6등급이 핵심 공략 대상이다. KT의 통신료 이용 내역이나 K뱅크 주주사들의 거래 실적 빅데이터를 토대로 신용평점을 매길 예정이다. 그러면 중신용자 등급을 10등급까지 세분화할 수 있어 고객별 맞춤 한도와 금리 적용이 가능하다는 게 K뱅크 측의 설명이다. 정기예금 금리를 모바일 데이터나 온라인 음원으로 주는 상품도 준비 중이다. 시중은행처럼 영업점이 없는 대신 K뱅크 고객들은 전국 1만 5000곳의 GS25 편의점에서 자동화기기(ATM)를 이용할 수 있다. 신용카드업이나 방카슈랑스, 펀드 판매업 등은 내년 하반기 별도로 인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영업점 없고 GS25서 ATM 이용 출범 첫해인 내년 대출자산 목표는 4000억원이다. 심 행장은 “은산분리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준수를 위해 내년 하반기부터 자본 확충에도 들어가야 한다”면서 “초기 3년간 약 2000억~3000억원의 추가 증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초 K뱅크는 KT(산업자본)가 대주주로 전면에 나서 유상증자 등을 주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법 개정 전까지는 금융자본인 우리은행이 총대를 메고 증자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국회에는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예외를 인정해 주는 특례법과 은행법 개정안 등이 계류돼 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물꼬 튼 인터넷은행 은산분리 완화… ‘5년마다 재심사’ 특례법안은 논란

    물꼬 튼 인터넷은행 은산분리 완화… ‘5년마다 재심사’ 특례법안은 논란

    與 “법개정으로 50%까지 허용… 없어질 수 있는 곳에 돈 넣겠나” 野 ‘최대 34%’ 특례법에 무게… 산업자본 최대주주 차단 목적 최순실 사태로 마비됐던 국회가 법안 재심사를 시작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도 일단 파란불이 켜졌다. 금융권은 관련 논의가 다시 시작된 데 반색하면서도 은행 인가를 5년마다 재심사하도록 한 일부 조항 등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17일부터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86건의 금융 관련 법안을 심사할 예정이다. 인터넷전문은행과 관련해서는 기존 은행법을 고쳐 인터넷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규정을 완화해주는 방안과, 아예 별도 법(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안)을 만들어 인터넷은행에 관한 규정을 신설하는 방안이 있다. 은산분리 규정은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의결권 있는 지분) 허용한도를 최대 4%로 제한한 것이다. 은행법 개정안은 이 지분 한도를 최대 50%까지 허용하는 조항을 담고 있는 반면 특례법 제정안은 34%까지만 허용한다. 34%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등 비금융회사에 최대주주 자리는 허용하지 않으면서 2대 주주로서의 결정권을 부여한 수치로 풀이된다. 예컨대 상법상 주주총회에서 특별결의를 할 때 의결권의 3분의2 이상이 찬성하면 통과되는데 이때 금융자본의 독주를 막을 수 있도록 3분의1이 조금 넘는 지분(33%+1% 포인트)을 비금융회사에 허용한 것이다. 기존 은행법을 고치는 게 더 수월하기는 하지만 야당은 특례법 제정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금융 당국과 인터넷전문은행 참여자들은 일단 여야 의원들이 인터넷은행 은산분리 완화에 공감대를 형성하며 논의를 시작한 데 안도하면서도 일부 조항에 대해서는 우려한다. 특히 특례법 제정안에서 5년마다 은행의 인가 요건을 재심사하도록 한 조항은 은행들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어 나가는 데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반 은행들도 지속적으로 금융 당국의 규제와 관리를 받지만 은행업 인가에 대한 재심사는 하지 않는다”면서 “은행이 5년 뒤에 없어질 수도 있다면 어떤 소비자가 누가 돈을 맡기겠느냐”고 반문했다. 특례법의 경우 금융위원회가 가중 평균금리 상한선을 정하도록 한 조항도 논란이 예상된다. 대부업 등 고금리 영업을 막고 중금리 대출 활성화에 집중하도록 한 취지이지만 이미 대부업법상 최고금리(연 27.9%)와 이자제한법이 있는 상황에서 별도로 금융위가 금리를 제한하는 것은 이중규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금융 당국 관계자는 “쟁점이 되는 부분들은 최대한 법안 취지를 살려서 대안을 마련하는 등 조정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은 K뱅크와 카카오뱅크가 각각 다음달 출범과 본인가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은행법 개정 대신 특례법 제정 움직임

    금융위 “은행법 개정 입장 불변… 국회 논의 따라 특례법 추진 대비”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은산분리(은행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를 완화하는 내용의 특례법 제정 움직임이 감지된다. 현행 은행법을 고쳐 예외를 인정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으나 야당 등의 반대로 진척이 없자 아예 별도 법안을 만들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9일 “은행법 개정을 통해 인터넷은행의 은산분리 적용 완화를 추진한다는 기본 원칙엔 변함이 없지만 국회 논의에 따라 은행법 개정 대신 특례법 제정을 추진하는 방안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6일 금융위 국감에서 국회가 특례법 체계로 인터넷은행 이슈 논의를 시작하면 정부도 적극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례법에 은산분리 완화를 담으면 내용 면에서는 은행법을 고치는 것과 별 차이가 없지만 일반법인 은행법을 직접 훼손하지 않는다는 명분이 확보된다. 현행 은행법은 산업자본의 경우 4%까지만 은행 지분을 보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은산분리 예외가 인정되지 않으면 연내 출범할 K뱅크와 카카오은행은 지배구조가 어중간한 상태에서 서비스를 시작해야 한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칸막이도 직급도 뺐다… K뱅크·카카오뱅크 새 DNA

    칸막이도 직급도 뺐다… K뱅크·카카오뱅크 새 DNA

    K뱅크, 사원이 임원들 회의 초청 실시간 업무… 결재 과정 최소화 카카오, 대표도 영어 이름 불려 직급 없어 100% 성과 연봉제 “은산분리법 개정 없이는 반쪽” # 1. ‘오후 2시 신상품 개발 승인 건 임원회의 예약.’ 대리 A씨가 사내 업무 포털 시스템에서 대표와 본부장, 팀장의 일정을 확인한 뒤 빈 회의실을 예약하고 참석자들에게 회의 초대 메시지를 보낸다. A씨는 내일까지 마감해야 하는 신상품 개발 승인 건에 대해 팀장과 대표에게 설명하고 한꺼번에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K뱅크) # 2. 킥보드를 탄 남성이 사무실을 가로지르며 회의실로 향하는 대표를 부른다. “대니얼(윤호영 대표), 제가 보낸 메시지 봤어요? 디자인 재검토 필요해 보이는데 회의 마치고 같이 얘기해 보면 좋겠어요. 아예 투표에 부치는 것도 방법이죠.”(카카오뱅크) 이르면 올해 안에 출범할 인터넷 전문은행의 풍경이다. 점포 없는 모바일 금융 시대를 예고하며 24년 만에 탄생하는 두 은행은 조직 문화부터 기존 은행들과 확연히 다르다. 지난주 대표를 선임하고 이사회 구성을 마무리한 K뱅크는 조만간 금융위원회에 본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도 오는 11월 본인가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각각 서울 광화문과 성남 판교에 둥지를 튼 K뱅크와 카카오뱅크는 부서 중심으로 구분되던 사무실 벽을 헐었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회의실과 휴게실을 제외하고는 뻥 뚫린 공간에 직책, 직무와 상관없이 책상을 두고 일한다. 카카오뱅크는 10여개의 회의실에 ‘달러룸’, ‘바트룸’, ‘엔룸’ 등 세계 각국의 화폐명을 이름으로 붙이고 높낮이 조절 가능한 스탠딩 책상을 구비했다. 대면 영업이 없는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특성상 두 은행 모두 복장 자율은 기본이다. 가장 혁신적인 변화는 수직적 의사소통 체계를 완전히 바꾼 것이다. K뱅크는 효율적인 정보 공유와 의사 결정을 위해 사내 업무 포털 시스템과 메신저 단체방을 만들었다. 팀장 이상은 업무 포털 시스템에 일정을 시간대별로 등록해 스케줄을 공유한다. 그러면 업무 담당자들은 직급에 관계없이 팀장이나 임원을 바로 회의에 초대할 수 있다. K뱅크 관계자는 “실시간 업무가 가능한 인터넷은행의 특성을 반영해 회의 소집에만 여러 단계의 의사 결정을 거쳐야 하는 기존의 비효율적인 관행부터 없애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임직원이 모두 참여하는 메신저 단체방에서는 각종 기사와 정보는 물론이고 드론 공동구매부터 핀테크, 가상현실(VR) 기기 등 관심사를 나누기도 한다. 카카오뱅크는 아예 직급 자체를 없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존칭과 직함이 자유로운 의견을 개진하는 데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호칭은 존칭이 없는 영어식 이름을 부른다”고 소개했다. 윤호영 대표는 대니얼, 이용우 대표는 얀으로 불린다. 요즘 금융권이 성과연봉제로 시끄럽지만 이곳에서는 모든 임직원이 100% 적용 대상이다. 직급이 없으니 성과에 따라 연봉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설명이다. 업무도 부서 중심이 아닌 프로젝트 단위로 진행한다. 예컨대 ‘프로젝트 매니저 제도’를 통해 특정 상품을 개발한다고 하면 각 분야마다 필요한 인력이 모였다 흩어지는 식이다. 각각 통신사(KT)와 정보기술(IT)기업(카카오)을 모태로 한 두 은행은 공통적으로 제휴사 연계를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디지털 이자 등 고객 혜택을 다양화한다는 전략이다. ‘핑거 파이낸스’를 내세운 K뱅크는 계좌 개설을 비롯해 대출·송금·결제·자산관리 등 모든 은행 업무를 스마트폰으로 처리할 수 있게 했다. GS25 등 편의점을 거점으로 오프라인 채널을 활용해 모바일 뱅킹을 보완하고 마케팅도 차별화할 방침이다. 카카오뱅크는 모바일 PB ‘금융봇’이 고객별 맞춤형 자산관리를 제시한다. 생활·콘텐츠·금융을 카카오 유니버셜 포인트로 통합해 유기적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시중은행에서는 대출이 어려웠던 전자상거래 업체들을 대상으로 이베이 소상공인 대출 상품도 내놓을 예정이다. 그러나 인터넷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규정(산업자본은 금융사 지분 10%, 의결권 4% 제한)을 완화하는 은행법 개정안이 국회 벽을 넘지 못하고 있어 ‘반쪽 혁신’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오정근 건국대 IT·금융학과 교수는 “현행법에서는 IT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경영 전략을 펼칠 수 없기 때문에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In&Out] 인터넷전문은행 성공을 위한 세 가지 선택/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In&Out] 인터넷전문은행 성공을 위한 세 가지 선택/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열기가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은행업 예비인가를 받은 카카오뱅크와 K뱅크 중 최소한 한 곳을 올해 안에 만나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냉정하게 살펴봐야 할 문제가 있다. 두 곳의 인터넷전문은행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이달 초 제2차 인터넷전문은행 현장 간담회가 경기 판교에서 열렸다. 금융 당국은 두 곳 은행의 설립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두 곳 은행은 금융 당국의 협조를 구하는 자리였다. 금융 당국은 신속 출범을 위해 각종 지원을 약속했고, 두 곳 은행은 설립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우리가 간과하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식당의 성공은 가격보다 맛이 좌우한다. 그래야 손님을 끌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도 가격보다는 서비스로 승부를 봐야 한다. 그래야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런데 두 곳 은행은 손님을 끌 만한 매력적인 서비스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두 곳은 가격으로 승부를 보려고 한다. 시중은행보다 더 높은 예금금리, 더 낮은 대출금리를 주겠다고 한다. 이렇게 하면 예금은 쉽게 불어나나, 대출은 쉽게 소화되지 않을 수 있다. 무조건 대출을 싸게 내주면 그 대출은 부실화되기 쉽다. 두 곳 은행은 설립 초기에 탄탄한 고객 기반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을 구체적으로 세워야 한다. 미국 사례를 살펴봐도 기존 고객 기반이 존재하거나 설립 초기 탄탄한 고객 기반을 확보한 인터넷전문은행이 오래가고 수익성도 좋았다. 가장 큰 이유는 이들 은행이 고객 기반을 토대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인터넷전문은행이 성공할 수 있는 첫 번째 요건이자 선택이다. 둘째, 나무를 빨리 심는다고 좋은 열매가 맺힐까. 나무는 봄에 심어야 뿌리를 잘 내린다. 그래야 좋은 열매도 맺힐 수 있다. 두 곳 은행은 중금리 대출시장을 개척하려고 했다. 그런데 벌써부터 시중은행, 저축은행, P2P(개인 간) 대출업체가 중금리 대출시장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이 때문에 두 곳 은행이 설립되더라도 설 자리는 마땅치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두 곳 은행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 모두가 개방적이고 혁신적인 인터넷전문은행을 고대하고 있지만, 어설프게 개점하면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클 수 있다. 두 곳 은행은 다양한 금융서비스 모두를 한꺼번에 내놓기보다는 단기적으로 가장 수익성이 높은 서비스에 집중해야 한다. 맛집의 메뉴가 하나인 것처럼 말이다. 이를 위해서는 면밀한 시장조사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잘될 거야’라는 추상적인 자기 신념은 금물이다. 이것이 인터넷전문은행이 성공할 수 있는 두 번째 요건이자 선택이다. 셋째, 식당은 자리가 좋아야 장사가 잘되고, 나무는 토양이 좋아야 잘 자란다. 유명한 식당이더라도 자리가 나쁘면 망하기 쉽다. 좋은 나무여도 토양이 맞지 않으면 마르기 쉽다. 두 곳 은행도 설립하기 전에 좋은 여건이 마련되길 바라고 있다. 예를 들면 두 곳 은행은 설립 초기 증자를 계획하고 있다. 미국의 인터넷전문은행도 그랬던 것처럼 설립 초기 적자는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당초 계획대로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은산분리(은행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규제를 완화해 주지 않으면 증자를 원활하게 추진하기 어렵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도 자기자본비율을 8%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설립 초기 적자 규모가 예상외로 크면 증자를 통해 이 규제를 충족시켜야 한다. 이 때문에 두 곳 은행은 은행법이 빨리 개정되기를 원하고 있다. 금융 당국은 이미 각종 지원을 약속했으니 이제 국회가 나서 줘야 할 때다. 이것이 인터넷전문은행이 성공할 수 있는 세 번째 요건이자 선택이다.
  • 인터넷은행 은산분리 완화 무산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를 위한 은행법 개정안과 한국거래소 지주회사 전환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사실상 폐기됐다. 18일 국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두 법안은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해 19일 열리는 본회의 상정이 무산됐다. 오는 29일 임기가 만료되는 19대 국회의 마지막 본회의 처리 안건에 오르지 못하면서 자동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은행법 개정안은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금지)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보기술(IT) 기업의 은행 지분 보유한도를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기존 4%(의결권 없는 주식 포함 시 최대 10%)에서 50%로 완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야당이 “대기업에 주는 특혜”라며 반대해 무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기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터넷은행이라고 예외를 둘 수 없다”며 “소유규제를 완화하지 않더라도 IT 기업이 은행 산업에 참여해 혁신을 창출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거래소를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코스피·코스닥·파생상품 등 3개 시장을 자회사로 분리해 경쟁을 촉진시키자는 취지로 발의됐다. 거래소는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일본거래소(JPX) 등 글로벌 거래소와 경쟁하기 위해선 지주회사 전환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그러나 지주회사의 본점 소재지를 부산으로 명기하는 문제 등을 놓고 여야 간 논란이 벌어지면서 처리가 무산됐다. 이에 따라 올해 안에 체제 개편을 마무리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기업공개(IPO)를 끝낸다는 거래소의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인터넷銀은 부담감… 중간금융지주사법은 기대감

    인터넷銀은 부담감… 중간금융지주사법은 기대감

    은산분리법 개정안 통과 불투명… 성과주의 도입 등 개혁 제동 전망 20대 국회가 여소야대 편대를 꾸리면서 주요 금융법안들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은산분리법(은행자본과 산업자본 분리) 개정안은 새 국회에서도 통과가 불투명해졌다. 이에 따라 연내 출범을 앞둔 인터넷 전문은행의 부담도 커졌다. 중간금융지주사법 등 경제민주화 법안은 논의가 다시 활발해질 전망이다. 삼성·롯데·한화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연결되는 법안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산분리법과 경제민주화법안은 모두 19대 국회에 계류 중이다. 산업자본이 은행자본을 4% 이상 갖지 못하도록 제한한 은산분리법은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국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이 바람에 연내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는 카카오뱅크와 K뱅크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두 인터넷전문은행은 지난해 11월 금융 당국의 예비인가를 받았지만 은산분리 규정 탓에 복잡한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한국투자금융(50%), 카카오(10%), 국민은행(10%) 등 11곳이 주주다. K뱅크는 KT(10%), 우리은행(10%), GS리테일(10%) 등 21곳이 주주다. ‘4%룰’ 탓에 사공이 많아진 것이다. 정부는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본)의 은행 주식 보유한도를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50%까지 허용해주는 내용의 법 개정을 밀어붙이고 있다. 하지만 여소야대 형국으로 법 통과가 쉽지 않아졌다. 카카오뱅크 측은 “현행법 테두리 안에서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며 법 개정 여부가 큰 변수는 아니라고 일단 말한다. 하지만 “법 개정 이후 지분 양도·양수를 전제로 참여한 투자자들이 많아 (법 개정이 불발되면)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이는 지배구조 불안으로 이어진다. 중간금융지주사법은 지주회사 아래 중간금융지주회사를 만들고 그 아래 금융계열사를 거느리도록 한 것이 주요 뼈대다. 더민주가 이번 총선 때 내걸었던 경제민주화 공약의 핵심이기도 하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중간지주사가 허용되면 삼성, 롯데, 한화그룹 등은 중간금융지주를 설립해 순환출자 논란을 해소하고 그룹 지배구조 재편도 마무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은 올해 초 삼성전자가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37%) 전량을 삼성생명에 매각했다. 업계는 삼성생명을 중간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호텔롯데를 상장해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 중인 롯데그룹도 중간금융지주사가 도입되면 금융 자회사(롯데손보, 롯데캐피탈, 롯데카드)를 매각할 필요가 없어진다. 금융권 성과주의는 추진 동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는 연내 9개 금융공기업에 성과연봉제 도입, 저성과자 해고, 신입직원 연봉 삭감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경제 블로그] 불도저 가니 反금융… 떨고 있는 금융권

    [경제 블로그] 불도저 가니 反금융… 떨고 있는 금융권

    19대 국회에서 금융권의 경계대상 1호는 김기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었습니다. 김 의원은 정무위원회 야당 간사까지 맡았었죠. 지난 4년간 법정최고이자율 인하,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을 밀어붙인 주역입니다. 특유의 저돌적인 스타일 때문에 ‘불도저’라는 별명도 있습니다.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은산분리(은행자본과 산업자본 분리) 법안은 김 의원의 결사 반대로 국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못했습니다. 그런 김 의원이 20대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자 금융권은 내심 안도했다고 합니다.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부처와 기관들이 홍종학 더민주 의원의 20대 불출마를 속으로 좋아한 이유와 비슷합니다. 그런데 금융권의 표정이 다시 어두워졌습니다. 더민주에서 비례대표 9번을 받아 20대 국회 입성을 앞둔 제윤경 당선자 때문입니다. 서민들의 빚 탕감 등을 돕는 비영리단체 주빌리은행을 이끌고 있는 제 당선자는 야당의 몇 안 되는 금융통이라 정무위에 배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더민주의 가계부채 공약 키워드인 ‘소각’을 주도한 당사자이기도 합니다. 국민행복기금이 갖고 있는 1000만원 이하, 10년 이상 연체 채권을 모두 없애자는 것이죠. 상당히 ‘급진적’입니다. 금융권은 “이런 식으로 빚을 탕감해 주면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고 시장 질서가 무너질 것”이라고 펄쩍 뜁니다. ‘불도저’ 가니 ‘반(反)금융’이 왔다며 애면글면 하네요. 금융산업 발전은 소비자나 금융사 한쪽의 일방적인 희생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닙니다. 바깥에서 보는 것과 국회에 들어가서 보는 게 다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아직 19대 국회가 끝난 것은 아니지만 산적한 금융 관련 현안은 다음 국회로 넘어갈 공산이 큽니다. 새로 꾸려진 20대 국회는 다른 모습을 보여 주기를 기대해 봅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박근혜 정부 3년] 만능통장 ‘경쟁 바람’… 인터넷은행 ‘삐걱’

    금융 분야는 개혁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서 있다. ‘성적’을 논하기엔 이르지만 낡은 제도와 관행을 뜯어고치고 금융산업의 판을 흔들어 “경쟁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신호를 시장에 던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대표적인 예가 은행 자동이체 출금계좌를 인터넷에서 한 번에 변경할 수 있는 ‘계좌이동제’다. 800조원에 이르는 자동이체 거래의 빗장이 풀리면서 은행마다 각종 경품과 금리 우대 등 혜택을 내걸고 ‘고객 지키기’ 경쟁 중이다. ‘만능통장’으로 불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도 있다. ISA는 통장 하나로 예·적금, 펀드, 주가연계증권 등 금융상품을 통합 운영하는 것이니만큼 돈을 잘 ‘불려주는’ 금융사로 고객이 쏠릴 예정이다. 보험 최저가 비교 사이트인 ‘보험다모아’도 나왔다. 금융사 간 무한경쟁 시대로 접어들며 올 한 해 큰 변화가 예상된다. 손병두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금융개혁의 시발점이 금융사 간 경쟁과 혁신이라면 종착지는 회사 내에서의 경쟁을 꾀하는 ‘성과주의’ 정착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갈 길은 아직 멀다. 은산분리(은행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완화를 골자로 하는 은행법 개정안 통과가 무산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의 미래가 밝지 않아서다. 이미 확정된 ‘KT뱅크’와 ‘카카오뱅크’ 두 시범은행 면허를 주는 것에 그치고 말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거시적인 금융 혁신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금융산업 경쟁력을 높이려면 소비자 보호나 경쟁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금융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해외 진출을 통한 글로벌 자산운용 역량을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실패에서 배운다 아차차!] 전광우 前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실패에서 배운다 아차차!] 전광우 前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우리금융그룹 부회장(2001~2004년), 초대 금융위원장(2008~2009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2009~2013년) 등 민관을 아우른 전광우(66) 연세대 석좌교수.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출신으로 글로벌 네트워크까지 갖추고 있는 그에게 24일 가장 아쉬웠던 순간을 물었다. 전 전 이사장은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전북 이전 문제를 꺼내 들었다. “이사장 재임 시절 본사는 옮겨도 기금운용본부는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서울에 잔류시키기로 정부와 국회가 뜻을 모았다. 그때 합의된 내용을 문서로 남겨놓지 않은 게 후회된다.” 기금운용본부는 국민연금기금의 전문적 운용을 위해 1999년 만들어졌다. 500조원을 굴리는 ‘큰손’이다. 공단을 따라 올 하반기 전북으로 이전키로 결정 난 상태다. 하지만 최근 보건복지부가 기금운용본부를 따로 떼내 공사화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안갯속이 됐다. 전북지역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이 가세하면서 이 문제는 ‘뜨거운 감자’다. 그가 지방 이전에 부정적인 까닭은 명쾌하다. “세계 금융시장을 주무르는 사람들이 왜 (미국) 월가에 모여 있겠는가. 그곳에 정보가 있고 고수들이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기관투자가 사이의 실적 경쟁이 심해지고 글로벌 네트워크가 중시되는 마당에 (기금운용본부가) 지방으로 옮겨가면 핵심 인재들이 한국에 있으려 하겠는가.” 지역의 균형 발전은 필요하지만 ‘현실적인 판단’ 없이 덜컥 지방행을 결정하면 우수 인력 이탈이 불가피하다는 게 전 전 위원장의 얘기다. 그는 “국민연금공단은 세계 몇 위 안에 드는 큰손이지만 아직 해외 대체 투자 부문은 약하다”면서 “이런 점 등을 감안해 서울에 남기려 한 건데 (문서로) ‘대못’을 박지 않아 갈등 소지를 만든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이사장 임기 중 총 74조 4000억원이란 역대 최대 수익금을 만들어냈다. 물론 글로벌 금융위기의 반사이익이라는 지적도 있다. 전 전 이사장은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초대박’도 가능했었다는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솔직히 우리가 해외 대체투자를 대규모로 해본 경험이 얼마나 되겠나. 게다가 안전성만 과도하게 강조하는 보수적인 운용 문화 탓에 좀 더 도전적으로 하지 못하고 멈춰 선 것이 못내 아쉽다.” 요즘 화두인 인터넷전문은행이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배 금지) 규제 속에 갇혀 버린 것에 대해서도 그는 할 말이 많았다. “이 규제를 완화해야만 다양한 핀테크 기업이나 비은행기업이 많이 들어와 인터넷은행이 제대로 큰다. (내가 금융위원장으로 있던) 2009년 비금융주력자 지분한도를 4%에서 9%로 완화했는데 4년 뒤에 (국회가 법을 고쳐) 다시 4%로 되돌리더라. 개혁과 정책이 실효성을 지니려면 일관성이 중요하다.” 그는 ‘베어스턴스의 교훈’도 얘기했다. “2008년 3월 금융위원장으로 취임한 직후 미국 투자은행 베어스턴스가 파산했다. 그때 좀 더 심각하게 들여다봤어야 했다.” 그로부터 꼭 6개월 뒤 160년 역사의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했다. 사실상 글로벌 금융위기 예고편이었던 베어스턴스의 파산을 좀 더 주의 깊게 살피고 그때부터 고강도 구조조정을 폈다면 고통이 덜 하지 않았겠느냐는 반성이다. 그는 “지금도 중국 성장 둔화와 한계기업 속출 등으로 구조조정이 절실한 상황”이라면서 “고통을 피하면 더 큰 고통이 온다는 과거 교훈을 되새겼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오늘의 눈] 정치와 금융/신융아 경제부 기자

    [오늘의 눈] 정치와 금융/신융아 경제부 기자

    “요즘 어디 관(官)이 치(治)할 수 있는 여건이 되나요. 말이 좋아 ‘관치’이지 관은 파워가 없어진 지 오래됐어요.” 최근 사석에서 한 전직 관료가 법안 처리를 위해 매일같이 국회에 나가 사는 후배들의 고충을 대신해 말했다. 그는 “금융이 우간다 수준이라지만 정치권의 마인드(태도)가 안 바뀌면 앞으로도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못난 금융’ 얘기만 나오면 세계에서 100등(GDP 기준) 정도 하는 아프리카 국가 우간다가 따라 나온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매년 발표하는 국가 경쟁력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금융 경쟁력 수준이 87위로 우간다(81위)보다 낮다는 평가를 받으며 마치 국가 경쟁력을 깎아먹는 주범인 듯 지목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가지 흥미로운 건 정치인에 대한 신뢰 지수는 이보다도 한참 더 아래에 있다는 점이다. 7점 만점에 2.5점을 받은 우리나라 정치인 신뢰 지수는 94위를 했다. 우간다는 86위다. 굳이 우간다까지 들먹이지 않더라도 오랫동안 보호 산업으로 길들여진 국내 금융산업이 점점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진다는 사실은 여러 차례 지적됐다. 금융개혁이 올해의 화두로 떠오른 배경이다. 그래서 올해 웬만한 규제는 다 풀기로 했다. 금융산업에 활력을 주고자 ‘메기’도 풀어 놓았다. 그런데 정작 국회 앞에서 ‘올스톱’된 형국이다. 지난 주말 금융위 국·과장들을 불러모아 “법안 처리를 위해 목숨 걸고 총력을 기울이라”고 당부한 금융위원장의 말이 무색하게도 국회는 움직이지 않고 있다. 23년 만에 새로운 은행으로서 인가를 받게 된 인터넷 전문은행이 미국이나 일본처럼 2000년대 초반에 생겼으면 어땠을까. 시행착오는 있었겠지만 지금쯤 자리를 잡아 가고 있을 것이다. 기존의 인터넷뱅킹과 별 차이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지만 금융권을 넘어 각종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과 지방자치단체까지 관심을 보인 것은 인터넷은행이 새로운 사업과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으로서는 국경이 없는 인터넷 매체의 특성상 지금이라도 인터넷은행의 기반을 마련해 두지 않으면 자칫 주도권을 외국에 완전히 빼앗길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이 있었다. 과거 두 차례나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소유권 제한, 현행 의결권 지분 4%) 문제로 실패한 경험이 있는 금융 당국은 일단 인가부터 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해 인터넷은행을 도입했다. 하지만 당장 올해가 아니더라도 국회에서 ICT 기업에 대한 은산분리 완화 문제를 끝내 해결하지 못하면 인터넷은행은 메기 꼴을 한 미꾸라지에 지나지 않게 된다. 은산분리 완화를 담고 있는 은행법 말고도 대부업의 최고 이자를 27.9%로 낮추는 대부업법이나 기업 워크아웃의 근거를 담고 있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 한국거래소를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 등은 정기국회에서 잠정 합의를 하고도 여야 간 대치로 연내 통과가 불투명하다. 내년엔 총선이, 그다음 해에는 대선이 있다. 정치권의 각종 이해관계에 부딪혀 시간을 낭비하는 사이 우리 금융산업은 얼마나 또 밀려나 있을지 모를 일이다. “정치가 금융을 한다”는 금융권 인사의 자조 섞인 말이 예사로 들리지 않는다. yashin@seoul.co.kr
  • [시론] 은산분리 완화 어려우면 복합금융그룹 규제를/강경훈 동국대 경영학부 교수

    [시론] 은산분리 완화 어려우면 복합금융그룹 규제를/강경훈 동국대 경영학부 교수

    정부의 금융개혁 작업이 한창이다. 과거에도 정부가 금융규제 완화를 추진했지만 최근 금융개혁의 범위와 강도가 더 세진 듯하다. 갖가지 세부 방안도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온다. 이번에는 반드시 고질적인 병폐 등을 해소해 금융을 탈바꿈시키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엿보인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이 정도의 금융개혁으로는 ‘관치금융’을 해결할 수 없다는 회의론이 제기된다. 금융 선진국인 영국, 호주가 실시했던 ‘금융 빅뱅’ 이상의 강도 높은 개혁을 해야 하는데 함량 미달의 개선 과제들만 내놓아서는 말짱 도루묵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반론도 있다. 일부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은 금융 규제를 강화하는데 “왜 우리나라만 규제 완화를 하느냐”며 금융개혁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경제와 금융이 이미 높은 수준으로 개방돼 있기 때문에 세계적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순리라는 주장이다. 학계에서조차 한쪽은 강도 높은 금융개혁을, 다른 한쪽은 규제 강화를 외치고 있으니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대체 이렇게까지 꼬여 버린 금융개혁의 실타래를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까. 금융 부문의 규제가 워낙 과중한 것은 사실이다. 정부의 간섭이 심한 것도 맞다. 하지만 금융개혁은 일직선 위의 점 하나를 찾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자. 기존의 금융규제는 경제 여건, 금융산업 현황, 사회문화 조건 등 다양한 요소가 뒤얽힌 복잡한 산물이다. 같은 규제라도 여건과 맥락에 따라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세계 추세에 뒤떨어지지 않으면서 우리 현실에 맞게 규제를 고치는 것이 핵심이다. 23년 만에 등장하는 새 은행 ‘인터넷전문은행’을 예로 들어 보자. 최근 카카오뱅크와 케이(K)뱅크가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획득했다. 이들의 사업계획을 들어 보면 ‘고인 물’ 은행산업에 큰 변화가 올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한계도 분명히 있다. 현행 은행법은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배 금지)를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대형 은행과 제대로 맞붙으려면 은산분리 완화가 선행돼야 하는데 언제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될지 미지수다. 낡은 은산분리 규제가 금융 산업 발전을 방해하고 있다는 설득에도 야당은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반대 논리는 이렇다. 은산분리를 완화했을 경우 대기업의 ‘사금고화’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이해상충 문제도 제기한다. 은행이 기업에 대한 정보 생산 및 모니터링, 구조조정 역할을 하는데 대기업이 대주주라면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은산분리 원칙을 지키면서도 그 규제의 형태를 달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해상충 문제도 양자 간의 소유 제한 및 사전적 규제 외에 다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금산결합 형태를 포함한 복합금융그룹에 대한 감독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 이미 EU 등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복합금융그룹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면서 그동안 규제되지 않던 비금융 계열사로부터 초래되는 위험도 포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아직 복합금융그룹에 대한 금융 감독이 미흡한 수준에 그치는 우리나라와는 대비된다. 2013년 동양그룹 사태가 터진 것도 결국은 비금융계열사 및 비규제 금융계열사에 대한 금융 감독의 공백이 주요 원인 아니었던가. 오죽하면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나라에 그룹감독체계의 도입을 강력하게 권고했을까. 규제 완화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난데없는 또 다른 규제가 생기는 걸 반가워할 리 없다. 그러나 복합금융그룹에 대한 감독 체계가 효과적으로 구축되는 경우 은산분리 나아가 금산분리 규제 문제에 훨씬 더 유연하게 접근할 수 있다. 지분 보유 또는 의결권 제한과 같은 사전적 규제 위주의 경직성이 해소되면 금융산업의 경쟁력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은산분리 규제, 복합금융그룹 감독은 복잡한 문제이며 여러 측면에서 검토돼야 한다. 그런데 그 출발점은 금융규제의 완화냐, 강화냐의 여부를 따지는 데서 벗어나 규제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다. 어떤 효과를 얻기 위해 반드시 한 가지 형태의 금융규제가 적용돼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 한계기업 구조조정 급한데 국회에 막혀 표류

    한계기업 구조조정 등 시급한 경제 현안이 쌓여 있지만 주요 법안들이 19대 정기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임시 국회로 넘겨지면서 줄줄이 표류하고 있다. 워크아웃의 근거가 되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과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 등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산업 재편 전반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촉법은 올해가 지나면 자동 소멸되는 한시법이다. 당초 금융위원회와 여당 의원 중심으로 기촉법을 상시화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야당에서 관치금융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강하게 반대했다. ‘기업 구조조정 표류’ 비판이 거세지자 여야는 일몰 시한을 2년 6개월 연장하는 절충안에 일단 합의한 상태다.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큰 편이지만 여야 대치로 무산될 경우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과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방식만 남게 돼 선제적이고 상시적인 구조조정은 어렵게 된다.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사업 재편과 구조조정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하는 원샷법 역시 ‘대기업 특혜’ 가능성을 우려한 야당 의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표류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법 적용 대상에서 대기업을 빼면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지만 정부는 조선·철강 등 대기업 업종이 주된 구조조정 대상이기 때문에 대기업을 빼면 법 제정 의미가 없어진다고 맞선다. 여야는 대부업 최고금리를 현행 34.9%에서 27.9%로 낮추는 데 합의하고도 정기국회에 상정조차 하지 못했다. 서민들이 한곳에서 원스톱으로 금융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의 서민금융진흥원 설립 법안은 ‘원스톱 서비스’에만 합의했다.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규제(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 4% 제한)를 완화하는 내용의 은행법 개정안은 야당의 강한 반대로 무산될 기로에 놓였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사설] 첫발 뗀 인터넷은행, 소비자를 주인처럼 섬겨야

    카카오뱅크와 케이(K)뱅크가 인터넷 전문은행으로 예비인가를 받았다. 내년 상반기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가면 23년 만에 새롭게 등장하는 은행이 된다. 두 인터넷은행은 대표적인 정보통신기술(ICT) 업체인 카카오와 KT가 각각 주도한다. ICT를 응용해 고객 접근성이 향상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는 기대가 적지 않다. 인가를 내준 금융위원회도 “도전장을 낸 세 곳 가운데 혁신적인 서비스라는 측면에서 두 곳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인가를 따낸 것은 기존 은행의 영업 형태와는 차원이 다른 소비자 중심의 서비스에 대한 기대가 높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카카오은행은 3800만명의 누적 가입자를 보유한 카카오톡을 활용한다. 케이뱅크도 컨소시엄에 참여한 편의점 업체 GS리테일의 ATM 2만 3000개와 7만개의 공중전화 부스를 이용한다. 저비용 고효율 운영으로 비용을 절감하면 예금 금리는 높이고 대출 금리와 수수료는 낮추며 서민에게는 10%대의 중금리 대출도 가능해진다고 사업자들은 주장한다. 하지만 기존 은행들도 인터넷뱅킹을 강화하고 금리 경쟁에 뛰어들 것이다. 중금리 대출은 벌써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창출하지 못한다면 인터넷은행의 성공은 장담할 수 없다. 인터넷은행이 산업 자본과 금융 자본을 엄격하게 분리하는 은산분리 규제 개혁의 방향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출범한 것도 아쉬운 일이다. 은행법은 대기업 등 산업 자본이 4%를 초과하는 은행 지분을 갖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 법을 개정해야 경쟁력 있는 사업자가 참여해 은행업계의 판도를 바꿀 참신한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논리다. 하지만 야당은 “재벌의 사금고화와 은산 동반 부실의 우려가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지금은 인터넷은행이 사실상 인가된 마당이다. 여·야·정이 마주 앉아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기 바란다. 이렇듯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앞에는 쉽지 않은 과제가 놓여 있다. 그럴수록 인터넷은행은 소비자를 을(乙)로 보는 기존 은행의 관행에서부터 벗어나야 한다. 공급자가 아닌 소비자의 마음으로 서비스를 개발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그렇게 금융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을 때 기존 은행도 환골탈태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인터넷은행이 새로운 금융 문화를 일구어 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
  • [국내 첫 인터넷은행 나온다] 카카오 ‘카톡 인구’·KT ‘편의점 은행’ 승부수 통했다

    [국내 첫 인터넷은행 나온다] 카카오 ‘카톡 인구’·KT ‘편의점 은행’ 승부수 통했다

    친구와 카카오톡(카톡·모바일 메신저)을 하다가 며칠 전 봐 둔 고금리 예금 상품이 불현듯 생각났다. 모집한도가 정해져 있어 서둘러야 했다. 카톡으로 가입 신청을 했다. 그사이에 다른 친구는 카톡으로 급전 대출을 신청했다. 지방에 내려가더라도 편의점 GS25에 들러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다. 29일 예비인가를 받은 카카오뱅크와 케이(K)뱅크가 이르면 내년 상반기 새롭게 선보일 ‘은행 풍경’이다. 일찌감치 ‘세 곳 중 한 곳은 운다’고 예측됐던 인터넷전문은행 승부는 3800만명이 쓰는 카톡과 전국 방방곡곡에 뻗어 있는 편의점 카드의 승리로 끝났다. 금융 당국은 ‘무점포 은행’인 이들 두 곳이 금융시장의 생태계를 바꿀 ‘메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지분 4% 소유 제한)를 담고 있는 은행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회의론도 적지 않다. 핵심 승부수는 ‘얼마나 많은 고객을 끌어올 수 있느냐’, 즉 얼마나 탄탄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는지 여부였다. 국내 1위 모바일 메신저 카톡으로 3800만명의 누적 가입자를 보유한 카카오가 단연 유리했다. ‘내 손안의 은행’을 표방한 카카오뱅크는 카톡 대화창 안에서 은행 업무를 보도록 할 계획이다. 기존의 지급결제 서비스인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월렛의 노하우를 십분 활용해 카톡으로 들어오는 결혼, 부고 메시지 등을 확인하고 계좌번호 없이도 바로 송금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다양한 멤버십 포인트와 이자·수수료 혜택도 제공할 방침이다. ‘우리 동네 은행’을 표방한 K뱅크는 세븐일레븐 편의점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기반으로 한 일본의 ‘세븐뱅크’를 벤치마킹했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GS리테일의 전국 편의점 ATM 2만 3000여개와 공중전화 부스를 활용해 은행 일을 편의점 이용하듯 언제 어디서나 쉽고 편리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이자 상품’도 선보일 복안이다. 또 하나의 핵심 관심사는 중금리 대출 활성화다. 3000만명의 고객 이용정보와 자회사 BC카드의 2600만 고객 결제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K뱅크는 빅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10%대 중금리 대출을 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카카오뱅크는 G마켓과 옥션의 고객 정보 등을 활용해 신용등급을 100등급까지 세분화, 중금리 대출 상품을 내놓기로 했다. 인터파크컨소시엄은 고객의 소득과 부채, 지출 등을 자동으로 분석하고 재무관리를 해 주는 ‘개인 맞춤형 금융비서’와 수수료 0%의 모바일 직불 결제를 사업모델로 제시해 눈길을 끌었지만 논란이 됐던 대주주(대부업 계열 웰컴저축은행) 적격성 시비를 충분히 해소하지 못한 것이 패인으로 작용했다. ‘메기론’에 대한 회의론도 있다. 이미 기존 은행들의 ‘인터넷뱅킹’이 충분히 발달돼 있어 인터넷전문은행의 서비스가 획기적으로 차별화되기 어렵다는 근거에서다. 이군희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은행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정보통신기업(ICT)의 추가 참여가 어렵고 (은행사업) 판도를 바꿀 참신한 서비스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금리 대출 상품은 인터넷은행에 특화된 사업모델이 되기엔 한계가 있다”며 “ICT 측면에서 차별화된 금융모델을 발굴하는 것이 (인터넷은행 성공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카카오 ‘카톡 인구’·KT ‘편의점 은행’ 승부수 통했다

    카카오 ‘카톡 인구’·KT ‘편의점 은행’ 승부수 통했다

    친구와 카카오톡(카톡·모바일 메신저)을 하다가 며칠 전 봐 둔 고금리 예금 상품이 불현듯 생각났다. 모집한도가 정해져 있어 서둘러야 했다. 카톡으로 가입 신청을 했다. 그사이에 다른 친구는 카톡으로 급전 대출을 신청했다. 지방에 내려가더라도 편의점 GS25에 들러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다. 29일 예비인가를 받은 카카오은행과 케이(K)뱅크가 이르면 내년 상반기 새롭게 선보일 ‘은행 풍경’이다. 일찌감치 ‘세 곳 중 한 곳은 운다’고 예측됐던 인터넷전문은행 승부는 1억 8000만명이 쓰는 카톡과 전국 방방곡곡에 뻗어 있는 편의점 카드의 승리로 끝났다. 금융 당국은 ‘무점포 은행’인 이들 두 곳이 금융시장의 생태계를 바꿀 ‘메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지분 4% 소유 제한)를 담고 있는 은행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회의론도 적지 않다. 핵심 승부수는 ‘얼마나 많은 고객을 끌어올 수 있느냐’, 즉 얼마나 탄탄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는지 여부였다. 국내 1위 모바일 메신저 카톡으로 1억 8000만여명의 누적 가입자를 보유한 카카오가 단연 유리했다. ‘내 손안의 은행’을 표방한 카카오뱅크는 카톡 대화창 안에서 은행 업무를 보도록 할 계획이다. 기존의 지급결제 서비스인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월렛의 노하우를 십분 활용해 카톡으로 들어오는 결혼, 부고 메시지 등을 확인하고 계좌번호 없이도 바로 송금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다양한 멤버십 포인트와 이자·수수료 혜택도 제공할 방침이다. ‘우리 동네 은행’을 표방한 K뱅크는 세븐일레븐 편의점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기반으로 한 일본의 ‘세븐 뱅크’를 벤치마킹했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GS리테일의 전국 편의점 ATM 2만 3000여개와 공중전화 부스를 활용해 은행 일을 편의점 이용하듯 언제 어디서나 쉽고 편리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이자 상품’도 선보일 복안이다. 또 하나의 핵심 관심사는 중금리 대출 활성화다. 3000만명의 고객 이용정보와 자회사 BC카드의 2600만 고객 결제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K뱅크는 빅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10%대 중금리 대출을 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카카오뱅크는 G마켓과 옥션의 고객 정보 등을 활용해 신용등급을 100등급까지 세분화, 중금리 대출 상품을 내놓기로 했다. 인터파크컨소시엄은 고객의 소득과 부채, 지출 등을 자동으로 분석하고 재무관리를 해 주는 ‘개인 맞춤형 금융비서’와 수수료 0%의 모바일 직불 결제를 사업모델로 제시해 눈길을 끌었지만 논란이 됐던 대주주(대부업 계열 웰컴저축은행) 적격성 시비를 충분히 해소하지 못한 것이 패인으로 작용했다. ‘메기론’에 대한 회의론도 있다. 이미 기존 은행들의 ‘인터넷뱅킹’이 충분히 발달돼 있어 인터넷전문은행의 서비스가 획기적으로 차별되기 어렵다는 근거에서다. 이군희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은행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정보통신기업(ICT)의 추가 참여가 어렵고 (은행사업) 판도를 바꿀 참신한 서비스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금리 대출 상품은 인터넷은행에 특화된 사업모델이 되기엔 한계가 있다”며 “ICT 측면에서 차별화된 금융모델을 발굴하는 것이 (인터넷은행 성공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단독] “금융 선진화 위해 ‘수수료 규제’부터 풀어야”

    설문 응답자들은 금융이 선진화되려면 “가장 먼저 수수료부터 풀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금융의 삼성전자’가 나오지 않는 가장 큰 이유가 ‘규제’로 지목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시장가격의 상징성을 띤 ‘수수료’에 대한 규제를 풀어 금융회사끼리 경쟁하면서 자연스럽게 수수료가 책정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금융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올 요인으로는 ‘인터넷전문은행’이 가장 많이 꼽혔다. 설문 응답자(65명) 가운데 26명(복수 응답)은 금융 선진화의 해법으로 ‘수수료 자율화’를 1순위로 꼽았다. ‘은산분리(은행 자본과 산업 자본의 분리) 완화’(14명)와 ‘금융사 성과 연봉제 도입’(10명) 등이 뒤를 이었다. 금융을 개혁하려면 정부 ‘입김’에서 벗어나 시장 중심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전문가 대다수는 “지금은 정부가 서민 지원 차원에서 송금·현금자동입출금기(ATM)·계좌 유지 등의 수수료를 제한하며 (자율경쟁) 발목을 잡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금융권이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에만 의존하고 서비스 개선이나 수익 창출에 소홀해 경쟁을 못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금융이 앞으로 나가려면) 감독 당국의 지나친 개입, 소위 ‘관치 금융’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와 정·관계 인사들은 앞으로 금융산업에 변화를 초래할 가장 큰 전환점으로 인터넷전문은행(38명)을 첫손에 꼽았다. 온라인으로만 영업하는 대신 점포 비용을 아껴 낮은 대출이자와 높은 예금금리로 고객몰이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광우 전 금융위원장은 “정보통신기술(ICT) 업체와의 결합으로 혁신적인 맞춤형 금융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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