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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진구, 건강강좌로 백세건강 챙기세요

    광진구, 건강강좌로 백세건강 챙기세요

    서울 광진구가 질병을 예방하고 활기찬 노후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건강강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14일 밝혔다. 우선 광진구 보건소에서는 광진노인종합복지관과 연계해 이달 23일까지 매주 월요일 ‘고혈압·당뇨병 자조교실’을 진행한다. 우리나라 사망원인 2·3위인 심뇌혈관질환은 고혈압, 당뇨병으로부터 시작된다. 이번 강좌는 고혈압, 당뇨병을 앓고 있는 주민을 대상으로 생활습관 개선방법과 자가관리 방법을 배우고 참여자 간 사례와 경험담을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구 관계자는 “교육 참여자들 간 모임을 결성해 질병관리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오는 26일 오전 8시부터 10시 30분까지 구청 대강당에서 만 55세 이상 남성 주민을 대상으로 ‘전립선암 무료검진 및 건강강좌’를 운영한다. 검진은 전립선암 혈액검사 후 비뇨기과 전문의와 일대일 상담을 실시한다. 검진 결과 유소견자와 저소득층은 지역 내 비뇨기과 병원을 연계해 무료로 초음파 검사도 받을 수 있다. 또 전립선 질환 예방을 위한 건강강좌도 함께 진행한다. 이밖에 광장동에서는 이달 26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매주 목요일 지역 내 취약계층 노인을 대상으로 ‘치매·낙상 예방 운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번 강좌는 가로 100㎝, 세로 250㎝의 면을 길이 25㎝의 정사각형으로 나눠놓은 매트 위에서 이동하는 운동인 ‘스퀘어스텝 운동’ 프로그램과, 화분으로 액자를 만들어 인지기능 향상을 돕는 ‘원예치료’ 프로그램, 체력측정·우울증 검사 등으로 구성됐다. 또 강좌와 함께 찾동 방문건강관리사업의 일환인 ‘은둔·우울·허약어르신 집단교육 프로그램’과 연계해 간호사와 건강관리사가 방문해 프로그램 진행에 도움을 줄 예정이다. 김선갑 광진구청장은 “다가오는 백세시대에서 행복한 노후생활을 위해서는 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구민들이 질병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습득하고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질병을 예방할 수 있도록 다양한 건강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365mc, ‘산나비’ 무료 치료 캠페인… 산후 비만 해결한다

    365mc, ‘산나비’ 무료 치료 캠페인… 산후 비만 해결한다

    비만 중점 진료 병원 ‘365mc’가 산후 비만으로 고통받는 국내 엄마들의 비만 치료 해결사로 나섰다. 비만 클리닉∙지방흡입 특화 의료기관 365mc는 ‘산나비(산후 나를 찾아가는 비만 탈출 프로젝트)’ 사회공헌 캠페인에 참여한다고 19일 밝혔다. 산나비 무료 치료 캠페인은 출산 뒤 살이 불어난 엄마들의 비만 치료를 돕기 위해 기획된 캠페인으로, 출산 후 2년 이내의 산후 비만 여성을 위해 구성한 ‘비만 치료 프로그램’을 한 달간 무료 지원한다. 365mc대표원장협의회 김하진 회장은 “출산 후 급격하게 찐 살로 우울해하는 여성들의 경우 산후 비만은 건강상의 문제를 야기할 뿐만 아니라 산후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고 체중을 본인 의지만으로 식이조절과 운동을 통해 감량하기는 쉽지 않다”며 “산나비 캠페인을 통해 산후 비만 여성들이 올바른 식습관 형성에서부터 비만 시술 등 약물적 치료까지 지원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나비 무료 치료 캠페인에는 서울∙대전∙부산 지역 3개 병원급을 비롯한 365mc의 15개 네트워크 전체가 참여하며 신청 및 접수는 산나비 캠페인 사이트(www.sannabi.co.kr)를 통해 가능하다. 한편 365mc는 비만만 치료 연구하는 의료기관으로 KMI한국의학연구소와 한국자원봉사협의회가 주최하는 은둔환자의료지원캠페인의 고도비만 치료를 담당하는 엔젤병원의 일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서울비즈 biz@seoul.co.kr
  • 성매수 후기·쿠폰에 ‘e집창촌’ 불야성… 명문고 기간제 교사도 포주로

    성매수 후기·쿠폰에 ‘e집창촌’ 불야성… 명문고 기간제 교사도 포주로

    회원 70만명·업소 2613개·광고 수익 210억 서비스 품평 도입·쿠폰 뿌리며 영업망 확장 후기 잘 쓰면 ‘방장’ 등업… 업소 매출 좌우 한국총책 등 2명 구속… 추징금 1억도 안 돼얼마 전 대전 유성의 한 오피스텔 앞 승용차 안에서 경찰 4명이 한 여자를 계속 주시했다. 밤 10시부터 잠복에 들어갔지만 시계는 벌써 자정을 넘기고 있었다. 문제의 여자는 옷차림이 특이하지 않지만 이날만 혼자 이 오피스텔을 두 차례 드나들었다. 좀 더 기다리자 뒤따라 들어가는 한 남자가 있었다. 경찰은 이들의 방을 확인하고 좀 더 기다리다 방 문을 열고 덮쳤다. 은밀한 성매매 현장이다. 경찰은 압수한 두 남녀의 휴대전화 내 정보를 통해 성매매 알선업자를 추적 체포했다. 이처럼 오프라인에서 벌어지는 성매매와의 전쟁은 국내 최대 온라인 성매매 사이트인 ‘밤의 전쟁’이 일망타진된 뒤 불꽃이 튀고 있다. ●36명 검거… 운영·자금총책 인터폴 적색수배 대전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5월 22일 ‘밤의 전쟁’ 게시판 관리자(방장) 21명, 대포통장모집책·현금인출책·자금전달책 10명 등 모두 36명을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검거해 한국총책 권모(35)씨와 부운영자 이모(41)씨 등 2명을 구속했다. 밤의 전쟁은 전국 2613개 성매매 업소를 거느린 국내 최대 인터넷 성매매 알선 광고 사이트다. 회원이 70만명에 이른다. 권씨 등은 2015년 초 인터넷에 ‘밤의 전쟁’ 사이트를 개설한 뒤 성매매 업소를 회원사로 두고 최근까지 광고비조로 모두 210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 등 주로 수도권에 거주하는 이들은 2014년 6월 ‘밤의 전쟁’ 도메인을 등록한 뒤 일본 서버를 임대해서 사이트를 개설했다. 신승주 대전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은 “해외 서버를 이용할 경우 한국 경찰이 단속하기 어렵다는 점을 노렸다”면서 “검거된 일당의 진술 등을 통해 추정한 액수가 210억원이지만 실제로는 400억~500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밤의 전쟁 일당이 대거 검거되자 이곳에 광고를 올린 2613개 업소에 대해 일제 단속할 것을 지난 6월 5일 전국 17개 지방경찰청에 지시했다. 경찰은 “성매매 트렌드가 온라인으로 바뀌며 규모가 훨씬 커졌다. 건국 이래 최대 성매매 단속 작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충북 경찰은 6월 한 달 13개 업소를 적발해 성매매 알선업자 등 62명을 검거했고, 울산 경찰은 알선업자 5명을 구속하는 등 성과를 꽤 거뒀다. 밤의 전쟁 수사 초기에 ‘온라인 집창촌’으로 불리는 국내 온라인 성매매 알선 사이트는 40여개에 이르렀다. 대전경찰청은 지난달 2일 밤의 전쟁 개발자 김모(45)씨를 전북 군산에서 체포했다. 김씨는 서버를 개발 관리해 주고 매달 수백만원을 받았다. 경찰은 또 밤의 전쟁 개설 및 운영을 총괄하다 필리핀으로 튄 운영총책 박모(45)씨와 자금총책 이모(46)씨를 인터폴을 통해 적색수배했다. 경찰은 김씨를 검거한 직후 ‘밤의 전쟁’, ‘아찔한 달리기’ 사이트 2개를 폐쇄했다. 김씨와 박씨의 또 다른 작품 “아찔한 달리기”는 국내 2위 온라인 성매매 사이트로 업소 2199개, 회원 30만~40만명을 거느리고 있다. 당초 ‘아찔한 밤’이었으나 단속이 시작되자 ‘아찔한 달리기’로 바꿔 운영했다. 경찰이 접속을 차단하면 주소만 바꿔가며 단속을 피하는 등 온라인 성매매 알선도 집창촌의 ‘풍선효과’처럼 끊임없이 되살아났다.●성매매 형태·지역별 운영 … 성매수 후기 21만개 경찰이 밝혀낸 밤의 전쟁 운영방식은 매우 체계적이다. 권씨 등은 홈페이지 메인화면에 2613개 성매매 업소를 오피(오피스텔), 안마, 키스방 등 성매매 형태별 9개와 강남, 비강남, 경기 남·북, 인천, 충청·강원, 경상·전라·제주 등 지역별 7개 게시판으로 나눠 운영했다. 업소는 소속 여성을 홍보하는 ‘배너 광고’에 음란 영상, 사진, 서비스별 가격표, 알선업자 연락처 등을 올렸다. 권씨 등은 광고의 크기와 위치 등에 따라 업소로부터 매달 30만원에서 100여만원까지 받았다. 통장은 개당 200만원씩 사들인 유령 법인 대포통장을 이용했다. 업소는 광고를 보고 연락해온 성매수남과 소속 여성을 임대 오피스텔 등에 보내 성매매하도록 알선했다. 업소별로, 서비스별로 값이 천차만별이지만 오피스텔이 12만~18만원부터 시작해 집창촌보다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서원우 대전경찰청 질서계장은 “집창촌과 컴퓨터를 거쳐 2014년쯤 휴대전화가 완전 대중화되면서 온라인 성매매 산업이 활개를 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성매수자는 온라인을 통해 신분이 잘 드러나지 않고, 업자는 홍보와 단속을 피하기가 쉬운 이점이 있다. 성매매 트렌드가 바뀐 것이다. 성매수남은 적발될 경우 변호사를 사는 등 돈 잘 버는 직업인이 적잖고, 여성도 직업과 계층이 다양한 것으로 전해졌다. 밤의 전쟁 사이트의 후기는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회원들이 성매수 후 여성의 서비스를 품평하는 글이다. 폐쇄 전까지 후기는 모두 21만 4000여개에 달했다. 후기를 많이 쓰면 ‘방장’이 되기도 했다. 방장들은 게시판을 나눠 관리했다. 업소나 여성을 평가하고 댓글을 삭제할 수 있는 권한도 있다. 권씨와 운영진은 매달 1인당 무료 성매매 쿠폰 4장을 제공하며 방장을 정성껏(?) 대우했다. 방장의 권력은 성매매 업소에서 무소불위였다. 이들의 글이 업소 운명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악평을 달면 매출이 뚝뚝 떨어졌고, 일부는 사이트에서 퇴출되기도 했다. 업소는 방장을 초대해 “우리 집 후기 좀 잘 써달라”면서 ‘황제’처럼 대접할 수밖에 없었다. 업소는 또 운영진에게 무료 쿠폰과 2만~5만원 할인 쿠폰을 상납했다. 매달 각각 1000장과 1500장이 모아졌다. 운영진은 후기 백일장, 영재발굴단 등 매달 90건 안팎의 성매매 관련 이벤트를 열어 이 쿠폰을 회원들에게 뿌리면서 영업망을 계속 확장시켰다. 홍영선 대전경찰청 사이버수사팀장은 “성매수남들은 잘못된 짓임을 알면서도 짜릿한 경험을 버릴 수 없었다고 하더라”면서 “특히 ‘텐프로’급인 강남 업소 쿠폰을 받으려고 안달했다”고 귀띔했다. 후기를 잘 쓰면 이른바 ‘물 좋은’ 업소의 쿠폰을 얻을 수 있고, 방장까지 될 수도 있었다. 홍 팀장은 “후기에서 가장 많이 쓰는 용어가 ‘마인드’(애인처럼 대해주는 것)와 ‘와꾸’(틀의 속어)다”고 했다. ●‘방장’ 출신 부운영자, 성매매 업소까지 차려 방장에는 대기업 직원과 대학원 준비생, 고깃집 사장도 있었다. 부운영자 이씨도 방장을 거쳤다. 이씨는 이곳에 발을 담근 뒤 수도권 명문고 기간제 교사를 그만 두고 아예 성매매 업소까지 차렸다. 후기로 자신의 업소를 발벗고 홍보해 단기간에 4000만원을 벌었다. 권씨는 이씨와 이벤트·쿠폰·후기 관리자 등 부하 운영진에게 매달 50만~100만원을 건네고 명절마다 선물을 보냈다. 홍 팀장은 “단독주택에서 은둔형외톨이처럼 사는 권씨와 작동 중인 컴퓨터 등 증거물을 확보하기 위해 집배원으로 가장해 침입했다”고 전했다. 대전지법은 지난 13일 한국총책 권씨에게 징역 1년과 추징금 4279만원, 부운영자 이씨에게 징역 8개월과 추징금 4662만원을 선고했다.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성매매를 알선하거나 업소를 광고하면 3년 이하의 징역, 3000만원 이하의 처벌에 처해진다. 재판부는 “인터넷 광고의 전파력과 위험성이 크고 범행의 내용·기간·수익을 볼 때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지난해 9월 ‘성매매 문제해결을 위한 전국연대’ 등이 고발, 각 지방경찰청이 성매매 사이트를 분담 수사해 이뤄졌다. 정미례 전국연대 공동대표는 “인터넷 포털사이트뿐 아니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도 성매매 알선 수단으로 악용되는 만큼 지속적인 추적 수사가 필요하고 성매매 업소와 후기를 쓰거나 공유하는 사람에 대한 단속과 처벌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데스크 시각] 대한민국 공무원도 하방이 필요하다/류지영 정책뉴스부 차장

    [데스크 시각] 대한민국 공무원도 하방이 필요하다/류지영 정책뉴스부 차장

    한동안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설화(舌禍)가 도마에 올랐다. 지난 6월 서울 숙명여대 특강에서 ‘내가 아는 어떤 청년’의 취업 성공담을 꺼냈다. 학점은 3.0이 안 되고 토익은 800점 정도이며 스펙도 없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대기업 5곳에 합격했단다. 말미에 황 대표는 “그 청년은 바로 아들”이라고 밝히며 환하게 웃었다. 졸업을 미루고 학원과 도서관 등에서 바늘구멍 같은 취업문을 통과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청년들에게 자괴감만 심어 줬다는 비판이 컸다. 부산상공회의소 조찬 간담회에서는 내외국인 노동자의 임금을 차등 지급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해 구설에 올랐다. 유대인들보다도 더 많은 나라로 나가서 일하는 우리 교민들의 고단한 삶을 역지사지해 보지 않은 듯했다. 근로기준법과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외국인근로자고용법, 유엔인종차별철폐협약 등을 모두 위반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앞서 그가 총리로 재직하던 2016년 3월에는 KTX를 타려고 서울역 플랫폼까지 관용차를 몰고 들어가 논란이 됐다. 역이란 공공시설을 사유화하고 자신의 특권의식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성토가 거셌다. 국민을 섬기는 자리인 대통령을 꿈꾼다는 제1야당 대표의 이 같은 언행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단순 일회성 해프닝은 아닌 것 같다. 사법고시에 합격하고 공안검사로 살아오며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을 제대로 키우지 못한 결과라는 생각이다. 여러 정부 부처를 출입하면서 고위공무원에게서 황 대표와 비슷한 인상을 받을 때가 있다. 무릇 공직자는 약자를 보듬고 좀더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고자 헌신할 의무가 있다. 사회의 모순을 찾아내 고쳐야 할 책임도 있다. 하지만 일부에게서 현실 진단과 소통 능력에 한계를 본다. 사회 여러 분야의 심층적이고 복잡다단한 갈등 양상을 경험하고 고민해 보지 못해 국민 눈높이와 맞지 않는 정책도 내놓는다. 우리나라에서 공무원이 되려면 적어도 몇 년은 세상과 담을 쌓고 1평 남짓 고시원 방에서 면벽수행하듯 수험서를 외우고 또 외워야 한다. 스스로를 ‘은둔형 외톨이’나 ‘문제풀이 기계’로 만들지 않으면 절대로 시험에 합격할 수 없다. 이들에게 성숙한 공감 능력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 수 있다. 1990년대 말 우리나라는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에 들어갔다. 내로라하던 대기업에 다니던 엘리트 직장인들이 추풍낙엽처럼 잘려 나갔다. 이때부터 대한민국 젊은이들 사이에 ‘도전과 성공보다 안정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자리잡았다. 공무원 열풍은 시간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2030 세대의 공무원 선호를 탓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러기에는 우리 사회가 너무 멀리 와 버렸다. 아쉬운 것은 이들의 공감 능력이다. 다른 사람과 만나 교감하며 ‘사람들이 무엇 때문에 울고 웃고 사랑하고 미워하는가’를 정확히 파악할 경험이 부족해 보여서다. 세상을 바꾸는 정책은 인간에 대한 이해와 공감에서 나온다. 하지만 젊은 시절 여기에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으면 공무원시험을 통과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가끔 ‘신입 공무원들을 6개월에서 1년씩 지역에 보내 노인복지나 저소득 가정 지원 등 현장 업무를 하도록 제도화하면 어떨까’ 생각한다. 한국판 ‘하방(下放)운동’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방은 중국에서 당원과 공무원, 대학생을 농촌 벽지에 보내 일하게 한 것을 말한다. 공직자들의 관료주의를 극복하려고 시작됐다. 국내 기독교계도 이를 받아들여 전국 각지에서 개척교회 운동을 펼쳤다. 고령화·인구감소로 어려움이 큰 지방을 돕고 젊은 공무원들의 공감 능력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이 지방에서 일정 기간 헌신한다는 것 자체로도 국민에게 감동을 줄 것이다. superryu@seoul.co.kr
  • “똑똑똑~정성입니다” 1인가구 보듬는 송파 방문서비스

    “똑똑똑~정성입니다” 1인가구 보듬는 송파 방문서비스

    서울 송파구가 고립된 1인가구를 직접 찾아가는 공공서비스를 시작한다. 행정안전부 ‘주민생활현장의 공공서비스 연계 강화’ 공모사업의 일환이다.송파구는 각종 질환, 우울증, 안전문제 등에 노출되기 쉬운 사회적고립 1인가구를 위한 ‘은둔형·주거취약가구 찾아가는 서비스사업’을 마련했다고 10일 밝혔다. 동주민센터와 관내 종합사회복지관 6개가 협업으로 전담팀을 꾸려 진행되는 이번 사업은 고시원 등에 직접 찾아가 매주 밑반찬을 지원하고, 매달 권역별로 이동상담소를 운영해 건강검진, 복지상담 등을 실시하는 것이 골자다. 송파구는 이를 위해 국비 3000만원 등 모두 6000만원을 투입한다는 설명이다. 앞서 송파구는 지난 5월 22일부터 10일 동안 관내 고시원 216곳을 비롯한 주거취약가구에 대한 현황조사를 실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모두 76가구를 선정해 오는 12월까지 6개월 동안 서비스를 제공한다. 12월에는 관련기관과 지역주민이 함께 발표회를 개최해 사업의 성과를 분석·공유할 예정이다. 박성수(사진) 송파구청장은 “최근 가족구조가 변화하면서 매년 1인가구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행정·복지서비스도 이같은 사회 변화상을 반영한 맞춤형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라면서 “앞으로도 주민의 생활현장으로 찾아가는 공공서비스를 확대해 다변화되는 지역의 복지문제에 발 빠르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여친 등 30명 불법촬영’ 제약사 대표 아들 징역 2년

    ‘여친 등 30명 불법촬영’ 제약사 대표 아들 징역 2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도 명령신상 공개 3년·아동청소년 기관 취업 제한 5년집안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여성 30여명을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은 제약회사 대표 아들이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6단독 안은진 판사는 18일 오전 성폭력범죄처벌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모(35)씨에 이같이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신상정보 3년 공개 및 고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에 취업 제한 5년 등도 함께 명령했다. 재판부는 “증거에 의해 이씨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면서 “피해자와의 성관계, 샤워 장면 등 사적 장면을 촬영해 일부 피해자는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고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범행이 계획적이고 상당기간에 걸쳐 이뤄져 피해자가 다수이고, 피해자 24명과는 합의하지 못한 점 등을 볼 때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초범이고 반성을 하고 있는 점, 촬영 영상이 유포됐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다”고 봤다. 앞서 검찰은 24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하면서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신상정보 고지 명령도 함께 요청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2013년부터 올해 3월까지 자택 곳곳에 초소형 몰래카메라 설치해 여성 피해자 30여명의 신체 부위, 샤워 장면, 본인과의 성관계 등을 몰래 촬영했다. 24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가정환경과 성격 등으로 인해 은둔형 외톨이로 성장했다”면서 “왜곡된 성적 탐닉에 빠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처벌보다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후 진술에서 이씨는 “잘못된 의식과 생각으로 절대 해서는 안될 짓 저지른 것 같아 사죄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日인터넷 판치는 극우세력들...대체 어떤 사람들인가 봤더니

    日인터넷 판치는 극우세력들...대체 어떤 사람들인가 봤더니

    극우보수의 가치를 바탕으로 SNS와 게시판 등 인터넷상에서 특정 국가나 지역, 민족에 대해 ‘헤이트 스피치‘(혐오발언)를 발산하는 일본 네티즌들을 통상 ‘넷우익‘이라고 부른다. 과거와 달리 현재의 일본에서 이들의 활동을 접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일본을 대표하는 포털 사이트 ‘야후재팬’에는 곳곳에 그들이 올려놓은 혐오와 증오의 글들이 넘쳐난다. 특히 한국의 징용피해자 배상판결과 같은 한일 관계 관련 뉴스 기사들은 어김없이 넷우익의 악성댓글로 도배질된다. 이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일가. 많은 사람들이 막연하게 ‘젊은 남성’, ‘고용이 불안정한 노동자’, ‘저학력자’ 등 이미지를 떠올리고 24시간 골방에 틀어박혀 PC모니터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사는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를 연상하지만 정작 그들의 실체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파악된 게 거의 없었다. 최근 일본의 진보학자들이 현재 200만~250만명으로 추정되는 넷우익의 실상을 파헤쳐 정리한 ‘넷우익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출간해 화제가 되고 있다. 28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연구자들은 페이스북 계정을 분석하고 8만명을 상대로 한 대규모 여론조사를 실시해 넷우익의 실체에 다가가려 노력했다. 저자 중 한명인 히구치 나오토(50) 도쿠시마대 교수는 도쿄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연구의 목적에 대해 “넷우익들이 어떤 생활을 하고 그들의 주장이 어떻게 해서 표출되는 것인지를 규명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우선 히구치 교수 등은 통상 정확한 실명정보로 활동해야 하는 페이스북의 게시물과 계정 소유자를 분석했다. 분석의 대상으로 정한 것은 2015년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이에 관련된 약 2500건의 페이스북 게시물들이었다. 일본군의 관여로 많은 여성의 명예와 존엄에 상처를 준 데 대해 일본 정부가 책임을 느낀다는 발표 내용에 대해 ‘분노한다’, ‘실망이다’ 등 아베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게시물을 올린 1396명을 추려 이들의 계정정보를 분석했다. 그러자 예상 외의 결과가 나왔다. 넷우익으로 분류된 사람들은 고학력인 경우가 많았고 핵심연령대는 30~50대로 나타났다. 자영업자 또는 기업 경영자들의 비중이 높았다. 특히 자영·경영자들은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히구치 교수는 “일본의 지역사회에는 제국주의 전쟁 이전부터 나타난 전체주의 흐름이 아직 강하게 남아있는 경우가 많고, 지역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일수록 보수적인 경향이 강하다. 이들 가운데 인터넷에서 뭔가 주장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넷우익이 되기 쉬운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 무기나 자위대 등을 좋아하는 ‘밀리터리 오타쿠’의 성향이 있거나 무술을 연마하는 사람, 종교적 활동을 하는 사람 등의 넷우익 비중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8만명에 대한 여론조사에서는 어떠한 기질의 사람이 넷우익이 되기 쉬운지에 대해 규명이 이뤄졌다. 객관적으로 학력이나 수입이 낮지 않으면서 본인이 무언가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거나 스스로 부당한 처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히구치 교수는 도쿄신문에 “넷우익은 민주주의의 또다른 형태”라면서 “그들은 현실세계와 떨어져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지역활동이나 업무를 바탕으로 우리 사회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그는 “극단적인 정치적 입장을 표현하는 넷우익의 태동은 일본에서는 유럽처럼 극우정당이 출범하기 어려운 현실과도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정책 리뷰]“실패해도 괜찮아”… 공감 넘어 제도·인식 바꾸는 ‘실패박람회’

    [정책 리뷰]“실패해도 괜찮아”… 공감 넘어 제도·인식 바꾸는 ‘실패박람회’

    서울신문은 ‘고시’면의 새 코너로 ‘정책리뷰’를 마련했습니다.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과 다른 부처·지방자치단체의 정책 추진 과정을 알고 싶어 하는 공무원에게 실제 사례 위주로 일목요연하게 소개합니다. 성공한 정책은 벤치마킹 대상으로, 실패한 정책은 반면교사 기회로 삼아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일조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1968년 미국 3M의 스펜서 실버 연구원은 강력 접착제를 개발하려다 너무도 접착력이 약한 물질을 만들어 좌절했다. 실버는 부끄러웠지만 이 결과를 회사에 알렸고 동료는 되레 그를 격려했다. 몇 년 뒤 같은 회사의 아트 프라이 연구원이 교회 성가집에 붙은 메모 테이프의 접착력이 너무 강해 가죽 표지가 상한 것을 보며 ‘쉽게 붙였다가 뗄 수 있는 메모지’를 구상했다. 그는 과거 실버에게 들었던 얘기를 떠올리고 해당 물질을 이용해 제품 연구에 나섰다. 이렇게 개발된 것이 지금 전 세계인이 쓰고 있는 ‘포스트잇’이다. 실패는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이를 통해 얻은 노하우는 다른 아이디어를 살찌우는 자양분이 된다. 새로운 것을 창조해 성공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실패는 불가피한 것이기에 이를 사회적으로 용인하고 격려할 필요가 있다. 전 세계에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실패의 가치를 인정하고 연구하는 움직임이 퍼지고 있다. 핀란드 헬싱키에서는 해마다 10월 13일을 ‘실패의 날’로 기념한다. 학생과 교수, 창업자가 자신의 실패 경험을 이야기하고 서로의 실패를 축하한다. 미국에서도 곳곳에서 창업 실패를 기념하는 ‘실패 페스티벌’이 열린다. 지난 1월 청와대 경제과학특별보좌관에 임명된 이정동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실패에 대한 무한한 관용이 필요하다”면서 “미국은 창업자 평균 연령이 40대 중반이고 특히 실리콘밸리 하이테크 창업자는 50대가 주류다. 경험이 풍부하고 시행착오가 온몸에 새겨진 사람들이 창업을 한다”고 강조했다.●행안부, 시민·전문가와 함께 아이디어 모아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뒤부터 국민의 아이디어를 사회 변화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행정안전부 사회혁신 민관협의회에서도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하지만 아직 정치권이나 언론 등에서 관심을 두지 않던 이슈를 모아 공론화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시민단체 활동가·학계 전문가들과 회의를 거쳐 실패에 가혹한 우리나라의 사회구조와 미혼모, 은둔형 외톨이, 학교 밖 청소년 등 다양한 주제를 선정했다. 같은 해 11월 행안부는 이들과 고심을 거듭한 끝에 ‘실패를 콘셉트로 한 박람회’를 열기로 최종 결정했다. ‘우리 사회에도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를 만들자’는 취지에서다. 행사 자체는 재미있게 진행하되 내용과 목적은 의미를 추구하는 방식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단순히 실패에 대한 공감 수준에서 그치지 말고 법·제도를 개선하고 재도전 지원을 정책화하는 기회로 활용할 것도 제안했다. 이는 공동창조(co-creation)가 구현된 사례로 볼 수 있다. 공동창조란 다양한 사회 문제를 국민의 집단지성으로 해결하려는 것으로 생활 속에서 주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리빙랩’, 미국 정부가 국가적 이슈를 해결하는 데 시민의 아이디어를 활용하려고 만든 ‘챌린지닷거브’(challenge.gov)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민관협의회는 일반인의 참여를 높이고자 창업 실패나 혁신을 추진했다가 좌절한 경험, 가족이나 회사 등에서의 실패 등 국민 개개인의 체험을 박람회의 주요 소재로 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1년여간의 준비를 통해 세계 최초로 실패를 모토로 내세워 실패문화 콘퍼런스와 ‘과학의 실패’, ‘환경의 실패’, ‘1등에 가려진 주역’ 등을 주제로 한 실패전시회, 금연이나 개인사, 창업 실패담을 나누는 ‘국민실패자랑’ 등 코너가 윤곽을 드러냈다. 원래 협의회가 처음 제안한 개최지는 용산의 전쟁기념관이었다. 전쟁이야말로 ‘국가의 가장 큰 실패’를 뜻하는 만큼 상징성이 크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실패박람회의 핵심은 시민 참여와 소통에 있다는 생각이 힘을 얻으면서 자연스레 광화문광장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김문섭 강원대 경영학과 교수는 실패박람회에 대해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시의적절한 주제였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그간 한국에서는 오직 성공만을 보고 배우자는 문화가 지배해왔다. 하지만 저성장 시대가 도래하면서 실패의 가치를 받아들이고 공유해야 하는 때가 왔다. 정부가 적절하게 이슈를 환기시켰다”고 설명했다. ●실패 우려 딛고 첫 박람회 ‘성공’ 하지만 박람회 개최 전만 해도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부처는 이 행사에 미온적이었다. 박람회의 취지와 관계없이 ‘실패’라는 단어를 앞세운 것이 부정적 어감을 준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이 때는 일부 자영업자가 최저임금 인상에 항의하며 광화문 인근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을 벌이고 있었다. 실패박람회가 자칫 이들에게 ‘최저임금 정책 실패’ 이미지를 연상시켜 집단행동에 나서게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전 세계에서 처음 여는 행사이다 보니 박람회를 공동 주최할 파트너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행안부 내부에서도 ‘이러다가 실패박람회가 정말 실패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쏟아졌다. 정부 당국에서 “명칭을 바꿔서 박람회를 진행하면 어떻겠냐”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당시 이 행사를 책임졌던 박노원(청와대 시민사회수석비서관실 행정관) 행안부 시민해결과장은 뚝심으로 버티며 원안을 고수했다. 박 행정관은 지난해 9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박람회는 ‘실패’가 주제이자 핵심이었다. 그런데 이를 숨기거나 가리고 행사를 진행하라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 부분만큼은 타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9월 14~16일 광화문광장에서 ‘2018 실패박람회’가 어렵사리 막을 올렸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성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실패의 아이콘’이라는 별명이 붙은 성신제 전 한국피자헛 대표 등이 연사로 나서 자신의 실패담을 솔직하게 전달해 공감을 얻었다. 3일간 5만여명의 관람객이 행사에 찾아왔다. 관람 만족도도 5점 만점에 4.3점으로 최근 3년 이내 열린 정부 주최 행사 참여자 만족도 평균(2.8~3.4점)을 크게 웃돌았다. “오랜만에 재미있는 정부 행사가 열렸다”고 입소문이 나자 박람회 마지막 날에 문 대통령이 깜짝 방문했다. 청와대에서도 실패박람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졌음을 인정한 것이다. 이때부터 여러 부처와 지자체에서 협업 요청이 쇄도했다. 올해는 서울뿐 아니라 강원, 대전, 대구, 전주 등에서 행사가 치러진다. 이달 12~14일 대구 동성로 일원에서 열린 ‘2019 실패박람회 in 대구’에는 모두 22만명이 다녀갔다. 실패박함회는 행안부의 명실상부한 ‘히트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실패박람회는 실패를 응원하고 재도전을 지원하는 사회적 플랫폼으로 진화하고자 다양한 아이디어를 준비 중이다. 박 행정관은 “우리나라가 안정적 일자리를 찾아 대기업과 공직에만 관심을 갖는 ‘몰린 사회’로 가고 있어 걱정이 크다. 이런 흐름을 타파해야만 대한민국이 더 행복해질 수 있는데 그러려면 실패를 자산으로 삼는 토양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관행도 실패로 다뤄야” 전문가들은 앞으로 실패박람회가 국민의 삶을 바꾸는 대표 행사로 거듭나려면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관행도 실패로 규정해 성역 없이 다뤄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민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정부 정책에 대한 분석과 탐사 없이 개인이나 사회 영역의 실패에만 국한하면 우리 사회 발전의 근본 해법을 찾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부의 실패’야말로 실패박람회가 반드시 다뤄야 할 핵심 주재”라며 “문재인 정부에서 나타난 사소한 관행적 오류 같은 것도 괜찮다. 실패를 인정하는 공무원에게 상을 주는 등 적극행정과 연계해 ‘실패에서 배우는 정부’로 나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인류 최대 수수께끼’ 나스카 지상화 속 새 종류 알아냈다

    ‘인류 최대 수수께끼’ 나스카 지상화 속 새 종류 알아냈다

    인류 최대 수수께끼로 꼽히는 페루의 나스카 지상화가 왜 그려졌는지 그 이유가 조금이나마 밝혀질지도 모르겠다. 과학자들이 나스카 지상화 중 새 그림 16점을 조류학적 관점에서 분석해 그중 3점 속 새가 각각 어떤 종류인지 알아냈다고 고고학 전문지 ‘고고과학 보고 저널’(Journal of Archaeological Science:Reports) 최신호(20일자)에 발표했다. 일본의 연구자들은 이번 연구를 위해 각 그림 속 새를 부리와 발 그리고 꽁지깃 등 특징에 따라 분류, 현지에 서식하는 새들과 비교 분석해 다른 지역에 사는 3종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연구진이 알아낸 첫 번째 새는 원래 벌새로만 알려진 것인데 이 연구를 통해 열대 및 아열대 지방에서 사는 은둔벌새로 확인됐다. 은둔벌새는 페루의 북부와 동부에 있는 숲에 살지만 나스카 지상화가 그려진 남부 사막에는 살지 않는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그다음 새는 펠리컨으로, 해안에서만 서식하는 종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연구를 주도한 에다 마사키 홋카이도대학 교수는 “나스카 주변에는 바닷새가 바다에서 나른 물을 산에 떨어뜨려 그 물이 강으로 흘러들어 나스카 고원까지 이른 것을 보여주는 민화가 존재한다”며 “바닷새인 펠리컨을 지상화에 그린 것은 어쩌면 기우제가 목적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마지막 새는 이른바 구아노라고 불리며 천연 비료로 쓰이는 배설물을 남기는 것으로 유명한 구아나흰배쇠가마우지로 확인됐다. 이 새 역시 페루 해안 밖 섬에서만 서식해 사막에서는 볼 수 없는 종이다. 반면 나스카 지상화에서 콘도르와 플라밍고 등 나머지 그림 13점 속에 있는 새는 조류학적 특징에 맞지 않아 이번 연구에서는 그 종을 밝혀내지 못했다. 즉 나머지 그림 속 새들은 어느 종을 그린 것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마사키 교수는 “나스카 지상화와 같은 시기에 만들어진 채색 토기에 그려진 새들과 인근 나스카 사원 유적에서 종교의식에 쓰인 새를 비교해 나머지 그림 13점 속 새들의 종류를 밝혀내 이런 그림이 왜 그려졌는지 알아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나스카 지상화는 페루 수도 리마에서 동남쪽으로 약 370㎞ 떨어진 도시 나스카에서 다시 동쪽으로 20㎞ 떨어진 나스카 사막에 있는 고대 유적으로, 폭 15㎞, 길이 30㎞나 되는 넓은 지역에 800여 개의 선과 70여 개의 동·식물 등 다양한 그림이 그려져 있으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지정돼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집권 8년 만에 처음 강대국 정상 맞이…北주민에겐 혈맹의 지지 대대적 홍보

    집권 8년 만에 처음 강대국 정상 맞이…北주민에겐 혈맹의 지지 대대적 홍보

    14년 만의 中주석 방문 자체로 이벤트 하노이 결렬로 입은 상처 극복 기회도“文·시진핑 이어 트럼프 방북 추진 전망”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1일 북한을 방문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1년 집권 후 처음으로 강대국 정상을 국내에서 맞이하게 됐다. 북한은 시 주석의 방북을 지난 2월 2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로 상처를 입은 김 위원장의 대내외 위상을 다시 한 번 강화하는 계기로 삼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위원장은 ‘은둔의 지도자’였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달리 중국과 러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등 국외로 나가 적극적으로 정상 외교를 수행했다. 지난해부터 정상 외교를 가동한 김 위원장은 1년 6개월간 외국 정상과 13차례 회담을 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평양에 외국 정상을 초청, 정상회담을 한 것은 지난해 9월 남북 정상회담과 11월 북·쿠바 정상회담 두 차례에 불과하다. 이에 미·일·중·러 4강 중 하나인 중국 정상의 방북은 김 위원장 정상 외교의 ‘불균형’을 해소할 기회로 평가된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은 물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도 평양 방문을 요청했으며 특히 시 주석의 방북에는 각별히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김 위원장이 호스트로서 강대국 정상을 국내에 초청해 정상외교를 주도한다는 사실을 부각시킴으로써 시 주석의 방북을 김 위원장의 ‘외교적 성과’로 대대적으로 선전할 것으로 보인다. 20~21일 이뤄질 북중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협상이나 경제 협력 등에서 실질적 성과가 나지 않더라도 중국 최고지도자의 14년 만의 방북이라는 역사적 이벤트 자체만으로도 내부를 결속시키는 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18일 “김 위원장은 시 주석의 방북을 통해 주민에게 중국이 혈맹국가로서 북한을 지지하고 돕고 있다는 희망을 줄 수 있다”며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시 주석이 방북했으니 트럼프 대통령의 방북 성사에 주력하면서 평양을 무대로 외교 활동을 펼치는 정상국가의 정상지도자 이미지를 확고하게 구축하려 할 것”이라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마이웨이’ 이미영, 이혼+5000만원 사기 “귀신 빙의 경험”

    ‘마이웨이’ 이미영, 이혼+5000만원 사기 “귀신 빙의 경험”

    배우 이미영이 이혼 후 힘들었던 과거를 털어놨다. 12일 방송된 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에서는 이미영의 두 번째 인생이야기를 공개했다. 지난 6일 방송 이후 우여곡절 많았던 여자의 삶을 살아온 이미영의 이야기에 관심이 쏟아져 왔다. 이날 방송에서 이미영은 두 번의 결혼과 이혼에 관한 진실,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사랑하는 두 딸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이후 이미영은 후배들을 보듬어주고 위안을 주는 선배 박원숙을 만나기 위해 남해로 떠났다. 그 역시 우여곡절 많은 인생을 살았기에 평소에도 상처 있는 여성들의 대모 역할을 하고 있다는 박원숙. 그는 아끼는 후배 이미영을 위해 남해산 진수성찬 뿐 아니라 선물까지 준비했다. 박원숙은 “이제 행복 시작이야”라며 이미영에게 꼭 어울리는 블랙 원피스를 선물해 보는 이들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이후 이미영의 굴곡진 인생사가 전해졌다. 그는 “결혼하고 애 낳고 이혼하고 파란만장하게 살았다”며 “인생이 내가 계획한대로 되지 않는다”고 말문을 열었다. 또 이미영은 최근 근황에 대해 “아이들과 함께 살고 있다. 우리 보람이, 우람이를 위해 하루라도 더 오래 살아야 겠다는 생각에 담배, 술도 끊고 열심히 살려고 노력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혼하고 일이 2, 3년간 안 들어오더라. 배우는 단역이라도 누군가 시켜줘야 한다. 당장 먹고 살 게 없어 집과 차를 팔았다. 아는 언니에게 5천만 원을 빌려줬는데 돈을 못 받았다”고 고백했다. 그러자 박원숙 역시 힘들었던 과거를 전하며 “차를 운전하다가 지나가던 차가 나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없어지고 싶었다”고 공감했다. 이미영은 이후 은둔 생활을 시작했고 우울증을 앓다 귀신까지 봤다고 고백했다. 그는 “그 당시에는 내가 뭐에 씌었었다. 이상한 남자가 보였다. 어떤 남자가 바로 소파 옆에 앉아 있더라.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환장하겠더라. 빙의가 됐었나 보다. 귀신이 씌였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이상한 소리를 막 하더란다. 아기 소리를 냈다가, 할아버지 소리를 냈다가 남자 소리를 내고 별소리를 다 하더라. 내가 뭘 씌었었나 보다. (빙의되는) 일이 자주 있어서 굿을 한 번 했었다”고 털어놨다. 절친한 사이인 개그우먼 이경애는 당시 이미영의 모습에 대해 회상하며 “딱 미친 여자 같았다. 거기에다 삐쩍 말라서 너무 심각한 상태였다. ‘저 사람은 곧 잘못될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다. 최악이었다. 빨리 어둠이 있는 그곳에 실려가는 걸 빼내자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고 전했다. 이미영은 자살 시도까지 했었다고 고백했다. 이미영은 “나한테 별일이 다 있었던 것 같다. 죽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목을 매고 자살하려고 했다. 나는 내가 샤워기 줄을 목에 감았다는 게 너무 무섭다. 그걸 (작은 딸) 우람이가 봤다. 우람이가 울고 난리가 났었다. 되게 놀랐을 것”이라고 떠올렸다. 이미영의 둘째 딸 우람은 “묻어두고 싶은 이야기”라며 “어떤 자식이 그런 상황을 보고 솔직히 제 정신이겠나. 내가 죽고 싶었다. 엄마 대신에 정신이 나갈 것 같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침대 설치했다고…아버지·누나 잔혹하게 살해한 20대 무기징역 확정

    침대 설치했다고…아버지·누나 잔혹하게 살해한 20대 무기징역 확정

    자신의 허락 없이 가족들이 침대를 설치했다는 이유로 화를 내다 아버지와 누나를 살해한 20대에게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는 존속살해 및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24)씨에게 무기징역과 20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김씨는 지난해 3월 가족들이 자신의 방에 허락 없이 침대를 설치했다는 이유로 화를 내며 침대를 부수다가 누나가 “이 집에서 나가라”며 나무라자 둔기로 수차례 머리를 내리쳤고 이를 막던 아버지에게도 둔기를 내리쳐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7년 4월 군대를 제대한 뒤 1년 가까이 집 안에 틀어박혀 ‘은둔형 외톨이’로 지내던 김씨는 가족들과도 자주 갈등을 빚었고 지난해 1월에는 누나를 흉기로 찌르려는 소동을 벌인 뒤 방문상담을 받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특히 어린시절 폭력을 당한 기억으로 아버지를 극도로 싫어했고 범행 전쯤에는 방에만 틀어박혀 사는 자신을 질타하는 누나와 여러 차례 부딪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범행 당시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증상과 우울증 등으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에서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2심은 “임상심리전문가가 피고인이 극심한 수준의 우울감, 무능력감, 아버지에 대한 적개심과 피해 사고가 높다고 평가한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히키코모리 증상, 우울증 등으로 인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고 인정할 수 없다”며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2심은 특히 “죄질히 지극히 패륜적이고 잔인하며 피고인과 가족에게 돌이킬 수 없는 막중한 결과를 가져왔다”면서 “그럼에도 범행에 관해 뉘우치거나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가족 간의 갈등과 자기 내면의 부조화 때문에 극단적인 방법을 감행한 이와 같은 범행은 우리 사회의 기본적인 가치관을 훼손하고 사회공동체의 결속을 현저히 저해하는 중대한 반사회적인 범죄에 해당해 이러한 범행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예방적인 필요성도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씨의 어머니가 선처를 바라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무기징역으로 형을 정한다고 밝혔다. 대법원도 “피고인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범행 수법, 범행을 전후한 피고인의 행동, 범행 후의 정황 등에 비춰보면 범행 당시 심신미약의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장기 침체 시그널… 실업률 상승·국가빚 급증 후폭풍이 더 위험

    장기 침체 시그널… 실업률 상승·국가빚 급증 후폭풍이 더 위험

    한국 경제가 직면한 ‘3저(저성장·저물가·저금리)라는 상황보다 이러한 현상이 고착화될 경우 몰고 올 실업률 상승과 국가채무 급증과 같은 후폭풍이 더 큰 문제로 지적된다. 실제 3저로 ‘잃어버린 20년’에 빠졌던 일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뉴 노멀’ 시대에 진입해 소비와 투자가 위축됐던 미국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실제 한국 경제가 구조적인 장기 침체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경고와 함께 이로 인한 부작용들도 속속 지표로 확인되고 있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실업자 수는 총 124만 5000명으로 1년 전보다 8만 4000명 늘었다. 실업률은 4.4%로 같은 기간 0.3% 포인트 올랐다. 청년(15~29세) 실업률은 11.5%로 1년 새 0.8% 포인트 뛰었다. 실업자 수와 실업률, 청년 실업률 모두 4월 기준으로 2000년 이후 19년 만에 최고다. 정부가 만든 재정 일자리 외에는 민간 일자리 창출이 부진해서다. 이번 정부 들어 2년 동안 세 차례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한 것도, 내년 예산안 규모를 ’500조원+α’로 대폭 늘려잡은 것도 경기 부양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세수 호황’이 막을 내린 상황에서 나랏빚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708조 2000억원으로 처음 700조원을 돌파한 국가채무는 올해 741조원, 내년 790조 8000억원, 2021년 843조원, 2022년 897조 8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40%가 안정적인 관리지표로 여겨졌는데 올해 39.4%에서 내년 40.2%, 2021년 40.9%, 2022년 41.6%로 상승하게 된다. 최근 재정 건전성 논란이 불거진 이유다. 침체가 장기화되면 자본의 생산성이 낮아지는 점도 문제다. 고령화로 노후 대비를 위한 저축은 늘어나는데 일할 청년들은 줄어 투자할 곳이 줄어든다.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치 않는 정보기술(IT) 기업이 주력 산업으로 성장한 영향도 있다. 자본은 많은데 생산성이 낮아져 수익이 나오지 않으면 부작용이 생긴다. 기업들이 수익을 높이려고 중소기업에 납품단가를 후려치거나 독과점 시장을 만드는 등 진입 장벽을 높이게 된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시장에 자본이 많으면 청년들이 돈을 쉽게 빌려서 창업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진입 장벽이 높아지니까 청년 일자리가 줄어드는 악순환으로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3저 기조가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외부 요인이 아닌 국내 요인에 의한 것이라는 점에서 심각성이 더 크다는 지적이다.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9.4% 감소해 6개월 연속 줄었다. 설비투자도 지난 1분기에 전기 대비 9.1% 감소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투자가 줄어드는 이유는 기업들이 앞으로 경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면서 “경기는 나쁜데 임금은 계속 올라가는 구조여서 노동비 등 비용 문제를 정부가 개선해주는 정책 수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저가 고착화되면 ‘국민들의 삶’ 자체를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도 있다. 1995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줄고 경제 성장이 정체됐던 일본이 대표적이다. 일본의 경우 청년실업 문제에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많은 청년들이 ‘프리터족’(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젊은층)이 됐다. 또 취업에 실패한 청년 상당수가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가 되기도 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아직 일본처럼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우리도 청년실업 문제가 부각되면서 젊은 남성을 중심으로 노인과 여성 등에 대한 분노가 커지고 있다”면서 “일본의 경우 문제를 드러내지 않는 사회적 특성 탓에 히키코모리라는 형태의 사회 문제가 발생했지만 우리는 좀 더 공격적인 ‘분노 범죄’ 형태로 표출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용어 클릭] ■‘뉴노멀’이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5~10년 동안 진행된 저성장, 저소비, 고실업, 고위험, 규제 강화 등의 세계적 경제 현상을 지칭한다. 현재는 변화된 경제 상황의 고착화로 통용된다.
  • [법인의 활발발] ‘본다’에서 ‘보인다’로

    [법인의 활발발] ‘본다’에서 ‘보인다’로

    암자의 일상이 시들하고 무료해지면 나는 이웃 마을로 나들이를 간다. 아무리 좋은 곳도 오래 살다 보면 시들할 때가 있다. 이럴 때는 건너편 풍경으로 몸과 시선을 이동해야 한다. 고산 윤선도의 녹우당과 김남주 시인의 생가를 가끔 찾는다. 김남주 시인이 살았던 집의 마루에 앉아 질박한 촉감을 느끼고 시인의 시를 읽으면서 상념에 젖는다. 또 고정희 시인의 서재에서 묵은 책들의 묵향을 맡기도 한다. 세 곳은 내가 살고 있는 대흥사와 10여분 거리에 있다. 터를 바꾸니 마음도 새롭다. 무엇보다도 사람의 말소리에서 벗어나 한적한 기운을 온전히 느낄 수 있어 좋다.근자에는 강진 월출산 아래의 백운동 원림을 찾는다. 자연친화적인 정원이 있는 별서를 원림이라고 한다. 백운동 원림은 최근 명승지로 지정됐다. 벽에 새겨진 불화가 많은 무위사와 수려한 산 아래 펼쳐진 차밭이 원림과 닿아 있다. 이 원림은 조선 후기 문인 이담로(1627~1701)가 월출산 옥판봉 아래 조성한 곳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은둔의 원림은 1812년 월출산 소풍을 마치고 이곳에서 하룻밤 머문 다산 정약용 선생에 의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다산은 연하의 선승이자 한국 차의 중흥조인 일지암 초의 선사에게 주변 풍경을 그리게 했다. 그리고 백운동 12경에 대한 시를 남겼다. 이 원림은 정선대라고 이름 지은 정자에서 바라본 옥판봉과 밖에서 물을 끌어들여 만든 유상곡수가 일품이다. 검박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아름다우나 사치스럽지 않은 이 별서정원은 은근하고 깊은 맛이 우러나오는 기품이 있다. 답사하는 사람들도 이런 풍경과 분위기에 끌린다고 소감을 말한다. 모란이 활짝 핀 날 원림이 명승으로 지정된 기념식을 마치고 여러 사람과 차담을 나누었다. 모두들 원림의 풍경에 감탄하고 칭송하면서 이후 몇 가지 걱정과 바람을 말했다. 혹여 관광의 바람에 휩쓸려 원림을 만든 본래 의미가 퇴색하고 탈색되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를 내비쳤다. 한 해 이곳을 방문하는 숫자에 집착하지 말고, 자칫 서비스 차원에서 주변에 여러 건물을 짓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옆의 사람들도 그렇게 신신당부했다. 선비정신이 깃든 처소의 아름다움은 생략과 절제에 있다. 오래 가는 아름다움은 노골적이지 않고 숨기는 멋과 맛에 있다. 여유와 소요의 가풍이 깃든 곳일수록 최소한의 모습만을 드러내야 한다. 다행히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소식을 들었다. 백운동 원림을 지키고 있는 후손 이승현 선생은 생각이 깊으신 분인데, 본인 스스로 원림의 정신과 기품을 잘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마침 그분과 통화할 일이 생겨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점차 유명해지고 있는 원림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저는 여느 관광지처럼 훌쩍 점찍고 가는 곳으로 만들지 않을 생각입니다. 이곳에 오는 사람들이 넉넉한 시간 속에서 원림의 정취를 충분히 느끼고 갔으면 합니다.” 넉넉한 시간 동안 머물렀으면 한다는 생각에 믿음이 듬뿍 갔다. 내가 사는 일지암도 초의 선사와 차의 향기를 느끼고자 하는 사람들이 찾는다. 일지암을 방문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문의를 하면 나는 몇 가지 규칙을 말한다. 먼저 최소 30분 이상 머물고, 오자마자 촬영부터 하지 않으며, 스마트폰 검색을 하지 않고, 빠르게 감탄하지 마시라. 그리고 눈과 귀를 무심의 경지에서 고요히 열어 놓으시라. 그리하면 늘 보던 하늘과 나무와 물소리가 새삼스럽게 보이고 들릴 것이다. 최근에 둘레길이 유행하고 문화 답사가 흥행하는 일은 매우 좋은 조짐이다. 그러나 먼저 번잡한 세속의 습관을 내려놓고, 쫓기는 발걸음을 멈출 때 비로소 보고 들었던 것들이 새삼스러워질 것이다. 나태주 시인의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는 시 한 구절이 문화 답사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짧은 시간 허둥지둥 스치듯 사진을 찍으며, 그저 ‘보는’ 풍경은 누구나에게 똑같은 피사체일 뿐이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는 조선 시대 어느 문인의 말뜻을 새긴다면 풍경은 마침내 ‘보일 것’이다. ‘보는’ 풍경은 그저 똑같은 사진으로 남을 것이고, ‘보이는’ 풍경은 저마다 가슴 깊은 곳에서 다를 것이다.
  • 70대 전직 차관이 40대 ‘은둔형외톨이’ 아들 살해…일본 충격

    70대 전직 차관이 40대 ‘은둔형외톨이’ 아들 살해…일본 충격

    “주위에 폐 끼치지 말라” 타이르다 말싸움 중앙부처 차관을 지낸 70대 아버지가 별다른 직업 없이 집 밖을 나가지 않는 40대 아들을 다툼 끝에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이 일본 국민들에 충격을 안기고 있다. 2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30분쯤 도쿄도 네리마구 2층짜리 단독주택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긴급히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넋을 잃은 듯이 멍한 표정의 구마자와 히데아키(76)씨를 발견했다. 구마자와씨는 자신이 말다툼 중 아들을 찔렀다고 진술했다. 피해자는 뚜렷한 직장 없이 집에만 틀어박혀 지내오던 44살 아들이었다. 아들 에이이치로씨는 흉기로 가슴 등을 여러 차례 찔려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지만 과다출혈로 1시간 만에 사망 판정을 받았다. 가정 불화에 따른 단순 살인일 수도 있는 이 사건이 주목받은 것은 아들을 죽인 아버지가 정부 고위 관료 출신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명문 도쿄대를 졸업한 구마자와씨는 1967년 당시의 농림성(현 농림수산성)에 들어가 경제국장 등을 거쳐 2001년 1월 사무차관까지 올랐다. 그러나 이후 일본에서도 문제가 됐던 광우병 파동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으며 취임 1년 만인 2002년 1월 퇴임했다. 차관직에서 물러난 구마자와씨는 체코 대사를 지내기도 했다. 구마자와씨가 휘두른 흉기에 목숨을 잃은 44세 아들의 신상정보는 자세히 알려지진 않고 있다. 그러나 집에만 틀어박혀 지내는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였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오고 있다. 한 이웃 주민은 숨진 아들을 본 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도통신은 체포된 구마자와씨가 아들에 대해 “히키코모리 성향에 가정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경향도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NHK는 경찰 조사 내용을 인용해 아들이 인근 초등학교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고 화를 내자, 구마자와씨가 ‘주위에 폐를 끼쳐서는 안 된다’고 타이르는 과정에서 말다툼이 벌어진 것 같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오랜 세월 동안 부자 사이에 불화가 쌓이고 쌓이다 결국 비극적인 결말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자세한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시시콜콜] 표절 논란 신경숙의 복귀

    [시시콜콜] 표절 논란 신경숙의 복귀

    소설가 신경숙씨가 돌아왔다. 최근 계간지 ‘창작과비평’ 여름호에 중편 ‘배에 실린 것을 강은 알지 못한다’를 발표했다. 2015년 6월 단편집 ‘감자 먹는 사람들’ 수록작인 ‘전설’이 일본 극우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단편 ‘우국’을 표절했다는 폭로가 터져나온 지 4년 만이다.신씨의 표절 사태는 신씨가 한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라는 상징성 때문에 문단을 넘어 전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신씨가 우국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은 대목의 ‘기쁨을 아는 몸’이라는 표현이 널리 회자될 정도였다. 그러나 당시 신씨는 “우국을 알지도 못한다. 나를 믿어달라”고 항변하며 그의 작품을 사랑했던 독자들에게 또 다시 실망감을 안겼다. 신씨는 이후 표절 행위와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고 법정 공방까지 벌어야 했다. 신씨는 복귀에 앞서 문학담당 기자들에게 자신의 심정을 담은 입장문을 보냈다. “오랜만에 새 작품을 발표합니다. 지난 4년은 30년 넘게 이어진 제 글쓰기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본 길고 쓰라린 시간이었습니다”라는 자기 고백으로 시작하는 입장문은 표절 사태 이후 가졌던 은둔의 시간과 감정을 유려하면서도 담담한 필채로 풀어낸다. 그는 “젊은 날 한 순간의 방심으로 제 글쓰기에 중대한 실수가 발생했고 그러한 일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망각한 채 오랜 시간이 흘렀다. 비판의 글을 쓰게 하는 대상으로 혼란과 고통을 드렸다. 모두 저의 잘못이고 불찰”이라며 표절 행위에 대해 사실상 사과했다. 이어 “글을 쓰고 또 써서 저에게 주어진 과분한 기대와 관심, 많은 실망과 염려에 대한 빚을 조금씩 갚아나가겠다”며 작품 활동을 재개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200자 원고지 4장 남짓의 짧은 글 안에서도 그의 특유의 감수성이 충만한 문장은 빛을 발한다. “제 자리에 서 글을 쓰는 일로 다시 부서진 것들을 고치고, 떠내려가는 것들을 건져내고, 닫힌 문은 열고, 사라지는 것들을 애도하고, 메마른 것들에게 물을 주려고 합니다. 이것이 앞으로의 저의 소박한 꿈이며 계획입니다”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신씨의 오랜 애독자들은 그의 복귀를 반길 만도 하다. ‘문학의 퇴조’를 넘어 ‘죽음’까지 거론된 지 오랜 상황에서 그가 작품활동을 다시 시작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문학계로서는 좋은 소식일 수도 있다. 그러나 입장문의 가장 큰 문제는 과거의 표절 행위에 대해 모호하게 넘어간다는 것이다. 표절 행위는 작가가 피와 땀, 그리고 시간을 갈아 넣은 결과물을 훔쳐 결과적으로 작품의 생명력을 말살하는 행위다. ‘예술에 대한 도덕’이라는 ‘문학헌법 제 1조’(소설가 이응준)를 어기는, 예술에 있어 가장 최악의 범죄다. 검찰 수사 결과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이는 실정법을 적용할 수 없다는 뜻일 뿐 표절에 대한 면벌부가 주어진 것은 전혀 아니다. 하지만 신씨는 자신의 표절 행위에 대해 ‘방심’, ‘실수’ 등으로, 표절에 대한 문제제기는 ‘지적’, ‘비판’ 등의 표현으로 은근 슬쩍 넘어간다. 그러면서도 ‘벼락 속에 서 있는 것 같았다’는 자기애 가득한 표현을 동원해 당시 상황을 서술한다. 표절 논란이 커지자 결국 “나도 내 기억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자기 분열적 변명을 늘어놨던 4년 전 태도와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 한국 문단을 대표했던 작가로서 응당 가져야 할 책임의식을 내비치는 대신 상황을 모면하고 정당화하려는 정치인의 수사(修辭)를 늘어놓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창비를 통해 복귀하는 것도 부적절해 보이는 지점이다. 신씨는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창비의 울타리 안에서 최고 인기 작가로 성장했다. 4년 전 파문이 있기 십수년 전인 2000년 무렵부터 그의 작품에 대해 표절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친 건, 문단 종사자들이 ‘침묵’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창비의 ‘문단 권력’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다. 우국 표절 논란이 벌어졌을 때도 “유사성이 발견되나 의도적 베껴쓰기로 단정할 수 없다”며 신씨를 감싼 것도 창비다. 다른 계간지나 매체가 아닌 하필 창비를 통해 활동을 재개하는 이면에는, 표절에 대한 깊은 참회가 아닌 과거의 위상을 복원하려는 신씨와 창비의 욕망이 똬리를 틀고 있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는 이유다. ‘외딴 방’은 ‘오래전 집을 떠날 때’, ‘엄마를 부탁해’ 등과 더불어 신씨의 대표작이다. 고향인 전북 정읍에서 올라와 구로공단 여공으로 생활하던 10대 시절의 경험이 담긴 작품이다. 다양한 상징과 은유를 그릇 삼아 인간 내면을 향한 깊은 시선과 현실의 부조리에 대한 인식이 포개진 한국 현대문학의 정수로 손꼽힌다. 신씨는 고된 노동 가운데에서도 문학만이 가질 수 있는, 그리고 문학만이 전달할 수 있는 무언가를 꿈꾸며 필사에 필사를 거듭했을 것이다. 그 시절에 가졌을 문학에 대한 진정성을 다시 전달하기 위해서는, 진솔하면서도 직접적인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 독자들이 그가 내민 손을 다시 잡는 것은 그 다음의 일이다. 이두걸 논설위원 douzirl@seoul.co.kr
  • [이종락의 기업인맥 대해부](71) ‘한지붕 두 가문’ 영풍그룹

    [이종락의 기업인맥 대해부](71) ‘한지붕 두 가문’ 영풍그룹

    영풍과 고려아연이 70년째 공동경영영풍은 창업주 차남인 장형진 고문이 실질 경영장남 장세준 부사장, 차기회장으로 사실상 낙점‘영풍’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교보문고 다음으로 큰 영풍문고 일 것이다. 하지만 영풍은 단순한 서점 회사가 아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준 자산 12조원으로 소속회사 24개를 거느린 재계순위 25위인 종합비철금속 제련과 전자부품 회사다. 철강업계에 포스코가 있다면 비철금업계에서는 영풍이, 스마트폰업계에 삼성전자가 있다면 전자부품업계에는 영풍이 있는 셈이다. 비철금속이란 철 이외에 구리, 납, 주석, 아연, 금, 백금, 수은 등 공업용 금속을 말한다. 영풍그룹은 해방 직후인 1949년 황해도 사리원 출신의 동향인 고 장병희 창업주와 고 최기호 창업주가 동업으로 만든 무역회사인 영풍기업사가 모태다. 당초 ‘불놀이’로 유명한 주요한 시인까지 3인이 함께 시작했으나 주요한 시인이 장면 내각의 상공부 장관으로 일하면서 2인 동업체제가 되면서 70년째 ‘한 지붕 두 가문’의 공동경영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지배회사인 ㈜영풍과 전자계열은 장씨 일가가 맡고 있고, 고려아연을 중심으로 하는 비철금속 계열은 최씨 일가가 담당한다. 두 집안은 70년 가까이 공동경영체제를 이어오고 있지만 순환출자 문제가 얽혀 있어 3세 경영과 동시에 계열 분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장병희 창업주는 2남 2녀를 뒀는데 차남인 장형진(73) ㈜영풍 고문 일가쪽만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장 고문의 형인 장철진 전 영풍산업 회장은 지난해 6월 별세했다. 장 고문은 1993년 회장으로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 지난 2015년 대표이사와 사내이사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그룹 일을 챙기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장 고문이 지배구조 문제를 전반적으로 해결하고 점진적으로 승계를 준비하는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장 고문은 서울사대부고와 연세대 상경대를 졸업했다. 전경련을 비롯한 재계 단체 활동이 뜸한 편이고, 외부 언론 인터뷰 등도 꺼려 ‘은둔의 오너’로 알려져 있다. 장 고문은 김세련 전 한국은행 총재의 장녀 김혜경(71)씨와 사이에 장세준(44) 코리아서키트 부사장과 장세환(39) 서린상사 대표, 딸 혜선(38) 씨 등 3남매를 두고 있다. 이들 자녀에 대한 지분 승계는 일찌감치 이뤄져 장세준 부사장이 ㈜영풍의 최대주주로서 지분율이 16.89%, 장세환 대표가 3대 주주로 11.15%를 점하고 있다.장남인 장세준 부사장은 영동고를 졸업한 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에서 생화학을 공부한 뒤 패퍼다인대에서 경영대학원을 다녔다. 코리아서키트는 영풍그룹 전자사업의 몸통 역할을 한다. 차남 장세환 대표도 미국 패퍼다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이후 중국 칭화(淸華)대에서 국제 MBA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영풍과 고려아연의 비철금속 수출·입을 하는 서린상사를 맡고 있다. 막내인 딸 혜선(38)씨는 세계은행 수석연구원 인경민(38)씨와 결혼해 미국에서 살고 있다. 영풍그룹은 주요 계열사로 ㈜영풍, 영풍문고, 인터플렉스 등을 두고 있다. 이강인(68) 영풍 사장은 국내 재활용(리사이클링) 금속 연구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이 사장은 산업폐기물을 가공해 가치 있는 금속으로 탈바꿈시키는 기술에 상당한 일가견을 가진 전문가다. 경기고와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전공으로 서울대와 미 유타대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이 사장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근무하며 비철금속 기초 연구·개발(R&D)과 자원 재활용 분야, 금속 재료 등을 연구하며 경험을 쌓았다.최영일(64) 영풍문고 사장은 30년간 문화콘텐츠 분야의 전문가로 활약했다. 서울사대부고, 동국대 무역학과와 미 이스트미시건대 경제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월트디즈니코리아, 워너브라더스코리아 등 여러 다국적기업에서 근무했다. 해외 마케팅 전문가인 최 사장은 월트디즈니에서는 취임 4년 만에 매출액을 4억에서 250억으로 불렸고, 워너브라더스에서는 국내 캐릭터 산업의 서막을 연 콘텐츠 비즈니스맨으로 통한다. 이외에 오로라월드, 대원미디어 등의 사장을 지냈다. 영풍문고 사장으로서 오프라인 도서 매출과 온라인 도서 매출을 신장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고객들이 서점에 머무르게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백동원(64) 인터플렉스 대표는 하이닉스, 현대전자에서 제조본부, 기술지원사업본부, 품질보증실 등 기술사업화 분야의 전문성을 보유한 경영자다. 하이닉스 부사장과 충칭공장 총괄사장을 역임했다. 백 대표는 보성고와 고려대 재료공학과와 같은 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1984년 현대전자에 입사한 이후 재료, 소재 분야의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백 대표는 영풍그룹에서는 시그네틱스 대표를 시작으로 지난 2018년 3월 인터플렉스 대표로 취임했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생활의 달인’ 조작 방송 논란 사과 “혼란 끼쳐드린 점 죄송” [전문]

    ‘생활의 달인’ 조작 방송 논란 사과 “혼란 끼쳐드린 점 죄송” [전문]

    ‘생활의 달인’ 측이 조작 방송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지난 22일 SBS 교양프로그램 ‘생활의 달인’ 측은 시청자 홈페이지를 통해 ‘5월 13일 막국수방송에 대한 설명입니다’라는 제목의 사과문을 올렸다. 제작진은 사과문에서 “해당 식당은 같은 장소에서 41년간 영업이 이뤄진 곳으로 처음에는 금번 출연자가 아닌 창업주 할머니가 운영하던 곳”이라고 밝혔다. 제작진은 몸이 편찮은 할머니의 뒤를 이어 아들이 운영을 이어받았다면서 “2009년부터 이번에 방송에 출연한 분이 합류해 함께 막국수를 만들었다. 2016년 5월 출연자는 해당 가게를 인수 받았고, 아드님은 원주 시내로 이전해 새로운 가게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어 ”방송에서 40년 된 집이라고 소개함으로써 출연자가 40년간 운영해 온 것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바, 시청자 여러분께 혼란을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논란은 앞서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생활의 달인 40년 전통 막국수 가게의 진실’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이날 네티즌은 게시글을 통해 ”주인이 바뀐 지 4년이 됐는데 수십 년 된 달인으로 비춰지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생활의 달인’ 측은 방송이 나간 지 9일 만에 공식 사과문을 올렸다. 다음은 ‘생활의 달인’ 제작진 사과문 전문. 생활의달인 제작진입니다. 지난 5월 13일 방송된 생활의 달인 ‘막국수 달인’ 편에 대한 시청자 여러분의 엄중한 지적을 생활의 달인 제작진은 겸허히 받아들이고 앞으로의 방송 제작에 있어 더욱 신중을 기하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해당 식당은 같은 장소에서 41년간 영업이 이뤄진 곳으로, 처음에는 금번 출연자가 아닌 창업주 할머니가 운영하던 곳이었습니다. 후에 할머니가 몸이 아프셔서 할머니의 아들이 운영을 이어받았고, 2009년부터 이번에 방송에 출연한 분이 합류해 함께 막국수를 만들었습니다. 2016년 5월 출연자는 해당 가게를 인수 받았고, 아드님은 원주 시내로 이전해 새로운 가게를 열었습니다. 이에 방송에서 ‘40년 된 집’이라고 소개함으로써 출연자가 40년간 운영해 온 것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바, 시청자 여러분께 혼란을 끼쳐드린 점 사과드립니다. 다만 출연자는 할머니 가게에서 일하기 이전부터 막국수를 만들어왔고, 그 경력이 40년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 모든 내용을 방송에 다 담았어야 했는데 제한된 방송 시간상 충분한 설명이 이뤄지지 못했으며, 해당 코너인 ‘은둔 식달’은 코너 특성상 사전 취재가 충분하지 못한 한계가 있어 일부 내용은 제작진도 방송 이후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제작진은 향후 정확한 정보를 담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수상한 장모’ 첫 방송 “장모가 멱살잡고 끌고 가는 드라마”[종합]

    ‘수상한 장모’ 첫 방송 “장모가 멱살잡고 끌고 가는 드라마”[종합]

    아침드라마 ‘수상한 장모’가 첫 전파를 탔다. 20일 방송된 SBS 드라마 ‘수상한 장모’에서는 제니 한(신다은 분)과 오은석(박진우 분)의 첫 만남이 그려졌다. 오은석은 일본의 한 음반 판매장에서 음악을 듣고 있는 제니 한을 보게 됐다. 그는 아름다운 제니 한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미소 지었다. 이때 제니 한의 엄마 왕수진(김혜선 분)이 나타났다. 왕수진이 제니 한 귀에 꽂혀있던 이어폰을 뽑다가 그의 스카프를 떨어뜨렸다. 오은석은 “저기요”라고 제니 한을 불러 스카프를 건넸다. 하지만 왕수진은 앞을 막아서고 오은석을 노려보며 스카프를 잡아챘다. 제니 한이 지나가자 “은둔의 디자이너 제니 한이다”라고 열광하며 그를 쫓아갔다. 이를 들은 오은석은 ‘은둔의 디자이너 제니 한’이라고 읊조린 뒤 그가 듣고 있던 이문세의 ‘붉은 노을’을 따라 들었다. 한편 제작진은 첫 방송에 앞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수상한 장모’ 인물관계도를 공개해 이해를 높였다. 먼저 김혜선이 수상한 장모 ‘왕수진’을 맡아 극을 이끌어간다. 왕수진은 55세로 과거 흑장미로 불린 소매치기 잡범 출신이다. 신출귀몰한 재주로 한 번도 잡힌 적이 없는 수진은 도주 중 길을 잃고 울던 어린 제니를 발견하고 그를 통해 도주에 성공한 뒤 제니를 입양해 미혼모로 신분을 위장한다. 이후 제니가 타고난 옷 만드는 재능으로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자 수진은 중년 사업가로 변신한다. 신다은이 연기하는 ‘제니 한’은 29세로 베일에 싸인 디자이너다. 일본에서 의류디자이너로 성공해 세계적으로 주목받던 제니 한은 제이(J) 그룹과 제휴하기 위해 한국으로 귀국한다. 제니는 일본에서 만난 오은석과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지지만 왕수진의 반대에 부딫힌다. 박진우가 제니 한과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는 ‘오은석’으로 변신한다. 오은석은 33세 유학파 컨설팅 전문가로 제이 그룹 친손자다. 손우혁이 34세 ‘안만수’ 역으로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으로 활약한다. 부동산 재벌 후손으로 별명이 안만수르다. 왕수진은 안만수를 예비사위로 밀어붙여 제니와 갈등을 빚는다. 여기에 안연홍이 제니 한의 친언니 ‘최송아’를 연기한다. 최송아는 36살 돌싱 디자이너로 제니를 돕는다. 양정아가 오은석의 고모 ‘오애리’ 역으로 출연, 최송아와 대립각에 선 인물을 불꽃튀는 연기 대결을 펼친다. 제작진은 앞서 ‘수상한 장모’ 관전 포인트로 “장모가 멱살 잡고 끌고 가는 드라마”라며 “어두운 과거를 가진 수진이 자신의 행복을 위해 남의 인생을 짓밟고 어떻게 일어서는 지, 제니와 은석은 수진 밑에서 어떻게 사랑을 이루어 가는지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수상한 장모’는 월~금요일 오전 8시 35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日‘빙하기 세대’, 아베 정부에 “빛좋은 개살구냐” 분노 폭발

    日‘빙하기 세대’, 아베 정부에 “빛좋은 개살구냐” 분노 폭발

    일본 정부가 과거 ‘잃어버린 20년’을 대표하는 ‘취직 빙하기 세대’라는 명칭을 ‘인생 재설계 제1세대’로 바꿔 부르기로 하면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트위터 등 SNS에서는 “빛좋은 개살구”, “빙하기 세대를 갖고 노는 것”이라는 등 분노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취직 빙하기 세대는 1990년대 초 일본의 ‘버블(거품) 경제’가 붕괴되고나서 고교나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을 말한다. 역대 최악의 장기불황 속에 기업들은 신규채용을 동결하다시피 했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선배들과 달리 정직원 입사에 실패하고 졸업과 동시에 아르바이트 등 비정규직 또는 실업자로 전락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히키코모리’라고 불리는 은둔형 외톨이가 돼 스스로 세상과 결별했다. 그 후유증은 지금까지도 심각하게 이어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기업들이 채용을 대폭적으로 줄였던 1993~2004년 사이의 졸업자들, 즉 현재 30대 중반~40대 중반인 약 1700만명을 빙하기 세대로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 빙하기 세대 중 비정규직 근로자는 317만명으로 집계됐다. 19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인생 재설계 제1대’라는 말은 지난달 10일 경제재정자문회의(의장 아베 신조 총리)에서 처음으로 제시됐다. 나카니시 히로아키(히타치 회장) 게이단렌 회장 등 민간위원 4명이 제출한 취업 지원방안에서 ‘취직 빙하기 세대’를 ‘인생 재설계 제1세대’로 규정한 뒤 재도전 지원 시스템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불안정 취업 상태에 있는 사람들을 향후 3년간 절반으로 줄인다’는 목표를 내걸고 공공 직업안정소에 전담 부서나 전문가를 두고 인생 재설계나 취업에 대한 조언, 지방으로의 인력이동 촉진 등을 추진하자고 했다. 정부는 이를 올 여름에 내놓을 ‘경제재정 운영과 개혁 기본방침’에 포함시킨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뒤늦게 이런 대책을 내놓게 된 것은 취직 빙하기 세대들이 수입이 불안정한 상태로 고령화하면 향후 생활보호 대상자가 증가하고 이로 인해 사회보장비가 늘어날 것이란 게 가장 큰 이유다. 이런 명칭 변경 방침이 알려지자 SNS에서는 분노의 폭발했다. “이 명칭을 주창한 사람의 거만한 태도, 정말 대단하다. ‘너희들의 인생 재설계해. 우리가 베풀어 줄테니까’라는 잘못된 인식이 그대로 드러난다”, “‘어디든지 좋으니 취직을 해야 한다’라는 선택 밖에는 주어지지 않았던 세대, ‘미설계 세대’인데 대체 어떻게 재설계를 하라는 거냐”와 같은 반응들이었다. 자신이 취직 빙하기 세대로 그들의 생각을 대변해 온 작가 아마미야 가린(44)은 “재설계라고 하지만 빙하기 세대를 파괴해 온 것이 대체 누구인지를 묻고 싶다”고 마이니치에 말했다. 그는 정부가 지원 강화를 내세운 데 대해 “직업훈련 등이 좀더 일찍 적극적으로 이뤄졌어야 한다. 정사원 취직이나 결혼·출산 등을 포기한 사람이 많은 가운데 정치에 기만당했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아케노 가에루코(39) 작가도 “거품경제 붕괴 이전 세대로부터는 ‘(취직을 못하는 것은) 너희들 책임이야’라는 말을 들어왔지만 실제로는 그 세대의 일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우리가 희생됐던 것”이라며 “이제 와서 향후 생활보호 대상자가 늘어나면 곤란해지니까 빙하기 세대의 취업을 지원하겠다는 발상에 기가 찬다”고 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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