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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억수입 김무열 ‘생계 곤란’으로 병역 면제

    3억수입 김무열 ‘생계 곤란’으로 병역 면제

    영화 ‘은교’, ‘최종병기 활’ 등에 출연했던 배우 김무열이 수차례 병역을 회피하다 자격이 되지 않는 ‘생계곤란 대상자’로 분류돼 면제받은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확인됐다. 21일 감사원이 공개한 ‘병역비리 근절대책 추진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01년 현역 입영 대상(2급) 판정을 받았던 김씨는 이후 여러 차례 입대를 연기하다 2010년 ‘생계유지 곤란’을 이유로 병역 감면 신청을 해 결국 면제받았다. 그러나 김씨는 입대를 연기하는 동안 아침드라마, 영화, 뮤지컬, 연극 등에 출연해 2007년 5000만여원, 2008년 1억여원, 2009년 1억 5000만여원 등 모두 3억여원의 수입을 올렸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2015년 전면시행 스마트교육, 미래의 대안인가 성급한 도입인가

    2015년 전면시행 스마트교육, 미래의 대안인가 성급한 도입인가

    # 지난 3월 개교한 세종특별시의 참샘초등학교에는 로봇 선생님이 있다. 노란색 팔에 네모난 얼굴을 한 로봇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유창한 영어로 질문을 던지면 학생들은 한 명씩 돌아가며 대답을 한다. 학생들의 답변을 들은 로봇 선생님은 꼼꼼하게 발음을 교정해 준다. 옆 교실에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를 이용한 수업이 한창이다. 선생님이 전자칠판에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띄워 놓으면 학생들은 개인별로 갖고 있는 스마트패드에 터치펜을 이용해 답변을 적어 트위트를 날린다. 교실 밖에서도 ‘스마트한’ 풍경은 이어진다. 복도 한켠에 설치된 동작인식마당에서는 바닥에 뜬 시뮬레이션 화면 위에서 사람이 움직이자 천장에 설치된 센서가 감지해 화면에 반응이 나타났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물고기 잡기, 풍선 터뜨리기, 자동차놀이 등을 하며 즐거워했다. 참샘초와 동시에 세종시에 문을 연 참샘유치원과 한솔중·고등학교, 오는 9월에 문을 여는 한솔유치원, 한솔초등학교 등 첫마을 6개 유치원와 초중고교 모두 스마트 스쿨이다. 등하교에서 수업까지 학교 생활의 전 과정이 전자 시스템으로 이루어지는 세종시의 학교들은 스마트 교육이 전면 시행될 2015년 미래 교실의 모습이다. ●교과부, 단계별 전략 추진 가속도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해 6월 발표한 ‘스마트 교육 추진전략’에 따르면 2015년부터 우리나라 초·중·고교생들은 태블릿PC와 스마트패드 등 기기를 활용해 디지털 교과서를 가지고 공부하게 된다. 이를 위해 교과부는 최근 스마트 교육 기반 조성을 위한 사업자를 선정하고, 다양한 교육 콘텐츠 기업들로부터 디지털 교과서와 연계할 수 있는 영상 및 사진자료 등 콘텐츠를 기부받기로 하는 등 단계별 전략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본격적인 대규모 스마트 교육환경 구축에 앞서 진행되는 ‘스마트 교육을 위한 클라우드 교육 서비스 기반조성 정보화 전략계획(ISP)’ 사업자로 SK텔레콤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컨소시엄에는 SK텔레콤, KT, 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 SK C&C, 비상교육, 천재교육, 인크로스 등 16개 업체가 참여한다. 능률교육·미래엔 등 교육 출판사는 플랫폼·콘텐츠 구성을, 삼성전자·포비스티앤씨는 학교 정보화를 담당한다. KT와 마이크로소프트(MS)는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고, SK텔레콤 자회사인 SK플래닛이 콘텐츠 유통을 맡는다. SK텔레콤 컨소시엄은 4개월에 걸쳐 ▲클라우드 기반 인프라 구축 방안 수립 ▲스마트교육 플랫폼 구축 방안 수립 ▲스마트 교육 콘텐츠 유통체제 구축 방안 수립 ▲학교 정보화 기기 보급방안 수립 ▲클라우드 교육 서비스 기반 조성 과제 시행전략 수립 등 5개 과제를 수행하게 된다. 스마트 교육환경 구축을 위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사업 추진과정에 대한 비판도 불거져 나오고 있다. 학교 현장의 의견수렴 없이 관련 기업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일선 학교의 교사들은 “학교와 교사의 자발성 없이 정부와 기업이 주도하는 스마트 교육 사업은 학교 수업의 실질적인 개선을 이끌어 내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교원단체 “기업 중심의 교육사업” 사단법인 좋은교사운동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 교육 추진 전략이 기업들의 사업 아이템으로 전락하고 있다.”면서 “학교를 수익 창출의 시장으로 간주하는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와 교육과학기술부의 스마트 교육 추진 전략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스마트 교육 추진 전략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곳은 태블릿PC 제작 기업, 교육 콘텐츠 개발 기업, 서버 관련 기업, 무선망 관련 기업들”이라면서 “스마트 교육 추진전략은 학생과 교사 중심이 아닌, 기업 중심의 교육사업과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좋은교사운동은 지난 12일 발표한 ‘정부의 스마트교육 추진 전략에 대한 논평’을 통해 “정부는 1997~2008년 교육정보화 사업에 3조 9000억원의 재정을 투입했고, 현재 스마트 교육 추진 전략이라는 또 다른 교육 정보화 사업에 막대한 예산을 배정하기로 결정했다.”면서 “그러나 이 같은 교육 정보화 사업이 우리나라 교육의 질을 실질적으로 향상시켰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또 스마트 교육 구현을 위한 실질적인 가이드라인을 세우는 작업인 ‘클라우드 교육 서비스 기반 조성 정보화 전략계획(ISP)’을 SK텔레콤 컨소시엄 등 기업에 맡긴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라며 “지나치게 성급한 교과부의 스마트교육 전면화 방침에는 해당 기업의 이해가 깊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교사 참여 통해 점진적 확대를” 스마트 교육의 전면 시행을 앞두고 교육 방법과 내용에 대한 역기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스마트 교육이 학습 능력을 손상시키고 교사와 학생 사이의 유대감을 약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다. 권장희 놀이미디어교육센터 소장은 “아이들의 잠재적 가치를 이끌어 내고 키워 가는 것이 교육이라면 스마트 교육 추진 전략은 명백히 반교육적”이라면서 “스마트 기기는 (기계에 대한) 의존성만 높일 뿐 결코 사용자를 스마트하게 만들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권 소장은 “정부는 스마트 교육을 추진하면서 자기주도학습, 창의성 교육이라는 말을 하지만 실제 이 방법으로는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울 수 없다.”고 덧붙였다. 스마트 기기의 중독성이나 스마트 러닝에 사용되는 멀티태스킹이 뇌에 미치는 영향 역시 스마트 교육의 부작용으로 우려된다. 지난해 행정안전부의 인터넷 실태조사 결과 청소년 11.4%가 스마트폰 중독으로 나타났고, 12~18세 청소년 중 87.5%가 게임이나 오락을 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답하는 현실(2011 방송통신위원회 실태조사)에서 스마트 기기에 교육 콘텐츠를 넣는다고 해서 아이들이 그것을 오직 교육 목적으로만 사용할 것이라고는 기대하기 어렵다. 스마트 기기가 또 다른 사교육을 유발하고, 이 때문에 빈부에 따른 정보 격차가 심화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김주동 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운동 대표는 “정부는 차상위 계층과 모든 교사에게 스마트 기기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많은 학생들에게 스마트 기기 구입은 개인 부담이 될 것”이라면서 “학생들 사이에 스마트 미디어로 인한 교육 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좋은교사운동은 정부와 기업 중심의 스마트 교육 추진이 아니라 현장에 있는 교사들의 자발적인 스마트 교육 실험을 지원하고, 그 성과를 공유하는 방향으로 속도를 조절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교사들이 직접 개발하고 사용해본 스마트 교육 콘텐츠를 보급해 대다수 현장 교사들과 학생들의 호응을 얻었을 때 비로소 스마트 교육을 전면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좋은교사운동은 현재 교육 관련 대기업들이 수행하고 있는 정보화전략계획의 중간점검을 위한 공청회를 열어 학교 현장의 의견을 반영할 것을 교과부에 요구할 계획이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교사들이 말하는 ‘학교폭력근절 대책 4개월’

    지난 2월 범정부 차원에서 발표한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이 시행된 지 4개월이 흘렀다. 복수담임제와 체육 수업시수 확대 등 눈에 보이는 정책도 여럿 시행되고 있지만, 종합대책 시행 이후에도 학교폭력 피해자 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많다. 매일같이 학생들과 얼굴을 마주하며 학교폭력 근절 대책을 직접 시행하는 교사들로부터 생생한 학교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담은 지난 8일 오후 7시 서울 관악구 좋은교사운동 사무실에서 서울과 경기지역 초·중·고등학교 현직교사 14명과 정병오 좋은교사운동 대표, 송환웅 참교육학부모 부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학교폭력대책 발표 이후 실제 폭력 상황은 어떻게 바뀌었나. -N교사(경기 B중 학생부 담당) 경찰이 와서 교육하고 상주하고 그래서 그런지 조심하는 것 같긴 하다. 아직 큰 사건은 없었다. 근본적인 변화는 잘 모르겠지만 억제효과가 없지는 않다. -W교사(경기 Y중 학생부장) 물리적 폭력은 줄어든 것으로 보이나, 왕따 문제는 증거가 없어서 여전히 심리적으로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많다. 겉으로는 줄어든 것 같지만 문제가 해소된 게 아니라 잠복해 있을 뿐이다. -K교사(서울 K고 생활자치부장) 겁을 먹고 있는 것은 오히려 교사들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학교폭력을 방치했다가는 4대 비리 교사가 되기 때문에 ‘내가 혹시 입건되지는 않을까.’, ‘내가 모르고 있는 건 아닌가.’하는 생각들을 많이 한다. →복수담임제로 인해 학급운영이 수월해졌는가. -W교사 대부분의 (본래)담임은 환영하지 않는 제도다. 나름의 교육철학을 가지고 학급운영을 하려는데 (복수담임이) 개입하는 것이 쉽지 않다. 복수담임을 비교하는 경우도 있어 영역을 쉽게 침해하지 않으려 한다. 담임은 부담스러워하고, 복수담임은 역할이 없어서 미안해한다. -N교사 아침조회 두번은 복수담임이, 세번은 본담임인 내가 하기로 했다. 그러다 보니 내가 점점 학생들에게 소홀해지는 경향이 있다. 애들 파악도 덜 되고. 교사의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교육과학기술부의 강제에 의한 대책이어서 그런 것 같다. →생활기록부에 학교폭력 조치사항을 기록하는 것은 어떤가. -L교사(경기 D중 학생부장) 이건 어떻게든 처벌하자는 얘기지 교육은 아니다. 법무부나 검찰이 발표한 것도 아니고, 교과부에서 나올 수 있는 대책도 아니다. 관계 회복과 학교생활을 돕는 것이 아니라 저항하는 분위기가 많다. -Y교사(서울 G고 담임) 교과부 시책에 따라 학생부 기록 명목이 바뀌기도 한다. 방과 후가 필요할 때는 방과 후 내용을 쓰라고 하고, 학교폭력이 문제가 되니까 학폭위를 쓰라고 한다. 생활기록을 너무 쉽게 여기는 것은 문제다. →대책발표 이후 관련 공문이 많이 늘었나. -L교사 교육했느냐, 몇명 했느냐, 몇번 했느냐, 주간에 했느냐 등 공문이 수도 없이 많다. 밖에서 원하는 실적을 위해 자료를 제공하고 있는 것 같다. 학교를 바꾸는 데 필요한 것은 관계, 학교문화인데 실적에만 집착하는 경향이다. 게다가 공문이 학교의 정책을 왜곡시키는 것도 문제다. →학교폭력 예방교육의 실태는 어떤가. -K교사(서울 Y여고) 선배들이 후배들 모아 놓고 집단상담을 진행하고 있는데 교우관계와 친밀함 형성에 도움이 됐다. 심성프로그램이든 집단 상담이든 관계를 잘 세워가는 프로그램을 한다면 왕따라든가, 집단 폭력도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중훈 좋은교사운동 편집위원장 1대1이든 집체 방식이든 진정성을 가지고 한다면 도움이 된다. 형식적으로 진행하는 예방교육은 의미가 없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농어촌 초등학교 62%가 문 닫을 판… 교육 황폐화 불보듯”

    “농어촌 초등학교 62%가 문 닫을 판… 교육 황폐화 불보듯”

    농어촌 지역의 작은 학교들이 들끓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소규모 학교 정책이 농·산·어촌 지역에 위치한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해 황폐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학령인구가 적어 통폐합 위기에 놓인 지역의 교육감들은 잇따라 교육과학기술부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교원단체들도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농어촌학교 살리기를 외치고 있다. 교과부는 정상적인 학교교육 운영에 필요한 학교의 최소 적정규모를 제시한 것일 뿐 통폐합의 기준이 아니라며 진화에 나섰다. ●충남 청양 학부모 70%가 통폐합 반대 교과부는 지난달 17일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6학급 이상, 고등학교는 9학급 이상이 되어야 하고 학급당 학생 수는 20명 이상이 되도록 학급 최소규모를 규정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문제는 학교의 최소 규모를 제시하는 이번 개정안의 내용이 농·산·어촌지역의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하는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교과부는 이번 개정의 목적이 “학생이 원하지 않는 학교에 배정되는 제도를 개선하고, 적정한 규모 이상의 학교를 튼실히 키우기 위해서”라고 밝혔지만, 법령을 통해 소규모 학교가 위치한 지역의 학부모들에게 인근의 큰 규모 학교를 선택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 소규모 학교를 고사시킬 수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실제 서울과 인천, 부산 등 광역시나 경기도처럼 규모가 큰 광역도 외에 대부분의 지역에 위치한 소규모 학교들은 ‘통폐합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에 일손을 놓고 있다. 지역에서는 즉각 반발 움직임이 터져나왔다.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은 지난달 23일 “작은 학교를 강제 통폐합함으로써 농·산·어촌 및 부도심 지역의 교육을 파탄 낼 것”이라며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민 교육감은 공동통학구역 지정에 대해서도 “취학을 앞둔 보호자가 학교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사실상 학교 선택제”라면서 “이는 농·산·어촌과 부도심의 작은 학교는 폐교의 길로, 도심학교는 과대 학급과 과대 학교의 길로 몰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소규모 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과 학부모들도 학교 통폐합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과부의 입법예고가 이뤄진 뒤 충남 청양교육지원청이 전교생 60명 이하인 초등학교 9곳, 중학교 4곳을 대상으로 시행한 학교통폐합 조사 결과, 모든 학교에서 최소 70% 이상의 학부모가 통폐합을 반대했다. 학부모 100%가 통폐합을 반대한 청송초와 동영중의 경우, 지역환경을 고려한 특성화 교육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가 높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학부모들은 또 “인근의 큰 학교를 다니게 되면 통학시간이 오래 걸리는 점과 학교의 역사를 이어가야 한다는 점”때문에 폐교를 반대했다. ●“학교 10곳 중 3곳 통폐합 대상” 지난달 30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얼마나 많은 학교들이 통폐합 위기에 놓여있는지 알 수 있다. 전체 초·중·고교 1만 1331곳(2011년 4월 1일 기준,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 가운데 통폐합 대상으로 볼 수 있는 20명 이하 학급당 학생수 규모의 학교는 3138곳으로, 전체 대비 27.7%에 이른다. 더욱이 통폐합 대상이 되는 학교의 86.3%에 해당하는 2708곳은 읍·면지역과 도서벽지에 위치하고 있다. 학교급 가운데서는 초등학교, 지역으로는 광역도에서 소규모 학교의 위기는 더욱 심각하다. 초등학교 5883곳 가운데 2351곳이 20명 이하 학급규모로, 전체 초등학교의 약 40%에 해당한다. 강원도는 초등학교 353곳 중 250곳(70.8%), 전남은 429곳 중 301곳(70.2%)이다. 충남, 전북 ,경북의 경우는 60% 이상, 충북, 경남, 제주의 경우 50% 이상의 초등학교가 통폐합 대상이다. 6개 광역시와 경기도를 제외한 9개 시도 지역의 초등학교 가운데 62.8%에 해당하는 1870개교가 통폐합 대상이 되거나 개정안에 따른 학생 이동으로 도태될 수밖에 없다. 전교조는 “학년별 반 편성이 어려운 경우 교육환경을 끌어올리려는 노력을 해야 할 정부가 학부모에게 선택권을 넘겨 책임을 피하려는 꼼수”라면서 “핀란드의 경우에도 2개 학년씩 합쳐 20명 이하의 복식학급으로 운영하는 초등학교가 반을 넘는 만큼 복식학급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운영하는가가 중요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도 “개정안에 따라 공동통학구역이 설정되면 학생·학부모의 학교선택권을 확대시킬 수 있는 기대는 있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울 경우 학교선택권의 의미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교원단체 “대안 찾아야” 교과부 방침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자 현장에 있는 교사들을 중심으로 재정 효율성과 교육성과를 동시에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대안이 제기되고 있다. 사단법인 좋은교사운동은 “통폐합을 효과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를 위해 소규모 학교를 살리되, 재정의 효율성과 교육성과를 높이는 방안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좋은교사운동은 교육재정의 효율적 운용을 위해 무리하게 소규모 학교 자체를 통폐합하기보다 지역의 작은 교육청을 통폐합해 효율적인 관료체제를 갖추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 소규모 학교의 경우 교장·교감 등 관리직을 없애고 교사 대표를 세워 학교를 운영하거나 학교마다 행정실을 별도로 두지 않고 인근 큰 학교에서 행정과 재정을 감당하되 소규모 학교에서는 에듀파인 시스템을 통해 업무를 처리하는 방안도 제기됐다. 문경민 좋은교사운동 정책실장은 “현재의 분교와 같은 형태일 수 있으나 일반학교가 분교가 됨으로써 학교 이름과 전통이 사라져 지역사회가 상실감을 갖는 것을 생각할 때 학교를 유지하면서 관리와 행정비용을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 지역사회 출신의 교사 지망생을 지역사회 학교에 우선적으로 임용해 농·산·어촌의 소규모 학교를 활성화시키고, 공립형 대안학교 운영 등 특색 있는 교육을 통해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자녀의 교육을 위해 지역으로 이사를 오도록 이끌 수 있는 방안도 나왔다. 교총은 소규모 학교의 폐교보다는 학교기능을 수행하면서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해 지역 평생교육센터 등 통합형 학교모델로 운영하는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교과부에 제출했다. 김동석 교총 대변인은 “소규모 학교에 특화된 교육과정과 교수학습 프로그램 마련을 위한 지원을 집중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의견서에서 “교과부는 소규모 학교에서 복식수업 등으로 교육력이 약화된다고 우려하고 있지만, 교과부 스스로 스마트교육을 통해 지역 한계 없이 다양한 교육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이러한 정책을 내실화해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열린세상] 문화콘텐츠산업과 사회적 책임/박양우 중앙대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교수

    [열린세상] 문화콘텐츠산업과 사회적 책임/박양우 중앙대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교수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예술에 대한 검열은 당연한 것이었다. 이데올로기는 물론 반정부·반체제와 연계될 0.01%의 낌새만 보여도 가위질은 예사였고 제작 관계자들이 치도곤당하는 것 또한 다반사였다. 음란성과 폭력성 측면은 검열 강도가 상대적으로 약했지만 여전히 예리한 검열의 칼날을 피할 순 없었다. 한국 영화와 공연이 걸어온 발자취는 바로 검열의 역사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지금도 영화감독이나 제작자들은 더 많은 예술 창작의 자유를 외칠지 모르지만 그 시절에 비하면 천국이다. 그래서 그럴까. 최근 야한 영화들이 대대적인 홍보 공세를 취하며 스크린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출연 배우의 성기 노출과 전라 연기로 화제가 된 영화 ‘은교’와 ‘간기남’이 상영 중이고, 적나라한 베드신을 내세우는 ‘후궁’이 조만간 상영을 기다리고 있다. 모두 의도야 어떻든 노이즈 마케팅의 중심에 서 있는 영화들이다. 인터넷에는 호기심 어린 기사와 댓글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요즈음 이런 영화를 두고 너무 음란하다거나 정도가 심하다는 얘기라도 했다간 시대에 뒤떨어진, 예술을 모르는 얼간이 취급 받기 십상이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너그러워졌다고나 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영화가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다 미화되어야 하는지 의문스러운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여기서 영화 작품의 주제나 구성 등 영화문법을 들어 시시콜콜 비평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다 보니 최근의 영화 세 작품을 예로 들었지만, 감독이나 제작진의 진지한 고민이나 예술성을 폄하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상당한 예술성을 가진 작품도 있다고 생각한다. 예술 창작의 자유를 부정하려는 것도 아니다. 아니 오히려 적극 지지하는 입장이다. 다만, 진정한 의미의 예술가라면 외형적으로는 직접적인 노출을 자제하면서도 내면적으로는 더 심금을 울리는 영상을 담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정말 예술가라면 그런 내공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면 지나친 욕심이고 편견일까. 지금은 문화콘텐츠의 시대라고들 한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거나 강의실에서나 회사에서나 어디서든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노래를 듣거나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노래도 콘텐츠고 스마트폰 속의 볼거리, 즐길거리도 모두 콘텐츠다. 집에 들어가면 마주치게 되는 텔레비전도 콘텐츠 덩어리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문화콘텐츠에 포위되어 살아간다. 최근의 콘텐츠 특성을 하나 꼽으라면 단연 재미(fun)와 자극성이라고 할 수 있다. 방송마다 온종일 연예인 천지인 것도 같은 맥락일 터다. 재미와 자극은 적당하면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청량제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너무 이것만 추구하다 보면 내용이 말초적이고 가벼워지기 쉽다. 청소년들의 생각과 행동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끼친다.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 또한 심대하다. 이미 출판, 방송, 광고, 영화, 게임, 음악, 애니메이션, 캐릭터, 만화 등 세계 문화콘텐츠 시장의 연간 매출은 2000조원을 훌쩍 넘어설 만큼 큰 산업이 되었다. 우리나라 시장도 82조원을 넘었다. 그래서 정부도 문화콘텐츠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선정하여 다각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좁은 국내시장을 벗어나 글로벌화를 위해서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류의 해외 진출도 활발하다. 그러나 우리 영화나 방송 드라마가 아시아를 비롯해 남미와 아프리카 등 세계 속으로 진출하려면 타문화에 대한 고려가 꼭 필요하다. 무리한 벗기기 식의 작품을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마냥 반길 수만은 없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영화든 방송드라마든 연예프로그램이든 문화콘텐츠에 대한 정부의 통제는 거의 사라진 세상이 되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예술을 가장하여 재미와 자극에 치우쳐도 좋다거나 사회적 책임에서 자유롭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문화콘텐츠산업을 삶의 의미나 인류의 가치와는 무관한, 가치중립적인 돈벌이로만 치부하는 시각은 경계해야 한다. 콘텐츠가 회자되는 지금, 정부는 물론 무엇보다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는 문화산업계에서 진정한 의미의 콘텐츠가 무엇일까 고민할 때가 되었다.
  • [영화 단신]

    31일부터 ‘인디포럼 2012’ ㈔인디포럼작가회의는 오는 31일부터 6월 7일까지 롯데시네마 피카디리 종로에서 ‘인디포럼 2012’를 개최한다. 개막작은 최아름 감독의 단편 극영화 ‘영아’와 한자영 감독의 다큐멘터리 ‘나의 교실’이 선정됐다. ‘영아’는 영화 ‘은교’에서 주연을 맡은 김고은이 공장 노동자로 출연한 독립영화다. ‘나의 교실’은 한 전문계고교 여학생들의 취업과정과 이후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주최 측은 이번 영화제에서 신작전에 69편, 초청전에 9편 등 총 78편이 상영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는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 대상을 받은 장건재 감독의 ‘잠 못 드는 밤’과 이송희일 감독의 신작 퀴어영화 ‘백야’ 등이 포함됐다. 폐막작으로는 예그림 감독의 ‘아마추어’와 박준석 감독의 ‘낯선 물체’가 선정됐다. CGV, 이달의 배우 기획전 CGV 다양성영화 브랜드 무비꼴라쥬는 30일까지 CGV압구정·오리 무비꼴라쥬 전용관에서 캐나다 출신 할리우드 스타 라이언 고슬링의 출연작으로 ‘이달의 배우 기획전’을 연다. 매월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주는 배우 한 명의 주요작을 선보이는 기획전이다. 상영작은 2010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 후보작 ‘블루 발렌타인’, 2012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 후보작 ‘킹메이커’, 2012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드 남우주연상 후보작이자 2011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드라이브’ 등 3편이다. ‘부러진 화살’ 日영화제 개막작 정지영 감독의 영화 ‘부러진 화살’이 7월 6~15일 일본에서 개최되는 후쿠오카 아시안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부러진 화살’은 6일 개막식에 이어 13일에도 상영된다. 주연배우 안성기가 게스트로 참석할 예정이다. 후쿠오카 아시안 영화제는 이아무라 쇼헤이 감독이 1987년 창설한 영화제로 일본에서 한 번도 상영된 적이 없는 아시아 각국의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올해에는 ‘오싹한 연애’, ‘페이스 메이커’, ‘네버엔딩 스토리’도 동반 초청됐다.
  • [주말 박스 오피스] 슈퍼 영웅들의 ‘어벤져스’ 500만 돌파

    [주말 박스 오피스] 슈퍼 영웅들의 ‘어벤져스’ 500만 돌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어벤져스’가 500만 관객을 돌파했다. 14일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어벤져스’는 11~13일 전국 734개 상영관에서 99만 5156명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누적 관객수는 544만 7728명이다. 2위는 하지원·배두나 주연의 ‘코리아’로 39만 3574명을 동원했으며 누적 관객수는 122만 7662명이다. 3위는 팀 버튼 사단이 재결집한 ‘다크 섀도우’로 개봉 첫 주에 37만 2893명을 동원했다. 4위는 12만 3447명을 동원한 외화 ‘백설공주’로 지난주보다 한 계단 떨어졌다. 5위는 한국 영화 ‘은교’로 총 122만 6781명을 모았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수업 5분전 입실… 5분 늦게 나와 학교폭력 예방을”

    “수업 5분전 입실… 5분 늦게 나와 학교폭력 예방을”

    학교폭력을 근절하려는 노력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 현장의 변화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정부가 내놓은 학교폭력 근절 대책은 학교 현장에 대한 분석과 성찰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면서 당장 눈에 보이는 현상에 대한 처방만이 아니라 학교 현장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제31회 스승의 날을 맞아 학교폭력을 근절할 수 있는 근본 대책은 현장에 있는 ‘교사들의 변화’라고 외치는 사람들, 사단법인 ‘좋은교사운동’이 내놓은 학교폭력 종합대책안과 이들의 활동상을 살펴봤다. 좋은교사운동은 2001년부터 학기 초 가정방문과 학부모에게 편지 쓰기, 교사와 학생 1대1 결연 등을 시작했다. 담임교사가 학급의 아이들을 더 잘 이해해 왕따, 결손 가정, 가출 청소년의 문제를 줄여 보자는 취지에서다. 좋은교사운동은 학생들이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선생님들이 교실에서 학생들과 함께 있어 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학교폭력을 근절한 외국의 성공 사례를 보면 공통적으로 ‘학생들이 있는 곳에 언제나 교사가 함께 있기’가 원칙처럼 철저하게 지켜지고 있다는 것이다. 초등학교의 경우 교사들이 교실에 학생들과 늘 함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아침 수업 전이나 방과 후에 보조교사가 운동장을 지키고 있다. 또 학생 생활지도의 최고 책임자인 교장은 수시로 학교 사각지대를 살핀다. 그리고 중등의 경우 ‘교과교실제’를 실시하면서 교사들이 늘 교실을 지키고 있고, 취약 지역은 교장이 직접 지도를 한다. ●중·고교 폭력감시 땐 학생과 관계 깨지기 십상 이렇듯 교사들이 쉬는 시간과 점심 시간에 교실을 지키려면 무엇보다 불필요한 행정업무로 쉴 새 없이 바쁜 지금의 학교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지 않으면 학교폭력 근절과 학과수업 운영 등 현실적으로 중요한 일에 역량을 집중할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판단이다. 현장의 교사들 역시 오늘날 학교폭력 문제의 심각성을 생각할 때, 교사들이 힘들더라도 행정업무 중심의 비정상적인 학교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좋은교사운동은 스승의 날을 맞아 현장 교사들의 실천으로 학교 현장을 바꿀 수 있는 ‘교사실천운동’을 제안했다. 초등의 경우 ‘쉬는 시간과 점심 시간에 학생들과 함께 교실에 있기’를 먼저 제안했다. 초등학교에서는 기본적으로 쉬는 시간과 점심 시간에 담임교사가 교실에 있지만, 업무전달 등을 위한 티타임이나 학년회의 등으로 교실을 비우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가능한 한 쉬는 시간에 다른 모임을 갖지 않고 교실에서 학생 생활지도에 집중하는 것이 학교폭력 근절의 첫 번째 방안이라는 것이다. 중·고등학교의 경우 ‘수업시간 5분 전에 교실에 들어가고, 5분 늦게 나오기’를 제안했다. 쉬는 시간과 수업시간을 정확히 구분해 수업시간만 교실에서 보내는 것이 아니라 쉬는 시간에도 교사가 함께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고 관계를 맺기 위해서다. 좋은교사운동은 교사가 수업을 어려워하는 원인이 ‘관계’에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수업시간에 학생들과 감정적 교류, 정서적 공감, 지적인 각성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수업 시간 5분 전후의 관계가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단, 중·고등학교의 경우 교사가 단지 학교폭력의 감시자로 학생들과 함께할 경우 아이들과의 관계가 깨어지기 쉽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오히려 교사가 아이들과의 배움을 촉진하는 차원에서 미리 교실에 들어가 수업을 준비하고, 수업 후에는 배운 내용에 대해 아이들과 개별적으로 소통하는 차원으로 만들어 가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교실에서 발생하는 학생들 간의 갈등이나 폭력을 예방하는 효과를 덤으로 거둘 수 있다. 학교폭력이 주로 쉬는 시간을 이용해 교실이나 복도, 교정에서 이뤄진다는 사실을 떠올려 보면 교사들이 교실에 머무는 시간이 길수록 폭력을 예방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짐을 알 수 있다. 이들은 현재 교과부가 추진하고 있는 학교폭력 근절 대책에 대해서도 가감 없이 비판했다.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학교폭력의 원인을 해결하고자 하는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이 학교폭력의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한 줄 세우기식 무한경쟁 교육체제 ▲가정해체와 가정의 교육적 기능 상실 ▲학교와 교사의 비본질적 요인 제거 및 구조개선 ▲온라인 게임과 인터넷 음란물 등에 대한 대책 등이 미흡하거나 아예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좋은교사운동은 정부가 내놓은 대책에 포함된 ‘인성교육을 잘하는 교원과 학교 우대’, ‘시·도교육청 평가를 통해 책무성 확보’ 등이 교사의 잡무를 하나 더 늘리는 데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정책 때문에 학생들과 함께 있어야 할 교사들이 생활지도 및 인성교육 관련 공문과 연구보고서 제출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허비한다는 것이다. 또 시·도교육청 평가를 위해 교육청은 학교 현장에 각종 평가 자료를 요청하고 공문을 내려보내는 등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는 것이 이들의 평가다. ●‘좋은교사’ 83% “교실지키기 운동 참여” 이들은 경쟁교육을 완화하고 학교 본래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근본 대책을 제안했다. 초·중학교에서 모든 정기고사 및 성적 산출을 폐지하고, 고등학교 선발 과정에 선지원 후추첨제를 도입하며, 학급당 학생 수도 대폭 줄이자는 것이다. 또 가정에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지역사회와 종교단체의 ‘지역아동센터’ 설립과 학부모 교육 강화안도 내놨다. 쉬는 시간에 담임교사가 교실을 지킬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담임교사가 교실을, 교장과 교감, 비담임 교사들은 복도와 운동장을 책임지자고 주장했다. 문경민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은 “학교와 교사가 수업과 생활지도 등 교육의 본질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면 자연히 학생에 대한 교사의 관심이 높아지고, 지도가 가능한 영역이 넓어져 학교폭력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좋은교사운동본부 소속 405명의 현직 교사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 ‘쉬는 시간과 점심 시간에 교실 지키기’ 실천 운동에 대해 전체 교사의 83%인 335명이 ‘참여하겠다’고 답했고, 이 운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74%인 301명이 ‘꼭 필요한 운동으로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답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주말 박스 오피스] ‘어벤져스’ 11일만에 400만명 돌파

    [주말 박스 오피스] ‘어벤져스’ 11일만에 400만명 돌파

    마블코믹스의 슈퍼영웅을 모두 집합시킨 ‘어벤져스’가 개봉 11일 만에 400만명을 돌파했다. 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개봉한 ‘어벤져스’는 4~6일 918개 관에서 143만 613명(매출액점유율 53.5%)을 불러모았다. 누적관객 400만 1878명으로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댄싱퀸’에 이어 올해 관객동원 3위에 올랐다. 남북 탁구단일팀을 소재로 한 배두나·하지원 주연의 스포츠 영화 ‘코리아’는 개봉 첫 주말 50만 9447명(매출액점유율 16.8%)을 동원, 2위로 박스오피스에 데뷔했다. 타셈 싱 감독의 ‘백설공주’와 애니메이션 ‘로렉스’가 각각 24만 8377명, 19만 4938명으로 3·4위에 올랐다. 개봉 2주째를 맞은 박해일·김고은 주연의 ‘은교’는 5위로 내려앉았지만 누적관객 100만명을 돌파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지금&여기] ‘젊음’과 ‘늙음’을 보는 씁쓸한 시선/김정은 문화부 기자

    [지금&여기] ‘젊음’과 ‘늙음’을 보는 씁쓸한 시선/김정은 문화부 기자

    얼마 전 연극 ‘헤다 가블러’로 13년 만에 무대로 돌아온 배우 이혜영을 만났다. 한국 나이로 50세인 그는 “옛날처럼 멜로 연기를 하고 싶은데, 들어오는 작품마다 엄마 역할밖에 없다. 더 이상 할 엄마도 없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그가 연극판에 복귀하게 된 데에는 50대 여배우임에도 20대의 당찬 ‘헤다 가블러’ 역을 제안받은 게 주효했단다. 듣고 보니 그렇다. 연극, 영화 등에서 40~50대 여배우가 주인공인 사랑 이야기를 접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사랑을 받거나 리드하는 여자의 몫은 젊은 20대 여배우에게 돌아갔다. 은연중에 ‘사랑은 20대 젊은 여성이 해야 아름답다.’는 의식에 젖어 있던 건 아닌가 싶다. 사랑할 수 있는 나이를 만 30세이하로 제한한 곳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데 말이다. 좌충우돌 20대를 보내고, 어중간한 30대를 거쳐, 40~50대 들어서야 비로소 사람 사는 이야기를 연기하고 싶어졌지만, 정작 자신이 설 자리가 좁아진 환경과 마주해야 했다는 한 여배우의 고백이 잔잔하면서도 슬펐다. 지난 주말, 영화 ‘은교’에서 70대 노인의 애잔한 사랑을 맛봤다. 먼발치에서 여고생을 지켜보는 70대 노인 ‘이적요’의 사랑을 두고 파렴치한 중범죄인 양 대하는 30대 남자 서지우를 보며 묘한 감정을 느꼈다. 어른답게 품위를 지켜달라는 무언의 압박 이면에 ‘70대 노인이 어디서 감히….’라는 젊은이의 오만한 시선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너의 젊음이 너의 노력으로 얻은 것이 아니듯, 나의 늙음도 내 잘못으로 얻은 벌이 아니다.”라는 이적요의 대사가 더욱 마음에 와 닿은 것도 이 때문이다. 아차, 그러고 보니 ‘이적요’ 역 또한 35세 배우 박해일의 몫이었다. 어디 문화계만 그럴까. 우리네 사는 모습도 별반 다를 게 없다. ‘젊음’과 ‘늙음’의 잣대로 누군가는 오만하고, 누군가는 움츠린다. 누구나 거쳤고, 누구나 거칠 ‘젊음’과 ‘늙음’인데 말이다. 새삼, 사람들의 눈 속에 자리잡은 단단한 시선들이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kimje@seoul.co.kr
  • [주말 박스 오피스] 슈퍼히어로 총출동 ‘어벤져스’ 1위

    [주말 박스 오피스] 슈퍼히어로 총출동 ‘어벤져스’ 1위

    할리우드의 슈퍼히어로들이 총출동한 블록버스터 영화 ‘어벤져스’가 개봉 첫 주에 160만 관객을 동원하며 주말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30일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개봉한 ‘어벤져스’는 27~29일 전국 963개 상영관에서 134만 2580명의 관객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이 영화의 누적관객 수는 163만 6186명이다. 한국 영화 ‘은교’는 38만 9797명을 동원해 2위에 올랐으며 총누적 관객 수는 55만 3807명이다. 3위는 극장가에 첫사랑의 열풍을 몰고 온 영화 ‘건축학개론’으로 현재까지 총 362만 2802명을 동원했다. 4위에 오른 박희순·박시연 주연의 ‘간기남’은 109만 57명으로 1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5위는 지난 11일 개봉한 SF 영화 ‘배틀쉽’으로 누적 관객 수는 217만 1337명을 기록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영화 ‘은교’ 여주인공 김고은 “노출 연기 무서워 나흘간 끙끙앓았죠”

    영화 ‘은교’ 여주인공 김고은 “노출 연기 무서워 나흘간 끙끙앓았죠”

    ‘눈썹은 소복했고 이마는 희고 맨들맨들, 튀어나와 있었다…갸름한 목선을 타고 흘러내린 정맥이 푸르스름했다. 팔걸이에 걸쳐진 양손과 팔은 어린아이의 그것만큼 가늘었다…우주의 비밀을 본 것 같았다.’(소설 ‘은교’ 중에서) ●순수·관능 동시에 소화 근래 들어 신인배우 중 그만큼 주목받은 이는 없었다. 갖지 못한 것에 대한 갈망을 품은 70세 노시인과 그의 제자, 그리고 여고생의 사랑을 그린 영화 ‘은교’(25일 개봉)에서 300대1의 경쟁을 뚫고 여주인공을 꿰찬 김고은(21)의 얘기다. 박범신 작가의 원작소설은 물론 정지우 감독과 배우 박해일의 조합에 대한 영화계 안팎의 기대치가 높았던 터라 막상 뚜껑을 열고 나니 작품에 대한 호불호는 엇갈리는 편이다. 하지만 소녀의 순수와 처녀의 관능을 동시에 지닌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여고생 은교가 노시인 이적요(박해일), 제자 서지우(김무열)와 사랑을 나누는 장면에 관심이 쏠리는 데 대해 그는 덤덤해진 듯했다.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사실 무서웠어요. 배우라면, 작품에 꼭 필요한 장치라면 노출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준비가 안 돼 있었죠. 4일을 끙끙 앓으면서 고민했는데 소설 ‘은교’를 읽었던 아빠가 ‘지금 포기한다면 다음에 기회가 오더라도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힘을 주셨어요.” 결단을 내리고 감독을 찾아갔다. 하지만 웬걸. “잘되면 빛을 보겠지만 배우 경력에 결정적인 타격이 될 수도 있다. 그래도 할 수 있다면 해보자.”며 겁을 줬다는 게 김고은의 설명이다(정 감독의 턱을 쓰다듬는 손버릇과 말버릇을 흉내 내면서 재밌어 죽겠다는 듯 까르르 웃었다). ●정사장면 촬영 일주일 전부터 속앓이 갓 스물을 넘긴 신인배우에게 정사 장면이 쉬울 리 없었다. 촬영 일주일 전부터 눈물을 흘리고 홀로 속앓이를 했다. 감독과 상대 배우 박해일·김무열과 대화를 나눈 게 큰 도움이 됐다. “처음에는 정사 장면도 합을 맞추는(동작의 순서를 약속하는 것을 뜻하는 영화계 용어)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어서 신기했어요. (왜 정사를 나누는지) 감정 변화에 대한 부분만 주야장천 대화를 나눴죠.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마음이 편해지면서 주위는 안 보이더라고요.” 박해일의 배려도 큰 도움이 됐다. 그는 “감독님이 컷 사인을 내면 해일 오빠가 ‘(여배우의 몸을 가릴 수 있도록) 담요! 담요!’를 외쳤다.”고 말했다. ●“조급해지지 않으려 한예종 택해” 많은 영화 관계자는 ‘은교’를 보고서 이런 원석이 어떻게 숨겨져 있었는지 의아해한다. 단편영화나 광고, 어디에서도 그를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연극영화과를 가면 빨리 데뷔하고 싶어 조급해지고 하나라도 더 고치려고 안달했을지도 몰라요. 그래서 일부러 한국예술종합학교(연극원)를 택했어요. 여기는 커리큘럼이 워낙 빡빡해서 학교에 처박혀 있을 수밖에 없거든요.”라고 설명했다. ‘고치는’ 얘기가 나온 김에 성형을 생각해보진 않았는지 물었다. “왜 없었겠어요. 중학교 땐 눈, 계원예고를 다닐 땐 코를 하고 싶었어요. 한번은 엄마랑 상담을 받으러 갔는데 의사 선생님이 연예인 사진을 쭉 보여주더니 ‘니 얼굴로는 배우 못 한다. 눈, 코 할 것 없이 싹 뜯어고쳐야 한다’는 거예요. 엄마가 열 받아서 소리를 지르고 나왔죠.”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사진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 박해일 “내 나이 70 되면 꼭 다시 보고싶은 영화…적금 하나 든 기분”

    박해일 “내 나이 70 되면 꼭 다시 보고싶은 영화…적금 하나 든 기분”

    “오랜 시간 풍파를 잘 견뎌낸 고목 같다. 그런데 은교란 존재를 만나 심각한 진동을 느끼게 된다. 은교는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존재다. 이적요가 물리적으로 느끼는 노쇠함을 더 안타깝게 만드는 매개체일 수도 있고, 단잠을 자면서 만난 존재일 수도 있다. 여자일 수도 있고, 젊음 그 자체일 수도 있다. 이미 겪었지만, 돌이킬 수는 없는 부러움의 대상 말이다.” 배우에게 캐릭터 분석을 요구했을 때 이런 답이 돌아온 적은 드물었다. 손에 쥔 담배를 한참 만지작거리면서 골똘히 생각한 뒤였다. 같은 영화로 이미 수십번 인터뷰를 했다. 판에 박힌 질문일 수도 있는데 반사적으로 답이 나오지 않았다. 단어 하나를 선택하는 것도 조심스럽고 신중했다. 한 어절마다 꼭꼭 씹어서 내놓았고, 문장에는 강약이 있었다. 깐깐하게 언어를 조탁(彫琢)하는 시인의 모습이 중첩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영화 ‘은교’(25일 개봉)에서 70세 노시인 이적요를 연기한 박해일(35)의 얘기다. ‘은교’는 박범신의 동명 소설을 ‘해피엔드’ ‘사랑니’의 정지우 감독이 영화로 옮겼다. ‘이십대 때 사회주의운동에 투신, 폭풍 같은 혁명 전사가 되길 꿈꾸었고, 삼십대 십년은 감옥에 있었으며, 사십대에서 죽을 때까지 시인의 이름으로 살았던’(소설 ‘은교’) 노시인의 건조한 삶에 52살 어린 여고생이 뛰어든다. 서서히 멈춰가던 시인의 생물학적 시계는 힘차게 고동친다. 하지만 아둔했으되 헌신적이었던 제자는 소녀가 탐탁지 않다. ‘어린 새가 쫑, 쫑, 쫑 걷듯 날렵한’ 은교의 존재는 가질 수 없는 것을 갈망했던 스승과 제자의 뇌관을 건드렸고, 둘의 애증은 비등점을 향해 치닫는다. ‘은교’의 판권을 확보한 정지우 감독은 처음부터 노시인 역할에 ‘모던보이’에서 호흡을 맞췄던 박해일을 떠올렸다. 시나리오가 나오기 전 소설부터 읽어보라고 했다. “지금껏 내가 맡은 캐릭터 중 가장 난해했다. 처음에는 ‘왜 나여야 하는가’ ‘이걸 내가 해야 하나’란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감독을 믿었다. 30대 중반인 내가 특수분장을 통해 노시인을 소화할 수만 있다면 마음은 청춘인데 껍데기가 늙어가는 나이 듦의 감성을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에 동의했다.” 송종희 분장감독 등 스태프 4명이 달라붙어 피부 질감과 비슷한 실리콘 재질을 얼굴에 접착제로 붙이는 데만 8시간, 분장을 해체하는 데만 2시간씩 걸리는 고역을 60여 차례 반복했다. 그는 “수시로 자세를 바꿔야 하기 때문에 졸 수는 있어도 잠들지는 못한다. 긴 시간을 분장하다 보면 엄청난 피로감이 생긴다. 그 피로감이 외려 내 나이의 팔팔함을 죽이고, 노인의 느낌을 가져가는 데 도움이 된다고 여겼다.”고 말했다. ‘그 정도면 고문 아니냐.’고 물었다. “그렇게 생각하면 할 수 없는 역할이다. 쉽지 않은 연기를 도와주는 고마운 과정이었다.”고 대답했다. 사실, 촬영 전부터 고통을 짐작했다. 강우석 감독의 ‘이끼’(2010)에서 정재영이 특수분장을 통해 70대 노인으로 거듭나는 지난한 과정을 목격했기 때문. 연기파 정재영도 피해가지 못한 ‘캐스팅 논란’이 자신에게 반복될 거란 사실도 예상했다. “목소리 톤이 어색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실제 70대 배우가 했어야 했다는 말씀도 하더라. 영화가 시작되면 관객들이 박해일이 아닌 이적요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나도 인정한다. 왜냐면 영화를 찍을 때 나도 캐릭터에 들어가는 시간이 필요했으니까. (역할에 빠져들기 전) ‘공회전’ 시간이 길게 필요한 나에게는 더 그랬다. 하지만 끝까지 지켜보신다면 연출자가 왜 30대 배우를 캐스팅했는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내가 아닌 다른 어떤 배우가 했더라면 굉장히 부러워했을 것 같다. 배우로서, 자연인으로서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은교’를 통해 박해일은 분명 배우로서 한 뼘쯤 성장했다. 그렇다면, 자연인으로 그가 얻은 건 무얼까. 그는 “시각이 넓어졌다면 자만일 테고, 70대 노인의 감정과 생각으로 석 달을 산 덕분에 이전에 갖지 못한 시선이 하나쯤은 생긴 듯하다. 정력적으로 활동할 시기에 생각이 많아진 게 장점일지, 단점일지는 모르겠다. 원한다고 털어버릴 문제도 아니고, 풍선에 바람이 서서히 빠지듯, 내가 안고 갈 문제”라고 말했다. 시사회에서 처음 스크린 속 자신의 모습을 보고 “황홀했다.”고 했다. 준비과정과 촬영 때의 험난한 과정이 떠올랐을 테고, 미래를 얼핏 엿보고 온 기분도 들었을 것이다. 박해일은 “내가 70살까지 살아 있다면 꼭 다시 보고 싶다. 30대의 내가 한 노시인의 연기를 보고 일흔 살의 내가 공감을 할지, 자괴감을 느낄지는 모르겠다. 다만, 그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적금을 하나 들어놓은 기분”이라며 슬며시 웃었다. 연극관객으로 왔던 임순례 감독과의 인연으로 2001년 ‘와이키키 브라더스’로 충무로에 발을 디딘 이후 상업 장편영화만 15편을 찍었다. 1000만 관객의 ‘괴물’과 700만 관객의 ‘최종병기 활’에서 흥행을 맛봤고, 트로피도 남부럽지 않게 받았다. 그에게도 슬럼프가 있었을까. 그는 “이렇게 얘기하면 ‘뻥 치고 있네’라고 생각하실 텐데 처음 연기를 시작한 순간부터 ‘은교’가 개봉하는 지금까지 줄곧 고비였다.”고 털어놓았다. 한 음절, 한 음절을 힘주어 말하는 그의 진정성에 ‘뻥’이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 문득 70세가 됐을 때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그는 “(감당)할 수 있는 배역을 맡아서 연기하고 지금처럼 인터뷰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면서 “한마디로 오래 해먹고 싶단 얘기”라며 활짝 웃었다. 청춘을 갈망하는 노시인의 깊은 눈빛은 사라지고 어느새 능청스러운 개구쟁이가 앉아 있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칸영화제 한국영화 5편 초청… 새달 ‘칸 특수’ 누릴까

    칸영화제 한국영화 5편 초청… 새달 ‘칸 특수’ 누릴까

    제65회 칸 국제영화제에 다섯 편의 한국 영화가 초청되면서 5월 영화계가 칸 특수를 누릴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영화사들은 진출작이 발표되면서 해당 영화의 국내 개봉일을 속속 확정하는 등 칸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작품은 경쟁 부문에 진출한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왼쪽)과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오른쪽)다. ●임상수 감독 ‘돈의 맛’ 국내개봉 앞당겨 ‘돈의 맛’은 칸 영화제 개막 다음날인 새달 17일로 개봉이 확정됐다. 이 영화는 당초 5월 24일이던 국내 개봉일을 한 주 앞당겼다. 칸보다 먼저 국내에서 개봉함으로써 기대 효과를 높이고, 다음주 칸 현지 상영을 통해 또 한 번 주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돈에 지배받는 재벌가의 욕망과 탐욕을 그린 ‘돈의 맛’은 파격적인 노출과 내용으로 화제를 모았다. 영화 ‘돈의 맛’의 홍보 관계자는 “올봄에는 유독 ‘은교’, ‘후궁:제왕의 첩’ 등 19금 영화가 많은 가운데, 칸 영화제를 적극 활용해 다른 작품과 차별화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홍상수 감독 세번째 진출작 ‘다른 나라에서’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도 칸 영화제 폐막에 맞춘 새달 31일로 개봉을 확정했다. 홍 감독의 세번째 칸 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작으로 전북 모항의 한 펜션에 여름 휴가를 온 세 명의 안느와 함께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안느 역은 프랑스 여배우 이사벨 위페르가 1인 3역을 맡았으며, 홍 감독의 페르소나로 통하는 유준상이 함께 호흡을 맞췄다. 문소리, 문성근, 정유미, 권해효 등 홍상수의 ‘드림팀’과 도올 김용옥도 출연한다. 이 영화의 관계자는 “홍 감독의 영화를 보는 관객층은 3만~4만명 정도로 일정하지만, ‘하하하’가 2010년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대상을 받으면서 입소문을 타고 관객이 증가했다.”면서 “특히 올해는 진출한 한국 영화가 많아 언론 노출 빈도도 많아졌고, 만일 수상을 한다면 더 큰 특수를 노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개봉 ‘돼지의 왕’ 재상영 준비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 사상 최초로 칸 감독주간에 초청받은 ‘돼지의 왕’은 재상영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개봉한 이 영화는 칸 영화제 초청에 맞춰 VOD 서비스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감독주간에 초청된 한·중 합작영화 ‘위험한 관계’도 칸 영화제의 반응을 본 뒤 한국과 중국 개봉일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허진호 감독이 연출을 맡은 이 영화는 장동건과 중국의 장쯔이가 주연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논산일기’ 페북 연재·영화 ‘은교’의 동명 원작 소설가 박범신

    ‘논산일기’ 페북 연재·영화 ‘은교’의 동명 원작 소설가 박범신

    그가 고향 논산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11월 27일이었다. 39년 만의 귀향이었다. 젊은 논산 시장과 우연히 인사를 나누었는데 붙임성 좋은 그가 대뜸 “형님, 고향으로 오시지요.”라고 했다는데, 그 ‘형님’이라고 불러주는 말이 따뜻해서 홀렸다고 했다. 소설가 박범신(66)은 그래서 당초 번잡한 서울을 떠나 40번째 장편소설을 써야겠다는 각오로 가족을 두고 홀홀 논산으로 떠났다는데, 낙향 다섯 달 만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페이스북에 연재한 에세이성 일기 ‘논산 일기-나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를 들고 나타났다. 아직 개봉도 하지 않은 영화 ‘은교’ 덕분에 원작소설 ‘은교’는 종합판매 순위 5위, 문학판매 1위를 달리고 있어 박범신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시점이기도 했다. 소설 ‘은교’ 덕분에 은교 같은 20대 여성팬들이 형성되고 있다고 박범신은 소년처럼 좋아라 했다. ‘은교’에 나오는 시인 이적요는 사실 박범신을 꼭 닮았다. 60대 후반의 나이대도 그렇고, 시인인 점도 그렇고, 문학을 향한 청년 같은 꼿꼿함도 그렇다. 그런 때문인지 영화에서 시인 이적요 역할을 맡은 박해일도 박범신과 닮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범신과 말을 섞어본 사람은 말투도 닮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최근에는 강은교 시인에게 “박범신과 어떤 사이냐고 사람들이 묻는다.”는 전화도 받았다. ‘은교’ 바람 탓이다. “이적요는 박범신의 오욕칠정을 담고 있지. 이적요의 제자인 서지우도 역시 나에게 분리된 또 다른 박범신이야. 나는 어떤 때는 이적요 같은 천재 끼가 있지만, 어떤 대목에서는 무기재료학과 공대생인 서지우같이 답답한 부분이 있어.” 박범신은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계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렇게 말했다. 그는 전날 영화시사회를 보고 왔다고 했다. 말을 아꼈지만, 영화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동안 내 소설이 영화화된 게 10여 편, 드라마화된 게 10여 편쯤 돼. 그중에서 원작의 주제를 이만큼 알뜰하게 재해석한 경우는 많지 않았어. 감독과 출연진에게 고맙지. 그렇다고 만족스러웠다는 것은 아니야. 원작자로서 불만을 이야기하자면 밤새워 이야기해야 하지만, 영화는 영화로서 보아야 옳아. 영화에 몰입하지 못하는 나는 ‘불행한 관객’이었지. 원작을 읽은 사람들은 나 같을 수 있어.” 영화에서 재해석된 부분이라는 것은 이런 대목이다. “영화 마지막에 은교가 서지우와 섹스하면서 ‘여고생이 왜 공부는 안 하고 섹스하는 줄 아느냐, 외로워서 그렇다’고 울면서 이야기하더라. 원작에는 없는 대사야. 에로티시즘은 죽음이고, 슬픔인데, 한국 영화에서 그런 슬픔을 느낀 적이 없었는데, 눈물이 핑돌더라고. 두 번째는 스승이 자신을 죽이려고 한다는 것을 알고 서지우가 죽는 대목인데, 죽어가는 장면을 길게 보여주면서 서지우의 슬픔을 나타냈어. 두 대목은 건졌으니 (원작자로서) 본전은 건졌지.” ‘논산 일기’로 돌아와서, 일기의 3분의2는 취중에 쓴 거다. 원래 소주 3~4잔을 못 넘기는 주량인데, 논산에서 살면서 외롭고 해서 소주 한 병으로 늘었다. 취중인 그의 눈에는 고향에 돌아가지 못한 계백 장군 휘하의 백제 병사들도 보이고, 조선시대 윤휴도 보이고 했단다. “늙는다는 것은 스스로 귀신이 되어가는 과정이다. 식탁에 놓인 음식의 조화를 보듯이. 제 스스로 귀신이 돼 가면서 친구랑 장난치며 노는 것이다. ”고 했다. 취기가 오른 중에 오른쪽 검지 손가락으로 뽁뽁 소리가 나는 휴대전화의 자판을 눌러가며 일기를 쓰다 보면, 시간도 적잖이 걸리는데, 재미난 ‘블록깨기’ 게임을 하는 기분이 든다는 것이다. 이후에 쓰는 일기는 문학생활의 마지막을 기록한다는 기분으로 1년에 한 권 정도씩 묶어내면 어떨까 생각한단다. 소설을 쓰지 않으면 손이 발굽으로 변하는 느낌이라는 박범신에게 새 소설이 언제쯤 나올 예정이냐는 질문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송시열과 윤휴를 주인공으로 하는 조선 중후기의 역사소설을 구상하면서 가슴이 빠르게 뛰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먼저 새우젓 장사를 하는 여자를 주인공으로 하는 연애소설을 써볼까 한다고. 그가 중학교를 나온 강경은 새우젓으로 유명한 곳이다. “언제 놀러와!” 무심하게 한마디를 던지고 박범신은 논산으로 돌아갔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2012 봄스크린 “男心을 잡아라” 新흥행전략

    2012 봄스크린 “男心을 잡아라” 新흥행전략

    올봄 극장가에 ‘남심’(男心)을 겨냥한 영화가 뜨고 있다. 영화는 전통적으로 2030 여성들이 주된 소비층이었지만, 최근 남성들의 욕망과 판타지를 자극하는 영화가 잇달아 개봉하면서 극장가에 남성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지난 2월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②)에서부터 시작됐다. 격동의 시대를 살아나간 거친 남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권력에 대한 속성과 남자들의 로망을 통쾌하게 표현해 직장인 넥타이 부대의 단체 관람이 줄을 이었고, 468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1분기 최고의 흥행작에 올랐다. ●‘간기남’ ‘은교’ ‘돈의 맛’ 잇단 개봉 기대만발 여성들의 전유물이다시피 했던 멜로 영화도 남자 주인공의 시각에서 풀어 나간 작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2월과 3월에 각각 개봉한 영화 ‘러브픽션’과 ‘건축학개론’이 이 경우에 해당한다. 이 두 작품은 남성 감독들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러브픽션’은 ‘찌질남’인 소설가 구주월(하정우)이 꿈에 그리던 완벽한 여자 희진(공효진)을 만났지만 환상이 깨지는 과정을 통해 남성들의 솔직한 연애담을 풀어 놓아 인기를 끌었고, ‘건축학개론’(①)도 승민(이제훈)을 통해 본 남성들의 첫사랑 판타지를 공략하며 300만 관객을 돌파해 역대 한국 멜로 영화 흥행 1위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건축학개론’의 경우는 남성 관객들의 재관람 비율이 높고, 4050 남성 관객들까지 첫사랑을 떠올리며 극장을 찾게 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흥행의 발판을 마련했다. 한편 올봄에는 남성들의 욕망을 건드린 영화도 잇달아 개봉을 앞두고 있어 ‘남심 마케팅’이 계속적으로 성공할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지난 11일 개봉한 에로틱 스릴러 ‘간기남’은 영화 ‘원초적 본능’을 오마주한 작품인 만큼 섹시한 여주인공 김수진(박시연)을 통해 성적 판타지를 자극한다. 이 영화의 배급사인 쇼박스의 관계자는 “‘간기남’의 경우 기존 영화에 비해 남성 관객의 예매율이 10%가량 높고, 극장에 20대 후반 30대 초반 남성 관객들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26일 개봉하는 ‘은교’(④) 역시 70대 노시인 이적요(박해일)가 싱그러운 젊음을 지닌 열여섯 살 여고생 은교(김고은)에게 매료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린다. 물론 나이듦에 대한 철학적인 성찰도 담겨 있지만, ‘나의 영원한 처녀’라는 영화의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나이의 금기를 뛰어넘고자 하는 남성들의 숨겨진 욕망을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표현한다. ‘은교’의 배급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의 오희성 영화영업팀장은 “영화 속 은교는 남성들의 판타지이자 욕망의 매개체”라면서 “젊음을 갈구하는 이적요를 통해 남성뿐만 아니라 인간들의 근원적인 욕망을 짚은 영화”라고 말했다. 5월과 6월에 각각 개봉을 앞둔 영화 ‘돈의 맛’이나 ‘후궁: 제왕의 첩’도 돈과 권력을 둘러싸고 욕망의 덫에 빠진 남성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재벌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돈의 맛’(③)은 순수했던 엘리트 청년 영작(김강우)이 윤 회장(백윤식)의 집안에 들어오면서 점차 돈에 중독돼 가는 과정을 담는다. 영화는 물질 만능주의에 빠진 남자 주인공 영작을 통해 현대 시대상을 풍자한다. 사극 ‘후궁: 제왕의 첩’도 ‘욕망의 도가니’로 묘사되는 궁이라는 공간에서 사랑과 권력을 갖기 위해 몸부림치는 두 남자 권유(김민준)와 성원대군(김동욱)이 등장한다. 연출을 맡은 김대승 감독은 “단순히 과거의 이야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화연(조여정)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두 남자의 욕망을 통해 현재의 모습도 돌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자, 가부장적 상징 버리고 속내를 드러내다 영화 관계자들은 이전에는 주로 가부장적인 남성상을 그렸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남자들의 약한 감성과 솔직한 속내를 드러내는 영화가 각광받고 있다면서 이 같은 흐름이 영화 관람 패턴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영화평론가 정지욱씨는 “과거에는 영화 속 남성 캐릭터들이 과장되고 가부장적인 모습으로 그려졌지만, 최근 작품에는 남자들의 약한 모습을 숨김 없이 보여 주고 욕망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작품들이 늘고 있다.”면서 “남성 관객들은 순수한 첫사랑의 판타지나 남자들의 로망을 그린 작품에 호기심을 느끼고, 여성 관객들도 남성의 세계를 엿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인기를 끄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홍보사 딜라이트의 장보경 대표는 “기본적으로 국내 영화 감독의 90%가 남성이기 때문에 남자들의 시각을 담은 영화들이 많지만, 요즘 더 특히 남성적인 시각에서 그려진 영화가 부각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남성 관객들은 액션 장르를 선호하는 성향을 갖고 있지만, ‘봄날은 간다’나 최근 ‘건축학개론’처럼 자신들의 내밀한 감성을 대변하거나 건드려 주는 영화에는 적극적으로 반응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보수적인 관람 패턴을 보이던 남성 관객들이 적극적으로 영화의 정보를 습득하고 관람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어서 남성 관객들 사이의 입소문 마케팅도 중요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대형교회-작은교회 상생법은

    한국 개신교계의 양극화 현상은 심각한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특히 교세가 확연히 줄면서 존폐의 기로에 선 소형 교회들이 부쩍 늘고 있다. 교계는 5만여개의 한국교회 가운데 해마다 1000여개가 문을 닫거나 이전 위기에 처한 것으로 관측한다. 그런 가운데 미래목회포럼(대표 정성진 목사)이 실질적인 대안 찾기에 나서 주목된다. 오는 27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여는 ‘한국교회 양극화, 그 대안을 찾다’라는 주제의 포럼이 화제의 행사다. 미래목회포럼은 한국교회의 미래를 걱정하며 기도하는 15개 교단의 중견 담임 목회자 300여명이 의기투합해 2003년 창립한 단체. 초대 교회의 성경적 모습을 회복하자는 큰 뜻에 맞춰 한국교회의 미래비전과 방향 설정에 앞장서며 개신교계의 눈길을 끌어왔다. 미래목회포럼이 이번 포럼에서 악센트를 둔 부분은 작은 교회와 대형교회의 실천가능한 공존과 상생법이다. 미래목회포럼이 그동안 펼쳐 온 교회의 공존과 상생 노력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킬 구체적 방안을 짜자는 것이다. 실제로 대형교회와 작은 교회의 교류·지원은 많지 않지만 점차 늘고 있는 추세. 서울 산정현교회가 전북 진안의 금양교회와 자매결연을 맺어 이 교회 신자들이 정기적으로 방문해 예배를 드리고 직거래 장터를 열고 있는 게 대표적 사례다. 산정현 교회의 시도는 강원, 충청도 등 전국으로 확산되는 추세라고 한다. 그런가 하면 분당우리교회의 지역사회 섬기기 행사인 ‘요셉의 창고 열기’ 운동은 중대형 교회들이 앞다퉈 벤치마킹하는 프로젝트로 꼽힌다. 이번 포럼은 이 같은 작은 움직임들을 규합해 교계 전체로 확산시킬 방안을 마련하자는 자리. 남재영(대전 빈들교회) 목사가 양극화 현상의 문제점, 김경호(들꽃 향린교회) 목사가 분립개척을 통한 대안, 김관선(산정현교회) 목사가 도농교회 상생방안, 서길원(상계감리교회) 목사가 작은교회 살리기를 통한 부흥, 해비탯 이창식 부이사장이 사랑의 집짓기를 통한 지역교회 지원 방안을 꼼꼼히 짚는다. 미래목회포럼 이사장 최이우(종교교회) 목사는 “작은 교회 목회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목회자로서의 소명감과 자부심인 만큼 이들이 직접 프로젝트를 만들고 실행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동역하는 게 상생목회의 좋은 방법”이라고 밝혔다.(02)762-1004.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한국 개신교의 위기… ‘작은교회’가 대안이다

    한국 개신교의 성장세는 폭발적이다. 세계 어느 곳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적어도 1990년대 이전까지는 그랬다. 그러나 지금 한국 교회는 많이 걱정한다. 중소형 교회를 중심으로 교인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당장 운영조차 힘든 교회들이 즐비하다. 그런가 하면 교회와 목회자의 배타적 일탈과 고집스러운 편협성은 ‘공공의 적’으로까지 공격받는다. 개신교가 맞닥뜨린 유무형의 퇴조와 위기는 개신교 스스로가 자초했다면 잘못일까. ‘시민 K, 교회를 나가다’(김진호 지음, 현암사 펴냄)는 한국 개신교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그 대안적 미래를 짚어 낸 일종의 한국 교회 보고서다. 한국 개신교계에서 ‘방외의 신학자’로 통하는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이 정색하고 한국 교회의 명암을 솔직하게 들춰낸다. 우선 그가 말하는 한국 교회의 특성은 네 가지로 요약된다. 바로 배타성과 성공(혹은 성장) 지상주의, 극우반공, 친미성이다. 그러면 그 네 가지의 특성은 어떻게 형성된 것일까. 저자는 먼저 한국 교회가 근본주의 성향이 강한 미국 장로교(북한 황해도·평안도에서 활발히 선교)의 절대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데 방점을 찍는다. 배타성의 시작이 그것이다. 이후 북한 땅에서 버티지 못한 근본주의 성향의 교회들이 남하해 세운, 이른바 월남교회를 주축으로 목소리를 높였던 반공 이데올로기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군사정권 시절 거셌던 산업화와 성장의 깃발에 교회들이 맞장구를 치며 동참한 결과가 전대미문의 폭발적인 성장이다. 그런데 문제는 성장에 매몰된 나머지 참신앙에 소홀했다는 점이다. 교회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담임목사 세습과 교회 매매, 목회자 탈선은 바닥까지 팽개쳐진 교회 윤리의 절절한 징후라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눈에 띄게 교세가 줄고 있는 그 바탕엔 바로 타자(이웃)의 존재와 가치를 철저하게 외면한 채 ‘나와 우리 교회’만의 외형적인 크기를 위해 살았던 모순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 교회는 외형의 성장이 아닌 영적인 부활을 절실하게 느끼고 추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교계 안팎에서 분출하고 있다. 실제로 저자는 곳곳에서 생겨나 알게 모르게 이웃과 호흡하며 활동하는 독립적인 ‘작은 교회’가 적지 않다고 말한다. 그 ‘작은 교회’는 물론 규모의 작음에 국한하지 않는다. 겉으론 작은 교회를 주장하면서도 속으로는 큰 교회를 닮으려는 교회들이 꽤 있다. 그래서 저자는 삶에 대한 권리와 자아에 눈뜬 이들이 타자와 함께하는 진정한 공생과 부활의 교회를 대안으로 삼는다. 혼돈의 상황, 그리고 위기의 상황에서 절대자에 의지하고픈 사람이 늘고 있음을 ‘신의 귀환’으로 여기는 저자. 그는 ‘귀환한 신’을 위해 이제 작은 교회들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며, 그 작은 교회를 ‘시민 교회’라 부른다. 1만 3800원.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올 충무로 스타감독 대반격 흥행‘킹’ 자리 누가 앉을까?

    올 충무로 스타감독 대반격 흥행‘킹’ 자리 누가 앉을까?

    충무로에 스타 감독들의 반격이 시작됐다.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고 불릴 정도로 감독의 영향이 상당히 큰 장르다. 하지만 지난해 영화계는 유독 유명 감독들의 흥행이 부진했다. 하지만 새봄의 시작과 함께 스타 감독들이 오랜 공백을 깨고 충무로에 속속 복귀하고 있어 그들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중견 감독들 충무로 속속 컴백 가장 큰 특징은 한동안 신인 감독들의 기세에 눌렸던 중견 감독들의 컴백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3월 극장가는 두 중견감독의 영화가 나란히 개봉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바로 ‘화차’의 변영주 감독과 ‘가비’의 장윤현 감독이다. ‘발레교습소’ 이후 8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변 감독은 ‘화차’의 시나리오 작업에 3년 동안 매달리며 재기를 노렸다. ‘텔미 섬딩’과 ‘황진이’에서 섬세한 연출력을 선보인 장 감독도 5년 만에 신작 ‘가비’를 내놓고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다음 달 11일 개봉하는 SF 영화 ‘인류멸망보고서’도 두 명의 중견 감독이 의기투합한 옴니버스 영화다. ‘달콤한 인생’과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등을 연출한 김지운 감독과 ‘남극일기’, ‘헨젤과 그레텔’을 만든 임필성 감독이 주인공이다. 인류 멸망을 소재로 3편의 중단편으로 이뤄진 작품으로 6년 전 기획·제작됐지만 여건이 되지 않아 개봉이 미뤄지다가 빛을 보게 됐다. 김지운 감독은 지난 12일 제작 보고회에서 “한국적 SF의 가능성을 이 영화에서 봐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종목’으로 정면 승부 특히 올해는 스타 감독들이 자신의 ‘주종목’을 들고 나와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이 예상되고 있다. 모험보다는 안정적인 선택을 한 만큼 대중적인 흥행으로 이어질 것인지도 관심사다. 70대 노인과 10대 여고생의 삼각 멜로를 다뤄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영화 ‘은교’(4월 26일 개봉)는 소재도 소재지만 연출을 맡은 정지우 감독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감독은 ‘해피엔드’와 ‘사랑니’ 등의 작품에서 사회적 금기를 넘어선 파격 멜로를 선보인 바 있다. 치정극 ‘은교’에서는 어떤 도발적인 멜로를 보여 줄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미스터리 사극 ‘혈의 누’를 연출했던 김대승 감독도 5월에 신작 ‘후궁-제왕의 첩’으로 돌아온다. 이 영화는 왕의 자리를 탐한 사람들로 인해 비극적인 운명으로 얽힌 세 남녀의 이야기를 담은 에로틱 궁중 사극. 조여정, 김민준 등 주연 배우들이 ‘혈의 누’에서 퓨전 사극에 일가견을 보인 김 감독의 차기작이라는 이유만으로 출연을 결정할 만큼 감독에 대한 높은 신뢰를 보이고 있다. 한편 ‘타짜’와 ‘범죄의 재구성’의 최동훈 감독도 자신의 주특기인 범죄 액션물을 들고 충무로에 복귀한다. 7월 개봉 예정인 새 영화 ‘도둑들’이 그것. 한국의 절도단이 마카오 카지노에 숨겨진 보석을 훔치기 위해 작전을 벌인다는 내용으로, 한국형 범죄 영화의 새 장을 연 최 감독의 네 번째 작품이다. 최 감독의 연출력과 김혜수, 김윤석, 이정재, 전지현, 김수현 등 초호화 캐스팅이 어떤 시너지를 낼 것인지 영화계 안팎의 관심이 높다. 이 밖에도 ‘바람난 가족’, ‘그때 그 사람들’, ‘하녀’ 등 사회성 짙은 작품을 연출해 온 임상수 감독의 새 영화 ‘돈의 맛’도 5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에서 중산층 가족 문제, 기득권층의 위선을 꼬집었던 임 감독은 이번에 돈에 지배돼 버린 재벌가의 욕망과 애증을 통해 또다시 한국 사회의 이면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또한 ‘인정사정 볼 것 없다’와 ‘형사-듀얼리스트’ 등으로 충무로의 대표적인 스타일리스트로 불리는 이명세 감독도 5년 만의 신작 ‘미스터 K’의 촬영에 들어갔다. 액션에 코미디를 버무린 작품으로 하반기 개봉 예정이다. ●“흥행·완성도 기대” 영화계 들썩 지난해 흥행 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던 감독들의 명예 회복이 이뤄질지도 관심사. 지난해 8월 해양 블록버스터 ‘7광구’로 다소 부진한 성적을 거뒀던 김지훈 감독은 이번 여름엔 100억원대 재난 블록버스터 ‘타워’로 재도전한다. 한편 지난해 봄 휴먼 드라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로 예상밖의 고전을 했던 민규동 감독도 5월 신작 ‘내 아내의 모든 것’으로 컴백한다. 민 감독은 이선균과 임수정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에서 자신의 주종목인 멜로에 코미디를 덧입힐 예정. 지난해 1월 영화 ‘글러브’로 호평은 받았지만 흥행 성적은 그에 미치지 못했던 강우석 감독도 최근 영화 ‘전설의 주먹’으로 충무로 복귀 소식을 알렸다. 강 감독의 19번째 장편 영화로 학창시절 전설로 불렸던 일반인들이 상금을 놓고 겨루는 격투프로그램을 소재로 삼은 이종규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올해 야심작을 들고 컴백하는 스타 감독들의 복귀 소식에 영화계는 반색하는 분위기다. 감독에 대한 인지도와 전작에 대한 신뢰도는 영화 마케팅에 도움이 되고 흥행과도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영화계의 ‘미드 필더’ 역할을 하는 중견 감독들의 잇단 컴백에 기대를 걸고 있다. CJ 엔터테인먼트의 이창현 홍보팀장은 “자신만의 내공이 쌓인 스타 감독들은 배우와 스태프 등 매끈한 현장 지휘력으로 작품 완성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특히 중견 감독들은 예전 충무로의 감성적이고 창의적인 예술성을 바탕으로 산업화의 과도기에 놓인 한국 영화계에서 관객과의 소통을 책임지는 중요한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모범 공직자 28명 찾았다

    모범 공직자 28명 찾았다

    공직비리 적발에 초점을 맞춰 온 감사원이 이번엔 모범 공직자(기관)를 찾아냈다. 21일 감사원은 국민불편 해소, 지역경제 활성화 및 예산절감 등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한 모범 공직자 28명과 모범기관(부서) 26개 등 모두 54건을 발굴해 공개했다. 이들 중 모범 공직자 13명을 포함한 27건에는 감사원장 표창을 주고, 나머지 27건에는 자체 및 상급 기관의 표창이 수여될 수 있도록 해당 기관에 통보했다. 모범사례로 선정된 기관의 업무는 다양했다. 비용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는 소고기 원산지 분석법을 새로 개발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시험연구소 원산지검정과, 지역특화산업인 모시잎 송편용 쌀을 공급해 지역경제를 북돋운 영광군 농협기술센터, 3개 중학교를 통합해 기숙형 중학교를 설립함으로써 지역주민의 호응을 이끌어낸 충북 보은교육청 등이 그들이다. 실현가능성이 없어뵈는 사업을 적극 추진해 뭉칫돈을 아낀 장성군 사례는 단연 돋보였다. 장성군 기획감사실은 지난 2010년 체육시설이 없어 도 체육대회를 유치할 수 없다는 안타까움에 관내 군부대인 상무대를 설득, 기대 이상의 큰 열매를 땄다. 감사원은 “군부대의 연병장을 빌려 전국 축구대회를 유치함으로써 공설운동장 건립 예산 142억원을 절약했다.”고 평가했다. 묵묵히 소문내지 않고 맡은 직무에 열의를 쏟아온 공직자도 많았다. 부산시 진구청 일자리사업과의 하동 지방행정주사보는 주민들에게 일자리 하나라도 더 만들어 주기 위해 실질적인 방안을 강구한 모범 공무원으로 꼽혔다. “지역 일자리 사업이 형식적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구인업체의 채용기준을 사전에 정밀조사한 다음 구직자를 초청하는 ‘맞춤형 직업박람회’를 여는 데 숨은 공을 세웠다.”고 호평을 받았다. 국립재활원 재활훈련과 이종태 특수훈련 교사(6급 상당)는 찾아가는 행정서비스를 창안해 박수를 받았다. 전용 운전 연습장이 태부족이어서 장애인들이 불편을 겪자 운전교육을 신청하면 1~2주 내 원하는 시간과 장소로 재활원 강사가 찾아가는 ‘장애인 맞춤형 순회운전’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감사원은 “감사로 적발되는 비리기관이나 공무원은 일부일 뿐, 각자의 직무에 최선을 다하는 공무원이 훨씬 많다.”면서 “지난해 9월 이후 전국 162개 공공기관의 자체감사기구들과 공조해 모범사례 수집, 현장확인 등을 거쳐 최종 수상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1995년 이후 해마다 모범선행사례집을 발간해온 감사원은 이번에도 주요 모범사례를 엄선해 사례집을 제작, 전국 공공기관에 배포할 계획이다. 감사원은 자체감사기구 및 국민 등의 추천을 받아 앞으로 매년 2차례 모범 공무사례 발굴감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감사원은 홈페이지, 지역민원센터, 전화(188)민원신고 등을 통해 모범사례를 추천받고 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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