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윽박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 당분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963
  • 불출석 증인 처리 국회 또 ‘흐지부지’

    국회 국정감사 및 조사에서 출석을 거부해 논란을 빚었던 불출석 증인들이 단 1명을 제외하고 국회법에 따른 처벌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는 지난 국감 당시 ‘현대의 4000억원 대북지원설’ 등으로 정쟁에 휩싸여 증인채택 공방까지 벌였으나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뿐만 아니라 출석을 무단 거부한 불참 증인들에게도 별다른 제재도 없이 지난 14일 사실상 폐회했다. 이에 따라 과거 형사처벌을 받은 불출석 증인들과의 형평성 논란과 함께 이같은 처리가 선례로 남는다면 고의적인 증언 회피에도 국회가 속수무책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대한매일이 17일 국정 감사·조사를 실시한 16개 상임위원회의 결과보고사를 확인한 결과,불출석 증인(공직자 등을 제외한 일반증인) 36명 가운데 형사고발을 당한 사람은 염보현(廉普鉉) 전 서울시장 1명뿐이었다.나머지 35명 중 일부는 각 상임위별로 별다른 사실확인 없이 불참사유서를 인정했거나,또는 의원들간에 처벌 논란을 벌이다 처벌이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염 전 시장은 지난달 27일서울시청에 대한 건교위 국감에서 구 덕수궁터에 대한 미국대사관 건립 양해각서 체결 논란과 관련,증인 출석을 거부해 지난 13일 대검에 고발됐다. 반면 정무위와 문광위에서 논란 끝에 대북관련 주요 증인으로 채택되었던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이사회 회장과 김윤규(金潤圭) 현대아산 대표 등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다. 특히 정무위는 현대그룹의 4000억원 대북지원설과 관련,금융감독위 등에 대한 국감에서 한나라당측이 200여명의 증인을 요청했다가 민주당측의 반발로 40명으로 줄여 출석요구서를 보냈으나,끝내 정몽헌 회장 등 12명이 불참했다.이에 지난 14일 상임위를 열고 한나라당과 민주당 간사 합의로 불출석 증인 12명을 모두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으나,일부 의원들이 일괄처벌에 이의를 제기하자 “다음에 논의하자.”며 서둘러 산회,사실상 처벌을 면책해준 셈이 됐다. 이날 한나라당 임진출(林鎭出) 의원은 “출석통지서를 받고도 피치 못할 사정으로 해외에 출국한 사람도 있을 텐데 일괄처벌은 문제가 있다.”면서 “일괄처벌이 관행이 된다면 중대 사건의 관련자들이 증언을 피하기 위해 출석통지서를 받기 전에 일부러 출국하는 사례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민주당 박병석(朴炳錫) 의원은 “국감장에 공직자도 아닌 기업인을 무분별하게 부르고,수십명을 불러놓고 막상 증언대에 한번도 세우지 않은 일도 잘못”이라고 비판했다.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당시 출석 증인의 20∼30%는 발언 기회조차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불출석 증인은 ‘증인·감정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검찰에 약식기소돼 200만원 정도의 벌금형을 받는다.국회는 2000년에는 불참자 전원을 형사고발했으나 지난해엔 여야 합의로 모두 ‘불참사유 인정처리’를 했다. 민주당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국회가 정쟁 때문에 마구잡이로 기업인들을 불러 윽박지르거나 하루종일 국감장에 앉혀 놓았다가 그대로 돌려보내는 일은 자제돼야 한다.”고 말했다.한나라당 의원실 관계자도 “불참자 증인 중에 억울한 사람이 없게 정기국회 폐회 후 개별심사를 통해 선별 처벌하는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 [열린세상] 가다가 못가도 간만큼 남도록

    계절은 그렇게 무서우리만큼 뚝 떨어진 듯 바뀐다.어느새 가을이 무르익어 날도 차가울 정도로 서늘하다.이 가을엔 그토록 어렵고 힘들었던 여름 동안 담고 머금었던 열매가 익어간다.생각할수록 지난 여름은 참으로 잔인했다.그래서 이 가을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인지 모른다.하지만 정작 그토록 뼈아픈 일들로 가득했던 여름의 길고 긴 과정이 없었다면 이 가을이 있을까.우리는 어느새 빨리 지난 여름을 잊고,가을의 넉넉함만 즐기려는 것은 아닌가. 대개 옛말 치고 그른 것이 없고 속담처럼 삶은 늘 그렇게 이어지는 것이지만,그 중에는 없어졌으면 좋을,못나고 못된 속담이 몇 가지 있다.그 중 하나가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편법과 관행을 싸고 도는 못난 속담이요,다른 하나가 ‘가다가 못 가면 아니감만 못하니라.’는 이른바 결과 중심주의에다, 목표로 모든 수단을 정당화하려는 억지를 담은 못된 속담이 그것이다.그렇다.가뜩이나 고단하고 어려운 우리네 살림을 더욱 힘겹게 하는 가장 못되고,못난 우리들 삶의 태도가 바로 과정은 아랑곳않는 결과 중심주의다. 가까이는 올림픽이다,아시아 경기대회다 해서 중요한 국제행사가 있을 때마다 태극전사의 승리를 윽박지르다가 마땅한 성과가 아니면 고개를 홱 돌리는 태도부터가 그렇다.어려운 경쟁에서 2등이나 3등을 하고도 주저앉아 펑펑우는 못난 꼴을 우리가 어디 한 두번 봤던가.흔히 세계 최강이라 손꼽혔던 외국 선수들은 은메달이고 동메달이고 스스로 최선을 다해 얻은 성과에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는데,우리는 훌륭한 성과를 내고도 바라던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징징대는 것이다.이 넓디넓은 지구촌에서 2등이고 3등,아니 몇 등이라도 얼마나 장한가.그런데 이렇게들 못난 짓을 하고 있다. 이것은 결국 우리 교육의 문제다.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하루 한날 시험 한번에 모든 것이 결판난다.아무리 평소에 잘하고,오랜 동안 꾸준히 노력해도 오로지 그 결과만이 성공과 실패를 가른다.공부만 잘하면 다 효녀요 효자고,성적만 좋으면 모범생이고,좋은 학교만 붙으면 출세하고 성공할 수 있다는 학력주의가 나라를 망치고 사람을 망가뜨리는것이다. 이것을 고쳐보려고 교육학 교과서에도 바람직한 평가방식이라고 나와 있는 ‘수행평가’,곧 과정중심의 평가를 도입해 보았지만,늘 그렇듯이 제대로 채비도 갖추지 않은 채 졸속하게 도입한데다,무엇보다도 워낙 세상이 그리고 우리 스스로가 결과 중심주의에 빠져 있다 보니 그 방식 자체에 대한 시시비비가 끊이지 않아 좀처럼 뿌리내리지 못한다.부모들이 자식을 그들이 보이는 성과만을 보고 평가하고 판단하는데,어떻게 과정의 소중함을 가르치고 배울 수가 있겠는가.하늘이 내린 소중한 선물인 자녀를 키우며 스스로 자라는 과정 자체를 즐기고 누리며 고마워하는 것이 아니라,함부로 빚고 이끌어 바라는 결과만 보려 하니 말이다. 이렇게 삶에서 그리고 삶터에서 저지르는 잘못은 더 큰 살림마당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그토록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겪었던 정치가 그렇다.민주화를 이룩하려고 얼마나 많은 피와 땀을 흘렸던가.그런데 우리는 첫 단추부터 그저 누가 대권을 잡아야 한다는,그리고 대권만 잡으면 된다는 결과 중심주의에 빠져 그만 일을 그르치고 말았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지역분할 구도를 깨서 지역감정을 없애야 한다는 둥,세대교체를 이루어 구태의연한 정치문화를 바꾸어야 한다는 둥 말은 무성하지만 여전히 그 결과에만 연연하다 보니 앞뒤고 옆이고 볼 겨를도 없고,또 뜻도 없는 것이다. 이번만큼은 우리들이 여기에 놀아나서는 안되겠다.정신 바짝 차리고 어떤 결과든 그것이 나오는 과정을 매서운 눈으로 지켜보고,나아가 함께 나서 그 과정을 만들어내야겠다.그래야만 ‘가다가 못 가면 아니감만 못하니라.’는 못나고 못된 속담을 ‘가다가 못가도 그만큼 남도록’ 바꾸고,나날의 삶부터 사람 생각하고 사람 대접하는 과정중심으로 살아가,우리 삶터를 새롭게 마련할 기회로 삼아볼 수 있을 것이다. 정유성 서강대 교수 교육학
  • [2002 길섶에서] 진짜 이유

    늑대와 사슴이 맞닥뜨렸다.“너 잘 만났다.네놈이 내 새끼들을 잡아먹었지?” 늑대가 송곳니를 드러내며 윽박질렀다. “살려 주세요 늑대님,저는 절대로 그런 일이 없습니다.”“이놈아,증거가 있는데도 잡아뗄 텐가?”“어디에 그런 증거가 있다는 말입니까요?”“저기 보아라.어린 새끼들의 뼈가 있지 않으냐?”“늑대님,저는 풀만 먹고 삽니다요.” 말문이 막힌 늑대가 다른 트집을 잡았다. “하지만 너를 그냥 둘 수 없다.네놈이 지난 겨울에 내 영역에다 배설을 했지 않느냐.”“아닙니다.늑대님,저는 이 골짜기를 벗어난 일이 없습니다.”“이놈아,네 발자국이 어지럽게 남아 있었는데도…?”“죄송합니다.늑대님,저는 올 봄에 태어났습니다요.”머쓱해진 늑대,“그렇지만 할 수 없다.실은 내가 배가 고프거든.” 이라크가 유엔의 핵사찰을 무조건 수용하겠다고 했지만 그 속내는 여전히 미궁이다.미국은 일단 ‘시간 벌기’로 간주하고 밀어붙일 태세인데 이솝이 이 시대에 산다면 어떤 우화를 쓸지 궁금하다. 김재성 논설위원
  • [씨줄날줄] 개떡제비

    보리개떡은 30여년전만 해도 여름철 농촌에서 흔히 만난 간식거리였다.보리의 껍질을 한번 벗긴 뒤에 두번째 나오는 부드러운 보릿겨를 반죽해 찐빵으로 쪄내는 것이 보리개떡이다.1776년에 발간된 유중림(柳重臨)의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에 견병법(犬餠法)이 소개되고 있음을 본다. 먹을거리가 귀한 때라 간식거리로 통했지 음식이라 할 게 못된다.그러니 ‘개떡 같은 내 인생’이나,‘개떡 같은 시대’니 하는 말들이 나온다.“영감아 땡감아 보리방아 떡방아.보리개떡 사-다 꿀 발라 줄께.꿀일랑 발라서 내가 먹고.침 바른 개떡은 네가 먹고”하는 전래동요에서의 개떡도 조악한 음식을 상징하긴 마찬가지다. 보리개떡은 그나마 좋은 시절의 이야기다.6월 장마가 들거나 홍수가 나면 개떡은 개떡수제비로 변신한다.보릿겨로 수제비를 만들어 끼니로 삼았던 것이다.철 이른 장마에는 보리걷이를 할 수 없어 논밭에서 보리가 싹을 틔우니까 보리가 귀했고,홍수가 나면 쌀 수확이 적어질 것이므로 보리를 아껴 먹어야 했다.우리나라에 구황식품이 수백가지지만한여름이나 초가을에 먹을 구황식품은 많지 않다. 수제비란 이름만 붙었지 평소에는 소나 돼지에게 먹일 사료로 만든 음식이 아닌가.거기다 요즘의 수제비처럼 멸치나 다시마를 넣을 수 있었던 것도 아니다.호박잎이나 뜯어 넣는 것이 그나마 국물맛을 내는 재료였고,감자를 넣을 수 있다면 다행으로 여겼다. 그 맛이란 게 들쩍지근하다 못해 느끼하다.목을 넘어갈 때는 미끈거리면서도 한편으로 껄끄러움에 꺽꺽거리게 만든다.간간이 섞이게 마련인 큰 겨는목을 따끔따끔 쏘았다.아이는 먹기 싫어 눈물 반 콧물 반이 되기 마련.두세살 나이 많은 누이들은 눈치 없이 음식타박한다며 동생을 윽박지르지만 한숨 짓는 부모를 대신한 악의 없는 구박임을 아이는 모르지 않는다.남쪽에서는 그냥 개떡제비라 했다. 태풍의 피해가 너무 크다.주택 침수는 말할 것도 없고,농작물 피해만도 엄청나서 예전 같으면 개떡제비가 나올 상황이다.정부의 지원으로 라면이나,밀가루 수제비는 있을 것이니 예전보단 좋다할지 모르겠다.그러나 부(富)의 축적이 예전보다 큰 시대여서이재민들의 상실감은 다를 바 없고,개떡제비 앞에서 눈물 짓던 아이의 마음도 그대로이리라.구호가 절실하다. 김영만/ 수석논설위원
  • 이해찬 ‘발언’ 파문/ 가열되는 정치권 공방

    민주당 이해찬(李海瓚) 의원의 병풍(兵風) 관련 발언 파문이 정국을 강타했다.검찰의 병풍수사가 진전되면서 코너에 몰렸던 한나라당은 모처럼 반격의 기회를 잡았다.민주당은 파문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의 불길은 쉽게 잡히지 않을 전망이다. ■한나라 “수세 탈출”대공세 한나라당은 22일 민주당 이해찬(李海瓚) 의원의 ‘병풍(兵風) 유도’ 발언을 계기로 민주당과 현 정권을 겨냥해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최근의 병풍공방에서 다소 수세적이었던 입장을 단번에 반전시키려는 듯 전방위 공세를 펼쳤다.서청원(徐淸源) 대표의 기자회견,정치공작 진상보고대회,서울지검 항의 방문,두 차례씩 열린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 등이 모두 이날 이뤄진 굵직한 행사들이다. 서 대표는 회견에서 “이해찬 의원의 발언으로 현 정권의 추악한 음모가 명백히 입증됐다.”며 “대통령은 즉각 국민에게 사과해야 하며 법무장관과 청와대 비서실장을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어 여의도 당사에서 원내외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정치공작 진상보고대회를 갖고음해공작의 ‘배후’라며 김정길(金正吉) 법무장관과 박지원(朴智元) 청와대비서실장해임,서울지검 박영관(朴榮琯) 특수1부장 파면·구속 등 5개항을 요구했다.대회 참석자들은 ‘DJ정권 공작정치 온국민이 분노한다.’는 등의 구호를 외쳤으며,‘공작정치 정치검찰 퇴출’을 의미하는 ‘레드카드’를 흔들기도 했다.참석자들은 또 서울지검으로 몰려가 빗속에서 항의시위를 했다. 오후들어 공세의 강도는 더욱 높아졌다.두 차례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은 “민주당의 정치공작이 백일하에 드러났다.”며 현 정권과 민주당을 거칠게 몰아붙였다. 홍준표(洪準杓) 제1정조위원장은 “당내 권력에서 소외된 민주당 이해찬 의원이 자기과시용으로 그런 말을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특히 그는 “민주당과 여권이 병풍공작에 이어 국세청을 통해 빌라문제를 다시 들고 나올 것이라는 말이 있다.”며 소속 의원들의 경계를 주문했다.또 김문수(金文洙)기획위원장은 국회 본회의 5분발언에서 “요즘 ‘이회창 죽이기’를 위해 매일 일일연속극이 방영되고 있는데 이 연속극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총지휘하고 있다.”면서 “공소시효가 다 지나고 지난 대선에서 이미 모두 밝혀진 이 후보 아들 병역사건을 재탕삼탕하고 있다.”고 현 정권과 민주당측을 겨냥했다. 오전에 이어 오후에 다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는 23일 오전 소속 의원 전원이 청와대를 항의 방문,공개질의서를 전달하기로 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민주 “병풍 본질 사수”맞불 민주당은 22일 이해찬(李海瓚) 의원의 ‘병풍(兵風),검찰 개입 의혹’발언파문에 진땀을 흘리면서도 “본질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 아들 병역비리 및 은폐의혹 사건”이라면서 진상규명에 차질이 생길 경우에는 특검제를 도입해야 한다며 정면돌파에 나섰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측의 검찰에 대한 집단 항의방문을 ‘정치 폭력’이라고 비난하면서 검찰에 대한 한나라당의 압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그러나 당내에서는 실언(失言)에 대한 원망과 질책이 쏟아지는 등 종일 어수선했다.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이날 이 후보의 5대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의지를 잇따라 피력했고,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모든 것이 병역비리와 은폐의혹이 있었기에 생긴 것이며 이런 본질에는 아무 변화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김대업씨가 검찰에 제출한 녹음테이프의 성문감정결과 테이프속의 목소리는 김도술씨의 것이라는 잠정결론이 나옴으로써 테이프에 담긴대로 이 후보 부인 한인옥(韓仁玉)씨가 정연씨의 병역면제를 청탁하며 김도술씨에게 2000만원을 주었을 가능성은 매우 높아졌다.”면서 “검찰은 한씨를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대철(鄭大哲) 최고위원은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회창 후보가 지난 58년 또는 60년 사이 공군 법무관으로 근무하면서 3개월 먼저 예편하는 특혜가 주어졌다.”고 새로운 주장을 폈다. 전갑길(全甲吉)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 5분발언을 통해 “(이회창 후보의 장남 정연씨가 거주하던) 가회동 빌라 202호는 등기부상 학생인 김모씨 소유지만 실제는 부천 범박동 재개발 비리사건 주범인 기양건설 김병량 회장이 이 후보에게 제공한 것”이라며 ‘빌라 게이트’로 역공을 가했다. 특히 그는 “검찰이 이미 구속중인 김병량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불법 비자금이 이 후보측에 수십억원 유입된 물증을 포착하고도 검찰내 경기고 인맥의 작용으로 보고조차 안하고 있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자성론(自省論)도 없지 않았다.병역비리진상규명소위 위원장인 천용택(千容宅) 의원은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이해찬 의원 면전에서 “어제 이 의원을 만났다면 돌로 쳤을 것”이라면서 “언론에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면 위원장직을 사퇴하겠다.”고 윽박질렀다. 이춘규기자 taein@
  • [오늘의 눈] 외풍에 흔들리는 검찰인사

    검찰 인사가 정치권의 입김에 휘둘리고 있다.22일 실시된 검사 인사에서 가장 관심을 모았던 사람이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박영관 서울지검 특수1부장이다.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은 성영훈 법무부 공보관도 있다. 유임 쪽으로 결론이 났지만 박 부장의 거취에 대한 여야의 요구는 도를 지나쳤다.야당은 박 부장을 바꾸는 것은 물론이고 구속하라고 윽박질렀고 여당은 교체하면 장관을 탄핵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박 부장의 유임에 대해 검찰 내부에서는 잘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수사중인 현직 검사를 외압에 떠밀려 바꿔서는 안된다는 것이 일선 검사들의 생각인 것 같다.그러나 유임 역시 여당의 요구였던 점을 감안하면 어찌 법무부가 독자적인 결정을 했다고 할 수 있겠는가. 검찰 밖의 영향력이 작용했다고 감지되는 인사가 성영훈 법무부 공보관이다.성 공보관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누가 봐도 좌천성이다.공보관 자리는 2년은 재직하는 게 보통인데 6개월 남짓만에 전보됐다.성공보관의 좌천 이유가 김대중 대통령의 아들 홍업씨의 수사와 관련해 청와대에서 법무부장관에게 압력을 넣었다고 언론에 발설했기 때문이라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성 공보관은 김정길 법무장관 부임 이후 ‘발설 파문’을 묻어두고 유임하기로 됐는데 중간에 교체 쪽으로 바뀌었다.인사권자의 결정이라고 하지만 외부 주문이 있었다는 얘기가 들린다.이른바 ‘괘씸죄’가 적용된 것이다.결코 온당치 않은 인사다. 검찰의 인사를 정치권에서 좌지우지하는 이상 검찰의 독립은 요원할 뿐이다.국민들이 보는 앞에서도 정치권이 검찰에 감놓아라,배놓아라 하는 공공연한 간섭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은밀한 압력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무엇보다 병역비리 수사와 수사 검사들을 정치에 악용하고 있는 현실이 잘못됐다.물론 분란의 실마리는 검찰이 제공했고,정치 검찰이라는 과거의 업보가 남아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국민의 정부 들어 특정 지역 출신을 요직에 많이 배치한 후유증이라고도 할 수 있다.아무튼 정치권이 검찰의 독립을 주장한다면 더 이상 인사에 개입해서는 안된다.인사의 독립이 곧 검찰의 독립이기 때문이다. 손성진/ 사회교육팀 차장sonsj@
  • 뇌물수수 美 하원의원 사상 두번째 제명 위기

    (워싱턴 AFP DPA 연합) 미 하원 윤리위원회가 18일 민주당 중견 현역의원의 윤리강령 위반사실을 확인함에 따라,현역 의원이 남북전쟁 이래 사상 두번째로 의회에서 제명당할 처지에 놓였다. 윤리위원회는 이날 제임스 A 트래피컨트(민주·오하이오주·사진) 하원의원의 윤리강령 위반 여부를 심의한 결과,법원이 지난 4월 뇌물 수수,소득신고위조,그리고 갈취 혐의로 내린 유죄평결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트래피컨트 의원은 윤리위원회에 출석해 물증이 없다며 동료의원들에게 손가락질을 하고 윽박지르는 등 격렬히 반발하면서 자신은 누명을 쓴 것에 불과하다고 항변했다. 한편 트래피컨트 의원에 대한 법원의 최종 판결은 오는 30일 내려지며 징역 7년에 처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트래피컨트 위원은 투옥되더라도 재선에 성공하는 첫 의원이 되겠다고 장담하고 있다. 미 하원에서 의원 제명은 재적인원 3분의 2의 찬성이 필요해 상황에 따라서 트래피컨트 의원은 가벼운 징계를 받는 데 그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남북전쟁 이래 현재까지 제명된 하원의원은 1980년 미 연방수사국(FBI)의 함정수사에 걸려들어 수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마이클 마이어스(민주·펜실베이니아주)가 유일하다.
  • [대한포럼] ‘월드컵 파업’출구는 있다

    민주노총이 거듭된 우려 표명과 자제 당부에도 불구하고 월드컵대회를 담보로 오늘부터 단계적으로 파업투쟁을 강행하겠다고 선언했다.노동탄압 중단,노동조건 후퇴없는 주5일 근무제 도입,기간산업 사유화 중단 등이 파업 명분이다.정부의 ‘노동말살정책'과 사용자측의 노조 경시풍조가 조금도 바뀌지 않은 상황에서 국가대사를 이유로 노동계만 양보하라는것은 무리라는 게 노동계의 주장이다. 발전노조 파업사태에 이어 다시 외곬으로 치닫는 민주노총의 모습에서 언젠가 밤새 소주잔을 기울이며 격론을 벌였던노동계의 두 인물을 떠올린다. 민주노총 탄생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한 인물은 프랑스월드컵 때 에어프랑스 조종사노조가 ‘월드컵을 볼모로 파업에 들어간다.’고 당당하게 선언하고,국민들도 당연지사처럼 받아들이던 모습에서 성숙된 국민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고열변을 토했다.그는 “우리도 월드컵대회를 통해 외국인들에게 프랑스와 같은 당당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월드컵 깃발과 노조 깃발이 한데 휘날리는 광경을그려보기도 했다. 오랜 기간 민주노총 지도부의 일원이었던 또다른 인물은 작년 가뭄 당시 총파업을 강행하면서 “강경 일변도로 치닫는현재의 투쟁방식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연거푸 소주잔을 들이켰다.그는 민주노총의 노동운동방식을 ‘달리는 자전거’에 비유하면서 자신들의 방식이 잘못됐다고 멈추면 쓰러지기 때문에 죽는 날까지 계속 페달을밟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파업투쟁을 이끌고 있는 비상대책위가 원했던 바는 아니겠지만 사태는 전자가 꿈꾸었던 것처럼 돌아가고 있다.또 후자가 고민했듯이 노조원들과 국민의 호응도 별로 얻지 못하는것 같다.이를 증명하듯 최근 민주노총 홈페이지 게시판에는파업에 동조하는 글은 거의 없고 자제를 호소하거나 비난하는 글들만 난무하고 있다. 민주노총이 월드컵을 볼모로 투쟁에 나섰지만 국민들로부터 찬성은커녕,중립적인 ‘방관’도 이끌어내지 못한 셈이다.이런 상황에서 파업을 강행하면 노,사,정 모두가 상처뿐인패자가 될 것이라는 사실은 2개월 전 발전노조파업사태 때입증됐다. 그렇다고 정부나 사용자가 잘했다는 뜻은 아니다.민주노총이 ‘노동말살정책’의 증거로 예시했듯이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이틀에 한명꼴로 노동자들이 구속되고,많은 노동자들이 아직도 검거를 피해 쫓겨다니고 있다.정부가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구속 노동자 7명을 가석방했음에도 노동계가 별로 고마워하지 않는 것도 구원(舊怨)이 그만큼 깊게 쌓였기때문이다. 사용자 역시 정부에 대해 법과 원칙의 준수만 요구했지,정작 노사관계의 한 축으로서 제 역할은 하지 않았다.‘월드컵 무쟁의’ 여론에 편승해 임금단체협상에 소극적으로 임하는 등 노조를 막다른 골목으로 내몬 흔적이 곳곳에서 감지된다.경제계의 한 고위 인사는 “아직도 사용자들이 노조와 대화로 문제를 풀려 하기보다는 공권력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고 꼬집었다. ‘한국의 노사관계는 정치권의 복사판’이라는 말이 통용될 정도로 노사관계의 해법 찾기가 쉽지는 않지만 출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노동계에 무파업 선언을 당부하는 대통령 특별담화발표를 건의하는 한편,월드컵이 끝나는 6월말까지 사용자측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강도높은 단속을 실시키로 했다.또물밑대화를 강화하고 교섭을 독려한 결과,관광업체 노조들이 파업계획을 철회하고 금융 노조도 조만간 한 걸음 물러나리라는 전망이다.정부와 사용자측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다면 길은 열릴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셈이다. 노동계도 여론이 지지하지 않는 투쟁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윽박지르기보다는 대화와 타협을 통하면 오히려 더 많은것을 얻을 수 있다.월드컵을 계기로 ‘전투노조’라는 잘못된 대외 인식이 바로잡아지길 기대해 본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
  • [공무원노조 이렇게 생각한다] (상)””탄압은 독재시대 잔재””

    지난달 법외노조로 출범한 전국공무원노조 및 대한공무원노조와 정부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는 공무원노조에 대한 단일안을 마련,노사정위원회에 제출하고 연내 입법을 목표로 여론을 수렴하고 있다.노사정위는 12∼13일 실무협의회 워크숍을 열어 각계의 합의안을 도출,상무위원회에 보고할방침이다. 정부는 이른 시일내에 공무원노조를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국민 여론이 아직은 부정적이라며 유예기간을 둬야 한다는 방침이다.반면 노동계와 공무원직장협의회 관계자들은 노조 결성이 헌법에서 보장하는 국민의 기본권이기 때문에 당장 허용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절충점이 쉽게 찾아지기 힘들 전망이다.대한매일은 국민적 현안으로 등장한 공무원노조 문제와 관련,찬성-반대-중립적 대안등을 3회 릴레이 기고로 싣는다. ***””탄압은 독재시대 잔재””. 지난달 23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결성됐다.공무원노조 결성은 공무원 노동자들이 박정희(朴正熙) 정권 이래 40년 이상 박탈당했던 노동기본권을 회복하는 역사적 사건이었다. 또 87년 이후 민주화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스스로 나서 헌법적 기본권을 회복하는 마지막 단계의 실천이었다.노동사회는 1300만 노동자들의 삶의 현장이며 대다수 국민들의 생활터전이다.그 곳을 자유롭고 민주적인 일터로 가꾸는 일은 우리 사회를 실질적인 민주사회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공무원노조 결성은 무엇보다 군사독재 체제의 잔재를 씻어내고 사회 민주화를 앞당기는 역사적 의의를 갖는다. 공무원노조에 대한 비난과 왜곡된 인식이 우리 사회에 상당 정도 존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공무원은 일반 노동자와 다르니 노조를 만들어선 안된다.”는 주장,“국민의 세금을 임금으로 받고 국민에게 봉사하는 공무원의 노조 결성은집단이기주의,철밥그릇운동”이라는 비난이 있는 것이다. 이는 무엇보다 군사독재 권력이 만들고 수구 제도언론이 체계적으로 유포한 이데올로기,왜곡 선전 때문이었다.그러나민주주의를 신봉한다는 현 정권이 이런 편견에 기초해 공무원노조를 탄압하는 일은 가당치 않다. 먼저 공무원 노동자는 일반 노동자와 결코 다르지 않다.‘고용돼 사용자의 지시에 의해 노동하고 임금으로 살아가는사람’ 곧 노동자인 것이다. 이 조건이 같다면 스스로 노동조건과 삶을 보호할 수 있는노동기본권을 허용치 않을 이유는 전혀 없다.노동 내용과 종류의 차이는 부차적인 것에 불과하며 이를 이유로 공무원 노동자들을 차별대우할 수는 없다.이것이 전세계 200여 국가에서 공무원노동조합을 인정하는 단순한 이유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고 글로벌 스탠더드를 외치는 정권이 ‘노조만은 안된다.’고 버티는 것은 이만저만한 자가당착이 아니다. 공무원의 노조 결성이 ‘철밥그릇’ ‘이기주의’라는 주장도 턱없는 무지와 편견의 소산이다.노동자들이 자신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권리를 신장시키는 일은 민주사회의 모든시민들이 힘써 행해야 하는 헌법적 권리이자 의무일 뿐이다. 그러므로 노동자인 공무원들이 철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지사이며 사회의 제대로 된 민주화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임금을 10%나 삭감당하고’ ‘아무런절차도 없이 직권면직(해고)돼도’ 공무원이니까 무조건 참으라고 윽박지를 일이 아니다.공무원이 ‘국민의 종’이라는 낡은 신분사회의 비합리적 사고를 더 이상 강요해선안될 것이다. 그러나 공무원노조는 단순히 노동기본권 확보만을 목표로하지는 않는다.공무원노조는 영화 ‘투캅스’가 엄청난 관객을 모으고 연일 ‘게이트’가 터지는 나라,부정부패에 찌든부패공화국을 아래로부터 개혁하기 위한 제도적 기구다.선거개입 등 ‘부당한 지시와 부정부패’를 단호히 거부하겠다는 선언인 것이다. 공무원노조에는 ‘비리공무원’이라는 오명을 또다시 자식들에게 넘겨줄 수 없다는 90만 공무원 부모들의 결단과 염원이 담겨 있다. 노중기 한신대 사회학교수
  • [기고] ‘대북 퍼주기’와 민족문제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방한은 남남 갈등의 단면을 드러냈다.아직도 시대착오적인‘반공론'에 천착하는 소아병적인 사람들이 많다는 증거이기도 하다.김대중 대통령은 최근 연설에서도 햇볕정책만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하지만 김 대통령의 햇볕정책이 가시적 성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한 불만의 목소리는 지금도 여기저기서 터져나온다.야당과 일부 기득권 계층은 일방적으로 북한에 퍼주었다며 ‘상호주의’,‘속도조절론’,‘국민합의를 바탕으로 하는 대북 지원론’을 강조한다. 겉으로 보면 김 대통령의 대북정책이 아직까지는 제대로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그러나 이는 상대적인 측면이 크다.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는 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고,더욱이 미국과 북한간의 갈등이 남북관계 진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형국이다.이는 역설적으로대북정책을 더욱 일관되고 꾸준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력의 총화 면에서 한국과 북한은 그야말로 하늘과 땅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군사비 지출만 따지더라도 북한은한국의 10분의 1,미국의 270분의 1 수준이다.단순화하면 어른과 어린이의 샅바 싸움이라고 할 만하다.그런 터에 주려야 줄 것이 없는 상대(북한)더러 “반대급부를 내놓으라”고 윽박지르면 어떻게 될까.여기서 말하는 반대급부라는것이 반드시 물질적인 것을 의미하진 않더라도,북한으로선 감당하기 쉽지 않을 것임에 틀림없다. 제도권 차원에서 지난 4년 간 대북 지원액은 약 1억달러수준이었다.이를 두고 ‘퍼주었다’며 볼멘소리만 내뱉는다면,그들이 과연 같은 민족일까 하고 고개를 갸웃 하는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지금은 국제주의 시대다.세계사적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혼자 잘 먹고 잘 살면 그만인 세월이 아니다.여유가 있고,체제의 흡수력이 있는 나라가 그렇지 못한 나라를 감싸고 포용하는 것은 당연하다. 걸프 전 당시 한국의 대미 전비지원액은 5억달러였다.앞으로의 테러 전쟁에는 그보다 더 많은 전비의 지출이 뒤따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통일 전단계에 서독의 동독 지원액은 연간 8억달러,우리의 30배를 웃도는 규모였다.그럼에도 퍼준다며트집하는 이가 없었다.이런 순기능에 힘입어서독은 갈라진 동서를 하나로 보듬을 수 있었다. DJ정권의 대북 정책에 국민 합의가 결여됐다는 주장도 객관적 타당성을 부여하기 어렵다.분단사를 엮어오는 동안한국민은 반공 일변도의 프로파간다에 길들여져 균형감각을 잃은 상태에 놓여져 있다.자유경제 체제와 사상의 자유 속에서도 남북문제나 통일문제는 늘 민감한 현안이었다. 통일론이나 미국 비판론만 나오면 “저 자가 빨갱이 아냐?”는 한마디에 대화가 끊어지는 게 우리의 정서였다.이런상황에서 ‘국민 합의’ 전제 운운은 유화정책을 포기하라는 압력일 수밖에 없다.통일을 그만한 대가의 지불도 없이 일궈내려 하다니 이를 말인가. 우리는 강대국이 한반도를 전쟁의 위험에 노출시킬 수 있는 어떠한 움직임에도 결연히 반대해야 한다.아울러 우리의 통일의지도 대북포용의 큰 틀에서 다져나가야 한다.현단계에서 이룩해야 할 민족사적 과제는 하나도 둘도 통일이다.힘을 하나로 결집하여 일본과 중국,미국 등과 경쟁해야지 소모적인 논쟁으로 국력을 소비해서야 되겠는가. 한석현 한국정책 세계화포럼 자문위원
  • [공무원 Life & Culture] ‘스마일 부대’ 중앙청 방호원들

    요즘 건물들,참 으리으리하다.현대적 감각을 앞세운 차가운분위기에 위압감마저 느껴진다.게다가 건물 앞을 지키고 서있는 경비원들.방문객을 위한 친절함보다는 마치 “우리집에 왜 온거야”라는 핀잔이 느껴지는 눈초리다. 건물에 들어서는 것이 쉽지 않은 대표적인 곳,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그러나 이곳에는 경직된 분위기의 관공서를 상쾌하게 하는얼굴들이 있다.청사 보안을 담당하면서 때론 과격한 민원인들과 ‘전투’를 치러야 하지만 ‘친절’과 ‘미소’를 잃지 않는 방호원들,일명 ‘세종로 스마일 부대’다. 진한 남색 제복을 입고 청사의 정문,후문 등 출입문 곳곳을 지키고 있는 중앙청사 방호원들은 청사관리 업무에서부터주차차량 파악,야근자 확인,사무실 안전 점검까지 하고 있다. 현재 중앙청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방호원은 총 49명.별정직 6급에서 기능직 9급까지 직급이 다양한 방호원들의 평균 근무연수는 15년 정도다.면사무소 서기였거나 지방우체국 직원 등 전직 공무원 출신도 있고,일반 회사에 다니거나 농사를짓다가 방호업무를 시작한 경우도 많다.대부분이 두번째 직장으로 방호원을 택했다. 늘 정제된 자세로 청사 직원들에게 ‘베스트 스마일’로 유명한 남수진씨(54)는 합기도 4단의 고수로 한때는 합기도장사범이기도 했다. 이들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청사를 오가는 사람들을 파악하는 것이다.어떤 이가 직원인지,민원인인지,또는 잡상인인지파악하고 출입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이렇게 만나게 되는 사람들이 하루 3,600여명 정도.웬만해선 누가 누군지 알기 어렵다. 이 때문에 하루에도 수십번은 겪게되는 고충 하나. “청사 보안을 위해 직원이나 민원인들에게 신분증이나 방문증을 꼭 달도록 합니다.하지만 이런 것을 기분 나빠하는사람들이 많아요.직원들은 주로 ‘아저씨,오늘 왜 그래요?’,‘나 몰라요?’ 이렇게 말하면서 불쾌한 표정을 짓더라고요.하지만 보안이 중요하다보니 싫은 소리도 해야 하고….” 하지만 이 정도는 약과다.한 건물에서 일하는 직원들보다는 외부 민원인들이 대하기 힘들다.그들의 두번째 고충,바로과격한 민원인들이다. “한번은 통일부를 찾아온 80대어르신들이 이산가족방문자 명단에서 누락된 화풀이를 저희한테 하시더라고요.한 노인이 ‘왜 내가 빠진거냐’면서 지팡이를 휘둘러대는 통에…. 어르신 지팡이 손잡이에 목이 걸려 아주 혼쭐이 났었죠.”사복 방호원인 박형준씨는 웃으면서 말하지만 당시 분위기는 그야말로 ‘살벌’ 그 자체였다고 한다. 방호원들 사이에서 유명인으로 통하는 민원인들도 있다.아예 직업이 ‘민원인’인 이들은 주로 별명으로 불린다.대표적인 경우가 ‘평택아줌마’와 ‘배 감사관’이다. “딱히 민원을 제기하는 분야도 없이 청사를 찾는 사람이죠.워낙 민원에는 도가 튼 사람이라 잘못 건드렸다가는 그 자리에서 민원 서류가 만들어집니다.어떻게 그렇게 공무원의취약점을 잘 아는지….” 방호원들의 세번째 고충이다. 때로는 예전 권위주의 정권 시절이 그립기도 하다.‘하늘을 찌르는 관공서의 권위’로 민원인에게 윽박지르거나 강제로 내쫓기도 했지만 요즘은 ‘턱도 없는 소리’다.민원인을 대하는 와중에 목청이 높아졌거나 단어 선택이 잘못됐다면 바로 민원감이다.공무원과 같이 출퇴근하는 민원인도 있다.한 70대 노인은 10여년 전부터 매일 아침 9시 청사를 찾아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6시에 퇴근한다.몇달 전만해도 2명이었지만 최근 한 노인이 노환으로 세상을 등졌다. 최여경기자 kid@
  • 이 주일의 아동도서/ ‘호호 아줌마가 작아지는 비밀’

    어느 날 아침 기가 막힌 일이 벌어졌다.호호 아줌마의 몸이 찻숟가락만 해진 것.어쩌지.그러나 호호 아줌마는 절망하지 않는다.“할 수 없지,뭐.이왕 조그마해졌으니 이대로 잘 해봐야지”라며 위기를 찬스로 만든다.쥐한테는 고양이를 이용하여 겁을 준 다음 청소를,마찬가지로 고양이는개에게 이른다고 윽박질러 설거지를 시킨다. 이 희한한 이야기는 노르웨이 작가 알프 프로이센의 ‘호호 아줌마’ 시리즈중 1권인 ‘호호 아줌마가 작아지는 비밀’(비룡소)의 한 장면이다.모두 3권으로 나온 이 시리즈는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 84년 국내 텔레비전에도 방영되었다.이 중 ‘호호 아줌마가 작아지는 비밀’은 노르웨이 어린이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아내는 호호 아줌마의 모험은 짤막짤막한 이야기 형태를 빌어 마법의 숲(2권),다섯가지 나들이(3권)로 이어진다.몸이 작아질 수 있기에 때론 개구리에게 수영을 배우고 고양이나 돼지와 이야기도 나눌 수 있다.아줌마의 다양한 여행을 통해 아이들은 동물 보호,이웃사랑 등을 배울 수 있다. 스웨덴 시사만화가 비에른 베리가 그렸고 홍연미가 옮겼다.1권 6,000원,2·3권 6,500원이종수기자
  • [데스크칼럼] 재·보선의 숨은 의미

    지난 열흘 정국이 뭐가 뭔지도 모르게 지나갔다.‘이용호(李容湖) 게이트’와 ‘분당 백궁·정자지구’ 관련 의혹들이 연일 신문지면을 도배질했고,막판에는 현정부 초·중반청와대를 출입했던 한겨레신문 정치부기자가 펴낸 책까지화제에 올랐다.모두 10·25 재·보선을 겨냥한 정치적 공방이었고,의혹제기였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조폭들이 대통령 아들과의 친분을들먹이며 호가호위(狐假虎威)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을지울 수 없었고, ‘대통령 아들은 휴가도 가지말고 아무도만나지 말아야 하느냐’는 눈물어린 하소연도 들었다.경찰관의 임기말 줄서기도 목도했고,검찰 고위 간부가 대통령아들과 여름휴가를 함께 보내는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면 파면공세를 받을 만한 큰 일이라는 것도 알았다.온 나라가 부패와 의혹으로 곧 거덜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의열흘이었다. 열흘간의 치열했던 정국은 결국 3개지역 재·보선에서 야당의 압승으로 결론이 났다.여당 스스로도 ‘민심이반’으로 정리할 만큼 예상을 뛰어넘는 표차로 패배했다.벌써 자민련과의 공조붕괴로 인한 충청표의 이탈과 같은 여러 패인분석들이 제기되고 있지만, 불변의 진리는 패장은 유구무언(有口無言)이다.야당은 선거의미를 확대하고 싶을 게고,여당은 서울 두 지역의 제한된 선거라고 축소하고 싶을 테지만,민심의 현주소를 알 수 있는 결과였다.여권이 전통적인우세를 보였던 서울 구로을에서 핵심인물을 공천했지만,3,500여 표차로 패배한 게 그것을 말해준다. 이번 선거는 본질적인 측면에서 보면 여야간 세력균형을이뤘다는 점이다.싸움도 서로 힘이 비슷할 때 하는 법이다. 한나라당은 이번 승리로 사실상 국회의석 과반을 확보함으로써 ‘국회 권력’의 장악력을 더욱 강화했다.정부 권력을여권이 잡고 있다면 정치쪽은 한나라당이 집권당인 셈이다. 현 정부 집권초기 한나라당 박희태(朴熺太) 부총재는 TV토론회에서 “완전한 정권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국회 권력은 아직 우리 한나라당에 있다”며 권력분점을 강조한 바있다. 어찌보면 지난 3년반 동안의 정쟁은 다수가 되려는민주당과 다수를 지키려는 한나라당간의 힘겨루기였다고 할수 있다. 지난 총선전 민주당을 창당하고,의원 꿔주기를 강행하고,공작·음모정치라고 윽박질렀던 사생결단식 정쟁도결국은 국회에서 다수가 되려는,다수를 유지하려는 다툼이었다. 이제 그 지루한 다툼도 종반으로 접어든 형국이다.민심은정부와 국회를 양분하는 확실한 권력분점을 선택했다.당분간 정치는 조용히 굴러갈 것이다.갖가지 의혹도 공론의 장인 국회에서 수렴,논의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한나라당이회창(李會昌) 총재도 승리 일성으로 민생 안정을 위한 상생의 정치를 거듭 천명했고,민주당 한광옥(韓光玉) 대표도민생 안정과 국정개혁을 예고하고 있는 터이다.의혹 폭로정치가 여야 동반 타락정치를 불러온 만큼 우선 급한 불을 끄고 볼 일이다.정치권이 정쟁으로 밤을 지새우는 동안 믿었던 반도체 산업은 물론 철강산업도 위기에 직면해 있다. 깊어가는 이 가을,소용돌이 속에 택한 민심이 꺼져가는 한생명을 지킨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처럼 새로운 출발의희망이 되길 바란다. 양승현 정치팀장
  • 이용호 게이트/ 감찰결과 축소 의혹

    경찰 고위 간부들의 ‘이용호 게이트’ 연루설이 점차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축소·은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경찰청 감찰과는 서울경찰청 정보1과장 허남석 총경 이외에 경찰 간부를 조사한 적이 없었다고 밝히고 있으나 본보 취재결과 지난 19일 이후 경찰청 A치안감,서울경찰청 B총경,경찰청 C경무관 등 5명을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용호와 연계:A치안감과 B총경은 허 총경으로부터 G&G그룹의 이용호씨를 소개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허 총경은 지난해 5월 사촌동생 허옥석씨의 소개로 이씨를알게 됐고, 같은 해 12월 호남 선배인 A치안감에게 이씨를소개시켜주었다.이후 정보 보직에 대한 경험이 없는 허 총경은 경제정보 등을 담당하는 서울청 정보1과장으로 발령났다. 경찰은 특히 허 총경이 A치안감에게 보물선 인양사업을 추진했던 삼애인더스사의 주식 투자를 권하고 허옥석씨 등으로부터 받은 돈 중 일부를 전달한 것으로 보고 이를 추적중이다. 허 총경은 또 지난 5월 동생이 인터넷상에 허위 소문이 유포된다며 찾아왔을 때 사이버수사대에 먼저수사를 의뢰한뒤 수사대가 거부하자 윽박질렀고,이어 수사에 영향을 미칠수 있는 B총경을 허옥석씨와 이용호씨에게 소개해 함께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경찰 관계자는 밝혔다. 허 총경은 올 1월 공항경찰대장에서 서울청 정보1과장으로발령나면서 서울 둔촌동 집을 팔아 8,000만원을 허옥석씨에게 맡겨 삼애인더스에 투자토록 했으나 현재 주식가액은 3,000만원 정도인 것으로 확인됐다. 허 총경과 C경무관은 96년 국제PJ파 출신 여운환씨가 출소한 뒤부터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전해졌다.경찰은 허 총경이 강남에서 여씨와 함께 술을 마셨다는 첩보를 확인 중이다. ■축소 의혹:경찰은 언론에서 허 총경이 인터넷에 이용호씨비방 글을 올린 사람에 대해 수사를 하도록 압력을 넣었다고 보도한 지 6일이 지난 26일에야 전말을 밝히는 등 사건을 축소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일부 의혹에 대해서는 “허 총경이 진술을 거부한다”며 미루다가 2∼3일뒤에야 사실로 확인되기도 했다. 경찰청은 허 총경이 지난해 11월과 올 2월 두차례에 걸쳐허옥석씨로부터 400만원을 받았고,핸드폰까지 무료로 제공받아 사용해온 사실도 밝혀냈지만 핸드폰이 누구 명의로 되어 있는지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400만원을 받은 부분도 통장을 조회한 것일 뿐 계좌추적조차 마무리되고 있지않은 상태다. 한나라당 박종희(朴鍾熙) 의원은 이날 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허 총경은 실무자에 불과할 뿐 배후에는 현직고위간부인 몸통이 따로 있다는 의혹이 더해가고 있다”면서 “몸통의 심부름꾼만 희생양삼아 사건을 축소하려는 것이 아니냐”며 다그쳤다. 이에 따라 경찰 스스로는 이용호 게이트에 연루된 경찰 고위인사에 대한 수사가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청 감찰과는 “지금까지는 허 총경의 진술에만 의존할수밖에 없었지만 앞으로는 검찰의 협조를 얻어 수감 중인이용호씨와 허옥석씨를 부르거나 접견해 경찰 간부의 연루여부를 분명하게 밝힐 것”이라고 해명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박찬호, 5년 연속 ‘두자리 승수’

    박찬호(LA 다저스)가 5년 연속 ‘두자리 승수’를 일궈냈다. 박찬호는 24일 밀러파크에서 벌어진 미국 프로야구 밀워키브루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6과 ⅔이닝 동안 삼진 5개를 빼내며 5안타 1볼넷 1실점으로 막아 팀의 3-1 승리를견인했다. 이로써 박찬호는 97년 14승을 시작으로 98년 15승,99년 13승,지난해 18승에 이어 5년 연속 10승(6패) 고지에 우뚝 섰다.방어율도 3.00에서 2.93으로 낮추며 다시 2점대에 복귀했다.박찬호는 3회초 역전의 디딤돌이 된 보내기 번트를 성공시켰고 5회초에는 원바운드로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2루타를 터뜨려 공수에서 빛났다. 박찬호는 이날 밀워키의 천적임을 다시한번 입증했다.밀워키를 상대로 단 한차례도 패하지 않고 5승을 기록한 자신감과 힘으로 상대 타자를 윽박지르기보다는 제구력으로 맞혀잡는 노련미가 돋보였다. 그러나 출발은 불안했다.1회말 선두타자인 데본 화이트를외야 플라이로 잡은 박찬호는 론 벨리아드와 제로미 버니츠에게 연속 중전 안타를 맞아 1사 1·3루의 위기에 몰렸고 리치 섹슨에게희생플라이를 허용,선취점을 내줬다.밀워키전 18이닝 무실점 행진 끝. 2회초 아드리안 벨트레의 우월 동점포로 어깨가 가벼워진박찬호가 2회말을 가볍게 넘기자 3회초 다저스 타선이 전세를 뒤집었다.내야안타로 출루한 알렉스 코라를 박찬호가 보내기 번트로 2루까지 보내자 매케이 크리스텐슨이 2루수 글러브를 맞고 흐르는 내야안타를 빼내 2-1 역전에 성공했다. 기세가 오른 박찬호는 3·4회를 삼자범퇴로 깔끔히 처리했고 5회 2사 1·2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화이트를 범타로 처리,한숨을 돌렸다.1점차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던 다저스는 6회초 숀 그린이 통렬한 1점포를 터뜨려 박찬호의 승리를 지원했다. 박찬호의 최대 고비는 3-1로 앞선 7회말.1사에서 엔젤 애체바리아의 내야 뜬 공을 1루수 에릭 캐로스가 조명 탓에 볼을 놓쳤고 곧바로 마크 로레타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2사 1·2루에서 마운드를 매트 허지스에게 넘겼다.허지스는 대타 루이스 로페스를 데드볼로 출루시켜 2사 만루의 최대 위기를맞았으나 화이트를 투수앞 땅볼로 요리,박찬호의 승리를 지켰다.박찬호는 오는 29일 새벽 5시 콜로라도를 상대로 3연승과 시즌 11승에 도전한다. 김민수기자 kimms@. ■박찬호, 5년 연속 ‘두자리 승수’ 의미. 박찬호가 5년 연속 ‘두자리 승수’를 일궈냄으로써 명실상부한 메이저리그 ‘특급 선발’임을 공고히 했다. 박찬호가 5년 연속 10승 고지를 밟은 올해는 4년 연속 ‘두자리 승수’를 챙긴 지난해와 사뭇 다르다.박찬호는 지난해 자신의 한시즌 최다인 18승을 거뒀지만 들쭉날쭉한 제구력으로 보는 이들의 불안감을 떨치지 못한 것이 사실.하지만 올해는 이같은 ‘제구력 난조’의 고질병을 완전히 치유했다.또 ‘홈런 공장’의 불명예도 벗었고 ‘좌타자 공포증’도 말끔히 씻었다.한마디로 믿음직한 특급 선발로 거듭난것. 박찬호의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단적으로 입증하는 3가지‘사건’이 있다.비록 홈런 1방에 패전의 멍에를 썼지만 지난 11일 꿈의 무대인 올스타전에 내셔널리그 올스타 투수 11명 가운데 한 명으로 당당히 마운드에 섰다.마침내 특급투수 반열에 올랐음을 공인받은 셈.또 6이닝이상 투구하며3점 이내로 막는 이른바 선발투수의 기본 덕목인 ‘퀄리티스타트’를 무려 15경기 연속으로 펼쳤다.타선의 지원만 있었다면 다승 선두도 가능했을 놀라운 수치다.게다가 지난 19일 밀워키전에서는 생애 두번째 완봉승을 ‘무사사구’로장식, 좀처럼 공략하기 힘든 구위임을 과시했다. 무엇보다도 5년 연속 ‘두자리 승수’를 쌓을 만큼 단 한차례의 부상도 없어 각 구단 관계자들의 부러움을 샀다.고액 연봉 투수들이 잇단 부상과 몸사리기로 제 구실을 못하기 일쑤인메이저리그에서 찾아보기 힘든 경우다. 이 때문에 박찬호의 내년 몸값이 미국 언론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내년 FA(자유계약선수) 대상 선수중 최대어인 박찬호의 연봉이 2,000만달러에 달할 것이라던 현지 언론은 최근 1,600만달러가 적절하다고 보도했다.박찬호가 천문학적인 연봉으로 메이저리그의 연봉 상승세를 부추길 것이라는우려 섞인 목소리도 그의 가치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뉴욕 메츠 등으로 트레이드설이 나돌고 있는 박찬호의 첫 포스트시즌 등판 여부가 주목된다. 김민수기자
  • [오늘의 눈] 여성부 업무 영역 넓혀라

    여성부가 8일로 출범 100일을 맞았다.그동안 여성부가 한일이 무엇이냐고 따지는 것은 갓 백일된 아기에게 “걸어봐”라며 못 걷는다고 윽박지르는 격이 될 수 있다.여성문제는 워낙 광범위하고 켜켜이 쌓여 있었던 것이기에 여성부의업무성과를 단순 계량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안팎의 어려운 사정에도 불구,여성부가 나름대로 많은 일을 해내고 있다는 게 대체적 평가다.내부적으로는 아직 체계가 잡히지 않아 혼선을 빚기도 하지만 신설부처 치고는잘 헤쳐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성부가 그동안 내놓은 업무결과들을 꼼꼼히 살펴보면? 글쎄…. 최근 만난 남자 공무원들은 이렇게 하소연한다.“요즘 집에 들어가면 아내와 딸의 눈초리가 이상하다.혹시 당신,또는 아빠도 여직원 괴롭히지 않았느냐고 묻는데 대답하자니우습고,가만있자니 시인하는 것 같고….” 한 직장인은 이렇게 말했다.“여성부가 성희롱이나 성차별문제만 다루는 곳이냐.언론보도만 보면 그렇게 여겨진다.” 분명 성희롱이나 성차별 문제는 여성부가 다루어야 할 일이다.하지만 직장내 성희롱,취직 때의 남녀차별 방지가 여성부 업무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지난 100일 동안 여성부는 ‘피해의식에 젖은’ 여성의 입장에서 여성들이 남성들에게 어떻게 당하는지만을 파헤치는 것에 몰두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의도하지는 않았더라도 남녀 대결구도가 은연중깔려 있었다. 지난달 여성부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보고한 올해업무계획의 핵심은 ‘여성의 능력계발과 사회참여 확대’였다.한명숙(韓明淑) 여성부장관도 취임 인터뷰에서 “남녀가동등하게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제반구조 확립에 역점을두고 여성의 잠재력을 인적 자본으로 계발해 국가와 사회발전에 역동적인 힘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제 여성부는 설립 목적과 본연의 업무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입장에서 최대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회환경을 조성하는 ‘거시적정책’에 주안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최여경 행정뉴스팀 기자 kid@
  • [오늘의 눈] 임시 봉합한 시내버스 사태

    병(病)에 듣고 마음에도 듣는 약은 영약(靈藥)이나 상약(上藥)으로 친다.병은 다스리나 마음에 닿지 못하는 약은중약(中藥)이라 한다. 병도 못고치고 마음에도 못이르는 약은 하약(下藥)이다.하약에 못미쳐 몸을 해치면 약 대신 독(毒)이라 부른다. 27일 새벽 극적인 타결로 막을 내린 서울 등 전국 5개 시·도(대전·대구는 27일 파업)의 시내버스 노사협상은 이런 약관(藥觀)에 비춰볼 때 “파국을 피했다”는 안도보다는 “첫 단추를 잘못 꿴 처방”이라는 아쉬움이 짙게 남는 ‘한 판’이었다. 정부가 버스업계에 2,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 독은 아닐지 몰라도 결코 양약(良藥)처방은 아니라는 것이 솔직한 느낌이다. 누적된 적자폭을 줄여 업계의 경영난을 덜어주려는 정부의 뜻을 나무랄 일은 아니다.정부 지원이 시민들의 수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노조가 임금인상을 요구하자 기다렸다는 듯 ‘전국 노선버스 30% 감축’을 결의하고 “지원책을 제시하지 않으면노사협상은 없다”고 정부를 윽박지르고 나선 버스사업자들도 할 말은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남는 것은 근본대책이나 처방없이 건네는 재정지원이 구조화된 경영난이라는 신병을다스릴 양약은 되지 못한다는 점 때문이다. 정책과 제도로 지원하기보다 ‘급한 김에 돈 좀 먹여놓고 보자’는 식의 처방이 업계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리라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런데도 정부는 ‘교통대란’이라는 국민들의 불편이 부담스러웠는지 선뜻 목돈을 떼주겠다고 공언했고,서울시도급한 김에 “우리도 추가로 더 줄 수 있다”며 훈수 아닌훈수를 두고 나서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번 협상 과정을 지켜본 서울시 관계자는 이를 “악순환의 시작”이라고 간명하게 요약했다.버스업계의 경영난이하루,이틀에 해결될 문제가 아닌 다음에야 올해는 주고 내년에 못주겠다고 버틸 명분이 없다는 지적이다. 자칫하면 파업과 감축 운행을 들먹이고 보조금으로 틀어막는 전례가 관행으로 굳어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주는 쪽도 그렇고 받는 쪽도 주고 받은 게 과연 약이었는지 독이었는지를 냉정하게 돌이켜 볼 것을 권하고 싶다. [심 재 억 전국팀 기자] jeshim@
  • 구대성 日서 첫 세이브

    구대성(오릭스 블루웨이브)이 일본 데뷔 첫 세이브를 신고했고 이종범(주니치 드래곤즈)은 시즌 첫 안타와 첫 득점을 올렸다. 구대성은 1일 지바에서 벌어진 일본 프로야구 롯데 마린스와의 경기에서 2이닝동안 삼진 4개를 솎아내며 무안타무실점으로 마무리,9-6의 팀 승리를 지켰다.구대성은 특유의 ‘배짱투’로 첫 세이브를 챙겼고 방어율은 8.10에서 5.02로 좋아졌다.그러나 구대성은 사사구 5개를 남발,제구력 불안을 드러냈다. 구대성은 오릭스가 9-6으로 앞선 8회 무사 1루에서 등판해 첫 타자 하시모토를 삼진으로 잡은 뒤 다음 모로쓰미에게 데드볼을 내줬고 고사카를 다시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사프로를 볼넷으로 출루시켜 2사 만루의 위기에 몰린 구대성은 후쿠우라를 삼진으로 낚아 8회를 넘겼다.9회에는 첫타자 프랭크 볼릭을 유격수 땅볼,하쓰시바를 볼넷,다치가와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았으나 사토와 모도니시를 연속볼넷으로 출루시켜 다시 2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했다.구대성은 상대 대타 미쓰야마를 3구 삼진으로 윽박질러 경기를마무리지었다.한편 이종범은 이날 나고야돔에서 열린 히로시마 카프와의 경기에서 대타로 반짝 출장해 1타수 1안타 1득점을 올렸다.지난달 30일 시즌 첫 출장에서 무안타에 그친 이종범은 이로써 시즌 첫 안타로 2타수 1안타,타율 .500을 기록했다.이종범은 0-3으로 뒤진 6회말 대타로 나와 좌전안타를 치고 나갔고 세키가와의 안타때 3루에 간 뒤 이바타의투수 강습안타로 홈을 밟았다.이종범은 7회초 수비에서 교체됐고 주니치는 2-7로 졌다. 김민수기자
  • 정정 보도문

    본보는 2월1일자 6면의 ‘어느 공무원의 떼쓰기’ 제목의보도에서 법률구조공단의 개정된 사건 처리규칙에도 여전히지자체 상대 소송은 포함돼 있지 않았으며 이와 같은 기사내용에 대하여 법무부 관계자가 오보라고 윽박질러 보고 나중에는 봐달라고 애걸하였다는 취지의 내용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대한법률구조공단은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한 소송에 대하여도 지난해 7월부터 법률구조를 실시하고 있으며 법무부 관계자들이 기사의 잘못을 설명하는 과정을 ‘억지와 떼쓰기’로 표현한 것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바로잡습니다.
  • [은행 신풍속도](1)생존의 몸부림

    ‘은행 불사(不死)’ 신화가 무너진 지 3년.97년 외환위기이후 은행권은 구조조정의 한복판에 놓여 있었다.개혁의 된서리를 맨먼저 맞았고,고통도 가장 컸다.은행의 자화상은 ‘일그러져’ 있지만 생존의 몸부림은 많은 변화를 낳고 있다. 은행권에 부는 변화의 바람을 10회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주]◆은행이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모 중진급 국회의원이A은행에 대출 청탁을 했다.지역구의 한 중소기업체에 40억원을 대출해달라고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를 통해 얘기를 넣었다가 퇴짜를 맞았다.“컴퓨터 신용점수(CSS) 미달로 곤란하다”는 것이 은행측의 답변이었다.“이제는 국회의원도 안통합니다.” 모 은행장의 얘기다.지난달 말 하나은행은 특정금전신탁에 들어 있던 현대건설 기업어음 300억원어치를 실물로 내줬다가 대신 결제해주라는 압력에 시달렸다.금감원이경위서를 제출하라며 윽박질렀지만 끝내 거부했다. 그런가하면 재경부는 부도난 한국부동산신탁에 대해 채권단이 법적조치를 6개월 유예키로 했다고 발표했다가 채권단의 거부로머쓱해졌다. 정부나 주채권은행 관계자들에게서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얘기는 “요즘 은행들이 어디 말을 듣느냐”는 것이다. 지레금융당국의 눈치를 살피던 은행들이 이제는 은행 경영에 도움이 되는가를 먼저 따진다.제일은행이 회사채 신속인수를거부한 것은 이 때문이다. 덕분에 한때 64조원에 이르렀던 은행권의 고정 이하 부실여신 규모는 지난해 9월 말 현재 51조9,000억원으로 줄었다. ◆지난 3년,은행에 무슨 일이 일어났나 ‘소심하기는 해도안정된 직장인’.오랫동안 국민의 뇌리에 박힌 은행원의 모습이다.그러나 지난해 실시된 모 여론조사기관의 배우자감선호도 조사에서는 은행원이 ‘퇴출 0순위’로 꼽혔다.은행권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국제통화기금(IMF)체제이후 약 4만명의 은행원이 거리로 내쫓겼다.10명 중 4명꼴로직장을 잃은 것이다. 그 사이 사라진 은행만도 9개(퇴출 5,흡수 3,합병 1)이며,감옥에 가거나 교체된 은행장도 무려 25명이다. ◆아직도 계속 중인 생존 싸움 일부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은행권은 소액 예금 등에 대한 수수료 부과를 확대하고 있다.하나은행은 사내 공모를 통해 ‘성과급 지점장’을 선출했으며,조흥은행은 2급부장을 임원으로 발탁했다.은행들이 앞다퉈 도입하고 있는 ‘수익 경영’의 산물이다. 지난해 말 은행권 2차 총파업을 앞두고 한미은행 노조가 동조하려는 조짐을 보이자 신동혁(申東爀)행장은 “정신이 있느냐”며 호통을 쳤다.결국 한미은행 등 우량 은행들은 파업에 가세하지 않았다.“아직 생존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는게 신 행장의 얘기다. 안미현 주현진기자 hyun@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