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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명수 청문회 ‘황당 답변’ 논란… “30초만 숨 쉴 시간 주세요” 與도 실망

    김명수 청문회 ‘황당 답변’ 논란… “30초만 숨 쉴 시간 주세요” 與도 실망

    김명수 청문회 ‘황당·엉뚱 답변’ 논란…김명수 “30초만 숨 쉴 시간 주세요” 빈축 “부도덕한 짓거리를 하지 않았다.”, “30초만 숨 쉴 시간을 달라.”, “내부자 거래라면 손해봤겠나.”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황당한 답변으로 도마에 올랐다. 김명수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쏟아진 논문표절·연구비 부당 수령 등 각종 의혹에 대해 명쾌한 해명을 하지 못한 채 모호하고 듣기에 따라서는 다소 엉뚱한 답변으로 피하거나 답답한 태도를 보여 질타를 받았다. 김명수 후보자는 특히 “의원들이 너무 몰아붙인다”, “윽박지른다”고 반박했다가 의원들의 지적을 받고 사과를 하기도 했다. 김명수 후보자는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인 설훈 위원장이 “불성실하게 자료 제출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불성실이 아니고 그게 다(전부)다. 그래서 그런 것”이라고 답변했다. 표절 논란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공유되는 내용이 들어간 것으로 그 경우는 표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표절의 정의에 대해서는 “특수한 용어나 새로 만들어진 단어 등 이런 것을 인용없이 쓰는 경우가 표절”이라는 황당한 논리를 펴면서 공세를 벗어나려고도 했다. 인터넷 사교육 업체인 ‘아이넷스쿨’ 주식 거래의 부적절성을 지적받자 “자유시장경제에서는 누구나 주식을 사고팔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대응했다. 김명수 후보자는 그러면서 “45살에 교수가 됐다. 재직기간이 20년인데 미국에서 공부하고 왔을 때 우리 네 식구는 ‘알거지’였다”고 주식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주식의 내부자 거래 의혹에 대해서는 “실제로는 손해를 봤다. 내부자 거래라면 손해를 볼 수 있겠느냐”고 반박했다. 자신을 둘러싼 의혹 가운데 ‘칼럼 대필’ 의혹이 가장 억울하다고 밝힌 김명수 후보자는 “대학원생들에게 글 쓰는 연습을 시켜준 것”이라면서 “제가 새벽 2시까지 써서 제출한 것이지 그런 식의 부도덕한 짓거리를 하진 않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주선 새정치연합 의원이 “왜 깨끗이 사퇴하지 못하고 집착하는가”라고 따져 묻자 “부도덕하고 몰염치하고 파렴치하게 살아온 사람이 아니다”라면서 “매스컴에서 모든 과정을 의혹의 눈초리로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제 인격이고 모든 게 무너진 상황에서 제가 물러설 곳이 어디 있겠느냐”라고 항변했다. 김명수 후보자는 의원들의 질의에 한참을 뜸들이거나 질의와는 상관없는 ‘동문서답’을 하다가 의원들로부터 질타를 받기도 했다. 김명수 후보자는 ”무신불립(無信不立)이 무슨 뜻이냐”는 박홍근 새정치연합 의원 질의에 즉답을 하지 못하자 “안 들리느냐, 시간 끄는 것이냐”라는 지적을 듣기도 했다. 김명수 후보자는 “제가 귀가…지금 말씀하시는 게…정말 죄송합니다. 명확히 안들려서”라고 해명했다. 더딘 답변 태도에 대해 같은 당 유기홍 의원은 “기본적으로 후보자께서 의원들 질문 내용을 이해하는 정도가 소통에 문제 있지 않을까 정도로 말귀를 잘 못 알아들으시는 것 같다”고 답답해 하기도 했다. 설훈 위원장은 “혹시 난청이 있느냐”고 묻기까지 했고 수차례에 걸쳐서 “의원들의 질의를 집중해서 정확하게 듣고 취지에 맞춰 답변을 하라”고 촉구했다. 서울대 사범대 졸업 후 초기 교사 근무 경력을 묻는 배재정 의원의 질의에 엉뚱한 답변을 했다가 재차 명확한 대답을 요청받자 “30초만 숨을 쉴 시간을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설훈 위원장은 “여러 번 인사청문회를 했지만 후보자가 잠깐 쉴 시간을 달라는 건 처음 들어본다”고 황당한 반응을 보인 뒤 김명수 후보자에게 “물 한 잔 드시라”고 권했다. 김명수 후보자는 잠시 숨을 돌린 뒤 “저에게 자꾸 몰아치시면…”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제자논문 가로채기 의혹에 대해 도종환 의원이 연이어 질문을 쏟아내자 김 후보자는 “자꾸 윽박지르지만 마시고…”라고 반박했다 야당 의원의 항의를 받고 “표현을 너무 거칠게 해서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5·16의 성격 규정을 놓고 “불가피한 선택”, “쿠데타보다는 정변이다”라는 답변을 했다가 설훈 위원장의 지적을 받자 “제 소견을 말한 건데 그걸 갖고 나무라고 ‘네 생각은 왜 그러느냐’고 말씀하시면 저는 답변할 말이 없다”고 대응하기도 했다. 김명수 후보자는 “부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박창식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아직도 제가 왜 장관 후보자로 픽업됐는지 잘 모르고 있다”고 답했다. 같은 당 이상일 의원이 임명 후 가장 우선적으로 하고 싶은 정책분야를 묻자 “박근혜 대통령이 말씀한 꿈과 끼를 키우는 교육에 초점을 맞추겠다”면서도 “방법은 구체적으로 없다”고 말해 일부 여당 의원들마저 실망하는 모양새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난민을 마치 죄인처럼… ‘인권’이 운다

    난민을 마치 죄인처럼… ‘인권’이 운다

    모제스(30·수단·가명)는 지난해 8월 정치·종교적 박해를 피해 한국행 비행기에 올라 인천공항에서 난민 인정 신청을 했다. 가까스로 한국 땅을 밟았지만 심사를 거치는 동안 죄인이 된 것처럼 굴욕을 느꼈다. 인천공항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난민 인정 신청을 할 때나, 심사에 회부할지를 결정하는 면접에서 면접관들은 한국어와 영어를 못하는 모제스를 윽박지르기 일쑤였다. 특히 난민 인정 심사에 넘겨지기를 기다리는 7일은 구금이나 다름없었다. 식사로 콜라와 샌드위치가 제공됐으며, 관리인은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화장실도 없는 방을 쓰게 하고 밖에서 문을 잠갔다. 모제스는 “화장실에 가지 않으려고 물을 거의 마시지 않고 참았다”면서 “난민 신청과 면담 과정은 명백한 취조였다”고 회상했다. 아시아 최초로 난민법을 시행한 지 1일이면 벌써 1주년이지만 당국자들의 인권 인식 수준이 낮은 데다 실질적인 제도 개선이 뒤따라가지 못해 제도가 겉돌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난민인권센터(NANCEN)가 법무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난민 인정 심사를 받은 신청자 708명 가운데 난민으로 인정받은 사람은 12명으로 1.7% 수준에 불과했다. 난민법 시행으로 출입국항에서 난민 신청이 가능해졌지만 이 가운데 신청이 받아들여진 수는 절반도 되지 않았다. 지난 1년간 출입국항에서 난민 신청을 한 49명 중 20명만 신청이 받아들여졌고, 나머지는 신청조차 하지 못한 것이다. 난민법은 난민 인정 심사 과정에서 진술 녹음·녹화가 가능하도록 했지만 실제 장비를 갖춘 곳은 없었다. 난민 신청자 A는 최근 난민 인정 심사 면접 때 녹음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녹음시설이 준비되지 않았고, 난민 신청을 한 시기가 난민법 시행 이전이라 적용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정부는 올해 난민 예산 가운데 통역 예산을 2배로 늘렸지만 난민 신청자들은 여전히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또 다른 난민 신청자 B씨는 “내가 한국어를 조금 한다는 것을 알고는 통역이 면접관의 말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고 면접관은 한국어로, 그것도 반말로 지시했다”고 밝혔다. 앞서 모제스 역시 “대학생 통역은 아랍어를 전혀 할 줄 몰랐으며, 오히려 나에게 ‘이곳에서 일자리를 구해야 하니 도와 달라’고 말해 황당했다”고 털어놓았다. 공익법센터 ‘어필’의 이일 변호사는 “난민법을 입법하고 시행한 것은 전향적이지만 제도적 뒷받침이나 난민에 대한 인식은 많이 부족하다”면서 “특히 난민법 시행 이전에 들어온 대부분 난민은 법의 그늘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경제 블로그] 금융당국·채권단, 포스코만 믿고 4개월 허송세월

    ‘동부 패키지’(동부제철 인천공장+동부발전당진) 매각 방식을 놓고 동부그룹을 윽박질렀던 금융당국과 채권단이 동부의 뜻대로 분리 매각을 추진합니다. 지난 2월 “구조조정의 성패는 시간 싸움”이라며 동부를 강하게 다그쳤지만 결국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게 됐습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25일 “매각 작업만 4개월 이상 허송세월하게 됐다”면서 “포스코만 믿고 수의계약을 고집했던 금융당국의 안이한 판단이 불러온 결과”라고 꼬집었습니다. 물론 패키지를 분리해 경쟁 입찰을 진행했다고 해서 결과가 좋았을 것이라고 장담은 못합니다. 매수자가 없어 금융당국이 “포스코의 수의계약 아이디어를 짜냈을 것”이라는 얘기도 다 틀린 내용은 아닐 겁니다. 문제는 ‘플랜 A’가 당연히 성공할 것으로 믿고 ‘플랜 B’를 준비조차 안 했다는 겁니다. 당시 시장에서는 철강업종이 불황인 데다 포스코의 사정도 여의치 않아 플랜 A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은 오직 플랜 A를 성공시키기 위해 동부만 강하게 압박했습니다. 금융감독원과 산업은행 고위관계자는 김준기 동부 회장을 비롯해 동부 측 인사들을 불러 포스코에 패키지로 넘길 테니 무조건 따라오라는 일방 통보만 전달했습니다. 동부가 딴 목소리를 내면 “구조조정을 제때 이행 안 한다“고 언론에 흘리거나, 자금 동결이라는 엄포를 놨습니다. 수의계약을 고려했다면 동부보다 포스코를 먼저 설득시키는 게 순리였는데도 말입니다. 결국 떡 줄 사람은 꿈도 안 꾸는데 김칫국부터 마신 격이 됐습니다. 제철소보다 발전소에 관심을 뒀던 포스코는 동양파워가 매물로 나오자 시장 예상가를 뛰어넘는 최고가(4311억원)를 써내 바로 낚아챘습니다. 사실상 동부 패키지를 인수하지 않겠다는 시그널을 준 것입니다. 포스코만 하염없이 바라보다가 제대로 꼬인 셈이죠. 산업은행도 이런 점을 의식해 지난 24일 해명에 주력했지만, 스스로도 “발전당진은 시장 여기저기서 얘기하는 데가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분리 매각도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입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대입 아빠도 힘 보태자!] 입시 멘토 십계명

    [대입 아빠도 힘 보태자!] 입시 멘토 십계명

    아이의 성적이 떨어져 걱정인 어머니에게 아버지들은 흔히 이렇게 말한다. “부모가 부족할 것 없이 다해주고 공부만 하면 되는데 뭐가 힘들다는 거야”라고 책망하거나 “애한테 신경 좀 쓰라”며 어머니에게 책임을 미룬다. 아버지의 역할은 사회생활을 하며 가족 구성원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돈을 벌어오는 게 전부라는 생각 때문이다. 자녀 교육은 어머니 역할이란 생각은 “자녀를 명문대에 보내려면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이 필수”란 속설에서도 드러난다. 그러나 최근 자녀교육에 있어 아버지의 역할은 점점 더 강조되고 있다. 아버지 역할의 중요성은 입시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아버지는 입시란 관문에 들어서는 자녀에게 조언자이자 조력자 역할을 해줄 수 있다. 아버지가 팔짱만 낀 채 방관자 노릇에 머무른다면 자녀는 목표 설정을 명확하게 하지 못하거나 혼란스러워할 것이다. 특히 지금처럼 입시가 복잡할 때에는 자녀의 대학 진학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아버지도 입시를 잘 알아야 한다. 입시 정보를 안다는 것만으로 대학의 합격을 보장받는 것은 아니지만, 모를 때보다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뜬소문이 아닌 정확한 입시정보를 탐색하고 이러한 정보를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우선 수험생 자녀에게 입시 멘토가 되기 위해 아버지가 알고 있어야 할 입시 십계명은 다음과 같다. ① 현재 입시제도를 이해하자 본인이 대학에 입학할 당시 상황에 비쳐 지금의 대학을 재단하고 자녀들을 지도하려는 아버지들이 의외로 많다. “그 대학은 후기대학인데 거길 왜 가려고 하니”라는 식이다. 아버지들이 입시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지만, 조력자 역할을 하려면 최근 입시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② 입시정보 수집과 분석을 게을리하지 말자 아버지들은 정보 탐색뿐 아니라 정보를 분석하는 애널리스트 역할, 정보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코치 역할을 해야 한다. 자녀가 학교 공부, 수능, 대학별 고사 준비 등에 집중하는 동안 아버지가 입시 정보를 분석하는 역할 분담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③ 자녀의 목표대학을 설정하라 목표대학, 모집단위를 먼저 설정하고 준비한다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때에 비해 대입 결과에서 큰 차이가 나타난다. ‘수능 성적표 나오면 그때 성적에 맞춰 대학 가야지’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자녀의 성적을 토대로 5개 정도의 대학과 모집단위를 선정해 준비하되 이때 자녀의 의견을 무시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④ 목표대학 선발방식을 확인하라 목표는 관련 정보를 갖췄을 때 내실이 다져진다. 목표대학의 선발방식 등을 확인해둬야 하는 이유다. 목표한 대학이 정시모집에서 모집군을 변경했다면, 또는 학부제 모집에서 학과제 모집으로 변경했다면 지원율과 합격점수가 어떻게 변할지 등을 예측해봐야 한다. ⑤ 자녀의 학습목표와 계획을 점검하라 학부모, 특히 아버지들은 자녀들의 학습계획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학생이 자신의 계획에 따라 잠깐 휴식을 취하는데 마침 그것을 본 아버지가 “공부 안 하고 뭐하냐”라며 윽박지르며 관계를 망쳐버리기 일쑤다. 학습목표와 계획을 점검해 학습 능률이 오를 수 있게 돕는 것도 아버지 역할이다. ⑥ 자녀의 성적변화를 체크하자 성적을 체크하자는 것은 단순히 점수를 보자는 게 아니다. 자녀의 내적인, 외적인 변화를 성적을 통해 알아보자는 뜻이다. 성적이 갑자기 떨어졌다면 공부를 게을리했을 수도 있지만, 건강이 좋지 않거나 시험 불안증세를 겪을 수도 있다. 친구 문제일 수도 있다. ⑦ 자녀와의 대화 시간을 반드시 갖자 아버지는 “밥은 먹고 다니냐”, “아픈 데 없니”, “공부 잘되니”와 같은 방식으로 자녀와 대화를 시도하곤 한다. 이런 질문에 자녀들은 단답형 대답밖에 할 수 없다. 대화는 연속성 있는 질문과 대답으로 이뤄진다. ⑧ 자녀의 건강을 살피자 성적이 갑자기 떨어졌다며 상담을 신청한 한 학생은 알고보니 아토피로 고생하고 있었다. 시험 불안증세가 있어서 아는 문제도 제대로 풀지 못하는 또 다른 학생의 사례도 있었다. 이렇게 수험생이 건강을 지키지 못하면 준비한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⑨ 자녀의 적성, 장점, 단점을 확인하자 아버지들이 대학에 입학하던 시절에는 공부만 열심히 하면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었다. 지금은 성적 이외에 다양한 적성, 특기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게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학생이 꾸준하게 해 온 교과, 비교과 활동을 갖고 대학에 진학한 사례가 많다. 물론 기본적으로는 학업성적의 중요성이 크기는 하지만, 각각 개성과 적성이 다른 자녀들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해 적합한 전형을 찾아 기회를 넓혀주는 것도 아버지의 몫이다. ⑩ 자녀를 믿고 신뢰하자 아버지들은 자녀가 아직 미성숙하다고 생각해 간섭하고 통제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사사건건 따라다니며 “공부 좀 해라”라거나 “이것은 하지 말고 저것 해라”라고 간섭하는 행동은 자녀의 반감만 키울 뿐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아버지는 조력자다. 도움을 주는 사람이지 강제하는 사람이 아니란 뜻이다. 그렇다고 수수방관해서는 안 된다. 되도록 말을 아끼고 아버지가 자신을 믿고 신뢰하고 있다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게 필요하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
  • [이 주일의 어린이 책] 가해자의 이야기로 풀어가는 ‘왕따’

    [이 주일의 어린이 책] 가해자의 이야기로 풀어가는 ‘왕따’

    장난인데 뭘 그래?/제니스 레비 지음/신시아 데커 그림/정희성 옮김/주니어김영사/48쪽/8500원 “장난인데 뭘 그래?” 가해자는 쉽게 말한다. 하지만 피해자는 쉽게 떨칠 수 없다. 몸과 말의 폭력이 만들어낸 상처와 응어리는 아물지도, 풀어지지도 않는다. 요즘 중·고등학교를 넘어 초등학교, 유치원까지 옮아가고 있다는 우리 교육현장의 병폐 ‘왕따’ 얘기다. 뚱뚱보, 꿀돼지, 꿀꿀이. 제이슨이 새로 이사 온 패트릭을 놀릴 때 쓰는 말이다. ‘네가 놀림을 받는다면 기분이 어떻겠느냐’는 아빠의 질문에 제이슨은 조금의 동요도 없이 태연히 말을 잇는다. “저한테는 아무도 그러지 않아요. 저는 장난으로 그랬을 뿐이에요.” 타인의 아픔에 무감하고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 제이슨을 다그치고 윽박지르는 대신 아빠는 옛날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빠가 ‘얼룩개구리’라 놀리고 괴롭히던 친구를 수십년 뒤인 지난달 우연히 만났을 때다. 아빠 때문에 오랫동안 스스로를 형편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해 왔다는 친구의 말에 아빠는 사과하며 악수를 청한다. 하지만 친구는 ‘늦었다’는 말로 아빠의 사과를 뿌리친다. 아빠의 빈 손에 남은 것은 어떤 감정이었을까. ‘장난인데 뭘 그래?’는 괴롭힘의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이야기로 그려진다.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평생 악몽으로 남을 일을 ‘그냥’, ‘장난’으로 저지르고 있다는 맥없는 사실과 그걸 가해자인 아이 자신도 때론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을 짚어낸다. “사람은 마음속에 착한 개, 나쁜 개 두 마리의 개를 키우고 있어. 너는 어떤 개에게 밥을 더 많이 주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렴.” 제이슨 아빠의 말은 아이들에게 ‘너는 어떠니’ 하고 조용한 질문을 던진다. 초등 저학년.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KBS “김시곤 보도국장 발언 사실무근…간부 폭행 당해 입원”

    KBS “김시곤 보도국장 발언 사실무근…간부 폭행 당해 입원”

    KBS “김시곤 보도국장 발언 사실무근…간부 폭행 당해 입원”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지난 8일 서울 KBS 본관을 항의 방문한 뒤 청와대로 향하는 길목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으로 자리를 옮겨 경찰과 밤새 대치했다. 유족 120여명은 이날 오후 9시 안산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버스를 타고 오후 10시 10분 쯤 KBS 본관 앞에 도착했다. 이들은 분향소에서 갖고 온 희생자들의 영정을 품에 안고 “김시곤 KBS 보도국장이 세월호 희생자수와 교통사고 사망자수를 비교하는 발언을 했다”며 해당 간부의 파면과 사장의 공개사과 등을 요구하며 건물 진입을 막는 경찰과 4시간가량 맞섰다. 유족 대표 10여명은 진선미 의원 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5명의 중재로 오후 11시 35분 쯤 건물로 들어갔지만 협상은 결렬됐다. 이에 유족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겠다”며 9일 오전 3시 50분 쯤 청운효자동주민센터에 도착한 뒤 길을 막는 경찰과 밤새 대치했다. 유족들은 이 과정에서 학생들의 휴대전화에서 복구한 동영상 5컷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기울어진 배 안에서 구명조끼를 입고 대기하거나 위로 올라가려다 미끄러지고, 웃으며 기도하는 등 학생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앞서 한 매체는 지난 4일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 측을 인용해 “보도국 간부가 회식 자리에서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것은 아니다’ 라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KBS는 9일 보도자료를 내고 “8일 조문을 하는 과정에서 이준안 취재주간이 일부 유족들에게 대기실로 끌려가 폭행을 당하고 5시간 가량 억류당하는 일이 빚어졌다”면서 “일부 유족들은 사실상 감금 상태에서 윽박지르고, 고성과 욕설을 하기도 했다. 이준안 주간과 정창훈 센터장은 유족들로부터 당한 폭행과 장시간 억류에 따른 정신적 충격으로 병원에 입원한 상태”라고 밝혔다. 아울러 ”특히 유족들은 이번 사태의 이유로 KBS 보도국장의 발언 내용을 문제 삼았다”면서 “그러나 보도국장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여러 차례 해명했다. 당시 점심 식사에 합석했던 부서의 팀장 2명도 보도국장이 그 말을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확인해 줬다”고 해명했다. 네티즌들은 “김시곤 KBS 보도국장 발언 도대체 누구 말이 맞는 걸까”, “김시곤 KBS 보도국장 논란 정말 걷잡을 수 없이 커지네”, “김시곤 KBS 보도국장 발언 논란 진실이 도대체 뭐야”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시곤 KBS보도국장 ‘세월호 발언’ 파문…유족 “파면하라” KBS “말한 적 없다”

    김시곤 KBS보도국장 ‘세월호 발언’ 파문…유족 “파면하라” KBS “말한 적 없다”

    김시곤 KBS보도국장 ‘세월호 발언’ 파문…유족 “파면하라” KBS “말한 적 없다”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지난 8일 서울 KBS 본관을 항의 방문한 뒤 청와대로 향하는 길목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으로 자리를 옮겨 경찰과 밤새 대치했다. 유족 120여명은 이날 오후 9시 안산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버스를 타고 오후 10시 10분 쯤 KBS 본관 앞에 도착했다. 이들은 분향소에서 갖고 온 희생자들의 영정을 품에 안고 “김시곤 KBS 보도국장이 세월호 희생자수와 교통사고 사망자수를 비교하는 발언을 했다”며 해당 간부의 파면과 사장의 공개사과 등을 요구하며 건물 진입을 막는 경찰과 4시간가량 맞섰다. 유족 대표 10여명은 진선미 의원 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5명의 중재로 오후 11시 35분 쯤 건물로 들어갔지만 협상은 결렬됐다. 이에 유족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겠다”며 9일 오전 3시 50분 쯤 청운효자동주민센터에 도착한 뒤 길을 막는 경찰과 밤새 대치했다. 유족들은 이 과정에서 학생들의 휴대전화에서 복구한 동영상 5컷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기울어진 배 안에서 구명조끼를 입고 대기하거나 위로 올라가려다 미끄러지고, 웃으며 기도하는 등 학생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앞서 한 매체는 지난 4일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 측을 인용해 “보도국 간부가 회식 자리에서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것은 아니다’ 라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KBS는 9일 보도자료를 내고 “8일 조문을 하는 과정에서 이준안 취재주간이 일부 유족들에게 대기실로 끌려가 폭행을 당하고 5시간 가량 억류당하는 일이 빚어졌다”면서 “일부 유족들은 사실상 감금 상태에서 윽박지르고, 고성과 욕설을 하기도 했다. 이준안 주간과 정창훈 센터장은 유족들로부터 당한 폭행과 장시간 억류에 따른 정신적 충격으로 병원에 입원한 상태”라고 밝혔다. 아울러 ”특히 유족들은 이번 사태의 이유로 KBS 보도국장의 발언 내용을 문제 삼았다”면서 “그러나 보도국장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여러 차례 해명했다. 당시 점심 식사에 합석했던 부서의 팀장 2명도 보도국장이 그 말을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확인해 줬다”고 해명했다. 네티즌들은 “김시곤 KBS 보도국장 발언 도대체 누구 말이 맞는 걸까”, “김시곤 KBS 보도국장 논란 정말 걷잡을 수 없이 커지네”, “김시곤 KBS 보도국장 발언 논란 진실이 도대체 뭐야”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월호 유가족 “김시곤 KBS 보도국장, 망언 사과하라” KBS 공식입장은?

    세월호 유가족 “김시곤 KBS 보도국장, 망언 사과하라” KBS 공식입장은?

    세월호 유가족 “김시곤 KBS 보도국장, 망언 사과하라” KBS 공식입장은?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지난 8일 서울 KBS 본관을 항의 방문한 뒤 청와대로 향하는 길목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으로 자리를 옮겨 경찰과 밤새 대치했다. 유족 120여명은 이날 오후 9시 안산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버스를 타고 오후 10시 10분 쯤 KBS 본관 앞에 도착했다. 이들은 분향소에서 갖고 온 희생자들의 영정을 품에 안고 “김시곤 KBS 보도국장이 세월호 희생자수와 교통사고 사망자수를 비교하는 발언을 했다”며 해당 간부의 파면과 사장의 공개사과 등을 요구하며 건물 진입을 막는 경찰과 4시간가량 맞섰다. 유족 대표 10여명은 진선미 의원 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5명의 중재로 오후 11시 35분 쯤 건물로 들어갔지만 협상은 결렬됐다. 이에 유족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겠다”며 9일 오전 3시 50분 쯤 청운효자동주민센터에 도착한 뒤 길을 막는 경찰과 밤새 대치했다. 유족들은 이 과정에서 학생들의 휴대전화에서 복구한 동영상 5컷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기울어진 배 안에서 구명조끼를 입고 대기하거나 위로 올라가려다 미끄러지고, 웃으며 기도하는 등 학생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앞서 한 매체는 지난 4일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 측을 인용해 “보도국 간부가 회식 자리에서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것은 아니다’ 라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KBS는 9일 보도자료를 내고 “8일 조문을 하는 과정에서 이준안 취재주간이 일부 유족들에게 대기실로 끌려가 폭행을 당하고 5시간 가량 억류당하는 일이 빚어졌다”면서 “일부 유족들은 사실상 감금 상태에서 윽박지르고, 고성과 욕설을 하기도 했다. 이준안 주간과 정창훈 센터장은 유족들로부터 당한 폭행과 장시간 억류에 따른 정신적 충격으로 병원에 입원한 상태”라고 밝혔다. 아울러 ”특히 유족들은 이번 사태의 이유로 KBS 보도국장의 발언 내용을 문제 삼았다”면서 “그러나 보도국장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여러 차례 해명했다. 당시 점심 식사에 합석했던 부서의 팀장 2명도 보도국장이 그 말을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확인해 줬다”고 해명했다. 네티즌들은 “김시곤 KBS 보도국장 발언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김시곤 KBS 보도국장 논란 유족들 슬픈 마음을 달래줘야 하는데 이게 뭔가”, “김시곤 KBS 보도국장 발언 논란 어느 쪽이 진실인지 논란만 거세지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시곤 KBS 보도국장 사과하라” 세월호 유가족 청와대로…KBS “발언 사실무근”

    “김시곤 KBS 보도국장 사과하라” 세월호 유가족 청와대로…KBS “발언 사실무근”

    “김시곤 KBS 보도국장 사과하라” 세월호 유가족 청와대로…KBS “발언 사실무근”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지난 8일 서울 KBS 본관을 항의 방문한 뒤 청와대로 향하는 길목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으로 자리를 옮겨 경찰과 밤새 대치했다. 유족 120여명은 이날 오후 9시 안산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버스를 타고 오후 10시 10분 쯤 KBS 본관 앞에 도착했다. 이들은 분향소에서 갖고 온 희생자들의 영정을 품에 안고 “김시곤 KBS 보도국장이 세월호 희생자수와 교통사고 사망자수를 비교하는 발언을 했다”며 해당 간부의 파면과 사장의 공개사과 등을 요구하며 건물 진입을 막는 경찰과 4시간가량 맞섰다. 유족 대표 10여명은 진선미 의원 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5명의 중재로 오후 11시 35분 쯤 건물로 들어갔지만 협상은 결렬됐다. 이에 유족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겠다”며 9일 오전 3시 50분 쯤 청운효자동주민센터에 도착한 뒤 길을 막는 경찰과 밤새 대치했다. 유족들은 이 과정에서 학생들의 휴대전화에서 복구한 동영상 5컷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기울어진 배 안에서 구명조끼를 입고 대기하거나 위로 올라가려다 미끄러지고, 웃으며 기도하는 등 학생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앞서 한 매체는 지난 4일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 측을 인용해 “보도국 간부가 회식 자리에서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것은 아니다’ 라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KBS는 9일 보도자료를 내고 “8일 조문을 하는 과정에서 이준안 취재주간이 일부 유족들에게 대기실로 끌려가 폭행을 당하고 5시간 가량 억류당하는 일이 빚어졌다”면서 “일부 유족들은 사실상 감금 상태에서 윽박지르고, 고성과 욕설을 하기도 했다. 이준안 주간과 정창훈 센터장은 유족들로부터 당한 폭행과 장시간 억류에 따른 정신적 충격으로 병원에 입원한 상태”라고 밝혔다. 아울러 ”특히 유족들은 이번 사태의 이유로 KBS 보도국장의 발언 내용을 문제 삼았다”면서 “그러나 보도국장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여러 차례 해명했다. 당시 점심 식사에 합석했던 부서의 팀장 2명도 보도국장이 그 말을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확인해 줬다”고 해명했다. 네티즌들은 “김시곤 KBS 보도국장은 발언하지 않았다는데 누구 말이 맞는 거지?”, “김시곤 KBS 보도국장 진실은 뭘까”, “김시곤 KBS 보도국장 논란으로 나라가 들썩들썩하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소영의 시시콜콜] 국가 개조가 아니라 리더십 개조다

    [문소영의 시시콜콜] 국가 개조가 아니라 리더십 개조다

    옛날에는 자녀가 많아도 “저 먹을 것은 타고 난다”며 태평했다. 1960년대에도 5~8남매를 어렵지 않게 봤다. 서울 중구 장교동의 50대 중반 치과의사는 “형제만 다섯인 집안의 막내로 태어나 경쟁하느라 힘들었다. 반찬이라고는 총각김치 하나 올라왔는데, 밥상에 앉자마자 총각 무 하나를 밥그릇 속에 묻어둔 뒤에야 밥을 먹기 시작했다”고 하며 낄낄댔다. 한창 자랄 나이에 먹을 게 충분하지 못해 밥상 앞에서 다투는 자식들을 보면서 주린 배를 하고도 부모들은 행복했던 게 아닌가 싶다. 옛 어른들의 낙관주의를 ‘못 배우고 무능한 사람들의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치부했던 정부는 “아들·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에서 더 나아가 “하나만 낳아도 지구는 만원”이란 산아제한 표어를 남발했다. 정관수술자에게는 예비군 훈련을 면제해 주기도 했다. 이런 표어를 청소년기에 각인한 세대들이 30~50대들이다. 정부의 확신에 찬 캠페인 덕분에 그 세대들은 무자녀거나 한두 명만 겨우 낳았고, 한국은 세계 최저출생률을 자랑(?)하는 나라로 ‘개조’됐다. 그러나 이제 정부는 저출산 때문에 산업생산력이 저하되고 고령화가 사회적 문제라고 또 난리다. 저출산은 어찌 보면 20~30년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국가정책을 신뢰하고 국민이 열심히 따라온 덕분이다. 그러니 대통령이나 정부가 또다시 어설픈 국가개조를 선언하고, ‘나만을 따르라’고 국민을 윽박지르는 것은 이제 그만했으면 한다. 오히려 ‘리더십 개조’가 필요한 시점이다. 터무니없는 낙관이라며 비웃던 “저 먹을 것은 타고난다”는 표현을 되돌아본다. 아기가 쌀 짐을 짊어지고 태어날 리는 만무하지만, 그 아기의 탄생과 성장을 한 가족뿐만 아니라 주변의 일가친척과 이웃, 온 마을 사람들이 모두 축복하고 보살펴 주었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심봉사의 딸 심청이도 마을 아주머니의 동냥젖 덕분에 효심이 가득한 소녀로 자라지 않았는가 말이다. 가난했던 시절에는 ‘내 새끼’만 잘 자라고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남의 자식도 잘 자라고 성장하도록 격려하고 힘을 주는 공동체 의식이 살아있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네 자식이었으면 그렇게 구조했겠느냐’는 반문은 그래서 뼈아프다. 단원고 학생을 자녀로 둔 팽목항의 유가족 중 한 분이 “가난했지만 행복했던 가정에 이제 가난만 남았다”고 탄식했다고 한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도 한 마을이, 더 나아가 제대로 된 국가가 필요하다는 사실이 요즘처럼 절실할 때가 없다. symun@seoul.co.kr
  • [내러티브 리포트] “아프리카 예술혼 담은 이 손, 한국에선 14시간 접시만 닦았다”

    [내러티브 리포트] “아프리카 예술혼 담은 이 손, 한국에선 14시간 접시만 닦았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예술흥행(E6) 비자를 발급받고 한국행을 선택한 외국인들이 인신매매, 성매매, 임금 체불, 폭력 등 인권침해 상황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그간 E6 비자 제도의 부작용이 꾸준히 거론돼 왔지만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관계 부처가 나서서 인권침해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아프리카 무용 예술가에서 불법 체류자로 전락한 코트디부아르 출신의 에밀라(가명·35·여)와 가수 활동을 기대하고 입국했으나 유흥업소에서 일하다 필리핀으로 돌아간 마리아(가명·23·여)와의 심층 인터뷰를 내러티브 리포트(Narrative Report) 형태로 재구성했다. ■ 아프리카빌리지 무용수 에밀라 2002년 6월. 에밀라(당시 23·여)와 동료 무용수 10명은 지구 반대편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목적지는 ‘코레 뒤 쉬드’(프랑스어로 남한)’. 코트디부아르에서 이틀 동안 비행기를 타고 가야 하는 낯선 땅 한국이었다. 그래도 에밀라는 두렵지 않았다. 코트디부아르의 ‘글라오지에티’ 전통예술극단 단원들은 이전에도 프랑스, 독일, 리비아 등으로 해외 순회공연을 하러 다녔다. 에밀라는 한국에서의 공연을 머릿속으로 그려 보며 기대에 차 있었다. 하지만 에밀라의 기대가 깨지는 데는 채 하루가 걸리지 않았다. 이들을 초청한 경기 남양주의 아프리카 예술 체험장인 ‘아프리카빌리지’ 관리자와 함께 도착한 곳은 수도나 화장실은커녕, 주변에 인적조차 드문 폐가였다. 집 안에는 곰팡내가 진동했다. 물을 사 먹거나 씻으려면 20분이나 걸어 나와야 했다. 현실은 점점 악몽으로 다가왔다. 한국에 오기 전 공연단은 하루 8시간씩 일하고 한 달에 200달러를 받기로 계약했다. 하지만 이들이 월 200달러의 급여조차 언감생심이란 걸 깨달았을 땐 이미 돌이킬 수 없었다. 이마저도 몸이 아파서 하루 쉬거나 청소를 안 하면 매번 5~15달러씩 공제됐다. 전화비로 1분에 3달러가 떼였다. 업주는 이것들을 한국어로 ‘흑인급여장부’라고 적힌 파일에 기록하고 관리했다. 무엇보다 그들을 힘들게 한 건 노예 취급을 받았다는 사실이었다. 예술가의 자존심은 처절하게 짓밟혔다. 에밀라와 동료 무용수들은 쉬는 날 없이 일해야 했지만 거역할 수 없었다. 하루 3~4회 공연이 끝난 뒤에도 식당 서빙과 요리, 청소, 호객, 제초작업까지 하루 14시간이 넘는 고역을 견뎌야 했다. 그들이 일한 곳은 이름은 박물관이지만, 업소 등록은 음식점으로 돼 있는 곳이었다. 에밀라와 동료 무용수들이 항의하면 업주는 ‘그러면 나가라’며 코웃음을 쳤다. 업주는 알고 있었다. 돈도, 비행기 표도 없고, 말도 통하지 않는 나라에서 에밀라와 단원들이 목숨을 건 탈출을 하진 못할 것이란 걸. 4개월이 흐른 뒤 에밀라와 동료 무용수들은 한국이주노동자인권센터의 도움을 받아 끔찍했던 아프리카빌리지를 탈출했다. 12년이 지난 지금 에밀라의 곁에는 동료 무용수였던 남편 바토(51)밖에 없다. 그들은 사업장을 탈출하는 동시에 E6 비자를 박탈당했고, 갈 곳을 잃었다. 단원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그사이 코트디부아르에는 내전이 발생했고, 에밀라는 고국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됐다. 한국에 남기로 한 에밀라는 이듬해 난민 신청을 했다. 하지만 난민 신청은 11년이 지난 아직까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때 유럽 순회공연을 다니는 예술가였던 에밀라와 바토는 결국 아르바이트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 가는 불법 체류자로 이 땅에 남아 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가수 지망했던 필리핀인 마리아 2010년 12월, 필리핀 국적의 마리아(23·여)는 부푼 꿈을 안고 한국 땅을 밟았다. 필리핀을 강타한 ‘한류’ 열풍 속에서 가수의 꿈을 키운 마리아는 한국에서 “내 꿈에 날개를 달겠다”고 다짐했다. 돈을 벌겠다는 현실적인 목표도 있었다. 하지만 착각이었다. 필리핀에서 지인 소개로 알게 된 현지 기획사 직원은 “한국에 가면 가수로 일하면서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며 마리아를 유혹했다. 간단한 오디션을 거친 마리아는 한국 기획사와 공연 계약을 체결한 뒤 예술흥행(E6) 비자를 발급받아 한국에 들어왔다. 공항에서 만난 기획사 직원은 마리아를 대구의 노래방으로 데리고 갔다. 생전 처음 겪는 추위도 싫었지만, 한국 사람들의 시선은 더 견디기 어려웠다. 한 달 뒤 마리아는 부산의 한 외국인 전용 클럽으로 옮겨졌다. 미국인이 좋아하는 용모에 영어를 할 줄 안다는 이유 때문. 생활은 더 비참했다. 업주가 허락하지 않으면 근무시간인 밤에는 물론, 낮에도 클럽을 벗어날 수 없었다. 하루 9시간씩 손님 옆에서 술을 따르고, 노래를 불러 받는 월급은 고작 40만원. 필리핀에서 마리아만 바라보는 5명의 식구들을 생각하면 턱없이 부족했다. 한 달에 2번씩 정기 휴무를 약속받았지만, 그마저도 지켜지지 않았다. 아파도 쉴 엄두를 내지 못했다. 아파서 일을 못할 때면 사장이 “하루 수당을 못 벌었으니 벌금으로 10만원을 내라”고 윽박질렀다. 다른 클럽에서 일하는 친구들은 손님의 술 시중을 들고 접대하기 위해 마약을 먹는다고도 했다. 오랜만에 쉬는 날, 마리아는 아파트에 혼자 있기 싫어 자신이 일하는 클럽에 갔다. 손님과 동석해 술을 마셨고, 손님의 요청으로 무대에서 노래도 불렀다. 손님들이 준 팁을 세어 보니 20만원. 이를 본 사장은 득달같이 달려와 돈을 내놓으라고 했다. 휴무에 번 돈이라고 사정했지만, 사장은 벌컥 화를 냈다. “누가 일하게 해 줬는데 어디서 이렇게 거만하게 나와? 당장 나가.” 그날 밤 마리아는 도망쳤다. 갈 곳을 잃은 마리아는 한국에서 알게 된 친구의 소개로 이주 여성을 위한 쉼터에 머물렀다. 마리아의 사연을 들은 쉼터의 활동가들은 계약을 위반한 업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자고 했다. 업주는 “한국에 입국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많이 들었고 세금도 내야 하기 때문에 월급은 그 정도밖에 줄 수 없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후 1년 2개월의 지루한 소송이 이어졌고 법원은 마리아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마리아는 필리핀으로 되돌아가야 했다.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임시로 G1 비자(치료·소송 등을 이유로 3개월 이상 머물러야 할 때 내주는 비자)를 발급받아 한국에 머물렀지만 소송이 종료된 만큼 더 머물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2012년 6월, 마리아는 상처만 얻은 채 쓸쓸하게 한국을 떠났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사설] OECD 선두권 기업저축률 경제활력 좀먹는다

    국내 30대 그룹들은 아직까지 올해 투자 계획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지만 지난해 집행 실적 수준을 뛰어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올해 3.9%의 경제성장 목표를 설정하고 규제 완화 등 투자환경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들이 보수적인 경영 방침을 고수하는 한 성장률 목표 달성은 쉽지 않다. 대기업들은 다음 달 확정된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고민이 많을 것이다. 기업 총수들의 재판 등 어려움은 있지만 보다 공격적인 기업가 정신을 기대한다. 기업이나 가계의 저축률 통계를 보면 우리 경제의 앞날은 순탄치만은 않을 것 같다. 한마디로 기업들은 투자를 한다고는 하지만 돈이 넘쳐 저축률이 너무 높은 반면 개인들은 소득이 늘지 않아 저축할 여력이 없다. 우리나라 기업의 총저축률은 외환위기가 발생한 이듬해인 1998년에만 해도 9.1%로 개인저축률 18.6%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서는 역전돼 기업저축률이 훨씬 높다. 가계저축률은 1990년대 초반 20%에 육박했으나 2000년부터 2012년까지 평균 4.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이에 비해 기업저축률 순위는 2009년 2위, 2011년 4위를 기록하는 등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기업저축률은 1975년 7.4%에서 2011년 15.4%로 30여년 사이 두 배로 높아졌다. 기업과 개인의 저축률 격차는 소득 양극화라는 측면에서도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기업들은 투자 자금을 스스로 마련할 만큼 곳간이 두둑하다. 30대 그룹의 사내 유보금은 2007년 228조 3000억원에서 2012년 390조 1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기업들이 은행에서 돈을 빌려 투자하는 것은 옛말이 됐다. 은행들은 이젠 기업이 갑(甲)인 시대라고 입을 모은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예금을 인출해 버리겠다고 윽박지르는 곳도 있다고 한다. 기업들이 규제 완화에 따른 잇속만 챙기면서 투자에 인색해서는 안 된다. 가계소득은 1990년대 연평균 12.7% 증가했지만 2000년대 들어서 6.1%로 떨어졌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소득은 정체된 셈이다. 반면 기업소득 증가율은 같은 기간 4.4%에서 25.2%로 뛰었다. 경제 성장으로 기업에서 창출된 소득이 가계 부문으로 흘러들어가지 못하면서 가계와 기업 간 불균형 성장이 지속되는 추세다. 가계는 소득이 늘지 않는데 1000조원의 부채 이자를 갚아야 하고, 국민연금 등 사회보험 부담금도 증가해 지갑이 텅 비었다. 소비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결국은 경제가 활력을 찾으려면 자금 사정이 넉넉한 대기업들이 투자를 많이 하는 길뿐이다. 그래야 일자리가 늘어나고 내수도 활성화된다.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기업 저축률이 대폭 낮아져야 한다.
  • 캐릭터 확~ 살리니, 드라마 확~ 살았네

    캐릭터 확~ 살리니, 드라마 확~ 살았네

    혁명가이자 사상가인 정도전은 정치적 신념은 올곧지만 고집이 세고 타협을 모른다. 훗날 조선을 건국하는 이성계는 변방의 ‘촌뜨기’라는 시선을 받고, 최영은 강직하지만 정치적 수완은 떨어진다. 오히려 간신인 이인임이 탁월한 정치력과 카리스마로 시선을 끌어당긴다. KBS 대하사극 ‘정도전’은 그간 사극에서 봐 왔던 인물들의 익숙한 모습 외의 이면을 들여다본다. 다소 뜻밖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는 인물들의 캐릭터는 ‘영웅이 아닌 인간의 고뇌를 그린다’는 제작진의 의도가 담긴 장치다. 정통사극으로서의 묵직함을 바탕으로 선전하고 있는 ‘정도전’은 역사 속 인물에 대한 호기심이 또 다른 재미를 안기고 있다. 극 초반의 정도전(조재현)은 미숙한 열혈청년으로 묘사된다. 그의 민본애민 철학은 왕의 마음도 움직일 정도이지만 그 철학을 펴는 데 필요한 융통성이나 정치력은 부족하다.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는 데 앞뒤 가리지 않아 회의 중인 도당에 쳐들어가기도 하고, 왕이 있는 편전 밖에서 큰소리치는 무례도 범한다. 의욕만 앞선 행동으로 위기에 놓일 때도 많다. 명나라 사신들을 꾸짖다 옥고를 치르고, 유배지를 무단 이탈했다 그를 감시하는 주민들이 고초를 겪기도 했다. 과거 ‘용의 눈물’(1996)에서 고 김흥기가 연기한 정도전의 카리스마를 기억하는 시청자들은 ‘애송이’ 같은 정도전의 모습에 고개를 갸우뚱한다. 이상만 좇다가 일을 그르치는 모습은 혁명가이자 사상가로서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것이 사실이다. 또한 그의 눈빛과 목소리는 끓어오르는 혈기를 주체할 줄 모르는 듯 불안정해 보인다. 심지어 일부 시청자들은 “연극 발성을 보는 듯하다”면서 연기파 배우로 꼽히는 조재현의 연기력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성계(유동근)와 최영(서인석)도 묵직하고 올곧은 장수가 아니다. 첫 등장부터 함경도 사투리를 쓰면서 화제가 된 그는 잔뼈 굵은 장수의 이면에 변방의 ‘촌뜨기’로서의 설움을 드러낸다. 개경의 권문세가로부터 비아냥과 괄시를 받아야 했고 자신이 고려인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현실을 마주해야 했다. 최영은 어린 우왕과 첫 대면한 자리에서 그를 윽박지를 정도로 불같은 성격으로 그려진다. 무공은 뛰어나지만 정치인으로서의 경륜은 떨어져 이인임(박영규)에게 이용당하기도 한다. 굵직한 대하사극의 주인공으로서는 어딘가 부족한 부분이 많은 이들 캐릭터는 ‘정도전’을 기존의 영웅 사극과 차별화하는 지점이라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실제로도 정도전은 타협할 줄 모르는데다 성급하고 덜렁대는 성격이었다고 전해지고, 이성계는 변방의 무장으로 권문세족의 틈에서 입지를 다지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김형일 CP는 “영웅 사극은 인물들을 완벽한 위인으로 그리는 경향이 있는데, ‘정도전’은 이들도 현재를 사는 사람들과 다르지 않은 고민을 했다는 관점에서 접근하고자 했다”면서 “평범한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영웅화된 인물들을 끌어내렸다”고 설명했다. 반면 권문세족으로 실권을 장악한 간신 이인임은 초반 ‘정도전’에서 가장 두드러진 캐릭터로 자리 잡았다. 그는 자신의 입지를 지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악인이지만, 한 수를 먼저 내다보고 움직이는 혜안과 정적을 쥐락펴락하는 노련함을 갖췄다. 북원과의 화친을 주장하면서도 북원과 명 사이에서의 ‘균형추’ 이론을 제시해 나라를 위한 나름의 고뇌가 있는 인물로도 비쳐진다. 김 CP는 “현실을 바꾸려는 주인공이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악역이 설득력 있게 그려져야 한다”면서 “이인임은 이 드라마에서 공력을 가장 많이 쏟은 캐릭터”라고 말했다. 방영 전부터 사건이 아닌 인물 중심 사극임을 공언한 ‘정도전’은 주인공 정도전의 삶과 고뇌를 중심으로 인물들의 내면과 변화를 그리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김 CP는 “처음에는 영글지 않은 인물인 정도전이 좌절을 겪으며 성장한다”면서 “무(武)를 갖춘 이성계와 문(文)을 갖춘 정도전이 만나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힘을 합치는 데서부터 이야기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마트서 소란피우는 아이와 엄마의 반응 화제

    마트서 소란피우는 아이와 엄마의 반응 화제

    미국 뉴욕의 한 식료품 가게에서 소란스런 아들과 엄마가 싸움을 하는 장면이 포착돼 화제다. 마트 손님이 찍은 듯한 영상을 보면, 초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한 남자 아이가 마트의 진열대에 포장된 과일을 무단취식 하기도 하고 정신없이 마트 이곳저곳을 뛰어다닌다. 엄마로 보이는 여성이 주변에서 장을 보고 있지만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 결국 한 남성이 지켜보다 못해 아이를 타이르지만 아이는 웃을 뿐 전혀 잘못이 없다는 기색이다. 참다 못해 이 남성은 아이의 엄마에게 다가가 이 사실을 알린다. 엄마는 아이에게 다가가 음식을 먹지말라며 윽박지르며 혼을 내지만 아이는 오히려 비웃듯 크게 웃기 시작한다. 화를 참지 못한 아이의 엄마는 결국 아들에게 무력을 행사한다. 모자의 몸싸움은 점점 더 격해졌고, 마침내 아들이 엄마의 금발 가발을 머리에서 낚아 챈다. 엄마는 결국 분을 참지 못하고 아들을 때리기 시작한다. 주변 사람들이 엄마를 말리지만 엄마의 반응은 점점 거세진다. 그럼에도 아들은 가발을 이리저리 흔들며 엄마를 조롱한다. 영상을 본 해외 누리꾼들은 “누군가는 저 아이를 따끔하게 혼내야 한다”, “아이가 잘못은 했지만 엄마의 행동도 잘못됐다”, “엄마의 훈육이 아이를 저렇게 만들었다” 등 대부분 딱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진·영상=유튜브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지상파 하이라이트]

    ■시사기획 창(KBS1 밤 10시)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알려지면서 나진항의 존재 가치가 새삼 부각되고 있다. 러시아 측은 연초까지 나진항 현대화 공사를 마치고 올해까지 배후 물류 터미널을 완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진항의 현재 모습은 어떻게 바뀌어 있을까. 최근 촬영한 나진항의 위성사진 등을 이용해 지상과 공중에서 본 나진항의 지금 모습을 입체적으로 조명해 본다. ■순금의 땅(KBS2 오전 9시) 수복과 순금이 죽은 줄로만 안 연희는 대갓집 세운당에 시집가 있다. 마님은 연희에게 모진 시집살이를 시킨다. 취한 수복은 순금에게 엄마가 살아 있다는 말을 하고, 우창은 가족을 찾아 나선 아버지를 애타게 기다린다. 우창과 순금이 나란히 누운 봉놋방의 밤이 지나고, 순금은 주막에서 유엔탕을 사 먹다가 세운당 딸인 진경과 만난다. ■MBC 아침드라마 내 손을 잡아(MBC 오전 7시 50분) 주원(이재황)은 연수(박시은)에 대한 마음을 접지 못한 채 괴로워한다. 정현(진태현)은 우연찮게 자주 만나게 되는 진태(안석환)의 존재를 은성에게 물어보게 된다. 한편 금자(박정수)는 진태가 신희(배그린)의 친부인 걸 알고는 그의 앞에 나타나 딸을 위해 죽은 듯이 살라고 윽박지른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오후 5시 35분) 커다란 머리, 세모꼴의 얼굴형, 툭 튀어나온 이마를 지닌 여덟 살 민주의 외모는 또래와 다르다. 미숙아로 태어나 호흡곤란과 안면기형 등의 이상 증세를 보였던 민주. 그 후 아빠, 엄마는 민주가 소토스 증후군이라는 희귀 질환을 앓고 있으며 치료 방법조차 없다는 절망적인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장수의 비밀(EBS 밤 10시 45분) 인천 동구 화평동의 한 골목. 벽화가 크게 그려진 집에는 92세의 박정희 할머니가 살고 있다. 현관에서 볕을 쬐며 글을 쓰고 있는 할머니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할머니의 집에는 일상을 이야기로 만들어낸 글이 한가득이다. 지난날을 기억하면서 그림과 글로 일상을 끊임없이 기록하는 습관은 할머니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줄까. ■멜로다큐 가족(OBS 밤 11시 5분) 경북 영양의 해발 500m 고지에 단둘이 살아가는 김병철, 김윤아 부부가 있다. 겨울이면 직접 재배한 콩으로 전통 장을 만드는 부부. 손맛 좋은 아내와 손재주 좋은 남편은 산속에서 자급자족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 7년 전 봄, 산골 오지에 들어온 이후 서로의 진정한 모습을 알아 가는 이 부부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 자리 강탈·성희롱 ‘버스 민폐남’ 네티즌 분노

    자리 강탈·성희롱 ‘버스 민폐남’ 네티즌 분노

    버스 안에서 큰 소리로 욕설을 내뱉고 고함을 지르는 등 시민들을 불편하게 한 ‘버스 민폐남’이 네티즌들의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6일 한 소셜네티워크서비스(SNS)에는 서울 지역 버스로 보이는 차량에 올라 승객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20대 남성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됐다. 2분 40초짜리 영상에는 파란색 점퍼를 입은 남성이 승객들 사이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자리를 비키라고 요구한다. 또 처음 본 남성의 옆자리에 앉아 어깨에 기대는 등 불편한 행동을 이어간다. 심지어 이 남성은 버스 뒷좌석으로 이동해 젊은 여성 승객에게 “같이 앉으면 안돼요?”라며 성희롱에 가까운 발언까지 한다. 이어폰을 낀 채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여성을 향해 “어느 쪽에 앉느냐고요!”라고 윽박질러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영상을 촬영한 이는 이런 민폐남의 행동을 제지하기는커녕 상황이 재미있다는 듯이 깔깔대며 웃거나 “이어폰을 빼야 돼” 등 민폐남을 두둔하는 모습을 보여 네티즌들을 분노하게 했다. 네티즌들은 이 버스 민폐남의 신상을 추적해 유포하는 등 ‘마녀사냥’에 가까운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버스 민폐남은 휴대전화 번호까지 공개되는 등 비난이 가라앉질 않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술을 많이 먹고 저지른 실수였다. 한번만 용서해달라. 다시는 이런 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사과문을 공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부산 아동학대 어린이집 원장·보육교사 집행유예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3단독 사경화 판사는 24일 영아를 학대해 아동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민모(42·여) 전 부산 수영구 모 공립어린이집 원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과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전 보육교사 김모(32·여)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서모(32·여)씨에게는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사 판사는 “피고인들은 의사표현도 못 해 전적으로 보호받아야 하는 아이들을 학대해 장래 인격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는, 용납될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사 판사는 그러나 민씨와 김씨의 아동 학대 혐의 가운데 일부에 대해서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민씨는 지난해 11월 초부터 지난 2월 중순까지 5차례 울며 보챈다는 이유로 윤모양 등 1세 어린아이 3명의 머리, 등, 엉덩이 등을 손바닥으로 때리거나 엄지손가락으로 이마를 밀치며 윽박지른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지난 4월 17∼18일 3차례에 걸쳐 어린이집 교실에서 칭얼댄다는 이유 등으로 안모양 등 1세 아동 2명의 등을 때리거나 얼굴에 이불을 뒤집어씌운 채 방치한 혐의로, 서씨는 지난 4월 이모(1)양의 허리를 때린 혐의로 기소됐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지상파 하이라이트]

    ■긴급출동 24시(KBS1 밤 10시 55분) 2004년 10월 경기도 일대를 공포로 몰아넣은 부녀자 연쇄 마취 강도 사건이 벌어진다. 범인은 새벽에 차에서 내리는 여성을 동물용 마취제로 기절시킨 뒤, 피해자의 카드로 현금을 인출하고 인적이 드문 곳에 피해자를 버리고 사라졌다. 치밀한 범행에서 유일하게 남은 증거는 오직 폐쇄회로(CC)TV에 찍힌 범인의 모습뿐이었는데…. ■총리와 나(KBS2 밤 10시) 권율의 입을 입술로 막아 버린 다정. 두 사람의 입맞춤은 경호원들 사이에서 소문이 나고, 권율은 앞으로 성추행은 금지라며 다정에게 윽박지르지만 그 입맞춤이 신경 쓰인다. 권율은 혜주의 전화에 공관 내 스파이가 있으니 계약결혼 서류를 없애라고 한다. 그러나 다정은 이런 권율을 믿을 수 없기에 계약서를 숨겨 둔다. ■문화사색(MBC 오후 2시 10분) 세계 무대에서 활동을 꾸준히 펼쳐 온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 첼리스트 송영훈, 피아니스트 김정원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2003년 ‘김지연과 라이징 스타’ 공연에서 첫 무대를 가졌던 세 연주자는 이후 각자의 영역에서 최고의 연주자로 성장한다. 그리고 10년이 흐른 지금 그때의 추억과 감동을 다시 한번 떠올리며 한자리에 모인다. ■월드 챌린지 우리가 간다(SBS 밤 8시 55분) 특별 코치 김수로가 ‘터프 머더 대회’에 참여하는 멤버들에게 한턱 낸다. 그는 대회에 참가하는 멤버들의 식량 보충을 위해 마트를 찾아 마음껏 물건을 고르라며 모든 금액을 지불했다. 멤버들이 5분 동안 마트에 있는 식량을 담느라 정신이 없는 가운데 배우 박효준이 고기를 몽땅 쓸어 담아 김수로를 긴장케 한다. ■요리비전(EBS 밤 8시 20분) 찬바람 부는 겨울. 활기가 넘치는 강원도 고성의 앞바다에서 한평생 바다에 몸을 던지며 살아온 해녀들이 오늘도 차가운 바다에 뛰어든다. 해녀들이 잡아 온 자연산 참가리비는 오직 고성에서만 만날 수 있는 보물이다. 동해 최북단의 땅, 청정한 바다가 내어 주는 풍성한 해산물들로 더욱 빛나는 고성의 겨울 밥상을 만나러 간다. ■창사특집 힐링로드-만남(OBS 밤 11시 5분) ‘어느 날 밴드’는 한번도 음악을 제대로 배워 본 적 없지만, 실력은 제법이라 설악면 일대에선 모르는 이가 없다. 마을 이장을 맡은 멤버부터 낮엔 중장비 운전을 하는 멤버까지. 하는 일도 생활도 각양각색인 이들은 지금까지 각자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왔지만 오직 음악 하나로 뭉쳤다. 이들이 이제 그 정(情)을 나누려 한다.
  • [오늘의 눈] 대학인문학 몰락·거리인문학 호황에 관한 단상/이천열 사회2부 부장급

    [오늘의 눈] 대학인문학 몰락·거리인문학 호황에 관한 단상/이천열 사회2부 부장급

    ‘탕 탕 탕’ 대략 10년이 넘었다는 것뿐 대학 캠퍼스에서 총성이 울린 게 정확히 언제인지는 모른다. 총성과 함께 철학과가 죽고, 국문학과가 쓰러졌다. 캠퍼스에 화약 냄새가 진동했다. 대학은 “우리 대학 전체가 죽을 판이다. 어쩔 도리가 없다”고 변명했다. 학생들은 “내가 선택한 학과 공부를 하고 싶다”고 울부짖었다. 이른바 ‘인문학의 몰락’은 오래전 그렇게 촉발됐다. 그 즈음부터 “벚꽃 지는 순서(남쪽부터)대로 대학이 망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수히 입에 오르내렸다. 2018년부터 대학 입학 정원이 고교 졸업자 수를 추월한다는 예측 통계도 대학의 위기감을 부추겼다. 그 이후 인문학에 대한 저격이 잇따랐고, 저격 대학은 계속 늘어만 갔다. 올해는 대전에서 유난했다. 배재대는 국문학과를 외국인 교육을 위한 한국어문학과로 바꿨다. 지난 5월 9일자 서울신문에 이 기사가 난 날 안도현 시인은 “‘굶는 과’로 불리던 시절에도 국문과 폐지는 꿈도 꾸지 않았다”고 한탄했다. 조국 서울대 교수도 “100년 후, 아니 50년 후 무슨 꼴이 일어날지 모르는가”라고 울분을 토했다. 배재대는 대신 공무원법학과 등 전문대나 있을 법한 실용 학과를 신설했다. 한남대는 철학과를 점집을 연상시키는 ‘철학상담학과’로 변경했다. 학생들은 소크라테스와 맹자의 영정을 들고 ‘철학의 죽음’ 장례식을 치렀다. 지난해 말 제자들의 취직을 걱정하던 대전 모대학 서예한문학과 교수의 자살은 이 지역 인문학과의 불운한 전조였다. 사회는 갈수록 실용적인 인재만을 요구한다. 권력과 거대 자본은 개인에게 비판 능력 대신 볼트와 너트처럼 사회의 부속품이 되기를 강요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소외되고 배 고플 뿐”이라고 으르고 꼬드긴다. 교육부는 재정지원 제한 등을 무기로 대학을 윽박 질렀다. 몸집 줄이기에 나선 대학은 기업처럼 현실사회 경쟁력이 떨어지는 인문학과부터 없앴다. 균형 있는 학문의 전당이 아닌 단순 취업 통로로 전락한 것이다. 비난이 거세지자 교육부는 인문학과 취업률을 대학평가에서 빼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일선 대학들은 “재정지원 제한대학 지정 때만 그렇지 대학평가에서는 여전하다”고 볼멘소리를 낸다. 그 사이 인문학은 거리로 내몰렸다. 정부와 기업 등 너도나도 인문학 열풍이다. 수많은 자치단체가 인문학 강좌를 연다. 영락없이 ‘골라, 골라’를 외치는 저잣거리 풍경이다. 일부 생색내기도 엿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조차 “인문학이 시대의 변화를 이끈다”고 목에 힘을 주지만 인문학을 굳건히 키울 어떤 계획도 없어 보인다. 대학 캠퍼스는 좋은 세상과 삶이 어떤 것인지 하는 고민보다 냉혹한 생존 경쟁에 몸부림 치고, 거리 곳곳에 열정과 깊이 없이 인문학을 치켜세우는 깃발만 공허하게 나부낀다. 이런 흐름이 걱정돼서, 혹은 국립대인 충남대 말고는 철학과가 전멸한 대전처럼 가고 싶은 거주지 대학의 학과가 사라져 고민하는, 며칠 전 수능 성적표를 받아든 아이들 모습이 눈에 아른거린다. 이 아이들이 확신을 갖고 선택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인문학을 제대로 살릴 수 있는 보완책을 세워 내놓을 때다. 실용적인 인재들만 우리 사회를 굴리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sky@seoul.co.kr
  • [열린세상] 정쟁에 발목 잡힌 미국 농업법을 보며/김한호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

    [열린세상] 정쟁에 발목 잡힌 미국 농업법을 보며/김한호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

    ‘400억 달러 대 40억 달러.’ 미국 의회가 주장하는 향후 10년간 감축해야 할 저소득층 식품보조 금액이다.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은 400억 달러를, 민주당이 다수인 상원은 40억 달러 삭감을 주장한다. 정당의 이해 관계에 따라 공화당과 민주당의 감축 요구액이 10배나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식품복지 정책을 두고 벌이는 양당의 정쟁으로 미국은 현재 1949년 농업법에 따라 정책을 펴야 할 웃지 못할 상황에 처해 있다. 미국 농업정책은 1949년에 만들어진 ‘영구 농업법’(permanent farm bill)에 기초한다. 그리고 시간의 경과에 따라 변하는 정책 환경을 감안하여 대개 5년을 주기로 영구 농업법의 정책 변수를 수정한 한시 농업법을 도입한다. 만약 시한 만료 전에 새로운 한시 농업법을 입법하지 못하면 모법(母法)인 1949년 농업법이 발효된다. 2008년 농업법이 최근의 한시법인데 이는 2012년 9월까지 적용되는 것이었다. 따라서 지난해 10월부터는 새 한시법을 시행해야 했다. 그런데 새로운 법 개정에 실패하자 양당은 임시 방편으로 2008년 법의 기한을 올해 9월까지 연장하였다. 당시 법 개정 실패의 가장 큰 요인은 지난해 11월에 실시된 미 대통령 선거였다. 눈앞에 닥친 대선이 상이한 지지층을 가진 양당 간에 타협을 어렵게 한 것이다. 그런데 올해 9월이라는 연장 시한마저 다시 넘김으로써 현재는 1949년 농업법이 작동되는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원칙적으로 보면 현실과 동떨어진 세계 2차대전 직후의 정책계수를 지금 적용해야 한다. 다행히 올해 농산물 대부분은 2008년 법에 의해 정책 집행이 거의 완료되었기 때문에 당장에 큰 혼란은 없다. 만약 올 연말까지 새 법이 입법되지 못한다면 새해 초부터 우유를 중심으로 비현실적인 정책 가격을 적용해야 한다. 우유 100파운드당 보조가격이 현재의 9.90달러에서 우유가 희소하던 1949년 당시의 보조가격 35달러 수준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최근 오클라호마주립대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은 식품보조를 받는 저소득층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개혁을 요구하지만 400억 달러의 급진적 개혁도, 40억 달러의 미온적 개혁도 원치 않는다. 국민 의사와는 다른 정치적 요인이 농업법 입법을 발목 잡고 있는 것이다. 물론 최근의 재정 악화도 중요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도 지난해에는 임박한 대통령 선거가, 지금은 내년의 중간 선거가 이 희극 같은 상황을 초래하는 데 기여했다고 국민은 판단하고 있다. 도시 저소득층을 지지 기반으로 하는 민주당과 상대적으로 중산층 이상을 지지 기반으로 하는 공화당이 자신의 지지층 결집을 위해 입법 의무를 볼모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지금 우리 농업인은 풍년이 오히려 가격을 하락시켜 심각한 소득 문제를 야기하는 ‘풍년의 역설’을 맞고 있다. 이러한 때에 주곡인 쌀은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시급한 과제를 안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내년에 닥칠 관세화 유예 중단에 대한 대응 문제, 대내적으로는 목표가격 설정 문제가 대표적이다. 모두 정부와 농업인에게만 맡길 수 없는 국가적 과제이다. 관세화 문제는 입법을 포함한 수많은 후속 조치가 요구되는데 정부는 아직 정책 발의도 못하는 상황이고, 쌀 목표가격은 정부와 농업인 간에 타협이 어려운 금액 갈등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정치권이 대응조치 수립과 갈등 조정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정치권은 정부와 농업인 간에 갈등조정을 통한 합리적 목표가격 유도 노력보다는 정당 이익에만 근거한 정부 윽박지르기만 있었을 뿐이다. 쌀 목표가격 문제는 당장 정치적 이목을 끌 수 있는 쟁점이기에 생산적 정책논의보다는 다른 많은 농정을 방치하게 하는 원인만 되었다. 우리도 내년에 여야가 중요한 정치적 의미를 부여할 지방선거가 있다.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가 중요한 국가 정책의 발목을 잡는 도구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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