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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대국회 상임위원장 프로필

    ●운영위원장 천정배 학교 성적이 늘 1등이던 ‘목포 수재’.원칙주의자인 반면 융통성이 부족하다는 평.비즈니스위크의 ‘2004년 아시아 스타 24인’에 선정되기도.부인 서의숙(49)씨와 2녀. ▲전남 신안(50) ▲서울대 법대 ▲변호사 ▲15~17대 의원 ▲원내대표 ●법사위원장 최연희 검사 출신이며 9년째 법사위를 지킨 ‘터줏대감’.99년 ‘옷로비 청문회스타’로 꼼꼼한 업무 처리가 강점.부인 김혜동(56)씨와 1남1녀. ▲강원 동해(60) ▲서울고·서울대 법대 ▲대검 공안2과장 ▲청와대 사정·민정비서관 ▲한나라당 사무부총장 ▲15∼17대 의원 ●정무위원장 김희선 재야 운동권 출신이며 광복군 김학규 장군의 손녀.17대 국회에서 ‘친일진상규명법’ 개정안 입법을 주도 중.남편 방국진(63)씨와 1남1녀. ▲평남 평원(61)▲대전여상 중퇴 ▲여성의 전화 초대원장 ▲국민회의 여성위원장 ▲16·17대 의원 ●재경위원장 김무성 김영삼 전 대통령 비서 출신으로 김창성 전 경총 회장이 형,현정은 현대 회장의 모친인 김문희 씨가 누이. 부인 최양옥(47)씨와 1남2녀. ▲부산(53) ▲한양대 경영학과 ▲청와대 민정·사정비서관 ▲내무차관 ▲15∼17대 의원 ●통일외교통상위원장 임채정 해직기자 출신의 4선 의원.87년 대선 때 김대중 후보를 비판적으로 지지하며 정계 입문했으며,지난 대선 뒤 대통령직인수위원장으로 활동.부인 기영남(62)씨와 2남. ▲전남 나주(63) ▲고려대 법대 ▲국민회의 정세분석위원장,정책위의장 ▲14~17대 의원 ●국방위원장 유재건 재미 인권변호사 출신의 3선 의원.세련된 매너로 ‘영국신사’란 별명을 지닌 미국통 외교분야 전문가.부인 김성수(59)씨와 2남1녀. ▲서울(67) ▲연세대 정외과 ▲미국 변호사 ▲MBC시사토론 사회자 ▲14~16대 의원 ▲한ㆍ미 의원외교협의회장 ●행자위원장 이용희 17대 국회의 최고령 의원.김대중 전 대통령과 ‘내외문제연구소’를 설립했으며 6대 총선부터 6차례 낙선,4차례 당선.부인 유정순씨와 3남2녀. ▲충북 옥천(73) ▲건국대 ▲9·10·12·17대 국회의원 ▲평민당 부총재 ▲국민회의 부총재 ▲열린우리당 상임고문 ●교육위원장 황우여 법조계 출신으로 등원 이후 줄곧 교육위에서 활동.성품은 부드럽지만 일처리는 꼼꼼하다는 평.부인 이선화(49)씨와 1남2녀. ▲인천(57) ▲제물포고·서울대 법대 ▲서울지법 부장판사·헌법재판소 헌법연구원 ▲감사원 감사위원 ▲한나라당 정책위부의장 ▲15∼17대 의원 ●과기정위원장 이해봉 정통 행정관료 출신으로 아홉살 때 부모님을 여읜 뒤 대학 때 학비가 없어 휴학을 거듭하며 행시에 합격.사법연수원 부장판사인 부인 이선희(55)씨와 2남. ▲경북 달성(62)▲서울대 법대 ▲경북지사 ▲대구시장 ▲체육청소년부 차관 ▲15~17대 의원 ●문화관광위원장 이미경 열린우리당 유일의 여성 3선 의원.15대 국회 때는 한나라당 소속이었으나 동티모르 파병동의안에 반대해 제명당했다.남편 이창식(58)씨와 2녀.▲부산(54) ▲이화여대 영문과 ▲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민주당 제3정책조정위원장 ▲15~17대 의원 ●농해수위원장 김광원 소신과 반골 기질이 강한 정통 내무관료 출신.서울대 법대 재학 당시 ‘4·19 제2선언문’을 기초한 주역.부인 박해숙(55)씨와 2남1녀. ▲경북 울진(65)▲행시 10회 ▲강릉·포항시장 ▲경북 부지사 ▲한나라당 사무부총장 ▲15∼17대 의원 ●산자위원장 맹형규 뉴스 앵커 출신으로 온건합리파이며 설득력이 뛰어나다.대변인을 거쳐 99년 이회창 전 총재의 비서실장을 맡으면서 핵심측근으로 부상,기획위원장 등 요직을 거쳤다.6·5재보선 공천심사위원장도 지냈다.부인 채승원(58)씨와 2녀 ▲서울(58) ▲연세대 정외과 ▲15~17대 의원 ●보건복지위원장 이석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 출신인 노총각 3선 의원.97년 8월 자신의 명함에 ‘남조선’이라고 적었다가 ‘명함 파동’을 겪기도. ▲전북 익산(53) ▲서울대 법학과 ▲민추협 기획위원 ▲14·15·17대 의원 ▲새천년민주당 제2정조위원장 ▲환경관리공단 이사장 ●환노위원장 이경재 해직기자 출신으로 김영삼 전 총재 공보특보로 정계 입문.솔직한 편이며 지난해 ‘여자 안방’ 발언으로 설화를 겪기도.부인 성신자(44)씨와 1남2녀. ▲경기 이천(63) ▲강화고·서울대 사회학과 ▲동아일보 정치부장 ▲청와대 공보수석 ▲공보처 차관 ▲15∼17대 의원 ●건교위원장 김한길 김대중·노무현 두 대통령의 대선후보 선대위에서 선거기획을 총괄했던 기획통.95년 김 전 대통령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탤런트인 부인 최명길씨(42)와 2남. ▲일본 도쿄(51) ▲건국대 ▲15~17대 의원 ▲청와대 정책기획수석비서관 ▲문화관광부 장관 ●정보위원장 문희상 노무현 대통령의 ‘복심(腹心)’.‘털털한 외모 덕에 ‘겉은 장비(張飛)’이지만 ‘속은 조조(曹操)’라는 평가.부인 김양수(58)씨와 1남2녀. ▲경기 의정부(57) ▲서울대 법대 ▲연청 중앙회장 ▲14·16·17대 의원 ▲국정원 기획조정실장 ▲참여정부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 ●여성위원장 김애실 여성으론 국내 최초의 경제학 박사이며 한나라당 비례대표 1번으로 정계 입문.남편인 박동운(63)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와 1남1녀. ▲평북 강계(58) ▲경기여고 미국 하와이대 경제학과 ▲한국외국어대 사회과학대학장 ▲한국여성경제학회장 ▲17대 의원 ●예결특위위원장 정세균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쌍용그룹에 입사,18년간 근무한 뒤 정계에 입문.96년 당진제철소 건설과 관련해 한보그룹 로비자금을 거절하기도.부인 최혜경(52)씨와 1남1녀. ▲전북 장수(54) ▲고려대 법대 ▲15∼17대 의원 ▲민주당·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 ●윤리특위위원장 김원웅 공화당 사무처 공채 출신으로 노무현 대통령과는 꼬마민주당 창당,통추 활동으로 인연.지난 17대 대선때 한나라당을 탈당해 유시민 의원과 개혁당을 이끌었다.강성 개혁주의자로 통한다.부인 진옥선씨와 1남2녀 ▲중국 충칭(60) ▲서울대 정치학과 ▲14·16·17대 의원 ˝
  • [사설] ‘핵 동결 대 보상’ 논의 구체화해야

    제3차 베이징 6자회담이 그제 폐막됐다.고농축 우라늄(HEU) 문제 등 핵심 쟁점에 대해서는 미국과 북한이 기존입장에서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그래서 구체적인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8개항의 의장 성명을 채택하는 데 그쳤다.그러나 한반도 비핵화를 향해 새로운 걸음을 내디딘 점은 평가할 만하다.‘핵 동결 대 보상’ 방안에 대해 모든 참가국들이 의견을 같이하고 해법을 찾기로 한 것이다.9월말 이전에 제4차 6자회담을 열기로 합의한 것이나,그 전에 실무회담을 열어 핵 동결 상응조치를 논의하기로 한 것도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북한과 미국의 태도변화가 주목됐다.두 나라는 지금까지와 달리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었다.북한은 핵 사찰의 투명성을 전제로 핵무기와 그와 관련된 계획을 전부 포기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미국도 한국이 제시했던 3단계 북핵 해결방안과 유사한 내용을 제시했다.회담에서 양국이 서로의 의지를 확인한 만큼 향후 협상이 중요하다.우선 북핵 문제는 당사자격인 미·북이 주도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신뢰를 쌓는 게 중요하다.성과물을 내기 위해 실천이 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앞으로 열릴 실무협상에서는 참가국들이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핵폐기 범위,HEU 문제 등을 놓고 미국과 북한이 지금처럼 계속 ‘원칙’만 고수할 경우 협상은 답보상태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회담의 모멘텀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돌파구를 찾을 필요가 있다.상황 진전에 따라 북·미 양측 최고위층의 결단이 요구되는 대목이기도 하다.핵은 북한 정권의 명운이 걸린 문제라고 할 수 있다.그런 만큼 북한은 마지막까지 밀고 당기기를 할 가능성이 크다.그렇다고 미국이 북한을 벼랑끝으로 몰아붙이면 안 될 것이다.양측의 성의를 거듭 촉구한다.˝
  • [오늘의 눈] 난지 골프장 유감/송한수 수도권부 기자

    “지구촌을 뒤져 봐도 일요일에 문을 닫는 골프장은 난지도뿐이다.”(국민체육진흥공단 부장) “공공기관이 영리를 취하겠다니….”(서울시 국장) 150억원 가까이 들여 지난 3월 마무리된 서울 난지도골프장이 시와 공단의 싸움으로 개점휴업 상태다.운영권을 둘러싼 줄다리기 때문에 골프장 둘레에 꾸며놓은 노을공원도 덩달아 개점휴업이다.쓰레기장 녹화사업에 들어간 700억원을 합쳐 850억원이라는 시민 돈이 썩고 있는 셈이다. 시는 공단이 사업자 선정 때의 약속을 깨고 영리를 꾀하려 한다고 주장한다.비영리 공공시설로 신청해 놓고 영리를 취할 수 있는 ‘체육시설업’으로 인가해달라고 생떼를 쓴다는 것이다.또 투자비 회수는 요금을 올리지 않더라도 가능하며,적자가 난다면 보전해주겠다고 통보했다. 반면 공단은 골프장 조성·운영에 관한 협약에 따르면 이용료 인상 때 공단 이사장과 시장이 협의한 뒤 문화부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돼 있는데 조례로 요금규정을 둬 협약위반이라고 맞선다.투자비 회수라지만 146억원이 아니라 322억원을 들고 나온다.산하 시설의 연평균 수익률 6%는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한다.이 수익은 난지골프장 운영계약이 끝나는 20년 뒤 체육진흥기금으로 쓰기 때문에 영리 목적은 아니라고 한다. 원세훈 부시장은 “공단이 계속 고집을 부린다면 다른 사업자를 찾아볼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그렇게 되면 위약금 문제 등으로 자칫 법정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골프장 개장은 연내에도 어렵게 되는 것이다.‘그림의 떡’이 된 골프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장과 공단 이사장이 만나 시민 편에서 대화를 나누면 어떨까.실무자끼리 융통성을 발휘하지 못해 깊어진 불신의 골을 메울 수 있어서다. 송한수 수도권부 기자 onekor@seoul.co.kr˝
  • ‘부자특성연구회’ 세미나… 기업가 유형 9가지 분류

    ‘한국의 재벌 총수들에게는 뭔가 특별한 게 있다?’ 재테크 전문 컨설턴트 주혜명씨는 최근 삼성경제연구소 사이버포럼 ‘부자특성연구회’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한국 대표 기업가들의 유형을 ‘평가형’,‘분석가형’ 등 9가지로 분류해 눈길을 끌었다. 치밀한 계획과 철저한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일을 추진한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은 ‘평가형’으로 분류됐다.기습적으로 진출한 것으로 알려진 반도체 산업도 오랜 조사와 계획,확인 절차 등을 거쳤다.결정을 내리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일단 내린 결정에 대해서는 과감한 추진력을 발휘한다.다만 1인 결정식의 ‘상명하달’체계와 지나친 원칙과 규칙 때문에 융통성이나 창의력은 떨어질 수 있다. ●‘분석가형’ 이건희… ‘중재자형’ 최종현 “왜 그 사업을,그곳에서,그 시기에,그 사람으로 하여금,그만한 돈을 들여서,하느냐.”고 6번이나 ‘왜’라는 질문을 던진다는 이건희 삼성 회장은 ‘분석가형’이다.선대 회장과 닮은 점도 많지만 기강과 규율보다 창의성과 집중력,융통성과 미래지향성을 중시한다는 차이가 있다.감정을 다루는 데는 서툰 측면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먼저 행동하고 수습’했다는 고 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은 ‘리더형’이다.일단 시작을 해놓고 경험이 부족하면 아이디어를 짜내고 능력이 부족하면 밤을 새워서라도 해낸다.‘뭐든지 어렵다고 생각하면 한없이 어렵고 쉽게 생각하면 또 한없이 쉬운 게 일이다.’라는 정 회장의 말이 이를 잘 표현해준다.본인이 먼저 위험한 상황에 뛰어들어 모범을 보임으로써 사람들의 신뢰를 얻어낸다.현대가 매년 ‘노사분규’로 몸살을 앓아도 건재한 것은 정 회장이 갈등을 서로 알게 되는 계기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고 최종현 전 SK회장은 ‘중재자형’이었다.단기적인 성취보다 청사진을 마련한 뒤 보통사람이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먼 시선으로 전략을 전개,‘마라톤 주자’와 비슷한 모습을 가졌다. 전문가들이 나무가 자랄 수 없는 땅이라는 평가를 내린 경기도 이천의 산에 10m 간격으로 구덩이를 파고 거름을 줘 ‘옥토’로 바꾼 일화가 대표적이다.언뜻 보기에 미련해 보이기도 하지만 소신을 가지고 밀고 나가 확실한 결과를 보여주기도 한다. ●‘충신형’ 안철수… ‘연예인형’ 정문술 이밖에 ‘민들레영토’ 지승룡 사장은 ‘돈을 가장 가치 있게 쓰는 것은 다른 사람을 위해서다.’라는 신념을 가진 ‘봉사형’으로,쌈지의 천호균 사장은 ‘예술가형’으로 분류됐다. 안철수 소장은 ‘충신형’,정문술 전 미래산업 대표는 ‘연예인 타입’의 대표적인 CEO였다. 2002년 출범한 ‘부자특성연구회’(www.seri.org//forum//rich)는 8000여명의 회원을 보유중이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사설] 국민투표 약속 대통령도 했다면

    노무현 대통령이 2002년 대통령후보 시절 TV연설에서 행정수도 이전 관련 국민투표 용의를 밝혔다는 사실이 뒤늦게 논란이 되고 있다.당시 노 대통령은 “당선 후 1년 이내에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서 국민투표로 최종 결정하겠다.”고 말했다.청와대측은 “거대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의 반대속에서 차선책으로 제시했던 방안”이라면서 “지난해 말 여야가 함께 신행정수도 특별법을 통과시킨 만큼 국민투표 언급은 이제 의미 없다.”고 해명했다. 신행정수도 특별법의 국회 통과라는 상황 변화를 감안하더라도,노 대통령이 지금 국민투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은 일관성을 잃었다는 비판을 받을 만하다.우리는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한 국민여론 결집이 미흡했음을 여러차례 지적했다.여야 모두 정치적 이해가 앞섰을 뿐,진지하게 토론할 기회는 적었다.한나라당도 대선·총선을 거치면서 반대·찬성·반대를 오락가락했다. 행정수도 이전을 놓고 정치적 논란이 심하고,말이 바뀌고,지역간 의견이 다르다면 국론을 다시 모으는 절차가 필요하다.특별법이 통과됐으니까 문제없다는 여권,천도 수준이어서 반대한다는 야권 모두 융통성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정부·여당은 8월 중 수도이전 후보지 발표에 앞서 새달 1일 평가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후보지 확정을 미루고 혼란스러운 상황을 먼저 정리해야 한다. 국민투표가 궁극적으로 갈등해소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국민투표가 위헌적이라는 여당 일각의 주장은 근거가 약하다.하지만 당장 시행에 들어가면 국론분열 양상이 더 심각해질 우려도 있다.특별법 절차에 따른 여론수렴을 우선할 필요가 있다.입법부·사법부 등 헌법기관 이전은 국회동의를 받도록 특별법은 규정했다.정부는 이전 일정을 일시 중단하고,동의절차를 빨리 추진하는 게 옳다.국회에서 공청회 등을 통해 찬반 토론이 치열하게 이뤄져야 한다.그래도 결론이 안 난다면 국민투표를 포함,국론을 모으는 다른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 ‘유니버설 보험’ 뜬다

    사람들이 생명보험 가입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는 매월 꼬박꼬박 보험료를 내야 하고 오랫동안 그 돈을 찾을 수 없다는 점이다.급한 일로 보험계약을 깰라치면 막심한 원금손실도 불가피하다.하물며 수십년간 돈을 부어야 하는 종신보험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그래서 요즘 뜨고 있는 게 ‘유니버설 보험’이다.기존 종신보험의 약점을 보완한 상품이다.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걸음마 단계이지만 보험산업이 발달한 미국에서는 생명보험 계약의 절반 정도가 이 유니버설 보험이다.지난해 7월 미국계 메트라이프생명이 처음 상품을 낸 이후 국내사에서는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이,외국계에서는 PCA생명과 AIG생명이 도입했다. ●자유로운 보험료 납입 유니버설 보험은 가입 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월 보험료를 자기가 조절할 수 있다.몇달 동안 돈을 안내도 보험이 깨지지 않는다.또 돈이 필요하면 일정범위에서 자기가 낸 돈을 찾아 쓸 수도 있다.보험상품에 은행예금 성격이 추가된 일종의 ‘퓨전 상품’인 셈이다. 삼성생명이 최근 내놓은 유니버설 보험을 예로 들어보자. 35세 남자 회사원 A씨가 최소 보장액 1억원짜리 상품에 가입할 경우 기준보험료는 월 20만 6000원(여자 15만 5000원)이다.A씨는 처음 만 2년(24개월)간은 일반 종신보험과 마찬가지로 매월 꼬박꼬박 보험료를 내야 한다.그러나 이 기간이 지나면 보험료 납입에 융통성이 생긴다.형편이 나쁘면 10만원만 내도 되고 여유가 있다 싶으면 한꺼번에 40만원을 내도 된다.하지만 아무리 많이 내도 기준보험료의 2배(A씨의 경우 41만 2000원)를 넘지는 못한다.다시 형편이 나빠지면 아예 몇달을 안내도 계약이 유지된다.못 낸 보험료는 기존 적립금에서 자동으로 인출되기 때문이다. 중간에 급전이 필요하면 돈을 찾을 수 있다.단,해약환급금의 50% 범위에서 연간 4차례까지만 가능하다.하지만 중도인출한 액수만큼 보장액은 줄어든다.이를 테면 A씨가 사정이 생겨 1000만원을 찾아 쓴 상태에서 사망한다면 A씨의 가족들이 받을 액수는 9000만원이 된다.인출금액의 0.5%만큼 수수료도 내야 한다. 교보생명의 ‘다사랑 유니버설 보험’은 지난 2월 출시 이후 일주일 만에 6500건에 16억원어치가 팔려나가 대박을 예고하더니 이후에도 월 평균 1만 7000여건에 56억원어치가 팔려나가고 있다.월 평균 3000여건인 다른 상품의 6배에 이른다. 미국계 AIG생명은 지난달 가입 18개월 이후부터 80세 만기까지 수시입금이 가능한 ‘프라임 유니버설 보험’을 내놓았다.특히 45세부터 80세까지 연금전환이 가능해 노후 생활자금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유니버설+실적배당=변액유니버설 변액유니버설 보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일반 유니버설 보험의 기능에 더해 투신상품처럼 보험료 운용 수익률에 따라 실적배당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국내 유니버설 보험의 원조인 메트라이프 생명 ‘마이펀드 변액유니버설 보험’이 여기에 해당한다.계약자의 투자성향과 시장 상황 등에 맞춰 계약자 스스로 4가지 펀드(MMF형,우량공사채형,혼합안전형,혼합성장형)를 선택할 수 있다.지난해 7월 출시 이후 올 3월까지 3만 2886건 계약에 초회보험료 수입이 134억원에 이를 만큼 호응이 높다.현재 연 수익률 20%(혼합성장형 기준) 안팎으로 업계 최고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영국계 PCA생명은 지난달 ‘PCA 드림링크 변액유니버설 보험’을 출시했다.매월 보험사에 내는 보험료도 보험가입 금액의 0.25%에서 최고 10%까지 자유롭게 고객이 선택하도록 했다.삼성생명과 대한생명 등도 하반기에 변액유니버설 보험 출시를 계획중이다. 삼성생명 이승철 대리는 “적립방식이 자유롭다지만 보험료 미납이 장기간 지속되면 계약이 해지될 수 있고,중도인출할 경우 인출금액의 0.5% 내외의 수수료가 부과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또 변액유니버설 상품은 주가·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자칫 고수익은 커녕 투자손실을 볼 수도 있다.해당 보험사의 자산운용능력을 정확히 진단한 뒤 상품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정부, 한미방위조약 손대지 않는다

    정부의 고위당국자들은 사회 일각에서 일고 있는 한·미 상호방위조약 개정 요구 움직임에 대해 단호한 자세다.지난 2일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의 주례 브리핑에 이어 외교·안보정책의 핵심관계자도 지난 주말 이를 재확인하고 나서는 등 논의 확산 자체를 사전 차단하는 분위기다. 최근 미국의 전세계 해외주둔미군 재배치계획(GPR)에 따른 주한미군 성격 변화를 계기로,일부 시민단체들이 주장하는 한·미 상호방위조약 개정 및 폐지론의 핵심은 지난 53년 10월 한국전쟁의 산물로 만들어진 한·미 상호방위조약이 근본적으로 불평등하다는 것이다.그러나 개정 배경과 대안에 대해선 한국의 안보 상황과 북한,그리고 미국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정부는 최근 극단의 스펙트럼 분포를 보이는 우리 사회 여론의 소용돌이에 더해 이 문제가 상정될 경우 국론 분열로 이어지고 국제사회에도 좋지 않은 메시지를 줄 것을 우려하고 있다. ●같은 조항에,각기 다른 해석 한·미 상호방위조약은 모두 6개항으로 간단하다.여기에 “상대국이 외부로부터의 무력 공격을 받을 경우가 아니면 그를 원조할 의무를 지는 게 아니다.”는 미측 양해 사항이 첨가돼 있다.1조는 무력 분쟁에 대해 평화적 수단으로 해결하고 유엔의 목적이나 유엔에 대해 무력 행사를 삼갈 것을 약속하는 조항이다.2조는 상대국의 정치적 독립이 무력공격 위협을 받을 때 서로 협의하고,당사국은 단독으로나,공동으로나 자조와 상호원조에 의해 무력공격을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을 지속하고 강화시킬 것이며 이를 협의와 합의에 의해 취한다고 돼 있다.이에 대해 미군관련 시민운동을 주도해온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은 “미국이 (위협에 대한) 판단을 일방적으로 할 수 있고,단독으로 무력공격을 방지하기 위한 수단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도록 허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북한에 대한 미국의 선제공격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반면,상호 협의하도록만 돼 있어 유사시(북한의 침략)미군의 자동개입을 보장하지 않아 이를 수정해야 한다는 학자들도 있다. 일부 학자들은 개입적 한·미동맹에 대비해 동북아 안정군으로서의 역할 범위를 조약 속에 투명하게 담아야 한다는 입장을 편다. ●정부 입장은 ‘NO’ 정부는 조약에 이미 태평양에 대한 안보 범위까지 담겨 있고,이 조약 자체가 방어적인 성격의 포괄적 조약이므로 손을 대지 않는다는 방침이다.조약은 그대로 두고,하위 법체계를 통해 새롭게 변하는 상황들을 융통성 있게 담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정부 관계자는 미·일의 경우도 조약이 아닌,지침(가이드라인)을 통해 군사동맹을 질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정부, 한미방위조약 손대지 않는다

    정부, 한미방위조약 손대지 않는다

    정부의 고위당국자들은 사회 일각에서 일고 있는 한·미 상호방위조약 개정 요구 움직임에 대해 단호한 자세다.지난 2일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의 주례 브리핑에 이어 외교·안보정책의 핵심관계자도 지난 주말 이를 재확인하고 나서는 등 논의 확산 자체를 사전 차단하는 분위기다. 최근 미국의 전세계 해외주둔미군 재배치계획(GPR)에 따른 주한미군 성격 변화를 계기로,일부 시민단체들이 주장하는 한·미 상호방위조약 개정 및 폐지론의 핵심은 지난 53년 10월 한국전쟁의 산물로 만들어진 한·미 상호방위조약이 근본적으로 불평등하다는 것이다.그러나 개정 배경과 대안에 대해선 한국의 안보 상황과 북한,그리고 미국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정부는 최근 극단의 스펙트럼 분포를 보이는 우리 사회 여론의 소용돌이에 더해 이 문제가 상정될 경우 국론 분열로 이어지고 국제사회에도 좋지 않은 메시지를 줄 것을 우려하고 있다. ●같은 조항에,각기 다른 해석 한·미 상호방위조약은 모두 6개항으로 간단하다.여기에 “상대국이 외부로부터의 무력 공격을 받을 경우가 아니면 그를 원조할 의무를 지는 게 아니다.”는 미측 양해 사항이 첨가돼 있다.1조는 무력 분쟁에 대해 평화적 수단으로 해결하고 유엔의 목적이나 유엔에 대해 무력 행사를 삼갈 것을 약속하는 조항이다.2조는 상대국의 정치적 독립이 무력공격 위협을 받을 때 서로 협의하고,당사국은 단독으로나,공동으로나 자조와 상호원조에 의해 무력공격을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을 지속하고 강화시킬 것이며 이를 협의와 합의에 의해 취한다고 돼 있다.이에 대해 미군관련 시민운동을 주도해온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은 “미국이 (위협에 대한) 판단을 일방적으로 할 수 있고,단독으로 무력공격을 방지하기 위한 수단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도록 허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북한에 대한 미국의 선제공격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반면,상호 협의하도록만 돼 있어 유사시(북한의 침략)미군의 자동개입을 보장하지 않아 이를 수정해야 한다는 학자들도 있다. 일부 학자들은 개입적 한·미동맹에 대비해 동북아 안정군으로서의 역할 범위를 조약 속에 투명하게 담아야 한다는 입장을 편다. ●정부 입장은 ‘NO’ 정부는 조약에 이미 태평양에 대한 안보 범위까지 담겨 있고,이 조약 자체가 방어적인 성격의 포괄적 조약이므로 손을 대지 않는다는 방침이다.조약은 그대로 두고,하위 법체계를 통해 새롭게 변하는 상황들을 융통성 있게 담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정부 관계자는 미·일의 경우도 조약이 아닌,지침(가이드라인)을 통해 군사동맹을 질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씨줄날줄] 토요일 선거/이목희 논설위원

    근래 들어 대의민주주의는 정치 냉소주의와 무관심으로 위기에 처했다.투표율은 계속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특히 재·보궐선거는 정도가 지나치다. 지방자치단체장·지방의회의원 재·보궐선거가 5일 치러진다.광역단체장 4곳과 기초단체장 19곳을 비롯해 전국 114개 지역에서 실시되므로 결코 작은 선거가 아니다.여야 중앙당은 후끈 몸이 달았지만,유권자들이 대거 투표장으로 갈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이번 재·보선은 투표일 지정에 있어 실험적 방안이 도입됐다.사상 처음으로 토요일에 투표가 실시된다.또 투표시간이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2시간 연장됐다. ‘토요일 및 야간연장 투표’는 개정선거법에 따른 것이다.지난 3월 고쳐진 선거법은 대통령선거,총선,지방선거 등 임기만료로 인한 선거는 수요일에 치르도록 정했다.이날은 공휴일로 지정된다.재·보궐선거는 토요일에 실시토록 했다.재·보궐선거일은 법정 공휴일이 아니어서,투표율을 조금이라도 높여 보자는 생각에 토요일로 정했다고 한다.이전까지는 모든 선거를 목요일에 치렀다. 이렇게 선거일을 가지고 고심해도 재·보선 투표율은 40% 안팎에 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절반의 표를 얻어 당선돼도 전체 유권자의 20% 지지에 그친다.대표성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선진국들도 낮은 투표율로 고심하기는 마찬가지다.미국은 화요일로 선거일을 고정했고,일본은 일요일에 실시하되 지역별로 아침이나 저녁 투표시간을 연장할 수 있게 융통성을 두었다.호주는 투표불참자에게 4만원 정도의 벌금을 물리고 있다.벨기에 스위스 그리스 등도 벌금제를 채택했다. 우리도 벌금제 도입을 시도한 적이 있다.지난 1999년 중앙선관위가 투표 불참자에게 5000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여론의 반대로 실행에는 이르지 못했다. 투표율 저조현상을 역전시키기 위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이탈리아처럼 투표불참 기록을 공공문서에 남겨 피선거권을 제한하거나 공직임용 때 참고하는 방안을 검토할 만하다.투표장에서 간단한 기념품을 준다든지,투표에 참여하면 일정액의 세액공제를 해주는 방안도 있다. 이목희 논설위원˝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9·11이후 달라진 美시위문화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지난달 25일 워싱턴에서는 낙태의 권리를 주장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전국에서 수십만명의 시위자가 ‘워싱턴 몰’로 불리는 미 의회와 링컨 기념관 사이의 광장에 운집했다.1960년대의 반전시위 이후 최대 규모로 전해졌다. 그러나 시위가 4시간여 동안 진행됐으나 몰 이외에서 시위를 벌이는 행위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집회를 마친 뒤 백악관으로 이어지는 도로에서 거리시위를 벌였으나 이 역시 정해진 시간과 도로를 따라 차분히 진행됐다.경찰은 일요일을 맞아 관광을 나선 행락객들의 교통흐름에 방해가 되지 않게 간선도로를 차단하지는 않았다. ●교통장애와 소음피해 방지가 집회의 자유보다 앞선다 워싱턴 경찰국에서 17년간 근무한 한국계 경찰 조셉 오는 “헌법이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지만 어디까지나 다른 사람에 피해가 되지 않는 한도에서 법이 운영된다.”며 “예컨대 출퇴근 시간대에 시위자들의 시위는 결코 허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에서처럼 밤에 촛불을 들고 시위할 수도 있으나 낮과 밤 가운데 하나만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낮부터 밤까지의 마라톤 시위는 불가능하다.시위 때문에 낮에 사무실에 오지 않는 사람들이 밤에 일할 기회를 주도록 해가 떨어지면 시위를 끝내야 한다.반대로 밤에 시위하려면 해가 지기 전에는 어떤 행사도 시작할 수 없다.주택지역이나 주택지역에 피해가 되는 곳에서는 어떠한 시위도 금지된다. ●최장 1년 전부터 시위가 예고된다 4월28일 의회 앞에서 열린 북한 자유의 날 시위는 5개월 전에 통보됐다.주관 단체인 북한자유연합이 지난 연말부터 인터넷과 메일 등으로 언론기관과 유관단체들에 알렸다.긴급한 사안에 맞춰 한국에서처럼 즉석 시위를 벌일 수도 있으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장소를 물색하기가 쉽지 않다. 만약 반전(反戰)시위를 계획할 경우 다른 단체들이 비슷한 행사를 준비했다면 동일한 장소가 아니더라도 같은날의 시위는 허락되지 않는 게 보통이다. 워싱턴 경찰당국의 한 관계자는 “비슷한 이슈에 관한 시위는 먼저 신청한 단체나 조직에 우선권을 준다.”며 “자칫 작은 규모로 시작한 여러 시위가 합쳐져 시민생활에 큰 불편을 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그 때문에 각종 시위는 적어도 1∼2달 전,길게는 1년 전부터 당국에 허가 신청을 한다.지난달 열린 낙태 권리를 위한 시위는 지난해 6월에 허가를 받았다.당국의 허가를 얻기 위해서는 시위에 참가하는 총인원,시간,장소,집회가 끝난 뒤 이동하는 경로 등을 구체적으로 적어야 한다.고속도로에서의 시위는 100% 불허한다.고속도로를 차단하면 경찰이 무조건 체포한다. ●청소비 등 시위와 관련한 모든 책임은 주관단체가 진다 시위 도중 일어나는 사고나 불상사는 전적으로 주관단체의 책임이다.지정된 장소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 시위를 벌이면 경찰이 붙잡아 즉결재판에 넘길 수 있다.물론 다소 융통성이 있으며 경찰은 정해진 시위장소에 공권력을 최대한 동원,시위자들을 보호한다.특히 거리시위에는 교통신호 체계를 시위 중심으로 바꿔 시위를 도와야 한다. 시위에 참가하지 않는 시민이 교통이나 소음 등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소송을 제기하면 사법당국은 허가된 장소라도 피해의 정도가 클 경우 주관단체에 책임을 물릴 수가 있다. 미국의 각 주나 카운티의 경찰당국은 이를 위해 소음피해에 대한 규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시위가 끝나면 각종 쓰레기들이 나오게 마련이다.미국에서는 시위 주변을 당국이 청소하지만 쓰레기 등의 수거비와 인건비는 관련단체에 추후 청구한다.보통 1만명이 참여할 경우 청소비로 2000달러 안팎이 든다고 한다. ●9·11 이후 까다로워진 시위 현장 지난달 워싱턴 시내에서는 국제통화기금(IMF) 및 세계은행 연차총회가 열렸다.세계화에 반대하는 단체들이 시위를 벌이는 행사로도 유명하다.그러나 올해에는 시위가 있었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조용히 지나갔다. 당국이 시위를 허락하면서도 국가안보상의 이유로 반경 500m를 철저히 통제했다.이를 뚫으려고 돌진하면 경찰이 체포하겠다고 밝혔다. 테러리스트가 끼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엄포를 놓으며 강력 대처를 다짐했다.테러의 우려로 시민들이 당국의 방침을 적극 지지하자 결국 시위는 지지부진했다. 관공서 앞의 시위에는 가방의 크기를 제한한다.등에 메는 가방 정도는 허락하지만 여행용 가방은 검색을 받도록 했다.또한 폭탄 등을 투척할 거리 이내에서는 시위가 금지된다.피켓을 들 경우에도 쇠 파이프나 각목은 금지되고 30㎝ 안팎의 작은 막대기만 사용할 수 있다. 이같은 시위규칙을 어기거나 시위장소를 이탈하면 즉결심판에 부쳐 3일간의 구류와 함께 100달러의 벌금을 물린다.대규모 시위가 열릴 때에는 스타디움을 통째로 빌려 불법 시위자 수용에 대비하기도 한다.판사가 스타디움에서 즉결 법정을 연다. mip@seoul.co.kr 미국만큼 집회와 시위가 잘 보장된 나라도 없다.백악관,의회,외국 대사관 앞에서 미리 신청하면 얼마든지 시위를 벌일 수 있다.그러나 미국만큼 시위를 엄격히 통제하는 나라 역시 드물다.시위 관련자들이 ‘통제선(police line)’을 넘으면 즉각 체포하는 게 미국이다.시위로 불편을 받은 사람도 언제든지 시위자를 고발할 수 있다.특히 9·11 이후 테러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시위를 허용하는 조건이 상당히 까다로워졌다.무기로 사용할 수 있는 막대기로 피켓을 받치지 못하게 하고 가방의 크기도 제한한다.혹시 가방 안에 폭탄이 들었을까 해서다.시위를 허용하면서 국가안보라는 이유를 내세워 집회장소를 이중삼중으로 에워싸,사실상 원천봉쇄하기도 한다. ˝
  • 은행 ‘中企살리기’ 나섰다

    중소기업에 고압적인 자세를 보여온 은행들이 변했다.최근들어 대출만기를 조건없이 연장해 주고,심지어 이자까지 깎아 주겠다며 거래기업 붙들기에 나섰다.“은행들이 중소기업 다 죽인다.”고 비난받았던 얼마 전까지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기업이 부도나면 은행 역시 손해를 보게 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현실적으로 중소기업 대출 외에 자산을 굴릴 방도가 마땅치 않은 것도 이유다.대기업들은 돈이 남아 대출을 안하고,가계대출 역시 많이 이뤄졌기 때문이다.특히 은행들이 올 1·4분기 사상최대 규모의 흑자를 내는 등 경영이 정상화된 것도 ‘인심을 쓰는’ 배경이다. ●은행권 일제히 “만기연장,이자감면” 우리은행은 올 상반기 중 만기가 돌아오는 중소기업 대출에 대해 6개월간 만기를 늘려주라는 내용의 공문을 지난 22일 일선 영업점에 내려보냈다.특히 중소기업에 큰 부담이 됐던 ‘내입’(內入·만기연장 때 원금의 일부를 갚는 것)도 요구하지 말라고 했다.2∼3%포인트 수준이던 지점장 전결금리 폭도 대폭 확대,기업사정에 따라 융통성 있게 편의를 제공하라고도 했다.은행 관계자는 “프리 워크아웃(사전 기업구조조정작업)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대상 기업 1200여개를 뽑은 데 이어,특히 전망이 좋은 기업 30여곳에 대해 대출이자 감면 및 이자상환 유예 등 조치를 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도 최근 영업지침을 통해 영업점장 전결권을 확대,신용등급에 문제가 없는 중소기업들은 원금상환없이 최장 1년간 만기를 연장해 주도록 했다.기업은행은 이자를 정상적으로 갚아 온 중소기업들에 대해 내입없이 1년간 만기를 늘려주고 신용도에 문제가 있더라도 원금의 5∼10%를 갚으면 최대 1년간 만기를 늘려주도록 지시했다.신한은행도 지난 22일 공문에서 원금상환없이 최장 1년간 만기연장을 허용하고 일시적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 중 전망이 좋은 곳을 선별,사전 워크아웃을 실시하도록 했다.조흥은행도 6개월간 상환기한을 연장해 주기로 했다. 올들어 은행권은 중소기업 부실화에 대비한다며 신규대출은 억제하고 기존대출 회수에 주력,중소기업 경영난을 더욱 부채질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실제로 수치가 증명한다.국민은행은 지난달 말 중소기업 대출잔액이 전년 말 대비 1.85%,우리은행은 0.78% 늘어나는 데 그쳤다.하나은행과 신한은행도 각각 4.5%와 4.8%의 증가율로 10% 안팎에 달했던 전년동기에 크게 못미쳤다. ●“자금난 기업 살려내고 고객도 확보하라.” 중소기업 연체율은 1월 2.8%,2월 2.9%,3월 2.8% 등 꾸준히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연체율 상승이 부메랑으로 돌아와 은행 부실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면서 “어느정도 전망이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숨통을 틔워 주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은행권에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특히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태도가 부드러워진 데에는 정부의 압력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최근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중소기업 자금난을 덜기 위한 은행권의 협조를 강력하게 요청한 바 있다. 기나긴 경기침체의 터널이 끝나가고 있다는 기대감도 은행들의 영업전략 변화의 이유로 분석된다.지금 기업고객을 확실히 붙잡아 놓아야 경기가 좋아졌을 때 기업들이 단단한 수익원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계산에서다.일종의 미래투자인 셈이다.현실적으로 돈을 굴릴 곳도 없다.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경우,대기업 대출은 전체 10%에 불과하고 가계대출과 중소기업대출이 각각 45%씩을 차지한다.”면서 “대기업은 은행돈을 쓰지 않고 가계대출도 부진한 상황에서 믿을 곳은 중소기업뿐”이라고 말했다. ●은행 최대규모 흑자…곳간에서 인심난다 은행들이 인심을 쓸 수 있는 배경 중 하나는 올 1·4분기의 막대한 흑자.국내 19개 은행들의 1분기 순이익은 1조 7469억원(잠정)으로 작년 전체규모(1조 8591억원)에 육박했다.지난해 1분기(499억원)와 비교하면 35배에 이른다.지난해 사상 최대의 적자를 기록했던 국민은행은 1분기 순이익이 1691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311.4% 늘었다. 하나은행도 1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보다 216.30% 늘어난 2018억원에 달했고,한미은행 역시 1184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433.3% 증가했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신용카드 연체율이 잡히는 등 대손충당금 적립부담이 대폭 줄어 순이익이 커졌다.”면서 “특히 수신보다 대출에 주력하면서 예대마진(예금이자와 대출이자의 차이)도 커졌다.”고 말했다.금융계는 작년의 SK글로벌 사태,카드사 유동성 위기 등과 같은 돌발악재가 없다면 올해 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은 사상 최대였던 2001년(5조 2792억원)보다 훨씬 많은 7조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태균 김미경기자 windsea@seoul.co.kr˝
  • [사설] 파병문제 선거 이용 안돼

    이라크 상황이 제2의 전쟁을 방불케 하고 외국인 납치사태가 이어지는 등 급변하고 있다.더욱이 추가파병이 예정되어 있는 우리로서는 이라크의 상황 변화가 그 어느 때보다 걱정스럽다.지금 우리의 문제는 이라크의 상황이 어떻게 하면 국익과 국민의 안전에 피해가 돌아오지 않게 할 수 있을까,한·미동맹과 국제관계에서 우리의 역할과 이해를 관철시킬 수 있을까에 모아진다. 이라크 추가파병은 이미 파병이 결정되었다고 할지라도 애초에 설정한 파병 목적이라든가,현지상황이나 국제사회의 변화에 따라 최종순간까지도 보완하고 재검토할 일이 발생할 수 있다.국제사회나 한국과 미국이 처한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융통성도 열려 있어야 한다.그런 점에서 최근 이라크의 상황 변화에 따른 정부의 대처나 고민,정치권의 걱정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 정치권이 이라크 파병 전면 재검토를 부각시키고 있는 것은 국가차원의 문제를 선거전략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바람직스럽지 않다.파병문제에 대한 신중한 검토와 보완은 당연하지만 파병자체가 옳으냐,그르냐의 논쟁을 새로 시작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더욱이 총선 선거일이 불과 사흘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정치권이 이를 총선 이슈화한다든가,선거전략으로 이용해 국민들의 판단을 흐리게 해서는 안 된다. 이라크 파병은 재검토한다고 하더라도 한국의 국가이익,한·미관계,국제사회에서의 한국의 역할,중동권 국가와의 외교관계 등이 복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하는 무거운 주제다.당면한 선거에서 표를 얻기위해 국민 감정을 자극하고 편가르기에 나설 주제가 아니다.어느쪽이 되든 그것이 진정한 국가이익에 부합된다면 반드시 선택해야 할 것이다.국민의 생명까지 걸린 문제를 득표전략으로 이용하거나 국민 감정을 자극해 편가르기에 이용한다면 그 자체가 국익을 해치는 일이라는 점을 정치권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 채권단 기업 CEO ‘월급 고민’

    ‘올릴까 말까.’ 대기업 CEO(최고경영자)가 의외로 ‘월급 고민’을 한다면 믿을까.채권단이 대주주인 기업의 CEO들은 실제 고민이 적지 않다.경영위기로 몇년 동안 급여를 올리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이들은 그동안 구조조정 등으로 경영성적이 좋아진 만큼 급여를 올려도 되지만 주주들이나 시장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외화내빈의 CEO들 이지송 현대건설 사장의 연봉은 2억 2000만원선이다.세금 등을 떼고 나면 월 수령액은 1200만원 남짓 된다.이 사장은 이 가운데 400만원만 집에 생활비로 내놓고 대부분을 부족한 판공비에 보태 쓴다. 이같은 사정은 대우건설도 마찬가지.올해 초 전무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박세흠 사장의 연봉은 2억 1000만원선.박 사장은 “사장이 되고 보니 집에 가져다 주는 돈이 임원 때보다 오히려 적다.”고 털어놓았다.수령액은 늘어났지만 씀씀이는 전무 때보다 훨씬 커졌기 때문이다. ●접대비 실명제도 타격 사정이 이렇다 보니 청첩장을 겁내기는 일반 평직원이나 CEO나 마찬가지이다.봄·가을에는 청첩장이 많아지면서 CEO들의 고민이 더욱 커진다. 예전 같으면 접대비 항목으로 융통성 있게 처리할 텐데,요즘은 접대비 실명제가 도입되면서 그것도 어려워졌다.경·조사비는 영수증 처리가 안 되기 때문이다. 이지송 사장은 “급여 가운데 집에 내놓을 돈 400만∼500만원만 가져가고 나머지는 반납할 테니 경·조사비 등은 회사가 처리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른 기업들도 접대비 실명제 시행 이후 CEO들의 판공비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아예 법인 카드를 반납한 CEO들도 있다.하나하나 실명을 기재하고 돈을 쓴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 기업체 회계 담당자는 “만약에 돈을 제대로 쓰려면 비자금을 만들어야 하는데 요즘처럼 투명경영이 중시되는 판에 가능하겠느냐.”면서 “요즘은 CEO도 돈이 있어야 제대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월급 일부 반납할 테니 경·조사비 보조를” 현대건설의 이사보수 한도는 30억원이다.그러나 지난해 이사들 급여 등으로 쓰인 돈은 9억원에 불과했다.주어진 돈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상태다.채권단 관리기업이 급여만 늘리느냐는 비난이 두렵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직원들 급여는 몇 차례에 걸쳐 어느 정도 현실화시켰지만 하후상박의 원칙에 따라 임원들 급여는 아직 현실화시키지 못했다.올해는 좀 올릴 방침이지만 소액주주들을 의식,시기를 미루고 있다.대우건설도 3년째 임원들 급여를 인상하지 못했다.지난해 말 워크아웃을 졸업하는 등 기업 내용은 좋아져 임원진 급여 인상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주저하고 있다. 우량 건설업체인 삼성물산은 CEO 연봉이 4억∼6억원,LG건설은 성과급을 제외하고 3억 2000만원선이어서 다소 여유가 있는 편이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막오르기전 여전히 새색시처럼 떨려요”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정갈한 자태가 상대방을 압도한다.평생을 바쳐 한길을 걸어온 예인(藝人)들이 대개 그렇듯 범접하지 못할 강단이 고스란히 느껴진다.저 작고 갸날픈 체구 어디에 그토록 강렬한 무대 열정이 숨어있을까,새삼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원로배우 백성희(79).국립극단의 최고령 배우이자 한국 연극의 산 역사로 불리는 그가 올해로 연기 인생 60주년을 맞았다. “연극이 무작정 좋아서 시작했고,연극의 매력에 빠져 살다보니 어느새 그 만큼의 세월이 흘렀네요.자동차 헤드라이트처럼 옆도,뒤도 안돌아보고 오직 앞만 보며 달려왔지요.이젠 연극이 나인지,내가 연극인지 구별이 안될 정도예요.” ●배우인생 담은 자전극 ‘길’ 평소 ‘무슨무슨 기념공연’식의 행사성 무대를 꺼려온 그이지만 ‘이번엔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후배들의 성화에 조촐한 판을 벌였다.4월14일부터 19일까지 문예진흥원 예술극장에서 공연하는 연극 ‘길’이 그 무대.한 시대를 풍미한 최고의 여배우로서,또 배우 이전에 한 여성으로서 그가 걸어온 지난 60년의 인생길을 반추하는 자전극이다.그는 못내 쑥쓰러운지 홍보 포스터에서 ‘60주년 기념공연’이라는 문구는 기어이 뺐다. 연극 ‘길’은 올초 국립극단 예술감독이 된 연출가 이윤택이 대본을 썼고,미국 뉴욕 오프브로드웨이에서 20년간 배우와 연출가로 활동하다 최근 귀국한 김혜련이 연출을 맡았다.백성희가 그동안 출연했던 ‘메디아’‘뇌우’‘달집’‘베니스의 상인’‘갈매기’ 등 5개 작품을 극중극으로 보여줌으로써 ‘연극이란 무엇인가’를 드러내는 메타연극의 형식을 취했다. 인터뷰 기록을 바탕으로 쓴 대본에는 남편(소설가 나도향의 동생 나조화)이 외도를 하다 사망하자 빈소조차 찾지 않았던 일화 등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사생활도 진솔하게 담겨있다.국립극단 후배인 권성덕,손숙 등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백성희가 처음 배우의 꿈을 품은 건 소학교 5학년 때.일본에서 유학하던 외삼촌이 가져온 일본 소녀가극단의 팸플릿에 나와있는 소년 배우의 멋진 모습에 반했다.나중에 그 배우가 여자인 것을 알고는 ‘그럼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그는 “백지에 떨어진 먹 한방울이 점점 번지듯 그때 내 가슴 속에 새겨진 강한 인상이 나이를 먹으면서 같이 자랐다.”고 회고했다. 본격적으로 배우의 길에 들어선 계기는 동덕여고 3학년 때 신문에 난 ‘빅타무용연구소 단원모집’광고였다.한달음에 연구소로 달려갔고,5대1의 경쟁을 뚫고 당당히 합격했다.연구소에 들어간 이듬해 대역으로 부민관 무대에 선 것이 인연이 돼 43년 극단 현대극장에 정식 입단했다. 데뷔작은 44년 함세덕 작·연출의 ‘봉선화’.당시 무명의 신인이 일약 주인공을 따냈다고 해서 화제가 됐다.47년 이해랑 선생이 대표로 있던 극단 신협으로 옮긴 그는 50년 극단 신협이 국립극장의 전속 극단이 된 이후 지금까지 한시도 국립극단을 떠나지 않고 든든한 버팀목 노릇을 해왔다. ●아버지 몰래 연극하다 매맞기도 당시 사회적 분위기에서 집안의 반대는 너무나 당연했다.‘이어순’이란 본명을 버리고 서항석 선생(2대 국립극장장)이 지어준 ‘백성희’라는 예명으로 가족 몰래 지방 순회 공연을 다니다 아버지에게 들켜 매를 맞기도 했다.“아버지께서 결국 ‘넌 내 딸이 아니다.’라며 포기하셨지요.요즘 대학입시에서 연극영화과의 인기가 높고,부모들도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걸 보면 정말 격세지감을 느껴요.그때 한이 남아서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이 생기자마자 1기로 입학했어요.”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은 대략 400여편.극성 맞고 대사가 많은 힘든 역할을 단골로 해왔다.이번 ‘길’연극에서도 “혀에서 쥐가 날 정도로 대사가 많다.”며 웃었다.1시간40분 공연에서 그가 등장하지 않는 분량은 20분에 불과하다. 그는 연극에서 정직함을 배운다.더도 덜도 아닌,딱 노력한 만큼만 보여주는 무대가 그의 천성과 잘 맞는다고 했다.그는 “정직하게,어쩌면 경직되게 한평생을 살아왔다.”면서 “융통성 없고,순발력 없는 외고집이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원동력”이라고 말했다.72∼75년,91∼93년 두차례에 걸쳐 국립극단 단장직을 맡았을 때도 무대에 몰입할 수 없다는 이유로 두번이나 사표를 썼다. 60년 연기 인생에서 ‘유전의 애수’(53년)‘봄날은 간다’(2001년)등 단 2편의 영화에만 출연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그는 “배우는 무대에 서면 관객과 자웅을 겨루는 재미가 있지만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 재미가 없다.”고 했다.출연 분량은 적었지만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봄날은 간다’는 허진호 감독이 맘에 들어 두달 고민 끝에 어렵사리 출연을 결정했다. ●“연극에는 관객과 자웅 겨루는 재미 있어” 50년 넘게 술과 담배를 즐겨왔지만 타고난 건강 체질에다 채식위주의 식습관 덕에 체력에는 아직 문제가 없다.‘완벽주의자’‘강철 여인’이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강한 신념과 정신력이 신체의 허술함도 용납 하지 못하기 때문이리라. 무대에 오르기 전 항상 두 손을 모으고 수도자같은 모습으로 대기하는 그를 후배 연극인들은 ‘교과서적인 배우’라고 칭한다.‘백성희 화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연기에 있어서 일가견을 이룬 그이지만 정작 스스로는 “배우로서 부족한 점이 말할 수 없이 많다.”며 겸손해했다.그토록 오래 무대에서 살았으면서도 여전히 막이 오르기 전에는 새색시처럼 떨린단다. “연극을 가볍게 다루지 마세요.연기에는 배우의 인격까지 드러납니다.품격있는 연기를 위해 노력하고,연극을 생명처럼 아껴야 합니다.” 후배 연극인들에게 주는 충고는 경험에서 우러나온 진정성으로 인해 한층 울림있게 다가온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백성희씨는… ●1925년 서울 출생 ●1942년 동덕여고 졸업 ●1943년 극단 현대극장 단원 ●1947년 극단 신협 단원 ●1972∼75년,91∼93년 국립극단 단장 ●1992년 연극협회 부이사장 ●2001년∼현재 국립극단 원로 단원,대한민국예술원 회원 (수상 경력) 동아연극상(66년)대통령표창(80년)대한민국문화예술상(94년)백상예술대상(98년)대한민국예술원상(99년)예총예술문화상(2002년) (출연작품) 베니스의 상인,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무의도 기행,나도 인간이 되련다,무녀도,산불 등 400여편.˝
  • FRB 연방금리 1% 유지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6일 연방기금 금리를 40여년 만에 최저인 현재의 1%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앞으로도 성급하게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FRB는 이날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한 뒤 “인플레이션이 매우 낮고 자원 사용이 부진하기 때문에 위원회는 정책 융통성을 제거하는데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이는 앞으로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겠음을 의미한다. FRB는 지난해 6월부터 계속 연방기금 금리를 1%로 유지해왔다.연방기금 금리는 은행간 하루짜리 단기 대출에 적용되는 금리이며 FRB가 경제활동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사용하는 주요 수단이다.인플레가 낮은 수준이면 FRB는 저금리를 유지할 여유를 갖게된다.
  • 폭설 충청권 피해 4500억 특별재해지역 선포 검토

    100년만의 폭설대란을 겪은 대전,충남북 등 중부지방이 ‘특별재해지역’으로 선포될 수 있을까.8일 오후 11시 현재 전국적인 피해액은 5184억원으로 5000억원을 훌쩍 넘었다.충청권 피해액만 4500억원을 돌파했다. 현재까지의 피해상황은 법률적인 선포 요건에는 이르지 않았다.적극 검토한다고 했다가 결과적으로 안될 경우 더 큰 반발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하지만 정부는 정치권,특히 여권의 ‘우호적 분위기’에 힘입어 특별재해지역 선포문제를 적극 검토하는 기류다.우선 4월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충청권이 극심한 피해를 입었다는 점이 고려대상이다.열린우리당을 비롯,여야 모두 이 곳을 전략지역으로 삼고 있다.그런 맥락에서 김종필 자민련 총재는 8일 오전 고건 총리를 찾아 “100년만의 폭설처럼 특별한 경우에는 융통성 있게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정동영 우리당 의장은 재해지역 선포를 노무현 대통령에게 강력히 건의했고 노 대통령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정부와 우리당의 당정협의에서도 비슷한 기류가 느껴졌다. 이런 가운데 허성관 행정자치부 장관은 이날 공식적으로는 “피해에 대한 조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하면서도 특별재해지역을 선포할 수 있는 ‘묘안’을 제시했다.피해액보다는 이재민 수를 기준으로 하되 고속도로에 고립됐던 사람들도 이재민에 포함하는 방안이 그것이다. 피해액 기준일 경우 관련 법은 전국,시·도,시·군·구 단위별로 피해액이 1조 5000억원,5000억원,1000억원을 각각 넘을 경우 특별재해지역으로 선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전국 5000억원,가장 피해가 큰 충남이 2500억원을 다소 넘은 현재로선 선포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기준을 이재민 수로 바꿀 경우 기준은 전국,시·도,시·군·구 단위로 각각 3만명,1만 5000명,5000명 이상이면 가능하다.허 장관은 “생업의 50% 이상을 잃었거나 집이 대파됐을 경우 이재민으로 규정되는데 피해자 대부분이 농민이라 이 기준을 채우기가 어렵다.”고 전제하면서도 “하지만 고속도로에서 고립됐던 사람들의 경우는 다르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폭설로 도로에 갇혔던 차량이 1만대로 추정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들을 이재민으로 분류할 경우 특별재해지역 선포가 가능하다는 설명으로 해석된다.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한편 행자부는 9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피해액의 20∼25%에 이르는 개산예비비를 이번 주 지원키로 했다.이미 충북 80억원,충남 100억원 등 지자체 자체 예비비로 복구 비용이 지원되고 있다고 덧붙였다.또 폭설피해지역 공무원에 대해서는 12일까지 특별휴가를 줘 피해복구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
  • [서울광장] ‘톱다운’ 예산제와 정부조직/이상일 논설위원

    톱 다운 방식의 예산을 시행하면 그동안 매년 각 부처가 깎일 것을 염두에 두고 필요예산을 수십% 부풀린 다음 국회나 예산처와 흥정하는 작태를 고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정부 관료들의 속성 중 하나는 새로운 정책을 발표하면 그것이야말로 ‘최고’라는 식으로 태도가 돌변하는 것이라고 한 일본 관리가 지적한 바 있다.오랫동안 별말 없이 낡은 정책을 틀어쥐고 있다가 새 정책이 확정되자마자 장점만 내세운다는 것이다. 매년 세법 개정의 배경을 들어보면 단적으로 관료들의 태도 표변을 실감할 수 있다.그들의 말에는 모두 그럴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그러면 그동안 불합리한 부분이 있었는데도 관료들이 이를 모르고 있었거나 아니면 알고서도 뭉갰다는 이야기가 된다.결과적으로 이런 경우 직무유기가 아닌가? 이런 생각에 관료들이 새 정책의 장점을 부각시키는 게 왠지 탐탁지 않아 보인다. 정부가 최근 재정개혁 3대 과제의 하나로 밝힌 예산의 ‘사전 재원배분(톱 다운:Top-down)제’를 보면서도 이런 선입관이 묘하게 작용한다.기획예산처는 올해부터 5개년간 국가 발전전략을 세우고 여기에 따라 예컨대 사회간접자본(SOC),농어촌,교육 등 16개 분야별 예산 지출한도를 정할 방침이라고 한다.국무위원들이 토론을 통해 지출한도를 정하고 부처별로 예산을 짜서 예산처가 점검 보완하는 식으로 진행한다는 것이다. 이런 톱 다운 방식의 예산을 시행하면 그동안 매년 각 부처가 깎일 것을 염두에 두고 필요예산을 수십% 부풀린 다음 국회나 예산처와 흥정하는 작태를 고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예산편성도 1년에서 중·장기적으로 흐름이 길어지고 국가적인 우선순위에 따라 재원을 분배하는 장점도 거둘 수 있다.또 성과 평가가 예산편성의 잣대로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예산제도의 문제점을 고쳐 재정을 합리화하자는 계획을 보고 그동안 뭐했느냐고 질타할 생각은 없다.기존 사업에 점수를 매기고 중장기적인 안목에서 국민의 세금을 쓰겠다는 취지야 좋다.다만 우선 떠오르는 의구심은 사업 평가작업이 쉽겠느냐는 것이다. 관료들은 탁상에 앉아서 걸핏하면 평가를 지고(至高)의 선(善)처럼 들먹이지만 행정서비스의 점수를 매기는 것은 쉽지 않다.이는 막대한 인력과 예산이 투입되는 비싼 작업이다.설혹 그렇게 평가한들 말 많은 사회에서 누가 선선히 수긍할 것인가.복잡한 평가보다 강력한 감사와 지속적인 사정(司正)이 부패와 낭비를 줄이는 데 더 효과적일 것이다.과거 예산 편성 제도가 모두 잘못된 것은 아니었다.예산처가 시어머니 노릇 해가며 깐깐하게 굴어 부처가 허튼 수작을 못했다.견제 없는 정부 부처 조직의 부작용을 과거 경제기획원과 재무부를 합친 재정경제원에서 국민들은 절감했다.둘이 서로 싸우니까 합쳤는데 공룡조직의 행정 마비 현상이 나타났다.예산자율성은 의도와 달리 악용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 재정개혁에서 예산자율성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부 조직과 인력의 경직성을 줄여주는 일이다.어느 부처나 10년전보다 인력이 늘면 늘었지 줄어들었다는 말을 들어볼 수 없다.한 전직 재정경제부 장관은 자신이 좀 더 재임했으면 몇개 자리를 없앴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그가 떠난 후 그런 비슷한 자리가 오히려 더 늘었다.갈수록 기구가 방대해지는 것은 고질적인 정부의 문제다. 한 관리는 “부처 조직기구를 법령으로 묶다 보니 새로운 행정 수요가 늘어나면 법망을 피해 변방 조직이 자꾸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심지어 어느 부처는 규제완화를 담당하는 부서까지 최근 신설했을 정도다. 물론 장관이나 기관장에게 예산의 자율성을 주는 것은 옳다.그러나 기업들이 10여년동안 팀제 등으로 조직의 유연성을 시험해보는 동안 정부 조직의 틀은 경직되어 있었다.필요하면 조직을 만들고 용도가 폐기되면 없애는 기동성이 정부내에 과감하게 도입되어야 한다.그런 신축성과 융통성이 뒷받침되지 않은 채 예산 편성의 자율성만을 허용해봤자 정부 재정개혁의 효과는 반감될 것이다. 이상일 논설위원 bruce@˝
  • [사설] 신용불량 기업도 사상 최대라는데

    지난 1월 말 현재 금융기관 빚 상환을 3개월 이상 연체해 신용불량으로 등록된 법인이 13만 3000여개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지난해 말 현재 개인 신용불량자 370만명,잠재 신용불량자 400만명 등 개인의 불행에만 사회의 관심이 집중되는 사이 법인도 그에 못지않게 불황의 그늘이 짙게 드리우고 있었던 것이다.신용불량 법인의 상당수가 개인사업자이기는 하지만 신용불량 법인의 증가는 실직자 및 체불의 증가로 귀결된다는 점에서 개인 신용불량자 증가보다 더 심각한 후유증을 낳는다는 사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시장경제에서 법인의 신설과 소멸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또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들이 대출금을 회수하는 것도 탓할 바가 못된다.그럼에도 금융기관의 ‘마구잡이식’ 대출과 카드 발급이 개인 신용대란을 불러왔듯이 신용불량 법인의 급증 이면에도 금융기관의 이러한 영업 관행이 도사리고 있다.무리한 대출 경쟁이 신용불량 법인 증가와 금융기관 동반 부실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따라서 금융권은 여신 운영에 좀 더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기계적으로 대출금 상환 여부로만 신용불량의 낙인을 찍을 게 아니라 현장 실사 등을 통해 일시적인 자금난에 직면했거나 소생 가능성이 높은 법인에 대해서는 신용불량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정부도 나 몰라라 하고 방관해선 안 된다.살릴 수 있는 기업부터 살리는 것이야말로 일자리 창출의 첫걸음이다.지킬 수 있는 일자리가 사라지는 상황에서 일자리 창출 구호는 공염불에 불과하다.그러기 위해선 일자리 창출 예산의 상당 부분을 일자리 지키기로 돌려야 한다.일자리의 70%를 소규모 업체들이 담당한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 [고용있는 성장으로](3)창업실패에서 배워라-프랜차이즈 성공가이드

    요즈음을 프랜차이즈의 시대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프랜차이즈 분야의 창업이 매우 활성화되고 있다. 창업에 대한 경험이 없거나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한 예비 창업자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노하우와 마케팅 능력을 기반으로 독립창업에 비해 비교적 쉽게 창업을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너도나도 프랜차이즈 가맹점 형태로 창업에 뛰어들고 있는 실정이다.하지만 프랜차이즈 창업은 쉽게 창업할 수 있는 만큼이나 쉽게 낭패를 볼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가맹점의 운영에 융통성이 부족하고,환경변화에 즉시 대응할 수 없으면서 본사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는 등의 문제점을 갖고 있다. 또 본사가 도산하는 경우에 가맹점 역시 함께 도산하는 경우가 많다. 프랜차이즈 가맹점 형태로 창업을 하려는 예비 창업자들은 다음과 같은 사항들에 대한 사전 점검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선 프랜차이즈 본사에 대해서는 ▲회사의 평판 및 이미지는 어떠한가 ▲가맹점의 수와 매출액은 어느 정도인가 ▲프랜차이즈 관련 소송 및 분쟁사례가 있는가 ▲가맹비 혹은 로열티는 합리적인가 ▲본사 대표자의 경력은 어떤가 등을 확인해야 한다. 반대로 프랜차이즈 가맹점으로 계약을 할 때에는 ▲독점권 및 영업권을 보호하는가 ▲계약기간 및 계약규정은 어떠한가 ▲초기 자금소요,경비 및 지원내역은 어떠한가 ▲교육 및 홍보는 어느 정도로 지원하는가 ▲가맹 점포 운영의 자율성을 허용하는가 ▲인력지원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등을 따져 보아야 한다. 특히 프랜차이즈 본사는 광고 등을 통해 정보를 과장해서 가맹점을 모집하는 경향이 짙어 예비 창업자는 반드시 직접 본사를 방문,철저히 확인절차를 거쳐야 한다. 또 현재 영업 중인 2∼3개 정도의 가맹점을 직접 방문해 관찰하거나 가맹점주에게 확인하는 것이 실패를 줄일 수 있는 지름길이다. 김영문 뉴비즈硏 소장 계명대 교수 ˝
  • [시론] 25일 北核 6者회담의 해법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2차 6자회담이 오는 25일 열린다.북핵회담은 지난해 12월 개최될 것으로 기대됐으나,공동성명 문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북핵 해결에 대한 미국과 북한의 상이한 접근과 원칙 때문에 한동안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그러나 6자회담 참가국들의 조율이 분주해진 가운데 중국 왕이 외교부 부부장이 지난 연말 평양을 방문,북한당국으로부터 ‘회담 조속 개최’동의를 받아냈다.이제 북·미간 상호 양보와 타협만이 북핵 위기를 타개해줄 것이다. 한·미·일 3국은 북한에 보낸 공동성명 초안에서 북한의 ‘동시행동’ 원칙 대신 ‘조율된 상호조치’의 광범위한 원칙적 문안을 제시했다.미국은 핵무기를 ‘검증’하고 ‘돌이킬 수 없게 폐기’한다는 맥락에서 북한이 먼저 핵폐기 용의를 밝힌 후에야 대북 안전보장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공동문안에는 북한의 요구(미국의 대북 에너지 및 경제 지원 등)에 대한 동의가 포함돼 있지 않았다.한·일 양국은 공동문안 작성 과정에서 미국 측과 이견이 있었음을 시인했다.미국의 대북 안전보장 조치와 대북 지원을 언제 하는지도 불투명하고 모호하다. 북한은 교착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새로운 조건을 제시했다.외무성 대변인은 지난해 12월9일 미국이 북한의 동시·일괄 타결안을 한꺼번에 받아들일 수 없다면 최소한 ‘첫단계 행동조치’라도 합의하자고 제안했다.북한이 핵을 동결하는 대신 미국은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정치·경제·군사적 제재와 봉쇄 철회,중유·전력 등 에너지의 지원을 요구했다.북한당국은 경제적 보상 없이 핵 폐기를 하지 않겠다는 기본입장을 분명히 했다.북한은 노동신문 논평(지난해 12월15일자)에서 3국 공동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히면서 6자회담 재개는 미국이 첫단계 조치를 수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했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의 첫단계 조치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그래서 2차 6자회담의 12월 개최 무산의 책임은 북·미 양측이 함께 져야만 했다. 그후 미 부시행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에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한·미·일 3국의 비공식 북핵협의회(1월21∼22일)는북한의 핵동결 제안을 전제조건 없이 구체적으로 차기 6자회담에서 논의할 것을 북측에 제안했다.이제 미국은 핵폐기 과정에서 북핵동결이 중간단계임을 인정하는 전향적인 태도를 보임으로써,북핵회담이 우여곡절 끝에 재개된다. 필자는 북한과 미국의 강경정책으로는 핵 문제를 풀 수 없다고 주장해 왔다.북핵 해결을 위해 북·미 양 당국에 몇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첫째,부시행정부내 신보수강경파는 지난 3년간 추진해온 대북 신보수·강경 정책으로 북핵문제를 풀 수 없음을 인식하고,북핵 동결이 장기적으로 핵폐기로 가는 중간단계임을 조속히 판단해 이를 대북 경제지원과 함께 긍정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둘째,김정일 위원장은 사담 후세인의 붕괴를 교훈으로 삼아 리비아 카다피의 대량파괴무기(WMD) 포기 선언의 용단을 배워야 한다.변화하는 국제정세에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현실적이고 융통성 있는 정책 전환을 촉구한다.셋째,북·미간 뿌리깊은 상호불신으로 양보나 타협할 의지가 없는 상황에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은 기대하기 어렵다.북·미 당국은 6자회담 틀 속에서 양자회담을 통해 양보와 타협 정신으로 성실하게 북핵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만이 한반도에서 전쟁을 방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인식해야 한다. 곽태환 남북평화사업범국민운동본부 준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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