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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욕서 선보인 「조각같은 무용」/핑크무용단,「너트와 볼트」 공연

    ◎생물의 자기복제과정 작품화 동물인가,식물인가,아니면 광석인가? 현대의 고도로 추상적인 조각을 연상케하는 무용작품이 등장했다.뉴욕의 핑크무용단이 최근 뉴욕시립스튜디오에서 공연한 「너트와 볼트」가 그것. 예술감독 데보라 로스가 안무한 이 작품은 생물의 자기복제과정을 소재로 한 것. 로스의 창작과정은 대규모의 밝게 채색된 구조물의 설치에서부터 비롯되는데 이 구조물안에 들어간 8명의 단원들이 율동감을 만들어내고 있다. 공간분할,몸짓의 다이내믹한 변화에 기초한 안무는 단원들의 즉흥적인 동작에 의지하고 있다.
  • 강원도:하(새로 쓰는 북녘지리지:26·끝)

    ◎금강산·삼일포등 천혜의 경승지 즐비/기암절벽 60곳 김부자우상화 「글발」로 훼손/연3만t급 원산조선소,경비·화물선 건조 원산시의 주요 공업시설로는 갈마동에 있는 6월4일차량연합기업소(전 원산철도공장),해안동의 원산조선소,신성동의 원산화학공장,원산편직공장 등이 꼽히며 문천시의 공업시설은 문평노동자구에 있는 5월18일공장(전 문평제련소),문천강철공장,문천염료공장,문천한천공장,문천도자기공장 등이다. ○종업원은 3천여명 이밖에도 천내군의 천내시멘트연합기업소와 천내지구탄광연합기업소가 강원도를 대표하는 시설들이다. 6월4일연합기업소에서는 주로 객차와 화차를 조립,수리하고 있는데 연간 생산능력은 객차 2백량,화차 2천량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산조선소는 북한에서 손꼽히는 조선소.연간 최대 조선능력은 3만t급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3천명의 종업원들이 경비선·화물선·자망선 등을 주로 건조한다.군사용 각종 선박도 건조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정확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5월18일공장(지배인 오득래)은 아연 전기연과 금 전기은 산화연 등을 생산하는 대규모 유색금속야금기지이다. 천내리시멘트연합기업소도 시멘트 생산량으로는 북한에서 빠지지 않는 대표적 시설. 이밖에도 경공업부문으로 원산의 방직 편직,김화 고산을 비롯한 여러 군에 옷공장이 있으며 원산의 신문종이 강판지 포장종이,고산 판교의 도배지와 창호지등 제지공업도 활발한 편이다. 또한 고성의 죽세공품,세포·판교의 털가죽제품,철원·창도의 초물제품,옥평의 도자기공예품 등은 강원도의 특산품이다. 강원도의 농업은 농경지가 적어 (전체면적의 14%)알곡 생산에서는 기여도가 낮다.그대신 한우와 돼지를 기르는 축산,법동군의 토종꿀 생산,안변 통천등지의 감 생산량은 북한의 자랑거리이다. ○평양∼원산간 고속도 수산업은 주요 수산기지인 원산 통천등지에서 활발.명태 가자미 청어 낙지 이면수 등이 대표적 어종이다.고성 통천 등지의 앞바다에는 천해양식장이 있어 굴 미역 다시마 등을 생산하고 있다. 도소재지인 원산시는 해방전에도 교통의 요지였으며 현재도 평양과 고속도로로 이어지고 있다. 강원도의 주요 철길은 강원선(고원∼평강),청년이천선(세포∼평산),고암선(옥평∼고암),천내선(천내∼룡담)등. 강원선은 평양을 비롯한 북한의 서부지역과 함흥 청진등 동해안의 여러 지역을 연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주요 자동차길은 원산∼통천∼고성,원산∼고산∼세포∼평장,고산∼회양∼김화,회양∼금강,원산∼법동∼판교∼이천,평강∼이천∼지하리 사이의 도로이다. 또한 원산항을 비롯한 통천항,고성항 등이 있어 해상운수도 이루어진다. 곳곳에경승·명승지 강원도에는 김강산을 비롯하여 너무나도 잘 알려진 통천군의 총석정 시중호,고성군의 삼일포등 경승지가 많다. ○송림은 천연기념물 원산시 용천리 일대에 펼쳐진 송도원유원지(명사십리 등을 포함하여 유원지로 개발)는 넓은 백사장과 해당화,주변에 울창한 송림이 어울려 여간 아름답지 않은데 북한 당국은 이 지대를 천연기념물 193호로 지정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천혜의 이 아름다운 자연을 김일성·김정일 우상화등에 이용,크게 훼손시키고 있어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송도원유원지에는 잡다한 건물을 세웠는가 하면 외국인의 눈에 띄지 않는 지역에는 소년단야영구역,대중정치문화교양구역 등등의 이름아래 특수 사상교양시설을 마구 만들었다. 천하제일의 절경 금강산도 김부자 우상화로 얼룩져 있기는 마찬가지.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계곡 폭포,기암절벽의 바위 60여곳에 「김일성동지 만세」,「주체의 향도성 김정일」등의 소위 「글발」을 새겨 놓은 것. 김정일의 김자 하나 크기가 세로 15m,가로가 10m나 된다고 한다.이 정도면 금강산의 바위들이 얼마나 훼손되고 있는지를 쉽게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백두산 묘향산등 북한내 거의 모든 명산의 훼손정도도 이와 비슷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강원도의 유적·유물로는 금강군의 표훈사,정양사,장연사 3층탑,금강암사자탑,정양사 3층탑,보덕암 그리고 고성군의 신계사3층탑,고산군의 석왕사,안변군의 가학루등이 대표적.이밖에 판교군의 지하리 고인돌군,철원군의 고구려무덤,고성군의 삼일포 고분군,안변군의 룡대리 고분군 등이 있으며 철원군의 거성,문천시의 철관산성 등이 있다. ○강원도 행정구역표 ▲원산시=갈마동 신성동 탑동 장산동 내원산동 방하산동 원석동 송흥동 양지동 삼봉동 해방1·2동 신풍동 와오동 평화동 용하동 관풍동 광석동 봉춘동 해안동 산제동 신흥동 봉수동 개선동 승리동 장촌동 복막동 여도동 덕성동 명석동 상동 남산동 중청동 율동 원남동 송천동 적천동 석우동 세길동 중평리 춘산리 현동리 용천리 낙수리 삼태리 석현리 장림리 영삼리 신성리 죽산리 ▲문천시=문천읍 문평노동자구 가은노동자구 가평노동자구 남창리 옥평노동자구 교성리 부방리 송죽리 신송리 용정리 고암노동자구 신안리 석전리 삼동리 삼일리 답촌리 용탄리 삼화리 덕흥리 관풍리 ▲고산군=고산읍 주천리 구읍리 위남리 성북리 부평리 용지원리 사현리 란정리 남산리 금리 구령리 신현리 설봉리 광명리 연호리 금풍리 해방리 봉연리 양사리 혁창리 죽근리 산양리 산탄리 금천리 ▲고성군=고성읍 온정리 김천리 주둔리 월비산리 순학리 봉화리 구읍리 삼일포리 장포리 해방리 운곡리 종곡리 성북리 신봉리 두포리 복송리 능동리 남애리 운전리 염성리 초구리 해금강리 고봉리 ▲금강군=금강읍 신원리 현리 현동리 하회리 소곤리 이포리 속사리 순갑리 북점리 내강리 병무리 김천리 단풍리 김풍리 풍미리 용암리 안미리 화천리 방목리 세동리 곡산리 산월리 신교리 신읍리 청두리 ▲김화군=김화읍 학방노동자구 창도리 신창리 원북리 당현리 법수리 신풍리 탑거리 성산리 건천리 수태리 구봉리 초서리 원남리 용현리 원동리 상판리 어호리 근동리 ▲법동군=법동읍 상서리 감둔리 용포리 마전리 작동리 영저리 도찬리 여해리 율동리 백일리 취암리 장안리 어유리 김구리 노탄리 김평리 구용리 건자리 해랑리 ▲선포군=선포읍 대곡리 오봉리 귀락리 유읍리 삼방리 성평리 북평리 상술리 유연리 대문리 천기리 후평리 내평리 서하리 중평리 약수리 백산리 신생리 원남리 신평리 성산리 이목리 현리 신동리 ▲안변군=안변읍 옥리 비산리 륙화리 과평리 중평리 오계리 상음리 월랑리 사평리 학천리 봉산리 배양리 배화리 송산리 수락동리 남천리 수상리 상자리 칠봉리 용대노동자구 용성리 동포리 풍화리 천삼리 화산리 앞강노동자구 남계리 미현리 모풍리 신화리 영신리 문수리 삼성리 내산리 ▲이천군=이천읍 개천리 신당리 문동동 산지리 무릉리 건설리 회산리 심동리 산참리 우미리 용정리 신흥리 학봉리 장현리 사청리 은행정리 심동리 장동리 송정리 상하리 장재리 성북리 ▲창도군=창도읍 당산리 도화리 장현리 오천리 철벽리 송거리 인패리 천리 대정리 두목리 금천리 임남리 판교리 대백리 성도리 기성리 신성리 사동리 지석리 금산리 문등리 백현리 ▲천내군=천내읍 화라노동자구 신산노동자구 승전리 회복리 동흥리 인흥리 장풍리 용담노동자구 신흥리 노운리 용루리 수치리 구포리 금성리 풍전리 당치리 염전리 신암리 ▲철원군=철원읍 유대포리 문암리 저탄리 정동리 월암리 하식점리 외학리 보막리 용학리 반석리 내문리 오동리 대전리 왕피리 상하리 입석리 마방리 밀암리 상마산리 삭령리 오탄리 검사리 회산리 유정리 독검리 마장리 부압리 도밀리 송현리 갈현리 가승리 삼가리 적동리 적산리 중강리 강산리 ▲통천군=통천읍 장진리 자산리 군산리 하수리 화통리 명고리 용천리 보호리 풍산리 이목리 대곡리 패천리 강동리 장대리 노상리 송전리 거성리 보탄리 미평리 봉호리 용수리 구읍리 신흥리 방포리 신림리 중천리 벽암리 신대리 개흥리 김란리 ▲판교군=판교읍 천암리 사동리 김평리 하린원리 상린원리 구당리 용지리 이하리 이상리 경도리 풍현리 용천리 명덕리 용포리 개련리 구봉리 지하리 지상리 군한리 용당리 용흥리 상두리 ▲평강군=평강읍 신정리 문산리 이수덕리 상원리 복계리 송포리 하주리 상갑리 남양리 화암리 낭월리 정동리 중삼리 기산리 장촌리 복만리 옥동리 문봉리 김곡리 정산리 봉래리 해방리 천암리 자원리 전승리 내천리 압동리 낭하리 하송리 상송관리 개곡리 ▲회양군=회양읍 소풍리 하교리 강돈리 전항리 광전리 교주리 신동리 신안리 구용리 송포리 추전리 포천리 봉포리 선대리 김곡리 김철리 신계리 마전리 용포리 전곡리 오낭리 기정리 도납리 신명리 명오리 ◎지명 마구바꿔 김일성일가 우상화 ○연재를 마치고 북한을 「연구」하는 사람을 일컬어 「북한학도」라고 비하한 글을 읽은 기억이 있다.유감스럽게도 연구대상으로서의 「북한학」은 자료공개를 포함한 제반 여건이 아직 「학습」수준을 넘기가 어렵다는 뜻에서 붙인 호칭으로 이해된다. 강원도를 끝으로 마무리 지은 「새로 쓰는 북녘지이지」역시 그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생각된다. 반세기 가까운 세월을 「김일성 카리스마」와 「폐쇄」라는 두 기둥으로 떠받쳐온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비록 제한된 정보와 자료이긴 하나 나름대로 열심히 수집하고 분석하다보니 아직 북녘땅이 「김일성 인민공화국」으로 국호가 바뀌지 않은게 오히려 이상하다 할 정도로 북한은 철저하게 김일성부자 우상화의 제물이 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맨처음 「김일성종합대학」「김일성경기장」「김형직사범대학」등 학교와 공공시설에 자신과 가족의 이름을 붙이기 시작한 김일성은 그 대상을 점차 확대하여 마침내는 지명에까지 손을 댄게 여실하게 나타나고 있다. 김일성은 또 자신에 대한 충성심 고취를 위해 「끝없이 충직한」추종자였던 김책의 이름을 붙여 「김책시」를 만들고 가계 우상화작업에 나서면서부터는 전처의 이름을 딴 「김정숙군」,망부의 이름을 붙인 「김형직군」 숙부의 이름을 붙인 「김형권군」등을 잇따라 「탄생」시켰다. 이처럼 노골적인 개명말고도 북한당국은 김부자를 찬양·선전하기 위한 수단으로 「지상락원」에서 딴 「락원군」,이미 전권을 장악한 김정일을 상징하는 「새별군」「영광군」,그리고 앞장서서 이들 부자의 세습을 옹호·보위한다는 뜻이 담긴 「선봉군」등을 만들었다. 시·군뿐만 아니라 수많은 동·리도 이런 식으로 이름이 바뀌어 본래의 이름을 잃어버린지 이미 오래다.여기에 「김정일 카리스마」작업까지 첨가돼 근래엔 산천초목·바위마저도 시달리고 있다. 백두산 사자봉기슭 장수봉을 「정일봉」으로,천지 주변의 망천후를 역시 김정일을 뜻하는 「향도봉」으로 이름을 바꾸었으며,김강산을 비롯한 명승지의 바위마다 엄청난 크기의 각종 구호를 새겨 흉한 몰골을 만들고 있기 때문. 지난 70년대 인도네시아 식물학자가 개발했다는 「김일성화」로 한차례 호들갑을 떨었던 북한은 80년대 들어서자 일본 원예학자가 피워냈다는 「김정일화」를 들고 나와 또 법석을 피웠다. 이런 추세로 간다면 북녘에는 멀지않아 「김일성돼지」「김정일닭」이 생겨나고 유서 깊은 평양이 「김정일특별시」로 그 이름을 바꾸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 정성이 가득 담긴 창작아동극/김균미기자(객석에서)

    ◎아리랑극단 「마법의 동물원」을 보고 아리랑극단의 「마법의 동물원」(김명곤연출·한마당 예술극장 764­1654,17일까지)은 5월 어린이날을 맞아 우후죽순격으로 공연되고 있는 어린이연극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창작아동극이다. 외국명작동화나 만화,인기TV프로그램 등을 각색한 작품일색인 최근 아동극무대에서 이 작품은 우리정서에 맞는 창작아동극이라는 점 말고도 웬만한 성인극보다 작품에 쏟아부은 정성과 완성도가 높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또한 열악한 무대환경에도 불구하고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이 보기에도 상당히 재미있게 꾸며졌다. 유치원생인 엄지가 꿈속에서 친구 덜렁이와 동물원에 놀러갔다가 마법사인 검은새의 마법에 걸린 학을 보고 학을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그림자나라,꽃의 나라,얼음의 나라 등을 모험한다는 것이 연극의 줄거리. 이는 병에 걸린 아버지의 약을 구하러 여러 세계를 모험하는 우리의 전통서사무가 바리데기와 비슷하며 서양동화 「오즈의 마법사」나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등과도 비슷하다. 이야기 자체는 단순하지만 꼭두극,그림자극,인형극에다 전통무용까지 도입한 이 연극은 55분이라는 공연시간동안 극장을 어린이들의 웃음과 박수소리로 가득 채운다. 미취학어린이를 주요대상으로 만들면서 이들을 극속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애쓴 흔적들이 구석구석 스며있다. 노래에 맞춘 간단한 율동을 미리 가르쳐준 뒤 부모님과 함게 따라 하도록 한 점이나 외적인 아름다움보다는 착한 마음씨에 따라 꽃의 여왕을 어린이들이 직접 뽑도록 배려한 부분,연극속의 주인공들에게 던져진 수수께끼의 정답을 객석에서 자연스럽게 유도한 부분 등은 집중력이 약한 어린 관객들에게도 싫증낼 틈을 주지 않는다. 커튼뒤에서 행해지는 그림자극과 정성스레 제작된 꽃인형 및 소품들,그리고 배우가 인형을 들고 직접 관객앞에서 움직이는 꼭두극형식으로 진행된 연극 간간이 등장하는 학춤은 어린 관객들에게 단순한 재미거리 이상을 제공하기도 한다.
  • 볼쇼이발레단 내한공연/「스파르타쿠스」·「로미오…」 선보여

    러시아의 「볼쇼이발레단」이 오는 25일부터 30일까지 매일 하오7시30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지난 90년에 이어 두번째 내한공연을 갖는다. 이번 서울무대에 선보일 작품들은 세계발레사에 빛나는 불후의 걸작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스파르타쿠스」(25∼27일)와 「로미오와 줄리엣」(29∼30)등 유리 그리로고비치가 안무한 볼쇼이발레단의 대표작들이다. 2백16년의 전통을 갖고 있는 볼쇼이발레단은 키로프발레단과 함께 러시아발레의 쌍벽을 이루는 세계최고의 발레단으로 이번 서울공연을 위해 예술감독인 유리 그리고로비치와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우는 갈리나 울라노바,니나 세미조로바와 나데즈다 그라초바를 비롯한 남녀 무용수등 1백70여명이 내한한다. 독선적인 발레단 운영으로 무용수들의 집단반발사태까지 불러일으켰던 천재적인 안무가 그리고로비치(65)가 「일반인민이 공감할 수 있는 발레를 만들어야 한다」는 창작원칙에 따라 재안무한 하차투리안 작곡의 「스파르타쿠스」는 기원전 1세기 로마제국의 노예 검투사 스파르타쿠스가통치자 크라수스를 상대로 벌이는 자유를 위한 투쟁과 그 투쟁이 실패로 끝나는 비극적 종말을 다룬 작품. 유리 클레초프 알렉산드르 베트로프 유리 바슈첸코등이 출연 「로미오와 줄리엣」은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프로코피에프의 음악에 맞춰 안무한 작품으로 아름답고도 슬픈 사랑을 이 발레단 고유의 율동과 앙상블로 엮어낸 낭만적 발레의 절정으로 1956년 런던에서 가진 볼쇼이의 첫 해외공연에서 러시아발레의 돌풍을 일으켰던 작품이다.나데즈다 그라초바 나데즈다 파블로바 유리 포소코프등이 출연한다.
  • 전통민가 책으로 복원/명지대 김홍식교수 「한국의 민가」 출간

    ◎“건축문화연구에 도움” 학계서 높이 평가 사라져가는 우리나라의 다양한 민가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재현시킨 책이 한 건축학 전공 교수의 20여년에 걸친 노력으로 출간됐다. 명지대 김홍식교수가 펴낸 「한국의 민가」(전2권·한길사 펴냄)가 그것.2백자 원고지 5천장 분량에 1천3백여장의 사진과 4백여장의 그림과 도표가 어우러져 제작기간만 5년이 걸린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건축학계로부터 민족건축문화의 획기적인 업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책은 민가의 간잡이(설계),공간이용,구조기법,설비 등 전통민가의 전체상은 물론,건축의례와 풍속 그리고 마을과 성읍의 환경계획 등을 상세하게 밝혀내고 있다. 이 책은 민가를 유형별,계층별로 분류하고 각 마을마다 독특한 가옥유형을 소개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오막살이집,전퇴집,겹집,양통집,곱은자집 그리고 근세형 주택의 간잡이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또 손님맞이 가사노동,교육과 육아,식생활 등 민가의 공간이용에 대한 내용도 담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은 민가의 구조방식과 구조기법,뼈대방식 등을 분석하고 있다.구석기시대부터 청동기시대까지 원시가옥의 짜임새를 분석·평가하고 구체적으로 암사동 움집의 짜임새를 복원하여 보여준다.또 마을의 터와 집터 잡기,마을과 성읍의 환경계획을 소개하고 구체적으로 정의고을,낙안고을,남도고을 등 몇몇 마을을 선택하여 각 마을에 대한 풍수지리상의 해석,공간의 배치와 축,안길의 구성과 율동,마을 시설물의 이용 등을 살펴본다. 이밖에 민가의 설비와 시설물을 소개하고 있다.곧 헛간,광 등의 경영시설과 부뚜막,상하수 시설,식품저장 등의 수장시설,땔감,등잔 등의 난방과 조명설비 등을 설명하고 집의 꾸밈으로 건축장식,정원시설 등을 다룬다. 한 마디로 이 책은 단순히 민가의 건축학적 구조만을 밝혀낸데 그치지 않고 민중들의 주생활에 대해 충실히 소개한 특징을 갖고 있다. 김교수는 『처음에는 전국의 모든 마을을 둘러보고 그 가운데 몇 채씩을 골라 조사한 다음 전국 민가의 간잡이 분포도를 그려보겠다는 생각을 가졌으나 표본 마을을 집중 조사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수밖에없어 아쉬웠다』고 말했다.왜냐하면 우리나라는 기대했던 것보다 문화적으로 너무 넓어 모든 마을을 답사한다는 것이 무리이며 나아가 각 마을의 특수한 몇 채만을 관찰함으로써 전체를 파악하지 못하는 결점을 지닌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 몬트리올재즈발레단 공연을 보고/김경애 무용평론가

    ◎“춤보는 즐거움 안겨준 흥겨운 무대” 89년 처음으로 내한해 건강한 춤을 선사했던 몬트리올재즈발레단(4월24,25일 세종문화회관대극장)의 이번 공연은 그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재즈춤을 보는 특유의 즐거움을 안겨주었다.재즈발레란 발레형식에 관능적이면서도 서정적인 재즈음악과 원시적인 춤이 결합된 형태인데 이 몬트리올 발레단은 여기에 현대무용의 다양한 형식이 보다 짙게 결합되었다고 할 수 있다.그래서 재즈가 갖는 대중성에 탐미적 요소들이 짙게 깔린 고급한 예술성을 창출해 보여준다.3년전 공연에 비해 미쪽 면에더 치중해 그때의 선정적인 흥분같은 것이 승화된 모습이었다.우리 관객들이 재즈춤에 대해 갖고 있는 오해(즉 록음악이나 팝의 시끄럽고 빠른 음악에 유흥적 가벼운 춤)때문에 이를 기대하고 온 관객은 오히려 실망을 하고 돌아설 정도로 격조가 높았다. 24일 공연은 소품 「102˚F」를 시작으로 「의자 빼앗기 놀이」(린 테일러 카베트 안무),「증오」(율리시즈 로브안무),「해후」(마르고 샤핀토 안무)가 올려졌다.25일까지 일곱작품이 매 작품마다 안무자가 다르다.많은 안무가를 확보해 다양한 작품유형으로 관객을 변화의 세계로 유도하는 전체적인 연출에서 완벽하게 예술감독제를 확립하고 있는 이 발레단의 경륜이나 규모를 알 수 있게 했다. 린 셰퍼드 등 14명의 무용수들은 하나하나를 주역감이라고 할 만큼 기량의 차가 없었다.특별한 무대장치없이,연습복에 상징물 정도만 바꾸는 의상으로 오직 춤동작으로만 무대를 압도한다.크고 활달한 동작을 근간으로 하고 있지만 그 속에서 섬세한 정서를 끌어낸다. 「의자 빼앗기놀이」(78년작)는 어린이 놀이터를 소재로 해 친근한 생활공간을 느끼게 한 작품이며 애수가 있다.미국의 이름있는 흑인 무용가 율리시즈 도브가 안무한 「증오」(84년작)는 내면의 울분,절규를 정지와 율동을 교차시키는 특이한 안무기법으로 보여준다.원시적 흑인의 정서가,사슬을 연상하는 흰 밧줄이 교차해 걸려있는 단순한 무대장치 앞에서 일인무,이인무 또는 군무로 증폭된다. 「해후」(91년작)는 전작품 중 가장 현대적이라 할 만큼 세련도가 있었다.동작을 크고 강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템포감 있고 가볍게 처리한 포스트모던계열 춤들의 기법을 담고 있다.자연스럽고 별로 큰 힘을 들이지 않은 듯하면서도 「재즈 다운」흥분속으로 관객을 몰입시킨다.뜨거운 밤의 열기와 새벽의 청량감을 함께 느끼게 한 춤이었다.
  • 재즈와 발랄한 율동의 화려한 무대

    ◎서울신문·스포츠서울 초청 「몬트리올 재즈 발레단」/72년에 창단… 54개국 돌며 예술외교/한국팬에 「해후」등 7개작품 선보여 재즈발레의 진수를 선보일 몬트리올 재즈 발레단이 오는 24∼2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내한공연을 갖는다. 본사와 스포츠서울 초청으로 지난 89년에 이어 3년만에 다시 한국무대에 서는 몬트리올 재즈 발레단은 이번 내한공연을 통해 발레의 절제된 조형과 균형미에 재즈라는 음악양식을 결부시켜 흥겨움과 예술적 감동을 던져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지난 72년 재즈음악과 무용의 조화를 목표로 발레단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즈느비에브 살뱅(GEVEVIEVE SALVAING)씨에 의해 창단된 이 발레단은 창단 이후 재즈음악을 적용할 수 있는 모든 형식의 무용을 줄곧 무대위에서 실험해 왔다. 지난 20년 동안 54개국을 순회하면서 모두 1천5백여회의 공연을 했으며 1백25만명이라는 숫자의 경이적인 관객을 동원한 바 있는 이 발레단은 창의적인 실험정신과 발랄하고 자연스러운 움직임의 결합에서 발산되는 강한 에너지로청중들을 사로잡는다는 평을 듣고 있다. 특히 흥겨운 재즈음악에 맞춰 춤추고 싶은 충동을 갖게 하는 원시적인 생명력 그 자체인 재즈발레는 「춤의 해」를 맞아 춤의 대중화와 함께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줄 것이다. 내한기간 동안 모두 두 차례 공연을 하게 되는 몬트리올 재즈발레단은 재즈발레 고유의 대중성과 오락성,그리고 단원들 개개인의 뛰어난 기량이 한껏 돋보이는 작품들로 무대를 꾸몄다. 모두 7개의 작품을 선보이게 될 이번 서울무대에는 시대욕구를 서정적인 음악에 맞춰 날카롭게 그려낸 창단 20주년 기념작품인 「해후(RENCONTRES)」(안무 마르고 사핀톤)가 포함돼 있다.첫날 공연인 24일에는 한 여름밤 도시생활의 긴장과 욕구불만을 대중성이 강한 재즈무용으로 표출해낸 「102˚F」,어린이놀이에 착안해 신기하고 엉망진창인 모습에 모험으로 가득찬 놀이를 흥미진진하게 담은 「의자 빼앗기놀이(MUSICAL CHAIRS)」,격렬한 분노아래 억눌려 있는 삶의 고통을 수준높은 곡예와 화려하고 다양한 기교로 표현해낸 「증오(BAD BLOOD)」와「해후」가 공연된다. 이어 25일에는 시적인 발랄함과 허풍스러움등 상반된 이색적인 율동이 어우러진 「매운 고추(RED HOT PEPPER)」,점점 빨라지는 리듬에 따라 벌새의 명쾌한 율동처럼 여자 무용수들이 깔끔한 사랑의 이중주를 펼쳐보이는 「점점 빠르게(ACCELERANDO)」,무용수들의 육체적이고 감정적인 장면을 폭넓은 율동으로 그려낸 「흥망성쇠(RISE AND FALL)」그리고 「해후」가 무대에 오른다.
  • “대중음악 전문인력양성 시급”

    ◎KBS주최 세미나서 다양한 의견 제시/체계적교육 받은 가요계 신세대 필요/방송국진행자도 전문교육 기회 줘야/다채널시대 맞아 질높은 창작에 과감한 지원을 대중음악의 발전을 위해서는 전문인력의 양성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한 적절한 교육기관의 설립이 시급하다는 견해가 제시되고 있다. 대중음악에 대한 학구적 접근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KBS는 「한국의 대중음악 발전을 위한 세미나」를 5일 하오2시 신관5층 국제회의장에서 열어 대중음악종사자에 대한 전문교육 문제를 포함해 폭넓은 논의를 벌인다. 고려대 원우현교수(신문방송학)의 사회로 진행될 이 세미나는 「한국의 대중음악의 현황과 발전방향」을 제1주제로,「한국의 대중음악 발전을 위한 방송매체의 역할」을 제2주제로 정해 서울예전 정성조교수(실용음악)와 중앙대 전석호교수(신문방송학)가 각각 발표자로 나선다. 두 발표자는 대중음악의 특성상 전문교육은 작사·작곡·편곡 등 창작분야뿐 아니라 전달매체인 음반·방송종사자에게까지 폭넓게 이루어져야 한다는데 견해를 같이 하고 있다. 전교수는 『방송,특히 라디오야말로 대중가요의 발전을 지향하는데 있어 가장 먼저 정제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수단』이라면서 『음악의 질적 발전을 선도하기 위해 인기위주의 선곡보다는 열심히 노력해 제작한 가요들을 발굴해 청취자에게 전달하는 기회를 넓혀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두 교수가 발표할 내용을 요약,소개한다. ▷정성조◁ 우리나라의 가요계 종사자들은 대부분 체계적인 교육없이 자기나름대로의 음악적 표현방법을 오랜기간에 걸쳐 체득해 활동하고 있다. 이에따라 자기만의 전문분야를 갖지 못하고 어떤 부류의 음악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 일제히 비슷한 성향으로 휩쓸리고 만다.1곡만 히트하면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는 소위 단타위주의 풍조가 만연되어 있다. 심지어 서울예전의 대중가요전공학생을 뽑을 경우에도 지망생에게 기본적인 피아노실기와 화성,독보력과 시창,청음등의 기초지식을 요구하면 『노래하는 사람이 무엇때문에 그런것에 신경쓰느냐』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대중음악에 대해 터무니없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개인지도이든 사설학원이든간에 일정량의 기본음악교육과 표현능력의 배양이 반드시 필요하다.특히 편곡과 작곡에서의 발전은 전적으로 교육에 의존하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나라의 몇몇 녹음시설은 가히 세계수준이다.그러나 음반의 음질은 너무나 뒤진다.바로 대중음악의 전달매체종사자에 대한 전문교육이 없었기 때문이다.이분야 역시 전문교육이 이루어지고 교육을 받은 사람 가운데서도 뛰어난 능력을 지닌 사람만이 참여하는 풍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전석호◁ 대중음악과 매체는 상호의존적이자 공생의 관계를 맺고 있다.미디어에 실려지는 대중가요는 미디어의 입장에서는 또 하나의 재생산물이다. 그러므로 방송이 시청·청취율 경쟁에 치우치면 대중음악을 이용한 사회 역기능이 조장될 수 있다. 방송의 본분은 바로 이를 객관적으로 적절히 조정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이에따라 첫째 TV쇼프로그램의 경우 현란한 조명과 색채,거친 율동 등의 배경보다 음악위주의 영상이 이루어져야 한다.음악의 다양성은 추구하되 불필요한 배경의다채로움은 축소되어야 한다. 둘째 라디오의 음악방송은 음악과 무관한 비전문진행자의 개입을 절제하고 대중음악의 실천적 발전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특히 FM방송은 「말은 줄이고 음악을 위주로(moremusic,lesstalk)」해야할 것이다. 셋째 다매채 다채널시대를 맞아 대중음악의 제작과 공급에 있어 예술적 기술적으로 전문인력이 양성되어야 한다.첨단기술이 응용되어 재생기술의 대혁신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대중가요종사자들은 기술적으로 변모하는 악기등 기자재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는 과학적인 학습과정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음반업계 또한 일시적 시장점유율의 확대보다는 큰 안목에서의 시장확대를 위해서라도 질높은 창작활동에 과감한 투자를 선행해야 할 것이다.
  • 분열·갈등 청산한 「춤의 해」 개막공연(건널목)

    ○…말많고 탈많던 「춤의 해」가 드디어 막을 올렸다.지난달 29일 하오7시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화려하게 펼쳐진 개막제는 그동안의 분열과 갈등,이에 따른 외부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무용인들의 의지를 담은 것으로 출연자들과 관객의 호흡이 일치한 가운데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인간문화재 하보경옹의 밀양덧뵈기춤에서 시작해 정년을 앞둔 김백봉씨가 직접 출연한 「화관무」,여체의 아름다움이 한결 돋보인 「해녀춤」,남성군무의 박진감 넘치는 「훈령무」,기교와 율동에서 정상을 다투는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의 화려한 무대,그리스도순교라는 심각한 주제를 록음악과 경쾌한 동작에 용해시킨 모던댄스 「수퍼스타」등 국내유명작품들의 하이라이트가 잇달아 선보여졌는데 공연에 참석한 이수정 문화부장관,강선영 예총회장등 문화계인사들과 2천여명의 일반관객은 열띤 박수를 보내 무대의 흥을 돋구었다. 늘 「집안잔치」에 그쳤던 이전의 무용공연에 비해 이날 관객들이 보여준 뜨거운 반응은 입시부정등 잇단 불상사로 그늘이 드러웠던 무용계에 밝은 빛을 던져주었다. ○…신 무용이 한국에 뿌리내린 지 70년. 그 동안 무용은 소수의 고립된 연습실에서나마 꾸준한 성장을 이뤄 이제는 일반인들의 짐작을 웃돌 정도로 상당한 춤역량을 일구어냈다. 하지만 「88올림픽 개막제」를 주도적으로 치루어냈고 해외무대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데 큰 공을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무용은 일반인들의 무관심과 천시풍조에 밀려 소외된 장르로 남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는 여성이 태반을 이루는 무용계의 폐쇄성,자기분열성,대중성의 부족에 기인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앞으로 무용계는 「춤의해」사업으로 봄맞이 춤제전,전국무용제,국제무용제,한민족춤제전등 굵직굵직한 행사들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춤의해 발전기금 1백억원 조성사업도 펼칠 예정이다. 이날 개막제로 비로소 첫발을 떼게된 「춤의 해」주체측은 이러한 사업들의 성공적인 추진을 통해 지난해 일련의 부정적인 사건으로 극도로 악화된 이미지를 회복하는데 주력해야 할 과제를 지고 있다.
  • 외언내언

    할머니가 「활목」밭에 가자고 하신다.하얗게 피어난 목화를 따자는 것이다.다음날에는 「짱바탕」밭으로 고구마를 캐러 간다.그런 가을을 보내고 설 무렵이 되면 「개미고랑」에서 연을 띄운다.◆「활목」은 옛날 활터가 있었다는 것과 관련되는 이름.「짱바탕」은 나무하러 간 사람들이 장을 치고 놀았기에 붙은 이름이다.장치기란 우리 전통사회에 있었던 놀이.한국판 하키이다.스틱도 있고 퍽도 있다.장치기의 퍽은 나무로 깎은 공이었다.「개미고랑」에는 개미가 많았다는 유래가 따른다.하지만 「□」갈래 땅이름 이었으리라는 생각.개마고원의 「개마」와 같은 갈래의 말이다.◆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보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런 땅이름의 추억을 갖는다.「배다리」나 「골메」의 산소에 가고 「오빳들」의 「달배미」논에서 나온 쌀밥을 먹는다.「가잿골」누님네 집에 가고 「밤골」고모네 집에 간다.「우설재」를 넘고 「봇들」을 건너 학교에 가고.「감남골」사는 귀동이,「갓바우」사는 귀남이와 얼려서 논다.그 모두가 우리의 조상들이 자연스럽게 붙여놓은 땅이름들이다.◆이런 땅이름들이 스러져간다.잊혀 간다.「배다리」는 「주교」가 되고 「골메」는 「곡산」으로 되었다.「가잿골」은 「개좌」로 되고 「밤골」은 「율동」으로.「우설재」는 「오등치」,「감남골」은 「폐목」,「갓바우」는 「입암」으로 된 지가 오래다.그러는 사이 그리운 이름들을 잊어간다.조상들의 애환이 담겨 있는 그 이름들을.겨레의 얼이 심어져 있는 그 이름들을.안타까운 일이다.◆서울 구로구에서 뒷골목 길이름을 짓고 있다.개웅골목·장터골목·텃골길·미낙골길… 같은 이름들이 보여서 반갑다.되도록 토박이말을 찾아서 짓는게 좋겠다.다른 구,혹은 다른 고장에서도 본받을 만한 움직임 아닌가 한다.
  • 평양특별시:2(새로 쓰는 북녘지리지:2)

    ◎“인민낙원” 선전… 곳곳 「외화내빈」 고층아파트/30층이상 건물에 엘리베이터도 없어/만경대 이르는 거리는 노폭 1백m로 ▷도시개발과 시설◁ 이른바 「혁명의 수도」평양도심지는 지난 1989년에 열렸던 제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을 전후해 그 면모를 일신했다.건물높이가 3백m나 되는 1백5층짜리 유경호텔이 세워진 것도 바로 이 무렵. 북한은 세계 청년학생축전에 참가하는 외국인들에게 평양이 「노동자의 낙원」임을 과시하기 위해 있는 돈 없는 돈을 몽땅 끌어다 고층아파트와 5·1경기장을 비롯한 대규모 체육시설 건설에 쏟아 부었다.그리고 세계 최고 최대의 기록을 움켜쥐겠다는 욕심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주민들을 공사현장으로 몰아붙였다. 착공때부터 그 효용성에 의문이 제기됐던 유경호텔은 끝내 세계청년학생축전 개막때까지 공사를 끝내지 못해 세계를 경악케 하려했던 당초의 북한야심이 물거품이 된 대표적인 케이스. 북한은 또한 대형건물 건설과 함께 평양시내에 광복·승리·천리마·통일·창광·영웅·봉화·비파 따위의 호전적 이름을 지닌 새로운 거리(노 또는 가에 해당)조성사업에도 극성을 떨었다. 광복거리는 팔골4거리(광복역앞)에서 김일성의 생가인 만경대까지 5.4㎞에 이르는 직선거리 구간.1986년이래 대규모 건설사업에 의해 7∼8m이던 노폭이 무려 1백m로 확장되었다.이 거리 일대는 만경대학생소년궁전·국제문화회관·영화관 등의 문화·위락시설과 12∼30층 규모의 고층아파트(약2만가구)로 꽉 메워져 있다. 창광거리는 평양역에서 보통문까지 이어지는데 80년대 초부터 시작된 대규모 사업으로 15∼39층짜리 고층아파트 30여동과 공공시설들이 세워졌다.거리의 좌우에는 북한정권의 심장인 조선로동당사와 김정일의 26호관저·당창건사적관·고려호텔·평양역전백화점 등이 자리잡고 있다.이 거리는 특히 대형 식당가로도 이름이 나 있다. 승리거리는 대동강변을 따라 대동교·옥류교·릉라다리까지의 구간으로 평양 시내 번화가의 하나.로동신문사가 있는 대동교로터리와 만수대거리가 교차하는 지점에 있는 종로가 이 거리의 중심지이다.정무원청사와 김일성광장·제일백화점·유명한 냉면집 옥류관도 이 거리에 있다. 천리마거리는 보통문에서 평천구역 충성의 다리까지.1982년 이후 공사를 실시,길가의 옛 건물들을 철거하고 40여동의 고층건물(8∼30층)을 신축,조성한 거리이다. 청춘거리는 1989년 세계청년학생축전을 대비하여 건설된 「안골체육촌」에서부터 안골입체다리까지에 이르는 거리.1개의 주경기장과 9개의 크고작은 각종 경기장 및 부대시설들을 거느리고 있다. 특히 통일거리 일대에는 현재 5만가구를 입주시키기 위한 고층아파트 건설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자재난으로 계획에 큰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또한 외모만 그럴싸한 고층아파트를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존 고층아파트가 그러하듯 대부분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지 않거나 설치되어 있어도 출퇴근 시간에만 가동하는 형편이며 아침 점심 저녁 2시간씩 하루 6시간 제한급수를 실시하고 있다.또한 50%의 아파트가 개별 무연탄 난방에 의존하고 있다. 이같은 사정은 심각한 에너지 부족에 기인한 것이다.북한은 전력난 타개책의 일환으로 전국에 걸쳐 정기 정전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평양특별시의 경우 구역별로 전력소비가 많은 시간대인 아침 저녁으로 1주일에 평균 3∼4회 정전(1회 1시간30분)을 실시하고 있으며 「전등 반환 운동」「낮전등 안쓰기운동」등을 펴고 있다. ◎평양특별시 행정구역표 ▲중구역=경상동 경임동 창전동 서문1·2동 신암동 신양동 남문동 중성동 보통문동 해방산동 종로동 만수동 대동문동 유성동 외성동 연화1·2동 역전동 오탄동 교구동 동흥동 서창동 동성동 창광동 신서동 동안동 ▲평천구역=북성동 간성동 봉지동 정평동 평천1·2동 봉학동 해운동 봉남동 육교1·2동 새마을1·2동 안산1·2동 ▲보통강구역=보통강1·2동 세거리동 서장동 석암동 서재1·2동 낙원동 경흥동 붉은거리동 봉화동 운하동 신원동 대보동 대타령1·2동 ▲모단봉구역=평화동 칠성문동 북한동 서흥동 인흥1·2동 월향동 진흥동 항미동 전우동 비파1·2동 흥천동 전승동 개선동 민흥동 장현동 성북동 긴마을1·2동 내좌1·2동 ▲서성구역=장산동 상흥동 석봉동 장경1·2동 서산1·2동 상신동 서천동 와산동 중신1·2동 연못동 하신동 남교동 긴재동 ▲선교구역=남신1·2동 장충1·2동 율곡1·2동 대흥동 산업1·2동 영제동 강안1·2동 등매1∼3동 옷메동 선교1∼3동 무진1·2동 ▲동대원구역=삼마1·2동 대신동 문신1·2동 동대원1·2동 냉천1·2동 신흥1∼3동 동신1∼3동 율동 신리동 새살림동 ▲대동강구역=문수1·2동 북수1·2동 탑제1·2동 의암1·2동 동문1·2동 문흥1·2동 사곡1·2동 소용동 청류1∼3동 릉라1·2동 ▲사동구역=사동 미림동 남산동 휴암동 장천동 송신1∼3동 동창동 이현동 오류리 대원리 덕동리 두루1·2동 금탄리 칠불리 삼골동 송화동 ▲대성구역=대성동 안학동 삼신동 임흥동 고산동 청암리 용남동 미암동 미산1·2동 용북동 용흥1·2동 청호동 ▲만경대구역=만경대동 궁골1·2동 옷고개동 당상동 선내동 용봉동 팔골동 용산동 칠골동 오류동 대평동 금천동 원로리 봉수1·2동 망일리 축전동 광복동 ▲형제산구역=천남리 학산리 신간1∼3리 서포1∼3리 제산리 하당1·2동 형산리 신미리 중당동 상당리 석전리 대양리 ▲용성구역=청계동 용성1·2동 화성동 마산동 어은동 중이동 룡추1·2동 용궁동 용문동 임원동 ▲삼석구역=광덕리 삼성동 도덕리 원흥리 원신리 호남리 성문동 대천동 삼석리 노산동 문영동 장수원리 ▲승호구역=승호1·2동 앞새동 이천동 입석리 봉도리 괴음리 삼청리 화천동 만달리 독골동 금옥리 남강동 ▲역포구역=유현리 소신리 장진1·2동 역포동 양음리 석정리 대현동 추당동 무진리 소삼정리 능금동 서현리 세우물리 ▲낙랑구역=송남리 보성리 정백동 토성동 낙랑동 유소리 남사리 정오동 동산동 원암동 두단동 중단리 금대리 금지도리 용호리 현골리 긴골리 ▲순안구역=순안동 오산리 성주리 구서리 안흥리 택암리 산양리 상송리 상서리 용복리 오금리 재경리 천동리 역전동 신원동 대양리 신성동 동산리 ▲강남군=강남읍 고읍리 문암리 동정리 용곡리 신흥리 삼암리 용포리 신정리 고천리 당곡리 장교리 마정리 용교리 유포리 이산리 영진리 간천리 석호리 ▲강동군=강동읍 문흥리 향목리 동리 맥전리 봉화리 용흥리 명의리 송가(노동자구) 대(〃) 흑령(〃) 문화리 향단리 구보리 난산리 태음리 자양리 화강리 하(노동자구) 순창리 고비(노동자구) 삼등리 ▲상원군=상원읍 신하리 대동리 영천리 노동리 릉선리 대천리 금성리 흑우리 대흥리 번동리 전산리 용곡리 귀일리 사기리 장리 중리 신원리 장항리 수산리 식송리 은구리 ▲중화군=중화읍 관봉리 삼성리 금산리 장산리 채송리 마장리 용산리 어용리 명월리 삼흥리 충용리 진광리 건산리 백운리 동산리 물동리
  • 욕을 먹은 김에…/송정숙 논설위원(서울칼럼)

    출근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전화벨이 울렸다. 수화기를 드니까 다짜고짜 시비를 걸더니 『그 총린가 뭔가가 그렇게 좋걸랑 따라 댕기다가 세째 ×노릇이나 하지 논설위원은 왜 하고 있느냐』고 남녘의 진한 억양을 지닌 여인의 말투가 수화기에서 총알처럼 튀어나왔다. 신원도 밝히지 않은 채 퍼붓는 이 원색의 폭언을 물리적 폭력으로 환치한다면 유혈이 낭자한 테러가 될 것 같다. 그런중에서도 하필이면 「세째×」 노릇이나 하라는 것은 무슨 뜻인가 싶어 실소를 머금고 수화기를 놓고 말았다. 그러고나서 생각해 보니 기왕에 폭력 앞에 노출되었을 바에야 생각한 것을 정직하게 말해보는 것이 옳겠다는 마음이 든다. 최근에 명동성당의 K신부 소식을 전해 들었다. 최루가스 속에서 자고 새느라고 목에 병을 얻은 것 같다고 호소하면서도 화해의 노력을 사명으로 이리닫고 저리닫고 하는 K신부가 실제로 많이 지쳐 있다는 것이었다. 사제에서 쇠파이프나 심지어 화염병용으로 갖춰 둔 병을 깨들어 위협하기를 서슴지 않는 민중시위꾼과도 맞서야 하고,추기경이나주교의 출입에까지 불경을 예사로 삼는 대치공권력 사이에서 고달픈 일이 없을 리가 없다. K신부와는 개인적으로 조금 아는 사이다. 아드님 두 분을 다 성직에 바치고 따님댁에서 사시는 노모를 고향처럼,마음이 뿌리처럼 소중히 여기는 신부다. 아드님 일이 궁금하고 걱정스러우면 팔순노모께서 하염없이 문밖만 내다보며 지내시기 때문에 먼 곳에 여행을 갈 때에는 차라리 다녀와서야 보고를 드린다는 그는 자애롭고 효성스런 아드님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분규와 혼란의 와중에서 시간시간 화면에 비치고 있으니 늙으신 어머님의 걱정은 더욱 많아지셨을 것 같다. K신부가 비치는 것보다 더 빈도가 높게 강기훈씨 모습도 화면에는 비친다. 잘자란 청년처럼 번듯하고 윤기도 나 보이는 젊은이다. 이런 젊은이가 궁지에 몰려 공권력이 「잡으러 가자,잡으러 가자」하고 날마다 벼르는 대상이 되고 있다는 일이 생각해 보면 너무 애석하다. 그 풍모와 능력을,정상적이고 건강한 삶에 투입했더라면 이 할일 많은 세상에 얼마나 요긴한 인력이 되었을까 싶어 번번이아쉬워진다. 새하얀 동정이 유난히 돋보이는 까만저고리 모습의 고 김귀정양 영정도 비칠 때마다 속상하고 가슴을 아프게 했다. 반듯하고 영특해 보이는 그 모습 그대로 대학생활을 끝내고 사회에 기여하며 살았더라면 그의 삶은 삶대로 빛나고 주변도 기쁘게 했을 것이다. 그 영특함을 살려 가정이든 사회든 공헌하며 살았더라면 우리 사회는 더 나아졌을 것이 틀림이 없다. 그 한스럽고 고통스런 죽음 대신 능력있고 빛나는 젊은이가 되어,못나고 모자라는 것이 많은 기성세대가 이뤄놓은 사회를 개혁해 가는 일꾼이 되었다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그런 젊은이들에게 미래를 맡기고 회심의 미소를 띠며 사는 노년을 우리는 바라고 있다. 이런 생각이 잘못일까 그런 젊은이에게 가당치도 않은 「민중혁명정부수립」의 환상적인 꿈을 심어주고 그 주검 앞에서 『귀정이와 이 정권을 함께 묻어 버리겠다』고 호언하며 선동하는 기성세대가 정말로 원망스럽다. 이런 나의 생각도 잘못된 것일까. 하다못해 5년만 젊어도 다시 시작해 보고,다시 배워보고 싶은 학문과 기술과 과학이 새록새록 쏟아져 나온다. 알라딘의 램프나 화수분보다도 더 신기한 컴퓨터 앞에서 낙오된 노병처럼 쓸쓸한 기성세대에 비하면 젊은이들에게는 너무도 매력있는 지식과 할일들이 날마다 쌓인다. 젊음의 그 왕성한 호기심과 능력으로 이런 할일을 욕심껏 확보했다가 정의롭고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면 이 사회는 또 얼마나 발전하겠는가. 우리가 젊은이에게 「운동권」 대신 그런 것을 바라는 것이 잘못인가. 첨단공법과 장비 덕인지 매끈하게 포장된 깨끗한 도로 위에 「운동권 경력」말고는 생활을 위해,사회를 위해 쓸만한 공헌을 한 공적이 별로 없어 보이는 일단의 어른들을 「지도자로 모시고」 『쳐부수자』 『타도하자』라는 단순구호만을 반복하며 길고 긴 행렬로 시간을 소모하며 행진하던 갖가지 장례행렬이 너무도 낭비스러워 보였다. 그렇게 보는 것도 잘못인가. 섬유산업의 발전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그 크고 좋은 천들을 그렇게도 많이 늘어놓고 폭력용어만을 그득그득 써넣은 만장들은 또 얼마나 아까웠는가. 혼자서는 물론 둘이서도 들기어렵도록 만든 그 호화스런 만장을 통해 풍요를 구가하는 현실에서 역설중의 역설을 맛보았다. 젊은이들로 하여금 주먹을 들어 율동적으로 흔들며 구호를 외치는 집단의 훈련된 시위의 흥취에만 취하여 살도록 만든 것이 그 젊은이들을 위하는 일이라는 주장에 나는 아무래도 동의할 수가 없다. 며칠전 KBS가 방영한 「김일성의 퍼레이드」를 보며 그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담뱃재를 재떨이에 떠는 법이 없어서 수입한 호스티스와 술먹고 노는 자리에까지 진공청소기를 든 「인민」이 송구스럽게 따라다녀야 하는 「지도자선생님」을 위해 대를 이어 충성을 바치라고 강요하기 위해 벌이는 그 장엄한 퍼레이드. 지치디 지친 표정으로 「만세」를 절규처럼 외치는 그 인민들 행진의 모골송연함이 우리 젊은이들의 시위에도 분명 전염되어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영특하고 빛나는 우리 젊은이들이 그 소름끼치는 시위성 열병에서 깨어나 대학생답게 공부하고 수련하고 성장하여 한사람 몫의 당당한 시민으로 나라와 사회와 부모에게 공헌하기를 바라는것이 시위를 부추기는 일보다 정의롭지 못하고,도덕적이지 못하고,양심적이지 못하다고 하는 것에 나는 승복할 수가 없다. 지금은 이만한 말을 하기에도 핍박을 각오하는 용기가 필요한 세상이라는 것이 서글프지만 진작에 그런 노력을 못한 어른들의 잘못이 이제는 반성되어야 한다는 뜻에서도 말하기를 포기할 수가 없다. 빛나는 재능과 당당한 풍모와 소중한 우리의 젊은이가 궁지에 몰려 쫓겨다니며 숭고한 성직의 길을 가는 사제를 계속 곤혼스럽게 만들고 영영 그렇게 쫓기는 일생을 살게 될지도 모를 일을 그냥 방치한다는 것은 낫살이나 든 어른들이 할 짓이 아니다. 그들이 좋은 어른이 되어 부패와 무능으로 지탄받는 기성세대의 어깨를 딛고 서서 먼곳을 향해 나아가 주기를 바라기 위해서도 그럴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 둥근 공… 흐르는 핏줄/이재근 논설위원(서울칼럼)

    한반도의 남북한은 지금 불꽃튀는 설전이나 탁상공론으로서 접촉하기보다 살이 부딪히고 핏줄이 통하는 물리적 접촉으로서 대화하고 교류하는 듯하다. 평양에서 열렸고 곧 이어 서울에서 열릴 통일축구경기로서 그러하다. 북경 아시안게임이 분단 이후 최대의 남북접촉이라면 서울ㆍ평양간 통일축구는 민족분단 이후 최초 최대의 물리적 육체적 접촉이라 할 수 있다. 축구는 차고 배구는 때린다. 농구는 넣고 탁구는 치고 정구는 서비스한다. 모든 구기는 결코 혼자 할 수 없다. 상대와 더불어 말없이 대화하고 공하나에 마음을 실어 상호 교류한다. 그런데 지금 평양과 서울,서울과 평양간에는 불과 5백그램짜리 축구공 하나가 동포간에 끊어졌던 혈맥을 잇고 체온을 나누고 있는 것이다. 공은 둥글다.모나지 않아 정지하지 않으며 항상 흐르며 율동한다. 구기게임이 갖는 묘미와 그 냉엄한 승부성을 얘기할 때 곧잘 그렇게들 표현한다. 구기중에도 특히 축구는 그 특유의 직절성과 의외성으로 해서 많은 사랑을 받는다. 공이 흐르며 정지하지 않음은 직절성이고그것의 둥글ㅁ은 의외성이다. 공을 구사하는 주체의 기량에 따라 자유자재한다. 축구는 그래서 옛날부터 우리의 국기처럼 여겨져 왔다. 남북 젊은이 대표들의 통일축구 교환경기를 보면서 남북문제 접근도 축구에서 배우며 축구처럼 해 나가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국기와 같은 축구교환경기는 잘만 하면 양쪽의 동포들을 텔레비전 앞에 집단으로 모이게 할 수 있다. 「통일독일」 이전 동독측이 서방이념이나 사회풍조(문화ㆍ유행)가 들어오는 것을 성공적으로 막아내지 못한 분야가 바로 텔레비전 방송이다. 당시 동독지역의 85%가 서독 텔레비전 방송 가청지역으로서 수백만 동독인들이 서독 제1TV의 분데스리가 축구경기를 시청했다. 그래서 매주 토요일 하오 6시에서 7시 사이에는 독일의 통일이 이뤄지고 있었다는 얘기가 널리 퍼졌던 것이다. 남북한 축구,아니 모든 경기가 그렇게 될 수도 있다. 판문점의 입씨름으로는 되지 않을 일들이 젊은이들의 「육체적 접촉」으로는 쉽게 해결될 수 있다. 지난 89년 10월 싱가포르에서 열렸던 로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전에서도 그랬다. 그 이전 해외경기에서 맞닥뜨리면 민망스러울 정도로 표출됐던 상호 불신감과 적대감이 싱가포르에선 보이지 않았었다. 지난 여름 북경에서 열렸던 다이너스티컵 축구때도 그랬다. 과거 남북한 스포츠선수들이 해외에서 보였던 날카로운 시선과 대결의식,그리고 그보다 더한 불신감과 적개심은 사실 분단 그 자체의 비극보다 더 안타깝고 처절했다. 북한에서 발행되는 잡지에 「천리마」라는 게 있다. 지난 85년 7월호에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선수와 싸워 2대1로 이겨 우승한 주성철이라는 소년선수의 얘기가 실렸다. 그런데 이 선수의 코치는 1회전과 3회전에서 이겼다면 2회전에서도 이겨 3대0으로 완승을 거둘 수 있었다며 2대1의 스코어가 당 앞에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선수도 이를 수긍했다. 그들의 대남 불신감 내지 경쟁심의 깊이를 알려주는 얘기다. 82년 뉴델리아시안게임때이다. 사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북한 선수에게 우승소감을 물었다. 그 선수는 서슴없이 『수령님의 명을 받들어 남조선과 미제들의 숨통을 겨누는 심정으로 쏘았다』고 했다. 소름끼치는 순간이었다. 남북한간 불신과 경쟁심은 이러했다. 그무렵 어느 사회통계에는 한국이 국제경기에서 꼭 이겨야 할 상대가 북한(44%),일본(31%),소련(14%),미국(8%),중국(3%)순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북한팀과 외국팀이 시합할 때 북한이 승리했으면 하는 희망은 51%였다. 통일은 쉽지 않다. 열망과 기대만으로 하루 아침에 이뤄질 수는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총과 폭력으로는 될 일도 안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평화적방법 이외 달리 없는 것이다. 지난 3일 베를린시 중심가 의사당앞 광장에서 역사적인 통독이 선언되던 날 세계는 경이와 찬탄의 눈초리로 이 광경을 지켜봤다. 그 통독제전의 맨 앞줄에서 감개무량한 표정으로 서 있던 한 노인을 볼 수 있었다. 유명한 동방정책(OST POLITIK)으로 통독의 기틀을 마련했던 전 서독수상 빌리 브란트였다. 브란트에게는 처음부터 패전 독일의 분단자체가 「잘못된 일」이었다. 『분단된 독일의 부자연스러운 긴장상태는 인류평화를 위해 완화돼야 한다. 독일에 대항하여,또 독일을 제외하고 유럽은 건설될 수 없다』는게 그의 정치적 소신이었다. 그는 또 진보적 민족주의 신념의 평화주의자였다. 베를린 봉쇄 등 지역분쟁으로 삼엄한 동서냉전이 지속되던 53년 서베를린 시의회의장으로서 브란트는 연방의회에 출석하여 이렇게 연설했다. 『평화적 통일의 쟁취가 어떤 다른 외교적 업무나 계획에 우선해야 한다. 천팔백만 동독인들은 우리의 간섭이나 무관심에 상관없이 어떤 위험에서도 구출돼야 한다. 독일문제의 평화적 해결이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 독일문제에 협상이외에 다른 가능성은 없다. 자유롭고 평화로운 독일 통일을 위해 우리는 보다 적극적인 행동과 보다 선명한 목표설정을 통한 통일을 요구한다』 분단국 어느 한쪽의 정치지도자로서 이 이상의 통일절규는 달리 있을 수 없다. 브란트는 지금 행복한 노경에서 그 평화적 통일독일의 실체를 맞고 있는 것이다. 평양에서 솟구쳤고 서울에서 율동할 축구공 하나에 집중되는 7천만 동포들의 눈을 의식하며 우리는 지금 거세게 변하는 역사의 무대의 전면에 서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이제 한반도가 움직여야 할 차례인 것이다. 둥근 공이 흐르듯 민족도 둥글게 모이고 핏줄도 다시 이어져 흘러야 한다.
  • 공이 이어주는 서울과 평양(사설)

    남북한 축구대표팀의 평양ㆍ서울 교환경기가 결정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이제 남북한간에 뭔가 색다른 일이 성사되어 민족문제 해결의 큰 전기가 오지 않을까 하는 느낌을 갖게 된다. 공(구)은 모나지 않고 둥글다. 정지하지 않고 항상 흐르며 율동한다. 공을 구사하는 주체의 기량에 따라 자유자재로 움직인다. 또 축구경기에는 항상 의외성과 전격성이 따른다. 남북문제 해결도 축구에서 배우며 축구처럼 해나가면 되지 않을까. 지금 남북한간에 겉으로는 눈에 띄게 화해의 기운이 돌고 있다. 지난 9월초 서울의 남북총리회담 이후 남북문제에 접근하는 북한의 자세에 변화가 있는 듯도 하다. 적극적인 개방이나 개혁에로의 길은 아니더라도 다소 유연하고 유화적인 입장이 엿보이는 것이다. 특히 북경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체육회담ㆍ공동응원단 구성 등을 제의하고 나섰다. 여기에 비록 정치적 접근이기는 하나 유엔가입문제 협의를 위한 실무접촉 등에도 나왔다. 우리 축구대표팀 초청기간이 바로 평양의 총리회담시기란 점에도 눈여겨지는 것이다. 북한은 최근 북경의 한국관광단을 유치한다는 방침아래 구체적인 실무작업을 펴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우리 축구대표팀의 평양초청도 그 일환일 수 있으나 과거 전통적인 「경평축구」의 상징성을 감안한다면 참으로 의미있는 일이다. 우리 대표팀의 평양방문은 북한 대표팀의 서울 원정으로 이어질 것이다. 축구뿐 아니라 모든 친선경기,예컨대 서울 평양간 마라톤,부산ㆍ신의주간 사이클대회 등 당장이라도 실현될 수 있는 경기종목은 얼마든지 있다. 우리 정부도 이에 맞추어 지금 북경에 가 있는 한국인들이 북한방문을 원하면 이를 허용키로 했다. 우리의 이같은 방침과 북한측의 한국관광단 유치계획이 맞아떨어진다면 그것이야말로 민족교류이며 이산가족 재회의 계기도 될 것이다. 이산가족 재회사업에 있어서도 반드시 적십자회담 형식만을 고수할 필요도 없다. 명분과 형태를 달리해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 스포츠교류는 물론 과학 문화 학술 언론인 교류도 그에 속할 것이다. 우리측의 7ㆍ20민족대교류 선언이니 8ㆍ15범민족대회의 취지도그런 것이다. 어떤 형태로든 남북한 동포가 만나고 대화하고 헤어진 가족 친지를 찾으면 된다. 그러다 보면 어느날엔 그것이 정례화,일상화될 것이고 서울에서 평양으로,백두산에서 한라산으로 국토순례대행진이 이어질 날도 올 것이다. 서울ㆍ평양간 스포츠교류를 계기로 우리는 평양당국이 남북문제에 있어 지금까지 보여왔던 정치ㆍ군사문제 우선의 입장을 재고할 것을 기대하게 된다. 민족문제는 이론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감성에 의지되는 바 큰 것이다. 대개 「사람」이 개재된 문제해결은 이성적이라기보다 감성적으로 접근될 때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 오늘의 국제정세,특히 한반도정세변화 추세는 평양당국도 거스르지 못할 것이다. 한소 및 한중 관계개선의 필연적 추세를 막을 수 없다면 이에 참여하고 협조하는 일이 현명할줄 안다. 평양의 공은 서울로 오게 돼 있는 것이다.
  • 빗길 고속도로 윤화 속출/대구ㆍ천안등 4곳서 충돌… 8명 사망

    【지방종합연합】 14일 하룻동안 전국 각 지방의 빗길에서 모두 4건의 교통사고가 발생,사망 8명ㆍ실종 1명ㆍ부상 6명의 인명피해가 났다. ▲하오2시30분쯤 경남 사천군 곤양면 환덕리앞 남해고속도로에서 영덕화물소속 경북7 아2142호 8t트럭(운전사 김운로ㆍ32)과 경남1 더9166호 르망승용차(운전자 김명호ㆍ27),부산3 나5807호 프린스승용차(운전자 정기수ㆍ45) 등 차량 6대가 충돌했다. 이 사고로 프린스승용차에 타고 있던 정광호씨(56ㆍ경북 경주시 율동 1822)가 그 자리서 숨지고 함께 탔던 정씨의 부인 김윤수씨(55) 등 3명이 중상을 입어 진주시내 고려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고 있다. ▲하오1시5분쯤 경북 영천시 영도동앞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서울기점 3백30.15㎞지점)에서 서울1 러2668호 스텔라승용차(운전자 김유원ㆍ41)와 쌍용동화소속 부산9 바5786호 트레일러(운전사 조화석ㆍ31),대구1 러4486호 콩코드승용차(운전자 안형수ㆍ43) 등 5대의 차량이 연쇄충돌하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스텔라승용차 운전자 김씨와 콩코드승용차 운전사 안씨가그 자리에서 숨졌다. ▲상오11시15분쯤 충남 천원군 성거읍 삼곡리앞 경부고속도로 상행선(서울기점 75.5㎞지점)을 달리던 대영화물소속 경북8 아2204호 11t트럭(운전사 최태만ㆍ35)이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중앙선을 침범,하행선에서 마주 오던 경기8 라1861호 4.5t복사트럭(운전사 이송우ㆍ29ㆍ천안시 대흥동 156)과 서울8 도8046호 1t봉고트럭(운전사 정철희ㆍ42ㆍ서울 구로구 오류동 205의3) 등 2대의 차량을 잇따라 들어받았다. 이 사고로 복사트럭 운전사 이씨와 함께 타고 있던 20대남자 및 봉고트럭 운전사 정씨 등 3명이 그 자리에서 숨졌다. ▲상오11시5분쯤 경북 경주군 건천읍 신평리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서울기점 3백43.5㎞지점)에서 한석상사소속 경기8 러8594호 8t유조차(운전사 장경수ㆍ34)가 앞서 가던 경북2 다6317호 로얄XQ승용차(운전자 정원영ㆍ44)를 들이받아 승용차에 타고 있던 운전자 정씨와 옆좌석의 부인 이순임씨(25ㆍ경주시 성건동 369) 등 2명이 그 자리에서 숨지고 뒷좌석에 타고 있던 딸 헌경양(5) 등 남매는 중상을 입어 영천 성베드로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 “중태” 중남미경제 현장 르포:상

    ◎“살인적 인플레”…식량폭동도 유발/아르헨선 자고나면 올라 한해 5천%선/페루서도 심각…하루품삯이 콜라 4병값/환차익 노려 달러 현찰 선호…크레디트카드는 푸대접 중남미를 여행하는 사람들에게는 달러화현찰이 필수적이다. 선진국에서 신용사회의 척도처럼 돼있는 크레디트카드나 TC(여행자수표)는 호텔이나 상점에서 마냥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다. 크레디트카드나 TC는 선진국에서처럼 대접을 받기는 커녕 현찰에 비해 5∼10%의 웃돈을 줘야만 겨우 써먹을수 있다. 이는 극심한 환율인상에 따른 환차익을 막기위해 정부가 신용카드나 TC의 사용을 사실상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사회의 정착보다는 발등에 떨어진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한 극약처방에 따라 자연스럽게 현찰선호사회가 형성된 셈이다. 식당에 가봐도 메뉴의 음식가격이 적힌 난은 연필로 써있기 일쑤다. 하루사이에 돈가치가 뚝뚝떨어지기 때문에 가게마다 매일 물건의 정가표를 바꿔달기 위해서는 지우기 쉬운 연필로 가격을 매기는 것이 훨씬 편리하다는 얘기다. 남미국가들 가운데이처럼 인플레가 가장 심한 곳은 아르헨티나와 페루다. 공식발표된 인플레율은 아르헨티나가 지난해 연4천9백23%로 5천%에 육박했고 페루도 2천7백75%나 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각각 8천%,5천%를 넘고 있다는게 현지경제인들의 설명이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1%를 기록했는데도 물가비상으로 법썩을 떨었던 것과 비교하면 이들 남미국가들의 인플레실정이 어느정도인지 쉽게 짐작이 간다. ○화폐는 마치 휴지조각 이같은 하이퍼 인플레이션은 남미제1의 대국인 브라질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천4백%의 인플레를 기록했던 브라질에서는 현재 모두 네종류나 되는 화폐가 통용되고 있다. 지난 4년동안 총2만%의 인플레가 일어나 그동안 화폐의 명칭을 두번이나 바꿨고 액면가를 크게 줄인 새로운 화폐를 계속 발행했다. 우리나라에서 불과 몇만원정도인 카세트 라디오는 2천4백80만신크루자드이며 몇십만원수준인 뮤직센터 1세트의 값은 무려 1억2천9백만신쿠르자드나 된다. 화폐에 액면가를 더 높여 표시할 자리가 없어 계속 새돈을 찍어내야 할 정도로 화폐는 날로 휴지조각으로 전락하고 있다. 이같은 살인적인 인플레 때문에 통상임금으로는 여유있게 생활하기가 힘들다. 페루에서는 보통근로자의 하루평균임금이 4만인티(3달러)수준이다. 그런데 콜라ㆍ사이다 한병값은 1만인티나 된다. 점심한그릇 먹고 사이다한병 마시면 그날 번돈 모두가 없어질 정도다. 페루의 한달 최저임금이 미화 40달러수준이며 통상 2∼3년을 근무해도 80달러선을 넘지 못한다. 관공서의 국장급이 월1백60달러 정도를 받으며 대우좋은 민간업체도 잘해야 월3백달러에 불과하다. 페루는 중남미국가중 최빈국에 속하지만 한때 세계5대 부국에 들어갔던 아르헨티나의 제조업체근로자 평균임금(기본급)도 지나 2월말 현재 월85∼90달러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지난해 아르헨티나에서는 전국적으로 식량폭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지금도 일부 지방에서 간헐적으로 식량탈취소식이 들린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먹고살수 있는 것은 고기나 감자,옥수수같은 생필품들이 비교적 싸기 때문이다. ○빵문제도 해결못해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인플레덕분에 오히려 이득을 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아이로니한 일이다. 바로 달러생활자들이 그들이다. 달러기준으로 월급을 받는 외국에서 온 외교관,상사주재원들은 오히려 살맛이 난다고 한다. 실질구매력이 인플레에 반비례해서 높아지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의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최고급 식당에서는 1인당 10달러만 있으면 최고급 스테이크요리와 와인을 맘대로 즐기면서 귀빈대접을 받는다. 세금을 낼때도 인플레때문에 납부마감일의 납세창구는 상상할수 없을만큼 북새통을 이룬다. 3천2백만명의 아르헨티나인구 가운데 경제불안을 견디다 못해 새로운 생활을 찾아 외국으로 떠나려는 역이민 행렬이 늘어나고 있다. 한때 최고4만명 가까이나됐던 아르헨티나거주 한국인들이 최근 2만5천명선으로 줄어들었다. 하이퍼인플레를 잡기 위해 브라질정부는 정기적으로 모든 상품가격을 수정하는 「물가슬라이드」제도를 시행하는가 하면 수시로 물가ㆍ환율동결을 골자로 하는 긴급경제조치를 단행하고 있다. 그러나 그때마다 실효를 거두지못해 인플레수습을 놓고 하루도 편할 날이 없다. 남미국가들은 인플레 중병은 현단계에서 어떤 명의가 나타나도 쉽게 수술하기가 어려울 정도의 숙환이 되어가고 있는 인상이다. 특히 지난 83년 군부통치를 벗고 민간정부가 들어선 아르헨티나의 경우를 보면 민주화에는 성공했으나 경제는 최악의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역설적인 사례를 보는 것같다. 세계1,2차대전과 대공황때 유럽의 식량공급원이었던 아르헨티나가 오늘날 빵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모순은 개발도상국들이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도 값비싼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듯 싶다. 지난 40년대까지 세계 5∼6위를 다투던 경제부국 아르헨티나가 오늘날 세계경제 서열 84위(87년말현재)를 기록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역사적으로 잘못된 정치와 그릇된 국민성을 형성해온 때문인듯 하다. 지난해 5월 알폰신 대통령이 이끄는 급진당을 꺾고 페론당의 메넴이 새 대통령으로 당선됐을때만 해도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상당히 들떠 있었다. 페론당이라는 당명이 표방하듯 지난 45년 군사쿠데타를 통해 집권했던 후안 페론 대통령이 구현한 노동자복지 시책이 재현될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아프헨티나의 소외계층은 그만큼 노동자 천국을 보장했던 페론주의에의 향수가 강하다. 그래서 지난해 선거 당시 무려 4백만명의 조합원을 가진 노조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 메넴은 대통령에 무난히 당선됐다. 메넴이 대통령이 되면 페론에 못지않은 노동자들을 위한 복지국가가 될 것으로 노동자들은 기대했었다. ○잦은 정책변경이 원인 그러나 상황은 변했다. 지금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 모퉁이에는 「메넴­배신자」라고 쓴 표어가 군데군데 나붙어 있다. 페론대통령시절 노동자들에게 높은 임금을 약속하고 노동조합 활성화의 길을 열어줘 「이틀 일하고 하루 쉬는」 풍조에 익숙해진 아르헨티나 소외계층에게는 정권이 바뀌었어도 오히려 악화되는 경제사정 때문에 비난의 화살은 결국 메넴에게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아르헨티나 경제위기는 자신에 대한 정치적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모든 소외계층들에게 무상급식과 도에 지나친 복지정책을 실시했던 페론에서부터 시작됐다는 강한 느낌을 지울수 없다. 메넴이 취임직후부터 주요국 공영기업의 사유화 정책과 일련의 경제개혁을 시도했으나 어느 것도 열심히 일하는 것보다 복지 시혜에 길들여진 소외계층의 구미를 만족시키지는 못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경제파탄의 책임을 모두 국민들에게만 돌릴수는 없다. 무엇보다는 정부의 일관성없이 오락가락하는 잦은 경제정책변경이 국민들로부터 정부에 대한 신뢰를 얻지못하고 결과적으로 정치와 경제를 표류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게 현지 경제계의 분석이다. 지난연초 아르헨티나정부는 넘치는 국내통화를 환수하는 방편으로 1백만아우스트랄(당시 미화6백달러)이상의 예금인출을 동결하는 초비상 경제정책인 보넥스(BONEX)조치를 발표했다. 그대신 동결된 예금에 대해서는 외화표시국채로 지급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이 조치로 메넴대통령정권은 올해 1년간 예산적자예상액인 97억달러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5억달러의 재정을 확보하게 됐다. 강압적인 비상조치로 국내통화량의 60%를 빨아들이고 손쉽게 재정파탄을 벗어날수 있게 된것이다. 그러나 경제계는 난리가 났다. 급격한 인플레로 외화표시 국채가격이 액면가의 불과 27%로 거래되고 있기 때문에 예금을 동결당한 국민들은 국채만기인 10년동안 액면가 차액인 63%의 돈을 고스란히 날리게 된 셈이다. 메넴정부는 긴급경제조치로 재정적자를 메우게 됐으나 기업가의 정부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진 것이 요즈음 아르헨티나의 정경관계다.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중남미국가들의 경제적인 장래에 대해서는 낙관보다 비관론쪽이 좀더 많은 것같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최근 거듭되는 경제정책실패로 메넴정권의 내부에서조차 난국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군부가 들어설 수 밖에 없다고 자조하는 소리가 들린다고 한다. 「급진당→페론당→군사정권」의 정권교체등식이 되살아날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탄식하는 기업가들의 숫자도 적지않다고 한다. 페루에서는 오는 4월로 예정된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기업가들이 정권의 향방에만 신경을 곤두세운채 그때까지 일체의 신규투자나 생산적인 기업활동에 참여할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도 눈에 띈다. 5년전 의욕적으로 출범한 알란 가르시아대통령이 이끄는 좌파정권에 대항해서 우파인물이자 소설가인 마리오 바리가스 로사라는 인물이 대통령에 당선될 공산이 크다는 여론조사결과를 지켜보며 회색빛의 수도 리마는 죽은 도시처럼 생기가 없다. 오늘날 중남미국가들의 경제위기가 정치엘리트집단이 정치를 잘못한 결과로 인식할때 지금 중요한 것은 경제적인 접근보다도 먼저 정치쪽을 바로잡아 국민통합을 이뤄나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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