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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할인점, 영어 놀이강좌 새달 초까지 접수

    ‘할인점 놀이강좌 활용하세요.’ 백화점과 할인점 등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한 유아교육업체들의 문화센터 강좌가 인기다. 별도 교구·교재를 사지 않고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미리 체험해볼 수 있고, 수강료도 10만원 안팎으로 싸기 때문이다. 대부분 대형 할인점과 유통점, 백화점에서 이뤄지고, 기간도 매주 한 차례 정도로 장 보는 시간을 활용할 수도 있다. 기간은 한 달에서 1년까지 다양하며, 여름방학 강좌의 경우 주로 다음달 초까지 신청을 받고 있다. 아이챌린지(www.i-challenge.co.kr)는 다음달 7일부터 8월23일까지 분당 신세계 죽전점과 야탑 만나YMCA, 부평과 구로, 수원 2001 아울렛, 용인 이플 등 서울과 경인 지역 문화센터 6곳에서 ‘숲속 놀이터’와 ‘에듀(Edu) 행복한 아이’ 강좌를 선보인다. 아이챌린지의 교구를 활용해 노래와 미술, 놀이 등 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수강료는 6만 5000∼12만원.1544-2700. 한국프뢰벨(www.froebel.co.kr)은 뉴코아와 현대백화점, 홈플러스,MBC문화센터 등 수도권 지역 문화센터 50곳에서 ‘프뢰벨 영어’와 ‘프뢰벨 은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독일의 전통 원목 교구인 킨더가베를 이용한 가베 놀이 학습법을 적용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수강료는 9만∼11만원.1566-0800. ‘영어 옥스포드’는 한솔교육의 영어교육 프로그램인 ‘옥스포드 리딩트리’(www.onkidsnet.co.kr)를 활용한 프로그램이다. 아이들의 생활영어와 기초적인 영어 듣기 능력을 개발하기 위한 것으로, 나이에 맞게 그림을 보면서 생활 영어회화를 익힐 수 있다. 홈플러스 등에서 참여할 수 있으며, 매주 한 차례씩 12회로 구성돼 있다.1577-0060. 한국 몬테소리(www.montessori.co.kr)는 영유아 발달 단계를 고려한 교구를 중심으로 신체, 감각, 정서, 창의성 등을 발달시킬 수 있는 통합자극 프로그램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나이에 따라 베이비·리틀·빅 몬테소리 등이 있다. 현대백화점과 홈플러스 등에 월 8차례 강의가 마련돼 있다. 수강료는 5만∼9만원.080-464-3384. 아마데우스 클래스(www.amadeusclass.co.kr)는 신세계와 롯데백화점, 홈플러스, 이마트 등에서 음악교실을 열고 있다. 노래와 율동, 소리탐구, 피아노 등 독자적인 음악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의 감성과 지성, 감수성 발달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매주 한 차례씩 모두 12회로, 수강료는 6만원이다.(02)589-5300.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한승원 토굴살이] 봄날,광기를 읽는다

    [한승원 토굴살이] 봄날,광기를 읽는다

    우주의 율동은 석가나 공자의 말처럼 자비로움도 어짊(仁)도 아니다. 우주는 문득 물방울 몇 개, 불 바람 몇 오라기로도 수만 명을 죽이는 광기를 발동하고, 다사로운 햇살로 만물을 키우곤 한다. 토굴 정원에 수많은 철쭉꽃송이들이 한꺼번에 피었다. 진홍색 선홍색 진달래색의 꽃들이 햇살 아래서 소리친다. 그 소리에서 광기를 느낀다. 모든 존재하는 것들은 한편으로 아름답고 자비롭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잔혹한 광기를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작은 광기가 발동하면 사냥을 나가 짐승들을 죽이고, 큰 광기가 발동하면 전쟁을 일으켜 사람을 죽인다. 사냥은 귀족들이 답답함을 풀고 몸 단련을 위하여 살상을 하는 광기 즐기기이고, 전쟁은 정의를 위한다는 미명하에 사람들을 죽이고 승리를 즐기는 것이다. 여기에는 많이 잘 죽이는 영웅이 등장하기 마련이다. 골프장에서도 광기가 읽힌다. 광활한 산과 대지를 까 무너뜨려 잔디밭으로 만들고, 거기에서 골프공의 엉덩이를 두들겨 팬다. 야구, 축구, 럭비경기, 권투와 격투기, 씨름경기, 낚시질도 마찬가지이다. 로마 때부터 사람들은 스포츠를 통해 광기를 즐겼다. 앙드레 말로의 ‘인간조건’에서는 테러리스트가 모기장 속의 인물을 칼로 죽이며 손맛을 즐긴다. 추사 김정희가 유배되는 과정을 읽으면서 진저리친다. 정적을 국청에 끌어들여 죽이는 일은 우리의 광기 어린 역사의 한 단면이다. 안동 김씨는 임금이나 세자에게 가까워지려 하는 북학파인 김정희를 제거하기 위해 탄핵한다. 먼저 윤상도를 사주하여 김정희의 아버지 김노경을 탄핵하게 하는데, 그 상소문 가운데 순조 임금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내용이 들어 있다. 순조는,‘임금을 잘못 이끌었다.’는 부분을 짚으며 역모의 뜻이 들어 있다 생각하고, 이러한 말을 혼자서 할 수 있느냐, 안동 김씨가 뒤에서 사주 했으리라 한다. 발본색원하고 싶지만, 오히려 그들에게 말려들어 더 큰일이 일어날까 두려워 추자도로 유배 보내라고 명한다. 안동 김씨는 순조의 말에 밑이 저린 나머지, 자기들이 사주한 윤상도를 끌어다가 국청을 열었다. 윤상도에게 너를 사주한 자가 누구냐고 하니,‘허성’을 댔고, 허성을 문초하니 대사헌을 지낸 김양순(김좌근의 하수인)을 댔다. 김양순을 문초하면 안동 김씨의 우두머리인 ‘김조순’이 나올 것이므로, 장살시킬 목적으로 곤장을 혹독하게 치게 하며,“만일 김정희가 그 상소문을 써주었다.”고 불면 살려주겠다고 했다. 김양순은 “김정희가 그 상소문을 나에게 가지고 왔다.”고 불었지만 결국 장살되었다. 의금부는 김정희를 국청으로 끌어들이는, 소가 웃을 일을 저질렀다. 김정희는 “윤상도는 내 아버지를 탄핵하는 상소를 올렸는데, 아들인 내가 어떻게 내 아버지를 탄핵하는 상소문을 써주었다는 것이냐?”하고 따지고 들었다. 김정희의 벗인 권돈인(형조판서)이 “윤상도의 상소문을 가져다가 읽어보자.”는 이의를 제기하는 사이에, 김정희의 또 다른 벗 조인영이 임금에게, 김정희를 제주도로 유배를 보내버리자고 간청했고, 김정희는 겨우 살아났다. 그 광기의 역사를 읽다가, 말을 잃게 하는 끔찍한, 한 젊은이의 광기에 대한 소식을 들었다. 무기 재벌들이 판치는 세상에서 자란 그가 누군가의 범죄를 모방하여 치밀하게 준비한 다음, 쌍권총 잡이처럼 사람들을 향해 난사하면서 손맛을 느꼈으리라는 생각을 하면 중치가 막힌다. 사람을 사람다운 사람으로 교육하는 일에서 가장 힘들여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어려서 미국 유학 보내는 일도, 지식을 전수해주는 일도, 논문을 잘 쓰게 하는 일도, 돈 버는 기술 습득하게 하는 일도 아니고, 다사로운 사랑을 먹고 마시며 자라게 하는 일일 터인데…. 한승원 소설가
  • “이런 환영 어디서도 못 받았다”

    “이 지구상 어디에서도 이처럼 열렬한 환영을 받아본 적이 없다.” 11일 전남 여수에 도착한 카르멘 실뱅 세계박람회기구 집행위원장이 시민들의 환호에 감동, 최고의 찬사를 보냈다. 공항에서 시청에 이르는 10여㎞ 거리에는 수만명의 구름 관중이 모여들어 실사단을 환영했다. 여수시가 문을 연 이래 최대 환영인파다.●이순신함서 노대통령 주재 만찬 세계박람회기구 실사단(7명)의 감동은 이날 오후 노무현 대통령이 주재하는 선상 만찬에서 절정에 올랐다. 여수 신항 1부두에 정박한 충무공 이순신함(4500t급)에는 즉석 만찬장이 만들어졌다. 선미 갑판 30여평에는 불이 밝혀지고 바람막이가 설치됐다. 저녁 메뉴는 전문 외식업체가 들여온 스테이크류로 알려졌다. 시종 화기애애한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시민 2만여명이 운집한 해양공원에서는 시민들이 실사단 환영대회를 열었다.“여수, 박람회”라는 연호속에 등장한 실사단이 불꽃쇼 점화 단추를 누르자 분위기는 최고조에 올랐다. 바다가 떠나갈 듯한 함성 속에 박람회 불꽃쇼는 1시간 동안 밤하늘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실사단은 김규리·규란(부영초등 3년) 쌍둥이 자매로부터 145만명의 박람회 지지 서명부를 전달받았다. 실사단은 이날 오후 2시45분 여수공항에 도착, 국방부 취타대와 의장대의 도열 속에 트랩을 내려선 뒤 조원빈(5)군 등 화동 7명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환하게 웃었다. 공항 계류장까지 밀려든 시민 1000여명은 손에 손에 태극기와 박람회기구 실사단의 국기, 실사단 인물 그림이 든 피켓을 들어 환호했다. 공항에서 시청에 이르는 길목마다 마을주민들이 나와 환호했다. 시내로 접어드는 석창사거리에서 시청앞까지는 환영인파가 왕복 8차선 도로를 점령하다시피 해 실사단을 태운 차량이 간신히 빠져나오기도 했다. 실사단은 여수시청에서 시민대표들과 만나 “여수시민들이 보내준 환영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고 감격했다. 또 시청사 현관 앞에서는 머리에 ‘Welcome to Yeosu’라는 머리띠를 두른 유치원생 50여명이 율동에 맞춰 웰컴을 연발하자 실사단이 이들을 껴안으며 기뻐했다.●여수시 사상 최대 환영인파 이날 시청 앞에서 석창 사거리까지 500여m는 ‘카르멘 거리, 로세르탈레스 거리 등’ 실사단 국가별 거리가 설정됐다. 실사단은 자신의 얼굴을 본 뜬 인형이나 캐리커처 피켓, 플래카드를 든 시민들의 손을 잡는 등 각별한 애정을 표시했다. 오현섭 시장은 “실사단이 가는 곳마다 넘쳐나는 환영 인파는 박람회 유치 의지이고 이 같은 모습이 실사단에 감동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여수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실사단 가는 곳마다 환영인파

    실사단 가는 곳마다 환영인파

    11일 여수는 감동의 물결 그 자체였다. 형형색색의 한복을 차려입은 수많은 시민들이 세계박람회 실사단을 맞았다. 여수시민들이 연출한 한 편의 드라마에 실사단 7명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날 오후 2시45분 여수공항. 카르맹 실뱅 세계박람회기구 집행위원장 등 실사단 7명은 국방부 취타대와 의장대의 도열 속에 트랩을 내린 뒤 조원빈(5)군 등 화동 7명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We Love You’‘See You again in 2012’란 플래카드가 이들 앞에 펼쳐졌다. 공항 계류장까지 밀려든 환영 인파는 손에 손에 태극기와 박람회기구 실사단의 국기, 실사단 인물 그림이 든 피켓을 들고 환호했다. 공항 안팎에만 유치원생, 학생, 흥국사 스님과 신도, 마을주민 등 1000명이 넘게 나왔다. 공항에서 시청까지 오는 10여㎞는 시민 수만명이 나섰다. 도로변 마을 앞마다 주민들이 나와 실사단에 손을 들어 열렬히 환호했다. 밭에서 일하던 농부와 지나던 시민들도 손을 흔들어 답했다. 시내로 접어드는 석창사거리에서 시청앞까지 1.5㎞는 환영인파로 절정을 이뤘다.4차로 중 3개 차로를 점령한 시민들은 목청이 터져라 실사단 버스를 환호했다. 시민과 학생, 직장인 등 수만명이 밀려들면서 차량이 빠져나가지 못할 정도였다. 시청 앞에서는 머리에 ‘Welcome to Yeosu’라는 머리띠를 한 유치원생 50여명이 율동에 맞춰 웰컴을 연발하자 실사단이 이들을 껴안으며 기뻐했다. 이어 환영 인파들이 아리랑을 부르며 시청이 떠나갈 듯 연호하자 손을 들어 답례했다. 오현섭 시장은 “실사단이 가는 곳마다 넘쳐나는 환영 인파는 시민들의 박람회 유치 의지이고 이 같은 모습이 실사단에 감동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석창사거리 500여m 구간에서는 실사단의 출신 국가별 전통복장을 한 100여명의 대학생들과 초등학생들이 실사단과 사진을 찍으며 함께 어울렸다. 이날 노무현 대통령이 주재한 선상 환영 만찬도 실사단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환영리셉션은 신항 1부두에 정박한 구축함인 충무공 이순신함(4500t급) 갑판 위에서 열렸다. 국가정상이 오전에 이어 하루에 두 번이나 실사단과 식사를 같이한 것도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졌다. 이어 시민 2만여명이 운집한 거북선 대축제는 실사단이 모습을 보이자 열광 속으로 빠져들었다. 시민들을 헤치고 나온 실사단은 진남관 앞에서 판옥선을 타려다 내려 서서 삼도수군 통제영 길놀이와 용줄다리기에 동참, 시민들에게 화답했다. 해양공원으로 옮긴 실사단은 김규리·규란 쌍둥이 자매로부터 145만명의 지지 서명부를 전달받기도 했다. 거북선 대축제의 핵심인 불꽃대축제가 시작되자 여수의 밤하늘은 빛과 함성으로 가득했다. 여수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동성애판’ 로미오와 줄리엣

    |파리 이종수특파원|남자 백조에 이어 이번엔 동성애자 로미오? 영국의 대표적 안무가 매튜 본(47)이 또 파격 무대에 도전한다. 선데이타임스는 18일(현지시간) “본이 동성애판 ‘로미오와 줄리엣’을 무대에 올릴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본은 1995년 남자 무용수만으로 구성된 ‘백조의 호수’를 연출하며서 독창적 작품 세계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로미오의 파트너는 줄리엣이 아니라 동성인 다른 남성. 따라서 프로코피예프의 발레음악 ‘로미오와 줄리엣’도 ‘로미오, 로미오’로 재탄생한다. 이번 작품에서 본은 무용으로 동성애 관계를 관객에게 설득하는 데 도전한다. 그는 작품에 대해 “섹슈얼리티보다는 댄스 자체와 더 관련이 있다.”며 “편안하게 춤을 출 수 있고 관람할 수 있는 두 남자를 위한 낭만적·관능적 2인무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동성애판 ‘로미오와 줄리엣’은 ‘백조의 호수’보다 더 도발적이 될 잠재력이 있다.”며 “많은 비평가들이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서 동성애적 잠재성을 지적하지 않았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올 여름부터 소규모 댄스 그룹과 함께 연습하면서 율동과 무대를 즉흥적으로 구성한다는 계획이다.이어 반응이 좋으면 내년에 전체 무용단을 꾸려 리허설을 시작할 예정이다. 본이 12년 전 선보인 남성 무용수의 ‘백조의 호수’는 런던과 뉴욕에서 최장기 공연 기록을 수립했다.vielee@seoul.co.kr
  • [한승원 토굴살이] 말(言)과 말(馬)에 대하여

    [한승원 토굴살이] 말(言)과 말(馬)에 대하여

    입으로 뱉는 말과 타는 말은 비슷하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 새 길은 열리고, 말이 끊어진 자리(絶望)에서 새 진리는 싹터난다(言語道斷)고 말하는 선승들은, 말로써 진리가 안 풀릴 때 ‘악(喝)!’하고 소리치며 주장자를 내리친다. 술에 취하여 조는 김유신을 애인 천관녀의 집으로 태우고 갔다가, 깨어난 그의 칼에 목이 잘려 죽었다는 말 이야기는 많은 뜻을 내포한다. 제주도에 취재차 가서, 평생 말과 더불어 살았다는 노인을 만났는데, 그 노인이 “말은 쓸개가 없는 짐승이라 강물도 가시밭길도 무서운 줄을 몰라. 그런데 헛것을 보았다 하면, 주인을 싣고 있거나 수레를 차고 있거나 상관없이 후닥닥 달아나. 그때는 주인이 다쳐.”하고 말했다. 나는 반신반의하면서도 동물학자에게 확인해 보지도 않고 ‘말은 쓸개 없는 짐승’이라고 내 사전에 기록해 놓았다. 아마 그 때문이었는지 모르겠는데, 제자들하고 함께 제주엘 갔다가, 모두들 말을 타고 즐기는데 나는 타지 않았다. 내가 마장에 갔을 때, 말을 다루는 기사는 말의 머리를 오랫동안 품에 안은 채 귀에 대고 속삭이고 있었다. 머리를 쓰다듬기도 하고 볼을 다독거리기도 하고, 그 볼에 자기 볼을 비비기도 했다. 기사들은 자기의 말과 친해지기 위하여 당근을 숨겨 두었다가 꺼내주곤 한다고 들었다. 그 기사가 말 타기를 두려워하는 나에게, 자기와 자기의 말을 믿고 타라고 권했지만 나는 끝내 타지 않았다. 몸이 강단지고 얼굴이 거무튀튀한 기사의 흑갈색의 눈과, 적갈색 말의 한없이 깊은 검푸른 눈 때문 아니었을까. 그들과 나 사이에 건널 수 없는 시퍼런 강물이 나를 절망하게 했다. 동시에 추락의 공포가 나를 말에게서 뒷걸음질치게 했다. 기사가 나를 자기 말 등허리에 태운 다음, 걸으라고 명령하거나 달리라고 명령을 내렸을 때, 움직거리는 말 등허리의 율동과 내 엉덩이의 율동이 어우러지지 않아서 곤욕을 당할 것 같고, 그러다가 땅으로 추락하게 될 것만 같았다. 추락을 예방하기 위해 “천천히 달려!”하고 내가 말을 해도, 말은 내 말을 못 알아듣거나,‘아이고 겁쟁이’ 하고 비웃으며 자기 마음가는 대로 달려 버릴 듯싶었다. 나는 짐승인 말을 믿을 수 없듯이 혀끝이 만들어내는 말도 믿을 수 없다. 내 혀끝이 만들어낸 말로 인해 절망을 한 경우가 한두 번 아니다. 중학시절, 자취를 하던 나는 점심을 굶곤 했는데, 나보고 도시락을 함께 먹자고 말을 한 부잣집 친구에게 도리질을 하며 “너나 먹어라.”하고 말했다가 심하게 다투었다. 불행히도 그 친구에게서는 노린내가 심하게 났는데, 그것을 아는 친구는 유다르게 몸을 청결하게 하곤 했다.“더럽단 말이야?”하고 거절의 이유를 따지는 친구의 말에, 나는 “무슨 소리야? 우리 반에서 너처럼 깨끗한 아이가 어디 있는데?”하고 말을 했는데, 친구는 “이 자식아, 놀리지 마!”하고 말한 것이었다. 내가 뱉은 말이 나를 배반하고, 그 배반한 말을 달래려고 뱉은 말이 더욱 나를 곤혹스럽게 배반했다. 전달기능과 더불어 배반의 기능도 가지고 있는 말은 쓸개가 없는 말을 닮았는지 모른다. 아, 말이 하루 천리를 달려가듯이 입으로 뱉은 말도 천리를 달려간다. 대통령이 되겠다든지, 평생 금배지를 달고 살겠다든지, 지자체의 장을 말뚝 박아놓고 해먹겠다든지 하는 사람들과, 고위 관리들, 판검사들은 눈 깜짝할 사이에 말과 말을 바꾸곤 한다. 잘못을 줄줄이 저지르고 자기를 배반한 간사한 말의 목을 치는, 진짜로 난 사람은 없고, 오히려 그 말들을 감싸주곤 한다. 자기와 세상을 배반하는 말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들은 절망을 모른다. 쓸개가 없는 말의 성정을 가진 까닭일 터이다.呵呵呵.
  • 엄마들 비법 전수… ‘품앗이’ 영어학습

    디지털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의 어린이 영어 전문 방송 ‘키즈톡톡(채널번호 660번)’이 5일부터 매일 오전 9시 엄마와 함께 배우는 영어 ‘이지영의 맘글리쉬,Momglish’를 방영한다. 이지영은 KBS 라디오 ‘굿모닝 팝스’ 진행자. 조기 영어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엄마가 직접 아이에게 영어를 가르쳐 주는 가정이 늘고 있다.‘품앗이 영어학습’이라는 새로운 문화도 확산되고 있다. 같은 연령대의 아이를 둔 엄마들이 돌아가며 수업준비를 해 아이들에게 직접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것.‘이지영의 맘글리쉬,Momglish’는 이 같은 교육 트렌드에 맞춰 엄마가 아이를 가르칠 때 지침서로 활용할 수 있도록 꾸몄다. ‘이지영의 맘글리쉬,Momglish’는 모두 네 코너로 나뉜다. 첫 코너는 일상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엄마와 아이 사이의 회화를 간단한 시트콤 형식으로 재연해보는 `액션 잉글리시´. 우리말로 된 시트콤을 보고 한 문장씩 영어표현을 배운 뒤 게임이나 노래, 연극 등을 통해 복습하는 형식이다. 다양한 주제로 엄마와 함께 할 수 있는 놀이를 통해 영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코너 ‘Mom&’은 요리로 배우는 ‘Mom & Kitchen’, 마임과 율동으로 배우는 ‘Mom & Gym’, 그리고 미술로 배우는 ‘Mom & Art’ 등 세 가지 주제로 구성된다. 세 번째 코너 ‘Face English’는 진행자의 다양하고 재미있는 얼굴표정을 통해 해당 영어단어를 유추하고 문장을 배우는 시간이다. 마지막으로 ‘Today’s tip’은 인터넷 등에서 자녀 영어 교육법으로 잘 알려진 어머니의 경험담이나 키즈톡톡 시청자가 보내 온 비법을 전해주는 자리다. 프로그램에 직접 출연하거나 체험하기를 원하는 어머니와 아이는 싸이월드에 개설된 ‘이지영의 맘글리쉬’ 클럽을 통해 참가 신청을 할 수 있다.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Seoul In] 강북구 연극 ‘헨젤과 그레텔’ 공연

    강북구(구청장 김현풍) 온가족이 즐기는 연극 ‘헨젤과 그레텔-과자 성의 비밀’을 11∼13일 총 6회에 걸쳐 삼각산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한다. 서울시극단이 각색한 작품으로, 마임과 재미있는 율동, 마술시범 등을 삽입했다.11일 오전 11시30분과 오후 1시30분,12일 오전 10시30분과 낮 12시에는 단체관람을 실시하고 13일 오후 2시와 4시에는 일반 관람객을 받는다. 입장료는 2000∼7000원. 문화공보과 901-6324.
  • [호텔·외식 정보]

    ●그랜드 하얏트 서울은 겨울 방학을 맞아 내년 1∼2월 특별한 전래동화 연극 이벤트를 선보인다. 어린이 전문 극단 사다리 소속 배우들이 매주 토요일 호텔에서 전래동화를 연극으로 꾸며 소개하는 것. 공연 후 노래와 율동, 마임을 배우는 시간도 마련돼 있어 어린이와 부모가 새로운 놀이를 배울 수도 있다. 내년 1월6일∼2월24일(매주 토요일), 오전 11시∼낮 12시. 가격 2만원(윈터 패키지 고객인 경우 1만원). 어린이 1명과 부모 1명 입장료이며 추가 인원은 별도의 비용이 부과된다.(02)799-8888.●세종호텔 팝 레스토랑 피렌체에서는 내년 1월2일∼2월28일 ‘잡아라!황금돼지女’ 이벤트를 선보인다.20세 이상 돼지띠 여성 고객 3명이 해피아워(오후 6시∼오후 8시30분)를 이용할 경우 1명은 무료다. 또한 쿠오레 케이크 구매시 20%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가격은 2만원(세금, 봉사료 포함). 반드시 주민등록증을 지참해야 한다.(02)3705-9146∼7.●임피리얼 팰리스 호텔 뷔페 식당 훼밀리아에서는 내년 3월31일까지(토·일·공휴일은 제외) 주중 점심 뷔페를 이용하는 고객에 한해 ‘넘버 포(Number 4)’이벤트를 펼친다. 성인 기준으로 6명부터 시작해 인원이 4명 늘어날 때마다 무료 식사권을 제공한다.(02)3440-8090.
  • ‘장난감 병정’ 박강성 22~23일 송년 디너쇼

    ‘장난감 병정’ 박강성 22~23일 송년 디너쇼

    지난 9월23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 대강당. 복도에까지 의자를 놓아야 할만큼 관객들이 빼곡하게 들어찬 가운데,300여개에 달하는 빨간 막대풍선이 일사불란하게 율동을 벌인다. 마치 아이들 스타의 공연장을 방불케 한다. 박수와 환호과 교차하고, 열기는 장내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한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막대풍선을 흔드는 사람들이 30∼40대 ‘아줌마 부대’라는 것. 이날 공연의 주인공은 가수 박강성이었다. 자신의 대표곡인 ‘장난감 병정’처럼 단단해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어딘가 짙은 페이소스가 느껴지는 가수다. 공연마다 특유의 무대 장악력과 뛰어난 가창력으로 ‘미사리의 서태지’라고 불리는 그가 올 연말에 서울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송년 디너쇼를 연다. 특급호텔에서 열리는 송년 디너쇼가 나훈아, 패티 김 등 기라성 같은 대형가수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전례로 볼 때, 가벼이 넘길 일은 아니다. 널리 알려진 히트곡도 많지 않고,TV 등에서도 자주 볼 수 없었던 그가 요즘 만들어가고 있는 현상들을 보면 적잖이 놀랍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공연때마다 거의 예외없이 입장권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 지난 2003년 3월 서울 대학로 콘서트에서 시작된 입장권 매진사태는 올해 개런티 6억원을 받고 시작한 ‘세가지 소원’ 공연에서도 어김없이 이어졌다. 비싼 좌석부터 매진되는 것도 이채롭다. 가까운 곳에서 그를 느끼려는 관객들이 많다는 뜻이다. 이번 송년 디너쇼의 경우도 40대 여성 예매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고 주최측은 전했다. 통상 송년 디너쇼의 경우 20∼30대가 표를 사서 부모님께 선물하는 것이 일반적. 콘서트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40대 여성이 직접 표를 산다는 것은 이들이 열성적인 팬이라는 얘기다. 박강성은 1982년 MBC ‘신인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가요계에 얼굴을 내밀었다.89년 히트곡 ‘장난감 병정’으로 이름을 조금 알리는가 싶더니, 3∼4집의 연이은 실패로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만다.“가수가 된 게 슬펐어요. 꿈도 잃었고요. 먹고 살기 위해 술집에서 노래를 불러야 하는 현실이 죽기보다 싫었죠.” 그가 다시 일어선 것은 95년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얼마나 찾았는지 아세요’라고 쓴 한 팬의 메모를 보면서부터.“나를 사랑하고, 나로 인해 위로받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단지 그들이 고통스런 현실에 가려져 있었을 뿐이었던 거죠.” 그는 요즘 행복하다. 인기도 인기지만, 무엇보다 미래에 대한 희망을 되찾았기 때문이다.“내년쯤에 50년대 음악들을 재즈와 트로트, 팝 등으로 재해석한 앨범들을 내놓을 예정이에요. 여태 한번도 기획되지 않은 시도죠. 새로운 앨범도 준비하고 있어요.10곡 정도 새노래를 담을 겁니다. 타이틀 곡 한두개만 신경쓰는 것이 아니라 앨범 전체를 완성도 높게 만들어야죠. 음반시장이 열악한 상황에서 음반제작에 투자하는 것이 모험이기는 하지만, 가수라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대중은 민감하다. 준비되지 못한 채 무대에 오르는 가수와, 치열한 음악적 성찰을 통해 소양을 갖추고 무대에 오르는 가수를 분명하게 구분해 낸다.“정말 잘할 자신이 있어요. 좋은 노래를 담아내는 방법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요. 노래를 부를 때 제 목숨까지 걸 겁니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의사 한송이의 요리짱 건강짱] 항암작용 뛰어난 ‘카레’

    [의사 한송이의 요리짱 건강짱] 항암작용 뛰어난 ‘카레’

    지금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교 급식의 혜택을 받고 있지만 전에는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필자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도시락을 가지고 다녔는데, 이보다 어린 저학년들은 오전, 오후반으로 나누어 수업을 했다. 같은 학교에 다니던 동생이 오후반인 경우에는 엄마가 동생 편에 정성스럽게 만든 따끈따끈한 도시락을 들려 보내주시곤 했는데, 그 중 제일 좋아하던 메뉴 중의 하나가 ‘카레’였다. 요즘에 볼 수 있는 좀 더 정통적인 인도음식이 우리나라에 들어오기 훨씬 전이니, 감자와 당근, 양파를 깍둑 썰기해서 넣고 볶다가 당시 유명했던 모카레가루를 물에 풀어 끓인 우리나라 식의 카레였다. 그 독특한 향기 때문에 카레를 도시락으로 싸온 날은 온 교실이 맛있는 냄새로 진동했었고, 아이들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내 도시락을 보며 무척이나 부러워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도 가끔 집에서 카레를 만들 때마다 그 때의 향수가 카레냄새에 섞여 진하게 떠오르곤 한다. ‘카레(커리)’라는 말은 본래 국물 또는 반찬이라는 뜻의 인도 말에서 유래했다. 카레는 여러 가지의 향신료를 섞어서 맛을 낸 조합향신료이고, 그 재료의 배합 방법과 맛은 우리나라의 ‘장맛’처럼 지방마다, 또 집집마다 다르다고 한다. 흔히 ‘카레’하면 노란색을 떠올리는데 이는 주성분인 강황(터메릭)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울금이라고도 불리는 강황은 인도가 원산지인 생강과 식물이다. 원료중 빛깔을 주로 내는 것에 울금(鬱金)·사프란·진피(陳皮) 등이 있고, 매운 맛을 내는 것에 후추·고추·생강·겨자가 있으며, 향미를 내는 것에 마근(馬芹)·회향·정향·육계·계피·너트메그·코리앤더(coriander:미나리과의 고수) 등이 있다. 카레의 효능은 요즘 더욱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데, 강황 속에 함유된 커큐민이 항암작용이 뛰어나고, 치매를 예방하며, 관절염에도 효과가 있다고 속속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커큐민은 발열작용을 일으켜 에너지소비를 촉진하므로 비만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소금을 넣지 않아도 향신료 자체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맛과 향으로 입맛을 돋우기 때문에 고혈압이나 신장병 환자에게도 좋은 식품이다. 카레는 그 안에 들어가는 고기류, 채소류, 해물류 등의 부재료에 따라 더욱 다양한 변형이 가능하며, 기호에 따라 순한 맛부터 매운 맛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 서현역 근처에 위치한 ‘탈리’는 한결 같은 맛과 서비스, 가격으로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오는 인도음식점이다. 잦은 동남아 출장으로 인도음식의 매력에 푹 빠진 사장이 원래 하던 일을 그만두고, 율동공원 근처에 인도음식점을 시작한 것은 2001년. 최근에 서현역으로 위치를 옮겼다. 주방과 홀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모두 인도출신인데,2개의 전통적인 탄두리(우리나라의 화덕과 비슷한 것)에 숯불을 피우고 고기와 난(인도식 빵, 카레에 곁들인다)을 굽는다. 감자에 카레 양념을 해서 만두처럼 튀겨낸 ‘사모사’나 케밥은 전채요리로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하다. 커리는 11가지가 있는데, 인도에서 직접 공수한 향신료들을 베이스로 여러 가지 부재료에 따라 종류가 달라진다. 향신료가 많이 들어간 진한 카레 향의 ‘치킨 마살라’나 수제치즈와 시금치가 들어간 ‘팔락 파니르’, 양고기가 들어간 ‘머튼 마살라’등이 카레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메뉴이다. 이 곳은 북인도음식을 표방하는데 우리 입맛에도 잘 맞는다. 카레에 곁들이는 빵은 우유와 계란으로 반죽한 ‘난’, 여기에 마늘을 더한 ‘갈릭난’, 버터가 들어간 ‘파로타’와 통밀로 반죽한 ‘로티’ 등이 있어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다. 식사 후엔 인도전통 음료인 라씨나 차이(밀크티)를 마셔보자. 다양한 요리를 고루 맛볼 수 있는 정식이 인기인데 평일 점심 정식은 1만 1000원, 주말 및 저녁 정식은 1만 6000원이다. 전화 031-707-3192. 여성전문병원 ‘한송이 W클리닉´ 원장
  • [이슬람 문명과 도시] (25)끝 아프리카 이슬람 전초기지 탄자니아 잔지바르

    [이슬람 문명과 도시] (25)끝 아프리카 이슬람 전초기지 탄자니아 잔지바르

    탄자니아 동쪽 섬 잔지바르는 동부 아프리카의 적도 끝 인도양에 진주처럼 떠 있다. 블랙 아프리카로는 드물게 주민의 95% 이상이 이슬람 신도다. 검은 얼굴에 하얀 이슬람 모자 코피야를 쓰고 원색 차도르를 걸친 그들은 아프리카 이슬람의 또 다른 얼굴이다. 수도 이름은 다르 에 살람으로 ‘평화의 도시’라는 뜻이다. 이곳에서 인도양이 시작된다. 인도에서 본다면 인도양의 끝이다. 열려 있는 바다를 통해 바깥의 문화와 기술을 쉽게 받아들였다. 그래서 생각 이상의 높은 수준의 삶과 문화를 지니고 있다. 다르 에 살람에서는 최초의 인류가 탄생했다는 울두바이 계곡을 잠시 둘러보고, 서둘러 잔지바르행 배를 탔다. ‘하디무’라 불리는, 육지에서 건너온 이곳 원주민 반투족들이 이슬람을 접한 것은 9세기쯤. 계절풍 따라 교역하러 온 페르시아 상인들을 만나면서다. 키짐카지 모스크에 남은 1107년 비문에는 페르시아인 거주지에 대한 기록도 있다. 이들은 ‘다우’라 불리는 범선을 타고 12월쯤 잔지바르에 왔다 6월쯤 역풍을 이용해 되돌아갔다. 그래서 지금도 잔지바르 사람들은 자신들을 ‘시라지’라 부른다. 페르시아만의 항구도시 시라즈 출신이란 뜻이다. 이 섬에 처음 도착한 페르시아인들은 백옥같이 하얀 백사장에 검은 흑인들이 살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잔지바르’(검은 해안)란 이름을 남겼다. # 잔지바르의 영혼이 숨쉬는 구시가, 스톤 타운 잔지바르 이슬람의 역사가 1000년이니 그 사연도 복잡하고 절절하다.1499년 바스코 다 가마의 발길이 닿은 뒤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았고, 향료·황금·노예를 노린 유럽상인들의 아프리카 전초기지가 됐다.‘아라비안 나이트’를 유럽에 소개한 리처드 버튼은 물론, 대탐험가 리빙스턴과 스탠리도 잔지바르를 거쳤다.1832년부터 150년동안은 아랍 해상왕국 오만의 술탄이 이 곳을 통치했다. 술탄의 궁정이었던 ‘경탄의 집’을 비롯, 이슬람 유적지는 대부분은 이 시대의 것이다. 잔지바르의 축소판인 16세기 스톤 타운의 미로 속으로 들어갔다. 노예와 술탄의 후예들이 공존하는 형제애의 공간이다. 끝없는 미로 골목에서 아랍의 정취가 강하게 묻어난다. 아치형 창틀의 발코니와 아라베스크 문양이 수놓인 카펫만 보면 중세 아랍마을을 보는 듯 착각이 인다. 골목을 메운 수천개의 작은 상점에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낯익은 3개의 문화가 아름답게 만나고 있다. 니그로에 가까운 토착 흑인, 아랍인, 인도계 사람들의 문화이다. 잔지바르는 특히 세계 최대 클로브 산지이다.19세기초 경제작물로 시작한 클로브가 지금은 섬 전체를 뒤덮고 있다.‘향료의 섬’답게 수확이 끝난 겨울에도 클로브의 향기가 섬 전체에 깔려있다. 하얀 이빨을 드러낸 검은 무슬림들이 스와힐리 말로 인사를 건넨다. 낯설지 않은 발음과 단어가 들리기 시작한다. 몇 마디 아랍어쯤은 쉽게 알아들었다. 스와힐리어는 아랍어에다 아프리카의 토착언어를 결합시킨 동부 아프리카의 통용어다. 아프리카 이슬람은 스와힐리어를 바탕으로 해안선을 따라 빨리 퍼져갔다. 오늘날 아프리카에 이슬람이 뿌리를 내린 배경이다. 그들에게 고개 숙일 수밖에 없는 것은 참혹한 역사의 응어리를 너무도 깔끔하게 녹여냈기 때문이다. 잔지바르는 동부 아프리카 노예 무역의 거점이다. 잠비아·말라위 같은 내륙에서 잡혀온 노예들은 동쪽 바다 끝 항구도시 바가모요로 끌려온다. 이 곳에서 바다를 건너 잔지바르로 실려간다. 이제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마지막 영혼의 안식처인 셈. 바가모요는 ‘내 마음을 이 곳에 두고 간다.’는 뜻이다. # 100만의 노예가 유린당한 비극의 현장에서 잔지바르에는 노예무역의 상처가 곳곳에 남아 있다. 지금은 대성당이 들어선 곳은 노예를 거래하던 시장터였다. 산타 모니카 호스텔의 지하에는 노예를 가둬뒀던 쪽방이 보존돼 있다. 제 한 몸 일으키지도 못할 낮고 비좁은 방에서 2∼3일씩 굶으며 팔리기만 기다렸다.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자신의 운명과 가족과의 이별을 생각하면서 몸부림치던 그들의 절절함이 온 방안에 가득하다. 이렇게 팔려나간 노예만도 100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사람에 의해 다른 사람의 삶과 영혼이 파괴된 그 현장에 우두커니 서 있으니 괜히 눈물이 고인다. 탐험가 리빙스턴의 호소로 노예시장이 폐쇄된 바로 그 해에 노예들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대성당이 착공되었다 한다. 대성당 뒤뜰에는 당시의 쇠사슬을 이용해 노예무역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잔지바르의 모습을 다시 한번 가슴에 담기 위해 스톤 타운 성곽 안의 노천시장 주변을 천천히 거닐어 보았다. 중동의 시장과는 다른 가장 큰 특징은 사람들의 걸음걸이와 흘러나오는 음악소리다. 건들건들한 듯한 그 한걸음 한걸음이 모두 리듬이고 율동이다. 그렇게 자연스러울 수가 없다. 탄자니아와 잔지바르를 여행하는 동안 내내 흘러나오는 노래는 ‘말라이카’(천사)였다. 이루지 못한 사랑의 비극을 현실적이고 감동적으로 묘사한 노래다. #“하라카 하라카 하이나 바라카”-내일 할 수 있는 일은 내일로 잔지바르 무슬림들은 싱거운 인도양 바닷물을 닮아서인지 한없이 친절하고 포근하다. 그리고 서두르지 않는다.“하라카 하라카 하이나 바라카.” “내일 할 수 있는 내일로 미루자.” 자신있는 사람들의 당당한 삶의 철학이다. 그래서 그들은 시간의 노예가 아니라 시간의 창조자로 살아간다. 정해진 시간에 식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배가 고프면 밥을 먹는 것이다. 아프리카 이슬람의 전초기지로서 잔지바르는 뛰어난 해상세력인 아랍상인들을 불러들이면서 세계적인 무역항으로 발돋움했다. 유럽이 암흑의 시대에 잠들고 있을 때, 잔지바르는 아프리카가 세계를 만나는 창이었다. 그들이 만난 이슬람은 근엄하고 율법적인 종교가 아니라, 다양성을 존중하고 나와 남이 함께 하는 조화와 절충과 겸손이 종교였다. 녹색 치마에 빨간 차도르를 걸친 잔지바르 여인의 대담함과 색감이 내내 잊혀지지 않는다. ■ “편견없는 다문화시대 선도” 14억 인구,57개 이슬람 국가가 만들어 내는 이슬람 문화는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다. 서구가 만들어 놓은 모습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이슬람을 우리의 시각과 주관으로 재조명하는 작업은 21세기 글로벌 시대에 넘어야 할 산이다. 우리와 다른 모습,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을 편견없이 사랑하며 끌어안는 자세야말로 다문화시대 최고의 경쟁력이 아닐까.1년간 언론사 최초로 심층적으로 살펴본 ‘이슬람 문명과 도시´ 시리즈를 통해 우리는 더욱 친숙한 이슬람이란 이웃과 친구를 만났으리라 확신한다. 서울신문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희수 한양대 교수·이슬람문화硏 소장
  • [박성서의 7080 가요 X파일] ‘웨딩드레스’의 인텔리 가수 한상일(1)

    [박성서의 7080 가요 X파일] ‘웨딩드레스’의 인텔리 가수 한상일(1)

    ‘당신의 웨딩드레스는 정말 아름다웠소./춤추는 웨딩드레스는 더욱 아름다웠소./우리가 울었던 지난날은 이제와 생각하니 사랑이었소./우리가 미워한 지난날도 이제와 생각하니 사랑이었소./당신의 웨딩드레스는 눈빛 순결이었소./잠자는 웨딩드레스는 레몬 향기였다오.’ 부드럽고 달콤한 목소리의 가수 한상일(64)씨가 1970년 2월에 발표한 노래 ‘웨딩드레스’다. 당시 아리따웠던 신부들을 더욱 아름답게 만든 이 노래는 정인엽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먼데서 온 여자’의 주제가. 이희우 작사, 정풍송 작곡으로 발표되자마자 당시 ‘하와이안 웨딩 송’과 더불어 결혼축가의 대명사로 자리했다. 흔히들 ‘노래엔 임자가 있다’고 한다. 그러한 점에서 이 노래는 ‘신사의 멋’이 물씬 풍기는 가수 한상일씨의 분위기에 제격이다. 그래서일까, 처음 이 노래 ‘웨딩드레스’는 작곡가 길옥윤씨와 정풍송씨에 의해 각각 발표된 노래다. 말하자면 똑같은 가사에 멜로디만 서로 다른 두 가지 노래가 동시에 만들어진 것. 그러나 공교롭게도 두 작곡가의 각기 다른 노래는 모두 한상일씨에 의해 취입된다. “1주일 정도의 차이로 같은 가사의 노래를 각각 다른 멜로디로 연습해야 했어요. 그리곤 앞서거니 뒤서거니 음반이 각각 나왔지요. 때문에 방송국 측에서는 신청엽서를 받으면 어느 곡을 틀어야 할지 몰라 애먹었고 저 역시 무대에서 ‘웨딩드레스’를 요청받으면 무대에 따라 두 곡을 번갈아 부르기도 했지요.” 한상일씨의 회고다. 현재 제주에서 전원생활을 하고 있는 그는 ‘애모의 노래’ ‘오 천사여’ 등으로 전성기를 구가하던 70년대 말 전공인 건설 분야로 방향을 선회,20여년간 가요계를 떠나 있었다. 그러함에도 여전히 자기 관리에 철저한 인물로 작년에는 ‘손석우 노래 55주년 헌정음반’을 통해 오랜만에 ‘다시는 사랑하지 않으리’ 등을 발표, 예전 그 음성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음을 과시했다. 1942년 1월18일, 개성에서 부친 한효경씨와 모친 진은주씨 사이의 5남 2녀 중 3남으로 태어난 그는 개성 만월초등학교 4학년 때 6·25가 발발하자 인천으로 피난 와 인천 서림초등학교, 인천중을 거쳐 서울 중동고를 졸업했다. 중2 때 가족들이 서울로 이사하는 바람에 혼자가 되어 중학교를 마칠 때까지 인천의 고아원에서 생활하며 신문배달 등으로 고학했다. 어릴 때 꿈은 의사가 되는 것이었지만 진로를 바꿔 서울대 공대 건축공학과에 진학한다. 남쪽과 북쪽에서 모두 공부 잘하는 우등생인 동시에 노래 잘하는 재주꾼으로 통했던 그는 특히 대학시절, 마리오 란자, 앤디 윌리엄스, 프랭크 시내트라 등에 심취해 4중창단을 결성해 활동했을 정도로 음악광이었다. 65년 대학 졸업 후 은사가 설립한 ‘김희춘 설계사무소’에 입사,1년여 동안 전공을 따라 설계기사로 일했지만 결국 노래를 부르기 위해 이 일을 접고 미8군 장교클럽인 ‘유썸클럽(Yusumclub)’에서 전속가수, 즉 하우스 싱어로 활동을 시작한다. 이 무렵 주위의 도움으로 누구보다 먼저 ‘팝송악보’를 구할 수 있었기 때문에 당시 스탠더드 팝을 무려 300여 곡 정도나 소화할 수 있을 만큼 실력을 갖출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66년, 칸초네 ‘Carissimo Pinocchio(피노키오의 편지)’를 불러 KBS-TV 전속가수 1기생으로 발탁, 본격적으로 대중들 앞에 등장한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의 이름은 본명 ‘한제상(韓濟祥)’. 그러나 67년 데뷔곡 ‘내 마음의 왈츠’를 취입하며 ‘한상일(韓常一)’로 바꾼다. 이 이름은 작곡가 손석우씨가 지어준 것으로 ‘늘 어디서든 일등이 되어라’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화면테스트까지 거친 TV 전속가수였기 때문에 무대에서 노래는 물론 율동까지 소화해내야 했어요. 그러나 어린 시절 골수암으로 인해 오른쪽 발목을 잘라낼 위기까지 넘겼던 터라 다리가 불편해 무대에서의 율동을 소화해내기가 어려웠지요.” 때문에 방송국 측 입장에서는 한편 난감했을 것이라 회고하는 그는 대신 ‘밤으로의 초대’ ‘장미의 화원‘같은 라디오 음악프로그램에 더욱 주력한다.(계속) sachilo@empal.com
  • 대교TV, 자체애니 ‘환타루’ 방송

    어린이 전문채널 대교어린이TV는 가을개편을 통해 자체 기획·제작한 애니메이션 ‘환타루’(월·화·목·금 오전 8시20분) 등 13개의 신규 프르그램을 편성했다.2∼5세 유아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제작된 3D 애니메이션 ‘알루의 숲 속 놀이터’, 역사를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 ‘달곰아저씨와 두더지 탐험대’, 신체발달 율동프로그램 ‘따라해요 붐치키 붐!’ 등이 방송된다. 또 영어학습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시리즈,‘아이언키드’‘뭐하니?패즈’ 등 인기작들도 볼 수 있다.
  • [녹색공간] 희망이 보이세요? /박정임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책임연구원

    정신없이 바빴던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온다. 아이의 싱그러운 얼굴과 재잘거림에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도 남아있지 않았던 몸에 기운이 난다. 고단한 생활 가운데에서도 내일을 꿈꾸고 계획할 수 있는 것은 아이 덕분이다. 넉넉하진 않지만 오늘 번 것의 일부를 아이를 위해 떼어놓는다. 부모님도 이런 마음으로 나를 키우셨겠지 하는 생각이 들 때면, 아 이런 것이 ‘지속가능한 발전’이구나 싶다. 다음 세대를 위해 당장의 불편함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이 ‘지속가능한 발전’의 핵심이며, 바로 그 중심에 우리 아이들이 있다. 아이의 가을운동회에 초대를 받았다. 학년별로 난이도가 다른 집단무용을 하고, 청군과 백군으로 나누어 응원전도 했다. 아이의 운동회를 구경하는 동안 눈물이 핑 도는 순간이 두 번 있었다. 아직은 꼬맹이들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어울릴 법한 400명에 가까운 아이들이 앙증맞은 율동을 뽐내고 있었다.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동작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순서가 끝나갈 무렵에서야 내 아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뿌옇게 올라오는 흙먼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이는 자기의 역할을 세상에서 가장 진지한 모습으로 해내고 있었다,400명 중의 한 명으로서. 자랑스럽고 대견한 마음 절반, 그리고 저 흙먼지 속에 뭐가 들어있을까 하는 우려 섞인 안타까움 절반. 운동회의 백미는 뭐니뭐니 해도 제일 마지막에 하는 청군백군 대항 이어달리기였다. 반에서 달리기 좀 한다는 친구들이 선수로 뽑혔고, 일주일 전부터 방과후 연습도 했었단다. 게다가 점수판의 점수는 동점이어서 이어달리기의 승패가 바로 운동회 전체의 결과를 결정지을 판이었다. 각 팀에서 가장 어린 친구들이 첫 번째 주자로 나섰다. 얼마나 긴장을 했는지 몇 발짝 가지도 못하고 백군 주자가 넘어지고 말았다. 그러자 나란히 뛰던 청군이 그 자리에 서서 넘어진 친구에게 손을 내밀었다. 넘어진 친구가 일어나 다시 뛸 준비를 하자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동화책에나 나올 법한 그 광경은 몸도 마음도 건강한 아이들을 통하여 우리의 희망이자 미래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런데 참 걱정이다.‘지속가능한 발전’의 중심이자 미래의 주인공이 될 아이들이 우리 어렸을 때보다 덜 건강한 것 같다.2000년 보고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등학생 넷 중 하나는 아토피를 앓고 있는데, 이는 30년 전과 비교하여 약 2∼3배 늘어난 것이다. 또한 1964년에 3.4%이던 어린이 천식 유병률은 현재 16%에 달하고 있다. 올해 환경부가 우리나라 국민 혈액 중의 중금속 농도를 조사한 바에 의하면 가임여성의 27%에서 미국 환경청 권고기준보다 높은 농도의 수은이 검출되었다. 이것은 향후 태아의 건강과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우려할 만한 결과이다. 질병이 발생되기까지는 매우 다양한 요소가 관여한다. 아이들의 경우 미성숙한 신체발달과 손에 닿는 것은 무조건 입으로 가져가는 등의 행동특성 때문에 어른에 비하여 화학물질 등 환경오염에 더욱 민감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는 아이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어린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용품이나 장난감에서 독성물질과 환경호르몬으로 의심되는 프탈레이트가 검출되었다. 보육시설의 실내공기가 어른들에게도 해로울 수 있는 수준의 유해화학물질에 오염되었다는 보고도 있다. 조기교육이 효과가 좋다고 하는 것처럼 어렸을 때의 건강이 평생 간다고 한다. 우리의 미래를 건강하게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아이들이 유해한 물질이나 환경에 노출되는 것을 최대한 줄여서 아이들 몸에 유해물질이 쌓여가는 것을 막는 것이다. 벌써부터 내년 가을운동회가 기다려진다. 아이들의 천진한 행동에서 어떤 희망을 보게 될지 기대된다. 그리고 운동장에 이는 흙먼지 걱정은 할 필요가 없게 되길 기대한다. 박정임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책임연구원
  • [주말탐방] PO 24시

    [주말탐방] PO 24시

    # PO 그들은 누구인가.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PO(Program Organizer)들이 등장한 것은 불과 1년도 채 안된다. 지난해 10월 한화리조트에서 PO 1기생 19명을 뽑은 것이 처음이다. 당시 공고가 나가자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젊은 ‘끼꾼’들이 응시했는데 1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들 중에는 연극배우, 댄스강사, 가수 지망생 등 다양한 재주를 가진 젊은이들도 많아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한달여의 교육기간을 거쳐 설악, 제주, 경주, 단양 등 전국 각지로 파견돼 서비스 일선에 나섰다.PO시스템은 해외리조트에 있는 GO(Gentle Organizer)를 벤치마킹했다. 하지만 GO는 그냥 잡다한 리조트 내의 일을 하는 직업이지만 PO는 그 수준을 넘어서 공연과 레크레이션을 주도하는 휠씬 전문적인 일이다. 한화리조트 윤성현(49) 기획실장은 “PO는 고객들이 리조트에 머무는 동안 불편해 하지 않고 즐겁게 놀다 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하기에 그 어떤 서비스 업종보다 힘들다.”고 하면서 “고객들의 안전과 즐거움을 책임질 수 있는 재능과 사명감이 있으면 훌륭한 PO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3기를 뽑았으며 현재 전국적으로 80여명의 PO들이 활동 중이다. 이들은 대부분 기숙사 생활을 해 가족과 떨어져 산다. “여러분의 팬∼태스틱한 밤을 저희가 책임지겠습니다.” 지난 20일 저녁, 강원도 설악산 인근의 H리조트 로비.20대의 젊은 남녀 5∼6명이 피에로, 스파이더맨, 공주 등으로 변장하고 나타났다.‘짜잔’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오고 현란한 율동이 눈앞에 펼쳐진다. 잠자코 구경하던 시골 할아버지, 할머니도 흥에 겨웠는지 덩달아 들썩들썩 춤을 춘다. 손잡고 같이 온 손자손녀들도 저절로 움찔거린다. 한 피에로가 “아이∼아버니임~, 빼지마시고 어머니 손을 잡고 이렇게 흔들어 보세요.”라고 권유한다. 그러자 구경꾼 대열에 있던 조영복(51·강원도 원주시)씨가 멋쩍은 듯 부인의 손을 잡고 앞으로 나와 흥겨운 음악에 몸을 맡긴다. 이렇게 한사람, 두사람…. 분위기는 더욱 고조되고 다들 흥겨운 춤판으로 빠져들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금방 한 데 어우러진다.‘어허’ 하는 환호성도 여기저기에서 터져나왔다. 이런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는 뭐니뭐니 해도 PO들의 역할이 크다.PO는 ‘레저 도우미’로 최근에 생겨난 직업이다. 이들은 리조트나 놀이동산 등을 찾는 손님들에게 되도록 많은 즐거움과 웃음을 선사하는 역할을 한다. 그들의 세계로 들어가봤다. # 스트레스를 책임집니다 설악산 자락의 한 리조트에는 어슴푸레 어둠이 내려앉았다. 갑자기 로비에서 신나는 음악이 울려퍼진다. “와∼호, 이∼히∼”하는 소리에 사람들이 한둘씩 모여들었다. 불이 꺼진다. 이윽고 PO들이 펼치는 ‘웰컴파티’가 시작된다. “자, 파티에 앞서 몸을 풀겠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시죠. 오늘의 즐거운 밤을 우리가 책임지겠습니다.” 로비에 설치된 특설무대에 있던 PO들이 내려와 사람들의 손을 잡고 같이 춤을 춘다. 처음에는 멋쩍은 듯 망설이던 백발 성성한 할아버지, 아이와 함께 온 부모님들도 어느새 그들의 몸놀림에 덩실덩실 따라한다. 서울 도봉구에 산다는 김성희(31)씨는 남편과 손을 잡으며 “얼마만인가요. 이렇게 음악에 맞춰 춤을 춰본 것이….”하며 부끄러움을 날려보낸다. 다른 사람들도 PO들의 끼에 매료된 듯 즐겁게 춤을 춘다. 화려한 춤뿐만 아니라 마술과 캉캉 공연, 퀴즈게임 등이 이어지면서 한 시간이 후딱 지나간다. #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PO 이처럼 PO들은 하루종일 춤, 노래, 마임, 마술, 퍼포먼스 등 각종 재주와 열정을 손님들에게 보여주느라 비지땀을 흘린다. 이색 직업이기에 하루 일과 역시 일반인들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오전 7시 고객들과 함께 리조트 주변 호숫가를 산책하며 곳곳에 숨겨둔 보물을 찾는 깜짝 이벤트로 하루를 시작한다. 오전 8시에는 가족들을 대상으로 한 요가시범이 이어진다. 물론 자격증을 소지한 PO들이다. 오전 10시에는 펀볼(Fun-Ball)게임이 벌어지는데 다이어트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인기다. 오후에는 마술을 배우는 마술교실, 신나는 북의 리듬을 배우고 드럼을 직접 쳐보는 드럼교실 등이 이어지는데 다들 전문가 실력 뺨치는 PO들이 친절하게 가르쳐준다. 또한 리조트내의 아쿠아 테라피, 아쿠아 유산소 운동, 아쿠아 댄스, 가장 무도회, 봉 체조, 수구 게임 등 물을 활용한 놀이가 쉴 새 없이 벌어진다. 가는 곳마다 PO들이 손님들을 즐겁게 맞이한다. PO들이 고객들을 위해 마련한 최고의 이벤트는 앞서 언급한 저녁 8시에 열리는 ‘웰컴파티’. 이 무대에서는 섹시 댄스, 퍼포먼스, 댄스 따라잡기, 분장 쇼, 팬터마임, 마술 쇼, 가면 무도회 등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 현란한 공연이 연이어 펼쳐진다. 이처럼 PO들의 다재다능한 ‘끼’에 빠진 사람들은 밤늦도록 이어지는 춤판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 # 웃음 뒤에 숨어 있는 눈물과 땀 “아까 너(애플) 무대 위에서 왜 이렇게 버벅대니? 오늘 무슨 고민있냐?” 웰컴파티가 끝나고 손님들이 돌아가자 PO들이 둥글게 모여 앉았다. 팀장 잭의 호된 질책이 애플(조시내·23)에게 쏟아졌다. 좀더 완벽하게 끝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항상 즐거워 보이는 PO들에게도 고민은 많다.‘나이가 들어서도 할 수 있을까.’하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 그리고 일년 내내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떨어져 생활해야 하는 외로움도 크다. “참 힘들어요. 물론 저도 사회에서 잘 논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다양한 공연을 위해 여러 기술을 배우다보면 저도 모르게 주저 앉아 눈물을 흘릴 때가 많아요.” 신디(22·신지연)의 고백이다. 옆에 있던 태지(29·김법중)는 “하지만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자부심과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기획하고 연습해서 고객들에게 선보였을 때 그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애써 위로했다. 또다른 PO는 “생소한 직업세계에 있지만 젊음의 열정을 발산할 수 있어 웬만한 고생도 참고 있다.”고 토로했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그래픽 강미란기자 mrkang@seoul.co.kr
  • [한승원 토굴살이] 바다 이야기

    [한승원 토굴살이] 바다 이야기

    지하철 노약자석에 두 사람의 노숙자가 타고 있었다.50대인 그들은 똑같이 한 자동차 회사의 허름한 하늘색 제복 윗도리를 걸치고 있었고, 한 성당에서 주는 점심을 얻어먹으러 가고 있었다. 불콰하게 취해 있었다. 체구 크고 뻐드렁니 난 쪽이 말했다. “유치한 자식들, 차라리 동원 회사 배 납치한 놈들같이 해적질을 하지!” 체구 작달막한 쪽이 빈정거렸다. “아이고 형님, 우리민족은 신라 때부터 해적들에게 시달려 오기만 했어요. 우리민족이 바다에 대해서 얼마나 무지한지 아시오? 이 반도 땅 해변 해수욕장들은, 물 길 바람 길 파도 길을 고려하지 않은 채 방파제나 부두를 설치하고, 아파트 지으려고 바닷모래 준설한 까닭으로 자갈들만 엉성해져가고 있어요. 썩은 시화호를 만들어놓고, 다시 썩은 냄새 풀풀 나는 새만금 바다를 또 만들어 놓았어요.” “김 박사, 말이 맞다. 바다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것들이,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이 땅을 경영하고 있다.” 그들의 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흑산도에 유배된 정약전은 강진의 동생 정약용에게, 바다의 율동에 대하여 물은 바 있다. 실사구시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고, 중국의 고전 가운데 읽지 않은 것이 없는 그였지만, 바다에 대해서 무지한 대표적인 한국선비였다. ‘해변에 산 지 이미 오래되었는데 조수의 왕래와 성쇠는 해석이 불투명하다… 중국의 성인은 모두 서북 지방에서 났으며 해수의 변화에 이르러서는 일찍이 측량함이 없었다. 주역은 미묘한 이치를 담고 있으되 바닷물 흐름에 관해서는 조금도 설명이 없다.’ 주역의 저자는 대륙 한가운데서 살았기 때문에 하늘과 땅의 율동만을 참고하여 주역을 만들었고 바다의 율동 원리를 가미시키지 못한 것이다. 우리 선인들은 바다가 도외시된 중화사상에 젖어 ‘무이 구곡’이나 ‘도산 십이곡’으로 흉내 내며 살았을 뿐이었다. ‘배타는 놈은 자식으로 치지 않는다.’는 말을 속담으로 사용할 만큼 바다를 두려움의 대상으로만 생각하고 바다를 멀리했다. 바다는 세상을 막 살아도 아까울 것 없는 상것들이나 사는 시공으로 여겼다. 신라의 귀족들은 광활한 바다를 경영함으로써 거대한 힘을 가지게 된 장보고를 암살하고 그 세력들을 소탕했다. 그 이후, 해적의 발원지인 대마도를 정복한 일과 같은, 바다 경영의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선인들은 바다를 외면하고 중국대륙만을 지향했고 그쪽에서 생성 유포된 사상만을 숭상했다. 자연 바다를, 젊은이들이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시공으로 여기지 않았다. 천사들은 거칠 것 없이 지껄거렸다. “규장각에 있어야 하는 보물들이 어째서 프랑스 박물관에 있는지 아시오. 프랑스 해적들이 뺏어간 것이오.” “일본 해적들이 뺏어간 조선왕조실록도 엊그저께 겨우 찾아왔네.” “영국 박물관 미국 박물관 일본 박물관, 일본 골동품 수집가들 창고에 우리 보물들이 얼마나 많이 쌓여 있는지 아시오?” 일찍이 바다에 눈뜨고 바다 경영에 뛰어든 나라 사람들은 바다 저 편 땅(보물섬)에 널려 있는 것을 강제로 훔쳐다가 잘먹고 잘살아왔는데, 바다에 대하여 무지한 우리 선인들은 그들에게 대대로 당하기만 하면서 살아왔다. 그들이 해적들을 영웅시할 때 우리는 뱃사람들을 상놈으로 천시했다. “우리는 우리보다 먼저 바다 경영에 뛰어든 사람들, 고구려 역사를 자기 것이라고 우기는 중국 사람들 사이에서 어려운 실랑이질을 하고 있어요. 땅덩이 동강나 있는 것도 그렇고 북한 핵문제도 그렇고 일본이 독도 빼앗으려 하는 것도 그렇고…” “야, 바닷가에서 나고 자란 나는 자존심 상해 죽겠다. 아니, 그 대박 도깨비 기계에다가 왜 하필 ‘바다 이야기’라는 이름표를 달아 가지고 신선한 바다를 물 먹이고 있냐?” 소설가
  • 한국인인 나는…태극이요… 무궁화요… DMZ이다

    ● 고종이 태극 고안…본지 특종 세계 모든 나라가 자국을 상징하는 국기를 갖고 있으나, 우리나라처럼 그 상징에 우주만물과 철학을 담고 있는 예는 찾기 힘들다. 바로 태극(太極)과 괘(卦)가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청홍으로 이루어진 태극은 음(청색)과 양(홍색)의 상호 작용에 우주만물이 생성·발전하는 대자연의 영원한 진리를 형상화한 것으로 창조와 발전을 의미한다. 태극은 우주자연의 생성근본원리이며, 창조적 우주관을 담고 있다. 이러한 태극기는 1882년 8월9일 박영효(朴泳孝)가 특명전권대사 겸 수신사로 일본에 갈 때, 배 위에서 만들었고, 이를 8월14일 고베의 숙소 니시무라야에 게양한 것이 효시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1997년 10월9일 서울신문사에서 발행한 ‘뉴스피플’ 제288호에 실린 특종 기사에 따르면, 태극기를 직접 도안하고 색깔까지 지정한 인물은 고종(高宗) 임금이라고 한다. 박영효는 고종의 지시에 따라 일본으로 가면서 단순히 그림만 그리는 역할을 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태극 문양을 사용한 연원은 매우 오래 되었다. 우선 선사시대 때의 고령과 울산 암각화에서도 발견되며, 고구려의 고분벽화 사신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아울러 682년(신라 신문왕 2년) 경주 감포에 세운 감은사의 기단석에도 태극 문양이 뚜렷이 새겨져 있다. 조선시대에 들어오면 태극 문양은 종묘와 궁궐 및 왕릉, 사찰 등 도처에서 다양하게 발견된다. 특히 서울대 규장각도서관에 소장된 어기(御旗) 채색도를 보면, 중앙에 4개의 동심원을 수직으로 나눈 태극과 그 주위에 8괘를 배치한 그림을 조선시대의 임금을 표상하는 깃발로 사용했던 사실을 알 수 있다. 굳이 의미를 달자면 태극기의 시조쯤 되지 않나 생각된다. 2002년에도 그랬지만, 석 달 전 밤잠을 설치게 했던 2006년 월드컵 때에도 변함없이 태극 문양은 붉은색과 함께 하나의 패션이 되었다. 상하와 좌우가 융합하지 못하고 커다란 장막에 꽉 막힌 듯한 세상, 태극 창제의 정신으로 극복해보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여겨진다. ● 산해경에도 ‘훈화초가 아침에 피고… ’ 기록 애국가를 보면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 후렴의 첫 구절을 장식하고 있다. 매사 따지기를 좋아하는 혹자는 이 구절이 잘못됐다고 열변을 토하기도 한다. 노랫말처럼 무궁화가 우리 강산 삼천리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지 못한 까닭이겠다. 그런데 옛 기록들을 보면 한반도가 무궁화 자생지였고, 한반도의 특징으로 인식될 만큼 도처에 만발했음을 알려준다. 무궁화가 한반도와 관련된 사실을 알려주는 가장 오래된 기록은 중국의 ‘산해경(山海經)’이다. 이 책의 ‘해외동경’편에 “군자의 나라가 북방에 있는데…훈화초가 아침에 피고 저녁에는 시든다.”고 하였다. 북방에 있는 군자의 나라는 한반도이며, 훈화초(薰花草)는 무궁화를 일컫는 중국의 옛 명칭이라 한다. 또한 신라의 효공왕이 897년 7월 당나라의 광종에게 국서를 보낸 일이 있는데 그 국서 가운데 신라를 자칭하여 근화향(槿花鄕)이라고 한 사실도 확인된다.‘근화’ 또한 무궁화의 또다른 이름이다. ● 한국인 뿌리 밝혀주는 단서 역사상징 가운데 선사시대의 것은 빗살무늬토기와 고인돌을 우리의 민족문화상징으로 삼기에 가장 적합할 듯하다. 세계 여러 지역에서 출토·발굴된 수많은 선사 유물과 유적 중 이들만큼은 한반도가 주인역할을 하였기 때문이다. 빗살무늬토기는 신석기시대 우리나라 전역에서 만들어 쓴 토기에 대한 통칭으로, 한국인의 뿌리를 밝혀주는 단서가 된다는 데서 그 중요성을 더한다. 빗살무늬토기 발견 분포도를 보면, 바이칼호 일대가 빗살무늬토기 문화의 중심지이며 빗살무늬토기는 여기로부터 동으로는 만주를 거쳐 한반도까지, 서로는 볼가강 유역을 거쳐 북유럽의 스칸디나비아반도까지 전해졌다는 것이 세계 고대사 학계의 정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 고대 문명의 발상지를 바이칼호 일대로 보는 근거가 된다. 발굴 현장에서 깨진 토기 조각들이 출토되고, 그 파편들을 하나하나 정성껏 맞추어 원래의 형체를 되살린 빗살무늬토기가 이처럼 장구한 민족의 비밀을 풀어주는 열쇠가 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 파편 어느 것 하나조차 조상의 신주 모시듯 소중히 여기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된 민족상징 고인돌은 청동기시대의 사회구조와 문화를 단적으로 대변해 주는 거석(巨石) 문화유산이다. 한자로 지석묘(支石墓:일본), 석붕(石棚:중국)으로 표현되는 고인돌은 아시아를 비롯하여 유럽·아프리카 등에서 약 5만 5000여 기가 확인되는데, 그 중 약 3만여 기가 우리나라에 분포하고 있어 우리나라가 전세계 고인돌의 중심국가로서 중요한 위치에 있음을 말해준다. 이처럼 한반도에 그 분포가 집중되어 있는 고인돌의 기원에 관해서는 동남아시아 또는 중국 동북부지역에서 바다를 통해 전해졌다는 전파설과 함께, 주변지역과 관련 없이 자체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자생설이 맞서고 있다. 자생설은 한반도가 동남아시아나 중국 동북부지역과는 비교되지 않을 만큼 고인돌이 많다는 점, 그리고 축조 연대가 이들 지역의 것보다 앞선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고인돌은 선돌(立石)과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거석문화의 요체이며, 조상들의 정신세계가 구현된 귀중한 민족상징이다. 이에 2000년 11월 29일 호주 케언스에서 열린 제24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우리나라의 고창·화순·강화 등 3개 지역의 고인돌유적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 민족의 상처…지금은 희귀동물 서식지로 비무장지대(DMZ)와 길거리응원은 어찌 보면 우리 민족의 상처와 냄비 기질을, 또 어찌 보면 우리민족의 기회와 가능성을 지니고 있어 마치 야누스와 같다고 하겠다. 비무장지대는 민족의 아픔인 ‘한국전쟁’에 직접 참여한 유엔군과 북한·중공군이 1953년 7월27일 휴전협정에 합의하면서 한반도 중앙의 동서 248㎞ 길이를 군사분계선으로 삼아 만들어 놓은 것이다. 이런 점에서만 본다면 비무장지대는 우리 민족이 입은 커다란 상처덩어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만 이는 기회가 되기도 하였다. 자유로운 출입이 막힌 결과 비무장지대는 희귀동식물들의 주요서식지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이 지역의 생태를 조사하기 위한 남북학술조사단의 구성과 활동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비무장지대는 민족분단의 아픔은 물론, 자연 생태의 보고(寶庫)와 민족화합, 평화공존의 현장성을 함께 간직하고 있는 주요 문화상징임에 의심할 여지가 없다. ● 문화국민으로서 성숙된 질서의식 표출 2002년뿐 아니라 2006년에도 세계를 놀라게 한 길거리응원은 남녀노소가 너나할 것 없이 공간과 시간에서 동질화되고 균일화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문화행위였다. 서울 광화문과 시청을 비롯하여, 부산·대구·광주·인천·대전·울산·전주·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적게는 수만명에서 많게는 수십만명이 ‘애국’으로 하나 되어 우리 축구대표팀을 함성과 율동으로 응원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길거리응원은 오직 신기록 수립과 문화국민으로서의 성숙된 질서의식만이 관심사였지 이를 가능케 한 ‘변화’에 대한 인식은 가려져 있었던 듯하다. 예전 같으면 수십만명이 한 곳에 모이는 사건(?)이 어찌 가능했을까. 우리의 기억에는 ‘집시법’이라는 반(反)민주적 잣대를 들이댄 강제해산만이 남아 있다. 한국 정치사에서 이보다 더 큰 변화는 아마도 찾기 힘들지 않나 생각된다. 길거리응원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또 내후년, 또 그 다음해에도 계속될 것이다. 이에 더해 자부심을 갖게 되는 점은 이번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도 나타났듯이 우리의 길거리응원이 세계 각지에서 벤치마킹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 ‘꼭꼭 숨어라~’ 등 역사속 일제문화 잔재는?

    ‘꼭꼭 숨어라~’ 등 역사속 일제문화 잔재는?

    어릴 적 즐겨 불렀던 동요인 ‘아침 바람 찬 바람에’나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 등이 사실은 일본 동요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올해로 광복 61년이 됐지만 아직도 우리 생활 곳곳에는 일제 식민정책으로 인한 왜곡된 문화와 역사가 알게 모르게 존재한다. 히스토리채널이 7일부터 매주 월·화 오전 11시와 오후 10시에 방송하는 8부작 특집 다큐멘터리 ‘일제문화잔재 60년’은 광복의 달 8월을 맞아 아직도 우리의 일상에 존재하는 일제의 잔재를 찾아보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자 마련됐다. 7일 방송된 제1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음악편)는 아이들이 일상적으로 접하는 노래와 율동 속 일제의 잔재를 알아보고, 당시 초등학교 음악교육을 통해 일제가 달성하려 했던 목표가 무엇인지를 파헤쳤다. 제2부 ‘황국을 건설하다’(건축편)는 왕권에 흠집을 내기 위해 자행됐던 일제의 궁궐 훼손부터 수탈의 역사를 보여주는 각 지방의 건축 잔재를 보여준다. 일제 강점기때 침략을 정당화한 도구로 사용된 미술의 수난사는 제3부 ‘일본 제국주의를 그리다’(미술편)에서 다뤄진다. 또 문학과 연극, 디자인 분야에 남아있는 일제의 잔재도 제7부 ‘보이지 않는 흔적’(예술편)에서 추적한다. 일제 잔재는 언어와 교육, 제도 등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제4부 ‘보이지 않는 잔재’(생활문화편-애국반하루)는 생활 속에 녹아있는 무형의 잔재들을 살펴보고, 제5부 ‘가오 세우게 이빠이 주세요’(언어편)는 일상 대화 속에 뿌리내린 일제 잔재의 언어를 다룬다. 제6부 ‘아직도 애국조회하십니까’(교육편)와 제8부 ‘일제의 틀 안에 갇힌 우리 제도’(제도편)는 각각 교육현장과 법령·사법제도 등에 남아있는 일제 잔재를 찾아 대안을 모색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열대야 축제로 식혀보자

    열대야로 잠 못드는 여름밤 서울시가 기획한 ‘서울 시민문화 한마당’에서 더위를 잊어보자. 뚝섬 서울숲에서는 6일 오후 8시 캐나다의 마칭밴드인 ‘스텟슨 쇼 밴드(Stetson Show Band)’의 화려한 공연이 펼쳐진다.단원 100여명이 북 드럼 플루트 클라리넷 등 악기 10여종을 연주하며 퍼포먼스를 선보인다.18일에는 ‘작은별 가족’ 강인봉과 ‘여행스케치’ 김형섭으로 구성된 ‘나무자전거’가 콘서트를 펼쳐 ‘너에게 난, 나에게 넌’‘내 안에 깃든 너’‘일어나 너의 하늘을 봐’ 등 낯익은 멜로디를 들려준다.●23일 스페인 출신 `러 메탈´ 브라스 공연 23일에는 세계 3대 브라스(금관악기) 밴드로 꼽히는 스페인 출신 ‘러 메탈(Luur Metalls)’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트럼펫 호른 트롬본 튜바의 음색이 어우러진 경쾌한 관악5중주를 선보인다. 11일 서울 성동문화회관에서 재즈밴드 ‘신관웅과 재즈 1세대’가 공연한다. 모든 공연은 무료다.(02)3487-0678.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한여름 무더위는 강변 야외축제에서 쫓아 내자.”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양평 두물머리와 남양주 금남리 강변에서 세계야외공연축제가 11일부터 열린다. 15일까지 계속되는 ‘세계야외공연축제 2006경기’에서 다채롭게 펼쳐질 국내·외 공연단의 발레와 마임공연, 음악연주회 등 전 공연은 무료다. 한낮 더위를 피해 대부분 공연은 노후 7시 이후 진행된다.양평 양서문화체육공원 특설무대에선 11일 개막행사를 시작으로 12일 경기도립오케스트라,13일 한·일 타악협연,14일 아카펠라 콘서트가 오후 9시에 열리고 15일엔 서울재즈아카데미의 공연이 같은 시간대에 이어진다.●러시아 국립발레단 `환상 율동´ 12∼15일 오후 11시에는 러시아 국립 마리스키발레단의 ‘세계명작발레하이라이트’공연이 있다. 양서체육공원 원형마당에선 같은 기간 캐나다 풍선마임광대와 국내 극단의 마당극이 이어지고, 꼬메디아극장에선 미국 인형광대와 이탈리아 극단 온다두르토 테아트로의 연극 ‘한 남자, 몰리에르’공연이 있다. 양평의 수변 자연생태공원 및 학습장인 세미원에선 매일 오후 6∼9시 양평예총 산하 단체들의 무용·연주·걸개그림·시 낭송과 마술 등의 공연·전시가 이어진다. 두물머리 느티나무마당에선 12∼14일 옛 모습대로 재현된 황포돛대를 타고 소리와 가락을 듣는 풍류한마당이 펼쳐지고, 남양주 금남리 리즈 갤러리 강변무대에선 12∼15일 러시아 저음(베이스)가수들의 콘서트와 극단 목화의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이 열린다.(031)592-5993∼4. 양평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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