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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일 TV 하이라이트]

    ●사이언스+(YTN 오후 1시35분) 과학은행, 첨단 연구에 필수적인 실험소재를 국내 연구자들에게 지원해주는 특수 소재은행을 말한다.95년 과학기술부가 시작한 특수연구소재은행 지원사업은 ‘과학연구의 핵심 보급창’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대 이항 교수의 야생동물 유전자은행과 인천대 이태수 교수의 야생버섯균주은행을 찾아가 본다.   ●살림의 여왕(EBS 오전 11시) 집에서 해먹은 요리를 취미 삼아 개인 홈페이지에 올린 것을 계기로 알려진 문성실 주부. 그녀만의 요리비법은 누구나 따라하기 쉽고, 간편하면서도 가족들을 위한 웰빙 요리라는 점. 방문자 수는 배로 늘고, 게시물 스크랩도 무섭게 늘어갔다. 매일 업데이트되는 그녀의 행복한 요리 세상으로 들어가 본다.   ●솔로몬의 선택(SBS 오후 8시40분)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된 아내. 아이 때문에 이혼을 선택할 수 없었던 아내는 남편과 이혼을 전제로 각서에 공증까지 받고 별거에 들어갔다. 하지만 얼마 후, 남편은 아내 소유의 집에 허락 없이 드나들며 아내의 생활을 방해했다. 참을 수 없는 아내는 남편에게 각서대로 별거를 유지할 것을 요구하는데….   ●넌 어느 별에서 왔니(MBC 오전 11시) 승희는 내일부터 자기와 계속 일하자고 하고, 복실은 좋아서 정말이냐고 되묻는다. 하지만 복실은 혜수 동생이어서 직접 데리러 왔다는 승희의 말에 표정이 굳어버린다. 한편 진희는 복실에게 생일을 알려주고, 지금까지 못 챙긴 것을 한꺼번에 보상하겠다며 가까운 사람들을 초대할 예정이라고 말한다.   ●인간극장(KBS2 오후 8시45분) 철쭉이 한가득 길을 메우고 있는 지리산 바래봉. 해발 600m 고지대에 훈장님인 이학규씨와 안주인 김미옥씨 부부가 서당을 지어 살고 있다. 밭일을 하며 하루를 보내는 아버지를 모시고 아이 셋, 수련생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이들 부부. 식구가 많다보니 안주인이 할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닌데….   ●열아홉 순정(KBS1 오후 8시25분) 우경을 생각하던 윤정은 우경의 휴대전화를 집어온 뒤 돌려받고 싶으면 운전연수를 해달라고 떼를 쓴다. 혜숙은 홍영감에게 일부러 옥금이 만든 수수부꾸미가 먹고 싶다고 말하고, 옥금은 이를 부득부득 갈면서 만들어준다. 한편, 국화의 촌스러운 옷차림이 못마땅한 윤후는 국화에게 새 옷을 사준다.
  • [12일 TV 하이라이트]

    ●사이언스+(YTN 오후 1시35분) 과학기술부 지정 전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NIS-WIST)는 여성 과학인의 재취업을 돕기 위해 2004년부터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SC) 양성과정’을 운영 중이다. 양성과정 중에서도 과학 연극은 단연 호응이 돋보인다. 과학의 전도사로 대중과 과학자의 다리가 되는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를 만나본다.   ●살림의 여왕(EBS 오전 11시) 빠르게 돌아가는 일상에 쫓겨 마음의 여유없이 살아가는 현대인을 위한 춤 ‘댄스테라피’. 최근 각광받고 있는 댄스테라피는 몸의 움직임을 통해 심리를 변화시켜주는 표현예술이다. 좀 더 즐겁고 활기찬 삶을 살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들어 주는 댄스테라피를 다솜예술치유연구소 윤혜선 소장에게 배워본다.   ●솔로몬의 선택(SBS 오후 8시40분) 아파트 부녀회 운영에 불만이 생긴 여자. 여자는 입주자 대표회의 회장으로 뽑혔고, 부녀회 아파트 수익 사업을 가져오기 시작했다. 그 후 여자는 앞으로 아파트 수익 사업은 입주자 대표회의가 맡아 하겠다고 주장하고 부녀회는 이를 거부한다. 아파트 내 수익사업에 대한 권리는 누구에게 있을까?   ●이제 사랑은 끝났다(MBC 오전 7시50분) 신욱이 예전에 사귀던 여자가 홍도라는 사실을 식구들 앞에서 털어놓자 병언을 비롯하여 용실, 홍도, 석재는 모두 충격으로 얼어붙는다. 희재는 신욱이 거짓말을 하는 거라며 날뛰고, 신욱은 희재의 행동에 당혹스럽기만 하다. 한편, 희재는 계속해서 홍도에게 신욱이 한 말이 거짓임을 확인하려고 한다.   ●그 여자의 선택(KBS2 오전 9시) 본격적인 데이트를 하기로 한 영규와 진진은 영규의 누나가 하는 공연을 보러 가기로 한다. 영규는 무대연출인 주리에게 공연 예약을 부탁하고 주리는 장우와 함께 오겠다고 말한다. 한편, 수정의 엄마가 진모를 한식당에 취직시켜준다는 말에 고무된 수정과 진모는 양복을 사입으며 꿈에 부푼다.   ●열아홉 순정(KBS1 오후 8시25분) 술김에 윤후의 차에 흠집을 낸 국화는 수리비를 갚기로 하지만,300만원이나 되는 돈을 어찌 갚을지 막막하다. 풍구는 홍영감이 미끼로 던진 양복 한 벌에 넘어가 맘에 들지도 않는 여자와 선을 보러 나간다. 한편, 국화가 한국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홍영감은 당장 국화를 집으로 데려오라고 불호령을 내린다.
  • 이대 13대 총장 이배용씨

    이화여대는 9일 제13대 신임 총장에 이화여대 인문과학대학장 이배용(59·사학)교수를 임명했다. 학교법인 이화학당(이사장 윤후정)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총장후보 3명 중 이 학장을 신임총장으로 선출했다. 이 총장은 8월 1일부터 총장직을 수행하게 되며 임기는 4년이다. 이화여대 총장후보 추천위원회는 이배용, 이혜숙(57·수학), 정덕애(54·영어영문)교수 등 3명을 후임 총장 후보로 이사회에 추천했다. 신임 이 총장은 이화여대 사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했다. 서강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모교에서 21년 6개월간 재직해왔다. 이 총장은 “120년간 쌓아올린 업적을 바탕으로 세계속의 이화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헌신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화여대 측은 “신임 이 총장은 한국사와 여성사에서 뛰어난 학문적 업적을 쌓은 분으로 이화여대의 정체성을 잘 살리면서 세계적인 대학으로 키울 수 있는 인물이라고 판단된다.”고 선출의 배경을 밝혔다. 한편 이 총장은 현재 서울시 문화재 심의위원, 한국여성사학회 회장, 국사편찬위원회 위원, 서울시 시사편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01일 TV 하이라이트]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25분) 한국인 아버지와 필리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코피노 아이들. 이들은 불법 매춘 관광이나 사업 등으로 필리핀을 찾은 한국인 아버지에게서 버림받은 경우다. 남겨진 필리핀 어머니와 아이들은 열악한 환경에 경제난까지 겪고 있다. 주변의 차가운 시선은 코피노 아이들을 더욱 힘들게 한다. ●살림의 여왕(EBS 오전 11시) 남편의 말기 암 때문에 전원생활을 시작했다는 부부. 자연에서 생활한지 14년째다. 적당한 운동과 편한 마음가짐, 그리고 남편을 위한 김옥경 주부의 무공해 건강식단으로 지금은 두 부부 모두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다. 단호박 탕수, 자연식 피자 등 암을 물리치는 무공해 식단을 공개한다. ●웰빙! 맛 사냥(SBS 오전 9시) 예부터 조미 재료로 널리 사용돼 온 다시마는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해조류다. 영양의 보고로 불리는 다시마의 효능에 대해 알아본다. 더위에 대비한 보양은 물론 맛까지 겸비한 온가족 건강식. 활력을 가져다 줄 건강음식으로 다가오는 여름을 당당하게 맞아보자. ●레인보우 로망스(MBC 오후 6시50분) 교수님에게 고백을 하겠다고 나서는 의철을 말리는 보라. 그런 보라를 보고 희철은 보라가 의철을 좋아한다고 오해를 한다. 또 보라를 쫓아다니며 감시하는 희철을 보고 현경은 희철이 보라를 좋아한다고 믿는다. 신영은 기말고사가 다가오자 기범에게 커닝을 시켜달라고 조르는데…. ●그여자의 선택(KBS2 오전 9시) 주리가 좋아하는 사람이 장우라는 사실을 깨달은 진진은 극장에서 뛰쳐나온다. 극장에서 진진을 찾던 영규는 대학로에 혼자 있는 진진을 발견하고 진진은 극장에서 전에 사귀던 사람을 만났다고 고백한다. 한편 수정의 엄마는 수정에게 진모의 시나리오 판권을 사주겠다면서 계약서를 가져오라고 말한다. ●열아홉 순정(KBS1 오후 8시25분) 동국을 만나러 회사로 온 윤정은 우경의 차를 들이받고는 우경의 잘못이라고 우긴다. 그를 회사에서 잘라버리라고 윤후를 조르기까지 한다. 노래교실로 찾아온 빚쟁이들로 인해 혜숙이 부잣집 사모님이 아니었음이 드러난다. 한편 홍가네 사람들은 연변에서 온 전화로 국화가 한국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 [29일 TV 하이라이트]

    ●사이언스+(YTN 오후 1시35분) 지금 곳곳에서는 아이들이 보는 것 뿐만 아니라 직접 만지고 눈으로 보며 관람할 수 있는 체험전이 많이 열리고 있다. 이공계 기피현상이 심각한 대한민국에서 한국과학 교육의 밑거름이 될 체험전을 소개한다. 잘 기획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수많은 과학 꿈나무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는 현장을 찾아간다.   ●살림의 여왕(EBS 오전 11시5분) 온갖 물건이 뒤섞여 있어 산만한 것은 물론 쌓아놓은 물건들이 언제 쓰러질지 몰라 위험하기까지 한 상황에서 정리정돈과 함께 일의 능률까지 높이는 공간으로 바꿔준다. 비싼 샹들리에는 와이어로, 이국적인 분위기의 멋진 차양도 포장지로 저렴하게 만드는 민경선 주부의 초절약 인테리어 비법을 배워본다.   ●솔로몬의 선택(SBS 오후 8시55분) 200만원짜리 피부 마사지 10회 이용권을 10개월 할부로 결제한 여자. 하지만 피부 관리실의 서비스는 처음 계약할 당시 실장이 했던 구두 약속과는 사뭇 다르다. 마사지 시간이 짧아지는 등 점점 엉망이 되어 갔다. 서비스에 불만이 생긴 여자는 남은 회차만큼의 환불을 요구하는데….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MBC 오후 8시20분)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기훈은 은주를 찾아가 하소연한다. 뭔가 눈치를 챈 은주는 기훈에게 희수를 다시 부르라고 하지만, 태희까지 신경이 쓰여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기훈은 답답하기만 하다. 한편, 태경은 큰 맘 먹고 은민에게 임신이 아니고, 아버지도 그 사실을 알았다는 말을 전한다.   ●김동건의 한국, 한국인(KBS2 밤 12시55분) 천의 목소리로 70,80년대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목소리의 연인’김세원을 만나본다. 미국 카네기홀이 선정한 세계 3대 피아니스트 서혜경. 서혜경을 세계적 인물로 키운 어머니 이야기 등 사랑과 희망을 전하는 연주자로 남고 싶다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서혜경의 음악인생 40년을 들여다본다.   ●열아홉 순정(KBS1 오후 8시25분) 윤후는 옌볜에 간 줄 알았던 국화를 도로 한가운데서 만나게 된다. 얼떨결에 윤후의 차를 얻어 타게 된 국화는 지갑을 놓고 온 윤후에게 기름값을 꿔준다. 한편, 백화점으로 쇼핑하러 온 윤지는 주부를 대상으로 강의하는 명혜를 보게 된다.10년 만에 만난 모녀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며 다투고 만다.
  • [26일 TV 하이라이트]

    ●사이언스+(YTN 오후 1시20분) 쓰레기들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새 제품으로 재탄생하기도 하고 생활 속 불편함을 발명으로 연결시키기도 한다. 발상의 전환을 몸소 실천하며, 생활의 특별한 재미를 즐기고 있는 생활 속 발명가들이 있다. 무심코 지나쳐 버린 것들을 발명에 대한 열정으로 재발견하는 안성환·김성훈씨를 만나본다. ●생방송60분 부모(EBS 오전 10시) 지난 2003년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에서 애국가를 부르면서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된 임형주. 그는 자신이 정상의 자리에 우뚝 설 수 있게 된 것은 어머니의 ‘냉정’과 ‘열정’적인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그의 뒤를 묵묵히 함께한 강한 어머니 김민호씨를 초대하여 모자의 모습을 만나본다. ●신동엽의 있다!없다?(SBS 오후 7시5분) 오똑한 코, 앵두 같은 입술, 날렵한 턱선. 조각같이 섬세한 이준기의 얼굴이 담겨진 두 장의 사진. 이 중에 과연 이준기를 그린 그림이 있는지 없는지 살펴본다. 두 손으로 들기에도 무거워 보이는 거대한 사이즈, 우리나라에 걸리버가 사용했을 법한 초대형 휴대전화가 있는지 없는지도 살펴본다. ●이제 사랑은 끝났다(MBC 오전 7시50분) 희재를 통해서 예전에 신욱과 사귀던 여자가 아이까지 가졌었던 사실을 안 용실은 희재가 안 보는 곳에 가 오열한다. 희재는 석재를 보자 울음을 터뜨리며 자신과는 하나도 닮지 않았을 신욱의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다고 한다. 석재는 아이를 낳지 않았다고 해도 듣지 않는 희재가 답답하기만 하다. ●놀라운 아시아(KBS2 오후 7시10분) 말레이시아에 몸에 뭐든지 다 붙는 인간 자석이 있다. 수저, 포크등 금속류는 물론 플라스틱, 나무, 벽돌까지 자석처럼 달라붙는다는 73세 고령의 리우 토 린 할아버지가 그 주인공. 할아버지 몸속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기이한 사진들. 이색 사진들의 진실을 밝혀본다. ●열아홉 순정(KBS1 오후 8시25분) 신형은 윤후와 연애를 시작한 것은 좋아한다. 하지만 윤후가 내민 한 달간 연애 스케줄을 보고는 연애도 사업처럼 하는 것처럼 느껴져 화가 난다. 윤지는 광만이 회사생활을 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로 힘들어하자 속이 상한다. 한편, 도로 한가운데서 삶은 달걀을 팔기 시작한 국화는 돈벌이가 쏠쏠하자 신이 난다.
  • [책꽂이]

    ●죽은 시인들의 사회(우대식 지음, 새움 펴냄)김민부, 임홍재, 원희석, 기형도 등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난 요절 시인들의 발자취를 따라간다.2005년 5월부터 지난 1월까지 ‘현대시학’에 연재했던 글에 기형도 시인에 관한 미발표 원고를 더해 단행본으로 묶었다.9800원.●사랑의 마음, 등불 하나(윤후명 글·김원숙 임민혁 그림, 랜덤하우스중앙 펴냄)저자의 문학사숙에서 공부한 제자들이 등단 40년을 맞은 스승에게 바치는 시·소설 그림집.‘비단길-서울문학포럼’회원들이 일일이 고른 시와 산문에 화가 김원숙, 임만혁이 그린 52점의 그림을 입혔다.8500원.●제인 오스틴 북클럽(커렌 조이 파울러 지음, 한은경 옮김, 민음사 펴냄)제인 오스틴의 책을 읽기 위해 모인 여섯 명의 남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서로에게 마음을 여는 과정을 유쾌하고 따뜻하게 그렸다. 지난해 출간 직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화제작.1만원.●돌뗏목(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해냄 펴냄)이베리아 반도가 유럽을 떠나 대서양을 떠돈다는 환상적인 장치를 통해 유럽통합을 앞두고 갈등하는 유럽의 변방 포르투갈의 고민을 우화적으로 표현한 소설.199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저자의 1986년작.1만 1000원.●공기의 아이(고현정 지음, 천년의시작 펴냄)2000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시인의 첫 시집.‘두 발에 땀이 찰 염려가 없다 젖지 않는다 연인과 헤어져도 변함없다’(‘통통 튀는 펑키한 젤리슈즈의 강점’중)등 발랄한 상상력과 어법이 돋보이는 시들이 실렸다.6000원.
  • 김병학씨 첫 시집 ‘천산에 올라’ 천산에 올라

    고려인 최초 강제 이주지인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의 시골마을 ‘우슈토베’에 한글학교가 들어선 건 1991년이다. 이듬해 전남 신안군 출신의 한국인 청년이 교사를 하겠다며 그곳으로 건너갔다. 한두해, 길어야 서너해를 기약했던 청년은 그러나 고려천산한글학교장, 알마타국립대 한국어과 강사, 카자흐스탄 한글신문 ‘고려일보’기자 등을 지내며 지금까지 ‘자발적 이주’를 지속해오고 있다. 김병학(40). 소설가 윤후명의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하얀 배’의 실제 모델로 13년째 카자흐스탄에 머물고 있는 그가 첫 시집 ‘천산에 올라’(화남)를 펴냈다.2002년 재외동포재단 주최 문예작품 공모에 ‘사마르칸트의 시’로 입선한 경력이 있는 그는 김지하·김준태 시인의 추천으로 국내 문단에 데뷔 시집을 상재했다. ‘우리들 선배 고려인들은/뼈를 깎아 쟁기를 만들고/피땀으로 거름을 이겨/버려진 자의 땅 우슈토베를/서럽도록 푸른 논밭으로 일구었다’(‘우슈토베에서’중)에서 명징하게 드러나듯 이번 시집은 1937년 가을, 러시아 연해주에 살던 동포들이 스탈린의 박해로 카자흐스탄으로 강제이주 당해야 했던 쓰라린 민족사를 형상화하고 있다. ‘오늘은 이렇게 달려왔지만/내일은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나그네로 떠도는 자 저마다/발자국만 남긴 채 외로이/홀로 먼 길을 걷느니’(‘길’중)에서는 외지를 떠도는 디아스포라(이산자)의 처연한 운명이 절절하게 묻어나고,‘어머니, 시베리아가 나를 부릅니다/시베리아의 자작나무 숲이 나를 부르고/그 너머 북극을 둘러싼 눈 덮인 산맥이 나를 부릅니다’(‘시베리아여!바다여!’중)에서는 광막한 시베리아 벌판의 아련한 향수가 느껴진다. 시인 김준태는 “오늘날 한국시 풍토에서 잃어버린 아름답고 광활한 대자연의 목소리를 전해주고 있다.”고 평했다.6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靑 기획·정책조정비서관 맞교체

    청와대는 14일 윤후덕(48) 기획조정비서관을 정책조정비서관으로, 정태호(42) 정책조정비서관을 기획조정비서관으로 각각 맞바꾸는 인사를 했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신문유통원 설립준비위 구성

    문화관광부는 신문유통원의 설립 근거를 담은 ‘신문 등의 자유와 기능 보장에 관한 법률’이 7월28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30일 신문유통원 설립준비위원회를 구성했다. 설립준비위는 한국신문협회, 한국언론재단,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한국신문서비스가 추천한 5명과 문화부가 위촉한 2명 등 7명으로 구성됐다. 김영호 언론개혁시민연대 상임공동대표, 송인근 국민지주주식회사(국민일보) 경영지원실장, 윤석인 한겨레신문 경영기획실 이사대우, 윤후상 한국언론재단 연구이사, 정연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여동진 매일신문 상무, 이병석 제이피알 상무가 위원으로 위촉됐다. 설립준비위는 31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신문유통원의 정관과 조직, 신문사의 참여방법 등 구체적인 설립방안을 논의하는 등 자문 기능을 맡게 되며, 이를 통해 마련된 설립안을 토대로 10월 중에 공청회를 개최한 뒤 11월에 법인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 靑, 직제 ‘정무’용어 없앴다

    “청와대 비서실의 직제표 어디에도 ‘정무’란 용어를 찾을 수 없다.” 청와대가 11일 단행한 비서관 및 행정관 인사와 직제개편에 대한 청와대 관계자의 언급이다. 업무조정비서관과 정무기획비서관을 통합해 기획조정비서관을 신설하고, 윤후덕(48·1급) 업무조정비서관을 임명했다. 정무수석 폐지에 이어 정무기획비서관이 사라지면서 청와대에는 정무 관련 업무는 있으되 ‘정무’란 용어가 사라진 것이다. 비서실장 직속의 윤 비서관은 비서실장의 행정업무를 보좌하고 정무상황 점검과 대응, 중장기 국정운영 계획을 맡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정무적 사안에는 당정 분리, 정책적 사안에는 당정 일체와 협의를 강조해온 노무현 대통령의 당정 분리 원칙을 반영한 것으로, 정책차원의 당정 협의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정책실장 직속의 정책조정비서관을 신설하고 정태호(42·2급) 정무기획비서관을 임명했다. 그는 정당·국회와 관련한 정책·정무 업무를 맡는다. 사의를 표시한 노혜경(2급) 국정홍보비서관의 후임에 김종민(41) 전 대변인이 임명됐다. 김종민 신임 비서관은 대변인을 그만둔 뒤 ‘무임소 비서관’으로 있다가 4개월 만에 공식 복귀했다. 청와대는 이날 행정관 190명 가운데 58명의 직원을 다른 자리로 옮기는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고 김춘수시인 문학·삶의 궤적 만난다

    “널 날려보내고 누가/울고 있다./밖으로는 나가지 못하고/운다는 말의 울타리 안에서 울고 있다./널 날려보내고 울고 있는/저 하늘, 어쩌나/제 혼자 저렇게도 높은,”(김춘수의 ‘홍방울새’) 지난해 11월 타계한 김춘수 시인을 회고하는 전시회가 마련된다. 오는 7∼22일 서울 장충동 한국현대문학관(이사장 전숙희)에서 열리는 ‘김춘수 시인의 문학과 삶’은 시인이 평생 일궈낸 문학적 성과를 반추하고, 생활인으로서 시인의 생전 모습을 만나볼 수 있는 뜻깊은 자리다. 전시회에는 대표시집 ‘꽃의 소묘’(1959)‘처용’(1974), 시론집 ‘시론’(1970)‘의미와 무의미’(1976)‘시의 표정’(1979), 동화 ‘통영소년’(2003) 등 초판본 도서와 ‘이상(李箱)의 죽음’ 등 육필 원고가 전시된다. 아울러 양복, 모자, 안경, 나비넥타이, 펜을 비롯해 가족, 문인들과 찍은 흑백사진 등 시인의 체취가 묻어나는 유품이 공개된다.또 시인이 생전에 가려뽑은 시를 모아 시화집 ‘꽃인 듯 눈물인 듯’을 출간한 최용대 화가의 시화도 함께 선보인다. 7일 오후 4시 개막식에서는 시인 정진규씨와 소설가 윤후명씨가 고인의 문학과 인생을 돌아보고, 시인 조영서·노향림·류기봉씨는 ‘꽃을 위한 서시’‘내가 만난 이중섭’‘처용’‘달개비꽃’ 등 고인의 시를 낭송한다.(02)2267-4857.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LG家③-‘사업동지’ GS 허씨일가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LG家③-‘사업동지’ GS 허씨일가

    지난해 발표된 국내 100대 부호 명단에는 6명의 허씨가 포함됐다. 허창수(57) GS회장이 316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허정수(55) GS네오텍 사장이 2530억원, 허광수(59)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이 1700억원, 허완구(69) 승산회장이 1510억원, 허남각(67) 삼양통상 회장·허진수(52) GS칼텍스 부사장이 각각 139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한국에서 가장 돈이 많은 가문 가운데 하나인 김해 허씨 문중인 이들은 경남 진주의 만석꾼인 고 허만정씨 자손들이다. 허씨가는 지난 세월 재계에서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올해 LG에서 분리, 재계 7위 규모의 GS그룹을 출범시키며 재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GS그룹은 삼양통상, 승산, 코스모 등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친족 회사들을 계열로 편입시키며 무려 50여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 발표기준 자산규모는 18조 7200억원으로 한화(16조 2200억원), 두산(9조 7300억원) 등 전통을 자랑하는 그룹들을 압도할 정도였다. ●허씨의 핵, 허준구 일가 수백년간 이어졌던 구씨와 허씨의 관계를 ‘인척’에서 동업관계로 바꾼 사람은 고 허준구 회장이다.1946년 초 고 구인회 LG 창업회장 장인(허만식씨)의 재종(6촌)인 고 허만정씨가 3남인 준구(작고)씨의 ‘경영수업’을 부탁하면서 사업자금을 내놓은 것이다. 구 회장은 귀족적인 용모의 일본 간토중학교(5년제) 출신 사돈을 반갑게 맞이했다고 한다. 당시 허만정씨가 내놓은 자금이 얼마인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허씨가는 이후에도 고향마을(경남 진주시 지수면 승내리)의 땅을 처분한 돈으로 계속 출자를 했다. 이른바 해방정국의 ‘벤처캐피털’인 셈인데 허씨의 투자는 59년 만에 18조원이 넘는 자산으로 돌아왔으니 ‘대박’이 터졌다고 볼 수 있다. 허준구 회장은 당시 가내수공업 수준을 면치 못하던 락희화학의 영업담당 이사로 발을 디뎠는데 당시 공장에서 고생하던 구자경 이사를 부산 시내로 불러내 술을 사 주며 ‘위로’하기도 했다. 구자경 명예회장은 “내가 ‘비어홀’이라는 곳을 처음 가 본 것은 준구씨 덕분”이라고 회고했다. 허 회장은 반도상사(현 LG상사)·금성사 상무를 거쳐 62년 금성사 부사장으로 승진했다.68년 반도상사 사장을 시작으로 71∼82년 금성전선(현 LS전선) 사장,84∼95년 금성전선 회장 등을 지내며 LG그룹의 버팀목이 됐다. 구인회 회장은 68년 그룹체제를 출범시키며 허 회장에게 초대 기획조정실장을 맡길 정도로 무한한 애정을 보였다.69년 락희화학이 민간기업 최초로 기업공개를 실시한 것도 당시 기조실장이었던 허 회장의 ‘숨은 공로’다. 77년 하루 480㎜의 폭우가 쏟아져 금성전선 안양공장이 2m 가까이 침수됐을 때 허 회장은 예비군복에 장화를 신고 물속을 헤치고 다니며 공장 복구를 진두지휘했다고 한다. 밤낮없이 꼬박 두달동안 계속된 복구작업끝에 안양공장은 주변 공장 중에서 가장 빨리 재가동에 들어갈 수 있었다. 2002년 7월29일 허 회장이 세상을 뜨자 구자경 명예회장, 구본무 회장 등 구씨들은 ‘5일장’ 내내 자리를 지키며 ‘사돈이자 동지’였던 허 회장의 타계를 안타까워했다. 허 회장은 구인회 회장의 첫째 동생인 고 구철회씨 장녀 위숙(77)씨와의 사이에서 5명(창수·정수·진수·명수·태수)의 아들을 뒀는데 모두 고려대 동문인 데다 대부분 해외유학파 출신이다. 특히 창수·정수·진수씨는 학과(경영학과)까지 똑같다. ●항상 공부하는 허창수 회장 장남인 허창수 회장은 그룹 회장을 맡으면서 지주회사인 GS홀딩스와 GS건설의 대표이사 회장을 맡고 있다. 경남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허 회장은 미국 세인트루이스대 경영대학원(MBA)을 마친 77년 그룹 기조실 인사과장으로 입사했다.79년 럭키금성상사 해외기획실 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홍콩지사, 도쿄지사 등 해외근무를 오래하며 영어와 일어 실력을 쌓았다.88년 럭키금성상사 전무로 승진한 직후인 89년에는 LG화학 부사장을 지냈고 92년부터는 LG산전(현 LS산전) 부사장을 맡았다. 95년 구본무 회장이 3대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아버지가 맡고 있던 LG전선 회장을 이어받았고 2002년부터는 LG건설(현 GS건설)을 지휘하며 분가를 준비해왔다. 허 회장은 첨단제품과 해외정보에 관심이 많은데 지금도 월스트리트저널, 비즈니스위크 등 해외 경제전문지들을 빼놓지 않고 보고 있다.2002년 LG건설 회장을 맡으면서 ‘건설부흥’,‘주간 다이아몬드’ 등 일본의 경제잡지에 나온 일본 건설회사의 현황 기사를 번역해 임직원들에게 배포하기도 했다. 최근에도 ‘미국 건설산업 왜 강한가?’,‘영국 건설산업의 혁신전략과 성공사례’ 등을 필독서로 권유했다. 허 회장은 전형적인 ‘아침형 인간’으로 새벽 5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전날 읽은 책의 내용을 정리하고 헬스장에서 1시간 정도 조깅을 한다. 허 회장은 조깅, 등산 등으로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는데 운동량이 부족한 임직원들을 위해 ‘만보기’를 직접 사줄 정도로 자상한 면모도 갖고 있다. 골프는 80대 중반 실력이지만 라운딩을 자주 하는 편은 아니다. 주량은 양주 반병 가량으로 약하지는 않지만 맥주를 마시며 대화하는 것을 즐긴다고 한다. 늘 구본무 회장 한발 뒤에 섰던 허 회장은 소탈하고 겸손한 면모를 갖고 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타워에서 지하철 한 코스 떨어진 강남역 정도는 수행비서도 없이 걸어서 다닌다. 비서팀도 따로 없다. 탁월한 외국어 실력을 지닌 데다 젊은 직원들도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첨단기기들에 관심이 많은 허 회장의 향후 행보는 재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다. 허 회장은 지난 3월 취임 기자회견에서 “당대에서는 LG와 겹치는 사업에 진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지만 ‘슈퍼루키’ GS그룹의 펄펄 끓는 에너지가 어느 쪽에서 터져나올지 아무도 예측하기 어렵다. 허 회장은 고 이철승 전 상공부 차관의 딸인 부인 이주영(53)씨와의 사이에 1남 1녀를 뒀다. 아버지의 모교인 미국 세인트루이스대를 나온 아들 윤홍(26)씨는 지난 2002년 LG칼텍스정유(현 GS칼텍스)에 입사, 영업전략팀·경영분석팀 등을 거쳐 올 초 아버지가 회장으로 있는 GS건설 경영관리팀 대리로 입사했다. 구씨와 마찬가지로 허씨 역시 ‘장자승계’의 원칙을 따르고 있으므로 먼 훗날에는 윤홍씨가 허씨가의 대표로 그룹 회장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윤홍씨는 조만간 누나(윤영·29)가 공부중인 미국으로 다시 건너가 MBA 코스를 밟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GS경영을 책임지는 동생들 허창수 회장의 첫째 동생 허정수(55)씨는 GS네오텍(전 LG기공) 지분 100%를 보유하며 사장을 맡고 있다.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인 허 사장은 90년대 LG전자에서 상무로 일하다 96년 LG기공으로 자리를 옮겨 독립했다. 당시 LG는 처음으로 계열분리를 시도하면서 구씨와 허씨 한 명씩을 분가시키기로 했는데 구씨 쪽에서는 고 구정회씨 아들인 구형우씨가 부민상호저축은행을 갖고 독립했고 허씨쪽 대표로 허 회장이 LG기공을 맡았다. 교환기 설치 및 부가통신공사, 유무선 통신케이블 및 전송공사, 전기전력 및 산업 플랜트 공사, 정보통신 및 인터넷사업을 영위중인 GS네오텍은 지난해 수주 2700억원에 매출 2250억원, 당기순이익 123억원을 냈다. 최근에는 반도체,LCD 공장에 필수적인 ‘클린룸’ 사업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부인 한영숙(51)씨와의 사이에 2남을 두고 있다. 장남 철홍(26)씨는 GS홀딩스 지분 1.26%를 갖고 있는데 ‘홍’자 돌림 3세 가운데 가장 많다. 허진수(52) GS칼텍스 부사장은 고려대 경영학과와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영대학원을 마치고 주로 호남정유(현 GS칼텍스)에서 일했다.2000년에는 LG전자 중국지사 부사장을 거친 뒤 2001년부터 GS칼텍스 경영전략본부장·경영혁신본부장을 거쳐 지난해부터 생산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다.2003년에는 발전회사인 LG에너지 대표이사를 맡았지만 GS가 LG에서 분리되면서 자연스럽게 대표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LG는 LG에너지 지분을 GS에 매각하는 것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허 부사장은 부인 이영아(47)씨와의 사이에 두 아들을 두고 있다. 허명수(50) GS건설 부사장은 경복고와 고려대 전기공학과를 나와 LG전자 청소기공장장, 영국 뉴캐슬 법인장 등을 거쳐 2002년 허창수 회장과 함께 GS건설로 자리를 옮겼다. 재경본부장으로 회사의 살림을 책임지고 있다. 다른 형제들과 마찬가지로 운동에 남다른 소질을 보여 고려대 ‘역도부’에서 활동했다. 허 부사장은 노재현 전 국방부장관의 딸인 부인 노경선(45)씨와의 사이에 2남을 뒀다. 노 전 국방장관은 ‘12·12사태’때 국방장관으로 말 못할 고초를 겪은 뒤 한국종합화학공업 사장, 한국비료공업협회 회장, 한국자유총연맹 총재 등을 지냈다. 허태수(48) GS홈쇼핑 부사장은 중앙고와 고려대 법대를 거쳐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MBA 코스를 밟았다. 이후 콘티넨탈은행, 어빙은행 등 금융권 경력을 살려 88년 LG증권 국제조사팀 과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런던법인 상무보 등 2002년까지 LG증권에서 일하다 LG홈쇼핑 전략기획부문 상무로 자리를 옮겼고 2003년 말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허 부사장은 중국 현지 법인인 ‘충칭GS쇼핑’ 설립을 주도하는 등 중국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허 부사장은 바로 위 형인 허명수 부사장과 함께 골프실력이 재계에서 가장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싱글’ 수준을 넘어 ‘이븐’이나 ‘언더파’를 칠 정도로 프로 못지않다. 부인 이지원(43)씨는 이한동(71) 전 국무총리의 장녀. 한때 대권 후보로까지 나섰던 이 전 총리는 현재 법무법인 남명의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는데 아들 이용모(41)씨는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 ●장남가의 화려한 혼맥 고 허만정씨의 장남인 고 허정구 삼양통상 회장은 고 이병철 회장, 고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와 함께 삼성을 공동 창업했다. 보성전문 법학과 출신의 허 회장은 제일제당(현 CJ) 전무, 삼성물산 사장을 지낼 정도로 삼성 경영에 깊숙이 관여하다 57년 삼양통상을 설립, 독립했다. 야구공·글러브와 나이키 신발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하는 삼양통상은 지난해 2121억원의 매출에 9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삼양통상은 또 수입담배, 골프용품, 윤활유 판매 등을 맡고 있는 삼양인터내셔널과 보헌개발, 경원건설 등 건설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허 회장은 권투협회장, 대한체육회장, 프로골프협회장, 골프장협회장, 아시아태평양아마골프회 회장 등 체육계와 남다른 인연을 쌓았는데 생전에 체육훈장 기린장을 받았다. 삼양통상은 허 회장이 99년 사망한 뒤 장남인 허남각(67) 회장이 이끌고 있다. 허 회장의 부인은 이화여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를 지낸 구자영(68)씨다. 허 회장은 보성고와 서울대 상대, 미국 시카고대 대학원을 마친 뒤 63년 삼양통상 시카고 지사장으로 경영에 뛰어들었다.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아시아태권도연맹회장을 지낼 정도로 스포츠와 인연이 깊다. 허 회장은 GS그룹의 주요 주주이자 ‘장손’ 자격으로 올 초 허창수 회장의 전남 여수 GS칼텍스 사업장 방문을 동행해 주목을 받았다. 허 회장의 장녀 정윤(34)씨는 정문원 전 강원산업 회장 아들 대호(37)씨와 결혼했고 아들 준홍(30)씨는 올해 GS칼텍스에 입사했다. 이로써 현대차 그룹 정몽구 회장의 장남인 정의선씨와 사돈으로 연결된다. 의선씨가 정문원 회장의 조카사위가 되기 때문이다. 장녀 허영자(65)씨는 벽산그룹 김희철(68)회장과 결혼, 김성식(38) 벽산 사장, 김찬식(36) 벽산 상무 등 3형제를 낳았다. 차남 허동수(62) GS칼텍스 회장은 보성고와 연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화학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대표적인 ‘오너경영인’이다. 허 회장은 미국 셰브론 리서치사의 연구원을 거쳐 73년 호남정유(현 GS칼텍스)로 입사,33년째 ‘오일맨’의 길을 걷고 있다. 국내 최초로 휘발유에 브랜드(테크론)를 도입하는가 하면 전 세계 정유업계 최초로 ‘6시그마’를 도입해 혁신을 추구했다. 도시가스, 전력,LNG 등 사업다각화와 대규모 시설투자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허 회장은 지난 2000년 3월 국내 처음으로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KBCSD)를 설립, 현재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아마 6단으로 바둑에 남다른 취미를 갖고 있는데 2001년부터 한국기원(총재 한화갑 민주당 대표) 이사장을 맡고 있다.GS칼텍스배 바둑대회를 신설해 바둑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젊은 시절에는 태권도 선수로도 활동했다. 김선집(86) 전 동양물산 회장의 장녀인 부인 김자경(60)씨와의 사이에 2남1녀를 뒀는데 막내딸 지영(25)씨는 이병무(64) 아세아시멘트 회장의 차남 인범(34)씨와 결혼했다. 3남 허광수(59)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은 경기고와 고려대 상대를 거쳐 미국 스탠퍼드대 대학원을 마쳤다. 삼양통상과 나이키의 합작사였던 한국나이키 대표이사를 맡기도 했다. 아시아태평양 골프연맹 부회장, 영국 로열앤드에인션트골프클럽 정회원으로 골프와 인연이 깊다. 허 회장은 사촌 동생(명수·태수)들에 못지않은 골프실력을 자랑한다. 고려대 아이스하키 대표선수로 활약할 정도로 ‘운동신경’이 남다르다. 부인은 고 김동조 전 외무부장관의 딸인 김영자(55)씨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의 부인 김영명씨의 언니다. 허 회장은 지난 2000년 외동딸 유정(31)씨를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아들 준오(31)씨와 결혼시켜 또 한번 화제를 뿌렸다. 삼양통상은 지난해 류근일(67) 전 조선일보 주필을 사외이사로 선임, 조선일보와 끈끈한 인연을 이어갔다. 허남각·동수·광수 3형제는 GS타워 인근에 ‘삼정빌딩’을 갖고 있는데 삼양통상 본사가 입주해 있다. 삼정은 3형제가 돈을 모아 세웠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3형제는 또 삼양통상 지분 17%,4.5%,3.1%를 나눠 갖고 있다. 허남각 회장의 아들 준홍(34)씨, 허동수 회장의 아들 세홍(36)·자홍(33)씨, 허광수 회장의 아들 서홍(28)씨도 각각 11%,1.7%,0.8%,1.7%를 갖고 있다. 삼양인터내셔널의 경우 준홍·세홍·자홍·서홍씨가 각각 37%,33%,11%,7.5%를 갖고 있어 사실상 2세들이 소유하고 있다. 차녀 허영숙(53)씨의 남편은 유명한 소설가인 윤후명(59·본명 윤상규) 한국문학원 원장이다. 윤씨는 연세대 철학과 재학중이던 6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현대문학상(여우사냥), 이상문학상(하얀배), 이수문학상(나비의 전설) 등을 수상했다. 연세대 강사와 추계예대 문예창작과 겸임교수, 한국소설대학 학장도 역임했다. ●LG의 창업공신 허학구·신구가 고 허만정씨는 8형제 가운데 허준구씨의 경영수업을 사돈에게 부탁했는데 이후 준구씨의 형인 고 허학구씨와 동생 허신구(76) GS리테일 명예회장도 LG경영에 뛰어들었다. 학구씨는 고향마을을 지키다 51년 플라스틱 사업 진출을 준비하던 락희화학에 들어갔다. 부산 범일동에 공장 부지를 마련하고 사업진출을 서두르던 구인회 LG 창업회장은 학구씨를 불러들여 아들 자경씨와 함께 공장업무를 맡겼다. 이후 각각 전무와 상무로 승진한 뒤에도 둘은 공장이 완공돼 빗, 칫솔 등을 생산하기 시작하자 군용 슬리핑백에서 잠을 자며 현장 노동자처럼 일했다고 한다. 구자경 명예회장은 당시 함께 고생한 학구씨와 그의 자형인 이연두씨 등 ‘지킴이 삼총사’가 일은 물론 술로도 호흡이 잘 맞았다고 회상했다. 학구씨는 6척 장신으로 경기고보 시절부터 농구선수로 이름을 날렸지만 부친(허만정)이 공부해야 한다며 진주고보로 전학을 시켰다. 하지만 진주고보에서도 농구를 시키려고 하자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야 했다고 한다. 학구씨는 LG전선 부사장을 지내기도 했지만 1970년 구자경 회장이 2대 회장으로 취임하자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학구씨는 최필선(89)씨와의 사이에 1남3녀를 낳았는데 장남 전수(61)씨는 코스닥 등록기업인 새로닉스 회장을 맡고 있다. 새로닉스는 고 허학구 회장이 68년 설립한 ‘정화금속’이 이름을 바꾼 회사로 인쇄회로기판(PCB), 섬유강화플라스틱(FRP) 등을 생산하다 최근에는 LCD백라이트 부품인 도광판과 브라운관 전자총 부품 등 디스플레이 부품 사업으로 주력사업을 변경했다. 허 회장은 71년 미국 센트럴 미시간대를 졸업하고 74년 정화금속 총무이사로 입사, 아버지 사업을 이어받았다.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은 부산대 상대를 나와 해운회사인 ‘조선통운’에 근무하던 시절 사돈어른인 구인회 창업회장의 부름을 받고 락희화학의 서울사무소 일을 맡았다. 허 명예회장은 처음에는 장사 경험이 없다며 사돈의 제안을 거절했지만 “자네 뒷조사는 다했다. 그만하면 일 하겠더라.”며 서울행 기차표를 쥐어주는 사돈의 청을 뿌리칠 수 없었다고 한다. 허 명예회장은 이후 동남아 출장에서 ‘합성세제’ 아이디어를 얻어 럭키 ‘하이타이’를 탄생시키는 등 혁혁한 공을 세웠다. 금성사 사장, 럭키 사장, 그룹 부회장, 럭키석유화학 회장을 지내다 95년 구본무 회장 취임과 함께 일선에서 물러났다. 허 명예회장은 윤봉식(74)씨와 2남2녀를 뒀다. 장남 경수(48)씨는 코스닥 등록기업인 코스모화학 등을 주력으로 한 ‘코스모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코스모그룹은 코스모정밀화학, 코스모앤컴퍼니, 코스모앤홀딩스, 코스모양행, 코스모아이넷, 코스모레저, 드림스포츠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코스모화학은 코스모산업이 2003년 이산화티타늄 독점공급업체인 ‘한국지탄공업’을 인수하면서 이름을 바꾼 회사다. 허 회장은 LG전자에서 이사로 잠시 일하다 87년 코스모산업 설립과 함께 자리를 옮겼다. 동생인 허연수(44)씨는 GS리테일 상무로 삼촌인 허승조(55) 사장을 보필하고 있다. 보성고와 고려대 전기공학과를 거쳐 87년 LG에 입사한 허 상무는 LG상사 싱가포르법인장을 끝으로 상사를 떠나 2002년부터 LG유통(GS리테일)에서 일해 왔다. ●고향이름을 딴 승산가 허완구(69) 승산 회장은 미국 페이퍼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돌아와 잠시 LG에서 일했지만 69년 ‘대왕육운’이라는 물류회사를 차려 일찌감치 독립했다. 허 회장은 이미 LG에서 자리를 잡고 있던 형님들이 너무 많아 회사를 나왔다고 한다. 대왕육운은 이후 구씨와 허씨의 고향 이름을 따 승산으로 이름을 바꿨다. 허 회장은 한국올림픽위원회(KOC) 상임위원, 부위원장과 민속씨름협회장 등을 맡을 정도로 스포츠에도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아버지 허만정씨가 1925년에 설립한 진주여고(일신여고)에 100억원을 쾌척, 교사를 새로 짓는 등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96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장남 허용수(37) 승산 사장은 보성고와 미국 조지타운대를 마치고 뉴욕 및 홍콩 CS 퍼스트 보스턴 투자증권에서 일했다.98∼99년에는 국민은행 사외이사로도 활동했다. LG그룹의 육상 운송을 담당하는 승산은 허 사장이 58.55%, 여동생인 허인영(33) 승산레저 이사가 18.48%, 허완구 회장이 18.34%, 허 회장 부인 김영자(66)씨가 4.63%를 갖고 있다. 김영자씨는 ‘추일서정’,‘와사등’ 등으로 유명한 시인이자 사업가였던 고 김광균씨의 딸이다.‘매듭공예가’인 김은영(63) 녹미미술문화협회 이사장이 동생이다. LG는 친인척 소유의 회사에 물류업무를 맡기고 있는데 수출 관련 물류는 고 구정회씨 둘째 아들인 고 구자헌씨가 운영하던 범한종합물류가 담당한다. 범한여행을 자회사로 갖고 있는 범한물류는 구자헌씨의 미망인인 조금숙(55)씨가 54%, 아들 구본호씨가 46%의 지분을 갖고 있다. 승산은 물류회사인 에스엘에스·여수화물, 골프장·호텔사업을 하는 승산레저 등을 계열사로 갖고 있다. 국내보다 미국내 계열사인 철강회사 파웨스트스틸(Farwest Steel)의 규모가 훨씬 크다. 허 회장이 91년 인수한 파웨스트스틸은 지난해 2593억원의 매출에 183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모회사인 승산(매출 867억원, 순이익 183억원)보다 덩치가 크다. ●‘젊은 삼촌’ 3형제 허승효(61)씨는 조명전문업체인 알토 회장을 맡고 있는데 경남고와 경희대를 졸업하고 형님 회사인 정화금속 이사와 승산의 대표이사를 역임한 뒤 85년부터 알토를 이끌었다. 알토는 아셈타워 정상회의실과 인터컨티넨탈 호텔, 서울역사, 인천공항 여객터미널,GS타워 등의 조명시스템을 설계, 제작했다. 숭례문, 보신각, 비원, 동십자각 등 문화재 조명도 이 회사의 작품이다. 허 회장은 서울시 야간경관 개선 공로로 월드컵유공자, 모범시민상 등을 받았다. 그는 한국조명디자이너협의회 회장, 한국산업디자인협회 이사, 한국전기설비조명학회 이사 등을 맡을 정도로 조명분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지난해 매출 311억원, 순이익 20억원을 낸 알토는 허 회장이 36%, 아들 영수(36)·윤수(32)씨가 각각 15%, 동생인 허승표(59) 인텍웨이브 회장, 허승조(55) GS리테일 사장이 각각 3.8%의 지분을 갖고 있는 ‘가족기업’이다. 영수씨는 현재 GS리테일 과장으로 일하고 있다. 허승표(59) 인텍웨이브 회장은 기업인으로뿐만 아니라 ‘축구인’으로도 잘 알려진 인물. 보성고와 연세대 상대, 서울은행에서 축구선수로 활약했고 74년 한국인 최초로 영국 프로축구 3부 리그에서 뛰기도 했다. 허 회장은 78∼90년 형님 회사인 승산에서 근무한 뒤 90년 방송 프로그램 제작, 미디어 유통,CF편집 등을 담당하는 미디아트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미디아트는 허 회장과 부인 조희숙(56)씨, 딸 서정(29), 아들 준수(28)씨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허 회장은 2000년에는 이동통신용 전력 증폭기, 유무선 통신용 부품 및 이동통신용 중계기 등을 제조하는 ‘인텍웨이브’를 설립,IT업종으로 발을 넓혔다. 인텍웨이브는 LG전자 등을 주 거래처로 지난해 1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허 회장은 90∼92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을 지냈고 97년에는 축구협회장 선거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회장 선거 출마설이 나돌았지만 올 초 한국축구연구소 이사장을 맡는 선에서 정리했다. 축구계의 ‘야당’으로 불리는 연구소는 이용수, 신문선씨 등이 책임연구원을 맡고 있다. 허승조(55) GS리테일 사장은 서울고와 한양대 공업경영학과를 마치고 78년 럭키금성상사에 입사했다. 이후 패션본부장, 유통사업부문장, 마트부문장 등을 역임하다 2000년 LG백화점 사장으로 유통경영을 시작했다.2002년 LG백화점,LG상사 할인점 부문,LG유통이 LG유통으로 통합되자 초대 사장을 맡아 지금까지 이끌고 있다. 허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늘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10년 뒤의 장기 비전을 갖고 대비하라.”고 주문하고 ‘페어플레이’를 강조한다고 한다. 허 사장은 지난해 말 세계적인 헬스·미용 전문기업인 ‘왓슨’과 합작으로 ‘GS왓슨스’를 설립, 지난 3월 홍익대에 1호점을 내고 지난 2월에는 코오롱마트를 인수하는 등 신규사업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태광그룹 창업주 고 이임룡 회장의 장녀인 부인 이경훈(51)씨와 2녀를 두고 있다. 허 사장의 처가는 장상준 전 동국제강 회장, 양택식 전 서울시장, 한광호 한국베링거인겔하임 명예회장, 신선호(롯데 신격호 회장 셋째 동생) 일본 산사스식품 사장 등과 혼사를 맺었다. ukelvin@seoul.co.kr ■ 허씨의 남다른 축구사랑 GS그룹은 분리되면서 LG의 프로야구·프로축구·프로농구 등 스포츠 가운데 축구를 갖고 나왔다.‘안양LG’는 지난해 3월 ‘FC서울’로 이름을 바꿔 서울 입성에 성공한 뒤 거물 신인 박주영을 잡으면서 일약 명문구단으로 떠올랐다. FC서울의 눈부신 성장에는 허창수 회장 등 허씨 일가의 남다른 축구사랑이 밑거름이 됐다. 98년부터 LG축구단 구단주를 맡은 허 회장은 축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데 해외출장 중에도 FC서울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인터넷을 통해 경기상황을 직접 확인할 정도다. 뿐만 아니라 경기를 녹화해 나중에라도 꼭 챙겨 본다고 한다. FC서울은 박주영의 고교(청구고)시절인 2002년부터 영입에 공을 들였다. 비록 박주영이 고려대 진학으로 진로를 정하면서 영입에 실패했지만 이후에도 끈질기게 박주영측과 고대를 설득, 마침내 대어를 품에 안는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허 회장이 모교인 고대에 7억원짜리 잔디구장을 기증했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GS측은 “그런 사실은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허 회장 5형제가 모두 고대 출신일 정도로 고대와 깊은 인연이 어떤 식으로든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박주영의 유니폼에 광고를 하고 있는 GS건설은 박주영 신드롬으로 광고효과만 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GS리테일이 실시한 ‘박주영 경기 보러 가자.’라는 이벤트에는 3만 6000여명이 응모하는 대성황을 이뤘다.GS는 지난 5월10일 열린 ‘GS출범 이벤트’ 추첨자로 박주영을 내세우는 등 박주영을 그룹의 ‘얼굴’로 십분 활용하고 있다. 허 회장의 삼촌으로 연세대, 서울은행, 영국 아스날에서 축구선수로 활약한 허승표 인텍웨이브 회장은 축구계의 대부로 통한다. 그는 97년 대한축구협회 회장직에 도전한 데 이어 올 초 한국축구연구소 이사장을 맡아 축구계 개혁에 힘쓰고 있는데 경쟁 상대인 정몽준 회장이 조카인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의 동서라는 점이 이채롭다. 사돈간의 ‘정리’도 축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막지 못한 것이다. 허씨들은 축구 외에도 아이스하키, 골프, 역도, 태권도 등 다양한 스포츠에 재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GS 관계자는 “허씨들이 키가 크고 체격이 좋은데다 집안에 여유가 있어 일찍부터 스포츠를 접할 기회가 많았다.”고 말했다. 허씨 3세 남자들 가운데는 아마추어 수준 이상의 축구 실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고 여자들도 열성 축구팬이 많다. ukelvin@seoul.co.kr ■ 계열사의 핵심인맥 GS그룹은 숫자에 관한 감각이 탁월하다는 오너 허씨 일가에 이어 각 계열사 CEO도 재무통 출신들이 장악하고 있다. 18조원이 넘는 그룹 자산을 관리, 운용하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짜야 하는 서경석(58) GS홀딩스 사장은 부산 출생으로 경남고를 졸업했다. 서울대법대 4학년이던 70년 행정고시 9회에 합격, 국세청 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재무부 세제국, 국세심판소 조정실장, 간접세과장, 소득세제과장, 조세정책과장, 상임심판관, 주 일본 대사관 재무관 등을 역임하고 91년 LG그룹 회장실 재경 상임고문으로 옮겼다. 서 사장은 공직에서 쌓은 재무 경력을 바탕으로 LG에서도 회장실 재무팀장, 전략개발사업단 운영본부장,LG투자신탁운용 사장,LG종금 사장, 극동도시가스 사장,LG투자증권 사장 등을 거쳤다. 허창수 회장이 서 사장을 GS그룹으로 영입한 것도 그의 회계·재무 능력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강말길(62) GS홈쇼핑 부회장 역시 재무통이다. 부산대 상대 출신으로 공인회계사이기도 한 강 부회장은 금성통신 재경본부장, 관리담당 이사를 거쳐 회장실의 관리담당 상무를 역임했다.89년 LG유통(GS리테일) 전무로 부임, 유통 전문가의 길로 들어섰고 95년 LG유통 대표이사로 취임한 지 3년만에 만년 적자이던 편의점 사업을 흑자로 돌려 놓은 뒤 지난해 LG홈쇼핑으로 옮겼다. 김갑렬(57) GS건설 사장은 허창수 회장의 경남고, 고려대 경영학과 동기동창으로 74년 LG화학 입사 후 LG상사 등을 거쳐 93년부터 96년까지 LG건설 재경 담당을 역임했다. 이후 LG구조조정본부 재무팀장과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거치며 대표적 재무 전문가로 부상했다.2002년 허 회장과 함께 LG건설로 옮겨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김 사장은 취임 당시 “2010년까지 양과 질에서 국내 1위 건설회사로 만들겠다.”던 약속대로 2002년 3조 6000억원이던 수주액을 2003년 5조원, 지난해 6조원으로 키워냈고 올해 6조 5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완경(51) GS스포츠 대표이사 부사장도 선린상고와 고대 경영학과를 거쳐 79년 LG그룹 기획조정실에 입사한 이래 줄곧 재경업무를 담당해 왔다.LG투자증권 부사장으로 서경석 사장과 함께 ‘LG증권 전성시대’를 연 주인공으로 GS홀딩스 재무팀장을 겸임하고 있다. 심재혁(58) 한무개발 사장은 연세대 상대, 미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출신으로 LG그룹 홍보팀장을 거쳤다. 인터컨티넨탈을 국내 최고 수준 호텔로 키워내 재계의 대표적인 ‘홍보맨 CEO’로 꼽힌다. ukelvin@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문화마당] 스승의 날을 보내면서/문흥술 서울여대 교수·문학평론가

    학생들이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감사의 자리를 마련했다. 강의실을 오색 풍선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미고 간단한 다과를 준비한 학생들과 함께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그들은 자신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 모두에게 카네이션을 직접 달아주고,“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로 시작되는 감사의 노래도 불렀다. 그 노래를 들으면서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가르쳐 주신 모든 선생님들의 고마운 모습이 떠올랐다. 가난해서 점심을 굶고 있을 때 당신의 도시락을 건네주시던 선생님, 공부가 전부가 아니라 먼저 인간이 되어야 한다고 늘 말씀하시던 선생님, 한 달에 한번씩 우리들을 데리고 등산을 하면서 문학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 주시던 선생님, 그 모든 선생님들의 인자한 모습이 또렷하게 되살아났다. 그 분들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내가 있겠는가 하는 질문을 던지면서, 스승의 은혜는 하늘보다 더 높고 깊다는 생각을 했다. 학생을 가르치면서 늘 스스로 사표로 여기는 선생님이 두 분 계시다. 한 분은 대학 때의 은사이시다. 선생님은 수업시간에 엄하기로 소문나 있었다. 사전에 미리 공부를 하지 않으면 도저히 답을 할 수 없는 질문을 하여 우리들을 공포에 떨게 하였다. 그런 선생님이 무서워 어떻게 하면 피할까 하는 궁리만을 했다. 그러다가 선생님께서 늘 밤늦게까지 연구실에서 연구에 몰두하다가 거의 자정이 다 되어서 귀가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 선생님을 모시면서 훗날 강단에 서게 되면 선생님처럼 학생들을 혹독하게 가르치고, 또 열심히 연구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한 기억이 지금도 선명하다. 박사학위를 받고 시간강사를 하면서 견디기에 무척 힘든 일을 겪을 때이다. 선생님은 여러 문인들과 함께 보길도로 여행을 갔다 오자고 하였다. 선생님과 함께 한 보길도 밤바다는 장관이었다. 윤후명의 소설을 보면 ‘모든 별들은 음악소리를 낸다.’는 구절이 있는데, 그 구절처럼 밤하늘의 별들은 ‘쏟아진다.’는 표현으로는 모자랄 정도로 찬란한 빛을 밤바다에 퍼부으면서 반짝이고 있었고,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고 있었다. 그 별빛과 음악에 가슴속에 맺혀 있던 괴롭고 힘든 일들이 깨끗이 씻겨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동시에 그런 자리를 마련해 주신 선생님의 은혜에 가슴 깊이 감사를 드리고 싶었다. 다른 한 분은 대학원 때의 은사이시다. 혹독한 공부를 해야 하던 시절, 선생님은 학문은 물론이고 삶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다. 특히 선생님은 제자 사랑이 유별나, 제자들이 힘들어하는 일이 있으면 늘 인자한 얼굴로 제자를 다독거리면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힘과 용기를 주었다. 두해 전 정년퇴임을 하였지만, 지금도 수시로 힘든 일은 없느냐, 건강은 어떠냐 하고 물으면서 제자들 걱정만 하고 계신다. 스승은 제자가 올바른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길을 환하게 밝혀 주는 등불과 같은 분이다. 그리고 그런 스승의 뜻을 받드는 것이 제자의 도리이다. 하지만 요즘 스승과 제자의 돈독한 관계가 흔들리는 듯하다. 초, 중, 고 교육 일선에 계시는 이 땅의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위대하고 훌륭한 분들이다. 그 분들은 제자가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도록 모든 것을 바쳐 가르치고, 나무라고, 감싸 안으면서 평생을 보낸다. 그런 스승께 제자로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표할 시간조차 가질 수 없다니 참으로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머지않아 스승의 날도, 사제지간이라는 소중한 단어도 사라질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 것은 왜일까. 진정한 스승이 되기도 어렵고, 진정한 제자가 되기도 어려운 세상이다. 그런 까닭인지 정성 드려 스승의 날 행사를 마련한 우리 학생들이 마냥 예쁘기만 하다. 그런데 학생들로부터 꽃을 받기 전에 두 분 선생님께 인사를 드리는 것이 순서일 텐데, 바쁘다는 핑계로 아직 찾아뵙지를 못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마음 한 구석이 영 개운치 않다. 하루라도 빨리 선생님을 모시고 즐거운 시간을 가지라는 마음의 신호인 것 같다. 문흥술 서울여대 교수·문학평론가
  • 윤후명 장편소설 ‘삼국유사 읽는 호텔’

    윤후명 장편소설 ‘삼국유사 읽는 호텔’

    ‘삼국유사’를 처음 접했던 날이 언제였던가. 가물가물하다.“청무처럼 푸르렀던 대학 시절 어느 날” 이후로 내려놓을 수 없는 강박에 짓눌려 살았다는 것만 또렷하다. 중진작가 윤후명(58)은 “(젊은 날)섣부른 철학에 물들어 얼치기 회의주의자로 매사에 머뭇거리며 살아가던” 어깨 위로 각성제처럼 내리꽂힌 죽비가 다름아닌 ‘삼국유사’였노라고 고백한다. 그가 그렇게나 오래 애정을 갖고 읽어온 ‘삼국유사’를 독자들에게도 읽어주기로 했다. 새 소설 ‘삼국유사 읽는 호텔’(랜덤하우스중앙 펴냄)은 평양을 여행하는 주인공이 호텔방에서 ‘삼국유사’를 다시 읽으며 이런저런 지난 이야기들을 풀어놓는 틀거리의 장편이다. 주인공 ‘나’란 인물이 작가 자신의 분신임은 말할 것도 없다. 분단 이후 처음 육로를 통해 3박4일간의 평양여행길에 오른 ‘나’는 평양시내 양각도 호텔에 머물면서 이런저런 감회에 젖는다. 호텔 로비에 비치된 ‘삼국유사’를 밤 시간의 파적거리로 집어든 나는, 이제 방으로 돌아와 전에 읽었던 구절들을 새삼 되짚어본다. 작가에게 이번 소설은 단지 글쓰기 욕구를 풀기 위함이 아니다.“‘삼국유사’의 기록들은 하나 같이 빛나는 구슬로 이루어져 있는데, 꿰어 있지는 않다.”는 그는 “내가 읽은 이야기들을 꿰어 엮어서 벗님(독자)들께 선물하고 싶었다.”고 했다. 좀더 많은 독자들을 ‘깊고 넓은 귀중한 책’에 눈뜨게 하고자 짐짓 작중 주인공에게 또박또박 읽히기로 수완을 부렸다. 꾀 부릴 독자들을 단단히 붙들어매기 위함일까. 때론 기행문 같고, 또 때로는 진지한 회고담이 되기도 하는 글의 형식이 다채롭다. 낮 동안 평양 곳곳을 돌아다닌 주인공은 ‘삼국유사’의 구절구절을 다시 읽는 동안 회상에 젖기도 한다. 대부분의 독자들이 교과서를 통해 접했을 ‘구지가’(龜旨歌)가 해설을 달고 등장하는가 싶으면, 어느새 허황옥(許黃玉)이 인도에서 배를 타고 와서 김수로왕의 왕비가 된 이야기로 가지가 뻗어있다. 저만치 밀쳐져 눅눅해진 설화를 꺼내 쨍한 햇빛에 널어말리는 것도 작가의 묘수다.‘삼국유사’의 흔적을 더듬어 그녀 M과 옛 가야땅 김해 등을 현장답사한 추억을 불러내 아련한 감상을 덧씌우기도 한다. 소설은 이처럼 과거와 현재, 신화와 작가 개인의 기억이 혼융된 독특한 질감으로 다듬어졌다. 왜 지금 ‘삼국유사’냐고 질문할 독자를 배려해 책 속에 넌지시 답변을 질러넣어 뒀다.“그제야 나는 왜 내가 책(삼국유사)에 몰두했는지 알 것 같았다. 막힌 통로 속에서의 몸짓, 그것이 아닐까.”(68쪽) ‘구지가’의 가사(‘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놓아라’)를 인용하며 이렇게 은유하기도 했다.“스르르 잠이 밀려올 때 나는 노래의 구절을 조렸다. 정의여, 진실이여, 머리를 내미소서.”(69쪽) 오래 별러온 글작업의 노곤한 뒤끝이어서일까.“책이 나오고 내리 닷새 동안 술에 기대어 산다.”는 작가는 2005 프랑크푸르트도서전 주빈국 조직위원회 주최로 19일부터 독일 본, 쾰른 등에서 열리는 한국문학 순회 프로그램에 참가한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2005 프랑크푸르트도서전 주빈국행사 개막

    세계 최대의 도서전이자 ‘문화올림픽’으로 불리는 ‘2005 프랑크푸르트도서전’의 대장정이 시작됐다. 본 도서전은 오는 10월28일 개막되지만, 도서전의 주인공인 ‘주빈국’으로 초청된 한국은 이미 지난 14일부터 한국 문화 알리기를 통한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한국 주빈국 행사는 29개의 주요 프로젝트와 19개 이벤트를 중심으로 3월부터 10월까지 총 176회에 걸쳐 펼쳐지게 된다. ‘스밈과 대화’를 표방한 주빈국 행사의 백미는 한국문학 순회 프로그램이다. 한국측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유럽에 ‘문화한류’ 바람을 일으키고, 유럽인과 세계인 심성에 한국을 스며들게 함으로써 장기적으로 한국문화계의 숙원인 노벨문학상 수상의 토대를 마련한다는 야무진 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위해 3월부터 10월까지 한국의 내로라하는 대표 문인들이 대거 독일을 방문, 순회행사를 갖는다. 이미 지난 14∼15일 독일 동부에 위치한 드레스덴, 예나, 라이프치히에서 이호철, 윤흥길, 임철우, 고은, 정현종, 은희경 등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들을 주제로 낭독회와 강연을 진행하며 대장정의 불을 지폈다. 순회작가단에는 이들 외에도 김원일, 김주영, 김훈, 박경리, 박원서, 복거일, 서영은, 서정인, 윤후명, 신경숙 등 소설가 48명, 신경림, 김광규, 김지하, 이성복, 황동규 등 시인 14명 등 총 62명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3월 동부지역을 시작으로 4월 쾰른 도르트문트 등 서부지역,5월 함부르크 개항축제가 열리는 서북부지역,6월 뮌헨 슈투트가르트 등 남부지역,9월 뢰벡 슈베린 등 중북부지역,10월 도서전이 열리는 프랑크푸르트 등에서 한국 문학의 열기를 이어가게 된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뒷골목 맛세상] 공덕동 시장안의 인심

    [뒷골목 맛세상] 공덕동 시장안의 인심

    서울 마포구 공덕동 시장 안에 간판도 없는 서너 평 남짓한 선술집이 있었다. 주로 시장 안의 상인들이 목이 마르면 선 자리에서 막걸리 한 사발이나 혹은 소주 한 병을 신김치나 술국을 안주 삼아 벌컥벌컥 마시고는 곧장 가게로 달려가는 곳이었다. 이 간판 없는 술집의 소중한 값어치를 소위 글쟁이들 중에서도 눈 밝은 어떤 이가 발견하였다. 1980년대 초였는데, 둥근 드럼통을 잘라 만든 술탁 3개가 전부인 그 선술집을 글쟁이들은 멍청이집이라고 불렀고, 술집 아주머니를 일러 멍청이아줌마라고 불렀다. 당시 40대 언저리의 멍청이아줌마는 글쟁이들의 그런 호칭을 전혀 개의하지 않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멍청이집과 멍청이아줌마는 글쟁이판은 물론 신문사 문화부의 문학이나 출판 담당 기자들이며 영화판이나 굿판 같은 딴따라판에서까지 꽤 유명한 집이 되고 말았다. ●간판조차 없었던 선술집 ‘멍청이집’ 글쟁이판에서 가장 먼저 멍청이집을 발견한 것은 당시에 공덕동 시장 가까운 골목에 있는 금성출판사의 주간이자 시인인 강민, 시인인 유제하, 이병희, 성귀영, 지금은 문학동네 발행인으로 있는 강태형, 시조시인 김원각, 작가 이채형 등 소위 ‘금성사단’이었다. 그 뒤로 나를 위시한 시인 이시영이며 윤재철, 윤중호, 김사인, 작가 윤후명, 김민숙, 김상렬에 이어 영화감독 이장호, 장선우 등이 줄을 섰다. 하루 종일 시장 상인들을 상대로 고작 잔술이나 팔던 버릇을 해서 워낙에 안주에 대한 개념이 없던 멍청이아줌마에게, 우리 같은 글쟁이들은 얼핏 상상이 안 되는 특별한 손님이었다. 적어도 글쟁이들이 드나들기 전에는 술국이나 신김치 이외에는 전혀 안주가 필요하지 않던 술집이어서 미리 준비한 안주가 없던 터라, 우리가 안주를 시키면 그때야 부랴부랴 시장에 있는 생선가게로 달려가고는 했는데, 안주감도 꼭 우리가 시키는 데 맞추어, 꽁치며 고등어, 생태, 오징어, 주꾸미, 낙지 등속을 사왔다. 그리고 나중에 계산을 할 때면 약간 더듬거리는 어눌한 말투로 미안한 듯 말했다. “저기, 꽁치나 고등어 같은 것은 탄불에 굽기만 했으니께, 기냥 생선가게에서 산 대루 주기만 하면 되구라우, 오징어하고 쭈꾸미는 양념값 오십원을 따로 보탰구먼이라우. 그렁께 쏘주 네 병에다가 이거저거 모다 합치먼, 오메, 삼천원이 넘는 갚소잉?” 멍청이아줌마의 술값은 으레 자신이 시장에서 사온 생선값에 양념값 얼마를 더하는 식이었고, 이런 계산법에서 바로 멍청이란 호칭이 만들어진 것이었다. 처음에는 우리 또한 이런 계산법에 서투른 나머지 차라리 멍청이아줌마의 계산에 얼마를 더하는 우리 식의 계산법이 따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1980년 당시에는 주꾸미며 낙지 같은 해산물을 양념을 발라 석쇠에 올려 연탄불에 구워먹는 소위 주꾸미양념구이나 낙지양념구이 같은 요리는 시중에 아직 개발되지 않고 있었는데, 엉뚱하게도 멍청이집에서 비롯되었다. 처음에 내가 낙지며 주꾸미를 양념에 발라 구이를 해먹겠다고 하자 멍청이 아줌마는 대뜸 손사래부터 쳤다.“오메, 우찌께 낙자나 쭈구미 같은 물것을 탄불에다 꾸어 잡순다요? 물것은 기냥 데쳐서 잡사야제, 탄불에 꾸먼 오그라들어 맛이 없을 거인디.” 멍청이 아줌마가 손사래를 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내가 숙수로 나섰는데, 우선 주꾸미를 생물로 한번 굽고 약간 꼬들꼬들해졌을 때 고추장이며 고춧가루에 설탕이며 파 마늘, 간장을 넣어 갠 양념장을 발라 탄불 위에 올려 불을 쏘이자마자 그대로 먹는 식의 주꾸미 양념구이가 만들어졌다. 그러자 다 만들어진 주꾸미양념구이를 한 점 맛본 멍청이아줌마가 큰소리를 냈다. “오메, 쭈꾸미가 우찌께 이런 맛이 다 난다요?” 멍청이아줌마는 주꾸미 한 점과 곁들여 당연히 우리가 따라주는 소주 한 잔도 곁들였는데, 그러다보면 에라, 모르겠다, 하고 아예 우리 자리에 퍼질러 앉아 함께 어울리며 술자리의 흥을 더하기도 하였다. 멍청이집에서는 이런 식으로 주꾸미에서 비롯해서 낙지까지 몇 가지 요리가 더 만들어졌는데, 이를테면 낙지를 살짝 데친 다음에 애호박을 채 썰어서 역시 살짝 데쳐내어 식초와 설탕 고주장, 고춧가루에 마늘이며 파 같은 갖은 양념을 하여 버무려 먹는 낙지회무침 같은 것이었다. ●글쟁이 술꾼들이 안주 개발하기도 멍청이아줌마로서는 파천황의 대사건이 일어난 것도 그 무렵이었다. 그날따라 일행이 많아서 모두 대여섯 명이 탁자에 둘러앉아 낙지연탄불구이며 낙지회무침을 위시해서 평소보다 많은 안주를 시켰는데, 어느 순간부터 멍청이아줌마가 좌불안석으로 우리 곁은 빙빙 돌더니 더 이상 못 참고 내 옆구리를 쿡 찔렀다. “술 잡숫는디, 죄송하제만이라우.” “예, 뭐 잘못된 것이라도 있는가요?” “그거이, 그거이.....” “말씀하세요.” “오메오메, 시방 술값이 만원이 넘었당께요.” 멍청이아줌마로서는 선술집을 시작한 후로 술값이 만원을 넘은 손님은 내가 처음이었던 것이다. 이 마음씨 좋고 정이 넘쳐나던 멍청이아줌마는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풍을 맞는 불행한 일을 당해 반신을 못 쓰게 되는 바람에 가게 문을 닫았고, 아울러 글쟁이들의 흥겨운 공덕동 시절도 시들해져 버렸다. 멍청이아줌마의 추억이 담겨 있는 공덕동 시장은 20년이 지난 오늘에 이르러서는 주변에 대형 빌딩들이 들어서는 바람에 대부분이 먹자골목으로 변했다. 지하철 5·6호선이 만나는 공덕역 5번 출구를 빠져나오면 우선 유명한 최대포집이 나오고, 거기서 비롯하여 마포골뱅이 골목, 마포오향족발이며 궁중족발, 소문난영양족발 같은 족발 골목, 마포할머니빈대떡이며 청학동부침개의 모듬전 골목 등이 이제 막 시장기를 느끼기 시작한 손님들의 걸음을 멈추게 할 터이다. 바로 마포할머니빈대떡 골목을 들어서서 10여 미터 시장 안으로 들어오면 수건만한 크기의 아크릴 간판에 전주식당(02-711-0238)이라고 써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전주식당은 4000원짜리 가정식백반이 유명한데, 가게방으로는 모자라서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노점에 앉아 불편하게 식사를 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마포 일대의 빌딩에 근무하는 샐러리맨들 사이에 점심 무렵이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만큼 인기가 높다. ●가게방 모자라 노점서 식사해도 장사진 전주식당의 인기는 무엇보다도 전주출신인 주인 아주머니 김정자씨의 큰 손에 있다. 무슨 반찬이든지 접시에 수북수북 쌓이지 않으면 직성이 안 풀리는 그이가 가정식백반에 담아내는 반찬은 생굴무침, 조기구이, 고사리나물, 봄똥김치, 묵은김치, 고구마순, 시래기무침, 감자샐러드에 한번 맛보면 손님들이 누구나 빠져드는 청국장의 깊은 맛이 곁들인다. 그러나 전주식당의 참맛을 알려면 아무래도 저녁이 되기까지 기다려야 한다. 저녁이면 홍어삼합이며 홍어회, 아구찜을 파는데, 여기에서 비로소 주인 되는 이의 큰 손과 맛에다가 넉넉한 인심과 넘치는 정이 제대로 빛을 내는 것이다. 홍어삼합의 경우 커다란 대형 접시가 넘칠 정도로 전라도의 묵은김치며 돼지고기, 홍어가 가득히 나오는데, 네댓 명이 먹을 수 있는 양이 3만원이고, 서너 명이 먹을 수 있는 양은 2만원이다. 게다가 곁들여 나오는 홍어탕은 진한 맛이 일품인데, 두세 번 얼마든지 시켜도 된다. 홍어회며 아구찜도 같은 값인데, 양 또한 넘쳐날 정도인 것은 물론이다. 얼마 전에 환갑을 지난 김정자씨는 술자리가 어우러지면 어느 새 소주 한 병과 생선찌개를 들고 천연덕스럽게 손님자리에 끼어든다. “옛수, 요건 서비스요오.” 그리고 손님이 술을 권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받아 마시고는 어느 새 술자리를 이끌어 나간다. 이를테면 그이는 천성적인 놀이꾼이자 신명꾼이다. 아니, 그이만이 아니다. 남편되는 칠순의 조과영씨마저도 어쩌다 가게에 들리면 기꺼이 손님들과 어울린다. 그렇게 부부가 신명이 오르면 김정자씨가 소리친다. “장사 때레치우고 노래방에나 갑시다아.” 지하철 5호선 마포역 1번 출구를 나와 용강동길로 접어들면 한화오벨리스크 뒤편이자 마포주차장 건너편 먹자골목 어귀에 주꾸미집(02-719-8393)이 있다. 무슨 옥호도 없이 간판이 그저 주꾸미집이다. 그런데 이 단순한 주꾸미집이라는 이름에 대한 주인 되는 이진숙씨의 생각이 뜻밖에 철학적이다. “이름을 뭘로 해야 주꾸미를 가장 잘 나타낼까 고민 많이 했제라우. 근디 주꾸미한테다가 벨 이름을 다 붙에봤자 주꾸미가 살아나덜 안해라우. 그래서 할 수 없이 기냥 주꾸미집이라고 했어라우. 그라고 낭께 주꾸미 파는 집서 주꾸미집처럼 잘 어울리는 이름이 달리 없더랑께요. 아자씨는 생각이 어쩌요?” 주꾸미집은 과연 주꾸미집답게 메뉴가 주꾸미숯불구이에다가 왕새우구이가 다다. 아니, 주꾸미숯불구이를 시키면 따라 나오는 해물된장이 더 있다.1인분에 8000원 하는 주꾸미숯불구이는 그 양이 만만치 않아서, 만일 양이 적은 사람이라면 혼자서 1인분을 다 먹기가 약간 부담스러울 정도이다. 양념한 주꾸미를 석쇠 위에 올려 숯불에 구워내는 식인데, 특이한 것은 무슨 상추나 배추 같은 야채에 싸서 먹는 것이 아니라 생김에 싸먹는다는 것이다. 마늘이며 고추를 곁들여서 주꾸미를 생김에 싸먹는데, 그것들이 입안에서 어울려드는 맛이란 뜻밖으로 환상적이다. 이따금씩 커다란 냉면사발 한 가득 얼음이 둥둥 뜬 동치미로 입가심을 하고 나면 아무리 배가 불러도 저절로 다시 주꾸미에 손이 간다. ●생김에 싸먹는 주꾸미구이 맛 환상적 저녁 무렵만 되면 손님이 붐비기 시작하는데, 달리 종업원을 두지 않고 주인 내외가 눈코 뜰 사이 없이 어지럽게 움직인다. 돈도 많이 버는데 종업원 좀 두지 그러냐는 질문에 바깥주인 되는 문태복씨가 엉뚱하게 메뉴판을 손짓해 보였다. “종업원을 두면 나야 펜하제만, 저걸 감당하지 못항께요.” 무슨 뜻인지, 하고 눈으로 묻자 그이는 뒷말을 이었다. “종업원 한 사람 두면 아메도 저 팔천원이 만원으로 올라갈 꺼이요. 안그러면 양이 적어지던가. 나가 주꾸미집을 하는 한 그짓은 못하겄소. 기냥 몸으로 때워야제.” 주인 내외가 고향인 전라남도 나주시 공산면을 떠나온 것은 1976년이었다. 원래 한 마을의 위아랫집에서 처녀총각으로 살았는데, 어쩌다가 밀밭이며 방앗간을 오가면서 정분이 났다. 결국 마을에 소문이 나는 바람에 처녀총각이 밤보따리를 싸고 말았다. 그리하여 서울이며 경기도 일대의 변두리를 전전하는 인생유전의 고생이 시작되었다. 내외는 부천 오정동, 약대동, 광명시 철산동, 서울의 왕십리 등 무려 25번을 이사한 끝에 마포 도화동에 대지 15평짜리 내 집을 마련할 수 있었다. 내외는 그때 하도 돈에 포한이 져서 큰딸 이름을 봉황이라고 지었는데, 한문이 봉우리 봉(峯)에 황금 할 때의 황(黃)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돈에 포한이 진 주인 내외라지만, 표정은 구김살 하나 없이 밝은데, 거기에 대한 안주인의 대답이 또한 걸작이다. “우리 내외가 둘 다 워낙에 놀기롤 좋아헌단 말이요. 아무리 없이 살어도 노는 디라면 빠지지 않고 다니제라우. 글다본께 남들 눈에는 근심걱정 한나도 없는 사람으로 비치는 모양입디다.”
  • [참여정부 2년, 권력지도가 바뀐다] (2) 노무현 정부의 인맥 부침

    [참여정부 2년, 권력지도가 바뀐다] (2) 노무현 정부의 인맥 부침

    참여정부 2년 동안 권력 지도가 확 바뀌었다.‘코드인사’로 짜여졌던 내각은 테크노크라트와 정치인으로 대체되면서 안정 속에서 또다른 실험을 추구하고 있다. 청와대도 ‘386 인물’에서 전문가·관료로 핵심인물들이 바뀌고 있다. 그런 가운데 특징은 청와대의 영·호남 색깔이 더욱 짙어졌다는 점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청와대의 차관급 이상에서는 호남색깔이,1∼2급 비서관에서는 부산·경남(PK)의 색깔이 또렷해졌다. 노무현 대통령의 ‘친정체제’로 해석되는 이런 현상은 앞으로 더욱 굳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호남 출신 수석보좌관 4명, 최다 청와대 내 장관급 고위직 가운데 김우식(충남 공주) 비서실장, 김병준(경북) 정책실장, 이정우(대구) 정책기획위원장, 권진호(충남 금산) 국가안보보좌관 등 TK(대구·경북)와 충청 출신이 절반씩을 차지하고 있다. 참여정부 초기의 경기(문희상 비서실장)·대구(이정우 정책실장)·전남(나종일 안보보좌관)·충북(유인태 정무수석)에 비해 지역색을 띠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장관급 고위직의 지역적 분포는 특별한 의도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차관급인 수석·보좌관에선 지역적인 편중이 분명하다. 우선 호남 출신이 김완기 인사수석, 정문수 경제보좌관, 정우성 외교보좌관, 박기영 정보과학기술보좌관 등으로 4명. 이 중 정문수 보좌관과 정우성 보좌관은 전남 영광 출신이다. 특히 김완기 인사수석은 지역적 안배 차원에서 임명된 케이스다. 경남 출신은 문재인 민정수석이 있고,TK 출신으로는 김영주 경제정책수석과 이원덕 사회정책수석에다 최근에 청와대에 입성한 이강철 시민사회수석이 있다. 특히 노 대통령의 ‘동업자’격인 이강철 수석은 대선자금 비리로 복역 중인 정대철 전 의원, 노 대통령의 386 측근 안희정씨를 만나는 등 정무적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참여정부 출범 때 수석보좌관은 PK 4명, 호남 2명, 서울·충청·강원 각 1명씩이었다. ●1∼2급 비서관, 영남 출신 두배 증가 1∼2급 비서관에서는 영남 출신의 대약진이 특징이다. 호남 출신은 참여정부 초기에 9명에서 6명으로, 충청 출신은 6명에서 3명,TK 출신은 3명에서 1명으로 줄어들었다. 이에 비해 PK 출신은 5명에서 10명으로 두배로 늘었다. 이는 노 대통령의 친정체제 구축으로 받아들일 여지가 많은 부분이고, 상당기간 계속될 전망이다. 청와대 비서관 중에서 연세대 출신이 여전히 강세인 가운데 고려대 출신도 늘고 있다. 숫자로 볼 때는 연세대와 고려대 출신은 초기에 8명과 6명에서 현재는 6명,5명으로 비슷한 양상이다. 하지만 국정상황실장에서 자리를 옮긴 박남춘 인사제도비서관과 안희정씨의 변호를 맡았던 전해철 민정비서관의 역할이 주목된다. 이들 인사는 모두 안씨가 출소한 뒤 이뤄진 것이다. 이밖에 고려대 출신으로는 차의환 혁신관리비서관, 조재희 국정과제비서관이 있다. 연세대 출신에서는 윤태영 부속실장, 천호선 국정상황실장, 윤후덕 업무조정비서관이 핵심이다. 노 대통령의 부산상고 동문 인맥은 항상 관심거리다. 권찬호 의전비서관, 차의환 혁신관리비서관 등이 부산상고 출신이다. 출범 초기에 총무비서관을 맡았다가 구속된 부산상고 출신 김도술씨의 후임에는 노 대통령의 고향친구에다 서울시 공무원 출신의 정상문 비서관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내각 내각에서 초기에 7명에 불과하던 관료 출신이 11명으로 절반을 넘어서면서 테크노크라트의 진출이 뚜렷하다. 세명뿐이던 정치인 출신이 6명으로 늘어나 내각제 포석이라는 얘기도 정치권에서는 나온다. 김두관 행정자치·강금실 법무·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 등 ‘코드 인사 트리오’는 초기에 관심을 모았으나 지금은 코드 인사는 없다. 여권의 고위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내각에는 실용주의 인사를 포진시키고 청와대에는 개혁성향의 인물을 두는 이원화 인사원칙을 세워두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김화영교수 ‘한국문학의 사생활’ 펴내

    얼마 전 만난 어느 원로 문학평론가가 말했다.“요즘은 글쓰는 사람들끼리의 교분이 예전만 한참 못하다.”고. 젊은 작가는 선배들이 껄끄러워 저만치 내빼기 바쁘고, 나이든 작가들은 또 그런 젊은 속내들이 빤히 읽혀 부러 거리를 둔다는 얘기였다.“교분을 만드는 방식도 다 시속(時俗)을 따를 일”이라고 말을 맺었으나, 그의 미소는 씁쓸했다는 기억이다. 작가들의, 문학현장의 수런거림이 그리운 시절이다. 그래서일까. 문학동네에서 나온 ‘한국문학의 사생활’은 책장을 젖히기도 전에 마른침부터 삼키게 만든다. 문학의 사생활이라니? 격식을 털고 뭔가 내밀한 속엣말을 퍼내주리란 기대는 옳았다. 문학평론가 김화영(고려대 불문과) 교수가 쓴 책에는 지난해 타계한 시인 김춘수에서부터 젊은 작가 조경란에 이르기까지 한국문단의 대표주자 24인이 불려나와 있다. 지난 2002년 하반기 매주 금요일 저녁 문예진흥원(금요일의 문학이야기)으로 소설가 시인 문학평론가 등이 번갈아 초청돼, 독자들과 격의없이 대화했고 그 내용을 사회자였던 김 교수가 지상중계했다. 좀체 만나기 어려웠을 시단의 두 거목, 김춘수와 고은이 문학론을 섞는 ‘그림’은 어땠을까. 당시 팔순의 김 시인은 그의 시가 난해하다는 사회자의 질문에 “시를 무조건 관습화된(비유적인) 시각으로만 보도록 교육받았기 때문”이라며 우리 문학교육의 맹점을 짚는 시론부터 장황하게 펼친다. 질세라, 고은 시인은 자신에게 흔히 따라붙는 ‘다작(多作)시인’이란 수식어(시인은 “누명”이라고 했다.)에 대해 힘껏 반박한다.“가장 좋은 시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쓴 시인” 빅토르 위고를 거명하며 “시련 많고 수고가 많은 땅에서 문학을 한다고 하면, 서너 편 남겨놓고 죽어서는 안 된다”“화려하고 다채롭게 여러 가지 교향악을 만들어내는 존재로서 있어야 된다.”는 주장을 잇는다. 김춘수의 다변, 겉도는 듯 칼칼한 고은의 언술이 행간행간에서 넘겨짚인다. 지면으로 엿듣는 재미가 보통 쏠쏠한 게 아니다. 작품이 나오기까지 생활인으로서의 궁색한 사담들 위주로 엮였다는 것이 이 책의 미덕. 취기 오른 술자리 끝에서나 비칠 이야기도 거침없다. 여행경비를 어떻게 조달하느냐는 질문에 소설가 윤후명은 “혼자 라면만 먹고 버티는데,(어떤 여성이 나타나) 밤(생률)을 잘 치는 재주가 있어 그것으로 먹여살릴 테니 술 그만 먹고 글 열심히 쓰라고 해서 십이년째 살고 있다.”는 객쩍은 농담으로 전업작가로 살기의 곤고함을 둘러댄다. 이청준, 이승우씨처럼 우연히 고향(전남 장흥)이 같은 선후배 작가가 한자리에서 ‘생활인 작가’의 일상적 면모를 주거니 받거니도 한다. 이문열 신경숙 성석제 김영하 박범신 하성란 등 멀찍이 작품으로만 소통하던 작가들이 고치를 벗고 독자들 곁으로 바짝 다가선다. 솔직담백한 사담(私談)들이 문단 이면사를 넘어 문득 문학의 원형질까지 들여다보게 만든다.1만 3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언론재단 이사장 정남기씨

    정남기(62) 전 연합뉴스 이사가 새 한국언론재단 이사장으로 선임됐다. 한국언론재단은 14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이사회를 열고 정남기씨를 신임 이사장에 선임하고 문화관광부에 임명제청했다. 또 기금이사에 최홍운 전 서울신문 논설실장, 연구이사에 윤후상 한겨레신문 논설위원, 사업이사에 김광원 문화일보 논설위원을 각각 선임해 문화부의 승인을 요청했다. 문화부는 다음 주 초쯤 신임 이사장과 이사들을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전임 박기정 이사장의 연임 문제로 불거졌던 정부와 언론재단 간 갈등은 일단락됐다. 전북 고창 출신인 정 이사장은 동국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합동통신 기자로 일하다 1980년 신군부에 의해 해직됐다가 1988년 연합뉴스에 복직해 편집부장, 논설위원실장, 동북아정보문화센터 상임이사를 거쳐 한국편집미디어협회 부회장으로 일해왔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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