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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트 위 ‘거인전쟁’ 개봉박두

    코트 위 ‘거인전쟁’ 개봉박두

    개막 첫 주말부터 제대로 맞붙는다. 11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리는 모비스와 LG의 2014~15시즌 KCC프로농구 공식 개막전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진출 팀끼리의 리턴매치다. 이튿날에는 ‘빅맨’ 김종규(LG)와 하승진(KCC)의 첫 대결이 이어진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를 제패하고도 챔프전에서 눈물을 삼킨 LG는 모비스의 통합 3연패를 기필코 저지하겠다고 벼른다. 첫판부터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각오다. 외국인 선수 조합인 데이본 제퍼슨과 크리스 메시가 건재하고 김종규 역시 농구월드컵과 인천아시안게임을 통해 부쩍 성장한 데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모비스의 약점은 로드 벤슨이 갑자기 퇴출되고 아이라 클라크로 대체된 것. 유재학 감독이 국가대표팀을 지휘하느라 선수들과 함께한 시간이 절대적으로 모자란 것도 구멍이다. 박수교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유 감독이 힘든 상황에서 팀을 어떻게 꾸려 나갈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KCC는 하승진이 가세하면서 약점이었던 골밑이 강해졌다. 동부는 김주성을 비롯해 윤호영, 이승준 등 높이가 우위다. 새로 등장한 데이비드 사이먼, 지난 시즌 득점왕 타일러 윌커슨의 자존심 대결도 볼만하다. 하승진과 김종규는 지난 6일 미디어데이에서 이미 한 차례 신경전을 펼쳤다. 하승진은 높이에서 앞서지만 김종규도 경기 운영 능력이 부쩍 늘었다. 하승진은 “김종규의 외곽슛이 좋아져 밖에서 슛을 쏘면 내가 나올 수밖에 없어 까다로울 것 같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임병선 전문기자 bsnim@seoul.co.kr
  • [지금&여기] “사이보그라도 괜찮아, 공정하다면”/조은지 체육부 기자

    [지금&여기] “사이보그라도 괜찮아, 공정하다면”/조은지 체육부 기자

    “오심도 경기의 일부잖아요? 판정을 기계에 맡기면 스포츠의 순수성은 어디로 갑니까? 그럴 거면 아예 로봇을 데려오시죠.” 지인은 목에 핏대를 세웠다. 스포츠에 첨단 카메라를 들이대 심판의 권위에 도전하는 모습이 불쾌하다고 했다.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순수한 스포츠에 ‘비인간적인’ 기계가 파고드는 건 못 보겠단다. 그의 말대로 경기장의 요즘은 ‘숨어 있는 1인치’까지 잡아내는 시대다. 카메라와 레이더, 위치추적장치가 심판의 권위에 도전하고 있다. 이미 급물살을 탄 지 오래다. 테니스는 2006년 US오픈부터 ‘호크아이’라는 볼 추적시스템을 도입해 인·아웃 시비를 줄였다. 2014브라질월드컵에서는 공이 골라인을 넘어가면 심판의 손목시계에 1초 내로 신호를 보내는 득점 판정기 ‘골 컨트롤’이 사용될 예정이다. 미프로야구(MLB)도 내년부터 주심의 스크라이크존 판정을 제외한 누상의 대부분 상황에 대해 경기당 세번까지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수 있을 전망이다. K리그도 올해부터 사후 동영상 분석을 통해 경기 중 못 잡았던 반칙을 ‘매의 눈’으로 걸러내고 있다. ‘오심도 경기’라거나 ‘야박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진짜 그런가. 마라도나(축구)의 ‘신의 손’을, 아폴로 안톤 오노(쇼트트랙)의 ‘할리우드 액션’을 떠올려도 그런가. 22일 끝난 프로-아마 농구최강전에서 준우승한 상무의 윤호영은 절규했다. 승부처에서 나온 휘슬을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콜이 실제로 불리했는지, 심판의 의도가 개입된 것인지를 떠나 그의 ‘돌직구’에 버금가는 항변은 곱씹을 만하다. “정정당당하게 실력으로 승부를 봐야죠. 스포츠잖아요. 저희 정말 죽기살기로 뛰었는데 심판 때문에 울면 안 되는 거잖아요.” 학교에서 체육이 극진한 대접을 받는 건 정해진 규칙을 지키고, 그 속에서 정정당당하고 겨루고, 끝난 뒤에는 결과에 승복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다. 기본 룰이 흐트러진다면 페어플레이도, 승복하는 법도 절대 배울 수 없다. 정이 좀 없으면 어떤가. 사이보그라도 괜찮다. 땀의 가치를 지키는 힘은 공정한 판정에서 시작된다. 정직하고 성실하게 뛴 선수들이 1%의 억울함도 느끼지 않는 것, 그게 스포츠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희망이고 교훈이다. 오심 때문에 아파보지 않은 자여, 사이보그에게 돌을 던져라. zone4@seoul.co.kr
  • 고려대, 농구판 삼켰다

    고려대, 농구판 삼켰다

    안암골 호랑이의 포효가 농구판을 집어삼켰다. 붉은 유니폼을 입은 껑충한 선수들은 금색 트로피를 안고 우렁찬 함성을 내질렀다. 무서운 대학생의 등장이자 농구의 르네상스를 알리는 목소리였다.고려대는 2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프로-아마최강전 결승에서 상무를 75-67로 눌렀다. 오리온스·KT·모비스 등 쟁쟁한 프로팀을 차례로 꺾더니 결승에서는 디펜딩챔피언 ‘불사조’ 상무마저 눌렀다. 이종현이 더블더블(21점 12리바운드)로 골밑을 지켰고, 김지후(21점·3점슛 5개)가 외곽에서 불을 뿜었다.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친 이승현(14점 12리바운드 7어시스트)과 노련한 공수 조율이 빛났던 박재현(11점 6리바운드)도 인상적이었다. 준결승에서 지난해 프로농구 챔피언 모비스를 격침한 고려대의 기세는 드높았다. 주전 4명이 전날 40분 풀타임을 뛰어 ‘배터리’가 완전히 방전됐지만 투혼은 넘쳤다. ‘트윈타워’ 이종현(206㎝)-이승현(197㎝)이 골밑을 굳세게 지켰고, 더블팀으로 생긴 외곽 오픈 찬스를 김지후가 착실히 3점슛으로 연결했다. 상무는 허일영, 윤호영, 박찬희 등 주전이 골고루 득점에 가담하며 경기 종료 1분 전까지 거세게 추격했다. 66-67로 한 점을 끌려가던 고려대는 박재현, 이승현의 연속 득점에 팀파울로 얻은 자유투를 착실히 넣으며 시소게임을 매듭지었다. ‘태극마크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신입생 이종현은 기자단 75표 중 74표를 얻어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토너먼트 4경기 평균 22.3점, 14리바운드, 2.3블록슛의 놀라운 기록으로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종현은 “적수가 많다.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 발전하겠다”고 말했다. 8일간의 열전은 끝났지만 잔상은 강렬하게 남았다. 황량했던 농구판에 다시 봄이 왔다. 평일 오후 2시, 4시 경기에도 잠실학생체육관은 매일 함성으로 뒤덮였다. 아시아선수권에서 중국을 꺾는 등 파란을 일으킨 끝에 16년 만에 세계선수권 티켓을 따낸 게 도화선이었다. 프로 형님들을 혼쭐내는 당돌한 동생들의 반란도 흥미를 더했다. 외국인 선수에게 몰아주는 뻔한 프로농구에 싫증났던 팬들은 저돌적이고 과감한, 때로는 무모한 대학생들의 끈기 있는 플레이에 열광했다. 과거 농구대잔치에 넘쳐났던 ‘오빠 부대’가 재현될 만큼 매력적인 대학생들도 많았다. 자신감 넘치는 골 세리머니는 덤. 우승으로 돌풍을 일으킨 고려대는 ‘더블포스트’ 이종현·이승현은 물론 박재현·문성곤·이동엽 등 실력과 쇼맨십을 겸비한 ‘훈남 라인업’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8강에서 모비스와 대등하게 싸웠던 경희대도 ‘제2의 허재’로 불리는 김민구, 키가 크고 달릴 줄 아는 센터 김종규(207㎝), 경기 리딩과 슈팅을 겸비한 포인트가드 두경민을 앞세워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농구 코트에 다시 꽃이 피기 시작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프로-아마농구 4강전] 형님들 기죽인 ‘괴물 신입생’ 이종현

    [프로-아마농구 4강전] 형님들 기죽인 ‘괴물 신입생’ 이종현

    괴물이 떴다. 센터 이종현을 앞세운 고려대가 프로농구 디펜딩챔피언 모비스를 누르고 프로-아마최강전 결승에 올랐다. 이종현은 21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모비스와의 대회 준결승에서 27점 21리바운드로 프로선배를 혼쭐내며 고려대의 73-72 승리에 앞장섰다. 높이가 낮은 모비스를 상대로 리바운드 등 제공권에서 압도한 것은 물론, 앨리웁 덩크에 이은 화끈한 세리머니까지 쇼맨십을 뽐냈다. 태극마크를 달고 내년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따낸 자신감이 코트에 오롯이 묻어났다. 40분 풀타임을 뛰며 ‘미친 존재감’을 알렸다. 지난 대회에선 KT와 만나 1회전(16강)부터 탈락했던 고려대는 이종현을 앞세워 1년 만에 진화한 모습을 보였다. 리바운드에서 50-28로 압도했다. 조직적인 플레이를 앞세운 모비스가 끝까지 추격했지만 승부처에서의 집중력이 빛났다. 73-72, 1점차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고려대는 종료 9.6초 전 모비스의 마지막 공격을 잘 막아내 축포를 쏘았다. 국가대표 문성곤(16점)과 이승현(9점 12리바운드)의 뒷받침도 좋았다. 히어로는 단연 센터 이종현. 대학교 1학년생의 놀라운 경기력에 팬들은 들썩였다. 이번 대회 최다관중인 5179명이 들어찬 체육관은 이종현을 연호하는 목소리로 가득찼다. 이종현은 “프로 형들 경기를 보러 왔을 때 이름을 연호하는 소리를 듣고 소름이 돋은 적이 있었다”면서 “얼마나 큰 힘이 될까 싶었는데 오늘 보니까 확실히 힘이 나더라”고 해맑게 웃었다. 그는 “상대의 높이가 낮다 보니 반칙도 많이 얻어냈고, 전반적으로 공격이 잘됐다”고 여유를 보였다. 앞선 경기에서는 디펜딩챔피언 상무가 SK를 75-61로 가뿐하게 물리치고 2연패를 향해 순항했다. 허일영(23점)이 3점슛만 6개를 꽂으며 고비마다 흐름을 빼앗았고 윤호영(20점 11리바운드)이 더블더블로, 박찬희(11점 8어시스트 7리바운드)가 트리플더블급 활약으로 승리를 견인했다. 상무와 고려대, 아마추어끼리 겨루는 결승전은 22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이어진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 헤이즈를 막아라

    “자비스 헤이즈, 질식 수비로 막는다.” 유재학(모비스) 감독이 이끄는 남자 농구대표팀의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선수권 8강 상대가 카타르로 결정된 가운데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로는 미프로농구(NBA) 출신 귀화선수 헤이즈(198㎝)가 꼽힌다. 카타르의 전력은 대표팀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되지만 헤이즈를 막지 못하면 고전할 수도 있다. 특히 카타르는 앞서 열린 2라운드에서 타이완을 71-68로 꺾는 등 만만치 않았다. 2003년 NBA 드래프트 전체 10순위로 뽑힌 헤이즈는 7년간 워싱턴과 디트로이트, 뉴저지 등에서 활약했으며, 최근 카타르 국적을 취득해 이번 대회를 앞두고 합류했다. 신장이 크지는 않지만 내·외곽 득점 능력을 두루 갖추었고, 승부처에서 강한 클러치 능력도 보유했다. 유 감독도 “신장과 득점력 모두 갖춘 선수로 자신의 몫을 항상 한다”며 경계심을 감추지 않았다. 헤이즈 외에 야산 무사(203㎝)도 힘과 높이가 좋아 주의해야 한다. 유 감독은 강력한 ‘압박 수비’로 경기를 풀어 갈 계획이다. 공격은 선수들의 당일 컨디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수비는 변수가 없다는 게 그의 신조다. 양동근(모비스)과 김태술(KGC인삼공사) 등 가드진이 하프라인 전부터 상대 가드를 압박하고, 윤호영(상무)과 최준용(연세대)은 헤이즈를 마크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은 지난 7일 2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약체 인도를 만나 주축 선수들의 체력을 비축하면서도 95-54, 41점차의 대승을 거뒀다. 8일에는 휴식을 취했고 9일 오후 11시 30분부터 카타르와 한판 승부를 치른다. 유 감독은 “카타르 농구가 투박하지만 신장과 힘을 겸비했다. 쉽지는 않겠지만 우리 선수들도 정신적으로 잘 무장됐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남자농구, 타이완 꺾고 4강 진출

    한국 남자농구가 일본에 이어 타이완도 제압하고 4강 진출을 확정했다. 최부영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7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동아시아 남자농구선수권 A조 예선 타이완과의 경기에서 허일영(상무·13득점)과 두경민(경희대·12득점), 이종현(고려대·11득점) 등의 활약으로 78-56 완승을 거뒀다. 2승째를 올린 대표팀은 18일 최약체 마카오전 결과와 관계없이 4강행이 확정됐다. 마카오는 지난 16일 타이완에 32-108로 크게 졌다. 대표팀은 또 이 대회 상위 5개국에 부여되는 아시아선수권대회 출전권도 획득했다. 초반 고전했다. 1쿼터 실책 7개를 저질러 15-21로 뒤졌고, 2쿼터 들어서도 훙즈산 등에게 외곽포를 얻어맞는 등 계속 밀렸다. 그러나 2쿼터 후반 타이완의 공격을 봉쇄하고 14점을 연속으로 성공시키면서 전세를 뒤집었다. 허일영이 3점슛을 포함해 7점을 폭발시킨 것을 시작으로 후반 시작과 동시에 윤호영(상무)과 김종규(경희대)의 연속 득점으로 점수 차를 벌렸고, 이정현(상무)과 두경민이 잇따라 3점포를 터뜨려 승기를 잡았다. 이종현은 4쿼터 호쾌한 덩크로 승리를 자축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소통으로 우승 일구겠다”

    “소통으로 우승 일구겠다”

    “동부는 항상 상위권이었다. 구단이나 팬은 그 정도의 성적을 원하지 않는다. 우승이 목표다.” 프로농구 동부의 이충희(54) 신임 감독이 30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프로농구연맹(KBL)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이 감독은 “선수들과의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개인 면담을 통해 고충을 파악하는 데 힘쓰겠다. 그동안 동부를 외부에서 봐 왔을 뿐 내부 사정은 잘 모른다. 그러나 소통을 잘하면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와 오리온스에 이어 세 번째로 프로팀 지휘봉을 잡은 이 감독은 5년 4개월 만에 프로 무대에 돌아왔다. 그는 “2년 정도면 감독을 다시 맡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감독 발표 소식을 듣고 딸들과 5분간 포옹을 했다”며 기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2011~12시즌 역대 최다승(44승)으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동부는 지난 시즌 20승34패에 그치며 7위로 곤두박질했다. 윤호영과 로드 벤슨 등 주축 선수들의 이탈로 충격이 컸다. 이 감독은 “체력이 달렸다. 부상 선수도 많았는데 체력 문제 때문인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농구는 리바운드가 강한 팀이 챔피언이 된다. 동부는 김주성과 이승준 등 골밑을 장악할 수 있는 선수들이 있다. 리바운드에 이은 속공 능력을 갖춘 팀으로 만들겠다”고 청사진을 밝혔다. 전력 보강을 위해 가드진과 포워드진의 트레이드 가능성도 내비쳤다. 선수 시절 ‘슛 도사’로 불리며 스타로 군림했던 이 감독이지만 지도자로선 큰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1997~98시즌 LG의 초대 감독으로 부임해 정규리그 2위를 차지했지만 계약 마지막 해인 1999~2000시즌 플레이오프(PO) 진출에 실패하면서 코트를 떠났다. 2007년 오리온스 감독으로 복귀했지만 성적 부진으로 7개월 만에 물러났다. 이 감독은 “중계방송 해설을 하면서 여러 각도에서 볼 수 있는 시야가 생겼다. 처음 감독을 맡는 기분으로 시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순수의 경계’ 라오스 아이들과 함께한 착한 휴가

    ‘순수의 경계’ 라오스 아이들과 함께한 착한 휴가

    얼마 전부터 여행자들 사이에서 ‘착한 여행’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단순히 여행지를 돌아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세계 시민’으로서 현지 주민과의 소통과 나눔을 강조하는 개념이지요. 포털업체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이하 다음) 직원들과 함께 라오스로 ‘착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여행과 자원봉사를 겸한 ‘설레는 휴가’란 이름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궁벽한 마을에 초등학교를 지어주고, 학생들과 다양한 체험활동도 벌였습니다. 곁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참 정겨운 경험이었습니다. 눈만 마주쳐도 얼굴 붉히고, 기둥 뒤에 숨어 슬며시 바라보던 아이들. 진작 멸종됐을 것 같았던 수줍음이란 감정이 라오스에선 여전히 살아 있었습니다. 그렇게 객과 주인은 서로에게 다가가고 싶어 함께 얼굴을 붉히곤 했지요. 학교를 떠나던 날, 아이들은 멀리까지 숨이 차도록 따라와 손을 흔들었습니다. 이를 보는 다음 직원들의 시선은 다양했습니다. 눈물 짓는 이, 그를 보고 낄낄대며 놀리는 이, 그리고 애잔하게 바라보는 이도 있었지요. 하지만 가슴에 담긴 생각들은 비슷했을 겁니다. 아이들과 함께 지냈던 시간들 너머로, 그들의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걱정이 오버랩됐겠지요. 가난은 나라님도 어쩌지 못한댔는데, 외지인이 거기까지 해줄 수는 없을 겁니다. 분명한 건,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길이 되듯, 여럿이 같은 곳을 바라보면 희망이 생긴다는 거지요. 마지막 남은 순수의 땅, 미국 뉴욕타임스 선정 여행자들이 꼭 가봐야 할 곳 1위. 모두 라오스에 바치는 헌사입니다. 하지만 그런 상찬이 쏟아진 이후 라오스를 찾는 여행자가 폭증했고, 순수의 이미지도 빠르게 훼손되고 있습니다. 여행자들의 몫은 자명해 보입니다. 빈약해지고 있는 순수의 경계를 그네들이 다시 추스를 수 있도록 돕는 거지요. 건기의 끝자락. 들녘이 타들어 간다. 황톳길은 한 발짝 내디딜 때마다 붉은 먼지가 인다. 논엔 벼 대신 잡초만 무성하다. 농지 대부분이 천수답이어서 비가 오지 않으면 농사를 지을 수 없기 때문이다. 5월 우기가 시작되면 논마다 벼가 자라고, 그만큼 생기도 넘칠 터. 그때까지 소들은 ‘개점휴업’ 상태다. 한데 이상하다. 하나같이 깡말랐다. 일은 안 하고 종일 풀만 뜯으니, 피둥피둥 살이 쪄야 옳지 않은가. 개와 닭, 심지어 돼지도 그 모양이다. 사람인들 다르랴. 토실토실한 이는 눈을 씻고 봐도 없다. 뜨거운 날씨와 싸우느라 체력 소모가 많은 탓일까. 다음 직원들이 ‘휴가’차 찾은 곳은 하이캄이다. 수도 비엔티안에서 10㎞쯤 떨어진 곳이다. 명색이 수도 외곽 지역인데, 분위기는 영락없는 깡촌이다. 먼저 표기법부터 짚어두자. 라오스의 역사와도 관련이 있으니 말이다. 일반적인 라오스 수도의 이름은 비엔티안이다. 하지만 이는 영어식 표기일 뿐, 주민들의 발음과는 사뭇 다르다. 현지에선 위엔찬이라 부른다. 이를 프랑스 식민시대에 프랑스어 방식으로 표기하려니 ‘Vientiane’이 됐고, 이게 그대로 영어권에서 비엔티안으로 굳어진 것이다. 방비엥도 마찬가지. 주민들은 왕위엔으로 발음하지만 표기는 프랑스어 방식을 따라 ‘Vang vieng’이라 했고, 이게 그대로 방비엥으로 읽히게 된 거다. 다음이 ‘글로벌 비전’ 등 비정부기구(NGO)와 함께 벌이고 있는 ‘지구촌 희망학교’와 ‘설레는 휴가’ 프로그램은 한 묶음이다. 예컨대 라오스에 일곱 번째 ‘지구촌 희망학교’가 건립되고 나면, 사원들이 학교를 찾아 봉사와 휴가를 겸해 ‘설레는 휴가’를 벌이는 식이다. 단순히 학교 건립 비용만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을 가르칠 교사와 학교 운영비 등도 필요에 따라 지원된다. 2006년 캄보디아를 시작으로 일곱 차례 이 같은 프로그램이 이어졌고, 여덟 번째 학교가 건립된 타지키스탄과 아홉 번째 학교가 지어질 인도 등에서도 프로그램은 계속된다. 일반적인 시선으로는 봉사지만 이들에겐 엄연히 휴가다. 더위와 싸우면서도 그저 자신의 일에 만족할 뿐이다. 휴가의 본질 가운데 하나가 ‘스스로를 치유하는 것’이라면, 이들은 제대로 휴가를 즐기는 셈이다. 프로그램은 닷새 동안 하이캄 초등학교 학생들과 보내고, 이틀은 비엔티안과 방비엥 등을 돌아보는 일정으로 짜여졌다. 사내 응모를 통해 선발된 다음 임직원 15명이 참여했다. 윤호영 경영지원부문장은 “선발 이후 두 달간 업무 외 시간이면 늘 지구촌 희망학교 어린이들과 함께할 프로그램 준비에 매진했다”며 “신청자들이 많아 경쟁도 치열했다”고 전했다. 라오스는 세계 최빈국 가운데 하나다. 수도에서조차 프로그램 진행에 필요한 물품을 구할 수 없었던 탓에 참가자들은 메콩강 건너 태국까지 가서 물품을 조달해 와야 했다. 이러구러 ‘설레는 휴가’는 진행됐다. 학교 한쪽 벽엔 예쁜 벽화가 그려졌고,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의 손엔 조립 비행기와 장난감 등이 늘어갔다. 스윙 댄스와 체육대회 등 몸으로 부대끼는 프로그램은 폭발적인 인기였다. ‘환호작약’하다가도 다음 직원들이 하이 파이브를 하자고 손을 내밀면 자라처럼 움츠러들었던 아이들. 그들이 어느샌가 다가와 손을 잡고 볼을 비비며 신뢰감 듬뿍 담긴 눈길을 보낸다. 이건 정말 놀라운 경험이다. 참가자 가운데 9명은 아이들과 결연도 맺었다. 처음인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 한두 차례 이상의 유경험자다. 릿티다양을 ‘딸’로 맞은 이미연(29)씨는 “시집도 가기 전에 인도와 베트남을 포함해 1남 2녀의 엄마가 됐다”며 소탈하게 웃었다. 흙먼지가 많은 곳에선 지는 해가 한결 더 붉다. 그 덕이지 싶다. 아이들을 뒤로 하고 발걸음을 돌린 다음 직원들이 붉게 물든 눈시울을 감출 수 있었던 것도. 라오스는 북으로 중국, 서로는 태국, 동과 남으로는 베트남, 캄보디아와 각각 국경을 접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태국에 시달려온 데다, 근세 들어 프랑스와 일본 등에까지 핍박을 당한 탓에 여러 문화를 담은 풍경들이 공존하고 있다. 그 가운데 ‘달이 걸린 땅’이란 고운 뜻을 가진 비엔티안은 사원으로 가득한 도시다. 라오스에서 가장 신성한 사원으로 추앙받는 파 탓 루앙과 가장 오래된 사원인 왓 시사켓, 에메랄드 불상으로 유명한 호 프라케오 등이 가까운 거리에 몰려 있다. 비엔티안엔 고층건물이 없다. 파투사이 때문이다. ‘승리의 탑’이란 뜻의 파투사이는 1958년 프랑스의 식민지배에서 벗어나 독립을 이룬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시멘트 건축물이다. 정부에서 7층 높이의 파투사이보다 더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없게 했다니, 우리 식으로 표현하자면 ‘국민’ 건축물인 셈이다. 그런데 하필 모티브가 된 게 프랑스의 개선문이란다. 참 역설적이다. 라오스 내 모든 거리 측정의 기준이 되는 남푸 분수, 태국과 국경을 이루고 있는 메콩강, 내륙에서 소금을 생산하는 콕 사왓의 소금마을 등도 차분히 둘러보는 게 좋겠다. 메콩강 야시장도 명물이다. 조악한 느낌이 드는 물건들이 대부분이지만 간혹 향토색 물씬 풍기는 토산품을 값싸게 살 수 있다. 전역을 돌아보지 않은 터라 단언키는 어려우나 라오스에서 기골이 장대하고 입이 떡 벌어질 만큼 대단한 풍경과 만나기는 쉽지 않다. 라오스의 풍경은 사람을 압도하지 않는다. 처음 방문한 이방인도 풍경 속으로 끌어안는다. 주민이나 외지인을 가려 내치지 않고 어디 하나 모난 데 없이 자연스럽다. 그래서 늘 고향에 온 것처럼 푸근하다. 방비엥은 그 가운데 원형에 가까운 옛 풍경을 간직한 곳이다. 비엔티안에서 156㎞를 달려 오는 내내 도시인들이 보고 싶어 하는 낡은 풍경들을 아낌없이 내어 준다. 풍경도 빼어나다. 깎은 듯 치켜 올라간 카르스트 지형의 파등산과 시가지를 관통하는 송강이 독특한 형태로 어우러져 있다. 라오스의 주요 관광지들이 사원 관람 위주인 반면, 방비엥에서는 송강을 따라 카야킹, 튜빙 등을 즐기거나 곳곳에 널린 동굴 탐험 등의 체험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특히 블루 라군의 신비한 물빛과 황금빛 와불이 놓인 탐 푸캄 동굴 등은 놓쳐선 안 된다. 아침 6시쯤이면 시내 곳곳에서 주황색 옷을 입은 승려들이 탁밧(탁발의 라오스말)을 벌이는 이색적인 풍경도 만날 수 있다. 한편에선 아쉬움의 목소리도 높다. 방비엥이 변질됐다고. 그런 징후가 없지 않다. 여행자가 주인 행세를 하려 든다. 원주민들을 가벼이 여기는 듯한 옷매무새와 행동들도 이어진다. 현지 아이들도 조만간 여행자에게서 얻어내는 ‘1달러의 맛’에 길들여질 게다. 방비엥은 여전히 여행자의 천국이라 불린다. 하지만 그건 라오스의 자연과 개성이 수수한 형태로 남아 있고, 여행자들도 그 틀을 깨지 않을 때라야 유지될 수 있다. 글 사진 비엔티안·방비엥(라오스)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 수첩] -라오항공과 한국의 진에어가 인천~비엔티안 구간을 직항으로 연결하고 있다. 비행 시간은 5시간 남짓 소요된다. -화폐는 킵과 달러, 태국의 밧이 통용된다. 1달러=8000킵 정도다. 다만 달러로 계산하면 킵으로 돌려주는 경우가 많아 손해 볼 수 있다. -거의 모든 관광지에서 입장료를 받는다. 대부분 1만 킵 정도다. 숙소 등에서 팁을 줄 때도 1만 킵이면 충분하다. -아이들의 머리를 만지는 것, 여성이 승려의 몸에 손대는 것 등은 삼가야 한다. 가장 더운 시기는 3~4월이다. 최고 40도에 이르기도 한다. 아침엔 선선하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얇은 방풍 재킷을 준비하는 게 좋다. 우기가 시작되는 5월 중·하순부터는 기온이 떨어진다. -방비엥 시내를 벗어나 몽족 마을 등을 방문하려면 자전거보다는 오토바이가 낫다. 하루 7~10달러면 빌릴 수 있다. 휘발유는 소형 오토바이를 가득 채우는 데 5달러 정도다. 비포장길이라 안전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흙먼지가 싫다면 시내에서 방진 마스크를 사두는 게 좋다. 콘센트는 우리와 비슷해 무리 없이 가전제품을 쓸 수 있다. -공항에서 현지 가이드들이 위탁 화물을 임의로 가져가는 경우가 있다. 단체 화물로 오인해서다. 개별 여행자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SK텔레콤 휴대전화는 자동 로밍된다. ‘데이터 무제한 원 패스’ 상품도 내놨다. 정액제로 무제한 데이터를 쓸 수 있는 상품이다. 와이파이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제법 빠르게 데이터를 쓸 수 있다. 물론 주변 사람들과도 데이터를 나눠 쓸 수 있다. 1일 9000원. 현지시간 밤 12시가 기준이다.
  • 선수들 “심판이 욕설” 심판측 “주의만 줬다” 연맹은 “증거가 없다”

    한 해를 잘 마무리해야 할 남자 프로농구에서 욕설 논란이 번져 시끄럽다. 지난 29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12~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KGC인삼공사-LG와의 경기 도중 심판이 선수에게 욕설을 퍼부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날 파문은 인삼공사가 86-91로 뒤진 4쿼터 종료 1분 4초를 남기고 일어났다. 인삼공사의 공격 상황에서 김영환(LG)과 양희종(인삼공사) 등이 공을 먼저 잡으려 몸싸움을 벌였고 결국 심판은 LG의 소유권을 선언했다. 인삼공사에 따르면 억울한 양희종과 김태술이 윤호영 심판에게 항의하다 심판으로부터 욕설을 들었다. 이상범 인삼공사 감독은 “어떻게 심판이 선수에게 ‘야 이 XX’라고 욕할 수 있느냐.”고 거칠게 항의하다 테크니컬 파울 2개를 받고 퇴장까지 당했다. 이 감독이 항의하는 모습은 고스란히 TV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집중력이 떨어진 인삼공사는 결국 86-103으로 졌다. 심판위원회는 “경기 뒤 해당 심판에 확인한 결과 ‘절대 욕을 하지 않았다. 단지 항의 과정에서 심판의 몸에 손을 대길래 손대지 말라고 주의를 준 것밖에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인삼공사 측은 “말도 안 된다. 욕설은 두 선수뿐 아니라 코칭스태프도 다 들었다.”며 “현장에서 들은 사람들이 많다.”고 반박했다. 프로농구연맹(KBL은 그러나 30일 재정위원회를 열고 “경기 영상 및 서면 자료, 관계자 진술 등을 세부적으로 검토했지만 심판이 선수에게 욕설했다는 것에 대한 객관적인 증거가 없어 명확한 규명이 이루어질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3일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삼성생명과의 경기에서도 욕설 공방으로 감독과 심판 모두 징계를 받았다. 이날 경기 뒤 임달식 신한은행 감독이 김혁태 심판에게 항의하다가 욕설을 들었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재정위원회의 진상조사 결과 임 감독이 “심판 때문에 졌다”는 등의 비난을 했고 김 심판이 이에 격분, 거친 말을 내뱉은 것으로 결론이 나면서 임 감독은 벌금 100만원과 1경기 출전 정지를, 김 부심은 견책과 1경기 출전 정지의 제재를 받았다. 강동삼 기자 kangtong@seoul.co.kr
  • [프로-아마농구 최강전] ‘임전무패’ 100연승… 무적의 부대

    [프로-아마농구 최강전] ‘임전무패’ 100연승… 무적의 부대

    상무가 국내 경기 100연승의 위업을 달성하며 농구 최강팀으로 우뚝 섰다. 상무는 6일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아마농구 최강전 결승에서 전자랜드를 65-61로 이기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아마추어팀으로는 유일하게 8강에 오른 상무는 KT와 동부, 전자랜드 등 프로팀을 잇달아 꺾고 최강팀의 영예를 안았다. 2009년 12월 이후 국내 경기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은 상무는 100연승의 기쁨까지 함께 누리며 ‘불사조’ 군단의 위용을 다시 한번 뽐냈다. KBL(프로농구연맹) 공식 경기로만 따져도 83연승 행진이다. 윤호영은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 58표 중 53표를 얻어 대회 MVP에 선정됐다. 상무는 1쿼터 강병현의 3점슛 2방을 앞세워 기선을 제압했다. 2쿼터 시작하자마자 이현민에게 3점슛을 얻어맞고 역전을 허용했지만, 허일영이 7득점을 몰아넣으며 다시 분위기를 가져왔다. 강병현과 함누리가 2쿼터 막판 자유투 1개씩을 성공해 전반을 33-31로 앞선 채 마쳤다. 상무는 3쿼터 들어 승기를 잡았다. 안재욱의 3점슛을 시작으로 박찬희와 차재영, 윤호영이 차례로 득점해 점수 차를 벌렸다. 전자랜드는 벤치에서 쉬게 했던 문태종을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불붙은 상무의 기세를 막을 수 없었다. 51-41로 10점 앞선 채 맞은 4쿼터. 프로리그에서 4쿼터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였던 전자랜드는 역시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문태종이 4쿼터에서만 무려 15득점을 폭발시켰고, 경기 종료 2분여를 남기고 이한권의 3점슛까지 터지며 전세가 뒤집혔다. 그러나 상무는 강병현이 곧바로 3점슛을 성공해 다시 앞섰고, 전자랜드의 거센 공세를 끝까지 막았다. 윤호영과 박찬희가 각각 15득점씩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고, 강병현도 14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16강전부터 주전 대부분을 기용하며 진지하게 대회에 임한 전자랜드는 대학리그 챔피언 경희대와 오리온스, 삼성을 연달아 꺾고 결승까지 올랐지만 아쉬운 준우승에 그쳤다. 문태종이 30득점을 넣으며 분전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한편 과거 농구대잔치의 추억을 되살리자는 취지로 열린 이번 대회는 준결승전까지 하루 평균 관중이 1685명에 그쳐 흥행에는 실패했다. 프로농구 정규리그 평균 관중 4100여명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대학팀들이 일찌감치 탈락하면서 흥행 돌풍 코드가 사라졌고, 무엇보다 시기와 장소 등 문제를 드러내며 졸속 개최됐다는 뼈아픈 지적이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프로-아마 최강전] ‘노장’ 이한권의 힘

    전자랜드가 오리온스를 꺾고 4강에 안착했다. 전자랜드는 3일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아마 최강전 오리온스와의 경기에서 이한권의 활약에 힘입어 79-70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전자랜드는 삼성-KCC전 승자와 5일 준결승전을 치른다. 전자랜드는 지난달 29일 경희대와의 16강전에서 발목을 다친 강혁이 결장했지만 경희대 전에 나오지 않았던 문태종이 출전해 공수의 균형을 잡았다. 문태종은 이날 공격(9득점)보다 어시스트(8개)에 치중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그러나 이날 가장 빛난 선수는 19득점을 올린 노장 이한권(34). 정규리그에서 11경기에 출전해 무득점을 기록한 이한권은 최강전에선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마치 물 만난 고기처럼 2쿼터에만 3점슛 2개를 포함, 무려 14득점을 올려 점수를 7점차로 벌렸다. 반면 오리온스는 2년차 포워드 김민섭이 14득점 8리바운드, 신예 김승원이 16득점 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분전했지만,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우승 후보 상무는 KT와의 경기에서 힘과 스피드를 앞세워 83-72로 이겼다. 각 팀의 에이스가 다 모인 상무의 속공이 좋았다. 윤호영은 17득점을 올리며 KT의 골밑을 무력화시켰고 허일영과 박찬희가 각각 21득점과 16득점 등을 합작해 4강에 진출했다. 상무는 준결승전에서 모비스-동부전 승자와 격돌한다. 한편 우리은행은 국민은행과의 여자프로농구에서 68-65로 힘겹게 이기며 선두를 지켰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나는 국가대표다” 男농구팀 ‘사기충천’

    “나는 국가대표다” 男농구팀 ‘사기충천’

    이종현(18·경복고)은 “좋잖아요. 국.가.대.표.”라고 말했다. 껑충한 키(206㎝)에 어울리지 않는 해맑은 표정으로 한 글자씩 힘줘 표현했다. 훈련 내내 입꼬리가 귀에 걸렸고, 중앙대 형들과 빡빡한 연습경기를 하면서도 승부욕이 넘쳤다. 런던올림픽 최종예선에 나설 12명의 명단에 살아남은 직후의 표정이다. 이번 남자농구 대표팀에는 태극마크와 인연이 없던 선수들이 유난히 많다. 최진수(오리온스)도 태극마크라면 서운한 느낌이 앞설 법하다. 2006년 월드바스켓볼챌린지(WBC)에서 최연소 국가대표(만 17세 1개월)로 뽑히며 주목받았지만 결국 아시안게임 최종엔트리에서 제외됐다. 2009년에 재발탁돼 존스컵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으나 역시 아시아선수권을 앞두고 탈락했다. 어정쩡하게 대표팀 생활을 하느라 학점에 구멍이 났고 결국 미국 메릴랜드대학을 떠나 국내로 유턴하는 계기가 됐다. KBL에서 ‘슈퍼루키’로 이름값을 증명한 이번엔 당당히 생존했다. 최진수는 “많이 돌아왔으니 더 특별하고 소중하다.”고 했다. 김선형(SK)도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2011 아시아선수권대회(ABC) 코앞에서 탈락했다. 이승준(동부)은 지난해 ABC에서 한 자리만 허용되는 귀화혼혈선수 자리를 문태종(전자랜드)에게 내주고 칼을 갈았다. 김종규(경희대)는 대학생 중 유일하게 살아남아 어깨가 으쓱하다. 윤호영(동부)과 김동욱(오리온스)은 이번이 첫 번째 발탁. 특히 게으르다는 인상 때문에 러브콜을 받지 못했던 김동욱은 6월 예정했던 결혼까지 미루며 태극마크에 열정을 보였다고. ‘이상범 압박농구’를 가장 잘 이해하는 김태술·박찬희·양희종·오세근(이상 KGC 인삼공사)도 어엿한 ‘키 플레이어’로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 사실 그동안 농구대표팀의 동력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대단한 국제경쟁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자부심을 느낄 만한 환경도 아니었다. 비시즌에 몸을 혹사시키는 데 대한 불만도 많았다. 그러나 이번 대표팀은 ‘프라이드’로 똘똘 뭉쳤다. 이상범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의 자부심에 크게 고무된 상태. “태극마크 달고 좋아하는 애들이라 (결과는) 모른다. 우리가 런던 본선에 갈 거라고 생각하는 시선은 별로 없지만 ‘악’소리는 낼 거다.”라고 묘한 웃음을 지었다. 모두가 동부의 절대 우위를 예상할 때 “밑져야 본전”이라며 위풍당당 챔피언에 올랐던 모습과 신기하게 겹쳐졌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하프타임] 男 농구대표팀 엔트리 확정

    런던올림픽 최종예선에 나서는 남자농구 대표팀 엔트리(12명)가 확정됐다. 29일 발표된 명단에는 고교생 이종현(경복고)을 비롯, ‘젊은 피’가 많이 살아남았다. 기대를 모았던 김민구(경희대)와 김준일(연세대)은 탈락했고 김주성(동부)도 부상으로 하차했다. 지난 17일부터 태릉선수촌에서 합숙 중인 대표팀은 다음 달 19일 푸에르토리코에서 열흘 동안 전지훈련을 마친 뒤 결전지 베네수엘라로 이동한다. ■최종명단 ▲가드 양동근(모비스) 김태술(KGC) 박찬희(상무) 김선형(SK) ▲포워드 윤호영(상무) 김동욱 최진수(이상 오리온스) 이승준(동부) 양희종(KGC) ▲센터 오세근(KGC) 김종규(경희대) 이종현(경복고)
  • 강동희 “이승준! 3년을 기다렸다”

    강동희 “이승준! 3년을 기다렸다”

    ‘이승준을 잡기 위해 동부는 2년간 그렇게 울었나 보다?’ 이승준(34·204㎝)이 결국 동부 품에 안겼다. 두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서 눈물을 삼킨 동부는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윤호영이 빠진 새 시즌에도 탄탄한 전력을 이어가게 됐다. 김주성(205㎝)과 구축할 ‘트윈 타워’도 기대를 모은다. 7일 한국프로농구연맹(KBL)에서 열린 귀화 혼혈 선수 영입 추첨장. 지난 3일 제출한 영입 의향서에 이승준을 1순위-최고 보수(5억원)로 나란히 적어낸 두 구단 관계자들이 숨죽였다. 안준호 KBL 경기이사가 첫 번째 추첨함에서 ‘동부’가 적힌 구슬을 뽑았다. 두 번째 추첨함의 구슬 속엔 ‘이승준’이라 적힌 종이와 빈 종이가 있었는데 안 이사가 연 두 번째 구슬엔 ‘이승준’이 또렷하게 적혀 있었다. 강동희 동부 감독은 두 손을 모아 ‘감사합니다.’ 하는 듯했고 코치와 구단 관계자 역시 박수로 환호했다. 강 감독은 “3년을 기다렸다. 윤호영의 (군 입대) 공백을 충분히 메우고도 남을 선수”라며 흡족해했다. 이승준도 “우승할 수 있는 팀에 가게 돼 기쁘다.”고 만족했다. 특히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김주성과 뛰어봤는데 정말 편했다. 수비가 좋고 패스도 잘하는 똑똑한 선수”라며 새 파트너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신장이 좋은 이승준이 가세하면서 외국인 선수(2명 보유, 1명 출전) 선발에도 한결 여유가 생겼다. 지난 3일 행선지가 결정된 전태풍(오리온스)과 문태영(모비스)도 이날 새 유니폼을 입고 기자회견에 나섰다. 전태풍은 “한국에 올 때부터 오리온스에서 뛰고 싶었다. 무조건 플레이오프에 갈 수 있다. 멤버가 정말 좋다.”며 웃었다. 문태영도 “모비스처럼 강한 팀에 가게 돼 흥분된다. LG 시절 모비스를 만나면 너무 강해서 두려웠다.”고 고백했다. ‘빅 3’를 영입한 세 구단은 취약 포지션을 확실히 보강하며 단숨에 우승 후보로 뛰어올랐다. ‘디펜딩챔피언’ KGC인삼공사와 KT, 전자랜드 등과의 치열한 순위 다툼이 예상된다. 반면 SK는 빈손으로 돌아섰다. 내년 귀화 혼혈 선수 시장에서 문태종(전자랜드)을 우선 영입할 수 있게 된 것으로 위안을 삼을 뿐이다. 한편 이날 예정됐던 2012 귀화 혼혈 선수 드래프트는 진행되지 않았다. 유일한 참가자인 앤서니 갤러허(25·미국)가 지난해에 이어 트라이아웃에 나왔지만 원하는 구단이 없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프로농구] 문태영, 모비스 품으로

    [프로농구] 문태영, 모비스 품으로

    프로농구 모비스가 귀화 혼혈선수 영입전에서 문태영(34)을 품에 안았다. 올 시즌 없는 형편에도 4강플레이오프(PO)에 진출한 모비스는 ‘마지막 퍼즐’ 문태영을 영입하며 새 시즌 우승후보로 급부상했다. KCC에서 뛴 톱가드 전태풍(30)은 예상대로 오리온스 유니폼을 입는다. 동부와 SK는 이승준(34)을 놓고 오는 7일 추첨을 한다. 다소 의외였다.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이 3일 오후 6시에 귀화 혼혈선수 영입의향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문태영을 1순위로 쓴 팀은 모비스뿐이었다. 동부·모비스·SK 모두 문태영에게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었다. 윤호영이 군에 입대하는 동부나 방성윤 은퇴 후 스몰포워드에 구멍이 뚫린 SK나 급했다. 막판까지 눈치작전도 치열했다. 같은 선수를 여러 구단이 원할 경우엔 영입희망순위-연봉금액 순으로 팀을 결정하기 때문.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동부와 SK의 선택은 이승준이었다. 두 팀 모두 1순위, 연봉상한선인 5억원(연봉 4억 5000만원·인센티브 5000만원, 지난 시즌 샐러리캡 20억원의 25%)에 이승준을 찜했다. 빅맨 이승준을 영입하면 정통센터가 아닌 테크닉이 좋은 포워드로 외국인 선수를 뽑을 수 있어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장점이 있다고. 문태영을 쓴 모비스, 전태풍을 쓴 오리온스까지 네 팀 모두 최고액인 5억원을 질렀지만 희비가 엇갈렸다. 이로써 새 시즌 모비스와 오리온스는 단숨에 챔피언을 노릴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 특히 모비스의 라인업은 환상적이다. 양동근·함지훈·김동우 등 기존 멤버가 건재하고 신인드래프트 1순위인 포인트가드 김시래까지 가세한다. 여기에 최고의 득점력을 보유한 문태영이 합류하면서 더욱 막강한 전력을 갖추게 됐다. 양동근-김시래-문태영-함지훈으로 구성된 국내 라인업은 ‘꿈의 조합’이다. 네 번째 우승을 노릴 만한 막강전력. 야전사령관이 없어 고생했던 오리온스도 흐뭇한 표정이다. 지난 시즌 중 김승현을 삼성으로 이적시킨 뒤 포인트가드 부재에 시달렸다. ‘슈퍼루키’ 최진수를 중심으로 리빌딩을 진행한 오리온스는 똘똘한 외국인 선수만 보강하면 만만찮은 전력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리는 김동욱, 이동준까지 잡는다면 짜임새는 더욱 좋아진다. 동부와 SK의 운명은 7일 오전 10시 KBL에서 열리는 구슬추첨을 통해 결정된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새 시즌 프로농구 판 뒤흔들 ‘귀화 빅3’ 영입경쟁 가열

    새 시즌 프로농구 판 뒤흔들 ‘귀화 빅3’ 영입경쟁 가열

    새 시즌 농구 판도를 흔들 ‘에이스’들의 이동이 시작된다. 2009년 귀화 혼혈 드래프트로 한국 땅을 밟은 뒤 3년 계약이 끝난 문태영(LG), 이승준(삼성), 전태풍(KCC)이 시장에 나왔다. 혼혈 선수를 한 번도 보유한 적이 없는 동부, 모비스, 오리온스, SK가 우선적으로 이들 셋의 영입에 뛰어들 수 있다. 영입에 실패한 한 팀은 내년에 3년을 꽉 채우는 문태종(전자랜드)을 차지할 수 있지만, 일단 새 시즌부터 즉시 전력감인 세 명에게 뜨거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선수는 단연 포워드 문태영이다. 오리온스를 뺀 나머지 세 팀이 모두 문태영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 KBL에 입성한 2009~10시즌 득점왕을 차지하며 공격력을 인정받았다. 최근 세 시즌 평균 20.6점 7.7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꾸준하고 안정적이다. 다른 선수가 웬만큼만 받쳐 주면 제 몫을 해내는 믿음직한 플레이어다. 윤호영을 군대에 보낸 동부나 시즌마다 ‘빅맨’ 때문에 가슴앓이하던 SK에 탐나는 카드다. 톱가드 양동근이 버티고 있는 모비스도 신인 1순위로 가드 김시래를 뽑아 포워드 보강이 절실하다. 문제는 경쟁률이다. 각 팀은 영입 희망순위와 제시 연봉을 적어 낸다. 1순위 상한선은 샐러리캡(21억원)의 25%인 5억 2500만원이고 2순위는 22.5%, 3순위는 20%가 최고액이다. 영입 순위와 연봉까지 같을 경우 7일 오전 추첨으로 행선지가 결정된다. 각 구단이 혼혈선수 영입에 팔을 걷어 붙인 이상 모두 1순위로 최고금액을 베팅할 것으로 보인다. 세 팀이 문태영에 올인하기보다는 이승준이라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려는 눈치싸움도 치열하다. 수비가 약하고 플레이에 기복이 있지만 충분히 매력적이다. 골밑 플레이와 외곽포를 겸비했고, 화려한 몸놀림으로 인기도 많다. 세 시즌 평균 16점 8.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전태풍의 행선지는 오리온스로 굳혀진 모양새다. 지난 시즌 김승현을 삼성으로 보낸 뒤 가드가 없어 내내 고생했다. 계약 문제가 남았지만 최진수·이동준·김동욱 등에 ‘야전사령관’ 전태풍이 있으면 만년 하위권에서 벗어나 단숨에 우승 후보로 뛰어오를 가능성이 충분하다. 세 시즌 평균 14점 4.8리바운드에 챔피언결정전도 두 차례나 경험했다. 네 팀은 3일까지 영입의향서를 KBL에 제출해야 한다. ‘빅3’의 이동에 농구판이 벌써 술렁이고 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고딩 국대 ?

    남자농구 대표팀이 확 어려졌다. 국가대표협의회는 7월 2~8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열리는 런던올림픽 최종예선에 나설 대표팀 예비엔트리 24명을 25일 발표했다. 양동근(모비스)·김주성(동부)은 변함 없이 이름을 올렸고, 챔프전 명승부를 보여준 양희종·김태술·이정현(이상 KGC인삼공사), 박지현·윤호영·이광재(이상 동부)도 부름을 받았다. ●남자농구대표팀 젊은피 대거 발탁 일찌감치 승선이 점쳐진 ‘루키 빅3’ 오세근(인삼공사)·김선형(SK)·최진수(오리온스)는 물론, 김민구·김종규(이상 경희대)·이승현(고려대)·김준일(연세대) 등 대학생들도 발탁됐다. 고등학생 이종현(경복고)이 뽑힌 것도 참신하다. 코치로 우지원 SBS ESPN 해설위원을 낙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최종명단(12명)을 추려야 겠지만 예비엔트리로도 의미가 있다. 한국은 1996년 애틀랜타 이후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했다. 중국은 항상 높은 벽이었고, 최근에는 이중국적자를 보유한 중동세도 매서워졌다. 아시아 1위에게만 주어지는 올림픽 직행 티켓을 구경하기 어려운 처지. 12개국이 참여하는 최종예선에서 3위 안에 드는 건 더 바늘구멍이다. ●올림픽 대신 인천아시안게임 겨눠그래서 한국농구의 목표는 런던이 아니라 인천이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을 목표로 어린 선수들이 경쟁력을 높이라는 포석이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이듬해 아시아선수권 1위를 차지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직행 티켓을 따겠다는 로드맵 아래 대표팀은 새달 1일 안양체육관에서 1차 합동훈련을 시작한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프로농구] 에이스된 2인자 윤호영 “또 자리만 채울줄…”

    [프로농구] 에이스된 2인자 윤호영 “또 자리만 채울줄…”

    윤호영(28·동부)이 가장 빛나는 별이 됐다. 9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상(MVP)을 차지했다. 기자단 유효표 80표 중 51표를 받았다. 상금 1000만원과 트로피는 덤이었다. 윤호영은 “또 자리만 채우다 갈 줄 알았는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서 정말 기쁘다. (김)주성이 형처럼 버팀목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객석의 부인은 눈물을 글썽였다. 그동안 윤호영은 2인자였다. 네 시즌 동안 ‘연봉킹’ 김주성에게 가려 있었다. 포워드로선 큰 키(197㎝)에 빠르고, 수비·리바운드·속공 등 궂은일에도 열심이었다. 감독들은 윤호영을 아꼈지만 기량보다 저평가된 게 사실이다. 그 흔한 올스타전 무대를 밟은 적도 없고, 번듯한 상도 하나 못 받았다. 그러나 올 시즌 김주성·로드 벤슨과 함께 견고한 ‘원주산성’의 위용을 떨치며 정규리그를 수놓았다. 리그 46경기에서 평균 34분 12초를 뛰며 12.5점 5.2리바운드 2.8어시스트 1.4블록을 기록했다. 특히 팀이 피로 누적과 줄부상으로 휘청이던 4·5라운드 때 완벽한 에이스로 ‘동부신화’의 중심에 섰다. 음지에서 열심이던 윤호영은 이날 MVP로 그동안의 설움을 한 방에 만회했다. 2% 아쉬움은 남는다. ‘완벽한 팀’ 동부는 챔피언결정전에서 KGC인삼공사에 2승4패로 무릎을 꿇었다. 윤호영은 “애들이 아빠를 많이 찾을 때라 군대에 가는 게 미안하다. 그러나 몸을 잘 만들어서 더 성장해 돌아오겠다. 지금보다 나은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감독상은 올 시즌 경이적인 승률(.815)로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강동희 동부 감독에게 돌아갔다. 신인상은 KGC인삼공사를 챔피언에 올려놓은 ‘슈퍼루키’ 오세근의 차지였다. 베스트5는 양동근(모비스)·김태술(인삼공사)·윤호영·김주성(동부)·오세근이 꿰찼다. 식스맨상은 이정현(인삼공사)이, 팬들이 뽑은 인기상은 김선형(SK)이 가져갔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프로농구] 양희종 “온갖 수모가 약 됐죠”

    [프로농구] 양희종 “온갖 수모가 약 됐죠”

    일요일 오전 11시 30분. 이틀 전만 해도 코트에서 땀을 흘리던 ‘불꽃 남자’는 잠과 술에 취해 있었다. 나른한 목소리로 “아직도 마지막 결승골 장면을 보면 눈물이 난다. 만날 사람도 많고 감사드릴 분도 많은데 몸이 버텨줄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온갖 수모를 딛고 ‘챔프전의 사나이’로 우뚝 선 양희종(28·KGC인삼공사)과 8일 만났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인삼공사가 ‘완벽한 팀’ 동부를 깨뜨렸다. 지략가로 변신한 이상범 감독이나 노련하게 지휘한 김태술, 골 밑에서 묵직하게 버텨준 오세근 등 모두가 주인공이었다. 그러나 이 남자, 양희종이 ‘미치지’ 않았다면 결과는 달라졌을지 모른다. 양희종은 아직도 챔피언에 오른 게 실감나지 않는다고 했다. “우승이 꿈 같다. 그동안 부진했던 것, 힘들게 고생했던 게 폭발해서 눈물이 쏟아졌다.”고 했다. 그는 챔피언결정 6차전에서 종료 9.6초를 남기고 중거리슛을 꽂아 넣어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결승골뿐만이 아니다. 챔프전 평균 29분 43초를 뛰며 11.7점, 3점슛 1.5개, 4.2리바운드, 2.2어시스트, 1.7스틸로 펄펄 날았다. 정규리그 기록(평균 6.33점, 3점슛 0.71개, 4.16리바운드, 1.69어시스트, 1.10스틸)의 두 배를 훌쩍 넘는다. 투혼이었다. 양희종은 2차전 때 상대와 충돌해 갈비뼈에 실금이 갔다. 진통제 주사 3대를 맞고 뛰었다. “숨을 쉴 때도 아프다.”면서도 “부러져도 뛸 거야. 이길 거야.”라고 이를 갈았다. 환자(!)의 허슬플레이에 동료들의 전투력이 오르는 건 당연했다. 기 싸움과 신경전의 선봉에도 섰다. 연세대 동기 이광재, 매치업 상대 윤호영 등에게 독설을 날렸다. 열띤 결승전 분위기를 띄우는 추임새였다. 당돌한 도발을 해놓고도 속으론 끙끙 앓았다. 시리즈 내내 스트레스성 장염에 시달렸고 밤잠을 설쳤다. 우승에 1승만 남긴 6차전을 앞두고는 더했다. 양희종은 “우승 전날 한숨도 못 잤다. 설마 두 경기 다 져서 준우승하는 건 아니겠지 생각하니까 너무 떨리더라.”고 회상했다. 사실 양희종은 정규리그 때 ‘무록’(無錄)으로 불렸다. 많은 시간 출전에 견줘 기록지가 깨끗하다는 뜻이다. 악착같은 수비와 뛰어난 전술 이해로 감독들에게 사랑받았지만 정작 공격에서 잠잠했다. 시즌 초 부상으로 슈팅밸런스가 깨진 데다 세간의 평가에 위축된 탓이다. 태극마크를 달고 펄펄 날던 스몰포워드는 졸지에 수비만 잘하는 ‘반쪽 선수’로 전락했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는 ‘동네북’이었다. 6강 PO를 통과한 KT의 전창진 감독은 노골적으로 “외곽 양희종을 열어주겠다.”고 했다. 챔프전을 앞두고는 더했다. 강동희 동부 감독은 “희종이는 공격에서 별다른 활약이 없다.”고 했다. 승부의 키를 쥔 3번(스몰포워드)에서 윤호영이 우위라는 기사도 쏟아졌다. 양희종은 분노하고 좌절하는 대신 더 많이 더 빠르게 뛰었다. 그는 “잠재된 승부욕을 깨워준 모두에게 고맙다.”고 했다. PO 최우수 선수는 오세근 차지였다. 경기 종료 5분 전 마감된 기자단 투표가 아니었다면 결승골을 넣은 양희종에게 표가 쏠렸을 수도 있다. 양희종은 “사람이라 (MVP 불발이) 아쉽지 않은 건 거짓말이다. 하지만 세근이가 타는 게 맞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상을 탔다면 안주했을 것 같다. 앞으로 우승과 MVP를 거머쥘 수 있도록 더 성장하겠다.”고 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프로농구] “심봤다” 인삼公

    [프로농구] “심봤다” 인삼公

    6일 원주치악체육관은 전쟁터 같았다. 지난 5차전 때 있었던 애매한 심판판정과 흥분한 팬들의 물병 투척으로 챔피언결정전은 후끈 달아올랐다. 코트는 살벌(?)했다. 동부팬은 ‘인삼! 챔프전 구경 잘했지? 너흰 여기까지다’라는 플래카드로 상대의 기를 죽였다. KGC인삼공사는 패색이 짙었다. 2쿼터 초반까지 17점(28-45)을 뒤졌다. ‘원주산성’ 김주성·윤호영·벤슨이 리그 때의 위용을 되찾았다. 공격횟수를 많이, 공격을 빨리 해야 승산이 있는 인삼공사가 높고 빠른 상대와 세트오펜스를 하려니 빡빡했다. ●2쿼터까지 17점차 열세 뒷심발휘 그러나 후반 들어 인삼공사 특유의 속공플레이와 압박수비가 살아났다. 이정현이 3쿼터에 두 방, 크리스 다니엘스가 4쿼터에 두 방의 3점포를 꽂은 게 신호탄이었다. 경기종료 1분 54초를 남기고 오세근이 기어이 동점(62-62)을 만들었다. 한 골씩 주고받은 뒤 ‘챔프전의 사나이’ 양희종이 9.6초를 남기고 중거리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그게 결승골이 됐다. 인삼공사가 정규리그 우승팀 동부를 66-64로 꺾고 챔프전 전적 4승2패로 챔피언에 올랐다. 전신인 SBS와 KT&G를 포함해 15년 역사에 첫 우승이다. ‘짜릿한 첫 경험’을 한 선수들은 쏟아지는 축포 아래서 샴페인을 터뜨렸다. 서로 눈물을 닦아주며 진한 포옹을 나눴다. 헹가래도 쳤다. ●두 시즌 혹독한 리빌딩 결실 이변이었다. 인삼공사는 올 시즌 가장 뜨거운 팀이었다. 지난 두 시즌 간 혹독한 리빌딩을 거쳐 오세근·양희종·김태술·박찬희 등 이름만으로 배부른 국가대표 라인업을 갖췄다. 김성철·이정현·김일두 등 ‘백업멤버’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쟁쟁한 선수들이 촘촘히 뒤를 받쳤다. 전문가 몇몇은 6강에 턱걸이만 해도 다행이라고 했지만, 인삼공사는 젊음과 패기를 앞세워 정규리그 2위로 파란을 일으켰다. 압박수비와 속공플레이로 KBL을 평정했다. 그러나 4강플레이오프(PO)에 직행한 뒤에도 우려의 시선은 그대로였다. 단기전에서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편견. ‘새파란’ 나이와 경험 부족이 근거였다. 그러나 겁없는 초짜들은 KT를 3승1패로 가뿐히 물리치고 챔프전에 올랐다. 챔프전에서도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전문가들은 동부의 절대 우세를 예상했다. 최다승(44승)-최다승률(.815)-최다연승(16연승) 등 동부가 정규리그 때 일군 성과가 워낙에 대단했다. 인삼공사의 4연패를 예상하는 분석도 있었다. 그래서, ‘밑져야 본전’이라서, 두려울 게 없었다. 어린 선수들은 무식해서 용감했다. 넘어지면 일어났고 맞으면 더 세게 때렸다. 동부보다 더 많이, 더 빠르게 뛰면서 인삼공사는 챔피언에 올랐다. ●기록상 ‘절대강자’ 동부 2년연속 눈물 가드 김태술은 “(공익근무 시절에) 안양에서 나한테 매점을 묻는 사람도 있었다. 잊혀진다는 게 힘들었고 잘할 수 있을까 스스로 의문도 많았는데 우승트로피로 보상이 됐다.”고 활짝 웃었다. 양희종은 “종료 버저가 울리고 벤치선수들이 뛰어나오는데 슬램덩크 만화가 떠올랐다. 안양에서 뛰는 게 행운이다.”라고 말했다. 김성철은 “13년간 비주류팀에 있으면서 은퇴 전에 우승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은퇴 전에 후배들이 좋은 선물을 해줬다. 꿈인 것 같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반면 정규리그에서 신화를 썼던 동부는 눈물을 삼켰다. 통산 4번째 우승을 노리던 동부는 지난해 KCC에 발목을 잡힌 데 이어 2년 연속 준우승에 머물게 됐다. 강동희 감독은 “올 시즌 참 좋은 성적을 거뒀는데 마지막 선물을 드리지 못해 아쉽다. 심기일전해서 새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원주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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