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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뒤뚱뒤뚱’ 도로에 출몰한 기러기 가족 호위하는 경찰들

    ‘뒤뚱뒤뚱’ 도로에 출몰한 기러기 가족 호위하는 경찰들

    차들이 다니는 도로에 출몰한 기러기 가족의 안전을 위한 경찰관들이 호위하는 모습이 SNS상에 공개돼 화제다. 28일(이하 현지시간) 잉글랜드 햄프셔주 혼딘시의 한 2차선 도로에서 갓태어난 새끼 여섯 마리를 대동한 기러기 한 쌍이 출몰했다. 당시 도로에서는 이들 기러기의 안전을 위해 후방에서 경찰차 한 대와 경찰오토바이 한 대가 각각 한 차선씩 차지하며 일시적으로 차량 통행을 막고 있는 모습을 리라는 이름의 다른 한 경찰관이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해 트위터에 공유했다.영상은 8초로 극히 짧지만, 이들 기러기가 경찰들 덕분에 도로 위를 여유롭게 걷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들 뒤로는 트럭 한 대와 빨간색 승용차 한 대가 거의 정차한 듯 서행하는 모습도 보인다. 영상 속 기러기 부부가 새끼들을 데리고 얼마나 오랫동안 도로 위에 머물렀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해당 차량의 운전자들은 이 상황을 그리 즐겁게 받아들이지는 못했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같은 날, 오리건주 비버턴을 지나는 26번 고속도로에서도 기러기 한 쌍이 새끼 5마리를 데리고 갓길을 지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때문에 현지 경찰들 역시 이들 기러기의 바로 뒤와 옆 차선을 가로막으며 호위 임무를 수행했다.또 이들 경찰은 자신들이 호위한 기러기 가족이 무사히 물가로 들어간 모습도 카메라에 담아 같은 게시글에 공유하며 임무를 완수했음을 보여줬다. 사진=트위터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도시에 나무 심어 녹지 10% 더 늘리면 연간 조기사망 3% 줄여” (연구)

    “도시에 나무 심어 녹지 10% 더 늘리면 연간 조기사망 3% 줄여” (연구)

    도시에 나무를 심어 녹지 공간을 지금보다 10% 더 늘리면 매년 조기 사망 사례의 3%를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산림청과 바르셀로나 세계보건연구소(ISGlobal)가 주도한 국제연구진이 주요국가 7개국에서 성인남녀 총 800만여 명이 참여한 종단적 연구논문 9건을 체계적으로 검토하고 메타분석한 연구를 통해 주거지 주변 녹지 공간의 증가와 조기 사망률 감소 사이에 중대한 연관성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에서 이들 연구자는 메타분석의 용량-반응 관계를 사용해 건강 영향을 평가하고 한 도시 전체의 녹지 공간이 늘어나면 예방할 수 있는 모든 원인의 사망자 수를 추정했다. 이들 연구자는 또 한 가지 예시로 오는 2025년까지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나올 수 있는 세 가지 시나리오를 연구했다. 그중 하나는 현재 시의회가 정한 목표에 근거한 가장 야심찬 시나리오로, 시내 각지의 수목 범위를 30%까지 늘린 것이었다. 현재 수목 범위는 20%이므로, 10%를 늘린 것이다. 다른 두 시나리오는 목표치가 덜한 것이었다. 나무숲 위층의 전체적인 생김새인 임관(林冠)에 관한 기존 자료는 항공·위성 사진을 통해 얻었는데 이를 통해 연구진은 상공에서 나무의 꼭대기와 나뭇잎, 나뭇가지 그리고 나무줄기를 보고 수목의 범위를 측정할 수 있었다. 분석 결과, 만일 필라델피아가 오는 2025년까지 수목 범위를 시 면적의 30%까지 늘리는 목표를 달성하면 매년 성인남녀 403명의 조기 사망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간 조기 사망률의 3%로 매년 40억 달러(약 4조8700억 원)의 관련 경제적 손실을 줄일 수 있는 것이라고 이들 연구자는 덧붙였다. 나머지 두 시나리오 역시 수목 임관을 늘리면 연간 사망률이 꽤 큰 폭을 줄어드는 것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 제1저자인 미 산림청의 미셸 콘도 박사는 “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도전 없이 이뤄지지 않는다”면서 “대규모 식목 계획은 기후 변화와 해충, 외래종 그리고 도시 개발로 인한 손실 등 많은 문제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연구 책임저자인 ISGlobal의 마크 니우엔하위선 박사는 “모든 도시는 각자 고유한 특성을 지녔지만, 이 연구는 세계 모든 도시에 관한 예시를 제공한다”면서 “많은 생명은 나무를 늘려 도시 환경을 푸르게 함으로써 심지어 적당한 수준으로 해도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게다가 녹지 공간은 생물 다양성을 늘리고 기후 변화의 영향을 줄여 우리 도시를 더 지속가능하고 더 살기 좋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또 사회 경제적 수준이 낮은 이웃들은 녹지 공간의 증가로 가장 큰 혜택을 얻을 것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참고로 필라델피아는 미국에서 가장 큰 10개 도시 중 가장 가난하며 사망률이 전국 평균보다 높다. 이에 대해 콘도 박사는 “도시 재식림 프로그램은 공중보건 향상에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건강 불평등을 줄이고 환경적 정의를 촉진하는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랜싯 플래니터리 헬스’(Lancet Planetary Health) 4월호에 실렸다. 사진=123rf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레이저 쐬면 공중부양…美 화성탐사 지원 ‘나노 탐사선’ 개발

    레이저 쐬면 공중부양…美 화성탐사 지원 ‘나노 탐사선’ 개발

    레이저를 쐬면 공중으로 떠올라 움직이는 극소형의 비행체가 가까운 미래에 이웃 행성인 화성에서 생명체 흔적을 찾는 임무를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연구진은 핀포인트 레이저를 조사해 열을 가하면 공중 부양해 움직이는 극히 작은 비행체를 만들어냈다.‘나노카드보드’(nanocardboard)라고 이름 붙여진 이 비행체는 이들 연구자가 종이 골판지의 주름진 빈 공간인 골에서 영감을 얻어 두께 몇십 ㎚(나노미터)의 산화알루미늄 필름판을 이용해 샌드위치 구조로 높이 몇십 ㎛(미크론미터)의 공간이 나열돼 있는 구조로 만든 것이다. 이런 골판지 형태의 구조 설계는 재질의 강도를 높이고 충격을 완화하는 효과를 보는 동시에 그 내부가 비어 있어 무게를 줄여준다. 따라서 나노카드보드 비행체 한 대의 중량은 초파리의 몸무게와 비슷한 0.33㎎ 정도에 불과하다. 특히 이런 일련의 빈 공간은 열을 받으면 기체 자체가 공중으로 떠오르도록 하는 데 이는 화성 탐사로봇에서 핀포인트 레이저를 쏴서 맞추면 된다. 그러고 나면 나노카드보드가 가열돼 화성의 대기와 온도 차이가 생기고 골 공간에서 달궈진 기체가 뿜어져 나와 기체를 땅에서 밀어내 공중으로 띄우는 것이다. 게다가 나노카드보드의 어느 부분을 가열하느냐에 따라 이들 공간에서 나오는 기류가 달라져 이동 방향을 제어할 수 있다.이들 연구자는 자신들이 개발한 나노카드보드 편대가 7월 17일부터 8월 5일 사이 발사되는 아틀라스 V 로켓에 실려 내년 2월 중순 화성에 도착할 예정인 화성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옛 마스 2020)의 임무를 지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때 퍼서비어런스는 탐사로버로 가기 어려운 지형을 대신 탐사할 탐사선인 마스 헬리콥터를 실어갈 예정이지만, 만일 해당 기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다른 선택지가 필요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이번 연구를 주도한 이고르 바게이틴 펜실베이니아대 교수(기계공학·응용역학)는 “마스 헬리콥터는 매우 흥미진진하지만, 단 한 대의 복잡한 기계다. 만일 잘못되면 고칠 방법이 없어 실험은 끝난다”면서 “우리는 한 가지 수단에 모든 것을 걸지 않는 완전히 다른 접근법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 비행체는 센서를 운반하는 것 외에 단순 착륙으로 수동적으로 먼지나 모래를 부착한 뒤 다시 탐사 로버로 날아가므로 멀리까지 이동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나노카드보드는 크기와 중량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작기에 퍼서비어런스에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탑재할 수도 있다. 게다가 화성의 희박한 대기와 낮은 중력은 이들 비행체가 자체 중량의 10배에 달하는 센서나 표본을 실을 수 있도록 한다. 따라서 이들 연구자는 화성에서 생명체의 주요 특징인 물이나 메탄을 탐지하기 위해 탑재할 화학 센서를 현재 수준보다 소형화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자세한 연구성과는 재료과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 21일자에 실렸다. 사진=이고르 바게이틴 펜실베이니아대 교수팀 제공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세계서 가장 특이한 거북 ‘마타마타’의 비밀…신종 발견

    [핵잼 사이언스] 세계서 가장 특이한 거북 ‘마타마타’의 비밀…신종 발견

    국제 연구진의 최신 연구 덕분에 신종 거북이 발견됐다. 이 거북이 속한 마타마타거북 속(Chelus)에는 지금까지 마타마타거북(학명 Chelus fimbriatus) 한 종 만이 확인됐다. 그런데 유전자 분석의 결과, 마타마타거북 속은 두 종으로 나눠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 진화의 갈림길은 지금으로부터 약 1300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특이한 외형 탓에 인기가 많은 나머지… 마타마타거북은 남아메리카 대륙에 널리 분포하는 종으로, 사진 속 모습처럼 외형이 매우 특이해 수족관에서도 높은 인기를 자랑한다. 하지만 인기가 많은 나머지 불법 거래로 빈번하게 거래돼 밀렵과 남획이 문제시되고 있다.크기는 성체의 경우 평균 45~53㎝. 평소에는 진흙으로 된 강바닥에 몸을 숨기는 습성이 있다. 바위와 마른 나뭇가지를 본뜬 것 같은 겉모습과 이끼로 온통 뒤덮인 등 때문에 얼핏 봐서는 바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외모 덕분에 천적을 찾기 쉽지 않다. 반면 먹잇감이 가까이 다가오면 목을 재빨리 뻗어 잡아먹는 민첩함도 겸비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독일 젠켄베르크 연구소의 우베 프리츠 박사는 “(마타마타거북은) 외형의 인기가 높지만 유전자적인 특징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런 점이 오랫동안에 걸쳐 신종의 존재를 숨겨온 모양이다. 그런데 최근 마타마타거북의 외형이 ‘아마존강 유역’과 ‘오리노코강 유역’이라는 서식지에 따라 다르다는 점이 지적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두 강 유역에 사는 마타마타거북의 유전자 해석을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진화의 갈림길은 1300만 년 전 각각의 마타마타거북에서 75개의 DNA 표본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유전적으로나 형태적으로 구별되는 두 종의 존재가 밝혀졌다.이에 따라 신종 마타마타거북은 아마존에 서식하는 기존 마타마타거북(Chelus fimbriata)과 별도로 서식지인 오리노코강 유역에 사는 마타마타거북이라는 의미의 학명(Chelus orinocensis)을 받았다. 연구진은 두 종의 마타마타에 대해서 “약 1300만 년 전인 마이오세(중신세) 후기에 분기했다”고 추정한다. 왜냐하면 이 시기는 아마존강과 오리노코강이 오늘날과 같은 두 유역으로 분열될 무렵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곳의 생물들도 공간적으로 두 그룹으로 나눠져 마타마타거북도 유전자적으로 분리됐을 것으로 추측되는 것이다. 또 지금까지는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할 만큼 수가 적지 않다”고 명시돼 있지만, 두 종으로 나눠어 있다면 필연적으로 종별 개체 수는 줄어든다. 게다가 밀렵과 불법 거래가 증가하는 추세여서 보호를 게을리하면 결국 멸종 위기에 빠질지도 모른다.이에 대해 연구진은 “늦기 전에 마타마타거북의 보호 활동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분자 계통발생학과 진화’(Molecular Phylogenetics and Evolution) 최신호(9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코로나19의 역설…물속 소음도 줄어 해양동물 휴식 얻었다

    코로나19의 역설…물속 소음도 줄어 해양동물 휴식 얻었다

    코로나19 사태로 해운량이 급감하면서 수중 소음공해 역시 줄어들어 고래를 비롯한 여러 해양 동물이 모처럼의 휴식을 얻고 있다고 해양학자들이 밝혔다. 캐나다 댈하우지대 연구진은 밴쿠버항 인근 두 해저 관측소에서 나오는 실시간 수중음향 신호를 조사해 선박 운항과 관련한 저주파음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를 이끈 데이비드 바클리 해양학 조교수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일반적으로 저주파의 수중소음은 해양 포유류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한 현장에서는 1월 1일부터 소음이 계속해서 줄어 4월 1일까지 4~5㏈의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같은 기간 밴쿠버항으로 들어오고 나간 선박 수는 약 20%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가장 가까운 대양 항로에서 약 60㎞ 떨어진 수심 약 3000m의 해저 부지에서는 주간 평균 소음이 약 1.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바클리 교수는 “이는 이런 소음 감소를 관찰할 규모에 관한 아이디어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바클리 교수와 동료 연구자들은 자신들의 연구 결과를 한 학술지에 제출했다. 그는 조용한 환경이 해양 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내기 위해 연구하고 있으므로 이런 해양 교통량 감소를 대규모 인간 실험이라고 부른다. 알래스카 남동부에서 혹등고래를 연구하는 코넬대 해양음향학자 미셸 포넷 박사는 “우리는 진실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면서 “우리에겐 들을 기회가 있으며 이번 기회는 우리 생전에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처럼 바다가 잠잠해진 시기는 거의 20년 전인 2001년 911테러가 발생해 북아메리카에서 선박과 항공 교통량이 현저하게 줄었을 때였다. 당시 우즈홀 해양학연구소 연구진은 이번과 비슷하게 조용한 바다에서 북대서양 긴수염고래를 연구해 선박의 소음이 이들 고래에게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주는 것과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아냈었다. 이에 대해 바클리 교수는 “그 논문은 산업 소음이 해양 동물들에 스트레스 영향을 미친다는 꽤 놀라운 증거”라고 말했다. 이제 과학자들은 조용한 수중 세계에 다시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이들은 침묵이 어떻게 해양 생물들 사이에서 더 잘 소통하고 항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지를 배우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이번 사태가 정상으로 돌아갔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미국 천연자원보호위원회의 해양포유류 전문가인 마이클 재스니 연구원은 “환경적으로 우리가 직면한 중요한 질문 중 하나는 일단 이 재앙이 지나고 나면 우리가 어떤 세계로 돌아가느냐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전과 같으며 지속가능하지 않고 파괴적인 노선을 따라 경제를 재건할 것인가, 아니면 더욱더 친환경적인 경제와 더욱더 지속가능한 세계를 건설할 기회를 가질 것인가”라고 말했다. 사진=123rf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몽골 국경지역서 1만5000년 된 털매머드·코뿔소 암각화 발견

    몽골 국경지역서 1만5000년 된 털매머드·코뿔소 암각화 발견

    털매머드와 털코뿔소를 묘사한 암각화는 적어도 1만5000년 전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러시아와 몽골의 국경지역에서 발견된 이들 바위그림은 생각보다 7000년 더 오래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시베리아타임스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와 프랑스 공동연구진은 러시아 알타이 우코크고원의 칼구틴스키 광산과 몽골 북서부 바가오이고르-차강살라에서 각각 발견된 암각화들을 자세히 비교 분석했다. 이들 암각화는 현재 서로 다른 나라에 있지만, 거리상으로는 20㎞ 정도에 불과하다.이 그림은 대개 1990년대와 2000년대 초에 발견됐지만, 지금까지 많은 의문점이 풀리지 않았다. 특히 이 그림들이 멸종된 털매머드를 보여주는 것인지 아니면 코가 긴 환상 속 생물인지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논쟁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는 새로운 암각화들이 추가로 발견되면서 이들 암각화 속 동물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찾는 데 도움을 줬다.예를 들어 바가오이고르 2번 유적지에서는 오래전 사라진 털코뿔소가 그려진 암각화가 발견된 것이 확실한 증거로 작용했다. 그림의 대부분은 암석의 풍화 작용으로 사라졌지만, 땅딸막한 몸통에 짧고 강인한 다리, 특징적인 꼬리 그리고 과장되게 긴 두 개의 뿔을 지닌 길쭉한 주둥이 덕분에 이 동물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게다가 바가오이고르 3번 유적지에서 발견된 또다른 암각화는 확실히 매머드 새끼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이들 연구자는 말했다.이처럼 털매머드나 털코뿔소와 같은 동물들은 약 1만5000년 전 이 지역에서 멸종했으므로, 이들 그림은 적어도 전기 구석기시대 예술가들에 의해 그려졌음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이들 연구자는 이번 암각화들이 시기적으로도 금속이 아닌 석기로 만들어졌다고 결론 내릴 수 있었다. 연구진은 또 암각화에서 사막칠(사막 피각)도 발견했다. 이는 철, 망간 등의 물질이 모세관을 따라 올라와 표토가 윤이 나는 검은 색으로 변하는 현상인데 암각화 제작 시기가 8000만~1만 년 전 사이라는 이전 가정보다 더 오래됐음을 의미한다.게다가 시베리아와 몽골에서 각각 발견된 암각화들은 서유럽에서 발견된 전기 구석기시대의 동굴 벽화와도 비슷한데 이런 이유로 연구진은 이들 그림에 대해 한 지역의 이름을 따서 칼구스틴스키 양식이라고 불렀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러시아과학원(RAS) 시베리아지부(SB) 고고학·민족지학연구소(IAET)가 발행하는 학술지 ‘유라시아의 고고학·민족학·인류학’(Archaeology, Ethnology & Anthropology of Eurasia) 최근호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친구가 원수로…가위바위보 내기 져 5억원 빚진 남성의 사연

    친구가 원수로…가위바위보 내기 져 5억원 빚진 남성의 사연

    9년 전 친구와의 가위바위보 내기에서 져서 우리 돈으로 5억 원이 넘는 거액의 빚을 진 남성에 관한 항소심이 캐나다에서 열렸다. 24일(이하 현지시간) CBC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지난 17일 퀘벡 고등법원은 가위바위보 3선승제 내기에서 져 발생한 50만 캐나다달러 이상의 부채는 무효라며 원심과 같은 판결을 내렸다. 운동선수였던 에드먼드 마크 후퍼는 2011년 1월 같은 운동선수이자 친구였던 미셸 프리모와의 가위바위보 3선승제 내기에서 지는 바람에 51만7000캐나다달러(당시 약 5억7000만원)라는 거액의 빚을 져 공증 계약까지 맺고 자택을 담보로 거액을 대출받아야 했다. 그 후 후퍼는 오랫동안 대출금을 갚던 끝에 2017년 프리모를 대상으로 계약 무효 소송을 냈고 2017년 첫 재판에서 승소해 대출 취소를 승인받았다. 이에 따라 프리모가 항소를 제기했던 것이다. 퀘벡에서는 법률상으로 도박은 우연이 아닌 당사자들의 일부 기술이나 신체적 노력 만이 있어야 하는 활동과 관련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베팅 금액은 과도해서는 안 된다는 조건이 있다. 당시 재판에서는 가위바위보가 단순한 운에 의한 게임이 아니라 정확한 상황에서 기술을 필요로 하며 특히 빠른 속도의 관찰력과 전략이 필요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긴 했지만, 내기 금액이 과다해 계약은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었다. 이번 항소심에서도 계약은 역시 무효라는 판결이 내려졌지만, 그 내용은 원심과 사뭇 다르다. 이번에는 가위바위보에 어느 정도의 기술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게임의 대부분은 운에 의해 작용하므로 기술과 신체적 노력 만이 있어야 하는 활동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됐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 상급법원에서도 역시 판돈이 과도해 기존 하급법원의 판결을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123rf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청동검에 남은 흠집으로 고대 검술을 재현하다

    청동검에 남은 흠집으로 고대 검술을 재현하다

    유럽에서 청동검은 기원전 1600년부터 기원후 600년까지 쓰였다. 청동은 재질이 무른 금속이므로 지금까지 제사용으로 쓰였다는 가설이 더 유력했지만, 이번에 독일과 영국 등 유럽 연구진은 청동검에 남은 흠집을 분석해 이런 청동검이 전투용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알아냈다고 밝혔다.구리와 주석의 합금인 청동은 후대에 쓰인 철기 무기와 비교하면 쉽게 찌그러져 복원이 어려우므로 전투용에 적합하지 않다고 여겨진다. 지금까지 유럽 각지의 묘지와 강 그리고 습지 등에서 청동검 수천 자루가 발굴됐지만, 이들 무기는 제사용이거나 높은 사회적 신분에 관한 상징물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 연구를 주도한 독일 괴팅겐대의 고고학자 라파엘 헤르만 박사는 “도끼와 창 그리고 화살촉과 달리 검은 순수하게 사람끼리 죽이기 위해 발명된 최초의 도구”라고 주장한다. 헤르만 박사는 당시 전사들은 수리하기가 쉽지 않은 청동 무기의 특성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어 그에 맞는 전투 기술을 터득했으리라 추정한다. 그는 청동검끼리 맞부딪히는 경우를 피하고 상대의 복부를 한 번에 찌르면 무기가 망가질 염려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따라서 그와 그의 동료 연구자들은 청동검 복제품 일곱 자루로 실제로 검과 검에 대한 타격이나 방패·창에 대한 타격에서 어떤 흔적이 남는지를 체계적으로 기록했다. 이들 연구진은 중세 유럽의 전투 기술을 재현하는 지역 동호회 회원들에게 협력을 얻어 중세 전투 지도서에서 볼 수 있는 움직임을 참고해 복제 무기로 결투를 하게 했다. 그 모습을 고속 카메라로 촬영해 무기를 사용한 양측의 전투에서 남게 되는 함몰 등 흠집의 종류와 위치를 기록했다. 그리고 특정 검의 움직임으로 무기에 남는 흠집의 패턴을 분류해간 것이다.실물 청동기 안에 이런 패턴과 일치하는 흠집이 보인다면 청동기시대 전사들도 똑같은 움직임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독일식 검술에서 볼 수 있는 빗겨내기(versetzen) 동작에서 복제 검에 생긴 흠집은 청동기시대 이탈리아나 영국의 검에서 볼 수 있는 특징적인 흠집과 정확히 일치했다. 아울러 이들 연구진은 영국과 이탈리아에서 발견된 청동기시대 검 110자루를 현미경으로 조사해 2500개가 넘는 특징적인 흠집을 목록화해 당시 시대와 출토 지역과 관련지어서 분류했다. 그 결과, 빗겨내기 동작에서 생기는 흠집은 기원전 1300년 이후에 나타나는 특징으로 영국 이전에 이탈리아에서 몇 세기에 걸쳐 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가로로 쳐 베기를 제대로 받은 검은 10도 정도의 각도로 휘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실제 고대 청동검에서도 발견되는 특징으로, 청동검은 이런 공격을 당할 경우 쉽게 구부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청동검을 가지고 서로 정면으로 맞받아쳐 가며 싸우는 듯한 전투는 피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연구는 고대 전사들이 그저 야만적으로 검을 휘두르듯 싸우지 않았고 제대로 훈련된 정교한 동작으로 청동검을 사용했음을 시사한다. 지금까지 고고학자들이 그저 추측할 수밖에 없었던 고대의 전투 기술에 대해 이 연구는 정량적인 평가를 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다른 고고학자들에게서는 이번 연구 방법을 평가하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를 통해 고대 전쟁의 모습도 추측할 수 있다. 청동검을 어떻게 다뤘는지를 알 수 있다면, 고대 전사들이 청동 무기로 어떤 동작을 피하고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했을지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청동검은 실제로 싸움에서 쓰였고 그것은 꽤 숙련된 싸움이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것이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고고학 전문 학술지 ‘고고학적 방법과 이론 저널’(Journal of Archaeological Method and Theory) 최신호(17일자)에 실렸다. 사진=고고학적 방법과 이론 저널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금붕어, 닭과 산책?…스페인서 반려동물과 산책 허가 천태만상

    금붕어, 닭과 산책?…스페인서 반려동물과 산책 허가 천태만상

    스페인에서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엄격한 자택대기명령이 시행되고 있지만 반려동물을 산책하기 위한 외출은 허용된다는 점을 이용해 집 밖을 활보하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CNN 등 외신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 경찰은 24일(이하 현지시간) 북부 라리오하주 주도인 로그로뇨에서 한 남성에게 벌금을 부과했을 때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트위터에 게시했다.남성은 작은 어항에 담긴 작은 금붕어를 ‘산책’시키려 했다고 주장하는 듯 보이지만, 그는 반려동물과의 외출로 인정받지 못해 명령 위반으로 처벌됐다.또한 지난달 25일에는 서부 카나리아 제도에 있는 란사로테 섬의 한 거리에서 한 남성이 암탉의 목에 리드줄을 달아 개를 산책시키듯 데리고 다니다가 스페인 치안수비대에 적발돼 이동 제한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됐다. 심지어 외출을 위한 빌미가 되는 반려동물은 생물이 아닌 경우도 있었다.스페인 경찰노동조합은 지난달 16일 장난감 개를 리드로 맨 채 거리에 있던 한 남성이 한 경찰관에게 주의를 받는 영상을 트위터에 공유했다. 이 조합은 사람들에게 경찰관의 눈을 속이지 말라고 당부했다.같은 날 남동부 도시 무르시아의 한 경찰서도 티라노사우루스렉스로 분장한 채 거리를 걷던 정체불명의 시민이 경찰에 의해 제지당하는 장면을 담은 영상을 트위터에 게시했다. 스페인 의회는 지난 22일 코로나19로 인한 국가 비상사태 선언을 다음 달 9일까지 연장했다. 이에 따라 자택대기명령은 지난달 14일부터 총 8주간 지속하는 것이다. 한편 스페인에서는 일일 사망자 수가 5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기준으로 스페인의 코로나19 사망자는 전날보다 288명 증가한 2만3190명으로, 일일 사망자 수는 지난달 20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美 해변 인파 막으려 사신(死神) 변장 계획한 변호사 화제

    美 해변 인파 막으려 사신(死神) 변장 계획한 변호사 화제

    최근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일부 해변이 제한적으로 재개방되면서 많은 인파가 몰리는 사태가 빚어졌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유지하는 조건부 개장이었지만, 이를 지키는 주민은 거의 볼 수 없었다. 이에 같은 주의 한 변호사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재차 상기할 목적으로 이른바 그림 리퍼로 불리는 죽음의 신(사신) 분장을 하고 해변을 순회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대니엘 울펠더라는 이름의 이 변호사는 2017년 뉴질랜드의 해변에서 인명 사고를 사전에 막기 위해 기용했던 사신으로 직접 변장하기로 한 것이다.그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외출 자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플로리다 주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오는 5월 1일부터 주 내 해변을 사신 분장을 한 채 돌아다닐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그의 사신 분장은 같은 달 12일 시행되는 선거에서 연방 정부에 출마하는 민주당 후보자들을 지지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목적인 모양이다. 그는 22일 트위터를 통해 이미 사신 의상도 주문이 끝난 상태로 다음 주에는 도착할 것이라면서 계속해서 선거 지원 자금이 모이고 있는 것도 보고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플로리다주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재개 지침에 따라 지난 17일 잭슨빌을 시작으로 일부 도시가 해변 재개방을 단행하고 있다.이들 해변의 재개방에서는 사전에 수건과 의자 지참을 금지하고 일정 거리를 유지한 채 야외 운동만 가능하다는 조건이 강조됐지만, 많은 주민은 이를 어기고 해수욕을 즐겼다.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 역시 거의 없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와중이라고는 전혀 생각되지 않는 광경이 연출됐다. 그러자 일부 주민은 이번 규제 완화에 대해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를 드러냈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오늘 내가 사는 곳의 해변이 개장할 예정인데 이쪽으로 오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제발 오지 말고 집에 있어 달라”면서 “모든 게 완전히 끝날 때까지 난 이 해변에 절대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트위터 사용자 역시 “오늘부터 플로리다주가 해변을 재개방한다는 사실은 지금까지 나온 조치 중 가장 멍청한 것 중 하나다”면서 “특히 해변은 사람들로 붐비는 장소인데 믿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200만년전 인류가 만든 신비한 ‘둥근 석기’ 비밀 밝혀졌다

    [핵잼 사이언스] 200만년전 인류가 만든 신비한 ‘둥근 석기’ 비밀 밝혀졌다

    유라시아 대륙 등 북반구에 있는 구석기시대 유적지에서는 둥근 형태의 석기가 남아있는 경우가 많으며 그중 일부는 심지어 200만 년 전쯤 초기 인류가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수십만 년 전을 끝으로 더는 이런 석기가 나오지 않아 오늘날 연구자들은 이런 돌이 어떤 목적으로 쓰였는지 알 길이 없었다. 그런데 이제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의 고고학자인 엘라 아사프 연구원 등이 이끄는 국제연구팀이 텔아비브에서 동쪽으로 약 12㎞ 떨어진 곳에 있는 케셈 동굴에서 가장 최근의 둥근 석기 30점을 발견하고 나서 어떤 목적으로 쓰였는지 추정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이에 대해 이들 연구자는 둥근 형태의 석기는 같은 동굴에서 발견된 다른 석기와 비교했을 때 매우 오래된 기술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지적했다. 이 동굴에 초기 인류가 살았던 시기는 40만 년 전부터 20만 년 전이었지만, 지중해 동쪽에 해당하는 이 지역에서는 케셈 동굴에서 발견된 것보다 새로운 둥근 형태의 석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또한 30점의 석기 중 한 점은 부싯돌로 만들어졌고 나머지 29점은 석회암이나 백운암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 동굴 안에서 발견된 또다른 석기와 다른 광택이 표면에서 나타난다는 점에서 둥근 형태의 석기들은 다른 곳에서 들여온 것으로 이들 연구자는 추정하고 있다. 이들 돌은 모두 완전한 구형은 아니며 표면에는 날카롭게 돌출된 부분이 남아 있다. 그중 10점에서는 사용으로 인한 마모나 잔류물의 흔적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들 연구자는 이탈리아 로마 사피엔자대와 협력해 석기 표면을 디지털 입체 현미경 등으로 분석했다.그 결과, 동물의 뼈를 구성하는 치밀골과 해면골, 콜라겐섬유 그리고 동물성 지방 등이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표면에서 돌출된 부분에는 유기물의 흔적이 두드러졌는데 이는 둥근 석기가 동물의 뼈를 부숴 그 안에 있는 골수를 꺼내 먹기 위한 용도로 쓰인 것으로 보인다고 이들 연구자는 추정했다. 또 연구팀은 여러 종류의 바위를 깨부숴 유적지에서 발견된 것과 같은 형상의 돌을 만들어냈다. 이런 복제품과 자연 상태의 돌을 사용해 소나 양고기에 달린 뼈를 부쉈을 때 실제 둥근 돌이 골수를 빼내는 데 도움이 되는지를 조사했다.그 결과, 울퉁불퉁한 둥근 형태의 석기는 자연석보다 손에 쥐기 쉽고 군데군데 튀어나온 부분이 뼈를 으깨는 데 편리해 깔끔하게 골수를 꺼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또한 복제한 돌로 뼈를 깨뜨린 뒤 거기에 남은 마모 흔적 역시 케셈 동굴에서 나온 돌과 매우 비슷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아사프 연구원은 설명했다. 골수는 동물의 몸에서도 특히 많은 지방산을 포함해 전기 구석기시대의 인류에게 매우 중요한 영양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아사프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수수께끼 같은 둥근 석기가 지닌 기능에 대한 최초의 증거를 제시했다”면서 “케셈 동굴 주민들은 동물의 뼈에서 골수를 빼내기 위해 둥근 돌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 결과는 케셈 동굴을 연구하는 또 다른 팀이 지난해 발표한 케셈 동굴에 살았던 인류는 동물의 골수를 보존식으로 이용했다는 연구 결과와도 일치한다. 당시 연구에서는 뼈가 골수를 보존하기 위한 일종의 ‘캔’으로 이용됐다고 지적했는데 이번 연구는 골수를 빼내는 데 쓰인 둥근 석기가 바로 ‘캔따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 최신호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F1 머신 수준 스펙 자랑하는 경주용 유인 드론 등장

    F1 머신 수준 스펙 자랑하는 경주용 유인 드론 등장

    포뮬러원(F1) 머신 수준의 스펙을 자랑하는 경주용 유인 드론이 등장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롭리포트 등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 기업 알라우다 레이싱은 미래 유인 드론 경주 대회를 위한 유인 드론 에어스피더(Airspeeder)를 개발하고 있다. 매트 피어슨 알라우다 레이싱 최고경영자(CEO)가 F1 머신과 고성능 드론을 합친 하이브리드 기체 같다고 평가한 에어스피더는 전기 추진 기반의 수직이착륙(eVTOL) 기능을 탑재한 유인 드론이다.중량이 약 250㎏인 이 드론은 최대 1t까지 적재할 수 있으며 네 개의 팔 끝에 각각 24㎾의 전기모터와 교체 가능한 500㎾의 배터리팩을 장착해 최고속도 시속 200㎞까지 비행할 수 있다. 비행시간은 한 번에 15분 정도이다. 현재 우리나라 최고층 빌딩 수준인 높이 약 540m까지 상승할 수 있는 이 드론에는 장해물을 피하기 위해 라이다(LiDAR)라는 기술이 적용됐다. 라이다는 레이저광을 주변 사물에 조사해 튕겨 나올 때까지의 시간을 측정해 사물까지의 거리나 방향을 계산하는 기술이다. 이 밖에도 이 드론은 외부 충격에도 상당히 견딜 수 있을 만큼 강한 내구력을 갖췄다.몇 달 전 이 회사가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에어스피더의 포스터는 많은 사람의 눈길을 사로잡기도 했다. 거기에는 “길? 우리가 갈 곳은 길이 필요 없다”(Roads? Where we're going we don't need roads)고 영화 ‘백 투 더 퓨처 2’에서 나오는 에메트 브라운 박사의 명대사가 곁들여져 있다. 피어슨 CEO는 “에어스피더를 잘 타려면 특수한 훈련이나 기체를 기술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미래에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으로의 활용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현재 시점에서는 이 드론이 경주용이므로, 일반인의 탑승은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에어스피더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알라우다 레이싱 홈페이지에 게재돼 있다.사진=알라우다 레이싱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와우! 과학] 와이어를 사용해 VR 공간에 ‘촉각’을 가져올 신기술 탄생

    [와우! 과학] 와이어를 사용해 VR 공간에 ‘촉각’을 가져올 신기술 탄생

    미국 카네기멜런대의 미래 인터페이스 연구팀이 가상현실(VR) 공간에 ‘촉각’을 가져올 신기술을 발표했다. 호주 온라인매체 뉴아틀라스 등에 따르면, ‘와이얼리티’(Wireality)로 불리는 이 기술은 손목과 다섯 손가락 등에 연결된 와이어의 탄력을 통해 VR 공간에 있는 물체 표면의 감촉을 재현한다. VR 공간에 있는 물건이 현실 손에 닿는다이 기술은 사용자의 어깨 위에 장착한 본체에서 7개의 와이어를 늘려 다섯 손가락과 손목 그리고 손등에 연결한다. 와이어에는 스프링 장치가 있어 손이나 손가락의 움직임에 따라 늘어났다가 줄어들 수 있다. 이를 손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VR과 연동함으로써 가상 공간에 있는 물체를 만질 수 있는 것이다.와이어로 연결한 7개의 포인트가 가상 물체에 접촉한 부분에서 가볍게 고정됨으로써 현실적인 촉각이 재현된다. 이로 인해 손가락이나 손목이 물체 표면의 저항을 느껴 마치 직접 만지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것이다. 와이어의 잠금장치는 각 포인트가 가상 물체에서 벗어나는 순간 해제된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공룡과 같이 오늘날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생물과의 소통을 체험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복잡한 물건의 형태도 충실하게 재현한다와이얼리티는 막대 모양의 기둥을 잡거나 울퉁불퉁한 표면을 만지는 것도 지원한다. 그렇지만 본체에는 모토가 탑재돼 있지 않아서 부드러운 움직임은 재현할 수 없는 모양이다. 예를 들어, 울퉁불퉁한 표면에 닿을 수는 있지만, 그 위에 손가락을 미끄러지듯 쓰다듬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또한 가시의 날카로움이나 깃털의 촉감 등 피부 감각을 재현하는 것도 현재로서는 할 수 없다. 구체적인 촉감은 손바닥의 감각 신경을 연결해서 뇌에 직접적인 자극을 일으키는 것으로밖에 실현되지 않는다. 피부 감각과 VR을 연결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며 해결해야 할 점도 많이 있다. 그래도 시각과 청각에 이어 촉각이 추가된 것은 큰 진보이며 VR에 더욱 크게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앞으로의 연구에 따라서는 피부 감각뿐만 아니라 미각과 후각의 도입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 미래에는 신체 감각의 모든 것이 보완돼 현실과 VR을 구분할 수 없는 세상이 오게 될지도 모르겠다. 사진=퓨처 인터페이시스 그룹/카네기멜런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美 4족보행 로봇 ‘스폿’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취직…맡은 업무는?

    美 4족보행 로봇 ‘스폿’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취직…맡은 업무는?

    미국의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제작한 4족보행 로봇이 현지 병원에 취직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3일(이하 현지시간) 더버지 등에 따르면, ‘스폿’이라는 이름의 이 로봇 개 1대는 지난 주부터 보스턴의 브리검영 여성병원 앞 선별진료소에 투입돼 의료진을 돕고 있다. 네 발 달린 이 로봇이 현재 맡고 있는 업무는 의사 등 의료진이 코로나19 의심 환자들을 원격으로 진료하는 업무를 지원하는 것이다. 이번에 투입된 스폿에는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PC와 양방향 라디오가 장착돼 있어 의사는 병원 안에서도 선별진료소의 의심 환자와 실시간으로 상담할 수 있다. 덕분에 이들 의료 종사자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보통 이런 선별 검사에는 최소 5명의 의료 종사자가 필요하다고 하는 데 스폿의 지원은 현장 인력을 줄일 수 있어 자원이 한정돼 있는 개인보호장비(PPE)를 아낄 수 있게 해준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이 같은 일을 지원한 이유는 지난달 초부터 여러 병원에서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업체에 문의한 병원들 가운데 한 곳에서는 일주일 만에 총 직원의 6분의 1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전해졌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또 의료진에 대한 지원을 늘리기 위해 다른 로봇기업 등에 스폿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관한 모든 소스를 공개했다. 이제 이 업체는 원격 의료라는 새로운 세계로 진출할 계획인데 코로나19 환자의 치료에 필요한 체온과 맥박 속도 그리고 호흡수 등 바이탈(주요 건강지표)을 원격에서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고 있다.또한 스폿의 상단부에 자외선C 조명(UVC LED)을 부착하는 방법으로 사물의 표면에 들러붙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입자를 죽여 소독하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보스턴다이내믹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마스크 쓴 듯한 거대 소행성, 다음 주 지구에 접근한다

    마스크 쓴 듯한 거대 소행성, 다음 주 지구에 접근한다

    에베레스트산 높이의 절반쯤 되는 거대 소행성 하나가 다음 주 우리 지구 곁을 스쳐 지나간다. 2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평균 지름이 약 2.06㎞(1.8~4.1㎞)인 소행성이 오는 29일 오전 5시 56분(한국시간 29일 오후 6시 56분) 지구에서 약 630만㎞ 떨어진 우주 공간을 시속 약 3만1000㎞의 속도로 지나갈 예정이다. 최대 길이(4.1㎞)가 에베레스트 높이(약 8848m)의 절반 수준으로 큰 이 소행성은 지구에서 달까지의 평균거리보다 16배 정도 먼 거리를 마하 25.3의 속도로 지나가기 때문에 지구에 충돌할 우려는 없다.‘52768’(1998 OR2)로 불리는 이 소행성은 22년 전쯤인 1998년 7월 24일 하와이 할레아칼라 천문대에서 처음 관측됐는데, 당시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이 천체의 규모에 대해 만일 지구에 충돌하면 “전 세계에 영향을 줄 만큼 거대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산하기관 근지구천체센터(CNEOS)에 따르면, 이 소행성은 자전 주기가 4.11일로 지구의 4분의 1 수준으로 느린 데다가 공전 주기는 3.67년으로 화성보다 좀 더 긴 편이다.지난 17일 미국 자치령 푸에르토리코에 있는 알레시보 천문대에서 도플러 레이더(도플러 효과를 이용해 표적을 탐지하고 식별하는 레이더)로 탐지한 이미지에는 소행성이 마치 마스크를 쓴 듯한 모습이 담겼다. 이에 대해 이 천문대 행성레이더팀의 책임자인 앤 버크키 박사는 “이 소행성의 한쪽 끝에는 언덕과 능선 등 소규모 지형을 볼 수 있어 과학적 관점에서 매혹적”이라면서도 “다만 지금은 누구나 코로나19를 생각하는 시기이므로, 이 소행성은 마치 마스크를 잊지 않고 쓴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미국 국립과학재단의 시설로 센트럴 플로리다대가 운용하는 이 천문대의 연구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한창인 상황에서도 지구를 위협하는 근지구천체(NEO)의 관측을 계속해서 하고 있다.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연구원이나 레이더 운용 인원의 수를 한정하고 있으며 관측하고 있는 동안에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멕시코 해변, 코로나19로 인적 뜸해지자 ‘푸른 야경’ 뽐내

    멕시코 해변, 코로나19로 인적 뜸해지자 ‘푸른 야경’ 뽐내

    멕시코에 있는 한 해변의 밤바다 일부가 푸르게 물든 모습이 SNS상에 공개돼 화제다. 24일(이하 현지시간) 엘 우니베르살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지난 20일 서남부 게레로주 아카풀코의 한 해변에서 신비로운 발광 현상이 포착됐다.트위터를 통해 공유되고 있는 사진과 영상은 푸에르토 마르케스라는 이름의 해변이 해안선을 따라 푸른색 형광 빛으로 밝게 빛나는 모습을 담고 있다. 현지 관광청은 이번 발광 현상이 해변으로 몰려든 생물발광 플랑크톤 떼가 일으킨 생물화학적 반응으로 인해 나타난 결과라고 밝혔다.현지 저명한 해양생물학자인 엔리케 아얄라 두발 박사도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한 이 해변의 모습은 최근 이런 해변에서 사람들의 활동이 줄었기 때문”이라면서 “생물발광은 대부분의 경우 루시페린이라는 발광 단백질과 분자산소 그리고 아데노신 3인산(ATP)이 작용한 생화학적 반응의 결과로 생긴 빛”이라고 설명했다.문제는 일부 게시물에서 한 남성이 밤바다로 입수해 헤엄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는 데 있었다. 현재 멕시코에서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의 해변에서 입수가 금지돼 있지만, 문제의 남성이 이를 어기자 비난이 쏟아졌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또다시 사람이 문제인 것인가?”라면서 “우리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인가?”라고 썼다. 그러고 나서 이 사용자는 “아카풀코의 푸에르토 마르케스에서 식물성 플랑크톤들이 만들어낸 자연의 광경은 인상적이다. 이는 이 바다에서 이들 미생물에 의해 발생한 현상”이라면서 “나쁜 점은 항상 사람이 모든 것을 망치기 위해 그곳에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아르투로 마르티네스라는 이름의 페이스북 사용자는 아키풀코에서는 지난 60년간 생물발광 플랑크톤들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한 친구는 ATV(4륜 오토바이)를 탄 관광객들이 해변을 망쳤기 때문에, 플랑크톤들이 나타나지 않아 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아키풀코의 해변에서는 생물발광 플랑크톤들이 나타날 때까지 60년이 걸렸지만, 이 화제의 광경은 사실 멕시코의 다른 지역에서 정기적으로 목격된다. 오는 5월부터 9월까지는 킨타나로오주 올보쉬 섬의 해안에서 이런 발광 현상이 간혹 목격되며 오는 8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는 오악사카주 차카후아 국립공원에 있는 호수 5곳에서도 물이 푸른 빛을 내뿜을 때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트위터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美 연구진, 인간의 뇌를 모방한 핵심 전자칩 개발 중

    美 연구진, 인간의 뇌를 모방한 핵심 전자칩 개발 중

    인간 뇌를 모방하는 핵심 전자칩의 개발이 생체 전자공학의 급격한 발전 덕분에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이른바 ‘뉴로모픽 컴퓨팅 칩’으로 불리는 이 핵심 연산장치는 인간 뇌의 뉴런(신경세포)들과 이들을 연결하는 부위인 시냅스(연접부)들의 구조를 모방해 기계학습을 수행하면 기존 컴퓨터에서는 할 수 없던 복잡한 의사결정을 인간 수준으로 해낼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기술로는 이 칩을 가동하는데 최소 1V 안팎의 전압이 필요했다. 이는 인간 뇌가 필요로 하는 전압인 80㎷와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높은 전압이다. 하지만 뉴로모픽 컴퓨팅 칩의 최종 목표는 인간의 뇌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만큼 발전하는 것이므로, 이렇게 높은 전압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런데 미국 매사추세츠대 애머스트캠퍼스 연구진은 자신들이 개발하고 있는 뉴로모픽 컴퓨팅 칩을 가동하는 데 필요한 전압을 실제 뇌 수준인 40~100㎷까지 낮추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런 성과 덕분에 이 전자칩은 실제 뇌를 재현하기 위한 마지막 관문을 돌파했다고 할 수도 있다. 또 적정 전압의 획득으로 손상됐거나 오래된 뇌세포를 대체하는 이른바 ‘뇌 바꾸기’도 실현 가능할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이번 저전압화를 가능하게 했던 것일까. 그 열쇠를 쥐고 있던 것은 뜻밖에도 세균에 있었다. 의사 시냅스의 구조 뉴로모픽 컴퓨팅 칩의 개발에 있어 가장 어려운 문제는 시냅스를 재현하는 것이다. 시냅스의 역할은 보통 전자회로의 스위치에 있는 온·오프 기능과 비슷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흐르는 전류가 많거나 적음에 따라 스위치로 기능하는 유연성을 갖는다. 기존 전화회로로는 이런 성질을 재현하기가 어려웠지만, 최근 10여년간의 급격한 기술 발전 덕분에 뉴로모픽 컴퓨팅 칩은 실제 시냅스와 같이 유연한 전류 조절을 재현하는 의사 시냅스를 탑재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저전압화 실현에 핵심이 된 부분은 금속 환원 미생물(혐기성 세균)인 지오박터 설퍼레두신스가 만들어내는 단백질로 된 나노와이어다. 이는 단면의 지름이 1나노미터 정도의 극미세선을 말한다. 생물 호흡의 본질은 체내에서 생긴 잉여 전자를 버리는 데 있다. 산소를 이용하는 호기성 호흡의 경우 체내 전자를 산소에 부여해 이산화탄소로 대체 방출한다. 반면 금속을 이용하는 혐기성 호흡은 체내에서 생긴 잉여 전자를 금속에 버리는 방식으로 호흡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이 주목한 단백질 나노와이어는 혐기성 세균이 전자를 버리기 위해 금속(자연계에서는 광석)과 자신의 신체 일부를 연결하는 데 쓰인다. 이들 연구자는 의사 시냅스 사이를 이 혐기성 세균에서 채취한 나노와이어들로 채웠다. 그리고 의사 시냅스 전후 회선에 전압이 가해지면 나노와이어에 전자가 흐르고 주위에 부유시킨 은 이온을 은으로 바꿔 의사 시냅스 사이에서 은 덩어리가 생기게 했다. 분자 상태의 은이 모이면서 의사 시냅스는 접속돼 간다. 전기를 통하게 함으로써 수중의 은 이온(Ag+)이 단백질 나노와이어로부터 전자를 받아 은 덩어리를 형성하고 그 덩어리가 성장하면서 회로가 연결된다. 그리고 전기가 끊기면 집적된 은 덩어리는 다시 은 이온이 돼 수중에 녹아 연결이 끊어지는 것이다. 즉 혐기성 세균이 가지는 자연계 최소의 전선은 은과 은 이온으로부터 전자를 주고 받는 역할을 통해 생체 촉매와 같은 기능을 했다는 것이다. 생물이 지니는 촉매 작용은 매우 효율적이고 의사 시냅스의 작동에 필요한 전압을 극적으로 줄이는 과정으로 이어졌다. 따라서 이 연구를 통해 만들어진 신경 연결은 기존 기술의 비세포적 성질과 단백질 나노와이어로 이어진 세포적 성질 양측 모두를 지닌 이른바 하이브리드 뇌라고 할 수도 있다. 비세포성 뇌 만들어내나 이 연구로 생체 전압 수준의 제어가 실현돼 손상된 신경을 비세포성 전자회로로 대체할 수 있게 됐다. 배양한 세포와 달리 비세포성 회로는 거부 반응이 일어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적정 전압은 대체할 신경을 중추신경으로 확대할 수도 있다. 뇌는 매우 생물학적인 조직이지만 신경 연결의 구조를 모방할 수 있으면 세포를 사용하지 않아도 모방할 수 있다. 손상됐거나 오래된 뇌세포를 이런 전자칩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 또 최신 연구에서는 쥐의 손상된 뇌를 인간의 피부세포에서 배양한 뇌세포를 사용해 대체하는 실험에도 성공했다. 이런 잠정적인 대체 기술을 통해 뇌를 모든 전자회로로 대체하는 미래도 가능해질 것이다. 어쩌면 그 때가 오기 전에 세포가 만들어내는 감정과 전자회에서 발생하는 감정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기 시작해야 할지도 모른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최신호(20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건강을 부탁해] 드립커피 하루 1~4잔 마시면 심근경색 사망률 15% 뚝

    [건강을 부탁해] 드립커피 하루 1~4잔 마시면 심근경색 사망률 15% 뚝

    드립커피(내림커피)를 마시면 심장마비 등 증상이 나올 수 있는 심근경색으로 사망할 확률을 15%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예테보리대 연구진이 커피 추출 방식과 심근경색 관련 및 일반 사망 위험 사이의 관계를 연구해 내림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은 다른 방식으로 추출한 커피를 마시거나 어떤 커피도 마시지 않는 이들보다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 이런 심장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기존 여러 연구에서는 커피 소비가 이른바 나쁜 콜레스테롤의 상승과 관계가 있어 심장 건강에 잠재적으로 해로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이처럼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 심근경색이라는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커피 속 지질 성분을 여과(필터)지를 사용하는 핸드드립 추출 방식으로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실제로 내림커피 한 잔에는 여과지를 쓰지 않은 다른 일반 커피보다 지방으로 된 지질 상승 물질의 농도가 약 30분의 1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에서는 만 20~79세 건강한 유럽인 남녀 50만 여 명을 대상으로 평균 20년간 마셔온 커피의 양과 종류를 기록하게 했다. 이들 참가자는 또 흡연과 신체활동 수준, 혈압 그리고 콜레스테롤 수치 등 심장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른 요인들도 기록했다. 이들 연구자의 분석은 커피를 마시는 행위가 그 자체로 위험한 습관은 아니지만, 내림커피를 마시는 것이 어떤 종류의 커피도 마시지 않는 것보다 안전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내림커피는 나이와 성별 그리고 생활방식에 관계 없이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15% 줄이는 것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심장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은 내림커피를 마실 경우 여성은 20%, 남성은 12%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내림커피 소비량은 하루에 한 잔부터 네 잔까지 마셨을 때 사망 확률이 가장 낮았다. 반면 여과지로 거르지 않는 일반 커피를 마시는 경우 60세 이상 남성들을 제외하고는 어떤 커피도 마시지 않는 경우보다 사망 위험이 높지 않았다. 이에 대해 연구를 이끈 다그 텔레 교수는 “이번 연구는 커피 추출 방식과 심근경색 그리고 장수(오래 삶) 사이의 관계에 관한 강하고 설득력 있는 증거를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텔레 교수는 또 만일 높은 콜레스테롤이 우려된다면 일반 커피를 내림커피로 바꾸는 것을 권했다. 그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는 것을 알고 있어 어떤 조치를 하고 싶다면 여과지로 추출하지 않는 커피 머신으로 내린 커피는 멀리 하라”면서 “이는 카페티에르 또는 프렌치 프레스로 불리는 커피 주전자로 내린 커피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여기서 카페티에르는 종이 여과지가 아니라 금속 필터를 써서 갈아놓은 커피를 걸러 마시는 데 쓰는 유리로 된 기구를 말한다. 이어 “다른 모든 사람을 위해 마음을 편히 먹고 커피는 여과지로 걸려 마셔라”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유럽 예방심장학회지’(European Journal of Preventive Cardiology)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123rf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와우! 과학] 지구 지각 이동은 32억 년 전부터 시작…호주 암석서 증거 발견

    [와우! 과학] 지구 지각 이동은 32억 년 전부터 시작…호주 암석서 증거 발견

    지구 표면의 가장 바깥쪽을 차지하는 토양과 암석으로 이뤄진 지각이 적어도 32억 년 전부터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는 기존 이론들보다 최대 13억 년 빨라진 것이다. 지각은 7개의 주요 지각판과 여러 작은 지각판으로 나뉘는 데 1년에 최소 1㎝부터 최대 16㎝씩 움직인다. 미국 하버드대 등 공동연구팀은 지각의 이동은 지구 역사에서 얼마나 일찍 발생했는지 알아내기 위해 이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에서는 가장 오래된 지각 조각에 속하는 서호주의 암석들에서 32억 년 전부터 지각이 매년 약 2.5㎝씩 이동했다는 증거가 나왔다. 지각 활동이 언제 시작됐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이론이 있는데 지금까지는 최소 10억 년 전에서 최대 30억 년 전까지였다. 따라서 이 연구는 최대 추정치보다 2억 년 일찍 지각이 움직이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연구팀에 따르면, 가장 이른 지각 활동의 단서들은 30억 년 이상 된 호주 암석들에서 나왔다. 이들 연구자는 지각 이동이 생각보다 빨라서 오늘날과 비슷한 판의 이동이 일어났다는 가장 오래된 증거를 발견했다고 믿는다. 이들은 또 이 연구가 당시 지구가 오늘날 세계와 구조가 매우 비슷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연구팀이 분석한 암석들은 호주 서부 필바라의 암석권에서 나온 것이다. 암석권은 암석으로 구성돼 있는 지각 표층부로, 이곳은 대륙지각과 해양지각이 붙어있다.연구를 이끈 앨릭 브레너 하버드대 박사과정 학생은 “이번 결과는 기본적으로 지구의 판 이동이 시작한 시기가 훨씬 더 오래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질학적 증거”라고 설명했다. 여러 지각판의 상대적 움직임에 의해 다양한 지질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판 구조론이라고 하는데 이는 생명의 진화와 행성의 발전에 관한 열쇠가 된다. 지표에는 모두 15개의 지각판이 맨틀 위를 떠돈다. 이들 판의 움직임이 대륙의 위치를 정하고 산맥 등 지형 형성에 도움을 준다. 이는 또 새로운 암석을 지표 위로 노출하게 해 수십억 년에 걸쳐 지구의 표면 온도를 안정화하는 화학적 반응으로 이어졌다. 이로 인한 안정된 기후는 생명 진화에 결정적 요인이 된다고 이들 연구자는 말한다. 게다가 최초의 지각 이동이 발생한 시기는 오랫동안 지질학계에서 논쟁의 쟁점이 돼 왔기에 이를 밝히기 위한 모든 정보는 가치가 있다. 지구의 날인 22일 발표된 이 연구는 지금까지 이론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데 도움을 주며 기존 생각보다 좀 더 온화한 환경에서 최초의 생명이 발달했음을 제시한다. 연구에 참여한 로저 푸 조교수는 “우리는 지구를 움직이는 지구물리학적 원리를 이해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푸 조교수는 또 판의 이동은 생명체에 필요한 요소들을 지구로 들이고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는 태양계의 다른 행성들과 외계행성들에 관한 이해에도 도움을 주는 과정이다.이들 연구자는 이 연구를 위해 필바라 크레이톤으로 조사 여정을 떠났었다. 우리 말로 강괴를 뜻하는 크레이톤은 대륙괴나 안정지괴로도 불리는 지각의 원초적이고 두꺼우며 매우 안정된 부분을 말한다. 보통 크레이톤은 지각판의 중앙부에서 발견되며 고대 대륙들의 중심부였다. 이런 특징은 크레이톤을 지구과학적 연구를 하기에 좋은 천연 장소로 만든다. 필바라 크레이톤은 길이가 약 480㎞에 달한다. 이는 미국의 펜실베이니아주(州)와 대략 같은 크기다. 2017년 푸 조교수와 브레너는 꿀빨이새 현무암(Honeyeater Basalt)으로 불리는 암석에 구멍을 뚫어 폭 2.5㎝ 정도의 중심부 표본을 채취했다. 특히 이들 연구자의 연구는 기존 대다수의 연구와 다르다. 왜냐하면 두 사람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암석의 위치를 측정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췄지만, 다른 연구는 지각의 움직임을 시사하는 암석의 화학 구조에 초점을 맞춘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최신 양자 다이아몬드 현미경을 사용해 이번 발견을 확인했다.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대(MIT)의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이 현미경은 암석 표본의 자기장과 입자를 이미지화한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진극배회(眞極徘徊·True Polar Wander)로 불리는 현상을 배제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 현상 역시 지구의 표면을 움직일 수 있다. 이런 지질학적 움직임의 시간 간격 때문에 이번 결과는 판구조론 쪽으로 더욱더 기운다. 자세한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최신호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애니멀 픽!] 각자 짝 잃은 두 펭귄이 만나 의지하는 뭉클한 순간

    [애니멀 픽!] 각자 짝 잃은 두 펭귄이 만나 의지하는 뭉클한 순간

    코로나19가 전 세계에서 큰 영향을 주면서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는 경우가 적지 않은 가운데, 호주에서 한 사진작가가 자신의 SNS에 공유한 사진 한 장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멜버른에 사는 사진작가 토비아스 바움게르트너는 지난달 25일 인스타그램에 쇠푸른펭귄 한 쌍이 함께 붙어 서 있는 뒷모습을 담은 사진을 게시했다.멜버른의 스카이라인이 내려다보이는 세인트킬다 비치의 한 바위 위에서 촬영한 이 사진은 왼쪽 펭귄이 우측 날개를 그 옆에 서 있는 펭귄에 대고 있어 마치 어깨를 포근하게 감싸고 있는 듯해 보인다. 작가에 따르면, 이 사진은 1년 전쯤 촬영한 것이다. 그는 “당시 한 자원봉사자가 내게 다가와 오른쪽 흰 펭귄은 짝을 잃은 나이 든 암컷이고, 왼쪽의 검은 펭귄 역시 짝을 잃었다고 말했다”면서 “두 펭귄은 서로 위로하면서 인근 도시의 불빛을 내려다보고 몇 시간 동안 함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그는 이 사진을 얻기 위해 쇠푸른 펭귄 서식지에서 3일 밤을 보냈고, 이런 노력 덕분에 이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촬영용 조명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 작은 펭귄들은 쉼없이 움직여 날개를 서로의 몸에 대는 순간까지 촬영하는 데 정말 힘이 들었지만, 이런 아름다운 순간을 포착하는 행운을 얻어 기쁘다”고 말했다.이후 작가는 지난 14일에도 이들 펭귄의 새로운 사진 한 장을 공유했다. 그러고나서 “두 펭귄은 서로를 보듬는 모습이 펭귄 서식지에서도 돋보였다. 다른 펭귄들이 자고 있거나 뛰어다니는 동안 이들 펭귄은 그 자리에 그냥 서서 마치 1초 1초를 차분히 서로 즐기는 것처럼 날개를 서로의 몸에 의지하고 있었다”면서 “서로 아픔을 이겨내고 예기치 못한 사랑을 발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사진은 이전에 공유한 것과 비슷하지만 공개하지 않으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공유하게 됐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아름답다”, “이야기도 사진도 감동적”이라는 등 호평을 보였고, 일부 네티즌은 이들 펭귄의 모습을 영상으로도 보고 싶다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작가는 오는 25일 세계 펭귄의 날을 맞이해 이들 펭귄의 영상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유할 계획이다. 사진=토비아스 바움게르트너/인스타그램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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