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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재웅
    2026-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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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양부 와 없애노… 부산 홀대 아이가”

    “해양부 와 없애노… 부산 홀대 아이가”

    “해양수산부는 와 없애노…. 작은 정부도 좋지만 3면이 바단데 부산을 푸대접하는 거 아이가.”(50대 자갈치시장 상인) “대통령이 경제를 확 살린다 안심니껴, 기다려 봅시더.”(40대 택시기사) “기대할 꺼 없어예. 총선이 낼모렌데 뽄때를 보여조야지예.”(회사원) ●실망·우려 우세한 편 ‘실용’을 표방한 새 정부가 출범한 지 10여일이 지난 7일, 부산 민심의 공통분모는 실망과 우려가 우세했다. 비꼬는 이가 많은 것도 한 축이었다. 경상도란 지역 특성상 ‘보수’가 강하지만 특유의 ‘야성’도 만만찮은 지역 특성 때문이다. 참여정부가 사수를 원했던 해양수산부가 국토해양부로 통폐합되면서 17대 대선 때 한나라당에 표를 몰아줬던 부산 시민들의 말 속엔 배신감이 묻어 있었다. 일각에선 “4·9 총선 때 보자.”는 말을 툭하면 한다. “명색이 제2의 도시라는 부산은 껍데기뿐 아이가. 인구는 갈수록 줄어들제, 기업은 자꾸 빠져나가제. 덩달아 먹고 살게 없으니까 사람들도 자꾸 외지로 나간다 아이가.” “그놈이 그놈이제. 기대가 컸는데 장관 내정자들 꼬라지(모습) 보니까 틀려묵었다 아이요.”. 부산역 지하철에서 만난 김모(73) 할아버지는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커서인지 말투에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주위 사람들은 묵시적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해양부의 폐지 불만도 ‘소주 한잔’에 얼큰하게 취하면 나오는 단골 메뉴다.‘참여정부가 부산과 밀접했지만 얻은 게 없다.’는 소외감이 바닥에 깔려 있다.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을 찍었다는 회사원 김모(48)씨는 “떡은 주지 못할망정 매(해양부 폐지)를 때린다.”면서 “이번 4·9 총선 때 야당을 찍겠다.”며 내놓고 말했다.“당 이름(자유선진당)은 모르지만 ‘이회창당’ 찍을끼다.”라는 이도 제법 있다. 하지만 성미가 급해 흥분을 잘하는 지역인의 특성상 한 달여 남은 총선에서 표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다. ●표로 연결 여부는 미지수 부산시도 이 분위기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해양부 폐지로 현안 사업인 부산 신항 개발, 북항 재개발, 항만배후 연결도로 조성 등 국가적 대형 사업이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전국 380개 해양수산 관련 단체로 구성된 ‘해양부 해체 저지 범국민연대’는 지난달 22일 “4월 총선 한나라당 표 안 주기 운동, 신정부 해양수산 행정정책 감시 및 평가 강화’ 등을 거론했다. 가라앉은 민심은 일상에서도 여실히 느껴졌다.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만난 건어물가게 주인 윤재웅(52)씨는 “제발 서민들 주름살 좀 펴게 해조야 할거 아이것소.”라며 볼멘소리를 했다.50대 후반으로 보이는 주인 아주머니도 “별로 큰 기대 안합니더. 쪼매만이라도 경제가 낫게 해조야지예.”라며 부쩍 안 좋아진 경제사정을 대변했다. 택시 기사도 “5년 전만 해도 택시 승차율이 70∼80%였는데 요즘에는 50%를 밑돌고 있어 사납금 맞추기도 힘들다.”며 살림살이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고 푸념했다. ●지역 정치권도 곤혹 곤혹스럽기는 지역 정치권도 마찬가지다.‘부산항을 사랑하는 시민모임’ 박인호 대표는 “해양부 설치에 앞장섰던 일부 지역 국회의원이 해양부 폐지에 앞장섰다.”며 “이들을 표로 심판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노무현 대통령의 퇴진과 함께 물러난 부산지역 가신 대부분은 본업으로 되돌아가지만 일부는 이번 총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차성수 전 시민사회수석과 전재수 전 제2부속실장은 이번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 출신인 박재율 민원·제도개선비서관은 총선 출마를 포기했으며, 이정호 전 시민사회수석은 부경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보수층이 두껍기 때문이다. 한 야당의 부산시당 홍보팀장은 다가올 총선과 관련,“해양부 폐지가 민심으로 나타나지 않겠느냐.”며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놨다. 그는 이어 “상대적으로 우리가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런 분위기 가운데서도 일본과 교역을 한다는 M통상 대표 김진헌(48·동구 초량동)씨는 “뜸이 들어야 밥이 익듯이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시각을 달리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부고]

    ●김양래(청암언론재단 이사·전 한겨레신문 부국장)씨 상배 동준(학생)동혁(중앙일보 경영지원팀)지은(에이전시 더블유 기획팀 대리)씨 모친상 1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1일 오전 7시 (02)3010-2237●황인성(금융감독원 비은행검사1국 팀장)인덕(평택농협 과장)씨 부친상 19일 평택 예솔병원, 발인 21일 오전 8시 (031)656-9868●김동훈(서울대 금속공학과 명예교수)씨 별세 윤기(자영업)문기(한국기술교육대 교수)규영(미국 노스이스턴 일리노이대 〃)씨 부친상 박찬혁(오엑스엔지니어링 부사장)씨 빙부상 홍순선(미국 MB 파이낸셜은행 지점장)씨 시부상 19일 분당서울대병원, 발인 21일 오전 9시 (031)787-1503●장성락(전 일산직업훈련원 원장)씨 별세 철호(미래디자인연구소 대표)씨 부친상 백태진(백신경외과 원장)씨 빙부상 1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1일 오전 5시 (02)3010-2238●진성섭(전 교원나라 저축은행 사장)성문(전 유신코퍼레이션 부사장)성복(전북대 명예교수)성술(자영업)씨 모친상 진정욱(서울이비인후과 원장)승범(한빛진단방사선과 〃)씨 조모상 1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1일 오전 7시 (02)3010-2262●임정섭(하이닉스반도체 연구원)씨 모친상 윤재웅(GM대우)씨 빙모상 19일 이대목동병원, 발인 21일 오전 8시 (02)2650-2751●곽무성(선영유통 대표)씨 부친상 1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1일 오전 8시30분 (02)3010-2233●김태일(서울동부지방검찰청 징수1계장)씨 모친상 김명성(전 도산중 교장)신태욱(부산세관 심사국장)류택상(전 국세청)박은수(농협중앙회 안동여신관리단 팀장)씨 빙모상 1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0일 오전 7시 (02)3410-6918●권태경(전 태흥공업사 사장)씨 별세 영재(현대엔지니어링 부장)영환(암코 매니저)씨 부친상 박동은(전 서울사진앨범조합 이사장)박천기(재미 사업)임채도(사업)이병배(정화여상 교사)씨 빙부상 19일 한양대병원, 발인 21일 오전 8시 (02)2290-9460
  • [멋진 여자 멋진 남자] 나도 스타처럼

    [멋진 여자 멋진 남자] 나도 스타처럼

    계절별로 바뀌는 유행을 따라가는 것도 시즌을 즐겁게 맞이하는 한 방법이다. 특히 TV 속 드라마나 오락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스타의 패션을 보면 시즌의 패션 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 독특한 패션을 경험할 수 있었던 드라마 ‘아일랜드’와 다양한 남녀 패션을 보여준 ‘오!필승 봉순영’,‘매직’ 등 멋진 패션으로 눈이 즐거웠던 드라마가 끝난 것이 아쉬움이랄까. 그래도 여전히 TV 속에는 시즌의 유행이 보인다. 올 시즌 내 옷차림을 중급 이상으로 만들어줄 아이템, 응용하면 보다 세련된 연출이 가능한 아이템은 어떤 게 있을까.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빛나는 girl ●양털부츠 올 시즌 최고의 인기 아이템. 엉성하게 생겼지만 보온성은 물론 스타일을 살리는 데도 한몫해 사랑을 독차지한다. 할리우드 스타들은 쇼핑할 때나 편한 모임에 참석할 때, 심지어 조깅하러 갈 때도 양털부츠를 신을 정도로 사랑이 남다른데 국내에서도 그럴 날이 멀지 않은 듯. 단순한 모양의 어그부츠, 리본으로 장식한 레이스업 스타일의 미네통카 등 다양한 디자인을 즐길 수 있다. ●미니스커트 부츠의 계절이 돌아오면 스커트에 대한 관심도 커진다. 부츠를 멋스럽게 연출할 수 있는 방법으로 스커트만한 것이 없기 때문.(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스커트를 사고 부츠를 사는지 순서야 어찌됐든!)올해는 양털부츠가 유행하면서 가장 예쁘게 코디할 수 있는 짧은 미니스커트가 인기. 특히 밑단을 올이 풀린 듯 거칠게 처리하거나 주름을 단 플리츠 스커트가 딱이다. ●니트카디건 또는 판초 몸매 좋은 황신혜가 잡지 ‘인스타일’과 함께 한 화보에서 랄프로렌 판초를 입고 나와 큰 인기. 그녀가 입었던 블랙라벨은 이미 동이 나고 블루라벨만 남아있다. 올 겨울 로맨틱하면서 따뜻한 이미지 연출을 위해 엉덩이를 살짝 덮는 길이의 니트 카디건도 유행. 벙벙해보이지 않도록 허리를 끈으로 묶어주는 스타일이 특히 많이 나왔다. ●브로치 뉴욕 패션의 리더격인 사라 제시카 파커가 ‘섹스 앤드 더 시티’에서 커다란 코사지를 유행시킨 데 이어 이번에는 브로치를 퍼뜨리고 사라졌다. 사용할 수 있는 위치가 한정된 코사지와는 달리 브로치는 청바지의 접은 밑단, 벨트, 백 등 어디든지 활용할 수 있어 좋다. 드라마 ‘매직’의 하연진(엄지원)은 재벌집 딸의 럭셔리한 모습을 연출할 때,‘오!필승 봉순영’의 노유정(박선영)은 커리어우먼의 세련된 감각을 표현할 때 모두 브로치를 사용했다. 적당히 화려한 브로치는 패션의 지루함을 덜고 고급스러움은 더한다. ●통바지 또는 로 라이즈 진 자유롭고 감각적인 보헤미안이 되고 싶은 이들에게 딱이다.‘아일랜드’의 이중아(이나영)가 선보인 넓적한 통바지가 독특한 ‘보헤미안 룩’을 연출하면서 관심의 중심에 섰다. 히피 느낌의 판초와 큼직한 브로치, 또는 긴 머플러를 이용한 코디로 센스를 발휘해보자. 키가 작은 당신이라면 다리가 가늘고 길어보이는 로 라이즈 진(low rise jean)을 추천. ■폼나는 君 ●깊은 V넥 니트 누구나 가지고 있어야 할 아이템. 드라마 속의 남자 주인공이라면 꼭 이런 니트를 입었다.‘풀하우스’의 이영재(비),‘왕꽃선녀님’의 김무빈(김성택),‘아일랜드’의 강국(현빈)까지. 부드러운 니트의 감촉과 깊이 파인 네크라인으로 드러나는 가슴선의 섹시함이 메트로섹슈얼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데 최고의 아이템이다. 인기 색상인 분홍과 고급스러운 갈색, 신비한 보라 계열이 주류. ●작은 액세서리·소품 커다란 펜던트, 팔찌, 목걸이 등 남성의 강인함을 강조하는 액세서리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보일 듯 말 듯한 작은 액세서리가 유행. 드러난 목선에 작은 목걸이를 해 ‘너무 꾸미지 않는, 하지만 센스는 남다른 남자’의 이미지를 굳힌다.‘오!필승 봉순영’의 윤재웅(류진)이 대표적인 케이스. 고리 사이에 줄을 넣어 길이를 조절하는 체인 목걸이, 작은 스카프, 화사한 타이 등으로 감각적인 이미지를 연출한다. ●코듀로이 재킷 꾸준히 동경하는 ‘영국 귀족’스타일 유행에 따라 대표적인 영국 아이템인 코듀로이가 각광받는다. 특히 캐주얼과 정장의 느낌을 넘나들며 활용도가 높기 때문. 팔꿈치에 가죽을 덧댄 기본형은 1980년대 느낌. 올 시즌에는 다양한 디자인의 테일러드 재킷에 남색, 보라, 초록 등 색상도 다양하다. ●벨트 올 시즌에는 벨트 하나만으로 스타일에 힘줄 수 있다. 검은색 상하의에 하얀색 벨트를 한 조인성식 패션이 유행하면서 흰색 벨트의 인기가 식지 않는다. 청바지에 흰 벨트는 패션의 기본 공식처럼 됐다. 올 시즌 벨트는 더욱 화려해졌다.‘매직’의 차강재(강동원)가 입은 것처럼 초록이나 하늘색 벨트로 무채색 정장에 포인트를 준 스타일이 유행이다. 올 시즌 벨트는 더욱 화려해져 뱀 가죽이나 표범 무늬 등 애니멀 프린트도 인기. ●니트모자 보온이 중요한 겨울에 니트모자를 빼놓으면 섭섭하다. 니트모자를 눌러쓴 국내외 스타들의 모습이 종종 눈에 띄면서 단순히 보온용이 아니라 멋을 살리는 패션 아이템으로 니트모자를 선택하기도. 니트모자는 눈썹을 가리지 않고, 귓불이 살짝 보이게 쓰는 게 이쁘다. 긴 니트모자의 경우 머리 끝에 남은 공간이 생기면 머리를 종 모양으로 만들어 이상하다. 니트모자를 뒤쪽 아래를 안쪽으로 접어 쓰는 게 좋다. 머리 만지기 귀찮은 날에 야구모자 대신 추천. ■올 시즌 멋쟁이 필수 아이템 ●캐릭터 소품 캐릭터 티셔츠도 눈에 띄는 아이템 중 하나. 캐릭터 티셔츠와 가죽 재킷을 코디네이션하면 캐주얼하면서 세련돼 보인다. 재미있는 캐릭터를 그려넣은 지갑, 가방 등도 인기다. 패션 일러스트 고석희씨와 공동으로 작업한 앤디앤뎁의 토트백 크루엘라 시리즈(사진 오른쪽)를 비롯해 폴 프랭크 같은 개성 강한 캐릭터 소품은 심플한 디자인을 트렌디하게 만든다. ●빅백 활동적이고 실용적인 큰 가방은 겨울이 가까워질수록 사랑받는다. 정형화된 블랙 정장에 서류가방이 아닌 감각적이고 활용도 높은 큰 가방을 매치시키면 활동적이고 실용적이다. 캐주얼룩과 함께 하면 깔끔하면서 젊은 감각을 표현할 수 있다. 크고 헐렁한 가방으로 시즌 트렌드인 낡은 듯한 빈티지를 표현하거나 ‘아일랜드’의 중아같은 신비로운 이미지를 연출하기도 한다. ●헌팅캡 평범한 옷을 세련되게 하는 아이템 중 하나로 유행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남녀 모두 관심을 갖는 아이템. 몸매 라인을 살리는 달라붙는 옷에 헌팅캡을 쓰면 맵시있다. 울 트위드 코듀로이 등 다양한 소재에 파랑 분홍 보라 등 색상도 다채롭다. 여기에 중아가 초반에 쓰고나왔던 티롤모자(챙 부분을 살짝 올린)는 신비로운 스타일을 연출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길고 가는 머플러·스카프 매끈한 실크 스카프보다는 주름이 잡힌 시퐁, 니트 등 질감이 살아있는 스타일이 핫 아이템이다. 길고 가는 머플러를 한두번 감아 늘어뜨리는 스타일이 멋스럽다. 긴 비즈나 스팽글 프릴 등으로 밑단이 화려하게 장식된 것도 인기.‘매직’의 윤단영(김효진)이 즐기는 깜찍한 스타일에는 프티스카프를 목에 묶어 귀여움을 더했다.
  • [총선 D-7] 지역민심 르포 ① 영남

    열린우리당 독주체제로 여겨졌던 17대 총선판세에 변화가 일고 있다.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박풍’,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노풍’(노인 폄하발언),민주당 추미애 선대위원장의 삼보일배 등이 진원지가 되고 있다.현지 취재를 통해 지역민심을 다섯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 부산·경남·울산 “탄핵이 잘못됐지만 국론을 분열시키고,빌미를 제공한 노무현 대통령의 책임도 적지 않다.” 7일 오전 경남 창원시 상남동 성원주상가 주차장에서 만난 전형석(42·건축업)씨에게 “민심이 어떻게 돌아가느냐.”고 묻자 이렇게 말했다.이어 “거대 여당이 탄생하는 것에는 반대하지만 한나라당도 정신차려야 한다.”고 일침을 놨다. 경남지역에서는 총선열기가 지역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리며 달아오르고 있다.전통적인 한나라당 텃밭이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와 양산 등 동부지역은 우리당을 지지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김해 진영읍에서 만난 40대 주부는 다분히 감정적이었다.그녀는 탄핵소추안 가결이 잘못됐음을 지적한 후 “매월 15일은 쓰레기 분리수거하는 날”이라며 “이번 선거일에 분리수거를 잘 해야 된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그러나 진주를 중심으로 서부경남의 민심은 딴판이다.박종한(56·진주시 신안동)씨는 ‘그래도 한나라당’이라고 지역민심을 전했다.그는 “차떼기와 탄핵정국을 거치며 한나라당에 대한 실망이 컸지만 박근혜 대표가 선출되고,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노인 폄하발언이 민심을 돌려세웠다.”고 나름대로 풀이했다.이모(69·진주시 칠암동)씨는 “우리도 4·19때는 데모도 했고,조국근대화의 역군이었다.”며 “이번 선거일에는 어떤 일이 있어도 꼭 투표하겠다.”고 말해 정 의장의 실언에 대해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최근 불거진 문성근·명계남씨의 ‘총선 후 우리당 분당론’에 대한 비난도 쏟아졌다.대학생 강모(27)씨는 “벌써부터 내부의 암투가 시작되는 것을 보니 앞날이 훤하다.”며 “탄핵역풍으로 어부지리를 얻고도 마치 자신들의 노력으로 얻은 결과인 양 거들먹거린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창원·마산지역에서는 민생안정을 바라는 목소리가 높다.주부 정모(49·창원시 상남동)씨는 “아직 당도 후보도 정하지 않았다.”면서 “무엇보다 청렴하고 민생을 잘 챙길 것으로 보이는 후보,국민을 위한 정책을 만들고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정당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택시기사 최모(46)씨는 “하루종일 일해도 사납금을 채우기 힘든 날이 많다.”면서 “제발 다음 국회는 어렵게 살아가는 국민들을 쳐다보면서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그런가 하면 부산에서는 이번 총선과 관련해 당을 보고 찍겠다는 ‘당파’와 인물을 보겠다는 ‘인물파’로 대체적으로 양분됐다. 지난 6일 오후 부산 연제구 거제동 온천천.부산에서 유일하게 여·야에서 모두 여성후보를 내보낸 지역이다.이곳에서 만난 은행원 김모(44)씨는 “나라의 안정과 진보성향인 거여의 독주를 막기 위해서라도 한나라당을 찍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반면 열렬한 한나라당 지지자였다는 자갈치시장 상인 윤재웅(47)씨는 “탄핵사건 이후 마음이 달라졌다.”며 “이번에는 우리당의 손을 들어 줄 것”이라고 거침없이 말했다.그는 자신뿐 아니라 보수성향이 강한 50∼60대의 상인들 대부분이 탄핵 이후 우리당으로 많이 기울었다고 전했다. 한편 울산에서 10년째 택시를 몬다는 이모(48)씨는 우리당 후보들이 강세를 보이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뭔가 낌새가 이상하단다.“‘젊은 사람들만 조사해 그런 것 아니냐.’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승객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젊은층으로 내려갈수록 우리당을 지지하는 분위기도 보인다.이들은 우리당 후보보다는 당과 노 대통령에 대해 더 관심을 나타낸다. 회사원 최모(43)씨는 “노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정치환경이 지금처럼 바뀔 수 있었겠느냐.”며 “큰 흐름에서 작은 실수나 잘못은 이해하고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최씨는 “국정안정을 위해 여당이 적정한 의석을 확보하는 게 좋지만 그렇다고 인물보다 특정 정치사안 때문에 의석이 특정 정당으로 쏠리는 현상은 바람직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창원 이정규·부산 김정한·울산 강원식기자 jeong@seoul.co.kr ■ 대구·경북 “우야겠노.찍을 곳이라곤 미우나 고우나 한나라당밖에 더 있나.” 한나라당 텃밭인 대구·경북은 이번 총선에서도 한나라당 바람이 재현될 조짐이다.박풍과 노풍이 분 탓이다. 대구 서문시장에서 포목점을 하는 이명희(52)씨는 “한나라당도 미덥지는 않지만 지난 1년간 노무현 대통령이 사고만 쳤지 잘한 게 뭐가 있느냐.”고 반문했다.서문시장은 이달초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방문했을 때 열광적인 환영으로 박풍을 일으킨 곳이다. 대구지역 노인들의 휴식처인 대구 달성공원의 분위기는 격앙돼 있는 모습이다.김종술(70·대구시 서구 내당동)씨는 “‘노인들은 투표 안해도 된다.’는 게 도대체 말이 되느냐.”면서 “이번 기회에 60∼70대도 아직 죽지 않고 살아 있다는 것을 따끔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의 강남’이라고 불리는 수성구에 사는 김익준(43·한의사)씨는 “입만 벌리면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했던 노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우려와는 달리 세상만사가 조용해졌다.”면서 “좌충우돌하는 노 정권에 4년을 더 이상 맡길 수가 없는 만큼 대구가 따끔한 경고를 보내야 한다.”고 흥분했다. 그러나 20∼30대를 중심으로 ‘대구가 이대로는 안된다.’면서 변화를 외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영남대 캠퍼스에서 만난 이현경(22·정치외교 4년)양은 “또다시 묻지마식 투표로 한나라당에 표를 몰아주면 앞으로 대구는 전국에서 왕따를 당할 것”이라면서 “박풍이니 노풍이니 바람에 휩쓸리지 않고 이번만큼은 인물을 보고 선택,대구의 자존심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 성서공단에서 철강업을 하고 있는 김종민(43)씨는 “대구가 10년 야당도시 하면서 경제는 엉망진창이 됐다.”면서 “돈과 기업을 대구로 끌어올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후보를 선택해야 앞으로 대구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신흥주택지로 부상한 구미시 인동에서 만난 서모(58·여)씨는 “처음에는 인물을 보고 우리당을 찍으려고 안했나. 그러나 박정희 대통령 딸이 한나라당 대표로 선출되는 것을 보고 마음을 바꿨지.”라고 말했다. 의성군 안계시장의 상인 김모(54·여)씨는 “박 대표가 선출된 뒤 한나라당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이 희석된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한나라당 당직자는 “박 대표가 6일 경북 북부지역을 방문하면서 박풍이 확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풍도 표심에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 6일 정오 경북 K시 한 사회단체가 운영하는 노인무료급식소.한나라당 후보가 급식을 기다리는 200여명의 노인들 사이를 헤집고 다니며 지지를 호소하자 노인들은 “수고한다.열심히 하라.”는 격려가 이어지고 박수도 터져 나왔다.잠시 뒤 우리당 후보가 나타나자 “노인들은 투표를 하지 말라면서 왜 왔느냐.”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오며 웅성거렸다. 군위군 의흥면 김모(67)씨는 “이번 선거부터 법이 바뀌어 60세 이상은 투표권이 없는 줄 알았다.”면서 정동영 의장의 발언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인물과 정책을 보고 지역일꾼을 뽑아야 한다는 여론도 상당하다.식당을 하는 경산시 서부동 이모(65·여)씨는 “그동안 한나라당을 찍어 지역에 도움이 된 게 뭐가 있느냐.”며 “지역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힘있는 여당후보를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구미시 형곡동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정모(47)씨는 “구미 제4산업단지 조성이 활발히 추진되고 기업유치를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이 분야에 전문지식이 있고 중앙무대에서 입김을 행사할 수 있는 후보가 되어야 한다.”며 “감성적으로 투표해서는 진정한 일꾼을 뽑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대 도모(23·여)씨는 “특정 정당이나 후보에 구애되지 않고 정책이나 공약 등을 면밀히 검토한 뒤 투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바람에 흔들리는 표심에 한마디 했다. 대구 한찬규·구미 황경근·경산 김상화기자 cghan@ ˝
  • 설 계기로 본 ‘총선민심’/4·15 ‘바꿔 열풍’… 지역구도는 여전

    “정치개혁에의 열망이 지역중심의 정당 구도를 흔들 조짐은 아직 감지되지 않지만 새 인물,새 정치에 대한 갈증은 어느 때보다 높다.” 설 연휴 기간,서울신문 기자들이 전국 각지의 ‘귀향 사랑방’에서 채집한 4·15 총선에 대한 민심은 이처럼 요약된다. ●호남,“정당보다 인물” 광주·전남의 경우 50대 이상은 여전히 민주당 지지 성향을 보이고 있지만,20∼40대는 우리당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그러나 우리당에 표를 줄 경우 민주당이 ‘꼬마 정당’으로 전락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만만치 않아 결국 정당보다 인물 중심의 투표 성향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남기성(40·전남 장흥군 장평면)씨는 “이제는 당을 떠나 젊은 인물로 바꿔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라고 전했다. 전북지역은 정동영 의원(전주 덕진)이 우리당 당의장에 선출된 데 이어 최근 장성원 민주당 정책위의장(김제시)이 사실상 정계은퇴를 선언해 민주당의 입지는 위축되는 반면 우리당의 지지도는 높아가고 있다.송모(67·전주 덕진구)씨는 “민주당 지지도가 아직은 앞서 있지만 우리당이 참신한 인물을 공천할 경우 총선 결과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면서 “이같은 경쟁이 결국 정치개혁을 이끌어갈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영남,“대폭적 물갈이를” 부산에서는 대선 불법 선거자금 모금 등 정치권 비리가 속속 드러나면서 한나라당에 대해 실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하지만 이같은 변화가 총선에서 ‘표심’으로 구체화될지는 미지수다. B대학 명예교수인 이동우(67)씨는 “한나라당이 부산을 위해서 한 일이 뭐가 있느냐.”면서 “부산의 발전을 위해서는 여당 국회의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그러나 자갈치시장에서 가게를 하는 윤재웅(47)씨는 “한나라당에 대한 애정이 많이 식은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한나라당을 찍겠다는 여론이 우세하다.”고 전했다. 경남지역 민심은 중·동부와 서부지역으로 확연하게 구분된다.하지만 총선에서 대폭적인 ‘물갈이’가 이뤄져야 한다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창원·마산·김해 등 중·동부는 열린우리당에 대한 지지도가 올라가는 게 눈에 띌정도다.특히 김해는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우리당 지지자가 확산되고 있다.반면 진주·밀양·창녕 등 서부는 한나라당이 압도적인 우세를 점하고 있어 다른 당 공천 신청자에 대해서는 냉담한 반응이다.강동현(42·진주시 상대동)씨는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것은 확실하지만,일부 현역 의원들에 대한 공천물갈이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민심은 하루 아침에 떠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순형 민주당 대표가 출마를 선언한 대구는 지역주의 타파를 위한 시험 무대가 된다는 게 부담스럽지만 고민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게 지역 정서다.박천용(44·수성구 범물동)씨는 “지역주의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볼 때가 됐으며 대구도 이제는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고 전했다. 경북 문경시 모전동 박주만(67)씨는 “한나라당의 돈정치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이번 한번만이라도 한나라당을 찍지 말아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한다.”고 전했으나,일부 주민들은 “호남에서 변화의 조짐이 보이지 않아 다른 대안이 없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보였다. ●수도권,“정치개혁 필요” 수도권 시민들 상당수는 정치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특히 이번 총선이 노 대통령에 대한 재신임 문제와 연결되는 형국인 만큼 과거 총선과는 분명 다른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황은숙(48·여·인천시 연수구)씨는 “이번 총선에서 우리당이 약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개혁적이거나 참신한 인물을 내세우지 않는다면 크게 고전할 것”이라면서 “결국 총선은 정당보다 인물 중심의 구도로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종합 장세훈기자 shjang@
  • 책꽂이/ 주례사 비평을 넘어서 등

    ■주례사 비평을 넘어서(김명인 등 지음)=한국문단과 비평계의 문제점을 파헤친 평론 비평서.김명인의 ‘신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와 권성우의 ‘현학의 과잉,그리고 비평의 감옥’,김진석의 ‘초월적 서정주의에 스민 파시즘적 탐미주의’,하상일의 ‘무덤속의 비평’,진중권의 ‘문학권력 논쟁에서 예술사회학으로’등 9편의 비평문을 실었다.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1만2000원. ■Three Poets of Mordern Korea =한국의 현대시인 3인선 ‘날개’의 이상과 중앙대 문예창작과 교수를 역임한 함동선,시집 ‘서른,잔치는 끝났다’로주가를 높인 최영미 시인의 작품을 영역해 미국에서 출간한 시집. ■혜환 이용후 시전집(조남권·박동욱 옮김)=18세기에 연암 박지원과 쌍벽을 이룬 혜암의 한시를 우리말로 옮겼다.다산 정약용이 ‘포의(布衣)반열에 있으면서도 30년 동안이나 손수 문원의 권력을 쥐고 있었다.’고 평할 만큼 혜암은 당대의 시인이자 재야의 명망가,진보적인 선비였다.소명출판.1만6000원. ■평양에 핀 진달래꽃(권영민 엮어지음)=‘민족의 화해와통일을 생각하는문학지’를 표방하며 최근 창간호를 낸 ‘통일문학’이 소월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북한문학사 속의 김소월’이라는 주제로 엮은 부록집.북한에서의 소월에 대한 다양한 평가와 시각을 볼 수 있다. ■멋진 한 세상(공선옥 지음)=‘피어라 수선화’와 ‘내 생의 알리바이’등을 통해 외로운 사람들의 세상사는 모습을 그려온 작가가 4년여 동안 발표한 단편을 모았다.여성의 생존문제와 서민의 애환에 대한 작가의 치열한 의식을 엿볼 수 있다.창작과 비평사.8000원. ■판게아의 지도(윤재웅 지음)=특정 현상에 대해 과학적 접근을 시도한,국내에서는 전례를 찾기 힘든 ‘탐사소설’.제주도의 도깨비도로에서 시작해 지하문명의 실체로 연결되는 한 아마추어 물리학자의 현란한 지적 모험이 탐사소설의 방향성을 제시한다.민미디어.전2권 각 8000원. ■플러스1·2(최은영 지음)=2000년부터 2년여동안 인터넷 천리안 동호회의 비공개 사이트에 연재돼 인터넷을 뒤흔든 작품.파격적인 내용과 독특한 소재,툭툭 던지는 의외의 대사가 기막힌 반전과어우러지는 작품.북박스.각7800원.
  • 해외파 가수 2명 입영영장

    병무청은 최근 미국 영주권을 포기한 그룹 ‘JTR'의 멤버안승호(24·예명 토니 안)씨와 국내에 60일 이상 체류한‘문차일드’의 윤재웅(20)씨에게 입영 영장을 발부했다고4일 밝혔다. 병무청은 안씨와 마찬가지로 미국 영주권을 포기한 ‘구피’의 신동욱(24)씨와 60일 이상 체류자인 그룹 ‘신화’의 문정혁(23·에릭 문),솔로가수 김기주(23)씨 등 2명에게도 곧 영장을 발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안씨는 “오는 5월16일 현역으로 입대하라는 통지서를 받았으나 동국대 4학년에 재학중인 만큼 입영 연기 신청서를내겠다.”고 말해 입영일을 연기할 것으로 보인다. 고교 3년생인 윤씨는 오는 10월10일 상근 예비역으로 입영할 예정이다. 김경운기자 kkwoon@
  • [쉽게 읽기] 조선조를 뒤흔든 논쟁

    선거가 끝났다.집권당과 야당의 치열한 대결 양상은 역대의 어느 선거보다도 박진감이 넘쳤다는 생각이 든다.선거 자체를 이벤트로 생각한다면 그럴만도 하다.그러나 이번 선거의 본질은 우리 내부에 도사리고 있는 ‘무서움’을 발견한 과정이라고 불러도 무방하다.호남과 영남이 그토록 철두철미하게 상호배타적일 수 있다는 결과는 과연 소름이 끼친다.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무서움의 연원을 지역주의에서 찾고 역사에 관심이있는 몇몇 이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조선조의 당쟁에서 더 깊은 연원을 끌어오기도 한다.당쟁이란 무리들의 다툼이라는 말이다.그리고 그 다툼은 곧생각의 차이에서부터 온다.이 생각의 차이가 우리들 할아버지 할머니의 나라선을 이끌어 가던 정치 교양인들에게도 있었다.그것이 권력과 결탁함으로써 헤게모니 싸움으로 번진 것이 이른바 사화(史禍)이다.당쟁과 사화의 구조는 오늘의 정치 상황에도 비슷하게 적용된다. 그러나 조선왕조에서 ‘생각의 차이’가 전개된 과정과 본질은 일반인들의생각과 달리 매우 왜곡되어 있다. ‘조선조를 뒤흔든 논쟁 상·하’김기현 지음은 바로 이런 문제에 주목하고있는 책이다.저자는 조선의 싱크탱크인 사림(士林)의 대논쟁인 ‘사단칠정논변’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입장에서 쉽게 정리하고 있다. ‘우리 할아버지들은 왜 싸우기만 했던 것일까’가 아니고,‘나라를 어떤방향으로 이끌 것인가를 두고 벌인,세계에서도 드문 거대한 규모의 철학 논쟁의 본모습이 무엇인가’를 돌아보게 한다. 경상도의 퇴계 이황과 전라도의 고봉 기대승에 의해 도덕감정과 비도덕감정을 다루는 문제로 발단이 된 사칠논변은 율곡과 우계를 거치면서 장장 300년간이나 지속된다.생각의 차이를 다투는 이러한 지속의 힘을 20세기의 한국인들이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통박하는 것이 책의 핵심이다.예컨대 저자는사칠논변을 벌이던 기호학파와 영남학파의 수준에 빗대어,오늘날 한국의 지역감정에 기댄 정치가 ‘침팬지 수준’임을 준엄하게 질책한다. 정치에 대해 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상하게도 진보의 계단을 거꾸로내려가는 모양이다.할아버지들이 서로 주고받던 정중함과 격조와 논리는 내팽개치고 ‘너는 그르고 나만 옳다’는 식이다.무서운 선거 결과를 보고 나니 이 책의 진가가 더욱 눈에 서늘하다.괴테가 그랬던가.역사가 곧 신(神)이라고.우리에게도 좋은 말이 있다.온고지신(溫故知新)! 도서출판 길 펴냄. 값 상하 각 권 7,000원. 윤재웅 동국대 강사 문학평론가
  • [쉽게 읽기] 실크 로드와 한국 문화

    ‘아시아 나라들과의 교류를 통해서 본 한국 문화의 형성’이라는 부제가붙은 ‘실크 로드와 한국 문화’의 발간은 여러모로 반가운 일이다.전통 문화 교류의 다양한 연구 성과가 결집되어 있는 이 책을 펼치는 독자들은 무엇보다 한국 문화의 원류와 특징에 대한 풍부한 자료들,예컨대 음악,무용,복식,음식,건축,조각,역법 등등 예술사와 민속 문화사를 구성하는 풍성한 자료들을 만날 수 있다.그러나 이 책이 이런 자료들을 단순하게 나열하여 제시했다면 ‘갇힌 공간에서 바라보는 시간의 박물관’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이책이 반가운 이유 중의 하나는 그 자료들을 문화 교섭의 측면에서,즉 ‘열린공간’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한국의 고유한 문화라고 믿어졌던 것들이 실은 다양한 경로를 통한 교섭의과정을 거치면서 이루어진 산물이라는 주장인데,이는 고대 세계가 지금의 우리들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국제화되고 세계화되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특히한국 문화가 중국 일변도의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라 인도,이슬람, 북방,남방 등 다양한 문화권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변용과 재창조의 과정을 거쳤다는주장이 이 책의 핵심 내용이다. 실크 로드는 그 대표적인 네트 워크다.그러나 책의 제목에 나타나 있는 실크 로드는 ‘유일한 경로’가 아니라 상징적인 통로일 뿐이다.스텝 루트,오아시스 루트,바닷길 등 다양한 통로를 함축하는 기호인 것이다.한국의 전통문화가 형성되는 과정이 그만큼 폭넓게 열려 있었다는 의미다.실제로 책 속에는 다양한 경로,다양한 방식이 문헌 고증과 함께 생생한 사진 자료들을 통해 실증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비교 문화와 지역학을 전공하는 중진·신진 학자들이 모여 통합학문적 연구를 지향할 목적으로 쓰여진 이 책은 단일 민족 단일 문화를 주창하는 민족주의 이데올로기의 위험한 환상에 대한 경고의 성격이 짙다.아득한 고대 세계에도 우리 문화는 지속적인 교류의 과정을 통해 성장했으며 배타적 독립성을고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사계를 대표하는 12명의 집필진과 2명의 서평 담당자들이 견지하는 입장은 우리 문화에 대한 보다 넓게 열린 시각을 한결같이 요구하고있다. 그러나 우리 문화가 열린 구조 속에서 새롭게 만들어지고 성장해 나가면서도 고유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지적도 잊지 않는다.그것은 이들만의 주장이 아니라 선대인들도 마찬가지였다. 조선의 유학자들이 제사 음악에 대해 중국 음악을 고집하고 우리 음악을 버리려고 하자 세종은 이렇게 말했다.“우리 음악이 중국 음악에 비하여 부끄러울 게 없다.조상들이 살아서는 우리 음악을 들었는데,죽어서는 중국 음악을 듣게 되니 어찌된 일인가”(전인평의 ‘인도 음악과 한국 음악’에서) ‘세계화’와 ‘한국적인 것’사이에서 고민하는 현대 한국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소나무 펴냄.값 3만원(CD포함). [윤 재 웅]◆윤재웅님 약력▲동국대 국어국문과 졸(문학박사)▲세계일보 신춘문예 당선(91년) ▲저서:‘미당 서정주’ ‘문학비평의 규범과 탈규범’▲현 동국대·선문대 강사
  • [쉽게 읽기] 엔지니어 윤리학

    우리에게도 희망은 있을까? 출근길에 지나다니던 다리(성수대교)가 무너지고 집 근처에 있던 지하철 공사장(대구)이 폭발하고.그것도 모자라 단란한가족이 모처럼 쇼핑하러 들어간 백화점 건물(삼풍)마저 무너지는 나라에서. 그 원인이 차라리 자연재해였다면 오히려 쉽게 일어설 수 있을 터.그러나그것이 부패와 부도덕이 우리 사회에 강요하는 구조적 폭력(요한 갈퉁)이기에 희망은 없어 보인다.불특정 다수의 시민이 갑자기 돌이킬 수 없는 피해자가 될 뿐,가해자는 언제나 ‘부실’과 ‘부조리’의 추상성속에 몸을 감추고나타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희망을 접기엔 아직 이르다.우리 사회 곳곳에서 잠재력을 충원해가고 있는 전문가들이 있기 때문이다.그들은 사회 부조리와 불균형을 시정하는 시민운동으로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바로 그런 차원에서 이제 다리를건설하고 건물을 짓고 지하철 공사를 하는 전문가들,바로 엔지니어의 사회적책임과 도덕성도 거론될 때가 되었다.전문가인 그들은 현장에서 때로는 부조리와 부실을 방관하기도 하고 때로는 이를방지하는 선봉이 될 수도 있기때문이다.바로 이 엔지니어들의 책임 한계라는 민감한 문제를 미국적 시각에서 다룬 것이 바로 데브라 존슨의 편저 ‘엔지니어 윤리학’(동명사 펴냄)이다.우주 왕복선 챌린저호의 참사를 예견했지만 관료주의의 벽에 막혀 사고를방관할 수밖에 없었던 사례에서 대기업의 사주를 받아 엉터리 환경보고서를써주는 환경 전문가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엔지니어의 사회적책무를 거론하고 있다. 이 책은 단순히 엔지니어의 사회적 책무만 일방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예컨대 회사 조직원으로서 엔지니어가 안고 있는 특수한 상황도 충분히이해하려 한다.도덕적 책임감을 완수하려고 건설현장의 부실을 외부에 알릴경우 그 엔지니어는 기업으로부터 추방될 수 밖에 없을 지도 모른다.그 때문에 부실을 방지하기 위해 외부에 ‘밀고’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엔지니어의입장도 비교적 중립적 입장에서 냉정하게 분석한다. 이 책은 그러나 전문가로서 엔지니어들은 회사에 대한 충성도 중요하지만전문가로서의 사회적 책임이 더막중하다는 결론을 자연스럽게 내린다.만약그들이 부실과 부조리를 방조한다면 그 결과는 결국 엄청난 사회적 재앙으로되돌아오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도 전문가들의 법적,사회적 책임,그리고 윤리 강령에 대한 논의를본격 진행해야 한다.씨랜드 참사로 어린 자식을 잃은 전 국가대표 선수출신어머니는 ‘단 하나 남은 자식이나마 살리기 위해’ 이 땅을 영원히 떠나고말았다.그 같은 불행이 또 다시 되풀이 되지 말아야 한다.값 1만2,000원. ●약력 ▲고려대 영어영문과 및 동 대학원 정치외교학과 졸 ▲중앙일보 정치외교전문기자▲현 동원대 교수(정치학) 김성진. ◎알림. 27일부터 출판면 서평란인 ‘쉽게읽기’의 필자가 바뀝니다.김성진 동원대교수(정치학)와 진중권 문화비평가,윤재웅 문학평론가(동국대 강사)가 각분야의 책을 선별해 서평을 싣습니다.
  • [쉽게 읽기] 상상의 세계

    미래는 좀처럼 예측하기 어렵다.아주 가까운 장래에 대한 예측을 조금만 잘 해도 돈을 벌고 출세하는 것이 요즈음 세상이다.역사와 경험,혹은 과학적원리에 대한 이해가 예측의 어려움을 어느 정도 줄일 수는 있지만,우리와 함께 뒤엉켜 흘러가는 시공 속에는 다양한 변수가 있으므로,우리들 앞에는 미래로 뻗어 가는 수많은 갈래길이 언제나 어지럽게 얽혀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측은 포기할 수 없는 인간의 희망이다.조짐이나 징후를 살펴 가까운 미래를 살필 수 있는 능력을 우리들은 가지고 있다.그것은되풀이의 법칙을 이해하는 경험의 소산이다.그러나 예측의 본질이 경험이 아닌 상상력에 있음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상상력은 예술가들의 특권이 아니다. 상상력은,사실,모든 인류가 가지고 있는 염원의 다른 이름이다.그것은 특히 과학과 만날 때 빛을 발한다.전 시대의 공상과학 소설에서 그려졌던 세계가 현실에서 실현되고 있는 사례를 우리는 종종 본다.과학이 미래를 예측하는비범한 기능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이로써 알 수 있다.진정한 과학자는 어느시대를 막론하고 풍부한 상상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작업을 통하여 과거를 이해하기보다는 미래를 예측하고 꿈꾸는 데 일생을 던졌다.과학의 품 안에 있는 이러한 상상의 세계를 지혜로운 원로의 눈으로 따뜻하게 소개하는 책이 나왔다.미국 프린스턴 대학교의 자연과학대 및 고등학문연구소의 명예교수로 있는 프리먼 다이슨의 ‘상상의세계’는 인류의 미래를 예측하려는 과학자의 지혜가 돋보이는 책이다. 저자에 의하면 인간 삶의 형식은 가까운 장래에 혁명적으로 변할 것이라고한다.예를 들어 유전공학의 발전으로 농업을 대신해 바다에서 미생물을 이용하여 식량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방식이 개발되는 것도 그 하나다.인간 유전자와 염색체에 대한 정확한 디지털 지도가 만들어지고 이로 인해 생명을 선택적으로 창조할 수도 있게 된다.우리의 증손자들은 강아지 대신 애완용 공룡을 더 가까이 하게 되며,종끼리의 경계도 무너뜨려 인간의 뇌를 독수리의뇌에 연결할 수도 있게 된다. 무엇보다 이 책의 미덕은 과학적 사고의 바탕위에서 상상할 수 있는 다양한 사례들이 매우 풍성하게 제시되고 있다는 점이다.그것은 비록 상상에 머무는 세계이지만 장래에 실현 가능한 세계라는 점에서 우리를 들뜨게 하며,또한 인류의 미래의 행복과 생존에 관심이 있는 모든 사람들의 호기심을 풀어주는 데 부족함이 없다. 예컨대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라디오텔레파시와 체외발생에 대한 상상력이 인간의 삶의 형식에 어떠한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인지를 예측할 수가 있다. 답은 뻔하지 않은가.예측을 잘 하고 준비를 철저히 하는 사람에게만 미래를향한 길이 환하게 보이는 것이다.사이언스북스 펴냄.값 8,500원윤재웅 동국대 강사 문학평론가
  • [쉽게 읽기] 신화와 의미

    20년동안 새벽에 일어나 질리도록 신화만을 생각한 끝에 신화학의 전 체계를 완성한 사람이 있다.그는 무질서하고 혼란스러운 현상 이면에 무의식으로가라앉아 있는 ‘보편 정신’과 ‘보편 구조’가 있음을 집요하게 추구했다. 예컨대 인종과 민족을 초월하여 언어와 음악과 신화는 서로 닮은 구조로 짜여져 있고 이러한 구조의 바탕 위에서 인류문화의 보편성을 찾아낼 수 있다고 그는 역설했다.말하자면 그는 세계를 ‘구조’로 설명하려는 야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방식대로라면 ‘콩쥐팥쥐’나 ‘신데렐라’는 같은 구조로 이루어졌으며 이는 모든 인류가 저마다 특수한 문화를 생성시키면서도 그 안에 보편적성질을 지속적으로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인류가 가지고 있는 이러한 보편성의 근원을 그는 신화에서 찾고자 했다.20세기의 가장 저명한 문화인류학자이자 신화학자인 이 사람의 이름은 레비스트로스이다. 레비스트로스가 일흔살이 되던 1978년에 발표한 논문이 최근에 번역되었다. ‘신화와 의미’가 그것. 이 책은 신화가 과학,역사,인류학,철학,음악 등과 접목되는 과정을 개설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본격적인 학술저작은 아니지만 오랜 시간 신화 연구에몰두했던 거장의 지적 통찰을 엿볼 수 있다. 특이한 점은 책의 형식이다.‘신화와 의미’는 원래 대중을 위한 라디오 강연용 논문들을 모아 놓은 것이다.1977년 CBS 캐나다 라디오 방송의 ‘마세이 강연 Massey Lecture’에서 레비스트로스는 다섯 번의 강연을 영어로 진행했다.강연은 대중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지만 신화의 본질과 특성에 대한 고급한 질문에 답하는 형식을 가지고 있었다.그 구어체의 문체를 그대로 볼 수 있는 게 ‘신화와 의미’다. 그는 여기에서 인류의 신화가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특징들을 이야기한다. 주로 서구세계에 한정해서 이야기되고 있다는 점이 한계지만,그의 말대로 보편적 원리와 질서와 규칙이 모든 인류에게 적용된다면 크게 문제되지는 않는다.특히 인간의 정신은 문화적인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디서든지 하나이며 모두 똑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주장은 경청할 만하다.그는 문화에우열의 개념을 인정하지않는다.‘원시적인’ 사고와 ‘문명화된’ 사고에서조차 그것은 적용된다.궁극적으로 그는 신화시대로부터 문명사회로의 진입이 진보일 수 있는가의 문제를 묻는다. 그는 정신없이 빠른 속도 문명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대낮에도 별을 바라볼 수 있었던 ‘원시적인’ 문화의 소중함을 알리고,그것이 미개문화로 치부되는 현실을 부드럽게 타이른다.지극히 풍요로운 문화의 차이,차이를 통해서만 문명이 진보될 수 있다는 조언도 덧붙이고 있다.이끌리오 펴냄.값 7,000원. 윤재웅 동국대강사 문학평론가
  • [쉽게 읽기] 문화는 모방·복제한다

    1976년 영국의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출간한 사회생물학의 명저인 『이기적인 유전자』에는 밈(meme)이라는 새로 만들어진 용어가 등장한다. 밈은 신조어임에도 불구하고 영향력이 커져서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모방등 비유전적 방법에 의해 전달된다고 여겨지는 문화의 요소’로 정의되기까지 한다. 모방의 뜻을 가진 그리스어 mimeme에서 만들어진 이 용어는 사람의 마음과문화와의 관계를 설명하는 여러 논의들 중에서 가장 최근의 것이다.유전자가하나의 개체에서 다른 개체로 건너뛰어 퍼지는 것처럼, 밈은 모방의 과정을통해 한 사람의 뇌에서 다른 사람의 뇌로 퍼져나가는데,바이러스가 숙주세포에 유전적 메커니즘으로 기생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전파되는 특성을 가진다. 쉽게 말하자면,인간의 문화란 개개인의 창의력이나 의지보다는 모방에 의해전파되고 감염되는 현상에 의해 발달한다는 것이다.이런 주장에 따르면 [세상은 요지경],[바꿔,바꿔] 등과 같은 대중가요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 것,강렬한 광고 이미지를 통해서 특정 회사의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어지는 것등은 유전적 요인 때문이 아니라 세상에 태어나서 후천적으로 습득한 모방을통한 전파력,다시 말해 밈에 의한 감염의 힘 때문이다. 마음이 가지는 이 감염의 힘을 새로운 안목에서 접근하는 책이 있다.리처드브로디의 ‘마인드 바이러스’는 문화가 전달되는 과정을 독특하게 분석하는 책이다.“일단 만들어지면,마인드 바이러스는 그 창안자에서 떨어져 나와독자적인 삶을 획득하고 곧 진화해서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을 감염시킨다”고 주장하는 이 책은 모방을 통한 전파·감염의 이론을 보다 대중적인 관점에서 펼쳐 보이고 있다. 특히 그는 실용적인 시각에서 밈의 침투,복제,전파현상을 냉정히 관찰하고,그러한 밈현상을 탐구하는 밈학이 인간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제시하고 있다.저자에 따르면 부모는 무심코 아이들을 감염시키며 가까운 친구와의 대화는 물론 패션의 유행,정치 선전과 대형이벤트,텔레비전이나 종교의 가르침마저도 마인드 바이러스의 감염 결과이다.즉 인간이 주체성을 상실해가는 현대의 문화 상황,거대한 대중매체와 거대기업에 의해 일사불란하게 지배되어 가는 현실을 밈 개념과 일상의 예를 통해 새롭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례에 대한 냉정한 관찰만이 이 책의 미덕이 아니다.그는 밈이 문화를 복제하고 전제적인 위치에서 인간을 지배하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밈학의 가능성을 새롭게 제시하고 있다.즉 비록 인간이 유전자와 밈이란 자기 복제자의 소산이고 그 과정에서 의식을 형성했으나,그러한 자신의 모습을 자각하고 자신을 새롭게 재프로그램함으로써 인간이 복제자들의 전제적 지배에서벗어날 수 있다고 역설한다.동연 펴냄.값 1만원. 윤재웅 동국대 강사 문학평론가
  • [쉽게 읽기] 인류학자 박정진의 밀레니엄 문화읽기

    ‘여자의 아이를 키우는 남자’라는 이상야릇한 부제가 붙은 ‘인류학자 박정진의 밀레니엄 문화읽기’는 흥미로운 책이다.우선,저자의 이력부터가 이채롭다.그는 의대에서 국문과로 옮겨 공부했고 기자 활동을 거친 시인이다. 문화인류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소장학자인 동시에 지난 몇년간 십수종의 책을 간행한 저술가이기도 하다. 다채로운 이력에서 짐작이 되는 바가 있겠지만,자유로운 글쓰기가 그의 책의 주요한 특징이다.그만큼 형식과 내용에 구애받지 않는다.‘…문화읽기’도 그런 경우이다.이 책은 규범적인 문화론이 아니다. 이를 테면 보통명사로서의 ‘문화’가 왜 21세기의 중요한 화두로 등장하는가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을 시도하지 않는다.그보다는 짤막한 생각과 간결한 필치를 통해 여러 경로로 ‘문화’를 ‘난타’하는 자유분방한 방식을 선보인다.권위적이고 규범적이며 관성에 익숙한 글쓰기가 아니라 도전적이고 자유로우며 새로운 글쓰기라는 점에서 ‘게릴라’적인 성향이 강하다. 총 10장,161편의 짧은 글들로 이루어진 이 책은 정치,경제,종교,역사,철학,문화인류학 등 인문학의 중요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는데,전문적인 고급 학술 논의도 전혀 학술적으로 독자들을 압박하지 않으며 간명하게 처리한다.그래서 이 모두를 관통하는 저자의 생각이 일목요연한 체계를 갖춘 모습으로 드러나지는 않는 것처럼 보인다.얼핏보면 사통팔달을 염원하는 다양한 관심이폭발적으로 터져 나온 느낌이 드는 것이다. 그러나 남성과 여성의 권력이야기에서부터 민족주의,종교론,언어론,예술론,동서양철학과 비교문화론 등 갖가지 다채로운 소재들을 등장시키고 거기에서 파생하는 보다 작은 소재들을 반복해서 다룸으로써 이제는 그 모든 것들을통합하여 이해해야 하는 새로운 문화적 각성이 필요함을 감추어서 이야기한다. 즉 새로운 세기의 문화적 각성이라는 것이 어떤 점에 주목해야 하는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주는 것이다.시적 직관이 돋보이는 문장,기자의 문체가 지니는 비판적 간결함,폭넓은 독서와 깊은 사유를 보여주는 학자의 진지함 등이 미덕이다. 밑줄을 치고 싶은 문장들 중에는 이런 것도있다.“한국은 (……) 마피아와 같은,비밀결사의 국가이다.마피아의 세계란 법에 의해서가 아니라 힘에 의해 움직이며 합리성보다는 패거리의식이 더 중요한 세계이다.(……) 공론은보스의 사론(私論)이기 일쑤이다.마피아의 세계란 보스가 죽지 않으면 권력이동이 전혀 불가능한 세계이다.”(제 2장:명분의 노예,한국;‘깡패와 창녀,그 야성의 회고’중에서) 불교춘추사 펴냄.값 9,000원. 윤재웅 문학평론가 동국대 강사
  • [쉽게 읽기] 데이비드 롤 지음 ‘문명의 창세기’

    * 역사로 증명한 聖書의 기록세상에서 가장 널리,지속적으로,많은 사람들에게 읽힌 책이 성서라고 한다. 아다시피 성서는 유대교라는 특정 종교의 신인 야훼 하느님과 그의 아들들에 대한 기록이다.신화적 성격이 강한 구약과 예수의 행적이 중심이 된 신약으로 이루어졌는데,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기간이 무려 4000년에 이르고 있다. 가장 긴 시간을 다루고 있는 역사서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서가 실제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는 주장은 좀처럼나오고 있지 않다.예컨대 진흙으로 만들어진 아담과 그의 갈비뼈에서 나온해와가 살았다는 에덴동산은 신화적 공간으로서의 이상향으로 치부되었다.바벨탑은 문학적 상징이며 40일간의 대홍수 역시 신의 절대 권능을 증거하는신화적 사건으로 이해되었다.말하자면 4000년 구약의 역사는 실제의 역사가아니라 신화적 원리에 의해 구전으로 전해져 오던 ‘입과 귀의 오랜 전통’의 소산이라는 것이다.실체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주장을 전면적으로 뒤엎는 책이 출간되어 세계인의 이목을 모으고 있다.영국의 고고학자 데이비드 롤의 ‘문명의 창세기’가 그것이다.그는 고고학자답게,실제의 현장과 물증을 명쾌하게 제시한다.에덴동산의 위치를 자신만만하게 밝히는가 하면 이스라엘 민족의 카리스마적 주인공들-요셉,모세,사울,다윗,솔로몬-의 실존 사실을 명백한 증거 자료들을 통하여 제시한다.이란 서부의 험준한 자그로스 산맥 너머에 있는 지상낙원 에덴을 떠난 아담의 후예들이 원시 수메르의 늪지대로 이주하여 새로운 문명을 일구고,마침내 이집트에 이르러 파라오 문명을 세우는 과정은 말 그대로 흥미진진한 시간여행이 아닐 수 없다. 신화적 사건으로 치부되던 창세기의 기록들이 실제의 역사로 증명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그것은 성서에 역사적 성격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뿐만 아니라 문명의 태동과 그 발전과정을 기존의 설명 방식과 다르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분과 함께 감동을 선사한다.고고학적 탐사의 기록이 얼마나경이롭고 설득력이 있는지를 새삼 깨닫게 되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책을 펴들면 아득한 고대의 시간 속으로 실제처럼걸어들어 갈 수 있다.역사적 현장에 대한 무수한 사진,도판,기타 각종 자료들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그리하여 신화의 시간이 역사의 시간으로 되살아나는 경험을 하게 되며 마침내 새로운 역사의 연대표를 만나게 된다. 얼마나 즐겁고 놀라운 일인가.고문헌과 현장을 치밀하게 비교 검증하고,수많은 유물 유적들의 상호 연관성을 추적하는 저자의 지적 엄밀성은 예수 탄생이후의 두 번째 새 천년을 맞는 세계인들에게 삶과 역사와 문명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해냄 펴냄.값 1,2권 각 10,000원 윤재웅 문학평론가대 한 매 일 구 독 신 청 721-5555)
  • [쉽게 읽기] 역사와 영화

    [마르크 페로 지음] 지난 몇십년 동안 우리는 매우 급속한 변화의 물결을 타며 지내왔다.변화에둔감하면 뒤쳐지고 민감해야만 살아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고 나면 세상은 또 새롭게 변한다.과학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얼마나 놀라운지 우리를지배하던 제국의 권좌를 교체할 정도이다. 지난 수천년간 우리를 지배하던 글의 제국은 20세기 들어 새롭게 영토를 구축한 이미지의 제국에 그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이제 영상문화가 문화의 대세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을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게 되었다.영화나 텔레비전은 비판자들이 조롱 삼아 부르는 대로 ‘바보들의 스펙터클’이나 ‘바보 상자’가 더 이상 아닌 것이다.이들은 새로운 권력을 형성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역사의 영역에까지 발을 뻗친다.즉 이미지의 제국은 문자와는 다른독특한 방식으로 역사를 해석하고 시대를 증언한다. ‘역사와 영화’는 이런 점에 주목하고 있는 책이다.영화가 단순히 20세기의 신종 대중 예술이 아니라 역사의 주체라는 관점은 역사가들뿐만 아니라일반인들에게도 새로운자극이 되기에 충분하다. 저자인 마르크 페로는 역사가로서 영화감독이 된 희귀한 인물이다.그는 특히 서방 역사가 중에서 최초로 소련 고문서 보관소에 접근할 수 있었던 인물로서 프랑스의 저명한 역사 잡지인 ‘아날 Annales’의 편집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의 진면목은 영화를 역사의 주체이자 자료로서 연구한 선구자라는데 있다. 이 책은 저자가 풍부한 사례 제시를 통해 영화를 역사학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참신한 방법론을 선보이고 있다는 데에 그 장점이 있다.예컨대 에이젠슈테인의 ‘파업’은 1917년 이전의 러시아 프롤레타리아 투쟁을 보여주는대파업들의 요약이며 개요이지만,그의 분석에 따르면 일정 단계에 들어서 있는 산업사회의 ‘모델’이다.그리고 노동자들의 요구,위기,파업,선동,억압등은 이 모델의 구성요소들이며 이 모델은 동시에 사회적 기능성과 자발성그리고 혁명과정의 발전에서 필연성과 비합리성의 조직 등에 관한 문제들도제기한다는 것이다.즉 ‘파업’이라는 픽션을 통해 현실에 대한 성찰을 심화시킴으로써 영화가 역사의중요한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런 사례들이 이 책 속에는 풍부하게 제시되어 있다.그러므로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들이나 영화학도들에게는 좋은 자료가 된다.더구나 우리 나라에 잘알려져 있지 않은 구 소련의 영화들이 많이 소개된 것과 유명하지만 비교적소개가 덜 된 영화 장면들이 화보로 꾸며진 것, 그리고 책 뒤에 영화감독 및작품 목록이 상세하게 정리되어 있는 것도 영화를 좋아하는 일반인들에게는반가운 정보다. 까치글방 펴냄.값 9,000원윤재웅 문학평론가 동국대 강사
  • [쉽게 읽기] ‘석굴암, 그 이념과 미학’

    책을 읽다 보면 머리 속이 확 뚫린다거나 저절로 무릎이 쳐질 때가 있다.이런 경험을 할 수만 있다면 책 읽는 시간이 조금도 아깝지 않다.아깝기는커녕새로운 목소리를 듣는 기쁨에 잠을 설치기도 한다. 는 사람들의 마음을 즐겁게 사로잡는 책,그런 책이 바로 좋은 책이다. 성낙주의 ‘석굴암,그 이념과 미학’은 책 문화의 홍수 속에서 만나볼 수있는 보기 드물게 좋은 책이다.이 책은 석굴암을 둘러싸고 있는 불가사의한비밀을 여러 각도에서 접근하고 있는 고급 교양서이다. 학문적 엄밀함과 진지함이 있는가 하면 기존의 어설픈 해석들을 통박하는 날카로운 비평정신이 시종 일관하기도 한다.게다가 비밀의 심원한 깊이를 헤아리는 문학적 상상력까지 가세해 있다. 저자는 고미술사가나 건축사가가 아닌 작가다.처음부터 끝까지 유려한 문체가 넘실거린다.그것이 이 책의 중요한 미덕임을 부인하기는 어렵다.로마의판테온 신전과 석굴암의 돔형 지붕을 연결시키는 실증 자료들,건축물로서의석굴암과 불국사가 가지는 놀라운 대비적 효과에 대한 통찰,석실 내부의 본존불 및 여타 부조물(浮彫物)들의 치밀한 상호 조응관계 등도 이 책이 얼마나 독창적이고 성실한 책인지를 증명하는 중요한 부분들이다.그러나 이 책의진정한 미덕은 석굴암을 바라보는 그의 시각이다. 석굴암이 ‘호국의 집’이 아니라 ‘참회와 화쟁의 집’이라는 관점은 단연압권이다. 이는 석굴암의 창건 동기에 대한 고대 설화의 새로운 해석 및 조각난 천개석(天蓋石)을 위한 역사적 상상력이 발휘되는 대목에서 다음과 같은 참으로 의미심장한 결론으로 이어지게 된다. ‘(석굴암은) 원효의 화쟁사상을 바탕으로 삼국민의 진정한 통합을 희구한,오히려 그 시대의 아픔을 극복하고자 한 이들의 고결한 정신의 상징체인 것이다’ 여기에서 화쟁(和諍)이란,모순되고 대립적인 요소들이 서로의 존재를긍정하면서 더 높은 통일의 세계로 나아가는 것을 뜻하니, 즉 영원한 평화의지가 조형예술 속에 무서울 정도로 완벽하게 스며들었다는 말이다.이 ‘무서우리 만치 완벽함’을 설명하는 저자의 필치는 민족문화의 우수함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려는 공연한허세가 아니다.학자로서의 성실함과 끈기,작가로서의 대담한 발상,무엇보다도 불가사의한 인류문화의 보고(寶庫)를 지독하게 사랑하는 교양인의 양식이 그 필치 속에 균형감 있게 자리하고 있다. 석굴암이 왜 세계적인 문화유산인지를 이처럼 혁명적이고 도전적인 안목으로 바라보는 책은 전무후무할 것이다.누가 이 책을 읽고서 다른 이에게 권하지 않을 수 있을까.가을이 깊어질수록 천년의 고도(古都) 경주에 불쑥 발을들여놓고 싶은 마음은 비단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개마고원 펴냄,값 1만2,000원.석남주 지음)[윤재웅.동국대 강사]
  • [쉽게읽기] 이용범의 ‘1만년동안의 화두’

    오늘날의 사회가 지식과 정보의 사회라는 건 새삼스러운 진단이 아니다.지식과 정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습득하고 관리하느냐의 문제는 개인 삶의 성패는 물론 국가의 흥망성쇠에까지 영향을 끼쳐 그것을 능가하는 권력을 좀처럼 찾기 어렵게 한다.그런데 현대사회의 지식과 정보는 너무나 세분화되어있어서 이른바 ‘전공’의 형식을 만들게 된다.자연히 전공 밖의 분야에 대해서는 아둔해지기 쉬운 게 현대를 살아가는 개개인이 직면하는 현실이다. 인간과 우주에 대한 총체적 전망이나 통합적 인식은 르네상스시대의 아련한추억처럼 가물거릴 뿐이고,자기 분야의 일류 기술자나 조직사회에 충실한 임무 수행자들을 양산하기 위한 비정한 속도의 기관차가 현대를 관통하여 질주한다.사는 게 무엇인지,인간이란 진정 어떤 존재인지를 알지 못해 헛헛하기만 하다. 우리는 모든 역을 너무 빠르게 지나가며,자기 선로 바깥의 낯선 풍경들을 보며 소외감을 느낀다.이제 와서 이를 찬찬히 돌아보는 일은 생각만 해도 벅차다. 그러나 이 벅찬 문제를 감당하려는 한 권의책이 여기 있다.인간이라는 생물의 종자가 지구상에 출현한 이래 당면했던 가장 절실했던 문제들을 저 깊숙한 기억의 창고로 부터 꺼내어 밝은 햇살 아래 내보이려는 야심의 산물이다.죽음과 영혼,깨달음,신의 존재에 대한 질문,선과 악의 투쟁 등등 인간을둘러싸고 진행되어온 유서깊은 문제들을 화두의 형식으로 다루고 있는 ‘1만년 동안의 화두’(이용범 지음)가 바로 그것이다. 무엇보다도,이 책은 급변하는 문화변동 시대의 인간의 위상을 인류사적 관점에서 되돌아보게 하는 보기 드물게 큰 틀을 가지고 있다.인간의 어느 특정분야를 고찰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그 자체를 다양한 관점에서 주목함으로써아둔한 전공의 위험에 경종을 올리는 것이다. 저자가 이 분야의 전문 학자가 아니라 작가라는 점도 이채롭다.저자는 작가의 역량을 십분 발휘하여 어려운 문제들을 쉽게 풀어나간다.작가로서의 입담이나 상상력을 동원하는 게 아니다.저자는 오히려 여러 분야의 연구 결과를적시 적소에 자료로 제시하는 방법을 택한다.동서고금의 정평있는 문헌들이200여종이상이나 동원되고 있는데 그 자료들이 활용되는 문맥이 적절하고재미있다. 그러나 이 책의 미덕은 지적 호기심을 다양한 각도에서 충족시키려는 재미있는 서술에만 있지 않다. 인간과 우주가 결국은 하나의 시원(始原)을 가지고 있다는 저자의 결론은 전공과 속도에 휘둘리는 현대인에게 정녕 인간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무겁게던진다. 들녘 펴냄,값 1만5,000원. [윤재웅 문학평론가·동국대 강사]
  • [쉽게읽기] 이집트 死者의 書

    얼마 전 소중하고 가까운 분이 세상을 뜨셨다.유명을 달리한 이야 무얼 느끼랴만,언제나 그렇듯이 살아 있는 이들은 슬픔에 잠긴 채로 바빴다.문상을하고,장례를 치르고,49재를 하고….생각해 보면 이런 일들은 죽은 이를 위한 아직 죽지 않은 이들의 배려이리라.그것은 곧 인간의 죽음이 삶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음을 증거하는 문화의 모습이기도 하다. 죽은 이를 위하는 배려의 전통은 매우 오래 되었으며 또한 다양하다.그러나 전통 그 자체가 하나의 문명으로 발전해 수천년을 이어가는 경우는 흔치 않다.이집트가 바로 그렇다.피라미드와 파피루스로 상징되는 고대 이집트 문명은 죽은 이들을 위한 문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대 이집트 문명을 이해하기 위해서 역사책을 뒤적이거나 현장을 답사하는 일보다 당대인들의 죽음에 대한 생각을 살펴 보는 일이 더 중요한 까닭이여기에 있다.그런 점에서 ‘이집트 사자의 서’를 읽는 일은 고대 이집트를이해하는 면에서 뿐만 아니라 인간 그 자체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도 더없이유용하다. 이 책은 ‘티벳사자의 서’와 더불어 죽음에 관한 인류의 가장 뛰어난 기록으로 평가되고 있다.뒤집어 말하면 인간의 삶의 비밀에 대한 신성한 성찰이기도 하다.두 책이 죽음과 환생 사이의 중간 상태에 있는 사자를 위한 안내서로서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부활을 통한 영원한 삶을 갈망하는인류의 보편적 염원을 반영하는 것이다.죽은 뒤에 영원히 산다는 것. 이보다매혹적인 생각이 또 있을까? 책 읽기를 통해 삶의 본질에 도달하고자 한다면 역설적으로 ‘죽음의 책’을 읽을 필요가 여기에서 생기는 것이다.더구나 이 책은 유대교의 원형을 이루는 형제 살육의 사건을 신화의 양식을 빌려 펼쳐 보이고 있으며,수난과 영생과 부활의 드라마를 통해 성서의 골간을 이루는 토대를 일찌감치 마련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교문명사적으로도 중요한 기록으로 평가할 만하다. 국내에 최초로 소개되는 이 책이 단순한 번역서가 아니라는 점도 특징 중의 하나다.이집트학의 서막을 연 대영박물관의 실장 윌리스 버지,독일 학자 랩시우스,그리고 최근에 포크너가 편찬한 것을 소장인류학자인 서규석씨(국회 정책연구위원)가 일반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재구성한 것이다.국내 이집트학 연구의 수준과 가능성을 짐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 독자들에게는 또다른 흥미거리를 제공한다. 왕조 성립 이전부터 왕국의 멸망에 이르기까지 3,000여년에 걸쳐 수많은 사제들이 남긴 주문들을 통해 고대인들의 사생관을 살필 수 있을 뿐만 아니라,독특한 신화적 상상력을 통해 고대 문화의 깊숙한 곳까지 여행할 수 있음은이 희귀한 문헌을 읽는 모든 독자들의 행복일 것이다. 문학동네 1만4,000원[서규석 편저]윤재웅(문학평론가 동국대 강사)
  • 신경제 추진위원회/위원 28명에 위촉장/황 총리,협조당부

    황인성국무총리는 20일 정부종합청사 대회의실에서 신경제추진위원회 민간위원 16명과 전문위원 12명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신경제5개년계획의 성공을 위한 위원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해 정부 각부처 장관등과 민간위원등 42명으로 구성되는 신경제위원회는 앞으로 분기별로 회의를 갖고 신경제5개년계획의 추진실적과 주요정책등을 심의,점검하게 된다. 이날 위촉된 신경제추진위의 민간위원과 산하 전문위원 명단은­. ◇신경제추진위(위원장 황인성총리)=김상하대한상의회장·최종현전경련회장·박용학무역협회장·박상규중소기업중앙회장·이동찬경총회장·박종근노총위원장·김종운서울대총장·송재연세대총장·정병휴조선대총장·김병관한국신문협회장·홍두표한국방송협회장·정광모소비자보호단체협의회장·한호선농협회장·정춘택은행연합회장·연영규증권업협회장·박영철고려대교수 ◇신경제전문위(위원장 박영철고려대교수)=박병윤서울경제신문주필·최청림조선일보편집국장대리·배무기서울대교수·강광하서울대교수·윤원배숙명여대교수·윤재웅성균관대교수·황인정한국개발연구원장·유장희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박종기조세연구원장·정영일농촌경제연구원장·차동세산업연구원장·김영욱생산기술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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