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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길영의 뾰족한 읽기] 평상심 배우기

    [오길영의 뾰족한 읽기] 평상심 배우기

    많이 인용되는 ‘논어’ 구절 하나. “다른 사람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노여워하지 않으니 역시 군자답지 않은가.” 통상 이 구절을 군자다움의 덕목을 요약한 것으로 해석한다. 하지만 이렇게 삐딱하게 읽을 수도 있다. 남들이 알아주는 것에 사람들은 목을 맨다. 그런 욕망에서 벗어나기가 얼마나 힘든가. 그리고 군자 되기는 얼마나 어려운가. 사람들이 돈과 물질과 권력을 추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자체가 주는 쾌락도 있겠지만 그런 것들을 소유할 때 남들로부터 받게 되는 부러움의 시선에서 얻는 쾌락이 더 크다. 인정받고 싶은 욕망은 그렇게 힘이 세다. 돈, 물질, 권력으로부터 거리를 두는 것처럼 보이는 지식인이나 문화예술인도 예외는 아니다. 이들은 자신의 작품과 이름이 인정받기를 욕망한다. 상징권력의 욕망이 내면에서 꿈틀댄다. 2019년 발간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예연감에 따르면 국내 주요 문학상의 개수는 238개란다. 이렇게 많은 문학상이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설마 그렇게 많은 상을 주고받을 만큼 매년 한국문학공간에서 탁월한 작품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일까? 지난해와 올해 한국 영화계에는 잇달아 경사스러운 소식이 들렸다. 어쨌든 국제적으로 저명한 상을 받는 건 반가운 일이다. 나는 이런 수상은 그 개인에게 수여되는 것이지 ‘국가대표’에게 주는 게 아니라는 생각은 하지만 어쨌든 영화계에는 큰 격려다. 그러나 내게 특히 인상 깊게 다가온 건 수상 자체가 아니라 그 상을 대하는 봉준호 감독과 윤여정 배우의 태도였다. 봉 감독 인터뷰 한 구절. “이 직업도 20년 넘다 보니 그런 두려움과 고민은 솔직히 별로 없어요. 그냥 제 일을 계속 하는 거예요. 사람들이 ‘기생충’을 좋아하니 지금은 낯 뜨겁지만 이것 역시 지나가는 현상이라 생각하고 즐기려고 애쓸 뿐이에요. 소동, 그 단어가 많은 것을 아우를 수 있는 편리한 단어 같아요.” 봉 감독이 ‘기생충’을 만들 때 칸 황금종려상이나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을 받겠다는 욕심을 가졌다면 아마 그런 작품이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예술에서 사심이 앞서면 작품이 망가진다. 그는 평상심을 유지하며 자신이 만들고 싶은 영화를 만들었을 뿐이다. 수상도 곧 지나갈 “지나가는 현상”, 즐거운 소동일 뿐이다. 그리고 다시 평상심을 회복하고 영화를 만든다. 트로피는 서랍에 넣어두고. 윤여정 배우도 비슷한 말을 한다. “저는 경쟁을 싫어해요. 제가 어떻게 글렌 클로스를 이기겠어요. 저는 그녀의 연기를 수없이 많이 봐 왔습니다. 그리고 5명의 후보들, 우리는 각자 다른 영화 속에서 승자입니다. 우린 각자 다른 캐릭터를 연기했기 때문에 우리는 경쟁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오늘밤 제가 여기에 서 있을 수 있는 건 제가 조금 더 운이 좋았을 뿐이죠.” 수상은 결국 운의 문제다. 이런 마음이 있기에 윤 배우는 자신을 필요로 하는 영화에 주저하지 않고 출연해 왔다. 뒤늦게 본 독립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가 그 예다. 윤 배우의 이름값에 비한다면 이 영화에서 그녀가 맡은 배역은 작다. 그래도 성심을 다해 연기한다. 봉 감독과 마찬가지로 윤 배우도 무슨 상을 염두에 두고 연기를 한 게 아닐 것이다. 그냥 해야 할 일을 능력껏 한 것이다. 설령 봉 감독의 연출과 윤 배우의 연기가 큰 상을 받지 못했다고 해도 그들이 한 작업이 의미가 없어지지 않는다. 상을 받으면 당사자에게 격려의 의미가 분명히 있지만 평상심을 유지하는 예술가에게는 상은 받으면 좋고 아니면 말고의 대상일 뿐이다. 얼마 전 중세 이슬람 시인 루미의 산문시집을 인상 깊게 읽었다. “당신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취해 있는 것을 볼 때 오만해져 통제력을 잃는다. 세상의 칭찬과 위선은 맛있는 음식과도 같다. 적당히 먹어야 한다. 불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내가 그것을 알고도 어떻게 그 음식을 먹겠는가? 말하지 말라. 당신은 칭찬을 열망하고, 아마 그것을 먹을 것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인정 욕망에만 사로잡히면, 작품을 만들 때 상을 염두에 두고 일을 한다면, 그 작품은 그렇게도 바라던 인정과 수상에서 오히려 멀어지게 된다. 윤 배우와 봉 감독을 두고 부러워해야 할 것은 수상이 아니라 남들이 뭐라든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꿋꿋하고 묵묵히 하는 평상심의 태도라고 믿는다.
  •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케이트 윈즐릿은 왜 자동차 트렁크에 들어갔을까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케이트 윈즐릿은 왜 자동차 트렁크에 들어갔을까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에서 거대한 작품의 설치를 두고 주민들 사이에 논란이 일었다. 이 작품은 20세기 중반 최고 인기를 누렸던 배우 매릴린 먼로가 1955년에 출연한 영화 ‘7년 만의 외출’에 등장한 장면을 7m가 훌쩍 넘는 조각으로 묘사한 것으로, 팜스프링스미술관 앞 도로변에 설치될 예정이다. 여주인공이 치마를 입고 지하철 환기구 위에 서 있다가 올라오는 바람에 치마가 들리는 이 모습은 매릴린 먼로의 영화를 본 적이 없는 세대도 알고 있을 만큼 유명한 20세기 대중문화를 대표하는 상징적 이미지 중 하나다. 그런데 이 장면을 묘사한 매릴린 먼로의 동상은 이게 처음은 아니다. 시카고를 비롯해 다른 장소에도 이미 존재하는 이 동상이 이번에 논란이 된 이유는 “지금은 2021년이기 때문”이다. 성폭력적 행동, 여성 비하적 묘사, 인종차별적 표현 등 과거에는 당연시되던 많은 것이 더는 용인되지 않는 거대한 문화적 변동의 한가운데 있는데, 그 밑을 지나는 관객들이 여성의 치마 속을 훔쳐보는 소위 ‘업스커트’를 유발하도록 고안된 동상을 2021년에 더 만들어야 하느냐는 것이 이 동상 설치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주장이다. 이 동상 때문에 ‘매릴린도 피해자’라는 ‘#MeTooMarilyn’(미투 매릴린)이라는 해시태그도 생겨났다.●영화계, 여배우에 대한 차별·폭력 여전 매릴린 먼로의 동상 논란은 단순히 한 작품의 적절성 문제를 넘어 영화사에서 여배우들이 겪어 온 성적 대상화와 주체성과 자기 결정권을 상실한 객체화의 문제로 이어진다. 이런 이야기를 꺼내면 흔히 듣게 되는 말이 “영화란 게 원래 관객의 성적 욕망에 의존하는 산업 아니냐”거나, “여자 배우들이 그걸 모르고 영화를 하겠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그 논리는 20세기 중반 이후 여성들이 가정주부라는 위치에 만족하지 않고 직업을 갖기 시작했을 때부터 나왔다. 심지어 미국 같은 나라에서도 넉넉한 집안의 “정숙한 여성”은 직업을 갖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고, 그렇기 때문에 회사에 취직한 여성들은 남성들의 ‘가벼운’ 성추행 대상이 되는 게 당연하게 여겨졌다. 요즘 남자 직원이 직장의 동료를 성추행한 후에 “여자들이 그걸 모르고 회사에 다니겠냐”고 반문한다면 어떻게 들리겠는가. 그런데 똑같은 말을 여배우들에게는 해도 될까. 영화계에서 일하는 여배우를 보는 사회의 시선이 이런 식이기 때문에 여배우들이 받는 차별과 폭력은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올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은 수상 소감에서 자신을 영화계에 입문시켜 준 고(故) 김기영 감독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런데 윤여정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김 감독과 ‘열심히 싸웠던’ 일을 회상하면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영화) ‘충녀’ 때 저만 빼고 감독님과 모든 스태프가 미리 계획을 짰더군요. 처음엔 그냥 침대에 누워 있는 장면이라고만 했어요. 그런데 조금 뒤 시트 밖으로 옷이 비치니 벗고 누우라는 거예요. 그 뒤에 느닷없이 쥐떼가 떨어진 거죠. 몸에 쥐가 달라붙는데 벗고 있다는 게 생각이 났겠어요? 정신을 놓고 난리가 났죠. 감독님이 귀여운 데가 있으세요. 집에 그 필름을 들고 오셔서 미스 윤 마음대로 하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그게 병 주고 약 주는 것 같아 또 싸웠죠(웃음).” 옷 벗기를 원치 않는 어린 여배우의 노출 장면을 찍고자 50대 남자 감독과 남성 스태프들이 짜고 거짓말을 했고, 여배우에게는 알리지 않은 쥐를 떨어뜨려서 나체를 찍었다는 얘기다. 김 감독은 일단 그렇게 여배우의 몸을 도둑 촬영한 후에 “미스 윤 마음대로 하라”고 했단다. 많은 돈이 투자된 영화의 성공이 달려 있는 상황에서 어린 여배우에게 “마음대로 하라”는 말은 한마디로 영화를 위해 네가 희생하라는 압력임을 모르는 사람은 한국에서 사회생활을 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감독과 스태프가 짜고 여배우 속이기도 하지만 이건 1970년대 한국 영화계의 상황만이 아니다. 1992년에 나온 할리우드 영화 ‘원초적 본능’(Basic Instinct)은 여주인공 샤론 스톤의 성기가 드러나는 충격적인 노출신으로 큰 화제가 됐다. 영화를 감독한 파울 페르후번은 주인공이 그 장면에서 속옷을 입지 않았다는 설정에 맞게 찍어야 하는데 샤론 스톤이 입은 속옷이 흰옷 밖으로 비치기 때문에 그냥 벗고 찍는 게 좋겠다는 (김기영 감독과 똑같은) 말을 했다고 한다. 샤론 스톤은 카메라에는 민감한 부위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감독의 말만 듣고 촬영에 임했는데, 편집이 끝난 뒤 시사회를 보다가 자신의 성기가 정면으로 화면에 등장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분노한 샤론 스톤은 페르후번에게 항의했지만 결국 그 장면을 영화에 포함시키는 데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여배우를 속여서 원하지 않는 장면을 촬영한 후 윽박과 설득으로 뒷수습을 하는 일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시대를 막론하고 당연시됐던 거다. 샤론 스톤은 회고록에서 가슴 성형을 했을 때 이야기도 했다. 마취에서 깨어 보니 자신이 원했던 크기보다 더 크게 됐길래 의사에게 따졌다. 그랬더니 “내 생각에는 좀더 큰 게 좋을 것 같아 그렇게 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여배우는 자신의 몸에 대한 결정권도 없는 것이다. 이런 예는 얼마든지 있다. 역시 충격적인 노출신과 성행위 묘사로 유명한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는 김 감독이 윤여정을 속여 노출신을 찍은 ‘충녀’와 같은 해인 1972년에 나온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여주인공을 맡았던 마리아 슈나이더는 당시 19세였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남주인공 말런 브랜도가 슈나이더를 힘으로 제압하고 강제로 성행위를 하는 장면에서 30대의 남자 감독과 40대의 남자 배우는 대본에 없던 버터를 이용해 배우가 놀라는 표정을 찍기로 몰래 계획을 세웠다. 어린 여성이 정말로 수치심을 느끼고 우는 장면을 건지자는 것이었다. 김 감독이 윤여정 모르게 스태프들과 짜고 쥐를 준비한 것과 똑같은 상황이었다. 여배우는 자신이 원한다면 얼마든지 노출 장면을 찍을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원하는 경우에만, 그리고 원하는 수준까지만 해야 한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지금의 영화 문화에서 여배우들은 대개 어리고 경험이 부족한 상태로 노출신 촬영에 들어간다. 경험 많은 남자 감독과 스태프들이 공모해 현장에서 대본에 없는 요구를 하는 식으로 압력을 넣고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들면 대부분의 여배우는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다. “여배우가 너밖에 없는 줄 아느냐”는 말은 페르후번 감독만 사용한 말이 아니다. ●케이트 윈즐릿, 18세 데뷔 때 똑같은 경험 미투운동의 직격탄을 맞은 할리우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촬영장에 여배우를 위한 성행위 코치를 두기 시작했다. 어린 여성이 직접 항의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기 때문에 영화판을 잘 아는 (대개는 나이가 더 많은) 여성이 민감한 촬영을 할 때 배우 곁을 떠나지 않고, 감독이 요구하는 내용이 대본과 다르면 배우 대신 거부하고, 촬영 중간중간에 배우가 보이지 않는 압력과 불편함을 겪지 않는지 살펴 주는 ‘힘 있는 큰 언니’ 역할을 하는 것이다. 물론 모든 영화 스튜디오가 그런 제도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유명 배우 케이트 윈즐릿은 최근 인터뷰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같은 영화에 출연한 18세의 여배우가 한밤중에 차 안에서 성행위 장면을 촬영하게 되자 자신의 촬영이 끝났음에도 어린 여배우 옆에 남기로 했다는 거다. 촬영기사와 감독 모두 훌륭하고 믿을 만한 사람들이었지만, 그래도 그들은 남자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카메라에 잡히지 않고 여배우 옆에 머물기 위해 차의 트렁크에 들어가서 촬영하는 내내 “혹시 불편하지 않으냐”는 말을 계속 건네며 ‘너의 편이 여기 있다’는 걸 상기시켰다고 한다. 그런데 윈즐릿은 왜 그렇게 자주 말을 건넸을까. 이 상황은 힘 있는 남성들이 많은 환경에서 여성이 겪는 아주 전형적인 상황이다. 미투운동에 불만을 가진 남자들이 흔히 “왜 싫으면 싫다고 말을 하지 않았느냐”고 묻지만, 여성이 겪는 사회적 압력은 너무나 미묘해 쉽게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먼저 “나는 이거 싫다”고 말하기 힘들다. 하지만 누가 옆에서 “너 혹시 이거 싫지 않아?”라고 물어봐 주면 “그렇다”고 대답하기는 훨씬 쉬워진다. 윈즐릿이 이렇게 나서서 어린 여배우들을 보호하는 이유는 자기도 18세에 영화에 처음 출연하면서 똑같은 일을 겪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남자 감독과 스태프들 사이에서 압력을 받으면서 누군가 도와줬으면 했던 경험이 지금의 ‘힘 있는 큰 언니’ 역할을 자임하게 만든 것이다. 나는 윤여정이 김 감독에게 감사하는 마음은 의심하지 않는다. 하지만 1972년에 윤여정이 겪은 일은 미화돼서도, 반복돼서도 안 된다. 영화판이 아니라 그 어디에서도 여성이 무언의 압력 때문에 ‘노’를 하지 못했다고 항의할 자격을 의심받아서도 안 된다. 여성이 자신의 장래를 쥐고 있는 남성들의 부당한 요구를 들어줘야 하고, 그러고도 오히려 감사하게 생각해야 하는 불평등한 구도는 우리가 끝내야 한다. 코드미디어 디렉터
  • 30년 만에 다시 경험하는 ‘죽어도 좋은 경험’

    30년 만에 다시 경험하는 ‘죽어도 좋은 경험’

    윤여정 주연 맡은 故김기영 감독 유작 4K 리마스터링 복원 거쳐 새달 공개김 감독, 당시 마음에 안든다며 미개봉배우 윤여정(74)씨가 주연을 맡은 김기영(1919~1998) 감독의 미개봉 유작 ‘죽어도 좋은 경험: 천사여 악녀가 되라’가 제작된 지 30여년 만에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배급사 블루필름웍스는 김 감독의 1990년작 ‘죽어도 좋은 경험: 천사여 악녀가 되라’를 오는 7월 개봉한다고 31일 밝혔다.‘죽어도 좋은 경험’은 남편의 실수로 아들을 잃은 여정(윤여정 분)과 남편의 외도로 억울하게 이혼당한 명자(이탐미 분)가 서로의 남편을 죽이기로 공모하고 무자비한 복수를 벌이는 내용의 서스펜스 스릴러 영화다. 두 여성의 서늘한 욕망과 광기를 다뤄 극한의 긴장감을 선사한다. 김 감독은 ‘죽어도 좋은 경험’을 완성하고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공개하지 않았다. 1998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특별 상영된 것을 제외하고 극장에서 선보인 적은 없다. 영화는 4K 리마스터링 복원 작업을 거쳐 공개한다. 윤씨가 ‘화녀’(1971)와 ‘충녀’(1972) 이후 세 번째로 주연을 맡은 김 감독의 작품이다. 윤씨는 지난 4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받으면서 자신을 영화 주연으로 발탁한 김 감독에게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In&Out] 무너지는 한국영화, 극장 지원 절실하다/이창무 한국상영관협회장

    [In&Out] 무너지는 한국영화, 극장 지원 절실하다/이창무 한국상영관협회장

    윤여정 배우가 ‘미나리’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 ‘기생충’ 수상 소식에 이어 2년 연속 쾌거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눈에 보이는 화려한 성과와는 다르게 지금 한국영화산업은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2020년 우리나라를 덮친 코로나19로 인해 극장 관객은 급감했다. 2019년 연간 관람객은 2억 2000만명을 넘어섰지만, 지난해엔 6000만명에도 미치지 못 했다. 극장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80%에 육박하는 한국영화산업 특성상 극장 관객의 감소는 곧 한국영화 전체의 위기로 이어진다. 관객 감소로 배급사들은 신작 개봉을 미루고, 볼 영화가 없으니 관객은 극장에 오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제작 현장 곳곳은 멈춰서고, 영화 마케팅이나 컴퓨터그래픽(CG) 등 관련 업체도 일감이 없어 힘겨운 시간을 보낸다. 고용 상황도 악화해 많은 영화인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이제 이런 악순환 고리를 끊어야만 한다. 영화산업은 대표적인 코로나19 피해 업종이지만 각종 재난지원에서 철저히 소외됐다. 특히 극장은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 지침에 따라 철저한 방역 수칙을 준수했음에도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했다. 이유는 단 하나다. 극장이 대기업에 속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기업이냐 아니냐를 따질 겨를이 없다. 극장이 무너지면 한국영화산업 전체가 도미노처럼 붕괴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정부는 하루라도 속히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가장 필요한 지원책은 관객이 극장으로 돌아오도록 하는 일이다. 관객이 극장을 찾지 않는 것은 코로나의 영향도 있겠지만, 볼 영화가 없다는 게 더 큰 이유다. 극장들은 지난 2월부터 영화의 개봉을 장려하기 위해 영화 관람객 1인당 1000원씩의 개봉 지원금을 배급사에 지원했다. 하지만 극장의 경영상황이 점차 어려워지면서 한계에 도달했다. 이제는 정부가 나서야 한다. 영화 개봉을 독려하기 위해 정부에서 과감하게 지원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관람객이 좀더 쉽게 문화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영화 할인티켓 등을 지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음으로 정부의 띄어 앉기, 시간대 제약 등 방역 조치 강화로 극심한 피해를 당한 극장들에 금융 지원 등 실질적인 지원책도 마련해야 한다. 음식물 취식에 대한 지나친 제한으로 극장이 기피 시설로 낙인찍힌 점을 감안해 단계별로 음식물 취식도 완화하길 바란다. 특히 올해 영화발전기금은 전면 면제하는 게 마땅하다. 극장사들은 10년 이상 수천억원의 영화발전기금을 납부하며 영화산업 성장에 기여했다. 지금처럼 어려울 때에는 영화발전기금 면제는 물론 납부한 몇 년치라도 돌려주는 게 당연한 순리다. 제2의 ‘기생충’, 제2의 봉준호, 제2의 윤여정을 기대하는가. 극장에 대한 지원이 선행돼야 한국영화산업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과감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 [한미정상회담]미일 정상보다 2배 오래 만나… 첫 ‘노 마스크’ 회담

    [한미정상회담]미일 정상보다 2배 오래 만나… 첫 ‘노 마스크’ 회담

    37분 단독회담, 미일 때 20분보다 약 2배통역만 대동한 채 속내 나눌 수 있는 자리노마스크도 달라진 풍경, 바이든 농담도2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은 앞선 미일 정상회담과 무엇이 달랐을까.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37분간 단독회담을 진행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스가 요시히데 총리와 처음으로 갖었던 정상회담 때 20분간 단독회담을 진행했던 것과 비교하면 약 2배 긴 시간이다. 단독회담은 통역만 배석한 채 두 정상이 흉금을 터 놓을 수 있는 기회다. 다양한 주제를 자유롭게 언급한다는 점에서 한미 정상이 대북정책, 중국견제, 코로나19 공동 대응, 코로나19 백신 공여, 반도체 등 미국의 산업 공급망 구축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단독회담과 소인수회담의 시간을 합치면 94분이나 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확대회담 모두발언에서 단독 및 소인수 회담에 대해 “다양한 문제를 두고 오래 얘기를 했기 때문에 스태프로부터 ‘너무 오래 대화 중이다’라는 메모를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날 총 회담 시간은 171분이며, 회담 중간에 짧게 이뤄진 휴식 시간까지 포함하면 전체 시간은 187분이다. 미일 정상회담 역시 단독회담, 소인수회담, 확대회담 순으로 진행됐고 총 160분간 진행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만난 것도 코로나19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 백신 완전 접종자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가이드라인을 준용한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5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를 다시 3주간 연장한 한국과는 달리 미국은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하는 마지막 단계에 와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실내에서 문 대통령을 처음 맞을 때부터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지난달 16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를 맞을 때 마스크를 두 겹 겹쳐 썼던 것과는 크게 달랐다. 회담 분위기가 유연해 진 것도 특징이다. 이날 오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한국전쟁 영웅인 랠프 퍼켓(94) 예비역 대령에게 미군 최고 영예인 명예훈장을 수여할 때,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퍼켓 전 대령이 명예훈장 수여식 소식을 듣고 ‘웬 법석이냐. 우편으로 보내줄 수는 없나’라고 반응했다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또 “퍼켓 대령이 책에 쓴 것처럼 이미 4살 때 과속 자동차 앞에서 달리는 위험한 취미를 개발했었다”며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K팝은 보편적”이라며 지난해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과 올해 윤여정의 여우조연상 수상을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달 스가 총리와 만남을 갖었을 때는 미국도 코로나19가 한창이어서 모두 마스크를 쓴 채 다소 딱딱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공동취재단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한미 정상회담]바이든 대북특별대표 임명… “한국과 백신 파트너십 체결”

    [한미 정상회담]바이든 대북특별대표 임명… “한국과 백신 파트너십 체결”

    “한국 첨단기업 이용해 백신 생산 늘리겠다”바이든, 한국에 백신 공여 여부는 언급 안해성 김 전 주한미국대사 공석인 대북특별대표K팝, 윤여정 오스카 수상 언급하며 “깊은 관계”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비핵화 추구, 대북특별대표 임명, 한미 백신 파트너십 체결, 반도체·배터리 파트너십 구축 등을 성과로 언급했다. 우선 그는 한반도 문제에 대해 “긴장을 완화하며 우리 모두 목표로 하는 ‘한반도 비핵화’에 다가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반도 비핵화는 바이든 행정부가 초기에 썼던 ‘북한 비핵화’와 달리 상호간에 비핵화를 진행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또 주한미국대사를 지냈던 성 김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 대행을 첫 대북특별대표로 지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문 외교관인 성 김 대사를 대북특별대사로 일하게 될 것임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그를 일으켜 참석자들에게 소개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후 연설에서 “김 대사를 대북특별대표로 지명한 것을 환영한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 문제에 있어 적극적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인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공석이었던 대북특별대표를 임명한 것은 취임 4개월 만이다. 미국은 대북정책 검토를 마친 뒤 북한에 내용 설명을 위한 접촉을 제안했지만 북한의 반응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북특별대표 임명이 북미 대화 재개에 도움이 될지 이목이 쏠린다. 바이든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오후 한국전쟁의 영웅인 랠프 퍼켓 주니어(94) 퇴역 대령에게 미군 최고 영예인 명예훈장을 수여하는 자리에 참석한 것을 언급하며 한미동맹을 강조하기도 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가 “종합적인 백신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며 한국의 첨단기업을 통해 백신 생산량을 크게 늘리겠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한국에 백신을 언제 얼마나 공여할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반도체 및 배터리 공급망 구축과 관련해서는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들이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44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하기로 한 점을 높게 평가하고, 기업 수장들을 자리에서 일으켜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이외 최근 의회가 통과시킨 아시아계 미국인을 위한 코로나19 증오범죄법을 언급하며 “아시아계가 거리를 걷기만 해도 공포에 떨며 살아야 하는 것에 솔직히 나는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K팝의 미국 내 유행과 올해 윤여정의 오스카 수상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한미 간을 더욱 강화시키는 깊은 관계”라고 평가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남성혐오’ 논란 재재, 공중파 출연 금지해달라 청와대 국민청원

    ‘남성혐오’ 논란 재재, 공중파 출연 금지해달라 청와대 국민청원

    방송인 재재의 공중파 출연을 금지시켜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20일 제기됐다. SBS 웹예능 ‘문명특급’ PD와 진행자로 활동하고 있는 재재(본명 이은재·31)는 최근 백상예술대상 시상식 레드카펫에서 보여준 손 모양으로 ‘남성혐오’ 논란을 낳았다. 재재는 레드카펫에서 사진촬영에 임하면서 초콜릿을 꺼내 먹었는데 이때 손가락 모양이 극렬 페미니스트 커뮤니티였던 메갈리아의 상징과 비슷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메갈리아에서는 한국 남성들의 성기 크기가 전 세계 평균보다 작다란 의미를 담아 엄지와 검지를 집는 손 동작을 사용하면서 남성혐오의 상징이 됐다. 문명특급 측은 해당 논란에 대해 스타일리스트와 다양한 시상식용 의상을 입어보던 중, 간식을 옷 주머니에서 꺼내 먹는 색다른 레드카펫 퍼포먼스를 해보자고 의견이 모여 퍼포먼스를 진행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청와대 청원은 2018년 재재가 성범죄 피해사실을 보도하면서 언론의 중립적 입장을 고수하지 않고, 선동을 했다고 지적했다. 2018년 5월 ‘스브스뉴스’ 탐사보도를 통해 한 여성 유튜버의 성범죄 피해 호소 주장을 전했다. 이 사건은 가해자로 지목됐던 스튜디오 실장이 카카오톡 대화 복구 내용을 공개해 성범죄 피해사실은 상당수가 허구임이 드러났다고 청원은 주장했다.하지만 이 과정에서 정신적 피해를 입은 스튜디오 실장은 끝내 극단적 선택을 하였고, 재재는 유튜버의 선동이 공론화될 수 있도록 크게 일조한 장본인이라고 청원은 강조했다. 또 사망한 스튜디오 실장의 친동생이 2018년 11월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밝힌 내용에 의하면, 당시 실장에게 접촉하여 인터뷰 기사를 작성했던 스브스뉴스가 사건의 결정적 단서가 될 수 있었던 카카오톡 대화본을 알고 있었음에도 보도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있다. 청원자는 “재재는 당시 사건의 내막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으나 스튜디오 실장을 가해자 몰이하기 위해 이를 묵과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사망한 스튜디오 실장의 억울함이 해소된 이후에도 아직까지 아무런 입장과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청원자는 “남성혐오 커뮤니티 ‘메갈리아’의 로고를 연상시키는 손동작을 시상식에서 취해 큰 논란이 일고 있는데, 평소 여성 인권 문제에 큰 관심을 보이며 스브스뉴스의 여성 문제 콘텐츠를 주도적으로 제작해온 그녀가 이를 몰랐을리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재재가 공중파에 출연하고, 심지어 최근 맥도날드의 광고모델로까지 선정돼 승승장구하는 현 대한민국의 실정에 참담한 심정일 뿐이라고도 했다. 재재가 진행하는 ‘문명특급’은 최근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기 전 윤여정 배우와의 인터뷰를 했다. 윤 배우는 ‘문명특급’에 대해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고, 출연자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다는 칭찬을 남겼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김은혜 “나경원 출마설? 인재풀 고갈…안타까운 일”

    김은혜 “나경원 출마설? 인재풀 고갈…안타까운 일”

    “돌려막기로 가면 안 된다는 취지당의 변화 위해 뒤에서 도와줘야”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은혜 의원은 나경원 전 의원의 당 대표 출마설에 대해 “중진 그룹 인재 풀이 고갈됐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초선인 김 의원은 18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그 자체로 안타까운 일”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당이 근본적 변화를 요구받는 상황에서 새판 짜기로 가는 게 옳지, 돌려막기로 가면 안 된다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초선들의 도전은 가슴 뛰는 일’이라고 한 나 전 의원의 발언을 거론하며 “가슴 뛰는 일이면, 당의 변화를 위해 뒤에서 도와주시는 게 옳다”고 밝혔다. 경쟁자인 5선 주호영 의원을 향해서는 “경험을 강조하는 분이 위기 타개책으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내놓으면 안 된다. 당이 환골탈태하는 방법을 오로지 윤석열로 갈음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것(윤석열 마케팅)은 실패하고 낡은 경험”이라며 “위기 상황 돌파를 위해서는 새로운 얼굴과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전날에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그 첫걸음은 파격적 리더십 교체”라며 “초선의 도전을 철모르는 무모한 도전이라고 치부한다면, 그 또한 낡은 정치 문화”라고 주장했다. 세대 간 신구대결의 성격이 부각되는 당권레이스에 대해서는 “윤여정 선생은 연기를 잘해서 오스카상을 받았고, BTS는 나이는 어리지만 음악적 역량이 뛰어나 세계에서 인정을 받았다”며 “나이로 뭐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김은혜 “윤여정, 연세 많아 오스카 받은 것 아냐”…주호영에 일침

    김은혜 “윤여정, 연세 많아 오스카 받은 것 아냐”…주호영에 일침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은혜 의원은 15일 “오스카가 윤여정 선생이 연세가 많아서 상을 준 것이 아니었듯 핵심은 역량과 비전”이라고 했다. 당권 경쟁자인 5선의 주호영 의원이 전날 라디오에서 세대 대결 구도를 두고 “윤여정 선생도 연세가 70이 넘었어도 상을 받았다”고 언급한 것을 반박한 것. 초선인 김 의원은 “국민이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분노하면서도 국민의힘 지지를 주저하는 이유는 ‘과거로 돌아가는 것 아닌가’하는 우려”라며 “새로운 얼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작부터 견제구가 날아오는데, 날아오는 견제구마저 과녁에서 벗어난 얘기여서 안타깝기 그지없다”며 “지금 당대표 나이가 많다고 문제 삼는 사람이 있는가”라고 주 의원에게 반문했다. 김 의원은 일부 당권 주자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인연을 부각하며 이른바 ‘윤석열 마케팅’을 벌이는 데 대해서도 “낡은 정치”라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가 윤여정 선생에게 배워야 할 것은 자존심과 품격”이라며 “다음 당대표에게 필요한 것은 실패한 낡은 경험이 아니라 도전정신과 새로운 상상력”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 의원은 이날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극적인 리더십 교체를 이뤄내야 대선 승리도 이뤄낼 수 있다”며 “완전한 새판짜기로 정권교체를 현실로 만들겠다”고 차기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주호영 “윤여정도 70세에 수상” vs 이준석 “5선까지 뭐했나”

    주호영 “윤여정도 70세에 수상” vs 이준석 “5선까지 뭐했나”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5선의 주호영 의원과 원외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차기 당 대표의 자질을 놓고 장외에서 신경전을 벌였다. 주호영 의원은 14일 MBC라디오에서 초선 의원들의 당권 도전을 ‘소장파 바람’으로 보는 일부 시각과 관련해 “당원들의 뜻은 그것과 거리가 있다고 본다”면서 “바람이라고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당 대표 경선이 신구 대결구도로 간다는 분석에 대해 “윤여정 선생도 연세가 70이 넘었어도 (국제영화제에서) 상을 받으셨다”면서 “나이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숲에 작은 나무도 있어야 하지만, 거목·노목도 있어야 하지 않는가”라고 반문하며 “노장청이 어우러져 장점을 발휘할 때 당색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전 최고위원은 BBS라디오에 출연해 “제가 무슨 경험과 경륜이 부족하다는 것인지 특정이 되지 않는다”며 “하지 않아도 될 경험이라면 안 하는 게 오히려 낫다”고 받아쳤다. 또 자신이 국민의힘 당권주자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상위권에 든 것을 두고 일부 중진이 ‘인지도에 따른 인기일 뿐’이라고 지적하는 데 대해 “자기 발등찍기”라고 맞섰다. 특히 그는 “4선, 5선 해오신 분들이 국민에게 기억할 만한 인상적인 활동을 남기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인지도 주장을 맞받아치며 “그런 말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 주 의원 등 영남 중진에 대해 ‘팔공산만 다니던 분들’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 “후배들을 비하하는 표현을 해서 제가 더 세게 반격한 것”이라며 “앞으로는 좀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의 ‘팔공산’ 발언은 주 의원이 지난 11일 “에베레스트를 원정하려면 동네 뒷산만 다녀서는 안 된다”면서 이 전 최고위원 등의 ‘경륜 부족’을 강조하자 이를 반박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오늘의 서울 톡]

    광진 ‘미나리’ 상영·예술인과 동네투어 광진구 광진문화재단은 자동차에서 즐기는 ‘드라이브 인 시네마’, 광진구 예술인과 함께 찾아가는 ‘동네 한 바퀴’ 등 주민들의 코로나 우울 극복을 위한 ‘2021년 힐링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드라이브 인 시네마는 오는 13일 어린이회관 야외 주차장에서 사전 신청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최근 윤여정이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을 받은 영화 ‘미나리’를 상영한다. 28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는 광진구 지역 예술가들이 동네 곳곳을 찾아가 공연을 펼치는 동네 한 바퀴가 진행된다. 강서 ‘일회용품 줄이기’ 봉사자 모집 강서구는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일회용컵 사용을 줄이기 위해 ‘지구를 위한 용기 두기’ 챌린지에 사용되는 ‘손뜨개 텀블러 가방’ 제작에 참여할 자원봉사자 100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손뜨개나 자원봉사에 관심 있는 주민이면 1365자원봉사포털에서 신청할 수 있다. 제작된 가방은 오는 7월 동네 쓰레기를 줍는 ‘줍깅 캠페인’에 참여가 활발한 우수 자원봉사자와 각급 학교의 ‘찾아가는 자원봉사 교육’ 우수 학생 등 환경보호를 위해 힘쓰는 주민 300명에게 전달된다. 마포, 21일까지 공유촉진사업 공모 마포구가 민간 영역의 공유 활동을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마포구 공유촉진사업’ 공모를 오는 21일까지 한다. 이번에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공유사업을 지정분야로 선정해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그 외 자유분야로는 ▲물건 공유 ▲유휴공간(빈집, 빈사무실, 빈주차장) 공유 ▲재능·지식·경험 공유 ▲학교 연계 공유사업 등이다. 선정된 사업에는 500만원까지 사업비를 지원한다. 금천, CCTV 노후 안내판 LED로 교체 금천구는 다음달까지 방범용 폐쇄회로(CC)TV 노후 안내판을 야간 식별이 쉬운 발광다이오드(LED) 안내판으로 교체·설치한다. 구는 2365대의 CCTV를 운영 중이며, 안내판은 일반 안내판 167개, LED 안내판 516개 등 모두 683개가 설치돼 있다. 이중 일반안내판은 설치 이후 10년 이상 지나 안내문구가 훼손되고, 야간식별이 어려워 범죄 예방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문의는 구청 안전도시과(02-2627-1904)로 하면 된다. 서초, 신설법인에 ‘지방세 1대1 멘토링’ 서초구는 신설법인을 대상으로 사업 초기 지방세 신고 등에 대한 맞춤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방세 1:1 멘토링’을 진행한다. 구는 사업 초기 지방세 납부 등에 어려움을 겪어 납부 지연 가산세를 부담했다는 법인 관계자의 연락을 받고 법인의 고충을 덜어주고자 멘토링을 시작했다. 지난달 16일에 1분기 신설법인 966개에 대한 멘토링 신청 안내서를 발송했다. 양천, 서울시 청렴사회민관협의회 가입 양천구는 62개 공공·민간 기관이 참여하는 서울시 청렴사회민관협의회에 가입했다. 양천구는 청렴실천 협약기관으로 협의회에 가입해 부패방지정책에 대한 시민제안 수렴, 청렴 실천운동 적극 추진, 청렴 실천과제 이행사항 공유 등에 협력하게 된다. 지난해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에서 5년 연속 종합 2등급을 차지한 구는 올해 1등급 달성을 목표로 한다. 노원, 취약계층 공공일자리 494명 모집 노원구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고용 충격이 심화된 취약계층을 위해 확대 운영하는 하반기 공공일자리 사업 참가자를 모집한다. 모집인원은 총 494명이다. 희망근로 일자리, 노원안심 일자리, 지역공동체 일자리 등 3가지 유형 256개 사업으로, 대상은 사업 개시일인 오는 7월 1일 기준 18세 이상 근로 능력이 있는 주민이다. 시급은 8720원이며, 1일 식비 5000원이 별도 지급된다.
  • [이경우의 언파만파] 공문서의 외국 문자

    [이경우의 언파만파] 공문서의 외국 문자

    ‘케이리그’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주관하는 프로 축구 리그다. 그런데 이렇게 적으면 대개 낯설어한다. 축구팬들은 물론 많은 이들이 ‘K리그’라고 표기해야 익숙하게 여긴다. 처음부터 ‘케이리그’가 아니라 로마자 ‘K’를 쓴 ‘K리그’라고 적었기 때문이다. ‘코리아’(Korea)의 첫 글자에서 따온 ‘K’는 여기서 머물지 않았다. 우리의 대중음악을 가리키는 용어도 대부분 ‘K팝’이라고 적힌다. ‘한국문학’은 ‘K문학’이고 ‘한국영화’는 ‘K영화’, ‘K무비’다. 배우 윤여정이 오스카를 받은 뒤에는 할머니 앞에도 ‘K’가 붙었다. ‘K할머니’도 유행한다. 이 밖에 ‘K드라마, K뮤지컬, K웹툰, K북, K뷰티, K바이오, K치킨, K라면, K만두, K콘텐츠, K패션, K무기, K쇼핑, K직장인, K예절…’ 같은 표현들까지 나왔다. 이런 ‘K’ 열풍을 타고 로마자 ‘K’를 열쇠말로 한 책까지 나왔을 정도다. 코로나19와 관련한 우리의 방역 시스템은 당연하게 ‘K방역’이 됐다. 정부 부처와 기관들의 문서에서도 ‘K방역’과 같은 용어들이 흔하다. 이쯤 되면 ‘K’는 단순한 문자가 아니라 또 하나의 한국어다. 한국어 ‘케이’가 돼서 ‘대한민국’, ‘한국’을 뜻하는 접두사가 된 것이다. 한국어가 된 ‘케이’는 로마자로 적을 일도 아니다. 국어기본법에는 공공기관의 공문서는 한글로 작성하라고 돼 있다. 공공기관의 문서들은 이를 따르는 게 바람직하다. 국어사전에는 ‘영어 알파벳의 열한 번째 자모 이름’을 뜻하는 풀이 외에 새로이 ‘대한민국’을 가리키는 말로도 올라야 할 듯하다. 지난달 육군이 표어를 내놨다. ‘The 강한·좋은 육군’. ‘유일한’이라는 뜻의 영어 ‘더’(The)와 우리말 ‘더’의 중의적 표현이라고 육군은 밝혔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 표어를 중단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육군이 내놓은 표어에 대한민국 공용 문자 대신 영어 알파벳을 사용했다는 게 이유였다. 청원을 올린 사람은 국어기본법을 어기면서 이 표어를 배포한다고 했다. 조금 과하다는 시각이 있을 수 있다. 아직 많은 동의는 받지 못하고 있다. 9일 오후 현재 500명 가까이가 동의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의 표기가 교과서에 등장했으면 달랐을 수 있다. 육군의 이 표어는 ‘강한’ 다음에 ‘좋은’을 연결시켜 구조적으로도 자연스럽지 않다. ‘강하고 좋은’이라야 더 매끄럽게 이어진다. 국어기본법에는 처벌 조항이 없다. 적어도 공공기관이 법을 어길 때는 주의든 경고든 경중에 따라 벌칙을 줄 수 있도록 하는 게 적절해 보인다. 육군의 표어도 공문서다. wlee@seoul.co.kr
  • [포토] 오스카 수상 윤여정 귀국

    [포토] 오스카 수상 윤여정 귀국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배우상을 거머쥔 배우 윤여정이 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 아카데미 수상 윤여정, 시상식 항공점퍼 차림 귀국

    아카데미 수상 윤여정, 시상식 항공점퍼 차림 귀국

    배우 윤여정이 8일 새벽 귀국했다. 미국 LA 발 비행기에 탑승했던 윤여정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아카데미 시상식장에서도 착용한 바 있는 항공 점퍼 차림으로 돌아온 윤여정은 인터뷰는 따로 하지 않았다. 앞서 윤여정은 지난 7일 소속사를 통해 미리 귀국 소감을 밝혔다. 그는 “여우조연상 수상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고, 여전히 설레고 떨린다”며 “무엇보다 같이 기뻐해 주고 응원해준 많은 분들로부터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아, 몸 둘 바를 모를 정도로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그러면서 “덕분에 수상의 기쁨이 배가 되고, 하루하루 정말 행복했다”며 “컨디션을 회복한 후 다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소속사 후크엔터테인먼트 역시 “저희는 윤여정 배우 귀국 후 배우의 컨디션 회복을 최우선으로 지원할 예정”이라며 “스케줄을 정리하고 추스를 것이 많아서 바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없을 것 같아 송구스러운 마음이다, 다만 빠른 시간 안에 다시 여러분 앞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윤여정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의 순자 역할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아시아 여배우로서는 두번째 수상이며,한국인 배우로서는 최초의 수상이었다. 여우조연상 후보로는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의 마리아 바칼로바, ‘힐빌리의 노래’ 글렌 클로즈, ‘더 파더’ 올리비아 콜맨, ‘맹크’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이름을 올렸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담은 영화다. 윤여정은 극 중 어린 손자들을 돌보기 위해 한국에서 미국으로 온 순자를 연기했다. 그는 이번 영화를 통해 아카데미 수상에 앞서 30여 개가 넘는 해외 연기상을 휩쓸었고,미국 배우 조합상(SAG)과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등에서 여우조연상을 석권했다. 윤여정은 아카데미 수상 연설 당시 “나는 경쟁을 믿지 않는다, 내가 어떻게 클랜 클로즈 같은 대배우를 이겼다고 말할 수 있나? 너무 훌륭한 연기를 너무 많이 봐왔다”며 “우리는 서로 다른 역할을 했고 경쟁할 수 없다, 다만 내가 조금 더 운이 좋았다, 그리고 미국 분들이 한국 사람들을 굉장히 환대를 해주신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밝혀 감동을 줬다.또한 ‘미나리’의 제작자이자 여우조연상 시상자였던 브래드 피트에게 털사에서 촬용하는 동안 어디 있었냐고 하거나 “두 아들이 나를 일하러 가게 만들었다, 다 아이들 덕분이다, 열심히 일했더니 이런 결과를 얻었다, 아들들아 이게 엄마가 열심히 일한 결과란다”라고 말해 웃음을 줬다. 윤여정의 수상 소감은 외신이 꼽은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의 ‘최고의 순간’으로 자주 언급됐다. 미국 뉴욕 타임스는 “매우 딱딱했던 시상식에서 윤여정은 뜻밖의 선물이었다”며 윤여정의 재치를 칭찬했다. 윤여정은 귀국 뒤 약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간다. 소속사 측에 따르면 아직 차기작은 결정되지 않았다. 다만 올해 하반기 공개 예정인 미국 OTT 서비스 애플TV플러스의 오리지널 드라마 ‘파친코’의 주인공으로 또 한 번 글로벌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파친코’는 재미 한국인 이민진 작가가 쓴 소설을 원작으로 일본에서 4대에 걸쳐 파친코 사업에 성공하는 한국인 가족의 굴곡많은 삶을 그리고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윤여정 “‘미나리’ 불법 다운로드 받지 마세요~”

    윤여정 “‘미나리’ 불법 다운로드 받지 마세요~”

    올해 아카데미 여우 조연상을 받은 ‘미나리’의 배우 윤여정씨가 “‘미나리’를 불법 다운로드 받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저는 제 식구들도, 제 동생들도 극장 개봉할 때까지 못 보게 했다. 죄송하다”라며 재치 있게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윤씨는 개봉 이후 100만 관객을 달성한 ‘미나리’ 정이삭 감독과 배우 스티븐 연, 한예리, 앨런 김, 노엘 케이트 조와 함께 100만 돌파 감사 인사를 7일 전했다. 윤씨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100만 관객을 넘었다는 소식을 들어 감사 인사드리려 한다. 너무 감사하다. 저희 영화를 사랑해 주셔서”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한 가지 부탁드릴 거는요. 여러분, (불법) 다운로드 받지 마세요. 극장에 와서 봐주셔야지 저희 영화 만드는 사람들이 용기를 내서 더 좋은 영화 만들 수 있답니다”라고 말한 뒤 밝게 웃었다. ‘미나리’는 3월 3일 개봉 이후 3주 연속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키다 신작 영화들에 밀렸다. 그러다 지난달 26일 아카데미상 여우 조연상을 받은 뒤 관객이 늘면서 지난 1일에는 누적 관객 100만 9000여명을 기록했다. 픽사 애니메이션 ‘소울’,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에 이어 올해 100만 관객을 돌파한 세 번째 영화다. 정이삭 감독은 “한국 관객들의 사랑 덕분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코로나19로 극장가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여러분의 응원과 사랑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감사하다”고 밝혔다. 아카데미상 시상식 최초로 아시아계 미국인 남우주연상 후보에 선정됐던 배우 스티븐 연도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가족분들과 좋은 시간 보내시길 바란다. 성원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계속해서 ‘미나리’에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2021 골드리스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한예리씨는 “코로나19로 극장에 찾아오시는 게 쉽지 않으셨을 텐데, 이렇게 먼 걸음 해주시고 응원해주시고 성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아역 배우 앨런 김과 노엘 케이트 조는 “다음에는 한국에서 꼭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미나리’는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정착을 그린 영화다.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각본상, 음악상 부문 후보에 올라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전 세계에서 받은 상은 무려 112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책 속 한줄] ‘최고 말고 최중‘/이순녀 선임기자

    [책 속 한줄] ‘최고 말고 최중‘/이순녀 선임기자

    하늘의 새를 보세요. 그 어떤 비둘기도 참새처럼 날지 않고, 종달새가 부엉이처럼 날지 않아요. 각자 저마다의 비행법과 날갯짓으로 하늘을 납니다. 인간도 같은 나이라 해서 모두 같은 일을 하지 않고 같은 방향으로 가지는 않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저마다의 걸음걸이가 있고 저마다의 날갯짓이 있어요. 나는 내 길을 가야 하고 이때 중요한 것은 ‘어제의 자기 자신으로부터 나아가는 것’입니다.(181쪽) 배우 윤여정의 숱한 어록 가운데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은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 직후 한국 특파원 간담회에서 한 ‘최중’(最中) 발언이다. ‘지금이 최고의 순간인가’라는 질문에 그는 “최고란 말이 싫다. 최고가 되려고 하지 말고 우리 다 최중으로 동등하게 살면 안 되냐”고 되물었다. 시상식에서 소감을 얘기할 때도 “나는 경쟁을 믿지 않는다”면서 다른 후보 배우들을 향해 “우리 모두 승리한 것이며, 단지 오늘은 내가 운이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해 좌중을 감동시켰다. ‘라틴어 수업’(한동일 지음, 흐름출판)에 비슷한 맥락의 문장이 나온다. 진정한 경쟁의 대상은 타인이 아니라 ‘어제의 나’임을 쉬운 비유로 일러준다. 윤여정이 “대본을 성경처럼 여기며” 쉼없이 자신을 나아가게 했듯 말이다.
  • [길섶에서] ‘두 아들의 잔소리’/문소영 논설실장

    2021년 오스카 여우조연상 수상자 윤여정은 ‘일하는 엄마’의 가치도 보여 줬다. “나를 일하게 한 두 아들에게 감사한다. 이게 다 엄마가 열심히 일한 결과야”라고 말할 때 역시, 일하는 엄마인 내 마음도 뭉클했다. ‘생계형 배우’라고 그 스스로 부르듯이 나도 ‘생계형 기자’가 아니었던가. 생계형으로 꾸준히 일한 덕분에 해당 분야에서 상을 받고 동료 배우들로부터 축하를 받는다는 것은 얼마나 큰 영광인가. 인기 초절정 여배우만 맡는다던 ‘장희빈’의 주연도 맡았던 윤여정이 결혼 후 미국으로 갔다가 한국에 되돌아왔을 때는 ‘경단녀’(경력단절여성)에 싱글맘이었으니, 1980년대 보수적 한국을 고려해 보면 어려웠을 그의 처지를 떠올리는 게 어렵지 않다. 다만 시상식을 생방송하던 한 방송사가 그 소감에 ‘두 아들의 잔소리’를 넣어 의역하는 바람에 논란이 됐다. 윤여정이 하지도 않은 발언을, 마치 재치 있는 양 의역했지만, 일하는 여성에 대한 남성의 잔소리는 당연하다는 사회적 편견을 반영했다는 것이다. 남성지배적인 사회와 언론에서 30년쯤 일하면 ‘명예남성’이 되기 십상인 탓에, 내 귀에 ‘두 아들의 잔소리’가 크게 거슬리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 지적을 따라가다 보니 항시 경계하지 않으면, 흑화된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 “굿즈 드려요”…5월 맞아 선물, 이벤트로 유혹하는 영화관

    “굿즈 드려요”…5월 맞아 선물, 이벤트로 유혹하는 영화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극장가가 선물과 각종 이벤트로 관객을 손짓하고 있다. 어린이들을 주 대상으로 한 선물은 물론, ‘으른이’들을 위한 각종 이벤트를 마련했다. 우선 어린이날인 5일 두 애니메이션이 맞붙는다. TV 시리즈로 유명한 ‘콩순이’ 첫번째 극장판 애니메이션 ‘극장판 콩순이: 장난감나라 대모험’은 개봉 당일 관람객에게 한정판 색칠놀이 책을 준다. 12쪽짜리의 책은 콩순이를 비롯한 영화 속 캐릭터를 담았다. 배급사 측은 “색칠놀이 책 전체 줄거리가 그 자체로 동화책을 보는 듯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어린이날을 맞아 영실업 콩순이 완구 제품을 포함한 다양한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공식 SNS에서 진행한다. 영화는 사라진 가족을 찾기 위해 장난감나라로 떠난 콩순이와 친구들의 모험을 그린다.같은 날 개봉하는 애니메이션 ‘크루즈 패밀리: 뉴 에이지’는 동굴을 떠나 집을 찾아 나선 ‘크루즈 패밀리’가 진화한 인류 ‘베터맨 패밀리’를 만나 벌어지는 모험담이다. 여러 캐릭터가 등장하며, 이에 맞춰 캐릭터 스마트폰 링을 준비했다. 소진 시까지 전국 CGV 4DX 38개관에서 선물 증정 행사를 진행한다. 4DX에서 관람하고 나서 영화관에서 관람권을 보여주면 된다. 배급사 측은 “크루즈 패밀리와 베터맨 패밀리가 사사건건 부딪치며 발생하는 코믹한 장면에는 공기, 물, 티클러 효과 등 역동적인 4DX 효과를 더했다”고 전했다. 이밖에 4DX 페이스북에 댓글로 관람평을 올리면 마사지기 등을 추첨으로 준다.배우 윤여정씨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에 힘입어 무려 50년 만에 재개봉한 영화 ‘화녀’는 영화 속 윤씨의 모습을 담은 스페셜 카드를 지난 1일 개봉과 동시에 제공해 호응을 받았다. 카드에는 배우 윤여정의 독보적인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화녀’는 시골에서 상경해 부잣집에 취직한 가정부 명자(윤여정 분)가 주인집 남자의 아이를 낙태하며 벌어지는 광기의 이야기다. 4일에는 CGV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시네마톡도 진행한다. 공포영화 시리즈 ‘쏘우’의 스핀오프 영화인 ‘스파이럴’은 12일 전 세계 최초 개봉을 앞두고, 마음만은 어린이인 ‘으른이’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했다. 영화 속 소용돌이 표식이 새겨진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와 ‘PLAY ME’ USB로 구성했다.특히 USB는 예고편 속에서 범인이 범행 후 경찰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암시할 때 사용하는 것으로, 실제 그대로 재현해 눈길을 끈다. 이번 이벤트는 5일 어린이날부터 예매와 동시에 신청할 수 있다. ‘스파이럴’은 경찰을 대상으로 한 연쇄살인이 벌어지고, 정체불명의 소포가 배달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물이다. 크리스 록, 사무엘 L. 잭슨이 주연을 맡았다. 한편, CGV는 가정의 달을 맞아 4일부터 30일까지 ‘무비야호’ 이벤트를 진행한다. 각종 할인쿠폰을 CGV 홈페이지 또는 모바일 앱 이벤트 페이지에서 받을 수 있다. 이벤트 기간에는 영화 관람 후 SNS에 해시태그를 더해 인증하면 추첨으로 영화관람쿠폰을 준다. 한 편을 관람할 때마다 CJ ONE 포인트 등을 적립하는 이벤트도 이어진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이경우의 언파만파] 윤여정 그리고 호칭어

    [이경우의 언파만파] 윤여정 그리고 호칭어

    아카데미상은 미국 영화계 최고 권위의 상이다. 수상자들에게 주는 트로피 이름이 ‘오스카’여서 오스카라고도 불린다. 지난주 배우 윤여정이 오스카를 받았다. 오스카가 그를 빛내기도 했지만, 그도 만만치 않게 오스카를 빛냈다. 폼 잡는 이들, 폼 잡는 말을 건넨 이들 앞에서 그는 폼 잡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의 매력이었다. 그가 무대에서 보여 준 언어는 일상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스스럼도 거침도 없어 보였다. 큰 배우가 된 그는 후배들에게 ‘선생님’으로 불렸다. ‘선배’이지만 후배들은 그것을 훨씬 넘는 존칭을 붙였다. 그보다 나이가 많은 배우들은 그를 부르거나 가리킬 때 그의 이름에 ‘씨’를 붙이기도, 친분 관계에 따라 빼기도 했다. 언론 매체들은 대부분 그의 이름 뒤에 아무런 존칭을 붙이지 않았다. 오래전부터 불문율처럼 줄곧 그래 왔던 일이다. 익숙해져서 당연하게 받아들인 독자와 시청자도 있을 것이고, 눈치를 채지 못한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가 하면 왜 연예인들에게는 ‘씨’를 붙이지 않는지 고개를 갸웃하는 이들도 있다. 언론 매체는 대부분 범죄를 저지른 이들의 이름 뒤에도 인권이란 이름으로 존칭 ‘씨’를 붙인다.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오스카를 받은 그의 이름을 그대로 호칭하는 게 부담스러웠는지 일부 매체들은 간혹 ‘씨’를 붙이기도 했다. 딴따라. 사물의 소리를 흉내 낸 의성어다. ‘나팔 소리’를 뜻하는 영어 ‘탠타러’(tantara)에서 왔다. 이전엔 연예인을 얕잡아 ‘딴따라’라고 부르곤 했다. 연예인들의 성명 뒤에 ‘씨’를 붙이지 않는 건 이 시절 연예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표시였다. 시대도, 이들을 보는 시각도 바뀌었지만, 언론 매체가 이들을 부르는 방식은 아직 그대로다. 언론 매체는 연예인 말고도 운동선수와 외국인에게도 대부분 존칭을 붙이지 않는다. 직함이 있어야 존칭 같은 직함을 붙인다. 외국인에게는 한때 ‘씨’를 붙이던 시절이 있었으나 지금처럼 변했다. 외국인에 대한 배타성이 작용한 결과일 것이다. 공공 영역에 속하는 언론의 언어가 사적 영역의 언어와 같을 수 없다. 언론 매체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다. 늘 염두에 두고 말을 옮기고 적어야 한다. 형평성 있고 공정한 잣대로 대해야 마땅하다. 관행이 돼 지나쳐 왔지만 호칭에 대한 변화를 요구하고 항의할 수도 있는 일이다. 모두에게 존칭을 하지 않거나 모두에게 존칭을 하거나 선택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왔다.
  • 아카데미 수상 ‘미나리‘ 100만 관객 돌파

    아카데미 수상 ‘미나리‘ 100만 관객 돌파

    아카데미 수상작 ‘미나리’가 국내 개봉 60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픽사 애니메이션 ‘소울’,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에 이어 올해 100만 관객을 돌파한 세 번째 영화가 됐다. 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미나리’는 개봉 60일째인 지난 1일 누적 관객 100만 9000여명을 기록했다. 지난 3월 3일 개봉 이후 3주 연속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켰던 ‘미나리’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고질라 VS.콩’ 개봉 이후 신작들에 밀려나 10위권 이내에서 머물렀다. 그러나 지난달 26일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계기로 다시 상위권에 진입했다. 특히, 배우 윤여정씨가 여우조연상을 받은 다음 날인 27일에는 박스오피스 2위까지 뛰었다. 아카데미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받은 영화 ‘노매드랜드’는 지난달 15일 개봉해 4만 6000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한편 ‘소울’은 지난 1월 20일 개봉해 15일 만인 2월 4일 관객 100만 5000여명을 기록했다. 1월 27일 개봉한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은 현재까지 180만 6000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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