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윤여정
    2025-12-23
    검색기록 지우기
  • 감염병
    2025-12-23
    검색기록 지우기
  • 기소
    2025-12-23
    검색기록 지우기
  • 평양
    2025-12-23
    검색기록 지우기
  • 대학
    2025-12-2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68
  • 윤여정, ‘오스카 전초전’ 미국배우조합상 여우조연상 수상

    윤여정, ‘오스카 전초전’ 미국배우조합상 여우조연상 수상

    배우 윤여정씨가 영화 ‘미나리’로 미국배우조합상(SAGA)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윤여정씨는 4일(현지시간) 열린 제72회 미국배우조합상에서 여우조연상의 영예를 거머쥐었다. 한국 배우가 미국배우조합상에서 연기상을 받은 것은 윤여정씨가 처음이다. 윤여정씨는 화상 연결로 진행된 수상 소감에서 기쁨을 드러내며 감사를 전했다. 윤여정씨는 이번 미국배우조합상에서 ‘보랏2’의 마리아 바칼로바, ‘힐빌리의 노래’ 글렌 클로즈, ‘뉴스 오브 더 월드’의 헬레네 젱겔, ‘더 파더’의 올리비아 콜먼과 함께 후보에 올랐다. 미국배우조합상은 세계 최대 배우 노조인 미국배우조합(SAG)에서 주최하는 시상식으로, 미국작가조합(WAG), 미국감독조합(DGA), 전미영화제작자조합(PGA)과 함께 미국 4대 영화 조합상으로 꼽힌다. 특히 아카데미시상식 투표권을 가진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 중 배우들의 비중이 높아, 배우들이 직접 뽑는 미국배우조합상은 아카데미상 수상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윤여정씨가 미국배우조합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면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에 대한 기대감 역시 한층 커졌다. ‘미나리’는 제93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스티븐 연), 여우조연상(윤여정), 각본상, 음악상까지 총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작 정(한국명 정이삭)이 감독한 작품으로, 미국 아칸소주의 농촌을 배경으로 미국 사회에 뿌리내리려는 한국인 이민자 가족이 마주치는 삶의 신산함을 담담하게 그렸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윤여정 뉴욕타임스와 인터뷰 “봉준호 감독이 나를 부러워해”

    윤여정 뉴욕타임스와 인터뷰 “봉준호 감독이 나를 부러워해”

    “제가 할 수 있는 말은 이제 때가 됐다는 거죠. ‘기생충’의 성공이 한국 배우들을 알리는데 크게 도움이 됐어요” 영화 ‘미나리’에서 정많지만 엉뚱한 한국서 온 외할머니 역할로 한국 배우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오스카)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윤여정이 3일자(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털어놓은 말이다. 윤여정은 스티븐 연이 아시아 남성으로는 처음으로 오스카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는 사실에 놀라워하며 지난해 아카데미 4관왕에 오른 ‘기생충’ 덕이 컸다고 분석했다. 윤여정은 캐나다 밴쿠버에서 애플TV 드라마 ‘파친코’를 찍다가 오스카 후보에 오른 소식을 접했다. 재미 한국인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파친코’는 일본에서 4대를 걸쳐 살아온 한국인 가족이 주인공으로 일본인들의 끈질긴 멸시와 차별을 받으며 결국 파친코 사업으로 돈을 버는 이야기다. 윤여정은 봉준호 감독이 코로나19 때문에 ‘어워드 레이스’에도 여기저기 갈 필요없이 앉아서 화상통화만 하면 된다며 자신을 부러워한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레이스는 말만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특유의 유머 감각을 잃지 않았다. 또 오스카 후보에 오른 뒤 스트레스가 많다며 “사람들이 이제 나를 축구선수나 올림픽 국가대표처럼 생각하는데 부담스럽기도 해요”고 말했다. 미나리를 쓰고 연출한 리 아이작 정(한국명 정이삭) 감독과의 인연도 소개했다. 윤여정의 절친한 친구인 이인아 프로듀서가 부산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정 감독을 소개했는데, 정 감독은 윤여정의 데뷔작인 김기영 감독의 ‘화녀’(1971년)를 감명 깊게 봤다고 했다.윤여정은 미국에서 나고 자란 정 감독이 자신의 초기 출연작들까지도 소상히 꿰고 있는 것에 깊은 인상을 받았고, 정 감독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고 했다. 그는 “정 감독은 아주 조용한 사람”이라면서 자기 아들이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 만큼 좋아한다고 했다. 정 감독은 윤여정이 한국에서는 넉넉한 마음 씀씀이와 진지한 태도로 유명한 배우라면서 그런 점들이 미나리에서의 역할을 통해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여정은 미나리 촬영 당시 손자 데이비드로 출연한 앨런 김에 얽힌 일화도 소개했다. 앨런 김이 연기 경험이 거의 없어 자신과 함께 등장하는 촬영분에서 인내심을 시험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앨런이 대사를 모조리 암기한 것을 보고 그런 걱정을 털어냈다고 했다. 연기에 임하는 태도에서는 어린 앨런으로부터 자신의 데뷔 시절을 보기도 했다고 한다. “저는 연기를 학교에서 배우지도 않았고, 영화를 공부하지도 않아서 열등감이 있었죠. 그래서 대사를 받으면 아주 열심히 연습했어요”라고 강조했다. 윤여정은 “작은 역할만 들어와서 괴로워했고 사람들도 대부분 나를 싫어했어요. 그만두고 미국으로 돌아갈까 했는데 이렇게 살아남았고,연기를 즐기고 있습니다”라며 미국에서 돌아와 이혼을 하고 아들 둘의 학비를 대기 위해 힘들게 살았던 시간을 돌아봤다. 60살이 되면서 가족들의 생계 부담에서 벗어난 뒤에는 믿을 수 있는 감독들하고만 일하기로 결심했다. 윤여정은 “일흔셋의 아시아 여성이 오스카 후보에 오를 줄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면서 영화 ‘미나리’가 자신에게 많은 선물을 줬지만 부담도 크다며 자신의 50여년 연기인생을 반추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치매걸린 아버지, 드라마도 스릴러…아카데미 주목한 홉킨스에 빠져든다

    치매걸린 아버지, 드라마도 스릴러…아카데미 주목한 홉킨스에 빠져든다

    꿈속에서 나비가 된 장자(莊子)는 훨훨 날아다녔다. 꿈에서 깬 장자는 자신이 나비의 꿈을 꾼 것인지, 아니면 나비가 장자가 된 꿈을 꾸는 것인지 혼란스럽다. 다음달 7일 개봉하는 영국 영화 ‘더 파더’는 장자의 ‘호접몽’처럼 현실과 기억의 미로를 더듬는 치매 노인의 시선을 절절하게 대변했다. 치매를 겪는 80대 노인 앤서니(앤서니 홉킨스 분)를 따라가다 보면 치매 노인이 보는 세상이 어떻게 뒤얽히게 되는지 느껴진다. 그 끝에 남는 건, 지금 이 삶의 소중함이다. ●현실과 기억 헤매는 치매 노인 주인공 런던 아파트에서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는 앤서니는 언젠가부터 늘 차고 다니는 손목시계를 어디에 두었는지 고민한다. 유일하게 남은 가족인 딸 앤(올리비아 콜먼 분)의 얼굴도, 집도 낯설다. 집에 나타나는 앤의 남편은 실제 자신의 사위가 맞을까, 거실에 그려 놨던 그림은 누가 치운 것일까. 그는 조각나고 뒤섞인 기억 속에서도 누군가의 돌봄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간병인들을 내친다. 프랑스 파리로 이사해야 하는 앤은 그런 아버지에게 매번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고, 새로운 간병인을 구하며 눈물로 밤을 지새운다. ●아파트 안서 벌어지는 스릴러·드라마 앤서니는 단순히 혼란스러운 화자에 그치지 않는다. 스스로 기억과 맞서는 고독한 싸움을 벌이고, 관객들이 쉴 새 없이 미로 속에서 자신과 함께 문제의 답을 찾도록 끌어들인다. 이야기가 절정에 이르러 여러 단서가 쏟아지기 전까지 관객들은 앤서니와 함께 끊임없이 의심의 눈초리를 앤에게 보낸다. 영화는 특별히 격정적인 사건이 없음에도 극에 달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영화 속 주요 상황들이 인물들의 거주지인 아파트에서 벌어져 구성은 단순해 보이지만, 드라마와 스릴러를 오가는 변주로 지루할 틈이 없다. 영화는 자식이 부모의 보호자가 되고 우리 삶 속에서 이를 피할 수 없다는 진실을 치밀하고도 진지하게 묘사해 인생에 대한 통찰을 뚜렷한 서사로 남겼다. 평생 믿어 왔던 모든 것이 흔들리는 아버지를 바라보며 가족에 대한 책임감과 자신의 인생 사이에서 선택의 갈림길에 서는 딸의 심리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부모의 보호자가 된 자식의 갈림길 치매 환자와 그를 돌보는 가족의 심리를 절실히 느끼도록 하는 요인은 무엇보다 배우들의 강렬하면서도 섬세한 연기력과 호흡이다. 홉킨스는 당당함·분노·혼란·외로움까지 한 인간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모두 보여 줬다. ‘미나리’ 윤여정 배우와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놓고 경쟁하게 된 콜먼의 균형 잡힌 연기도 돋보인다. 플로리앙 젤레르 감독이 애초부터 왜 홉킨스를 염두에 두고 각본을 썼는지 이해하게 된다. 이 영화로 홉킨스는 올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1992년 ‘양들의 침묵’에 이어 29년 만에 다시 오스카를 품에 안지 않을까 기대감까지 생긴다. 12세 관람가.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윤석년의 소통 가게] 주목받는 영화 ‘미나리‘

    [윤석년의 소통 가게] 주목받는 영화 ‘미나리‘

    요즘 극장 상영이 한창인 영화 ‘미나리’가 주목을 받고 있다. 골든글로브 수상을 비롯해 전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각종 수상 경력을 뽐내는 ‘미나리’는 올해 아카데미 후보에 작품상을 비롯해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면서 지난해 ‘기생충’에 이어 수상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기생충’과 비교해 작품성과 흥행 면에서 뛰어난 성과를 올릴지의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것만 봐도 대단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극장 흥행은 곤두박질을 쳤다. 국내의 경우 2020년 극장 관람객 수는 약 6000만명에 불과할 정도로 2019년 대비 4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른 나라의 극장 흥행도 마찬가지였다. 프랑스의 세자르 영화상 시상식에서 여배우가 정부의 극장 폐쇄에 항의하는 알몸 시위를 벌일 정도로 극장 흥행은 참담한 실정이다. 이에 비해 극장 대신 집콕 생활에 익숙해짐에 따라 OTT와 SVOD를 이용한 영화 소비가 급속히 늘어났다. 2020년 말 넷플릭스는 2억명 이상의 전 세계 가입자를 확보할 정도로 호황이다. 극장 흥행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많은 제작비를 끌어들이는 데 여의치 않기 때문에 영화 제작 편수가 상당히 줄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저예산 영화인 ‘미나리’는 약간의 행운도 따른 듯하다.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하고 작품성을 갖춘 영화가 적은 탓인지는 몰라도 영화 ‘미나리’는 할머니 역을 맡은 윤여정의 뛰어난 연기 덕분에 여러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조연상을 휩쓸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수상과 아카데미 작품상 등의 후보로까지 지명되면서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미나리’가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것을 놓고 미국의 많은 비평가들은 여러 쓴소리를 뱉어 냈다. ‘미나리’의 국적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아카데미 작품상의 영예를 획득한 ‘기생충’과 달리 ‘미나리’는 미국 입장에서 볼 때 외국어영화가 아니라는 얘기다. 이민자의 나라 미국의 이민 생활을 생생히 그렸다는 면에서 미국에 이민 온 1세대의 정서를 비교적 담담히 사실적으로 녹여 낸 점을 지적한다. 우리 관객의 입장에서는 ‘미나리’의 감독과 주요 배우가 한국계 미국인이고 윤여정을 비롯해 한국계 배우들이 열연하였기에 한국 영화로 받아들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엄밀히 말해서 영화 ‘미나리’의 제작사는 미국의 ‘플랜B’이고 제작자는 브래드 피트다. 정이삭 감독도 미국에서 태어난 한국계 미국인이고, 남자 주연배우 스티븐 연도 어릴 때 이민을 간 미국 시민이다. 제작 자본과 감독 그리고 주연 배우 모두 미국산(産)임을 보여 준다. 독일에서는 영화의 지원을 놓고 영화의 국적 여부를 따질 때 제작자와 감독 그리고 주요 배우의 국적을 살핀다. 독일 내 촬영 등 독일 영화인 고용이나 자국 관광 등의 도움이 되는지, 또 주요 대사의 언어가 무엇인지에 따라 독일 영화를 가려 선별적으로 지원을 결정한다. 몇 해 전 개봉된 영화 ‘곡성’과 ‘밀정’은 제작사가 미국 글로벌 영화제작사의 국내 법인이다. 감독과 스태프, 주요 배우는 한국인이고, 우리의 정서를 듬뿍 담은 내용이나 맛깔 나는 한국어 대사 또한 친근하다. 글로벌 영화사가 아시아 시장에서 한국 영화의 위상이 높은 만큼 현지화를 통해 경쟁력 있는 영화 콘텐츠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제작이 이루어진 것이다. 넷플릭스가 ‘미스터선샤인’의 제작비를 지원하고 ‘킹덤’을 직접 제작해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전 세계 이용자의 시선을 끄는 데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미국 제작사는 수익 실현이 기대된다면 국적 여부와 관련 없이 과감히 제작비를 투입한다. ‘미나리’가 주목받으면서 영화 자본의 속성을 들여다보고 영화 국적 여부를 따지게 되니 왠지 씁쓸해진다. 그래도 나는 ‘미나리’의 아카데미상 수상 소식을 기대한다.
  • 달라진 오스카, 다양성 눈뜨다

    달라진 오스카, 다양성 눈뜨다

    “지난해 ‘기생충’의 수상에도 불구하고 오스카는 여전히 아시아인과 아시아계 미국인의 재능을 잘 인정하지 않는다. ‘미나리’의 배우 스티븐 연이 아시아계 미국인 중 처음으로 남우주연상 후보가 된 것은 그만큼 역사적이다.”(지난 1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미나리’가 오스카 6개 부문 후보에 오르면서 봉준호 감독 ‘기생충’의 발자취를 따를 가능성이 생겼다. 경쟁작 ‘맹크’가 10개 부문이나 후보에 올랐지만, 지난해 ‘조커’가 (11개 부문 후보에 올라) 앞서 갔어도 결국 남우주연상과 음악상만 받은 것을 기억해야 한다.”(같은 날 미국 에스콰이어)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가 제93회 아카데미(오스카) 6개 부문에서 후보로 선정됐다.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각본상, 음악상 등 주요 부문에 줄줄이 이름을 걸었다. ‘기생충’에 이어 2년 연속 한국어 영화가 오스카 트로피를 안을지 관심이 쏠린다. 1929년 시작된 아카데미상은 세계 1위 영화 시장인 미국에서 개봉한 영화를 대상으로 수상작을 정해 최고의 권위를 가진 영화상으로 꼽힌다. 올해 시상식은 코로나19 여파로 예정보다 두 달 연기돼 다음달 25일(현지시간) 열린다. 수상 부문은 작품상 이외에 감독상, 남우·여우주연상, 남우·여우조연상, 각본상, 촬영상, 음악상 등 23개다. ‘벤허’(1959), ‘타이타닉’(1997),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2003) 3편은 각각 11개 부문을 휩쓸어 역대 최다 수상 기록을 갖고 있다. 할리우드 시상식 전문 매체 골드더비에 따르면 후보작은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 9362명의 온라인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후보작을 선정할 때 회원들은 자신이 속한 부문별로 영화 5편을 골라 1~5위까지 순위를 매겨 한 표씩을 행사하고, 최대 10편까지 후보로 선정할 수 있는 작품상 후보를 선정할 때는 부문에 상관없이 모든 회원들이 투표한다. 여기서 일정 정도의 표를 얻으면 후보가 되고, 먼저 후보가 된 영화를 빼고 다시 두 번째 후보작을 뽑는 ‘선호투표제’ 방식으로 진행된다. 최종 수상작은 후보작보다 간단하게 부문별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영화가 선정된다. 다만 작품상은 모든 회원이 선호투표제로 1~10위까지(올해는 1~8위) 순위를 정해 투표한다. 1순위 표를 집계해 과반을 얻은 작품이 나오지 않으면, 최하위 득표를 얻은 영화를 배제하고, 최하위 득표 영화에 1순위를 부여한 회원들이 2순위로 선정한 영화에 던진 표를 다른 후보작들의 1순위 표에 합산하는 방식으로 과반 득표가 나올 때까지 반복한다. 올해 수상작 투표는 다음달 15일 시작돼 20일에 끝난다. AMPAS는 세계 영화 제작자, 배우, 기술자 중 뛰어난 공헌을 한 인물을 심사해 매년 새로운 회원을 위촉하고 오스카 투표권을 부여해 왔다. 한국인 회원은 50여명으로 알려졌다. 임권택·봉준호·박찬욱·이창동 감독과 이미경 CJ그룹 부회장뿐 아니라 송강호·최민식·이병헌·배두나·하정우·장혜진·조여정 등 배우들이 포함됐다.아카데미상의 트로피는 오스카로 불린다. 34㎝ 높이의 황금빛 오스카는 남성이 가슴 높이까지 오는 장검을 두 손으로 짚고 있는 모양이다. 이를 두고 1931년 AMPAS 직원 마거릿 헤릭이 “우리 오스카 삼촌과 닮았다”고 한 데서 이름이 유래했다는 설과 미국 여배우 베티 데이비스가 자신의 첫 남편 하먼 오스카 넬슨과 닮았다고 해서 이름이 붙었다는 설도 있다. 오스카상은 작품성 위주의 드라마 장르 영화를 중심으로 시상이 이뤄진다. 블록버스터라도 마블 영화처럼 흥행에 주안점을 둔 상업 영화보다는 ‘글래디에이터’(2000), ‘덩케르크’(2017), ‘라이언 일병 구하기’(1998) 등 인물 간 드라마가 뚜렷이 드러나야 유리하다. 미국 인터넷 매체 복스는 “오스카상을 받으려면 탄탄한 스토리도 중요하지만, 이 영화가 말하려는 가치가 무엇인지, 왜 중요한지를 납득시켜야 한다”고 전했다. 한국 영화의 오스카 도전은 1963년 고 신상옥 감독이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를 출품하면서 시작됐지만 ‘기생충’ 이전까지는 어떤 작품도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기생충’이 지난해 가장 권위 있는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까지 4관왕을 차지한 것은 경이적이다. 자막 읽기를 번거로워하는 관객이 많은 미국에서 최초로 비영어 영화가 작품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1999년 71회 오스카 3관왕을 달성한 이탈리아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는 미국 관객 입맛에 맞춰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소련군 대신 미군이 해방한 것으로 각색하기도 했지만, 작품상은 받지 못했다.‘기생충’의 성공은 최근 오스카가 다양성을 강조하게 된 분위기 덕도 있다. 오스카는 2015~2016년 연속으로 남녀 주·조연상 후보를 백인 일색으로 채워 거센 비난이 일었다. 당시 사회파 감독인 스파이크 리는 ‘#Oscars_So_White’라는 해시태그를 걸고 보이콧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듬해 시상식에서는 흑인 배우가 한꺼번에 남녀 조연상을 받고, ‘문라이트’로 남우조연상을 받은 마허샬라 알리는 무슬림 최초로 연기상을 받기도 했다. 2019년 ‘그린북’이 작품상·감독상·남우주연상을 수상했을 때는 인종차별 문제를 직시하지 않고 ‘백인 구원자 서사’라는 비판도 받았다. 영화평론가인 전찬일 한국문화콘텐츠비평협회장은 “‘기생충’의 선전은 다양성을 무시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에 대한 반발 성격도 있는 만큼 시대적 흐름을 탔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기생충’ 배우 가운데 누구도 연기상 후보에 오르지 못했던 점은 아쉬운 부분으로 남아 있었다. 이런 점에서 ‘미나리’가 남우주연상·여우조연상을 포함해 6개 부문 후보로 지명된 것은 고무적이다. 허남웅 영화평론가는 “‘기생충’이 좋은 영화라는데 왜 연기상이 없느냐는 비판에 시달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나리’는 이런 부담을 덜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어 대사 때문에 외국어영화상만 허용한 골든글로브와 달리 오스카가 ‘미나리’를 작품상 후보로 선정한 것은 이 영화를 미국의 가치에 부합하는 진정한 미국 영화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포브스는 “낯선 곳에서 뿌리를 내리려 고군분투하는 한국계 이민자 가족 이야기지만, 이민자들이 어떻게 미국을 만들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다.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91개 상을 받은 ‘미나리’는 오스카 작품상을 놓고 ‘노매드랜드’와 ‘더 파더’, ‘맹크’,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7’, ‘유다와 검은 메시아’, ‘프라미싱 영 우먼’, ‘사운드 오브 메탈’ 등 7개 작품과 접전을 벌인다. 골드더비는 ‘노매드랜드’를 작품상 수상 후보 1순위로 꼽고 있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감독 클로이 자오가 연출한 ‘노매드랜드’는 붕괴한 기업 도시에 살던 여성 ‘펀’(프랜시스 맥도먼드 분)이 보통의 삶을 뒤로한 채 홀로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담았다. 194개 상을 받은 ‘노매드랜드’가 오스카 작품상을 받으면 ‘기생충’에 이어 2년 연속 아시아계가 작품상을 받는 셈이다.미국 연예 매체 버즈피드 뉴스는 “지난해 ‘기생충’이 미국 영화 산업의 자아도취에 경종을 울렸다면 ‘미나리’와 ‘노매드랜드’는 모두 자신의 방식으로 ‘아메리칸 드림’의 허구성을 지적했다”고 호평했다. 다만 전찬일 회장은 “‘기생충’이 신자유주의를 비판해 전 세계적으로 공감을 준 반면 ‘미나리’는 미국 사회의 차별을 다루지 않았고, 미국 밖에서는 큰 감흥을 주기 어렵다는 약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미나리’가 상을 받는다면 한국인 최초로 오스카 여우조연상 후보로 선정된 윤여정 배우의 수상이 가장 유력할 것으로 본다. “윤여정은 미나리를 장악하고 잊을 수 없는 눈부신 연기를 펼친다”는 시카고선타임스의 평가처럼 관객들은 국적과 상관없이 보편적 할머니의 가족애를 떠올릴 수 있어서다. 윤여정은 여우조연상을 놓고 ‘더 파더’의 올리비아 콜맨과 경쟁하게 됐다. ‘보랏 서브시퀸트 무비필름’의 마리아 바칼로바, ‘맹크’의 아만다 사이프리드, ‘힐빌리의 노래’의 글렌 클로즈도 여우조연상 경쟁자다. 현재까지 ‘미나리’로 33개 상을 받은 윤여정이 여우조연상을 받으면 1957년 ‘사요나라’의 우메키 미요시에 이어 아시아 배우로서는 두 번째다. 미국 언론이 윤여정과 비교하는 메릴 스트리프는 역대 최다인 21차례 오스카 후보 선정(수상 3회) 기록이 있다. 남우주연상 후보 스티븐 연은 앤서니 홉킨스(‘더 파더’)와 채드윅 보스만(‘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게리 올드먼(‘맹크’) 등과 경쟁해야 하나, 채드윅 보스만의 수상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허남웅 평론가는 “어쨌든 한국어 영화가 오스카에서 상을 받을 것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오스카가 다양성을 존중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문소영 칼럼] 확신할 때 의심하라

    [문소영 칼럼] 확신할 때 의심하라

    74세의 배우 윤여정이 출연한 영화 ‘미나리’를 재밌게 봤다. 감독상, 작품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등 6개 부문의 아카데미상 후보에 지명된 영화치고는 스펙터클한 장면이 없으니 다소 밋밋하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그러나 자극적인 한국 정치와 사회 갈등 속에서 늘 지지고 볶는 직업을 가진 자로서 증폭된 갈등이 노출되지 않았다 해서 밋밋하다고 할 수는 없었다. 정보 처리와 관련해 “앗!” 하게 하는 대목이 있었다. 이민 1세대인 제이컵(스티븐 연)이 한밤중에 홀로 일어나 플래시 불빛 밑에서 봉인한 상수도를 열고 자신의 농업용 급수관에 연결하는 장면이다. 자신이 직접 관정한 농업용 용수가 고갈되자 수확물을 포기할 수 없었던 농부로서의 고육지책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장면에서 “수돗물을 훔치려는구나”라고 판단한 한국 관람객들이 있었다. 1980년대 TV 드라마나 현실에서는 공짜 전기나 수돗물을 쓴 사람들이 적지 않았으니 그 경험이 소환된 것이다. 잠깐! 우리의 그 직관적 판단은 잘못됐다. 그 장면은 공짜 수돗물 장면이 아니다. 감독 리 아이작 정(한국명 정이삭)은 한국인 DNA를 가졌으나, 영어를 모국어로 하며 ‘정직한 워싱턴 대통령의 벚꽃나무 신화’ 속에서 자란 사람이다. 그런 미국인 감독이 1970~80년대 한국식 수돗물 훔쳐 쓰기를 영상으로 그려 낼 수가 없다. 그 장면은 제이컵 가족이 겪어야 할 혹독한 경제적 시련을 암시하는 장면이다. 다만 한국 관객들은 그 장면에서 경험에 근거한 고정관념을 작동시킨 것이다. 뇌과학에 따르면 인간은 ‘인지적 구두쇠’다. 인간의 뇌는 반복하는 일은 기억하지 않음으로써 뇌를 효율적으로 사용한다. 문제 해결에서도 사람들은 뇌 에너지를 적게 쓰는 방식을 선호하는데, 그것은 인간이 게을러서가 아니다. 그 방식이 더 효율적이고 진화에 더 유리했던 덕분이다. 호모에렉투스에서 호모사피엔스로 진화할 때 적대적 자연환경에 노출된 인류는 직관적으로 빠르게 판단할수록 훨씬 더 오래, 더 잘 살아남을 수 있었단다. 폭우가 오면 산 위로 도피한다든지, 고약한 냄새가 나는 음식을 기피한다든지, 맹수가 보이면 무조건 뛴다든지, 피부색이 다른 부족을 적대한다든지, 태양이 지구를 돈다든지, 지구가 평평하다든지, 일식( 日蝕)이나 혜성이 나타나면 정권이 무너진다 등등. 직관적 사고나 편견은 현대에서는 진영적 사고나 프레임을 짜서 판단하는 것과 같다. 문제는 문명이 고도화한 현대 인류가 진화에 최적화했던 과거의 생각하는 방식, 즉 직관적 판단, 고정관념과 과거의 경험에 의존해 사고를 계속한다면 더는 함께 번영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회 시스템이 직관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기에는 너무나 복잡해진 탓이고, 소셜미디어로 세상이 연결된 뒤로는 인간의 고정관념과 편견을 자극하고 선동해 정치적·경제적 이익을 얻으려는 세력들이 끊임없이 커지면서 공동체에 위협을 가하는 탓이다. 그러니 정확하게 판단한 뒤 행동하려면 과학적으로 증명되는 사실에 근거해 정보를 탐색·수집하고 추론해 결정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복잡한 과정을 생략하고 그저 인터넷 검색 기능과 소셜미디어에 올라오는 정보만 활용한다면 인류는 필터버블에 갇혀 확증편향만을 강화하다가 우물 속 개구리로 전락할 수 있다. 더 많은 정보를 얻게 되면 더 훌륭한 결론에 도달할 것이라던 인류의 믿음은 더는 유효하지 않은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진실 추구 의지는 인간의 본성이겠으나, 과도하게 진실을 추구하려는 노력이 오히려 오리무중에 빠지게 할 수 있다. 객관적이고 투명한 정보가 과잉 공급되면 오히려 시시비비를 엄격하게 가리려는 인간의 눈을 가릴 수 있다. 인터넷으로 전 세계가 연결된 요즘 더 많은 음모론과 더 많은 가짜뉴스가 인류를 둘러싸고 있고, 정치적 양극화가 극심해진 것이 그 증거다. 인류의 인식 도구가 더는 유효하지 않은 시대에 인간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무엇인가 확신할 때마다 그 생각이 고정관념이나 어떤 편견의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닌지 ‘나’를 점검해야 한다. ‘인지적 구두쇠’적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의 뇌는 불완전하고 분노가 있을 때는 더 쉽게 선동되며, 직관적 사고 탓에 오류에 빠지기 십상이라는 특징을 이해해야 한다. 특히 정치인과 권력자들이 인간 뇌의 이 특질을 더 잘 이해한다면 한국 사회의 갈등이 다소 줄어들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 정이삭 감독 “할머니가 심은 미나리, 잘 자라 축복 된 듯”

    정이삭 감독 “할머니가 심은 미나리, 잘 자라 축복 된 듯”

    “갯벌 조개 캐서 생계 꾸린 할머니 덕분”한예리 “동료 배우들 노력 보상받아 기뻐”스티븐 연 “우리 인생 나눌 수 있어 행복”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작품상, 감독상 등 6개 부문 후보로 지명된 영화 ‘미나리’의 정이삭(리 아이작 정) 감독이 “저의 할머니께서 물가에 심었던 ‘미나리’가 잘 자라 제게 축복이 된 것 같다”면서 17일 벅찬 감정을 표현했다. 정 감독은 이날 배급사인 판씨네마를 통해 “집을 사랑으로 가득 채워 주셨던 저의 어머니, 아버지, 누나에게 특별히 감사드리며, 저에게 그 무엇보다 소중한 아내와 딸에게 감사를 전한다”고 했다. 특히 “세계무대에서 윤여정 선생님의 작품이 영예를 누리는 역사를 만들 수 있도록 지지해 준 한국의 관객 여러분, 언론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미나리’는 미국 이민 2세인 정 감독이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각본을 쓰고 연출했다. 1980년대 미국 남부 아칸소주로 이주한 한인 가정의 이야기를 따뜻하고 담백한 시선으로 그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 감독은 지난달 온라인으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도 할머니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할머니가 한국전쟁에서 할아버지를 잃고 과부로 살면서 우리 어머니를 키우셨다”고 떠올린 그는 “생계 때문에 갯벌에서 조개를 캐셨는데, 그런 할머니가 안 계셨으면 내가 여기 있을 수 있었을까 생각이 들었다”고도 했다. “‘미나리’의 성공 열쇠”, “올해의 위대한 연기” 등 외신에서 호평을 받은 배우 한예리는 6개 부문 후보 지명에 대해 “‘미나리’가 많은 분께 사랑받았다는 증거인 것 같아 감사하다”면서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 후보가 된 윤여정, 아시아계 미국인 최초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스티븐 연을 연급하면서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노력한 만큼 보상받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전했다. 영화 속에서 할머니와 투닥거리며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 준 아역 배우 앨런 김은 “엄마, 아빠가 미나리가 노미네이트되었다고 해서 많이 기뻤는데 6개나 되었다고 해 정말 깜짝 놀랐다”고 깜찍한 소감을 남겼다. 앨런 김은 이 영화로 미국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신인배우상을 받았고, 영국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라 있다.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수상소감을 말하면서 벅차 오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펑펑 눈물을 쏟고 볼을 꼬집는 귀여운 모습으로 화제가 된 소년은 “아까 미나리 패밀리를 전부 다 만나서 줌 미팅을 했는데 너무 보고 싶고, 좋았다. 정말 신난다”며 유쾌하게 말했다. 전날 언론을 통해 소감을 전한 윤여정도 “제가 이런 영광과 기쁨을 누리기까지 저를 돕고 응원하고 같이해 준 많은 분에게 감사하다”고 했고, 스티븐 연도 “훌륭한 배우 및 제작진과 함께 인생을 공유할 수 있었기에 행복했고, 그들 덕분에 이 자리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시 소감을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오스카 여우조연상 후보 윤여정 “샴페인 혼술로 자축”

    오스카 여우조연상 후보 윤여정 “샴페인 혼술로 자축”

    영화 ‘미나리’로 한국 배우 최초로 제93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윤여정(74)씨의 반응은 “후보 지명은 예상 밖의 일로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였다. 그는 16일 한국 배급사를 통해 “과거 오스카 시상식을 볼 때 어떤 배우가 상을 받을지 예측하는 ‘점쟁이’ 역할을 하곤 했다”며 “이 노미네이트만으로도 상을 탄 거나 같다”고 기쁨을 전했다. 드라마 ‘파친코’를 촬영 중인 그는 캐나다 일정을 마치고 전날 공항에 도착한 지 한 시간 뒤에 매니저에게서 오스카 후보 지명 소식을 들었다. “많은 분이 저를 보러 오고 싶겠지만 올 방법이 없다”며 자가격리 중이라는 걸 자신만의 유머로 전한 윤씨는 “매니저가 술을 전혀 못 마시지만 난 뭐든지 할 수 있다”며 “샴페인 한 잔으로 자축했다”고 덧붙였다. “여러분의 응원이 감사하면서도 솔직히 부담스러웠고, 저는 순위를 가리는 경쟁 프로는 애가 타서 못 보는 사람”이라는 그는 “올림픽 선수도 아닌데 그들의 심적 괴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고 그간의 고충을 털어놨다. 후보 지명 후 AP통신 등 외신과 한 인터뷰에서는 미국 언론이 ‘한국의 메릴 스트리프’라며 쏟아낸 찬사를 두고 “칭찬인 줄 알지만 일종의 스트레스”였다면서 “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여성이고 난 단지 한국의 윤여정이다. 나는 나 자신이 되고 싶다”고도 했다. 한편 아시아계 미국인 배우로는 처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지명된 한국계 스티븐 연은 “‘미나리’를 통해 우리가 서로에게 어떤 존재인지 더 넓고 깊은 이해를 하는 데 기여한 것 같아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외화벌이 다녀왔다” 오스카 후보 윤여정의 담담한 소감

    “외화벌이 다녀왔다” 오스카 후보 윤여정의 담담한 소감

    영화 ‘미나리’로 한국 배우 최초 아카데미 연기상 후보에 오른 윤여정의 쿨한 소감이 화제다. 윤여정은 16일 “직접 뵙고 감사를 드려야 하는데 캐나다에서 어젯밤에 서울에 도착했다”면서 “이 시기에 놀러 다녀온 것은 아니고 나름 외화벌이를 하러 촬영에 다녀왔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지금 나이 74세인데 이 나이에 이것이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이고 여러분의 응원에 감사를 전해야 한다는 건 너무 아는데 이렇게 밖에 인사를 못 드려서 너무 죄송하다”며 코로나19에 따른 격리로 지인들도 만날 수 없어 속상한 심경을 토로했다. 윤여정은 ‘미나리’를 통해 해외 연기상 통산 32관왕에 올랐는데 솔직히 응원이 부담스러웠다는 심정을 전했다. 그는 “올림픽 선수도 아닌데 올림픽 선수들의 심적 괴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면서 “저는 사실 노미네이트된 것만으로도 너무 영광이고 사실 저랑 같이 후보에 오른 다섯 명 모두가 각자의 영화에서 최선을 다했기에 상을 탄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경쟁을 싫어한다고 고백했다. 윤여정은 순위를 가리는 경쟁 프로는 애가 타서 못 본다면서 배우의 연기에 등수를 매길 수 없기에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 상을 탄 것이나 마찬가지라 본다고 말했다. 윤여정은 마리아 바칼로바(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 글렌 클로즈(힐빌리의 노래), 올리비아 콜맨(더 파더), 아만다 사이프리드(맹크) 등 쟁쟁한 여성 배우들과 함께 여우조연상 후보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영화 ‘미나리’에 대해서는 “교포 2세들이 만드는 작은 영화에 힘들지만 보람 있게 참가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기쁜 순간을 맞이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미나리’는 감독을 맡은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로 미국 농촌에 정착한 한국 가족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윤여정을 포함해 영화 ‘미나리’는 작품, 감독, 여우조연, 남우주연, 각본, 음악상 등 모두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지난해 아카데미 4관왕에 오른 한국 영화 ‘기생충’의 영광을 재연할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다음은 윤여정 배우의 소감 전문. 죄송합니다. 제가 여러분을 직접 뵙고 감사를 드려야 하는데 캐나다에서 어젯밤에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이 시기에 놀러 다녀온 것은 아니고 나름 외화벌이를 하러 촬영에 다녀왔습니다. 제가 지금 나이 74세인데 이 나이에 이것이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이고 여러분의 응원에 감사를 전해야 한다는 건 너무 아는데 이렇게 밖에 인사를 못 드려서 너무 죄송합니다. 지인들도 축하를 해주고 싶어 하는데 격리 중이라 만날 수 없어 너무 속상합니다. 그동안 여러분의 응원이 정말 감사하면서도 솔직히는 굉장히 부담스러웠습니다. 올림픽 선수도 아닌데 올림픽 선수들의 심적 괴로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사실 노미네이트된 것만으로도 너무 영광이고 사실 저랑 같이 후보에 오른 다섯 명 모두가 각자의 영화에서 최선을 다했기에 상을 탄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경쟁을 싫어합니다. 그래서 순위를 가리는 경쟁 프로는 애가 타서 못 보는 사람입니다. 사실 노미네이트가 되면 이제 수상을 응원하시고 바라실 텐데 제 생각에는 한 작품을 다른 배우들이 연기해서 등수를 매기는 것이 아니기에 이 노미네이트만으로도 상을 탄 거나 같다고 생각됩니다. 응원에 정말 감사드리고 이 나이에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고는 저도 상상을 못했습니다. 교포 2세들이 만드는 작은 영화에 힘들지만 보람 있게 참가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기쁜 순간을 맞이하게 되었네요. 이 영화 시나리오를 저에게 전해주고 감독을 소개해 주고 책임감으로 오늘까지도 함께해 주는 제 친구 이인아 피디에게 감사합니다. 같이 자가격리 중이라 어제 소식을 같이 들었는데 제 이름 알파벳이 Y 다보니 끝에 호명되어 이 친구도 많이 떨고 발표 순간엔 저 대신 울더라고요. 어쨌든 제가 이런 영광과 기쁨을 누리기까지 저를 돕고 응원하고 같이 해준 많은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입니다. 사람이 여유가 생기면 감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여유가 없을 땐 원망을 하게 되지요. 제가 많이 여유가 생겼나 봅니다. 지나온 모든 것에 감사하게 되네요. 다시 한번 상황 상 직접 인사 못 드려 죄송합니다. 응원 정말 감사합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미나리’ 감독 “상상도 못했다”…윤여정 “이미 승자 된 기분”(종합)

    ‘미나리’ 감독 “상상도 못했다”…윤여정 “이미 승자 된 기분”(종합)

    ‘미나리’ 아카데미 6개 부문 후보 올라정이삭 감독 “배우들과 제작진 모두에 감사”윤여정 “꿈에도 생각 못해…멍해지는 느낌이 정도면 충분…샴페인 한잔으로 자축했다”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미국명 리 아이작 정) 감독이 영화 ‘미나리’가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6개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것에 대해 “상상도 못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이삭 감독은 16일(한국시간)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를 통해 “이 영광을 주신 아카데미에 감사드린다”며 “우리가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한 여정에서 고군분투하는 동안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스카의 순간들이 왜 끝없는 감사로 가득 차 있었는지 이제 그 이유를 이해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끈기 있게 노력 해주신 ‘미나리’ 배우들과 제작진 모두에게 정말 감사하다. 특히 우리가 시작한 아칸소 주의 작은 집을 채운 어머니, 아버지, 누이, 그리고 무엇보다 내게 더 큰 의미가 있는 아내와 딸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할머니께서 물가에 심으신 미나리가 계속 자라는 축복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담은 영화다. 미국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기점으로 골든 글로브 최우수 외국어영화상까지 미국 여러 영화제 및 협회 시상식에서 78관왕을 기록, 미국 아카데미 유력 후보로도 이미 예측됐다. ‘미나리’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종 후보 발표에서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포함해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각본상, 음악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다음달 26일 오전에 열린다.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윤여정은 “전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후보 지명은 예상 밖의 일이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윤여정은 오스카 후보 지명에 대해 “나에게 단지 다른 세계 이야기였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AP통신과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이날 전했다. 윤여정은 “이 정도면 충분하고, 나는 이미 승자가 된 기분”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윤여정은 캐나다 밴쿠버 촬영 일정을 끝내고 한국에 도착해 매니저로부터 오스카 여우조연상 후보 지명 소식을 들었다. 그는 공항에 내리고 한 시간 뒤에 오스카 후보에 오른 것을 알게 됐다면서 “매니저는 저보다 더 감정적으로 됐고, 나도 멍해지는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또 캐나다에서 막 귀국했고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았기 때문에 2주 격리 기간을 가져야 한다며 “모든 사람이 (축하하기 위해) 이곳에 오고 싶겠지만, 여기에 올 방법은 없다”고 ‘윤여정 표 농담’도 잊지 않았다. 그는 그러면서 “매니저는 술을 전혀 마실 수 없다는 게 문제다. 저는 일흔 살이 넘었기 때문에 집에서 제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를 섞어가며 샴페인 한잔으로 자축했다는 소식을 팬들에게 전했다. 한편 아시아계 미국인 배우로는 최초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지명된 한국계 스티븐 연은 “정말 멋진 일이고 흥분된다”며 “축복을 받았다”고 기뻐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윤여정 “오스카 후보, 꿈에도 생각 못해…멍해지는 느낌”

    윤여정 “오스카 후보, 꿈에도 생각 못해…멍해지는 느낌”

    “매니저 울먹…자가격리 중이라 혼자 축하주” 영화 ‘미나리’로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윤여정씨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감격을 전했다. 윤여정씨는 오스카 후보 지명은 “내게 단지 다른 세계 이야기였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AP통신이 16일 전했다. 윤여정씨는 캐나다 밴쿠버에서 동영상 스트리밍업체 애플TV플러스의 드라마 ‘파친코’ 촬영 일정을 마치고 15일 귀국했다. 윤여정씨는 공항에 도착한 지 1시간 뒤에 매니저로부터 오스카 후보 지명 소식을 전해들었다며 “매니저는 저보다 훨씬 젊은데, 인터넷을 보다가 갑자기 ‘와, 후보에 지명됐다’고 알려줬다”고 전했다. 이어 “매니저는 울었지만 나는 (어리둥절해서) 울지 않았다”고도 말했다.윤여정씨는 “매니저는 (오스카 후보 지명 소식에) 저보다 더 감정에 북받쳤고, 나도 멍해지는 느낌이었다”면서 “그래서 그냥 매니저를 껴안고 거실에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캐나다에서 막 귀국했기 때문에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격리기간을 가져야 한다며 “모든 사람이 (축하하기 위해) 이곳에 오고 싶어하겠지만, 여기에 올 방법이 없기 때문에 저는 매니저와 둘이서 축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매니저가 술을 전혀 마실 수 없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나 혼자 술을 마셔야겠다. 매니저는 내가 술 마시는 것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영화 ‘미나리’는 15일(현지시간) 발표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서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 여우조연, 남우주연, 각본, 음악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윤여정·스티븐 연 오스카 후보에, 아시아 물결에 女風, 무슬림까지

    윤여정·스티븐 연 오스카 후보에, 아시아 물결에 女風, 무슬림까지

    한인 가족의 미국 정착기를 그린 영화 ‘미나리’가 아카데미상 6개 부문 후보에 오르자 외신들은 이 영화가 오스카 역사를 새로 썼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국 배우로는 최초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윤여정과 아시아계 미국인 중 처음으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지명된 한국계 스티븐 연이 오스카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며 이들의 수상 가능성에 주목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AT)는 “‘미나리’는 역사적인 오스카 후보”라며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미나리’가 신기원을 열었다”고 보도했다. 두 배우 말고도 작품상 후보에 크리스티나 오 프로듀서, 감독·각본상 후보에 리 아이작 정(한국명 정이삭) 감독, 음악상 후보에 에밀 모세리가 지명됐다. AFP 통신은 10개 부문 후보에 오른 ‘맹크’에 이어 “한국계 이민자 이야기를 다룬 ‘미나리’가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공동 2위를 차지했다”고 전했고, 로이터 통신은 “1980년대 미국에서 생계를 꾸리기 위해 노력하는 한국계 이민자 가족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오스카 후보 지명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잡지 포브스는 “미나리는 낯선 곳에서 뿌리를 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국계 이민자 가족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며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가족 이야기이지만, 이민자들이 어떻게 미국을 만들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로이터는 “미나리에서 (한국) 할머니 역할을 맡은 윤여정이 여우조연상 후보로 지명된 최초의 한국 배우가 됐다”고 전했고, AP 통신은 “스티븐 연은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첫 아시아계 미국인 배우”라고 보도했다. LAT는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이 역사적인 우승을 했지만, 오스카는 아시아 사람들과 아시아계 미국인의 재능을 인정하는 데 있어 최악의 기록을 갖고 있다”며 “남우주연상 후보로 지명된 최초의 아시아계 미국인 스티븐 연이 오스카 역사를 만들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포브스도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윤여정의 50여년 연기 경력을 소개하면서 윤여정이 미나리에서 “독특한 할머니 ‘순자’” 역할을 연기해 미국배우조합(SAG), 영국영화TV예술아카데미(BAFTA)상 여우조연상 후보에도 올라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할리우드 시상식 예측 사이트 골드더비는 윤여정과 스티븐 연의 후보 지명을 “아시아계 배우에 대한 역사적인 후보 선정”이라고 평가했다. 잡지 피플도 스티븐 연과 윤여정이 영화 ‘노매드랜드’를 연출해 아시아계 여성 최초로 감독상 후보에 오른 중국 출신 클로이 자오 감독과 함께 “역사책에 이름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한편 오스카상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아카데미(AMPAS)는 역사상 가장 많은 70명의 여성 감독과 배우, 제작진을 후보로 지명했다고 CNN 방송 등이 전했다. 한 사람이 여러 부문 후보에 중복 지명된 것을 포함하면 이날 여성이 후보로 호명된 것은 모두 76차례에 달했다. 5명의 감독상 후보 명단에는 자오 감독과 ‘프라미싱 영 우먼’의 에메랄드 페넬 감독 등 여성 2명이 최초로 동시에 이름을 올렸다. 자오 감독은 작품·각색·편집상 후보에도 호명돼 가장 많이 후보에 오른 여성이 됐다. 아카데미는 백인 일색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연기상 부문에서도 아시아계와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을 후보로 지명하는 역사를 새로 썼다. AP는 전체 20명의 남녀 주연상과 조연상 후보 중 9명이 유색인종이었다고 전했다. 파키스탄계 영국인인 ‘사운드 오브 메탈’의 리즈 아메드는 무슬림 중 최초로 남우주연상 후보로 지명됐다. 아메드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이 이 순간 진정으로 연결되는 기회로 느끼는 한 그것은 축복”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스티븐 연과 함께 아시아계 배우 2명이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것도 처음이다. 또 지난해 세상을 떠난 흑인 배우 채드윅 보즈먼(‘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도 남우주연상 후보로 지명돼 오스카 역사상 처음으로 남우주연상 후보 5명 가운데 유색인종이 다수를 차지했다.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비올라 데이비스(‘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는 아카데미 역사상 가장 많이 후보로 지명된 흑인 여배우가 됐다. 데이비스는 이번까지 합쳐 모두 네 차례 후보로 뽑혀 2017년 ‘펜스’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연예 전문매체 버라이어티는 “오스카가 역대 가장 다양한 연기상 후보를 선정했다”며 “9명의 유색인종 배우가 후보에 오르며 다양성 측면에서 기록을 세웠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지난해 극장가를 강타하면서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는 올해 아카데미에 후보작을 출품한 배급사 중 최다 후보를 기록했다. 넷플릭스는 10개 부문 후보에 오른 ‘맹크’를 비롯해 ‘더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7’ 등 16편의 영화를 앞세워 35차례 후보로 호명됐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74세 미나리 할머니, 오스카 후보 됐다

    74세 미나리 할머니, 오스카 후보 됐다

    윤여정 韓배우 최초 여우조연상 후보윤, 이미 32개 상 휩쓸어… 수상 기대감작품·감독상 부문 등도 낭보 기대한국계 미국인 정이삭(리 아이작 정) 감독 영화 ‘미나리’가 아카데미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비롯해 6개 부문 후보로 선정됐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이어 2년 연속 오스카 무대에 한국어 영화가 오르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됐다. 특히 배우 윤여정(74)은 한국 배우 최초로 데뷔 50년 만에 여우조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15일(현지시간)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아카데미(AMPAS)는 다음달 25일 열리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종 후보를 발표했다. ‘미나리’는 작품상과 감독상, 여우조연상(윤여정), 남우주연상(스티븐 연), 각본상, 음악상 등 6개 부문에 이름을 올랐다. 특히 윤여정의 여우조연상 노미네이트는 우리 영화사의 새로운 역사로 평가된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도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작품상 등 4개 부문을 석권했지만, 한국 배우가 아카데미 연기상 후보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상할 경우 ‘사요나라’(1957)의 우메키 미요시에 이어 아시아계 역대 두 번째 연기상 수상자가 된다. ‘미나리’는 미국 이민 2세인 정 감독의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각본을 쓰고 연출한 작품이다. 1980년대 미국 남부 아칸소주로 이주한 한인 가정의 이야기를 따뜻하고도 담백한 시선으로 그렸다. 윤여정은 이민 간 딸의 집을 찾아 손주들을 돌보는 할머니 순자를 연기했다. 남우주연상으로 지명된 스티븐 연은 한예리와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부부로 호흡을 맞췄다. ‘미나리’는 앞서 골든글로브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포함해 미국 안팎에서 모두 91개 영화상 트로피를 받았다. 이 가운데 32개가 윤여정이 받은 상이다. 현재 ‘더 파더’ 올리비아 콜맨과 함께 유력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 후보로 거론돼 할리우드에서도 기대가 높다. 최고상인 작품상은 ‘미나리’ 외에 가장 유력한 경쟁작인 클로이 자오 감독의 ‘노매드랜드’를 비롯해 ‘더 파더’, ‘맹크’, ‘주다스 앤드 더 블랙 메시아’, ‘프라미싱 영 우먼’, ‘사운드 오브 메탈’,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등 8개 작품이 겨룬다. 앞서 이번 달 골든글로브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은 ‘노매드랜드’는 작품상과 감독상 외에 각색상, 여우주연상, 촬영상, 편집상 후보에 올랐다.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맹크’가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 촬영상을 포함해 10개 부문에 이름을 올리며 최다 후보작이 됐다. 한편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 후보에는 한국계 미국인 에릭 오 감독의 ‘오페라’가 유일하게 아시아 작품으로 올랐다.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 1차 후보 27개 작품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던 홍성호 감독의 ‘레드슈즈’는 아쉽게 최종 후보에는 들지 못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미나리’ 6개 부문 후보에...윤여정, 한국 최초로 연기상 노려

    ‘미나리’ 6개 부문 후보에...윤여정, 한국 최초로 연기상 노려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리 아이작 정) 감독 영화 ‘미나리’가 아카데미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비롯해 6개 부문 후보로 선정됐다. 봉준호 감독 ‘기생충’에 이어 2년 연속 오스카 무대에 한국어 영화가 오르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됐다. 특히, 배우 윤여정(사진)은 한국 영화 최초로 연기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15일(현지시간)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아카데미(AMPAS)는 다음달 25일 열리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종 후보를 발표했다. ‘미나리’는 작품상과 감독상, 여우조연상(윤여정), 남우주연상(스티븐 연), 각본상, 음악상의 6개 부문에 이름을 올랐다. 특히 윤여정의 여우조연상 노미네이트는 우리 영화사의 새로운 역사로 평가된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 ‘기생충’도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작품상 등 4개 부문을 석권했지만, 한국 배우가 아카데미 연기상 후보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상할 경우 ‘사요나라’(1957)의 우메키 미요시에 이어 아시아계 역대 두 번째 연기상 수상자가 된다. ‘미나리’는 미국 이민 2세인 정 감독의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각본을 쓰고 연출한 작품이다. 1980년대 미국 남부 아칸소주로 이주한 한인 가정의 이야기를 따뜻하고도 담백한 시선으로 그렸다. 윤여정은 이민간 딸의 집을 찾아 손주들을 돌보는 할머니 순자를 연기했다. 남우주연상으로 지명된 스티븐 연은 한예리와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부부로 호흡을 맞췄다.‘미나리’는 앞서 골든글로브 최우수외국어영화상을 포함해 미국 안팎에서 모두 91개 영화상 트로피를 받았다. 이 가운데 32개가 윤여정이 받은 상이다. 현재 ‘더 파더’ 올리비아 콜맨과 함께 유력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 후보로 거론돼 할리우드에서도 기대가 높다. 최고상인 작품상은 ‘미나리’ 외에 가장 유력한 경쟁작인 클로이 자오 감독의 ‘노매드랜드’를 비롯해 ‘더 파더’, ‘맹크’, ‘주다스 앤드 더 블랙 메시아’, ‘프라미싱 영 우먼’, ‘사운드 오브 메탈’,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등 8개 작품이 겨룬다. 앞서 이번 달 골든글로브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은 ‘노매드랜드’는 작품상과 감독상 외에 각색상, 여우주연상, 촬영상, 편집상 후보에 올랐다.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맹크’가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 촬영상을 포함해 10개 부문에 이름을 올리며 최다 후보작이 됐다. 한편,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 후보에는 한국계 미국인 에릭 오 감독의 ‘오페라’가 유일하게 아시아 작품이다.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 1차 후보 27개 작품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던 홍성호 감독 ‘레드슈즈’는 아쉽게 최종 후보에는 들지 못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영화 ‘미나리’ 아카데미 작품상, 남우주연, 여우조연 6개 후보(종합)

    영화 ‘미나리’ 아카데미 작품상, 남우주연, 여우조연 6개 후보(종합)

    영화 ‘미나리’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최고 영예인 작품상 후보에도 지명됐다. ‘미나리’는 감독, 여우조연, 남우주연, 각본, 음악상 등 모두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15일 오후 유튜브를 통해 진행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종 후보 발표에서는 한국계 미국인인 정이삭 감독이 연출을 맡고 한국배우 한예리, 윤여정 등이 출연한 ‘미나리’가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한국계 미국인 할리우드 배우 스티븐 연(38)은 ‘미나리’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최종 후보가 됐다. 스티븐 연은 극 중 아빠 제이콥을 연기했다. 그는 좀비물인 ‘워킹 데드’ 시리즈로 국내에서 이름을 알렸고, 영화 ‘프랑스 영화처럼’을 통해 한국 영화에도 출연하기 시작했다. 이어 봉준호 감독의 ‘옥자“와 이창동 감독의 ‘버닝’에도 출연해 한국어 대사 실력을 키웠다. 윤여정은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 최종후보에 올랐다. 윤여정은 극 중 어린 손자들을 돌보기 위해 한국에서 미국으로 온 외할머니 순자를 연기했다. 그는 이번 영화를 통해 해외 연기상 통산 32관왕을 달성했고,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윤여정은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연기상 후보에 올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담은 영화다.미국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기점으로 골든 글로브 최우수 외국어영화상까지 미국 여러 영화제 및 협회 시상식에서 78관왕을 기록해 아카데미 유력 후보작으로 예측되고 있다. ‘미나리’는 미국 제작사가 만들었지만, 한국 배우들 및 한국계 미국인 감독과 연기자들이 호흡을 맞췄고 한국어가 대사의 70%를 차지하는 작품이다. 한국인 가족이 주인공이지만 이민 가족의 보편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계 미국인 감독인 리 아이삭 정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역시 한국계 배우 스티븐 연이 농장을 일구며 꿈을 키우는 한국인 아버지 역할을 연기했다. 아이삭 감독과 스티븐 연은 먼 친척 관계로 알려졌다. 윤여정 역시 두 아들을 키우며 미국에서 13년간 살았던 경험을 영화 속에 녹여냈다. ‘미나리’에서 윤여정의 손자 역할을 맡았던 김앨런은 제26회 크리틱스 초이스 온라인 시상식에서 아역배우상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한국 영화인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극영화상(구 외국어영화상)을 휩쓸었다. 한편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는 4월26일 오전(한국시간 기준, 미국 현지시간 4월25일 오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윤여정, ‘미나리’로 한국 배우 최초 아카데미 조연상 후보 올라

    윤여정, ‘미나리’로 한국 배우 최초 아카데미 조연상 후보 올라

    영화 ‘미나리’의 배우 윤여정(74)이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최종 후보에 지명됐다. 윤여정은 15일 유튜브를 통해 진행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종 후보 발표에서 ‘미나리’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윤여정은 극 중 어린 손자들을 돌보기 위해 한국에서 미국으로 온 외할머니 순자를 연기했다. 그는 이번 영화를 통해 해외 연기상 통산 32관왕을 달성했고,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윤여정은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연기상 후보에 올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담은 영화다. 미국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기점으로 골든 글로브 최우수 외국어영화상까지 미국 여러 영화제 및 협회 시상식에서 78관왕을 기록해 아카데미 유력 후보작으로 예측되고 있다.한편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는 4월26일 오전(한국시간 기준, 미국 현지시간 4월25일 오후) 미국에서 열린다.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감독인 리 아이삭 정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역시 한국계 배우 스티븐 연이 농장을 일구며 꿈을 키우는 한국인 아버지 역할을 맡았다. 아이삭 감독과 스티븐 연은 먼 친척 관계로 알려졌다. 윤여정 역시 두 아들을 키우며 미국에서 13년간 살았던 경험을 영화 속에 녹여냈다. ‘미나리’에서 윤여정의 손자 역할을 맡았던 김앨런은 제26회 크리틱스 초이스 온라인 시상식에서 아역배우상을 받았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BTS·윤여정, 오늘 美서 ‘한국 최초’ 기록 쓸까

    BTS·윤여정, 오늘 美서 ‘한국 최초’ 기록 쓸까

    한국 대중문화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배우 윤여정이 같은 날 미국에서 ‘한국 최초’의 기록에 도전한다. 한국시간으로 15일 오전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된 미국 최고 권위의 음악 시상식 그래미 어워즈가 열리고, 오후에는 영화 시상식 아카데미 어워즈가 주요 부문 후보를 발표한다. 방탄소년단이 한국 대중가수 최초로 후보에 오른 제63회 그래미 어워즈는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간 14일 오후 5시)부터 로스앤젤레스 컨벤션센터 등 LA 일대에서 진행된다. 방탄소년단이 후보로 지명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수상자는 본 시상식에 앞서 열리는 ‘프리미어 세리머니’(사전시상식)에서 발표된다. 이 부문에서 아시아권 가수 후보는 처음이라 세계인의 관심도 높다. 한국 아티스트의 그래미 수상 역사는 클래식에서 먼저 나왔다. 1993년 소프라노 조수미가 지휘자 게오르그 솔티와 녹음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그림자 없는 여인’이 클래식 부문 ‘최고 음반상’을 받았다. 2012년에는 황병준 프로듀서가 미국 작곡가 로버트 알드리지의 오페라 ‘엘머 갠트리’를 담은 음반으로 ‘최고 기술상’을 수상했다. 한국 대중가수로는 처음 후보에 오른 방탄소년단은 테일러 스위프트, 레이디 가가, 저스틴 비버 등 최고 팝스타들과 트로피를 놓고 겨룬다. 특히 이미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s)와 ‘빌보드 뮤직 어워즈’(BBMAs), MTV 비디오뮤직어워드(VMA)에서 수상한 적이 있어, 그래미까지 거머쥘 경우 미국 4대 음악시상식을 석권하는 ‘그랜드슬램’을 이루게 된다.이날 오후 9시 30분(미국 동부시간 15일 오전 8시 30분)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 발표에도 눈길이 쏠린다. 한국계 미국인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이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미나리’가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등 주요 부문에 오를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1980년대 미국 아칸소주 농장으로 이주한 한인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는 ‘이민자의 나라’ 미국의 정체성과 맞물리며 각종 영화제와 시상식에서 지금까지 90개의 트로피를 받았다. 버라이어티와 골드더비 등 미국 주요 매체들은 예측에서 ‘미나리’는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등 주요 부문 후보 3위권에 언급했다. ‘미나리’는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이루지 못한 한국 배우의 연기상 후보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딸 가족을 돕기 위해 한국에서 건너간 순자를 연기한 윤여정은 여우조연상 부문에서 ‘더 파더’의 올리비아 콜맨과 1∼2위를 다투며 한국 배우 최초 후보는 물론 수상에 대한 기대도 높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2일 ‘미나리’의 작품상과 함께 스티븐 연을 남우주연상, 윤여정을 여우조연상 후보로 전망하며 “그동안 아시아 출신 배우들이 아카데미로부터 홀대받았다”고 비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한국 최초’ 도전하는 BTS·윤여정…15일 낭보 들려올까

    ‘한국 최초’ 도전하는 BTS·윤여정…15일 낭보 들려올까

    BTS, 오전 그래미 무대···수상 땐 ‘그랜드 슬램’한국 대중문화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배우 윤여정이 같은 날 미국에서 ‘한국 최초’의 기록에 도전한다. 한국시간으로 15일 오전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된 미국 최고 권위의 음악 시상식 그래미 어워즈가 열리고, 오후에는 영화 시상식 아카데미 어워즈가 주요 부문 후보를 발표한다. 방탄소년단이 한국 대중가수 최초로 후보에 오른 제63회 그래미 어워즈는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간 14일 오후 5시)부터 로스앤젤레스 컨벤션센터 등 LA 일대에서 진행된다. 방탄소년단이 후보로 지명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수상자는 본 시상식에 앞서 열리는 ‘프리미어 세리머니’(사전시상식)에서 발표된다. 이 부문에서 아시아권 가수 후보는 처음이라 세계인의 관심도 높다. 한국 아티스트의 그래미 수상 역사는 클래식에서 먼저 나왔다. 1993년 소프라노 조수미가 지휘자 게오르그 솔티와 녹음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그림자 없는 여인’이 클래식 부문 ‘최고 음반상’을 받았다. 2012년에는 황병준 프로듀서가 미국 작곡가 로버트 알드리지의 오페라 ‘엘머 갠트리’를 담은 음반으로 ‘최고 기술상’을 수상했다. 한국 대중가수로는 처음 후보에 오른 방탄소년단은 테일러 스위프트, 레이디 가가, 저스틴 비버 등 최고 팝스타들과 트로피를 놓고 겨룬다. 특히 이미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s)와 ‘빌보드 뮤직 어워즈’(BBMAs), MTV 비디오뮤직어워드(VMA)에서 수상한 적이 있어, 그래미까지 거머쥘 경우 미국 4대 음악시상식을 석권하는 ‘그랜드슬램’을 이루게 된다. 아카데미 후보 발표…‘미나리’ 윤여정 지명 전망 이날 오후 9시 30분(미국 동부시간 15일 오전 8시 30분)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 발표에도 눈길이 쏠린다. 한국계 미국인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이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미나리’가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등 주요 부문에 오를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1980년대 미국 아칸소주 농장으로 이주한 한인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는 ‘이민자의 나라’ 미국의 정체성과 맞물리며 각종 영화제와 시상식에서 지금까지 90개의 트로피를 받았다. 버라이어티와 골드더비 등 미국 주요 매체들은 예측에서 ‘미나리’는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등 주요 부문 후보 3위권에 언급했다. ‘미나리’는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이루지 못한 한국 배우의 연기상 후보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딸 가족을 돕기 위해 한국에서 건너간 순자를 연기한 윤여정은 여우조연상 부문에서 ‘더 파더’의 올리비아 콜맨과 1∼2위를 다투며 한국 배우 최초 후보는 물론 수상 가능성도 높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2일 ‘미나리’의 작품상과 함께 스티븐 연을 남우주연상, 윤여정을 여우조연상 후보로 전망하며 “그동안 아시아 출신 배우들이 아카데미로부터 홀대받았다”고 비판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도 ‘미나리’를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후보로 전망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열린세상] ‘미나리’와 나/김하늘 라이스앤컴퍼니 대표

    [열린세상] ‘미나리’와 나/김하늘 라이스앤컴퍼니 대표

    대학을 졸업하면 전공을 살려 취직할 줄 알았고, 취직을 하면 돈을 모아 내 집 한 채 너끈히 살 줄 알았다. 하지만 웬걸. ‘생계궁리’가 전공이 될 만큼 집안이 풍비박산 났고 대학 또한 마치지 못했다. 인생 따위 계산과 계획대로 될 줄 알았는데, 마음대로 되는 게 ‘1’도 없었다. 목적 없는 분노와 한도 없는 욕심만 키웠다. 쪼그라든 용기가 비대해진 자아를 ‘하드캐리’했다. 발 앞에 놓인 작은 돌은 넘을 수 없는 높은 산이었고, 얕은 웅덩이는 건널 수 없는 광활한 바다였다. 한 치도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발만 구르며, 적극적으로 소중한 정력과 시간을 낭비했다. 이윽고 육중한 무게와 조급한 발자국이 쌓인 자리는 파이고 깊어져 어둡고 비겁한 우물이 됐고, 나는 열심히 자위하며 마른 우물 안을 표류했다. 영화 ‘미나리’는 정이삭 감독이 어린 시절 아칸소에서 듣고 본 80여 가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특출난 보편성을 획득한다. 감독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만큼 그리고 싶은 그림과 늘어놓을 말이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그로부터 한 발치 멀어지는 것을 택한다. 리얼의 관여를 줄이고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는다. 인물들은 개척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할리우드 영화처럼 비루하게 꼿꼿하다. 하지만 오직 순자(윤여정)만이 예외다. 다른 인물들이 ‘미국화’를 지향하는 동안 그녀는 홀로 한국이라는 이방의 할머니를 연기한다. 그녀라는 중심 바깥의 인물은 개척시대 영화의 인물들과 궤를 달리한다. 선과 악, 약자와 강자의 이분법 밖에 있다. 상투적인 도백도, 도식화된 울분도 없다. 영화는 그저 관객과 거리 두기를 충실히 해내되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동일시의 항해를 한다. 모든 장면을 허투루 쓰지 않고 꾸준히 나아간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때의 내가 떠올랐다. 우물 안의 나는 정말이지 정처 없고 척박했다. 나를 불쾌하게 하는 것은 모두 부조리한 것이라 여기며 세상에 대한 불만과 부정을 과잉 생산하며 세상을 반으로 쪼개서 바라보았다. 정신은 날로 허약해지고 무너져 내렸다. 갈증과 갈등, 조바심과 조급증은 부지런히 나를 갉아먹었다. 성실한 자기 위로는 삶의 진전에 완벽하게 무용했다. 사지의 온 힘을 다해 우물에서 빠져나온 날 저 멀리 무너진 싱크홀을 바라보곤 불현듯 인생을 잘 다루고 싶어졌다. 스스로를 구원하고 싶어졌다. 찰리 채플린은 말했다. ‘인생은 가까이 보면 비극, 멀리 보면 희극’이라고. 역으로 생각해 본다. 처한 상황에서 한 발치 물러나 감정의 몰두와 신경의 관여를 줄였어도 나의 고민들은 그리 무겁지 않았으리라. 모든 비극을 희극으로 치환할 수 있었으리라. 모두가 고통받는 ‘미나리’의 인물 중 순자만이 예외였듯. 순자는 우물을 파거나 땅을 갈아엎어 농사를 짓는 제이컵(스티븐 연)과 달리 개울가에 미나리 씨앗을 뿌린다. 그저 미나리가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에 미나리 씨앗을 뿌린다. 미나리는 따로 돌보지 않아도 알아서 잘 자란다. 그리고 그녀는 그 풍성함을 만끽하며 이렇게 흥얼거린다. “미나리가 잘 자라네. 미나리가 얼마나 좋은 건데. 잡초처럼 아무 데서나 막 자라니까 누구든지 다 뽑아 먹을 수 있어.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다 뽑아 먹고 건강해질 수 있어. 김치에도 넣고, 찌개에도 넣고, 국에도 넣고, 아플 땐 약도 되고, 미나리는 원더풀 원더풀이란다.” 맞다. 미나리는 ‘원더풀’이다. 맑은 물에서나 오물 근처에서나 잘 자란다. 서식지의 물 또한 정화한다. 제이컵이 식수를 농수로 끌어다 쓴 탓에 수도가 끊겼을 때에도 순자는 미나리밭에서 물을 길어다 쓰며 식구들을 구원했다. 순자는 그들의 구원자였으며, 미나리는 구원의 씨앗이자 간절한 기도이리라. 지난날의 나를 생각해 본다. 내게 의존하는 딸, 나를 배척하는 손자, 무작정 호출된 이국의 삶, 그 안에서 순자처럼 살았다면. 한국이든 미국이든 어디에서든 환경에 개의치 않고 쑥쑥 자라는 미나리처럼 살았으면 어땠을까. 나 자신에게 갇혀 자위하는 대신 스스로를 구원했으리라. 작은 우물 속에 숨어 두려움을 감추는 대신 자기 연민을 거두고 삶을 마주했으리라. ‘보이는 게 안 보이는 것보다 나은 거니까.’
  • ‘미나리’, 영국 아카데미 6개 부문 후보…감독·남녀조연상 등

    ‘미나리’, 영국 아카데미 6개 부문 후보…감독·남녀조연상 등

    감독상, 여우·남우조연상, 음악상, 캐스팅상 등 영화 ‘미나리’가 영국 아카데미라 불리는 영국영화TV예술아카데미(BAFTA)상에서도 감독상, 조연상, 외국어영화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BAFTA는 4월 11일 로열 앨버트홀에서 관객 없이 개최되는 ‘2021 BAFTA 시상식’에 앞서 9일(현지시간) 50개 후보작을 발표했다. ‘미나리’는 감독상, 외국어영화상, 여우조연상(윤여정), 남우조연상(앨런 김), 음악상, 캐스팅상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 출신인 클로이 자오 감독의 ‘노매드랜드’와 ‘록스’가 7개 부문에, ‘더 파더’, ‘맹크’,‘프라미싱 영 우먼’이 ‘미나리’와 같이 6개 부문에서 후보작으로 등록됐다.작품상 후보에는 ‘더 파더’, ‘더 모리타니안’, ‘노매드랜드’, ‘프로미싱 영 우먼’, ‘더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이 선정됐다. ‘미나리’는 외국어영화상에서는 덴마크의 ‘어나더 라운드’, 러시아 ‘디어 콤래즈’, 프랑스 ‘레미제라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등의 ‘쿠오바디스, 아이다?’와 겨루게 된다. 배우 윤여정은 ‘종말’의 니암 알가, ‘록스’의 코 사르 알리,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의 마리아 바카로바, ‘주다스 앤 더 블랙 메시아’의 도미닉 피시백, ‘카운티 라인스’의 애슐리 매더퀴와 함께 여우조연상 후보로 지명됐다. BAFTA는 미국 아카데미상의 방향을 가늠할 기회로 평가받는다. ‘미나리’는 이미 세계 주요 영화제에서 수상기록을 쌓아가고 있다. 미국 양대 영화상인 골든글로브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데 이어 미국 비평가들이 뽑는 크리틱스 초이스에서도 같은 상을 품에 안았다.BAFTA에서는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작품상, 감독상, 외국어영화상, 오리지널 각본상 등 4개 부문 후보로 지명됐고, 외국어영화상과 오리지널 각본상을 받았다. 이에 앞서 박찬욱 감독이 ‘아가씨’로 2018년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 ‘아가씨’는 영국 소설 ‘핑거스미스’를 바탕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미나리’는 지난달 24일 개막한 영국 대표 영화제 중 하나인 제17회 글래스고 영화제에서도 개막작으로 선정돼 온라인으로 상영됐다. 영국 첫 공개에 큰 관심이 몰리면서 일찌감치 표가 매진돼 추가 판매해야 할 정도였다. BBC는 영화 리뷰에서 ‘미나리’에 만점을 주면서 “영화에 따뜻함과 진실함이 가득 담겨있어 어디에서든 관객들의 마음에 닿을 것이다”라고 평가했다.한편 글래스고영화제는 올해 ‘컨트리 포커스(Country Focus)’ 부문에 한국을 지목하고 우민호 감독의 ‘남산의 부장들’, 홍의정 감독의 ‘소리도 없이’, 최재훈의 감독의 ‘검객’, 심찬양 감독의 ‘다시 만난 날들’, 임정은 감독의 ‘아워 미드나잇’을 골랐다. 5일엔 주영한국문화원과 글래스고영화제 공동 주최로 영국 프로그래머 안톤 비텔과 우민호·홍의정 감독이 현지 영화 관계자를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대화하는 행사도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