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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부 놔두고 뾰루지만 치료”… 안심대출 절반의 성공

    “환부 놔두고 뾰루지만 치료”… 안심대출 절반의 성공

    “환부(가계부채 취약계층)는 놔두고 뾰루지(우량계층의 변동금리 대출)만 치료했다.” 정부 정책 중 최고 흥행작이라는 안심전환대출이 1, 2차 판매를 통해 총 33조 9000억원어치가 나갔다. 신청자 수만 34만 5000명이다. 금융 당국은 5일 “안심대출로 전체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고정금리·분할상환 비중이 7~8% 포인트 상승해 당초 2016년으로 잡았던 30% 목표치 조기 달성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가계빚 총량을 늘리지 않고 부채 구조를 개선했다는 자평이다. 지난 3일 판매가 끝난 2차분 평균 대출액은 9000만원으로, 1차분 평균인 1억 500만원보다 적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이자만 갚고 있던 종전 대출을 원금까지 나눠 갚게 돼 해마다 약 1조원의 가계부채 총량 감축 효과도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금융시장과 전문가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이자가 1% 포인트가량 싼) 안심대출 전환에 따른 이자 감면액이 연간 3400억원(전환액 34조원의 1%) 정도인데 우리나라 전체 가계빚(1100조원)의 0.03%에 불과하다”며 가계부채 구조 개선 운운은 ‘과장’이라고 꼬집었다. 대상 선정을 둘러싼 비판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가계부채 대책의 출발점은 취약계층 위험 제거여야 하는데 부실 위험이 가장 낮은 우량계층에 한정된 나랏돈을 투입했다”고 아쉬워했다. 금융위는 1만명 표본 분석 결과를 앞세워 안심대출 수혜자(평균 소득 4100만원)가 ‘중산층 이하’라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소득 3~4분위(상위 20~60%)해당자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평균 가처분소득(소득 가운데 소비나 저축 등에 실제 쓸 수 있는 돈)이 4000만~6000만원인 중산층에 해당된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처음부터 채무 규모와 소득 수준을 기준으로 안심대출 신청자격을 제한했어야 했다”며 “집값(9억원 이하)으로만 자격 제한을 두다 보니 소득 수준이 높고 투자용으로 여러 채 집을 갖고 있는 1가구 다주택자도 안심대출 수혜 대상에 포함되는 아이러니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 교수는 “해마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가계부채 보고서를 내놓고 있지만 소득수준, 주택 보유 형태(자가·전세), 고용 형태(정규직·비정규직) 등 세분화된 실태 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제대로 된 진단이 없으니 잘못된 처방이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안팎의 비판과 재원 마련 부담 등에 금융위는 “3차 안심대출은 없다”고 거듭 못 박았다. 일각에서 기대하는 2금융권 대출자나 다중채무자용 안심대출은 내놓지 않겠다는 얘기다. 2차분 한도(20조원) 미달로 재원 6조원이 남아 있지만 이를 별도로 활용하는 방안도 강구하지 않기로 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서민대출 한도 확대·채무 조정 문턱 낮춘다

    서민대출 한도 확대·채무 조정 문턱 낮춘다

    미소금융, 바꿔드림론, 햇살론 등 기존 서민 대출 상품의 대출 한도가 늘어나고 까다로운 자격 요건 완화도 추진된다. 정부는 원리금 상환 부담을 낮춘 ‘서민용 안심전환대출’ 출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서민들의 이자 부담 완화를 위해 정치권이 ‘대부업체 금리 인하’를 주문하고 있지만 정작 주무 부처인 금융위원회가 부정적 입장으로 선회해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정부는 이런 내용의 서민 가계빚 종합 대책을 마련해 이달 안에 발표할 예정이다. 인기몰이 중인 안심전환대출이 중산층에게만 혜택이 가고 정작 부실 위험이 높은 서민이나 다중 채무자에게는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이 잇따르는 데 대한 조치다. 하지만 정치권과 여론의 압박 등에 떠밀려 내놓는 이런 식의 ‘단기 처방’으로는 가계빚 불안을 해소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2일 “원리금 상환 부담이 따르는 안심전환대출이 서민의 가계빚 부담을 덜어 주는 데 한계가 있어 대부업 이자율 상한선 인하를 내부적으로 검토했지만,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적잖아 이날 최종적으로 대책에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당초 정부는 올해 말로 효력이 사라지는 대부업법상 최고이자율 상한선(34.9%)을 더 낮춰 못 박는 것을 논의했지만 ‘풍선효과’ 우려 탓에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억지로 금리를 내리면 수익성이 떨어진 대부업체들이 저신용자 대출을 줄일 수 있고, 이렇게 되면 이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어서다. 대부업계의 거센 반발도 있다. 하지만 정치권이 선거를 앞두고 밀어붙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신 금융위는 연 8~12% 수준인 국민행복기금의 바꿔드림론이나 햇살론 전환 대출 등의 금리를 추가로 낮추고 채무 조정 요건도 완화할 생각이다. 소득, 재산, 부양가족 연령 등 까다롭게 책정돼 있는 신청 요건을 본인 상황에 따라 대출이나 채무 조정을 받을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2금융권 소액 대출 상품인 햇살론 등을 성실하게 갚고 있는 사람은 1금융권의 낮은 금리 상품으로 갈아타게 해 주는 방안도 들여다보고 있다. 원리금 상환 부담 없이 고정금리로만 바꿔 주거나 상환 부담을 낮춘 ‘서민용 안심대출’ 출시도 고민하고 있지만 ‘빚 갚는 구조 유도’라는 정책 목표에 배치되는 데다 비슷한 성격의 바꿔드림론 수요가 저조하다는 점에서 막판에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팔’(돈)과 ‘다리’(서민금융진흥원)가 없다는 데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결국 관건은 재정인데 이미 안심전환대출로 한국은행과 시중은행의 부담이 커져 고민”이라면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거나 기금을 조성하는 것은 혈세 논란을 부를 수 있다”며 답답해했다. 서민금융을 총괄할 ‘컨트롤 타워’ 격인 서민금융진흥원도 관련 법안이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해 출범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그렇더라도 재·보선 날짜인 29일 이전에는 대책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졸속 대책 우려도 적지 않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새희망홀씨 등의 금리를 인하하거나 조건을 완화하는 것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면서 “이는 결과적으로 빚을 더 늘리는 꼴이어서 나중에 부실해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아마추어 대응(안심전환대출)으로 모든 계층의 빚을 정부가 맞춤형으로 책임져 줘야 하는 모순에 직면하게 됐다”며 “소득을 늘려 빚 상환 능력을 끌어올리는 게 근본 대책”이라고 역설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빛 못 보는 고위험 가계빚… ‘40兆 흥행작’ 안심대출의 그늘

    빛 못 보는 고위험 가계빚… ‘40兆 흥행작’ 안심대출의 그늘

    흥행 대박에도 불구하고 안심전환대출만으로는 안심이 안 된다는 게 금융권과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우선 수혜대상 선택이 정책의 핵심 의도를 비켜갔다. 안심전환대출의 핵심 목표는 1000조원이 넘은 가계 빚 불안을 누그러뜨리는 데 있다. 가계 빚 폭탄의 뇌관은 빚 갚을 능력이 떨어지는 저소득층과 다중채무자 등이다. 그런데 이들에게 안심대출은 ‘그림의 떡’이다. 예컨대 5000만원을 연 3% 변동금리에 빌린 사람이라면 연간 이자 부담액이 150만원이다. 안심전환대출(10년 만기, 금리 연 2.55% 가정)로 갈아타면 연간 원리금이 567만원으로 껑충 뛴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득 1분위(하위 20%) 가구의 지난해 가구소득은 평균 825만원으로 안심전환대출 전환 시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원리금 417만원은 연간 가구 소득의 절반을 넘는다”고 분석했다. 부실 위험이 가장 높아 ‘처방전’이 가장 절실한 저소득층은 안심대출로 갈아타고 싶어도 갈아탈 수 없는 처지인 것이다. 조 연구위원은 “상대적으로 부채상환 능력이 양호한 계층에 혜택이 집중돼 가계부채 구조가 전반적으로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눈 가리고 아웅하는 정책”(A시중은행 부행장)이라는 신랄한 비판까지 나오는 이유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안심대출 1차 공급분 가운데 집값이 6억원 이상인 대출자는 10%도 안 된다”며 “평균 집값 3억원 이하의 중산층 이하 대출자에게 혜택이 집중됐다”고 반박했다. 안심대출 혜택이 ‘파격적’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자격대상에서 제외된 사람들이 ‘나도’ ‘나도’ 하며 추가 혜택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2013년 국민행복기금이 고의 연체 등 대규모 도덕적 해이를 초래했던 것처럼 안심대출로 인해 결국 버티면 정부가 빚을 해결해준다는 잘못된 신호를 경제주체에 보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정부 말을 믿고 일찌감치 원리금 분할 상환의 고정금리로 갈아탄 대출자들의 ‘박탈감’은 정책 신뢰 측면에서 또 다른 문제다. 이들은 연 3~4%의 금리를 물고 있음에도 안심대출로 갈아탈 자격이 없다. 정부가 이자만 갚고 있는 고정금리 대출자로 자격요건을 제한해서다. 하지만 정부는 2년 전부터 “앞으로 금리가 오르게 되면 고정금리가 유리하다”며 “원리금 분할 상환의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타라”고 수차례 독려했다. 은행에 구체적인 취급 목표치까지 줬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정부가 금리 방향을 섣불리 예단했다가 정책 실패를 맛본 사례가 바로 적격대출”이라며 “앞으로 기준금리가 추가 인하된다면 안심대출자도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2012년 3월 출시 이후 지금까지 32조원어치 이상 팔린 적격대출(원리금 장기 균등분할 상환 고정금리 대출)은 출시 시점에는 변동금리(연 5.1%)보다 0.4% 포인트 금리가 쌌지만 지금은 역전됐다. 안심대출 수요 예측에 실패한 금융 당국이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2금융권 확대 검토”에서 “확대 불가” 등으로 수차례 말을 바꾼 것도 신뢰 저하를 자초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문제점 속출하는 안심대출… 전문가들의 보완책

    전문가들은 안심전환대출의 보완책으로 크게 ‘소득 제한’과 ‘원금 상환 차등’을 제안한다. 현행 신청자격 요건(변동금리 대출이나 이자만 갚고 있는 고정금리대출)에 ‘소득 제한’을 추가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저소득자에게 혜택이 좀 더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LG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4년 동안 소득 1분위(하위 20%)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78.3%다. 같은 기간 소득 5분위(상위 20%)는 14.9% 늘어나는 데 그쳐 5개 소득 분위 중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연구원 측은 “시중은행 담보대출 차주 중에서도 금융비용 부담을 크게 느끼는 소득 1·2분위(하위 40%까지)에 (안심전환대출 신청) 우선권을 줘야 한다”며 “아울러 저소득층의 소득 증대 정책도 함께 이뤄져야 가계부채 구조 개선이라는 정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소득 제한을 두면 2금융권 대출자도 안심전환대출로 끌어들일 수 있다. 배현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은 “저소득·저신용자들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2금융권에 집중돼 가계부채 악순환의 고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금융권역을 구분하지 말고 소득 수준에 따라 지원자를 선별하면 2금융권 고객도 흡수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원금 상환 비중과 대출 만기도 소득수준별로 차등을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득 수준에 따라 원금상환 범위를 50%, 60%, 70% 등으로 차등을 두고 여기에 만기도 소득 수준에 따라 달리 적용한다면 저소득층의 원리금 부담을 낮춰 부실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렇듯 문제점이 속출하고 있는 데도 금융 당국은 보완책 없이 안심대출 2차 공급에 나섰다. 금융 당국이 숨 고르기를 한 뒤 2차 대출을 실행했어야 한다(윤석헌 숭실대 금융학 교수)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는 “가계대출 가운데 자영업자 대출을 동시에 받은 규모가 450조원 정도”라며 “또 다른 뇌관인 이들을 안심대출과 별도 카테고리로 삼아 관련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안원경 인턴기자 cocang43@seoul.co.kr
  • [뉴스 분석] 집값 낮으면 우선권…반쪽 저소득층 대책

    [뉴스 분석] 집값 낮으면 우선권…반쪽 저소득층 대책

    변동금리나 이자만 갚고 있는 주택담보대출을 연 2%대의 파격적인 고정금리로 바꿔 주는 ‘안심전환대출’이 30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20조원 한도로 연장 판매된다. 1차 때처럼 ‘조기 완판’ 가능성을 고려해 신청분이 20조원을 넘으면 집값이 낮은 대출자부터 우선 자격을 주기로 한 점이 특징이다. 일반 주택담보대출보다 금리(연 2.5~2.6%)가 1% 포인트가량 싸고 전환 다음날부터 원리금을 일정액씩 나눠 갚아야 하는 조건 등 핵심 골격은 1차와 같다. 하지만 부실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저소득·저신용 계층에 대한 대책은 없는 데다 기존 1차분의 문제점 보완도 없이 서둘러 내놓아 ‘안심이 안 되는 반쪽짜리’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금융위원회는 29일 이런 내용의 2차 안심전환대출 판매 방안을 발표했다. 출시 나흘 만에 1차 공급분(20조원)을 모두 소진하자 긴급 처방에 나선 것이다. 정부는 40조원이 모두 전환되면 향후 23년 동안 연간 약 1조 1000억원의 가계빚 감축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1차 때와 다른 것은 5영업일간 희망자 모두에게 신청을 받되 집값이 낮은 대출자에게 우선권을 부여한 점이다. 1차분의 혜택이 원리금 상환 능력이 상대적으로 나은 중산층에 집중됐다는 비판을 의식한 조치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차 전환분을 분석한 결과 평균 집값이 3억원으로 나타났다”며 “주된 수혜자가 중산층 이하”라고 반박했다. 임 위원장은 일단 “3차 판매는 없다”고 못을 박았다. 확대 적용 요구가 거셌던 2금융권 대출자에 대해서도 “담보 여력, 대출 구조 등이 복잡해 확대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1차분 인기몰이 때 정부가 “추가 증액은 어렵고 설사 증액하더라도 하반기에나 가능하다”고 했다가 말을 바꾼 터라 추가 출시 및 적용 대상 확대 기대감은 여전하다. 금융위는 추가 증액분 20조원을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유동화 보증배수를 일시적으로 끌어올리는 방안으로 마련했다. 편법 지원 논란도 예상된다. 금융연구원장을 지낸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원금 디폴트(채무불이행) 리스크를 줄여 나가야 우리 경제의 가계빚 뇌관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며 “취약계층인 자영업자와 다중채무자 대책도 별도로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정부가 안심전환대출 1차분의 문제점을 보완한 뒤 2차 대책을 내놓았어야 한다”며 “중산층에 지나친 특혜를 준 데다 ‘버티면 된다’는 도덕적 해이를 조장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용어 클릭] ■안심전환대출 변동금리이거나 이자만 부담하는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와 원리금 분할상환 대출로 바꿔 주는 상품. 대출이자가 파격적으로 싸다. 기존 대출을 조기에 갚을 때 내야 하는 중도상환수수료도 면제된다.
  • 금융사 사외이사의 민낯

    금융사 사외이사의 민낯

    금융 당국은 지난해 KB금융 사태 이후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마련하고 사외이사의 활동과 보수를 ‘지배구조 연차보고서’를 통해 공개하도록 했다. 하지만 연간 1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거나 사외이사가 관련된 학회에 기부금을 몰아주는 행태는 여전했다. 공공성이 특히 강한 금융회사에 대해서만이라도 사외이사의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신문이 18일 은행권과 보험사 등 시계열 분석이 가능한 32개 금융사가 이달 공시한 지배구조 연차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선임된 사외이사들은 평균 36개월 동안 이사직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사외이사 모범규준’이 개정되기 전 선임된 일부 사외이사는 최고 10년간 사외이사를 했다. 현재 금융지주와 은행의 사외이사 임기는 2년, 보험·카드사의 사외이사 임기는 3년으로 최대 5년까지 연임할 수 있다. 지난 5년간 선임된 282명의 사외이사들 가운데 교수·연구진이 37.9%(107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금융권 출신이 18.8%(53명), 관료나 정계 출신이 15.6%(44명)로 뒤를 이었다. 사외이사의 보수는 연간 3000여만원에서 1억원까지 차이가 컸다. 은행권 중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SC은행의 한 사외이사는 지난해 이사회 10회, 감사위원회 8회, 감사위원추천위원회에 2회 참석하고 9800만원을 받았다. 회의 참석시간이 총 106시간이므로 시간당 92만 5000원인 셈이다. 보수 외에 지급된 업무활동비 1400만원을 더하면 연봉이 1억 1200만원에 달했다. 다른 금융사들도 월 300만~700만원의 기본급을 주고 회의 참석 시 30만~100만원을 더 줬다. 삼성화재 등 일부 보험사는 사외이사 본인과 배우자의 건강검진비 명목으로 120만~500만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금융지주들의 계열사를 통한 기부금 몰아주기도 여전했다. KB금융은 사외이사가 임원인 학회에 계열사 등을 통해 2011~14년 7차례에 걸쳐 1억 4000여만원을 기부했다. 신한금융도 2011~12년 사외이사가 대표인 교육 재단과 협회에 각각 2억원과 700만원을 지원했다. 사외이사를 했던 한 교수는 “해외 세미나에 참석하면서 학회가 민간 기업에 후원을 요청하는 일이 종종 있다”면서 “사외이사들의 독립적인 활동을 위해서 이 같은 관행은 사라져야 한다”고 털어놨다. 문제는 이런 혜택으로 사외이사들이 ‘거수기’로 변질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이 공시한 이사회 회의록에서 사외이사들이 경영진과 다른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한 사례는 거의 없다. 또 내부 평가에서 대부분이 최우수(S)나 우수(A) 등급을 받았다. 전문성, 이해도, 공정성, 참석률 등을 바탕으로 이사회와 직원, 본인의 평가를 종합해 최종 점수를 산출하지만 주주의 평가는 빠져 ‘짜고 치는 고스톱’이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연차보고서 공시를 계기로 사외이사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보수의 적정 수준을 얘기하긴 어렵지만 과도한 혜택으로 인해 낙하산, 관치 문제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면서 “선임 과정을 공개하고 사후적으로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성주호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사외이사 선발 단계부터 사외이사는 경영진을 감시해야 한다는 역할과 책임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안원경 인턴기자 cocang43@seoul.co.kr
  • “초원의 들소처럼 금융 개혁 하겠다”

    “초원의 들소처럼 금융 개혁 하겠다”

    “아프리카들소인 누는 건기가 되면 새로운 초원을 찾아 수만 마리가 떼를 지어 수백 킬로미터 이상의 대이동을 감행합니다. 길목에서 사자와 악어들로 인해 많은 희생을 치르지만,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기에 떠나야만 합니다.” 임종룡 신임 금융위원장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금융위원회에서 취임식을 하고 아프리카들소 누의 비유를 들어 금융 개혁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우선 금융 본연의 역할을 되찾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금리와 고령화, 금융과 정보기술(IT)의 융합 등 금융 환경이 급변하는데도 금융이 시대의 요구에 서비스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획일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금융 개혁 차원에서 자율책임문화를 강조하는 동시에 이를 위해 금융 당국이 먼저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을 만큼 검사·제재 관행을 쇄신하고 개인 제재를 기관·금전 제재 중심으로 전환하며 비공식적 구두 지시를 공식화·명문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에 나오는 ‘문견이정’(聞見而定·현장에 가서 직접 듣고 본 이후 싸울 방책을 정한다)을 인용하며 “매주 현장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가계부채를 한국 경제의 가장 큰 위협으로 보고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의지도 강조했다. 전문가 사이에서도 가계부채를 신임 금융위원장의 첫 과제로 꼽는 이가 적잖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계부채가 느는 속도가 심상치 않고 부채의 절반 이상이 주택담보대출이라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며 “금융위가 미시적인 조정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리은행 매각 역시 임 위원장이 풀어야 할 당면 현안이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용두사미로 그친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 우리금융 민영화, 금융감독 체계 개편 등을 확실히 마무리해 동력을 잃은 금융 개혁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금융시장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는 핀테크 관련 과제도 풀어야 할 숙제다. 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핀테크 산업의 방향을 금융 당국이 제시해 시장이 우왕좌왕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개혁” 말뿐… ‘정피아’에 멍드는 금융권

    “개혁” 말뿐… ‘정피아’에 멍드는 금융권

    지난해 10월 우리은행 상임감사로 선임된 정수경 변호사는 취임 이후 은행 임원들과 첫 상견례를 하는 자리에서 “저는 금융은 하나도 모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신 정치권에 어려운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해 달라. 도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 감사는 2008년 총선 때 친박연대 대변인, 2012년 총선 때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 출신이다. 우리은행 노조는 ‘정피아’(정치인+마피아)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당시 정 감사의 ‘취임 일성’을 전해들은 우리은행의 한 퇴직 임원은 “낙하산 인사들이 조직을 망치고 있다”고 통탄했다. 금융에 전문 지식이 없는 정피아가 최고경영자(CEO)와 자산 200조원의 우리은행 경영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맡았으니 이런 우려가 나올 법도 하다. 지난해 정치금융 논란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던 금융권이 올해도 정부와 정치권의 ‘정피아 꽂아 주기’로 홍역을 앓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임종룡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연일 ‘금융개혁’을 외치고 있지만 금융권은 여전히 정치금융 놀이터인 게 현실이다. 10일 열린 임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회에서도 거론됐듯 최근 금융권 인사 논란에는 세 가지 공통점이 있다.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 대선캠프, 친박(親朴)이 그것이다. 이 공식은 최근 사외이사 후보 4명(정한기 호서대 교수, 홍일화 우먼앤피플 상임고문, 천혜숙 청주대 교수, 고성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장)을 선임한 우리은행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정 교수는 이광구 우리은행장과 같은 서금회 출신이다. 그는 유진자산운용 사장 시절이었던 2011∼2012년 이 모임의 송년회와 신년회 행사에 참석해 축사와 건배사 제의를 하는 등 고참 멤버로 활동했다. 정 교수는 서금회 현 회장인 이경로 한화생명 부사장의 2년 선배다. 그는 2012년 19대 총선 때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에 공천 신청을 했으며, 대선 때는 박근혜 대통령 선거 캠프에 몸을 담았다. 홍 고문은 1971년 국회의원 비서관으로 시작해 한나라당 부대변인, 중앙위원회 상임고문, 17대 대통령선거대책위 부위원장 등 정치권에서 잔뼈가 굵은 대표적인 정피아다. 천 교수는 남편이 이승훈 청주시장(새누리당)이다. 이번에 임기가 연장(1년)된 사외이사 2명도 정피아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오상근 동아대 교수는 친박으로 분류되는 뉴라이트 교수 출신이다. 최강식 연세대 교수는 지난 18대 대선에서 박 대통령의 정책자문그룹을 맡았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 교수는 “KB금융이 한때 회장과 사외이사가 모두 서울대 동문으로 구성돼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우리은행도 행장과 사외이사가 같은 사조직 출신이라면 제대로 된 견제가 가능하겠느냐”고 우려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 교수도 “우리은행의 사외이사 내정자들은 학계에서도 전문성을 인정받은 사람들이 아니다”라며 “이 행장 본인이 서금회 논란을 겪은 만큼 외압에 제대로 맞서지 못했거나 바람막이용으로 영입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래서야 우리은행의 가치를 올려 민영화하겠다는 ‘다짐’이 먹히겠느냐는 냉소다. 최근 KB캐피탈 사장에 내정된 박지우 전 국민은행 부행장도 서금회와 정치권 지원설에 휘말렸다. KB금융 사장직에는 온갖 인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금융연구원장으로 내정된 신성환 홍익대 교수도 잡음이 적지 않다. 지난해까지 KB금융 사외이사로서 ‘KB사태’ 책임론의 복판에 있었음에도 원장 자리를 꿰찬 것을 두고 박근혜 대선 캠프 경력(힘찬경제추진단 위원)과 연관지어 보는 시각이 있다. 한 금융권 인사는 “우리은행의 대주주는 정부(예금보험공사)”라면서 “앞에서는 정부가 금융개혁을 외치면서 뒤로는 낙하산 꽂기 구태를 되풀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안원경 인턴기자 cocang43@seoul.co.kr
  • 칸막이 없앤 ‘금융복합점포’… 아직은 절반의 성공

    칸막이 없앤 ‘금융복합점포’… 아직은 절반의 성공

    은행 정기예금 만기를 앞둔 A씨는 최근 은행 금리가 너무 낮다는 생각에 다른 투자 방법을 고민하다가 금융복합점포를 방문했다. A씨가 보다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증권 상품에 관심을 보이자 은행 직원은 같은 점포의 증권사 직원을 소개했다. A씨는 점포에 마련된 공동상담실에서 은행 직원과 증권사 직원으로부터 동시에 상품 설명을 듣고 그 자리에서 자산을 정기 예금과 주식 투자로 분배했다. 은행·증권 복합점포 1호점인 서울 종로구 광화문의 ‘NH금융플러스센터’가 문을 연 지 5일로 두 달째다. 하나의 점포에서 은행과 증권 상품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편리해졌지만 고객 정보나 전산 통합은 아직이다. 금융복합점포에 맞는 상품 개발과 이에 따른 고객정보 보호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금융복합점포는 은행, 증권, 보험 등이 해당 업권 상품만 취급할 수 있다는 금융 전업주의를 완화한 결과물이다. 앞서 2011년 12월 신한금융지주가 처음으로 은행 점포와 증권사 점포를 나란히 입점시킨 ‘신한금융 PMW센터’를 출범시켰지만 금융 전업주의 원칙으로 출입구는 분리했었다. 지난해 말 관련 법 개정으로 칸막이 규제가 사라지고 공동상담이 가능해졌다. 복합점포에서 고객은 은행과 증권 상품을 동시에 비교하면서 투자 계획을 세울 수 있다. 따라서 다른 업권 상품에 가입하기 위해 다른 점포에 갈 이유가 없다. 직원들 역시 다른 업권과의 실적 경쟁 우려 없이 고객에게 보다 적합한 상품을 고민할 수 있다. NH금융플러스센터의 김미순 은행팀장은 “점포가 통합된 이후에는 상품 선택의 폭이 넓어져 고객에게 보다 적합한 자산 설계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복합점포는 고액자산가들을 위한 기존 상담센터(PB센터)와 큰 차별성이 없다. PB센터의 ‘대중화’이지만 PB센터에 비해 보험 관련 설명이 어렵다. 복합점포에 보험사를 입점시키는 문제는 여전히 논란이다. 설계사 고용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소비자가 금융사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다양화하고 개인정보 보호 문제와 상품 개발도 함께 연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전문가 10인이 진단하는 금감원 진웅섭號의 100일

    전문가 10인이 진단하는 금감원 진웅섭號의 100일

    26일은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의 취임 100일이다. 진 원장은 사석에서 “일하다 보니 시간만 갔다. 그래서 말할 소감도 없다”고 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존재감이 너무 미미해 100일이 됐는지도 몰랐다”고 평가한다. 아예 “학계나 언론에서 주목받은 적이 없어 관심 대상도 아니고, 임기를 채울 수 있을지도 의문”(김상조 한성대 교수)이라는 신랄한 비난도 나온다. 그래도 “학벌·스펙보다는 실력 위주 인사로 혁신을 유도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경제·금융 전문가 10인에게 진웅섭호의 100일을 들어 봤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금감원이 금융위원회와 큰 충돌 없이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한다는 측면은 바람직하다고 봤다. 하지만 ‘윗선’(금융위)과 코드를 너무 맞춘 탓에 금감원만의 ‘영역’을 지키고 있지 못하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전임자의 방향성을 유지하는 점은 정책 연속성 측면에서 효율적이지만 문제는 감독 철학의 부재”라며 “기술금융 ‘줄세우기’ 등 정부의 금융 정책을 견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안에 따라 감독기관 수장으로서 독립적인 시각도 필요하다는 얘기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도 “핀테크(금융과 기술의 융합)는 비대면 금융거래라 정보 유출에 따른 피해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데도 금감원은 핀테크 정책에 대한 건전한 비판 없이 진입 규제 완화만 강조하는 등 금융위의 방향만 맹목적으로 따라가고 있다”고 일갈했다. 김상봉 한성대 공공행정학부 교수는 “금감원이 핀테크 정책에서 해야 할 일은 규제장치 및 감독 규정을 구체적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진 원장은 “현 시점에서 어느 한쪽으로 방향을 잡고 간다는 건 성급한 판단이 될 수 있다”면서 “감독 당국은 사회적 공론을 통해 제도가 결정됐을 때 이를 빠르고 원활히 접합시킬 수 있도록 저변을 까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진 원장이 직접 브리핑까지 했던 ‘금융사 종합검사 점진적 폐지’에 대한 우려도 높다. 진 원장은 지난 3일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관행적인 금융사 검사를 점차 없애 자율성을 보장하되 문제가 있는 부분을 미리 선별 검사하겠다”고 공언했다. “‘인증검사’를 ‘사후검사’로 전환해 금융산업을 활성화하겠다는 방향은 바람직하다”(오정근 건국대 교수)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김홍범 경상대 경제학과 교수는 “상시 검사로 경영 실태를 다 파악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책상에 앉아 기업이 주는 자료만 받아 부실 징후를 살필 수 있는지, 그런 전문 인력이 충분히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어떤 부분을 상시 감시할 것인지,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상시 감사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김동환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는 지적도 있다. 김홍범 교수는 “(검사 폐지가 성공하려면) 금감원장이 금융 관련 사고가 터졌을 때 ‘피’(관련자 처벌) 묻히기 싫어하는 조직 분위기를 바꾸고 정치적 외풍을 차단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사에 대해선 우호적 반응이 많았다.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학벌타파 등 참신한 인사 구성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김동환 위원도 “전문성을 우선에 뒀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면서 “단, 금융계에 연륜과 노하우가 쌓인 노장에 대한 배려는 생각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안원경 인턴기자 cocang43@seoul.co.kr
  • 금융사 사외이사 구인난…관피아 꺼리고 교수 등 특정 직군 쏠림 배제

    금융사 사외이사 구인난…관피아 꺼리고 교수 등 특정 직군 쏠림 배제

    KB금융은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최근 주주들로부터 사외이사 예비후보를 제안받았다. 현직 사외이사 7명은 ‘KB사태’ 책임을 지고 전원 물러나기로 한 상태다. KB금융은 주주 추천 인사를 바탕으로 사외이사 예비후보 풀을 구성한 뒤 인선자문위원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평가를 거쳐 최종 사외이사 후보를 선정할 계획이다. 지주 사외이사 선임이 마무리되면 국민은행 사외이사 5명도 새로 뽑아야 한다. KB금융그룹에서만 12명의 사외이사를 새로 물색해야 한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28일 “금융권 사외이사 후보군이 제한된 상황에서 결격 사유에 해당하는 인사들을 제외하고 나면 남는 전문가가 많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금융사들이 사외이사 ‘구인난’을 겪고 있다. 역량 있는 사람 자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차 떼고 포 떼니’ 적임자 찾기가 쉽지 않아서다. 종전에는 관피아(관료+마피아)와 교수 출신이 독식하다시피 했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관료의 사외이사 진출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게다가 금융 당국이 사외이사 전문성 자격 요건을 강화하고 특정 직군에의 ‘쏠림 현상’도 없도록 하라는 모범 규준을 내놓으면서 교수들에게도 사외이사 문턱이 높아지게 됐다. 금융지주·은행·보험사 등 금융사 118곳은 사외이사를 새로 정할 때 누가 추천했는지, 보수는 얼마인지, 회의참가수당 등 각종 수당은 얼마인지, 회의 운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의견은 무엇인지 등까지 상세히 연차보고서에 담아 공개해야 한다. 하지만 ‘구인난’은 과도기적 현상이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국내에서 금융권 사외이사 후보 풀이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어렵게 모범 규준을 마련한 만큼 당분간 어렵더라도 바뀐 제도가 정착될 때까지 유지해 나가야 전문가 후보군도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현직 기업인이나 회계사, 변호사, 언론인 등 전문성과 식견을 갖춘 다양한 전문가 집단이 사외이사로 활발히 활동하게 되면 후보군도 자연스럽게 커진다는 지적이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기획] ‘서초 세 모녀 살인사건’ 가장의 범행 이유는

    [기획] ‘서초 세 모녀 살인사건’ 가장의 범행 이유는

    서울 강남에 11억원짜리 아파트를 소유한 40대 가장이 아내와 두 딸을 살해한 ‘서초 세 모녀 살해 사건’은 절대적 빈곤 못지않게 ‘상대적 빈곤’ 또한 한국 사회에 균열을 일으킬 위험요소임을 드러냈다. 피의자 강모(48)씨가 살던 서울 서초동 R아파트는 검찰청·법원 등이 인접해 ‘주민의 3분의1 이상은 법조인’이란 말이 나올 만큼 손꼽히는 주거지다. 인근 W초등학교의 학업성취도가 서울의 공립초등학교 중 최상위권인 데다 S중, B고로 이어지는 학군은 강남 학부모 사이에서도 선망의 대상이다. 주식투자 실패에도 8억원 안팎의 자산이 남은 강씨가 살해 동기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언급한 데 대해 다수의 ‘보통사람’들은 공감하지 못했다. 하지만 9일 만난 R아파트 주민들은 강씨의 말에 일정 부분 동의했다. 카페를 운영한다는 A씨는 “이곳 사람들의 기본 생활비는 월 500만원”이라며 “월급쟁이들은 많아 봐야 한 달에 1000만원 남짓 벌 텐데 500만원을 생활비로 쓰고 그에 못지않게 가족 해외여행 등 품위유지비를 쓰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말했다. 주민 B씨는 “(강씨는 실직 이후) ‘바닥을 치는 기분’을 느끼기 싫었을 것”이라며 “예컨대 집을 팔아 강남을 벗어나 치킨집을 한다면 수치스럽다는 게 이곳의 정서”라고 전했다. 사는 곳과 타는 차, 직업 등으로 개인을 평가하는 왜곡된 문화 탓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중산층은 비단 강씨뿐이 아니다. ‘부촌’인 도곡동의 T 주상복합아파트에도 상대적 빈곤층은 존재한다. 한 공인중개사는 “‘T 주민’이란 이름에 혹해 무리해서 들어오는 사람들이 주로 17평(56㎡) 등 작은 평수를 찾는다”며 “사람들이 T아파트에 사는 게 중요하지 몇 평에 사는지까지는 물어보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갈수록 ‘상대적 빈곤층’이 늘어나는 만큼 그에 따른 부작용도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위소득(전체 가구의 소득순위를 매긴 뒤 정확히 가운데를 차지하는 가구의 소득)의 50~150%’를 뜻하는 중산층 비중은 꾸준히 늘고 있다. 그러나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을 뜻하는 ‘체감 중산층’ 비중은 줄어들고 있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수치상 ‘중산층’에 속하는 사람도 상대적으로 경제적 형편이 나은 사람들이 부를 축적하는 걸 보며 박탈감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김수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다른 곳에 사는 사람들은 강씨에 대해 ‘그 정도면 잘산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스스로는 ‘실패했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특히 고도 성장 과정에서 풍족하게 성장한 40~50대는 후퇴에 익숙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자식교육이나 체면 때문에 무리해서 강남에 사는 사람들이 신분상승 등 강남의 허상에서 벗어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2015 경제전망 설문조사] “뜨뜻미지근한 부동산… 종부세 폐지 등 중과세 손질해야”

    [2015 경제전망 설문조사] “뜨뜻미지근한 부동산… 종부세 폐지 등 중과세 손질해야”

    지난해 정부는 경기 침체를 만회하고자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을 잇따라 내놓았다. 덕분에 모처럼 신규 분양 시장이 달아오르면서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은 3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고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도 8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저금리 기조 속에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면서 전세물량은 씨가 말랐고 전세 가격은 폭등했다. 올해 부동산 경기는 이런 흐름 속에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뜨뜻미지근’하다는 얘기다. 부동산 시장이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는 지금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보다 다소 높았다. 경제 전문가 100명에게 부동산 경기 전망을 설문 조사한 결과 64명이 ‘현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바닥을 치고 올라갈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은 16명, ‘더 떨어질 것’이라고 보는 부정적 견해는 14명으로 나왔다. ‘모르겠다’는 응답은 6명이었다. 현 상태를 유지하거나 반등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에는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부동산 3법(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유예, 분양가 상한제 탄력 적용, 재건축 조합원의 주택 수만큼 새 주택 지급)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법 통과 이후 당장 서울 강남구를 중심으로 재건축·재개발 지역의 아파트 매매 가격이 올랐다. 내년부터 청약 1순위 조건이 완화되면 내 집 마련 수요는 더욱 늘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해 9·1 부동산 정책에서 1년 이상 청약통장에 가입돼 있고 월 납입금이 12회 이상이면 수도권에서 누구나 1순위 자격을 얻을 수 있도록 청약 제도를 개편했다. 이에 따라 강남·서초·송파구 등 서울 강남 3구와 집값이 오를 것으로 기대되는 일부 수도권 인기지역으로의 분양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신규 주택 분양시장에서 평균 청약 경쟁률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높았지만 지역별로 체감온도 차는 컸다. 강남 3구는 수십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인 반면 강북권과 광주·대구·부산을 제외한 지방은 저조했다. 부동산 경기가 반등할 것으로 예측한 전문가들 가운데 회복 시점에 대한 의견은 조금씩 달랐다. 응답자 56.3%는 현재 회복 중이거나 올 3월 이사철을 기점으로 상반기 내 부동산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37.5%는 하반기 이후에나 부동산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지난해 부동산 정책 효과가 3개월 이후 반등세가 꺾였던 것처럼 실수요가 높은 곳에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등 시급한 전세난을 해결하지 않는 한 반쪽짜리 반등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높다. 이미 금리 인하 등 제동 장치가 많이 풀린 상황에서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지 못하면 더 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토교통부가 이사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2000년 이후 14년 만에 개정한 부동산 중개수수료 역시 6억~9억원 매매, 3억~6억원 전세 주택 등의 수수료율 인하로 정작 서민층은 혜택을 보지 못해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종합부동산세 폐지 등 중과세를 손질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규제 완화’는 절반에 가까운 42명이 가장 중요한 부동산 활성화 대책으로 꼽았다. 이어 ‘취득세와 양도세 감면 연장’(17명), ‘중과세 손질’(12명), ‘공급 확대’(6명), ‘금리 추가 인하’(5명) 순이었다. ‘정부의 활성화 대책이 필요없다’(17명)는 주장보다는 적극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개입해 경기 부양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주문이 많은 셈이다. 지난해 하반기 부동산 시장 반등이 7월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정부의 적극적인 부양 정책에 힘입은 결과라고 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설문에 참여해 주신 분 (가나다순)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고영선 교보생명 부회장 ●곽창호 포스코 경영연구소장 ●권선주 기업은행장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 ●김경만 중소기업중앙회 본부장 ●김경준 삼성물산 부사장 ●김민덕 현대백화점 전무 ●김상성 MG손해보험 대표이사 ●김수봉 보험개발원장 ●김익주 국제금융센터 원장 ●김인철 성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김재문 LG경제연 수석연구위원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김정철 현대건설 기획본부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김준경 KDI 원장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김태동 성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김태진 GS건설 전무 ●김판중 경총 경제조사본부장 ●김현수 롯데손보 대표이사 ●김형국 GS칼텍스 경영기획실장 ●김흥종 대외경제연 부원장 ●남상덕 중대 경제학과 객원교수 ●박경원 한화 경영기획실 상무 ●박대수 KT경제경영연구소장 ●박덕배 현대경제연 선임연구위원 ●박 린 CJ㈜ 사업담당 상무 ●박성훈 조선대 경제학과 교수 ●박윤식 한화손보 대표이사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박형민 LGU+ 정책회계팀장 ●박홍재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장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투자분석팀장 ●반원익 중견기업연합회 부회장 ●서명석 유안타증권 사장 ●서병운 대우건설 경영지원실장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 ●신동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신민영 LG경제연 경제연구부문장 ●신성호 IBK투자증권 사장 ●심의영 NICE평가정보 대표이사 ●안재욱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 ●엄영호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 ●원종석 신영증권 대표이사 ●유병삼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은성민 메리츠종금 리서치센터장 ●이기광 대한항공 상무 ●이만우 SK그룹 부사장 ●이명진 삼성전자 IR그룹 전무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 ●이수창 생명보험협회장 ●이순우 전 우리은행장 ●이 영 한양대 경제금융학과 교수 ●이재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종건 코트라 정보전략실장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종진 캠코 이사 ●이준재 한투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준협 현대경제연 경제동향분석실장
  • [경제 블로그] 정보유출 한 달만에 법안 만들더니… 1년째 국회서 쿨쿨

    [경제 블로그] 정보유출 한 달만에 법안 만들더니… 1년째 국회서 쿨쿨

    1억건이 넘는 사상 초유의 대규모 고객 정보가 유출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재발 방지를 위해 마련된 법(‘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1년 가까이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습니다. 제3자 및 계열사 정보 제공을 제한하고 명의 도용이 우려될 때 조회 중지 청구권을 부여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법안이지요. 영업 목적의 무차별 문자 전송을 금지하고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해 실질적 손해배상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금융위원회에 ‘신용정보협의회’를 신설해 현재 은행연합회가 맡고 있는 신용정보 집중 기능을 이전하는 방안도 담았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정보 유출 손해배상 책임 문제가 제기된 데 이어 12월에는 국회가 ‘신용정보 집중’을 문제 삼으면서 발목이 잡혔습니다. 금융상품의 불완전 판매를 막기 위한 금융소비자보호원(금소원) 설립 법안도 국회에서 ‘쉬고’ 있습니다. 금소원을 금융감독원에서만 떼내 별도 기구로 할 것인지, 아니면 아예 정부(금융위)에서 분리할 것인지를 두고 여야 간 첨예한 대립이 이어지면서 해를 넘겼습니다. 이런 가운데 금융위는 지난달 ‘금융소비자 정책 종합계획’을 내놨습니다. “금융 분야 소비자 정책 전반을 포괄하는 최초의 방안”이라며 한껏 힘주었습니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 및 금소원 독립 등을 전제로 대출성 상품에 대한 청약철회권 우선 적용 등 여러 세세한 방안을 담았습니다. 그런데 전문가들의 반응은 시큰둥합니다. 법 통과가 우선이라는 것이지요. 윤석헌 숭실대 교수는 “법 제정까지의 공백을 메운다는 의미는 있지만 법의 구체적 내용이나 방향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오히려 시장을 헷갈리게 만들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 역시 “관련 법안이 통과돼야 힘을 받는 정책들”이라고 말합니다. 밥도 되기 전에 반찬만 만들어 놓았다는 거지요. 금융위는 최대한 빨리 관련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국회를 설득할 작정입니다. 정보 유출 사고가 터지자 한 달 만에 부랴부랴 개정 법안을 만들었던 1년 전 ‘그때 그 마음’을 국회가 되돌아봤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통합 産銀 1일 출범… 대우증권 등 매각 가속도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가 합쳐진 통합 산업은행이 1일 출범한다. 이명박 정부의 산은 민영화 방침에 따라 2009년 10월 분리된 지 5년여 만의 재결합이다. 이로써 산은은 다시 정책금융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국책은행으로 거듭나게 됐다. 하지만 ‘도로 산은’이 된 데 따른 불필요한 비용 낭비와 정책 혼선 논란 등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5월 개정·공포된 산업은행법에 따라 산은과 정책금융공사는 합병 절차를 마치고 새해 공식 출범한다. 합병 전에 정책금융공사가 맡고 있던 해외투자 부문은 수출입은행으로 넘어갔다. 공격적인 고금리 전략으로 시중은행과 마찰을 빚었던 다이렉트 예금은 사실상 폐지됐다. 물론 기존 고객에 대한 혜택은 그대로 유지된다. 통합 산은 출범에 따라 자회사 매물도 잇따라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KDB대우증권, KDB자산운용, KDB캐피탈, KDB생명 등이 대상이다. KDB인프라자산운용은 공공성을 감안해 매각하지 않기로 했다. 최대 관심사인 대우증권은 KB금융 등이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입질이 없어 매각에 실패했던 KDB생명은 대우증권 등 다른 자회사와 묶어 팔릴(패키지 매각) 가능성이 있다. 겉은 통합됐지만 속은 불안하다. 정책금융공사가 산은에서 떨어져 나가면서 당시 신생 회사로 옮겼던 직원들의 승진은 빨랐던 반면, 산은에 남은 직원들은 인사 적체로 승진이 더뎠다. 이런 직급 불균형은 통합 과정에서 큰 골칫거리로 등장했다. 결국 통합 산은에서도 정책금융공사 출신 직원의 직급은 그대로 보장하되 ‘팀장’ 등의 직위는 인정하지 않는 쪽으로 타협을 봤다. 산은보다 더 높은 정책금융공사 급여도 당분간 유지하되 점차 맞춰 가기로 했다. 자산건전성 저하도 걱정거리다. 정책금융공사의 위험자산이 산은에 반영되면서 통합 산은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시중은행 평균(15.6%)에 크게 못 미치는 12% 수준으로 떨어졌다. 산은의 한 직원은 “정책(산은과 정금공 분리) 실패에 따른 피해는 직원들이 고스란히 입고 있지만 그 책임은 누가 지는지 모르겠다”고 뼈 있는 말을 했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산은 민영화와 정책금융 역할론은 끝나지 않은 논쟁”이라며 “정권이 바뀌면 언제든 또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단독] [박근혜정부 경제팀 평가] “뭘하는지 모르겠다, 대통령만 쳐다볼 뿐”… ‘액션 없는’ 경제팀

    [단독] [박근혜정부 경제팀 평가] “뭘하는지 모르겠다, 대통령만 쳐다볼 뿐”… ‘액션 없는’ 경제팀

    경제계 인사 71명의 현 정부 경제팀에 대한 총점은 ‘C학점’이었다. 박근혜 정부 집권 반환점을 앞두고 다양한 대책을 내놨지만 세부 대책이나 추진 효과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평가가 많았다. “대통령과 같이 호흡”하는 것은 좋으나 “뭘 하는지 모르겠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대통령만 바라봐서다. 집권 후반기로 넘어갈수록 정책의 집행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보다 강도 높은 추진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관들에게 좀 더 힘을 실어 줘야 한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조차 ‘열심히는 하는데 성과가 없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 이를 대변한다. “단기 경기 부양책뿐 아니라 노동개혁과 구조조정 등 장기적으로 필요한 대책도 관심을 갖고 추진한다”는 긍정적인 평가는 “인기 영합적이고 추진력이 미흡하다”는 비판과 맞물려 “변죽만 울린다”는 냉소까지 낳았다. ‘부양책 이후’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내년까지 ‘46조원+α’를 풀어 경제를 살리겠다는 최 부총리의 구상은 재정 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돈을 풀어 경제를 살리고자 하는 것은 미래 세대에게 빚을 떠넘기는 것”이라는 쓴소리가 나온 이유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신중하게’ 금리를 내렸지만 ‘선제적인’ 대응에는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선제 대응이 되지 않아 “경기 부진과 디플레이션 우려 속에서 통화정책을 실기했다”는 지적을 받은 것이다. 김중수 전 한은 총재에 비해 시장과의 소통이나 금리 인하에 적극적인 점은 좋은 점수를 받았다. ‘돈 풀기에 소극적이었다’고 짠 점수를 준 평가자들은 추가 금리 인하를 주문했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자유무역협정(FTA)을 열심히 했다는 점에서는 호평을 끌어냈다. 박근혜 정부 경제팀 ‘원년 멤버’로 한·중, 한·호주, 한·뉴질랜드, 한·캐나다 FTA 등을 꾸준히 맺었다. 반면 협상 과정에서 농업 등 취약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보완책 마련에 소홀했고 FTA 이외의 산업정책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아픈 평가도 있었다. 9명 가운데 4등을 차지한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KB사태’ 때 금융감독원이 보여준 혼선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고 금융산업 발전 청사진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나 홀로 기술금융만 챙기면 된다’는 보신주의 처신과 ‘신(新)관치’ 논란도 점수를 깎아먹었다. 다만 기술금융 활성화 등 핀테크(fintech·금융과 기술의 융합) 추진에 열성을 기울이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평가로 이어졌다. 윤 장관과 더불어 ‘장수 장관’인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교수 출신으로서 전문성을 높게 평가받았다. 특히 단기적 관점의 접근 유혹이 큰 부동산 시장에 대해 장기적인 패러다임 변화를 감안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은 게 눈에 띈다. 하지만 ‘땅콩 회항’ 사태 등에서 보듯 교수 출신 장관의 대응력 한계를 보여줬고 새로운 물류 정보기술(IT)에 대한 비전이 없다는 질책도 따라나왔다. “자기 보신에만 급급”하고 “부동산 정책 추진 효과가 미흡하다”는 비판도 있었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대통령의 지근거리에 있다는 점에서 경제정책의 주도적인 조정과 잘못된 정책에 대한 시정 등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스태프(참모)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대통령의 만기친람을 방조하는 등 존재감이 없다”는 평가도 나왔다. 선 굵은 조정역할이 없어 안 수석 역시 ‘존재감 부재’라는 총평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역시 “존재감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출신으로 2013년 3월부터 장관직을 수행하고 있어 ‘전문성’은 있으나 ‘조직 장악력 결여’가 지적됐다. 또 농업을 “수출산업화, 기업화할 전략 아이디어가 없다”는 비판도 받았다. 전문적이지만 큰 그림은 보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고용부 차관 출신의 정통 관료다. 그래서인지 “현실 파악이나 정책 방안은 우수하다”는 평을 들었다. 그러나 “통상임금, 정년 연장, 정규직 과보호 문제 등 노동 현안에 대해 전혀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돌파하지 못하고 있다”는 질책도 들었다. 최악의 점수를 받은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의 평가는 창조경제가 무엇인지 모른다는 것에서부터 출발했다.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했는지 모르겠다”, “반(反)시장적인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을 만들었다”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반대로 단통법에 좋은 점수를 준 평가자도 있었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현 정부 경제팀은 한마디로 단기 부양책에 치중해 한국 경제가 근본적으로 필요로 하는 구조조정을 실기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은 장관들에게 좀 더 힘을 실어주고 장관들은 좀 더 적극적으로 우리 경제의 체질 개선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평가에는 기업인, 은행장, 교수, 연구원 등 여러 부문의 인사가 참여했다. 평가는 총 5점 만점으로 5점 A, 4점 B, 3점 C, 2점 D, 1점 F로 계산했다. 점수와 평가자 수를 곱해 더한 뒤 총평가자 수로 나눴다. 하점 초반은 ‘마이너스’(-), 중반은 ‘제로’(0), 후반은 ‘플러스’(+)로 구분했다. 예컨대 C학점의 경우 3.0~3.3은 C-, 3.4~3.6은 C, 3.7~3.9는 C+이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경제·산업부 종합 안원경 인턴 기자 cocang43@seoul.co.kr ■평가에 참여해 주신 분 (가나다순)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곽창호 포스코 경영연구소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김경만 중소기업중앙회 본부장 김민덕 현대백화점 전무 김상성 MG손해보험 대표이사 김수봉 보험개발원장 김익주 국제금융센터 원장 김인철 성균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김정철 현대건설 기획본부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김태동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김태진 GS건설 전무 김판중 경총 경제조사본부장 김형국 GS칼텍스 경영기획실장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원장 박경원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상무 박대수 KT경제경영연구소 소장 박덕배 현대경제硏 선임연구위원 박성훈 조선대 경제학과 교수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박형민 LG유플러스 정책회계팀장 박홍재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장 반원익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부회장 서명석 유안타증권 사장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 신동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신민영 LG경제硏 경제연구부문장 심의영 NICE평가정보 대표이사 안재욱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 엄영호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 원종석 신영증권 사장 유병삼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 이기광 대한항공 상무 이만우 SK그룹 부사장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 이수창 생보협회장 이순우 우리은행장 이재연 금융硏 선임연구원 이종건 코트라 정보전략실장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종진 캠코 이사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진성 롯데 미래전략센터장 이창목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한영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 임상진 KCC 재정부 담당 이사 장민 금융硏 연구조정실장 장석인 산업硏 선임연구위원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본부장 정문국 ING생명 사장 정성춘 대외경제硏 국제거시금융정책실장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 조영무 LG경제硏 연구위원 최민호 한화건설 기획실장 최성환 한화생명 보험연구소장 최용석 다음카카오 IR실장 최창환 단국대 무역학과 교수 최현만 미래에셋생명 수석부회장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CFO 한채양 신세계그룹 상무 허문욱 K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홍덕표 LG경제硏 수석연구위원 홍성국 KDB대우증권 사장
  • ‘성탄 선물’로 12번째 자회사 받은 KB금융… LIG손보 품다

    ‘성탄 선물’로 12번째 자회사 받은 KB금융… LIG손보 품다

    금융 당국이 KB금융지주에 ‘성탄 선물’로 12번째 자회사를 안겨 줬다. KB금융은 ‘KB사태’ 로 인수 승인이 4개월이나 보류됐던 LIG손해보험을 우여곡절 끝에 품에 안게 됐다. 이로써 KB금융은 총자산 1위로 올라서게 됐다. 취임 한 달을 맞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경영 가도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은 4전 5기 끝에 LIG손보 인수에 성공하며 ‘인수·합병(M&A) 잔혹사’ 악몽을 떨쳐 냈다. 금융위원회는 24일 정례회의를 열어 KB금융의 LIG손보 자회사 편입 안건을 승인했다. KB금융이 지난 18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내부통제 및 지배구조 개선 계획을 내년 3월까지 충실히 이행하라는 조건을 달아서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향후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시스템의 부실이 경영 위험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할 것”을 주문했다. KB금융은 지난 8월 승인 신청서를 제출한 지 4개월 만에 LIG손보 인수를 매듭지었다. 인수 계약은 지난 6월 맺었으나 국민은행 전산 교체에서 촉발된 ‘KB 사태’로 지금껏 당국의 인수 승인을 받지 못해 왔다. LIG손보를 12번째 자회사로 편입하게 되면서 KB금융은 지난 9월 말 기준 총자산(관리·신탁자산 포함) 423조원으로 신한금융(401조원)을 제치고 금융사 1위 자리를 재탈환했다. 그룹 직원 수는 2만 5000명에서 2만 8500명으로 늘어난다. 윤 회장 체제도 안정 궤도에 오를 발판을 마련했다. 윤 회장은 이번 M&A를 성사시키기 위해 KB금융·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의 전원 사퇴를 이끌어 냈고, 사외이사제도 수술 등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도 착수했다. 윤 회장은 이번 M&A 성공을 토대로 1등 자부심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윤 회장은 지난달 25일 취임식에서 “그동안 수차례 위기 극복 과정에서 KB가 보여 준 응집력과 추진력은 가장 큰 저력이자 힘”이라며 “이제는 그러한 장점을 살리고 ‘성공 DNA’를 다시 일깨워 새롭게 변화한 KB를 보여 주자”고 강조했다. 손대는 M&A마다 족족 실패해 KB에 따라다니던 ‘M&A 잔혹사’ 꼬리표도 떼어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2006년 외환은행 인수 실패다. 경쟁사인 하나금융을 제치고 론스타와 인수 본계약까지 맺었지만 론스타 ‘먹튀’ 논란 등으로 결국 포기해야 했다. 2011년에는 우리은행 인수에 승부수를 띄웠으나 ‘메가뱅크’ 논란 등 금융권 안팎의 반대 여론에 밀려 M&A 카드를 접어야 했다. 이듬해에는 당시 어윤대 회장이 그룹의 사업 다각화를 내걸고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를 강력히 추진했으나 사외이사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지난해에는 우리투자증권 패키지(증권·자산운용·생명·저축은행) 입찰에서 농협금융에 밀려 고배를 마셔야 했다. 윤석헌 숭실대 교수는 “LIG손보 인수가 단순히 자산 확대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부침을 겪었던 KB금융에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전통적 강점인 소매금융 위에 새로운 수익 동력을 탑재한 만큼 다른 금융지주사들 입장에선 힘에 부치는 경쟁 상대를 맞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렇더라도 KB가 고객정보 유출 등 내부 통제에 대한 긴장의 고삐를 늦춰서는 안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시행 초라지만… ‘기술금융’ 부작용 많다

    시행 초라지만… ‘기술금융’ 부작용 많다

    수도권에 위치한 중소 제조업체 A사는 지난달 거래 은행 직원의 권유로 기술신용대출(기술금융) 2억원을 신청했다. 그런데 정작 은행 창구 직원은 “기술신용평가기관(TCB) 평가서 발급에 시간이 걸리니 잠시만 기다려 달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거래처 납기를 맞추려면 12월 초까지는 자금을 손에 쥐어야 했다. 기다리다 못해 A사는 기술금융보다 금리가 0.4~0.6% 포인트 비싼 일반 신용대출로 돈을 융통했다. A사 관계자는 23일 “(은행에서) 기술금융이 좋다고 해서 신청했는데 쓸데없이 시간과 비용만 낭비했다”며 울화통을 터뜨렸다. 기술금융이 ‘요지경’이다. 정부는 창조경제의 핵심으로 기술금융을 강조하고 있지만 일선 현장의 혼선과 잡음은 좀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기업들은 “기술금융 대출이 제때 이뤄지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시중은행은 “TCB의 평가서가 엉터리”라고 성토한다. 금융 당국의 기술금융 실적 점검을 의식해 편법을 동원하는 은행도 적지 않다.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TCB의 평가서 한 장 받는 데만 길게는 한 달 넘게 걸린다. 정부가 기술금융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일감’이 갑자기 폭주해서다. TCB 기관들은 급하게 인력을 총동원하고 있지만 몰려드는 평가서 의뢰를 1~2주일 안에 처리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한국기업데이터 관계자는 “기술금융을 시작(7월)했을 때만 해도 연말까지 2200건을 예상했는데 지금은 8000건으로 늘려 잡았다”며 “전문 인력은 제한돼 있는데 평가서 수요가 단기간에 늘어 (처리에) 고충이 크다”고 털어놓았다. 평가서 품질도 논란거리다. 한꺼번에 많은 양의 평가업무를 처리하다 보니 ‘수준 미달’의 평가서가 적지 않다는 게 은행권의 주장이다. 한 시중은행 담당자는 “평가 항목의 핵심이 특허권인데 이미 무효가 됐거나 소멸·이전된 특허를 기반으로 작성된 평가서도 있다”며 “(은행) 내부적으로는 TCB 평가서를 70% 정도만 신뢰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은행 담당자는 “국가 공인 평가기관은 건당 1500만~2000만원을 받고 업체 하나를 두 달 동안 분석한다”면서 “이에 반해 TCB 기관은 수수료 100만원을 받고 단기간 내 평가하다 보니 수박 겉핥기 식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국의 ‘줄 세우기’와 은행의 ‘충성 경쟁’도 문제다. 기술금융이 막 도입됐던 지난 7월 말 전체 시중은행의 기술금융 대출 잔액은 1922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달 12일에는 6조 6634억원으로 불어났다. 불과 넉 달 사이에 34배 가까이(3370%) 급증한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부 시중은행이 기술금융과 상관없는 도소매업자나 개인사업자에게도 TCB 평가서를 떼와 기술금융 실적으로 잡고 있다”며 “두세 달 만에 대출잔액이 1조원 넘게 늘어난 곳들은 대부분 허수가 끼어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도 이런 부작용을 우려해 내년부터 기술등급을 제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지금은 기술등급 우수(T1)부터 취약(T10)까지 모든 등급에서 기술금융 적용이 가능하지만 내년부터는 이를 보통(T6) 이상으로 제한할 계획이다. 윤석헌 숭실대교수는 “기술금융이 가능한 중소기업은 제한적인데 실적을 강조하다 보면 부실기업까지 끌어들일 수밖에 없다”며 “정말 필요한 기업에 지원이 가고 꾸준히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여건 조성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안원경 인턴기자 cocang43@seoul.co.kr
  • [4대 구조개혁 이렇게 풀자] 금융부문

    [4대 구조개혁 이렇게 풀자] 금융부문

    12조원→9조원→4조원.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쪼그라들고 있는 국내 은행의 순익 추이다. 저성장, 저금리, 고령화 등에 발목 잡혀서다. 올해 실상은 더 암울하다. 국내 은행산업의 부가가치(순이익과 인건비 합계 기준)는 2011년 25조 9000억원에서 지난해 16조 5000억원으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다. 은행업의 부가가치가 16조원대로 꺾인 것은 2004년(16조 4000억원) 이후 9년 만이다. 그만큼 금융산업이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정부가 4대 구조 개혁의 핵심 분야로 ‘금융’을 지목한 이유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 15일 금융발전심의회에서 “좀 더 시장 친화적인 규제 정비와 금융 구조 개혁을 통해 금융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공언했다. 신 위원장이 구상하는 구조 개혁의 큰 틀은 ▲기술금융 인프라 구축 ▲은행 혁신성 평가 구축 ▲규제 개혁 ▲자본시장 활성화 등 크게 네 가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정도로는 ‘수술’이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금융산업의 구조 자체를 바꿔 놓는 ‘혁신적인 혁신’ 없이는 심각한 정체의 늪에서 헤어나기 힘들다는 것이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금융을 지탱하는 시스템부터 일하는 방식, 심지어 (금융에 종사하는) 사람까지 모두 뜯어고쳐야 한다”고 일갈했다. 김 교수는 “국내 금융산업이 은행에 너무 집중돼 있고 오랜 관치와 방향성을 잃은 정책 탓에 금융사들의 자생 의지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도 “요즘은 별다른 지침이 없어도 은행이 알아서 (정부가) 원하는 쪽으로 간다”면서 “정부에 의존하다 보니 새로운 수입원 발굴이 더디고, 실적에 몰리니 부실이 커지고,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 없다 보니 갈수록 기초체력 자체가 약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 원인을 정부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윤석헌 숭실대 교수는 “정부는 큰 방향만 제시하고 리스크만 관리 감독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시중은행의 기술금융 실적이나 지배구조 기준까지 전부 정부가 정한다”면서 “이는 금융권의 리더십 약화로 귀결된다”고 지적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도 “금융산업이 마치 국가 보호 산업처럼 돼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은행들이 상품, 수수료, 금리로 경쟁을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해외에 진출할 만한 자생력을 갖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2013년 614만명에서 2040년 1650만명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연 2.0%)으로 내려와 있다. 저금리, 저성장, 고령화가 맞물리면서 은행들도 생존 자체가 버거운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는 최후의 보루로 남겨두되 나머지 규제들은 과감하게 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 교수는 “동양증권 사태에서 보듯 그룹이 문제가 되면 투자자들이 바로 돈을 빼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는 증권 쪽 투자가 활성화되기 힘들다”면서 “계열 분리나 매각을 해서라도 실질적인 금산분리가 이뤄져야 금융업 차원에서의 의사 결정이 가능하고 은행의 경제성장 기여도도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좀비기업’을 퇴출하는 구조조정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병호 연구위원은 “금융으로 모든 걸 해결하려 하면 안 된다”면서 “제2의 외환위기 때처럼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금은 ‘무조건 살리고 보자’ 식이라 좀비기업을 먹여 살리느라 전체적인 국가 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서 연구위원은 “은행은 결국 경제를 따라가게 돼 있다”면서 “은행으로 경제를 일으키려고 하면 물가가 오르고 부실 채권이 늘고 부동산값이 뛰는 부작용만 생긴다”고 경고했다. 부실을 빨리 털어내고 기업이든 기관이든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게 구조 개혁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업권 간 경쟁도 유도해야 한다. 윤석헌 교수는 “우리은행을 하루빨리 매각하고 정책금융의 도구로 이용하는 산업은행도 민영화해야 한다”면서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을 등급별로 나눠 괜찮은 등급에 은행과 유사한 업무를 맡김으로써 경쟁 발전을 유도하는 것도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조남희 대표도 “은행 거래를 해야만 낮은 이자를 쓸 수 있고, 은행을 벗어나면 바로 고금리를 부담해야 하는 양극화 구조도 문제가 있다”며 중간 시장을 좀 더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성인 교수는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노년층의 저축을 어떻게 활용하고 증식시킬 수 있을지 모든 금융권이 대비하는 것도 장기적 개혁의 첫걸음”이라고 역설했다. 김상조 교수는 “금융을 개혁하고 싶으면 금융 당국부터 바꿔야 한다”면서 “금융감독체계 개편 문제가 쑥 들어갔는데 지금부터라도 다시 고민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은 금융사가 판을 어떻게 짜든 ‘저지’(심판자) 역할만 하면 되는데 자신들이 플레이어(선수)인 줄 안다”고 꼬집었다. 관치 구태를 벗지 못하면 국내 금융산업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원스톱 빚조정’ 석 달간 331건…초라한 실적 이유 있었다

    ‘원스톱 빚조정’ 석 달간 331건…초라한 실적 이유 있었다

    정부가 개인 빚조정의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해 지난 8월부터 시행 중인 ‘공적 채무조정’ 지원 서비스의 실적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조계의 이권이 걸린 미묘한 사안인 데다 담당 기관의 과부하, 홍보 부족, 금융 당국의 무관심이 겹쳐 초라한 성적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공적 채무조정’이란 금융위원회가 ‘서민금융 지원체계 개편 방안’의 후속 조치로 내놓은 사적·공적 채무조정 간 연계 지원 서비스다. 쉽게 말해 ‘원스톱 빚조정’으로 신용회복위원회의 ‘개인 워크아웃’(빚의 일부를 탕감해 주거나 만기를 연장시켜 주는 제도)이나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국민행복기금 채무 조정에서 탈락한 이들에게 개인회생과 파산 신청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신복위는 신청서 작성 등을 대행해 주고 소송 절차가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렇게 되면 채무자는 100만~300만원에 이르는 인지대와 송달료, 법무사 수수료 등 관련 비용을 아낄 수 있다. 3일 금융위에 따르면 제도가 시행된 8월 19일부터 11월까지의 실적은 331건(상담 1296건)에 그쳤다. 한 달에 100건꼴인 셈이다. 이마저도 172건은 처리가 진행 중인 상태다. 신복위가 전국 25개 지부에, 캠코가 서울 본사에 각각 상담 창구까지 차려 놓고 운영하는 것치고는 저조하기 그지없는 실적이다. 개인회생 및 파산 신청자가 한 해 16만명(2014년 사법연감 기준)에 이르는 것과 비교해 보면 더 그렇다. 채무자 입장에서는 몇백만원에 이르는 각종 수수료를 아낄 수 있는데도 왜 이렇게 외면하는 것일까. 금융권은 ‘입 튀어나온 신복위’를 우선 꼽는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복위) 직원들이 준비해야 할 서류가 복잡하고 많은 데다 인력과 돈이 부족한 상황이라 신청자가 느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신복위 안에서도 “(공적 채무조정이) 민간보다 싸고 편한 서비스인 것은 맞지만 우리도 솔직히 여력이 없다”는 푸념이 나온다. ‘밥그릇 싸움’에서 원인을 찾는 시각도 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신청자가 수천 명씩 몰릴 경우 이 업무를 전담하는 법무사들이나 법조계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이권이 걸려 있기 때문에 (법무사들) 시선이 곱지 않다는 얘기도 있다”고 설명했다. 홍보 부족도 문제다. 제도 시행 석 달이 넘었지만 이런 서비스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 반면 법무사나 변호사 등은 개인회생·파산 전문이라며 적극적인 영업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해 신복위도 ‘신용회복’ 검색어를 치면 맨 상단에 법무사가 아니라 신복위 사이트가 나올 수 있도록 포털사이트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복위 관계자는 “시행 시기가 얼마 안 돼 실적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상담자 가운데 실제 접수하는 비율은 25% 수준인데 일용직 근로자들이 소득증빙 서류를 준비하지 못해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채무액 15억원 제한 등 신청자 자격 조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윤석헌 숭실대 교수는 “가계부채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이런 보완적인 채무조정 장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금융위가 신복위 등에 맡겨만 놓을 것이 아니라 좀 더 적극적으로 책임 있게 나서고, 제도 자체에 법적인 근거를 만들 수 있는지 등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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