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윤리의식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식이요법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심혈관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근거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6자회담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83
  • [사설] 개방직 공무원 선발위 공정성 담보가 관건

    앞으로 민간 전문가를 대상으로 하는 과장급 이상 개방형 직위의 공무원 선발 과정에서 공무원의 입김이 차단될 수 있을 것인가. 그끄저께 국무회의를 통과한 개방형 및 공모 직위의 운영에 관한 규정 개정안은 현직 또는 전직 공무원은 다음달 1일 설치될 중앙선발시험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할 수 없게 했다. 시험 위원들은 전원 학계나 민간기업, 언론계 등 민간 전문가로만 구성하게 된다. 취지대로 공직사회의 전문성을 높이는 등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도록 하려면 우선 위원들의 인재 풀(pool)을 선정하는 작업부터 심사숙고해야 한다. 위원회에 거는 기대가 큰 만큼 첫 단추를 잘 끼우기 바란다. 위원회는 서류전형과 면접시험으로 적격자를 선발, 소속 장관에게 임용 후보자를 추천하게 된다. 권한이 민간에 주어진 만큼 이들의 높은 도덕성이 전제돼야 한다. 서류전형이나 면접시험은 자칫 위원들의 주관(主觀)이 개입될 여지가 있어서다. 공직자의 입김을 막고 독립적인 중앙선발시험위원회에서 민간인들이 적임자를 직접 뽑아 각 부처로 보내는 방안은 신선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유능한 외부 인재를 제대로 영입하는 일이다. 특정 위원에 의해 합격이 좌우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라 할 수 있다. 공정성을 담보할 다양한 장치를 마련하는 데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모르긴 해도 서류전형이나 면접은 해당 직무 분야의 전문성이나 업무를 수행할 능력, 국가관이나 윤리의식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대한 충분한 사전 교육과 점수를 최대한 객관화할 수 있는 지표 개발이 필요하다. 단순한 자격증이나 학위 등의 스펙, 지연·학연·혈연 등이 작용한다면 민간경력자 채용은 또 하나의 ‘무늬만 개방형’이라는 비판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세월호 침몰 사건의 수습 과정에서 잘 드러났듯이 적어도 해양경찰이라면 선박이 침몰하는 데 대략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지 정도는 알아야 제대로 된 구조 활동을 할 수 있다. 특히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재난안전이나 의료, 보건, 통상 등의 분야는 실무 경력이 뛰어난 민간 전문가들이 필요하다. 행정고시 수험생들은 공정성이나 민관유착 등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5급 공채 축소에 반대하는 단체민원을 안전행정부에 제기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직 공무원들도 대놓고 말은 못하지만 적잖이 속앓이를 하고 있을 것이다. 십분 이해하지만 2000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공직사회의 개방형 직위제도는 공공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안착시켜야 할 과제다. 업무의 종류나 난이도 등에 따라 보수를 달리하는 직위분류제를 전면 도입하는 등 채용제도의 선진화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 [옴부즈맨 칼럼] ‘원칙이 상식’되는 사회를 위하여/안혜련 주부

    [옴부즈맨 칼럼] ‘원칙이 상식’되는 사회를 위하여/안혜련 주부

    거의 20여일을 뉴스나 신문을 외면하고 지냈다. 최소한의 정보만 곁눈질로 취하면서. 죄 많은 어른들 때문에 죄 없는 아이들이 희생됐다는 죄책감을 내려놓을 수 없어서다. 우리는 지금 고속성장, 성장만능, 물질만능의 속된 가치가 결합된 대한민국의 슬프고 부끄러운 자화상 앞에 서 있다. 나는 부모가 아닌 학부모로서 아이들을 키우려 했던 일들을 참회한다. 원칙과 양심을 따르기보다 적당한 타협으로 난처한 일을 회피했던 일들을 참회한다. 같은 불행한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이번 6·4지방선거 참여는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의 첫걸음이라는 생각이다. 올바른 리더를 뽑는 일, 리더가 바르게 일하도록 감시하고 채근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다시금 곱씹고 있다. 리더 한 사람의 판단과 결정에 따라 얼마나 많은 일이 달라질 수 있는지, 원칙과 상식이 무너질 때 어떤 참사가 일어날 수 있는지 이번 사고를 통해 절실히 깨달았기 때문이다. 선원 중 한 사람이라도 선장의 잘못을 지적하고 끝까지 막아섰더라면 조금이나마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을까. 지난 22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었고, 서울신문도 매일 많은 지면을 할애해 각 지역 입후보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이전 선거와 크게 다르지 않은 후보자들의 공약과 선거운동 방식, 언론의 접근 태도에 우려와 위기감을 느낀다. 안전 불감증 타파, 안전 시스템 개혁 같은 듣기 좋은 말로 해결책을 도모하기에는 세월호 사건의 규모와 성격이 너무 충격적이기 때문이다. 열일곱 해 동안 노심초사 애지중지 다 키운 아이들을 어른들의 잘못으로 한순간 어이없이 잃어버린 탓이다. 지면 제약의 한계가 있겠지만, 후보에 대한 더 철저한 윤리의식 점검과 공약 검증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리더의 자질과 덕목에 대한 기준을 만들어 조목조목 짚어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다. 리더가 되기에 앞서 상식적인 시민, 그 이전에 양심적인 인간이어야 하며, 그 무엇보다 자신을 더 희생하고 헌신할 수 있는 사람이 리더가 돼야 한다는 이 당연한 원칙을, 상식을 우리에게 지속적으로 환기시켜주면 좋겠다. 우리는 멋들어진 겉모습에 정신이 팔려 명심해야 할 가치마저 너무 잘 잊고 사니까. 새로 지명된 총리에게 거는 정부의 기대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국가개조’이고, 총리 예정자의 첫 일성 역시 ‘공정과 법치’(23일자 3면)다. 너무도 당연한 말이지만, 개인의 의사와 권리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 선진 대한민국에서 정부 주도의 국가개조론이 나오는 것은 다소 난센스라는 생각이다. 문제는 물적 쇄신보다 의식개혁에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안전행정부가 행정부가 되든, 해양경찰청이 국가안전처가 되든, 우리 모두의 철저한 자기반성과 양심 성찰 없이 어떤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까. 정정화 강원대 교수의 ‘국가개조는 시민사회가 주도해야 한다’(19일자 30면 열린세상)는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인간존중, 기본과 원칙을 중시하는 시민의식과 공동체의식을 환기시킬 때, 그리고 시민단체, 종교계, 언론계의 협조를 통해 이를 실천으로 유도할 때, 정부가 말하는 국가개조의 성공가능성은 훨씬 커지지 않을까. ‘원칙이 상식’이 되는 대한민국을 위해 서울신문이 이 움직임의 선두에 서보면 어떨까. 슬픔과 분노를 삭이며 진정한 반성과 참회가 필요한 오늘이다.
  • [기본을 지키자] “공직자 선발 때 윤리의식 철저 검증…민간전문가 채용 확대 특단 조치를”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공기관과 공기업의 ‘낙하산’ 인사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대통령들은 취임 당시 공정사회의 기치를 내걸고 고질적인 연줄 문화와 공직사회 엘리트 관료들의 패거리 문화를 청산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논란은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연줄에 따른 불투명한 인사 관행이 여전한 것은 관료 사회가 폐쇄적인 채용 구조 속에서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한 채 ‘제 식구 챙기기’에만 몰두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김영철 상명대 금융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공직 사회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고시가 거의 유일한 진입통로이기 때문에 정부의 고위 관료들 역시 대부분 고시 선후배로 얽혀 있다”면서 “개방혁 직위에 민간 전문가를 채용한다고 해도 사실상 공직 사회를 잘 이해하고 있는 공무원 출신을 주로 뽑는다”고 말했다. 김영우 서울시립대 행정학과 교수 역시 “우리나라는 어떤 일이라도 안면이 있는 사람을 통해 행정을 처리하는 경향이 크다”면서 “공직에 진출한 외부 전문가 중 적응에 실패한 분들이 꼽는 이유 중 하나도 공직 사회에서 인적 네트워크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심준섭 중앙대 공공인재학부 교수는 “지금까지 정권마다 인사 공정성을 확보하겠다고 말했지만 바른 소리를 하는 사람보다 해당 정권의 입장을 대변할 줄 아는 사람을 등용하려는 성향이 강했다”면서 “정권을 비판하고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사람들은 인재 채용에서 배제되는 편”이라고 지적했다. 연줄 문화를 청산하려면 공직 사회의 진입통로인 고시제도를 개선하고, 민간 전문가가 공직으로 진출할 기회를 대폭 확대하는 등 공직 임용 제도의 개방성을 높이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제도 혁신과 함께 고위 공직자들이 갖추어야 하는 윤리 의식과 청렴에 대한 의지도 요구된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공무원을 뽑을 때 엘리트를 중심으로 뽑아 순혈주의로 인한 조직의 폐쇄성이 커진다”면서 “공공부처에서도 기업과 같이 외부 민간전문가를 과감하게 기용해서 정부의 (운영)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균형 있는 인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교수는 “공무원들이 퇴직 후 공공기관 등에 재취업한 이후 뇌물을 받거나 실력을 행사하는 것은 윤리의식이 결여된 탓도 크다”면서 “공직자를 선발할 때 면접을 통해 윤리의식을 철저히 점검하고 재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윤리교육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서울광장] 세월호와 기업 탐욕이 남긴 교훈/오승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세월호와 기업 탐욕이 남긴 교훈/오승호 논설위원

    자수성가형의 한 대기업 오너가 사석에서 던진 말은 의외였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기업가는 돈을 벌 목적으로 경영을 해서는 안 된다”고 피력했다. 기업의 목적이 이윤 추구라고 하는데 대체 무엇을 추구한다는 것인지 확 와 닿지 않았다. 그는 “기업을 운영해서 돈을 벌지만 경영하는 목적은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키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업가는 회사가 소유한 골프장의 식당을 예로 들었다. 지배인에게 값싼 중국산은 일절 식재료로 쓰지 말라고 지시했단다. 그러면서 중국산보다 1.5배가량 비싼 국산 재료를 고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윤 추구만을 염두에 두고 고객들을 속이면서 돈을 버는 데만 집착하는 엉터리 장사꾼들이 기업인 이미지에 먹칠을 한다고 했다. 이미 자식들에게 나중에 기업을 물려받을 생각일랑 아예 하지 말라고 선언한 사실도 전해줬다. 이 기업인은 기부 등 사회공헌 활동을 왕성하게 하고 있다. 세월호 침몰에 대해서는 어떻게 여객선 회사가 귀중한 생명을 담보로 그렇게 영업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잘못된 기업경영 철학을 나무랐다. 세월호는 수사 결과 화물을 더 많이 싣기 위해 평형수(平衡水)를 다 채우지 않는 등 애초부터 화물선처럼 운항한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세월호가 승객과 화물을 함께 싣는 ‘로로선’(Roll on Roll off Ship)이라고는 하더라도 화물로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한 것으로, 주객이 전도된 셈이다. 윤리경영의 모범 사례로 곧잘 인용되는 존슨앤존슨사의 타이레놀 독극물 사건 대응 사례를 들춰봤다. 1982년 9월 미국 시카고에서 이 회사 제품인 타이레놀을 복용한 사람들 가운데 7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회사 측은 즉각 언론을 통해 복용하지 말 것을 알리고, 2억 4000만 달러를 들여 출시한 제품 전량을 리콜해 폐기했다. 그 여파로 시장 점유율은 35%에서 8%로 곤두박질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파장은 오래가지 않았다. 안전을 강화한 제품을 다시 출시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받으면서 명성을 이어갔다. 존슨앤존슨의 첫 번째 책임은 회사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고객, 즉 의사나 간호사, 환자 등 모든 소비자들에게 있다는 기업경영 철학(우리의 신조·Our Credo)을 지킨 결과였다. 미국의 에너지 기업 엔론사의 몰락은 반대 사례다. 1985년 설립된 이후 16년 동안 1700%라는 기록적인 성장률을 달성했다. 포천지는 1996년부터 2001년까지 6년 연속 미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회사로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1년 돌연 파산했다. 문어발식 기업 확장을 위해 회계장부를 조작한 것이 원인이다. 하버드와 MIT 등 세계적인 명문대 MBA 출신 인재들이 포진해 있었지만 회계장부에 부채와 손실을 교묘하게 감추는 등 윤리의식이 부족한 것이 결정타였다. 세월호 여객선사인 청해진해운은 어땠나. 지난 4월 16일 침몰 당시 회사 직원들은 화물 적재 장부를 조작하는 일을 하고 있던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나고 있다. 세월호는 보고서에 적힌 화물적재량 수치와는 달리 실제로는 더 많은 화물을 싣고 운항해 왔다. 여객선의 모든 규정은 최우선적으로 승객 안전에 초점이 맞춰져야 할 텐데, 이를 깡그리 무시하고 이윤 추구에만 몰입해 왔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풀리지 않는 궁금점은 여전히 많다. 선장을 비롯한 선원들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들을 내팽개치고 가장 먼저 탈출한 행동은 불가사의한 일이다. 승객들의 탈출을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져야 할 선원들이 구조 후순위가 될 것을 우려해 그랬다면 청해진해운의 선원안전 교육이나 해상사고 훈련을 규정대로 했는지는 따져보나마나다. 피터 드러커는 최고경영자(CEO)들은 탐욕이 아닌 혁신과 창업가 정신에 기초해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렇게 해서 쌓은 부가가치를 사회에 환원할 때 지속 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다고 설파했다. 세월호 참사는 부도덕한 기업인과 감독기관, ‘관피아’의 탐욕의 고리가 켜켜이 쌓인 결과물일 것이다. 인간 중심의 안전 경영, 공동체 의식으로 힘을 합칠 때 제2의 세월호를 막을 수 있다.osh@seoul.co.kr
  • [뉴스 플러스] 공직비리신고 외부인사가 관리

    특허청이 공직비리신고센터 관리를 외부 전문가에게 맡긴다. 내부공익신고 활성화 방안이다. 신고자 정보에 대해 기록을 남기지 않는 등 신분을 철저히 보호하기로 했다. 외부관리자가 신고 내용을 감사담당관실에 통보하면 감사관은 조사 후 결과를 전달하고, 외부관리자가 신고자에게 설명하는 방식이다. 특허 공무원들의 공직 윤리의식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독자의 소리] 직업윤리 없는 대한민국, 도덕 회복을/연세대 4학년 이동수

    대한민국이 울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세월호 참사’를 “전시 아닌 평시에 발생한 사고 중 최악의 참사가 될 것 같다”고 보도했다. 검찰 수사로 사고 원인이 드러나고 있지만 이에 못지않게 이번 비극의 원인에 주목해야 한다. 배를 끝까지 책임져야 할 선장이 객실에 갇힌 수많은 승객을 뒤로 한 채 왜 가장 먼저 도망쳤을까. 최소한의 직업윤리의식마저 결여됐기 때문이다. 선장한테는 ‘직업에서 지켜야 할 행동규범’에 따른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직업윤리에 요구되는 직분 의식과 봉사정신, 책임감 앞에서 그는 눈을 감아버렸다. 정부와 언론 역시 마찬가지다. “학생 전원이 구조됐다”고 성급하게 발표한 경기도교육청, 발표를 그대로 내보낸 언론, 겨우 살아난 학생에게 친구의 생사를 묻는 무신경한 기자, 보험금 액수를 보도하는 방송사 등 무책임한 행태가 판을 쳤다. 직업윤리에 요구되는 전문성이라곤 눈을 씻고 봐도 찾아볼 수 없다. 분노는 근래의 굵직한 이슈들로 옮겨간다. 국정원의 증거 조작, 향판(鄕判)과 지역사회의 유착, 아이들을 학대로부터 보호하지 못한 아동보호기관과 경찰, 발목 잡힌 민생법안 등등. 대한민국의 밑바닥에는 ‘직업윤리 부재’라는 불편한 진실이 자리하고 있었다. 윤리와 도덕의 차이를 색다르게 설명한 글귀를 보았다. 윤리적인 사람은 ‘바람을 피우면 안 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인 반면 도덕적인 사람은 ‘실제로 바람을 피우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 지금 대한민국에는 직업윤리만으론 부족하다. 도덕이 필요하다. 연세대 4학년 이동수
  • [속보]성형외과들 ‘수술의사 바꿔치기’ ‘마취제 과다투여’ 등 사실로

    대한성형외과의사회(회장 이상목)는 10일 최근 물의를 빚은 일련의 의료사고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강도높은 자정활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일부 기업형 성형외과에서 공공연히 자행된 ‘유령의사(쉐도우닥터)에 의한 대리수술’과 이를 환자가 알아채지 못하게 하기 위해 프로포폴 등 수면마취제를 과다하게 사용하는 문제 등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이의 근절도 다짐했다. 의사회는 이날 오후 2시 대한의사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랜드성형외과 등에서 발생한 일련의 성형 관련 사건·사고가 “날로 심해지는 의료기관 간의 과다 경쟁과 상업화로 인한 일부 회원들의 비윤리적이고 불법적인 행위에서 비롯되었다”면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사과하며, 국민 건강과 생명에 위협이 되는 작금의 사태에 무한한 책임과 함께 참담함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의사회는 이어 “이와 관련된 사태와 해당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고강도 조사를 통해 사실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해당 의료기관의 잘못된 관행과 제도를 바로 잡음으로써 정상적인 의료질서를 확립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를 위해 대한성형외과학회·대한미용성형외과학회 등 관련 학회와 공조해 일선 병의원에 대한 대대적인 실태조사를 벌여 새로 드러난 불법·탑법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고발 등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또 기존 전문의는 물론 새로 배출될 전문의에 대한 윤리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의사회는 최근 의료사고를 일으켜 물의를 빚은 일부 의료기관에 대한 현장조사에서 확인된 불법행위도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유령의사에 의한 대리수술이었다. 의사회에 따르면 일부 기업형 성형외과들은 광고를 통해 이른바 ‘유명의사’를 날조하고 환자들에게는 그 의사가 수술할 것처럼 진료상담까지 하지만 막상 수술실에서는 환자가 전신마취나 수면마취 상태에 빠져 의식이 없는 사이에 다른 의사를 들여보내 수술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의사회는 “이는 명백한 불법행위이자 비윤리적 의료행위”라면서 “심지어는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닌 의사가 대리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외국인들조차 한국의 ‘유령의사’를 알고 있을 정도”라고 개탄했다. 수면마취제의 과다 사용도 문제로 드러났다. 의사회는 “엉뚱한 의사가 대리수술을 하려면 환자를 속여야 하는데, 이를 위해 대량의 수면마취제를 투여하고 있다”면서 “이에 필요한 수면마취제를 대량으로 유통하기 위해 의사면허를 대여해 의료기관을 잇따라 개설하는가 하면 불법행위를 은폐하기 위해 면허 대여자를 바꿔가며 운영하는 병원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근로기준법을 무시한 근무조건과 의료인 혹사도 사실로 드러났다. 의사회는 “심지어 일부 성형외과에서는 격무를 못 견딘 간호사가 퇴직하면 자격증도 없는 간호조무사 학원생들을 진료에 투입해 업무를 대신하도록 하는 위험천만한 일도 자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목 의사회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불법·탈법행위가 드러난 병의원과 의사들에 대해 회원제명, 회원자격정지 등 엄중한 징계 조치를 취했으며, 향후 드러난 문제에 대해서는 고발 조치도 불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의사회는 이달 초 그랜드성형외과에 대해 대표원장을 제명한는 등 강도 높은 제재조취를 취했다. 의사회는 자체적인 자정활동을 위한 실천방안도 내놨다. 우선, 공공장소에서의 무분별한 과대광고로 성형수술을 부추기는 행위를 자제하도록 하는 한편 성형 관련 광고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규제책을 담아 국회 입법을 추진할 방침이다. 또 환자의 권익 보호와 의료인의 책임의식을 강화하기 위해 환자 동의 없이 수술하는 의사를 바뀌는 행위를 범죄행위로 규정,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이상목 회장은 “성형수술은 고도의 집중력과 높은 수준의 의학 지식 및 윤리의식이 요구되는 의료행위임에도 사회 일각에서는 성형수술을 지나치게 가볍게 인식하고 있다”면서 “일부 부도덕한 의사들이 이에 편승해 성형수술을 상업적으로만 다루고 있는 만큼 이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구멍뚫린 보험대리점 국민 질병정보도 위태

    카드사·은행 등에 이어 이번에는 보험사의 개인정보까지 유출되면서 금융권 전반의 고객정보 관리에 큰 구멍이 뚫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보험대리점을 통해 유출된 개인정보에 가장 민감한 질병 정보는 포함돼 있지 않았지만, 자칫하면 빠져나갈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보험사의 고객정보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24일 금융감독원과 경찰 등에 따르면 인천 남동경찰서는 보험사를 비롯한 제2금융권의 개인정보를 빼돌려 대부중개업자와 성인 사이트 등에 불법 유통시킨 혐의로 안모(37)씨 등을 구속했다. 대부중개업에 종사하던 안씨 등이 받은 1105만건의 개인정보 중 1만 3000건은 14개 보험사와 판매위탁 계약을 맺은 대리점에서 관리한 정보들이었다. 이처럼 보험사와 위탁 계약을 맺은 대리점에서 고객정보 관리가 취약하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있는 보험대리점에 대한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대리점협회에 따르면 현재 법인 대리점은 4600여개, 개인 대리점은 3만여개로 소속 보험설계사가 15만~16만명이다. 소속 설계사가 1만명이 넘는 대형 법인 대리점도 있다. 현재 소속 설계사 50명 이하 대리점은 금감원의 위탁을 받아 보험협회가 검사하고 있지만 소형 개인 대리점이 많아 검사가 쉽지 않다. 이기욱 금융소비자연맹 보험국장은 “보험대리점이 폐업할 때 그 정보를 다른 대리점에 넘길지 폐기할지에 대한 관리가 잘 이뤄지지 않을뿐더러 설계사가 다른 곳으로 옮겨 갈 때 고객정보를 다 가져가기도 하는 등 고객정보에 대한 것은 개인의 윤리의식에 맡기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대리점 수가 늘어났기 때문에 지난해 5월 보험영업검사실을 만들어 대리점 검사를 집중하고 있다”면서 “보험대리점에 대한 검사와 교육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대리점 설립 요건이 간단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개인 대리점을 세울 수 있는 자격 조건은 보험업계에 최근 2년 이상 종사하면서 보험회사 등에서 6개월 동안 연수한 뒤 보험연수원 등에서 자격 시험을 통과하면 된다. 대리점은 한 보험사와 전속 계약을 맺거나 비전속으로 여러 보험사와 계약을 맺어 여러 곳의 상품을 팔고 계약 체결 시 수수료를 받는다. 보험사와 똑같이 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고객정보를 다루지만 이런 정보 관리의 주체는 독립된 보험대리점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계약을 맺었다고 하더라도 독립된 곳이기 때문에 본사에서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면서 “보험사마다 대리점 관리 부서가 있지만 워낙 많기 때문에 관리는 대리점 자체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신임검사, 3개월간 혼자 사건처리 못한다

    신임검사, 3개월간 혼자 사건처리 못한다

    올해부터 임관되는 신임 검사들은 3개월 동안 독자적으로 사건을 처리할 수 없고, 1년 동안 선배 검사의 집중 지도를 받게 된다. 대검찰청은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신임검사 지도 강화 방안’을 마련해 5일부터 전국검찰청에서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해결사 검사’, ‘성추문 검사’ 등 상대적으로 경력이 짧은 검사들이 물의를 일으키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이 방안에 따르면 올해부터 각급 검찰청에 배치되는 신임 검사는 원칙적으로 형사부 내 수사팀에 배치돼 팀장의 지도를 받게 된다. 형사부에 팀이 설치되지 않은 경우에는 형사부 부부장검사 또는 경력 8년 이상의 검사 중 따로 지도검사를 지정해 함께 근무하게 된다. 또 미숙한 사건처리로 인한 부작용 등을 방지하기 위해 3개월 동안 영장 청구나 사건 처리를 독자적으로 할 수 없고 형사부 팀장이나 지도 검사 명의로 사건을 배당받아 처리하게 된다. 대검 관계자는 “임용 초기부터 선배 검사의 밀착 지도와 훈련을 통해 검사로서의 자질과 품성, 윤리의식을 키워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지금 한국사회는 ‘정신적 폐허’ 속에 있다”

    “지금 한국사회는 ‘정신적 폐허’ 속에 있다”

    ‘보편적 인문주의의 거장’으로 불리는 석학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는 “현재의 우리 사회가 역사상 어느 시기보다도 큰 외면적 번영을 누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 개인이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급격한 산업화에 따른 공동체의 붕괴로 인해 ‘정신적 폐허’ 속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18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 안국빌딩 W스테이지에서 열린 ‘문화의 안과 밖-객관성, 가치와 정신’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지금의 한국 사회를 ‘정신적 불행이 일상화된 사회’라고 진단하고 “본능적 윤리의식에 기반을 둔 새로운 공동체의 모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 지성계 대표적 학자들의 학문적 성찰을 기반으로 대중과 함께 우리에게 필요한 삶의 지표를 탐구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된 강연 프로젝트의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선 김 교수는 전후 독일의 참상과 함께 재건에 필요한 정신적 조건을 그린 현대 독일의 대표시인 한스 카로사의 시 ‘해 지는 땅의 비가(悲歌)’를 인용하며 “지금 우리 사회가 직면한 위기 상황은 정신적 파괴로 인한 것이라는 점에서 2차대전 후 독일이 처한 시련과 비교해 그 심각성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나 문명은 전쟁의 파괴나 전체주의의 싹쓸이에 의해서만이 아니라 그것을 지탱하는 정신의 실종으로 인한 내면 폭발로 무너질 수도 있으며 보다 긴 안목에서 보면 물질적 파괴의 원인이 되는 전쟁이나 전체주의 역시 정신적 파괴에서 시작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사회는 개인의 기억이나 역사쯤은 완전히 말소해도 상관없는 것으로 취급하고 있지만 기억을 통하지 않고는 현재를 알 수 없다”며 “급격한 산업화를 거치며 옛 삶의 자취가 파괴되고 모든 것이 부정되는 곳에서 사람들이 길을 잃고 헤매는 것은 당연하다”고 일갈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인식론적 반성이라고 강조한 김 교수는 “우리 사회의 불행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거대대중화’가 진행된 산업사회에 걸맞은 새로운 공동체 가치의 모색과 정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가 생각한 새로운 공동체의 가치는 선(善)이다. 김 교수는 “낯선 사람이라도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본능적으로 도와주는 마음과 자세가 본능적 윤리의식이며 이런 기준이 사회 저변에서 아무런 문제 없이 작동할 수 있는 사회, 착해도 손해 보지 않는 사회가 우리가 추구해야 할 좋은 사회”라고 강연을 끝맺었다. 내년 1월 10일까지 매주 토요일 50여 차례에 걸쳐 진행되는 ‘문화의 안과 밖’ 강연은 김 교수 외에 유종호(대한민국예술원 회장) 전 연세대 석좌교수,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오세정(서울대 교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기초과학연구원장, 이승환 고려대 교수, 김상환 서울대 교수, 문광훈 충북대 교수 등이 운영위원으로 참여해 기획했다. ‘공적 영역의 위기’ ‘공적 영역의 구성’ ‘문화예술과 현실’ ‘자연, 물질, 인간’ ‘시대와 새로운 과학’ ‘역사와 전통’ 등 8개 섹션으로 나눠 우리 시대가 처한 학문·문화·예술·과학·환경·여론의 문제를 짚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다. 강연은 무료다. 신청자 순으로 50명만 강연장에 입장할 수 있다. (02)739-9360.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사설] 청렴불감증 공공의료기관 自淨의 메스 들라

    공공의료기관의 청렴도 조사에서 서울대병원이 꼴찌를 차지했다고 한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전국 46개 공공의료기관의 전·현 직원과 환자 6750명을 대상으로 리베이트 수수 경험과 청렴도 수준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다. 서울대병원에 이어 강원대병원, 경상대병원, 경북대병원, 충북대병원, 부산대병원이 최하위권을 기록했다니 공공의료기관의 명성과 청렴도는 완전히 반비례하는 꼴이다. 대학병원이라면 해당 지역에서 주민 건강을 지키는 책임을 부여받은 가장 권위 있는 의료기관이 아닌가. 특히 서울대병원은 국민 건강의 마지막 보루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이렇듯 국민이 의지하는 의료기관에서 금품수수 등 온갖 부조리가 판치고 있다니 충격을 넘어 분노마저 느끼게 한다. 이런 의료기관을 계속 믿고 제 생명을 맡길 수 있을지 많은 국민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이번 조사에서도 드러났듯 공공의료기관의 청렴도를 떨어뜨리는 직접적인 요인은 역시 의약품이나 의료기기 구매에 따른 리베이트다. 특히 대학병원은 종사자의 35.2%가 리베이트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한다. 대학병원은 의약품과 의료기기 구매량이 많은 만큼 리베이트가 오갈 여지도 그만큼 많다. 공공의료기관 종사자는 ‘공직자’다. 이 정도라면 국공립 대학병원은 청렴 불감증에 매몰된 공직의식의 사각지대라는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궁할 듯하다. 공공의료기관 전체 청렴도는 공공기관 전체 청렴도보다도 낮았다. 그나마 충북 청주의료원과 전남 순천의료원, 충남 공주의료원이 공공기관 전체보다 훨씬 높은 청렴도를 기록해 공공의료기관의 체면을 살려줬다. 환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지역의 의료원은 아무래도 제약회사나 의료기 회사의 집중로비 대상에서 조금은 벗어나 있다는 점도 청렴도를 높이는 데 역할을 했을 것이다. 공공의료기관의 형편없는 청렴도는 결국 리베이트 관행과 의료종사자의 낮은 윤리의식 때문이다. 원인이 드러났으니 해법을 찾아야 한다. 의약 관련 업체의 로비는 공공의료기관뿐 아니라 모든 의료인의 청렴도를 깎아 먹는 주범으로 부각된 지 오래다. 리베이트를 제공해 기대하는 이익보다 훨씬 큰 손실을 안겨주는 강력하고 지속적인 처벌이 필요하다. 그러나 공공의료기관 종사자들이 투철한 공직 의식을 갖지 않는 한 로비 관행을 근원적으로 뿌리 뽑기는 어렵다. 스스로 수술칼을 들어 환부를 과감히 도려내는 결단을 촉구한다.
  • [시론] 한국금융 실상 드러낸 잇단 금융부실·비리/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

    [시론] 한국금융 실상 드러낸 잇단 금융부실·비리/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

    금융 부실과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11~2012년 저축은행 사태, 최근 동양증권 사태에 이어 급기야 국민은행이 해외 지점 부당대출과 해외 투자 손실도 모자라 90억원에 이르는 국민주택채권을 위조해 사기 인출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밖에도 최근 5년간 크고 작은 금융비리가 100여건 넘게 발생했다. 이 정도면 은행, 증권, 보험, 서민금융기관에 이르기까지 금융산업이 총체적으로 곪았다고 할 수 있다. 금융기관이란 예금자와 투자자의 자금을 위임받아 관리하고 기업 등 수요자에게 중개하는 기관이다. 다른 사람들의 돈을 관리하고 중개하는 곳이므로 무엇보다도 신뢰가 생명인 곳이다. 그런데 신뢰는커녕 부실과 비리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통제시스템이 작동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기관은 돈을 다루는 곳이므로 금융인들의 도덕심, 윤리의식만으로는 신뢰 유지가 힘들다. 엄격한 통제시스템을 필요로 하는데 내부 통제시스템과 외부 통제시스템이 있다. 내부 통제시스템은 3단계로 돼 있다. 1단계가 일선 창구업무의 결제라인이다. 계장, 과장, 지점장 등 금액이 크면 본부의 결제라인을 거치면서 1단계 통제가 된다. 2단계가 일선 창구업무의 부당처리나 부실 가능성이 없는지를 크로스 체크하는 리스크관리 라인이다. 이 라인은 경영책임자와도 독립적으로 운영되면서 각종 금융 위험을 통제한다. 3단계가 최고 경영책임자마저 감시하는 상근감사실 라인이다. 이러한 3중의 내부 통제시스템만 제대로 작동되면 웬만한 부실과 비리는 방지된다. 최근 연이은 부실 비리는 이러한 내부통제가 완전히 무너졌다는 증거다. 내부 통제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는지를 검사·감독하는 제도가 금융감독이라는 외부 통제시스템이다. 내부통제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도 이 외부 통제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면 부실과 비리를 상당 부분 막을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사태는 외부 통제시스템마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음을 보여주었다. 왜 내부·외부통제시스템이 작동되지 않고 있는가가 문제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대부분 시중은행은 주인이 없어 주인 없는 은행에 내려오는 낙하산 인사와 과도한 규제 개입으로 나타나는 관치금융이다. 금산분리라는 미명하에 주인이 없어진 은행들은 퇴직관료들이나 정치공신들에게는 안성맞춤의 낙하산 자리다. 연봉도 10억~30억원에다 성과급도 상당하니 모두 군침을 흘리는 자리다. 낙하산 인사들에게 가장 큰 문제가 조직 장악이다. 이를 위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인재발탁, 조직쇄신이라는 이름의 파격적인 발탁인사다. 이를 통해 새로운 친위부대를 만들면서 능력보다는 줄 서기를 조장해 1차, 2차 내부 통제시스템이 붕괴되기 시작한다. 감사라인은 어떤가. 여기도 대개 금융감독 당국이나 정부인사들이 내려온다. 그런데 현재 금융감독원은 독립성은 없고 금융위원회라는 상전이 좌지우지하고 있다. 그들을 좌지우지하는 정부 퇴직관료들이 최고책임자로 내려와 있는데 하부 감독원 출신 감사들이 감사업무를 제대로 할 거라고 기대하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다. 결국 금융을 규제하고 관리하던 낙하산 인사들은 한편으로는 정부 금융정책에 협력하는 등 정치권이나 정부의 눈치를 보고 다른 한편 조직 장악을 위한 인사 줄세우기 등 외줄타기를 할 수밖에 없다. 독립성 없는 감독 당국은 이들을 통제하기에는 역부족인 실정이 오늘날 연이은 금융 부실과 비리의 근원이다. 언제나 문제가 터지면 태스크포스(TF) 등 야단법석이지만 고액연봉의 노른자위를 쉽게 내어 주고 싶겠는가. 결국 부실과 비리에 연루된 말단 금융기관 직원들 몇 사람만 감옥 가고 용두사미로 끝나고 조금 지나면 다시 비슷한 사건이 터져나오는 게 한국 금융의 실상이다. 관치금융을 청산하고 금융감독원을 독립시켜 검사, 감독을 제대로 하게 하고 금융기관도 내부 통제스템을 실질적으로 강화해 운영하는 길만이 해결책이다.
  • [열린세상] 제로 성장 시대, 현명한 사회적 선택은?/강수돌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

    [열린세상] 제로 성장 시대, 현명한 사회적 선택은?/강수돌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

    통계청의 ‘2013년 3분기 가계 동향’에 따르면 2003년 조사 이래 가계 흑자액이 약 96만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적자 가구의 비중도 줄었다 한다. 오랜만에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하나씩 들여다볼수록 실망도 커진다. 일례로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26만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9% 증가했지만 물가 상승 탓에 실질 증가는 별로다. 게다가 이건 평균치다. 행여 이 정도도 벌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 뉴스를 보면 얼마나 큰 좌절감을 느낄까. 물론 집집이 적자보다 흑자를 보는 건 바람직하다. 그런데 이로써 과연 한국 경제가 잘 나가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첫째, 사상 최고 흑자라고 하나 순흑자가 고작 96만원이다. 매월 100만원도 저축하지 못하는 상태를 두고 ‘사상 최대의 흑자 살림’이라 떠들기는 뒤가 좀 구리다. 게다가 지금은 가계 부채 총액이 1000조 원이다. 또 정부 부채와 공기업 부채도 합쳐 약 1000조원이다. 한마디로 ‘빚더미 공화국’이다. 반면 부자들은 스위스 비밀 은행에 약 1000조원을 감춰 두었다. 이게 현실이다. 50년 전 1인당 국민소득은 약 80달러, 지금은 2만 4000달러다. 250배 이상 성장했지만 석 달 평균 흑자 96만원으로 시한폭탄인 부채 문제를 상쇄할 수 있을까. 둘째, ‘흑자 가계’의 배경을 가만히 보면 경제 성장분의 과실 분배, 즉 월급 증가 덕이 아니라 온 식구가 식품 구입비까지 줄이는 등 ‘허리띠 졸라매기’를 한 결과임을 알 수 있다. 소비지출은 월평균 249만 4000원으로 형식상 1.1% 증가했으나 물가상승을 감안할 때 실질적으론 0.1% 줄었다. 작년 하반기 이후 5분기 내내 이어진 경향이다. 지출 감소 항목만 보면, 식료품과 비주류 음료비, 담배, 혼례 및 장례 등 서비스, 오락이나 문화 지출, 신발 구입비, 통신비 등이다. 특히, 주거, 수도, 광열비나 교통비 등 전세금과 공공요금, 세금과 의료비, 교육비가 증가했음에도 이를 상쇄코자 식품비나 신발, 문화비 등을 줄인 것은 ‘삶의 질’이 저하됨을 시사한다. 셋째, 사회 전체적으로 빈부 격차가 계속 벌어진다는 사실이다. 이번 통계에서도 적자 가구는 약간 줄었다고는 하나 하위 20%의 소득은 0.9% 증가한 데 비해 상위 20%는 2.3% 증가했다. 사회정의 차원에서 볼 때 ‘하후상박’이어야 할 분배 구조가 ‘상후하박’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근로소득만 볼 때는 하위 20%그룹에서만 4.3%가 줄었다. 그리하여 상위 20%의 소득이 하위 20%의 5.05배를 기록해 작년 같은 기간의 4.98배보다 격차가 커졌다. 물론 이런 상황조차 실상을 잘 반영하진 못한다. 왜냐하면, 통계 수치란 것이 평균치로 비교하는 데다 삶의 구체성보다 추상성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금도 서울역 노숙자들은 따뜻한 밥 한 그릇과 옷가지, 그리고 잠잘 곳을 찾아 헤매는 반면 백화점이나 호텔, 골프장 등에서는 매일 가진 자들의 잔치가 벌어진다. 어느 당국자는 말한다.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통해 경기 회복세를 이어 나가 서민, 중산층의 가계소득과 소비심리를 지속 개선할 필요가 있다.” 좋은 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딴판이다. 아직도 우리를 꼭꼭 가둔 건 1970~80년대식 ‘경제성장을 통한 번영’이란 프레임이다. 그러나 세계경제는 물론 한국경제도 ‘제로성장’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 아니 마이너스 성장, 정확히는 ‘경제축소’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 가계소비 지출의 축소는 보통사람들은 경제축소 시대를 예상한다는 징후인지 모른다. 정부와 상층 부자들만이 아직도 무한 성장 신화에 갇힌 채 이를 보통사람들에게도 은근히 강요한다. 석유 등 자원고갈, 식량대란, 이상기후, 소비시장 포화, 금융위기, 윤리의식과 정의감 고조, 삶의 질 추구 성향 등 제반 변수는 우리에게 경제 프레임의 전환을 요구한다. 결론은 ‘소박한 삶’이다. 피터 모린의 말처럼 “아무도 부자가 되지 않으려 하면 모두 부자가 되겠지만 모두 가난해지려 하면 아무도 가난해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 물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산더미 같은 빚을 모두 청산하고 매일 해맑은 빛을 쐬며 행복하게 살 것인가.
  • 공무수행 민간인 금품수수 땐 공무원처럼 뇌물죄 처벌 권고

    국민권익위원회는 공무를 수행하는 민간인도 금품을 수수하면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뇌물죄를 적용하는 규정을 마련하도록 모든 중앙행정기관에 권고했다고 18일 밝혔다. ‘공무 수행 민간인’은 공공기관 임직원, 각종 정부위원회의 민간위원, 민간 위탁업무 수행자 등이다. 권익위 관계자는 “공무를 수행하는 민간인이 금품을 받는 경우 배임수재죄가 적용되지만 이는 뇌물죄에 비해 수위가 낮다”면서 “처벌을 하자는 게 목적이 아니라 공적 영역에서 일하는 민간인도 공무원과 같은 윤리의식을 갖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부정부패를 예방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금품을 받은 사람이 공무원이면 형법상 뇌물죄가 적용되고, 공무원이 아닌 경우 배임수재죄가 된다. 실제로 뇌물죄와 배임수재죄의 처벌 수위 차이는 상당하다. 대법원 양형기준에 따르면 5000만원 이상 1억원 미만을 받으면 뇌물죄로는 5~7년 형, 배임수재죄로는 4개월~1년 4개월 형이 된다. 뇌물죄로 판단하면 금품 수수액이 3000만~5000만원 미만일 때 3~5년 형이지만, 배임수재죄로는 양형기준이 없다. ‘공무원 의제 처벌규정’에 따라 공무 수행 민간인을 공무원으로 간주해 처벌할 수도 있다. 공기업은 임직원 모두, 준정부기관과 일부 기타공공기관에서는 임원급이 이 규정의 대상이 된다. 한국지식재산보호협회, 코스콤, 한국표준협회 등 일부 기타공공기관은 공무원 의제 처벌 규정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 권익위는 공무 수행 민간인도 각종 이해관계자의 로비 대상이 되기 쉽고, 특히 고위직보다는 하위직에서 공공업무 수행 중 금품을 받는 사례가 많지만 처벌 규정의 예외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의 뇌물죄 적용대상 기관 범위를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에서 확대시켜 기타공공기관 직원까지 포함하도록 권고했다. 또 결정·심의·처분 등 중요한 업무를 수행하는 정부위원회는 민간위원에 대한 공무원 의제 처벌규정을 마련하도록 하고, 민간 위탁업무 수행자에 대한 공무원 의제처벌 규정을 신설하는 내용도 권고안에 포함했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더 꼭꼭 숨어버린 지하경제

    현 정부 들어 지하경제 양성화 노력을 강하게 추진해 왔지만 오히려 지하경제 관련 지표는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영수증 발급 건수가 줄고 5만원권의 환수율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경제 주체의 현금 보유 성향 또한 저금리 기조와 맞물려 증폭되고 있다. 6일 국세청, 한국은행, 여신금융협회 등에 따르면 올 상반기 현금영수증 발급 건수는 25억 6000만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00만건(1.4%) 줄었다. 2005년 현금영수증 제도가 도입된 이후 발급 건수가 전년 동기보다 감소하기는 처음이다. 5만원권의 환수율은 올 1∼9월 48.0%에 그쳤다. 5만원권 환수율은 처음 발행된 2009년에는 공급 초기라 7.3%에 그쳤으나 2010년 41.4%, 2011년 59.7%, 2012년 61.7% 등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환수율의 하락은 시중에 풀린 5만원권이 한은 금고에 돌아오지 않는 비중이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전체 지폐 발행잔액 중 5만원권의 비중은 9월 말 현재 66%로 확대됐다. 2년 전에는 53%였다. 민간 최종 소비지출에서 신용카드 사용액(기업구매카드와 현금서비스 제외) 비중은 지난해 66.3%였으나 올 상반기에는 66.2%로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다. 체크카드와 현금영수증까지 합친 금액이 민간 최종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90.6%에서 올 상반기 90.5%로 거의 변화가 없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현금영수증 사용 내역은 세무당국이 민간의 지출 내역을 자동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수단이다. 광의통화(M2)에 대한 현금통화의 비율도 지난 8월 현재 2.7%로 지난해 12월보다 0.3% 포인트나 높아져 역대 최고 수준이다. 재산을 가급적 현금으로 갖고 있으려는 심리가 확산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올 들어 현금보유 성향이 강화된 배경에는 정부의 지하경제 양성화 추진 노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안종석 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하경제 양성화가 그동안 노출되지 않았던 소득을 뒤져서 찾아낸다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소득이 더 깊이 숨어들려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하경제 양성화는 세무조사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 “납세자 윤리의식 제고 등 장기적 안목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性… 구속과 자유

    꼭 답을 구하자고 하는 말은 아닙니다. 사람마다 가치관과 사는 방식이 다르니까요. 그러나 고민은 필요합니다. 고민이 사회적 논의를 거친다면 더 바람직하겠지요. 바로 청소년들의 성적 일탈 얘기입니다. 짚어 보면, 청소년 성문제에 대한 기성세대의 관점은 확실히 보수적이어서 일견 진부해 보이기도 합니다. 판단의 기준을 자신의 경험세계, 즉 과거에 두기 때문이지요. 이런 세대간의 편차는 엄밀히 말해 세태에 대한 냉철한 진단이라기보다 ‘나와는 다른 생각, 다른 행동’을 하는 세대에 대한 이질감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합니다. 그렇다면 기성세대의 시각을 지지하기 어렵습니다. 단순히 다른 세대에게서 느끼는 이질감을 자기중심적으로 도덕성이나 윤리의식과 엮어냈다는 혐의를 피하기 어려우니까요. 그러나 시각을 바꿔 건강의 관점에서 청소년들의 성문제를 보면 우려감이 적지 않습니다. 자궁경부암만 하더라도 ‘문란한 조기 성경험’이 한 발병 요인으로 특정되고 있으니까요. 이런 섣부른 조기 성경험은 성에 대한 인식을 왜곡시키기도 쉽고, 위험한 질병에 노출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이 때문에라도 자녀들에게 ‘완고한 성적 경직성’을 물려주려 하지만 자녀들 생각은 다릅니다. 성적인 문제도 마땅히 향유해야 할 자유의 일부인데 이를 구속하려는 건 참을 수 없다는 거지요. 참, 오해는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모든 자궁경부암의 원인이 성적 문란에 있는 것도 아니고, 성적 문란이 항상 자궁경부암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니까요. 다만 상대적으로 높은 위험성을 두고 하는 말일 뿐입니다. 이쯤에서 ‘자유를 구속하지 말라’는 청소년들과 ‘어쩔 수 없는 구속’이라는 부모세대의 가치가 충돌합니다. 이 와중에 건강 문제를 말하는 게 시시콜콜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신세대에게 건강 문제란 항상 그렇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저도 답은 모릅니다만, 중요한 것은 청소년들의 자유 지향이 일탈이어서는 곤란하다는 점이며, 이를 가장 잘 설명하는 방법은 이해를 통한 타협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야 자유와 구속이라는 전혀 다른 가치관이 공존할 수 있을 테니까요. jeshim@seoul.co.kr
  • [공기업 탐방-안전보건공단] 탈 스펙-직무역량 중점… 20%는 고졸 채용

    안전보건공단은 ‘열린 채용’을 통해 신입직원을 뽑는다. ‘탈 스펙-직무역량기반 채용시스템’을 통해 산업안전보건에 대한 열정과 실력을 갖춘 실무형 인재를 선발한다. 채용 모집분야는 사업장 직접 기술지원과 운영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안전, 보건, 건설, 경영분야로 각각 나뉜다. 지난 6월 실시한 2013년 신입직원 채용에서는 75명 선발에 5268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70대1이나 됐다. 지원자들은 서류심사, 필기시험, 면접심사로 이어지는 3단계 전형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했다. 입사지원서는 외국어 성적, 학점, 자격증 등 이른바 ‘스펙’ 작성란을 없앴다. 관심업무, 희망근무지역 등 기본적인 사항만 입력하도록 했다. 자기소개서를 대신해 지원 동기와 문제해결 능력 등을 기술하는 ‘직무수행 계획서’를 제출토록 했다. 제출된 직무수행 계획서를 통해 지원자의 역량과 경험, 능력을 판단해 선발했다. 필기시험은 응시자의 직무능력과 발전가능성을 염두에 두었다. 전공분야(안전, 보건, 건설, 경영)와 관계없이 논리력, 추리력, 창의력, 상황판단력, 비판사고력 등 응시자의 직무역량 및 보유역량을 확인하는 직무종합수행능력평가를 실시했다. 면접은 1차에서는 실무전문가가 지원분야의 전문지식, 공단업무연계성과 현장 활용가능성, 보유역량의 발전가능성 등 직무역량 중심으로 평가했다. 2차는 공단의 고위 간부진이 공직자로서 기본자세와 태도, 안전보건에 대한 관심과 열정, 조직적응력과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 포괄적인 가치적합성을 살폈다. 특히 공단은 지난해부터 사회적 균형을 고려해 전체 채용인원 중 약 20%를 고졸자 중에서 채용하고 있다. 올해는 산업재해예방기관이라는 공단 특성을 고려해 산재사고 사망 근로자의 유자녀 2명을 채용하기도 했다. 공단이 원하는 인재상은 ‘전문성, 창의, 화합, 공공성을 갖춘 재해예방전문가’다. 안전보건 중심역할 수행에 필요한 총체적 역량과 함께 고객에 대한 헌신적인 노력, 끊임없이 도전하는 정신, 신뢰와 배려를 통한 성과, 윤리의식에 기초한 성실한 업무자세 등을 본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씨줄날줄] 패륜범죄와 물신주의/박현갑 논설위원

    과거 농경사회는 하늘로 상징되는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사회였다. 그리고 도리를 소중히 여겼다. 천륜(天倫). 부모와 자식, 형제의 도리다. 하늘이 맺어 주었으니 인간이 끊지 말아야 함을 뜻한다. 이를 끊게 되면 패륜(悖倫)이 된다. 그런데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이런 일이 갈수록 늘고만 있으니 조상들이 보면 참으로 놀랄 일이다. 50대 어머니가 결혼하는 20대 아들에게 1억원으로 빌라를 마련해 준다. 도박 등으로 생활고에 내몰린 아들은 빌라를 어머니 몰래 처분한다. 8000만원의 빚 때문에 어머니에게 1억원을 요구하다 모자 관계에 금이 간다. 결국 아들은 어머니와 30대 형을 살해한다. 형의 시신은 들어서 옮기기 불편하다고 절단까지 했다고 한다. 이른바 ‘인천 모자(母子) 실종 사건’을 저지른 둘째 아들의 존속살인 행각이다. 살인사건에 연루되었다는 의심을 받던 며느리는 수사 받는 도중 억울하다며 자살해 충격을 더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무직인 20대 아들이 고교 동창 등과 함께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했다.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게 살해 이유였다. 올 초 1월 전북에서는 보험금을 노린 20대 아들이 집 안에 연탄불을 피워 부모와 형을 살해한 사건도 있었다. 돈 때문에 부모 등 친족을 살해하는 패륜범죄가 증가추세다. 경찰이 지난해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강기윤 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2년 8월까지 모두 10만 2948명이 패륜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집계됐다. 2008년 2만 6019명, 2009년 2만 4302명, 2010년 2만 171명, 2011년 1만 8901명, 지난해 8월 현재 1만 3555명으로 조사됐다. 특히 자식이 부모를 죽이는 존속살해는 2008년 45건, 2009년 58건, 2010년 66건, 2011년 68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어 충격적이다. 패륜범죄는 물신주의, 물질만능주의가 우리에게 던지는 경고다. 농경사회에서 산업화·정보화를 거치면서 현대사회는 물신주의가 지배하는 사회가 되고 있다. 법과 원칙, 윤리의식을 무너뜨리는 이기심이 커지면서 공동체의식이 파괴되고 있다. 정경유착, ‘무전유죄 유전무죄’는 물신주의의 또 다른 이름이다. 청소년의 물신주의 오염도 우려스럽다. 올 초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가 초·중·고교생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고교생의 44%가 ‘10억원이 생긴다면 1년간 감옥행도 무릅쓰겠다’고 응답했다. 이들이 성인이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끔찍하다. 가정의 밥상머리에서부터 윤리성 회복을 위한 고백과 대화의 시간을 가져야 할 때다. 박현갑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 ‘경영 F학점’ 지방공기업 임원 내년부터 3년간 취업 못한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경영성과가 나쁜 지방공기업 임원은 신규채용에 3년간 응시를 못하게 된다. 안전행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지방공기업법 개정안을 이달 중 입법예고한 뒤 국회에 제출해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시행한다고 8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임원 결격 사유를 정비해 경영성과계약 이행실적평가나 경영평가 등에서 성과가 미흡한 지방공기업 임원은 신규채용에 3년간 응시할 수 없다. 안행부는 지난해부터 지방공기업 예산편성기준에 따라 5단계 등급 중 가장 낮은 ‘마’ 등급을 받은 지방공사나 공단 임직원은 성과금을 받을 수 없고 사장과 임원은 이에 더해 다음 해 연봉을 5~10% 삭감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마’ 등급을 받은 지방공기업은 SH공사와 인천도시공사 등 15개였다. 안행부 관계자는 “국가공기업 수준에 맞게 임원결격 사유를 정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개정안은 또 지방공기업 직원이 횡령이나 금품수수로 적발되면 횡령·수수액의 최대 5배에 달하는 징계부과금을 내도록 했다. 또 상하수도 경영개선을 위해 지자체 직영기업의 범위를 확대하고, 5개년 중·장기 경영관리계획 수립을 의무화했다. 더불어 이익금을 다른 회계로 전출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기로 했다. 안행부 관계자는 “부적격자에게 임원직을 맡기지 않고 직원의 윤리의식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지방공기업 직원도 지방공무원 수준의 윤리의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안행부는 지방공기업 인사운영기준에 따라 임원 채용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과 절차를 정하고 신입 사원 채용 시 공채시험을 의무화하도록 하는 등 관련 인사 규정을 강화해 왔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지방공기업 자금 ‘유리알’ 관리

    부채가 모두 72조 5000억원으로 지난해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한 388개 지방공기업에 대해 국제회계기준을 적용하고, 별도로 징계부가금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국제기준을 적용하면 국제신뢰도는 높아지나, 자본으로 잡았던 일부 항목이 부채로 이동하면서 전체 부채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안전행정부 관계자는 12일 “지방공기업에 대해 국제 기준으로 투명성과 윤리성을 높이기 위해 지방공기업법 개정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규제 강화는 아니다”고 밝혔다. 지방직영기업 범위를 확대해 적자기업이 많은 상·하수도도 일정 규모 이상은 지방공기업으로 분류해 관리할 방침이다. 개정안은 9월 입법예고를 거쳐 오는 12월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국제회계기준은 국가공기업에 대해서는 2011년부터 적용됐으나 규모가 작은 지방공기업은 제외됐다. 지방공기업도 일괄적으로 적용되기는 어렵고, 도시개발공사처럼 규모가 큰 곳에 적용될 전망이다. SH공사나 지하철공사를 영양고추유통공사, 청평사과유통공사와 같은 기준에 둘 수는 없다는 것이다. 국제회계기준이란 자본시장 자유화에 따라 ‘국제적으로 통일된 회계기준’을 목표로 국제회계기준위원회에서 제정한 기준이다. 석유개발, 수력발전 등 해외 사업을 활발히 펼치는 국가공기업은 국제회계기준 도입으로 해외 자금 조달이 기대됐지만, 지방공기업은 사정이 다르다. 서만근 지방공기업평가원장은 “호주 자본인 맥쿼리가 서울 지하철 9호선에 투자했다가 요금 기습 인상이란 나쁜 전례를 남긴 적도 있는 만큼 국제회계기준 도입으로 지방공기업에 대한 해외 투자가 이루어지리라 기대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모든 대기업에서 이미 적용하고 있는 국제회계기준이 지방공기업에도 적용되면 회계 투명성이 향상되어 국제적 신뢰도는 높아질 수 있다. 국가공기업은 국제회계기준 도입 첫해에 부채가 34.2%나 증가했다. 지난해 지방공기업의 부채증가율은 6.9%로 2009년 23% 이후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하지만 국제회계기준이 적용되면 갑자기 부채비율이 국가공기업처럼 확 늘어날 가능성이 크며, 회계기준 변경으로 드는 비용도 지방공기업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한편 징계부가금은 아직 국가공기업도 시도하지 않은 것으로 현금수수 등 업무상 비리를 저지른 지방공기업 직원은 수수한 금액의 5배 이내를 물어내는 제도다. 민·형사상 처벌에 더해 벌금 형식의 강력한 징계 기준을 도입해 지방공기업 직원의 윤리의식을 향상시킨다는 취지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