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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인사이트] 죽을 권리 보장 vs 생명 가치 훼손… ‘능동적 죽음’ 안락사

    [글로벌 인사이트] 죽을 권리 보장 vs 생명 가치 훼손… ‘능동적 죽음’ 안락사

    최후의 존엄을 지키고자 자신의 목숨마저 포기할 권리가 있다는 목소리와, 인간의 목숨을 빼앗을 권리는 스스로에게도 없다는 목소리 사이에서 안락사 합법화가 표류하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포르투갈 의회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안락사 합법화 법안을 부결했다. 말기암 등 중증의 불치병으로 고통받는 환자의 ‘죽을 권리’를 보장하자는 이 법안은 총 230석의 의석 중 찬성 110표, 반대 115표, 기권 4표를 받았다. 그럼에도 법안 발의에 참여한 의회 좌파연합 대표 카트리나 마틴스는 “정치적인 결정이 내려진 것”이라며 “사회에서 심도 있는 논쟁이 진행될 것”이라고 훗날을 기약했다. 가톨릭 신자 등 안락사에 반대하는 시민 수백명은 이날 의회 앞에서 “안락사는 안 된다”, “완화 치료(중증 환자에게 모르핀 등 마취제를 투여해 고통을 줄이는 치료법)가 대안이다”, “안락사는 노인 학대”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지난달 9일에는 104세의 호주 생물학자 데이비드 구달 박사가 삶의 의미가 없어졌다는 이유로 안락사를 통해 생을 마감했다. 그는 고향을 떠나 안락사를 허용하는 스위스 바젤에서 눈을 감았다. 구달 박사는 사망 직전 기자회견에서 “노인이 삶을 지속해야 한다는 통념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게 하는 도구로 기억되기 바란다”고 말했다.지난해 4월 20일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실시한 안락사 역시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66년을 함께한 부부 찰리 애머릭(87)과 프랜시(88)가 이날 안락사를 통해 함께 영면에 들었다. 남편 찰리가 심장병과 전립선암으로 시한부를 선고받자 프랜시도 남편과 함께하기로 결정했다. 딸 시어는 “부모님께는 후회도, 끝내지 못한 일도 없었다”면서 “두 분이 함께 마지막을 맞는다는 사실을 아셨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프랜시의 이웃 캐럴 놀스(70)는 부부의 결정에 대해 “용감하고 아름다웠다”고 평가했다. 현재 논란이 되는 안락사의 개념은 ‘존엄사’와는 다르다. 존엄사는 회생 가능성이 없는 환자 등이 연명 치료를 중단해 죽음에 이르게 하는 수동적인 행위다. 반면 안락사는 불치병 등의 이유로 죽음을 원하는 사람이 의사의 도움을 받아 약물 등으로 목숨을 끊는 능동적인 행위다. ‘조력 자살’(Assisted Suicide)이라고도 한다.●스위스, 1942년부터 시행… ‘자살 여행’ 비판도 존엄사는 한국을 비롯해 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암묵적으로 허용한다. 반면 안락사를 허용하는 국가는 드물다. 스위스에서는 1942년부터 안락사를 시행해 왔다. 다만 스위스는 의료진이 약물을 투여하는 것을 금지한다. 따라서 안락사를 희망하는 환자가 직접 약물을 섭취하거나 투약한다. 스위스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외국인의 안락사를 허용한다. 앞서 구달 박사가 스위스로 향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스위스가 ‘자살여행’을 상품화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스위스의 안락사 단체 ‘디그니타스’에 따르면 2008년 시행한 안락사의 60%는 독일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네덜란드는 2002년 안락사를 합법화했다. 네덜란드에서 안락사를 하려면 환자는 불치병으로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겪으면서 이성적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의사에게 확인받아야 한다. 이후 의사의 입회 아래 의학적으로 적절한 방식으로 안락사를 한다. 12세 미만의 미성년자의 안락사는 금지하며 12~16세의 안락사는 보호자 동의가 있을 때에만 시행한다. 2016년 네덜란드인 6091명이 안락사를 선택했다. 안락사는 스위스, 네덜란드를 포함해 콜롬비아, 벨기에, 룩셈부르크, 캐나다 등 6개국에서만 합법이다.미국에서는 오리건,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버몬트, 워싱턴, 하와이 등 6개 주에서 안락사가 제한적으로 시행된다. 1997년 오리건주가 미국 최초로 약물 투여에 의한 안락사를 조건부 승인했다. 이들 6개 주 가운데 가장 최근인 지난 3월 안락사를 합법화한 하와이에서는 다음과 같은 절차에 따라 안락사를 진행한다. 먼저 의료진 2명이 환자의 증상과 이들이 자발적으로 결정을 내리고 요청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확인한다. 그리고 상담사가 환자가 치료 부족이나 우울증에 시달리지 않는지 묻는다. 환자는 20일 간격으로 안락사 약물을 처방해 달라고 두 차례 요청하고, 가족이 아닌 사람 1명을 포함한 2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서면 요청에 서명해야 한다. 안락사 요청에 간섭하거나 안락사 약물 처방을 강요하는 사람은 형사 처벌을 받는다. 의학전문지 메디컬뉴스투데이는 안락사를 둘러싼 쟁점이 다양하다고 전했다. 안락사 지지자들은 개인의 ‘선택의 자유’에 무게를 싣는다. 불치병 또는 고령으로 고통당하는 한 개인이 자신의 생사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안락사 지지자들은 또 환자의 삶의 질에 주목한다. 병이 장기간에 걸쳐 한 인간의 육체와 정신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이에 따라 개인의 삶이 얼마나 피폐해지는지는 본인이 아니면 알 수 없다고 주장한다. ●안락사 허용땐 쉽게 목숨 포기하는 풍조 우려도 안락사 지지자들은 또 한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을 끝낼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오히려 더 ‘인간적’이라고 주장한다. 안락사가 환자 본인뿐만 아니라 환자의 가족과 친지의 고통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고도로 숙련된 직원과 첨단 장비 등 제한된 자원을 살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보다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경제학적 시각도 존재한다. 반면 안락사 반대론자들은 안락사가 생명의 신성함에 대한 가치를 훼손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자살을 금하는 일부 종교에서는 안락사가 본질적으로 “자살과 같다”는 문제를 제기한다. 안락사 반대론자들이 윤리 또는 종교 등 형이상학적 가치에만 근거를 두는 것은 아니다. 환자가 불안, 공포 또는 죄책감에 휩싸여 이성적 판단을 내릴 수 없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신적 질환을 가진 환자 또는 치매 환자가 안락사를 하겠다고 할 때 이를 어떻게 결정하겠냐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환자가 자신의 가족이 겪는 재정적, 감정적, 정신적 부담 때문에 자의 또는 타의로 떠밀리듯 안락사를 선택할 수 있다는 걱정도 있다. 우울증을 동반한 불치병 환자의 감정적 결정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의료진의 오진 가능성이나 기적적 회복 가능성 또한 안락사 반대론자들의 근거다. 안락사를 선택하면 혹시 모를 완치의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외에도 일단 안락사를 허용하면 쉽게 목숨을 포기하는 풍조가 번질 것이라는 지적과, 완화 치료가 충분히 안락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의견, 안락사가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포함해 환자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하는 의사 윤리를 송두리째 흔들 것이라는 의견 등이 있다. 영국의 진화론자이자 무신론자인 리처드 도킨스는 “역설적으로 안락사가 인생을 연장시킬 것”이라면서 “사람들은 자신이 원할 때 죽을 수 없다는 공포 때문에 자살을 선택한다. 죽고 싶을 때 전문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죽을 수 있다는 확신은, 지금 당장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게 할 것”이라며 안락사에 찬성하는 입장을 밝혔다. 세계적인 신학자 한스 큉은 자신의 저서 ‘안락사 논쟁의 새 지평’에서 “신에 의해 생명의 시작이 인간에게 맡겨진 것처럼, 생명의 끝도 인간에게 맡겨진 책임”이라면서 “신은 죽어가는 인간에게 죽음의 방식과 시점에 대한 책임과 양심의 결정을 위임했다”고 주장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러나 “안락사는 창조주 앞에 죄를 짓는 것이며 창조주에 대항하는 것”이라면서 “조력 자살은 ‘버리는 문화’를 확산시키고 병든 이들과 노인들을 사회의 짐처럼 여기도록 만들 것이다. 이는 마치 삶의 끝자락에서 내가 원하는 식으로 끝내겠다고 하나님께 말하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당신이 잘못 알고 있는 혹은 알지 못하는 ‘개에 대한 진실’

    당신이 잘못 알고 있는 혹은 알지 못하는 ‘개에 대한 진실’

    호주 시드니대학의 동물행동 전문가들이 인류의 가장 오랜 동물친구인 개에 대한 ‘진실과 거짓’을 호주 온라인 학술매체인 ‘컨버세이션’을 통해 소개했다. 시드니대학의 멜리사 스털링박사와 폴 맥그리비 박사에 따르면 모든 개가 인간과 포옹을 하는 것에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 아니며, 개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명확하게 알게 되면 더욱 친밀한 관계를 이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인간이 개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사실 7가지. ▲1. 개들은 ‘공유’하는 것에 고마움을 느낀다? NO 인간은 함께 나누는 것의 이점을 잘 알고 이를 합리화 할 수 있지만 개는 다르다. 개에게 ‘소유’의 개념은 인간과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간이 개를 훈련시켜야 할 때가 아니라면 함부로 장난감이나 씹어먹는 간식 등을 빼앗아서는 안 된다. ▲2. 개들은 언제나 인간의 육체적인 애정표현을 좋아한다? NO 인간은 종종 사람들을 껴안는 방식으로 애정을 드러내지만, 개들은 신체 구조상 이러한 포옹이 부자연스러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방식으로 애정을 드러낼 수 있도록 신체 구조가 진화하지도 않았다. 때문에 개들은 인간이 껴안을 때 매우 불편함 또는 위협감을 느낄 수 있다. ▲3. 짖는 소리와 으르렁거리는 소리는 언제가 위협 또는 위험을 의미한다? NO 개는 으르렁거리거나 짖는 소리를 사람 혹은 다른 동물과 안전거리 확보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개들은 훈련 여부 혹은 위협이나 위험한 상황과 관계없이, 때때로 미묘한 신호를 전달하기 위해 이러한 소리를 쓰기도 한다. ▲4. 개들은 익숙하지 않은 다른 개가 자신의 집에 오는 것을 좋아한다? NO 늑대에서부터 진화한 개들은 자신의 것을 지키려는 심리가 강하다. 때문에 자신이 머무는 장소와 그 안에 있는 자원에 대한 애착도 매우 강하다. 다른 개가 집에 오면 매우 반기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개는 자신의 영역에 들어온 또 다른 개가 언제 자신의 영역에서 나갈지 알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이를 달가워 하지 않을 수 있다. ▲5. 개는 인간만큼 편안한 것을 좋아한다? NO 인간은 학교 또는 직장에 나가는 일상을 보내기 때문에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면서 쉬는 시간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반면 개는 자신의 시간 대부분을 집에서 소비하므로, 소파보다는 운동하는 시간을 더욱 중요하게 여긴다. ▲6. 지나치게 야단스러운 개가 사람에게 친숙한 개다? NO 때때로 개가 표현하는 ‘격한 환영’은 불안을 완화시키기 위한 표현방식일 수 있다. 어떤 개는 차분한 방식으로도 다른 개 또는 인간을 반길 수 있다. ▲7. 개는 장난스럽게 놀고 싶을 때 인간에게 다가온다? NO 개들이 인간에게 다가오는 것은 놀고 싶어서가 아닌 정보를 얻기 위함일 수 있다. 친근하게 다가오지만 갑자기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이런 경우일 가능성이 높다. 사진=123rf.com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기르던 왕뱀에게 손 물린 사육사

    기르던 왕뱀에게 손 물린 사육사

    수년 혹은 수 십 년간 함께한 반려견에 물려 육체적, 정신적으로 큰 상처를 입은 견주 관련 뉴스가 외신을 통해 보도되곤 한다.  하지만 때로는 도마뱀, 곰, 사자, 호랑이, 악어 등 왠만한 강심장의 소유자가 아니면 키울 수 없는 무시무시한 애완동물 등으로부터 크게 다치거나 심하면 목숨까지 잃은 경우도 종종 접한다.  이번엔 뱀이다. 그것도 매우 큰 ‘왕뱀’이다. 중국 한 동물원에서 뱀 사육사가 순간의 실수로 손가락을 물린 상황이다. 지난 30일 영국 동영상 공유사이트 라이브릭이 뱀에게 물린 사육사의 끔찍한 모습을 전했다. 영상 속, 뱀 사육사가 살아있는 새를 먹잇감으로 주기 위해 자신이 키우는 커다란 뱀에게 접근한다. 나무 가지 속에 숨어 있는 뱀은 남성 손에 들려 있는 새를 보는 순간 달려든다. 하지만 먹잇감을 물지 못하고 그것을 아래로 떨어뜨리고 만다.  사육사는 나무 가지 속에 숨어 있는 뱀을 밖으로 유도하기 위해 손을 뻗는다. 순간 뱀이 남성의 손을 먹잇감으로 착각한 듯 덥석 물고 만다. 당황한 남성이 손을 빼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뱀 이빨이 살 속으로 깊숙이 파고든 탓에 잘 빠지지 않아 고통스러워 한다.  남성이 뱀 이빨을 안전하게 빼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누구를 탓하겠는가. 먹이를 주기 위해 좀 더 신중했어야 했던 사육사 자신의 부주의함을 탓할 수 밖에.사진 영상=News Video/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서동주 이혼 “정신-육체-재정 바닥” 극단적 선택했던 과거 재조명

    서동주 이혼 “정신-육체-재정 바닥” 극단적 선택했던 과거 재조명

    방송인 서세원 서정희의 딸 서동주가 이혼 사실을 알려 화제가 되면서 자살시도까지 했던 과거가 재조명 받고 있다. 서동주는 최근 자신의 SNS에 로스쿨 졸업사진을 공개하며 “나는 이제 변호사다. 4년 전 난 이혼했고, 인생의 새로운 챕터를 시작하기로 결심했다”고 이혼 사실을 털어놨다. 서동주는 지난 2008년 재미교포 남성과 결혼한 바 있다.그는 “그 결과로 난 정신적, 육체적, 재정적으로 바닥을 쳤다. 자신감과 특히 자기애가 부족했다. 실패와 결함으로 느껴졌고, 스스로 겸손해졌다. 학교 수료식 기간동안, 나 자신보다 더 날 믿고 지지해주는 사람들을 생각했다. 내가 준 게 아무것도 없는데도 내 곁을 지켜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에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던 서동주의 과거가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서동주는 2009년 발간한 ‘동주 이야기’라는 자서전에서 친구들의 오해, 부모님과의 다툼을 비롯해 어마어마한 양의 공부와 강의 과제, 갑작스러운 금전난 등으로 인해 수면제 2통을 사 60알을 삼키고 자살을 시도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서세원 서정희는 지난 2015년 결혼 32년 만에 이혼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서정희 딸 서동주 심경고백 “4년 전 난 이혼했다” 변호사로 새 인생

    서정희 딸 서동주 심경고백 “4년 전 난 이혼했다” 변호사로 새 인생

    서세원 서정희의 딸 서동주가 변호사가 된 근황을 전하며 4년 전 이혼한 사실을 직접 알렸다.서동주는 최근 자신의 SNS에 로스쿨 졸업사진을 공개하며 “I am a lawyer now(저 변호사 됐어요)”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4년 전, 난 이혼했고, 인생의 새로운 챕터를 시작하기로 결심했다(About four years ago, I got a divorce and decided to start a new chapter in life)”며 이혼 사실을 털어놨다. 그는 “(이혼의) 결과로, 난 정신적, 육체적, 재정적으로 바닥을 쳤다. 자신감과 특히 자기애가 부족했다. 실패와 결함으로 느껴졌고, 스스로 겸손해졌다”라며 심경을 고백했다. 이어 “학교 수료식 기간동안, 나 자신보다 더 날 믿고 지지해주는 사람들을 생각했다. 내가 준 게 아무것도 없는데도 내 곁을 지켜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 내 인생에 당신들이 있어 감사하고 축복받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서동주는 서세원 서정희 사이의 장녀로, 지난 2008년 재미교포 남성과 결혼한 바 있다. 한편 서세원 서정희는 지난 2015년 결혼 32년 만에 이혼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8년간 군부대 이발 전담하다 어깨 근육 파열

    8년간 군부대 이발 전담하다 어깨 근육 파열

    법원 “자연적인 육체 퇴행 아니라 업무상 재해” 8년간 군부대에서 장병들의 이발을 전담하다 어깨 근육이 파열된 미용사에게 업무상 재해가 인정됐다.서울행정법원 행정11단독 박용근 판사는 A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공무상 재해를 인정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서른 셋부터 미용사로 일한 A씨는 39살이던 2008년 1월 군무원에 특채돼 군부대에서 일했다. 부대 내 유일한 미용사였던 A씨는 부대원 350명가량의 이발을 혼자 담당했다. 하루 평균 10명 이상 이발을 할 때도 한 달에 5~10번 정도 됐다. 사열이라도 있는 날이면 30명씩 몰리기도 했다. 오른손으로 전기이발기나 가위를 들고 일했고, 손님 의자는 높낮이가 조절 되지 않아 구부정한 자세를 취할 때가 많았다. 의자는 2015년 초에야 신형으로 교체됐다. 그해 5월 어깨가 아파 병원에 갔던 A씨는 오른쪽 어깨 근육파열 등의 진단을 받았다. 공단은 퇴행성 질환이라며 A씨의 요양 승인을 거부했다. 그러나 법원은 달랐다. 박 판사는 “군 부대 이발을 전담하며 부적절한 자세로 오른쪽 어깨 부위를 과도하게 사용한 탓에 어깨에 자연 경과 이상으로 급격히 퇴행성 변화가 발생했다”고 판결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65세까지 일 할 능력 인정” ‘노동정년’ 30년 만에 늘까

    하급심서 정년 늘린 판결 잇따라 대법원 판례 변경 여부에 촉각 노동자의 노동 정년을 기존 60세가 아닌 65세로 봐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또 나왔다. 하급심에서 같은 취지의 판결이 잇따라 나오면서 30년가까이 유지되고 있는 대법원 판례가 바뀔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7부(부장 김은성)는 교통사고 피해자 A(37)씨가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심이 정한 배상금에서 약 280만원을 추가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29세이던 2010년 3월 운전 중 버스와 충돌해 장기 파열 등 상해를 입자 소송을 냈다. 1심은 A씨한테 사고 원인이 있다면서 피고 측 책임을 45%로 계산해 연합회가 약 207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1심은 배상액을 산정할 때 대법원 판례에 따라 도시 육체 노동자의 가동 연한을 60세로 잡았다. 가동 연한은 노동이 가능한 나이를 뜻하는데, 손해배상 사건에서 사고로 인한 소득 손해액수를 따지는 기준이 된다. 항소심은 그러나, 가동 연한을 65세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우리나라 평균 수명이 2010년에 이르러 남자 77.2세, 여자 84세이고 기능직 공무원과 민간 기업들의 정년 또한 60세로 변경되는 등 가동 연한을 만 60세로 인정한 1990년 전후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법원 입장을 그대로 고수한다면 실제로 경비원이나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 상당수가 60세 이상인 현실과의 상당한 괴리를 쉽사리 설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앞서 수원지법 민사항소5부(부장 이종광)도 지난해 12월 가동 연한을 65세로 인정하는 판결을 내놨다. 가사도우미 일을 하던 60세 B씨가 교통사고를 당한 뒤 보험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보험사가 B씨에게 약 69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1심은 가동 연한을 60세로 보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항소심 판결은 보험사가 상고하지 않아 확정됐다. 재판부는 “1989년 대법원 판결 이후 가동 연한이 60세로 확립됐지만 현재 전체 인구의 평균 수명과 고령 인구의 경제활동 참여율 및 고용률이 급격히 증가했다”며 새로운 가동 연한을 확립해야한다고 밝혔다. 노동자의 가동 연한에 대해 대법원은 1950~1960년대에는 만 55세로, 1989년 전원합의체 판결로 만 60세로 규정했다. 법원 관계자는 “종전에도 60세에 가깝거나 60세가 넘어 사망한 경우 보험 약관 등을 이유로 2∼3년 정도 가동 연한을 더 인정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일반론으로서 29세의 피해자에게 65세까지 노동 능력을 인정한 판결은 의미가 있다”며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보험 등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학부모 폭언·폭행에… 교사들 ‘보험 가입’ 자구책

    학부모 폭언·폭행에… 교사들 ‘보험 가입’ 자구책

    교권침해보험 드는 교사 급증 일부 시·도교육청 단체 가입도일선 교사들이 학부모, 학생들로부터 폭언, 폭행을 당하는 일이 빈번하자 교사들이 최소한의 자구책 마련을 위해 보험에 가입하고 있다. 변호사 선임 비용 지원부터 정신적 스트레스와 육체적 고통에 따른 치료비를 스스로 부담하는 데 한계가 있다 보니 보험의 ‘힘’을 빌리는 것이다. 일부 시·도교육청도 교권 침해에 따른 교원 피해를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단체배상책임 보험에 가입하고 있다. 교권 추락의 씁쓸한 단상이다. 22일 교육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직원공제회가 전액 출자한 보험사인 더케이손해보험은 지난달 1일 교권 침해 피해를 보장하는 상품인 ‘무배당 The특별한 교직원 안심보장보험’을 내놨다. 이 상품은 학교 교권보호위원회가 교권 침해 행위로 인정하면 무조건 최대 300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한다. 4월 한 달간 371명에 이어 이달 들어서도 지난 18일까지 258명이 가입했다. 학부모, 학생 등에 의한 교권 침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자 위기의식을 느낀 교사들 사이에서 “보험 가입부터 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한국교총에 접수된 교권 침해 상담 사례를 보면, 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는 2014년 232건에서 지난해 267건으로 15.1% 늘었다. 학생들의 교권 침해도 같은 기간 41건에서 60건으로 46.3%나 증가했다. 첫 보험금 지급 사례도 나왔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의 A교사는 지난 3월 23일부터 4월 4일까지 열흘 남짓 동안 한 학부모로부터 “(성의 없는 코멘트에) 구역질이 나오더라고요.” “아이들과 학부모로 장난치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등 일방적인 문자 폭탄에 시달렸다. 참다 못한 교사는 교권보호위원회 심의를 신청했고, 위원회는 “학부모의 행위는 언어 폭력에 해당된다”며 교사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보험사도 지난 16일 보험금 300만원을 지급했다. 체벌 등으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에 휘말렸을 때 법률 비용 등을 지원하는 보험 상품도 교사들 사이에서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DB손해보험이 내놓은 ‘참스승배상책임보험’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만 7997명이 가입했다. 시·도교육청도 교사들의 학교 업무 수행 중 발생한 배상 책임 부담을 줄여 주기 위해 단체보험에 가입하고 나섰다. 광주교육청은 지난 1일 기간제 교사를 포함한 1만 5034명에 대해 단체보험(1년 단기)에 가입했다. 앞서 충북교육청도 지난 3월 1만 5095명의 교원들을 대신해 1년짜리 배상책임 보험에 가입했다. 교원 수가 5만명이 넘는 서울교육청은 지난해 단체보험 가입을 추진했다가 비용 대비 실익이 적다는 이유로 중단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고3, 중소기업 취업하면 300만원 지원

    교육부, 추경예산 1623억원 확보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청년이 중소기업에 취업하면 약 300만원씩 받게 된다. 또 중소기업에 다니다가 다시 공부하고 싶어 대학에 진학하면 등록금도 전액 지원한다. 교육부는 추가경정예산 1623억원이 국회 심의·의결을 거쳐 21일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교육부의 올해 예산은 68조 3946억원으로 전년(68조 2322억원)보다는 1624억원 늘었다. 추가로 확보한 예산 중 절반에 가까운 735억원은 ‘고교 취업연계 장려금’ 지원에 쓰인다. 직업교육을 받는 고교 3학년생이 졸업 전 중소기업에 취업하면 약 300만원의 장려금을 주는 사업이다. 직업계고 및 일반고 직업교육 위탁과정 졸업예정자 약 2만 4000명이 대상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장려금 지원을 통해 고졸 취업 청년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고,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에 3년 이상 재직 중인 고졸 직원이 대학에 진학해 공부하면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는 ‘고졸 후 학습자 장학금’(희망사다리Ⅱ)에는 290억원이 새로 배정된다. 청년 약 9000명이 장학금 혜택을 볼 것으로 예측된다. 일을 하다가도 언제든 다시 공부해 학위를 딸 수 있는 ‘선 취업 후 학습’ 문화를 조성하려는 취지다. ‘중소기업 취업연계 장학금’(희망사다리Ⅰ) 예산은 추경으로 70억원을 더 확보해 356억원으로 확대된다. 이 장학금은 대학교 3∼4학년 학생에게 중소기업 취업을 전제로 지원한다. 추경예산 편성을 통해 당초 계획(3600명)보다 900명 많은 4500명이 지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또 ‘조기취업형 계약학과’(3년 6학기제) 신설에 8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학생들은 1학년을 마치면 중소기업에 취업하고, 이후 2~3학년 때는 일터에서 활용한 지식과 기술을 더 배운 뒤 현장에 배치된다. 올해는 산학협력 인프라가 잘 갖춰진 5개 학교를 선정하고 2019년부터 학교당 100명씩 신입생을 선발할 예정이다. 대학생 교외근로 장학금은 기존(1122억원)보다 110억원 늘려 3000명가량이 더 지원받도록 하고 대학 평생교육체제 지원사업 예산도 기존(113억원)보다 48억원 확대해 성인학습자와 재직자의 학습을 돕는다. 교육부는 이와 별도로 초등 돌봄교실 확충에 210억원을 투자한다. 초등학생의 돌봄 공백으로 여성 경력단절과 저출산 문제가 생긴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던 점을 고려한 조치다. 올해 초등 돌봄교실 700개를 늘려 약 1만 4000여명의 초등학생이 돌봄 서비스를 더 받을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강동 “장애아동, 말 타며 교감해요”

    서울 강동구가 장애아동들의 신체·정신적 치유를 돕는 ‘중증장애아동 재활승마교실’과 ‘장애아동 일일승마체험’을 운영한다. 강동구는 “성장기 장애아동의 유연성과 균형감각 증대, 자세 교정 등 육체적 재활뿐만 아니라 말에 대한 책임감, 집중력 배양, 승마를 통한 자신감 향상 등 심리적 재활에도 효과적”이라고 17일 밝혔다. 중증장애아동 재활승마교실은 오는 11월까지 상시 운영한다. 대상은 지적·자폐성·뇌병변장애(1~3급)를 겪는 강동구 거주 만 6~18세 아동이다. 올해는 30명을 모집했다. 장애아동 일일승마체험은 연 4회, 회별 50명을 모집, 운영한다. 지역의 모든 초·중학교 장애아동이 대상이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여성 타투이스트 ‘판타’ 최한나

    여성 타투이스트 ‘판타’ 최한나

    “타투이스트가 어떤 사람에게 타투를 새겨준다는 건, 타투이스트가 자신의 세계를 전달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또한 타투를 받는 분의 아픔을 서로 나누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그 분의 상처를 치유해 주게 되는 긍정적인 면도 있는 거 같아요. 그런 진솔한 나눔의 과정을 통해 그림을 그리고 원하는 부위에 타투를 하게 되는 거죠” ‘판타’라는 예명으로 더 잘 알려진 4년차 여성 타투이스트 최한나씨를 지난 15일 삼성동 부근 그녀의 작업실에서 만났다. 앳되 보이는 소녀같은 얼굴이지만 고객을 대하는 모습 속엔 진지함을 넘어 ‘결연함’까지 느낄 수 있었다. 한 번 잘못하면 돌이킬 수 없고 받는 사람의 인생이 달린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더 정성을 들여 작업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녀는 대학에서 판화과를 전공하고 패션디자인을 부전공했다. 지인의 소개로 아기 구두 수제화 브랜드 회사에서 일했지만 디자인이 중심이 아닌 사무직, 서비스업이 주가 되었다. 많은 고객을 응대하고 박스를 예쁘게 포장하는 일까지 하면서 ‘이런 일 하려고 미대 나왔나?’라는 회의감이 그녀의 마음을 무겁게 했고 결국 1년 정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이후 잘 알고 지내던 또 다른 지인 한 분이 ‘그림을 잘 그리니 타투를 한 번 시도해 보면 어떻겠느냐?’며 타투이스트의 길을 제안했다. 하지만 타투는 ’나쁜 사람들‘인 조폭들의 전유물이고 타투이스트들 또한 단순한 기술직으로 생각했던 그녀의 강한 편견에 당시 그러한 제안을 받고 매우 불쾌해 했다고 한다. ’그런 일 할 거면 뭐하러 대학 나오고 미술학원 다녔지?’라는 동일한 생각을 머릿속에서 떨출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읽은 타투이스트들 인터뷰 모음집이 이러한 그녀의 모든 편견을 순식간에 사라지게 만들었다. 그후 타투이스트들을 매우 심오하고 개성 강한 전문직으로 인정하게 되었다. ‘나쁜’ 것이 ‘좋은 것’으로 바뀌게 된 순간이었다. 타투의 작업과정은 판화 작업과정과 매우 흡사한 면이 있다고 한다. 때문에 타투 시작 초기 그녀는 전공을 ‘충분히’ 살릴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충만했다. 하지만 이론과 현실 사이엔 너무나 큰 벽이 있었다. ‘타투도 그림처럼 그리면 되겠지’라고 생각한 철없는 자만은 비교적 빨리 무너졌다. 진동머신으로 고무판에 첫 연습을 하자 ‘내가 타투를 못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불안감으로 엄청난 좌절을 느꼈다. 머신 진동으로 손에 멍도 많이 났다. 결국 피나는 연습 끝에 비로소 안정적인 선을 그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도 타투에 대해서 ‘아직도 어렵고, 아직도 정답이 없는 거 같다’고 한다. 재밌는 점은 그녀의 ‘첫 손님’이 ‘그녀 자신’이었다는 것이다. 혹시나 망칠 수 있다는 두려움에 자신의 허벅지 부근에 첫 작업을 하게 된 것이다. 본인의 사주에 물보다 불기운이 세다는 말을 듣고 불과 물을 상징하는 열기구와 수증기를 과감히 그려 넣었다. 열기구에 뿔을 그려 넣은 건 단순히 그녀가 뿔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 타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그녀는 세밀하고 입체감이 잘 살아난 디자인을 좋아한다. 판타지를 좋하하는 성향 또한 그림에 한 몫 했다. 직업적인 어려움도 많았다. 과거엔 갑자기 꼭두새벽에 문자를 보내서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그녀의 스케줄을 무시하고 무작정 해달라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한다. 타투를 하는 작업도 일종의 육체적 노동과 같이 힘든 일이기 때문에 적절한 휴식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자신의 입장만을 강조하는 배려심 없는 고객들 상대하는 건 정말 힘든 일이라고 말한다. 지금은 그런 손님들에게 “자신은 남에게 타투를 해주는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존중’은 받아야 한다고 ‘까칠하게’ 말해왔기 때문에 그런 손님은 없다”고 웃음짓는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엔 “손 건강이 많이 안좋아서 타투 작업을 줄이고 다른 다양한 작업을 시도 하려고 한다”며 처음 타투를 시작하려는 미래의 타투이스트들에겐 “화려해 보이는 직업 속엔 너무나 힘든 과정과 눈물이 있고, 상대방에게 신뢰감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사진출처: 판타 인스타그램(@panta_choi) 글 영상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 승객 여러분, 버스기사도 사람입니다

    승객 여러분, 버스기사도 사람입니다

    각양각색의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시내버스는 세상의 축소판이다. 성별도 나이도 직업도 취향도 다른 사람들이 올라타니 버스를 채운 삶의 향기도 다양할 수밖에. 사람 냄새 그득한 그곳에서 바라본 세상의 풍경을 그린 책이 나왔다. 전주에서 시내버스를 운전하는 현직 기사 허혁(54)씨가 펴낸 에세이 ‘나는 그냥 버스기사입니다’(수오서재)다.올해 5년차인 허씨는 격일로 하루 18시간씩 버스를 몬다. 육체 노동에 감정 노동까지 더해진 고된 삶 속에서 글을 쓰게 된 이유는 ‘괴로워서’였다. 운전하랴 신호 보랴 승객 비위 맞추랴 신경 쓸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닌 ‘악마적인 노동’을 하다 보면 웃을 일보다는 찡그릴 일이 더 많은 탓이다. “착하고 좋은 기사로 살고 싶은데 매번 좌절당했어요. 평소에 유머러스하고 다정한 성격인데 무작정 시비를 걸거나 트집 잡는 승객들을 만나면 화를 참기 어려웠죠. 그때마다 그게 모두 제 잘못인지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엔 저 자신을 변명하듯 글을 썼어요. 쓰다 보니 버스라는 공간이 지닌 한계와 인간 본성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는 글로 나아가더라고요.”특별한 기교는 없지만 그의 글이 가슴에 와닿는 이유는 문장 곳곳에 노동 현장의 땀내가 배어 있기 때문이다. 종점에 내리자마자 정신없이 용변을 보고, 승객들에게 화난 표정을 숨기기 위해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장시간 앉아서 근무하는 탓에 심혈관 질환을 앓는 등 버스 기사들만의 애환이 실감나게 다가온다. “사실 제가 약간의 분노조절장애를 앓고 있어서 일을 시작했을 때 손님들이 도발하면 화를 못 참아서 애를 먹었어요. 그런데 장시간 운전을 하다 보니 제 자신을 더 깊게 들여다보게 되더라고요. 차근차근 저의 결함을 들여다보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인격 수양을 하게 된 거죠.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돈도 주는데 내면 수양까지 할 수 있는 이런 곳이 또 어디 있을까요.” ‘글 쓰는 재미에 버스 기사라는 직업을 대통령하고도 안 바꾸고’ 싶을 만큼 버스에 애정이 깊은 그는 버스 기사에 대한 편견을 지닌 사람들에게 책을 통해 건네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어떤 승객들은 버스 기사를 투명 인간처럼 대해요. ‘당신들은 원래 그렇게 먹고사는 사람이잖아’라는 식으로 바라볼 땐 분노하게 되죠. 최근 사회적으로도 갑질 논란이 많은데 을의 입장에 대해 생각해 보라고 사회에 말하고 싶었어요. 열악한 노동 조건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도 마련하고 싶었고요. 운전석에도 사람이 앉아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수시·정시 논란에만 몰두… 직업계고 대입정책 ‘뒷전’

    수시·정시 논란에만 몰두… 직업계고 대입정책 ‘뒷전’

    학생비중 일반고의 4분의1 대학 진학률 8년 새 ‘반토막’ “先취업·後학습 길 열어줘야” “현재 대입제도 개편안 논쟁은 전체 수험생의 상위 15%에게만 해당하는 것입니다. 직업계고 학생 등을 위한 정책들도 함께 논의돼야 합니다.”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을 위해 국가교육회의가 국민여론 수렴을 진행하고 있지만 현재의 논쟁이 ‘수시모집’(학생부종합전형)이냐 ‘정시모집’(대학수학능력시험전형)이냐는 논란에만 치우쳐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교육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인재 육성을 위해서는 직업계고(특성화고, 일반고 직업반, 마이스터고) 학생을 위한 다양한 정책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13일 국가교육회의가 국민 여론을 수렴하기 위해 홈페이지에 개설한 대입정책 토론방에는 ‘특성화고 학생에게 진로 선택의 기회를 열어 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특성화고 교사라고 밝힌 이는 “직업계고 학생들이 중학교 때 한 번 선택을 평생 책임지고, 고교 졸업과 함께 남들이 꺼리는 ‘3D(어렵고, 더럽고, 위험한 일) 직종’에 취업해 견디며 잘 살아 보라는 것은 가혹한 일”이라면서 수능의 직업탐구영역 과목의 축소·폐지를 반대했다. 지난달 교육부가 발표한 ‘대입제도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의 1안과 2안은 현재 10과목인 직업탐구영역을 1과목으로 축소하거나 아예 없애는 방안이 담겼다. 조영태 서울대 교수는 “고교 졸업 후 사회생활을 한 뒤에도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선 취업, 후 학습’의 길을 열어 다양한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직업계고 학생들의 대학 진학률은 계속 줄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2009년 73.5%였던 직업계고 학생 대학 진학률은 지난해 32.5%로 대폭 하락했다. 직업계고 졸업생은 지난해 기준 10만 1256명으로 일반고 졸업생(43만 7299명)의 4분의1에 달한다. 교육부는 올해부터 직업계고 졸업생 중 산업체에 3년 이상 재직한 이들을 수능점수 없이 서류와 면접만으로 정원외 선발 인원의 최대 5.5%를 뽑을 수 있는 ‘평생교육체제 지원사업’을 시행 중이지만 일부 대학 외에는 지원자가 미달돼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경희대, 동국대, 서울과기대 등 15개 대학이 이 사업을 시행 중이지만 지방 대학들은 지원자가 없어 정원을 채우지도 못한다. 함승환 한양대 교수는 “다양한 경로로 인재를 선발해 육성하는 것이 최근 세계적 대학 교육의 추세인 점에서 볼 때 직업계고 학생 등에게 더 많은 대학 교육 기회를 주는 것이 정책 방향 측면에서 맞다”고 말했다. 김희삼 광주과학기술원 교수는 “노동을 할 수 있는 학령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미래 사회에는 적은 노동인구에서 최대한의 효율성을 이끌어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머슬퀸’ 최은주, 불혹에 머슬대회 출전한 사연 “수면제에 의존하다보니..”

    ‘머슬퀸’ 최은주, 불혹에 머슬대회 출전한 사연 “수면제에 의존하다보니..”

    배우 최은주가 머슬 대회에 출전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8일 오후 방송된 SBS ‘본격연예 한밤’(이하 ‘한밤’)에서는 ‘머슬퀸’으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배우 최은주(40)가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최은주의 머슬 대회 현장이 공개돼 그 뜨거운 열기를 실감케 했다. 최은주는 이날 “예전에 운동할 때는 (복근에) 내천 자까지 만들었는데, 지금은 식스팩에서 에잇팩까지 있다”라며 복근과 등근육을 자랑했다. 머슬 대회에서 비키니 엔젤 부문 1위를 거머쥔 최은주는 “만년 2등인가 했는데 드디어 1등을 했다”며 기뻐했다.그는 이날 머슬 대회 출전 계기에 대해 “작년에 액션 영화를 준비했었다. 액션 스쿨도 다니고 PT를 열심히 받았는데 영화가 무산이 되면서 방황을 했다. 체육관 관장님이 대회를 권유해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잠을 못 자다 보니까 수면제에 의존하게 됐다”면서 “수면제 부작용까지 왔었다. 또 술에 의존하면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많이 망가졌었다. 어머니를 위한 마음으로 운동을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한편 최은주는 영화 ‘조폭마누라’, ‘가문의 위기-가문의 영광2’, ‘달콤한 거짓말’, ‘네버엔딩 스토리’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 활동했다. 사진=SBS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사람이 좋다’ 박성호 “아내 카멜레온 같은 매력..조언 많이 해준다”

    ‘사람이 좋다’ 박성호 “아내 카멜레온 같은 매력..조언 많이 해준다”

    ‘사람이 좋다’ 박성호(46)가 11세 연하 아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8일 방송된 MBC ‘휴먼다큐-사람이 좋다’에서는 개그맨 박성호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그는 11세 연하의 아내와 아들 정빈, 딸 서연과 함께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부부의 첫 만남은 지난 2003년 박성호가 한 대학교의 대학 축제 MC를 보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성호는 “처음엔 예뻐서 눈에 띄니까 보게 됐는데 다른 여자와 다른 묘한 느낌이 있더라. 처음엔 개그맨으로 장난스럽게 다가갔다. 그러다 어느 순간에는 여자가 아니면 안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두 사람은 3년을 연애했지만 박성호의 나이와 직업으로 장모님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혔다. 그런 장모님의 마음을 돌린 건 결혼각서였다. 박성호는 ‘결혼에 임하는 각오’로 시작하는 장문의 글 안에 ‘서로의 인격과 일을 존중하겠다’, ‘저축의 생활화’, ‘건강한 육체의 건강한 정신’ 등의 내용을 붓펜으로 빼곡히 적었다. 박성호의 아내 이지영씨는 박성호와 결혼한 이유에 대해 “직업이 연예인인 것을 내세워서 이 여자한테 잘 보여야겠다 이런 거였으면 실은 조금 더 안 좋게 봤을 것 같다”면서 “두 번째 만났는데 무릎을 구부리고 있는 줄 알았다. 추리닝을 입고 있었는데 무릎이 나와있더라. 꾸미지 않고 수수한 스타일이라 좋았다”고 전했다. 박성호는 아내에 대해 “카멜레온 같은 매력이 있다. 얼굴도 예쁘지만 가정주부로서 감각도 있다”면서 “내가 거절해야 하는 일이 있으면 어떻게 이야기 해야 하는지 아내가 알려준다. 아내가 저한테 도움이 많이 된다”고 나이는 어리지만 의지가 되는 아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총 맞고 두 뒷발 절단한 개, 놀라운 ‘상체힘’

    총 맞고 두 뒷발 절단한 개, 놀라운 ‘상체힘’

    사고로 등에 총을 맞고 두 뒷다리를 절단한 개. 하지만 엄청난 상체의 힘을 이용해 두 앞발로 거리를 ‘활보’하는 놀랍고 감동적인 사연을 지난 4일(현지시각) 영국 외신 데일리 메일이 소개했다. 주인공은 올해 2살 된 빅토리아(Victoria)란 이름의 개다. 빅토리아는 등에 총을 맞은 후 뒷다리가 마비됐고 절단해야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휠체어의 도움 없이 강력한 상체의 힘만을 통해 두 앞발로 걸을 뿐 아니라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놀라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2년 전 한 길가 도로변에 버려져 있던 빅토리아는 반려견 구조대(Family Dog Rescue)에 의해 구조된 후 간신히 두 다리로 걸을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지금은 동료 개들과 뛰어 놀고 사람들과 껴안는 걸 좋아할 정도로 육체적 정서적으로도 매우 안정된 상태다. 심지어 한 수의사는 “빅토리아는 더 이상 휠체어가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현재 양육모인 케이 호스킨스(Kay Hoskins)라는 여성은 이 개가 장거리를 걷기 위해선 여전히 휠체어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녀는 또한 “빅토리아는 뒷 다리가 불편한 것을 전혀 개의치 않는 거 같다”며 “사실 두 앞발로 뛰는 게 훨씬 낫다”고 말한다. 이 개가 놀라운 상체 힘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그 힘을 잘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빅토리아는 마비 증상으로 인해 하루 수 회 방광을 짜내야 하는 번거로움을 견뎌야 한다. 반려견 구조대 관계자는 “빅토리아가 이러한 불편함을 잘 견뎌내고 있다”며 “하루빨리 좋은 곳으로 잘 입양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 영상=fun show/유튜브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 [수요 에세이] 조직과 신화/정재근 유엔거버넌스센터 원장, 시인, 전 행정자치부 차관

    [수요 에세이] 조직과 신화/정재근 유엔거버넌스센터 원장, 시인, 전 행정자치부 차관

    현직에 있을 때 현장을 방문하면 꼭 지역 일선 소방관, 경찰관들을 만났다. 격려 후엔 다음 말을 덧붙였다. “누가 내게 수고했다고 칭찬하면 그 순간엔 좋지만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 스스로를 칭찬하고 격려해야 오래 간다. 나는 이렇게 고생하는데 높은 사람들은 관심도 없다고 서운해하기 전에 내 일에 스스로 가치와 긍지를 갖고 일한다면 공직생활 내내 행복할 것이다.” 스스로를 칭찬하는 것은 내가 한 일 중 대견하다고 여기는 일들을 마음속에 기록하고 끊임없이 되새김질하는 과정이다. 역경을 맞을 때마다 그런 기록은 자부심과 긍지로 되살아나 나를 강하게 하고 어려움을 극복하게 하고 또 하나의 대견한 기록을 남긴다.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많이 먹는다는 말처럼 성공한 사람이 또 성공한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노벨상 수상자 제자나 노벨상을 수상한 연구소에서 노벨상을 또 받는다. 보람, 열정, 역경극복 등 성공의 기록을 잘 보존하고 끊임없이 되살려 후배들에게 긍지와 자부심을 심어 주는 일은 얼마나 강한 조직인지를 결정한다. 유발 하라리는 저서 ‘사피엔스’에서 호모 사피엔스가 호모 에렉투스,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 등 다른 인류들을 물리치고 지구를 정복할 수 있었던 것은 사피엔스만이 인지혁명을 통해 신화를 창조하고 이를 공유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신화는 특정 집단에서 믿고 공유하는 상징이다. 가장 대표적인 상징은 신, 이념, 제도 등이다. 현실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이런 상징들을 만들고 동일한 상징들을 공유하는 집단들이 서로 협력하여 외부환경에 공동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사피엔스의 능력이 육체적으로는 약한 그들을 먹이사슬의 정점에 올려놓았다고 주장한다. 신화는 상징을 이야기로 잘 엮어 대를 이어 전달하는 것이다. 강한 조직은 신화를 가진 조직이다. 조직이 해냈던 성취와 보람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엮고 긍지와 자부심으로 포장하여 후배들에게 되새겨 주는 조직, 스스로를 칭찬하는 조직은 강하다. 소통하는 조직이 강하다고 할 때 신화를 가진 조직은 세세년년 소통할 수 있어 강하다. 필자가 근무했던 행정안전부의 어느 과엔 과장, 계장, 서무직원 족보가 있다. 필자는 그 조직의 몇 대 과장이고 몇 대 계장인지 지금도 기억한다. 가끔 모임에 가면 자기를 몇 대 계장이라고 이야기하는 후배들이 여전히 있다. 그 과에선 선배들이 해냈던 보람과 성취의 이야기를 신화처럼 전달한다. 그때 그 선배는 지금보다 훨씬 어려운 여건에서도 해냈는데 우리가 이것을 못하면 되겠느냐며 주먹을 불끈 쥔다. 행정을 하며 몸담은 조직에서 후배들에게 용기를 줄 만한 이야기 한 토막 남기는 것은 참 보람찬 일이다. 몇 년 만에 만난 후배가 필자와 일할 때 인상 깊었던 점을 이렇게 귀띔했다. 급한 일이 있어 종종걸음으로 서두르는 그에게 이렇게 말했단다. “난 윗사람이 급히 찾는다고 뛰지 않는다. 높이 오르고도 여전히 안절부절못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후배들이 저게 기껏 노력해 성취한 20년 후의 자기 모습이라고 생각한다면 얼마나 슬프겠니?” 이처럼 신화는 개인과 조직을 영원히 살게 하는 불멸의 인자이다. 미국 출장 중 남북 정상회담 소식을 접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과연 지금 이 역사의 순간이 대한민국을 강하게 하는 신화가 되어 위기 때마다 이를 극복하게 하는 칭찬의 이야기로 기록되고 되새김질될 것인가? 또 만일 그래야 한다면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오늘의 긍지가 추억으로 기록되어 신화처럼 되살아나는 그런 강한 조직들, 그런 강한 대한민국을 꿈꾸며 시 ‘환생’ 한 편을 남긴다. ‘나는 나의 기억 한편을 소중히 추억하며 / 희지도 않고 검지도 않은 그 추억들을 / 두 손 안에 살포시 가두어 / 죽음까지 함께할 가슴에 묻으리라 // 나 죽은 후 나를 추억하는 이 있어 / 내 다시 살아나거든 / 가슴에 묻은 그 추억도 다시 일어나 // 나 / 영겁으로/ 환생하리라.’
  • “우리가 먹는 동물들 삶과 죽음 처참… 맛있는 고기 제공 노동자 삶도 봐야”

    “우리가 먹는 동물들 삶과 죽음 처참… 맛있는 고기 제공 노동자 삶도 봐야”

    그가 4년 동안 일터에서 만난 동물들의 삶은 처참했다. 닭은 비좁은 사육장에 한 무더기 짐짝처럼 갇힌 채 고기가 될 부위들만 기형적으로 키워진다. 병아리 가운데 수평아리들은 부화장에서 태어나자마자 도살돼 흙과 섞여 비료의 재료가 된다. 수퇘지들은 마취 없이 고통스럽게 거세당하고, 일꾼들은 돼지들을 몰 때마다 전기충격을 가한다. 모돈은 365일 중 40분만 바깥바람을 쐴 수 있고, 그 외 시간에는 ‘스톨’이라는 기구 안에 구속된 채 출산을 반복한다. 개를 목매달아 죽이는 행위는 동물보호법으로 금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자행된다.신작 ‘고기로 태어나서’(시대의 창)를 쓴 한승태(36·필명)씨의 목격담이자, 실제로 그가 했던 일들이다. 책은 그가 4년 동안 닭, 돼지, 개 식육농장 10곳에서 일한 경험과 느낌을 담았다. 그는 육체노동을 하고 자신의 경험을 글로 옮기는 르포 작가다. ‘고기로 태어나서’는 2013년 편의점, 자동차 부품 공장, 꽃게잡이 배에서 두루 일하며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인간의 조건’에 이어지는 두 번째 작업의 결과물이다. 1일 만난 한씨는 “이번 책에는 ‘맛있는 고기’(동물)와 함께 맛있는 고기를 제공하는 ‘힘쓰는 고기’(인간)에 관한 이야기를 함께 엮고 싶었다”며 “매일 쌓이는 동물의 똥을 치우고, 때론 잔인하게 동물을 죽이는 노동자의 경험을 다뤘다. 힘쓰는 고기 중 농장장과 노동자, 그리고 어느 농장에서나 마주치는 외국인 노동자의 삶도 적나라하게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농장에서의 동물들은 모두를 서로 쪼아대고 물어뜯는다. 농장에서 일하는 사람의 삶도 비슷하다. 농장장은 노동자들에게 얼토당토않은 지시를 하거나, 말이 잘 통하지 않는 외국인 노동자와 그의 나라를 싸잡아 헐뜯기도 한다. 한 자돈(어린 돼지)농장 사장은 캄보디아 노동자인 쌍남과 한씨가 나이가 동갑인 것을 알고서 한씨를 따로 불러내 “쟤가 우리한테는 그냥 예, 예 하는 것처럼 보여도 속은 다 재고 있다”면서 “한국사람한테는 평소처럼 하면 되지만 쟤네한테는 좀더 막 해도 된다. 부를 때도 ‘야’라고 해야 네가 일하기 편하다”는 식의 유용한 ‘팁’을 건네기도 했다. 지방의 한 대학 영어교육과를 나온 한씨는 “한때 공무원시험도 준비해 봤지만 사무직과는 도통 인연이 없었다”고 했다. 다만 직접 경험한 일을 글로 쓰는 ‘르포르타주’에 큰 매력을 느낀다고 했다. 그가 책에서 전하려는 메시지는 ‘고기를 아예 먹지 말자’는 주장은 아니다. 동물 보호에 관한 정책의 방향을 제시하려는 것도 아니다. 그는 “우리가 먹는 고기를 제공하는 동물들의 삶을 정확하게 알고, 고기를 과소비하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 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이영미의 노래하기 좋은 계절] 노동도 아무렇지 않게 노래하고 싶다

    [이영미의 노래하기 좋은 계절] 노동도 아무렇지 않게 노래하고 싶다

    우리는 오랫동안 노동자를 노동자라 부르기를 꺼려했다. 글을 쓸 때 머릿속에서 ‘노동자’란 말이 떠올라도 바로 ‘근로자’로 바꾸어 썼다. 전 세계가 함께 기념하는 노동절인 메이데이도 오랫동안 기념일이 되지 못했다. 1958년부터 한국노총 창립일(3월 10일)을 ‘근로자의 날’로 명명해 노동절을 대신했다. 1987년 이후 대중적 노동운동의 시대가 열리면서 3월 근로자의 날을 거부하고 메이데이를 기념하는 흐름이 거세졌고, 1990년에는 한국노총조차 5월 1일에 공식 행사를 열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1994년 문민정부 시대에 들어서서야 메이데이는 공식적인 기념일이 됐는데 여전히 명칭은 ‘노동절’이 아니라 ‘근로자의 날’이다. 분단으로 인한 ‘레드 콤플렉스’는 이렇게 우리 삶의 곳곳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사회의 어두운 측면을 잘 포착하는 소설 분야에서조차 노동 쟁의가 본격적으로 다루어진 것은 1970년 황석영의 ‘객지’에서부터였으니, 대중가요는 더 말해 무엇 하랴. 아직도 육체노동, 하급 서비스노동의 삶은 대중가요에서 거의 다루지 않는 소재다. 대다수의 사회 구성원의 일상적 삶이 이토록 노래로 불리기 힘들다는 것은 참 희한한 일이다. 민요를 살펴보면 대중가요의 이런 경향이 일종의 편향이라는 것이 확연히 느껴진다. (뒷소리) 어어 어어이 / 허허허으 을라차아 / 어어어허 어어 어허허으허 을라차 1. 바늘 같은 허리에다 / 태산 같은 짐을 지고 / 이 고개를 어허 / 어이 넘을소냐 / (뒷소리) 2. 일락서산 해는 지고 월출동력 달 돋아오는구나 / (뒷소리) 3. 여보시오 주인님아 / 닭 잡고 술을 내어 / 욕본 일꾼 / 멕여를 주소 / (뒷소리) - ‘등짐소리’(전북 익산 민요, 1971년 민속학자 임석재 채록) ‘바늘 같은 허리’와 ‘태산 같은 짐’의 대조는 노동의 힘겨움을 아주 간명하고도 실감나게 드러낸다. 전남 장성의 ‘두엄 내는 소리’나, 전북 부안의 ‘나락등짐소리’에도 비슷한 가사가 있으니, 이 기막힌 표현이 참 많은 농사꾼들의 심금을 울렸던 모양이다. 그런데 전통적 사회보다 훨씬 자유롭다는 근대사회이건만, 대중가요는 이런 표현을 거의 하지 못했다. 육체노동은 ‘근로’ 즉 ‘열심히 일하는 것’, 그래서 보람찬 내일을 꿈꾸는 내용으로만 허용될 뿐 일하는 사람의 희로애락의 다양한 감정이 고루 표현될 수 없었다. 내 사랑 외로운 사랑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인가요 / 사랑의 노래를 불러 보고 싶지만 마음만으로는 안 되나 봐요 / 공장의 하얀 불빛은 오늘도 이렇게 쓸쓸했지요 / 밤하늘에는 작은 별 하나가 내 마음같이 울고 있네요 / 눈물 어린 내 눈 속에 별 하나가 깜빡이네요 / 눈을 감으면 흘러내릴까봐 눈 못 감는 내 사랑 / (중략) / 눈을 감으면 흘러내릴까봐 눈 못 감는 서글픈 사랑 / 이룰 수 없는 내 사랑 - 김광석 ‘외사랑’(1992, 한돌 작사·작곡) 이 노래는 1984년 신형원의 목소리로 처음 취입됐으나, 가사의 한 부분이 잘린 상태였다. ‘공장’이 문제였다. 결국 ‘공장의’를 ‘내 마음’으로 바꾸고서야 검열을 통과했다. 세상이 바뀌어 대중적 노동운동의 시대가 열린 이후에야 비로소 ‘공장’이란 말을 되살려 어렵사리 합법적 음반에 담을 수 있었다. 당시 검열 기준은 미풍양속을 해치거나 국가 위신을 손상하거나 헌법 질서를 문란케 하는 대중가요를 불허한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공장을 배경으로 한 짝사랑의 노래가 왜 이런 기준에 걸려야 하는지 헛웃음이 나올 뿐이다. 지금은 얼마나 달라져 있을까. 여전히 5월 1일이 ‘노동절’이 아닌 ‘근로자의 날’이다. 노동, 공장 같은 말을 넣어 대중가요를 지어 불러도 불편하지 않은 세상은 아직도 오지 않았다.
  • [백지연의 생각의 창] 더 멀리 걷는 꿈

    [백지연의 생각의 창] 더 멀리 걷는 꿈

    TV 예능 프로그램을 보다 러시아 교민 가족들이 들려준 학교 이야기가 마음에 깊이 남았다. 러시아 학교 일과 중에는 ‘산책시간’이 있어 학생들이 그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배려한다고 한다. 학생들은 그 시간에 산책을 포함해 운동이든지 공부든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 학교 수업 시간에 산책할 수 있다니.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잠시 멍해지는 느낌이었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학원 과외까지 병행하는 대다수의 한국 학생들 입장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나 역시 돌아보니 아이가 중학교에 진학한 후로는 함께 산책하는 일은 정말 까마득한 기억이 됐다. 아이가 다섯 살 무렵 가까운 산과 넓은 공원이 있는 지금의 동네로 이사 왔다. 가장 마음을 설레게 했던 것은 여러 가지 길로 자유롭게 산책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계절마다 달라지는 풍경과 하루하루 미묘하게 다른 공기를 쐬는 일이 좋아서 걷고, 달리기도 하고, 뒤늦게 자전거 타기도 시작했다. 유치원을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도 얼마나 바깥 활동을 많이 하는 곳인가였다. 아이가 옷에 흙이 잔뜩 묻어 돌아와도, 때로는 물장난으로 흠뻑 젖어 돌아와도 마음이 편했던 시절이었다.작가이자 활동가인 리베카 솔닛은 ‘걷기의 인문학’(반비ㆍ2017)에서 마음을 가장 잘 돌아보는 길은 ‘걷는 것’이라고 역설한 바 있다. 이 책은 가장 철학적이고 예술적이고 혁명적인 인간의 행위로서 ‘걷기’를 주목한다. 저자는 걷기의 역사가 ‘생각의 역사’를 구체화하는 일임을 다양한 문화적 고찰을 통해 입증해 보이고 있다. 그에 따르면 걷기는 ‘그 자체가 수단이자 목표인 행위’다. 걷기는 육체의 무의지적 리듬, 예를 들면 숨을 쉬는 것, 심장이 뛰는 것에 가장 가까운 행위다. 우리는 걸으면서 ‘사유와 육체 사이의 풍부한 잠재적 관련성, 어떤 사람의 행동이 다른 사람의 상상과 연결되는 방식’을 체감할 수 있다. 아무 일도 안 하는 것에 가까운 보행, 몸을 움직임으로써 만드는 사유의 시간은 어른뿐만 아니라 경쟁과 속도 체제를 사는 청소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시간이다. 어릴 때 자연스럽게 추구할 수 있었던 산책의 시간은 어느 순간 등을 구부정하게 숙이고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으로 바뀌었다. 시험과 경쟁에 최선을 다하기를 요구하는 학습 환경에서 아이들은 뭐든지 열심히 하라는 압박을 받는다. 해석하고 통찰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을 달달 외우고 수많은 유형의 문제를 풀어야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 이주민의 경험을 바탕으로 소수자 문제를 진솔하게 서술한 이항규의 ‘후아유’(창비ㆍ2018)는 외국에서 바라보는 한국식 교육의 힘과 짐에 대해 이야기한다.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고 집중하는 한국 학생들의 성실함이 좋은 자산이 되기 위해서는 어른들의 근본적 고민이 필요하다. 그의 말대로 “우리가 하라고 시키는 일이 정말 가치 있는 일인지, 이 아이들이 각자 자신의 능력에 맞게 그 일을 할 수 있도록 잘 도와주는지”에 대한 고민은 어른들이 답하고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멀리 나아가는 꿈을 꾸는 탐색의 시간과 일상의 기쁨을 누리며 충실하게 사는 일은 얽혀 있다. 진은영의 시가 간절하게 일러주는 것처럼 ‘멀리 있으니까’ 좋은 그 무엇들을 꿈꿀 수 있어야 가까이 있는 존재의 의미를 새롭게 들여다볼 수 있다. “홍대 앞보다 마레 지구가 좋았다/내 동생 희영이보다 앨리스가 좋았다/철수보다 폴이 좋았다/국어사전보다 세계대백과가 좋다/아가씨들의 향수보다 당나라 벼루에 갈린 먹 냄새가 좋다/과학자의 천왕성보다 시인들의 달이 좋다//멀리 있으니까 여기에서//김 뿌린 센베이 과자보다 노란 마카롱이 좋았다/더 멀리 있으니까/가족에게서, 어린 날 저녁 매질에서//엘뤼아르보다 박노해가 좋았다/더 멀리 있으니까/나의 상처들에서//연필보다 망치가 좋다, 지우개보다 십자나사못/성경보다 불경이 좋다/소녀들이 노인보다 좋다//더 멀리 있으니까//나의 책상에서/분노에게서/나에게서//너의 노래가 좋았다/멀리 있으니까//기쁨에서, 침묵에서, 노래에게서//혁명이, 철학이 좋았다/멀리 있으니까//집에서, 깃털 구름에게서, 심장 속 검은 돌에게서”(진은영, ‘그 머나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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