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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악 이건용교수(92문화계 주역:9)

    ◎서울대교수직 마다하고 예술학교 선택/국제수준 한국적음악가 양성위해 결심/연주자 기량·인간성 함께 키워주기 노력/“공정한 선발과정 불구 학부모들 불평땐 마음 무거워” 92년 한국음악계가 거둔 가장 큰 수확은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출범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최종면접시험만을 남겨놓고 있는 음악원의 첫번째 신입생은 기대대로 연주력이 탄탄한 학생들이 많다는 점에서 이 학교 앞날은 밝을 수 밖에 없다.이 학교가 이처럼 순조로운 출범을 예고하고 있는 것은 우수한 교수들을 확보한 때문인데 이건용교수(45·작곡과)도 그 가운데 한사람이다. 이 학교는 지난 여름까지만 해도 「93학년도에 개교한다」는 목표만 있었지 건물도 학교의 체제도 눈에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과 같은 성공이 있었던데는 사실 어느 정도의 속된 호기심이 작용했었던 것이 사실이다.그것은 이교수를 비롯,이강숙교장과 김남윤교수등의 경우에서처럼 「도대체 명예와 지위가 보장된 서울대교수 자리를 버리고 갈 수 있는 학교가 어떤 곳일까」하는 의문이었을 것이다. 『우리의 교육체제는 그동안 전문음악가에게 필요한 것 이상의 교양을 요구해왔습니다.중·고교는 물론 대학에 와서도 음악에 쏟는 시간은 많다고 할 수 없었지요.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교육방식이 음악인들이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건전한 가치관은 심어주었다고 볼수도 없었습니다.예술학교는 그 돌파구였다고 할 수 있지요』 이교수는 그러나 좋은 연주자를 길러내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교육체제라는 점에서 이 학교를 택한 같은 서울대교수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이남윤교수와 연세대교수 출신의 피아니스트 이강숙교수의 경우와는 구별되는 점이 있다. 그것은 그가 전공인 작곡이나 연주등 「음악을 잘하는 것」을 추구하는 외에 어떻게 하면 음악이 사회의 발전에 공헌할 수 있는가에 대해 누구보다도 꾸준히 천착해왔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이교수가 예술학교에 영입됨으로써 「국제수준의 음악가」양성에 머물뻔 했던 학교의 이상이 「국제수준의 기량을 갖춘 한국적 음악가」양성으로 격상된 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이교수는 예술학교로 자리를 옮기자마자 바로 첫번째 신입생선발시험의 관리책임을 맡았다. 『그동안은 이론교수로 레슨을 하지도 않고 시험에도 관여하지 않았으니 학부모들과 직접 대면할 기회가 없었습니다.그런데 여기와서 보니까 거의 모든 학부모가 「내 자식에게 불리한 제도는 모든 것이 악법」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더군요』 이교수는 실기시험을 공개하는등 모든 것은 공정하게 처리했는데도 학부모들로부터 차마 옮기지 못할 말을 많이 들었다고 한다. 『입시는 바로 교육 그 자체임에도 일상생활의 가장 저급한 차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음악계는 특히 이런 경향을 선도해온 것도 사실입니다』 그에게는 할일이 하나 생겼다.그것은 예술학교를 통해 연주자의 기량을 향상시키는 것과 함께 인간성을 되찾게 한다는 것이다.또 이를 바탕으로 음악계를 정화시키고 나아가 사회전체에 대해서도 양심회복의 소리가 널리 퍼지게 하는 일이라고 했다.
  • 미 어린이 납중독피해 비상

    ◎보건당국 규정 최저치 이하서도 장애사례 속출/“생활속 납성분에 노출… 중독판단수위 낮춰야” 미국에서 어린이의 일상생활과 관련된 납중독 비상이 걸렸다. 아동의 지능발달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납중독의 폐해는 오래전부터 경고돼 육아상식에 가깝다.그런데 최근 납의 「중독」 판단수위를 대폭 낮춰야한다는 연구결과가 속출,기존 상식선의 대비로 마음을 놓아온 부모들을 당황케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한다. 납중독은 어린이의 뇌에 영구히 회복 불가능한 손상을 입히지만 얼마전까지는 분명한 육체적 증후를 나타낼 만큼 혈액속의 납원소 함유도가 높아야만 중독현상 취급을 받았다.그러다 일체의 외형적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 낮은 수준의 혈액함유로도 신경계통에 해악을 끼치는 사실이 밝혀지자 미 보건당국은 혈액 1ℓ당 아동 납중독의 판단기준을 25㎎(4만분의 1g)으로 하향수정했다.그러나 이 최저치에 미달하는 수많은 아동들에게서 납중독에 의한 뇌발육부진 현상이 관찰되었고 일부 주는 중독 수위를 10㎎까지 낮추기에 이르렀다. 지난 10월에 발표된 한 논문에 따르면 어린이의 납함유도가 10㎎에서 35㎎으로 늘어나면 역으로 I.Q점수는 평균 5%가량 낮아진다는 것이다.또다른 논문은 보스턴의 부유층 아동을 대상으로한 연구결과 10㎎ 이하에서도 이와 비슷한 지능저하 현상이 발견된다고 주장하고 있다.한마디로 어린이에게 납은 중독의 염려를 놓을 수 있는 안전 하한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런데 납은 사방팔방에 널려있다.미 연방보건당국자들이 미국 어린이의 공적 제1호로 위험시 하고있는 이 납은 조금만 살펴보아도 공기·물·흙·음식·먼지 등 우리 주위 모든 곳에 빠짐없이 포진,어른들보다 조심성이 덜할수 밖에 없는 어린이의 입과 핏속으로 무차별 침투되고 있다는 것이다. 납은 산업용및 수송용 연료의 배기가스·담배연기·페인트먼지·납함유 물질의 소각연기 등을 통해 공기중에 퍼지며 이중 일부는 지상으로 내려와 흙 속의 납함유도를 크게 증가시킨다.납에 오염된 흙에서 자란 식물을 통해 납은 사람 몸속으로 들어온다.뿐만아니라 납 유약을 바른 도기나 크리스털제품에다 음식을 담아먹을 때,납땜을 사용한 통조림 음식을 먹을 때도 납은 우리 몸에 침투한다.납은 많은 사람들의 식수원인 지하·지표수에 애초부터 포함되어 있으며 상수도파이프에는 아직도 납제품이 잔존해있다. 임신부와 학령기이전 아동 가정에 특별한 주의를 당부하고있는 미 보건당국자들은 기본적인 예방조치로 첫째 집안의 페인트를 무연제품으로 대체할 것을 권고한다.물론 기존페인트 제거시에는 어린이를 격리시켜야한다.또 납유약을 쓴 도자기제품에 음식을 조리해서도 안되고 뜨거운 커피나 물을 담아 마시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 교육영향평가제 내년 도입/교사수업내용도 주기적 평가

    ◎2천20년이전 고교까지 의무교육/교육정책자문회의,청와대 보고 빠르면 내년부터 도시개발이나 대형건축물을 신축할때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검토해보는 교육영향평가제가 도입,시행될 전망이다. 또 학교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대학은 물론 초·중·고교에서도 교원의 수업내용을 주기적으로 평가하는 교원교육평가인정제도가 도입되어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직속 자문기구인 교육정책자문회의(위원장 이현재)는 15일 청와대에서 노태우대통령에게 이같은 내용이 담긴 보고서 「21세기 한국교육의 선택」을 제출했다. 교육정책자문회의는 이 보고서에서 「21세기는 지금까지의 과학기술축적으로 경제적·물질적으로 궁핍시대를 마감하고 정신활동에서 보람을 추구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국민교육정책을 「협동하는 민주시민의식과 창조성을 계발하는데 초점이 맞춰지도록 전환돼야 한다」고 건의했다. 자문회의는 이를위한 구체적 교육정책 방안으로 6개분야에 37개항을 제시했다. 자문회의는 ▲궁극적으로대학 입시를 대학별 자율에 맡겨 개인 적성과 개인차가 존중되도록 해야하며 ▲2020년도 이전에 고교까지 의무교육을 확대하고 진로직업교육을 강화하는등 현행 교육체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자문회의는 또 ▲고급 첨단기술 개발을 위해 이공계 연구중심 대학원을 육성하는등 교육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고 ▲교원의 처우및 근무조건을 획기적으로 개선,우수교원을 확보토록 하며 ▲교육예산을 국민총생산액(GNP)의 5%까지 올리는등 교육재원을 크게 확충해나가는 결단이 절실하다고 건의했다. 노태우대통령은 15일 청와대에서 대통령자문기관인 교육정책자문회의(위원장 이현재)로부터 89년2월 자문회의 발족이후 4년간의 활동실적과 21세기 한국교육이 나아갈 바를 밝힌 「21세기 한국교육의 선택」 등 3개 정책건의를 최종 보고받았다.
  • 정보화사회와 건축/이창갑 건양대총장(굄돌)

    우리는 오늘날 정보사회로의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물론 이러한 사회의 변혁을 가속화시킨 주역은 컴퓨터이다.건축계에서도 정보화의 영향을 입어 컴퓨터의 활용 범위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초기에는 단지 구조설계나 설비설계가 대상이었으나 현재는 컴퓨터를 활용한 설계지원시스템까지 구상되고 있다. 사실 상상과 사삭은 결코 기계화될 수 없는 인간의 정신활동이지만 오늘날 컴퓨터는 그런 활동을 보조하고 지원하는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다.그러기에 컴퓨터는 이제 단순한 도구로서의 가치를 넘어섰으며 따라서 인간과 컴퓨터 사이에 적절한 역할분담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된다. 정보화사회와 건축과의 상관성과 관련하여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19 80년대부터 붐을 일으키고 있는 고도정보화대응건축이다.이미 많은 외국잡지가 건축기술의 분야에서도 전자공업과 통신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정보화건축이라는 새로운 혁신이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즉 정보화건축이란 건축·거주환경·사무자동화기기·통신설비등이 종합적으로조직화되어서 작동할 수 있는 건물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그러면 정보화건축은 어느 정도까지 건물내의 기본시설을 변화시키며 형태 또한 어떻게 바꾸어질 것인가.이 변화과정에서 우리들의 득실은 무엇인가를 인식함이 중요하다.그러나 건축적인 어떠한 변화나 모든 자동화도 종래의 건축기술의 연장선상에서 이끌어내야 함이 중요할 것이다. 한편 주거환경에 있어서도 신정보전달수단에 의한 편리함과 안전성이 높은 것을 요구할 것이며 자동화된 주거는 질적향상은 있을 것이나 주택에서의 종합적인 컴퓨터제어가 타당하며 또한 인간성에 대한 영향은 어떠할까 하는 의문이 생기게된다.정보화된 주거에 대하여 많은 환경심이학자들은 인간이 기계에의 의존이 커지며 우리들에게 주어진 환경에 대한 요구가 적어지므로 실제로는 우리들의 육체적인 능력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하고 있음도 주목된다. 정보화의 진전에따라서 건축에도 많은 요구가 고조될 것이며 이 새로운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모삭이 필요한 반면 심중한 검토와 음미가 따라야 할 것이다.
  • 21세기 한국의 문을 여는 “이어령과의 대화”:7

    ◎새 세기는 꿀벌아닌 나비형 노동시대/후기산업사회의 근로개념 변화/일과 놀이/정보화 진전… 개인 능력·창의력 중시/신바람으로 일하는 한국인에 적합/문명따라 사람의 일하는 양식도 달라져/농업사회에선 노동자의 핸드크래프트/공업사회에선 작업자의 헤드 크래프트/정보화시대엔 연허*자의 하트크래프트 □황규호문화부장=일본사람과 한국사람의 일하는 특징을 벌과 나비로 비유해서 말씀하셨던 글이 생각나는군요.확실히 문화의 차이는 일하는 태도에서도 드러나는 것같은데 앞으로 오는 문명의 특성과 관련하여 이야기 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어령전문화부장관=일본사람은 일직선으로 꽃을 향해 날아가 꿀을 따오는 꿀벌처럼 일을 한다면 한국인은 춤을 추며 날아다니다가 꽃에 가 앉는 나비처럼 일을 합니다.즉 『잇쇼겐메이』라는 말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한곳에 목숨을 걸고 집중해서 일을 하는 것이 일본사람이라고 한다면 한국인은 뽕도 따고 임도 보는 식으로 놀듯이 쉬엄쉬엄 일하는 것이 그 특색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역시 능률면에서 꿀벌형이 나비형보다 낫다고 보시는 건지요. ■간단히 답하기 힘들어요.벌처럼 개미는 열심히 일하는 근면한 곤충으로 알려져 왔지요.그리고 부지런할 뿐만 아니라 개미들은 집단적인 조직생활을 하는 것으로도 이름이 높아 예부터 중국에서는 개미를 의로운 벌레로 생각했지요. □그렇군요.의롭다는 의자에 벌레 충자를 붙여놓으면 바로 개미를 뜻하는 의가 되는군요. ○놀이방식에도 강점 ■그런데 요즈음 학자들이 연구한 것을 보면 그게 아니라는 겁니다.개미가운데 열심히 일을 하는 개미는 겨우 30% 미만이고 나머지 7할은 공연히 일을 하는 척 바쁘게 돌아다니는 놈들이라는 겁니다.결국 부지런한 3할의 개미들이 건성 돌아다니는 나머지 개미들을 먹여 살리는 것이지요. 그런데 재미난 것은 부지런한 개미들만 한데 합쳐 놓고 실험을 해보면 또 그 중 3할만이 일을 하고 나머지 개미는 거저 먹고 지내는 개미로 변한다는 겁니다(웃음). □참 재미난 말이네요.게으른 놈만 모아놓은 집단은 어떻게 됩니까.굶어 죽나요. ■그 반대실험을 해보면 그결과도 반대로 나온 답니다.즉 노는 개미들만 모아놓으면 이상스럽게도 그 중에서 약 3할 가까운 개미들이 부지런히 일하는 개미로 바뀐다는 것이지요(웃음).결국 어떤 일을 하기 위해서 집단·조직을 만들게 되면 개미같은 일이 벌어지게 마련입니다.개미처럼 벌처럼 일하는 집단주의적 노동방식은 어느 문명의 계절에는 이로우나 다른 문명의 계절에는 비효율적인 데가 많다고 할 것입니다.즉 사슴의 뿔과 다리처럼 상황에 따라서 가치가 달라집니다.호수에서 물을 마실때에는 뿔이 최고이지만 사냥꾼에게 쫓길 때에는 오히려 뿔은 생명을 빼앗아가는 장애물이 되고 못생긴 미운 다리가 가장 값진 것으로 역전됩니다.개미처럼 집단적이고 조직적인 일을 하는 것이 어느 시대상황에서는 좋으나 어느 문명상황에서는 나비처럼 개인적이고 놀이적인 작업방식을 하는 것보다 못할 경우도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농업이나 산업문명시대에 어울리는 노동방식은 집단적이고 조직력이 강한 노동형태가 능률적인 것처럼 생각되는데요. ■생각해보세요.농업이 주도하던 시대에는 주로 땅을 파는 일이 아닙니까.농경시대의 인간들이 삶을 영위하게 된 것은 지표에서 한뼘 남짓한 흙에 곡식을 갈아서 먹은 것이었지요.이런일은 무엇보다도 근육의 힘을 필요로 했지요.한자의 남자는 밭전자에 힘력자를 쓴게 아닙니까.그러니 일은 곧 힘드는 일,고통스러운 일로 비쳤지요. □서양이 특히 그랬던 것 같은 데요. ○서양선 노동이 형벌 성서에 보면 선악과를 따먹은 죄로 신은 아담에게 평생을 땀흘려 밭을 가는 노동의 고통을 주는 것으로 되어 있지요.농사짓는 일을 형벌로 생각했던 것입니다.신화적인 관념만이 아니라 실제로도 그랬어요.프랑스어로 일하는 것을 트라바이유라고 하는데 그말은 옛날 흙을 파는 삽인 트리프디움이라는 라틴어에서 유래 된 것이라고 합니다.그런데 이 말이 영어로 들어오면 노고나 괴로움을 뜻하는 travail이라는 말을 낳게 됩니다.트래베일이라는 말도 역시 그 농기구에서 파생된 것이구요. □그러면 여행을 뜻하는 travel도 그런 뜻에서 나온 말입니까. ■맞습니다.여행이라는 영어도 어원적으로보면 고통을 뜻하는 트래베일과 같은 말입니다. □그런데 여행은 즐거운 것이잖습니까. ■여행을 즐거운 것으로 생각하게 된 것은 교통이나 숙박시설이 오늘날처럼 발달된 뒤의 일이고 옛날엔 여행길을 떠난다는 것은 바로 고행이요 죽음처럼 쓰라린 것이었지요. □알겠습니다.결국 농업시대의 일이란 힘드는 일 근육을 움직여서 하는 일이 많았기 때문에 마소와 같은 짐승들이 아니면 죄인들이나 하는 형벌로 생각되었다는 거군요. ■서양에서는 일을 나타내는 말 그리고 일하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 여러가지가 있습니다.밭일처럼 뼈빠지게 힘 들여 하는 일이 많은데 그 중에서 바로 농업문명에서 생겨난 일들을 노동=labour라고 불렀지요.그리고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을 노동자=labourer라고 했고요. □그뜻도 역시 고통이지요.애낳는 산고도 레이버라고 하니까 말입니다. ■물론이지요.그러니까 그러한 노동관에서는 누구나 일을 기피하였기 때문에 억지로 시켜야 합니다.그래서 농경문명기의 일을 관리하는 방법은 채찍으로 상징됩니다.가축이나 노예를 다루는 기술이 채찍질이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미국 남부의 목화밭에서 일하는 아프리카 흑인들의 노예가 떠오르는 군요. ■목화밭이 생기고 난 뒤 갑작스레 흑인 노예의 인기가 높아지는 데 그 이유는 옥수수밭이나 담배밭 보다 훨씬 일을 시키기가 수월하고 능률적이었기 때문이라는 거지요.담배와옥수수는 곡물의 키가 커서 그 밭에 들어가면 일을 하는 지 노는 지 알 수가 없어서 감시 할 수가 없었지요.그러나 목화는 키가 작아서 아무리 넓은 농장이라 해도 일하는 사람을 한눈으로 감시할 수 가 있었다는 겁니다.더구나 목화는 희고 흑인은 까마니 좀 눈에 잘 띄었겠어요.(웃음)결국 서양에서 일은 타율성 강제성을 전제로 한 것이고 일의 능률은 일을 하는 사람의 마음보다는 일을 시키는 사람의 관리능력(채찍질)에 의해서 좌우되는 것이었지요. □그러니까 서양에서는 노예제도나 동력화기계화가 빨라졌다고해도 과언이 아닌 것같군요. ○지가혁명으로 평가 ■그런데 산업사회가 되면 보습으로 흑을 파던 일이 공장에서 기계를 다루는 일로 바뀝니다.같은육체노동이긴 하지만 주로 근육의 힘은 기계가 대신해 주므로 그 보조원 노릇을 하는 게지요.이때의 일은 머리를 조금 쓰거나 손놀림을 잘해야 하는 약간의 기술을 요하게 됩니다.그래서 일은 노동에서 작업(work)으로 바뀌고 노동자는 작업자(worker)가 됩니다.육체 노동이 지적 노동으로 옮겨오면서 일에 대한 태도와 컨셉트가 달라지게 됩니다.그러나 고통은 여전해요.기계와 함께 일하는 것이니까 반복성과 규칙성 그리고 조직성을 따라야 합니다.전번에도 지적한 바 있지만 산업사회의 꽃이라고 일컫는 컨베이어벨트의 생산라인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차플린의 모던 타임스같은 인간소외의 괴로움을 겪게 됩니다.45도 이상 몸을 굽히지 않고 한발자국 이상 움직이지 않고 일 하는 것,이것이 컨베이어벨트가 낳은 작업의 이상이지요.되도록 근육의 힘을 많이 써야하는 농업문명시대의 일과는 아주 대조적입니다.물론 직종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블루칼라)은 실상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화이트칼라)과 대동 소이하지요.작업자의범주에 함께 들어갈 수가 있지요.그런데 이 작업의 공통점은 반복성에 있습니다.인간은 반복에 약해요.지루하고 재미가 없고 창조적인 기쁨을 못느껴요. □그러면 자연히 작업자를 관리하는 방법도 달라지게 되는 데 그 차이점을 어떻게 보십니까.채찍은 무엇으로 바뀌었다고 보십니까. ■채찍은 서류와 도장으로 바뀐겁니다.이를테면 모든 작업은 프로그래밍된 일이라고 할 수 있지요.여기에서 강대한 관료조직이라는 것이 나타납니다.작업자를 부속의 하나로 만드는 일이지요. □가장 중요하고 긴요한 대목을 빨리 말씀해 주시지요.정보화사회 혹은 지가혁명이라고도 불리는 후기 산업사회의 일의 성격은 어떻게 달라지는가요. ■한마디로 일을 하는 사람은 레이버러도 워커도 아닌 플레이어가 되는 것이지요. □플레이어? 우리말로 하면 놀이꾼? 연희자? 뭐라고 설명하면 될까요. ○놀기·일하기의 통합 ■지금까지 서양사람들을 중심으로 일에 대한 개념을 설명하였기때문에 서양의 표현방식으로 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어서 그냥 플레이어라고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한마디로 삼차산업 서비스업이 주도하는 이른바 후기산업사회에서는 일은 노동도 작업도 아닌 연희·놀이의 개념으로 바뀌어지게 된다는 겁니다.스포츠맨 연예인 예술인들의 일을 생각해보면 플레이 그리고 플레이어의 의미를 짐작할 수가 있어요.음악가가 악기를 연주하는 것을 플레이라고 하지 않습니까.야구선수가 공을 던지고 축구선수가 볼을 차는 것을 플레이라고 합니다.그리고 그들을 플레이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노는 것이 일이 되는 세상으로 바뀌는 겁니다.자기가 즐거워서 하는 창조적 기쁨이 있으면서 동시에 그것이 생활 수단이 되는 경제활동이 되는 것,원래 노래를 부른다는 것은 자기가 좋아서 즐겁기때문에 하는 일인데 그것이 직업이 되면 보수와 명예와 존경을 받게됩니다. □그러니까 농업이나 산업처럼 조직을 통해서 강요되는 일이 아니라 개인의 재능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해서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일의 양식이 지배하게 되는 시대가 온다는 것이지요. ■그렇습니다.조직속에서 일하게 된다고 해도 교향악단같은 팀플레이지요.보컬 그룹이나 교향악단의 단원은 함께 일을 하면서도 한사람 한사람의 재능과 역할이 중시됩니다.강요된 노동이 아니라 신이나서 하는 직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앞으로 오게될 정보산업이 모두 여기에 속합니다.제조업이나 농사짓는 일이라해도 그런 시대가 오면 예술가처럼 일을 해야 하고 스포츠맨처럼 뛰도록 해야 합니다.채찍과 관리조직만으로는 안먹히는 시대가 되는 것이지요.관리체제는 참여체제로 전환되어야 하는 거지요. 지금도 보십시오.프로야구나 축구의 구단 경영은 공장이나 회사에서 근무하는 사람처럼 다루어서는 아무런 실적을 거둘 수가 없지요.출근부나 근무시간을 엄격하게 지키는 것만으로 그 팀이 살아나겠습니까. □명확해지네요.인간의 문명은 일과 일하는 사람의 키워드에의해서 요약될 수가 있겠군요.농업문명은 노동­노동자,산업문명은 작업­작업자,그리고 후기 산업사회에서는 연희­연희자로 말입니다.앞으로 오는 신문명의 과제는 어떻게 노동과 작업의 개념을 플레이로 승화시키느냐 그리고 노동자와 작업자를 어떻게 플레이어가 되게 하는가 하는데 그 운명이 달려 있다,이렇게 정리해도 되겠습니까.그리고 한국인 같은 노동형,즉 벌이나 개미가 아니라 나비형의 일꾼이야말로 플레이어의 시대인 21세기의 이상적인 모델이 된다고 말입니다. ○정성문화 밑바탕에 ■아쉬운대로 그렇게 결론을 지을 수도 있겠지요.한국인은 원래 막일을 하더라도 「노동자」가 아니라 「근로자」라고 표현하고 있듯이 마음에서 우러나와서 일을 하는 것을 이상으로 삼았습니다.그래서 농업의 경우만해도 우리는 말과 소가 하는 일이라고만 생각하지 않았어요.실학자인 이규경의 글을 읽어보십시오.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단순히 밥벌이를 위한 노고가 아니라 천 지 인 삼재를 성취하는 보람으로 알았습니다.즉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하늘의 힘과 땅의 힘과 인간의 힘이 함께 조화를 이루지 않고서는 이룰 수 없다고 본 것이지요.이중 하나만 빠져도 안되지요.비가 내리지 않으면,땅이 돌땅이면,그리고 사람이 그것을 갈고 가꾸지 않으면 한톨의 곡식도 얻을 수가 없어요.그러기에 농사는 근육의 힘으로만 지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힘으로도 짓는 것이지요.농사짓는 희열,플레이어로서의 농사를 짓는 전통이 있었다는 겁니다. 농업생산을 손으로 일하는 핸드크래프트,공업생산을 머리로 일하는 헤드크래프트라 한다면 정보화사회는 마음으로 일하는 하트크래프트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한국인은 하트크래프트에 강하지요.정성문화·신바람의 문화가 그 바닥에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늘 아쉽게 끝나는군요.우리 기업에 아주 중요한 문제를 던지는 과제인 것같아 다음회에 다시 계속하기로 하지요.
  • 자녀과보호 세태속에서/한병옥 대전 중앙국교 교사(교창)

    『선생이 공부나 잘 가르치면 되지 무슨 상관이야!』 퇴근 버스속에서 우연히 들은 말이다.이렇듯 학교교육을 오직 지식과 기술의 전수인 학습지도만 우선이고 생활지도나 특별활동은 불필요한 것으로 생각하는 잘못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어쩌다 학교를 방문하는 학부모들의 인사말도 예전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그저 공부를 잘하게 해달라는 부탁뿐이고 생활태도를 바르게 잡아 달라는 부탁은 거의 들어 볼 수가 없다. 간혹 그런 부탁을 하는 학부모도 있기는 하지만 때려서라도 가르쳐 달라는 말은 절대 하지 않는다. 교단생활 초기였던 20년전만 하더라도 학부모들이 거의 예외없이 때려서라도 자녀를 올바르게만 가르쳐 달라고 애원하다시피하던 시대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의학에서도 극약처방이 있듯이 교육에서도 그와 맞먹는 처방이라 생각되는 사랑의 매는 글자그대로 제자를 사랑하는 마음이 담뿍 담긴 교사의 정열에서 비롯된다. 정열이 식은 교사는 사랑의 매를 회피하고 무사안일 쪽을 택한다.교직을 천직으로 알고 교육에만 전념하는 교사의 손에는 항상 회초리와 엿이 들려 있고 교직을 생활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교사의 손에는 엿만이 들려있게 마련이다. 얼마전에 도벽이 있는 아이를 끈질기게 지도한 소위 「샅바교사」나 사랑의 매 한번 잘못 들어 학부모로부터 갖은 수모를 다 당하고 끝내 투신으로 생을 마감한 어느 여선생의 가슴아픈 이야기는 한 겨울의 교단을 더욱더 얼어 붙게하며 이 시대의 양심의 보루인 교직자를 슬프게 할 뿐이다. 나는 학교에서 사랑의 매가 꼭 필요하다고 믿는 사람중의 하나이다.교사의 손에 들린 회초리가 교육의 전문가인 교사가 꼭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간혹 도를 넘는 경우가 있더라도 비난이전에 격려를 해주어야 한다.아이의 양육권이나 교육권은 전적으로 부모에게 있다. 치료를 받아야 할 학생의 심리적,육체적 상태를 충분히 검토한 뒤에 시행하면 말썽의 소지는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요즘 아이들이 버릇이 없다느니 예의를 모른다느니 하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이는 학부모들이 자식을 너무 자애하고 학교에서도 방관한탓이 아닌가 싶다. 교직을 경시하는 현 세태를 탓하지 않고 묵묵히 책무를 다하기 위하여 용기있게 사랑의 매를 드는 교사들에게 끝없는 찬사를 보낸다.
  • 시인 정현종씨(이세기의 인물탐구)

    ◎사물의 핵심 꿰뚫는 파격적 시어 계발/「도시기질」 집착… 신선한 지적감수성 돋보여/자제된 행동·감정처리… 「침묵의 미」에 눈뜬 사색형/생명있는 모든것 포용할 자세로 시작몰두 「특이한 지적 예리성」과 「황홀하게 축제화된 미적 감동의 세련된 형상화 작업」­. 65년3월 까다롭기로 유명한 시인 박두진씨의 화려한 추천사와 함께 정현종이 문단에 등단했을 때는 그는 당장 젊은 평론가들에게 둘러싸여 「경쾌한 에피큐리안」으로 지칭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빛나며 아름다웠던 추천시 「독무」는 젊은 날의 추억처럼 우리들의 가슴에 남겨져 잊을수 없는 명시의 하나로 기억되고 있다. 그후 신촌역 부근이나 태평로 순화동 인사동 남산길등 그가 생계를 위한 직장을 전전하던 무렵 그는 서울의 어느 길목에 서있어도 당황하며 망설이는 모습,겨울날 빈들에 홀로선듯 눈가에 외롭고 춥고 공허한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다. 그런 그의 눈을 보고 시인 고은씨는 「수묵같은 눈동자」라 했고 평론가 김현은 「깨끗하고 맑은 눈」이라 했다. 눈끝이 치켜올라간,그러나 사납거나 날카롭거나 속된 기미는 찾아볼 수 없이 단순하게 「마음의 창」같은 눈이었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사색의 깊이를 짚어볼수 없는 신비감 때문에 그 속에 너무 많은 것을 담아 남에게 나를 드러내보이지 않으려는 겸허인지 아니면 의도적인 명철의 기색인지는 짐작되지 않았다. 시간이 오래지나 여전히 싱싱한 탄력성을 지닌 시들이 「샘처럼 솟아나고 꽃처럼 피어나자」그의 눈빛은 허공 한 끝을 스치는 짧은 허무나 명철의 멋이 아닌 인간과 사물을 향해 직관으로 치닫는 눈빛,그래서 그의 시마저도 머리와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 그의 눈빛에서 빛으로 비쳐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형이상학적 초월 추구” 그가 사랑해 마지않고 또 그를 끈질기게 지켰던 김현도 「정현종은 형이상학적 초월을 꿈구는 에피큐리안」이라 했고 이 「에피큐리안」속에는 그의 시적 공간과 구조의 한계를 밝히려는 의혹이 다분히 숨겨져 있었으나 「한 시인이 자기특유의 시적 표현방법을 가지고 시적으로 높은 경지를 달성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그런 의미에서 정현종은 「한국 현대시의 표현법과 소재 면에서 큰 충격을 준 시인」이라고 결론짓고 있다. /사막에서도 불 곁에서도/늘 가장 건장한 바람을,한끝은/쓸쓸해 하는 내 귀는 생각하겠지,/생각하겠지 하늘은/곧고 강인한 꿈의 안팎에서/약점으로 내리는 비와 안개,/거듭 동냥 떠나는 새벽거지를,/심술궂기도 익살도 여간 무서운/망자들의 눈초리를 가리기 위해/밤 영창의 해진 구멍으로 가져가는/확신과 열애의 손의 운행을,/…. 「곧고 강인한 꿈」 「약점으로 내리는 비」 「확신과 열애의 손의 운행」등등 파격적 시어들은 서정시와 향토시에 익숙해있던 독자들에게 느닷없는 경이를 안겨주면서 「사물에 대한 신선한 감수성과 독특한 서구적 조사법」이란 김현의 호평에 한결같이 공감대를 형성해갔다. 정현종은 전에도 그랬지만 후배들과 그의 제자들의 존경을 받고있는 지금도 「그의 유년시절을 완강하게 숨기고」그의 시의 고뇌가 주는 배경을 설명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때 이미 문학에서 「침묵에 가장 가까운 것은 시」이며 「시는말이 배제되지 않는 침묵의 공간」임을 알고 있었거나 「시는 시 자체일뿐」시를 이루는 배경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뜻으로 이를 묵살했는지도 모를 일이다.어쨌든 그는 어느 장소에서도 그의 시외엔 다른 말들은 별로 늘어놓지 않으려 들었다. 그는 서울에서 태어나 유년기를 경기도 고양군 화전에서 보냈다.대광중때부터 다시 서울에 올라와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그이전 10여년을 서울 변두리에서 농촌생활을 했다고는 하지만 시골에서 와서 도시에서 세련되어 가는 사람들과는 달리 시어선택에서 보듯 완강하게 도시기질을 고집하는 형이다. 꾸밈없이 깍듯한 예의,낯선사람에 대한 낯가림,그러면서 자신의 할 바를 과장하지 않고 단정하게 해낸다. 집안은 엄격한 가톨릭 가문으로 가톨릭 본명은 알베르토.그러나 대학시절 채풀시간을 자주 걸러 칼바르트와 니버에 관한 리포트를 추가로 제출하여 뒤늦은 정식졸업을 한 에피소드가 있다. 중학교 시절에 살았던 만리동고개,카바이트 불을 밝혀놓고 책을 빌려주는 서점에 드나들면서 그는 보들레르의 「여인들의 술」처럼 「달랠길 없는 뜨거운 섬망」의 술대신 왕성한 독서에 빠져 그의 손가락이 넘기는 책장은 「슬기로운 회오리바람의 날개」였으며 그는 그 날개를 타고 「몽상의 천국」을 마음껏 누비는 사춘기를 보냈다. 종로2가 르네상스 음악실에선 바하의 「마태수난곡」에 탄복하여 무릎꿇었고 영화 「로얄발레」를 보고는 「육체가 저렇게 아름다울수 있는가」란 충격에 그는 「그 충격이 번개처럼 와서 내 자신의 육체에 우뢰로 흐르다가 감동의 전율」에 눈물을 펑펑 쏟았다고 말한다. 그는 지금도 발레에 미쳐 「이사도라 던칸 자서전」서문을 써주는등 춤은 마침내 「꽃의 침묵」이기를 기원하고 있다. ○음악·춤에 심취하기도 그러나 춤이나 음악에 대한 감동은 문학소년시절 누구가 접할수 있는 흔한 경험이겠지만 연대 숲에서의 그의 존재와 우주에 관한 이야기만은 이 시인만의 특징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일 수가 있다. 그는 수줍어하는 성격탓에 결핏하면 혼자서 울창한 숲속을 거닐었고 그날도 우연히 그속에 앉아있다가 돌하나를 집어 숲 저쪽으로무심하게 내던졌다고 한다. 「숲 위쪽에서 던진 돌은 저아래 어디엔가 떨어졌다.돌 떨어지는 소리를 듣는 순간 나는 지구무게만한 어떤 느낌이 마치 지진처럼 내속으로 지나가는걸 느꼈다.즉 내가 방금 던진 돌에 의해,나에 의해,여기서 저기로 옮겨진 돌에 의해 우주의 공간이 달라졌다는 느낌이 그것이었다.내가 던진 돌하나가 우주의 균형을 바꾼다!」 그 소리는 그의 귀를 「깊이」열어주었고 그의 마음속에서 아마도 그의 육체가 땅에 떨어질때까지 그 소리를 듣게 되리란 것이다. 그는 부모님 타계후 집에서 나와 신촌에서 혼자서 자취를 했다.이 자취방에서 김현 김치수 김승옥과 어울려 거의 매일이다시피 꽁치안주와 소주에 빠져 그들은 문학을 논했던 것같다. 그러다가 72년 첫시집 「사물의 꿈」을 민음사에서 펴냈다. 이 시집으로 인해 그는 문단데뷔이후 처음,아니 난생처음으로 말할수 없는 감격의 순간을 맛보게 됐다고 자랑한다. ○자아·우주에 대해 사색 이 시집은 김현 김치수와 김병익 김주연 이청준 홍성원 황동규 황인철등 평론가 작가 시인 친구들과 「잿빛먼지 황급하게 불어대는 좌절감의 청량리 부근」에서 밤마다 술잔앞에서 내통해 마지않던 문단선배 고은씨가 돈을 모아서 내준 것이기 때문이다. 고은씨는 그가 시를 쓰지않으면 「시 쓰기가 얼마나 힘드는가」를 알면서도 그를 미워할만큼 「우리시대의 언어의 정령」과 만나고 있음을 자축하기 위해 그가 시집내는데 앞장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요즘도 술을 마신다.문지(문학과 지성사)사람들과,또는 동료교수들과 학생들과 호프집에도 간다. 단지 좋아하는 술을 평생동안 즐겨마시기 위해 폭음,폭주는 삼간다. 또 어느 자리에서나 두드러지지 않으려 든다.처신하는 바를 적절히 자제하고 운신의 폭을 파급시키지 않는다.웃음소리도 말소리끝에 「하,하,하,하」라고 문장을 읽는 것처럼 시늉만 할 뿐이다. 기계에 대해선 도무지 무지하여 다른 작가 교수들은 수년전부터 컴퓨터를 사용하지만 그는 오래지녀온 만년필 「쉐퍼」로 글을 쓴다.17년쯤 살고있는 동부이촌동 렉스아파트에서 신촌까지 운전을 할줄 몰라 버스나 택시를 타고있다.가족은 부인 이유미씨와 그리고 아들 민우(연대4). 이렇게 감정내색을 좀체 하지않는 그도 89년 대학후배이자 제자인 시인 기형도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을땐 서대문 적십자병원 영안실에서 남들이 다 돌아간 뒤에도 새벽 2시까지 남아 허공에 잠깐 눈을 돌리는듯한 문단초기의 공허한 그늘을 눈가에 드리워 보였다. 다음해 그의 친구 김현의 죽음은 너무나 허탈하여 도무지 실감할수 없는 듯,「너는 아프냐…너는 아프구나」를 되풀이하더니 이른바, 맥주거품은 늘 왕관모양!/구름모양!부풀어 올랐고/그야 우리는 왕관부터 구름을 마셨으며/…의 김현을 위한 유명한 「황금취기」시리즈를 남기고 있다.김현은 문단의 「별」이었으며 그의 죽음은 문단전체의 통한이었다. 본래 익살스럽거나 짓궂은 구석은 없으나 그는 날이 갈수록 술을 마셔도 말을 줄이고 있다.그는 시인으로 사는동안 「상투적으로 사고하지않고 사물의 핵심을 투철히 바라보는자」 「불가능을 꿈꾸는자」이고자 꿈꾸는지도 모른다.또는 크리슈나무르티의 명상록을 번역하는 동안 말이 말하고자 하는 한계를 알게되었고 말의 그런 모습에 절망한 나머지 「침묵」의 아름다움을 누리고 싶은건지도 모른다. 그의 두 눈은 이제 「아는것」으로부터 마음껏 자유로워져 요즘은 인간과 사물과 그 주변을 둘러싼 모든 생명있는 것을 사랑하는 인류애의 눈빛,눈빛으로 비쳐오는 시가 아닌,삶에 대한 분노와 파란과 비애의 극복이 담긴,심장을 울리는 뜨거운 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연 보 ▲1939년 12월 서울 용산 출생 정재도씨와 방은련여사의 3남1녀중 셋째(차남) ▲65년 연세대 철학과 졸업 현대문학지를 통해 시 「독무」「화음」「여름과 겨울의 노래」로 데뷔 ▲66년 「사계」동인 (황동규·박이도·김화영·김주연·김현) ▲70∼73년 서울신문사 기자 ▲74∼75년 미아이오와대 국제창작프로그램 자작시 「고통의 축제」영역 참가 ▲75∼77년 중앙일보기자 ▲77∼82년 서울예전 교수 ▲82년 스웨덴 스톡홀름대·핀란드 헬싱키대 개최 「현대문학 포럼」참가 ▲90년 샌프란시스코 휘트랜드재단주최 「문학회의」참가 ▲82년∼현재 연세대국문과교수 ▲72년첫시집 「사물의 꿈」(민음사),제임스 볼드윈 「또 하나의 나라」번역 출간,로버트 푸르스트·예이츠시선집 번역 ▲74년시선집 「고통의 축제」 ▲75년산문집 「날자 우울한 영혼이여」 ▲78년시집 「나는 별아저씨」(민음사) ▲79년크리슈나무르티 「아는것으로부터의 자유」번역 출간(정우사) ▲82년시론집 「숨과 꿈」(문학과 지성사) ▲84년시집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문학과 지성사) ▲89년 시집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세계사),산문집 「생명의 황홀」(세계사),파블로네루다 「스무편의 사랑의 시와 한편의 절망의 노래」(세계사) ▲92년 시집 「한 꽃송이」(문학과 지성사·이 시집으로 이상 문학상수상)
  • 연대의대 ’93졸업생선정 올해의 교수상 송찬호교수(인터뷰)

    ◎“20년 의사·교직생활중 보람 최고”/인성교육에 중점… 「의료기술자」화 막아야 『제가 4년동안 부대끼며 가르쳐온 제자들로부터 받은 상(?)이라 저명한 단체에서 주는 여느 상보다 더욱 값지고 영광스럽습니다』 연세대의대 졸업생들에 의해 박찬일교수와 함께 「올해의 교수상」으로 선정된 송찬호교수(52·산부인과학)는 교직자요의사로서 보낸 20년생활중 가장 보람된 순간으로 생각하며 더 열심히 하라는 채찍으로 받아들이겠다고 겸손해 했다. 「올해의 교수상」은 금년이 12회째로 「예비의사」인 의과대학 4학년 학생들이 3백여명의 의대교수 가운데 강의와 학생지도에 공이 크고 가장 많은 영향을 준 교수를 기초와 임상부문으로 나눠 1명씩 선정,「의료인의 표상」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매우 큰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육체·정신적으로 남을 돕는다는 사명의식이 없는 의사는 이미 의사가 아니지요.요즘 학생들이 쏟아져 나오는 첨단의학정보의 물결에 밀려 제대로 인성교육을 받지 못한채 「의료기술자」로 전락해가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합니다』송교수는 『우리나라가 세계10위권의 경제대국에 진입했다고 하지만 백년대계의 교육현실은 우려할만한 수준』이라며 선진문명국가로서 저력을 지니기 위해선 「기보다 인성」에 중점을 둔 기본교육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에 의과대학 수가 너무 많은 것이 의술의 질적 저하를 초래하는 주된 요인』이라고 지적한 그는 『의료보험제도나 의료전달체계등 현행 의료정책이 과연 국민건강증진을 위해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모두가 냉철하게 생각해 볼 문제』라고 밝혔다. 송교수는 64년 연세대의대를 졸업한 뒤 72년부터 이 학교 산부인과학교실에 재직하며 지난 90년3월 이후 산부인과주임교수겸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과장직을 맡고 있다.또 과기처대의원,대한산부인과학회 학술위원장,그리고 대한폐경학회차기회장에 선임되어 있다.
  • 당뇨병과 식이요법/김숙희 이화여대교수(영양칼럼)

    우리주변에서 당뇨병으로 고생하는 사람을 많이 본다.당뇨병학회의 통계로는 당뇨병인구가 2백만명이나 된다고 한다.우리나라 인구를 총 4천만명이라고 보면 약 5%에 해당하는 것이다.아마도 이중에서 90%이상이 제2형 당뇨병 일것으로 추측한다.제2형 당뇨병이란 40대 이후 중년이 되면서 나타나는 증세로 혈액내에 인슈린의 함량도 높으면서 혈당의 함량도 높은것이 그 특징이다.이사실로 보면 인슈린의 신체내의 생산은 거의 정상에 가까운 양이 생산되지만 신체내에서 생산된 인슈린이 체내 지방세포 막이나 근육세포 막에 부착되어서 혈당을 세포내로 이동시키는 일이 원만히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왜 이런현상이 나타날까? 그 이유를 정확히 밝히지 못 하고있다.그러면 반대로 당뇨병이 어떤 계층에 많이 생기나를 조사하여 역으로 그 원인을 추리 해 보는 연구도 요즘 많이 시도되고 있다.우리나라도 당뇨병의 발병률이 농촌에서 가장낮고,그다음이 중소도시이며 대도시의 발병률이 가장높다고 보고돼있다.그리고 육체노동을 하는 사람보다정신노동을 하는 이들에게서 많고 과식을 하는 경향의 사람이 소식하는 사람보다 발병률이 높다.이 말은 체중이 과한 사람에게서 더많이 발병한다는 뜻이다.그래서 병이 신체내에 나타나면 그때부터 체중의 감소하는것이 보통이다.세계적으로 볼때 당으로부터 섭취하는 에너지의 양이 총 섭취에너지의 50%미만인 인구에서 당뇨병의 발병률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우리나라는 70년대에는 당으로부터 섭취하는 에너지의 양이 총 에너지의 75 ∼ 80%에 달하던것이 현재는 60 ∼ 65%로 줄어든 실정이다.이 말은 밥의 섭취량이 감소되었다는 말이다.당뇨병이 발병되면 밥을 비롯해서 당의 섭취량을 조절해야하지만 전체 인구로 보면 당의 섭취가 단백질이나 지방 섭취로 대치 되면서 당뇨병인구는 증가한다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조사 자료에 따르면 제2형 당뇨병을 방지하려면 우선 적당량 즉 에너지 총섭취량의 65%를 당에서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며,도시생활에서 쫓기고 일에 시달리면서 받는 스트레스를 가능한한 줄이는 생활태도가 절실히 요구되며,과식은 않더라도먹고 활동하지 않아 체중이 과잉이 되게 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일단 당뇨의 증세가 나타나면 인슈린으로 다스린다고 해도 제2형 당뇨병은 그렇게 시원한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다.우선 당뇨병은 병이 아니라 내 체질이 변한 것으로 간주하고 이전의 나자신과 오늘의 나자신이 달라졌다는 것을 스스로 수긍하면서 식생활 형태를 바꾸어야 한다.당뇨의 증세를 가진 분들에게서 가장 크게 주의해야 할일은 당의 양을 갑작스럽게 줄이면서 따라서 식사량을 아주 소식으로 하면 몸에 크게 해를 끼칠 수가 있다.그 해 중에서 뇌의 정상 작용이 이뤄지지 않아서 마치도 치매증세 초기 같은 증세를 나타내기도 한다.제2형 당뇨병은 잘짜여진 식사 계획을 갖고 잘 먹으면서 피곤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적당량의 활동을 하고 심한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로워지도록 생활형태를 바꾸는 일이 중요하다.
  • 한­러 「군사교류 각서」 서명/양국 국방/군수뇌·해군함정 상호방문

    한·러시아 양국은 20일 「93한­러 군사교류계획에 관한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최세창 국방부장관과 러시아의 그라초프 파벨 세르게예비치국방장관이 이날 상오 국방부에서 공동서명한 양해각서는 ▲양국 국방장·차관등 일행의 상호방문▲상호간의 군사교육체제에 대한 연구▲양국 해군함정의 상호친선방문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93년1월부터 12월말까지 효력을 갖게 되는 이 각서에는 또 러시아 국방부사절단의 한국 「국군의 날」참관,한국 국방부사절단의 러시아 군사교육기관 방문및 러시아 총참모대학원사절단의 한국군사교육기관 방문이 포함돼 있다. 양국간의 이같은 양해각서 서명은 비록 93년도에 한하는 것이지만 양국간 기본관계조약 체결과 관련,최초로 양국 국방당국이 군사교류분야의 관계발전을 공식화하는 것으로 장차 양국간 실질적 유대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 이와관련,국방부 당국자는 『이번 양해각서 서명은 양국간 이해증진 및 신뢰를 구축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한뒤 『나아가 북한의 대남도발억제와 러·북한군사동맹관계를 약화시킴으로써 아·태지역의 평화안정과 우리의 북방정책 목표달성에도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총기 장난감(외언내언)

    「폭력오락물반대세계연합(ICAVE)」이라는 국제기구가 있다.다연발 레이저광선총·무적변신로봇·람보·공중폭격대 등 어린이용 총기류장난감과 또 이런류 무기와 주인공이 등장하는 만화·TV만화영화·전자오락프로그램들을 세계에서 아예 추방하자는 운동의 연합체다.회원도 많다.28개국 4백여단체가 가입돼 있다. 이 연합이 간행한 세계보고서는 80년대 중반 각종 무기·전쟁류 장난감의 증가량이 7백%에 달했음을 밝히고 있다.미국에서만 총기류장난감은 1억7천만달러규모의 산업이다. 총기장난감 영향에 관한 연구도 상당히 구체화되고 있다.이 연합이 주도했던 일리노이주 5∼10세어린이를 대상으로 폭력물 TV프로그램 「캡틴 파워」를 시청하고 온 다음날 조사의 결과는 놀랍다.학교운동장에서 공격적인 싸움이 일어나는 횟수가 80% 증가했다. 이후 걸프전은 전쟁게임을 어린이들에게 더 확산시켰다고 본다.친숙해 있던 무기가 TV뉴스화면에서 실제로 쓰이자 걸프전자체를 마치 전자오락이나 비디오게임처럼 받아들이게 했다는 것이다.우리에게서도 걸프전후전쟁놀이 장난감이 불티나게 팔리는 현상이 있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장난감총기류의 안전성을 분석한 자료를 내놨다.3m 밖에서 쏜 장난감총알이 맥주캔을 뚫는다.이 장면은 TV에도 방영됐다.TV로 보니까 그 위험도가 너무 잘 실감된다.단순히 폭력적 심성의 영향 문제가 아니라 육체적으로 다칠 수도 있다는 위험인 것이다. 총기류장난감추방운동에 앞선 나라는 독일이다.80년대 그들은 이를 평화운동이라고 불렀다.장난감회사들이 자발적으로 무기장난감을 어린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장난감으로 교환해주는 운동까지 벌였었다.우리도 위험을 강조하는 수준으로서가 아니라 아예 총기팔기를 중지시키는 정책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 헌재내부의 불협화음/최철호 사회1부기자(오늘의 눈)

    헌법재판소에서 또 잡음이 들리고 있다. 지난 9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연기에 대한 헌법소원을 맡았던 변정수재판관이 『헌재가 이 사건의 심리를 지연시킨다』며 사건심리를 맡은 주심직을 사퇴하면서 발단이 됐다. 뒤이어 지난 11일에는 헌재의 김용균 사무처장이 벌써 2개월이나 지난 변 재판관의 사퇴와 관련,좋지 않은 감정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므로 「헌법의 최종 심판기관」이란 명예에 먹칠을 했을 뿐 아니라 불협화음이 밖으로까지 들리기 시작했다. 한 집단의 내부자들 사이에서 업무상 정신적·육체적 부담에 대해 쑤군대거나 푸념을 늘어놓을 수는 있다. 헌재에서 박으로 터져나오는 잡음은 자체문제점을 해결하려는 의지라기보다 서로 상대방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 변 재판관이 나머지 8명의 재판관들의 심리과정처리에 불만이 있다면 재판관회의에서 이를 토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주심을 사퇴하고 그 이유서를 복사,이곳저곳에 돌리는 행동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지금와서 변 재판관을 군계일학으로 이해하는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렇다고 김 사무처장이 자신의 임면제청권이 있는 재판관의 한사람을 놓고 『독학으로 판사가 된 사람이 헌법소원절차도 모른다』『헌재를 망치려는 사람』이라는 등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을 한 것은 더욱 잘못된 태도다. 더구나 김 사무처장은 차관급인 자기의 직급을 장관급으로 격상시키려는 헌재법개정안과 관련한 발언은 일체하지 말았어야 했다.헌재는 88년 6공화국 들어 다시 문을 열었다.지난 80년 헌법위원회로 바뀌면서 그 기능을 다하지 못하다 6공들어 「거듭 태어났다」는 칭송까지 들으며 입법부나 사법부 못지않게 행정부에 대한 견제기능을 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들리는 헌재내부의 불협화음은 그같은 평가를 무색하게 하고있다. 한발짝 뒤로 물러서보면 이 불협화음은 헌재인적구성원 자체에서 비롯된다는 불가피론까지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회에서 선출한 3명,대법원장이 지명한 3명 등 9명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헌재 재판관임명제도가 바로 마찰의 근원이란 것이다. 헌재가 지난 4년동안 해온 중요한 판결 등 그 활동비중으로 봐 지금 이같은 비난은 분명 어울리지 않는다. 입법부나 사법부 등에서 선출·임명하게된 재판관제도는 그들을 보내준 기관의 입장을 대변하라는 것이 아니라 엄정한 판결로 이 나라의 범질서를 바로 세우라는데 있다는 것을 헌재의 모든 이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 저질 험구정치/채수인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달이 밝으면 공연히 멍멍거리는 짐승이 있다』(민주) 『국민당은 전국민을 「김중배의 다이아몬드반지에 팔려가는 심순애」로 만들려하고 있다』(민자) 『인격파탄자가 아닌가 생각한다』(11월11일 국민당) 지난 11일 하룻동안에 민자·민주·국민 3당에서 나온 대변인들의 논평이나 성명내용의 일부이다. 정치판이나 문화를 저급으로 만드는 표현이 아닐 수 없다. 대선일이 확정되면서 각당의 성명전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입은 험해지게 마련이다. 그렇지만 공당 대변인의 성명이나 논평이 상대방 후보에 대한 원색적인 인신공격이나 감정섞인 표현을 동원해 헐뜯고 조롱하고 말꼬리를 물고 늘어진다는 것은 우리를 다시한번 실망하게 한다. 성명전을 통한 논쟁의 형식을 빌렸으나 이것은 논쟁도 아니다.정권을 잡겠다는 사람들치고는 수준이 너무 낮고 유치하다. 이들 대변인들의 성명전은 심지어 상대방 후보들의 신체·정신적 결함이나 약점까지 꼬집는등 무차별적이어서 언어 혼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기본적인 예의나 도덕심까지 멍들게 하고있는 실정이다. 『건전한 정신은 건강한 육체에서 나오는데 정주영국민당대표는 건강하다.김대중대표와 비교해보아도 우선 걸음걸이부터 다르지 않느냐』(국민)『정서가 불안한 노인이 스스로 대통령감이 못된다는 것에 자기반성은 없이 남의 인격에 흠만내고 있다』(10월29일 민주당) 개인관계에서도 상대방의 신체적 부위의 결함이나 약점은 서로 거론하지 않는 것이 상식이고 예의이다.그러나 공당에서 이를 저버린다는 것은 어떤 논리로도 온당치 않다. 대선분위기의 기선을 잡기위해 재치와 입심경쟁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하더라도 해야할 말과 해서는 안될 말이 분명히 있는 법이다. 신문·방송등을 통해 연일 보도되는 이같은 저급의 비방전은 정치를 우스갯거리로 만들어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심화시키는 등의 부작용을 낳게 할 뿐이다. 이번 선거는 순수 민간인 출신끼리의 대결로 문민정치 개막의 계기가 되고 있다.따라서 정치문화혁신에 대한 국민적 기대는 어느때보다도 높다. 각 정당들은 험구경쟁에서 이기려고 노력할 것이 아니라 차원높은 정책의 대결과 비판으로 결판을 내도록 힘을 기울여야할 것이다. 각 정당이 서로 「사대주의」라고 비방하면서도 아전인수격으로 활용하고 있는 미국대통령선거전에서 부시대통령이 클린턴 당선자에게 패배한 이유중의 하나가 지나친 인신공격 때문이었다는 분석에 각 정당은 유념해야 한다.
  • 21세기 한국의 문을 여는 “이어령과의 대화”:3

    ◎본능언어가 주는 메시지/문명의 분만실과 생명의 탄생/태아는 모차르트음악을 좋아한다/태중서 들었던 어머니심박음 영향/인간은 분당 50∼90의 템포에 안정감/유교적 가족중심주의 전통에/초음파 촬영같은 정보기술로/숨겨져있는 아이들 메시지를/투시하고 가시화하는 노력이/21세기 한국의 문을 여는 열쇠 □황규호문화부장=구체적으로 한국의 21세기는 지금 태어나는 애들이 어른이 되는 사회가 아니겠습니까.오늘은 한국인이 태어나는 그 시점으로부터 어떤 문명의 과제를 안고 있는지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이어령 전문화부장관=노인들이 과거의 기념비라면 아이들은 미래의 거울이지요.애들의 탄생은 바로 새 문명의 탄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지금 거리를 지나다보면 전광판에 21세기까지 앞으로 며칠 남았는가 카운트다운의 숫자를 볼 수가 있습니다.그러나 21세기는 전광판의 숫자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오늘 신생아들이 태어나고 있는 분만실 속에서 숨쉬고 있는 거지요. □물질,에너지,그리고 정보로 문명의 가치체계를 삼단계로 나누셨는데 아이들의 탄생에도 그러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요.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서 안됐습니다마는 금년에 저는 친손자와 친손녀 그리고 외손자 이렇게 세 아이를 한꺼번에 얻었지요.그런데 놀라운 것은 애들이 태어나기도 전에 그애가 손자인지 손녀인지를 다 알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캡슐에 들어있는 우주인처럼 태내속에서 유영하고 있는 미래의 내 손주들과 상면까지 했단 말입니다. ○정보이용이 문제 □초음파촬영 말씀이신가요. ■그렇습니다.초음파의 컴퓨터기술로 태아의 성은 말할 것도없고 모든 인체의 정보와 모습을 백일 사진보듯 한눈으로 환히 들여다 볼수가 있었지요.태아에 이상이 있으면 태어나기 전에 간단한 치료로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미국에서 비디오로 찍어 보낸 탄생전 6개월짜리 내 손녀의 모습을 바라 보면서 나는 정보라고는 오로지 태몽밖에 몰랐던 옛날의 우리 어머니들을 생각하였지요.그리고 이애가 다음에 커서 이 비디오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들는지도 생각해 보았습니다.인간은 누구나 또 어느시대나 자궁속에서 나와 무덤속으로 들어가지요.영어로는 자궁이 움(WOMB)이고 무덤은 툼(TOMB)이라 그 음까지도 비슷합니다.지금까지 이 시원과 종착의 장소는 신비한 봉인으로 굳게 닫혀져 왔습니다마는 이제는 과학기술로 그 봉인마저도 뜯겨지고 만 것입니다. □출산을 기다리는 긴장같은 것 말하자면 손자인지 손녀인지 하는 궁금증같은 것이 없어져 좀 맥이 풀리셨겠네요.분만전에 태아의 성을 미리 알아내는 자궁내의 정보화를 부정적으로 보십니까.그렇지 않으면. ■정보화 자체보다는 그 정보를 어떻게 처리하고 이용하느냐가 문제일 것입니다.초음파 촬영은 불가시적인 것을 가시적인 것으로 정보화하는 기술이지만 남녀의 성차별이나 그 선호도에 대한 인간의식에 대해서는 변화를 주지 못합니다.그러므로 남자를 선호하는 한국풍토에서는 여자로 판명 될 경우에는 낙태할 확률이 높아집니다.그렇게 되면 모든 사람들이 남자애만 낳게 될테니 엄청난 사회문제가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그러나 이런일 만 아니라면 시각정보를 통한 태아와의 커뮤니케이션은 생명의 영역을 보다 넓혀주는것으로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초음파와 같은 기술로 지금까지 우리가 모르고 지낸 태아의 정보를 알게되고 모친과 태아의 대화가 가능해졌다는 말씀이시군요. ■많은 것을 알아냈지요.태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것을 느끼고 듣고 심지어 자기주장까지 하는 어엿한 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명확한 증거를 통해 알게된 것입니다.초음파의 전자 스캔은 태아의 의학적 정보만이 아니라 심박수나 표정으로 바깥세계의 자극에 대하여 어떤 느낌을 갖고 있는지 그 스크린에 모두 비쳐주지요. □태아가 음악감상을 한다는 것이 거짓말이 아니군요. ■태아가 좋아하는 음악은 비발디나 모차르트이고 반대로 베토벤이나 브람스,또는 록음악을 들려주면 아주 싫어한다는 겁니다.특히 태아가 듣는 것은 어머니의 심장박동소리지요.북소리의 연주를 들으며 자라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리리 박사는 아주 재미난 실험을 했는데 사람들에게 메로트놈을 각자 좋은대로 설치하라고 하면 대부분은 일분동안에 50에서 90의 템포에다 놓는데 이 숫자는 바로 일분간의심박수와 같다는 겁니다.즉 태내에서 들었던 어머니의 북소리음악(심장박동)을 무의식적으로 떠올리고 있는 겁니다.이것은 기본이고 고도의 「자궁대화」가 가능한 것이지요. ○분만전 인격 인정 □정보화시대는 태아의 환경에서부터 시작되는군요.태교라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태아는 어머니의 감정과 생각을 낱낱이 읽고 느낀다는 겁니다.출산을 기대하고 있는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은 건강하고 정상적인 발육을 하지만 부부싸움만하고 또 원치않는 아이를 잉태한 어머니에게서는 육체적·정신적 장애자가 태어날 위험이 약 2.5배가량 된다는거지요. □어떻게 해서 어머니의 감정이 태아에게 전달될까요. ■여러가지 경로를 통해서 자궁대화가 일어나는데 모친의 감정 메시지는 내분비물을 매개로하여 태아에게 전달된다는 거지요.인간만이 아닙니다.뉴욕시립대학에서 실험한 것인데 암탉이 부화한 병아리는 기계 병아리보다 훨씬 어미닭을 더 따른다고 합니다.닭과 달걀 사이에도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 있다는 겁니다.어린이 놀이터에는 동서를 막론하고 그네가 있지요.아이들이 그네타기를 좋아하는 것은 자궁체험,즉 양수속에서 흔들리며 자라던 그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해요.나는 이방면의 전문가가 아닙니다.이 자리에서 강조하려는 것은 정보사회에 있어서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입니다. □앞으로의 아이들은 태어나기 일년전부터 우리 삶의 영역속으로 들어오게 된다는 말씀인가요. ■생각해 보십시오.서양사람들은 아이가 태어난 그날부터 나이를 세어가지만 한국인은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나이를 셉니다.어느 소설가가 「나는 한살때 태어났습니다」(웃음)라는 글을 쓴 것처럼 한국인은 태어나자 마자 한살을 먹습니다.초음파기술이 생기기 이전부터 우리는 태내의 생명을 하나의 인격체로 인식해 왔다는 증거입니다.그런데 이상한 것은 오히려 우리가 서양사람보다도 훨씬 거부감없이 애를 잘 지웁니다.중절수술의 숫자로 보면 일년에 1백50만명으로 한국이 단연 세계 1위라고 합니다.초음파로 중절장면을 찍은 것을 보면 수술기계가 자궁내로 들어오면 태아가 공포심을 갖고 구석으로 피하며 절규합니다.뭉크의 그 절규라는 그림과 똑같은 모습이지요.이 어두운 태내에서의 소리없는 절규! 핏덩어리에 불과한 생명속에도 자기 보존의 의지를 뚜렷이 볼수가 있지요.이 광경을 본 사람은 눈으로 보지 못하는 존재라하여 함부로 낙태를 하지 못할 것입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태아가 자기를 해치려는 것을 알고 몸을 움츠린다니 생각할수록 생명에 대한 외경을 느끼게 됩니다.초음파촬영을 통해서 우리는 지금까지 모르고 있던 태아의 고통이나 부모에게 보내지는 메시지를 읽을 수 있게 되었으니 정말 정보기술이라고 하는 것은 다른 과학기술과 달리 인간의 정신문화에도 한편의 시보다도 더 많은 감동과 영향을 끼친다고 할 수 있군요. ■워즈워스는 아이들을 어른의 아버지라는 역설을 남겼지만 정말 애들은 우리가 모르는 생명의 저쪽 먼 세계의 정보를 가르쳐주고 있는 스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애들이 어머니의 태내에서 처음 이 세상으로 태어날 때 백이면 백 그 고사리 같은 주먹을 꼭 움켜 쥐고 나온다는 겁니다.그것도 그냥 주먹이아니라 엄지손가락을 안으로 틀어쥐고 말입니다. □그래서 그런 농담이 생겼나봅니다.소매치기 부부가 아이를 낳았는데 애를 받은 산파의 반지가 온데 간데 없이 없어졌다는 거지요.그런데 막태어난 애가 주먹을 꼭 쥐고 있어서 펴보았더니 어느새 산파의 반지를 그 안에 틀어쥐고 있더라구요.(웃음) 그런데 이 경우에는 농담으로 한 소리지만 왜 태아들은 그렇게 주먹을 틀어쥐고 태어나는 것일까요. ■만약 태아가 손가락을 편채로 태어 나온다고 생각해 보십시오.아니지요.주먹을 쥐었다 하더라도 엄지 손을 밖으로 내 놓았다고 가정해 보십시오.어머니의 그 자궁이 어떻게 되겠어요.사방이 찢겨지고 말겠지요.자기를 열달동안 키워준 그 집을,그 환경을 다치지 않기 위해서 애를 쓰고 있는 것입니다.다음에 태어나는 생명을 위해서도 모태를 그대로 보존하려고 하는 거구요. 그런데 우리는 지금 어떻습니까.눈도 뜨기 전,말이나 생각을 미처 배우기도전의 태아들보다 훨씬 미련한 짓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인류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이 땅을 파헤치고 숲을자르고 공기와 물을 더럽히고 있습니다.문명의 손톱과 탐욕한 엄지손가락으로 지구의 자궁을 갈갈이 찢고 있는 중이지요.두 주먹을 꼭 쥐고 태어나는 아이들을 보면 철없는 어른들을 향해서 보내는 분노의 메시지처럼 느껴지지 않습니까. □결국 우리는 그동안 자식들을 키워가면서도 생명의 그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몰라 그들이 보내는 많은 메시지를 읽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과학이 발달하고 인간의 지식이 발달할수록 본능의 언어는 감퇴됩니다.그래서 서구에서 산업주의 문명이 일어나기 시작했을 무렵 자기 자식을 키우는데 있어서 인간은 동물보다도 훨씬 못했지요.가령 18세기의 말 통계를 들여다보면 파리에서 태어나는 애들수가 2만1천명인데 그중 어머니의 품에서 자라나는 아이는 겨우 1천명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아니 그러면 다른 애들은 누가 길렀나요. ■부유한 가정에 태어난 나머지 천명의 아이는 유모손에서 자라고 나머지 1만9천명은 양육비를 붙여서 시골로 보내졌거나 죽었다는 겁니다.그리고빈민층에서 태어난 아이들의 4분의1은 내버려졌다는 겁니다.고아원에 보내져도 식량의 부족과 전염병으로 80%가 죽었지요.도시 문명 그리고 산업문명의 가혹한 발전과정을 한국인들은 잘 모른채 장미빛 꿈만으로 좇아왔다고나 할까요.한마디로 서구사람들이 주도해온 산업문명이란 결국 따뜻한 부모의 정을 모르고 자란 아이들 손에 의해서 만들어진 문명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차가운 문명이지요.한국인들은 가난하게는 살았지만 자녀에 대한 깊은 정은 세계의 어떤 민족보다도 강했다고 할 수 있지요. ○변하지않은 사랑 □급속한 산업문명 속에서도 자녀에 대한 한국인의 사랑만은 변화하지 않은 것 같은데 서구와 비교해 보면 어떤지요. ■그점에 대해서 답하기 위해서는 처음에 제기했던 문제로 다시 돌아가야 되겠군요.물질단계 에너지단계 정보단계의 문명·가치체계로 볼때 부부와 자식간의 관계는 물질과 같은 소유관계로 설명되지요.자식은 일종의 소유물이었지요.믿기지 않겠지만 서양의 역사책을 보면 가난한 집에서 딸을 낳으면 창녀로 팔아버리는 일이 많았지요.또 자식을 에너지의 기능으로 보던 시절도 있었어요.이를 테면 노동력이었지요.그 증거로 서양에서 패밀리어라고 하면 오늘과 같은 뜻이 아니라 가업을 중심으로 모여있는 노동집단을 뜻했다는 사실을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21세기의 최대과제는 가족이 물질이나 에너지의 가치체계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정보 즉 커뮤니케이션의 가치에 의해서 구성된다는 거지요. ○용돈과 애정 구별 □서양은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와 같은 영화에서도 보듯이 이혼으로 인한 가정관계가 복잡한데 그 점에서 한국은 오히려…. ■그렇게 간단히 속단할 수 없습니다.우리보다 산업사회를 일찍 겪은 서구에서는 자녀를 소유나 에너지의 가치체계에서 벗어나 커뮤니케이티브한 것으로 보는 것이 동양사람 보다 강합니다.한국에서는 그런 통계가 없어서 우리와 가까운 일본의 통계를 놓고 보면 유교문화권의 가족주의 문화의 신화가 붕괴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 서독에서는 매주 한번이상 아이들의 공부를 돌봐주고 있다는 아버지는 50%인데 일본의 경우에는 10% 밖에 되지 않습니다.그리고 아버지가 아이와 적극적으로 놀아주는가의 질문에서도 미국은 89%,서독은 63%로 되어 있습니다.그러나 일본은 반도 안되는 47% 입니다.특히 놀라운 것은 아이들을 키우는 것이 보람있다고 생각하느냐에 일본은 겨우 반정도인데 미국은 99%,서독은 85%인 것입니다.일본인과 달리 미국인들은 애들과 지내는 것이 일을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답하고 있습니다. 유교의 가족중심주의 전통에 새로운 제삼의 가치관 즉 초음파촬영과 같은 정보기술로 아이들의 숨겨져 있는 모습과 메시지를 투시하고 가시화하는 노력이야말로 21세기 한국의 문을 여는 열쇠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선 알기 쉽게 말해서 아이들에게 용돈을 집어주는 것이 부모의 애정이라고 생각하는 한국 아버지들의 사고를 전환시키는 것.그래서 대화하는 기술과 그 가치를 발판으로 하여 황폐해진 가족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것 그것이 우리 21세기 전략 가운데 하나라고 결론지어도 좋을는지요. ■그렇습니다.원래 가족이란처음부터 기능이나 합리성을 따지는 집단이 아니지요.자식이 못났다 하여 버리거나 일을 하지 않는다해서 밥을 굶기는 그런 이해관계로 맺어진 것이 아닙니다.더구나 인간은 다른 짐승과 다른 조건을 갖고 태어납니다.짐승들은 두뇌의 70%가 이미 자란 상태에서 태어나지만 인간은 반대로 30% 밖에 자라지 못한 두뇌를 가지고 태어난다고 합니다.70%선까지 자라려면 적어도 세살은 되어야만 한다는 거지요. □시간이 다 됐습니다.미흡한대로 여기에서 이야기를 끝내고 다음에 다시 이 문제를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감사합니다.
  • 연세대 「남·북한통합을 위한 선결과제 세미나」 지상중계

    ◎「통일의 길」 어떻게 닦아야 하나/경제/국민소득 맞추려면 8천억불 투자해야/교육/상호비방요소 청산,동질성 회복에 전력/사회/불평등·이념갈등 심화… 북은 체제위기에 냉전체제가 무너지면서 한반도의 통일기운이 무르익고 있다.그러나 통일이 아무런 준비없이 맞을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독일통일에서 보고 있다.그러면 남북한은 통합에 앞서 무슨 문제부터 풀어가야 할까.연세대학교 동서문제연구원(원장 정구현)이 11일 개최한 「남북한통합을 위한 선결과제」란 주제의 학술회의에서 논의된 「시안」들을 정리한다. ▷남북경제통합의 효과:이영선교수◁ 남한국민이 부담해야 할 통일비용과 북한주민들의 몫인 통일이득은 통일의 형태와 소요기간에 따라 달라진다.뿐만 아니라 통일비용과 이득을 어떻게 정의하는가에 따라서도 그 결과는 달리 나타난다.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가 남북한의 경제력이 비슷한 상태에서 통일을 이루기 위해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을 남한과 동일한 수준으로 끌어 올리려면 앞으로 42년간 8천4백18억달러의 통일비용을 쏟아부어야 한다.90년을 기준으로 국민총생산과 1인당 국민소득을 비교하면 남한은 2천3백79억달러와 5천59달러,북한은 2백39억달러와 1천95달러이다.남한이 7차 5개년계획상의 성장률 7·5%보다 다소 낮은 6·75%의 성장을 이룩할 것이라고 가정하고 매년 경제성장액만큼 북한을 지원할 경우 남한경제성장률은 6·35%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북한의 경제성장률은 남한의 지원이 없을 경우 4·5%에 그칠 것이지만 남한의 이같은 지원이 이뤄질 땐 매년 10%이상의 고속성장을 하게 될 것이다.북한이 매년 받는 이같은 지원액을 모두 투자한다면 남북한의 1인당 GNP는 앞으로 42년후인 20 32년에 가서 5만8천여달러 수준으로 같아질 것이다.이 기간동안 남한에서 북한에 투입될 돈을 90년 현재가치로 환산하면 3천3백억달러가 된다.이 돈을 남한에 자체 투자한다면 남한의 GNP는 투자효과등에 의해 8천4백18억달러가 된다.따라서 남한이 지불할 통일비용은 북한에 대한 단순지원액 3천여억달러가 아니라 북한을 지원하느라 잃어버린 8천여억달러로 봐야한다.이같은 통일비용은 북한이 통일을 전제로 남한과 공존하며 중국식으로 점진적 사회개혁을 추진할 경우를 가정해 산출한 것이다.만일 북한정권의 급작한 붕괴로 통일시기가 앞당겨질 경우 북한의 낙후된 기존생산시설 대부분은 폐기처분해야 할 것이다.그리고 북한주민에 대한 사회보장비용등 엄청난 별도의 비용이 들 것으로 보인다.따라서 남북경제통합은 철저한 경제적 논리에 의거,점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남북한 교육의 과제:한준상교수◁ 통일비용은 경제에 국한될게 아니라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언급돼야 한다.문화적 비용이란 통일후의 민족동질성 확립의 정도와 통일전의 문화적 갈등간의 차이를 수치화한 것이다.지금의 전쟁세대들로서는 물리적 통일보다 심리적 통일의 수용이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문화적 통합이 선행되도록 해야 한다.현 남북 교육체제는 상호비방의 개연성을 안고 있다. 또한 남북통합 최후의 순간까지 어느 한쪽에 의한 무력통합의 가능성과 그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남북 교육통합을 위해서는 교육통합과 교육통일간에 나타나는 개념적이고도 실천적인 구별과 정책적 대처가 필요하다.통합은 여러 요소를 한곳으로 모두 합쳐 놓은 물리적 상태인데 반해 통일은 다양한 여러 요소가 하나로 합치된 물리적이고도 정신적인 관계를 지칭한다.통합은 통일을 위한 필요단계이다.남북 교육교류가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교육통합과 교육통일을 갈라내어 생각해야 한다.통합교육은 교육자치와 교육자치의 연합및 조정이라는 상반된 일을 동시에 수행하는 교육정책이며 통일교육은 남북한 국민감정의 동질화와 민족감정의 회복을 위한 남북교육이념의 설정및 교육이념의 보편화를 뒷받침하는 작업을 말한다. 교육통합과 교육통일은 ▲교육개방화 추진 ▲교육 민주화 추진 ▲상호 이데올로기 공유경험 ▲통합교육 실시 ▲통일교육의 확립등 5단계를 거치게 될 것이다.이를 위해 첫째 군사분계선을 문화이음선으로 바꾸고 문화이음선의 남북 20㎞이내 지역을 남북 교육통합을 위한 공동지역으로 설정해야 한다.둘째 통일교육세를 신설,남북교류와 남북교육통합의 실험을 위한 재원을 확보하며 셋째 남북합의서에 명시된 남북문화교류조항을 구체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남북 교육문화통일연구 조정위원회를 설치,운영해야 한다.그리고 이 위원회에서는 일차적으로 ①남북 통합교육이념 ②남북 통합교육체제 ③남북 통합교육과정 ④남북 청소년문화의 통합육성모형등을 개발해야 한다. ▷북한사회의 갈등구조:전병재교수◁ 북한사회는 사회적 불평등현상과 경제적 어려움,정치적 부자유등의 갈등 유발요인을 갖고 있다.반면 이데올로기 통제를 통한 정당성 창출이라는 적극적 통제와 주민들의 조직적 감시를 통한 소극적 통제로 이루어진 갈등억제 요인을 동시에 갖고 있다.마르크스­레닌주의가 지향하는 무계급화 혁명사상이 북한에서 주체사상으로 변질되면서 평등주의보다는 전체주의가 강조되고 있다.이러한 사회계급화 현상은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는 이데올로기 창출에 어려움을 겪게 되어 강압적 통제에 의존할 수 밖에 없게 되고 이러한 필요에 의해 북한주민들의 조직화가 생겨난다.조직적 감시체제는 복잡한 관료제화를 불가피하게 하고 이는 조직성원간의 불평등 현상을 심화시킨다.이러한 조직적 서열화가 사회통제를 위한 것일 때에는 정당성 확보가 더 어려워져 북한의 체제위기는 가중될 수 밖에 없다.현재 내부적으로 북한에선 보수적 이데올로기파와 개혁지향적 관료들간의 이념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또 김정일에로의 권력이양이라는 정치과제에 직면해 있다.따라서 북한사회가 자연발생적,인위적 불평등 현상에서 비롯된 사회갈등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의심스럽다.북한사회가 루마니아와 비슷한 점이 많지만 루마니아보다 훨씬 더 폐쇄적이고 중국이라는 방파제가 외풍을 어느 정도 막아주고 있기 때문에 북한에서 루마니아식의 사태가 일어나리라 기대하는 것은 너무 안이하다.그러나 북한사회의 갈등유발요인과 갈등억제요인을 비교해 볼때 김일성 사후에도 북한의 현체제가 계속 유지될지는 의문이다.
  • 「사상논쟁」 차단 향한 역공/민주,「간첩단 무관」 광고 안팎

    ◎“대선악재 될라” 청와대·정부 걸고 넘어져/민자,“책임전가” 반박… 양당 공방전 비화 대선을 앞두고 정치쟁점화하고 있는 「남한 조선노동당」 간첩단사건이 최근 정치인 관련설로 한차례의 파문을 일으킨데 이어 민주당측이 이 문제와 관련된 신문광고를 게재,또다시 파란이 일고 있다. 파문의 발단은 민주당이 6일자 일부 중앙일간지신문에 「국민여러분께 보고드립니다.검찰수사결과 이근희는 간첩단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음이 판명되었습니다」라는 제목의 전면광고를 게재한데서 비롯됐다. 민주당은 이 광고에서 ▲이근희는 김대중대표의 정식비서가 아닌 사무보조원이며 ▲경찰의 신원조회를 거친뒤 채용됐고 ▲문제의 국방예산서류는 국회 국방위원회 사무실에서 새어 나갔으며 ▲이미 국방일보에 보도된 공개문서라고 주장했다.여기에 김대표가 도의적 책임을 느껴 국민에게 여러번 사과를 한데도 불구하고 이 사건을 왜곡 확대시켜 정치적 이득을 노리는 세력이 있다는 비난도 덧붙였다. 민주당이 그동안의 침묵자세에서 이처럼 공개적 역공을 시도한 것은 이 사건이 더욱 확산돼 사상논쟁으로까지 비화할 경우 자칫 민주당만 피해를 입는 상황이 발생할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게다가 최근 현승종국무총리가 국회에서 「간첩단사건이 정치에 이용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내용의 발언으로 중립내각의 확고한 의지를 천명하자 민주당을 에워싸고 있는 「이상기류」가 보다 구체화되기전 이를 조기에 차단할 필요를 느낀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민주당의 이번 공세는 사건의 해명이나 사과차원을 넘어 「이를 이용하려는 불순한 정치세력」「정정당당한 승부」를 주장함으로써 민자당을 자극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민주당측은 「우리도 할말은 있지만 자제하고 있다」는 전제아래 민자당은 민중당에 정치자금을 주기위해 정치자금법까지 고쳤으며 청와대·통일원등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주장,역으로 정치쟁점화를 시도함으로써 민자당으로 하여금 문제제기를 하지않을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민자당은 이날 상오 박희태대변인을 통해 「왜 자꾸 입을 열게 하는가」라는 장문의논평을 발표했다.박대변인은 이날 『정치권에서 이 문제를 더 논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에서 발언을 자제해왔는데도 민주당은 전면광고를 게재,간첩사건에 관한 모든 책임을 정부·국회 그리고 민자당에 전가시키고 있어 또 다시 입을 열지 않을 수 없다』면서 과거보다 한단계 높은 톤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박대변인은 『이근희는 김대표의 국회담당 개인비서로서 3사람밖에 되지않는 입법보조원중의 한사람인데 육체적 심부름이나 하는 단순노무요원처럼 격하시켜 김대표와의 관계를 희석시키려 하고있다』고 지적한뒤 『여태까지 「입법보조원」이라고 부르다 갑자기 「사무보조원」이라고 지칭하는 것은 너무 비정하다』고 힐난했다. 또 문제의 「국방예산개요」는 민주당의 주장과 달리 우리의 병력규모·부대위치·무기체계등을 훤히 알수 있도록 작성된 고급군사기밀서류이며 군사기밀서류가 북한에 넘어간것이 중요하지 죄의 법적용문제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민자당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김대표의 정치지도자로서의 도리까지 언급,공세수위를 최고 단계로까지 높였다. 박대변인은 또 경찰의 신원조회와 국회사무당국의 잘못이라는 민주당의 주장에 대해 『이근희는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형을 받은 적이 있음에도 불구,이를 묵살했으며 만일 국회사무국에서 자료제공을 거절했다면 날벼락이 떨어졌을 것』이라며 『말단 공무원의 잘못이 있는 경우에도 장관을 물러가라고 주장하던 민주당이 왜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그렇게 관대한가』라고 반문하면서 김대표의 「책임론」까지를 제기했다. 민자당의 이같은 정면공세는 어차피 「간첩단사건」이 대선정국의 이슈중 하나로 떠오를 것이 분명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에 대비한 사전 포석으로 풀이되고 있다. 간첩단사건 파문은 수사당국의 최종결과가 나올 때까지 또 그 결과에 따라 각 정당간의 공방전이 계속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며,이번 공방은 그 첫 공개무대인 셈이다.
  • 폭력속 순결한 영혼의 삶 조명/지상의 양식 이승우작(이달의 소설)

    ◎한 젊은이의 초월세계에 대한 추구 표현 우리는 소설에 대한 자의식을 다시 점검해야할 때를 맞고 있는지도 모른다.소설이란 무엇인가? 이는 역사적 질문일 수도 있고,소설 내적 형식에 관한 질문일 수도 있다.전자는 역사 속에서 소설이라는 장르가 어떻게 자기 정체성을 형성하여 왔는가에 대한 자기점검을 요구하며,후자는 이데올로기를 미적 형식으로 매개하고 재생산하는 소설적 재현의 특수한 약호와 관습에 대한 재검토를 요한다.엄밀한 반성을 요구할 정도로,작금의 우리소설계는 함량미달의 작품이 난무하는 심각한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함량미달이라는 기준은 결국 소설이라는 텍스트를 구분하고 「문학」을 성스럽게 만드는 제도적 실천과의 연관속에서 담론분석이라는 구체적 행위를 요구한다.「소설」이라는 장르가 역사적,우연적 산물이라는 것이 밝혀지면 함량미달이다 뭐다 해가며 평가할 수 있는 객관적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금새 드러난다.이것은 결국 의미의 문제에 맞닿고,따라서 사회성과 정치성을 동반한다.소설을 왜 쓰는가? 이에 대한 고전적 대답중의 하나는,소설이란 신이 사라져버린 시대의 궁극적 의미 탐색과정이라는 것이다. 초월성에 대한 소설적 탐색작업은 우리문학에서 변두리를 차지해왔다고 말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몇 안 되는 그러한 작가 중에 하나가 이승우이다.표적 잃은 시대 운운하며 소위 새로운 소설이라는 이름으로 질이 의심스러운 작품들이 쏟아지는 이 시기에,우리는 이승우를 통해 우리문학이 가진 건실성의 한 형태를 접할 수 있다.어떻게 보면 시대의 흐름과 무관한 정도로 자기의 세계를 꾸준히 꾸려나가는 이승우의 작가정신은 표피가 난무하는 이 시대에 분명 빛나는 바가 있다.이승우는 일찍이 80년대 초반부터 「에리직론의 초상」을 필두로 하여 세속과 초월의 접경지역에 대한 깊은 소설적 고찰을 보여준 바 있다.「지상의 양식」도 이러한 주제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재혼한 어머니를 떠나 서울서 생활하는 고등학교 2학년생인 박부길의 외로움과 초월의식을 그린 이 작품은,폭력의 지상에서 순결한 영혼을 지닌 한 개인이 어떻게 살아갈 수 있는가 하는 점을 탐색하고 있다.유년의 결핍같은 이 세계에 대한 적대감을 낳으며,결핍을 해소할 강한 욕망으로서 초월의 세계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을 낳는다.이것은 『동질의 원형질을 가진 단 한 사람의 동료를 만나』고자 하는 욕망으로 구체화되고,이 욕망은 예감이 되어 지상의 폭력에 쫓겨가는 도중 종단이라는 순결한 영혼을 만나게 된다.교회 사찰인 어머니를 따라 평생을 교회에서 지낸 종단의 초월성 내지는 신비성은 박부길을 이 지상의 땅에서 건져내오며,박부길은 그녀에 대한 사랑으로 삶의 희망을 갖는다. 지상 세계의 질서는 폭력이며,이러한 땅에서 사는것은 두려움의 연속이다.내면의 세계로 침잠하여 동질의 영혼을 만나는 것이야말로 이 지상에서 살아갈 수 있는 양식이다.그것은 독서로도 가능하지만,육체적 존재이기도 한 인간은 구체적 존재를 필요로 한다.여기서 이승우는 지상의 세계를 전면적으로 부정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초월의 세계로 승천하지는 않는다.지상의 세계에서도 살아갈 양식이 있기 때문이다.그것은 정신의 동반자,영혼의 동지라 불리는 동질감을 가진 존재와의 교감이며,이를 통해 인간은 성별되게 살아갈 수 있다.결국 이승우가 말하는 논지는,지상의 세계는 이질성과 폭력의 세계이며 이 세계에서 살아갈 수 있는 길이란 동질성의 인간을 만나 동질의 세계를 꾸미는 것,바로 그것이다.이 해결책에는 종파주의와 신비주의라는 음험한 냄새가 풍기는 것이기는 하지만,그것들은 완전한 동질성,혼연일체의 획득이란 그 만큼 힘들다는 것을 나타내는 표지일수 있다. 제도적 격절(성별의례),아,우리는 결국 분리된 소수 속에서만 원환적 영혼의 세계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일까? 의문이 안가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일단 이승우가 제시한 해결책에 귀가 솔깃해진다.그러면서도 우리는 주춤 거린다.그것은 이승우의 세계가 열여덟살이라는 사로잡히기 쉬운 시절에 대한 기억으로 서술되어 있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으리라.이승우의 세계는 우리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지만,이 지상이 폭력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이승우의 세계와 은폐와 대체의 효과가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가질 정도로 우리는 순결하지 않다.이것은 이승우의 소설적 세계의 남은 탐색지역이라 여겨지며,우리는 그에게 기대를 가지고 이후 작업을 기다려도 좋으리라,지금까지의 그의 건실한 작업을 보건대.
  • “대선은 정책대결장” 공약개발 부심/3당,국정수행력 부각에 총력전

    ◎안정·개혁 중점… 당외 의견수렴/민자/유권자 찾아 좌담형식 정책 홍보/민주/「아파트 반값」 등 경제분야에 체중/국민 대선출진의 닻을 올린 민자·민주·국민 3당은 이번 대선이 어느때 보다 치열한 정책대결장이 될 것으로 판단,유권자들의 피부에 와닿을수 있는 공약개발 및 다양한 홍보기법을 동원하고 있다. 민자당은 정권을 담당할 유일한 정치세력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도록 일관된 정책기조를 강조,전화 등을 통한 유권자 접근방법을 동원하고 있는 반면 민주·국민 양당은 국민에게 수권정당으로서의 이미지 관리에 치중하는 홍보기법을 도입하고 있다. ▷민자당◁ 신한국창조를 국정목표로 ▲깨끗한 정치,강력한 정부▲한국병 치유를 위한 교육개혁▲제2의 경제도약▲더불어 잘사는 건강한 사회실현등 4개 부문으로 나눠 정책공약을 개발중이다. 이중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교육과 경제부문. 서상목의원은 『이는 이번 대선이 대학입시와 맞춰져 있는데다 각당 후보들이 「경제대통령」을 강조하고 있어 이 부문들에 대한 치열한 대결이 예상되기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문의 경우 현재 지식과 입시위주로 되어있는 제도를 인간교육으로 바꾸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고 산업사회에 부응할수 있는 기술교육체제의 확립및 교육투자확대방안 등이 주요 골격을 이룬다. 예컨대 인문 실업고의 비율을 98년까지 50대50으로 하고 대학입시과목을 줄이는 대신 인성과 적성시험을 치르도록 하는 방안 등이 그것이다. 경제부문의 주요 골자는 ▲기술한국▲작은정부 실현▲경제수립과정의 민주화로 대별된다.먼저 국력의 기본이 경제력이라는 인식아래 기술드라이브 정책추진및 인력양성이 그 주된 내용을 이룬다. 또 금융,기업창업,토지,건축관련 각종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필요하다면 정부조직도 개편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그동안 우리의 경제정책이 관주도형식으로 이뤄졌음을 감안,수립과정에서부터 민간참여를 유도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여기에 고위 공직자들의 재산공개등 윗물부터 맑은 정치공약이 준비되어 있으며 강력한 정부를 위한 법질서 회복방안등이 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민족통합을 위한 비전과 실천방안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민자당은 이미 구체적인 윤곽을 마무리 짓고 21,22일 이틀에 걸쳐 김영삼후보에게 보고까지 마친 상태이다. 김후보는 이 자리에서 『불필요한 공약은 무리가 따르므로 공약수를 최대한 줄이라』고 지시했다. 이들 공약은 크게 나눠 「안정」과 「개혁」이라는 두가지 목표를 동시에 함축하고 있다는 것이 공약개발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민자당은 이들 공약을 70여가지로 압축,「김영삼후보의 70가지 약속」이라는 책자로 만들어 11월 중순쯤 대규모 대회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민주당◁ 대규모 군중을 동원,세를 과시하는 「바람몰이」대신 「버스투어」형식으로 유권자들이 모인 곳을 찾아다니며 얼굴을 맞대고 연설이 아닌 좌담형식으로 접근하는 방식위주로 전환. 유세내용도 종전처럼 정부와 여당의 실정만을 집중 공격하는데서 벗어나 각 유세지역의 생활환경과 산업·문화등을 사전에 면밀하게 파악,피부에 와닿을 수 있는 구체적인 발전청사진을 제시해 수권능력을 부각시킨다는 방침이다. 특히 청년층과 여성의 탈정치화추세를 감안,심각한 정치적 접근대신 유권자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문화행사를 개최해 친근감을 조성한다는 전략을 수립해 놓고 있다. 당청년특위는 이에따라 23일 저녁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출발 20∼30대의 물결」행사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전국의 대도시를 순회개최하는 청년문화축전을 기획,정치에 무관심한 청년층의 정치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23일의 행사에는 서울 팝스오케스트라와 김덕수사물놀이패,인기가수,국악인,성악가,개그맨들이 출연하고 김대중대표를 비롯한 당직자 전원이 관중석에 자리를 잡아 젊은이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기회를 가지면서 개혁과 변화의 메세지를 전달할 계획. 주부등 여성층을 겨냥해서는 오는 31일 여의도 고수부지에서 「한강물살리기 시민문화제」를 준비하고 있다. 이 행사에서는 환경을 주제로 한 퀴즈대회,어린이 그림그리기대회,주부백일장,주부가요제,재활용품전시회 등도 열리며 11월까지 금강·낙동강·영산강 등 4대강에서도 행사를 잇따라 벌일 예정. 「뉴DJ플랜」에 따른 김대중후보의 이미지 고양을 위해서도 김대표의 인간적인 모습이 담긴 옥중서신 모음집 「사랑하는 가족에게」와 「김대중을 아십니까」「김대중은 말한다」등의 소책자를 당내 행사마다 배포하고 있으며 김대표의 일생과 포부를 담은 홍보용만화 「김대중­알고보면 가슴이 따뜻한 사람」도 제작하는 등 다양한 홍보기법을 동원 중이다. ▷국민당◁ 경제분야에 초점을 맞춘 정책개발과 홍보전략을 짜놓고 있다. 「아파트 반값 공급」유의 「체감공약」을 연속적으로 터뜨려 유권자들의 심정적 동조를 이끌어 내는 것은 물론 각 지역특성에 맞는 지역개발공약도 약3백여건은 추려 놓은 상태. 이같은 정책공약에 신뢰성을 얹기위해 ▲서울·부산·청주 등 3곳에 「반값」아파트를 건설하고 ▲전국 20여개 지역구에 부품공장등을 연내에 착공키로 하는등 현대그룹을 활용한 「공약사전이행」방안을 적극 검토중. 국군의 날,경찰의 날 등 특정 이슈에 맞춘 신문광고,시리즈 정책광고 외에 단행본과 만화등 다양한 홍보기법을 동원하고있다. 이미 1백만부 이상이 배포됐다는 정주영대표 자서전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와 이를 만화로 각색한 「감자꽃 트랙터」,정대표의 사상과 신상명세를 총1백13개 항목의 문답형으로 구성한 「정주영에게 듣는다」등이 간행,배포되고 있다. 당내소식과 정대표동정 등을 TV뉴스형식으로 꾸민 비디오테이프가 주기적으로 제작·배포되고 있고 곧 멀티비전등 첨단전자매체도 동원할 계획이다.
  • “담요에 씌워 5일간 여러곳 이동”/장한규씨가 밝힌 피랍생활

    ◎음식 충분히 배급… 신변위협은 없어/범인들,경찰통신 도청… 검문 안받아 철도건설현장에서 무장괴한들에게 납치됐던 장한규씨등 대우근로자 4명은 무사히 석방된뒤 현지의 대우직원들을 만나 부둥켜안고 재회의 눈물을 흘리며 『마치 긴 터널을 빠져나온 느낌』이라면서 힘들었던 인질생활을 전했다. 9월 21일 피랍직후 담요에 덮어씌워져 산속으로 4∼5일동안 끌겨 다녔다.이때문에 4명이 한꺼번에 피랍된 사실을 4∼5일이 지난뒤에야 비로소 알게됐다는 것. 범인들은 옮겨다니는 동안 이란 경찰 초소를 몇군데 거쳤으나 단 한차례의 검문검색도 받지 않았으며 도피과정에서 여러차례 다른 범인들에게 인계됐고 이란정부의 헬기공격을 받았다. 납치된지 4∼5일이 지난뒤부터는 범인들과 한방에서 지냈으며 특별한 신변의 위협은 받지 않았다. 범인들은 근로자들에게 음식을 끼니마다 충분히 주는등 대접을 좋게 해주는 편이었으며 말은 잘 통하지 않았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농담을 걸어오기도 했다. 그러나 범인들은 납치된 근로자들이 자신들이 갖고 있는무기를 탈취하지나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으로 감시의 눈길을 떼지 않았다. 그러다가 현지근로경험이 많고 군복무시절 특수부대에 근무했던 장씨가 『우리는 총을 쏠줄 모른다』는 내용을 손짓으로 시늉해 그들의 경계를 늦추게 했다. 범인들은 자신들이 소지한 고성능무전기를 통해 서로 교신을 주고받은 것은 물론 경찰의 무전교신을 도청,그들의 작전상황과 움직임을 낱낱이 파악하고 이에따라 행동하는듯 했다. 장씨등은 시간이 흐르면서 육체적인 피로와 함께 엄습해오는 초조감을 떨쳐내지 못했다. 회사측과 한국정부는 석방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인지,가족들은 어떻게 지내는지,과연 살아서 돌아갈수 있는 것인지 불안감을 감출 수 없었다. 현지경찰과 범인들이 협상을 계속하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협상의 진전이 없어 인질생활은 상당히 길어질 것으로 생각했다. 고통의 연속이던 어느날 협상이 잘됐던지 납치범들은 새옷으로 갈아입힌뒤 시차를 두고 2명씩 석방했다. ◎돌연한 낭보에 “정말이냐”… 기쁨의 눈물/가족/안도한숨속 보상 등 마무리대책 분주/대우 『무사히 돌아왔다』 이란 피랍근로자 4명모두가 석방됐다는 소식에 근로자가족들은 환호성을 터뜨렸다. 한편 대우측은 석방이후의 대책을 숙의하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피랍자 가족◁ ○…작업반장 김선웅씨(50·부산시 금정구 서3동 131의29)부인 우순자씨(46)와 맏딸 효숙씨(22)는 가장이 풀려났다는 회사측의 연락을 받고 믿어지지 않는듯 몇번이고 『정말이냐』고 반문.우씨는 『귀국일정은 다시 연락하겠다』는 회사측의 말에 안도의 울음을 터뜨리며 친지들에게 남편의 귀환소식을 전화로 연락. ○…오건탁씨(42)의 부인 최동호씨(42·공항관리공단 청소용역원)는 마침 22일이 남편이 귀국하기로 돼있던 날이어서 출근도 않고 집(서울 강서구 공항동61)에 있다가 상오 8시30분쯤 대우측으로부터 남편이 풀려났다는 전화를 받고 북받쳐 오르는 기쁨에 눈물을 흘리기도. 최씨는 『어제까지만 해도 납치사건이 일어난데 대해 세상을 원망했다』면서 『납치범들과 회사측간의 협상이 진전되는지를 몰라괴로운 마음을 떨치지 못했다』고 심경을 토로. ○…서울 관악구 신림1동 1627의79 강롱씨(28) 집에는 이날 상오9시40분쯤 혼자 집을 지키던 셋째형수 김류심씨(28)가 대우측으로부터 「무사귀환」소식을 듣고 환호성. 김씨는 『지난달 도련님이 납치된 뒤 집안 분위기가 침울했다』면서 『이제는 악화된 시어머니의 건강이 나아질 수 있게 됐다』며 안도의 한숨. 강씨의 어머니 한복남씨(59)는 지난 18일 고향인 전북 임실에 내려갔다가 뒤늦게 아들의 구출소식을 듣고 이날 하오 급히 서울에 도착,『다시는 못볼줄 알았는데 천만다행』이라면서 눈물을 글썽. 강씨 가족들은 마침 23일 아버지 강항희씨(63)의 생일이라 『경사가 겹쳤다』며 싱글벙글. ○…장한규씨(42)의 부인 김옥련씨(43)는 이날 아침 서울 은평구 신사동 집에서 『21일 경주로 수학여행 떠난 막내 재원이(11)가 석방 사실을 알면 무척 기뻐할 것』이라면서 『하루빨리 남편이 귀국해 재회의 기쁨을 나누길 바란다』고 기대. ▷대우대책본부◁ ○…대우는 이날 상오8시부터 장영수사장(57)주재로 긴급간부회의를 열고 납치사건 마무리를 위한 대책을 숙의하느라 분주한 움직임. 대우측은 가족들에게 『보안상 이유로 가족들에게 조차 석방사실을 알리지 못해 죄송하다』면서 『피랍근로자가 모두 우리에게 넘겨지면 충분한 보상등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약속.
  • “「간첩사건」 조작설 근거없다”/국감 나흘째

    ◎경찰중립·민생치안 대책 추궁/“수입식품 검역체계 대폭 강화”/“정당과의 정책협의 균형유지”/제일생명 하 전사장 출석싸고 논란 국회는 19일 법사 내무 재무 문공등 16개상위별로 소관부처및 산하기관,지방자치단체에 대해 나흘째 국정감사를 벌였다. 국회는 이날 감사에서 ▲제2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조선로동당간첩사건▲경찰의 대선에서의 중립확보▲연기군 관권선거수사▲마사회비리등을 집중 추궁했다. 송언종체신부장관은 교체위감사에서 제2이동통신사업자선정및 취소과정에서의 특혜여부를 묻는 질의에 『제2이동통신사업자 선정을 취소한 것은 국민정서에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며 선정과정에 특혜는 없었다』고 거듭 강조하고 『통신산업발전을 위해서는 사업자선정이 빠를수록 좋다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법사위의 법무부에 대한 감사에서 민자당의원들은 조선로동당간첩사건을 거론한 반면 민주당의원들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연기군사건의 전면재수사,선거사범에 대한 공정한 법집행등을 촉구했다. 이정우법무장관은 『「남한조선로동당」사건은 장기간에 걸쳐 내사해오던 것으로 관련 피의자들이 조사에서도 범행내용을 순순히 자백하고 간첩장비물들도 발견되는등 조작의혹은 근거없는 말』이라면서 『이근희씨가 황인오등에게 건네준 92년도 국방예산안에는 국방기구와 정책등 기밀사항이 다수 포함돼있으며 형식상으로도 2급군사기밀로 표시돼 이씨에 대한 사법처리상 법률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김동익정무1장관은 국무총리훈령이 정무장관의 직무와 관련,민자당과의 관계만을 규정하고 있는데 대해 『노태우대통령의 탈당선언이후 정무장관의 직무에 관련된 총리령은 효력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앞으로 중립내각의 정신에 따라 각 정당과의 정책협의등에 있어서 균형있고 공평한 등거리관계를 유지하겠다』고 다짐했다. 노동위에서 김정규서울지방노동청장은 MBC파업사태를 노동위의 중재결정에 회부한 것에 대해 『공정방송부분을 중재결정에서 제외하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어떻게든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중재의원들이 더 많았다』고 답변했다. 내무위는 경찰청에 대한 감사에서 조선로동당간첩단사건과 관련,경찰의 대공능력을 추궁하는 한편 경찰의 실질적인 중립과 민생치안대책의 수립등을 촉구했다. 교육체육청소년위원회에서는 최근 물의를 빚고 있는 한국마사회의 비정상적인 운영과 서울평화상의 권위상실문제,국민체육진흥공단의 비대화등에 대해 캐물었다. 보사위의 보사부에 대한 감사에서 안필준보사부장관은 한국제분이 농약허용기준을 초과한 호주산 수입밀을 시중에 대량 유통시켰는지 여부에 대한 질의와 관련,『곧 목포검역소에 대한 특별조사를 펴겠으며 위법사실이 드러나면 관계자를 징계,형사고발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안장관은 이날 민주당의 김병오의원이 보사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국제분측이 농약성분이 함유된 수입밀가루 10만부대(2천2백1t)를 시중에 유통시켰다고 주장한 데 대해 이같이 답변하고 『수입식품에 대한 검역체계에 문제점이 드러난 만큼 검역체계를 대폭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보험감독원에 대한 재무위의 감사는 정보사부지사기사건과 관련,증인으로 채택된 하영기전제일생명사장이 출석하지 않은 것을 이유로 민주당의원들이 감사를 거부해 민자당의원만이 참석한 가운데 파행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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