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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흥업소 심야영업 허용해야 하나(오늘의 쟁점)

    유흥음식점의 심야영업 허용 문제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다.보건복지부와 업계측은 행정규제 완화 차원에서 심야영업을 자율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내무부와 경찰청 등은 범죄예방과 과소비억제를 위해 계속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이 문제는 특히 올 6월 자치단체장 선거에서도 주요 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여 찬반의견을 통해 타당성 여부를 알아본다. ◎찬/“자율화 마땅”/“업계 생존권 보호차원서 풀어야”/김영두 유흥업중앙회장 최근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식품접객업소의 영업시간 자율화 방침은 시의적절한 것으로 생각한다.업계의 입장을 떠나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세계화를 겨냥한 정부의 구상에 박수를 보낸다. 자율화라는 결단은 어느 정권이나 내릴 수 있는 조치가 아니다.국민에 의해 탄생하고 국민의 역량과 자질을 믿고 존중하며 민생정치를 하겠다는 문민정부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이제 우리 국민들도 자율화에 따르는 자유와 책임을 능히 감당할 수 있을만큼 성숙해 있다.직업과 생활 패턴이 점차 다양화되고있는 민주사회에서 여가와 유흥이라는 재충전의 시간까지 나라에서 일괄적으로 정해놓는다는 것은 얼마나 볼썽 사나운 일인가.자율화를 통해 얻어지는 성숙한 국민성도 분명 국가 경쟁력의 한 부분이요,자산이다. 90년 1월 과소비와 범죄를 억제한다는 명분으로 시작된 식품 접객업소의 영업시간 규제조치는 정확한 평가나 검증없이 지난 5년간 지속되어 왔다.그간 우리 업계에서는 생존권과 권익보호 차원에서 시행상의 부작용과 문제점을 여러차례 제기했으나 「과소비와 범죄=식품접객업소」라는 애매모호한 통념을 이유로 무시돼 왔다. 그렇다면 영업시간 규제 조치 이후 과연 과소비와 범죄가 얼마나 줄어들었는가.여러 통계들은 과소비와 영업시간 규제가 별다른 상관관계가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결국 과소비는 세제 개선과 국민의식개혁차원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하고 범죄는 치안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인 것이다.이를 언제까지 업소와 손님들이 책임져야 할 것인가. 영업시간 규제가 강행된 지난 수년간 우리는 무허가·변태업소 및 심야업소와의 전쟁으로 공권력이 낭비되는 사례를 숱하게 지켜봤다.영업시간 문제로 많은 경찰력과 시·군·구의 공무원들이 밤잠을 설쳐가며 단속에 나서야 했던 과거사는 이제 더이상 되풀이되어서는 안될 구태이다.보다 근원적인 문제는 몇시간 동안 영업을 하느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형태로 영업을 하느냐에 있다.즉 영업의 양이 아니라 질이 문제인 것이다.영업시간의 범위는 일차적으로 업주와 손님의 선택과 양식에 맡겨야 한다.그리고 공권력은 영업의 질,즉 건전하게 운영하느냐,변태적으로 운영하느냐를 판단하고 이에 따라 지도와 단속에 힘을 써야 할 것이다. 우리 업계는 영업시간 규제조치 이후 자체적으로 자율정화운동을 벌이고 정신교육도 받아왔다.자율을 지키기 위해서는 권리에 상응하는 책임이 필요함을 절실히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 ◎반/“계속 규제를”/“음주 늘어 과소비·범죄 부추겨”/송보경 서울여대교수 결론부터 말하면 누구를 위해서 다시 장려하려는지 의심스럽다.「정부규제 완화」와 「민간의 자율화」를 명분으로 이 기회에 복지부는 업자를 위해서 이것 저것 풀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처럼 보인다. 복지부가 사회적 규제도 완화 대상으로 잘못 생각하고 있거나 아니면 강대국이나 각종 이익집단의 압력에 밀려 국민보호를 소홀히 하는 것 같아 우려된다. 규제완화란 정부 개입으로 국민생활을 불편하게 하거나 기업운영의 효율화나 자유경쟁을 저해하는 요인이 해당되는 것이 아닐까.규제를 풀어야 할 대상과 오히려 강화해야 부문을 분별하는 사려가 요구된다. 소비자보호,환경보호는 구태여 세계의 흐름을 들여다 보지 않더라도 규제가 대폭 강화되어야 할 대상이다.그리고 국가사회 구성원인 국민들의 뜻이 존중되어야 한다. 건전한 사회적 규범이 정착되어 생활화된 사회에서는 규제가 완화되어도 되겠지만 지금의 우리사회는 다르다.우선 대중 유흥업소 등이 심양영업을 하지 않아 얼마나 많은 국민이 불편한가 복지부에 묻고 싶다.「불편하지 않다」가 공감대일 것이다. 물론 자본주의 시장경제 사회에서 영업의 자유는 최대한으로 보장되어야 한다.그러나 그 자유도 사회적 규범안에서 혹은우선되는 사회적 가치안에서 제약을 받게 마련이다. 미국사회에서도 심지어 개인의 은행저축마저도 일정 금액이상일 때에는 제약을 받는다.몇년전에 전직 대통령의 가족이 미국에서 이 규칙을 지키지 않아 어려움을 당했던 것을 우리는 생생하게 기억한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심야영업의 자유이전에 한국사회의 문화풍토 혹은 술문화 등을 같이 고려해야 한다.한국은 「조용히」 마시는 술문화를 갖고 있지 못하다.구태여 업무와 관련,술대접을 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심리적 강제로 이른바 2·3차까지 가는 특유의 술문화를 갖고 있다. 이 강압적이고 강제적인 술문화는 대학생은 물론 10대 초반의 청소년들에까지 파고 들어 그대로 답습되고 있다.영화속에 나오는 장면처럼 건전하게 술과 음식을 즐기는게 오히려 사회에 활력소가 된다는 주장을 한다면 이같은 우리 특유의 현실을 들여다 보라고 권하고 싶다.도대체 술마시는 기회를 늘려 주는 시책을 무엇때문에 서두른다는 것인가. 자율화의 확대라는 흐름에 편승해 국민의 육체적,정신적 건강과 안전생활이 위협받아서는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해두고 싶다.
  • TV오락프로 참여 부상/방송국상대 손배소제기(조약돌)

    ○…TV 오락프로그램에 참여했다가 부상당한 출연자가 방송국을 상대로 『육체적·정신적 피해를 배상하라』며 2천5백만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서울민사지법에 제기. KBS 2TV의 「TV 챔피언」프로그램에 출연해 「징검다리게임」을 하다 2.5m아래로 떨어져 부상당한 강모(21·여)씨등 3명은 4일 『장애물경기 등이 있는 이 게임은 사고의 위험이 많은데도 방송국측이 안전장치를 제대로 갖추지 않아 게임도중 다쳤다』며 『방송국측은 사고직후 환자를 병원으로 데려가는 일을 게을리해 부상을 악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문병이나 치료비지급 등 최소한의 성의조차 표시하지 않았다』고 주장.
  • 절제력갖기/적당한운동/싱겁게먹기/3박자 생활 질병내쫓자(생활과학)

    ◎주부들 「양념 덜쓰기 캠페인」 벌여야/「계단 오르내리기」·「1만보 걷기」 등 권장 현대 의술은 아직도 에이즈나 암등 난치병 정복은 엄두도 못내고 감기의 정체하나 속시원히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이에따라 「치료」중심의 현대의학이 방향을 상실한 게 아니냐는 회의론도 나오고 있다.최근 『불치의 병은 없다.다만 불치의 생활이 있을 뿐이다』는 철학아래 생활습관의 교정을 통해 건강을 되찾자는 「뉴스타트 의학」은 이런 점에서 시사해주는 바가 크다.뉴스타트의학의 주창자인 재미의학자 이상구박사(위마연구소)는 서울신문 독자에게 띄운 신년 건강메시지에서 『지금부터라도 건강식·운동·절제의 3박자생활을 습관화해 질병의 「뿌리」를 없애자』고 제안했다.이박사가 띄우는 새해 건강메시지를 알아본다. 한국은 장차 건강문제에 있어 큰 시련을 겪을 나라로 지목됩니다.물질만능 풍조의 만연,각종 스트레스 누적,무절제한 생활,성급하고 격한 국민감성,그리고 건강에 대한 무지와 편견 때문입니다.여기에 잘못된 식생활,음주문화,운동부족이 가세할 경우 소아 성인병의 증가와 함께 중년 남성의 돌연사가 일반화될 것입니다. 이제 잘못된 우리 삶의 방식은 바꿔야 합니다.그리고 증상의 치료에만 매달리지 말고 질병의 씨앗을 제거해야 합니다. 「40대 사망률 세계 1위」의 오명을 씌워준 암과 뇌혈관질환은 왜 생깁니까.바로 잘못된 식이습관 탓입니다. 한국인은 유독 뇌혈관질환에 많이 걸립니다.이는 평소 맵고 짜게 먹는 습관이 몸에 배어 혈관이 끊임없이 손상을 받고 있다는 반증인 것입니다. 어떤 분은 삼겹살 먹는 것이 왜 나쁘냐고 반문합니다.그렇지요.삼겹살이 직접 사람을 죽이는 것은 아닙니다.하지만 기름기가 많으니까 이 기름이 체내에서 산소와 결합합니다.그리고 산소가 체내에 너무 많이 남아 산화작용을 일으켜 세포가 상하게 됩니다.따라서 튀긴 음식,특히 오래 보관된 라면등은 과산화물질로서 체내에 자꾸 들어가면 발암물질이 되는 것입니다.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세포가 부담을 안고 있는데다 이처럼 세포가 쉴수 있는 물은 안들어 오고 유해식품과 담배연기 따위만 들어옴에 따라 세포가 미쳐 암세포로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혈관은 다시 젊어질수 있습니다. 40년동안 짜고 맵게 먹었더라도 지금부터라도 싱겁게 먹으면 됩니다.바로 오늘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건강식이란 이처럼 「안맵고 안짜고 튀긴 음식 안먹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이런 점에서 새해에는 주부들이 앞장서 「양념 많이 넣지 말기 운동」을 벌일 것을 간곡히 호소합니다. 이와함께 새해에는 「1인 1기 운동」을 생활화합시다.적당한 운동은 한주먹의 알약보다 낫습니다.하루 15∼30분의 시간이 없어 운동을 못한다는 것은 핑계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운동을 단순히 근육 부풀리기(육체미)로 오해말고 하루 1만보걷기,팔다리 운동,적당한 숨쉬기,계단 오르내리기 등을 하면 신경이 안정되고 소화작용도 훨씬 좋아지게 됩니다. 부디 건강식,절제,운동을 생활화해서 건강한 삶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 음주량과 건강(최선록 건강칼럼:51)

    ◎1시간동안 소주 5잔 넘지 말아야/지방간 막으려면 2∼3일 금주 필요 연말연시에는 술마실 기회가 자주 있다.술이 몸에 맞는 사람은 몇잔의 술을 마시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선천적으로 술에 약한 사람은 조금만 마셔도 얼굴이 붉어지고 가슴이 뛰며 구토가 생겨 무척 부담스러워한다. 옛날부터 술은 적당한 양을 마시면 백약의 장이 되고 과음하게 되면 백악의 장이 된다고 하였다.이와같이 술은 약이 될 수 있는가 하면 독이 될 수 있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적당한 음주는 위벽을 자극하고 위액의 분비를 촉진,소화를 돕고 식욕을 왕성케한다.또 중추신경을 흥분시키고 두뇌의 작용이 진정되며 마음이 편해지고 즐거운 기분을 가지며 스트레스 해소에도 큰 도움을 준다.더욱이 말초혈관을 확장,혈액순환이 순조롭고 육체적 피곤을 덜어주며 신진대사가 원활해질뿐 아니라 잠이 쉽게 온다. 한편 과음이나 폭음을 하게되면 간에 작용 지방간 간염 간경화 등을 초래할 수 있고 혈압을 상승시키며 부정맥을 일으킨다.또 사람에 따라 당뇨병·뇌신경장애·말초신경염·우울증·골다공증·빈혈·통풍·성욕감퇴 및 산모는 기형아를 출산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특히 술좌석에서 음주와 흡연을 동시에 하는 사람은 비음주자보다 식도암·위암·간암·췌장암·유방암의 유발 가능성이 몇배 가량 높다. 마신 술은 위장관에서 흡수되며 주로 간에서 대사가 이루어진다.주성분인 알코올은 간 속에서 알코올 분해효소에 의해 아세트알데히드로 변한다.이 물질은 간에서 다시 분해,초산으로 변하고 마지막으로 탄산가스와 물이 된다. 현대과학은 애주가들에게 적당히 마실수 있는 술의 적량을 제시해 주고있다.처음 술을 마실 때 1시간 안에 술의 정량은 자기체중에다 1천을 곱한 다음 알콜농도(%)에 12를 곱한 수로 나눈 수치가 알맞는 주량이 된다. 예를 들어 체중이 70㎏인 사람이 소주를 마실 때 처음 1시간 동안 술의 적량은 70×1천을 곱해 나온 7만을 12×25할 때 나온 3백으로 나누면 약 2백33㎖가 나온다.이 수치는 두홉짜리 소주의 약 3분의 2에 해당되는 양으로 1시간에 5잔 정도를 마시면 알맞는 주량이 된다.2시간째 부터는 첫번째 양의 30∼50%정도로 줄여 마시면 다음날 아침 좋은 건강상태를 유지할 수 있고 숙취가 예방된다. 한번 술을 마신 다음 2∼3일 동안 푹 쉬고 다시 마시면 간에 지방이 축적되는 지방간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 발레리나 박인자(이세기의 인물탐구:65)

    ◎현란한 율동의 창작무대 쉼없이/82년 「백조의 호수」서 고난도 「푸에테」 24회 선보여/토슈즈 과감히 벗고 출연… 정통발레 변혁 시도/후진 양성하며 항상 공연주역… 내년 4월 「20년 기념작」 준비 박인자 84년 음악전문지 「객석」창간호는 발레리나 박인자를 발레계의 「비범」으로 꼽은 일이 있다.조동화·김영태·채희완등 무용평론가들의 추천이유는 이랬다. 『82년9월 「백조의 호수」3막중 오딜(흑조)에 도전한 박인자는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으로 눈이 부시도록 현란한 푸에테를 24회나 도는 저력을 보였다.83년5월 그가 춘 오데드 솔로 역시 에메랄드처럼 빛나는 무대였다.그후 쇼스타코비치의 「아다지오」와 「녹색의 변주곡」에서 그는 지체의 포물선을 감각적으로 금긋는 데 기여했다.개성이 돋보이는 박인자에게서 아직 노련미를 찾긴 어려우나 그의 작업은 신뢰감을 갖고 주시해도 좋을것 같다』는 요지였다. 한 다리로 서서 몸을 완전히 회전시키는 푸에테란 발레리나의 자존심이 걸린 고난도 테크닉의 하나다.최근에는 테크닉 발달로 이보다 긴 푸에테와 필루에트를 성공시키는 예가 흔히 있지만 10여년전만해도 그의 연속 푸에테는 무용계의 화제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후 개인발표와 지방공연·춤작가 12인전·대한민국무용제등 각종 대형행사에서 박인자는 클래식과 네오클래시시즘 창작발레와 재즈발레에 이르기까지 변화되고 발전된 춤의 모습을 정열적으로 펼쳐왔다.91년 국립극장에 올려진 「레이몬다」가 「클래식의 격정과 정확성」을 갖춘 무대였다면 「불새」의 경우는 모리스 베자르의 단순화된 현대발레를 「스트라빈스키 음악의 역동성을 살려 힘있고 치밀한 원형무로 만든 수작」이었다. ○격있는 화려함 과시 지난해 가을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선보인 그의 「나비부인」은 긴 부드러운 의상속에서 물흐르듯 유연한 동작을 구사하여 『40대 무용가 중에서 포르드 브라(팔의 움직임)의 정지미를 이만큼 탄력적으로 과시한 발레리나는 드물다』는 평을 받았다.더구나 창작발레 「초록의 환상」에서 토슈즈를 활짝 벗고 산뜻하게 치솟는 도약은 무중력과 부력의 이미지를 꽂으면서발레는 그 「무엇」이 아니라 지속적인 훈련이고 기교이며 동시에 「격있는 화려함」이라는 것을 단적으로 제시했다. 평론가들의 평이 아니더라도 박인자발레의 매력은 댄서의 묘기를 완벽하게 소화한 프로의식과 아름다움이 넘치는 무대의 회화성에 있다고 볼 수 있다.그리고 분홍신을 신은 것처럼 그는 신들린듯 무대를 선회하고 회전하면서 그가 춤추는 공간에 오색찬란한 빗살무늬를 뿌려나간다. 그의 발레는 60∼70년대 국립극장 무대에 올려진 정교한 클래식 발레와는 그 형식면에서 뚜렷한 차이점을 갖고 있다.즉 그의 춤은 이지적이고 극적인 움직임과 육감적인 신선미를 잃지 않는다.이른바 무엇을 추어도 활기차고 선이 선명하며 창작력과 문학성이 뛰어나다.그는 춤출 뿐만 아니라 탁월한 발레조련사이자 매우 두뇌회전이 빠른 안무의 재구성자이고 「그래서 대학권에 두기에는 너무 아까운 재목」이라고 평론가 김태원은 한탄해 마지않는다. 박인자의 유년의 기억은 햇빛처럼 밝고 순탄하기만 하다.서울 충무로에서 약국을 경영하던 박명근씨와 노오례여사의 6남매중 막내로 태어나 어릴 때는 피아노를 쳤고 금란여중에 다니면서 발레리나 서정자의 눈에 띄어 발레에 입문했다.1백62㎝의 크지도 작지도 않은 유연한 몸매를 타고난 그는 임성남 문하에서 본격적인 발레수업을 받았고 서울예고 2학년때인 69년부터 벌써 국립발레단 정기공연에 참가하여 스승·선배들의 기대를 한몸에 모았다. 대학4년때인 74년 동아무용콩쿠르에서 「지젤」솔로로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는 대상을 수상,신데렐라 탄생을 예고받은 그로서는 실은 더이상 아무것도 부러울 것이 없었다.그가 존경하는 선배 김혜식은 이 콩쿠르에서 금상을 받았고 조승미 역시 은상에 머문 데 비한다면 그의 대상은 발레계의 모처럼의 경사이자 자랑이기도 했다.그러나 기쁨은 잠시,그를 아끼는 국립발레단의 임성남씨와 대학의 스승인 김정욱교수 사이에서 그는 프리마 발레리나냐,대학교수냐의 양갈래 길에서 무엇인가 선택하지 않으면 안되는 결정적인 순간을 맞게 되었다.전문 발레리나로 그를 키운 임성남씨는 당연히 국립발레단 입단을 권유했고 대학 발레의 향상을 걱정하던 원로 김정욱교수는 대학에서 발레를 가르치는 일도 공연 못지 않게 중요함을 누누이 역설해왔다.더구나 그는 4년동안 모교인 수도여사대(현세종대)에서 장학금을 받고 공부한 처지였다. ○고민끝에 「대학」 선택 고민끝에 그는 결국 대학을 선택하기로 마음먹었다.김정욱교수의 뒤를 이어 대학에서 후배를 가르치면서 자신의 무대를 만들자고 생각했으나 박인자의 결정에 놀란 임성남씨는 『그러려면 대상수상을 되물리라』는 농담반 비슷한 격노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술가중의 어떤 사람들은 위대성을 타고나게 마련이지만 또 어떤 이들은 후천적으로 이를 획득한다.그러나 아무리 타고난 위대성이라도 갈고 닦지 않는다면 한낱 범용에 그치고 말 것이다』 우연이나 요행은 절대로 훌륭한 예술가에 이르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그는 자신의 재능을 발전시키기 위해 지금도 「피나는 노력」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말한다. 그동안 그는 미국·일본의 발레학교에 나가 다양한 테크닉을 연마하면서 발레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모든 룰들을 다시한번 생각해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그중에서 그에게 영향을 준 것은 윌리엄 포사이드와 모리스 베자르의 파격의 안무였다.특히 리옹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줄리엣을 감시하기 위해 무대에 경비견까지 끌고 나온 것을 보고 그는 고질화된 형식에서 벗어나 맨발벗은 모습을 발레에 적용하는 과감한 용기를 보였다.타당성이 없이 누군가 고수하려는 것을 「누군가 깨야 한다」는 의지로 작품에 맞지 않으면 토슈즈나 튀튀 클래식 튀튀 로맨틱을 고집하지도 않았고 「나비부인」에서 창살에 비친 그림자춤이나 「피아노」에서의 파도와 달빛타기를 푸른 휘장으로 표현한 것도 같은 맥락의 시도다. 박인자에겐 많은 장점이 있다.평상시의 그는 발레리나의 티는 물론 교수의 티도 내지 않는다.지젤의 분위기를 닮은 해맑은 싱그러움을 간직한 채 일상적인 대인관계를 원만하고 진지하게 풀어나간다.그가 모교를 떠나 발레전공이 없는 숙대 무용과로 옮겨간 것은 그가 지도한 후배들에게 교수자리 하나라도 내어주기 위한 배려였다.그의공연장에 장르를 초월한 수많은 무용인이 찾아들고 그의 춤을 격려하고 환호하는 것만 봐도 그의 후덕함을 엿볼 수 있다. ○무용과 음악을 분리 단지 자신의 올바른 주장은 남의 눈치를 보거나 주위를 의식치 않고 똑바로 관철시키는 주의다.문예진흥원 창작활성화 무용기금속에 음악파트가 포함된 것을 보고 무용과 음악을 따로 분리한 것도 그가 이룬 성과다.가족은 건축가인 부군 함정도(서울산업대교수)씨와의 사이에 1남(고교)1녀(여중). 우리의 본격적인 클래식 발레는 김정욱·임성남·홍정희에서 김학자·김혜식·조승미로 이어지고 이들은 대부분 대학에서 후배를 양성하거나,발레를 지도하거나 안무에 치중하는 시기다.대학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지금도 끊임없이 발레무대의 주역이라는 점에서 박인자는 단연 현역의 톱에 틀림없다.그러나 육체를 매체로 하는 무용의 세계에서 무대예술가의 활동시한은 전보다 길어지는 추세이긴 하지만 「꽃처럼 무섭게 시들어버리는 육체의 언어로 예술적 광채를 영속하기란 좀체로 쉽지 않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다.더더욱 인간의 영혼을 전율케 하는 「사색의 끝」에 치닫지 않고서는 모든 움직임은 무의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그는 바람이나 파도나 봄을 맞는 대지의 꿈틀거림이 인간의 희비애락에 자연스럽게 접목되는 「마음의 춤」을 추구하는 시기다. 그래서 단순하게 허공중에 들어올린 팔 하나라도 가장 자연스러운 바람속의 흐름이기를 원하고 있다. 내년 4월3일 중앙국립극장 대극장무대에 올릴 「박인자발레 20년 대공연」을 앞두고 그는 겨울방학 시작과 함께 짙은 사색에 빠져 있다.그로서는 결국 몇 안되는 별중에서 끝까지 반짝이는 하나이고 싶은 것이다.그리고 그가 춤추고 지나간 자리에 언제까지나 긴 여운으로 불꽃 같은 극미의 항적이 남기를 스스로 기대하려는 것이다. □연보 ▲1953년 서울출생 ▲1966년부터 임성남 사사 ▲1969∼73년 국립발레단단원 ▲1971년 서울예고졸업 ▲1974년 동아무용콩쿠르 대상수상,ASTA총회참가 공연 ▲1975년 수도여사대(현 세종대)졸업 ▲1977년 동대학원 졸업,세종대강사,PATA총회참가 공연 ▲1979년 세종예술원창단 공연 ▲1980년 예무회창단 공연 ▲1982년 박인자발레,대한민국무용제·한국발레협회 창작발레공연 ▲1983년 박인자발레 공연 ▲1984년 일본 도쿄시티발레·아메리카발레센터연수,데이비드 하워드 발레스쿨 수학 ▲1985년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교환교수 ▲1986년 김정욱발레페스티벌 출연,86아시아문화예술축전 안무 ▲1987년 박인자발레 공연,숙대교수 ▲1988년 88서울올림픽 문화예술축전·서울국제무용제·현대오페라단 「리골레토」중 「집시의 춤」안무 ▲1989년 박인자발레 공연(대구·서울),발레20 창단기념·임성남 발레45주년기념공연 안무·출연 ▲1990년 세종문화회관 분수대공연,중앙일보사주최「그랜드발레 페스티벌」안무 ▲1991년 박인자발레 공연(부산·서울),춤작가 12인전안무 출연,청룡영화제 오프닝 세레모니 「코러스라인」안무 ▲1993년 박인자 창작발레(창원·대구·여수) 「대지의 소리」「승천」「연습실에서」「해적 2인무」「팝을 위한 바리에이션」「나로부터 멀리」「고귀한 승리」「파키타」「불새」「나는 뭐드라?」「나비」「나비부인」「꼬리기르기」「가을저녁의 시」「피아노」등 다수 한양대 체육대 박사과정 한국발레협회및 한국무용학회 이사 국립발레단 자문위원 숙대무용과 교수
  • 인간의 조건/김창화 연극평론가(굄돌)

    요즘 들어 가끔씩 「과연 인간은 무엇 때문에 사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게 된다.먹고 살기 위해 발버둥쳤던 때가 있었고,막연한 성취욕에 불타 바쁘게 지냈던 적도 있었다.상대적으로 여유있는 삶을 향유하고 있다고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그러나 물질적인 만족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 못하는듯 삶의 방식과 의미에 대한 생각들이 세월과 함께 다시 되살아나고 있다. 퇴색해 가는 젊음에 대한 염려로 운동을 하고 담배를 끊고 음식과 술을 절제하면서도 황폐해져 가는 정신을 건져낼 대안은 세우지 못하고 있다. 사람들은 흔히 곤경에 빠지게 되었을 때에야 비로소 자신의 나약함을 발견하게 된다.모든 것이 풍요로울때 인간은 자만에 빠지게 되고 오직 자신만의 안녕과 영화를 생각한다.그렇게 엄청난 권력과 세도를 지녔던 진나라의 시황제도 결국 죽어지면 끝이다.그의 무덤을 지키기 위한 수많은 병사와 무기도 그의 마지막 숨길을 연장시키지 못했으며 그의 불안을 잠재울 수 없었다. 죽음앞에서 인간은 삶을 그리워하게 되고 결국 인간의 한계를 배우게 된다.그래서 인간의 조건은 삶의 조건과도 같다.즉 「어떤 삶을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곧 「어떤 인간이 되고자 하는가」라는 물음과 같은 것이다. 인간에겐 정신과 육체가 있다.그리스인들은 균형잡힌 육체에 조화로운 정신이 깃들인다고 했다.육체의 고통은 사람의 정신마저 괴롭히며,정신이 올바르지 않은 사람의 육체는 그렇게 아름답지 않다.물론 반대의 경우와 예외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건강과 미용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이상 인간이기를 포기한,삶의 조건을 포기한 사람들과 더불어 살기 위해,윤리적이며 도덕적인 삶을 새로운 인간의 조건으로 내세울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비로소 사는 보람과 희망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정부역할/「2천년대 국가경영 전략」 세미나

    ◎「개발주도」서 「갈등조정」으로/“행정도 경쟁”… 시스템화로 질 제고/「창의력 계발」 교육개혁 가장 절실/사회지도층법·윤리 준수 수범을 한국행정연구원(원장 노정현)은 7일 서울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정부 부처 국장급 간부등이 참석한 가운데 「20 00년대 국가경영전략 수립을 위한 세미나」를 열었다.이현재 한국정신문화연구원장은 이날 기조강연에서 20 00년대에 대비해 정부의 조정자로서의 역할과 질이 높은 행정서비스의 제공을 위한 행정의 시스템화를 주장했다.현승종 전국무총리,최호중 한국자유총연맹총재,강경식의원(민자당)등도 주제발표를 통해 행정과 교육·통일 분야에서의 변화를 역설했다. ▲이현재 한국정신문화연구원장=현정부가 출범한 뒤 「개혁과 변화」를 위해 추진한 각종 조치들이 국정의 흐름을 정상궤도로 올려 놓는데 기여했다.그러나 작은 정부,규제완화,기업형 행정등 행정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력은 부처 사이의 갈등과 정책의 일관성 부족으로 그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2000년대를 앞두고 국가경영 전략의 방향은우선 정부의 역할을 개발주의자에서 사회적 갈등의 중심적인 조정자 쪽으로 바꿔야 한다.또 국민이 바라는 행정서비스를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가능한 한 신속하게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환경과 식품위생·세무·산업재해·시설물안전·교통사고·치안및 소방등 국민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일과 직결되는 행정의 시스템화가 중요하다. 특히 입시 위주의 획일적 교육체제로부터 창의적 사고력과 과학기술을 존중하는 교육,다양한 전문가를 양성하는 교육체계로의 전환이 시급하며 통일에 대비해 충분한 국가적 역량을 다져야 한다. ▲강경식 의원(민자)=지난해 개혁의 핵심은 우리사회의 후진성을 탈피하는 것이었고 올해는 세계무역기구(WTO)의 출범을 앞두고 「경쟁력의 강화」가 국가의 최우선 과제로 등장했다. 「국경 없는 경제」의 무한경쟁에서 살아 남는 길은 경쟁력 배양 밖에는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올해의 개혁은 바로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 어떻게 변화해야 하고 어떤 개혁과제를 추진해야 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졌다. 행정도 경쟁을 벌이는 시대에 접어들었다.냉전체제의 붕괴와 정보통신의 혁명 등으로 새로운 세계질서가 형성되고 있다. 기존의 정치질서가 무너지고 있고 관료조직의 재편 움직임도 일고 있다.새로운 변화의 중심은 「정보화 시대」로의 전환이다.정보화시대에는 「창의」가 핵심적 과제가 된다.따라서 선진국에서도 교육이 가장 중요한 개혁과제로 등장하고 있다.이같은 일을 앞장서서 해결할 곳은 정부 밖에 없다. 「복지부동」이란 비아냥거림의 대상에 머물 것이 아니라 경제발전을 선도할 앞선 집단으로서 관료들이 새한국을 만들어가는 변화와 개혁의 과업을 풀어갈 것으로 확신한다. ▲현승종 전국무총리=우리가 건강한 사회를 위한 개혁을 추진하는 데는 우선 급속한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성취과정에서 이루어진 졸속주의와 적당주의를 극복해야 한다. 특히 최근에는 인명경시의 야만행위,패륜행위등 질서의 위기가 나타나며 이는 전통적 윤리의 실종과 경제성장에 따른 가치관의 혼돈,새로운 윤리도덕의 불형성등 여러 원인에서 비롯된다.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같은 부정적 요인들을 시정하기 위한 의식개혁이 선행되어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교육을 바로 세워야 한다. 가정에서는 자녀에게 과보호 대신 옳고 그름을 가르쳐야 하며 학교에서는 대학입시제도의 개혁,교육여건의 개선등으로 인격교육의 부실상태를 탈피해야 한다. 사회지도층들이 법질서의 준수와 윤리도덕의 실천등을 통해 민주시민의 정신을 보여주어야 하며 이것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데 시급한 대책이다. 건강한 사회는 무엇보다도 정치인이 사회구성원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지도자가 사회인의 호응과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철학을 바탕으로 방침을 정해 실천할 때 전진할 수 있다. ▲최호중 한국자유총연맹총재=통일과정과 통일이후에도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와 목표는 자유민주주의에 토대를 둔 민족공동체의 건설이다. 통일은 단순한 꿈이나 희망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적인 실천의 과제로 다가오고 있다.이를 위해 남북관계의 개선을 위한 노력 못지않게 통일에 실질적으로 대비하는 내부적 역량과 준비를 갖추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예기하지 않는 순간에 갑자기 통일의 기회가 닥쳐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역량을 결집해야 하며 통일 후유증의 치유등 혼란 없는 민족통합을 위해 만전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우리 내부로부터 통일의 미래상을 구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며 모범적인 민주공동체를 실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는 통일에 따른 고통과 희생을 분담할 태세를 갖추는 한편 통일에 대비해 준비하고 다짐해야 할 과제들이 무엇인가를 찾아 실천해야 한다.
  • 국악의 해/성공↔실패 엇갈린 평가

    ◎“국민관심 환기”·“소문만 요란” 양론 팽팽/성공/국악교육 강화·전통예술 발전기반 마련/실패/순회공연 중단·휘장사업 물의 등 잇달아 「94 국악의 해」는 성공이었나 실패였나」 이제 얼마 남지않은 「국악의 해」를 두고 『소문만 요란했지 정작 먹을 것 없었던 잔치』라는 부정적 평가와 『당장 먹을 것은 적었지만 앞으로 오래두고 먹을 양식을 장만하지 않았느냐』는 주장이 엇갈린다. 그러나 실패라고 주장하는 쪽도 일정한 진전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고 성공했다고 강변하는 사람들도 한심한 대목이 적지않았음을 시인하고 있다.각자가 매긴 점수는 다르지만 시각은 크게 다르지 않은 셈이다. 「국악의 해」가 실패했다고 평가하는 사람들은 당초 국민적인 관심과 기대속에 출발했음에도 국악계가 결속력이 없는 상태로 내분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행사진행 자체도 크게 삐꺽거렸다고 지적한다. 국악계의 양대축인 정악과 민속악 계열의 알력속에 조직위원회가 3월이나 되어서야 간신히 가동하기 시작했다.이 와중에 국악협회는 이성림이사장의 전력 시비로 투서와 소송이 이어지는 집안싸움에 휩싸였고 중요한 수익사업으로 예상됐던 휘장사업은 오히려 물의를 빚었다.여기에 일년 내내 전국 방방곡곡을 돌면서 국악 붐을 일으키려고 계획했던 「라이브 스테이지 카」사업도 재원이 없어 4·5월 두달동안 22개 지역을 순회하는데 그쳤다는 것이다. 반면 「국악의 해」를 비교적 성공한 것으로 규정하는 사람들은 무엇보다 먼저 국악의 장래를 결정하는 음악교육분야에서 국악인들의 목소리가 먹혀들기 시작한데다 전통예술발전을 위한 중장기발전안이 마련되게 됐다는 점을 강조한다. 국악인들의 한결같은 염원을 받아들여 교육부는 현재 국민학교 25%,중·고등학교 15∼20%인 음악 교과서의 서양음악 대비 국악 비율을 96학년도까지 모두 30∼40%로 상향조정한다.이에 맞추어 교사에 대한 국악교육을 강화하고 교육체계도 현행 이론·감상 위주에서 민요 부르기·국악기 연주 등의 표현 중심으로 전환키로 했다. 또 조직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전통공연예술진흥을 위한 심포지엄」을 열었다.이 심포지엄은 우리 국악계의 대표적인 전문가들이 망라되어 우리 국악계의 현실에 대한 비판적인 관점을 바탕으로 국악발전을 위한 모든 가능성을 제시하는 자리였다.여기서 나온 주제발표와 토론내용은 「전통예술발전을 위한 중·장기 계획안」으로 정리되어 오는 20일 있을 「국악의 해」 마무리 행사에서 발표된다고 한다. 물론 각종 공연과 음반,관련서적 출판이 예년의 4배 가까이 늘어난 것도 「성공」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주요한 성과이다. 이처럼 「국악의 해」는 성공론과 실패론이 엇갈려 있다.그러나 성공론을 펴든 실패론을 펴든 국악의 앞날을 위해서는 지나간 올해보다는 다가올 내년부터가 더욱 중요하다는데는 국악인 모두가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 “「한국병」 치유 노력… 민주화 새장”/외국언론이 본 YS치적

    ◎부정부패 척결… 비 지도자도 배워야/비 스텐더드/체험자 육성통해 「사라진 고문」 소개/LA타임스 문민정부는 외국인의 눈에 어떻게 비쳐지고 있는가.외국의 언론들은 김영삼 대통령의 민주주의 신장및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확고한 의지와 괄목할 만한 성과에 주목하고 있다.외국언론들이 평가한 오늘 우리의 모습을 간추려 본다. ▲「김영삼 대통령의 개혁」(필리핀 「스탠다드」11월11일)=김영삼 대통령은 정치적 부정부패등 소위 「한국병」적 요소들을 일소하기 위해 투쟁했다.고위공직자들의 재산공개를 통해 국회의장및 3명의 정부각료를 포함한 부정축재 혐의 공직자를 축출하고 금융실명제를 단행해 기업인들이 기업활동에 전념하도록 했다.김대통령은 비록 측근이라도 부정과 연루된 사람은 파면을 주저하지 않았으며 무기구입과 관련된 장성들도 과감하게 추방해버렸다.김대통령은 부정부패가 척결되지 않은 정부는 존립가치가 없다는 것을 실증하고 있다. 반면 필리핀의 지도자들은 수없이 법률을 위반하고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벌어도 전혀 처벌을받지 않고 있다.필리핀의 지도자들은 한국의 경제보다는 김대통령이 이룩한 정치적 개혁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진실은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인도네시아 「안카탄 베르세냐타」11월14일)=한국은 최근 20∼30년 사이에 경제적인 측면뿐 아니라 사회적인 측면에서도 세계에서 가장 빠른 발전을 한 민족이며 거의 선진국 지위에 올라 있다.지난 93년2월25일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군사정권에 의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일소하고 민주주의 발전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서울올림픽·대전엑스포등을 통해 5천년 역사 이래로 한국은 현재 전세계의 가장 관심을 끄는 나라가 되었다. 김영삼 대통령은 한국국민의 오랜 염원인 문민대통령이 되었으며 신한국건설을 위한 단호한 개혁정책을 실시했다.김대통령은 1년동안 국가의 변화를 일으키는데 성공했다.김대통령은 모든 참모·각료,그리고 중요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과 활동적으로 만나 대화한다.이와 같은 방법으로 그는 새로운 정책이 현장에 전달되어 실행되는지를 알고자 노력한다.김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모토는 「대도무문」(진실은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이다. ▲「우리는 변화하는 한국과 손을 잡아야 한다」(호주 「더오스트레일리안」11월9일)=한국이 완전히 민주화됐다고 생각하는지,또 한국은 계속 민주주의의 길을 걸을 것인지,이 물음에 대한 김영삼 대통령의 대답은 아래와 같다. 『한국이 식민통치로부터 해방된 지 50년이 미처 안됐으나 우리나라는 괄목할만 한 경제성장을 이룩하는 한편 민주화도 이미 상당한 정도 달성됐다.그러나 거기에는 치열한 투쟁과 무수한 희생이 따랐다.한국의 민주주의는 이제 올바른 궤도에 올라섰다고 확신한다.권위주의적 통치를 유지하려는 세력과 민주주의를 옹호하는 세력으로 양분됐던 시대는 이제 지나갔다.민주화는 이제 더이상 정치적 이슈가 되지 않고 있다』 ▲「매질을 삼가게 된 한국」(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8월30일)=홍두성씨와 김근태씨는 구타가 공공연히 자행되던 한국의 오랜 전통을 직접 경험한 사람들이다.홍씨는 87년 민주선거가 치러질 때까지 한국을 통치하던 무소불위의 한국군 장교로서 자기가 사병들을 개머리판과 단장으로 구타한 사실을 숨김 없이 시인하고 있다.노동운동가이던 김씨는 85년 경찰에게 참기 어려운 전기충격 고문을 받아 그가 지른 비명으로 목이 부을대로 부어 사경을 헤맸었다. 그러나 오늘날 피해자와 가해자이던 두 사람은 반체제인사였던 김영삼 대통령이 지난해 출범시킨 새 문민정부가 놀랄 만한 개혁조치들을 단행,체벌로서의 구타가 크게 줄어들었다는데 견해를 같이 하고 있다.한때 군대·경찰·검찰·학교·가정에 널리 퍼져 있던 구타와 그밖의 육체적 강제수단들이 이제는 한국인들에 의해 단호히 거부되고 있다.새로 민주화된 이 나라에서 이루어진 이런 진보의 한 예로 이제는 군인으로부터 부모에 이르기까지 누구나가 폭력사용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또한 이런 항의의 목소리에 한때 전횡을 휘두르던 기관들이 귀를 기울이고 있다. 김근태씨나 그밖의 사람들은 과거와 같은 형태의 테러는 이제 완전히 사라졌다면서 이는 한국의 중요한 발전이 아닐 수 없다고 말한다.『힘 없는 사람들에 대한 힘있는 사람들의 폭력은 이제 처벌받게 됐다.폭력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 세대는 지금의 세대가 마지막이 될 것이다』
  • 일 종군위안부 배상금/최소 4만$씩 지급을/국제 법률가위 권고

    【제네바·도쿄 AP 연합】 일본정부는 2차세계대전 당시 종군위안부로 끌려간 여성들에게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폭력과 잔악행위를 저지른 대가로 1인당 4만달러씩을 지불해야 한다』고 국제법률가위원회가 22일 권고했다. 제네바에 본부를 둔 국제법률가협회는 이 4만달러의 개인보상금이 단지 시작에 불과하고 나중에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협회는 2백40쪽에 달하는 보고서를 통해 2차대전기간과 전후에 위안부들에게 자행된 제도적인 만행을 자세히 묘사한 뒤 일본정부는 이 여성들이 당한 육체적·정신적 고통의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 감각적사랑/극단적이기심/결과만 중시/신대세 겨냥 「X세대영화」 붐

    ◎「그리움엔 이유가 없다」·「계약커플」·「젊은 남자」 등 선보여/X세대 문화적 징후 나름대로 진단/내면세계 표출 소홀… 아쉬움 남아 가벼운 포르노그래피 영화「너에게 나를 보낸다」이후 뚜렷한 화제작을 내지 못하고 있는 우리 영화계에 최근 신세대층을 겨냥한 본격「X세대영화」들이 잇따라 개봉을 서두르고 있어 방화의 인기불씨를 계속 살려나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는 19일 동시 개봉될 「그리움엔 이유가 없다」와 「계약커플」,그리고 12월 17일 개봉될 「젊은 남자」 등이 눈길을 끄는 대표적인 「X세대 영화」들.이 작품들은 그동안 우리 영화계가 즐겨 다뤘던 로맨틱 코미디류의 감각적 사랑묘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X세대라는 코드속에 잠복돼있는 문화적 징후들을 나름대로 진단하려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갖게 한다. 「그리움엔…」은 「비창」「깜동」「물의 나라」등 주로 여성취향의 멜로물에 솜씨를 보였던 유영진 감독이 「아그네스를 위하여」이후 2년만에 메가폰을 잡고 시나리오작업까지 해낸 작품이다.「X세대의새로운 사랑선언」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영화는 무한궤도를 질주하는 불나방 같은 여자 수진(이일화)과 그녀를 땅끝까지 추적하며 감싸안는 찬우(김수안),사랑의 틈입자인 정희(하유미)라는 세명의 대칭적인 인물들이 벌이는 사랑과 배신,음모의 드라마다.엄청난 대조를 보이는 이들의 사랑에 대한 견해와 태도는 아슬아슬할 정도로 팽팽하고 때로는 그 경박함과 진중함이 균형을 잃어 보이기도 한다.하지만 육체에의 탐닉에 익숙해 있으면서도 이들은 가슴 한 켠에 영혼의 사랑을 꿈꾸는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다. 요컨대 이 영화는 이 시대의 사랑이 얼마나 참을 수 없이 가벼운가를 역설적으로 그리고 있는 셈이다. 악명 높은 마피아소굴로 불리는 태국­미얀마 국경지대의 「황금의 삼각지대」와 서울을 잇는 로드무비 형식의 이 영화에서는 박진감 넘치는 자동차경주 장면도 눈길을 끈다.SBS 탤런트 공채2기 출신인 이일화·김수안 두 주인공의 은막연기가 아직 여물지 않은 점이 흠이다. 배창호 감독의 「젊은 남자」는 욕망의 종착역서 부르는 X세대의 진혼곡이다.삼류모델인 젊은 남자 이 한(이정재),그는 각기 다른 색깔의 세명의 여인과의 4각관계를 통해 자신의 욕망을 구체적으로 꿈꾸기 시작한다.내일이 없는 순간의 사랑과 톱스타에의 위험한 환상을 쫓는 것이 그의 삶의 전부다.한편 조직의 올가미로 인한 좌절은 그로 하여금 완전범죄라는 환상속에 살인을 저지르게 하고 급기야 그는 교통사고로 죽는다. 진부한 청춘영화 쯤으로 볼수도 있는 이 영화가 이목을 끄는 것은 감각지상주의,결과중시,현세주의 등으로 요약되는 한국 X세대의 특성을 한폭의 비극적 「욕망의 오감도」로 펼쳐보임으로써 헛된 야망속에 하루하루 별 생각없이 살아가는 요즘 젊은 세대에 아픈 경고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계약커플」(감독 신승수)은 요사이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하는 계약연애가 시대감각에 맞는 세련된 사랑방식인가,극단적 이기주의가 낳은 타락한 사랑의 형태인가를 묻는 경쾌한 영화다.그러나 X세대의 고민이나 괴로움이 오로지 사랑의 이름으로 실종되고 있는 반면,그들 나름의 진지한 내면세계는 거의 도외시되고 있어 아쉬움을 남긴다.최근 사원교육때 필수과목으로 채택되고 있는 서바이벌 게임을 삽입하는 등 현대적 연출감각을 살린 점은 돋보인다. 미디어는 10년 마다 한번씩 새로운 세대를 발견해 낸다고 한다.50년대 비트족,60년대 히피,70년대 후반이후 여피가 등장했듯 90년대의 주인공은 단연 X세대다.이렇듯 최근 주목되고 있는 X세대를 다룬 작품들은 「무정형의 실체」로 인식되어온 X세대의 본령을 영화를 통해 규명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끌만하다.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우리 영화가 적당히 실험적이면서 알록달록한 눈요기나 섞어 흥행성적만 올리려는 상투적인 영화문법에서 탈피할때 가능한 일이다.
  • 파리/불 여류작가 이자벨 라캉과의 대화(아랍서 지중해까지:23)

    ◎“활동하며 명상… 나는 2중으로 산다”/“어머니 나라는 한국… 동서양 내면세계 모두 수용 하고파” 파리기행의 프로그램 속에 프랑스 명사와의 인터뷰가 언약되어 있었다. 원래 나는 사강이나 뒤라스 혹은 브리지트 바르도를 인터뷰 해보고 싶었으나 잠시 머무르는 일정으로서는 여의치 못했다. 대신 한국인 어머니와 프랑스인 르노드 수상작가 아버지 막스 올리비에 라캉 사이에서 태어난 이자벨 라캉을 서면으로 인터뷰 할 수 있었다.우리에게는 이쪽이 더 친밀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그녀는 런던대학에서 중국어,파리 3대학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면서 글쓰기를 시작했다.「용의 입맞춤」「아주 훌륭한 처녀」가 우리나라에서 번역 출간되기도 하였는데 이제 40세가 된 그녀는 영화배우·성우·가수활동도 했던 매우 다재다능한 여성이다. 타인이란 자신의 거울이어서인가 우리는 다른 사람의 삶을 살펴보는 일에 대체로 아주 흥미있어한다.그리고 타인의 삶의 어떤 작은 부분에서 의외의 커다란 자극을 받기도 한다.그러나 언어의 불소통으로 몇사람을 거쳐왔다갔다하는 사이 원래 생각했던대로의 아기자기한 내용이 아닌,섬세성이 결여된 딱딱하고 의례적인 인터뷰가 되어 버린 점 독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싶다. ○한국의 산과들 흠모 ­그 사람의 하루가 그 사람의 일생이라는 말이 있다.당신의 하루의 일과를 말해달라.우선 아침에 눈을 뜨면 첫 생각이 무엇인가. ▲주로 글을 쓴다.그리고 경이롭기만한 내 어린 아들이 살아 있는 모습을 본다.그 때문에 나는 시골에서 살기를,한국의 산들과도 조금 흡사한 세벤 산맥 속에서 자연과 계절의 소리에 귀기울이며 살기를 택했다.그렇다고해도 그것이 파리 생활 속의 스트레스를 완전히 막아주는 것은 아니다.나는 여러 주일동안 현실과 차단된채 종이에 코를 박고 지낼 수도 있다.내 소설 제목처럼 그야말로 「활동적인 명상하는 여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여인은 자신의 안락의자에 파묻혀 상상력의 날개 위에서 여행한다.즉 이중으로 사는 것이다. ­얼마전 한국 TV로 당신이 카페에서 글 쓰는 것을 보았다.오랜 친구인 영화감독과 함께 합작 소설을 쓴다고 하였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쓰는가.그가 남자의 부분을 맡고 당신이 여자의 부분을 맡는가.아니면 파트별로 분담해서 각자 쓰는가. ▲나는 어디에서든지 글을 쓸 수 있다.만남에 집중되어 있기만 하다면.다시말해 내가 내 인물들과 함께 있기만 하다면.분명 나는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작가이며 소설가인 내 오랜 친구 장과 함께 글을 쓴다.글쓰는 방법은 소설에 따라 달라진다.핑퐁 경기와도 같은 공동의 논쟁을 통해서 대체로 내가 소설 속의 인물을 만들어 내는 동안 그는 소설의 구성에 더욱 집착한다. ○인기란 손에 든 폭탄 ­당신은 배우·가수·성우등을 했고 매우 아름다우며 대중에게 인기가 있다.당신은 인기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인기란 손에 든 작은 폭탄과 같다.개인에게 자유를 주고 쓰고 싶은 것을 쓸수 있게 해주는 수단이라고 생각한다.인기란 모든 사람에게 다 주어지지는 않는 하나의 행운일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기,매우 쉽게 사라지는 그 금빛의 작은 층은 자신의 목소리를 스스로에게 들려줄 기회를 조금 줄 뿐이어서 그 목소리를 좋은 목적을 위해 보다 긍정적이고 유용하게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 글을 쓰는가. ▲내가 화필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나는 그림그리는 것을 매우 좋아했다.나는 분위기나 감정·감각을 그린 후에 거기에 대한 적당한 언어를 찾아 내기를 좋아한다.당신은 내게 글쓰기는 또한 음악과 밀접한 관계를 지닌다고 말할 것이다.단어와 문장의 리듬·멜로디 때문에 예술은 사람들 각자가 자기가 지니고 있는 것을 표현할 다른 지지대와 다른 매체들 사이의 「조화」의 이야기일 뿐이다.그러므로 글쓰기는 영화감독이면서 동시에 극을 연기하는 하나의 경이로운 방법이다.자기가 시나리오를 쓴 후에 장치·의상·배우들의 연기 몽타주에 참여하는 연출가,즉 소설은 매우 완벽한 실습이다. ­당신은 살아가면서 누구를 만나보고 싶은가. ▲전통주의자가 된 정열적인 여인 파키스탄의 부통령 부토와 같은 여성이다.왜냐하면 그녀는 남자들의 세계 속에서 벌이는 여성의 투쟁을 구현하고 있기 때문이다.그리고 그녀는 근본적으로 자신의 모순과 약함과 딜레마와 잘못을 지닌 인간이기 때문이다.이상과 기회주의,반항과 지속 사이의 갈등…자식으로서의 복수와 충성에 의해 생명을 유지하는 그녀는 완벽하게 고대극적인 인물이다.자기자신만의 문화 속에 편입되어 있는 그녀는 매혹적이면서도 공포스러운 무엇을 지니고 있다.주의를 끄는 소설적 인물이다.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아버지다.너무 일찍 돌아가셨지만 언제나 마음 속에 생생하다. ­당신은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특히 많이 받았다고 하는데 아버지의 사랑과 남자의 사랑은 어떻다고 보는가. ▲아마도 프로이드가 당신에게 그런 질문을 하게 만들었나 보다.사실 나는 한 남자와 여자가 서로 나눌 수 있는 사랑과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을 비교해 본적이 없다. 부모 자식의 사랑 속에는 어떤 합병,보다 평범하게 말하면 「용서」의 색깔을 주는 끈이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남녀 사이에서 이런 희생에 이르는 사랑은 매우 드물다.그들 사이에는 육체의 언어가 있기 때문이다.그러한 사랑에 이르는 남녀야말로 위대한 사랑을 알고 있다고나는 생각한다. ­당신의 아버지는 프랑스인이고 어머니는 한국인이다.동양의 피를 자신에게서 느낄때가 있다면 어느때인가. ▲내가 감미로운 한국인 어머니에 의해 양육되었던 그 환경이 프랑스 임을 잊지 않는다.그러므로 1+1=1이라고 나는 생각하려 한다.이것은 내가 살고 있는 이원론적인 사회와 화합할 수 없다고 생각될 때 행동하는 방식이다.어떤 상황에 있어서 또다른 면을 생각하는 것은 때로 내 행동을 부자유하게 한다.그렇다고는 해도 그런 면은 아마도 내 성격쪽에 더 원인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서양과 동양을 다 수용하여 그것을 경이로운 성공조건으로 변경시키고 싶다. ○자신에 정직하려 노력 ­당신은 삶의 어떤 규범이 있다고 보는가.이것만은 하고 꼭 지키려하는 것은 무엇인가. ▲자신에게 정직하려 노력하는 일이다. ­파리에서 특별히 좋아하는 장소는. ▲에펠탑 꼭대기.에펠탑의 구조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중 하나다.그리고 팔레 팔레루아얄의 정원이다. ­어린시절의 파리와 오늘 날의 파리가 다르다고 느끼는가. ▲교통,그리고 지역적 삶의 사라짐에서 그런 느낌을 갖는다. ­당신의 어머니는 매우 음식솜씨가 뛰어나다고 들었다.당신의 식탁에 대해서 말해줄 수 있는가. ▲서구인에게 있어 대수롭지 않은,그러나 매우 의미심장한 질문이다.어머니는 내 요리를 매우 극단적이며 일정한 솜씨를 유지하지 못하고 관례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이것이 어머니가 당신 딸에 대해 갖고 있는 견해다.내가 흐리멍텅하고 전혀 완벽주의자가 아니며 오히려 변덕스러운 사람이라는 것은 사실이다. ­앞날에 대한 마음의 그림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 ▲나는 미래가 평화롭고 조용하며 시적인 의미에서 생산적이고 활동적이고 드라마틱하고 언제나 강력하게 일을 해나가고,포식하고,내게 일하고 글 쓰고 사랑하고 살려는 더 많은 욕구를 주는 내 아들에 의해 자극받기를 희망한다. ­한국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있는 그대로의 우리 자신에게 몰두하는 겸손을…감사한다.
  • 시인 미당 서정주(이세기의 인물탐구:61)

    ◎팔순에도 샘 솟는 시정… 문단의 거봉/새로운 언어­독특한 깊이로 감동의 운율빚어/어릴적 가난­방랑 벽이 창작욕이 밑거름으로/“내 숨결 그칠 때까지 시어 더듬고 또 더듬겠다” 1948년 선문사가 발행한 미당의 두번째 시집 「귀촉도」에서 김동리 발사는 이렇게 쓰고 있다. 「나는 그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나의 유일한 정신상의 재보로서 쌓아왔다. 그의 뇌락불기한 인격과 자유분방한 시혼은 그 처녀시집 「화사집」을 통하여 이미 세상에 그「비늘을 번득인」바 있지만 그를 사랑하는 사람이건 싫어하는 사람이건 적어도 이 땅에서 시를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오늘날 우리들의 머릿속에서 이 혹성의 찬연한 광망과 위치에 등한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는 오늘날까지도 평자들이 미당을 논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인용되는 명평이다. 「뇌락불기」란 「마음이 작은 일에 구애되지 않고 남에게 구속되지도 않는다」는 뜻이다. 그만큼 미당의 문학적 족적은 광활하고 높고 깊다. 그리고 훨훨 나는 그의 두루마기 차림처럼 시에 관한한 무장무애하고 무소불위하다. 지금은 문단의 거봉으로 우뚝 서 있지만 미당의 지난 세월은 가난과 슬픔과 방황과 방랑벽으로 그 인생의 절반이 혹독하게 얼룩져 있었다. 어릴 때는 당시를 배울수 있는 가정에서 태어났으나 만14세 되던해 서울 중앙고보에 입학해서 광주학생사건에 연루되어 구속된적이 있고 고향의 고창고보에 편입했다가 식민지 교육에 반대하는 집단행동으로 또 한번 퇴학을 당했다.다시 서울로 올라와 극예술연구회 연극배우노릇, 마포 도화동 빈민촌에 입주하여 넝마주이 행색으로 쓰레기를 줍기도 했고 중앙불교전문학교(현 동국대)교장이며 존경하는 스승인 석전 박한영을 만나 안암동 개운사에서 능엄경을 공부하게 되었다. ○어릴때는 당시배워 여기에 그치지 않고 만주로 건너가 만주곡량주식회사 연길지점에서 경리과직원이 되는가 하면 김좌진장군과 이승만대통령의 전기집필,「옥루몽」등 옛소설 번역으로 생계를 잇다가 인촌 김성수 집안과의 인연으로 동아일보 사회부장 학예부장을 지내는 등 그의 인생역정은 파란이 깊고 다양하기만 했다. 이토록이나곡절이 심한 방만한 생활덕분에 한때는 자살을 기도하다 미수에 그치고 생명의 존엄을 체험하고 나서야 미당은 비로소 삶에 대한 의욕과 생명의 활기가 몸속에 용솟음치게 되었다. 그는 마침내 조선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광주 무등산 자연속에서 「난생 처음 보는 찬란하고 아름다운 것」들과 조우하게 되었고 이무렵 「무등을 보며」「학」「상리과원」같은 명품을 연달아 탄생시키기에 이른다. 그의 시들은 끊일줄 모르는 시심과 계류와도 같은 운율의 감동을 자아내면서 마치 가을 한낮 거문고 소리처럼 청랑한 운기로 흥취와 운치를 자아내는 것이 일품이다. 그의 탁월한 시업은 과거로의 관념적 도피나 신비주의에 탐닉한 시절이 있었고 영원의 생명에 대한 명상으로 온자하고 정밀한 내면을 구축하면서 「육체적 인간의 본원적 충동을 순화시켜 어느 순간엔가 숭고한 정신적 표현의 극에 도달」한 것으로 회자되기 시작했다. 최근 「시와 시학」지에서 시인들이 「교과서에 실리고 싶은 시」로 추천한 「무등을 보며」는 명편중의 명편으로 미당이 아직 38세이던 19 53년 「현대공론」에 발표한 것이다. 그때 이 시를 읽은 젊은 이들은 「구구절절 감명을 사로잡는 명구」라든지 「화살처럼 꽂히는 충격」으로 이를 극구 찬양해 마지 않았다. 「가난이야 한낱 남루에 지나지 않는다/저 눈부신 햇빛속에 갈매빛의 등성이를 드러내고 서있는/여름 산같은/우리들이 타고난 살결/타고난 마음씨까지야 다 가릴수 있으랴/청산이 그 무릎아래 지란을 기르듯/우리는 우리의 새끼들을 기를 수 밖에 없다…」 미당의 주옥같은 시들을 일일이 다 열거 할 수는 없다. 단지 그가 낳는 시마다 절륜의 절창으로 평가되는 것은 누구나 아는 일이다. 평론가 유종호는 「창의성 있는 언어구사와 독특한 깊이와 지혜, 상당량의 시편이 그릇 큰 시인의 구비조건이라면 20세기 우리 시인 가운데서 이러한 조건을 가장 보기좋게 구비한 이로 미당」을 드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과연 언어를 부리는 장인적 기술에서나 직관과 상상의 능력에 있어서나 만인이 칭송하는 대가의 반열에 선 그는 한국적 릴리시즘의 탁월한 정형을 만들어냈고 안주를 모르는 시정신으로 한국의 운치와 위엄을 어느 시에서나 감동적으로 증명해 왔다. 해인사 체류시절 미당을 사로잡은 소쩍새 울음소리는 그에게 불치의 슬픔을 느끼게 하는 음향으로 다가와 저 유명한 「귀촉도」와 「국화 옆에서」를 세상에 내놓았다. 그는 국민학교 시절에 벌써 일본여선생을 흠모하는가 하면 불혹의 나이때도 때때로 여난을 겪게 되어 「나 바람나지 말라고/아내가 새벽마다 장독대에 떠놓는/삼천 사발의 냉숫물」은 미당을 엿보게 하는 낭만시인의 일면이기도 하다. ○속과 선을 아는 성품 만년의 그는 인생을 관조하는 허허로운 마음과 가족을 거느린 가부장적 자세를 빌리고 있으나 「속도 알고 선도 아는 복합적인 성격」과 대체로 괴팍과 까다로움이 승한 편이다. 그 한 예로 70년대 초반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초청으로 영국시인 스티븐 스펜더가 한국에 왔을때 그를 환영하는 자리에서 미당은 취중이었는지 한국의 정상다운 자존심 때문인지는 몰라도 지팡이를 휘둘러 「TS 엘리엇이 아니면 돌아가라」고 외친 에피소드를 남기고 있다. 시인 고은이 한때 주란과 폭소버릇으로 위아래없이 오만방자하게 굴자 처음에는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 어지로운 헛웃음으로 바라보기만 하다가 가족회의끝에 그를 공덕동에서 추방하고 「고은출입금지령」을 내린 일도 있다. 그의 풍류는 나무와 돌과 침향(심향)과 글씨 그림외에도 난취미가 으뜸이다. 지난 70년 25년간 살아온 공덕동을 떠나 관악산밑 사당동으로 거처를 옮기고는 택호를 쑥 봉자 마늘 산자를 따서 봉산산방으로 붙여놓고 그는 한동안 나무심기와 난수집에 주력했다. 시암 배길기와의 광동보세며 삼중당 일력에 자필 시를 써주고 받은 제주한란 이야기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여류시인 김양식과의 중국춘란에 얽힌 대화는 난향같은 일화다. 당시만도 그가 지닌 서른분쯤의 난들은 「겨우 여중 2학년 정도의 잎만 여남은게 솟아올린채 꽃필날이 아득하기만 한데」 난화부재의 겨울날 김양식이 불쑥 전화를 걸어 「대만에서 구해온 중국춘란이 아주 썩좋게 한송이 피었다」고 자랑삼았던 모양이다.이때 미당의 대답이 걸작이다. 「이웃하나가 명주바지를 입으면 여러 가호가 두루 따뜻한거라는데 나도 그 푼수니 염려말고 잘 만끽하시라」고 했다. 그러자 김양식은 가족들과 휴가를 가게되니 「그 사이 며칠만 돌보아주시며 즐겨보시는게 어떻겠느냐」고 물었다. 미당은 그제서야 눈이 번쩍 띄게 반가워했고 비록 빌렸을 망정 책상위에 난을 놓고 보고 또 보고 난향을 맡으며 「시의 감동이란 것도 내 생애에서 항용 이런 식으로 일어났다. 내가 소유하는 것에서보다 소유하지 못했기 때문에 간절해지는 감동으로 시를 쓴 것이 많았다」고 한 산문에 적고있다. ○커피보다는 맥주 즐겨 그의 정열과 의욕은 식을 줄을 몰라 한때는 영어단어를 하루에 수십개씩 외는가 하면 70년 초반부터는 세계를 두루 일주하며 끝없는 여행길에 오르더니 최근엔 세계의 산봉우리를 높이순으로 1천6백여개나 줄줄이 기억해내는 독특한 취미를 보이고 있다. 미당은 올해 팔순이지만 아직도 그 시작은 그의 방창앞에 심은 소나무처럼 청청한 천뢰의 소리를 잃지 않는 기상이다.요즘도 반가운 사람을 만나면 「커피보다는 맥주」를 권하고 제자들이 마련한 시낭독회나 남을 축하하는 자리에 자주 모습을 나타낸다. 지난 9일에는 송파문화원에서 열린 국선문학회에 나와 「국선(국선)」이란 모임이름을 지어주고 후배들의 회장추대를 극구 사양하여 주변을 송구스럽게 했었다. 이제 자기자신을 홀연히 내쳐버리는 무집착의 상태에서 그의 최근의 시들은 글맛이 한층 무르익어「아무 말이나 붙들고 놀리면 그대로 시가 되는 경지」다. 산다는 것이야말로 사변의 연속이었던 시대를 거치면서 일찍이 김동리가 지적했듯이 미당은 지금도 「내 숨결이 아주 내 육신을 떠날 때까지는 더듬어보고 또 더듬어」 새로운 시에 대한 분방한 광망을 접어두거나 조금도 늦추려들지 않는다. ▷연보◁ ▲1915년 5월18일 전북고창 부안면 선운리 질마재 출생.서광한씨와 김정현여사의 2남2녀중 장남 ▲1929년 부안 줄포보통학교 졸업.서울 중앙고보 입학 ▲1931년 전북 고창고보2학년 편입,권고자퇴,서울 상경 ▲1935년 중앙불교전문학교(현 동국대)입학 ▲193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시 「벽」당선 ▲1936년 시전문지 「시인부릭」편집인겸 발행인 ▲1941년 처녀시집 「화사집」(남만서고)1백부 한정판 출간 ▲19 48년 동아일보 사회부장 및 학예부장,문교부산하 예술과 초대과장 ▲1949년 한국문학가협회 시분과 위원장 ▲1952년 광주 조선대학 부교수 ▲1954년 대한민국예술원 초대회원 ▲1955년 미국아세아재단 자유문학상 ▲1960년 동국대 부교수 ▲1961년 제1회 5.16문예상 ▲1966년 대한민국 예술원상 ▲1975년 서울 신문회관서 회갑연 ▲1976년 미당시를 주제로한 시화전 서울서 제주까지 6개월간 전시 ▲1977년 한국문인협회 회장 ▲1979년 동국대 정년퇴임,대우교수로 대학원 강의 ▲1980년 동아일보 문화대상 개인상부문 본상 「귀촉도」「서정주시선」「신라초」「동천」「질마재 신화」「안 잊히는 일들」「늙은 떠돌이의 시」「산시」등 시집 14권,「서정주 문학전집」(전5권) 「서정주 시선집」(전2권)등 시 8백여수와 「서쪽으로 가는 달처럼」등 산문집과 여행기가 있음.
  • 과중한업무/경관 하루근무 13시간 예사(경찰 달라져야한다:4·끝)

    ◎1명이 국민 5백49명 「안전」 맡은 꼴/오물단속 등 협조업무도 76건… 부담 가중 21일은 경찰 창립 제49돌의 날.이날을 맞는 15만 경찰관의 표정은 그렇게 밝지만은 않다.기념행사도 예년과는 달리 위문공연·다과회등이 생략된채 간소하게 치러진다. 잇따른 강력 사건으로 「경찰,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은데다 아직 보복살인범 김경록을 잡지못하고 있는 까닭이다. 그러나 「얻어터지기만」하는 경찰의 현주소가 꼭 경찰만의 탓일까. 30년이상 강력사건만 맡은 베테랑 형사인 정관웅경사(55)는 요즘 보복살인범 김을 쫓느라 벌써 10일째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잠복근무를 하고있다.턱없이 부족한 인력과 장비,쥐꼬리만한 수사비등 열악한 근무환경이 불만이지만 그는 묵묵히 자기의 업무에 충실하고 있다.경찰이 남을 탓하기만 하다간 결코 건강한 사회가 이뤄질 수 없다는 게 그의 오랜 신조다. 남대문경찰서 하형석 민원봉사실장(34)은 뿌듯한 기분에 젖어있다.불우한 환경때문에 24년 전에 헤어진 동생을 찾아달라고 막무가내로 졸라대던 김일순할머니(66·마포구 공덕동)의 남동생 김영수씨(63)를 3개월여 동안의 컴퓨터조회 끝에 어렵사리 찾아주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굵직굵직한 사건이 터질때마다 그냥 지나간 법이 없다.「늑장수사」니,「뒷북수사」니,아니면 「나는 범인에 기는 경찰」이니 하면서 여론으로부터 호된 비난을 받기 일쑤다. 달리 보면 이는 그만큼 우리나라 경찰이 선진국 경찰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육체적·정신적으로 혹사당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최근 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찰 1일 평균업무량은 선진국의 8시간보다 2배에 가까운 13시간이며 선진국은 국민 2백명에 경찰관 1명꼴인데 우리나라는 5백49명에 1명이다.열악한 경찰의 근무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경찰 고유업무 말고 민방위업무 협조,벌금미납자 소재수사,향토예비군의 무기·탄약관리,오물단속등 13개 부처 76건의 협조업무를 떠맡고 있어 그렇지않아도 버거운 경찰업무를 더욱 무겁게 만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일본·영국등 선진경찰처럼 효율적인 경찰행정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경찰관의 업무량 축소가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동국대 이윤호 교수(40·경찰행정학과)는 『우리나라 경찰은 범죄예방·범죄수사·범죄검거·대민서비스등 경찰 본연의 임무를 벗어난 과다한 업무로 인해 지쳐있다』며 『경찰은 범죄수사에만 몰두할 수 있게 하고 범죄예방은 국민 스스로의 몫이라는 인식과 함께 민간경비업을 활성화해 모두가 스스로 지킨다는 총체적 민생치안이 확립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성북경찰서 형사계 강대성경감(43)도 『실적위주의 기존 경찰체계에서 벗어나 흰머리 휘날리며 형사 콜롬보처럼 백의종군할 수 있는 「대형사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범죄수사를 위해서는 계급에 연연하지 않고 한우물만 팔수 있는 비간부의 전문화제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영국 어린이의 80∼90%는 장래의 꿈이 경찰관이라 한다.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경찰업무에 대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과 애정이다. 주부 김영자씨(43·서울 중구 필동)는 『이젠 경찰만을 탓할 때가 아니고 시민 스스로 나서야할 때』라고 말했다. 결국 신뢰할 수 있는 민주경찰로의 자리매김은 경찰 스스로의 노력뿐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의 책무라는 지적이다.
  • 「연극계 가수」 박정자·연극인 장두이/노래가 있는 창작극 꾸민다

    ◎중년여성의 일과 사랑과 고독 담아/「11월초 왈츠」 27일부터 「연극계의 가수」 박정자와 전천후 연극인 장두이가 손잡고 노래가 있는 창작극 무대를 꾸민다. 극단 실험극장은 「오늘의 명배우 시리즈」 제2탄으로 오는 27일부터 박정자의 「11월의 왈츠」(이충걸 작·장두이 연출)를 선보인다. 특히 이번 무대는 사실상 1인극에 다름없지만 피아노를 활용하는 등 물체극적 요소를 도입했으며 박씨가 직접 노래와 함께 왈츠도 곁들일 예정이어서 단조롭지만은 않은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년여성의 일과 사랑과 고독으로 압축되는 이 작품의 줄거리는 기존 멜로극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20년동안 무대에만 몰입해온 50대의 여배우가 주인공.그의 결혼생활은 한지붕 생활을 하지만 마치 투명인간처럼 서로를 못본채하며 지내는 남편과의 끝없는 신경전으로 하루도 편한 날이 없다.이들은 결국 갈라서게 되고,이제 그에게 남은 것은 진통제로 유지되는 삐걱거리는 육체와 빈둥지같은 허전함뿐.방황의 늪에 빠져 실의의 나날을 보내던 그에게 스무살연하의 남자(성기훈 분)가 신기루처럼 나타나면서 극은 일대 반전을 이룬다.너무나 오랜만에 느껴보는 솜사탕같은 사랑에 중년의 가슴은 사정없이 요동친다.하지만 남자는 운명처럼 멀어져가고,그는 세상이 끝난것 같은 절망감에 몸부림치지만 결국 자신의 유일한 귀의처는 무대임을 값비싸게 깨닫는다는 것이 기본 줄거리다. 지난 89년 「아직은 마흔네살」이라는 제목의 노래를 포함한 노래모음집과 시낭송 테이프를 내기도 한 박씨가 이번에 부를 노래는 끈적한 분위기의 트로트곡 「립스틱 짙게 바르고」를 비롯,「시노메모로」「4월이 가면」「허무한 그날」「페드라,사랑의 테마」등 모두 5곡. 국내정착후 처음으로 연출을 맡은 장두이씨는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드는 연극적 이중구조를 통해 인간 내면에서 부글거리는 원초적인 욕망을 표현해내는데 연출의 역점을 두겠다』며 『피아노 클래식 기타소리가 들리는 한판의 라이브 공연같은 연극을 보여주겠다』고 의욕을 보인다. 손숙의 모노드라마 「셜리 발렌타인」으로 서장을 화려하게 장식한 「오늘의명배우 시리즈」는 앞으로 1년 3개월동안 계속되며 각 작품마다 3개월씩 공연된다.다음 작품으로는 이호재 전무송씨가 출연하는 「뗏목」(이만희 작·김아라 연출)과 「청바지를 입은 파우스트」(이윤택 작·연출)가 차례로 올려질 예정이다.화요일 하오7시,수∼금요일 하오3시·7시,토요일 하오3시·6시,일요일 하오3시 공연.515­7661.
  • 분만실서 바뀐아이 17년만에 찾아(조약돌)

    ◎양쪽부모 병원상대 7억원 손배소 ○…병원 분만실에서 뒤바뀐 아들을 17년만에 되찾은 이모·박모씨 등 양쪽 부부가 15일 서울 중앙대부속병원을 상대로 7억3천여만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이들은 소장에서 『중앙대 부속병원측이 지난 77년 1월 분만실에서 비슷한 시간에 태어난 신생아들을 구분할 수 있는 인식표를 부착하지 않은데다 특징 등을 기록한 일지도 작성하지 않아 아기가 뒤바뀌었다』면서 『이때문에 이 사실이 밝혀진 뒤 말할 수 없는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겪었다』고 청구 이유를 밝혔다. 이모씨 부부는 지난 2월 아들(17)이 피부병에 걸려 병원에 입원,치료를 받던중 혈액형이 자신들의 B형과 다른 A형으로 밝혀지자 정밀 검사를 거쳐 친자식이 아님을 알아낸뒤 추적결과 분만실에서 아기가 뒤바뀐 것을 확인했었다.
  • 작가를 향한 사회적 경의/김병익(일요일 아침에)

    지난 주말,박경리씨의 자택에서 열린 「토지」완간기념 잔치를 숙연한 감동으로 지켜보며 떠오른 두가지 일. 이 자리에서 축하의 인사를 드리는 분들은 우리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 이 거작의 완성을 축하하고 거기에 들인 26년동안의 노고에 치하를 드리면서,박경리씨가 작가로서나 한 인간으로서 얼마나 고통스런 생애를 보냈으며,바로 그 고통 때문에 고난과 싸우며 감내하는 당찬 오기로써 5부 16권의 걸작을 완결지을 수 있었던 그 격렬한 문학적 정열에 대한 감탄을 표했었는데 그 말씀들의 어조에는 작가에 대한 깊은 충정과 이 대담한 정신을 대하는 사람의 지극한 겸손이 배어 있었다.이때 내게 회상된 것이 20년 전에 우리나라를 처음 방문한 게오르규가 한 말이었다.그는 김포공항에 내리면서 첫 마디로,『비극적인 역사속에서 수난받아온 한국인에게 모자를 벗고 깊이 고개숙여 인사를 드립니다』라고 한 것이다. 루마니아 태생의 유태인으로 「25시」의 주인공처럼 그 자신이 고난의 생애를 살아왔기 때문에 그는 고통의 의미를 몸과 정신으로 체득하고 있었고 그 충심이 식민 통치와 분단과 전쟁과 가난으로 응어리진 한국인에게 고개숙여 절하도록 만든 것이다.평사리의 주민으로부터 대재벌의 회장에 이르기까지 넓은 마당에 흥겹게 어울린 3백여명의 하객들이,사상과 전쟁 때문에 일찍 남편과 아들을 잃고,암과 투병하며 자신과 사위에게 내려진 가혹한 운명과 싸우면서 반평생을 단 하나의 작품에 집요하게 매달린 이 여류 작가에게 드린 인사는 바로 『모자를 벗고 깊이 고개를 숙여 절을 하는』그 감동적인 모습이지 않을 수 없었다.그것은 대작의 문학성을 젖혀놓고서 「고난받은 생애」라는 하나의 사실만으로도 우리가 작가에게 드려야 할 경의였다. 이날 알려진 또 하나의 소식은 단구동 작가의 자택이 아파트 단지 조성을 위해 헐게된 결정을 바꾸어,작가의 집을 이대로 보존하며,훗날에는 마당을 공원으로,주택을 원주 시민들이 자랑할 박경리 기념관으로 만들기로 했다는 이야기였다.그 결정은 핀란드의 작곡가 시벨리우스에 관한 삽화를 연상시켰다.헬싱키 근교의 이 국민음악가 자택 부근으로 국도가설계되자 국민적인 항의가 제기되고,마침내 국회에서 경비를 더 많이 들여서라도 우회 도로를 건설토록 함으로써 이 대음악가를 자동차의 소음으로부터 보호하기로 결정을 내렸던 것이다.개발과 산업화란 이름으로 숱하게 유적과 기념지가 허물어지고 사라져가는 것을 보아온 터에 박경리씨 자택에 대한 관계자들의 이 결정은 「토지」와 그 문학을 창조해낸 작가에 대한 사회적 경의의 한 표현일 것이다. 세계 문학에 참여할 우리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평가받아야 할 「토지」와 박경리씨에 대한 예우는 물론 이것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신문과 잡지,문학지에서 전례가 드물게 이 작품과 작가에 집중 조명을 가하며 하나의 출판기념회가 이처럼 성대한 이벤트로 훌륭하게 치러진 예도 희귀한 것이지만,한 작품이 완결되었다 해서 대규모의 작품론 세미나가 개최된 것은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보지 못할 최초의 사례가 아닐까 싶다.또,학자도 교수도 아니며,재정 지원을 해주는 경제인이나 정치인도 아니면서 아무 인연 없는 대학이명예박사 학위를 작가에게 수여한 일도 우리 대학사에서는 처음 있는 일인 듯하며,기업인이 이 행사에 거금을 희사한 것이나,대통령이 청와대로 초청하여 이 작가의 노고를 위로한 일도 참으로 보기 좋은 장면이었다. 물론 「토지」였고 박경리씨였기 때문에 이 명예와 치하가 이루어진 것이지만,나는 그 인사와 격려가 비단 이 작품과 그 작가에게만 향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아니어야 한다는 것을 지금 거듭 생각하고 있다.그것은 고난받아온 우리 민족의 역사 속에서 그 고난을 자신의 것으로 껴안고 고통스러운 우리네 삶을 형상화한,「문학」이란 이름으로 우리 문학인 모두가 받아들여야 할 경의이며 찬사라고 보고 싶다.실로 한국의 작가들은 그 참혹한 근현대사 속에서 우리의 말과 글을 지켜왔고 그 궁핍한 삶 속에서 문학과 예술에 대한 자부심을 키워왔으며,엄혹한 탄압 속에서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의 고귀함을 보여주었고 소외와 홀대 속에서 외로운 창조의 작업에 정신과 육체를 몸바쳐 왔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오늘의 우리가 있기 위해서,우리 사회는 우리 작가와 시인들에게 커다란 빚을 지고 있으며 그 빚은 마땅히 사회적 존경심으로 갚아져야 할 것이다.문화의 달에 열린 이 행사는 「문학의 위엄」을 새삼 돋보이게 하면서 숙연한 공적인 경의가 어떻게 작가들에게 바쳐져야 하는가를 깨닫게 해주었다.박경리씨가 그것을 깨우쳐주었고 그의 언어가 얼마나 큰 빛으로 다가와 우리를 감싸안아 비추어 주는가를 알게 해주었으며 이 행사는 그 답례의 아름다운 방식을 보여준 것이었다.작가와 그 작품에 대한 경의가 따뜻하게 이루어질 때 문학과 문학인들도 뛰어난 창조에 도전하며 그것이 가하는 고통에 대면할 용기와 힘을 빚으로 사들이게 될 것임을,이 「문단적 사건」은 하나의 범례로 만들어준 것이다.
  • 대통령직 수행의 필요열량(청와대)

    대통령직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열량(칼로리)은 얼마나 될까. 열량은 나이에 따라 다르고,업무의 성격에 따라 다르다.정부가 권장하는 한국인 성인의 1일 평균 영양권장량은 2천4백∼2천5백Cal다.육체노동자들은 이보다 높아야 하고 정신노동자들은 평균보다 낮아도 된다. 청와대가 김영삼대통령의 업무난이도와 활동시간,아침 조깅을 고려해 제공하는 영양량은 1일 2천2백Cal다.정확하게 이를 맞출 방법은 없지만 청와대주방은 이 수치에 가능한 근접한 식사를 제공하려 하고 있다.청와대가 목표로 하는 이 수치는 65세 남자의 영양권장량 2천Cal보다는 10% 더 많은 것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의 아침 조깅과 격무,대통령 신체의 신진대사정도를 고려할 때 평균보다 10%가량 높이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김대통령의 몸은 50대 초반정도의 신진대사능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여기에 30분동안의 아침조깅과 11시 잠자리에 들 때까지의 업무를 고려해 65세의 평균열량보다 약간 많게 설정했다는 설명이다. 현재까지 청와대주방의목표는 잘 설정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대통령이 유지하려는 몸무게는 69㎏이다.몇차례를 제외하고는 김대통령은 이 몸무게를 지키고 있다.업무를 충분히 소화하면서 몸무게를 적정선에서 유지하고 있다면 제공되는 열량도 적정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의 적정 몸무게 유지를 위한 노력은 대단하다. 청와대에 있는 동안은 몸무게 유지에 그다지 노력이 필요하지 않다.일상적인 활동과 일상적인 열량 제공으로 균형이 맞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해외여행 때다.대통령의 정상외교는 조찬·오찬·만찬등 대부분이 방문국가의 공식행사로 짜여지게 마련이다.음식도 대통령보다는 행사의 성격에 맞추게 된다.그렇다고 공식만찬등에서 절식을 위해 음식을 남기기도 어렵다.이런 탓으로 해외여행을 한번 하고 나면 대통령의 체중은 1∼2㎏쯤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대통령은 해외여행이 끝나고 난 다음날부터 몸무게 줄이기에 들어간다.우선 아침밥상의 우거지국을 젖혀둔다고 한다.된장을 풀어넣은 우거지국의 칼로리는 생각보다 높은 모양이다.몸무게가 과도하게 늘었다 싶을 때는 칼국수의 양을 줄인다.대통령이 오찬행사에서 칼국수를 다른 그릇에 덜어놓고 나머지만 먹을 때가 더러 있다.이때는 대통령이 체중을 조절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대통령의 식단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아침은 우거지국과 밥,점심은 칼국수다.여름을 지나면서 칼국수 대신 도토리냉면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저녁은 차이가 많지만 설렁탕일 때가 많다.물론 관저에서 식사할 때는 백반이겠지만 관저에서 저녁을 먹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개혁칼국수로 널리 알려진 청와대칼국수 한그릇의 열량은 6백60∼6백70Cal정도다.대통령이 매일이다시피 칼국수로 점심을 때우게 되자 청와대측이 농림수산부 산하 농촌영양개선연구원에 의뢰해 칼국수의 열량을 뽑아본 결과다.도토리냉면은 아직 열량분석을 해보지 않았지만 칼국수보다는 약간 떨어질 것이란 게 청와대의 생각이다. 김대통령은 간식을 하지 않는다.순수하게 3끼로 필요열량을 얻고 있는 셈이다. 다만 저녁에 가끔씩 마주앙 안주로 먹는 멸치는 중요한 영양공급원 가운데 하나가 되고 있다.
  • “불법과외 학원 즉각 폐쇄”/교육부,부조리근절지침 시달

    ◎비리방치땐 공직자 연대책임/담당부서 장기근무자 인사교류도 교육부는 6일 학원의 등록·인가·감독 과정에서 불법행위를 묵인한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공직자는 누구를 막론하고 형사고발 등 엄중문책하고 비위사실이 반복적으로 발생한 경우 연대책임을 묻도록 했다. 교육부는 이날 소집한 전국 15개 시·도 교육청 사회교육체육과장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학원 부조리근절 및 학원수강료 안정지침을 시달했다. 교육부는 이 지침에서 외국어학원에서의 영어·수학등 입시과목 과외,무자격강사에 의한 교습행위,무인가등록 사설학원 및 무단 시설변경등 불법적인 운영을 한 학원에 대해서는 시·도교육감의 책임아래 휴·폐원조치등 강력한 행정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또 학원 담당부서에 장기근무한 공무원에 대해서는 인사교류를 실시,비리발생의 소지를 줄이고 학원연합회 산하 각종 지회 및 학원장친목회의 불필요한 금품갹출행위도 억제키로 했다. 이와함께 학원수강료가 9월말 현재 93년말에 비해 8.8% 상승,올해 억제수준인 6.2%를 초과함에 따라 물가안정차원에서 수강료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수강료를 과다 인상한 학원에 대해서는 수강료환원 및 세무조사등을 의뢰토록 했다. 한편 교육부는 문리계(입시)학원에 대한 허가요건이 너무 까다로워 속셈학원등 사무계열의 소규모 학원을 설립한뒤 불법과외를 하는 사례가 많다고 보고 관련법을 개정,현재 시·도 조례로 정하도록 돼있는 지역별 학원교습 수요기준 및 시설규모기준을 폐지키로 했다.
  • 강동교육청 서무계장 뇌물수수 혐의로 입건

    서울 강동교육구청 간부들의 뇌물수수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5일 구속된 배영학원 원장 김정기씨(49)로부터 뇌물을 받은 강동교육청 서무계장 정수식씨(54)를 뇌물수수 혐의로 입건했다.정씨는 사회교육체육과 행정계장으로 근무하던 92년 9월 학원장 김씨로부터 명절 떡값 명목으로 4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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