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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1 드라이버는 힘 넘치는 운동선수”

    수백억원을 들여 제작된 포뮬러1(F1) 경주용 자동차를 모는 드라이버는 경주마 기수처럼 단지 차를 조종하는 역할에 머무는 것처럼 보인다. 르노팀의 드라이버 헤이키 코발라이넨(25·핀란드)은 “많은 이들이 드라이버는 운전석에 가만히 앉아 있고 출력이 좋은 차가 승부를 좌우하는 것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F1만큼 신체적인 능력을 요구하는 스포츠도 없다.”고 단언한다. 시속 300㎞를 넘나드는 속도와 90분 가까이 중력의 5배가 넘는 압력을 견뎌내야 한다. 훈련이 안 된 사람은 3배만 넘어도 의식을 잃는다. 이런 악조건을 견뎌내려면 파워는 물론, 심폐기능과 강인한 정신력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BBC 인터넷판은 12일 여느 종목 선수 못지않게 빡빡한 코발라이넨의 훈련 일정을 소개하면서 F1 드라이버도 운동선수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짚었다. 그의 키는 170㎝이지만 목둘레는 42㎝에 이른다. 목에 맞는 셔츠를 고르면 소매가 손가락까지 내려온다. 목 근육을 강화하는 것은 드라이버에게 가장 필수적인 훈련이다. 코너를 돌 때 압력은 보통의 5배, 헬멧 무게만 7㎏에 이르기 때문이다. 가장 피로감을 느끼는 부위 역시 목이어서 그는 경주 뒤 마사지와 회복훈련을 한 뒤 반드시 목근육 강화 훈련을 한다. 또 심장박동수도 1분당 170회로 달릴 때의 마라토너와 비슷하다. 긴장한 탓에 아드레날린이 분비돼 자극을 주는 데다 비좁은 운전석에 안전띠로 묶여 있어 땀에 흠뻑 젖고, 엄청난 소음에 시달리다 보면 박동이 빨라진다. 이를 견디기 위해 야구 선수처럼 겨울 오프시즌에 혹독한 체력 훈련을 소화한다. 팔다리가 근육질이어서도 곤란하다. 일반 차보다 훨씬 뻑뻑한 엑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를 조작하려면 다리 힘을 길러야 하지만 그렇다고 다리 근육이 굵어서도 안 된다. 일주일에 이틀을 아침엔 웨이트를 하고 오후엔 에어로빅을 거르지 않는 것도 날씬하면서도 힘있는 다리를 만들기 위한 고육책이다. 코발라이넨은 “우리가 운전하는 시간은 일주일에 하루 한나절뿐이고 나머지는 이를 준비하는 데 보낸다.”며 “우리가 운동선수가 아니라면 엔진 출력이나 높이는 존재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나 육체적, 정신적으로 완벽히 준비돼 있지 않으면 F1에서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김숙기 가족클리닉-행복만들기] 명절만 되면 가슴 답답한 며느리

    Q저는 삼형제 집안의 둘째 며느리인데 추석명절이 다가오니 가슴이 두근거리고 답답해 잠이 오질 않습니다. 결혼해서 18년 동안 명절 준비는 모두 제 몫이었습니다. 미용실을 운영하는 윗동서와 약사인 막내동서는 명절에도 쉴 수 없는 직업이라 시댁에 늦게 나타났다 일찍 가버립니다. 한두 해도 아니고 매번 ‘혼자서만 이 고생을 언제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에 속이 타는데 시댁 어른들은 오히려 동서들이 밖에서 고생한다며 감싸고 돕니다. 가족들이 저에게 “수고했다.”고 칭찬하는 것도 형식적인 이야기뿐이어서 남편과 갈라설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동서들이 얄밉게 느껴지고 중간에서 아무 말도 않는 시어른도 원망스럽습니다. -허성자(가명·45세) A‘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처럼 풍성하고 즐거워야 할 추석명절이 어쩌다 이런 상처와 부담으로 다가오는 기간이 됐을까요. 큰 명절을 앞둔 이맘 때가 되면 아내가 본가에 가지 않으려 한다며 고민을 토로하는 남편들의 상담이 부쩍 늘어납니다. 명절만 다가오면 자신도 모르게 과거 명절을 전후해 겪은 스트레스 경험이 떠오르기 때문이지요. 명절의 주부는 귀향 과정의 장기이동과 생활리듬의 변화라는 기본적인 스트레스 외에 명절을 준비하고 치르는 과정에서 강도 높은 가사노동과 휴식 부족으로 인해 육체적인 부담을 경험하고 제사나 음식 준비 과정에서 느끼는 부당함과 가족 간의 갈등, 친정 방문의 상대적 소홀 등으로 긴장, 분노 및 좌절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러한 경험은 다음 명절이 다가오기만 하면 시댁에 가서 겪을 정신적·신체적 고통에 대한 걱정, 불안이 겹쳐 나타나게 됩니다. 현실적으로 지금의 상황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대신 지금부터는 과거의 수동적 태도에서 벗어나 주도적으로 명절 분위기를 바꿔 보세요. 우선, 남편과의 대화를 통해 충분히 자신의 입장을 표현하며 남편의 이해와 적극적인 지지를 얻어내야 합니다. 그런 다음 남편과 명절 연휴에 대한 구체적인 사전 계획을 짜고 다른 형제에게도 미리 음식을 나누어서 준비해 오거나 청소와 장보기, 송편 빚기 등 가사를 분담하는 다양한 대안들을 적절하게 나누어 주도록 하세요. 이때 주의해야 할 사항은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는 단계에서 시댁 가족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일은 남편을 앞세워야 수월하다는 것이지요. 또한 이번 명절에는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가족회의를 열어 의사결정 과정에서부터 함께 참여하고 몫을 나눌 수 있는 분위기가 정착될 수 있도록 이끌어 내세요. 계속해서 참고 혼자 다 감당하다 보면 다른 가족들은 그 의미를 모르고 당연시해 버리게 됩니다. 서로 역할 분담을 적절하게 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장>
  • 교육부, 특목고 신설 전면유보

    교육부는 6일 외국어고와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가 당초 취지와 달리 대학 진학을 위한 입시 목적고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점을 감안해 특목고 설립 사전 협의 절차를 오는 10월 말까지 전면 유보해 당분간 인가해주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외국어고 신설을 신청한 곳은 광주와 인천 등 2곳이며, 전국적으로 5∼6곳이 구두로 설립 의사를 전달하거나 자체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이날 서남수 차관 주재로 전국 16개 시도교육청 부교육감 회의를 갖고 외고와 과학고 등 특목고 교육체제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 작업에 들어가기로 방침을 정했다. 현재 개선 검토 방안으로는 외고 등의 신설 금지 또는 조건부 설립 인가 재개, 지정 해지 여부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담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10월 말까지 종합적인 검토 작업을 하는 등 특목고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책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육체제에 대한 검토 대상에는 특목고 외에 자립형 사립고(현 6개교), 개방형 자율학교(현 4개교)도 포함된다. 한편 국회 교육위원회 최순영(민노당)의원이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7학년도 외고 출신 서울대 신입생 211명 가운데 동일계열로 진학한 학생은 35명으로 16.6%에 불과했다. 외고 출신 서울대 신입생의 동일계열(어문계열) 진학비율은 2002학년도 30.8%를 기록한 뒤 점점 낮아져 2006학년도에는 14.6%로 떨어졌다. 서울대는 1999년부터 외고 학생의 내신 불이익을 없애는 동일계열 비교내신제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 전체 외고 출신자의 동일계열 진학 비율은 2005학년도 27.5%,2006학년도 25.0%,2007학년도 25.8% 등으로 서울대의 외고 출신자 동일계열 진학비율은 10%포인트가량 낮다. 교육부의 특목고 신설 전면 유보 방침에 대해 각 지자체와 학교 당국, 교총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반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뒤늦은 감이 있다며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전국외고교장장학협의회 회장인 유재희 과천외고 교장은 “2010년부터는 외고에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을 학생이 거주하고 있는 광역시로 제한하는데 아직 강원, 광주처럼 외고가 없는 지역까지 막겠다는 의도는 아닌지 모르겠다.”고 반대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한재갑 대변인은 “어찌보면 교육부의 교육정책 실패를 외고 등 특목고로 책임을 전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이에 비해 전교조 정애순 대변인은 “교육부가 발표에만 그치지 않고 방침을 강력히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박기철의 플레이볼] 국내 도핑테스트 앞두고

    올해 한국야구의 최대 뉴스는 확실시되는 관중 400만명 시대의 재진입이다. 관중 400만명이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26번의 시즌 중 불과 네 차례밖에 없던 일이라는 점에서도 대단하지만 200만명대까지 추락했던 야구 인기의 회복이란 점에서 더욱 반갑다. 어떤 분야든 한번 인기의 정점에 섰다가 추락하면 그 인기를 다시 찾기란 처음보다 훨씬 어렵다. 이런저런 사연으로 무대를 떠난 연예인의 복귀가 쉽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떠난 사연이 불미스러운 것이었을 경우는 더하다. 올 메이저리그 최고의 화제였던 배리 본즈의 홈런 신기록은 정상적이라면 전 미국이 들썩이는 축제가 돼야 했고 야구 인기에 엄청난 도움을 줘야 했다. 그러나 신기록을 보도하는 언론 기사에 항상 붙어 다닌 약물 의혹이라는 꼬리표는 신기록 달성이 과연 야구 이미지에 도움을 주는 일인지 헷갈릴 정도다.프로스포츠로서의 뿌리가 가장 깊은 메이저리그이고 종주국인 미국이라 파업과 약물 파동의 위기를 넘길 수 있겠지만 한국의 처지는 다르다. 화려한 선수들의 플레이와 기록이 약물의 도움을 받아 이루어진다는 이미지가 심어지면 관중 수를 집계할 의욕을 상실할 정도로 타격을 입을 게 뻔하다. 약물은 마리화나·코카인 등 마약류와 스테로이드로 불리는 근육강화제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마약류는 범죄이고 근육강화제는 그저 운동을 잘하려는 뜻에서 한 짓이라 대강 넘어가도 되는 일로 착각하기 쉽다. 그런데 사실은 반대다. 영화배우 김부선씨가 마리화나 합법화를 부르짖은 데 대해 찬성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마약은 질병이다. 근육강화제는 순전히 개인의 이익을 위해 개인의 선택으로 복용된다. 범죄다. 인기를 먹고사는 분야 가운데 프로야구는 마약류에 관한 한 범죄란 인식이 확고했고 상대적으로 안전지대였다. 하지만 근육강화제는 운동보조 약품으로 알고 복용한 사람도 있을 정도로 범죄로 여겨지 않았던 것이 현실이다. 운동 선수는 0.1초의 기록을 단축시켜 주거나, 타율 1푼을 올려 준다는 보장만 있다면 목숨 1년과 바꾸자는 유혹에 버티기 쉽지 않은 경쟁사회에 산다. 이런 선수들에게 근육강화제는 엄청난 유혹이다. 근육강화제를 금지하는 첫째 이유는 인기 하락이 아니다. 먼저 정신적·육체적으로 심각한 부작용을 불러올 염려가 너무 커서 선수를 보호하려는 목적이다. 우여곡절을 거쳐 국내에도 도핑테스트가 실시된다. 유능한 선수를 잃는 것은 구단에도 손해다. 굳이 빨리 하고 싶지는 않은 일이다. 그런데도 한·미·일 모두 리그 당국이 서두르고 선수협회가 몸을 사렸다. 선수라는 이유로 일반인보다 사생활 침해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게 주장의 골자였지만 약물은 사생활이 아니다.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 cobb76@gmail.com
  • [서울광장] 존엄한 죽음을 준비하자/황진선 편집국 수석부국장

    [서울광장] 존엄한 죽음을 준비하자/황진선 편집국 수석부국장

    얼마 전 광주광역시에서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아들(27)의 인공호흡기를 떼어낸 아버지 A(51)씨가 살인 혐의로 입건됐다. 그런데 만약 아들이 연명 치료를 원하지 않았다면 아버지를 처벌해야 할까.A씨는 오랫동안 투병해온 아들을 편안하게 보내주고 싶었다고 했다. 미국에서는 50개주 가운데 49개 주에서 사람들이 건강할 때 존엄한 죽음을 원한다는 의사표시를 해두는 리빙 윌(Living Will)이 법제화되어 있다고 한다. 이는 의학적으로 더 이상 회복 가능성이 없을 경우, 고통을 완화해주는 조치 이외에 무의미한 생명연장 조치를 원치 않는다는 것을 문서로 작성해 두고 그에 따르는 것이다. 일본에서도 리빙 윌에 서명해 두었다가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게 될 때에 이를 제시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한다. 한림대 생사학(生死學)연구소장 오진탁(철학)교수가 최근 펴낸 ‘마지막 선물’은 우리에게 존엄한 죽음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사람들은 보통 죽으면 끝이라고 생각한다. 심폐사 또는 뇌사를 죽음의 기준으로 삼아 인간을 육체적 측면으로만 정의하고 영혼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생사학 연구자들은 죽음이 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죽음이 끝이 아닌 증거로 호스피스 봉사자와 임사(臨死)체험자들의 증언, 기독교·불교·힌두교 등 종교의 가르침, 빙의(憑依)현상 등을 제시한다.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이자 40년동안 삶과 죽음을 화두로 삼은 20세기의 대표적 정신의학자 엘리자베스 퀴블로 로스는 사람이 죽으면 영혼이 육신에서 벗어나 나비처럼 날아오른다고 확신했다고 한다. 그는 2004년 8월 자신의 장례식에서 수많은 나비들이 일제히 날개를 퍼덕이며 파란 하늘로 날아오르도록 이벤트를 연출했다. 그는 그렇게 은하수로 춤추러 떠났다. 오교수는 우리 사회에 죽음에 대한 거부감이 유독 강하고, 불행하게 죽어가는 사람도 많으며, 자살률이 급증하는 것은 죽으면 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역설한다. 그러나 죽음을 육체적인 관점만이 아닌 영혼과 영성의 문제로 바라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죽음이 끝이 아니라면 삶을 어떻게 아무렇게나 살고 자살할 수 있을까. 죽음이 끝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우리사회에 팽배해 있는 세속주의와 물신주의를 치유할 수도 있다. 오 교수는 초등학교부터 눈높이에 맞춰 죽음 준비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죽음 준비 교육은 죽음을 바르게 이해하도록 함으로써 삶을 더 의미있게 살도록 하고, 죽음을 편안하게 맞이할 수 있도록 돕는 삶의 준비 교육이자 자살 예방 교육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일본에서는 이미 2002년부터 학교 교육에 죽음 준비 교육을 포함시켰으며, 죽음준비교육 연구를 위해 2006년 예산에 400만달러를 책정했다고 한다. 우리 사회에는 요즘 웰빙이 유행이다. 잘 먹고 잘사는 것에 광적으로 관심을 기울인다. 그러나 웰빙은 잘 먹고 잘사는 문제만이 아니다. 행복한 죽음, 즉 웰다잉이 포함되어야 한다. 잘 죽지 못한다면 어떻게 잘 먹고 잘살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삶의 마지막 과정에 있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시간을 영위하다 편안하게 죽음을 맞는 것이 바람직하다. 길고도 고통스러운 죽음을 선고받은 사람의 생명을 각종 의료장비와 기술로 연장하는 것은 오히려 고통과 불안, 혼란의 원인이 되지 않을까. 웰빙은 웰다잉으로 완성된다는 오 교수의 웰다잉 안내서 ‘마지막 선물‘은 필독할 만한 가치가 있다. 황진선 편집국 수석부국장 jshwang@seoul.co.kr
  • [아프간 석방 이후] “아빠 나 이제 풀려났어”

    “걱정 많이 하셨죠. 나 이제 풀려 났어요….” 탈레반으로부터 풀려난 피랍자들은 석방 직후 31일 새벽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 전화통화를 해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석방자와 가족간의 통화는 1분 정도씩 이뤄졌다. 이날 새벽 석방된 제창희씨의 어머니 이채복(69)씨는 “사무실에 앉아 있는데 전화가 걸려와 받으니 아들이었다.”면서 “아들은 전화에서 ‘건강은 어떠시냐. 나 이제 풀려 났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서명화·경석씨의 아버지 서정배(57)씨는 “30일 새벽 0시48분쯤 집에서 전화를 받았는데 딸 명화였다. 딸은 굉장히 밝은 목소리로 ‘아빠 나 때문에 걱정했어?’라고 물었다. 딸은 동생 경석이도 잘 있다고 했고, 얼마 전까지 같이 있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8월29일 먼저 풀려난 이주연씨의 어머니 조명호(53)씨도 “30일 새벽 1시30분쯤 전화가 왔다. 딸이 ‘엄마 나야. 나 잘 있어.’라고 말할 때 굉장히 밝고 씩씩한 목소리여서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한편 차성민 가족모임 대표는 정부의 구상권 행사 방침에 대해 “가족들끼리 논의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돌아오는 석방자들의 사회 적응이나 심리적 치료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우선은 그 부분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차 대표는 또 “19명의 석방자들은 귀국 후 경기 안양시 샘안양병원에서 전원 입원치료를 받도록 할 예정이지만 건강이 많이 안 좋을 경우 일부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등으로 분산시킬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 석방자들이 인천공항에 도착하면 현장에서 간단하게 심경을 밝히는 인터뷰를 진행하고, 어느 정도 시일이 지나 육체적·정신적 안정을 찾으면 자세한 얘기를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성남 윤상돈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고산·이소연씨 “숨막히는 귀환모듈서 2시간 견뎌야”

    고산·이소연씨 “숨막히는 귀환모듈서 2시간 견뎌야”

    “우주복에 장착하는 통풍장치를 제외하고는 모두 밀폐된 귀환 모듈의 내부 온도는 50∼60도까지 올라갑니다.1시간30분에서 2시간 정도의 훈련을 마치고 나면 몸무게가 3∼4㎏ 정도 줄어듭니다.” 한국 최초의 우주인 후보 고산(30), 이소연(28)씨가 지금까지의 훈련 중 가장 힘들었다고 밝힌 ‘흑해 해양 생존훈련’의 자세한 과정이 공개됐다.29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우주인 훈련일기에 따르면 두 사람은 7월21일부터 27일까지 러시아 우주인 두 명, 미국 우주인 두 명과 함께 국제우주정거장의 화재 및 불시착 등 비상사태에 대비한 생존훈련을 받았다. 이씨는 일기를 통해 “우주비행 중 어떤 임무보다 중요한 것은 생존인 만큼 교관들이 항상 강조하고 있다.”면서 “육체적 스트레스는 물론 정신적 스트레스의 대처법도 배웠다.”고 밝혔다. 고씨는 “세 사람이 간신히 들어가는 귀환 모듈 안에서 한 사람이 옷을 갈아입는 동안에 다른 승무원들은 자리를 마련해 줘야 하고, 옷을 벗고 입는 것도 도와줘야 한다.”면서 “가장 큰 적인 귀환 모듈내의 더위를 이기지 못하면 우주인이 될 수 없는데 실제로 훈련과정에서 미국 우주인 하나가 탈락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술마시며 참여(參與)하니 아니 좋으냐”

    한 신출나기 술집이 요새 문단에서 유행하는 참여를 쳐들고 나왔다.「니나노」가락만 뽑을게 아니라 미술전람회도 열고, 국악발표회도 갖고, 민속자료전시회에서 시낭독회까지 열어보자는 별난「예술참여」. 주인사내 3명이 몽땅 33세 동갑 문화인인 이 신종「예술참여파」에「참여」해 봤더니-. 무료로 상설화랑 구실을 색다른 동양화누드 선뵈 술집에서 미술전람회를 갖겠다고 하니 아무래도「개발에 주석편자」격. 더더구나 상설화랑으로 제공하겠다는 포부이고 보면 듣는 쪽이 이상해질 정도이다. 「홀」에 5점의 판화, 방안에 14점의 동양화가 전시된「쪽샘」이 바로 문제의 술집. 출품작가는 화단의 중견작가들이 중심이 돼 있다. 국전에서 국회의장상을 수상한 박원서(朴元緖)씨를 비롯, 백양회 공모전 수상작가 김철성(金徹性)씨, 동아(東亞)판화「비에날레」대상 수상작가 김상유(金相游)씨, 한국미술 대상전 우수상의 송번수(宋繁樹)씨 등이 출품했고, 동양화의 신수회(新樹會)「멤버」인 나부영(羅富榮) 송수남(宋秀南) 서기원(徐基源) 오낭자(吳浪子) 오태학(吳泰鶴)·(국전특선), 이경수(李炅洙) 이덕환(李悳煥) 이용철(李容徹) 조평휘(趙平彙) 최재종(崔在宗) 홍용선(洪勇善) 제씨와 조각의 박석원(朴石元)씨, 판화의 서승원(徐承元)씨 등이 이번 전람회 출품작가. 10여평 남짓한「홀」에 정교한 솜씨의 판화들이 은은한 조명을 받으며 걸려 있다. 방은 모두 2개. 가운데 마루를 두고 마주보는 방으로 사방 벽에 동양화들이 전시되어 있다. 약간의 서양화풍으로「스케치」된 작품들이 있는가 하면 전통적인 산수화(山水畵)「스타일」에 의해 전원풍경이 묘사된 작품도 있다. 그중에서도 안방쪽의 내벽에 걸린 동양화「누드」한폭이 가장 이채. 동양화「누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것같다. 주로 옛날 기와조각에 새겨진 무늬를 소재로 삼았던 이경수씨(均明高교사)가 이번 전람회에「전례없는」취향의 작품을 내놔 이 방면의 동호인과 작가들에게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동양화에서 종래까지는 주로 전원풍경이라든가 4군자가 소재의 대상이 되어 왔으며, 근래에는 차차 구체적으로 움직이는 사물, 작업하는 사람들의 표정이 묘사되어 동양화 소재선택의 방향에 조그마한 변화에 모색이 있어 왔던건 사실. 동갑네 세친구가 손잡고 연주무대로 마루도 비워 그런데 이씨에 의해서「최초라면 최초라 할 수 있는」여인의 벌거벗은 육신이 대담하게 소재의 대상이 된 것이다. 미술평론가 김인환(金仁煥)씨는 이씨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서『이번 전람회의 값진 수확의 하나』라고 논평. 힘찬선과, 율동미가 넘쳐흐르는 완곡한 육체의 부분부분이 묘사된 작품『나부(裸婦)』를 하필이면 절절 끓는 안방에 걸어놨을까 하는 주객들의 엉큼한(?) 질문도 더러 있다. 『앞으로 상설화랑으로서의 면목을 갖추어 보려고 합니다. 화랑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미술의 대중화를 꾀해보자는 소박한 의도입니다. 출품작가들이 나와서 얼큰히 취해 자기 작품을 해설할 수도 있고, 자유롭게 미술대담(美術對談)을 하게 할 작정입니다』 이「쪽샘」경영의「트로이카·시스팀」가운데 한 사람인 한상림(韓相霖)씨의 포부. 한씨는 미술과는 동떨어진 성악가로「예그린악단」단원이다. 술집에선 노래「서비스」로 남기(男 妓?) 노릇도 할 예정. 『정기적으로 국악 발표회를 갖는 한편 음악은 국악녹음「테이프」로 할 예정입니다. 24일에 가야금산조 연주회를 가졌고, 제야(除夜)에는 남사당(男寺黨) 놀이와 창(唱) 발표회를 열겠어요』 연주회 무대용으로 마루를 비웠다는 미술평론가이며 경영자의 한 사람인 김인환씨(홍익대(弘益大)강사)의 포부. 그런가하면 역시 경영자의 한사람인 강동영(姜東榮)씨(사업가)의 포부도엉뚱하다. 『안동(安東)과 경주(慶州)쪽에 사람을 보내서 민속자료를 채집중입니다. 가짜토기니하는 것 말고요. 우리 조상들이 사용하던 아주 사소한 생활용품들을 가져오게 했읍니다. 뿐만 아니라 시낭독회도 부정기적으로 열겠읍니다. 술 팔아서 장사하겠다고요? 물론 그 목적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럴바에야「슈퍼·미니·스커트」입힌 아가씨들을 채용해서 쿵작작거리며 하는게 좋지 이게 다 뭡니까? 여자도 없어, 술이라곤 막걸리 단 한가지 뿐이고, 앉는 의자도 그냥 딱딱한 통나무, 장치는 싸리나무로 촌스럽게 엮어 놨으니 망하기 아주 십상이에요. 그러나 우리 모여 한번 고상한 얘기 나눠보자, 이겁니다』 “마시며 흐뭇하고 열띤 예술론 펴기 소원” 출품작가중의 한사람인 나부영씨는, 껄껄거리며 웃더니『우선 홀가분하게 마시니 좋고, 그림얘기며 문학얘기로 핏대올릴 생각하니 흐뭇하지 않습니까?』 하고 호사가(好事家)스러운 표정을 한다. 『우리 모두 33세에 동갑입니다. 사실은 10년이상 막역한 사이의 친구들이죠. 어느날 하루는 권커니 잣거니 하다가 문득 우리 조상들이 즐겨 마시던 술에 우리 조상들이 좋아했던 주막집식의 술집을 했으면 어떨까 하는「아이디어」가 나왔죠. 이로부터 얘기는 무르익어 강형이 자기의 집을 제공하기로 하고 막걸리 전문의 술집을 내서 화랑에다 공연장을 겸해서 문화의 광장이며 대화의 장소가 될 집을 마련하게 됐죠. 정작 이 집의 내막을 고증해보니 1백년 이상된 고옥(古屋)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문화재 겸해 원형은 전혀 손질하지 않고 벽지만 새로 바르는 정도로 다듬었습니다. 남들이 장삿속이다 하고 비난해도 좋습니다. 아닌 말로 손님없어도 좋아요. 우리 셋이 모여 놀죠, 뭘』 태평스러운 표정의 한씨는 신바람난다는듯이「옥타브」를 높인다. 이 철저하게 한국적인「쪽샘」의 한국적인 요소를 찾아 보면 안동지방에서 수집한 12개 개다리소반상, 서울교외 퇴계원의 어느 독공장에서 구워낸 질그릇,「피아노」재목으로 쓰인다는 오대산(五臺山) 심산유곡에서 날라온 복작나무「테이블」, 안방의 출입문이 이조시대 중인(中人) 가정에서 통용했던「들어 올리는」들문이라는 점등이다. 「쪽샘」이라는 명칭도 경주교외의 어느 마을 이름인데「주막들이 몰려있는 곳」이라는 뜻. 주로 법주(法酒)를 만들어 내는 곳이라고. 앞으로 개인 전람회를 갖고싶은 작가에게는 언제나 무료로 개방하겠다는 주인들의 선언. [선데이서울 71년 신년특대호 제4권 1호 통권 제 118호]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얼굴학자 조용진 교수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얼굴학자 조용진 교수

    우주공간에서 당신은 얼마나 미인? 다음달이면 드디어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 탄생된다. 아울러 최종 선발된 우주인은 내년 4월 우주선을 타고 지구상에서 350㎞ 상공에 떨어진 우주 정거장으로 날아가는 역사적인 광경을 연출한다. 머나먼 하늘 나라로 올라간 한국인 우주인은 지상에서 들고 간 무게 45㎏의 보따리를 풀고 18가지에 이르는 각종 실험을 하게 된다. 이 가운데 흥미로운 실험 하나가 있다. 다름 아닌 ‘등고선 촬영장치를 이용한 얼굴의 우주부종 연구’이다. 우주에서 동양인과 서양인의 얼굴이 얼마만큼 붓는지 비교·분석하는 실험이다. 준비해간 등고선 장치에 디지털카메라를 장착, 여러 각도로 촬영을 하고 다시 지상으로 내려오게 된다. ●“우주에서 얼굴이 얼마나 부을까요” 일부 학자들은 동양인 얼굴이 서양인보다 우주에서 더 잘 붓는다는 주장을 편다. 예를 들어 눈두덩이의 경우 지상보다 우주에서 5㎜가량 더 튀어 나온다는 것. 이를 제대로 따져 보자는 취지도 있지만 어쨌든 이 연구실험은 우리나라 우주인이 세계 최초로 실시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게 된다. 그렇다면 누구의 아이디어며, 또 누가 이 특수장치를 제작할까. 이리저리 수소문해 보니 ‘얼굴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조용진(57) 한남대 미술대학 객원교수가 주인공으로 밝혀졌다. 그는 한국의 얼굴, 우리 시대의 미인 얼굴 등 28년 동안 얼굴만 연구해와 이 방면에 독보적인 ‘얼굴학자’로 알려져 있다. 최근만 하더라도 자신의 열번째 저서 ‘미인’(해냄출판사,430쪽 분량)을 펴내 거침없는 연구의욕을 과시하고 있다. 이런 그가 1년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원장 백홍열)에 ‘우주에서 변하는 얼굴’에 대한 연구 아이디어를 냈고, 아울러 이에 따른 특수장치 제작의뢰를 받았다. 지난 주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벽제동에 위치한 목암미술관에서 조 교수를 만났다. 이 곳에는 자신의 오랜 연구결과물인 ‘남·북방 계통별 얼굴모형’들이 도서관의 책들처럼 쭉 전시돼 있었다. 그는 인터뷰에 앞서 “하루에 3분만 투자하면 그날이 즐겁다. 날도 더운데 노래나 한자락 하자.”면서 박목월 작사, 이수인 작곡의 ‘그리움’을 목청껏 부른다.‘구름가네 구름가네 강을 건너 구름가네/그리움에 날개펴고 산넘어로 구름가네/구름이야 날개펴고 산넘어로 가련마는/그리움에 목이 메어 나만 홀로 돌이 되네∼’ 높은 음자리에 머물며 펼쳐지는 목소리가 아마추어 수준이 아니다. 노래를 부르고 난 그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가수였던 것을 아느냐.”고 반문하면서 다빈치는 생전에 노래를 불러 (출연료를 받아)원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자신도 다빈치처럼 되려고 미술대학 다닐 때 그림 외에 성악을 별도로 공부했다며 웃는다. 그러면서 최근 제작된 ‘등고선 얼굴 촬영장치’를 꺼냈다.“우주에서는 얼굴이 퉁퉁 붓는데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어서 만들었다.”면서 내년 4월 우주에 갈 때 한국인 우주인은 45㎏의 무게만 가지고 갈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중량을 줄이려고 600g으로 낮춰 제작했단다.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하게 되며 60분의 1초로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설명도 곁들인다. 이어 얼굴 얘기가 시작됐다.“북방계한테 수천 년간 밀렸던 남방계 얼굴이 광복 이후부터 미인자리에 올랐다.”면서 이목구비가 작은 북방계형에 비해 남방계형은 눈이 크고 입술이 두텁고, 또 안면의 오목함과 볼록함이 뚜렷한 게 특징이라고 했다. 요즘들어 미인개념이 서구형으로 변했지만 북방계에 가까운 한국인의 평균적인 얼굴로 인해 남성의 14%, 여성의 42.37%가 성형수술을 원한다고 예를 들었다. ●“생긴 것과 성격은 상관있습니다” 특히 그는 남·북방계 얼굴의 연구를 통해 질병유전자의 여러 공통점을 찾으면서 적어도 당뇨병은 남방계와 관련있다는 흥미로운 사실도 밝혀냈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 중 뇌를 만드는 유전자가 가장 많고, 반면 용모(치아)를 만드는 유전자가 가장 적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용모와 뇌(성격)는 부모를 닮을 확률이 높지요. 따라서 용모와 성격은 상관성이 있으며 이를 통해 ‘한국인은 무엇인가’를 연구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얼굴계측, 나중에 얼굴의학-얼굴공학 차원으로 연구영역을 넓히면서 한국인에게 최적인 것들, 즉 안경이나 헬멧, 마스크, 얼굴인식 장치 등의 모형도 얼마든지 표준화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는 또 “우리나라 미용산업에 들어가는 돈이 자녀 과외비 다음으로 높은 연간 35조원에 이른다.”고 전제한 뒤,“그렇게 많은 돈이 투자되면서도 문화적으로 쌓이는 것이 전혀 없어 공중분해되는 꼴이다.”면서 우리 시대의 ‘참미인’이 무엇인지 경각심을 주고 싶어 연구도 하고 책도 펴내게 됐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렇다면 미인의 기준은 무엇일까. 비너스의 아름다움은 남자들에 의해 평가된 육체적 아름다움이라면, 오늘날 여성의 사회적 역할이 높아지면서 미인의 개념도 많이 달라졌다면서 내면적, 외향적 아름다움이 갖춰져야 ‘이 시대의 미인’이라고 했다. ●“얼굴 보면 머릿속을 알 수 있지요” “인간이 밝은 미소를 지을 때 눈썹과 입꼬리가 6㎜정도 올라가기 때문에 설령 미인이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표정으로 커버할 수 있습니다. 얼굴이 좌우대칭형에다 얼핏 봤을 때 어디선가 본 듯하고 친숙한 이미지가 미인에 해당되지요. 결국 미추(美醜)의 차이는 2∼5㎜(표정변화에 따른 얼굴크기)에 불과합니다.” 1968년 홍익대 동양학과에 입학한 뒤 ‘인물화’를 전공한 조 교수는 동양의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되겠다는 생각에 가톨릭의대에서 해부학을 7년간 공부했다. 서울교대에서 동양화를 가르치던 1979년 어느날 미인의 인문학적 연구를 생각해냈다. 이후 과학적 계량화 작업을 시작했다. 예를 들어 한명의 얼굴을 2㎜ 등고선 촬영장치 카메라로 정면, 측면 등 70군데씩 찍어 나갔다. 이렇게 1985년까지 20살 남녀 2만여명을 대상으로 얼굴 각 부분의 길이와 비율, 형태 등을 측정, 수치화했다. 아울러 한국인의 유형별 두상조각을 만들어 전시를 했다. 소문이 나자 그에게 평택 임씨 등 전국 곳곳의 가문에서 조상의 얼굴을 만들어 달라는 주문도 이어졌다. “얼굴은 뇌를 싼 보자기와 같아서 보자기를 보면 속에 뭐가 들었는지 알 수 있다.”는 그는 앞으로 계획에 대해 “로봇시대가 되면 로봇 얼굴만 바꿔 끼게 되는데 이때 외국에서 만들어지는 얼굴보다는 한국인다운 로봇이 훨씬 편안하지 않느냐.”고 말해 한국형 로봇얼굴 제작에 대한 관심을 피력했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그가 걸어온 길 ■ 그가 걸어온 길 ▲1950년 충남 서천 출생. ▲72년 홍익대 동양화학과 학사. ▲78년 동대학원 석사. ▲81∼84년 군산대 미술과 전임강사, 조교수. ▲84년 일본 도쿄예술대 대학원 박사. ▲84∼94년 서울교육대 미술교육과 조교수, 부교수. ▲94∼2003년 서울교육대 미술교육과 교수. ▲03∼06년 한서대 보건학부 미용학과 교수. ▲07∼현재 한남대 객원교수. # 연구실적 및 저서 국내 최초 악학궤범 토대로 처용탈 과학적 복원(04년), 우리 몸과 미술문화(89년), 등고선을 이용한 데생연구(92년), 얼굴 한국인의 낯(99년), 서양화 읽는 법(97년), 미인(07년)
  • [스포츠 라운지] ‘KPGA 50년 개근’ 뒤 아름다운 은퇴 한장상 고문

    [스포츠 라운지] ‘KPGA 50년 개근’ 뒤 아름다운 은퇴 한장상 고문

    ‘한국 골프의 살아있는 전설’,‘한국의 아널드 파머’ 등 화려한 수식어를 단 한장상(69)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고문. 이제 더이상 정규대회에서 그의 모습을 볼 수 없다. 지난 21일 경기 용인 코리아골프장(파72·6440m)에서 개막한 제50회 KPGA선수권대회를 끝으로 50년의 화려했던 선수생활을 마감했기 때문.1958년 이 대회가 시작된 이후 50회를 맞는 동안 단 한 차례도 거르지 않고 출전했던 대회였던 만큼 아쉬움도 컸다. 더욱이 68년부터 71년까지 4년 연속 우승을 포함해 모두 7차례나 우승컵을 들어올려 대회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한 그다. 지난 22일 오후 경기 남양주시 ‘장현그린골프클럽’에서 만난 한 고문은 여전히 후배들을 지도하느라 여념이 없었다.“팔로스윙에서도 힘이 남아 있잖아. 팔로에선 힘이 완전히 빠져 있어야 돼. 클럽을 그냥 들었다 놓는 기분으로 치란 말야.” 칠순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기력이 왕성했다.“몸은 필드를 떠나지만 마음은 죽는 날까지 필드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좀 쉴 때도 됐지만 골프 발전과 후진 양성을 위해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란다. 한 고문은 1954년 집 근처 군자리골프장 (현 서울컨트리클럽)을 드나들다 캐디가 되면서 골프와 연을 맺었다. 이듬해 골프장을 자주 찾던 손님으로부터 낡은 아이언 두개(5번과 7번)를 얻어 골프를 시작했다. 한 고문은 “그 손님이 준 채를 들고 남들 흉내를 내가면서 열심히 연습했던 게 뒷날 ‘아이언 샷의 달인’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 것 같다.”고 돌아봤다. 1958년 프로에 입문한 그는 통산 22승을 쌓아올렸다. 시니어투어까지 포함하면 통산 25승.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골프장이 생긴 게 1900년쯤이었으니 골프사의 절반은 그와 함께했던 셈. 프로골프 1세대로서 한국프로골프협회와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를 출범시킨 산파이기도 하다. 그는 50년 선수생활 동안 잊을 수 없는 장면을 회상했다.“66년 일본 도쿄 요미우리CC에서 열린 월드컵 18번홀(파4·420야드)에서 친 세번째 샷은 잊을 수 없어. 비바람이 몰아치는 탓에 핀에 붙인다는 생각으로 쳤어. 그런데 벙커샷이 핀을 지나 3m 지점에 떨어지더니 백스핀을 먹고 그대로 홀컵에 들어간 거야. 내 인생 최고의 샷이었지.”1972년 일본오픈에서 우승했을 때와 같은 해 한국오픈에서 65타를 쳐 코스레코드를 경신했을 때, 그리고 73년 마스터스대회에 출전했을 때도 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마스터스 출전은 한국인 최초였다. 그는 아널드 파머를 가장 존경한다고 했다.“아널드 파머와는 마스터스대회 때 처음 만났고,82년 서울컨트리클럽에서 라운딩을 함께 했어. 실력도 실력이지만 인격적으로 훌륭한 분이었다.”고 말한다. 한 고문에게 레슨을 받은 사람 가운데 거물도 적지 않다. 특히 육군 이등병 시절엔 박정희 전 대통령을 가르쳤고, 프로 입문 후에는 삼성그룹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의 ‘스승’도 했다. 쌍용그룹 창업주 김성곤 회장, 두산그룹 박두병 회장 등 정·재계의 유력자들이 그의 제자들이다. 일본에서 활약 중인 장익제·구옥희 프로를 수제자로 둔 한 고문은 후배들에게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기량이야 좋아졌지만 근성이 부족해. 골프는 자신과의 싸움이야. 스스로 정신과 육체를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데 잘 쳤다고 우쭐대고, 못 쳤다고 주눅들어서야 좋은 선수가 될 수 없지.”라고 강조했다. 한장상, 그도 세월의 무게에 겨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겠지만 ‘한국 골프의 자양분’인 그의 열정과 근성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글 남양주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한장상 프로필●출생 1938년 3월28일 서울생 ●체격 167㎝,67㎏ ●학교 경동초-피란으로 천막학교에서 중학과정 이수-한영고 중퇴 ●가족 부인 박의순(67)씨와 사이에 아들 성욱(40)씨, 딸 지수(38)씨와 지희(35)씨 ●취미 바둑 ●경력 개인통산 25승(국내 정규대회 19승, 해외 3승, 시니어 투어 3승).1968∼71년 KPGA선수권 4연패 등 대회 통산 7승.1965∼67년 한국 오픈 3연패 등 대회 통산 7승 .72년 일본 오픈 우승.73 년 한국인 첫 PGA 투어 마스터스대회 출전.2007년 8 월21일 KPGA선수권대회 5 0번째 출전. 초대 한국여자프로 골프협회(KLPGA) 회장. 제 6대 한국프로골프협회 회장, 현 한국프로골프협회고문
  • [인사]

    ■ 국가청렴위원회 ◇부이사관 승진 △정책기획실 혁신인사기획관 李衍興△홍보협력단 교육홍보팀장 金源麟 ■ 재정경제부 ◇고위공무원단 전보△정책홍보관리실장 김동수△경제협력국장 김영과△경제자유구역기획단 기획국장 문일재 ■ 국방부 ◇서기관 승진 △동원기획관실 金光默△군사보좌관실 金琫烈△계획예산관실 鄭英熙△정보화기획관실 尹現柱△정책기획관실 朴吉成△보건복지관실 成吉洙△국제협력관실 廉柱星△군사시설기획관실 安守鉉 ■ 행정자치부 ◇파견△국정과제실시간관리추진단 부단장 崔月和△한국지방행정연구원 李鍾培◇전보△자치행정팀장 金承洙 ■ 산업자원부 △바이오나노팀장 李丞宰△통상협력정책팀장 黃奎淵△자원개발총괄팀장 白斗玉△석유산업팀장 朴淸遠△무역구제정책팀장 李云鎬△지역산업팀장 李鎬俊△구미협력팀장 金正鎰△섬유생활팀장 鄭東昌△운영지원팀장 金哲浩△화학세라믹표준팀장 白相浩△군산자유무역지역관리원장 金南榮△산업환경팀장 金顯哲△에너지환경팀장 陳宗煜 ■ 주택금융공사 △서울남부지사장 李在京 ■ 교통안전공단 △항공안전센터장 임용규△교통안전교육체험〃 차철근△비서실장 조윤구△감사〃 정병현△자동차성능연구소 연구지원〃 권순관△〃 연구조정〃 용기중△경기지사장 오태교△대전충남〃 노성인△울산〃 강현철△제주〃 이성신△기획조정본부 경영기획팀장 박종우△〃 경영혁신〃 박재준△〃 대외협력〃 이용찬△경영지원본부 인사조직〃 이익훈△〃 재무〃 오성택△도로안전본부 안전관리〃 이수영△〃 지원사업〃 강순봉△철도안전본부 철도심사〃 오인택△〃 철도기술〃 최양규△〃 철도면허〃 허남규△항공안전센터 항공안전〃 신대원△〃 항공시험〃 주영수△교통안전교육체험센터 체험교육장건립〃 전종범△〃 안전교육〃 이홍로△검사운영본부 검사정책지원〃 김완섭△자동차성능연구소(연구지원실) 연구지원팀장 천현종△〃(〃) 시설관리〃 김종경△〃(〃) 기준연구〃 최영태△〃(〃) 기술심사〃 천명림△〃(〃) 전장연구〃 신재승△〃(〃) 동력연구〃 권해붕△〃(〃) 충돌연구〃 김규현△〃(〃) 선행연구〃 윤경한△〃(〃) 주행연구〃 최선모△경기지사 안전관리〃 조재근△부산경남지사 〃 김석문 ■ 성신여대 △교무처장 겸 교수학습지원센터장 강병개△기획처장 조경태△정보통신처장 겸 IT교육원장 서동수△연구처장 겸 산학협력단장 박기성△학생처장 정연주△입학홍보처장 서리 임상범△중앙도서관장 한만영 ■ 아시아경제신문 △관리국 총무부장대우 조병무 ■ 극동건설 △건축개발사업본부장(부사장) 조영희△감사 이진△영업본부장(전무) 박영철△토목사업본부장(전무) 정건교△경영지원부문장 유병택
  • [열린세상] ‘광주 모독’은 끝나지 않았다/김정란 상지대 교수·시인

    [열린세상] ‘광주 모독’은 끝나지 않았다/김정란 상지대 교수·시인

    그해 봄, 나는 아주 이상한 경험을 했다. 어느 날인가, 잠자리에 들었을 때, 어디선가 저벅저벅 군홧발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는 점점 더 커졌다. 이게 뭐지? 가만히 누워 귀를 기울였다. 나는 겁에 잔뜩 질려 있었다. 너무나 겁이 나서 이불을 꼭 움켜잡고, 누운 채 눈을 내리깔고, 숨 죽이고 있었다. 환청은 점점 더 커져서 현실처럼 생생해졌다. 그리고 이윽고 방안 가득히 시커먼 군홧발이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그것들은 방안을 헤집고 돌아다녔다. 내가 덮은 이불까지 올라와 마구 짓밟고 돌아다녔다. 환상은 조금 뒤 사라졌다. 그러나 너무나 생생했다. 나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이게 뭐지? 이게 뭐야? 하면서 혼자서 오랫동안 고통스러워했다. 그리고 그해 5월, 이상한 소문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신문과 방송은 어떤 진실도 전해주지 않았다. 광주에서 ‘빨갱이’의 사주를 받아 날뛰는 ‘폭도’들을 우리의 씩씩한 계엄군이 진압해 질서를 되찾았다는 것이 그들이 전해준 소식이었다. 그러나 진실은 서서히 터져나왔다. 끔찍하고 무서운 소식들이 들려왔다. 모두들 겁에 질렸다. 그리고 나는 내가 본 환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차렸다. 내 방에까지 소식을 전한 것은 어느 죽어가던 억울한 영혼들이었을까? 군홧발에 밟혀 짓이겨진 어떤 육체가 그 비명을, 한 무능력한 시인의 영혼에게 전달한 것일까? 광주는 내 시의 원체험 같은 것이다. 내가 본 환상이 광주에 관한 소문을 듣기 전인지 후인지도 분명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전이라고 내 기억은 말하지만, 어쩌면 후인지도 모른다. 의식에 분명하게 남은 것은, 그 환상을 본 것이 꿈에서가 아니라, 의식이 뚜렷한 상태에서였다는 것, 그리고 광주에 관해 접한 모든 공식정보가 거짓이라는 것을 내가 매우 육체적인 방식으로 확신했다는 것, 그리고 그 확신이 개인적으로는 그 환상을 매개로 했다는 것, 그뿐이다. 무려 27년이 지나서야 이제 겨우 광주를 정면으로 다룬 영화가 만들어졌다.‘화려한 휴가’에서 주인공인 택시기사(김상경 분)는 단지 “우리는 폭도가 아니다.”라는 말 한마디를 하기 위해 죽어 간다. 잘 연출된 장면은 아니다. 그러나 나는 이해한다. 그 장면이 과장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이런저런 정치적 부비트랩을 아슬아슬하게 피해서 겨우 감독이 건져낸 비정치적인 대사 한마디, 그 한마디에 결국 영화의 모든 메시지가 집중될 수밖에 없었고, 그리고 그 집중이 그 장면을 미적으로 불균형하게 과장된 것으로 만들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사실, 나는 좀 더 본격적인 진실 접근을 원했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폭력 장면이 실제로 광주에서 저질러진 폭력에 비해 지극히 순화된 양상이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 사건의 역사적 의미, 그리고 그 일을 저지르고 권력을 잡은 자가 지금도 버젓이 살아 영화를 누리고, 그 세력의 당사자들이 아직도 우리 사회의 막강한 파워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 광주의 의미를 폄하하는 논리가 얼마나 가짜 논리인지 하는 것들을 다루어주기를 바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화려한 휴가’를 만들어 준 분들에게 마음 깊이 감사한다. 광주에서 ‘폭도’의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죽어간 이들을 이 영화가 많이 진혼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영화 ‘화려한 휴가´가 택한 접근 방식 덕택에 많은 사람들, 특히 젊은 세대가 이 참혹한 역사적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진실에 접근하는 실마리를 제공한 것, 그 하나만으로도 이 영화는 최상의 찬사를 받아 마땅하다. 영화를 보면서 결국 나는 입술을 깨물며 통곡하고 말았다. 참을 수 없는 회한과 고통이 핏줄을 떨게 만들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대체 어디에? 아직도 해명되지 않은 피들은 대지 위에서 울부짖는데, 아직도 그 사건으로 권력을 찬탈한 세력은 막강하기 짝이 없다. 광주의 모독은 끝나지 않았다. 광주는 지금도 모독당하고 있다. 김정란 상지대 교수·시인
  • [오늘의 눈] ‘근조 열린우리당’/김상연 정치부 기자

    당신은 불현듯 나타났습니다. 오른손엔 빗자루가, 왼손엔 마우스(mouse)가 들려 있었습니다. 고리타분한 사랑 노래는 쓸어버리겠다고 했습니다. 디지털 연애를 호언했습니다. 숱한 변절로 몹시 상처받은 나는 당신의 거친 구애에 쩔쩔맸습니다. 새로운 사랑이 겁났던 것입니다. 하지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창밑을 울리는 당신의 세레나데에 결국 나는 무너졌습니다.‘전국 정당’,‘상향식 정당’이란 노랫말은 나를 아득한 꿈길로 인도했습니다. 그것은 내 육체뿐 아니라 영혼까지 사랑한다는 속삭임으로 들렸습니다. 마지막이라고 여긴 사랑이었기에 나는 당신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기로 했습니다.2004년 4월 총선에서 나는 당신에게 152개의 꽃송이를 선물했습니다. 여태 그 누구한테도 퍼준 적이 없는 속수무책의 사랑이었습니다. 꽃다발의 무게를 주체하지 못한 채 헤벌쭉 웃는 당신에게 나는 “귀엽다.”란 말을 해준 것 같습니다. 아, 정말이지 그때 우리의 사랑은 영원을 담보한 듯 보였습니다. 그런데 그날 이후로 당신은 변했습니다. 바쁘다며 날 피하거나, 일방적으로 당신의 말만 늘어놓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사랑한다는 당신의 말엔 견디기 어려운 건조함이 묻어났습니다. 나는 또 한번의 변절을 직감했지만, 도무지 믿고 싶지 않았습니다.“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라고 미친듯이 독백하면서 눈물로 밤을 채웠습니다. 당신에게 애써 무서운 표정도 지어보고, 쓰린 마음을 담은 편지도 보내봤습니다. 하지만 별무 반응이었습니다. 더이상 사랑을 지탱하기 어렵게 된 나는 마침내 단장(斷腸)의 심정으로 결별을 고하고 말았습니다. 그제서야 당신은 미안하다며 다시 시작하자고 애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름도 바꾸고 성형수술도 하겠답니다. 아, 이 참을 수 없는 부박함을 제발 내 눈 앞에서 치워주세요. 누가 사랑을 아름답다 했나요. 차라리 그대의 흰 손으로 나를 잠들게 해주세요. 김상연 정치부 기자 carlos@seoul.co.kr
  • [아프간 피랍 사태] 피랍자 가족들 ‘살해 위협설’ 에 초긴장

    피랍 32일째를 맞은 19일 경기 성남시 분당타운 피랍가족모임 사무실에 모인 가족들은 ‘살해 위협설’에 또다시 촉각을 곤두세웠다. 차성민 피랍가족모임 대표는 “인질 추가 살해 보도 이후 가족들이 사태 추이를 지켜보다 밤늦게 돌아갔고, 오늘도 비교적 일찍 나와서 불안한 마음을 달랬다.”면서 “‘믿을 수 없다.’고 되뇌다가도 막상 살해 위협이 나오면 긴장할 수 밖에 없는 것이 가족들 심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석방된 김경자·김지나씨 및 살해된 심성민씨와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이지영(36)씨의 오빠 종환(38)씨는 “동생이 혼자 남아 있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지난 17일 경기 성남의 국군수도병원에 입원한 김경자·김지나씨는 비교적 건강한 상태에서 보호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18일과 19일 김경자씨를 면회한 오빠 경식(38)씨는 “담당의사 말에 따르면 육체적으로 큰 무리는 없지만 열악한 환경에서 벼룩 등에 장기간 시달렸고 일교차가 심해 감기 증상을 계속 갖고 있었다고 한다. 가족들을 만나면서 빠른 속도로 안정을 찾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두 김씨의 가족들은 병원 및 국정원측의 연락을 받고 병원을 방문하고 있으며, 당분간 제한적인 시간 동안 관계자가 입회한 가운데 면회가 허락되고 있다. 차 대표는 “언론과 철저히 격리돼 있으며, 석방자 가족들 역시 피랍 상황이나 음식, 잠자리 등에 대해 물어볼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라고 한다. 다른 피랍자들의 안부나 상황도 전혀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피랍가족모임측은 이날 오후 ‘600시간 만의 석방, 그리고 끝나지 않은 기다림’이라는 제목의 다섯 번째 손수제작물(UCC) 동영상을 공개했다.성남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보일 것”

    아프간에서 탈레반 무장세력에 납치돼 열악한 환경에서 생명의 위협을 받다가 석방된 김경자(37)씨와 김지나(32)씨의 현재 상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들은 14일 아프간 바그람 기지내 동의부대에서 정밀 검진을 받고 있다. 국내 의학계 전문가들은 `현지 의료진이 적절한 판단을 할 것´이라며 말을 아끼면서도 육체적인 부분보다는 정신적인 부분에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갑작스런 불면증·불안감 호소할 수도고대 안암병원 이민수 교수는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한달 가까이 지속된 만큼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진단이 나올 것이 확실해 보인다.”면서 “무사히 풀려났다는 안도감에 안정적인 상태를 보이다가도 갑자기 불면증에 빠지거나 불안감을 호소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라병원 서승원 정신과장은 “나머지 피랍자들에 대한 죄책감으로 부담을 느끼거나, 살해된 사람들의 소식을 뒤늦게 듣고 심한 충격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은 국내에 귀국한 이후 본인들에 불리한 여론이 형성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증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인기피증이나 실어증 등에 빠질 위험이 높은 만큼 최소 1년 이상 정기적인 정신과 상담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학병원의 한 가정의학과 교수는 “진단을 하기 위해서는 대면을 해야겠지만 사진을 통해서도 척추질환이 우려됐던 김지나씨가 곧게 서 있는 것으로 보아 상태가 많이 악화되지는 않은 것 같다.”면서 “얼굴 상태로 봤을 때 그동안의 영양 공급 상태도 생명에 지장이 없었던 수준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귀국 후에도 일부에서 제기됐던 마약성 진통제 복용 여부와 잠복기간이 있는 전염성 질환 감염 여부 등에 대한 진단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나머지 19명도 심각한 상황은 아닌 듯전문가들은 남아있는 피랍자 19명의 건강 상태 역시 크게 나쁘지 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건강이 좋지 않은 피랍자가 먼저 풀려났다고 가정했을 때 김지나씨와 김경자씨의 상태를 감안하면 남은 피랍자들이 최소한 식사 문제나 질병으로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지 않은 것으로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남은 피랍자들이 두 사람의 석방을 보면서 언젠가 풀려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심리적인 안정을 얻었을 가능성도 높다. 다만 남성 피랍자들의 경우 민가에 맡겨졌던 여성 피랍자들에 비해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을 가능성이 높고 우선 석방 대상에서도 제외돼 있는 만큼 당장은 아니더라도 잠재적인 위험성이 높은 상태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수능 100일,수험생을 위한 보약

    수능 100일,수험생을 위한 보약

    어느새 수능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요즘,100여일 남은 수능에 대한 부담감에 무더위까지 더해져 수험생들의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있다. ‘김기준한의원,봄’의 김기준 원장은 ‘수험생이 겪는 다양한 스트레스와 긴장 상태가 만성 피로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또한 불규칙적인 식습관과 영양 불균형,수면장애와 지속적인 스트레스,바르지 못한 자세로 인한 척추와 근육의 통증 역시 만성적인 피로의 원인이다. 따라서 많은 수험생들이 자고 일어난 후에도 피곤하고 하루 종일 나른한 상태가 지속되거나,늘 머리가 무겁고 어지럽거나,눈의 피로와 건조감 등 다양한 증세를 겪게 된다.“대부분의 수험생들이 겪고 있는 만성 피로는 정신적 긴장과 위장 기능의 장애에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식사 시간이 불규칙하고 끼니를 자주 거르거나,잠을 쫓기 위해 습관적으로 마시는 커피 등의 자극적인 음료는 소화 장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됩니다.복통과 설사를 함께 앓는 경우도 많지요.” 김기준 원장은 수험생들의 피로 증상이 지속될 경우 위장 장애가 아닌지 체크할 것을 권한다. *수험생을 위한 맞춤 한약과 공진단 만성 피로와 스트레스 때문에 학습 능률이 떨어지고 심신이 지쳐있는 수험생을 위해서 보약을 챙겨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김기준한의원,봄’에서는 수험생의 체력회복과 집중력 기억력 향상을 위한 ‘수험생 클리닉’을 추천한다.‘수험생 클리닉’에서는 수험생의 학습에 방해를 주는 질환 및 증상을 진단하고,소화 장애 치료,불안 초조,불면증을 개선하며 무력감과 피로를 회복시킨 다음 수험생 학습 능력 향상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한다. “요즘 아이들은 체격은 좋아졌지만 체력이 약하기 때문에 시력 저하나 소화 불량을 겪는 일이 흔합니다.생활 습관이나 성장 과정에 그 원인이 있는데,인스턴트 식품 섭취와 운동 부족으로 인한 원기 부족이 주요 원인이지요.보약은 원기 부족을 해결하고 신체의 균형을 바로 잡으면서 정신적인 안정도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보약의 안정성에 대해 걱정하는 학부모들을 위해 ‘김기준한의원,봄’에서는 서울대 연구소와 함께 개발한 청정 한약 ‘B.O.M 보약’을 선보이고 있다.주요 원료를 엄선해서 구입하고 서울대학교 연구소와 공동 개발한 청정 시스템을 통해 중금속과 환경호르몬을 제거한 한약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믿을 수 있고 안전하다. 수험생을 위한 보약을 짓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과학적인 한방 검진이 우선되어야 한다.각자의 스트레스와 긴장의 원인과 증상이 다양하기 때문에 의사의 진맥과 진료를 받고 증상에 따른 맞춤 한약을 처방 받는 것이 좋다. 김기준 원장은 수험생의 원기 회복과 만성 피로를 개선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고,각종 의서에서 그 효력을 인정한 명약 ‘공진단과 경옥고’를 추천한다.공진단은 <동의보감>에서 몸의 진기를 든든히 하여 오장을 보강하며,원기를 회복시키는 최고의 보약으로 기록되고 있다.특히 집중력과 기억력,체력이 필수인 수험생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개인의 체질과 상태에 따라 하루에 1∼2알 정도를 따뜻한 물과 함께 복용한다. 광범위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경옥고는 ‘병들지 않게 하며 오래 살게 하는 장수를 위한 약’으로 알려져 있다.만성적인 피로감을 이기는데 도움을 주며 심장과 신장의 기능을 튼튼하게 해 수험생의 건강 회복에 도움을 준다.하루에 2∼3번씩 떠서 먹거나 따뜻한 물에 타서 차로 마시면 된다. ‘김기준한의원,봄’의 수험생 클리닉은 과학적인 진단법을 통해 환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개인별 맞춤치료로 운영되고 있다.수험생의 육체적 피로감 뿐만 아니라 정신적,심리적 스트레스까지 종합적으로 검사,상담을 통해 수능 시험을 치르는 당일 최상의 컨디션이 될 수 있도록 치료 목적을 두고 있다. 도움말:‘김기준한의원,봄’ 김기준원장
  • 영일만항 물류 허브로 키운다

    영일만항 물류 허브로 키운다

    경북도가 동해안 개발시대 개막을 선언했다. 경북도는 9일 대구 엑스코에서 ‘동해안 해양개발 계획수립 중간보고회’를 갖고 포항·경주·영덕·울진·울릉 등 동해안 5개 시·군의 종합연안개발안을 발표했다. 이 안에 따르면 경북 동해안 개발을 해양기반시설 조성, 해양관광과 해양자원개발 등 3개 방향으로 추진한다. 이를 위해 2011년 완공 예정인 포항 영일만항을 동해안 물류 허브로 격상시키기로 했다. 영일만항은 최대 2만t급 화물선 12척을 동시 접안할 수 있어 물류 허브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영일만 규모 확장으로 늘어나는 물동량을 처리하기 위해 울산∼기계∼포항을 잇는 고속도로 조기 개설을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해양 관광으로는 울진군 원남면 오산항 인근 106만 ㎡에 해양수산전시관과 청소년수련원, 스킨스쿠버교육체험센터, 골프장 등이 들어서는 ‘다이내믹 오션리조트’를 조성한다. 또 영덕 고래불 일대는 2020년까지 해안종합위락 휴양형관광단지를 만든다. 이 곳에는 해양체험 시설과 해중전망탑, 전망등대, 호텔 등이 들어선다. 포항 동빈내항을 글로벌 관광항으로 조성하고 크루즈선을 도입, 운항하며 운하와 해양공원, 타워브리지 등을 만들 계획이다. 경주는 해양역사 문화체험관광도시로 개발하고 울릉도와 독도에는 해양리조트구역으로 만든다. 미네랄 함량이 높아 시장성이 높은 동해안 심층수 사업에도 뛰어든다. 우선 울릉도 심층수를 브랜드화한 뒤 점차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포항을 거점으로 신재생에너지 벤처단지를 조성하고 영덕에 풍력, 울릉도에 파력 등의 에너지 생산단지를 구축하기로 했다. 경북도는 영일만항 물류 허브 조성에 1조 5217억원 등 이 사업에 모두 5조원 이상이 들 것으로 보고 절반 정도는 민자를 유치하고 나머지는 정부지원 등으로 충당하기로 했다. 경북도는 주민과 전문가들의 여론 수렴을 위한 보고회를 두차례 더 가진 뒤 10월 중 최종안을 확정 발표하기로 했다. 경북도 김용대 행정부지사는 “경북 동해안은 428㎞에 이르는 긴 연안, 청정해역, 독도주변 해양자원 등 개발에 적절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동해안 프로젝트를 차질없이 추진해 지역은 물론 국가발전을 이끌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女중고생 흡연 9.2%… 성인의 2배

    청소년 흡연율 28%·음주율 28.6%·비만율 9.2%·성관계 경험률 5%….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나라 중고등학생의 건강 행태다. 6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육체·정신적 건강 상태가 점점 거칠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가 지난해 9∼10월 전국 800개 중·고등학생 8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2차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결과다. ●흡연 시작 10년새 2.5세 빨라져 처음으로 담배를 피기 시작한 연령은 12.5세로 1998년 조사 때보다 2.5세 빨라졌다. 남학생 32.5%, 여학생 22.8%, 평균 28%가 담배를 피운 경험이 있고 현재도 12.8%가 담배를 끊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여학생 흡연율은 9.2%로 성인여자(5.6%)보다 훨씬 높았다. 음주율은 28.6%이며 남학생이 30.5%, 여학생이 26.5%로 조사됐다. 술을 마시기 시작한 연령은 13.1세로 98년(15.1세)에 비해 2년 앞당겨졌다. 고3의 경우 절반은 술을 마시고 5명 중 1명은 담배를 피우고 있다. 흡연·음주가 사회적 일탈을 부추긴다는 결과도 나왔다. 흡연자의 음주율은 80%로 비흡연자(21.2%)보다 4배가량 높았다. 자살시도율도 12.9%로 비흡연자(4.4%)의 3배가량 됐다. 성경험률은 흡연자(24.4%)가 비흡연자(2.3%)보다 10배 이상 높았다. ●성경험률 음주자가 비음주자의 10배 음주자의 자살시도율은 8.9%, 비음주자는 3.9%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성경험률은 비음주자가 1.8%인 데 비해 음주자는 12.7%로 10배 이상 높았다. 남학생의 6.7%, 여학생의 3.4%, 평균 5.1%가 성관계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첫 성관계 경험 연령은 평균 14.2세로 초등학교 때 성관계를 경험했다는 비율도 1%나 됐다.39%가 성병을 치료받았고 피임실천율은 38.1%에 불과했다. 마약 경험자도 1.4%나 됐고 이 중 절반은 아직도 마약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 41% 경험 청소년 비만율은 남학생 11.7%, 여학생 6.5%, 평균 9.2%로 조사됐다. 정상체중이지만 스스로 비만이라고 느끼는 신체왜곡 현상은 여학생 23.7%, 남학생 16.6% 등 20%나 됐다. 26.7%는 아침식사를 거르고 있었고,46.5%는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 경험률은 41.4%나 됐고 5.5%가 자살을 시도했었다고 답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29) 고려 태조 왕건상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29) 고려 태조 왕건상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평양에서 온 국보들’ 특별전의 뉴스메이커는 단연 ‘고려 태조 왕건상’이었습니다. 우리 역사를 통틀어 왕의 ‘초상조각’이라는 것 자체가 생소한데다, 옷을 입지 않은 나상(裸像)이어서 더욱 화제를 모았지요. 왕건상은 남쪽의 특별전이 끝난 뒤 현재는 평양의 조선중앙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1993년 고려 태조 무덤인 현릉(顯陵)에서 발굴된 이후에는 줄곧 개성 고려박물관에 있었지요. 고려박물관은 조선시대에 지어진 개성의 성균관 건물을 그대로 전시시설로 활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남쪽에서 각광받는 왕건상이 북쪽에서는 한동안 그리 주목받지 못한 존재였던 것 같습니다.1996년 평양에서 발간된 ‘고려태조 왕건’의 말미에는 현릉 발굴 결과가 실렸는데, 왕건상을 ‘금동불상’이라고 소개했습니다. 같은 해 사이토 타다시(齋藤忠) 일본 다이쇼대학 명예교수가 펴낸 ‘북조선고고학의 신발견’에도 사진이 실렸지요. 경주 황남동 109호분을 발굴하기도 한 사이토 교수는 북한학자들의 해석을 존중해 ‘불교의례의 일단을 알 수 있는 자료’라고 적었습니다. 이듬해 기쿠다케 준이치(菊竹淳一) 일본 규슈산업대학 교수가 고려박물관에서 이 금동조각을 발견하여 북한 관계자들에게 왕건상일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제기했다고 합니다. 당시 왕건상은 ‘보살상’이라는 이름표가 붙은 채 적조사 철조석가여래좌상 등 다른 불상과 나란히 전시되고 있었다고 하지요. 기쿠다케 교수는 ‘고려 태조 왕건상 시론(試論)’에서 학술 논문으로는 이례적으로 ‘부기(附記)’를 달아 왕건상을 만난 과정을 간단하지만 지극히 감상적으로 술회했습니다. 그는 고려박물관을 방문하기 전날 밤 만월대에 올랐다고 합니다.‘하늘에 가득한 별 아래서 술을 마시며 감격해서 왕궁전터의 땅바닥에 누웠을 때, 태조 왕건이 나에게 개성에 머무는 동안 자신을 찾으라고 계시하였다.’는 것입니다. 이후 왕건상에 얽힌 갖가지 의문을 어느 정도 풀어준 사람은 노명호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입니다.951년쯤 조성되어 봉은사 태조진전(太祖眞殿)에 모셔져 있던 왕건상은 고려가 망함에 따라 지금의 숭의전이 있는 경기도 마전현의 작은 사찰로 옮겨졌고, 주자학적 제례법을 따르려는 세종의 의도에 따라 초상조각이 목주(木主·나무로 깎은 위패)로 대체되면서 세종 11년에 현릉에 묻혔다는 것이지요. 왕건상은 나체조각만 남았지만, 고려시대에는 옷을 입혔습니다. 발굴 당시 왕건상의 몸을 비롯한 여러 곳에 얇은 비단천과 금도금을 한 청동조각이 붙어 있었다고 하지요. 노 교수는 조상제례에 옷을 입히는 조각상을 사용하는 것은 한국 고대 이래의 문화전통이라고 설명합니다. 왕건상은 ‘동명왕 어머니 유화의 소상(塑像)이 3일 동안 피눈물을 흘렸다.’는 ‘삼국사기’의 기록에서 알 수 있듯이 고구려 시조신상(始祖神像)의 특징을 계승했다는 것입니다. 기쿠다케 교수는 ‘얇은 비단천’에서신체를 훤히 비치게 표현한 ‘수월관음도’ 같은 고려불화를 떠올렸습니다. 미술사학자인 유홍준 문화재청장도 ‘속살이 투명하게 비치는 보살의 시스루(see-through) 패션’이라며 고려불화의 표현법에 감탄한 적이 있지요. 그리스 조각이 육체의 아름다움을 직접 드러냈다면 ‘수월관음도’나 왕건상은 얇은 천 너머로 육체가 비쳐 보이게 하여 살아 있는 듯 느껴지게 표현하는 고려시대 특유의 미의식을 보여 준다고 기쿠다케 교수는 해석했습니다. dcsuh@seoul.co.kr
  • [아프간 피랍자 추가 피살] “피랍자 극한상황 올 수도”

    31일 새벽 알자지라 방송을 통해 공개된 피랍자들의 동영상을 본 전문가들은 현재의 억류 상태가 계속된다면 이르면 일주일, 늦어도 15∼20일 뒤에는 피랍자들이 극한 상황에 이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두 번째 인질이 피살되면서 피랍자들이 버텨낼 수 있는 한계점을 앞당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불면증, 스트레스, 탈진상태 역력” 서승원 한라병원 정신과 과장은 “화면이 어두워 정확한 상태는 알기 어렵지만, 강압적인 분위기에 인질들이 육체적·정신적으로 지쳐 있는 것은 분명해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어두운 화면으로도 피랍자들이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을 인지할 수 있었다.”면서 “총을 겨누고 화면을 촬영하는 것을 비롯해 피랍 및 억류 과정에서 받은 스트레스는 교감신경의 흥분을 불러일으켜 육체적, 정신적 피로도를 극대화시킨다.”고 설명했다. 유준현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일부 피랍자의 면역력이 떨어져 탈진 상태가 시작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 교수는 “면역기능 저하는 감기를 폐렴으로 악화시킬 만큼 치명적”이라면서 “소화불량이나 위장 장애도 광범위하게 퍼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응능력 감소 가장 큰 위험 또 탈레반이 진통제만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상황에서 위궤양과 십이지장궤양이 발생할 수 있으며 감금을 위해 끈, 족쇄 등이 사용됐다면 관절통과 요통도 심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특히 피랍 13일째를 넘어선 상황에서 반응능력 감소를 가장 큰 위험으로 꼽았다. 탈진이 지속되면 음식 섭취가 힘들어지고 판단력이나 움직임도 둔해진다고 지적했다. 이민수 고대 안암병원 정신과 교수는 피랍자들이 자아 상실과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공포에 시달리며 이동이 지속되는 만큼 상황에 적응할 시간도 부족했다는 분석이다. 이 교수는 “배 목사와 함께 있던 피랍자들이 배 목사의 죽음을 목격했다면 도와주지 못했다는 무력감과 죄책감이 스트레스와 복합적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스트레스가 1개월 이상 지속되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가 나타나면서 발작을 일으키거나 자살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룹 수용·신앙심 긍정적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불안한 감정을 덜 수 있다는 측면에서 그룹 수용은 다행이라고 분석했다. 황 교수는 “그룹 중 한 사람이 약한 모습을 보이거나 아프면 다른 사람들은 자신이 강하다고 느끼거나 덜 아프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박건형 이은주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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