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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행복한 엄마의 ‘희망’/하일선 독일 쾰른대 교육철학박사

    [기고] 행복한 엄마의 ‘희망’/하일선 독일 쾰른대 교육철학박사

    예전 독일에서 유학생활 중에 TV 프로그램 ‘동물의 세계’를 좋아한다는 사람들을 만난 적이 있다. 프로그램과 더불어 ‘동물의 세계’ 자체에 대한 그들의 예찬을 들으면서 내가 느낀 것은 외로움이었다. “내가 만약 동물로 태어났더라면 단 하루도 살아내지 못했을 거야.” 이런 외딴 상상을 하고 있었던 나는 공격성과 방어능력이 거의 결핍된 채로 태어난 이유로 사실 그때까지 ‘동물의 세계’와 같은 종류의 프로그램을 애써 피하고 있었다. 오랜 유학생활을 마치고 지금 나는 한국에 돌아와 살고 있다. 나의 친구와 지인에게는 유학에서 돌아와 우리 한국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독일로 돌아간 친구, 후배들이 있다고 한다. 다정한 친구의 따뜻한 염려 덕분인지 무한경쟁, 약육강식의 정글에서 나는 벌써 5년이란 세월 동안을 생존에 성공하고 있다. 단 하루도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나는 치이고 받히고 하면서도 여전히 살고 있다. 무엇이 나를 살게 했을까? 한 해가 가고 다른 한 해가 시작되는 요즈음 내가 나에게 답해야 할 물음이다. 1960년대 베이비붐 시대에 태어난 나는 1980년대 여대생으로 자라기까지 우리 한국사회에 인간임에도 인간이 될 수 없는 자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들은 ‘약자’들이었다. 정치적, 경제적, 인종적, 사회적, 성적, 육체적 약자들. 그리고 ‘억울함’이라는 눈물을 삼키면서 나는 바로 내가 그 ‘약자’ 중 하나임을 인식하게 되었다. 게다가 성격적 약자이기도 해서일까? 나는 그 당시 그리도 억울한 것이 많았고, 그래서 어린 마음에 살기 위해서 “억울하다.” 이 말을 내 사전에서 아예 지워 버리기로 작정을 했었다. 어떤 일을 당해도 억울할 것이 없어진 것, 이것이 동물이기에도 형편없이 약자인 내가 아직 인간 정글에서 살아 있을 수 있는 이유가 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내가 살아 있는 이유를 나는 무엇보다 내가 다름 아닌 ‘엄마’이기 때문이라고 확신한다. 행복한 학자도, 행복한 여자도, 행복한 인간도, 행복한 아내도 아직은 아니지만 나는 행복한 엄마이다. 그래서 나머지 행복도 꿈을 꾼다. 그리고 행복한 엄마로서 이제 내 사전에서 사라진 “억울하다.”가 내 딸을 위해, 우리의 아이들을 위해 우리 사회에서도 사라지는 꿈을 꾼다. 정치적, 경제적, 인종적, 사회적, 성적, 육체적, 성격적 약자라서 박탈당한 인간으로의 권위를 되찾는 꿈을 꾼다. 내가 살 수 있는 이유는 행복한 엄마이기 때문이고 그리고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 희망 때문이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라는 말이 있다. “그건 개똥밭을 탈출할 수 있는 희망이라도 있을 때지.”라고 개똥밭에 구르는 사람은 말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개똥밭에 구르고 있는 사람에게 흔히 “희망을 버리지 마.”라고 위로를 한다. 그러나 희망이 한 개인의 낙천적 혹은 긍정적 성격에만 존재하는 것이라면 그것이 과연 희망적일까? 희망은 정의로운 국가의 법에, 공동체적인 사회에, 동료애와 우정이 숨을 쉬는 직장과 학교에 터를 잡고 있어야 한다. 그것이 희망이다.
  • ‘비운의 유망주’ 그린버그 메이저리거 꿈, 포기 없다

    ‘비운의 타자’ 애덤 그린버그(31)가 다시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섰다. AP통신은 23일 그린버그가 미프로야구 볼티모어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이어 볼티모어 산하 트리플A 노퍽 타이즈에서 새 시즌을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2년 신인 드래프트 9라운드에서 시카고 컵스에 지명된 외야수 그린버그는 이른바 ‘호타준족’을 뽐내며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2005년 7월 9일 플로리다(현 마이애미)와의 경기에서 9회 초 대타로 나서 메이저리그에 첫발을 내딛는 기쁨을 맞았다. 하지만 상대 투수 발레리오 델 로 산토스의 147㎞짜리 초구 직구에 헬멧 뒷부분을 맞고 쓰러졌다. 이후 후유증에 시달리다 이듬해 6월 컵스에서 방출됐고 LA 다저스와 캔자스시티, 신시내티 등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다 2009년부터는 독립리그에서 선수 생명을 이어갔다. 그린버그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팬들은 웹사이트를 개설해 “그에게 다시 메이저리그에 설 기회를 주자.”며 지난해 겨울부터 캠페인을 벌였고 그에게 불행을 안긴 마이애미가 단 하루짜리 계약(3000달러)을 맺었다. 그런 그린버그가 최근 ‘윈터미팅’에서 볼티모어와 계약해 메이저리거의 꿈을 잇게 된 것이다. 그린버그는 “최근 몇 년은 너무나 힘든 시련의 시간이었다. 하지만 나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완전히 회복됐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해양·과기·정통 부서 등 ‘헤쳐 모여’… 소부처 신설·부활 예고

    해양·과기·정통 부서 등 ‘헤쳐 모여’… 소부처 신설·부활 예고

    ‘새 술은 새 부대에’ 내년 2월 말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정부조직 개편이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국민에 대한 약속을 지키겠다.”는 자세가 어느 당선인보다도 확고하고, 일관적인 데다 새누리당이 국회 과반수여서 정부조직법 개정을 통한 공약 실현 가능성이 높다. 향후 정부 조직개편의 방향과 부처의 분위기를 알아봤다. 박근혜 정부는 기존의 ‘대부처’들에 통합돼 있던 일부 전문 부처들을 떼어내 ‘소부처’ 중심으로 재편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융합과 종합보다는 집행과 책임성에 더 무게를 뒀다. 해양수산과 과학기술, 정보통신, 금융 등이 대표적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20일 “이들 부처를 전담하는 소부처들의 신설 또는 부활은 기정사실로 여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과 새누리당은 그동안 해양수산부 부활과 과학기술 및 정보통신을 전담하는 부서의 신설 등을 몇 차례 공약했다. 방식은 ‘최소 개편’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여러 차례에 걸쳐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기구 개편을 예고한 셈이다. 앞서 ‘작은 정부’를 표방한 이명박 정부는 5년 전 부처 통폐합을 단행해 15부 18청의 대부처 구조를 유지해 왔다. 내년 2월 말 출범할 박근혜 정부는 정부 조직을 보다 전문화되고 세분화된 조직으로 나눠 끌고 나가겠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기존의 교육과학기술부, 국토해양부, 지식경제부가 1차적인 조직 개편 타깃이다. 해양수산부가 부활하면 국토해양부는 신설 5년 만에 사라지고, 예전처럼 건설교통부와 해양수산부 체제로 운영된다. 해양수산부 부활에는 부산·경남권 민심을 다독이기 위한 정치적 배려가 있었던 만큼 세종시가 아닌 부산에 갈 가능성도 높다. 과학기술 업무는 과학기술 정책 컨트롤타워 기능을 가진 ‘미래창조과학부’로 확대된다. 현재 기획재정부가 갖고 있는 미래전략 기능까지 가져갈지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결정할 몫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예전처럼 교육 분야에만 집중하거나 혹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체육 기능을 떼어내 교육부로 이관시켜 교육체육부로 개편하는 방안 등이 고려되고 있다. 박 당선인은 정보통신과 미디어를 관할하는 ‘정보방송통신부’를 만들겠다고 밝혀 왔다. 행정안전부 정보화기획실로 넘어갔던 전자정부 및 개인정보 보호 업무 등도 돌아오고, 지식경제부에 흡수됐던 우정사업본부 등도 정보방송통신부로 귀환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와 같은 방송통신위원회 체제로는 급변 상황에서 적응하고 적절한 정책 대안을 만들어 내기가 부적절하다는 판단이다. 지식경제부는 산업 통상을 담당하는 산업자원부 체제로 돌아가게 됐다. 이명박 정부에서 지식경제부는 옛 과학기술부의 산업기술 연구·개발(R&D), 정보통신부의 정보통신(IT) 산업 정책 및 우정 분야까지 흡수해 방대한 조직과 산하기관을 거느린 공룡부처로서 모든 공직자들의 부러움을 사왔다. 공약에는 없지만 금융위원회에 기획재정부의 일부 기능을 합쳐 ‘금융부’로 확대하는 방향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재정부에서 금융 부분은 떼어내고 예산 기능만을 남긴다는 복안이다. 금융위 산하지만 지난 5년 동안 덩치를 불려오면서 사실상 독자 기관으로 행세하며 정책 실패를 거듭해 온 ‘금융권의 갑’ 금융감독원은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한 상태다. 정부 내에서 힘센 부처로 불리는 행정안전부도 새 정부에서는 대폭적인 조직 개편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재난안전기능은 새로 생길 청와대 국가안보실로 옮겨지고, 전자정부 기능 등은 정보통신방송부로 각각 이관될 처지다. 행안부는 중앙인사위원회와 비상기획위원회의 기능까지 갖고 있다. 정부 조직개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는 책임총리제 실시다. ‘의전 총리’, ‘대독 총리’로 불리던 총리 역할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겠다는 것으로 국무위원에 대한 제청권 보장 등이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제 아래의 임명제 총리로서의 역할은 제도적으로보다는 인물과 대통령과의 관계에 따라 결정된다. 행안부가 갖고 있는 부처의 정원 관리와 조직 운용권 등을 이관해야 총리실의 기능이 강화될 것이란 논의도 오가고 있다. 정부 조직개편의 칼자루는 인수위원회가 쥐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전까지 부처들 간에는 막후 흥정과 비밀 교섭 등 사활을 건 힘겨루기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134㎝ 작은거인 ‘희망은 계속 자란다’

    134㎝ 작은거인 ‘희망은 계속 자란다’

    김해영(47·여) 밀알복지재단 희망사업본부장은 키가 134㎝밖에 안 된다. 하지만 사람들은 절망에서 희망을 길어낸 그를 ‘작은 거인’이라고 부른다. 그가 올 연말 상복이 터졌다. 얼마 전 환경재단이 발표한 ‘2012년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에 선정된 데 이어 오는 22일에는 KBS 감동대상 희망상을 받는다. 아프리카 케냐에서 사회복지사업을 하고 있는 그가 시상식을 위해 17일 귀국한다. 김씨는 올 초 자서전 ‘청춘아, 가슴 뛰는 일을 찾아라’로 세상에 큰 울림을 줬다. 밀려드는 강연 요청과 방송 출연을 마다하지 않고 희망을 전파했다. 사람들은 열광했다. 김씨의 인생은 그 자체로 감동 드라마였다. 아들을 원했던 아버지는 1965년 갓 태어난 딸을 방바닥에 내던졌다. 척추를 다친 그의 키는 딱 134㎝에서 멈췄다. 술에 찌들어 살던 아버지는 김씨가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자살했다. 정신질환을 앓던 어머니는 “너 때문에 이렇게 됐어. 넌 태어나지 말아야 했어.”라며 매질을 해댔다. 지독한 가난과 폭력. 14세 소녀는 육체적·정신적 학대를 피해 한의원으로 갔다. 월급 3만원을 받으며 식모살이를 했다. 죽을 결심도 여러번 했지만 ‘나 하나 없어져도 세상은 잘 돌아가겠지?’란 생각을 하니 너무 억울해 ‘딱 오늘까지만 살자.’고 매일 아침 되뇌었다. 김씨는 직업훈련원에서 편물기술을 배우며 인생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전국기능대회·국제장애인기능대회 등 상을 휩쓸었고, 고입·대입 검정고시에도 합격했다. 생활은 안정을 찾았지만 허전한 마음은 주체할 길 없었다. 1990년 홀연히 아프리카 대륙으로 떠났다. 보츠와나의 한 직업학교에서 아무 희망도 없는 아이들에게 14년 동안 편물 기술자로, 선교사로 봉사했다. 2009년에는 미국 컬럼비아대학 국제사회복지대학원에 입학했다. 한의원 창문을 보며 눈물 짓던 14세 식모는 이제 번듯한 복지사로 검은 대륙을 발전시키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김씨는 “아프리카에 직업학교를 설립해 편물기술뿐 아니라 꿈·희망·열정도 나눠주고 싶다.”면서 “큰 꿈도 오늘이 모여서 된 것이고, 멀리 가는 길도 한 걸음부터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깔깔깔]

    ●가슴속에 담아둬야 할 메시지들 2 ▶첫 번째 메시지 행복한 모습은 불행한 사람 눈에만 보이고, 죽음의 모습은 병든 사람 눈에만 보인다. ▶두 번째 메시지 웃음소리가 나는 집엔 행복이 와서 들여다보고, 고함이 나는 집엔 불행이 와서 들여다본다. ▶세 번째 메시지 돈으로 결혼하는 사람은 낮이 즐겁고, 육체로 결혼한 사람은 밤이 즐겁다. 그러나 마음으로 결혼한 사람은 밤낮이 즐겁다. ●들으면 기분 나쁜 한마디들 ▶당신은 살아있는 부처님입니다. -선행을 베푸는 목사에게 ▶댁의 아들이 가업을 잇겠다는 말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도둑에게. ▶참석해 주셔서 자리가 빛났습니다. -머리가 반짝이는 아저씨에게.
  • 성희롱 73% “직장생활 중 당해”

    성희롱 73% “직장생활 중 당해”

    외국계 회사의 신입 여직원 A씨는 최근 남성 지사장 B씨로부터 노골적인 성희롱을 당했다. “가슴이 작아 보이니 큰 브래지어를 사 입으라.”며 신용카드를 준다든지 다짜고짜 “뽀뽀해 달라.”고 하는 식이었다. 견디다 못한 A씨는 2개월 만에 회사를 그만둔 뒤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넣었다. 인권위는 B씨의 언행이 성적 혐오감을 줬다며 인권교육 수강을 권고했다. 국내 성희롱 사건의 절반은 A씨의 경우처럼 직장 안에서 벌어진다. 피해자 4명 중 3명은 20~30대 여성이다. 인권위는 12일 성희롱 진정사건 백서를 발간했다. 2001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들어온 성희롱 진정사건 1209건에 대한 분석과 성희롱 성립요건, 판단기준 등이 실렸다. 성희롱 발생 장소는 사업장이 50.3%(644건)로 가장 많았다. 이어 회식장소 19.6%(251건), 출장지 3.2%(41건) 순이었다. 회사에서 중간관리자 이상 간부가 평직원을 성희롱한 사례가 전체의 80.2%나 됐다. 한 공단의 남성 주차관리부장이 부하 여직원에게 “사위는 잘 있어? 장모가 젊으니 끌어안고 자면 되겠네.”라고 말하는 등의 사례가 여기에 속한다. 스트립쇼를 하는 술집에서 회식하면서 여성에게 쇼를 본 소감과 성관계 경험 여부를 묻는 등 심각한 성적 농담을 한 사례도 있었다. 피해자의 나이는 20대 36.3%(418건), 30대 25.3%(292건), 40대 12.6%(145명) 순이었다. 사회생활 경험이 적어 성희롱 대처 능력이 약한 젊은 여성이 주로 피해를 봤다. 성희롱의 종류로는 성적농담 등 언어적 성희롱이 36.4%(419건), 원치 않는 신체 접촉 등 육체적 성희롱이 33.8%(389건)였다. 두 가지가 함께 발생한 경우도 20.7%(238건)였다. 학교에서 교사 등에 의해 이뤄진 성희롱 관련 진정도 123건으로 전체의 10.7%를 차지했다. 한 초등학교 교장은 교직원 워크숍을 가는 버스 안에서 3시간 동안 미리 종이에 써온 음담패설을 낭독했다가 진정을 당했다. 한 중학교에서 남자 교사가 학교폭력 피해 학생의 어머니를 불러 “첫 성경험은 언제 했느냐.”, “지금 성관계를 하고 싶다.” 등 언어적 성희롱을 했다는 진정도 접수됐다. 인권위 관계자는 “연말 술자리에서 분위기를 띄우겠다며 음탕한 말을 하거나 타인이 원치 않는데 자신의 성적 경험을 늘어놓아도 성희롱에 해당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제3세계 출신들이 미국에 산다는 건…

    제3세계 출신들이 미국에 산다는 건…

    파키스탄 출신으로 미 프린스턴 대학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토니 모리슨과 유명작가인 조이스 캐럴 오츠라는 두 거장이 가르치는 창작수업을 듣고,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기업법을 공부한 뒤 뉴욕에서 경영컨설턴트로 일했던 모신 하미드(41)가 쓴 ‘주저하는 근본주의자’(The Reluctant Fundamentalist·민음사 펴냄)는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연예소설로 또는 정치소설로 다르게 읽히는 소설이다. 하미드와 거의 비슷한 이력을 가진 22살의 파키스탄 출신 찬게즈와 역시 프린스턴대 출신의 ‘가십걸’들이 사는 뉴욕 어퍼이스트사이드 출신 에리카의 이룰 수 없는 애절한 사랑이야기이다. 찬게즈는 프린스턴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뒤 뉴욕 맨해튼의 언더우드 샘슨이라는 기업컨설팅회사에 취직한다. 세계에서 가장 부자 국가의 일원이 돼 거액의 학자금 대출도 모두 갚고 거액의 연봉을 받으며 행복을 만끽하게 된다. 뉴욕에서 찬게즈가 만난 에리카는 상냥하고 너그럽고 아름답다. 찬게즈는 에리카와 어떤 육체적 접촉도 유예하며 달콤한 나날을 기다린다. ●정치소설도 되고 연애소설도 될 수 있어 찬게즈의 연적은 크리스. 20대가 되기도 전에 폐암으로 크리스가 죽자 에리카는 그 상실감을 견디지 못하고 약물에 의존해 가까스로 정신을 추슬러 중편소설까지 썼지만, 찬게즈의 등장으로 에리카는 다시 정신이 붕괴되고 육체마저 황폐해진다. 찬게즈는 깨닫는다. “(그녀가) 강력한 노스탤지어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죽은 크리스의 대역까지 자처했던 찬게즈는 “그녀는 크리스의 암 때문에 자신이 삶의 덧없음과 죽음에 대해 알게 되기 이전의 사춘기로 돌아가고 싶었던 것 같다. 어쩌면 그들이 같이 보낸 시간은 그녀가 나에게 여러 차례 이야기한 것처럼 경이로웠는지 모른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소설을 알레고리로 읽을 수도 있다. 찬게즈는 칭기즈칸의 앞 이름에서 따 온 알레고리적 이름으로 대전사를 뜻하고, 에리카도 미국에서 따 온 이름으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에리카는 2001년 9월 11일 이후 미국을 상징하는 것이다. 흔히들 미국은 9·11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할 정도로 완전히 달라졌다고 한다. 1, 2차 세계대전의 대량인명 살상을 피한 강대국 미국에 사는 사람들의 죽음은 늙어서 죽는 자연사나 병사, 사고사 정도였다. 그러나 9·11 이후 외부의 공격으로 죽을 수 있다는 공포에 시달리게 된다. 개방보다 안으로 움츠러들고 외국인에 비우호적인 분위기가 팽배한다. 찬게즈는 “미국도 위험한 노스탤지어에 점점 더 빠져드는 것 같았다. (중략) 의무와 명예 같은 단어들이 나오는 신문 기사 제목에는 확실히 예전으로 돌아가려는 듯한 모습이 있었어요. 나는 늘 미국이 앞을 바라보는 국가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처음으로 돌아보려고 하는 미국의 의지를 보았던 거죠. 뉴욕에 사는 것이 갑자기 제2차 세계대전 관련 영화 속에서 사는 것 같았아요. (중략) 의문의 여지가 없는 우위? 안전? 도덕적 확신?”이라고 말한다. 찬게즈는 또한 이렇게 말한다. “당신네들은 파키스탄인 모두를 잠재적 테러리스트라고 상상하면 안 돼요. 우리가 당신네 미국인들 모두를 변장한 암살자라고 상상하면 안 되는 것처럼 말이죠.” ●9·11이후 미국의 현실을 문학적으로 승화 소설은 파키스탄 라호르 지방, 어둠이 내리기 직전 옛 시가지이자 왕자를 사랑한 고급 창부의 이름을 딴 아나르칼리 지역의 한 식당에서 진행된다. 파키스탄에서 교수로 지내는 25살의 찬게즈는 수상쩍은 미국인과 독백 같은 대화를 진행한다. 한국 등 제3세계 출신들이 미국에서 산다는 것의 의미, 미국에 동화돼 자신의 출신을 잊어버리는 근본이 낮은 태도와 열등감을 되새겨보게 한다. 과연 당신은 오스만제국이 기독교 국가 출신 소년으로 키운 전사 ‘예니체니’가 아닌가 돌아봐야 할 수도 있다. ‘테러리즘’과의 전쟁을 선언하고는 이슬람과의 전쟁에 빠져든 병약한 미국의 현실이 문학적으로 승화돼 있다. 역시 문학은 학술을 이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초등교사, 6학년 여제자와 동침… 警 “처벌”

    강원도의 한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20대 교사가 6학년 여제자와 ‘서로 사랑한다’며 성관계를 맺은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6일 강릉경찰서에 따르면 해당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A(29) 교사는 지난 3월 부임한 이후 6학년에 재학 중인 B(12)양을 만났다. B양은 A 교사를 좋아하기 시작했고 둘의 관계는 사제 간에 지켜야 할 선을 넘어 육체적 관계로까지 이어졌다. 이들은 5월부터 9월까지 수차례에 걸쳐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10월 초쯤 B양이 생활하고 있는 한 보호시설에서상담교사가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해당 보호시설은 곧바로 A 교사를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하지만 B양의 후견인 역할을 하고 있는 보호시설은 “학생이 선생님을 사랑한다. 선생님이 처벌을 받는 등 문제가 커지면 목숨을 끊을 수도 있다.”고 주장해 소를 취하했다. 특히 보호시설은 운영비 명목으로 정부 예산을 지원받고 있지만 해당 자치단체에 이 같은 사실을 전혀 보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자치단체 또한 “보호기관에서 일어난 일이 아닌 데다 사실이 알려지면 학생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진상 조사 등을 미루고 있다. 여학생을 보호하고 있는 기관이 고소를 취하한 것에 대해 해당 지역 ‘여성의 전화’ 관계자들은 “부모의 역할을 담당해야 할 해당 기관이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며 “아무리 사랑해서 한 일이라고 주장하더라도 미성년자의 의견에 따라 소를 취하하는 것은 학생을 위하는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은 “후견인이 고소를 취하했지만 상대가 미성년자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로 해당 교사를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A 교사가 근무하고 있는 해당 학교는 지난 10월 말쯤 A 교사를 직위 해제했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찬바람 불면 우울해지는 사람 ‘이것’ 먹으면 효과

    쌀쌀한 겨울이 되면 유독 기분이 가라앉고 우울함 또는 무기력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다. 이는 의학적으로 ‘계절성 우울증’(SAD)이라 부르는 증상인데, 이는 여름철 우울증과 겨울철 우울증으로 크게 나뉜다. 학계에서는 겨울철 우울증의 가장 큰 원인으로 일조량의 감소를 든다. 일조량이 줄어들어 에너지와 활동양이 떨어지면서 멜라토닌의 조절에 문제가 생기고 과식 또는 과수면 등의 습관으로 신체리듬이 깨지는 것. 특히 노인의 경우 건강이 점차 악화되거나, 배우자가 떠나고 자녀들이 출가한 뒤 고독감을 느끼면서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더욱 높아진다. 이렇듯 과학적으로도 증명된 겨울철 우울증, 어떤 방법으로 극복할 수 있을까? 최근 해외 연구팀의 조사에 따르면, 싼 값에 쉽게 접할 수 있는 토마토가 우울감을 해소하고 우울증을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70세 이상의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수집한 정신건강기록과 식습관 등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일주일에 2~6번 토마토를 섭취하는 사람들은 일주일에 한 번 이하로 섭취하는 사람보다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46%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매일 토마토를 먹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52%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토마토를 제외한 다른 과일이나 채소에서는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양배추나 당근, 양파, 호박 등의 식품은 육체적인 건강에는 유익하나 심리적인 건강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중국 천진의과대학의 니우카이쥔 박사는 “토마토에 든 리코펜(로틴과 비슷한 성질의 색소로 항암작용을 한다)성분이 노화 예방과 암 또는 심장마비를 예방한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면서 “육체적인 건강 뿐 아니라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우울증 감소에 도움이 되는 등 심리적인 면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정신의학 전문지 ‘정서장애 저널’(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정부 “임금 지급 점검” 가족 “후유증도 보상을”

    지난해 4월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됐다가 582일 만에 풀려난 제미니호 한국인 선원 4명이 4일(현지시간) 귀국길에 올랐다. ●선박 주인 “요양 원할 경우 지원” 인질들의 몸값을 두고 해적과 선사 간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피랍 최장 기록을 세운 제미니호의 선장 박현열씨와 기관장 김형언(이상 57)씨, 항해사 이건일(63), 기관사 이상훈(58)씨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외교통상부 신속대응팀과 함께 케냐 나이로비발 대한항공 직항 비행기에 탑승했다. 이들은 5일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국토해양부는 석방된 제미니호 선원들이 귀국하는 대로 건강 확인과 임금 지급 등을 위해 국내 송출업체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4일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싱가포르 선박 소유자가 선원들이 요양을 원할 경우 보상할 뜻을 전해 왔다.”면서 “선원 치료가 잘 이뤄지도록 돕고 피랍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 대책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원 가족들은 “선원들이 귀국해 일상생활로 돌아올 수 있기를 바란다.”며 “장기간 육체적·정신적 고통이 심했던 만큼 후유증에 대한 치료와 보상도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해외 취업 선원 재해보상 규정에 따르면 선박 소유자는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린 선원이 요양을 하는 기간 중 첫 4개월까지는 통상임금의 100%를, 이후에는 임금의 70%를 보상해야 한다. 국토부는 또 선원들이 인천국제공항에서 부산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편의를 제공하고 건강검진과 치료, 임금 지급이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국토부, 선원대피처 설치 의무화아울러 국토부는 국제해사기구(IMO)에 외국 국적 선박에도 ‘선원대피처’ 설치를 의무화하도록 제안하는 한편 국내 선원이 승선한 외국 국적 선박에 대해 24시간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
  • 여중생에 강제 입맞춤한 40대 징역 5년 ‘중형’

    여중생에게 강제로 입맞춤을 한 뒤 신고하지 못하도록 위협한 40대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 안기환)는 지난해 6월 25일 오후 9시 50분쯤 경기 남양주 시내의 한 음식점에서 강제로 중학생 A(14)양에게 입을 맞춘 뒤 합의를 강요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김모(49)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7년간 신상정보 공개, 위치 추적 전자장치 부착, 피해자 접근 금지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미성년자를 강제 추행한 뒤 신고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아내기 위해 세 차례에 걸쳐 협박하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피해자뿐 아니라 어머니가 겪었을 육체적, 정신적 충격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피고인은 성범죄 전력이 있고 재범위험성 평가척도(KSORAS) 적용 결과 총점 13~15점으로 재범 위험성이 높게 나와 엄벌을 피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추행정도가 비교적 아주 중하지는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양형했다.”고 덧붙였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선택 2012 D-28] 빅3 눈길 끄는 공약들

    유력 대선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답변서에는 현 정부에 대한 평가를 토대로 한 차기 정부의 비전과 분야별 정책과제들이 담겼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차기 정부의 명칭을 ‘국민행복 정부’라고 밝혔다. 국정운영의 패러다임을 국가에서 국민으로 옮겨 국가발전보다 개인의 삶과 행복에 초점을 맞춘다는 취지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정부 명칭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박 후보는 이명박 정부의 ‘5+2 광역경제권’ 공약에서 범위를 넓혀 ‘10+α(알파) 중추도시권’을 지역발전을 위한 비전으로 내세웠다. 광역경제권의 공간적 범위는 유지하면서 거점 도시권을 육성해 지역별 특화 발전을 위한 정책으로 보완하겠다는 설명이다. 박 후보는 핵심공약의 우선순위를 ▲가계부채 대책 ▲국가책임보육체제 구축 ▲교육비 부담 줄이기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정책 ▲창조경제를 통한 일자리 창출 등의 순으로 나열했다. 문 후보는 공약들 가운데 남북관계와 외교문제에 상당한 무게를 뒀다. 임기 첫해인 2013년에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해 한·미, 한·중 정상회담을 열겠다고 밝혔다. 군 복무기간은 2014년까지 18개월로 단축한다는 계획이다. 2015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의 차질 없는 이행을 추진하는 한편 주한미군 철수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현 정부의 장단점을 평가해 달라는 항목에 장점으로 국가신용등급 상향과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두 가지만 적었다. 반면 단점으로는 4대강 사업 강행, 부자감세·고환율 정책, 재벌 불공정거래 허용 등 경제력 집중, 민주주의 후퇴와 편중인사, 남북관계의 대립과 경색 등 거의 전 분야를 꼽았다. 문 후보는 ▲일자리 혁명 ▲따뜻한 복지국가 ▲경제민주화 ▲국민에게 믿음을 주는 새로운 정치 ▲평화와 공존의 대한민국 등의 순으로 공약의 우선순위를 제시했다. 안 후보는 “안철수의 진심캠프는 미래를 지향한다.”며 현 정부에 대한 종합적 평가를 유보했다. “과거정부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공은 계승하고 과는 바로잡겠다.”고 설명했다. 정부 개편 구상의 밑그림은 큰 틀에서는 다른 후보와 비슷했으나 미세한 차이점을 보였다. 현 정부에 대한 평가와 관련해서는 “당선 이후 인수위에서 공약을 가장 효과적으로 담을 수 있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안 후보는 개성공단을 확대하고 나선경제특구 참여 등으로 중소기업을 살리는 것을 골자로 하는 ‘119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안 후보는 핵심공약을 ▲경제민주화 ▲일할 권리 보장 ▲자영업자, 대기업 등 상생생태계 조성 ▲교육 및 문화예술 정책 ▲든든한 복지체계 등의 순으로 내놓았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남보라 “성폭행 피해 소녀의 처참함 촬영 끝나도 눈물이 안 멈춰”

    남보라 “성폭행 피해 소녀의 처참함 촬영 끝나도 눈물이 안 멈춰”

    쏟아지는 성폭력 대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성폭력 범죄는 날로 흉포화하고 있다. 성범죄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성폭력 가해자가 미성년자인 경우 대부분 무죄 또는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법적 현실을 고발한 영화가 나왔다. 22일 개봉을 앞둔 ‘돈 크라이 마미’다. 지난 2004년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모티브로 한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장애 아동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던 ‘도가니’와 비견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이 작품에서 은아 역을 맡은 남보라(23)를 지난 1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만났다. 첼리스트를 꿈꾸는 밝고 명랑한 여고생 은아는 이혼한 엄마 유림(유선)을 먼저 걱정하는 속 깊고 든든한 딸이다. 하지만 새 출발을 하려는 모녀에게 전혀 예상치 못한 사건이 벌어진다. 전학 온 학교에 적응하던 은아는 1년 유급한 같은 반 오빠 조한(동호)에게 고백하러 갔다가 조한과 어울려 다니던 동급생들에게 성폭행을 당한다. 이후 해맑던 은아의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운다. 엄마 유림은 딸이 끔찍한 사고를 당하고도 가해자들에 대한 법적 처벌이 미약한 것을 보고 직접 복수를 하기로 결심한다. 남보라는 왜 이처럼 쉽지 않은 역할에 도전했을까. “제 이미지에 대한 고민은 거의 하지 않았고 오히려 저를 선택해 주기를 바랐어요. 지금은 저에게 투자하는 단계이니까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은아의 행복했던 시절부터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까지, 감당하기 힘든 고통을 겪고 결국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분노하는 장면까지 여러 모습이 담겨 있었고, 은아만의 이야기가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남보라는 개봉 전부터 성폭행 장면에만 관심을 갖는 일각의 시선이 부담스럽지 않으냐는 질문에 “워낙 민감한 소재이다 보니까 그런 면도 있지만, 이 영화는 청소년 성폭력이 한 사람의 영혼을 파괴하고 그 가족을 처참하게 붕괴시키는 과정을 보여 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폭행 장면도 노골적으로 보여 주기보다 상상에 맡기는 부분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이 영화는 선정성·폭력성 등의 이유로 19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지만, 수위를 재조정한 뒤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확정해 청소년들도 관람할 수 있게 됐다. 대신 남보라는 은아의 감정선을 연기하기가 더 힘들었다고 말했다. “대본을 읽을 때 은아가 불쌍했고 모녀가 너무나도 안타까웠어요. 가해자 학생들에 대한 분노도 치밀었구요. 한 사람의 소중한 인생이 무너지고 평생 안고 가야 할 상처가 너무 깊고 무거워 정말 속상했어요. 촬영 때도 계속 눈물이 나고 끝나고도 눈물이 멈추지 않았지만 제가 힘들수록 은아와 더 가까워지는 느낌이었죠.” 은아가 무너져 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잘 표현하고 싶었다는 남보라는 일상이 워낙 힘들어 오히려 현장에서 연기할 때 후련했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부산영화제 때 관객과의 대화에서 눈물을 쏟은 것도 촬영할 때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은아를 연기하는 것은 제 감정을 소모하는 외로운 싸움이었어요. 그동안 홀로 받아들이고 꾹꾹 참아 온 감정이 울컥했던 것 같아요. 은아의 처참한 모습을 연기하면서 제 자신이 어디까지 힘들고 무너질 수 있는지 실험했던 것 같아요.” 남보라는 성폭력 가해자가 미성년자일 경우 처벌이 미약한 데 대해서도 “미성년자라고 처벌이 가벼워지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다. 그 학생들이 미성숙한 단계에서 사건을 저지른 것은 어느 정도 고려해야겠지만, 저지른 범죄에 합당한 처벌이 가해져야 하고, 그 원인에 대해서는 사회적으로 본질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밀양 성폭행 사건 이후 피해자 학생이 서울로 전학을 갔지만, 여러 학교에서 받아주지 않아 결국 행방불명됐다는 기사를 읽고 안타까웠습니다. 성폭행 피해자에 대한 (왜곡된) 사회적 시각도 아쉽구요. 성폭력은 특성상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피해자의 육체뿐 아니라 마음에도 큰 상처를 주는 만큼 절대로 가볍게 다뤄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쉽지 않은 연기 이후 정신적 트라우마를 겪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그런 감정이 연기 인생에 큰 자산이 된 것 같다고 했다. 13남매의 둘째로 장녀인 남보라는 나이에 비해 어른스럽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는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셔서 어릴 때부터 동생들을 키우다 보니 육아에서는 달인 수준”이라면서 웃었다. 남보라는 2005년 당시 11남매의 일상을 다룬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당시 촬영 날 집에 잘 안 들어갈 정도로 연예인이 될 생각이 없었어요. 원래 성격이 조용한 편이거든요. 그러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데뷔했지만 대학 수시 모집에서 7개 대학의 연극영화과에 지망했다가 다 떨어져 대학 진학을 포기할 뻔한 적도 있었죠.” 결국 수능을 다시 치른 뒤 동덕여대 방송연예학과에 입학한 남보라는 소속사를 나오면서 연기보다 대학 생활에 매진했다. 자신의 진로에 대해 신중하게 고민하던 남보라는 결국 가장 하고 싶은 일이 연기라는 것을 확인하고 연극 극단에서 표 파는 아르바이트부터 다시 시작했다. 연기자가 되겠다고 결심한 뒤 독하게 준비했지만, 오디션에 줄줄이 낙방했다. 우여곡절 끝에 2010년 MBC ‘로드 넘버 원’에 캐스팅됐다. 소지섭·김하늘 등이 주연을 맡은 드라마에 출연할 기회를 얻었지만 주목받지 못하다가 올해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민화공주 역으로 인지도를 높였다. ‘해품달’ 이후 한동안 음식점에서 ‘공주님’ 대접을 받아 좋았다는 남보라의 고민은 동글동글한 얼굴과 다소 어려 보이는 외모. 그 덕에 아직도 누군가의 여동생, 학생, 딸 역할의 캐스팅이 많단다. 다수의 영화와 드라마에서 조연을 맡았던 그는 이제 여주인공에 대한 욕심을 조심스레 품어 본다. “그동안 힘든 역할을 많이 했으니까 정통 멜로물의 여주인공을 해 보고 싶어요. 비련의 여주인공보다는 달달한 사랑 이야기가 있는 작품요. 앞으로는 외모보다 연기 잘하고 단단한 여배우라는 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대한민국 아내들과 가계가 앓고 있다… 스트레스 코리아 2제] 워킹맘 83% “육아·일 병행 힘들다”

    [대한민국 아내들과 가계가 앓고 있다… 스트레스 코리아 2제] 워킹맘 83% “육아·일 병행 힘들다”

    직장과 살림에 육아까지 담당해야 하는 ‘워킹맘’의 삶은 팍팍하다. 사단법인 여성·문화네트워크가 여성가족부와 여성신문의 후원을 받아 만 18세 미만의 자녀를 둔 30~40대 직장여성 1000명을 설문조사해 이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워킹맘 고통지수’가 5점 만점에 3.04점으로 나타났다. ‘워킹맘 고통지수’는 일하는 여성으로 살면서 느끼는 고통의 정도를 계량화한 수치로 5점에 가까울수록 어려움이 큰 것이다. 조사에 응한 직장여성의 83.7%는 ‘육아와 직장일을 병행하는 것이 힘들다.’고 답했다. 71.8%는 육체적 피로감을, 59.0%는 휴식시간 부족을 호소했다. 지난 8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2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서도 만 18세 이하의 자녀를 둔 워킹맘 중 30.6%는 경제·직업·건강 등 전반적인 삶이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다. 대기업 홍보팀 김모(36·여) 과장은 조선족 베이비시터에게 월 180만원을 주고 3살 딸을 맡긴다. 적지 않은 돈을 들이지만 퇴근 후 아이 돌보기는 온전히 김씨 몫이 된다. 김씨는 “일·육아·가사까지 모두 잘하려다 보니 스트레스가 심하고 체력적으로도 힘에 부쳐 견딜 수가 없을 정도”라면서 “야근 후 아기를 둘러업고 설거지를 하고 있으면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러나 싶어 눈물이 난다.”고 했다. 대기업 경영지원실 엄모(32·여) 대리는 아이가 생긴 후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출근을 해도, 퇴근을 해도 그녀의 쉼터는 없다. 복직한 뒤엔 가사 분담을 두고 남편과의 다툼도 부쩍 잦아졌다. 너도나도 저출산을 이야기하지만 정작 워킹맘이 기댈 제도적 장치는 미비하다. 설문조사에서 일하는 여성들은 ‘국가의 보육서비스가 향상되면 아이를 더 낳겠다’는 응답이 절반(50.3%)을 넘었다. 하지만 ‘일과 가정을 조화롭게 할 정책지원이 미흡하다’고 답한 워킹맘은 82.6%였다. 강남식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교수는 “질 높은 보육을 할 수 있는 국가 인프라를 구축하는 게 워킹맘의 고통을 해소하는 열쇠”라면서 “직장문화도 여성이 일·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변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혜경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가족사회통합연구실장은 “일·가정의 양립을 위한 세심한 정책도 필요하지만, 이미 있는 제도를 눈치 보지 않고 이용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사설] 국가 재앙 치매 관리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53만명 치매 환자의 비극은 이제 남의 일이 아니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회현상이다. 치매를 앓던 70, 80대 노인이 스스로 목을 매거나 농약을 먹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목숨을 끊었다는 보도는 빙산의 일각이다. 보도되지 않은 사례까지 감안하면 치매 노인의 비극적인 최후는 헤아리기 쉽지 않을 정도다. 자살위험군에 속하는 치매환자는 상당히 많다고 추정된다. 사랑하기 때문에 치매에 걸린 배우자를 죽이는 참극도 다반사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지난 5월 ‘치매와의 전쟁’을 선포했듯이 우리야말로 치매를 국가적 재앙으로 공포해야 할 판이다. 고령화시대에 치매환자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치매환자는 2020년에는 80만명, 2050년에 1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유병률(인구 중 환자 비율)은 2008년 8.4%, 2010년 8.8%에서 올해 9.1%로 상승 추세에 있다. 그럼에도 53만명 가운데 국가가 지원하는 요양시설이나 간병인의 도움을 받는 치매환자는 15만여명에 불과하다. 치매환자 수발의 72%는 국가적 관리의 사각지대에서 온전히 가족들의 몫으로 넘겨져 있다. 배우자가 53%를 맡고 큰며느리, 딸의 순으로 병 수발을 하고 있다. 치매환자 돌봄은 온 가족을 경제적·육체적·심리적으로 힘들게 하고 심할 경우 가정을 파괴한다. 치매환자 보호자의 78%가 환자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거나 근로시간을 줄였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이제는 ‘국가적 재앙’인 치매환자 관리에 국가가 본격적으로 나서야 할 시점이다. 정부가 올해 국가치매관리 종합계획을 내놓기는 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당장 치매환자를 돌볼 간병사와 방문 돌봄 인력 양성이 시급한 과제다. 의료여건이 취약한 농어촌 치매환자 돌봄 서비스도 확충해 나가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일본과 독일처럼 치매 조기예방에 나서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다. 일본은 치매를 조기에 진단하는 병원 173개를 500곳으로 늘리기로 했다. 그래야 치매 관리의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치매환자의 비극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치매환자 대책을 더욱 촘촘히 짜기 바란다. 그래야 우리의 가정, 사회, 국가가 건강해질 수 있다.
  • 수학 생각만 하면 머리가 ‘지끈지끈’ 꾀병 아니다

    수학 생각만 하면 머리가 지끈지끈 아픈 것이 ‘꾀병’이 아니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시카고 대학 이안 라이언스 연구팀은 수학에 대해 근심이 많은 사람은 육체적으로도 고통을 겪는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 연구 결과는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각각 14명을 대상으로 수학문제를 풀면서 느끼는 뇌의 상태 변화를 자기공명영상을 촬영하며 실시됐다. 라이언스 박사는 “수학에 대한 과도한 긴장과 공포가 실제로 신체가 고통을 느끼게 만드는 뇌의 특정 부위를 활발히 만든다.” 면서 “수학 시간이 다가오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아프다는 것은 거짓말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수학을 싫어하는 사람은 실제로 수학문제를 풀고 있는 동안보다도 수학 시간이 다가올 때 더 큰 고통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라이언스 박사는 “수학을 어렵게 느끼거나 수학에 대해 걱정이 많은 사람들은 수학시간 그 자체보다 오히려 기다리는 시간에 더 큰 고통을 느낀다.” 면서 “수학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과도한 긴장과 공포가 사람들에게 더 큰 스트레스를 준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저널 ‘플로스 원’(PLoS One)에 실렸다.  인터넷뉴스팀 
  • 뇌없이 태어난 ‘무뇌증’ 아기 3년 후 결국…

    뇌없이 태어난 ‘무뇌증’ 아기 3년 후 결국…

    선천적으로 뇌 없이 태어난 아기가 기적적으로 3년을 살았지만 결국 세상을 떠났다.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 현지언론은 “3년전 무뇌증(無腦症)으로 태어난 니콜라스 코크가 지난 31일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코크는 1만명 당 1명 꼴로 태어나는 무뇌증 아기로 이같은 증상의 아기들은 대부분 태어난 직후 숨진다. 그러나 코크는 생전에 진통제 이외에는 별다른 생명유지장치를 사용하지 않고 3년을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코크의 할머니는 “아기가 호흡곤란을 겪어 세 차례 심폐소생술(CPR)을 했지만 결국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 면서 “아이는 살아 생전 우리들에게 사랑이 무엇인지 가족이 무엇인지 가르쳐주었다.” 며 눈시울을 붉혔다. 코크의 가족들은 3년간 아이를 데리고 동물원과 캠핑을 가는등 세상의 많은 것들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으며 이같은 장면을 사진에 담아 페이스북에 올렸다. 특히 가족들은 코크가 즐거워하고 웃는 듯한 모습의 사진을 남겨 네티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무뇌증 아이의 경우 걷거나 말하는 것은 물론 사고 능력이나 감정을 가질 수 없기 때문. 할머니는 “가족들은 코크가 3년동안 육체적, 정신적으로 분명히 성장했다고 믿는다.” 면서 “영원히 우리 가슴 속에 떠난 아이를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뉴스팀      
  • ‘007’ 시리즈 탄생 50주년… ‘스카이폴’ UP&DOWN

    ‘007’ 시리즈 탄생 50주년… ‘스카이폴’ UP&DOWN

    1954년 영국 해군 첩보부 정보분석가 출신 이언 플레밍(1908~1962)의 소설 ‘카지노로얄’은 전 세계적으로 600만부 이상 팔려나갔다. 1960년대 미·소 냉전 구도와 맞물려 플레밍이 심장마비로 숨지고 나서 출간된 ‘옥토퍼스와 리빙데이라잇’까지 14권의 소설 모두 예외 없는 성공을 거뒀다. 007의 폭발력을 간파한 영화제작자 앨버트 R 브로콜리가 첫 영화 ‘007 살인번호’를 공개한 건 1962년 10월 5일. 영화 역사상 최장 시리즈로 군림하며 22편이 만들어져 50억 달러(약 5조 6000억원)를 벌었다. 시리즈가 시작한 지 50주년을 맞는 2012년, 23번째 영화 ‘스카이폴’이 26일 전 세계 동시 개봉된다. ‘스카이폴’에서 제임스 본드는 운동 능력은 떨어지고, 두뇌 회전도 무뎌진 퇴물 요원이다. 하지만 조직에 배신당한 전직 요원의 공격에 MI6(영국 정보부) 본부가 파괴되고, 우두머리 M의 생명이 위협당하는 상황에서 믿을 건 역시 본드뿐. ‘아메리칸 뷰티’(1999)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샘 멘데스가 드라마의 색깔을 한껏 강화해 연출한 ‘007 스카이폴’의 장단점을 분석해 봤다. [UP] 스파이 하면 본드, 이름값 어디로 가나요 명불허전. 소문난 잔치에 먹을 건 꽤 많았다. 007 시리즈의 23번째 영화인 ‘007 스카이폴’은 영국 첩보 시리즈로서의 고전미와 현대적 세련미가 균형을 잘 이뤘다. 영화는 시작부터 촘촘한 주택가의 지붕 위를 날아다니는 현란한 오토바이 액션으로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곧이어 이어지는 오프닝 크레디트는 영국의 팝스타 아델이 부르는 주제곡 ‘스카이폴’이 웅장하게 흐르는 가운데 전위적이고 고급스러운 영상으로 올해 탄생 50주년을 맞는 007 시리즈의 오랜 역사와 품격을 담았다. ‘스카이폴’은 판에 박힌 듯한 미국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달리 첩보영화의 고전으로서 자기만의 색깔을 유감없이 드러낸다. 극 초반 눈길을 끄는 제임스 본드와 적의 격투 장면은 컴퓨터 그래픽에 의존하지 않고 실제로 시속 50㎞로 달리는 기차 위에서 촬영돼 사실감을 더했다. 몸에 꼭 맞는 슈트를 입고 대부분의 액션 장면에서 대역을 쓰지 않고 열연한 ‘영국 신사’ 다니엘 크레이그는 여전히 섹시하고 매력적이다. 영화는 적과 싸우다 임무 실패로 실종됐던 본드가 죽음의 위기를 딛고 다시 첩보원으로 활약하는 과정을 통해 영웅의 인간적인 고뇌와 지치지 않는 열정을 전달한다. 또한 MI6의 수장인 M의 과거에 얽힌 비밀이 드러나고, 적의 공격으로부터 MI6 조직을 구하려는 본드의 활약이 긴장감 있게 펼쳐진다. 멘데스 감독은 신구의 조화를 이루면서 다양한 연령의 관객층을 공략했다. 감독은 본드카로 1960년대 007 시리즈에 나왔던 ‘애스턴 마틴’을 등장시켜 헌정 작품의 성격을 드러내는 한편 젊은 컴퓨터 천재 Q를 통해 최첨단 무기들을 선보이는 등 관객의 향수와 호기심을 동시에 자극한다.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는 영화의 큰 버팀목이다. 주디 덴치는 과거의 비밀을 간직한 M 역을 맡아 연기 관록을 뽐냈고, 본드와 숙명적인 대결을 펼치는 실바 역의 연기파 배우 하비에르 바르뎀은 ‘제2의 조커’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악랄한 악당 역을 존재감 있게 표현했다. [DOWN] 쇠약해진 본드, 50년 골수팬들 실망할걸요 다니엘 크레이그가 주연했던 007시리즈의 21편 ‘카지노 로얄’(원작소설의 1권에 해당)과 22편 ‘퀀텀 오브 솔라스’는 본드의 첫사랑 베스퍼 린드,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한 비밀조직 ‘퀀텀’과 본드의 대결을 그렸다. 말끔하면서도 바람둥이 이미지가 그득했던 1~5대 본드와 달리 크레이그는 ‘순정 마초’ 이미지로 시리즈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역대 본드 중 가장 거친 액션은 물론 처음으로 진지한 연애감정을 내보인 것. 23편의 메가폰을 잡은 멘데스와 제작진은 고민(혹은 욕심)이 많았던 모양이다. 21~22편과 연결고리를 모두 끊어버린 독립된 이야기로 ‘스카이폴’을 풀어냈다. 본드가 악당과 마지막 대결을 펼치는 장소로 본드의 스코틀랜드 고향집을 택했다. 본드 부모의 죽음에 석연치 않은 대목이 있고, 이를 계기로 본드가 진짜 남자가 됐다고 슬쩍 흘린다. 시리즈의 또 다른 아이콘인 M 역의 주디 덴치도 과감하게 은퇴시킨다. 스파이더맨이나 배트맨 시리즈처럼 정색하고 ‘리부터’(시리즈의 연속성을 버리고 새롭게 출발)를 표방한 건 아니지만, 50주년을 맞아 ‘시즌 2’를 만들고 싶었던 건 분명하다. 하지만 육체적·정신적으로 쇠약해진 본드에 대한 연민, 조직과 인간관계 사이에서 고민하는 M의 모습, 동기 부여가 확실한 악당 실바(하비에르 바르뎀) 등 입체적인 캐릭터와 풍성해진 드라마는 양날의 칼로 작용한다.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산토끼’들을 포섭할 여지는 커졌지만, 50년 동안 단단하게 형성된 ‘집토끼’들에게는 실망스럽다. ‘본 시리즈’ 못지않은 크레이그의 맨몸 액션과 Q(영국정보부의 과학자)가 만들어낸 각종 신무기의 도움을 받는 첨단 액션을 되레 반감시킨 것은 분명하다. 상영시간이 2시간 23분이나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드라마와 액션의 강약 조절이 더 아쉽다. 1대 본드걸 우슬라 안드레스를 시작으로 킴 베이싱어, 핼리 베리, 소피 마르소, 에바 그린 등 매혹적인 역대 본드걸과 달리 존재감이 없는 두 명의 본드걸(나오미 해리스, 베레니스 말로)이 구색 맞추기로 등장한 것 역시 실망스럽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일만하다 벌써 고령임신, 이것만은 알아두자

    [Weekly Health Issue] 일만하다 벌써 고령임신, 이것만은 알아두자

    최근 들어 고령임신의 위험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의료인들의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여성들의 결혼 연령이 늦어지는 데다 기혼 여성들이 임신을 늦추는 바람에 고령임신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부작용도 함께 늘어나는 탓이다. 여기에다 정부의 적극적인 출산 장려정책까지 더해져 나이 들어 아이를 갖는 사례는 늘고 있지만 이런 고령임신이 갖는 위험성을 제대로 알고 있는 임신부는 의외로 많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전문의들은 “고령임신은 적령기 임신과 달리 다양한 문제에 노출되기 쉬워 각별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그러나 준비만 철저히 한다면 고령 여성도 얼마든지 건강한 아이를 가질 수 있다.”고 조언한다. 최근의 만혼 풍조와 맞물린 고령임신의 문제를 두고 박미혜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와 얘기를 나눴다. ●어떤 경우가 고령임신에 해당되는가. 의료계에서는 임신 횟수에 상관없이 35세를 넘긴 경우를 고령 임산부로 간주한다. ●최근에 드러난 고령임신의 추이는 어떤 양상인가. 2011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출산율이 2009년 최저점을 찍은 이후 2년 연속 상승해 지난해 출생아 수는 47만 1265명으로, 전년도의 47만 171명에 비해 0.2% 증가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합계출산율도 2009년 1.149명에서 2010년 1.226명, 2011년 1.244명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평균 출산연령은 31.33세로, 전년보다 0.18세가 많았으며 전체 출생아의 65%를 30세 이상의 산모가 출산했다. 40세 이상 산모의 출산 비율도 눈에 띄게 높아져 2010년 8.8%이던 40∼44세 산모의 출산율이 2011년에는 10.1%로 처음 10%대를 넘었다. 이는 10년 전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이 때문에 임신 37주 안에 태어나는 미숙아와 쌍둥이나 세쌍둥이 등 다태아 출생이 증가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고령임신이 늘어나는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아무래도 여성의 적극적인 사회활동 영향이 크다. 이 때문에 임신과 분만 적령기를 넘긴 결혼이 늘며, 결혼을 하더라도 경제적 여건이나 자기개발 등의 이유로 임신을 미루는 여성이 많아지는 게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고령임신이 의학적으로 왜 문제가 되는가. 고령의 임신 및 출산이 적령기 임신에 비해 위험한 것이 사실이다. 가장 두드러지는 문제는 유산과 선천성 기형, 임신중독증 위험을 들 수 있다. 또 고혈압과 당뇨·임신성 당뇨, 전치태반이나 태반조기박리(태반이 자궁에서 일찍 떨어져 나오는 현상)로 인한 임신 후반기 출혈, 자궁근종, 태아의 위치 이상, 난산, 기계분만과 제왕절개 출산, 보조생식술로 인한 다태아임신, 저체중아 출산, 조산 등의 발생 빈도도 높아진다. 여기에다 신생아 이환율과 사망률도 늘기 때문에 고령임신을 고위험 상태로 분류한다. 실제로 40대에 임신하면 20대에 비해 자연유산 가능성이 4배까지 증가하는데, 이는 대부분 난자의 노화로 인한 염색체 이상이 원인이다. 고혈압 발생 가능성도 젊은 임신부보다 2∼4배나 높은데, 이는 인체의 퇴행에 따라 순환기 질환의 발생 빈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산모나 태아에게 치명적인 태반조기박리의 발생빈도도 3.7%로, 정상 임신부의 0.4%에 비해 9배나 높다. 여기에다 우리나라 등 아시아권 산모는 기질적으로 임신성 당뇨에 취약한 데다 고령임신 상태에서는 제2형 당뇨와 임신성 당뇨가 잘 생기는데, 당뇨나 임신성 당뇨가 있을 경우 태아 심장기형 등 선천성 기형이나 자궁내 사망 및 거대아출산 등이 증가하게 된다. 태반조기박리나 전치태반의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태반조기박리는 고령 임신부의 만성 고혈압·임신중독증과 관계가 깊으며, 여성의 나이가 많아지면 유산이나 분만 횟수도 늘어 전치태반이 생기기 쉽다. 따라서 이런 위험성을 감안해 고령임신은 임신 전부터 전문의의 체계적인 진단과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임신중독증은 고령임신과 어떤 상관성을 갖는가. 고령임신부는 젊은 임신부보다 2~4배나 임신중독증 발생 위험이 높다. 고령임산부에서 이처럼 산전 합병증인 고혈압성 병변이 높아지는 이유는 나이가 들수록 육체적인 퇴행성 병변이 빠르게 진행되고, 고혈압이나 당뇨병에 따른 합병증으로 심혈관질환의 발생빈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고령일수록 자연분만도 어렵다는데, 이유가 뭔가. 고령임신일수록 당뇨와 고혈압성 질환에 노출되기 쉽고, 조기진통, 자궁근종이나 선근증 등으로 인한 태아 위치 이상, 다태아임신, 과거 자궁근종 등 부인과 수술력 등으로 태반병변의 위험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히 산모의 나이만을 근거로 자연분만이 어렵다고 판단하지는 않는다. 고령임신부라도 제왕절개가 필요한 적응증을 갖고 있지 않다면 얼마든지 자연분만이 가능하다. ●고령임신의 위험성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가. 고령임신부는 자신의 임신과 출산이 어떤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지를 숙지해 예상되는 위험에 대해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해야 한다.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임신 전부터 충분히 대비한다면 대부분 문제없는 임신과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다. 따라서 35세를 넘긴 여성은 임신 전에 미리 만성질환 여부를 검사해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의 소견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하며, 규칙적인 운동과 체중조절을 한 후에 임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과정에서 정기적이고 철저한 산전검사 및 관리가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 염색체 이상을 가진 태아를 진단하기 위한 융모막검사나 양수검사, 정밀초음파검사 등을 통해 잠복된 문제가 없는지 확인해야 하며, 산모의 혈압이나 당뇨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고령임신과 관련한 정책적 문제도 짚어 달라. 정부의 저출산 대책과 출산을 장려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출산율 증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나 고령임신이 빠르게 증가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혼하고도 출산을 미루는 맞벌이부부를 위한 실질적인 육아정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씨줄날줄] 의자/임태순 논설위원

    인간이 꾸준히 취하고 있는 몸 자세는 몇 개나 될까. 미국의 인류학자 고든 휴스가 세계 각 지역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니 1000가지가 넘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의자에 앉기도 하지만, 걷고 서고 달리고 뛰기도 한다. 쪼그려 앉기도 하고 바닥에 누워 쉬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의자에 중독돼 몸의 다양성을 잃고 있다. 우리나라만 해도 온돌로 지내던 시절에는 좌식문화였지만 주거 형태가 아파트로 바뀌면서 의자 생활로 변했다. 학교나 직장 등 사회생활도 대부분 의자와 책상이 있는 사무실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의자문화’는 컴퓨터 보급 등 정보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더욱 확산되고 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하루 생활의 절반가량을 의자에서 지내지 않을까 싶다. 긴 인류 역사에서 의자의 흔적이 처음 나타나는 것은 신석기 시대다. 고고학자들은 옛 유고연방 등 동남부 유럽에서 여성들이 의자에 편하게 기대 앉아 있는 토우(土偶)들을 발견했다. 그러나 의자문화는 훨씬 뒤인 기원 2000~3000년 전의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에서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파피루스에 그려져 있는 그림, 조각, 상형문자들에서 의자가 발견됐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의자는 기원전 1352년에 사망한 젊은 파라오 투탕카멘의 무덤에서 출토된 것이다. 의자가 중국에 소개된 것은 2세기경인데 중국인들은 처음에는 의자에 앉을 때도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경멸이나 무관심을 표시했다고 한다. 그러나 의자문화는 오늘날 전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의자가 사람의 신체 구조에 적합한 것은 아니다. 앉아 있으면 서 있을 때보다 척추에 가해지는 압력이 30% 증가하고 등 근육, 허리 부분 신경, 횡경막 등을 긴장시켜 몸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사무 노동자가 육체 노동자에 비해 허리 통증이 25% 더 많다는 미국의 연구 결과도 있다. 최근 유사 연구 사례가 또 나왔다. 영국 레스터 대학 연구팀은 의자에 오래 앉아 생활하는 사람은 당뇨병 및 심장병 발병과 사망 위험이 2배 높아지며 이러한 위험은 매일 운동을 해도 상쇄되지 않는다고 했다. 앉지 말고 서야 한다는 것이다. 진보와 문명의 상징인 의자문화에서 이제 벗어나야 할 때가 됐다. 틈틈이 자리에서 일어나 하루 종일 우리 몸을 떠받치고 있는 의자에게도 휴식을 주고 몸의 건강을 도모해야 한다. 사무실 내 휴게실이나 공원 등에도 의자만 고집할 게 아니라 그냥 앉거나 누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도록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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