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육체
    2026-06-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017
  • [송혜민의 월드why] 당신은 어떤 ‘차별’을 하고 있나요?

    [송혜민의 월드why] 당신은 어떤 ‘차별’을 하고 있나요?

    낭만의 도시 파리에서 끔찍한 폭탄테러가 발생했다.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는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엄청난 인명피해에 전 세계가 애도의 눈물을 흘리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분노가 솟아오르기도 한다. 그 분노의 화살촉이 바라보는 곳은 이슬람과 이슬람교도인 무슬림이다. ‘이슬람 포비아’(Islamophobia)가 확산되고 있고 이는 또 다른 ‘포비아’를 양산한다. 전문가들은 이슬람과 무슬림에 대한 차별과 박해가 IS의 씨앗이 되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자신을 향한 차별의 시선을 견딜 수 없어서 혹은 자신과 같은 민족 또는 종교인에게 쏟아지는 차별을 더 이상 바라만 보기가 어려워서 제 발로 IS 소굴에 들어간 이도 적지 않다. 차별. 보이지 않고 만질수도 없는 이 단어 하나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까. 얼마나 기가 막히는 황당한 차별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존재할까. ◆듣고도 믿기지 않는 차별의 사례 성차별이나 인종차별은 그야말로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강산이 수도 없이 바뀌는 동안에도 굳건하게 사람들의 의식 속 한 자리를 지킨 것이 바로 이 차별이다. 소위 첨단의 시대라고 부르는 21세기에도 황당하다 못해 코웃음이 나는 차별의 사례들은 셀 수 없이 많다. 우선 성차별의 황당한 사례를 들어보자. 현재와 마찬가지로 세계 곳곳에서 테러와 자연재해가 끊이지 않던 지난 6월, 무슬림 극단주의 단체이자 파키스탄의 유력 정당인 ‘자미아트 울레마에 이슬람’의 지도자는 공식 석상에서 “엄청난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고 테러가 끊이지 않으며 물가가 심하게 오르는 것은 모두 여성들이 청바지를 입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여성들의 청바지가 마술이라도 부릴 줄 안다는 소린가. 이러한 극단적이고 황당한 발언은 여성에 대한 차별과 구속이 심하고, 특히 서구문화에 대한 높은 반발심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해 11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등 일부 도시에서는 여성 경찰관이 되려면 반드시 ‘처녀성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제적인 비난이 쏟아졌다. 여기서 처녀성 검사란 옷을 모두 벗은 상태에서 현직 여경이 손가락으로 처녀막이 존재하는지 알아보는 검사를 뜻한다. 인도네시아 경찰청 대변인의 해명이 더욱 가관이다. 그는 “여성 뿐 아니라 남성 지원자들도 생식기관 관련 검사를 받는다.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반응할 필요가 없다”고 반박했다. 여성 차별의 극을 보여주는 사례다. 단일민족국가인 한국에서는 인종차별을 경험하기 어렵지만, 다양한 민족이 어우러진 서구사회는 사정이 다르다. 특히 흑인에 대한 차별은 인류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해왔다. 호주 맬버른 애플 매장의 백인 직원이 이곳을 찾은 흑인 청소년들에게 “이 아이들이 물건을 훔칠 것이 염려된다”며 매장 밖으로 내쫓은 일, 수입차를 타고 지나가는 흑인 여성을 체포해 “흑인이 이런 비싼 차를 어떻게 탈 수 있느냐”며 경찰서에 감금한 일 등은 내재된 인종차별적 성향에서 비롯된 슬픈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과학적으로 입증된 차별의 위험성 차별을 받는 사람들은 단순히 보이지 않는 마음의 상처만 입는 것이 아니다. 국제 학술지 ‘신경내분비학’에 실린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종차별을 받은 경험이 누적된 흑인은 백인에 비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 수치가 비정상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코티솔은 아침에 많이 분비되고 밤에는 적어지는데, 이런 리듬이 깨지면 만성피로와 심혈관 질환, 기억장애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당시 연구를 이끈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육및사회정책학과 엠마 아담 교수는 “과거에 차별을 받은 경험이 전 생애에 걸쳐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는 게 밝혀졌다. 특히 성장기 청소년의 경우, 차별로 인해 더욱 심각한 정신·육체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체적 건강에도 영향을 주는 차별은 무의식적으로 내재된 경우가 많다. 실제로 미국 애리조나대학과 포틀랜드대학 합동 연구진의 연구에 따르면 흑인 보행자가 도로를 건너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은 백인에 비해 32%나 더 길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 이는 운전자들이 백인에 비해 흑인이 건널목을 건너려 할 때 먼저 건너갈 수 있도록 양보해주지 않을 확률이 더 높기 때문이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스스로가 이러한 인종차별적인 행동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이러한 현상은 일상생활 전반에 깊게 깔린 인종차별적 문제를 입증하는 한 단면으로 볼 수 있다는 사실이다. ‘나도 모르게 그만’ 식의 차별이라고 해서 다를 건 없다. 결과적으로 모든 차별이 모든 이들에게 똑같이 위험하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됐기 때문이다. ◆차별을 차별해야 하는 이유 어쩌면 세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차별이, 스스로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신보다 어리다고(혹은 많다고), 자신보다 학력이 낮다고, 자신보다 좋은 차를 타지 않는다고. 더 나아가 여자라서, 사는 지역·나라가 달라서, 종교가 달라서, 피부색이 달라서 나도 모르게 ‘다른 눈빛’으로 타인을 바라보는 일, 그것이 모여 걷잡을 수 없을 정도의 차별을 만든다. 전 세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파리 테러 하루 전인 12일(현지시간),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는 역시 IS의 폭탄 테러로 44명이 숨지고 20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베이루트의 한 주민은 “파리에서 테러가 나자 전 세계 주요 건물들이 프랑스 국기 색의 조명으로 애도를 표했지만 우리 국민들에 대한 테러에는 그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아무도 의식하지 못했던 차별의 또 다른 양상이다. 이 세상에 차별받을 권리를 가진 이는 아무도 없으며, 이것이 차별을 차별해야 하는 이유다. 이제 생각해보자. 당신은 지금 누군가에게 어떤 차별을 행하고 있는가.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빌 게이츠·오바마를 키운 건 조부모의 사랑

    빌 게이츠·오바마를 키운 건 조부모의 사랑

    노인이 스승이다/윤용섭 등 지음/글항아리/316쪽/1만 8000원 전통사회 대가족 형태에서 할아버지와 겸상할 수 있는 권리는 오롯이 손주의 몫이었다. 손주 사랑과 함께 이뤄지는 밥상머리 교육은 자연스레 할아버지 몫이기도 했다. ‘예기’(禮記)에는 ‘군자라면 손주는 안아도 아들은 안지 않는다’(君子抱孫不抱子)라고 적혀 있다. 하지만 현대사회의 핵가족화로 아이들이 할아버지, 할머니와 어울리며 푸근한 정을 느낄 기회가 현격히 줄었다. 또한 복지의 비용 측면만을 염려해 노인을 사회적 부담으로 인식하는 분위기도 이들을 소외시키는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책은 한국국학진흥원이 기획하고 윤용섭 부원장, 김미영 수석연구위원, 이창기 영남대 명예교수가 집필해다. 동서고금의 문헌 및 자료, 예술작품 속에 담긴 조손(祖孫)의 모습과 그 관계가 이뤄져 온 상황과 맥락에 대해 설명하면서 격대(隔代) 교육의 중요성과 의미를 제시한다. 퇴계 이황(1501~1570)은 15년 동안 손자 이안도(1541~1584)에게 편지를 썼다. 때로는 엄히 꾸짖고, 때로는 다정히 격려하며 글로 손자 교육을 직접 챙겼다. 과거에 합격한 손자에게 보낸 편지는 할아버지의 가없는 사랑을 표현했다. ‘지금 안동부에서 보내온 방목을 보고 네가 입격(入格)했다는 것을 알았다. 비록 요행인 줄은 아나 나도 모르게 나막신 굽이 부러진 줄도 모르고 크게 기뻐했다’고 적었다. 훗날 성리학에 조예가 깊은 학자로 자란 손자가 할아버지의 학문관, 인생관을 고스란히 배웠음은 물론이다. 격대 교육의 효용성은 서양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어린 시절 외할머니가 도맡아 키우다시피 한 빌 게이츠, 복잡한 가정사로 하와이 외갓집에서 자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또한 할머니로부터 엄격한 영국식 가정교육을 받은 아르헨티나 출신의 세계적 소설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존중과 공경은 강요한다고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노년 육체의 허약함은 성숙한 연륜과 맞바꾼 대가다. 삶에 대한 지혜, 세상에 대한 혜안, 다양한 경험과 깊은 성찰을 가질 때 비로소 할아버지, 할머니에 대한 사회적 존경의 문화가 자연스레 만들어질 수 있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자신의 기억과 경험에만 머문 채 손주 세대에게 편향된 가치를 강요한다면 ‘꼰대’ 신세를 벗어나기 어렵겠지만, 쉼없는 자기 계발을 계속한다면 존경받는 ‘스승’이 될 수 있음을 뜻한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난 건강하지 않다” 생각할수록 감기 더 잘 걸려 (美연구)

    “난 건강하지 않다” 생각할수록 감기 더 잘 걸려 (美연구)

    일교차가 큰 환절기나 본격적으로 기온이 낮아지는 겨울이 되면 유독 감기에 잘 걸리는 사람이 있다. 올해만큼은 지독한 감기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스스로 "나는 건강하다"를 외쳐보는 것이 좋겠다. 최근 해외에서 스스로 자신의 건강을 낮게 평가하는 사람일수록 감기에 더 잘 걸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카네기멜론대학(Carnegie Mellon University) 연구진은 최근 18~55세의 건강한 성인 369명(평균연령 33세)을 대상으로 ‘훌륭함’, ‘매우좋음’, ‘좋음’, ‘나쁨’, ‘매우 나쁨’ 등 5단계 중 자신의 건강상태를 스스로 체크하게 한 뒤 감기 바이러스 노출과 관련한 추적관찰을 실시했다. 이중 자신의 건강을 ‘매우 나쁨’이라고 자체 판단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다만 전체의 2%만이 ‘나쁨’으로 체크했다. 이들의 건강상태를 지켜본 결과 자신의 건강을 ‘매우 좋음’ ‘좋음’ ‘나쁨’으로 체크한 사람은 ‘훌륭함’으로 체크한 사람에 비해 감기에 걸릴 확률이 2배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사람들은 저마다 의사가 진단해내지 못하는, 자신만이 느낄 수 있는 느낌과 감각이 있다. 이러한 느낌과 감각 등이 질병이 생기기 이전에 영향을 미치고, 이러한 것들이 결과적으로 면역 시스템을 반응하게끔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즉 스스로 건강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 생각에서 비롯된 느낌이나 기분이 면역력을 저하시키고 결국 감기 등 바이러스에 노출되게끔 한다는 것. 연구를 이끈 카네기멜론대학의 심리학자인 셸든 코헨 교수는 “규칙적인 운동이나 금연을 하는 등 건강에 이로운 활동을 이어나가고, 사회적으로나 감정적으로 좋은 상태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면 질병을 앓는 횟수가 줄어들고 더 오래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의학 전문지인 ‘정신육체의학(Psychosomatic Medicine)’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19금’ 죄 고백하고 신부님 반응 비밀녹음한 남녀 결국…

    ‘19금’ 죄 고백하고 신부님 반응 비밀녹음한 남녀 결국…

    가톨릭 총본산이 자리 잡고 있는 이탈리아에서 지금 ‘성당의 섹스’ 논쟁이 한창이다. 두 남녀 저널리스트가 고해소에서 가공(架空)의 섹스 참회를 하여 이에 대답한 점잖은 신부들의 반응을 녹음, 세상에 내놓았기 때문이다. 로마 교황청은 이들을 ‘영혼의 스파이’로 심판한 후 파문을 선언. ●남녀가 섹스참회 각본 짜 다채로운 신부 반응 들어가톨릭교의 신자와 신부 단 두 사람이 은밀한 교회의 고해소에서 행하는 죄의 참회인 고해성사는 가장 엄숙한 교회의 의식이다.신자는 하느님과 그 권위를 대리한 고해신부에게 자신이 범한 죄를 낱낱이 고백하면 신부는 그 죄에 대한 조언과 사면을 해준다. 로마 가톨릭이 갖고 있는 핵심적인 비적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물론 이 고해의 비밀은 죄를 고백한 신자와 그것을 들은 신부 두 사람만이 간직할 뿐 결코 밖으로 누설되어서는 안된다.고해의 비밀보안이 가톨릭교의 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런데 이 가톨릭탄생 이후 부터의 극비가 놀베르트 파렌치니와 클라라 디 메리오라는 두 젊은 남녀 저널리스트에 의해 깨지고 만 것이다.그렇다고 남의 고해를 엿듣고 공개한 것은 아니다. 이 두 남녀는 스스로 꾸민 섹스 행각의 각본을 성스러운 고해소에서 고해신부에게 털어놓고 신부의 반응을 일일이 녹음한 후 ‘성당의 섹스’라는 단행본으로 엮어 세상에 내놓은 것이다. 그들이 꾸민 고해의 내용이 섹스에 관한 것이고 이에 대한 신부의 반응이 다채로워 이 단행본은 이탈리아 전역에서 폭발적인 화제를 모으게 된 것이다.이들의 섹스죄 고해행각은 이탈리아 전역의 교회에 걸쳐 행해졌다. 각본인 줄은 꿈에도 모를밖에 없는 신부와의 진지한 대화를 낱낱이 비밀 녹음했는데 무려 632편에 이른다니 그 양도 놀랍다. 이 가운데 흥미 있는 것으로 112편을 재편집, 지난 3월 23일 이탈리아 북부도시인 파드파라는 곳의 말시리오 출판사에서 단행본으로 간행했는데 초판 3000부는 그야말로 날개가 돋친 듯 몇 시간만에 매진되는 성황을 이루었던 것. ●단행본 엮은 ‘성당의 섹스’ 날개 돋친 듯이 팔려나가단행본이 되어 나오기 전에 ‘에스 플레스’라는 주간지가 14페이지에 걸쳐 특집을 했기 때문에 구미가 바짝 당긴 독자들이 출판사 앞에 모여들어 앞을 다투어 사간 것이었다.‘성당의 섹스’에 실린 대화 내용의 한 예를 보면….밀라노의 생주세페 교회의 고해소에 파렌치니가 나타난다. 그는 연인과 혼전육체 관계를 가졌다고 고해신부에게 고백을 한다. “혼전교섭은 두 사람의 성적인 조화를 이루기 위해 꼭 필요했다”고 신부에게 변명을 늘어놓았다.신부가 그러다가 어린애라도 생기면 어떻게 하느냐고 묻자 그녀가 임신하지 않는 시기를 택했다고 고백.“언제나 당신들은 완전한 성행위를 하는가.”“물론이지요.”“다시 말해서 당신의 섹스를 여성의 그 속에 완전히 넣는다는 건가?”“물론 그래야지요. 그래야 되지 않습니까?”여기에서 신부와 신자 사이에는 욕망은 눌러야 한다느니 누르기가 어렵다느니 섹스 논쟁이 벌어지게 된다.마침내 신부가 “욕망을 누르는 다른 방법이 없을까?”“그렇다면 마스터베이션이라도 해야 한다는 말씀입니까?”이렇게 진전되자 당황한 신부는 자기는 그런 것을 모른다고 잘라 말한 뒤 거리의 여자도 있지 않느냐고 얼떨결에 말한다. 꼬투리를 잡은 그가 신부께서 창녀와의 섹스를 권하는 것이냐고 따지니까 궁지에 몰려 마침내 “만약 당신이 혼전교섭을 정당한 것이라고 믿는다면 계속하는 수밖에 없다”고 단념 어린 투로 결론짓고는 기도문을 다섯번 외라고 지시하는 것이다.대부분이 섹스에 대해 어둡고 경건한 신부들이라 이들의 대담한 고백에 당황하기가 일쑤였는데 더러는 상당히 호기심을 갖고 묻는 신부가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모데나의 텐피오 모뉴멘타레 교회에서의 일이다.피렌치니는 두 아이의 아버지로 자처하고 아내와의 피임에 대해 신부에게 말을 걸었다. 임신을 하지 않게 기술적으로 성교를 하면 어떤가라고 물은 것이다. 신부의 말은 단호히 ‘노’. 도대체 그런 성교는 어떻게 하는 것이냐고 되물었다.“정자가 여체 속에 들어가지 않게 하는 것이지요.”“그렇다면 정자를 어디다 배출한다는 것인가?” ●고해실의 비밀 모독했다고 파문 선언“섹스행위의 클라이맥스 때 아내로부터 그것을 빼내는 것이지요.”이런 대답에 대해 신부는 그런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분노한다. 피임약을 써도 안된다고 한다.“임신을 피할 수 있는 날을 택해서 하면 좋지 않은가? 여성의 임신 기간은 한 달 동안 4일있을 터인데”이런 신부의 말에 반드시 그날 임신을 꼭 안 한다는 보장이 있느냐고 따지면서 역시 안전한 방법은 행위 도중에 빼내는 것이 제일이라고 우긴다. 사려에 잠긴 신부가 마침내 한가지 방법을 생각해 냈다.“만약 당신 아내가 그것을 요구하면 그래도 할 수 없다. 그런 경우 죄는 아내에게 있기 때문이다.”신부는 가정의 평화를 중요시하는 가톨릭의 교시를 적용했다.똑같은 경우의 고해를 이번에는 다른 교회에서 여자인 메리오양이 했다. 자기와 남편은 임신을 피하기 위해 불완전한 성교를 하고 있다고 고백한 것이다.“남편은 어떻게 요구하든 당신까지도 그렇게 생각하면 안된다. 당신까지 죄를 짓게 되고 파문된다. ‘빨리 빼세요’라고 말해서는 안된다. 잠자코 남편이 하는 대로 내버려 두는 것이 좋다.”“그래도 혹시나 임신을 할는지도 모르기 때문에 남편에게 그렇게 말해야 하거든요.”대답하는 신부도 요령이 좋아서 제각기 고해하는 측에 유리하게 대답해 주고 있다.‘성당의 섹스’라는 이 단행본의 서문은 페이르 돈데노라는 저널리스트가 썼는데 그는 이 기록을 높이 평가하면서 “참회자와 신부가 마음속을 털어놓고 한 이런 대화야말로 사회문학적 텍스트로서 가치가 있다”고 극찬.그러나 바티칸의 노여움은 극에 달하고 있는 실정. 바티칸의 신문은 ‘성당의 섹스’가 거짓투성이의 악서이며 이것을 만든 두 남녀 리포터는 ‘영혼의 스파이’라고 지탄했다. 교황 바오로6세는 테이프 레코드로 고백실의 비밀을 모독한 그들은 자동적으로 교회에서 파문된다고 언명했다. 이 밖에 기독교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도 일제히 비난을 쏟고 ‘성당의 섹스’의 판매 금지를 외치고 있다.기자회견을 통해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현대의 고백실에서 신부와 신자사이의 대화의 어려움을 우리들은 생생히 기록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을 스캔들로 취급해서는 곤란하지 않는가. 신자들의 토론 재료로 했으면 좋겠다”고.어쨌든 지금 이 사건으로 이탈리아 전역이 떠들썩하다.정리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서울신문은 1960~70년대 ‘선데이서울’에 실렸던 다양한 기사들을 새로운 형태로 묶고 가공해 연재합니다. 일부는 원문 그대로, 일부는 원문을 가공해 게재합니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어린이·청소년기를 보내던 시절, 당시의 우리 사회 모습을 현재와 비교해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 될 것입니다. 원문의 표현과 문체를 살리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일부는 오늘날에 맞게 수정합니다. 서울신문이 발간했던 ‘선데이서울’은 1968년 창간돼 1991년 종간되기까지 23년 동안 시대를 대표했던 대중오락 주간지입니다. <편집자註>
  • [월드피플+] ‘안락사’ 직전 두 딸과 찍은 마지막 셀카의 사연

    [월드피플+] ‘안락사’ 직전 두 딸과 찍은 마지막 셀카의 사연

    얼마 전 스위스의 유명한 안락사 병원인 디그니타스에서 한 영국인 여성이 두 딸들이 지켜보는 가운에 독극물 버튼을 누르고 조용히 세상을 떠났다. 죽을 권리가 허용되지 않는 고국을 떠나 두 딸과 생의 마지막 여행에 나섰던 이른바 '안락사 여행자' 인 것. 그녀의 죽음이 고국에서 논란이 일고있는 것은 이 비용을 마련한 두 딸이 대중들을 상대로 모금을 했기 때문으로 귀국하면 그녀들은 경찰 조사를 받게된다. 사연은 지난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두 딸의 어머니 제키 베이커(59)는 병원으로부터 운동신경원질환(motor neurone disease) 말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루게릭병으로 널리 알려진 이 병은 운동신경세포가 퇴행하며 소실돼 근력이 약화되는 질병이다.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살던 그녀의 마지막 소원은 바로 안락사. 그녀는 자식을 불러 자신의 뜻을 밝혔고 이에 딸들이 반대하고 나선 것은 당연한 일. 큰 딸 타라 오렐리(40)는 "처음 안락사하고 싶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면서 "정말 상상하기도 힘든 생각이었기 때문" 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얼마 후 두 딸은 어머니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기로 결정했다. 하루하루 상태가 더욱 악화되면서 혼자서 먹지도 움직이지도 못하는 것을 지켜봤기 때문. 그리고 두 딸은 우리 돈으로 약 1400만원에 달하는 스위스 여행과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인터넷을 통해 사연을 알리고 모금을 시작했다. 이 모금은 곧 경찰에 알려져 중지 명령이 떨어지면서 사건 아닌 사건은 영국 내에 퍼지며 또다시 안락사 논쟁이 일었다. 이번에 현지언론에 공개된 사진은 지난주 베이커가 사망하기 직전 침상에 누워 두 딸과 함께 찍은 사진이다. 뜨거운 논쟁 속에서도 두 딸이 결국 어머니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준 것이다. 딸 타라는 "미친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엄마가 바람대로 세상을 떠나 행복했다" 면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엄마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고통을 덜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유럽 내에서도 큰 논란이 일고있는 안락사는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스위스 등에서 시행되고 있다. 미국은 일부 주에서만 가능하고 프랑스에서는 현재 이와 관련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중 스위스의 경우 4곳의 안락사 지원 병원이 있는데 이중 유일하게 디그니타스에서 외국인을 받아들이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7년간 죽을 권리가 허용되지 않는 고국을 떠나 디그니타스에서 생을 마친 사람이 무려 1700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도가니’ 피해자들 국가 상대 손배소 패소 확정

    영화 ‘도가니’로 알려진 인화학교 성폭력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피해가 일어난 시점이 국가에 관리 부실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시효(5년)를 이미 넘어섰기 때문이다.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인화학교 피해자 7명이 정부와 광주광역시, 광주 광산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피해자들은 국가와 지자체의 관리 부실로 인화학교의 성폭력 사건이 발생해 육체적·정신적 피해를 봤다며 2012년 3월 4억 4000만원대 소송을 냈다. 이들은 1985년부터 2005년까지 인화학교 교사들로부터 성폭행 등 범죄를 당한 뒤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와 우울장애 진단을 받은 때가 2011년이므로 국가배상청구권이 발생한 시점을 이때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과 2심 모두 청구권 시효인 5년이 지났다고 봤다. 성폭력 사건 발생 당시 경찰관들이 초동수사를 미온적으로 하는 등 수사상 과실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에도 법원은 “수사규칙 등 법령을 위반했다거나 사건을 부당하게 처리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며 기각했다. 대법원은 올해 7월 이들의 상고를 받아 법리 검토를 했으나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을 내렸다. 한편 인화학교 피해자들은 2013년 사회복지법인 우석과 인화학교 행정실장, 교사 등 개인 6명을 상대로 낸 소송에선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당시에도 소멸시효가 일부 지나지 않았거나 피고 측이 소송에 대응하지 않아 자백으로 간주된 부분 등만 배상 판결을 내렸다. 광주 인화학교 청각장애 학생들에 대한 학교 교장, 행정실장 등의 성폭력 사건은 이를 소재로 한 영화 ‘도가니’가 2011년 개봉되면서 주목받았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입안은 화끈! 입맛은 이상?… 입속에 불나셨군요

    입안은 화끈! 입맛은 이상?… 입속에 불나셨군요

    62세 여성 김모씨는 입안에 불덩이를 문 것처럼 혀가 타는 듯 아팠다. 혓바늘이 난 것도 아니고 입안에 상처가 생긴 것도 아닌데 온종일 혀가 화끈거려 밥조차 먹을 수 없었다. 증상이 나아지지 않아 치과를 찾은 김씨는 ‘구강작열감증후군’이란 진단을 받았다. 구강작열감은 혀나 구강 점막에 지속적으로 통증이 느껴지는 만성 질환이다. 주로 혀에 통증이 나타나지만 잇몸, 입술, 뺨 안쪽, 입천장이 얼얼하고 화끈거리기도 한다. 통증이 심해 잠들기 어려운 환자도 있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통증 때문에 일상생활이 어렵다 보니 스트레스가 심해져 우울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권정승 연세대 치과대학병원 구강내과 교수는 “맵고 뜨거운 음식을 먹을 때 통증이 더 심하고 찬 것을 먹으면 덜하며 입안이 마르는 증상, 맛을 잘 못 느끼거나 본래 음식의 맛과는 다른 이상한 맛을 느끼는 증상이 같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환자의 60%에서 미각 변화가, 60%는 구강건조증이 함께 나타난다. 아침에는 통증이 덜하고 저녁에는 심한 게 특징이다. 구강작열감은 50세 이상 폐경기 여성 10명 중 1~2명이 경험할 정도로 흔한 증상이다. 고령화로 만성질환자와 약물복용자가 늘면서 환자가 더욱 증가하고 있다.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침 분비량의 감소, 구강 내 진균(곰팡이균) 감염, 갑상선 기능 저하, 당뇨와 같은 내분비 질환, 빈혈 등 혈액질환, 비타민·엽산·철분·아연 등의 영양분 결핍, 폐경기로 인한 호르몬 변화, 약물 복용, 이를 악무는 등의 습관, 불면증, 스트레스나 우울증과 같은 심리적 요인에 의해 구강작열감이 생길 수도 있다. 한의학에서는 가슴 정중앙에 있는 ‘전중혈’이란 부위와 혀의 통증이 관련 있다고 본다. 전중혈은 스트레스 등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김진성 경희대 한방병원 한방 3내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구강작열감 환자의 전중혈 부위를 가볍게 눌렀을 때 83%가 통증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한다. 김 교수는 “과도한 스트레스 등에 의한 변화가 인체 내 기의 순행을 방해한다”며 “통증을 치료하려면 정체된 순행을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의학에서는 순환을 촉진하기 위한 구강 침요법과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부족한 ‘음액’을 보충하는 한약 치료를 한다. 구강작열감은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 당뇨나 빈혈 등 기존에 병이 있어 구강작열감이 나타났던 환자는 우선 기저질환을 치료해야 한다. 구강건조증이 있으면 구강작열감이 더 심해진다. 이럴 때는 인공타액을 사용하거나 타액 분비를 촉진하는 약을 복용한다. 침이 부족해 입 안에 곰팡이가 많이 자라 통증이 생긴 것이라면 항진균제를 쓴다. 극심한 스트레스, 우울증 등 심리적 요인으로 입안에 통증이 생긴 것이라면 원인인 정신과 질환을 치료해야 한다. 구강암과 같은 암 질환에 심한 공포를 느끼는 환자에게서도 구강작열감이 많이 나타난다. 이렇게 심리적인 요인이 원인인 경우는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고 막연한 두려움을 없애야 통증도 줄어든다. 고홍섭 서울대치과병원 구강내과 교수는 “많은 환자가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할지 모르고 고통을 참으며 불안해하는데, 구강작열감은 조기에 발견해 원인이 될 수 있는 요소를 잘 관리하면 증상이 많이 완화된다”고 말했다. 구강작열감은 심한 감기에 걸리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잠이 부족하고 과도한 음주 또는 과로 등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든 사건이 발생한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몸과 마음이 편한 상태로 충분히 쉬면 증상이 저절로 개선되기도 하지만, 피로가 지속되면 만성통증으로 악화해 잘 낫지 않는다. 증상 초기에는 음식을 잘 먹고 잠을 잘 자야 한다. 스트레스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충분히 쉬었는데도 1주일 이상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전문의를 찾아 도움을 받는 게 좋다. 구강작열감증후군을 예방하려면 녹황색 채소와 과일 섭취량을 늘리고 입이 마르지 않도록 물을 자주 마셔야 한다. 되도록 물기가 많은 음식을 먹는다. 무설탕 껌을 조금 씹거나 구기자차를 마셔도 도움이 된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체벌 없는 자녀 훈육 노하우… ‘타임아웃’ 어때요?

    지난 9월 개정된 아동복지법은 훈육을 목적으로 하더라도 아동에 대한 체벌을 금지하고 있다. 부모 입장에서는 자녀가 말을 듣지 않을 때 체벌이 아닌 어떤 방법으로 훈육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8일 보건복지부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이 발간한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바람직한 훈육 방법’은 체벌 없는 훈육 노하우를 소개했다. 책자에 따르면 체벌은 교육적 효과가 전혀 없다. 아이들은 체벌에 따른 육체적 고통으로 인해 체벌의 이유나 옳고 그름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체벌의 폭력성이 학교폭력으로 이어지는 등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그렇다고 부모가 아이의 훈육을 포기할 수는 없다. 책자에는 체벌 대신 사용할 대안적인 훈육 방법으로 ‘정중한 요청’, ‘나 전달법’, ‘행동에 대한 보상’, ‘타임아웃’ 등이 소개됐다. 우선 정중한 요청은 자녀에게서 문제 행동이 발생했을 때 꾸짖는 것보다는 “나를 좀 도와주겠니. 사물함 정리를 깨끗이 하려무나”와 같이 말하는 것이다. 또 자녀가 행동을 고치지 않을 경우에는 ‘나 전달법’을 통한 훈육이 필요하다. ‘나 전달법’은 ‘너’(아동)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나’(부모)를 주어로 문제 상황을 설명하는 대화 방식이다. 아울러 자녀가 부정적인 행동을 한다면 자녀를 격리해 평소 정해 놓은 조용한 장소(생각하는 방이나 생각 의자 등)에 있도록 하는 ‘타임아웃’ 방법이 효과적이다. 일정 시간(연령당 1분 정도) 동안 조용한 장소에 머물게 하고 이후 그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 된다. 반면 자녀가 긍정적인 행동을 했을 때는 즉각적으로 보상을 해 줘야 한다. 보상에는 미소를 지어 주거나 안아 주고 쓰다듬어 주는 등 사회적 보상, 만화영화 보여 주기, 친구들과 놀기 등 활동적 보상, 아이스크림 사 주기, 용돈 주기 등 물질적 보상이 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북한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는 北에도 있다”

     청와대는 5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조기타결을 위한 한일 양국간 협의 가속화’라는 정상회담 합의사항에 대해 양국간 이견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전날 자민당의 다니가키 사다카즈(谷垣禎一) 간사장과 관저에서 회동한 자리에서 위안부 문제 타결 시한에 대해 “연내로 잘라 버리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는 일본 언론 보도와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정 대변인은 “한일 정상회담시 합의한대로 ‘올해가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이라는 전환점에 해당되는 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가능한 조기에 위안부 문제를 타결하기 위한 협의를 가속화’한다는데 양국간 이견이 없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이어 “일본 정부가 국장급 협의 등을 통해 보다 성의있는 자세로 임해서 조속한 시일 내 해결됐으면 하는 입장”이라며 “정부는 양국이 합의한 대로 위안부 문제가 조속히 타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최근 한일 정상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조기 타결을 위한 협의를 가속화하기로 한 데 대해 위안부 문제는 북한도 포함해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5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대한 대답에서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는 조선 반도의 남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북에도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대변인은 일본이 일제 강점 기간 20만여 명의 여성을 성노예화했다며 “일본 국가에 의해 조직적으로 감행된 일본군 성노예 범죄는 여성의 존엄과 정조, 육체를 깡그리 유린한 시효 불적용의 극악한 특대형 인권유린 범죄”라고 비난했다.  대변인은 일본이 이 외에도 조선인 840만여 명 강제 연행, 100여만 명 학살, 창씨개명, 생체 실험과 같은 ‘전대미문의 범죄’를 저질렀으나 70년이 지나도록 책임을 회피해왔다며 핏대를 세웠다.  대변인은 “가장 잔악하고 추악한 범죄 행위는 가해자가 피해자들 중 어느 한 대방과만(상대방과만) 얼렁뚱땅해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라며 “전체 조선 민족이 당한 피해를 전조선적으로 해결하지 않는 한 이 문제는 종국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조선 인민에게 저지른 모든 특대형 반인륜 범죄와 피해에 대한 국가적 책임을 인정하고 하루 빨리 전체 조선 민족이 납득할 수 있게 배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法 권위자에게 듣는 판례 재구성] “학생 종교자유·교육받을 권리 대책 이후 종립학교 종교교육의 자유 누릴 수 있어”

    [法 권위자에게 듣는 판례 재구성] “학생 종교자유·교육받을 권리 대책 이후 종립학교 종교교육의 자유 누릴 수 있어”

    우리나라는 중·고등학교 평준화정책에 따라 공립학교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립학교에도 학생이 추첨을 통해서 강제로 배정된다. 사립학교는 국공립학교와 달리 사인(私人)이 자신의 의사와 재산으로 독자적인 교육 목적을 구현하기 위해 설립한 학교다. 학생과 학부모는 자유롭게 사립학교를 선택할 권리를 가지며, 사립학교 역시 독자적으로 학생을 선발할 권리를 갖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평준화정책에 따른 학생강제배정은 두 권리를 모두 제한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학생을 학교군별로 추첨에 의해 배정하도록 하는 초·중등교육법시행령 조항이 “학부모의 학교선택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2005헌마514). 더 심각한 문제는 종교단체가 설립한 사립학교, 즉 ‘종립학교’에 배정된 학생이 종교교육을 거부하는 경우에 발생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08다38288)은 종교교육 거부 등을 이유로 종립학교에서 징계퇴학을 당했던 학생이 민사상 불법 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이다. 헌법 제20조가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에는 적극적인 신앙의 자유뿐만 아니라 소극적인 신앙고백의 자유와 종교행위의 자유도 포함된다. 종교의 자유는 선교의 자유와 종교교육의 자유도 보장한다. 대법원 판결은 사립학교를 설립하고 운영할 자유가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임을 인정하면서, 종립학교에서 종교교육을 할 자유가 종교의 자유뿐만 아니라 사학의 자유라는 관점에서도 일반적으로 보장돼야 한다고 전제했다. 따라서 종립학교의 종교교육의 자유와 학생의 종교교육 거부의 자유가 서로 충돌하는 이른바 ‘기본권 충돌’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대부분의 교육선진국에서 사립학교 재학관계는 주로 계약에 관한 법리로 규율된다. 입학계약을 통해 자발적인 학교선택과 교육과정에 대한 동의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학생이 강제로 배정되므로 이런 법리가 적용될 수 없다. 대법원은 “사립학교가 공교육체계에 편입됐고 평준화정책이 실시됐다고 하더라도 종립학교는 여전히 종교교육을 할 자유를 가진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기본권 충돌’은 기본권이 공권력 주체가 아닌 사인에 대해서도 효력이 있다는 이른바 ‘기본권의 제3자적 효력’을 인정하는 것을 전제한다. 그러나 사법(私法)영역에는 원칙적으로 기본권이 적용되거나 서로 충돌하지 않으며, 국가기관인 법원의 기본권 보호의무를 어떻게 실현하느냐가 문제 될 뿐이라고 본다. 설령 기본권이 제3자적 효력을 가진다는 논리를 취하더라도 그것은 사인 간에 직접 적용되지 않으며, 어디까지나 법원의 재판을 통해 간접적으로 적용된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 판결은 “기본권규정은 사법상의 일반원칙을 규정한 민법 제2조 등의 내용을 형성하고 그 해석기준이 돼 간접적으로 사법관계에 효력을 미치게 된다”고 판시해 이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대법원은 “종교교육의 자유와 종교교육 거부의 자유 사이에서 위계질서를 논하기는 어려우며 이익형량만으로 우선하는 기본권을 정할 수 없다”고 판시해 기본권의 위계질서론이나 이익형량론을 배척했다. 결국 두 기본권 모두 기능과 효력을 나타낼 수 있도록 하는 조화로운 방법이 모색돼야 한다는 의미다. 대법원은 최종적으로 “종립학교는 원칙적으로 학생의 종교의 자유, 교육을 받을 권리를 고려한 대책을 마련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는 속에서 종교교육의 자유를 누린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손해배상의 성립 요건인 위법성을 판단하는 기준에 관해서는 ▲종교교육의 구체적인 내용과 정도 ▲종교교육이 일시적인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학생들에게 종교교육에 관하여 사전에 충분한 설명을 하고 동의를 구하였는지 여부 ▲학생들이 불이익이 있을 것을 염려하지 않고 대체과목을 선택하거나 참여를 거부할 수 있었는지 여부 등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법감정에 비춰 볼 때 용인될 수 있는 한계를 초과한 종교교육이라고 보이는 경우에는 위법성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의견은 “종교교육을 거부한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표시했음에도 학생에게 전학의 기회를 부여하는 등 보완책을 제시하지 아니한 채 일방적으로 종교교육을 강제한 것임이 인정되어야 불법행위가 성립한다”는 더 엄격한 기준을 제시했다. 종립학교의 종교교육이 자신의 기본권을 행사한 것이라는 점, 종교교육 제한 문제가 근본적으로 사립학교에 학생선발권을 보장하지 않는 국가교육정책에 기인한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반대의견이 더 설득력 있다는 것이 개인적인 견해다. 종립학교 측에 과실이 있는지 여부와 관련해 다수 의견은 “강제 배정으로 입학한 학생들 모두가 피고와 동일한 종교를 가지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은 경험칙상 분명하다”며 “종교교육을 실시할 경우 그로 인해 인격적 법익을 침해받는 학생이 있을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예견가능하고, 그 침해는 회피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반대의견은 “강제배정제도가 실시됨을 계기로 종립학교가 종전부터 행해져 오던 종교교육에 관해 법적으로 허용되는 것과 그러지 않은 것을 스스로 판단하고, 종전처럼 종교교육을 해왔다 해도 학교 측에 과실이 있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다수의견은 국가권력에 대한 방어기제로서 위헌성을 심사하는 경우와 민사상 손해배상 인정의 근거로서 기본권 침해를 인정하는 기준 사이에 일정한 간격이 존재할 가능성은 따로 고려하지 않았다. ▲서울대 법학박사 ▲헌법재판소 헌법연구위원 ▲국회 입법지원위원 ▲안전행정부(현 인사혁신처) 국가공무원시험 정책자문위원 ▲미디어 공공성과 발전을 위한 시민연대 대표 ▲한국공법학회 부회장 ▲한국헌법학회 부회장 ▲한국헌법학회장
  • [알쏭달쏭+] 수면 중 자주깨면 다음날 왜 불쾌한 기분일까?

    [알쏭달쏭+] 수면 중 자주깨면 다음날 왜 불쾌한 기분일까?

    충분한 시간 잠자리에 들었어도 자주 깬 사람과 늦게 잠들어 수면시간이 적은 사람 중 다음날 기분이 더 엉망인 사람은 누구일까? 최근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연구팀은 수면 중 자주 깨는 습관이 사람의 감정을 가장 불쾌하게 만든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수면의 질이 육체적인 것 뿐만 아니라 사람의 감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이 연구는 미국인 남녀 총 62명을 대상으로 수면 후 각자의 기분을 조사해 얻어졌다. 실험방법은 간단하다. 연구팀은 이들을 세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게는 수면 중 최대 8번을 깨웠으며 다른 그룹은 늦게 잠들게 해 수면시간을 줄였다. 또 한 그룹은 수면 중 깨우지 않고 충분히 잠들게 해 그 결과를 기준으로 삼았다. 3일 동안 연속적으로 실험을 실시한 결과는 흥미롭다. 먼저 수면 중 자주 깨어난 그룹과 잠이 부족한 그룹의 경우 실험 첫날 양쪽 모두 유쾌함과 같은 긍정적 기분이 비슷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이가 크게 벌어진 것은 이틀째다. 그 다음날 다시 측정한 결과 양쪽 모두 역시 긍정적 기분이 감소했으나 잠이 부족한 그룹이 12% 떨어진 반면 자주 깬 그룹은 무려 31%나 그 수치가 떨어졌다. 결과적으로 보면 수면의 질은 시간 자체보다도 푹자는 것이 중요하다는 해석이 가능한 셈. 연구를 이끈 패트릭 피난 교수는 "수면을 통해 감정을 회복하는 주요 열쇠는 서파수면에 있다" 면서 "잠자는 도중 자주 깨면 그 서파수면에 들어갈 기회를 갖지 못하는 것" 이라고 설명했다. 서파 수면(slow-wave sleep)은 수면의 단계 중 가장 깊은 잠을 자는 상태로 이 과정을 통해 뇌를 포함 우리 몸의 모든 장기가 피로를 회복한다. 피난 교수는 "불면증 혹은 자주 잠에서 깨면 신체적인 회복 뿐 아니라 기분 또한 좋지않다" 면서 "수면 시간이 적더라고 푹 자는 습관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사설] 각박한 세태가 부른 아파트 경비실 참극

    아파트 경비실을 둘러싼 비극적 사건이 또 불거졌다. 지난달 30일 경기도 시흥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빚어진 참극이다. 경비실에 맡기는 택배 수령 시간을 놓고 말다툼 중 경비원이 아파트 입주자 대표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것이다. 이를 우발적인 일과성 사건으로 넘길 일은 아닐 게다. 어쩌면 갈수록 각박해지는 세태가 잉태하고 있던, 예고된 비극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우리 공동체에 비상 경보음을 울렸다고 봐야 할 것이다. 아파트 경비직은 대개 우리 사회에서 힘겨운 한평생을 살아온 이들의 ‘마지막 직장’이다. 노년층이 다수인 경비원들은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극심한 부하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오죽하면 지난해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경비원이 입주민들에게 무시당했다며 자살을 기도하는 일까지 벌어졌겠나. 물론 이번 사건은 주민 대표의 ‘갑(甲)질’이 원인이라고만 보긴 어렵다. 경비실로 배송된 택배를 새벽 시간대에 찾는 문제를 놓고 주민 대표가 입주민들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빚어진 불상사이기 때문이다. 경찰 조사대로 입주자 대표가 “그럴 거면 사표를 써라”며 강한 어조를 쓴 게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그게 인명을 경시할 사유가 될 순 없지 않은가. 결국 아파트 거주가 대종이 된 우리 사회에서 적합한 관리 시스템과 경비원과 주민들이 이웃으로서 서로 양보·배려하는 주거문화가 정착되지 못하고 있는 게 근본 문제다. 올해부터 아파트 경비원들에게 최저임금의 100%를 주도록 한 최저임금법이 적용되지만, 해고나 근로조건의 악화라는 역설을 부르고 있는 게 문제다. 이번 사건서 보듯 “철야 근무하라고 경비원을 고용하는데 새벽에 택배를 찾는 게 무슨 횡포냐”는, 일부 입주민들의 항변도 일리는 있다. 다만 대다수 아파트 단지에서 비용 절감 차원에서 경비원들이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무급 휴게시간’으로 근로계약을 하는 현실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까닭에 정부가 정교한 제도적 대책을 강구해야겠지만, 이웃을 너그럽게 배려하는 풍토도 절실하다. 하루에도 몇 잔씩 비싼 커피를 사 마시면서 한 달에 몇 천원씩 더 내는 게 아까워 경비원들을 열악한 근로환경으로 내몰리게 할 것인가. 소득이 늘고 아파트와 같은 편리한 주거 공간이 널리 보급되고 있는데도 울분과 혈기만 분출하는 ‘울혈(鬱血)사회’가 된다면 우리 모두에게 비극이다.
  • “강남스타일 춤 함께 추면 빨리 친해지고 고통 잘 참아” (英 연구)

    “강남스타일 춤 함께 추면 빨리 친해지고 고통 잘 참아” (英 연구)

    한 그룹 구성원들이 서로 빨리 친해지고 싶다면 함께 모여 '말춤'을 추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최근 영국 옥스퍼드 대학 실험심리학 연구팀은 함께 모여 같은 춤을 추는 것이 심리적 혹은 육체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브라질 10대 남녀 26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 연구는 함께 모여 같은 춤을 추는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이루어졌다. 연구팀은 피실험자들을 세 그룹으로 나눠 각 그룹별로 다른 방식의 춤을 추게했다. 예를들어 한 그룹에게는 싸이의 강남스타일 춤, 마카레나 춤 등을 함께 배워 동시에 추도록 했으며 다른 그룹에게는 가만히 서있거나 앉아서 손을 까딱거리는 등 그들만의 춤을 추도록 했다. 또한 연구팀은 실험 전후로 실시된 설문조사를 통해 서로간의 친소관계도 분석했다. 실험이 끝난 후 피실험자들에게 나타난 심리적, 육체적 변화는 흥미롭다. 먼저 실험 전과 실험 후로 실시된 그룹 내 친소관계 설문조사의 경우 동시에 함께 춤을 춘 그룹이 가장 서로에게 친밀감을 느끼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함께 춤을 춘 그룹의 경우 엔돌핀 분출도 가장 많이 이루어져 고통을 느끼는 한계치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브로닌 타르 박사는 "우리가 함께 모여 같은 춤을 추면 서로가 서로의 동작을 따라하며 공감대를 이룬다" 면서 "이는 육체적인 고통도 더 잘 참고 서로간의 유대도 더 올라가는 계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같은 춤의 효과 때문에 사람들이 플레시몹같은 이벤트도 좋아하는 것" 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glamour = 쭉쭉 빵빵? 아니죠!

    glamour = 쭉쭉 빵빵? 아니죠!

    글래머의 힘/버지니아 포스트렐 지음/이순희 옮김/열린책들/480쪽/2만 5000원글래머: 육체가 풍만하여 성적인 매력이 있는 여성.(표준국어대사전)glamour:①~을 매혹하다 ②황홀한 매력 ③사람을 반하게 하는 아름다움.(다음 영어사전) 글래머. 인터넷 검색창에 치면 뜻풀이나 단어의 쓰임보다는 각종 사진들이 가장 먼저 우르르 뜬다. 익히 예상할 수 있는, 여성의 몸이 가진 매력을 과감히 드러내는 사진들이다. 잘 알고 있는 연예인부터 일반인까지 가리지 않는다. 컴퓨터 모니터를 바라보다 괜스레 겸연쩍어하며 뒤편을 두리번거리곤 한다.그렇기에 책은 제목부터 도발적이다. 하지만 표지 사진을 보면 딱히 우리의 기대를 충족시키지는 못한다. 오히려 배신에 가깝다. 가냘픈 몸매의 흑백사진 속 인물은 기존 ‘글래머’의 성적 개념과는 거리가 멀다. 소박한 운동화, 치마를 입은 채 단발머리를 묶고 야트막한 담벼락에 걸터앉아 먼 곳을 응시하고 있다. 얼굴도 보이지 않는다. 그가 바라보는 곳 역시 꽃과 숲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자연 풍광이 아니다. 그저 평범한 야산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 사진이야말로 ‘글래머’를 내뿜는다고 말한다. ‘명성과 자극을 좇는 인생이 아니라 이 사진이 상징하는 고즈넉하고 아늑한 인생을 살고 싶다는 갈망에 사로잡힌다’고 표현한다. 그나마 적이 안심이 된다. 외래어로서 한국어화한 ‘글래머’처럼 젊은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개념까지는 아니지만 서구사회에서도 역시 흔히들 ‘글래머’는 성적 매력은 물론 패션, 자동차, 성공 등 화려한 삶, 물질적 풍요로움이 넘치는 삶 등 세속적 가치에 끌리는 모습을 상징하고 있음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글래머가 갖고 있는 포괄적이면서도 강력한 힘에 주목한다. 그 힘의 원천은 상상력의 자극이고 관계를 맺어 가는 방법에 대한 설득력의 힘이다. 글래머의 개념과 인식을 재정립하며 수사학이자 문화심리학의 한 영역으로 글래머의 위치를 끌어올린다.예컨대 부모로서 딸아이를 키워 본 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애써 가르치거나 자극을 주지 않았지만 어린 여자아이들은 거의 ‘본능적으로’ 공주에 열광한다. 2011년 디즈니는 ‘꿈꾸던 옷을 입으세요’라는 문구를 앞세워 인형, 옷, 가방, 구두 등 공주 관련 상품으로 3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1920년대 대중 소비재 판매 업체들 역시 비누, 화장품 등의 제품에 유럽의 귀족적 공주 이미지를 덧씌워 글래머를 주입했다. 그 정점은 평범한 삶에서 공주로 신분 상승하며 공주 글래머를 충족시킨 다이애나 황태자비의 결혼식이었다.또한 이런 사례도 든다. 책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글래머는 있지만 카리스마는 없는’ 지도자다. 자신의 열망을 투사하게 만드는 글래머는 판매를 촉진하기에 선거 때 필요하지만 주체의 결단을 공유하고 그의 애정을 사기 위해 노력하게 만드는 카리스마는 지도력을 강화한다. 변화에 대한 열망으로 당선됐지만 총기 규제, 오바마케어(건강보험 확대) 등 핵심적인 개혁 정책마다 좌초를 겪어야 했던 오바마 대통령의 처지를 단적으로 웅변해 준다. 이렇듯 사랑, 부, 미모, 성적 매력, 찬사, 우정, 명성, 자유, 지성, 개혁 등 어떤 것을 욕망하느냐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나 글래머는 모든 곳에 존재한다. 저자는 ‘글래머의 신기루는 현실에 존재하는 욕망을 인정하고 그것을 부각시켜 더 나은 삶을 향해 전진하게 하는 소중한 자극이 될 수 있다’면서 ‘글래머는 비언어적 수사학이며 거짓인 줄 뻔히 알면서도 진실이라고 느끼는 환각’이라고 말하고 있다. 욕망의 결핍을 끊임없이 확인하는 것은 불행과 고통스러움 그 자체다. 하지만 글래머를 통해 자기 욕망의 실체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만 있다면 그것은 자신을 발견하는 또 다른 기회가 된다는 얘기다.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사설] 감정노동자 보호대책 절실하다

    감정노동자들이 겪는 노동 강도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가 또 나왔다. 국내 730개 직업 종사자 중 감정노동 강도가 가장 높은 쪽은 텔레마케터(전화통신판매원)로, 최고 15점 기준에서 12.51의 심각한 점수를 받았다. 한국고용정보원이 2만 5550명의 직업인을 대상으로 감정노동 강도를 분석한 결과다. 호텔 관리자, 중독치료사, 창업 컨설턴트, 경찰관 등이 스트레스가 심한 대표 직업군에 들었다. 온 종일 전화로 외부 고객을 상대해야 하는 텔레마케터들의 정신적 고충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한다. 잦은 성희롱 발언과 욕설 등을 견디지 못해 1, 2년을 버티기 어렵고 참고 일하더라도 결국 감정불감증에 시달린다고 하소연한다. 감정노동자들은 소비자들의 기분에 맞춰 자신의 감정을 의도적으로 눌러야 한다. 자신의 감정 상태와 상관없이 업무 상대자를 배려하는 것이 근로의 기본 조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임금근로자 약 1770만명 중 최소 560만명이 감정노동자라는 통계가 있다. 전체 근로자 열 명 중 세 명꼴이다. 통계청의 조사치는 비율이 훨씬 더 높다. 전체 취업자의 절반가량을 감정노동 종사자로 파악한다. 여성 직업인만 보자면 68%나 된다. 감정노동 문제를 강 건너 불구경할 일이 아닌 것이다. 청각 질환, 불면증 같은 질환은 그나마 낫다. 이유 없는 언어폭력 등 인권 침해에 무방비로 노출돼 우울증을 경험했다는 감정노동자는 27%에 이른다. 이런데도 이들의 정신건강을 보호하는 제도 장치는 거의 바닥 수준이다. 우울증을 앓은 KTX 승무원이 산업재해 판정을 처음 받아 화제였던 것이 불과 몇 달 전의 일이다. 서비스 시장이 갈수록 확대되는 현실에서 ‘고객이 왕’이란 인식은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다. 그렇다고 무조건적인 언어폭력과 모욕을 방관하는 사회를 건강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소비자 권리는 악착같이 따지면서 감정노동 종사자들의 피해를 일방적으로 강요해서는 품격을 말할 수 없는 사회다. 근로행위를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으로만 정의하고 있는 법률부터 구석구석 따져 손질해야 한다. 감정노동 과정의 질병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으려면 정책적인 배려가 절실하다. 감정을 드러낼 수 없는 직업인들을 약자 취급하는 사회 풍토도 당연히 개선돼야 한다. 제도와 인식이 함께 달라져야 해결될 일이다.
  • ‘예비아빠를 부탁해’...8명 중 1명꼴 ‘산전 우울증’ 시달려

    ‘예비아빠를 부탁해’...8명 중 1명꼴 ‘산전 우울증’ 시달려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 역시 임신 우울증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특히 첫 아이를 가진 후 임신 우울증에 시달리는 예비 아빠는 8명 중 1명 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맥길대학교 연구진은 지난 18개월간 622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아내가 아이를 임신한 뒤 임신 후반기 동안 남편의 수면의 질, 사회적 지원, 경제적 부담, 시리상태, 육체적 활동 등과 관련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아내의 임신 기간 동안 13.3%의 남성의 우울감이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여성이 출산 후 산후우울증을 겪는 것과 마찬가지로 남성 역시 산후우울증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은 여러차례 제기됐으며, 산전우울증으로도 불리는 임신우울증을 함께 겪을 수 있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를 이끈 멕길대학교의 데보라 다 코스타 박사는 “일반적으로 정신건강에 큰 문제가 없는 남성은 아버지가 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에서 방치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번 연구는 예비 부모 또는 초보 부모들이 이러한 문제에 의식을 가져야 하며, 임신 기간 중 커플 모두가 정신건강과 관련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남성의 경우는 아내의 임신 중 우울감이 심해져 잠을 쉽게 이루지 못하는 증상이 가장 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우 중요한 신호라고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증상이 완화되지 않으면 아내의 출산 이후에 더욱 심각한 우울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여성에게서 나타나는 임신 우울증은 몸매의 변화나 여성호르몬의 증가, 출산 또는 육아에 대한 부담 등으로 인해 발생되며, 남성의 경우 주로 책임감의 증가와 부담으로 임신 우울증이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출산 전 우울증이 출산 후 우울증과 매우 연관이 깊으며, 이 시기에 예비 아빠들 역시 우울증을 예방하거나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캐나다 정부 소속 건강연구기관(Canadian Institutes of Health Research)의 기금으로 실시됐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건강을 부탁해] 예비아빠 8명 중 1명 ‘산전(임신)우울증’

    [건강을 부탁해] 예비아빠 8명 중 1명 ‘산전(임신)우울증’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 역시 임신 우울증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특히 첫 아이를 가진 후 임신 우울증에 시달리는 예비 아빠는 8명 중 1명 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맥길대학교 연구진은 지난 18개월간 622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아내가 아이를 임신한 뒤 임신 후반기 동안 남편의 수면의 질, 사회적 지원, 경제적 부담, 시리상태, 육체적 활동 등과 관련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아내의 임신 기간 동안 13.3%의 남성의 우울감이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여성이 출산 후 산후우울증을 겪는 것과 마찬가지로 남성 역시 산후우울증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은 여러차례 제기됐으며, 산전우울증으로도 불리는 임신우울증을 함께 겪을 수 있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를 이끈 멕길대학교의 데보라 다 코스타 박사는 “일반적으로 정신건강에 큰 문제가 없는 남성은 아버지가 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에서 방치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번 연구는 예비 부모 또는 초보 부모들이 이러한 문제에 의식을 가져야 하며, 임신 기간 중 커플 모두가 정신건강과 관련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남성의 경우는 아내의 임신 중 우울감이 심해져 잠을 쉽게 이루지 못하는 증상이 가장 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우 중요한 신호라고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증상이 완화되지 않으면 아내의 출산 이후에 더욱 심각한 우울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여성에게서 나타나는 임신 우울증은 몸매의 변화나 여성호르몬의 증가, 출산 또는 육아에 대한 부담 등으로 인해 발생되며, 남성의 경우 주로 책임감의 증가와 부담으로 임신 우울증이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출산 전 우울증이 출산 후 우울증과 매우 연관이 깊으며, 이 시기에 예비 아빠들 역시 우울증을 예방하거나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캐나다 정부 소속 건강연구기관(Canadian Institutes of Health Research)의 기금으로 실시됐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하루 ‘고작’ 30분 운동, 효과 보기 어렵다 (美연구)

    하루 ‘고작’ 30분 운동, 효과 보기 어렵다 (美연구)

    틈틈이 시간을 내어 운동한 뒤 건강증진을 기대하는 바쁜 현대인에게는 ‘슬픈’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일정시간 충분히 운동하지 않으면 심장 건강이 향상되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내용이다. 최근 미국 텍사스대학 연구진은 37만 명 대상으로 평균 15년 동안 이들의 건강상태 및 운동의 시간과 강도 등의 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영국과 미국 등지에서 권장하는 운동량인 ‘일주일에 2시간 30분’을 운동한 사람은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심부전 질환의 위험이 10% 가량 낮아지는 거을 확인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운동시간 2시간 30분과 10%의 위험 감소가 심장 건강을 유지하기에 충분한 수치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연구결과, 2시간 30분의 2배에 달하는 일주일에 5시간 운동한 사람은 심부전 위험이 19% 낮아졌고, 일주일에 10시간 운동하는 사람은 35%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자렛 베리 교수는 “많은 나라들이 하루에 30분가량 걷는 것을 권장운동량으로 알리고 있는데, 이는 심장 건강을 유지하는데 충분한 운동량이라고 보기 어렵다. 운동량이 많을수록 심부전 위험이 낮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운동을 전혀 하지 않은 사람과 ‘고작’ 하루에 30분씩 일주일에 5회, 2시간 30분간 운동한 사람과 심장 건강상태의 차이가 그다지 크지 않으며, 운동량을 늘려야만 눈에 띄는 심장 건강증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 함께 연구를 이끈 앰버리시 팬디 박사는 “권장 활동량의 가이드라인이 수정될 필요가 있다. 특히 심장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체력과 나이에 맞춰 가능한 오랜 시간 운동하는 것이 좋다”면서 “지난 30년간 관상 동맥성 심장 질환의 발병률은 감소했지만 심부전 환자는 줄어들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여전히 위험한 심부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육체적 활동량을 높여야 한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심장학회 공식학술지인 ‘써큘레이션(Circulation)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성모대관(聖母戴冠) 벽화와 고려 은제 사리함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성모대관(聖母戴冠) 벽화와 고려 은제 사리함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은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가톨릭교회로 고대 로마 양식의 4대 성전 가운데 하나로 손꼽힌다. 고딕 양식의 이 대성당은 여러 번에 걸친 손상과 추가적인 건설 작업을 거쳤음에도 원래의 구조를 보존하고 있는 로마의 유일한 대성당이다. 대성당 이름인 마조레(Maggiore)는 ‘위대함’과 ‘중요함’이라는 두 가지 뜻을 내포하고 있다. 그리고 성모 마리아에게 봉헌된 로마의 성당 가운데 ‘가장 거대한 성당’이라는 의미도 있다. 이 대성당이 한때 교황의 임시 관저가 되었다가 후에 지금의 바티칸 궁전으로 옮겨졌다. ●로마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의 ‘성모대관’ 성당 벽에는 1295년경 화가이며 모자이크 작가인 자코포 토리티가 그린 성모대관(聖母戴冠)의 광경이 있다. 중세의 대표적 작품이다. 승천한 마리아에게 성부, 천사, 그리고 성자(예수) 등이 머리에 관을 씌운다. 즉 마리아는 즉위식을 거쳐 옥좌(玉座)에 앉게 된다. 성모와 그리스도가 같은 옥좌에 나란히 앉는 것은 파격적인 신분 상승이다. 그리스도가 어머니 마리아를 천상의 모후(母后)로서 그 영예를 더하기 위해서 그 영혼뿐만 아니라 육체까지도 하늘로 맞아들였다는 전승에서 비롯된 신앙이다. 비잔틴 시대나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에 자주 보이는 중요한 도상이다. 그러면 왜 예수의 어머니인 마리아는 역사가 전개되면서 점점 그 위치를 굳건히 잡아가는가. 그것은 마치 불교에서 석가모니의 자비심을 형상화한 관음보살의 신앙이 점점 높아지고 점점 여성화하는 경향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구석기 시대 이래의 카오스에서 탄생한 대모지신(大母地神) 신앙의 맥이 이어져 내려오는 것이 아닐지 모르겠다. 중앙의 큰 원을 서양과 일본에서는 메달리온(Medallion)이라고 한다. 현실에서 보이는 ‘큰 메달 모양의 보석’ 모양 같아서 그리 부르지만 옳지 않은 용어다. 필자는 보주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실제로 둥근 원 안에 마리아와 예수가 앉는 옥좌와 그 주변에는 갖가지 모양의 보주들로 장엄하였으며, 특히 옥좌 등받이에는 동서양에 가장 흔한 직선으로 된 보주 표현으로 가득 차 있다. 보관도 갖가지 보주로 표현하며 마리아로부터 발산하는 보주를 상징한다. ●까만 둥근 원은 소우주·전체의 장대한 궁륭은 대우주 그리고 까만 밤하늘에 반짝이는 것을 모두가 별로 인식하고 있지만, 실은 보주에서 영기가 발산하는 광경이다. 이 글에서는 제한된 지면으로 수많은 기독교회화와 불교회화의 예를 들어 까만 부분의 무량한 보주를 증명할 수는 없다. 이처럼 까만 둥근 원은 우주(대보주)를 상징하며 온갖 보주들로 가득 차 있다. 그림 전체를 보면 까만 둥근 원은 소우주이고 그것을 포함한 전체의 장대한 궁륭은 대우주라고 일단 생각해 두기로 한다. 그런데 까만 원 바로 위의 반원형 조형은 우리나라 사찰로 치면 닫집에 해당한다. 즉 무량한 보주를 발산하는 광경이다. 그 외의 대공간인 대우주에는 만물이 생성되는 장대한 드라마가 묘사되고 있다. 이 장대한 생명생성의 과정을 풀어보기로 하자. 필자가 처음 접한 사진은 일본 소학관에서 펴낸 세계미술전집에 실린 것으로 성모대관의 장면만 자른 것이었다. 전체 벽화를 보고 싶었으나 구할 수 없었다. 이 글을 쓰면서 전체 사진을 겨우 찾아냈을 때의 기쁨은 말할 수 없다 ①. 사진 상태가 좋지 못하지만 그대로 싣는다. 3년 전 채색분석할 때 그 시발점을 보고 싶었으나 흐린 전체 그림에서 그 비밀을 풀어낼 수 있었다. 수많은 채색분석을 한 체험으로 예감이 있어서 찾아낼 수 있는 것이지 초보자는 쉽게 찾아내지 못한다. 그 시발점을 보니 커다란 영기잎이 세 갈래로 갈라진 형태가 겹겹이 나오는 조형에서 길고 긴 영기문이 조형원리에 의해 끝없이 전개하고 있다. 아칸서스가 아니다. 그런데 그 시발점은 강과 같은 물의 흐름과 연결되어 있지 않은가! 자세히 보면 물고기가 보인다. 만물생성의 근원인 물이 흐르고 있으며 그로부터 영기문이 전개하고 있으며 만물을 상징하는 갖가지 새들이 화생하고 있다 ②. 서양학자들의 눈에는 큰 원 내부 성모대관의 도상에만 관심이 있어서 나머지는 생략되어도 좋은 장식무늬로 취급하고 있다. 까만 큰 원 좌우 양쪽에 성인들과 당시의 교황이 바라보고 있으며 아래쪽에는 천사들이 둘러싸고 있다. 이러한 도상들은 도상학이라는 이름 아래 충분히 연구되어 있다. 그러나 주변의 영기문에 대하여 서양 학자들이 설명하기를 ‘제멋대로 뻗은 꽃무늬 장식으로 둘러싼 메달리온’이라 부르고 있어서 상징성은 밝힐 수 없었다. ●주변의 영기문의 전개는 성모대관을 영기화생 시키는 것 그러나 오히려 그 주변의 영기문의 전개가 큰 보주 안의 성모대관이란 사건을 영기화생시키고 있다는 것이 필자의 주장이다. 이 글에서 필자는 채색분석한 것을 문자언어로 자세히 설명하지 않으려 한다. 이제 여러분은 해독의 힘이 생겼으므로 조형언어로 쓴 조형예술을 자세히 살피며 해독하기 바란다. 오른쪽 절반은 부분 사진만을 보고 채색분석한 것이고, 그 후 오늘 전체 사진을 보며 이어서 전체를 채색분석한 것이므로 색이 다른 것을 양해해주기 바란다 . ●고려 은제 사리함에도 영수(靈獸)·영조(靈鳥)의 영기문 전개 필자는 수년 전 개인 소장의 고려시대 일곱 겹 은제 사리함을 본 적이 있었는데 영기문이 없는 가장 큰 사리함 안에 있는 중첩된 여섯 개 사리함의 표면에 영수(靈獸)와 영조(靈鳥)들이 영기문을 전개하면서 화생하는 것을 보고, 만물생성의 드라마를 크게 깨친 적이 있었다. 그런 체험이 있었으므로 같은 시기 로마의 성당에서 만물이 영기화생하는 똑같은 영기문의 전개원리의 조형을 보고 놀랐던 것이다③. 불교에서 사리(舍利)라는 것은 여래의 몸을 지칭하기도 하고, 여래가 설법한 절대적 진리를 담은 경전을 가리키기도 한다. 그러나 사리는 결국 보주로 귀결한다. 필자는 박물관 재직 시 큰 규모의 불사리장엄전(佛舍利莊嚴展)을 기획하고 도록에 장편의 논문을 실은 적이 있다. 최근 새로이 출현한 사리함 표면에 새겨진, 끝없이 전개하는 영기문에서 생명이 생성하는 광경의 바탕에 수많은 작은 원형들이 빼곡히 차 있다. 일본과 한국의 학자들은 어자문(魚子文), 즉 물고기알이라 부르고 있으나 보주를 나타낸다. 무량한 보주에서 결국 만물생명이 화생한다는 것을 웅변하고 있다. 서양에는 ‘신의 천지창조’란 말이 있다. 그러나 중국, 한국에는 천지창조란 말은 없지만, 일원(一元)의 기(氣)에서 생긴 음기(陰氣)와 양기(陽氣)의 조화로 하늘과 땅이 생겨났다는 사상이 있다. 동양에는 신(God)의 개념은 없지만 심오한 자연(自然)의 개념이 있다. 지금까지 언급한 모든 내용은 영원한 생명이 생성하는 과정으로 귀결된다. 동서양의 천지창조는 내용은 다르지만 결국 영기문이란 조형으로 나타낸 영기화생으로 귀결된다. 천지창조로 시작하는 우주 만물생명의 생성에 대하여는 동양의 음양오행설이 역경, 노자, 장자 등에서 설해졌고 이 사상이 그대로 불교와 유교에 융합되어 왔으며, 서양에서는 그리스 철학, 기독교의 성경 등에 설해져 있는데 그런 고전들을 익히는 것은 여러분의 몫이다. 그러나 필자는 문자언어로 쓴 자구(字句)에 얽매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조형언어를 해독하면서 우주의 만물생성 이치를 파악했기 때문이다.
  • [커버스토리] 나는 미세스 & 미스 캅이다, 잠복·미행… 근성도 갑이다

    [커버스토리] 나는 미세스 & 미스 캅이다, 잠복·미행… 근성도 갑이다

    우리나라에 첫 여성 경찰관이 탄생한 것은 1946년이었다. 그해 80명이었던 여성 경찰관 수는 올 4월 현재 전체 경찰의 9.4%인 1만 348명으로 늘었다. 경찰관 10명 중 1명이 여성인 셈이다. 그렇다면 경찰 조직 내에서 ‘금녀의 벽’은 완전히 허물어진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은 “아직까지는 아니다”라고 하는 편이 맞을 듯하다. 직접 범인을 추적하고 검거하는 외근직 여자 형사의 비중은 아직 미미하기 때문이다. 25일 현재 서울시내 31개 경찰서의 형사과 강력·형사계에서 근무하는 여성 경찰관은 15명밖에 안 된다. 경찰서 두 곳당 한 명꼴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근무하는 2명을 포함해도 17명뿐이다. 이 중에서 강력계만 따지면 여형사의 수는 10명으로 줄어든다. 각 부서에서 ‘홍일점’으로 활약하는 강력계 여형사 3명을 통해 ‘미세스캅’, ‘미스캅’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서울 종암경찰서 강력4팀 김선영(34·경사) 형사는 홍일점 중에서도 보기 드문 ‘미세스캅’이다. 경찰 2년차 였던 2006년 직무교육을 받으며 만난 경찰 남편(기동대)과 부부의 연을 맺었다. 지금은 초등학생(8)과 유치원생(6)인 두 살 터울 남매의 엄마다. 지난해까지 경제팀 지능범죄 수사 분야에서 5년 동안 일했고 올 2월 형사계에 자원했다. ‘더 늦기 전에 형사 업무를 꼭 한번 경험해 보고 싶다’는 게 이유였다. ‘강력계 워킹맘’은 경찰 조직 전체에서도 극히 드문 존재다. ‘강력계 형사’와 ‘아이 엄마’ 두 가지의 양립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기 때문이다. 김 형사는 “울고 싶을 때가 많고 실제로 울어 버릴 때도 있기는 하지만 막상 해 보니 가능은 하더라”며 겸연쩍은 웃음을 지었다. 경찰서마다 다르지만 강력팀은 통상 3~5일 간격으로 24시간 당직 근무를 선다. 오전 9시에 시작해 다음날 오전 9시까지 112신고를 받고 출동하거나 순찰을 돌기도 한다. 큰 사건이 터지면 퇴근 시간이 들쑥날쑥일 때가 많다. 김 형사는 “강력계 형사로서의 육체적인 부담 못지않게 아이들 때문에 발을 동동 굴러야 하는 정신적 고통도 많다”고 말했다. “간혹 남편과 당직 근무가 겹치는 날에는 고향에 계신 친정 엄마께 전화를 드립니다. 너무 죄송하지만 어쩔 수 없죠.” 그나마 다행인 것은 부부 경찰관이 늘면서 이들을 배려하는 정책들이 하나둘 생겨났다는 점이다. 가령 경찰관 전체 비상소집이 있을 때 취학 전 자녀가 있으면 부부 경찰관 중 한 명은 소집 대상에서 제외된다. 물리적인 힘이 남성에 비해 약한 여형사로서 겪는 고충은 없을까. “솔직히 술에 만취한 사람 등을 상대할 때는 남자 형사들이 먼저 나서게 되거든요. 그래서인지 저도 모르게 자격지심이 많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팀에 짐이 되지 않으려면 더 열심히 해야 된다는 강박증도 많이 있지요.” 여형사이기에 가능한 일도 많았다. “올해 초 검거했던 피의자에게서 수사할 때 인간적으로 대해 줘 고맙다는 내용의 편지가 왔어요. 여성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여성 피의자나 피해자의 상황에 잘 공감하거나 얘기를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줄 수 있는 것 같아요.” 실제로 범인과 벌이는 추격전은 현실에서도 일어날까. “보통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범인을 검거하게 되기 때문에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것처럼 거친 추격전을 펼치는 일은 드물어요. 영화에서처럼 범인을 보고 ‘누구야, 거기 서!’ 이러면 다 도망갈 거예요. 실제로는 형사 여러 명이 범인을 둘러싸고 포위망을 좁혀 놨을 때, 그러니까 결정적인 상황을 만들어 놓은 후에 덮치는 거죠.” 그러기 위해 잠복근무는 일상다반사다. 보통 범행을 부인하고 발뺌하지만 형사를 때리고 도망가는 일은 극히 드물다고 한다. “히로뽕 등 마약사범들은 비교적 예외지요. 약에 취해 있으면 힘도 세지고 쉽게 제압이 안 되거든요. 특히 도망가려고 8차선 도로를 그냥 휘젓고 가다가 차에 치이는 사고도 발생하니 가장 조심스러워요.” 미혼의 여형사들은 왠지 모르게 강단 있고 남성스러워 보일 것 같다는 편견이 일반인들에게 있다. 정지윤(32·경장) 형사는 그 편견과 거리가 멀다. 겉으로는 연약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태권도 4단, 유도 2단, 합기도 1단 등 총 7단의 고단자다. 용인대 태권도학과 출신으로 170㎝의 큰 키를 지녔다. 2013년 경찰에 들어와 지구대·파출소와 기동대를 거쳐 올 7월 강력계에 지원했다. 순경 공채에서 8차례나 낙방하면서도 끝까지 경찰관을 포기하지 않았던 그에게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 “어린 시절 종암경찰서 관내에 살았어요. 당시만 해도 이른바 ‘미아리 텍사스’로 불리던 집창촌이 성업을 이루던 때라 부모님께서 운영하시는 식당에서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는 분들이 꽤 있었지요. 어린 마음에 부모님이 다치실까 걱정이 많았는데 항상 경찰관 아저씨들이 도움을 줬어요.” 그때부터 힘든 사람들을 돕는 형사가 되는 꿈을 키웠다고 한다. 중학교 2학년 때는 ‘미아리 포청천’으로 불렸던 김강자 전 종암경찰서장에게 경찰이 되는 방법을 알려 달라는 이메일을 보내 답장을 받기도 했다. 정 형사는 강력계로 오면서 체력 단련을 위해 복싱을 시작했다. 긴 생머리도 범인 검거에 거추장스러울 것 같아 단발로 확 잘랐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상습 절도범을 추적하기 위해 사비를 털어 오토바이도 샀다. 밤낮으로 범죄가 발생했던 장소에 가 보고 범인이 찍힌 폐쇄회로(CC)TV를 돌려 보고서 사건 발생 일주일 만에 범인을 검거한 적도 있었다. 남자 형사들도 상대하기 버겁다는 마약범을 전담하는 마약수사대 일이 천직이라는 여형사도 있다. 서울청 광역수사대 마약계 고숙형(33·경사) 형사다. 고 형사는 “끝나지 않는 잠복과 미행을 버티려면 근성이 필수”라며 “업무 강도는 일반 형사·강력계보다 더 셀 수도 있지만 적성에 맞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마약범들은 흉기를 갖고 있을 때도 많고 약 기운에 취해 힘도 강하기 때문에 두려운 마음이 아예 없다면 그건 거짓말일 거예요.” 다른 범죄와 달리 마약 투약은 범행 자체가 대부분 집이나 모텔 등 실내에서 이뤄진다. 확실한 첩보가 없으면 수사가 쉽지 않다. 첩보가 있더라도 마약 투약 장소 앞에서 길게는 15시간까지도 잠복한다. 형사의 범인 검거 과정을 다룬 영화 ‘베테랑’에서는 형사가 누군가를 보는 순간 마약범이라고 직감하는 장면이 나온다. 실제로도 가능할까. 고 형사는 “가능하다. 술 냄새가 나지 않는데 술 취한 것처럼 행동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약범 검거는 공범의 진술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고 형사는 “마약범들은 서로가 서로를 절대 믿지 않는다. 그래서 위장 거래를 나가는 경우도 많은데 사람들이 형사 하면 대부분 남성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가 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경찰행정학이나 체육 관련 전공을 한 다른 경찰관들과 달리 고 형사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그는 “전공에 맞춰 은행에서 일을 한다고 해도 남을 도울 수는 있는데 이왕이면 정말 뭔가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이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마약사범 중에는 양심에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스스로 끊지 못해 괴로워하는 사람도 많아요. 수사 과정에서 대화를 나누면서 다시 또 그 길로 빠져들지 않도록 설득하는 게 저희들 일이라고 생각해요.” 고 형사는 수갑, 테이저건, 삼단봉 등 세 가지를 챙기는 이 직업이 만족스럽다고 했다. 하지만 “결혼은 일찍 하고 싶었는데…”라는 아쉬움은 숨기지 않았다. 글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사진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