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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로즈업/ SBS ‘그것이 알고싶다’

    부산의 한 금융기관에서 계장으로 일했던 김씨는 아이를 낳으면서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 6개월을 받았다.그러나 김씨는 휴직한 뒤 복직을 신청했지만 회사 측의 반응에 결국 복직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오후 10시50분)는 ‘출산의 권리’와 ‘노동의 권리’ 사이에서 갈등하는 직장여성들을 통해 개정한지 1년반이 지난 모성보호관련 법의 현황을 짚어본다. 지난 한해 동안 출산휴가를 받은 사람은 2만 5000여명,육아 휴직자는 2000여명이다.노동부가 당초에 예측했던 수의 각각 20%,10%에 불과한 수치다.제작진은 대기업과 공무원 등을 제외한 중소기업,비정규직,저임금 여성노동자 대다수는 관련 법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현실적으로 출산권과 노동권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제작진은 관련 법안의 실제 적용 현황 등을 알아보고,국내외 취재를 통해 개선 방안을 고민한다.프로그램은 “여성이 아이를 낳을 수 있게 보장해 주는 것은 사회 전체가 맡아야 하는 책임”이라고 결론을 내린다. 채수범기자 lokavid@
  • 초보아빠가 알아야 할 모든 것

    ‘초보아빠가 알아야 할 육아상식’이란 소제목이 붙은 ‘아빠,기저귀 갈아주세요.’(사진·제임스 더글러스 배런 지음)란 책은 제목만 들으면 이런 불평이 나오게 생겼다.“가르쳐서 철저하게 부려먹을 작정이군.” 그러나 이 책은 제목처럼 기저귀를 갈아주는 방법이나 우유 먹이는 법 만을 가르치는 책이 아니다.시중에 나와 있는 육아법들이 오히려 ‘육아란 여성의 고유영역’임을 과시하듯 전문적이고 딱딱한데 반해 책은 작가인 초보아빠가 쓴 쉽고도 상식적인 육아 가이드이자 아빠만이 느낄 수 있는 행복을 더 진하게 느끼도록 하는 안내서이다. ‘아빠본능’을 믿으라는 저자는 육아부담을 부모가 함께 져야 한다는 원칙 아래 아기를 만지는 것을 불안해하지 말고 ‘미식축구공을 껴안듯 하라.’고 말하고 고열과 체하는 것 등 흔히 부모들을 놀라게 하는 아이의 질병에 대해서도 가르쳐준다.또 출산 우울증은 물론 출산 후 망가진 몸매에 대해서 자신감을 잃은 아내에 대한 배려에 대해서도 적고 있다. 첫 아기의 출현을 ‘끔찍한 경험’이라 생각하는아빠들을 격려하고 알람시계를 맞춘 후 꿀맛 같은 낮잠에 빠질 것과 아기와 놀면서 자신의 ‘유아성’이 발현되도록 ‘재미있게 살 것’을 권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아이의 노예가 되지는 말아라.’는 것.지혜로운 아빠이자 남편,한 사람의 남성으로서의 삶에 대해 생각할 것 등 257가지 지침은 작지만 아름답다.중앙일보 미디어 인터내셔널.8500원.
  • 노원구 ‘좋은엄마 만들기’ 임산부 대상 태교·육아교육

    분만 경험이 없는 젊은 예비 엄마들이 많이 모여 사는 지역특성을 고려,노원구보건소가 마련한 ‘좋은 엄마 만들기’ 프로그램이 다시 열린다. 노원구는 다음달 2일부터 10일까지 관내 거주 임산부 50여명을 대상으로 기형아 검사 등 각종 건강검진,태교·분만 등 임산부 건강강좌,육아교육 등을 진행한다. 참가자들은 ▲초음파 검사 ▲혈액검사 ▲영양제 공급 ▲기형아 검사 등 무료 건강검진을 받는다.출산전문가,숙명여대·삼육대·경희대 교수,노원을지병원 소아과 전문의의 이론·현장교육도 실시된다. 류길상기자
  • [편집자문위원 칼럼] 이혼·보육문제 기획 돋보여

    ‘살인의 추억’은 벌써 250만명의 관객이 본 영화라고 한다.70,80년대를 추억하게 하는 영화,치열하게 살아낸 우리 현대사의 한 자락,아직 슬픔과 분노가 남아 있어 희망이기도 한,그리고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참으로 많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다. 대한매일은 이 영화를 지난 4월8일,4월9일,4월18일,5월7일에 기사로 다루었다.4월7일엔 ‘스크린 선 살인의 추억,무대위선 날 보러와요’란 제목으로 화성연쇄살인을 소재로 한 연극,영화가 공동제작되고 있음을 알려주었고,4월9일자엔 ‘그곳은 아직도 떨고 있다’란 제목으로 유족·주민들의 심경,사건개요,수사상황을 상세하게 다뤘다. 또 이날 주목할 만한 기사가 동시에 게재되었는데,하나는 미제사건의 사회적 후유증에 대한 분석기사였고,또 하나는 영국·캐나다 등 외국에선 장기 미제사건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를 다룬 기사였다.이는 영화 등 예술작품들의 감성적 문제제기를 어떻게 이성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보여준 좋은 기획이었다.다만 5월7일의 ‘영화 뜰수록 멍드는 가슴’은 4월9일자 기사와는 조금 다른 시각에서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지역주민들의 입장에서는 지역 이미지·시 승격·부동산 시세 등을 감안할 때 부담스러운 문제들이 들추어지는 것임에는 틀림없다.그러나 이런 것들이 ‘살인의 추억’이 제기한 문제의 진정성을 덮을 만한 것으로 보여지지는 않는다. 참여정부의 출범으로 우리는 또 다른 사회적 실험을 하고 있다.혹자는 실험이라는 단어가 가진 ‘실험성’ 때문에 우리는 모르모트가 아니라고 항변할지도 모른다.그렇다면 시도라고 하면 어떨까.혹은 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적극적 노력으로 보면 어떨까.이런 시도들이 인사관련 정책에서 여러가지 모습으로 드러나고 있다.다면 평가제·성과급제·개방형 인사 추천제 등이 그것들이다.시도·실험에는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나타나곤 한다.지자체 합동평가에 대한 반발(4월12일자),참여정부의 호남 푸대접론(4.12,4.14,4.15),산업정책에 대한 기업의 다면평가와 부작용 우려(4.14)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그러나 긍정적 측면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당연시되던관행적 인사정책이 재평가되고,기업들의 학벌중시 채용에도 변화조짐이 일고 있다.이해집단의 반발과 새로운 제도가 가져올지도 모르는 문제는 구분해서 다뤄줄 때 언론이 공익적 기구로서의 역할을 다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혼·양육·보육 문제를 기획기사로 지속적으로 다루고 있는 대한매일에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산업화에서 정보화 사회로의 이행,여성의 사회적 역할 변화는 우리에게 가족이 영원불멸의 제도가 아니라는 점을 일깨워주고 있다.따라서 육아·청소년·노인·이혼 등 지금까지 우리사회가 가족이라는 제도에 맡겨 놓았던 과제들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음을 다각적으로 보여주는 이러한 기획들이 더욱 눈에 띈다. 전에도 지적한 바 있지만 통계에 대한 기사는 정밀성이 요구된다.3월27일자 ‘대학생 취업 위해 1인 연 127만원 투자’라는 기사는 여론조사 보도지침을 따르지 않아 독자들에게 오해를 살 우려가 있음을 지적하고 싶다.조사대상자가 4343명이라는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조사대상·표본추출방법·조사방법 등을 반드시 밝힐 필요가 있다.여론조사결과를 기사화할 때도 기본 원칙이 있음을 다시 한번 지적하고 싶다. 이 상 경 현대리서치연구소 메트릭스 코퍼레이션 대표
  • 학대… 방임… 내 아이는?

    “공부해라” 중압감도 결국 ‘학대' 직장여성 ‘육아뒷전' 후유증 커 조기교육,영재교육 등 잘 키우겠다는 부모의 욕심 때문에 아이들이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이런 아이들이 과연 “부모 잘 만나 질 높은 교육을 받는다.”고 할 수 있을까.공부해야 한다는 중압감을 주는 것이 결과적으로 아이들을 학대하는 것은 아닐까.직장을 가진 여성들이 늘면서 아이들을 방임하는 경우가 많다.직업적 성취를 위해 아이가 잠들고 나서야 귀가하는 직장 여성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아이들이 느끼는 외로움은 누가 달래줄 것인가.학대와 방임 사이,내 아이는 지금 어디에 서있는가. ●잘 키우고 싶다 강영은(34·가명·서울 서초구 반포동) 씨는 6살 난 딸 혜리를 자랑하는 재미에 살아왔다.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아는 똑똑한 딸에게 한 달에 무려 100만원씩 쏟아 부으면서도 늘 새로운 교육정보를 얻으려고 교육에 관심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신문 사이에 끼워진 광고 전단지까지 빠짐없이 살핀다. 그런데 최근 영재 판별을 받기 위해 교육전문상담소를 찾았더니혜리는 엄마 뒤에 딱 붙어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고 했다.순간 강씨는 화가 치밀어 “왜 이래 바보같이!”라고 버럭 소리를 지르고 말았고,그 순간 착하기만 하던 아이가 엄마를 꼬집고 때렸다. 이와 관련,전문가들은 “부모를 때렸을 정도라면 분리불안이 심하고 충동 조절이 되지 않는 등 마음에 심각한 병이 있다는 증거”라면서 “두 돌이 되기 전부터 시작된 국어학습지,수학학습지가 아이의 마음을 지치고,병들게 한 것“이라고 조기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했다.그러나 어머니 강씨는 “요즘 아이들,다 그렇지.”라며 아이의 영재성만을 확인받고 싶어했다. 김연홍(36·서울 강남구 대치동)씨는 7살,5살 두 아이의 교육을 위해 지난해 일산의 집을 팔고 전세를 얻어 이사했다.한 달에 두 아이의 교육비로 150만원이 조금 넘게 든다.그래도 부족하다 싶어 집으로 미국인 강사를 초빙해 영어공부를 시작,이달부터는 60만원이 더 지출된다.남편의 월급이 보통 직장인보다 많아서 그나마 가능한 일이란다. “제가 집을 팔고 전세를 사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보면 한심해요.아이들을 위해 투자할 수 있는 대로 최대한 하는 게 부모의 도리라고 생각하니까요.이 험한 세상에서 잘 살 수 있도록 키워줘야죠.” 한국은행이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올해 소비자동향조사결과에 따르면 수입의 절반 이상을 교육비로 쓰는 부모들은 “생활이 어려워도 교육비는 더 늘리겠다.”고 응답했다.국어·수학·영어 학습지는 기본,피아노,미술,두뇌계발 등 초등학교도 입학하기 전부터 6∼7가지씩 이어지는 아이들의 조기교육을 부모들은 ‘교육투자’라 말한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 만들어진,수입된 조기교육 교재·교구들은 마치 이것들을 다루지 않으면 ‘당신의 아이는 도태되고 말 것’이라고 협박하듯이 집요하게 다가온다.아이들의 미래를 결정한다며 20개월부터 시작되는 수학공부와 ‘상상력을 자극해 논리적 사고와 기억력을 키워준다.’는 두뇌계발형 교구들이 장난감을 대체하고 있다. “교육은 0세부터,아니 태교부터 영어로 한다.”든가 “값비싼 교재를 사용했더니 또래보다 목도 먼저 가누고,옹알이도 먼저 시작했다.주변에서 이렇게 빠른 아이는 처음 본다고 말한다.”고 자랑하는 젊은 엄마들의 체험담은 또래를 키우는 엄마들을 흥분시킨다.“우리 애만 뒤떨어지는 것은 아닐까?” ‘속도’가 아이들의 세상에도 중요한 척도가 되면서 아이들은 병들고 있다.어쩌면 풍부한 물질,좋은 환경에서도 아이들은 ‘학대’받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릴 때부터 명품으로,특별하게 ‘잘 키운다’는 말 속에는 아이들을 최고로 잘 입힌다는 것도 포함된다.청담동 명품상가 뒤편에는 아이들을 위한 명품매장이 늘어섰다.보통 사람들로서는 오금이 저려 들어서지도 못할 정도의 값비싼 옷이 ‘공주’와 ‘왕자’들을 기다리고 있다.손바닥만한 옷이 20만∼30만원,원피스 한 벌에 100만원짜리도 드물지 않다.아이 옷을 잘 차려 입히는 것이야말로 ‘내 아이는 특별하다.’는 증거로 부모들은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유치원과 어린이집 교사들을 괴롭히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이 ‘비싼 옷’이다.강남의 한 유치원 교사는 “편한 옷을 입혀서 보내 달라고 당부하지만 어머니들은 예쁜 옷을 사서 입혀 보낸다.때로는 옷을 더럽히지 말라는 당부를 교사에게 하기도 한다.무엇이 중요한지를 정말 부모들은 모른다.”고 말했다.물론 변두리라고 예외는 아니다.안산의 한 어린이집 원장 역시 “야외활동을 하는 날이라고 고무줄 바지를 입혀 보내 달라고 당부해도 한두명은 반드시 하늘하늘한 원피스를 입혀서 보낸다.그러면 그 아이는 제대로 활동을 할 수도 없을 뿐 아니라 옷이 잘 벗겨지지 않아 실례를 해 자존심에 상처를 입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옷을 더럽히자 “엄마가 야단친다.”고 너무나 히스테릭한 반응을 보이며 다른 아이를 때리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고급 옷을 입히는 것이 아이에 대한 사랑인지,일종의 구속인지 모르겠다고 교사들은 한결같이 입을 모았다. ●사랑으로 자라는 나무 성공한 직장인 나혜선(43·가명)씨는 자신이 ‘나쁜 엄마’라는 자책에 빠져 있다.고등학생인 아들 경호(18·가명)는 혼자 늘 방에 틀어박혀 사람들과 이야기도 하지 않는다.매사에 의욕이 없어 공부는 물론 “아무것도 하고 싶은 게없다.”고 말해 부모와 함께 학습장애클리닉을 찾았다.그러나 정신과 전문의로부터 “어릴 때 아이의 특성을 말해 보라.”는 질문을 받고는 말문이 막혔다.“아무것도 기억나는 게 없었어요.너무 바빴기 때문에 아이는 아주머니에게 거의 맡겼죠.별 문제도 없었고….” 초등학교 1학년 때 담임으로부터 산만하다는 말을 들은 것이 거의 유일한 아들의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이었다.경미한 자폐증을 앓아온 것으로 밝혀지자 나씨는 “너무 힘들고,바빠서 아이에게 사랑을 제대로 주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고 흐느꼈다. 여성들은 직장에서 자신의 아이들을 떳떳하게 드러내지 못한다.성공한 남자의 업무 책상 위에 놓은 가족사진은 그가 가정적인 남자라는 증거지만,일하는 여성이 가족사진을 책상 위에 내놓는다면 그것은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영락없는 아줌마’라는 말을 듣기 때문이다.그래서 직장에서 성취하고 싶은 여성들은 아예 육아에 눈을 돌리지 않기도 한다. 광고회사에 다니는 김영(33·가명) 씨는 7살 난 딸을 시어머니에게 맡겨 키우고 있다.자신보다 할머니가 더 잘 키운다는 게 그녀의 ‘변명’이다.그러나 실제로 김씨가 아이를 데려오기를 미루는 것은 “야근도 많고 해외출장도 잦은데 아이가 있으면 사회생활이 제대로 안 될 것 같다.”는 게 주된 이유다.어린이 집 종일반에서 저녁 6시까지 지내는 딸을 생각하면 가슴 아프고,단 1시간이라도 더 빨리 아이를 집으로 데려오지 않는 시어머니에게 섭섭하다.최근에는 아이가 “할머니가 자꾸 엄마 흉본다.”면서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도 안하고 우울증세를 보여 어린이집 교사가 상담치료를 권했다. 김유영(43·가명·경기 성남시 분당구)씨는 5대 독자인 ‘귀한 아들’을 시어머니가 도맡아 키웠기 때문에 ‘할머니 식’에 맞게 자란 아이에게 거리감을 느낀다.중1인 아들은 최근 가족들에게 폭력을 휘둘러 정신과를 찾았다.“남편과 시어머니에 대한 섭섭함이 나도 모르게 아이에게 투영된 것 같다.아무리 아쉬움없이 자라도 사랑의 결핍은 채울 수 없는 것 같다.”며 김씨는 부부싸움과 가족간의 불화로 인해 아이가 희생됐다고,결국 자신이 아이를 ‘방임’했다고 후회했다. 허남주기자 hhj@ ■저소득층 아동학대 심각 당신은 학대받는 저소득층 아이들의 고단한 삶을 아십니까?그들은 매맞고 굶주리는 것은 물론 내버려져서 심성마저 달라져 있습니다.우리 사회는 이들을 어떻게 배려해야 좋겠습니까? 정식(가명·8살),정우(가명·6살)형제는 현재 한국수양부모회의 보호를 받고 있다.부모가 이혼 한 뒤 1년반 동안 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굶거나 겨우 생라면을 뜯어먹으며 주린 배를 채웠던 아이들은 오랜만에 ‘사람 대접’을 받고 있다.그러나 두 아이는 다른 아이를 때리는 등 이미 폭력을 학습하고 있었다. 유정(12·가명)이는 우울증과 학습장애를 앓는 아이다.7살때,어머니의 가출로 인해 술을 마시기만하면 딸을 때리는 아버지를 피해,할머니댁에서 살다가 할머니마저 “아이를 돌볼 형편이 아니다.”며 수양부모회에 도움을 청했다.아이는 극심한 우울로 인해 누구와도 눈을 맞추지 않는다.공부에도 관심 없고,학교생활도 재미없어서 자꾸 결석한다. 박영숙 한국수양부모회 회장은 “사랑으로 아이를 보듬어안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아이들에 대한 학대와 방임은 제도적으로 금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역촌동에서 저소득층 아이들을 돌보는 공부방 ‘꿈이 있는 푸른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한윤희(36)씨는 “저소득층 아이들은 대부분 환경탓에 자아 존중감은 가질 수도 없어 폭력적으로 변하고 또한 사람에 대한 애정도 없다.실제로 아이들을 낮에 데리고 있으면 늘 불평만 하고,왜 제대로 도와주지 않느냐는 불만에 차있다.때로는 섭섭함도 느꼈지만 그것이 바로 아이들이 처한 환경으로 인해 심성마저 달라진 것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2002년 아동학대신고전화 ‘1391’에 접수된 2498건 가운데 친부모에 의한 학대가 무려 80%나 된다고 발표했다.피해아동의 74.9%가 11세 이하의 아동으로,아동학대유형은 방임과 신체학대,정서학대와 유기 등 다양했다.그중 아동을 굶기거나 제대로 입히지 않는 등 방임형 학대가 36.3%로 전년에 비해 4.4%나 늘어났다.한편 부자나 모자가정,즉 한부모 가정에서 학대받는 아이들이 48.0%로 양부모 가정 25%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아동학대 피해자 숫자가 무려 45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그러나 경제적 어려움이 아닌 지나친 교육열로 인한 아동학대까지 포함한다면 그 숫자는 얼마나 될까. 신의진 연세대 소아정신과 교수는 “엄밀한 의미의 아동학대는 경제적 어려움을 기저에 깔고 있지만,우리 사회의 지나친 교육열로 인한 학대까지 포함한다면 우리 사회의 어린이들은 거의 대부분 피해자일지도 모른다.학대받은 아이들이 건강한 사회의 주인공이 될 수 없다는 사실에 우리 사회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허남주 기자
  • “평범하게 키워야 특별한 아이되죠”/ 육아책 4권 펴낸 김순영·서진석 부부

    각기 육아에 관련된 책을 출간하고,주위 사람들에게 흔들리지 않고 나름의 특별한 육아법을 실천하고 있는 ‘별종 부부’가 있다.김순영(39·환경정의시민연대 조직위원장) 서진석(39·SK텔레콤 CR전략실 과장) 커플이 그 들이다. 김 씨는 유해식품에 관한 책 ‘차라리 아이를 굶겨라’‘아토피를 잡아라’의 공동저자로 최근 자신의 아이들 먹거리 이야기를 공개한 ‘아이 밥상 지키기’란 또 한권의 책을 펴냈다.남편 서 씨는 그동안 아이들과 함께 논 경험을 담은 ‘얘들아∼ 아빠랑 놀자’라는 책을 펴내 “애들과 어떻게 놀아야 할 지 모르겠다.”는 부모들에게 그 비법을 제시했다.그러나 이들이 특별한 이유는 따로 있다.“우리는 특별하게 아이들을 키우지 않아요.오히려 보통아이로 키우는 것이 진정 특별한 아이로 키우는 지름길이라 생각하니까요.”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전통식단으로 아이를 키우고 제철 음식이 아니면 되도록 먹이지 않으면서 한사코 “사교육은 싫다.”며 아이들을 마음껏 뛰놀게 한다.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이 시대부모라면 알 수 있다.이들 부부의 숨겨둔 육아법을 알기 위해 휴일의 느긋함을 즐기는 가족을 방문했다. 경기 과천의 18평 아파트.여느 집과 다른 점 두 가지.거실 한 가운데 놓여 있게 마련인 텔레비전이 안 보였다.갓 돌지난 아이만 있어도 냉장고나 책상 등에 붙어 있는 그 흔한 ‘낱말카드’도 없었다.텔레비전 대신 가족이 함께 하고,공부보다는 놀이가 중요하다는 신념이 읽혀졌다. 가족들에게 ‘채식을 해서 날씬한 모양’이라고 말했더니 남편 서 씨는 “우리도 고기 먹습니다.생활협동조합에서 삼겹살 600g,한 근 사면 세 번으로 나눠먹을 정도로 먹어요.”라고 얼른 받아 답했다.고기로 배를 채우지 않을 뿐,특별히 채식주의나 금욕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란다. 김 씨가 먹거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큰애 윤호(8·과문초 1)의 아토피 증세때문이었다 한다.피부가 발개지고 가려워지는 아토피에 나쁜 음식을 가려내기 시작하면서 유해식품연구가 시작됐고,항생제와 성장촉진제를 먹고 자란 동물성단백질 대신 유기농산물 위주의 식단으로 바꿨다.사탕이나 빵 등 군것질 거리도 감자와 고구마 등으로 대체했고 이것마저 식사시간 1시간 전에는 철저히 금지시켰다. 더욱이 윤호는 황달로 모유를 먹지 못한게 아토피 증세를 심하게 한 것 같아 둘째 윤하(5)는 18개월까지 모유를 먹였다.이유식은 된장국을 중심으로 전통식단을 따랐는데 그 결과 아이들은 김치를 좋아하고 마늘장아찌를 잘 먹고 돌나물을 초고추장에 푹푹 찍어 먹게 됐다.“가끔 아이들이 피자와 햄버거의 유혹에 빠졌지만 ‘건강한 맛’을 가르치려면 엄마가 아이에게 져서는 안된다는 생각으로 원칙을 지켰어요.” 남편 서 씨도 아내와 같은 생각을 갖게 되는 계기가 왔다.지난해 둘째가 어린이 집에 다닌 지 불과 1주일만에 아토피 증세가 나타난 것이었다.평소 채식위주의 식생활을 해오다가 갑자기 동물성 단백질을 과다섭취해 그전에 없던 발진과 가려움 증세가 드러난 것이었다.“그때 확인했어요.다른 아이들이 먹는 맛있는 음식을 우리 아이들이 못 먹는 것이 안쓰런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빠인 제가 ‘독’을 먹여왔다는 것을 말입니다.” 아이 교육에 관해 물었다.“책을 많이 읽게 하고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하면서 올곧고,겸손한 사람으로 자라게 하고 싶습니다.”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으로 키우겠다는 평범한 대답이었다. 허남주기자 hhj@
  • 은평천사원 김성순할머니의 어버이날/부모없는 천사 170명 “할머니 우리 할머니”

    “아이고,우리 애들이 여기까지 다 왔네.”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7일 봄비를 맞으며 서울 구산동 은평천사원 보육원 김다원(7·여)·한광희(6) 어린이가 먼 길을 나섰다.한손에는 우산을,다른 손에는 조그만 꽃바구니를 들었다. ●부모 없는 아이들의 대모 생활지도사 박경미(26·여)씨와 함께 찾은 곳은 은평천사원의 ‘대모’ 김성순(83) 할머니의 집.양쪽 눈 망막에 이상이 생겨 올 들어 천사원 발길이 뜸한 할머니에게 카네이션 꽃다발을 드리기 위해서다. 다원이는 중구 오장동 중부시장 골목에 있는 김 할머니 집 초인종을 수줍은 듯 눌렀다.문이 열리며 김 할머니의 모습이 보이자 다원이와 광희는 일제히 할머니 품에 안겼다. “우리 새끼들,어떻게 여기까지들 왔어.이렇게 비까지 내리는데….”눈병 때문에 더욱 깊게 파인 김 할머니의 두 눈은 비와 눈물이 뒤섞여 촉촉하게 젖었다. ●“내가 해 준 건 없어.아이들한테 받은 사랑이 더 크지” 다원이와 광희는 둘 다 부모님이 없다.하지만 4세 이후 은평천사원에 온 이들은 김 할머니의 손길에 티없이자랄 수 있었다.은평천사원 재활원에 있는 110여명의 정신지체인들과 육아원에 있는 60여명의 아이들은 모두 김 할머니의 아들·딸이자 손자·손녀다.16년째 거의 매일 찾아 이들에게 바느질 등을 가르치거나 요리부터 청소까지 온갖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김 할머니가 은평천사원에서 봉사를 시작한 것은 지난 1988년.고등학교 동창을 만나러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들렀다가 기독교여자청년회(YWCA)에 가입,귀국한 뒤 국내 YWCA 회원들과 은평천사원을 우연히 찾은 게 인연이 됐다.김 할머니는 “사회에서 버려진 아이들을 보니 쉽사리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면서 “하루 이틀 오다 보니 벌써 세월이 이렇게 흘렀다.”며 미소를 머금었다. 김 할머니에게 아이들은 순수 그 자체다.“세상 사람들은 모두들 자기 자랑하고 남 흉보기 바쁘지만,천사원 아이들은 거짓 없는 순결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내가 해준 건 별로 없다.”면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받은 사랑이 일생의 가장 큰 선물”이라고 다원이와 광희를 꼭 껴안았다. ●“아이들 얼굴을 앞으로 얼마나 볼 수 있을지 걱정이야” 김 할머니는 혼자 살고 있다.7년 전 60년 가까이 함께 산 남편과 사별했다.하지만 적적함을 느낄 틈이 없었다고 했다.은평천사원에 매일 ‘출근’하고,여성의 전화 등에서도 봉사활동을 계속했기 때문이다.지난 7월에는 천사원 아이들을 소재로 ‘덜렁이’라는 수필집을 냈다.틈틈이 써 온 시도 곧 책으로 나온다.아쉬움도 있다.그는 “10년 전 딸처럼 따르던 아이가 어렵게 무용을 공부했지만 결국 대입에 실패했다.”면서 “진짜 어머니처럼 입시지도를 제대로 해 줬으면 좋은 결과를 얻었을 텐데….”라고 말끝을 흐렸다.지난 97년 환란의 여파로 천사원의 고아들이 늘어난 것도 가슴 아픈 일이다. 김 할머니에게 남은 희망은 눈감는 날까지 건강하게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것.김 할머니는 “지금 몸이 불편해 천사원에 나가지도 못하고,아이들 얼굴도 제대로 볼 수 없지만 보잘것없는 나의 사랑을 계속 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되뇌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세계인 - 우리는 이렇게 산다 / 섹스리스 Japan

    |도쿄 황성기특파원|히라키(36·회사원·가명)는 14살 차이의 ‘여자친구’와 헤어진 지 4개월째다.진급시험을 앞두고 있어 외도는 잠시 접어둔 상태이지만 그의 옆에는 가끔씩 여자친구가 있었다.부인(36)과 섹스리스가 된 뒤 8년간 되풀이되고 있는 패턴이다. 지난해 사귄 여자친구는 그가 결혼한 사실을 알고도 계속 만났다.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그녀의 투정이 늘었다.‘헤어질 것’을 결심한 히라키는 결국 이별을 선언했다. 그는 부인에게 미안한 마음이 별반 없다.서로 섹스리스에 익숙해져 있어서다.아침 일찍 일어나 밤늦게 들어오는 일의 성격상 부부의 시간이 맞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두 아이 치다꺼리에다 몸마저 약한 부인은 밤 10시30분이면 잠자리에 든다.새벽 1∼2시에 귀가하는 그는 그래서 따로따로 침실을 택했다. ●“수면방해 않기 위해 6년째 따로 잔다” “수면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6년째 따로 잔다.”(히라키) 결혼 14년째 히라키 부부의 섹스리스 뿌리는 출산과 육아에 있다.두 아이가 중 2,초등학교 3학년으로 성장한 지금도 섹스리스는 지속되고 있다.언제부터인가 “일과 섹스는 집에 갖고 가지 않는다.”는 엉뚱한 논리로 무장한 히라키이지만 부인과의 이혼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도쿄에서 전철로 1시간 거리의 근교에 사는 이들 부부의 집을 찾았다.히라키의 부인 미사코는 “나를 도구로 여기는 섹스라면 싫다.”고 단호한 어조.“그런 섹스를 원한다면 밖에서 해결하라고 얘기한다.”고 털어놓는다.올들어 히라키 부부는 단 한차례 관계를 가졌다.그러나 결과는 참담하다.“아무런 느낌도 없었다.”(히라키) ●“나를 도구로 여기는 섹스라면 싫다” 세계인들은 인류 공통의 화두인 성에 관한 고민 하나쯤은 갖고 있겠지만 일본인들도 고민이 크다.성에 관한 통계 조사에서 언제나 꼴찌를 달리는 일본인.정상적인 커플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일본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적은 섹스 횟수를 기록한다. 지난해 영국 콘돔 제조회사의 조사에 따르면 연간 섹스 횟수는 세계 평균 97회.일본은 조사대상 28개국중 꼴찌인 36회였다.1위 미국(124회)에 비하면 4분의1 수준인 셈이다. 규슈의 한온천지역에서 일본식 여관을 경영하는 마쓰이(42·가명)는 3∼4개월에 1차례 정도 부인(41)과 관계를 갖는다.“질병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데도 1개월 이상 성행위가 없는 부부”라는 일본 성과학학회의 ‘섹스리스’ 정의에 따르면 분명 마쓰이는 섹스리스에 해당한다. 그러나 그는 자신을 섹스리스라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단지 서로가 너무 바쁘기 때문에 서로를 존중하다 보니 그렇게 됐을 뿐”이라고 생각하고 만다.그들 부부의 섹스리스 이유는 “바쁘기도 하지만 아내가 좋아하지 않기 때문”(마쓰이)이다.그는 “아직 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인다. 세계인의 성 행태를 조사한 ‘파이자 글로벌 보고서’에 따르면 “섹스가 생활에서 중요하다.”고 보는 한국인은 무려 89%에 이르는 반면 일본인은 53%에 불과하다.의식의 차이가 이처럼 크다.마쓰이의 경우도 성을 중시하지 않는 커플인 셈이다. 섹스리스의 원인으로 꼽히는 일과 스트레스,임신과 출산,권태감 등은 나라를 불문하고 비슷하지만 일본적인 독특한 풍토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는 섹스리스 커플들이 종종 있다. 사카구치(32·회사원·가명)는 섹스보다는 컴퓨터 게임이 훨씬 재미있다.몇년 전부터 게임에 흠뻑 빠진 그는 요즘 여자 옷벗기기 프로그램을 즐긴다.“현실에서는 불가능하지만 게임 세계에서는 마음대로 여자를 조종할 수 있다.”(사카구치) 컴퓨터 모니터에 얼굴을 묻고 있는 남편의 뒷모습을 보면 부인(31)은 한숨만 나온다고 한다. ●‘가와노지’ 잠자리 방식도 섹스리스의 한 원인 ‘가와노지’ 잠자리 방식도 섹스리스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가와노지란 부모의 한가운데 아이를 끼워 재우는 모습을 내 천(川)자에 비유한 것이다.상당수 일본인들은 초등학교 입학 때까지 아이들과 함께 잔다.방을 따로 주어 ‘독립’시킬 때까지는 부부관계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아이를 독립시키면 그때부터는 히라키 부부처럼 침실을 따로 쓰는 경우도 생긴다. 지난 2일 ‘리부란히토 주문화연구소’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도쿄를 비롯한 수도권에 사는 부부의 35%가 “따로 잘 공간이 있다면 침실을 별도로하고 싶다.”고 대답했다.수도권의 아파트에 사는 아이를 둔 407명을 대상으로 한 이 조사에서 14%가 실제로 부부가 따로 침실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 14%가 실제로 침실 따로 써 도쿄 근교에 사는 주부 지카(43)도 수년에 걸친 섹스리스로 고민하는 일본인 중 한 명이다.“개인사업을 하는 남편과 특별히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날 갑자기 섹스리스가 됐다.”고 말했다. 그녀는 섹스리스뿐 아니라 ‘누구의 아내,누구의 엄마’로 나이 들어가는 자신이 싫어져 몇년 전 아이를 데리고 별거도 해 봤지만 다시 집으로 들어갔다.그렇지만 자신에게 건조하게 대하는 남편에게 어떤 변화도 없었다.그래서 “이혼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marry01@ ■작가 이시카와 유키의 원인분석 |도쿄 황성기특파원|작가 이시카와 유키는 일본에서 늘어나고 있는 섹스리스의 이유를 세 가지로 분석한다. “남녀 상황이 20년간 변했다.부인이 남편을 일방적으로 쫓아가는 과거 일본 사회에서는 성도 마찬가지였다.남편의 욕구에 부인이 따라갔을 뿐이다.그러나 지금은 여성의 의식 변화로 ‘남편과 대등하다.나도 욕구를 발산할 수 있고,거꾸로 욕구를 거부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반면 남성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여성이 맞춰줄 거라고 생각할 뿐 자신이 여성에 맞추지 않는다.” 두 번째로는 정보의 홍수를 꼽는다.“인터넷,TV,책등 정보가 넘치면서 요구 수준이 높아졌다.주변의 인테리어 같은 데는 신경조차 쓰지 않던 옛날 사람들과 달리 섹스에 이르기까지의 분위기를 따진다.그런데 그런 정보를 스스로 컨트롤하면 문제가 없으나 이럴 때는 이렇게,저럴 때는 저렇게 하는 것이 좋다는 정보 혼란에 휩싸인다.쉽게 말해 먼저 머리로 생각하고 고민하다 보면 몸이 따라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시카와는 이들 두 가지 이유와 연관지어 환경의 변화도 꼽는다.“만남 사이트,컴퓨터,휴대전화의 발달 같은 사회환경이 달라졌다.언제,어디서,누구 하고도 만날 수 있는 환경이 된 것이다.집에서 섹스를 하지 않아도 남편·부인 모두 괜찮은 시대가 된 것이다. 한편으로는 자기의 세계에 갇혀서 나오지 않고,나오지 못하는 남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섹스리스 증가의 한 원인이다.” 그래서 일본인들의 섹스리스는 보다 심각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이런 객관적 환경은 시간이 지날수록 부부 사이의 거리를 더 멀게 만들 것이다.일본 남성들은 변하지 않았다고 할까,변화의 속도가 너무 느리다.여전히 부인이 여성이 아닌 마누라,아이의 엄마이기를 원한다.” 그는 섹스에 두는 일본인들의 비중도 변했다고 지적한다.이시카와는 “적어도 섹스가 부부간의 소중한 즐거움이라는 가치가 옛날에 비해 낮아졌다.섹스 외에도 즐거운 일이 많고 친구가 많은 시대가 됐다.”고 설명한다. 일본인들의 독특한 부부관·부모관도 한몫한다.“일본은 부부로서보다 아이 부모의 관계로 지내고자 하는 의식이 아직도 강하다.자식이 결혼 등으로 없어지면 부부 사이를 제대로 유지하지 못하는 커플이 있을 만큼 부부들이 서로를 한 사람의 남성과 여성으로 대하기를 꺼린다.”좋은 예가 아이를 중간에 끼워서 자는 방식이다. 이시카와 부부도 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이 될 때까지 같은 이불에 재웠다. 이시카와는 “500명에 가까운 주부를 취재하면서 뜻밖에 섹스리스가 많다는 데 놀랐다.”고 덧붙인다.그러나 더 놀라운 것은 해결 방법이다.“남편에게 얘기하면 대부분 일본 남성들은 ‘그런 하찮은 얘기를…’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그런 반응을 듣기 싫어 문제 해결을 피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혼도 하고,섹스 파트너도 만들기도 하지만 대부분 섹스리스 주부들은 아무런 방법도 취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일본인들은 거리라고 할까.서로가 서로의 깊은 곳을 침범하지 않고,서로의 핵심에는 다가가지 않는 그런 부부관계가 많다.그래서 서로 크게 다투지도 않는다.묻고 싶지만 묻지 않고,대충 자신의 영역을 지켜가는 부부가 많다. 요새 젊은 부부마저도 그렇다.젊으니까 뭐든지 서로 말할 것 같지만 막상 결혼해서 부부가 되면 서로의 깊은 곳까지는 못들어가는 관계가 돼 버린다.”는 진단. ◆이시카와는 42세.대학 졸업후 결혼,전업주부가 되어 두 아이를 둠.1997년 주간지에 일본 주부의 실상을 르포로 연재하면서 작가로 변신했다.‘브레이크 와이프’,‘당신은 주부가 좋습니까’ 등 6권의 르포,소설집을 펴냈다. ■아사히신문 실태조사 2001년 6월 아사히신문이 20∼50대 남녀 500명씩을 대상으로 일본인의 섹스리스 실태를 조사한 바 있다.조사에서 부부간의 섹스가 ‘1년에 몇 차례’나 ‘최근 1년간 전혀 없다.’는 응답은 전체의 28%에 달했다.30대는 26%,40대 36%,50대 46%를 차지했다. 이유로는 남편·부인 할 것 없이 ‘귀찮다.’를 꼽았다.이어 남편은 ‘일의 피로’를,부인은 ‘취미 같은 재미있는 일이 있다.’를 들었다. “성적 감정이나 욕구를 상대방에게 전하고 서로 얘기를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서로 얘기한다.”가 20대 60%,30∼40대 40%에서,50대로 가면 30% 정도로 나이가 들수록 줄었다.“성은 남자가 리드하는 것”이라는 문항에는 나이에 관계없이,남녀 할 것 없이 60%가 그렇다고 대답해 일본인들이 생각보다 섹스에 대해 보수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가부장적 권위에 도전하는 아내들 / K-1TV 아침마당 ‘어머니의 독립선언’ 방영

    한해 이혼 12만쌍,이혼율 세계2위,10년전 보다 7배나 늘어난 황혼 이혼…. KBS1 ‘아침마당’은 어버이날인 8일 ‘어머니의 독립선언’(CP 조명희·오전 8시30분)편에서 ‘위기의 한국가정’의 실상을 집중조명한다. 제작진은 위기의 원인을 ‘전통적인 아버지의 위상과 이에 도전하는 어머니의 위상 충돌’에서 찾는다.KBS 방송문화연구소가 지난달 말 전국의 성인남녀 12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와 실제 부부의 증언,전문패널의 토론 등으로 이를 확인시켜준다. 프로그램은 ‘가부장적 남편’과 ‘가사·육아분담’‘처가중심살이와 시부모 봉양’‘고개숙인 아버지’ 등 크게 4부분으로 나누어 구성한다. 첫 주제인 ‘가부장적인 남편’에서는 지난 1월 황혼 이혼 소송을 낸 김모씨 사례로 가부장적 남편의 실상과 문제점을 들여다본다. 두번째 ‘가사와 육아분담’은 여성의 사회·경제적 활동이 늘어남에 따라 갈등의 원인으로 떠오르는 가사분담 문제를 다룬다.남편의 가사협조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아내는 전체의 30%인 반면,‘내 협조에 아내가 만족할 것’이라고 응답한 남성은 50%로 시각차가 현격하다. ‘처가중심살이와 시부모 봉양’은 젊은 맞벌이 부부가 육아문제의 해결책으로 선호하는 ‘아이는 장모님께’ 문제를 생각해본다.남편들은 육아문제로 장모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생활의 중심이 처가쪽으로 치우쳐 불만이라고 털어놓는다. 마지막 ‘고개숙인 아버지’에서는 퇴직과 함께 경제력이 상실되면서 부인의 구박을 받는 가장의 이야기다.퇴직가장 박모씨가 사회와 가정에서 입지가 줄어드는 남편들의 심정을 전한다. 제작진은 “가정의 행복을 위해서는 부부갈등의 주요원인인 가사분담 문제나 경제문제에 대한 두 사람의 시각차이를 좁히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남편의 가부장적 권위에 도전하는 아내들의 반란이라는 시대적 대세를 수용하는 남편들의 열린 마음과 아내들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채수범기자 lokavid@
  • 육아휴직급여 대폭 올릴듯 / 월급 40%수준까지 지급

    육아휴직급여가 월 통상임금의 40% 수준까지 인상될 전망이다.또 육아휴직으로 인한 사업주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대체인력 채용을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노동부는 5일 영아를 둔 남녀 근로자가 육아휴직을 할 경우 출산휴가기간을 제외하고 10.5개월간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육아휴직 급여액을 현재 월 30만원에서 대폭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이에 따르면 육아휴직 급여액은 2004년도 월 40만원,2005년도 월 50만원이며,장기적으로 월 통상임금의 40% 수준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노동부는 이와 함께 사업주의 부담완화를 통한 육아휴직 활성화를 위해 근로자에게 육아휴직을 보내면 사업주에게 지원하는 월 20만원의 육아휴직 장려금을 50% 인상해 월 30만원으로 현실화하는 등 육아휴직기간중 기업의 대체인력 채용을 적극 지원키로 했다.육아휴직제도는 2001년 말 처음 도입됐으나 지난해의 경우 출산휴가자 2만 2711명의 16.6%인 3763명이 육아휴직을 이용하는 등 활용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노동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 위원교체·신설되는 위원회 여성비율 40% 이상으로 / 여성채용목표제 확대

    중앙 및 지방정부에서 활기를 띠고 시행돼온 여성인력 채용활성화 정책이 각종 정부위원회와 지방공기업 등에까지 확산된다.중앙·지방정부의 각종 위원회에 여성위원의 비율이 40%까지 높아지고 지방공기업에는 여성채용목표제가 도입된다. 행정자치부는 5일 이같은 내용의 양성평등 정책추진 목표를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했다. ●정부위원회 여성참여비율 40%까지 확대 행자부는 올해 안에 임기가 끝나거나 새로 신설되는 중앙·지방 정부위원회의 여성위원 비율을 40%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이는 지금까지의 여성비율 하한선(30%)보다 10% 포인트 더 늘려잡은 것이다. 오는 8월까지 정부위원회를 대폭 정비하는 과정에서 여성비율은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행자부 관계자는 “오는 8월까지 정부위원회 가운데 기능이 중복되거나 운영실적이 낮은 위원회는 과감히 통·폐합할 예정”이라면서 “통·폐합을 통해 신설 또는 임기가 만료되는 위원회를 중심으로 여성참여비율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존의 위원회에도 여성 비율을 늘려 위원회 전체 평균 30.1%인 여성위원 비율이 32%를 넘어서도록 한다는 방침이다.현재 중앙행정기관 소속 위원회의 여성비율은 26.2%,지방자치단체소속 위원회는 31.5%이다. ●지방공기업에도 여성채용목표제 여성인력에 대한 채용실적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지방공기업에 여성채용목표제 도입을 적극 유도하기로 했다.현재 의료원과 지하철공사,시설관리공단,민관공동출자기관 등 지방공기업의 여성인력은 공무원에 비하면 절반에 불과한 실정이다.국가공기업에 비해서도 형편없이 낮은 수준이다. 94개 지방공기업 인력 3만 235명 가운데 여성은 16.9%인 5115명이다.업무특성상 여성비중이 높은 의료원을 제외할 경우 여성 인력은 2만 4989명중 1680명(6.7%) 밖에 되지 않는다.300명 이상 민간기업 여성비율은 25%,국가공기업 여성비율은 12.5%,공무원 여성비율은 32.8% 등이다. 이에 따라 30% 이상의 여성채용을 의무화하고 있는 공무원시험처럼 지방공기업 채용시험에도 채용목표제를 도입,단계적으로 여성채용비율을 확대해 나가도록 한다는 게 행자부구상이다. ●관리직 여성공무원 임용목표제 이와 함께 고위직 여성공무원의 임용비율을 확대하기 위해 현재 5% 수준인 5급 이상 관리직 공무원의 여성비율도 2006년까지 10%,장기적으로는 20%까지 높인다는 복안이다.‘관리직 여성공무원 임용목표제’를 말한다.관계자는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제의 활성화를 위해 대체인력 확보방안과 청사 단위의 보육시설 설치·운영 등을 지원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직무능력과 리더십 향상을 위한 교육기회를 확대하고 여성 공무원의 보직관리 모델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인사·기획·예산 등 핵심분야에 여성 진출을 늘려 나간다는 것이다. 장세훈기자 shjang@
  • “기간제근로자 고용사유 제한해야”민노총 ‘비정규직’ 토론회

    비정규직 차별철폐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임시·계약직 등 기간제 근로자의 확산을 막기 위해 고용사유를 법적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선수 민변 사무총장(변호사)은 24일 민주노총 주최로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비정규직 토론회’에서 “비정규직 노동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간제 근로자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면서 “기간제 근로자의 고용사유를 법적으로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는 또 “기간제 근로자 문제를 법원의 해석과 판례에 맡기는 것은 근본적인 한계가 있으며 더욱이 현재의 대법원 입장이나 대법관들의 성향에 비추어볼 때 경제논리에 의해 기간제 노동을 더욱 확대시키는 방향의 해석론을 전개하지 않을까 염려된다.”면서 “기간제 노동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법률을 개정하여 해석기준을 달리 세워주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구체적 방안으로 ▲출산·육아 또는 질병·부상 등으로 발생한 결원을 대체할 경우 ▲계절적 사업의 경우 객관적·합리적 사유가있는 경우에만 기간제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도록 명문화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 [행복한 육아를 위하여]3부 지역사회 함께 나서자

    ■주부·전문가 4인 좌담 보육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개인적인 일에 머물렀던 아이 키우기에 사회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의미의 ‘공보육’이란 개념이 도입됐다.국가 차원의 보육 정책이 어떻게 실시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최근에는 ‘지역에서 아이를 함께 키우자.’는 지역네트워크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지고 있다.보육에 관심이 많은 엄마들과 보육 교사,전문가들이 최근 서울 불광동 한국여성개발원에서 만나 앞으로 보육정책이 어떻게 달라져야 할지를 허심탄회하게 풀어놓았다. ◇참석자 ●유희정(47·한국여성개발원 연구위원) ●김성희(43·여성부 서울 반포청사 어린이집 원장) ●장소라(32·컴퓨터 프로그래머) ●김성익(31·신사어린이집 교사) 사회:보육 문제를 짚으려면 무엇보다 육아의 어려움부터 이야기해야 할 것 같은데요. -장소라:저는 6개월된 아기를 친정인 강릉에 맡기고 있어서 주말마다 강릉에 갑니다.1주일치 사랑을 주고 오려고 일요일 밤 막차를 타고 돌아오지요.그런데 이제 제 건강에도 무리가 오고,또아이가 낯을 가리기 시작해서 데리고 와야 할 때가 아닌가 걱정이에요. -김성익:저는 7살,6살된 두 아이를 어린이 집에 맡기고 있는 보육 교사이자 엄마예요.그동안은 제가 근무하는 보육시설에 데리고 있어서 일하면서도 아무 걱정이 없었어요.그런데 올 3월부터 저희 어린이 집이 영아 전담시설로 바뀌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민간시설로 옮겼어요.저나 아이들이나 적응하느라 힘들어요.물론 저는 교사들을 믿지만 엄마 입장으로는 때론 섭섭하고 더 잘 돌봐주시기를 바라게 되네요. 사회:보육 시설의 어떤 점이 가장 아쉬운가요? -김성익:보육 시설을 이용하기 전,받드시 부모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그러나 민간 어린이집의 경우 좀 폐쇄적이에요.이는 사소한 일 같지만 반드시 고쳐져야 할 문제입니다. -장:저는 특히 갓난 아이를 보육 시설에 맡기려니 ‘아이가 아프기라도 하면…’이란 생각에 걱정입니다.아이가 아플 때에는 어떻게 하나요? ●아이들 건강 수시로 체크해줘 -김성희:가장 어려운 문제예요.독감이나 수두,장염 등 전염성 질환의 경우 아이를 격리해야 하는데,보육 시설에는 그렇게 아픈 아이를 따로 돌볼 공간도,인력도 없는 게 현실입니다.얼마 전에는 제가 하루종일 아픈 아이를 사무실에서 돌보며 격리시켰어요.그럴 때면 부모에게 “빨리 와달라.”고 당부할 수밖에 없어요.빨리 올 수 없는 형편인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부탁하는 입장에서는 부모에게도,아이에게도 미안하지요.이럴 때 보육 시설에 믿을 만한 전담 간호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요.간호조무사로는 안됩니다. -유:바로 이런 이유로 보건소나 가까운 병원과 연계하는 등 지역 사회와 보육 시설이 네트워크를 갖는 것이 필요합니다.아이를 건강하고 안전하게 돌보기 위해서는 평소 의사가 위생을 체크해주고 응급상황일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체계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이렇게만 된다면 보육 교사들의 가장 큰 걱정인 아이들이 아플 때의 문제가 해결됩니다. 사회:지역네트워크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하게 알고 싶은데요. -유:지역네트워크는 흔히 포괄적 보육서비스라는 말로 대체되기도 합니다.즉,의료 서비스나 치안은 물론 어린이 도서관을 쉽게 이용할 수 있을 뿐아니라 퇴직자들인 교사나 건설·경제·체육 등 각 분야의 우수한 인력들이 모두 어린이 집에서 자원봉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일본의 예를 들면 구 단위의 지역에 사무실 하나,공무원 한 사람만 있으면 돼요.지역 내의 것들을 연결시켜주는 역할이지요. -김성익:그렇다면 청소년들의 자원봉사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겠는데요.정작 보육 교사들은 잡무가 너무 많아서 일손이 필요한데 실제는 효과적으로 이용되지 못하거든요. -김성희:저희 시설에서는 청소년 자원봉사를 아예 연간계획 속에 넣고,중3 한 클래스 학생들에게 텃밭 가꾸기 프로젝트를 학생들 스스로 짜올 것을 맡겼어요. -장:저는 보육시설을 어떻게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국·공립에 가려면 굉장히 기다려야 한다면서요? -김성익:저희 어린이 집도 대기자 명단에 100명이나 올라 있어요.어떤 곳은 300∼400명씩 대기자가 있어요.국·공립이 보육료 부담이 적고,시설도 좋기 때문입니다.그래서 정작 형편이 더 어려운 취업모들이 민간시설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지요. -유:현재 우리는 민간 시설이 94%를 차지하고 있지만 보육 발전을 위해서는 국·공립을 더 늘려야 합니다.그러나 가장 중요한 요소들은 보육 환경과 교사 수준입니다.민간이든 국·공립시설이든 선진국에서는 이용하는 국민들은 그 차이를 모를 정도로 이용료와 시설의 수준이 비슷합니다.그게 보편적인 보육정책의 중요한 포인트예요. ●민간도 국공립 수준 지원을 -김성희:품질 인증제에 대해 민간시설에서는 상당히 부정적입니다.시설에 대한 점검이 여태까지 단 한번도 없었던 일이라 염려되기도 하겠지요. -유:그렇긴 합니다.올해 80개 시설을 시범적으로 인증할 계획입니다.○세를 대상으로 하는 시설에는 놀이 교재와 교구는 물론 환경이 이렇게 돼야 한다는 가이드 라인을 정하고,부족한 시설에 대해서는 시범 지도를 하는 겁니다.위생과 안전,교육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의 수준을 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겁니다. 사회:보육이냐,교육이냐는 것에 대해 전문가는 물론 부모들도 모두 혼란을 겪고 있는데 개념 정리가 필요한것 같습니다. -유:아이들에게는 보육이 바로 교육입니다.흔히 조기 교육의 개념을 보육 시설에 강요하는데,생활 속에 교육이 담겨 있습니다.그리고 무엇보다 보육 시설은 안전과 위생개념을 강조해야 합니다.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지요.프랑스 보육시설,크라시의 경우 아이들 130명을 돌보는 직원이 50명이에요.그중 커리큘럼을 짜는 정식 교사는 겨우 5명에 불과하고,그외는 하루종일 청소를 하는 사람과 요리·보조 교사 등이에요.교육보다 위생이 더 중요하게 생각되는 것이지요.이에 대해 우리도 특별한 의식전환이 필요합니다. ●조기교육 강요 세태가 걸림돌 -김성익:정말 부럽네요.저희는 그나마 국·공립 시설로 지원을 받기 때문에 좋은 편이지만 대부분 민간 시설에서는 아직도 교사들이 청소를 합니다.‘교사가 청소하면 안되냐?’는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의 위생과 이로 인한 건강 문제가 걱정이라고 지적하고 싶어요.물론 교사들의 근무 시간이 길고,잠깐이라도 쉴 수 있는 시간적·공간적 여유조차 없다는 것도 문제지요. -장:아직도 아이를 데리고 올 것인지,강릉에 둘 것인지 결론이 내려지지 않는데요. -김성희:저는 데리고 오시라고 권하고 싶군요.아직은 어리지만 아이들이 애착이 형성되는 시기를 지나면 할머니와의 분리 불안 때문에 서울로 올 경우 보육 시설에 맡길 때 더 어렵거든요.저는 특히 큰아이와 둘째를 따로 떼놓고 계신 분들에게 반드시 두 아이를 함께 키울 것을 권합니다. 사회·정리=허남주 기자 hhj@ ■지역네트워크 운동 서울 ‘면일 어린이 집' 아이 키우기에 지역네트워크란 새로운 개념의 의식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최근 보육시설 원장들간 네트워크가 형성되면서 시설물 함께 이용하기가 시작되고 있다.또 아이가 건강하고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 사회가 치안 등에 관심을 갖는 것도 지역 네트워크에 포함된다. 서울 중랑구의 ‘면일 어린이집’(원장 오경숙) 영아들은 인근 영아 전담 시설의 놀이터에 놀러 갔다오기도 하고,4세 이상은 암벽타기 놀이 시설이나 수영장을 이용하기 위해 인근 시설로 놀러간다.또 ‘자동차의 날’에는 아파트 거실에서 겨우 탈 수 있는 장난감 자동차를 어린이 집 마당에서 실컷 탈 수 있도록 지역의 아이들에게 공개한다. 지역네트워크를 시작한 오 원장은 보육 시설뿐아니라 지역이 함께 아이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결국 지역 주민이 우리 아이들을 키워줘요.가게 아저씨가 아이들에게 한 마디 하는 말,놀이터에 함께 간 할머니·할아버지들이 모두 우리 아이들에게 영향을 주는 선생님이란 생각입니다.아이들에게 모든 사람을 존중해야 함을 가르치는 것이야말로 바로 건강한 시민으로의 성장에 가장 중요한 자양분입니다.” 지역네트워크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보육교사회 황미혜 간사는 “일단 지역네트워크가 이뤄지려면 당장 한글은 물론 영어나 중국어를 가르치는 것이 어린이 집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는 부모들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한 지역의 시설이 모두 개방되고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현재는 자원을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실해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고 있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허남주기자
  • [행복한 육아를 위하여]2부 미래의 주인, 경쟁력 키우기

    ●보육시설은 제2의 집 지난 10일 서울 강동구 천호1동 낡은 주택가 한쪽의 민간 보육시설 ‘아기둥지놀이방’을 방문했다.24시간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곳이다.단독주택 1층을 개조한 30평 규모의 건물에 들어서니 연두빛 활동복을 차려입은 아이들과 같은 색 티셔츠를 입은 보육 교사들로 인해 실내가 환해 보였다. 지난달 돌 잔치를 했다는 두빈이는 보육교사 정성숙(46)씨 품에 안겨 한창 재롱을 피우고 있었다.“내 아이를 키우면서는 이렇게 예쁜 줄 몰랐다.”는 정씨의 얼굴에서 ‘교사’가 아닌 ‘어머니’가 읽혀졌다.음악을 들으며 블록을 쌓는 아이들도 있었고 만들기에 열중하는 아이들의 모습도 보였다.놀면서 배우는 아이들의 집이자 학교였다. ‘아이들이 입은 활동복이 편안해 보인다.’는 말에 문춘옥(55) 원장은 “아이들이 일단 편하고 또 저녁에 만난 어머니는 아이가 꾀죄죄한 모습이면 마음이 아프기 때문에 계절별로 준비해 두고 입힌다.”고 말했다.따로 옷값을 받지 않을 뿐아니라 여벌의 옷이 충분해 활동복이 더러워지면 갈아 입힌다고전했다. 이곳은 낮 근무 교사 5명에 야간 근무 교사가 둘이나 된다.낮 근무 교사들은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9시부터 오후 7시까지,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로 각기 다르게 탄력적으로 일하고 있었다.야간담당 교사는 오후 6시에 출근해서 낮 담당 교사들로부터 아이에 대한 정보를 모두 전달받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했다. 영유아보육법에 따르면 2세 미만 영아는 5명당 교사 한 명이 돌봐야 한다.2세 이상은 7명당 교사 한 사람,3세 이상 아동은 20명까지 한 명의 교사가 돌볼 수 있다.교사의 숫자가 월등하게 많은 셈인 작은 민간시설의 운영이 염려될 정도였다. 문 원장은 “3세 이상을 돌볼 계획이었지만 저소득층 직장 여성들이 출산휴가는커녕 3주 만에 일을 시작해야하는 딱한 상황을 보고 영아 중심의 시설로 전환했다.”고 말했다.“불경기 탓인지 올해는 새로 등록한 아기들이 없어 좀 어려워요.‘며칠 쉬겠다.’며 아이들을 데려가는 엄마들도 늘고 있어요.” 지난해에는 영아반이 3개여서 서울시와 구청이 지원한 교사 월급이 210만원이나 됐지만 올해는 영아 숫자가 줄어 들어 불과 100만원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문 원장은 “시설이 작아도 선진국처럼 국가의 지원만 있다면 얼마든지 알찬 보육을 해낼 수 있다.”면서 “국가가 제대로 지원한다면 아이들에게 자연을 접할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집의 정원을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미겠다.”고 다짐했다. ●아이들은 가정환경과 관계없이 행복할 권리가 있다. 아이는 엄마가 돌보는 게 가장 좋을까,보육시설의 도움을 받는 게 좋을까. 이에 대해 우리 사회에서는 ‘엄마’가 단연 우세하다.그래서 아직도 보육은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로 생각되고 있다.더욱이 여성 인력의 활용을 위해 보육에 국가가 개입해야 한다는 말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보육시설은 차선일 뿐이라고 말한다. 여성의 사회활동에 대해 찬성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국가예산을 늘려 공보육을 확보해야 한다는 얘기는 여전히 남의 나라 일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세계적인 추세는 보육에 대해 국가가 관심을 가져야 할 첫번째 이유로 ‘영·유아들의 잘 자랄 권리 보장’을꼽는다.아이들이 태어난 가정환경의 차이에 관계없이 행복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의 자산인 아이들을 위해 보육정책을 활성화해야한다는 사실은 이미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스웨덴이나 프랑스·미국·영국 등은 3세부터 100% 국가가 보육을 책임지고 있고,점차 영·유아의 연령을 하향화하는 추세다. 일본의 경우도 94년부터 자녀양육에 대한 사회적 지원을 종합적이고 계획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에인절 플랜’을 세웠고,2000년부터는 ‘신 에인절 플랜’으로 업그레이드 했다.영아 보육과 연장 보육,방과후 보육 등을 활성화했고 부모들의 양육비 부담을 줄였다. 핵가족화와 늘어나는 이혼율로 인해 자녀 양육기능이 날로 약화되고 있다는 점도 보육을 공공화해야 하는 주요한 요인들 가운데 하나이다.결혼에 대한 이혼율이 35%를 넘어선 상태에서 더이상 이를 ‘개인적인 일’로 맡겨둘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2002년 현재,국내의 5세미만 영·유아는 370만명으로 추산된다.그중 보육시설을이용하는 영·유아는 20.7%인 77만명에 이르고 그 수요는 매년 5만명씩 늘고 있다. ●그래도 아이는 엄마가 키워야 한다고? 직장인 김은정(29)씨는 석주(3)와 돌이 갓 지난 석영,남매를 최근 이웃의 어린이 집에 맡겼다.그동안 아이는 자신의 집에서 자라야 한다는 확신으로 어렵사리 나이 든 입주 아주머니를 구해 키우도록 했다.두 아이를 돌보는 아주머니에게 ‘내 아이들에게 더 잘해 달라.”는 생각으로 집안일도 되도록 맡기지 않았고 힘들어도 아이들을 데리고 자는 등 엄마노릇을 하려고 했다.그러나 말을 배우기 시작한 석주가 “할머니 아파? 아파?”라고 나이 든 아주머니의 눈치를 보면서 걱정하는 것을 보면서 ‘아이는 집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접었다.“아무런 자극도 받지 못한 채 ‘방치’되는 것보다는 교사들의 ‘보육’을 받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두 돌이 지난 경석이는 놀이방에서 ‘산다’.퇴근 시간이 불규칙적인 엄마가 토요일마다 집으로 데리러 갈 때까지 선생님들이 엄마노릇을 해준다.경석이 엄마 김혜련(33·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씨는 이혼 후 아이를 키울 수 있는 것은 보육시설 덕분이라고 말했다. ●“영·유아에 대한 투자 나라의 미래 결정” 2001년 국제아동기금(유니세프)이 발표한 세계아동현황 보고서는 “0세에서 3세까지 영·유아기에 대한 투자가 나라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선포했다.부모는 물론 사회와 국가에 그 책임이 있음을 알린 것이다. 영·유아기란 일생 중 가장 빠른 성장과 변화를 나타내는 시기로 부모와 함께 전문가들에 의해 애정과 칭찬 등의 자극을 받아 독립된 존재로 발달하고 성장해야 한다.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것들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라는 의식이 선진국에서는 뿌리를 내려 가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보육이 국가의 일이냐,개인의 일이냐는 담론에 머물러 있다.유희정 한국여성개발원 연구위원은 이런 상황에 대해 “국가가 2세교육을 유기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공보육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늦춰서는 안된다.”고 했다. 허남주기자 hhj@
  • 편집자에게/ ‘행복한 육아‘ 시의적절한 기획기사

    -‘행복한 육아를 위하여-1부 믿고 맡길 데가 없다’ 기사(대한매일 4월8일자 18면)를 읽고 저는 현재 51세의 여성입니다.신문의 기사를 보며 나를 보는 듯하여 몇 자 적습니다. 1975년 대학졸업 후 교직생활을 하던 중 결혼하여 큰 아이를 낳고 시어머니,친정 어머니가 1년씩 아이를 키워주셨는데 둘은 키워줄 수 없다고 하여 직장을 그만두었습니다.둘째는 홀앗이라고 할 정도로 혼자 키우면서 큰 아이에 대한 죄책감을 많이 가졌었죠. 직장을 다닐 때 아이가 아프거나 시어머님이 편찮으시면 나 때문이 아닌가 미안했고 친정 어머니의 무릎이 아플때도 마음을 졸였죠.그러나 집에서 아이들을 키우니 친구들은 발전하는데 혼자만 뒤떨어진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더군요.얼마후 공인중개사 시험을 치른다는 발표가 났고,전공과 비슷한 과목이 많아 집에서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자격증 하나 더 따두자는 마음에 시작한 공부가 무엇엔가 열중할 수 있다는 사실에 나를 즐겁게 했습니다. 지금 저는 부동산을 개업한 지 10년이 되었고,두 아이들이 대학에 간 뒤저도 대학원에 입학하여 다시 공부하고 있답니다.아이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었다면 아이에게 더 많은 사랑을 줄 기회로 생각하고 미래에 투자하면 더 좋은 기회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고 후배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이순자 lba01007@hanmail.net
  • “밤하늘 별 보며 비행할 때면 인생은 살 만 하구나 싶어요”/ 국내 최초 여성 여객기 조종사 이혜정씨

    “Flight number OZ1012.Clear for take off.”(아시아나항공 1012편.이륙해도 좋다.) 방금 인천국제공항 관제탑으로부터 최종 이륙허가가 떨어졌습니다.온 몸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돕니다.브레이크를 풀고 스로틀 레버를 천천히 올려 엔진출력을 높입니다.비행기가 미끄러지기 시작합니다.엔진 출력을 최대한으로 높이고 활주로 끝을 보면서 내달립니다.몇초만에 150노트(시속 약 280㎞)에 이릅니다.이쯤이면 비행기는 달려가는 것 같지만 사실 붕붕 떠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이때 조종간을 살짝 당겨주면 기체는 부드럽게 이륙합니다.이륙하자마자 랜딩기어를 올립니다.기수를 남쪽으로 돌려 선회합니다. 저 아래 구름 사이로 언뜻언뜻 서해바다가 보입니다.유조선 등 큰 배들이 항적을 그리며 나가는 모습이 무척 아름답습니다.자동비행장치를 작동시켜 미국 LA로 향합니다.이제야 긴장이 풀립니다. 저는 아시아나항공 보잉747 부기장 이혜정입니다.올해 서른넷입니다.경희대 88학번이고 화학을 전공했습니다.해병대 출신인 아빠를 닮아서인지,공대를 나와서인지 몰라도 선머슴 같다는 소리를 자주 듣습니다. 지금까지 저에겐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어 다녔습니다.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조종 훈련생,최초의 여성 민항기 조종사,최초의 여성 점보기 조종사,최초의 여성 국제선 조종사 등입니다.더욱이 저는 스튜어디스 출신이어서 ‘최초의 스튜어디스 출신 조종사’이기도 합니다. 졸업을 몇개월 앞둔 4학년 말인 1991년 11월 아시아나항공에 스튜어디스로 입사했습니다. 스튜어디스가 되기 전에는 비행에 대해 전혀 몰랐습니다.관심조차도 없었습니다.그러나 조종사가 되고파 안달인 동료 스튜어디스 때문에 저도 자연스럽게 비행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조종사들에게 비행원리와 계기판에 대해서 물어보기도 했습니다.기장님께 식사를 갖다 주면서 비행조작법 등을 어깨너머로 배우기도 했습니다. 스튜어디스 생활 4년만인 95년 11월쯤에 아시아나항공에서 조종훈련생을 모집하더군요.공고내용을 자세히 읽어보니 여자는 안된다는 규정이 없더라고요.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원서를 접수시켰습니다.며칠후 서류전형에 합격했다고 연락이 왔습니다.10일간의 휴가를 내고 서점으로 달려갔습니다.단기간에 토플 고득점을 낼 수 있다는 제목이 붙은 책들을 모조리 샀습니다.대학 도서관에서 아침 6시부터 밤 10시까지 공부했습니다.일생에 공부를 그렇게 많이 해본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4차까지 시험을 보면서 3개월 정도 걸렸습니다.신체검사와 면점시험만도 3번씩이나 보았습니다. 최종 합격후 서울 마곡동에 있는 아시아나항공 비행훈련원에서 3개월간 기본교육을 받고 미국으로 갔습니다.미국에서 단발 엔진 비행기 조종을 배운 지 13시간만에 처음으로 단독비행에 성공했습니다.교관없이 단독으로 이착륙에 성공했을 때의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짜릿했습니다.하늘이 다 내것 같았습니다.내 자신이 그렇게 대견할 수가 없었습니다. 드디어 2년간의 교육 끝에 사업용 비행 면장을 딴 뒤 97년 10월에 부기장으로 임용됐습니다.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민항기 조종사가 됐지요.국내선에 투입돼 보잉737을 3년6개월 정도 탔습니다.지난해 10월부터는 비행기 중에서 가장 큰점보 제트기(보잉 747)를 타고 국제선을 비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비행할 때가 너무너무 행복합니다.특히 밤하늘에 떠있는 달과 별을 보면서 비행할 때는 “인생은 참 살만한 것이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제일 기쁠 때는 착륙을 부드럽게 했을 때이지요. 여자이기 때문에 어려운 점도 많습니다.우선 어딜가나 눈에 띈다는 점입니다.상사들도 “여자가 잘 할 수 있을까?”하고 걱정을 많이 합니다. 임신하면 비행을 하지 못하게 돼 있습니다.저 역시 임신 때문에 1년3개월간 조종간을 놓은 적이 있습니다.남편(양천흠·33)은 같은 회사 조종사입니다.비행에 대해 도움을 받다가 친해져서 결혼까지 했습니다.남편은 저보다 나이가 한 살 어립니다.그러나 비행은 한참 선배지요. 잠을 참아야 하는 것도 힘들죠.장거리 노선이어서 밤을 꼬박 새워야 합니다.장거리 노선은 8시간 이상 비행을 못하게 돼 있어서 두명씩 네명이 탑니다.회사측의 배려로 남편과 함께 비행나갈 때도 있습니다.도착지에서는 원래 방이 따로 나오지만 같이 잡니다.그러나 피곤에 지쳐서그냥 곯아 떨어져 잡니다.제일 힘든 점은 육아입니다.며칠씩 집을 비워야 하니까요.시어머니께서 고생을 많이 하십니다.그래서 비행이 없는 날에는 만사를 제쳐놓고 아기만 돌봅니다. 조종사여서 즐거운 점도 많습니다.재작년엔 동료들과 함께 휴가를 미국 마이애미로 갔습니다.그곳에서 경비행기를 빌려 바하마로 날아가 무인도에서 즐기다 돌아오기도 했습니다.현재 11개월된 아들도 자신이 원한다면 비행기 조종사를 시킬 계획입니다. 민항기 조종사가 되고픈 여성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어떻게 알았는지 제 이메일(dani737@hanmail.net)로 조종사가 되는 길을 물어오는 여중생들도 있으니까요.또 초등학생들도 전화로 상담해 오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조종사가 되고픈 꿈을 포기해선 안된다는 것입니다.참,영어공부는 필수입니다. 김용수기자 dragon@
  • [행복한 육아를 위하여]1부 믿고 맡길 데가 없다

    여성이 직장을 갖는 것은 개인적인 성취욕구 차원만의 일이 아니다.2001년 매킨지보고서는 “한국은 2010년까지 국민소득 3만달러를 달성하기 위해 여성 고급인력 활용을 90%까지 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여성에게 일할 것을 사회가 요구하고 있다. 현재 한국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48.3%.그러나 아이를 낳고 키우는 25세부터 34세 사이에는 뚝 떨어졌다가 35세를 넘기면 다시 늘어나는 전형적인 후진국형 ‘M자 곡선’이다.“집에 가서 애나 봐라.”는 말은 사람을 비하하는 말로 사용된다.아이 키우기는 그렇게 쉽고,의미없는 일인가? 그러나 최근들어 아이 키우는 일을 더이상 개인적인 일로 맡겨둘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각 가정에서 한창 진행중인 육아전쟁을 멈추게 하는 비법은 없을까. ●할머니는 준비된 보모인가 직장인 이영진(34·서울 송파구 방이동)씨는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결국 시댁 가까이 이사했다.보모가 바뀔 때마다 적응을 제대로 못하고 감기에 걸렸던 6살 딸과 4살 아들은 좀 안정됐다.그러나 얼마전 남편이 지방출장 가던 날,이씨는 야근을 끝내고 새벽 3시에 아이들을 데리러 시댁으로 가면서 “왜 내가 이 짓을 하나?”하는 회의에 빠졌다.선잠 깬 아이는 차가운 새벽 공기에 춥다고 보챘고,결국 감기에 걸렸다. “아침에 유치원 가는 것까지는 내가 못 챙긴다.”는 시어머니는 아이들이 놀이방과 유치원을 마치고 난 오후시간부터 저녁 퇴근 때까지 아이들을 돌봐준다.“노년에 친구들과 여행하는 재미없이 어떻게 사느냐?”는 시어머니의 봄철 여행 스케줄이 잡히면 또다시 아이 맡길 데가 마땅치 않다며 이씨는 걱정이 태산이다. 임정원(39·서울 성동구 구의동)씨는 친정 어머니가 아이를 맡아줘서 직장생활을 할 수 있었다.그러나 두 아이가 자랄 때까지 5년간,어머니와 아버지는 별거를 해야만 했다.2∼3주일에 한번씩 어머니는 충주에 계신 아버지에게 다니러 가셨다.“다섯 남매를 힘겹게 키우신 부모님이 나 때문에 고생을 하셔야 했던 것도 죄송했지만,아버지가 병이 드셨을 때에는 도대체 내가 왜 직장생활을 해야 하나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몰라요.”임씨는 직장과 육아를 양립하기가 어려웠던 과거를 이렇게 회상했다. ●시골에서 자라는 아이들 권선정(30·서울 마포구 도화동)씨는 지난 주말에도 친정인 안동으로 아이를 보러가지 못해 속상했다.연이은 일요근무 때문에 세 살난 아들을 본 지 3주일이 지났다.“아이를 만나고 오면 몸은 힘들어도 마음이 가벼워요.그러나 이렇게 아이를 만나러 가지 못한 채 ‘빨리 와∼’라는 전화만 받으면 가슴이 미어지고 몸도 마음도 무겁고 의욕도 없어요.”라고 말하며 “아무 대책은 없지만 빨리 아이를 데려와야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진다고 말했다. 이렇게 부모와 떨어져 자라는 아이들의 숫자가 통계에 잡힐 정도다.지난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전국보육실태조사보고’에 따르면 비동거 조부모로부터 양육지원을 받는 아동은 0세가 6.0%,1세 5.5%,2세 5.4%,3세 5.3%였다.아이를 놀이방이나 어린이 집에 맡길 수 있는 4세부터는 크게 떨어져 2.0%,5세는 1.7%로 나타났다.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에게 육아를 떠맡긴 젊은 엄마들.이들의 관계는 우리사회의 모순을 확실하게 보여준다.자신이 삶의 주체가 되기위해 또 한사람의 여성을 희생시키는 악순환의 고리가 계속된다.더욱이 젊은 할머니들은 일하는 딸과 며느리로 인해 “이제 애들 다 결혼시키고 한숨 돌리는가 했더니 보모로 발목잡혀 꼼짝달싹도 못한다.”고 불평한다. 조순임(59·경기 고양시 일산구 마두동)씨는 “손자보느라 동창 모임에도 못나가는 나를 친구들은 한심하다고 하지요.그러나 대학원까지 졸업한 딸이 집안에서 애만 키우고 있을 수는 없잖아요.또 직장 그만두고 들어앉으면 나중에 누가 나와서 일하라고 할 리도 없고…. ”라며 3년째 손자를 업어키우느라 생긴 허리병과 팔의 신경통을 호소했다. 물론 아이들을 돌봐주지 못하는 할머니들도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아이를 맡아주지 못하는 친정 어머니와 이를 섭섭해하는 딸 사이에 미묘한 갈등이 빚어지는 예도 드물지 않다. ●보모는 시어머니보다 더 ‘무섭다’ 심정옥(33·인천시 연수구)씨는 최근 서울 강남의 직장과 멀리 떨어진 인천으로 이사를 해야만 했다.아이를 돌봐 주던아주머니가 이사를 하게되면서 어쩔 수 없이 부랴부랴 이사했다.4살 난 딸이 낯선 아주머니와 지내면서 갑자기 우울해졌고,폭력적으로 변했기 때문이다.“이젠 웬만하면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어요.할 수 없이 우리 집을 급히 전세 놓고,전세를 얻어왔어요.인천에서 강남의 직장까지 출퇴근이 너무 힘들지만 그래도 아이를 망가뜨릴 수는 없잖아요?” 이렇게 정든 아주머니라도 있어 따라 이사라도 할 수 있다면 그것도 보기드문 ‘복’이라고 직장 여성들은 말한다.정들만 하면 바뀌는 아주머니로 인해 젊은 엄마들은 눈물깨나 쏟아야 한다.하루 종일 보모를 쓸 경우 월 100만원을 훌쩍 넘는 인건비는 직장 여성을 갈등으로 몰아 넣는 원인이기도 하고 보모의 퇴근시간에 맞춰주지 못하면 몸은 직장에 있어도 마음은 벌써 집에 가 있다. 정윤영(44·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씨는 두 아이를 키운 지난날을 되돌아보고 싶지도 않다.“아이를 키우면서 늘 칼끝을 쥐고 있는 것 같았어요.좋은 아주머니 만나기도 쉽지 않지만 대개는 아주머니가‘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집안에 틀어박혀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몇 달만 지나면 ‘좀 쉬겠다.’고 관두거든요.그때마다 설득하고 돈으로 잡기도 했고….아주머니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았어요.” 그 어렵던 구조조정 시절도 이겨냈지만 아주머니가 그만두게 되자 어쩔 수 없이 직장을 떠나야 했다는 강영임(37·서울 강남구 도곡동)씨.“갖가지 어려움도 버텼냈는데 2년이나 아이들을 맡아줬던 동네 아주머니가 지방으로 이사가고 나니 새로운 사람을 만나 다시 시작해야 할 일이 까마득했어요.‘네 자식은 네가 키우라’고 시어머니는 못 박으셨고,좋은 아주머니를 구하다,구하다 그만 지쳐서 내가 그만뒀어요.” 다시 일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강 씨의 얼굴은 어두웠다. ●아이 하나도 버겁다 뿐만 아니다.첫 아이를 어렵게 키워야만 했던 직장 여성들은 육아의 어려움 때문에 둘째 갖기를 주저한다.결혼한 뒤 아이를 돌볼 사람이 마땅치 않다는 이유로 임신을 꺼리는 신혼의 직장 여성들도 많다.“결혼했다고 아무 대책없이 아이만 가질 수는 없지 않느냐?”고 묻는 이들에게서 임신과 출산·육아에 대한 기대보다는 걱정이 더 커 보였다.선진국의 경우 전문직 여성에게서 아이를 낳지않으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고,35∼39세 여성들 가운데 40%가 아이가 없다는 사실에 대해 우리 사회도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인 것 같다.동물학자들은 나쁜 생활환경 속에서 생존해야 하는 포유류는 새끼를 낳지 않는다고 보고하고 있다.물론 피임약 없이도 말이다. 요즘 “둘째는 언제 보느냐?”는 시댁 어른들의 채근을 받고있다는 유양선(34·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씨는 “아이는 돌봐 주시지 않으면서 임신만 재촉하시는 시어머니가 야속하게 느껴진다.”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다.더욱이 큰 애가 6살이 됐는데 다시 육아에 뛰어든다는 것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고도 덧붙였다. “하나는 봐줄 수 있어도 둘은 못 키운다.”고 아이를 돌봐 주는 친정 어머니나 아주머니들은 말한다.조부모와 삼촌·고모 등이 함께 아이를 키워내는 대가족 제도 아래서는 아이들이 ‘저절로’ 자랐지만 이제 아이 키우기는 ‘짐’이 됐다.●일하는 엄마들의 ‘죄의식’ 대부분 직장 여성들은 “아이들에게 잘 못해준다.”는 죄의식과 열등감에 젖어 있다.전업 주부의 아이들로 자란 이 시대의 직장 여성들 머릿속에 그려진 ‘좋은 엄마’ 이미지 때문에 “제 엄마보다 더 좋은 보모가 어디 있느냐?”는 말을 듣기라도 하면 당장 아이가 잘못될 것 같아 고민에 빠져든다.함께 같이 있는 시간이 적다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전문가의 이야기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독일의 출판편집자 베티나 뮌히는 ‘일이냐 아기냐,아무것도 포기할 수 없는 여자’란 책에서 “영아를 타인에게 맡겨도 아무런 악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것이 증명됐음에도 불구하고 3세까지의 양육은 너무나 중요하다고 설명하는 심리학자,어린이 전문가들이 많다.”면서 증명되지 않고 강요되는 ‘모성 신화’의 허구성을 지적했다.그는 “가장 ‘불행한 엄마’는 스스로 일하기를 원하지만 아이 때문에 집에 머무는 여성”이라면서 직장 여성들이 죄의식에서 벗어날 것을 권했다. 허남주기자 hhj@
  • “예순으로 안 보인다고요? 훌라후프 덕 톡톡히 보죠”/‘理事 쇼호스트 1호’ CJ홈쇼핑 고려진씨

    “나이를 먹었다고 해서 물러나는 게 능사는 아니에요.지금껏 제가 누려온 것들을 사회에 되돌려주자는 마음에서 더욱 열심히 일하고 있어요.당초 이 일을 시작한 것도 쇼호스트의 상(像)을 정립하고,후진을 양성하고자 했기 때문이거든요.” ‘이사 쇼호스트 1호’인 전직 아나운서 고려진(高麗珍)씨.예순하나라는 세월의 무게가 무색할 만큼 왕성하게 활동하면서 여전히 고운 얼굴과 몸매를 간직하고 있다. 1962년 제주 KBS 공채 1기 아나운서로 출발,64년 TBC로 옮긴 뒤 ‘가로수를 누비며’‘동서남북’‘쇼 파노라마’ 등을 진행했던 한국의 대표적 여성 방송인이다. 1987년 은퇴했다가 1995년 CJ홈쇼핑에 쇼호스트로 재입사해 화제를 모았다.쇼호스트는 홈쇼핑TV에서 제품을 소개하는 일을 한다.1999년 이사로 승진한 뒤 쇼호스트로 프로그램 진행과 사내 쇼호스트 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임원회의에 참석하다 보니 내 자신의 프로그램뿐 아니라 회사 전체의 매출을 생각하게 됩니다.회사 매출을 좌우하는 사람들이 바로 쇼호스트잖아요.그래서 교육시키는일도 경영의 일환으로 생각하고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회사의 요청으로 지난해 9월부터 쇼호스트 43명을 가르치고 있다.강의가 아니라 한명씩 모니터링해 면담하는 방식이다. “나만의 노하우를 남에게 전수해주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반대로 그런 기회를 갖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죠.후진을 양성한다는 마음으로 감사히 여기고 있어요.” 상품 개발자,방송 연출자와 함께 소비자와 시장의 반응을 연구하고 판매 전략을 짜는 일도 고민한다.경영과 영업 일선을 두루 관장하는 셈이다. “쇼호스트의 이미지를 정립하고 싶다는 생각이 제일 컸어요.” 전직인 아나운서의 이미지를 최대한 활용,인생의 마지막 ‘임무’라는 각오를 갖고 새 영역에 뛰어들었다는 설명이다. 쇼호스트의 중요성은 TV홈쇼핑을 통해 물건을 직접 사 본 사람이라면 익히 알 수 있다.홈쇼핑에서는 상품의 질과 가격이 가장 중요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에 못지않게 판매자의 설득이 큰 몫을 차지한다. “단순히 물건을 파는 세일즈맨이나 준비된 멘트를 읊는 앵무새 역할이 아니거든요.모든 원고는 혼자 준비해요.상품 정보뿐 아니라 고객의 심리도 잘 읽어야 하죠.공부할 게 참 많아요.” 물건을 팔려면 경험이 중요한데 주부와 아나운서를 거친 덕분에 경륜을 가감없이 발휘할 수 있다고 했다. “홈쇼핑 천국인 미국에서는 쇼호스트들이 대부분 평범한 용모의 40,50대 주부라는 것을 아세요?” 그녀는 쇼호스트의 외모는 일반 연예인들처럼 미남미녀일 필요는 없다면서 지난 95년 있었던 일화를 소개했다.당시 회사측은 국내 처음으로 쇼호스트 요원을 선발하기 위해 뛰어난 용모의 사람들을 1차로 추천했으나 미국 자문단은 대다수를 낙방시켰다. ‘호스트가 섹시하면 시청자들이 상품엔 관심을 갖지 않고 호스트 얼굴만 쳐다본다.’는 것이 자문단의 지적이었다. 덕택에 자신은 가장 좋아하는 일인 ‘방송’을 계속할 수 있는 게 아니냐며 겸손해 한다.그녀는 나이가 들어도 카메라 앞에 서면 엔도르핀이 솟는 느낌이라고 말한다. “저의 생명은 고객들이 정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저는 해마다 올리는 실적을 바탕으로 계약을 연장하는 몸이에요.그러니까 시청자들이 원할 때까지는 계속 방송에 나올 수 있지 않겠어요?” 그녀의 왕성한 활동을 가능하게 했던 데에는 무엇보다 가족들의 도움이 가장 컸다는 설명이다.그녀는 1남1녀를 두고 있다. “육아·가사와 함께 직장생활까지 했을 때에는 남편의 협조가 가장 중요합니다.당시의 일반 정서와 달리 불평 한 번 없이 저를 응원해준 고마운 사람이지요.그런데 이제는 마음속으로만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2년전 딸을 출가시키고 성북동 자택에서 영화감독을 지망하는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아무리 연륜과 일의 세계를 강조하지만 변함없는 미모 유지 비결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고교시절 이후 꾸준히 162㎝에 48㎏을 유지하고 있어요.20대부터 볼링과 골프를 했어요.전국체육대회 볼링부문에 서울시 대표 선수로 참가한 적도 있지요.무엇보다 8년째 하루도 거르지 않는 훌라후프가 노화를 막아주는 가장 큰 버팀목인 것 같아요.드라마를 보면서도 몸을 가만 두지 않고 계속 흔들어대야 직성이 풀리거든요.” 꾸준히 움직이고 열심히 일하는 것이 그녀의 건강비법인 셈이다. 주현진기자 jhj@
  • 여성들이 일하기 좋은 직장 3곳/ 차별 ‘NO’…육아 ‘짱’ SI업체는 ‘여인 天國’

    요즘 직장인들은 스스로를 ‘사오정’이라고 부른다.45세가 실질적인 정년이란 뜻에서다.자조적이지만 엄연한 현실이기도 하다.특히 여성들은 육아와 가사 부담 탓에 마흔다섯이 되기도 전에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하지만 정보통신업종 가운데 시스템통합(SI) 회사들은 다른 업종보다 여사원의 비율이 높을 뿐 아니라 남녀 차별 없이 동등하게 일할 수 있는 분야다.사람의 머리로 모든 것을 해내는 SI분야에서 여성은 컴퓨터 프로그램을 짜는 과정에서 ‘꼼꼼함’이란 강점을 발휘한다.한국의 대표적인 SI기업 3곳의 여성 근무여건과 이들 직장에 취직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하는 것이 좋은지를 알아본다. ●육아환경 최고 삼성SDS 보채는 아이를 억지로 떼어놓고 출근한 경험이 있는 직장 여성들이 삼성SDS 어린이집을 보면 ‘눈이 뒤집어질’ 정도로 부러울 것이다. 목욕탕까지 갖춘 60여평의 빼어난 보육시설이 본사 사무실 한편에 자리잡고 있다.출근할 때 아이를 맡긴 뒤 일하면서 수시로 얼굴을 보다가 아이 손을 잡고 퇴근할 수 있다.아침 7시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한다.이용료도 한달에 11만∼23만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SDS는 6700여명의 직원 중 14%가 여성이다.인사팀의 정지영(31) 대리는 입사 8년차에 다섯살,세살의 두 아이를 둔 엄마.정씨는 “900여명 여사원 가운데 기혼이 300여명인데 이중 30명이 지난해 말 육아휴직중이었다.”면서 “거리낌없이 육아휴직을 내고 바로 복귀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아이가 만 한살이 지난 뒤에도 육아휴직을 낼 수 있을 정도로 상사들의 의식이 개방돼 있다고 한다. 지난해 문을 연 여사원들의 인터넷 커뮤니티 ‘sdswomen.com’은 사장이 글을 남기고 삼성그룹의 다른 회사들도 관심을 가질 만큼 호응이 대단하다.김인 삼성SDS 사장은 여성 인력 비율을 30%로 높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이달의 신입사원 모집에서 여성의 비율은 20%에서 40%로 뛰어올랐다. SDS는 신입사원을 수시로 채용한다.전공은 가리지 않는다.정씨는 어문학을 전공했지만 학원에서 프로그래밍 언어를 5개월 배운 뒤 96년 입사했다.신입사원 가운데 전공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0%도안 된다. 정씨는 “최근에는 여성 고유의 강점이었던 섬세함 외에 도전정신과 프로의식이 중요하게 여겨지면서 학생회장 등 활발한 대외활동 경험이 입사시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또 인도,중국 등에서 온 개발자와 함께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능숙한 영어실력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여성의 커리어를 보장하는 한국IBM 2500여명의 사원 중 여성 비율이 19%정도로 30%에 이르는 미국 본사보다는 낮은 편이다.기업을 대상으로 컴퓨터를 파는 영업직의 경우 아직 여성이 남성과 동등하게 일하기 어려운 면이 있기 때문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얼마전 삼성전자가 민간기업 최초로 만들었다고 해서 화제가 됐던 여성이 모유를 짤 수 있는 수유방이 한국IBM에는 ‘마더 케어 센터’라고 해서 그 이전에 개설됐다.또 하나은행,대교와 함께 이르면 오는 6월 강남,분당,일산 등 3곳에 탁아방을 설치할 계획이다.근무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제도도 있어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들이 회사생활 도중에 탈락하지 않도록 돕고 있다.출·퇴근 시간을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으며 정규직은 하루 4시간,6시간 근무도 가능하다. IBM은 매년 연말에 대규모 공채를 실시한다.필요할 때마다 수시 채용도 한다.최근 신입사원 채용시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자율적 문제해결 능력’이다. ●차별없고 특혜없는 LG CNS LG CNS에는 업계에서 보기 드문 여성임원인 이숙영(李叔英·42) 상무가 있다.89년 경력사원으로 입사,빠른 속도로 승진해 12년만에 상무가 됐다. 여성인력 비율은 5800여명의 전직원 중 21%로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신입사원 가운데는 평균 30%가 여성이다. CNS직원들은 대학에서 정보기술(IT)관련 자격증을 따는 것도 중요하지만 각자 전공영역에서 지식을 충실히 쌓는 것이 더 낫다고 입을 모은다.SI가 산업의 전 영역에 사용되다 보니 각자 전공에서 전문가가 되는 것이 나중에도 유리하다는 것이다.이 때문에 신입사원 중 IT전공은 10% 미만이다. 채용은 서류전형과 적성검사를 거쳐 한다.적성검사 문제가 까다롭기로 업계에서 유명하며 비중도 높다. IQ 검사와 비슷하며 공간영역,수열,논리적 사고 등을 측정해 IT에 자질이 있는지를 판단한다.신입사원들의 평균 토익점수는 800점 초반이다. 윤창수기자 geo@
  • 이사람/하나은행 파견근무 중국인 첸제“한국의 유교관습 신기해요 ”

    “한국 여성들에 비해 결혼생활에서 운이 좋은 것 같아요.” 첸제(陳潔·29) 하나은행 글로벌뱅킹팀 직원의 소감이다. 한국 여성들은 맞벌이를 하더라도 집안일과 육아까지 해야 하지만 첸제가 태어나고 자란 상하이에서는 그런 일이 거의 없다고 한다.한달에 5만원 정도면 가정부를 구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을 경우 세끼를 대부분 밖에서 해결하기 때문이다. 첸제는 지난해 5월 한국에 왔다.상하이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98년 하나은행 상하이지점에 입사했다가 1년 동안 본점 파견근무를 왔다.덕분에 한국내 하나은행의 유일한 외국인 직원이 됐다. 하나은행은 상하이 홍콩 도쿄 싱가포르 뉴욕 등 5개 해외지점을 갖고 있다.상하이지점의 직원수는 15명 내외다. 한국에 왔을 당시 첸제는 한국말을 한마디도 못했다.일이 끝난 뒤 숙명여대 야간과정에 등록하면서부터 한국말을 익혔다.요즘은 상대방이 천천히 이야기해주면 웬만한 이야기는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다.그래도 여전히 한국어의 다양한 어미 변화,쌍자음 등은 어렵다.첸제의 한국말 배우기에는 은행 동료들의 도움이 컸다.중국어를 잘 하는 여자 동료와 중국어연구회가 많이 도와줬다. “동료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매우 친절하다.”는 게 첸제의 한국인에 대한 평가다.지금도 숙대 전철역에서 받은 호의는 잊지 못하고 있다.비는 오는데 우산이 없어 망설이자 어떤 여자가 우산을 씌워줬다.본인을 숙대까지 바래다 주고 자신은 반대방향으로 가는 것을 보고는 너무 고마웠다고 한다. 첸제가 서울에서 가장 놀란 것은 물가다.서울에서 제일 싼 가격은 상하이에서 가장 비싼 가격보다도 비싸다.쌀값은 열배 정도다.그리고 한국에 혼자 머물고 있는 첸제는 음식점에서 2인분 이상 시켜야만 하는 음식이 있는 것이 다소 불만이다. 그리고 결혼여부를 첫 대면에 스스럼 없이 물어오는 것도 처음에는 이상했다.중국에서는 처음 만난 사람에게 나이 정도는 묻지만 결혼여부나 남편에 대해서는 묻지 않는다.또 젊은이들 사이의 결혼이 가족들 소개로 이뤄질 때도 있다는 점이 의외였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유교가 다 사라졌는데 한국에는 유교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것 같다.”며 나름대로 원인을 설명했다.어른 앞에서 맞담배를 안 피우는 것,상사와의 관계가 중요한 것도 첸제가 꼽는 대표적인 ‘유교적’ 사례들이다. 또 한국 사람들은 너무 열심히 일한다.중국의 춘절이나 노동절과 같이 7일 이상의 연휴가 없어 해외여행을 가기가 힘들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첸제는 5월 초면 중국으로 돌아간다.이번 1년동안 한국어는 물론 한국 문화도 배웠고 한국 친구가 생긴 것이 가장 소중한 경험이라고 평가했다.특히 너무 아름다운 한국의 가을 풍경이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경하기자 lark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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